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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는 청원휴직인 유학휴직·고용휴직·육아휴직·입양휴직·불임 및 난임휴직·(국내)연수휴직·가사휴직·동반휴직·자율연수휴직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휴직 종류별 세부내용 가. 유학휴직(청원휴직①) _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5호 유학휴직은 교원이 능력 향상 및 교직발전 등을 위하여 외국에서 학위취득이나 연구·연수 등을 목적으로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임용권자가 휴직을 명하는 청원휴직에 해당된다. 「교육공무원인사관리규정」 제24조(휴직의 결정)에 의거 임용권자는 유학휴직을 허가함에 있어 교육과정 운영, 교원수급, 소요예산, 휴직목적의 적합성, 복직 후 교육발전 기여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체 심사기준을 마련하여 휴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유학휴직의 허가기준(교육경력·외국어 능력기준 등)은 시·도교육청 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자세한 사항은 시·도교육청별 기준을 확인하도록 한다. 보수(봉급·제수당)가 지급되고, 경력이 인정되는 휴직이므로 유학휴직을 허가할 때는 특히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1) 휴직의 요건 가) 학위취득을 목적으로 해외유학을 하는 경우 나) 외국의 교육기관·연구기관 및 연수기관*에서 1년 이상 연구 또는 연수를 하게 된 경우(자기비용에 의한 유학뿐만 아니라 외국기관의 경비부담 초청도 포함함) ※ 국비유학의 경우에는 국가의 필요에 의하여 해당 교원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휴직이 아니라 「교육공무원법」 제40조(특별연수) 및 「교육공무원임용령」 제7조의3(파견근무) 규정에 의한 파견으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외국의 교육기관‧연구기관·연수기관의 정의 • 교육기관‧연구기관: 유학하고자 하는 국가의 교육관계 법령 등에 의해 설립된 기관으로서 각종 학위과정을 설치·운영하거나(교육기관), 학문적 지식·이론을 연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연구기관)을 말한다. • 연수기관: 유학하고자 하는 국가의 법령 등에 의하여 설립된 기관으로서 6개월 이상의 교습과정에 따라 어학 및 기술(기능 포함)을 연수 또는 훈련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을 말한다. 다) 외국대학 및 대학원, 정부기관 부설연구소, 교원연수원, 국제어학교육기관, 기타 교육부장관이 인정하는 기관에서 연수하는 것은 허용된다(단, 사설어학원·개인교습기관 등을 통한 어학연수를 위한 휴직은 제외(「공무원 임용규칙」 제89조 제1항).[PART VIEW] 2) 휴직의 기간 및 횟수 가) 휴직기간은 3년 이내로 한다(학위취득의 경우 3년의 범위 안에서 연장 가능*). * ‘3년의 범위 안에서 연장 가능’의 의미 • 유학휴직은 3년 이내에서 가능하나 최초에 1년 또는 2년간만 휴직을 하였다 하더라도 최초 3년의 기간은 모두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며, 그 후 연장하는 것은 횟수에 관계없이 3년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예시) 김 교사가 학위취득을 위하여 2년간(2021.3.1.~2023.2.28.) 유학휴직을 신청하였는데, 논문 완성을 위해 휴직기간을 연장하고자 할 경우에는, 4년(최초 휴직의 잔여기간 1년+연장 가능 기간 3년)이 아니라 3년의 범위(2023.3.1.~2026.2.28.)에서 연장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연장이 가능하다. [PART VIEW]나) 법정 휴직기간 내에서 본인의 희망기간에 따라 휴직을 신청하되 가급적 학기단위로 휴직할 수 있도록 하고, 연장 가능 기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휴직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다) 휴직 횟수에는 제한이 없으나, 유학휴직은 휴직기간 중 봉급의 50%를 지급하고, 휴직기간이 경력 평정기간에 포함되는 점을 고려하여 휴직허가 및 관리를 신중하게 운영하여야 한다. 3) 휴직의 운영 가) 임용권자는 소속 교원이 입학허가서, 유학·연수계획서 등 유학휴직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어 휴직을 신청한 경우 전공 분야, 교육·연구·연수기관의 타당성, 유학 목적, 업무관련성 등을 고려하여 이를 승인하도록 한다(「공무원 임용규칙」 제89조 제2항). 나) 휴직사유 소멸(학위 조기취득, 학업중단, 휴학, 임용권자의 허락 없이 대학이나 전공 변경 등) 시에는 지체 없이 복직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본인의 귀책사유가 아닌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대학 또는 학위과정을 변경하여야 할 경우에는 임용권자에게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 유학휴직은 수업기간을 초과할 수 없고 유학휴직의 준비기간은 연가를 활용하며, 학위취득일을 끝나는 시점으로 보아 복직날짜를 조정하도록 한다. 라) 유학휴직은 휴직기간 중 보수 지급 및 경력평정을 인정하는 등 교원의 능력 향상과 교직발전을 도모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휴직기간 만료 후에는 즉시 직무에 복귀하여 교직에서 근무해야 한다. 따라서 유학휴직 만료 후 타 기관에 고용되기 위해 휴직하는 것은 유학휴직을 허가한 본래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휴직을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 마) 매 반기별(6월 30일, 12월 31일)로 실태보고서를 첨부하여 성적증명서 및 다음 학기 등록확인서(번역 공증 포함)를 학교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교육공무원인사관리규정」 제26조). 4) 기타사항 가)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나) 보수 지급 나. 고용휴직(청원휴직②) _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6호 고용휴직은 국제기구, 외국기관, 국내·외 대학 및 연구기관, 재외교육기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민간단체 등에 임시로 고용되는 경우 사용하는 휴직으로서 청원휴직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고용’의 의미는 해당 기관(단체)과 정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상시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에 따른 일정액의 임금(교통 실비 등의 명목으로 받는 돈은 임금으로 볼 수 없음)을 지급받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용역 계약에 의한 과제연구나 시간제 근무, 임금을 받지 않고 학생을 교육하는 등의 근로 제공 행위는 고용휴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고용휴직의 상근 근무와 비상근 근무에 따라서 경력평정과 호봉승급 등에 반영되는 정도로 다르다는 특징이 있다. 1) 휴직의 요건 가) 국제기구, 외국기관*, 국내·외의 대학·연구기관, 다른 국가기관, 재외교육기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민간단체***에 임시로 고용된 경우 사용할 수 있다. * 외국기관의 범위: 외국의 정부기관·공공단체 등은 포함되나 외국의 사기업체는 해당되지 않는다. ** 재외교육기관의 범위: 「재외국민의 교육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기관으로 재외국민에게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 등을 실시하기 위하여 외국에 설립된 한국학교·한글학교·한국교육원 등의 교육기관을 말한다.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민간단체 범위(「교육공무원임용령」 제19조의3) ① 「민법」 제32조에 따라 교육부장관 또는 특별시·광역시·도 및 특별자치도교육감의 허가를 받은 비영리법인 ② 「고등교육법」 제14조 제2항의 교원에 해당하는 교육공무원의 휴직인 경우에는 제1호에 따른 비영리법인, 「상법」에 따라 설립된 합명회사·합자회사·유한회사·주식회사 등 영리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국내에 소재하는 법인과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단체·협회 등으로서 국내에 소재하는 기관 나) 대상 기관(단체)과 정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상시 노동력을 제공하고, 이에 대하여 일정액의 임금을 지급받아야 고용휴직 허가대상이 될 수 있다. 2) 휴직의 운영 가) 법정휴직기간은 고용기간이며, 고용기간을 초과하여 휴직하거나 연장할 수 없다. 나) 휴직의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다) 국제기구·외국기관 또는 재외교육기관 고용 관련 휴·복직 시에는 고용계약서·경력증명서·보수지급 증거자료, 교원 수업시수 배당표 등의 서류에 대해 아포스티유(혹은 재외주재 공관) 확인을 받아서 제출하여야 한다. 라) 고용휴직 중 주당 수업시수가 5시간 이하로 6개월 이상 계속되는 경우나 무보수가 6개월 이상 계속될 경우에는 휴직사유가 소멸된 것으로 간주하여 복직 조치하도록 한다. 3) 기타사항 가)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 경력 환산 나) 경력평정과 호봉승급은 인정하며, 보수는 지급되지 않는다. ※ 고용휴직 중 고용기관의 사정으로 주당 5시간 이하의 수업을 담당하였을 경우에는 동 기간은 교육경력 및 호봉승급기간에 산입하지 않는다. 단, 주당 수업시수가 5시간 이하로 6개월 이상 계속될 경우는 휴직사유가 소멸된 것으로 간주한다. ※ 당초 계약과 달리 매월 일정액을 보수로 받지 않는 경우에도 교육경력 또는 승급기간에 포함되지 않도록 하고, 무보수가 6개월 이상 계속될 경우 휴직사유가 소멸된 것으로 간주한다. 다. 육아휴직(청원휴직③) _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7호 육아휴직은 남녀 교육공무원이 자녀양육을 위해 필요하거나 여성 교육공무원이 임신·출산하게 된 경우 사용하는 휴직이다. 동일 자녀에 대하여 부모가 동시에 휴직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출산을 장려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육아휴직수당을 지급하는데, 최근 여러 차례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을 통하여 수당을 인상해 오고 있다. 육아 참여 활성화를 위하여 부모 모두 육아휴직을 하는 경우(보통 두 번째 휴직자가 남성이 되는 경우가 많아 일명, ‘아빠의 달’로 부른다) 두 번째 휴직자에 대해서도 육아휴직수당을 지급한다. 1) 휴직의 요건 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하여 필요하거나 여성 교육공무원이 임신 또는 출산하게 된 경우 사용할 수 있다. ※ 만 9세 초등학교 2학년 자녀 또는 만 8세 초등학교 3학년 자녀인 경우 육아휴직이 가능하다. ※ 만 8세 이하인 경우(만 9세가 시작되기 전날까지) 만 8세가 속하는 학기 말까지,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인 경우 초등학교 2학년 말까지 휴직이 가능하다. * 친생자는 물론 양자도 포함하며, 이혼한 경우에는 양육권을 가진 자녀에 한하고, 재혼한 경우에는 배우자에게 양육권이 있는 자녀도 포함한다. 나) 부부 교육공무원인 경우 동일 자녀에 대하여 각각 휴직이 가능하며,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휴직이 가능하다. 다) 쌍생아 자녀의 경우 각각의 자녀에 대하여 육아휴직이 가능하다. 2) 휴직의 운영 가) 법정 휴직기간은 자녀 1명에 대하여 3년 이내로 하되, 분할 가능하다. 나) 법정 휴직기간 내에서 본인의 희망에 따라 신청하되, 학생의 학습권 보장 및 대체 교원의 고용 안정 등을 고려하여 가급적 학기단위로 휴직할 수 있도록 한다. 다) 육아휴직·재휴직·휴직연장은 신청일 현재 자녀의 연령이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라는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라) 휴직의 횟수에는 제한이 없으나, 휴직기간 중 다른 자녀의 임신·출산·양육 등으로 계속 휴직을 하고자 할 때에는 복직 후 다시 휴직을 허가받도록 한다. 마) 휴직기간 중 사유 소멸되거나(유산·양육 대상 자녀 사망 등) 더 이상 휴직이 불필요한 경우 복직신고를 하여야 하며,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한다. 바) 육아휴직으로 2년 이상 휴직한 교원이 복직하고자 할 때에는 직무연수를 받아야 한다(「교육공무원법」 제45조 제3항). 사) 여성 교육공무원의 경우 90일 이내(둘 이상의 자녀 임신 시 120일)의 출산휴가와는 별도로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고, 출산휴가를 사용한 후 즉시 또는 일정기간 근무 후 법정 휴직기간 내의 육아휴직이 가능하다. 아) 육아휴직 중 둘째 자녀를 출산한 경우 첫째 자녀에 대하여 복직을 한 후 출산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자) 임신을 사유로 출산 전 육아휴직① → 유산·사산 → 임신(육아휴직②) → 출산한 경우, 각각 별개의 휴직으로 판단하여 승급기간 및 경력인정을 적용하며, ①과 ②의 휴직을 모두 육아휴직(첫째)로 인정한다. 3) 기타사항 가)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나) 보수 지급(「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1조의3(육아휴직수당) 개정(2022.1.4.) ※ 출산을 장려하고, 남녀 공무원의 육아 참여 확대를 통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하여 여러 차례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1조의3 개정을 통하여 육아휴직수당을 인상해 왔다. * ‘아빠의 달 육아휴직수당’ 신설(「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제11조의3 제1항 및 제2항 개정, 2015.1.12.): 같은 자녀에 대하여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한 경우 두 번째 육아휴직을 하는 사람이 공무원인 경우 육아휴직수당을 지급한다. 라. 입양휴직(청원휴직④) _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7호의2 입양휴직은 만 19세 미만의 아동을 입양하는 경우 사용하는 청원휴직으로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의 개정으로 2011.7.21.에 신설되었다. 육아휴직 요건에 해당하는 아동을 입양하는 경우에는 육아휴직을 사용하며, 육아휴직은 육아휴직수당이 지급되는 반면 입양휴직은 보수가 지급되지 않는 차이가 있다. 1) 휴직의 요건 가) 만 19세 미만의 아동(육아휴직 대상이 되는 아동 제외)을 입양*하는 경우 신청 가능하다. * 입양이란 양친과 양자가 혈연관계가 아니라 법률적으로 친부모와 친자식의 관계(1촌에 해당하는 직계혈족)를 맺는 신분 행위를 말한다. 나) 육아휴직 요건(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에 해당하는 아동을 입양하는 경우에는 육아휴직을 활용한다. 다) 휴직 입증서류로 입양관계증명서 또는 친양자입양관계증명서 등을 제출하도록 한다. 2) 휴직의 운영 가) 휴직기간은 자녀 1명에 대하여 6개월 이내이다. 나) 휴직의 횟수는 입양 아동 1명당 1회로 제한한다. 다) 부부교원인 경우 동일 자녀에 대하여 각각 또는 동시에 휴직이 가능하다. 라) 휴직기간 중 파양 혹은 대상 자녀의 사망 등으로 휴직사유가 소멸될 경우, 임용권자에게 신고하도록 한다. 마) 휴직기간의 재직경력은 인정되며, 보수는 지급되지 않는다. 마. 불임·난임휴직(청원휴직⑤) _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7호의3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불임·난임치료를 위하여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질병휴직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1호가 개정(2011.7.21.)되었다. 이는 임용권자가 해당 교육공무원의 의사와 관계없이 휴직을 명하도록 하는 직권휴직으로 분류되었다.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7의3호(불임·난임휴직)의 신설(2019.8.20. 개정, 2020.2.21. 시행)로 해당 교육공무원이 희망하면 휴직을 명하도록 함으로써(청원휴직) 가족계획 등 개인의 사정에 따라 필요할 때 휴직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1) 휴직의 요건 가) 불임·난임으로 인하여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 사용할 수 있다. 교원 본인이 아닌 배우자가 불임치료를 할 경우에는 휴직 대상이 되지 않는다. 나) 휴직사유 입증서류는 「모자보건법」 제11조의3(난임시술 의료기관의 지정 등)에 따른 불임·난임시술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진단서 및 기타 휴직사유 입증서류를 제출하도록 한다. 2) 휴직의 운영 가) 휴직기간은 1년 이내로 하되, 부득이한 경우 1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 휴직기간은 법령의 시행 취지와 타 질병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개정 전(질병휴직)과 개정 후(불임‧난임휴직)가 동일하다. * 휴직기간은 법령의 시행 취지와 타 질병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개정 전(질병휴직)과 개정 후(불임‧난임휴직)가 동일하다. ※ 휴직기간은 붙임·난임치료에 실제로 필요한 기간이 되어야 하므로 진단서에 나타난 요양기간이나 휴직원에서 본인의 희망에 따라 정한 기간을 초과하였다 하더라도 휴직자가 치료가 더 필요하다는 객관적 증빙서류를 제출하였을 경우 총 2년의 범위 안에서 휴직 연장이 가능하다. 나) 휴직기간(총 2년)이 만료된 후 복직하여 정상근무 중에 동일 사유로 휴직을 희망할 경우, 복직 후의 근무가 완전하고 정상적인 상태로서 상당기간 지속되었다면, 불임·난임의 정도, 요양기간, 요양 후 정상적인 근무 수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새로운 휴직을 부여할 수 있다. 다) 휴직의 횟수는 제한 없으나 동일 사유로 1년(부득이한 경우 2년까지)을 초과할 수 없다. 라) 반기별(6월 30일, 12월 31일) 휴직자 실태 보고 시 불임·난임시술 의료기관 등에서 발급하는 진료확인서 또는 통원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한다. 마) 휴직기간이 도래하거나 사유 소멸로 복직원을 제출하는 경우 불임·난임시술 의료기관 등에서 발급하는 진료확인서 또는 통원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여 휴직의 목적 외 사용 여부를 확인하며, 제출자료를 근거로 정상적인 직무수행여부를 판단하여 복직 여부를 결정한다. 바) 불임·난임치료는 휴직기간 내에 임신이 안 된 경우에는 휴직이 만료되는 시점에 복직을 하도록 하고, 휴직 중 임신이 된 경우 계속 휴직이 필요하면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한다. 3) 기타사항 가) 휴직기간의 재직경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나) 보수 지급(「공무원보수규정」 제28조) 바. 연수휴직(청원휴직⑥) _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8호 연수휴직은 교육부장관 또는 교육감이 지정하는 국내의 연구기관이나 교육기관 등에서 연수하게 될 때 신청하여 승인을 받는 청원휴직에 속한다. 외국에서 학위취득이나 연구·연수 등을 목적으로 하는 유학휴직과 구분하여 ‘국내연수휴직’으로 부르기도 한다. 연수휴직의 허가기준(교육경력 등)은 시·도교육청 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자세한 사항은 시·도교육청별 기준을 확인하도록 한다. 휴직기간에 대한 경력이 50% 인정되고, 상위자격이나 학위취득 시 휴직기간에 대한 호봉경력이 100% 인정된다. 1) 휴직의 요건 가) 교육부장관 또는 교육감이 지정하는 국내의 연구기관이나 교육기관* 등에서 연수하게 되는 경우 사용한다. * 교육부장관이 지정하는 연구기관·교육기관 등의 범위(교육부훈령 제98호, 2014.5.20.) * 교육부장관이 지정하는 연구기관·교육기관 등의 범위(교육부훈령 제98호, 2014.5.20.) ① 「고등교육법」에 의하여 설치된 대학(교)·대학원·산업대학·교육대학·전문대학·기술대학과 전문대학 이상의 학력이 인정되는 각종 학교 및 부설연구소. 