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78,209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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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는 후보자가 정책 비전과 과제, 국정철학을 국민에게 평가받는 담론의 장이다. 국가의 리더는 국가의 명운과 직결된다. 리더의 국정 방향에 따라 국민의 살림살이도, 국가의 경쟁력도, 젊은이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교육 공약은 사실상 ‘실종’ 그런데 여야 대선 후보를 보면 실망스럽다. 정책과 비전 제시보다는 이념과 편 가르기, 상대방 흠집 내기가 난무한다. 그나마 내놓는 공약도 엉성하다. 더욱이 교육 분야는 사실상 ‘실종’이다. "교육 뇌관을 건드리면 표(票) 떨어진다"라며 대충 넘어가려는 듯한 인상이다. 표를 의식해 교육을 등한시하는 건 반애국적 행위다. 그런 후보자는 리더 자격이 없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지식과 연구가 글로벌을 지배하며 국부(國富)를 키워가는 세상 아닌가. 소중한 노동의 땀을 뒷받침할 첨단 연구와 지식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그래야 인공지능, 메타버스, 디지털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강자가 될 수 있다. 그 원천은 교육이다. 교육으로 다양한 창발적 인재를 길러내야 국민소득 5만 달러, 10만 달러 시대를 열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은 교육 뇌관을 건드려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퇴보시킨 교육을 재건해야 한다. 학력 깜깜이, 기초학력 저하, 교육 양극화, 평둔화(平鈍化), 이념교육, 고등교육 부실화 뇌관부터 건드려야 한다. 자율 없는 통제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인재를 키우기 어렵다. 대선 후보에게 몇 가지 제언한다. 첫째, 교권을 보호해야 한다. 교사들의 권위가 무너지고, 교사가 노무 갈등의 뒤치다꺼리나 하면 절대 잘 가르칠 수가 없다. 제자는 스승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인재를 키우려면 교권을 신장해 교사들을 북돋워야 한다. 이념교육의 카르텔 깨야 둘째, 이념교육의 카르텔을 깨야 한다. 교육의 가치를 중립에 놓고 학생을 가르치며 실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정권과 교육감 성향에 따라 국가학업성취도 평가가 오락가락하고 역사교육이 춤을 춰선 안 된다. 학생 실력이 추락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추락한다. 셋째, 자율 경쟁과 개방 교육, 학교 다양화를 존중해야 한다. 혁신학교·자사고 논쟁을 접고 학생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넷째, 고등교육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인재는 대학에서 나온다. 대학은 세계를 지배하는 국가의 나침반이다. 초격차 기업과 초격차 대학은 그 뿌리가 인재다. 마지막으로 정히 자신 없으면 입시는 건드리지 말라. 수능 절대평가, 수능 정시 비율 40%, 수시 폐지 같은 코미디를 언제까지 되풀이할 건가. 놔두면 된다. 대학이 학생을 고르는 게 아니라 학생이 대학을 고르는 초저출산 시대다.
코로나19의 대란 속에서 감염병과 일상이 공존하는 위드(with)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상존한다.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일상 회복’이 과거의 생활로의 회귀가 아니라, 진보·발전적 기대라는 점을 전제하면 향후 의료, 방역, 교육 영역에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단계적 일상 회복은 지난 11월 1일부터 제1단계, 오는 12월 13일 제2단계, 그리고 내년 1월 23일 제3단계로6주 텀(term)을 두고 추진된다. 하지만, 이 로드맵대로 원만히 운영될 지 매우 회의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우려대로'위드 코로나' 시행 후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다. 연일 2500명 내외의 확진자가 속출하고, 사망자도 급증하고 있다. 누적 사망자가 3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위드 코로나19를 먼저 실행한 유럽의 확진자, 사망자 급증 사태가 한국에서 나타날 우려가 농후하다. 특히 학교와 요양시설에서 집단 감염이 빈발해 10대 청소년층과 60대 이상 노령층에 확진자가 집중되자 방역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감염병의 최후 보루여야 할 학교에서도 많은 학생, 교직원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감염병 최후 청정구역인 학교 안전과 학생 건강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때다. 물론 정부와 의료, 방역, 교육 당국은 지난 11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일상회복 1단계' 상황에 맞춰 하루 확진자 5000명 수준의 병상 확충 계획 등 대비책을 세워 놓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추세라면 확진자 1만명 이상 발생이 우려된다는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따라서 따라서 확진자 1만명 이상을 감당할 대책이 요구된다. 일상은 회복하되손 씻기,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 준수는 더욱 강조돼야 한다. 일상 회복만 하고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거리두기 규제를 대폭 푼 마당에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 지침마저 잘 지켜지지 않는다면 확진자 급증은 불가피한 현실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수개월 전부터 '위드 코로나'를 실행하고 있는 외국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국내외 의료, 방역전문가들과 언론이 이구동성으로 위드 코로나의 핵심은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사회적(생활 속) 거리두기 실행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위드 코로나19의 전제 조건은 개인 방역 준수인 것이다. 아마 '위드 코로나'를 실행 중인 영국과 이제 시행 한 달을 넘긴 포르투갈의 확진자 상황을 보면 대비가 분명하다. 포르투갈은 국민 대다수가 마스크 쓰기 등 방역 지침을 잘 지켜 하루 400명대의 신규 확진자에 그친다. 반면 '백신 여권' 도입 철회에 이어 마스크 착용을 개인 선택에 맡긴 영국에서는하루 4만 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19 시대에 자칫 노 마스크는 섶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무대책으로 일상 회복에 들떠 자칫 방심하다가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불행한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은 코로나19에도 마찬가지다. 특히 감염병 청덩구역으로 보존, 관리되어야 할 학교 안전과 각급 학교 학생 건강 담보를 위해 만반의 대처를 해야 한다. 각급 학교 전면 등교를 맞아 완벽한 대응책이 요구된다. 중세 유럽의 페스트(흑사병) 사태에서 보듯무방비한 자유향유만 추구하고, 방역 지침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더욱 혹독한 대가(代價)를 치를 것이다. 일상 회복은 무대책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차일피일 겨울 방학만 기다리며 학교 안전, 학생 건강을 우려하는 방역이 아니라, 학교를 감염병 청정구역으로 유지하고, 학생들 건강을 완벽하게 담보할 방역 대책이 시급하다. 그리고 그 방역 대책은 방학과 상관 없이 일상화돼야 한다. 그것이 코로나19를 넘어 미래 교육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일반 공무원과는 달리 수업운영을 위해 교원들의 휴가는 ‘교원 휴가에 관한 예규’에 따라 별도 지침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휴직 또한 학기단위 사용이 권고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호에서는 선생님들도 많이 헷갈려하시는 학기중 올바른 휴가 및 휴직제도 사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선생님들의 QA Q. 연가는 법적으로 보호되는 사안 아닌가요? 학기 중 사용을 막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느껴집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나요? A. 교원(교육공무원법 제2조 제1항 제1호)의 휴가는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24조의2에 따라 교육부 장관이 학사일정 등을 고려해 휴가 실시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따로 정할 수 있습니다. 「교원 휴가에 관한 예규」에 따라 연가는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하여 실시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문제가 되는 사안은 아닙니다. 다만, 학기 중 연가사용은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교원의 연가를 승인하고 있으므로 학교장과의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Q. 나이스 상에 조퇴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나요? A.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에 따라 ‘근무상황부 종별 중 연가(반일연가를 포함한다)를 신청할 때에는 교육정보시스템(나이스, 근무상황부 또는 근무상황카드를 포함한다)의 「사유 또는 용무」란에 사유를 기재하지 않고, 지각(지참)·조퇴·외출을 신청할 때에는 사유를 기재한 후 학교의 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조퇴 시 구체적인 사유를 적으셔야 합니다. Q. 학기 중 해외방문을 위한 연가 사용은 허가 대상이 되나요? A. 교원의 공무외 국외여행은 본인 또는 친인척의 경조사 및 본인의 긴급한 질병 치료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교 교육에 지장이 없는 휴업일(여름·겨울 방학 및 학기말 휴업일을 말함) 중 본인 연가일수 범위 내에서 공무 외의 목적으로 한 국외여행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원칙에 따라 휴업일이 아닌 학기 중에는 특별한 사유가 아닌 이상 연가를 사용한 공무 외 국외여행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안의 판단은 학교장이 결정해야 할 것이며 복무감사에 대한 권한은 임용권자인 시도교육청에 있으므로 해당 사유에 대한 판단은 시도교육청에 문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Q. 41조 연수는 학기중에도 수업에 지장이 없으면 사용 할 수 있는건가요? A.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에 따른 근무지외 연수는 ‘휴업일’ 실시가 원칙입니다. 학기 중 수업일의 경우에는 수업이 없는 경우라도 근무지외 연수는 적용되지 아니하며, 교사는 법령에 따라 학생을 교육하도록 「초·중등교육법」 제 20조 제4항에서 정하고 있고, 국·공립교원은 국가공무원으로서 1일당 8시간이라는 정규 근무시간을 준수하여야 합니다. 교육공무원이 41조에 따른 근무지외 연수의 취지는 방학 등에 교재연구, 현장체험방문 등 다음 학기의 수업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므로 단축근무, 조기퇴근 등의 용도로 운용될 수 없습니다. Q. 병가 사용 후 병휴직을 하려 합니다. 3월 초 병휴직에 들어갈 경우 병가를 며칠 사용할 수 있나요? A. 병가의 경우는 연가와 달리 ‘실제 근무일’을 기준으로 사용 일수가 달라지지 않으며 매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새롭게 상신이 됩니다. 따라서 3월 초 병휴직을 들어가시더라도 연간 60일의 병가는 동일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Q. 휴직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학기중 복직이 가능한가요? A. 휴직자가 휴직사유가 소멸됐을 경우 30일 이내에 복귀신고를 한 때에는 당연 복직되며 이 경우는 복직일까지를 휴직기간으로 봅니다. 즉, 당초 계획했던 휴직기간을 채우지 않고 복직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선생님 휴직 시 대체했던 기간제 교원에게 해임 통보 등을 위해 필요한 한 달 정도의 기간을 예상하고 복직신청을 해두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Q. 초과근무를 한 날에는 외출을 사용할 수 없나요? A. 「2021 공무원보수 등의 업무지침」에 따라 ‘근무 당일 지각이나 외출 또는 반일 연가를 사용한 공무원이 시간외 근무명령을 받고 초과근무를 한 경우에는 시간외 근무를 인정하며, 그 계산 방법은 평일 정규 근무시간 이후 시간외 근무 계산과 동일하다.’ 라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초과근무와 외출은 별개 사안으로 보는 것이 적합합니다.
