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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과부가 적정 규모의 학교 육성을 위해 소규모 학교의 최소 적정 학급수와 학생수를 명시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수렴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시·도 교육청 및 교원단체는 도-농간 교육격차 심화, 교육의 근본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강원·호남·충청·경상 등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에서는 집단 폐교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개정안의 주요내용을 보면, 소규모 학교의 최소 적정 학급수를 초·중학교 6학급 이상, 고등학교 9학급 이상, 학생수는 20명 이상으로 명시하고, 이 기준에 미달하는 학교의 경우 주변지역과 공동통학구역으로 묶어 전학을 자유롭게 하겠다는 것이다. 즉, 이들 학교의 재학 중인 학생이 인근 다른 학교로 전학을 희망하면 의무적으로 허가하고 전학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이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제51조(학급·학생수)는 ‘학교의 학급수 및 학급당 학생수는 교육감이 정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를 ‘교육감은 학교의 학급수를 정할 때에는 정상적인 교육과정이 운영될 수 있도록 초·중학교 6학급 이상, 고등학교 9학급 이상 되도록 하고 학급당 학생수는 20명 이상이 되도록 정한다. 다만 교통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 따로 정할 수 있다’ 라고 개정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전남교육청은 교과부의 개정안에 대해서 "개정령 안은 농·산·어촌 작은 학교를 강제 통폐합하고 지방교육자치를 훼손하려는 의도"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할 경우 경기도내 초·중·고 2천230곳중 12%에 해당하는 268개 학교가 통폐합 대상이고,강원도는 초·중·고 682곳 중 55.4%인 378곳이 통폐합 대상이며, 충북은 초등학교 128곳(49%), 중학교 42곳(32%), 고등학교중 9곳( 10.7%)등 179곳(38%)이나 된다. 그리고 충남은 총 95개교, 전남의 경우도 초등학교는 338곳, 중학교 146곳, 고등학교는 47곳 등 전체 학교의 63.9%가 해당된다. 그러나 교과부는 이번 개정안이 농산어촌 학교 통폐합이 아니라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진행하려면 개정령안의 내용으로 학교 규모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며 교육감이 통학상 극히 불편한 지역의 경우 등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학급수 등을 따로 정할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이 개정령 안이 국회를 통과하여 시행할 때, 농산어촌뿐 아니라 중소도시의 소규모학교의 통폐합도 가속화 된다는 점이다. 물론 교과부의 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적정학교 규모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만 반면에 나타나는 정책의 역효과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요즘 경기도의 신도시 학교들의 학생 감소 현상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성남의 경우도 12학급 미만의 학교가 10%에 이르고 있다. 매년 40-50학급이 감소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매년 2-3학교가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중소도시의 학급감소 현상은 무엇보다 집값 상승으로 학년 기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 경제적인 부담으로 비교적 교육환경이 좋은 신도시의 살 수 없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학생들의 경쟁력이 없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은 비교적 큰 학교를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 개정안이 시행된다면, 중소도시의 폐교도 불 보듯 뻔한 것이다. 사실 학교는 큰 학교보다는 작은 학교가 교육의 성과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교육선진국에서 인정하고 있다. 작은 학교는 큰 학교보다 교사의 보다 높은 관심이 미칠 수 있고, 학생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개별화 교육이 가능하다. 그 뿐만 아니라 요즘처럼 학교폭력이 학교를 뒤흔드는 일도 작은 학교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필자의 학교도 전교생이 370명으로 분당에서는 소규모 학교이다. 이러한 소규모는 최근에 급격이 가속화 된 것이다. 본교 학구의 많은 학생들이 위장 전입하여 인근에 보다 큰 학교로 전학을 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인근학교들은오히려 과대·과밀화로 교육의 정상화가우려된다. 이번 교과부의 교육 정상화를 위한 적정학급 규모에 대해서 작은 학교를 살려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다시 한 번 생각했으면 한다. 오히려 대규모 학교의 학생들을 작은 학교로 자유롭게 전학할 수 있는 유인책이 국가교육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더 시급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소규모학교의 통폐합 정책은 단순히 농산어촌지역뿐 아니라 중소도시 학교의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는 등 교육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과연 소규모학교의 통페합만이 만능인가. 물론 경제논리로는 다른 대안이없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학교가 주는 학생이나 지역사회의 이익은 분명히 다른 것이다. 이번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가시화될 경우 지역사회 문화의 허브기능을 하는 학교뿐 아니라 교육주체, 지역 주민, 정치권 등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임은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겨울의 매서운 추위, 사회주의 국가였다는 선입견, 보드카와 담배 그리고 부패가 넘치는 나라. 이런 선입견 때문에 러시아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인식으로 한때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도 척박한 땅으로써 ‘동토(凍土)’라고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를 벗어난 오늘의 러시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토’라는 표현보다는 “끝없는 평원의 나라”라고 부르는 게 맞을 것 같다. 또한 ‘철의 장막’의 나라라기보다는 서로 이해하고 마음이 트이면 ‘철을 녹일 만큼의 뜨거운 용광로 같은 가슴”을 가진 열정의 나라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와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대립과 협력을 반복하며 관계를 유지해 왔다. 1990년 한-러 수교 이후 다시 협력의 관계를 갖고 정치, 경제, 교육, 과학은 물론 군사분야의 교류까지 이뤄지고 있다. 이때 이후로 모스크바 지역에 거주하는 교민의 수가 늘고 기업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주재원들이 늘어나 러시아에도 한인 자녀들의 모국이해교육, 현지적응교육, 국내연계교육을 제공할 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현지에서 생활하는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러시아의 국제학교는 교육의 질이 낮아 학부모의 욕구에 충분히 만족되지 않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학비가 비싸 접근이 어려웠다. 러시아 학교의 경우는 소비에트시대부터 운영해온 교육시스템을 계속 개선해 예술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양질의 교육을 보장해주나 언어의 장벽과 학업 후 미래에 대한 불투명함 때문에 장기체류자(교민, 선교사 등)를 제외한 단기체류자(주재원, 학생 등)들이 학업을 진행하기는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의 인가를 받아 설립된 학교가 ‘모스크바 한국학교’다. 지금의 모스크바 한국학교(사진·교장 이희권)는 교직원 26명, 학생 수 93명의 조그마한 유·초등학교지만, 한국의 교육과정을 충실히 수행하는 동시에 러시아 현지에 맞는 글로벌교육(영어, 러시아, 예술·문화 등)을 지원하면서 19회의 졸업식을 갖고 총 84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유럽지역 유일의 한국학교다. 이 모스크바 한국학교가 그동안 자체 건물이 없어 러시아 제652번 유치원과 제1086번 러시아 한민족학교 등에서 더부살이 형태로 운영되다가, 최근 새로운 건물을 구입해 이전했다. 크지는 않지만 초록 나무 숲속에 붉은 빛의 단독 건물. 노란 스쿨버스로 학생들이 도착하면 정문 앞에서 반갑게 맞아주는 교장선생님.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가 있지만 언제나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학부모. 새로운 “모스크바 한국학교”의 모습이다. 현재 한국학교 교사는 본국에서 고용휴직한 현직교사가 근무하고 있다. 다만, 모스크바의 집값과 생활비가 상대적으로 높아 근무여건이 여유롭지는 못하지만, 이곳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은 어느 나라 교사보다도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새로운 건물로 이전하게 된 모스크바 한국학교가 교목(校木)인 ‘자작나무’처럼 학생모두가 미래 국제사회의 당당한 주인으로 자라나길 희망하며 국내 교사 분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병점중 1학년 남녀 학생 400여명은 올해 수련회로 해병대 캠프를 수료했다. 해병대 캠프는 충남 태안군 안면도 창기리에 위치한 해병대전략캠프 훈련장에서 4월 30일에서 5월 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됐다. 학생의 기본과 예절을 배울 수 있는 제식훈련, 체력의 한계를 테스트 해볼 수 있는 PT(Physical Training), 세줄 타기와 번지점프 형태의 레펠(Rappel) 훈련을 체험했다. 이어 셋째날에는 고무보트에 올라타고 해상 IBS(Inflatable Boat Small 공기주입식 소형 고무보트) 훈련으로 마무리 했다. 이번 해병대 캠프에 참가한 한 여학생은 "학교에서 병영체험을 간다고 해서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군가도 배우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줄타기에서 자신감을 배웠다"며 "이젠 집이나 학교생활에서도 자신감으로 생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3월 7일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 남여 신입생 250여명, 지난달 4일에는 부천 원미고등학교 신입생 480여명, 운중중학교 신입생 200여명, 18일에는 공주정보고등학교 1학년 120여명과 샵교고등학교 신입생 120여명이 수련활동으로 해병대 캠프를 2박3일 일정으로 수료했다. 극기훈련 전문단체 해병대전략캠프(www.camptank.com) 이희선 훈련본부장(해병대캠프 연합회 사무총장 겸임)은 "체벌 금지와 학생인권조례 등으로 교권 추락과 학내 면학 분위기가 어수선해짐에 따라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해병대 캠프를 선호 하는것 같다"며 "특히 최근에 사회적 이슈가 된 학교폭력과 왕따 등으로 학부모들도 자녀의 자신감을 높이겠다는 차원에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병대캠프 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에 300여 학교의 6만 5천여명의 학생들이 캠프를 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02년부터 해병대 출신들이 운영하는 캠프 단체는 지난 10년동안 학교 수련회와 방학캠프를 이용해 25만여명이 2박3일에서 2주간의 캠프를 다녀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단체는 오는 7월 15일부터 '제26회 여름방학 슈퍼 리더십 해병대 캠프'를 개최한다. 4박5일 일정으로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안면도 해양리조트에서 개최한다. 초등 3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참가 가능하다. 또한 2박3일 일정으로 '2012 해양레저 리더십 여름캠프'를 개최한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 학부모까지 참가 가능하다. 앞서 2003년 해병대 출신 예비역 중심으로 설립되어 지난 3월까지 4만 5천여 명의 청소년의 교육을 진행했으며 학교 수련회를 다녀갔다. (문의 : 1644-0242)
초중고 학생들의 수련회로 해병대 캠프를 선호하는 학교들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해병대캠프 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에 300여 학교의 6만 5천여명의 학생들이 해병대 극기훈련을 수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에 처음 설립된 민간 해병대 캠프들은 지난 10년 동안 학교 수련회와 방학캠프를 이용해 25만여 명이 2박3일에서 4박5일간의 캠프를 다녀갔다고 분석했다. 해마다 15% 이상씩 늘어난 규모이다. 극기훈련 전문단체 해병대전략캠프 이희선 훈련본부장(해병대캠프 연합회 사무총장 겸임)은 "체벌 금지와 학생인권조례 등으로 교권 추락과 학내 면학 분위기가 어수선해짐에 따라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해병대 캠프를 선호하는 것 같다"며 "특히 최근에 사회적 이슈가 된 학교폭력과 왕따 등 영향으로 학부모들도 자녀의 자신감을 높이겠다는 차원에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캠프에 입소하면 얼룩무늬 군복으로 환복을 실시한다. 학생의 기본과 예절을 배울 수 있는 제식훈련, 체력의 한계를 테스트 해볼 수 있는 PT(Physical Training), 세줄 타기와 번지점프 형태의 레펠(Rappel) 훈련을 체험한다. 또한 10~25KM의 안면도 해안 둘레길 탐사는 학교와 학원에서 막혔던 심신을 먼 바다에 뿜어 내버리기에 충분하다. 해병대 캠프의 꽃이라 불리는 해상 IBS(Inflatable Boat Small 공기주입식 소형 고무보트)훈련은 10여명씩 고무보트에 올라타고 바다위에서 보트 선착순, 원핑-덤핑(고무보트를 해상에서 뒤집었다 바로했다), 바다위에서 1분 스피치는 캠프의 백미다. 한편 이 캠프는 오는 7월 15일부터 '제26회 여름방학 슈퍼 리더십 해병대 캠프'를 개최한다. 4박5일 일정으로 충남 태안군에 위치한 안면도 해양리조트에서 개최한다. 초등 3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참가 가능하다. 또한 2박3일 일정으로 '2012 해양레저 리더십 여름캠프'를 개최한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고등학생, 대학생, 학부모까지 참가 가능하다. 이 단체는 2003년 해병대 교관 출신 예비역 중심으로 설립되어 지난 4월까지 4만5천여 명의 청소년들이 학교 수련회와 방학캠프를 이용해 수료했다.
