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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라지는 산골마을의 분교 이야기입니다. 공동 저자인 김은주·박경화·이혜영. 이세 사람은 99년 월간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기자로 함께 일하면서 그해 시골 분교를 여기저기 찾아다녔습니다. 금산의 건천 분교를 비롯해 10개 학교의 아이들과 선생님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삶을 따뜻하게 기록한 이 책은 어린 시절의 아름답고 소중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경제논리로 본다면 비효율적인 것이 사실이지만 소중한 것을 놓치고 파괴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이 책에는 담겨있습니다. 사라지는 학교들을 찾아 그곳에서 마지막 수업을 받는 아이들의 순진함과 정겨움이 묻어나는 풍경을 스케치하는 글쓴이들의 손이 사뭇 떨리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소나무
연암 박지원이 당대의 문장가로 유명했던 창애(蒼厓) 유한준(兪漢雋, 1732∼1811)에게 보낸 짧은 편지글 중 이런 내용이 있다. "마을의 꼬맹이에게 천자문을 가르치는데, 그 읽기 싫어함을 꾸짖자, '하늘을 보면 푸르기만 한데, 하늘 천(天)자는 푸르지가 않으니 그래서 읽기 싫어요!'라고 합디다. 이 아이의 총명함이 창애를 기죽일 만합니다." 정말 기발하지 않은가. 박지원의 편지에서 하늘이 검다는 사실에 불복하면서 어기짱을 부리는 아이는 자기가 알고 있는 진실을 어른들이 강요하는 상식과 맞바꾸기 싫어했던 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박지원의 편지에 나오는 아이는 골칫덩이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대개의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 편에서 생각하려는 태도를 드러낼 때 그 아이를 매우 총명한 아이라고 추켜세우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동안 정석화되고 구조화된 상식적인 어른들에게 하늘 천(天)자는 푸르지 않다는 도발은 그야말로 철부지의 생떼로 여겨질 뿐이다. 물론, 박지원은 글쓰기에 있어서 사물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방법의 중요성을 설파하고자 이런 편지를 썼지만, 궁극적으로는 진정한 교육의 방법에 대해서 일깨워주는 바가 크다. 그럼 여기서 유추할 수 있는 진정한 교육의 방법이란 무엇일까. 1919년 독일의 획일적인 공교육 방침에 반기를 들고 설립된 슈타이너 학교는 그런 점에서 본보기가 될 만한 교육방식을 제안한다. '슈타이너 학교의 예술로서의 교육'은 두 명의 슈타이너 교육 전문가의 대담을 통해 슈타이너의 사상과 교육론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아이들의 인성과 육체를 시기와 개성에 맞게 육성하고 성장케 한다는 교육의 기본원리를 새삼 강조하면서 슈타이너가 주장하는 건 바로 인간 내면의 '자유'다. 성장이란 스스로의 자유의지를 그것과 길항(拮抗)하게 마련인 사회제도, 윤리와 어떤 식으로 조화롭게 영위하느냐에 교육의 핵심이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두 대담자는 그런 교육을 다름 아닌 '예술'이라고 말한다. 실용적이거나 사회적인 편의에 의해 주입된 가치에 따라서가 아니라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는 자유로운 인간의 육성. 그건 박지원이 이야기한 자기자신의 진리에 충실한 아이의 태도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그 아이를 키워내는 교육행위는 예술적인 가치마저 띠게 된다. '…예술로서의 교육'이 슈타이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얘기를 담은 것이라면 '슈타이너 학교의 참교육 이야기'는 슈타이너 학교를 다니는 중학생 후미의 학교 생활 이야기로 진행되고 있어 좋은 대조가 될 만하다. 논의하고자 하는 궁극은 같은 것이지만, 그것을 전수하는 입장과 받아들이는 이의 입장을 다각도로 살펴보면 슈타이너 교육의 실효성이 현실사회에서 어떻게 증명되는 지 보다 분명하게 살펴 볼 수 있다. 어른들이 써놓은 하늘 천자가 어떻게 한 영특한 아이의 꾸밈없는 시선 앞에서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어 버렸는지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우리의 아이들에게 좀더 마음껏 제 의견을 말하게 해야하지 않을까. 우리가 아이들에게 뭔가를 배우려고 할 때, 아이들은 우리에게서 더 많은 걸, 저 스스로 배워갈 수 있을 겁니다.