수포자의 증가추세가 심각하다 지난 8월 좋은교사운동이 중·고등학교 수학교사와 교육전문직 160명을 대상으로 2022 수학교육과정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것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학교사들은 미적분, 확률과 통계 등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게 하는 것보다 수포자(수학포기자) 해결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중・고등학생의 ‘수포자’ 비율이 13%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행 표집 평가가 시행된 2017년 이후 가장 높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학습 결손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국가수준의 공식 통계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포자를 질병으로 보는 이상한 세상 그동안 여러 학부모와 학생, 수학 전공 교사들을 만나서 많이 이야기했던 것이 “왜,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할까요?”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었다. 아이들의 실력을 줄 세우기 위한 방법으로 학교나 학원 교사도 못 푸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출제하면서, 아이들은 수학 수업에 대한 흥미와 즐거움을 수학 시험의 허무함과 공포로 모두 포기해 버리는 자포자기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세계적으로 한국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의 성취도는 최상위권이다. 지난 2020년 12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국제 교육 성취도 평가 협회’의 ‘수학, 과학 성취도 추이 변화 국제비교 연구 2019’ 결과에 따르면, 한국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2학년의 수학, 과학 성취도가 국제적으로 최상위권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는 58개국 초등학생 약 33만 명, 39개국 중학생 약 25만 명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2018년 12월에 345개교의 학생 1만 2,101명이 참여했다. 한국 초4 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국제 평균을 500점으로 봤을 때 600점으로, 58개국 가운데 싱가포르(625점), 홍콩(602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초등학생의 성취도는 이 평가가 처음 시행된 1995년부터 수학 2~3위로, 꾸준히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학에 자신감이 있는 학생은 64%로, 국제 평균 76%보다 낮다. 수학에 흥미가 있는 학생은 60%로, 마찬가지로 국제 평균(수학 80%)보다 낮다. 한국 중2 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607점으로, 39개국 가운데 싱가포르(616점), 대만(612점)에 이어 3위였다. 1995년 이 평가가 시작된 이래 한국 중학생의 수학 성취도는 1~3위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 수학 실력이 가장 뛰어난 ‘수월 수준(625점 이상)’ 이상 학생 비율은 45%로 나타났다. 한국 중학생 중 수학에 자신감이 있는 학생은 46%, 흥미가 있는 학생은 40%로 국제 평균(자신감 있음 57%, 흥미 있음 59%)보다 낮았으며, 수학 학습이 가치가 있다고 보는 학생은 70%로 역시 국제 평균(84%)을 밑돌았다. 한마디로, 한국 학생들의 수학 과목 성취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나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는 최저 수준으로, 잘하지만 억지로 공부하는 셈이다. 수포자를 병으로 몰아세우는 사회 인식 수학을 포기하는 이른바 ‘수포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서는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이 수학을 못하는 것을 병으로 보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게다가 학원이나 공교육 곳곳에서 수포자를 치료하겠다고 병원에서 쓰는 ‘수학 클리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수포자들을 더욱 회복되지 못하는 불치병에 걸린 것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우리 사회가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수포자로 매도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수학 평가 점수를 100점이라고 하면, 어떤 학생들은 50점에 접근하고도 만족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100점만 수학을 잘한다 생각하고, 50점대 학생은 수학을 못하고 따라가지 못하는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으로 매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의 시선과 상처들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누적되어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는 더욱 떨어지게 된다. 학원들이 밀집한 건물의 카페에 들어서면, 학원 수업 시간을 기다리는 학생들이 대부분 수학 문제만 풀고 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수학 문제의 수준이 쓸데없이 높아요.”, “너무 많이 배우고, 너무 깊게 배우고, 범위도 엄청 많아요.”라고 말한다. 최근에 학생, 학부모들은 지금도 배울 수학 내용이 너무 많으니 교육과정에서 덜어 내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수학 학계에서는 더 많이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학 교육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치되는 형국이다.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예방하기 위해서 현실적인 대안이 중요하다. 수학으로 바라보는 세상 읽기 수포자를 예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학생, 학부모, 교사 등이 수학이라는 학문을 대하는 자세에 그 해답이 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수학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 교과서의 원리, 개념, 증명 등의 다양한 수학적인 지식들을 세상 속의 자연 현상과 만나게 해서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가르쳐야 한다. 수학 수업과 이 세상이 단절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배우는 수학은 세상과 관련 있고, 가치 있는 것이다.”라는 것을 알게 해 주는 교육과정이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수학수업이 이뤄지는 교실에서는 세상과 관련된 수학을 통해서 수포자들이 수학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만을 푸는 것은 수학의 본질이 아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성적,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에 자유롭지 못한 학생들은 수학 점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수학 문제를 잘 풀어서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한다.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수천 번 수만 번 반복하여 풀면서 학생들은 수학을, 세상을 살아가는 능력이나 역량을 배양하는 것이 아닌, 그냥 다른 학생들보다 난이도 높은 수준의 문제를 많이 해결하여 좋은 점수를 받아야 되는 과목으로 생각하게 된다.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유사한, 동일한 문제를 엄청나게 여러 번 많이 풀어야 시험에서 실수를 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학생과 학부모는 앞으로 펼쳐지는 각종 수학 시험에서 경쟁자인 다른 학생들보다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문제만 반복해서 풀고,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만을 바란다. 그래서 학생들은 수학이라는 아름다운 과목을 그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무한정 반복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 투성이 과목이라고 낙인찍게 된다. 이렇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수학에 대한 기본적인 즐거움, 호기심, 관심을 갖지 못하게 된다. 더 안타까운 점은 아직도 사람들이 수학이라는 과목이 많은 문제들을 풀어야 고입이나 대입 등 상급학교 진학에 유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수학을 포기하는 교육은 없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수학이 즐겁고, 재밌고, 세상과 일치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을 책임질 학생들에게 수학은 너무나 중요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또, 갑작스럽게 생기는 팬데믹 사태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도 수학의 본질을 즐겁게 알려 줘야 한다 수포자들이 없어지는 방법은? 수포자들이 제일 많이 발생하는 시기가 초등학교 3~4학년이라고 한다. 이때부터 학생들은 많은 양의 수학 개념, 각종 복잡한 수학 문제로 인해 수학을 그냥 포기하게 된다. 이렇게 수학을 포기하지 않게, 수학이 아름다운 세상을 보는 눈이 될 수 있음을 알려 줘야 한다. 수학이 아름답고, 수학이 즐겁고, 수학이 흥미있는 과목이라는 것을 알려 줘야한다. 그리고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수학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날려 버렸으면 한다. 세상 사는 이야기들을 통해 수학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실천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수포자에서 수학교사로 필자는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3학년 때까지는 완전 수학포기자였다. 그렇지만, 고1 때 수학을 담당하는 담임선생님을 만나서 수학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이 발동하여 이때부터 수학에 푹 빠졌다. 그렇다보니, 수학의 기초도 몰라서 거의 구구단부터 수셈까지 다시 시작하면서 독학을 거듭하여 결국 고1 때 수업에서 진행하는 진도까지 따라잡게 되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도움을 줄 만한 친구, 선생님, 부모 등이 없어서 상당히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끈기와 인내심으로 수학포기자에서 수학성공자로 거듭 태어났다. 수학성공자가 된 필자는 사범대학 수학교육과에 입학하였고, 수학교사로 교단에 서게 됐다.
