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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3월 새 학기, 교사들에겐 가장 부담스러운 시기다. 입학식을 필두로 이어지는 각종 행사와 쏟아지는 행정업무, 아이들과의 관계 맺기부터 크고 작은 다툼에 학부모들과의 상담까지 어느 것 하나 녹녹한 게 없다. 한 손엔 교과서를 한 손엔 휴대폰을 움켜쥐고 발걸음을 재촉했던 일상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경험이다. 그래서일까? 교사들은 개학이 다가올수록 밤잠을 설치는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겪는다. 경력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어 보인다. 심지어 개학 첫날부터 모든 일이 엉망으로 꼬여버리는 악몽에 시달린다는 교사들도 있다. 이번 호는 새 학기, 교사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현실적 과제를 살펴보고 그 원인과 대책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풍부한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춘 전현직 교사들의 축적된 경험치에서 비롯된 노하우를 통해 교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례를 실증적으로 들여다보고 정확한 진단과 정책적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대강의 주제는 학생들과 관계맺기, 학교폭력 대응, 교육과정 구성과 평가, 학부모 상담하기, 그리고 교권침해 대응으로 잡았다. 3월, 교사와 학생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1년 학급 분위기가 좌우된다. 올해부터 학교폭력업무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됨에 따라 교사들의 업무도 달라진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 뜻하지 않은 실수를 낳을 수도 있다. 학부모와의 첫 대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경력이 적은 교사들에게는 가장 힘든 관문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자칫 갈등이 불거지고 교권침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것인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교육당국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해 본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폭법’) 도입과 강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일진의 집단 구타나 지속적인 신체학대, 조직적인 금품갈취는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민원소송의 폭발적인 증가와 피해 회복의 저해, 더 교묘하고 새로운 양상으로의 변질 등 갖가지 부작용이 불거지고 있다. ‘별일 없겠지’ 하고 방심하면 한 번씩 터져서 큰 어려움을 주는 것이 학교폭력 사안이다. 경쟁적 사회 분위기가 지속되고, 한편에서는 가정이 붕괴하였으며, 곳곳에 스트레스가 만연해 있는 현실이니 학교폭력이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사안이 발생하더라도 정도가 약하도록 예방해야 하고, 발생했다면 초기 대처부터 잘해 원만하게 수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개정 법률을 이해하고,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논하고자 한다. 학폭위 지원청 이관 및 자체 종결제 시행 2020년 3월부터 단위학교 자치위원회를 지원청의 심의위원회로 이관하여 조치를 결정한다. 이전에는 수업과 교육전문가인 교사들에게 고도의 법적·행정적 절차를 맡기니 양쪽 다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단위학교 자치위원회의 절차상 하자나 결정에 대한 민원과 소송이 극심하여, 보다 전문적인 관리가 가능한 지원청으로 조치 결정권을 넘긴 것이다. 단위학교에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웠던 심각한 사안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기 수월해 졌으며 학폭 사안 처리의 전문성과 일관성 등에 장점이 있다. 하지만 초기 대처와 조사를 해야 하는 학교의 부담은 여전하다. 그야말로 지원청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한 지원청 관내의 자치위원회 심의 건수가 연간 수백 건이었던 곳이 부지기수라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 경미한 폭력, 단위학교 자체해결로 지원청의 부담 줄여야 힘의 우위에 따라 강자가 약자를 집단적이고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심각한 폭력이 학폭법 강화의 주된 대상이었다. 그런데 학교폭력 사안의 상당수는 대등한 관계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하거나, 쌍방 가해적인 요소가 적지 않다. 따라서 갈등 예방 및 해결방법을 교육하고, 경미한 사안은 회복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골절 등 심각한 상해나 보복이 아니면서, 우발적 사안에 신속한 보상이 이루어졌다면 자체해결을 권한다. 기존에는 자체해결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었고, 자체해결 이후에도 자치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면 반드시 개최해야 했다. 이제는 피해보상 약속이 어겨지거나, 새로운 폭력 사실이 밝혀지는 등의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체종결 이후에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적용되어 학폭위 개최를 요구할 수 없게 되었다. 제1~3호 조치사항을 이행한 가해학생 생활기록부 입력 유보 1호(서면 사과), 2호(접촉·협박·보복 금지), 3호(교내봉사)의 경미한 조치를 이행한 가해학생에 대해서는 1회에 한하여 생활기록부 입력을 유보한다. 다만 동일 학교급에서(초등은 3년 이내) 다시 다른 학교폭력으로 가해학생 조치를 받은 경우, 이전에 입력이 유보된 조치사항을 포함하여 모두 입력한다(출처 : 2020년 교육부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요령). 생기부 기재는 자사고·특목고·학생부종합전형 등 일부 입시전형이나 졸업 직후 취업 시 생기부를 요구하는 특수한 경우 이외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입학 후에는 이전 학교의 생기부조차 상급 학교에서는 볼 수가 없고, 2년 후에는 모두 삭제한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마치 전과기록이 생기는 것처럼 두려워 해 반성과 화해보다는 수많은 민원을 야기해 왔다. 이번 개정으로 인해 1~3호 처분 수준의 비교적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는 이런 부작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활동 침해 예방 교육과 학교폭력예방 교육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교사를 보호하는 체계가 확립되어야 교사가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다. 학교폭력과 교권침해는 관련된 법령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교육하여 예방할 것을 권한다. 폭행·상해·협박·명예훼손·모욕·손괴·성폭력·불법정보유통 등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행위가 학생을 향하면 학교폭력이 된다. 또한 성인이 되어서도 부당한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최소한의 법교육을 사전에 실시해야 한다. 개정 교원지위법에 따른 교육활동 침해 예방 교육자료(교육부 2020)에서는 기존의 학교폭력예방 교육자료보다 훨씬 상세하게 폭력 관련 법령을 안내하고 있다. 물론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줌으로써 폭력을 예방하는 것은 도덕성 발달에 따른 최선의 방안이 아니다. 따라서 어울림 프로그램(http://doran.edunet.net) 등을 활용하여 ‘공감·의사소통·갈등해결·감정조절·자기존중감·폭력인식 및 대처’ 역량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다. 하지만 대개의 학교에서는 충분히 교육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많은 폭력사안은 그것이 폭력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개념 부족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최소한의 필수 개념이라도 정확히 안내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사자 뒤에서 험담을 하거나(명예훼손·모욕), 전송받거나 들은 정보를 공유만 했다든지(불법정보유통), 때리려는 시늉만 한 것(폭행)도 불법행위로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개의 학생들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쉬워, 문제를 일으키곤 한다. 촉법 연령인하, 중 1부터 형사처벌 추진 2019년 9월, 중학교 1학년 여학생들이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노래방에서 피투성이가 되도록 구타하는 동영상이 유포되었다.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하루 만에 20만 명이 서명하고 교육부 장관이 직접 답변(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2785) 하면서 각종 법개정에 영향을 끼쳤다. 게다가 12월에는 가족에 대한 험담을 했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동급생 여학생을 흉기로 살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만14세 미만의 형사사건 미성년자는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교내 징계는 출석정지 10일이며 학교폭력이나 교권침해의 경우에만 강제전학이 최대의 조치였다. 소년법에 따라 재판을 받으면 전과기록이 남지 않으며 비밀이 보장된다. 대개는 보호관찰대상이 되거나 보호시설에 위탁되는 정도였다. 영악한 아이들은 이를 알고 악용하여 오히려 강력범죄를 방조한다는 우려가 많았다. 교사들은 그 이상의 조치를 할 수 없어 교육을 포기하게 되고, 교육활동 침해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또한 묵인되는 사태가 심각해지곤 했다. 따라서 심각한 범죄에 대해서는 중1부터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 추진 중이다. 소년원 송치는 마치 대안학교처럼 기숙형 위탁교육기관 형태로 운영되는데, 최대 2년이며, 중학생이 송치되는 일은 흔치 않다. 대안학교 위탁과 마찬가지로, 기존 소속 학교에 학적이 남아 졸업할 수 있다. 하지만 소년원에 송치되면 오히려 범죄를 학습하여 나온다는 우려가 컸다. 그래서 경찰에서는 최대한 학교에서 감당하기를 원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소년범 감호 인프라 대폭 확충하고 지원해야 그런 학생들을 학교에서 최대한 지도할 방법을 연구해야 하지만, 범죄 수준의 심각한 행위를 학교에서 계속 보호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교사의 부담은 둘째 치더라도, 다른 학생들의 피해가 너무 컸다. 교사의 지도가 매우 어려운 학생이라면, 보다 전문적인 기관을 통해 교육해야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인프라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소년원에서 질병 관리가 어려워 암이 악화되거나 실명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6호 소년보호시설 지도사가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강제추행하여 충격을 주었다. 우리나라는 보호관찰관 1인당 114명을 담당하는데, 이는 해외 주요 국가의 4배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장관은 국민청원 답변에서 적극적으로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소년원의 수용률도 130% 정도로 높고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그러니 ‘교화와 보호’라는 원래의 목적에 충실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통학형·기숙형 보호 교육기관이 더욱 확충돼야 할 상황이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 등은 성인 강력범죄자 예방을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여러 매체를 통해 강조해 왔다. 하지만 혐오시설이라는 선입견과 인력·인프라 부족으로 인하여 갈 길이 멀다. 교사의 작은 관심이 큰 사고 예방한다 특히 3월은 새로 맺게 된 관계 속에서 서로를 파악하며 긴장하는 시기이다. 그 과정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루기도 한다. 크게 싸우지 않으면서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센 척’을 하거나, 자신이 따돌림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약해 보이는 학생을 먼저 은근히 따돌리는 분위기를 조장하기도 한다. 이런 갈등의 씨앗이 나중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까지 번지기도 한다. 뻔한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것 같아도 다양한 예방 교육자료를 교실에 게시해 놓고, 종종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이를 통해 사안 발생 시 교사의 주의 감독 의무에 대한 책임으로부터도 상당 부분을 구제받을 수 있다. 교사가 학생에게 말 한마디 더 건네며 상담기록을 남기자. 그러면서 교사가 학교폭력에 많이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종종 드러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학급회장 선거만 하더라도 단순히 인기투표로 할 것이 아니라, 후보자들의 공약에 학교폭력예방과 갈등 중재 방안이 포함되도록 한다면 학교폭력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인정욕구가 강한 학생들이 그릇된 방법을 사용하기 전에, 바람직한 역할을 부여하고 격려해 주면서 학급의 기여자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테면 힘 좋은 아이를 학급 경호부장으로 임명한다든지, 특정 아이를 지켜주는 역할을 맡긴다든지 하는 방법이다. 물론 교사의 도움을 악용하지는 않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작은 관심으로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학교폭력 대응 체계의 발전을 기원하며 교사가 감당하기 어려운 심각한 사안은 학교폭력심의위원회·경찰서·법원에서 다루어야 한다. 하지만 절대다수의 사안은 교육적 접근으로 학생들끼리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교사의 예방활동과 초기 감지 및 대처가 중요하다. 행정적 성과 및 성적 상위권 학생들의 진학 실적과 폭력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우선인가. 우리나라는 전 분야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는 한편에 많은 부작용이 있어 왔다. 이번 법 개정으로 생길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발전을 향하고 있기를 기원한다.
