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23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경기도 이천 장호원 근처는 온통 분홍빛 복사꽃 잔치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벗들과 모임이 있었던 친지의 집에서 바라보는 복숭아 과수원은 그대로 무릉도원이었습니다. 복사꽃의 눈부신 유혹에 몸이 달아 두둥실 달이 뜬 과수원을 쏘다녔습니다. 저는 언제나 복사꽃의 눈웃음에 몸도 마음도 무장해제 당합니다. 이처럼 봄은 몸이 반응하는 계절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 봄을 맞으러 벗들과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듣고 꽃핀 과수원을 쏘다녔습니다. 그랬더니 제 몸 구석마다 봄의 숨결이 배어 교실에서 교과서를 펴는데 한 녀석이 딴 짓을 해도 너그럽게 용서가 되었습니다. 호호 김훈을 향해 한 문학상의 심사위원회는 “한국문학에 벼락처럼 쏟아진 축복”이라고 까지 찬사했다고 합니다. 이런 김훈의 글은 유려하고 깊이 있고 사물과 주체 사이의 사유를 몸의 언어로 말합니다. '현의 노래'는 눈과 코와 살갗으로 비비며 얻는 물질적 경험의 구체성 안에서 이뤄지는 지각만을 신뢰합니다. 김훈이 생로병사의 계기적 질서로 겪는 몸의 사실들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겠지요. 몸의 생리학 중에서 특히 저는 순장시녀로 내정된 가야 가실왕의 젊은 시녀 아라가 방뇨의 순간에 도망가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언제나 요의를 느끼는 그녀와 모든 순간에 모든 곳에 소리를 듣는 우륵, 들숨 날숨마다 냄새가 배여 있는 아름다운 우륵의 처 비화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오늘 아침 감지 않는 머리에서 냄새가 나서 같은 차를 타고 가는 옆 사람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가을날 니문이 스승의 유품을 묻고 가야 대궐의 무덤의 능선에 오른다. 산 채로 순장당한 아라의 무덤가에서 무덤의 풀섶에서 나온 사마귀 한 마리를 들여다보며 옛 가야의 금을 뜯으면 사마귀는 니문의 소리를 흉내 내는듯한 몸짓을 해보이다가 니문 앞을 지나 봉분 뒤로 사라진다. 이 장면을 김주언은 '현의 노래'에서 가장 슬픈 장면이라고 했습니다. 아라의 현신인 사마귀를 바라보는 니문의 마음이 저 역시 몹시 아팠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며 모든 사물의 소리를 찾아내는 우륵과 그 자신이 바로 우주이며 세상의 냄새를 품은 우륵의 여인 비화, 그리고 오줌누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젊은 순장시녀 아라가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저의 봄날을 깊어가고 있었습니다. 봄날의 복사꽃밭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벗이 있어 더 좋았고 그 먼 길을 벗을 보러 달려간 저 역시 제 마음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싶어서일 것입니다. 강마을에 비가 내립니다. 빗소리는 운동장을 지나고 화단을 건너 수업하는 교실로 들어옵니다. 모든 사물이 내는 소리들을 마음으로 듣는 봄 되시기 바랍니다. 참고자료 장석주/ 들뢰즈, 카프카, 김훈/ 작가정신30P 김주언 (2010). 김훈 소설의 자연주의적 맥락. 한국문학이론과 비평, 49, 231-248. 『현의 노래』, 김훈, 문학동네, 2012
광일고 총동문회(회장 정원주)가 모교 광일고의 기개를 전세계에 떨치고, 명문고로 발돋움하기 위한 의지를 다지고자 히말라야 로체(8,516m) 등정에 나섰다. '로체원정대'는 광일고 총동문회 회장 정원주(현 중흥건설 대표)씨를 단장으로 동문회 회원 6명을 포함해 손가락 없는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 원정대장, 이선규 등반대장, 나정희 대원, 지원팀으로 참가한 서갑석·오윤환·이동욱 대원으로 구성됐다. 대원들은 지난해부터 한라산과 월출산, 무등산 등에서 설상·설벽훈련과 암벽·야영훈련을 함께하며 팀워크를 조율해 왔다. 이번 원정은 지난달 27일 출국해서 로체 서벽 54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4개의 공격 캠프를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등반에 나섰다. 지난 8일 네팔 쿰부 히말라야 임자체 하이캠프(5481m)를 출발했고, 9일 오전 4시 20분에 임자체(6189m) 정상에 밟았다. 광주 광일고 동문 중에서는 서 대원과 이 대원이 등정의 기쁨을 맛봤고, 정 단장과 오 대원은 정상 200m 남겨놓고 하산했다. 정원주 단장은 “작년 총동문회 창단부터 줄곧 모교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여기서 멈추지 말고, 한계에 도전하는 마음으로 더욱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이번 원정으로 모교 광일고의 높은 기개를 전 세계에 떨칠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정에 참여한 동문 대원들은 “열 손가락이 없는 현실을 딛고, 원정대를 이끈 김홍빈 대장의 용기와 희망이 광일고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라며 “끊임없는 도전 정신을 갖고, 훌륭한 미래인재가 되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로체는 네팔 히말라야 가운데 있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은 봉우리로, 티베트어로 ‘남쪽 봉우리’를 의미한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에서 남쪽으로 3km정도 떨어져 있으며 주봉 외에도 8414m의 중앙 로체(또는 동로체)와 8382m의 로체샤르로 연결되어 있다. 원정대는 19일 귀국 예정이다.