‘안전하고 쾌적하다.’ ‘좁고 불안하다.’ 모듈러 교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모듈러 교실이란 교육부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추진하면서 등장한 모델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컨테이너 교실의 개정판에 가깝다. 사전적 의미는 공장에서 골조, 마감재, 기계 및 전기시설 등을 갖춘 건물을 완성해 학교로 가져와 조립한 교실이다. 좁고 답답하고...모듈러 교실의 한계 지난 7월 29일 교육부는 ‘교육회복 종합 방안’ 기본 계획에서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교신.증축에 모듈러 교실을 포함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일시적인 과밀 유형에 속해있는 학교에 모듈러 교실을 배치해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올 2학기 과밀학급 해소를 추진하는 학교 중 7% (91개교)에 해당하는 학교는 모듈러 교실을 통해 단계적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겠다고 했다. 모듈러 교실은 일시적인 또 즉각적인 과밀학급 해소 방법으로서 매우 효과적이다. 실제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학교 건물을 증축, 개축 하는 것 보다는 적은 비용으로 일시적인 대여를 할 수 있고 이른 시일내 일시적으로 과밀학급 해결이 가능하며 철거 후 재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는다. 하지만, 자녀를 학교에 맡긴 학부모 눈에는 유튜브 등을 통해 보여지는 모듈러 교실 홍보 영상과 달리 보완해야 하는 단점이 너무 많다. 첫째, 창문 개폐가 약 15도 정도여서 자연환기가 되지 않아 아이들이 기침과 어지러움을 호소 하고 있으며, 화재 발생시 창문 밖으로 대피 할 수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 공기질은 문제가 없다는 게 교육당국 주장이지만 안전에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둘째, 천장이 2.6m로 본 건물에 비해 낮고, 냉.난방 시설도 취약해 여름철 수업시간이면 학생들이 더위를 호소하고 있다. 셋째, 학부모 참관 화상회의 시, 옆반의 소음이 들릴 정도로 방음에 열악하다. 음악 수업시간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면 옆반 수업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특히 모듈러 교실은 운동장 부지에 설치되어 있어 실외 체육수업 시 소음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넷째, 교실내부의 구조가 가로형태로 넓게 분포되어 양 끝에 위치한 아이들은 칠판이 보이지 않아 일어나 가운데로 와서 칠판을 봐야한다. 맨 앞줄에 앉은 아이는 칠판이 가까워 눈이 아프고, 맨 뒤에 앉은 아이는 등이 벽에 닿아 불편할 정도로 좁다. 조명 반사가 심해 전자칠판 등은 학생들의 시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다섯째. 운동장 부지에 설치되어 있어 실외 체육수업 시 교실 내부가 시끄럽게 방음에 취약하며, 반대로 실외 체육수업을 하는 아이들은 조용히 수업을 해야 하는 이중고가 있다. 여섯째, 계단 폭이 좁고, 화재 발생시 본 건물보다 대피로가 부족한 직사각형 복도식 구조로 구성되어 있어 안전에 취약하다. 실제 화재시에는 골든타임 안에 아이들이 무사히 대피할지에 대하여서도 강하게 의문이 든다. 학부모들은 이런 현실 적인 문제점을 여러차례 지적했다. 하지만 교육부 및 교육청에서는 이와 같은 시설적인 문제를 해결 하기보다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임시 교실과, 과밀 학급 해소를 위한 추가 교실 수요에 효과적이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문제는 또 있다. 지난 7월 26일. 교육부는 ‘안전하고 쾌적한 이동식 모듈러 교실 마련을 위해 관계 부처 간 협력 강화’에 따른 조달청 및 소방청 간 업무협약 체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학부모들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소방 안전을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렇듯,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모듈러 교실을 교육부가 왜 각급 학교에 설치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떨칠수 없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과밀 학급당 정원을 3~4명이 늘어 난다 하더라도 문제점이 많은 모듈러 교실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3~4명이 늘어난 과밀 학급 이더라도, 모듈러 교실을 사용함에 있어 더 나은 이유가 없는데 굳이 수십억의 예산을 사용하여 모듈러 교실을 설치하는데는 오히려 예산을 낭비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교육당국은 과밀학급이 되면 선생님도 힘들고, 아이들의 학습권이 열악해진다며 고집을 굽히지 않는다. 모듈러 교실의 단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보다는 아이들의 학습권이 열악하다는 핑계를 삼아 행정 편의적으로 접근하려는 데 학부모들은 전혀 납득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밀학급이기 때문에 학교를 증축해 달라는 민원에 대해서는 선생님이 부족해 어쩔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한다. 오히려 모듈러 교실을 설치해야 교사 배치가 가능하다는 말은 궤변이 아닐수 없다. 이런 과정을 경험하면서 학부모들은 모듈러 설치에 대한 교육부, 교육청의 입장을 도저히 납득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학급당 28~29명에서 3~4명이 늘어나 열악한 환경이 되더라도 운동장에 모듈러를 설치하여 운동장 없는 학교에 다니는 것 보다 낫다는 이야기도 학부모들 사이에서 나온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교육부가 ‘2022~2026년 제1차 교육시설 기본계획’에는 신설 학교. 신축 건물도 모듈러 교사로 짓는다는 내용이 있었다. 모듈러 교실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와 반발이 커지고 있는 지금, 무작정 밀어붙이기보다 모두가 공감학 수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해 본다.
너의 우주를 들어 줄게 (A.C.피츠패트릭 지음, 에리카 메디나 그림, 불광출판사 펴냄, 40쪽, 1만2000원) 우주여행에 대한 책만 읽고 또 읽는 마고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에 바쁘지만 아무도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어느 날 마고의 입에서는 엄마에게 아침인사를 하려 해도, 선생님의 질문에 답하려 해도 우주에 관한 말만 흘러나오게 된다. 말문이 막힌 마고를 위해 엄마가 생각해낸 기발한 대화법으로 아이는 소통의 방법을 찾아간다.
달라질 거예요 (어맨다 고먼 지음, 로렌 롱 그림, 창비교육 펴냄, 32쪽. 1만3000원)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축시를 낭독한 최연소 시인 어맨다 고먼의 첫 그림책이다. 인종과 장애, 연령, 성별을 넘나드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 먼저 손을 내밀고 변화를 향해 나아가자며 화합과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흑인 소녀의 음악 여행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 안에 있는 변화의 가능성을 알고 스스로가 세상을 달라지게 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노래한다.
낯선 기술들과 함께 살아가기 (김동광 지음, 풀빛 펴냄, 152쪽, 1만3000원)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유전자조작 등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과학 분야를 모두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 이 책은 기술 자체에 대한 정보 전달보다는 기술을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는 데 주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사회경제적 지원, 인공지능의 윤리적 가치, 신경과학을 맹신하는 사회 풍토 등을 논의하며 기술의 발전 방향을 성찰해 보도록 한다.
10대, 우리답게 개념 있게 말하다 (정정희 지음, 맘에드림 펴냄, 240쪽, 1만4000원) 24년간 국어교사로 재직하고 현재는 장학사로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저자는 10대 청소년의 일상 언어에 집중했다. 청소년들의 톡톡 튀는 재치와 창의적 변주가 반영된 언어, 편의성이 높은 방향으로 진화돼 가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무분별하게 복제되는 혐오와 차별의 언어에 우려하며 언어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교사의 서재 (이한진 지음, 테크빌교육 펴냄, 347쪽, 1만8000원) 초등교사인 저자는 급변하는 사회, 흔들리는 교실, 매너리즘으로부터 교실을 지키려면 교사에게도 선생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고대와 현대, 동서양을 오가며 율곡, 키에르케고르, 박지원, 푸코, 마이크 샌델 등 44명의 철학자와 그들의 명저 44권을 선별해 소개한다. 또한 진정한 배움, 바람직한 가르침, 행복한 교육, 정의로운 교육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44개의 주요 철학 개념을 교사의 생생한 일상에 대입시키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언택트 공부 혁명 (호시 도모히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28쪽, 1만4000원) 온라인 수업만으로 학생들을 아이비리그에 가장 많이 보내는 학교로 알려진 스탠퍼드온라인고등학교.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중·고등학생을 위해 설립한 이 학교의 교장인 저자가 자기주도학습을 실현하고 창의력과 융합사고,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는 법을 소개한다. 나이에 따른 학년제와 획일적인 커리큘럼, 시험성적 중심의 평가가 모두 없는 이 학교의 성공비결을 소개하며 아이의 잠재력을 증폭시키는 지침을 전한다.
옆 반 선생님의 온·오프라인 학급살이 엿보기 (김선민 외 9명, 책장속북스 펴냄, 323쪽, 1만9000원) 옆 반 선생님은 요새 어떻게 수업할까?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변화 속에서 선생님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가졌을 궁금증, 고민을 풀어내기 위해 저경력 교사부터 고경력 교사까지 10명의 교사가 지혜를 모았다. 학기가 시작하는 3월부터 겨울방학을 마무리하는 다음해 2월까지 1년간의 흐름에 따라 교사들이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34가지의 수업과 각종 교육행사 방법을 담았다.
교사의 말 (마이크 앤더스 지음, 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펴냄, 256쪽, 1만5300원) 교사의 말 한마디가 평생 남는 상처가 되기도, 힘을 주는 응원이 되기도 할 정도로 교사의 한마디에는 아이를 성장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이 책에는 무심코 사용하는 익숙한 표현들이 어떻게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지 숨겨진 의미를 살펴보고 어떤 표현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교사의 원래 의도와 진심을 충실하게 전할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을 살펴볼 수 있다.
