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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누명을 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에 대해 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교총은 이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며 교육청의 무리한 조사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1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제자 성추행 누명을 쓰고 교육청의 조사를 받던 중 자살한 故 송경진 교사의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순직 유족 급여 지급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은 25일 유족에게 송달됐다. 송교사는 2017년 8월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교육청의 징계 절차를 밟게 되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에 한국교총과 전북교총(회장 이기종)은“뒤늦게나마 고인의 억울함이 풀리고 명예를 회복한 사필귀정의 판결”이라고 평가하면서“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하윤수 회장은“재판 결과 전북교육청과 학생인권교육센터의 무리한 조사,징계 착수가 고인의 죽음에 중요한 원인으로 확인된 만큼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며“특히 학생인권옹호관의 막강한 직권조사 권한 등에 대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교총이29일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문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재판부는故송교사와 유가족이 억울하다고 주장한 내용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판결문에는‘망인의 자살은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 결과 수업지도를 위해 한 행위들이 성희롱 등 인권침해 행위로 평가돼30년간 쌓아온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이 부정되고,충분한 소명기회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상실감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또피해 여학생들은 경찰에서 ‘망인이 수업에 집중하게 하려고 한 행위이거나 장난으로 한 행위 일뿐’이라고 진술하기도 했고,교육청에 제출한 탄원서는‘진술서에는 망인이 칭찬해주거나 다리 떠는 것을 지적하거나 수업 잘 들으라고 한 행동도 모두 만졌다고 적었고 기분이 나빴다고 적었으나,망인에게는 잘못이 없으니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라는 취지의 내용을 다수 포함했다. 법원은 ‘그럼에도 학생인권교육센터는 피해 여학생들을 면담해 진술 내용을 확인하는 등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초기진술서만을 근거로 판단했다’고 했다. 아울러‘망인으로서는 위와 같은 사정이 고려되지 않은 채 조사가 완료되고 신체접촉 행위가 모두 피해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결정되자 깊은 좌절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서 내사종결을 결정했음에도 직위해제 처분을 받게 되자 이를 납득하기 어려워했던 것으로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교총은“결국故송교사의 죽음에는 전북학생인권교육센터의 무리한 조사와 징계 착수가 중요한원인으로 확인됐다”며“도교육청과 학생인권교육센터는 지금이라도 도의적 책임을 지고,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전북학생인권조례에 의거해 설치된‘학생인권옹호관’의 재량권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교사를 직권 조사할 수 있는 등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만큼,그 권한과 책임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에 따르면 인권침해 사건의 각하 사유로△피해자가 조사를 원하지 아니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수사기관의 수사 또는 그 밖의 법률에 따른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종결된 경우, ‘각하한다’고 강행 규정으로 정해행정재량의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송 교사의 조사근거가 된 전북학생인권조례(제49조 제3항)는‘각하할 수 있다’는임의규정이어서피해자가 조사를 원하지 않아도,사법당국이 내사를 종결한 사안이라도 상관없이 인권옹호관이 자의적으로 직권조사를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한국교총과 전북교총은2017년 사건 발생 이후 지속적인 진상 규명 활동과 지원활동을 함께 펴왔다.하회장 등 한국교총-전북교총 대표단은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을 항의 방문해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을 촉구한 바 있다.또한유가족에 대해 위로 방문은 물론,민‧형사 소송비 지원,유자녀 장학금 지급 등 지원에도 해왔다. 한국교총과 전북교총은“교원의 생활지도체계가 무너지고 학생인권옹호관의 부적절한 조사권이 개선되지 않은 한,억울한 일이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며“앞으로도 교총은 교권 확립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총 원격교육연수원은 ‘선생님이라면 꼭 알아야 할 교직실무(4학점)’를 신규 개설했다. 전국 유·초·중·고교 교원과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번 연수는 학교현장에서 겪는 실무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조직 및 법규 ▲학사 ▲연구 및 장학 ▲교육과정 ▲생활 및 진로 ▲인사 등 각 분야의 이론과 정보를 바탕으로 교직실무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복지본부장은 법규에 관해 설명한다. 교권 침해사건을 유형별로 정리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음주운전 및 성 비위, 아동복지법 위반을 예방하는 방법도 함께 소개한다. 홍진수 세종 늘봄초 교사는 생활 및 진로 지도 노하우를 전수한다. 아동·청소년 발달의 이해, 문제행동의 이해와 지도, 학부모 상담의 이해와 실제, 학교폭력 사안 처리 등 실질적인 내용을 설명한다. 최근세 세종 전의초 교감, 고미영 서울 가재울초 교감, 황영옥 세종 고운초 교감, 박형순 세종 전동초 교사 등 현장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선다. 연수 신청은 교총 원격교육연수원 홈페이지(www.education.or.kr)에서 할 수 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주최로 2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대학(원)생 등록금 반환 해결책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 되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 주최로 2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대학(원)생 등록금 반환 해결책은 무엇인가?'란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 되었다. 조인식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왼쪽 첫번째)이 '코로나19 관련 대학 등록금 반환 논의와 과제'란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답답해 죽느니 내가 직접 만드는 SNS콘텐츠 with 망고보드|엄혜경 지음|애드앤미디어 펴냄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SNS. SNS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전문 디자이너가 아닌 이상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갈피를 잡기 어렵다. 학교에서도 다르지 않다. 인포그래픽,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학습 효과를 높이고 싶지만, 방법을 고민한다. 디자인 플랫폼 망고보드는 ‘누구나 디자이너가 된다’는 슬로건으로 탄생했다. 디자인에 필요한 재료와 편집기, 수정, 편집할 수 있는 템플릿을 제공한다. 망고보드를 활용하면 온·오프라인에 필요한 모든 디자인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수 있다. 망고보드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본적인 기능부터 실전에 활용하는 방법까지 단계별로 설명한다.
