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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자율연수 보조금 지급과 여성교원들의 전문직 임용이 점차 확대되고, 교원연가보상비 지급(전북)이 추진될 전망이다. 경남·전북·제주교련과 해당지역 교육청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2001년도 하반기 단체교섭 사항에 각각 합의했다. 다음은 3개 시·도별 주요 합의사항. [경남]소규모 학교의 교감배치를 확대하고 수업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주간대학원 수강을 위한 외출, 조퇴, 연가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농어촌학교의 근무경력 가산점을 조정하고 교원연수학점 평점의 연도별 상한점수와 총 상한점수의 폭을 하향 조정한다. 경남교련(회장 정찬기오)과 교육청(교육감 표동종)은 지난해 12월 28일 도교육청 소회의실에서 2001년 하반기 단체교섭·협의를 갖고,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48개 항의 교섭사안에 합의했다. 양측이 합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원연수=교원들의 전문성 신장을 위하여 교원자비연수보조금을 지급하고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연구대회와 교육자료전 지원금의 예산 배당을 위해 노력한다. 교원해외연수 기회 확대, 각급 학교의 장학지도 빈도 완화, 교과연구회 중심의 교원연구활동을 지원한다. 도 교육청 주관 자격연수 시 경남교련이 추천하는 강사를 배정하도록 노력. 교원 개인별 연구실적에 대한 전보가산점 혜택 유효일자를 융통성있게 조정. ▲여교원 =출산휴가 기간을 교육감 재량권으로 최대한 활용토록 한다. 여교원의 전문직 임용 확대 노력, 교원자녀 탁아시설 설치 공동노력. ▲근무여건 및 복지=도서벽지 '라'지역과 면지역 농어촌학교 근무경력 가산점의 점수 차 조정, 교원근무시간의 학교별 탄력적 운영, 사범계열 대학생 공익근무요원 및 업무보조원 단위학교 배치 확대, 교실 냉·난방시설 확대, 도서·벽지 단위학교 사택 현대화, 무주택 교원의 전세·주택 구입자금 마련 지원 요청, 학교안전사고 발생 시 교원보호책 강구, 현장교원 업무간소화, 위험도 높은 교내청소의 용역화, 중등 소규모학교의 교장-교감 업무조정, 교직원 휴게실 및 탈의실 설치-보완, 부부교원의 시·도간 교류 확대, 교원 정기전보 조기 발표, 과학실험보조원 및 교무보조원 배치 확대, 교권침해사건의 언론보도 공동 대응, 교원 문화시설 이용료 할인혜택 제공 노력. ▲유아교육=공립 단설 유치원 설립을 연차적으로 확대하고 신설 초등 병설유치원의 전용공간 확보 노력, 초등병설유치원 운영비 현실화 및 환경 개선비 신설 지원, 공립유치원 학급당 원아정원 연차적 하향 조정, 공립유치원 업무보조원 배치 검토, 공립유치원 급식비 지원 위한 법적근거 마련 공동 노력. ▲보건교사=보건교사의 도교육청 파견근무제 도입, 중등학교 및 농어촌학교 보건교사 배치확대 노력. ▲기타=교원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에 관련된 각종 위원회에 경남교련 회원참여 보장, 교원승진규정의 명부작성권자 인정경력 및 실적항목 신설 검토, 정보화 관련 공인자격증 가산점의 등급별 점수 차 조정, 교실수업용 기자재·교재의 점검-보완-지원, 학교의 컴퓨터사용연한 하향 조정, 스승의 날 기념행사 특별예산의 합리적 집행, 교육청-교련간 자료 교환, 교련회비 일괄 공제, 시 지역 주변 사립학교 및 실업계 고교 살리기. 자세한 합의사항 전문은 경남교련 홈페이지 참조(knfta.or.kr). 교섭·협의에는 교련에서 정 회장 외 김규원 중등부회장, 백종흠 중등교원 대표, 전성원 초등교원대표, 조영자 유치원교원 대표, 손경희 양호교사대표, 류유현 도 사무국장이, 교육청에서는 표교육감 외 옥채환 기획관리국장, 강국일 초등교육과장, 이송재 중등교육과장, 강인섭 교육정보화과장, 이인권 총무과장, 한태열 학교운영지원과장이 각각 참석했다.
충북교련은 12월 29일 충북교련회관에서 대의원회를 열고 김천호 청원교육장(사진)을 제30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김회장은 당선 직후 "여교원들의 교원관리직 참여 기회를 확대하며 교원들이 안심하고 학생지도에 전력할 수 있도록 후생복지에 전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능한 고문변호사 및 지역유지를 자문·지도위원으로 위촉하여 교련회원들의 권익보호와 충북교련 사무국의 기구 및 인사를 효율적으로 조정하여 회원들에게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회장은 청주사범학교와 청주대학교를 졸업하고 충남대학교에서 교육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캐나다 주재 한국교육원 원장과 충북교육청 초등교육과장, 한국교총 전국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신임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충북교련은 김정현 진천 상산초 교사와 권영동 청주동중 교사, 이종걸 충주대 교수 등 3명의 부회장을 함께 선출했다.
