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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최근 다시 뜨거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 여부가 다음 달 내에는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국정 교과서로 전환되면 2015 개정 교과서가 적용되는 2018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한국사 교과서를 검정(檢定)으로 할지 국정(國定)으로 전환할지 여부를 오는 9월 확정할 계획이다. 현행 교과서 편찬 규정상 교과서는 국정 교과서, 검정 교과서, 인정 교과서 등 세 종류로 구분된다. 검정 교과서는 교육부 고시에 따라 출판사들이 필진을 지정해 교과서를 집필하고 교육부 검정을 받는다. 현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8종, 중학교 역사 교과서 9종이 검정 체제다. 검정 체제에서는 학교마다 배우는 교과서가 다를 수 있다. 반면 국정교과서 체제에서는 정부, 즉 교육부가 교과서 집필진을 선정해 교과서를 만들고 전국의 모든 학교가 하나의 교과서로 배운다. 인정 교과서는 집필자가 교과서를 집필하여 교육감의 승인을 받아 일선 학교에 채택 여부를 맡기는 체제이다. 교육부는 공청회와 교육과정심의회를 거쳐 금년 9월 중 교과서 발행 체제를 결정한다. 만약 한국사 교과서가 국정으로 전환되면 오는 2018학년도부터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바뀐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는 원래 1974년부터 2001년까지 일원화 국정체제로 운영되다가, 2002년 사회탐구 선택과목으로 한국근현대사가 신설되면서 국사는 국정, 한국근현대사는 검정 체제로 이원화돼 운영됐다. 이후 2011년부터 국정 국사 교과서와 검정 한국근・현대사 교과서가 한국사로 합쳐지면서 검정 교과서 체제로 운영돼 왔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9~10월 학부모·교사·일반인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역사 교과서 발행 체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8.6%는 국정체제를, 48.1%는 검정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는 56.2%, 일반인 52.4%로 국정 교과서 찬성 비율이 높았다. 반면 교사들의 경우 검정 교과서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6.3%로 우세했다. 전반적으로 현재 여론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 여부가 찬반으로 팽팽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현재 검정 교과서로 저자와 출판사마다 서로 다른 내용을 서술하고 있는 중·고교 역사교과서에 대해, 역사학계와 교육 현장에서는 "학설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학생들 혼란만 부추긴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실제 현행 한국사 교과서 17종에는 고대부터 현대사에 걸쳐 약 30건의 역사적 사실이 교과서별로 다르게 게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수능 등 각종 평가에 큰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사실 중·고생들이 배우는 한국사 교과서에 수록된 내용 중 적지 않은 역사적 사실이 저자별, 출판사별로 제각각 기술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사는 현재 고교 2학년생이 내년에 치르는 대입 수능부터 필수과목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을 바로잡지 않으면 수험생들이 큰 혼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물론 골격이 불변인데 지엽적인 문제가 교과서별로 다르다고 하여 큰 문제는 아니라고 강변할 수 있으나, 이는 우리나라 교육과정 편성・운영 및 학교 현장의 교수・학습에서 교과서의 중요성을 간과한 무책임한 이야기다. 가령, 현행 검정 교과서에는 한반도 구석기시대 시작 시기를 '기원전 100만년 전'부터 '기원전 30만년 전'까지 다양하게 기술했다. 청동기 시작도 기원 전 2000년, 기원 전 1000년 등 제각각인 실정이다. 또 영화 '국제시장' 에서 묘사된 흥남 철수 작전 개시 시점도 12월 5일, 12월 9일, 12월 10일 등 중구난방이다. 맥아더 사령관이 철수 명령을 내린 날짜냐, 실제 해상 철수를 시작한 날짜냐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여러 위인들이 생활하던 시대 구분에도 다수 상치 내용이 나타나 있다. 현재 중학교 역사 교과서는 9종, 고교는 8종에 이르는데 저자별, 출판사별로 같은 역사적 사실을 다르게 기술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물론 "교과서가 성전(聖典)이 아니므로 교과서별로 서술 내용이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검정 기준만 통과했다면 출판사가 다양한 학설을 반영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 "어떤 사료를 근거로 삼느냐에 따라 교과서마다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며 "고대사든 현대사든 논란거리에 대해 교사가 충분히 설명을 하면 오히려 학생들의 사고가 넓어질 수 있다"는 입장 이 있고, 더 나아가 "여러 학설이 있는 역사적 사실의 경우 한 가지로만 가르치면 학생들이 이를 공인된 사실로 받아들일 우려가 있다"는 입장과 "오류가 있는 일부 교과서는 검토 절차를 강화해 보완해나가면 된다"는 입장도 상존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학습 자료이자 매체인 교과서의 오류로 인해서 학생들이 수능 준비, 비균형적 역사 감각 터득 우려 등을 타개할 대안을 완전하게 설명하지는 못한다. 사실 학생들이 어떤 교과서로 배우느냐에 따라 역사 인식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직 역사 인식의 정립이 덜 된 학생들에게는 더욱 더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특히 한국사를 수능 필수 과목으로 치러야 하는 현 고2 학생들에게 이런 상황이 더 혼란스럽다. 교과서마다 내용이 다르면 수능 문제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모르겠고, 한국사에 너무 시간을 많이 쏟게 돼 불안해 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교과서에 공통으로 나오지 않는 부분은 공부하지 않는 절름발이 역사 교육이 될 우려도 농후하다. 교육부는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에 대해 전문가 회의를 열어 정리한 뒤에 관련 학회에 검토 작업을 맡길 예정이다.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 공청회’를 통해 나온 내용을 종합해 좀 더 구체화·상세화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한국사 교과서 집필 기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다만,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 현행 검정 체제 유지 중의 택일 문제는 이념이나 진영 논리로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된다. 즉 국정의 안정성과 검정의 다양성의 충실히 보장하여 그 장점을 극대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한국사 교과서가 그 동안 오랫동안 국정 교과서로 유지돼 오다가 현행처럼 검정 교과서 체제로 바꾼 이유도 충분히 있다. 또 현행 검정 체제로 인한 학생들의 혼란과 역사적 정체성 혼란의 문제점도 충분히 고려하여 적정한 집필 체제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물론 국정 전환이든지, 검정 유지든지 일장일단은 있다. 다만 학생, 학부모, 교원, 교육전문가, 교육행정가들을 포함한 국민들의 여론을 충분하게 수렴하여 우리 현실에 가장 적합한 편찬 체제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절대 한국사 교과서의 국검정 체제 결정은 감정적, 근시안적 접근은 금물이며 국민적 숙고와 성찰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과거의 국가주의적 국정 체제로의 회귀로 금물이지만, 현행 이념적 검정 체제로 학생들에게 잘못된 내용을 가치고 교화(敎化)시키는 교육적 죄를 지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환언하면 검정의 폐해가 심각하니 무조건 국정 전환이라는 시각보다는 우리 현실에서 보다 적정한 대안은 없는지를 모색하는 것이 우선인 것이다.
삼복더위가 사라지고 있다. 밤을 이루지 못하는 열대야도 사라졌다. 새벽이면 시원한 바람이 찾아온다. 우리를 기쁘게 한다. 마음과 몸을 시원케 한다. 이제 새 마음으로 2학기를 맞이할 준비를 하게 한다. 최근에 우리를 슬프게 하는 뉴스가 있었다. 학교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성문제이다. 부끄러운 뉴스다. 이런 뉴스를 접할 때 우리의 마음가짐이 새로워져야 하겠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절제를 할 줄 아는 선생님이다. 성적 유혹에 대한 절제를 할 줄 아는 선생님이 지혜로운 선생님이다. 선생님의 실력이 자신을 성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지만 절제라는 성품은 자신의 성공으로 지속적이게 만든다. 절제가 참 중요하다. 성공한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이 성적 유혹이다. 이로부터 자유하지 못하면 실패한 자가 되고 만다. 선생님은 본은 보이는 자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자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움직이는 자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훈련하는 자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좋은 인품을 지니도록 하는 자다. 선생님이 본을 보이지 않으면 학생들은 본을 받지 않는다. 본을 보이기 위해서는 자신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자제할 줄 알아야 한다.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우선 자신을 가르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움직이기 전에 먼저 자신을 움직이는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을 훈련시키기 전에 자신을 훈련하는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선생님이 될 수가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학생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은 우선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학생도 세상도 변화시킬 수가 없다. 더 나은 세상, 더 아름다운 세상, 더 빛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선생님은 우선 자신을 변화시키는 데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사람이 있거든 자신부터 변화시키라고 말했다. 자신을 정복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정복하지 못한다. 자신을 이기지 못하면 아무것도 이기지 못한다.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을 정복했던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우리가 정복한 것은 산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정복해야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자신을 정복하기 위해 자신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가장 약한 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여자에 약하면 여자를 경계하는 힘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다양한 유혹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는 자신의 절제하는 훈련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언제 넘어질지 모른다. 욕심을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탐욕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절제함으로 자신을 다스리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더 이상 어리석은 행동을 삼가야 하고 피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고 선생님을 따르게 되며 선생님을 닮고 싶어한다. 유혹을 이기고 탐욕을 물리치며 절제하는 것만이 좋은 선생님으로 오래 남을 수 있다.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의심받을 만한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 마음부터 바꾸어야 한다. 자신을 더럽히는 생각이 떠오르면 그것을 처음부터 잘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부끄러움과 수치를 당할 수밖에 없다. 자신을 쓸어뜨리려고 하는 유혹은 평생 계속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자신이 음욕의 늑대로 변화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욕체의 욕망을 끝이 없다. 그것을 물리칠 줄 아는 이는 지혜로운 자다. 성욕을 제어할 능력을 가진 자가 진정 실력이 있는 자다. 좋은 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인가? 자신을 절제할 줄 아는 선생님이다.
