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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육대학생연합(의장 홍성민·청주교대 총학생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9·28 전국 초등 예비교사 총궐기 대회’를 열고 박근혜정부에 ‘정규교원 확충을 통한 학급당 학생수 감축공약 이행’과 ‘비정규교원 양산정책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총궐기 대회에는 전국 10개 교대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 등 약 90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현 정부의 영어회화전문강사 제도 연장, 융합과학교육전문강사 도입, 시간제 교원 도입 등으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 교원 간 불평등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정규직 교원정책을 즉각 중단하고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급당 학생 수,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2017년까지 OECD 상위 수준으로 감축하겠다는 현 정부의 공약을 이행하려면 우선 정규 교원을 확충하는 법적 근거를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현욱 교총 조직강화국장은 연대사를 통해 “교총은 교단에 무자격자를 등용하고 정규직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단호히 막고 대처할 것”이라며 “교원증원 권한은 기재부와 행안부가 아닌 교육부가 가져야 하며 교원정원을 대폭 증원해 과밀학급 문제 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갑철 교총 초등교사회 회장은 “‘교사자격증 없이도’ 교육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서는 안된다”며 “학생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우수한 정규교원의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대련은 이날 각 대학에서 뽑힌 200명의 대표단을 구성해 서울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집회를 열고 교육부 관계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또 서울교대에서 선정된 10명의 대표단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들에게 의견서를 전달했고 같은 시각 제주대 교육대학 학생 300여 명은 제주시청 앞에 모여 동일한 내용의 집회를 진행했다.
교원평가 현장 표정 '싸늘' “솔직히 교원평가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일단 평가지표가 객관성이 없고, 신뢰도가 낮아 교사들 관심도 별로 없고요.” 이달부터 두 달간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에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일제히 실시된다. 그러나 전면 실시 4년차에 접어든 현재 평가 신뢰성이나 지표의 적절성 등 계속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종전의 평가 방식을 답습하고 있어 일선 교원들의 불만이 높다. 특히 초·중학생의 경우 판단이 미숙해 감정적 잣대로 평가하거나 또래집단 영향으로 집단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실효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올해부터는 교감이 사전에 평가의 취지, 목적, 문항의 의미, 결과활용, 익명성 보장 등에 대해 설명하도록 해 객관성을 보완할 계획이지만 교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경기 A모 교장은 “수업 능력에 관계없이 자상하거나 재미있는 선생님은 높게 평가하는 반면 무섭거나 엄한 선생님은 낮게 평가하는 등 ‘인기 평가 식’으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학부모만족도 역시 마찬가지다. 고3 자녀를 둔 서울의 한 학부모는 “얼굴도 모르는 선생님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의아하다”며 “수업 참관도 10% 이내로 저조하고, 익명성 보장에 대해 우려하는 학부모들도 많아 솔직한 평가가 이뤄지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결국 대다수 는 자녀나 학부모 간에 전해지는 ‘소문’에 의존해 평가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 3년간 학부모 참여율은 54.2%, 45.6%, 49.6%로 절반에 그쳤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교원들의 ‘자기 교육활동 소개자료’를 제시하도록 하고 로그인 방법이나 도움말 등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 내실과 편리성을 높였다”고 밝혔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은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교총은 “수업 동영상을 포함해 수업참관을 총 2회 이상 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만 평가토록 규정하는 것도 개선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에 따라 미달 점수를 받은 교원은 능력향상연수를, 보통 점수는 단위학교별 맞춤형 자율연수를, 우수 평가교원은 학습연구년 특별연수를 받는다. 문제는 능력향상연수 대상자로 선정됐을 경우 교원들이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남 B중 교감은 “지난해 우리학교 연수 대상자는 1명이었는데, 학생 참여가 저조해 단 6명의 평가만으로 이런 결과를 받았다”며 “비담임이나 보건․영양교사 등 학생과 접촉이 적은 교사들은 아예 평가를 건너뛰는 경우도 더러 있어 문제”라고 밝혔다. 반대로 동료평가의 경우 대부분 동료교사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해 신뢰도가 떨어진다. 서울 C중 교사는 “내가 안하면 평가 인원이 적어지므로 동료의 결과가 안 좋게 나올 수 있어 어쩔 수 없이 무조건 높은 점수를 준다”고 밝혔다. C 교사는 “가령 내 수업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도 동료교사의 수업도 그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식의 수업일 것이기에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나쁜 점수를 줄 수 없다”며 “정답 없는 수업방법을 두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이런 평가를 한다는 것에 공감하는 교사는 없다”고 짚었다. 한편 교총도 이번 교육부 교섭에서 ‘초․중학생 조사 폐지 또는 결과활용 배제’, ‘단위학교 및 교육청 단위 심의 강화’ 등 제도 개선을 주요 교섭과제로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교섭에서 교총은 총 62개조 117개항의 교섭과제를 요구했다. 이중 특히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선, 학교폭력‧교감 등의 명칭 변경, 중학교 체제 다양화, 공로연수제 도입 등을 핵심 관철과제로 정해 주력하기로 했다. 교원평가는 박근혜 정부가 평가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여전히 기존 제도를 답습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인기투표 형식의 학생 만족도조사, ‘귀동냥’ 평가로 흐르는 학부모 만족도조사로 공정성‧신뢰성이 상실되면서 학교현장의 불만이 높은 실정이다. 교총은 개선방안으로 초등생 만족도조사를 폐지하고, 학부모 만족도조사는 2회 이상 수업을 참관한 경우에 참여하게 하는 등 요건 강화를 요구했다. 명칭변경과 관련해 교총은 학생간 폭력도 학교폭력으로 통칭, 학교를 폭력 온상으로 왜곡시키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폭력’으로 변경하고, 일제 잔재 용어인 교감은 ‘부교장’으로 바꿔 교감의 지위와 역할을 명확히 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역시 일제 잔재 용어인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그리고 지역교육청이 학교 ‘지원’ 기능 강화 차원에서 지역교육지원청으로 개명한 것과 같이 학교행정실도 학교행정지원실로 변경해 줄 것을 주문했다. 중학교 체제 다양화는 이탈학생이 28만명에 달하는 의무 공교육 체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제시됐다. 특성화중(예술‧체육‧국제중 등)처럼 조기 전문직업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에 부응하고 불필요한 대학진학 압박을 해소함으로써 이탈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직업전문중학교’를 도입해 희망 진로(직업) 탐색을 지원하는 다양한 진로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적성에 따른 직업기술전문교육 기회를 보장하는 방안이다. 공로연수제 도입은 일반직 공무원이 퇴직 전 6개월~1년 동안 공로연수 혜택을 받는 것처럼 교원도 이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정년퇴직 예정자를 대상으로 정년 잔여기간 1년 이내의 공로연수를 도입‧시행함으로써 각종 직업교육과 퇴직 적응훈련, 자산관리 능력 배양 등을 통해 은퇴 후 삶을 충실히 설계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수석교사 지원자격을 경력 20년 이상으로 높이고, 수석교사 연구회 활동을 지원하는 운영 개선방안도 요구했다. 아울러 교권 침해와 교원의 학생생활지도권 강화를 위해 교육활동 보호 근거 법령 마련도 촉구했다.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명시하고, 교원치유센터 지정‧운영, 교권 침해 학생에 대한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 등을 골자로 한 ‘교권보호법’ 등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이밖에 교원1인당 수업시수 적정화, 인성교육활성화지원법 제정 과제도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진력할 예정이다.
교총과 교육부는 1일 열린 제1차 본교섭·협의위원회에서 학교현장의 교육환경과 교원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교섭을 상호 ‘대립’이 아닌 ‘협업’ 개념으로 전환해 최선의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도 공감했다. 본교섭에서 안양옥 교총회장은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교육 안의 문제를 밖으로 끌어내 쟁점화시킨 정치권의 부작용을 이번 교섭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학교현장, 교원단체, 교육부가 합을 이루는 협력적 협업시스템으로 교섭의 패러다임을 전환해 진정 학교 현장을 살리는 교섭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려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은 교원들의 꿈과 끼부터 살리고, 신바람 나는 교직에서 교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며 “교총과의 상호신뢰와 협업을 바탕으로 교원 사기진작과 교육활성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교섭과제 제안설명에서 백복순 교총 사무총장은 △교원정원 확충 및 잡무경감 △학교 교실·수업여건 개선 △교장공모제 및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선 △교원복지·처우 개선 및 교원 정년 환원 △국립대학 성과연봉제 개선 및 대학 퇴직교원 훈·포장 재직년수 하향 △교원의 학생생활지도권 강화를 위한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 개정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교총 교섭위원들은 좀 더 구체적인 학교 현장의 요구과제를 제시했다. 주철안(부회장‧부산대 교수) 위원은 “국립대 교원의 성과연봉 지급액을 충분히 확보해 뺏고 뺏기는 제로섬 방식이 아닌 플러스섬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경식(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장‧대구동곡초 교장) 위원은 “일반직 공무원에 부여하는 6개월 이상의 공로연수를 교원에게도 도입하되 우선 퇴직준비휴가를 유지해 은퇴 후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소병권(전주 용소초 교사) 위원은 “학교를 폭력의 온상으로 왜곡하는 학교폭력 용어를 학생폭력으로 변경하고 일제 잔재인 교감 명칭도 부교장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박종원(충북 청주중 교감) 위원은 “날로 업무가 늘어나는 관리직의 처우개선이 수반되지 않고 있다”며 “상위자격 취득시 기산호봉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숙(서울흑석초 교사) 위원은 “교원들이 교수학습 및 수업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당 수업시수를 적정화하고 행정업무를 획기적으로 경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원기(한국국공립중학교장회‧서울 인왕중 교장) 위원은 “제3자의 부당행위로 인한 경징계까지 교장 중임 결격사유에 포함하는 건 과도하다”며 개선을 당부했다. 이밖에도 위원들은 중단된 중학교원 연구비의 조속한 지급을 위한 교육부 차원의 법적 근거 마련, 고령화 사회를 맞아 단축된 교원정년 환원, 학교폭력 학생부 미기재 사태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교원들의 피해 최소화 등 현장 교원들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 양측은 교섭소위와 실무협의를 거쳐 11월말까지 합의안을 도출해 내기로 했다.
'허삼관 매혈기'를 읽고 아무래도 처음부터 헛소리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우찬제라는 저명한 문학평론가가 작품의 말미에 상세한 줄거리 소개와 함께 멋드러진 작품평을 해 놓았다. 조금 과장하자면 이 작품을 읽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잘 되어 있는 글이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애초에 내가 쓰려고 했던 리뷰의 방향을 선회해야 할 것 같다는 필요성이 생겼다. 자칫하면 따라하는 꼴 밖에 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어찌 되었거나……. 세상에 아마도 남자와 여자 각각의 우월성을 따지는 것만큼이나 가치가 없는 일은 없을 테다. 굳이 여기서 그것을 논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애초에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남자를 편든다거나 남자로서 태어난 것을 유세하는 따위의 생각은 없다. 적어도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은 남자든 여자든 누구에게나 참으로 불공평한 사회란 생각이 든다. 그간에 수천 년 동안 인습과 편견으로 인해 억눌려 와 아직도 자신들의 제자리를 온전히 찾지 못한 여자들의 불평등한 인생이 안타깝고, 그 인습과 편견들로 인해 나누어서 지면 될 것을 혼자서 떠안아야 할 몫으로 착각하며 살아가는 남자의 대책없는 무한한 책임감과 점차 커져만 가는 여성들의 발언권으로 인해 점점 눌려가는 남자들의 모습 또한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래서일까? 최근에 조항조 씨의 "남자라는 이유로"라는 노래를 들으며 한동안 우울했던 적이 있었다. 일생을 살면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그런 남자이기 때문일까, 속으로만 삼켜야만 했던 수많은 아픔들과 눈물들이 일시에 터져 나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꼭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들보다도 더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식의 동정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자기 방어 때문만은 아니었다. 손을 뒤집으면 손바닥과 손등이 엄연히 따로 있긴 하지만, 그래 봤자 결국은 둘 다 손일 뿐이다. 내가 더 힘들게 살아가네, 아내가 더 힘들게 살아가네, 하는 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자신이 기꺼이 한 가정을 책임지려는 가장으로서의 남자이기에 당연히 감당해야 한다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수반한 한 남자의 인생 역경이다. 뭐, 그리 잘난 것도 없고 특별히 비극적이다 싶은 것도 없이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인 허삼관. 그런데 그의 인생에 있어 반드시 빼 놓아선 안 될 것이 있다. 하나는 매혈이고 나머지 하나는 단절과 화해(극복)를 통한 가족애의 발견이다. 보통 누군가의 인생 여정이라 하면 명예욕이든 권력욕이든 애정욕이든, 뭐, 그런 것들에 집착하거나 끌려가게 마련인데 다소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 허삼관 씨는 가정을 꾸리고 아들 셋까지 두는 가운데 집안의 대소사들이 생길 때마다 조금은 독특한 통과의례를 거치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바로 헌혈,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매혈이겠다. “한 번 피를 팔면 35원을 받는데, 반 년 동안 쉬지 않고 땅을 파도 그렇게 많이는 못 버는” ( 본 책, 17쪽 ),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기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피를 팔며 살아야 했던, 그것도 차라리 죽으면 죽었지 피를 파는 것은 조상님을 파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그들의 일반적인 속설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 치욕스런(?) 행위를 할 수밖에 없었던 허삼관의 눈물겨운 인생살이가 작품을 읽는 내내 가슴 한 구석을 후벼 파고도 남음이 있었다. 피의 양을 불리기 위해서 너끈히 물을 몇 사발 씩이나 마셔야 하는 고통을 감내-처음 같이 피를 팔았던 방씨라는 사람은 결국엔 방광이 터져 사람 구실을 못 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되었다-해야 했고, 적어도 한 번 피를 팔면 석 달은 쉬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들이 간염으로 사경을 헤맬 때엔 사흘이 멀다하고 피를 팔아 결국엔 나중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아서 목숨을 건지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작품을 다 읽고 나서도 몇 번이나 거듭되는 허삼관의 한 마디는 쉽게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여기 볶은 돼지 간 한 접시하고, 황주 두 냥 가져오라구. 