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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 (손영배 지음, 생각비행 펴냄, 332쪽, 1만6000원) 명문대- 대기업- 정년퇴직으로 이어지는 이상적인 진로 선택의 시대는 오래 전에 끝났다. 저자는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춰 직업을 찾고, 직업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진짜 공부’를 시작할 때라고 강조한다. 대기업, 외국계 회사를 거쳐 특성화고 교사가 된 저자는 고교 졸업 후 취업, 창업 후에도 학습을 이어가는 제자들의 사례를 수록했다.
10대를 위한 한줄과학 (알렉시스 로젠봄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208쪽, 1만3000원) 저자는 유명한 과학자들이 남긴 간결한 명언을 중심으로 과학사를 정리하고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명언에 숨겨진 과학 이론을 과학자의 이야기와 엮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각 꼭지별로 해당 이론, 과학자와 관련된 깊이 있는 내용을 알고 싶을 때 ‘함께 읽으면 좋은 책’도 소개하고 있다.
14가지 빛깔의 그림책 수업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지음, 교육과실천 펴냄, 332쪽, 1만8000원) 14가지 수업 방법과 14가지의 주제에 따라 선생님들이 실천한 그림책 수업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해준다. 그림책 창작, 연극, 미술, 음악 창작, 시와 자서전 쓰기부터 게임과 놀이를 접목한 수업, 온라인 협력 수업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권과 생명존중, 평화, 협력, 정의 등의 주제를 풀어낸다. 수업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 목록들도 제시하고 있다.
질문으로 자기주도성 UP! 과학탐구 프로젝트 수업 (남현정, 강창원 지음, 북랩 펴냄, 206쪽, 1만5000원) 전국과학전람회에 10여 년 동안 학생지도와 교원연구로 참여해 국무총리상과 장관상을 9차례나 수상한 두 교사가 수상작 중 다섯 가지를 추려 책에 실었다. 학생의 사소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했던 질문들이 과학탐구 프로젝트 수업으로 이어지고, 그 프로젝트들이 전국과학전람회 출품작이 돼 각종 상을 휩쓸게 됐다. 과학탐구를 지도하는 교사들과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로 여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최규홍 외 4인 지음, 꿈과희망 펴냄, 208쪽, 1만3000원) 2021 대구광역시교육청 책쓰기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책으로, 최규홍 진주교대 교수와 4명의 초등 수석교사가 모여 시를 활용해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 과정부터 실제 수업 현장의 이야기, 수업 후의 성찰까지 담아냈다. 시와 연극이 함께 하는 읽기 수업, 시와 이야기가 함께 하는 읽기 수업, 동시집과 함께 하는 읽기 수업 등 다양한 수업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
메타버스 교육 프로젝트 (변문경 외 3인 지음, 다빈치북스 펴냄, 250쪽, 2만2000원) 교육에도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적용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은 접근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쉽게 만들 수 있고 유지 비용도 들지 않는 플랫폼인 게더타운을 교육에 활용해볼 것을 권한다. 게더타운은 줌(Zoom)에 아바타를 더한 메타버스 구축 플랫폼이다. 게더타운을 통해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수업공간을 구성해 수업을 진행하는 방법, 교육행사를 기획·운영하는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1. 몸과 머리와 마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사람들은 어떤 말을 배우고 쓰느냐에 따라 머리를 굴리는 것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이를테면 한국말을 배우고 쓰는 사람과 영국말을 배우고 쓰는 사람과 중국말을 배우고 쓰는 사람은 말이 달라서 머리를 굴리는 것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리고 머리를 굴리는 것이 달라짐에 따라 마음을 쓰는 것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이제까지 사람들은 어떤 말을 배우고 쓰더라도 머리를 굴리는 것과 마음을 쓰는 것이 같거나 비슷할 것으로 생각해왔다. 이런 까닭으로 사람들은 이런 말과 저런 말이 서로 다른 바탕을 갖고 있더라도 그것을 배우고 쓰는 것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일이 많았다. 이를테면 한국말은 상대에 따라서 말을 높이고 낮추는 말이 매우 많아서, 어떤 사람이 한국말을 배우고 쓰게 되면, 무엇이든 위아래로 차려서 바라보는 버릇을 갖기 쉽다. 그러나 영국말은 상대에 따라서 말을 높이고 낮추는 말이 매우 적어서 어떤 사람이 영국말을 배우고 쓰게 되면, 무엇이든 나란히 차려서 바라보는 버릇을 갖기 쉽다. 이런 까닭으로 한국말을 배우고 쓰는 사람과 영국말을 배우고 쓰는 사람은 머리를 굴리는 것과 마음을 쓰는 것에서 다름이 생겨날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러한 것을 매우 가볍게 생각해왔다. 사람들이 어떤 말을 배우고 쓰느냐에 따라서 머리를 굴리는 것과 마음을 쓰는 것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살펴보려면, 사람들의 몸과 머리와 마음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알아보아야 한다. 몸은 내가 온갖 것과 함께 하는 일을 통해서 살아가는 일을 이루어가는 나의 기틀을 말한다. 내가 나로서 나고 살고 죽는 것은 온갖 것과 함께 하는 나의 기틀인 몸이 나고 살고 죽는 것을 말한다. 머리는 나의 몸이 살아가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갖가지 것을 부리는 나의 재주를 말한다. 나는 머리가 돌아가는 일을 바탕으로,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서, 몸이 살아가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간다. 마음은 내가 몸과 머리를 써서 만들어나가는 나의 세계를 말한다. 나는 몸을 움직이고 머리를 굴려서 나의 안에 마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나는 마음의 세계를 갖게 됨으로써, 마음의 밖에 있는 사물의 세계를 마주하여, 내가 나로서 살아가는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몸과 머리와 마음을 아우르는 하나의 임자를 ‘나’라고 말한다. ‘나’는 기틀이 되는 몸의 임자이면서, 재주를 부리는 머리의 임자이면서, 나름으로 나의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마음의 임자이다. 2. ‘어떤 것’을 ‘어떠한 것’으로 느껴서 알아보는 것 한국사람은 나라는 임자가 몸을 바탕으로 머리를 굴려서 마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을 ‘것’, ‘늧’, ‘느끼다’, ‘얼’, ‘얼이다’, ‘말’, ‘넋’, ‘녘’, ‘녀기다’, ‘알’, ‘알다’와 같은 말로써 풀어왔다. 한국말에서 ‘것’은 임자가 마주하는 모든 것을 담아내는 말이다. 임자는 ‘어떤 것’을 마주하는 일을 함으로써 내가 ‘어떤 것’을 ‘어떠한 것’으로 느끼거나 여겨서 알아보는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임자가 마주하는 ‘것’에서 냄새, 맛깔, 빛깔, 소리, 모양과 같은 ‘늧’이 일어난다. ‘늧’은 ‘것’이 임자에게 느낌이 일어나게 만드는 감각 자질이다. 사람들이 ‘느닷없이’라고 말할 때 ‘느닷’은 ‘늧앗’으로서 ‘늧’의 ‘씨앗’을 말한다. ‘늧’의 ‘씨앗’이 흐릿한 상태에서 갑자기 어떤 것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느닷없이’라고 말한다. ‘것’에서 비롯하는 ‘늧’이 몸으로 들어오면, 머리에 ‘어떤 것’에 대한 ‘어떠한 얼이’가 얼이게 된다. 사람들은 이러한 ‘얼이’를 마음에 비추어 보고서 ‘어떤 것’을 ‘어떠한 것’으로 느껴서 알아보는 일을 한다. 이를테면 사람들은 어떤 것에서 비롯하는 노란 빛깔이 눈으로 들어와서 머릿속에 노란 빛깔을 가진 어떤 것에 대한 ‘얼이’가 얼이게 되면, 이러한 ‘얼이’를 마음에 비추어 보고서 ‘어떤 것’을 ‘노란 빛깔의 것’이라고 느껴서 알아보는 일을 하게 된다. 사람들이 ‘것’에서 비롯하는 ‘늧’으로써 ‘어떤 것’을 ‘어떠한 것’으로 느껴서 알아보는 것을 지각(知覺)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지각은 나비, 돼지, 멸치, 침팬지, 사람과 같은 것에서 두루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나비, 돼지, 멸치, 침팬지와 다르게 말로써 생각을 펼친다. 사람들은 말로써 생각을 펼치게 되면, 늧으로 느껴서는 알 수 없는 것까지 깊고 넓게 알고, 바라고, 이룰 수 있다. 이로써 사람들은 온갖 것을 살려서 살아가는 살림살이의 임자로서 설 수 있다. ‘말’은 임자가 어떤 것에 대한 뜻을 소리에 담아서 생각을 펼쳐내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말을 배우게 되면, 낱낱의 말을 이리저리 엮어서, 온갖 종류의 생각을 펼쳐서 더불어 함께 뜻을 주고받는다. 한국말에서 ‘말’은 ‘말다’와 바탕을 같이하는 말로서, 두 가지 뜻을 하나로 아우르고 있다. 첫째로 말은 ‘~지 말라’고 하는 것으로서, 무엇이 어떤 일을 멈추어서 끝을 맺는 것을 일컫는다. 이를테면 “너는 밥을 먹지 마라”에서 ‘마는 것’은 네가 밥을 먹는 일을 그대로 멈추어서 끝을 맺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고 말았다’라고 하는 것으로서, 무엇이 어떤 일을 이루어서 끝을 맺는 것을 일컫는다. 이를테면 “너는 밥을 먹고 말았다”에서 ‘마는 것’은 네가 밥을 먹는 일을 그대로 이루어서 끝을 맺는 것이다. 사람이 어떤 것을 어떤 말에 담는 것은 어떤 것을 어떤 말로서 끝을 맺도록 하는 일이다. 이를테면 “이것은 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것’을 ‘저것’이나 ‘그것’이 아닌 ‘이것’으로 끝을 맺게 하는 일이고, ‘꽃’을 ‘돌’이나 ‘물’이 아닌 ‘꽃’으로 끝을 맺게 하는 일이고, “이것은 꽃이다”를 “이것만 꽃이다”나 “이것도 꽃이다”가 아닌 “이것은 꽃이다”로 끝을 맺게 하는 일이다. ‘말’은 무엇이 무엇으로서 끝을 맺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엇에 대한 말을 가지고, 무엇에 대한 생각을 함께 펼칠 수 있고, 함께 나눌 수 있다. 한국사람은 말을 배우고 쓰는 것과 함께 나의 안에서 생각을 펼치는 줏대인 ‘넋’이 생겨나 자리하는 것으로 보았다. 말을 배우지 않은 단계에서 사람은 그냥 개나 돼지처럼 늧으로 느껴서 아는 일을 하다가, 말을 배우게 되면서 ‘넋’으로써 생각을 펼치는 것으로 보았다. 옛사람들은 이러한 ‘넋’을 ‘혼(魂)’이나 ‘백(魄)’으로 새겼다. 한국말에서 ‘넋’은 ‘녘’과 ‘녀기다’와 바탕을 같이 하는 말이다. ‘넋’은 사람들이 말로써 생각을 펼쳐나가는 줏대를 일컫는 말이고, ‘녘’은 사람들의 생각이 온갖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일컫는 말이고, ‘녀기다’는 사람들이 말로써 생각을 펼쳐서 어떤 것을 어떠한 것으로 녀겨서 알아보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이런 까닭으로 사람들은 ‘넋’이 나가거나 ‘넋’을 잃으면, 생각이 온갖 것으로 뻗어나가서, 어떤 것을 어떠한 것으로 여겨서 알아보는 일이 일어날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사람들이 ‘것’에 바탕을 둔 ‘늧’으로써 어떤 것을 어떠한 것으로 느껴서 알아보는 지각의 경우에는 모든 사람들이 두루 함께 하는 것으로 말할 수 있는 반면에 사람들이 ‘말’에 바탕을 둔 ‘넋’으로써 어떤 것을 어떠한 것으로 여겨서 알아보는 생각의 경우에는 어떤 말을 배우고 쓰느냐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말할 수 있다. 이러니 우리는 한국말, 영국말, 중국말과 같은 말이 어떤 점에서 같고 다른지 깊고 넓게 묻고 따지는 것이 필요하다.
