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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하윤수(왼쪽, 부산교대 전 총장) 한국교총 회장이 23일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을만나 학교체육 활성화 협력 방안 등을 협의 하고 있다.
경력 30년차 교사입니다. 코로나19로 수업 방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원격수업을 준비하게 되면서 같은 학년 교사들과 과목을 나눠 콘텐츠를 제작하고 수업을 올리게 됐습니다. 그러나 저는 컴퓨터 작업이 익숙하지 않은 나이다 보니 젊은 후배 교사들에게 많이 의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초반에는 도움을 기꺼이 주던 후배들도 점차 부담스러워하거나 불만을 가지는 것이 느껴져 어느 순간부터 물어보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꺼려지게 됐고 자연스레 소통도 매우 줄어들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경력의 교사들과 머리를 맞대보지만 사실 다들 비슷한 상황이라 서로 큰 도움은 주고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후배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선배들보다 많은 시수를 담당하게 되거나 본인의 수업 만들기도 바쁜 시간에 선배를 일일이 알려주기 어렵다는 것은 충분히 짐작합니다. 그래서 관련 연수를 몇 개 들어봤는데 초급연수임에도 용어가 어렵고 속도도 따라가기 힘들어 큰 도움이 못 됐습니다. 평소 방학 때 다양한 연수를 찾아 듣고 새로 배운 내용을 적용해보면서 보람도 느끼고 발전하고 있다 자부했는데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자꾸 뒤처지는 것 같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올해 1년이 너무 걱정됩니다. 그래도 1년을 지냈더니 지금은 제작 시간도 많이 줄어들었고 도움 없이 어느 정도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또다시 이런 상황을 겪게 되지 않을까 두렵고, 현재 수업이 익숙해지면 또 새로운 것이 자꾸 등장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도 부담이 됩니다. 예전에는 일에 보람도 느끼고 아이들과 정년까지 즐겁게 지내야겠다는 다짐으로 지내왔고 동료 교사들과도 큰 문제 없이 잘 지냈는데 원격수업의 등장으로 갑자기 저는 쓸모없는 사람이 돼버린 것 같아 속상합니다. 자신감이 떨어지고 두려움이 느껴지니 명예퇴직을 해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입니다. 앞으로도 대면과 원격수업이 병행되는 이 상황에서 저는 어떻게 마음을 다잡아야 할까요?(54세·여성) [김민녀 임상심리전문가·교권침해 교사상담] 많은 혼란과 도전, 부담감에도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 계신 선생님께 지지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현재 수업이 익숙해지면 또 새로운 것이 등장하고,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아 자신감이 떨어지고 두려움이 느껴진다’는 선생님의 글귀는 지금 이 시대의 교육 현장에 있는 많은 교사들에게 공감이자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본질을 회복할 때 길이 보입니다 어떤 시대이든, 어떤 인생이든 혼란이 있을 때는 본질로부터 답을 찾아야 합니다. 본질 위에 설 때, 모든 혼란 속에서 온전한 질서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선생님은 교육의 본질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또 그에 맞는 교사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회복해야 하는지, 무엇에 가치를 두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무엇을 잡고 무엇을 놓아야 하는지가 선명해질 것입니다. 희미했던 것들이 선명해지면, 이제는 올곧게 나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붙잡을 것들은 붙잡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게 되지요. 예기치 않게 다가온 코로나 상황은 교육 환경에도 많은 변화를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본질은 변함이 없어야 합니다. 온라인 수업에 맞는 콘텐츠 기술을 필요로 하나 무엇보다 학생 개별에 대한 교사의 마음과 태도는 여전히 중요한 본질이어야 합니다. 교사는 시대 흐름에 따라 지식을 잘 전달하는 방법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교사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교육은 바로 그 어떤 것보다 귀한 사람을 살리는 일이니까요. 때문에 역할은 수업에만 매이지 않아야 합니다. 더 확장된, 더 다양한 영역에 그 역할이 있지요. 선생님의 역할은 어디에서, 어떻게 미칠 수 있을까요? 교사의 역할이 온라인 콘텐츠 기술에만 메이고 평가될 수 있을까요? 학생들의 목소리를 청취해보세요 코로나 이후 교육 현장에는 많은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득과 실을 따져보고, 장점과 단점을 논의하며, 나아갈 방향을 고심합니다. 저 또한 몸 담고 있는 대학과 상담 현장에서 교육 환경의 변화로 인한 새로운 목소리들을 다양하게 청취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 환경이 도래하면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있는 한편, 더 만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전의 앞면과 뒷면, 그리고 어둠과 빛처럼 불편함과 감사함이 공존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코로나로 더 큰 박탈과 결핍을 느낄 수밖에 없는 영역에 눈을 돌리고, 손을 뻗으면 되지 않을까요?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교육 전문가들은 학생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과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이 중요하게 요구된다고 말합니다. 또 비대면 교육 환경 속에서 학생들의 또래 사회성 문제, 그리고 자녀교육에 있어 부모의 적극적 참여와 지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즉 교육 주체들 간의 협력이 중요하겠지요. 교사에게는 이들을 연계하고 가이드하며 촉진하는 역할도 요구됩니다. 온라인 콘텐츠 교육으로만 불가능한 실제적 기능에 대한 요구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학습의 도구가 온라인 콘텐츠로 확산된 것일 뿐 요구되고 있는 측면들은 모두 학생 개별의 전인적 교육에 관한 것들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사회로 나아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적응하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기능이 포함된 것이지요. 실제로 제가 만나는 많은 학생들도 자기관리 및 자기 주도적 학습의 어려움, 또래관계 결핍 및 소외, 진로 및 적성 등에 관한 고민들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교사의 역할과 능력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만 있지 않겠지요. 콘텐츠는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에 있어 극히 일부입니다. 그리고 교육의 일부이기도 하지요. 선생님이 만나는 학생들의 상황을 청취해 보세요. 그리고 그 속에서 선생님만이 채워줄 수 있는 필요들을 발견해보세요. 그 지점에서 선생님만이 가진 자원으로 선생님다움을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직 어제의 자신과만 비교하십시오 사람은 누구나 어려움 속에 있을 때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만 지나치게 부각해 고통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발 물러나면 큰 그림을 볼 수가 있지요. 큰 그림을 본다는 것은 그림을 더 정확하게 보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선생님 자신의 어려움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두면, 선생님의 부족함만 보일 것이고, 또 그 부족함이 실제보다 더 크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외의 다른 긍정적 측면들은 눈에 띄지 않거나 눈에 띄어도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콘텐츠 제작 등 온라인 수업을 위한 배움은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서툴고 익숙하지 않은 일에 대한 도전도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남들은 다 편안하게 하는 것 같고, 빨리 적응해 가는 것처럼 보이고, 그래서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 얼마나 불안하고 불편하겠습니까. 그렇지만 그 시간들을 견뎠기에 이전과는 다른 발전을 목격하셨지요. 개인에 따라 새로운 도전에 적응하는 속도는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실제로 많은 것들을 남들보다 잘 할 수 없습니다. 특히나 원치 않는 도전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지요. 원치 않는 도전 앞에 설 때,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원치 않는 도전을 좀 더 편하게 받아들이면서 기꺼이 도전해볼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자신의 부족한 점에 매여 부족한 점이 다 인양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자신의 일부로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갖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보며 힘을 얻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자신의 부족함에 눌리고 속박되기보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로 만족하고 기뻐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보다 더 나을 내일의 나를 기대하며 나아가시면 좋겠습니다. 그 모습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이 닮아야 할, 그리고 닮고 싶은 존경스러운 ‘우리 선생님’의 모습일 것입니다.