“봉사,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인성교육입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삼위일체 봉사활동’이 경기지역 초등학교 교사들을 중심으로 해마다 진행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기초등봉사회 어울림(회장 정진남)은 지난 19일 봉사회 소속교사와 오산원일초(교장 갈원익), 수원 능실초(교장 노춘근) 등 도내 학교의 학생 79명, 교사 22명, 학부모 19명, 봉사활동 단체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안성시 원곡면 체험학습장에서 ‘환경-봉사 체험활동’을 전개했다. 이 날 행사는 아라실복지원(용인소재) 및 오산자원봉사센터 등 복지시설 수용자와 시설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봉사와 농장체험을 함께하는 참여형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양로원 어르신 및 장애우들과 함께 자연보호 활동과 체험학습장 견학을 했다. 또한 자연환경 속에서 안마와 손톱 손질, 간식대접 등 봉사활동을 펼치며 알찬 시간을 보냈다. 경기초등봉사회 어울림은 지난 2004년부터 8년째 교사들의 단순봉사가 아닌 학생, 학부모의 참여형 봉사사업을 진행해 인성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안성에 자체 체험학습장을 마련하고 연3회 이상 이 같은 방식의 초청행사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정진남(원일초 교사) 회장은 “뜻이 맞는 교사 및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학교장들의 노력으로 학생 및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봉사활동이 해마다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며 “봉사활동이 열리는 곳곳에서 아이들의 즐거운 체험장이 되는 등 교육적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나는 요즈음 수업하러 교실에 들어가는 것이 즐겁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기다리는 시간은 도덕시간이다. 2009 개정교육과정에 의한 도덕시간은 단위 시간의 학습량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학습량을 마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우리 학교 교육수준에 맞는 것으로 재구성하여 수업을 지도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위 시간의 학습량 때문에 무척 부담을 가지고 활동하여 시간에 쫓기는 수업으로 지도교사도 아이들도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수업시간에 즐겁고 흥미있는 시간보다는 단위시간에 학습량을 마치기 위한 수업으로 꽉 짜여진 여유 없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아이들 수준에 맞는 수업으로 재구성하여 지도를 하였더니 근래에 즐거워하며 기다리는 수업이 되었던 것이다. 3월 한 달은 수업의 진도보다는 인성교육을 위한 기본생활 지도와 기본학습 훈련에 철저히 지도를 하였다. 3월부터 4월까지 10주에 걸친 바른생활을 꾸준히 실천함으로써 습관화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던 것이다. 인성교육을 위한 지도 덕목으로는 효행, 예절, 질서, 봉사, 자주, 정직, 절약, 청결 등으로 ‘바른 학생은 이렇게 실천해요’라는 진단표에 누가실천 기록을 하도록 하였다. 특히 효행의 의미를 분명히 알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부모님께 존댓말 쓰기, 효행일기 쓰기, 가정에서 내가 할 일 스스로 실천하기, 화목한 가정을 위한 1인 1역하기, 외출․입 시 부모님께 분명히 말하고 다니기 등을 꾸준히 실천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인사예법에 대해서는 우리 조상들의 전례예법으로 인사지도를 하였더니 아이들의 인사하는 모습이 달라지기 시작하였다. 바른 공수자세를 하고 인사를 할 때 인사말은 “바른 사람이 되겠습니다”라는 말을 하도록 하여 평소에 바른 사람이 되기 위한 언행을 하도록 지도를 하였다. 처음에는 어색하여 “안녕하세요?”인사를 하였다가 “바른 사람이 되겠습니다”하며 두 번을 인사하면서 어색하기도 하였으나, 이제는 어디에서나 큰소리로 “바른 사람이 되겠습니다”하면서 인사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의 언행이 많이 달라지고 있음에 나도 모르게 살포시 미소가 지어진다. 어디 그 뿐인가. 교실이나 복도에서 뛰어다니던 아이들도 바른 생활을 위해 하나씩 동참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단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되풀이 하여 3월 한 달 동안 꾸준히 반복 지도를 통하여 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통한 반복적인 지도 결과인 것이다. 예절은 인사가 기본이며 인사는 인사하는 사람의 마음을 표현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인사태도는 그야말로 형식적으로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아이들의 인사하는 태도는 입으로만 하는 인사, 의미 없이 고개만 까닥이는 인사, 쳐다보지도 않고 소리로만 하는 인사, 턱을 내밀며 하는 인사, 장난삼아 까불면서 하는 인사 등으로 대충 인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식으로는 인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개선하기 하여, 우리의 전통 예절로 인사지도를 하였던 것이다.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바른 인사를 하기 위해 공수자세 후 공손히 인사를 하면서 ‘바른 사람이 되겠습니다’ 인사말을 하는 것과는 천양지차다. 함께 하는 선생님들도 아이들의 인사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가정에서 부모님께 존댓말 쓰기는 학년 초에 학급별 5~6명 정도 밖에 하지 않았으나 지도결과 거의 100% 존댓말을 사용하게 되었고, 가정에서 해야 할 일, 등교 시, 학교 등교 후 아침시간, 공부시간, 쉬는 시간, 급식시간, 점심시간, 방과 후 활동 등에 대해 서로 지켜야 할 일 등을 일일이 소집단별 토의를 통해 왜 질서를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가 되도록 하여 꾸준히 누가기록을 하여 반성을 하도록 하였던 것이다. 또, 꾸준히 실천을 잘하고 학습시간에 상대방을 배려하며 협동학습을 잘 하는 아이에게는 학부모님께 드리는 칭찬카드를 발부하여 자긍심을 갖도록 하였다. 학년 초에서부터 3개월이 지난 근래에는 아이들도 수업 시간을 기다리는 시간이 되었고, 생활태도도 긍정적으로 이루어졌기에 인성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자부하고 싶은 것이다. 이는 퇴직을 앞두고 학교에서 오로지 아이들 수업에만 올인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기 때문이다. 아마 나도 다른 선생님들과 같이 보직교사를 맡는다든지 아니면 업무를 추진하는 계원으로 맡은 일이 많이 있었다면 이와 같은 여유 있는 생활지도와 인성지도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학급을 맡은 선생님들은 업무 외에도 학교평가와 교원능력개발평가 및 각종 공문과 잡무, 연수 등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수업에 임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학년 초부터 학년말까지 이러한 각종 업무로 인해 선생님들은 화장실 갈 여유도 없이 바쁘게 휘둘리다가 1년의 과정을 마치고 마는 것이다. 해가 갈수록 업무의 전문화 세분화가 되면서 일의 양은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도저히 바빠서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른다고 아우성이다. 인성교육이란 여유로움에서 나오는 것이다. 업무에 파묻힌 생활 속에서는 제대로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다. 학생과 학부모들에 의한 교사폭행은 해가 갈수록 많아지고 교권이 무너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실질적으로 이와 같은 사건들은 먼 학교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현장에서 다반사로 이루어지는 일들이다. 나는 누차 인성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제안하는 글들을 여러 번 올린일이 있다.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련의 학교폭력, 성폭력, 집단 따돌림, 교사폭행 등은 특단의 조치가 아니라 교사들에게 오로지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당국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사건에 대해 경쟁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인성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주객이 전도된 교육현장의 교사들은 아이들의 지도보다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학교폭력 최고의 해결자는 교육현장의 교사들임에도 아직도 가시적인 효과를 위해 전시행사 위주의 정책은 결코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 불안한 것은 무너진 교권으로 어떻게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자못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교육은 인성교육을 통한 우리의 교육이 자연과 동화되고, 평화를 사랑하며, 가족을 중시하고, 성공과 발전을 열망하는 가치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공존과 덕(德)을 존중하는 한국 특유의 인성 교육이 새로운 한류로서 세계 공동체에 이바지하기를 바란다면 너무나 지나친 욕심이란 말인가.