교육부가 2018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학생이 배우는 교과서에 한글 옆에 한자를 병기(倂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2015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를 밝혔다. 따라서 몇 년 내에는 모든 교과서에 한자어가 병기된다.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 ‘한글 전용’과 ‘한자 혼용’은 끊임없는 논쟁거리가 됐다. 하지만 1970년 한글 전용화 정책에 따라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한자가 쓰지 않았다. 그런데도 초등학교 교육부터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계속 이어져 왔다. 급기야 이번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모든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려는 정부 방침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이 정책은 공청회를 거치는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교육부는 시험에 출제하지 않는다는 등 구체적인 계획까지 있는 것으로 보아 확정 단계만 남았다. 하지만 한자 병기 정책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동의를 할 수 없다. 한자 병기에 대한 정부 방침에 ‘인문·사회적 소양을 함양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 교과서에 한자를 나란히 쓰고, 초등학생들이 어려운 한자 몇 개를 외우듯 배운다면 이런 효과가 있을까. 차라리 한자 병기로 단어의 뜻이 명확해지고 개념을 쉽게 익힐 수 있다면 수긍이 가겠다. 인문학적, 사회적 소양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 체험 등 다른 방법을 권장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문제도 엉뚱하기는 마찬가지다. 한자 병기는 오히려 아이들의 학습 부담을 더해 인성을 해칠 우려가 있지 않을까. 1980년대 이후 신문도 가로쓰기가 보편화되면서 한자 표기가 사라졌다. 대학 교재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한자 표기를 하지 않고 있다. 국어국문학 전공 서적도 한자 표기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초·중·고생이 배우는 교과서만 한자가 표기된다. 기형적인 정책이고, 거북한 모습이다. 일반화된 문서와 함께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인터넷도 한자 표기가 필요 없다. 충분히 글을 읽을 수 있고, 의미 파악에도 어려움이 없다. 사실 중국조차도 한자를 버리고 간자체를 개발해서 쓰고 있다. 이는 어려운 문자를 버리고 쉬운 문자 정책으로 가기 위한 고민이 담겨 있다. 하물며 우리가 중국에서도 쓰지 않는 한자를 쓰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한자 병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자어를 모르면 전문적 문장이나 일부 문자 소통에 제한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말 그대로 전문적 문장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굳이 초등학교 교과서 등에 한자를 쓸 필요는 없다. 이러한 문제 해결은 중등 교과과정에서 한자 교육을 강화로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문자 소통에 제한을 받는다는 주장도 그야말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일부를 해결하기 위해 한자 병기라는 큰 짐을 질 필요는 없다. 이는 일부 외래어를 이해하기 힘든 단어가 있으니 외래어에 해당 나라 표기를 병기하자는 주장과 같다. 초등교과서부터 한자를 병기한다면 새로운 병폐가 또 발생한다. 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지만, 한자 학습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이다. 물론 아동 학습 단계에서 꼭 필요한 내용이라면 감당해야 하지만, 한자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국제 학업성취도평가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이면서도 행복 지수가 낮다는 통계가 보인다. 이유는 과도한 학습 부담 때문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과정 등을 조정하면서 노력하고 있다. 교과서 한자 병기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하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우리나라 상황으로 볼 때 교과서 한자 병기는 새로운 사교육으로 변질된다. 사실 지금도 일부 학교에서는 방과후 교육활동 등을 통해서 한자 급수를 따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한글 전용 표기를 반대하고 한자도 함께 표기하자는 사람들은 오직 소리만 알지 뜻을 모른다고 걱정한다. ‘수학여행’과 ‘수학 성적’에서 ‘수학’은 소리는 같지만, 뜻은 다르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이 단어 옆에 한자를 병기하면 정확한 뜻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도 억지다. 예에서 보듯, 일상적인 언어생활 중에 단어의 연결 관계로 의미 파악이 가능하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과정만 이수해도 일상적인 대화는 물론 신문 등을 읽고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우리 국어는 80% 이상이 한자어다. 오랜 전부터 한자를 빌려 섰고, 그에 따라 우리 언어생활을 했으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따라서 한자어를 버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문제는 한자 표기에 있다. 언어생활이 충분히 가능한데 굳이 한자를 병기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교육부의 인문·사회적 소양과 인성교육은 논리가 부족하다. 한자 표기가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아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 문제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교과서에 한자 표기를 병기할 필요는 없다. 특히 한자 표기 병기는 우리의 모국어를 가꾸고 다듬는 상황에는 해가 되는 것이다. 한글 창제는 문자와 언어생활의 주권을 찾으려는 민족적 사건이었다. 그 업적을 우리가 계승해야 한다. 그렇다면 교과서 한자 병기는 이유를 막론하고 버려야 한다.
희망을 주는 이름, 선생님 사람은 주는 것으로 어른이 된다. 나이가 들어도 누군가에게 내가 가진 뭔가를 줄 수 있다면 여전히 청년이다. 갓난아기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인간은 오직 받는다. 생기 넘치는 만년의 생활자들은 하나같이 베풂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다. 베풂을 잊지 않는 한, 그가 몇 살이든, 몸이 불편하든 마음만은 건강한 장년이다. - 소노 아야코의《간소한 삶 아름다운 나이듦》중에서 - 구구단의 원리를 아는 것이 '학(學')이라면, 구구단을 외워서 실용성을 높이는 것은 '습(習)'이다. 오늘날 교육의 문제점은 바로 습의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몰라서 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연습과 훈련 부족으로 내면화되지 않아서 생기는 '學'이 '習'으로 발현되지 못하는 탓이다. '學'에 치우친 교육 방법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바로 잡으며 학생들을 희망의 길로 인도하는 역할이 곧 교사의 사명이다. 나폴레옹은 '지도자는 희망을 심는 사람'이라 했다. 선생님은 어린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는 지도자다. 한 아이 인생의 네비게이션이자 진정한 어른 노릇을 감당하며 희망을 심는 사람이 분명하다. 행복한 교실을 향한 아카펠라 연수 8.10.~8.14.광주교육대학교교육연수원에서 허기택, 김혜일 강사님과 함께 음악으로 시작하여 음악으로 끝나는 연수, 행복한 5일 동안 나들이 덕분에 행복한 여름방학을 보냈다. 중학교에 처음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에 아카펠라 교육을 하고 싶어서 온 선생님, 합창 지도를 더 잘하고 싶어서, 필자처럼 노래 자체가 좋아서 전국적으로 모인 초, 중, 고 선생님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경기도와 전라북도에서 온 선생님을 비롯해 강사진도 강원도와 충청북도,부산에서 아카펠라 교육 활동을 하고 계신 현직 선생님의 지도 방법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어서 정말 좋았다. 방학이 아니고서는 만날 수 없는 훌륭한 강사님, 여러 선생님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함께 하는 시간은 꿈처럼 흘러갔다.어린 날, 성악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갖게 했던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말 없는 소녀가 음악 시간만 되면 눈빛을 반짝이며 친구들 앞에 나와서 기꺼이 노래를 불렀으니. 김신석 선생님은 나의 소질을 살려주시려고 700원 하던 피아노 레슨비를 절반 부담해 줄 테니 배워서 합창단 반주를 시키고 싶어하셨다. 그때 만약 우리 집이 넉넉해서 피아노를 배웠더라면 내 인생은 더 행복했으리라! 하고 싶은 일을 좋아서 하는 것은 결코 일이 아니니.이루지 못한꿈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간절해는 모양이다. 배움의 道에 몰입한 여름방학 연수 마지막 날 초등아키펠라 교육의 선구자 한승모 선생님과 함께 아카펠라의 장점은 악기가 없어도 소리와 손가락 신호만으로도 화음을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다양한 효과음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상대방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듣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적극적 경청과 공감하는 능력, 기다려주는 배려가 바탕이 되어야 하니 감성 교육, 인성 교육에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음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듣기만으로도 행복함을 만끽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소리의 어울림을, 아름다운 조화를 가르치고 싶었다. 세 사람만 모여도 실음 중심으로 합창을 할 수 있게 한다면 아이들의 삶이 더 행복해지리라. 음악은 3초 안에 몰입시키는 힘을 지닌 인간 본성에 가장 가까운 영역이 분명하다. 일찍이 공자는 "시(詩)로써 일어나서 예(禮)로써 서며 음악으로 완성한다."(興於詩 立於禮 成於樂·)라고 말할 만큼 음악을 사랑했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고 할 정도로 음악애호가였다. 음악이 구체적으로 문제시하는 영역은 인간의 성정(性情) 가운데서도 특히 감성을 다스리는 데 있다. 감성은 사물에 쉽게 흔들리고 유혹을 받기 때문이다. 실존철학자 니체도 "간단히 말해서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며, 유배당한 삶이기도 하다"며 음악을 찬미했다. 세상이 이렇게 힘든 까닭은 우리 아이들이 아름다운 음악을 배우고 즐기지 못하게 된 탓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연수였다. 처음 만난 선생님들끼리 모둠을 만들어 주어진 곡을 어떻게 부를지 머리를 맞대고 파트를 나누며 서로 격려하고 다독이며 배우고 익혔다. 마지막 날은 모둠 별로 공연까지 했다. 몸으로 익힌 것만 살아남는다는 한승모 선생님의 교육철학은 진리였다! 그 긴장과 떨림, 설렘, 해냈다는 자신감! 악기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오직 목소리로만으로 악기 소리를, 동물 소리를, 각 파트를 맞춰가며 연습했던 그 순간,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했다.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힘들게 배우고 있었구나! 젊은 선생님들에게 미안할 만큼 최고령자인 내가 단지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겁 없이 연수 신청을 하면서 모둠 선생님들께 민폐를 끼칠까 걱정했었다. 짝으로 만난 선생님은 그런 내 마음을 알고 마지막 날까지 짝을 해주어서 마음 깊이 감사했다. 앞으로 계속 만날 생각을 하니 더욱 행복하다. 우리는 연수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아카펠라 연수와 공연을 위한 동아리를 만들었다. 즉석에서 밴드를 만들고 회원 가입을 하여 정보까지 공유하기 시작했다. 왜 가르쳐야 하는지 아는 선생님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가르침을 포기하지 않는다. 과학자 겸 철학자인 로렌츠오킨이 "눈은 우리를 바깥세계로 데려가고 귀는 세계를 인간에게로 가져온다."고 말한 것처럼 음악 교육은, 특히 아카펠라 교육은 귀를 열게 하는 교육이 분명하다. 내 말만 앞세우고 듣지 않아서 불통이 문제인 이 시대에 교실 속 소통 교육으로 아카펠라 교육을 실천할 다짐으로 깊은 숨 몰아쉬며 개학날을 기다린다.