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하윤수(왼쪽) 한국교총 회장이 강득구(더불어민주당) 국회 교육위원과의 간담회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윤수(부산교대 전총장, 오른쪽) 한국교총 회장이 2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강득구(더불어민주당) 국회 교육위원을 만나 학교를 파업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 및 코로나19 백신 교사우선순위 요청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애들아, 작년에 많이 힘들었지. 올해는 걱정하지 마. 선생님과 함께 달려가 보자. 2021년 힘차게 출발!” 유튜브 채널 ‘정쌤준쌤’과 교사 유튜버 정보나눔 커뮤니티 ‘티뷰버’를 운영 중인 정지훈 충남 공주교대부설초 교사, 이준권 충남 청남초 교사가 ‘제자 응원송’을 1년 만에 또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4월 온라인 개학 응원송을 만들어 교육계에 감동을 안겼던 둘은 ‘2021년 버전’의 응원송을 새롭게 내놨다. 이들은 새 학년 ‘출발’을 앞둔 학생들을 위해 ‘티튜버’ 회원 교사들과 제작한 ‘2021 학생 응원송’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 등에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공개 2일 지난 22일 조회 수 1만 건에 육박하는 등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4분 정도 길이의 영상은 교사 21명이 가수 김동률의 인기곡 ‘출발’의 전 부분을 이어 부르는 식으로 구성됐다. 각자 촬영한 부분을 받아 편집한 영상이지만 마치 한 자리에서 부르는 것처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이다. 시종일관 감미롭고 따뜻하게 울려 퍼지는 스승들의 목소리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다. 특히 시작부터 제자들의 힘찬 출발을 응원하는 내레이션에 이어, 후반부 ‘너희들과 함께 뛰어놀던 때가 벌써 오래전 이야기 같지만, 곧 그날이 다시 올 거라 선생님은 믿어 의심치 않아’라는 등 ‘제자사랑’ 메시지가 전 부분에 잔잔히 흐르고 있다. 영상을 시청한 이들은 ‘높은 퀄리티의 영상’, ‘감동적입니다’라며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다. 제자들도 ‘이 영상보고 정말 펑펑 울었네요’, ‘교사유튜버 분들 보면서 위로 받았어요’ 등 소감을 남기고 있다. 영상을 기획·제작한 이준권 교사는 “흔쾌히 출연해준 선생님들께 매우 감사하고, 답답한 마스크를 끼고 1년간 잘 생활해준 우리 학생들이 대견하다”며 “많은 학생들이 영상을 보고 힘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충남교총 대변인이자 교총 2030청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예비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원단체의 필요성을 알리는 홍보강사로도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 신작 영화 파헤치기 [김은아 공연칼럼니스트]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이 요즘처럼 잘 어울리는 때가 있을까. 제법 기온이 따뜻해지는가 싶어 두터운 패딩을 옷장 깊이 넣었더니 한파가 몰아닥치고, 코로나19 확산세도 잡히나 싶었더니 4차 대유행이 올지도 모른다는 공포스러운 이야기가 들려온다. 힘없는 개인이 세상의 변덕과 평화롭게 싸우는 방법은 하나, 좋은 이야기들로 마음을 채우는 것. 오직 안방에서만 만날 수 있는 넷플릭스 신작들을 모았다. 펭귄 블룸 친구도, 가족도 꺼내줄 수 없는 우울의 늪에 빠진다면, 어떤 존재가 우리를 구해줄 수 있을까. 펭귄 블룸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의외의 답을 보여준다. 활기찬 성격의 샘은 가족과 태국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전망대 아래로 추락한 뒤 겪고 가슴 아래가 마비되는 사고를 겪는다. 누구보다 활동적으로 살아온 샘이기에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다는 사실은 샘에게 깊은 상처와 우울증을 남긴다. 자신도 가족도 힘든 시간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을 때 뜻밖의 친구가 찾아온다. 상처 입은 새끼 까치 ‘펭귄’. 펭귄은 모든 것이 끝났다고 자포자기하던 샘에게 웃음과 삶의 희망을 되찾는 힘이 되어준다. 더 임파서블 21 그램으로 두 차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나오미 와츠가 샘을 맡아 섬세한 연기를 펼친다. 뉴스 오브 더 월드 영화계의 공식 중 하나는 배우 톰 행크스와 실화 기반 작품이 만나면 감동이 보장된다는 것 아닐까? 이 공식을 믿는 이라면 뉴스 오브 월드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남북 전쟁이 끝난 5년 뒤. 텍사스 곳곳을 돌아다니며 세상의 소식을 전하던 전쟁 참전 용사인 ‘키드’가 한 소녀를 만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녀는 고아가 된 조안나. 그는 6년 전 카이오와족에게 납치된 후 부족의 아이로 자라 세상에 적대감이 가득하다. 키드는 조안나를 부족이 아닌 진짜 가족에게 데려다주기 위해 함께 길을 떠난다. 수백 마일에 달하는 황야를 가로지르는 동안 이들은 자연재해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모험을 겪는다. 작품은 작가 폴렛 자일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제이슨 본 시리즈를 연출한 폴 그린그래스가 감독을 맡았다. 더 디그 작가 존 프레스턴의 실화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남편과 사별한 미망인 에디스가 무명의 고고학자를 찾는다. 자신의 땅에 중요한 무엇인가가 묻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기 때문. 에디스와 그가 고용한 아마추어 고고학자 바질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 그것의 정체가 영국의 역사를 뒤흔들 만한 중요한 유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온 나라가 전쟁을 준비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지만 두 사람은 발굴에 몰두한다. 작품은 데뷔작 나의 딸로 오스트레일리아 아카데미 영화상 9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사이먼 스톤 감독이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위대한 개츠비 인사이드 르윈에서 열연한 캐리 멀리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랄프 파인즈가 에디스와 바질 역을 맡는다. 맬컴과 마리 작품은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 곱씹어보게 되는 영화. 영화감독 맬컴과 그의 여자친구 마리는 완벽해 보이는 커플이다. 그러나 맬컴의 새 작품 개봉 축하 파티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 기류가 심상치 않다. 두 사람 관계에 대해 몰랐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위기는 표면으로 드러난다. 이윽고 대화는 서로를 향한 믿음마저 위협하게 된다. 테넷의 존 데이비드 워싱턴이 맬컴 역을, 제72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최연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젠데이아가 마리 역으로 호연을 펼친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교총(회장 김성일)은 서울시교육청의 ‘탄력적 희망 급식 운영 계획’에 대해 학교방역체계 혼란, 식자재 낭비 등을 이유로 ‘점진적 추진’을 제안했다. 이들은 일단 지자체와의 협력을 공고히 해 학생에게 도시락, 급식 바우처, 급식 꾸러미 제공 등 우회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교총은 22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영양 불균형 해소 취지는 공감하나, 갑작스러운 급식 운영은 학교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현 상황에 예기치 못한 균열을 낼 수 있으므로 확진자 추이, 백신접종 등 방역상황을 충분히 시뮬레이션해서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잘못된 예측으로 방대한 식자재 예산이 낭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교육당국은 ‘탄력적 희망 급식 운영’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탄력적 희망 급식 운영은 이미 새 학기를 준비하고 있는 학교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근거해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학교급식을 위한 등교인원의 증가는 그만큼의 방역인원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소규모 학교는 더 어렵다. 학교 현장에서는 ▲등교 수업 인원에 대한 방역 ▲급식 등교를 위한 인원에 대한 방역 ▲하교 지도의 문제 등 충분한 인력이 충원되지 않으면 오히려 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게 현장의 지적이다. 2021학년도 학교 방역 예산은 학교운영비의 10% 정도여서 인력을 충원하기도 녹록치 않다. 가장 큰 문제는 학교방역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감염병 전파 가능성이 제일 높은 급식시간에 학생 밀집도를 높여 우리 학생들을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한 상황에 방치할 수도 있다. 식자재 예산의 낭비도 우려되는 문제다. 학교는 월단위 식자재 수요조사를 통해 식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원격수업 시 급식을 희망하는 학생까지 수요조사를 마치고 식자재를 구매했지만 등교인원이 충족되지 않을 시 남은 식자재는 그대로 버려지게 된다. 실제로 돌봄 수요인원 조사를 통해 식자재 구매를 진행했음에도, 해당 학생들이 갑자기 등교하지 않으면 식자재가 폐기돼 예산이 낭비된다는 현장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교총은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운영 방법에 문제가 생기면 아니함만 못하다. 교육당국은 학교 방역에 혼란과 부담을 제공할 수 있는 문제를 충분히 예측하고 계획단계부터 학교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용, 세밀하게 검토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시교육청의 ‘탄력적 희망 급식운영’이란 원격수업 중에도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급식을 희망하는 경우 예정된 급식인원에 희망학생을 추가해 혜택을 볼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7일 시교육청이 이 같은 계획을 각급 학교에 시달하고 3월 새 학기부터 추진한다고 밝혔다.