APEC교육장관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2012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과 교육혁신’ 포럼에 참석차 방한한 세계적 평가전문가 패트릭 그리핀 호주 멜버른대 교수와 안양옥 교총 회장이 지난달 21일 경주에서 교원평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베트남의 교원평가체제 구축 연구를 수행하기도 한 그리핀 교수와 안 회장은 교원평가의 목적이 전문직인 교원의 자발적 능력개발에 있어야 하고,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운영되면 정상적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호주성취수준 서열화 아닌 교사 개인의 능력개발이 초점 교육활동 담은 포트폴리오, 관리자 면담 등으로 평가 인센티브 없어…동료 평가 포함, 학부모평가는 안 해 베트남승진 연계, 보수‧인사 무관…퇴출 등 불이익 주지 않아 패트릭 그리핀(이하 패)=이렇게 만나 뵙게 돼 반갑습니다. 제 연구 분야에 대해 관심 가져주시고 대담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양옥(이하 안)=한국에서는 ‘교원능력개발평가’가 계속된 논란 속에서 법제화되지 못한 채 시행되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경험이 한국 50만 교원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선 호주의 상황을 좀 듣고 싶은데요. 패=호주 헌법은 교육에 대한 책임을 주정부에 위임하고 있어 주마다 특색에 맞는 교육정책을 운영, 교원평가 방식도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빅토리아 주의 경우 교원평가는 철저히 단위학교 내에서 교장을 비롯한 학교 관리자들에 의해 교원 자기계발을 위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외부 개입은 일체 없습니다. 물론 각 학교는 주정부가 제시하는 교원 임용자격과 역할을 기준으로 삼아 평가를 합니다. 그러나 평가방법은 학교 자율입니다. 안=학교 내에서만 평가가 이뤄진다면 공정성이나 질 관리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내부 평가에 대한 관리가 없다면, 유명무실한 평가가 될 우려가 있지 않겠습니까. 패=그래서 3년마다 정부에서 평가단을 구성해 평가 내용을 검토합니다. 위원회 구성은 주로 학계 인사나 전직 교장 등 교원연수 전문가로 이뤄집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현 정부 인사는 제외합니다. 안=평가방법이 학교자율이라고 해도 대부분 비슷한 방식으로 평가를 할 것 같습니다. 패=그렇죠. 대부분은 연간 교육활동의 내용과 결과를 담은 포트폴리오 제출과 학교 관리자와의 면담 등으로 평가합니다. 포트폴리오와 면담 내용을 담은 능력개발보고서가 평가의 근거자료가 되는 것이죠. 능력개발 보고서는 경력개발을 조언하거나 전보를 희망할 경우에도 참고자료로 활용되지만, 평가결과 자체는 철저하게 교사의 자기계발에만 이용됩니다. 평가의 목적은 성취수준 서열화가 아니라 교사 개인의 능력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안=교총도 평가의 목적을 전문성 신장과 자기연찬 자극으로 규정해야 하고, 평가 결과는 보수나 인사와 연계하지 않고 수업개선과 전문성 신장을 위한 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서 같은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패=반가운 말씀입니다. 교원평가는 교사의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연구자로서 제가 갖고 있는 확고한 신념입니다. 평가를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사용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반드시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 등에만 이용돼야 합니다. 호주도 보수나 인사와의 연계는 전혀 없습니다. 안=한국 교원단체들도 평가 결과로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인센티브를 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한국의 경우는 교원평가와 연계해 우수 교원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학습연구년제를 운영하고 있고, 교원평가와는 별도로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교총에서는 연구년제는 전문성신장 차원에서 교직생애동안 1회 시행할 수 있도록 확대해야 하며, 성과급도 학교사회의 특수성을 감안해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패=저희는 평가결과를 철저하게 자기연찬의 자료로만 활용하기 때문에 인센티브도 시행하지 않습니다. 한 때 성과급 형태로 우수 교원에 인센티브 지급을 시도했으나 시범운영을 신청한 학교가 너무 적고 교원들이 반발해 폐기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교원평가가 전문성 신장을 위해서만 활용돼야 한다는 전제는 같지만 어떻게 전문성 신장에 접목할 지에 대한 입장은 다양할 것 같습니다. 패=저는 교사는 전문직이기 때문에 전문성 신장에 대해 교사 스스로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주에서는 교사들이 자기평가를 하고 연수 등의 발전 전략을 스스로 수립합니다. 평가체제는 기본적으로 결국 교사의 자발적 전문성신장 노력이 해석되고 이해될 수 있는 틀을 제공하는 역할이어야 합니다. 물론 교사가 원하는 전문성신장 기회를 확대해주고, 구체적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도 된다면 더 좋겠죠. 안=자기 평가와 자발적 전문성신장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군요. 한국의 경우는 동료평가, 학부모 만족도·학생 만족도 조사 등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부모와 학생 만족도 조사가 논란이 많이 있습니다. 패=호주에서도 동료평가나 관리자 면담 내용이 능력개발 보고서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학부모 평가는 하지 않습니다. 세계 20여 개국에서 교육평가나 교육개발 사업에 참여했지만 학부모가 평가를 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유일한 판단근거이기 때문에 공정한 평가를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학교의 공개수업을 참관할 수는 있겠지만, 사실 학교교육에 대단히 관심이 많거나 반대로 불만이 많은 경우가 아니면 적극적 관심을 갖고 공개수업 내용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안=학생만족도 조사도 사실 학생들의 호불호에 따라 결과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국에서도 초등 4학년 이상 실시는 하고 있지만,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패=동의합니다. 호주도 4학년 이상에서만 학생 만족도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저학년 학생들은 교사의 지도 없이 조사 항목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교사가 개입을 하면 평가대상인 교사가 결과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생기고, 말씀하신대로 교사가 개입을 안 하면 교육적 만족도와는 무관하게 학생들의 기호나 기분에 따라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저학년에서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죠. 안=자기 평가, 동료 평가, 관리자 평가, 학생 만족도 등 다양한 평가들이 교원평가에 포함되는데 각 항목의 반영 비율은 어떻게 하는 것이 이상적일지 조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패=원칙적으로 교원평가의 목적이 줄 세우기가 아니기 때문에 반영 비율은 의미가 없습니다. 모든 평가내용을 하나의 일괄적 체제에 따라 정량화할 필요는 없습니다. 교사 자신이 전문성신장을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획일적 평가도구를 사용해 교육활동 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각 교사의 직무와 책임이 다른 교직의 복잡성을 반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점수만으로는 교사가 자기연찬을 위한 명확하고 구체적 전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안=베트남의 교원평가 사업에도 참여하신 것으로 압니다. 패=베트남에서는 국가 수준에서 교원평가의 기준을 만들고 시행했습니다. 현재는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법제화까지 이뤄 모든 교사들이 의무적으로 이 체제에 따른 평가를 받습니다. 베트남의 경우 특이점이라면 연차에 따른 승진제도가 평가결과에 따른 승진제도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안=평가와 승진을 연계하면 교원들의 반발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패=베트남 정부에서는 제도를 만들면서 ‘평가’라는 용어 대신 ‘기대’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이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2년 동안 교원들의 자기발전을 위한 기대라는 내용으로 미디어 홍보도 진행했습니다. 안=베트남에서는 평가와 승진이 연계됐고 호주 빅토리아 주에서는 인사 연계는 철저히 배제돼 있습니다. 교총도 호주의 경우처럼 인사 연계는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입장에서 평가와 승진의 연계가 타당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패=더 우수한 교사가 승진해야 한다는 부분은 타당성이 있으나, 우수한 평가 결과는 승진을 위한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일 수는 없습니다. 또 평가를 인사와 연계시키면 전문성신장을 위한 투명한 평가가 어렵게 될 위험도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의 승진 연계 반대 움직임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에서도 승진과 연계됐을 뿐 보수나 다른 인사와는 연계되지 않았습니다. 베트남 정부에서 저희 연구진에게 평가결과 하위 교사들의 명단을 요구한 적이 있습니다. 해당 교사들을 퇴출시키기 위해서였죠. 이렇게 되면 교원들은 피해를 입는 것이 두려워 솔직하게 자신들의 부족한 점이 드러나도록 평가하지 않게 됩니다. 정상적 평가가 불가능해지는 것이죠. 때문에 단호히 베트남 정부의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안=평가가 퇴출과 연계될 경우 정상적 평가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한국정부도 확고히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현직 교원평가 외에도 교원양성이나 임용 시의 평가는 어떤가요. 한국의 교원임용은 3차에 걸친 지필, 논술, 실기, 면접시험을 통해 실시하는데 최근 교직적성과 인성을 포함한 시험으로 개선하려고 합니다. 그 방법으로 교원임용에 포트폴리오 도입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교원평가에서 포트폴리오를 활용하는 호주의 사례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패=빅토리아 주에서는 교원양성과정을 마친 졸업생들이 주정부가 운영하는 교원양성기관에 등록해 1년간 수습교사가 됩니다. 교원양성과정과 수습기간 동안의 포트폴리오 내용을 근거로 학교에 정식 임용됩니다. 공립학교 임용은 단위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사를 채용할 때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정하고, 그 기준에 맞는 사람을 포트폴리오를 보고 판단해 채용합니다. 한국처럼 별도의 지필시험은 보지 않고 포트폴리오와 면접을 중심으로 적합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죠. 안=폭넓은 조언 감사합니다. 기회가 되면 교수님을 다시 초청해 고견을 들었으면 합니다. 한국과 호주 양국이 교육발전을 위해 더 많은 협력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패=교육협력을 위해 호주 연방정부에서 출연한 아시아교육재단과 함께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도 유익하리라 생각합니다. 양국의 교육발전을 위해 또 좋은 자리를 마련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개국서 평가 연구 수행…세계적 평가전문가 ■ 패트릭 그리핀 교수는 20여개 국가에서 평가 관련 연구와 사업을 수행한 세계적인 평가 전문가다. 그는 특히 교원역량 개발, 전문성 표준, 온라인 평가 등에 대한 연구자로 저명하다. 그가 수행한 국제 연구를 관통하고 있는 공통된 입장은 모든 종류의 평가가 평가자의 자기 발전을 위한 정보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남부 아프리카에서 유네스코 교육사업 책임자로 일했고, 베트남 정부의 교원평가체제 수립과 홍콩 정부의 영어 원어민 교사제도 평가사업 등을 이끌었다. 호주 빅토리아 주와 중국의 교원평가 척도개발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호주 멜버른대 교육평가연구원 원장과 대학원 부학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21세기 역량의 교수와 평가(ATC21S)’ 연구 프로젝트의 전무이사, 베트남의 세계은행 고문 등을 맡고 있다.