1반동아리 학생 모습 2반동아리 학생모습3반 동아리 학생모습4반 동아리 학생모습이웃나라인 지정학적인 이유로 한일간에는 상호간에 협력관계도 많지만 역사적인 문제로 불편한 것들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장벽을 넘어서 미래의 세상에서 젊은이들이 힘을 합하여 노력하면 더 좋은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은 한 국가만으로 문제해결이 어려운 것들이 많다. 예를 들자면 핵문제, 공해 문제 등 찾아보면 더 많은 과제들이 발견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제들 앞에서 젊은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적대 감정만으로는 해결이 안된다. 이에 순천동산여중은 중학생 시절부터 가까운 이웃나라에 대한 관심을 갖고 문화를 체험하면서 일본을 이해하기 위하여 일본문화체험반을 운영하면서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주1회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이 시간을 통하여 일본과의 관계, 일본인에 대한 이해, 한일 간 역사문제 등 다양한 접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첫 시간에는 이 학습동아리에 들어오게 된 이유를 발표하는 시간을가졌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일본어를 배워 일본을 여행하여 보고 싶다는 의견을 발표하였다. 그런가 하면 일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선택하게 되었다느니 다양하였으며, 공부를 열심히 하여 유학을 가게되면 좋겠다는 꿈을 발표한 학생도 있었다. 문제는 아직도 전혀 학습에 대한 의욕이 없는 학생들이 엿보인다. 무기력한 아이들이 이 학습동아리 수업을 통하여 변화받기를 기대하여 본다.
이은희 학생은 현재 광양여중 3학년에 재학중이다. 이 학생은 스스로 수학을 공부하는 자세가 잘 갖춰져 있다. 이 학생의 글을 우리 학교에 교생실습을 온 선생님이 읽고 쓴 글이다. 수학을 잘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내용의 글이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격려의 편지를 보낸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은희 학생의 글을 읽으면서 선생님을 쫓아다니는 모습, 흥미 있는 것에만 노력을 하던 모습, 책을 읽다가 밤을 꼬박 새고 학교를 가는 모습 등 은희의 글 속에 녹아있는 학생의 모습이 중학교 시절 나의 모습이 계속 겹쳐 보였다. 중학교 3학년, 그 시절 나는 학교 대표로 선발되어 수학 경시대회를 나가게 되었다. 나와 함께 대회에 나가던 친구들은 교내에서 치룬 수학경시대회에서도 나보다도 고득점이었고 과학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이라 기대가 큰 데에 반해, 나는 기껏해야 반에서 3~4등하는 교내대회에서 턱걸이로 선발된 일개 학생에 불과했다. 드디어 수학경시대회 날이 되었다. 역시나 어려운 심화·응용문제가 나왔다. 다른 친구들은 학원에서 가르쳐 준 방식으로 술술 풀어가는 동안 나는 내가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끙끙대며 문제를 풀었다. 주어진 시간을 모두 채우고 마지막으로 시험장에서 나왔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그 뒤로 한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보통 때와 마찬가지로 평탄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던 나에게 엄청난 소식이 들려왔다. 내가 우리학교에서 유일하게 수학경시대회에서 입상을 했다는 소식인 것이다. 그 때 나는 ‘아, 학원 없이도 할 수 있구나. 나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갔던 그 시간들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구나.’ 라고 생각하였다. 그 날을 계기로 수학은 내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처음으로 내게 큰 성공감을 준 과목이었고, 친구들에게 모르는 수학 문제를 알려주며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수학교육과에 진학하여 동산여자중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하고 있는 24살의 장지혜는 그 때 그 기억과 경험을 주춧돌 삼아 현재 이 자리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얼굴도 목소리도 모르는 은희지만 글에 적은 '공학자의 꿈'을 꼭 이루길 응원한다.
일전에 A중 역사수업을 참관한 적이 있다. 주제는 '1차 세계대전의 발발 원인'었는데 아직도 필자의 머리에 당시 내용이 선명히 남아있을 정도로 훌륭한 수업이었다.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교과서는 객관적 사실을 기록 그런데 무언가 찜찜함이 남아있는 기분이다. 수업에서 학생들이 보이지 않았다. 즉,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아 볼 기회가 없었다. 대부분 역사시간이 교사중심 강의 형태로 흘러가리라 짐작된다. 역사교과서가 대부분 미리 결론을 내려놨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그 내용을 전달하는데 충실할 뿐이어서 다양한 수업방법을 선택할 여지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과거 역사적 사실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다양한 평가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위한 반면교사로 삼기위한 것 아닌가. 그런데 우리의 역사수업에서는 역사교과서 집필진이 평가하고 재단해 놓은 결론을 교사가 그대로 전달하고, 학생들은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외울 수밖에 없는 암기 교과목이 돼 버렸다. 작금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에 관한 논쟁 또한 이러한 암기위주의 객관식 또는 단답형 평가와 그 평가 결과를 잘 받기 위한 수업으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 기본으로 돌아가면 된다. 역사를 배우는 목적대로 판단은 교과서를 읽는 독자나 학생들의 몫으로 돌려야 한다. 교과서 집필진들은 역사적 사실 모두를 평가해 재단하려 하지 말고 있었던 사실만 그대로 기록하는 것에 그치면 어떨까. 학생들이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다양하게 비판하거나 평가하고 재단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함은 어떨까. 학생이 다양하게 비판·평가하도록 역사수업은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학습자중심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 책을 읽고 조사하는 등 미리 공부하게 한 후, 정작 수업에서는 그룹별로 다양한 비판과 평가를 위한 토론과 협업, 프레젠테이션하는 시간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때 교사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을 찾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된다면 교과서가 미리 역사적 사실을 재단할 필요도 없고 교사 또한 역사적 사실을 평가할 필요도 없이 오로지 학생들의 다양한 비판과 평가가 어우러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역사 교육의 본연의 목적에 맞는 수업이 되지 않을까. 다른 교과목 역시 학생활동중심 토론, 협업수업으로 이뤄질 때 진정한 배움이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토론과 프레젠테이션활동이 학교 수업 현장에서 실현되려면 입시위주의 객관식 평가비중을 줄이는 평가방법의 혁신이 필요하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마스카와 도시히데 교수는 “객관식 문제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게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교육오염’이다” 라고 했다. 수업현장에서 평가방법 개선 없이는 수업방법도 교과서대로 진행하는 강의식으로 갈 수 밖에 없고, 학생들 역시 점수를 잘 받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육행정학회 특별세미나 간섭보다 교사 지원정책 필요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근시안” 광복 70주년을 맞아 교육계 원로들이 지난 교육정책을 재조명하고 향후 교직 전문직화와 교육자치 수호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교육행정학회(회장 김성열 경남대 교수)는 11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광복 70주년 특별세미나 ‘광복 70년, 한국의 교육정책 : 후학이 묻고 원로가 답하다’를 개최했다. 원로들은 광복 이후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교육정책의 성공을 평가하면서도 최근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교육자치와 일반자치 통합, 소규모학교 통폐합, 사학 규제 등을 비판했다. 아울러 교직 전문직화, 입시교육 탈피 등 대안을 논의하는 장도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돈희 미래교육포럼 이사장(전 교육부장관), 김신복 가천대 이사장(전 교육부차관), 윤정일 민족사관고 교장(전 한국교육학회장), 주삼환 충남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행정학회장), 이종재 서울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개발원장) 등 원로들이 기조강연과 주제발표에 나섰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데에는 “교육의 역할이 컸다”는데 공감했다. 특히 GNP 100달러 시절 초등교육 투자부터 시작해 GNP 1000달러 시대엔 중등, GNP 3000달러 시대부터 고등교육을 활성화시키는 등 교육기회를 단계적으로 실현해 경제성장에 알맞은 인재를 적기에 배출한 것이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교육을 중요시하는 국가정책에 따라 교육자치가 실현되고 교육재원 조달을 위한 교육세법 제정은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여전히 관주도 교육정책이 주를 이루며 불합리한 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부작용으로 지적됐다. 특히 최근에 와서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을 손보려는 정부의 움직임, 교사를 지나치게 간섭하는 관료사회가 교육발전을 저해한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이돈희 이사장은 기조강연에서 “광복 후 우리가 초등교육부터 투자한 반면 인도는 고등교육 투자부터 시작했고, 우리가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했다면 인도는 물적 자원에 투자해 서로 대조됐다”며 “결국 우리나라 정책이 경제성장에 적합했고, 투자정책이 거꾸로 된 인도는 발전하기 힘들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교육학회장을 지낸 윤정일 교장은 정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도농 균형발전을 위해 농어촌 소규모학교는 유지돼야 한다”며 “농어촌에서 학교는 단지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의 센터역할을 하기 때문에 학생이 단 한명 뿐인 학교라도 보존해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정치권에서 교육감직선제 폐해 대안으로 주장하는 러닝메이트제 선출 주장도 일반자치와 교육자치 통합의 시도로 내다봤다. 윤 교장은 “러닝메이트제는 교육감을 시·도지사의 부시장이나 부지사로 격하시키고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와 통합하려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선출직인 시·도지사는 당장 표를 얻기 위해 눈에 보이는 투자에만 매달리고, 당장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교육은 등한시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초등교사 출신으로 한국교육행정학회장을 지낸 주삼환 충남대 명예교수는 “우수한 교사를 뽑아 놓고도 제대로 활용할 생각을 못하는 정부가 미련하다”고 날을 세웠다. 