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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2015개정 교육과정을 연수 중이다. 2009개정 교육과정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음에도 교사, 관리자라면 꼼꼼히 연수를 받아야 할 의무사항이다. 시대 흐름을 반영하듯 새로운 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럼에도 교육과정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교육이라는 물줄기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의 근본 이치나 진리가 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잦은 교육과정의 개정은 일선 현장에 어려움을 배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국가에 무슨 사건만 터지면 그 해결책을 학교 교육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국가에 일이 생길 때마다 없던 위원회가 만들어지듯, 세월호 사건으로 추가된 안전교육도 그렇다. 마치 학교 현장에서 안전교육을 하지 않아서 그런 사건이 생긴 것처럼! 원인은 국가에 있었음에도 불이 떨어진 곳은, 해결책은 또 교육이었다. 잘못은 어른이 했는데 초1 시수만 증가 지금도 초등 1학년 아이들은 과중한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학교 1학년 아이들만 봐도 그렇다. 정규 수업이 끝나고도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하고 나서 4시 50분에야 통학차로 귀가한다. 발달 단계를 무시한 과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그것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부모들은 또 학원에 보낸다. 시골 학교지만 아이들은 수영을 배우러, 영어를 배우러, 피아노를 배우러 간다. 안쓰러움을 금할 수 없다. 한글도 어렵게 읽는 아이들에게 한자도 가르치는 실정이다. 이건 학부모 총회 건의사항이었다. 내년부터 안전교육이 추가되면 시수도 늘어난다. 이미 1학년 교육과정에서 안전교육을 강조하고 지도하는 시간은 차고 넘친다. 틈만 나면 안전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놀이 시간을 확보해 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다.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중간놀이 시간이다. 초등학생마저 행복할 수 없는 이유는 놀이시간의 부족이 틀림없다. 세월호 사건처럼 잘못은 어른들이 해놓고 돌아온 것은 애꿎은 1학년 아이들의 수업 시간 증가다. 노는 시간을 늘려 주어야 할 판에 되레 공부 시간이 늘어난 셈이지만 따지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 잘못은 위에서 다 해놓고 책임은 학교 선생님에게, 학생들에게 돌아왔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 예방 교육 차원이라는 취지지만 찜찜한 마음은 지울 수 없다. 교육 탓, 교육과정 탓 그만 좀 하시라 지금은 국가라는 배가 세월호가 되고 말았다. 이 사건이 지나고 나면 또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 선생님들에게 어떤 짐을 지울지 걱정이 앞선다. "학교에 와서 공부를 하는 이유는, 그리고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란다. 자기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 자기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 자기 행동이 바른지 늘 반성하고 고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란다." 우리 반 1학년 아이들에게 날마다 강조하는 말이 있다. 학습문제를 생각하고 발표하며 적게 할 때마다 자기만의 생각을 발표하라고 주문한다. 제발 교육 현장을 가만 놓아두시라! 차분히 학생들 옆에 있도록 선생님을 가만 두시라! 일만 터지면 교육 탓 좀 하지 마시라! 교육과정을 누더기로 만들지 마시라! 아이들을 놀게 해주시라!
오바마 정부 4년 만에 4.2% 상승…교육정책 성공 자평학업성취도 수준 안나아져…각 州, 기준 미달 졸업장 수여 버락 오바마 정부가 교육 정책의 성공 지표로 내세우고 있는 고교 졸업률 상승이 실제 학업 신장과 무관하게 졸업장만 남발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교육부는 최근 2015년 고교 졸업률이 83.2%로 전년보다 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1년 79%에서 4년 연속 상승해 4.2%포인트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특히 알라바마주는 4년 전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던 72%에서 2015년 89.3%에 도달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오바마 정부는 매년 고교 졸업률 상승 수치를 내세우며 교육 정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졸업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고교 졸업장을 취득한 학생들의 자질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고교 졸업생이 대학 진학이나 취업에 필요한 자질을 제대로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인 전국교육성취도평가의 결과, 학생들의 성취도가 예년에 비해 더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취도는 비슷한데 졸업률만 높아졌다는 것은 졸업률 향상에 학생들의 학업 신장이 아닌 다른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졸업장이 주마다 다fms 기준에 의해 수여된다는 점이 졸업룔 상승의 주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미국은 각 주의 교육자치구별로 서로 다른 기준에 입각해 졸업 여부를 결정한다. 이 때문에 고교 졸업장을 소지하고 있다고 해서 모든 고교 졸업생이 같은 수준의 능력을 지닌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각 주마다 선택할 수 있는 졸업장의 유형도 다르다. 하나 이상의 선택 사항을 주고 그 중 하나라도 부합하면 졸업장을 수여하는 주도 절반 이상에 달한다. 비영리 교육 개혁 단체인 어치브(Achieve) 조사 결과, 미국 51개주 전역의 다양한 졸업 기준을 유형화하면 95가지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주별로 다양한 선택 사항을 정해 졸업장을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통로를 확대한 것이다. 어치브가 대수학Ⅱ나 통합 수학 3년 과정, 영어 능력과 읽기·쓰기는 4년 과정을 이수했는지 등으로 ‘대학 진학 및 진로 준비(College and Career Ready, CCR)’ 기준을 설정하고 각 주의 졸업 기준을 조사한 결과, 8개 주에서만 CCR 기준에 부합하는 졸업장을 수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6개 주에서는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졸업장을 수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개 주에서는 학생들이 다수의 선택 사항을 정해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었지만, 각 주별로 1개 이상의 선택 사항이 CCR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코헨 어치브 대표는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해도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게 되면 학업 성취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졸업률이라는 숫자에 연연해 보여주기식 발표만을 이어간다면 학생들의 기초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더욱 요연해질 것”이라며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금초, 제9회 학교스포츠클럽 줄넘기 전국대회 여자부 장려상 수상대구황금초등학교는 지난 10월 30일(일) 경기도 파주 영어마을에서 열린 제9회 학교스포츠클럽 줄넘기 전국대회에서 여자부 종합 4위로 장려상을 수상했다. 2016 대구광역시 교육감배 스포츠클럽 줄넘기 대회에서 여자부 1위 남자부 2위를 차지한 대구황금초등학교는 2015년 대회에 연이어 전국대회 입상 및 교육감배 대회를 석권해 줄넘기 명문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대구황금초등학교 남 여 줄넘기부는 올 3월 참가 희망 학생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결성, 아침시간과 점심시간의 틈새시간을 이용해 하루 2회 꾸준하게 스포츠클럽활동을 해왔다.특히 학교스포츠클럽 단체 줄넘기의 여자부 경기는 각급 학교 대표 선수들의 평균 기량이 해가 거듭될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태여서 대구황금초등학교의 2년 연속 수상은 더욱 값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대구황금초등학교 줄넘기부를 지도하고 있는 서모세 교사는 “ 대회결과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마음과 몸이 3월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성장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 온 것이 더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 줄을 넘는 모습을 통해 경기를 참관하는 사람들까지 한마음으로 엮는 건강하고 밝은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해서 더 보람있다”며 "단체 줄넘기를 통해 스포츠클럽 활동의 좋은 점을 더욱 발전시켜 가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10월의 마지막 날 하와이 가족여행이 시작됐다. 인천공항에서는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에게는 빨리 출국할 수 있는 조치를 하여 어린 승객들에게 공항에 대한 친근감을 느끼게 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공항을 오후 8시 출발하여 약 9시간 걸려 다음 날 4시 반경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하였다. 첫 여정이 시작되었다. 이곳 현지 시각은 아침 9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한국과 시차는 19시간으로 하와이가 한국보다 19시간 느리다. 한국의 시간을 계산하려면 5시간을 뺀 다음 하루를 더하면 된다.하와이는 약 2800년 전 화산폭발로 인해 8개의 큰 섬을 포함, 140여개의 크고 작은 섬과 산호초로 이뤄졌다고 한다.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이 우연히 하와이를 발견하면서 하와이의 역사는 바뀌게 되었다. 하와이 왕조의 역사를 거쳐 1959년 미국의 50번째 주가 되었다. 현재 거주 인구는 약 140여 만명으로 계속 증가추세이며 아시아계가38%, 백인은 24%. 하와이 원주민이 9%를 차지한다. 영토상 미국령이지만 여러 인종이 사이좋게 어울려 사는 곳이다. 공항에는 젊은 신혼 부부 여행객이 주를 이루고 있었으며, 그중 단연 한국인이 가장 많이 눈에 띄고 일본인 관광객을 맞이하는 비즈니스맨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공항 가까운 렌터카회사까지 리무진을 타고 가서 예약한 렌터카를 배정받았다. 렌터카 회사는 국제운전면허증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한국 운전면허증을 요구하여 황당하였다. 미국 방문 목적이 여행이며 체류 기간이 90일 이내일 경우 대한민국 전자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비자면제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인터넷에서 간단하게 생년월일과 여권 번호를 기입하여 비자 없이 미국여행 허가를 받는 것이다. 언어는 하와이어가 있긴 하지만 영어를 공통어로 사용하며, 호텔에 따라 일본어가 능숙한 담당자들도 있다. 우리 가족은 일본인이 많이 사용하는 리조트를 임대하여 여장을 풀었다. 우리 숙박지가 위치한 곳은 오하우 섬이다.해변에는 이미 온 행객들이 해변에서 수영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수온은 계절에 상관없이 연평균 22-24도를 유지하여 언제나 수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곳은 하와이의 상징이자 하와이를 찾는 여행자가 가장 많이 들르는 곳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이번 여행이 10일 돌아가는 날 까지 하와이를 만끽하기 위하여 더 자세하게 관찰하고 많이 느끼는 감성을 풍성하게 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로 24번째를 맞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모태는 1969학년도부터 1981학년도까지 실시해 왔던 대학입학예비고사이다. 예비고사제도는 5공화국 정권 초기인 1982학년도부터 대학입학학력고사로 명칭이 바뀌어 1993학년도까지 시행되다가 1994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전환되어 지금까지 대학입학전형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땜질 처방’으로 끝난 2016학년도 수능 개선안 대학수학능력시험(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 : 이하 수능)은 말 그대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수능은 출제 오류가 사회적 문제가 되거나 각종 논란에 종종 휩싸였다. 소위 ‘불수능(어려운 수능)’, ‘물수능(쉬운 수능)’ 등 난이도가 등락을 거듭하고, 출제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이 몰리면서 수능의 위상이 많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능에 대한 갖가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민의 불신이 커지자 지난 2014년 교육부가 수능 개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상 초유의 2년 연속 출제 오류와 한꺼번에 두 개의 문항에서 출제를 잘못하는 사태까지 겹치자 수능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는 데 무게감이 실렸다. 