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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여행의 즐거움은 가본 사람만 안다고 자연은 갈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그날 그곳에 있던 사람만 보고 느끼게 해준다. 정상의 상고대와 눈꽃이 아른거려서 겨울철마다 찾는 여행지가 덕유산이다. 덕유산은 산위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고, 히말라야의 고봉처럼 적상산·마이산·가야산·지리산 등의 연봉들이 첩첩산중으로 이어진다. 산 아래로는 무주구천동을 품고, 정상에는 주목·철쭉·원추리 군락지가 있어 봄부터 겨울까지 사시사철 산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주목과 구상나무 군락이 눈가루를 흩날리며 선경을 연출하는 설경이 아름답다. 교통편 또한 대전통영 고속도로 무주IC에서 찾아가기 쉽다. ▲ 인삼랜드휴게소 지난 12월 30일, 815투어 회원들과 겨울궁전 덕유산으로 눈꽃산행을 다녀왔다. 모처럼 가족들과 같이 하는 여행이라 마음이 들떠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대설주의보가 내려 평소보다 더 단단히 준비한 후 7시 출발시간에 맞춰 시내버스를 타고 몽벨서청주점으로 갔다. 올해는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린다. 자주 이용하는 곳이지만 인삼랜드휴게소의 겨울 풍경이 낯설다. 무주리조트가 가까워지면서 차량들의 행렬이 꼬리를 문다. 관광버스가 눈길에 거북이걸음을 하는데 스노우체인이 없는 차량들이 고갯길을 막는다. 멋진 풍경이 눈앞이니 이정도 불편쯤은 감수해야 하고, 신광복 산대장이 웃음박수로 분위기를 띄워 지루하지 않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예정시간을 훌쩍 넘긴 11시경 도착했다. 무주리조트의 설원은 스키나 보드를 타는 사람들이 알록달록 멋진 풍경을 만들었다. 덕유산의 향적봉은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 봉우리지만 곤도라(편도 8000원, 왕복 12000원)를 이용하면 스키장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쉽게 설천봉(1525m)에 오른다. 곤도라는 강풍 등 일기에 따라 운행이 중단되기도 하고, 겨울에는 폭설 등으로 향적봉까지의 등반이 제한된다. 미리 무주리조트(063-322-9000)나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063-322-3174~5)로 운행이나 등반여부를 문의하는 것이 좋다. 덕유산을 산행할 사람들과 스키 타는 사람들이 곤도라 탑승장에 길게 줄을 섰다. 11시 30분경 탑승한 8인승 곤도라가 설천봉으로 가는 15분간 젊음의 열기로 가득한 스키장과 하얀 눈가루가 휘날리는 눈꽃세상이 발아래에 펼쳐진다. 설천봉이 가까워올수록 운무처럼 흩날리는 눈가루 사이로 눈꽃을 피운 괴목들이 새로운 세상을 연출한다. 개폐가 가능한 창문을 열고 설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해발 1000m가 넘으면 ‘하늘나라’라고 했다. 신들이 사는 천상의 세상을 어떻게 알겠는가. 산은 올라봐야 그곳의 날씨를 안다. 특히 추운 겨울산은 더 그렇다. 곤도라에서 내려서니 설천봉에 한기를 가득 품은 강풍이 몰아쳐 등산객과 스키 타려는 사람들이 종종걸음을 한다. 눈앞에 나타나는 설경들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 눈보라가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감춘다. 덕유산은 국내 최고의 눈꽃 산행지이다. 추운 겨울에 더 아름다운 설천봉부터 눈꽃 세상이 펼쳐진다. 설천봉레스토랑 등 높은 산에서 만나는 건물의 모습도 특이하다. 끝에 덕유산 설천이동탐방지원센터가 있다. 이곳에서 덕유산 정상 향적봉(1,614m)까지는 여유를 누리며 느릿느릿 30여분 거리다. 지원센터 옆 계단을 오르며 눈꽃여행이 시작된다. 초입부터 미끄러운 길이 이어져 아이젠이 있어야 안전산행을 한다. 설천봉에서 향적봉을 오르는 능선은 아름다운 눈꽃들로 눈부시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어디서 봤겠는가. 설경을 배경으로 추억남기기를 하는 사람들의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나무마다 피워낸 아름다운 눈꽃을 보며 자연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실감한다. 눈 덮인 구상나무와 주목이 이어지고 바람에 흩날리는 눈보라가 장관이다. 가까이에 있는 향적봉이 눈발 때문에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상고대와 눈꽃이 덕유산 정상 향적봉을 '눈 덮인 하늘 봉우리'로 만들었다.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본 향적봉의 풍경이 장관이다. 곤도라 덕분에 쉽게 오를 수 있지만 덕유산은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다. 눈꽃세상의 중심 향적봉으로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친다. 햇빛이 없어 조망도 흐리고 매서운 바람 때문에 정상에 오래 머물 수 없다. 그래도 정상을 알리는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 장은 남겨야 한다. 덕이 많고 너그러운 덕유산이 매서운 맛을 보여주려는 듯 향적봉에 있는 내내 눈보라가 몰아쳤다. 도심에서 공해에 찌든 폐에 찬바람을 넣어준다고 생각하니 덜 추웠다. 반대편으로 내려서면 지붕가득 눈을 뒤집어쓴 향적봉 대피소(063-322-1614)가 있다. 바람을 피해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대피소에서 판매하는 컵라면에 밥을 말아 먹으니 꿀맛이다. 그렇다고 어디 아내가 정성껏 싸준 돼지고기 수육을 안주로 독주 한 잔 마시는 것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 대피소에서 중봉까지 높낮이가 없는 고원을 따라 눈꽃 산책길이 이어진다. 보지 않고 누가 덕유산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말할 수 있겠는가. 고사목에 만발한 설화, 동화 속 세상으로 안내하는 눈꽃터널, 큰 산을 넘나드는 눈보라가 한 폭의 그림이다. 새로운 풍경이 끝없이 이어지는 이 구간이 덕유산 눈꽃여행의 클라이맥스다. 백설로 뒤덮인 덕유산은 동화 속에나 존재하는 세상이다. 이런 날 덕유산을 찾아왔다는 그 자체가 축복이다. 오기나 욕심을 버리면 마음이 편하다. 여행은 자연의 이치에 맡겨야 한다. 겨울철의 눈꽃산행은 걷는 것이 쉬는 것이고, 쉬는 것이 걷는 것이다. 온 세상을 덮고 있는 새하얀 눈이 수시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사진가들이 탐내는 좋은 풍경은 길 아래편에 숨어있다. 능선에서 벗어나 곁길을 따라가면 어김없이 아름다운 풍경들이 맞이한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고 눈꽃을 이고 삭풍에 굴하지 않는 고사목의 기개가 장엄한 풍경을 연출한다. 기분 내키는 대로 살 수 없는 게 인생살이다. 하지만 여행지에서는 기분에 맞춰 그냥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어 좋다. 눈길에 몇 번 넘어졌다고 흉보는 사람도 없다. 아름다운 설경을 만끽하다보니 어느새 중봉(1594m)이다. 바로 아래편까지 눈꽃 향연이 이어진 중봉은 향적봉과 함께 덕유산을 대표하는 봉우리다. 언덕처럼 야트막한 중봉의 전망대에 올라 뒤돌아보면 1.3㎞ 거리의 향적봉이 가깝게 보인다. 낙엽을 떨어뜨린 채 맨몸으로 바람과 씨름하는 나목들 때문에 을씨년스러운데 새하얀 눈이 하늘 아래 겨울산에 눈꽃세상을 만들었다. 겨울산은 높은 곳에서 바라봐야 설국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중봉 전망대에 서면 어느 쪽을 바라봐도 설국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등산객들이 동엽령이나 오자수굴 방향의 설원을 향해 무리지어 걷는 모습도 드라마틱하다. 덕유산의 깊은 맛을 알려는 사람들은 중봉에서 오수자굴과 백련사를 거쳐 삼공리로 내려가거나 백암봉을 거쳐 동엽령 방향으로 산행할 수 있지만 우리의 눈꽃산행은 여기까지다. 찻길이 막혀 산행시간이 줄어든 것을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렸다. 곤도라를 타고 내려오니 아래 세상은 파란 하늘에 바람도 없는 맑은 날씨다. 추운 겨울 가족들과 함께 새하얀 눈꽃을 만끽했다. 맑은 공기 마시고, 좋은 기운 받고, 쌓인 스트레스도 풀었다. 청주로 향하는 차안에서도 덕유산의 눈꽃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추위에 언 몸이 녹으니 스르르 눈이 감긴다. 회식자리에서 소주잔을 주고받으며 산위에서 파란하늘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
절대평가 내신 평가권 교사에게 서술형 수능 1차 채점도 교사가 핀란드의 대학입시에는 지원자의 일반고 최종성적, 대학수학능력시험(yliopilastutkinto) 그리고 대학 본고사에서 얻은 성적이 반영된다. 핀란드에서도 대학의 서열이 있어서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학과에 따라 다르지만 의대, 법대, 교사과정 등은 10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대학 재학생이나 전문가에게 4개월 이상 개인교습을 받기도 한다. 내신, 수능, 본고사로 구성되고 치열한 경쟁도 있지만 우리와는 다른 모습을 한 핀란드의 대입제도를 살펴보자. 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일반고 정규과정의 과목을 이수해서 최종성적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일반고 최종성적은 10점 만점의 절대평가로 산정되고 저학년 성적은 반영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5점 이하를 받은 과목은 탈락한 것으로 평가돼 재수강을 해야 한다. 교사는 수행평가, 필기시험, 평상시 학습참여도, 과제물 이행 결과, 출석 등을 종합하고 학생, 학부모와의 상담을 거친 뒤 졸업 최종성적을 학생에게 부여한다. 핀란드 국가교육청은 평가의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8점을 받는 학생이 갖추어야 하는 지식, 능력 등에 대한 평가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학생에 대한 최종평가는 전적으로 교사의 권한이다. 한 부모가 자녀가 화학 최종 필기시험에서 10점을 받았는데 최종성적은 8점이었다고 인터넷에 불만의 글을 게재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에 대해 학생의 성적은 시험만으로 평가되지 않고, 평가 권한은 전적으로 교사에게 있음을 댓글로 지적했다. 교사의 교육과 평가를 신뢰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수학능력시험은 일 년에 두 번, 봄과 가을학기에 전국의 모든 고교에서 동시에 치러진다. 지원자는 필수과목 시험에는 3회까지 응시할 수 있다. 한 번에 이 시험을 끝내는 응시자는 2002년 30%에서 2011년 10%대로 줄어들었다. 현재 2회에 걸쳐 시험을 보는 학생의 비율은 70%에 달한다. 전체적으로 5% 안팎의 학생들이 시험에서 탈락한다. 시험 과목 중 모국어는 전체 지원자가 무조건 응시해야 하는 과목이고, 핀란드의 제 2공용어, 외국어, 수학 그리고 기타 일반과목 중에서 3개를 필수과목으로 응시해야 한다. 기타 일반과목은 물리, 화학, 생물학, 사회, 역사, 종교, 심리학, 철학, 가치관, 보건 등이다. 모국어는 수준별로 나뉘지 않지만 수학과 외국어는 상급, 초급 또는 상급, 중급 등 수준별로 구별돼 있다. 지원자는 반드시 최소한 하나의 과목에서 상급에 응시해야 한다. 탈락한 과목의 재시험에서는 수준을 바꿀 수 있다. 시험은 한 과목의 전체 문제 중 몇 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예를 들어, 모국어 텍스트 시험은 5개의 문제 중에서 3개를 선택해야 한다. 과목마다 정해진 채점 기준에 따라 문제 당 0~6점을 부여한다. 과목에 따라 융합형 또는 고난이도 문제가 출제되기도 하는데 고난이도 문제는 9점까지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문제가 서술형으로 되어 있고 학교의 교사들이 일차적으로 답안지의 채점을 한다. 채점의 객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수능위원회에서 검토를 한다. 교사가 부여한 점수에 현저한 오류가 있을 때는 전문가가 다시 채점을 하게 된다. 교사는 채점 과정에서 붉은색 펜으로 점수 삭감 부분을 명시하고 그 이유를 서술해야 한다. 성적은 7개 등급으로 구분되고 1, 7등급이 각 5%, 2%, 6등급이 15%, 4등급이 24%로 분포되는데 시험마다 이 분포는 달라질 수 있다. 본고사는 단과대학별 출제가 원칙이라 몇 개의 대학이 공동으로 문제를 출제하는 추세다. 대학에서 출제하는 시험 문제의 수준은 매우 높은 편이다. 헬싱키대 인문대학의 본고사에는 한국에서 대학원 입학시험에 출제되는 수준의 문제도 포함돼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유형의 언어 문법이 존재하며, 그 근거는 무엇인가?”와 같은 식이다. 2012년 영어과 시험에는 객관식 문제도 포함돼 있지만 A4지 5쪽 분량의 지문을 주고 70 단어로 요약하기, 100 단어로 반대 의견 쓰기, 200 단어로 비판하기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핀란드 고교생들은 주관식 서술형으로 출제되는 높은 수준의 수학능력시험을 통과하고, 심화 수준의 대학 본고사 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선다형 문제, 그것도 단 1점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시험으로 대학생을 선발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금의 수능이 학생들이 대학에서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올바른 방식인지 돌아봐야 한다. 3년, 5년의 단기적인 목표가 아니라, 지금 초등학생이 대학에 들어갈 때를 대비한 장기적인 대입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학! 우리나라에서는 인문고만 졸업하면 누구나 다 대학에 갈 수 있는가? 고교 3년간 수업 시간에 잠만 자는 학생들이 왜 대학에 가야 할까? 그들에게 진정 대학만이 이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까? 우리는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해야 한다.