전시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작가 정지용·이상·김기림·김광균, 화가 이중섭, 김환기, 구본웅 등….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사회 분위기에서도 ‘시대의 전위’를 함께 꿈꾸었던 문예인들의 연대와 교류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 시인 이상이 운영했던 다방 ‘제비’, 문인과 미술인이 교류했던 신문사의 편집실 등을 배경으로 이들의 작품을 돌아본다. 김소월의 진달래꽃, 백석의 사슴,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 이름만 알고 있는 수많은 근대기 시집의 원본도 직접 감상할 수 있다. 2.4~5.30 국립현대미술관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명작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유쾌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뮤지컬. 평론가와 관객 모두에게 인정받는 해피엔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셰익스피어, 작가보다 더 강력한 의지로 자신들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줄리엣, 로미오, 햄릿의 이야기는 ‘삶은 특별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하는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당선작.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 3.2-4.11 연극 장수상회 노년에 싹트는 풋풋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강제규 감독의 동명의 영화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2016년 초연 이래 전 연령층을 아우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배우 이순재, 백일섭이 장수상회의 모범 직원이나 연애에는 숙맥인 노신사 김성칠 역을 맡고, 배우 손숙, 박정수가 사랑에는 당찬 꽃집 사장님 금님 역을 연기한다. 3.19~4.4 |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언택트 교류 음악회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해외 연주자들의 내한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러시아 현지 공연 녹화 중계, 한국 연주자의 실연 무대를 접목한 새로운 형식으로 열린다. 서울에서는 소프라노 서선영, 테너 김동원, 바리톤 김인휘 등이, 러시아에서는 볼쇼이 오페라 극장의 주역이 참여해 유명 오페라 아리아, 러시아와 한국의 민요를 선보인다. 공연은 네이버 공연 라이브 채널을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3.2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자사고 법원 판결 받아들여야 교육자치가 교육감자치로 변질 하윤수 교총 회장 “이념의 교육카르텔 독주 안 돼” 교육대전환 비상교육회의 제안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특정 이념의 교육카르텔, 도그마 앞에서 교육과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 임기 1년여를 남긴 현 정권과 정부, 교육감의 브레이크 없는 교육 독주와 독점, 정책 대못박기가 학생과 국가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 일방 편향 정책을 폐기하고 교육대전환에 나서라.” 한국교총과 17개 시도교총이 22일 국회 앞에서 일방 편향 교육정책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무너지는 ‘깜깜이’ 상황을 지적하고 미래를 여는 교육 대전환을 위한 총력 관철 활동에 나설 것을 천명하기 위해서다.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 한국교총 회장은 “비대면 수업으로 학력 격차가 심화되고 가정형편에 따라 교육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며 “성적중간층이 무너지고 하위층만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학생 전반의 학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기초학력은 갖췄는지 알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부와 일부 시도교육청은 객관적인 진단과 평가를 한 줄 세우기라 폄훼하며 거부하는 지경”이라며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같은 근본적인 국가 책무는 외면한 채 기간제 교사, 협력강사 투입 같은 땜질 처방만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총 대표단은 먼저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국가적 진단 지원체계구축을 요구했다. 현재 기초학력 진단검사는 특정 이념의 교육감과 단체가 일제고사라고 거부해 좌초됐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역시 표집평가로 전환됐다. 이들은 “기초학력은 삶의 소양이자 씨앗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인권 이자 기본권”이라며 “정부와 교육감들이 그토록 강조해온 학생인권을 스스로 낭떠러지에 떠미는 모순이 따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든 학생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객관적 일관적 평가체제를 구축하고 종합적인 학습지원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감축할 것도 재차 요구했다. 정부가 기간제 교사와 협력강사투입 방안을 내놓았지만 이런 땜질식 수급방안은 과거 실패한 복수담임제, 1교실2교사제 혼란만 재연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법원 판결을 받아들여 자사고 등을 폐지하려는 정책을 즉각 철회할 것도 촉구했다. 이들은 “부산과 서울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 처분이 위법, 불공정하다는 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왔음에도 자사고 폐지가 공정하고 적법했다고 항변할 것이냐”며 “더 이상 교육청들은 적반하장식 항소로 학교와 학생에게 피해만 끼치지 말고 부당한 평가에 책임부터지라”고 강조했다.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김갑철 한국교총 부회장은 “개학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지만 방역 당국은 아직도 학생들을 어떻게 등교시킬지 아무런 지침이 없다”며 “제발 학교에서 예측 가능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당국이 힘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지자체가 방역요원을 뽑아서 내려줬지만 올해에는 학교 예산의 10%를 마련해서 방역요원을 직접 뽑아야 한다”며 “하지만 게시판에 공고를 올리면 14시간 미만으로 근무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 때문에 지원자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방역뿐만 아니라 긴급돌봄 강사, 기간제 교사 등 여러 인력을 학교가 직접 뽑도록 하는 떠넘기기식 인력충원을 하지 말아 달라는 호소다. 권택환 부회장은 “학생들의 학력 격차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학급당 학생 수를 대폭 감축해 학생들의 안전과 학습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정해황 시도교총회장협의회 회장은 “교육현장이 노동법 전시장이 된 지 오래”라며 “앞으로 구성권 간의 갈등이 심해지지 않도록 빨리 이 부분이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영벌 한국국공립고교장회 회장은 “얼마 전 중대재해법이 제정됐는데 학교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장이 아니다”라며 “나라의 미래를 바로세워야 할 국회가 제대로 연구하지 않고 법을 제정하면 그 피해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지게 되니 즉각 잘못된 법률을 재개정하라”고 주문했다.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 교사는 “다음 주부터 있을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 바쁜 시기임에도 이 자리에 서게 된 점을 참담하게 생각한다”며 “학교가 어느 순간부터 교육감 이념성향에 따라 정치장화되고, 무엇을 가르치고 평가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이 열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며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학교를 정치 중립적인 곳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교총은 이날 교육정책 대전환을 위한 거국비상교육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교총과 교육부, 시도교육청이 함께 사안마다 현장을 점검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함께 대책을 성안하자는 것이다. 기자회견에서는 이밖에도 △학교필수공익사업장 지정 입법 즉시 추진 △중대재해법시행령에서 학교장 제외 △무분별한 교육 이양과 일방 편향적인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국교총 유튜브 채널 '샘TV'에서 생중계됐다.