그해 12월 24일, 교육부 장관이 정부중앙청사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개선위원 및 자문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곧이어 7인의 개선위원과 21인의 자문위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위원회는 2015년 3월 ‘2016학년도 수능 개선안’이 나오기 전까지 수차례 분과협의와 연석회의는 물론 두 차례의 공청회를 개최, 국민의 의견을 수렴했다. 당시 위원회가 발표한 수능 개선 방안은 ▲문항 출제 및 검토 과정 개선 ▲영어영역의 EBS 연계 방식 개선 ▲기출문제 및 응시집단 특성 분석을 통한 난이도의 안정적 유지 ▲이의심사 절차 개선 등으로 요약된다. 수능 체제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수준이 아닌 출제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무엇보다 출제 오류의 핵심 요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인적구성 변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문항점검위원회’를 신설해 검토 과정을 늘리고 정교화한 점은 의미 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졌지만 ‘물수능’이니, ‘불수능’이니 하는 비아냥거림을 듣지 않기 위한 난이도 안정화 방안은 빠졌다. 결국 ‘땜질 처방’이라는 비난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 수능 자격고사 전환 가시화 올해도 약 60여만 명의 수험생이 수능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날아가는 비행기도 세울 만큼 국가적 대사(大事)로 자리잡은 수능이 위상에 걸맞은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수능 체제를 보완하여 향후 수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더 이상 출제 오류의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사전 준비 단계에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능분석위원회’를 구성해 기존 수능과 모의평가 결과를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출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출제 능력 향상을 위해 출제 관련 사전 워크숍을 내실화하고, 출제진의 교사 비중을 늘리고, 검토위원에 교수를 보강해야 한다. 출제와 검증을 분리하고, 과목(영역) 간 교차 검토를 내실화하며, 문항 오류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직업탐구영역 등 출제 과목을 축소하여 출제 부담 및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여주고, 수능 문제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오류가 없으나, 순수 학문적 입장에서 보았을 때 오류라고 지적되는 사례들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수능 영어의 절대평가 전환을 계기로 점진적으로 전 영역(과목)으로 확대하고, 어느 지역, 어떤 고등학교 학생이라도 정상적으로 교과를 이수했다면 문제를 풀 수 있는 자격고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고교등급화 금지 등 사전에 차단해야 할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를 보완해 줄 대안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수능과 EBS 교재와의 연계문제다. EBS 수능강의는 사교육비 절감과 지역교육의 편차를 줄이고 누구나 공평하게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이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수능의 70%가 EBS 교재에서 출제되고 있어 ‘필수강좌’가 되고 있다. 지난 2014년 당시 수능제도개선위원회 회의에서도 EBS 수능 연계는 중요한 의제였다. 현장 교사 출신 위원들은 EBS 교재가 교과서를 대신하였고, 학생들은 교사의 수업 대신 EBS 인터넷강의에 몰두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들은 학생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범주에서 개선안 마련을 요구했다. 반면 EBS 교재를 활용하면 학습내용과 범위가 명확해져 수도권이나 대도시보다 사교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의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수능에 대비할 수 있어 교육격차 해소에 크게 기여한다는 반론도 설득력 있게 제기됐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결국 영어의 경우, EBS 지문을 그대로 출제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다양한 지문을 결합해 문항을 구성한다는 절충안에 합의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정부가 EBS 연계를 계속 유지하려 한다면 너무 변별력 없게 출제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EBS 지문과 다른 지문을 결합한 지문’ 또는 ‘EBS와 유사한 내용의 지문’을 요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출제자에게 큰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므로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셋째로 수능 난이도의 안정화이다. 인위적으로 문항의 난이도를 조절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출제 시 요구되는 조건은 정규 교육과정을 이수했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문제로 적당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으면 된다. 그리고 과목별로 유불리가 생기지 않도록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면 된다. 일정 난이도를 유지한다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성취도가 일정하게 유지될 때 가능한 이야기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해마다 다르다. 따라서 시험 난이도를 일정하게 한다 해도 그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매년 다를 수밖에 없다. 즉, 교육과정과 입시정책의 안정화 이전에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목표다. 수능의 권위 추락은 사교육비 절감을 목적으로 한 쉬운 수능 기조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최근 출제 문항에 대한 시비가 늘어난 것도 이러한 쉬운 수능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사실 쉬운 출제가 사교육 경감 및 학생 학습부담 경감에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스럽다. 앞으로 그 성과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기존의 수능 문제 난이도를 문항별로 파악하여 출제진에게 제공함으로써 문제의 난이도를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출제하도록 해야 한다. 쉬운 수능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고 출제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출제 검토과정이 완벽하다면 수능 이의신청 제도는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이의신청 제도는 2004학년도 수능 이후 생긴 것으로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제도 운용상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업무에서 이의신청 처리만 분리하여 교육부에서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즉, 이의신청 및 처리는 출제기관이 아닌 별도 조직에서 과목별로 위원회를 구성하여 심사하고 중요 문제 사안에 대해 해당 문항의 출제자, 기획위원을 위원회에 출석시켜 같이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현장의 의견을 고려한 수능 출제 시스템 마련을 위해서는 운영과 지도·감독 권한을 국무조정실에서 교육부로 이양해야 한다. 권한 이양이 문제의 핵심은 아니지만 수능을 교육부가 손을 댈 수 없는 ‘무소불위’의 존재로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 인간이 만든 제도가 완벽할 리 없다. 다만 완벽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할 따름이다. 교육부가 아무리 훌륭한 수능 제도를 내놓는다 해도 현실과 괴리된 제도는 환영받을 수 없다. 수능 출제에 따른 인적 구성 및 우수 인력 확보와 미진한 부분을 좀 더 보완해 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혁신을 기대해 본다.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회색빛 거리를 휘돌아 교문에 들어서자 안도현 시인의 ‘가을엽서’ 한 구절이 교사동 벽면에 크게 걸려있다. 집으로 돌아가던 아이들이 힐끗 보더니 알 듯 모를 듯한 얼굴로 따라 읽는다. 산뜻한 파스텔톤 벽면에 고운 단풍처럼 매달린 한 편의 시. 서민들이 모여 사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신화중학교의 교정엔 수수한 가을의 정취가 흐른다. “짤막한 시 한 구절이지만 학생들에겐 먼 훗날, 중학교 다닐 때의 가슴 따뜻했던 추억으로 남아있겠지요. 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 존중받는 사람으로 대우받았던 그 시절의 자긍심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시를 통한 인성교육으로 침체됐던 학교에 새바람을 일으킨 이영숙 교장은 “학생들이 글로벌 시대를 리드하는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큰 꿈과 자아존중감을 길러주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신화중 학생들의 등굣길은 조금 색다르다. 학생들 가슴에 이름표와 함께 손바닥만 한 크기의 또 다른 명찰이 달려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환자를 가족처럼 여기는 의사’, ‘자상하고 한결같은 피아노 교수’ 등 장래희망이 간단한 설명과 함께 쓰여있다. 이른바 ‘꿈명찰’이다. 학생 각자가 자신의 희망직업과 함께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기록한 카드를 가슴에 달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패션 디자이너가 꿈인 학생은 ‘열정 가득한 디자이너’라는 꿈명찰을 지니고 다닌다. 무엇이 되느냐 보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되새기는 것이다. “공부가 강요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꿈명찰 제도를 시행하면서부터 아이들이 달라졌어요. 확실한 목표가 생기니까 알아서 책을 보는 학생들이 늘어나더라고요.” 학생들에게 자발적이고 강력한 공부 자극제가 됐다는 게 이 교장의 설명이다. 교사들도 학생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학생들 꿈명찰을 보며 한마디씩 칭찬과 격려의 말을 해준다. “민서(가명)야, 음악 시간에 보니까 음감이 아주 좋더구나. 피아니스트가 꿈이던데 나중에 아주 유명해지겠어”라는 식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에 학생 3명씩은 꼭 칭찬을 해주자는 교사들 간 묵시적 다짐이 있었다는 귀띔이다. 누구나 경험했지만 학창시절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 꿈명찰과 함께 신화중학교의 또 다른 기(氣) 살리기 작품은 ‘칭찬카드’이다. 심부름이나 청소, 친구 도와주기 등 사소한 것이지만 학생들이 ‘예쁜 짓’을 하면 교사들이 칭찬받을 내용을 엽서 크기만 한 종이에 적어준다. 이것이 칭찬카드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칭찬받는 게 아니라 누구든 남을 도와주고 희생하면 소중한 존재로 칭찬받는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기 위한 것이다. 칭찬카드를 받은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에 교장실로 간다. 이 학교 교장실은 학생들이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이 교장의 표현을 빌리면 ‘문턱 없는 교장실’이다. 학생들이 칭찬카드를 가져오면 이 교장은 초콜릿·음료수·사탕 등을 나눠주며 “참 기특한 일을 했구나”하면서 다시 한 번 칭찬해주고 학생들의 고민도 들어준다. 실제로 이 교장의 서랍에는 그동안 학생들이 가져온 칭찬가드가 수북했다. 물론 한편에는 이들을 ‘접대(?)’할 각종 과자와 빵도 가득 쌓여 있다. “언젠가 한 반 전체가 칭찬카드를 가져왔어요. 무슨 일인가 싶어 알아봤더니 수업 태도가 너무 좋아 선생님이 반 학생 모두에게 써 줬더라고요. 일일이 다 쓰다듬고, 안아주고, 칭찬해 줬지요. 그날 교장실의 과자와 음료수는 모두 동이 났지만 전 행복했습니다.” 글로벌 교육, 세계를 향해 꿈을 펼쳐라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것과 함께 학교 측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은 글로벌 인재 양성이다. 사실 지난해 3월 이 교장이 부임하기 전까지만 해도 신화중학교는 조금 침체된 학교였다. 목동지역과 인접해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기피 학교처럼 인식돼 마음의 상처도 입었다. 부당하고 불편한 상황을 타개할 기폭제가 필요했다. 이 교장의 선택은 글로벌 교육, 세계로 눈을 돌리는 교육이었다. 비록 몸은 학교 울타리 안에 있지만 학생들의 꿈과 기상은 세계를 향해 마음껏 호연지기를 펼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그는 ‘세계 속의 주역이 될 큰 꿈을 지닌 신화인’을 학교의 핵심 목표로 삼았다. 