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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곽해선 | 경제교육연구소 소장 환율은 무엇이고 어떻게 움직이나 환율이란 서로 다른 나라의 기업, 정부, 개인이 거래를 위해 자국 돈(화폐, 통화)을 상대국 돈과 바꿀 때 적용하는 교환비율이다. 즉 ‘외환(외화·외국 통화·외국 화폐)의 교환비율(換率, foreign exchange rate)’이다. 미 달러를 프랑스 프랑과 바꾸는 비율도, 일본 엔화를 독일 마르크화와 바꾸는 비율도 환율이다. 그런데 국내 보도매체가 전하는 경제기사에서는 ‘환율’하면 아무 설명 없이 원화와 미 달러의 교환비율을 가리키는 뜻으로 쓸 때가 많다. 왜 그럴까? 첫째, 미 달러가 상품과 외환을 포함해 국제 거래의 중심이 되는 화폐 곧 ‘기축통화(基軸通貨, key currency=중심통화)’이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 나라에서 환율을 문제삼을 때는 원화와 미 달러의 교환비율을 가리키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세계에는 많은 나라가 있는 만큼 각국이 주로 쓰는 통화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미국 달러가 중심화폐로 쓰이는 이유는 뭘까?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미 달러에 화폐로서의 안정된 값어치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만약 유럽이 미국을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압도한다면 유로(Euro)가, 중국이 미국을 압도한다면 위안이 기축통화 자리를 뺏을 수도 있을 것이다. 환율은 수시로 오르내린다. 어느 나라 돈의 환율이 변한다는 것은 그 나라 돈의 대외가치(대외시세)가 바뀐다는 얘기다. 우리 나라 돈 즉, 원화의 환율이 달러 당 1100원에서 1000원으로 변했다고 하자. 달러 한 단위당 원화의 교환비율은 11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치가 낮아졌다. 그만큼 환율은 ‘내린’ 것이다. 이때 원화 가치는 달러 가치에 비해 어떻게 변했을까? [PAGE BREAK]전에는 미화 1달러를 손에 쥐려면 원화로 1100원을 내줘야 했다. 하지만 환율이 변해 이젠 1000원만 주면 된다. 외화 한 단위를 사는 데 치러야 하는 원화 액수가 100원 적어진 것이다. 그만큼 원화는 달러 한 단위에 대해 가치(값어치, 평가)가 오른 셈이다. 외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내리면 외화 한 단위를 사는 데 치러야 하는 원화 액수는 적어진다. 그만큼 원화는 외화에 비해 가치가 오른다. 즉 환율이 달러 당 원화로 얼마인지 따질 때, 원화의 대외가치는 환율과는 반대로 움직인다. 환율이 내리면 그만큼 원화는 대외가치가 오른다.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원화 가치는 떨어진다. 원화 가치가 오르는 경우를 두고 흔히 원화가 ‘평가절상’됐다(원화의 평가가 절상됐다)고 말한다. 원화 가치에 대한 평가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렇게 말하면 될 것을 절상(切上), 평가절상(平價切上)이라는 일본식 한자어를 써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환율이 내리는 경우와는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 통화의 대외가치는 떨어진다. 원화의 달러 대비 환율이 오르면 원화는 가치가 떨어지므로 ‘평가절하’ 되었다고 말한다. 환율은 어디서 어떻게 정해지나 환율은 외환이 거래되는 현장에서 주로 외환의 수요와 공급이 언제 얼마나 많이 이뤄지느냐를 따라 결정된다. 달러 수요가 다른 나라 돈에 비해 높을 때는 달러 가치가 오르고, 원화 수요가 외화에 비해 높을 때는 원화 가치가 높아진다. 외환이 매매되는 현장은 외환시장(foreign exchange market)이라고 부른다. 시장이라지만 남대문시장이나 청과물시장처럼 거래자들이 모이는 곳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외환거래가 이루어지는 곳이면 어디든 외환시장이다. 은행의 외환거래 취급 창구, 환전상 창구, 은행간 외환거래 현장 등이 모두가 외환시장이다. 외화는 세계 도처에서 교환되므로 외환시장은 세계 각국에 있는 셈이다. 외환 거래가 특히 많은 곳은 국제교역의 중심지인 선진국 주요 도시다. 뉴욕, 런던, 도쿄 등이 주요 외환시장으로 꼽힌다. 외환(외화)의 시세, 곧 환율은 주로 주요 외환시장으로 꼽히는 이들 국제도시에서 외환거래가 이루어지면서 형성하는 시세를 따라 결정된다. 그래서 경제 기사가 전하는 외환시세에는 이들 주요 시장에서 교환되는 주요 통화(달러, 엔, 파운드, 마르크 등)간 환율 정보가 빠지지 않는다. 환율이 각국 통화의 수급에 따라 자유로이 정해질 수 있는 것은 세계 각국이 그런 환율 결정 방식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즉,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는 자국 통화와 외환의 환율이 통화·외환 수급에 따라 자유로이 정해지게 하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환율결정제도를 ‘변동환율제도(floating exchange rate system)’라고 한다. 변동환율제는 지난 1973년이래 세계 각국에 대세가 됐다.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다. 다만 중국 등은 ‘고정환율제(fixed exchange rate system)’를 운영한다. 고정환율제란 자국 통화와 외화 간 환율을 ‘1달러에 얼마’ 식으로 고정시키는 제도다. 중국은 자국 통화인 ‘위안’의 환율을 미 달러 당 8.28 위안으로 고정해 두고 상하 0.3% 안에서만 외환 수급 사정에 따라 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PAGE BREAK]외환 시세도 나라 힘이 세야 오른다 외환시세·환율을 결정하는 기본 요인은 각국 통화에 대한 수요·공급이다. 수요가 높은 나라는 돈 가치가 높아진다. 외환 수요가 높은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다른 나라에서 필요로 하는 상품을 많이 갖고 있는 나라다. 국산 승용차가 인기를 끌어 해외 수입판매업자가 수입한다고 하자. 국내 수출업자는 외국 수입업자에게서 자동차 판매대금을 외화로 받아 은행에서 원화로 바꾼다. 때로는 외국 업자에게 아예 원화로 대금을 지불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외국 수입업자나 국내 수출업자가 외화를 원화로 바꾸면 그만큼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수요가 많아진다. 원화 수요가 많아질수록 원화는 대외가치가 높아진다. 결국 어느 나라의 돈 가치란 그 나라의 국력만큼 높아진다. 국력은 경제, 군사, 정치, 사회문화 각 방면의 역량이 국가적으로 결집되어 나타난다. ‘자동차나 가전제품은 일제가 좋다’고 세계에 정평이 나면 그만큼 세계의 엔화 수요도 커지고 일본의 국력도 강해진다. 미 달러가 국제거래의 중심통화가 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미국의 국력이 강해서다. 