하윤수(오른쪽 세번째 / 전 부산교대 총장) 한국교총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2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일방·편향 교육정책 폐기를 촉구 하고 있다. 하윤수(왼쪽 세번째, 전 부산교대 총장) 한국교총 회장이 22일 국회 앞에서 일방·편향 교육정책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윤수(왼쪽 다섯번째 / 전 부산교대 총장) 한국교총 회장을 비롯한교육계 주요내빈들이 22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일방·편향 교육정책을 폐기 할 것을 촉구 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 혁신학교 예산 지원은 점차 줄이고, 양적 확대 정책은 폐기한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원장 임유원)이 그동안 혁신학교 정책의 수정을 요구하는 위탁연구 보고서 ‘서울혁신교육정책 10년 연구’를 최근 내놨다. 보고서에는 10년 간 시교육청이 최우선 정책으로 펼쳐온 ‘혁신학교 확대’와 ‘혁신교육 확산’을 사실상 실패로 보는듯한 어감의 내용이 담겼다. 일본에서 비슷한 정책을 펴다 학력 저하와 격차 확대로 나타난 ‘유토리 교육의 실패’의 실증 분석을 우려하는 부분도 포착됐다. 보고서가 공개되자 일선에서는 “그동안 아이들을 실험대상으로 삼은 것이냐”는 등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가 연구책임자를 맡고, 김지혜 한국교육개발원 부연구위원, 김효정 서울북성초 교사, 정바울 서울교대 조교수가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서울혁신교육 10년 운영을 되돌아본 결과에 맞춰 계획 수정 요구를 제시하면서 ‘혁신학교의 조정 전략’에 대해 예산 감축, 양적 확대 폐기 등을 기술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기존 혁신학교는 구성원의 동의가 있는 한 유지하되, 예산 지원은 점차 줄인다”며 “비혁신학교 중 자발적으로 혁신학교로 전환하고자 하는 학교는 지원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교육계와 수요자 모두 이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지만 시교육청은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혁신학교 지정 요건을 완화시키면서 신규로 지정되는 곳마다 수요자와 지역주민과의 갈등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제 시교육청 소속기관까지 동일하게 지적하면서 정책 수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교육계의 관측이다. 그동안 혁신교육 정책 일환으로 진행된 ‘자율성 강화’, 그리고 ‘민주적 학교 운영에 따른 교장 리더십 약화’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학생 개개인에 맞춰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 자율성은 필수이나, 그 개념을 재구성해 책임성과의 조화와 균형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우선 연구진은 “지나친 자율은 교사에게 편의로, 학생에게는 방종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교 자율 운영에서 학교장 리더십을 인정하고 강화해야 한다”며 “학교장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학교장에게 일정한 수준의 인사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학교 자율 평가를 내실화 실현도 개혁의 한 축으로 꼽고, 이에 대한 부족함이 학력 저하의 원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연구진은 ▲교원 임용 단계에서 혁신 의지와 역량을 갖춘 인재 채용 ▲교원의 한 학교 근무기간 7~8년 연장 ▲국가 교육과정 체제 개편 타 시·도교육청과 연대해 강력 요구 ▲적정학력 달성여부 확인 기제 도입 등을 새로운 혁신교육의 방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적정학력의 개념은 기초학력을 뛰어넘는 도전적인 목표”라면서 “고교 1학년 단계에서 적정학력 달성여부 확인을 위해 학습 성취 여부를 절대평가(P/F) 형식으로 시험을 치르고 이를 대학 입학 요건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국가교육회에서도 논의되는 내용인 것으로 이들은 밝히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글쓰기 교육 요즈음 글쓰기 교육이 대세다. 글쓰기 프로젝트 사업으로 학생 저자들이 펴낸 책들이 선을 보이는 모습이 무척 반갑다. 지역교육청에서 글쓰기 강좌를 개설하여 학교를 찾아가 직접 가르쳐주는 프로그램 덕분이다. 코로나 19로 원치 않는 집콕 시대를 사는 지금, 자신의 성에 머물며 가장 하기 좋은 최상의 작업이 독서와 글쓰기가 아닐까. 두고 온 나의 제자들에게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 지금이야말로 일기를쓰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전화위복의 시간을 만들기를 빌어본다. 현직에 있을 때 전교생 자기 책 갖기 프로잭트를 학교 특색사업으로 추진하며 해마다 자기 작픔집을 묶어 전시하고 대표작을 발표하며 상기된 핵생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수고와 학생들의 부지런한 손길 끝에 탄생한 자기만의 책을 집으로 가져가면서 뿌듯해 하던 아이들. 특히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자녀의 1년 역사 속에 성취하는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긴 진실과 진심이 담긴 작품집이니. 쓰기 교육은 국어 교육의 열매와 같다.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서 가장 더딘 분야이기도 하다. 특별하게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야다. 언제부턴지 한창 유행하던 논술 평가를 따라 글쓰기 열풍이 부는 가 싶었는데, 대학입시의 방향이 바뀌면서 그마저도 시들해졌다. 오늘날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이 퇴보한 가장 큰 이유는 일기 쓰기 지도가 뒷걸음치면서 부터라고 생각한다. 일기 쓰기가 사생활 침해니, 개인정보 노출이라는 논란이 일면서부터 학교 현장에서 슬금슬금 꼬리를 감춘 것이다. 이제는 강심장을 가진 선생님이거나 글쓰기에 관심을 가진 선생님들만이 일기 쓰기 지도를 하고 있는 실정에 이르렀다. 날마다 일기장을 검사하고 지도하던풍경은 사라진 것이다. 선생님들에게 일기 지도는 시간과 노력, 손길이 많이 가는 일이 분명하다. 일일이 읽어 보고 학생들이 지닌 상처나 고민을 알 수 있어서 예방적 생활지도에 일기 쓰기만큼 좋은 장치는 없었다. 학생들의 일기장을 읽고 오탈자를 고쳐주는 일, 때로는 일일이 답글을 달아주는 일도 해야 했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일기장 쓰기는 기본 중에 기본이었으니 글을 쓰는 일이 일상이었던 셈이다. 귀찮아하면서도 숙제처럼 써야 했던 일기장은 글쓰기 훈련의 일등공신이었다. 그 일기장이 학생들의 책가방에서 거의 사라진 결과는 매우 참담할 지경이다. 학교에서 숙제로 내지도 않고 선생님이 봐서도 안 되는 일기장을 일부러 쓰는 학생을 찾아보기는 매우 어렵다. 나는 현직에 있을 때 여러 해 동안 영재반 인문교육을 담당했다. 독서지도와 글쓰기 지도 중 글쓰기에 더 공을 들였다. 5, 6학년 학생들이 선발 과정을 거쳐 학교의 대표로 와서 수업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학년이 사용하는 기본적인 낱말조차 틀리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가장 기본적인 활동은 매 시간 책을 읽고 핵심문장을 고른 다음 자신의 생각을 곁들여 문장을 쓰게 했다. 자신의 생각을 곁들여 쓰는 것을 매우 어려워했다. 