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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하늘색, 연두색, 노란색, 분홍색. 예쁜 칠이 되어 있는 학교 건물이 산뜻하다. 학생들이 돌아와 생기가 돌기 시작한 교정이 아름다운 이유는 또 있다. 학교 건물을 도색할 페인트 색까지도 학생들이 직접 선택했기 때문이다. ‘학생 스스로 참삶의 당당한 주체로 설 수 있는 교육’을 추구한다는 도형록 교장은 교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학교 모습부터 그렇게 학생들의 손에 맡겼다. 학생들이 직접 선택한 것은 학교 건물색만이 아니다. 학생들은 급식메뉴협의에도 직접 참여한다.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의견과 영양을 중시하는 어른들(교사·학부모·영양교사)의 의견을 종합하여 학교급식메뉴가 정해진다. 학생들의 선택권과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학교장의 철학은 학생들의 생활 구석구석에서 피어난다. 학생들이 직접 뽑은 전교어린이회 임원들도 ‘학교장이 수여하는 임명장’을 받는 것이 아니라 ‘당선증’을 받는다. 겨우 종이 한 장에 적히는 세 글자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받아드는 ‘당선인’은 친구들이 행사한 자치권 하나하나의 무게를 실감한다. 당서초의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란 그렇게 작고 섬세한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학부모들이 가장 좋아하는 비결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당서초는 인근 초등학교 중에서도 학부모의 선호도가 높은 학교로 꼽힌다. 행복한 학교교육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를 환영하는 당서초의 열린교육이 통했기 때문이다. 어느 학교나 학부모의 참여를 독려하며 문을 연다고 하지만, 당서초는 문을 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문 앞에서 망설이는 학부모의 손을 잡고 들어가는 동반자가 되어주는 수준이다. 학부모 간담회, 설명회, 설문조사 등을 통해 수시로 다양한 안건에 대해 학부모의 의견을 묻고 수합한다. 학생 수만 해도 1,200명이 넘으니(2020 학교알리미 공시정보 1,247명), 크고 작은 안건마다 그 많은 학부모 의견을 모으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충분히 대화하는 과정을 거치겠다는 도형록 교장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지역과 연계하여 학부모가 직접 참여하는 교육경험 기회도 많다. 2019년에는 아빠와 함께하는 국토탐방을 진행하여 학생·학부모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어머니들을 위한 평생교육 동아리도 운영됐는데 2019년에는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학생들, 지도교사와 함께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사제동행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3월에 부임한 한규원 교감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이 스스로 기획하여 학교를 운영해나갈 수 있는 기회가 특히 많습니다. 진정으로 모든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학교라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교사들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학교문화도 있기 때문이다. 안현주 교사는 “우리 학교는 교사의 전문성과 책임감이 바탕이 된 요청이라면 교사가 최대한 지원받을 수 있는 학교문화가 조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도형록 교장이 교사들에게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뭐가 필요해?”라고. 그런데 정말 필요한 걸 말하면 대부분 일주일 안에 해결된다는 증언이 놀라웠다. 전문적학습공동체로 책임교육 실현 스마트교육을 위한 기자재 등 물리적 환경개선으로 교사 업무효율화를 적극 지원하는 만큼, 원격수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런 지원을 받으며 당서초 교사들은 모든 원격수업자료를 직접 제작하면서 코로나시대의 온·오프라인 통합교육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우리 학교 학생들만을 위한 자료를 만들어 수업하며 ‘맞춤형 책임교육’이라는 학교의 약속도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등교하지 못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학생 간 기초학력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학습의 질이 충분히 확보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당연히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다. 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되는 전문적학습공동체도 책임교육의 일등공신이다. 당서초에는 교사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전문적학습공동체가 8개나 있다. ‘창의예술’, ‘예술감성’ 등 주제중심 수업나눔공동체가 있어 학년구분에 상관없이 관심분야에 대해 연구하며 수업자료를 개발·공유하고 수업공개를 한다. 교사들의 연구역량은 학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수준도 높은 문화예술사업과 진로교육으로 그대로 이어진다. 코로나로 제대로 운영이 되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당서초에는 육상부, 오케스트라, 가야금병창 동아리가 있으며 가야금병창 동아리는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을 만큼 수준이 높다. 당서초에는 모든 교육공동체가 합심하여 기다리는 숙원사업도 있다. 바로 학교교육환경개선사업이다. 1984년에 개교한 당서초는 2019년에도 수차례의 공사를 해야 했던 만큼 시설이 노후하고 특별교실이 부족하다. 그래서 교직원들이 가장 크게 신경 쓴 부분도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이었다고 한다. 체육관·특별교실·급식실 증축이 절실한 상황에서 2019년 교육부와 영등포구청으로부터 25억 원의 예산을 편성 받았다. 그럼에도 도형록 교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번 지어지면 쉽게 바꾸거나 개선되기 어려운 학교시설이라는 특성상, 신중하되 더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편성 받은 예산을 급히 집행하기보다는 조금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받을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찾아 요청하기로 결심했다. 사업투자 심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부모의 이해와 교직원의 합심이 필요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도 50억 원에 달하는 추가 재원을 받아내고야 말았다. 당서초는 체육관·특별교실·조리실 및 학생식당을 5층 규모로 증축할 예정이다. 참삶의 당당한 주체로 서는 어린이 아름다운 학교교육의 사례로 모든 교육공동체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협력하는 모델보다 더 좋은 사례가 있을까? 교감·교사·행정실장까지 인터뷰를 위해 여러 교직원이 모여 우리 학교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서로 존중받으며 학교교육을 해나가는 구성원들의 만족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모두 ‘학생이 원하는 학교, 학부모와 교사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는 바탕에는 학교장의 세심한 배려와 추진력이 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화장실에서 뒤처리가 아직 어려운 저학년 학생들을 위해 양변기 자동세척기를 설치하는 등, 학생들의 발달단계와 생활습관까지 고려해서 교육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교장의 모습이 감동적이라고도 했다. “교장선생님은 직접 쓰신 학교교육 비전인 ‘참삶의 당당한 주체로 서는 어린이’라는 모토를 본인부터 직접 실천하시는 분”이라고 말하는 교사들의 웃는 얼굴을 보면, 어느 학부모든 이 학교를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 학생들과 교사의 입장에서 필요한 게 무엇일까를 섬세하게 고민하고 배려하면서도 과감하게 지원할 수 있는 학교장의 리더십이 어디서 나오는지, 도형록 교장에게 직접 물었다. “다양한 학교에서 근무하며 많은 사례를 본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특수학교·혁신학교·교육복지우선투자학교 등 여러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소외계층에 대한 교육이 잘 이루어지면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도 잘 이루어진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소외되는 곳이 없는 교육현장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더 관심을 가지고 신경쓰게 된 것 같네요.” 가려지고 어두운 구석에서 학교구성원들의 필요를 발견할 수 있는 눈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는 시작점일지도 모른다.
“만약 교총이 없었더라면 남편의 결백은 영원히 밝혀내지 못했을 겁니다. 절망적인 순간 도움의 손길을 내민 교총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성추행 누명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송경진 교사(전북 부안상서중) 부인 강하정 씨는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남편의 억울한 죽음에 절망의 나날을 보내던 그때 딱한 사연을 전해 들은 교총은 물질적·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딸아이 장학금부터 전담 변호사 선임에 생활비까지 보탰다. 그로부터 3년, 지난 6월 30일 강 씨는 인사혁신처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리, 송 교사의 순직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이제 결백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위 진보라는 사람들이 내건 인권의 이중성과 싸워 실체를 벗기겠다”고 말했다. 강 씨에 따르면 송 교사는 전북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두려움에 떨었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무심코 한 행동이 성추행으로 둔갑한데다 교직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절박감, 그리고 강압적인 분위기는 그를 궁지로 몰았다. 실제 송 교사는 교육청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기다리던 부인 강 씨에게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뒤, 송 교사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강 씨는 인터뷰 내내 오열했다. 대화가 중단된 게 여러 차례. 끊어질 듯 끊어질 듯 간신히 이어갔다. “하루에 담배를 네 갑씩 피우더라고요. 밥도 안 먹고, 물도 안 마시고, 말 그대로 식음을 전폐했어요. 이러다 뭔 일 나겠다 싶었죠.” 2017년 8월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소청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송 교사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도교육청에서 특정감사를 나온다는 소식이다. 순간 송 교사의 얼굴이 굳었다. 핸드폰이 방바닥으로 떨어졌다. 자신의 결백을 밝혀줄 학생들은 조사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크게 낙담했다. 그길로 집을 나섰다. 날이 어둑해지고서야 들어왔다. 심상찮은 느낌에 부인 강 씨는 그를 달래고 또 달랬다.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 함께 싸우자고 했다. 남편은 말없이 듣기만 했다. 그러기를 몇 시간, 어느새 날이 밝았고 시계는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때 송 교사가 툭 한마디를 한다. “당신 힘들겠다. 가서 좀 자.” 그리고 둘의 대화는 여기가 끝이었다. 아내가 잠들자 송 교사는 집을 나서 학교 근처 어머니 집으로 갔다. 고기와 과일을 사 부엌 냉장고에 가득 채운 뒤 모친과 식사를 같이했다. 여기까지, 집으로 돌아온 그는 오후 2시 30분 자택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 발생 2017년 4월 19일, 사건종료 8월 5일, 107일간 그는 생애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그로부터 3년, 서울행정법원은 송 교사의 순직을 인정했다. 강 씨는 “김승환 교육감이 무릎 꿇고 빌어도 용서할 마음이 없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남편의 죽음에 국가가 최소한의 보상을 한 거 같다. 지금 심경은? “순직 인정됐다고 뭐가 달라지나. 선생님이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지금부터 시작이다.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싸우겠다.” 무엇이 가장 억울한가? “남편은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 그냥 시골학교 순진한 수학선생일 뿐이다. 그런 사람을 성추행범으로 몰아 그토록 다그치고 몰아붙였으니…. 경찰에서 혐의 없음으로 내사 종결했다. 그럼에도 교육청은 직권조사를 강행했다. 그것이 30년 교사를 죽음으로 몰았다. 그런데도 반성 한마디, 미안하단 말 한마디 안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그들이 사람인가.” 송 교사가 교육청 조사를 받는 동안 많이 힘들어했나? “잘못한 것도 없는데 교사를 그만두게 되지 않을까 몹시 두려워했다. 또 아무리 ‘아니다’고 해도 믿어주지 않는 교육청을 원망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답이 나올 때까지 남편을 괴롭혔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그날이 5월 2일, 전북교육청학생인권교육센터로 조사를 받으러 가는 날이었다. 잘 보여야 한다며 새로 산 슈트를 입었다. 조사실로 들어서는데 에어컨을 어찌나 세게 틀었던지 추울 지경이었다. 그로부터 3시간이 지난 후, 남편은 하얗게 질려 돌아왔다. 윗도리는 땀범벅이었다. 남편은 자동차 핸들에 얼굴을 묻고 아무 말 없이 흐느꼈다. 그리고 ‘무죄를 끝까지 주장하면 나 선생 못 할 거 같아’라고 말했다.” 어떻게 조사를 받았기에. “아무리 말해도 믿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당신이 계속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면 아이들이 무고죄로 처벌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단다. 남편은 그때 멘붕이 왔다고 했다. 한참을 고민하다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더니 누군가 ‘잘 생각해서 대답하라’고 하더란다. 그래서 ‘제가 오해했습니다’라고 답한 뒤 조사실을 나왔다고 했다.” 이 대목은 강씨의 기억에 의한 것이다. 향후 재판과정에서 사실 여부가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무슨 오해를 했다는 말인가? “학생들을 지도하는 마음에 스스럼없이 한 행동이 성희롱이 될 줄 몰랐다는 의미다.” 아무리 그래도 사실이 아니면 부인해야 하지 않나? “나도 남편에게 왜 그런 말을 했냐고 막 화를 냈다. 그랬더니 너무 몰아쳐서 힘들었다고. 그만 끝내고 싶은 마음만 들었다고 하더라.” 송 교사는 학생들에게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수업 중 졸고 있는 아이 어깨 두드리고, 다리 떠는 아이에게 복 달아 난다며 무릎을 툭툭치고, 손가락 반지 사이즈 재 달래서 손 만진 게 전부다. 한 반이 10명도 안 돼 빙 둘러앉아 수업하면서 생긴 일이다. 이게 성추행이고 성희롱인가.” 학생들과 사이가 안 좋았나? “이 학교에서만 5년이다. 어렸을 적엔 선생님 대신 삼촌이라고 부르며 따르던 아이도 있었다. 학부모들과 관계 역시 좋았다.” 그런데도 선생님을 성추행으로 고발했다? 납득이 잘 안 되는데. “판결문에 보면 선생님이 혼내지 못하게 골려주려고 했다는 진술이 나온다. 학생들은 남편이 직위해제 되자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며 선생님 돌려달라는 탄원서까지 썼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도교육청 조사를 받은 뒤 달라진 건 없나? “아무것도 먹지 못하더라. 직위해제를 당했으니 학교도 못 가고 하루 종일 마당을 서성였다. 담배를 하루 4갑씩 피우더라. 이러다 사람 잡겠다 싶어 (남편한테) 교육감 만나 진실을 밝히자고 했다.” 교육감은 만났나? “전주로 갔지만 그는 우릴 만날 생각이 없었다. 7번이나 면담을 신청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국민권익위원회, 교육청 인사과. 감사과 등 모든 곳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속 시원한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오히려 성비위 사건은 무관용 원칙이 적용돼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말만 들었다. 적당히 인정하고 넘어가는 게 어떠냐는 ‘충고’도 들었다.” 누명을 벗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 같은데 어쩌다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을까? “8월 4일이었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는데 한 통의 전화가 남편한테 걸려 왔다. 그리곤 학생들 탄원서를 문제 삼았다. 탄원서 쓰게 하는 것도 2차 가해라는 것이다. 그러더니 잠시 후 동료 교사한테서 교육청 특정감사가 나온다는 연락이 왔다. 그런데 학생들은 조사 안 한다고 했다. 그 말에 남편은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결백을 밝혀줄 가장 핵심적인 증인이었기 때문이다. 성추행 의혹 사건이 터지자 곧바로 출근정지 당하고 이어 3개월 직위해제 됐다. 그리고 40일 강제휴가와 특별감사 등이 계속되면서 지칠 대로 지쳤다. 벼랑 끝에 선 느낌이었다. 남편은 시간이 흐를수록 절망했다.” 낌새가 이상해 부인께서 밤새 위로했다고 들었는데. “직감이란 게 있지 않나. 그래서 등도 쓸어 주고, 얼굴도 안아주고, 밤새 달래고, 함께 싸우자고 힘을 북돋웠다. 남편은 듣기만 했고, 주로 내가 말을 많이 했다. 아침 6시쯤 됐을까. 너무 졸렸다. 남편이 빙긋 웃더니 ‘눈 좀 붙여’ 그러더라. 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잠시 잠이 들었다. 그게 남편을 본 마지막이다.” 뭐라 드릴 말이 없다. 얼마나 힘들었나. “‘그때 잠을 자지 않았더라면’하는 고통은 단 한시도 날 떠난 적 없다. 내가 잠들자 남편은 학교 근처에 사는 어머니를 찾아 냉장고에 고기와 과일을 가득 채운 뒤 모친과 식사를 함께 하곤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삶을 정리했다.” 사건 이후 부인은 육체적·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들었다. “원래부터 희귀병을 앓고 있었는데 더 악화됐다. 대인기피증에 우울증, 공황장애까지 왔다. 라면 한 끼로 하루를 때운 적도 많았다. 지역사회 특성상 변호사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모든 것이 절망적이었다.” 교총에서 도움의 손길을 보낸 것이 그즈음인가. “절체절명의 순간 교총을 만났다. 딱한 처지를 들었는지 어느 날 교총에서 연락이 왔다. 며칠 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집으로 찾아왔다. ‘우째 이런 억울한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라며 명복을 빌고 위로해 줬다. 뭐든 필요한 게 있으면 최대한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변호사도 없이 혼자 고소장을 쓰고 있는 것을 보더니, 즉석에서 고문변호사를 지원해줬다. 남편의 누명이 벗겨지는 결정적 전환점이었다.” 결국 3년여의 싸움 끝에 순직 인정을 받았다. “교총의 고마움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특히 하윤수 회장에게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진 우리 가족을 구해준 은인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평범했던 가정을 파탄 낸 그들은 지금 모두 승진해서 잘산다. 그들이 웃을 때 난 지옥 같은 삶을 살았다. 끝까지 갈 것이다.”