“영일고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는 학교죠. 그리고 그런 기회를 주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많은 학교고요.” 인터뷰하면서 최승훈 교장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가능성’과 ‘기회’였다. 학생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믿도록 하는 것, 각자의 재능을 살릴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 그리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라고 했다. 공부 잘하는 학생, 품성이 좋은 학생, 예체능에 소질이 있는 학생 모두에게 고루 기회가 주어지고 그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인간을 기르는 교육이다. 그래서 최 교장은 지금의 모습으로 학생을 규정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했다. 학교라는 플랫폼을 통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 교장은 교사를 신호등에 비유했다. 학생들이 원하는 길을 정확하게 안내해 주는 사람, 그리고 그들이 목적지까지 무사히 갈 수 있도록 지켜주는 존재여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만들어내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교사이기를 당부한다. 당장은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실패를 두려워 말자’는 그가 좌우명처럼 간직한 모토이다. 최 교장은 영일고 7회 졸업생이다. 자신의 모교에서 교편을 잡았고 교장까지 오른 드문 케이스. 고교 시절 자신을 가르쳤던 은사의 고마움을 잊지 못해 교사를 꿈꿨고 그리던 모교에서 교사의 길을 걷는다. 학생들이 제자이면서 새까만 후배이다 보니 더 애틋하다. 올해로 교직 31년. 교장으로서는 첫해를 보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영일고는 대대로 교감이 교장으로 승진하는 전통이 있다. 개교 이래 11명의 교장이 임용됐지만 1대 윤명기 교장을 제외하곤 모두 내부승진으로 임용됐다. ‘교육에 관한 한 모든 것을 학교에 믿고 맡긴다’는 설립자의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재단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원이 명문 영일고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현 정명애 이사장은 자신의 집무실을 학교 도서관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본관 건물 입구에 위치한 이사장 집무실을 옮기고 그 자리에 도서관을 만들자는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우리 정서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정 이사장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못할 게 없다”며 힘을 실어줬다. 최 교장은 임기 동안 학교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AI(인공지능) 선도학교 등 앞서가는 영일고의 위상에 맞는 교육여건을 갖추고 현실적 과제인 대학 진학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등포 일대 제일이라는 의미를 가진 영일고. 이름 그대로 서울 서남부지역 최고의 명문 사학이다. 늘 깨어 있는 학교,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학교다.
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건전한 지성과 교양을 갖춘 사람, 든 사람도 좋고 난 사람도 좋지만,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된 사람을 기르는 것. 영일고가 추구하는 인재상이다. 서울 강서구 등촌로에 위치한 영일고는 1971년 개교 이래 ‘창조적 사고, 자주적 행동, 강건한 체력’을 교훈으로 미래 인재 양성에 힘써온 전통의 명문 사학이다. 학생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가능성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교육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치밀한 진로교육 정평 실제 영일고는 고등학교 3년 동안 학생들에게 ‘자아 탐색과정 - 진로 탐색의 구체화 과정 - 진로 탐색의 심화 과정 - 진로 탐색 마무리 과정’ 등 4단계로 구성된 체계적인 진로탐색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자아 탐색 과정에선 진로 로드맵 구성을 위한 나만의 책 쓰기, 습관의 재발견,영일 동행 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심화 과정에서는 진로 스토리텔링 심화 과정, 나의 비전 찾기 경진대회 등을 진행해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와 더불어 마을연계 프로그램과 유네스코 및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개인-사회-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기능할 때 배움의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배운 내용들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는 인재로서의 역할을 중시한다. 홍콩·중국 등의 자매 결연 학교와 교류하면서 세계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는 2025년 전면 실시되는 고교학점제에서도 영일고는 앞서간다. 선도학교로 지정돼 지난 3년간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교육과정 선택권을 부여해 왔다. 중국어, 일본어, 독일어 등 제2외국어 교육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영일고가 독일어 거점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뿐 아니다. 인근 학교와의 공유캠퍼스를 통해 인도네시아어·태국어 과정을 전국에서 유일하게 운영하는 학교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영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수업 유연화 교육과정. 기존 융합교육을 좀 더 교육과정에 녹아들게 업그레이드한 수업 유연화 교육과정은 영일고가 야심차게 도전하는 프로젝트이다. 2~4개 과목이 하나로 합쳐져 융합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웬만한 고등학교에서는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성공하기 힘든 것이 사실. 오치훈 연구부장은 “학생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현상을 파악하고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생각에서 도입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새로운 시도인 만큼 좋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영일고는 지난 1학기에 소설가 김훈의 남한산성을 기반으로 시범운영했다. 작품을 통해 ‘제한된 환경 속에서 인간의 대응 양상’을 살펴보는 데 중점을 뒀다. 소설 남한산성을 관통하고 있는 '고립'을 주제로 국어, 과학, 사회, 영어, 수학 과목까지 연결한 융합 수업을 기획했다. 또 영어과에서는 노벨 문학상 작품 ‘파리대왕’을 읽으면서 제한된 환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인간의 대응 양상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알아보는 수업을 진행했다. 교과목을 넘나들면서 학생들의 호기심을 채우는 이 같은 실험과 시도는 미얀마 응원 프로젝트까지 이어졌다. 이들은 세계인권선언을 학습하고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의 4개 국어로 된 ‘힘내라 미얀마, 영일비전 공동선언문’을 만들어 인권 선언의 의미를 살렸다. 또 미얀마 운동에서 보이는 상징적인 세 손가락의 의미나 구호 등을 알아보고 우리나라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결지어 군부독재가 나타나기까지 미얀마의 역사와 우리나라의 역사를 비교해 보는 의미에서 관련 영상과 사진을 꿈담카페에서 전시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영일고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코딩 프로그램, 글쓰기 프로그램, 전문 직업인 초청 강좌, 금융 경제 경영 콘텐츠 기획 제작 등의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의 진로를 찾아봄으로써 미래를 대비하는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서다. 이외에 코로나19 이후 달라지는 학교 수업 방향에 발맞추기 위해 코딩 수업을 비롯한 다양한 IT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첨단 수업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이같은 IT 인프라는 코로나19와 함께 시행된 원격수업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교사들은 수업 결손을 피하기 위해 많은 랜선으로 실시간 수업을 진행, 원격수업의 한계를 극복해 나갔다.지난 4월에는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고자 주변 학교 중에서는 처음으로 학부모 대상 공개수업을 진행하는 등 수업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영일고는 공부 잘하는 학교다. 흔히 말하는 SKY를 포함, 대학진학률이 60%를 웃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비춰볼 때 괄목할 실적이다. 진로진학 담당 부서와 교사들이 학생의 특성과 자질에 맞는 학과를 선택해 진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결과다. 어느 대학을 가느냐보다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독서교육 등 인성교육도 풍성 학력만이 아니다. 인성교육 역시 으뜸이다. 활발한 독서활동과 다양한 예체능 활동까지 어느 것 하나 뒤처짐이 없다. 먼저 점심시간을 이용한 독서 활동 지원이다.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독서 활동을 함으로써 독서를 통한 간접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올해 개관한 청소년 문화 카페는 학생들이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각종 DVD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앞으로 뮤지컬과 다큐멘터리를 담은 영상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계획도 마련돼 있다. 지역 사회와 연계한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프로그램은 영일고가 10여 년 동안 지속하고 있는 대표적 사업 중 하나다. 어르신들에 대한 공경심을 갖도록 하는 한편, 사회에서 소외된 분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일석이조의 교육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영일고는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방향을 안내하는 학교, 학생의 현재 모습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믿고 공정한 기회를 주는 학교가 되기 위해 80여 교직원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최승훈 교장은 “사람을 한자로 인간(人間)이라고 한다. 