형식문단을 묶어 의미문단을 구성하여 한 편의 글을 완성시키는 글쓰기 공부 단계를 제대로 따라오는 학생은 2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예전 고학년 학생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그것도 독서력을 갖춘 학생과 책을 읽지 않는 학생의 차이는 더 벌어졌다.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지만 책을 읽지 않는 풍조에는 바람이 불고 있지 않음을 몸으로 느껴야 했다. 책 대신 인터넷과 컴퓨터, 휴대폰 게임으로 이어지는 모습은 초등학생도 마찬가지인 현실이 안타까웠다. 그러니 글쓰기 지도보다 선행되어야 할 교육은 바로 독서력 향싱이었기에 인문영재교육을 위한 책들을 지역교육청 예산에서 구입하여 강제적으로라도 읽게 하곤 했다. 독서력을 갖추어야 문해력이 높아지고 어휘력이 풍부해져서 글쓰기에도 자신감을 보이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고전에서 찾은 글쓰기의 정석 글의 씨앗이 부족한 학생, 지식이 쌓이지 않는 학생에게 글쓰기를 지도하는 일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지식-이해-분석력-종합력-평가력으로 이어지는 단계에서 지식의 보고인 책을 읽지 않은 학생들을 불러다 놓고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교육을 해야 하는 나의 고민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 교육의 현실을 매 시간 직면하며 가르치는 기쁨보다 안타까움이 더 컸기에 소개하는 책은 글쓰기를 위한 읽기 자료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던 책이다. 이 책의 핵심문장으로 학생들이 골라낸 문장이다. "사람이 글을 짓는 것은 나무에 꽃이 피는 것과 같다. 나무를 심는 사람은 가장 먼저 뿌리를 돋우고 줄기를 바로 잡는 일에 힘써야 한다. 그러고 나서 진액이 오르고 가지와 잎이 돋아나면 꽃을 피울 수 있게 된다. 나무를 정성껏 가꾸지 않고서, 갑작스럽게 꽃을 얻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정약용 다산시문선 양덕 사람 변지의에게 주는 말 -145쪽 글을 쓴다는 것을 나무에 꽃이 피는 것과 같음에 비유했으니 참으로 적절한 비유가 아닌가. 나무를 심는다 함은 책을 읽음을 가리키는 말이리라. 책을 읽어 쌓은 지식이 지혜로 바뀌는 순간에 이르러야 비로소 생각의 발효 과정을 거쳐야 글의 씨앗이 영글어질 수 있으니! 글자를 안다 하여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니 글쓰기의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책을 읽는 오랜 기다림과 삶이 잘 버무려져 숙성되는 순간에 이르는 기다림처럼 한 그루 어린 싹이 큰 나무에 이르는 동안 겪는 비바람과 인고의 시간과 동일하니. "문장력이 있는 아름다운 글이란 화려하게 반짝이는 글이 아니다. 비열한 사회의 모습을 고발하고 아픈 상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좋은 글입니다. 매끄럽게 읽히는 글보다 한 줄마다 물음표가 생기고, 한 글자마다 느낌표가 생기는 글이 진짜 아름다운 글입니다. -135쪽 글을 쓰는 자의 소명은 비열한 사회의 모습을 고발하고 아픈 상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 대목은 큰 울림을 주는 대목이다. 이 책이 초등학교 고학년을 독자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본다면 사회적 글쓰기나, 상처를 드러내는 치유의 글쓰기를 권하는 대목으로 보여서 의미심장하다. 초등학생을 위한 책임에도 그 깊이와 넓이는 결코 어른들의 글쓰기 지침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각별한 문장들이 넘친다. "글은 가슴 속에 가득한 지식이 터져 나온 것이다. '문장'이란 무엇인가? 허공에 걸려 있어 쳐다볼 수 있고, 땅에 떨쳐져 있어 뛰어가 잡을 수 있는 것인가? 옛사람은 덕을 쌓아 인격을 닦고 효도와 우애, 충성과 믿음으로 행동했다. 또 시서와 예악으로 기본 몸가짐을 기르고 춘추와 주역으로 세상의 이치를 깨달았다. 즉 하늘과 땅의 올바른 이치와 모든 사물의 변화를 두루 꿰뚫었다. -115~116쪽 "사람들이 감동하고, 멀게는 하늘과 땅이 움직이고 귀신이 감탄하게 된다. 이것을 가리켜 '문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렇듯 문장이란 결코 밖에서 구할 수 없다. 문장은 마음속에 쌓아둔 지식에서 나오는 것이다. -정약용다산시문집오학론 3 하늘과 땅을 움직이는 글이 문장이라는 대목을 이르러서는 글쓰기의 두려움이 앞을 가린다. 하늘과 땅의 올바른 이치와 모든 사물의 변화를 꿰뚫기는커녕 아직도 배움의 길 위에서 서성이는 중이니 감히 문장다운 문장을 언제쯤 쓸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 아직도 선생 소리를 듣지만, 가르침의 자리에 서 있었지만 다산의 목소리 앞에서는 움츠러드는 자신감을 숨길 수 없다. 그러기에 나의 수업을들었던 인문영재반 학생들의 심정을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들의 간절함이 나의 그것과 결코 다르지 않았을 것이니. 하늘과 땅을 움직이고 귀신이 감탄하는 문장은 못 되어도 단 한 사람의 가슴을 울리는 문장을 쓸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이 책은 필자가 초등학교 5, 6학년을 대상으로 한 인문영재반 필독서로 선정하여 지도했던 책이다. 함께 윤독하고 배움이 일어난 문장을 옮겨 적은 후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첨가하는 독서록 쓰기를 병행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낱말의 뜻을 묻는 학생에서부터 좋은 문장에 자신의 생각을 첨언하는 재주가 남다른 학생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배움의 깊이에 따라 받아들이는 속도와 범위도 다 달랐다. 마치 같은 날 씨앗을 뿌린 밭이랑에도 싹트기와 자람이 다 다른 것처럼. 가르치는 것은 배움이 동반되는 아름다운 일임을 다시금 깨닫곤 했다. 특히 책을 읽고 글쓰기를 흠모하는 중에 나이 어린 도반들과 함께 읽고 배우는 것도 여간 좋은 게 아니었다. 새로운 문장 앞에서 번득이는 깨달음에 눈빛을 반짝이는 학생을 보는 것은 설렘을 동반하는 즐거움을 안겼다. 사춘기의 정체성이 자리 잡혀 가고 있는 시기에 좋은 책을 읽고 특히 글쓰기의 행로를 함께 걷는 나의 어린 도반들이 나와 함께 이 책을 배우는 동안 글쓰기와 독서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길을 안내하던 그날의 풍경들이 그리움을 몰고 온다. 교직의 아름다움이 거기에 있었다. 공자는 자신보다 30년이나 어린 제자들을 가르치며 배움의 기쁨을 토로한 바 있다. 사는 것은 배운다는 뜻이다. 날마다 새로운 배움으로 어린 영혼들의 해맑은 눈빛을 만나는 그 시각을 기다리며 먼저 읽고 길을 내려고 노력했다. 용감하고 사랑 많은 선생님께 같은 책을 읽게 하고 독서평가를 실시하고 독서토론을하던 모습, 자기가 쓴 글을 묶어 1인 출판 작업으로 작품집을 만들던 콧수염 거뭇하던 남학생들,숙녀 티가 나던 6학년 여학생들의 모습은 추억이 되었다.출판을 위한 책 쓰기까지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글을 쓰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진로를 정하며인생을 설계하는 모습도 많이 보았다. 독서지도와 글쓰기 지도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들의 일독을 권한다. 결코 후회 않을 선택이 되리라 확신하면서. 배움은 공유하고 소통함이 기본이니 이것 또한 즐거운 나눔이라 여기는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린다. 학교 현장에서 다시 일기 쓰기를 지도하는 용감한, 사랑이 많은 선생님이 많아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 일기 속에 아름다운 일도 잘 견뎌낸 일도 추억으로 담아내기를! 선생님과 제자의 줄탁동시 풍경이 가득하기를!