환율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은 경제에 큰 영향을 준다. 우리 나라처럼 대외무역에 경제 성장의 큰 부분을 기대는 소규모 개방경제에는 특히 결정적이다. 최근 원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점진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 2월 6일 달러 당 1168원 하던 환율은 3월 18일 현재 1157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환율이 내리면 국내 수출기업들은 불리해지는 게 보통이다. 수출기업들이 지금 환율 하락으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아보자. 2월 6일 달러 당 환율이 1168원일 때 수출하던 국내기업은 3월 18일엔 수출대금 1달러어치를 환전하면 1157원을 얻는다. 그만큼 원화로 환산한 수입이 줄어, 채산성이 나빠진다. 수출품 판매가를 올려 이전과 같은 수준 이상으로 판매를 해야 전과 같은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출상품 판매가를 올리면 가격경쟁 때문에 수출 자체가 어려워진다. 수출상품 판매가를 올리면 해외 수입업자는 거래처를 다른 데로 돌리기 쉽다. 일단 거래가 끊어지면 나중에 거래를 재개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당분간 환율 인하로 손해가 나더라도 기존 판매가로 수출해야 한다. 그래서 환율 하락 초기에는 기업들이 한동안 울며 겨자먹기로 출혈 수출을 하곤 한다. 출혈 수출은 여건이 다시 나아지기를 기대하며 오늘의 악조건을 견디는 수출이다. 환율이 다시 오를 때까지는 최대한 생산비를 줄여 출혈 수출에 따른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 사업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빚을 내든지 남는 생산시설을 팔든지 해서 버텨야 한다. 만약 기업들이 환율 하락을 버티지 못하고 수출품 판매가를 올린다고 해보자. 경쟁이 치열한 해외시장에서 판매가를 올리고도 전과 같은 수준의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무래도 판매가 줄기 쉽다. 수출이 줄고, 그러면 수출기업은 생산을 줄여야 한다. 생산이 줄면 고용이 줄어 실업이 늘어난다. 그만큼 가계 소비가 위축되고 내수 판매와 생산 위축을 심화해 국내 경기를 나쁜 방향으로 몰고 간다. 환율 하락은 이런 경위로 경기를 가라앉힐 수 있다. [PAGE BREAK]지금 국내 수출 기업들은 모처럼의 세계 경기 회복세를 타고 수출을 늘리고 있다. 잘만 되면 수출 확대를 통해 침체할 대로 침체한 국내 경기를 회복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우리의 희망은 환율 하락이 진행되면서 먹구름을 만나는 형국이다.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환율 하락이 빠르게 진행되면 수출마저 꺾여 경기가 더 침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 당국(재경부)은 환율이 너무 빨리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막는 방향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정책을 견지하고 있다. 환율 하락, 저지할까 용인할까 최근 우리 정부의 환율 대응 정책 기조는 하락세를 저지한다는 것이지만 이 같은 정책 대응은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해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원화 환율 하락 추세를 용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환율과 수입물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도 오르고, 환율이 내리면 수입물가도 내린다. 이렇게 환율의 등락이 수입물가를 올리고 내리는 현상을 환율의 수입물가 전가(pass-through) 현상이라고 부른다. 우리 경제는 원유·원자재의 수입 비중이 높다. 2003년 기준으로 전체 원유·원자재의 48.2%가 수입에 의존한다. 그만큼 환율의 수입물가 전가도도 높다. 환율 등락에 따라 기업들이 생산에 필요로 하는 원자재 값도 함께 오르내리고 그 결과 생산자물가도 따라서 오르내린다. 중국이 앞장서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지금 단기적으로 각종 생산물자 수급이 핍박되어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다. 이런 움직임이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의 상승률을 높여 국내 업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원자재 가격 폭등세와 맞물려 우리 경제의 물가 안정 기조가 흔들리는 게 사실이라면 정부 당국이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런 정책은 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환율 하락을 막아야 한다는 또 다른 정책 요구와 모순된다. 어떻게 해야 좋을까? 해답의 실마리는 소비자물가지수 추이에 있다. 지금 생산자물가가 오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월, 전년도 같은 달 대비 3.4% 증가해 계절적 요인을 제외하면 2003년 한 해 추이와 비슷하거나 느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물가가 오르지만 경제 전반에 걸쳐 물가 안정 기조가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물가 안정 기조가 흔들리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 상승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환율 하락을 용인하거나 유도하는 정책을 쓸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김영춘 | 한국교총 교권옹호국 Q 얼마 전 신규임용된 교사입니다. 임용전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교대에 입학하여 졸업을 하였는데 현재 호봉에 반영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 경우 동등 정도의 학교 인정에 의해 두 번째 대학에서 수학한 기간을 호봉에 반영하여 호봉 정정을 신청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호봉의 변경에는 호봉 정정과 호봉 재획정이 있습니다. 차이점은 호봉 정정은 호봉 획정이나 승급의 잘못으로 인해 보수가 과소 지급된 전 기간에 걸쳐 소급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호봉 재획정은 누락 경력 등재, 자격 변동, 승급 제한기간의 산입 등의 사유로 인해 행해지며 과소 지급된 보수는 소급되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경우 초임호봉 획정과 관련하여 동등 정도의 학교 인정(8할)을 위해 인사기록카드에 관련 사실을 기재하고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즉, 증빙서류 제출의무가 선생님에게 있었는데도 선생님께서 제출하지 않았었다면 호봉 정정이 아닌 누락 경력 등재로 인한 호봉 재획정이 될 것입니다. 