하늘 높은 곳에 밝은 빛이 있어 온 세상을 비추는 형상 최근 언론에서 자주 듣는 단어중의 하나가 ‘화천대유’이다. 이는 주역(周易) 64괘(卦) 중의 하나인 화천대유괘(火天大有卦, )에서 나온 말이다. 주역(周易)에서는 3개의 양효(陽爻, )로 이루어진 건괘(乾卦, )를 부지런히 움직이는 태양 또는 하늘로 상징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태양은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부지런히 강건하게 움직인다. 겉에는 2개의 양효(陽爻, )가 있으나 속에는 1개의 음효(陰爻, )가 있는 리괘(離卦, )는 ‘밝음’ ‘불[火]’ ‘문명(文明, 文彩가 나고 分明함)’ 등을 상징한다. 밝게 타는 촛불을 보면 속의 온도가 겉의 온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것과 같다. 이상의 괘(卦)들은 우리나라의 태극기에 모두 나오는 것이다. 화천대유괘(火天大有卦, )는 아래에 하늘을 의미하는 건괘(乾卦, )가 있고 위에는 불을 의미하는 리괘(離卦, )가 있으니, 하늘 높은 곳에 밝은 빛이 있어 온 세상을 비추는 형상이다. 사람들이 어둡고 추운 동굴에서 나와 따뜻한 빛을 쬐기 위해 모여드는 것과 같다. 사람이 모이니 재물 역시 많이 소유할 수 있어 크게 형통(亨通, 온갖 일이 뜻대로 잘됨)하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얼굴에 화색이 돌고 부지런한 경우에 해당된다. 일이 잘 풀리고 재물과 사람들이 모이니 몸과 마음이 좋지 않을 리가 없다. 이러한 화천대유괘에 대하여 공자(孔子)는 어떻게 이해하였을까? 첫째, 유순(柔順)한 사람이 존엄한 자리에 있어 다른 사람들이 모두 따르는 것이라고 보았다. 남자 9명과 여자 1명이 있으면 여자가 상대적으로 귀하기 때문에 대접을 더 받는 경향이 있고, 남자 1명과 여자 9명이 있으면 남자가 상대적으로 귀하기 때문에 대접을 더 받는 경향이 있듯이, 유일한 음효(陰爻, )를 5개의 양효(陽爻, )들이 받들고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더군다나 음효(陰爻)가 있는 자리는 예전의 기준으로 보면 임금에 해당되니, 선생님·회장님· 핵심인물·지도자·큰손·가장(家長)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지도자의 권한은 그렇지 않아도 막강한데 그러한 지도자가 강경하게 사람들을 대하면 사람들이 진심으로 잘 따를까? 겉으로는 따르겠지만 심복(心腹)하지는 않을 것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일수록 유순하면서 인자하게 사람을 대하여야 사람들이 잘 모이고 순종하게 될 것이다. 권한이 많은 지도자일수록 유순하여야 결과적으로 대유(大有, 크게 所有함)할 수 있음을 공자(孔子)는 지적한 것이다. 둘째, 중(中, 中道에 맞음)이 아니라 대중(大中, 크게 中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중도(中道)를 잘 지키는 것이다. 재물(財物)이 많아지면 그로 인한 분란이 일어나기 쉽다. 따라서 어느 모임이나 단체에서 회장·총무·재무 등은 반드시 신뢰가 있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상식이다. 흔히 재산이 많은 집안에서는 상속할 때 분란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상속할 재산이 없는 집안에서는 오히려 형제간에 우애가 더 좋은 경우가 많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중도(中道)를 지켜야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공자(孔子)는 대유(大有, 크게 所有함)한 때일수록 대중(大中, 크게 中함)하여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셋째,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잘 호응(呼應)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소유한 것이 많아지고 사람들이 많이 모일수록 상사와 부하가 서로 잘 응(應)하여야 불협화음이 일어나지 않는다. 재물이 많아질수록 사심(私心)이 더 생겨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질 수 있음을 경계하였다. 구성원 사이에 서로 의심하기 시작하면 이득의 분배에서 반드시 분란이 일어나는 것이 상례이다.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믿고 일을 시켜야 하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믿고 따라야 모두 대유(大有, 크게 所有함)할 수 있다. 넷째, 화천대유괘(火天大有卦, )는 아래에 강건(剛健, 剛하고 굳셈)함을 의미하는 건괘(乾卦, )가 있고, 위에 문명(文明, 文彩가 나고 分明함)을 의미하는 리괘(離卦, )가 있다. 따라서 공자(孔子)는 대유(大有, 크게 所有함)하기 위해서는 강건(剛健)하면서 문명(文明)하여야 함을 강조하였다. 강건(剛健)하면 매사에 성실하게 행동하게 되므로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문명(文明)은 문채(文彩, 무늬)가 밝게 빛난다는 의미인데 동물적인 삶이 아닌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할 도리를 지키는 것이다. 이는 곧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다. 진리를 깨달으신 부처님에게 광배(光背)가 있듯이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도(道)를 깨우치거나 어느 분야에 전념하다보면 그 사람에게서 광채가 나서 얼굴이 밝아 보인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그 사람이 우울하고 어두워 보이고, 일이 잘 풀리고 신이 나면 얼굴이 밝아 문채(文彩)가 나는 법이다. 문명(文明)의 본래의 의미는 자동차·휴대전화·로켓 등과 같은 과학의 발달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었다. 재물을 열심히 모았는데 이를 인간의 문명(文明)을 밝히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신만의 쾌락을 위하거나 다른 사람을 고통스럽게 한다면 이는 제대로 대유(大有, 크게 所有함)한 것이 아니다. 열심히 성실하게 굳건한 삶을 살면서 문명(文明)을 밝히면 저절로 대유(大有)하게 될 것이다. 다섯째, 하늘의 뜻에 맞추어 시행(時行, 때에 맞춰 行함)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겨울이 오는데 얇은 옷을 입거나, 여름이 오는데 두꺼운 옷을 입으면 이는 하늘의 움직임과 역행하므로 몸이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모든 백성이 원하면 그것이 곧 하늘의 뜻이므로 순응하면 옳고 역행하면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 하여도 한증막에 들어갈 때는 옷을 벗어야 하고, 따뜻한 실내에 있을 때는 두꺼운 옷을 벗는 것이 상례이다. 물론 추운 한데에서는 당연히 따뜻한 외투를 입어야 얼어 죽지 않는다. 이와 같이 자신이 처한 여건과 때에 따라 제대로 행동하여야 대유(大有)하여 크게 형통(亨通)할 수 있다고 공자(孔子)는 강조하였다. 때에 맞춰 잘 행(行)하여야 대유(大有)한다 이러한 화천대유괘(火天大有卦, )에서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어떠한 지혜를 얻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첫째, 지도자가 유순(柔順)하게 사람을 대하여야 대유(大有)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운동을 하거나 식이요법 등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경직되지 말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한데, 체질별로 보았을 때 태양인(太陽人)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함에 있어서 너무 급박한 마음이 앞서기 쉬우며 자신이 대장이 되어 이끌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향이 있으므로 좀 더 부드럽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소양인(少陽人)은 호승지심(好勝之心, 이기기를 좋아하는 마음)이 강하기 쉬우므로 승부에 너무 연연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태음인(太陰人)은 은근히 겁심(怯心, 怯나는 마음)이 있기 쉬우므로 경직되지 말고 편하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소음인(少陰人)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속으로 불안한 마음을 가지기 쉬우므로 유순한 지도자를 만나도 믿고 따르는 것이 좋다. 둘째, 대중(大中, 크게 中함)하여야 대유(大有)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건강유지에 있어서 기본이다. 일상생활에 있어서 일과 휴식의 균형이 잘 잡혀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듯이, 술이나 음식을 먹더라도 기분이 좋을 정도로 적당히 먹어야 하며, 운동도 근육이 파열될 정도로 지나치게 하거나 너무 안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분이 좋을 정도로 적당히 하는 것이 좋다. 몸과 마음이 적당히 편안해야 진정으로 대유(大有)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상하(上下)가 잘 호응(呼應)하여야 대유(大有)한다고 하였다. 예전부터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승화강(水升火降, 腎水는 올라가고 心火는 내려감)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심장(心臟)의 화(火)는 위로 올라가기 쉬우며 신장(腎臟)의 수(水)는 아래로 내려가기 쉬운데, 이렇게 되면 위에 있는 기운과 아래에 있는 기운이 서로 만날 일이 없어 사람의 기(氣)가 흩어진다고 보았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만나 소통을 하면 좋고 서로 만나지 않고 각자 자신의 길만 고집하면 불화(不和)가 심해지는 법이다. 우리가 흔히 족욕(足浴)을 하여 발을 따뜻하게 하고 머리는 시원하게 하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넷째, 강건(剛健, 剛하고 굳셈)하고 문명(文明, 文彩가 나고 分明함)하여야 대유(大有)한다고 하였다. 초등학교 학생이 아는 건강 상식만 잘 지켜도 건강을 잘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알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않고, 열심히 실천을 하지만 엉뚱한 건강 상식에 바탕을 두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자신에 맞는 건강유지 방법을 반드시 제대로 공부하고 검증된 전문 의료인과 상의한 다음 이를 성실하게 실천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때에 맞춰 잘 행(行)하여야 대유(大有)한다고 하였다. 천지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생활을 하지만 경직되지 말고 상황에 맞추어 시의적절(時宜適切, 알맞은 때에 잘 맞춤)하게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곧 건강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할 때 그날의 몸 상태에 따라 약간 더 할 수도 있고 덜 할 수도 있도록 유연하게 하여야 한다. 무엇을 하든 무리하지 말고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것이 곧 건강유지비법인 것이다. 이상과 같이 화천대유괘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건강하게 화천대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힘피에서 맛 본 350원의 아침식사 호스펫에서 함피(이곳 사람들은 현지인들이 거주하는 신시가지인 호스펫을 뉴 함피, 유적지가 있는 곳을 올드 함피라 칭한다)로 가기 위해선 릭샤나 택시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숙소는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호스펫에 잡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함피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탈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선다. 인터넷 지도를 따라 길을 걷는데, 버스정류장 맞은편에 바나나 잎에 얹어 파는 거리표 음식을 현지인들이 많이 사 먹고 있었다. 아침 식사를 하지 않고 나왔던 터라 기웃거렸더니, 주인 사내가 음식을 건넨다. 이곳에는 거개 후불제. 처음엔 그 음식이 무엇인지 몰랐다. 대표 음식 중 하나인 ‘도사’다. 왼손으로 바나나 잎을 받쳐 들고, 오른손으로 크레페나 팬케이크 같은 빵을 찢고, 그 위에 뿌려진 소스인 처트니(chutney)를 적당히 발라서 손가락으로 오므려 먹는 거다. 내 먹는 모습이 현지인들에겐 볼거리였나 보다. 호기심으로 혹은 알 수 없는 미소로 자꾸만 쳐다본다. 개의치 않고 씩씩하게 식사를 끝내고 가격을 물어보니 20루피란다. 우리 돈 350원 정도의 아침식사. 버스 스탠드(버스터미널을 인도에선 이렇게 부른다)에서 경비원에게 함피행 버스를 물었더니, 친절하게도 그 버스 앞까지 나를 데려다준다. 티켓팅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기웃거렸지만, 어디에도 표 파는 곳이 없다. 버스에 올랐더니, 세상에나 차장이 있어 일일이 손님에게 와서 돈을 받고 영수증을 주는 시스템이다. 골목을 하나 도는데 M형이 손을 들어 버스에 탄다. 버스 안에 탄 현지 주민들의 눈이 두 사람에게로 분산되니 눈빛의 무게가 반으로 줄어드는 것보다 더 반가운 건, 사실 잔돈이 없었던 이유였다. 2000루피는 고액권이라(우리 돈 3만 5000원 정도) 잔돈 교환 때문에 사용이 어렵다. 좀 전 거리표 음식을 먹을 때 몹시 당황했다. 지갑과 주머니를 다 열어보니 10루피 한 장과 동전 두 개가 있을 뿐 20루피를 채울 수 없었으니 말이다. 그 옆 가게에 가서 물 한 병 사려고 2000루피를 내밀었더니 안 된단다. 마찬가지, 거리표 음식 주인도 내가 2000루피 지폐와 남은 잔돈을 모두 보였더니 잔돈만 가져가며 오케이라 말했다. 20루피짜리 아침을 깎아서 15루피 정도 낸 셈이다. 그러니, 16루피인 버스비야 또 말해 무엇하랴. 멀리 함피가 보인다. 함피를 처음 만난 사람 모두 비슷한 느낌을 가지지 않았을까? 거기 부려진 산언덕과 그 언덕 위에 얹힌 황톳빛 화강암 바위들이 우주를 유영하다가 미지의 혹성에 불시착한 곳 같다는 느낌. 함피는 14세기에서 17세기 사이 남인도에서 한때 100만 명의 용병을 고용할 정도로 번성한 힌두 왕조 비자야나가르왕국의 수도였다. 그러나 북쪽 무슬림 연합국의 침략을 받아 왕조가 망하면서 폐허가 되었다. 하지만 그 폐허 사이로 그때의 번영을 웅변하는 유적지와 화강암 바위들이 어우러져 다소 비현실적인,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풍경(디 콘티)’이란 말을 낳게 된 곳이기도 하다. 이 낯섦이 주는 신선한 충격이 바로 여행의 진수가 아닐까? 함피의 첫인상과 강렬함은 이것에서 출발한다. 그래서인지, 함피 주변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오랫동안 이곳에 느긋하게 머물면서 낯선 세계가 주는 어떤 충만한 느낌에 몸 담그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함피 바자르에 내리자마자 길게 회랑처럼 이어진 고뿌람을 지나면 웅장한 비루팍샤 사원이 나타난다. 모두 3개의 고뿌람이 있는데, 그중 가장 큰 것은 9층으로 높이가 48미터에 이른다. 밧탈라 사원과 함께 함피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웅장한 사원이다. 또한 수많은 힌두 순례자들이 찾는 곳이고 예배 의식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살아 있는 사원이기도 하다. 첫날은 이동 중간에 버스 한두 번을 이용하고, 나머지는 걸어서 이동을 했다. 그늘에선 딱 알맞은 남국의 기온이지만 햇빛은 강렬하고 따갑다. 그리고 지나는 오토바이와 릭샤와 택시들이 지나며 일으키는 먼지와 매연들이 힘겨웠지만, 그래도 혼자 타박타박 걸으며 폐허와 일부 남겨진 유적들 사이를 유영하며 어마어마하게 번성했을 왕조시대를 상상해 본다. 그러다, 늦은 오후 무렵 일몰 명소라는 마팅가힐에 오른다. 해지는 풍경에 함피라는 신들의 정원 전체가 장엄하게 펼쳐진다. 누군가의 장난스러움이 겹쳐놓은 듯한 바윗돌들이 위태롭게 언덕을 채우고 있는 너머로 드문드문 사원과 기둥만 남은 흔적들이 사방으로 보인다. 이튿날은 로터스 마할을 거쳐 밧탈라 사원에 이르렀다. 밧탈라 사원과 로터스 마할은 거리가 다소 떨어져 있기 때문에 처음엔 오토바이를 빌리려 하였으나, 오토바이는 이미 대여가 끝났단다. 로터스 마할과 밧탈라 사원 입구까지는 오토릭샤를 이용했고, 그다음부터는 다시 도보로 다닌다. 열대의 뜨거움에 다소 적응이라도 된 듯, 짜증스러움보다 즐거운 걸음이다. 역대 왕들의 정자 역할을 했다는 로터스 마할은 인도식 건축과 이슬람식 양식이 조화된, 그야말로 한 송이 연꽃같이 소담스러운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반면, 밧탈라 사원은 압도적이라고 할까. 비록 미완의 신전이라곤 하지만, 약탈과 도굴 등으로 폐허로 남았던 함피에선 그래도 그나마 원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사원 중의 하나다. 화려하고 섬려하면서도 웅장하다. 본당에는 56개의 돌기둥들을 뮤직 팔라(음악기둥)로 만들어 실제 다른 음색을 내게 만들었다. 그리고 사원 한가운데는 힌두교 3신 중 하나인 비슈누신이 타고 다니던 새 가루다(Garuda)를 아주 정교하게 형상화한 돌로 만든 전차가 단연 눈길을 끈다. 밧탈라에서 함피 바자르까지는 걸어서 이동을 했다. 2km 남짓한 그 길에서는 가이드북에 소개조차 되지 않은 수많은 신전과 기둥과 터가 즐비하다. 터와 기둥만 남아 있는 흔적들을 보면서 그 옛날 비자야나가르왕국의 시간들을 상상해 보면서 걷는 시간이 내내 즐거웠다. 여행은 낯선 세상과의 새로운 만남이다. 내가 살고 있던 곳에서도 쉬이 만날 수 있는 익숙함이라면 굳이 먼 길의 고생을 자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여행은 내가 미처 꿈에서도 꾸지 못했던 세상의 다른 모습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라면 함피는 낯선 즐거움에 흠뻑 젖어들 수 있는 곳이다. 코로나로 빗장이 꽁꽁 걸려 있던 세상. 하지만 서서히 위드 코로나가 진행되고 있고, 다시 세상으로 나가는 문이 활짝 열리게 될 날을 많은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오랜 우울의 그늘에 갇혀 있던 우리에게 위로가 될 좋은 선물이 없을까?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여행이 될 수 있으리라. 낯선 세상에 몸담아 자신의 내면과 만남을 주선해 주는 일은 스스로에게 해 줄 수 있는 인생 최고의 선물 중 하나가 될 것이라 믿는다. 낯선 즐거움을 주는 곳이 어디 한두 곳이랴만. 코로나 이전에 다녀왔던 인도의 남쪽, 남인도에서도 가장 이채로웠던 ‘함피(Hampi)’를 한번 권해보고 싶다.