주 교수는 “원로교사 1명을 줄여 신규교사 3명을 뽑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현재 기간제교사가 늘어나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문제로 연결됐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처럼 교사가 의사 못지않게 전문직으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교사들은 교육당국이 내려 보내는 일에 치여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정책을 적극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미국처럼 ‘시작신분 교사’, ‘전문교사’, ‘멘토교사’, ‘수석교사’로 이어지는 전문성의 경력사다리를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최근 정부는 청년고용 대책을 발표했다. 교원단체와 예비교사들이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명예퇴직(명퇴) 교원을 늘려 청년실업을 해소하겠다는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핵심 내용은 내년부터 2년간 연평균 5500명 수준이던 명퇴교원을 각각 7500명으로 40%씩 늘리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교단을 떠나는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교단을 떠나는 문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그렇다. 필자는 8월말 명예퇴직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 “지난 2월말 기준인 33년이 안돼 탈락이란 변수가 있긴 하지만”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라 할까. 명예퇴직 신청서를 내기 전에 쓴 칼럼 ‘교사 명예퇴직 전부 수용하라’에서 “교육당국은 이미 마음이 떠난 명퇴신청 교사들의 억지춘향식 근무가 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라 주문했건만 무위로 그치고 말았다. 필자로선 최악의 상황이 오고만 것이다. 어쨌든 5,800만 원쯤 되는 명퇴수당을 포기한 채 사표 쓰고 나오는 것은 ‘미친 놈’ 소리 들을 짓이라는게 대체적 평가다.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얘기다. 이를테면 정부의 청년고용 대책이 착실히 진척되길 기다리는 ‘명예퇴직 재수생’ 신세가 되고만 셈이다. 사전 수요조사를 해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2월말 많은 숫자가 나가고, 잔여 예산 범위에서만 8월말 명퇴자가 정해졌다. 추경 편성과 아무 상관없이 지난 해 확정된 올해 예산 범위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수요조사 같은 걸 굳이 할 이유가 없었던 것 아닌가? 또 하나 의문이 있다. 명퇴자 결정 시기가 그것이다. 도교육청이 관련 서류를 접수 마감한 것은 5월 13일이었다. 명퇴 확정 전자공문이 학교에 온 것은 7월 29일이다. 무슨 장편소설 수백 편을 심사하는 문학상 공모전도 아니고, 고작 170명 신청자중에서 61명을 확정짓는데 무려 두 달 보름 넘게 걸렸다. 너무 늑장행정 아닌가? 그로 인한 혼란도 빚어졌다. 7월 21일 다른 부서 주관으로 8월 31일 정년(명예)퇴직자에 대한 ‘퇴직급여 사전청구 및 설명회’가 열렸는데, 명예퇴직자 확정이 늦어져 반쪽 설명회로 ‘전락’해버린 것. 부처간 손발이 안 맞는 엇박자 내지 비협조가 그대로 드러난 행정력 낭비라 해도 무방한 대목이다. 알고보니 명퇴자 확정은 누리과정 예산편성 등 논란 끝에 도의회를 통과한 추경예산안과 하등 상관없는 일이다. 까닭없이 담당자 서랍 속에 처박아둬 그런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이유이다. 공문에 ‘7월중 발표’라 했으니 문제 없다할지 모르지만, 내년 2월말 명퇴자 확정부터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말할 나위 없이 되어도 좋고 안되어도 그만이라며 장난삼아 명퇴를 신청하는 교사는 없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진퇴를 알아야 나름 계획도 세우고 대비도 할 수 있다. 신청자 교사에게는 30년 넘게 신명 바쳐 일해온 교직을 영원히 떠나는 ‘엄숙한’ 순간이다. 늦게 이루어진 발표라도 나가게되면 그만이겠지만, 학교에 남는 탈락교사들의 상실감이라든가 거부감 따위는 짚고 넘어갈 또 다른 문제이다. 명퇴 행정에 적어도 그런 인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나저나 약 4개월 동안 ‘억지춘향’ 노릇을 어찌해야 하나….
한국교총 새교육개혁포럼과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주최하는 현장교원중심 국가교육과정 4차 포럼이 12일 광주교대 교육매체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단위학교 교육과정 운영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를 주제로 초·중·고등학교에서의 편성·운영 방안이 논의됐다. 세션Ⅰ에서는 지은경 부산 망미초 교사(초등)와 박혜은 서울 신목중 교감(중학교)이, 세션Ⅱ에서는 홍원표 연세대 교수(일반고)와 한혜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특목고)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토론자로 나선 교사들은 자유학기제에 대한 부담, 통합사회·통합과학의 수능연계 필요성, 창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학교여건 개선 및 교원 증원 필요성 등 학교현장의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마지막 5차 포럼 ‘새 교육과정의 현장 안착 방안, 이제부터 시작이다’는 10월 셋째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현장교원 주요 토론내용 초등-1, 2학년 수업시수 확대 교과전담 확충 등 뒷받침 돼야 ◇ 김유신 광주 산정초 교사 = 2009년 개정교육과정의 특징인 학년군제와 교과군제는 학교현장에서 사실상 무력화 된 상태다. 학년군제와 교과군제가 현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서는 먼저 교과군 내에서 통합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성취기준의 연계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교과교육과정 개발과정에서 공동협의를 통해 질적 통합을 위한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년 자체 교과군 통합이 질적으로 이루어지고, 교과군 교육과정이 학년군 통합으로 연계돼야 실질적으로 편성·운영될 수 있다. 학습량 적정화 역시 단순한 양의 축소보다는 소수의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교과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는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교사는 학습내용을 재구성하기 위해 교과 전체 구조를 관통하는 핵심개념을 결정하고 이들 핵심개념들이 어떻게 연결돼 전체 교과를 이루는가를 보여줄 원리를 찾아야 한다. 수업자율권 확대가 수업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교사의 전문성을 높일 방안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 집중이수제의 경우 의미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집중이수를 한 학기 또는 학년 단위로 이해하고 교과를 편성·운영하다보니 전출생의 미이수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집중이수제 대신 집중운영제 개념을 도입해 월별, 분기별 등으로 보다 집중의 개념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 장현옥 광주 하남초 교사 = 범교과 학습은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꾸준히 늘어났지만 범교과로 분류하기 마땅치 않은 과목이나 연간 시수를 정해주는 과목으로 인해 학교현장에서는 연간 시수 운영표에 별도 표기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범교과 주제를 크게 축소하거나 과감하게 없애 창의적 체험활동의 운영 내실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초등 1, 2학년의 수업시수 논의는 학습 경험의 질 개선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학생 발달단계와 교사의 근무부담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1, 2학년에는 전담교사가 배치되지 않으므로 수입시수가 늘면 교과 전담인력의 확충이 필요하다. 인성교육 실현을 위해 연극교육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만큼 체육, 음악, 미술의 각 교과 교실처럼 장기적으로 연극을 위한 공간마련이 필요하며, 일반 교사가 교과 단위로서 교육연극 지도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중학교-교재분량 대폭 축소해 핵심개념 중심 참여형 수업해야 ◇ 이영희 경기 원곡중 수석교사 = 중학교는 고등학교에 비해 자유학기제에 대한 부담, 창의적 체험활동과 학교스포츠클럽 운영, 입시로서의 진로가 아닌 중학교 진로교육의 문제 등 어려움이 크다. 특히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에서 인지적 측면은 최상위권이지만 자신감, 즐거움 인식, 가치인식, 효능감 등 정의적 측면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시수에 비해 지나치게 내용이 많아 토의와 토론, 프로젝트 등 새로운 수업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중학교 과정에서는 실생활 관련 통합사고를 길러주어야 하며 단원의 기본 개념은 초-중학 과정을 연계해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를 통한 각종 개념 이해를 돕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또한 창의적 맞춤형 학생 중심수업과 통합교과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 역량 강화 연수가 절실히 필요하다. 자유학기제와 관련해 현재의 학습량과 성취요소는 조정이 필요하며 이는 단순히 개수의 조정이 아니라 핵심원리 중심의 학습량 적정화와 교과 교육과정의 유기적인 연계강화를 통해 보완해야 할 사항이다. ◇ 박영각 경북 문성중 수석교사 =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일반적인 핵심역량 6가지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과 교육과정에서도 교과별 핵심역량을 제시하고 있으나, 실제 교실수업에서 핵심역량을 길러줄 구체적인 방법을 교육과정의 방향으로 제시해줘야 한다. 다양한 학생 활동 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위해서는 현재의 교재 분량을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 현행 교재는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한 학생 활동 중심의 참여형 수업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자유학기제에서 자율과정의 비중이 높아졌는데 전공을 벗어난 자율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지도로 인해 교사들의 부담이 큰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교실 수업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있어왔음에도 각종 평가와 입시가 발목을 잡았고, 여기에 공문까지 과다하게 쏟아지면서 현장 선생님들이 학생의 사고를 열어줄 다양한 수업을 전개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교육과정에 도입되는 자유학기제에서는 학생 활동에 대한 평가를 문장 형태로 간략하게 하도록 하고 있어 교사들의 업무부담은 있지만 적어도 학생을 서열화 시키는 평가는 아니다. 이를 확대한다면 학교교육에 대한 사회의 인식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일반고- 통합사회·통합과학 수능 연계 안되면 안착 못해 ◇ 봉병탁 광주 서강고 수석교사 = 일반고는 특목고나 자사고 등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어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수 학생 선택과목 개설을 위해 강사비나 특별교실을 지원하거나, 중심 학교를 지정해 소수 선택과목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수능과 연계성이 없는 과목은 부실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위해 수능과 연계하고 이수단위 지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수능과 연계되면 수능 준비만을 위한 문제풀이 중심 수업이 진행될 우려도 있다. 