황주는 데워오도록!”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전혀 유쾌하지 않은 상황을 저자는 의외로 아이러니한 유머로 상황을 풀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만만치 않은 인생 역경이 작품 구석구석에서 너무도 가볍게 처리되고 있다는 얘기이다. 물론 그 가벼움이 경박함이라든가 저속함을 뜻하진 않는다.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슬픔을 희화화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다. 나중에 강간했다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한 임분방과 인근에서 절세미녀로 소문난 허옥란을 두고 누구와 결혼할까 저울질하다, 흑심은 숨긴 채 허옥란에게 접근하여 근사하게 대접한 뒤에 그 빚을 이용하여 시집오게 한 상황이나, 아이의 이름을 일락이, 이락이, 삼락이라고 지은 것이나, 허옥란이 고통 속에 세 아들을 낳는 동안 허삼관은 밖에서 한 번(일락), 두 번(이락), 세 번(삼락) 즐기지 않았냐며 욕지거리를 해 대는 허옥란의 모습 속에서도, 그 표면적인 유머가 주는 의미심장함은 이내 삶의 근원적인 슬픔을 느끼게 해 주었다. 다음으로, 단절과 화해(극복)를 통해 진한 가족애를 찾아가는 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친자가 아닌 일락이에게 인정머리라고는 조금도 없어 보이는 허삼관, 어떻게 번 돈인데 피를 판 돈은 자식이 아닌 일락이에게만은 한 푼도 줄 수도, 쓸 수도 없다며 아내와 두 아들만 데리고 국수를 먹으러 가는 장면에서 이 갈등은 극대화되는데, 이 일을 계기로 마음에 심한 상처를 받아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일락이를 찾아 국수를 사 먹이러 데리고 가면서 갈등 해소의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결정적으로 친자이기를 하소용에게 거부당하고 나서 이젠 당당하게 허삼관의 자식임을 공공연히 선포한 사건이 있었고, 일락이가 죽음의 문턱에 있을 때, 절대 그런 자식에겐 피를 판 돈은 한 푼도 쓸 수 없다는 생각을 뒤집으면서 허삼관은 진한 가족애를 느끼게 된다. 그저 35원을 받기 위해서 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석 달은 쉬어야 한다는 나름의 규정을 무시-안 그러면 죽을 수도 있다고 재차 경고를 받아가면서까지……-한 채 목숨을 건 매혈을 하면서, 일락이는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아들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셈이었다. 물론, 여기에서 작품의 흠이라면 흠이라고나 할까, 자신의 아이라고 믿어 마지않았던 첫 아들, 일락이가 허옥란이 결혼하기 전 딱 한 번 관계를 가졌던 하소용의 아이임이 밝혀지고 나서, 매정하리만치 “내게 아들은 둘 밖에 없다!”고 단언하는 모습이나, 일락이를 친부에게 보냈을 때 그 모든 양육의 권리라든가 사건의 뒷수습에 관한 그 어떤 비용 부담도 하지 않았던 하소용의 두 딸들을 나중에 나이가 되면 반드시 강간해 버려야 한다며 이락이와 삼락이에게 재차 다짐을 받는 허삼관의 모습에서, 어쩐지 이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어떻게 아버지된 자가 저런 생각을 갖고 자식을 대할 수 있으면 그런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허삼관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 역시 생각에 있어 큰 차이점이 없는 걸로 보아 그런 모습들이 지극히 상식적인 것으로 통하는 사회였기에, 조금도 그를 탓할 순 없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예전에 그런 드라마가 있었다. 삶이 너무 힘겨워서 먹고 사는 데 급급해 자신의 건강은 조금도 돌보지 않고 열심히 돈을 벌어 이제 살만 하니까 정작 죽을 병에 걸렸더라, 라는 식의 드라마 말이다. 일평생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피를 팔았던 그가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서 피를 팔려고 했더니 정작 너무 늙어 그 어느 누구도 더 이상은 자신의 피를 사려 하지 않더라는 마지막 장면은 정말이지 가슴을 찡하게 했다. 이런 것이 남자의 삶인가 하는 생각도 들고, 명색이 가장이라는 지위를 얻었다면 이 정도의 마음 가짐은 가지고 살아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드는 등, 참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 준 작품이었다. 초반부의 지루함만 극복하고 나면 뒤로 가면 갈수록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스토리가 흥미 있게 전개된다는 점에서, 지극히 평범하기 짝이 없지만 자신의 가정과 가족을 위해서 헌신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자세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수원 송림초 운영위원, 학부모가 서호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에 참가, 형성평가 10문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1일 오전 9시 농촌진흥청 정문앞에 모인 학부모 20명은 기관명 농촌진흥청을 영어로 익히면서 학창시절로 돌아갔다. 오늘 안내는 율전중학교 이영관 교장이 맡았고 송림초 강영이 교감이 인솔을 하였다. 첫번째 모여 공부한 곳은항미정, 이 곳에서 항미정의이름 유래, 서호의 축조연대, 정조대왕이 인공 저수지 서호를 축조한 이유, 축만제의 뜻, 수원팔경 중 6경인 서호낙조, 정조의 애민정신, 여기산과 우장춘 박사, 농자천하지대본의 뜻을 배웠다. 축만제 제방에서는 소나무의 나이 계산, 서호의 옛모습, 서호에만 살았던 민물고기인 서호납줄갱이, 그 민물고기가 사라진 이유 등을 공부하였다. 이들은 서호를 한 바퀴 돌면서 무궁화에 대한 공부도 하였다. 일제가 잘못 가르쳐 준 무궁화에 대한 나쁜 이미지도 불식하였다. 이 교장은 무궁화 가지치기를 설명한다.윗가지를 자르면안 되고 옆가지치기를 해야 함을 강조하였다.그래서 벚나무나 느티나무처럼 크게 자라는 것이다. 또 울타리용으로 식재해서는 통풍이 안 되므로 정원수 독립수로 심되 거름을 주면 우람하게 성장한다고 하였다. 서호 저수지 유입구에서는 지구를 살리는 길에 대해 자유 토의을 하였다. 고등학교 봉사교과서 '자원봉사와 생활'을 보고 '지구는 나에게 몇 점을 줄까?' 25개 항목을 스스로 채점하면서 자신의 환경보전 생활을 되돌아보았다. 80점 이상이면 친환경적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농촌진흥청 내 농업과학관에 들려 '농촌진흥청 50년' 동영상을 보았다. 수원이 농업과학의 메카도시가 된 것이 바로 농촌진흥청에서 일하는 박사급 1,200명의 연구성과라는 것도 비로소 알았다. 전시실에서는 우리나라 농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공부하였다. 특히 1970년대 후반 식량의 자급자족을 이룬 통일벼 개발로 녹색혁명을 이룬 내용을 들었다. 또한 비닐하우스는 백색혁명으로 사시사철 신선한 채소를 먹을 수 있게 하였다. 수경재배, 과일 선별 기계, 굳지 않는 떡 등도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은 세계 110여국 기술 지도를 한다는 소식은 우리나라 농업 위상이 6위임을 실감하게 하였다. 때마침 1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제11회 박과 채소특별전시회'를 관람하였다. 이 전시회는 오는 10일까지 열리는데 개장일인 오늘은 유치원 어린이들로 붐비고 있었다.관람을 마치며 과학관에서 제공한 기념사진과 향기첩을 하나씩 선물 받았다. 끝으로 송림초 학부모들은 형성평가 10문제를 스스로 풀었다. 프로그램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열심히 수첩에 메모를 한 수준높은 학부모들이다. 이 학부모 중 네 분은 오는 10월 5일 송림초 어린이회 임원들 서호사랑 프로그램에 보조교사 역할을 맡게 된다. 형성평가 10문항은 다음과 같다. 1. 오늘 우리들이 참가한 서호 프로그램 이름은? 서호사랑 봉사학습 체험교실 2. 서호의 축조연대는? 정조 23년 1799년 3. 서호에 있는 정자 이름과 그 유래는? 항미정, 항주에 있는 미목과 같다에서 유래 4. 서호저수지의 또다른 이름은?축만제 5. 서호에만 살았던 민물고기 이름은? 서호납줄갱이 6. 농촌진흥청의 올해 나이는? 51년 7. 지구룰 살리기 위해 우리가 할 일 3가지를 쓰시오. 시장갈때 장바구니 갖고 가기, 가까운 거리 걸어가기, 나무 심고 가꾸기등 8. 통일벼라는 신품종 개량으로 식량의 자급 자족을 이룬 것은? 녹색혁명 9. 수원팔경 중 서호와 관련 있는 것은? 6경인 서호낙조 10. 무궁화는 어떻게 가꾸어야 하나? 정원의 독립수, 가로수
흔히들 말한다. 피교육자가 되면 교육 받는 것이 피곤하고 졸립다고. 교육 받는 자세가 엉망이 된다. 특히 원하는 교육이 아닐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교육 자체가 지루하며 짜증이 나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교육자도 피교육자 신분이 되면 교육이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교육장 김영일)이 지루한 교육을 재미있는 교육으로 확 바꾸었다. 피교육자의 따분한 신세를 즐겁게 바꾸어주었다. 고리타분한 청렴교육을 흥미진진한 교육으로 바꾸어주었다. 공직자 교육에 있어 새로운 변신이다.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은 지난달 27일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클린 ACE’ 2013, 행복수원교육 실현을 위한 청렴교육을 가졌다. 대상은 관내 유‧초‧중‧고‧특수학교 학교장, 교감, 행정실장 및 현장학습‧운동부 담당자 등 1,000여명이었다. 오전에는 교장과 행정실장이, 오후엔 교감과 담당자가 교육을 받은 것이다. 과거와 달라진 것은 딱딱한 강의식, 지식전달식 교육이 아니라 교육에 연극이 도입된 것. 교육장 말씀도 파워포인트를 활용하여 역사적 사실인 ‘깔레의 시민’을 소개하는데 노블리스 오블리즈의 상징이 무엇인지 학실히 알게 해 주었다. ‘배트맨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공연된 청렴연극은 코믹연극으로 공직자의 자세, 부당한 업무지시의 정의, 업무추진비의 투명한 사용, 인사고과의 공정성 등을 내용으로 삼았다. 공무원 행동강령 배경 속에 공직자가 부패로부터 벗어나는 체험위주의 경험담을 통하여 청렴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는 스토리로 구성되었다. 이번 연극 공연은 그 동안 구태의연하게 실시해 오던 1인 강사의 일방적인 주입식 강의 방식을 완전히 벗어났다. 현장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생동감 있는 내용을 소재로 하여 구성도 즐겁고 재미있어 참석한 교직원들의 호응을 받았다. 나아가 청렴교육에 대한 관내 학교의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었으며, 연극을 통해 청렴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관내 학교로부터 자발적으로 청렴을 실천할 수 있는 조직문화 형성의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얼마 전 수원교육지원청의 청렴 중간보고회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교육청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6개 부서의 과장이 부서별로 실천한 청렴사항을 보고를 한다. 그리고 외부의 직무감찰단이 강평을 하게 한다. 청렴 실천사항을 외부인이 평가하게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학교에 대한 상부관청으로서 고압적인 자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눈높이를 맞춘다‘는 말을 쓴다. 고객에 맞추는 것이다. 교육청은 학교에 맞추고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에 맞추는 것이다. 그러나 실천이 문제다. 스스로 청렴하다고 아무리 외쳐도 외부에서 부정한 집단으로 평가하면 평가절하가 된다. 근래 수원교육지원청의 청렴연극과 청렴 중간 보고회의 두 가지 변신 모습을 보면서 세상의 변화를 읽는다. 한편으론 흐믓한 미소를 지어본다. 앞서가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수원교육지원청의 변신에 박수를 보낸다. 이번에 본 청렴연극,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요즘처럼 변화와 혁신이 강조된 적이 있을까? 그만큼 세상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면서 기업을 중심으로 혁신이 강조되었고, 이는 점차 공공조직 등 모든 분야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주는 화두가 되었다. 교육에도 혁신학교 등 용어가 등장한다. 면밀히 보면 사람의 변화와 변혁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 구성원의 중심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대로 업무를 수행하여도 조직이 발전되고 유지된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또, 아무리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도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일이다. 즉 관계를 맺는 상대에게 호소력을 지니지 못하는 혁신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대중이 이해하지 못하는 지식 내용을 전문가적으로 하는 설명은 설득력을 지닐 수 없다. 전자를 ‘혁신의 저주’라 하고 후자를 ‘지식의 저주’라고 부를 수 있다.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한 사람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알아줄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갖는다. 그래서 많은 혁신적인 발명품이 상품이 되어 나온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지없이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혁신의 저주’가 일어났기 때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은 혁신의 최종 수혜자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아무리 혁신적인 아이디어일지라도 혁신의 최종 수혜자가 어떤 이유에서든 혁신적 아이디어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혁신은 더 이상 혁신으로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혁신의 저주’와 비슷한 맥락에서 보면 ‘지식의 저주’가 있다. ‘지식의 저주’는 아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의 마음을 모른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스틱'이라는 책을 보면 재미난 실험 사례가 나온다. 예컨대 누구나 아는 노래 리스트를 첫 번째 그룹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선택하게 한다. 그런 다음, 그 노래의 리듬을 생각하면서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리게 한다. 두 번째 그룹 사람들이 이 소리를 들으면서 노래의 제목을 맞히게 하는 실험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험 결과 두 번째 그룹은 120곡 중 세 곡만 맞혔다고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실험 전 첫 번째 그룹 사람들은 두 번째 그룹 사람들 중 절반 정도가 맞힐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점이다. 노래를 들려주는 사람들은 50%를 알아들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듣는 사람들은 2.5%만 알아들은 것이다. '지식의 저주'를 교육현상에서 찾는다면 교사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이다. 이같은 전문가가 되고 나면 그 분야에 대해 모르는 상태’를 상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은 전문가의 말을 무시해야 다른 가능성의 문을 발견할 수 있다. ‘혁신의 저주’와 ‘지식의 저주’는 둘 다 대중과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결국 대중과 소통하지 못하는 혁신 또는 지식은 더 이상 혁신도 아니고 지식도 아닌 것이다.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교사는 자기가 정성을 들여 가르치면 학생들 모두가 이해할 것으로 가정을 한다. 그러나 즉석에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어느 정도 이해하였나를 물어보면 극과 극의 차이를 쉽게 발견하게 된다. 그만큼 학생 개개인은 가르친 교사의 생각처럼 같은 지식을 배경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은 어디까지나현재까지 습득하여 자기가 학습하여 갖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이해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학습을 시작할 때는 그 주제를 학습할 만한 학습자의 사전 지식이 충분한가에 대한 점검이 꼭 필요하다. 이같은 단계를 무시하고 가르친 시간은 밑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이나 다름 없다. 이러한 오류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교실 공간이다. 그 결과 평가를 할 때 우리가 예상한 점수와 학생들이 습득한 점수의 차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몇 십년 교사의 경력이라도 자기가 예상한 점수가 학생들에 의하여 기록되는 것과는 항상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만큼 지식의 세계가 교사 수준에서 생각한 것처럼 쉬운 것도 아니고 아이들 수준에서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달성 목표를 정한 후에 그 이상을 달성하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하는 노력만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대중이 이해하지 못하는 혁신은 결국 시장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처럼 학생들의 발달과 정서, 지식 체계를 알지 못하고 진행한 가르침은 학생의 학습으로 성공을 가져오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수준이 낮은 학생들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평범한 방식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는 자기가 가르친 방식대로 학생들이 이해할 것이라는 일상적인 상식과 관습을 타파하게 될때 진정으로 학생들 가까이 접근하는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노력을 쏟아도 학생들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이같은 오류에 빠져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줄 알아야 변화와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몇 해 전 MBC 다큐 실험에 말과 관련된 것이 있었다. 