사람이란 사람 사이에서 살아가야만 진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쉬운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자기 스스로 혼자 설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교육, 혼자 선 후에는 주변을 살필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교육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용고시와 너무 다른 교육현장 법조인, 의료인, 학자나 교수, 엔지니어 등 전문화된 교육 과정을 거쳐 고도의 지적 작업을 성취해내는 직업을 보통 전문직이라고 한다. 우리 공교육의 교사들은 4년제 이상의 학사과정을 통해 교육에 관한 지식과 기능을 갖추고 실습 과정을 통해서 국가가 인증하는 교사 자격을 취득하고, 거기에다 공립 교사의 경우는 ‘고시’라고 부를 정도로 어렵고 힘든 임용고사에 합격을 하여 공립 초·중·고 교사직에 진입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교사들은 전문직이라고 불리는 다른 어떤 직종 이상의 고도의 지적 수준을 요구하는 매우 우수한 집단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초·중등 학교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직은 전문직인가? 하는 이 질문에 대하여 일반인들도 그리고 우리 교사들도 단번에 그렇다고 말하지를 못한다. 교사는 ‘사’자로 끝남에도 일반인들도 전문직이라는 것에 쉽게 동의를 하지 않고, 교사들조차도 우리 교사직에 대하여 자신있게 전문직이라고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 교사로 임직한 때부터 정년을 맞이할 때까지 전문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체계를 우리는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초임교사가 처음으로 교사를 시작할 때 교육에 관한 많은 전문적 지식과 기능을 우선 제대로 적용하여 활용하고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씩 더 전문적인 업무를 해나가도록 하는 것이 전문직이 가져야 할 특징일 것이다. 그런데 현장에 나가면 그렇지 못한 현실을 만나게 된다. 교사 자격을 취득하고 교사의 첫발을 내딛는 교사와 내년에 바로 정년을 앞둔 30년 이상의 교사 경력을 갖춘 교사에게 요구되는 업무가 거의 동일하다. 고3 수업과 진학업무 같은 어느 정도의 경험을 통한 역량을 갖추어야 해낼 수 있는 일들이 오히려 신임교사에게 주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러한 일을 맡은 신임교사에게 자세하게 그 업무를 설명해 줄 수 있는 매뉴얼도 잘 갖추어지지 않은 채 맡겨지는 일이 허다하다. 왜냐하면 교사들에게는 매년 담당하는 과목과 담당하는 업무가 새롭게 주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업무 파악과 추진으로 인해 초임교사에게 제대로 업무를 가르쳐 줄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한다. 교육 경력의 연수에 따라 쌓여지는 전문적인 지식과 기능들을 별도로 요구하는 것이 특별히 없으므로 교사직을 시작하면서 교사 개인의 태도와 역량에 따라 전문가로 성장하는 방식은 각양각색이다. 62세까지 특별한 새로운 자격을 요하지 않는 직업의 안정성은 전문성에 대한 절실함을 느끼게 하지 못한다. 20대 후반에 첫 교직을 시작하고 몇 년 지나 30대가 되기 전 교사들은 교사로서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된다. 초임 때 갖춘 지식과 기능으로 62세까지도 직업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은 직업적 안정성 측면에서는 유리할 수 있지만 전문성 신장이라는 내적 성장 동기가 있는 젊은 교사들에게는 그렇게 좋은 직업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젊은 교사들은 전문성에 대한 욕구 충족을 위해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 박사 학위에 도전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30대 중반 이후의 교사들이 자신이 전문적인 교사로서 성장하기 위한 길로 유력하게 보이는 것이 ‘전문직’으로의 길이다. 사실 ‘전문직’은 교육공무원법상의 용어로는 ‘교육전문직원’으로 장학사·장학관·연구관이 여기에 해당된다. 교사로서의 자기 발전을 꾀하는 똑똑하고 유능한 교사는 이 ‘전문직’에 도전하게 되고 장학사나 연구사의 경력을 쌓게 되면 다른 사람보다 교감이나 교장으로 승진하는 유리한 길에 접어들게 된다. 어떻게 보면 교사로서 유일한 길로 보이는 ‘전문직’으로서 하는 일은 교육 자체에 대한 전문적인 능력을 요구하지도 않고 교육 본연의 전문적인 업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전문직’에게 요구되는 자격과 실제 수행하는 업무를 보면 교육 그 자체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들이 하는 일이라고 보기 어려운 ‘행정’적인 일에 치우쳐 있다. 17개 시도교육청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보면 전문직이라 불리는 ‘장학사’에게 부여되는 업무가 기본적으로 10가지가 넘는다. 그리고 업무 표를 보면 장학사 담당 업무 아래 교사 출신이 아닌 일반직 출신인 주무관이 하는 일도 열거되어 있다. 그런데 전문직이라고 하는 장학사와 일반행정직원이 담당하는 업무의 성격과 곤란도에 있어서 큰 차이도 보이지 않는다. 교육의 전문성을 갖춘 자라는 의미가 담긴 교육전문직원은 분명 직급상 학교 현장에 있는 1급 정교사보다는 높아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는데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일이라기보다는 법과 규정의 적용과 행정적인 업무가 대부분이다. 물론 좋은 교육이 학교에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런 교육이 가능하게 할 수 있는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교육 전문가가 되길 희망하는 교사 출신이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교육의 전문성을 갖추고 싶어하는 유능하고 똑똑한 교사들은 교육의 본업에 충실한 일을 맡아서 수행해야 한다. 교육청에서, 교육지원청에서 ‘전문’의 타이틀을 단 장학사와 연구사들 역시 자신이 해보지 않았던 영역이 대부분이라 우리나라 교육청의 전문직들은 야근과 밤샘이 일상처럼 되어 있다. 분명히 본인도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학교 현장과 떨어져 있는 일인 줄 알면서 교감·교장이 되어 학교로 돌아갈 그날을 기다리며 참고 있는 것이다. ‘교육전문직’에 맞는 역할은 현장 교사들의 교수학습, 평가, 교육과정 운영, 생활지도 등을 관리하고 점검하기 전에 그 전문성으로 직접 학교 현장에서 가르치고 평가하면서 현장의 교육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평가도 그리고 성장과 발전의 변화를 기록하는 일 모두가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일에서 멀어진 사람일수록 전문가 소리를 듣는 것은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전문직을 하고 학교 현장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학생들의 수업과 평가의 현장과는 떨어져 있는 교감과 교장으로 관리직에 바로 투입되게 된다. 교육전문직이 할 일, 행정직이 할 일 현재 학교 교육을 미래 사회로 이끌어갈 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의 전문직이 하고 있는 일들은 곧 AI와 로봇 그리고 전문적인 행정직원에 의해서 대체될 것이다. 이제부터의 교육전문직은 교육 그 자체에 대한 전문가로 성장하고 그 전문성으로 학교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로 바뀌어야 한다. 교육청·교육지원청에서 근무하게 되는 교육전문직이 진정으로 교육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교육청 업무 중 교육전문가의 업무는 교육과정운영, 수업, 평가, 학생지도교사 중심으로 전환하고 행정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는 일반행정에서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교육전문직으로서 교육에 대한 전문적 역량을 갖추도록 하여 교감과 교장의 관리직으로 투입되기 전 학교 현장에 투입되어 실행을 통하여 학교의 질을 변화시키는 현장의 전문가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문직을 통해 교감·교장이 되는 것이 교사로서 전문가가 되는 유일한 길이 아니라, 글로벌 미래 사회에 필요한 학생들의 바람직한 변화와 성장을 일으킬 수 있는 교육 본연의 업무에 대한 깊은 연구와 실행이 교사로서 전문가의 길을 가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행복이 찾아왔다 하고 느끼는 순간, 행복은 떠나버린다고 했던가. 행복은 그 순도가 높을수록, 오는 것도 모르지만 가는 것은 더더욱 모른다. 행복은 왜 그래? 도대체 행복은 왜 그렇지? 그렇게 물어 봤자다. 바로 그래서 행복이라는 거다. 행복의 본질이 그렇단다. 나는 이 말이 행복의 행복다움을 가장 잘 드러낸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알아차린 행복, 사방에 노출된 행복은 그냥 그대로 ‘변치 않는 행복’으로 내 곁에 있기 어렵다. 복이 나를 찾아 주어야지, 내가 복을 찾아서는 복이 피해서 간다는 말도 같은 말이다. 행복도 복의 일종이니 여기에 해당한다. 복을 다루는 인간의 마음은 이기적이다. 일단 어떤 복이 내게 들어오면, 우리는 그 복을 더는 복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것은 내가 누려야 할 그 무엇이고, 그 누구에게도 빼앗겨서는 안 되는 나의 소유물일 뿐이다. 돈처럼 말이다. 복을 준다는 복권을 두고 생각해 보자. 물론 복권도 행복이 될 수 있다. 다만 복권을 사기로 마음먹는 데서부터, 복권을 사서 일등 당첨을 꿈꾸는 데까지만 행복이다. 실제로 일등 당첨되는 순간, 행복은 조용히 떠나가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복권에 당첨된 후 인생이 행복의 꽃길로 걸어갔다는 사람을 나는 아직 듣지 못했다. 복권 당첨이 화근이 되어 불행에 시달렸다는 사람은 많다. 배분을 놓고 가족이 불화하고, 더 큰 욕심을 부리다가 파산에 몰리기도 하고, 생긴 돈으로 허랑방탕 지내다가 가정이 무너진 경우도 적지 않다. 1908년 벨기에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 1862-1949)가 쓴 희곡 《파랑새(L'Oiseau bleu)》도 행복에 대한 유사한 인식을 담고 있다. 주인공 남매는 요정들과 함께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찾아 나선다. 어려운 고비를 넘고서 파랑새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그 파랑새들은 이미 죽어 있다. 고난을 뚫고 여러 미지의 세계를 헤매어 보지만, 파랑새 찾기는 실패한다. 지치고 탈진하여 집으로 돌아온 남매는 놀라운 장면과 마주친다. 그간 집안 새장에 있던 회색 비둘기가 파랑새로 변해 있지 않은가. 그토록 찾았던, 바로 그 파랑새가 되어 있는 것이다. 남매 주인공은 딸을 잃은 불쌍한 할머니에게 그 파랑새를 준다. 마테를링크는 말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무심히 스치기 쉬운 내 주변에 있다. 행복은 사소한 일상 안에 숨어 있다. 행복을 욕망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고 한다. 인간의 욕망과 행복 사이는 늘 불안하다. 좀 비장하게 말하면, 불구대천(不俱戴天)의 관계이다. 어쩌겠는가. 진실로 행복해지려는 자, 욕망을 버려라. 행복하겠다는 욕망조차도 버려라. 아침에 샤워하면서 혼자 무심코 불렀던 노래를, 출근해서도 무의식중에 종일 흥얼거리고 있다. 이러고 있는 나의 ‘심리적 자아(정서적 자아)’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혼자서 노래를 흥얼거린다. 이는 내가 나에게 노래를 들려주면서, 내가 나를 쓰다듬는 마음 안에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리라. 남에게 들려주려고 하는 노래가 아니다. 그러므로 어떤 억압도 없는 자유와 ‘자재(自在)의 자아’가 있다. 마음에 자유가 차오르고, 그 마음 안에 화평과 조화가 깃들어 있다. 그렇다면, 아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행복의 그림자가 잠시 내 마음에 비쳐든 것 아닐까. 행복은 이런 식으로 우리와 스치듯 지내며, 있는 것 아닐까. 