단, 야간수업·계절수업·시간수업은 제외한다. ②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교육개발원 및 한국직업능력개발원 ③ 한국과학기술원·광주과학기술원·대구경북과학기술원 ④ 한국국제협력단(「한국국제협력단법」에 따라 해외봉사단으로 선발되는 경우에 한함) ⑤ 기타 교육부장관이 개별적으로 정하는 연구기관 또는 교육기관 나) 대학원에서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학위 논문 작성을 위한 휴직은 불가하다. 다) 청원휴직을 위한 연구·교육기관에서의 박사 후 연수과정 수행 시 휴직이 가능하다. 라) 연구소나 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기 위한 사유의 휴직은 불가하다. 마)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은 법조인 양성을 위해 설립된 교육기관이다. 전문직업분야 인력 양성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는 법학전문대학원 연수를 목적으로 한 휴직은 불가한다. 2) 휴직의 운영 가) 법정휴직기간은 3년 이내로 한다. 나) 법정휴직기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기단위로 휴직기간의 연장이 가능하다. 다) 휴직의 횟수는 제한이 없으나, 동일한 목적으로 2회 이상 휴직을 하고자 할 때에는 교원수급사정, 연수의 효과, 휴직목적 달성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라) 휴직 중 사유 소멸(조기학위 취득, 연수목적 달성, 휴학 등) 시에는 임용권자에게 신고하도록 한다. 3) 기타사항 가) 보수는 지급하지 않는다. 나)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사. 가사휴직(청원휴직⑦) _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9호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9호 개정([시행 2019.3.19.], 2018.12.18., 일부개정) 및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9조의4(가사휴직) 제정(2019.3.19.)으로 기존 간병휴직을 가사휴직으로 변경하였으며, 간병 대상을 조부모나 손자녀까지 확대하였다. 학생의 수업권 및 학사운영의 안정성, 교원수급 등을 고려하여 간병 대상자 1명에 대하여 부부교원이 동시에 휴직은 불가하고 1명만 휴직하도록 하고 있다. 1) 휴직의 요건 가) 사고나 질병 등으로 장기간 요양을 요하는 조부모·부모(배우자의 부모 포함)·배우자·자녀 또는 손자녀를 간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는 휴직이다. ※ 간호 대상자의 범위 ① 부모 및 자녀에는 친부모·친생자녀뿐만 아니라 양부모·양자녀(가족관계증명서 등재) ② 이혼한 경우에는 대상 자녀에 대한 양육권을 가진 경우에 한함 ③ 재혼한 경우 배우자가 양육권을 가진 자녀가 있는 때에는 그 자녀를 포함함 ④ 본인 및 배우자의 부모가 재혼한 경우에는 부 또는 모의 배우자를 포함함 나) 조부모나 손자녀의 간호를 위하여 휴직할 수 있는 경우는 본인 외에는 간호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경우로 한정한다. ※ 가사휴직의 범위 확대(간호→ 부양·돌봄):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9호(2022.10.18. 개정, 2023.4.19. 시행) [9호] 사고나 질병 등으로 장기간 요양이 필요한 조부모·부모(배우자의 부모 포함)·배우자·자녀 또는 손자녀를 부양하거나 돌보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다만 조부모나 손자녀의 돌봄을 위하여 휴직할 수 있는 경우는 본인 외에 돌볼 사람이 없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경우로 한정한다. *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교육공무원임용령」 제19조의4(가사휴직)) ① 조부모를 간호하는 경우: 본인 외에는 조부모의 직계비속이 없는 경우. 다만 다른 직계비속이 있으나 질병·고령·장애 또는 미성년 등의 사유로 본인이 간호할 수밖에 없는 경우를 포함한다. ② 손자녀를 간호하는 경우: 본인 외에는 손자녀의 직계존속 및 형제자매가 없는 경우. 다만 다른 직계존속 또는 형제자매가 있으나 질병·고령·장애 또는 미성년 등의 사유로 본인이 간호할 수밖에 없는 경우를 포함한다. 다) 간호대상자의 진단서, 가족관계증명서 등 휴직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제출하도록 한다. 2) 휴직의 운영 가) 휴직기간은 1년 이내(재직기간 중 총 3년 이내)로 한다. 나) 휴직의 횟수는 제한이 없다. 다) 가사휴직 허가 시 질병명, 진단서 내용, 간병 대상자의 취업 여부 등을 검토하도록 한다. 라) 부당 가사휴직 사례(간병 대상자는 국내에 둔 채 국외여행, 간병 대상자가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례 등)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마) 육아휴직 사유와 가사휴직 사유가 동시에 있는 경우에는 각각 별개로 운영하며, 동일한 자녀에 대하여 육아휴직 후 이어서 가사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바) 휴직기간의 재직경력은 인정되지 않으며, 보수도 지급되지 않는다. 아. 동반휴직(청원휴직⑧) _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10호 동반휴직은 배우자가 국외 근무를 하거나 학위취득, 연수·연구 등을 하게 되는 경우 사용하는 휴직으로 청원휴직으로 분류된다. 「교육공무원인사관리규정」 제24조(휴직의 결정)에 의거 임용권자는 동반휴직을 허가함에 있어 교육과정 운영, 교원수급, 소요예산, 휴직목적의 적합성, 복직 후 교육발전 기여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자체 심사기준을 마련하여 휴직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1) 휴직의 요건 가) 배우자가 국외근무를 하거나 학위취득을 목적으로 해외유학 또는 외국에서 1년 이상 연구·연수를 하게 된 경우에 동반하는 배우자(교원)가 사용할 수 있는 휴직이다. 나) 동반휴직 입증서류로는 배우자의 해외근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인사명령서·가족관계증명서·해외연수를 확인할 수 있는 등록증·입학허가서·출입국사실증명서 등이 있다. 2) 휴직의 운영 가) 법정 휴직기간은 3년 이내(3년의 범위 내에서 연장 가능*)이며, 총 휴직기간은 배우자의 국외근무, 해외유학·연구 또는 연수기간을 초과할 수 없다. * 동반휴직은 3년 이내에서 가능하며, 최초에 1년 또는 2년의 휴직을 하였다 하더라도 최초 3년의 기간은 모두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며, 그 후 연장하는 것은 횟수에 관계없이 3년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나) 휴직의 횟수는 제한이 없다. 다) 동반휴직으로 2년 이상 휴직한 교원이 복직하고자 할 때에는 직무연수를 받아야 한다(「교육공무원법」 제45조 제3항). 라) 휴직의 횟수는 제한이 없다. 마) 동반휴직 중 고용휴직이나 육아휴직 사유가 발생할 경우 동반휴직 복직청원과 타 휴직청원을 별개로 신청하도록 한다. 바) 부당 동반휴직 사례(배우자 단독 귀국, 부부별거 등)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한다. 사) 휴직기간의 재직경력은 인정되지 않으며, 보수도 지급되지 않는다. 자. 자율연수휴직(청원휴직⑨) _ 「교육공무원법」 제44조 제1항 제12호 자율연수휴직은 「공무원연금법」 제25조에 따른 재직기간이 10년 이상인 교원이 자기개발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청원휴직으로 휴직기간은 1년 이내, 재직기간 중 1회에 제한하고 있다. 자율연수휴직의 재직기간 요건과 재직 중 횟수 제한을 완화하여 보다 많은 교원이 자신의 전문성 신장 기회 제공을 위해 「교육공무원법」의 개정이 추진 중에 있다. 1) 휴직의 요건 가) 「공무원연급법」 제25조에 따른 재직기간 10년 이상인 교원이 자기개발을 위하여 학습·연구 등을 하게 된 경우 사용하는 휴직이다. 나) 휴직사유는 교원이 자기개발을 위하여 학습·연구 등이 필요하거나 수업 및 생활지도 등을 위하여 신체적·정신적 회복이 필요한 경우이다. 다) 휴직신청 서류로 자율연수계획서 등을 제출하도록 한다. 2) 휴직의 운영 가) 휴직기간은 1년 이내이며, 1년의 범위 내에서 휴직기간을 단절 없이 연장한 경우 1회로 간주한다. ※ (예시) 2022학년도 1학기(자율연수휴직) → 2023학년도 1학기(자율연수휴직): 불가 2022학년도 2학기(자율연수휴직) → 2023학년도 1학기(자율연수휴직): 가능 나) 휴직의 횟수는 교원으로 재직하는 기간 중 1회로 제한한다. 다) 휴직기간의 재직경력은 인정되지 않으며, 보수도 지급되지 않는다.
지난 호에 이어 이번 호에서도 기출문제로 정책논술을 연습해보자. 문제를 읽은 후, 먼저 개요짜기를 해보고, 만능툴로 논술을 작성해보자. 2019 서울 기출문제 ※ 아래 그림에 제시된 내용 중, 유의미한 용어를 참고하여 기초학력의 개념을 정의하고, 장학사로서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지원방안을 모색하시오. (60분, 32줄) [PART VIEW] 예시 답안 _ ‘4춤 교육전략’을 통해 실현하는 ‘기초학력’ 지원방안 표준화 교육의 시대는 끝났다. 모든 학생은 기초학력의 토대 위에서 각자의 흥미와 적성을 살린 꿈을 실현할 권리가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 ‘초 1·2 안성(안정과 성장)맞춤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교실혁신을 위한 ‘초 3~6 협력적 창의지성·감성 교육과정’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기초학력의 개념을 정의하고, 이에 따른 기초학력 지원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Ⅰ. 기초학력 개념 정의 첫째, 기초학력은 3R(읽기·쓰기·셈하기)을 할 수 있는 상태이다. 둘째, 기초학력은 학생들이 동등한 출발선에서 학습을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다. 셋째, 기초학력은 지식적 영역뿐만 아니라, 정의적·기능적 영역도 포함한다. 넷째, 기초학력은 교과서뿐만 아니라 학생의 삶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다. Ⅱ. 4춤 전략(멈춤·갖춤·맞춤·낮춤)을 통한 기초학력 지원방안 첫째, 멈춤! 현재의 기초학력지원시스템의 기반 여건을 점검하고 개선한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초학력지원시스템 활용 상황을 교육구성원의 설문조사를 통해 밝힌다. 지금 시스템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확인한다. 기초학력지원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TF팀을 구성하여, 단점으로 지적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한다. 기초학력에 관한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장학사로서 충분히 청취하고, 서울기초학력지원시스템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원인을 밝힌다. 둘째, 갖춤! 학생들의 기초학력 지원에 대한 교원역량을 강화시킨다. 기초학력에 관한 중요성 및 ‘정의로운 차등’에 대해 교사들이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로 찾아가는 기초학력향상 직무연수’를 개설하여 기존 1학교당 1교사 연수를 지양하고, 모든 교사가 서울기초학력지원시스템 활용 연수를 받도록 한다. 또한 장학사로서 기초학력 향상과 관련하여 교원학습공동체 및 교사연구회 활성화, 우수 수업사례 나눔, 장학자료 배부, 서울교육포털 탑재 등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맞춤!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학생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여 운영한다. 기존의 기초학력에 대한 개념이 지식적 영역에 제한된 측면이 많아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꿈꾸는 교실’을 통한 교실혁신이 활발하게 일어나도록 하고, ‘꿈을 담은 교실’ 사업 등 교실공간 개선 활성화를 통해 학생들의 다양한 영역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한다. 넷째, 낮춤! 가정-학교-마을을 연계한 기초학력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활용한다. ‘3단계 학습안전망’에 해당하는 1단계: 교실(수업), 2단계: 학교(기초학력책임지도제), 3단계: 학교 밖(서울학습도움센터)을 충분하게 활용하도록 안내한다. 또한 학교의 요구와 필요를 반영하여 협력교사·더불어교사를 운영한다. 기초학력향상을 위해 가정과 의사소통을 하도록 지원하고, 자치구 학습지원센터와의 협업체계를 만든다. 밤하늘에 여러 별이 떠 있을 때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서울학생들이 핵심역량을 갖춘 별이 되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기초학력을 보장해줄 수 있어야 한다. 교육청 또한 행복한 학교생활의 디딤돌을 위한 기초학력 부진아 제로를 위하여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삶의 기본을 익히는 기초학력 부진아 제로는 미래 핵심역량을 키우는 기본임을 명심하여 서울교육정책 중에서도 최우선으로 실천해야 한다. 2020 경기도 기출문제 ※ (가)~(다)를 바탕으로 학교의 모습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을 논술하시오. 주제: 미래학교 교육 구현 방안 자료 (가) 경기학교예술창작소(‘보는 수업’에서 ‘하는 수업’으로) (나) 통합운영학교 사례: 유·초·중 통합학교 운영, 공동교육과정 운영, 삶과 연계된 교육 (다) 다함께 꿈의 학교 구체적 사례 : ‘△△문고’와 다함께 꿈의 학교 운영하여 학생들이 작가와의 만남, 북튜버, 출판과정을 경험하면 만족한다는 내용(다함께 꿈의 학교, 지역교육생태계 구축)
초등학생에게 책이란 무엇일까. 어쩌면 한창 뛰어놀기 바쁜 나이인 초등학생들에게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으라고 하는 건 고역일지도 모른다. 사실 책 읽기는 낙숫물과 같아서 당장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 독서를 많이 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요즘 아이들’은 책 읽기 말고도 재밌는 것이 많다. 책을 보지 않아도 손가락 몇 번만 움직이면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고,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는 유튜브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반면에 책 읽기는 공을 들여야 한다. 동화책을 읽는 경우 이야기의 맥락을 따라가기 위해선 상당한 집중력과 상상력이 필요하다. 아이들 입장에선 유튜브로 5분이면 볼 이야기를 왜 그보다 더 긴 시간동안 책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이라는 말만 들어도 진저리치는 아이들을 종종 보곤 한다. 초등학교 3~6학년 국어 교과서 첫 시작에 들어가 있는 독서단원에서는 독서 전, 독서 중, 독서 후 이렇게 세 개의 단계로 나누어 여러 활동을 제시하고 있다. 독후활동 못지않게 독서 전 단계와 읽는 단계도 강조하여 책을 고르는 과정부터 책을 읽으면서 할 만한 활동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다. 이 교육과정을 따라가면서도 우리 학교에서만 할 수 있는 수업을 꾸려나가고 싶었다. 책을 싫어하는 학생들도 이번 도서관 수업을 통해 책에 대한 재밌는 경험을 쌓길 바라는 마음에서 학생들에게 익숙한 매체를 활용하여 책 애니메이션을 창작해보는 수업을 계획하게 되었다. 수업 준비과정 우선 수업에 활용할 책을 선정하였다.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지나치게 가볍지 않은 책을 위주로 살펴보았다. 명탐견 오드리: 추리는 코끝에서부터는 3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연작동화이다. 이야기의 호흡이 짧고, 주인공인 오드리가 추리를 하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책을 좋아하지 않는 학생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또한 3차시로 나누어 함께 읽고 활동을 하기에 적합하여 이 책을 선정하게 되었다. 애니메이션 창작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태블릿PC이다. 도서관에서 태블릿PC를 이용하여 수업을 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도서관에서만 사용하는 태블릿PC를 한 학급의 모둠 수만큼 준비한 다음 활용하는 방법이다. 툰타스틱 3D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으려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접속해야 해서 구글 계정이 필요하다. 이 경우에는 학교의 정보부로부터 학교 구글 계정을 받은 후, 태블릿에 미리 로그인을 해놔야 한다. 관리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태블릿PC를 일일이 관리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는 학생 개인별로 지급된 태블릿PC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올해 수업에는 이 방법을 활용했다. 본교 4학년 학생들은 개별로 사용할 수 있는 태블릿PC가 있다. 이 경우엔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위해 학생마다 구글 계정이 필요하다. 정보부에 요청하면 학생 개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구글 계정을 알려준다. 이후 수업 전 시간을 활용하여 로그인을 하고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았다. 구글 계정 생성과 애플리케이션 설치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해야 해서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수업 이외의 시간에도 툰타스틱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활용할 수 있어서 창작과정이 수월했다는 장점이 있었다. 활용 애플리케이션 ‘툰타스틱 3D’ 1. 툰타스틱 3D 소개 툰타스틱 3D 애플리케이션은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위한 도구로 아이들이 자신만의 짧은 애니메이션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여러 가지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구성이 상당히 직관적이라 학생들이 스스로 이야기의 구조와 구성을 선택할 수 있고, 사건·인물·배경을 설정하여 한 편의 이야기로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제작 후 동영상을 다운로드하여 공유할 수 있다.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학생이더라도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제공하고 있는 배경세트와 인물·사물·배경음악이 다양하여 선택의 폭이 넓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학생은 직접 배경세트나 인물·사물을 그려 넣을 수도 있어서 애니메이션이 보다 풍성해질 수 있다. 2. ‘툰타스틱 3D’를 선택한 이유 ‘툰타스틱 3D’는 조작이 간단하고 어린이도 쉽게 창작이 가능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2차 창작’은 원저작물을 바탕으로 한 창작물을 만드는 것으로 독후활동으로 하기엔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이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그 어려움을 다소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꽤나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우선 어떤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지 정해야 한다. 