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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강마을의 한낮은 그 뜨거움으로 세상을 익혀버릴 듯합니다. 이글이글 늦여름의 햇살은 뜨겁고 거세고 사납습니다. ‘폭염’이라는 말도 모자라 ‘핵더위’라는 신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핵이란 말이 어쩌다 사납고 거센 것을 총칭하는 접두사가 되어 버렸을까요? 그렇지만 이제는 해만 떨어지면 어딘가 숨어 있던 있던 벌레들이 무어라고 칭얼칭얼 노래를 시작합니다. “싸르랑 싸르르렁” 해금 소리처럼 들리다 시간이 깊어지면 힘차고 아름다운 거문고의 음율로 바뀝니다. 저는 이 소리들 중에서 방울벌레 소리를 가장 좋아합니다. “저르렁 저르렁” 참 맑고 고운 그 소리가 들리면 ‘이제 정말 가을이 왔구나.’ 하고 혼자서 딱 정해버리고 어딘가로 떠날 여행 가방을 싸고 싶어집니다. 특별히 정해 놓지 않고 사막을 떠도는 유목민처럼 그렇게 떠도는 삶을 동경하게 됩니다. 저 혼자 시작한 가을, 저 혼자 계속해서 읽은 책이 있습니다. 김훈의 기행수필집 『자전거 여행』입니다. 그의 글에는 유목적인 삶의 냄새, 바람 냄새가 배어 있습니다. 유목적 삶(노마디즘)이란 일정지역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바람처럼 구름처럼 이동하는 삶을 뜻하는 말입니다. 땅에 뿌리내리고 토박이로 살며 정체성과 배타성을 지닌 정해진 형상이나 법칙에 구애받지 않고, 바람이나 구름처럼 이동하며 정주민적인 고정관념과 위계질서로부터 해당되고자 하는 사유가 유목적 삶의 살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즉, 바람의 사유가 그의 글에 박혀있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펼치면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 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나가는 일은 복되다.”로 시작됩니다. 김훈의 자유로운 영혼이 바람이나 구름처럼 이동하고자 하는 욕구, 그의 자전거 풍륜(風輪)과 함께 유목적 삶의 향유가 드러납니다. 노마드에 대해 사유한 대표적인 철학자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는 『천 개의 고원』에서 “유목민에게 역사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로 나타냅니다. 그가 수필집의 첫머리에 세상의 길을 향하여 끊임없이 구르는 바퀴의 형태로 세상과 만나고 모든 길을 향해 나아가는 삶을 추구합니다. 자전거는 그 자리에 멈추어서는 순간 넘어지는 것입니다. 유목민 역시 한 곳에 정주하는 순간 생성의 힘을 잃게 됩니다. 그 생성의 비밀은 끊임없이 저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새로운 힘을 밀어올리고 저어가는 안주하지 못하고 새롭게 짐을 싸야하는 사막의 유목민과 닮아 있는 것입니다. 장석주는 수필집 『자전거 여행』에 대하여 김훈이 ‘자전거’라는 아날로그적 도구에 의지해 이 땅의 산하를 누비고 보고 듣고 맛본 떠오른 생각들을 걸러내어 글로 빚어낸다고 하였습니다. 자연과 그 자연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가는 여로이며, 자연에 대하여 미치지 않은 순결함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작가의 시선이 자연의 순결성의 안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숲과 산에 대한 감탄은 책의 여러 번에 걸쳐 반복되고 있으며 나무들의 ‘개별적 존엄’이며 그 나무들은 소멸과 신생의 모둠살이를 반복하지만, “숲의 시간은 언제나 갓 태어난 풋 것의 시간”이라고 하여 숲을 자연이 아니라 문화의 영역으로 포섭하고 있다고 봅니다. 참으로 탁월한 해석입니다. 김훈의 아름다운 문체는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인구(膾炙人口)합니다. 그의 문체에 대해 감각의 명증성에서 매우 선명한 생동감 아울러 직관에 의지한 명석한 인문학적 분석에서 깊이를 함께 얻으며, 문학적 명성의 상당부분이 그의 문체에서 비롯되었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또 그를 지독한 탐미주의자로 형상의 강성함과 꿋꿋함으로 우뚝 선 것들의 양명함보다 그것들의 그늘 아래에서 바스러지는 것, 사라지는 것, 죽는 것에 대한 애잔함에 마음을 빼앗기는 측은지심으로 무장한 이 시대의 작가로 장석주는 평가하고 있습니다.(장석주, 『들뢰즈, 카프카, 김훈: 천개의 고원 그리고 한국문학의 지평』, 작가정신, 2006 69p~71P)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몸은 세상의 길 위로 흘러나간다. 구르는 바퀴 위에서 몸과 같은 순결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몸과 길 사이에 엔진이 없는 것은 자전거의 축복이다. 그러므로 자전거는 몸이 확인할 수 없는 길을 가지 못하고, 몸이 갈 수 없는 길을 갈 수 없지만, 엔진이 갈 수 있는 모든 길을 간다. 프롤로그/ 17P 그는 숲과 나무의 생명력에 끝없는 환희를 보이며 크고 단단하고 위대한 것들 뒤에 숨어있는 작고 보잘 것 없으며 여린 것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생명의 핵심이 몸에 있음을 기억하고 우주와 몸이 교감하는 모습을 길 위에서 스스로 느끼는 것입니다. 아직도 운동장에는 햇살이 뜨겁습니다. 그리고 그 햇살에 기대어 온몸으로 광합성을 하는 푸른 들의 벼들이 보입니다. 올벼는 벌써 몸의 한 자락에 낱알을 품고 서 있고, 대추나무 둥근 열매가 옹골찹니다. 저는 개학을 하고 도서관에서 책 정리를 하면서 국악동아리 학생들이 연주하는 가야금 소리를 들었습니다. 설익은 대추알 같은 아이들이 이제는 제법 소리가 여물어 있습니다. 가을이 머지않은 곳에 있나봅니다. 여름 아이를 배웅합니다. 『자전거 여행』, 김훈 지음, 생각의나무, 2000
오랜 비행 끝에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을 했다. 여행자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킬 수 있는 김치가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 개선문은 에펠 탑과 함께 파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소로 나폴레옹이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만든 것이다. 로마 티투스 황제의 개선문을 본떠 설계한 것으로 로마 시대에 개선 문 아래로 행진하도록 허락 된 사람은 영웅뿐이다. 영웅이라도 된 듯 개선문을 배경으로 멋진 포즈를 취해 본다. 아름다운 가로수와 낭만을 느낄 수 있다는 샹제리제 거리를 걸으면서 몸과 마음이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평소에 즐겨 마셨던 황금비율의 커피 믹스 맛에 길들여진 입맛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것이 유럽에서 마셨던 진한 향의 커피다. 베르사이유 궁전은 궁전도 궁전이지만 다양한 꽃들이 어우러진 정원이 인상적이다. 잘 조성된 정원에서만큼은 꼭 흔적을 남기고 싶다. 에스까르고는 달팽이 6마리에 마늘과 기름이 어우러진 양념에 빵을 찍어 먹는 것이 전부다. 저녁에는 한식으로 닭볶음탕을 먹은게 그나마 다행이다. 동물적인 본능이 제대로 살아나는 때가 여행이다. 세계 3대 미술관인 루브르 박물관에서 황실 소유의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크나큰 행운이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웠던 걸작품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큰 감동이 아닐 수 없다. 그림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라면 그 감동은 배가되었으리라. 루브르 박물관은 1190년 지어졌을 당시만 해도 요새에 불과했지만 16세기 중반 왕궁으로 재건축되면서 그 규모가 커졌고 1793년 궁전의 일부가 중앙 미술관으로 되면서 궁전에서 박물관으로 탈바꿈되었다. 메듀사호의 뗏목은 프랑스 낭만주의의 천재 화가 제리코의 작품으로 실제 일어난 비극적인 조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생존자들이 13일간의 표류 뒤에 수평선 멀리 구조선을 발견하는 순간을 묘사한다. 