경상북도문경교육지원청(교육장 엄재엽) Wee센터는 4월 13일 학업중단 위기예방 및 학교 부적응 학생의 조기발견을 위해 학교로 찾아가는 '학업중단 예방의 날'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이번 체험 부스에는 문경중학교 학생 약 100여명이 자신이 원하는 심리검사(자아존중감, 학교적응 유연성, 분노지수)를 선택해 실시했으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상담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돼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매달 진행되는 '학업중단 예방의 날' 행사는 4월 문경중학교를 시작으로 관내 많은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계절과 학생들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진행될 예정이다. 남병훈 문경교육지원청 Wee센터장은 “매달 진행되는 행사를 통해 학교 안팎으로 많은 학생들과 직접 소통하며 적절한 상담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위기 학생을 조기 발견해 즐거운 학교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남 김해 수남초등학교(교장 이상롱)는 지난 17일, 고학년을 대상으로 진로검사를 실시했다. 5학년은 자신의 적성과 인성, 창의성, 학업성취도에 맞는 종합 진로검사를, 6학년은 청소년들의 올바른 자기 탐색 및 합리적인 진로 설계를 돕기 위한 진로인식검사를 실시했다. 특히, 6학년의 진로인식검사는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양산지청의 주관으로 무료로 실시했으며, 검사지와 응답지를 해당 기관에 송부하면 검사결과를 웹기반 결과처리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진로인식검사는 지역사회 기관인 김해고용센터와 연계해 교사가 학생의 직업심리검사 결과를 수시로 조회·출력 가능해 학생의 재학기간 동안 진로이력관리를 통해 지속적인 상담 및 지도가 가능하게 하였다. 이상롱 교장은 "인성 및 진로 지도에 지역사회 기관과 학교가 협력해 학생들의 잠재돼 있는 능력과 적성을 깨우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변화하는 직업세계와 평생학습사회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진로개발역량을 함양하는데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전교생이 참여해 친구 간의 우정을 두텁게 하는 칭찬 릴레이를 전개하는 학교가 있다. 전남 용정중학교(교장 정안)는 전교생이 모여 칭찬릴레이를 실시한 후에 이를 글로 쓰고 발표를 하도록 하는 시간을 4월 14(금)일 오후 16시 30분부터 가졌다. 긍정적인 사고와 표현활동인 칭찬하기는 정의로운 가치를 생각해 보고, 봉사적인 생활 태도를 기르는 교육활동이다. 이는 기숙학교 생활을 하면서 부족하기 쉬운 경험을 축적하는 데 의미가 있다. 그 결과, 긍정적 자아상과 타인 인정에 따른 올바른 인성을 생활에 실천할 수 있으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될 것이다. 모두가 작성한 소감문을 담임 교사가 살펴 본 후에 학급별 2~3명의 학생을 선발해 발표함으로 발표력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금은 없어진 정통 대하드라마를 대부분 보았지만, 지금은 사극을 거의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난 1월 26일 방송을 시작한 SBS ‘사임당 빛의 일기’만큼은 그러지 못했다. 지난 해 6월 촬영을 마친 200억 원대 대작일 뿐 아니라 ‘한류제한령’으로 중국 방송이 불발됐지만 일본⋅대만⋅싱가포르 등 9개국에서 동시방송되는 드라마의 위력은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라 할까. 또 하나 ‘대장금’(2003~2004년) 이후 무려 13년 만에 컴백하는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에 대한 기대감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서지윤과 신사임당 1인 2역의 이영애는 일단 조선시대보다 현대에서 더 빛나 보였다. 40대 중반의 아줌마가 맞나 할 정도의 워킹맘(일하는 엄마)으로서 연기는 엄지척이었다. 조선시대 복색으론, 미안한 말이지만 뚱뚱하고 얼굴도 넓적해 보인다. 그런 기대감은 1, 2회 15.6%와 16.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비교적 높은 초반 시청률로 화답되는 듯했다. 그런데 시청률은 3회부터 상승 아닌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체 30부작 중 22회(4월 6일)까지 방송된 지금 한 자릿 수로 시청률이 곤두박질친 상태다. 얼마 전 인기리에 끝난 ‘김과장’은 물론 새로 시작한 KBS ‘추리의 여왕’에도 밀린 수모의 드라마가 되었다. SBS는 시청률 하락에 위기감을 느꼈는지 1~4회 방송분을 편집한 스페셜을 방송했다. 또 19~20회 재방송 대신 편집본 스페셜을 방송하는 등 시청률 올리기에 안간 힘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5회 연속 현대 이야기를 뺀 채 방송하는, 사전제작이 무색할 교육지책의 변칙도 선보였다. 그래도 시청률은 한 자릿 수에서 두 자릿 수를 오락가락, 요지부동이었다. 내가 ‘사임당 빛의 일기’를 그만 보기로 한 것은, 그러나 시청률 때문이 아니다. 단적인 예로 평균 시청률 4%대에 머물렀던 MBC ‘불야성’조차 끝까지 시청했으니까. 내가 ‘사임당 빛의 일기’를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처럼 중도에 시청 포기한 것은 기대 못미친 퓨전사극이란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박은령 작가는 “엄마이면서 아내, 예술가로서의 삶을 조화시키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면서 조선시대나 현재나 고단한 워킹맘의 삶을 그리고 싶었다”(경향신문, 2017.1.25.)고 말했다. 말한 대로만 그렸으면 이렇게 거역스럽지 않았을 것이다. 현모양처이자 서화(書畫)에 능한 예술가로 알려진 신사임당이라 그랬을 것 같지만, 가장 거역스러운 건 이겸(송승헌)과의 사랑이다. 종친 이겸은 허구의 인물이다. “사임당이라는 한 여인을 사랑하고, 끝까지 지켜주는 남성으로 누가 봐도 멋진 캐릭터”(앞의 경향신문)가 맞지만, 오히려 그것은 자충수의 악재로 보인다. 24회까지 방송을 보면 결국 유부녀의 외도가 큰 이야기 축으로 전개돼서다. 조선시대에, 더구나 신사임당이 유부녀이면서 외간남자와 ‘놀아나는’ 이 퓨전사극을 어떻게 봐야할까. 물론 사통(私通) 따위 세속적 관계로 그려지는 건 아니다. 일종의 플라토닉 러브이고 처음엔 그마저도 계속 거부하는 사임당 모습이 그려지지만, 그렇다고 그 마음의 사랑이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명백히 불륜의 모습이다. 급기야 남편 이원수(윤다훈)는 바람까지 난다. 그 시대 첩 두는 일이 자연스러웠던 것과 별도로 왜 그렇듯 ‘또라이’ 남편으로 형상화되었는지 알 수 없다. 연속적 긴장감을 반감시키는 등 현대와 조선시대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일개 참의(지금의 차관보) 따위 민치형(최철호)이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좀 아니지 싶다. 퓨전사극이라 그런가. 어떻게 윤경보(송민형)는 20년 넘게 계속 영의정인지 의아하다. ‘꼬치’라 발음해야 할 ‘꽃이’가 “봄 꼬시 필겁니다”로 나오는 오류는 차라리 애교에 속할 정도다.
충남 서산 출신의 문인 윤곤강 선생과 청춘예찬의 작가 민태원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청소년들의 문학적 감수성 함양을 위해 마련된 ‘제19회 청소년문학제’가 4월 15일 서산문화원에서 있었다. 서산문화원(원장 이준호)과 서산시립도서관 및 벚꽃이 흐드러진 옥녀봉 일원에서 실시된 이번 백일장대회는 글쓰기에 재주가 있는 초·중·고 학생 5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백일장의 글제는 '문화'로 각각 산문과 운문으로 나눠 실시됐다. 학생들은 글제를 받아들고 어떤 이야기를 써서 장원을 할까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도 보였다. 잔디밭에 앉아 연필에 침을 발라가며 열심히 원고지 칸을 메우는 초등생들의 모습도 있고, 정작 글쓰기는 뒷전인 채 주최 측에서 나누어준 빵과 음료수를 먹느라 정신없는 학생들도 있었다.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학생들은 피어나는 벚꽃들 속에 모처럼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고 저마다의 서정을 마음껏 뽐냈다.