그러려면 책의 내용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책을 집중해서 읽고 계속 살펴봐야 하는 효과가 있다. 어떤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지 정했으면 다음엔 대본을 작성해야 한다. 대본은 독후감상문과는 달리 구어체로 써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에게 구어체와 문어체의 차이점도 알려줄 수 있고 대본을 작성하는 과정을 통해 평소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장문의 글을 작성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선 배경과 캐릭터를 고르거나, 그림을 그린 후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녹음한다. 학생들은 마치 성우처럼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연기하고 하나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이야기의 구조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처음→ 중간→ 끝’의 3단계 이야기 구조부터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5단계 이야기 구조를 선택하여 제작을 할 수 있는데 이때 이야기 구조에 대한 설명도 덧붙일 수 있다. 애니메이션 창작수업 1~3차시: 명탐견 오드리: 추리는 코끝에서부터 함께 읽기 한 차시당 하나의 이야기를 함께 읽었다. 첫 차시에는 읽기 전 활동으로 책에 나오는 단어를 활용하여 ‘지우개 지우기 게임’을 했다. 이 게임은 빙고판처럼 생긴 판에 단어가 여러 개 적혀있고, 그중에 책에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단어를 지워내는 게임이다. 간단하게 게임을 한 후, 작가 인터뷰 영상을 짧게 보고 책을 훑어보았다. 책의 앞뒤표지와 책날개에 적혀있는 작가소개·차례·그림 등을 살펴보고 읽기를 시작했다. 읽는 방식은 사서교사가 일부분 읽어주고, 나머지 부분은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소리 내어 읽었다. 3차시에는 사서교사가 일부분 읽은 후, 나머지는 묵독을 하기도 했다. 묵독과 음독은 각 학급의 읽기 수준 및 상황에 따라 다르게 운영했다. 읽은 후에는 간단한 퀴즈활동을 통해 읽은 내용을 확인했다. 4차시: 애니메이션 제작 준비하기 먼저 학생들과 애니메이션 장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애니메이션을 봤던 경험과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캐릭터 등에 대해 말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어릴 적부터 많이 봐와서 그런지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과정은 생소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과정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것인지 미리 만들어 둔 PPT 자료를 활용하여 설명하였다. 이후엔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세 가지 주제를 제시해주었다. 그 주제는 아래와 같다. 주제를 고르기에 앞서 모둠을 구성하였다. 모둠은 1~3인이 적당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3인 이내로 모둠을 구성해야 한다고 안내하였다. 모둠구성 후 모둠원들이 협의하여 애니메이션을 만들 주제를 정하였다. 5차시: 대본 작성하기 정한 주제에 따라 어떤 내용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것인지 모둠원들끼리 협의할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였다. ‘뒷이야기 상상하기’의 경우 지나친 막장 전개가 될 수 있으므로 교사가 사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책 속 장면 표현하기’는 전체의 내용을 담기보다는 한두 장 내외의 짧은 장면을 표현하도록 했다. 또한 대사를 쓰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는 책에 나온 대사를 그대로 인용해도 괜찮다고 안내했다. 이런 경우엔 장면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중요 대사를 선별하여 쓸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책이나 등장인물 소개하기’는 주인공 오드리의 성격·특징 등 주인공에 대한 소개와 함께 책에 나온 인물들에 대한 소개, 책의 간단한 줄거리 등을 소개하는 글을 구어체로 쓰도록 했다. 6차시: 대본 수정 및 배경·캐릭터 선정하기 학생들이 5차시에 작성한 대본을 살펴보고 한글파일에 옮겨 적은 후 피드백을 작성하였다. 한글파일로 옮겨 적는 이유는 모둠원은 여럿인데 활동지는 한 장이다 보니 녹화할 때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의 글씨체가 바르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어서 잘 알아보기 위해서 필요하다. 옮겨 적을 때는 그대로 옮겨 적고, 맞춤법만 수정했다. 비문이나 맥락에 맞지 않는 말은 피드백에 작성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수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은 피드백을 보고 대본을 수정한 후, 녹화할 장면의 배경과 캐릭터를 직접 골랐다. 미리 캐릭터와 배경을 그려온 모둠은 조금 더 수월하게 녹화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담임교사와의 상의를 통해 도서관 수업시간 외에도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7차시: 녹화하기 애니메이션에 목소리를 깔끔하게 입히기 위해선 장소 확보가 필요하다. 본교 도서관은 별실이 없는 공간이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녹음하게 되면 여러 학생의 목소리가 겹쳐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따라서 도서관 앞 복도와 체육관 등 거리두기가 가능한 넓은 공간을 활용하였다. 대본 최종 수정까지 완료한 모둠은 교사의 확인을 받은 후 지정된 장소에서 녹음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8차시: 애니메이션 상영회 애니메이션 상영회에서는 다른 학생들이 만든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우리 모둠이 만든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작한 애니메이션 소개, 주제와 장면을 선택한 이유,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 활동하면서 느낀 점을 발표하였다. 도서관을 영화관처럼 꾸미고 작품을 감상하였다. 이후엔 간식을 나눠주며 8차시 도서관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수업을 마치며 짧고도 긴 8주간의 수업을 하며 학생들이 독서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의 편견이었음을 깨달았다. 좋은 자료를 제공해주고, 독후활동 표현방식이 조금만 달라져도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확연히 높아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평소 책 읽기를 어려워하던 학생도 이번 수업시간에는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잘 만들기 위해 수업이 끝난 이후 개인시간을 할애하여 완성할 정도였다. 학생들이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어려워하지 않을까 하던 우려와는 달리 꽤 빠르게 애플리케이션에 적응했고 그만큼 수업이 더 수월해질 수 있었다. 사서교사가 단독으로 진행한 도서관 수업이긴 했지만, 담임교사와의 협력도 빠질 수 없었다. 담임교사들은 도서관 수업시간 이외에도 학생이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주었고, 수업시간에 다 끝내지 못한 과제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학교도서관은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특히 초등학교 도서관은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학교도서관이기 때문에 그 경험과 추억들이 더욱 소중하다. 이렇게 책과 도서관에 대한 좋은 기억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다 보면 언젠간 그것들이 긍정적으로 발현될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평생 독자’라는 말이 있다. 어릴 적부터 책과 함께 놀던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책을 가까이하며 평생 독자가 된다는 말이다. 사서교사와 학교도서관의 이러한 크고 작은 노력들이 모여 우리 어린이들을 평생 독자를 키울 수 있길 바라본다.
수제자교실 2022년 ‘수제자교실’에서 만난 학생 K의 학습 성장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수제자교실은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창의융합교육부에서 수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지원하고자 2022년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수제자교실은 ‘수학’을 ‘제대로’ ‘자신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교실이며, 1대1 멘토링으로 수학 학습전문상담지원단 교사의 수제자를 키우는 교실이다. 교육청에서는 1대1 멘토링을 통한 학생 개별맞춤형 수학 학습지도 및 상담을 운영할 수학 학습전문상담지원단을 공모하여 모집하였다. 수학 학습전문상담지원단은 수학클리닉 역량강화 직무연수 이수자이거나 2022년도 이수예정자를 자격요건에 포함시켰다. 평소 수학 학습부진학생의 학습지도에 관심이 많아 수학클리닉 연수를 2016년에 이수한 상태였고, 방과후 거점학교는 있는데, ‘왜, 기초학생 거점학교는 없는 걸까?’ 하는 생각에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수학 학습전문상담지원단이 모아지고, 대상학생 선정을 위해 ‘수제자교실’ 프로그램이 각 학교에 안내되었다. 대상학생은 수학에 어려움이 있어 이를 극복하고 수학 학습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싶은 학생, 2022년 3월 기초학력 진단검사에서 수학 기초학력 미달로 진단된 학생,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20차시 수학 학습코칭에 성실하게 참여할 수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하였다. K와의 만남 K는 읍지역에 사는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었고, 한부모가정의 아이다. 근무지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이동거리에 있는 읍지역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었는데, 읍지역의 학생이다 보니 동지역보다는 학생의 상황이 더 열악하지 않을까 예측하고, 수제자 매칭을 위한 협의과정에서 거리가 멀긴 하지만 경력이 많은 나를 매칭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한다. K는 어머니·조부모와 고등학교를 졸업한 형과 살고 있는데, K의 시간관리나 학습관리를 살펴줄 여력이 있는 가족은 없었다. 피아노치기를 좋아해서 학교 밴드부에 속해있지만, 피아노를 따로 배운 적은 없고 유튜브를 보고 연습한다고 했다. 집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시간은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며 보냈고,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시간은 거의 없는 걸로 파악되었다. 더군다나 수학은 교과내용에 대한 기초가 부족하여 가정에서 혼자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려고 마음먹어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래도 K가 작성한 신청서는 매력이 있었다. 대부분의 신청서가 부모님이 작성한 것이라면 K의 경우는 본인이 작성한 신청서였고, 수제자교실을 통해 얻고 싶은 목표가 분명했다. ‘수학학습능력이 부족하여 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하지만, 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싶음’ 글씨체는 삐뚤빼뚤했고, 글씨는 보일락 말락 흐리게 작성되어 있었다. 힘이 없고 흐린 글씨체에서 자신감 없는 K의 모습이 짐작되었다. 시간 운영 1회 2시간씩(120분) 10회차를 운영하는 프로그램이었고, 2022년 11월 말까지 운영하면 됐지만, K의 신청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학기 기말고사 전에 집중적으로 수업을 계획했다. 토요일에는 학생의 집 근처 카페에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수제자교실을 통해 K의 학습코칭과 상담지원이 10차시를 넘어서고, 기말고사를 며칠 앞둔 즈음에는 시험에 자신감이 붙은 K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00점 받는 친구들은 이런 문제들도 풀던데요’하며 난이도 중 이상의 문제에 관심을 보일 때쯤부터 K는 수제자교실의 남은 회차를 물으며, 기말고사 전에 다 만나지 말고 2학기 시험 전에도 만나고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K의 요청에 따라 수업계획을 조정하여 방학 이후에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운영계획을 변경하였다. 출발선 점검 K가 다니는 학교의 수학수업은 거꾸로교실로 운영되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미리 올려놓은 디딤영상을 보고 수업에 참여해야 하지만, K는 영상을 집에서 보지 않은 채 수업을 맞이한다. 수학에 대한 기초도 부족하지만, 디딤영상을 보고 오지 않으니 수업을 이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K는 “수업시간에 졸지는 않지만 거의 이해가 안 된다. 수학 기초가 부족하여 중학교 1학년때도 수학이 어려웠는데, 2학년이 되니 본격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수학은 직전 학년 교육과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있고, 이전 학년 내용을 알고 있다는 시작점에서 교과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에 대한 이해는 점점 떨어졌을 것이다. K는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앞에 나와서 풀라고 시키실까 봐 두려운 마음이 있다”라며 “모둠원의 도움 없이는 거의 모든 문제를 풀지 못한다”라고 털어놨다. 1학기 시험을 준비하는 기간에 K는 ‘이차방정식은 모두 근의 공식에 대입한다. 이항이 무엇인지 모른다. 분배법칙을 잘하지 못한다. 계수가 정수가 아닌 이차방정식은 풀 수 없다. 분수의 통분과 약분이 잘 안된다. 활용문제는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다’ 정도의 부족함을 보였다. 2학기 첫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삼각비의 의미는 모른다. 특수각에 대한 삼각비는 외우고 있지만, 문제에 어떻게 적용하는지 모른다. 원의 성질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 정도의 학습수준으로 파악되었다. K는 말이 없는 편이고, 성격은 온순했다. 선생님들의 추천도서를 읽어보지만, 이해가 안 되는 편이라는 말에서 선생님의 지도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학생이며,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컸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제자교실이라는 새로운 만남, 새로운 결심, 다시 또 애써보겠다는 K의 결심에서 선생님들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맞물리면 학습코칭을 잘 따라와 주겠구나 하는 기대를 하게 했다. 지도과정 K의 학습정도를 파악한 후 교재는 K의 학교에서 사용하는 수학교과서로 정했다. 익숙한 교과서를 가지고 다시 지도하면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지도과정에서 유사문제가 필요할 경우와 과제를 부여하기 위해 다른 출판사의 교과서를 준비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교도서관에 있는 교과서를 찾아 준비했다. 수업은 학교생활, 방과후 시간활용, 수학클리닉 검사, 성격유형검사, 학습태도에 대한 질문지, 시간계획표 세우는 요령, 가정에서 학습하는 습관에 관한 내용 등에 대한 나눔을 가진 후 교과서를 주교재로 하여 학습코칭을 했다. 성적의 변화 1학기 기말고사 준비 막바지쯤에 아직 기초다지기가 필요할 때였다. K는 교과서 문제가 풀리는 경험을 하자 자신감이 충만해져 난이도 있는 문제를 더 다뤄줬으면 하는 의견을 비쳤다. 앞쪽 회차에서 지도한 부분을 많이 잊었을 것 같아 그 내용영역의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자는 나의 코칭에 실망하는 것 같았고, 가정학습으로 요청한 부분을 놓치고 왔다. 막상 시험을 보니 앞 단원 부분인 인수분해에서 실수가 잦았다고 한다. 천천히 충분히 다지며 가고 싶은 나의 학습코칭과 달리 K의 마음이 앞서 나가 다소 기대에 못 미친 결과를 얻었지만, 그래도 교과서 문제가 이해되고 풀리는 경험을 했고, 성적향상의 결과를 통해 한껏 자신감으로 채워진 K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처음 만날 당시 20점대였던 지필평가 성적은 1학기 기말고사에서 50점대로, 2학기 중간고사에서는 70점대로 성적향상을 보였다. 수행평가 성적도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수행평가는 서술형이다 보니 거의 백지로 제출하는 편이었다고 했는데, 1학기 기말고사에서는 “모든 문제를 다 풀었는데 틀린 것이 있는 것 같아요”라며 아쉬워했고, 2학기 중간고사에서는 “다 맞았어요”라는 말을 전한다. 수제자교실이 끝나고 혼자서 준비한 2학기 기말고사는 어떻게 보았는지 문자를 보냈더니 “다 풀 수 있는 문제였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망했어요”라고 한다. 변화된 K의 모습에 기뻤고 함께 수고한 시간에 토닥토닥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다. 학습클리닉 검사 결과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만든 애스크매스(Askmath)를 통해 학습클리닉 검사를 실시했다. 처음 만난 날, 1학기 기말고사 이후, 수제자교실을 마치던 날 검사를 3회 실시하여 변화를 살폈다. 사전검사에서 ‘학습의욕이 낮은 편이며, 집중과 시간관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얻었으며, 기말고사 이후의 검사에서는 ‘수학에 대한 흥미가 상위, 수학에 대한 자신감·불안·가치인식 부분에서는 중위, 학습의욕은 하위’를 나타냈다. 하지만 수제자교실을마칠 때의 검사결과는 ‘수학에 대한 흥미가 높아졌고, 수학에 대한 자신감·불안·가치인식·학습의욕에서 중위’를 나타내는 변화를 보였다 K의 성장 K는 나의 지도에 잘 따라왔다. 가정에서 자기주도학습을 하며 해결이 안 되는 문제를 카톡에 올려 질문하는 의욕도 보였다. 어떤 부분이 이해가 안 되는지 정확히 질문하는 모습도 대견하고 기특했다. K는 수제자교실을 신청했던 자신의 목표를 향해 성실히 모든 학습과정을 따라와 주었으며, 공부하는 재미와 방법을 익혀 나갔고, 조금씩 꾸준히 성장하였으며,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이제 K는 꿈이 수학교사로 바뀌었다고 한다. 수제자교실을 신청했던 목표에 이른 K를 응원하고, 앞으로 K의 꿈을 향한 도전들에 응원을 보낸다. 성과에 대한 분석 의견 학습지원대상이었음에도 짧은 기간에 효과를 얻은 이유는 첫째, K가 자신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학생이었다는 것이다. 둘째, K가 나의 지도에 긍정적이고 성실히 따라와 줬고 셋째, 짧은 시간의 만남이지만 밀도 있는 학습코칭과 심리적 지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K의 기대 목표는 단기간(기말고사)에 성취도(성공경험)를 올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방과후에 2시간(120분)씩 집중적으로 밀도 있게 지도가 이루어졌고, K가 나의 지도를 믿고 따라와 주었기에 가능했다. 