곧바로 자신의 경험을 살려 1~2학년 학생을 중심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 동아리’를 만들었다. 동아리 학생들은 이태원과 인사동에서 외국인 인터뷰를 하며 자신감을 길렀다. 그리고 이들은 지난해 열린 아시아태평양지역 교장 글로벌 아카데미 행사에서 아시아 10개국 교장들에게 유창한 영어로 신화중학교를 소개해 참석자들로부터 ‘넘버 원’이라는 격찬을 들었다. 이 교장은 여세를 몰아 폴란드 대사관 측과 접촉해 학생들 간 편지교환 등 교육교류에 착수 했다. 얼마 전에는 인도 강가 국제학교(Ganga International School) 교사들이 방문해 영어 수업을 참관하고, 학생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신화중학교 글로벌 교육은 이제 세계시민의식을 고취시키는 국제이해교육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올해 초 유네스코 학교로 지정하고 글로벌 교육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교육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학교가 학부모의 신뢰를 얻는 데는 교사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치는 교사들의 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 이 교장은 자신을 믿고 따라준 교사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학교에 부임했을 때 냉랭한 분위기에 겁도 났었지만, 순수한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분들을 믿고 하면 반드시 이뤄낼 수 있겠구나’하는 확신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교사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교무실 환경개선. 교사들이 쾌적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학년부실도 교과와 행정파트 간 소통과 화합에 초점을 두고 산뜻하게 바꿔놓았다. 두 번째는 교사들이 원하는 물품들을 최대한 빠르게 제공해 줬다. 종이상자부터 커피포트까지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지원했다. 공간이 바뀌고 환경이 바뀌면서 학교 분위기도 달라졌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고 하잖아요. 교사가 행복하면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갑니다.” 이 교장은 “관리자가 명령하고 지시하기 보다는 교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생각하고 기다려주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교사들을 존경하면 그만큼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신화중학교는 서두르지 않는다. 학생들 스스로 깨닫고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게 기다린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처음 시작하는 용기를 높이 산다. 이 학교 지향 교감은 2학기 들어 학생들과 함께 ‘독서한끼운동’을 시작했다. 아침 일찍 등교해 30분 정도 책을 읽는 모임이다. 현재 참여 학생은 단 2명. 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보다 스스로 참여하는 진정한 책읽기 운동을 하고 싶어서다. “알싸한 아침 공기와 약간의 소란스러움, 그런 분위기에서 잠시나마 책이 빠져드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지 교감은 “엊그제 한 학생이 친구에게 ‘함께 책을 읽자’며 전화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뿌듯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학습부진 학생의 실태에 따른 대책이다. (1) 학습부진 원인을 교육학 이론(㉠ 가정·환경적 요인, ㉡ 학교의 교사 요인)에 근거하여 논하고, (2) ㉢ 학습이론 관점에서 학습부진 학생의 지도방안을 논하시오. 또 (3) 학습부진 학생 지도를 위해 교사가 활용한 행동주의 학습지도 전략(㉣과 ㉤)과 인지주의 학습지도 전략(㉥과 ㉦)을 설명하시오. 【총 20점】 [사례 1 : 학습부진 실태] 2012년 경기교육종단연구(GEPS)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 공부 시간과 독서 정도, 문화 활동 정도 등이 동일할 때 ‘가정의 문화적 배경’이 학교 성적에 직접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환경의 결손이 성장 과정에 영향을 미쳐 ‘빈익빈 부익부’ 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가정환경이 낮은 학생들은 국어·영어·수학 성적이 ‘하위 10%’ 또는 ‘20% 이하’에 해당할 확률이 1.3~1.8배가량 높았다. 종단연구란 시간 경과에 따른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관찰을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이 올해 4월에 발표한 ‘학교 현장 학습부진 지도 실태조사’에서 전국 초·중·고 교사 518명 중 96%는 ㉡ ‘학습부진 학생은 학년이 바뀌어도 학습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기초학력이 부진하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원인은 학습부진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낮은 기대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또 학습부진에 대한 평가가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 중심으로 시행되는 것도 문제다. 학교 현장의 A 교장은 “실용음악을 전공하려는 학생에게 음악은 주당 1시간만 듣게 하고, 국어·수학·영어 중심으로 가르치면서 ‘너는 기초학력이 부진하니까 방과후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 일선 학교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화된 기준에 맞춘 성취도 평가가 과연 적절한 것이냐는 지적이다. [사례 2 : 학습지도전략] 학습부진에 대한 효과적인 지도를 위해 ㉢ 교사는 학생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지만, 교사의 도움을 받으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의 일차방정식을 푸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 후 학생들에게 그 방법을 적용하여 문제를 풀어보도록 단계별로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 학생들이 문제를 맞게 풀 때마다 칭찬하고 스티커 한 장을 주며, 넉 장 이상 모으면 자기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해도 좋다고 허락하였다. 또 교사는 학습부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발표를 잘할 수 있도록 ㉤ 교사와 눈 맞추기, 발표하기 위해 손들기, 일어서서 발표하기 등의 행동 변화 단계를 정하고, 그들이 그 행동을 했을 때 적절한 강화물을 제공하였다. 교사는 학습부진 학생에게 다양한 자기조절 학습전략을 지도하였다. 먼저 ㉥ 학습 목표를 정하고 텍스트를 읽으면서 가끔씩 자신이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하도록 하였다. 또한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고, ㉦ 핵심개념과 원리를 찾아서 개요나 도표(diagram)를 작성하여 학습한 내용을 의미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답안의 논리적 구성 및 표현 [총 5점] ○논술의 내용 [총 15점] - 학습부진 원인을 교육사회학적 이론(㉠, ㉡)에 근거하여 분석 [4점] - ㉢ 학습이론 관점에서 학습부진 학생의 지도방안 [3점] - 학습부진 학생 지도를 위해 활용한 행동주의 학습지도전략(㉣과 ㉤) 설명 [4점] - 학습부진 학생 지도를 위해 활용한 인지주의 학습지도전략(㉥과 ㉦) 설명 [4점] [모범답안] 1. 서론 학력이 국력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학생들의 지적 능력과 창의성 그리고 건전한 생활태도가 국가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계층 간의 교육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저소득층 자녀, 결손가정이나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학력저하는 물론 학교부적응이나 학습부적응으로 중퇴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런 학생의 증가는 교육의 효율성 저하는 물론 국가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교사는 학습부진 원인을 교육학 이론에 근거하여 이해하고, 효과적인 지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PART VIEW]
K-POP이 좋아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Sarah는 요즘 한국사랑에 푹 빠졌다. 그토록 좋아하는 보이그룹 ‘엑소’, ‘방탄소년단’의 나라에 왔고, 또 매일 저녁 댄스학원에서 신나게 춤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 활성화하자 올해 우리학교는 미국, 스웨덴, 스페인, 벨기에 학생 8명을 교환학생으로 받고 본교 학생들을 브라질, 체코, 미국, 프랑스에 내보냈다. 작년에는 미국,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에서 온 8명의 학생들을 1년 과정으로 교육했었다. 학생 국제교류는 시야를 넓혀주고 취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필리핀은 해외 취업자가 인구의 10%를 넘고 본국 송금액도 180억 달러에 육박해 GDP의 12∼13%(2009년 필리핀 중앙은행 통계)를 차지한다. 하지만 일선 학교가 직접 국제교류에 나서는 것은 어려운 점이 많다. 관련 정보도 부족하고 제도적 뒷받침도 부족해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시대, 우리 교실의 국제화와 인재 육성이 절실하다면 이제 교육시스템을 보완하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우선 교육부가 국외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갈 필요가 있다. 현재 교육부는 여성가족부와 함께 국외파견 프로그램을 여름방학 전후로 진행하고 있다. 장기 교환이나 파견이 아니라 1∼2주 단기프로그램이다. 그러다보니 개별학교가 자매결연 등의 형식으로 국제교류에 나서는 형편이고 정규학교 보다는 대안학교에서 더 활발한 모양새다. 그래서 외국학교에 관심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사설 유학원과 어학원을 통해 출국과 입학 정보를 얻고 있다. 그러다보니 유학비용이 천차만별이다. 정보가 부족한 학부모들은 교환학생 비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도 유학원이 달라는 대로 줄 수밖에 없다. 일선 학교가 교환학생제도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매뉴얼과 관련 정보를 적극 제공해야 한다. 학기제가 다른데서 오는 학적처리 문제, 학교안전공제회 가입이 되지 않는데서 오는 재해보상 문제, 한국어교사 확보 문제, 교육비 지원 문제 등은 일선학교가 떠안기에는 큰 부담이다. 경험 많고 재능 있는 교사, 장학사 등으로 인재풀을 만들어 사설기관이나 단체가 아닌 교육부가 교류프로그램을 이끌어 갔으면 한다. 외국과 맞지 않는 학기제 논의도 필요 우리나라의 3월 학기 시스템을 세계적 추세인 9월 학기제로 바꾸는 문제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일본과 호주는 아직 우리와 학기시스템이 비슷해 학생들이 1년 유급을 하지 않고도 자신의 나이와 맞는 학년에 편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이 선호하는 북미와 유럽은 거의 가을학기제다. 동남아시아 영어권 국가인 필리핀과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우리 학생들은 해외 학교 편입, 국내 복학 과정에서 학기가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물론 하루아침에 학기 시스템을 바꿀 수는 없다.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유예시점을 두고 특정 학년도에 초등 1학년 신입생을 9월에 입학하게 하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한류가 K-POP 등 문화예술 분야를 넘어 인적 교류로 이어지게 하고 청년들을 해외 일자리로 진출시키려면 제도적 보완과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교육부가 유아교육법상 유치원이 아닌 사설 학원 등이 ‘유치원’ 명칭을 쓰면 시설 폐쇄 조치하는 등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2500억원 이상 규모의 유아 대상 영어 학원에 대해 대대적인 관리감독이 실시되는 것이다. 특히 학원법 적용을 받는 유아 영어학원이 ‘영어유치원’이라는 이름을 사칭하거나, 킨더가든, 프리스쿨, 키즈스쿨 등 유치원이 연상되는 외국어를 사용하는 사례가 많은데 이에 대한 대대적 단속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2017학년도 원아모집을 앞두고 유치원 유사 명칭을 쓰는 사례를 단속해 최고 시설폐쇄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초ㆍ중등교육법과 동법 시행력은 유치원을 학교로 보고 있다. 유아 영어 학원과 교습소는 학교가 아니다. 유아교육법은 유치원이 아닌 시설이 유치원이나 비슷한 이름을 쓰면 시설 폐쇄나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도록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학원으로 등록하고 ‘영어유치원’으로 운영하는 사교육 시장은 연간 2500억원 규모이지만 그동안 학원법의 적용을 받아 비싼 교습비와 유치원 종일반과 같은 커리큘럼을 운영해도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 유아 영어 학원, 교습소가 교묘하게 영어 유치원으로 둔갑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앞으로 유아대상 영어 학원의 불법 사례가 발견되면 해당 시도 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에 시설폐쇄 명령이나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지도 감독권을 행사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그동안 시ㆍ도교육청, 지역교육지원청은 유아대상 영어학원에 대한 단속도 벌점이나 시정명령을 하는 데 그쳤다. 