2020년, 올해 초 우리는 평소와 다름없는 새 학기의 시작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 사태로 말미암아 휴업이 지속되고, 곧이어 온라인개학이라는 이전에 경험해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교육틀을 접하면서 교육주체는 물론이고 사회·경제 전 분야에 새로운 기준의 도입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집니다. 그리하여 2020년 4월 9일은 우리나라 교육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100여 년 전 우리나라에 최초의 근대교육이 도입된 이래로 교사들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교육도구인 ‘분필과 칠판’을 벗어난 수업의 시작, 바로 온라인 원격수업의 시작일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교사와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었던 교육도구의 강제적 전환은 교사는 물론 학생들에게도 극복해야 할 새로운 도전과제였습니다. 이후 지속되는 진통 속에서 교사의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K-에듀’라고 칭할 만큼 타국에 모범이 될만한 교육의 틀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또한 그 도전과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원격수업이 시행되고 이제 4개월 차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원격수업은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교사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과거를 뒤돌아보며 지난 4개월간 교육계의 노력과 고군분투의 과정을 뒤돌아볼까요? 안정적인 원격수업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이뤄내기 위해 각자의 현장에서 나름의 기지를 발휘하여 큰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며, 초기 혼란을 딛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모두가 합심하여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물론 모든 교육 주체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교사를 가장 큰 공로자로 손꼽고 싶습니다. 교사는 교육 최전선에서 변화에 적응하면서 새로운 교육틀을 구축해야 했으며, 일관되지 못한 정책과 지침에 분노하면서도 지침 내에서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꾸려나갔고, 인프라와 장비가 부족한 가운데에서 각자의 노하우를 충분히 발휘하여 장애물을 하나하나 극복해 나갔습니다. 시행 초기, 교육부는 현장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가운데 일관되지 못한 정책과 지침 전달로 교사들의 질타를 견뎌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각 학습플랫폼의 서버 확충과 시스템 안정화를 도모하며 꾸준히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고, 원격수업을 정상화, 학생들의 수업결손을 최소화하는 데에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가정에서의 협조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초등 저학년 학부모의 경우 아이들의 과제수행과 학습활동을 바로 옆에서 돌보고 가정학습을 이끌어 가야 하는 어려운 과업을 분담받았지만, 교사와의 협력과 학교의 지원을 바탕으로 안정적 학습 환경을 마련하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합니다. 비록 순탄치는 않았지만, 초기 원격교육이 지속될 수 있었던 원동력의 생성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려 노력한 각 교육주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여겨집니다. 특히 학교·학생·학부모 모두가 교육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음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원격교육의 현재를 바라보며 이제 원격교육은 비교적 안정적인 진행 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일정한 루틴에 익숙해진 교육현장은 차분하게 온라인교육과 오프라인교육을 번갈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이것을 안정화되었다고 단정 지을 근거로 여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교육계의 패러다임 전환과 지각변동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코로나와 함께 하는 생활은 당연시될 것이며, 디지털교육은 전통적 교육방식과는 다른 보편적 교육틀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특히 교육은 국가중추사업이기에 교육의 틀이 변화하면 이를 중심으로 마치 소용돌이처럼 산업계와 그 하위구조들이 변화를 이어가게 됩니다. 학교·교육산업·교육부가 주요소로 자리 잡는 에듀테크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성장을 이어나가면서 디지털교육을 확산시키기 위해서 이제 각자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시기입니다. 디지털교육의 확산을 소망하며 최근 정책회의 중 한 교수님께서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전하셨습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수업 명칭을 원격수업이 아닌 디지털수업이라 칭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현재 이뤄지고 있는 온라인수업을 원격수업이라 칭한다면 이는 마치 코로나사태가 진정되고 학생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순간 끝나게 될 보완재의 성격을 띠게 됩니다. 우리는 이 소중한 온라인수업의 경험을 미래교육에 대입시킬 준비를 하고 장기적 계획을 세워나가야 합니다. 원격이 아닌 디지털교육을 준비할 시기이지요.” 이전부터 우리는 공교육 위기라는 지적을 받을 때 마다 수능입시체제와 한국의 교육시스템을 원망하며 그 탓을 외부로 돌려 왔습니다. 만약 디지털교육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공교육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정 공교육이 도태되지 않으려면 사교육과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디지털교육은 그 차별화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디지털교육은 단순히 새로운 도구와 기술의 적용을 통해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현직교사가 앞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해야 할 때 내가 과연 알맞은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실력과 지식을 겸비할 수 있을 것인가란 두려움 혹은 걱정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기술은 교육의 보조수단일 뿐입니다. 교육내용과 목표 그리고 방법은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도구의 틀을 빌려 실체화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기술에 방점을 두지 않고 그저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 동안 배움이 이뤄질 수 있는 수업을 고민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미래교육 그리고 디지털교육에 대처할 힘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교사와 학교의 혁신 ‘선생.’ 과거엔 먼저 태어났으니 그만큼 경험과 지식을 축적할 기회를 더 많이 가졌을 것이며, 후세를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존재이기에 누군가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이를 이렇게 칭하였을 것입니다. 비록 우리는 선생 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으로부터 넘쳐나는 지식과 정보를 제때 받아들이지 못하면 후생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일 것입니다. 따라서 빠른 속도로 디지털화되는 사회에 살아남고 리더로서 우뚝 설 수 있도록 학생들을 가르치려면 교사가 먼저 디지털시대에 적응해야 합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미래에는 학교도, 교사도 사라질 것이다. 네 맞습니다. 학교도, 교사도 사라질 테지요. 만약 변화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사실 저는 학교와 교사 모두 형태와 정의가 달라지더라도 교육은 역시 미래의 중심에 남아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단, 교사 역시 변화에 적응하고 도태되지 않으려면 그동안의 습관과 루틴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지식전달 교육방식을 고집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빅데이터와 에듀테크를 활용한다면 학생의 학습 결과와 패턴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별화된 피드백이 가능할 것이며, 교사는 학생들이 학습한 지식을 재구성하고 실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교사는 그동안의 노하우와 경험을 통해 학생들에게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정보의 순환과 공급 형태가 바뀌더라도 기본적인 삶의 지혜와 기준은 바뀌지 않으며 교사는 지식전달뿐 아니라 학생들이 사회가 요구하는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지식 외의 가르침도 행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학교 역시 교수·학습이 이뤄지는 물리적인 공간이라는 정의에서 벗어나 학생과 교사가 협업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서 탈바꿈해야 합니다. 학습활동 장소는 더는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근대학교는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의 유효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곳이었으며, 일괄적인 기준에 의해 분리되고 정형화된 공간이었지만, 미래사회는 더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천편일률적인 소모재를 원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사고와 창의력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학교도 기능적 수정을 가해야 합니다. 물론 여전히 현장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교사와 교육부가 합심하여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했듯이 교육체제의 개편과 교육현장의 여건 개선을 위해 교육계 각 분야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교육체제를 맞이하면서 한국의 미래 인적자원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가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K-에듀라 칭할만한 미래교육의 표본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을 맺으며 항상 비슷한 논의의 자리에서, 그리고 같은 방향성을 가진 교육자들과 늘 공유하는 이야기이지만, 교육의 본질을 잊지 않는 교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도구와 기술에 집착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핵심을 놓치게 됩니다. 지식전달이 교육목표 중 하나이긴 하지만 지식전달 외에도 더 넓고 가치 있는 교육의 지향점이 있다는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될 것입니다. 미래교육도, 디지털도구도 모두 교사의 머리와 손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이미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역할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면 여전히 선생으로서, 그리고 선지식인으로서 아이들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겁니다. 우리 모두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초·중등교육법」상 교육경력이 6년 이상이면 응모가 가능한 교감공모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교감공모제는 현재의 교감 승진제도에 따른 자격을 갖추지 않더라도 역량이 있는 교사라면 누구든 교감이 될 수 있게 하려는 취지’라며 ‘응모 가능한 교육경력은 몇 년 이상이 적합할지’를 묻는 교원승진제도 개선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 쯤 교감공모제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고 이 안이 통과되면 교육부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에 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논의가 부족한 실정이며, 찬반 의견도 분분하다. 필자는 현직 교감으로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교감공모제에 대하여 논하고자 한다. 첫째, 교감은 단지 몇 해의 교육경력만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직책이 아니다. 교육법에서는 교감에 대해 ‘교장을 보좌하고, 교무를 관리하며, 교장이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경우 교장의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교감의 직무와 역할에 대해 교무통할의 보좌 역할, 장학지도자의 역할, 교내외 갈등조정자의 역할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학교경영을 보좌하는, 책임 있는 직책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교감으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학생교육의 오랜 경험뿐만 아니라, 복잡 다양한 학교업무의 수행 역량과 축적된 부장경력으로 단련된 교육활동 역량이 필요하며, 이러한 역량은 공정한 제도를 통해 검증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교감공모제에서 바라보는 교감상은 이와는 다른 듯하다. 다수 교사들로부터 유능하다고 지지를 받는 교사라면, 직무 전문성과 오랜 경륜을 필요로 하는 교감자격증을 갖추지 않더라도 단 몇 해의 교육경력만으로도 교감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능한 교사의 기준이 무엇인지, 교감공모제 응모자격 기준이 무엇인지 매우 모호하다. 또한 교감공모제는 교감의 직무를 부장업무의 연장으로만 여길 뿐 교감자격증에 담겨있는 노력과 연구의 가치를 한낱 승진의 수단으로만 치부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는 마치 교사자격증이 없는 방과후학교 강사라도 학생지도 기술이 우수하고, 학부모와 잘 소통하고, 업무처리 잘하면 국가에서 공인하는 교사자격증 없이 교사로 전환해도 된다는 논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둘째, 교원승진제도는 ‘공정’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맞아야 한다. 그동안 교원승진제도는 다양한 여론 수렴과 공청회 등을 통하여 수정·보완·검증과정을 거쳐 유지되어 왔다. 공평과 공정의 절차를 통하여 교육활동에 전념하고 학교공동체에 기여하는 교사를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승진 대상자로 반영하고자 하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교사승진제도가 개선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초등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P/F제로 전환한 점, 교감의 개인연구 점수제를 축소한 점, 학교에서 기피하는 부장경력 점수를 확대하여 승진제도에 반영한 점 등은 모두 공정의 절차와 교원의 요구에 따라 승진제도가 개선되어 온 좋은 예이다. 비록 지금의 승진제도가 인성과 역량을 모두 겸비한 교감을 완벽하게 선발할 수는 없지만, 이는 교직사회 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집단의 모든 승진제도에서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교원승진제도는 70년 동안 수정·보완되어 왔으며, 그 기저에는 ‘공정’이라는 대원칙이 있었다. 현행 제도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공정의 절차에 따라 보완하여, 역량과 인성을 겸비한 교감을 선발할 수 있는 거름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교감공모제는 20년 가까이 학교의 기피 업무를 마다하지 않고 각종 부장업무를 수행하면서, 학급담임과 학교업무라는 이중의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며, 현행 승진제도의 틀 안에서 역량을 키우고 있는 수많은 교사의 노력과 수고를 폄훼하는 것이다. 현행법에 명시된 절차와 방법을 무시한 채 무임승차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는 교감공모제가, 절차를 준수하며 규정 안에서 이뤄 온 노력보다 더 나은 시대정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공정’이라는 가치를 무시한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셋째, 교감공모제는 교육공동체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한 교장공모제의 답습이다. 현재 대부분 학교에서는 부장교사 지원자가 없어 학교교육활동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학교현장에 몸담은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업무부담이 과중한 부장교사 지원자가 없어 학교인사자문회를 통하여 부장순환제를 마련하는 등 학교마다 대안을 찾고 있지만, 해마다 부장 기피 현상은 반복되고, 부장 선임 갈등은 되풀이되고 있다. 교사의 행정업무지원을 위해 시행한 교육지원팀(업무전담팀) 제도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은 이를 개선·보완하여 교사들의 고충을 덜어줄 대책이나 유인책은 내놓지 못한 채, 학교현장의 혼란을 가중할 교감공모제까지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 새로운 인사제도 도입보다 일선교사의 고충과 애환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교육감협의회는 4년의 공모 교감 임기를 끝내면 교감임용 직전의 직위인 교사로 돌아가게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시행 중인 교장공모제의 모순을 알고 있다. 현행 「교육공무원법」은 공모교장 임기 만료 시, 임용 직전 직위로 복귀하도록 되어 있으나,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서는 무자격증 교장이 1년 이내에 교장자격연수를 이수하면 교장자격증을 부여받는 길을 열어주었다. 이 때문에 공모교장이 교사로 돌아가는 것보다 다른 직위로 전직하는 사례가 훨씬 많은 실정이다. 이러한 폐단이 교감공모제에서도 똑같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교감공모제는 현직 교원들의 고충 해결과 사기 진작을 위해 시급한 정책이 아니며 피부에 와 닿지도 않는다. 또한 이 제도에 대한 교육공동체의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채 도입하고자 하여 현장의 갈등만 초래할 뿐이다. 우리는 다시 되돌아 물어보아야 한다. 교장공모제가 본래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었는지를!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그렇지 않다’는 것에 많은 교원이 동의하고 있다. 왜냐하면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교육공동체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고, 학교의 인력과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고 급히 추진했기 때문에 ‘빛 좋은 개살구’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필자는 4년째 교감직을 수행하고 있다. 기존 승진제도에 따라 교감이 되었으니 1정 연수, 부장경력, 교육연구, 연수 이수 등 현행제도에 따른 요건을 모두 갖추고 교감이 된 것이다. 각종 연구활동 참여는 교감으로서 수업장학 등 교사역량강화 지원 및 교육활동 기획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또한 여러 분야를 거친 다년간의 부장 경력을 통해 학교업무의 세세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 과정 중에 교사·학부모·교육공무직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학교 구성원과 소통할 수 있었으며, 그 안의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승진을 준비하는 교사는 교감자격증을 따는데 몰두하느라 교직생활을 등한시한다는 식으로 전체를 폄훼하는 시각은, 교감자격을 갖추기 위해 진심을 다하는 다수의 교사와 현재 교감직을 수행하고 있는 많은 교감의 노력을 평가절하하고 사기를 꺾는 것이다. 일부의 사례로 전체를 판단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현행 교감자격제도, 교사승진제도 개선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 개발과 더불어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들여다보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01 빈자(貧者)들을 위한 헌신과 사랑으로, ‘성녀(聖女)’라는 칭호를 들으며, 세계인 모두를 경건하게 감복시켰던 마더 테레사 수녀(Mother Teresa, 1910~1997)를 우리는 기억한다. 세상은 그녀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 했지만, 그녀가 노벨상 때문에 우리에게 감명을 준 것은 아니었다. 인류 전체를 ‘사랑의 공동체’로 여기고 섬긴 그녀의 실천에 대한 외경을 갖기 때문이리라. 마더 테레사가 1992년에 쓴 책, The Joy of Living에는 다음과 같은 그녀의 체험담이 나온다. 인도 콜카타(Kolkata), 극빈의 사람들을 위해서 사랑으로 헌신하던 때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한 늙은 촌장이 나에게 찾아와, 자기가 사는 마을에 여덟 아이가 딸린 집이 있는데, 그 집에 먹을 것이 하나도 없으니, 뭔가 도와줄 수 없겠느냐고 말했다. 나는 그날 밤 내가 겪었던 일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이야기를 듣고 나는 쌀을 좀 챙겨 그 집으로 갔다. 그 집 엄마는 내 손에서 쌀을 받아, 그것을 둘로 나눈 다음, 밖으로 나갔다. 나는 배고픈 기색이 역력한 어린 자녀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엄마가 돌아오자, 나는 어디 갔다 왔는지 물어보았다. 아이들 엄마는 아주 짧게 대답했다. “그들도 배가 고파요.” 아이들 엄마가 말하는 ‘그들’은 이웃집 식구였으며, 엄마는 이웃집 식구들도 배가 고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이웃에게 쌀을 주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그 이웃도 배가 고픔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에 놀랐다. 나는 차마 이 가족이 얼마나 오랫동안 굶주렸는지 물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필시 오래 굶주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엄마는 자신이 고통을 겪는 중에도, 극심한 굶주림으로 고통을 겪는 중에도 이웃집 역시 굶주린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마더 테레사 체험담을 소개한 신학자 케네스 베일리(Kenneth E. Bailey)는 이 대목에서 예수가 가르쳐 준 기도 즉, 기독교인들이 예배 때마다 암송하는 ‘주기도문’의 한 구절을 사람들에게 제시한다. 바로 이 구절이다.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나 또한 이 주기도문 구절을 얼마나 많이 외우며 기도드렸던가. 그랬던 만큼이나 일종의 상투적 표현으로 자동화되어 외우기만 할 뿐, 내 안에서 아무런 각성이 없었다. 그냥 매일의 양식(Daily Bread)을 주기를 바라는 기도로만 생각했던 것이다. 케네스 베일리는 이 기도문의 구절이 ‘나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가 아니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는 점을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인도 콜카타 빈민촌에서 여덟 명의 자녀와 함께 오랜 굶주림에 지쳐 있던 엄마는 알고 있었다. 그 엄마는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에 들어 있는 나눔의 의미를 참으로 정확하고도 경건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바로 그 점 때문에 마더 테레사도 이 엄마의 행동을 보고서 무어라고 말했는가. “나는 그날 밤 내가 겪었던 일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라고 말하고 있지 않은가. 굶주림과 절대 궁핍의 한가운데서도 나에게 전해진 ‘나의 양식’을 ‘우리의 양식’으로 나누어 실천하는 그 엄마의 행동은 마더 테레사에게도 너무도 귀하고 신실한 사랑의 감화로 다가갔음이 틀림없다. 02 도덕교육의 원로 학자인 문용린 교수는 일찍이 ‘정·약·용·책·배·소’라는 명칭으로 여섯 가지 도덕적 지혜를 강조하였다. 정직·약속·용서·책임·배려·소유 등 이 여섯 가지 덕목을 잘 익혀서 기르면, 삶을 도덕적으로 더욱 성숙하고 뜻 있게 영위할 수 있음을 말한다. 문용린 교수는 어떤 특강에서 이 중 ‘배려’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매우 의미 있는 성찰을 청중에게 요청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것은 한국 사람들은 배려의 마음이 강한 편인가, 그렇지 못한 편인가를 그가 청중에게 질문하는 데서 시작한다. 나를 포함한 청중들은 이 질문이 약간은 당혹스러웠다. 왜냐하면, 배려심이 강하다고 말하기에는 무언가 근거가 약한 것 같고, 없다고 말하기에는 자존심이 좀 상하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청중들이 그런 미묘한 심리를 겪는 중에 문 교수는 답을 제시한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제 생각으로는 우리 한국 사람들만큼 배려심이 강한 민족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아니 이건 또 무슨 말인가. 국민 소득이 3만 달러에 도달하면서도, 아직도 국내 고아들을 배려심 가지고 돌보지 못해서, 해외 입양시키는 사례가 유독 많은 나라, 사회적 기부가 선진국에 비해서 적다는 지적을 받는 나라 아닌가. 문 교수는 무엇을 근거로 한국인이 배려심이 강하다는 것을 천명한 것일까. 그는 곧바로 이유를 밝혔다. 나를 비롯한 청중들은 그의 이어지는 말을 부정하기 어려웠다. “한국 사람의 배려심은 강합니다. 다만 언제나 누구에게나 배려심이 강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 대상에게만 강합니다. 자신의 문중(門中) 사람에 대해서, 자신의 고향 사람에 대해서, 자신의 동문에 대해서, 자신과 같은 정파에 속하는 사람에 대해서, 유독 배려심이 강합니다. 그냥 강한 정도가 아니라 대단히 강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배려심 자체가 작동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한국인은 배려심이 강하다고 한 것입니다” 그가 한국 사람은 배려심이 강하다고 말한 것은 하나의 역설(逆說)이었다. 청중들에게 전달 효과를 얻기 위해서 일종의 아이러니(irony)를 구사한 것이었다. 아이러니란 그 안에 묘한 풍자를 담고 있어서, 은연중에 비판이 작동하는 표현법이다. 나는 자신을 돌아보았다. 그간 내가 내었던 기부금들은(얼마 되지 않지만) 대개는 내 울타리 안쪽 즉, 고향·모교·직장 등에 대한 배려에 속하는 것이었다. 물론 고향과 모교와 문중 등을 배려하는 것 자체를, 흠잡을 일은 아니다. 그것과는 다른 차원의 배려도 있다는 데에 눈을 뜨라는 것 아니겠는가. 자선과 기부도 다 ‘이기적 유전자’의 작동이라는 주장도 있다. 인간의 모든 이타적 행위의 기저에는 이기적 동인, 예컨대 자존감이나 인정 등의 만족이 숨어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는 일종의 무의식 기제라 할 수 있다. 이것으로써 ‘나 중심의 울타리 안쪽’을 먼저 배려하는 것을 옹호하는 논리로 삼기에는 무언가 모자라다. 나는 나를 돌이켜 본다. 나의 배려는 ‘나 중심의 울타리’를 먼저 살피는 것과는 상관없는, 인류애 차원의 것인가.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어렵다. 인류애라는 말이 너무 거창하다면, 요즘 유행하는 말로 나를 비추어 보았다. 나의 배려 행위는 세계 시민성의 자질을 지니고 있는가. 역시 자신이 없다. 나의 ‘우리’는 어디까지인가. 03 ‘우리’라는 말의 어원은 ‘울타리’의 ‘울’에서 온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유창돈, 親族稱語의 어원적 고찰, 1954). 짐승을 가두어 두는 울타리를 ‘짐승 우리’라고 부르는 것에서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돼지우리’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니까, 울타리를 친 안쪽 범주를 뜻하는 말에서 ‘우리’가 생겨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어원은 그렇다 하고, ‘국어사전에 등재된 우리’의 뜻은 이러하다. ‘자기와 함께, 자기와 관련되는 여러 사람을 다 가리킬 때 쓰는 말’이라 되어 있다. 더 간편하게 정리된 ‘우리’라는 말의 뜻으로는 ‘자기편을 가리킬 때 쓰는 말’로 풀이되어 있다. 자기편임을 극명하게 확인하는 말로, “우리가 남이가!”를 들 수 있다. 한국 사람이 유별나게 많이 쓰고 애용하는 대명사가 바로 ‘우리’이다. ‘나의 어머니’ 대신에 ‘우리 어머니’, ‘나의 모교’ 대신에 ‘우리 모교’라 한다. 이런 부분을 서양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집안의 어른이나 직장의 상사가 특별히 아끼고 사랑하는 구성원 ‘아무개’가 있을 때, “우리 아무개”라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우리말에서나 있을 법한 용법이다. ‘우리’라는 말을 많이 쓸수록 인식의 객관성과 판단의 공정성을 지키기 어렵다. 내 울타리 안쪽에 있는 ‘우리’만을 감싸려는 마음의 경향(Tendency of Mind)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깨닫는다. 아무리 내 울타리 안쪽의 내 편만 보살피려 해도 내 울타리 밖에 있는 사람이 방역에 협조하지 않으면, 내 울타리 안의 사람들도 안전하지 않다. 내 울타리 밖의 사람들도 내 울타리 안의 사람들이 방역에 협조하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 ‘우리 너머의 우리’를 보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특별히 고상한 도덕이라 할 것도 없다. 생태 자체가 그렇게 변했다. 정치도 마땅히 그러해야 할 것이다. ‘우리 너머의 우리’도 이제는 ‘우리’인 것이다. 그래서 ‘We are the world’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로 인한 급격한 사회변화는 교육분야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교육분야에 혁신을 요구하여 왔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발한 지난 몇 달간 요구를 따라가기에는 버거운 상황이다. 학교도서관 역시 환경변화에 따라 지속적인 운영과 교육서비스 제공을 위하여 노력해 왔지만,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기는 역부족이다. 우리학교는 지난 수년 동안 약 100여 개의 학생 자율독서동아리가 운영되었고, 독서프로그램 또한 다양하게 진행하는 전국의 독서교육 우수학교 중 하나다. 하지만 이곳 역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그동안 진행되었던 우수한 독서프로그램들의 운영은 중단되었고, 학교도서관을 이용한 다양한 수업 또한 진행할 수 없었다. 학교도서관을 개관하는 것조차 어려웠지만, 현 상황에서 대출/반납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학교도서관 운영목적에 따라 학교의 교육목표 및 교육과정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였고, 가장 먼저 교과의 평가운영계획을 살펴보았다. 