Q. 중학생 자녀를 둔 40대 부부 교사입니다. 부부 모두 물욕이 없고 소박해서 돈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으며 살아왔는데, 아이들이 자라며 씀씀이가 커지다보니 매달 나가는 개인연금 보험료마저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공적연금 재정고갈에 대한 우려나 연금 개정에 대한 뉴스를 접하다보면 연금보험을 더 들어야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지는데요, 어떻게 노후준비를 해야 할까요? A. 급격한 노령화와 심각한 노인빈곤, 빈약한 복지제도로 인해 100세 장수시대가 재앙으로 다가오고 급기야 정년이 보장되고 국가가 보증하는 공적연금을 받을 수 있는 사람마저 노후를 불안하게 여기는 시대가 됐다. 우선, 노후준비의 큰 원칙부터 살펴보자. 어떻게 살고 싶은지가 우선 노후에 대해 걱정하는 것만큼 노후생활을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사람은 드물다. 그저 여행 좀 다니고, 운동 좀 하고, 취미생활을 즐기거나 시골에 내려가 한적하게 지내겠다는 식으로 막연하게 여유 있고 유유자적한 생활을 꿈꾼다. 은퇴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소득이 줄어든다는 것과 함께 시간이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바쁜 사회생활로 늘 부족하다고 느꼈던 시간이, 무의미하고 무료한 일상으로 허비될 수 있다.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는 만큼, 자아실현과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두 번째 인생이 되도록 미리 계획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최악의 노년은 돈으로 시간을 때우며 보내는 것이다. 내 삶을 이루는 시간에 대한 생각이 없다면, 무료한 일상을 때우기 위해 돈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쓰고도 후회하게 된다. 설렘도 감흥도 없는 가나마나한 여행처럼 말이다.부부간에 노후생활에 대해 공유하고 합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종종 남편은 시골로 귀촌하고 아내는 도시에서 지내는 주말부부를 본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충분한 소통이 바탕을 이룬 결정이라면 신혼처럼 애틋하게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겠지만 자칫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알아서 살자는 식으로 단절이 되면 곤란하다. 은퇴 이후 시기는 부부가 서로에게 집중하며 인생의 동반자로 성숙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필요한 노후자금을 예측하자 최근 한 금융그룹의 은퇴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은퇴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평균 190만원으로 조사됐다. 또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국민노후보장패널 조사에 따르면 최소 노후생활비는 월 174만원, 적정 노후생활비는 236만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집집마다 씀씀이, 생활습관도 다르고 기대하는 노후생활도 다를 수밖에 없다. 현재 은퇴가구가 생활비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 은퇴를 앞둔 40~50대가 기대하는 노후자금이 어느 정도인지 참고는 될 수 있지만 그 정도 준비하면 충분하다거나, 그만큼 준비되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우리 집의 노후자금은 어느 정도 될까?우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생활비 중 자녀와 관계된 비용을 제외하고 부부 두 사람이 사용하는 비용을 가늠해보면 된다.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먹고 입고 놀고 배우는 것 대부분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이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 노후에 즐기고 싶은 취미나 여가생활과 관련된 비용, 여행비용, 특별히 관심이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활동, 자기계발 관련 비용에 부부의 노후 의료비 등을 더하면 대략적인 노후자금을 가늠해 볼 수 있다.중요한 것은 생활비와 여가 취미 활동과 관련된 비용은 매달 쓰는 돈이지만 여행이나 자기계발, 노후 의료비 등은 목돈으로 지출된다는 것이다. 즉, 월급을 대체할 연금소득도 필요하지만 목돈 형태의 여유자금도 있어야만 한다. 은퇴 전에 노후생활 계획에 따른 전반적인 자산 재조정과 분배가 이뤄져야 하고, 은퇴 이후에도 일정 정도 저축이 필요한 이유다. 부족한 노후자금, 현실적으로 따져라 가입돼 있는 공적연금 예상 수령액과 퇴직연금, 65세 이상 노인 대상의 기초연금, 살고 있는 집과 보유한 금융자산 등 노후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자원들을 파악하고 필요자금에서 부족한 부분은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따져보는 것이 필요하다.지난 연말 한 조사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의 연평균 수령액은 3225만원, 사학연금의 경우에는 3725만원이었다. 월 수령액으로 따지면, 260만원에서 310만 원 가량 된다. 물론 향후 연금제도 개정을 통해 수령액이 조정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공적연금은 연금액의 실질가치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다른 민간보험과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노후소득이 돼야만 한다.맞벌이라면 부부 각자의 예상수령액을 확인해보고, 외벌이라면 국민연금 임의가입을 고려해, 부부 각자 공적연금을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공적연금만으로 부족할 경우, 자산을 연금화시키는 방법도 있다. 살고 있는 집을 활용한 주택연금이나 목돈을 맡기고 연금으로 지급받는 즉시연금 등이다. 연금상품 가입 시 실질적인 혜택 봐야 연말정산 때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연금저축보험은 의례 하나씩 가입하기 마련이다.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적격연금은 은퇴 후 연금 수령 시 소득세를 내야한다. 반대로, 절세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적격연금(연금보험, 변액연금 등)은 연금 수령 시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따라서 실질적인 세액공제 혜택을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연말정산 미리보기나 연말정산자동계산기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적격연금에 가입할 경우에도 연금저축보험과 연금저축펀드를 비교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연금저축보험은 매달 고정적인 보험료를 지불해야하지만 연금저축펀드의 경우 연초의 정근수당이나 중간에 지급되는 성과상여금 같이 목돈이 들어왔을 때 한 번에 납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펀드 변경이나 추가납입, 납입중단을 통해 자금관리가 용이한 장점이 있다.연금관련 상품을 가입할 때 주의할 점은 공시이율보다 최저보증이율과 사업비를 비교해봐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지급예시표의 월 50만원이라는 예상금액은 실질가치가 매우 적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30년 후 받게 될 50만원의 구매력은 지금의 1/10이 될 수도 있다. 은퇴 전 자산재조정과 분배전략 필요 은퇴는 경제적으로나 생활면에서 큰 변화다. 자녀 교육과 독립이 아직 남았는지, 은퇴 이후의 소득대체는 어떻게 되는지, 노후 생활의 기반이 될 곳과 활동은 무엇인지, 부부의 건강상태는 어떠한지 등에 따라 필요한 준비와 계획이 달라진다. 은퇴 전부터 미리미리 향후 목돈지출이 필요한 일의 시기와 소요자금을 가늠해보고,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또 현재 보유자산과 저축을 용도와 사용 시기에 맞게 배분하고, 탈락된 일들에 대한 다른 대안을 모색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하나 차분히 따져가며 생각을 정리해 나가다보면 막연한 불안을 떨쳐버리고 현실적인 해결책들을 찾을 수 있다.40대 맞벌이 교사인 신청자의 경우 소박하지만 화목하고 행복하게 돈 걱정 없이 살고 있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큰 아파트로 집을 늘려가고 새 차를 뽑고 노후를 위해 이런 저런 상품에 가입했다는 지인들의 모습을 보고 듣다보니, 그동안 감사한 마음으로 드리던 양가 부모님의 생활비나, 시골에 홀로 계신 어머님을 위해 마련해 드린 이런저런 것들마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쉽게 결정했던 건 아닌가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신청자의 현재 자산상태표1 참조를 보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택과 부모님의 시골집, 부부의 개인연금으로 대부분의 자산이 묶여있어 고정자산의 비중이 크다. 유동성 부족이 우려되나 부부의 소득안정성이 높아 현금흐름에 큰 무리가 없고, 조만간 담보대출 상환이 완료된 후부터 매달 나가던 원리금상환액을 저축으로 돌린다면 비상자금을 마련하는 데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신청자가 걱정하는 노후자금을 점검하기 위해 우선 가족의 생애흐름표2 참조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조만간 자녀가 중‧고등학생이 되면 향후 대략 8~9년간은 입시를 위한 교육비와 대학 등록금 등 높은 교육비부담으로 저축여력이 많이 감소될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부부의 정년 전에 자녀들이 대학을 마치게 되므로 이후부터 정년 전까지가 노후를 위한 저축에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이 된다. 은퇴 후 연금 수령 전까지 일시적으로 소득이 감소하거나 단절되는 기간이 생기는 만큼 이 시기의 생활비와 목돈지출에 대비한 저축이 퇴직 전 5~6년간 집중해서 이뤄져야 한다.무엇보다 부부 모두 은퇴이후 한적한 시골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있는 만큼 현재 부모님이 거주하고 있는 농가 주택을 잘 관리해서 은퇴이후 거주지로 활용하고, 부부의 개인연금은 자녀의 독립 지원자금으로, 현재 살고 있는 집은 은퇴 후 매매해서 부부의 노후의료비로 묶어두는 설계도 필요하다. 이처럼 현재 보유자산과 향후 저축에 대한 대략적인 사용계획과 자산배분 기준을 마련해 둔다면 막연한 불안을 떨치고 차근차근 노후를 준비해나갈 수 있다.