네덜란드는 학교 교육이 학부모들로부터 전적으로 신뢰를 받고 있어 사교육이 전혀 자리를 잡지 못하는 나라다. 교과서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이유로 집에 가져 가지 못하도록 돼 있어 초등학생들은 아예 책가방도 없다. 그런데도 학생에 대한 평가는 철저히 이뤄져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엄격한 유급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8년 과정으로 통합돼 있다. 유치원은 만 4살(groep 1)부터 시작하는데, 글자나 숫자는 배우지 않는다. 유아교육의 목적은 놀이를 통해 양보, 협동, 나눔을 배우는 것이다. 따라서 교사들은 평소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아주 꼼꼼하게 살펴보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는 유급대상으로 평가된다. 본격적으로 글자를 배우고 공부를 하게 되는, 초등 1학년(groep 3)부터는 학업성적이 유급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교사들은 쪽지시험, 구두시험, 발표 등을 근거로 학생의 학습능력을 평가한다. 학년말 대다수 과목이 6점 이하일 경우 이해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해 유급대상으로 판단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대부분 반별로 두 명의 교사가 공동 담임을 맡게 돼 유급을 결정할 때도 두 교사가 충분히 논의한 뒤 신중하게 결정한다.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학생이 그 학년에서 충분히 학습할 능력이 있는지를 고려한다. 같은 학년에서 두 번 이상 유급대상이 되면, 일반 학교보다 수준이 다소 낮거나 학습 진도를 늦게 진행하는 다른 학교로 옮겨 학생의 수준에 맞는 교육을 받게 된다. 부모들은 이 같은 유급제도와 교사의 판단을 수용하고 있어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학교에서 하는 공부가 전부이기 때문에 교사가 누구보다 학생을 잘 안다고 믿는 것이다. 또 1년에 4차례 걸쳐 교사와 만나는 ‘10분 면담’을 정례화해 유급 여부를 통보받기 전에 학부모가 이미 학생의 성적과 태도 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교사의 판단을 존중할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유급제도가 더 엄격하게 시행된다. 중등교육은 보통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이 통합돼 있다. 그러나 학교에 따라 6년제, 5년제, 4년제로 나뉜다. 인문계(VWO)는 6년제, 보통 중·고등학교(HAVO)는 5년제, 직업계(VMBO)는 4년제로 운영된다. 중·고등학교 과정에서는 1년에 4차례 고사와 쪽지 시험, 보고서, 구두시험 등의 수행 평가 결과가 성적에 반영된다. 이렇게 산출된 학년말 성적을 종합해, 3과목 이상이 6점 이하면 역시 유급대상이 된다. 같은 학년에서 두 번 이상 유급당하면 한 등급 아래의 학교로 전학을 가야만 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다음 학년에 올라가기 위해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다. 대학에서도 유급제도는 엄격하다. 네덜란드의 학문중심 대학(WO)은 1학년 때 모두 60학점의 전공 학점을 이수하도록 돼 있다. 1학년 신입생과정을 프로페듀우스(Propeduese)라고 부르고 60학점을 이수한 학생에게 “P” 자격증을 주는데, 이 자격증은 대학에서 공부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인정하는 자격증이다. 60학점을 다 이수하는 학생이 너무 적어 42학점만 따면 1학년을 통과할 수 있도록 했음에도 불구하고 1학년 낙제생이 절반에 이른다. 일부대학은 42학점을 얻지 못한 1학년 학생에 대해, 그 대학에서 3년 동안 같은 학과를 공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엄격한 규제까지 도입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네덜란드에서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유급제도를 통해 학생에 대한 평가를 엄격하게 시행하고 있다. 이런 유급제도의 목적은 학생을 탈락시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 개인의 기초교육능력을 충분히 검토해 부진한 학생들은 한 등급 낮은 학교에서 수준에 맞는 배움의 기회를 얻도록 하는 데 있다. 이 같은 유급제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유급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는 학부모나 학생이 거의 없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곳 학부모들은 비록 자녀가 유급대상이 돼 1년 더디게 학교를 다닐지라도, 그 1년이 자녀에게 더 유익한 시간이라고 믿는 것이다. 교사의 전문적 판단을 믿고 자녀를 맡기는 것이다. 이처럼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신뢰하는 교육이 자리 잡고 있어 네덜란드 학생들은 사교육 부담 없이 공교육에서 마음껏 교육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전통음악 공연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가야금과 거문고의 소리가 특히 아름다웠어요. 기회가 되면 한국 전통악기를 배워보고 싶습니다.”(브라힘 레인보우외국인학교 6학년) 국립국악학교(교장 최삼범)는 지난달 29일부터 1일까지 초등학생을 위한 ‘2012 전통음악교실’을 개최했다. 이번 음악교실에는 일반 초등학생 외에도 다문화, 새터민, 장애인 등 소외계층 학생들과 레인보우 국제학교, 서울일본인학교 등 외국인학교 학생들도 초청됐다. 전통음악 체험 기회가 부족한 학생들에게 국악을 체험하고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프로그램 중간에는 각 악기의 소리와 연주법을 설명해주는 시간도 마련됐다. 중3학생들이 주축이 된 이번 공연에서는 관현합주 ‘만파정식지곡’, 전통무용 ‘부채춤’, 국악 창작곡 ‘식객&캐리비안의 해적 OST’ 등을 선보였고 교과서에 나오는 민요 뱃노래, 천안삼거리, 도라지타령 등 성악 공연도 이어졌다. 이수민 학생(3학년)은 “국악을 어렵게 생각하는 학생들의 편견을 없애고 흥미를 갖는데 도움이 되고자 가야금, 장구, 북 등의 국악기와 드럼, 피아노 등 서양 악기를 접목했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장래 퓨전 국악그룹을 결성해 우리 음악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학교 최삼범 교장은 “초등학생들에게 전통문화는 재미있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놀이문화’라는 것을 알려주고자 매년 개최하고 있다”며 “요즘 ‘한류’가 이슈인 만큼 우리의 뿌리인 국악을 잊지 말고 밑거름 삼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을 총괄한 박근숙 공연예술부장은 “17년째 전통음악교실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매 해 250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공연을 관람한다”며 “국악챌린지, 국악예술제 등을 기획해 국악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달이 있어서인지 올해의 오월을 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더위가 일찍 찾아왔다. 아름다운 봄꽃도 사라졌고 높은 산엔 철쭉이 만개했다고 하는데 아파트 담장에는 넝쿨장미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며 여름을 기다리고 있다. 코끝을 찌르는 아카시향도 벌들이 꿀을 따가서인지 꽃과 함께 사리지고 말았다. 산야의 신록은 짙은 녹색으로 생동감을 안겨주고 있다. 노란색과 연두색으로 대지의 기운을 받아 돋아나기 시작한 새 생명들이 어느새 온 세상을 녹색으로 뒤덮어 놓고 말았다. 초목(草木)이 자라는 것을 보면 자연의 생명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느낄 수 있다. 자연의 생명력 덕분에 동식물이 자라고 먹이사슬에 따라 생명을 이어가는 것 같다. 오월의 풋풋하고 싱싱함은 언제 봐도 피로감을 풀어주는 색이 녹색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교실의 칠판색도 녹색으로 칠한 것이라고 한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라 가족단위 행사가 많았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가장 작은 단위가 가정이다.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달이다. 20세기 최고의 지성 아널드 J. 토인비(영국의 역사학자)는 한 인터뷰에서 만일 지구가 멸망해 다른 별로 가야 한다면 무엇을 가져가겠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고 한다. “효(孝)와 경로사상이 아름다운 한국의 가족제도를 포함시킬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는 책에서 현대문명의 위기는 토끼처럼 달려가는 기술과 거북이같이 느린 정신의 속도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통찰했다. 오늘날 눈부시게 발전한 경제성장으로 물질적으로는 풍요 속에 살면서 정신문화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불균형을 이루면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자살률은 점점 높아만 가고 황혼 이혼이 늘고 있으며 고령사회가 되어 고독한 노후를 보내는 노인인구가 늘어가고 있다. 대가족제도의 아름다운 풍습은 사라지고 핵가족도 무너지고 가족이라고 할 수 없는 1인이 가정을 꾸리는 세대가 늘고 있다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50~′60년대 가난했던 시절엔 주로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대가족이 한집안에 모여 살면서 지금보다 생활수준은 낮았지만 더 행복하게 살았던 것 같다. 방 하나에 모든 가족이 살을 맞대고 새우잠을 자면서 보리밥에 된장국과 나물을 먹으면서도 웃음이 넘쳐났고 가족의 정을 느끼며 살았기 때문에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향수에 젖는 사람도 많은 것이다. 가장(家長)이 장날 먼 길을 걸어서 늦게 집으로 돌아오면 마중을 나가서 반갑게 맞이하여 함께 저녁을 먹었다. 들녘에서 일할 때면 새참을 이고 나가 논밭두덩에 앉아 맛있게 음식을 먹던 모습은 추억 속으로 사라져갔다. 외국의 학자도 부러워했던 우리의 아름다운 가족제도가 언제부터인가 무슨 이유로 조금씩 파괴되어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문명의 발달을 조금 늦추더라도 아름다운 가족제도를 되살려야 한다. 그래서 가족이 모여 살아가는 둥지인 가정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한다. 3대가 함께 살면 아주 이상적이지만 2대 만이라도 웃음꽃이 넘쳐나는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야 한다. 반드시 크고 좋은 집이 아니라도 좋다. 가족구성원이 서로 믿고 존중하며 부지런히 맡은 일을 하여 머물고 싶은 가정 따뜻한 사랑이 넘쳐나는 가정을 부부가 중심이 되어 함께 가꾸고 만들어야 한다. 조상대대로 내려온 우리만의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많이 있는데 부모가 자녀에게 가르쳐주어야 한다. 훌륭한 조상의 하신일이나 업적 말씀 등을 직접 들려주면서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은 자신의 뿌리를 알게 되고 자존감이 생겨서 가문을 위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 이보다 더 좋은 가정교육은 없다. 어린이날 선물사주고 놀이공원에 데려가서 마음껏 놀게 해주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자녀가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감화를 받아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도 효(孝)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오월은 이러한 교육을 하기에 좋은 시기 이지만 조상의 제삿날과 명절 때나 집안의 행사가 있을 때 하면 더욱 좋다. 자녀에게 돈을 물려주려하지 말고 효와 경로사상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가족제도를 물려주어야 한다.
漢字속에 숨은 이야기 (10) 주사위는 인류가 사용한 가장 오래된 놀이도구로 발굴된 주사위의 역사는 BC 2,000년 이전부터라는 설이 있다. 주사위는 옥돌이나 짐승의 뼈, 단단한 나무를 재료로 하여 정육면체 모양으로 만들어 각 면에 하나에서 여섯까지의 점을 새긴 놀이 도구의 하나이다. 관례적으로 각 면의 점들은 반대편 면의 점과 합하여 1-6, 2-5, 3-4와 같이 항상 7이 된다. 굴리거나 임의로 떨어뜨려진 주사위가 멈추었을 때 윗면의 점이 주사위의 수를 결정하게 된다. ‘주사위’의 어원은 당(唐)나라 때 현종(玄宗)이 양귀비(楊貴妃)와 주사위놀이를 할 때 질 찰나에 사(四)가 나와서 이겼으므로 四의 위치에 붉은 색을 칠하였다. 붉을 주자에 넉 사자를 붙이고 위치를 나타내는 위(位)자를 합쳐서 주사위(朱四位)라 칭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어원(語源)은 충주 출신 진태하(陳泰夏)박사가 고증(考證)을 통해 연구하여 처음으로 밝혔다고 한다.