학습지원대상학생의 성적이 K처럼 눈에 띌 정도로 빠른 결과로 나타나는 것은 흔한 경우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매우 더딘 변화를 보이거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 대부분이다. 매년 선생님들과 대상 학생들의 성공을 기대하며 다시 또 시작한다.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서로서로 애쓰고 있으니 두루두루 살펴 꼭 필요한 부분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 K의 경우만 보아도 수제자교실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성장의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 각 학교에서 학습지원대상학생이 정해지면 학기당 주 1회 정도로 20회차 수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지도내용도 진단검사에서 학습에 도달하지 못한 직전 학년 학습내용을 지도하게 되고, 현재 학년의 학습내용은 또다시 계속해서 학습부진으로 누적되기 때문에 이번 내가 진행한 수제자교실 같은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의 보람 방과후에 이동하여 다시 2시간의 수업을 하고 돌아오는 시간은 어려웠지만, K의 변화 덕분에 나는 교사로서의 보람과 긍지로 충만했다. 개념과 원리를 설명할 때 ‘아~, 그렇구나’ 이해하는 모습을 볼 때, 스펀지처럼 학습내용을 흡수하고 모르는 부분을 콕 짚어 질문하는 모습에서 나는 가르치는 기쁨으로 채워졌다. 그럴 때마다 놓치지 않고 K에게 격려와 칭찬, 그리고 ‘엄지척’으로 표현해주었다. 나의 수제자 K. 나는 K 같은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 수제자교실을 마치며 각지에서 다른 이름(기초보충·두드림학교·멘토링·나눔학교·교육회복 등)으로 수제자교실을 운영한 다른 지원단 선생님들도 나와 비슷한 성공경험을 했을 것이다. 수제자교실의 성공을 위한 짧은 소견을 덧붙이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1대1 개별맞춤형 지원이 최선이다. 수학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많지만 1대1 개별맞춤형 지도 프로그램 지원은 처음이었다. 적은 수의 학생에게 예산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괜찮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어떤 수업보다도 학습속도가 늦은 학생들, 수학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는 1대1 수업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 같다. 특히 수학교과는 학생 개개인별로 학습의 어려운 부분이 다 다르고, 그 학생들이 풀이할 때 멈칫거리는 순간을 눈치채주어야 적절한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 하나하나 살피며 도와줘야 할 학생은 1차시에 1명이면 충분하다. 둘째, 지속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시스템과 지원이 필요하다. 몇 차시만으로 지속되어온 학습결손을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가능하다면 최소 1년(학년체제이므로)간 1학기→ 방학→ 2학기→ 방학까지 이어지는 지속성 있는 지원이 이루어져야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셋째, 가정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학습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에서도 학습지원대상을 꾸준히 돌봐야 하지만 그 책임을 학교에만 넘겨서는 학생의 성장을 돕는 데 한계가 있다. 가정에서도 자녀가 학습상의 어려움이 없는지 살피고, 발견하면 어떻게 도울지 고민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고, 학습관리와 시간관리를 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넷째, AI 기반 교육환경 시스템이 필요하다. AI 기반 교육환경에서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는데 학습지원대상학생 자료를 입력하면 개인별 학생맞춤으로 문제가 반복 출제되는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지도를 위한 준비과정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다섯째, 기다려줘야 한다. 수학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도 새 학기와 새 학년을 맞이할 때마다 다시 시작해보자며 다짐할 것이고, 약간의 노력을 할 것이고, 곧 익숙한 실패를 경험할 것이고, 이어서 포기할 것이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그런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 감추려 할 것이다. 수학을 잘하는 것도 많은 재능 중 하나이므로 좌절할 필요는 없다. 학습지원대상학생들이 그동안 겪은 좌절에도 불구하고 일어설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살펴주고, 조금만 노력해도 칭찬해주고, 끝까지 기다려주는 어른들의 따뜻함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변화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의 일상화, 엔데믹의 시대, 세계 최고령화 국가, 기후위기를 해결해야만 미래가 보이는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 아이들. 이러한 시대가 교육에게 부여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인 OECD는 2019년 학습자를 중심에 놓고 학습의 개념적 틀을 규정하고자 하는 ‘OECD 학습나침반 2030(OECD Learning Compass 2030)’을 발표했다. 이때 학습자에게 중요한 역량으로 세 가지 ‘변혁적 역량(transformative competencies)’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사회의 예측불가능성은 미래를 살아갈 주체인 학습자의 변혁적 역량과 사회구성원으로서 발언 권리가 중요해졌다. 그리고 이러한 학습자의 변혁적 역량을 지원하는 교육이 필요해졌다. 제롬 라베츠는 ‘탈정상과학’이라는 개념을 통해 “과학전문가 집단이 실험실에서 사실을 발견하고, 시민들은 그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는 ‘정상과학’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 ‘탈정상과학’ 시대의 과학 주체는 과학자 공동체가 아니라 주민과 이해집단을 포함하는 확장된 공동체이다”라고 강조했다. 우리 교육도 ‘탈정상과학’처럼 ‘탈정상교육’을 경험하고 있다. 국가주도로 개발한 교육과정을 학부모·교사들이 그대로 수용하는 시대는 지났다. ‘탈정상교육’의 주체는 교사·학부모·학생을 넘어 마을·지역사회 등 전 국가구성원으로 확장된 공동체이다. 그리고 전 국가구성원이 참여하여 만들고 있는 교육과정 실현의 핵심주체인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 또한 매우 중요해졌으며, 학생의 역량신장을 위하여 교사가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과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교사로서 나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학습자의 주도적 참여를 통해 학생이 지식구성의 주체가 되게 하고, 실제 세계와 연결하는 경험을 추구하는 학습, 학습의 설계부터 평가까지 학생이 주도성을 갖고 교사와 주변의 조언과 도움을 통해 깊이 있는 학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프로젝트학습을 시작하게 된 이유였다. 프로젝트학습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성장시킬까? 첫째, 프로젝트학습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보는 과정이다. 학생들은 새로운 문제를 접하고, 해결방안을 찾고, 적용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난관에 부딪혔을 때 이를 극복하는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다. 둘째, 프로젝트학습에서 교사는 보조자(운영자)·조언자·연결자의 역할을 맡는다. 주도성을 가지고 학습을 진행하는 주체가 바로 학생인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학생이 주도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자기효능감을 높일 수 있다. 셋째, 학생들 삶과의 연결성·실제성이다. 교과지식을 바탕으로 실생활과 맞닿아 있는 주제나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앎’이 ‘삶’이 되는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넷째, 프로젝트학습의 참여와 문제해결에 대하여 학생이 주체가 되어 자신의 학습태도와 역량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태도와 역량을 성장시키기 위한 메타인지를 기를 수 있다. 다섯째, 협업능력의 신장이다. 프로젝트학습은 다른 학생과 협동을 기반으로 한다. 삶의 문제는 여러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에서부터 문제해결과정에도 여러 사람의 의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문제해결과정에서 개인의 노력이 다른 친구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프로젝트학습의 단계 프로젝트 학습과정은 초·중·고 학교급별에 따라 다르게 진행될 수 있다. 학생들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초등학교에서는 다음 표 1과 같은 단계로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이보다 더 세세하게 단계를 분화하여 준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단계들은 상호연관성을 가지며 서로 영향을 미친다. ● 프로젝트 준비단계 첫 단계인 프로젝트학습 준비단계는 프로젝트학습의 주제와 수행 내용을 설정·준비하는 과정으로 교사의 에너지가 가장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다음은 5학년 교과연계 진로교육 프로젝트 수업의 준비과정이다. ① 교사의 철학과 프로젝트 목적을 설정하였다. •진로교육은 학생 개개인이 주체적인 삶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능동적인 진로탐색을 실시하도록 학교교육과정 전반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이다. 본 프로젝트는 2015 학교 진로교육목표 및 성취기준을 근거로 구성한 교과연계 진로프로젝트이다.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학생의 온전한 성장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위한 프로젝트이다. ② 진로 및 국어의 교육목표와 성취기준을 분석하고, 서로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분석하였다. 성취기준은 학생들이 교과를 통해 배워야 할 내용과 이를 통해 수업 후에 할 수 있거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능력을 결합하여 나타낸 수업활동의 기준이다. 진로교육 성취기준과 교과 성취기준 재구성을 통해 진로 교육목표 및 교과목표에 도달하고자 한다. 따라서 진로 교육목표와 국어 교육목표 및 성취기준을 분석하였다. 또한 국어교과의 특성과 진로교육의 목표는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분석하였다. ③ 이를 통하여 프로젝트를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다. ④ 이러한 개요를 바탕으로 프로젝트 흐름도를 설계하였다. ● 프로젝트 도입 및 문제인식 단계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나에 대한 긍정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나를 소개하는 글을 쓰는 것이다. 그래서 도입단계에서는 ‘나는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볼 수 있는 민들레는 민들레 그림책으로 시작하였다. ● 문제해결 탐구 및 해결방안 찾기 이 단계에서는 친구와 협동학습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였다. 이 단계에서 교사는 연결자·조언자로서 학생들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가는 역할을 담당한다. 학생들은 부모로부터 가족 속에서 존재하는 나, 친구들과 관계 속에서의 나를 찾아가는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성장하는 나를 살펴보기 위하여 미래 사회를 예측하는 키워드를 알아보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찾아보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미래가치 선언문을 작성하고 선서하였다. ● 프로젝트 발표 및 성찰 의미 있는 글쓰기를 위한 설계도를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나를 소개하는 글을 썼다. 그리고 프로젝트 도입단계에서 학생들과 공유하였던 평가관점에서 자기평가와 동료평가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로젝트에 스스로 이름을 부여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젝트 도입단계가 아니라 정리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에 이름을 부여하는 활동은 학생들에게 프로젝트 활동과정을 다시 상기시키고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한 부분에 대한 사고를 촉진할 수 있다. ‘가만히 앉아서 교과서를 보자’라는 무언의 명령을 벗어 던져야 한다. 코로나19로 중요한 사회성이 결핍된 아이들이 여전히 교실에서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고 있다. 얼굴 전체를 볼 수 없는 아이들은 여전히 친구의 감정을 파악하기 어렵고, 학생들의 언어는 마스크 안에 갇혀 친구의 마음에 전해지지 못하고 있다. 답답한 아이들은 등교거부를 하기도 하고,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을 보이거나 무기력한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기적인 태도와 감정·분노조절이 어려운 학생들이 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학력격차에 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수업시간과 수업시간 이후까지도 교과교육 목표도달을 위해 교사들이 소진되고 있다. 하지만 옳은 질문과 옳은 답변으로 짜여진 ‘완벽한(?) 교과서’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 교사들은 우리 반 학생들과의 행복한 일 년을 꿈꾸며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준비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교실은 배움에 대한 관심분야와 속도 차이가 많은 아이, 코로나19의 비대면 상황으로 불안도가 높고 다툼 해결에 미숙한 아이들과 단지 오늘 하루를 잘 보내는 것이 목표가 되어 버렸다.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모든 수업을 프로젝트학습으로 구성하여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교실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재미없는 교과서를 열심히 보아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명령으로부터 교사와 학생 모두 자유로워져야 한다. 교사는 학생에게 배움의 주도성을 줄 수 있는 학생에 대한 신뢰와 철학이 필요하다. 이러한 신뢰와 철학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교과서 너머 우리 주변의 문제들을 해결해보는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수행한다. 프로젝트학습의 과정에서는 교사가 준비한 그 이상의 갈등과 실수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과 실수를 함께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의사소통능력·협업능력·문제해결능력·자기주도 학습능력 등이 자라나는 것이다. 교실은 이제 배움과 동시에 실천의 장이 되는 ‘앎’이 ‘삶’이 되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교과서를 보자’를 걷어낸 자리에, 교사는 보람 있고 학생은 재미있게 배움의 주체가 되는 프로젝트학습을 실천해보자.
교원은 「공무원 여비 규정」에 따라 출장 등 공무로 여행을 하는 경우에 여비를 지급받게 됩니다. 출장을 위한 여비에는 운임·식비와 일비 숙박비가 포함됩니다. 이에 대한 지급 기준 및 금액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장 여비 항목 및 지급액 - 근무지 내 국내출장: 동일 시·군 및 섬(제주특별자치도 제외) 안에서의 출장이나 여행거리 왕복 12km 미만인 출장 - 섬은 같은 시·군이라 하더라도 ‘근무지 내’로 보지 않으나, 육로와 교량으로 연결된 경우에는 근무지 내에 해당 - 단, 같은 시·군에 위치하더라도 다른 시·군을 경유해 여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에 해당하면서 그 거리가 12km 이상인 경우에는 근무지 외 국내출장으로 처리 가능 출장 여비 QA Q. 세종시에서 충북 오송으로 출장 시에 근무지 내 출장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요? A. 일반적으로 근무지와 출장지가 다른 시·군은 근무지 외 출장으로 처리합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다른 시·군에 위치하면서 여행거리가 12km 이상인 경우라도 교통여건을 고려해 소속기관장의 판단에 따라 근무지 내 출장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Q. 오전에 근무지 내 출장을 다녀온 후, 같은 날 오후에 근무지 외 출장을 다녀온 경우 여비 지급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정당한 사유에 의해 출장명령이 성립된 경우에는 출장 여비를 각각 지급하게 됩니다. 다만 식비는 출장시간을 고려해 적정한 금액을 감액해 지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전 9시~오후 1시에 근무지 내 출장, 오후 2~6시에 근무지 외 출장 시에 근무지 내 출장 여비 2만 원, 근무지 외 출장 일비 2만 원을 지급하되 근무지 외 출장 식비는 1~2식(식비 2만 원의 1/3~2/3인 6,660원~13,320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감액해 지급할 수 있습니다. Q. 동일한 날에 근무지 내 출장을 오전에 2시간, 오후에 4시간씩 두 번 다녀온 경우 여비 지급은 어떻게 되나요? A. 근무지 내 출장 여비는 1일 최대 2만 원을 초과하지 못하므로 오전 1만 원, 오후 2만 원이 산출되더라도 총 2만 원만 지급됩니다. Q. 출장이 왕복 2km 이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출장거리 계산 시, 지도상의 직선거리로 봐야 하나요? 대중교통을 타고 이동하는 거리로 봐야 하나요? A. 왕복 2km 이내의 근거리 출장 해당여부는 지도상의 직선거리가 아니라 도보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한 최단 이동거리로 판단합니다. Q. 근무지 외 출장에서 식사를 제공받은 경우 식비 지급은 어떻게 하나요? A. 식사를 무료로 제공받은 경우에는 식비 지출이 불필요한 것이 명백하므로 감액해 지급해야 합니다. Q. 자가 숙박한 경우에 숙박비를 지급해야 하나요? A. 자가 숙박 시에는 숙박비를 지급하지 않습니다. 이때 자가에는 배우자의 집도 포함합니다. 친척이나 친구 집 등에서의 숙박 시에는 관례상 발생할 수 있는 선물비용 등을 감안해 1박당 2만 원을 정액 지급합니다.