한국교총이 5월 9일 치러지는 제19대 대선과 관련해 “교총이 제시한 교육공약과제를 반영한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겠다”고 공식 결의했다.교총은 15일 오후 2시 서울 우면동 교총회관에서 제106회 임시대의원회를 개최하고 ‘교육대통령 선출’을 촉구하는 9개항의 특별결의문을 채택했다. 특별결의문은 지난 2015년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를 위해 채택한 이래 2년만의 일이다. 그만큼 이번 대선에서 교육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는 대통령을 반드시 선출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날 참석한 200여명의 대의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먼저 대학입시 과열과 사교육비 해결을 위해 현행 고교체제를 진학-직업교육으로 선택․구분하는 복선형학제로 전환하고, 임금 등 근로조건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임금차별금지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또 교육을 정치‧정파로부터 보호하고 장기 계획 수립을 통한 일관성 유지를 위해 ‘범정부적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요구했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교육부 위상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수준의 실행력과 책무성 담보를 위해 폐지‧축소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교권 강화, 성과급 및 내부형 교장공모제 폐기 등 교원 정책에 대한 전면적 개선도 요구했다. 대의원회는 교권 추락 현실을 개탄하며 “국회에 계류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16년간 사기 저하와 교단 갈등만 조장한 차등 성과상여금 제도와 보은‧코드인사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무자격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폐지하라”며 결의의 목소리를 높였다.아울러 교육감 직선제에 대해서도 “각종 비리와 보은‧편향인사를 넘어 학교현장의 자율성을 위축시키고 이념‧정책 갈등만 심화시키고 있다”며 폐지를 주장했다.구조개혁과 재정연계 사업으로 갈등을 겪는 대학에 대해서는 △대학별 특성, 다양성을 존중한 구조개혁 추진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통한 예산 확충 △총장 선출 자율성 보장을 제시했다.대의원회는 “교총의 이 같은 대선 공약과제를 반영하는 후보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겠다”고 천명했다. 대의원회는 이밖에 세월호 3주기를 맞아 “제자를 구하려다 운명을 달리한 단원고 기간제 교사들이 순직처리 될 수 있도록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하윤수 교총회장은 “이번 대선은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좌우, 이념을 넘어 국민통합을 이루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50만 교육자가 힘을 모아 교육 100년, 대한민국 100년을 이끌 교육대통령이 반드시 선출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이와 관련해 교총은 지난달 23일 대선 교육공약요구과제를 성안, 발표하고 이달 11일, 14일 국민의당 박지원‧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잇따라 방문해 대선 공약 반영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에도 제 정당, 대선 후보들과의 정책토론회, 간담을 추진하는 등 공약 반영활동에 나설 계획이다.결의문 채택에 이어 이날 대의원회에서는 교육발전을 위한 현장제언과 2016년도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결산안 등에 대한 심의‧승인이 이뤄졌다.또 대의원회 본회의에 앞서 교총 창립 70주년 기념식수 행사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교총 정문 앞 화단에 주목을 식수한 행사에는 교총 회장단, 시도교총 회장 등 30여명이 참여했다.
발달장애가 있는 박성영(16‧가명) 학생은 지난해 1월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서 강남구 일원동으로 이사를 갔다. 인근에 종교기관에서 운영하는 M특수학교가 있지만 전학을 하지 못한 채 지금도 여전히 강동구 상일동의 J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 M학교에 자리가 없는데다 대기 순번도 1년이 되도록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아침마다 등교전쟁을 벌이고 있는 박 군의 어머니는 다시 학교 부근으로 이사를 가야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인근의 중학교의 특수학급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수업에서 특수학교와 큰 차이가 부담스럽다. 일반 중학교 특수학급의 경우, 일반교과는 비장애인학생과 같이 듣고 장애학생별 개별화 수업은 특수학급에서 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장애 학생이 적응하는데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이같은 어려움은 기본적으로 학생에 비해 학교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2016년 기준 1만2661명의 지적‧지체장애 학생이 있지만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35.5% 수준인 4496명에 불과하다. 전국적으로도 특수학교 재학 장애학생 비율은 29.1%(8만7456명 중 2만5467명) 수준이다. 학교가 부족하다보니 박 군처럼 30분 이상 통학을 해야 하는 학생이 94.1%에 이른다는 것이 서울시교육청의 분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2019년까지 특수학교 3개교를 설립하기로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막혀 난망이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중랑, 강서, 강남 지역의 폐교된 초등학교 자리에 130~140명 수용 수준의 특수학교를 지을 계획이었지만 행정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장애인의 특성상 지적장애인인과 지체장애인이 구별돼야 하는데 서울의 경우 2002년 이후 특수학교 설립이 안되다 보니 장애 특성은 고려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역의 반발이 생각보다 거세다”고 밝혔다. 학교 부족 문제는 비단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2013년 이후 16개교가 개교하긴 했지만 여전히 4~5개교 정도가 부족한 형편이다. 김은숙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장은 “특수학교 신설 및 증설이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여서 학교 설립이 늘긴 했지만 전국 170개 특수학교 중 17.1%, 특수학급의 15.4% 정도가 과밀학급일 정도로 학교가 모자라다”며 “주민들이 집값하락 등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어 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시‧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책과 관련해 교육부는 167개 특수학교 주변지역 집값 변동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특수학교와 주택가격과는 무관하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수영장, 도서관 등 주민 복합시설 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마련해 주민반대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은 교육부의 인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도 나온다. 서울 일원동의 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가격이라는 것이 이른바 혐오시설에 대한 변수보다 교통, 개발호재 등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볼 때 단순히 ‘특수학교가 있어도 집값이 안내려간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접근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강동구 한 중학교 특수교사도 “주민들이 특수학교를 기피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위험하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에게 물리적 피해를 주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기반에 깔려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 학생들이 있어도 위험하지 않고 이들 학생이 잘 보호되고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고 그 다음 각종 인프라를 제공할 때 특수학교가 기피대상이 아니라 선호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특수교사나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일.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현재 특수교사 법정정원 확보율은 65.9%로 조사됐다. 