소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이다. 현행 ‘유아교육법’에 따르면 유아교육법상 유치원이 아닌 기관이 유치원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할 경우 시설폐쇄를 명하거나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그동안 ‘영어유치원’이나 킨더가든, 키즈 스쿨등의 외국어 명칭을 써왔다. 2016년 현재 전국적으로 유아대상 영어학원은 410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각 시도별로 10-40개 정도가 소대하고 있다. 교육부의 자료에 따르면, ‘유아 대상 영어학원 현황’에 의거, 지난 4월 말 현재 전국 영어유치원 시장 규모는 월 208억7200만원, 연간 2504억6400만원, 영어유치원의 월평균 교습비는 52만197원, 교습비에 재료비와 피복비, 급식비, 차량비 등을 모두 합한 월평균 수강료는 57만3846원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사립유치원 설립인가 신청서 제출 기한을 현행 개원 예정일 6개월 이전에서 4개월 이전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운영 규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도 입법예고했다. 교육부는 이번 유아 영어 학원의 영어 유치원 둔갑 단속에 즈음하여, 학원과 유치원의 적정 설립과 폐원, 운영 등에 대한 행정 조치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응당한 법이 규율하는 규정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행정 명령 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학원과 유치원은 각각 설폐 기준과 교육과정이 전혀 다르다. 유치원은 유아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지만, 학원은 사교육 기관으로 보습과 교습 등을 수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악덕 학원 운영자들이 유아 영어 학원으로 인가받고 ‘영어 유치원’으로 간판을 달아 조기 영어 교육을 미끼로 고액의 교습비를 징수하는 사태를 뿌리 뽑아야 할 것이다. 신선한 학교인 유치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사칭, 악용하는 사태를 예방하고 행정 조치도 동반해야 한다. 무늬만 유치원, 학원의 경우 폐원도 불사해야 한다. 교육부는 행정 조치와 더불어 유치원에서 조기 영어 교육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전 국민에게 계도해야 한다. 유치원은 유아교육과정에 의거, 소정의 교육과정을 진솔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점을 계도해야 한다. 취학 전 조기 교육, 조기 언어 교육이 교육과정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비교육적인 이유를 붙여 학부모들에게 홍보하여 학원 운영자, 교습소 운영자들에게 이용, 유도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교묘하게 학부모들을 현혹하여 사회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운영자들에게 일대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다. 결국 이번 교육부의 단속과 행정 조치가 우리나라 학원과 유치원 위상 정립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또한 사립 유치원 역시 학교로서 돈벌이의 수단이 아니라, 육영의 일익을 담당하는 점을 운영자들이 숙고와 성찰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미래교육포럼(상임대표 하영철)는 10월 26일(수) 오전 11시부터 광주Y컨벤션 웨딩홀 3층에서 ' 한국의 가정교육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하였다. 발제자는 현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하영철박사께서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선진국에서 가정교육 실태를 파악하고 좋은 점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패널로는 교육을생각하는학부모연합 정미경 대표는 현재 발생하고 있는 청소년 범죄의 증가를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청소년 문제 개선을 위한 교육정책 개선을 많은 학부모들이 의견을 모아 제안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독일 뤼벡국립음대에 재학중 자녀교육을 경험하면서 겪은 독일교육의 특징을 중심으로 전달하였다. 필자는 일본에서 5년간 자녀교육을 하면서 학부모 입장에서 본 일본 교육과 가정과 유치원,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이뤄지는 기초, 기본교육이 잘 연계되어 있으며 예절과 질서교육을 잘 하고 있음을 소개하였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포럼의 성격에 맞춰 청중 가운데 다양한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하였다. 다음은 독일의 가정교육을 중심으로 원고를 정리한 내용이다. 1. 독일인들은 세계적으로도 엄격성과 규칙이나 질서 의식이 투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갓 태어난 아이를 육아하는 방식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수유하는 시간을 정해놓고 아이가 아무리 울며 보채도 정확하게 그 시간을 지켜서 수유하는 것과 잠자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함으로써 아이들이 시간과 규칙에 익숙해지도록 생활화 합니다. 또한 이러한 방식은 가정 뿐 아니라 킨더가르텐(유치원)에서 마찬가지로 이루어지므로써 아이들은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레 익혀가게 됩니다. 2. 독일아빠들은 육아과정에 참여도가 높습니다. 출산의 과정에서 함께 함으로써 갓 태어난 아이와의 친밀도가 높아지고 출산휴가를 통해 직접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게 되는데, 아이가 자라면서 산책을 하거나 잠자기 전 책을 읽어주기, 유치원 등하원 같이 하기 등 가정에서 아빠가 큰 역할을 함으로써 가정이 돈독해지고 이는 사회적 결속과 성장의 원동력이 됩니다. 3. 독일 아이들은 자율적인 사고와 자립적인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놀이문화나 야외활동에서 통해, 예를 들어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놀 때 다치거나 위험한 상황이 아니면 어른들은 아이들간의 소소한 다툼이 생겨도 개입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해결을 하게 함으로써 자율적,자립적으로 문제극복 방식을 배우게 합니다. 4. 독일의 교육은 공부하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유치원에서 한글공부 숫자공부 영어공부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많이 다른데요, 실제로 학교에 입학해서야 알파벳을 공부할 정도입니다. 대신 부모님이나 유치원에서는 놀이터나 공원길을 산책하면서 자연과 하나로 놀 수 있게 아이들의 시간을 충분히 비워줍니다. 아이들은 흙을 재료로 뭔가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그 속에 사는 조그만 생명체도 알게 되며 그 모든 것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할 것들임을 알게 됩니다. 또한 그들은 아이들에게 뭔가를 재촉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조차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5. 독일 아이들은 조심스럽고 얌전합니다. 가정에서도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지 않고 상대방이 들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말할 것을 배우는데 공공장소에서 필요이상의 소리를 내지 않음으로써 타인을 방해하지 않고 놀이터에서 놀 때도 질서를 지키며 타인에게 양보, 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6. 독일의 아이들은 근검 절약을 생활 속에서 배웁니다. 독일인들은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아이를 위해 사용했던 물품이나 교구들은 아이가 다 자란 후에 나눔을 통해 필요한 이에게 전달됩니다. 부모세대가 사용했던 물건을 대를 이어 물려주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을 굉장히 자랑스러워 합니다. 또 자동차의 나라라 할 수 있지만 20여년 된 낡은 차도 소중하게 잘 관리해서 사용하기도 하고, 중고시장이 잘 발달해서 서로에게 필요한 물건과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정리하는 법을 알게 되며 낮은 값에 좋은 물건을 얻어가는 경제 관념도 배우게 됩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모습을 통해 검소한 소비의 형태를 체득하게 됩니다. 실제로 독일 아이들의 교육은 이와 같이 몇 가지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아이들을 교육을 한다’라는 생각보다 오랫동안 일상에서 터득되어 온 삶의 방식을 대를 이어 연결해 주는 것일 뿐입니다. 이런 가정에서의 교육은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몸에 익히게 하고, 사회로 나아갔을 때 치열한 경쟁 구도 안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타인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울산이 많은 고통과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마음이 편치 못하다. 지진에다, 태풍에다 교통사고까지 일어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가고 있으니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이번 교통사고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진입로를 앞두고 추월하고 또 추월하다 일어난 사고다. 사람의 생명을 가장 귀중히 여겨야 할 기사님들은 제발 추월을 좋아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향이 중요하지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속도 좋아하다 그만 낭패를 보고 만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존경하되 특히 잘 가르치는 선생님을 존경한다. 한 가지를 물으면 두 가지, 세 가지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존경을 받고도 남는다. 옛날 울산교육연수원에서 근무할 때 ‘바바라’라는 미국의 여선생님이 계셨다. 하루는 영어로 된 한국동화책을 읽고 있었다. 토끼와 거북이였다. 내가 물었다. 거북이를 영어로 무엇이라고 물었다. 그러니 ‘토터스’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땅에서 사는 거북이를 ‘랜드 토터스’, 바다에 사는 거북이를 ‘씨 토터스’라고 하면서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나서는 1층 현관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거기에는 거북이 박제가 있었다. 이를 가리키면서 ‘토터스’라고 하였다. 하나를 물으면 거기에 관계되는 것 다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이시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을 그 열정 때문이다. 2층에서 1층으로까지 데리고 가서 박제된 거북이를 가리키면서 설명을 하시는 것을 정말 아름다움이 넘치는 모습이다. 오늘 새벽에 꿈을 꿨는데 이사장님께서 한 선생님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공책에다가 중요한 부분을 적고 그것을 읽고 또 읽고 공책이 닳아지도록 읽고 준비해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꿈에 왜 이런 것까지 보여줄까? 선생님의 준비가 참 중요하다. 준비 없이 학생 앞에 서면 자신도 불안하고 학생들에게 존경도 받지 못한다. 선생님이 준비하고 또 준비하면 자신감이 넘치게 되고 학생들 앞에서 서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잘 가르치게 된다. 그러면 학생들은 놀라워하고 존경하게 된다. 옛날 울산의 모 고등학교를 설립하신 한 이사장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어느 대학에 초빙강사로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그 한 강의를 위해 관련되는 책을 읽고 또 읽고 관련되는 내용을 폭넓게 정리하고 내용을 완전히 외울 수 있을 정도로 준비를 했다는 것이다. 한 시간 강의를 위해 몇 일 몇 날을, 밤낮 생각하고 준비하고 메모하고 독서하고 머릿속에서 그리고를 반복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아마 그 강의는 자신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엄청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학생들은 그 선생님을 존경하며 선생님과 같은 훌륭한 분이 되고 싶어했을 것이다. 존경이 땅에 떨어진 시대다. 심지어 김영란법이 통과되고 시행되니 학부모님도 무례한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다. 지난 주 슬픈 이야기를 들었다. 한 어머님께서 선생님을 만나러 왔다.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하시는 말이 ‘김영란법 때문에 선생님에게 커피를 드릴 수 없어 혼자 마십니다’하고 혼자를 커피를 마시더라는 이야기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커피를 혼자 마시고 그냥 들어와서 상담을 하면 될 것이지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마음이 상했겠는가? 이런 세상이 되었다. 선생님이 존경을 받는 비결은 딴 것이 아니다. 실력을 키우는 것이다. 잘 가르치는 것이다. 준비하고 또 준비하는 것이다.