몽벨서청주 산악회원들이 19일부터 이틀간 진도의 남서쪽에 위치한 관매도와 조도를 다녀왔다. 자정을 막 넘긴 1시에 청주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어둠을 뚫고 남쪽으로 달린다. 때로는 자신의 운명을 남에게 맡겨야 한다. 과속방지턱을 넘던 버스가 굉음을 내 잠결에 모두들 가슴을 쓸어내렸다. 해가 어스름이 떠오르는 시간에 진도가 섬이라는 사실을 잊게 하는 첫 번째 관문 진도대교를 건넜다. 진도대교 아래 울돌목을 해남의 우수영관광지와 진도의 해변공원이 마주하고 있다. 새벽녘이지만 충무공 이순신 동상이 해변공원에서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끌게 했던 울돌목의 빠른 물길을 바라보고 있다. 해변공원 뒤편의 작은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데 이른 시간이라 입안이 깔깔한 게 밥맛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큰 섬 진도는 국민의 사랑을 받는 토종의 '진도개(천연기념물 제53호)', 발효와 증류ㆍ지초의 용출과정을 거친 선홍색의 '진도홍주(전라남도지정문화재 제26호)', 남도석성ㆍ용장산성 등 '삼별초의 항몽유적지',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신비의 바닷길', 육자배기 서정민요 '진도아리랑' 등 특별한 것이 많다. 오죽하면 진도에서는 글씨, 그림, 노래 가락을 자랑하지 말라고 했다. 국도 18호선을 타고 서남쪽 끝으로 가면 관문 연안항으로 조도를 비롯한 근해의 섬들을 진도와 연결하는 팽목항이 있다. 팽목항에서 조도, 관매도 등으로 가는 배편은 관매도명품마을홈페이지(http://www.gwanmaedo.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팽목항 선착장에 인근의 섬으로 가는 차량들이 길게 줄을 섰다. 돌아가신 이가 고향을 찾는지 영구차와 상주들이 보인다. 7시가 되자 관매도로 가는 정기여객선 한림페리 3호가 출항한다. 진도 앞바다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지역이다. 섬 하나를 지나면 뒤편에서 기다리던 또 다른 섬이 나타난다. 가까이에서 모습을 드러내거나 먼 곳에서 몸집을 줄인 섬들이 구름이 많은 날씨ㆍ희뿌연 안개와 어우러지며 바다 가득 흑백의 수묵화를 그려놓아 배위에서 조용한 아침을 맞이한다. 다도해의 많은 섬 중에서 조도군도는 좀 특별하다. 154개(유인도 35개, 무인도 119개)의 섬이 바다위에 오밀조밀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새떼가 앉아있는 것처럼 보여 지명에 새조(鳥)자가 들어있다. 조도가 가까워지자 어렴풋이 조도 등대, 신금산, 돈대봉, 도리산 전망대가 왼편에서부터 차례로 눈에 들어온다. 7시 40분경 하조도의 어류포항에 도착해 승객과 승용차를 내도려준 여객선이 상조도와 하조도를 잇는 조도대교(1997년 개통) 아래를 지나며 관매도로 향한다. 휴일이라 관매도로 가는 단체 관광객들이 많다. 뱃전에서 조도대교 아래편의 양식장, 바닷가 마을, 도리산 전망대, 돈대봉, 신금산, 해변과 해안절벽을 구경하다보니 8시 45분경 관매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여객선에서 내리면 관매마을과 관호마을을 알리는 표석과 '걷고 싶은 매화의 섬 관매도' 글자가 맞이한다. 관매도는 진도 연안의 끝자락에 보물처럼 숨어 있다가 해피선데이의 '1박 2일'을 촬영하며 세상에 널리 알려진 환상의 섬이다. 관매도라는 지명은 새가 입에 먹이를 물고 잠깐 쉬어간다는 볼매에서 한자식으로 고쳤다거나 제주도로 귀양 가던 선비가 해변에 매화가 무성하게 핀 것을 보고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관매도의 3개 마을이 국립공원 최초의 명품마을로 지정되어 친환경 순찰차가 운행되고 있다. 왼쪽으로 가면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관매8경의 제1경인 관매해수욕장이다. 맑은 물과 고운 모래가 길게 펼쳐진 해수욕장 뒤편으로 아름드리 해송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모래바람을 막아주는 방사림에서 솔 향이 불어오는데 그 뒤편에 수령 800여년의 후박나무(천연기념물 212)가 있는 관매마을과 자그마한 장산편마을이다. 해변과 송림을 지난 후 왼편의 바닷가를 따라 방아섬 탐방로를 걸으면 독립문바위와 방아섬 가는 길을 구분하는 이정표가 서있다. 왼쪽 산길을 걸으면 멀리 바다 건너편으로 관호마을이 바라보이고 산길을 내려서면 일몰이 아름답다는 독립문바위가 나타난다. 기암절벽이 막아 해식동굴의 입구인 독립문바위를 제대로 볼 수 없는 게 아쉽다. 관매도를 이어주는 마실길은 대부분 산책을 하듯 편하게 걸을 수 있다. 독립문바위를 보고 방아섬 쪽으로 걷다보면 산길 중간에 '바닷가 가는 길'이 여러 곳 있다. 해발 35m 가량의 제2경 방아섬 위에 우뚝 솟은 남근바위(높이 10m)는 바닷가로 내려서야 잘 보인다. 옛날 선녀가 내려와 방아를 찧었다는 전설과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들이 정성껏 기도하면 아이를 갖게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바위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여 버섯, 비행접시 등 다양하게 이름을 붙여본다.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방아섬 아래편의 해안 풍경이 멋지다. 왔던 길을 되돌아 산길을 내려선 후 돌담이 아름다운 장산편마을을 둘러본다. 2010년 11월 관매도에 도착했던 중국의 밀입국 어선을 전시한 마실길을 지나면 바닷가에 일출장소인 셋배쉼터가 있다. 이곳에서 11시 10분경 이른 점심을 먹고 최고봉인 돈대산 산행을 시작했다. 셋배에서 돈대산 정상까지는 1.9㎞ 거리이다. '높이 오르는 새가 멀리 본다.'고 산위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아름답다. 흐린 날씨가 조망을 가리지만 이런 날은 역광이 없어 사방을 사진으로 남기기에 좋다. 뒤돌아보면 나타나는 멋진 풍경과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느라 일행들의 꽁무니에서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석 대신 '돈대산 330.8m'가 써있는 종이가 나무에 매달린 정상의 풍경이 초라하다. 330.8m보다 219m로 소개된 곳이 많은 돈대산의 정확한 높이도 궁금하다. 1박 2일 코스를 하루에 다 돌아보는데 무리가 있다. 꽁돌과 하늘다리까지 다녀오려면 시간이 부족하다. 하지만 초행길의 나그네가 이것저것 다 구경하려고 욕심을 냈다. 반은 뛰다시피 양덕기미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푸른 바다, 녹색 들판과 산, 관호마을의 빨간색 지붕, 길게 이어진 해안절벽이 산 아래로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남쪽바닷가 언덕에서 만나는 돌담이 관호마을의 울타리 역할을 하는 '우실'이다. 민속신앙 등 삶의 집합인 우실에서 해변으로 200여m 내려서면 제3경인 꽁돌과 돌묘가 있다. 옥황상제가 가지고 놀던 꽁돌을 두 왕자가 장난치다 지상으로 떨어뜨렸고, 하늘에서 내려와 꽁돌을 가져가려던 장사들이 거문고 소리에 매료되어 올라가지 않자 옥황상제가 모두 돌무덤으로 만들어 그곳에 가두어 버렸다는 전설대로 꽁돌에 왼손으로 받쳐 들었던 손가락자국이 선명하고 꽁돌 옆에 돌무덤이 있다. 꽁돌에서 제5경인 하늘다리까지 1㎞ 거리는 숨을 헐떡여야 한다. 칼로 자른 듯 수직으로 갈라진 두 바위섬 사이에 20여m 길이의 하늘다리가 놓여있다. 짧은 거리지만 바다에서 50여m 높이의 다리라 하늘을 걷는 느낌이다. 다리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갈라진 틈새를 내려다보며 바다 쪽에서 바라본 하늘다리의 멋진 풍경을 상상해본다. 여행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더 많이 보인다. 되돌아오는 길에 제6경 서들바굴폭포 주변의 해안과 뒤편의 돈대산을 자세히 바라보고 일행과 두런두런 대화도 나눴다. 배를 타고 바다에서 접근해야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는 제4경 할미중드랭이굴, 제6경 서들바굴폭포, 제7경 다리여, 제8경 하늘담(벼락바위)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천천히 관호마을의 풍경을 둘러보며 선착장으로 갔다. 2시 30분에 관매도선착장을 출항한 여객선이 우리나라 대마도, 모도, 소마도, 관사도, 나배도를 차례로 들리고 조도대교 밑을 지나 3시 50분경 하조도의 북쪽 해안에 위치한 어류포항에 도착했다. 현지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뱃전에서 섬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바라보고, 직선으로 500m 거리인 나배도와 조도 사이에 다리가 놓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조도는 관매도보다 열 배 이상 큰 섬으로 초ㆍ중학교는 물론 고등학교까지 있어 주변 섬사람들의 중요한 생활공간이다. 조도의 중심지인 창리마을이 고개 너머에 있어 어류포항이 한산하다. 선착장 앞에 바닷가를 바라본 관광안내판이 있는데 좌우가 바뀌어 알아보기 어렵다. 지도의 좌우를 바꾸거나 안내판을 바닷가 쪽에 설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차를 타고 남쪽해변으로 가니 신전해수욕장과 가까운 신전리에 최근에 건축한 한옥마을이 있다. 뒷산의 멋진 풍경과 잘 어울리는 한옥에 짐을 풀었다. 일행들이 마당에 모두 모여 숯불을 피우고 청주에서 준비해간 소갈비살과 현지에서 조달해 싱싱한 전복으로 멋진 파티를 했다. 이날 내가 좋아하는 전복 내장을 실컷 먹었다. 밤바다를 구경하기 위해 아내와 해변으로 나갔다. 가로등과 등대의 불빛 때문에 바다는 외롭지 않다. 철썩, 차르르…. 고요한 밤바다가 불러주는 노랫소리를 듣다가 숙소로 오니 일행들이 기다린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술잔을 비우고 느낌이 포근한 한옥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한옥마을 주변은 새들의 천국이다. 일찍 일어나 밖으로 나가니 산에서 온갖 새소리가 다 들려온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어민들이 새롭게 아침을 맞이하는 바닷가로 나갔다. 해변을 거닐며 풍경이 아름다운 신전리 앞바다를 실컷 바라볼 수 있어 행복했다. 일행들이 끓여 더 맛있는 전복죽을 3그릇이나 비우고 7시에 한옥마을을 떠났다. 손가락바위를 보지 못해 아쉬웠지만 무리하지 않기 위해 돈대봉(높이 230m) 산행을 생략하기로 했다. 7시 30분경 유토마을에서 신금산(높이 220m)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로 초입에서 신금산 정상까지는 1㎞, 최종 목적지인 등대까지는 5㎞ 거리이다. 섬 산행에서 산의 높이가 낮다고 깔보면 고생한다. 신금산 산행은 초입에서 힘이 들지만 사방이 다 바라보이는 능선을 따라 오르막과 내리막, 밧줄을 타고 올라야 하는 암벽이 이어져 재미있다. 여행은 잘 먹고, 잘 자고, 좋은 것을 많이 보는 3박자를 갖춰야 즐겁다. 전날부터 몸이 아팠던 남자분이 고생을 많이 하며 나무 팻말이 표석을 대신하는 신금산 정상에 섰다. 삶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동행이다. 남편을 걱정하며 힘이 되어준 동반자가 옆에 있어 더 아름다웠다. 조도는 천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산길을 걸으며 조도대교로 연결된 상조도와 하조도, 바닷길을 오가는 소형어선과 등대, 작아서 더 평화로워 보이는 어촌마을, 굽잇길에 아름다운 풍경들이 숨어있는 해안도로를 수시로 만난다. 조도의 산길은 주변의 다도해를 두루 감상할 수 있는 산책로다. 하조도 산행의 클라이맥스는 최종 목적지인 하조도 등대다. 1909년 건립한 하얀 등대가 가파른 절벽 위에서 그림 같은 풍광을 만든다. 바닷가의 멋진 공원에 조형물 '세계를 향하여'를 설치하고, 옛날에 사용했던 '무종ㆍ에어 사이렌 나팔ㆍ전기혼'을 전시하고 있다. 맞은편 절벽 위의 정자에서 진도와 관매도 방면이 한눈에 들어오고, 왼쪽 절벽 아래 해변은 기암괴석이 모여 있는 만물상이다. 등대를 출발한 45인승 버스가 북쪽 해안도로를 달려 조도대교로 간다. 매일 저녁 자율학습이 끝나는 아이들에게 밥을 해줘 '제1회 대한민국 스승상'을 수상한 조연주 교사가 근무하는 조도고등학교를 지나고, 임신부를 닮은 돈대봉 줄기도 차창 밖으로 보인다. 대교를 건너 상조도로 가며 바라본 바닷가 풍경과 작은 마을이 한적하고 평화롭다. 여행지를 제대로 알려면 그 지역의 높은 산에 올라 아래를 굽어봐야 한다. 섬 여행은 더욱 그러하다. 다도해의 절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상조도의 도리산(210m)에 있다. 도리산 전망대는 바로 아래까지 시멘트 길이 나있어 차로 쉽게 오를 수 있다. 높이에 비해 조망이 좋은 전망대에서 주변의 풍경을 내려다본다. 조도군도에서 가장 큰 하조도와 상조도를 작은 섬들이 둘러싸고, 징검다리처럼 띄엄띄엄 놓인 섬들이 올망졸망 모여 조도라는 지명을 만들었다. 멋진 풍광에 마음을 빼앗길 만큼 매력적이다. 정원초과로 오랫동안 승객들을 고생시킨 여객선이 2시 40분경 팽목항을 향해 출항한다. 멀어져가는 조도를 바라본 후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뱃전에서 사람들과 어울렸다. 여행을 하면서 우리나라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들여다볼수록 볼거리가 지천이다. 수천 년 이어온 맛과 멋, 흥과 가락이 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끼리 인정이 오간다. 소박한 우리 땅에서 순박하게 사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어 여행길이 늘 즐겁다.