아는 사람은 안다는 방송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 파이널 무대가 있었던 날, 무대가 그리운 사람들을 위하여 판을 만들어준 또 다른 사람이 있었다. 사실 싱어게인도 무대가 없어서 무명이 되어 버린 그들을 위하여 방송국에서 만들어준 ‘판’ 이었다면, 여기 홍대 어느 한 공간에서도 어쩌면 무명가수인 그들에게 기꺼이 ‘판’을 만들어 주는 의미 있는 일이 만들어졌다. 긱인더키친 Gig in the kitchen. 이름으로만 이야기하면 딱 주방에서 펼쳐지는 공연이라는 것인데, 주방을 중심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일까. 그 현장을 다녀왔다. “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공연을 만들어 보고 싶은 사람, 공연이 삶의 일부인 뮤지션, 공연기획자, 유튜버, 문화기획자, 영상제작자가 꿈인 대학생, 디자이너들이 현재 크루로 모인 사람들의 면면입니다.“ 라고 행사 기획자인 스페이스M 김경 대표가 전한 행사 기획 동기이다. 사진 by 김지훈 바람을 뚫고 지하철 홍대입구역에서 그 너머로 넘어갔다. 밤 9시, 승강기도 없는 4층 건물을 타박타박 거리며 올라갔다. 빼꼼이 문을 열어 보니 이미 현장은 뜨겁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사실상 관객은 아무도 없다. 스탭이라고 모인 크루들이 마스크를 쓰고 조명을 받치고 , 카메라를 들고 있다. 그렇게 ‘긱인더키친’의 파일럿 공연은 만들어지고 있었다. “공연을 만들고 싶고, 하고도 싶고, 참관해보고도 싶고, 공연 영상을 찍어도 보고 싶고, 공연을 실시간 스트리밍 해보고도 싶고, 유튜브 구독자. 인스타 팔로워를 늘리고 싶고,그냥 재미있는 프로젝트이기도 하고, 나중에 내일(my job)과 연결해보고 싶기도 하고,아는 사람이 하자고 하니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이기도 하고.다양한 욕구를 갖은 크루들이 모였습니다. 제안자이자 기획자인 ‘김경’은 평생 음악 산업에 1도 관여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냥 공연이 좋았고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면서 만날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기대가 더 큽니다.“ 기획자인 김경이 쏟아낸 이야기들이다. 정리하면 긱인더키친은 홍대를 중심으로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에게 무대를 만들어주는 작업인데, 코로나 때문에 그나마 있던 무대도 없어진 상황에서 각자의 생각대로, 각자의 방향대로 판을 만들어서 유튜브를 통하여 생중계 하는 것이 ‘긱인더키친’ 방향성이다. 공연 중간 사이사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관객들의 질문에 뮤지션이 답변을 해 주는데, 첫 날 라이브 공연에 100명이 댓글을 달았다. 그만큼 실시간 공연이 고팠다는 반증이다. 사진 by 김지훈 - 카메라 6대가 돌았다. 홍대 동네 판으로 시작했으나, 뮤지션을 조금이라도 더 빛내주기 위하여, 혹은 조금이라도 나은 음악을 랜선으로 보내기 위하여 각각의 크루는 힘을 모았다. 첫 날 뮤지션으로 참여한 레이린은 ‘타인의 안녕을 묻는 뮤지션’으로 직접 진행을 맡으면서 노래를 부르고 댓글과 소통했다. 랜선 관객이나 혹은 여전히 무대가 그리운 그들에게 ‘위로’를 주는 따뜻한 공연이었다. 낯선사람, 레이린 실시간 스트리밍https://www.youtube.com/watch?v=UfHTo8PIfAQ '낯선 사람', '가져 가지 마세요' 등의 셋리(set list)로 홍대 스페이스M 무대를 메꾸었다. 공연장을 못 가는 대신 이렇게라도 랜선으로 만날 수 있어서 좋다는 방구석 관객들 반응은 뜨겁다. 어쩌면 유일한 관객일 수 있는 나에게 들어주어서 감사하다,는 인사가 사무친 자리였다. 사실은 혼자 보기 아까운 공연을 온전히 라이브로 즐긴 호강은 참으로 감사했다. 긱인더키친- 실시간 스트리밍 공연 현장https://youtu.be/nK8gaIsCl94 ‘긱인더키친’은 원래 강연 대관을 하는 곳이다. 스페이스M 김경 대표가 홍대에서 자영업자로 일하면서 코로나로 무너지는 자영업자의 삶, 무대가 없어서 서성거리는 뮤지션들이 안타까워서 자신이 대관 사업으로 운영하는 공간 스페이스M을 기꺼이 내놓았고, 음악 산업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았으나 홍대 주변에서 무대를 그리워하는 크루들과 모아서 “공연의 주인공은 우리 모두” 라는 컨셉으로 기획의 판을 만들었다. 그 판에 기꺼이 동참한 기획팀들은 김동재, 박혜린, 이성범 등 지역에서 문화 활동하는 지인 3명이 합류하여 총 4명이 지금은 기획을 같이 맡고 있다. 기획의 판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김경 대표는 이야기했다. 랜선으로 이루어지는 라이브 스트리밍 공연임에도 첫 날 뮤지션으로 참여한 레이린은 많이 설렘했고, 처음 공연하는 새내기처럼 긴장하고 있었다. 사진 by 김지훈 - 뮤지션 레이란이 노래를 끝내고, 랜선 관객들 댓글과 소통하고 있다. 김동재 기획팀이 특별히 기타 반주를 맡았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최근에 끝난 방송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 많이들 열광해 했다. 오디션이 저렇게 따뜻해도 되냐는 반응과 무대가 그리운 뮤지션들에게 제대로 된 판을 만들어주었음에 시청자는 감동했다. 음악에 맞는 조명을 깔아주고, 그들의 재능을 한껏 뽑낼 수 있게 만들어준 무대에 뮤지션만 감동 받은 것이 아니라, 방구석 관객들도 열광했다. 제작진과 관객이 함께 만든 진정한 협업의 역할 끝판왕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무대들이 매일 매일 현장에서 만들어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것을 방송국에서 모두 만들 수 없으니, ‘긱인더키친’이 그 판을 대신했다는 생각을 했다. 하필이면 싱어게인 파이널 공연을 하는 날, 그렇게 ‘긱인더키친’은 시작되었고, 나는 감사하게도, 영광스럽게도 그 현장에서 라이브를 볼 수 있었다. “내 안녕에 무궁한 안녕을 빌어다오” 라고 속삭이는 류근 시인의 산문집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에서 건진 그 문장이 그 날 공연장에서 다시 소환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지금의 코로나를 같이 뛰어 넘고 있었다. *긱인더키친, 2회 공연은 2월 22일 오후 9시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라이브 스트리밍(뮤지션-남달리)한다. 어려운 문화예술 팀들을 응원하는 것은 그들에게 기꺼이 댓글 하나 달아주는 손품을 파는 것, 방구석 관객으로 방청해 주는 것이 아닐까.