캐나다는 최근 초중등 학생들의 경제?재무관리 능력 배양이 교육의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온타리오 등 일부 주는 여전히 형식적 내용으로 수박 겉핥기 교육에 그치는 실정이다. 캐나다의 1인당 평균 부채는 올해 2분기 현재, 2만1000달러로 가처분소득의 1.6배에 달하는 등 빚더미 속에 허덕이고 있다.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학 등록금이 싸고 중산층 이하 가정에는 여러 재정적 혜택이 부여되고 있지만 대졸자 1인당 학자금 부채도 2만5000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과거처럼 가정에서 자녀의 경제 교육을 담당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주의 교육 당국은 공교육을 통해 경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주교육부들은 학생들이 기초적 경제, 재무관리에 대한 지식 습득과 실습 등을 통해 성인이 된 후 금융 문제를 현명하게 결정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생필품 구입부터 돈 관리, 대학학비, 주택 모기지 대출, 금리 문제, 국내외 경제 상황이 미치는 영향, 투자, 보험, 노후 대비 연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무 관리를 주제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경제 교육을 진로 수업시간과 연관시키고 있다. 자신이 꿈꾸는 미래 직업에 대해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적합성 여부를 검토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서양에 위치한 뉴펀들랜드 라브라도주는 진로 준비 교과를 10학년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이 수업의 최소 1/4은 개인재무관리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도록 했다. 이 부분에서 대학 학자금 융자부터 은퇴 후 노후 준비까지 다양하고 광범위한 내용을 가르치고 있다. 인근의 작은 주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도 고교 3년간 경제 전반과 개인 재무관리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반대편 태평양 연안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역시 10학년을 대상으로 유사한 수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 인구의 1/3에 달하는 온타리오주 등에서는 개인 재무관리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수학과 사회 등 기존 교과목에서 형식적인 수업을 하는데 그치고 있다. 온타리오주 교육부 지침을 보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고교 졸업 시까지 가능한 전 과목에 걸쳐 개인 재무관리능력 함양교육을 포함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수학문제 풀이에서 유통화폐의 크기에 따른 단순 계산을 다루거나 기존 사회과목에서 다루던 초보적 경제 개념 및 재무 자산관리 기법을 배우는 게 전부다. 심지어 영어 수업시간에는 셰익스피어의 햄릿 작품을 다루면서 신용의 중요성을 말한 대사 한마디를 놓고 개인 신용교육과 연관시킬 정도다. 그러다보니 실제 교과 과목보다는 전문가들의 일회성 특강이 경제 교육을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을의 아침이다. 가을이 주는 유익은 참 많다. 날마다 하늘은 높아져 간다. 우리의 꿈도 높아져가야 할 것 같다. 날마다 말은 살이 쪄간다. 우리 선생님들은 날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뿐만 아니라 많은 책들을 접함으로 삶이 풍성해진다. 날마다 마음은 깊어져 간다. 선생님의 내면의 풍성함이 학생들의 마음을 깊게 만든다. 날마다 마음이 넓어진다. 선생님들이 바다만큼의 넓은 마음을 지니면 학생들도 마음이 넓어져 간다. 우리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잘 지도하고 있음을 종종으로 눈으로 확인할 때가 있다. 학교에서 몇 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데 한 학생이 물컵에 물을 담아다 갔다 주고 갔다. 시키지도 않았다. 그 녀석, 참 잘 배웠구나, 참 잘 성장했구나, 배운 대로 실천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넓은 마음을 가진 학생들이 많으면 장차 우리의 미래는 밝고 빛나지 않을까 싶다. 어떤 학생은 아침식사를 하면서 영어단어를 외우고 있는 학생을 보게 된다. 아침식사를 하면서 영어단어를 외우는 학생은 시간의 귀중함을 아는 학생이다. 공부의 자세가 되어 있는 학생이다. 이런 학생은 아마 목표를 세우고 꿈을 갖고 결의를 다지고 공부하고 있을 것이며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참 귀하다.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이라 한 마디의 시간도 가볍게 여기지 않는 학생을 보면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된다. 아니 종종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시간을 귀중히 여기는 학생은 귀중히 여긴 것만큼 나중에 사람들에게 귀중히 여김을 받는 자리에 오르게 될 것이다. 공부할 나이에 공부를 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소년이로학난성이라 젊은이는 늙기 쉽다. 한데 이루기는 어렵다. 그러니 젊음이 다가기 전에 시간의 귀중함을 알고 이룸을 위해 노력하는 이는 언제 봐도 화려한 비단 한복같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학생들이 도서관에 앉아 책 읽는 모습을 본다. 이런 모습도 학교에서 도서관에서 꼭 보아야 하는 장면이다. 드라마에서나, 영화에서나 보는 독서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 학교의 현장에서, 삶의 현장에서 독서의 모습을 보면 볼수록 장래는 떠오르는 태양같이 빛나게 된다. 어떤 학생은 다른 학생들이 다 집으로 돌아간 뒤에 뒷마무리를 하는 학생도 본다. 청소를 모두가 해야 되는데도 하지 않고 갈 때가 있으면 이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도 열심히 청소를 하고 뒷마무리를 한다. 이런 이의 뒷모습은 평생 머릿속에 남게 되고 종종 뇌리를 스쳐가게 된다. 교육은 변화다. 선생님들이 노력한 것만큼, 가르친 만큼 학생들은 변화하고 성장한다. 하루하루 변한다.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기쁨으로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가르친다. 용기를 잃지 않는다. 새 힘을 얻는다. 주저앉지 않는다. 앞으로 향한다.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며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에 진보를 나타낸다. 이런 선생님들이 가득찬 학교는 행복한 학교다. 사랑과 꿈이 넘치는 학교다. 희망이 있는 학교다. 요즘 일교차가 심해 감기환자가 많이 생긴다. 건강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건강 잃으면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다. 나 자신을 위해 건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가르치는 많은 학생들을 위해 건강을 지켜야 할 것이다.
중간고사 하루 앞둔 저녁,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내려왔다. 교무실은 질문하려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학종 시대’, 수시모집에서 학교 내신의 비중이 커짐에 따라 시험 때가 되면 한 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아이들은 온갖 애를 쓴다. 어떤 때는 아이들의 행동이 도가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행동을 탓할 수도 없는 일. 퇴근을 위해 가방을 챙기려는 순간, 한 아이가 교과서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그 아이는 다름 아닌 2학년 ○반의 ○○○였다. 사실 이 아이는 아이들이 영어 관련 모르는 문제가 있다거나 궁금증이 있으면 선생님을 찾지 않고 ○○○을 찾아갈 정도로 영어를 아주 잘했다. 그래서일까? 아이들은 ○○○에게 ‘영어 달인’이라는 닉네임을 붙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수업시간, 단 한 번도 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그 아이는 집중력이 매우 뛰어났다. 더군다나 모르는 내용은 반드시 알고 넘어갈 정도로 지적 호기심 또한 강한 아이였다. 그런데 그 아이가 중간고사 하루 앞둔 오늘 영어 선생님인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그것도 영어 교과서를 들고 말이다. 내심 그 아이의 갑작스러운 출현이 궁금해졌다. 녀석은 나의 퇴근을 막은 것에 죄송한 생각이 들었는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선뜩 꺼내지 못했다. 조금이나마 긴장을 풀어 줄 요량으로 나는 아이들이 붙여준 녀석의 닉네임을 부르며 나를 찾아온 이유를 물었다. “영어 달인, 무슨 일이니? 내일 영어시험 있는 데 자신 있지?” 그러자 녀석은 내 말에 대답은 않고 주위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제 고민 좀 들어주세요.” 당장 내일이 시험인데 고민 상담을 해달라는 녀석의 말에 순간 신경이 쓰였다. “고민이라니?” “선생님, 제가 내일 영어 시험 잘 볼 수 있을까요?” 평소 영어를 잘하는 녀석이 영어 시험을 걱정하는 것이 조금 이상해서 물었다. “영어 공부를 안 했구나. 그래도 넌 기본 실력이 있으니까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하렴.” “……” 그러자 녀석은 대답 대신 교과서에서 성적표 여러 장을 꺼내 놓았다. 일부는 지금까지 치른 모의고사 성적표였고 또 다른 일부는 지금까지의 내신 성적 통지표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성적표마다 영어 과목 석차등급에 컬러 펜이 그어져 있었다. 영어 달인답게 모의고사 영어등급이 모두 1등급이었고 원점수 또한 매우 높은 점수였다. 그런데 내신 성적 통지표에 나온 영어 석차등급은 2등급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이제야 녀석의 고민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이해되었다. 매번 모의고사를 보면 거의 백 점을 맞아 다른 학생의 부러움을 산 녀석이 학교 내신에서는 상위 4%를 벗어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더군다나 영어 선생님인 내가 인정할 정도로 녀석의 영어 실력은 뛰어난데 말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치르는 녀석의 영어 시험 성적은 늘 2등급? 바로 이것이 녀석의 고민이었다. 사실 학교 시험은 모의고사와 달리 시험 범위가 명확하여 아이들이 이것 때문에 고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위 4%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하기까지 하다.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밀려날 수가 있다는 것을 녀석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매번 시험이 끝난 뒤 틀린 문제를 분석해 보면 몰라서 틀리는 것보다 실수로 틀리는 경우가 더 많다며 녀석은 안타까워했다. 모든 것은 꼭 1등급을 맞아야 한다는 녀석의 지나친 강박관념과 주위 사람들의 기대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녀석에게 시험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것과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차분하게 정리할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기대치에 신경 쓰지 말고 평상심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자 녀석은 조금 위안을 얻은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무튼, 내일부터 시작되는 시험에 녀석이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의 실력을 있는 그대로 발휘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시험이 끝난 뒤, 녀석의 환한 미소를 기대해 본다. 상담을 마치고 교무실을 빠져나가는 녀석을 향해 엄지 척을 해주었다.