이런 행복 인식을 두고 나는 ‘행복의 현상학(現象學)’이라 명명하고 싶다. 경험의 현상에서 길어 올린 행복, 그 행복을 만들어내는 순수 의식을 소중히 여기고 싶기 때문이다. 행복은 물질에 대한 욕망으로는 얻어지지 않는다. 행복은 마음의 순정한 작용이다. 그 순정함은 나 자신도 행복이 와 있는 줄 미처 모르고 있다는 데서 행복의 정점을 조용히 만든다. 그리스를 여행했을 때다. 이탈리아 레체에서 열린 동양 정서학회에 참가하고, 아테네로 왔다. 호텔에서 아침 샤워를 하며, 나는 어떤 노래를 흥얼거린다. 무심코 나온 노래이다. 아침 식당에서도, 차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계속 그 노래가 나온다. 동행인 최 교수가 묻는다. “기분 아주 좋으신가 봐요?” 최 교수의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기분 좋은 것 그 이상의 무엇이 내 마음 안에 있다. 내 마음 안에 자유가 차오른다. 그 자유에서 오는 평화가 있고 조화가 있다. 딱히 여행에서 오는 기분이랄 수도 없었다. 노래 때문인 그 무엇이 있다. 나는 그때 그 노래를 좋아하고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하니, 그건 행복이었다. 그땐 몰랐다. 우리 일행은 코린트 남쪽 60km에 있는 에피다우로스 원형 극장에 도착했다. 기원전 4세기에 지은 이 유명한 에피다우로스 원형 극장은 거대한 좌우 대칭의 아름다움이 돋보였다. 지을 당시 좌석은 34단이었지만, 로마 시대에는 55단으로 더 높게 확장되었다. 이 극장은 자연 그대로의 소리 전달 효과가 뛰어나서, 음향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아도 무대에서 내는 육성을 극장 어디에서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안내인은 우리에게 노래를 권하며 그 효과를 시험해 보라 한다. 나는 마침내 노래를 불렀다. 아침부터 웅얼거리던 노래를 그리스 에피다우로스 원형 극장에서 불렀다. 극장 계단 끝자리 띄엄띄엄 앉아 있던 이국의 관광객들이 박수로 화답했다. 그날 내가 부른 노래는 이수인 선생이 작사·작곡한 가곡 ‘내 맘의 강물’이었다. 그날 아침부터 이곳 에피다우로스에 오기까지 흥얼거렸던 노래도 물론 ‘내 맘의 강물’이었다. “수많은 날은 떠나갔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그날 그땐 지금은 없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새파란 하늘 저 멀리 구름은 두둥실 떠나고/ 비바람 모진 된서리 지나간 자국마다 맘 아파도/ 알알이 맺힌 고운 진주알 아롱아롱 더욱 빛나네/ 그날 그땐 지금은 없어도 내 맘의 강물 끝없이 흐르네” 가장 아끼는 내 애창곡이다. 멜로디가 얼마나 정감이 있는지, 어디에서 불러도 사람들 마음에 정 깊은 강물로 흘러가는 음률이 된다. 가사는 또 얼마나 곡진하면서도 절제가 아름다운지, 부르는 내 감정이 조용히 올라와 울컥해질 때가 있다. 시간과 존재의 무상함, 사람 사귐의 유한함 속에서도 우리들의 유정함을 기약하는 노래이다. 그런데 그날 무엇이 이 노래를 아침부터 웅얼거리게 했을까. 그 노래는 왜 나에게 와서 어떻게 ‘행복’으로 스며들었을까. 그걸 어찌 논리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인간의 정신은 참으로 오묘하다. 노래는 내가 행복해서 부르게 되는 건가. 노래 자체에 행복이 있어서 부르게 되는 건가. 어떤 마음의 순간에 서로 끌어당기는 것 아닐까. 그 어느 쪽이라 해도 노래에 몰입하여, 강물 같은 노래를 맘 안에 두면 행복하다. 도취 중에 가장 강하고 순정한 도취는 자기도취다. 자유에 기반을 두는 행복이란 적절한 자기도취를 요청하는지도 모르겠다. 작곡가 이수인 선생이 나에게 준 감화가 더없이 소중하다. 나를 선생의 노래에 눈뜨게 하여, 자유 감성의 자아를 발견하게 하고, 내 ‘마음의 밭(心田)’을 행복의 영토에 들게 해 준 분이다. 나는 ‘내 맘의 강물’ 이외에도 선생의 노래를 좋아한다. ‘고향의 노래’, ‘별’, ‘만월’, ‘석굴암’, ‘외가 가는 길’ 등은 내게는 이제 옴짝 없이 정이 든 노래들이다. 나는 선생과 어떤 사적인 만남도 인연도 없다. 오로지 노래를 통하여 그분을 아는 것이 전부이다. 이수인 선생은 ‘내 맘의 강물’을 비롯하여 150곡이 넘는 가곡과 ‘둥글게 둥글게’, ‘앞으로’, ‘방울꽃’, ‘아빠의 얼굴’, ‘목장의 노래’ 등 500곡이 넘는 동요를 만들고 가사를 붙였다. 그런 선생이 계시지 않았다면 그만큼 우리 애창 가곡과 동요도 메말랐을 것이다. 이수인 선생은 KBS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던 꼬마 조수미의 어머니에게 ‘춤’, ‘피아노’, ‘노래’ 세 가지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조수미를 ‘성악가’로 키우라고 조언한 결정적 멘토이기도 하다.(KBS 보도, 2021.8.23.) 얼마 전, 이수인 선생이 세상을 떠나셨다. 내 마음 안에 행복을 고이게 하던 샘 하나가 사라졌다. 소천 소식을 접하며 그날은 얼마나 허전하고 아쉽고 쓸쓸하였는지. ‘내 맘의 강물’을 종일 가슴 안에 머금었다. 선생을 보내고 부르는 이 노래는 그 뜻이며, 곡조며, 감정들이 얼마나 너그러운 울림으로 살아나는지, 나는 조용히 울었다. 애도를 넘어서자 감화가 찾아왔다. 감사했다. 그는 교실 밖에서 국민을 감화로 이끈 훌륭한 스승이었다. 어찌 학교에만 스승이 있으랴.
능력주의 사회, 가난의 대물림 28년을 직업계고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정글 같은 사회에 내보내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의 지적처럼 학력 자본이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학력 능력주의 사회에서 부족한 학력을 잘 견디며, 제법 성공해서 연락하거나 찾아오는 제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제자는 그들의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가난을 대물림받아 어렵게 지내고 있었다. 빈곤은 군나르 뮈르달(Karl Gunnar Myrdal)의 통찰처럼 대물림을 넘어 부와 마찬가지로 확대재생산된다. 기초학력 부족과 학습된 무기력,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가야 하는 그들의 고된 노동은 정형화된 수업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사각형의 교실처럼 반듯하게 질서를 요구하는 학교와 끊어진 실타래처럼 엉켜버린 제자들 사이에서 나는 한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중견 교사로 취업 담당 부장을 맡아 한참 취업률에 신경 쓰고 있을 무렵에 제주 생수 공장에서 이민호 군이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했다. 이민호 군은 직업계고에 적을 둔 고등학생이자 현장 실습생이었다. 제주 생수 공장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 무렵 내가 취업시킨 다수의 제자가 근무했던 곳도 이민호 군이 고통스럽게 죽어간 현장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의하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1,000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사망했고, 2014년부터 2020년까지 850명에서 1,000명 사이의 산업재해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산업재해로 4,641명이 사망했다. 이는 매년 928명이 아침에 일터로 나갔다가 저녁에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뜻이다. 2021년 상반기에도 산업재해로 유명을 달리한 노동자가 474명이다. 안전보건 공단은 매일 사망사고 속보를 낸다. 2021년 1월 3일 울산 자동차 공장 사망사고를 시작으로 10월 7일 포항 덤프트럭 사망사고까지 총 324건의 사망사고 속보가 올라왔다. 거의 매일 한 건 이상의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산업재해 사망률이 수년째 1위 국가의 민낯이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산업현장으로 제자들을 몰아넣어야만 했던 나는 산업재해 뉴스를 접하면 마음이 덜컹 내려앉는다. 혹시 나의 제자가 희생되지 않았을까? 취업률이 높아야 교육청으로부터 학교의 재정지원금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시기라 나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된 사업장임을 알면서도, 최저임금도 제대로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자들을 꾸역꾸역 사업장으로 밀어 넣었다. 행여 힘들어 다시 학교로 오겠다는 학생들에게 조금만 더 견뎌보라고 했었다. 회사에서 명백한 산업재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회사 관계자에게 노동법 조항을 거론하면서 제대로 따지지 못했었다. 내년에 다시 그 회사로 취업 가야 할 제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왜 현장실습 나가는 제자들에게 제대로 노동인권에 대해 가르치지 못했을까? 회사의 부당하고 불법적인 주말 노동과 잔업에 그냥 참지 말고 당당히 말할 권리가 있다고 가르치지 못했을까? 위험하거나 힘들면 일을 거부할 권리가 있고, 회사를 그만둘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하지 못했을까? 이민호 군 사고 이후로 모든 교육청은 더는 취업률을 기준으로 직업계고 재정 지원에 차등을 두지는 않는다. 그리고 성가실 정도로 노동인권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직업계고는 2018년부터 근로 중심에서 학습 중심으로 현장실습의 패러다임 변화를 통해 현장실습에 있어서 학습과 안전을 강화했지만, 현장실습생을 저임금 노동자로 대하는 기업과 산업재해 관련 법률의 미비 등이 맞물려 올해도 어김없이 직업계고 학생의 사망 비보를 접한다. 10월 6일 여수의 특성화고 홍정운 학생은 현장실습생 신분으로 18세 미만 금지 직종이자 잠수기능사 자격 없이 불가능한 잠수 작업 지시를 수행하다 사망했다. 이민호 군 사고 이후 학습 중심 현장실습을 통해 안전한 현장실습이 되도록 하겠다는 교육부의 학습 중심 현장실습 정책은 노무사의 현장 실사를 통해 엄격하게 검증된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한 현장실습이었다. 이민호 군의 사고에 대한 기억이 지워지는 속도보다 빠르게 현장실습 업체의 요건이 완화되었다. 홍 군이 현장실습 나간 사업체는 노무사의 현장 실사 없이 학교 심의만으로 1인 사업장임에도 현장실습 사업체로 선정될 수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단위 학교나 심의한 교사들을 비판하는 기사가 많다. 그런데 현장실습 사업체 선정 심의에 참여한 교사들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단위 학교에서 현장실습 관련 협의회는 고3 담임들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냥 담임이기 때문에 그 협의회에 속한 것뿐이다. 현장실습 사업체 선정을 심의할 아무런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실,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교육부는 산업안전전담관 제도를 준비하고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의 공문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1학년도 하반기부터 안전한 학습 중심 현장실습을 위해 산업안전전담관 제도를 시범 운영한 후, 2022년 3월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산업안전전담관 제도는 직업교육훈련촉진법 제8조 2항에 따라 현장실습생이 산업현장에서 접하게 되는 유해·위험기계 등의 위험 요소를 인지하여 사전 안전예방 대책을 강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산업안전연수를 이수한 학교의 교감 또는 현장실습 담당부장, 전달 연수를 받은 자가 산업안전전담관이 된다. 산업안전전담관은 산업안전근로감독관과 협업체계를 구축하여 현장실습 안전사고 예방 등 안전 기반 강화, 현장실습 시작 전 산업체 발굴 단계에서 기업의 산업안전 여건을 점검하게 된다. 실제로 금년 상반기에 단위 학교의 교감이나 취업 담당부장 중 반드시 한 명은 산업안전연수를 받아야 했다. 교육계의 이상한 관행이다. 문제가 생기면 결국 연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진정으로 30시간 연수 이수로 사업체의 산업안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믿는가?