2월6일 범정부차원의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이 발표된 이후 4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도 학교현장의 모습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는 학교폭력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잇달아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24일 한국교총 주최로 열린 학교폭력 극복사례 및 대안 모색 좌담회 참석 전문가들을 통해 들어봤다. 방관자에 대한 규정도 필요…폭력기록 보존 기간 줄여야 폭력 처리업무 간소화 절실, 절차 따르는데 만 3주 걸려 군대 하극상보다 더 심각한 교권추락…법 개정 서둘러야 학생인권조례 ‘실효’라니… 학교는 여전히 교육감 눈치만 -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이 발표된 지 4개월이 지났는데 최근 상황은 어떤가. 설선국=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아직 준비가 부족한 선생님들에게 무작정 프로그램을 시행하라고 하기에 앞서 사례중심 연수가 먼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 정책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신고·처벌 위주로 가고 있는 것도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경찰에 가면 혐의가 있건 없건 수사기록이 남아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나숙임=공감합니다. 최근 학교에 경찰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데 경찰들은 학생을 나이나 교육적 고려 없이 일반 피의자로 대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경찰입장에서는 신고가 들어오면 사건을 반드시 종결해야 하기 때문에 교사가 개입해 학생을 도와줄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죄인 취급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과부와 경찰 대책이 일원화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최근 전수조사만 하더라도 교과부와 경찰이 따로 실시하는 바람에 업무 부담이 정말 컸습니다. 요즘 학교폭력 관련 업무량이 너무 많아 윤리부장은 수업을 못 할 정도입니다. 황영남=경찰 개입은 반드시 학교의 판단을 거친 후 이뤄져야 합니다. 협조 공문조차 없이 경찰이 학교에 들이닥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행위는 반드시 금지해야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최근 학교폭력대책에는 가해자, 피해자에 관한 규정만 있는데 방관자에 대한 것도 보강이 필요합니다. - 학교에 배치된 전문상담인력이 문제 해결에 실질적 도움이 되나. 설선국=전문상담사들의 역할이 학교폭력문제 해결이 아닌 상담에만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가해학생을 꺼리는 경향도 있고요. 그래서 결국 가해학생 지도는 생활지도부에서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전임 학교는 Wee클래스에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돼 생활지도부와 연계한 지도가 가능했는데, 전문상담사만 둬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황영남=경험 많은 교사를 생활지도 전담교사로 하고 수당이나 승진 등에 메리트를 주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생활지도 담당 교사의 노고가 매우 크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인데 사기 진작책 없이 일만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설선국=교장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생활지도부장에 메리트가 없으니 마지못해 1년만 하겠다는 식으로 부장을 맡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사실 저도 어디 가서 가장 듣기 싫은 이야기가 "생활지도부장님 정말 수고 많으십니다"예요. 겉으로만 이해해주는 느낌이어서…. 나숙임=메리트는커녕 오히려 성과급 등에서도 불이익을 받는 게 현실입니다. 초등의 경우 교무부장, 6학년 담임 등 다주고 난 다음 차례가 윤리부장입니다. - 학교폭력에 대한 학생·선생님들의 인식은 많이 바뀌었나. 황영남=솔직히 확 바뀌지는 않았지만 천천히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학교폭력이 학교 구성원들의 인식만 바뀌어서 될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국회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수시로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TV, 영화 등 매체에서도 폭력이 난무하고 있는데 어떻게 학교에서만 학생들에게 평화로워지라고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사회가 바뀌지 않고 학교만 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나숙임=초등은 많이 바뀌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해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담임의 역할인데 많은 선생님들이 감성교육 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연수에 나서고 있는데 마땅한 프로그램이 별로 없어요. 교과부가 이런 교사들의 노력을 알고 적합한 연수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도 약한 아이에게 하던 장난이 많이 줄었습니다. 장난도 상대방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점점 깨닫는 것 같습니다. 유형우=최근 조사에서 학교폭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에서 인식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고 봅니다. 폭력 사건이 늘어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과거 폭력으로 인식하지 않았던 빵셔틀, 따돌림 등도 폭력행위로 인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학교폭력 관련 내용을 학생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것이 효과가 있나. 황영남=학생생활기록부 기록은 상당히 효과가 좋습니다. 폭대위만 열면 반드시 기록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가해학생들의 행동이 많이 조심스러워졌습니다. 다만, 낙인효과를 막기 위해 기록보존 기간은 좀 줄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무조건 다 기록하기 보다는 사안이 무거울 경우만 기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유형우=폭대위를 열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무조건 기록·보존되는지 모르고 폭대위를 요청했다가 오히려 가해 학생에게 미안해하시는 피해학생 부모님을 본적이 있습니다. 사안의 경중이나 해당 학부모의 의견에 따라 융통성을 부여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나숙임=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초중학교는 5년, 고교는 10년간 보관하는 것은 학생을 범죄자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설선국=저는 경미한 폭력은 기록하지 않아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가해학생 조치사항은 1호부터 8호까지가 있는데, 4호 사회봉사까지는 기록하지 말고 5호 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부터 9호 전학까지만 기록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 학교폭력근절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황영남=학교의 자율성과 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교권이 이렇게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효과적인 학생지도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리고 점수 위주인 임용제도도 개선해 생활지도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설선국=교장선생님 말씀대로 자율성은 정말 필요합니다. 실태조사만 하더라도 학교에서 자체 실시한 '등굣길 설문조사'가 교실조사에 비해 5배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폭력 처리업무 절차의 간소화도 절실합니다. 현행 제도는 진술서작성부터 나이스(NEIS)입력까지 9단계를 거치도록 되어 있어 절차를 따르는 데만도 3주가 걸립니다. 유형우=교사가 아닌 입장에서도 교권추락 문제는 정말 심각합니다. 최근 학생이 교사를 때리는 사건도 있었는데 이는 군대 하극상보다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런 현상이 더 번지기 전에 법 개정 등을 통해 초기에 강하게 잡아야 합니다. 인권교육이 잘못된 것도 큰 문제입니다. 두발·핸드폰 이런 게 아니라 배려를 가르쳐야 하는데 기능적 교육이 이뤄지다보니 아이들이 인권을 잘못 인식하게 된 것 같습니다. 설선국=학생인권조례의 빠른 정리도 필요합니다. 교과부에서는 초중등교육법과 시행령이 바뀌어 학생인권조례가 실효됐다지만 대부분 학교는 교육감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사건이 터지면 가해학생이 진술서라도 똑바로 쓰게 해야 하는데 조례를 방패삼아 희죽거리는 학생을 야단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생활지도는 불가능합니다. 가해학생이 진술서를 건성으로 작성해 7번이나 다시 받은 경우도 있어요. 교총이 인권조례 내놓은 시·도 교육감들에게 생활지도를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공개질의서라도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날로 힘을 잃어가고 있는 교권이 이제는 침해 수준을 넘어 붕괴 지경에 달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교권'이라는 단어를 넣으면 연관검색어로 '교권침해', '선생님놀리기', '교권붕괴' 같은 단어가 가장 앞에 나타날 정도다. 지난해 한국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건수는 287건, 20년 전과 비교해 무려 13배나 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학부모·학생에 의한 폭언, 폭행, 협박 등 심각한 사례가 전체 신고 건수의 40%나 차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강원 A초등교에서는 학부모가 학교를 찾아와 다짜고짜 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학부모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교무실까지 찾아가 행패를 부리는 등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학교나 교사에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자기 아이에게 반장을 맡겨주지 않았다는 점, 아이가 교내 대회에서 장려상에 그쳤다는 점 등 매우 주관적인 불만 때문에 벌인 일이어서 더욱 충격이 컸다. 