이때 호봉 재획정이 이뤄지므로 과소 지급된 보수의 소급지급은 어렵다고 사료됩니다. 그러나 관할 교육청의 명백한 잘못으로 인해 선생님이 불이익을 당했다면 그 귀책사유가 관할 교육청에 있으므로 호봉 정정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이때, 과소지급된 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은 호봉정정 발령일로부터 향후 3년(민법163호, 급료의 단기소멸시효) 이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됩니다. 인사기록카드 등재와 관련 증빙자료 제출과 관련하여 선생님과 교육청의 주장이 엇갈리는 경우 교육공무원보통고충심사제도를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교육공무원이 봉급, 수당 등 보수와 관련하여 고충이 있을 경우에는 교육공무원법 제49조에 의거 보통고충심사위원회에 고충심사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신청방법은 별도의 절차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겉봉에는 ‘고충심사의뢰용’이라고 쓰시고 수신인은 관할 교육청의 교육감으로 하시면 됩니다. 기재 사항으로는 주소, 성명, 생년월일, 소속기관명 및 직급, 청구의 취지 및 이유 등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심사결과에 불만이 있으시면, 중앙고충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수신인은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되며, 보통고충심사위원회의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명언 | 공주대 교수 추운 어둠의 계절 겨울은 가고 다시 새 봄이 도래했다. 허나 화사한 처녀의 여심(女心) 같다는 이 봄이 어쩐지 하늘에 낮게 드리운 구름처럼 을씨년스럽고 쌀쌀하기만 하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나 할까? 그리운 님이 찾아오는 반갑고 넘치는 기쁨 대신 어쩔 수 없는 사시(四時)의 순환이라는 사이클을 타고 그냥 우리에게 회색 빛 하늘처럼 다가온 느낌이다. 오늘도 우리들은 도처에서 싸우고 있다. 싸움이 우리의 삶인 양 서로 네 편, 내 편 갈라서 죽기 살기로 싸우고들 있다. 무슨 미움과 한이 마음속에 그리도 많을까? 조선조의 유생들처럼 ‘나는 희고 너는 검다’는 식의 이분법적 흑백논리로 서로 목청을 높여가며 싸우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 정말 우리를 슬프게 하는 모습들이다. 남의 말에는 귀를 막고 그저 나만 옳고 잘 낫다고 우기는 모습에서 무슨 가능성이 나올 수 있을까? 좋게 말하면 ‘독불장군’이요, 솔직하게 말하면 ‘우물안 개구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들 거개가 자신의 이해와 편익만을 위해서 재주껏 팽이처럼 돌아가면서도 우리는 왕왕 ‘남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산다’고 치장들을 한다. 그래서 결백성향 말의 유희가 바람처럼 시세를 탄다. 생각하고 책을 읽는 일이 거의 쓸모 없어진 사회, 나를 포함해서 모두가 찰라적 한탕주의와 같은 물신주의에 빠져서 허우적대면서 우리는 정녕 어디로 떠내려가고 있는 걸까? 그 지겹던 ‘보리 고개’가 우리들을 생존의 최저선에서 전율케 했던 때가 바로 엊그제 같건만 이제 우리들은 그 처절했던 배고픔의 아픔을 거의 잊은 듯하다. 허나 둘러보면 아직도 우리들 주변에는 끼니를 때우지 못하는 딱한 노인들이나 결식아동들이 적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반세기가 넘도록 ‘이팝과 고깃국’이라는 신기루에 홀린 듯 살아온 저 북한 주민들보다는 우리가 먹고사는 일은 월등히 잘 하고 있음은 확실하다. 그런데 물질적으로는 많이 좋아졌건만, 우리들의 정신적 가치나 모랄(moral)은 왜 나날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을까? 슬픈 일이지만 인간이 어디까지 타락을 할 수 있을까를 시험하듯 우리는 ‘좁은 문’대신 저 나락의 ‘넓은 문’을 향해서 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민족이 생래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일본인들은 그래도 나름대로의 ‘사무라이’ 기질이 있다. 원래 백제의 전사를 뜻하는 ‘싸울아비’가 일본으로 넘어가서 ‘사무라이’라는 검객을 뜻하는 말이 되었건만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책임감은 그들의 무사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일본인들이 우리보다 50배 이상 책을 읽고 메모를 생활화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PAGE BREAK]내가 미국 유학시, 여름에 머리가 하얀 남녀 노인네들이 대거 조지아주에서 플로리다 주립대로 비행기를 타고 여름학기에 등록하려고 찾아온 일이 있었다. 그때 나도 모르게 “노인네들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공부하러 왔느냐?”고 그들에게 물었을 때 그들은 나를 전혀 이해가 안 된다는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체질화된 한국식 사고 방식에 나도 모르게 그런 질문을 했던 것 같다. 평생교육이라고 일평생 책을 읽고 공부하는 미국인들, 천혜의 땅에서 마음껏 공부하고 늘 웃으면서 자기 일을 하면서도 기쁜 마음으로 남을 도우려고 애쓰던 미국인들, 나는 홀로 미국 대륙을 짧은 방학동안 돌아다녔어도 외롭지 않았다. 달리는 그레이하운드 고속버스 속에는 ‘성조기여 영원하라!’는 미국 국가가 사운드 트랙으로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 평소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다가도 위기가 닥치면 하나같이 일심(一心)으로 단합하는 그들의 ‘화이부동(和而不同;unity in diversity)’ 정신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허나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 국민은 어쩌면 개성과 자아가 강해서 잘 단합하지 못하고 서로 싸우기를 잘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오천년 역사 동안 근 1000회의 외침과 내우외환 속에서 시달려오고 주변 강대국에 둘러 쌓여서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아왔기에 우리의 국민적 에너지는 늘 밖으로 뻗어나가기보다는 내재화(內在化)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같은 국민끼리 서로 싸우고, 가슴속에 숙명처럼 한을 품고 ‘화병’이란 특이한 마음의 병을 앓고 살아온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개인적으로는 뛰어난 머리와 재능이 있음은, 더구나 한 번 시동이 걸리면 엄청난 저력을 보이는 뛰어난 국민임은 거의 공지(公知)의 사실이 아닌가 한다. 다만 어둡고 추운 겨울도 새 봄이 오면 봄눈처럼 물러가듯이 우리도 가슴속에서 미움과 부정과 한을 버리고, 긍정과 희망의 심상(心狀)으로 새 봄을 맞이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 있는 것이라곤 사람밖에 없는 이 좁은 땅덩어리에서 그저 먹고, 마시고, 뛰지만 말고 성(誠)으로 일하고, 책을 읽고, 생각하는 국민이 되어보자. 가슴속에 시기와 미움이라는 어둠의 마음을 버리고 워즈워드나 버지니아 울프처럼 꿈과 희망이라는 빛을 가슴속에 안고 애써 살아가 보자. 그러다 보면 우리도 진정 잘 살게 되고 선진국으로 다가설 수 있지 않겠는가? 양수리 근처 운길산 꼭대기에 세조대왕이 왕명으로 세웠다는 수종사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두 한강물이 서로 한데 몸을 섞는 그 벅찬 감동의 풍광처럼 우리들도 이제 서로 돕고 화합하는 상생의 새 봄을 고대해보자.