학생 중심의 참여·토론 수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업을 위한 준비 시간을 확대하고 학습량도 줄일 필요가 있다. ◇ 송상섭 경기 창조고 교감 = 공통과목의 이수시기가 학교 자율로 결정될 경우 전입생들의 이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공통과목의 이수시기를 고정하면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방학 중 이수나 사이버강의 운영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 공통사회와 공통과학은 교사들의 기피 과목이다. 하나의 전공을 가진 교사가 2~4개 교과가 합쳐진 과목을 지도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고에서는 소수의 공통사회, 공통과학 자격증 소지 교사를 제외하고는 전공 교과를 우선 배정하고 부족한 시수를 공통과목에 배정하고 있다. 연수강화, 사범대 교육과정 및 임용 선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과 지도교사의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현재 일반고 교원수요는 학급당 1.95명으로 돼 있는데, 2015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다양한 선택과목을 운영하려면 더 많은 교사가 요구된다. 과학탐구실험 과목의 평가 방법 개선도 요구된다. 기존에는 과학 교과 내 수행평가의 일환으로 탐구실험보고서평가를 하고 한 줄 세우기 식으로 진행됐는데, 학생들의 탐구실험 과정이나 태도 등 정성적인 부분의 서술형 평가를 해주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일반고에 적용되기 1년 전에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수능·대입제도의 고시가 이뤄져야 한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내신·수능 반영여부에 따라 학교현장에서 선택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특목고-전문교과 필수 단위 "축소" VS "유지" 이견 팽팽 ◇김정호 경기북과학고 교사 = 주제발표에서 대부분의 특목고에서 전문교과 필수이수 단위 축소 요구가 많다고 했는데, 다른 조사와 상이해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예술, 생활·교양교과가 창의인재 양성에 반드시 필요하긴 하지만, 각각 10단위, 16단위를 필수로 하면 학교 교육과정 편성에 어려움을 주고 학생 학습 부담도 커질 것이다. 2009 교육과정과 동일하게 각각 5, 12단위로 하면 전문교과(80단위)를 축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과학고의 경우 보통 주당 3시간 정도의 RE(Research Education)활동을 하는데,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아 방과 후에 이뤄지고 있다. RE활동은 학생 중심 교육에 해당하므로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면 내실 있는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과학고 조기졸업자가 대폭 감소함에 따라 3년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2학년에 전문교과가 집중 배치돼야 하며, 3학년에는 대학과정과 연계된 AP(Advanced Placement)제도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김진숙 경기 수원외고 교사 = 외고 설립 목적은 단순히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인문·사회·과학에 기초 소양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있다. 그러나 외고의 교육과정은 다른 특목고에 비해서도 심각히 편협하다. 현행 교육과정에 따르면 특목고는 교과 총 이수 단위인 180 단위 중 80단위 이상을 전문교과로 편성해야 한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도 유지될 경우, 필수인 한국사 6단위, 체육 10단위, 예술 10단위, 생활·교양 16단위를 제외하면 국·영·수·사·과는 58단위 밖에 편성할 수 없다. 특히 외고는 외국어가 전문교과로 80단위 편성돼 있는데 공통과목에도 영어가 있어 외국어 관련 교과가 전체 이수단위의 절반인 90단위에 이른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많이 줄어든 전문과목수를 확대해야 한다. 외고는 보통교과 심화과목 80단위 중 60%(48단위) 이상을 전공 외국어 과목으로 편성해야 하는데, 영어 이외의 외국어는 6개뿐이어서 필수 이수단위를 채우려면 전 과목을 8단위로 편성·운영해야 하는 실정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된 전공외국어 기초 과목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다시 개설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정부가 7일 초등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담임교사 승진가산점 신설 방안을 내놨지만 일선 교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초등교사 대다수가 담임을 맡고 있어 별 효용이 없는데다 일부 비담임교사 등에 대한 차별 논란만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다. 경기 A초 교사는 "초등학교에서 담임을 맡지 않는 교사는 일부 고경력 교사나 기간제교사 등 아주 소수 밖에 없다"며 "승진은 점수 순서대로 하는데 거의 전체에 똑같이 가산점을 주면서 혜택이라고 하는 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서울 B초 교사는 "담임이나 부장이나 수고스럽긴 마찬가진데, 담임만 가산점을 주면 누가 부장을 하려 하겠느냐"며 "가산점을 둘러싼 갈등만 커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기존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 제도와의 중복문제도 지적된다. 201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제도는 학교교원 40%(±10%) 범위 내에서 대상자의 80%를 반드시 담임교사와 생활지도교사로 해 연간 0.1점씩 최대 2점까지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교총은 "담임교사 사기진작 취지는 이해하나 현행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제도도 모호한 선정기준으로 부작용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중복되는 가산점 신설로 또 다른 혼란이 발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부실한 정책 검증 정황도 포착됐다. 소수점 몇 자리에서 교감승진 여부가 갈리는 교직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 0.1점, 최대 1점의 가산점 신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담당부서의 제대로 된 검토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2년에도 '담임교사 운영제도 선진화 방안'에 담임교사 사기진작 방안으로 연 0.1점, 총합계 2점 한도의 가산점 신설을 내놓은 바 있어 재탕 비판도 나온다. 이번 대책 발표에 참여한 한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학폭 가산점 대상자 비율과 점수한도를 낮추는 대신 담임가산점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자세한 내용은 담당부서에 문의 바란다"며 공을 넘겼고, 담당부서 관계자는 "발표 전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산점 신설을 추진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 세부사항은 이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혹스러워 했다. 교총은 "승진가산점 부여 등 손쉬운 방법으로 담임교사의 사기를 진작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12년째 동결되고 있는 담임교사수당 인상, 안식년 기회 부여 등 실질적인 담임교사 사기진작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올해는 우리에게 광복 70주년이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오늘 한·일이 여전히 화해하지 못하고 아베 총리의 담화 하나, 문구 하나에 한·일관계를 가늠해야 하는 상황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 담화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악화된 한·일관계를 방치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일이다. 이 시점에서 그 의미를 되새겨보고 우리의 나아갈 바를 찾아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담화 내용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한·일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경제와 사회문화 분야에서는 협력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서대문독립공원에서 무릎을 꿇고 독립운동 선열에게 사과한 것처럼 상당수 일본인은 화해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희망한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단지 이러한 일본의 양심세력이 일본사회의 주류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과거사 사죄란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잘못에 대해 현직 일본 총리가 일본을 대표해서 한국인에게 진정 참회한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과거에 충분히 사과한 만큼 이제는 필요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나아가 전쟁과 무관한 세대까지 사죄할 이유가 없다고 한 것은 앞으로 전쟁의 책임에서 자유롭게 됐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더 이상 과거사에 발목 잡히지 않겠다는 자세가 위험스럽다. 그러기에 후세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내용을 배운 일본의 젊은이들이 한국 등 아시아와의 관계에 입각하여 아시아와 함께 살아감으로써 세계속의 일본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강제동원한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채 ‘명예와 존엄을 상처받은 여성’이라는 막연한 표현으로 에둘러 갔다. 특히 “러일전쟁은 식민지 지배하에 있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인들에게 용기를 줬다”며 대한제국 합병의 발판이 된 러일전쟁을 미화하기도 했다. 국내외 전쟁 피해자에 대해 머리 숙여 통석의 염을 표하고 애도한 것은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진심보다 외교적인 수사가 넘쳐나는 이번 담화가 주변국들과의 관계개선을 촉진하는 계기를 제공할지는 회의적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가 한일관계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고 한일관계를 우호적으로 이끌어 가고자 하는 양심적인 선량하 일본국민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한일 관계는 영원한 대립과 경쟁의 관계가 아닌 우호협력의 관계만이 동아시아의 평화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한일관계는 중국, 몽골, 동남아를 포함하는 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는 가운데 한일협력을 진척시켜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일본이 다음 세대를 과거사의 족쇄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다면 '진실된 마음으로부터 사죄'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독일처럼 과거 침략행위에 진심으로 반성하고 이를 실천하지 않는 한 국제사회 특히 동북아에서 일본의 리더십은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에서는 일본인을 좋아한다는 응답이 15.2%인 반면 싫어한다는 응답은 48.5%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발표한 아베 담화가 한·일, 한·중 간 갈등을 잠재울 수 있을지 우려되는 점이다.