실험은 두 개의 밥그릇에 음식을 넣고 10일 후 변화는 모습을 비교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 그릇에는 ‘찡그리는 표정을 담은 그림’ ‘짜증’, ‘죽음’ 등의 낱말을 쓴 종이를 붙여 놓고 다른 한 쪽에는 ‘웃는 얼굴’, 고맙습니다. 사랑해 등의 언어를 쓴 종이를 붙여놓았다. 놀랍게도 10일 후 한쪽은 검은 곰팡이가 쓸어있고 다른 한 밥그릇에는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의 힘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플라시보 효과’라는 말을 생각하면 더욱 더 말의 힘을 깨달을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란 오늘날 ‘플라세보 효과’라고도 하는데, 약리로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단지 환자가 도움이 될 거라고 믿고 복용함으로써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브라운대학의 월터 브라운 교수는 플라시보 효과란 실제로는 효과가 없는데도 있을 거라고 기대하여 나타나는 효과라고 정의했다. 쉽게 말하면 ‘기대 효과’이다. 이러한 현상을 우리말로는 ‘가짜 약(僞藥) 효과’라고 부르는데 하버드대학의 허버트 벤슨 교수는 ‘가짜 약 효과’라고 부르는 것을 매우 싫어했다. 왜냐면 효과가 분명한데 왜 가짜라는 것이다. 벤슨 교수는 플라시보를 환자가 상대방을 믿는 효과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기억된 건강함’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효과가 가장 많이 나타는 증후군은 스트레스 환자에게 가장 많아 내방객의 70% 이상이 플라시보가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 사례로 환자의 사정이 딱하여 처방전 없이 거짓으로 포도당류의 약으로 지어 주었는데, 며칠 후 환자는 약이 신통하다며 병원에 가지도 않고 깨끗이 나았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 효과는 '노시보 효과' 라고 본인이 믿지 않으면 약을 먹는다고 하여도 잘 낫지 않는 현상이 있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말에는 상대방을 움직이는 긍정의 힘이 있다. 반대로 무심코 뱉은 한마디가 자살에 이르게도 한다. 언어라는 것은 인간이 갖고 있는 가장 소중한 것 중의 하나이다. 언어는 표현하는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 언어는 격려와 용기를 주기도 하지만 상대방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우리는 사랑, 기쁨, 희망, 행복, 격려와 같은 긍정의 언어를 나누어야 한다. 욕설과 같은 부정적인 언어는 우리들의 사전에서 지워버리도록 해야한다.‘너는 그것을 못해’ ‘사람 되기는 틀렸어’ ‘보나마나 실패할거다’ ‘재수 없어’, 요즘 청소년은 욕설을 안 쓰면 왕따를 당한다고 한다. 그 때문 욕설을 입에 달고 산다는 것이다. 언어폭력, 비속어 남용은 자아존중감과 행복지수를 떨어뜨리고 뇌에 상처까지 입힌다. 청소년들의 언어생활은 가정과 사회, 그리고 매스컴이 투영된 현상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환경에 요즘 우리말은 비속어, 축약어, 신조어 남용 등 훼손현상이 심각하다. 출처도 불분명한 신조어의 무분별한 생산과 남용은 정부기관과 교육계까지 한몫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마틴 타이커 교수팀은 2010년 12월 '미국정신건강의학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어린 시절 부모나 동료에게 언어폭력을 당한 사람들은 뇌의 특정 부위가 위축된다고 했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 언어폭력을 당한 성인 63명의 뇌를 조사한 결과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량과 해마가 위축되었다는 것이다. 뇌량은 좌뇌와 우뇌를 연결해 주는 구실을 하며 이곳이 손상되면 양쪽 뇌의 정보 교류가 원활하지 못해 언어능력이나 사회성에 문제가 생긴다. 또한 해마는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로,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쉽게 불안해지고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높다. 연구팀이 어린 시절 언어폭력을 경험한 707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많은 이가 불안과 우울증, 소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중학교 시절의 언어폭력이 더욱 큰 문제로 나타났다. 가천대 의대 조장희 뇌과학연구소장은 언어폭력을 당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다하게 분비돼 뇌량과 해마를 위축시킬 수 있으며 뇌 부위가 발달하는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심한 언어폭력을 겪으면 뇌에 지속적인 문제를 남길 수 있다고 했다. 행복한 사회, 학교폭력 없애는 일은 바른 말 사용에서 시작돼야한다. 가정폭력, 학교폭력의 원인은 하나같이 상대방의 감정을 거슬리는 좋지 못한 언어 사용에서 비롯된다. 학교 폭력 예방 교육, 신고체계를 가르치는 것보다 자아존중감과 정서지능을 높이는 교육, 바른 언어 사용 습관부터 가르쳐야 한다. 사회를 밝게 하는 것, 행복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은 좋은 말, 바른 말 사용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요즘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전국 초중고 및 특수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다. 그간 몇 차례 실시되었지만 아직까지 그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도 많다. 학생들의 문답에 대한 이해부족과 무관심,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인지부족 등 평가 자체에 대한 관심부족으로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시비가 계속 제기되어 왔다. 올해 교원능력개발평가부터 교원들은 학생·학부모가 평가에 참고할 수 있도록 ‘자기 교육활동 소개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학부모가 평소 자녀와 대화나 관찰만으로 답할 수 있도록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문항이 쉽게 바뀌었다. 또한 학생들은 평가하기 전 평가의 취지, 목적, 문항의 의미, 결과 활용 등에 대해 교감으로부터 설명을 들어야 하고 동료교원 평가에서는 교사가 평가에 앞서 반드시 평가대상 교사의 공개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평가 방법도 개선되어 학생과 학부모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으로 평가에 참여하는 것이 원칙이나 학부모는 OMR 종이 설문지로도 평가할 수 있게 했지만 이러한 평가방법을 학생이나 학부모가 얼마나 정확하게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대게 잘 모르면 ‘보통’ 이라는 중앙치인 평균점수에 체크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동료평가와는 달리 학생이나 학부모는 유독 3점인 보통의 점수를 주어 많은 교원들이 생각보다 낮은 평가점수를 받는다. 물론 여기에는 시행상의 어려움이나 문제점도 없지 않다. 학생과는 달리 학부모는 교사들의 학생지도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다는 데 있다. 고작해야 한두 번의 ‘학부모 공개수업’으로 교육의 전문가도 아닌 이들이 어떻게 교사의 전문적인 수업지도를 평가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공개수업을 매번 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 초등학교와는 달리 교과전담인 중등학교는 학부모의 불평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모두가 힘겨운 평가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서술식 평가는 직접적인 평가 점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어처구니 없는 비난이나 모욕적인 글, 심지어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수두룩하다. 이로 인해 해당 교사의 나쁜 감정이나 새로운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다. 이러한 교육능력개발평가가 교육부가 바라는 대로 교원의 전문성 신장의 핵심기제로 정착해야 하는 데 오히려 교원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면 심히 우려되는 일이다. 교원능력개발평가, 그 취지나 목적은 맞는 말이다. 언젠가는 꼭 실시되어야 하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교원능력개발평가는 우리의현실보다 너무 앞서가는 진보적인 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로 평가는 평가도구의 3요소인 객관성, 타당성, 신뢰성을 갖추어야 평가다운 평가가 이루어진다. 그렇지 않는 평가결과는 무의미한 것이다. 그러함에도 그 결과를 교원 연수나 교사연수년제에 활용한다는 것은 자칫 교원능력개발이 아니라 성실한 교원에게 사기저하나 마음에 상처를 줄 우려도 한번 쯤은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모든 학교가 똑 같은 평가 잣대를 사용할 것이 아니라 지역별, 학교별 평가기준의 융통성을 발휘하여 교원들의 자존심과 마음의 상처를 최소화할 수 있는 교원능력개발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교원능력개발평가의 목적인 수업과 학생 지도를 잘하는 교원이 우대받는 진정한 교직 풍토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고 부활 꾀했던 고교 다양화 정책 교육부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에는 자사고 선발권 박탈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의도는 분명하다.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사고를 무력화해야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자사고가 왜 태어나게 되었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상일 뿐이다. 일반고는 자사고 때문에 무너지지 않았다. ‘학교붕괴’, ‘교실붕괴’는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나왔던 말들이다. 사실, 자사고 설립은 일반고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었다. 평준화 정책, 획일화된 교육 앞에서 대한민국 고교들은 ‘잠자고(高)’일 뿐이었다. 하위권 학생들은 수업을 알아듣지 못해서 ‘잠자고’, 상위권 아이들은 다 아는 내용들이라 ‘잠자고’. 학교는 교육수요자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곳이었다. 고교 다양화 정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자사고·자공고 설립, 특성화고 활성화 등은 다양한 교육을 통해 일반계고를 살리기 위한 대책이었던 셈이다. 자율고 사라지면 일반고 살아날까? 그렇다면 고교 다양화 정책은 성공했을까? 여러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 할 때는 한 마리도 잡기 어렵다. 한 마리씩 집중해서 잡는 쪽이 훨씬 효과가 좋다. 일반고 살리기도 다르지 않다. 일반고뿐 아닌, 일반계고 전체의 틀로 학교현장을 바라보라. 학교 만족도는 예전보다 좋아졌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특성화고 신입생들의 중학교 내신 성적은 40%를 넘나든다고 한다. 인기 있는 학교의 경우는 내신 성적 상위 20% 남짓에서 합격권이 형성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특성화고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고 한다. 자사고는 어떨까? 본교의 경우도 학부모, 학생의 만족도가 80% 내외다. 다른 자사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공고의 경우도 학교에 대한 신뢰감이 높다. 많은 학생, 학부모들은 주변에 자공고가 있으면 좋아하는 분위기다. 전체 고교의 72% 수준인 일반고 학생을 제외한 28%의 학교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환영받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반고 교육역량 방안’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학교들을 흔들어 사정이 어려운 72%의 학교로 되돌리려 한다. 자사고, 자공고가 없어지면 과연 일반고가 살아난다는 근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혹자는 자사고가 내신 상위 50% 이내의 우수한 학생을 대거 흡수하기 때문에 일반고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뽑는 지방 자사고에 대한 비판도 비슷하다. 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자사고가 모두 사라지고 이 학생들이 일반고에 가게 된다 해도 일반고에 돌아가는 ‘상위권’ 학생 비율은 1~2명에 지나지 않는다. 1~2명의 학생들이 없어서 일반고가 무너졌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는 이야기인가? 외국명문고도 추첨으로 신입생 선발하는 곳은 없어 [PART VIEW] 어떤 이들은 학생을 추첨으로 뽑는다고 해서 자사고가 무력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자사고별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게 학교를 꾸려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이야기다. 전 세계 이름난 고교 가운데, 신입생을 ‘추첨’으로 뽑는 학교가 있던가? 이는 우리 교육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코미디다. 학교 자율권의 핵심은 ‘신입생 선발권’이다. 학교의 철학과 교육 방향에 어울리는 학생을 선발할 수 없는 한, 교육은 붕어빵처럼 똑같아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예컨대, 과학고나 외국어고 신입생을 ‘추첨’으로 선발한다고 해보자. 과연 과학고 설립 취지에 맞는 수준 있는 과학교육, 외고 취지에 맞는 전문적인 외국어 소양을 길러낼 수 있겠는가? 학교 특성에 맞는 학생을 선발할 수 없을 때 학교는 모든 학생이 무리 없이 이수할 수 있는 정도의 교육 프로그램밖에 운영할 수 없다. 자사고들이 선발권 박탈에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나선 이유는 여기에 있다. 물론 ‘성적 50% 이내에서 학생 선발’이라는 지금의 규정 또한 불완전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는 중학교 교육정상화에 어느 정도 기여한 측면이 있다. 자사고 입시에서는 전 과목 성적을 고루 반영하기에 이를 준비하는 중학생들은 모든 과목을 충실하게 이수해야 한다. 또한 최상위권 학생들만 진학하는 특목고나 전국단위 자사고와 달리 50% 규정은 많은 학생들에게 성취동기를 부여할 수 있었다. 자사고의 성적 제한이 없어지자 벌써부터 국·영·수 중심의 사교육 시장이 크게 형성되리라는 예측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신입생 선발권이 없는 상태에서 교육과정의 자율성만 높이면 뭐하겠는가? 교육과정이 대학입시에 종속된 우리 현실에서, 학교교육은 국·영·수 중심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이럴수록 일반고도 함께 어려워질 것임은 자명하다. 일반고 역시 학생 선발권이 없기에 결국 국·영·수 강화 외에는 교육과정을 특성화할 묘안이 뾰족하게 없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원인처방 아쉽다 자사고와 일반고는 대립관계가 아니다. 자사고가 살아야 일반고도 살고, 일반고가 잘 되어야 자사고도 힘을 받는다. 이 둘이 같이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어야 할까? 필자는 학생,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강화와 모든 학교의 학생 선발권 부여가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어느 집단에서건 성장을 위해서는 ‘선의의 경쟁’이 필수다. 학생,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이 강화될수록 학교는 선택받기 위해 더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교육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서울의 경우, 고교 선택권이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고교 선택권이 절정에 다다랐을 시기에 학교들이 쏟은 노력과 지금의 현실을 견주어 보면 어느 쪽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결론은 쉽게 나올 듯싶다. 아울러, 학생 선발권 또한 확대되어야 한다. 이는 자사고뿐만 아니라 일반고에도 해당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어느 자사고도 성적위주로 학생을 뽑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다. 학교의 설립 목적과 철학, 교육 방향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고 싶다고 줄기차게 요구했을 뿐이다. 일반고 또한 성적이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을 때, 학교별로 교육수요자에 맞춰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일반고 문제는 자사고 때문이 아니다. 학생의 28%는 원하는 학교에 진학했지만, 나머지 72%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교육당국이 정해주는 학교에 가야 한다. 이들을 받는 학교들 또한, 원하는 학생을 받을 권한이 없다. 처음부터 교육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학교를 꾸려가야 하는 처지다. 그렇다면 일반고의 해법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학교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해져야 한다. 꿈과 희망을 잃은 학업성취도 백분위 70~100% 학생들에게도 소질과 적성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학교가 구안되고 만들어져야 한다. 활발하게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다양한 종(種)이 공존하는 상황은 건강하다. 이는 ‘자연법칙’에 가깝다. 그러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이 지향하는 방향은 이것과 거리가 멀다. 우리 교육에는 조급한 대증요법이 아닌 근본적인 원인처방이 필요하다.