노란 더듬이를 가진 푸른 나비 2016년 77세 작가 한승원은 ‘달개비꽃 엄마’라는 장편소설을 냈다. 등단 50년을 맞은 작가가 99세에 별세한 어머니 이야기를 소설로 쓴 것이다. 소설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다. 무덤 앞에 엎드려 절을 하고 났을 때 (중략) 금잔디를 밟고 선 내 발 앞으로 국숫발같이 오동통한 달개비 덩굴 한 가닥이 기어나왔다. 그 덩굴의 마디마디에서 피어난 닭의 머리를 닮은 남보랏빛 꽃 몇 송이가 나를 쳐다보며 웃고 있었다. (중략) 그 오동통한 달개비 풀꽃처럼 강인하게 세상을 산 한 여인, 나의 어머니를 위하여 이 소설을 쓴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달개비꽃에 비유한 것이다. 그 많은 잡초 중에서 강인하면서도 어여쁜 달개비를 고른 것은 탁월한 선택인 것 같다. 달개비 꽃은 7월쯤 피기 시작해 늦가을인 10월까지 피는 꽃이다. 밭이나 길가는 물론 담장 밑이나 공터 등 그늘지고 다소 습기가 있는 곳이면 전국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꽃은 작지만 자세히 보면 상당히 예쁘고 개성 가득하다. 우선 꽃은 포에 싸여 있는데, 포가 보트 모양으로 독특하다. 남색 꽃잎 2장이 부챗살처럼 펴져 있고 그 아래 노란 꽃술이 있는 구조다. 이 모습을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은 책 ‘한국의 야생화’에서 “마치 노란 더듬이를 가진 푸른 나비를 보는 듯하다”고 표현했다. 꽃이 지고나면 생기는 밥알 모양 열매는 어릴 적 소꿉놀이할 때 쌀 대용으로 사용한 것이다. 달개비라는 이름은 꽃이 닭의 볏을 닮았다고 붙인 이름이다. 이 풀의 정식 이름은 닭의장풀인데, 이 식물이 주로 닭장 주변에 자란다고 붙은 것이다. 6월에 흰색 또는 옅은 보라색으로 피는 소박한 꽃 박완서의 대표작을 고르라면 당연히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일 것이다. 그런데 몇 권을 더 고르라면 ‘엄마의 말뚝’ 연작도 빠지지 않을 것 같다. 박완서는 1981년 ‘엄마의 말뚝2’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이 두 작품은 비슷한 대목이 많기도 하다. ‘그 많던 싱아’는 박완서가 고향(박적골)을 떠나 서울 생활을 시작해 대학생으로 6·25를 맞기까지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엄마의 말뚝’은 이 과정을 엄마의 관점에서 그린 소설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겹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꽃으로 소설을 읽는 것, 소설에서 주요 소재 또는 상징으로 나오는 꽃을 찾아 그 의미를 알아보는 것은 필자의 오랜 관심사였다. 박완서 문학에서 ‘엄마의 말뚝’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 이 소설도 한번 다루어보고 싶어 열심히 소설 속에 나오는 꽃을 찾은 적이 있다. 그러나 몇 번 읽었지만 마땅한 꽃을 찾지 못했다. 소설 초반에 살구나무·토종국화 등이 나오긴 하지만 고향 박적골의 상징으로는 몰라도 엄마의 상징은 아니었다. 한참 후에야 ‘엄마의 말뚝’이 아닌 다른 소설에서 엄마를 상징할 만한 꽃을 찾았다. 바로 ‘그 많던 싱아’에서였다. 소설에서 6·25 발발 직전 박완서와 엄마가 오빠가 근무하는 고양중학 사택을 둘러보러 갔을 때 장면이다. 엄마는 집은 보는 둥 마는 둥 먼저 텃밭으로 들어갔다. 한참이나 밭고랑에 쭈그리고 앉았기에 나는 엄마가 거기서 오줌을 누는 줄 알고 일부러 딴 데를 보았다. 한참 있다가 돌아다보았더니 어린애처럼 흙을 주무르고 있었다. 나하고 시선이 마주치자 감자꽃처럼 초라하고 계면쩍게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난 하루라도 빨리 여기 살고 싶구나. 땅이 어쩌면 이렇게 거냐? 세상에 이 좋은 땅을 이대로 놀리다니.” 이 장면 바로 뒤에 6·25가 터지면서 이사를 포기했을 때 ‘나는 불현듯 텃밭 사이에서 감자꽃처럼 웃던 엄마 생각이 나면서 가슴이 깊이 아렸다’는 문장이 있다. 이런 대목들로 볼 때 감자꽃은 엄마를 상징하는 꽃으로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감자꽃은 6월에 흰색 또는 옅은 보라색으로 피는 소박한 꽃이다. 장미에 모성애를 담아낸 절묘한 조화 신경숙의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 표지는 강렬한 빨간색에 밀레의 ‘만종’에 나오는 듯한 여자가 기도하는 그림이다. 실제로는 밀레의 ‘만종’에서 모티브를 얻어 살바도르 달리가 그린 그림을 쓴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엄마를 부탁해’ 일본어판 표지는 장미 사진으로 뒤덮여 있다. ‘엄마를 부탁해’가 장미와 무슨 연관이 있어서 이런 표지를 쓴 것일까. 일본 출판사에 문의해본 것은 아니지만, 소설에서 장남이 서울에 처음 집을 장만했을 때 엄마가 담장 옆에 장미를 심어주는 내용에서 착안한 것이 확실하다. 그가 집을 갖게 되고 처음 맞이한 봄에 서울에 온 엄마는 장미를 사러 가자고 했다. 장미요? 엄마의 입에서 장미라는 말이 나오자 그는 잘못 듣기라도 한 듯 장미 말인가요? 다시 물었다. 붉은 장미 말이다, 왜 파는 데가 없냐? 아뇨 있어요. 그가 엄마를 구파발에 쭉 늘어서 있는 묘목을 파는 화원으로 데리고 갔을 때 엄마는 나는 이 꽃이 젤 이뻐야, 했다. 엄마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장미 묘목을 사와서 담장 가까이에 구덩이를 파고 허리를 굽혀가며 심었다. (중략) 엄마의 그 모습이 낯설어 그가 담과 너무 가까이에 심는 거 아니냐고 하자 엄마는 담 바깥에 사람들도 지나다님서 봐야니께, 했다. 그 집을 떠나올 때까지 봄마다 장미는 만발했다. 어렵게 집을 장만한 자식의 행복이 장미 향기처럼 세상에 퍼지기를 바라는 엄마의 심정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자신은 그렇지 못했지만 자식들은 화려하게 살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도 담겨 있을지 모른다. 화려한 장미와 시골에서 올라온 엄마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이처럼 장미에 모성애를 담아내면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엄마를 부탁해’는 잃어버린 후에야 깨닫는 엄마의 사랑, 그리고 자식들과 남편의 때늦은 후회를 담고 있다. 엄마를 잃어버린 후에야 자신들이 얼마나 무심했는지, 어머니의 사랑은 얼마나 컸는지 깨닫는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큰딸은 바티칸시티에 갔다가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에 가거든 장미나무로 만든 묵주를 구해다 달라고 말한 것을 기억해낸다. 그리고 장미묵주를 사서 피에타상 앞에 내려놓고 ‘엄마를, 엄마를 부탁해’라고 말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처럼 이 소설에서는 장미가 엄마의 상징으로 선명하게 나오고 있다. ‘달개비꽃 엄마’, ‘엄마의 말뚝’,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면 누구나 읽는 내내 어머니를 떠올릴 것이다. 필자도 위 소설들을 읽으며 어머니 이야기를 쓴다면 어떤 꽃에 비유하는 것이 좋을지 오래 생각했다.
강원도 춘천시 후평동에 있는 부안초등학교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를 배출한 학교로 유명하다. 미국 카네기홀 최연소 연주자 기록을 갖고 있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우예주도 이 학교 출신이다. 스포츠와 음악계 최고의 스타들이 성장했던 이곳은 이제 춘천시민과 우리 국민들의 자부심이 됐다. 춘천은 아련한 도시다. 누구에게든 설렘을 안겨주는 오솔길 같은 도시다. 도시 이름에 봄 춘(春)자가 들어 있기 때문일까. 80~90년대 MT의 명소였던 강촌을 지나 차로 30여 분 달리면 고즈넉한 분위기에 둘러싸인 부안초등학교가 나타난다. 1985년 개교했으니 올해로 36년째를 맞는 명문 학교다. 오랜 연혁이 말해주듯 남다른 전통을 자랑한다. 우선 국악교육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 1988년 만들어진 국악관현악단은 초등학교 중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매년 10월이면 국악발표회를 가질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지난 9월에는 춘천 시청에서 삼고무를 공연한 바 있다. 부안초가 전국적 국악교육의 산실로 자리잡은 데는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과 열정이 원동력이다. 가야금, 거문고, 해금, 대금/소금, 타악/사물놀이, 피리/태평소 등 6개 국악기가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중 선발된 학생이 부안초 국악관현악단의 일원으로 활동한다. 학년별 국악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 학교는 학년 단위로 국악 교육 영역을 정해 실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1학년은 무용, 2학년 소고춤, 3학년 타악, 4학년 강강술래, 5학년 설장구, 6학년 대금/소금 등이다. 졸업할 때쯤이면 전교생이 국악기 한두 개는 능숙하게 다룬다고 학교 측은 귀띔했다. 국악교육을 실시하는 데 있어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은 이 학교를 졸업한 선배들이 강사로 나서 후배들에게 전수한다. 졸업생 김가연(가명)씨는 부안초 3학년 때 가야금을 시작해 전국 국악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실력파이다. 가야금 연주자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후배들을 지도했다. 거문고를 가르치는 한연미(가명)씨도 부안초 출신. 대학에서 거문고를 전공한 뒤 지금은 부안초에서 강사로 활동한다. 이뿐 아니다. 손흥민 선수를 배출한 학교답게 스포츠 활동도 괄목할 수준이다. 특히 유도부는 전국대회를 제패하는 최강팀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2012년 유도부는 전국어린이유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에는 여명컵 대회에서 강호들을 물리치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또 유도 명문이다 보니 전교생이 업어치기 정도는 능숙하게 하는 학교가 됐다. 부안초는 이처럼 유도 꿈나무의 요람으로 손색없다. 학교에 설치된 유도 훈련장의 넓고 쾌적한 시설은 놀라운 수준이다. 초등학교 훈련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 갖춰져 있었다. 유도만 잘하는 학교가 아니다. 육상부는 전국대회를 석권하는 등 남다른 실력을 발휘하고 있고 10년간 깨지지 않은 한국기록 보유자도 이 학교 출신이다. 임쌍용 교장은 “학생 지도에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 학교를 믿고 따라주는 학부모, 예절바른 학생들이 부안초의 가장 큰 자랑”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실제 학교 자랑을 부탁했을 때 그는 선생님들을 첫손에 꼽았다.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무엇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에 감동받았다고 고백했다. 급식 반찬 하나도 아이들을 배려하고 우선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교사들만의 남다른 DNA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했다. 돌봄교실은 학부모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것 중 하나다. 맞벌이 가정에 돌봄교실은 오아시스 같은 존재. 부안초 돌봄교실엔 1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강원도 내 웬만한 학교 전교생과 비슷한 규모다. 모두 5개 반으로 운영되는데 학교 속 또 다른 학교가 존재하는 셈이다. 방과후 학교도 마찬가지. 지난해 코로나로 원격수업이 진행됐지만 방과후만은 멈추지 않았다. 감염을 우려한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임 교장은 가장 안전한 곳이 학교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방역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철저히 소독하면서 방과후를 운영했다. 그 결과 학교 내 감염은 한 명도 없었고 학생들은 안전한 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펼쳐나갔다. 임 교장은 공모교장이다. 지난 2018년 이 학교에 부임했다. 얼마쯤 지났을까? 겪어보니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학교였다. 시설개선이 시급했다. 게다가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제거 공사도 절실했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쾌적한 교육여건 만들기에 나섰다. 그로부터 3년여가 지난 지금 부안초는 ‘가장 건강하고, 가장 안전하고, 가장 쾌적한 학교’가 됐다. 학생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복도 창문 높이에 신경을 썼고 추락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창문 크기와 위치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였다.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특수 방충망을 창문에 설치한 것도 세심한 배려의 산물이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임 교장은 지난 4년 인성교육에 공을 많이 들였다. 국악교육에 힘쓴 것도 전통음악이 학생들의 인성함양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일까? 부안초 학생들은 인사를 잘한다.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한다. 임 교장과 함께 학교를 둘러보는 동안 많은 인사를 받았다. 시켜서 하는 의례적인 인사가 아닌 진심이 느껴졌다. 이 학교 김홍식 교감은 임 교장을 솔선수범하는 덕장으로 표현했다. 선배 교장에게 가장 본받고 싶은 것이 뭐냐는 질문에 그는 ‘인품과 덕망’을 꼽았다. 임 교장은 전교생의 이름을 거의 다 외운다. 매일 아침 거르지 않고 등교지도 하면서 학생 한명 한명을 꼼꼼하게 살피고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안부를 확인한다. 지난 1984년 교사로 임용된 그의 첫 근무지는 태백의 한 작은 초등학교. 지금도 그때 가르쳤던 제자들의 이름을 잊지 않고 있다. 임 교장과 호흡을 맞추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은 김 교감이다. 교사들은 그를 가리켜 ‘기승전 교감’이라고 했다. 모든 일은 교감에서 시작돼 교감으로 끝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별명이다. 스마트한 업무처리에 교직원들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짚어내고 풀어내는 해결사 면모를 가지고 있다는 평이다. 더하고 빼기가 명확한 사람. 임 교장은 그가 있어 든든하다고 치켜세웠다. 오랜 교직생활, 임 교장의 교육철학이 궁금했다. “우리가 연애할 땐 상대방의 작은 숨소리, 작은 동작 하나도 놓치는 법이 없잖아요. 모든 것에 의미가 있고 울림이 있는 것이죠. 교육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아이들 눈에 비친 교사의 모습이 자신의 참모습이란 걸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연애하듯 가르쳐야 한다’는 그의 말이 귓전을 맴돌았다.
학교폭력 없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애쓰는 단체가 있다. 학교폭력으로 자식을 잃은 한 아버지가 참척의 고통을 이겨내고 만든 단체다. 아이들이 더 맑고 푸르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단체다. 주인공은 26년째 활동하고 있는 푸른나무재단.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시민사회에 알리고 학교폭력 예방과 치료를 위한 활동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서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은 청소년 NGO이기도 하다. 지난 1995년 청소년폭력예방재단(청예단)이란 이름으로 출범해 24년간 활동하다 2년 전 푸른나무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청소년 폭력 예방을 넘어 비폭력 문화운동, 청년창업, 메이커교육, 공동체 회복 등 보다 폭넓게 시민과 국제사회로 나아간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11월 1일 푸른나무재단은 신임 8대 이사장으로 김경성 전 서울교대 총장을 임명했다.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오랜 바람을 이루게 된 것 같아 무엇보다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다는 김 이사장. 16대 서울교대 총장,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위원장, 출제위원, 서울고등검찰청 검찰시민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교육계 존경받는 인물이다. 대학 총장 신분으로 푸른나무재단 자원봉사를 자처,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이번에도 월급 한 푼 받지 않는 무보수 이사장으로 재능기부에 나섰다. 대학 총장서 학폭 전문가로 ... 무보수 재능기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것,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학교폭력의 출발점입니다. 과도한 입시경쟁이 부른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죠.” 김 이사장은 학교폭력이 줄지 않는 원인을 이같이 진단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수능 잘 보고 좋은 대학 가라. 돈 많이 버는 회사 취직해 남들보다 잘 먹고 잘살아야 한다.” 부모들이 주문처럼 외우는 이 한마디가 아이들에게서 더불어 사는 가치를 앗아가 버렸다는 것이다. 친구를 누르고 경쟁에서 이겨야만 성공한다는 믿음이 뿌리 깊게 자리 잡으면서 학교폭력은 난제 중의 난제가 됐다. “학교폭력이 누구 탓이냐고요? 우리가 그렇게 키운 것이죠. 무한경쟁시대의 나쁜 부산물입니다.” 김 이사장은 “학교폭력을 없애려면 아이들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공감하며 타인을 배려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부모의 의식개선은 물론 공교육에서 인성교육이 강화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배려와 공감 능력을 기르는 교육은 배움을 익히는 초기단계부터 실시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조기교육이 필요한 것은 국·영·수가 아니라 인성교육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공감의 뿌리’(root of empathy)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다. 공감의 뿌리는 갓난아기를 유치원과 초·중등학교에 초대해 아이들로 하여금 1년 동안 갓난아기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도록 하는 ‘공감 능력을 높이는 심리 교육’이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거친 아이들의 95%에게서 폭력성이 사라졌다는 보고도 있다. 김 이사장은 “‘공감의 뿌리’와 같은 프로그램을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공교육에 접목하면 우리 사회에 공감과 배려의 문화가 자리 잡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사이버폭력 크게 늘어 걱정 .. ‘푸른코끼리’ 사업에 기대 푸른나무재단의 핵심사업은 학교폭력 예방-상담-치유의 세 축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엔 학교폭력 가·피해자 상담에 주력했다. 실제로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고민을 호소하는 곳도 푸른나무재단이다. 학교폭력 위기상담, 중재상담, 긴급출동은 물론 전국어디서나 연결되는 상담전화(1588-9128)도 운영되고 있다. 번호 뒷자리 ‘9128’은 ‘구원의 팔’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김 이사장은 “학교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푸른나무재단 상담전화를 통해 도움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문상담원은 물론 다양한 경력과 연령대의 상담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20여 년째 상담봉사를 하는 83세 어르신도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들어 푸른나무재단은 학교폭력 예방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다. 학교폭력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올해 삼성과 함께 개최한 ‘푸코포럼’(푸른코끼리 온라인 포럼) 역시 조기감지와 초기대응을 주제로 어떻게 하면 학교폭력 징후를 일찍 감지하고 효율적으로 예방할 것인가를 논의했다. 사이버폭력도 조기 예방이 시급하긴 마찬가지. 코로나19 이후 SNS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부쩍 늘어났다. 푸른나무재단이 올해 발표한 전국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폭력은 전년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사이버 언어폭력과 명예훼손, 따돌림 순으로 많았다. 물리적 폭력은 줄고 사이버폭력은 증가하는 양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푸른나무재단이 삼성그룹과 손잡고 ‘푸른코끼리’ 사업을 시작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청소년들의 친사회적 역량 강화와 사이버폭력 감소를 위한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피해학생 치유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김 이사장은 “모바일 기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사이버폭력이 빠르게 확산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행돼 실태 파악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는 학폭법 내 사이버폭력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고 가해자와 피해자 선도 및 보호 교육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이 폭력을 방관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교사, 학부모, 학교전담경찰관, 지역사회의 역량 강화를 위한 기업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교육과 민간단체 협업이 학교폭력 예방에 효과적 김 이사장은 또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흉포화에 따른 촉법연령 인하 주장에 대해서는 개선 필요성이 있다는 말로 공감을 나타냈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보호와 회복은 가해학생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니만큼 현재의 법적 절차로는 아쉬운 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학교폭력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양상을 달리한다. 효과적인 대응 방법은 없을까? 김 이사장은 민관 협력체제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학교폭력은 학교만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것이 사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교사들로서는 학교폭력 업무가 버겁기만 하다. 게다가 교원양성 과정에서도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경력이 적은 교사일수록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자칫하면 가·피해학생 측 모두로부터 민원과 소송에 시달리는 샌드위치 신세가 되기도 한다. 김 이사장은 “공교육의 잘 갖춰진 시스템과 민간단체의 우수한 역량이 힘을 합쳐 학교폭력 예방과 치유에 나설 때 가장 바람직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유은혜 교육부장관과 김창룡 서울경찰청장이 푸른나무재단을 방문, 학교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 만들기 MOU를 체결한 것은 의미있는 변화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인성교육부터 학교폭력 상담 치유까지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푸른나무재단이 유일하다”는 김 이사장. 그는 “학교가 원하면 언제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종기 초대이사장 학폭 공론화 결정적 역할 ... 아쇼카 펠로우 선정 알려진 것처럼 푸른나무재단은 학교폭력으로 아들을 잃은 김종기씨가 전 재산을 털어 세운 곳이다. 자신과 같은 비극이 다시는 잃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만들었다. 그리고 초대 이사장을 맡아 학교폭력을 없애는 데 모든 것을 걸었다. 재단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학교 및 교육당국 관계자들은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축소하거나 무시하고 혹은 숨기는 경우가 있었다. 학교폭력의 실태가 공공연하게 드러나는 것을 꺼린 탓이다. 학교폭력이란 용어를 쓰지 말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금기시되다시피한 학교폭력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단체는 푸른나무재단이 처음이었다. 그는 이후 학교폭력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공공의 문제로 인식되도록 노력하고 체계화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인촌상과 막사이사이상 수상을 비롯, 세계적 명성을 가진 아쇼카 펠로우(Ashoka fellow)에 선정됐다. 김 초대 이사장은 자신의 저서 ‘아버지의 이름으로’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는 수많은 아이들과 그 부모들의 절규를 외면할 수 없다”며 “학교폭력이 사라지지 않는 한 결코 가는 길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누군가의 희생이 씨앗이 되고 누군가의 헌신이 줄기가 돼 성장해온 푸른나무. 아름드리 그루터기엔 오늘도 쉴 곳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모두 함께’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그곳으로.