네덜란드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비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도 대학 등록금이 없어 학교를 보내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뿐더러 대학생들 또한 학비 때문에 대학을 휴학하거나 그만두지도 않는다. 네덜란드 대학생 등록금은 1년 학비가 1700유 로, 우리 돈으로 300만원도 채 안 된다. 그런데 이 학비도 대학에 입학할 때 곧바로 납부할 필요가 없다. 학생이 대학에 입학한 뒤 5번에서 10번까지도 나눠서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등록금이 없어 학비를 내지 못하는 경우 대학생이나 전문대학생이면 누구나 정부로부터 특별한 조건 없이 아주 낮은 금리로 학비를 대출받을 수 있다. 이렇게 빌린 등록금은 학생이 졸업한 후 2년부터 20년까지 상환 기간을 정해 서서히 나눠 갚으면 된다. 그렇기에 학부모들 또한 학비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이 외에도 네덜란드는 대학생이 되면 정부로부터 누구나 받는 돈이 있다. 바로 학업지원금(studie financiereing)이다. 이 학업지원금은 비단 대학생뿐만 아니라 직업전문대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도 매달 지원되는데, 그 금액이 최소 100유로에서 최고 400유로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매달 15만원에서 60만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이 학업지원금은 네덜란드 학생의 정보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듀오(DUO, dienst uitvoering onderwijs)라는 곳을 통해 정부 예산으로 대학생과 전문대학생에게 공부할 때 사용하라고 주는 지원금이다. 많은 학생들은 이 지원금을 절약해 학비를 충당하기도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네덜란드 대학생들은 버스나 전철 등 대중교통도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 역시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네덜란드 정부는 한창 공부에 몰두해야 할 대학생과 전문대학생들이 등록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일이 없도록 징수한 세금을 활용해 대학생들에게 최대한 많은 혜택을 누리게 하고 있다. 또 중고등학교의 경우 학비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학비라고 해봐야 학부모 지원비나 사물함 사용료 등으로 1년에 300유로 미만(약 45만원)이 소요된다. 이 금액도 학부모가 경제적으로 힘들 경우 학생재정지원(tegemoetkominge scholieren)을 신청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학부모의 재정 상태를 심사해 이 금액 또한 지원해준다. 필자도 네덜란드에서 두 자녀가 중고등학생이었을 때 유학생 신분으로 소득이 없어 이 재정지원금을 신청해 받은 경험이 있다. 외국인인 경우도 비자에 문제가 없다면 자녀를 공부시키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본국 사람들과 똑같은 혜택을 주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와 함께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노트는 물론 필기도구, 각종 준비물까지 다 마련해주기 때문에 학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데 별도의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초등학생들은 아예 책가방을 갖고 다니지도 않는다. 모든 교과서, 필기도구, 준비물이 학교에 준비돼 있을 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은 책을 아예 집을 가져 올 수 없도록 돼 있기도 해 책가방이 필요 없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네덜란드에서는 우리처럼 학습 위주의 사교육이 아예 존재하기 않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비는 물론 사교육비 때문에 허리가 휘지도 않고 그럴 걱정을 할 일도 없다. 특히 자녀가 대학생이 돼도 등록금 문제로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학비 부담’이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1년 1월 통계발표 기준으로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한 자녀를 교육시키는데 드는 비용이 2억6000여만 원이라고 하니. 고액의 대학등록금이나 사교육부담 때문에 자녀를 마음껏 낳을 수도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현실이어서 가슴을 아프게 한다. 언제쯤 우리도 네덜란드처럼 교육비 걱정 없이 자녀를 교육시킬 수 있을지 묻고 싶다.
■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장옥순|북랩)=장옥순 전남 덕진초 교사가 최근 자신의 7번째 교단 에세이 ‘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를 출간했다. 장 교사는 “32년째 시골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겪었던 희망과 고뇌를 책에 담았다”고 밝혔다. 책은 1부 ‘열정이 있습니까?’와 2부 ‘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로 구성돼 있다. 1만3000원 ■삶을 사랑하고 배움을 즐기며(문제술|시와동화가있는집)=문제술 부천신흥초 교장이 최근 수필집 ‘삶을 사랑하고 배움을 즐기며’를 펴냈다. 책은 ‘그 시절 그 추억’, ‘나의 책 읽기’, ‘문학과 예술’, ‘삶과 사색’, ‘아름다운 섬마을 이야기’, ‘아이들의 눈’, ‘아내와 명태 껍질’의 7장으로 구성됐으며 평범한 일상 속 진솔한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1만2000원 ■옥돌목장에 묻어둔 편지(임옥순|아동문예)=임옥순 경기 와우초 교장이 최근 장편동화 ‘옥돌목장에 묻어둔 편지’를 발간했다. 임 교장은 “교장이 되면 학교의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동화를 써서 선물하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어려운 일을 겪더라도 동화책의 주인공처럼 용감하게, 끝까지 꿈을 잃지 않고 커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만원 ■그대가 있어 행복 했네(강기옥|문학과의식)=강기옥 서울체육고 교사가 5번째 시집 ‘그대가 있어 행복 했네’를 펴냈다. 시집은 ‘현실의 반향’, ‘세상사는 이야기’, ‘생명의 신비’, ‘나무의 사랑’, ‘그리움으로 피는 꽃’, ‘그대가 있어 행복 했네’ 총 6부로 구성됐다. 강 교사는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8000원 ■내 월급 사용설명서(전인구|21세기북스)=전인구 전남 학산초 교사가 교사들을 위한 재테크 서적 ‘내 월급 사용설명서’를 발간했다. 전 교사는 “젊은 교사들이 힘들게 번 돈을 관리하는 법을 몰라 매달 카드 값에 허덕이는 것을 보며 이 책을 썼다”며 “앞으로는 교원들을 대상으로 재무설계 강연도 병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만3000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인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 신설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의 위상 변화에 교육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려면 정부조직개편을 위해 1월 임시국회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시국회를 통해 개편될 정부조직은 미래부 신설, 경제관련 부총리제와 해양수산부 부활 등이 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총리는 미래부장관이나 기획재정부 장관이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신설되는 미래부는 기재부의 장기전략 수립 등 미래예측 분야, 지식경제부의 연구개발분야, 교과부의 과학기술과 인재양성기능을 통합해 관할하게 된다. 따라서 현재 교과부의 관장 범위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대통령 선거 기간 중 논의 됐던 교과부가 맡았던 고등교육 분야의 타 부서 이관이 현실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교육계의 우려가다시 제기되고 있다. 교과부의 한 연구관은 “대학의 기능 중 과학 연구개발 기능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인문, 사회, 예체능의 고등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의 역할을 생각할 때 고등교육분야는 교육관련 부서에 존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중등 교장도 “대학분야가 신설부서로 옮겨갈 경우 교육관련 부처의 역할이 급격히 축소될 수 있다”며 “교육관련 부서가 없던 미국에서도 1980년 교육부를 만들었고, 영국의 아동학교가족부, 일본의 문부과학성, 독일의 연방교육연구부 등을 볼 때 교육부의 축소는 선진국의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직 출신의 한 초등 교감도 “교과부의 기능과 역할은 단지 정부조직법상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교육과 국가의 미래와 관련된 것”이라며 “정부의 효율성이 아니라 교육과 미래를 보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도 “현재 유초중등 교육의 상당 부분이 시도교육청으로 넘어가 있는 상황에서 고등교육마저 타부서로 넘어간다면 교육부처의 위상이 크게 낮아질 우려가 크다”며 “비록 관장 분야는 축소된다고 하더라도 교육거버넌스구축과 장학․편수 기능을 강화해 교육컨트롤타워로서의 위상은 더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정부부처 조직개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경우 교육부처의 약화 반대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한편 교총은 5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 전 인수위에서 부처 명칭에서 ‘교육’이 제외된 것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내고 대응활동을 전개해 ‘교육과학기술부’ 명칭을 지켜낸 바 있다.