남쪽엔 매화가 벙글어지고 있습니다. 무학산을 오르며 납월(臘月) 청매 몇 송이 핀 모습에 감동하였는데, 설을 지나고 나니 여기저기에 하얀 매화꽃이 함박눈처럼 쏟아집니다. 아, 봄은 우리의 실핏줄을 지나 심장을 향해 직진하고 있나 봅니다. 코로나로 인해 독서 모임은 온라인 속에서만 존재합니다. 2월에 함께 읽을 책이 올라왔습니다. 정세랑 작가의 소설 『시선으로부터,』입니다. 설 연휴를 지나 택배로 배달된 책 표지는 푸른 소금 알갱이나 사파이어 원석 조각 같기도 한 것이 중앙에 비스듬하게 넘어질 듯 배치되어 있습니다. 정세랑 작가의 책은 『보건교사 안은영』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 때문에 기분 좋은 느낌으로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린 하와이에서 제사를 지낼 거야.” 이 한 문장으로 소설의 이야기는 압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대를 앞서간 미술가이자 작가이며 멋진 어른인 그녀, 심시선을 제사 지내기 위해 10주기를 맞이하여 가족들이 하와이로 떠난다는 황당한 상황에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녀가 두 번의 결혼으로 만들어낸 독특한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할머니를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만든 이벤트를 통해 성장하고 이해합니다. “기일 저녁 여덟 시에 제사를 지낼 겁니다. 십 주기니까 딱 한 번만 지낼 건데, 고리타분하게 제사상을 차리거나 하진 않을 거고요. 각자 그때까지 하와이를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살아 있었구나 싶게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해 오기로 하는 거예요. 그 순간을 상징하는 물건도 좋고, 물건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를 공유해도 좋고.” p. 83 책을 읽으니 매화꽃이 피었는데도 매화차를 함께 마실 독서 모임을 열지 못하는 안타까운 제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집니다. 이맘때면 찻잔 속에 벙글벙글 피어나는 매화꽃에 눈을 맞추고 향기에 취하며 이런 일을 함께 즐기는 벗들과 봄을 맞이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니 매화 꽃에게 괜히 눈을 흘기는 속 좁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주변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올곧은 마음으로 견디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남녘의 봄소식을 전합니다. 곧 우리 곁에 꽃과 풀과 나비가 보일 것입니다. 그러면 세상은 달라져 있지 않을까요? 이성부 시인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도 너는 온다.”라고 하였습니다. 코로나로 지친 마음에도 봄이 올 것입니다. 함께 기다려볼까요.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문학동네, 2020
교육부가 2025학년도부터 고교 학점제를 전면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적정한 교원 수급 을 비롯한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한 선결 과제에 대한 해결 방안은 없어 현장 교원들은 안정적 안착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교육부는 17일 경기 갈매고에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는 2025학년도 신입생부터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학점제 도입에 따라 졸업 기준은 기존 204단위에서 192학점으로 조정된다. 출석 기준의 단위 이수 제도도 40% 이상의 학업성취율을 충족해야 학점을 이수할 수 있게 바뀐다. 내신평가는 현재 진로선택과목에 적용되고 있는 성취평가제를 모든 선택과목으로 확대 도입한다. 학점제 운영을 위한 교원 수급에 대해서는 2022년까지 새로운 교원 수급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과목 지도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원자격 표시과목 수시 신설, 복수전공·부전공 활성화, 교과 순회교사 배치 등을 제시했다. 또, 다양한 학습경험 제공을 위해 학교 밖 교육을 학점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한국교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서는 교사 수급이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라며 “충분한 교사 확보와 시설‧인프라 확충에 대한 대책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이 4~7일 전국 고교 교원 239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고교학점제 인식 설문조사’ 결과 현장 교원들은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편성 운영의 어려움(2개 선택)’에 대해 ‘다양한 과목 개설을 위한 충분한 교사 수급 불가’(67.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과도한 다과목 지도 교사 발생’(47.6%), ‘학생 수요 변화에 따른 예측 어려움’(36.5%) 순이었다. 원격수업을 활용한 과목 개설에 대해서는 부정 응답이 55.9%로 긍정 응답(44.1%)보다 많았다. 고교학점제의 핵심조건 중 하나인 ‘성취평가제’도입에 대해서는 찬성(60.3%)이 반대(25.1%)보다 많았다. 하지만 성취평가제의 단점으로 ‘변별력 확보의 어려움’(61.7%), ‘내실 부풀리기 현상 우려’(52.9%) 등이 꼽혔다. 교총은 “연구학교의 경우도 수업학급 증가, 개설 과목 다양화 외에도 수업 준비시간 증가, 학생 상담‧관리 등 업무 가중을 예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교육부는 새로운 교원 수급 기준을 2022년까지 마련한다고 밝혔을 뿐”이라며 “획기적이고 세부적인 교원 확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교원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교육과정, 온라인 과정, 순회교사제, 외부 강사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동 간 학생 안전‧생활지도 문제, 온라인 강의의 효과성, 교육의 질 담보 문제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18일 제296차 이사회를 열어 제11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으로 강태중(사진) 중앙대교육학과 교수를 선임했다.임명장은 19일 수여할 예정이다. 강원장은 서울 중앙고,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 위스콘신대에서 교육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앙대교학부총장, 한국교육사회학회 상임이사,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 사업 총괄위원회 위원장,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실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임기는 22일부터 3년 간이며, 경영성과와 연구실적 등에 대하여 매년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평가를 받게 된다.
한효관(왼쪽 두번째)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고 송경진교사사망사건진상규명위원회 주최로 열린 '스승을 고발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서울시교육청의 나쁜학생인권종합계획 철회 요청 및 조희연 교육감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 하고 있다. 고 송경진교사사망사건진상규명위원회 및 연합단체가 18일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학생인권종합계획 반대 및 조희연 교육감 규탄 기자회견'를 진행 하고 있다.
마음속 시한폭탄 ‘코로나 블루’ 우울·중독 등 문제 가려 있다 개학 후 한번에 터질 수 있어 교사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의료 전문가 투입도 준비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처음에는 학교에 안 가서 좋았는데 집에만 있으니까 점점 아무것도 하기 싫고 답답해요. 며칠 전에는 나도 모르게 뛰쳐나가서 혼자 이리저리 거리를 쏘다니다가 왔어요. 친구도 잘 못 만나고….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해야 할지 막막하니까 더 불안해요.”(경기 A중 3학년) 지난 1년간 코로나19를 경험하며 우리는 학교가 학업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해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학교가 멈추자 학업 외에도 아이들의 소속감과 정체성 형성, 또래 활동, 정서 함양 등 중요한 발달과업도 함께 정지돼버렸다. 그중에서도 ‘코로나 블루’, 즉 우울감이나 무기력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는 아이들에게 매우 취약한 요소다. 실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 12월 실시한 ‘아이들이 평가하는 코로나 한 해’ 설문조사에서 ‘코로나 블루’를 체감했다는 아이들은 49.6%에 달했고 대부분 ‘밖에 나가지 못하는 스트레스’(33.1%)를 호소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더 불행해졌다’고 응답한 학생은 사회계층 수준으로 비교할 때 상층(21.1%)보다는 중층(29.1%)이, 중층보다는 하층(39.7%)이 더 많았다. 가족이나 지역사회의 지원 여부에 따라 정서 격차가 또 다른 교육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빨리 기초학력을 비롯한 아이들의 정서와 심리, 중독과 방임·학대 등 보이지 않는 부분의 문제까지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두르지 않으면 고위험군 아동의 삶을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르는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김현수(정신의학과 전문의) 서울시 COVID19 심리지원단장은 “코로나는 아동의 삶, 특히 빈곤 아동의 삶을 더 악화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단지 학력 격차 문제가 아니라 삶 전반이 회복되기 어렵게 되는 것이 문제이며 빈곤층에서 극빈층으로 하향 이동할 가능성이 늘어날 것이 뻔히 예측돼 지금이라도 이들의 삶을 회복할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으면 이들에게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디지털 교육환경 격차가 워낙 크고 부모의 차이도 다양하기 때문에 빈곤층 아이들의 정서적 케어는 점점 더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학력 격차보다 정서적 돌봄에 집중하면서 아이들의 관계성 회복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희(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등교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동안 인터넷이나 게임중독, 등교 거부, 학대나 방임 등 문제가 있던 아이들의 어려움이 한층 심화 됐을 것”이라며 “3월 등교 개학 이후 그동안 가려져 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더 적극적인 개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위험 아이들을 걸러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사들이 학부모와의 연락을 통해 학생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 스트레스나 업무로 여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안부 전화하듯 접근해주면 더 커질 수 있는 문제도 미리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가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수준이라 판단해도 학부모의 선입견이나 무관심으로 치료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부모 스스로 우울감으로 자포자기하거나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푸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도 문제다. 