국어교과와 사서교사와 협력이 가능한 부분을 찾게 되었고, 국어과 교사들과 함께 구글 G-suite를 이용하여 협력수업과 온라인 독서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국어과의 협력수업 운영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한 학기 책 한 권 읽기’를 재구성하여 한 학기 동안 수업시간 내에 한 권의 책을 읽고, 독후활동을 진행하는 수업을 계획하고 진행해 왔다. 1학년 1학기에 4단위로 편성된 국어수업 중 1시간은 학교도서관에서 모둠별로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을 수업으로 구성하였다. 하지만 학생들의 등교가 늦어지고 등교 후에도 대면활동에 어려움이 있다 보니 기존의 수업방법을 그대로 진행할 수가 없었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서교사와 함께 Google Meet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수업을 운영하게 되었다.[PART VIEW] 사서교사와 협력수업은 도서목록을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였다(표 1 참조). 1학년을 지도하는 국어교사와 협의를 통해 주제를 정하고, 각 주제와 학생 수준에 적합한 도서를 선정하였다. 3월 개학이 미뤄짐에 따라 학생들이 수업시간 내에 독서활동을 할 시간이 부족했기에 최대한 책을 빠르게 구비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선정된 도서목록을 사서교사에게 전달하였다. 다행히 사서교사는 수업에 활용할 도서를 학교도서관에 구비해주었고 수업이 진행될 준비를 마쳤다. 학생들은 정해진 도서목록 중에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선택하였고, 같은 책을 읽는 학생들은 모둠을 구성하였다.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한다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진행될 단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다시 한번 등교가 늦춰짐에 따라 학생들이 도서관에 구비된 책을 전달받을 방법이 없었다. 사서교사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통해 전자책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했고, 이를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전자도서관에 구비되어 있는 도서 중 교사와 학생이 함께 도서목록을 구성하였고, 온라인 설문지를 이용하여 최종 선정하였다.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실시하는 동안 기존의 오프라인 수업에서 하던 것과 동일하게 일주일에 한 시간씩 책을 읽었고, 자신이 읽은 분량과 그에 대한 내용과 느낀 점 등을 적는 활동지를 작성하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수업운영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만 하게 되면 수업운영에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였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수업은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야 했다. 가장 중점으로 고려해야 했던 점은 학생들의 모둠활동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하더라도 4명에서 5명으로 구성된 하나의 모둠이 한 책상에 앉아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토론활동을 진행하는 것에는 부담이 있었다. 또한 학생들의 격주 등교 역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하나였다. 이에 따라 모둠활동이 진행되는 공간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기기로 결정하였다. 학교에 등교하는 동안에는 독서 후 자기생각을 내면화하는 서평쓰기를 개별활동으로 진행하고 온라인 수업을 하는 동안에 구글 meet를 이용한 모둠활동을 진행하였다. 이와 같은 결정을 실행에 옮기기 위하여 먼저 사서교사는 구글 G-suite에 학생들을 등록하였고, 국어교사는 구글 G-suite의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하여 오프라인 수업의 진행과정에 구글 meet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추가하였다. 사서교사는 이를 전담하여 국어수업시간을 통해 구글 Meet 프로그램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와이파이가 구축된 도서관 환경에서 구글 meet를 실제로 실행해 보며 그 사용법을 익혔다. 후에 학급별로 온라인 대화를 진행할 시간을 정하여 같은 반 학생들이 같은 시간에 책 대화를 시작하게 하였으며 학급별로 모둠의 대표 학생들로 구성된 단체 대화방을 만들어 각 모둠의 구글 Meet 회의 참여링크를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도록 하였다. 학생들이 온라인상에서 책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에 교사는 모둠장들이 공유해 준 회의 참여링크로 각각의 회의에 참여하여 학생의 참여 여부를 확인하였다. 또한 대화의 진행상황을 확인하고, 토론을 지켜보며, 학생의 질문을 받고 다음 차시 활동을 안내하며 온라인 순회 지도를 하였다. 모둠의 장들은 화면 녹화 기능을 이용하여 토론의 시작과 끝을 모두 녹화하였고, 교사에게 영상을 제출하는 것으로 1시간의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책을 읽은 후 느낀 개인적인 감상을 나누고 토론 주제를 정하는 활동, 실제 토론 실시, 토론 후 느낀 점 나누기의 단계로 진행된 온라인 토론활동을 마무리하고 학생들은 토론내용을 정리하여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였다. 학생들은 녹화된 본인들의 토론 영상을 돌려 보며 최종보고서 작성을 조금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다양한 변수가 작용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오프라인 수업과 온라인수업을 효과적으로 병행하여 새로운 수업운영에 도전해야 했다. 사서교사와 협력으로 인하여 구글 클래스룸, 구글 드라이브 등의 온라인 매체와 토론을 위한 관련 도서를 제때,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적극적인 협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뛰어넘어 올바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북토크 프로그램 홍천여고에서 진행되는 ‘OOO 언니의 독서토론 워크숍’은 학생들끼리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학교도서관을 친숙하게 느낄 뿐만 아니라 꾸준히 독서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본 프로그램은 경제·교육·사회문화 등 특정 주제를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학생(주최자)들이 관련 도서를 읽고 시간과 장소를 정하면, 참여하고 싶은 학생들이 직접 찾아가 수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최자 학생들은 미리 포스터를 만들어 학교 곳곳에 포스터를 배치하여 학생들을 모집하여 워크숍을 진행한다. 작년까지는 학교가 떠들썩하게 운영되었지만, 온라인 개학과 비대면 수업으로 인하여 홍보·모집·교육·프로그램 진행 등의 진행이 어려웠다. Google Meet 프로그램과 네이버 밴드를 이용하여 위의 활동들이 가능했다고 판단했고, 기존의 모든 과정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먼저 워크숍을 주최하고 싶은 학생들은 신청 도서, 신청 이유, 워크숍 진행 방법 등의 신청서를 적어 제출한다(표 2 참조). 신청한 학생 중, 선발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진행할 기회를 제공하며, 해당 학생들에게 G-suite 아이디를 발급한다. G-suite 아이디를 발급하는 이유는 북토크를 진행하면서 학생들과 이야기한 내용을 녹화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함이다. 주최자 학생들은 참가자 모집을 위하여 파워포인트, 미리 캔버스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웹용 포스터와 워크숍 때 사용할 워크숍 자료를 만든다. 주최자 학생들이 만든 포스터를 보고 학생들은 학년별 네이버 밴드에 제시된 온라인 설문지에 참가 신청을 한다. 참가 신청한 학생들을 정리하고 네이버 밴드 라이브를 통해 참가자가 지켜야 할 예절, 회의 참가 방법 등을 교육한다. 주최자 학생들은 참가자와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3~4가지 선정한다. 주최자는 참가자들에게 사전에 공지되지 않는다. 미리 주제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와 책에 관한 자기생각을 즉흥적이며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위함이다. 참가자와 주최자는 Google MEET 프로그램을 통해 자율적인 분위기와 다양한 방식으로 토론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이야기를 하면서 주최자는 참여자 학생들이 더 궁금해하는 질문을 토대로 꼬리 질문을 만들고, 이 꼬리 질문들을 해결해 나가며 내용에 대한 깊이를 더 한다. 이러한 확산-수렴-확산-수렴의 과정은 선정한 대상 도서와 이야기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와 사고의 확장을 불러일으킨다.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학생들이 불편함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다수의 학생은 토론을 진행하며 메모장, 구글 Docs, 네이버 오피스 등의 온라인 문서 도구를 이용하였고, 토론내용을 바로바로 정리하면서 대화를 진행하였다. 모든 학생이 웹캠이나 마이크를 구비하고 있지 않아서 의사소통에 조금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새로운 운영 방식에 대한 설렘과 함께 읽기의 즐거움을 느꼈다는 의견이 많았다. 독서토론활동이 학교에 정착되어 있었기에 다양한 변형적인 활동이 가능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7월 초에 2회 행사가 진행되었고, 1회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학생이 즐겁게 참여하였다. 100여 개의 자율독서모임 운영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본교에는 자율독서모임이 약 10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 자율독서모임은 4~6명의 학생이 1팀을 이루어 희망하는 도서를 읽고, 책 내용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며, 이를 대화체 형식으로 남기는 홍천여고의 대표 활동 중 하나이다. 학교도서관을 통해서 진행되는 자율독서모임은 단순한 학생들의 친목활동, 자유로운 독서활동을 넘어서 국어·통합 사회·진로·지리 등 다양한 교과의 수업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개학의 연기, 온라인 개학의 실시로 학생들의 독서모임을 전처럼 운영하기 어려웠다. 때마침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에서 전자책을 무료로 지원해주었고, Google G-suite에 학교 계정을 등록하게 되어 Google Classroom을 이용하여 자율독서모임을 기획·운영하였다. 먼저 네이버 오피스를 이용하여 자율독서모임 운영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집하였고 1학년 37개, 2학년 34개, 3학년 21개, 총 92개의 독서모임이 구성되었다. 사서교사와 국어교사는 학년별로 클래스를 함께 개설하였고, 학생들이 독서모임 소개지, 독서모임 1년 계획서 등을 작성하게 하였다. 운영을 시작하면서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동아리를 운영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LMS(Learning Managemet System) 사용에 대한 어려움 등을 느낄 거라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자신들에게 필요한 기능을 주로 사용하면서 담당교사와 협의를 통해 드라이브, 화상프로그램 등을 사용하였다. 비록 학생들이 서로 손을 맞대고 웃으며 진행했던 기존의 동아리 활동의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홍천여고의 특색 활동인 독서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대비하기 위한 학교도서관의 노력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교를 병행하면서 학생들은 기존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졌다. 학교도서관에 오기를 꺼리고, 재미있다고, 읽고 싶다고 남이 봤던 책을 덥석 가져가서 책을 읽는 일은 없다. 아이들이 학교도서관에 다시 돌아올 수 있게 준비해야 하고, 아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오프라인으로 직접 만나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며 활동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날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는 수업과 운영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원하는 방향으로 몰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두 가지의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언젠가 학교도서관에서 학생들과 다시 ‘하하 호호’ 웃으며 즐겁게 수업하고 책을 읽는, 행복한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수학과 인문학이 만나다’ 프로젝트는 수학교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고민인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수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까?’에서 시작되었다. 학생들이 지닌 인문학적 감성을 수학문제와 연결해서 해결한다면 실생활에서의 문제해결력도 향상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드너(Gardner)의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지능이란 단 한 분야의 능력이 아닌, 두뇌 발달·인간 발달·진화·문화적 자극을 통해 여러 분야의 지능으로 나뉜다. 현재 여덟 가지 이상의 지능 즉, 언어지능·논리수학지능·공간지능·신체운동지능·음악지능·인간친화지능·자기이해지능·자연친화지능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리고 두뇌 연구가 활발해짐에 따라 앞으로는 더 많은 지능이 밝혀질 것이라고 한다. 학생들의 뇌 속에는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있고, 무한한 가능성이 들어있으며, 누구나 한 가지씩은 강점이 있다. 공부하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어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활용해서 가사를 바꿔서 외우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물에 비유를 해서 혹은 연상을 하여 암기하기도 한다. 이를 보며 각자의 강점을 활용한 수학을 생각하게 되었다. 수학을 인문학과 연결하여 문제를 해결할 때 학생들에게 그 어느 방법도 권하거나, 강조하지 않아야 한다. 다만 학생들이 자신이 쉽다고 생각하는 것, 가슴으로 느껴지는 것을 융합적으로 정리해보도록 지도한다. 어느 방법이든 좋지만 어떤 것이든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만 기억해주길 바란다. ‘수학과 인문학이 만나다’ 프로젝트 수업 소개 학생들에게 대단원별이나 또는 1학기 동안 마음에 드는 문제를 골라 수학문제를 인문학적으로 소개하는 프로젝트 과제를 제시한다. 과제를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예시자료를 자세히 보여주고 절차를 상세히 소개한다.[PART VIEW] ● 교과융합 교육과정을 통한 학생중심 수업과 과정중심 평가 계획안 1) 주제 _ 수학과 관련된 모든 것 철학-수학 / 미술-수학 / 음악-수학 / 과학-수학/ 사회-수학 / 인문학-수학 2) 융합교육을 위한 과제학습(융합교과교육-수학은 인간의 삶을 해석하는 학문이다) ① 보고서 내용 → .hwp 작성 제출 - 자유 주제(교과서 문제 참조) 보고서에 담아내어야 할 내용 1. 발표 제목 보고서 제목은 자신이 담아내고자 하는 내용을 한 줄 ‘명언’으로 작성하거나 자신의 프로젝트를 대표할 수 있는 것으로 함. 2. 제시문 수학적 학습요소가 담긴 실생활 문제, 그에 따른 융합교과 내용 등 다양한 글 3. 교과서에서 하나의 문제를 선택하여 제시한 후, 내가 선택한 문제 (1) 발제문제 : 내가 선택한 문제에서 질문거리를 만든다. (2) Who am I : 자신이 선택한 문제를 근거로 인문학적 요소의 질문거리를 만든다. - 자신의 삶과 연결하여 질문을 만든다. → [인문학적 접근] - 주관적인 것으로 자신에게 적용하는 질문으로 감정이입이 되는 문항이다. - 문제를 통해 자신에게 적용하는 데 목적이 있다. (3) 토의 및 토론문제 : 자신이 선택한 문제에서 융합적으로 생각해볼 것을 근거로 상반되는 단어를 제시하여 토론문제를 만든다. 또는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하여 토의학습을 이끌어낸다. 4. 융합교과 교육 : 제시문과 관련된 수학적 요소와 타 교과와 연계하여 관련 사실들을 탐구한다. 5. 독서활동과 연결 : 선택한 문제에서 연계되는 독서활동 내용 재구성 → 토의・토론할 수 있는 발제문제 → 마음에 남는 구절 소개하기 6. 교훈 및 진로와 연결 융합탐구학습 보고서 작성을 통해서 느낀 점과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네 가지 감정 희로애락(喜怒哀樂), 기쁨과 노여움과 슬픔과 즐거움의 내용을 담아내어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를 소개해본다. ② 발표를 위한 PPT 제작 1. 보고서의 제목은 ‘명언’이나 자신의 프로젝트를 대표할 수 있는 것으로 함. 2. 교과서에서 하나의 문제를 선택 3. 선택한 문제를 수학적 요소를 뽑아 풀이를 하고, 인문학적 요소를 뽑아 타 교과와 연계 4. 자기 자신의 문제에서 질문 만들기 (발제 문제 + Who am I + 토론문제) - 해설 5. 교훈 및 진로와 연결 6. 독서, 존경하는 인물과 연결 짓기 ③ 발표 → 경청 → 토론 → 궁금한 것, 질문하고 싶은 것 ④ 생기부 작성 (교과특기세부사항) 3) 삶에 적용한 수학 ① 철학 : 무엇을 나타내고자 하였는가? 무엇을 질문했는가? 무엇을 발표했는가? ② 5분 발표 4) 우수작 1편을 선정하여 학교신문에 글 추천 우수작 선정방식 창의성과 인성의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학생중심수업을 설계함. 수학교과의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인간의 삶과 연결하여 보고서를 작성하고 수업시간에 PPT를 이용하여 5분 발표를 하고 발제 문제(자신이 선택한 문제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것을 창의적으로 만든 문제)를 제시하여 토론수업을 진행함. 우수작을 선정하여 학교신문에 글 추천함. 평가기준은 첫째, 수학적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가? 둘째, 자기 생각이 있는가? 셋째, 논리성이 있는가? 넷째, 마음의 여백(인문학적 사고)이 있는가? 그리고 발표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함. 5) 학생부 작성 사례 학생이 관심을 가지고 탐구한 활동을 중심으로 스펙과 스토리를 담아 기록 6) 양식 예시 자료 수업사례 ❶ _ 내 길은 내가 만든다 1. 제목 _ 내 길은 내가 만든다 2. 내가 선택한 교과서 문제 [교과서 문제] 그림과 같이 가로의 길이가 10m, 세로의 길이가 8m인 직사각형 모양의 꽃밭에 폭이 2m, xm인 직선의 길을 내었더니 꽃밭의 넓이가 처음 넓이의 5분의 3이 되었다고 한다. X의 값이 무엇일까? 3. 내가 선택한 문제에서 수학적 언어, 인문학적 언어 뽑아내기 ♣ 수학적 언어 : 가로의 길이가 10m, 세로의 길이가 8m인 직사각형, 폭 2m, xm인 직선의 길, 넓이가 처음 넓이의 5분의 3 ♣ 인문학적 언어 : 꽃밭, 길 4. 수학적 언어로 문제풀기 5. 인문학적 언어(단어)와 느낌 적기 (단어) : 꽃밭, 길 (느낌) : 사람들은 저마다의 꽃밭을 가지고 있다. 이 꽃밭은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로부터 시작된다. 사람들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황폐한 땅을 가꾸고, 지식이라는 풀과 꽃들을 채워 넣는다. 노력한 만큼 아름답게 자란 꽃들로 가득 채워진 꽃밭도 있고, 그냥 내버려 두어 꽃들이 시들어버린 꽃밭도 있을 것이다. 위 짧은 글에서 ‘꽃밭’은 ‘인생’을 비유하고 있다. 잠시 지금까지의 나의 생활을 뒤돌아보자. 나의 꽃밭은 얼마나 잘 가꾸어져 있을까? 앞으로 어떻게 가꾸어나가야 할까? 6. 발제문제 (1) 당신의 인생이 꽃밭이라면 어떠한 꽃들로 채우고 싶나요? (2) 당신은 어떠한 길을 만들어나가고 싶은가요? 7. Who am I 우리는 지금도 각자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아직은 부모님과 선생님의 지도하에 안정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도 각자 스스로의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지금 우리가 걷고 있는 길에는 바위가 솟아있을 수도 있고 땅이 꺼져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고난들을 뚫고 어떠한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길을 걷는다면 이 길의 끝에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 ‘행복’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8. 주변을 돌아보며 _ 어려움을 극복하고 행복을 찾은 사람들 스티븐 호킹, 루게릭병을 극복한 현대 과학의 아이콘! 스티븐 호킹은 누구나 알 정도로 잘 알려진 21세기의 물리학자이다. 그는 21살의 젊은 나이에 루게릭병이라는 무서운 병을 얻고 2년의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분명 인생의 큰 난관이었고, 그에게는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고난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는 병과 투쟁을 해서 병마를 이겨 냈고, 읽고, 말하고, 쓰는 것이 모두 어려운 상태에서 이론 물리학의 중요한 업적들을 출판했다. 그 결과, 지금 그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과학자가 되었고 아직까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만약 그가 시한부 판정을 받았을 때 좌절했었더라면 지금의 스티븐 호킹이 될 수 있었을까? ♣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수학 문제해결에 있어서 개념과 원리를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며 심화문제가 주어지면 끝까지 풀고자 노력하는 끈기를 보임. 예컨대, 일차방정식의 활용 문제를 발표하는 수행과정에서 꽃밭에 길을 내는 문제를 수학적 언어와 인문학적 언어로 나누어 파악한 후 수학적인 개념과 원리를 이용하여 식을 세우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함. 더 나아가 자신의 삶과 연계하여 내 마음의 꽃밭을 향한 로드맵을 제시하고 ‘나의 길은 내가 만든다.’는 제목으로 인문학적으로 접근하여 자신만의 언어로 재구성하여 발표함. 이를 통해 자신이 걸어온 삶을 뒤돌아보는 등 앞으로 마음의 꽃밭을 잘 가꾸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힘. 수업사례 ❷ _ 내가 한 행동은 반드시 나에게 돌아온다 1. 제목 : 내가 한 행동은 반드시 나에게 돌아온다 2. 내가 선택한 교과서 문제 [문제] (II. 방정식 2. 일차방정식 중단원 마무리 문제 12번) 어느 농구 경기에서 한 선수가 2점짜리 슛과 3점짜리 슛을 합하여 8골을 넣어 21점을 득점하였다. 이 선수는 3점짜리 슛을 몇 골 넣었는지 구하여라. 3. 내가 선택한 문제에서 수학적 언어, 인문학적 언어 뽑아내기 ♣ 수학적 언어 : 2점짜리 슛, 3점짜리 슛, 8골, 21점, 득점 ♣ 인문학적 언어 : 농구 경기, 선수 4. 수학적 언어로 문제풀기 (풀이) 3점짜리 슛의 개수를 라 놓고 총합이 8골로 식을 세우면, 2 (8-x) + 3x = 21, 16 - 2x+ 3x = 21, x = 5, 즉, 3점짜리 슛은 총 5골이다. 5. 인문학적 언어(단어)와 느낌 적기 ♣ 인문학적 언어 : 농구 경기, 선수 ♣ 인문학적 언어가 나에게 주는 느낌 경기에서 선수들은 항상 열심히 한다. 물론 경기에서 이기지 못했어도 팀원들은 서로 격려해준다. 더 나아가 일상의 삶에서도 서로 돕는(기부 등) 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실제로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6. 발제 문제 (1) 경기에서 진 경우에도 팀원들을 격려해준다 ① 격려해주는 것이 패배의 아픔을 과연 씻어낼 수 있을까? ② 진 다른 팀원들도 속상한데 그 와중에 다른 팀원들을 격려할 수 있을까? ⇨ 나의 생각 (1) 슬픔을 서로 나누기 때문에 공감도 되고 이해도 되므로 슬픔을 나눠 씻어낼 수 있을 것이다. (2) 극단적으로 보면 불가능하겠지만, 팀원들도 나와 같은 처지라고 생각한다면 치유하도록 도와주려 할 것이다. ☘ 내가 어떤 것을 마음먹은 대로 성취하지 못했을 경우 주위의 어떤 위로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그렇지만 아무도 위로해주지 않는다면 매우 슬플 것이다. 우리는 서로서로 아픔을 나누고 위로해주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 일상에서도 서로 돕고 사는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① 그들이 누군가를 돕는 것은 그들에게 과연 이익이 될까? ② 그들이 누군가를 돕는다고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있을까? ⇨ 나의 생각 (3) 돈의 이익은 될 수 없겠지만 속마음으로 보람을 느끼고 행복해할 것이다. (4) 못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 자신이 한 선행은 그대로 돌아올 것이다. ☘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익을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한다. 이름도 밝히지 않고 익명으로 남을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선행을 베풀면 그것이 어디서 어떤 형태로든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 같다. 마음의 안정이라든가 편안함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자기만족으로부터 웃음 가득한 행복이 자신에게 돌아온다. 그것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힘으로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7. Who am I 나는 내가 슬퍼도 나보다 더 슬픈 누군가를 격려해줄 수 있을까? 나의 주변에도 누군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1) 만약 내가 시험을 망쳤는데 친구들이 시험을 더 망쳐서 슬퍼한다면 격려할 수 있을까? (2) 내 주변에 도와주어야 할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들을 도우며 살까? (3) 나는 열심히 좋은 일을 했는데 누군가는 나를 비방한다면 어떨까? (4) 내가 좋은 일을 열심히 했을 때 누군가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 나의 생각 (1) 순간은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 일은 별거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하며 친구들을 도울 것이다. (2) 나중에 그 좋은 행동들이 나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과 보람을 느낄 것을 생각하며 누군가를 도울 것이다. (3)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내가 나의 이익을 바란 것도 아니고 도와준 사람이 많다는 것이 증명된 이상, 그 비방하는 사람은 결국 비방을 계속하지 못 할 것이다. (4) 꼭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이만큼 열심히 남을 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 같고 더욱 정말 보람을 느끼고 이것이 내가 한 행동이 나에게 기쁨으로 돌아온 것으로 생각될 것이다. ☘ 나쁜 행동을 하면 나쁜 것으로 나에게 돌아오고 좋은 행동을 하면 언젠가는 좋은 것으로 다시 나에게로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선행을 하면서 좋은 마음으로 베풀며 살아야 한다. 8. 토론문제 O 길을 가던 중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도와줄 것인가? ⇨ 나의 생각 지금의 나는 섣불리 돕지 못 할 것 같다. 왜냐하면 말은 쉽지만 실제로 그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오래를 낳을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돕는다면 정말로 대단한 일이며 그런 사람들을 대단하다고 우리는 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힘들어 보이는 사람이 있어도 섣불리 돕지 못할 것 같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어 나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나도 대단한 사람 중에 하나이고 싶다. 9. 내가 찾은 관련 인물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주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재단을 만들어 보유주식을 기부한다면 우리는 즉시 세금 혜택을 받겠지만 유한책임회사를 통하면 그렇지 않다”라는 글을 적었다. 페이스북 지분의 99% 자산을 기부하는 과정에서 세금 혜택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 달린 “세금 면제”라는 댓글에 “제발 부정확한 정보를 확산시키지 말라”는 당부의 글을 덧붙이기도 했다. 마크 주커버그는 이날 자신의 기부가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주커버그는 “우리가 우선적으로 집중할 영역은 학습과 질병치료, 사람들 간의 연대를 위한 강력한 커뮤니티 건설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https://search.naver.com ※ 이 활동으로 느낀 점 사회적으로 굉장히 마크 주커버그처럼 많이 남을 돕는 사람이 있다. 나도 이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또, 이 활동으로 수학은 꼭 문제를 푼다는 것만이 아니라, 가끔은 인문학적으로 연계하여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것이라고 느꼈다. 물론, 수학문제 한 문제를 풀고 답을 맞춰보기만 하면 되는 것에 반해 이렇게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것에는 오래 걸리지만 활동이 정말 보람찬 것이며,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했고 가끔 마음에 끌리는 문제가 눈에 보이면 또 해볼 것이다. ♣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수업시간에 문제를 풀 때, 주어진 문제를 모두 풀고 나면 늘 옆 짝꿍을 돌아보고 친구를 도와줌. 친구가 풀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경우 자세하게 ‘나는 이 문제를 이렇게 생각하니까 이해가 잘 갔어’라고 자신의 언어로 설명하며, 짝이 이해를 못 하면 나름대로 간단한 숫자로 바꾸거나 쉬운 문제를 찾아 예를 들어 다시 설명해주는 등의 친절함이 돋보임. 수학과 인문학을 연계한 수업시간에 일차방정식과 관련된 농구 게임 문제 속에서 사람들이 서로 돕는 상호작용을 발견하는 등의 창의력을 보이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의 넉넉한 마음도 엿보임. 일상의 생활이 서로 돕고 함께 노력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고 자기 생각을 표현함.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의 리더로서의 창의인성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음. 맺으며 ● 수학문제 속의 나의 삶 수학과목을 좋아하는 학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많다. 이유를 물어보면 어렵다고 한다. 무엇이 어느 부분이 어려운지 되물어 보면 함수와 방정식이 어렵다고 가장 많이 대답을 한다. 그중에서 특히 활용문제라고 콕 집어 이야기하기도 한다. 여기서 학생들에게 좀 더 쉽게 활용문제를 접근하게 할 수는 없을까를 고민하여 보았다. 교과서에 있는 문제부터 시작을 해서 인지적 발문, 정의적 발문(실생활 언어 및 심미적 언어)을 해보자는 의도를 가지고 학생들이 쉽다고 느끼는 문제로 먼저 시도를 하였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이것도 수학이에요?, 이것 시험에 안 나오지요?, 안 해도 되지요?’ 등 귀찮다는 듯이 이런 것을 왜 하는가, 고등학교 진학하는 데 도움도 안 되는 것을 선생님이 억지로 시킨다고 생각하면서 따라오지 않았다. 오히려 수학 문제만 풀면되는 데 쓸데없는 것을 한다고 작은 반발이 일어났다. 