▨성 인권으로 한 걸음|엄주하 지음|을유문화사 펴냄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성교육은 재량 교육이다. 지난 2018년 교육부가 집계한 실질적인 성교육 시간은 초등학교 5.17시간, 중학교 3.5시간, 고등학교 5.5시간이다. 학창 시절 동안 총 14시간에 불과하다. 최근 올바른 성 인식 교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n번방 사건을 비롯한 성범죄가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가해자의 나이가 10·20대라는 데서 그 충격은 더욱 컸다. 25년 차 보건교사인 저자는 “우리 성교육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말한다. 도대체 성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기에 적지 않은 아이들이 성범죄자로 전락한 것인지 문제를 제기한다. 이제는 아이들을 성적 존재이자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는 주체로 인정하는 성 인권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피해자 되지 않기’ 교육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도모하는 ‘가해자 되지 않기’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직교사가 우리나라 성교육의 현주소를 신랄하게 짚어내고 우리나라 성 인권 교육의 방향을 제시한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학교 현장은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교육부는 연신 보도자료를 통하여 학생 등교 및 질병과 관련한 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더불어 학교 현장은 오늘도 방역과 학생 교육 활동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학교는 현재 교육부, 각 시·도교육청 및 지역교육청에서 시달된 코로나19와 관련한 공문내용을 준수하여야 하는 한편,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가 방역과 학생등교 방법의 자율적 결정을 권장 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분야에서 팬데믹 선언과 더불어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으며, 지금의 결정사항들이 향후 다가올 미래시스템으로 고착화 될 가능성이 크다. 학교교육시스템도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리나라 헌법 제117조에서 지방자치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시행령 및 시도교육감 행정권한 위임조례에 따르면 학교체육·보건·급식 및 학교환경정화 등 학생의 안전 및 건강에 관한 사항을 교육장(지역교육청)에게 위임하고 있다. 위의 내용에 의하면 보건 및 학생의 안전 및 건강에 관한 사항은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운영하지 못한다. 하지만 현재 학교에서는 자율적 판단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근래에 들어서는 방역과 관련된 자율적 결정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듯하다. 방역 등 보건에 관한 것은 생명을 담보로 하기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되어야만 하는데도 말이다. 방역과 관련하여 자율권을 부여받은 학교들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접근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게다가 학교가 코로나19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이는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존재한다. 학교의 자율권 확대이다. 진정한 의미의 지방교육자치의 목적지는 결국 단위학교 자율화이다. 교육 운영에 있어서 자율화의 장점은 학교의 특수성, 자주성, 창의성을 배양하고 교육과정운영의 민주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 자율화의 장점 중 하나는 책임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학교에 자율권이 주어질 때 학생의 교육활동에 따른 계획 및 수행과정에서부터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인과관계를 자세히 검토하고 분석하여 학생 개개인에게 적합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의 자율화는 의사결정의 권한을 분배하는 것이니만큼, 교육의 상급기관들과 학교에서 각각 담당해야 할 역할과 책임의 한계가 분명하여야 한다. 또한, 자율화에 따른 재량권은 학교장의 필요로 주어져야 한다. 타율적으로 주어진 재량권에서 효율적인 기대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학교에 주어지는 재량권이 자칫 국가가 하기 힘든 일을 떠넘기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면 안될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지방교육자치에 따른 학교의 자율권을 확대하기에 매우 좋은 여건이 형성되었다. 방법과 절차가 다소 급격하더라도 발전된 미래학교의 모습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학교가 자율적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받을 기회인 것이다. 학교에 권한을 위임할 때는 그 위임사항을 법적 근거를 두고 시행되어야 한다. 학교장의 자율권 확대를 위해 추진되는 권한의 이양 혹은 위임은 단순한 공문에 의해 시행되는 것보다 법제화를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 법적인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학교에 권한을 위임하는 경우에는 위임 또는 이양해야 하는 것, 해서는 안 되는 것, 할 수 있는 것,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더불어 학교의 자율권은 유명무실한 권한이 아닌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공채 절차 없이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30만 명에 육박하는 등 국민적 분노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공정성과 연관된 문제이기에 학부모 등 교육계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조국사태’에 이어 다시 공정성 논란이 불이 붙은 모양새다.청와대와 여당이 ‘가짜뉴스와 왜곡 보도 탓’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여권 내에서도 이를 비판하는 시각이 나오는 등 후폭풍이 여전하다. ‘인국공 사태’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한 마디에 대규모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자, 공기업을 준비하던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이 공정성 논란을 제기하면서 국민적 비판으로까지 이어진 상황을 말한다. 