3월 새 학기, 교사들에겐 가장 부담스러운 시기다. 입학식을 필두로 이어지는 각종 행사와 쏟아지는 행정업무, 아이들과의 관계 맺기부터 크고 작은 다툼에 학부모들과의 상담까지 어느 것 하나 녹녹한 게 없다. 한 손엔 교과서를 한 손엔 휴대폰을 움켜쥐고 발걸음을 재촉했던 일상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경험이다. 그래서일까? 교사들은 개학이 다가올수록 밤잠을 설치는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겪는다. 경력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어 보인다. 심지어 개학 첫날부터 모든 일이 엉망으로 꼬여버리는 악몽에 시달린다는 교사들도 있다. 이번 호는 새 학기, 교사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현실적 과제를 살펴보고 그 원인과 대책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풍부한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춘 전현직 교사들의 축적된 경험치에서 비롯된 노하우를 통해 교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례를 실증적으로 들여다보고 정확한 진단과 정책적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대강의 주제는 학생들과 관계맺기, 학교폭력 대응, 교육과정 구성과 평가, 학부모 상담하기, 그리고 교권침해 대응으로 잡았다. 3월, 교사와 학생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1년 학급 분위기가 좌우된다. 올해부터 학교폭력업무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됨에 따라 교사들의 업무도 달라진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 뜻하지 않은 실수를 낳을 수도 있다. 학부모와의 첫 대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경력이 적은 교사들에게는 가장 힘든 관문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자칫 갈등이 불거지고 교권침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것인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교육당국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해 본다. 봄방학이라고 부르던 2월이 교사에게 가장 바쁘고 중요한 달로 바뀌었다. 3월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당연히 2월부터 준비가 필요하다. 새 학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지내느냐가 1년 교육을 좌우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이런 흐름에 따라 대부분 시·도교육청에서는 2월 중 1주를 ‘새 학년 준비기’로 편성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새 학년 준비기인 2월, 교사는 새로 담당하게 된 학년과 업무를 배정받고, 학생 맞이 준비를 위해 교실 환경구성, 학급 세우기 활동, 새 학년도 교육과정을 계획하고 있다. 새 학년을 준비하는데 1주일의 시간은 길지 않다 보니 늘 부족함을 느낀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우리가 2월에 꼭 해야 할 일은 1년 동안 교육과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동학년 선생님과의 논의이다. 과거 학년 부장 업무로서 교육과정을 바라보는 것에서 벗어나 동학년과 공동체를 기반으로 교육과정 논의가 이루어져야 효과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새 학년을 준비하면서 학년 선생님과 함께 교육과정 협의할 때 고민했으면 하는 사항을 몇 가지 나누고자 한다. 교육과정 재구성의 목적을 잊지 말자 10년 전부터 학교에서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용어가 강조되고 있다. 교육과정 재구성 초기에는 주제 중심이 대세였다. 학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과 비전을 바탕으로 주제를 선정하고 이 주제에 어울리는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매칭하고, 수업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다 보니 30차시 이상이 기본이었다. 초창기, 역량 있는 교사들의 교육과정 재구성 모범사례가 주변에 알려지면서 교육과정 운영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이런 이유로 교육과정 재구성이 유행처럼 학교에 퍼지게 되었다. 선도학교에서 교육과정 운영 우수사례가 학교현장에 일반화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실제 운영했던 선생님의 역량과 학교 환경은 함께 가져오지 못하고 프로그램 내용만 가져와서 운영하는 바람에 본래 목적에 도달하지 못하고 교육과정이 무늬만 재구성 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일부 학교에서는 연구부장이 “학년별로 한 학기에 1개 주제를 선정하여 30차시 분량의 교육과정 재구성 계획을 마련, 학기 초에 1개 이상 꼭 운영해야 한다”는 지침을 만든 경우도 있었다. 학년 및 교사의 역량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하라’는 식으로 다른 학교의 프로그램을 복사해 적용하다 보니 실제로 운영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교가 많았다. 교육과정 재구성 형식화의 끝판왕이다. 연수에서 만난 선생님들이 왜 교육과정 재구성을 해야 하는지, 우리가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회의감 섞인 질문을 많이 받은 것이 그 반증이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왜 하는가의 본질적인 고민 없이 교육의 유행처럼 운영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단순히 몇 차시 이상, 교과 간 통합 등의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함께 가르쳤을 때 학생들의 배움에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교육과정 재구성의 본질은 ‘국가 수준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학생들이 잘 배울 수 있도록 학생들의 환경과 교사의 전문역량에 맞게 수업을 설계하는 것’이다. 즉, 교과서대로 가르치는 것보다 우리 학생들이 처한 환경(지역적·학력 수준)과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 역량을 고려하여 수업을 새롭게 구성하는 것이 학생들의 배움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현장에서 교육과정 재구성을 장시간의 프로젝트로만 국한하지 않고, 차시 통합·차시 축소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분위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과정 재구성의 형식에서 벗어나 본질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교육과정 운영은 평가계획서에서 시작된다.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평가계획서를 작성한다. 최근 훈령 및 나이스 개정으로 학년 단위에서 학급 단위로 평가계획서를 운영하는 학교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교육과정 운영에서 평가계획서는 어떤 의미일까? 평가계획서가 확정되는 절차를 살펴보면 엄청나게 중요한 문서임이 확실하다. 학교에서 평가계획서의 확정 절차는 동학년(교과)에서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분석하여 평가계획서를 작성한 후, 학교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교장 결재를 받아 정보공시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또한 교육청에 따라서는 평가계획서를 모든 학생에게 배부하는 곳도 있다. 그런데 평가계획서가 행정적인 절차에 따른 형식적 문서로만 존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사실 평가계획서는 교육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교사에게 평가계획서는 한 학기 동안 전체 교육과정 운영의 설계도 의미를 지닌다. 단순히 평가하는 방법·시기·내용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배우는 목표·순서를 명료화하는 교육활동 설계도인 것이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한 학기 동안의 학습 안내서 역할을 한다. 학기 초에 가정으로 배송되는 ‘배워야 할 학습의 목표·방법·순서 안내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런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평가계획서가 많다. 평가계획서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다음 사항을 살펴야 한다. 첫째, 가르치고 있는 내용을 반영하고 있는가? 교사가 학생에게 가르치고 있는 내용이 누락되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한다. 과거에 교과 영역별로 한 개씩만 한다는 관행과 수행평가에 적합한 성취기준만 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둘째, 가르치는 순서대로 제시되고 있는가? 평가계획서는 단순히 평가의 안내만이 아니라 학습 안내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교과서 영역의 순서가 아니라 실제 학습하는 순서대로 안내되어야 한다. 셋째, 학년군 단위로 평가계획을 수립하고 있는가? 2009 개정 교육과정부터 교육과정 성취기준이 학년군으로 제시되고 있다. 국정 교과는 교육과정 성취기준이 명료하게 제시되어 누락되는 경우가 없다. 하지만 검인정 교과인 경우에는 학년군이 서로 협의하여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협의하지 않으면 중복 및 누락되는 경우가 생긴다. 중복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으나 누락되는 것은 문제가 된다. 따라서 학년군 단위의 학생평가계획서를 수립해야 한다. 넷째, 평가계획 외에 평가기준안과 평가지는 학기 중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만들어야 한다. 과거에는 평가계획서를 제출할 때 평가기준안과 평가지를 함께 제출해 결재를 받아 운영했다. 아직 교육과정 운영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데 평가문항을 만드는 일은 어렵고, 만든 문항도 실제 교육과정을 운영했을 때 활용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육과정과 친해지자 필자가 교육과정을 제대로 마주한 것은 교대 4학년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였다. 제6차 교육과정을 다룬 3권의 해설서를 외워야 했다. 