당선인 공약 중 보완 사항 교총은 박근혜 당선인의 교육공약 중 세 가지 교원평가를 통합 해 일원화 하는 방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원평가 일원화는 보수와 인사가 연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평가결과는 수업 개선 및 전문성 신장을 위한 자료로만 활용되어야 평가의 기본 목적을 충실히 달성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평가를 인사 및 보수(성과급)와 연계하는 것과, 강제 집합연수를 통한 낙인 정책은 안된다고 밝혔다. 교원평가에서 학부모 만족도 조사의 경우도 평가 참여 요건을 1회 이상 수업 참관한 학부모로 규정하고, 초등생에 의한 평가는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교총은 초등학교 온종일 학교 운영은 보완돼야 한다고 밝혔다. 밤 10시까지 원하는 만큼 이용할 수 있도록 학부모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학교 여건 개선이 선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종일 학교 운영시 수반되는 학생지도, 관리감독 관련 학부장 및 교원의 역할, 책임, 지원 등의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 퇴직교장을 활용해 운영 내실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제안했다. 당선인의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폐지방안에 대해서 교총은, 학생의 학업성취수준 파악과 학력격차 해소를 위해 반드시 성취도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초등은 평가부담 완화 위해 영어과목 제외하고 읽기, 쓰기, 기초 수학의 학력 도발 여부만 판별 ▲중학교는 현행 유지 ▲고교는 수능을 기초학력 평가 성격으로 실시할 경우 제외하자고 밝혔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신토불이(身土不二)의 소중함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국적도 모르는 수입산들이 요술방망이처럼 뚝딱 국산으로 둔갑하는 세상이다. 우리 것에 대한 열망 때문일까? 가끔 고 박동진 명창의 CF 광고가 생각난다. 당진산주고속도로 문의IC에서 3분 거리이고, 청남대 문의매표소와 가까운 대청호반의 문의중학교 맞은편에 평범하지만 아주 특별한 갤러리가 있다. 아들과 함께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 '선우야, 바람 보러 가자'로 전국에 알려진 한지공예가 마불 이종국씨와 명상가 메루 이경옥씨 부부가 운영하는 마불갤러리이다. 마불갤러리는 오지인 벌랏마을에서 직접 닥나무를 재배하며 한지를 만들고, 자기가 만든 한지에 그림을 그리거나 공예작품을 만들며 중단됐던 전통 한지의 맥을 잇는다. 부부가 자연에서 사는 법대로 따뜻한 세상을 꿈꾸고 우리 것을 갈고 닦으며 한지의 일반화와 세계화를 이뤄낸 결과 독일, 캐나다, 중국, 미국 등 주로 외국에서 전시회를 열며 우리 것이 최고임을 널리 알린다. 갤러리에도 우리 문화를 알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자주 찾아온다. 마침 마불갤러리에서 이번 겨울을 포근하게 만들어줄 한지등과 소품으로 1월 20일까지 전시회를 연다. 이 추운 겨울, 우리나라 고유의 제조법으로 만든 한지와 어두운 곳을 밝히는 등이 어우러진 주제가 딱 맞아떨어진다. 갤러리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처럼 멋진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부부가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준다. 내부는 전시공간을 숨바꼭질하듯 요리조리 감추는데 가족과의 사랑이 느껴지는 한지 작품들이 있어 아늑하고 편안하다. 특히 출입문이 좁아 덩치가 작은 아이들만 드나들 수 있고 조그만유리창으로 안이 들여다보이는 선우의 방이 웃음을 ‘빵’ 터뜨린다. 벌레들이 갉아먹은 내부에 씨앗을 넣어 만든 ‘비 내리는 나무’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지인이 인도에서 가져왔다는데 음향 소품이나 아이들 장난감으로 쓰여도 될 만큼 실제에 가까운 빗소리를 낸다. 갤러리는 부부처럼 자연을 닮은 분들이 많이 찾아와 사는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내는 쉼터 역할도 한다. 주인장 내외가 전시회 때문에 가끔 자리를 비우기도 한다. 전화(043-222-5808, 010-8294-3041) 한 통 하고 가면 헛걸음 하지 않고 멋진 작품을 편하게 감상할 수 있어 좋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영동IC와 추풍령IC 사이에 황간IC가 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황간면에 월류봉, 반야사와 문수전, 노근리사건 현장과 평화공원 등 볼거리가 많다. 지난 12월 29일 겨울철의 풍경이 보고 싶어 황간으로 차를 몰았다. 황간IC에서 4㎞, 황간역에서는 도보로 30여분 거리인 원촌리의 초강천 물가에 우암 송시열이 즐겨 찾던 명승지 한천8경이 있다. 한천팔경은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어 있는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우암 송시열이 한천정사를 지어 강학을 하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월류봉, 화헌악, 용연동, 산양벽, 청학굴, 법존암, 사군봉, 냉천정을 한천팔경이라 하는데 제1경 월류봉(月留峰) 주변의 경치는 달님도 쉬어갈 만큼 빼어나다. 우뚝 솟아 있는 월류봉(365m) 주변의 수려한 풍광은 충북의 자연환경명소로 유서가 깊다. 월류봉이라는 이름도 이곳의 풍경에 반한 달이 능선을 따라가며 봉우리 주변에 머무르는 것처럼 보여 붙여졌다. 한천정사에서 바라보면 깎아 세운 듯 똑바로 서있는 높은 절벽, 절벽 위에 날아갈 듯이 앉아있는 정자, 정자 밑 층암절벽을 휘감아 도는 맑은 물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다. 기룡대가 주차장 옆 절벽 위에서 월류정을 내려다보고 있지만 나무들이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화장실 옆 산길을 따라 30여분 오르면 삼림욕장을 지나 기룡대를 만난다. 이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월류봉의 멋진 풍경, 한천정사와 송우암유허비가 발아래로 펼쳐진다. 원촌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석천계곡을 6㎞쯤 따라가면 신라 성덕왕 때 상원화상이 창건한 천년고찰 반야사가 있다. 길이 미끄러워 운전이 조심스럽지만 눈을 뒤집어쓴 겨울풍경이 한적하고 아름답다. 규모가 작고 아담한 반야사는 삼층석탑(보물 1371호)과 수령 500년의 배롱나무 2그루가 잘 어울린다. 흘러내린 파쇄석이 사찰 옆 산기슭에 만든 꼬리를 치켜세운 호랑이 형상도 눈요깃거리다. 반야사에서 한적한 냇가 길을 200여m 가면 문수보살의 안내로 세조가 피부병을 고쳤다는 영천이다. 문수전은 영천의 깎아지른 절벽 망경대 꼭대기에 있어 색다른 볼거리다. 돌계단을 올라가면 절벽 아래로 보이는 눈 덮인 산과 계곡의 겨울철 풍광이 바쁜 일상을 잊게 한다. 왔던 길을 되짚어 4번 국도에서 영동읍 방향으로 달리면 도로변 우측에 '노근리사건 현장입니다'라고 써있는 안내판이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노근리사건은 1950년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남쪽으로 향하던 피난민들이 미군의 무차별 총격을 받아 300여 명이 희생당한 대량 학살사건이다. 화살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양민들이 학살당한 노근리사건의 현장 쌍굴다리가 우뚝 서있다. 총알 자국이 무수히 많은 쌍굴다리는 역사의 현장이자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문화재 제59호를 알리는 동판이 벽면에 붙어있다. 노근리 평화공원은 수많은 이야기와 한을 품은 쌍굴다리 앞 도로 건너편에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 과거성찰과 반성의 공간, 과거·현재·미래가 어우러지는 평화와 인권을 학습하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야외의 조각공원과 위령탑을 둘러보며 그해 여름에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의 넋과 유족들의 아픈 상처를 떠올리고, 평화기념관에서 노근리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전쟁의 아픔과 살아남은 자의 고통·인간의 고귀한 가치와 평화의 중요성을 이해한다.
새로운 희망으로 여는 계사년의 아침이 밝았다. 계사년(癸巳年)은 육십갑자(六十甲子) 순서로 서른 번째 간지(干支)의 해(年)이다. 천간(天干)은 십간의 끝에 있는 계(癸)이고, 지지(地支)는 여섯 번째인 사(巳)와 조합된 해이다. 천간을 하늘처럼 여겨 민심(民心)이라 한다면, 지지는 땅으로 현실적으로 당면한 문제와 같은 것이 간지(干支)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2013년 계사(癸巳)년은 오행 중 수(水)에 해당하는 계(癸)와 화(火)에 해당하는 사(巳)가 합쳐져 이루어진 해라고 한다. 오행 수(水)로 북방의 검은 뱀에 해당하는 계사(癸巳)는 오행 수의 색깔은 검은색이고 사(巳)는 십이지지 중 6번째 지지이며, 12띠 동물 중 뱀에 해당한다. 그래서 2013년을 검은 뱀, 흑사(黑巳)의 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계사년(癸巳年)의 뱀(巳)은 땅속에 제왕을 상징한 것이라고 합니다. 뱀은 땅속에서도 살고 땅밖에 기어 다닌다. 생태학적으로 파충류 과에서 가장 특화된 동물로 몸이 가늘고 길며 겨울은 땅속에서 동면(冬眠)하고 봄여름과 가을에는 땅에 가장 많이 몸을 대고 사는 냉혈동물이다. 뱀은 독을 품은 채 허공을 날름거리는 두 갈래의 혀가 아담과 이브를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하는 교활함의 대명사로 알려졌다. 겨울잠을 자고 일어나기를 번복하며 허물을 벗고 성장하는 영원한 생명을 유지하는 불사, 재생, 영생의 상징으로 땅과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이요, 치료의 신이기도 하며 새로운 정력을 소생시키는 심벌이기도 하다. 계사년은 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박근혜 당선인이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출범하는 해이다. 새 정부에 국민적 희망을 걸며 논어(論語)에 나오는 나라를 다스리는 이야기를 인용해 보고자 한다. 공자가 가장 아끼던 제자였던 자공(子貢)과 공자(孔子)의 대화중에 “나라를 다스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라고 자공이 물었다. 공자가 말씀하시길 “첫째는 먹는 것(足 食)이요, 둘째는 자위력 곧 국방(足 兵)이요, 셋째는 백성들의 신뢰(民信之)”라고 말하였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그 중에서 부득이 하나를 뺀다면 어떤 것입니까?” 공자는 “국방”이라고 말하였다. 자공이 재차 “또 하나를 부득이 뺀다면 어떤 것을 먼저 빼야 합니까?” 라고 묻자 공자는 “경제”라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옛날부터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죽어왔다. 그러나 백성들의 신뢰가 없으면 조직의 존립은 불가능한 것이다.” 백성들의 신뢰가 없다면 국가의 존립은 불가능한 것이다. 국가에 대한 백성들의 신뢰, 리더에 대한 조직원들의 신뢰는 마지막까지 그 조직이 존립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말하였다. 경제(足 食)와 국방(足 兵)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백성의 신뢰(民信之)라고 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치적보다는 보이지 않는 민신(民信)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대목이다. 많은 업적을 쌓고도 부정부패로 얼룩졌거나 측근을 관리하지 못하여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하는 전직 대통령들이 論語에 나모는 “子曰, 足食 足兵 民信之矣. 民無信不立.”이라는 글귀를 새겨두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약속을 잘 지키는 분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어서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다. 새로 탄생할 정부를 이끌어갈 각료들이 새겨둘만 한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고전(古典)의 가르침을 가슴속에 새기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국정을 수행하는 지도자가 국민의 영웅으로 역사에 기록 될 것이다. 새롭게 떠오르는 계사년은 하늘에 태양이 땅에 임하는 뱀의 해이므로 대한민국의 국운이 상승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한다. 어느 해보다도 큰 소망을 품고 희망찬 출발을 했으면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2월 예고한 ‘교사신규채용제도 개선방안’에 따라 내년부터 교원임용시험에 응시하려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인증을 취득해야하고, 교대나 사대, 교육대학원 등의 재학 중에 교직적성ㆍ인성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일부 변경된다. 교과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교원임용시험 개선방안을 지난 해 12월 27일 확정 발표 했다. 이번에 개정된 요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선 방안에 따르면 2013년 9월 이후 실시되는 교원임용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한국사 시험 인증 유효기간은 5년으로 예컨대 2013년 시험의 경우 지난 2008년 1월1일 이후 취득한 한국사검정시험 인증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면 응시가 가능하다. 내년부터 교원임용시험에 응시하는 응시생은 누구나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시행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3급 이상 공인 인증을 받아야 하며, 내년 9월 1일 이후 시행하는 교원임용시험부터 적용한다.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인증 취득 유효기간은 시험 시행 예정일부터 역산해 5년이 되는 해의 1월 1일 이후에 실시된 인증서라야 한다. 장차 국가의 동량을 기르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예비 교사인 교ㆍ사대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역사를 바르게 알게 하기 위해서 한국사능력검정시험 3급 이상 취득을 명문화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아주 바람직한 개선 방안이다. 교사들이 국가에 대한 정체성이 바로 섰을 때 그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정체성이 명확한 대한민국의 곧고 반듯한 미래 기둥으로 자라날 수 있다는 것은 명확관화한 사실이다. 따라서 의무적으로 한국사능력시험 3급 취득을 면문화한 것은 바람직하다 하겠다. 둘째, 교ㆍ사대, 교육대학원 등 교원양성대학(기관) 재학 기간에 1∼2회 이상 교직적성ㆍ인성검사를 반드시 받아야하며 검사 결과를 교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무시험 검정평가에 반영한다. 