정규직은 1500명 수준의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약 1900명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29일 취준생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이번 사태와 관련한청와대와 여권의 해명에 대해 청년들은 ‘우리들의 문제 제기에 대해 전혀 다른 소리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이들의 주된 우려는 현재 정규직이 약 1500명인 공사에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보안검색 1900명의 정규직이 전환되면 신규 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은 총액인건비 제도를 적용받는 만큼 직원이 두 배 이상 증가하면 신규채용도 줄어들게 되고, 정규직 다수를 차지하게 된 보안검색 요원들이 노동조합의 주도권을 쥐고 동일임금이나 사무직렬 전환 등을 요구해 관철되면 감소하게 된다는 게 취준생들의 관측이다. 이와 유사한 시각의 여당 국회의원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들의 항의에 ‘청년 일자리 뺏기가 아니다’, '가짜뉴스 때문이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본질을 잘못 본 것”이라며 “20대 청년이 바라는 것은 공평과 공정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정부의 노동정책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라는 설명도 이어갔다. 그는 “인국공 정규직화는 노동 경직성을 강화했다는 점, 정규직화한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놓고 투쟁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공공 및 민간 부문의 다른 비정규직들의 강력한 투쟁이 예상된다는 점 등에서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를 두둔한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의 경우 자녀 해외 유학 문제가 거론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에 대해 하태경, 오세훈 등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김 의원을 강력하게 비판하며연일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교육계도 학부모, 학생들에게서 인국공 사태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학생들이 피해볼 수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시민단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공국모)’은 연이어 비판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29일 “최근 인국공 사태에 대해 ‘가짜뉴스로 촉발된 측면이 있다’는 청와대의 상황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대통령의 공약이란 이유로 현실적인 고려 없이 막무가내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전시행정을 즉각 멈추고, 비정규직과 취준생 모두에게 기회가 열려 있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선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25일에도 “인천공항공사는 보안직원 정규직 전환을 즉각 철회하고, 구본환 사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며 “온 국민을 분노케 한 이번 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말 뿐인 가짜 공정이 만들어낸 대참사”라고 했다.
해거름 지는 산길 진종일 쑥국새 울음소리 목이 쉬고 안개처럼 스미는 진한 쟈스민 향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짙은 초록 바람에 실려 온 그 향기는 밭 가장자리 울타리 삼아 심어 놓은 치자꽃에서 피어난다. 바람이 불 때마다 그 향기는 삘기 꽃 하늘거리는 언덕을 돌아 파랗게 물드는 흰 구름에 옮겨 탄다. 치자꽃 그 향기! 겨우내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상록의 짙푸름을 깔고 연초록 봄 받침을 하더니만 여름에 접어들자 순백의 도톰한 여섯 잎이 그리움의 진한 향을 피워올린다. 그리고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달착지근한 여운으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치자꽃의 꽃말은 한없은 그리움이다.치자나무(Cape jasmine)는 꼭두서닛과(Rubiaceae)에 속하는 늘 푸른 넓은 잎 떨기나무이다. 중국이 원산지인 열대 및 아열대 식물로서 치자(梔子)라는 이름은 열매의 모양이 타원형으로 옛날 술 단지와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졌다 한다. 치자나무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옛날 영국에 가데니아라는 아름답고 순결한 처녀가 있었는데 흰색을 너무 좋아해서 흰색으로 자신의 모든 걸 치장하고 있었다. 어느 날 천사가 찾아와 어떤 열매를 주며 천국에서만 피는 꽃인데 화분에 심어 크게 자라면 키스를 하라는 말을 남기며 사라진다. 가데니아는 그 열매를 심고 잘 가꾸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나자 꽃이 피었는데 하얀 꽃잎에 너무나 우아하고 예쁜 꽃이었다. 키스를 하자 약속대로 나타난 천사는 당신이 바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속삭이며 멋진 젊은이로 변하였다. 두 사람은 결혼해서 아주 행복하게 살았는데 천사가 가져다준 이 꽃이 지상에서 처음 핀 치자나무(gardenia)라고 한다. 유월에서 칠월이 한창인 치자꽃은 향기가 맑고 그 향기에 마음의 근심을 사라지게 하니 청결이란 말도 어울린다. 치자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화훼서적인 조선 시대 강희안의 양화소록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그는 치자의 4가지 아름다움을 꽃 빛이 흰 것, 향기가 맑은 것, 겨울에도 윤기 있는 싱싱한 푸른 잎, 황금색 물감으로 쓰이는 열매를 꼽아 꽃 중에 가장 고귀한 것이라고 극찬했다. 그런 만큼 소박하면서도 야무진 치자꽃 향기에 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치자꽃 향기에 놓았던 정신을 챙긴다. 피어오르는 향기를 따라 하늘을 올려다보니 유년의 파란 기억과 풋사과 같은 이십 대의 일들이 떠오른다. 놀거리가 없었던 유년 시절은 무척 무료했다. 들이든 밭이든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해 어머니 치마꼬리만 따라다녔다. 애도 많이 태웠다. 장마가 끝나고 푸성귀나 거둔다고 나서는 어머니를 따라서 간 산밭 가장자리엔 치자꽃이 하얗게 피어 있었다. 심심하다고 집에 가자고 성화를 끓이면 어머니는 치자꽃을 따서 삘기 줄기에 끼워 불어주며 돌리며 놀라고 하신다. 멀리 바다를 바라보며 비탈진 밭 소나무 그날 아래 앉아 입바람을 불 때마다 돌아가는 치자꽃이 참 신기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치자꽃만 보면 그 속에 어머니의 얼굴이 살아난다. 하지만 세월은 변함없이 흐르는 법 이제는 그리움만 맴을 돌 뿐이다. 또 다른 치자꽃 향기가 돌리는 시간은 이십 대 초반에 첫 발령지를 남해의 어느 섬에 받은 분의 글이다. 『스물한 살 봄날 첫 발령지로 낯선 남해 섬 당도하니 파도보다 먼저 달려온 치자꽃 향기 나를 안으며 함께 살자 하네. 첫사랑 같은 황홀감에 젖어 물안개 같은 웃음 날리며 섬 노래 풍금으로 반주 맞추던 날들, 온몸은 치자 향에 취해 파도길 음계 따라 젊음의 꽃 피웠네, 올해도 어김없이 아파트로 이사 온 치자꽃 화분에 잃어버린 청춘이 다시 피네.』 그랬으리라. 필자의 첫 발령지도 이곳인 만큼 내 마음과 같음을 치자꽃을 보며 쓸어내린다. 치자꽃은 초여름 장마의 시작과 끝을 알게 해주는 꽃이다. 치자나무 첫 꽃이 피면 장마가 시작되고 마지막 치자꽃이 지면 장마가 끝난다고 하였다. 장마가 시작되면 눅눅하고 우울해진다. 어르신들에겐 신경통이 도지고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고 한다. 그럴 때 치자 열매 진액과 하늘 수박을 막걸리에 넣어 마시면 효험이 있다는 어른들의 말씀도 기억난다. 민간요법의 하나이지만 한방에서 불면증과 황달 치료 소염, 지열의 효과가 입증된 내용이기도 하다. 사시사철 푸른 치자나무. 요즘은 가까운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긴 장마지만 가끔 바람결에 실려 오는 치자 향은 더할 나위 없이 고귀하다. 청결과 더불어 한없는 즐거움과 그리움의 꽃말로 날리는 치자꽃 향기를 맡으며 내 몸과 마음은 신김치 냄새만 풍기지 않은 지 두려워진다. 혼란과 욕심이 드나드는 지금 치자꽃 향기 같은 순하고 정갈한 기억과 그리움이 넘쳐난다면 조금 더 향기로운 삶이 되지 않을까?