그런데 한 학생이 써 온 것이 아주 훌륭한 작품이 되어 학교신문에 실어 주기로 하였고,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해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후 다른 학생들도 똑같은 감동을 받았는지 서로 경쟁이 되다시피 되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싫어하던 방정식활용문제, 함수활용문제 들을 단순히 풀이하여 답을 구해야만 하는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문제 속에서 감성, 감동을 찾는 동안 문제와 친해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개별 활동으로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표현하는 것이었는데 학생들은 좀 더 잘 하기 위해서 2인 1조로 하기도 하였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 수학문제는 잘 푸는데 스토리를 잘 만들지 못하는 친구는 글을 잘 쓰는 친구와 함께 짝을 맺기도 하고, 수학문제도 웬만큼 풀고 글도 쓰겠는데 파워포인트 자료를 잘 못 만드는 친구는 자신이 잘 못하는 분야에 보충이 될 친구를 짝으로 찾기도 하였다. 문제를 선정하고 수학적 언어를 찾아 문제를 해결한 후, 인문학적 언어를 찾아 실생활 속에서 나를 주인공으로 생각해보게 하고, 더 나아가 심미적 언어로써 나의 주변 그리고 세상을 돌아보게 하였다. 내가 꿈꾸는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인 등 훌륭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을 찾기도 하고 자신이 읽은 도서 중 알맞은 인물을 찾아내기도 하였으며, 시 또는 노래 가사 등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비유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표현해 내었다. 학생들은 문제를 선정하는 것도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심화된 문제까지 난이도에 따라 각자 도전하는 문제가 달랐다. 평소에 수학공부에 포기하다시피 한 학생들은 간단해 보이는 문제를 찾았고, 도전하며 수학을 즐기는 학생들은 자신의 주변이나 실생활과 연결을 시키거나 자신의 꿈과 연결 지을 수 있는 문제를 고르기도 하였다. 선행학습과 반복적인 문제풀이식 수학공부는 학생들로 하여금 흥미를 잃게 만드는 주범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이 수학문제를 단순히 문제만 푼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 문제를 통해서 자신의 꿈을 덧입혀보기도 하고 일상생활 속의 삶을 이야기하고,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수학 문제해결을 자신의 삶과 연결 짓는 과정에서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공감능력과 집단에서의 조화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향상될 것이다. 또한 감성지능이 높은 학생은 자기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확인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학생 스스로 자신이 현재 느끼는 감성적인 상태를 적절하게 인정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두드러진 모습을 보인다. 자신의 감정과 느낌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능력도 높으며 자아 존중감과 효능감이 높아 학습에 끼치는 영향이 높으므로 우리는 학생들로 하여금 수학이 결코 문제를 풀고 답을 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과 연계시켜 심미적 언어로 표현해 보게 함으로써 학습효과를 높여 보고자 함이다. 수학사를 보면 수학을 연구하는 동기는 항상 인간의 삶의 문제와 직접적으로 결부된 지적인 욕구에서 비롯된다. 점차 표현체계가 발달해 감에 따라 더 높은 수준의 자연현상이나 사회 현상 그리고 수리적 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체계화된 학문으로 수학이 발전됨으로써 인류의 문명이 그 찬란한 빛을 발하는 데 기여하였다. 학생들은 수학의 문화적, 학문적 진화와 관련된 수학의 내적 외적 경험을 통해 현대 사회의 발달에서 수학의 역할을 알아야 한다. 단편적인 지식이 아닌 수학과 다른 학문 사이의 관계, 수학의 내적 관련성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중학교 학생들은 아직은 수학의 폭넓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교사가 파악하고 깨우쳐 줌으로써 그저 좋은 점수를 얻거나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공부한다고 보는 입장에서 일찍 탈피하게 될 것이다. 별다른 생각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관행적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시키니까, 진학하기 위해 필요하니까 학습한다는 입장만을 내세우는 학생들이 아니길 바라는 바이다. 우리 학생들은 수학학습을 주로 어떤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을까? 더욱 많은 학생들이 수학적인 자신감과 능력을 바탕으로 수학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중요함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며, 학생들로 하여금 인공지능의 미래 생활의 수학적 요구에 부응하는 자신감과 능력을 갖추도록 학교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 학생들이 더욱 바람직하게 수학을 바라보게 하기 위해서는 답을 찾기 위해서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관찰하고 분석하고 감성적으로 접근하게 하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인식론적 방법론적 각성이 요구된다. ● 수학은 인간의 삶을 해석하는 학문 자연이 주는 신비함은 학교 교정에 핀 꽃의 꽃잎과 꽃받침에도 나뭇잎에도 그리고 나아가 우주 현상에도 규칙성과 아름다움이 들어 있다. 아니 자연현상 자체가 수학이라고 생각한다. 그 자연 앞에서 인간은 겸손해지고 겸허해진다. 여기에 우리 학생들이 겸허와 꿈, 희망을 담아 수학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타고난 재능과 관련된 일을 할 때 누구나 큰 기쁨을 느끼고 좋은 결과를 낸다. 집중력도 당연히 더 높아진다. 이에 ‘수학과 인문학이 만나다’는 좋아하는 것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면서 집중력을 기르면, 덜 좋아하는 일에도 집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활용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학과 인문학이 만나다’ 수업에 대한 한 학생의 편지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편지에서 학생은 “선생님과 함께한 ‘수학과 인문학의 만남’ 수업은 수학이 마냥 어려운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이라는 인식을 얻었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스팀(STEAM) 수업은 재미있고 신기한 장치 덕분에 ‘재미있는 시간’, ‘신나는 활동’, ‘스스로가 대단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래서 학교 안에서 만나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길을 가다 우연히 만난 졸업생들도 나를 “스팀쌤~!”하며 큰 소리로 반긴다. 예전에 배웠던 스팀수업 시간을 되뇌며 그런 재미있는 공부 또 하고 싶다고 재잘재잘 떠들어댈 때면 마치 내가 인기스타가 된 듯 기분이 좋아진다. 재미있는 수업을 만드는 비법 두 가지 재미있는 스팀수업을 만드는 비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스팀수업의 구조를 잘 활용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교육과정을 잘 파악해서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비법을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 스팀수업의 구조 우선 스팀수업의 구조는 상황제시·창의적 설계·감성적 체험, 세 가지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상황제시란 ‘동기유발’과는 차원이 다른 수업으로의 초대 과정이다. 학생 스스로 참여해 문제를 찾아 해결하고 싶은 상황을 만들어 줌은 물론, 흥미 유발과 호기심을 증폭시켜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밖으로 끌어내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달랑 사진 한 장으로 실타래 풀듯 이야기를 엮어갈 수도 있고, 거창하게 무엇인가를 준비해서 놀라워하는 아이들을 맞이하기도 한다. 상황제시가 교사가 준비해야 하는 영역이라면, 창의적 설계는 비로소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시간이다. 교사가 너무 촘촘히 계획하고 준비하기보다는 ‘날 것’ 그대로인 상태를 학생들에게 맡기는 것이 학생들의 창의성 발휘에 더 도움이 된다. 물론 처음에는 한숨이 날 지경이지만, 잘 참아낸다면, 아이들의 상상과 능력은 언제나 스승을 넘어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물론 마냥 늘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교사도 있지만, 계속하다 보면 그 밀고 당기는 적절한 시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PART VIEW] 창의적 설계를 하는 분야는 단순하게 물건을 어떻게 만들지 설계도를 그려보는 것부터 행사나 프로젝트의 기획까지 무궁무진하다. 작년 겨울, 본교 메이커 동아리 아이들 8명이 ‘교내 플라스틱 재활용대회’를 개최했다. 아이들의 힘만으로 이런 걸 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기획·준비·광고·운영·사후 처리까지 오로지 학생들의 힘으로 멋지게 해냈다. 그때 교사의 역할은 아이들이 그런 일을 하고 싶어 들썩일 수 있도록 군불을 지피는 역할 정도밖에 없었다. 감성적 체험은 말 그대로 자신이 해낸, 혹은 만들어낸 결과나 그 과정을 즐기는 시간이다. 결과물이나 과정이 성공적이면 더없이 좋겠지만, 실패의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럴 땐 실패하게 된 원인을 꼼꼼히 따져보며 재도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 교육환경은 충분히 기다려 주거나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의 여건을 제공하지 못하는 습관적 결함이 있다. 교사는 학생이 더 잘 할 수 있도록 적절한 피드백과 따듯한 격려를 통해 힘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통해 자기성찰과 용기를 발휘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이야기하자면, 성공·실패 여부와 상관없이, 감성적 체험 자체를 바로 다음 스팀시간의 상황제시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은 학생들로 하여금 다른 조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수업을 하다 보면 학급별로, 모둠별로, 또는 개별로 모두 다른 과정과 결과를 보게 되는 경우가 참 많다. 하나로 시작했던 수업이 학급마다 다르게 진행되어 참 신기하기만 한 스팀수업이다. ● 교육과정 재구성 두 번째 비법은 교육과정 재구성이다. 스팀수업의 구조가 수업방법이자 형식이라면 재구성은 내용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교과별·학년군별(더 정확히는 학년별) 성취기준과 학습요소를 숙지해야만 잘 할 수 있는 것이 교육과정 재구성이다. 필자는 재구성을 할 때 주로 과학교과에서 공통 학습요소를 골라 주제를 정한 다음, 수학 등의 교과별 성취기준과 결합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내용에 따라 기본 2시간짜리 문제해결 블록수업에서 8시간짜리 프로젝트수업까지 다양한 형태가 나오는데, 되도록 같은 기간에 학습하는 내용으로 묶으려고 노력한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두 가지 있는데 그 한 가지가 ‘학생활동’이다. 학생이 이 수업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 어떻게 흥미와 관심을 가지게 할지, 어떤 설계를 어떤 형식으로 할지, 어떤 활동을 할지, 그럴 때 시간은 얼마나 소요될지 등을 충분히 시뮬레이션해 보며(물론 예상과 딱 들어맞는 경우는 참 드물다.) 수업을 구성해봐야 한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딱 들었을 때 ‘아! 재미있겠다’ 또는 ‘어, 뭐지, 궁금한데?’ 하는 키워드 하나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온음료·곶감·길이(높이)에 도전·걸리버 여행짤·사랑은 딸기를 타고·여름아 어서 와·홀로그램과 같은 단어나 문구들처럼 관심이 ‘확’ 생기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두 가지 비법만 잘 갖추면 아이들과 어떤 형태의 수업으로 만나든 꽤 괜찮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문제해결학습이나 프로젝트수업, 심미적 감상수업, 혹은 SW수업이어도 말이다. 온라인·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수업 아이들을 만나기만 한다면,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어서 뭔가 뚝딱 만들고 설계하고 그럴 텐데, 아쉽게도 올해는 온라인수업을 하게 되었다. 특히 올해는 학교를 옮기고 아직 한 번도 아이들을 제대로 만난 적이 없다. 게다가 환갑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온라인수업이라니, 퇴직까지 생각해 볼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생각났다. 스팀수업을 하다 보니, 아이들이 가지길 바랐던 도전정신이 나에게도 스며들었던 것 같다. 나는 3단계로 수업을 나누어 도전해보기로 했다. 첫 번째는 온라인수업능력을 갖추는 것, 두 번째는 특별한 재료 없이 할 수 있는 창의수업 즉, 스팀수업을 대체할 수 있는 간단한 수업거리를 발굴해서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것, 세 번째는 꾸러미를 제공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전천후로 할 수 있는 스팀수업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물론 ‘성공’이었다. ● 수업 재구성하기 최근 4학년과 진행한 온라인 스팀수업 주제는 ‘화석을 발굴하라!’였다. 화석은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공룡을 자연스럽게 연상 시키키에 그 자체만으로도 재미를 줄 수 있다. 그런데 교과서에 소개된 화석발굴은 단순하게 이쑤시개로 초코칩과자에서 초코칩을 선별해내는 것으로 끝난다. 그래서 필자는 발굴도구를 아이들이 만들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곧바로 수업으로 연결시켰다. 1차시는 발굴도구 만들기, 2차시는 내가 만든 발굴도구를 활용하여 재미있게 화석을 발굴하기, 3차시는 발굴하는 과정을 겪고 난 후, 이 도구는 어떻게 사용하며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지 요약하여 설명서 만들기. 이렇게 3단계의 수업으로 재구성했다. ● 학습꾸러미 제공하기 학생이 가정에서 제작이나 창의적 설계를 하게 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이 학습꾸러미이다. 아무것도 제공해주지 않고 가정에서 이것저것 찾아서 하라고 하는 것처럼 맥이 풀리는 일도 없다. 학생이 가정에서 준비하려면 쉽지 않은 각종 빨대와 압정을 이렇게 골고루 넣어 꾸러미를 만들어주면 이미 이 수업은 반쯤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받자마자 호기심과 궁금증이 마구 생길 테니 말이다. 초코칩과자를 함께 넣어주는 것은 덤이다. ‘화석을 발굴하라’ 수업의 실제 ● 교과 및 단원 1) 과학 4-1-2 지층과 화석 2) 수학 4-1-4 평면도형의 이동 (4-2-6 다각형) 3) 미술 4 표현활동 ● 성취기준 [4과06-03] 화석의 생성 과정을 이해하고 화석을 관찰하여 지구의 과거 생물과 환경을 추리할 수 있다. [4수02-12] 주어진 도형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거나 채울 수 있다. [4미02-06] 기본적인 표현 재료와 용구의 사용법을 익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 학습목표 1) 화석을 발굴할 수 있는 간이도구를 만들 수 있다. 2) 내가 만든 도구를 이용하여 화석(초코칩)을 발굴할 수 있다. 3) 화석발굴도구 이용설명서를 제작할 수 있다. ● 교수·학습 활동 너희들, 능력자들이구나! 그동안 오프라인에서만 실행해왔던 이 스팀수업은 백전불패의 수업이었다. 그만큼 학생들이 좋아하고 호응도가 높았던 수업이다. 온라인에서는 어떨지 솔직히 해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보내준 다양한 사진을 보면서 감동이 밀려왔다. 학교에서는 다 같이 수업하느라 주기 어려웠던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이 가정에서는 가능해서가 아니었을까? 이렇게 멋진 작품들이 만들어졌다. 아이들에게 들려줄 피드백은 이것이었다. “너희들, 정말 멋있구나.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선생님이 오늘도 한 수 배운다.”
1. 복무관계의 의의 복무란 ‘공무원이 공직생활을 함에 있어 지녀야 할 자세와 지켜야 할 행동’을 말하고, 복무관계란 정부(또는 행정기관)와 공무원 간 복무에 관한 법률상의 관계로 크게 ‘의무관계’와 ‘근무관계’로 나눌 수 있다. 의무관계는 공무원이 국가(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지는 의무로 주로 「국가공무원법」 제7장(제55조~제66조)에 규정되어 있다. 또한 근무관계는 공무원의 근무조건에 관한 사항으로 주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대통령령)이나 「국가공무원 복무·징계관련 예규」 등에 규정되어 있다. 복무관련 법령의 적용범위는 그것이 의무관계에 해당하는 것인지 근무관계에 해당하는 것인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장소적 적용범위에서 의무관계는 공적 공간(사무실)뿐만 아니라 사무실을 벗어난 사적생활공간에서도 적용함이 원칙이나 근무관계는 원칙적으로 사무실에서만 적용되는 규범이다. 예외적으로 출장과 같이 복무관련 법령의 적용범위가 직장을 벗어나서까지 확대되는 경우도 있다. 시간적 적용범위는 원칙적으로 공무원으로 임용된 때부터 퇴직 전까지 적용되나 예외적으로 비밀엄수의 의무는 퇴직 후에도 적용된다. 복무관계는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규율로서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징계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위반내용에 따라 징계벌 이외의 제재가 병행 부과될 수 있다. 2. 교원의 복무상 의무관계 1) 직무상 의무 첫째, 선서의 의무가 있다. 공무원은 공직에 취임하기에 앞서 공무원의 사명과 의무를 자각·확인하고 공직을 수행하는 동안 국가와 국민 앞에 윤리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서약을 국가와 국민에게 대외적으로 천명하고 다짐할 필요가 있다. 이에 관한 규정은 「국가공무원법」 제55조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조에 명시되어 있다. 둘째, 성실의 의무가 있다. 성실 의무는 공무원에게 부과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의무로서 최대한으로 공공의 의무를 도모하고 그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인격과 양심을 바쳐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에 관한 규정은 「국가공무원법」 제56조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조의2에 명시되어 있다.[PART VIEW] 셋째, 복종의 의무가 있다. 공무원은 직무수행에 있어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데,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57조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3조에 명시되어 있다. 여기에서 소속 상관이란 그 기관의 장 또는 보조기관인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당해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실질적인 지휘·감독권을 가진 자를 말한다. 그리고 공무원이 직무명령 위반 시 위법은 아니나 공무원 관계의 의무 위반으로 징계사유가 된다. 하지만 상급자가 자기 또는 타인의 부당한 이익을 도모하기 위하여 공정한 직무수행을 현저하게 해치는 지시를 하였을 때에는 그 사유를 그 상급자에게 소명하고 지시에 따르지 아니하거나 「공무원 행동강령」에 따라 지정된 행동강령책임관과 상담할 수 있고, 같은 지시가 반복될 때에는 즉시 행동강령책임관과 상담하여야 한다. 넷째, 친절·공정의 의무이다. 현대 행정에서는 서비스 행정기관이 많아지고 있으며, 그에 따라 대민봉사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정부의 중요과제 중의 하나이므로 친절성 발휘와 공평성 유지의 가치는 더욱 강조되고 있다. 또한 정부는 ‘행정서비스헌장제’를 도입하여 표준적인 서비스 기준을 구체화하고 불만사항을 즉시 시정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에 관한 규정은 「국가공무원법」 제59조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4조에 명시되어 있다. 다섯째, 종교중립의 의무이다. 종교중립의무는 「국가공무원법」 제59조의2에 명시된 의무로서 종교분리라는 헌법적 원칙에 근거를 둔 것이다. 국가행위로서의 교육 즉, 공교육에서 교원은 학생을 상대로 특정종교를 선교할 목적으로 포교행위를 하거나 종교를 이유로 학생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 여섯째, 비밀엄수의 의무이다. 비밀엄수의 의무는 「국가공무원법」 제60조 및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4조의2에 명시되어 있는데 유일하게 퇴직 후에도 적용되는 의무이다. 대표적으로 학교폭력이나 학생과의 상담내용·건강정보에 관한 사항을 제삼자에게 누설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얻은 정보를 누설하게 되면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일곱째, 청렴의 의무이다. 국민 전체를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의 성격상 특정인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사례나 향응 등의 수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직무상 의무를 「국가공무원법」 제61조에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 촌지관행으로 인한 불미스러운 일들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스승의 날에도 휴업을 하여 원천적으로 촌지수수를 막고 있기도 하였으며, 2016년부터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됨으로써 더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또한 교사는 학생평가자이기 때문에 학생에게 선물을 받아도 안 되지만 교원능력개발평가에서 학생도 교사평가자이기 때문에 학생도 교사로부터 선물을 받아서는 안 된다. 여덟째, 품위유지의 의무이다.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는 공무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를 손상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는 국민으로부터 널리 공무를 수탁하여 국민 전체를 위해 근무하는 공무원의 지위를 고려해 볼 때, 공무원의 품위손상 행위는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공무원에게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공사부문 모두에 있어서 건실한 생활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품위를 유지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예인 음주운전을 하는 경우와 성폭력과 같이 성적인 문제상황 등으로 징계를 받을 수 있으므로 더욱 유의해야 한다. 2) 신분상 의무 첫째, 직장 이탈 금지의 의무가 있다.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58조에 명시되어 있는데, 공무원은 소속 상관의 허가 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직장을 이탈하지 못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공무원이 직무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해 소속 직장을 함부로 떠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이므로 공무원은 근무시간에 소속 직장 안에서 직무수행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근무시간이 지난 후에 비로소 직장을 떠날 수 있다. 둘째, 영리업무 및 겸직금지의 의무이다. 「국가공무원법」 제64조 및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5조에 규정되어 있는 것으로, 영리업무란 계속적으로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계속성이 없는 일시적인 행위로 수입이 발생하는 경우는 영리업무가 아니므로 금지 또는 허가의 대상이 아니다. 이렇게 영리업무를 금지하는 이유는 그것이 교원으로서의 본업에 지장을 주며, 교원이 다른 영리업무에 종사할 경우에 결국 학생교육을 소홀히 하게 되고,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셋째, 정치운동 금지의 의무이다. 「국가공무원법」 제65조는 「대한민국헌법」 제7조에 규정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률적 실현으로써 공무원의 정치 운동의 제한에 관한 통칙적 사항을 규정한 것이다. 이때 정치적 중립의 의미는 정치와 행정의 관계가 밀접한 현대 국가에 있어서 정치와 단절하려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을 정치세력의 부당한 영향과 간섭·침해로부터 보호하고 행정의 안정성과 계속성을 유지함으로써 공익을 증진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7조에는 정치적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데 국가공무원인 교원이 정당활동에 참여하거나 특정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정치적 목적을 가진 행위는 모두 정치적 행위이므로 금지된다. 넷째, 집단행위의 금지 의무이다.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이때의 집단행위는 어떠한 단체의 구성이나 단체행동이 그 목적과 행위의 내용에 비추어 공무원의 복무에 관한 질서유지에 위배되거나 그 밖에 공무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등 공익을 해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당해 기관의 구성원 다수의 결집된 의사표시로 본다.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66조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으로 교사들이 몇몇이 모여서 어떤 발표를 하는 행위만으로 집단행위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내용이나 행위의 결과가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한 것이고, 그로 인해 직무전념의무를 게을리하는 영향을 가져온다면 위법한 행위가 된다. 특히 그 의도가 특정정파를 지지 혹은 반대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집단행위를 한 것이라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다만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예외로 한다. 이때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8조에 규정되어 있다. 3. 교원의 복무 상 근무관계 1) 교원의 근무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에서는 단위학교별 탄력적 근무시간제를 2002년 3월 1학기부터 시행하였다. 1일 8시간의 범위 내에서 단위학교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는데, 개인별 또는 특정 집단별 근무시간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학년별·교과별 교사 집단끼리 단위학교 근무시간과 별도로 근무시간을 정할 수 없다. 특히 교원은 일반 공무원과는 달리 점심시간 중에도 생활지도의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근무시간에 포함한다. 그리고 학교의 장은 공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시간외근무 및 공휴일 근무를 명할 수 있으며, 근무명령에 의하여 규정된 근무시간 외에 근무한 교원에 대하여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한다. 학교에서 하는 주요 시간외근무 내용에는 보충수업, 자율학습지도, 등하교 및 방과후 학생생활지도, 학사 사무처리 등이 있다. 아울러 하기·동기, 학년말 방학, 단기방학 등 휴업일은 학생들의 수업과 등교가 정지될 뿐 공무원의 복무규정에는 휴가가 아니므로 근무 의무가 면제되는 것이 아니다. 이때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라 교원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소속 기관장의 승인을 받아 연구기관 또는 근무장소 이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교원이 방학을 이용하여 공무 외 국외여행을 할 때는 학교장에게 ‘연가’ 허가를 받아야 하며, 교원이 연수목적의 국외여행을 할 때에는 국외 자율연수계획서를 사전 제출하여야 한다. 또한 교원이 휴가·지각·조퇴·외출과 「공무원 여비 규정」 제18조의 규정에 의한 근무지 내 출장을 하고자 할 때에는 「위임전결규정」이 정한 허가권자에게 교육정보시스템(NEIS)으로 미리 신청하여 사유 발생 전까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병가·특별휴가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당일 정오까지 필요한 절차를 취하여야 하며, 이 경우 다른 교원으로 하여금 이를 대행하게 할 수 있다. 만약 교원이 정해진 시간까지 출근할 수 없을 때에는 소속 기관에 미리 신고하여야 하고, 그 후 출근할 때에는 지각으로, 출근하지 않는 때에는 결근으로 처리한다. 근무시간 중 개인용무를 위하여 외부로 나가고자 하는 경우, 사전 초과근무명령 등으로 인하여 근무 종료시간 이후 근무장소에 복귀할 예정이라면 외출로 처리하며, 근무장소로 복귀할 계획이 없는 경우에는 반일연가 또는 조퇴로 처리한다. 2) 교원의 출장 출장이라 함은 상사의 명을 받아 정규 근무지 이외의 장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공무와 관련 없는 일에 대하여 출장처리를 하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출장은 「공무원 여비 규정」 제18조에 명시된 바와 같이 장소·소요시간에 따라 근무지 내 국내출장과 근무지 외 국내출장으로 나눈다. 근무지 내 국내출장은 같은 시(특별시, 광역시 및 특별자치시를 포함)·군 및 섬(제주특별자치도는 제외) 안에서의 출장이나 여행거리가 12km 미만인 출장이고, 근무지 외 국내출장은 특별시와 광역시를 포함한 동일 시·군 및 도서 밖으로의 출장 또는 여행거리가 12km 이상인 출장을 말한다. 또한 출장의 기간과 인원은 출장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소한으로 정해야 한다. 출장기간 중 출장여비 외에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나 수학여행·수련교육기간 중 학생 야간지도 등 교육과정 운영상 불가피한 경우 학교장이 사전에 인정하고 객관적인 증빙이 있을 시에 한하여 시간외근무수당 지급이 가능하다. 3) 휴업과 휴교 「초·중등교육법」 제64조 및 동법 시행령 제47조에 의거 휴업기간 중에는 수업과 학생의 등교가 정지된다. 이러한 휴업을 관할청이 명령하는 경우는 재해 등의 긴급한 사유로 정상수업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학교장에게 휴업을 명할 수 있고, 명령을 받은 학교장은 지체 없이 휴업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학교장의 휴업 결정은 매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에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간 휴업일을 결정하고, 비상재해 기타 급박한 사정이 발생했을 때는 임시휴업을 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지체 없이 관할청에 보고하여야 한다. 아울러 휴업일은 공휴일이 아니므로 수업이 없다고 하더라도 교원은 근무일에 당연히 출근해야 하고, 소속 학교장의 허가 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직장을 이탈할 수 없다. 또한 휴업일 역시 「교육공무원법」 제41조의 규정에 따라 근무장소 이외에서의 연수를 승인받을 수 있는데, 승인할 때에는 연수목적, 연수의 적합성, 지역사회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무지 이외에서의 연수효과가 나타나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반면 휴교는 「초·중등교육법」 제64조에 의거 휴교기간 중에 단순한 관리업무를 제외하고 학교의 모든 기능이 중지되는 것이다. 휴교의 명령은 관할청이 하는데, 학교의 장이 휴업명령에도 불구하고 휴업을 하지 않는 경우나 특별히 긴급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명령된다.