교원양성대학의 입학생, 재학생 모두가 대학의 장이 결정한 평가방법과 시기에 맞춰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교원임용시험에 반영하는 교직 적성 인성검사는 2013학년도부터 시행되며 교ㆍ사대 입학생과 재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2013년 신입생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며 재학생에게는 권장사항이다. 실시횟수는 2년이하 교원 양성과정을 이수할 경우에는 1회이상, 4년제는 2회이상 적격판정을 받도록 했다. 교과부는 "교육자적 자질과 교직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길러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수용, 교원양성단계부터 교직적성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 과정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교원들의 교직 적성 및 인성 강조는 교원의 질,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취지이다. 특히 자주 발생하고 있는 교원들의 비윤리적 행태와 교사들의 일탈을 예방하고자 하는 취지이다. 주지하다시피, 교사들은 간수성이 예민함 학생들의 모델이다. 교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이 학생들에게는 동일화의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사의 질 함양은 곧 좋은 교육의 필수 요소라고 할 것이다. 셋째, 교직 교과목 성적평가 기준 등을 상향 조정하였다. 대학에서 교사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적용되는 교직과목 이수학점기준을 졸업평점 환산점수 100분의 75점 이상에서 100분의 80점 이상으로 높인다. 교직과목 이수학점은 기존처럼 22학점을 유지하되, ‘교직소양’ 분야 과목은 학점은 4학점에서 6학점으로 늘리고, 교직소양 분야에서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을 신설해 2학점 이상 듣도록 한다. ‘교직이론’ 이수기준은 14학점 이상(7과목이상)에서 12학점 이상(6과목 이상)으로 낮춘다. 교직 이수학점 인상 규정은 2013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된다. 최근 학교와 사회에서는 ‘학교 폭력 문제’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따라서 초임교사들이 학교 폭력의 현실, 실태 및 예방 대책 등에 대해서 능통한 가운데 교단에 서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나라 교ㆍ사대의 교육과정은 일선 유ㆍ초ㆍ중ㆍ고교의 교육과정과 유리되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대학의 교육과정은 대학의 교육과정대로 따로 놀고, 유ㆍ초ㆍ중ㆍ고교의 교육과정은 유ㆍ초ㆍ중ㆍ고교의 교육과정대로 따로 놀아 교원양성기관과 입직학교의 교육과정의 연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다라서 이번에 교직 과목으로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 신설은 매우 시의적절한 교육과정 개편이라고 사료된다. 끝으로, 올해 초등교사임용시험에서 없어진 객관식 평가가 내년부터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도 폐지되고 시험체제도 '논술및 전공시험'과 '수업실연 심층면접'의 2단계로 간소화 된다. 또, 내년부터는 중등교원 임용시험에서도 1차에서 보던 교육학 객관식과 전공 객관식 시험을 없앤다. 대신 교육학은 논술형으로, 전공과목은 기입형이나 단답형, 서술형 등 서답형으로 바꾼다. 초ㆍ중등교사시험에서의 객관식 평가 폐지는 암기위주 출제로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해온 문제점을 없애고 수업 실연이나 심층 면접 등을 강화해 교사로서의 자질을 갖춘 예비교사를 선발하자는 취지다. 다만, 교사임용시험에서의 객관식 폐지는 합격자의 변별력 결여라는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객관식이 암기식, 주입식, 설명식, 강의식이라는 오랜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평가의 전형(典型)으로 그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은 명확한 변별력을 가졌다는 장점 때문이다. 따라서 객관식 평가의 전면 폐지는 당연히 추후 합격자의 변별력을 제고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번 교육과학기술부의 2013학년도 이후 초ㆍ중등교사임용시험 개선 방안은 그동안 침체되었던 우리나라 교사임용시험 전형 방법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핵심 요점인 한국사 등급 취득, 교직 적성 검사 강화, 교직 과목 개편 및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을 신설, 객관식 평가 폐지 및 논술형, 서술형 평가 강화 등은 오늘날 우리나라 학교 현장의 실태와 학부모와 학생들의 요구를 십분 수용한 개선 방안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다만, 객관식 평가 폐지에 대한 변별력 제고 등 부분적 문제점의 보완에 노력하여 보다 우리 현실에 적합한 교사임용시험 개선 방안으로의 개선에 함게 노력해야 할 것이다.
- 한글과 한자를 조화롭게 사용하는 어문정책을 펴야 - 뜨겁게 달아올랐던 대선도 끝나고 새로 탄생할 정부는 그 동안에 국민 앞에 내놓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국가 미래의 기본 틀을 구상하고 정권인수에 착수 하리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6.25전쟁 이후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나 세계인이 놀랄만한 경제발전을 이뤘다고 본다. 올림픽과 월드컵, G20같은 세계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력의 성장면모를 보이며 세계 속에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며 선진국대열에 진입할 때가 도래하였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부문은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으나 무형의 문화나 정신적인 콘텐츠가 되는 소프트웨어 부분은 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눈부신 경제성장에 비해 국민의 행복지수가 낮아지면서 OECD 회원국 중 하루 평균 42명이 자살을 하여 세계1위의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은 아직도 후진국에 머물고 있어 안타깝다. 교육열은 세계가 놀랄 정도로 높고, 80%가 넘는 대학진학률을 자랑하지만 경쟁력에서는 뒤지고 있어 안타깝다. 초중고의 학교현장에서는 학생의 인권만 중요하고 교권은 학부모나 학생들에 의해 교원의 사기는 땅에 떨어져 있고 사교육에 밀려 공교육이 제 역할을 못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가정에서 부터 인성교육이 실종되어 학교폭력, 성폭력이 사회문제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우리역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탄생하여 행정도시를 만들고, 4대강 사업을 한다든지 거대한 국책사업을 하여 대통령으로서 업적을 남기려했던 전직대통령들의 외형성과주의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것이다. 새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여성대통령답게 외형적인 대형공약을 내세우기 보다는 국민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민생을 우선으로 챙기며 알뜰한 나라살림을 챙기는 어머니 같은 안정감을 주는 실천할 수 있는 공약에 거는 국민적 기대가 크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를 이끌면서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안전한 나라와 국방의 힘을 키워야 한다. 안보가 무너지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미래를 책임질 교육공약도 실현가능한 내용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고 본다. 그러나 세종대왕께서 어문정책을 잘 폈기 때문에 후손들이 사이버시대를 살아가면서 한글의 우수성에 감탄하듯이 우리의 어문정책을 새롭게 정비하여야 한다. 외래어가 우리글과 문화를 좀먹게 하는 비정상적인 어문생활을 바로잡아 그 동안 한글전용정책으로 한자교육이 외면당했던 것이 우리의 사고의 깊이가 낮아지고 정신적인 가치가 외면당하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자정책은 국민의 생각과 사고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우리의 전통문화를 발전시켜서 문화국민의 가치를 높여 교양 있는 국민으로 정신적으로 풍요를 느끼는 국격(國格)이 높아지리라고 본다. 새 대통령의 선친께서 한글전용정책을 후회하였다는 회고가 있었다고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당선자께서 세종성왕의 뜻대로 한글과 한자를 조화롭게 사용하는 국민의 격을 높이는 어문정책을 펼쳐주실 것을 간곡하게 건의한다.
漢字속에 숨은 이야기 (23) 배울 학(學)자와 가르칠 교(敎)자는 자원을 풀어보면 가정에서 자녀를 키우는 생활 속에서 만들어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글자임을 알 수 있다. 배울 학(學)자는 중간에 있는 “冖” 덮을 멱자는 집(책상)을 뜻하고 그 아래 아들 자(子)는 아이를 표현한 것이다. 멱자 위는 양쪽 손을 뜻하며 가운데 효(爻)는 산가지로 공부하는 모습을 형상화 한 글자이다. 가르칠 교(敎)자도 좌측은 효(爻)아래 아들자가 있어 아이가 산가지로 공부하는 모습이고 우측은 복(卜)아래 손 수(又)로 칠 복(攴)이다. 즉 아이가 공부하는 옆에서 손에 회초리를 들고 치면서 가르치는 모습을 형상화 한 글자이다. 배우고 가르치는 학(學)과 교(敎)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함께 이뤄지는 활동으로 매우 중요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공동작업 속 다양한 경험 나의 나누기 활동은 학교에 입학하던 해인 2009년부터 시작되었다. 처음 활동을 할 때는 막연히 대학생이 되었으니 무언가 보람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런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이 나누기라는 봉사활동 소모임이었다. 처음 미술교육봉사를 나간 날은 봉사를 한다는 기대감과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함께 들었다. 센터에 들어가 아이들을 보며 내 소개를 하고 미술교육을 시작하면서 잘할 수 있을까 걱정하던 마음은 사라졌다. 물론 처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기에 조금 어설프기도 했지만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한 번 두 번 아이들과 만나면서 친해지고,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나에게 집중하는 모습과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따르는 모습이 나에게 교육봉사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교육봉사를 계속 하면서 이제는 처음에 느꼈던 가르침의 뿌듯함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들을 보는 소소한 재미도 생겼다. 처음 교육을 하러가기 시작했을 때 겨우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이들이 점점 커서 3, 4학년이 되고 나보다 작았던 아이들 몇몇은 나보다 커져서 나를 내려다보기 시작하였으며, 초등학생이었던 아이들이 중학교 교복을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이 아이들이 단지 내가 미술을 가르치는 학생들이라기보다는 옆집 사는 친한 동생들 같아 보였다. 크는 아이들을 보면서 나 자신도 성장하는 것을 느꼈다. 벽화봉사를 하면서 나 혼자 종이에 그림을 그릴 때와는 다른 경험을 했다. 벽화라는 것이 벽에다 크게 그리는 그림이다 보니 평소에 그리는 것들과는 느낌도 다르고 또 다수가 함께 그려나가기 때문에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과의 협동심도 필요하다. 작은 벽화 작업은 미술전공자인 소모임 회원들끼리 하지만 큰 벽화 작업은 우리들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다양한 사람들과 공동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비전공자들과 작업하면서 여러 사람들을 알게 되고 또 그런 사람들을 이끌다보면 책임감도 생긴다.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서 즐겁다.[PART VIEW] 재능기부, “어떻게 참여하는지 몰라요” 어느 순간부터 재능기부나 교육기부와 같은 단어들을 자주 들을 수 있게 됐다. 이는 다양한 기부 형태들이 사람들의 관심 속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에 비해 제도적 접근성은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주위를 보면 재능기부를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은 많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찾아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만약 이런 소모임이 없었더라면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주위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제도와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다면 관심이 있는 친구는 물론 관심이 없던 친구들까지 재능기부에 대하여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참여 기회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기부가 돈으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일깨우기 위해서라도 어렸을 때부터 재능기부라는 개념을 잘 인지시켜 주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가 뮤지컬 배우는 데 맞아요?” 유난히 더웠던 지난 8월. 동일여고 교문에 이른 아침부터 아이들이 몰려왔다. 아이들을 한곳에 모아 티셔츠를 나눠주고, 교실 위치를 안내해주는 선생님들의 손길도 바빠졌다. 이제 잠시 후면 아이들이 뮤지컬을 배우고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는 ‘ECA아트스쿨 여름캠프’가 시작된다. 여름방학을 맞아 아이들에게 특별한 체험 기회를 주고 싶었던 우리는 8월 14일부터 이틀간 창의체험캠프를 준비했다.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해피뮤지컬스쿨’과 ‘IAM스쿨’의 아이들에 더하여 처음으로 교육기부사이트를 통해 초등학생들을 모집했다. 조금 더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생각에서였다. 혹시나 아이들이 모이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했지만, 오히려 50명 정원에 80여 명이 지원해 행복한 고민을 해야 했다. 덕분에 교육기부 프로그램에 대한 높은 관심을 알게 됐다. 