반전미 가득한 공간 스페이스 서울 안국역 대로변에 위치한 이 건축물의 이중성은 수위가 높다. 이곳은 애초에 인근 고궁과 한옥들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기에 의연함과 친숙함이 원서동 그 자체이다. 기왓장 느낌의 검은 벽돌과 담쟁이덩굴이 담아내는 사계절의 아름다움은 또 어찌나 감동적인지. 그러나 이런 것들에 현혹되어 마음을 내려놓아서는 곤란하다. 1층의 아트숍을 지나 계단을 오르는 순간 당황을 면치 못한다. 혼자 온 나이 어린 관객들은 내부의 으스스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다시 내려와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도 전해지는 이곳은 반전미 가득한 공간, ‘아라리오뮤지엄 in 스페이스’이다. 아라리오가 자리한 ‘空間(공간)사옥’은 건축가 김수근에 의해 지어졌다. 건축사무소와 월간지 공간의 편집실로 사용되다, 1977년 지하에 극장을 설치하고 갤러리를 만들었다. 건축가·무용가·미술가·배우 등 다양한 문화인들이 드나들며,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공옥진 등의 공연이 펼쳐졌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그간 잊혔던 전통예술이 새로운 해석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디딤돌이 마련된 것이다. 이후 통유리 현대식 건물과 한옥건물이 증축되었다. 행동이 운을 만든다 풍수 건축가 박성준은 생각이 아닌 행동이 운을 만든다고 이야기 한 바 있다. ‘아라리오뮤지엄 in 스페이스’는 행동하는 인간 김창일 회장의 운명이었다. 그의 시작은 20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 제대 후 어머니가 채권 대신 인수한 천안의 버스터미널 운영을 맡으며, 사업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하지만 이른바 금수저인 그의 출생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한 달에 300만 원씩 어머니에게 임대료를 내는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적자가 한 달에 300만 원씩 이어졌다. 고군분투한 결과 천안 시외 고속버스터미널과 신세계 백화점 충청점 10개관에 이르는 멀티플랙스 영화관의 소유주가 되었다. 지속하지 못할 만큼 재정적인 어려움에 봉착하여 때때로 죽음에 가까운 공포의 감정을 느끼는 날들도 있었다. 몇 차례의 위기 끝에 예술이라는 꿈의 세계가 하늘에서 내린 동아줄이 되어 주었다. 사업을 하면서도 서울에 오면 인사동과 북촌거리를 헤매며 구경하기 좋아하던 그가 동양화가인 남농 허건과 청전 이상범의 작품을 구입하면서 운명이 선회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80년대 초에 방문한 LA 미술관은 그로 하여금 미술관을 꿈꾸게 만들었다. 이후 그의 행보는 할아버지에게 분당땅 5만 평을 달라던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도준(송중기)이 안 부럽다. 김창일 회장은 혹시 미래를 알고 있었을까? 외국에 나갈 때마다 미술품을 사들이게 되었다. 몇몇 작가를 제외하고 당시에 막 떠오르는 신예작가이거나 아직 이름도 모르던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누구나 보지만 다 똑같이 보지는 않는 것. 작품을 고르는 그의 통찰력은 작두를 타야 할 정도의 신내림이었다. 전문아트 컬렉터로 더 이름이 알려진 김창일은 3,700여 점에 이르는 작품 소장가로 세계 200대 아트 컬렉터에 다수 등재되고 있다. 그가 세계를 떠돈 지 2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공간사옥’이 경매에서 유찰되었다는 기사를 접한다. 다음날 서울로 올라와 150억 원에 이 건물을 매입했다. 건물매입에 고민한 시간은 단 1시간이었다. 2014년 9월, 35년간 수집해온 3,700여 점의 작품 중 현대미술 컬렉션을 정리하여 참여작가 39명, 총 147점을 담아 아라리오컬렉션, ‘아라리오뮤지엄 in 스페이스’를 개관했다. 김창일 회장의 사업 길에 그의 꿈과 조우한 귀중한 작품들이었다.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던 사람들은 “정말? 네가 그걸 했어?”라고 물었다. 개막전 주제는 ‘Really?’ 제목은 직접 지었다. 진정 미술관이 아니라면 그 무엇도 경사진 지형 덕분에 내부는 스킵플로어 방식으로 설계했다. 계단을 통해 전진하는 각방들은 ‘한 방 한 작가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검은색 파벽돌과 내부가 훤히 보이는 이곳의 용도는 진정 미술관이 아니라면 다른 무엇도 어울리지 않을 듯하다. 다섯 개 층에 총 38개의 전시공간을 부여했다. 크리스티안 마클레이, 권오상, 바바라 크루거, 신디 셔먼 등의 작품을 감상하며 각층을 오르다 보면 5층에서 다른 계단으로 내려오게 된다. 트레이시 에민, 수보드굽타, 키스 해링, 코헤이 나와, 마크 퀸으로 이어진다. 이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제는 놀랍지 않은 유명짜한 작가들의 포진이 오히려 놀랍다. 마지막 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묘하게 삼각형 방식으로 감아 올라온 계단 또한 하나의 작품이다. 백남준의 1994년 작 ‘Nomad(노마드)’는 ‘픽셀-더불디어’와 함께 아라리오의 상징작이다. 위대한 미술책의 저자 이진숙은 말한다. “백남준의 꿈은 칭기즈칸과 마르코폴로 같은 유목의 제왕들이 동서양을 누볐던 것처럼, 디지털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을 동과 서로, 과거와 현재로, 자유롭게 사유의 경계를 해체하는 것”이었다고. 이토록 미래적인 작품이었다니, 그 시대에, 새삼 미안해진다. 마크퀸(Marc Quinn)의 ‘Self(셀프)’는 말 그대로 작가의 얼굴을 본뜬 틀에 자신의 피를 채워 넣은 시리즈 연작 중 하나이다. 일반 성인의 몸속에 있는 혈액의 총량과 비슷하다는 4,500g. 한 작품당 6주에 한 번씩 5달 정도의 기간이 필요했다. 자신의 두상으로 제작한 거푸집에 혈액을 넣어 만든 작품은 항상 냉동고 형태의 전시대에서 영하 5도의 정해진 온도여야만 현 상태를 유지한다. 전기장치의 작동이 멈추거나 정전이라도 되는 날이면 이 작품은 그야말로 흥건한 피와 함께 사라져 버릴 것. 하단의 냉동고야말로 어쩌면 작품이 존재하도록 하는 유일한 생명의 원천이다. 실제로 사치갤러리 소장작이 전기관리원의 실수로 코드가 뽑힌 채 사라져 버렸다는(거짓으로 밝혀져 소유주의 마케팅 전략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루머는 작품의 섬뜩함을 더해주는 서늘한 에피소드이다. 아라리오의 작품은 5년마다 한 번씩 제작된 3번째(2001년) 작품이다. 케임브리지 로빈슨 칼리지에서 역사·미술사를 전공한 그의 작품은 가는 곳마다 화제다. 코헤이나와는 미국 월간지 Art+Auction 2012년도에 ‘미래 소장가치가 있는 50인의 작가’에 선정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인지기능이 2차원적 이미지를 인식한 후 물체를 직접 보고 재인식할 때 생기는 간극과 변화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픽셀-더불디어’는 하나의 사슴처럼 보이는 두 마리다. 애초 인식의 혼란을 의도한 작품이다. 화상의 정밀도를 나타내는 픽셀(Pixel)과 생물학적 세포를 일컫는 셀(Cell)의 합성어 픽셀. 관람자들은 박제된 사슴의 정체는 알지 못한 채, 그저 표면의 영롱함과 실제를 방불케하는 완벽한 자태를 아름답게 느낄 뿐이다. 사슴의 올올한 털이 구슬 안에서 확대되어 보이는 순간에야 마음이 아파온다. 그의 존재는 이미 無(무)화 되었다. 관람자에게 전해지는 우아한 아우라의 정체는 어디서 나오는가? 본질은 무엇인가? 우리의 인식은 참인가? 거짓인가? 코헤이나와의 의도는 무엇인가? 생각이 꼬리를 물어 계단참에서 일순간 정지! 뒷사람이 밀어낼 때까지 계속되었다. 일상이 존중받지 못하는 인간은 눈물 흘린다. 수보드굽타는 인도 현대미술을 회화에서 사진·설치·영상 등으로 지각 변동시킨 거장이다. 진정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목록’에 추가하고 싶은 작가이다. 높은 범죄율과 오랜 가난으로 찌든 동인도 비하르주에서 탄생한 그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슬픔을 잊지 않았다. 작품 모든 것은 내면에 있다는 택시의 하부가 무거운 짐 더미에 눌려 땅속으로 가라앉는 상태이다.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성스럽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삶의 도구들을 쌓고 자르고 모아 작품화한다. 아버지의 도시락, 파드미니 택시, 황동제 고물식기, 커리그릇 등. 그의 작품들은 삶의 무게만큼이나 어수선하다. 불가촉천민은 공동우물조차 마실 수 없는 경제부국 인도의 계급 격차는 지구와 명왕성 거리만큼이나 크다. 끊임없는 문제제기로 인간의 삶을 환기시키는 작가는 말한다. “인간의 슬픔은 다른 게 아니다. 가장 작은 일상이 존중받지 못할 때 인간은 눈물을 흘린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을 이어가는 우리들의 일상은 경이롭지 않냐고. 요르그 임멘도르프는 신표현주의의 거장 요제프 보이스에게 사사 받은 독일 현대미술계의 반항아이다. 그의 작품세계는 ‘예술의 역할’ 단 하나의 질문으로 일관한다. 전후 독일의 혼란과 현대사회의 문제들 앞에서 정치적 표현을 서슴지 않았던 그의 작품은 기괴와 암울, 풍자와 비판으로 가득하다. 1988년 루게릭 진단으로 한 손으로만 그림을 그렸던 그가 61세의 나이로 사망하기까지 영혼까지 끌어 모아 이룩한 그의 작품들은 이제 20세기를 기록한 시대정신으로 남겨졌다. ‘미술가의 조상-콘스탄틴, 요르그, 조르지오’ 등에서 보여지는 원숭이 형상들에서는 미술의 사회적 의미에 질문을 던지는 작가의 고뇌를 5개의 조각작품에 담았다. 제럴딘 하비에르는 동남아시아 현대미술계의 영매이다. 그녀의 시선은 현실과 사회·종교를 넘어서는 운명에 닿아 있다. 클로토와 라케시스, 아트로포스는 각각 실타래를 풀고 길이를 재고 가위로 잘라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 그리스어로 ‘모이라이’라 불리는 이들은 그리스 신화 ‘운명의 세 자매’이다. 이들이 정한 운명의 실타래는 절대적이어서 제우스조차 바꿀 수 없다. 섬세한 뜨개질로 둘러싸인 이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수목들 사이를 걸어가야 한다. 운명의 숲이다. 도망칠 수 없다. 이것이 삶이라니. 진격의 거인 아라리오 현재 아라리오는 갤러리 상하이에 이어 제주에 3개관을 오픈했다. 그 확장세가 진격의 거인이다. 본래 건물의 기능(시네마·바이크샵·모텔)과 뮤지엄을 연결하여 아라리오의 키워드인 보존과 창조의 의미를 제주에서 이루어 가고 있다. 아라리오 뮤지엄은 도슨트와 함께, 혼자 또는 같이, 갈 때마다 새롭다. 한옥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는 매우 맛이 있다. 건너편 통유리 건물 5층의 ‘다이닝 인 스페이스’는 해가 저물고 어둠이 찾아올 때 도심 속 우주선이 된다. 10월경이 되면 창덕궁 후원의 정취를 한눈에 즐길 수 있어 자리 잡기가 힘들다. 안국역을 지나다 눈을 맞아 헐벗은 담쟁이가 눈길을 끌 때 슬쩍 넘어가 주자. 작가와 작품의 서사로 짙은 관람의 여운을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일이다.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학생이 길에서 우연히 어머니를 만난 광경을 보았다. 아들을 알아본 어머니는 일행에게 아들을 인사시켰고, 일행은 무척 반가워하며 학생에게 이름을 물었다. 그런데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개인정보라서 알려줄 수 없습니다.” 꽤 진지하고 단호한 답변이었다. 당돌한 학생의 모습은 당황한 어머니의 모습과 겹치며 한동안 실소를 자아냈다. 추측건대 학생은 최근 개인정보 보호교육을 받은 것 같다. 교육이 잘 된 것이라 해야 할지 난감하지만,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인 것은 분명하다. 유출된 개인정보가 명의도용·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다고 하니 문제의식을 크게 느낄 만도 하다. 「개인정보 보호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이 시행되면서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학교도 여러 개인정보를 보유·관리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법 위반 시에는 형사처분까지 받게 된다. 안타깝게도 학교의 법 위반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여러 사례를 통해 학교에서의 적법한 개인정보 관리방법에 관하여 알아본다. 공문처리 시 개인정보가 담겨 있지 않은지 꼭 확인하자 개인정보란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말한다. 또한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다면 이 역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예컨대 ‘수학여행 불참자(4명): 김○○, 허○○, 권○○, 지○○’이란 정보를 살펴보자. 이름이 가려져 있어 언뜻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이번에 수학여행을 가는 학년이 2학년이고, 2학년에 해당 성(姓)씨를 가진 학생이 한 명뿐이라면 이러한 정보를 쉽게 조합하여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으므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열람제한 등의 비공개 조치를 해야 한다. 공문처리 시 개인정보가 담겨 있지 않은지 꼭 확인하여야 한다. 비공개 설정(열람제한 등)을 잊어버리거나, 공문 붙임파일에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것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아서 의도치 않게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장애 등 민감정보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학생·보호자 상담 중에 다른 학생의 개인정보를 누설하기 쉽다. 특히 학생의 병력(病歷)·장애와 같은 민감정보가 유출되면 문제가 크다. 어느 한 초등학교에서 보호자 상담 중에 발생한 일이다. 다른 학생(홍길동)의 행동에 문제가 많다는 보호자의 이야기에 교사는 홍길동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자 “홍길동이 ADHD 증세가 있고, 그 보호자도 장애가 있는 등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학생”이라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교사의 의도와는 달리 상담한 보호자가 홍길동의 보호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말했고, 교사는 큰 홍역을 치러야만 했다. 학생·교직원의 코로나19 확진 정보를 수집·보고할 때도 개인정보 보안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최근 공공기관 내부직원의 확진자 정보 유출 사례가 사건화되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교원이 확진된 학생·교직원의 개인정보가 담긴 학교의 문건(보고서 등)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여 가족·지인에게 전송한다면 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 개인정보는 수집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할 수 없다. 수집된 개인정보는 수집 목적 내에서만 이용해야 한다. 수집 목적 외로 개인정보를 이용하려면 이에 대한 정보주체1에게 별도로 동의를 받는 등의 요건(법 제18조 제2항)을 갖춰야 한다. 몇 년 전 수능시험 감독관으로 들어간 교사가 감독과정에서 알게 된 수험생의 연락처로 개인적인 메시지를 보내 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이 있었다.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안에서 교사가 담임으로서 알게 된 학부모들의 주소로 내용증명서를 발송하였다가 법 위반으로 유죄선고를 받았고, 아동학대 수사를 받던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탄원서를 부탁하기 위해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다가 유죄선고를 받기도 했다. 모두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 목적 외 용도로 이용했다는 점이 문제였다. 개인정보는 수집 목적 범위 내에서만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최근 들어 학교폭력사안에서 회복적 분쟁 해결이 강조되고 있다. 보호자가 화해·조정·합의를 위해 상대방 보호자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보호자의 개인정보가 이러한 목적으로 수집된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이를 다른 보호자에게 제공할 수 없다(학교폭력 피·가해학생 가족의 개인정보를 비밀로 규정하고 있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저촉될 소지도 있다). 개인정보를 수집된 목적 외로 제3자에게 제공하려면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는 등의 요건(법 제18조 제2항)을 갖춰야 한다. 수사기관과의 관계에서도 ‘개인정보 보호’를 유념해야 한다. 만약 교사를 폭행한 학생 또는 보호자가 있다고 하자. 이들을 수사기관에 고소·고발하면서 학교가 업무상 수집하고 있는 학생·보호자의 개인정보를 제출한다면 어떻게 될까?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이므로 문제가 없는 것일까? 대법원은 수사기관에 개인정보를 제출한 행위 역시 개인정보 누설에 해당하여 법 위반으로 본다2. 고소·고발을 목적으로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법 위반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법원은 이 경우 법 제18조, 법 시행령 제15조 절차에 따라 수사기관이 학교로부터 개인정보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제공 제한) ① (생략)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경우 제1호·제2호의 경우로 한정하고, 제5호부터 제9호까지의 경우는 공공기관의 경우로 한정한다. 1. 정보주체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은 경우 2.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3. 정보주체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있거나 주소불명 등으로 사전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로서 명백히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신체·재산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4. 삭제 5.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아니하면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로서 보호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친 경우 6. (생략) 7.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8. 법원의 재판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9. 형(刑) 및 감호, 보호처분의 집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개인정보의 목적 외 이용·제공 제한) ① (생략)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처리자는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의 경우 제1호·제2호의 경우로 한정하고, 제5호부터 제9호까지의 경우는 공공기관의 경우로 한정한다. 1. 정보주체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은 경우 2.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3. 정보주체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있거나 주소불명 등으로 사전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로서 명백히 정보주체 또는 제3자의 급박한 생명·신체·재산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4. 삭제 5.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아니하면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로서 보호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친 경우 6. (생략) 7.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8. 법원의 재판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9. 형(刑) 및 감호, 보호처분의 집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법원이 이야기하는 적법 절차를 보다 자세히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학교와 같은 공공기관은 범죄수사와 공소제기 유지를 위해 수사기관에서 요청하는 경우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법 제18조 제2항 제7호). 단, ‘범죄수사와 공소 제기·유지에 필요한 경우’라는 제한된 범위 안에서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개인정보를 요청할 때는 관련 법령 및 요청 목적을 명확히 하고, 최소한의 범위로 요청해야 한다. 실무적으로 수사기관은 학교에 ‘수사협조 의뢰’라는 공문으로 자료제공을 요청한다. 그리고 요청 근거로는 보통 「형사소송법」 제199조와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8조 제1항 규정을 든다. 그런데 때론 수사기관이 요청하는 정보가 너무 광범위하여 범죄수사와는 무관한 개인정보까지 포함하고 있는 경우를 본다. 이때 범죄수사와 관련 없는 개인정보는 법을 이유로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 수사기관이 근거로 삼은 위 규정들은 법 제18조 제2항 제2호에서 말하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에는 해당하지 않으므로3 법 제18조 제2항 제7호가 적용되어 범죄수사에 필요한 개인정보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영상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사진·영상 역시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따라서 학교 운동회·수련회의 사진·영상 등을 학교홈페이지에 게시할 때는 학생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만 14세 미만이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업무상 수집한 학생의 얼굴이 담긴 사진·영상을 교사 개인 유튜브 채널에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게시하는 것 또한 법 위반에 해당한다. 마치며 앞서 살펴보았듯이 업무상 처리되는 개인정보는 엄격히 관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법은 개인정보처리자4,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 업무(개인정보 처리업무)상 개인정보를 알게 된 자 등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주는 자와 받는 자 모두 업무와 관계없는 경우까지 법이 규율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사적영역에서의 개인정보 제공까지 법에 얽매일 것은 아니다. 어머니를 옆에 두고 어머니의 일행이 자신의 이름을 묻는다면 사회통념상 답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혹시 용돈이라도 받을지 모르는 일이다.