모나리자는 작품의 유명세만큼이나 촬영을 하는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작품을 잘 볼 수 있는 지점까지 가서 촬영을 했는데 감동의 순간이다. 쁘랭탕 백화점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물 만난 물고기처럼 이 물건 저 물건을 정신없이 사대는 ‘막사파’ 아주머니들의 모습만 보아도 재미있다. 특히 중국인들은 구매한 물건을 담아갈 여행용 가방을 따로 챙겨줄 정도로 ‘막사파’ 아주머니들하고는 비교가 안 된다. 백화점에서의 지루한 시간을 뒤로하고 세느강 주변을 거닐며 이국땅에서 모처럼 평화롭게 여유를 즐긴다.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마무리하고 기차로 밸포트로 이동해서 알프스의 보석인 융프라우로 향한다. 융프라우는 ‘젊은 처녀의 어깨’라는 뜻으로서 가장 높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알프스를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좋은 방법이 산악기차를 타는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은 알프스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이미 하나가 된 듯 눈인사를 한다. 광활하게 펼쳐진 대초원과 초원위에 비스듬히 지은 것 같은 착시현상을 느끼게 하는 집들, 그리고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들의 모습만으로도 평화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얼음궁전과 스핑크스 전망대는 아름답고 신기하다. ‘동굴 속에 얼음으로 궁전을 만들 수 있었을까?’ 인간의 위대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태리의 밀라노로 이동을 하는데 뱀처럼 구불구불한 산길과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절경 자체다. 경사가 급하고 길도 좁아서 잔뜩 긴장을 한 나머지 피곤했지만 잠을 잘 수가 없다. 밀라노 두우모 성당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고딕 양식으로 135개의 첨탑이 있다. 스칼라 극장은 베르디와 푸치니가 오페라를 초연했던 곳이다. 갤러리아가 스칼라 극장과 두오모 성당을 연결해주고 있다. 베니스로 이동 중 차안에서 이탈리아 칸소네를 들었는데 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 나왔던 라 스파뇨라(스페인의 아가씨라는 노래가 흘러나와 반가웠다. 물 위에 떠 있는 아름다운 수상도시 베니스는 이탈리아의 진귀한 보배다. 베니스의 상인, 로미오와 쥴리엣, 한 여름 밤의 꿈, 오델로, 말괄량이 길들이기 등 수없이 많은 작품들이 이 곳 베니스를 배경으로 했다. 산마르코 광장과 베네치아의 해안은 알록달록한 가면을 쓴 베니스 사람들과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광장 입구로 들어서니 베니스의 상징인 사자와 에마누엘 2세의 동상이 있는 오벨리스크 기둥을 볼 수 있다. 곤돌라는 ‘흔들리다’라는 뜻으로 베니스에서 사랑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요소다. 도시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서 최대 6명을 태우고 2명의 뱃사공이 3미터 정도의 긴 노를 저으며 베니스의 특별한 분위기에 빠져든다. 자동차가 없고 골목 구석구석은 기계의 손길이 아닌 인간의 손길로 가득 차 있다. 리알토 다리는 물의 도시 베니스를 대표하는 다리로 베네치아의 중심부로 여행자와 현지인들로 북적거리는 랜드마크다. 아름다운 아치 모양과 다리 위에 늘어선 작은 점포들 때문에 유명해졌는데 산마르코 광장이 가깝고 주변에 어시장과 가게들이 많다. 이태리 사람들은 베니스에서 한 번 쯤 살아보면 하는 로망을 갖지 않을까하는 상상도 해본다. 베니스에서 약 4시간을 달려서 피렌체로 이동한다. 두오모 성당은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이란 약칭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피렌체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성베드로 대성당은 로마의 주교좌 교회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톨릭교회 그 자체도 아니다. 가톨릭의 진원이자 그 자체가 하나의 도시 국가다.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돔은 우아하고 강렬한 인상을 준다. 미켈란젤로는 1563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 건물에 매달렸다. 성당의 엄청난 규모, 엄숙한 구성, 그리고 강력한 권위는 세계 곳곳의 대형 교회와 정부 건물 설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트레비 분수는 1453년 교황 니콜라우스 5세가 고대의 수도 ‘처녀의 샘’을 부활시키기 위해 만든 것에서 시작하여 1726년 교황 클레멘스 13세 때 지금의 모습을 완성했다. ‘진실의 입’은 산타마리아 델라 교회 입구의 벽면에 있는 대리석 가면으로 중세 시대 사람을 심문할 때 심문을 받는 사람의 손을 입 안에 넣고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손이 잘릴 것을 서약하게 한 데서 유래되었는데 진실을 말하더라도 심문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손을 자르도록 미리 명령이 내려져 있었단다. 바티칸 박물관은 로마 교황청 바티칸 궁전 내의 기념물, 미술관, 회화관 등의 종합 명칭으로 박물관 내에는 각종 흥미로운 조각상이 있었는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정력의 신과 아폴론 상이다. 아폴론 상은 인체의 완벽한 비율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왼손에는 활을 들고 오른손에는 등에 메고 있는 화살통에서 화살을 꺼내려는 모습을 묘사했다. 오랜만에 문화 선진국의 다양한 문물과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여행이었다. 다음번에는 좀 더 충분한 공부를 한 후에 여행을 떠나야할 것 같다.
여름방학 첫 날이자 중복을 하루 앞둔 7월 21일(금), 다른 학교 아이들이 여유로운 늦잠을 즐기고 있을 즈음, 우리 서령고 아이들이 하나 둘 씩 학교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떤 아이는 밝은 표정이었고, 어떤 아이는 조금 걱정스러운 모습이 눈에 띄었다. 여러 번 설명했던 산행의 어려움이 표정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가야산 산행은 8시 20분 용현계곡 입구에서 출발해 수정봉, 옥양봉, 석문봉, 일락산, 보원사지까지 18km에 이르는 긴 여정에 이르렀다. 산행을 잘 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산행에 처음 나선 친구들이나 어제까지 몸이 안 좋았던 친구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뒤쳐지기 시작했다. 산행을 잘 하는 아이들은 군데군데 지정한 장소에 모여서 뒤쳐진 아이들을 기다려주는 성숙한 배려심을 보였고, 산행을 못 하는 친구들의 곁에는 비슷한 친구들이 모여 서로 가방도 들어주고, 물도 나누어 먹으면서, 서로에게 포기하지 않고 산행을 계속하도록 격려하는 성숙함을 보였다. 근육경련이 일어나서 더 이상 산행을 계속할 수 없는 친구를 위해 정상적인 코스를 포기하고 함께 하산을 도와준 친구와 발목이 아픈 친구가 끝까지 산행을 포기하지 않도록 옆에서 느릿느릿한 속도로 보조를 맞춰 함께 완주를 도와준 아이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8살 아이들을 어른으로 한 걸음 성장시켜준 모습이라고 생각되었다. 비록 무덥고 힘든 산행이었지만, 우정과 나눔, 배려란 이름으로 똘똘 뭉쳐 마지막까지 이루어 낸 완주이기에 계곡의 물놀이가 더 시원하게 느껴지고, 상으로 받은 식사도 백숙이 아닌 금숙이었으리라 생각해본다. 오늘 아이들이 보여준 모습이 앞으로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에 녹아나기를 기대해본다.