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하면 좋겠다. 교사는 수업 전문가이다. 산업안전 전문가가 아니다. 30시간 연수로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는다. 산업안전전담관 제도의 예산이면 현장실습 업무와 취업 업무를 보조하는 취업 지원 인력의 노동 안정성 강화 정책을 펼 수 있다. 현재 서울의 경우 직업계고의 취업 지원 인력은 서울시 예산지원을 받고 있기에 1년 단위의 선발 권한만 단위 학교에 있고 소속은 서울시 각 자치구이다. 1년 단위의 재계약으로 취업 지원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힘들다. 신분상 제약으로 취업 지원인력은 독립된 주체로 취업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단위 학교는 매달 취업 지원인력의 근무상황을 각 자치구에 보고해야 하는 행정의 낭비를 하고 있다. 취업 지원인력을 정규직 실무사로 채용하여 재학생의 진로 개척과 현장실습생의 산업안전 그리고 졸업생의 유지취업률을 증가시키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취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산재보상금과 특성화고생의 죽음 산재보상금을 포함하여 퇴직금 50억 원 받은 30대 곽 씨와 여수의 한 요트사업장에서 현장실습 도중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다 익사한 10대 직업계고 홍 군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을 생각해 본다. 곽 씨는 부모를 잘 만난 능력(?), 약 6년 근무한 회사로부터 신청하지도 않은 산업재해까지 인정받으며 퇴직금으로 5억도 아닌 50억 원을 받은 것을 자신의 노력과 능력이라 말한다. 홍 군은 ‘교복 위에 작업복을 입은’학생도 아니고 노동자도 아닌 채로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되어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으로 곧 세상의 관심사에서 사라질 것 같다. 구의역 김 군, 제주 생수 공장의 이 군이 그러했듯이. 홍 군이 숨지고 겨우 사흘 만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사고업체는 영업을 재개했다. 교육부는 또 대책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홍 군이 잊히는 속도보다 더 빨리 그 대책은 느슨해질 것이다. 그래서 슬프다.
선택과목 변수 많아 예측 어려운 2022 대입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유독 올해 대입은 결과를 예측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한 해가 될 것 같다. 특히 올해부터 실시되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문·이과가 통합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첫 시험으로서 고등학교 진학지도 현장과 수험생, 학부모 모두가 수능 선택과목의 쏠림현상, 각 영역의 난이도 정도와 표준점수, 등급 컷, 백분위 변화 등 수능지원 및 결과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2021학년도 마지막 문·이과 분리 수능에 비해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형 수능은 ‘학생의 진로에 따른 과목 선택권 강화 및 학습 부담 완화’와 ‘대학의 수능위주전형 운영 가능’을 원칙으로 설계되었고, 이에 따라 수험생들의 선택과목에도 많은 변화가 있으며, 영어·한국사 외에 제2외국어/한문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어 시행된다. 학생들은 국어·수학·직업탐구영역을 공통+선택형 구조로 시험을 치르며,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존중해주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에 맞게 사회/과학탐구의 문·이과 구분도 폐지하여 학생들이 진로·적성·희망에 따라 자유롭게 2과목까지 선택 가능하도록 하였다. 또한 소외된 가정이나 최상의 학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양질의 강사를 접하게 해주려고 시작된 EBS 수능 연계는 교과서 중심의 학교수업 회복과 사교육시장의 확대 억제 등을 고려해 70%에서 50%로 축소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에 따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을 측정하고,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추어 출제하여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하며, 개별 교과의 특성을 바탕으로 신뢰도와 타당도를 갖춘 시험으로서 공정성과 객관성이 높은 대입 전형 자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렇다면 올해부터 시행되는 문·이과 첫 통합수능이 국가가 제시한 명분과 우리의 교육현실에 제대로 맞아떨어질 수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혼란을 부추기고 역기능을 초래할지 입시 현장에서 많은 진학지도 교사와 수험생, 학부모들을 만나보면서 느낀 점을 솔직담백하게 담아내고자 한다. 확률과 통계·화법과 작문 선택, 대입 불리 가능성 올해 수능부터는 국어·수학 영역에서 특정 선택과목으로의 쏠림 현상이나 선택과목 간 유·불리 문제가 완화될 수 있도록 선택과목 점수 조정을 통해 최종 점수가 산출되어 제공된다. 구체적으로 학습 내용이 어렵고 학습 분량이 많다고 여겨지는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 집단의 공통과목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은 경우 선택과목의 점수가 다른 선택과목을 응시한 수험생들에 비해 상향 조정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선택과목 집단의 수학능력에 따라서 동일한 원점수임에도 불구하고 점수 차이가 벌어질 수 있고, 이는 곧바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의 수준과 합격·불합격까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대입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월 모의평가 결과가 발표된 이후 교육부·출제기관의 의도와는 달리 국어/수학영역에서 선택과목에 따라 대입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란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평가원은 “과목 선택을 놓고 유리와 불리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어떤 과목에 어떤 수험생들이 응시할지, 과목별로 평균 난이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나에게 해당하는 난이도와 다른 수험생에게 해당하는 난이도는 얼마나 다를지 등 영향 요인은 많다”라는 분석은 사탐/과탐 선택과목 표준점수 산출 과정에 해당하는 말이고, 국어/수학 선택과목 표준점수 산출 과정에는 해당하지 않다고 반론한다. 그러나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 등 많은 교육기관에서 2022학년도 3월 대입 모의평가를 분석해 본 결과 국어영역에서 공통과목+선택과목 원점수 100점을 기준으로 언어와 매체는 88~89점, 화법과 작문은 91~92점에서 표준점수가 131점으로 동일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또한 공통과목의 점수와 선택과목의 점수가 높고 낮음에 따라서 동일한 원점수에서 등급이 갈라지기도 하였다. 특히 수학영역에서는 원점수 100점을 기준으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의 표준점수는 150점, 기하를 선택한 학생의 표준점수는 152점,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의 표준점수는 157점으로 동일한 100점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표준점수의 차이가 7점이나 벌어지는 현상을 보여 학교 진학지도 현장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변수가 있음을 솔직하게 고백해 본다. 다음은 수학영역의 2020년 6월 문·이과 분리형 대입 모의평가와 2021년 3월 문·이과 통합형 대입 모의평가 결과이다. 참고자료로만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 위 결과를 토대로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문·이과 통합형 수능 전에 ‘수학 가형’을 선택한 학생들은 문·이과 통합형 수능에서는 대부분 미적분·기하를 선택할 것이고, ‘수학 나형’을 선택한 학생들은 대부분 확률과 통계를 선택할 것이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향후 대입의 결과가 인문·자연 진로 희망계열에 따라 수학선택과목의 영향력이 대단히 클 것이란 전망을 하면서도 3월 모의 평가는 재학생 위주의 시험이고, 6월 모의 평가는 졸업생이 다수 포함된 사실에 다소 조심스런 마음을 담아본다. 끝으로 졸업생이 다수 참여하기 시작하는 6월, 9월 대입 모의평가와 2022학년도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국어·수학영역의 응시현황을 분석해 보면서 다가올 입시를 전망해보고자 한다. 위 통계에서 살펴보면 6월, 9월 모의 평가와 실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선택과목별 응시자 비율이 1~2%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지만 언어와 매체, 미적분, 기하과목의 선택 학생 수가 꾸준히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이 과목을 선택한 그룹의 공통과목 평균점수가 다른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보다 높게 나오고, 선택과목의 평균점수가 동일그룹보다 높게 나오면 원점수가 똑같더라도 표준점수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수능에서 확률과 통계, 화법과 작문을 선택한 고3 재학생 인문계 진학 희망 학생들의 대입 불리 현상은 더욱 커질 것이고, 수능 최저학력기준 통과도 상당히 부담스러워질 것이다. 또한 등급과 백분위, 표준점수를 기반으로 치러지는 대입 정시전형에서 이과 성향의 학생들이 인문계열로 진로를 변경하여 한두 단계 높은 수준의 대학으로 응시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예측된다. 이는 입학 후 진로변경을 자유롭게 해주는 대학이 많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학교 진학지도 깜깜이 ... 모의평가 분석 결과 공개해야 대학입시는 어쩌면 관련된 수많은 통계와의 보이지 않는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순간순간의 경쟁률, 모집단위 인원의 변화, 최초합격선, 최종합격선, 추가합격비율 등이 때로는 실력보다 운이라는 이름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특히 올해는 국어영역과 수학영역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여 수능을 치르냐에 따라 동일한 점수를 받았는데도 표준점수의 차가 예상보다 크게 벌어질 수도 있고 미세하나마 백분위의 차이도 예상되다 보니 고교, 대학, 수험생 모두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혼란한 상황임이 현실이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상황이지만 수능은 결과라는 뚜껑을 열어봐야 예측할 수 있는 일이고,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 될 일이다. 다만 학교 현장에서 그때그때 제대로 된 진학지도를 해나갈 수 있도록 감독기관인 교육부와 평가기관인 평가원이 매번 시행되는 모의평가 결과를 선택과목별로 표준점수, 등급분포, 백분위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여 학교 진학지도 현장에 제공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 대입을 치르는 모든 수험생, 학부모, 지도교사들의 행운을 빈다.