힘들고 지쳐 있을 때 피로를 푸는 방법은 다양하다. 편안한 공간에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달콤한 음식을 먹으면 어느새 피로가 풀린다. 단맛은 우리의 피로를 풀어주는 행복한 맛이다. 반면에 단맛은 위험한 것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음료를 주문할 때 습관적으로 ‘달지 않게 주세요’라고 말을 하며 단맛을 피하려고도 한다. 단맛은 건강에 안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양면을 지니고 있는 단맛, 단맛의 중심에는 ‘설탕’이 있다. 지금은 너무도 쉽게 접하는 설탕이지만, 아주 긴 역사와 이야기를 갖고 있다. 설탕과 관련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설탕 이전의 시대, 곧 당신의 혀 위에서 녹는 하얀 곡물들이 지구상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던 때가 있었다. 역사가들은 무기와 도구에 대해 사용된 금속들을 언급하며 철기시대·청동기시대를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바로 그와 마찬가지로 처음 수천 년 동안의 인류역사를 벌꿀의 시대(the Age of Honey)라고 일컬을 수 있다. 스페인의 한 바위그림은 기원전 7,000년경부터 산비탈을 기어올라 바위틈에서 벌집을 발견하고 꿀을 따는 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 준다. 얼음으로 뒤덮이지 않은 유럽이나 아프리카·아시아의 거의 어디에서건 운 좋은 방랑객이라면 벌집을 우연히 발견하고 벌에게 몇 방 쏘이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이 특식을 들고 떠날 수 있었다. …(중략)… 꿀은 삶의 방식이었다. 사람들은 부모들과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들 곁에서 자란 음식을 먹었고 왕들과 귀족들, 그들보다 높은 사람들에게 경의와 존경을 표했다. 벌집 안의 벌들이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모델로 여겨졌기 때문에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는 벌들에게 신들의 불꽃이 담겨 있는 것으로 여겼다. 설탕은 꿀과는 다르다. 그것은 보다 강한 단맛을 제공하며 강철이나 플라스틱처럼 발명되어야 했다. 설탕의 시대에 유럽인들은 수천km 떨어진 곳에서 만들어지면서도 길가에서 얻는 꿀보다 덜 비싼 상품을 구매했다. 그것은 단지 설탕이 사람들을 전 세계에 걸쳐 이동하도록 유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들 가운데 수백만 명은 사슬에 묶인 노예로서, 또 다른 소수의 사람은 부를 찾아 이동했다. 이러한 완벽한 맛은 가장 잔혹한 노동에 의해 구현될 수 있었다. 그것은 설탕의 어두운 이야기이다. 또한 다른 이야기도 있다. 인류의 지식이 확장되고 거대한 문명과 문화들이 사상을 교환함에 따라 설탕에 관한 정보는 확산되었다. 사실 설탕은 노예제가 확산되는 직접적인 원인이었던 한편으로, 그것으로 야기된 지구 규모의 연결은 또한 인간의 자유를 향한 가장 강력한 사상들을 키웠다. 본문, p.16 하나의 대상으로 인류의 사상과 역사를 서술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정말 매혹적으로 독자를 이끌어간다. 설탕의 역사에서 시작하여 노예들의 자유를 억압한 암울한 이야기 그리고 사상의 탄생까지…. 이렇듯 하나의 소재를 코드로 세상을 읽어가는 것은 소재 자체를 이해할 수 있고, 우리를 되돌아볼 수 있게 해준다. 때는 기원전 326년이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현재 파키스탄에 위치한 인더스강에 서 있었다. 10년 동안 그와 그리스 병사들은 아시아의 지배자들이었던 강력한 페르시아인들을 무찌르며 당시까지 알려진 세계를 지나 전투를 벌이며 전진해 오고 있었다. 알렉산더 대왕은 이미 800척 규모의 선단을 건조한 상태에서 절친한 친구인 네아르쿠스를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뱃길을 따라 인도 해안을 탐험하도록 파견했다. 우연히 ‘달콤한 갈대’를 발견하는 이는 네아르쿠스다. 헤로도토스는 페르시아 황제 다리우스 1세가 기원전 510년경 인도를 정복했고, 그의 병사들이 꿀을 생산하는 한 줄기 달콤한 갈대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페르시아인들이 발견한 갈대는 십중팔구 사탕수수였다. 길고 가느다란 사탕수수 줄기는 대나무를 닮았다. 사탕수수는 옹이들로 마디가 지어진 나무 같은 껍질이 있다. 껍질을 벗겨 내면 회색빛이 도는 내부는 촉촉하고 달콤하다. 그것을 이 사이로 빨아들일 수 있고 주스에 넣어 마실 수 있다. 오늘까지도 여러분은 열대지역 시장마다 쌓여 있는 사탕수수 더미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구매자들에게 막대사탕과 건강음료 사이 어디쯤 놓여 있는 신선한 맛을 제공할 것이다. 네아르쿠스 또한 출항하여 탐험했을 때 ‘꿀벌은 없지만 꿀을 생산하는’, ‘갈대’를 발견했다. 천성적으로 호기심이 강한 그리스인들은 사탕수수를 알게 된 것에 대해 기뻐했지만 그것은 단지 자연세계에 관한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일 뿐이었고, 한 가족이 최근에 구경한 풍경을 순차적으로 보여 주는 우편엽서 같은 것이었다. 어느 누구도 ‘갈대들’이 꿀벌의 시대,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꿀벌 세상에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본문, p.21 설탕은 지금처럼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설탕은 귀족들만이 누릴 수 있는 사치재였다.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설탕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긴 역사의 시간 동안 누군가는 그 발견을 할 수 있었겠지만, 그 순간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새로운 어떤 발견의 순간들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준다. 그 발견으로 우리의 역사와 삶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러한 순간을 ‘변곡점’이라고 부를 수 있다. 설탕 밭에서 일했던 아프리카인들과 힘겨운 노동에 대해 인터뷰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은 일하면서 죽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한 가지 길이 있다. 아프리카인들은 그들의 삶의 고동, 곧 박자를 음악과 춤과 노래로 창작했다. 푸에르토리코에서 봄바(bomba)는 설탕 노동자들이 만든 음악과 춤이다. 그것은 한 여성과, 그녀와 함께 춤을 추는 남성, 그녀를 관찰하면서 그녀의 율동에 딱 맞는 리듬을 찾아가는 북 연주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리듬으로 표현한 일종의 대화다. 주인이 지나가면서 춤을 지켜본다. 분개나 폭동을 표현하는 가사는 이 음악에는 없다. 하지만 그녀가 움직이고 흔들어 대고 북 연주자들이 자신들의 박자를 배경으로 ‘이야기하는’ 동안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그저 일하다 죽기 위해 태어난 노동자도, 한 점 고깃덩어리도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 대신에 그들은 생존해 있으면서 그들 자신의 것인 율동과 소리로 서로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쿠바에서 설탕 노동자들은 룸바(rumba)의 가사와 사운드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한 노래에서 말한 것처럼 ‘주인은 내가 북을 연주하는 걸 원치 않았다.’ 감독관들은 노예들이 북을 이용하여 메시지를 전달하고 폭동의 의사를 확산시키는 것을 두려워했다. 마찬가지로 브라질에는 설탕 농장을 떠올리게 하는 마쿨렐레(maculelĕ)라는 춤이 있다. 마쿨렐레는 막대나 사탕수숫대를 이용하여 춤을 추는 것으로 흡사 전투훈련을 연상시킨다. 많은 설탕 섬들에서 아프리카인들은 빙글빙글 돌고 높이 뛰어오르며 상대를 위협하는 것처럼 춤을 추고 나무막대를 두드리고 휘두르는 유사한 춤을 고안했다. 이들의 춤은 실제로는 주인에게 도전하지 않으면서 전쟁을 모방하는 방식이었다. 본문, p.68 설탕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노동력이 필요했다. 사람들의 달콤함을 위해 그에 반대되는 쓰디쓴 고통을 누군가는 쏟아 부어야 했다. 수많은 노동자가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노동을 착취당했던 기록이다. 더 슬픈 것은 그들의 눈물을 기록조차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흥겨운 음악 속에서 그 눈물을 유추할 수 있다. 흥겨운 리듬에 슬픔의 역사가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이 글의 작가는 설탕을 소재로 우리가 생각해야 할 바를, 그리고 교육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길을 소개하며 마무리한다. 이렇듯 세계사를 관통하는 다른 소재를 찾아 자료를 모으고 글로 풀어보는 것은 우리 인식의 지평을 한 단계 넓혀줄 수 있을 것이다. 설탕에 관한 자료를 읽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설탕이라는 생산품 이야기가 두 가지 중요한 역사적 질문을 제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첫째 설탕과 노예제가 자유를 향한 투쟁에 어떻게 연관되었는가? 이 질문은 미국·프랑스, 아이티 혁명과 이들 국가 및 영국에서 벌어졌던 노예 폐지 운동과 관련된다. 둘째, 설탕과 노예제는 영국 산업혁명의 탄생과 어떻게 엮여 있었는가? 역사가들은 수십 년간 이 문제들을 논쟁해 왔다. 하지만 그것들은 예컨대 미국의 노예제, 계몽운동과 독립선언, 프랑스혁명, 영국의 산업혁명, 노예 폐지와 남북전쟁같이 모두 학생들, 특히 고등학생들에게 완전히 분리된 구성단위로 너무 자주 제시되었다. 그러한 구성방식은 이들 중요한 역사 주제들이 서로 전혀 연계되어 있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본문, p.146
겨울방학을 앞두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성자초등학교를 찾았다. 기초학력부진학생 해소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성공사례를 살펴보기 위해서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교육계 최대 현안은 학력저하와 기초학력부진학생 증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지만 좀체 풀리지 않는 난제로 꼽힌다. 학생 개인차는 물론 사회·경제적 여건 등 변수가 많은 탓이다. 성자초가 서울시교육청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촘촘한 기초학력 지원대책과 실천을 통해 가시적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학교장을 중심으로 한번 해보자는 교사들의 열정과 교육지원청의 적극적인 지원, 학부모의 신뢰가 원동력이 됐다. 한 아이도 뒤처지지 않는 기초학력 부진 예방 우수학교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체계적인 기초학력지원시스템. 기초학력 협력강사 운영, 맞춤형 선도학교 운영, 기초학력 키다리샘 운영 등이 대표적이다. 성자초는 학력부진의 출발점이 되는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협력강사를 배치, 교실수업에 투입하고 있다.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야 한다는 생각에 1학년은 국어, 2학년은 수학을 중심으로 배움이 느린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한다. 정규 교과수업시간에 담임교사와 협력강사 간 협력수업 또는 수업보조를 통해 맞춤형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3~6학년은 희망학급을 대상으로 담임교사와 협력강사가 주당 2시간씩 수학 기초학력부진학생을 지도한다. 교과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공부에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학습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습부진을 극복하는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는 키다리샘이 있다. 대상은 4~5학년, 국어·영어와 수학·과학교과를 중심으로 지도한다. 주로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운영한다. 학습결손 회복을 위해 보충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을 지원하는 초등 점프업 프로그램도 내실 있게 운영되고 있다. 교육회복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초등 점프업 프로그램은 학생 중 성적이 중간층인 학생들의 학습결손 회복을 위해 담임추천이나 희망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교과 보충학습 프로그램이다. 이와 더불어 연간 24주간 운영하는 학습 사회성 회복 방과후학교와 성동광진학습도움센터 온리원(Only one) 프로그램도 도움을 주고 있다. 온리원 프로그램은 난독으로 인한 학습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특화된 프로그램이다. 디지털학습과 놀이활동이 꽃 피는 꿈이음실 성자초의 또 다른 자랑은 꿈이음실이다. 학교 유휴교실을 활용, 기초학력지원 전용공간을 만들어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기초학력 신장을 지원하고 있다. 성동광진교육청이 처음으로 시도한 꿈이음실 사업은 학생·학부모·교사들로부터 전폭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꿈이음실은 규모도 제법 크다. 기존의 복도를 교실로 활용, 일반교실의 1.5배 크기쯤 된다. 학생들이 놀이활동을 하면서 디지털활용수업까지 가능하도록 꾸며진 것이 특징. 꿈이음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왼편에 디지털 기반 학습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기기가 비치돼 있고 디지털학습이 가능한 전용 책상이 설치돼 있다. 디지털 학습공간 오른편엔 육각형 모양의 책상들이 놓여있다. 학습형태에 따라 요리조리 배치를 달리할 수 있는 구조다.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이른바 교사동행 맞춤형 공간이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꿈이음실 맨 안쪽은 바닥 난방이 잘 되는 온돌방처럼 꾸며져 뒹굴거리며 책도 보고 놀이학습도 한다. 다양한 놀이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사회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성자초는 학습지원대상학생뿐 아니라 모든 학생이 꿈이음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오전에는 1~2학년 놀이중심 선택활동과 3~4학년 디지털 선택활동 수업이 이뤄진다. 학교·교사·교육지원청이 삼위일체가 돼 노력한 결과 성자초의 기초학력부진학생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2021년 전교생 560여 명 중 28명이던 기초학력부진학생은 올해 21명으로 확 줄었다. 특히 4학년은 작년 9명이던 것이 올해 3명으로 감소했다. 오언석 교장은 “각종 기초학력 지원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학생들 간 속도의 차이는있지만 효과는 분명했다”며 “이들이 다시 기초학력부진에 빠지지 않도록 요요현상을 예방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초학력부진학생들은 사회·경제적 여건 등 출발선 자체가 다른 경우가 많아 국가적 차원에서 더 많은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교육과정 연구학교 선정 … 학교자율시간제 선도 운영 성자초는 앞서가는 학교다. 교육부로부터 교육과정 연구학교로 지정돼 학교자율시간제를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자율시간제는 한 학기 17주 기준 수업시수를 16주 수업으로 변경하고 나머지 1주일은 학교 자율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부터 초등학교에서도 학교 자율로 선택과목을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도입되는 제도다. 성자초는 지난 12월 8일 부산에서 열린 교육과정 연구학교 운영보고회에서 우수학교로 선정돼 사례발표를 했다. 2022년 한해 동안 1~6학년을 3개 학년군으로 묶어 다양하게 실시한 선택교육과정 운영 결과를 공개한 자리다. 구체적으로 1~2학년은 한글·수리·독서놀이 중심으로 학기당 34차시를 운영했고, 3~4학년은 디지털 소양교육과 생태전환교육을, 5~6학년은 인공지능과 민주시민교육을 각각 실시했다. 어려움도 컸다. 학교자율시간제는 이번에 처음 만들어지는 것이다 보니 참고할 자료가 거의 없었다. 학년부장을 중심으로 교사들이 직접 발품을 팔았고, 주말과 방학도 잊은 채 매달렸다. 우수사례 발표현장에서 참석자들은 1년 만에 교육과정 개발부터 실천까지 완벽하게 수행해 낸 것에 혀를 내둘렀다. 개정 교육과정 취지를 가장 잘 반영해 설계하고 실천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강미연 교무부장은 “연구학교로서 모범사례를 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과 막중한 책임감에 부담이 컸지만 동료와 선·후배 교사들 덕분에 학교교육활동에 대한 학부모의 만족도가 크게 개선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오 교장도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연구학교를 운영했다”면서 “선생님들이 하나로 뭉쳐 노력한 덕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며 교사들에게 공을 돌렸다. ‘믿고 맡기는 학교’ 입소문에 학령인구 감소 무풍지대 지난 1984년 개교한 성자초는 올해 39주년을 맞는다. 지난 2020년 오 교장이 부임한 이후 학교의 외관은 산뜻해지고 학교구성원 간 신뢰는 단단해졌다. 한 아이도 놓치지 않겠다는 신념이 괄목할 성과로 드러나자 입소문이 났다. 그래서일까.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이 줄어 학교마다 역피라미드 현상이 일상이 됐지만, 성자초는 여전히 일자형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학교가 위치한 자양동이 성동구에 편입돼 있을 당시 지명의 앞글자를 따 만들어진 ‘성자’라는 이름답게 이 지역 대표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 교장은 체육 장학사 출신 교장이다. 교직에 들어와 육상부를 이끌고 전국을 누빈 인물이다.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전거 마니아이기도 하다. 교육철학을 묻자 ‘힘·맘·몸·꿈’ 네 단어로 압축했다. 생각하는 힘, 따뜻한 마음, 건강한 몸, 행복한 꿈의 줄일 말이다. 학생들 모두 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성자다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