이 세상 모든 사물들은 그 자체의 가치가 있다. 이 가치는 다른 사람들에 의하여 평가된다. 어느 개인이나 기업과 조직, 더 나아가 국가도 마찬가지다. 내 자신은 내가 잘 아는 것 같지만 이것도 절대적은 아니다. 그래서 나 자신이 모르는 것을타인의 평가를 무척 궁금하게 생각한다. 나의 평가대로 나를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는 살맛이 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특히 누군가가 내 자신에게 내재된 잠재력을 살펴보고 높이 평가해줄 때 자부심도 생겨 에너지가 충전된다. “만일 한국이 담담한 심정으로 있는 그대로의 한국을 국제사회에 소개할 수 있다면 한국의 존재는 명확하게 인식될 수 있다. 그것으로부터 한국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색깔이 다른 또 하나의 멋진 선진국으로 올라서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이는 세계적 석학으로 미국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문명학 박사학위를 받은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한 말이다. 그는 미국인으로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이며 한국 고전문학을 20년 가까이 공부하였다. 그는 한국을 이미 선진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김연아, 조수미, 싸이 등 누가 보아도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된 한국인들이 많다. 또한 삼성, LG, 현대 등 세계 초우량 기업들도 많다. 그러나 아직까지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의 정체성 은 흐릿하고 애매모호하다. 그는 선진국으로서 한국이 자신의 정체성을 국제사회에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약소국 콤플렉스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당당한 선진국으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과거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우리 위상을 냉정하게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정체성을 정립해야 한다. 정체성은 수천 년 동안 지속된 우리 역사 속에서 찾아야 한다. 그의 눈에 비친 우리의 훌륭한 문화유산은 넘쳐난다는 것이다. 현대 세계인에게 모범적인 인물상을 제시할 수 있는 선비 정신, 여러 사람이 모여서 창조적 융합의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랑방 문화, 흙 속에 묻힌 진주인 옛 골목과 전통시장 등이 그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래 친환경적 생태공간 창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풍수, 세계 농업문화 혁명을 이끌 유기농법,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 정신과 교육 혁명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한류’는 한국 문화의 상징이다.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한류는 많은 나라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한류를 매개로 서구 선진국 문화보다 훨씬 흥미로운 한국의 문화는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한류는 그저 제품을 팔고 연예계의 유행을 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형태와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는 2년 전'한국인이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이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저자는 책 곳곳을 통해 “한국은 국가 브랜드로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엄청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나라이지만 그것을 전혀 이용하거나 살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경제뿐 아니라 문화를 선도하는 일등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소프트파워’를 찾아내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 21세기 르네상스가 한국에서 꽃피는 상황이 생긴다고 해도 전혀놀랄 일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다. “당신들 안에 보물이 있는데 왜 그걸 찾으려고 하지 않나요? 그렇다 이 보물을 바로 보고 캐내는 작업이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는 무슨 일이 실패하면 그 요인을 외부에서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문제는 분명히 내부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었으며, 그것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외부로 표출된 것이다. 그는 나와 같은 관점을 지닌 한국 지식인의 인식을 다음과같이 지적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지식인은 한국이 100여 년 전 구한말의 상황과 다를 것이 없다. 그러기에 더욱 열심히 일해서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지 않으면 언제 나라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경고를 만고불변의 진리나 주문처럼 외고 있다. 한국이 여기서 경제 발전을 멈추고 근면한 생활을 중단한다면 또다시 저개발 국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우려감은 한국에서 가장 자주 동원되는 논리다.” 그는 한국만의 대단한 전통문화가 있다고 느꼈으며, 이같은 것을한국인은 잘 인식하지 못하거나 알아도 외국인에게 잘 안 알려주는 그런 것들을 책 속에 담았다는 것이다. 한국인이 모르는 것들로는 가령 한국은 국내 정책과 제도에 관한 한 조선 시대에 선진적인 시스템을 이미 갖고 있었다면서. 동서고금을 통틀어 그만한 규모에 그토록 오래 안정적으로 유지된 정부 시스템은 없었다는 대목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이다. 또 고려 시대의 다문화 전통, 조선 시대의 민본주의와 언로, 사랑방, 조선의 역관제, 중인들의 활약상 같은 것들은 지금 다시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17-18세기 예학도 오늘날 법 적용이 어려운 네트워크사회에서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로 재해석할 수 있다. 심지어 외교적 상상력도 과거 주변 강대국을 상대해온 삼국시대나 고려 시대에서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이다. 1960년대 이후 한국이 이룩한 기적적인 성장이 이뤄진 것도 그 배후에 수천 년 지속해온 지적 전통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사를 이야기하면서 이 부분을 생략하는 경향이 많다. 한국이 갑자기 튀어나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한국이 지금 자랑하는 특정 기술이나 상품보다도 자신의 문화를 더 위대한 자산으로 인식한다면 한국은 세계에 훨씬 더 많이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한국이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고 그 잠재성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것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은 다양하다. 이해력, 민첩성, 창의성, 유연성, 성실성, 원만한 성격 등이다. 그러나 이같은 여러 가지 능력을 크게 나누어보면 생계를 가능하게 하고 꿈을 이루기 위한 업무능력과 인성, 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매우 복합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전인적 인성은 쉽게 알 수 없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자가 사람을 평가하거나 스스로를 다스리는 덕목으로 충(忠)을 제시했던 것 같다. 이 충은 곧잘 현대어의 ‘충성(忠誠)’으로 번역되곤 하는데, 나를 키워주는 윗사람에 대한 복종이나 개가 주인에게 하는 복종도 때로는 ‘충성’이라고 표현하고 있으니 요즘엔 어딘지 모르게 부정적 이미지가 느껴진다. 공자가 말한 충은 그와는 매우 다른 의미가 있다. 충은 ‘중(中)’과 ‘심(心)’이라는 한자로 구성돼 있다. 글자 그대로 ‘가운데 마음’, 즉 ‘속 마음’이라는 뜻이다. 조금 더 의미를 확장하면 진실한 마음, 정성스러운 마음 등이 된다. 마음이 이리 저리 이해 타산에 헷갈리는 것이 결코 아니다. 타인이나 조직에 단순히 내 몸과 마음을 갖다 바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위를 할 때 내 진심을 다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논어’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등장한다. 자장(子張)이 “영윤(令尹·오늘날 국무총리에 해당) 자문(子文)이 세 번 영윤이 되면서도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고, 세 번 벼슬을 그만두면서도 서운해 하는 기색이 없으며, 옛날 자신이 맡은 영윤의 일을 반드시 신임 영윤에게 상세히 알려줬습니다. 이 사람은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더, 이에 공자가 “충성스럽다”라고 대답했다. 당시는 자기가 맡은 벼슬을 그만두면 아무런 조치 없이 떠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은 시대였다. 하지만 자문은 스스로 신임 영윤에게 업무인계를 철저히 하고 떠났다. 자문은 어디에 충성한 것일까? 국가인가? 임금인가? 후임자인가? 아니면 또 다른 대상인가?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마음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불편해서 견딜 수 없어서 자기의 진실한 속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것, 이것이 충성이다. 충성이란 바로 자기의 진실한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조직이나 윗사람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거기에 쓴소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직원이 많아야 기업이 살고 조직이 산다. 의견이 다양하고 거대한 공동체인 국가도 예외는 아니다. 대통령 기록물을 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재임 시절 최창규 성균관장 등 전국 유도회 지도자 145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충(忠)의 대상은 국민이고, 따라서 국가가 국가답지 못하면 항의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효(孝)와 관련해서는 “효도를 위해 보모도 부모다워져야 하며 자식의 효도뿐 아니라 사회적 효도도 합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국가를 충의 대상으로 삼으면 과거 일본처럼 군국주의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고, 충의 대상은 바로 국민이어야 한다는 논리로 민주주의의 기본이념을 상기시킨 뒤 “헌법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명시한 것도 이를 의미한다” 고 밝혔다. 