6.25 참전용사 만나기는 어렵다. 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 6.25참전유공자회 등 관련단체에 연락하여 인터뷰 대상자를 찾으려 하니 난관에 부딪친다. 그도 그럴 것이 6.25 당시 18세이면 70주년인 올해 88세이다. 참전용사 중 생존해 있는 분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참전용사 가족을 찾아 보았다. 지난 24일, 서둔동에 살고 있는 유상준(74세) 씨를 경기상상캠퍼스에서 만났다. 14살 나이 차이가 나는 큰형(유상구 작고)이 참전용사다. 참전용사 동생을 통해 6.25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고향인 충남 청양 장평면에서 남침 소식을 들었다. 이때 동생 4살, 형은 18살. 형은 국가로부터 소집 통지서를 받고 제주도에서 한 달간 기초훈련후중부전선에투입되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전쟁 중 완전무장을 하고 휴가온 형의 모습과 자식을 맞이하려고 맨발로 달려나간 어머니 모습. 형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중부전선에 투입되었는데 작전에 참가, 전투가 벌어지면 4할 정도가 사망하고 6할 정도가 생존. 생존자들로 다시 부대를 편성, 작전에 투입되었다고 한다. 가장 치열했던 전투는 휴전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영토를 차지하기 위한 고지탈환 전투. 피비린내 나는 야간 육박전에서 피아식별은 머리. 머리가 길면 아군, 짧으면 적군. 아버지는 칠갑산 인근에 떨어진 적의 포탄을 보고 “피란 가도 죽고 여기 있어도 죽는 건 마찬가지”라며 피란을 가지 않았다고 한다. 어머니에 대한 기억으로는 군대간 자식을 위해 장독대에 매일 정안수를 떠 놓고 정성을 드리던 모습. 당시 네 살 먹은 유상준 씨도 폭격기 소리만 들어도 마루밑으로 기어들어갔다고 한다. 농림부 농업공무원교육원에서 은퇴한 유상준 씨는 월남전 파병용사다. 그는 6.25가 북침이라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일부세력이 있어 안타깝다고 한다. 집권세력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역사적 사실을 변형시키면 아니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공산주의는 겉으로는 그럴듯하게 보이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우월하다는 것이다. 이등중사로 제대한 형님은 슬하에 3남2녀를 두었다. 수원에서 건축업을 하면서 수원비행장, 서둔동 성당, 서둔교회 건축에 참여하였다. 57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막내딸은 경기 언론계에 종사하는데 참전용사인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형은 사후 참전유공자로 인정을 받아 청양 선영에서 여주 호국원 납골당에 형수님과 함께 모셔져 있다고 한다. 6.25의 교훈은 무엇일까? 6.25 참전용사가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 6.25와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 역사의 교훈은 전쟁을 대비하면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것. ‘상기하자, 6.25’ 표어, 우리는 많이 들어보았다. 6.25를 잊지 말자는 것이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
흔히 하는 말에 ‘싼 게 비지떡’이라고 한다. 먹을 게 부족하던 시절에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로 요리해 먹던 것이 비지떡인데, 지금처럼 다양한 재료를 넣고 기름 넉넉히 둘러 부친 것도 아닌데 얼마나 맛이 있을까, 짐작이 간다. 그래서 이는 값이 싸서 사 먹긴 하나, 값싼 만큼 맛이 그다지 좋지 않은 데서 생겨난 말로 값싼 제품은 그만큼 품질도 나쁘게 마련이라는 뜻으로 정착이 되었다. 결국 ‘모든 것에는 그 값이 있다’는 교훈으로 삼기에 딱 좋은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또 다른 경우가 생각난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가 그것이다. 우리는 힘든 노력 없이 쉽게 얻기를 바라기에 공짜를 너무 좋아한다. 그러나 이 경우 공짜를 좋아한 결과는 어떨까. 또 ‘뿌린 대로 거둔다’고도 말한다. 이는 진정한 노력의 대가를 이르는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진실이다. 땀 흘려 노력을 하지도 않고 큰 것을 얻어 성공하기를 원하는 것은 그만큼 남의 것을 공짜로 얻으려는 ‘도둑놈 심보’라 할 수 있다. 좀 더 심화시켜 보고자 한다. 훌륭한 작가란 어떻게 탄생할까? 일찍이 헤밍웨이도 말한 바처럼 쓰레기에 불과한 자신의 초고(草稿)를 수없이 탈고하며 장시간에 걸쳐 인고의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 보통 사람과 유명 작가의 차이다. 다른 경우를 보자. 해외여행을 나갈 때 사전에 정보를 얻고 지리 공부를 한 사람은 즐겁게 그 나라를 여행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참 여행의 맛은 사전에 얼마나 준비를 잘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운동은 어떤가? 혹독한 동계훈련을 거친 선수는 그 훈련의 성과로 시즌 중에 체력과 기술에서 다른 선수를 앞서갈 수 있다. 큰 경기나 대회에서 탁월한 성과를 얻는 참가자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연습하여 자신감을 얻은 참가자는 그 대회에서 영광의 수상을 거머쥘 수 있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도 마찬가지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수없이 실전에 대비한 학습의 결과는 마치 부지런한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면서 무럭무럭 자라는 농작물과 같다. 이러한 사실은 청소년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할 수 있다. 비싼 값을 치르면 그에 합당한 결과를 수확하는 교육이 가능한 것이다. 필자는 젊은 시절, 담임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철칙으로 내세운 급훈이 있다. 바로 ‘모든 것은 그 값이 있다’ 것이다. 대학진학을 앞둔 대부분의 고3 수험생은 이 말을 금과옥조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 무더운 여름날에도 학생들은 셔츠차림으로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속옷이 흠뻑 젖도록 공부를 했다.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면 학생과 담임이 함께 러닝셔츠를 벗어 흥건히 적신 물기를 짜냈던 시간이 있었기에 매년 다수가 소망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이제는 중년이 된 그 제자들이 만남의 시간마다 이구동성으로 “그땐 참 힘들었지만 각고의 노력의 결과가 오늘의 저를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라고 되뇌인다. 그렇다. 영어 속담에도 ‘Easy come, easy go’라고 하지 않는가.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얼마나 달콤한가. 이제 성숙한 시민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당당하게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제자들이 ‘모든 것에는 그 값이 있다’는 진리를 실천한 자랑스런 증거자들이다. 세상은 묵묵히 인내하며 자신의 가치(값)를 높이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 행운의 여신이 찾아온다. 학창 시절 최후에 웃는 자가 진정한 승자가 되도록 말이다. 필자가 급훈으로 제시했던 이 말 ‘모든 것에는 그 값이 있다’는 성실하고 정직하게 노력의 대가를 지향하게 했으며 그 결과는 중년의 제자들이 스스로 인정하는 진리가 되었다. 지금 코로나19의 위기에서도 인내하며 열정으로 학업에 임하는 이 땅의 학생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네고 싶다. 특히나 대학 입시를 목전에 두고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고3 수험생 제위에게 늦은 밤까지 책장을 넘기는 순간순간이 소중한 대가로 되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경기 하남망월초등학교(교장 안희숙)는 6월 18일과 19일 2일에 걸쳐 6학년 245명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천연염색 수업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다양한 체험학습이 축소된 가운데 6학년 학생들은 선생들의 지도에 따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천연염색에 참여했다. 