이틀간의 특별한 상상 체험 첫날은 뮤지컬을 배우는 날이었다. 처음 두 시간은 서로 친해지기 위한 ‘뮤지컬 게임’을 준비했다. 아무래도 서로 처음 만나는 날이니 아이들도 선생님도 어색하기 마련이다. 이럴 땐 무엇을 가르쳐준다기보다 함께 어울려 노는 것이 중요하다. 재밌는 놀이를 통해 뮤지컬의 기본을 배우면서 아이들은 금세 친해졌다. 사탕을 입에 무는 시늉을 하고 그 중에 진짜를 맞추는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응용해서 다양한 표현 해보기 등을 하면서 아이들이 어느새 활짝 웃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PART VIEW] 두 번째 날은 첫날과는 달리 뮤지컬을 직접 만들어보게 된다. 우리는 몇 년 전부터 ‘북뮤지컬’이라는 이름의 뮤지컬창작체험과정을 진행해왔는데, 아이들이 이야기를 만들고 노래 가사를 쓰고 연기까지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의 생각과 꿈을 한 편의 짧은 뮤지컬로 만들면서 참여하는 아이들도, 함께하는 선생님도 마음껏 상상의 나래 속에서 놀게 된다. 그리고 캠프의 하이라이트인 미니 발표회 시간. 아이들은 의자와 책상을 가지고 배를 만들기도 하고, 빗자루 하나를 소품으로 쓰면서 마음껏 끼를 발휘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가사에 웃음이 터져 나오고, 심각한 장면에서는 마음이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래를 못하든 연기를 못하든 상관없는 우리만의 작은 축제였다. “내년에 또 하면 안돼요?” 처음 올 때만 해도 한쪽 구석에 말없이 있었던 한 남자 아이는 자신감이 부쩍 커진 말투로 “해보니까 너무 재밌다”며 짧은 캠프의 일정을 아쉬워했다. 아이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던 모습에 캠프에 참여한 모든 선생님들도 뿌듯함과 보람을 느꼈다. 어쩌면 그것이 교육기부자의 가장 중요한 얻음일지도 모른다. 연기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던 한 선생님은 “순수한 가르침의 즐거움을 맛보았다”고도 했다. 항상 입시라는 목표와 금전적인 보수에 익숙했던 우리 선생님들에게도 오로지 선생과 제자라는 것 이외에 어떤 요소도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가르침’의 기쁨은 컸다. 기회가 닿으면 다시 아이들에게 이런 좋은 행사를 만들자는 훈훈한 다짐들도 이어졌다. “내년에 보자”는 아이들의 인사에 우리는 “그러겠노라”고 흔쾌히 약속하고 손을 흔들었지만, 사실 용기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교육기부란 누구 한 명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올해 캠프 역시 참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뮤지컬에 실제로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 스태프, 또 구청에서 뜻을 함께 한 팀장님들, 아낌없이 학교를 빌려준 동일여고 선생님들, 아이들에게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 코카콜라 관계자들까지 모두의 힘이 조금씩 보태져서 만들었던 행사였다. 선생님들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아낌없이 베풀었고, 또 공간과 물건을 가진 분들은 자신들이 가진 것들을 나누었다. 하나의 교육기부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려면 이처럼 많은 부분의 노력과 도움이 필요했다. 아름다운 나눔의 장을 위해서 이번 캠프와 별개로 우리는 일 년 내내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한 ‘해피뮤지컬스쿨’과 클래식을 배우고 싶은 아이와 멘토를 1:1로 연결해주는 ‘IAM스쿨’을 진행하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은 순수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때도 많은 도움이 필요했다.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공간과 한창 때인 아이들을 위한 간식, 또 멋지게 행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무대까지. 매년 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서 프로그램들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우선,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많은 분들이 기꺼이 돕겠다고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모를 때가 많았다. 참여하고 싶은 아이들도 정보를 얻기란 어려운 일이다. 다행히 이번 캠프는 교육기부사이트를 통해 많은 홍보가 되었다. 교육받고 싶은 아이들에겐 소중한 장이 되었다고 본다. 하지만 뜻을 같이 나누고 싶어 하는 많은 기업과 개인에게도 만남의 장이 더 활성화되면 좋지 않을까. 앞서 말했듯이 교육기부 프로그램은 재능 기부자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더해질수록 더 훌륭한 프로그램이 될 여지가 많아지니 말이다. 단순히 무형의 지식과 재능을 나누는 것 외에도 이처럼 더 많은 종류의 기부가 함께 할 때 교육기부도 더 빛이 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기업의 교육기부 글로벌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번영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열쇠는 결국 ‘창의적 인재’라고 보고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국가 공동체가 양성·제공해주는 인력을 그저 활용만 하였으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핵심인재를 확보하려는 경쟁과 더불어 기업이 직접 혁신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을 위해 그들이 보유한 시설이나 기자재를 제공하며, 나아가 학교설립 등을 통해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육성에 직접 기여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기업의 미래에 투자하는 데 열심이다. 빌 게이츠, 빈민지역에 ‘미래학교’ … 교육 효과 증명 빌 게이츠는 사회공헌 활동 중에서도 특히 인재양성에 주력을 하는 기업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Microsoft)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빈민 지역에 ‘미래학교(School of the Future)’를 설립하고, 전교생에게 노트북을 지급한 후 학생들에게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보급했다. 이들은 학교 운영에 있어서도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 뿐 아니라 대학과 기업, 기관들까지 참여시켜 학습공동체를 구축하고, 통합적 교육과정에 맞추어 융통성 있고 지속가능한 학습환경을 조성하였다. 미래학교를 통한 이러한 혁신은 낙오자가 많았던 지역 분위기마저 바꾸고, 학생들도 변화시켜 2010년 6월, 미래학교 첫 졸업생 전원(117명)이 대학에 진학하였다. 이는 경제·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의 교육에 기업이나 연구소들이 파트너십을 가지고 참여할 경우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얼마나 큰 효과를 낼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유형이라 하겠다. 시스코, IBM 등 IT기업 첨단기술 활용한 교육 제공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공교육의 신중한 교육과정 시스템으로 인해 컴퓨터와 첨단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적시교육은 주로 글로벌 IT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PART VIEW] 시스코(Cisco)는 지난 10년 동안 150여 개국, 50만 명이 넘는 저소득층과 저교육층 학생들에게 1만 개가 넘는 네트워크 아카데미를 제공하고 IT교육과 그 결과를 인증하는 시스템을 운영함으로써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 일조하였다. IBM 역시 170여 개국에서 그 지역의 교육적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IBM의 현지 직원들이 직접 학교현장을 찾아가는 과학교육 프로그램 ‘Mission : Innovation’을 운영하며 초·중·고 학교급별, 연령별 콘텐츠를 차별화하여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등 교육격차 해소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교육적 시도에도 적극적인데, 최근 IBM-교과부-한국과학창의재단이 MOU를 맺고 한국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융합교육(STEAM) 교사연수 프로그램 등을 개발·진행하고 있다. 도요타, 지멘스 등 이공계 인재 양성 적극 지원 일본 최대 규모의 자동차 기업 도요타(Toyota)나 독일 전기·전자기기 제조회사 지멘스(Siemens)와 같이 사내 엔지니어들의 기술력이 산업의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회사들은 이공계 인재양성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다. 도요타는 청소년들이 이과를 멀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6년부터 사내의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조직된 도요타기술회 회원을 전국의 과학관·박물관 등에 강사로 파견하였다. 이들은 ‘놀라운 과학 상자 수업’이라는 과학 공작 교실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과학기술자의 꿈을 키우도록 격려하고 있다. 독일기업 지멘스는 재단을 설립해 3~6세 어린이, 초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작은 과학자의 집(Stiftung Haus der kleinen Forscher)’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과 교사는 자연과학과 기술적 현상들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폭넓은 시각을 갖게 된다. 문화예술단체 등 진로교육기부 활성화 학교와 기업, 협회, 지역사회 등 여러 주체들이 청소년의 진로교육에 협력하고 있다. 이는 학교 교육과정에 부족한 문화예술 분야나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 특히 활성화되어 있다. 예컨대 영국 최대 협동조합인 ‘Co-operative’는 ‘영국 청소년 영화아카데미(BYFA)’와 협력하여 1~5주간의 영화제작 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캠프는 14~25세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캠프 당 300여 명 정도의 학생들이 학년과 나이에 상관없이 참여하고 영화, 콘텐츠 관련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통해 살아 숨 쉬는 지식과 경험을 전달한다. 미국의 흑인 빈민가 출신 사회사업가 빌 스트릭랜드(Bill Strickland)는 하인즈사(Heinz)의 지원을 받아 직업훈련과 예술교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센터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빈민지역 학생들에게 조리사 양성부터 도예, 사진, 디지털이미지, 디자인 등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소외계층 학생들을 대학진학과 명문 예술가의 길로 이끈 것도 좋은 사례다. 대학·대학생 교육기부 선진국들의 내로라하는 대학들은 아웃리치(outreach) 프로그램, 강좌 무료 공개 등을 통해 지역사회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심화학습과 체험을 돕고 있다. 아웃리치 프로그램으로 진로·특기적성 교육 도와 미국 뉴욕의 아트와 건축 등으로 유명한 쿠퍼유니온대학교(Cooper Union)의 경우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해결에 대학이 앞장서는 대표적 사례이다. 쿠퍼유니온은 대학생들의 사회적 책임 의식을 높여주면서 지역사회 내 저소득층 청소년의 소질을 살려주기 위한 다양한 아웃리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주 토요일마다 뉴욕 공립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드로잉, 그래픽 디자인, 페인팅, 조각, 작곡, 건축 등의 과목에 대한 체험형 수업을 실시한다. 여기에 뉴욕 지역 내 화가 등 전문가들이 결합하여 학생들의 교육기부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이공계 전공 대학생들이 도시 공학, 화학, 전자, 기계, 바이오 분야 등에서 고등학생 수준에서 수행할 수 있는 과제 연구를 돕고 있으며 실험실 교수진들이 멘토로 활동을 지원한다. 이러한 아웃리치 프로그램은 한 학기나 1년 단위의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가지고 운영되기도 하는데, 코스 이수 후 쿠퍼유니온대학교로 진학한 학생도 상당하다고 한다. MIT·하버드·예일대 등 저명 교수 강의 무료 공개 최근 MIT나 하버드·예일대학교 등은 대학 내 훌륭한 교수들의 강의 일부를 전 세계인들이 온라인에서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오픈 소스(Open Source)로 제공하고 있다. MIT의 OCW(Open Course Ware)가 대표적인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좋은 교육 콘텐츠들이 자유롭게 유통되게 함으로써 학문 발전에 기여하고, 수준 높은 무료 강의 및 자료 제공을 통해 교육격차 해소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미래지향적 교육기부의 유형이다. 찾아가는 교육기부로 소외계층 교육격차 해소 미국의 TFA(Teach for America)는 아이비리그대학 학생들이 소외지역 학생들의 학습능력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이다. 1989년 프린스턴대학교 대학생 웬디 콥의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시작된 TFA는 이후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하여 43개 지역에서 300만 명 학생들을 교육했으며, 이들에게 교육받은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적이 월등히 높다는 연구 결과까지 이끌어냈다. 참여한 대학생들은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 스스로가 교수방법에 대한 연구와 수혜 학생들에 대한 학습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학생별·학습기준별 개개인의 ‘필요(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교육 방법까지 개발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벤치마킹할 훌륭한 교육기부의 해외사례는 한정된 지면이 안타까울 만큼 많고 연구기관이나 일반인, 학부모 등 주체와 유형도 다양하다. 이러한 해외 사례들을 참고로 우리 학교와 지역사회, 각 기관들과 다양한 주체들의 직접적 시도와 그에 따른 좋은 결실, 이들의 선순환이 이뤄질 때 우리나라도 전 사회가 미래지향적 학습공동체가 되는 교육패러다임의 혁신적 전환을 이루게 될 것이다.