김영화 | 서울 영중초 교사 예로부터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어려서부터 어린아이들을 좋아했고, 또한 나의 가장 큰 꿈이 교사가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내가 교사가 되기 전에는 이런 말이 이해가 정말 되지 않았다. 남을 가르친다는 일은 누가 보아도 좋고 쉬운 일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내가 초등교사의 꿈을 이루고 나서 기쁜 일도 많았지만 마음 아픈 여러 순간들을 경험했었다. 5월이 되면 ‘가정의 달’이라고 해서 행복한 가정, 사랑이 싹트는 가정을 흔히 이야기 하지만 내가 본 아이들 중에는 이러한 행복과는 거리가 먼 학생들이 많았다. 오히려 이런 학생들에게는 해맑게 웃는 아이의 모습과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부모님의 모습이 이루어 질 수 없는 꿈처럼 느껴질 것이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슬픈 일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초등학생들은 너무도 어려서 부모님께 의존하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 자신을 탓하며 속상해 한 적이 많다. 내가 교육대학교 3학년 때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로 실습을 간 적이 있다. 대학시절 4차례의 실습이 있었는데, 그 당시 학교까지의 거리가 너무도 멀어 새벽 5시 30분쯤 일어나 준비를 해야 했던 나에게는 꽤나 스트레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내가 갔던 실습학교는 프로그램이 매우 빡빡하여 동기들이 지원을 꺼려하던 학교였다. 나는 교생으로서 학급 전체의 학생들에게 사랑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시간도 짧고 실습 중에는 매우 바쁜 일정이라 쉽지 않았다. 그래서 첫날 교실에 가면 학급의 학생 중에서 가장 어려워 보이는 학생이나 그 동안 담임교사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 아동을 찾아 2주 동안 남다른 관심을 보여주며 사랑을 주려고 노력했다. 이는 사랑을 받는 학생에게도 기쁨이겠지만 나의 사랑을 받고 밝은 표정으로 변화되어 가는 학생을 바라보는 나에게도 큰 보람이 아닐 수 없었다. ‘이번 실습에서는 어떤 아이를 만날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들어간 교실에서 처음 만난 학생들의 표정에는 기대가 비쳤고, 이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도 설레기 시작했다. 이번 실습에서 만난 나의 사랑을 받을 아이는 바로 ‘영혜’라는 남자아이였다. 영혜는 표정이 밝지 못하고 남들 앞에 나서는 것도 매우 쑥스러워 하는 아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며칠동안 영혜를 지켜보며, 참 너무 예쁜 아이인데 준비물도 제대로 챙겨오지 못하고 숙제 또한 잘 챙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영혜에게 관심을 보여주었고 이를 아는지 영혜도 나에게 조금은 마음을 여는 것 같았다. 영혜는 내가 교생선생님이라 편해서 그랬는지 가끔은 “선생님, 피아노도 못 쳐”라든지 “선생님이 글씨도 못써”라는 식의 반말을 하곤 해 나를 당황하게 했다. 실습이 끝날 쯤 알게 된 사실인데, 영혜네 가정은 어머니가 얼마 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그 교통사고의 보상 문제로 바쁘게 지내셨고, 영혜와 어린 동생들은 제대로 보살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PAGE BREAK]실습이 끝나기 3일전 아침이었다. 나는 영혜에게 “선생님 좀 도와달라”며 음악실에 단둘이 학습자료를 챙기러 간 적이 있다. 평소 아침도 먹지 못하고 오는 영혜가 너무 안쓰러워 집에서 챙겨온 작은 초코파이를 영혜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리곤 다른 아이보다 덩치가 작은 영혜를 무릎에 앉히고 영혜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 때 영혜가 늘 기가 죽어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 “영혜는 너무도 씩씩하더라. 영혜 같은 아들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었다. 교생실습이 끝날 쯤 영혜는 나에게 편지 2통을 주었다. 한 통에는 나에게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는지 ‘선생님께 반말을 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나중에 아들을 낳으면 자기처럼 씩씩하게 꼭 키우라’는 부탁(?)의 말들이 들어 있었다. 실습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며 학교를 떠나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영혜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차라리 영혜에게 정을 주지 않았으면 하고 후회를 하기도 했다. 더 오랫동안 같이 있어주질 못하면서 정만 들인 것 같아서 너무도 마음이 아팠다. 나중에 실습이 끝난 후 다시 한번 교실을 찾을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토록 보고싶던 영혜는 교실에 없었다. 영혜 아버지가 아이들을 돌보기 힘들어 큰집에 아이들만 보냈다는 것이었다. 아마 지금쯤 영혜는 씩씩하게 자라서 중학생이 되어 있을 것이다. 사실 요즘도 가정이 어려운 학생을 만나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너무도 없다는 사실에 속상할 때가 많다. 그런 학생일수록 학습상태가 좋지 못하여 학교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가정에서 또한 돌봐 줄 사람이 없다. 그런 학생에게 교사가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올해 교사로서 4년차에 접어든 나는 5학년을 담임하게 되었다. 