이번 수업을 통해 6학년 학생들은 주변에서 쉽게 보지 못하는 연지충, 오배자, 쪽 등 천연염료를 사용하고 다양한 홀치기 기법으로 창의적인 학급티를 제작하였다. 비록 거리두기로 인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학급티를 염색하며 서로 더불어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미술교과와 과학교과의 수업 재구성을 통해 실시한 천연염색 수업은 원격수업 혹은 교실에서의 실내 수업과는 또 다른 야외활동으로 진행되어 학생들은 거리를 유지한 채 활기찬 웃음꽃 피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망월초등학교 6학년 부장교사(교사 홍선정)는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학생들이 등교하는 날은 적어졌지만 학교에 나온 날만큼은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며 학교라는 곳이 행복하고 더불어 함께 즐거운 곳이라는 느낌으로 받으며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생활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기 하남망월초등학교(교장 안희숙)는 4월 29일 글마루 도서관 야외 테라스에 원두막을 설치하였다. 이번에 설치한 원두막은 학생들의 쾌적한 독서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학교자체예산을 활용하여 2주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설치되었다. 새롭게 꾸며진 원두막은 망월초 학생들의 아늑한 담소 및 독서공간이 될 예정이다. 그동안 글마루 도서관 테라스는 삭막한 콘크리트 옥상으로 난간이 낮아 학생들의 안전을 위하여통제되어 왔던 공간이었다. 이처럼 비어있던 공간에 안전 난간을 설치하고 녹색식물을 심을 수 있는 화분을 마련하여 조롱박과, 토마토, 가지, 수세미 등 교육과정과 연계한 생태교육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도록 꾸몄다. 그리고 한 쪽에 원두막이 설치되어 학생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한 활기 넘치는 공간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모여 사용할 수 없지만, 학생들이 야외에서 자연을 느끼며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는 날이 앞당겨지기를 바란다. 글마루 도서관 사서선생님(교사 문선영)은 “요즘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 독서량도 많이 줄고 도서관 이용이 많이 어려워 졌는데 하루빨리 야외 원두막에서 여러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하고 자유롭게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책에 흠뻑 빠지는 행복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고 소감을 전했다.
그동안 무리한 운영으로 각종 문제점이 지적돼 온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기능경기대회가 전면 개편될 전망이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기능대회 운영방식을 개선해 과열 경쟁을 완화하고 비공식적으로 운영되던 기능반은 정규 동아리로 전환해 야간교육과 휴일교육·합숙교육 등을 금지하기로 했다. 최근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공동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기능경기대회 운영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제8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거쳐 확정했다. 사실 기능경기대회는 기능인의 사기앙양과 근로의욕의 고취를 목적으로 심신의 건전화 및 기술수준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를 말하는 것으로, 지방기능경기대회, 전국기능경기대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등이 있다. 전국기능겅기대회는 올해 제55회 대회를 맞아 오는 9월 전북 군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전국기능경기대회는 1등급 중 최고상에는 대통령상, 국무총리상을 수여하는 전통 있는 경기대회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의 기능대회 개선 방안은 과열 경쟁, 종목의 산업 현장성 부족, 입상자 취업 저조 등 기능대회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기능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뒀다. 특성화고(직업계고)도 보통교육 학교라는 점도 감안했다.우선 기능대회 준비반인 기능반 운영기준을 마련하는 등 기능대회 준비·기반 여건을 개선하기로 했다. 단위학교에서 우수학생을 뽑아 비공식적으로 운영하던 기능반을 정규 '전공심화 동아리'로 전환·운영하도록 했다.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지도교사를 배정하고 전공심화동아리 운영계획을 수립한 후 체계적으로 운영토록 준거도 마련됐다. 학생들의 전공심화동아리는 공개모집을 통해 입·탈퇴를 자유롭게 열어놓도록 했다. 향후 기능대회 준비를 위한 전공심화동아리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과 방과후에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기능반 학생도 반드시 정규 수업에 참여해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전공심화동아리는 기능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오후 10시 이후에 야간교육, 휴일교육, 합숙교육 등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정규 교육과정 정상화와 기능대회 준비 등을 함께 정상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학생 개인에 대한 정기·수시 상담을 실시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위(WEE)클래스 등을 통해 상담 치료를 실시하는 등 심리방역도 강화한다. 관리청인 시·도교육청에서는 학생의 권익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전공심화동아리 운영을 정기(연 2회)·수시 관리·감독하고, 제반 운영비와 재료비 등을 지원한다. 모니터링과 사후조치 등을 위해 산업인력공단에 공익신고센터도 설치·운영한다. 한편, 기능대회의 과도한 경쟁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운영방식도 개선한다. 과제 출제를 문제은행 방식으로 전환하고 2년 단위로 사전에 공개한다. 종목별로 20개 안팎의 과제를 공개하고 대회 당일 1개 문제를 출제하는 방식이다. 지금은 종목별로 1~2개 과제를 제시하다 보니 학생들이 특정과제를 반복적으로 훈련해야 해 창의력과 현장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참가 선수 선발 방식도 개편한다. 현재까지는 지방대회 1~3위 입상자가 전국대회에 참가해 왔다. 내년부터는 지방대회 1·2·3위 외에 우수상 입상자에게도 전국대회 참가자격을 부여한다. 지방대회 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2022년부터 국제대회 출전자를 뽑는 국가대표 선발전도 전국대회와 통합해 개최할 계획이다. 현재는 전년도와 당해 연도 전국대회 1·2위를 대상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별도로 치러왔다. 앞으로는 전년도 1·2위가 전국대회에 참가하게 해 별도의 평가전 없이 전국대회만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단계적으로 지방대회와 전국대회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회 개최 시기도 방학기간으로 조정해 학기 중 학생들의 학습권과 단위학교의 교육과정 정상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정책연구와 의견수렴, 법 개정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지방대회는 2월말, 전국대회는 8월 말 치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국대회도 경쟁과열 요소로 지적되는 시·도별 종합순위 발표를 폐지하고 국제기능올림픽대회 방식의 일정 점수 이상의 경우 '공동메달제'를 도입한다. 