장애학생 7만1472명의 법정정원은 1만7868명이지만 충원은 1만1768명밖에 안됐다. 기간제 교사 2732명을 포함해도 3368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2011년 56.5%에 비해 다소 증가한 수치이지만 적정 교육을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김정수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교육연구사는 “해마다 특수교사가 증원되고 있지만 특수교육 대상 학생도 같이 늘어나고 있어 정원확보율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예산도 2012년에 비해 특수학습 수가 1602학급이 증가했고, 특수교사의 법정정원도 10% 늘었지만 예산은 전체 교육예산 대비 4.1%(2012년)에서 4.0%(2016년)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2014년부터 매년 1500명의 특수교사를 임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500~700명 수준에 그쳤다”며 “특수교육 대상자의 교육권 확보 차원에서도 장애 영역과 장애 정도 등을 고려해 효율적인 특수교사가 배치될 수 있도록 교원 확보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예산도 사회적 약자의 학습권 배려 차원에서 교육당국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기 단국대 특수교육학과 교수는 “특수교사의 임용이 제한적이다보니 교원 양성단계에서부터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선 특수교사 임용을 정원까지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신 교수는 “사회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분하고 여기에 맞춰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같은 구분 자체가 없는 하나의 인간으로서 대하는 인식개선과 장애라는 특별한 환경에 맞는 개별화 교육 중심의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위기이다. 학교마다 세월호 사건 3주기를 맞아 계기교육과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일부 학교는 4월 한 달을 추모의 달로 정해 학생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희생자의 넋을 기리도록 했다. 그리고 한동안 사라진 노란 리본을 단 학생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지난 4월 초 각고의 노력으로 세월호는 인양돼 육상으로 거치됐다. 그러나 유품 하나라도 건지려는 9명의 미수습자 가족의 마음은 답답하고 무겁기만 하다. 유가족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세월호가 빨리 수습되기를 바랄 뿐이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발생하고 있는 안전사고를 접할 때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안전불감증에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의 '사후약방문'식의 대책이 미봉책에 그치는 것 같아 심히 염려스럽다. 세월호 사건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일선 학교의 현장체험학습 규정이다. 교육부는 현장체험학습 매뉴얼을 만들어 각급 학교에 보급했고 이 규정을 반드시 지킬 것을 당부했다. 학년의 단체 수학여행이 금지됨에 따라 학교는 3학급(100명 기준) 미만이 함께 하는 테마별 체험학습을 계획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기존 학년 부장이 도맡아 했던 체험학습 관련 모든 일을 학급 담임이 계획하고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안전교육을 필한 교사 한 명이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 학생들도 출발에 앞서 3회 이상의 안전교육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이 현장체험학습 매뉴얼에 나온 기준 몇 가지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더욱 강화된 현장체험학습 기준에 반감을 갖는 교사도 더러 있다. 일선 학교의 실정을 잘 모르는 '밀어붙이기'식의 제도는 오히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끝날 수 있다는 것이 교사의 변이다. 그리고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기준은 과다한 업무가 많은 교사에게 이중고만 줄 뿐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발생하고 있는 안전사고를 접할 때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재난에 취약한 곳이 많다는 생각을 해본다. 더는 세월호 사건과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 당국은 '사후약방문'식의 대책이 아닌 '유비무환'의 마음으로 사회 취약한 곳을 두루 살펴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세월호 참사 3주기에 즈음하여 정부는 진정 우리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쯤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광주 광일고등학교(교장 조영운)가4월 12일국회도서관으로부터 도서 500권을 기증받았다. 이날 열린 기증식은 광주·전남지역 초·중·고등학교 중 최초로 열린 행사로, 광일고 학생들의 인문학 진흥과 독서교육 활성화를 위한 권은희 국회의원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국회도서관 도서 기증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독서와 지식의 풍경: 조선후기 지식인들의 읽기와 쓰기(배우성 지음)’ 등 양질의 도서를 기증받아 청소년의 독서문화 진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행사에 권은희 국회의원과 이은철 국회도서관장, 이은방 광주시의회 의장, 김옥자 광주시의회 교육문화위원장, 기성종 임곡장학회 이사장을 비롯해 임곡지역주민·광일고 총동문회·학부모·재학생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은철 국회도서관장은 인사말을 통해 “광일고와 국회도서관이 협약을 맺어 자료를 공유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권은희 의원은 “청소년기 독서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됐다”며 “광일고의 발전을 위해 항상 애정을 갖고 바라보고 있다”고 응원했다. 이어 이은방 시의회의장은 “광일고 발전과 광주교육의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광일고가 광주의 1등 명문학교가 될 수 있도록 시의회에서도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조영운 교장은 “광주·전남 지역 초·중·고등학교 중 최초로 국회도서관에서 뜻깊은 선물을 받았다”며 “이번 기회가 우리 학생들이 독서를 생활화하는 지혜로운 시민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감사를 표했다. 재학생 황혜원(1학년)은 “평소 책을 통해 진로를 결정하는데, 학교 도서관에 좋은 책들이 많이 들어와서 뿌듯하다.”며 “500권을 다 읽고, 또 500권을 신청하고 싶다”고 기쁨의 소감을 밝혔다. 이 날 참석자들은 매년 1400여명의 광산구 학생들이 타자치구 학교로 ‘원거리 배정’되는 문제점에 공감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광일고가 평준화 고등학교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입을 모았다. 한편, 광일고는 비평준화 고등학교임에도 불구하고 2017학년도 대입에서 293명의 학생이 4년제 일반대학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행사를 계기로 광일고는 명품교육도시에 맞는 광산구 명문사학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에 위치한 수명고(교장 김용호)는 지난 2009년 개교한 신생 일반고라 아직은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 곳에는 학생중심으로 운영되는 교육과정들로 늘 생기가 넘친다. ‘예·체능학급’, ‘과학과 부분개방 소인수학급’, ‘융·복합 수업을 위한 스마트교실’, ‘프렌드십 멘토링’ 등이 그 것. 3학년에 한해 1개 반 30명 내외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예·체능학급은 예술고가 아님에도 정규교과 시간에 예·체능 전문교육을 하고 있다. 올해는 월·화·목·금에 오전 보통교과 수업을 마친 뒤 오후에 미술반 12명, 실용음악 4명, 체육 12명으로 나눠 전문 강사에게 전공실기 중심의 수업을 받는다. 평가도 수행평가 위주다. 대학 관련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중 담임교사와 해당 교과교사의 추천으로 선정해 학급을 편성·운영하는 방식이다. 4년 째 이어오고 있는 예·체능 학급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고 입시 실적도 나쁘지 않아 올해 한층 강화했다. 기존 미술·체육반의 영역에 디자인 분야, 생활체육 분야를 세분화해 강사를 2명 더 채용했다. 김용호 교장은 "학생 중심 맞춤형 수업을 하자는 의미에서 시작한 학급"이라며 "일반고 교육과정 상 3학년에 한해 운영하고 있지만 정규교과 시간에 실습을 강화할 수 있고, 사교육비 경감 등에 큰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술반의 경우 지난해 80%정도가 진학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새롭게 구성한 ‘과학과 부분개방 소인수학급’도 학생 중심 운영의 묘미를 살린 경우다. 