교육부는 지난 8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자율화, 다양화 △일반고 학생을 위한 진로직업교육 확대 △일반고에 대한 행·재정 지원 강화 △자율고 제도 개선 및 특목고 지도·감독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시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일반고를 현행 자율형 공립고(이하 자공고) 수준으로 육성하고 자율고 제도개선을 통해 고교교육을 수평적으로 다양화 한다는 것이 이번 방안의 골자다. 필수이수단위 축소, 자율과정 확대 먼저 일반고를 자율형 공립고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의 자율화·다양화를 꾀한다. 현행 일반고 교육과정에서 116단위로 돼 있는 필수이수단위를 86단위로 조정하고 학교자율과정을 현행 64단위에서 94단위로 확대한다. 그러나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체육·예술 영역 및 생활·교양영역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도록 했다. 학교자율과정을 확대하긴 했지만 국·영·수 기초교과 위주로 편중될 우려가 있는 관계로 교과편성은 교과(군) 총 이수단위의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했다. 또 과목별 이수단위 증감 범위는 현행 5±1단위에서 5±3단위로 확대해 과목별 이수단위 증감 폭을 자율학교 수준으로 확대했다. 선택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하고 교육과정 편성의 유연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각 학교 특성을 반영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각자 수요에 따라 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일반고와 자율학교, 자공고의 필수이수단위 및 과목별 이수단위 증감 폭을 각각 86단위 및 3단위로 통일하는 안을 전문가협의회 등을 거쳐 이달 말까지 확정할 방침이다. 필수단위 이수에 따라 발생하는 잉여교사는 임시교원양성기관에서 복수자격 취득 연수를 시행한다. 취업희망학생 특성화고 입학기회 확대 학교 내 진로집중과정을 개설하고 권역별 중점학교를 확대한다.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학교 내 ‘학교자율과정’ 속에 외국어, 과학, 예·체능, 직업 등 다양한 진로집중과정을 개설하고 지역 내 인근 학교와 연계해 소수선택과목, 직업소양과목 등을 개설하는 교육과정 거점학교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 권역별로 학생 선발 단계에서부터 과학, 예술, 체육 등 중점과정 학급을 편성하는 중점학교 운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일반고 학생들을 위한 진로직업교육을 확대한다. 먼저 고입전형 단계에서부터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 특성화고 정원을 한시적으로 늘려 입학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성화고 교육여건을 고려해 실험·실습이 적은 전공을 중심으로 특성화고 학급당 학생 수를 3명 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증원한다. 학생 수요가 많거나 정원을 한시적으로 증원한 인원이 총 25명을 초과할 경우엔 여건을 고려해 학급 증설도 검토할 방침이다. 일반고에 진학하긴 했으나 취업을 원하는 학생을 위해서는 특성화고로 전입학하는 길을 열어주기 위해 ‘진로변경 전입학제’를 도입한다. 일반고 재학 중 직업훈련 희망 학생에 대해서도 수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 위탁 기관 및 직업교육 거점학교 운영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모든 학교가 학교 특성을 살린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재정지원과 함께 교육여건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모든 일반고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4년 동안 매년 교당 평균 5000만 원의 교육과정 개선지원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재정지원이 없는 455교가 우선지원 대상이다. 기존에 창의경영학교 등 일반고 재정지원 사업은 학교현장의 신뢰 제고를 위해 사업 종료기한까지는 지원한다. 그러나 이후에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사업으로 통·폐합해 추진한다. 탄력적 교원배치 및 증원 계획 수립 일반고 학급당 학생 수를 연차적으로 감축하는 등 교육여건도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2017년까지 고교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수준인 25명으로 감축하기 위해 지역별, 학교 유형별로 세분화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계획과 교원 수급 계획을 마련하고 학급당 학생 수가 많은 일반고에 교원을 우선 배정한다. 일반고의 다양한 진로집중 교육과정 운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과정 중심의 탄력적인 교원 배치 및 증원 계획도 수립할 계획이다. 기존 교원 전·출입을 고려한 교육청의 단순 소요 교원 배정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과정 중심의 탄력적인 교원 배정 방식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반고 진로집중교육과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과 같은 교원 배치는 70~80% 정도로 하고 나머지 20~30%의 교원은 과학중점학교에 과학교사를 증원하는 등 학교별 중점과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교원을 배치할 방침이다. 또 스트레스, 교권침해, 우울증 등으로 고통 받는 교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정서·심리 치유, 전문성 향상 연수 등을 통해 교원역량 제고에도 힘쓸 계획이다. 단위학교 차원의 학력향상 프로그램 운영도 강화한다. 학습부진 진단-관리 시스템, 학습클리닉 진로캠프, 또래 멘토링제 등 학습부진학생 책임지도 체제를 구축하고 학습부진아 지도를 위한 일반고 학력증진 프로그램 운영비 등의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자사고 평가 강화, 지정 취소도 자율고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학교 간 서열화를 극복하고 학생 진로와 연계된 고교교육의 수평적 다양화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먼저 자공고는 5년의 지정기간이 끝나면 일반고로 전환한다. 일반고에 비해 우선 선발하는 자공고의 후기 우선 선발권 역시 2015학년도부터 폐지한다. 다만 자공고에서 운영 중인 꿈과 끼를 살리는 우수 교육프로그램을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적극 도입해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를 위한 선도모델로서의 역할을 수행토록 할 계획이다. [PART VIEW] 자사고는 당초 제도 도입 취지대로 건학이념에 따른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5년 단위로 성과평가를 엄정히 할 방침이다. 그 결과에 따라 교육감이 지정한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학교에 대해서는 지정을 취소한다. 이는 내년 상반기부터 시작하는 운영성과 평가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입학 부정이나 회계 부정 등으로 공익에 반하거나 교육과정을 부당 운영하는 경우에는 교육감이 지정한 기간 중에도 지정취소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자사고가 건학이념에 따라 종교교육, 예술, 체육, 외국어 등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성적제한 없이 학생을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선발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교육과정 자율권 확대, 종립학교에 대한 종교교육 허용 확대, 사회통합전형 폐지, 교장공모 자격요건 완화 등 학교 운영상의 자율권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자율권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향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추가 발굴, 검토할 예정이다. 비평준화지역 자사고는 학생선발권 유지 2015학년도부터 평준화지역 소재 39개 자사고에 대해서는 성적에 제한 없이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토록하고 기존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인 사회통합전형을 폐지한다. 그러나 비평준화지역에 소재하는 하늘고(인천) 용인외고(용인), 북일고(천안), 김천고(김천)와 내년에 개교 예정인 은성고(아산), 5개 자사고에 대해서는 종전과 같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하고 사회통합전형도 기존대로 유지한다. 평준화지역에 소재하는 구 ‘자립형 사립고 (임직원 자녀 선발 전형을 실시하는 기업출연 자사고)’인 하나고(서울), 현대청운고(울산), 민사고(횡성), 상산고(전주), 광양제철고(광양), 포항제철고(포항) 6교는 기존 학생 선발권을 유지하거나 선지원 후추첨으로 전환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학생선발권을 유지하는 경우 기존에 사회통합전형을 실시해오던 하나고와 더불어 사회통합전형을 모두 도입토록 했다. 학생 선발 시기도 조정해 평준화지역 소재 자사고는 현재 전기학교에서 후기학교로 전환하되 후기학교 가운데 우선 선발하도록 할 방침이다. 외고, 국제고와 같은 특목고 역시 당초 지정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여부를 철저히 지도, 감독한다. 5년으로 돼 있는 성과평가 기한이 도래하기 전이라도 외고나 국제고에서 이과반, 의대준비반 운영 등과 같이 교육과정을 부당하게 운영하는 경우에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지정을 취소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의 시안 중 필수이수단위 축소 등과 같은 교육과정 개정안과 자사고 자율권 확대 및 학생선발 방식 개선안을 중심으로 권역별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최종안을 10월 중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2월까지는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자사고 지정 및 운영에 관한 규칙’ 등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3월부터는 개정 교육과정 적용 및 일반고 재정지원 사업을 시행해 나갈 방침이다. 또 2015학년도 자사고 입학전형 기본계획에는 새로운 입학전형 방식을 반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교육부는 학교 간 서열화를 극복하고 학생 진로와 연계된 고교교육의 실질적·수평적 다양화를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자율고는 학비만 비싼 학교로?” 교육부의 이 같은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시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반고 입장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색을 살린 교육을 하고 싶어도 그간 제도적 뒷받침이 미비하고 교육과정에도 제한이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이번 방안으로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이에 대한 재정지원까지 이뤄지니 답답하던 가슴이 다소나마 뚫린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율고 특히 자사고에서는 한숨소리가 깊다. “일반고 살리자고 자율고를 죽이자는 것이냐”며 “정책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휘둘리면 어느 누가 교육사업에 투자하겠느냐”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무엇보다도 “성적에 제한을 두지 않고 선지원 후추첨 방식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사실상 자사고로부터 학생선발권을 박탈해 자사고를 무력화하는 정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자사고가 학생선발권을 갖지 못하면 우수학생이 모인 학교가 아니라 그냥 등록금만 비싼 학교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다. 결국 기존 대다수 자사고는 자의든 타의든 일반고로 전환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사교육 증가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자율고 제도 개편의 배경이 된 고교서열화, 그 중에서도 정점에 위치한 특목고와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구 자립형 사립고에 대한 규제나 개편은 미비해 이들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사교육이 급증할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전국자사고교장협의회는 이 같은 우려를 종합해 교육부에 건의서를 제출하고 공청회를 통해 문제 제기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일반고 전체의 60%에 해당하는 일반 사립고도 우려는 있다. 이번 방안으로 교육과정 자율권이 보장될 예정이지만 교사 수급에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반 사립고 측에서는 교사 수급에 있어서 공립처럼 사립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사고, 학생선발권 개선해 입학 문 넓혀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번 방안에 대해 한국교총은 대체적으로 “일반고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진일보한 정책”이라고 평가하며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사고에 학생선발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사립의 자율성 보장과 자사고의 설립목적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못 박고 있다. 다만 특목고와 자사고가 성적 우수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제도로 인해 일반고가 ‘잠자는 교실’로 전락하게 됐다는 비판이 있는 만큼 성적 중심의 학생선발권이 아닌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능력을 중심으로 한 학생선발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교육의 수월성이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현재 일반고의 2~3배에 달하는 자사고 등록금도 일반고 수준으로 개선해 일반 서민층 자녀도 지원하고 다닐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은 각계 의견을 수렴해 이달 중 확정된다. 일반고, 자율고, 특목고를 넘어 대한민국 고교 전반의 교육역량 강화 방안이 될 수 있도록 각계가 머리를 맞대야할 시점으로 보인다.
Q 기미독립선언서의 오자를 수정하고 원본을 배포하는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지금은 퇴임했지만 40년간 중등학교 한자와 국어 교사로 재직했어요. 그때 독립선언서를 지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제겐 기미독립선언서가 친숙해요. 퇴임 후 3·1 운동이 일어났던 탑골공원을 답방해보니 그곳 독립선언서 기념비에 표기된 한자가 1500년 전에 사용하던 ‘북위체’더라고요. 지금 우리나라는 자형이 바뀐 ‘강희자전체’를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에요. 그러니 한자에 대한 지식이 있어도 약 250자 정도가 지금 한자의 형태와 다른 탑골공원의 독립선언서 기념비를 읽을 수가 없는 거죠. 이를 계기로 기미독립선언서 한자 표기에 관심을 갖게 돼 비문, 문헌, 도서, 교과서, 인터넷 등 43군데를 찾아봤어요. 원문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막상 원본과 비교해보니 똑같이 표기한 곳이 한 군데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나라도 나서서 바로 잡아야겠다고 맘을 먹게 된 거죠. Q 기미독립선언서의 한자표기가 잘못 됐다고 말씀하셨는데, 무엇이 문제인가요? A 먼저, 학생을 가르치는 데 쓰이는 국어 교과서에서조차 원문과 다른 오자 4개가 있었어요. 이외 문헌과 전국도서관에 소장된 선언서, 국사백과대전 등 최소 4개에서 최대 17자까지 틀린 부분을 찾아냈죠. 물론 원문과 일치하는 선언서는 단 하나도 없었어요. 우리는 광복 이후 68년간 원본과 다르게 표기된 선언서를 배우고 사용해 왔던 거예요. 공통으로 오기한 한자는 ‘회소()’, ‘징변 ()’, ‘공도동망()’, ‘주저()’ 4가지에요. 원본에는 ‘회소()’가 아닌 ‘회소 ()’로 초두머리가 들어가지 않아요. 또 분별하다 변자가 들어간 ‘징변()’이 아니라 힘들이다, 판별하다 판인 ‘징판()’이 올바른 표기죠. 또 ‘공도동망()’을 ‘공도동망()’으로, ‘주저()’를 ‘주저()’로 잘못 표기했어요. 이들의 음뜻은 같지만 엄연히 원본과는 다른 한자에요. 그 외 ‘탁락()’, ‘주무()’, ‘기미()’ 등의 한자 표기와 독음이 오기됐어요.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점은 선언서 원본에도 틀린 한자가 있다는 점이에요. 선언서 첫 줄 내용을 보면 ‘(오등)은 (자)에 (아) (선조)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는 문장이 있어요. 여기서 (선조)의 (독립국)이 아니라 (조선)의 (독립국)이 맞는 표현이죠. 이는 그 당시에 얼마나 위급한 상황에서 조판과 인쇄를 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에요. 또 원본에 보면 마지막 날짜 표기가 ‘’로만 기재돼 있어요. 언제 선서를 낭독하고 배포할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이뤄졌기 때문에 며칠인지 정확한 날짜를 쓸 수 없었던 거죠. 후에 사람들이 원문에 ‘一’자를 인위적으로 넣어서, 지금은 ‘三月 一日’ 로 표기된 것을 볼 수 있어요. Q 일반인은 원본과 오자본을 봐도 무엇이 틀렸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한자와 국어 교사로 재직했을 당시 독립선언서를 지도한 경험이 있어요. 그리고 퇴임 후 한자 1급 자격증 시험공부를 했는데, 이 시험의 쓰기와 읽기 문제에서 독립선언서 내용이 나와요.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독립선언서를 반복학습 했기 때문에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입장이었어요. 덕분에 남들보다 쉽게 국한문 혼용의 선언서를 독해할 수 있었고, 한자 오자를 일일이 지적하는 게 가능했죠. Q 오자 수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A 먼저 천안독립기념관을 답방해 관련 문헌을 열람하고, 독립선언서 원본 모사본을 모사해 왔어요. 이후에 선언서를 소장하고 있는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국사편찬위원회 등 공공도서관을 비롯한 전국 관종별 도서관마다 선언서에서 오기 한자를 지적해 원본의 모사본과 함께 보내주었어요. 또 천안독립기념관에 소장한 원본의 모사본과 제가 반절지에 선언서를 직접 필사한 필사본을 동봉해서 대통령을 비롯한 12개 부처장관에게 등기 속달로 보내 선언서를 올바르게 표기해 달라고 요청했어요. 탑골공원에는 독립선언서 북위체의 원문과 한글번역본, 영문번역본 3개 유형의 선언서 비가 서 있지만 강희자전체의 원본 비가 없어 다른 비와 같은 크기의 비를 세워달라고 요청했어요. 결국 요청이 받아들여져 천안독립기념관에 소장하고 있는 원본의 모사본 크기 그대로 알루미늄 판에 부착해서 공원 내 손병희 선생 동상 앞 좌측에 세워졌죠. Q 지금까지 수정된 오자가 있는지, 그간의 성과가 궁금해요. A 독립선언서 원본을 국민에게 보급하고 널리 알리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어서 광복회를 방문해 도움을 구했어요. 그 결과 작년 3월 호에 일반인이 읽기 어려운 원본 대신 독립운동가이자 국어학자인 일석 이희승 선생이 쓴 현대어 풀이본을 싣게 됐어요. 올 3월에는 도서관협회의 협회지인 도서관문화에 독립선언서 원본이 실려 정부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570개소와 해외 등으로 배포됐고 2000여 명의 개인회원에게도 보급됐죠. 이번 10월에는 문화재청에서 간행하는 월간 문화재사랑에 원본을 게재하기로 돼 있어요. 가장 큰 성과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수정이에요. 2011년 국어 교과서에 오기된 4자의 한자와 독음을 지적해 교육부장관에게 수정을 촉구했더니 2013년도판 교과서를 수정했다고 교육부와 출판사로부터 통보를 받았어요.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교육자로서 고교생들이 수정된 교과서를 통해 올바른 표기의 선언서를 낭독하고 배우며 독립정신을 선양할 것을 생각하니 참 기뻐요. Q 최근 한국사 교육 강화 여론에 힘입어 2017년도부터 한국사를 수능 필수로 채택하기로 했습니다. 역사인식 문제와 관련해 정확한 독립선언서를 배워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A 지금의 우리나라는 한국사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국가관이나 민족정기를 이어받을 젊은이가 없어요. 민족의식이 점차 희석돼가고 있는 게 참 안타까울 뿐이죠. 저는 이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바르게 표기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그 속에 담긴 정신을 선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독립선언서 원문은 국한문 혼용문의 강건체 문장으로 일반인이 낭독하고 독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희승 선생이 국역한 독립선언서를 널리 보급할 필요가 있어요. 작년 3월 1일 93주년 3·1절 추념식에서 민족대표 33인 유족회장이 원문 선언서 대신 국역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것도 의미가 있죠.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A 앞으로 제 남은 여력을 다해 정본의 독립선언서를 배포할 생각이에요. 특히 언론매체나 각 정부기관 발간지에 독립선언서 원본을 게재하고 싶어요. 새교육을 통해서 전 교직자에게 선언서를 알리고, 독립정신을 고양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또 역사인식을 바로 잡고 한국사 교육을 강화하도록 앞으로는 국역 선언서를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수록했으면 해요. 독립정신을 선양하는 계기가 되도록 말이죠. 독립선언서를 바르게 표기하고 낭독할 수 있도록 바로잡는 것이 제 마지막 소명이에요.