얼마전 일본 교장 선생님이 순천을 방문했다. 한국을 방문하기 전 한국 중학생들이 부지런히 학원에 다닌다는 정보도 이미 알고 있었다. 나도 그렇지만 누구나 외국에 나가면 자기가 살고 있는 집단과 다른 집단을 비교하면서 느끼는 것이 많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이런 호기심 때문에기회가 되면 그 나라의 교실을 둘러본 경험을 보면 어느 정도 교육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교육에 대한 열정이다.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학부모들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면서 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교육의 축은 여전히 선생님이다.선생님들의 역량이 뒤따라 주지 않으면 좋은 교육은 결코 만들어갈 수 없다. 교육을 받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눈높이가 이전보다 높아진 만큼 가르치는 선생님들도 끊임없이 자기개발을 통해 가르치는 역량을 강화하는 길만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일본에서 오신 교장선생님과 학교 교실을 돌아보면서 수업하는 모습을 살펴 보았다. 역시 몇 명은 책상에 엎어져 있고, 여전히 선생님은 컴퓨터 앞에서 무엇인가를 하고 계셨다. 학원에서도 이렇게 엎어진 학생들이 있을까? 역시 학교 선생님보다 학원 선생님이 더 잘 가르친다’는 일부의 선입견은 이런 환경에서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르치는 일, 교육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과의 교감이고 소통이다. 가르치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배워서 각자의 전공 지식을 전달한다면 훨씬 더 좋은 교육, 알찬 교육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상의 학습 주제에 대한 호기심, 열정, 준비도 등에 따라 결과는 차이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가르치는 사람, 즉 선생님은 크게 이성적인 요소와 감성적인 요소, 두 가지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첫째는 지식을 전달하는 능력이다.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설명하는 능력이 필요한데 설명은 철저하게 자신이 아니라 듣는 사람, 즉 학생의 눈높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성적인 교감이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전공자, 전문가인 선생님 자신에게는 아주 쉬운 단어일지라도 학생에게는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교사는 가르치는 과정에서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가르치는가만 집중하면 학습자는 시야에서 멀어진다. 학습자가 무엇인가를 빨리 효과적으로 배우려면 보고, 듣고, 느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가운데 중요한 것은 흥미라는 요소이다. 대부분의 교실에서 아이들은 교사의 강의를 들으면서 탐구하고, 토론하고 질문하는 등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줄 맞춰 앉아 조용히 강의만 듣기 때문에 수업이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느끼게 된다. 바로 흥미가 결핍되면 목표에서 멀어진다. 둘째는 학생의 상태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이것은 이성이 아닌 감성적인 부분이. 지식을 잘 전달했다고 해서 학생들이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잘 듣고 있는지, 어렵거나 힘들지는 않은지를 파악하고 긴장감을 풀어주거나 칭찬을 통해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점심식사 후 수업을 시작하면 모두가 졸려서 엎드려 있는데도 계속 강의를 하다가 수업 종이 치면 바로 나가시는 선생님들이 가끔 있다. 이분들은 바로 이런 학생들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기에 일어나는 결과이다. 아직도 상당수의 선생님들이 영상자료를 학생들에게 보라고 지시하고 학생들의 시청하는 관점, 자세는 소홀하게 다룬다. 이때가 바로 학생이 엎어지기 좋은 시간이다. 감정 공유와 상호작용이 활발한 교실은 결코 조용할 수 없다. 수업을 할 때는 꼭 마지막에 정리 요약을 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강의를 듣는 순간에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끝나고 나면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 때가 많다. 이때 수업의 말미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하면 전체적인 그림이 명확히 그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세부 내용도 기억이 나게 된다. 정리는 가능하면 세 가지로 해주는 것이 좋다. 내용에 따라서는 더 많아질 수도 있지만 절대 다섯 가지 이상 넘어가지 않도록 요약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정착을 위해 핵심 사항을 다시 질문 형식으로 바꿔 확인을 하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강의 핵심은 ‘첫째, 짧고 간결한 문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둘째, 비유와 예시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 학생이 비유를 들어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전체 그림을 그리는 정리요약을 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는 가진 것이라곤 사람 밖에 없는 나리이다. 그래서 교육이 미래다. 우리 교육에서 학부모가 불안을 느끼지 않고 안심할 수 있는 나라가 된다면 미래가 보장된다. 또한, 지금 배우고 있는 학생들이 지금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 감사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한국의 미래를 밝혀 줄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책상에 엎어져 있고 선생님들이 배움을 소홀하게 여긴다면 학생들에게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아가 미래사회는 초연결 사회가 된다. 산업화 시대에 전 국민의 보편적 교육 기회가 한 나라의 발전을 이끄는 요인이 됐던 것처럼, 지능화 되고, 가상화 되고, 초연결 되는 사회에서 복합적인 여러가지 해결력과 융합적 사고, 그리고 기계로 대처할 수 없는 감성적 지능을 가진 인재 양성이다. 이런전략이 모든 나라의 최우선 정책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교육의 힘이다. 그래서 우리는 교육을 중요시 한다.
22일 오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교육정상화를위한모임 소속 한 교사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공교육정상화를위한모임은 기간제교사․강사의 정규직화 반대를 주장하며 세종시 교육부청사 앞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동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2일 조현왕 선생님이 명예롭게 퇴임했다. 조 선생님은 1987년 3월에 본교에 부임해 30년 6개월을 봉직하며 후진 양성에 최선을 다했다. 평소 공과 사가 분명하고 원칙을 강조하는 강직한 성품으로 동료 교직원과 학생들의 귀감이 되어 왔다. 또한 ‘뚜렷한 목표를 갖자, 남의 말을 경청하라, 모교에 대한 자긍심을 갖자’라는 신념으로 30년을 한결같이 근무하며 수많은 제자를 양성하고 이번에 명예롭게 퇴임했다. 선생님의 앞날에 무궁한 행복이 가득하길 빈다.
경상북도문경교육지원청(교육장 엄재엽)은 오는 9월 1일 문경 최초의 공립 단설유치원인 문경유치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문경유치원은 2016년 3월 경상북도교육청으로부터 7학급(일반 5학급, 특수 2학급) 120명으로 설립인가를 받아 문경시 점촌로 60 구(舊) 문경교육지원청사 자리에 부지면적 2660㎡, 연면적 2089㎡, 지상 3층으로 새롭게 리모델링되어 1층에는 교실(2실), 원무실, 행정실, 급식소 등이 2층에는 교실(4실), 원장실, 원무실Ⅱ 등이 3층에는 교실(1실), 다목적강당, 도서실 등을 두어 유아들의 이동이 편리하고 관리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는 구조와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자연 친화적인 건축물로 설계됐다. 당초 문경유치원은 9월 1일자로 호서남초등학교병설유치원이 이전하여 개원할 계획이었으나, 교육지원청 이전 후 공사를 착공함으로써 짧은 공사기간(5개월)과 최근 기상이변에 따른 혹서와 잦은 우기로 인하여 준공이 다소 늦어졌다. 따라서 현재 호서남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문경유치원은 개원한다. 또한 이전 및 개원식은 유아들의 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끼칠 유해물질이 있는지 점검하고 실내 공기질 측정을 완료 후 안전성이 확보된 이후에 실시될 예정이다. 엄재엽 교육장은 “유아들의 성장발달과 눈높이에 맞는 건강하고, 안전한 좋은 교육 환경을 적기에 제공함으로써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유아들의 교육효과를 극대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경교육지원청(교육장 엄재엽)은 ‘국민과 함께하는 을지연습! 튼튼한 국가안보’를 슬로건으로 21~24일 실시하는 을지연습에 대비해 문경교육지원청 3층 대회의실에서 문경교육지원청 전 직원을 대상으로 공직자 나라사랑 안보교육을 실시했다. 나라사랑 안보교육은 ‘동북아 안보환경 변화와 한국 안보’라는 주제로 충남대학교 군사학부 박재필 교수를 초빙했다. 이번 강의를 통해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공직자로서의 역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다. 엄재엽 교육장은 “최근 북한의 잦은 도발로 안보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강의를 통해 시대적 환경변화에 따른 안보의식을 고취하고 오늘부터 24일까지 실시하는 ‘2017년 을지연습’의 성공적인 시행을 다짐했다.