자연과학과 인문학적 지식을 함께 갖춘 ‘융합인재’가 최근 주목받는 가운데 교육전문가들은 “융합인재가 되기 위한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독서”라고 모두 말한다. 하지만 TV나 스마트폰 등에 빠져 책을 멀리하는 초등학생들의 독서지도는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면 융합인재가 되기 위한 독서법은 무엇이고 학교에서 이것을 어떻게 지도할 수 있을까? 융합인재로 우리의 아이들을 키우는 데 이른바 ‘기획독서’가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기획독서란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와 장르의 책만 읽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균형 있게 읽는 독서방법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취미 독서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시름하면서 알아가는 독서법이다. 최재천 교수는 21세기는 다양한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통섭형 인재의 시대라고 말하며 여러 영역의 지식을 쌓으려면 취미로 하는 독서 대신 ‘기획 독서’가 필요하다 한다. 정년이 사라진 시대, 일생 동안 몇 번의 직업을 가져야 하는 세대, 100세 연령에 탄력 있게 적응하려면 경계 없는 책 읽기와 통섭적 마인드를 갖추고 너른 독서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이미 세련되고 완벽한 상태로 다가가는 영상 이미지에 자주 노출되는 바람에 책읽기에 흥미를 못 느끼는 아이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데다, 책을 좋아해서 꾸준히 읽는다고 하는 아이들조차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아닌 잘 모르거나 술술 읽히지 않는 책은 자의적으로는 선택하지 않거나 끝까지 씨름하며 읽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독서를 위한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고학년으로 올라가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서점의 아동 분야의 베스트셀러에는 대부분 흥미 위주의 만화와 동화류들이 뽑히고 있으며 도서관에는 해마다 최근 이슈가 되는 수많은 유익한 주제를 담고 있는 책들이 들어오고 있지만 이용률은 처참하다고 할 만큼 낮은 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느끼며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도서관 이용이 어려워지는 시국이지만 고학년 아이들에게 새로운 독서의 장을 열어주어야겠다는 마음으로 혼자서는 선택도, 지속도 어려운 비문학책 읽기를 시도해보기로 하였다. 그중 예비 중학생이 되는 6학년들에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와 자신의 생각을 확신 있게 펼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도록 ‘기획독서’를 시도해 보았다. [PART VIEW] 도서 선정 과정 매년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책들 중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가 가장 고민이 되었다. 충분히 자신의 관심사가 뚜렷한 6학년의 경우 한 권의 책을 선정해서 쥐어주기보다 스스로 여러 문제들에 대해 알아보고 관심 있는 분야를 고르도록 할 때 독서 교육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 생각되어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 시리즈물을 알아보게 되었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준 책으로 최근 10년 정도 국내외적으로 가장 이슈가 되는 주제들로 계속해서 출판하고 있는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시리즈 (내인생의 책)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일단 문학류가 아닌 책들에 겁을 내는 아이들에게도 무리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100페이지 안쪽의 도전해 볼 만한 분량을 가진 책이다. 또한 시사 상식에 관심이 없거나 배경지식이 없는 아이들이 보아도 쉽게 이해가 될 만큼 흥미로운 주제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의 주된 흐름에 대해서 편견 없이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전문용어들이 내용 전반에 많이 들어가 있지만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단어 설명이나 해설이 잘 되어 있는 것도 강점이라 할 수 있는 것 같다. 또한 80권이 넘는 시리즈물이기 때문에 충분히 원하는 이슈를 고를 수 있으며, 독서토론에 용이하고, 더 나아가 이 프로그램 이후에도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다른 책들까지 흥미를 가지게 되어 독서를 확장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선택하게 되었다. 수업 계획 총 7차시로 구성된 수업은 모둠별로 같은 책을 선정하였고, 코로나 상황 속에서 불가피하게 원격수업과 대면수업 둘 다 병행하는 블렌디드 수업으로 진행되었다. 수업 진행 기획독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 1차시 수업 _ 책 선정 기획독서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나누며 흥미를 가지고 시작할 수 있었다. 어린이들은 83권의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시리즈 책의 목록을 받고 관심 있는 주제 분야를 탐색하였다. 실물을 실제 볼 수 있도록 비치하여 실제 내용까지 간단히 살펴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모둠별로 자유롭게 고르되 1, 2 순위까지 주제를 선정하게 하여 되도록 겹치지 않도록 선택하였다. 반별로 총 6개의 주제들이 다양하게 선정이 되었다. 사형제도나 소년법, 안락사 문제를 다룬 책들은 여러 반에서 동시에 선정되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선택한 도서는 각자 개별 구입하여 읽도록 하여 반별로 겹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 2~3차시 수업 _ 책읽기 모둠별로 선택한 책은 개별적으로 준비하여 같이 읽도록 하였다. 조금 어려운 주제의 책이다 보니 모르는 용어는 찾아보거나 부록에 실린 용어 설명을 참고하며 이해하도록 지도하였다. 40분 수업에 20~30페이지 정도(목차로 볼 때 1~2개 정도 분량)를 함께 읽었다. 진지한 내용이다 보니 평소와 달리 조용한 분위기에서 집중하는 모습이 놀라울 정도였다. 간단하게 중요 내용을 요약하여 정리한 후, 최종 5분간은 오늘 읽은 내용 중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을 모둠별로 나눈 후 정리하였다. 이를 통해 읽은 내용들을 글로, 말로 정리하며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원격수업에서도 각자의 책을 가지고 가서 읽고 정리한 다음 모둠별로 소그룹 방을 열어 나누는 활동을 하고 정리할 수 있었다. ● 4~5차시 수업 _ 토론 책을 다 읽은 후 모둠별로 토론주제를 선정하고 토론을 하였다. 책 속에서 찬반 토론이 가능한 여러 논제를 찾아보도록 하고 그중 1가지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디베이트 월드 이슈 시리즈’라는 부제답게 이 책들은 토론을 위한 논제를 찾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양쪽 입장에서 치우침 없이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대면 수업 때 모둠별로 토론 주제를 선정한 후 다음 원격수업에서 이어 토론을 진행하였다. 학생들은 찬성과 반대 입장을 선택하여 책을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또 부족한 내용은 즉시 인터넷이나 다른 책을 참고하여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도록 하였다. 어린이들이 아주 진지하게 또 열정적으로 토론에 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원격수업으로 진행된 모둠별 토론은 한 교실에서 와글와글 떠들며 집중하기 어려웠던 교실 수업보다 4~5명이 집중해서 토론을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과정 중 자신의 의견을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적인 자료들까지 서로 화면을 공유하며 나누고 그 내용을 클래스룸 상의 문서나 패들렛 등을 이용하여 즉시 정리하는 것을 보며 새삼 스마트 기기를 빠르게 활용하는 어린이들의 위력을 체험할 수 있었다. ● 6차시 수업 _ 글쓰기 어린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시간이지만 마지막 활동으로 그동안 읽고 나누고 토론했던 것들을 종합하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보는 주장하는 글쓰기 시간을 가졌다. 주장하는 글쓰기의 목적 및 특징을 설명한 후 그동안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논제를 가지고 글을 써 보도록 하였다. 보통의 경우 한두 줄도 한참을 걸려 쓰던 아이들도 지금까지 읽고 정리한 책의 내용을 복습하고, 친구들과 토론한 내용들을 가지고 정리를 하도록 했더니 제법 자신의 입장에 분명한 근거를 달아 내용을 정리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모든 모둠이 책의 내용 및 토론 주제 등을 나누며 간단히 발표하고 대단원의 기획독서를 마칠 수 있었다. 수업을 마치며 과연 기획독서를 통해 어린이들은 어떤 유익을 얻었을까? 활동지 마무리에 그동안의 기획독서에 대한 소감을 써 보도록 하였다. 이번 기획독서는 어린이들로 하여금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어려운 주제에 대한 책을 읽어냈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평소 문학 중심에 치우친 독서취향을 가지고 있던 어린이들이 비문학책에도 관심을 갖게 해 주었으며, 감상을 넘어선 분석하며 책을 읽는 좋은 태도도 갖게 해주었다. 또한 토론과 글쓰기까지 한 권의 책을 계속 곱씹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이 분야에 대한 상당한 지식뿐 아니라 확실한 자기 입장과 생각을 나타낼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었다. 늘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느냐에만 관심을 가졌을 때는 알 수 없었던, 한 권을 제대로 읽고 정리하는 활동들을 통해 자신의 지식의 영역이 넓어지는 가슴 뿌듯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특별한 독서활동이었다. 처음 시도하는 교사에게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한 탐색을 하며 폭넓은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었으며 앞으로도 아이들과 더 새로운 세계로 독서를 통해 나아가고자 하는 도전의식을 갖게 해준 뜻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