학기초가 시작되면 학생들의 가정환경을 알아보기 위해 학생들에게 자신의 가족이야기를 적도록 한다. 물론 여기에는 가족의 직업, 나이, 이런 것들이 주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놀아주는 사람은?’, ‘우리가정의 고민거리는?’, ‘밥먹는 시간은?’과 같이 아주 평범한 내용을 적는다. 5학년쯤 되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과 면담을 통해 가정 환경을 파악하는 것 자체가 학생에게 상처가 될 수 있어서 가급적 이런 내용은 묻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교사가 학생들의 환경을 알려고 해도 학생들이 이미 마음을 닫아버린 경우가 많아 이러한 사실을 알기가 어렵다. 올해는 가정 환경이 어려운 학생이 많아 더욱더 마음이 쓰였다. 우리 반에는 현철이라는 아이가 있다. 현철이는 엄마가 집을 나가 어려서부터 아빠와 할머니에 의해 길러졌다. 다행히 현철이 아버지는 현철이에게 다정다감한 분이신 듯하다. 하지만 현철이에게는 항상 현철이 아버지가 피우시는 지독한 담배 냄새가 배어 있다. 현철이는 유치원 때 엄마가 딱 한번 자기를 보러 왔었다고 한다. 그 때 엄마의 얼굴을 처음 보았고 그 얼굴을 평생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현철이는 자신의 생각을 글로 잘 표현하여 우리 반에서 글을 제일 잘 쓰는 학생이다. 하루 일과중 내가 우리 반 아이들 일기검사를 하는 동안 ‘오늘은 우리 현철이가 무엇을 적어왔을까?’ 하는 기대로 나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준영이는 자폐와 우울증이 겹쳐 4세 수준의 사고력을 가진 아이인데, 교사로서 나에게 여러 가지 고민들을 안겨 주었다. 하지만 준영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학급에 잘 적응하고 있고, 우리 반 학급 친구들은 준영이를 평범한 친구로 대해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 학급 활동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급식을 먹고 자기가 스스로 치우는 일, 친구들과 청소를 함께 하는 일, 체육시간에 줄을 맞춰 서는 일 등 남들에게는 너무도 평범한 일을 준영이가 잘 해내고 있는 것이다.[PAGE BREAK]우리 반 아이들의 이런 상황은 나에게 무언가 열심히 해야 할 의지를 안겨주었다. 오랜 고민 끝에 교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아이들에게 현재보다는 나은 미래에 대한 꿈을 꾸도록 만들어 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현재 학급에서 마음 편하게 생활하며 학습 능력이 향상되도록 도와줄 수만 있다면 더욱 좋겠다. 하지만 이런 것은 정말 한계가 있다. 가정에 돌아가면 제자리이고, 또한 1년이 지나 나와 헤어지면 가끔 만나 안부를 묻고 애정을 표현하는 일뿐이니 말이다. 이러한 아이들을 위해 올해에는 유네스코에서 운영하는 CCAP라는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되었다. 학기초라 너무도 바빠 제대로 계획서를 작성하지 못해 포기한 나에게 행운처럼 기회가 찾아 온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나라에 있는 여러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수업을 해주는 것으로 캐나다인, 영국인, 일본인 등 총 6명의 선생님이 오셔서 더 넓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외국인 선생님을 만날 생각을 하며 환호성을 지른다. 벌써부터 캐나다에 관한 책들을 읽고 다음에 오실 선생님을 정하는 등 모두 너무도 즐거운 고민에 빠져 살고 있다. 1년이 지나 우리 아이들에 어떤 생각의 변화를 겪을지 기대된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여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고, 더 넓은 세상에 대해 알게 되기를 기대한다. 훌륭한 교사는 따로 있지 않다고 본다.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학년 동안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또 다른 부모’로 남는 것이다. 사실 학년이 끝나면 내가 옛날 제자들의 부모가 되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의 새 선생님은 더 좋은 분이시기를 간절히 기대하며 또한 새 담임 선생님께 내가 학부모가 된 것처럼 부탁의 말들도 잊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헤어질 때마다 이런 말들을 해주곤 한다. 아마 부모님 다음으로 너희를 사랑하고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선생님일 거라고.
최홍숙 | 충남 공주 학봉초 교사 20여 년 전, 6학년 담임을 하던 때의 일이다. 학생들을 하교시키기 직전 교무실에서 우리 반 철수를 호출해 갔다. 사전에 아무 연락을 받은 적이 없어 그 애가 왜 불려 갔는지 몰랐다. 철수는 금방 돌아왔다. 책가방을 챙겨 보내려고 하는데 녀석의 가방 속에서 닳고닳아 짤막해진 부엌칼이 교실 바닥으로 뒹굴어 나왔다. 어딘가에 갈고 갈아 자기 손안에 들어올 만하게 만든 것 같았다. 시선이 철수한테 집중된 터라 나와 반 애들 모두 한순간 흠칫 놀랐지만 캐묻지 않았다. 녀석은 흘끗 눈을 치떠 담임인 나의 눈치를 한순간 살피더니, 얼른 가방에 쑤셔 넣었다. 그리고 그 날은 아무 말 없이 하교시켰다. 그 때, 내가 다니던 그 학교는 전통(?)적인 좀도둑 조직이 있었다. 중간놀이나 운동회 연습차 운동장에 나가면 돈을 잃어버리는 선생님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래서 아예 핸드백을 갖고 나가거나 교무실에 맡기고 나가곤 했었다. 교실에 잘 둔다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녀석들은 캐비닛의 자물쇠 장치를 뜯어내고 선생님들의 지갑을 털어 갔다. 모두가 운동장에 나가 있었으니 재학생을 의심하긴 어려웠다. 근처 불량배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기 쉬웠지만 분명 내부에도 내통하는 자가 있었다. 가정환경이 안정되지 못하거나 부모님이 생업에 종사하느라 바빠 방임상태의 학생들이 불량친구의 꾐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어수선한 환경 속에 있었던 한 녀석이 철수였다. 교무실에서 전해준 이야기는 여러 명이 남의 집 창문을 타고 넘어가 저금통 훔치기, 목욕탕 엿보기 등의 좀도둑질을 했단다. 저금통은 한두 집이 털린 것이 아니라 꽤 여러 집이 피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경찰관이 조사하러 와서야 모두가 알게 됐지만, 당장 내일 그 녀석을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였다. 녀석은 비쩍 마르고, 작고, 내성적이고, 말이 없었다. 이튿날 하루 일과는 숨가쁘게 팽팽 돌아갔고 녀석은 흘끔거리며 내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마땅히 계획을 세우지 못한 채 점심시간이 되었다. 