메뉴얼을 지켰는가? 제자 성희롱 의혹으로 조사를 받다가스스로 삶을 접은故송경진 교사 사건은 대한민국의 교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건이다. 신고 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한 송 교사의 진술 등 소명기회조차 없었다고 하니 기가 막힐 일이다. 학생들의 말만 믿고 직위해제를 한 교육청, 뒤늦게 사건의 심각성을 알고 탄원서를 제출한 학생들 주장에 경찰이 종결한 사건을 전북학생인권교육센터가 교육청에 징계 처분 권고 결정을 내려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 그러나 이미 송교사의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몸무게도 10킬로그램 이상 빠져서 번 아웃 상태였으리라. 나라도 그런 모함을 받고 견뎌낼 수 없었으리라. 목숨으로 지킬 수밖에 없었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 송교상의 죽음이 교단에 던진 충격파 또한엄청나다. 심하게 말하면 복지부동이나 무사안일주의 갑옷을 입어야 살아낼 교단이 되었다. 제자에 대한 관심과 충고가 성희롱이 되는 세상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 진실은 시간이 가면 밝혀진다지만, 이미 한 사람의 고귀한 생명이 그 억울함을 죽음으로 항명했다. 그 가족의 망가져버린 삶은 누가 보상해주나. 야간자율학습을 하기 싫어서 선생님을 걸고넘어진 철없는 학생들의 말장난이 엄청난 파국을 일으킨 셈이다. 학생들의 말만 곧이곧대로 진술 받아 신고부터 한 것도 큰 잘못이다. 학교폭력자치위원회는 뭘 하고 있었나? 진술서를 토대로 사실 관계 확인부터 하는 게 순서인데 송교사에게 소명할 기회조치 주지 않은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 가담한 학생들은 앞으로 평생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다. 이 사건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모함하여 진술서의 용어를 과도하게 어필한 점,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신고부터 감행한 동료 교사, 초기 대응을 잘못한 학교 측, 사건을 신고 받고 매뉴얼대로 처리했는지 살펴보지도 않고 직위해제부터 성급하게 내린 지역교육청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가장 중요한 사실 확인을 실시하지 않은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 가장 큰 잘못이 있다고 본다. 이 사건을 보며 필자가 겪은 황당한 사건이 생각나서 다시 한 번 분개하는 마음이 앞서 이 글을 쓴다.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누구나 날마다 크건 작건 사소한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희대의 대통령 탄핵사건을 보면서 법적인 증거 앞에서 오리발로, 비싼 변호사들의 등 뒤에 숨어서 숱한 거짓말의 향연을 보여주던 사람들. 많이 배운 자들, 고위직, 더 많이 가진 자들의 행태를 보며 분노했던 시간 덕분에 세상이 바뀌고 있다. 그럼에도 가장 더딘 곳이 교육계인 것만 같아 답답하다. 방과 후 선생님이 욕을 했다고요? 특히 1학년 아이들은 더욱 그렇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거짓말이 나쁘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장난삼아 거짓말을 하는 시기이다. 친구들을 놀래키는 작은 장난,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깜빡 속아 넘어가는 작은 거짓말이 때론 귀여운 시기이다. 우리 반 아이가 했던 황당한 거짓말 때문에 학교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발 빠르게 대처하여 사건으로 번지는 것을 막으며 가슴을 쓸어내렸던 일이라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초여름 어느 날 아침, 맨발로 찾아온 학부모가 대뜸 하는 말,"선생님, 우리 00가 방과 후 교실 선생님한테 욕을 들었답니다.""네? 차분히 말씀해 보세요. 교육청에 전화를 하거나 학교 측에 알리지 않고 담임에게 먼저 오신 것은 아주 잘하신 일입니다. 일이란 순서가 있으니까요. 뭐라고 욕했다고 하던가요?" "제 입으로 말하기에는 좀 그렇습니다만.""알겠습니다. 종이를 드릴 테니 여기에 쓰십시오."두 문장이었다. 입에 담기도 그렇고 글로 옮기기도 부적합한 말이었다. 어린 아이가 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어른들의 욕이었다. "알겠습니다. 일단 제가 먼저 자초지종을 파악하고 방과후 선생님께 사실 확인을 한 뒤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알고 계십시오. 1학년 아이들은 거짓말을 많이 하는 시기란 것을요. 아주 사소한 거짓말부터 시작해서 금방 탄로 날 거짓말도 하는 시기가 1학년 시기입니다. 그러니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맞춰서 거짓말 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아직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서 말할 나이는 아니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께서는 아이말만 곧이곧대로 듣고 흥분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여 거짓말 하는 버릇을 잡아야한답니다. "아! 그래요? 우리 아이는 평소에 거짓말 하지 않는데요.""당연히 그러시겠지요. 아무튼 자세히 알아보고 오늘 중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사실이라면 그 선생님께도 응당한 조치를 해야 하고 사실이 아니라면 어머니께서도 자녀를 혼내주고 선생님께 정식으로 사과하셔야 합니다. 예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생겨서 학생들의 말만 믿고 방과후 선생님이 억울하게 바뀐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상급 학년에서 일어난 일이라 저는 나중에야 알았지만 이미 흘러간 물이었지요. 나중에야 알려졌지요. 그 선생님이 억울하게 당한 거라고. 학생들의 말만 듣고 학부형들이 집단적으로 항의해서 그렇게 된 거라고요."그날 필자는 즉시 학교 측에 알리고 방과후 선생님을 만나 직접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그 선생님은 학생들의 신망을 받고 있고 아이들도 매우 좋아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일이 꼬여서 선생님이 바뀔 경우, 그 선생님도 함들 것이고 수업을 받아온 아이들에게도 피해가 가기 때문에 발 빠른 대처가 필요했다. 욕설이 적힌 쪽지를 본 선생님은 너무 놀라고 황당하다면서 억울하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선생님, 먼저 감사드립니다. 저에게 먼저 오셔서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으셨다면 꼼짝없이 해명할 겨를도 없이 사건에 휘말릴 뻔 했으니까요. 그 아이는 말도 없고 조용한 아이였는데 어떻게 제가 하지도 않은그런 욕을 했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을까요? 하늘에 맹세코 저는 그런 욕을 한 적이 없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수업 중에 제가 그 말을 했다는데 제가 했다면 들은 아이들이 있을 겁니다. 저도 자식을 키우는 사람인데 그런 욕을 할 리도 없고 평소에도 욕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 그러면서 눈물을 보이는 방과후 선생님의 모습이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아이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공부나 활동을 시키는 선생님의 한 쪽만을 보고 애꿎은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선생님이 시키지도 않은 일이나 말을 선생님 핑계를 대며 거짓말 하는 일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 선생님의 눈빛과 눈물의 항변에 진심이 담겨있다고 확신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증언에 힘이 실렸다. "선생님, 00는 거짓말 잘해요!" 그 한마디. 그리고 당사자인 아이를 조용히 다른 곳으로 불러서 물었다. 먼저 아이가 놀라거나 불안해하지 않도록 일상적인 대화를 했다. 학교생활에 힘든 일은 없는지, 친구들과 힘든 일은 없는지, 방과후 프로그램 시간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간접적으로 접근했다. 평소에 아이 엄마가 도시에서 살다가 여러 군데 학교를 알아보고 우리 학교를 찾아 일부러 입학시킬 만큼 학교교육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아이가 학교생활을 즐겁고 재미있어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터라 예상 밖의 상황에 놀란 건 나였다. 사건 수습도 중요했지만 재발방지에 더 무게를 두고 접근했다. 내 입으로 말하기 곤란해서 욕이 적힌 쪽지를 보여주었다. 아이는 자신이 그렇게 말했다는 사실조치 잊은 듯했다. 어떤 상황에서 그런 욕을 들었는지 설명도 하지 못했고 자기가 그런 욕을 정말 들었는지조차도 대답을 못했다. 한 선생님의 인생이 걸린 문제였기에, 방과후 프로그램에 대한 재조정에, 인력 수급 문제까지 걸린 문제였기에 나는 심각했는데, 정작 아이는 멀뚱멀뚱 해서 다시 한 번 놀랐다. 상황인식이 안 되는 어린 아이를 다그치는 일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잘 생각해보고 생각나는 대로 엄마나 선생님께 말해 달라"고 부탁하고 마무리 지었다. 그래서 함께 방과후 수업을 받는 다른 아이들을 상대로 한 사람씩 물었다. 그 선생님이 평소에 욕을 하시는지, 혹시라도 심한 말을 하시는지 보다 더 좋은 학습 환경을 제공해 주기 위해 그냥 알아보는 거라고. 그런데 단 한 아이도 그 선생님에 대해 서운함을 표하거나 더욱이 욕하는 일은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아이들은 오히려 그 선생님을 걱정했다. 그리고는 그 아이가 거짓말을 잘한다고 했다. 장난 수준의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었다. 부모님이나 담임 선생님에게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친구들 사이에선 거짓말을 하는 아이. 자기는 장난삼아 그런 말을 한 번 해본 건데 부모님은 놀랐고 일은 크게 번질 뻔 했으니 본인도 놀랐으리라. 아이들은 금방 잊어버린다. 어제 일도 제대로 시간대별로 말하지 못하는 게 1학년 아이임을 감안하면 제대로 기억조차 못하는 게 정상일지도 모른다. 워낙 책을 많이 보고 상상의 세계에서 사는 아이라서 엉뚱발랄한 생각도 잘하는 아이의 특성을 생각해보면, 어디서 들은 욕이 신기해서 한 번 말해 볼 수도 있었거나 부모님을 놀래키려고 했을 수도 있다. 결국다음 날아이 엄마를 다시 학교로 오게 해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학부모님은 아이를 데리고 방과후 선생님께 정식으로 사과했고 아이도 반성하는 일로 마무리 지었다. 우리 반에서는 '거짓말'을 주제로 특별수업을 하는 것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예방약도 투여했다. 거짓말이 얼마나 억울한 사람을 만드는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세상, 그런 사람이 되려고 공부를 하고 좋은 책을 읽는 거라고. 아직도 그날의 해프닝을 이해하기 힘든 게 솔직한 고백이다. 그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고 방과후 교실에 CCTV가 있는 것도 아니니. 진실은 그 아이와 그 선생님 밖에 모른다. 다른 아이들의 증언과 그 선생님의 눈물의 항변으로 불완전한 매듭을 지었으므로. 정작 더 놀란 것은 필자를 그렇게동분서주하게한 주인공은 그날 이후로도 아주 유쾌발랄하게 즐거운 1학년 생활을 하고 있으니, 1학년 아이들의 정신세계가 다행스럽고 감사하다. 그 일로 1학년 아이들의 심리 파악을 위해 심리학책을 더 들추게 되었으니 교직은 평생 공부해야 하는 자리가 맞다. 하마터면 한 선생님의 일자리가 날아갈 뻔했던 거짓말 사건으로 2017년을 액땜한 후 즐거운 일만 가득한학교가 되었다. 앞으로 교직 과목으로 검사 공부도 변호사 공부도 교양과목에 넣어야 하지 않을까? 워낙 학교에서 생기는 사건들이 다양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기존의 교직 과목 이수는 교단에 설 자격만 주는 것이다. 교직에 뜻을 둔 선생님은 교실에 들어선 날부터 다시 공부를 해야 뛰는 아이들 위에 날으는 선생님이 될 수 있으니.