우리 나라는 '아시아의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과 같은 나라다. 이책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스웨덴의 군나르 미르달이 쓴 책 이름이다. 이 책의 서두에서 "한 나라가 가난해지는 것은 반드시 그럴만한 원인이 있기에 가난해진다. 저절로 가난해지는 나라는 없다."고 하였다. 이처럼 ‘왜 어떤 나라는 가난하고, 어떤 나라는 부유할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그러나 인간 사회에 대한 궁금증은 연구소에서 하는 ‘통제된 실험’을 통해서는 답을 구할 수 없다. 세상의 어느 나라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통제된 실험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는 인간에게 동등한 ‘자연실험’을 행해왔다. 역사의 과정은 비슷한 사람들도 정부와 생활조건·식생활 등이 다르면 삶의 격차가 커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한과 북한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는 본래 한 나라가 아닌가. 한 나라를 둘로 나눴지만 삶의 차이가 실로 엄청나다. 이처럼 의도적인 조작은 불가능하지만 자연이 우리에게 준 조건을 살펴보는 자연실험과 유사한 방법을 통해 인간사회에 대한 설명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부유할까. 한국은 50년 만에 빈곤국가에서 부유한 국가로 성장했다. 1950년대 한국과 가나·필리핀 등 세 나라는 똑같이 가난했다. 당시 경제학자들은 “어느 나라가 가까운 미래에 부유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가나와 필리핀은 부유해지고 한국은 영원히 가난하게 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가나와 필리핀은 쾌적한 열대기후와 풍부한 자연자원을 가졌지만 한국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다. 가나와 필리핀은 여전히 가난의 늪에 빠져 있지만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가 됐다. 경제학자들이 한 나라의 부는 자연자원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적자원 등 여러 요소가 작용한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결정적 원인은 자원의 빈곤이나 부족이 아니라 불합리한 생활태도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국민적 통합성, 읽고 쓰는 능력, 교육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또 긴 역사 속에서 ‘한국인’이라는 민족의 정체성을 공유해왔고 오랜 시간에 걸쳐 인적 자본과 제도들을 발전시켜 왔다. 1950년대 정치적 안정과 독립을 회복한 후에는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인적자본과 제도들이 토대가 돼 경제적으로 이륙할 준비를 갖출 수 있었던 것이다. 반면 가나와 필리핀 등은 불행히도 인적자본과 제도의 전통이 부족했다. 한국을 따라잡기에 역부족이었다. 경제학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뛰어난 성공 스토리를 쓴 한국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학자들도 있다. 한국이 부유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한글’이라는 문자체계다. 한국인들은 한글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한글이 세계 기준으로 볼 때 얼마나 훌륭한지 충분히 알지 못한다. ‘한글은 세계 최고의 문자’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그것도 2등과 차이가 큰 1등이다. 한글의 모음과 자음은 서로 다른 모양이다. 그래서 한글을 처음 배우는 아이도 몇 분의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한글 기호가 어떤 종류의 소리를 표현하는지 분간하고 정확한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어는 쉽지만은 않다. 이 땅에 태어나 자란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외국인들이 이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영어나 로마자를 읽는 사람들은 모음이나 자음, 서로 다른 종류의 자음들이 모양에 통칙이 없고 ‘p, q’나 ‘d, b’와 같은 몇몇 알파벳은 모양이 비슷해 자주 헷갈린다. 그런 알파벳들을 묶어 하나의 음절을 만들고 한 번에 한 개의 알파벳이 아니라 한 번에 한 개의 음절을 읽는 법을 배운다. 유럽 언어의 모태가 된 로마자와 같은 알파벳 문자체계도 나름 장점이 있고 일본의 가타카나·히라가나처럼 음절 문자체계도 나름의 장점을 갖췄다. 그러나 알파벳 단독 또는 음절 문자체계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 오직 한글만이 알파벳을 음절 그룹으로 묶음으로써 두 체계의 장점을 하나로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이면서 가장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문자체계다. 한글의 장점은 뛰어난 한국의 교육과 함께 한국이 부유해지고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매우 빠르게 세계적인 리더가 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 인류는 국가 간 불평등, 기후변화, 환경자원 남용 등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한국이 온갖 어려움을 뚫고 성공 스토리를 써왔듯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도 한국인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문제는 국민 개개인의 건전한 인격 없이 부강한 나라를 세울 수 없고 번영한 나라를 만들 수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과연 국민의 정신적, 도덕적 수준을 넘어설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이다.
이 세상 모든 젊은이 누구에게나 꿈은 있다. 단지 크기가 다르거나 성취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 생각한다. 외국어고등학교에서 전교 1등도 했던 수재가 학교를 자퇴하였다. 그리고 6개월간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합격했다. 아직 미성년자인 이 18살 공무원이 현재 일하는 곳은 제주도청이다. 이 주인공은 유일한 여성이자 10대 합격자로 이름을 올렸는데 고3이 된 올해 3월 학교를 자퇴했다. 이후 6월 필기시험과 8월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 9월 26일부터 제주도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제주외고는 2004년 개교해 역사는 짧지만, 제주 지역의 명문고 중 한 곳이다. 외고 중국어과 출신으로 고2 시절 전교 1등을 한 적이 있다. 성적을 그대로 유지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었지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9급 공무원의 길을 택했다. 그녀 역시 외교관을 꿈꿨다. 영어를 좋아했고, 외교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교관이 되려면 대학에 가고 외교원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그 이후에도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성격상 오래 기다리고 경쟁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사회에 빨리 진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외교관 대신 일반 공무원을 택한 것이다. 남들이 다 다니는 고등학교를 자퇴까지 할 필요가 있냐고들 묻겠지만 어차피 해야 할 거 빨리 시작한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자기 스스로 한 것이다. 이같은 선택은 일반적인 시각에서 보면 의외다. 정상적이라면 부모의 거센 반대에 부딪힐만한 상황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딸을 적극 지원했다. 아버지 역시 모든 사람이 똑같은 길을 걸을 필요 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대학만 바라본 채 이후의 삶을 고민하지 않는 것보다 낫겠다고 판단했다. 이 제자를 가르친 교사들은 아쉽지만, 제자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했다. 이 학교 교장선생님도 평소에 모범적으로 성실하게 공부한 학생으로 신뢰했기에 학생 의견을 존중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문제는 시험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인가에 관심이 많다. 그녀는 평소 잠이 많은 편이다. 8시간씩 충분히 잤다. 대신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도서관을 떠나지 않고 공부했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12시간 공부한 것이다. 인터넷 강의을 들으며 공부했다. 중고등학교 때 한국사를 배우긴 했지만 공무원 한국사는 어려운 편에 속한다. 그래서 처음 배운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선생님이 강좌 때마다 꼭 들으라며 강조했던 수업이 있다. 그런 기본 강의를 모두 들으려 했던 게 실수라고 생각한다. 너무 강의에 의존해 스스로 정리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강의 몇 개를 선택해 집중하는게 필요하다. 영어는 제일 자신 있는 과목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미국 드라마로 공부하며 실력을 쌓았다. 어려운 어휘 문제는 과감히 버렸다. 풀 수 있는 문제에 집중했다. 모의고사를 이틀에 한 번씩 풀었다. 기출 문제보다 어려운 문제를 풀면서 실전에 대비한 것이다. 예상대로 본 시험에서 적중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공부가 하기 싫은 날도, 집중이 어려운 날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무조건 도서관에 갔다. 책만 펼치고 앉아 있더라도 일단 가는 것이다. 남들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하루 정도 쉴 수도 있다지만 시간이 부족해 그럴 수 없었다. 하루하루가 소중했다. 쉬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6개월 준비해 시험보면서 하루를 쉬려 하느냐’며 스스로를 꾸짖었다. 고등학교를 자퇴해서 돌아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더 절박한 마음으로 공부했다. 시험을 2주 앞두었을 때는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면서 준비하였다. 시간이 아까웠고, 공부 흐름이 끊기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세로 준비한 수험생에게 합격의 열쇠는 주어지기 마련이다. 어느 인생이고 시험이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 단지 우리 마음이 그것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준비하지 않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수가 없다. 미래를 위하여 정성을 다해 준비하는 자에게 합격의 축복은 쏟아질 것이다. 이같은 성취를 이룬 학생은 앞으로 자기 분야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 것이라 확신한다. 아무런 목적도 꿈도 없이 수업시간을 준비하지 않고 낭비하는 학생들을 가끔 보면서 이들에게도 어떻게 마음 속에 공부에 대한 불꽃을 붙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여 본다.