1. 들어가며 어쩌다 코로나19 덕을 봤다고나 할까요? 생활에 많은 제약을 받다 보니 시간적 여유가 생겨 조선왕조실록과 관련된 연수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기록물이 없었다면 과연 우리가 조선 27대 왕들의 수많은 업적과 왕과 얽힌 사건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을까요? 기록물의 소중함과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학교나 교육청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기록물을 생산하고 기록물과 관련하여 민원 요청이 수없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기록물 관리는 그 어떤 업무보다 중요하다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감사에서 기록물 관리는 개인의 신상과 관련된 중요한 일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매일 기록물을 생산하고 등록·관리하며 보관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교육전문직이 꼭 알고 실천해야 할 기록물 관리의 단계별 추진 내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기록물의 정의와 유형 가. 기록물의 정의는 무엇인가요? 기록물(전자·비전자기록물)이란 학교(기관)에서 업무와 관련하여 생산 또는 접수하는 문서·도서·대장·카드·도면·시청각기록물·전자문서 등 모든 형태의 기록정보 자료와 행정박물을 의미합니다. 나. 기록물은 어떤 유형이 있나요? 1) 전자기록물 : 전자기록생산시스템(업무관리시스템 등)을 통해 전자적인 형태로 작성하여 생산·접수 또는 저장되는 기록정보 자료 2) 비전자기록물: 물리적인 형태를 지닌 매체에 수기로 작성되어 업무관리시스템 등에 등록되는 기록정보자료(일반문서·보고서·시청각기록물·간행물·도면·카드·대장류·행정박물 등)(그림 1 참조) 3. 기록물 관리의 필요성과 관리 원칙 가. 기록물 관리는 왜 필요한가요? 1) 업무효율 향상 : 업무처리의 기본 수단이며, 후임자에게는 업무파악의 중요한 정보자료로 이를 통해 업무의 효율성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2) 증거자료 활용 : 학교의 조직 및 기능·정책·운영절차 등과 관련한 활동의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업무경비 절감 : 업무가 투명해지고, 청렴해지며, 이를 통해 각종 업무에 소요되는 경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4) 권익 보호 : 법적권리·재산권 등 권리의무를 명확히 하여 교육가족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5) 학술문화 전통 : 각종 기록물을 지식정보로 활용하고, 학술연구의 자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6) 역사전통 계승 : 체계적인 기록물 관리를 통하여 문화유산을 역사적으로 계승하고 후대에 전승함으로써 후손들이 과거의 경험을 배울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PART VIEW] 나. 기록물 관리의 원칙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1) 학교에서는 업무의 입안단계부터 종결단계까지 업무수행의 모든 과정과 결과가 기록물로 생산 관리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2) 결재과정에서 발생한 수정내용 및 이력정보와 업무수행과정의 보고 및 검토사항 등을 기록물로 남겨서 관리해야 합니다. 3) 학교에서는 기록물이 생산부터 활용까지의 전 과정에 걸쳐 진본성·무결성·신뢰성 및 이용 가능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관리하여야 합니다. 4. 기록물 관리 업무프로세스 가. 기록물 생산 업무 수행과정의 근거·과정·결과를 남기는 것으로 업무의 입안단계부터 종결단계까지 모든 과정 및 결과가 기록으로 남을 수 있도록 생산하여야 합니다(전자적으로 모든 기록을 생산함을 원칙으로 합니다. 다만 업무의 성격, 기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종이문서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나. 기록물 등록 업무수행 과정에서 생산 또는 접수한 모든 기록물을 업무관리시스템에 등록하여 등록번호를 부여함으로써 공식적인 관리대상으로 확정하는 기록관리의 실질적인 시작입니다. ※ 비전자로 생산된 기록물은 반드시 업무관리시스템에 수동 등록하여 누락되지 않도록 주의 다. 기록물 정리 기록물을 관련된 업무별로 생산한 순서대로 한데 묶는 행위로 업무 수행과정이 반영되도록 해당 단위과제의 범위 안에서 해당 단위과제카드에 해당기록을 편철하여야 합니다. 라. 기록물 이관 각 담당자가 기록물을 생산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 활용도가 떨어진 기록물을 해당 학교 문서고 등으로 옮겨 집중 관리하는 절차로 2년의 범위(다만, 업무관리시스템으로 생산된 기록물은 매 1년 단위로 전년도 생산한 기록물을 이관) 내에서 보관한 후 각 문서고로 이관하여야 합니다. 마. 기록물 폐기 기록물에 책정된 보존기간이 경과한 기록물에 대한 행정적ㆍ역사적ㆍ증빙적ㆍ학술적 미래가치를 평가하여 보존기간 재책정, 보류 또는 폐기로 구분된 평가 결과에 의해 기록물의 보존 및 활용가치가 종료된 기록물을 처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1) 기록물 폐기 절차 가) 각급 학교 문서고에 보유하고 있는 비전자기록물 목록을 작성하여 기록관에 제출 나) 기록관에서는 보존기간이 지난 기록물에 대해 ‘기록물평가심의서’를 작성 다) 작성한 ‘기록물평가심의서’를 해당 학교에 의견조회 의뢰 라) [생산부서 의견조회] 각급 학교는 ‘기록물평가심의서’ 의견조회 회신 ☞ 보존 기간이 지난 기록물(폐기대상)에 대하여 ‘보존기간 재책정’, ‘보류’ 또는 ‘폐기’ 등의 의견을 작성하여 기록관에 제출 마) [전문요원 심사] 기록관의 기록물 관리전문요원은 회신된 의견을 바탕으로 해당 기록물의 보존가치 등을 평가하여 ‘보존기간 재책정’, ‘보류’ 또는 ‘폐기’ 등에 대한 의견을 작성하여 기록물평가심의회 개최 바) [기록물평가심의회 심사] 심의 결과 각 생산부서에 통보 및 폐기집행 사) 심의회에서 ‘보존기간 재책정’ 및 ‘보류’로 확정된 기록물은 재정리 2) 기록물의 폐기 권한은 기록물 관리기관의 장에게 있으며, 기록물 관리 기관의 장은 기록물평가심의회를 통해 기록물에 대한 보존기간 재책정 및 보류, 폐기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바. 기록물 보존 기록물을 원래의 모습 그대로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 최적의 보존환경 속에서 잘 보관하거나 훼손된 기록물의 복원처리를 말하는 것으로 기록물의 훼손 방지를 위해서는 먼지나 직사광선이 차단되고, 통풍이 원활하여 온도 및 습도유지가 용이한 깨끗한 장소에 보관해야 합니다. 1) 각급학교에서는 소장하고 있는 기록물에 대한 보존관리를 위해 독립된 공간의 서고를 갖추어야 하며, 보유현황 점검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2) 문서고 관리책임자를 지정하고 제한구역 표지판을 부착하여 문서고의 출입과 기록물의 입ㆍ출고를 통제하여 보존기록물의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3) 문서고에 입고되는 기록물은 형태별ㆍ보존기간별로 구분하여 보존상자에 넣어 서가에 배치한 후 기록물의 위치정보를 부여하며 기록물보유대장을 작성하여 관리해야 합니다. 5. 마치며 학교나 기관에서의 기록물은 한 개인의 업무에 대한 발자취임과 동시에 수십에서 수백 년 동안 길이 남을 노력의 산물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록물을 생산하고 기록하여 활용하고 보관하는 일련의 과정에는 공직자로서의 책무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록물 관리 업무 프로세스 어느 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기록물로서의 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으니 교육전문직으로서의 책무성을 바탕으로 원칙에 맞게 업무를 처리해야할 것입니다. 교육전문직으로서 기록물 관리 원칙과 업무 프로세스의 철저한 준수로 기록물과 관련된 업무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기록물과 관련한 각종 민원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여 기록물 민원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다소나마 해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들어가며 다문화학생 비율이 전국적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다수 시·도교육청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하여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내실 있는 다문화교육 및 세계시민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다문화학생들은 학교의 테두리 안에서 한국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언론이나 방송을 통해 미담 사례를 일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인식은 아직도 다문화학생을 우리 문화에 적응시키는 ‘동화주의’적 관점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당장의 인식 개선이 어렵더라도 ‘상호문화주의’적 관점에서 다문화학생 교육과 관련한 접근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문화학생들의 가정 배경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나라와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례가 늘어난다면 다문화학생을 바라보는 일반적인 시각도 점차 변화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번 8월호에서는 ‘다문화교육 및 세계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사업기획안 작성을 연습해보겠습니다. 학생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기획안을 작성하기 이전에 두 가지 자료를 살펴보고, ‘세계시민교육 활성화’를 주제로 논술을 먼저 작성한 후, 사업기획안을 작성해보겠습니다. 논술과 사업기획안 작성을 위한 문제(통계 및 신문 논평 활용) ● 자료 1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연도별 다문화가정 학생 현황을 확인하면, 조사 분류의 세 가지 유형에 해당하는 국제결혼가정(국내출생), 국제결혼가정(중도입국), 외국인가정 모두 그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국내출생에 해당하는 국제결혼가정 다문화학생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생활의 적응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중도입국 국제결혼가정 다문화학생이 학교에 입학하게 될 경우, 어떻게 적응을 도울 수 있을지 전문직원의 입장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기획안 작성과 관련하여, 이와 같이 간단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해당 시·도교육청 홈페이지에서 교육통계자료를 검색하여 확인할 수 있으며, 전국 단위의 교육통계를 활용하고 싶다면,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운영하는 교육통계서비스(https://kess.kedi.re.kr)를 로그인 없이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PART VIEW] ● 자료 2 위의 신문 논평문에서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 다문화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인해 숨진 안타까운 사례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논평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다문화학생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과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도 다문화학생에 대한 편견과 차별에 대한 인식이 사회 전반에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료 1, 자료 2에서 제시된 내용을 파악하여 논술과 사업기획안에 적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과 같이 작성할 수 있습니다. 먼저 세계시민교육의 관점에서 현재의 문제점과 교육전문직원으로서 해결방안을 논술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업기획안 작성 이전에 논술부터 작성 독자분들께서도 우선 위의 자료 1, 자료 2를 참고하셔서 세계시민교육의 현재 문제점과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논술을 32줄 정도 작성해보시기 바랍니다(최근에는 논술 시험을 컴퓨터로 보는 추세이기 때문에, 분량을 더 늘려 작성하며 연습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시민교육은 다문화가정 학생을 우리나라 학교에 적응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의 수준을 넘어서 우리 학생들과 다문화학생들이 서로 나라의 개념 뿐 아니라, 인류 보편적인 가치인 문화 다양성 등에 대해 이해하고 실천하는 시민을 양성하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논술 예시 답안입니다. 위와 같이 작성된 논술은 이제 여러분이 사업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한 바탕 또는 개요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위의 논술에서 세계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해 제시한 주요 논거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세계시민교육 교육과정 및 교과서 활용, ② 세계시민교육 관련 교사 지도역량 함양, ③ 학교별 다문화학생 비율 고려를 통한 맞춤형 지원방안 마련, ④ 다문화가정의 학생 및 학부모들과 교육청 사이의 의사소통 통로 마련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신 주요 논거는 무엇이었습니까? 논술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기획안 작성 이번 사업기획안은 위에서 작성한 논술 중에서 일부 내용을 반영하여, 다문화학생이 포함된 학급이 참여하는 학생캠프를 만드는 것으로 기획해보았습니다. 다문화학생 몽골어권 학생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문화체험캠프를 기획하였습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집합캠프가 어렵지만, 학교 운영이 정상화가 된 이후에 각 지역교육청 장학사가 시도해볼 만한 내용으로 학생캠프 계획을 구성해보았습니다. 만약 집합캠프가 어렵다면 웹캠·테블릿 PC 등을 활용하여 원격캠프를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업기획안의 시험문제가 항상 일반적인 수준에서의 기획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교사연수 또는 학생캠프와 같이 특정한 상황이 주어지면서 이를 전문직원으로서 기획해보는 시험문제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목적 ● 글로벌 문화를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지원으로 학생 적응력 배양 ● 다양한 참여와 협력활동을 통한 공존과 상생의 세계시민역량 함양 근거 ● 2020 주요업무계획(○○○○과-1234, 2020. ○. ○.) ● 2020 다문화교육 및 세계시민교육 기본 운영 계획(○○○○과-1234, 2020. ○. ○.) 운영 방침 ● 캠프 참가 대상은 서울특별시교육청 관내 초등학교 5~6학년 학생 ● 학급 단위 신청 권장(몽골어권 문화에 관심이 있는 학급 신청) ● 다문화학생이 포함된 학급 대상 몽골 문화체험 및 어울림 프로그램 운영 추진 개요 ● 캠프 개요 세부추진계획 1. 프로그램 운영 내용 가. 기본 일정표 나. 운영 프로그램(안) 다. 현장체험학습 계획(안) ● 일시 : 2020. 8. 25.(화) 10:10~13:50 ● 장소 : ○○○○○ (경기도 ○○군) ● 학교별 조편성(담임교사 인솔) ● 수련지도사의 학급별 분산 배치 임장 지도 지원 2. 학생 생활 지도 가. 생활 지도 담당 및 역할 □ 생활지도위원회 ● 구성 : 위원장 및 위원 (담당 장학사, 인솔교사, 수련지도사)으로 구성 ● 운영 : 입소 당일 인솔교사 간담회 시, 사안 발생 시 □ 인솔교사 역할 ● 입소 및 퇴소 시 학생 인솔(승하차, 교통안전, 질서 및 귀가 지도) ● 몽골문화체험 수업 참관, 체육활동 및 저녁 특별활동 협력 지도 ● 취침 시간(22시) 이후 숙소 학생 생활 및 안전지도 ● 특별관리대상 학생 지도 및 상담 ● 환자 발생 시 인근 의료기관으로 동행 ● 시장놀이 준비 협조 나. 응급 사고 발생 시 조치 □ 조치 단계 ● 1단계 : 보건간호사 응급조치 ● 2단계 : 인근 의료기관 후송(보호자와 유선통화 후, 인솔교사 동행) ※ 야간 환자 발생 시: 보호자와 유선통화 후, 투약 및 인근 의료기관 후송 (인솔교사 동행) ※ 차량 운행 주무관 24시간 대기 □ 후속 처리 ● 보건 교사가 처리 절차 추후 안내 □ 유의사항 ● 전염 가능 질병(감기, 고열 등의 증상)이 의심되거나 확진 판정된 학생은 입소 불가 다. 학생 사전 지도 □ 준비물 ● 실내화, 운동복(체육활동 및 실내 활동용), 운동화(실외용), 필기도구, 여벌 옷, 세면도구, 수건, 양말, 기타 개인 상비약 등 □ 학교 자체 지도 사항 ● 휴대전화 등 지참 금지 물품: 학교 자체 생활 규정에 의함(휴대전화 수거함 제공) ● 안전생활·질서 등에 대한 사전 지도 철저 ● 입소 전 성희롱 예방교육 등 성교육 실시 ● 배정된 숙소 임의변경 또는 교육원 규칙을 위반한 경우 퇴소 조치 가능 ● 학생안전을 위해 숙소 내부와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구역에 CCTV 설치 추진일정 소요예산 가. 소요 예산: 금16,000,000원(금일천육백만원) 나. 예산 상세 내역 (단위: 원) 기대 효과 ● 다문화학생과 일반학생 어울림 활동으로 상호존중과 배려하는 문화 조성 ● 글로벌 시대에 대비하여 세계시민역량을 갖춘 ○○학생상 구현 행정사항 □ 협조사항 ● 운영위원과 다문화언어강사는 여비부지급 출장 처리(교육청에서 수당 지급) - 기간 : 2020. 8. 25.(화) ~ 8. 28.(금) ● 인솔교사는 관외출장 처리 및 시간외근무 수당 지급 협조 - 기간 : 2020. 8. 25.(화) ~ 8. 28.(금)
[문제]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융합기술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의 특성은 초연결성(Hyper connected)과 초지능화(Hyper Intelligent)로 말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상호연결되고, 더욱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추이를 반영하여 ○○고등학교에서는 ‘학교 교육의 변화를 위한 교사의 역할’에 대한 교사협의회를 개최하였다. 여기에서 제안된 주요 의견은 지능이론・창의성 지도・교육평가・지도성의 변화 방향에 관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 교육의 변화’라는 주제로 서론, 본론, 결론을 갖추어 논하시오. [20점] 01 배점 ● 논술의 내용[총 15점] - A교사가 언급한 분산지능의 의미와 인지적 부담 전가방안 3가지[4점] - B교사가 언급한 BS기법의 원리 4가지를 제시하고, 인지적 도제학습에 의한 PMI 기법 지도방안(단, 앞에서 세 번째 단계까지)[4점] - C교사가 강조한 '하브루타 교육'의 의미와 과정중심평가 방법 2가지 서술[3점] - D교사가 강조한 지도성 2가지의 명칭과 의미(①, ②)와 도덕적 지도성(③) 설명[4점] ● 논술의 구성 및 표현[총 5점] - 논술의 내용과 '학교 교육의 변화를 위한 교사의 역할'의 연계 및 논리적 형식[3점] - 표현의 적절성[2점] [PART VIEW] 02 채점기준표 03 모범답안 1. 서론 학교는 학생의 잠재력 개발과 자아실현을 돕는 장이다. 학교에서 교사는 학습자의 특성과 소질을 발견하고, 수업·생활지도·창의적체험활동 등을 통해 성장발달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은 지식중심의 획일적 교육과 획일적 평가로 학생들의 개성과 다양성을 신장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는 4차 산업혁명과 지식기반사회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위해 수업과 평가, 지도성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2. 본론 1) A 교사가 언급한 분산지능의 의미와 인지적 부담 전가방안 3가지 [4점] A 교사가 언급한 분산지능은 인간이 물리적·문화적·사회적 환경으로부터 지원을 받았을 때 훨씬 더 지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경향이나 능력을 말한다. 이 지능이론에서 인간이 인지적 부담의 전가 방법으로는 첫째, 다량의 정보를 조작하고 처리하기 위해 공학적 도구와 같은 물리적 산물을 이용할 수 있다. 둘째, 단어·차트·도표·수학 방정식 등과 같이 그 인간이 속한 문화의 다양한 상징체계와 다른 인지적 도구를 사용하여 자신들이 직면한 상황에 대해 표상하고 생각할 수 있다. 셋째, 타인과 함께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즉, 인간은 복잡하고 도전감 있는 과제와 문제를 함께 해결할 때, 지적으로 사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문제해결 전략과 사고방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산지능의 관점에서 볼 때, 지능은 한 개인에 내재해 있는 특징이 아니고 쉽게 측정해서 검사 점수로 요약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능은 적절한 환경적 지원이 이용 가능할 경우에 증가되는 매우 가치 있고 맥락-구체적인 능력이다. 2) B 교사가 언급한 BS 기법의 원리 4가지를 제시하고, 인지적 도제학습에 의한 PMI 기법 지도(단, 앞에서 세 번째 단계까지) [4점] 창의성은 새로우면서도 유용한 것을 생성해낼 수 있는 능력이며, B 교사가 언급한 BS 기법의 원리는 비판금지·자유분방·양산·개선과 결합이다. 인지도제이론은 한편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한 의미 구성을 강조하는 비고츠키의 근접발달영역(ZPD)의 아이디어에 기초하고 있다. 인지적 도제 모형의 방법(절차)은 모델링·코칭·발판화·명료화·성찰·탐색으로 이어진다. 첫째, 모델링 단계에서는 PMI 기법에 대한 설명과 시범을 보이는 것이다. 둘째, 코칭은 학습자가 PMI 기법을 적용하여 창의적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제안·힌트·피드백을 제시하여 자세히 지도하는 방법이다. 셋째, 발판화(scaffolding, 비계설정)는 학습자의 근접발달영역에 속하지만, 독자적으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모델링·힌트·유도질문·제안 등을 통해 학습자를 도와준다. [※ 점진적 제거는 학습자들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도움을 점차 줄여나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을 하도록 하는 ④ 명료화 : 지식·추리·문제해결과정을 설명하도록 하는 기법이다. 정교한 언어적 표현은 인지과정을 명료화시킨다. ⑤ 성찰 : 학습자로 하여금 문제해결과정을 전문가·다른 학습자·추상적 모델의 문제해결과정과 비교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⑥ 탐색 : 인지적 도제 수업의 마지막 단계로, 지식이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탐색은 전이나 일반화와 비슷한 과정이다.] 3) C 교사가 강조한 ‘하브루타 교육’의 의미와 과정중심평가 방법 2가지 서술 [3점] C 교사가 강조한 하브루타 교육은 친구를 의미하는 히브리어인 하베르에서 유래한 용어로, 학생들이 짝을 이루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토론교육 방식이다. 