자연계열 2개 반을 화학Ⅱ는 공통으로 묶고 생물Ⅱ, 지구과학Ⅱ, 물리Ⅱ 중 두 과목을 선택하게 해 2개 반을 3개 반으로 나눔으로써 ‘소인수학급’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시수 초과분은 강사 1명을 채용해 해결했다. 최미화 교감은 "생물, 지구과학, 물리 중 2개를 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신청 학생들의 요구에 맞춰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장은 올해 융·복합 스마트교실도 신설했다. 공용 태블릿을 활용해 국어·미술·과학 등을 결합한 수업이 가능하다. 이밖에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이 또래학생들에게 배울 수 있게 짝을 짓는 ‘프렌드십 멘토링’ 등 학생 중심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학생들에게 끌려가는 것도 아니다. 학생 인성만큼은 확실히 책임진다는 생각에 지각·흡연·학교폭력 만큼은 엄하게 다스려 ‘3無학교’를 일궈가는 중이다. 특히 지각할 경우 교사들이 자처해 방과 후 늦은 시간까지 독서지도 등 특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역시 학생들과 충분히 교감을 나눈 부분으로, 학부모들에게 더욱 지지를 받고 있다. 이는 인근 학교에서 수명고를 떠올리면 ‘지각없는 학교’로 연결될 만큼 학교 특유의 문화로 정착했다. 그래서인지 수명고는 수업 중 잠 자는 학생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활기차다. 지난해에는 입시 성적도 좋아져 이전보다 명문대 진학도 늘어났다. 김 교장의 소통 노력이 빛을 발한 결과다. 매일 아침 등교맞이를 통해 소소하게 의견을 나누는가 하면, 교장실을 개방하고 학생회와도 정기 간담회를 갖는다. 이런 김 교장의 노력에 교사들도 스스로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 이달 초 교원 학습 공동체 ‘신나는 수업만들기 연구회’를 조직했다. 김 교장은 "요즘 일반고에 잠 자는 학생들이 많아 이들을 깨우기 위해 최대한 흥미 있는 수업을 해야 한다고 여겼다"며 "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더 이상 강의식 수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수업혁신을 위한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총은 13일 세종시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2016 정기교섭 제2차 소위원회’를 갖고 교권침해 대응강화, 교육환경 개선, 유아 공교육 활성화 방안 마련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날 총 20개조 43개항에 대해 검토한 양측은 조문마다 열띤 토의를 이어가며 합의점 찾기에 몰두했다. 특히 교총 측 위원들은 교원의 교육활동에 대한 각종 부당행위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방안이 부족한 점과 최근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가 학교 현장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지적하며 이에 대한 교육부의 전향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진만성 교총 수석부회장은 “학교 현장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가 조사나 상담, 의견진술 기회 부여 등의 조치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단위 학교에 ‘학부모 소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고, 학부모의 걱정도 많은 만큼 공기 정회시설 설치를 위한 예산을 확대하고 학교 내 석면검출 물질 제거, 납성분 검출 우레탄 트랙 교체 등 학생 건강과 교육환경 개선에 교육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섭위원들은 유아교육이 공교육으로서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다각적이 노력을 당부하며 유아학교 명칭 개정, 단설유치원 확대 및 보건인력 확보, 병설 유치원 운영 초등학교 교무업무 보조인력 배치 등 다각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교총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 보장을 위한 학교운영위원회 제도 개선, 효과적인 장기결석 신입생 관리를 위한 행정기관 간 협력 강화, 사립교원 신분보장 등에 대한 실효적인 대안들을 제시하며 교육부의 적극적인 검토와 수용을 촉구했다. 박재련 위원(서울공연예술고 교장)은 “최근 서울시의회에서 조례를 통해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도 학교운영위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많은 교원들은 학교가 정치장화 될까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법률로 정치인 학운위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세령 위원(서울한남초 교감)은 “장기 결석 신입생 관리와 관련해 학교와 교사에 대한 역할이 커지고 있고 행정정보 이용과 성범죄기록을 보는 권한을 주겠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개인정보 동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천승일 위원(서울 동신중 교사)은 “학교폭력 등 배상책임에 있어 사립교원도 국·공립 교원과 동일하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을 때만 책임을 지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밖에도 교총 측은 ▲국공립대 성과연봉 누적제 폐지 ▲교원 육아지원 ▲폴리텍대 교원 근무여건 개선 ▲특수·보건·영양·전문상담·사서교사의 근무여건 개선 및 확대 배치 등에 대해서도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와 근무여건 개선 등에 대해 정부차원의 노력과 법령정비에 역할을 다하겠다”면서도 일부 시·도교육감 소관사항이나 시·도교육청 예산과 관련된 부분은 교육부 차원에서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총과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1차 소위에 이어 3주 만에 2차 소위를 개최해 전체 127개항 중 116개항의 검토를 마쳤다. 양측은 앞으로 실무협의를 통해 이견을 조율한 뒤 4월 중으로 교섭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국교총 하윤수 회장 등 대표단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잇따라 방문해 성과급 폐지, 교원지위법 개정 등을 대선 공약에 반영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에 양당 대표는 교총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수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윤수 교총회장은 11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14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가진 간담회에서 교총이 마련한 대선 교육공약 자료집을 전달하고 반영을 촉구했다. 하 회장은 먼저 "과거와 같은 교육개혁위원회가 있었더라면 역사교과서, 누리과정 문제 등은 그 안에서 용광로처럼 논의 돼 교육부 폐지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은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범정부적, 초정권적 국가교육위원회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부는 선진국도 모두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폐지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또 "고교 체제를 진학, 직업 투 트랙으로 구축해 사교육을 경감하고 무조건 대학으로 가는 비효율도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대학을 나온사람과 바로 취업한 사람이 임금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임금차별금지법 등을 마련해야한다"고 제안했다. 현장 교원들의 요구가 높은 성과급제 폐지와 교원지위법 개정도 주문했다. 하 회장은 "차등성과급제로 현장 교원들이 매년 갈등과 고통을 겪고 있다"며 "열정을 갖고 교육활동에 매진하는 교사들을 억지로 S, A, B등급으로 나누고 자극을 통해 성과를 이룬다는 취지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폐지를 촉구했다. 이어 "현장에서 학부모는 요구할 권리만 있고 책무성이 하나도 없다는 게 문제"라며 "교원지위법이 조속히 개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국회 교문위에는 학부모 등의 교권 침해시 교육청의 고발 조치, 피해교원 법률 상담 등 지원, 교권침해 학생 학부모의 특별교육·심리치료 거부시 과태료 부과 등을 골자로 한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이에 대해 양당 대표들은 공감을 표하고 적극 검토 의사를 밝혔다. 