우리나라 교육학 용어사전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교육의 기회균등은 교육의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는, 즉 학습 가능한 기회에 능력껏 참여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경향이 있으나, 그것은 교육의 기회 균등의 개념을 극히 제한된 의미로 해석한 결과다. 모든 개인에게 의미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을 때, 엄격한 의미로 교육의 기회균등이 보장된다”고 언급돼 있다. 헌법 제31조 1항에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하였지만, 교육기본법 제4조 1항에서는 “모든 국민은 성별・종교・신념・인종・사회적 신분・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해 내용을 더 구체적으로 명기하고 있다.이처럼 교육의 기회 균등은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보편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특목고라고 해서 일반고보다 예산을 두 배 이상 사용한다든가 조기 졸업을 시키는 경우는 교육의 기회균등에 반하는 역차별이다. 일반고나 특목고나 교육을 받은 권리를 똑같이 보장해야 한다. 우수한 인재를 길러낸다는 명목으로 특목고에만 예산을 목적사업비 명목으로 많이 배정한다면 이것은 교육의 기회균등 차별을 비켜가기 예산정책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일선고교에서 쓸 예산이 특목고로 인해서 차별을 받는 결과가 된다. 또 특목고라고 해서 우수학생을 조기 졸업시키는 것은 일반고에 재학 중인 학생과 결과적으로 차별을 드러내는 것이다.2017년 8월 카이스트에서는 고 2학년을 대상으로 과학영재 학생을 전국적으로 선발하였다. 여기에 합격하는 학생은 졸업이 인정돼 지금 3학년과 같이 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특목고를 없애고 전국에 모든 과학 영재 학생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우수한 영재는 조기에 원하는 대학 학과에 입학해 전문화된 교육을 받는 길을 열어 주면 될 것이 아닌가? 좀 더 살펴보면 서울 국립 S대에서도 우수 인재를 조기에 선발할 수 있고, 포항에 P공대에서도 과학영재를 카이스트처럼 선발하게 되면 특목고를 만들어 대학입시를 위한 편의를 제공하고 사교육을 더욱 부채질하는 길을 터놓을 이유가 없다.영재교육을 시키는 길을 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영재를 길러낸다는 명목으로 다른 학생들이 교육의 기회균등에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영재를 영재답게 길러내는 최종적인 길은 대학에 있다. 보다 전문화되고, 보다 깊이 있는 학업을 열어 주는 것도 전문가인 교수가 할 일이 아닌가? 고등학교에서는 우수한 영재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올바른 인성 교육과 보편적인 밑바탕 교육을 깔아주는 역할을 충실히 하면 된다. 머리만 우수하고 한 분야에만 독특하게 뛰어났다고 해서 이 나라 발전에 절대적인 도움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현재 우리의 교육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지나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경쟁으로 치닫는 학생들이 대학에 가서는 왜 치열하게 경쟁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 국제 대회에 나아가서 우수한 결과를 만들어 낼 때 각 기업체에서 인재 영입에 소홀히 할까? 고등학교에서 우수한 인재를 길러 대학에 보냈는데 왜 기업에서는 우수한 학생을 서로 선발하려고 하기보다는 경력있는 사람을 더 선호한다는 말이 항간에 떠도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수한 인재를 길러 대학에 보냈는데 왜 학점을 따는 대학생으로밖에 평가받지 못할까? 특목고 교육의 문제일까? 우리의 우수한 영재를 우물안 개구리처럼 키울 결과일까? 세계 무대에서 떠오르는 배우를 만들어 가는 그런 교육이 지금 필요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특목고가 아닌 일반계고 특목고들이 우후죽순처럼 뻗어갈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가 더 절실한 상황은 아닐까?
이삼평 비를 방문했을때는 14대손이 반겨줬으며 현재 도자기를 만들고 있단다. 이삼평은 일본에서 도자기의 신으로 불리울 만큼 명성이 높다. 일본의 3대 성은 나고야성, 구마모토성, 오사카성인데 나고야 성은 현재 성터만 남아있고 임진왜란 후 없어졌다. 나고야 박물관 시로세 선생님이 우리 일행을 반겨줬는데 임진왜란 당시 14만 명이 이곳에서 출병(침략) 했다고 하는데 성터를 둘러보니 왠지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1년 2개월을 나고야 성터에서 전쟁을 진두지휘했는데 15만7000명이 대마도를 거쳐 조선을 침략했고 일본군 20만명, 조선군 200만명이 사망을 했단다. 후나야마 고분은 전방후원분이다. 1965년 출토품이 국보로 지정된 중요한 고분이다. 칠지도는 나라현(奈良縣) 덴리시(天理市)의 이소노카미신궁(石上神宮)에 소장된 철제 가지모양의 칼로서 백제가 일본에게 보내준 칼이라는 일본의 주장과 백제가 일본에게 하사한 칼이라는 우리측 주장이 분분하다. 최인호의 역사소설인 잃어버린 왕국에도 등장할 정도로 유명하다. 시모노세키로 이동하여 조선통신사 숙소 아카마 신궁과 청일강화기념관을 보았다. 아스카테라와 이시부타이, 호류지, 그리고 후지노키 고분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도등장하는 곳이다. 아스카테라는 백제의 왕흥사를 모델로 한 절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인 아스카대불이 있다.호류지는 아스카 문화의 중심지로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목조 건축물이자, 중국과 한반도의 불교 건축과 예술이 일본에 건너가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아시아 미술의 보고다. 법륭사(호류사)는 일본 나라현에 있는 절로 현존하는 일본 최고의 목조건물이다. 이 번 여행 중 인상 깊었던 곳은 동대사(도다이지)였다. 나라 사슴 공원은 인간과 사슴이 하나된 느낌이다. 사슴 센베를 사서 줬더니 서로 먹겠다고 달려와서 당황스럽다. 고류지는 신라에서 건너온 하다노 카와카쓰가 창건했으며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상과 똑같이 생긴 일본 국보 제1호인 미륵보살상이 있는데, 이 불상을 만든 재료가 국내에서 나는 적송임이 밝혀지면서 한반도의 장인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단다. 이조성(니조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건립했는데 동서로 500m, 남북으로 400m 규모의 성벽을 쌓고, 그 둘레에 해자를 축조했다. 내부가 화려하고 여러 건물 가운데 성의 중심인 니노마루[二の丸]가 훌륭한 건축미를 자랑하고 있다. 성에는 마루가 있는데, 마루 위를 걸으면 새 울음소리가 나서 외부에서 적이 침입할 경우 알아차리기 쉽다고 한다. 오사카 도톤보리에서의 자유 시간은 여행 기분을 한껏 더해준다. 신사이바시 상점가를 걷다보니 명동과 흡사하다. 면세점에서 쇼핑도 하고 일본의 미소(된장)라멘과 오코노미야끼와 다코야끼를 먹어본다. 라면 맛이 깔끔하지 않고 맹맹해서 당황스러웠지만 여행을 할 때는 그 나라의 음식에 적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국물까지 깔끔하게 해치운다. 오사카성은 오사카의 랜드마크로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 토요토미 히데요리의 자결터를 보았다. 권불십년이다. 금강학원을 방문하여 학생들의 사물놀이 공연을 보면서 진지한 모습이 자랑스럽고 고맙다. 동작 하나하나가 통일성이 있고 박진감이 넘치며 자신감이 충만한 모습은 감동 그 자체다. 1년에 한 번씩 인근 초등학생들을 초청해서 한국의 세시풍속과 사물놀이 공연을 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공연을 보고 감격을 하여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민족사 탐방은 한국인의 진취적인 개척 정신을 재발견하고 향후 역동적인 한-일 관계의 주역이 될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떠나는 아쉬움에 매일 눈물 “참 많은 사랑 주고받아”불신, 규제만 느는 현실…후배들 생각에 발길 무거워꿈나무 키우려 씨름하는 교사들 땀, 헌신 알아줬으면 출발점 기초교육 중요, 농어촌 등 소외지역 더 필요정부, 유아학교로 전환하고 공립유치원 더 늘려야병설은 안 맞는 옷…아이들 특성 살릴 ‘단설’ 증설을 “요즘 후배 교사들에게 ‘내려놨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현장에서 소신껏 열정을 발휘해야 할 교사가 교육하는데 위축된다니, 교사들에게나 아이들에게나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김성자 충남 예산유치원 원장은 후배들, 그리고 자라나는 아이들 걱정부터 꺼냈다. 사립에서 8년, 공립에서 30여년을 울고 웃다 어느덧 정년을 맞아 회고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들!’