“실천공학교육과 평생직업능력개발 글로벌 선도대학으로서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올해로 개교 30주년을 맞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이 학교의 이성기 총장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세계 최고의 평생학습 선도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해 개교 100주년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교육의 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기술교육대는 국가의 미래를 견인할 고급 기능인력 양성을 위한 우수한 훈련교사 배출을 목적으로 지난 1991년 노동부 주도로 설립된 국책대학이다. 국립대 수준의 저렴한 등록금과 풍부한 장학금, 높은 기숙사 수용률로 학생 만족도가 높은 이 학교는 전국 4년제 대학 중 취업률 1~2위를 다툴 만큼 최우수 대학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총장은 “이론과 실습을 5:5로 맞춘 교육과정 운영으로 현장 실무능력 배양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각 전공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교육할 수 있도록 교과목을 신설, 개편하고 융합학과를 설치해 학생들의 융·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학 최초로 5G 기반의 스마트러닝팩토리를 개관한 것도 융·복합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 11월 3일 열린 개교 30주년 행사에서 이 총장은 “실사구시에서 비롯된 실용문화와 성과문화를 바탕으로 공유문화, 혁신문화의 DNA를 심어 세계 최고대학으로 나가는 담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총장은 철도기관사로 시작해 대학 총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 가정형편이 어려워 국립 철도고등학교에 진학해 철도청에서 부기관사로 일하다 대학에 진학했다. 이후 행정고시를 거쳐 노동부에서 관료의 꽃인 차관까지 지냈다. 개교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개교 기념 행사에서 정호승 시인이 ‘봄길’이란 시를 선물해 주더군요.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라는 글귀가 적힌 시입니다. 이 말처럼 우리 대학은 개교 60주년, 개교 100주년으로 이어지며 더욱 새로운 교육의 길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가장 취업 잘되는 대학, 가장 교육 잘하는 대학으로 유명한데 비결이 뭔가요? 교육부 대학 알리미 취업률 공시에서 전국 4년제 대학 중 1~2위를 다툽니다. 올 1월 발표된 취업률은 84.7%이고요. 국내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이 63.4%인 것과 비교하면 무려 20% 이상 높죠. 학생들의 현장실무능력을 배양하는 데 중점을 둔 교육과정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교육과정에서 실험실습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정도 됩니다. 실습이 많다보니 수업시간도 많죠. 아울러 현장 실무경험이 풍부한 교수진과 100여 개 LAB실을 24시간 개방하는 등 우수한 교육여건도 자랑할 만하고요. 다른 대학에서는 보기 힘든 졸업연구작품 제작을 의무화해 전공지식 활용과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강화한 것 역시 우리 학교만의 강점입니다. 시쳇말로 빡세게 공부시키는 학교네요. (웃으며) 대학에 들어왔다고 한눈팔 틈이 없죠. 그래서 학부모들이 더 좋아하는 대학입니다. 그런데 학생들 만족도는 전국 최고라고 들었습니다. 경제적 부담 없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이라는 게 가장 큰 매력이죠. 등록금의 경우 공학계열이 230만원, 인문계열은 160만원 수준입니다. 여기에 등록금감면 장학금, 학업생활지원장학금, 근로봉사장학금 등 모두 36종에 달하는 장학제도를 통해 학생 1인당 연 평균 329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됩니다. 이를 계산하면 학생들이 연간 부담하는 학비는 100만 원 남짓에 불과하죠. 기숙사도 11개 동에 2918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전체 대학생 대비 수용률이 80%로 전국 최고수준이에요. 집 걱정, 돈 걱정 없이 공부하는 대학이 우리 학교입니다. 실사구시형 공학기술자를 양성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요. 4차 산업의 특징인 융·복합 교육을 위해 융합학과를 설치해 ‘AI·빅데이터’, ‘AR/VR’, ‘스마트팩토리’의 3개 트랙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과 융합해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트랙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며 13학점을 이수하면 졸업 시 부전공 수준의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를 받게 됩니다. 융합학과 소속의 학생은 한 명도 없지만 모든 재학생이 융합학과의 학생으로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과정이 특징이죠. 융·복합 교육 지원을 위해 5G 기반 ‘스마트러닝팩토리’를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스마트러닝팩토리는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클라우드컴퓨팅 등의 기술을 분절하고 돌려보면서 직접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곳입니다. 전문가와 문제점을 풀어가며 작업합니다. 4년제 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직업상담사’ 등 고용서비스 전문인력 양성 학과를 개설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그렇습니다. 국내 대학 최초로 ‘고용서비스정책학과’를 신설, 2022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사실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고용서비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상담 인력을 증원해 왔습니다. 아시다시피 독일은 9만 5000명, 프랑스 5만 5000명, 일본 2만 7000명 등 선진국들은 풍부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3200명에 불과한 실정이죠. 그래서 향후 취업 전망은 매우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끝난 수시모집에서 7.88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반응이 좋더라고요. 내년 1월에는 정시모집 가군에서 신입생 10명을 모집할 계획입니다. 학생들이 몰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고용서비스정책학과는 교육과정 전반이 국가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NCS 기반 과정평가형 과목들로 구성돼 있어 정규과정을 이수하고 평가를 거치면 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이 가능합니다. 이 자격증을 취득하면 7급공무원 임용시험에서 3~5%의 가산점이 주어져 공무원 임용에 매우 유리합니다. 이번 학과 개설은 우리 학교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합다. 앞으로 우리 대학을 독일의 ‘고용서비스 특성화대학(HdBA)’, 프랑스의 ‘고용서비스 역량강화센터(CIDC)’, ‘고용서비스 경영대학(Universite du Management)’과 같은 국가를 대표하는 고용서비스 전문 교육기관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관료에서 총장으로 변신한 지 3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학교 경영 철학이 궁금합니다. 우리 학교 개교 30주년 슬로건이 ‘사람을 향하는 기술, 세상을 바꾸는 교육’이었습니다. ‘사람을 향하는 기술’은 기본 가치를 인간에 두고 쓰는 것을 편리하게 하면서 삶을 두텁게 하는 이용후생(利用厚生)’의 실천 지향적인 기술공학을 의미합니다. 또 ‘세상을 바꾸는 교육’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안 문제를 창의적 사고와 도전정신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하자는 뜻을 담고 있어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한들 사람에게 이득이 되지 못하면 소용이 없고,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도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는 것 아닙니까.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우리 학생들을 ‘기술로 사람들을 널리 유익하게 하는 융합형 미래인재’로 육성하는 게 바람입니다. 100년을 내다보는 교육을 강조했는데 구상 중인 계획이 있으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기술교육대가 세계 최고의 평생학습 선도 교육기관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교육내용을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요소기술 중심으로 재편하고, 교육과정을 마이크로 크레디트 등으로 유연화할 생각입니다. 교육방법도 첨단 에듀테크를 활용해 다양화시켜 나갈 예정이고요. 또 현재의 직업훈련 교사뿐만 아니라 초·중·고 교사 및 기업 현장 교사 등까지 교육대상을 확대해 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직업훈련교사 양성 및 훈련까지 수행하는 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황우석 사태로 불거진 대학의 연구부정 2005년 터져 나온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 학문공동체의 연구윤리 문제가 처음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벌써 20년 전 당시 황우석 박사는 기존의 과학자들과는 달리 매일 TV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미는 국민적 영웅이었고 과학기술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한국의 생명공학을 세계 제1위에 올려놓을 제1호 ‘최고과학자’였다. 그러나 실상은 세계 유명 저널인 Science지에 실린 논문의 연구결과를 입증할 자료조차 제대로 구비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200명 가까운 여성들이 제공한 2000여 개의 난자들로부터 줄기세포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험결과를 조작하였다.(홍영남, 2008) 이를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도 연구윤리에 대한 자각이 일어나기 시작하였고, 학회마다 연구윤리위원회가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또한 대학과 주요 정책연구기관에서는 IRB(Institute of Research Board)를 만들어 그 기관을 통해 산출되는 연구의 윤리적 측면을 관리하였다. 각 학회와 대학들은 이제까지 대학의 교수와 대학원생들, 그리고 학회원들 간의 관계를 통해서 체화하였던 연구 윤리적 측면들을 공식적인 제도를 통해서 인식하고 관리하고 통제하게 되었다. 또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에서는 연구 윤리 관련 지침들을 만들어 학교 구성원들과 학회 회원들에게 ‘교육’하라는 공문이 수시로 내려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학입시제도의 변화와 더불어 소위 ‘수시’에서 고등학생들의 연구참여와 그 실적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자 소위 명문대학교에서 교수들이 공동저자가 될 만한 합당한 기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녀를 논문의 공동저자로 포함시키는 연구부정행위들이 드러나기도 하였다. 반면, 제도화된 연구 윤리의 지침이 자연과학의 세계에 적합한 방식이라 인문학과 사회과학 연구자, 특히 질적 연구자들에게는 오히려 연구 자체를 어렵게 하거나 정작 중요한 연구 윤리 문제에는 아무런 지침도 주지 못한다는 문제제기가 등장하고 있다. 도대체 이런 난맥상들은 어떻게 해결 가능한 것인가? 연구자가 지켜야 할 도덕적 기준은? 포괄적으로 볼 때 연구윤리(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20: 9)란 “연구자가 연구를 수행하면서 지켜야 할 원칙이나 행동양식”을 뜻한다. 이 연구수행 과정에는 연구의 설계, 제안과 검토, 수행, 그리고 결과 제시와 심의 평가, 환류(feedback)와 수정 및 보완, 결과 발표 등까지를 포괄한다. 이 중에서 한국 사회에서 문제시되었던 것은 간략히 말해 연구과정에 관한 윤리와 연구결과 발표에 관한 윤리로 대별해 볼 수 있다. 과정에 관한 윤리는 가령 ‘생명’ 혹은 인간 대상 연구에서의 윤리 문제 등이 부각되며, 결과발표에 관한 윤리는 위조, 변조, 표절, 부당한 저자 표시 등의 문제가 중요시된다. 요컨대, 연구윤리는 연구의 전 과정에서 연구자다운 연구자가 지켜야 할 원리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이다. 학교교육에서 도덕·윤리교과는 기성 세대인 교사가 어린 세대들과 더불어 어떻게 인간다운 인간, 시민다운 시민으로 키울 것인가에 대한 잠정적 답과 지향해야 할 방향을 함께 논의하며 찾아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다간 규범적 답만 제시될 뿐 학생들의 삶에서 도덕적으로 문제시되는 상황에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는 ‘죽은 지식’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즉, 시험을 치르기 위한, 혹은 수행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피상적 지식으로 남을 수 있다. 특히 기성세대로서 교사가 삶을 통해 보여주는 도덕적 기준은 학생들에게 부지불식간에 내면화된다. 가령, 자신의 자녀의 대학입시에서의 성공을 위해 시험부정행위를 한 교사는 ‘잠재적 교육과정’으로 학생들에게 교육적 공정성이 아니라 가족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도 좋다는 가족이기주의를 가르치는 셈이 된다. 그래서 학생들을 도덕적인 시민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도덕윤리교사는 말할 것도 없고 교사 모두가 되도록 자신의 삶이 학생들에게 모범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최대한 도덕적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학생들의 일상적 삶에서 불거지는 도덕적 문제 상황을 방치하지 않고 교육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또한, 도덕윤리교사들은 되도록 수업에서 학생들의 삶과 결부된 문제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토론 등을 통하여 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도록 함으로써 학생 스스로가 도덕적 판단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을 중시해야 한다. 학생들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은 시민으로서의 도덕적 판단력을 기성세대인 교사들과의 일상적 관계 속에서 보고 배우며 실행하면서 키워나갈 때 가능하다. 연구윤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윤리(倫理, ethics)라는 개념 자체가 추상적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실제 연구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호할 수밖에 없으며(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20), 그 윤리 역시 ‘사실 학(學)’의 분야와 ‘가치 학(學)’의 분야 등 연구 분야에 따라서 적용되는 구체적인 지침은 다를 수 있다(김태경·장동익, 2016). 특히 인간 대상 연구 윤리에서 ‘자료’의 객관성과 실험 과정의 반복 가능성이 명확한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은 매우 다르다. 가령, 최근 사회과학계에 중요한 연구방법적 흐름인 질적 연구의 경우 ‘자료’의 창출과 질적 수준이 어느 연구자에게나 동일한 것일 수 없다. 다시 말해 ‘객관적’일 수 없다. 또한 연구자와 연구참여자 간의 바람직한 관계 역시 자연과학과는 매우 다르다. 연구자가 연구참여자에게 ‘연구동의서’를 받는 일종의 ‘계약’을 통해 자율적 주체로서의 존중이 이루어졌다고 보는 자유주의적 윤리관으로는 연구자와 연구참여자의 지속적 관계 속에서 자료가 창출되는 질적 연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력 관계의 문제 등을 제대로 다룰 수 없다(서덕희, 2012, 고민경, 2020). 연구윤리의 문제는 학교교육에서 도덕윤리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연구를 하는 방법을 함께 배우고 익히는 학문공동체를 통해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연구윤리의 추상적 원리는 공유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구체적인 지침 수준으로 오면 학문공동체마다의 차이가 매우 크다. 