교육의 전당인 학교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항상 잘 나가는 길목에는 언젠가는 위기가 온다. 이는 자기 목표에 도취되어 반성적인 실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위기이다. 이 위기 극복을 위해 항상 다른 사람들의 올바른 비판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모든 조직의 지도자는 모름지기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기를 귀울여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김 교장 선생님, 기다리셨던 교장 발령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이제 더욱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교육의 방향키를 쥐고 교육 현장을 지휘해 가실 교장선생님께서는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 항해할 수 있는 철학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시대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사는 21세기 세계는 지식기반사회로 급속하게 이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각 국가들은 선진 경제를 이룩하기 위해 산업화 시대의 조직을 혁신하거나 대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산업화 시대를 이끌었던 관료조직은 이제 지식기반사회의 발전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산업화 시대의 조직을 혁신하거나 대체하려는 시도들은 그 조직의 지지자와 수혜자들의 저항으로 변화의 속도가 느려지기도 하고 때로는 실패하기도 합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조직이나 기관들의 변화 속도에는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지요.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사회 각 조직의 변화 속도를 자동차 속도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가 제시한 조직 별 속도는 경제 100마일, 시민단체 90마일, 가족 60마일, 노동조합 30마일, 정부 관료 조직과 규제 기관 25마일, 학교 10마일, 정치 조직 3마일, 법 1마일이라는 표현을 빌린다면 학교의 변화 속도는 하위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학자들은 산업화 모델에 기초한 학교가 정보화 기술이 사회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산업화 시대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창의적, 혁신적인 능력과 도전적인 태도를 갖추도록 교육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여전히 시대에 뒤떨어진 지식을 전수하고 주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미래학자들은 지식기반사회가 심화되며, 과학 및 정보기술 발달이 가속화되는 사회에서 요구되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부분적 개선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데, 그들이 주장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란 산업화 시대의 학교 모형을 탈산업화시대(postmodern)의 학교 모형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산업화 시대의 학교 모형은 표준화와 동질성이 특징인 반면, 탈산업화 시대의 학교 모형은 다양성과 분화를 특징으로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선진 국가들을 중심으로 학교교육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진단이 나오기 시작하였으며, 학교 실패, 학교 붕괴 등의 담론이 설득력을 가지고 퍼져 나가는 한편, 공교육 이탈 현상이 점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대안교육과 홈스쿨링이 확산되고 있음을 우리가 지금 보고 있네요. 오늘날 학교교육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근대 학교교육체제에 내재된 특성이 탈산업화 시대를 맞아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학교 비판론자들의 공통된 견해이지요. 학교교육의 위기는 표준화와 동질성을 추구하는 근대 학교교육이 낳은 획일성과 관료제적 운영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경직성, 그리고 정보화․지식기반사회의 진전 등 사회변화로 인해 초래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학교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는 상황은 학교경영 및 그 책임자에 대해서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첫째, 학교의 성격과 기능이 재규정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교육적 변화를 이끌어가야 하며, 둘째, 학교 경영을 관료적이고 제도 중심적인 접근에서 교육서비스를 받는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고하게 하는 것 입니다. 셋째, 경영자 자신도 끊임없이 학습해야 하는 조직에서 지식을 경영하는 새롭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 입니다. 산업화 시대의 학교 모형은 공장들이 거대한 기업의 한 지점(branch)으로서 미리 정해진 공통의 기준에 의해 조직되듯이 공교육도 기대되는 성과를 산출하기 위해 학교를 관리 감독하는 것을 기본적 특징으로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장은 지점의 관리자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산업화 모형에서 학교의 주요 기능은 노동시장의 인력 수요에 맞추어 개인을 분류 선발하는 것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선발은 능력주의의 원리에 따라 전문적이고 지도적 위치에 있는 직업을 가질 만한 학생과 단순 노동자가 될 학생을 가려 그것에 맞는 교육기회를 배분하는 것 이었습니다. 이처럼 능력주의에 입각한 선발은 부패나 차별을 막고 능력에 맞는 보상을 하는 공정한 방식으로 받아들여졌지요. 그러나 20 세기 후반에 정보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지식기반사회가 도래하면서 이러한 산업화 모델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사회․경제 환경은 학습의 새로운 모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학교와 그 경영자는 교육의 내용, 즉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는 동시에 그것을 실행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과거와 같이 상부로부터 결정되어 주어지는 기준과 절차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상황에 적절히 대응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교가 스스로 고유한 교육 모델을 만들어 낼 만큼 완전한 자율성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국가에서 학교경영은 탈 중앙집권화, 탈규제의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국가들이 학교가 일정한 성취 수준을 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평가와 장학(inspection)을 통해 성취 수준 달성 여부를 판단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여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컴퓨터음악 프로그램’ 연구 작곡지식 없어도 활용 가능 “필요한 곳 연수봉사 갈 것”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 음악 교육과정에서는 ‘작곡’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작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창(視唱)과 청음(聽音)인데 수업시간에 반주를 하고 악기를 다루는 것이 쉽지 않아 녹음파일을 재생하거나 교과서에 의존하는 피상적인 수업에 그치는 거죠. 저는 이런 현실을 ‘컴퓨터 음악’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송택동 서울마포초 교감이 최근 ‘송택동의 컴퓨터음악 따라하기’를 출간했다. 평소 음악수업에서 작곡활동이 잘 안 되는 데 문제의식을 느꼈던 그가 컴퓨터를 활용해 재미있는 작곡수업을 할 수 있음을 발견하고 연구한 것이다. 내친김에 활용법을 널리 알리자는 생각으로 10일부터 서울공덕초에서 30시간짜리 ‘컴퓨터 음악’ 직무연수에도 나섰다. 송 교감이 소개한 프로그램은 ‘시벨리우스7(Sibelius7)’과 ‘뮤즈스코어2(MuseScore2)’다. 그는 “이 두 작곡 프로그램은 악보입력 등의 기능이 유사해 둘 중 하나만 알면 두 가지를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게 된다”며 “작곡 지식이 없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작곡과 편곡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벨리우스7은 30일 체험판을, 뮤즈스코어2는 기간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마디나 음을 선택하고 재생을 누르면 자동으로 연주가 돼 자연스러운 시창과 청음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송 교감은 “요즘 아이들은 즉석에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원하는 음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며 “작곡은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어려운 것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실제 1~2시간 정도 간단한 사용법만 배워도 기본적인 기능을 다루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손쉽게 제작됐다. 또 학생 수준에 맞게 악보를 편곡하거나 파트별로 악보를 분리해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악보를 다운받고 자신이 쓴 악보를 올릴 수도 있다. 현재 뮤즈스코어 악보 공유 페이지에는 12만3000여 건의 악보가 공유되고 있으며 회원가입만 하면 다운받아 볼 수 있다. 연수에 참석한 정유선 서울 진관고 교사는 “기존 악보들은 음이 너무 높거나 낮아 적용이 어려운 경우가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니 아이들 수준에 맞게 손쉬운 편곡이 가능해져 정말 편리하다”며 “앞으로 작곡수업은 물론 방과 후 오케스트라 지도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송 교감이 컴퓨터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7년 교직생활 시작과 함께 꾸준히 이어온 동요 작곡활동 덕이 크다. 그는 지금까지 500여 곡의 동요를 작곡했으며 이 중 ‘우주자전거’, ‘이슬열매’, ‘고운꿈’ 등 7곡은 초등 음악교과서에 수록됐다. 송 교감은 “새로운 음악을 창작했을 때의 희열과 내가 만든 곡을 다른 사람이 불러줄 때 느끼는 기쁨은 무엇보다 크다”며 “앞으로도 컴퓨터음악을 활용하고자 하는 곳이 있다면 전국 어디든지 찾아가 봉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1. 제작사 홈페이지 http://musescore.org/ko에 접속 2. 메인페이지에서 ‘무료 다운로드’ 클릭 3. [Ctrl+N(신규작성)]을 눌러 ‘Treble Clef’를 선택, 새악보를 열고 타이틀, 작곡자 입력. 4. 음표를 입력하기 위해 왼쪽 상단의 N을 누르고 원하는 음표를 선택 5. 음표를 입력한 후 ‘스페이스바’를 눌러 재생 / 각 음표를 클릭, 개별 음정 청취 가능 *뮤즈스코어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악보를 검색, 다운받으면 악보를 보고 들을 수 있다 *완성된 악보 저장 시 ‘Save Online’을 클릭하면 자신의 악보를 공유할 수 있다 *File/Import PDF를 클릭하면 악보를 PDF 파일로 변환해 저장할 수 있다