교육전문직의 지방직 공무원화는 2011년 10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의 통합으로 기구·정원 관리의 효율적 운영을 도모하고 총액인건비제의 제도적 의의를 실현한다는 목표 하에 건의를 한 바가 있다. 현행 교육감 소속 교육행정기관 및 교육연구기관 공무원의 경우 국가직과 지방직으로 이원화돼 있어 통합적인 조직·인력관리에 애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운영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총론적인 기본방향은 이해한다. 그러나 교육전문직 지방직화 움직임에 대해 학교현장은 ‘교원 지방직화’의 출발점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더불어 결원에 따른 현장 교원의 감축, 전문직 지방직화에 따른 보수 등 신분 불안, 2013년부터 시도교육청에서 도입되는 총액인건비제 하에서 일반직 공무원 증원에 악용될 소지, 직선제 교육감으로 인해 논공행상의 자리로 교육전문직이 악용될 소지 등도 우려되고 있다. 교과부는 이러한 학교현장의 우려에 대해 “개정안에 상호 전직·전보가 가능하고 학교로 돌아갈 경우 국가직 전환 부분이 명시되어 국가직 공무원인 교원의 지방직화는 없으며, 인건비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서 지출되고 교부금은 국가 부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교원과 전문직은 직렬이 달라 정원을 별도 관리하도록 규정함에 따라 전직으로 결원이 생기더라도 신규채용 등을 통해 바로 보충할 수 있다”고 말해 교육감이 임용권을 가지면 전문직 증원으로 현장 교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국가직인 교육전문직이 지방직화됨에 따른 문제나 우려는 여전히 상존한다. 국가직인 교육전문직이 지방직으로 전환됨에 따른 해당 교육전문직의 자긍심 저하가 우려되고, 아울러 교육전문직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에 어떤 변화가 어떤 양식으로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PART VIEW] 교육전문직 지방직화의 선결 조건 교육전문직이 어떠한 경우라도 신분상 피해나 불이익이 없어야 이번 개정안을 통해 얻고자 하는 정책효과가 나타날 것이며, 안정적으로 제도가 연착륙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한 추진이 병행되어야 한다. 첫째, 교육전문직 지방직화에 따라 국가공무원의 정원이 줄어드는 만큼, 그에 상응한 결원을 정규교원으로 충원하여 교육의 질 제고, 청년실업 해소 등의 효과를 고양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시대 변화 및 학생·학부모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수석교사제, 만 3~5세 누리과정, 학교스포츠 클럽 활성화, 복수담임제 등 다양한 교육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제반여건은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새롭게 시도되는 정책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규교원 확보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이는 수년간 외면 받은 상황이다. 앞의 표에서처럼 초등교원 및 중등 일반교과교원 정원과 더불어 최근 다양한 사회계층의 교육복지 증진을 위해 충원이 요구되고 있는 비교과(보건·영양·전문상담·사서 등) 교원의 배치 현황을 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여전히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있고, 수년간 교원 정원이 증가되지 않아 교육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며, 기간제교사 비율이 높아지는 현실 속에서 교육의 질 저하 우려를 간과해선 안 된다. -- [교원 정원 현황] ■2009년 교원정원 동결, 2010년 767명, 2011년 729명 증원(기존 교원 결원 수준) ■2012년 수석교사제 도입에 따른 불충분한 증원 외에 초·중등(교과) 교원 순증원 無 [비교과 교원 배치인원] (단위 : 명) 구분 초 중 고 2010 2011 2010 2011 2010 2011 보건교사 4,247 4,225 1,566 1,619 1,418 1,525 영양교사 3,434 3,447 528 532 460 491 전문상담교사 2 3 193 227 372 403 사서교사 227 227 131 146 324 329 주 : 1) 영양교사 배치율에는 영양사 수 제외 2)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에는 지역교육청 소속 순회상담교사 수 제외 출처 : 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개발원(2010~2011). 교육통계연보 --- --- [교사 1인당 학생 수] 구분 초 중 고 한국 21.1명 19.7명 16.5명 OECD 15.9명 13.7명 13.8명 자료 : OECD교육지표(2012년) [최근 5년간 기간제교사 추이] 구분 2008 2009 2010 2011 2012 인원 2만458명 2만5492명 2만6589명 2만8252명 4만1616명 자료 : 교육기본통계 조사결과(2012년) --- 둘째, ‘교원 지방직화’ 출발점이라는 학교현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회와 교과부, 시도교육감은 ‘교원 지방직화’에 대해 추진불가 입장을 명확히 천명해야 할 것이다. 교육전문직의 지방직화에 대해 학교현장에서는 교원 지방직화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의 교원이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고 교육의 독립성 위축, 지자체 재정자립도에 따라 지역 간 교육격차가 심화되어 교육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초래, 재정부족에 따른 비정규직 교원 임용 확대로 인한 교육력 저하 초래, 신분불안 등에 따른 교원의 사기 저하로 교육력이 낮아지는 등 다양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교원 지방직화 우려를 불식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전문직 적정비율 확보로 일반직 증원 악용 소지를 없애는 형태로 규정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교육전문직은 일정한 교육경력이나 교육연구경력을 소지하고 교육기관·교육행정기관·교육연구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국가공무원으로서 현재 교육감의 감독 하에 있는 전문직은 시도교육청 공무원 정원의 6.3%인 4209명에 불과하다. --- [시도교육청의 공무원 정원 현황(2012.4 기준)]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합계 교육전문직 일반직 기능직 별정직 연구직 4209명 3만1166명 3만1185명 189명 60명 6만6809명 --- 위의 표와 같이 일반직 우위의 시도교육청 조직 하에서 탄력적 인력 운용이라는 명분으로 교육전문직 지방화가 시행될 경우, 자칫 당초 법 개정 취지인 전문직 증원보다는 일반직 증원으로 악용될 소지가 농후하다. 또한 교육전문직 축소로 이어질 경우 교육전문직 존립기반을 위협할 수도 있다. 특히 2013년부터 모든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총액인건비제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예산의 범위 내에서 교육감이 인력을 자의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만큼, 이러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넷째, 교육전문직의 채용 요건 등 정치적 중립성 훼손에 대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교육감 소속 교육전문직에 대한 인사권은 대통령이나 교과부장관의 권한으로 정하고 있었고, 교육감에게는 일부 장학관 및 교육연구관의 전보 권한만을 부여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 동 법안의 경우 교육감 소속 교육전문직에 대한 모든 인사권이 해당교육감에게 귀속되어 있는 상황이다. 교육전문직에 대한 채용 기준과 요건 등을 교육감이 정할 수 있어 교육감 선거에 대한 특혜·보은인사가 만연될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해 인사정책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교총 등 교육계의 요구에 따라 유아 390명, 특수 460명, 보건 20명, 사서 30명 등 2013년도 추가 교원증원은 이루어졌지만 초·중등 교원정원 증원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회와 교과부 및 행안부는 국가직 교육공무원 정원에 포함됐던 교육전문직이 지방직화됨에 따른 결원을 응당 채워야 할 책무가 있다. 이와 같이 교직사회에 상존하는 교원 지방직화의 출발점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국회와 교과부, 시도교육감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함께할 때 이번 개정안으로 시작되는 교육공무원의 지방직화에 따른 문제점과 교단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교육포럼의 기조연설은 조벽 동국대 석좌교수가 맡아 ‘글로벌 교육혁신의 5가지 교육영역’에 대해 발표했다. 조 교수는 먼저 “G20 세대의 미래는 장미빚(장기간 미취업 빚쟁이)이라는 말이 있다”고 언급하고 “이는 그 어느 나라보다 교육열이 높고 산업적 발전을 거뒀지만 정작 산업계에서 원하는 인재, 글로벌 무대에 접근할 수 있는 인재는 길러내지 못한 우리의 교육 현실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그의 기조연설은 이의 극복을 위해 혁신이 필요한 5가지 교육영역에 맞춰졌다. 다섯 가지 영역의 교육혁신 그가 주장하는 교육혁신 영역 첫 번째는 ‘초중고 교과과정의 변화’다. 국어·영어·수학 위주의 교육, 간단한 정보전달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수동적 암기 박사(Fast Follower)가 아닌 스스로 새로운 생각을 해낼 수 있는 능동적 인재(First Mover)를 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PART VIEW] 두 번째는 교실에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이러닝 활성화’다. 여기에는 인지적 능력과 함께 심적 능력(감정)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감정적 요인을 간과해 왔다. 단순한 조직인 학교에서는 인지적 능력을 나타내는 IQ만 개발해도 좋은 성적을 얻는 등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보다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는 IQ만으로 적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복잡한 사회 구조 속에서는 ‘사회 감정적 학습(Social Emotional Learning)’이 중요한데 여기에는 5%의 지적 능력(IQ)과 95%의 심적 능력(EQ)이 작용한다. 때문에 장기적 차원의 성공을 위해선 심적 능력, 감성을 키워줘야 한다. 따라서 학교는 감정요소를 키워줄 수 있는 곳이어야 하며 이것이 실현될 때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감정요소를 키워주는 것은 암기가 아니라 경험을 통한 학습이다. 세 번째는 ‘사범대와 교대의 교과과정 혁신’이다. 지금의 사범대·교대 교과과정으로는 새로운 교육환경의 변화에 교사가 적응하기 힘들다. 이제는 어떤 내용을 얼마 동안 가르치느냐의 ‘교육과정’이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 학생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자신들의 관심사를 발견할 수 있을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경험을 디자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사범대와 교대의 교사 양성 교육과정에서 이를 먼저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교육리더십의 변화’다. 이념적 극단과 논쟁에서 벗어나 싸움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중도에 접근하는 교육리더십에 가치를 두고 모든 교육단체의 협업을 이뤄내야 한다. 다섯 번째는 ‘학부모들의 변화’다. 높은 교육열을 단기적 목표보다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학생들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벽 교수는 “이 같이 다섯 개 영역에서 교육혁신이 일어난다면 G20세대의 미래는 장기간 미취업 빚쟁이인 ‘장미빚’이 아니라 장쾌한 미래로 빛나는 ‘장밋빛’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상에는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님을 조 교수의 기조연설에 이어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노력과 도전’이란 주제로 피터 데일리(Peter Daly) NLCS(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제주 교장과 심옥령 청라달튼학교 교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먼저 영국의 NLCS 교육법을 도입한 피터 데일리 교장은 NLCS의 인문적 교육이 한국의 창의성 교육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해 발표했다. 그가 소개한 NLCS의 교육과정은 매우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자신이 중요한 사람임을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교사들 역시 이를 충족해 줄 수 있는 교사를 채용한다. 교과서 뿐 아니라 다양한 도구를 접목해 활용하며 교사는 학생 스스로 개성과 자신감을 키우고, 독립적 개체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한다. 교사의 역할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찾아서 공부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이다. 졸업 후 사회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많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이 학교 교육의 요점이다. 이를 통해 이 학교 졸업생이 갖추어야 할 기본 능력으로는 모든 조직에서 원활하게 일할 수 있는 능력,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능력, 즉 공감과 리더십이다. 여기에 더 나아가 다양한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이해하고 세상에는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애매모호함도 받아들일 수 있는 정신적인 융통성(Mental Flexibility)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피터 데일리 교장은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학교가 지식만을 습득케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할 줄 알고 스스로 즐길 줄 알며, 이웃에 봉사할 줄 아는 학생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습관화’로 글로벌 시민 만들기 한국재단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학교, 청라달튼학교(이하 달튼)의 심옥령 초등교장은 “많은 학자들이 글로벌 인재로 자라기 위한 핵심역량으로 창의성과 글로벌 마인드를 꼽고 있다”며 “이를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특별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키워줘야 하며 창의적이고 배려심을 갖춘 태도와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바탕 돼야 한다”고 말했다. 달튼이 보는 글로벌 인재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나 자신을 아는 것, 즉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래야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나 자신은 물론 타인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 교장은 이것이 한국인인 자신이 외국인 학교의 교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달튼이 키우고자 하는 인재는 ‘글로벌 리더’가 아니다. 다양한 사회에서 살 수 있는 힘과 창의성을 가진 ‘글로벌 시민’이다. 이를 위해 약 10여 명의 학생을 교사가 돌보는 ‘House 제도’, 학생 스스로 선생님과 약속을 통해 학습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Assignment 제도’, 다양한 경험과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Laboratory 제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음악·미술·체육교육을 강화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달튼 교육의 지향점은 모든 것이 ‘습관’으로 정착돼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고, 협동심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 모든 것이 습관이 되면 졸업 후에도 많은 일들을 자연스럽게 이겨내고 적응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의 근원은 교사에게 있다는 판단 아래 교사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달튼의 특징이다. 