한 장의 그림이 백 마디 말보다 더 강렬한 메시지를 줄 때가 있다. 심리검사의 한 종류인 그림검사는 감정과 생각을 읽어주고, 행동을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다. 심리상태가 그려진 한 장의 그림은 객관적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역할을 하면서, 상담의 질적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그린 그림을 매개로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도 한다. 2023년 새로운 학급운영계획을 세우는 선생님들을 위해 활용도 높은 그림검사 다섯 가지를 시리즈로 소개한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전문적 지식 없이 접근하기에는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자세한 해석은 생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검사를 소개하는 것은 한 장의 그림이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찾아내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달에는 스트레스 정도와 대처능력을 보여주는 ‘빗속의 사람’ 그림검사를 소개한다. 빗속의 사람 그림검사 실시방법 빗속의 사람 검사는 현재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고 있는지, 스트레스 대처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구름·천둥·바람·웅덩이·번개 등은 스트레스를 나타내며, 우산·비옷·장화·보호물(처마 밑 등)·얼굴표정 등은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자원이다. 빗줄기가 굵고 거세면 스트레스 정도가 심하다고 본다. - 준비물: A4 용지 또는 도화지, 4B 연필, 지우개 - 실시방법 ① A4 용지·4B 연필1·지우개를 제시하고, 다음의 지시문에 따라 그림을 그리게 한다. “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빗속에 있는 사람을 그려보세요. 사람을 그릴 때는 쫄라맨처럼 막대기 모양의 사람이 아닌,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한 사람을 그려주세요.” ※ 주의해야 할 점은 학생들이 “어디에 그려요? 사람은 몇 명 그려요? 이렇게 그려도 돼요?” 등 다양한 질문에 “정해진 건 없어요. 그냥 마음대로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면 됩니다”라고 답해야 한다.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어떠한 단서도 주면 안 된다. ② 그림을 다 그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림에 대해 질문을 하고 기록한다. 질문은 그림을 보고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면 된다. 하지만 적어도 다음의 질문은 꼭 필요하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질문과 답변이다 한 컷의 그림에 즉흥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모두 표현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특히 어릴수록 더 세세하게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림검사 후, 질문을 통해 그려지지 않은 아이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아이들은 질문에 답을 하면서 그림에 미처 그려 넣지 못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며 수많은 정보를 준다. 그림을 보고 궁금한 것은 뭐든 물어봐도 좋다. 하지만 다음의 다섯 가지 기본 질문은 아이를 이해하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된다. 가급적이면 순서대로 하는 것이 좋지만, 꼭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첫째, 비가 얼마나 오고 있나요? 비의 양은 스트레스 정도를 의미한다. 만약 비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내린다고 표현한다면, 현재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있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요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니?”라며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빗방울이 매우 약하게 조금 내리는 것처럼 그려놓고는 ‘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며칠째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세찬 빗줄기를 그려놓고는 ‘가랑비 수준이다. 거의 그쳐가고 있다’고 말할 때도 있다. 번개와 먹구름을 종이 가득 그렸지만, ‘비는 안온다’고 하는 아이도 있다. 반대로 화면 전체에 비를 그려 넣은 후, ‘모든 것이 떠내려 갈 정도의 비가 내렸다’고 표현하는 아이도 있다. 따라서 비가 얼마나 내리는지 확인한 후, 세찬 비가 많이 내린다고 표현한다면 상담까지 연결하는 것이 좋다. ‘비가 언제부터 내렸나요?’, ‘비가 얼마나 오랫동안 내리고 있나요?’, ‘이 비는 얼마나 더 내릴 것 같나요?’ 등을 추가적으로 물어보는 것도 좋다. 현재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알아볼 수 있다. 둘째, 이 사람은 비에 얼마나 젖어 있나요? 이 질문은 스트레스에 얼마만큼 노출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정보이다. 어깨만 조금 젖었다고 하거나, 바지까지 다 온통 젖었다고 하거나, 신발만 조금 젖었다고 하거나 다양한 대답들이 나온다. 하지만 사람마다 자기가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양은 다르기 때문에 ‘그래서 이 사람은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앞으로 얼마나 더 젖을 것 같나요?’ 등의 추가질문이 도움이 된다. 이 추가질문은 현재 스트레스에 대한 감정을 나타내준다. 젖었지만 집에 가서 말리면 되니까 괜찮다고 하는 아이도 있고, 젖어서 매우 찜찜하고 짜증난다고 하는 아이도 있으며, 비에 젖으니까 상쾌하다고 하는 아이도 있다. 비가 와서 무섭고 불안하다는 아이도 있다. 중요한 것은 비에 젖은 정도가 아니라 비에 젖은 후 느끼는 감정이다. 부정적 느낌은 불편감(우울·불안 등)이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요즘 속상한 일이 있었니?”라며 슬쩍 물어보면 의외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이 사람은 어디 가고 있는 중인가요? 혹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대부분 집에 가는 길이라고 답한다. 밖에 있으니, 집에 돌아가야 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일반적이다. 친구 만나러 가는 길이라는 대답도 꽤 많다. 그런데 간혹 공원에 가는 중이라거나, 목적지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거나, 그냥 멍 때리고 있다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있다. 게다가 우산도 안 쓴 채, 온통 젖어있다면? 뭔가 ‘쌔’한 느낌이 온다. “요즘 무슨 힘든 일 있니? 스트레스가 많아 보인다”라는 말로 물꼬를 트면서 상담을 꼭 진행해 봐야 할 학생이다. 상담과정에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면 wee클래스나 wee센터·병원·청소년상담센터 등의 기관과 연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넷째, 얼마나 지나야 목적지에 갈 수 있을까요? 그 시간은 긴 시간인가요, 짧은 시간인가요? 이 질문은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나타내준다. 10분이라고 답하면서 매우 긴 시간이라고 하는 아이가 있고, 1시간이라고 하면서 짧은 시간이라고 하는 아이도 있다. 사람마다 견딜 수 있는 스트레스의 무게가 다 다르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다르기 때문에 확인해봐야 한다.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결국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나요?’ 등의 추가질문을 통해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내적자원을 확인하게 한다.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면서 간다, 친구·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카페에서 쉬다가 힘을 내서 다시 간다 등 다양한 방법을 궁리한다. 어떤 방법이든 상관없다.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확인하고, 혹시 없다면 ‘이런 방법은 어때?’라며 힌트를 주면 된다. 또한 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며 스트레스 원인과 아이들을 둘러싼 외적환경을 탐색해볼 수도 있다. 다섯째, 지금 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아이들에게 스스로 통찰하는 과정을 느끼게 한다. 우산을 그려주기도 하고, 친구를 그려주기도 하며, 이어폰·핸드폰을 그려주기도 한다. 용기가 필요하다고 하기도 하고, 해를 그려주기도 한다. 왜 그것이 필요한지 이야기 나누면서 긍정적인 부분을 격려하고,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는 것은 문제해결능력과 긍정적 사고를 키워주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우산의 의미 아이들에게 빗속의 사람을 그려보라고 하면 (1)번 그림이 압도적으로 많다. 비가 오니까 우산을 쓰고 서 있는 것은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이다. 살다보면 크고 작은 스트레스가 생기고,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겪지만, 나름대로 해결방법을 찾아 극복하며 살아간다. 우산 대신 처마 밑을 선택하는 (2)번도 종종 등장한다. 우산 없이, 비를 피해, 빨리 목적지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1)번보다 임기응변이나 상황판단력이 더 좋아 보인다. 비를 피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 3)번과 (4)번은 우산을 쓰고 있지만 (1)번과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3)번은 좀 과하다. 비가 많이 내리지도 않은데 우산이 너무 크고, 우비와 장화까지 완전무장을 했다. 아마 무겁고 불편할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별것도 아닌 것에 예민하고 심각하게, 일반적인 반응보다 좀 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자기 자신은 물론 주변사람들까지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 (4)번은 우산은 쓰고 있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간혹 얼굴 그리는 것이 부담스러워서(그림을 잘 못 그려서) 안 그렸다는 아이도 있다. 이 대답 역시 유의미하다. 왜냐하면 그림을 못 그리는 것까지 신경 쓰고 있기 때문이다. 얼굴을 우산으로 가리거나, 뒷모습을 그리는 아이들은 위축되어 있거나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다. 대처능력은 있지만, 확신이 없어서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3)번과 (4)번 그림을 그린 아이들은 평상시에는 괜찮지만, 스트레스가 생기면 효율적이지 못한 대처방법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생기면 어떻게 대처하는지 상담과정에서 체크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우산 없이 비를 맞고 있는 사람 우산 없이 비를 맞고 있는 사람을 그리는 경우도 많다. 비는 스트레스, 우산은 대처능력이라고 했으니, 이 그림을 그린 아이는 스트레스 대처능력이 없는 걸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중요한 것은 비를 맞고 있는 사람의 표정과 젖어 있는 정도이다.(5)번 그림은 (1)번 그림과 함께 가장 많이 나오는 그림 중 하나이다. (1)번과 차이점이 있다면 성격 차이이다. 비를 맞으면서도 신난 표정인 (5)번은 다른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덜 느끼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는 성향일 수 있다. 하지만 온 몸으로 비를 맞고 있는 (6)번과 (7)번 그림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보아도 범상치 않다. 엄청난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있고, 대처능력도 없어 보인다. 어쩌면 이 아이들을 찾아내기 위해 빗속의 사람 검사를 하는지도 모른다. 한 장의 그림이 아이들을 도와 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이런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은 교칙을 위반해서 wee클래스로 오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상담을 신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혼자 끙끙거리며 힘들어 하는 아이들도 있다. 만약 이런 그림을 그린 학생이 있다면 상담을 꼭 진행해보자. 또한 wee클래스에 연계하여 학생이 도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집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 (8)번처럼 아예 집밖으로 나가지 않은 채, 비가 오는 것을 구경하고 있는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이런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방법을 찾아 극복하기보다 이런 저런 이유(핑계)를 대면서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은 “비가 오면 안 나가면 되지, 뭐 하러 귀찮게 나가요”라며 만사 귀찮은 표정을 짓곤 한다. 이런 그림을 그린 아이들은 문제의 원인이 가정환경 등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체념한 채 무기력하게 생활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학습된 무기력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결국 삶이 되어 버린다. 따라서 상담을 통해 환경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본인이 바꿀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시도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비가 온다고 밖을 나갈 수 없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우산·우비 등)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은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보연 등 지음, 김웅·정다운 그림, EBS 펴냄, 176쪽, 1만4,000원) 재미와 학습의 균형에 초점을 맞춘 초등 학습만화 시리즈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 신간이다. 현직 초등교사들이 기초학력 향상에 필요한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인성·지성·감성·창의’ 4대 영역을 고루 함양할 수 있게 구성했다. EBS TV와 유튜브를 통해 영상 강의를 제공하며 쓰기·만들기·그리기·보고서 작성 등 여러 활동을 자연스럽게 안내해 자기주도학습에 도움을 준다. 11권 ‘우주에서 온 그대’에서는 지구에 불시착한 AI 로봇 뚜뚜를 도와 우주와 지구의 신비를 알아가는 이야기를 다룬다. 12권 ‘응답하라 전통생활문화’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감수로 요즘 교육현장에서 강조되는 ‘놀이중심교육’에 발맞춰 다양한 전통놀이를 학생들이 직접 경험해볼 수 있게 했다.
(이연민 지음, 맘에드림 펴냄, 284쪽, 1만6,000원) 학생들과 전국 방방곡곡, 문화유산과 유적지를 답사하며 보고 느낀 점을 한데 모은 청소년 역사책이다. 시대순이 아닌 청소년들이 고민하는 ‘사랑’, ‘우정’, ‘공정’, ‘나’라는 4가지 주제를 통해 역사 속 인물과 사건을 바라보는 점이 새롭다. 각 인물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와 다양한 자료·사진을 곁들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란주 지음, 순심 그림, 한겨레출판사 펴냄, 304쪽, 1만5,000원) 한국의 이주 배경 학생수는 2021년 기준 16만 56명으로 전체 학생수의 3%를 넘었다. 이 비율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다문화의 공존을 위한 사회적 변화는 미흡하다. 저자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한 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주 청소년들의 성장에 매우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정은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EBS BOOKS 펴냄, 232쪽, 1만3,000원) 출간 후 몇 세기가 지나도록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군주론’. 그만큼 저자의 진의가 왜곡된 부분도 많다. 서양 근대철학을 전공한 이정은 교수는 ‘군주론’의 이면에 숨겨진 진취적이고 재기발랄한 착상을 독자에게 전한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저술가 마키아벨리가 제시한 신생 군주의 기본 조건은 무엇일까?
(조혜영 지음, 푸른들녘 펴냄, 340쪽, 1만7,000원)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라는 위협적 가사의 고대 설화부터 ‘죄도 많은 청춘이라 비 내리는 호남선’을 노래한 현대사에 얽힌 애달픔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노래와 시가를 통해 역사를 소개한다. 10년 넘게 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는 필자는 학생과의 의미 있고 재밌는 수업을 고민하는 동료교사들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조벽·최성애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280쪽, 1만7,800원) 자신의 몸과 마음, 정신을 세세히 알지 못해도 하루를 평범하게 보내는 데 큰 지장은 없다. 그러나 마음과 정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있다면 긴 인생 여행에서 자신을 더 잘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40년간 학생·교사·부모 등을 안내한 경험을 토대로 자신에게 닥친 문제와 괴로움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스스로 삶의 방향을 바꾸어가는 방법을 소개한다.