상금 위주 포상을 개선하기 위해 상금도 금메달은 12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은메달은 8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축소한다. 한편, 기능대회의 수준과 현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포함됐다. 아울러 기능대회와 취업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3D프린팅, 드론, 사이버 보안, 사물인터넷(loT) 등 신산업 분야 직종을 신설하고 취업 연계성이 낮은 직종의 종목은 폐지하는 등 운영 직종을 개편한다. 또한, 대회를 학생부와 일반부로 분리한다. 학생부는 학교수업과 연계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일반부는 수준 높은 지식과 역량을 측정해 대회 수준을 높일 예정이다. 학생 중심으로 기능대회가 운영되면서 대회 수준이 정체되고 국제기능올림픽에서도 불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문제점을 개선키로 한 것이다. 기능대회 참여 환경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도 기능경기대회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숙련기술진흥원에 '기능경기 특별반'을 운영한다. IT 네트워크 시스템 등 29개 직종에서 연간 2000명을 대상으로 2월부터 8월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회 종료 후 취·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우수기업과 일자리 업무협약(MOU) 체결, 기업의 기능대회 참관 확대, 전국대회와 연계한 취업박람회 개최, 해외취업 알선 등 기능대회 입상자와 참가자에 대한 취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고용노동부의 기능경기대회 제도 개편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동안 직업계고의 기능경기대회 과열경쟁으로 학생들이 자살하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었다. 특히 기능경기대회 준비 학생들이 정규 교육과정과 수업에 반드시 참여하고 야간·휴일·합숙 교육 등을 제한해,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보장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결정이다. 보통 교육 기간의 학생들이 고교생들이 정규 교육과정과 수업을 방관하고 오직 ‘기능경기대회 선수’로 활동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조치도 매우 현실적이다. 다만, 앞으로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는 직업계고 학생들이 학습-자격-취업 등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편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직업계고 학생들의 ‘선취업 후진학’ 제도도 현실에 알맞게 개편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기능경기대회 입상자들의 후속 취업과 추수지도 시스템도 개편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자격증 제도도 손봐야 할 것이다. 직업계고 학생들도 엄연히 직업인이 아니고 보통교육을 받는 학생들이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앞 왼쪽 세번째)이 26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8간담회의실에서 개최된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개혁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교육특별위원장(오른쪽 첫번째)이 26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개혁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최교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오른쪽 첫번째)이 26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개혁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유기홍 의원·한국교육개발원 주관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더불어민주당 교육특별위원회, (사)미래교육희망,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최하고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개혁 토론회’가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반상진 한국교육개발원 원장은 “향후 인구절벽 현상 가속화로 저성장 시대가 도래하는 한편 초연결사회의 발전으로 집단창의성·집단지성은 물론 공유성장형 학교체제와 교수학습평가의 패러다임 대전환이 중시될 것”이라며 “미래 교육을 위해서는 교육투자에 대한 확대, 개인·사회·국가 상생 발전의 ‘공유성장형 포용교육 체제’로의 개편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 원장은 “지금까지는 서구 중심의 교육이론이나 교육개혁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사고를 해왔다면 앞으로는 한국교육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교육의 가치와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며 “학령인구 감소 현상을 교육의 기회요인으로 보고 교육투자 확대 및 새로운 교육생태계 발현을 위한 학교교육 패러다임 개편 등 확산 지향적인 접근을 통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존의 시험성적 중심의 학력관을 학교 간 네트워크 및 협력 등 자원공유 체제로 전환하면서 대학과 연구기관의 RD 역량을 강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고교 체계의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한 이범 교육평론가는 ‘포용적 고교학점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필수 이수 단위’ 폐지를 들었다. 예를 들어 수학을 공부하고 싶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이수과목이 복잡해지는 만큼 대입도 복잡해져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 인문계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개설 과목을 훨씬 다양화 해야 한다는 것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온라인 학점취득도 적극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입에 ‘소득별 쿼터제’를 도입할 것도 제안했다. 고교학점제의 전제조건인 내신 절대평가가 시행되면 상대평가로 인한 ‘균등 선발효과’가 붕괴돼 명문대 입학자 가운데 서울·강남·고소득층 비율이 더 높아질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소득별 쿼터제’를 검토해 볼만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느 대학의 경영학과에서 100명의 학생을 선발하는데 총 합격자의 1/2에 쿼터제를 적용할 경우, 소득 1·2분위에서 모집정원의 10%를 선발하고 3·4분위에서 10%, 5·6분위에서 10%, 7·8분위에서 10%를 선발한 뒤, 나머지 모집정원의 50%는 소득분위와 상관없이 기존 방식대로 선발한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하윤수 교총 회장을 비롯해 유기홍·박찬대·권인숙·서동용·윤영덕·정청래 등 민주당 교육위원들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최교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윤여각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원장 등이 참석했다. 