박 대표는 "(성과급의) 공기업과 공무원 적용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더 깊이 고민해보겠다"며 긍정적인 검토 의사를 밝혔다. OECD회원국 중 공공부문에 성과급제가 제대로 이뤄지는 곳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어 동석한 유성엽 국회 교문위원장에게 "교원지위법은 공약에 안 들어가 있더라도 교문위원장께서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도 "교권침해에 대한 실효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교권 확립과 함께 학생의 학습권도 도모해야 하는 것이니 잘 검토해서 하겠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교육 양극화가 심하고 사교육 때문에 중장년층이 노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모순적인 상황"이라며 "교육이 공정한 길을 여는 출발선이 돼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창의성이 뛰어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교육"이라며 "미래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 비전을 약속드리며 한국교총의 의견도 잘 수렴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추후 여타 정당, 대선후보들과의 간담회도 추진하는 등 공약 반영활동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우리는 과거로부터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아왔고 교사가 된 이후에도 ‘가르치기’에 열심을 다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배움’에 대해 관심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객관적 지식이 존재했던 과거에 교사는 그 지식의 권위자로서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학생들은 가르침을 잘 받아야할 존재로 이해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고 있으며 수업에서 학생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교육을 ‘바람직한 행동의 변화’라고 본다면 수업의 성공 여부는 학생의 배움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이제 학생의 역할은 가르침의 대상이 아닌 배움의 주체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배움이 있는 수업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요즘 학교에서는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통해 선생님들과 자주 만나게 된다. 그 만남에서는 수업의 변화를 위해 보통 ‘배움중심’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데 현재 고교의 현실은 입시 때문에 정답을 찾아가는 수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한다. 수능이 존재하는 한 교사들은 그것이 하나의 책무라는 생각이 크기 때문에 수업의 변화를 꾀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그러던 중 전문적학습공동체를 통해 함께 공부하던 사회과 B선생님이 ‘거꾸로 수업’에 대해 알고 싶다며 수석교사실 문을 두드렸다. 이후 선생님과 정기적으로 만나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공부한 것에 대해 토론하면서 거꾸로 수업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났을 때였다. B선생님은 ‘교사의 역할이 과거처럼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동안 교실 수업에서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어요. 그런데 제 수업시간에 다른 공부를 하거나 조는 아이들이 제법 많은 거예요. 그런 수업 상황에서 교사인 저는 소외되고 있는 것 같아 힘들었어요. 그런데 거꾸로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들과 실제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상호작용하는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학습에 깊이 참여하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아이들이 마치 생물처럼 움직이고 교실이 바뀌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이런 변화를 보면서 B선생님은 ‘교사중심의 일방적 가르치기(teaching)에서 학생들을 안내하는 역할(guide)’로 바꾸어 학생들이 수업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할 때가 아니다. ‘학생은 무엇을, 어떻게 배웠는가?’ ‘배움이 일어난 상황은 어떠한가?’ ‘학생이 배우는 데 영향을 미친 교사의 행위는 무엇이었는가?’에 치중할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철학을 지닌 교사가 되고자 하는 것일까.” 철학자 들뢰즈는 가르침을 배움이라는 활동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참된 스승이 될 수 있는 교사는 배움과 가르침이라는 관계 속에서 만나는 교사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교실에서 이뤄지는 수업행위를 과감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 물론 바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두렵고 힘든 일이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만난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설레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교육의 장에서 교사와 학생 모두 ‘배우는 활동’에 참여하고 교사의 ‘배움’이 학생에게 가르침으로 작용한다면 이처럼 즐거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들뢰즈의 교육에서 가르침은 부차적 위치에 있다고 본다. 배움이 우선되고 가르침은 배움의 부수적인 작용이라는 것이다. 들뢰즈가 말하는 배움과 가르침의 관계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교육이 본래 기능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이미 사회는 정답 없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는 학교에서 배운 정답대로 사회가 만들어지거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 때문이다. 그러므로 최소한 교육이 변화를 주도하지는 못하더라도 나란히 간다는 측면에서 수업의 변화는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이 지면을 통해 수업을 과감히 바꾸고자 수석교사실 문을 두드렸던 B선생님께 박수를 보낸다.
체육이나 중증 장애학생 대상 수업 등 교육활동 중 피복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은 교사에게는 일정한 피복 지원이 필요하다는 일선 교원의 요구가 높다. 교직원에 대한 피복비 예산 편성·집행 기준이 교육청·학교별로 달라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도 소속 기관장의 관심나 예산이 부족할 경우 피복 지원을 받지 못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본지가 최근 각 시도교육청 예산 담당자를 통해 조사한 결과 피복비 예산 편성기준은 시도별로 큰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광주·울산·경기·강원·전북 등은 교원의 교육활동에 필요한 피복비를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반면, 부산·충남·경북·경남은 시설직 공무원이나 학교회계직 직원의 작업복, 공익근무요원의 제복 구입만 허용하고 있다.교원 피복비 편성이 가능한 지역도 허용 범위는 제각각이다. 서울은 2012년 서울교총과의 단협에서 체육 및 실습담당 교사의 교육활동에 필요한 피복비를 학교예산에 반영할 것을 권장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의 2017학년도 학교회계 예산편성 기본지침에는 '업무성격상 작업복(제복) 등의 착용이 필요한 경우 학교 실정을 감안해 해당 업무담당자에게 지급'이라고만 돼있다. 이와 관련해 시교육청 예산 담당자는 “지침에 나온 '작업복(제복) 등'에는 체육복과 실험·실습복도 포함되는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 보니 문구상 다르게 해석될 수는 있을 것 같다"면서도 "별다른 문의가 없어 일선 학교에 안내하진 않았다"고 말했다.강원도교육청은 예산편성 지침에 체육담당 교원과 특성화고 실습담당 교원 피복 구입비 지원을 권장사업으로 명시했다.광주·전북은 용처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 판단에 따라 필요한 경우 편성할 수 있다"며 "지나치게 고가의 제품만 지양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와 울산의 경우 체육담당 교원에게 지원할 수 있다.그러나 편성할 수 있다는 임의규정인데다 금액 등 기준이 명확치 않아 학교별로 편차가 크다. 경기 A초 체육전담교사는 "학교에 피복 지급을 요청했지만 '우리 학교는 지급해본 적이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며 "같은 체육전담 교사임에도 소속 학교에 따라 지원 여부가 달라지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서울 B초 교사는 "최근 몇 년 간 체육복을 받아 본 적이 없다"며 "가끔씩 타 학교에서 줬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불만만 커진다"고 말했다. 관리자들은 예산 편성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늘어나는 정책 사업으로 인해 실제 학교에서 유동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예산이 줄어 교직원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교원 간 갈등에 대한 걱정도 있다. 