교직에 들어와서 교육과정을 다시 살펴본 것은 서·논술형 평가문항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평가문항을 개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분석하여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을 추출한 후 내용별로 문항을 개발하는 것이다. 평가문항의 고민은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어떤 내용을 배워야 할까?’로 이동하였고, 수업형태도 바뀌게 되었다. 되새겨 보니 요즘 말하고 있는 교육과정-수업-평가 일체화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었다. 평가에서 시작되었지만 수업의 변화와 교육과정 재구성으로 확장된 것이다. 교육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교사의 교육과정 기획력을 강조하고 있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창의적으로 운영하여 국가 수준 교육과정의 목표에 도달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교사는 교육과정 문해력을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 교육과정과 친숙해져야 한다. 그렇다면 교사는 교육과정을 어떻게 바라볼까? 교실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교사들의 운영 방식은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교과서 중심형이다. 교과서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이다. 둘째, 교육과정 기반형이다.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교과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수자료를 찾고, 개발하여 수업을 운영하는 교사이다. 셋째, 교육과정 확장형이다. 교육과정을 교사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내용을 수정 및 확장하는 교사이다. 넷째, 교육과정 무용론이다. 교육과정 자체가 학생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어 교육내용으로 부적합하다고 판단하여 교육과정 내용을 새롭게 만들어 운영하는 교사이다.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 형태가 교과서 중심형에서 탈피하여 교육과정 기반형과 확장형의 관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교사의 역할이 교육과정 운영 주체로 변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다만 일부에서 제기하는 교육과정 무용론은 경계해야 한다. 필자가 속한 연구회에서는 평가를 중심으로 연구하다 보니 교사가 성취기준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교사 옆에 교육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현실은 교과서만 있고, 교육과정은 많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교수평 카드’를 개발하여 교사의 교육과정 문해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학생 평가 신뢰성 확보 방안을 고민해보자. 학교에서 교사는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을 평가하고 피드백을 통해 성장시키고 있다. 과정중심평가가 강조되면서 교사는 학생 성장에 도움이 되는 평가를 위해 고민이 커지고 있다. 반면 학생과 학부모들은 평가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고 한다. 교사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신뢰성을 확보할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학생 평가 신뢰성 확보를 위한 몇 가지 실천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평가전에 명료한 수행과제와 평가기준을 안내해야 한다. 학생들에게 평가를 위해 평가기준안(성취기준·수행과제·채점기준·평가기준)을 사전에 제시하여 학생들이 평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채점기준은 학생들에게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며, 교사에게는 학생들의 평가결과를 기록하는 동시에 피드백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정교화된 채점기준은 교사에게는 수업연구를 활성화시켜 주고, 학생에게는 학습과 평가의 안내서 역할을 한다. 둘째, 객관성보다는 타당성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 학생 평가결과에 대한 민원 때문에 평가의 타당도보다 객관성·공정성을 우선하는 평가를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농구 평가는 드리블·패스·자세·참여도를 평가해야 하는데 타당성보다는 객관성에 비중을 두다 보니 자유투 몇 개 중에 몇 개, 레이업 슛 몇 개 중에 몇 개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평가의 교육적 기능을 확보할 수 없다. 앞으로는 객관성보다는 타당성에 무게를 둔 정확한 채점기준을 학생에게 설명하고, 평가과정에서 발견된 필요한 요소들을 통해 적절히 피드백함으로써 학생 평가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더 유의미한 과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모둠활동 시 ‘무임승차 효과’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한다. 협력이 핵심역량으로 떠오르면서 모둠평가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모둠평가는 학생 상호 간의 협력을 통해 상생 가치를 내면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교사의 의도와 다르게 모둠 구성원에 따라서는 활동에 참여하지 않거나 다른 모둠원에게 미루는 경우도 있다. 또한 잘하는 친구 한 명이 수행과제를 완성하고 평가받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평가가 가진 본연의 목적인 성취 정도를 확인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평가과정에서 불공정함을 가르치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행과제에 모둠과제와 개인과제를 융합하여 제시하면 ‘무임승차 효과’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조사보고서 형태의 평가를 할 때 조사보고서 제작까지는 모둠원이 함께하고, 발표문 쓰기를 통해 개인 평가를 하게 되면 실제 모둠활동에 참여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발표문을 쓰기 어렵게 되므로 모든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넷째, 일회성 평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 번의 평가로 학생 성취정도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당일 학생의 컨디션이 평가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실기평가인 경우는 더하다. 따라서 일회성 평가에서 벗어나 평가횟수를 늘려 줘야 한다. 최근 들어 현장에 포트폴리오 평가가 확산되는 것도 학생의 성취정도를 보다 면밀하게 살피고, 피드백하기 위해서이다. 1차 평가에서 부족한 부분을 피드백해야만 2차와 3차에서 보다 나은 성취를 얻을 수 있다. 평가가 학습동기를 부여할 수 있고, 또 평가가 운에 따라 결정된다는 부정적 인식도 줄일 수 있다. 이는 재학습과 재평가의 선순환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사는 교육과정 운영 전문가이다. 학기 초 작성하는 형식화된 교육과정 재구성에서 벗어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 운영으로 내실화해야 한다. 관행적으로 만들어져 온 평가계획서를 교사·학생·학부모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문서로 변화시켜야 한다. 교사가 창의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교육과정 문해력을 갖춰야 하며, 교육과정과 친해져야 한다. 평가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신뢰받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3월 새 학기, 교사들에겐 가장 부담스러운 시기다. 입학식을 필두로 이어지는 각종 행사와 쏟아지는 행정업무, 아이들과의 관계 맺기부터 크고 작은 다툼에 학부모들과의 상담까지 어느 것 하나 녹녹한 게 없다. 한 손엔 교과서를 한 손엔 휴대폰을 움켜쥐고 발걸음을 재촉했던 일상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경험이다. 그래서일까? 교사들은 개학이 다가올수록 밤잠을 설치는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겪는다. 경력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어 보인다. 심지어 개학 첫날부터 모든 일이 엉망으로 꼬여버리는 악몽에 시달린다는 교사들도 있다. 이번 호는 새 학기, 교사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현실적 과제를 살펴보고 그 원인과 대책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풍부한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춘 전현직 교사들의 축적된 경험치에서 비롯된 노하우를 통해 교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례를 실증적으로 들여다보고 정확한 진단과 정책적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대강의 주제는 학생들과 관계맺기, 학교폭력 대응, 교육과정 구성과 평가, 학부모 상담하기, 그리고 교권침해 대응으로 잡았다. 3월, 교사와 학생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1년 학급 분위기가 좌우된다. 올해부터 학교폭력업무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됨에 따라 교사들의 업무도 달라진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 뜻하지 않은 실수를 낳을 수도 있다. 학부모와의 첫 대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경력이 적은 교사들에게는 가장 힘든 관문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자칫 갈등이 불거지고 교권침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것인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교육당국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해 본다. 들어가는 말 교사가 학부모를 대하는 몇 가지 유형이 있다. 비유로 표현하자면 ‘소 닭 보듯’, ‘쥐가 고양이 보듯’, ‘고양이 쥐 보듯’ 유형이다. 소 닭 보듯 유형은 “저분들은 오늘 왜 저렇게 많이 오셨나? 할 일이 별로 없으신가 보네”하는 분들이고, 쥐가 고양이보듯 유형은 ‘두려워서 떠는 분’, 고양이 쥐 보듯 유형은 ‘신병들 모아놓은 조교같은 분’이다. 