수준별 맞춤 학습, 진로 고려한 교과과정 운영 수학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교실. 8명의 학생이 중학교 수학문제를 열심히 풀고 있다. 오인숙 교사는 “수학은 기본기가 중요한데 이를 제대로 쌓지 않은 학생은 정규수업을 따라오기 어렵다”며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 기본반’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학생들은 1학기와 여름방학 동안 중학교 수학과정을 배우고, 2학기와 겨울방학 때 고1 과정을 모두 마친다. 겨울방학이 끝나고 2학년에 진학하면 또래 친구들과 같이 정규수업을 들어도 별 무리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친구들을 따라잡겠다는 목표 아래 학생들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학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르쳐 평균 수준까지 끌어올려 주기 때문에 기본반 과정을 마친 학생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습니다.” 한 학급에 40명이나 되는 학생이 모이면 공부를 잘하거나, 못하는 학생이 뒤섞이기 마련이다. 때문에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수업을 하는 것은 교사들의 가장 큰 고충 중 하나다. 그렇다고 공부를 포기한 학생을 학교마저 포기할 순 없기에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을 위한 기본과정 수업을 운영하고, 자기주도적학습능력 향상과 면학 분위기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이런 교과과정 운영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만년고가 2009개정교육과정 연구학교에 지정됐기 때문이다. 2009개정교육과정에 따라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경직된 교육과정 체제를 개선해 유연하고 창의적인 학교교육을 실현할 수 있었다. 자율적인 교과과정 운영은 이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의 진로·적성을 고려해 선택형 집중이수 과목의 개설을 다양화했다. 2학년 과정에서는 사회전문교과(국제정치Ⅰ, 국제경제Ⅰ, 세계문제, 지역이해), 수학전문교과(수학의 활용), 영어전문교과(심화영어독해Ⅰ), 과학전문교과 (물리실험, 화학실험, 생명과학실험, 지구과학실험), 체육·예술전문교과(체력운동, 음악전공실기, 미술전공실기), 제2외국어전문교과 (중국어회화Ⅰ, 일본어회화Ⅰ)를 같은 시간대에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3학년 과정에서는 수학전문교과(고급수학), 영어전문교과(심화영어), 사회전문교과(국제경제Ⅱ, 비교문화), 과학전문교과(고급물리, 고급화학, 고급생명과학, 고급지구과학), 제2외국어전문교과(중국어회화Ⅱ, 일본어회화Ⅱ)를 운영하고 있다. 또 정규 교육과정에 개설되지 않은 소수 교과를 희망하는 학생은 따로 방과후 시간이나 방학 기간을 활용해 집합 수업을 받거나, 학기 시작 전(4월, 8월)에 이수 희망 학생을 조사한 뒤 한국교육개발원 방송통신고등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다. 동아리 활성화해 진로 탐색, 직업 선택 도와 만년고 학생들은 매주 금요일 5~6교시가 되면 자신의 교실을 떠나 다른 반이나 운동장, 과학실, 음악실 등으로 제각기 떠난다. 창의적 체험활동(이하 창체) 동아리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약품냄새가 코를 찌르는 듯한 과학실 안에서는 서설희 교사를 중심으로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 ‘BIO’의 쥐 해부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수술용 장갑을 끼고 가위로 배를 가르는 학생들의 눈빛에 진지함과 긴장감이 같이 묻어난다. “동아리 활동은 정규 수업시간에 미처 다 이뤄지지 못하는 세부적이고 활동적인 수업이 주를 이룹니다. 실험 결과는 보고서로 작성해 포트폴리오화 하고 있어요.” 3층 영어전용교실에서는 영어 동아리 ‘ESH’에서 발표와 토론이 한창이다. 2학기 개강 후 첫 창제동아리 시간을 맞아 앞으로 동아리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강현정 학생은 “ESH 모두가 영어를 잘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함께 활동하면서 영어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흥미를 갖게 됐다”며 “다양한 영어 활동으로 누구나 영어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동아리 활동의 목표”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 학교는 현재 창제동아리 52개 팀, 상설(LIVE)동아리 28개 팀, 학습동아리 17개 팀, 총 97개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다. 창체동아리 활동은 매주 금요일로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상설(LIVE)동아리는 그렇지 못해 학교 일과 중 자투리 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활동한다. 이렇게 동아리 활동을 강화하니 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을 수 있게 됐고, 진로와 관련된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동아리 활동 지도는 교내 교사와 더불어 전문성을 더하기 위해 교육기부, 외부강사, 자원봉사자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대덕구청소년수련관과 청소년활동 활성화를 위한 상호교류 협약(MOU)을 맺어 마술, 뮤지컬, 요리, 태극권, 축구, 농구, 바리스타, 밴드 8개 동아리의 경우 수련관에서 전문 강사를 파견해 준다. 또 동아리 활동에 필요한 소품과 교외체험활동, 장소 제공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나의 꿈을 찾다, 나의 길을 묻다! 동아리 활동이 학생의 흥미와 적성을 찾는 시간이라면, 진로집중교육과정은 꿈의 실현을 돕고 맞춤 진로진학정보를 제공하는 특색교육이다. 올해 대전시교육청으로부터 진로집중교육과정 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만년고는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꿈을 소개하는 자료를 제작해 발표하는 ‘나의 꿈, 나의 미래 발표대회’,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교내·외 다양한 기회를 활용해 위협 요소를 극복하는 내용을 주제로 발표하는 ‘SWOT 자기표현 대회’,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각종 검사 자료, 체험·봉사활동, 진로정보 등을 수집해 체계적으로 관리한 자료를 우수한 작품으로 선정하는 ‘진로 포트폴리오 경진대회’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지난 5월 최경호 교장은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을 위한 특별하고 의미 있는 선물을 고민하다 평소 학생들이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를 만나보고 대학과 학과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진로·직업 체험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 15개 대학에서 진행하는 대학별 입시설명회와 학교별로 20여 개의 부스를 설치해 학과 설명회를 실시했고, 의료, 법조, 건축, 신문, 방송, 과학,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학부모와 지역인사 24명을 명예교사로 위촉해 전문 직업인의 특강을 가졌다. ‘나의 꿈을 찾다, 나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이 행사는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그 꿈을 실현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만년고는 앞으로도 다양한 교과과정 운영과 활동으로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지역사회와의 협조 아래 교육 성과와 만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최경호 대전만년고등학교 교장 “모두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 위해 노력” 교육은 미래를 위한 준비입니다. 학생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꿈을 꾸고, 끼를 찾아 키우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로 학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정규교육과정에서 충족시키기 어려운 학생들의 다양한 꿈을 찾아주고 재능을 키워 진로를 개척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동아리 활동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또 이를 지역사회로 확대하기 위해 교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동아리인 ‘아엠 샘’을 중심으로 만년초등학교와 대전둔천초등학교와 협약을 맺어 저소득층 자녀 중 학습부진아를 중심으로 1대 1 멘토링 활동과 토요방과후 프로그램의 지도교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가 지원하며 동행하는 모습은 우리 학교의 자랑입니다. 한밭교회, 만년송회, VIP 웨딩홀에서 매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만년송회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바자회를 개최해 그 수익금 전체를 장학금으로 기증하고 있습니다. 대도시 지역의 주민이 학생을 위한 지원을 한다는 점이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한 단계 더 도약해나가는 대전만년고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교육부는 지난 8월 스마트교육의 가장 큰 축인 ‘디지털교과서 활용에 대한 계획’을 통해 2014년부터 법적 지위를 갖춘 디지털교과서가 현장에서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디지털교과서 정책에 대해 현장 교사들 중에는 기대감과 신뢰를 갖고 환영하는 교사들이 있는가 하면 디지털교과서의 무용론을 넘어 유해론까지 펼치며 반대하는 교사들도 상당수 있다. 디지털교과서는 완결학습 체제 지향 디지털교과서(Digital Textbook)는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Paper Textbook) 내용에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삽입해 학생들의 학습동기와 학습효과를 높이고 용어사전, 평가문항, 보충심화 학습을 위한 추가 학습자료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또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다양한 학습 도구를 활용해 교과서 완결학습 체제를 지향하며 디지털교과서의 내용을 보충해 줄 수 있는 교육용 콘텐츠 외부마켓 등과 연계, 다양한 교육용 어플리케이션 등도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 활용 정책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교사와 학생이 보다 좋은 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써 논의되어 왔다. 그리고 좋은 교과서를 바라는 현장의 요구, 지식 정보화 시대를 넘어 지식정보 기술기반의 창의학습사회로의 변화에 따른 사회적 다양성 수요, 학습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으로 변화해야 할 필요와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의 변화 추세 등에 따라 디지털교과서 활용교육 추진을 결정하게 됐다. 내년부터 디지털교과서 단계적 활용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는데 교육부는 시범 콘텐츠 및 뷰어 개발, 연구학교 운영 등을 통해 적용 방안 및 타당성 검토를 거치고 2014년부터 법적 지위를 갖춘 디지털교과서를 기존의 서책형과 병행해 학교 현장에서 사용하기로 했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2009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서책형과 병행해 디지털교과서 활용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디지털교과서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 특징을 꼽자면 △학습 내용의 유연성 △시간·공간의 확장성 △다양성 △편의성을 들 수 있다. 디지털 자료의 장점은 가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교과서에 수록된 학습 내용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검증과정을 거쳐 필요에 따라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 내용의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 시간·공간의 확장성도 큰 특징이다. 기존의 서책형 교과서를 활용한 학습은 정해진 시간, 장소에서만 활용이 가능했지만 디지털교과서는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생이 학습을 전개할 수 있으며 교실이라는 공간을 넘어 가정 또는 다른 학급, 나아가서는 외국의 학생들과도 학습을 전개할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는 교사나 학생의 필요에 따라 추가 학습자료를 구성해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교과서를 구성해 사용할 수 있는 다양성도 있다. 또 디지털교과서는 휴대가 쉽고 언제든지 필요할 때 찾아보기 쉬우며 교사에게는 수업 준비에서 진행, 평가 과정까지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종이 사용을 줄임으로써 환경을 보호하는 데도 이바지할 수 있고, 교과서 인쇄에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등 경제적인 효과가 있다. 이런 특징을 가진 디지털교과서는 사용자를 위해 교수-학습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유용한 콘텐츠도 포함하고 있다. 디지털교과서의 대표적 유형을 살펴보자. 먼저 △내용 제시 및 설명형 콘텐츠다. 학습목표를 제시하거나 그림, 애니메이션, 동영상 등을 사용해 학습내용의 구체적인 상황을 이해하기 쉽도록 학생들에게 보여주거나 설명할 수 있는 유형으로 디지털교과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학습 시작 또는 마무리 단계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게임형 콘텐츠가 제공되기도 한다. △게임형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암기해야 하는 내용이나 간단한 문제풀이 등에 사용되며 필수 요소라기보다는 선택 사용이 가능한 부가자료로써의 기능을 가진다. 학습 마무리 활동이나 개념학습 및 확인 단계에서 활용되는 △문제풀이형 콘텐츠도 대표적인 유형이다. 이는 객관식, 주관식, 조작형 등의 형태로 제공된다. △협동학습 및 토론형 콘텐츠는 짝 또는 모둠으로 서로 협력해 제시된 문제 및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배운 내용을 협력 활동을 통해 연습하고, 실제 상황에 맞게 활용해 볼 수 있다. △실습형 콘텐츠는 개념 또는 원리 학습 단계에서 제공되는 콘텐츠로 실제적인 조작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콘텐츠다. 디지털교과서 활용한 다양한 수업 모형 그렇다면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어떤 유형의 수업을 전개할 수 있을까? [PART VIEW] KERIS에서는 교사들이 디지털교과서를 수업에 활용하는 데 도움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디지털교과서 활용 학습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지식 형성 학습이다. 학습의 가장 기본적인 유형으로 학습자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거나 새로운 아이디어 및 정보를 결합해 지식을 구성해 나가는 과정으로 디지털교과서에서 제공되는 내용제시형 콘텐츠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토의·토론학습에서도 디지털교과서가 유용하다. 토의·토론학습은 집단적 의사소통의 과정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거나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주장을 듣고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보는 학습이다. 디지털교과서의 협동학습 및 토론형 콘텐츠 또는 학습커뮤니티 ‘위두랑’ 기능을 활용하거나 부가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토의·토론학습을 보다 풍성하게 전개해 나갈 수 있다. 특정 학습 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습 준비에서부터 실행 및 반성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계획해보고 실행해 보는 △프로젝트 학습에서는 위두랑 커뮤니티를 활용해 계획 및 실행의 과정을 공유하고 학습자료를 탑재해 공유할 수 있다. 학습과정에서 생성된 의견이나 자료는 포트폴리오 기능을 활용해 자신만의 e-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도 있다. △교류학습은 학습 주제 해결을 위해 학생-학생, 학급-학급 간 교류 또는 전문가와의 교류를 통해 학습을 전개하며 위두랑 커뮤니티의 ‘랑’기능을 이용해 학급과 학급 간 교류학습을 전개할 수 있다. 행아웃이나 스카이프 등을 활용해 전문가를 초청, 수업에 참여시킬 수도 있으며 IVECA 등의 학급교류 전문서비스를 활용해 장기적인 교류학습을 전개할 수도 있다. 변화하는 사회 유일한 대안 될 것 인류사회는 수렵 생활에서 시작해 농경사회, 산업사회, 정보화 사회를 거쳐 지식 기반의 창의학습사회로 진화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교육학자인 마크 프렌스키(Marc Prensky)는 2001년 그의 논문에서 휴대전화와 인터넷의 확산으로 디지털 혁명을 이룬 세대를 가리켜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사회가 변하고 학습자 특성이 변화하고 있다. 어제의 새롭고 획기적이었던 정보는 오늘날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학습내용의 유연성이 있고 시간·공간의 확장이 가능하며 환경보호와 경제적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디지털교과서야말로 유일한 대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디지털교과서 미리 보기 디지털교과서는 현재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를 통해 시범 실시되고 있으며 스마트교육 사이트(http://st.edunet.net)를 통해 그 모습을 미리 확인해 볼 수 있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디지털교과서 뷰어와 디지털교과서를 내려 받을 수 있으며 학습커뮤니티 ‘위두랑’과의 연계서비스를 제공하고 스마트교육에 대한 안내와 공지사항, 자주하는 질문, 교과학습자료 등도 부가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PC나 iOS,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고 각 플랫폼에 맞는 디지털교과서 뷰어를 각각 따로 제공하므로 사용자는 자신의 기기에 맞는 뷰어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다.