을 펴낸 김 원장에게 책 제목만큼이나 아름답고 행복한 ‘옛 이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듯했다. 11일 예산유치원에서 만난 김 원장은 갈수록 유아교육 여건이 안 좋아지는 상황이라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유아교육 특성을 무시한 규제가 너무 심해 교육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어 노심초사라고 했다. 김 원장은 “매를 드는 건 당연히 안 되고 ‘노려보지도 마라’, ‘큰 소리도 안 된다’는 등 옭아매고 있다”며 “사실 모든 교사들이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대우하면서 이상적으로 교육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럴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수업시간에 주위 아이를 괴롭히고, 할퀴고, 때리고, 깨무는데 ‘얘야 그러지 마라’고 타이른다고 통제가 되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게다가 갈수록 아이들은 거칠어지고 정서는 불안하고 말을 듣지 않는데 공문 한 장에 이런 요구가 날아오면 교사 속만 타들어 간다”고 덧붙였다. 회고록을 쓰고자 했던 첫째 이유는 천직 같은 유치원 교사직을 떠나는 입장에서 아쉬움 가득한 마음이 컸다. 그러나 써내려가면서 유치원교사들이 얼마나 힘들게 아이들을 지켜내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해달라는 요청을 빠뜨릴 수 없었다. 김 원장은 “매스컴이 교사들의 잘못된 점만 들추는 현실이 아쉽다”며 “아직은 아이들을 위해 희생하는 참스승들이 더 많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아교육자들이 점점 힘들다고 한다. “최근 어린이집, 유치원 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뉴스가 연일 이어지면서 학부모들의 눈길도 싸늘해지고 있다. 일부 유아교육기관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든 곳의 일로 여기고 교사들을 범죄자처럼 보고 있다. 이래서는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하기가 매우 어렵다. 교육당국은 지나치게 아이들에게 인격적인 조치만 할 것을 요구하니 교실에서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때리더라도 큰 소리조차 못 낸다. 원장 입장에선 늘 안전문제에 숨죽일 수밖에 없다. 선생님들도 너무 안쓰럽다. 내가 처음 교사할 때만 해도 아이를 맡기면서 때려서라도 사람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던 시절이었는데 격세지감을 느낀다. 학부모 상담을 해도 잘 안 통한다. 잘못을 하면 그에 맞는 벌을 줘서라도 고쳐 나가는 게 교육인데, 본질이 왜곡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당국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뜻인가. “유치원에까지 아이를 온종일 돌보도록 요구하니 학부모들의 관련 요청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유아공교육을 얼마나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문제로 교육 이외의 부담이 커진 공립유치원 교사들이 수업에 열정을 다하기 어려워졌을 뿐더러, 유아기 아이를 온종일 맡기는 그 자체가 유아교육 상 바람직하지 않다. 유아기에는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기관에서의 교육보다 더 중요하다. 실제 온종일 유치원에 머무는 경우 일찍 귀가하는 아이들에 비해 분리불안 등 정서상 문제가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공립 교사는 어떤 점이 더 어려운가. “사립유치원의 경우 부모들이 적극 등원시킨 만큼 교원들과의 소통이 원활해 서로 간 이해가 잘 이뤄진다. 아이들도 교육과정을 잘 따른다. 그러나 공립유치원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가끔 일반학급과 특수학급 사이의 경계선에 놓인 아이들이 올 때가 있는데, 교육시키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자꾸 도망가려는 걸 제지하려 들면 엄청난 저항이 따라온다. 그러면 선생님들은 몸부림치는 아이를 가랑이에 끼워서라도 교육시킨다.” ―사명감이 없다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너무나 눈물겨워 ‘그냥 특수반에 보내시죠’라고 권유하지만, 선생님이 해볼 때까지 해보겠다는데 말릴 수가 없다. 아이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도저히 안 변할 것 같은 아이가 교사의 사랑과 보살핌에 의해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 큰 감동이 밀려온다. 눈도 못 마주치고 대답도 안 하던 아이가 밝은 얼굴로 입을 떼 먼저 인사할 정도로 변하는 게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모른다. 유치원교사가 아이를 다그친다면 그 자체가 애정이 있기에 할 수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한다.” ―지역에서 공립의 중요성은 더 크겠다. “농·산·어촌, 벽지 아이들에게까지 양질의 유아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립유치원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꿈나무들에게 삶의 기초를 마련해주는 일 아니겠는가. 국가가 유아공교육을 더욱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사립과 공립 모두 겪어본 내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봐도 국가가 나서 체계적으로 유아기 아이들에게 공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반드시 확대돼야 한다. ―특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것 같은데. “오래 전 일인데, 매일 세수를 안 해 눈곱을 달고 입가에 침 자국을 지우지 못한 채 지각하는 아이가 있었다. 직접 세수를 시켜주면서 ‘내일은 세수하고 와∼ 그러면 정말 예쁠 것 같아’라고 거듭 주문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아이는 역시 오전 10시를 넘겨 등원했는데 등에 빨래집게를 달고 있었다. 즉시 아이들의 놀림과 웃음이 가득 퍼졌다. 당황한 나머지 아이를 다른 장소로 데려가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러자 아이는 ‘내가 자꾸만 유치원에 가야 된다고 했는데 새벽 늦게 장사를 마치고 온 엄마가 안 일어나 밖에 빨랫줄에 있는 옷을 급하게 당겨서 입고 왔어요’라고 답하는 것 아니겠나. 순간 나는 그 아이를 꼭 안은 채 한참을 울었다. 마음을 추스른 후 그 아이를 다른 아이들 앞에 데려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을 했는지 전해줬다. 새벽까지 일하고 잠든 어머니를 깨우지 않기 위해 빨랫줄에 걸린 옷을 걷어서 입고 왔다고. 그래서 집게가 달려 있는 줄 몰랐다고. 아이들은 자신들이 잘못했다는 걸 깨우치고 그 아이를 위해 박수를 보냈다. 지역 공립유치원에서는 이런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유아공교육은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오히려 단설유치원을 제한하는 시도가 나온다. “유아교육과정의 특성을 잘 살리려면 병설보다 단설유치원이 훨씬 낫다. 병설은 아무래도 초등학생 교육과정이 우선인 만큼 유치원 교육과정을 거기에 맞춰야 하는 부담이 적잖다. 예를 들어 비가 오는 날 아이들에게 우비를 입혀 운동장에 내보내는 수업을 한다고 치자. 비가 우비에 ‘탁탁’ 맞는 소리를 들어보고 느끼게 하는 내용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막 뛰어다니다 운동장에 드러눕기도 한다. 병설에서 이런 수업을 한다면 초등학생, 교사들이 얼마나 놀라겠나. 이런 문제들로 인해 병설 교사들은 방어적으로 교육과정을 펴나가곤 한다. 우리 유치원만 해도 단설로 운영되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벽화를 그려 넣는가 하면, 물놀이 시설도 따로 갖출 수 있었다.”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변경하는 게 그 첫 걸음으로 볼 수 있겠나. “선진국에는 이미 ‘유아학교’ 개념의 공교육 체계가 명확하다. 우리나라도 당연히 따라가야 한다. 유아교육계는 10년 전부터 유아학교로의 명칭 변경을 요구하고 있지만 늘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어도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회고록을 읽어보면 평생 행복한 교사 생활을 보낸 것 같다. “40년 간 보석 같은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이제 아이들과, 또 후배 교사들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에 1년 전부터 매일같이 눈물이 난다. 그동안 참 많은 사랑을 주고받았다. 졸업한 아이들이 고교생이 돼서 스승의 날 꽃바구니를 들고 오는가 하면, 결혼식 때 청첩장을 주지 않았음에도 이 제자들이 어떻게 알고 참석해 축하해줬다. 