▶로빈슨 크루소씨를 위한 열세편의 무시무시한 이야기=무인도에서 너무너무 심심하게 살고 있던 로빈슨 크루소 씨에게 어느 날 이상한 손님이 찾아온다. 바나나나무 껍질만을 팬티 대신 걸친 아주 엽기적인 사람. '13일의 방드르디(금요일)'라고 불리는 그 사람은 로빈슨 크루소 씨와 말하는 염소들 앞에서 열세 개의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앙리에트 비쇼니에/ 작가정신 ▶대한민국 헌법〓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제정된 헌법 전문을 실었다. 우리 국민 자신이 만든 헌법을 스스로 기억하고 실천하기 위해서 기획됐다. 저자들은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고 국가 권력의 남용을 엄중히 경계하고 나아가 인간이 인간으로서 잘 살기 위해 국가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국민의 입장에서 제시한 것이 헌법이며 대한민국 헌법이 세계적으로도 매우 앞선 헌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박영률 출판사 엮음 ▶지오그래피〓지구와 우주의 비밀을 탐구해온 과정과 그 성과를 기록한 지리 교양서. 저자는 이 책에서 지리적 사고에 입각, 상대주의적 시각에서 세계를 바라보면서, 근대 이후 세계사와 지리를 장악해 온 서구를 비판하고 서구에 의해 각색된 역사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케네스 C. 데이비스/ 푸른숲 ▶얀=겨울철새들을 의인화한 이야기로 기형적인 외모와 명석한 두뇌를 지닌 왕따 기러기 얀의 고뇌와 사랑의 족적을 아기자기하게 쫓고 있다. 다소 동화적인 뉘앙스의 소재와는 달리 주제는 사뭇 진지하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만 할 것인가'라는 인생 본질의 문제와 결혼과 직업의 의미 등 청소년기에 한번쯤 생각하고 넘어가야만 할 주제들을 심도있게 다뤘다. 전동하/ 도래샘
영화 '2003 오딧세이' '쉬리'를 소재로 한 그림과 설치, 그래픽디자이너가 제작한 '매트릭스' '애마부인'의 영화포스터. 전시품의 주제는 온통 영화다. 올해는 활동사진이라는 이름으로 이 땅에 영화가 상영된 지 꼭 100주년이 되는 해. 미술 전시·기획업체 '아트컨설팅 서울'은 현재 한국문화 각 분야 중 대중적으로 가장 각광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영화의 한국 상영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기억하는 거울'을 마련했다. 다양한 미술장르에서 활약하는 작가들이 한국서 상영된 영화의 이미지를 다시 제작해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회화 조각 판화 사진 등 미술인 21명이 각기 1편의 영화를 골라 작품화했고, 그래픽디자이너 19명도 영화포스터 38점을 발표했다. 전시장안 10개의 기둥도 '국내 영화 감상 100년'을 10년별로 정리한 연보와 채플린 둘리 송광호 등 시기별 대표스타의 이미지를 전한다. 김두섭 씨의 포스터 '사랑방손님과 어머니'는 그릇 속 달걀과 '손님'을 강조한 만화적 상상력이 돋보이며, 영화 '양철북'은 정현철 씨가 두개의 붓을 북채처럼 얹은 설치작품으로 형상화했다. 김석 씨는 채플린과 자신의 사진을 이용해 명암대비가 또렷한 격자무늬를 연출했다. 영화 '히스테릭 팬터지'를 소재로 한 장지아 씨의 비디오스틸, 검은 낭인 뒤로 붉은 구름이 강렬한 이기준 씨의 '6현의 사무라이'도 눈길을 끈다. 포스터 중 영화 '취화선' '애마부인'의 경우 강한 이미지 때문인지 작가들이 몰려 각기 김선태 이용재 씨 , 김경선 이지석 씨의 작업이 겹쳐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레야 물레야' '씨받이' '나라야마 부시코' '지구를 지켜라' '오픈 유어 아이즈' 등 기존 영화 포스터보다 예술적 상상력이 넘치는 독특한 작품도 볼 수 있다. 1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신관. 문의=(02)723-6277
문화관광부가 개봉 일주만에 간판을 내려야 했던 극장용 국산 창작 장편애니메이션 '오세암' 되살리기에 팔을 걷고 나섰다. 문광부는 7월 중순 '오세암'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교육문화회관 어린이회관, 부산시민회관 등 각 지역 시민문화회관을 중심으로 재개봉될 예정이라며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많이 관람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에 최근 협조요청을 했다고 1일 밝혔다. 문광부 영상진흥과 김태운 과장은 "오세암은 서정성 넘치는 내용으로 학생들의 정서함양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국산 애니메이션 진흥을 위해서도 그냥 묻히기에는 아까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문화당국이 국산 애니메이션 관람을 적극 권장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 ㈜마고21(대표 이정호)이 15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기획 제작한 '오세암'(감독 성백엽)은 고(故) 정채봉의 짧은 동화를 엷은 빛 수채화로 옮긴 작품으로 한발한발 슬픔을 딛고 가는 애니메이션이다. 다섯 살 아이가 부처가 됐다고 해서 '오세암'이라 이름 붙여진 암자에 얽힌 전설을 바탕 삼아 다시 만날 수 없는 엄마를 향한 그리움을 섬세하게 덧칠했다. 엄마에 대한 어린 남매의 사무치는 그리움이 절절이 배어 있는 쓸쓸한 동화이면서 진지한 불교영화라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은 그러나 지난 5월 1일 개봉된 후 1주일만에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종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