그 무렵엔 모두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던 때였다. 나는 도시락을 녀석의 책상에 갖다 놓고 마주 앉았다. “철수야 선생님하고 점심 같이 먹자.” 녀석은 꼼짝없이 숨을 죽이며 할 수 없이 도시락을 내놓고 같이 먹기 시작했다. 침묵이 싫으니까, 나는 당연히 이것저것 물었다. 어제 일만 빼고…. 식구는 몇이니? 부모님은 뭐하시니? 네가 좋아하는 과목은? 뭘 잘 먹니? 커서 뭐가 될래? 부모님은 시장에서 옷가게를 한단다. 누나가 하나 있는데 중2란다. 도시락은 누나가 싸주었단다. 아마 밤늦게 들어오신 부모님이 도시락까지 챙겨주진 않으셨나 보다. 그래도 반찬이 맛있다며 내 꺼 한번, 녀석 꺼 한번, 번갈아 가며 도시락을 비웠다. 반찬은 짜디짠 무 장아찌였지만 참 맛있다고 해 주었다. 그 때 맛있다고 했을 때, 녀석이 살짝 미소지었다. 그리고 이튿날도 그 이튿날도 나는 장아찌 반찬을 먹으며 녀석과 친해졌다. 좀도둑 사건은 발설하지 않았으므로 반 친구들도 몰랐고, 그 녀석도 나도 그 사건을 모르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PAGE BREAK]그럭저럭 시간이 흘러 그 해 크리스마스날이었다. 우리 집 편지함에 우체국 마크가 찍히지 않은 편지가 꽂혀 있었다. 보니까 녀석이었다. 선생님의 사랑에 고마워하며 나쁜 짓 하지 않고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내용이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그 때 무렵엔 학생들이 담임 선생님 집에 무척이나 놀러 오고 싶어했었다. 그 뒤로 몇 해가 바뀌는 동안 걸어와서 넣어 놓고 간 편지가 들어 있었다. 4∼5년 계속되다가 아주 끊어졌다. 보낸 이의 주소가 없으니 답장을 할 수 도 없고 그렇게 녀석은 내 가슴속에 지금도 남아 있다. 철수야 어디 있니? 떳떳하게 선생님 앞으로 나오렴, 선생님 집까지 왔으면서 왜 들어오지 못하고 도망치는 거니? 너 중·고등학교 다닐 때 몰래 와서 편지 넣어 놓고 갔었지? 그리고 너 군대 갔을 무렵부터는 편지가 없더라. 휴가 올 때 들어오지 그랬어. 작고 말랐던 네가 무지하게 컷을 거야. 지금 애 아빠가 되어 있거나 여자 친구가 있겠구나? 데려와 같이 들어오너라. 네게 딸린 식구들에게 선생님한테 사랑 받고 학창시절을 보냈노라고 자랑하렴. 벨만 누르면 되는걸…. 철수야 네 모습이 정말 보고 싶다. 기다릴게. 나는 그 때 그 철수가 보고 싶어 이렇게 수신인 없는 편지를 허공에 날린다.
박만춘 | 충남 보령 한내초 교사 “성현아, 그렇게 하고 싶어하던 배구를 왜 그만 두었니?” “엄마가 공부 못 한다고 하지 말래요.” 성현이는 중증도 비만이다. 서른 여섯 명 친구들 중 유일한 비만 친구이다. 다행이 키도 커서 비만이 지나치게 부담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 학교 특색은 초등배구여서 담당선생님의 눈에 성현이가 뽑혔다. 성현이는 싱글벙글 좋아하며 방과후에 다른 선배들과 동료들이 함께 모여 배구를 하게 되었다. 공 다루기를 무척 좋아하는 성현이는 형들의 멋진 경기를 눈여겨보고, 즐겁게 따라 하면서 잘 적응해 나갔다. 그 모습이 담임인 내가 보기에도 무척 예뻤다. 그런데 열흘쯤 지난 뒤 돌연 연습을 빠지는 것이 아닌가? 이유인즉슨 엄마가 공부 못 할까봐 하지 말라고 말리기 때문에 하고 싶은 배구를 할 수 없다는 성현이의 처지가 안쓰러웠다. 배구는 성현이의 큰 몸매에 걸맞고 본인도 좋아하건만 운동하는 아이는 공부를 못할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 뚱뚱한 몸이 교실의 딱딱한 의자에만 붙잡혀 있게 된 것이다. 요즘 운동만이 건강의 지름길이라는 붐이 일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아침저녁으로 뛰는 운동을 하는 인구가 많아졌다. 꼭 달리기가 아니더라도 배구를 하면 성현이의 비만 관리에도 도움이 되고 동료들과 정도 들어 학교 다니는 즐거움을 하나 더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거기다 오랜 훈련 끝에 대외 경기에서 우승이라도 하면 성취감에 기쁘기도 하련만 부모님의 뜻에 따라 아이의 욕망이 좌절되어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 아이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된 또 다른 인격체라고 말하면서도 흔히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강요하여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소질이나 특성을 바르게 파악하여 그에 합당한 취미를 기르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반 편성을 할 때 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여 문예반, 수학반, 과학반, 미술반, 서예반, 기타반, 만화그리기반, 축구반, 발명반 등으로 분반하기를 권한다. 다소 인기 있는 반에 지원자가 몰리는 경우에는 적절히 두 번째의 취미 반으로 들어가도록 하여 조절하면 된다. 현재 주 1회 정도 특별활동 시간에 취미반을 찾아가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시간이 너무 적어 효과가 적다. 선생님의 숨은 재주를 마음껏 활용하기에도 적절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예를 잘 하시는 선생님과 또 서예를 지속적으로 배우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한 반을 이룬다면 학생과 교사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서로 정열을 기울여 배우고 익히며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매일 한 시간씩 시간을 배정하면 실력이 늘고 친구들의 모습을 거울삼아 자기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며 친화감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담임교사는 정해진 한 시간 외에도 적절히 아침자습 시간이나 방과후의 시간을 이용하기도 수월할 것이다. [PAGE BREAK]어떤 직업이든지 남모르는 고충이 있기 마련이다. 36명 내외의 어린이들이 한 반으로 생활하면 갖가지 태도가 다 나오는데 이때 모두의 태도를 다 좋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 말로 좋게 타이르고 잘 따라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만 자아가 형성되어 가는 성장기 어린이는 신체 발달의 겉모습만큼이나 마음의 키도 다양하다. 칭찬을 받을 때도 있고 꾸지람을 받아 마땅할 때도 있다. 어린이와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기 아이가 칭찬만 받기를 원하는데 문제가 생긴다. 되도록 칭찬만 받을 정도로 학교생활이 즐거우려면 어린이가 좋아하는 과목을 많이 배우는 취미반 편성이 매우 필요하다. 공통의 정서를 가진 교사와 학생들 간에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바가 더 깊고 융화도 잘 될 것이다.