그는 “이런 경우 교사의 관찰과 권유가 상담기관으로의 연결에 매우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한다”며 “역할을 교사들에게만 맡길 것이 아니라 올해부터는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의료 전문가들이 직접 학교에 방문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식의 찾아가는 사업을 도입하고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 관련 학생 정서지원과 관련된 정보는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홈페이지(www.smhrc.kr)에서 교사용 뉴스레터를 다운 받아 볼 수 있으며 심각한 자·타해 위험이 있는 고위험군 학생의 경우 교사와 학교 요청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화 상담을 연결할 수 있다. 365일 24시간 이용 가능한 SNS 모바일 상담서비스 ‘다 들어줄 개’를 활용해도 좋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법원이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이 위법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2월 부산 해운대고에 이어 서울 자사고도 승소한 것이다. 교육계는 “당연한 결과”라며 반기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훈 부장판사)는 18일 서울 세화·배재고 학교법인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 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세화·배재고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다. 이 소송은 2019년 7월 서울교육청이 8곳의 서울 자사고(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를 운영성과 평가점수 미달을 이유로 지정취소를 결정하고 교육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제기됐다. 불복한 학교들은 둘씩 나눠 소송을 제기했고, 이 가운데 배재·세화고의 판결이 먼저 나왔다. 본안 소송에 앞서 8개 학교가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은 모두 받아들여졌다. 배재·세화고 측은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 변경 절차부터 잘못됐고 평가항목 기준 등이 지나치게 자의적이고 모호해 지정취소 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서울교육청은 평가 항목과 변경 기준은 심사숙고돼 충분한 고지를 거친 것이라고 맞서왔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배제 세화고 교장은 “예상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교육계는 잇따라 환영했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법원 판결은 교육당국이 학교 운영성과평가를 자사고 폐지만을 위한 수단으로 삼았던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재차 확인한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교육부 등에 2025년 자사고 일괄폐지 정책 중단을 촉구했다. 연합회는 “교육부와 교육청은 자사고가 건학이념에 충실하면서 대한민국의 글로벌 인재 양성에 전력을 쏟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서울교육청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불복하고 항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총은 “또 다시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위법·불공정성이 입증됐다. 교육청은 항소에 나설 것이 아니라 위법, 불공정한 평가와 처분에 대해 책임부터 져야 한다”며 “정부는 자사고 등을 시행령 수준에서 폐지하는 정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실 교육계는 일찌감치 서울 자사고의 승소를 예상해왔다. 지난해 12월 부산에서의유사한 재판이 학교 측승소로 결정돼 그 기대감을 높여왔다. 당시 부산 해운대고는 부산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에 반발해 낸 소송에서 이겼다. 한편 서울교육청은 법원 판결문이 송달되는 대로 면밀히 검토한 후 항소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교육청 산하 혁신교육연수원이 진행한 신규교사 연수에서 부적절한 가사의 공연이 펼쳐져 연수생들이 항의했다. 18일 경기도교육청 혁신교육연수원에 따르면, 17일 ‘2021학년도 경기도 초등 신규 임용예정교사 직무연수(6기)’가 온라인 집합연수 형태로 진행됐다. 연수원은 연수생들에게 교사 생활을 친근하게 소개하려는 취지로 ‘힙합으로 듣는 학생과 교사 이야기’라는 주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40분의 연수 시간 중 노래 3곡이 공연됐다. 이중 2인조 초등교사 래퍼 그룹인 ‘티유티’가 부른 ‘부부교사’가 논란이 됐다. 해당 곡의 가사는 ‘교대 때부터 지겹게 들었지 남자는 못 먹어도 무조건 부부교사’, ‘3대가 덕을 쌓아야 부부교사’, ‘방학도 있어, 안정적인 월급, 퇴근 시간 같아’, ‘얼레리 꼴레리 또 몰래 뽀뽀하지’, ‘얼레리 꼴레리 저출산 해결하지’ 등 신규교사 연수에는 부적절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내용에 반발한 신규교사들은 공연 후 연수원 측에 항의하고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논란을 알렸다. 내용을 접한 교사들은 "재미도 없고, 성 인지 감수성은 더더욱 없고", "가사가 시대착오적인 것도 놀랍지만 공적인 장소에서 공무원 신분으로 불렀다는 것이 충격", "신규 연수인데 연수원은 내용 확인도 안 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수원 측은 논란이 되자 17일 연수생들에게 문자를 보내 "오늘 있었던 공연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6기 연수생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부족함으로 인해 선생님들께 힘들고 무거운 마음을 갖게 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밝혔다. 다음날 연수원과 티유티 측은 연수생에게 재차 온라인으로 공식 사과를 표명했다. 경기도혁신교육연수원 관계자는 "연수원은 경기도교육청과 협업해 이번 일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것이고 앞으로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총은 19일 "신규교사의 전문성 향상과는 무관할 뿐 아니라 내용도 교육자의 교권과 자긍심을 무너뜨리는 내용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경기도교육청은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연수원 측이 내용조차 확인하지 않아 생긴 인재"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청이 전문성과 균형적 가치를 가진 강사를 선정하고, 강의 내용도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총은 이번 일을 계기로"성희롱·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해 예방 교권 뉴스를 제작해 교총 홈페이지 게재, 전국 학교와 교총 회원들에게 메일 송부 등 지속해서 안내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학교 현장에 깨끗한 교직 윤리 실천을 요청했다. 경기교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혁신교육연수원 측에 공식사과문 게재와 연수과정과 내용 전수 조사, 강사 선정 기준 검토 등을 요구했다. 현재 해당 내용을 담은 유튜브 영상은 삭제된 상태이며 공연을 한 강사는 앞으로 교사 연수 강사에서 배제될 예정이다.
전국의 모든 학교가 방역과 등교수업 확대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과제를 안고 새 학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뉴스 보고 알았다”라는 교사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수시로 바뀌는 학사 운영에 온갖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난 지금, 산전수전 다 겪어 내성도 생겼지만, 등교수업 확대로 챙기고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방역은 기본이고 학습, 생활지도, 관계 형성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면서 학교에 자주 오지 않다 보니 과거보다 교우관계, 사제 간 신뢰가 많이 약화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의 요구와 민원도 늘 것으로 보인다. 학기 초, 학교폭력은 물론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할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각종 비위 보호받을 수 없어 이를 대비하기 위해 최근 교총이 현장에 배포한 ‘2021년 1월 최신 교육 관련 사건·사고 및 판례 안내(교총 홈피 교권·교직 상담란, 교권예방 뉴스 제13호 참조)’는 교직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총 1만7765건의 교권 침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지위법에 명시된 교육활동 침해 사안은 당연히 보호받고 구제돼야 한다. 문제는 각종 비위로 인한 교원징계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정감사 교원징계 현황을 살펴보면, 2015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총 7069건에 달한다. 교통사고, 금품수수, 성 비위, 체벌과 아동학대 등 비리 유형도 다양하다. 특히 음주운전 관련 징계가 1위로 해당 기간 2111건이나 된다. 이러한 비위는 정당한 교육활동, 즉 교권의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 교총이 뽑은 최신 법원 판례는 ‘잘못된 언행을 한 교원은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라는 경향성이 확인된다. 공개된 장소에서 지나치게 짧은 치마를 입은 학생에게 경고의 의미로 치마 밑에 휴대전화를 갖다 댄 교사에 대한 정직 징계가 정당하다는 2심 판결, 중학생에게 야동 시청을 권유한 교사의 해임은 정당하다는 1심 판결, 고교생 제자에게 ‘아이 잘 낳게 생겼다, 내 며느리 하라’라고 말한 교사에 대해 벌금 250만 원 판결한 2심 법원, 수능 수험생에게 ‘맘에 든다’라며 카톡 보낸 감독관 교사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2심 판결 등 교총이 꼽은 사례 하나하나가 경각심을 갖게 한다.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에게 꿀밤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으냐는 인식도 버려야 한다. 대법원은 수업 중 딴짓을 한 학생에게 꿀밤을 준 교사에 대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대한 특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 벌금 150만 원을 판결했다. 또 올해부터는 초과근무수당이나 출장 여비를 상습적으로 부당하게 받으면 중징계하도록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이 개정돼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도덕성, 교권 지키는 첫걸음 ‘교육에만 매진하다 보니 법령 개정사항을 몰랐고, 시대적 흐름에 둔감했다’라는 핑계는 사회적인 인식이나 징계위원회, 특히 법정에서 이제 더는 용인되지 않는다. 2000년 6월 대법원은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라고 판결했다. 특히 학생 체벌, 욕설, 모욕 등 정서 학대, 성희롱 등 아동복지법 위반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모든 언행이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세상이 됐다. 더는 ‘라테는 말이야’, ‘친근감의 표시’,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교육적 목적’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교총은 ‘억울한 교권 침해는 교총이 반드시 해결하겠다’라고 약속하면서도 ‘깨끗한 교직 생활이 스스로 교권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새 학기를 맞으며 코로나19로부터 학교를 지키고 교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전국의 교원에게 큰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