국회의원을 상징하는 ‘금배지’에는 한자로 ‘나라 국’자 문양이 있었다. 이를 한글로 표기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2014년부터 한글로 ‘국회’로 변경됐다. 이는 광역단체와 지방자치단체 의회 배지에도 영향을 미쳐 서울시의회를 비롯해 부천시의회 등이 한글 표기로 바꿨다. 영어, 한자가 점령한 교표 사실 우리나라 국회의원 배지에 한자를 쓸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잘못을 바로 잡은 아주 적절한 조치였다. 이런 작은 실천이 한글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우리말을 바르게 쓰는 습관에 씨앗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제는 학교에서도 한글 표기 운동이 더 활발해졌으면 한다. 우선 학교를 상징하는 교표부터 한글로 바꿔보면 어떨까. 교표는 교육적 이념과 정체성을 나타내려는 의도로 색상, 무늬, 형태를 다양한 방식으로 창안하고 있지만, 정작 그 중앙에는 ‘中’자와 ‘高’자가 자리하고 있다. 학교 이름 자체를 한자로 표기하는 곳도 있다. 일부 학교는 아예 학교 이름 로마자 표기의 첫 자를 이용해 교표를 만들고, 개교 연도를 표시하면서 ‘since 1970’으로 한다. 교표는 배지로 만들어지고, 교기를 비롯해 학교의 여러 문서 등에도 그려진다. 그리고 교표는 체육복 등에 크게 인쇄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여기저기 한자와 로마자가 보인다. 학교에 가보면 중앙에 자리한 교표 새김 돌에도 교훈을 한자로 크게 써 놓고, 중앙 현관에도 교육 이념 등을 영어로 써 놓고 있다. 국제화 시대에 맞게 학교 이름을 로마자 표기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꼭 필요한 상황에서 써야 한다. 한자 표기도 마찬가지다. 교표는 당연히 한글 표기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시대 변화로 교복이 바뀌고 있다. 형태와 색상이 다양해지면서 멋을 내고 실용성을 감안해 편안한 차림새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 맞춰 한자와 로마자 표기로 된 교표도 바꿨으면 한다. 우리나라가 자랑할 수 있는 것 중에 한글을 빼놓을 수 없다. 한글은 창제 시기와 원리가 정확히 알려진 문자다. 창제 동기부터 피지배층을 위한 평등의 문자로 누구나 쉽게 배우고 쓸 수 있는 문자다. 또한 발음 작용을 반영해 만든 과학적인 문자로 사람의 말소리를 가장 잘 적을 수 있는 이상적인 문자다. 한글 창제 과정과 운용법을 설명한 훈민정음은 세계 기록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이미 한글은 문자로서의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바른 언어사용, 모범 보여야 우리나라가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 있으면서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한글 덕분이다. 배우기 쉬운 한글로 문맹자가 없고, 교육이 밑거름이 됐다. 최근에는 한류 열풍으로 우리 문자를 배우는 외국인도 계속 늘고 있다.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한글로 작성해야 한다고 국어기본법에 명시돼 있다. 꼭 법을 지키자는 차원의 얘기가 아니다. 학교는 모국어 교육을 하는 곳으로 우리말 표기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우리 언어생활은 영어와 비속어에 밀려 어지럽게 변하고 있다. 근본도 없는 줄임말이 신세대 용어다. 호미로 막을 것을 방치하면 가래로도 못 막는다. 지금 우리 언어생활이 딱 그렇다. 학교에서부터 문자 생활을 바르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올해부터는 늘 하던 영어수업 외에 독서토론수업을 주 4시간 진행하게 되었다. 독서토론수업은 처음 시도해보는 터라 긴장되었다. 게다가 담임교사를 비롯한 참관 희망 교사들에게 공개수업 형태로 진행되다 보니 더욱 부담스러웠다. 영어수업이라면 뻔뻔스럽게 할 수 있으련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설렘이 가슴에 가득했다. ‘우리 아이들은 또 어떤 이야기를 내어놓을까…’ 기대하면서 독서토론수업 달인인 동료 수석교사에게 검증까지 받았다. 아이들이 심리를 꿰뚫는 내 탓이 아니야 첫 번째 독서토론수업은 내 탓이 아니야라는 그림책으로 선정했다. 스웨덴 출신의 작가 레이프 크리스티안손(Leif Kristiansson)이 교사이기도 해서 그런지 아이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책이다. 아이들 하나하나의 표정이 그 아이의 마음을 잘 나타내고 있는 딕 스텐베리(Dick Stenberg)의 그림도 무척 매력적이다. 책의 내용은 괴롭힘을 당하는 한 아이와 그 아이를 적극적으로 괴롭히는 아이, 주도적이지는 않지만 함께 괴롭히는 아이들, 방관하는 아이들, 그리고 도와주지는 못하지만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각자 자기 탓이 아니라고 항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았다. ≫ 감정카드로 마음 열기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와 친구를 괴롭히는 아이들, 그 괴롭힘을 방관하는 아이들, 도와주지 못해 죄책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갖는 감정은 어떤 것인지 먼저 알아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했던 학생들은 차츰 활동 속으로 빠져들어 어느새 장난기는 없어지고 점점 진지함이 묻어난다. 이 활동을 통해 ‘나의 감정도 소중하지만 다른 이의 감정도 그에겐 소중하다’는 너무도 당연하지만 잊고 있었던 진리를 깨닫게 된다. ·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한 감정카드를 모둠별로 나누어준다. · 지금 나의 감정은 어떤 것인지 한 장을 골라 모둠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자신의 감정을 이유와 함께 이야기한다. · 모둠 친구들은 그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준다. ≫ 인디언 감정카드게임으로 한 걸음 더 나가기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가고 싶다면 ‘인디언 감정카드게임’을 진행한다. 감정을 공감해 준다는 점은 ‘감정카드로 마음 열기’와 비슷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친구들의 설명을 듣고 그 감정을 알아맞힌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모둠 친구들끼리 상황을 만들어 어떤 감정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통해 상대방을 조금 더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키우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한 감정카드를 모둠별로 나누어준다. · 감정카드를 모두 테이블 가운데에 쌓아둔다. · 한 명씩 돌아가며 카드 한 장을 뽑는다. · 뽑은 학생은 그 카드가 어떤 카드인지 확인하지 않고 자신의 이마에 댄다. · 다른 친구들은 그 감정이 어떨 때 생기는지 설명을 해준다. · 카드를 이마에 댄 학생은 그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맞힌다. ≫ 책 내용 되짚어보기 다양한 감정에 대한 이해를 쌓고 난 후, 함께 책을 읽는다. 내용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 사람이 한 페이지씩 돌아가며 읽는다. 책을 먼저 읽어도 되지만, ‘감정 읽어주기’를 한 다음 읽으면 학생들은 사뭇 진지해진다. 내용 몰입도 역시 높아져 맨 뒷장을 읽고 난 후에도 학생들은 아무 말이 없을 정도이다. · 한 사람씩 돌아가며 책을 읽는다. · 책을 다 읽은 후, 잠시 눈을 감고 책 속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해본다. ·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 그 아이를 괴롭히는 아이, 그리고 모른 척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해본다. · 책 속 인물들의 입장에서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어떤 마음이었을지 서로 이야기를 나눠본다. [PART VIEW]≫ 역할극으로 생각 표현하기 우리 모두에게는 다양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책 내용을 중심으로 모둠별 역할극을 진행한다. 물론 책 내용을 조금씩 각색해서 다양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어떤 모둠에서는 왜 선생님이 등장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며 선생님을 등장시키기도 하고, 어떤 모둠에서는 괴롭힘 당하는 아이를 보호하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책 속 인물들과 새로운 등장인물의 감정을 공감하면서,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각 모둠의 역할극이 끝나면 학생들은 각각의 인물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다른 친구들이 어떻게 해주었으면 하고 바랐는지, 만약 다시 그런 상황이 생긴다면 어떻게 하겠는지…. 학생들은 교사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 질문하고 답하며 책 속 인물들에 대한 공감과 이해, 그리고 자신들이 취해야 할 행동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다. ≫ 마음에 새기기 역할극 후에는 경험 나누기를 했다. 혼자 괴롭힘 당하던 그 아이의 감정을 짐작하여 쓰고, 자신이 그런 감정을 느꼈던 때는 없었는지, 있다면 언제였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했다. 학생들이 경험 나누기를 하는 순간의 교실은 4학년 학생 같지 않은 진지함이 가득했다. 특히 한 학생이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며 울음을 터뜨렸을 때, 반 친구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위로해주기도 했다. 게다가 평소 늘 퉁명스레 아이들과 소통하지 못했던 백현(가명)이도 울먹이며 함께 위로하는 걸 보았을 땐 정말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이 밀려왔다. ≫ 배·느·실(배우고, 느끼고, 실천할 점) 언제나 마무리는 ‘배·느·실’이다. 오늘 수업을 하며 배우고, 느끼고, 실천할 점을 포스트잇에 적어 칠판에 붙이고, 다른 친구들이 쓴 글도 함께 읽어보며 마음에 새기는 시간이다. 독서토론수업을 하면서 영어수업에서는 알지 못했던 아이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늘 아이들과 진정한 소통에 목말라 있었는데, 이 수업을 통해 어느 정도 해갈할 수 있었다. 수업을 참관하던 담임교사들도 미처 몰랐던 아이들의 속마음을 알게 되었다며 흐뭇해 했다. 학생들 역시 영어선생님과 더 친해진 느낌이라며 좋아했다. 다음은 어떤 책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열고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하는 독서토론수업*이다.