하 회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교육위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향후 교원정책 등 교육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 회장은 축사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이번 토론회를 연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국회와 교총이 힘을 모아 적극 헤쳐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곡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6월 22일 월요일 오전, 자유학년제 활동으로 지역의 상징인 황룡강을 찾아 환경정화 봉사활동에 참여하였다. 이번 활동은 자유학년제 활동으로 계획하였던 ‘우리지역 진로직업 체험’이 코로나 19로 취소된 상황에서 우리 지역을 위한 뜻깊은 봉사활동을 펼쳐보자는 1학년 학생들과 박태용 담임교사가 뜻을 같이하면서 환경사랑 캠페인과 황룡강 환경정화 활동이 진행되었다. 6월의 무더위 속에서도 임곡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평소 버스를 타고 지나쳤던 황룡강 주변의 버려진 페트병과 음료수 캔, 비닐 등 생활 쓰레기를 줍고, 학교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환경사랑 캠페인을 펼치는 등 2시간 동안의 봉사활동을 전개하였다. 활동을 제안한 전진아 학생(1학년)은 “생각보다 많은 양의 생활 쓰레기들이 황룡강 주변에 있어서 힘들었지만, 친구들과 땀을 흘려가면서 쓰레기 봉투를 채우고 깨끗해지는 황룡강을 보니 환경을 지키는 활동에 작은 보탬이 된 것 같아 너무 뿌듯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임곡중학교 김성률 교장은 “환경 생태적인 삶이 일상적 실천으로 계속 이어지고 체험중심의 환경교육을 통해서 학생들의 환경문제 의식을 고취 시킬 수 있는 경험이 되었길 바라, 지역 활성화 및 작은학교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광주 유일의 작은학교인 임곡중학교만큼은 주소지와 상관없이 원하는 학생은 전입학이 가능한 자유학구제와 같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임곡중학교는 4년째 ‘학교 친환경 상자텃밭’을 운영하면서 식물의 생장과 수확까지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몸소 느끼게 하고 있으며, 2020학년도 학생 주도 환경(녹색성장) 프로젝트 동아리 ‘에코스쿨’ 활동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 실천의 생활화 등 기후환경문제에 대한 올바른 대처능력 향상과 친환경적 생활태도 함양에 앞장서는 특색 있는 환경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한때 중·고등학교에서 유행하던 말에 ‘어버리’라는 말이 있었다. 교사가 빠릿빠릿하지 못하고 어리벙벙한 학생을 꾸중할 때 흔히 이 말을 썼다. “이런, 어버리 같은 놈아!”와 같이 말이다. 여기에 쓰인 ‘어버리’는 ‘어리버리’가 줄어든 말이다. 그런데 ‘어리버리’라는 말은 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어리바리’가 표준어다. ‘어리바리’는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을 뜻한다. “술에 취한 듯이 어리바리 겨우 손을 내밀었다”, “낮보다도 더 자주 어리바리 잠에 빠지곤 했다” 등에서 ‘어리바리’의 의미가 잘 드러난다. 누구나 초보자의 시절엔 매사에 어리바리하다. 군대의 훈련병 시절을 생각해 보자. 집 떠나온 빡빡머리 장정들의 모습은 누가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었는지 가늠이 어려울 만큼 머리에서 발끝까지 똑같은 모습이다, 또한 4~5주간의 군사 기초훈련을 받는 초보 병사의 힘겨운 모습은 처연하기까지 하다. 돌이켜보아 필자도 훈련병 시절에 모든 것이 바싹 긴장된 생활의 연속이라 몸도 마음도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26개월의 복무 기간 중에 상병이 되어서는 한미야전군(CFA) 사령관인 군단장(3성 장군)으로부터 모범 사병으로 선정되어 포상 휴가까지 받을 정도로 군대 생활에 무난히 적응했었다. 굳이 군대 생활을 언급한 이유는 그야말로 누구나 겪는 낯선 환경에서 전혀 주목받지 못하던 사병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엘리트 사병으로 발전한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고교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다. 교직 생활 32년 차에 교감 자격을 취득하였고 현재 36년 차의 교원으로 있다. 대학 동기들보다 늦은 까닭은 개인적으론 우수한 학생을 가르치는 것에 욕심이 많아 평교사로 남아 있기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직 기간 중에 도서 지역에 위치한 영재들의 과학고에 근무를 자원하여 생애 가장 만족스런 교사 생활을 했다. 그 후에도 학생 수업과 생활지도에만 익숙한 상태에서 우여곡절 끝에 합류한 관리자 생활은 쉽지 않았다. 교감 발령과 함께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학교장의 질책을 받기도 하였다. 그럴 때마다 동료 교감들의 네트워크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조언을 들으면서 관리자의 틀을 갖추어 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항상 내면적으론 경험이 많은 학교장이 좀 더 친절하게 업무를 안내해 주고 설명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소망을 간직하기도 하였다. 그러한 마음이 바탕에 깔리니 행정 업무를 하는 부장 교사들이 업무에 다소 서툴거나 실수를 해도 전혀 질책과 큰 소리를 내기보다는 필자의 품 안으로 안아 챙기려고 노력하였다. 상황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니 “교감이 귀가 얇아 모든 의견을 다 수용하려고 한다”며 또 다시 질책이 내렸다. 업무에서 다소 자존심을 잃으니 자존감의 상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루어졌다. 학생들을 가르치기에만 익숙해 타인으로부터 질책을 받는 일이 거의 없던 터에 심각한 정서적 반응을 일으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빡빡이의 훈련병이 상병이 되면서 우수 사병으로 성장하듯이 이젠 업무의 감을 익히고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기도 하였다. 그럼으로써 부장 교사들을 역지사지하고 관리자로서의 철학을 갖고 여유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교사는 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문가라 칭하지만 여기도 경험과 훈련으로 완성되어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험은 최고의 스승이다(Experience is the best teacher)“고 말한다. 이는 나이는 저절로 먹는 것이지만 그 나이 값을 제대로 하기엔 어느 정도의 훈련과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는 말과 상통한다. 그래서 이미 앞서 많은 경험을 쌓아 전문가가 된 학교장과 교감은 자신의 올챙이 적 시절을 잊지 않고 부장 교사를 비롯한 모든 교사에게 업무적인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인내와 배려, 나눔, 사랑의 정신이 필요하다. 마치 교사가 학생에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교육을 하듯이 말이다. 앞서 언급한 필자의 관리자 철학은 ‘일보다 사람’이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인내가 필요하고 또한 자신의 인격과 덕망이 축적되는 결과이기도 하다. 참고 기다리면서 지켜보면 아이들이 무럭무럭 성장하듯 성인들의 업무 능력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못 참아 인간적으로 등을 지고 권위적으로 행동한다면 이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데 위험할 것이라 믿는다. 코로나19로 인해 하루하루 버티기 어려운 삶 속에서 ‘사람이 먼저다’는 격문처럼 일보다 사람을 배려하고 기다리고 인내하는 2020년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며느리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한다는 말에 마음이 뒤숭숭했다. 손녀가 오전에 어린이집에 간 틈에 공부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힘들지 않을까. 손녀가 이제 세 살이 넘어 엄마만 찾던데,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시험에 합격하는 것도 어려운데 포기하지 않고 마냥 하면 어쩌나. 