다 누군가의 ‘갑’이거나 ‘을’이거나 ‘타인’ 셈이다. 개인적으로 학부모와 교사는 자전거의 두 바퀴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전거길 산책을 좋아하는 필자는 여러 가지 자전거 구경을 한다. 유모차 달린 자전거나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타는 자전거도 있고, 바퀴가 자동차 바퀴만큼 뚱뚱한 자전거도 있다. 심지어 누워서 타는 자전거까지 보았다. 하지만 외발자전거는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타기가 어려워 묘기에 가깝다보니 가끔 TV에 나올 때 보거나, 예전에는 서커스단에서나 구경했다. 교사와 학부모는 두 발 자전거의 앞바퀴와 뒷바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따르릉 따르릉 우리를 버팀목으로 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교사가 슬기롭게 대해야 하는 파트너 중에 학생, 동료와 함께 학부모가 있다. 교사가 이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서로의 소통이 원만하지 못한다면 아주 힘든 상황에 부닥치기 쉽다. 개학 첫날 준비 학부모 관계의 첫 단추는 3월 첫날, 아이들을 통해 보내는 담임소개서와 명함이다. 둘째는 학부모총회이고, 셋째는 학급신문 등을 통한 학부모와의 소통이다. 학부모와의 갈등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노성비(노력 대비 성과)’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가 없을 때 잘해야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해결이 손쉬운 법이다. ● 교사가 영업 사원도 아닌데 왜 명함을? 필자가 명함을 필수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렇다. 3월 첫날, 아이들에게 명함을 주며 부모님께 전해 드리라고 했더니, 학부모총회가 끝나고 한 분이 “담임선생님께 명함을 받으니 학부모로서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참 좋았습니다”라고 했다. 정식 명함도 아니고 종이에 칼라로 출력해 잘라서 만든 명함이 학부모에게 이런 소중한 역할을 했다니 많이 놀라웠다. 용기를 얻어 이참에 학교 근처 인쇄소에 가서 명함을 정식으로 만들었다.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개학 첫날, 아이들에게 두 장씩 나누어주고 “한 장은 본인 지갑에 넣고 한 장은 집안 어른께 가져다 드리라”고 했다. ● 담임소개 가정통신문 가정통신문을 연중 정기적으로 보내지는 못하더라도 첫날 담임소개 가정통신문은 꼭 준비하는 것이 좋다. 글을 잘 안 써봐서 걱정이라면 ‘가정통신문 뚝딱 만들기’ 팁을 참고하길 바란다(https://cafe.naver.com/ket21/9327). 가정통신문에는 학급운영 교육관, 교육활동 계획, 소식지 발행 목적, 교사의 메일과 휴대폰, 학부모총회 안내, 전화 가정방문 안내, 수시 상담을 권장하는 내용 등이 담기면 좋다. 색지에 출력해 학교 봉투가 아닌 한지 봉투를 구입해 아이 편에 보냈다. 저녁에 바로 휴대폰으로 문자가 왔다. ● 신뢰 구축의 첫걸음 학부모총회 보호자와 신뢰를 구축하는 첫걸음은 다름 아닌 3월 학부모총회이다. 1차 학부모총회 때는 개별 면담을 지양하고, 학부모와의 래포 형성을 목표로 한다. 커피포트와 따뜻한 차도 준비해둔다.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책상을 가운데로 마주보게 하고 책상 앞에는 미리 받은 참석통지서로 학생 이름과 보호자 성함을 함께 붙여둔다. 학부모에게 학급운영 방식 간단히 설명한 다음 돌아가면서 각자 소개와 자녀가 올해 이렇게 변화했으면 좋겠다는 점과, 자녀의 장점, 학교에 대한 건의사항을 말해 달라고 한다. 그리고 발표된 내용을 수첩에 기록 하면서 적극적으로 경청하면 2차·3차 학부모총회 때 변화되는 모습을 나눌 수 있어 효과적이다. ● SNS를 활용한 학기 중의 일상적 소통 시험을 앞두고 학부모께 다음과 같은 문자를 보냈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답신이 왔다. 감히 말하건대 ‘학부모와 소통하지 않는 것은 재앙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요즘은 군대 중대장의 제1업무는 ‘군부모와 소통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부모가 20세 넘어 군대에 간 자녀에게까지 간섭하니 이런 용어가 생긴 것 같다. 미성년자를 돌보는 담임교사와 성인을 돌보는 중대장 중 누가 더 부모와의 소통에 힘을 기울여야 할까?
3월 새 학기, 교사들에겐 가장 부담스러운 시기다. 입학식을 필두로 이어지는 각종 행사와 쏟아지는 행정업무, 아이들과의 관계 맺기부터 크고 작은 다툼에 학부모들과의 상담까지 어느 것 하나 녹녹한 게 없다. 한 손엔 교과서를 한 손엔 휴대폰을 움켜쥐고 발걸음을 재촉했던 일상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경험이다. 그래서일까? 교사들은 개학이 다가올수록 밤잠을 설치는 등 불안한 심리상태를 겪는다. 경력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어 보인다. 심지어 개학 첫날부터 모든 일이 엉망으로 꼬여버리는 악몽에 시달린다는 교사들도 있다. 이번 호는 새 학기, 교사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현실적 과제를 살펴보고 그 원인과 대책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풍부한 현장성과 전문성을 갖춘 전현직 교사들의 축적된 경험치에서 비롯된 노하우를 통해 교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례를 실증적으로 들여다보고 정확한 진단과 정책적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 대강의 주제는 학생들과 관계맺기, 학교폭력 대응, 교육과정 구성과 평가, 학부모 상담하기, 그리고 교권침해 대응으로 잡았다. 3월, 교사와 학생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1년 학급 분위기가 좌우된다. 올해부터 학교폭력업무가 교육지원청으로 이관됨에 따라 교사들의 업무도 달라진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 뜻하지 않은 실수를 낳을 수도 있다. 학부모와의 첫 대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경력이 적은 교사들에게는 가장 힘든 관문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자칫 갈등이 불거지고 교권침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것인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교육당국에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해 본다. 한 해의 시작! 선생님들에게 한 해의 시작은 1월이 아니라 3월이 아닐까 싶다. 선생님은 아이들과의 만남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2월은 새로 만날 아이들로 생각이 많지만, 이 두근거림이 봄보다 좋다’라는 최서연 선생의 글처럼, 왠지 모를 긴장과 설렘이 함께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미국 오하이오 마이애미 대학의 더글러스 브룩스 교수는 교사들의 첫날을 비디오로 녹화해 모니터링하는 연구과정을 통해 노련한 교사와 서툰 교사의 차이를 발견했다. 초임 교사들은 첫날부터 해당 과목의 중요한 문제를 흥미 위주 활동으로서 시작했고, 일 년 내내 진도를 쫓아가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이에 비해 노련한 교사들은 앞으로 친구들과 어떻게 보내야 하며, 아이들과 어떤 약속들이 선행되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어떤 공부를 하게 되는지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뛰어난 나무꾼은 무작정 도끼로 나무를 자르지 않는다. 도끼날을 갈아 더 많은 나무를 자를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이치와 같다. 새내기 교사는 종종 ‘빨리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에 아이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려고 한다. 친구 대하듯 장난치는 아이들의 장난을 받아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런 대화가 반복되면 교사와 학생 간의 거리감(어려움) 상실이 오며, 여러 가지 면에서 학급경영의 차질을 가져온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안타깝게도 ‘지시가 통하지 않는 교실’과 ‘시끄러운 교실’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3월을 마치게 되면, 3월의 혼란스러운 모습 그대로 1년이 흘러가고,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까지 학급경영이 지속되어 버린다. 더욱 계획적으로 3월을 보내야 하는 첫 만남 프로젝트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첫째, 바람직한 관계 맺기를 위한 기초 다지기 3월, 아이들과 행복한 한 해를 원한다면 먼저 학급의 기반이 될 4가지 원칙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 선입견을 품고 아이를 대하지 않는다. 교사가 아이를 처음으로 대면하기 전, 학생에 대해 이미 가지고 있는 사전 정보를 ‘선입견’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문제 아동을 대할 때는 이전 학년 선생님과의 연락을 통해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게 된다. 더불어 공부를 잘하는 학생에겐 교과 성적의 ‘후광 효과’로 그 아이의 은밀한 따돌림을 오랜 시간 동안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들은 쉬지 않고 변화해가는 존재이다. 무엇보다 선입견 없이 아이들을 대하는 교사는 새 학기, 새로운 마음으로 다르게 살아보려는 아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인다. ● 3월 첫 만남이 부담스러운 아이들 마음을 배려한다. 관계가 친밀해지면 내성적인 아이들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마음을 연다. 학기 초, 아직 마음을 열기에는 짧은 시간인데, 첫날부터 자기소개를 억지로 시킨다거나 키 순서대로 세워서 자리 배치를 한다면 아이들은 시작부터 부정적인 감정을 만들어갈 것이다. 3월 첫 만남 프로젝트 동안만이라도 아이들에게 억지로 부담을 주는 활동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 3월 첫 만남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다. 학생들은 새 학년에 무엇을 배우고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정확하게 알고 싶어 한다. 준비가 잘된 수업에서 학생들은 누구도 고함지르고 다투지 않으며, 진정한 배움을 만들어갈 수 있다. 그러려면 매일 매일 학생들의 생활은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아울러 안정되어야 한다. ● 일체감을 느끼기 위해 ‘청유형’ 언어를 쓰도록 한다. “종쳤다. 자리에 앉아라”, “책 꺼내라고 했지!”, “이제 준비물을 꺼내라”, “제발 자기 자리 아래 좀 정리하면 안 되겠니?”, “벌써 몇 번째 말하는 거야!”