또 앞집 살던 아이가 고교 교사가 된 후 내 제자를 학급에서 만나게 된 이야기도 큰 힘이 됐다. 학급 환경미화 겸 스승존경 문화 조성 차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 사진을 학급게시판에 붙여달라고 했더니 많은 사진 가운데 내 얼굴을 발견했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제자에게 물어봤더니, 자신은 유치원 때 가장 행복했고 나를 가장 존경한다고 했다더라. 물론 내가 원래 아이들을 예뻐하고 좋아해서 사랑을 많이 베풀긴 했다. 그러나 결단코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마냥 잘해주는 교사는 아니었다. 안 되는 건 단호히 안 된다고 선을 그었고, 그 모습은 지금도 변함없다. 야단치고 큰 소리를 내는 순간에도 미워서가 아니라 사랑해서 그랬다는 진심이 통했던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교사들은 아이들을 아끼는 마음에서 그렇게 한다. 앞으로도 이런 교육풍토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영어를 쉽고 재미있게 가르칠까? 영어는 우리말과 문법, 발음체계가 다른 외국어라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어려움이 많다. 특히 원어민과 똑같은 발음을 하면서 수업을 하는데 많은 부담감을 느낀다. 그래서 다양한 수업 관련 매체를 찾게 되는데 이때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게 ‘EBSe’다. EBSe 사이트는 교사인증 받기만 하면 누구나 무료로 자료를 다운받을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먼저 ‘영어원서를 읽으며 영어공부를 한다’는 말에 많은 사람들은 굉장한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 영어공부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EBSe의 ‘펀리딩’을 활용하면 이런 고정관념은 깨진다. 펀리딩은 초급에서 고급까지 총 500여권의 다양한 원서 전자책을 원어민 발음으로 들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 e-book 서비스와 다양한 읽기 전후 관련 활동을 문제형태로 제시해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책의 난이도 또한 초등생부터 일반인까지 읽을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학생 스스로 진단평가를 통해 수준에 맞는 원서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성취평가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영어능력을 평가해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펀리딩 관련 내용, 음성은 자유롭게 다운받아 출력하거나 mp3형태로 저장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든 공부하기 용이하다. 또 PC 및 스마트폰 앱으로도 접할 수 있어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만 있으면 어느 장소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충주영어체험센터에서는 중등 영어영재 교육시간에 펀리딩을 활용해 학생들과 공부하고 있다. 수준에 맞는 원서를 선택해 같이 해석하고, 학생들은 녹음된 원어민의 발음을 듣고 숙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으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다. 영어는 외국어인 만큼 지속적이며 반복적인 학습이 필요하고, 학생들이 흥미를 느껴야 하는 과목이다. 특히 초등생은 3학년 때 영어를 처음 접하게 되는데 이때 흥미와 관심을 갖게 해야 앞으로 영어공부를 하는데도 두려움 없이 지속할 수 있다. 현재 EBSe에는 초등생을 대상으로 하는 ‘Touch! 초등’ 프로그램들이 있다. 3~6학년 학년별로 교과서에서 배운 주요 표현들을 VOD를 시청하며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학교별로 서로 다른 영어 교과서를 사용하기에 학생들이 배우는 학습 순서나 내용이 다를 수 있는데 ‘Touch! 초등’은 학교 현장에서 사용하는 여러 교과서의 주요 표현들을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어표현들을 소개하고 있어 학생들이 쉽게 다양한 교과서의 내용들을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이중 ‘Touch! 초등 3학년’ 프로그램은 주요 방송 프로그램마다 학생들이 재미있어 하는 영어 동요를 활용해 흥미와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각 방송이 15분 이내여서 부담감도 덜었다. 교실에서 쉬는 시간이나 아침 자율학습 시간 등에 활용할 수 있다. EBSe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에그붐’, ‘펀리딩’은 앱으로도 제작돼 있어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PC로 볼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로 즐거운 영어수업을 하면 어떨까.
세상이 변했다. 상전벽해다. 교사의 말 한 마디는 이제 학교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인터넷을 타고 학교 울타리를 넘어 전국 방방곡곡으로 퍼진다. 사소한 농담 한 마디가 충분히 인생을 망칠 수 있다. 까짓 농담으로 한 건데 어때? 이런 안이한 생각으로 교단에 선다면 그 선생님은 언젠가는 반드시 큰 곤경에 처하고 말 것이다. 자나 깨나 불조심이 아니라 자나 깨나 말조심을 해야 한다. 이제는 세상이 변했음을 우리 모두 인정해야 한다. 믿고 싶지 않겠지만 어쩔 수가 없다. 그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공부해야 한다.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학부모님들은 어떤 사고를 하는지, 사회의 트렌드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공부하고 소통해야 한다. 교사의 말이 먹히던 시대는 갔다. 교사의 권위와 위엄은 찾기도 또 갖추기도 어려워졌다. 교사가 알고 있는 지식 정도는 인터넷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심지어 인터넷만 있으면 핵무기도 만들 수 있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 같은 지식의 일반화는 역설적이게도 교사의 권위를 약화시켰다.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 아직도 학생들에게 훈육 차원에서 회초리를 드는 교사가 있다면 그 선생님은 아마도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람이거나 무인도에서 살다 온 사람일 것이 분명하다. 여학생을 칭찬한답시고 등을 토닥이거나 손을 잡는 남자 선생님이 있다면 그분 또한 화성에서 살다 온 사람임이 틀림없다. 어느 여학교에서는 남자 선생님들께 여학생하고 이야기 할 때는 반드시 cctv가 설치된 곳에서 이야기할 것이며 더불어 뒷짐을 지고 대화하라는 지침까지 내려졌다고 한다. 참으로 씁쓸한 풍경이다. 학교 현장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모르겠다. 학생이 무기명으로 교육청 홈페이지에 투서를 하고 SNS나 국민신문고에 선생님들을 고발하는 게 현실이다. 또 그걸 각종 매스컴에선 선동하고 장한 일이라고 칭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앞다퉈 교사들을 평가한다. 물론 학생의 인권도 중요하고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도 매우 중요하다. 무능하고 나태한 교사를 걸러내어 활기차고 유능한 학교 현장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나쁜 손, 못된 손을 잘라내어 명랑하고 건강한 교실을 만드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이해 가능한 상식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사소한 일 하나를 침소봉대하여 성폭력, 성희롱으로 여론 몰이에 나선다면 학교 현장은 죽는다.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선에서의 교사 훈육권은 반드시 인정되어야 한다. 지금 학교 현장은 학생 인권만 있고 교사의 인권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하게 공생할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한 시점이다.
제주 여행길에 만난 천연의 숲 비울 때를 알고 비우는 나무 지지의 순간을 아는 지혜자 존재의스승이 기다렸다는 듯 예서제서 불렀다. 태고의 신비 간직한 자연의 책들은 달고 상큼했다. 삶은 늘 갈림길 같은 길 두 번은 갈 수 없다고 여행을 떠나보면 안다.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은 그리 많지 않음을. 그걸 잊을 때 쯤 복습하려고 여행을 나선다. 수건 한 장, 칫솔 한 개 속옷 한 벌, 가방 한 개, 양산 한 개,색안경 한 개 등등 세어 보니 10가지도 안 되는데 많이 가질수록 여행 내내 고달프다. 지구별 여행자 자연의 세포인 나도유니버스의 일원 여름에도 단풍잎은 지니 짧아도 아름다운 멈춤 앞에선 묵언수행 짧은 제주여행, 긴 생각여행.