그때마다 시험에 떨어졌다고 눈물을 흘리면, 그 모습도 가슴 아프게 다가올 듯하다. 며느리는 결혼 전에 여행잡지 기자로 일했다. 간혹 외국 출장을 가며, 글을 썼다. 그런데 결혼하면서 직장을 나왔다. 계속 일하고 싶었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퇴직을 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공무원의 길이었다. 공무원은 경쟁이 치열하다. 요즘 말로 피를 흘려야 하는 경쟁이기 때문에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 직업이 안정적이고, 노후에 도움이 된다지만, 경제적 대우는 많이 뒤떨어진다. 그런데도 이렇게 공무원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기업은 공채를 줄이고, 중소기업은 근무 환경이 나쁘다. 회사에 들어가도 신분이 불안하고, 수직적인 문화로 스트레스받는 일이 허다하다. 좋은 일자리가 없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험에 성공하지 못하면 단순 노무직으로 돌아다니게 되는 것을 알면서도 희망을 못 버리고 있다. 더욱 며느리처럼 결혼한 여성은 직장을 다니고 싶어도 갈 곳이 없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공무원에 모든 것을 건다. 세계적 투자가는 우리나라 청년 대부분이 공무원을 꿈꾸는 사례에 대해 걱정이라고 했다. 젊은이들이 도전하지 않는다고 매력이 없다고 꾸짖었다. 국내 학자들도 노량진의 젊은이들이 우리 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한다. 10대들이 스티브잡스를 꿈꾸는 사회가 필요하다고 열변을 토한다. 청춘은 무조건 높은 이상을 꿈꾸라고 강요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멋지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가 없는 사회에서는 이상론에 불가하다. 사회의 리더로 불리는 사람들이 국가의 미래와 연계해 젊은이들에게 거대한 길을 안내하는 것 같지만, 취업을 고민하는 청년에게는 공허하게 들린다. 그들이 책상에서 하는 말은 젊은이들에게 회의감을 확대하는 것 외에 다른 도움을 주지 않는다. 타인의 목표가 도덕적으로 어긋나지 않았다면 그 누구도 좋다 나쁘다를 규정해서는 안 된다. 젊은이들은 편안함을 갈망하고, 요령을 부려서 사회에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좁고 험난한 길에 뛰어든 바보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들은 당당하게 땀을 흘리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멋진 인생에 몰입하고 있다. 근면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꿈을 수놓는 일은 젊은이들의 특권이다. 노력과 의지에 집중하고 도전하는 모습을 봐야 한다. 인생은 무엇을 이룩했냐는 것이 아니다.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달려가는 모습에 가치가 있다. 그 과정에서 보배로운 경험과 큰 힘을 얻었다면 그거야말로 성공의 문턱에 도달한 것이다. 남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라. 미래의 안정적인 직업보다 꿈을 펼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꿈이 이끄는 삶을 살아라. 참 멋진 조언이다. 하지만 좋은 이야기도 자주 하면, 지겹다. 이런 조언은 진로상담실에서 너무 들어서 이제 신선함도 없다.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은 당대 사회 시스템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우리 사회에서 꿈이 곧 직업 선택으로 되어 버렸다. 요즘 젊은이들이 꿈이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 이데올로기가 변해야 한다. 공무원 시험 열풍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꼬집기 전에 꿈조차 갖지 못하는 사회를 만든 기성세대의 반성이 먼저다. 노량진 길목에서 컵밥을 먹어가며 고생하는 청춘들은 고소득을 바라고 혹은 크게 출세하려는 것도 아니다. 분명한 목표가 있고, 공정한 경쟁의 페달을 밟고 있다. 무조건 그들의 발걸음을 가벼이 볼 것이 아니라, 거기에서조차도 여전히 흔들리고 있는 고민과 내면에 안고 있는 아픔의 크기를 봐줘야 한다. 지금 그들의 피를 들끓게 하는 것은 시험에 대한 도전이다. 그 도전은 우리가 보기엔 그저 그렇지만, 그들에겐 절실함이 있다. 그 열정에 응원은 못하더라도 찬물을 끼얹지는 말아야 한다. 며느리가 막상 공무원의 길에 들어서고 나니 육아에 일에 힘에 부치기도 하나 보다. 자신의 삶을 오랫동안 탐색하고 결정을 한 것을 안다. 공무원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선택했기 때문에 힘을 내고 있다. 직업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권리이고, 아름다운 인생의 표현이다. 그 내면의 목소리를 알기 때문에 며느리를 응원한다. 어려운 도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룬 것처럼, 그 길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꽃을 피울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지역 비교과교사들은 성과상여금(성과급) 제도 개선을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총 김성일 신임회장이 첫 내부 공식일정으로 가진 비교과교원 릴레이간담회에서 이 같이 확인됐다. 간담회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10일에 걸쳐 특수·유아·영양·사서·보건 순으로 진행됐다. 염유민 서울특수학교 교장회장, 이경희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서울지부 회장, 강류교 서울보건교사회장, 권수현 서울영양교사회장, 유순봉 서울초중등학교도서관교육연구회장 등이 참석했다. 비교과교사 성과급 제도 개선문제는 보건·영양·사서교사 등의 공통 핵심현안으로 제기됐다. 대부분의 비교과교사들은 성과상여금에서 매번 가장 낮은 등급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비교과교사들은 교과와 비교과를 따로 분류해서 성과상여금을 정하도록 개선되는 것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성일 회장은 “성과상여금 제도는 폐지돼야 한다”며 “제도가 살아 있는 한 억울한 교사가 단 한 명이라도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단체교섭이나 정책협의 등 서울교총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선생님의 염원에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특수교사들은 △학급 과밀현상 △특수교육실무사 증원을 우선 해결과제로, △특수학교 교감 정원 증원 △장애인 교사 보조인력 증원 등을 중장기 과제로 내세웠다. 특히 학급 과밀현상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게 특수교사들의 목소리다. 교육당국이 특수학교 정원 배정기준을 지키기 않아 과밀학급이 발생돼 교사들의 업무 과중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유치원교사들의 요구사항은 △1정 자격연수 대상자 선정 시 법정규정 준수 △부장교사 임명 및 혜택 개선 △유치원 영양사-간호사 배치 △유치원 학급당 인원 감축 등이었다. 영양교사회는 △영양교사 업무경감 △영양교사 법정 정원 확보 △공동조리 유치원급식 운영 개선 등을 논의했다. 초중등학교도서관교육연구회는 △중학교 사서교사 배치 △사서교사 전보 개선 △DLS(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온라인 자료 확보 등을, 보건교사회는 △과대학교 근무 보건교사, 차기 전보 시 소규모 학교 우선배치 △초·중·고·특수학교 간 급간교류 시행 △과대학교 보건지원강사 확대배치 등을 내세웠다. 이번 비교과교원 릴레이간담회는 신임회장 상견례 겸 회세 확장 및 조직 간 긴밀한 공조체제 확립을 위해 마련됐다. 김성일 회장은 이번에 제기된 의견들을 적극 수렴해 관철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회장은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수많은 교사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부당한 것은 뿌리 뽑도록 하겠다”면서 “이번에 제기된 의견을 적극 수렴해 과감하게 밀고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