…. 교사는 이런 말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한다. 기대하는 행동을 하도록 아이들에게 분명히 전달하지만 다른 어떤 것을 함께 전달하게 된다. 언어가 연상을 유발한다면 우리는 무의식중에 무엇을 함께 전달하고 있을까? 우리는 ‘명령하는 말’들이 ‘나 대 너’의 관계를 지속시킨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 말에 숨어있는 메시지는 ‘너희는 내 통제하에 있으므로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에 대한 부정적 연상이 있는 학생들은 반항적이거나 비협조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아이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위해서 평어체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가능하다면 교실에서는 청유형 언어를 쓰는 것이 좋다. 둘째, 3단계 ‘성장형 교사’로 성장하는 4가지 제안 해리 왕(Harry K. Wong)이 초등교사인 아내 로즈메리 왕(Rosemary T. Wong)과 함께 쓴 책 The first days of school(좋은 교사되기)에는 교사가 ‘환상(Fantasy) → 생존(Survival) → 성장(Mastery) → 영향(Impact)’의 단계를 거쳐 성장한다고 했다. 초임 교사의 대부분은 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 성공하는 교사라는 순진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들은 기준·평가 또는 학생의 성취에 대해 거의 말하지 않는다. 오직 즐거운 활동으로 학생들을 즐겁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이나 학부모에게 상처를 받고 2단계 생존형 교사(혹은 생계형 교사)로 접어든다. 그들은 학생들이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학습지를 풀고, 비디오를 보는 등 바쁘게 지내도록 애쓴다. 이제 학생들이 배우고 성취하는 것은 목적이 아니다. 그저 직업이기 때문에 가르치고 생존의 목적은 월급일뿐이다. 하지만 3단계 ‘성장형 교사’들은 학급경영 방법을 잘 알고 있다. 2020년 새 학기, 3단계 ‘성장형 교사’로 나아가고 싶은 분들에게 다음 세 가지 제안을 드린다. ● 학생들의 성취에 관심이 있으며, 맡은 학생들에게 높은 기대를 한다. 교실의 학생들이 내 자녀라면, ‘아이들이 원한다’는 이유로 이것저것 다 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그 대신 우리 반 학생들이 ‘올해 이것만은 꼭 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하며 전폭적으로 지원해줄 것이다. ● 학생들의 성장이 곧 교사의 성장 목표가 된다. 성장하기 위해 관련 도서를 찾아 읽고, 전문적인 공부 모임에 참석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학생들의 배움은 그들의 임무이며, 학생들의 성취는 그들의 성장 목표가 된다. ●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사는 3월에 진도를 나가기보다 학생들이 갈등상황에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학생들 간에 또래 중재를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 ‘처벌’보다는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 아이가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다 5교시 수업에 늦게 들어왔다. ‘처벌’에 집중한다면, 청소를 시키거나 반성문을 쓰게 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다면, 되물어볼 것이다. “어떻게 하면 5교시 수업에 늦지 않을 수 있겠니?” “먼저 마음을 얻어라, 그다음에 가르쳐라.”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의 저자 토드 휘태커가 했던 말이다. 2020년 3월 2일, 아이들과의 첫 만남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진도만 나가느라 바빴던 ‘새 학기 학급경영’에 새로운 변화가 바로 ‘진도보다 관계 세우기’에 대한 관심일 것이다. 다만 조심할 것은 ‘첫 만남 프로젝트’가 자칫 괜찮아 보이는 활동을 나열하는 것으로 그치면 안 된다는 것이다. 1년 동안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싶은지, 새로 만날 아이들과 어떤 교실을 만들어가고 싶은지 더 깊이 생각하고, 그 가치와 철학을 꿰어나가는 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좋은 활동을 다 해야 한다’, ‘학기 초에 꼭 해야 한다’는 강박에 쫓기지 않는다. 학기 초, 어떻게 놀이로 아이들을 만나는지 관심 있는 선생님이라면 관련 유튜브 채널을 찾아보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2020년 새 학기에는 학생들의 소중한 권리가 꿈틀거릴 수 있는 교실, 모두가 평등한 관계를 지향하는 평화로운 교실, 학생과 교사 모두가 존엄함을 지닌 한 명의 인격체로 대우받는 교실의 모습에 다가가길 기대해 본다.
※ 법률적 근거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교원지위법」) 제7조(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설치) ① 각급학교 교원의 징계처분과 그 밖에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교육공무원법」제11조의 4제 4항 및「사립학교법」제53조의 2제 6항에 따른 교원에 대한 재임용 거부처분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 대한 소청심사를 하기 위하여 교육부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제9조(소청심사의 청구 등) ① 교원이 징계처분과 그 밖에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할 때에는 그 처분이 있었던 것을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심사청구인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다. Q. 소청심사청구를 할 때 반드시 대리인을 선임해야 하나요? A. 「교원지위법」제9조 제1항의 규정은 청구인 스스로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에 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것이지, 반드시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Q. 경고·주의도 소청심사청구 대상이 됩니까? A.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청구대상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①청구기간의 도과 여부 ②청구인 적격 여부 ③처분성 존재 여부 ④청구이익의 존재 여부 등을 살펴 어느 한 가지라도 결격사유가 있으면 심사대상에서 제외합니다. 경고·주의는 교원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가진 자가 단순히 주의 환기나 각성을 촉구하는 행위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 기타 법률효과의 발생 등을 가져오는 것이라 볼 수 없어 처분성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심사대상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Q. 기간제교원도 교원소청심사청구를 할 수 있나요? A. 소청심사청구를 제기할 수 있는 자는 국·공·사립학교를 모두 포함하는 각급학교의 교원을 말하며, 구체적으로 교원이란 유치원의 ‘원장·원감·수석교사 및 교사’(「유아교육법」제20조)와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고등기술학교 및 특수학교의 ‘교장·교감·수석교사 및 교사’(「초·중등교육법」제19조), 대학·산업대학·교육대학 및 방송·통신대학의 ‘총장·학장·교수·부교수·조교수’(「고등교육법」제14조)를 말합니다. 따라서 조교, 국·공·사립학교의 행정업무 등을 담당하는 직원, 초·중등학교의 기간제교원(「교육공무원법」제32조,「사립학교법」제54조의4의 규정에 의해 임용된 교사)은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Q. 소청심사청구는 어떻게 합니까? A. 교원소청심사위원회 홈페이지(www.ace.go.kr)의 청구서 작성요령을 참고해 소청심사청구서 2부를 작성해 방문 또는 우편으로 제출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바로 제출할 수도 있습니다. Q. 심사 당일에 출석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합니까? A. 통지한 심사기일에 출석하지 못할 경우 서면으로 의견을 진술하거나 심사기일 연기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심사기일 연기신청을 할 때는 정당한 사유를 제시해야 하고, 심사기일 연기신청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소청심사위원회가 인정할 경우 다시 심사일시 및 장소를 정하여 출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 소청심사청구 결정은 언제 이뤄지나요? A. 「교원지위법」제10조 제1항에 ‘심사위원회는 소청심사청구를 접수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이에 대한 결정을 하여야 한다. 다만 심사위원회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 의결로 30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어 접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결정을 하도록 되어 있고, 부득이한 경우 30일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Q. 피청구인이 소청 결정을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A. 「교원지위법」제10조 제2항에 ‘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처분권자를 기속한다’고 규정돼 있어 처분권자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을 따라야 합니다. 만일 소청 결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민사상 위법성을 구성하게 돼 손해배상청구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이행의 지연과 관련해 감독청으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행정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소청 결정의 불이행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하는 형사적 처벌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Q. 소청 결정에 불복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A. 