이후 상황을 목격한 학생들이 학부모가 교사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행위를 흉내 내는 등 후유증도 심각했다. 교사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학부모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학생들마저 교사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덩치는 커졌지만 분노조절은 안 되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힘만 믿고 교사, 특히 여교사를 대상으로 이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달 초 부산 C중에서 여중생이 복장불량을 지적한 교사의 머리를 때려 실신하게 하는 사건이 있었고, 지난달에는 성남 D중에서 학생이 수업시간에 교사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대구 F중 교감이 담배를 압수하자 학생이 교감의 얼굴과 머리를 폭행하고 화분을 집어던지는 등 교사 폭행사건이 이어지고 있어 학교폭력 해결의 중심에 서야할 교사들이 오히려 학교폭력 피해자로 전락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가 정상적으로 교육활동을 펼치기를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는 판단 아래, 이미 수년전부터 교원활동보호법 제정과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주장해 온 한국교총은 30일 오전 10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권 회복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다. 호소문에는 교총의 향후 대응 방안과 사회 각계의 노력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눈이 엄청 많아요. 손도 있고 발도 있고 귀도 있고….” - 영화 '안녕, 하세요!' 중에서 시각장애 특수학교 인천 혜광학교 이야기를 명랑하게 그려낸 영화 '안녕, 하세요!'(감독 임태형/제작 테디웍스)가 24일 롯데시네마 등 전국 19개 상영관에서 개봉했다. 두 눈은 불편하지만 여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꿈을 키워가는 혜광학교 학생들. 화장실 휴지를 마구 뽑아 버리다가 혼나기 일쑤지만 핸드폰 벨소리를 바로 피아노 연주로 옮길 만큼 뛰어난 음감을 가진 초등 1학년 지혜, 언제나 웃는 표정으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4학년 채은이, 늘 붙어 다니며 멋진 이중주를 선보이는 중학생 희원과 수빈, 국악경연대회 판소리 대상을 받은 고등학생 보혜, 전맹이나 정안인 보다는 자신을 이해하고 서로 돌봐줄 수 있는 저시력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혁까지 또래 이상으로 뛰어난 재능과 어른스러움을 보여준다. 2년여에 걸쳐 제작된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진작업 '잠상(潛狀·필름현상을 해야 볼 수 있는 형상) 나 드러내기'의 작가 이상봉 혜광학교 교사는 “우리 학생들을 세상 사람들에게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는 말로 사진작업과 출연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 교사는 “처음 영화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거절하려 했지만 '저희에게는 사람들 앞에 당당히 나서라 하시면서 왜 선생님은 숨으려 하느냐'는 아이들의 말을 듣고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면서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관심과 허용의 정신이 널리 퍼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또 “오랜 시간 학교에 있다 보니 매년 반복되는 아이들의 입학·졸업이 시작과 끝이 아니라 하나의 긴 흐름처럼 느껴진다”며 “긴 인생 중 12년을 함께 하는 교사로서 가까운 곳에서 매 순간 충실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소회했다. 명선목 교장은 "오감 중 약간 부족한 하나를 채워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라며 "혜광학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시각장애인의 이야기로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혜광학교는 영화 '안녕, 하세요!"의 수익금을 혜광 오케스트라 악기 구입에 사용할 계획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교는 인구 60만의 시 지역 외곽에 위치한 6학급짜리 작은 학교다. 이 작은 학교에서 올해 신학년도를 맞아 학구 외 타 지역 학생들의 학년 초 전출이 발생해 안 그래도 적은 수의 학생이 더 줄었다. 지난 해 동창회에서 기사 급여 등 비용 일체를 지불하는 적극적인 학교지키기 운동을 펼치고 교직원들의 열정적으로 일한 결과 학생 수가 학년말에 10명 정도 늘게 된 것을 생각하면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당시 학생 수가 늘자 소형버스 하나로는 타 지역 학생을 한 번에 실어 나를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서게 되는 상황이 발상해 그동안 등교 시 한 번만 운행하던 통학버스를 새 학년부터 두 번으로 늘려 운행하게 됐다. 두 번에 나눠 학생을 등교시키다 보니 9시가 넘어서 학교에 등교하는 아이들이 생겨났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40분 이상 통학버스를 타고 등교해야 하고, 아침에 급우들과의 자유 시간도 누리지 못하는 빠듯한 상황은 원래 처음부터 초등학생들에게 무리였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학교는 집 근처에 있는 학교일 수밖에 없다. 모교를 지키겠다는 동창회와 지역민들의 열망에 대해 건전한 이성과 냉철한 교육적 판단 없이 학생 수 불리기에만 급급했던 단견에 따른 폐해가 봄이 되자 드러난 것이었다. 이 학교는 사실 작은 학교로서 나름 강점이 많은 학교다. 주변 풍광이 아름답고 시골의 학교들의 태반이 그러하듯 유구한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학교로 이 지역의 유일한 공공기관이자 지역 주민들의 문화, 교육의 센터로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올해 부임해 얼마동안 생활을 해보니 그간 학교 변화의 이력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됐다. 평화롭고 강점이 많던 학교에 학업성취도평가, 학교평가 등 평가의 바람이 불어 닥친 것이다.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학교 성적이 전국 하위권에 위치해 있었던 것이다. 그 과정에서 조용하고 평화로우며 교육의 본질을 추구해온 지역민의 자랑이자 쉼터이고 문화공간이었던 학교가 어지러워졌던 것 같다. 그동안 평균성적 이하인 학교에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라는 이름을 붙여 막대한 예산을 투입, 학력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었다. 3년에 걸쳐 이 작은 학교에도 1억원에 상당하는 예산이 투입돼 학력향상에 매진하게 됐다. 그러면서 모든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등 교육적 프로그램이 수익자 부담이 아닌 공부담으로 처리됐다. 시내권 아이들이 전학을 오게 된 것은 이러한 영향도 있었으리라. 그러나 세상사 모든 일, 무리하면 탈이 나게 되는 법이다. 이번 학년 초에 있었던 일도 결국 무리하게 학력향상만을 앞세워서 탈이 난 결과다. 미래는 다양성의 시대라 한다. 다양성, 독창성, 개별성 등의 개념이 시대의 트렌드가 되고 문화와 풍토가 될 미래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며 학력향상만을 요구한다면 과연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소양과 자질을 길러줄 수 있을까? 턱도 없는 이야기라고 본다. 물론 예전에 한 때 주장됐던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 갈 수 있다”는 논리도 융합형 인재를 필요로 하는 미래사회를 준비시키는 데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한심한 주장이었지만, 한 가지 틀에 따라 학력향상만을 요구해서는 창의성도, 인성도 기를 수 없고, 다양성에 대한 존중도 키울 수 없다. 그렇기에 평가를 하더라도 그 결과의 해석과 활용에 보다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작은 학교는 작은 학교만의 강점이 분명 있다. 산과 들이 키워낸 시골 아이들, 풍부한 정서, 자연을 공감하는 능력 등 도시 아이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강점이 분명히 있다. 이것이 미래를 살아갈 이 아이들의 힘이 될 것이다. 이들에게 강남 대치동에 사는 아이들과 점수 경쟁을 하도록 할 필요는 없다. 구름 모양을 보고 내일의 일기를 읽을 줄 아는 아이들, 동물의 울음소리, 몸짓 하나를 보고 내일의 강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가진 아이들에게 전국 차원의 학업성취도평가 성적이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그렇기에 평가를 하더라도 그 결과의 해석과 활용에 보다 신중해야 하는 것이다. 원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미흡 학교를 창의경영학교로 선정할 때의 명분은 창의·인성교육과 학력향상 프로그램의 병행을 지원한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진정 관심이 있다면 방점이 어느 쪽에 있어야 하는 것인지 답은 자명하다. ※ 외부 필자의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5월 22일부터 9월까지 실내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절감하기 위해 ‘쿨비즈(Cool Biz)’제도를 시행한다. 여름철에 정장 복장에서 간편하고 시원한 복장으로 근무토록 하는 제도다. 그래서 다음 6월부터 8월까지 ‘슈퍼 쿨비즈 기간’으로 정해 쿨비즈 복장을 의무화한다는 것이다. 민원부서 외에는 공직예절과 품위 유지범위에서 반바지를 입고 샌들을 신을 수 있도록 했다. 쿨비즈(Cool Biz)는 ‘시원하다’, ‘멋있다’라는 뜻의 Cool과 비즈니스(Business)의 business)의 합성어로 2004년 일본에서 에너지 절약운동 차원에서 시작한 것을 바탕으로 두고 있다. 즉, 여름철 가벼운 옷차림으로 에어컨 사용량을 줄이자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다. 정부는 지난 1996년 공무원에게 노타이와 면바지 등을 허용한 바 있다. 에너지 절감을 위해 ‘원전하나 줄이기’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가 ‘노타이 노재킷’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가장 무더운 기간에는 품위손상을 하지 않는 범위에서 반바지와 샌들까지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한 반응은 좀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우리의 사회 정서상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민원인을 대상으로 하는 민원부서는 제외되었지만 공무원의 업무상 민원인이 없는 부서가 얼마나 될까도 의문스럽다. 그래서 일부 네티즌들은 “반바지에 샌들차림의 공무원 상상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서울시 공무원의 파격적인 복장은 서울시만이 아닌 다른 공무원에게 미치는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의 주 업무는 대민봉사에 있다. 국민의 심부름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친절해야하고, 겸손해야하며, 모범적인 자세와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공무원의 자세와 태도는 무엇보다 깔끔한 복장의 이미지에서 풍긴다. 