‘임용 절벽’ 정책실패 책임 예비교사에 전가해선 안 돼 1만 6000여 명 증원 공약 조속한 이행이 근본 해결책 한국교총이 ‘교원 증원’과 ‘기간제 교사 및 강사 정규직 전환 반대’ 등 교원 임용과 관련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교원 청원 운동에 돌입했다. 이는 교원 증원을 실현해 임용절벽을 해소하고,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 전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교직 임용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교총은 17일 ‘교원 증원 및 학교 비정규직(기간제 교사·강사) 정규직 전환 불가’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50만 교원 청원(서명)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현장 교원들에게 보낸 청원 운동 설명자료를 통해 교총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수준의 교육환경 조성과 임용절벽 사태 해소를 위해 교원 증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 공약인 임기 중 교원 1만 6000여 명 증원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정책 당국이 제시한 ‘1수업 2교사제’ 등 검증되지 않은 미봉책이 가져올 혼란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교육현장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임용인원 축소와 비정규직의 정규 교사 전환 연계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교총은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도 논의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헌법이 정한 예비교사들의 기본권인 평등권, 직업선택의 자유, 공무담임권을 침해할뿐더러 교육공무원법 상 균등한 임용 기회보장 및 공개전형, 우선권 배제 등의 3대 원칙을 위배한다는 법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교총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국민과 약속했는데 법령이 정한 ‘교사임용시험’ 과정이 무너지면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는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안정적이고 중장기적인 교원 수급계획을 마련하고 1만 6000여 명의 증원 약속을 앞당겨 시행할 수 있도록 이번 청원 운동에 50만 교원이 뜻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이번 청원은 이달 31일까지 교총 홈페이지, 모바일, 팩스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진행되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전국 유·초·중·고 교원 및 예비교사, 학부모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교총은 청원운동 결과를 집계해 교육부와 국회, 청와대 등에 전달하고 9월부터 대정부·대국회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교총은 정규직전환심사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지난달 31일 논평, 현직 교사들의 정규직화 반대 손편지 청와대 전달,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연대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 세 차례(8일, 12일, 17일) 교육부 정규직전환심사위원회에 참여해 반대 입장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윤수 교총 회장은 18일 ‘전국중등예비교사들의외침’ 대표단과 간담회를 갖고 비정규직의 정규 교사 전환 반대, 임용고사 선발인원 확대를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교원 정치참여 보장 등 공양 이행에 법 제·개정 필수 1수업 2교사제 법도 논란 "민주화""학교정치장화"격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교육 공약 실현을 위한 법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처리 여부를 놓고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교원 정치참여 보장, 교장공모 확대 등 첨예한 내용의 법안이 즐비해 여야 격돌은 물론 교육계 갈등이 심화될까 우려된다. 여야 4당 원내대표는 14일 회동을 갖고 8월 임시국회를 18일부터 2주간 열기로 합의했다. 또 9월 정기국회는 다음달 1일부터 진행키로 했다. 이 자리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8월 임시국회는 원래 결산을 하도록 돼 있는데 법안이 6000~7000건 밀려 있다"며 "예결소위뿐만 아니라 법안소위도 충분하게 가동해 계류 안건이 대폭 줄어드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밝혀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실행을 위한 법안 처리가 관심사다. 법제처에 따르면 100대 국정과제 중 91개는 법률안 465건의 제·개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중 현재 123건은 국회 계류 중이다. 여기에는 교원의 정치참여 보장, 선거연령 하향, 교장공모제 확대 등 교육계가 우려하는 법안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교사 정치참여 보장과 관련해서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가공무원법, 정당법, 공직선거법, 교원노조법 개정안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은 공무원, 사립학교 교원의 정당 가입, 선거운동 등 정치활동을 허용토록 하고 있다. 이 의원은 "헌법에 명시된 정치적 기본권을 현행법이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개정 취지를 밝혔다. 이 의원은 또 공직선거법, 정당법 개정안을 통해 선거권 연령을 현행 19세에서 18세로 낮추고 정당 가입 연령 제한(선거권을 가진 자)도 폐지하도록 했다. 초·중등 학생도 정당 가입을 허용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학교의 정치장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교총은 "교사의 정치참여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한 헌법과 배치되고 우리나라 현실에서 교단의 정치장화,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3학생들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 아직 미흡하고 외국과는 입시제도, 학제 등이 달라 성급하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표적 교육공약인 1수업 2교사제를 명시한 기초학력보장법(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또한 현장 반발이 높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1수업 2교사제를 조기에 도입해 초등 교사 선발을 늘리는 방안을 내놓자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하 교대련)은 성명서, 총궐기대회 등을 통해 철회를 요구했다. 교대련은 "교사 간 교육관 충돌, 학생 지도 혼선, 비정규직 강사 양성 등 우려가 있어 현장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 제도"라며 "교사 선발 인원을 늘리기 위한 졸속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교장공모제를 두고는 ‘축소’, ‘확대’ 취지의 상반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법이 무자격 교장공모로 선발할 수 있는 학교의 유형이나 범위를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규정해 15년 이상 경력의 교원이 교장이 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한 문구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반면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모 자격을 15년 이상 교원으로 정한 조항을 삭제하고 교감 자격증 소지자로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관리직 경험이 없는 교원이 공모 교장에 임용돼 학교 경영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두 법안 모두 현행 교원 승진체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육계의 관심이 높다. 충북A초 B교장은 "특정 교원노조 출신을 교장으로 임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확대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는 교원들에게 박탈감과 사기 저하만 주고 교육계에 갈등만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경미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교사회, 학부모회를 법제화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도 논란이다. 개정안은 교사, 학부모의 자치기구 활성화를 통해 학교 운영의 민주성, 합리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북C초 D교사는 "자치기구간 의견이 다를 경우에 갈등만 더 조장돼 학교 운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학운위에서 교원, 학부모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데 교사회, 학부모회를 별도의 법정기구로 만드는 이유가 불분명하다"며 "일부 시도에서 추진했던 학교자치조례의 법적 근거를 만들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정규직 전환, 수능 절대평가 등 인기영합 처방만, 재원대책 미흡 전교조 합법화 등 정치화도 우려 교육계와 야당은 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정부가 설익은 교육 정책으로 갈등과 혼란만 확산시켰다고 평가했다. 교원 수급 정책,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 자사고·외고 폐지,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 사안마다 교육계에 거센 찬반 논란만 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여의도연구원 등이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문재인정부 100일, 교육정책 평가’ 토론회에서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는 "전(全) 분야 중 교육정책에 가장 부정적 평가를 내린다"며 "실제로 교사 임용 선발인원 발표, 수능 절대평가 발표 후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SNS에 급증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또 "문재인정부의 교육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서는 최소 5년간 30조원 이상이 더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예산 확보 가능성은 낮다"며 "비정규직 정규직화, 교사 증원 요구 등 분야별로 요구가 분출되지만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사회 갈등만 확산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영남 성균관대 겸임교수는 "교원정책의 근본적인 혁신 없이 단편적 대응으로 갈등을 키우고 있다"며 "1수업 2교사제 등 증명되지 않은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정부의 무대책을 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과 관련해서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는 "8월이라는 시한을 정해놓고 획일적으로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서둘러 확정할 경우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수능의 상대평가, 절대평가가 하나는 옳고 하나는 틀린 대안이 아니라 제도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수험생들을 더이상 실험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정부가 인기에 영합한 단기적 처방만 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17일 논평을 통해 교육의 하향평준화·정치화를 우려했다. 전 의원은 "문재인정부는 선의의 경쟁조차 죄악시하며 이를 제도적으로 막겠다고 수능 절대평가를 추진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저해하는 자사고·외고 폐지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적 중립성을 가져야 할 교사의 정치 참여를 조장하고 법외노조화된 전교조의 합법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서 학부모들은 학교 교육의 그릇된 정치화를 걱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날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은 원내정책회의에서 "김상곤 교육부총리는 말도 안 되는 수능 절대평가안으로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더니 은근슬쩍 한발 뺐다. 초등교사 임용 축소안으로 예비 교사들의 반발도 샀다"며 "개혁적이라고 내놓은 설익은 방안들이 비판을 받으면, 아니면 말고 식으로 발뺌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교육계의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민간인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교육회의로 결정을 미루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서령중학교(교장 강태웅) 배구부(지도교사 문진희)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강원도 홍천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 전국 유소년 클럽 배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배구연맹(KOVO)와 홍천군 체육회의 공동주최, 홍천군 배구협회 주관으로 치러진 전국 규모의 대회로 지역을 넘어 전국적인 기량을 갖춘 서령중 배구부의 진면목을 확인시켜준 경기였다. 충북 한일중, 경남 거창중, 군산 서훙중과 예선 1조에 속한 서령중은 조1위로 본선에 진출하여 준결승에서 만난 평택 신한중을 2:0으로 가볍게 따돌리며 결승에 안착했다. 대전 구봉중학교을 만난 결승전에서는 1세트를 26:24로 승리했다. 2세트는 24:17로 끌려가다가 내리 8점을 추격하여 24:23까지 따라갔지만 아쉽게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마지막 3세트도 쉽지 않았다. 8:4로 뒤진 상태에서 코트체인지를 맞았지만 끈기 있는 플레이로 14:14의 듀스를 만들었다. 숨 막히는 듀스 상황 속에서도 서령만의 저력과 집중력으로 16:14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3학년 임형준 선수는 최우수선수로 선정되어 영광의 기쁨을 더했다. 문진희 지도교사는 학생들과 함께 한다는 사제동행의 자세로 스포츠클럽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이번 대회의 선수로 참가한 3학년 송주왕 학생은 “동료들과 꾸준히 연습하며 흘렸던 땀의 결실을 보게 되어 보람되고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경기 부천교육지원청(교육장 조영숙)은 2017년 8월 16일부터 17일까지 관내 교무 연구 부장을 대상으로 2017 혁신공감학교 리더 연수를 실시했다. 부천시 관내 67개교 교무 연구 부장 67명은 혁신학교의 원리를 이해하고 단위학교에서 일반화 방안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색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디스쿨 대표 운영자 김차명 선생님의 비쥬얼 씽킹에 대한 연수를 시작으로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강사가 되어 토의 토론 형식으로 연수가 진행되었다. 최근 핫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기가막힌 방법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참여와 소통의 자치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도 모색하였다. 이 번 연수는학생 중심 현장 중심 교육을 지향하는 경기도 교육청의 캐치프레이즈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단위학교 현장에서 효율적인 혁신 공감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