가장 근원적으로는 연구를 처음 수행하게 되는 대학원생들이 선배연구자들을 통해서 연구하는 방법을 어떻게 배우느냐가 관건이 되므로 이는 교수의 연구자로서의 모범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 또한 학문공동체 내에서 구성원들이 직접 경험한 연구 윤리와 관련된 쟁점들을 토론하고 논의하며 공론화하는 과정을 통해서 윤리가 공유되고 체화되어야 한다. 학문공동체를 이렇게 강조하는 까닭은 단순히 사회적으로 불거지는 윤리적 이슈 때문만은 아니다. 황우석 사태나 모 명문대학교 교수들의 연구자로서의 불명예는 연구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내적인 가치보다는 그 성과로 인하여 얻을 수 있는 외적인 가치에 흔들린 탓이다. 최근 연구자들의 학문공동체는 그 어느 때보다 국가의 관료제적 통제와 시장의 교환가치에 좌우되고 있다. 국가는 양화된 연구실적으로 대학을 평가하고 대학은 그 때문에 그 구성원들을 양적인 연구실적으로 통제한다. 실적 중심의 연구 평가는 연구자들을 끊임없는 유혹의 상황에 놓이게 한다. 또한 인간 대상 연구 윤리 역시 관료제가 요구하는 서류 작업만 통과하면 될 뿐 연구 과정에서의 실질적인 윤리 문제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국가와 사회의 온전한 발전이 연구라는 학문공동체의 활동에 기대는 점이 만약 있다면, 국가는 관료제적 통제보다 학문공동체 내의 자율적 자정작용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연구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연구자로서 자신의 역할, 가치, 그리고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원격수업 전격 도입, AI 등 테크놀로지의 진화로 교육계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및 교육 환경 변화에 따라 교과서 제도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이에 교육과정 교과서 정책 참여 및 학교 현장의 경험을 통해 느끼고 주장해 오던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1. 교사의 ‘교수’보다 학생 개인의 ‘학습’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질 것이다 지금까지 학생의 학습에 대한 관심보다는 교사의 교수활동을 개선하는 데에만 힘을 쏟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수 감축, 테크놀로지 발달에 따라 개인별 맞춤형 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이 미래교육에서는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는 데 많은 교육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교과서 제도 전환의 방향을 논의하는 데에도 이러한 생각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감하는 문장 일부를 소개한다. 태초에 학교는 없었다. 그러나 학습은 있었다. 인간이 미숙하게 태어나는 대신 학습을 통해서 전승과 창조의 역량을 갖는 방향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교수는 학습을 체계적으로 안내하고 지원하기 위해서 차차 생겨난 것이다. (중략) 교사의 ‘잘 가르침’은 학생들의 ‘잘 배움’에서 최종 확인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교는 학생 한 명 한 명이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배우고 있는지에 깊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전제하거나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학교 교육의 실상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2. 교과서에 대한 관점을 재정립해야 한다 교과서를 ‘경전으로 보는’ 관점과 ‘교수학습 자료 중 하나로 보는’ 관점이 있다. 다양한 교수학습자료의 하나로만 교과서가 존재하여야 한다면 그렇게 많은 노력과 예산을 국가에서 쏟아 부어야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경전처럼 학생과 교사가 동일한 교과서를 가지고 1쪽부터 마지막까지 순서대로 빠짐없이 가르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교사의 ‘교수’와 학생의 ‘학습’이 수동적인 모습을 띨 수밖에 없다. 두 가지 교과서관을 배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하나를 선택하지 않고 두 가지 관점을 통합하면 어떨까. 국가에서 많은 예산과 시간을 들여 심사하고 승인한 교과서를 가장 표준적이고 공식적인 교재로 인정하되, 이 표준적이고 공식적인 ‘교과서’로부터 다양한 교수학습자료가 파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가에서는 교과서를 엄격하게 심사하여 질을 관리하되, 출판사와 학교에서 이 표준적인 ‘교과서’를 활용하여 ‘디지털 자료’, ‘참고서’, ‘교수학습자료’ 등 다양한 교재를 생산,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가 관련 제도와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3. 교과서의 범위를 축소하자 교과서의 범위는 점차로 확장되고 있다. 얼핏 보면 국정을 검정으로, 검정을 인정으로 전환하고 있으니 교과서 정책이 유연해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는 e-book, 디지털교과서, 심지어 온라인콘텐츠까지 교과서의 범주에 포섭하면서 교과서의 범주는 넓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교과서와 교수학습자료의 경계도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일반 도서와 달리 교과서는 개발・승인・유통 과정이 복잡하고 엄격하게 관리되는데, 교과서의 범위가 넓어지다 보니 교과서의 질 관리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교수학습자료의 성격을 띠는 교재(매체)까지 엄격한 제도인 ‘교과서’의 범주에 포함시키다 보니, 개발과 활용 측면에서 교사와 학생의 창의성이 위축되거나, 애써 만든 교과서가 현장에서 외면당하는 불행한 경우도 발생한다. 교과서의 질 관리와 다양한 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면 ‘교과서의 범위’를 확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축소해야 한다. 특히 학생과 교사가 동일한 교과서를 손에 잡고 수업하다보니, 수업 전문가로서의 교사 역할이 교과서에 종속되는 폐단이 크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에서 교과서의 정의를 ‘학생용’이 아니라 ‘교사용’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교과서의 범위를 어떻게 변경하면 좋을지 표로 제안해 보았다. 4. 교과서 패러다임 전환에 맞추어 유통 및 가격 제도 바꾸자 교과서 가격은 연구・개발비, (채택부수에 따른) 발행부수, 이에 따라 산정된 쪽당 단가에 따라 결정된다. ‘교과서를 교사용으로 변경’한다면 현재의 가격제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교과서에서 파생되어 만들어진 각종 자료, 특히 디지털 자료에 활용되는 정도(횟수)를 교과서 가격에 반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 논문의 경우 ‘피인용지수’가 높을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다. 파생되어 만들어지는 자료의 양이 많은 교과서가 질 높은 교과서일 것이다. 잘 만들어진 서책형 교과서는 많은 학교에서 채택될 것이며, 이 서책형 교과서를 활용하여 출판사, 교사, 때로는 학생들도 다양한 자료를 만들어 낼 것이다. 다양한 교재에 해당 교과서의 ‘피인용지수(인용・활용되는 정도)’를 교과서 가격에 반영할 수 있게 되면 질 좋은 교과서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출판사와 저자에게도 적절한 인센티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5. 국가, 발행사, 교사, 학생의 역할을 재정립하자 교과서가 ‘교사용’이 되면 교사들은 교육과정 및 교과서를 재구성해서 활용하게 되고, 교과서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교재를 만드는 생산자가 될 것이다. 학생들도 국가에서 개발하거나 승인한 교과서를 그대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가르치는 교사가 만든 다양한 교재를 통해 공부하게 된다. 교사의 전문성과 학생의 학습 참여도를 동시에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과정이 교과서 및 교육활동으로 이어지는 단계에서 국가, 발행사, 교사, 학생의 바람직한 역할 변화를 표로 정리해 보았다.
50년 지기(知己) 친구 S와 근래에 더 각별하게 교유하게 되었다. 우리가 평범한 존재이지만, 아주 의미 없이 살지는 않았으니,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써 보자는 나의 제안에 S가 동의했기 때문이다. S는 경제학을 전공했고, 대기업 임원도 했었다. 뒤에 불교 공부에 심취한 그는 사람과 세상을 헤아림에 도량이 있었다. 생각이 깊고 너그러웠으므로 그의 글을 기대할 만했다. S는 조건을 달았다. “나는 글쓰기 경험도 없고, 익숙하지도 않다. 혼자서는 엄두를 내지 못하겠다. 박 교수가 이 작업에 도움을 준다면 한번 해 보겠다.” 이렇게 해서 S는 2019년 봄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다. 그간 우리는 십수 차례 만났다. S는 그때마다 서너 꼭지의 원고를 써서 가지고 나왔다. 서로 읽고 합평해 가면서 원고를 다듬어 나갔다. 코로나 와중에도 계속 메일을 주고받으며 이 작업을 쉬지 않았다. S가 불교 포교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던 반년간을 제외하곤, 자신의 생을 반추하고 응시하는 좋은 글들을 꾸준히 보내왔다. 가슴 뭉클하게 하는 글들도 많았다. 2년이 지나면서 한 권 분량의 원고가 되었다. 나는 S에게 말했다. 이제 출판해도 좋겠다. 그런데 S는 유보적이다. 좀 더 생각해 보자고 한다. 보잘것없는 견문과 자기 안목에만 갇혀서 쓴 글이라, 책이 되기에는 너무 부족하단다. 내가 말했다. 개인 산문집이란 자아를 솔직히 드러내면 공감을 얻는다. 자랑이 넘쳐서만 책을 쓰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런 책은 허세만 번져 나올 뿐, 알맹이가 없다. 지난 2년 공들여 정직하게 쓴 글이니, 책으로 묶으면 그만한 보람을 발견할 것이다. S는 내 말을 묵묵히 듣기만 했다. 우리는 열흘 뒤 어떤 문화제 행사에서 만나기로 하고, 그때 출판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그렇게 카톡 문자와 전화를 주고받은 것이 바로 어제였다. 오늘 나는 고속열차 편으로 고향에 내려가고 있다. 차에서 긴급으로 SNS 문자 하나를 받는다. 너무나도 낯선 내용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지…. 아니, 아니, 나는 한참 동안 그 문자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S의 별세 소식을 전하는 메시지이다. S는 오늘 북한산 등산길에서 갑작스러운 심근경색과 맞닥뜨려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그렇구나. 어제 그와 나눈 전화가 마지막이었구나. 마지막이 그렇게 올 줄 알았으면, 뭐든 좀 서둘걸. 그렇구나, 마지막은 소리 없이 오는구나. 생의 마지막은 묵시록처럼 숨은 계시를 담고 소리 없이 다가오는구나. 마지막에 도달했음에도 허다한 미완성을 거느리는 것이 인생이다. 애초에 신은 사람의 인생이 미완성의 방식으로 끝나도록 설계를 해 놓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문득 S가 남기고 간 원고들이 생각났다. 아직 책으로 엮어지지도 못한 채 미완성으로 남은 그의 자전적 에세이들이 생각났다. 내 컴퓨터에도 고스란히 들어 있는 그 원고들이 생각났다. 사람들은 대개 마지막에 이르러 자신의 생에서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을 돌아본다. 누구나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회한이 클 것이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재기와 위트의 작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가 직접 자신이 썼다는, 그 유명한 묘비의 글도 그런 한탄을 나타낸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무언가 허비한 인생에 대한 탄식을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담았다고나 할까. 마지막에 이르러 인생을 돌아보며, 다 이루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무도 그런 말을 할 수 없기에 우리는 인간의 경지에 머무는 것 아닐까. 바로 그 점을 깨닫게 해 주는 사건이 있다. 십자가형으로 로마제국의 군병에게 창에 찔리며 죽임을 당하던, 운명 직전의 예수가 했다는 말은 “다 이루었도다.”이다. 이 대목을 두고 많은 신학적 해석이 있지만 나는 그저 소박하게 생각한다. 이런 마지막은 인간에게는 불가능하다. ‘마지막’이란 말은 꼭 생의 종말을 감당하는 데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은 죽음 말고도 인생의 갖가지 고비에 알게 모르게 개입한다. 내가 존경하는 한 원로 목사님의 술회가 떠오른다. “6.25가 일어나던 해, 나는 열 살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평양에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밖에서 집으로 들어오자, 어머니는 지금 형을 따라서 남쪽에 있는 친지 댁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형은 진작부터 공산 치하를 벗어나 남으로 가려던 생각이 있었지요. 어머니는 어린 나에게, 가서 조금만 기다리면 오래지 않아서 곧 만날 거라고 합니다. 나는 그저 잠시 여행 가는 기분으로 형을 따라 나왔습니다. 그것이 어머니와의 마지막이었습니다. 누가 마지막일 줄 알았겠습니까. 어머니는 마지막을 예감하셨을까요. 마지막이라는 티를 내면, 어린 아들이 떨어지지 않을까 봐서 곧 만난다고 하셨는지! 아무튼 마지막은 그렇게 왔습니다.” 북의 고향을 떠나온 실향민들에게는 이런 사연이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이제는 그 세대들도 8·90의 고령에 들었다. 부모와 마지막이 될 줄 모르고, 그 마지막을 겪어낸 이산의 아픔은, 다시 그들 인생의 마지막 앞에서 잦아질 줄을 모른다. 마지막은 왠지 슬프다. 왜 그런가. 마지막은 마지막이어서 슬픈 것이다. 이제 그대 얼굴을 다시 보지는 못하리라.이제 이 고향 땅을 다시는 보지 못한다. 언제 또 이런 장면을 내 인생에서 만날 수 있으랴. 이것이 마지막이 마음에 심어주는 구체적 정서이다. ‘마지막’은 존재론의 시작과 끝을 지탱시키는 말뚝과도 같은 말이다. 인간이 유한(有限)한 존재가 아니고, 세계의 만상(萬象)이 무상(無常)하지 않다면, ‘마지막’이란 말은 생겨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인간은 ‘마지막’에 취약하다. 도덕과 풍속이 쇠퇴하여 타락한 세상을 두고 “말세다!”라고 통탄한다. 마지막 앞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황폐해지는 인간을 보며, ‘말세!’를 외친다. ‘말세’, 말 그대로 하면 ‘끝나가는 세상’이다. 하지만 사전은 ‘말세’를 그렇게 풀이하지 않고, ‘정치·도덕·풍속 등이 아주 쇠퇴한 시대’라고 풀이한다. 말세에는 사람들의 망가진 정신(mentality)의 허약함을 이용하여 그들을 후려치려는 혹세무민(惑世誣民)의 사기꾼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마지막은 혼돈과 동의어가 된다. 혼돈의 극치이었던 ‘타이타닉호의 마지막’을 생각해 보라. 시대 사조(思潮)상의 퇴폐주의라는 것도, 내일이 없고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의식, 세기말 사상에 또아리를 틀고 있다. 그래서 내일 세상의 마지막이 와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스피노자(Spinoza, 1633-1672)의 어록은 이성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보여 준다. 도로 사정도 교통 사정도 좋지 않던 시절이었다. 먼 길을 나서려 하면, 어른들이 꼭 일러 주시는 말씀이 있었다. “막차 타지 말라.” 막차란 마지막으로 다니는 버스나 기차이다. 고장이 너무도 빈번했으므로 마지막 차를 타고 가다 고장이 나면 그야말로 낯선 곳에서의 예상치 못한 곤경에 빠지곤 했다. 취업 면접이나 입시에 가는 길이었다면, 낭패를 피할 수 없었다. “막차 타지 말라.” 마지막을 이성적으로 통어하려는 지혜로 이처럼 적실한 것이 있을까. 인생 행로 곳곳에도 우리를 기다리는 막차는 있고 또 있다. 시작이 있으면 마지막도 있다. ‘마지막’을 오갈 데 없는 끝으로만 생각하면, 그건 너무 옹색한 시야이다. 그 마지막도 잘 감당하여 안아 들이면, 마지막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마지막 안에는 그 어떤 새로운 ‘시작’이 은신해 있다. 마지막은 시작을 잉태한다. 잘 안 보일 뿐이다. 학업의 마지막, 즉 ‘졸업’이라는 뜻으로 쓰는 영어 ‘commencement’는 ‘시작’이라는 뜻도 함께 지니고 있다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나는 친구 S와의 마지막 이별을 어떻게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갈 것인가. 생각 하나를 굳힌다. S가 남긴 에세이 원고들을 정리하여 반드시 책으로 엮어 출판해 주어야겠다. 이제 그 일을 시작하려고 한다. 마침 올 한 해도 다 저물어 마지막 달이다.