일반적으로 피복비 편성 대상으로 여겨지는 체육교과 외에 실험·실습 관련 교사나 중증 장애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의복 손상이 잦은 특수교사 등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서다. 빠듯한 학교 예산 형편상 이를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현장 교원들은 교육청이 피복 지원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 C초 교사는 "학교 규모나 연구·혁신학교 여부 등에 따라 가용할 수 있는 예산 편차가 심한데, 이에 대한 조정 없이 자율에만 맡기면 교원 사이에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당국이 실제 학교 교육에 필요한 수요를 파악해 지원 대상과 금액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그에 따라 예산도 정확히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실습 특성화고 여고생 자살 사건 이후 현장교원들은 ‘취업률 연계’ 정책의 완화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와 시도교육청들은 현장실습 개선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취업률 연계에 대해서는 “최소 기준”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31일 ‘현장실습생 산업안전보건 및 노동인권 보호 강화’ 계획을 발표하고 또래노동인권지킴이단 운영, 현장실습 점검‧지도 강화, 표준협약 미체결 기업에 과태료 부과 등을 밝혔지만 취업률 연계 개선은 포함하지 않았다. 다만 교육청은 자료 말미에 “취업률 중심의 평가시스템으로 인해 학교의 취업률 경쟁 폐해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대안적인 평가시스템이 모색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밝혔다.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은 취업률 40% 이상인 학교 50여 곳에 교육부의 취업역량 강화 사업 특별교부금을 지원했다. 40% 이하 학교에는 취업기능강화 지원 사업으로 학교규모와 취업률, 사업계획서에 근거해 교당 500만원에서 2000만원 내외의 본예산을 차등 지급했다.시교육청 관계자는 “평가 항목 중 하나로 취업률을 반영해 차등 지급하고 있지만 과도한 수준이 아닌 촉매 차원”이라며 “우등생에게 장학금을 주듯 취업률 향상에 열심히 노력한 학교에 보다 높은 평가를 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여타 시‧도교육청도 최소한의 기준은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구교육청은 지난해 취업률 성과에 따라 올해 취업역량강화 사업 예산을 차등지원하며 취업률 하위 학교는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다. 부산교육청도 취업선도 특성화고 지원 사업의 목표취업률을 50% 이상으로 설정하고 교당 평균 4300만원의 특교를 차등 지원한다. 프로그램 구성, 취업전담 인력 및 운영성과, 학교 홍보활동 등 평가 항목 중 취업률 비중은 25%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좋은 취업처를 찾아주는 것이 학교의 의무인 만큼 일정 수준 반영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육청들이 취업률 평가를 계속하는 이유에는 교육부가 시‧도교육청 평가에 취업률을 반영하고 있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교육부의 ‘2017년 시도교육청 평가 편람’을 보면 특성화고 취업률과 향상도에 각각 2점과 1점을 부여하고 있다. 또 2018년까지 취업률 50%, 취업률 향상도 4.5%를 달성하라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제시하고 있다.교육부 관계자는 “특성화고는 직업교육을 하는 기관이고 취업 교육이 잘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는 취업률”이라면서 “다만 시도교육청 평가 때 취업률 배점을 4점에서 올해부터 3점으로 줄였다”고 말했다.그러나 교육당국의 이런 입장에 대해 현장 교원들은 정량적인 지표 즉, 몇%를 달성했느냐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서울 A특성화고 교사는 “교육부가 시‧도교육청 평가에 취업률을 반영하니까 교육청 장학사에서 학교장, 교사로 취업률 압박이 이어지며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이라며 “교육청 지원금 외에 중소기업청이나 교육부 공모사업도 취업률을 기준으로 선정‧평가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느끼는 부담은 더욱 크다”고 호소했다.서울 B특성화고 교사도 “교육청이 매월 서울시 특성화고교들의 취업률을 조사해 전체 학교의 취업률 데이터를 보내오기 때문에 다른 학교 취업률과 비교하며 순위에 집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평가에서 취업률이 가장 높은 배점을 차지하다보니 취업률이 흔들리면 다른 평가를 아무리 잘 받아도 소용없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며 “평가에 다양성을 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인천 C특성화고 교사는 “취업을 원하는 학생도 있고 진학을 원하는 학생도 있는데 무조건 취업률 50%를 넘기라고 압박하기 때문에 학교가 취업과 진로 사이에서 애매한 학생들을 떠밀어 보내게 되는 것”이라며 “취업에 대해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현장실습을 나갔기 때문에 그만큼 불미스러운 일이나 중도 포기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에 자율성을 줘야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일도 없어진다”며 “차라리 2학년 때 취업희망자를 조사하고 해당 학생들에 대한 취업률로 평가한다면 학교도 수긍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교원들은 교육활동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로 행정 업무를 꼽는다. 이 때문에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각종 경감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학교 현장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의 2016년 현장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변원목 서울길음중 교감 등이 지난해 3~9월 서울 지역 초등교 1곳과 중학교 1곳의 접수 공문을 분석한 결과새학기 준비에 바쁜 3월이 818건으로 가장 많고, 가장 적은 달(8월)은 327건으로 나타났다. 이를 월 평균으로 나눠보면 약 550건, 하루 평균 27건을 학교에서 접수해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5년 같은 기간 접수 공문에 비해 약 9%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현장에서 교원들의 공문 감축 체감도는 높지 않다. 변 교감 팀이 서울지역 초·중학교 교사 31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2%가 ‘교원 업무 경감 정책으로 행정업무량이 경감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공문 처리로 수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응답자도 67%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병석 서울 강북중 교사는 “공문 수를 줄인다며 중요하지 않은 내용은 업무포털의 알림으로 게시하겠다고 했지만, 연수나 자료 제출이 필요한 사항도 알림으로 공지하는 경우가 있다보니 결국은 일일이 다 확인해야 한다”며 “교육통계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까지 학교에 요구하는 것부터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 교감은 “학교마다 교원 수는 줄고 있지만 공문 수는 크게 줄지 않다보니 여전히 업무 부담이 크다”며 “행정실무사가 있기는 하지만 인원이 적어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되고 업무 조정이나 지시를 할 수 있는 권한이 학교장에게 없다보니 업무를 맡기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교무행정 지원인력이 증가되기는커녕 오히려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에 따르면, 교무행정지원인력이 초등은 지난 2013년 2.7명에서 지난해에는 2.1명으로, 중학교는 2.1명에서 1.7명, 고교는 2.1명에서 1.5명으로 감소했다. 박은종 충남 광석초 교장은 “출장이라도 하루 다녀오면 다음날 처리해야 할 공문 결재가 100여 건이 될 때가 있고 공문에 붙임 자료가 200쪽이 넘는 경우도 있다”며 “교무행정사를 확대하고 업무경감지원팀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교총은 대선 공약과제로 ‘학교행정업무개선촉진법’ 제정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교무행정 전담인력을 확대 배치하고 교원행정업무 일몰제를 시행해 시효가 지난 불필요한 행정 업무를 폐기하거나 축소, 통합하는 내용이다. 교총은 성과급 폐지, 행정 업무 경감 외에도 교단 활성화 공약과제로 ▲자율연수휴직제와 학습연구년제를 통합해 10년 주기로 전문성 신장 기회를 제공하는 교원연구년제 도입 ▲교원 1인당 학생 수 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 ▲각종 수당 현실화 등 처우 개선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