「교원지위법」제10조 제3항에 ‘……교원,「사립학교법」제2조에 따른 학교법인 또는 사립학교경영자 등 당사자는 그 결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소송법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따라서 소청 결정에 대한 불복은 사립학교 교원과「사립학교법」제2조에 따른 학교법인 또는 사립학교 경영자 등의 경우에는 결정서의 송달을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피고로 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국·공립 교원인 경우 원 처분권자(대학교 총장이나 교육감 등)를 피고로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말해도 좋지만, 제가 할 수 없는 것은 말하지 말라. 실천하지 않으면서 말만 하는 것, 지혜로운 이는 그 잘못을 안다.’(잡아함경 제48) 가르치는 사람의 딜레마 가르치는 사람이 직면한 딜레마 중 하나는 ‘자신이 실천하고 있는 것만 가르칠 것인가’ 아니면 그리 못하더라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로라도 가르쳐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말이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의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더 많이 배운다. 따라서 실천하면서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바른 삶의 자세 중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없는 것이 늘어난다. 자신이 행하지 않는 것은 가르치지 말아야 할까? 말로만 가르치면 효과가 별로 없는 것일까? ‘롤모델링만 하고 말로써는 가르치지 않는 것’과 ‘자기는 그리하지 않으면서 말로 가르치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일까? ‘마시멜로 실험’의 저자 미셸과 그의 제자 리버트(Mischel and Libert, 1966)가 수행한 간단한 실험을 통해 가르치는 사람이 취해야 할 길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이 실험 이외에도 유사한 실험들이 있다(Mischel, 2015: 267-269). 미셸과 리버트는 10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보상에 대한 기준을 세울 때 무엇을 받아들이는지 영향력을 살펴보기 위해 볼링 롤모델이 ▲자신과 아이에게 똑같이 엄격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아이에게는 너그러운 태도를 취하는 경우, ▲자신에게는 너그럽고 아이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취하는 경우의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실험했다. 그 결과 볼링 롤모델이 방을 떠난 후, 아이가 혼자서 볼링을 하도록 했을 때 첫 번째 시나리오를 거친 아이들이 자기보상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을 취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를 거친 아이들은 모델이 자신에게 엄격했던 것을 보았지만, 테스트에서 자신에게 여전히 관대함을 보였다. 세 번째 시나리오를 거친 아이들의 절반은 교육받은 까다로운 기준을 지키고, 절반은 모델에게서 보았던 자유로운 기준을 적용했다.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예상한 대로 ‘엄한 기준을 롤모델 자신과 아이에게 동시에 적용해야 아이가 따라 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행동과 다른 말로써만 가르치는 것의 효과에 관한 것이다. 아이들은 본대로가 아니라 어른이 말을 통해 가르친 대로 따를 가능성이 더 크다. 롤모델이 자신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서도 아이에게는 너그러운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더니 아이는 혼자 있을 때 자신에게 너그러운 기준을 적용했다. 롤모델이 자신에게는 관대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아이에게는 엄한 기준을 적용한 때도 절반 가까이 되는 아이들은 들은 대로 엄한 기준을 적용했다.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아이들에게 말로 가르치는 것이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용지식과 역량, 바른 삶의 자세 등은 비록 가르치는 사람이 실천하지 못하고 있더라도 입으로라도 가르치면 아이들이 그리할 가능성이 크다.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는 것은 가르침의 중요한 방법이다. 그러나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만 가르치려고 하면 가르칠 수 있는 것이 크게 줄어든다. 또한 몸소 실천하는 것 자체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실험에서처럼 비록 몸소 실천은 하지만 아이들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하도록 허용하면 아이들은 그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자신이 행하지 않으면서 말로 가르치려고 할 때는 심적 갈등이 따른다. 부처님도 그러한 사람은 지혜롭지 못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니 더욱 혀가 굳는다. 이는 ‘인간의 몸을 가지고 가르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지상의 여행을 하는 동안 끝없이 겪어야 하는 갈등’이다(박남기, 2017: 90). 스스로 사표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 실천과 가르침 사이의 괴리가 줄고 갈등도 줄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EBS 교육대토론 ‘교사의 길’(2018년 8월 10일) 토론회에서 교직단체 대표들은 더이상 자신들에게 ‘스승이라는 굴레(?)’를 씌우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다. 하나의 직업인으로 보아달라는 이 말은 스스로 행하기 어렵지만 옳은 길을 가르치더라도 손가락질하지 말고 직분에 따른 것임을 이해해 달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원칙론자가 되기 위한 조건 교대 교수들에 따르면 강의 중에 자는 학생, 떠드는 학생, 교재와 심지어 필기구류도 없이 몸만 오는 학생, 세 번 결석은 자기 권리라며 대놓고 결석하는 학생, 중간에 살짝 사라지는 학생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입학 때의 각오와 달리 보고서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불성실한 한 자세로 임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교대 성적이 아니라 임용시험 성적이 임용시험 합격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임용시험 제도를 개선하면 좋겠지만, 그 전에 교수들이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 교대와 사대에서는 무시험검정으로 국가자격증인 교사자격증을 수여하므로 적성이나 자질이 교사로서 적합해 보이지 않는 학생은 면담이나 기타 방법을 통해 학생의 마음자세와 상황을 파악한 후, 다른 길로 안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 강의에서는 그러한 학생이 생기면 경고를 하고, 그래도 고쳐지지 않으면 특별 면담을 한 후 F학점을 주거나 아니면 진로를 바꾸도록 유도한다. 물론 강의 첫 시간에 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강의 진행 중에도 필요할 경우 다시 한 번 그에 대해 주의를 환기한다. 교사가 되기 위해 교대에 진학한 성인이기 때문에 모두 최선을 다해 강의에 임한다. 대부분 교수가 법에 따른 그 역할을 하지 않은 채 학생들이 제대로 행동하지 않는다고 불평만 한다. 왜 적용하지 못하는지를 물었더니 결국은 가르치는 사람의 자세였다. 법이 부여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자신이 먼저 원칙에 어긋남이 없이 강의를 진행해야 한다. 강의를 철저히 준비하여 질 높은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강의에 늦지 않아야 하며, 세 시간짜리 강의를 두 시간 남짓하고 일찍 마치는 일도 없어야 한다. 강의를 녹음(때로는 녹화)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 따라서 수업 중 언어 사용에도 유의하여 학생들에게 흠을 잡히지 않아야 한다. 만일 자신은 그리하지 않으면서 문제 학생들을 원칙대로 처리하면 학생들도 곧바로 교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보복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려워하여 강하게 하지 못하는 교수도 일부 있다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결국 학생 문제가 아니라 가르치는 우리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등학교 수업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수업 중에 자는 행동, 교사에게 대드는 행동, 팀 프로젝트는 게을리하고 자기 개인 수행평가만 열심히 하는 행동, 친구들과 자주 충돌하는 행동 등 문제행동을 기록하지 않고 좋은 학생인 것처럼 기록하는 것은 일종의 공문서위조이다. 교사는 국가를 대신하여 학생들의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 기록을 정확하게 해야 함을 알리고, 이를 제대로 수행한다면 많은 학생의 성실성은 크게 향상될 것이다. 만일 일부 교수들처럼 자신의 성실성 때문에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이는 학생 탓이 아니라 교사 탓이다. 교사는 원칙론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이다 보니 게을러질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어린 제자들은 더욱더 그러할 가능성이 크다. 원칙론을 적용하더라도 가르치는 교사나 배우는 학생 모두 인간으로서 그러한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학생들에게 설명하며 따스한 원칙론자가 된다면 학생들이 배울 것을 제대로 배우도록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나오며 가르치는 길목에 선 사람은 가능하다면 행할 수 있는 것을 가르치자. 하지만 행하지 않는 것이라도 옳은 것은 가르치는 것이 더 낫다. 행하지 못하면서 가르칠 때 심적 갈등이 생기거든 배우가 연기하듯이 우리도 교사라는 직업을 연기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자. 현실 속의 교사는 노력은 하되 어쩌면 부처님이 말씀하신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은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그리고 사회도 그들이 부처님이 말씀하신 ‘지혜로운 사람’이기를 기대하며 비판하는 대신, 그들은 행하지 못하더라도 가르쳐야 하는 숙명을 가진 직업인임을 받아들여 주자. 실천하지 못하면서도 자녀에게는 바른길을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이 말이 더 와닿을 것이다.