‘책상 위의 사과는 빨갛다’라는 명제는 경험적 진리이다. 왜냐하면 저 사과가 오랜 시간이 흘러가면서 마르고 시들어 썩어 버리면 더는 ‘빨갛다’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험적 진리는 믿을 수 없는 우연적 진리이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니 기쁘지 아니한가? 플라톤(Platon)은 세상을 크게 두 개로 나누었다. 하나는 감각적이고 변화무쌍한 현실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 세계 저 너머에 있는 변화하지 않는 참된 진리의 이데아(Idea) 세계이다. 그래서 플라톤에게 참된 진리의 세계는 이데아 세계이다. 눈앞에 보이는(현실 세계에 있는) ‘책상 위에 있는 빨간 사과’는 세월이 가면 썩어서 모습이나 맛이 바뀌게 되는 사과이기 때문에 참된 진리가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진짜 사과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 사과는 머릿속, 이데아 세계에 있다. ‘이데아’ 하면 어려운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 영어로 생각(idea)이란 단어의 유래로 보면된다. 자, 그럼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사과를 생각해보자. 머릿속에 둥그런 사과가 떠오를 것이다. 빨갛고 새콤달콤한 이 사과가 가진 속성은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현실 속 사과는 시간이 지나면 썩어서 모습과 맛이 변하지만, 사과의 속성은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다. 경험적 진리와 구별되는 진리가 선험적(a priori) 진리이다. 선험(先驗)적 진리는 ‘2+3=5’와 같은 수학적 진리이며, 이는 우연적일 수 없고 반드시 꼭(必) 그러한(然) 필연적 진리이다. 선험적 진리는 또한 공리(axiom, 公理)를 의미한다. 공리란 어떠한 증명도 할 필요 없이 항상 참으로 받아들이는 명제를 말한다. 즉, 스스로 자명(自明)한 분명한 진리이다. 이성의 눈은 언제나 아름답다 우리 이성은 항상 자명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 칸트(Kant, Immanuel)는 실천원칙들이 자기 나름의 많은 실천규칙들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이 실천원칙들은 주관적이며, 이를 준칙(Maximen)이라 한다. 그리고 주관들이 이성적으로 타당하면 즉, 객관적이면 법칙(Gesetze)이 된다. 우리의 모든 이성적 존재자는 ‘법칙’이어야 한다. 정언명법(定言命法)일 때 인간을 목적 그 자체로 대하게 되고, 삶이 윤택해지기 때문이다. 데카르트([Descartes, Rene)는 확실한 앎을 위해 모든 것을 의심해보는 ‘방법적 회의’를 사용한다. 데카르트가 제일 먼저 의심해보는 것은 감각적이고 경험적인 것들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칫 거짓된 우리를 속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의심하더라도 절대 의심할 수 없는 딱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모든 것을 의심하고 있는 자기 자신’이다. 모든 것을 의심하는 과정에서도 ‘생각하고 있는 나’가 없다면 의심 그 자체도 의심을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Cogito,ergo sum)’라는 위대한 명제가 탄생한다. 감각을 완전히 무시할 수 있을까? 눈앞에서 나를 현혹하는 그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을까? 감각을 완전히 배제한다면 무감각적인 사람이 되어 맛과 멋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때문에 가슴을 울리게 하는 사고적 감각도 필요하다. 단, 우리가 주의할 점은 인간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라는 사실이다.
교과교실제는 교사가 이동하여 수업하는 방식이 아니라 교과에 맞게 특성화된 교실로 학생들이 이동하여 수업을 듣는 방식을 말한다. 교과교실제는 미국 등 서구에서는 일반적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수업방식이었다. 교육부는 2009년 학교수업을 다양화하고, 교과운영 방식의 전환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과교실제를 도입했다(교육과학기술부 2009). 교과교실제의 도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육부는 교과별 특성에 맞는 교실환경을 구축하고 학생중심의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해왔다(교육부 2014). 교과교실제 선진형 운영학교는 2016년 현재 전환형 196개교를 포함해 모두 735개교(중학교 419개교, 고등학교 316개교)에 이른다. 과목중점형 교과교실제 운영 학교는 총 2,060개교(중학교 1,062개교, 고등학교 998개교)에 달한다. 선진형이든 과목중점형이든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교육부는 교과교실제 도입 초기에는 모든 중·고등학교에 교과교실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2014년 신중하게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이후 교육부는 기존의 교실 증설, 리모델링 등 인프라 구축사업에 주력하기보다 교실과 학생의 변화 등 소프트웨어의 변화에 초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교과교실제 예산 갈수록 줄어 교과교실제를 도입했던 초기에는 학급증설이나 리모델링 등을 통한 인프라 구축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고 이로 인해 학교와 교실의 교육환경이 개선되었다. 또 교과교실제 운영으로 수준별 이동수업이 시행되었으며, 이를 위해 교사나 강사가 추가로 배치되었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었음은 물론이다. 교과교실제를 시행하기 위한 전체 예산을 교육청별로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다. 다만 교육부가 보통교부금을 통해 산정한 교과교실 운영비는 2010년 950억 원, 2011년 1,119억 원, 2012년 1,337억 원, 2013년 1,929억 원, 2014년 1,103억 원, 2015년 804억 원, 2016년 715억 원에 달한다. 교과교실 시설비는 2012년 1,682억 원, 2013년 1,246억 원, 2014년 354억 원 감액, 2015년 81억 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교과교실제에 대한 투자가 2014년 이후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시설비 투자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처럼 교과교실제에 대한 예산 투자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는 이 사업이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교실수업 개선 노력이 출발점 교과교실제가 2009년 도입된 지 7년이 흐른 지금, 교과교실제 도입이 가져온 성과를 점검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교과교실제의 도입 목적을 고려할 때 교과교실제의 성과는 첫째, 교과교실제가 학교수업의 다양화에 어느 정도 기여해 왔는지에 대해서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성과는 교사들의 수업개선을 위한 노력으로부터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교과교실제가 학생들의 수업태도나 만족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분석이다. 셋째, 교과교실제 정책의 도입으로 교수·학습활동에 긍정적인인 변화가 나타났다면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선행연구와 필자가 수행한 연구결과에 기초해 교과교실제의 성과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PART VIEW]교사들 수업개선 압박에 부담 커 첫째, 교과교실제가 학교 수업의 다양화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참여관찰·면담·설문조사·실태조사를 통해 발표된 연구결과는 대체로 학교수업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우선 수준별 이동수업이 거의 모든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수업방식이 다양해졌다. 블록타임제·집중이수제 등을 통해 수업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학습자료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었다(강휘석·김병찬, 2013 ; 조진일 외, 2009 ; 조진일 외, 2014). 교과별로 분석한 연구결과는 교과교실제가 실시되고 있는 학교의 사회수업에서 학생중심 활동이 증가했으며 교사들은 수업변화에 대해 압력을 느끼고 있었고(김혜숙·박선미, 2011), 과학 교과에서는 교사의 수업준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이 수업개선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서울교육종단연구 4~6차년도(2013~2015년) 자료*를 사용해 비교적 최근의 자료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결과, 선진형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의 교사들은 교과교실제를 전혀 운영하지 않는 학교에 비해 수업개선활동 즉, 자신의 수업공개, 동료 교사의 수업 참관, 단위학교 차원의 교과협의회 활동에서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우명숙, 2016).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학교의 교사들은 수업개선의 압력을 상당히 느끼고 있으며, 때문에 수업개선을 위한 노력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연구는 수준별 이동수업이 교과교실제에서 반드시 해야만 하는 수업방식은 아니며, 수업의 다양화와 수업개선을 위해 수준별 수업 이외에도 협동학습·코어티칭·융합수업·프로젝트학습 등을 교과특성에 맞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우명숙 외, 2015). 둘째, 교과교실제가 학생들의 수업태도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결과에 기초해 살펴보면 학생들의 반응은 상반되게 나타난다. 교사가 아닌 학생이 이동하는 것에 대해 학생들의 초기 반응은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이동시간 때문에 휴식시간이 줄어든다든지, 담임교사와 만날 시간이 적어져 전달사항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거나 상담시간이 줄어드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반면 이동으로 인해 학생들이 한 교실에 계속 앉아서 수업을 받을 때 보다 졸음이 덜 하고 학교폭력의 문제가 발생할 시간이 줄어드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학생들은 무엇보다 학교의 교육환경 개선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김홍원·오병욱, 2012 ; 박인우 외, 2012). 정책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만난 교사들은 학급을 증설하고 교과교실로 리모델링한 결과, 학생들의 교육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무척 높았다고 말했다. 교육환경의 개선이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고 학교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예산이 많이 소요되긴 하지만 교과별로 필요한 자료와 기자재, 학생들의 교육활동 결과물을 갖춘 교실은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더 많이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현장교사들의 반응이다. 과학과목에서는 실험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고 연구결과(김혜숙·박선미, 2011; 전화영, 2011)도 있다. 서울교육종단연구 1, 2차(2010~2011년) 자료를 실증분석한 연구는 교과교실제가 수학에서는 학생들의 수업태도에, 영어는 수업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정동욱 외, 2013). 학교급별 연구에서는 선진형 교과교실제를 운영하는 고등학교의 국·영·수과목에서의 수업태도는 교과교실제를 운영하지 않는 학교의 학생들에 비해 긍정적이긴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수업태도 연구에서는 대학입시와 직결되는 영어와 수학 과목보다는 사회와 과학 과목 등에서 더 긍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임소현, 2016). 셋째, 교과교실제가 수업의 변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지에 대해 분석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교과교실제가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효과를 201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자료를 사용해 실증 분석한 연구는 고등학교에서 교과교실 운영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상경아·박경인, 2013).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제공하는 2010~2014년 에듀데이터(수능시험자료와 학교정보공시자료)를 사용해 교과교실제를 4년(2011~2014년), 3년(2012~2014년), 2년(2013~2014년)씩 각각 운영한 학교와 전혀 운영하지 않은 학교를 비교한 결과, 교과교실제가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은 4년과 3년을 각각 시행한 학교에서 나타나지 않은 반면, 최근 2년 동안 시행한 학교에서 성적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우명숙, 2015). 교과교실제를 운영한 지 7년이 흐른 시점에서 성과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요약하자면 교과의 성격이 드러나는 교과교실이 만들어지고, 교사들의 수업개선을 위한 활동이 활발해졌으며, 수업의 방식도 다양해진 듯하다. 학생들은 정책 도입 초기에 교과교실 리모델링 등 교육환경이 개선된 것에 대해 만족도가 높았고, 다양한 학습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극복해야 할 문제점이 많다. 교과교실제는 각 교과를 중심으로 수업개선에 집중하는 구조인데 행정업무 부담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이 교사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교사들은 행정업무 부담으로 인해 교과목 중심의 수업개선 활동에 집중하기 어려운 현실을 겪고 있는 셈이다. 학생들 역시 이동으로 인한 부정적인 문제점을 겪고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입시, 중학교에서는 생활지도를 둘러싸고 교과교실제가 긍정적인 점이 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자유학기제와 연계 등 시너지 높여야 끝으로 교과교실제 정책의 추진과정을 지켜보면서 교과교실제가 현장에서 뿌리내리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가지 모형을 모든 학교에 강조하기보다는 단위학교가 중심이 되어 학교와 학생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교과교실제 집행 과정에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이 학교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면 갈등과 왜곡이 생길 수 있으며 향후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중학교 자유학기제, 일반고 역량강화사업,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시행과 연계하여 교과교실제 정책이 교수학습활동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추진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