심 교장은 “교사가 성장해야 학생이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교사는 물론 학생에 대한 모든 시스템이 하나의 목표를 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침부터 해 질 때까지, 언제나 신나는 곳 “야, 방금 봤어? 나 성공 했는데!” “에이, 난 예전부터 그만큼 했어~”, “선생님~ 여기 좀 봐주세요!” “진욱아, 헬멧은 꼭 쓰고 타야지.” S보드를 타는 학생들과 함께 도산초등학교의 하루는 아침부터 쉴 새 없는 재잘거림으로 시작한다. 교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트램펄린(방방), 운동장을 빙 둘러 만들어져 있는 S보드길, S보드길 바깥쪽에 세워진 간이 골프연습장, 운동장 한편에 마련된 간이 축구장(풋살장)과 그 위로 펄럭이고 있는 만국기, 그리고 운동장 넘어 가장 안쪽에 세워진 나지막한 2층 건물. 이 모든 장면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담한 크기의 도산초등학교가 충남 논산의 대둔산자락 아래 자리 잡고 있다. 유치원생 21명을 포함해 전교생은 131명, 전체 교직원은 18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지만 다양한 종류의 체육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2012년 창의경영학교 건강증진 모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학교에 오면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S보드와 트램펄린부터 매일 아침마다 열리는 축구 리그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으로 선택할 수 있는 골프, 승마까지. 아침부터 집에 갈 때까지 마음껏 운동장을 뛰놀며 공을 차고, 트램펄린에 올라 누가 높이 뛰나 내기를 하는 이 학생들은 매일 아침 학교에 가고 싶어 눈을 뜨고, 학교에서 더 놀고 싶어 해가 지는 것이 아쉽다고 말한다. 오고 싶고, 머물고 싶은 학교, 계룡시에서 꼬불꼬불 산길 따라 자동차로 30분이나 가야 도착하는 이 작은 학교, 도산초등학교에 대한 이야기다. 학생을 부르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4년 전까지만 해도 전체 학생 수가 30여 명밖에 되지 않던 도산초는 말 그대로 폐교 위기의 벽지 학교였다. 당시 하나뿐인 1층짜리 교사(校舍)에서 복식 수업을 하며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면 모두 집으로 돌아가기에 바빴다고 한다.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도시 아이들이 우리 학교를 찾아올 수 있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방과후 활동을 운영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9년 이 학교로 발령을 받은 박상영 교장은 그 해의 학교예산을 아껴서 용접공인 학부모와 함께 운동장 한 구석에 간이 골프연습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12㎞ 떨어진 황산벌 승마장을 찾아가 학교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에 승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담판을 지었다. 현재 도산초에는 골프, 승마, 축구, 스마트밴드, 오카리나, 한국화 등의 다양한 방과후학교 수업이 진행 중이다. “도윤이는 6학년인데 이 학교가 가까운 곳도 아니라서 전학 오는걸 망설였어요. 그러나 웬걸, 학교를 방문하고 돌아가는 길에 먼저 다니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특색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입소문이 나자 학생들이 먼저 도산초를 찾았다. 계룡시에 사는 6학년 권도윤 학생도 학부모를 설득해서 이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전교생은 한 달에 10만 원 정도의 비용이면 원하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다. 건강증진을 위한 상설 아침프로그램은 물론,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입맛 따라 골라들으며 통통하다는 말을 듣던 도윤 학생은 몸무게도 10㎏나 빠졌다고 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이 찾아오는 학교를 만들자던 박 교장의 결실이었을까, 도윤 학생 학부모의 자랑에 서울에 살던 친척 조카들까지 셋이나 이 학교로 전학을 왔다. 학교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한 가족 도산초 학생들 중 정작 인근에서 통학하는 학생은 20여 명에 불과하다. 다른 지역이나 시내에서 전학 온 학생들은 시내까지 다니는 스쿨버스를 이용한다. 스쿨버스로 다 수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학부모와 교사들의 몫이다. 박 교장은 항상 4명의 학생들과 출퇴근을 함께하고, 몇몇 학부모들은 자기 아이는 물론 인근 학생들까지 함께 차에 태워오며 등교를 돕는다. 한 반의 학생 수는 20명 내외로 각 학년마다 한 반씩 밖에 없지만 그렇기에 학생들은 서로를 더욱 가족같이 생각한다. 대전에서 전학 온 6학년 박채연 학생은 “학교가 끝나는 시간이 너무 빨리 온다”며 친구들과 헤어지는 하교 길을 서운해 했다. 컴퓨터 게임, 학원 등에 치여 혼자 있는 생활이 익숙한 도시 아이들에 비해 학교가 놀이터인 이 학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려 놀고 상대를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 매일 아침 열리는 ‘D(Dosan)-리그’는 전교생이 나와 축구경기를 하는 시간. 남녀 할 것 없이 모든 학생이 선수가 되어 학년별로 정해진 요일에 운동장에 설치된 간이 축구장에서 시합을 벌인다. 팀은 총 13개, 한 팀이 일 년에 갖는 경기만 해도 170경기가 넘는다. 몸을 부딪치고 팀워크를 맞춰야 할 수 있는 축구시합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동료에 대한 애정, 믿음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학교의 엄마, 아빠가 된다. S보드를 타다 넘어져 상처를 입은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교사들이 직접 울퉁불퉁한 운동장 둘레길에 시멘트를 깔아 평평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언제나 운동회인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다니라고 사시사철 펄럭이는 만국기를 달아놓았다. 이 학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구가 또 있다. 바로 도산초를 명물에 올려놓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강사들이다. 아이패드를 이용해 악기를 연주하는 ‘스마트 밴드’의 경우 대전의 소문난 가족밴드를 박 교장이 직접 찾아가 섭외해왔다. 1년 넘게 진행해 온 강사의 요청에 따라 최근에는 실물 악기를 다루는 밴드부로도 발전했다. 박세영 강사는 “1주일에 한 번 밖에 방문하진 않지만 어느새 가족 같아졌다. 밴드부 개설처럼 쉽지 않을 것 같은 요구도 학생을 위한 것이라면 적극 수용해주니 우리도 더욱 애착이 간다”고 말했다. 간이 축구장은 물론, 방과후학교 교실로 사용되는 간이 골프연습장은 지역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토요일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고 학교의 다양한 시설을 개방하다보니 어느새 도산초는 지역 주민과도 가족이 되었다. 살아있는 학교, 행복한 아이들 ‘어린애들은 뛰어 놀면서 크는 거야’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린 요즘, 하루 종일 학교에서 운동장만 누비는 듯한 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한 걱정이 있지는 않을까. 다른 학교 학생들이 하교 후 학원을 다닐 시간에 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을 하는 만큼, 교사들은 이들의 학업이 뒤처지지 않도록 정규 수업시간을 알차게 활용한다. 방과후학교 역시 영어캠프, 수학영재, 창의논술반 등을 운영하며 학업보충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도한다. 학습지나 교육자료를 아낌없이 나눠주고 무엇보다 기초실력 다지기에 집중하다보니, 기초학습부진 학생은 한 명도 없고 오히려 학력은 도 평균보다 5점이나 높다고 한다. 현재 이 학교 모든 교실에는 명패가 2개씩 붙어있다. ‘2학년-동시창작’, ‘도서실-한국화’, ‘급식실-오카리나’ 등. 정규 수업이 끝나면 이 교실은 학생들의 취미와 특기를 길러주는 놀이터로 변한다. 호박이 마법에 걸려 신데렐라를 태우는 멋진 마차가 된 것처럼, 도산초 교실은 종이 울리는 순간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는 살아있는 공간으로 변한다. 학교를 기다리는 학생들은 오늘도 친구로 변신하는 도산초 안에서 행복한 설렘을 마주한다.
교사·학생의 역량 키우는 전문성 공동체 “단순히 몸만 쓰는 체육이 아니라 영상을 보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서 몸은 물론 마음까지 단련되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아요.”(1학년 강수민) “선생님이 우리들을 하나로 묶으려고 많이 노력하세요. 그래서인지 수업시간에 협동심이 커지는 걸 느껴요. 모둠으로 활동하니까 잘 몰랐던 친구들과 알아갈 기회도 생기고 왕따 문제도 없어지는 것 같아요.”(1학년 김유진) 배문수(수원 수일여중) 교사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다. 초등학교에서 경험했던 기존의 체육수업과는 확연히 다른 배 교사의 수업방식은 이들에게 신선함을 넘어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최근 교육계에서 집중 조명되고 있는 부분이 창의성과 인성이잖아요. 제가 속해 있는 하나로수업연구회(이하 하수회)는 인문적 체육을 모토로 시작됐어요. ‘체육수업에 배울 수 있는 기능, 지식, 태도를 하나로! 하기·읽기·보기·쓰기·듣기를 하나로! 학교수업과 일상생활을 하나로! 서로 다른 사람을 하나로!’ 등을 교육목표로 삼고, 체육 이외의 다양한 교과 간 융합을 시도하는 수업이죠.” 배 교사가 말한 인문적 체육에 처음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한 이는 최의창(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였다. 최 교수로부터 인문적 체육의 수업철학과 방법을 배우고 졸업한 열정적인 제자 한민국, 이승재, 조종현, 유은정 교사 등을 중심으로 2004년부터 하나로 수업이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하나로 수업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면서 이론과 실제의 균형, 구체적인 적용방안, 문제점들을 파악해 나갔고 개선점을 찾아 해결하면서 현재까지 수업 모형을 발전시켜 왔다. 이들의 활동은 크게 수업연구, 연구회를 통한 수업모형 개발, 강의와 연수 등으로 구분되는데 모임 내에서 연구개발부와 기획운영부로 업무를 분장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연구개발부는 주로 수업연구, 각종 강의와 연수, 프로젝트 개발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기획운영부는 수업에 대한 포스터와 팸플릿 제작, 각종 행사 계획과 추진 등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서울, 경기, 충남, 경남, 광주까지 전국 40여 명의 교사들이 연구회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각각 시, 소설, 영화, 건축, 회화, 사진, 조각, 음악 등의 전문 관심영역을 담당하고 이를 체육교과와 연계하는 방법을 회원들과 공유한다. 이들의 ‘교육적 십시일반’ 덕에 이 모임이 추구하는 융합수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교사 개개인의 전문성을 살리고 그 전문성을 나누면서 모임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시키는 것, 바로 이 점이 하수회를 전문성 공동체로 만든 원동력이다. 교과 간 융합 시도, 학생 자존감 높이는 효과 커 인문적 체육과 과학적 체육의 융합, 창의와 인성을 강조한 체육수업, 체육수업을 통한 학생의 인성변화, 여학생 체육활성화 등을 목표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온 이 모임의 가장 큰 특징은 차별화된 수업 방식이다. 배 교사를 포함해 하수회 소속 교사들은 종목별로 수업을 준비할 때 각 종목 특성과 수업 주제·목표에 부합하는 다양한 역할을 학생들에게 제시한다. 이끔이, 시범이, 영상이, 장단이, 기록이 등으로 역할을 나누고 ‘패’별로 수업에 참여하게 하는 것인데, 이때 학생들은 자신의 역할을 모둠별로 토의해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리더십이 강한 학생은 이끔이, 영상기기와 카메라를 잘 다루는 학생은 영상이, 친구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데 탁월한 학생은 장단이, 교사가 나눠주는 학습지와 유인물 등을 파일에 정리하고 기록하는 데 뛰어난 학생은 기록이를 담당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역할 분담을 통해 평소에 잘 몰랐던 친구들의 장점을 발견하기도 하고 협동심과 배려심, 아울러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해나가는 데 필요한 책임감까지 배우게 된다. 모임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진(서울 중랑중) 교사는 이를 하나로 수업의 효과로 꼽는다. “이렇게 역할분담이 되면 그 다음에는 다양한 종류의 학습활동들을 공동체적으로 진행해요. 예를 들어 야구를 배울 때 수비와 공격, 던지기나 때리기 등 시합기술만이 아니라 야구를 다룬 시, 소설, 영화, 만화, 회화와 조각, 음악, 심지어는 야구의 역사와 철학 등도 함께 학습활동으로 배우죠. 기존의 체육에서는 소외되어왔던 인문적 지혜들을 스포츠와 함께 맛보도록 해서 건강과 기능은 물론 창의성과 인성 함양도 도모하는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덕분에 운동능력이 우수한 소수의 학생들만 즐기던 수업에서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체육수업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소위 운동 신경이 조금 부족한 학생도 자신의 관심 분야에 참여함으로써 자신감을 되찾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할 때 친구들의 인정까지 덤으로 받게 됐다. 또 매 종목마다 새로운 수업 주제와 목표가 주어지는 점도 주목해 볼만하다. 가령 장애물달리기 수업을 진행할 때 허들을 빨리, 정확하게 뛰는 것을 최종평가항목으로 넣어 바른 자세로 빠르게 달릴 수 있도록 반복 연습을 시키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하수회는 사고를 확장해서 장애물달리기에서 연상되는 다양한 요소들을 수업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테면 내 인생의 장애물, 나의 장애물을 넘어보기, 걸림돌과 디딤돌, 장애를 극복한 운동선수들 등을 연상하면서 매 차시별 수업시간에 이러한 요소들과 연계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죠. 이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수업 외에도 자신이 평소에 갖고 있었던 여러 가지 고민, 가족과 친구관계, 그리고 앞으로의 진로까지 한 번 더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그것을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되요.” 여기, 인문적 체육을 강조하는 하수회의 철학이 담겨 있다. 4덕·5지·6예 그리고 도약 수업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즉 교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수업하느냐에 따라 수업의 수준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하수회는 학생들의 전인교육을 위해 교사의 4덕, 5지, 6예를 강조한다. 4덕(四德)이란 내면에 키워야 하는 네 가지 덕성을 말하고, 5지(五知)란 잘 알고 있어야 하는 다섯 가지 지식을, 6예(六藝)란 능숙하게 지녀야 하는 여섯 가지 기술 또는 능력을 뜻한다. 이 모임 회장인 박영권(경기 군포중) 교사는 “하나로 수업이 학생들의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수업이 될 것”이라면서 “운동을 즐기고 운동문화를 존중하도록 지도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도 스포츠를 자신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흡수하면서 스포츠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 덕목들을 저절로 학습하게 되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효과라고 강조한다. 이들의 하나로 수업은 KBS 학교개혁특집 ‘아이들의 심장을 뛰게 하라’에 등장할 만큼 주목받은 바 있다. 또 경남과 충남 지역 학교에서도 이들의 수업을 도입하고 있다. 수업 효과를 검증받은 셈이다. 하수회는 학생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수업, 사람 간에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수업, 자신을 돌아보며 세계를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는 인성교육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프로그램 개발과 교사 연수 등의 노력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변화된 체육수업이 이끌어낼 학생들의 성장과 발전을 믿기 때문이다.