'레트로(Retro)'에 주목하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지친 현대인들이 아날로그 감성을 찾고 있다. 다시, 인문학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작은 동네 서점들에서 인문학 도서가 인기를 끈다. 아마도 인간만이 지닌 ‘온기’를 다시금 느끼고 싶은 까닭일 듯하다. 교육현장에서 오랫동안 인문학 발전에 힘을 쏟아온 우한용 서울대 명예교수가 교육현장의 감각을 살려 인문학을 소설로 조명한다. 첫 회는 ‘우주적 존재인 인간’의 의미를 추구했고, 제2회는 ‘접촉하는 인간’을, 그리고 이번 호에서는 ‘희망하는 인간’을 화두로 소설을 엮어간다. 내가 서 있는 이 자리에서 내 존재를 인문학적으로 성찰하는 소설을 만나보자. 편집자 신천강 선생 팀원들한테 베레모를 선물 받은 이인문 교감선생은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아르헨티나 출신 젊은 의사가 쿠바 혁명에 참여해서 혁명을 성공하게 한, 체 게바라가 썼던 베레모였다. 더구나 베레모 앞에 황금빛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한국에서 별은 좀 불온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더구나 붉은 별은 중공군이나 인민군을 연상하게 했다. 이걸 쓰고 나가 교감 이미지를 ‘확 뒤집자!’ 그런 생각이 안 드는 것도 아니었다. 이따금 하는 생각이었다. 교사를 위한 인문학도 그런 발상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아무튼 아랫배에 힘을 주고, 베레모를 약간 옆으로 기울여 쓰고는 학교에 출근했다. 교무실에는 연구부장이 먼저 나와 있었다. “야아, 교감선생님 멋지십니다. 아직도, 혁명을 꿈꾼다는 뜻입니까?” “혁명이랄 것은 없지만, 한번 내 이미지를 바꾸어 보고 싶어서.” 연구부장은 대답을 하지 않고 책상 서랍을 뒤적이고 있었다. 교감 이미지가 어땠는데 어떻게 바꾼다는 것인가? 사실 자율연수 담당은 연구부장인데, 연수 다녀온 선생들 만나는 자리에 연구부장을 배려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지나간 일이었다. 그리고 모임을 더 가지자는 계획이었기 때문에 그다지 마음을 쓰지 않아도 상관이 없지 싶었다. 서운해 하지 않을까? “오늘 연구학교 연구발표가 있지요? 준비는…?” “신천강 선생이 잘할 겁니다.” 교감선생에게 베레모를 선물한 신천강 선생은 충청서부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어교육을 공부하는 중이었다. 교감선생은 신천강 선생을 ‘즈믄 가람’ 선생이라고 부르곤 했다. 그에게서 ‘월인천강지곡’의 이미지를 읽어내는 터였다. 사람이 원만하고 무던했으며 헌신적이었다. “이게 발표용 자료인데 읽어보시지요.” ‘문학의 장르와 국어교육’이라는 제목 아래 대여섯 페이지에 달하는 글이 실려 있었다. 교감선생이 발표 문안을 눈으로 훑어 읽고 있을 때 교장선생이 교무실로 들어왔다. 교장선생은 별이 달린 베레모를 쓴 교감선생을 한참이나 쳐다보고 있었다. 입술이 벌룽거리는 걸로 봐서는 무슨 이야긴가 하려는 것 같았는데, 억지로 참고 있는 눈치였다. “교감선생님, 교장실로 와서 차나 한잔합시다.” 연구부장이 잘 걸렸다는 표정이 되어,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한 방 먹게 생겼는데 어디 견뎌보라 하는 표정이었다. 사환에게 커피를 시키고 교장선생은 교감선생에게 자릴 권했다. 서서 간단히 이야기를 듣고 나가려던 속을 들킨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잘 아시는 것처럼, 나도 음악을 통해 세상을 한번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닙디다.” 교장선생은 머리를 쓸어올렸다. 부글거리는 베토벤 머리를 연상하게 하는 헤어스타일이었다. 베토벤도 나폴레옹을 흠모한 나머지 ‘에로이카’를 작곡했다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러나 영웅 찬가는 금방 후회로 돌아가는 법이라서, 베토벤도 예외는 아니었다. “제 교직경험에 비추어본 생각인데, 교육은 총칼로 하는 게 아닙니다. 교육혁명이 있다고 해도 피를 흘려선 안 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가 가르치는 젊은이들은 희생 대상이 아니잖습니까?” “제가 말입니다, 별 달린 베레모 하나 썼다고 나를 혁명분자로 보지는 마시길 바랍니다만…. 아니지요?” “하기야, 나치 ‘하켄크로이츠’의 기울어진 고리문양과 불교의 ‘만자’는 거기가 거기지요. 인간이 이용하는 기본 문양이니까 말입니다.” 교감선생은 메모지에다가 만자 卍와 하켄크로이츠 卐를 연달아 그려보고 있었다. 방향이 좌우만 다를 뿐 기본도형은 동일했다. 그런데 하나는 원만하고 조화로운 길상해운(吉祥海雲)을 상징하고, 다른 하나는 인류잔혹사(人類殘酷史)를 나타내는 악의 심벌로 의미가 고착된 것이었다. 상징이라는 게 현실의 지평을 벗어나는 도구이기도 하지만, 허위의 그림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굴리고 있었다. “별에 대한 집단기억이 왜곡되어서, 우리는 별을 제대로 못 보는 건지도 모릅니다.” 교감선생이 말했고, 그 말을 들은 교장선생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무튼, 교감선생님한테는 그 모자 안 어울립니다.” 당장 벗어 치우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교장선생님께서 쓰실랍니까? 이 베레모 거저 드릴 테니 말이지요.” 교감선생이 베레모를 벗어 탁자 위에 놓고 교장선생 앞으로 슬그머니 밀어놓았다. “교육적으로 생각했을 때, 아이들에게 총을 들고 게릴라전에 나서라고 부추길 수는 없는 일 아닙니까? 그게 죽음을 무릅써야 하는 일인데, 죽음을 강요하는 교육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하는 얘깁니다만…. 믿음과 사랑을 바탕으로 세계를 구성하는, 혹은 구상하는 그런 교육이라야 하지 않겠나, 말하자면 나는 평화교육이 내 교육철학이랄까, 그렇습니다만….” “위장된 평화보다는 투쟁으로 쟁취한 자유가 더 소중하지 않겠습니까?” 한동안 둘은 긴장된 침묵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교장이 먼저 찐덕덕거리는 침묵을 제치고 말을 꺼냈다. “인문학자의 별을 나무랄 생각은 없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윤동주의 ‘별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르쳐야 할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서…. 이 베레모는 교감선생님 손주한테나 주시지요.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교감선생은 입을 다물고, 탁자 위의 베레모를 무연히 바라보았다. “오후 연구발표 잘 챙겨주세요. 그 운영비 따오느라고 교감선생님도 애쓰셨고…. 기왕 공부하는 선생님들 만들자는 건데…. 잘 부탁합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교장선생이 베레모를 집어 교감선생 손에 쥐여 주었다. 이인문 교감선생은 교무실로 돌아와서 책상 앞에 앉았다. 연구부장이 교감선생 책상 앞으로 다가왔다. “연구발표 요지를 읽다가 이게 생각나서…. 시에서는 상상력이 시간을 뛰어넘는다고 이야기하면서 시 제목만 예시했길래, 이 시집을….” 연구부장은 낡은 시집 한 권을 교감선생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정음사에서 발간한 서정주의 신라초라는 시집이었다. “한국성사략(韓國星史略), 한국별의 간결한 역사, 서정주의 시인데 한번 보세요.” “연구부장께서 날 공부시키시네. 아무튼 고맙소.” 별로 고마운 어조가 아니었다. 이인문 교감선생은 시를 대충 읽어보았다. 천오백 년 내지 일천 년 전에는/ 금강산에 오르는 젊은이들을 위해/ 별은, 그 발밑에 내려와서 길을 쓸고 있었다./ 그러나 송학(宋學) 이후, 그것은 다시 올라가서/ 추켜든 손보다 더 높은 데 자리하더니,/ 개화 일본인들이 와서 이 손과 별 사이를 허무로 도벽해 놓았다. 그것을 나는 단신으로 측근(側近)하여/ 내 체내의 광맥을 통해, 십이지장까지 이끌어 갔으나/ 거기 끊어진 곳이 있었던가,/ 오늘 새벽에도 별은 또 거기서 일탈한다. 일탈했다가는 또 내려와 관류하고, 관류하다간 또 거기 가서 일탈한다./ 장(腸)을 또 꿰매야겠다. 시 첫 줄이 어디선가 읽은 듯한 기시감에 휘말리게 했다. 40년도 더 지난 그 무렵, 루카치라는 헝가리 철학자가 쓴 책의 첫줄이 그것이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대강 이런 뜻이었다.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별과 길로 상징되는 이 문장의 친숙함은 이인문 교감 자신이 추구한 ‘희망의 가능성’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히는 것이었다. 연구발표가 시작되었다. 교장선생은 어쩐 일인지 발표회에 참여하지 않았다. 발표자 신천강 선생은 문학의 장르에 따라 취급하는 인간사가 다르다는 것과, 장르별로 시간이 어떻게 운용되는가를 설명했다. 서정주의 한국성사략을 두고는 시적 장르의 무시간성 혹은 초시간성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시로 예를 들었다. 사람은 시간과 더불어 성장하고, 사회는 시간과 더불어 그 형태를 갖춰간다면서, 동화에서 그런 성장의 문제를 시간 측면에서 연구할 필요가 있고, 그런 구조의 동화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교육적이라는 주장도 내세웠다. 휴식이 끝나고 토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임이랑 선생의 노래가 있었다. 한솔희 선생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임이랑 선생이 ‘사월의 노래’를 불렀다. 이인문 교감선생은 노래를 들으면서 뭔가 수첩에 메모를 했다. 토론자의 토론이 끝나고, 사회를 맡았던 연구부장이 이인문 교감선생에게 강평을 부탁했다. “앞에서 우리에게 청아한 노래를 들려준, 임이랑 선생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노래 가운데, ‘아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그런 구절이 나오지요? 그 별이란 게 뭡니까? 희망입니다. 희망, 그게 혁명을 이끌어냅니다.” 이인문 교감선생은 가방에서 별이 달린 체 게바라의 베레모를 꺼내 썼다. 그리고는 물었다. “어떻습니까?” “야아, 멋있습니다.” 참여자들이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쳐댔다. “사실 사월은, 뭐랄까 상당히 무서운 달입니다. 신동엽 시인은 ‘그날이 오기까지는, 사월은 갈아엎는 달, 사월은 일어서는 달’이라고 노래했습니다. 갈아엎고 일어서는 일은 미래의 희망을 위해서입니다. 교육도 미래를 위한 기획입니다. 미래를 교육한다는 것은 희망을 가르친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소망하는 인간 ‘호모 스페란스 (homo sperans)’를!” “교감선생님, 잠깐, 사회자의 직권으로…. 말씀을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연구부장이 천연되어 나가는 교감선생의 이야기 허리를 접고 들었다. 이인문 교감선생은 알았다면서, 연구부장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했다. “책에 쓴 걸 다시 이야기하기는 좀 거시기합니다만, 그러나 교육이 희망의 교육, 미래를 설계하는 교육이 되자면 교육철학의 근본을 바꾸어야 합니다. 우리 교육은 아직도 프로이트의 심리학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이를 넘어서야 합니다.” 