그렇다면 반바지와 샌들 차림이 공무원의 고정관념을 어떻게 타파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같은 공무원인데 교원들에게 미치는 영향, 또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젊은 세대들의 튀는 복장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지도해야할지도 다소 걱정스럽기도 하다. 세상이 아무리 변했다 해도 이를 보는 민원인이나 학부모의 눈초리는 그리 곱지 않다는 생각이다. 교사들의 복장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많은 규제가 있었지만 요즘은 대체로 개인의 의사에 맡기고 있다. 그러나 학생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과다한 노출이나 원색을 지양하고 정장 스타일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학교현장에서 서울시 공무원 스타일인 반바지에 샌들을 고집하는 교사들이 생겨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사들의 복장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정은 없지만 우리도 공무원인데 반바지 차림에 점퍼 걸치고, 슬리퍼를 신고 학교에 출근하는 교사들이라며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청바지까진 이해를 하지만 찢어진 바지는 아직도 어울리지 않고 거북스런 것이 보수적인 마음 때문일까. 이러한 교사들이 학생들의 복장을 어떻게 지도하고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여러 차례 교원임용고사 면접관을하면서 겪은 점은 면접 시에는 모든 임용후보자들이 깔끔한 헤어스타일과 짙은색 정장차림, 가지런히 빗어올린 헤어스타일이지만 면접고사가 끝나면,바로 다른 옷과 신발을 갈아 신고 간다는 것이다. 물론 젊은이들에겐 이들의 감각에 맞는 페션(fashion)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의 기본적인 니즈(need)와 현실의 갭(gap)은 결코 만만치 않음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다. 그렇다면 이들이 학교현장에 임용되었을 때, 과연 면접고사 시처럼 그렇게 할까. 아니면, 지금 쿨비즈 복장을 요구할 때 어떻게 대해야 할까. 변화란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그 변화 속에서 새로움도 탄생된다. 그러나 갑작스런 변화는 불변에 대한 저항이 따르게 마련이다. 특히 교사의 모습과 행동은 학생들에게 거울과 같은 모델이므로 신중해야 한다. 현재의 교사 모습이 10년 후엔 학생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덥고, 편하고, 에너지 절약이 필요하더라도 과거 우리 선비들의 곧곧한 기풍과 몸가짐을 생각하면 그 답이 나온다. 따라서 교사들의 복장에는 기본적이고 교육적인 최소의 예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교총 "교섭 통해 공모 비율 20% 관철할 것" 교장공모제가 도입 6년째를 맞았지만 정착은커녕 오히려 이를 둘러싼 갈등만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학교 특성에 맞는 교장을 초빙해 학교경영의 적임자를 선발하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실시과정에서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일부 지역에서는 정치적 지지 세력의 승진수단으로 활용되는 등 큰 폐해가 드러나고 있는 것.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공고 전부터 특정 지원자의 내정설이 심심치 않게 나도는 등 전문성과 책무성이 부족한 학교운영위원회 중심으로 꾸려진 교장공모심사위원회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빈번히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심사결과에 대해 소송이 제기되고 집단 등교거부 사태가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서울‧경기‧광주‧강원 등 소위 ‘진보 교육감’ 지역에서는 ‘짜고 치는 고스톱’ 판에 끼어봤자 손해라는 이야기들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기 A초 B교장은 “본인이 안 되면 집안 누구라도 교육감(장)과 동향이나 동문이 있어야 명함이라도 내밀 수 있다는 말이 우스개만은 아니다”라며 “교육청에서 손바닥 뒤집듯이 순위가 바뀌어 버리는 데 ‘공모(公募)’는 무슨, 공모(共謀)지”라며 자조했다. 이 지역의 한 교감은 “공모에 응하려다 압력까지 받았다”며 “원서를 제출하러 갔다가 수모를 겪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지방 소도시로 갈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강원도의 한 교장은 “교감으로 수년째 재직 중인 한 선배가 ‘내가 이 나이에 새파란 학운위원들 찾아가 막걸리 따르고 굽실거리면서 교장 돼야 겠냐’며 ‘이럴 바엔 교장하지 않겠다’ 하시더라”며 혀를 찼다. 그는 “이래서야 정작 학교 일에 열심인 유능한 교감들이 교장이 되는 길만 막을 뿐”이라며 “교장공모제는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충남에 거주하는 학부모 C씨는 “젊음, 잘생긴 외모, 달변, 남성이 교장 공모를 위한 4가지 필수조건이라고 하더라. 학교를 책임지는 교장선생님을 이렇게 뽑는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인지 모르겠다”며 학운위 심사의 비전문성을 꼬집기도 했다. 이렇게 남성을 선호하는 사회적 편견 등으로 인해 지난해 3월까지 교장공모를 통해 교장이 된 여교사는 38명으로 전체 375명의 10%에 불과했다. 교장공모제 실시 이후 한층 심해진 승진 적체도 문제다. 과거에는 통상적으로 교감에서 교장승진까지는 5~6년 정도가 걸렸으나 공모제 실시 이후 7~8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교장자격증을 남발해 후보자 간 경쟁이 심화됐고, 공모교장 근무기간 4년이 교장 임기 8년에서 제외되면서 교장 임기가 최대 12년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천 D초등교 E교감은 “요즘 교감들은 하루 종일 행정 처리하느라 책상에서 일어날 틈도 없다. 그래도 예전에는 승진에 대한 희망이 있었는데 이제는 공모제라는 미명하에 교장 자격증을 남발해 놓고 교장 승진은 알아서 하라는 식이니 뭐라 할 말이 없다”고 푸념했다. 공모를 위해 필요한 실적 쌓기나 임용 후 공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중한 업무도 교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서울 F초 G교사는 “공모교장은 실적을 내야하기 때문에 백화점식 프로그램을 남발해 교사들이 무척 힘들어 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이야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좋아할 수도 있지만 1회성 행사들만 가득한 겉치레일 뿐 내용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교총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 현행 40% 정도인 교장공모제 비율을 20%로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2011~2012년도 교총-교과부 단체교섭 핵심과제로 천명했다. 승진 적체 해소를 위해 공모교장 재임기간을 교장 중임 횟수에 포함하는 방안도 교과부에 제안해 놓았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이 상태로 몇 년만 지속되면 현장은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반드시 교섭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조용한 스승의 날을 맞이한 것 같아 기쁘다. 예년과는 달리 교원들을 폄하하는 기사나 부정적인 언론보도가 적었다. 나라 전체를 뒤 흔든 학교폭력 때문이어서 그런지 앞을 다투어 대서특필하던 교원 비리도 적었다. 물론 교원들의 자정 노력도 한몫한 면도 없지 않지만 고발하려고 찾으려면 왜 없지 않는가. 우리 속담에 “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란 말과 같이 왜 작은 잘못이 없겠어요. 매년 스승의 날이 있는 오월은 오히려 교원들에겐 짜증스런 달이 되었다. 그래서 교원들은 스승의 날을 다음 해 2월로 옮기자는 의견도 나왔고 심지어는 아예 없애버리자는 주장까지 한 것이다. 스승의 날이 아니라 교원들에게 치욕의 날이 된 것이다. 교원들의 노고와 고마움을 되새기는 스승의 날이 어제부터인지 그 흔한 카네이션 한 송이도 눈치 보면서 받아야 하는 현실에서 스승 존경의 마음을 어떻게 바랄 수 있겠는가. 그 동안 세상이 아무리 많이 변했다 해도 우리 민족 핏속엔 과거의 “군사부일체”의 DNA는 남아 있다는 생각이다. 교사는 사랑으로 가르치고, 학생들은 존경 속에서 배우는 것이다. 이 배움에는 단지 지식의 습득만이 아니라 인간의 삶 자체를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은 학생들의 바른 행동의 교과서인 것이다. 교사는 행동뿐 아니라 언어나 표정까지 학생들이 닮아간다. 잘못된 교육은 순간일 수 있지만 이를 배운 학생들에겐 삶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번 스승의 날엔 필자의 학교에서도 특별한 행사의 의식은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요즘 세상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고, 하루도 빼지 않고 일어나는 교육관련 문제들에 대한 자성도 필요하며, 또한 학부모들에게 교원들의 인식이 자못 비쳐지진 않을까하는 염려였다. 이러한 염려와 걱정 속에서도 우리 선생님에 대한 사기는 필요하다는 생각에 ‘스승의 날’ 바로 전날에 필자가 쓴 ‘따뜻한 교육, 행복한 미래’의 도서를 선물하고 오후 늦은 시간이지만 남한산성에서 저녁을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모든 교직원을 산행하게 한 것이다. 필자가 퇴근 후 약속 장소에 들어섰을 때, 모든 직원들이 일제히 일어서 박수로 맞이하였다. 몇몇 직원들은 환호까지 하면서... 그리고 친목회장이 초대장을 읽기 시작하였다. “우리 교장선생님의 「따뜻한 교육, 행복한 미래」출판과 한국교육인상 교육대상 수상을 축하드리기 위해 〈조수미 콘서트〉에 VIP로 모시고자 합니다. 이 초대장은 사모님과 함께 하셔야만 그 효력이 발휘됨을 알려드립니다. 양영가족 일동” 한 마디로 감동적이었다. 지금까지 교직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따뜻한 교직원들의 마음을 느끼기는 처음이었다. 물론 초대장이 문제가 아니라 교직원들의 진정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 더욱 행복한 순간이었다. 요즘 교원들의 아픈 마음을 서로 위로하고 달래주는 따뜻한 모임이 된 것이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고사리 손으로 꿈을 심는 금당초 오후돌봄교실 아이들. 산들바람 시원한 5월. 누구라도 넉넉하게 품어줄 듯 커다란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삼삼오오 아이들이 모여앉아 깔깔깔 웃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금당초등학교(교장 김한석) 오후 돌봄교실 학생 28명은지난 10일 학교 운동장 한쪽 유휴지에 고사리 같은 손으로 코스모스를 심었다. 열심히 호미로 흙을 파고 코스모스를 심지만 아직은 서툴다. 여기저기에서 “선생님, 도와주세요!”, “선생님, 코스모스가 부러졌어요.”등 아이들의 따가운 외침이 들려올 때마다 담당교사인 이선영 선생님은 그 때마다 자상하게 지도하며 시범을 보이신다. 이 날 코스모스 심기를 마친 임종혁 어린이는 “우리가 학교를 예쁘게 꾸밀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뻤다.”며 올 가을 울긋불긋 꽃피울 코스모스가 너무 보고 싶어진다고 하였다. 금당초는 혁신학교 2년차를 맞는 시골의 작은 학교로 학급 및 교과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하여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날 코스모스 심기 체험활동도 자율 활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김한석 교장선생님은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서로 배우고 함께 성장하기 위한 수평적 학교 문화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 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