동물·식물의 사진이나 그림을 실물 대신 볼 수 있도록 모아 엮은 책을 도감이라 한다. 학교도서관에는 동식물 도감뿐 아니라 문화재나 태양계, 별자리, 악기 등 다양한 주제의 도감이 있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도감이 여러 번 등장한다. 그러나 별도의 단원을 구성하여 사용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는 국어사전과 달리 도감의 정확한 이용 방법에 관한 내용은 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없다. 도감은 자료 조사 과정에서 많이 활용되는 정보원이면서 차례(목차)와 찾아보기(색인)를 익히기에 유용한 자료다. 체계적인 도감 이용 교육을 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와 대상, 교수·학습 내용 및 연계 교과 분석에 들어갔다. 수업 준비하기 먼저, 교육과정을 분석하며 도감을 활용하는 과목과 단원을 확인했다. 2학년부터 4학년까지 3개 학년이 도감을 활용하고 있었다. 수업내용을 교과서로 확인하니 2학년은 도감보다는 계절 그림책이나 쉬운 수준의 동식물 단행본이 더 유용했다. 국어사전은 첫 번째 글자의 첫 자음자가 같은 낱말끼리 ㄱㄴㄷ 순서로 모아 놓는다. 도감은 먼저 갈래(주제)에 따라 모으고 같은 갈래 안에서 국어사전과 같은 방식으로 낱말을 모은다. 따라서 국어사전에서 낱말을 찾는 방법을 먼저 배운 후에 도감 이용 방법을 배우면 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3학년 1학기 국어 7단원에서 국어사전을 다루고 있어 3학년 2학기에 도감 이용 교육을 계획했다. [PART VIEW] 수업 시기와 대상을 결정하고 연계 교과 내용을 확인한 후에 학습 목표와 성취기준, 수업의 흐름을 구상하였다. 도감 이용법을 제대로 익히려면 도감에서 직접 정보를 찾아보는 활동이 필요했다. 수업은 2차시 80분 수업으로 계획했다. 도감이란 무엇이며 도감을 왜, 어떻게 사용하는지 지도하고 동물의 특성을 다룬 그림책 「도서관에 개구리를 데려갔어요」(에릭 킴멜 글, 블랜치 심스 그림, 보물창고, 2006)를 읽어준 후에 짧은 글쓰기로 수업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도감은 이용자가 직접 보지 못한 실물들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게 하므로 사진이나 그림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도서관에 있는 여러 동물도감을 살펴보고 교과서에 나오는 동물이 잘 정리되어 있으면서 동물 그림이 정교한 「(세밀화로 그린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권혁도 외, 보리, 2016)(이하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을 활용하기로 했다. 수업 준비하기 ● 1차시: 도감에서 동물을 찾는 방법 이해하기 圖鑑, pictorial book, 그림과 사진이 있는 사전 등 다섯 개의 힌트를 통해 도감의 뜻과 종류, 책 표지를 미리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학습 문제를 확인하고 국어사전과 도감을 비교하며 도감을 이용하는 이유와 장점을 알아보았다. 1차시 수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건 도감 활용 방법과 순서를 익히는 것이었다. 1. 주제 정하기 도감을 활용하려면 먼저 무엇을 찾는지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도감은 주제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어떤 도감을 활용할지 주제를 분명히 정한 후에 갈래의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물, 식물, 태양계, 수명 등 큰 주제 중 가장 찾아보고 싶은 주제를 하나 정한다. 동물을 골랐다면 땅 위, 하늘, 바다, 민물 등 어디에 사는 동물을 탐색할지 결정한다. 2. 머리글 살펴보기 책을 읽기 전에 머리글(서문)이나 작가의 말을 먼저 살펴보면 책의 주제와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의 서문에는 동물의 생김새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물의 특징을 짐작해볼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머리글을 살펴보기 전에 아이들에게 도감을 나눠주고 해당 페이지를 함께 읽으며 동물의 생김새를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를 찾아보았다. 3. 일러두기 살펴보기 일러두기는 일종의 사용설명서다. 보리 어린이 동물도감의 차례는 총 다섯 갈래로 나뉘어 있는데 네 갈래는 동물의 서식지에 따라 엮었고 나머지 한 갈래는 달팽이나 지렁이와 같은 작은 동물과 곤충을 모았다. 본문의 구성 방식도 일러두기에서 찾을 수 있다. 왼쪽 페이지 상단에는 동물의 이름이, 동물 그림 아래에는 취재한 때와 곳이 기록되어 있고 분류, 다른 이름, 사는 곳, 좋아하는 먹이, 한살이나 새끼 따위를 따로 묶어 두어 아이들이 자료 조사할 때 쉽게 찾아 쓸 수 있다. 이렇게 일러두기를 미리 살펴보면 본문에서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4. 차례(목차)에서 찾고자 하는 정보를 살펴본다. 일러두기를 통해 다섯 갈래의 기준을 이해했다면 이제 차례를 살펴보며 동물의 위치를 확인한다. 내가 찾고 싶은 동물이 어디에 사는지 갈래를 확인하고 그 안에서 첫 번째 글자의 첫 자음자를 ㄱㄴㄷ 순서로 찾는다. 차례와 찾아보기를 비교하기 위해 가재(민물에 사는 동물), 거북(바다에 사는 동물), 갈매기(하늘을 나는 새), 기린(땅 위에 사는 동물)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네 낱말 모두 첫 자음이 ‘ㄱ’이지만 사는 곳은 모두 다르다. 따라서 내가 찾으려는 동물이 어디에 사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면 차례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5. 차례(목차)에서 찾지 못할 경우 찾아보기(색인)를 확인한다. 이럴 때 차례보다는 찾아보기에서 찾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차례에서는 가재, 거북, 갈매기, 기린이 따로 떨어져 있지만 찾아보기에서는 ‘ㄱ’ 갈래 안에서 모두 찾을 수 있다. 빈칸 채우기 퀴즈를 통해 아이들이 직접 도감에서 동물을 검색해보도록 했다. 먼저 차례에서 개구리를 찾은 후에 본문을 읽고 “( )가 길어서 헤엄을 칠 때나 뛰어오를 때 용수철처럼 힘차게 뻗쳐요.”라는 문장의 빈칸에 들어갈 낱말을 찾아보도록 했다. 갈래의 기준을 이해한 아이들은 개구리를 금방 찾았고 암탉, 기린, 코끼리도 같은 방식으로 찾아냈다. 이번에는 차례가 아닌 찾아보기에서 구렁이를 찾아 “구렁이는 ( )이 없다.”는 빈칸을 채우도록 했다. 구렁이는 [구렁이 ▶ 뱀 334]로 기재되어 있다. 334쪽에 있는 뱀 항목을 찾아야 구렁이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해당 페이지를 찾아 읽으며 구렁이는 뱀의 여러 종류 중 하나이고 독이 없는 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2차시: 그림책을 읽고 짧은 글쓰기 2차시를 시작하며 아이들에게 그림책 「도서관에 개구리를 데려갔어요」를 읽어주었다. 이 책은 1학년 도서관 이용교육 시간에 읽어주었던 책이다. 예전에는 도서관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도서관에서 지켜야 할 예절과 관련지어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동물의 특징과 소동이 벌어지는지 이유를 연결하며 들어보도록 지도했다. 이 그림책에는 개구리, 암탉, 펠리컨, 비단구렁이, 기린, 코끼리, 하이에나가 등장한다. 책을 읽어준 후에 각 동물의 특징을 질문했다. 펠리컨과 하이에나를 제외한 다른 동물은 1차시에 이미 도감에서 찾아봤기 때문에 아이들은 수월하게 대답했다. 동물도감에서 동물을 한 가지 정하고 이 동물을 도서관에 데려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여 글을 쓰도록 했다. 본문의 내용(사실)과 내 생각(의견)이 잘 연결되도록 써야 한다고 안내했다. 예를 들어 도서관에 고양이를 데려갔는데 고양이가 발톱으로 책을 찢는 소동이 벌어졌다면 고양이의 발톱은 어떻게 생겼고 얼마나 날카로운지에 관한 내용이 글에 반드시 들어 있어야 한다고 설명해 주었다. 동물도감에는 온순한 동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나운 육식 동물을 도서관에 데려가고 싶어 하는 아이도 많다. 그래서 사람이나 동물이 죽거나 다치면 안 된다는 규칙을 정했다. 상상력을 제한하는 게 아닐까 고민했지만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동물을 도서관에 데려갔더니 동물이나 사람이 죽었다는 단조로운 결과로 대충 글을 마무리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규칙을 정한 후에는 좀 더 다양한 소동이 벌어졌고 미처 몰랐던 동물의 여러 특징이 등장했다. 아이들은 다양한 동물을 도서관에 데려갔고 동물의 특징은 기발한 소동으로 이어졌다. 자료 조사는 어렵고 글쓰기는 힘들다는 아이들도 발표할 때만큼은 신난 표정이었다. 수업을 마치며 독서 및 정보활용교육 시수를 더 확보할 수 있다면 도감 사용법에서 나아가 발췌독이나 문학, 비문학의 차이점까지 지도할 수 있다. 픽션(동화나 소설과 같이 허구의 이야기)은 내가 원하는 부분만 골라 읽을 수 없다. 이야기 문법의 구조에 따라 시작 부분에 인물과 배경이 소개되고 사건의 발단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비문학은 발췌가 가능하다. 관심 있는 부분을 먼저 읽거나 그 부분만 골라 읽어도 내가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수업에 자주 활용하는 만큼 도감 사용법을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도감을 잘 이용하려면 머리말과 일러두기를 통해 도감의 구성을 먼저 살펴본 후에 차례와 찾아보기를 활용하여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아야 한다. 수업을 마치고 나니 담임교사나 과학 교과전담교사와 협력 수업을 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서교사가 도감 사용법을 알려주고 교과 교사와는 서식지마다 동물의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 도감에서 찾아 정리하는 형태의 수업이 진행된다면 도서관 자료와 학습 내용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1. 블렌디드 수업의 길 찾기 가. 1세대 블렌디드 수업 2020년 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로 한순간에 바뀌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며 각종 융합교육법이 하나둘 소개되던 중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의 시대가 앞당겨졌다. 실기 위주의 체육수업은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준비되어 있지 않은 교구로 진행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처음 원격으로 진행한 체육수업은 저글링, 줄넘기, 타바타와 같은 개인 운동이 가능한 수업이 주를 이루었다. 물론 이런 수업도 훌륭한 수업이지만, 학생들의 흥미와 신체활동에 대한 열망을 채워주기에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때부터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경계가 없는 수업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을 나누어 집이나 학교에서 같은 내용을 연계하여 배울 수 있도록 수업을 재구성했다. 이런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온라인으로도 배구·배드민턴을 배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PART VIEW] 나. 2세대 블렌디드 수업 마스크의 불편함이 이제는 일상이 되기까지 2021년도 변화하는 교육 현장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교육을 지속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11월부터 본격적으로 학생 대상으로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접종이 완료된 후에도 평범했던 학교생활로의 복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마음속 짐으로 남는다. 단계적 일상회복이 실시되며 학교 수업도 코로나 감염 위험을 안전하게 통제하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With 코로나’ 형태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면등교를 시행한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전통적인 수업의 형태로 돌아가고 있고 온라인 수업에 대한 아쉬움도 생겼다. 지난 1년간 우리는 1세대 블렌디드 수업을 통해 온라인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교육하는 방법에 대해 다양한 연구와 적용을 해왔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수업으로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발견했으며, 교육적인 효과를 검증했다. 대면 교육으로 변화하는 시점에서 그동안의 교육적 연구를 접어두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의 장점과 오프라인 교육의 장점을 서로 접목해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블렌디드 수업의 형태로 개발해 나간다면 더욱 교육적인 발전이 있을 것이다. 온라인 수업은 동영상을 이용한 원격강의와 과제를 수행하며 시간 및 경비 절감과 같은 장점은 있으나, 오프라인 교육에 비하여 교육효과의 감소 및 참여의 필연성 부족과 더불어 교육의 질적 수준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등의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 방법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양자 간의 장점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새로운 2세대 블렌디드 수업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오프라인 수업의 모든 과정에서 온라인 요소와 교육플랫폼을 활용한 교육 방법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교육의 질을 높이고 참여를 유도하면서 온라인 수업의 시간과 기회의 장점을 높이는 체육수업을 계획해 보았다. 다. 나의 수업철학 점검하기 체육교과는 신체활동 가치가 강조되어 신체활동이 체육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로 인해 정의적 영역에 대한 교육은 재미없고 지루한 활동으로 여겨 비중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원격수업을 진행한 2년의 기간은 체육교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체육교과는 학생에게 신체활동을 가르치는 과목이 아닌, 신체활동을 통해 학생 스스로 스포츠맨십과 페어플레이 정신, 협동심, 인내심, 배려심, 도전정신과 같은 상호작용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정의적 영역의 다양한 배움을 주는 교과라는 점이다. 라. 나의 평가철학 점검하기 평가에 대한 기준은 교사마다 다르기에 정답이 없다. 내가 생각하는 평가철학이 모든 이에게 공감을 얻지 못할 수 있지만, 앞으로 소개할 수업의 밑바탕이 되는 평가에 대한 생각을 소개하고 넘어가려 한다. 첫째, 양적 평가는 시간을 정해두고 기회를 여러 차례 부여한다. 양적 평가는 학생이 수행한 횟수와 성공한 횟수라는 객관적인 데이터로 점수를 줄 수 있어 편하다. 하지만 학생의 성취 수준과 성장 과정을 평가하기 어렵고, 불안이 높은 학생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수업의 과정이 평가되는 평가를 선호한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 학생이 수행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경우를 종종 본다. 물론 그것도 학생의 개인 능력일 수 있지만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면, 발전하려는 의지가 점점 줄어들 수 있다. 수업의 과정이 평가되어 다양한 능력의 학생을 수업에 참여시키면 상호작용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생각으로 출발한 체육수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고 접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에서 적용해본 결과를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사들과 나누고자 한다. 2. 영상을 활용한 체육수업의 이해 가. 1세대 블렌디드 수업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에서 모두 활용이 가능한 운영 방식으로 학생이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방법으로 유용하다. 제출하는 영상으로 평가를 하게 되면 보다 좋은 동작과 기록을 촬영하기 위해 여러 차례 도전하게 되며, 교사는 팀 내 경쟁과 팀 간 경쟁을 활용해 효과적인 동기유발을 할 수 있다. 또한 평가와 학생부 기재에 활용할 수 있다. 나. 퀴즈앤 보드를 활용한 수업 체육수업에서 활동을 위한 기자재와 영상 장비를 활용해 수업하는 것은 손이 많이 가는 방법이다. 