일상 업무 중 외래어나 외국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굳이 외래어나 외국어를 쓰지 않아도 우리말로 소통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무에 스트레스를 받아도 자기감정을 잘 컨트롤해야 한다”처럼 ‘컨트롤하다’라는 말을 흔히 쓴다. ‘컨트롤’, ‘컨트롤하다’라는 말은 여러 분야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어서 사전에도 외래어로 등재돼 있다. ‘제어(하다), 통제(하다), 조절(하다)’ 등으로 바꿔 쓸 수 있는데 굳이 외래어인 ‘컨트롤’을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컨트롤하다’는 순우리말로 ‘다루다’, ‘다스리다’이다. (1)컨트롤(control)→제어, 통제, 조절, 다루기, 다스리기 (2)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심리 제어, 심리 통제, 심리 조절 (3)컨트롤 타워(control tower)→통제탑 “이번 주까지는 일정을 컨펌해야 합니다”처럼 ‘컨펌하다’라는 말도 자주 쓴다. ‘확정하다’로 바꿔 쓰면 된다. 또 “부장님께 컨펌을 받아야 한다”처럼 ‘컨펌을 받다’ 형태로도 자주 쓴다. 이때는 ‘확인받다’ 정도로 바꿔 쓰면 된다. (4)컨펌(confirm)→확정하다, 확인하다 (5)컨펌받다→확인받다 또 일이 순조롭지 않아 일정이 연기되는 상황에서 “일정이 딜레이됐다”처럼 쓴다. 이때는 ‘미뤄졌다’로 바꿔 쓰면 된다. (6)딜레이(delay)되다→미뤄지다, 연기되다, 지연되다, 지체되다 애초 계획했던 일을 미루려면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자칫 상대 쪽에서 ‘컴플레인’을 걸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컴플레인’은 원래 ‘불평하다’의 뜻이므로 이때는 ‘불평을 해오다’ 정도로 바꿔 쓰면 된다. (7)컴플레인(complain)→불평(하다), 불만 ‘컴플레인’은 원래 고객의 주관적인 평가로 불만족스러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불평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와 비슷한 뜻의 ‘클레임’이라는 말은 객관적인 문제점에 대해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쨌건 둘 다 ‘불평’이나 ‘불만’이다. 열심히 일했는데 위에서는 컨펌(→확정)을 확실하게 안 해주니 일정은 딜레이되고(→미뤄지고) 고객한테는 자꾸 컴플레인이 걸려와서(→불평이 쏟아져서) 뻗쳐오르는 감정이 컨트롤도 안 되니(→다스려지지 않으니) 시원한 아이스커피(→냉커피)라도 마시고 열을 식혀야 할 것 같다. (8)아이스박스(icebox)→얼음상자 (9)아이스케이크(ice cake)→얼음과자 (10)아이스커피(ice coffee)→냉커피, 얼음커피
‘수주대토(守株待兎)’란 한비자(韓非子)의 오두편(五蠹篇)에 나오는 이야기로, 생각 없이 한 가지 일에만 얽매여 발전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송(宋)나라 사람 중에 밭을 일구는 농부가 있었다. 밭 가운데 나무 그루터기가 있었는데, 풀숲에서 갑자기 토끼 한 마리가 뛰어나오다가 그루터기에 부딪쳐 목이 부러져 죽었다. 농부가 이것을 보고 ‘옳거니 이리도 쉽게 토끼를 잡을 수 있구나’하곤 그 후부터 일도 하지 않고, 매일같이 그루터기 옆에 앉아서 토끼가 뛰어나오길 기다렸다. 그러나 토끼는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그 사이에 밭은 황폐해져 쑥대밭이 되고 말았다. 결국 소문이 퍼져 농부는 온 나라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한비자(韓非子)는 이 이야기로 언제까지나 낡은 습관에 묶여 세상(世上)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비꼬았다. 또 입시철이 다가온다. 무한경쟁의 시대에 하루가 다르게 세계가 변하는데도 우리 교육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커다란 벽에 가로 놓여있다. 바로 대입 시험 제도와 관련한 풍경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학벌만능주의와 치열한 경쟁의 큰 틀은 그대로 둔 채 조금씩 입시제도가 바뀌고, 더욱 복잡해졌다. 그리하여 매년 어김없이 되풀이 되는 입시 설명회를 쫓아 다니며 큰 체육관을 가득 가득 메우는 학부모들과 입시 담당교사들의 모습이 첫 번째 풍경이다. 고교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초·중학생들의 학원이 끝나는 시간이면 자녀를 태워가려는 아수라장이 두 번째 풍경이다. 1년 내내 이리 뛰고 저리 뛰느라 수험생보다 더 바쁘다는 ‘고3 맘’. 수능일이 가까워지면서 이들이 교회마다 절마다 백일기도며 온갖 정성을 다하는 풍경이 세 번째다. 이후 학교 담벼락에는 특정 대학에 몇 명이 입학했는지 현수막이 붙고, 언론에서는 수능시험의 난이도, 복수 정답, 만점자 몇 명, 학교 등급내기 등으로 떠들썩하다가 매년 그렇듯 또 한 해가 간다. 극단적인 표현일지는 몰라도 우리 교육은 초·중·고, 심지어 유치원까지 오로지 좋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온갖 희생과 노력을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하면 무리일까? 그에 따라 천문학적인 사교육비를 지출해가며 선행학습을 하고 문제풀이, 단편적인 지식 습득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붓는 무한경쟁 교육을 해마다 되풀이 한다. 마치 ‘수주대토(守株待兎)’와 같다. 캠브리지 웹사이트에 소개된 글귀를 다시 음미해 보게 한다. ‘우리는 뉴턴을 잘 아는 학생이 아니라 뉴턴처럼 생각할 학생을 원한다’는 말이다. 입시제도와 수업방식은 바뀌고, 창의력은 키우고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혁신 교육에 걸맞은 입시 제도는 진정 없는 것일까?
한국교총과 17개 시‧도 교총 및 한국 초‧중‧고교장연합회 등 40여 개 교육관련 단체들은 11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생한 모 고교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또, 교총을 비롯한 각 단체들은 교직윤리헌장 전면 개정에 착수할 것을 밝히고 교원이 스스로 인성교육에 앞장 서 향후 이와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소설가 박범신은 어느 신문 칼럼에서 “사람처럼 영혼의 스펙트럼이 넓은 존재는 없다”(한겨레, 2009.7.11)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영혼은 짐승이 사는 시궁창으로부터 신이 사는 하늘에까지 걸쳐져 있을진대, 어떤 층위에서 살아가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 자신에게 달린 문제다”라는 말도 했다. 6년 전 쓴 ‘인간의 도리’란 글의 서두이다. 박범신 글을 읽으면서 인간의 도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교장공모에서 차점자로 탈락하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사람에 대해 쓴 글이었다. 이후 ‘인간의 도리’를 제목으로 하여 산문집을 펴내기도 했다. 6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인간의 도리에 대해 생각해본다. 도리(道理)는, 국어대사전 해석에 따르면 ‘사람이 지켜야 할 바른 길’이다. 사람이 지켜야 할 바른 길은 무엇일까.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신의를 지키고 염치를 아는 것이 그 으뜸이지 않을까 싶다. 또 받으면 갚을 줄 아는 것이 인간의 도리가 아닐까 한다. 인간의 도리가 말로야 쉽지만, 그렇게 만만하거나 호락호락한 것이 아님을 최근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하필 환갑을 맞아 그런 경험을 하고보니 새삼 헛되게 산 인생이라는 자책마저 솟구친다. 인간의 도리를 다하며 사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사실 첨엔 좀 저어했다. “요즘 세상에 누가 환갑 잔치하냐”는 비아냥이 귓전을 때렸다. 헤아려보니 실제 친척이나 지인 회갑연에 가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없다. 그러다가 공무원 건강검진에서 “위암초기가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위암초기는 60평생 한번도 해보지 않은 위내시경 검사 등 야단법석을 떤 끝에 이상없음으로 판명되었다. 덤으로 만 60세까지 건강하게 산 것도 축하할 일이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가만 셈해보니 1999년 출판기념회 이후 16년 만이라면 품앗이하는 문인들 사이에서도 욕먹을 짓은 아닐 것 같았다. 또 책을 증정받은 여러 지인들이 “출판기념회 언제 하냐?”며 물어오곤 했다. 지인들은 출판기념회를 미처 기다릴 수 없었는지 소정의 축의금을 보내오기까지 했다. 마침 글쟁이라는 핑계도 있어 그냥 회갑연이 아닌 환갑기념 출판기념회를 작정해버렸다. 생애 처음 호텔에서 하는 출판기념회로. 그런데 음력으로 귀빠진 날이 하필 어버이날이었다. 그렇다고 일부러 앞당기거나 뒤로 물려 하는 것도 좀 그랬다. 아니나다를까 많은 분들이 출판기념회장에 직접 올 수 없다는 사정을 전해왔다. 딴은 그럴만하다. 그들은 계좌이체를 하거나 우편환 등으로 축의금을 보내왔다. 심지어 사후 직접 찾아와 축하해주기도 했다. 의아스러운 것은 출판기념회에 분명 와야 할 문인들이 보이지 않은 점이었다. 원로이거나 여류이거나 시인⋅수필가⋅아동문학가이거나 그야말로 남녀노소, 장르 불문하고 골고루 있었다. 이를테면 인간의 도리로 볼 때 꼭 와야 할 사람들이 상당수 빠진 반쪽자리 출판기념회였던 셈이다. 여기서 ‘와야 할 문인’이라 말한 것은 내가 그들의 출판기념회때 직접 참석, 축의금과 함께 축하해주었기 때문이다. 부모 조문이나 자녀 결혼식이 그렇듯 출판기념회 품앗이도 일반화되어 있어서다. 그러니까 그들은 자신의 출판기념회때 환한 미소로 나의 축하를 받고도 품앗이는 나몰라라 한 것이다. 누구나 다 하고 사는 사소하지만 당연한 인간의 도리를 하필 문인들이 저버려 그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그러고도 그들은 어디 가서 문인입네 하는지, 그것이 궁금하다. 인간의 도리도 다하지 못하는 그들과 함께 문인이라는 사실이 불볕더위를 날릴 만큼 너무 으스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