신천호 | 한의사 (1)면의다찰(面宜多擦) : 얼굴은 많이 문지르는 게 좋다. 두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면 얼굴이 불그스레해지고 윤기가 나며 광택이 있게 된다. (2)발의다소(髮宜多梳) : 머리카락은 많이 빗는 게 좋다. 열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빗어주면 피로를 없애고 머리를 맑게 할 수 있다. (3)목의상운(目宜常運) : 눈은 항상 움직이는 게 좋다. 눈을 감고 눈알을 왼쪽·오른쪽으로 9번씩 돌려준다. 또 눈을 감고 조금 있다가 갑자기 눈을 크게 뜨는 운동을 하면 간(肝)의 기운이 맑아지고 눈이 맑아진다. (4)이의상응(耳宜常凝) : 귀는 늘 뭔가에 집중하고 있는 게 좋다. 두 손으로 귀를 가리고, 머리를 낮추었다가 들었다가를 5∼7번씩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잡념이 사라져서 머리가 빙빙 도는 듯한 병을 없앨 수 있다. (5)치의상고(齒宜常叩) : 이는 늘 두드려주는 게 좋다. 매일 아침잠에서 깰 때마다 이를 36번 두드려주면 치아가 견고해진다. (6)구의상폐(口宜常閉) : 입은 늘 다물고 있는 게 좋다. 매일 입을 다물고 숨을 고르게 하며 혀로 입천정을 핥고 호흡을 부드럽고도 고르게 하면 인체의 기운이 잘 통하고 진액이 저절로 생긴다. (7)기의장제(氣宜長提) : 기(氣)는 오래 두는 게 좋다. 코로 기를 들이마시는 데 따라 가볍게 항문을 드는 동작을 하여 잠시 멈추었다가 천천히 기를 내쉰다. 이렇게 오래 하면 몸이 건강해지고 병을 막을 수 있다. (8)심의상정(心宜常靜) : 마음은 늘 고요하게 가지는 것이 좋다. 항상 머리를 맑고 고요하게 하며 잡념을 없애야 한다. 이렇게 하면 기(氣)를 조절하고 신(神)을 기를 수 있다. (9)신의상존(神宜常存) : 정신은 늘 잡아두는 게 좋다. 언제나 정신과 의지를 안녕되게 하고 정서는 억눌림 없이 잘 통하게 해야 한다.[PAGE BREAK]또한 지나친 생각을 하지 말고, 번뇌·걱정·원망이 없도록 하며, 항상 낙관적인 정서를 유지함으로써 칠정(七情)으로 인한 병의 발행을 줄일 수 있으며, 몸을 건강하게 할 수 있다. (10)배의장난(背宜長暖) : 등은 오래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등은 신맥(腎脈)이 있는 곳이며, 태양방광(太陽膀胱)이 머무는 곳이다. 사람이 풍한(風寒)을 맞는 것은 대개 등으로부터 시작하므로 따뜻함을 유지하면 감기를 예방할 수 있고, 신(腎)을 튼튼하게 하며, 허리를 강하게 할 수 있다. (11)복의상마(腹宜常摩) : 배는 늘 문질러주는 게 좋다. 식후에 손으로 배를 문지르면 소화를 도와서 배가 팽팽해진 것과 변비를 치료할 수 있다. (12)흉의상호(胸宜常護) : 가슴은 늘 보호하는 게 좋다. 항상 손으로 가슴을 마찰하면 가슴이 넓어지고 기가 가지런해지며 심폐기능을 증강시킬 수 있다. (13)낭의상과(囊宜常 ) : 음낭은 늘 감싸는 게 좋다. 두 손으로 음낭을 감싸고 입을 다문 채 숨을 조절하면 신기(腎氣)가 길러지고 신(腎)이 견고해지며 허리가 강해진다. (14)언어의상간묵(言語宜常簡默) : 언어는 늘 간결하거나 침묵하는 게 좋다. 말이 많으면 기가 소모되고, 간결하거나 묵묵하면 기가 길러진다. 그러므로 말은 많은 게 좋지 않다. (15)피부의상건목(皮膚宜常乾沐) : 피부는 늘 마른 목욕을 하는 게 좋다. 두 손을 비벼서 열이 나면 그걸로 온몸의 피부를 목욕하듯이 비비고 문질러주는 게 좋다. 그러면 온몸의 기혈이 잘 통하고 근육이 펴지며 피가 활성화된다.
전국 교사대 예비교사들이 목적형 교원양성임용제도 실현과 교직이수 및 임용고사 철폐를 주장하며 이틀간의 경고 동맹휴업과 대규모 연합집회를 가져 향후 교원양성임용 문제를 놓고 정부와의 전면전이 예상된다. 지난달 29일 동맹휴업에 들어간 전국 56개 교사대는 경고 동맹휴업 이틀째인 지난달 30일 서울 대학로에서 '전국예비교사 결의대회’를 갖고 중장기적 교원수급계획 마련 등 7대 요구안 관철 투쟁에 돌입했다. 전국국립사범대학생연합(전사련), 서울지역사범대학생대표자협의회(서사협), 전국교육대학학생대표자협의회(교대협), 지방사범대학생연합(지사련) 깃발 아래 참가 학생만 2만 여명 이상이 운집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은 △목적형양성임용제도 실현 △교직이수제도 철폐 △미발령자 특별법 폐기 △임용고사 폐지 및 자격고사화 △공무원총정원제 폐지 △중장기 교원수급계획 마련 △신자유주의 교육재편 중단 등 7대 요구안을 내걸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단계적이고도 강도 높은 연대투쟁을 선언했다. 경쟁을 해야만 교사 질이 높아진다는 것은 환상이며 양성임용과정에 끼여든 시장논리가 오히려 교사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게 학생들의 논리다. 투쟁사에서 박인철 인하대 사대 회장(교육학과 4)은 “시장논리와 개방형 양성임용체제에 의해 속성 배출되면서 전문성을 담보하지 못한 교사들이 교육의 질을 높일 수는 없다”며 “올 하반기부터 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연계자격증, 수습교사제, 계약직화, 교사대 통폐합 등의 개방형 체제를 단호히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목적 사대를 실현해 소명의식이 분명한 우수한 자원을 확보하고 사대 교육과정을 내실화 해 자질과 실력을 갖춘 교사를 배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용고사 폐지와 교직이수 철폐도 이와 괘를 같이 한다. 박성진 서원대 사대 회장(영어교육 4)은 “한국교사들은 노량진에서 양성된다는 소리가 나올 만큼 임용고사는 시험 잘 치는 교사를 선발할 뿐”이라며 “현행 임용고사를 폐지하고 일정한 질 이상을 갖춘 교사를 선발해 목적성을 강화하는 자격고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교직이수제도에 대해 “사범대에서 양성하지 못하는 과목 교사를 배출한다는 당초 취지에서도 벗어나고 전문성 확보에 턱없이 부족한 학점을 이수하면서 사대생의 두 배나 배출되는 상황이 양성과 임용의 균형을 깨뜨렸다”며 “교직이수제도가 존재하는 한 가산점 제도는 위헌시비에 휘말릴 수밖에 없고 양성임용제도를 개선할 수도 없다”며 철폐 투쟁을 외쳤다. 국립사대 미발령자 문제는 정원 외 선발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성근 공주교대 총학생회장은 “특별법은 사실상 교대 특별편입을 규정하고 있지만 교대와 미발추 모두 교대 편입을 단호히 반대하며 특별법 개정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그들을 초중등 교사 정원에 포함시키지 말고 정원 외 특별채용 형식으로 전원 중등교사로 임용시키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혜민 전국예비교사총궐기준비위원장(서울교대 총학생회장)은 “우선 5월 12일 교육부가 발표할 공교육 개편안과 8월 제시될 교원양성체제 종합대책에 대한 대응논리 개발과 교사대 교육과정 정상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이후 투쟁방향 설정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오늘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신자유주의 교육재편을 계속한다면 하반기부터는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비교사들의 주장에 일선 교원들은 대체로 고개를 끄덕인다. 