영상 장비로 무엇인가를 보여주기 위해 관련 자료를 찾고 제작하여 수업에 적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을 도와주는 여러 가지 온라인 플랫폼 중 퀴즈앤을 활용한 체육수업을 소개하려 한다. ‘퀴즈앤’은 한 가지 플랫폼으로 ‘카훗’과 같이 실시간 퀴즈를 통해 이론적인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패들렛’과 같은 보드 기능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순히 퀴즈를 푸는 방법의 수업에서 벗어나 체육활동과 함께 활용하면 다양한 수업이 나올 수 있다. 문제를 빨리 풀면 높은 점수를 받는 퀴즈 방법과 체육활동의 릴레이 요소를 접목한 스포츠스태킹 수업을 진행한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팀을 구성하여 주자별 스태킹 종목을 제시하고 수행한 후 퀴즈를 풀어 획득한 점수로 순위를 정하는 릴레이 경기로 긴장감 속에서 스태킹을 수행하고, 퀴즈 형식을 통해 이론적 지식뿐만 아니라 소홀할 수 있는 안전 영역, 수업 예절, 경기 예절, 학교폭력 예방, 감염병 예방 등 다양한 분야의 인지적·정의적 영역의 학습효과를 더해 활용하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퀴즈앤 보드를 활용해 스포츠스태킹 기록인증소를 운영하여 학생이 자신의 기록을 인증하고 자랑할 수 있도록 수업을 구성했다. 스포츠스태킹을 수행하고 자신의 기록을 보드에 올리는 간단한 방법이지만 친구와 함께 동작을 수행하고 같이 사진을 찍으며 경쟁하고 협력하는 수업을 통해 즐거운 체육수업을 진행했다. 다. 틱톡의 듀엣 촬영 기능을 활용한 수업 혼합수업의 가장 좋은 사례는 과제형과 단방향을 혼합한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특히 체육수업에서 학교에 준비된 용기구가 없고 교사의 시범을 직접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수업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 틱톡의 듀엣 촬영 과제는 다양한 종목에 적용할 수 있어 교사의 구성에 흥미로운 과제를 부여하는 데 큰 장점이 있다. 또한 개인 연습을 통해 반복 동작을 수행하는 과제에서 교사의 시범 동작과 같은 자세를 만들기 위해 반복 연습 및 촬영을 진행하고, 교사의 동작과 스스로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더욱 심화학습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수업은 배드민턴 수업에서 기본스윙과 6가지 방향 스텝 과제다. 교사가 기본스윙의 난이도 4단계, 6가지 방향 스텝의 난이도 3단계로 나눠 틱톡 영상을 촬영하고, 학생은 스스로 난이도를 선택하여 과제를 수행한다. 교사의 시범 영상과 자신의 수행 영상이 함께 촬영된 영상을 분석하여 난이도를 높여가며 학습목표를 성취하는 방법의 수업이다. 교사는 과제 수행에 대한 성공과 실패 여부를 알려주고 학생이 스스로 수정사항을 발견하는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하니 친구들과 토의하며 서로 피드백을 주는 동료학습이 이루어져 큰 효과를 확인했다. 두 번째로 소개할 수업은 계단댄스 수업이다. 음악에 맞춰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작을 통해 춤을 추듯이 작품을 만드는 수업으로 건강영역과 표현영역의 요소를 모두 포함한다. 먼저 교사는 8가지 기본동작을 제시하고 구령에 맞춰 동작을 수행하는 과제를 부여했다. 기본동작을 수행하는 틱톡 영상을 촬영하고, 학생들에게 URL을 나누어 주었다. 학생들이 힘들어하고 재미없는 수업이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앞섰지만, 교사의 동작과 똑같이 수행한 영상을 촬영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여러 차례 영상을 찍으며 흥미롭게 체력운동을 수행했다. 이는 지루하지 않게 기본동작을 익히는 수업이 되었고 곧바로 기본 동작을 활용한 발표회까지 연결하여 모둠별 작품발표회까지 진행했다. 세 번째로 소개할 수업은 심폐소생술 수업이다. 심폐소생술의 기본수업이 끝난 후 상황극 수업에서 모든 학생이 처치자 역할을 수행할 방법을 고민한 방법이다. 교사는 119 신고와 자동제세동기를 가져오는 역할을 촬영하고 학생들에게 URL을 나누어 주었다. 처음 학생들은 어색해서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금방 적응하여 자동제세동기를 넘겨주는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까지 반복 촬영하며 심폐소생술을 즐겁게 배웠다. 촬영한 영상을 통해 심폐소생술 과정을 평가하여 수업과정이 평가까지 이어지는 수업이었다. 라. 픽토그램을 활용한 수업 2020 도쿄올림픽에서 픽토그램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통해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이런 픽토그램을 체육수업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다 가장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스포츠 명언을 주제로 학생이 주인공이 되어 픽토그램으로 표현하는 수업으로 학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개성을 볼 수 있는 즐거운 수업이었다. 1차시는 픽토그램에 대한 설명, 명언 선정, 작품 완성으로 진행했으며, 2차시에 친구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다양한 주제로 확대해 나가며 수업을 확장시켜볼 예정이다. 3. 깊어지는 수업의 고민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온라인 활동이 늘면서 디지털 활용역량(Digital Literacy)이 교육의 뉴노멀(New Normal)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교사와 학생 모두 온라인 활용 수업 및 학습과 비대면 활동에 익숙해지면서 가르침과 배움의 방식에 관한 관점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미래 교육’은 이름만 거창할 뿐 이미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며 진행하고 있는 수업이다. 학생들과 활동하며 적재적소에 온라인 플랫폼을 적용하고, 동영상을 통해 학생을 평가하는 등 작은 부분부터 점차 자리를 잡을 것이다. 애플리케이션(틱톡)을 활용한 과제를 내주고 사용 방법에 대한 설명자료를 나눠줬을 때, 학생들은 설명자료를 보지 않고 이미 애플리케이션을 자유자재로 활용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며 즐거워했다. 내심 뿌듯하기도 했지만, ‘학생들이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에 새로운 시도를 주저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며 학생의 가능성을 알아차리지 못해 미안했다. 코로나를 이겨내며 강화된 디지털 활용역량으로 인해 온라인 수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혼란에 대한 걱정은 기우가 되었다. ‘K방역’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우리나라는 발 빠르게 코로나에 대응해 전 세계가 주목했다. 교육계에서도 다양한 도전으로 새로운 온·오프라인 혼합 수업의 형태를 제시해 한국형 에듀테크인 ‘K에듀’가 세계를 선도하는 미래 교육을 열어가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로 학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좋은 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온라인 수업 활동의 발견과 발전이었다. 전면 등교 등 오프라인 수업의 회복에 전념하고 있는 지금, 학력 저하의 주범으로 지목받으며 온라인 수업 활동이 그대로 묻힐 상황에 놓여 있다. 온라인 수업은 온라인 수업대로, 오프라인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대로의 장점이 있기에 온라인 수업 활동을 교실에 잘 안착시키기 위해 많은 교사가 고민하고 있다. 그중 오늘은 ‘글쓰기’에 관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한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활동이 글쓰기다. 아이들은 글을 쓰는 것을 힘들어하고, 교사는 글쓰기에 관해 피드백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다. 이러한 글쓰기 활동이 온라인 수업 도구와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발휘하는지 함께 고민하는 선생님들께 하나의 시작점이 되길 바라본다. 시작은 익명 게시판이었다 : 패들렛을 활용한 교실 익명 광장 코로나19로 얼굴을 마주 보고 하는 학생 상담이 어려워지자 상담을 위한 창구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아이들이 자주 하는 SNS 중 익명으로 운영되는 SNS가 떠올랐다. 그것을 따서 패들렛에 익명게시판을 만들면 어떨까. 시범으로 두 개의 게시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 광장과 고민을 상담하는 고민 광장.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자유 광장은 하루 만에 모든 페이지가 꽉 차도록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바로 다른 페이지를 만들어야 했다. 고민 광장에는 키가 왜 안 클까 같은 이야기부터 좋아하는 아이에게 고백하고 싶다는 고민까지 다양한 상담이 이어졌고, 그곳에는 정성스러운 답변이 달리기 시작했다. 마침 학급의 주요 가치가 ‘학생 주도성’이었고 매주 학급회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학급회의가 열리고 있던 터라 자연스럽게 학급회의의 주제가 광장으로 옮겨져 24시간 토론하고 건의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PART VIEW] 활발한 광장을 지켜보며 주목한 것은 글쓰기 활동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곁에 둔 아이들, 그래서 연필로 글 쓰는 것보다 휴대폰을 누르는 것이 훨씬 편한 이 아이들에게 온라인 공간은 자유의 공간이었다. 자발적으로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많은 양의 글을 쓴다. 짧은 글만 쓰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담은 긴 글을 쓰고 그 글에 관한 댓글도 진지하다. 솔직한 생각과 감정이 드러나 아마 온라인 익명 광장이 아니었다면 1년 동안 교실에 함께 있어도 모르지 않았을까 싶은 내용도 있었다. 수업 시간에는 언제나 “몇 줄 써요?” “꼭 써야 해요?”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던 녀석들이 스스로 글을 쓰게 하는 마법이 온라인이라는 공간에 있다는 것을 깨닫자 이것을 실제 글쓰기 활동으로 가져오기 위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선택한 글쓰기 도구 : 구글 프레젠테이션 먼저 온라인 글쓰기 도구를 정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활발해지며 다양한 온라인 수업 도구를 활용했지만, 그중 가장 많이 활용한 것은 ‘구글 프레젠테이션’이었다. 구글 프레젠테이션은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파워포인트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교사가 하나의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생성하고 우리 반 학생 수만큼의 슬라이드를 만든 뒤 하나의 슬라이드를 한 학생의 활동지 혹은 활동 공간으로 제공한다. 수업 중에는 링크를 주고 접속하도록 하며, 이때 몇 명이 접속하였는지, 누가 어디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지금 현재 무엇을 하는지를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실시간 개별 피드백이 쉬우며 과정 중심 평가가 가능하다. 실제 교실에서 과정 중심 평가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대체로 선생님이 관찰 가능한 태도로 과정 중심 평가를 진행한다.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실제로 글을 쓰고 있는 것인지 하나하나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활용하여 활동을 진행하면 실시간으로 아이들이 활동하고 있는지,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지켜볼 수 있어 태도 이외의 영역도 과정 중심 평가가 가능하고, 이는 실시간으로 개별 피드백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활동을 하다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을 보고 바로 도움을 주거나 잘 하는 학생의 활동을 살펴보라고 할 수 있다. 교실이었다면 글쓰기 활동이 모두 끝난 후에 걷어서 교사가 따로 시간을 내어 하나하나 피드백을 주고 다시 내어주어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활용하여 온라인 활동을 진행하면 바로 알 수 있다. 둘째, 24시간 접속하여 서로의 작품을 계속 볼 수 있고 댓글 달기로 재미있게 감상 및 피드백을 할 수 있다. 마치 SNS 공간의 피드를 읽고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다는 것처럼 아이들은 언제나 접속하여 친구의 글이나 활동 결과물을 보고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활동 속 생각을 보완 수정한다. 도덕 수업의 변신 : 정답의 교과에서 질문의 교과로 글쓰기 수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국어 수업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교실에서 가장 많은 글쓰기를 하는 수업은 도덕이다. 예전 세대의 도덕 교과가 바른 행동을 알려주는 ‘해야 한다’는 당위 교과였다면 현재 세대에게 도덕 교과란 질문을 던져 자신의 가치관을 쌓아가는 교과로 변화되었다. 주제에 맞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관한 자신의 대답을 쓴 후 내 가치관은 어떤 모습인지를 정교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내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는 필수적인데 자칫 글쓰기에 관한 부담이 수업의 목표를 성취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온라인 글쓰기 활동을 접목해 즐겁게 글쓰기를 하며 나만의 정답을 찾아보도록 하였다. 도덕×글쓰기 수업 사례 : 내가 생각하는 공정이란? - 6학년 도덕 모든 수업의 설계는 두 측면에서 진행한다. 학생 개인의 측면과 사회적(교실) 측면. 개인의 측면에서 이 수업은 공정의 의미에 관해 자신의 가치관을 탐색해보는 것이 목표이고 사회적 측면에서는 사람마다 공정에 관해 다르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목표다. 오프라인 수업 상황에서는 구글 프레젠테이션 주소를 공유한 후 컴퓨터실에서 진행하였다. ● 도입 : 흥부와 놀부 이야기 아세요? 수업은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전래 동화를 활용하면 이미 아이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라 부연 설명을 줄일 수 있다. 흥부와 놀부에 관해 아는 것을 공유하며 그들의 프로필을 완성해 본다. ● 활동 1. 흥부 vs. 놀부 (구글 프레젠테이션 – 초록색 슬라이드) 학생들은 흥부와 놀부가 사는 고을의 사또다. 나라에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쌀을 내려 주고 다른 백성들에게 모두 나눠준 후 쌀이 10가마니가 남았다. 이때 흥부와 놀부에게 ‘공정하게’ 나누어 준다면 어떻게 나누어 줄 것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학생들은 공유된 구글 프레젠테이션 링크로 들어가 자신의 이름이 적힌 페이지에서 활동을 시작한다. 먼저 쌀가마니를 움직여 흥부와 놀부에게 나누어 준다. 그 이후 이유를 쓰도록 하며 다 끝난 학생은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들의 결과물을 살펴보도록 한다. ● 활동 2. 심청이가 나타났다! (구글 프레젠테이션 – 노란색 슬라이드) 막 사또가 정한 대로 쌀을 나누어 주려 할 때 심청이가 이 고을로 이사를 온다. 심청이의 프로필을 살펴보고 흥부, 놀부, 심청이에게 10가마니의 쌀을 나누어 주고 그 이유를 쓰게 한다. 심청이는 활동1에서의 공정에 관한 자기 생각에 인지 부조화를 일으키기 위한 인물이다. 대체로 아이들이 활동1에서 5:5, 혹은 8:2로 나누어 주는 경우가 많다. 심청이의 등장으로 완전히 똑같이 나누어 줄 수가 없게 되어 누군가에게는 더 많이 줘야 하는 상황이 되고, 착하고 가족 수도 많은 흥부에게 많이 준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에게는 똑같이 착하지만, 가족 수가 적고 눈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를 봉양하는 미성년 심청이는 새로운 고민을 할 수 있게 돕는다. ● 활동 3. 내가 생각하는 공정이란? - 글쓰기 활동 이제 실제 글쓰기 활동을 진행할 차례다. 글쓰기를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글쓰기 소재가 충분해야 하고 이에 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활동1과 2에서 공정하게 나누어 주는 것에 관해 생각해 보았고 이유를 쓴 후이기에 활동이 쉽다. 아이들이 한눈에 볼 수 있게 초록색 슬라이드(활동1)와 노란색 슬라이드(활동2)를 나란히 배치하여 주고 이 두 가지 슬라이드를 함께 보도록 한다. 그리고 내가 쓴 이유를 통해 내가 생각하는 공정이란 무엇인지 찾도록 하며, 이때 필요하다면 다른 아이들은 무엇이라고 썼는지 살펴보며 자기 생각을 보완해도 좋다고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최종 글쓰기는 ‘흰색 슬라이드’에 작성한다. 내가 생각하는 공정의 정의를 내리는 과정에서 마음속으로 생각은 했었지만 한 번도 정리해본 적 없던 나의 ‘공정’에 관한 가치관을 정리한다. 