저는 전교생이 200명이 조금 넘는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전주시내에 있는 학교지만 아파트 단지가 아니고 주택가라 그런지 조금은 시골느낌이 나는 학교입니다. 학년마다 반은 2개 반! 한 반에 대략 26명 정도 되는 아담한 학교였습니다. 누구 집은 마당이 있고 누구 집은 아빠가 서울에서 근무해 주말부부이고 또 누구 집은 강아지 4마리를 낳았다는 이야기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성적은 늘 상위권이었고 나보다 더 잘하는 친구들도 별로 없어 보여 늘 자신만만한 생활을 했습니다. 여름 방학에는 필리핀에 가서 잠깐 영어 공부를 하고 오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와~~~~~~’하고 감탄사를 보냈습니다. 그렇게 즐겁고 자신만만하게 초등학교를 다니다 드디어 올해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두 살 위인 형이 다니는 학교라서 소문은 종종 듣고 있었지만 눈으로 직접 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던 학교! 드디어 중학교 예비 소집이 있던 날 저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1학년 신입생만 350명! 전교생이 200명이 조금 넘는 학교에 다니던 난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임시 반 배치를 하는데 한 반에 38명 정도 되는 학생들이 꽉 들어찼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6학년이 전부 54명 정도였는데……. 그렇게 약간의 두려움과 당황스러움으로 학교와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드디어 입학식이 끝나고 반 배정이 되었습니다. 1학년 6반 39번! 초등학교 때는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번호 39번! 담임선생님 성함은 조미애! 담당 과목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수학! 반을 쭉 돌아보니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모습이 달라 보였습니다. 키도 크고 성격도 쾌활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들. 내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작은 학교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날부터 자신감 상실이었습니다. 수업 시간에 발표하기는커녕 친구들과 이야기를 할 수도 없었습니다. 같은 학교를 졸업한 친구는 딱 한 명!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같은 학교, 큰 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이라 서로 다 알고 있는 듯했습니다. 하루하루가 힘들고 말 한마디 못하고 집으로 오는 날이 많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수업 시간에 손도 번쩍번쩍 들고 발표를 잘했습니다. 영어 시간에는 영어권나라에서 살다온 친구들이 많아서 발표하기가 더 창피했습니다. 발음도 좋고 아는 단어도 많은 친구들이 그 나라의 문화를 영어로 발표하는데 기가 팍팍 죽었습니다. ‘내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했는데……, 필리핀에 영어 공부하러 간다고 했을 때 모든 친구들이 부러워했는데, 지금은 내가 제일 못났네.’ 어떤 친구는 제게 대놓고 말했습니다. 공부도 못하게 생겼고 멍청하게 생겼답니다. 하루 종일 말도 안하고 수업 시간에 한마디도 못하고 우두커니 있는 모습이 멍청해 보였나 봅니다.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딱히 변명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친구들은 말도 걸어주지 않고 여자애들이 쉬는 시간에 내 자리에 앉아서 비켜주지도 않았습니다. 친구 사귀는 것도 힘들고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친구 정호는 맨 앞줄에 있고 저는 맨 뒤에 있어서 쉬는 시간이 아니면 얼굴 보기도 힘들었습니다. 엄마에게 옆에 있는 작은 중학교로 전학시켜 달라고 했습니다. 엄마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큰 학교에 다니면서 친구 관계도 넓히고 공부도 열심히 해봐. 그동안 작은 학교에 다니면서 네가 제일 잘한다고 생각했지? 큰 학교에서 경쟁도 해봐” 엄마는 제 마음을 절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경쟁을 하라니……. 그러던 어느 날 저에게 즐거운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날도 아무 말 없이 교실 맨 뒤쪽에 우두커니 앉아있었습니다. 담임선생님 수업인 수학 시간! 아이들이 “선생님은 어떤 사람이 이상형이냐?”고 질문했습니다. 선생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우리 반에 있단다.” “네? 누구요?” “응, 그게 누구냐면 바로 저 뒤에 있는 한규재야.” “에이~ 선생님 쟤 별로에요. 선생님이 한규재를 잘 몰라서 그래요. 실체를 알면 실망하실 걸요?” 친구들은 장난 반 비웃음 반으로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니야. 정말이야! 선생님은 규재처럼 듬직하고 묵묵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좋아. 생김새도 딱 선생님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란다.” 저는 얼굴이 빨개지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선생님이랑 말도 별로 안 해보고 존재감도 없는 학생인데 선생님은 내가 이상형이라니. 놀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아주 좋았습니다. 반 친구들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 집중됐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어 시간에 친구를 소개하는 글을 쓰는 숙제를 내 주었습니다. 얼굴만 알고 이름도 잘 모르는 우리 반 친구가 저에게 오더니 “난 00이라고 해. 규재야 난 너랑 사귀고 싶어. 너를 알고 싶은데 전화번호랑 네가 좋아하는 것 좀 알려 줄래? 숙제로 너 써도 되지?” “응…… 응…… 그래” 옆에 있던 친구가 소리쳤습니다. “야~내가 할 건데, 너 다른 애 하면 안 돼? 나도 한규재 쓸 거란 말이야” ‘어? 얘들이 왜 그럴까? 나에게 왜 이러지?’ 당황스러움과 동시에 기뻤습니다. 말도 없이 가만히 있던 나에게 친구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 와서 말도 걸어주고 동그란 안경이 잘 어울린다며 김구 선생님 닮았다고 하면서 웃었습니다. “야~ 난 한구 선생이야.” 이 한 마디에 아이들이 ‘빵~’하고 웃음이 터졌습니다.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에 아이들이 관심을 보였고 저는 그동안 숨겨둔 끼를 서서히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끼라는 것도 별것 아닙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웃긴 말 툭툭 던지기였습니다. 친구들은 그런 모습이 귀엽다고 볼도 쿡쿡 찔러보고 친구하자고 하는 아이들도 생겼습니다. 선생님의 말씀 한마디에 학교생활이 완전히 바뀌고 말았습니다. 한 번은 친구들이 물장난을 했습니다. 입에 물을 물고 뿜어서 교실이 난장판이 되고 옷이 젖고 난리가 났습니다. 종례시간에 들어오신 선생님이 화가 나셨습니다. “물장난 친 사람 모두 앞으로 나와!” 물장난을 하던 친구들이 앞으로 나갔고 저는 잠깐 고민을 했습니다. 물장난을 하지는 않았지만 근처에서 구경하고 웃고 있었기 때문에 나가야 할지 고민하다 교실 앞으로 나갔습니다. 선생님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셨고 얼굴이 빨개지셨습니다. 그런데 친구들 뒤에 우두커니 서 있던 저를 보시더니 선생님 표정이 바뀌셨습니다. 눈이 동그랗게 변하고 얼굴에 온통 물음표가 떠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어? 규재야? 너도 그랬어? 왜~~~ 아이고! 우리 규재가?” 마치 할머니가 귀여운 손주가 잘못했을 때 야단치는 게 아니라 ‘우쭈쭈’ 해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친구들에게 말했을 때랑은 목소리가 달랐습니다.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선생님은 나를 착한 학생으로 보고 계시는구나. 바보처럼 가만히 있는 나를 믿어주시고 기대를 하고 계시는구나!’ 선생님께 상황을 설명하지 못하고 남아서 벌을 받았지만 마음은 행복했습니다. ‘선생님이 내가 이상형이라고 한 것을 잊지 말고 학교생활 열심히 해야겠구나. 행동도 조심하고 되도록이면 규칙을 어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친구들은 멍청해 보인다고 놀렸습니다. 멍청해 보이니 당연히 공부도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학교에서 받은 성적을 말하기도 싫었습니다. 대부분 친구들은 반 배치 고사에서 좋은 성적으로 입학했습니다. 수학 100점 맞은 친구도 많고 전 과목에서 2~3개 틀린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선생님의 관심 덕분에 학교생활이 조금 편해지긴 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항상 무겁고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첫 중간고사가 끝나고 드디어 성적이 나왔습니다. 친구들끼리 성적을 말하는데 제 성적을 물어봐서 대답을 해주었더니 아무도 믿지 않았습니다. “야 웃기고 있네. 네가 무슨 그 성적이냐? 너 사실이면 내가 맛있는 것 사줄게. 거짓말이면 네가 맛있는 것 사.” 당당하게 말하는 친구가 미워서 선생님을 찾아 교무실로 갔습니다. 성적을 확인시켜 주려고 했는데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습니다. 교무실까지 가는 행동을 보고 친구는 조금 믿어주는 눈치였지만 여전히 속상했습니다. 엄마에게 고민을 털어놨더니 화를 내셨습니다. “야! 학교에서 얼마나 멍청하게 행동하면 그러냐? 엄마가 봐도 멍청해 보여. 속상해 죽겠다.” 엄마보다 내가 더 속상한데 이해해주기는커녕 화만 내시다니. 그런데 다음날 선생님이 활짝 웃으시며 저를 부르셨습니다. “규재야, 선생님이랑 친구들이 너 멍청하지 않다는 것 알아. 그리고 공부 잘하는 것도 알아. 네가 재미있고 장난꾸러기니까 친구들이 장난치는 거야. 선생님은 규재가 귀엽고 참 좋아. 넌 선생님 이상형이야. 알았지?” 선생님 말씀에 아이들이 놀렸던 것이 다 풀렸습니다. 며칠 후에 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마침 그날 우리 반에 전학 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아직 이름도 잘 모르는 친구인데 선생님께서는 제 옆자리에 앉히셨습니다. “규재야! 오늘 새로 온 친구야. 우리 학교를 잘 모르니까 하루 종일 네가 잘 데리고 다녀야 한다. 규재 인간성을 믿고 맡긴다.” 반 친구들은 또 나를 보며 ‘와~대단한 녀석인데 도대체 저 녀석은 뭔데 선생님께 인정받을까?’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친구들은 씨름 대표와 닭싸움 대표로 나를 뽑아줬습니다. 배가 나오고 뚱뚱해서 뒤뚱거릴 텐데 친구들은 모두 나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닭싸움에서는 뒤로 벌러덩 넘어졌고 씨름에서도 모랫바닥에 꽂혔습니다. 친구들이 놀리면 어쩌나 했는데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야! 한규재. 너는 넘어지는 것도 근사하다. 대단한데? 역시 한규재다. 네가 젤 멋있다.” 하하하! 게임에서 이긴 것도 아닌데 넘어지는 것이 제일 멋지다니! 그런 나를 응원해 주는 친구들이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이 보여주는 관심을 질투하지 않고 오히려 나를 관심으로 받아 주는 친구들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로 학교생활은 즐거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친구도 사귀게 됐고 아침마다 학교 가기 싫어서 징징거리던 내가 일찍 학교에 갑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고 용기를 주신 조미애 선생님!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왔다면 아마 여기 동중학교 1학년 6반에 계실 것입니다. 굳게 닫힌 마음을 열어주시고 부드러운 미소와 따뜻한 말 한마디로 용기를 주신 선생님, 조미애 선생님! 중간고사 때 하필이면 수학을 제일 못 봐서 죄송합니다. 이번 기말고사 때 점수를 많이 올린다는 약속은 못 드리고 한 문제만 더 맞히도록 노력할게요. 선생님께서 이상형이라고 하신 말씀이 진짜가 아니라 장난이라 하더라도 저는 선생님의 이상형이 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오늘도 선생님의 따뜻한 미소를 떠올리며 학교로 출발합니다. 힘들어서 징징대던 학교가 이제는 낄낄거리며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학교가 되었습니다. 모두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 덕분입니다. 전주 동중학교 1학년 6반, 조미애 선생님 감사합니다!
국어과 창의·인성교육의 필요성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에게 국어과 수업은 막연하다. 가르치기 쉽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쉽고 어렵다고 느끼면 정말 어려운 수업이 바로 국어수업이다. 우리말을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교육만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사고력과 가치관을 길러줄 수 있는 수업이 필요하다. 우리가 언어를 사용할 때 머릿속에서는 ‘의미재구성’ 과정이 일어난다. 이 과정이야말로 많은 사고 작용이 일어나는 과정이다. 따라서 우리가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언어를 사용하는 활동은 철저히 사고력이 발휘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국어과 수업은 사고력을 기르는 마당이 되어야 한다. 즉 바람직한 가치관을 지닌 언어 창의를 가르치는 수업이어야 한다. 교수-학습 기법 및 전략 창의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적절한 사고기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실에서는 수업의 각 장면이나 상황에 적절한 구체적인 사고기법 도구를 적용해 학생들로 하여금 창의적인 사고나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여기서는 국어과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창의·인성 교수-학습 전략 및 사고기법과 이를 적용한 교수-학습 과정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창의적 사고 기법 ·마인드 맵 : 읽고, 생각하고, 기억하는 모든 것들을 중심이미지와 핵심단어 그리고 색, 부호, 상징기호를 사용해 표현함으로써 좌·우뇌의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두뇌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정보관리 및 활용기법이다. 개념의 중심 이미지에서 시작해 세부적인 이미지로 확산시켜 나가는 활동을 통해 유창성과 융통성을 신장한다. ·아이디어 목마 : 일정 수준 이상의 평가를 받은 글이나 아이디어에 새로운 의견을 덧붙여 수정하고 보완해 더 나은 수준의 글이나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기법으로, 창의적 사고력을 확장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활동이다. 글쓰기 능력을 신장시키고 아이디어를 보다 정교화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므로 특히 국어과에 유용한 모형이라 하겠다. ·프로젝트법 : 사회적 관계라는 넓은 체제 안에서 대상을 해석하고 반성하거나 표현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새로운 지식 구축에 필요한 창의적인 태도를 기르는 데 효과적인 기법이다. 한 가지 주제를 일정기간 동안 학습하며 그 주제가 탐구할 가치가 있는지, 또는 학습자가 주제에 대해 내놓은 생각이 가치가 있는지를 평가하고 적절한 대안을 선택해 실행에 옮기는 일련의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의 학습을 통해 창의적인 민감성과 탐구력 등이 자연스럽게 신장될 수 있다. ·목록작성법 :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안된 아이디어 목록과 해결방안을 작성하고 평가하도록 하며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생각과 다른 각도로 문제 상황을 바라보고 해결점을 찾는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PMI : 자기중심적 문화 풍토가 만연된 지금의 현실에서 타인의 아이디어와 주장을 다각적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는 활동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Edward de Bono 박사가 구안한 PMI 기법은 학생들에게 제안된 아이디어를 다각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평가하는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육색사고모자 :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사고의 관성 때문에 자신이 선호하는 유형의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육색사고모자 활동은 서로 다른 유형의 사고를 표시하는 모자를 쓰고 사고함으로써, 구조적으로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게 한다. ·브레인스토밍 :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가 새롭고 많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개선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대표적인 창의적 사고기법이다. ·스캠퍼 : 대치하기(Substitute), 결합하기(Combine), 적용하기(Adapt), 수정-확대-축소하기(Modify-magnify-minify),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Put to other use), 제거하기(Eliminate), 재배치하기(Rearrange-reverse) 단계에 따라 기존의 것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데 유용한 아이디어 촉진 질문법이다. 이 기법은 고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다각적인 측면에서 사고할 기회와 경험을 제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상상력을 활성화하도록 유도한다. ·강제결합법 :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 및 발명은 우리가 전혀 생각지 못하던,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물이나 사고의 결합에서 생성되기도 한다. 전혀 다른 두 가지 이상의 사물이나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활동은 ‘Mash Up’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했다. 오페라와 팝송을 결합한 ‘팝페라’, 짜장면과 스파게티를 결합한 ‘짜파게티’, 교육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에듀테인먼트’는 ‘Mash Up’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관련성이 없는 아이디어를 연관시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는 활동을 통해 융통성과 독창성 및 민감성을 신장한다. ·축사고 : 인간의 사고과정은 개인이 갖고 있는 사고 경험이나 사고 습관에 따라 아이디어를 확장시키지 못하거나 자신이 갖고 있는 경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축사고는 사고과정을 범주화해 새로운 사고를 가능하게 하고 다양한 사고의 형식을 제공하는 수업 기법으로 사고의 확장을 위해 ‘축’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이러한 축의 예로 시간축, 공간축, 주제축, 인물축 등이 존재하며 각각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PART VIEW] -시간축 : 문제해결의 관점을 과거, 현재, 미래로 시간을 옮기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융통성 및 상상력 향상 -공간축 : 문제해결의 관점을 장소를 달리해 사고함으로써 사고의 융통성 및 정교성 향상 -주제축 : 문제해결의 관점을 주제를 달리해 생각해봄으로써 사고의 융통성 및 정교성 향상 -인물축 : 문제 속의 주요인물이 되어봄으로써 사고의 융통성과 상상력 향상 창의성 계발을 위한 국어과 교수-학습 전략 ·학습일기 쓰기 : 아동이 학습하는 동안 얻게 된 새로운 지식이나 생각 등을 학습을 마친 후에 자신의 말로 바꾸어 기록하면서 스스로의 학습 정도를 평가하고 반성하도록 도와주는 전략이다. ·토론망 : 토론에 들어가기 앞서 관련 자료를 읽고 토론 주제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의 근거를 찾아 적는다. 이를 근거로 누구나 자신감을 가지고 발표하도록 해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 전략이다. ·단어의 나무 : 단어에 대해 흥미 있게 탐구할 거리를 제시해서 아동이 단어 학습을 체계적이고 재미있게 하도록 도와주는 전략이다. ·글틀로 읽고 쓰기 : 틀로 만든 ‘글틀’을 활용해 글의 짜임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전략이다. ·말 속의 인물 찾기 : 이야기를 읽기 전에 작품 속 인물의 말을 통해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예측하고 자신의 예측이 맞는지 확인하며 인물을 중심으로 작품을 꼼꼼히 읽는 전략이다. ·‘왜’ 라고 질문하기 : 글을 읽는 중 ‘왜’로 시작되는 질문을 만들고 글 속에서 또는 독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 속에서 그 답을 찾는 활동을 통해 글을 꼼꼼하게 읽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글 여행하기 : 단원이나 제재를 공부하기 전에 글 속의 정보를 찾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글의 제목, 부제, 삽화, 도표, 진한 글씨체 등의 요소와 장치를 중심으로 미리 글을 훑어보고 글을 읽을 때 위와 같은 표지를 활용해 정보를 빠뜨리지 않고 글을 꼼꼼하게 읽도록 도와주는 전략이다. 교수-학습 과정안 단 원 4. 이 말이 어울려요 (4-1/듣기·말하기·쓰기) 차시 5~6/6 쪽수 72~77쪽 학습주제 웃어른께 마음을 전하는 편지 쓰기 교수·학습모형 문제해결학습모형 수업목표 웃어른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쓸 수 있다. 창의·인성목표 •(배려) 자신과 읽는 이의 관계를 고려하여 마음을 헤아리면서 웃어른께 알맞은 언어예절을 지켜 글을 쓸 수 있다. 창의·인성활동 축사고 창의·인성 교육요소 유창성, 개방성, 정교성, 독창성, 배려 수업자료 학습지 단계 (시간) 학습내용 교수-학습 활동 창의·인성 교육요소 창의인성활동▶ 창의력증진원리▹ 문제 확인하기 (10) 문제 해결하기 (60) 정리하기 (10) 동기유발 학습문제파악 문제발견 생각 열기 마음 알아보기 생각 엮기 초고 쓰기 편지글 쓰기 ■동기 유발하기 ·‘이 세상에 좋은 것 모두 주고 싶어’ 노래 부르기 ·플래시 동화 돼지 책을 봅시다. -가족은 엄마에게 어떻게 행동했나요?