이인문 교감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청중 가운데 손을 들고 발언 기회를 달라는 늙은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구부장이 간단하게 말씀하시라며서, 자기소개를 한 다음에 발언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나는 현제명 교장의 동기생 되는 박정한입니다. 아까 한국성사략이라는 시를 인용했는데, 그게 희망과 그 실천과정에 나타나는 거리감과 격차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성 생활사를 서술하고 있는 시라는 겁니다.” 이인문 교감선생이 손사래를 치고 나섰다. “물론 희망의 별에 성적 이미지가 배제될 수는 없을 겁니다만, 선생님처럼 시 전체를 그렇게 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의견도 있다는 정도로 접수하고 우리들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인문 교감선생의 어조는 강했다. 불청객 박정한은 입을 다물었다. “과거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 미래보다 과거가 더 중요할 수는 없습니다. 과거는 기억입니다. 거기 비하면 희망은 미래입니다. 미래를 위해 과거는 링에서 내려와야 합니다. 리비도라는 무의식의 지하실에서 벗어나 더 나은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의식의 최전선에 교육의 지표를 세워야 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들고 빛나는 꿈의 계절을 살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들 여러분이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을 보듬어 안아야 할 테고. 그래야 희망의 교육이 틀을 잡습니다.” 연구부장이 청중들에게 박수를 유도하는 사이, 시계는 오후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왜 그렇게 말해 주지 못했을까 (베르나데트 르모완느·디안느 드 보드망 지음, 강현주 옮김, 아름다운사람들 펴냄, 216쪽, 1만4000원) 아이의 성장단계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대화를 이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상처 주지 않고 자존감과 사회성을 키워주는 법, 혼내기 전 아이의 불안감을 이해하는 법, 공부 태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는 법 등을 자세히 담았다. 각 상황에 따라 해주면 좋은 말과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의 예시도 제시했다.
꼬리 물기 독서법 (유순덕 지음, 리스컴 펴냄, 172쪽, 1만3000원) 꼬리 물기 독서는 책을 읽은 후 그 내용과 관련 있는 책을 이어 읽는 독서법이다. 관련 분야의 여러 책을 통해 내용을 깊이 이해할 수 있어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된다. 이 책은 꼬리 물기 독서 방법을 자세히 안내하고 처음 시작할 때 읽으면 좋은 책도 영역별로 소개한다.
감정조절 안 되는 아이와 이렇게 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라 임라우 지음, 장혜경 옮김, 김영사 펴냄, 320쪽, 1만4800원) 감정조절을 못 하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아이를 잘 다독여 그의 고집을 열정과 몰입으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다룬다. 명확한 신호를 보낼 것, 시선을 교환할 것,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것, 아이가 믿을 수 있게 행동할 것 등 떼쓰는 아이와의 대화를 위해 필요한 팁과 사례를 담았다.
사랑의 욕구 (폴 디엘 지음, 하정희 옮김, 바람의아이들 펴냄, 202쪽, 1만7000원) 스스로 타고난 자질을 꽃피우려 하는 힘 즉, ‘자기 초월적 약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약동’은 긍정적인 힘이 될 수 있지만, 인간의 본성이나 주변 환경 등 외적 요소의 영향에 따라 반대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약동을 찾아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아시아 신화는 처음이지? (김남일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280쪽, 1만4000원) 우리와 비교적 가까운 아시아 여러 나라의 신화를 소개한다. 옛날 사람들이 생각한 세상이 만들어진 과정과 인류 탄생의 비밀, 시련의 극복과정, 영웅의 일대기 등 7가지 장르로 신화를 묶었다. 각 장의 말미에 ‘생각해 볼 점’을 제시해 신화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게 했다.
중·고등학교 과학토론 완전정복 (김철환 지음 다림 펴냄, 216쪽, 1만3800원) 과학토론대회에 출제될만한 100가지 예상 주제와 300여 개의 논제를 한 데 묶었다. 기후변화·미세먼지·백두산 화산 폭발·인공지능 등 최근 관심이 높은 과학 관련 이슈에 대해 두루 살펴볼 수 있다. 각 주제별 쟁점과 논제·키워드·용어 설명도 담았다.
상품 속 세계사 (심중수 지음, 이현정 그림, 봄볕 펴냄, 224쪽, 1만4000원) 세계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교역의 역사에 대해 다룬다. 독특한 점은 상품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소금·설탕·홍차·향신료·비단·튤립·석탄 등과 같은 상품들이 인류의 삶과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이면의 소소한 이야깃거리와 함께 재미있게 엮어냈다.
다문화 사회 다양성을 존중하는 우리 (윤예림 지음, 김선배 그림, 풀빛 펴냄, 128쪽, 1만2000원) 우리 정부가 ‘다문화·다종족 사회’임을 선언한 지 1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다문화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점이 많다. 이 책은 다문화와 관련한 우리 사회의 실태를 보여주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는지 사례를 들어 안내한다.
더불어민주당정은혜 의원(화면 오른쪽)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만18세 선거와 관련하여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화면 왼쪽)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허윤정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교육방송공사는 4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EBS 스튜디오에서 수업 결손 보완을 위해 녹화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교육방송공사는 수업 결손 보완을 위해 온라인 클래스 오픈녹화방송을 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4일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학의 개강 연기에 따라 원격 수업을 위해KOCW(대학공개강의서비스, Korea Open CourseWare)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KOCW는 1만 8000 건의 공개강좌와 27만 건의 강의자료(2019년 12월 말 기준)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학공개강의서비스로, KOCW 공개강좌를 활용해 학내 학습관리시스템(LMS)과 연계하게 되면 교수자가 강의를 직접 촬영해야하는 부담이 줄고 거꾸로학습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원격교육에 익숙지 않은 교수가 간단하게 강의영상을 제작하고 서버에 탑재해 수업을 할 수 있는 ‘스마트교수법’ 연수자료를 ‘짤강(3분이내의 짧은 영상)’ 형태로 제공하고 있어, 단기간 내 원격강의를 준비해야 하는 교수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KOCW는 한국어와 한국문화 강좌에 관심이 많은 중국 유학생을 위해 우수 한국어, 한국문화 강좌를 선별해 테마강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학의 개강 연기로 인해 중국에 머물고 있는 유학생들에게 온라인 학습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ERIS 박혜자 원장은 “대학의 개강 연기로 인한 수업 공백을 위해 KOCW 대학공개강의를 교수자와 학생 모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해외 휴학생들과 이미 입국한 유학생들이 개강 전까지 온라인으로 자가학습을 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기간제 교원도 근무 중 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하면 봉급을 재산정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기간제교원도 정규교원과 마찬가지로 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할 경우 계약기간 내 봉급을 재산정할 수 있도록 ‘기간제교원의 봉급 지급에 관한 예규’를 마련했다. 앞으로는 기간제교원이 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해 경력합산을 신청하면 신청한 다음 달부터 1호봉 오른 봉급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계약 기간 중에 자격을 취득하더라도 계약 시 산정된 봉급을 계약종료 시까지 고정급으로 지급했으나, 이번 예규 제정으로 정규교원과 동일하게 계약기간 중이라도 봉급을 재산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 기간제교원의 처우를 개선했다. 자격변동으로 인한 봉급 재산정은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되지만, 1월에 신청하지 못한 교원은 예규 시행 후 1년 내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경력합산이 인정된다. 또한, 퇴직자를 기간제교원으로 임용할 때 일률적으로 적용하던 14호봉 제한을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연금수급 예정자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 그동안은 퇴직자를 임용할 경우에 연금을 수급 받는 경우, 금전적 이중혜택을 방지하기 위해 14호봉으로 제한해 왔지만 아직 연금수령 시기가 도래하지 않는 교원 등에 대해서는 불합리한 호봉 제한을 폐지하게 된 것이다. 교육부는 “관련 부처, 시·도교육청, 기간제 교원과 오랜 기간 협의와 소통 끝에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된 이번 예규가 기간제교원의 사기 진작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학교 교육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