수업디자인이란 무엇일까? 교사는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을 교육하는(가르치는) 사람’이다. ‘가르친다’는 말은 아주 간단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많은 것들이 요구됨을 알 수 있다. 교직은 “직무수행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기능 습득을 위한 장기적, 계속적인 교육과 엄격한 자격 기준, 그리고 사회·윤리적 책임이 요구되는 전문직”(조영남, 2004)이라고 하였다. 교사의 전문성 중에 대표적인 것은 수업의 전문성이다. 수업을 위한 전문성! 이를 기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수업을 디자인 하는 방법을 공부해야 한다. 수업디자인이 잘되면 수업 성공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업디자인을 한다’는 말은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하여, 수업을 준비하는 전 과정을 말한다. 수업디자인이란 ‘교육과정에 따라 지도하고자 하는 교과의 학습 목표를 정하고, 이에 맞는 내용을 구성하여, 그 내용에 적합하도록 수업을 조직하는 단계와 수업 조직의 각 단계별로 알맞은 교수-학습 방법을 선정하고, 심화 학습 과제와 학습부진학생지도까지 고려한 교수-학습 과정안을 작성하기까지의 과정’ (이용숙, 2004)을 모두 말한다. 한 발 더 나아간다면 디자인한 내용으로 직접 수업을 한 후, 여러 가지 생각해야 할 점이나 문제점 등을 발견하고 보완했을 때 비로소 ‘수업디자인’을 마쳤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수업을 마친 후에 다시 디자인한 내용으로 수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다음 수업을 디자인할 때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반성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PART VIEW] 수업디자인의 절차 수업을 다자인하기 위한 절차는 교사들에 따라 모두 같지는 않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단계를 밟는다. 각각의 단계에서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그림에서 앞의 4단계는 수업하기 전 단계를 나타낸 것이고 나머지 두 단계는 수업을 하고 난 후 피드백을 참고로 재디자인하여 완성하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단원/시간의 목표분석 지도내용연구 학생에 대한 이해 교수-학습 방법 결정 학습 준비 및 자료 제작 수업 및 평가 피드백 후 재디자인 가. 수업 전 준비 단계 1) 목표 분석과 지도 내용 연구 가장 첫 단계는 교육과정상 학습 목표를 분석하는 단계이다. 목표를 분석할 때는 시간의 목표만이 아니라 교과 목표와 단원의 목표를 좀 더 의미 있게 보고 큰 목표(교과 목표나 단원 목표) 속에서 시간의 목표를 보아야 한다. 시간의 목표만 보고 수업을 디자인하면 이 교과나 단원을 통하여 학생들이 꼭 얻어야 할 지식이나 개념만이 아니라 길러야 할 태도나 기능을 지도하지 못할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목표가 결정된 후에는 이에 도달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수업 자료를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모든 학교에서 교과서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굳이 내용 부분을 깊이 있게 고민하지 않지만, 교과서의 내용이 꼭 내가 지도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잘 맞는 자료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수업을 디자인하는 교사는 목표를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내용을 선정하고 지도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내용을 선정할 때는 학생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내용을 선택해야 수업 효과도 더 높일 수 있다. 2) 지도할 학생들에 대한 이해 교사들은 좋은 교수-학습 과정안을 보면 그것을 자기 학급에 적용해 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직접 적용했을 때 여러분들은 생각했던 만큼 제대로 활동이 일어나지 않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이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지도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수업을 하지만 학생들의 관심이나 지적 능력, 기본적인 학습 훈련 내용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 결과가 같지 않은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 ‘토의’를 통하여 의견을 모으는 수업을 한다면, A라는 학급에서는 학기 초부터 ‘토의 방법’에 대해 충분한 지도를 했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이 토의를 어떻게 하는지 안다. 이런 경우 교사는 ‘토의 주제’만 정해 주어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토의학습’을 처음 경험하거나 여러 차례 토의를 하기는 했지만 교사가 구체적으로 토의하는 방법을 지도하지 않은 학급이라면, 같은 수업안으로는 목표에 도달 할 수 없다. 따라서 지도 교사는 수업을 진행하기 전에 학생들의 능력이나 관심 그리고 학습 훈련 상태 등을 충분히 파악한 후 수업을 디자인해야 한다. 이처럼 교사용 지도서나 다른 교사가 만든 수업안을 우리 반에서 실시할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바로 학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3) 교수-학습 방법 결정 이제 ‘목표’도 정해지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내용도 학생들에게 맞게 정해졌다면 이제는 어떤 수업 방법으로 학생들을 지도해야할지 결정해야 한다. 학습 목표가 내용을 알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내용파악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쓰면 된다. 그러나 그 목적이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등과 같은 역량(기능)을 길러야 한다면 그런 능력들이 길러질 수 있는 학습모형들을 찾아야 한다. 각 교과는 교과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에 맞는 학습 모형들이 많이 있다. 어떤 모형이 ‘수업 목표’ 도달에 가장 적합한지 찾은 다음에는 꼭 재구성의 단계를 밟는 것이 좋다. 재구성이라 함은 이 학습 모형의 모든 단계를 밟아가야 할지, 아니면 어느 부분은 강화하고 어느 부분은 생략할지 등을 교사가 교과 내용 및 목표 그리고 학생들의 능력, 학습 훈련의 정도에 따라 다르게 정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학습 모형과 더불어 일제학습이나 개별학습, 협동학습이나 경쟁학습 등 학습의 구조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수한 학생을 위한 심화과제와 부족한 학생들을 위한 보충 과제를 어떻게 만들고 제시할 것인지도 생각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각해야 할 점은 수업 시 생길 수 있는 ‘돌발상황’이다.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길 때 어떻게 할 것인지, 학급에 특수아동이 있을 때 이들에 대한 배려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도 꼼꼼하게 챙겨두어야 한다. 4) 학습 준비 및 자료 제작 이제 수업디자인이 되었다. 다음은 디자인한 수업을 실시하기 위한 준비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는 필요한 학습 도구를 개발하고 준비해야 한다. 학습구조에 따른 준비물은 늘 상비해두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강의식 수업의 경우 특별한 수업 도구는 필요 없지만, 개별화나 협동식 구조의 경우 다양하고 창의적인 수업 도구를 미리 마련해야 한다. 협동학습의 경우, 작은 화이트보드를 이용한 모둠 칠판, 모둠 팻말, 다양한 학습 활동지, 가위, 풀, 색지, 다양한 칩과 카드 등의 학습 도구들을 개발하여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적절한 학습 도구를 많이 활용할수록 학생들의 흥미를 쉽게 유발시킬 수 있는데, 교사가 이런 도구들을 쉽게 다룰 수 있어야 효과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 수업과 수업 후 1) 수업 및 평가 모든 준비가 끝나고 수업이 디자인되었으면 이제는 실제로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단계이다. 수업 준비가 잘 될수록 수업 진행도 잘 된다. 수업 준비가 잘 이루어지면 무엇보다 교사가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침착하게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다. 평소에는 별 무리 없이 잘 진행되었던 수업도 공개수업 때에는 더 많은 문제가 생긴다. 교사도 학생도 모두 긴장하기 때문이다. 계획한 활동 시간을 초과하거나 학생들이 통제에 잘 따르지 않는 경우에는 교사가 침착하게 원인을 찾아 대처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럴 경우 수업의 단계 하나를 생략할 수도 있고 다음 시간까지 이어서 수업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것은 공개수업이라면 어려운 일이지만, 당황하지 말고 수업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하면 대처가 쉬워진다. 공개수업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행하는 것이 나중에 학생들뿐만 아니라 수업 평가에서도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은 교사가 수업시간에 무엇을 가르쳤느냐보다 학생들이 수업을 통하여 무엇을 배웠느냐가 더 중요하다. 2) 피드백 후 재디자인 수업을 마치고 수업 결과를 분석한 후 수업안을 완성하는 단계이다. 물론 수업디자인을 완성한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그러나 직접 수업을 해 본 후 수업자가 찾아낸 문제점과 관찰자가 찾아낸 문제점을 보완한다면 다음에 더 좋은 수업을 디자인 할 수 있다. 성공적인 피드백과 재디자인을 위해서는 수업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교수·학습 과정안, 학생들의 학습결과물, 관찰일지, 교사의 수업일지나 학생들의 학습일지 등을 참고하고, 가능하다면 수업 참관을 한 교사들과 간담회를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렇게 한 후 내가 디자인한 수업의 문제점을 찾았다면 이것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사람이란 처음에는 모두 기억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기 때문이고 이 과정을 꾸준히 거쳐야 비로소 전문성을 가진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다. 수업은 아무리 해도 시행착오를 하게 된다. 그러나 수업을 할 때마다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 재디자인하는 과정을 통해 실패를 조금씩 줄일 수 있다. 유능한 교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반성적 사고를 하는 교사’가 가장 발전하는 바람직한 교사라고 한다.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면서 연구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