이는 유대교 경전인 ‘탈무드’를 공부할 때 사용하며 나이·성별·계급에 차이를 두지 않고, 2∼3명씩 짝을 이루어 서로 질문을 통한 논쟁을 하며 진리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토론과정에서 자유로운 발언·상호협동·타협 등으로 자신의 주장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설득함으로써 사고력을 확장할 수 있다. 과정중심평가의 유형으로는 첫째, 형성평가이다. 교수·학습의 진행과정에서 학생 및 교사 자신에게 수시로 피드백을 제공하여 교육과정 및 수업을 개선하기 위한 평가이다. 둘째, 협력 기반 수행평가는 2인 이상의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여 수행하면서 그들의 지식과 기능을 산출물로 나타내도록 하는 평가이다. 셋째, 포트폴리오 평가는 일정기간 동안 구체적인 목적에 따라 계획적으로 학생들의 수행 정도와 성취정도 그리고 향상 정도를 표현하는 산출물들의 축적이다. 넷째, 자기성찰평가는 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습과정이나 수행수준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활동의 총칭이다. 다섯째, 동료평가는 동료끼리 서로의 학습에 대해 점검하는 평가로서 이를 통해 서로 협력하고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키우는 평가이다. 4) D 교사가 강조한 지도성 2가지의 명칭과 의미(①, ②)와 도덕적 지도성(③)의 설명 [4점] D 교사가 강조한 지도성 중 ①은 문화적 지도성이다. 서지오바니(Sergiovanni)는 문화적 지도성을 독특한 학교 문화를 형성해 내는 능력에 근거한 지도성으로 ‘고위 성직자’에 비유하고 있다. ②는 만즈와 심스(Mans Sims)의 초우량 지도성이론으로 조직 구성원 각자가 스스로를 통제하고 자신의 삶에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자율적 지도력을 계발하는 데 중점을 두는 지도성이다. 도덕적 지도성은 서지오바니가 도덕적 측면에서의 선의와 관리적 측면에서의 성공이란 두 가지 차원을 조합한 네 가지 유형의 학교를 제시하고, 교장이 지향해야 할 도덕적 지도성은 성공보다는 선의를 중시하는 도덕적인 학교와 높은 선의와 높은 성공을 중시하는 도덕적이고 효과적인 학교를 만드는 지도성이다. 3. 결론 21세기는 다양성의 시대이다. 산업사회의 패러다임인 소품종대량생산체제에 따른 수업으로는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과 적성을 가진 아이들의 잠재력 개발이 어려워지는 만큼 복합적이고 실제적인 지능에 대한 관점을 바탕으로 지식기반사회에 필요한 지식 습득을 위한 수업과 평가를 활용하여 아이들의 잠재력을 계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사회변화에 적합한 교육철학과 교육의 방향을 이해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01. 토론수업의 의미와 장점 1) 토론수업의 의미 : 여러 명이 공통 주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공유하는 것으로 지식기반사회에 적합한 수업방식이라 할 수 있다. 2) 토론수업의 장점 : 첫째, 인지적 측면에서 볼 때 의사소통기술·갈등조정기술·문제해결력 등을 기를 수 있다. 둘째, 정의적 측면에서는 배려심과 융통성 있는 태도를 기를 수 있다. 셋째, 민주시민의식을 기를 수 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타인을 존중하고 합리적인 해결책 도출을 이룰 수 있다. 3) 하브루타 교육 : 친구를 의미하는 히브리어인 하베르에서 유래한 용어로, 학생들이 짝을 이루어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논쟁하는 유대인의 전통적인 토론교육방식이다. 이는 유대교 경전인 ‘탈무드’를 공부할 때 사용하며 나이·성별·계급에 차이를 두지 않고 2~3명씩 짝을 이루어 서로 질문을 통한 논쟁을 하며 진리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토론과정에서 자유로운 발언, 상호협동, 타협 등으로 자신의 주장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설득함으로써 사고력을 확장할 수 있다. 02. 과정중심평가의 의미와 유형 1) 과정중심평가 의미 : 과정중심평가는 학습목표의 성취를 평가하는 결과평가가 아닌, 학습과정에서 학습자가 보인 여러 가지 변화에 대한 교육 평가이다. ‘새로운 평가방법이 아니라 관점이다.’ 또, 기다림이다. 교육의 목적이 학생의자아실현에 있다면 학생들을 인정해 줌으로써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자긍심과 자존감을 가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평가이다. 2) 과정중심평가의 유형 : 첫째, 형성평가이다. 교수·학습의 진행과정에서 학생 및 교사 자신에게 수시로 피드백을 제공하여 교육과정 및 수업을 개선하기 위한 평가이다. 둘째, 협력기반 수행평가는 2인 이상의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여 수행하면서 그들의 지식과 기능을 산출물로 나타내도록 하는 평가이다. 셋째, 포트폴리오 평가는 일정기간 동안 구체적인 목적에 따라 계획적으로 학생들의 수행 정도와 성취정도 그리고 향상 정도를 표현하는 산출물들의 축적이다. 넷째, 자기성찰평가는 학생 스스로 자신의 학습과정이나 수행수준을 모니터링하고 평가하는 활동의 총칭이다. 다섯째, 동료평가는 동료끼리 서로의 학습에 대해 점검하는 평가로서 이를 통해 서로 협력하고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키우는 평가이다. 03. 문화적 지도성의 의미와 필요성, 구성요소 1) 문화적 지도성의 의미 : 구성원의 의미추구 욕구를 만족시킴으로써 그 구성원을 학교의 주인으로 만들고, 조직의 제도적 통합을 가능하게 하는 지도성 전략을 말한다. 2) 서지오바니(Sergiovanni)의 문화적 지도성 : 학교는 구조적 의미에서 이완결합이지만 문화적 의미에서는 확고하게 결합되어 있다. 그래서 교사와 학생들은 관료제적 규칙·관리지침·상황의존적인 교환·합리적 실체의 이미지보다는 규범·집단의 관습·신념의 유형·가치 등에 의해 더 잘 움직여진다. 서지오바니는 문화적 지도성을 독특한 학교문화를 형성해 내는 능력에 근거한 지도성으로 ‘고위 성직자’에 비유하고 있다. 고위성직자로서의 교육행정가는 조직의 전설을 형성하고, 창조하며, 양육하고 가르친다. 학생·교사 및 관련된 모든 구성원들을 학교의 진정한 신자로 결속시키는 능력으로 볼 수 있다. 04. 만즈와 심스(Mans Sims)의 초우량 지도성이론 1) 대두배경 : 슈퍼리더십(super leadership)은 조직이 공식적인 권력과 권위, 그리고 간섭과 통제라는 전통적 방식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라는 전제하에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리더십을 개발하여 활용하는 새로운 방식의 슈퍼리더십을 토대로 한 조직관리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2) 의미 : 구성원들 스스로 자율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능력을 계발하는 전략이다. 초우량 지도성은 따르는 자들이 스스로를 자율적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지도자의 능력이라는 견해이다.(Mans Sims). 이 이론은 지도자만의 독특한 특성이나 능력보다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계발·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도자의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 인간관과 지도자 : 생산적인 구성원은 외적인 통제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주체적이고 자기주도적인 내적 통제에 의해 과업을 수행하고 그 과업에서 성공을 거두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슈퍼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는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스스로 자율적 리더십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조직의 과업수행을 효율화하고 조직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일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한다. 4) 특징 : 초우량 지도성은 조직구성원 각자가 스스로를 통제하고 자신의 삶에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자율적 지도력을 계발하는 데 중점을 두는 지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자율적 지도성은 조직구성원 개개인이 자율성을 발휘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며, 초우량적 리더십은 지도자가 조직 구성원 개개인을 지도자로 성장시킴으로써 단순히 ‘구성원의 지도자가’가 아니라 ‘지도자의 지도자’가 되게 하여 모든 구성원을 지도자로 변혁시키는 리더십이다. 5) 적용 : 초우량적 지도성인 자율적 지도성(self-leadership)은 학습될 수 있으며 자율적 지도성은 최고관리자, 관리자, 그리고 관리자가 아닌 사람을 포함한 조직 내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고교 졸업자와 대학 졸업자의 임금 격차가 벌어지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임금 격차를 넘어섰다. 2016년 기준 한국 성인(25∼64세)의 학력별 임금을 살펴보면 고교 졸업자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전문대 졸업자 임금은 116, 대학 졸업자는 149, 대학원 졸업자는 198이었다. 전문대졸자 임금은 OECD 평균(123)보다 낮았지만, 대졸자와 대학원 졸업자는 OECD 평균(각 144,191)보다 높아 고졸자와의 임금격차 역시 OECD 평균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추세는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통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9년 조사에 따르면 5~29명 사업체에서 일하는 고졸 이하 노동자의 중위임금은 2508만5천원인 반면, 대졸 이상 노동자는 그보다 1.4배 많은 3521만3천원이었다. 이 격차는 사업체 규모에 따라 30~99명 1.7배, 100~299명 1.7배, 300~499명 1.75배로 갈수록 벌어지다가, 500명 이상 사업체에서 1.42배(고졸 이하 4780만6천원, 대졸 이상 6802만9천원)로 다시 줄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는 여전히 심각하다. 이같은 임금차별이 교육은 우리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역대 정부와 교육당국은 과열 입시경쟁 완화,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 많은 대책을 추진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학벌주의 사회와 학력 간 임금 격차가 공고한 노동시장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진학교육과 별도로 직업교육이 확대되고 활성화되는 ‘투트랙 교육체제’로의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고교를 졸업해 경력을 쌓으면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업무나 임금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호는 학력에 따는 임금차별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임금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제로 교육현장의 고민과 바램을 싣는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증 유행으로 인해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의 취업도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올해 취업이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라고 호소하고 있으며, 실제로 일선 특성화고에서는 학교로 전달되는 기업 채용공고가 지난해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동아닷컴, 2020.05.22.). 개학 연기로 고3 학생들의 실습수업에 차질이 발생하고 기업들의 채용 일정도 미뤄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의 취업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도 등록되었다(서울신문, 2020.4.2.). 이와 같은 고졸 취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교육부에서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2020 직업계고 지원 및 취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주요 내용은 직업교육 혁신, 현장실습 안전·권익 강화, 기업 참여 확대, 취업 지원, 포스트 코로나19 대응력 강화 등이다(관계부처 합동, 2020.5.22.). 과거에도 교육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취업정책을 다양한 차원에서 추진하였는데 이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이러한 고졸 취업정책은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한 ‘학교교육의 혁신’, ‘현장실습의 내실화’, ‘양질의 일자리 발굴 및 참여 기업의 확대’, ‘고졸 취업자의 후학습 및 노동시장 정착 지원’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고졸 취업정책은 교육부에서 주도하지만, 관련 내용은 학교교육의 범위를 벗어나는 사회 정책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타 부처의 역할도 중요하다. 실제로 표 1에 제시된 정책의 세부과제 중에서 교육부(교육청) 단독과제는 68개(35.2%), 교육부(교육청)와 타 부처 연계과제는 35개(18.1%), 타 부처 단독과제는 90개(46.6%)로 타 부처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고졸 취업정책은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교육부 이외에 타 부처의 적극적인 역할수행을 기대하기 어렵고, 실제로 타 부처의 고졸 취업정책에 대한 성과를 분석한 사례도 찾기 어렵다. 고졸 취업정책의 한계와 극복 방안 고졸 취업정책은 교육부 주도로 실행되면서 학교교육 개선과 학생 대상 취업지원에 집중해왔지만, 고졸자가 정착하게 되는 노동시장에 대한 개선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판단된다. 고졸 취업을 양적 측면에서 분석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기존 고졸 취업정책은 신규 취업한 고졸자 증가로 이어져 어느 정도 성과를 나타냈다고 볼 수 있는 반면 25~29세 고졸자의 고용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채창균·양정승, 2015). 고졸 취업의 질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정책성과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직업교육과 사회이동’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에서 직업교육을 받은 이들이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직업교육의 ‘내용’보다 ‘서열화된 교육구조에서 직업교육의 낮은 위치’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남재욱 외, 2019). 결론적으로 학교와 학생에게 집중된 고졸 취업정책은 고졸자를 포용해야 하는 사회에서 고졸 취업에 대한 인식과 처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안재영, 2018).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미래지향적인 고졸 취업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고졸 취업정책은 단계적으로 ‘고졸 인력양성(교육) → 고졸자 사회 진입(취업) → 고졸자 성장지원(정착)’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의 고졸 취업정책은 고졸 인력양성(교육)과 고졸자 사회 진입(취업)에 집중한 반면 고졸자 성장지원(정착)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판단된다. 그럼 과연 고졸 취업자는 노동시장 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가? 앞서 제시한 남재욱 외(2019)의 연구에서 검증한 바에 따르면 성장의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특성화고의 도제학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은 도제교육에 참여한 특성화고 학생들이 고급기술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응답하였다(안재영 외, 2019). 고급기술자로의 성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인 경력·학력·자격증 중에서 ‘경력’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으며, 요구되는 경력을 조사한 결과, 미숙련자에서 고급기술자로 성장하는 데 약 13년(미숙련→초급기술자(평균 2.6년), 초급기술자→중급기술자(평균 4.0년), 중급기술자→고급기술자(평균 6.1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러한 성장경로가 모든 직군, 기업과 사회 안에서 공식화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안재영 외, 2019). 고졸자의 성장경로를 만들기 위한 방안 이와 같이 고졸자가 노동시장에서 성장하고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고졸자의 성장경로가 있는가? 성장경로가 있어도 작동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할 정도로 고졸 취업자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일반적인 인식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의 고졸 취업정책은 미숙련자가 노동시장에 정착하고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고급기술자로 성장하고 이에 상응하는 처우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직업교육의 내실화와 함께 다음과 같은 정책이 요구된다. 첫째, 고졸자의 실질적인 요구를 고려한 노동시장 정착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고졸자는 노동시장 내에서 상대적으로 연령과 경력이 낮기 때문에 직장적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영세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기성세대와 달리 정주 요건에 대한 요구가 높은 편이다. 또한 후학습에 대한 요구가 높으면서도 남학생들의 경우 군 입대로 인한 경력단절의 위기에도 놓여 있다. 따라서 고졸자의 직장적응 지원, 고용환경 및 정주 요건 개선, 후학습 및 경력개발 지원, 경력단절 예방 및 정착 지원 정책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안재영, 2019a). 그러나 현재 청년고용지원정책을 운영하는 고용노동부(2019)의 ‘한눈에 보는 청년고용지원정책’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정책이 장기근속에 따른 보조금 지원정책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직장적응지원·고용환경 및 정주 여건 개선·후학습 및 경력개발 지원·경력단절 예방 및 정착 지원의 제도 개선에 대한 노력은 부족한 편이다(안재영 외, 2019). 둘째, 산업분야별 특성을 고려한 고졸자 성장경로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고졸자를 채용하는 공공기관에서도 고졸자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승진이나 임금체계가 별도로 설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있다. 고졸자가 고급 기술을 다루게 되고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관리자로서의 역량도 갖게 된다면 고졸자의 성장경로는 대졸자의 성장경로와 교차하게 되는 시점이 오게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기업의 성장경로(승진 시 영향요소)가 NCS 대분류별로 상이하기 때문에(안재영 외, 2019) 산업분야별 성장경로에 대한 탐색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 내 성장경로를 설정하고 고졸자의 성장을 지원하는 기업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고졸 일자리의 질을 분석하고 최소 일자리 질 기준을 설정하여 고졸 일자리의 질 관리를 제도화해야 한다. 좋은 일자리의 개념에는 ‘임금’과 ‘고용 형태’ 이외에 ‘부가급여’, ‘일의 성격’, ‘자율과 독립성’, ‘승진가능성’, ‘기술향상가능성’등에 대한 판단과 평가가 포함될 것이다(Ritter and Anker, 2002: 방하남·이상호, 2006에서 재인용). 직업교육을 통한 사회이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의 창출과 함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무너뜨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노동시장의 안정성과 이동성의 동시적 개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원청·하청 관계 개선 및 중소기업 육성 등을 통한 기업규모에 따른 격차 개선, 노동시장 임금격차 완화, 비정규직 사용에 대한 기준 마련 및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통한 고용형태별 격차 완화, 최저임금 및 저임금노동자 지원 정책 등이 요구된다(남재욱 외, 2019). 넷째,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직업교육을 통해 고졸자가 실제적인 역량을 함양하고 이를 노동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직업교육 모델로 평가받는 독일의 도제교육은 산업현장으로부터 검증된 도제자격을 기반으로 표준화되어 질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독일역량체계를 통하여 노동시장에서의 보상과 성장경로가 구축되어 있다. 이를 통해 학생은 역량을 중심으로 공정한 대우를 받고 성장경로를 설계할 수 있으며 기업은 검증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안재영, 2019b). 이와 같이 독일은 학교-기업-사회 간의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통해 직업교육의 질 관리와 평가·보상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를 우리나라에 도입한다면 기존 제도 하에서 기득권의 위치에 있는 이들의 저항을 가져올 것이다. 그러나 사회 내에 공정하지 않음이 존재하고 이것이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주도하여 다양한 사회 구성원 간의 논의와 숙고를 다지는 장을 마련하여 사회적 대타협을 위한 과감한 시도를 해야 할 때이다.