이렇게 정리하고 나면 추후 진행되는 수업 속에서 공정한 상황, 공정하지 못한 상황에 관한 판단 기준을 마련하게 되고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깨닫게 된다. ● 정리. 서로의 공정은 같을까? 마지막 정리 활동으로는 서로가 쓴 글을 보며 댓글을 남기도록 한다. 시간이 되면 수업 중에, 시간이 안 되면 과제로 내주어도 좋다. 다른 친구들이 한 활동의 결과물과 쓴 글을 보며 나와 어떤 점이 같고 어떤 점이 다른지를 살펴보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나눠준 쌀가마니 수는 같으나 그 이유가 다른 경우, 이유는 같지만 나눠준 쌀가마니 수는 다른 경우 등을 살펴보게 되고 서로가 생각하는 공정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만약 아이들에게 “네가 생각하는 공정에 관해 글을 써 와”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아이들은 매우 힘들어했을 것이다. 온라인 수업에서 활용했던 구글 프레젠테이션을 오프라인 수업으로 가져왔더니 연필로 글을 쓰는 것보다 훨씬 쉽게 글을 쓸 수 있었고, 이에 관해 피드백을 주고받거나 서로의 활동 결과물을 공유하며 글 내용을 쉽게 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수업으로 끝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서도 언제나 접속하여 서로의 글을 읽고 이야기 나누며 자기 생각을 수정 보완해 나갔다. 선생님으로서도 과정 중심 평가와 피드백은 물론이고 모범적인 사례나 많이 틀리는 부분을 바로 이야기하기 편했고 (“000의 슬라이드를 보세요.”)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보며 어떻게 글쓰기를 하기 시작해야 하는지 감을 잡는 모습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교실 어쩌면 교실에서 가장 재미없을지 모르는 도덕 수업과 글쓰기 수업. 그리고 외면받는 온라인 수업이 모여 아이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또 즐겁게 참여하는 수업으로 탄생하였다. 온라인 수업이 끝났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실에서 주소를 공유하여, 교실에서 태블릿PC를 활용하여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다. 온라인 수업에서 오프라인 수업이 의미가 없지 않았듯 오프라인 수업에서 온라인 수업 또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이다. 우리 반 학생에게 배움이 가장 잘 일어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휴직이란 공무원이 재직 중 직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 면직시키지 않고 일정 기간 동안 신분을 유지하면서 질병치료, 법률상 의무이행, 능력개발을 위한 연수 기회를 부여하는 등 공무원의 신분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직무에서 떠나 있다는 점에서 정직의 경우와 같으나 정직은 징계처분의 일종이라는 점에서 그 성질을 달리한다. 휴직의 종류는 크게 직권휴직과 청원휴직으로 구분되는데, 직권휴직은 인사권자의 권한으로 일방적으로 휴직 조치를 내리는 인사처분으로 질병휴직, 병역휴직, 생사불명휴직, 법정의무수행휴직, 노조전임자휴직이 있고, 청원휴직은 공무원 본인이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휴직으로 유학휴직, 고용휴직, 육아휴직, 연수휴직, 가사휴직, 동반휴직, 자율연수휴직이 있다. 11월 호에 이어 육아휴직부터 입양휴직까지 알아본다. 7. 육아휴직(교육공무원법 제44조제1항제7호) 가. 휴직요건: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하여 필요하거나 여성 교육공무원이 임신 또는 출산하게 된 경우 [PART VIEW] 나. 휴직기간: 자녀 1명에 대하여 3년 이내로 하되, 분할 가능 1) 연령과 관계없이 자녀가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인 경우에는 초등학교 2학년 말까지 휴직 가능 2) ‘만 8세 이하’의 자녀란 만 9세가 시작되기 전일까지의 자녀를 의미하며, 만 8세가 속하는 학기 말까지 휴직 가능함. 다. 휴직 횟수: 제한이 없음. 단, 휴직기간 중 다른 자녀의 임신·출산·양육 등으로 계속 휴직을 하고자 할 때에는 복직 후 다시 휴직을 하여야 함. 1) 부부(교육)공무원의 경우 동일자녀에 대하여 동시 및 각각 순차적으로 휴직 가능 2) 다태아 자녀의 경우 각각의 자녀에 대하여 육아휴직이 가능함. 라. 자녀의 범위: 친생자는 물론 양자도 포함하며, 이혼한 경우에는 양육권을 가진 자녀에 한하고, 재혼한 경우에는 배우자에게 양육권이 있는 자녀도 포함 마. 휴직 신청 서류 ● 휴직신청서: 소속, 직, 성명, 휴직사유, 휴직기간 등을 명시 ● 휴직사유 입증서류 - 가족관계기록사항 증명서 또는 주민등록등본 - 이혼자의 경우에는 양육권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 ● 임신 또는 출산의 경우에는 그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의료법 제17조에 의하여 교부된 의사의 진단서 또는 출산확인서 등) - 진단서는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병·의원 또는 한의원에서 발행하는 것 - 기타 휴직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 바. 복직 1) 휴직자가 휴직기간 중 그 사유가 소멸되거나(유산, 양육대상자녀의 사망 등) 더 이상의 휴직이 불필요한 경우 2) 연속해서 2년 이상 육아휴직을 한 교원이 복직하고자 할 때에는 직무연수를 받도록 조치하여야 함. 사. 출산 휴가와의 관계 1) 여성 교육공무원의 경우 국가공무원복무규정에 의한 90일 이내(둘 이상의 자녀 임신 시 120일)의 출산휴가와는 별도로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음. 다만 출산휴가는 산후 45일(둘 이상의 자녀 임신 시 60일) 이상 확보되도록 함. 2) 출산휴가 90일을 사용한 후 즉시 또는 일정 기간 근무하다가 법정 휴직기간 내에서 육아휴직 가능 아.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여부 ● 경력평정: 산입(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11조제1항제1호) ● 호봉승급: 산입(공무원보수규정 제15조제6호) ※ 첫째, 둘째 자녀의 경우 1년까지, 셋째 자녀부터는 휴직기간 전체 자. 결원 보충: 6월 이상 휴직 시 별도정원에 의한 결원보충(출산휴가와 연계하여 3개월 이상 휴직한 경우 결원 보충 가능) 차. 육아휴직수당(인사혁신처 예규 제67호, 2019.1.25. 개정 반영) ● 지급 대상: 30일 이상 육아휴직한 남·여 공무원 ● 지급액 ※ ‘아빠의 달’: 부부가 같은 자녀에 대해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람의 육아휴직 3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까지 지원하는 제도(2014.10.1.시행) ※ 육아휴직 수당 지급 방법: 육아휴직 중 해당 지급액의 85% 지급, 복직 후 7개월째 15% 합산하여 일시불로 지급 8. 입양휴직(교육공무원법 제44조제1항제7호의2) 가. 휴직요건: 만 19세 미만의 아동(육아휴직 대상 아동 제외)을 입양하기 위한 공무원 ※ 부부교원 또는 부부공무원인 경우: 동일 자녀에 대하여 각각 혹은 동시 휴직 가능 나. 휴직기간: 입양 자녀 1명당 6개월 이내 다. 휴직 횟수: 입양 아동 1명당 1회 라.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여부 ● 경력평정: 산입 ● 호봉승급: 산입 마. 휴직신청서류 ● 휴직신청서 : 소속, 직, 성명, 휴직사유, 휴직기간 등을 명시 ● 휴직사유 입증서류 - 가족관계기록사항 증명서 또는 주민등록등본 - 입양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 - 이혼자의 경우에는 양육권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 - 기타 휴직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 9. 불임·난임휴직(교육공무원법 제44조제1항제7호의3) 가. 휴직요건: 교육공무원이 불임·난임으로 인하여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 나. 휴직기간: 1년 이내(부득이한 경우 1년 연장 가능) 다. 휴직 횟수: 제한이 없으나 동일 사유로 1년(부득이한 경우 2년까지)을 초과할 수 없음. 라. 휴직신청 서류 ● 휴직신청서: 소속, 직, 성명, 휴직사유, 휴직기간 등을 명시 ● 휴직사유 입증서류 - 모자보건법 제11조3에 따른 불임·난임시술 의료기관에서 발급한 진단서 ※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www.childcare.go.kr)-임신-난임-정부지정 난임시술기관에서 확인 가능 - 기타 휴직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 마.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여부 ● 경력평정: 미산입 ● 호봉승급: 호봉승급기간에서 제외 바. 결원 보충: 6월 이상 휴직 시 결원보충 사. 보수 ● 봉급: 1년 이하는 봉급액의 7할 지급, 2년 이하는 봉급액의 5할 지급 ● 수당: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하여 지급 10. 국내 연수 휴직(교육공무원법 제44조제1항제8호) 가. 휴직요건: 국내에 있는 교육기관에서 연수(학위취득 등)하는 경우를 말하며, 연구기관이나 교육기관이라 함은 명칭에 관계없이 학술연구와 교육을 담당하는 모든 기관을 말함 1) 대학원에서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학위논문 작성을 위한 새로운 휴직은 불가 2) 청원휴직을 위한 연구·교육기관에서의 박사 후 연수과정 수행 시 휴직 가능 3) 연구소나 대학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기 위한 사유는 불가 4) 한국국제협력단(KOICA)법에 따라 해외봉사단으로 선발되는 경우 가능 나. 휴직기간: 3년 이내 다. 휴직신청 서류 ● 휴직신청서: 소속, 직, 성명, 휴직사유, 휴직기간 등을 명시 ● 휴직사유 입증서류 - 교육기관의 입학 또는 연수 확인서 등 - 기타 휴직사유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 라.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여부 ● 경력평정: 50% 산입(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11조제1항제2호) ● 호봉승급: 휴직기간 중 승급제한(단, 상위자격이나 학위를 취득하였거나 - 교육경력의 산입으로 호봉을 재획정할 필요가 있을 때는 호봉을 재획정함) 마. 결원 보충: 6월 이상 휴직 시 별도정원에 의한 결원보충 11. 가사휴직(교육공무원법 제44조제1항제9호) 가. 휴직요건: 사고나 질병 등으로 장기간 요양이 필요한 조부모, 부모(배우자의 부모를 포함한다), 배우자, 자녀 또는 손자녀를 간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나. 간호 대상자의 범위 1) 부모 및 자녀에는 친부모・친생자녀뿐만 아니라 양부모·양자녀도 포함. 단, 양부모·양자녀의 경우에는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된 경우에 한함. 2) 이혼한 교육공무원에게 간호대상자녀가 있을 경우에는 대상자녀에 대한 양육권을 가진 경우에 한함. 3) 재혼한 교육공무원의 경우 배우자가 양육권을 가진 자녀가 있는 때에는 그 자녀를 포함함. 4) 본인 및 배우자의 부모가 재혼한 경우에는 부 또는 모의 배우자를 포함함. 5) 조부모를 간호하는 경우: 본인 외에는 조부모의 직계비속이 없는 경우. 다만, 다른 직계비속이 있으나 질병, 고령(高齡), 장애 또는 미성년 등의 사유로 본인이 간호할 수밖에 없는 경우를 포함함. 6) 손자녀를 간호하는 경우: 본인 외에는 손자녀의 직계존속 및 형제자매가 없는 경우. 다만, 다른 직계존속 또는 형제자매가 있으나 질병, 고령, 장애 또는 미성년 등의 사유로 본인이 간호할 수밖에 없는 경우를 포함함. 다. 간호의 필요성 판단 기준 1) 정신적·신체적 장애로 병원・수용소 기타 의료시설에 입원진료가 필요하거나 다른 사람에 의한 계속적인 간호가 필요한 경우 2) 부모 등이 연로하여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등 라. 휴직기간: 1년 이내(재직기간 중 총 3년 이내) 마. 휴직 횟수: 휴직의 횟수에는 제한을 두지 않으나, 교육공무원으로 재직 중 총 휴직기간은 3년을 초과할 수 없음. 바. 휴직신청 서류 ● 휴직신청서: 소속, 직, 성명, 휴직사유, 휴직기간 등을 명시 ● 휴직사유 입증서류 - 가족관계기록사항 증명서 또는 주민등록등본(간호대상자임이 나타나야 함) - 간호대상자의 진단서 (의료법 제17조에 의거, 진단서 발급이 가능한 경우에 한함) ※ 진단서는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병의원 또는 한의원에서 발행하는 진단서 첨부 - 기타 간호대상자와의 관계, 휴직사유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 사. 복직 1) 휴직자가 휴직기간 중 그 사유가 소멸되거나 더 이상의 휴직이 불필요한 경우 임용권자에게 이를 신고(복직원 제출)하여야 하며,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함. 이 경우 휴직사유 소멸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는 제출할 필요가 없음. 2) 휴직기간이 1년을 초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1년을 경과하기 전에 미리 복직원과 함께 휴직원을 제출하여 일단 복직을 한 후 새로운 휴직발령을 하여야 함(동일자로 처리). 이 경우 휴직요건이 동일한 때에는 휴직신청서만 제출 아.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여부 ● 경력평정: 미산입 ● 호봉승급: 승급기간에 미산입 자. 결원 보충: 6월 이상 휴직 시 별도정원에 의한 결원보충 차. 부당 가사 휴직의 사례 ● 간병을 이유로 휴직한 후 간병대상자는 국내에 둔 채 본인 어학연수 및 자녀 유학 등을 돕기 위해 해외로 출국한 사례 ● 간병을 필요로 하는 간병 대상자가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례 등 12. 동반휴직(교육공무원법 제44조제1항제10호) 가. 휴직요건: 배우자가 국외근무를 하거나 학위취득 목적으로 해외유학 또는 외국에서 1년 이상 연구·연수를 하게 된 경우 나. 휴직기간: 3년 이내(3년의 범위 내에서 연장가능)로 하되, 총 휴직기간은 배우자의 국외근무, 해외유학・연구 또는 연수기간을 초과할 수 없음. 다. 휴직횟수: 휴직의 횟수에는 제한을 두지 않음. 라. 휴직신청 서류 ● 휴직신청서: 소속, 직, 성명, 휴직사유, 휴직기간 등을 명시 ● 휴직사유 입증서류 - 배우자의 해외근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인사명령서 등 - 배우자의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가족관계기록사항 증명서 또는 주민등록등본 - 배우자의 해외연수를 확인할 수 있는 등록증․입학허가서 등 - 해외출국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출입국 증명서류 등 마. 복직: 연속해서 2년 이상 휴직 후 복직 시에는 직무연수를 받도록 조치 바.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여부 ● 경력평정: 미산입 ● 호봉승급: 승급기간에 미산입 사. 결원보충: 6월 이상 휴직 시 별도정원에 의한 결원보충 13. 노조전임자휴직(교육공무원법 제44조제1항제11호) 가. 휴직요건: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노동조합 전임자 허가를 받은 경우 나. 휴직기간: 전임기간 다. 휴직횟수: 휴직기간의 연장 및 재휴직은 따로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름. 라. 휴직신청 서류 ● 휴직신청서: 소속, 직, 성명, 휴직사유, 휴직기간 등을 명시 ※ 전임자 허가조건, 허가기간 등을 감안하여 임용권자는 직권으로 휴직기간 등을 변경하여 허가할 수 있음 마. 복직 1) 원칙적으로 전임자는 휴직기간 만료 이전에 복직 불가 2) 휴직기간 중 전임자 허가가 취소되거나 기타 임용권자의 복직허가가 있는 경우에 휴직자는 임용권자에게 이를 신고(복직원 제출)하여야 하며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함. 바.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여부 ● 경력평정: 100% 산입(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11조제1항제1호) ● 호봉승급: 100% 산입(공무원보수규정 제15조제5호) 사. 결원보충: 6월 이상 휴직 시 별도정원에 의한 결원보충 14. 자율연수 휴직(교육공무원법 제44조제1항제12호) 가. 휴직요건: 교원이 자기개발을 위하여 학습·연구 등이 필요한 때, 교원이 수업 및 생활지도 등을 위해 신체적·정신적 회복이 필요할 때 나. 휴직대상: 「공무원연금법」제25조에 따른 재직기간 10년 이상인 교원 ※ 공무원연금법 제25조에 따른 재직기간 확인: 공무원연금 가입내역서 출력 다. 휴직기간: 1년 이내(학기단위 허가) 라. 휴직횟수: 교원으로 재직하는 기간 중 1회 ※ 1년의 범위 내에서 휴직기간을 단절없이 연장한 경우에도 1회로 봄 마. 휴직신청 서류 ● 휴직신청서: 소속, 직, 성명, 휴직사유, 휴직기간 등을 명시 ● 자율연수계획서: 1쪽 내외(휴직신청서에 붙임) 바. 복직: 휴직기간이 만료되는 경우 또는 휴직기간 중 그 사유가 소멸되는 경우 복직원을 제출하여 신고하여야 하고,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함. 사. 휴직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여부 ● 경력평정: 미산입(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11조제1항) ● 호봉승급: 호봉승급기간에서 제외(공무원 보수규정 제14조제1항제1호) 아. 결원보충: 6월 이상 휴직 시 별도정원에 의한 결원보충 자. 보수(봉급, 수당): 지급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