페루, 아니 남미 여행의 하이라이트 하면 마추픽추를 떠올린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곳이자 맨몸으로 오르기도 힘든 산꼭대기에 세워진 공중도시. 여행자들은 이 불가사의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구 반 바퀴를 돌아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직접 보고서도 믿을 수 없는 풍경 인천공항에서 미국 댈러스를 거쳐 페루 리마에 도착. 다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쿠스코로 날아가 미니밴과 기차를 이용해 마침내 마추픽추에 닿았다. 마추픽추로 올라가는 입구는 전 세계에서 몰려든 여행객들로 가득하다. 입구에서 표를 제시하고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기를 10분. 드디어 마추픽추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몸에 전율이 일고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무수한 화강암 석축들과 건축물, 3,000개의 계단으로 이뤄졌다는 공중도시 앞에서 지구 반 바퀴를 돌아온 피로는 눈 녹듯 사라진다. 마추픽추는 페루 남부 안데스산맥에 자리한 유적으로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목록에도 등재되어 있다. 안데스산맥의 해발 2,430m에 세워진 잉카의 고대도시로, 15세기부터 16세기에 걸쳐 남아메리카 대륙을 지배했던 잉카족들이 살았다. 잉카제국 멸망 후 400년 동안 숨어 있다가 1911년 미국 고고학자이자 예일대학교 교수였던 하이럼 빙엄이 발견하면서 그 존재를 드러냈다. 당시 산꼭대기에 숨겨진 도시가 있다는 말을 주민에게 들은 빙엄은 11살짜리 꼬마 가이드를 따라 올라갔다가 이 신비로운 고대도시를 발견하게 된다. 빙엄이 발견했을 때 도시는 숲으로 뒤덮여 있었다. 우리가 마주하는 지금의 마추픽추는 오랜 세월 동안 복원한 것이다. 물론 당시의 모습 그대로다. 더 놀라운 사실은 현재 발굴된 것이 전체의 30%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나머지 70%는 여전히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11년 발견 당시 두세 가족이 살고 있었다고 한다. 마추픽추에 서면 정면에 뾰족한 봉우리가 보인다. 잉카어로 ‘젊은 봉우리’를 뜻하는 와이나픽추(2,800m)다. 뒤쪽에 서 있는 봉우리가 마추픽추(3,000m)로 ‘나이 든 봉우리’라는 뜻이다. 도시는 와이나픽추와 마추픽추 사이에 계단식으로 펼쳐져 있다. 도시는 태양의 신전과 콘도르의 신전을 중심으로 주변에 주거지가 배치된 구조다. 총면적이 5㎢에 달하며, 유적 주위의 높이는 5m, 너비 1.8m의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옥수수 등을 재배하던 밭은 산의 몸통을 깎아 계단식으로 만들었는데, 산 아래까지 까마득하게 펼쳐져 있다. 건축물들의 벽은 제각각 다른 모양의 돌들을 정교하게 맞췄다. 레고 블록을 쌓은 것처럼 보인다. ‘ㄱ’자 모양의 돌도 있고 ‘ㄷ’자 형태로 깎은 것도 있다. 들여다볼수록 그 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마추픽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은 태양의 신전이다. 반원형 건물인데 신전 돌벽에는 두 개의 창문이 나 있다. 정확하게 남쪽과 북쪽을 향해 나 있는데, 동지와 하지 때면 햇빛이 창을 통해 들어와 신전의 제단을 비춘다고 한다. 태양의 신전 위엔 거대한 돌을 길쭉하게 깎아 만든 석조물이 보이는데, ‘태양을 잇는 기둥’이란 뜻의 인티파타나다. 해시계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추픽추를 안내하는 가이드는 ‘~였을 것이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기록으로 남은 역사가 없는 까닭에 마추픽추에 대한 모든 설명은 ‘추정’일 뿐이다. 가이드마다 마추픽추에 대한 설명이 조금씩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누가 왜 이런 험한 곳에 거대한 도시를 만들었을까.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가장 인정받고 있는 설은 잉카제국의 초대 황제인 파차쿠티가 세운 여름 별장이라는 것. 그는 우리나라 광개토대왕에 해당하는 왕으로 전쟁을 통해 잉카왕국의 영토를 확장한 인물이다. 13세기 초에 시작한 잉카문명은 스페인의 침공으로 멸망한 1533년까지 안데스를 중심으로 융성한 문명을 펼쳤는데, 그 전성기를 이끈 황제가 바로 파차쿠티다. 북쪽 해안의 치무와 서쪽의 창카, 정글의 강자 안티 등을 거푸 정복한 파차쿠티는 마침내 1438년 잉카제국을 건설하는데, 수많은 노예를 전리품으로 거둔 그는 이들을 데려다 마추픽추를 짓기 시작했다. 노예들은 1450년부터 1540년까지, 90년 동안 도시를 만들었다. 마추픽추는 잉카인의 신기에 가까운 돌 다루는 솜씨와 잉카에 정복돼 노예가 된 부족들의 피와 땀이 더해진 결과다. 잉카는 뛰어난 문명을 자랑했지만, 철·화약·문자·바퀴가 없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바퀴도 없이 이 엄청난 크기의 돌덩이, 그것도 20t이 넘는 돌들을 해발 2,400m의 산비탈까지 어떻게 수십㎞ 밖에서 옮겨왔을까. 산에 있던 바위를 깼다고도 하고, 통나무를 밑에 깔고 밀어 아래서부터 가져왔다는 설명도 있지만 이 역시 모두 추측일 뿐이다. 잉카인과 노예들은 파차쿠티가 죽은 뒤에도 파차쿠티가 환생할 것이라고 믿고 마추픽추 조성 노역에 시달렸는데, 그들은 침략한 스페인 군대가 쿠스코에 있던 파차쿠티의 미라를 불태우자 마침내 마추픽추를 떠났다고 한다. 잉카와 스페인이 어우러진 도시 마추픽추에 닿기까지 여러 도시를 거치는데, 출발점이 되는 도시가 쿠스코다. 잉카제국을 멸망시킨 스페인의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1535년 리마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잉카제국의 수도로 군림했던 곳이다. 원주민들이 쓰는 케추아어로 ‘세계의 배꼽(중심)’이란 뜻이다. 당시 잉카제국은 페루를 비롯해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칠레 북부까지를 차지했던 대제국이었다. 쿠스코 인구만 100만 명이었다. 현재 인구가 15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그 규모와 영화를 짐작할 수 있다. 쿠스코에서 태평양 연안까지 4,000㎞에 달하는 도로까지 나 있었다. 이 길 중 일부가 지금의 ‘잉카 트레일’로 조성돼 전 세계 도보 여행자들을 불러들인다. 쿠스코가 스페인 침략자들에게 정복당한 후 도시는 잉카문명에 스페인풍이 더해져 새롭게 재탄생한다. 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도시는 그만의 독특한 풍경으로 채색되어 여행자들을 매료시킨다. 넓게 베란다를 내고 스페인 특유의 주황색 지붕을 얹은 원색의 이층집 사이를 전통 복장을 입은 원주민들이 걸어 다니는 풍경은 쿠스코 아니면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풍경이다. 쿠스코에서 살아가는 잉카의 후예들은 아직 전통 방식의 삶을 고수하고 있다. 여자들은 머리를 길게 땋아 내리고 그 위에 몬테로 또는 멕시코풍의 솜브레로를 쓴다. 어깨엔 숄의 일종인 이크야를 두르고 통이 넓은 치마인 포예라를 입는다. 신발은 둥글넓적한 우수타를 신는다. 도시 곳곳에 자리한 성당·교회·수도원 등도 이색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잉카시대에 만들어진 건물들을 파괴해 그 위에 그들의 건물을 지었다. 대표적인 건축물이 산토도밍고 성당이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코리칸차(태양의 신전)를 약탈한 뒤 그 위에 성당을 지었다. 이 때문에 성당 안에 신전 건물 일부가 남아있다. 1650년과 1950년 쿠스코에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산토도밍고 성당이 붕괴됐는데, 그때 코리칸차가 그 존재를 드러냈다. 무너진 스페인식 건물 아래 잉카의 거대한 돌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마추픽추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잉카인들의 돌 다루는 기술은 신기에 가깝다. 돌들을 면도날로 잘라내듯 정교하게 다듬어 각을 맞추고 하나의 거대한 건축물을 조각조각 이어 붙인다. 이 신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 ‘12각돌(La Piedra de Los Doce Anquios)’이다. 쿠스코 광장 뒤편 골목에 자리한 ‘12각돌’은 고대 석조기술의 절정을 보여준다. 크기도 모양도 일정치 않은 돌들이 주변의 돌과 빈틈없이 맞아떨어지며 하나의 벽을 이룬 광경은 그저 감탄스럽기만 하다. 1950년 발생한 쿠스코 대지진에도 이 벽은 약간의 뒤틀림조차 없었다고 한다. 반면 스페인 침략 후 지어진 건물 대부분은 무너져 내렸다. 쿠스코 뒤편 산자락에 자리한 요새 겸 신전인 삭사이와만(3,700m)의 거석들도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1536년 잉카의 부흥세력과 스페인군이 최후의 전투를 벌인 곳으로 유명하다. 잉카인들은 이곳에 최대 120t에 달하는 돌을 옮긴 뒤 높이 7m, 길이 500m에 달하는 성벽을 세웠다. 게다가 지진에 견디게 하기 위해 성벽을 지그재그로 쌓았다니 그 기술에 찬탄만 나온다. 이곳에서는 쿠스코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안데스의 거친 산들이 어깨를 맞대고 늘어서 있고 그 산비탈을 따라 들어선 쿠스코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연말정산 서류를 내는 것은 1월이지만 이때 할 수 있는 일은 서류를 빼먹지 않고 내는 것밖에는 없다. 12월 말까지 돈을 잘 쓴다면 1월에 낼 수 있는 서류가 더 많아지고, 2월에 더 많은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선생님이 1월에 서류를 내면서 후회한다. 연말정산을 잘하는 노하우는 먼저 연말정산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의 차이 한꺼번에 세금을 내려면 부담스럽다. 돈이 부족해서 못 내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국가에서는 1월부터 12월까지 매달 월급에서 예상치 세금을 떼 간다. 그리고 연말에 이미 떼어 간 세금과 돌려받을 수 있는 세금을 정산한 후, 더 내거나 돌려받게 된다. 그럼 국가는 왜 세금을 돌려주는 항목이 있을까? 사회적 배려, 경기 부양, 기부문화 조성, 신용카드 활성화 등 국가정책을 유도하기 위해 소득공제나 세액공제를 해주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세금을 돌려주는 항목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할 수 없는 것’으로 나눠지기 때문이다. 인적공제는 내가 원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국가가 요구하는 청약저축·개인연금에 가입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의료비·신용카드·현금영수증 역시 부부가 잘 조절하면서 한 명에게 몰아준다면 공제를 더 받을 수 있다. 즉 공제항목을 내가 할 수 있는 것인지 파악하고, 필요한 것들만 공제에 맞춰 돈을 쓰면 된다. 굳이 할 수 없는 것, 불필요한 것에 돈을 쓰면서 공제받으려고 하지 말자. 많이 돌려받는다는 것은 내가 저축할 돈이 별로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제항목을 보면 소득공제가 되는 항목이 있고, 세액공제가 되는 항목이 있다. 이 개념을 잘 이해해야 연말정산 전략을 잘 짤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는 최대 300만 원 소득공제를 해준다. 소득공제라는 것은 과세표준을 줄여준다는 뜻이다. 교직원의 경우 대부분 15~24%에 해당한다. 과세표준이 4,900만 원인 사람이라면 4,600만 원까지는 세율 15%를 적용받고, 초과분 300만 원은 24% 세율이 적용돼 세금 72만 원이 나온다. 이때 신용카드로 300만 원 소득공제를 받았다면 과세표준이 4,900만 원에서 4,600만 원이 되므로 24% 구간에서 나왔던 72만 원의 세금을 돌려받게 된다. 15% 구간인 사람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으면 45만 원을 돌려받는다. 즉 소득이 높을수록 소득공제에서 보는 효과가 크다는 이야기다. 반면 세액공제는 과세표준에 상관없이 사용한 금액에서 일정비율의 세금을 돌려받는다. 예를 들어 월세는 12%를 세액공제로 돌려받는다. 월세로 연간 600만 원을 냈다면, 72만 원을 돌려받는다. 그래서 세율이 낮은 사람에게는 세액공제가 더 유리하다. 연말정산 항목을 보면 과거 소득공제 항목은 줄었고, 세액공제 항목은 늘었다. 소득이 늘수록 연말정산으로 세금을 돌려받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12월에 해결할 수 있는 연말정산 노하우는? 월세·청약저축·교육비·보험료같이 대부분의 항목은 매달 돈이 나가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12월이 돼서야 공제항목을 찾아보지만 딱히 받을만한 항목이 보이지 않는다. 여유 현금이 있다면 해볼 만한 것이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이다. 만 55세까지 중도해지를 안 할 수만 있다면 소득에 따라 13.2~16.5%를 돌려받을 수 있다. 개인연금은 연간 400만 원, 퇴직연금은 개인연금 납부금 포함 연간 700만 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며, 12월에 한 번에 납입을 해도 상관없다. 만약에 12월에 700만 원을 넣어서 2월에 세액공제로 115만 5천 원을 돌려받는다면, 2달 만에 16.5%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물론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를 뗀다(나이에 따라 최대 5.5%). 하지만 세액공제로 돌려받은 금액이 더 크다. 따라서 노후를 위한 여윳돈이 있다면 꽤 매력 있는 선택이 된다. 연금저축펀드는 최대 100%까지, 퇴직연금은 최대 70%까지 주식형 ETF로 투자도 가능하다. 본인의 선택에 따라 공격적으로 자산을 불릴 수도 있다. 분리과세를 철저히 활용하자 근로소득만 있을 때는 연말정산만 잘하면 되지만, 살다 보면 근로 외 소득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러면 5월에 종합소득세를 또 내게 되는데, 근로소득에 추가소득이 붙어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소득별로 종합소득세에 걸리지 않게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원고료나 강의료로 받는 기타소득의 경우 연 300만 원까지는 분리과세를 낸다. 부동산 매매차익을 할 경우 나오는 양도소득세는 연 250만 원까지는 감면해준다. 이자나 배당의 경우 연 2,000만 원 이하일 경우 분리과세로 15.4%를 적용받는다. 초과한다면 초과분에 대해 종합소득세로 합쳐진다. 사적연금의 경우 연 1,200만 원 한도 내에서 분리과세가 된다. 주택임대수입도 연 2,000만 원 이하일 경우 분리과세로 15.4%를 적용받는다. 이렇게 분리과세를 잘 활용한다면 종합소득세에 걸리지 않고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세금은 미리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지만, 다른 재테크와 달리 리스크가 없다. 준비하는 만큼 절약할 수 있다. 바쁜 연말이지만 미리 준비한다면 풍족한 2월을 맞을 수 있다.
‘이름 모를 꽃’, ‘이름 없는 꽃’ 등.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표현이자 시와 소설 등에서도 어렵지 않게 마주치는 말이다. 그러나 ‘이름 모를 꽃’은 몰라도 ‘이름 없는 꽃’은 거의 없다. 이름 없는 꽃을 찾으면 신종 식물을 발견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식물학자들은 이름 없는 꽃을 찾으려고 혈안이라 신종 발견 소식은 뜸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사람들이 흔히 만나는 꽃 중에서는 이름 없는 꽃은 없다. 이름을 모른다고, 이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설가 김영하는 2017년 tvN ‘알쓸신잡’ 프로에서 박완서 작가가 생전에 “작가는 사물의 이름을 아는 자”라며 “그런데 요즘 젊은 작가들은 게을러서인지 ‘이름 모를 꽃’이라는 표현을 쓰더라”고 질책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일화를 보면, 박완서 소설에 많은 꽃이 나오고 그 꽃의 특징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작가는 사물의 이름을 아는 자”라는 말은 선언적이기까지 하다. 박완서는 어떻게 많은 꽃의 이름과 특징을 알았을까. 단편 티타임의 모녀에서 야생화에 빠진 남편은 식물도감 같은 책을 사다가 사진과 대조해 봐도 긴가민가할 때는 일부러 주인을 찾아가 물어보기도 했다. 아마 작가도 이렇게 꽃 이름을 익히지 않았을까 싶다. 장편 그 남자의 집에도 주인공이 그 남자네 집 마당에 있는 나무가 보리수인지 확인하기 위해 수목도감을 찾는 장면이 있다. 작가는 또 구리 아치울마을 노란 집 마당에서 수많은 꽃을 가꾸었다. 작가는 여러 글에서 이 마당에서 피는 꽃이 백 가지가 넘는다고 했다. 작가의 산문집 호미 중 ‘꽃 출석부’를 읽다 보면 숨이 가쁠 정도로 많은 꽃 이름이 나온다. 작가는 이 책에서 “꽃이나 흙에게 말을 시키는 버릇이 생겼다”고 했다. ‘일년초 씨를 뿌릴 때도 흙을 정성스럽게 토닥거리면서’ 말을 걸고 ‘싹 트면 반갑다고, 꽃 피면 어머머, 예쁘다고 소리 내어 인사’하는 것이다. 이렇게 애정을 갖고 꽃을 대하기에 꽃의 특징을 잘 알고 소설 적재적소에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박완서 소설에 나오는 생소한 단어들을 모은 ‘박완서 소설어 사전’이 있는데, ‘박완서 소설꽃 사전’을 만들어도 상당한 분량일 것 같다. 작가는 사물의 이름을 아는 자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김동리와 김정한도 “작가가 ‘이름 모를 꽃’이라는 표현을 쓰면 안 된다”고 후배 문인들을 꾸짖었다는 일화를 남겼다. 소설가 문순태는 1970년대 습작 소설을 완성하면 서울 동대문구장 뒤편 김동리 선생 댁으로 달려갔다. 선생은 원고를 읽다가 ‘마을에 들어서자 이름 모를 꽃들이 반겼다’ 같은 표현이 나오면 원고를 던져버렸다. “이름 모를 꽃이 어디 있어! 네가 모른다고 이름 모를 꽃이냐!”는 호통이 이어졌다. 선생은 “작가라면 당연히 꽃 이름을 물어서라도 알아야지. 끈적거리는지 메마른지 꽃잎도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봐서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해야지”라고 나무랐다. 자신도 농부들에게 이름을 물어가며 ‘패랭이꽃’이라는 시를 쓴 일화도 알려주었다. 시인 서영은은 1967년 스물네 살 때 김동리를 처음 만났을 때 ‘패랭이꽃 같다’는 말을 들었다. 경주 보문단지에 가면 이 시를 새긴 시비를 만날 수 있다. 문순태는 “그 말씀을 듣고 곧바로 서점으로 달려가 식물도감을 샀다”며 “그 후로는 습지식물인 물봉선이 ‘산꼭대기에 피어 있었다’ 같은 잘못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하촌, 모래톱 이야기의 작가 김정한도 후배 문인들이 ‘이름 모를 꽃’이라는 표현을 쓰면 “세상에 이름 모를 꽃이 어딨노! 이름을 모르는 것은 본인의 사정일 뿐. 이름 없는 꽃은 없다! 모름지기 시인 작가라면 꽃 이름을 불러주고 제대로 대접해야지!”라고 꾸짖었다. 선생의 문학과 생애를 기리는 요산문학관(부산)에는 선생이 손수 익모초·광대나물·배초향·꿀풀 등 주변 식물들을 그려가며 정리한 식물도감이 남아 있다. 문학평론가 김윤식 서울대 교수는 생전 한 기고에서 이 식물조사 등을 본 것을 회상하며 “엄숙한 문학정신의 영역”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선생의 대표작 중 하나인 모래톱 이야기에도 ‘쑥쑥 보기 좋게 순과 잎을 뽑아 올리는 갈대청’,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길찬 장다리꽃(무나 배추의 꽃줄기에 핀 꽃)들’, ‘사립 밖에 해묵은 수양버들 몇 그루’ 등과 같이 생생한 식물 표현들이 많다. 세상의 절반은 식물, 꽃 이름을 아는 만큼 세상의 절반이 환해진다 박완서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적인 작가이고, 김동리는 순수문학, 김정한은 참여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였다. 그런데 풀꽃 이름을 정확히 쓰라는 측면에서는 놀랍게도 비슷한 일화를 남긴 것이다. 당신들의 천국의 작가 고 이청준 선생도 ‘식물 박사’였다. 생전 그와 답사를 가면 풀과 나무 이름을 끝없이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식물에 대해 잘 안다고 자부한 소설가 홍성원이 식물 얘기를 하면 가만히 듣고 있다가 막히거나 틀린 부분이 나오면 지적할 정도였다. 이청준추모사업회 김병익 회장은 그래서 “선생의 글에는 생생하고 정확한 식물 표현들이 가득하다”고 했다. 대가들의 지적이 없더라도, 대상의 정확한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은 분명하다. 전 국민의 애송시 김소월의 ‘진달래꽃’도 ‘영변의 약산 이름 모를 꽃’이라고 했으면 지금처럼 사랑받지 못했을 수 있다. 문인들은 ‘이름 모를 꽃은 없다’ 일화에 분발해야겠지만, 일반인들이야 꽃 이름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겠다. 그러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풀꽃 이름을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이름을 알면 풀꽃 특징을 명확히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늘말나리라는 꽃 이름을 알면 꽃이 하늘을 향해 피고, 잎은 줄기를 빙 돌려 달리는 특징을 짐작할 수 있다. 돌단풍이라는 이름에서 돌 틈을 좋아하고 잎이 단풍 모양임을 유추할 수도 있다. 이름 모를 풀꽃을 보고 그냥 지나치면 영영 이름을 알 수 없다. 요즘은 꽃 이름 알기가 전보다 수월해졌다. 전에는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도감을 뒤지는 방법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좋은 야생화 책이나 인터넷 사이트가 많다. 그냥 도감이 아니라 계절·색깔별로 쉽게 찾을 수 있게 편집한 책이 많고, 꽃 사진을 올리면 자동으로 또는 ‘고수’들이 바로 이름을 알려주는 앱도 많다. 각각 다음 ‘꽃검색’과 ‘모야모 앱’이 대표적이다. 세상의 절반은 식물이다. 풀꽃 이름을 아는 만큼 절반의 세상이 환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