지난 2018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고교 졸업자와 대학 졸업자의 임금 격차가 벌어지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임금 격차를 넘어섰다. 2016년 기준 한국 성인(25∼64세)의 학력별 임금을 살펴보면 고교 졸업자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전문대 졸업자 임금은 116, 대학 졸업자는 149, 대학원 졸업자는 198이었다. 전문대졸자 임금은 OECD 평균(123)보다 낮았지만, 대졸자와 대학원 졸업자는 OECD 평균(각 144,191)보다 높아 고졸자와의 임금격차 역시 OECD 평균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추세는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통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9년 조사에 따르면 5~29명 사업체에서 일하는 고졸 이하 노동자의 중위임금은 2508만5천원인 반면, 대졸 이상 노동자는 그보다 1.4배 많은 3521만3천원이었다. 이 격차는 사업체 규모에 따라 30~99명 1.7배, 100~299명 1.7배, 300~499명 1.75배로 갈수록 벌어지다가, 500명 이상 사업체에서 1.42배(고졸 이하 4780만6천원, 대졸 이상 6802만9천원)로 다시 줄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는 여전히 심각하다. 이같은 임금차별이 교육은 우리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역대 정부와 교육당국은 과열 입시경쟁 완화,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 많은 대책을 추진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학벌주의 사회와 학력 간 임금 격차가 공고한 노동시장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진학교육과 별도로 직업교육이 확대되고 활성화되는 ‘투트랙 교육체제’로의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고교를 졸업해 경력을 쌓으면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업무나 임금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호는 학력에 따는 임금차별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임금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제로 교육현장의 고민과 바램을 싣는다. 장애학생에 대한 진로·직업교육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장애인의 성인기 독립생활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부의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의 주요 추진과제일 뿐 아니라, 국제기구인 유네스코에서 203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SDG) 4.5’에도 포함되는 과제이다. SDG에서는 교육에서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장애인·선주민·취약상황에 처한 아동 등 특별한 요구가 있는 이들에게 교육과 직업훈련에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운영과 취업 현황 2019년 특수교육 연차보고서 ‘특수교육대상자’의 진로·직업교육 전문화’에 의하면 일반사업장과 유사한 형태의 작업 환경을 조성하여 특수학교 학교기업(31교)의 내실화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장애학생의 진로·직업교육 전문화와 취업률 제고를 위한 ‘통합형 직업교육 거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2019년 현재 교육부 지정 35교 및 시·도교육청 지정 14교가 운영 중이다. 특수학교 학교기업의 사업 직종으로는 커피바리스타·제과제빵·도자기·공예품·천연비누·양파즙·세탁 및 신발세탁·세차 등 다양하다. 고등학교 취업률을 각 과정별로 살펴보면 2019년 2월 특수학교 고등학교 과정 졸업자 2,447명 중에서 취업한 학생은 64명으로 취업률은 5.9%이다. 고등학교 특수학급 졸업생 3,952명 중에서 취업한 학생은 718명으로 취업률은 32.0%이고, 고등학교 일반학급을 졸업한 특수교육대상자 1,328명 중에서 취업한 학생은 69명으로 취업률은 11.8%이다. 한편 2019년 2월 특수학교 전공과 이수자는 2,131명 중 922명 취업, 43.7%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전공과 이수자, 고등학교 특수학급, 고등학교 일반학급, 특수학교 고등학교 과정 졸업자 순으로 취업률이 조사됐다. 전공과 졸업 후 취업한 직종을 살펴보면, 주로 제품제조·청소세탁 분야 직종이 많았다. 농림어업·정보통신기기·문화예술 분야로는 매우 드물게 진출했다. 문화·예술·체육 등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직업인으로 양성하고 취업을 지원하는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중학교의 자유학기제 운영과 더불어 고등학교에서만이 아닌, 초·중학교에서부터 장애학생에 대한 진로와 직업교육이 연계되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교육부의 특수교육발전 5개년(2018~2022) 계획 중 진로·직업교육 교육부가 2017년 12월 발표한 제5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2018~2022) 계획에서는 ‘생애 단계별 맞춤형 교육으로 특수교육대상자의 성공적인 사회통합 실현’을 모토로 하고 있다.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교육분야 국정기조를 토대로 특수교육대상학생의 균등하고 공정한 교육을 보장하기 위한 새로운 5개년의 특수교육발전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중 추진과제 ‘진로 및 고등 평생교육지원 강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세부과제 내용이 제시 됐다.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정책 개발 및 추진 시 고려점 바야흐로 2020년부터는 장애학생의 진로·직업교육의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는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장애학생을 위한 ‘통합형 직업교육 거점학교’ 지정·운영, 특수학교 ‘학교기업’ 설치 확대 등은 당시로선 획기적인 과제였다. 현재도 본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진로전담교사’ 관련, 인력양성 및 배치 계획까지 포함하고 있어 한층 더 탄력을 받고 있다. 다만 이러한 계획 가운데 놓치는 점은 없는지, 또 고려해야 할 점은 없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기존에 만들어진 사업 계획과 방안에 대해 품질 관리와 예산 운용의 효용성 차원에서 철저하게 평가하고 검토해야 한다. 장애학생 직업교육 거점학교와 특수학교에서의 학교기업 등 교육부가 추진했던 사업들이 계획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정책과의 연계성을 감안하여 성과를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둘째, 고등학교를 졸업한 장애학생의 많은 수가 고등교육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다. 이 경우 진로·직업교육에 대한 하나의 진로 선택지로 취업만이 아닌 학업에 대한 지도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셋째, 장애대학생의 직업교육 지원 및 취업 문제도 고려되어야 한다. 현재 대학들이 장애대학생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학 졸업 후 진로와 직업에 대해 좀 더 친절한 안내와 지원이 요구된다. 졸업 후 성인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 기반 조성에도 촘촘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넷째, 교육부에서 야심 차게 발표한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방안’은 고용노동부의 고용개발원의 정책과 연계하고 상호 간 교류를 해야만 예산 낭비와 누수, 혹은 중복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운영의 내실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부·복지부·고용부·국립특수교육원·한국장애인고용공단·한국장애인개발원 등 관계부처(기관)의 장애인 교육·고용·복지정책의 주요 이슈 및 현장 지원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상시협의체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다섯째, ‘진로전담교사’ 배치이다. 시·도교육청 실정에 따라 교사·교육공무직·일반직 등 다양한 배경의 인력이 2022년까지 모든 특수학교 및 특수교육지원센터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러한 다양한 인력의 역량과 질이 확실하게 담보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기존 중등특수교사의 역할과 어떻게 균형을 이뤄야 하는지 조율이 필요하다. 여섯째, 장애학생의 취업에 이어 직장 적응을 돕기 위한, 사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로교육’이라 함은 취업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생애 전 단계에서의 과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일곱째, 장애인 창업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여 취업 지원하는 데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 창업 관련법과 제도를 활용하여 창업할 수 있도록 모델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떤가? 일반고등학교를 졸업한다 해도 좁은 취업문과 열악한 임금조건 등을 감안하면 장애학생이라는 여건을 살려 오히려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향후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을 위한 제언 포스트 코로나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직업교육의 내용이나 발상은 어떠해야 하는가? 과학기술과 혁신, 생산성 급증과 높은 경제성장 촉발이라는 낙관적 전망보다 미래 일자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은 지금, 장애학생의 진로·직업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 미래에는 결국 창의성이나 감수성, 고도의 사고력이 필요한 직업만이 남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비장애학생의 진로·직업교육도 명확한 구상을 그리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장애학생의 단순한 취업률보다는 직업(고용) 유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빠른 시대적 변화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필요한 만큼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인맞춤형 직업 재교육을 실시하여 장애인이 사회에서 분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공의석, 2018). 최근 한국 사회는 한국형 뉴딜, 디지털 뉴딜, 그린뉴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모색하고 있다. 그렇다면 장애학생을 위한 휴먼 뉴딜은 어떨까? 가령 정신장애 분야에서의 동료지원가 활동 처럼 주거지원 정책이 시작되고 있는 요즘, 주거코치와 같이 새로운 직종을 개발하고 장애인끼리 서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일자리 모색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고용노동부에서 특정기간 직업교육을 제공하고 취업을 촉진케 하는 직업능력개발훈련 사업에서, 장애인직업재활 분야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졸업한 장애인들이 참여하도록 독려할 수 있을 것이다. 혁신적인 발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필요하다. 발달장애인 기자단 분야를 개척하여 잡지를 발간하기도 하고, 장애를 지닌 본인의 삶을 통해 다른 장애인의 불편함을 해소해 주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도 있다. 장애학생들은 직업을 위한 기초지식과 기능을 반복적으로 훈련해야 하므로, 직업기초능력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 적응력을 기르고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세계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령 지적장애학생의 경우, 직업교과와 일반교과에서 직업기초능력에 해당되는 기초학업교과를 비롯해, 대인관계능력·의사소통능력·문제해결능력·자기결정능력·협력능력 등을 비롯해 모델링 혹은 현장실습, 지역사회중심교수와 같은 다양한 현장중심의 지도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과정을 통해 기르고자 하는 핵심역량으로 의사소통능력·공동체의식 등을 장애학생이 체득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장애학생들 중에는 취업을 하고서도 사회성과 대인관계능력인데, 관계형성의 미숙으로 인해 고용현장에서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따라서 직무기능 습득뿐 아니라, 고용상황에서 필요로 하는 소양과 태도, 직업 적응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단편적으로 교과영역별로 직업교과를 운영하기보다 총체적이고 전체적인 흐름 안에서 이해하도록 주제중심 통합교육과정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학생과 학교의 여건, 지역사회 환경을 고려하여 내용을 조직해야 할 것이다. 직업능력뿐 아니라 기능적 기술을 갖출 수 있도록 산업현장과의 협력, 현장실습을 통해 지역사회 자원과 더 많이 연계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18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고교 졸업자와 대학 졸업자의 임금 격차가 벌어지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임금 격차를 넘어섰다. 2016년 기준 한국 성인(25∼64세)의 학력별 임금을 살펴보면 고교 졸업자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전문대 졸업자 임금은 116, 대학 졸업자는 149, 대학원 졸업자는 198이었다. 전문대졸자 임금은 OECD 평균(123)보다 낮았지만, 대졸자와 대학원 졸업자는 OECD 평균(각 144,191)보다 높아 고졸자와의 임금격차 역시 OECD 평균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추세는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통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9년 조사에 따르면 5~29명 사업체에서 일하는 고졸 이하 노동자의 중위임금은 2508만5천원인 반면, 대졸 이상 노동자는 그보다 1.4배 많은 3521만3천원이었다. 이 격차는 사업체 규모에 따라 30~99명 1.7배, 100~299명 1.7배, 300~499명 1.75배로 갈수록 벌어지다가, 500명 이상 사업체에서 1.42배(고졸 이하 4780만6천원, 대졸 이상 6802만9천원)로 다시 줄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는 여전히 심각하다. 이같은 임금차별이 교육은 우리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역대 정부와 교육당국은 과열 입시경쟁 완화,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 많은 대책을 추진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학벌주의 사회와 학력 간 임금 격차가 공고한 노동시장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진학교육과 별도로 직업교육이 확대되고 활성화되는 ‘투트랙 교육체제’로의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고교를 졸업해 경력을 쌓으면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업무나 임금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호는 학력에 따는 임금차별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임금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제로 교육현장의 고민과 바램을 싣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국 직업계고 학생들을 비롯한 고졸 취업자들의 사회 진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달부터 직업계고 학생들의 현장실습이 시작되지만 학교마다 고민이 깊다. 2017년 12월 제주도 특성화고 학생이 현장실습 도중 사망하는 사고 이후 ‘취업중심’에서 ‘학습중심’으로 교육부의 현장학습 기조가 변한데다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현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체는 일감 부족 등으로 휴업을 반복하고 있고, 기존 인력을 유지하는 것도 버거운 현실이다. 학생들도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현장에 나가는 게 마음이 편치 않긴 마찬가지다. 교육현장의 실태는 어떨까? 취업처의 변화 정부의 고졸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공기업 채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특성화고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정책이다. 그러나 수준 높은 심화 NCS 시험과 높은 경쟁률로 인해 학교별 최상위권 학생만 접근이 가능하기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학교별로 공공기관을 준비하는 특별반이 늘어나고 전담강사를 채용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다보니 학생 간 위화감이 조성되고 교육의 형평성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경우 블라인드 채용이라는 이름으로 신입사원 전형을 진행하다 보니 고졸은 서류에서부터 대학생들에게 뒤쳐진다. ‘학력 무관’이란 조건은 일견 기회의 평등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대졸과의 경쟁에서 취업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뚫는 것만큼 어렵다. 기업은 또 어떤가. 동일 조건이라면 고졸보다는 대졸을, 신입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한다. 때문에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고졸 취업준비생이 훨씬 많다. 금융권의 경우 ‘학력무관 상시채용’으로 바뀌면서 공정한 경쟁 구도를 이야기 한다. 하지만 막상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고졸과 대졸의 승진 체계를 다르게 둬, 고졸 입사자를 차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농협·신한은행·기업은행 등에서 최근 수년째 고졸 채용 사례가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학력무관 상시공채로 변경했다. 고졸 일자리 박람회에 부스를 만들고 언론에 고졸을 원하는 것처럼 행세하지만 실제로는 홍보차원의 전시행정일 뿐인 경우가 많다. 문제는 또 있다. 그동안 고졸채용에 적극적이던 강소기업들이 경기 불황으로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다. 심지어 채용된 인력조차 퇴사하는 어려운 사정이어서 취업처는 점점 사라지는 실정이다. 은행권이나, 대기업 등 인지도가 높은 기업들에 고졸취업으로 성공한 사례는 이제 옛이야기가 되어간다. 최저시급 확보로 고졸취업 연봉의 변화 임금 문제는 더 심각하다. 최저시급이 올라감에 따라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 환경 또한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정반대다. 정부에서 최저시급을 확정하면서부터 고졸은 최하위 연봉체계에 놓여있다. 직무역량과는 무관하게 최저시급에서 1원도 에누리 없는 연봉을 책정하는 기업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다보니 아르바이트가 오히려 정규직보다 수입이 높은 현상이 나타났다. 굳이 힘들고 어려운 고졸 막내사원으로 조직에 적응하기보다는 퇴사를 쉽게 결정한다. 기업은 기업대로 고졸사원의 퇴사율이 높고 유지율이 떨어진다며 채용을 기피, 악순환이 벌어진다. 현실과 엇나가는 직업교육정책 직업교육 정책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방자치단체, 고용노동부,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각 대학 일자리센터 등 각계각층에서 특성화고의 취업역량지원을 위해 다양한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정부에서 청년취업률 상승을 위한 예산을 각 기관에 지원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현장의 속 사정은 다르다. 기관마다 정해진 예산을 기한 내에 모두 소진해야 하고, 그에 대한 결과가 필요하다 보니 비슷한 형태의 중복된 교육들만 시행되고 있다. 교육내용 중복은 그렇다 치더라도 강사마저 동일한 경우가 많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 이런저런 결과 보고서를 요구하는 바람에 교사들 업무만 증가한다. 중복투자로 인한 예산낭비도 문제지만 효과는 반비례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막상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채용으로 연계되는 비율은 높지 않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인 셈이다. 차라리 학교단위에서 연간계획을 세워 다양하고 내실 있게 역량강화 프로그램이 운영되도록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고졸취업활성화 정책과는 상반된 규정 선취업 후진학 정책 역시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기업연수 등으로 학교시험에 불참하면 종전에는 100% 인정점을 받을 수 있었으나, 학업성적평가규정이 올해부터 바뀌어 80%만 인정된다. 선취업 후진학을 선택하는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성적은 치명적이다. 학교시험 조차 제대로 보기 어려운 기업에 학생들이 취업을 꺼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을 비롯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채용 이후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고졸취업 활성화 정책과는 상반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특성화고의 학과개편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 부족과 여전한 학벌주의, 그리고 중학교에서의 진로지도 부족으로 특성화고 기피현상은 여전하다. 이로 인해 특성화고는 매년 신입생 모집 미달을 면치 못하고 있다. 어떻게든 학생을 모집해야 하는 학교들로서는 산업현장의 수요보다 중학생들의 구미에 맞는 학과개편으로 생존전략을 구사한다. 보컬·문화예술·요리·디자인콘텐츠 등 당장의 인기와 흥미에 치중한 쪽으로 학과가 개설되다 보니 취업보다는 진학에 중점을 두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특성화고는 학생모집으로 운영이 된다. 사립은 특히 그렇다. 사정이 이러니 일반고와는 다르게 항상 모든 교사가 칼날 위에 있는 심경이다. 지금까지의 특성화고 변천사를 봐도 그렇다. 상업·공업고등학교 → 정보산업고등학교 → 특성화고등학교 → 학과재구조화 → AI고등학교 등으로 정권의 변화와 정책의 변화에서 늘 우왕좌왕했다. 정책기조가 바뀔 때마다 교사들은 자의 반 타의 반 여러 차례 전공을 바꾸면서 적응하려 애를 쓴다. 학생들에게 최고의 교육을 제공해야 하는 교사이지만, 정작 자신의 전공이나 적성과는 상반되는 내용을 가르치다 보니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교사들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의 세심하고 장기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아울러 교육을 질을 높이기 위해 특성화고와 전문대의 교육과정을 통합, 편재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특성화고의 직업교육이 탄탄하게 안정화돼야 고졸의 사회진출이 유연해지고 성공사례들이 많아질 것이다. 눈에 보이는 직업교육보다 내실에 치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2018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고교 졸업자와 대학 졸업자의 임금 격차가 벌어지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임금 격차를 넘어섰다. 2016년 기준 한국 성인(25∼64세)의 학력별 임금을 살펴보면 고교 졸업자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전문대 졸업자 임금은 116, 대학 졸업자는 149, 대학원 졸업자는 198이었다. 전문대졸자 임금은 OECD 평균(123)보다 낮았지만, 대졸자와 대학원 졸업자는 OECD 평균(각 144,191)보다 높아 고졸자와의 임금격차 역시 OECD 평균보다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추세는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통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9년 조사에 따르면 5~29명 사업체에서 일하는 고졸 이하 노동자의 중위임금은 2508만5천원인 반면, 대졸 이상 노동자는 그보다 1.4배 많은 3521만3천원이었다. 이 격차는 사업체 규모에 따라 30~99명 1.7배, 100~299명 1.7배, 300~499명 1.75배로 갈수록 벌어지다가, 500명 이상 사업체에서 1.42배(고졸 이하 4780만6천원, 대졸 이상 6802만9천원)로 다시 줄었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는 여전히 심각하다. 이같은 임금차별이 교육은 우리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역대 정부와 교육당국은 과열 입시경쟁 완화, 직업교육 활성화를 위해 많은 대책을 추진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학벌주의 사회와 학력 간 임금 격차가 공고한 노동시장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진학교육과 별도로 직업교육이 확대되고 활성화되는 ‘투트랙 교육체제’로의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고교를 졸업해 경력을 쌓으면 사회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이유로 업무나 임금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호는 학력에 따는 임금차별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임금차별금지법 제정을 주제로 교육현장의 고민과 바램을 싣는다. 개인의 임금 혹은 노동시장에서의 임금격차를 주제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이 연구들에 따르면 성별·학력·연령·건강상태 등의 ‘개인적 속성’과 고용형태·기업규모·노동조합 여부 등의 ‘일자리 요인’이 개인의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유선, 2009; 박강우, 2014; 정이환, 2015; 박철성, 2019 등). 이중 학력은 임금격차를 이루는 가장 핵심적 요소이지만 최근으로 올수록 이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오히려 많지 않다. 학력이 인적자본(human capital)을 대리하는 변수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개인의 생산성을 반영하는 임금이 학력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성별이나 고용형태에 따른 임금격차가 성차별이나 비정규직 차별 논의로 이어지는 반면, 교육투자에 대한 수익으로서의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는 뚜렷한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차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노동현장에서 학력차별이 없다고 보는 사람은 적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학 졸업 여부에 따른 차별이 심각할 정도로 존재한다는 이들이 58.8%,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58.4%로 나타났다(임소현 외, 2019). 국민들은 학력에 따른 차별이 상당히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고졸자의 노동시장 이행을 다룬 연구들 역시 고용·임금·승진 등 노동시장 이행 전반에서 학력으로 인한 차별이 나타나고 있음을 제시한다(김안국·신동준, 2007; 남재욱·한기명·김영민, 2018; 오유진·김교성, 2019 등). 이렇게 보면 눈앞에 존재하는 임금격차 전체를 차별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노동시장에서 상당한 차별이 존재함을 짐작할 수 있다.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 실제로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 중 얼마가 차별이고 차이인지를 분석하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설사 계량경제학적 분석을 통해 차별의 크기를 가늠해 본다고 해도 그에 대한 분석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이 글에서는 그와 같은 접근보다는 현존하는 임금격차를 시간적·공간적으로 비교해보고, 이를 고졸 노동자의 노동시장 이행과 결부시켜 해석함으로써 차별의 문제를 드러내보고자 한다. 그림 1은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약 20년간의 학력별 임금격차를 나타낸 것이다. 고졸자의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중학교 이하, 전문대졸, 대졸 이상의 임금을 숫자로 표현하였다. 고졸과 대졸의 임금격차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1990년대 말과 비교해 2000년대와 2010년대 초까지 대졸자의 임금프리미엄이 상당히 높아졌다가 2010년대 중반 이후로는 다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시계열적으로 볼 때 지난 20년 중 고졸과 대졸의 임금격차가 가장 컸던 것은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이었다. 그림 2는 2017년을 기준으로 OECD 주요국과 한국의 임금격차를 비교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졸을 100으로 한 상대임금이다. 한국의 경우 대졸자의 임금프리미엄이 네덜란드·스웨덴·영국보다 크지만, 프랑스·독일·미국보다 적으며, OECD 평균과 비슷하고 EU 23개국 평균보다 크다. 국제적으로 비교했을 때의 임금격차 정도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덜하다고 할 수도, 더하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의 학력 임금격차가 최근으로 올수록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몇 가지 설명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시기에 따라 고숙련·고학력 인력의 수요와 공급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고영선(2019)의 분석에 따르면 1980~2016년 사이 한국의 고숙련·고학력 인력에 대한 수요와 공급은 3단계로 변화해왔는데, 1기(1980~1994년)에는 고졸 노동수요의 증가, 2기(1995년~2007년)에는 대졸 노동수요 급증, 3기(2008년~2016년)에는 대졸 노동공급 증가의 경향을 보인다. 그 결과 1기에는 낮았던 대졸 임금 프리미엄이 2기에는 증가하고, 3기에는 감소했다. 이렇게 본다면 최근의 학력 임금격차의 감소는 고졸자의 임금이 높아진 것이라기보다는 대졸자의 임금이 낮아진 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이 분석이 시사하는 또 다른 측면은 앞으로 기술발전과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지게 되면 대졸자에 대한 노동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이고, 이는 임금격차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고졸취업자 지위상승이 아닌 하향평준 결과 또 다른 설명은 교육사회학의 최근 연구들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의 교육사회학 연구들은 한국에서 학력에 따른 지위격차의 양상이 점차 양적인 격차에서 질적인 격차로 이행했음을 지적한다.