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지금의 내 생활과 관련해 느낀 점을 발표해 봅시다. - 엄마에게 죄송합니다. - 너무 나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학습 문제 확인하기 ·학습문제 : 웃어른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쓸 수 있다. ■그림 살펴보기 ·그림에서 학생은 무슨 일을 떠올리고 있나요? - 선생님께서 모르는 것을 열심히 가르쳐 주신 일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 어머니께서 밤새도록 간호해 주신 일입니다. - 아버지께 게임기를 사 달라고 졸랐던 일입니다. ■〈활동1〉 웃어른께 고마웠던 일 떠올리기 ·웃어른께 고마웠거나 죄송했던 일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말 해 봅시다. 언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일이 어떻게 되었나요? ·그 일에서 웃어른은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요? ·나는 그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중에서 무엇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쓸지 정해 봅시다. ■〈활동2〉 편지 쓸 내용을 간단히 적기 ·편지에 쓸 내용을 간단히 적어 봅시다. - 받을 사람, 첫인사, 전하고 싶은 말, 끝인사, 쓴 날짜, 쓴 사람 ■〈활동3〉 고마운 분께 편지글 쓰기 ·간단히 적어 본 내용을 가지고, 편지의 짜임과 내용을 생각하며 편지글을 써 봅시다. ·축사고 기법을 활용한 고마운 분께 편지쓰기 ① 고마운 분에 대해 이야기하기 - 고마웠거나 죄송했던 경험 이야기하기 ② 그 상황에 다시 돌아간다면 어떻게 했을지 말하기 ③ 미래에 그 분을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행동할지 말하기 ④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 정리하기 ⑤ 타임머신을 타고 쓰는 편지프로그램을 적용해 편지쓰기 ▶ 받는 사람이 웃어른일 때 - 고마운(사랑하는, 존경하는) 부모님께(어머니,아버지께) - 첫인사는 받는 분의 건강이나 가족, 친지, 하고 계시는 일 등에 대해 공손하게 상대편의 안부를 묻는 것이 좋다. 또, 편지 쓰는 사람의 안부를 솔직하고 간단하게 쓰기도 한다. - 하고 싶은 말은 높임말을 사용해 앞뒤 문맥에 맞게 쓴다. - 끝인사는 편지를 끝맺으며 공손하게 인사한다. ■흥미 ■다양성 ■개방성 ■정교성 ■유창성 ■독창성 ■배려 ■융통성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한다. ▹학습문제는 학생 스스로 찾도록 한다. ▹엉뚱하고 희한한 생각도 수용한다. ▶축사고 ▹창의적사고기법을 적극 이용한다. ▹자발적으로 활동하도록 한다. 정리하기 (10) 고쳐쓰기 다시쓰기 학습내용정리 - 늘 저희를 위해 애쓰시는 부모님, 사랑해요. - 웃어른께 보낸 사람을 쓸 때에는 ○○○올림, ○○가 올립니다. ■내가 쓴 편지를 다시 읽고, 고쳐 봅시다. ■내가 쓴 편지를 다시 한 번 읽어 보고, 앞 차시에 배운 것을 확인하면서 고쳐 써 봅시다. - 편지의 짜임에 맞게 썼나요? (교과서 64쪽) - 높임말을 바르게 사용했나요? (교과서 67쪽) -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잘 드러나게 썼나요? (교과서 70쪽) - 소리 내 읽어 보고, 어색한 부분이나 고칠 곳을 표시해 놓습니다. - 표시해 놓은 곳을 고쳐 써 봅시다. (교과서 74쪽) ■고쳐 쓴 편지를 편지지에 정성껏 옮겨 써 봅시다. ■우체부 아저씨와 함께 편지 봉투를 쓸 때에 지켜야 할 점을 알아봅시다. ■교과서 76쪽의 편지 봉투 그림을 보고 알게 된 것을 발표해 봅시다. ■교과서 183쪽의 편지 봉투에 직접 써 봅시다. ■내가 쓴 편지를 봉투에 넣고 풀칠합니다. ■지금까지 학습한 내용 정리하기 ■편지쓰기에 대해 잘 공부했는지 생각해 봅시다. 잘한 부분을 찾아 비눗방울을 예쁘게 색칠해 봅시다. ■정직 ▹사고의 정직성을 갖게 한다. 국어과 창의·인성교육의 기대효과 창의적인 언어 사용 능력은 언어적 창의성을 중심으로 고등한 수준의 사고와 지식, 전략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표현과 이해의 과정 속에서 의미를 구성하고 확장하는 창조적 과정이다. 언어 철학자 훔볼트(Humboldt)도 언어의 본질을 정신의 창조적 활동으로 보았다. 그는 ‘언어란 인간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수단이기보다는 정신 활동을 통해 세계를 발견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았다. 이것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언어에 대한 인식 방법과 사용이 ‘창의적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이 문제는 언어의 본질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달라지며 또 그에 의해 교육 방식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의·인성교육의 근본 목적은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창의적 언어사용능력과 더불어 협동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씨와 경험과 사고를 바탕으로 미래를 개척해 가는 의지, 그리고 소통과 화합으로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인성을 함양시키면 그야말로 미래가치를 가진 창의적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요리 과정 통해 21세기 학습 역량 키운다 요즘 우리 사회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식생활에서 간편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학생들이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음식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 섭취가 많아졌다. 때문에 초등학생들의 비만 빈도가 높아짐은 물론 아토피성 피부질환, 소아 고혈압, 소아 당뇨병 등의 건강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식생활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실과교과와 연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스스로 식재료를 선택해 조리하고 상차림하고 함께 어울려 먹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환경, 건강, 식사예절, 감사 및 배려의 마음까지 배울 수 있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창의적인 과정이며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는 과정은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이 보다 더 요구되는 과정이다. 게다가 그 음식을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같이 만드는 경우라면 의사소통능력과 협업능력까지 요구된다. ‘본·분교 통합 스마트교육을 통한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 프로젝트 학습’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고 조리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인성, 협동심, 책무성 등을 모두 신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교수-학습 활동 내용 본·분교 통합 스마트교육을 통한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 프로젝트 학습에는 4개 분교장 6학년 29명이 참여했다. 과목은 ‘실과, 1단원 간단한 음식 만들기’로 온라인 학습을 포함해 4주 6차시로 진행했는데 △1차시는 프로젝트 안내 및 모둠 구성 △2차시는 전문가 활용 실습계획서 작성 △3~4차시는 요리대회 및 심사 △5~6차시는 발표 및 평가 과정으로 구성했다. 온라인 활동은 웹브라우저를 활용해 다양한 요리 조사, 클래스팅, 페이스타임 등을 활용해 모둠원과의 협의를 통한 요리 개발, 클래스팅을 활용한 역할 분담 및 준비물 분담,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프레젠테이션 자료 만들기를 진행했다. 온라인 협동학습은 공동협의를 통해 실습계획서를 작성하고 클래스팅 및 페이스타임을 활용해 의견을 협의하는 것으로 전략을 짰다. 활용 스마트기기 및 앱 특징 소개 스마트기기에 대한 정의와 범주가 확연하진 않지만 본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한 스마트교실의 환경 현황은 다음과 같다. [PART VIEW] 스마트교실 환경 현황 기기 뉴아이패드 TPC 전자칠판 전자교탁 무선 공유기 미러링장비 (애플TV) 디바이스 전용보관함 수량/용도 교사용 1 1 1 1 2 1 1 학생용 29 29 계 30 30 1 1 2 1 1 또한 다음과 같은 앱을 중점적으로 사용했다. · 클래스팅 :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기존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는 차별화된 교육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다. 이번 학습에서는 클래스팅을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고 모둠의 역할 및 준비물 분담을 위한 온라인 소통도구로 활용했다. 본·분교 통합 수업이 이루어지는 본교 특성상 꼭 필요한 앱이다. · 구글 드라이브 : 구글 드라이브는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쉽게 접근해 문서, 스프레드시트, 프레젠테이션 등의 작업을 공유해 공동으로 작성할 수 있다. 이번 학습에서는 구글 드라이브의 양식 기능을 활용해 ‘가장 잘 된 모둠 음식’을 선정하는 투표도구로 활용했다. · OKmindmap : 국내에서 순수 자바스크립트로 제작돼 오픈소스로 제공되는 무료 마인드맵 서비스다. Okmindmap은 이메일 주소만으로 회원 가입이 가능하며 가입하지 않고 이메일 주소만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공유와 그룹기능도 제공하며 다양한 포맷으로 내보낼 수도 있다. 이번 학습에서는 프로젝트학습 평가를 위한 협업도구로 활용했으며, ‘QR코드 내보내기’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자료를 제시해주고, ‘PPT로 내보내기’를 통해 발표자료로 활용했다. 6차시 수업의 실제 1차시 프로젝트 안내 및 해결전략 탐색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학습에 대한 충분한 안내와 학생에게 부여된 문제와 역할을 충분히 숙지시켜야만 학생 스스로 자기주도적인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따라서 1차시는 프로젝트 안내 및 해결전략 탐색으로 설계했다. 우선, 춘천교육대학교 ‘실과’과 홈페이지를 방문해 지난해에 시행된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 활동사진 및 수상작들을 학생들과 함께 살펴보았다. 그러면서 이런 대회를 우리 학급에서도 진행할 것이라고 안내한 뒤 사전에 제작한 ‘프로젝트 안내장’을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학생들은 안내장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 학습을 통해 자신이 해야 할 과제와 역할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 그다음 사전에 구축에 놓은 클래스팅 학급을 안내했다. 학생들은 클래스팅을 이용해 밥을 이용한 새로운 음식 개발에 대한 협의나 조리도구, 조리방법, 준비물 및 역할 분담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다. 쉬는 시간이나 방과후 시간을 이용해 협의를 할 수도 있지만, 본 학습은 일주일에 2회 본·분교 통합수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본·분교 학생이 섞인 모둠의 경우 클래스팅이나 페이스타임(ios운영체제의 영상무료통화서비스), 행아웃(구글에서 제공하는 다자간 영상 및 화상 서비스)을 사용하도록 했다. 끝으로 모둠을 구성하도록 했다. 모둠 구성은 2인 1조를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학급 학생수가 29명이기 때문에 3인 1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모둠 구성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했는데 예상한 바와 같이 학습능력이 뒤처지거나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는 학생들이 모둠을 구성하지 못했다. 이번 프로젝트 특성상 그런 학생들끼리 모둠을 구성하게 하면 그 모둠은 프로젝트 진행에 어려움이 생긴다. “모든 학생이 모둠을 구성하지 않으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한 마디에 몇 모둠이 3인 1조로 모둠을 구성해도 되느냐고 물어오기에 허락해 주었다. 결국 29명의 학생들이 총 12조의 모둠을 구성했다. 과제로 실습계획서 출력물을 제시하고 다음 실과 시간까지 모둠별로 온·오프라인에서 협의를 통해 새로운 요리를 구상한 후 실습계획서 용지에 작성해 오도록 제시했다. 온라인 프로젝트 해결 - 관련자원 탐색 및 공유 학생들은 가정에서 개별 자료를 조사해야 하는데 부모님을 포함한 주변의 어른들과 각종 검색엔진, 음식 관련 서적을 이용하도록 했다. 주의할 점은 요리 레시피를 그대로 활용해서는 안 되고 새로운 요소를 꼭 가미해서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한 쌀이 아닌 밥을 이용한 한 그릇 음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본교 학생끼리 모둠이 구성된 학생들은 쉬는 시간과 방과후 시간에 자유롭게 협의하고, 가정에 돌아가서는 클래스팅, 페이스타임, 행아웃 등을 활용하도록 했다. 통화하는 것이 협의하기에는 가장 적당하지만, 모둠원들의 수행과정을 교사가 모니터링 하기 위해서 클래스팅을 권장했다. 본교 및 분교, 혹은 다른 분교 학생들끼리 구성된 모둠 역시 온라인을 사용해 개발할 요리를 구상하도록 했다. 교사가 미리 클래스팅을 구축해 1조부터 12조까지 게시물을 남겨두면 학생은 자신의 조에 해당하는 게시물에 들어가 답글을 이용해 협의를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2차시 조별 계획서 작성 및 전문가 활용 수업 2차시 활동의 핵심은 모둠별 실습 계획서를 완성하는 것이다. 모둠별로 온·오프라인 방식의 협의를 통해 새로운 요리를 구상해 실습 계획서를 작성해 왔으나 담임교사의 역량으로는 이 요리가 창의적인지, 실습 가능한지, 위험하지는 않는지, 필요한 재료와 조리도구가 제대로 작성되었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했다. 또한, 제한된 수업 시간 내에 12조의 실습계획서를 혼자서 확인하거나 검사를 하게 되면, 교실은 관리가 안 돼 어수선해진다. 따라서 요리 전문가인 영양교사를 섭외해 팀티칭을 받았다. 영양교사가 복도에서 한 모둠씩 검토를 한 뒤 통과한 모둠은 태블릿 PC를 가지고 실습계획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각 모둠은 영양교사에게 요리 실습계획서를 보여주고, 질의·응답 과정을 통해 계획서를 수정했다. 계획서를 작성해오지 않은 모둠이나 허술하게 작성한 모둠은 담임교사와 함께 토의해 음식을 구상하고 계획서를 작성했다. 시간이 많이 소요돼 계획서를 완성하지 못한 모둠은 방과후에도 담임교사, 영양교사와 함께 작성했다. 작성된 계획서는 교사의 이메일로 발송하게 해 취합했다. 실습계획서 상에는 재료비까지 작성하게 되어 있었지만, 시간 부족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어서 과감히 생략했다. 수업은 2차시까지 끝나 밥을 이용한 한 그릇 음식 개발하기 구상단계가 끝났지만 학생들은 클래스팅, 페이스타임 등 온라인을 통해 협의과정을 계속 진행하면서 재료 손질, 조리도구, 조리 순서 등 요리 실습에 대한 역할 분담과 준비물 분담을 했다. 교사는 이 시점에서 프로젝트 중간 점검을 하고 클래스팅에 게시된 글을 확인하면서 피드백을 줬다. 급하게 전할 일이 있을 때는 각 본·분교 교사들과 구글의 행아웃 앱을 활용해 실습 전에 챙겨야 할 준비물이나 일정에 대해 지도했다. 3~4차시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 진행 실습에 앞서 학생들에게 실제 요리대회 분위기를 주기 위해 대형 현수막과 모둠별로 음식을 제출할 테이블, 네임택까지 준비했다. 학생들은 밥을 이용한 음식 2인분을 조리해야 한다. 1인분은 심사를 위해 교사에게 제출해야 하며 1인분은 학생들끼리 나눠 먹기 위한 용도다. 케첩, 마요네즈 이외의 양념 및 소스는 되도록 직접 만들도록 권장했다. 불고기 양념이 필요한 모둠과 그라탕에 넣을 스파게티 소스가 필요한 모둠이 있었지만, 직접 소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지도했다. 실습 도중에도 교사는 끊임없이 순회지도를 했다. 안전지도와 더불어 실습계획서대로 요리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학생들에게도 계획서대로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 모둠별로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요리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고, 조리 순서와 계획서대로 음식이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하면서 동시에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재료 손질법이나 지단을 잘 부치는 노하우, 요리에 적당한 음식의 양과 크기 등을 학생들과 이야기하며 완성도가 높아지도록 지도했다. 실습이 끝나가기 30분 전부터 미리 심사를 부탁했던 교장선생님을 포함한 5명의 교사가 자리해 학생들의 조리과정, 뒷정리 등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완성된 요리를 직접 맛보고, 구글 드라이브의 form을 이용한 설문지를 QR코드 리더기(eggmon)와 아이패드로 실시했다. 교실로 이동해 우수 요리로 선발된 5개의 모둠을 발표했다. 5개 모둠은 다음 시간까지 자신들 요리에 대한 소개와 훌륭한 점에 대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해 학생들 앞에서 발표해야 한다. 발표 시간은 2분으로 제한했다.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구성 방향은 표지, 음식재료, 만드는 순서, 요리의 특별한 점, 설득 및 호소 등을 넣어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제작이 끝나면 교사에게 메일로 송부하고, 수정할 사항을 안내했다. 5~6차시 발표 및 평가 프로젝트 학습을 마무리하는 차시다. 춘천교육대학교에서 주관하는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 출전팀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과 모둠의 활동을 돌이켜 보고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갖는 내용이 주된 활동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프로젝트 학습이 스마트교육에 바탕을 두고 진행되었음은 반론의 여지가 없지만, 이번 차시가 스마트교육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협업, 공유, 개방, 참여를 스마트디바이스와 앱을 활용해 여실히 보여주는 차시라고 할 수 있다. 첫 활동은 프레젠테이션으로 교사 심사위원 5명에 의해 선발된 5개 모둠의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다. 제한시간은 2분이며, 전자칠판을 이용해 발표를 진행한다. 다른 학생들은 발표를 들으며 최종적으로 어느 모둠의 요리를 선택할지를 생각하며 경청한다. 다섯 모둠의 발표가 끝나면 학생들은 교사 심사위원들이 했던 방식과 동일하게 구글 드라이브의 양식을 이용해 작성된 설문지를 통해 투표할 수 있도록 클래스팅에 링크를 걸어두었다. 그렇게 하면 학생들이 링크를 클릭하고 설문지에 접속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투표결과는 실시간으로 집계가 되지만 수업의 흐름상 발표를 수업의 가장 끝으로 연기하였다. 세 번째 활동으로는 프로젝트를 되돌아보는 시간으로 구성했다. 그동안 교사의 디바이스에 저장된 활동사진과 동영상, 인터뷰 모습, 계획서 캡처화면, 요리 실습 모습 및 요리 완성품 모습, 클래스팅의 캡처화면을 미러링(애플tv활용)을 통해 전자칠판으로 돌이켜보면서 자신의 활동을 반성해 보았다. 다음 활동은 Okmindmap을 활용해 프로젝트학습을 평가하는 것이다. 우선, 교사가 Okmindmap으로 제목과 기본적인 마디를 구성해 놓은 다음 Okmindmap의 기능 중에 하나인 ‘QR코드 내보내기’를 통해 학생들이 손쉽게 Okmindmap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 다음에 학생들은 자신의 모둠에 해당되는 가지에 들어가 음식소개, 잘된 점, 잘 안된 점, 반성 등을 작성한다. Okmindmap이 40명까지 협업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디바이스와 무선네트워크에 따라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두 그룹으로 나누어 활동을 진행했으며, 1인 1디바이스가 구축되어 있지만 활동을 생각해봤을 때 1모둠 1디바이스 활동으로 진행했다. 마지막 활동으로는 Okmindmap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PPT로 내보내기’를 이용해 발표를 진행했다. Okmindmap으로 마인드맵을 작성하면 마디에 따라 파워포인트의 슬라이드로 변환을 해주기 때문에 마인드맵의 기본 기능인 브레인스토밍법이나 개념을 분류하고 묶어보는 활동뿐 아니라 PPT로 변환해 조사학습, 발표학습, 단원정리학습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차시에서 학생들은 ‘PPT로 내보내기’를 해 모둠별 대표가 나와 발표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용 디바이스만 갖춰져 있다면 Okmindmap만 이용하더라도 협업, 공유, 개방, 참여의 스마트교육이 가능해진다. 끝으로 학생들이 선정한 투표결과를 다 같이 전자칠판을 통해 확인해 보았다. 학생들 투표 결과 어린이 건강 요리 대회에 참가할 요리는 ‘누룽지 밥 피자’, ‘폭탄 주먹밥’, ‘새콤달콤 오이초밥’이 선정됐다. 교수-학습 활동 전후의 변화 교사와 학생들의 심사로 선발된 3개 팀은 춘천교육대학교에서 주관하는 ‘제9회 어린이 건강 요리대회’에 계획서를 출품했다. 강원도에서 약 150여 개 팀의 요리가 출품되었는데 ‘새콤달콤 오이초밥’은 가작을, ‘폭탄 주먹밥’은 본선에 진출해 ‘으뜸상’을 수상했다. 참여 학생들에게는 실과과의 교육목표는 물론, 21세기 학습자 역량 및 다양한 진로 및 직업에 대한 안목이 커졌으리라 생각한다.