경기 송호중 이영관 교감은 “목적형 교원 임용제도 실현은 지방사범대에서도 우수 학생을 유치해 우수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 균형발전과 사회 공공복리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북 A여고 S교사는 “현재 교육대학원 강의를 나가고는 있지만 교육대학원이나 교직 이수로 자격증을 남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총도 지난달 27일 성명을 내고 “교육부는 정부는 그간 교육계 안팎에서 제기한 교원양성임용 문제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땜질 식의 교원수급정책을 남발해 교원수급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더 이상 미온적인 대응과 무책임한 태도로 예비교사를 동맹휴업과 거리시위로 내몰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어 △가산점 위헌결정에 따른 후속조치 마련 △목적형 교원양성임용제도 실현 △일반대학 교직과정 제한 △사범대발전특별기구 설치 및 사범대발전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한편 교육부는 8월말까지 교사 임용양성체제를 전면 손질한 '교원양성체제 종합대책'을 마련하기로 하고 지난달 26일 교원양성체제개편추진단(단장 정진곤 한양대 교수)을 구성했다. 또 헌재가 법적 근거 미비를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린 가산점 제도를 법제화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법률적 검토도 5월말까지 마치기로 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주최로 지난 23일 서울교대 사향관에서 열린 교원인사제도혁신방안 수립을 위한 공청회(본지 4월 26일자)는 전교조의 방해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교조 측 토론자가 불참한 가운데 이상진 교장(초중고교장협의회 회장)과 조흥순 한국교총교권정책본부장, 김희규 한교조 정책위원장, 강소연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회장, 진동섭 서울대 교수가 토론원고를 제출했다. 쟁점별로 토론자들의 주장은 다양했으나, 교사직과 교육행정가직으로 이원화하고 교사자격을 다단계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5명 중 3명의 토론자가 찬성했다. 다음은 4월 26일자 교인혁 주요 내용 소개에 이어 배포된 자료를 통해 토론자들의 입장을 정리한 내용. ▲ 수석교사제 도입=진동섭 교수는 '2급 정교사→1급 정교사→수석교사'의 3단계 교사자격체계를 제안했다. 그는 수석교사는 1급 정교사 이후 10년 경력자들을 대상으로 전문화된 연수과정을 거쳐 부여하되, 교장과 교감은 수석교사로의 진입을 막고, 수석교사는 자격연수 후 교감 임용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상진 교장은 2급→1급→선임교사→수석교사의 4단계 안을 제안하며 선임교사는 교감으로 전직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흥순 본부장은 "일정 조건을 갖추면 인원에 제한 없이 수석교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교장선출보직제 실험 운영=조 본부장은 "교장선출보직제는 오랜 논의 끝에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아 도입하기 어려운 정책으로 결론이 내려졌고, 이 때문에 전교조와 일부단체가 합의를 깨고 탈퇴했다"며 "왜 교장선출보직제가 기조발제에 제시되었는지 교육개발원은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진동섭 교수는 "교장선출보직제는 아주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특수한 교육목적이나 여건을 가지고 있는 학교(예 대안학교)에서 실험적으로 실시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동료교사 다면평가=조 본부장은 동료교사다면평가제는 학습지도 영역에서 출발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평가자에 대한 수업공개는 전시수업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고, 동료교사에 의한 다면평가는 개인별 친분 등 인간관계가 평가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학생·학부모의 교사 평가=김희규 정책위원장은 "학생이나 학부모의 교사평가는 아직은 적절치 않다"며 대안으로 학교단위 경영평가에 학부모가 참여하는 방안과 고교단계에서 학생이 학급경영과 학교경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조 본부장은 "외국에서도 대체로 교감, 교장 등 학교행정가와 장학진을 평가자로 하고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는 기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강소연 회장은 "학부모가 전문성이 없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가진 학부모를 참여시키던 지, 학부모와 학생의 평가자로서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으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부적격 교사 조치, 우수교사 포상=조 본부장은 우수교사의 발굴지원보다는 존경할만한 교원의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물질적인 포상보다는 정신적 명예를 부여하는 쪽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장은 "평가결과로 부적격 교사를 가려내 연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장평가제 도입=조 본부장은 평가에 앞서 교장의 직무설정과 학교평가와는 관계부터 명확히 설정할 것과 평가주기는 2년이 적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장 초빙제 개선=강 회장은 초빙교장 자격요건을 최소화해 교장 자격증이 없더라도 유능한 인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장 공모제 도입=진 교수는 교장 공모제는 평교사에게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개혁적인 방안이라고 평가한 뒤 "조직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아주 제한된 범위 내에서 다양한 구성원들로 심사기구를 구성해 실시한다면 굳이 교육경력요건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강 회장은 "개방적 경력제로 다양한 인사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일반인도 교장직에 공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한 반면, 조 본부장은 "공모제가 현 승진제도보다 더 유능한 교장을 뽑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