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면서 대학을 나왔다는 것이 갖는 유리한 측면이 적어지고, 이제는 대학 중에서도 상위권 대학을 나와야 노동시장에서의 확실한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남재욱 외, 2019; 이수빈·김성수, 2020). 이 점은 전체 고졸자와 전체 대졸자를 비교했을 때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격차를 설명할 수 있다. 요컨대 대졸자 내에서도 격차가 증가하면서 대학 서열구조의 아래쪽에 있는 대학은 고졸에 비해 유리한 점이 과거와 비교해 감소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열화된 교육구조 내에서 고졸자의 위치가 높아진 것은 아니지만, 대졸자의 숫자가 증가하면서 평균적인 대졸자의 위치는 낮아진 것이다. 요컨대 대졸자의 공급증가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앞선 분석과 일맥상통하는 설명이다. 두 설명의 어느 쪽을 따르든 공통적인 것은 대졸자와 고졸자의 격차 축소가 고졸자의 지위향상이 아닌 대졸자의 지위하락의 결과라는 점이다. 일종의 하향평준화 경향이다. 따라서 노동시장에서 고졸자가 겪는 어려움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여기에 두 번째 설명에 좀 더 주목해보면 또 다른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 근래 우리 사회에서 고졸자의 인적자본 축적을 지원하는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선취업 후진학’의 성과에 관한 문제다. 대개의 경우 ‘후진학’하는 고졸자들이 이른바 ‘명문대학’으로 진학할 가능성은 적으며, 그렇다면 이들이 후진학에도 불구하고 교육투자의 이익을 누리기는 힘들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그림 2에서 한국의 전문대졸 임금은 고졸을 100으로 놓았을 때 115에 불과해 OECD 평균(120)이나 EU 평균(121)보다 낮다. 또한 청년층의 대졸 임금 프리미엄에 관한 이유진과 김의준(2016)의 연구에서도 선취업 후진학에 대한 노동시장에서의 보상이 ‘선진학’한 경우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졸업하는 시점에 대학으로 진학하지 않았다면, 나중에 진학하더라도 불리함이 전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시간부족→소득부족→숙련부족’의 악순환에 갇힌 고졸취업자 사실 고졸자가 노동시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시점에서의 격차가 아니라 노동시장 이행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고졸로 취업했을 때 대졸에 비해 초임이 낮은 것은 적은 교육투자로 인한 낮은 인적자본이 초래한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보면, 이후 고졸자가 노동시장에서 경험과 이력을 쌓으며 더 나은 지위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다. 실제로 한국의 청년노동시장을 분석한 남재욱 외(2019)의 연구에서는 노동시장 진입 시점의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한다는 결과를 제시한 바 있다. 이때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고 시간이 경과해도 소득이 잘 늘어나지 않는 집단에 소속될 확률은 여성일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원가족 소득이 낮을수록 더 크다. 고졸자가 노동시장 진입시점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 경력이나 교육훈련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고졸 청년들의 노동시장 이행과정을 분석한 남재욱 외(2018)의 연구에 따르면, 전형적인 고졸 청년들은 시간당 임금이 낮고, 부족한 시간당 임금을 충당하기 위해 장시간 노동을 선택하며, 그 결과 자신의 인적자본에 투자할 기회가 부족하다. 고졸 청년층의 대부분은 원가족이 그리 부유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원가족의 지원을 받기도 어렵다. 그로 인해 노동시장 진입 이후 시간이 경과해도 경력을 통한 전문성을 획득하기 어려우며, ‘시간부족 → 소득부족 → 숙련부족’의 악순환에 갇힐 우려가 크다. 이와 같은 악순환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획득한다고 해도 노동시장 차별을 온전하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김은숙과 전봉걸(2013)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 노동시장에서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전문성보다 학력이다. 전문성은 있지만 학력이 낮은 고졸전문가에 비해 전문성은 낮지만, 학력은 높은 대졸 비전문가의 임금이 더 높다. 저자들은 이를 고졸전문가에 대한 수요문제로 해석했지만, 결국 고졸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전문성을 쌓아도 그에 맞는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후진학을 통해 대학학위를 획득하더라도 학력 차별을 온전히 극복하지는 못한다는 것은 전술한 바와 같다. 고교 졸업시점에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던 것의 영향을 이렇게 노동생애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방안 이처럼 고졸자들이 노동시장에서 경험하는 어려움은 어느 한 시점의 문제가 아니라 이행과정의 문제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역시 일차적으로는 이들의 이행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노동시장 진입 시점에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것은 교육투자 정도의 결과라는 점에서 불가피하다. 그러나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 경력을 쌓고, 재교육이나 재훈련을 통해 숙련을 형성하여 임금을 상향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성인기 초반에 노동시장에 진출하는 고졸 청년들에 대한 이행기 지원을 위한 공적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개인의 진로설계는 물론이고, 시간당 임금이 낮은 이들도 원한다면 일정한 지원을 받으며 교육훈련에 참여하여 숙련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애써 숙련을 향상시키더라도 노동시장에서의 보상체계가 지금처럼 학력에만 의존한다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따라서 노동시장 수요측에서도 변화가 나타나야 하는데, 그 한 방법이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의 실현이다. 한국은 직무급 체계가 발달하지 않아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실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중노동시장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임금체계의 변화와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사회적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박용철, 2019; 황수옥, 2019 등).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실현은 이중노동시장뿐 아니라 학력에 따른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데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대졸자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은 한 편으로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의 차이로 인한 생산성 격차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서로 다른 노동자가 수행하는 일의 가치를 정확히 평가하지 못하는 노동시장 환경에서 학력이라는 신호가 과대평가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사회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노동의 가치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 세워져야 한다. 학력이 아닌 노동자가 실제 수행하는 일의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임금의 결정 역시 학력이 아닌 노동자가 수행하는 실질적인 일의 가치와 생산성을 기준으로 변화하게 된다. 학력은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시점에서 비록 개인의 생산성을 예측할 수 있는 주요한 신호이지만, 그것이 노동생애 전반에 걸쳐 가장 중요한 신호로 작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시장 공급 측에서는 고졸자의 노동시장 이행과 인적자본 투자를 지원하고, 노동시장 수요 측에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을 위해 노동의 가치에 대한 판단기준 마련과 이에 기반한 임금결정제도 합리화가 필요하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이 9월 1일자 교(원)장, 교(원)감, 교사, 교육전문직원 총 1129명의 인사를 5일 단행했다. 교원 인사는 총 989명으로 ▲장학(교육연구)관(사)에서 교(원)장 전직 14명▲교(원)장 중임 전보 12명▲교(원)장 중임 105명▲교(원)장 전보 61명▲공모교(원)장 만료 승진 26명▲공모교(원)장 34명▲교(원)장 승진 89명▲장학(교육연구)사에서 교(원)감 전직 28명▲교(원)감 전보 44명▲교(원)감 복귀(직) 2명▲교(원)감 승진 123명 등이다. 교사는 복귀(직) 28명, 전보 2명, 신규임용 421명이다. 교육전문직원 인사는 본청 국장 1명, 교육장 5명, 직속기관장 2명, 본청 과장 2명, 직속기관 부장 3명, 교육지원청 국장 6명, 장학(교육연구)관 전직․전보 8명, 장학(교육연구)관 신규임용 16명, 장학(교육연구)사 전직․전보 36명, 장학(교육연구)사 신규임용 61명으로 총 140명이다. 도교육청의이번 인사에서 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이 두드러졌다.13년 만에 본청 교육국장에 여성을 임명했다. 본청 북부청사 교육과정국장으로 임명된 조은옥 시흥교육장이 그 주인공으로, 도교육청 여성 교육국장은 2007년 김양옥 교육국장 이후 처음이다.이밖에도 5명의 신임 교육장 중 4명이 여성이 등용됐다. 도교육청은 교장 공모제를 학교교육공동체 참여형으로 전면 시행해 공모 교장 34명을 임용했다. 교육지원청 교육전문직원은 26명 증원 배치됐다. 도교육청 김태성 교원정책과장은 “이번 인사는 혁신교육 3.0을 실현하기 위해 각 기관 역할을 재정립하고 학교의 교육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지역과 학교 의견을 적극 반영해 합리적이고 공정한 인사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인사부터 교원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고 국민 알 권리 보장에 대한 공무원 책무성을 고려해 발표 방법을 개선했다.이에 따라 교장, 교감, 교육전문직원 인사 내용은 ‘게시 목적 외 사용 금지’문구와 함께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게시일 포함 7일 뒤에는 삭제한다. 또 교사 인사는 K-에듀파인시스템 알림판에 공지해 내부시스템 접속 권한이 있는 사람만 열람할 수 있다. 다만, 신규교사와 타시도 전입자, 타교복직(귀) 발령자는 내부시스템 접속이 불가능해 이름 일부를 가리는 등의 정보보호 조치 뒤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걱정과 근심은 나를 살게 하고, 안락함은 나를 죽음으로 이끈다.” 이는 『맹자』 ‘고자(告子) 하(下)’편에 나오는 “생어우환 이사어안락야(生於憂患 而死於安樂也)”라는 말이다. 즉 걱정과 근심 등의 위기가 오히려 우리를 살린다는 말이다. 실제로 우리는 위기를 만나면 온갖 지혜를 짜내고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이를 통해 더 지혜로워지고 문제를 해결하며 한층 성장하게 된다. 이에 반해 안락 속에서는 노력하지 않아도 되기에 게을러지고 나태해진다. 이와 유사한 또 다른 고전 『한비자』 ‘해로(解老)’편에는 “겨울에 얼음이 단단하게 얼지 않으면 봄여름에 초목이 무성하지 않다(동일지폐동야불고, 즉춘하지장초목야불무:冬日之閉凍也不固, 則春夏之長草木也不茂)”라고 했다. 철학자 니체는 “자신을 죽이지 않는 모든 것은 자신을 강하게 한다”고 했다. 이 말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모두가 역경을 뚫고 나서야 비로소 힘 있게 자라고 무성해진다는 것으로 역경 극복은 삶의 원동력이자 존재의 의미임을 알 수 있다. 역경지수(AQ:Adversity Quotient)는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 폴 스톨츠(Paul Stoltz)가 1997년에 제기한 이론으로 인간능력을 헤아리는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그는 등산을 하면서 난관에 부딪쳤을 때 3가지 유형의 사람을 제시했다. 첫째, 포기하고 내려오는 사람. 둘째, 적당한 곳에 캠프를 치고 안주하는 사람. 셋째, 위기를 극복하면서 앞으로 나가는 사람이다. 그러면서 역경을 뚫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은 자신뿐 아니라 조직까지 위기에서 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오랫동안 아이들을 평가하던 지능지수(IQ)와 감성지수(EQ)의 뒤를 잇고 있다. 오늘날은 변화가 일상적이다. 그래서 변화를 감지하는 능력만큼이나 변화가 수반하는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와 능력이 중요해졌다. 역경극복능력은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것처럼 사람을 굳세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할 일을 최소화 하거나 부모가 나서서 대신해 주기도 하고 아이가 겪을 어려움을 미리 제거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자녀는 이미 완성된 꽃길만 걸으면 된다.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위기와 어려움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데 과잉보호 속에서 자란 아이가 그것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이미 온실 속의 화초가 된 아이는 부모나 교사가 물고기를 잡아 완전 요리로 식탁에 올려주기에 물고기 잡는 법을 모르고 성장한다. 그래서 오랜 세월을 공부하고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이 길러지지 않은 채 사회에 배출된다. 이런 젊은이들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또 다시 오랜 시간의 업무적응 훈련을 받게 된다. 현실과 유리된 교육은 이렇게 시간, 노력, 경비를 낭비한 채 겉돌고 있다. 또 다른 현상을 보자. 오늘날 우리 청소년들은 꿈을 꾸지 않으려 한다. 즉 꿈꾸기를 두려워한다. 왜냐면 실생활의 문제에 부딪쳐 실패하는 것이 두렵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역량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인에 기생하여 살아간다. 집집마다 부모에 기대여 살아가는 이른바 ‘기생충’, ‘은둔형 외톨이’라 불리는 젊은이들을 보라. 학교에서는 조금만 힘들어도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이 늘면서 매년 6만 명 넘게 학교 밖 청소년을 배출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사회와 국가의 관심은 날로 증대하여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이제는 그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국가적, 사회적, 지역적, 학교와 가정 차원에서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우리 사회는 이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은 전설이 되어 가고 있다. 고진감래형 인간육성은 교과서의 학설로 바뀌어 간다. 그 대신 사람들은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고자 소확행에 목숨을 거는 세상이 되었다. 물론 현재를 담보로 단지 미래를 추구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역경을 견뎌내고 버티는 힘은 어떻게 기를 것인가? 역경극복능력의 함양을 위해 우리 교육은 무엇을 해야 할지 숙고할 때이다. “가시 돋은 장미는 더 아름답다”한 말이 청소년들에게 현실에선 얼마나 울림으로 다가올까? 그렇다면 학교에선 어떻게 역경극복의 교육을 실시해야 할까? 첫째. 청소년에게 꿈을 갖게 하자. 꿈을 먹고 자라는 것이 청소년의 특징이 아니던가? 그런데 우리 사회는 날로 꿈이 없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만큼 학교 교육은 현실과 유리된 채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 1906-1989) 는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6명의 사람을 등장시켜 기다리지만 결국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고도만이 남았다. 현실에서 고도는 이상향, 파랑새, 행복, 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가까이에 있을 수도 있고 멀리 떨어져 있을 수도 있다. 그래도 그 기다림의 순간엔 희망이 존재한다. 꿈이 없으면 희망이 없는 미래다. 둘째, 꿈을 이루도록 청소년과 대화하고 연대하자. 실패 속에서 회복탄력성이 길러진다. 그들을 격려하며 그들을 믿고 기다려주고 그들과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저녁이 있는 삶‘이 필요하다. 가정의 밥상머리 교육을 다시금 부활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나아가 가정과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대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 셋째, 청소년의 선택을 존중하자. 교육은 기다리고 함께 하는 것이다. 미완성의 인격체에게 너무 성급하게 결과를 요구하지 말자. 강요와 억압으로 일관된 교육은 진정한 배움이 일지 않는다. 청소년이 무언가 하고자 하는 의지, 즉 그들이 결단한 선택을 존중하고 비록 서툰 행동과 결과일지라도 힘들게 시도한 흔적이 묻어나고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질 오늘이면 그것으로 만족하자. 인간은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대기만성(大器晩成)형도 그 중의 하나다. 어려서 천재라고 간주하던 아이들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가? 그리고 스스로 선택한 것에는 책임지게 하자. 그것이 성숙하고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진정한 교육이다. 넷째,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고양하자. 행복은 혼자서는 이룰 수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 자기만을 위해 사는 나르시스트는 삶의 의미가 없다. 삶의 의미는 타인과 함께 하고 누군가를 돕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지금 당장 행복해 지고 싶으면 남을 도우라‘고 했다. 이타적 삶 속에 진정한 행복이 존재한다. ’이웃과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이타적 존재‘가 진정한 교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동⋅서양의 전통 있는 교육기관은 그렇게 인간을 교육한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사회, 국가를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새로운 패러다임, 뉴노멀(New Normal)의 혁신적 사고를 요구한다. 그런 측면에선 위기가 곧 기회다. 현실의 역경을 극복하는 삶 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잉태한다. 우리 청소년이 바로 그렇다. 그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가 삶의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사랑의 배터리가 되자. 오늘도 그들은 하루하루를 힘들어 한다. 지친 모습에서, 억압된 삶 속에서, 하나의 길 만이 제시된 현실에선 그들의 미래는 암울하다. 그들은 우리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성장한다. 청소년의 역경지수의 함양은 곧 공동체 정신을 고양하는 것이다. 공동체 정신은 더불어 사는 지혜를 길러주는 것이고 이는 전 지구촌의 인류에게 희망을 고취하는 것이다. 그것은 역경극복능력에서 나온다. 지금처럼 모두가 힘든 일상에서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에게 마음이 기우는 것은 그래도 교육의 강력한 힘을 믿기 때문이다. 교육은 살아 있고 그 속엔 언제나 희망의 싹이 움트고 있다.
역사와 전통의 ‘연암예술제’ 개최 뮤지컬·전시·발표회 등 축제의 장 코로나도 학생들 열정 막지 못해 “희망과 용기로 함께 웃고 싶어요”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공공장소에서 애정행각 금지! 큰소리로 노래 부르기 금지! 괴상한 패션도 금지!” 일명 정숙 법령이 내려진 한 마을. 우울하기만 한 이곳에 어느 날 가죽점퍼에 통기타를 둘러맨 남자 채드가 찾아온다. 음악과 춤, 사랑을 전파하는 그는 경쾌한 사랑의 노래로 점차 마을 사람들의 마음속에 내재 돼 있던 사랑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깨우는데…. 뮤지컬 ‘올슉업(All Shook Up)’의 줄거리다. 작품 속 마을 배경은 코로나19로 침체 돼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마스크가 신체 일부가 돼 버린 우리의 얼굴, 몸속으로 퍼져만 가는 무기력 바이러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픈 간절함…. “장기간 지속된 코로나에 지친 마을 어르신과 학부모님들께 신나는 노래와 춤으로 희망의 불을 지펴드리고 싶어 ‘올슉업’이라는 공연을 선택했다”는 학생들의 진심이 더 따뜻하게 와 닿는다. 지난달 23일 경기 안양예고의 오랜 전통인 ‘연암예술제’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 직후 연극영화과 학생들이 선보인 ‘올슉업’은 ‘C’mon Everybody’, ‘Can’t Help Falling in Love’, ‘Burning Love’ 등 엘비스 프레슬리의 명곡 24곡으로 구성된 주크박스 형식의 뮤지컬이다. 온 힘을 다해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에서 침체 된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학생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제37회를 맞은 예술제의 올해 주제는 ‘희망과 용기로, 함께 웃고 싶어요’다. 지난달 6월 24일 문예창작과의 ‘눈·시·울전’을 시작으로 지난달 23~24일 연극영화과의 뮤지컬 ‘올슉업’, 29일 음악과의 ‘Music Concert One’에 이어 이달 7~12일 미술과의 ‘미술전시회’와 27일 무용과의 무용발표회를 끝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연암예술제는 1982년 연암학원의 인가와 동시에 안양영화예술고가 개교하면서 학생들의 각 전공별 발표회, 실기발표 능력 기회 제공 등을 목표로 시작됐다. 학교는 오랜 전통과 역사를 토대로 발전하면서 단순한 학교행사에 국한하지 않고 교내에서 교외로 장소를 옮겨 연암예술제를 매년 개최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예술제 개최 여부조차 불확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제를 개최할 수 있었던 건 학생들의 의지 덕분이었다는 게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황영남 교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임에도 예술고로서 지역사회에 힘이 돼야 한다는 일념으로 올해도 꼭 예술제를 개최해야만 한다는 학생들의 의지가 남달리 강했다”며 “지역사회에, 그리고 가족들과 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데에 사명감을 갖고 올해 초부터 몇 개월 간 지도교사들과 함께 공연과 전시회 준비에 모든 열정과 땀을 쏟았다”고 귀띔했다. 학교는 안전을 위해 올해 연암예술제 개최 전제로 장소를 교내 연암홀로만 제한하고 발열 측정과 손 소독, 발열 검사 서식지 작성을 비롯해 주중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주말에만 한정해 지인을 초대하는 방식으로 개최 방침을 정했다.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김재우 교사는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위해 초청 관람 인원을 축소한 것일 뿐, 연암예술제를 포기할 수 없는 학생들의 의욕과 다짐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고 간절했다”며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생 개개인이 지닌 재능을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연극영화과의 뮤지컬 공연 총감독을 맡은 안형민 부장 교사는 “예전에도 수차례 학생들과 뮤지컬 공연을 해왔지만, 이번처럼 마스크를 쓰고 노래를 부르고 대사를 하면서 본 무대에 올라가기 위해 애썼던 적은 없었다”면서 “그 힘든 과정 속에서도 관객들과 함께하기 위해 힘을 내고 많은 땀을 흘린 학생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나탈리 역할을 맡은 오시후(2학년) 양은 “연암예술제는 학교에 다니는 동안 실제 공연을 경험해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데, 올해는 개최할 수 없을까봐 사실 많이 걱정했다”며 “2월에 중단됐다가 5월에 다시 시작해 짧은 연습 기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침울한 주변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친구들의 열정 덕분에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문예창작과 학생들의 ‘눈·시·울전’을 주관한 박성광 부장은 “매년 예술제에 맞춰 다양한 주제의 글들이 등장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인지 유독 올해는 친구, 사회 등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 소재들이 특히 많이 나왔다”며 “학생들이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어서 어느 해보다 더 따뜻한 울림이 느껴졌다”고 평가했다. ‘눈·시·울전’에서는 그동안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전공 시간에 익혀온 기예를 토대로 자작한 시와 소설, 수필 등이 발표됐다. 황영남 교장은 “우리 학교는 연암예술제 외에도 안양 지역사회의 공동 발전을 위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예술교육을 제공하는 ‘재능계발 영재학급’ 운영은 물론 학생들에게 다양한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예술적 소양을 바탕으로 사회 다방면의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예술철학 개설·북카페 운영 등 예술적 스펙트럼 확장에 주력 단위학교의 자율성 확대 필요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육성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복도에서 마주친 학생들이 하나같이 표정이 밝고 인사성도 좋네요? 일반적인 고등학생 같지 않아요. 왜 그런 걸까요?” 최은희 안양예고 이사장은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기 때문”이라고 확언했다. 원하는 분야를 배우니까 학교 오는 게 좋고 신이 나서 명랑해지고 인사성도 좋은 거라고. 1982년 연암학원 안양영화예술고가 개교하면서 시작된 안양예고는 오랜 전통과 역사 속에 우리나라 문화예술계를 이끄는 수많은 졸업생들을 배출하며 오늘날 한류 문화의 발판이 됐다. 가수 비, 바다, 방송인 박나래, 붐, 남희석, 배우 김민종, 오연수, 안재모, 신성록, 오연서 등 내로라하는 연예인은 물론 음악과 미술, 무용, 문학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졸업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안양예고 교장을 거쳐 지난 5월 취임한 최 이사장은 “문화예술이 국가 경쟁력으로까지 이어지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예술 각 분야의 세계적인 성장이 그간 청소년 예술교육을 담당해 온 여러 예술 고교들의 성과이며 그 중심에 안양예고가 있다는 것에 남다른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평소 우리나라 예고 교육이 다소 기능에 치우쳐 있다는 점을 아쉽게 생각했던 최 이사장은 특히 자신의 전공에 대한 좁은 시야를 벗어나 예술 전반에 넓은 시야를 가지도록 교육하는데 힘쓰고 있다. 인문학적인 바탕과 전공에 대한 숙련이 있을 때 새로운 재창조가 나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최 이사장은 ‘예술철학’ 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과 습관을 갖게 하고 ‘아침愛독서’ 시간과 ‘북카페’를 운영해 책과 가까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왔다. 또 한 달에 한 번 학생들이 ‘이달의 시’를 선정해 교내 곳곳에 게시하고 전체 학생 조회 때 함께 암송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세미나를 자주 개최하는 등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창조적인 생각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물론 멋진 아이디어가 난데없이 떠오르는 일들은 있다. 하지만 그건 우리의 무의식이 준비됐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윌 곰퍼츠의 말처럼 자신의 전문분야에 집중하는 가운데 다양한 기회와 경험을 통해 또 다른 창조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예술고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고 발전을 위한 제언도 밝혔다. 그는 “예술고는 특별한 예술적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고인 만큼 일반 학교와는 다른 특수한 상황들이 많아 학교 단위의 자율성이 필요한데 이 점이 제한돼 있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5개 학과는 각기 다른 교육과정과 구성원들로 운영되기에 어찌 보면 5개의 학교가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하지만 상급 관할 기관에 이런 특수한 예술학교 운영을 이해하는 전문가들이 많지 않고 교육 여건이 일반계고와 거의 동일하게 적용돼 실제 운영에 있어 제약을 받습니다. 전공교사들의 문제부터 학생들의 전공교육에 이르기까지 단위학교의 자율성이 확대된다면 보다 큰 교육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과 육성도 강조했다. 그는 “예술고 학생들은 이미 재능을 인정받아 선발된 예술 인재들인 만큼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과 육성도 필요하다”며 “흔히 예술고는 부유한 집안 아이들만 다닌다는 오해가 있는데, 아르바이트나 장학금을 통해 학업을 이어가는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성적 우수, 실기 우수 장학금은 물론 외부 장학금도 적극적으로 유치해 이런 학생들을 도와주고 있지만 모두 충족시키기는 어렵다는 것. 그는 “문화예술이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부분임은 물론 한류 문화나 K-Pop같이 실제 문화예술영역에서 발생하는 국가의 산업적 파급력이 막강한 만큼 다른 공교육 기관과 마찬가지로 예술고에 대한 국가의 관심과 재정적 지원도 필수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이사장은 “예술은 인간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중요한 분야인데, 코로나19로 예술계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여건이 어려워진 예술인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는 우리 졸업생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예술인들이 생활에 어려움 없이 마음껏 예술활동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국가적·사회적 관심과 지원 시스템이 갖춰졌으면 하는 희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