4학년 대상 융합수업 진행 학교로 복귀한 나는 헬라브룬 동물원을 다녀온 후의 반성을 바탕으로 다른 생명체와 함께 살아가는 ‘공존’과 생태계 보호에 대한 이야기를 학생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헬라브룬 동물원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수업을 실시했다. 먼저 ‘동물과 인간의 권리’라는 주제를 가지고 도덕·미술과의 융합 수업을 계획했다. 수업은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했으며 ‘인식 조사를 통한 발문→역지사지를 통한 인식 전환 계기 마련→자료 투입과 탐구→지식 적용과 인식 개선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산출물 제작→산출물 완성 후 발표’ 순서로 이루어지도록 계획했다. 우선, 동물원에 대해 학생들의 생각을 조사해 보았다. 동물원은 무엇을 위한 공간인지, 동물원을 가 본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코너(체험 등)를 원하는지에 대해 단답형으로 자유롭게 답변하도록 설문을 진행했다. 유희의 대상이던 동물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 ‘동물원은 무엇을 하는 공간인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동물원은 노는 곳, 동물을 구경하는 곳’이라고 답했다. ‘자신들이 동물원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동물을 탈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전체 응답자 중 40%로 가장 많았고, ‘동물을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것’, ‘동물을 사육하거나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뒤를 이었다. 기타 답변으로 ‘동물을 파는 것’도 있었으며 ‘서커스’나 ‘동물을 가지고 하는 게임’이라는 답도 있었다. 동물원에 살고 있는 동물에 대한 자세한 정보(성장 과정, 동물의 습성 등)를 알고 싶다는 답을 한 학생은 약 10% 정도에 불과했다. 위의 답변은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동물원을 놀이의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과거 동물원에서의 체험이 유희적인 활동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졌다는 것을 반영한다. 또한 동물은 구경하는 존재, 나를 즐겁게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음 활동으로 학생들에게 ‘나는 어떨 때 행복한가?’라는 질문과 아이들의 답변을 바탕으로 ‘그렇다면 동물은 어떨 때 행복할까?’라는 질문을 연이어 던졌다. 학생들은 동물과 자신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며 사람이 가지는 행복추구권과 동물이 가질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이때 자료로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도입부에서 침팬지의 시점으로 촬영한 장면을 함께 시청하며 내가 다른 사람에 의해서 강제로 가족과 떨어지게 된다면 기분이 어떠할지, 인간에 의해서 강제로 가족과 떨어지게 된 동물의 기분은 어떨지를 생각하게 했다. 위와 같은 역지사지의 발상을 통해 동물도 행복이나 슬픔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지 않을까?라는 의견을 함께 나누었다. 내가 동물이라면 어떤 환경에서 행복할까? 다음으로 ‘동물이 행복한 동물원은 어떤 곳일까’를 함께 생각해 보았다. 끔찍한 동물원 환경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여러 동물의 영상과 사진을 학생들과 함께 시청했다(동물자유연대 www.animals.or.kr-동물복지-동물원 항목 참고). 사람이 사는 집보다 작은 공간에 갇혀서 자폐적인 행동을 계속하는 커다란 동물들의 모습을 함께 보고 이 동물들이 지금 느끼는 감정은 어떠할지, 무엇이 문제일지를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자유’나 ‘편안함’, ‘고향’이라는 단어를 많이 이야기했고 ‘집’을 연상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다음으로 헬라브룬 동물원에서 수집한 다양한 자료를 학생들과 공유했다. 동물원의 울타리를 찍은 사진들과 동물원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여러 동물의 모습을 함께 보고 세계적으로 생태계 보호 및 위기동물 종 보존에 노력하는 동물원에 대한 영상을 보았다. 동물이 학대당하는 사진과 열악한 동물원의 모습을 헬라브룬 동물원 모습과 비교해 보고, 내가 만약 동물이라면 어떤 환경 속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고 행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활동 단계에서 나의 생각을 간단히 메모해 산출물을 제작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이러한 활동 뒤에 미술과 융합 활동으로, 내가 생각한 동물원을 그리고 만들어 보았다. 그림 형식에는 제한이 없었으나 초등학생의 특성과 시간 제약 때문에 다양한 산출물이 나오지는 않았다. 만약 시간이 허락한다면 조별 협동학습으로 동물원을 설계하고 그러한 동물원을 만들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것도 교육적으로 의미 있고 다양한 산출물이 나올 수 있는 활동이 될 것이다. [PART VIEW] 동물 권리에 대해 생각하다 미술과 융합 수업의 부족함을 보완하고자 ‘지식 적용하기’ 단계의 활동으로 동물의 권리에 대해 생각하고 동물 권리 장전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 살아있는 문어를 물에 데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이유를 함께 생각하면서 어린이 권리 장전을 바탕으로 동물 권리 장전 만들기 활동을 했다. 그리고 동물 보호 단체에서 주장하는 동물 권리 선언을 함께 읽어 보면서 인간과 자연 생태계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고, 함께 공존해 나가야 하는 이유를 마음에 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동물 권리 선언’의 저자인 마크 베코프가 주장하는 동물 권리 선언 1. 모든 동물은 지구를 공유하며 우리는 더불어 살아야 한다. 2. 동물은 생각하고 느낀다. 3. 동물은 온정을 느끼며 또한 온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 4. 교감은 배려로, 단절은 무시로 이어진다. 5. 세상은 동물들에게 온정적이지 않다. 6. 온정적인 행동은 모든 살아 있는 존재와 세상에 도움을 준다. 위와 같은 선언문 내용을 학생들에게 일부만 보여주고 빈칸 내용 채워보기, 선언문 항목 만들기 등의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마지막 ‘수행하기’ 단계에서는 ‘지식 적용하기’ 단계에서 산출한 창의적 산출물인 그림과 스스로 만들어 본 동물 권리 장전을 발표하는 시간을 통해 다른 사람과 나의 의견을 나누고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는 태도를 기르도록 유도했다. 비평보다는 수용과 다양성에 중점을 두고 계획한 활동이었으므로 평가 단계는 생략했다. 학생들에 대한 교사 평가는 관찰을 통한 수업 참여도 평가를 실시했다. 동물원은 과연 필요한가? 도덕과 미술의 융합을 통한 동물 권리의 학습이라는 큰 목표 안에서 여러 가지 과목을 아우른 활동을 통해 진행해야 하는 수업이고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것과 교사가 준비해야 할 자료가 많았기에 수업에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동물과의 공존과 권리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시간이었다. 위와 같은 수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학생들이 동물의 권리라는 새로운 주제에 대해 눈을 뜰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수업을 준비하고 자료를 정리하면서 인간과 동물의 공존, 생태계 보존의 필요성에 대해 교사 스스로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 함께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도 생겼다. 과연 동물원은 필요한가? 동물원이 있어야만 한다면 그것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동물원에서 일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한 번쯤 자신에게 물어볼 만한 질문일 것이다. 교사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생각하고 고민하는 수업을 통해 동물과 인간이 함께 행복한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한 걸음 성큼 다가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할만한 도서 목록 제목 저자 출판사 동물원 동물은 행복할까?: 동물권리선언 시리즈1 로브 레이들로 책공장 더불어 동물원: 우아하고도 쓸쓸한 도시의 정원 도머스 프렌치 에이도스 동물원의 탄생 니겔 로스펠스 지호 동물들이 울고 있어요 : 동물원에서 온 편지 양정규 문공사 동물 권리 선언 마크 베코프 미래의 창
TV로 보는 청소년 문화 어른들은 학생들의 문제를 학생 개개인의 문제로 보지만 사실 더 큰 원인은 학생들의 환경 속에 있다. 그들의 문화를 보면 이유를 알게 된다. 공기가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학생들에게 있어 미디어는 절대 분리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 미디어 세대인 그들의 문화는 이제 인터넷과 스마트폰, 텔레비전, 대중가요로 대변된다. 그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 학생들을 이해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학생들을 올바로 이해하고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서 우리 교사들은 이제 그들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할 것이다. 청소년을 유혹하는 요소 요즘 매스컴이나 미디어들을 보면 문화나 자본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 학생들임을 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소비의 중심을 이루는 마케팅이 대부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유흥산업이 활성화하면서 학생들에게도 유혹의 손길이 어렵지 않게 닿는다. 그러다 보니 많은 청소년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이탈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방송이나 텔레비전은 어떻게 학생들을 유혹하는 것일까? 최근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오디션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 대한민국은 오디션의 나라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음악, 드라마, 개그, 심지어는 춤 오디션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블TV에서 하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즌5가 나올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런 인기 몰이의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일반인이 스타가 되기까지의 인생역전을 보여주는 한편의 드라마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느끼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하루아침에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 1순위에 오르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순식간에 많은 팬을 보유한 일반인 스타가 탄생하는 것이다. 결국 다른 사람의 삶을 보면서 자신을 투영해 보고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는 잠시 동안의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더욱 스타가 되길 갈구할 것이고 평범했던 사람들이 스타가 되는 모습에 자신 역시 그런 스타가 되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을까하고 도전하게 되는 것이다. ‘총 상금 5억 원’, ‘아시아 최고의 시상식’, ‘초호화 음반 발매 및 유명 감독의 뮤직비디오’ 등과 같은 엄청난 혜택도 과열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TV 속에 숨겨진 진실 음악 프로그램이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순위를 매길 때 시청자 참여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외국의 경우 순위 프로그램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려면 음반판매량으로 수상을 결정하지만 우리나라는 ARS 인기투표와 방송 기여도 조사를 포함시킨다. 이때 ARS 인기투표는 한 건당 300원에서 500원 사이의 요금이 부과되는데 팬들로 하여금 경쟁을 부추겨 중복 투표가 가능하도록 유도한다. 실제로 팬클럽의 극성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가 상을 타게 하려고 한 사람이 수백 건의 중복 투표를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TV 드라마에서는 왜 회장님이나 사장님이 빠지지 않고 등장할까? [PART VIEW] 그 역시도 상업주의와 무관하지 않다. 드라마는 광고의 중요한 한 분야라 생각하면 된다. 이슈가 되고 있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어떤 모양의 귀걸이를 하면 명동에서는 곧바로 스타의 이름을 딴 OOO귀걸이라는 상품이 진열되어 팔릴 정도로 광고효과가 크다. TV 프로그램 안에서 어떤 가전을 사용하는지, 어떤 가구가 놓여있고 인테리어는 어떻게 되어 있는지 스쳐 지나가버리면 모를 다양한 광고들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있다. 그래서 드라마는 비싸고 많은 물품을 선보여야 하며, 가난한 가정보다는 부잣집 가정으로 설정해야 최신의 상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TV 속 청소년 문화, 무엇이 문제인가? 국내 최고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도 2번만 잘못 클릭하면 바로 불법 사이트나 광고 사이트로 연결이 가능하다. 최신 뮤직비디오, 대중음악, 만화, 인터넷 성인 사이트 등에서 보이는 선정성과 폭력성도 점점 더 노골성을 더해가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공중파 프로그램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여자 아이돌 가수들만 봐도 선정적인 퍼포먼스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드라마도 초기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선정적인 장면들을 과도하게 설정하고 있다. 이런 TV 속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문화가 우리 아이들을 폭력적으로 변화하게 하고 있다. 건전한 가치관도 왜곡되고 있다. 요즘 우리 대중문화에서는 얼굴과 몸을 상품화하고 자살과 쾌락으로 성을 미화하는 등 기존의 가치관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는 가치관이 아직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케이블TV 프로그램 중에 성형을 통해 여자의 인생을 역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안에는 외모로 인해 겪어야 했던 수없이 많은 상처와 고통들이 이야기 형태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프로그램 취지는 그런 여성들이 성형을 통해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일종의 복수를 하며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외모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외모지상주의가 된 우리나라 현실이다. 자질과 능력보다는 개인의 외모가 더욱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사회의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것들을 사회 문제라기보다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결국, 생각과 삶을 건강하고 건전하게 키워야 하는 성장기 여학생들이 이러한 TV 속 모습들로 인해 가치관이 왜곡되고 삶의 균형보다는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욕구만 키우게 되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감각적인 문화는 재미있고 자극적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 또한 이기적인 문화는 세대 간 대화 단절을 가져오고 더불어 친구들과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우리의 좋은 미풍양속을 변화시킨다. 또한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그들의 문화 역시 교육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의 불균형한 사용은 아이들이 공부를 싫어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TV 없는 세상의 변화 미국 이스트워싱턴대 바버라 브룩 박사는 TV를 보지 않는다고 해서 세상의 흐름에 뒤처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말한다. 그래서 박사는 TV를 보지 않는 가정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밝히기 위해 TV를 보지 않는 385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리고 몇 가지 재미있는 결과를 확인했다. 먼저 ‘TV를 안 보는 시간에 무슨 일을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변에서 1위는 독서였고, 놀이, 취미 생활, 운동 등이 뒤를 이었다. 또 TV를 없앤 집 자녀의 51%는 전 과목에서 A를 받거나 그와 비슷한 성적을 냈으며, 부모의 83%가 TV를 없앤 것이 자녀의 공부에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다. 또한 TV를 보지 않게 되면서 아이들의 41%는 하루 1시간 이상 책을 읽었고, 부모의 45%는 30분 이상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이 밖에도 조사대상자의 37%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하루 1~2시간, 17%는 2시간 이상, 31%는 30분~1시간 늘었다고 답했다. ‘한 달에 책을 얼마만큼 구입하느냐’는 질문에는 25%가 한 달 평균 21권, 19%는 11~20권의 책을 구입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 적극적인 문화수용자로서 학생 이끌어야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학생들에게 무조건 TV를 보지 말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TV 시청 시간을 조절하고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 중에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여가를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어른들이 나서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형식적이고 관습적인 문화들에 무조건 순응하기보다 “왜?”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필요하거나 올바르다고 생각하면 곧바로 행동하는 청소년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합리적인 설득을 할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하다. 또한 어른들에 비해 새로운 매체에 빨리 적응하고, 이런 새로운 매체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문화들을 경험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내적인 힘을 길러줘야 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을 단순히 문화를 소비하거나 관찰하는 사람이 아닌 생산과 소비를 이끄는 주체로 인식하고 각각의 문화에 적극적인 참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학생들의 문화를 무조건 치기어리고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청소년들의 문화를 그들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대중문화에 대해서 수동적인 태도가 아닌 비판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문화를 변혁하려는 자세를 가진 문화 수용자로서 교사의 역할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