교실붕괴, 유학이민, 조기교육 열풍에 이어 평생교육의 출발점인 유아교육마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집단간 이해갈등으로 유아교육법이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고 만5세아 무상교육비 지원이 공사립 유치원간 갈등의 불씨로 떠올랐다. 조정 역할을 해야할 교육부와 복지부가 오히려 힘 겨루기를 벌이며 유아교육을 팽개친 동안 믿을 데 없는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혀 길이를 늘여가면서 조기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철학도 없이 방향을 잃고만 유아교육의 파행 속에 어린 싹들이 잘려나가고 있다. ▲국가의 의지가 없다 현 정부 출범 때부터 100대 개혁과제로 꼽힌 유아교육법 제정 문제가 지난 4년간 소모적인 논쟁만 거듭하며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것은 향후 유아교육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다. 97년 유아교육법안 발의로부터 따지면 무려 5년이다. 만 3∼5세 어린이가 다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해 `유아학교'로 전환하고 만 5세아에 대한 무상교육을 실시하며 맞벌이 부부를 위해 탁아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 법은 `유아학교' 체제에서 탈락할 학원들의 생존권 투쟁과 관할권을 잃게 될 보건복지부가 교육인적자원부와 끝없이 갈등하면서 표류하고 있다. 이것은 3∼5세 대상의 유치원은 교육인적자원부가 관할하고 0∼5세 대상의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는 중복 평행체제에 기인한다. 동일한 연령대의 유아를 두고 두 부처가 별도의 정책과 시설확충 계획을 세우고 경쟁하면서 진정한 `교육'보다는 학부모가 원하는 파행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불필요한 중복투자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관리 이원화의 또 다른 문제는 유아교사의 학력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 나정 연구위원은 "대체로 4년제 대학출신은 공립유치원에, 2년제 대학출신은 사립유치원과 공립보육시설에, 1년 과정의 보육교사 교육원 출신은 민간 보육시설에 근무해 기관에 따라 교사와 교육의 수준이 다르다"면서 "교육과정도 양성기관에 따라 교육 또는 보호에 치우쳐 있어 교육과 보호를 통합해 가는 선진국의 추세를 거스르고 유아에게 불평등한 교육을 제공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유아교육계에서는 "교육과 보육을 통합한 유아교육법을 조속히 입법화하고 교사 양성과 관리체제를 교육부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앙대 이원영 유아교육과 교수는 "보건복지부는 0∼2세아를 3∼6개월 단위로 편성해 발달단계에 맞는 영아보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설과 환경을 구축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교육 죽이는 무상교육비 올해부터 저소득층 자녀에 지원되는 만5세아 무상교육비를 놓고 국공립 유치원은 "사립유치원만 우대해 병설유치원은 폐원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유는 `수업료' 지원 방식 때문. 사립의 수업료에는 급식비, 차량비 등이 포함돼 대부분 원아 1인당 10만원의 지원비를 받지만 공립의 수업료에는 차량비, 급식비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월 5000원∼3만원 정도의 지원비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편리성과 경제성을 따지는 학부모들이 공립에 자녀를 보내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2002학년도 원아모집을 시작한 일부 공립유치원에서는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정원을 넘어 추첨으로 입학자를 결정했다는 안산 A초 병설유치원은 올해 정원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홈페이지에는 "퍼주기 퍼먹기 식의 지원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설립한 병설유치원이 고사위기를 맞아 유아교육도 사교육에 의존하게 될 판"이라는 공립유치원 교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공립은 `환경' 사립은 `임금' `국가인적자원개발의 출발'이라는 구호가 부끄러울 만큼 유아교육 현장의 근무여건은 크게 낙후돼 있다. OECD 국가들은 평균 교육부 예산의 7%를 유아교육에 투입하고 있지만 우리 나라는 1.17%에 불과하다. 대부분 초등교실을 사용하는 병설 유치원 형태라 책걸상과 칠판 높이, 천장, 창문, 같이 사용하는 급식실이 유아의 신체발달과 맞지 않는다. 화장실도 마찬가지여서 유아용 좌변기는 거의 없는 상태다. 지방, 도서벽지 병설유치원은 교실까지 노후화 된데다 2킬로미터 내외의 통학거리에도 버스운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종일반도 시도평가 등 실적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최소한의 시설인 바닥 난방시설, 유아샤워실, 침상·침구조차 갖추지 못하고 일용직을 채용해 오후반을 관리하는 경우까지 있다. 자연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교육을 사립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단독(단설) 공립유치원을 대폭 늘려 유아교육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우수 교사를 확보하는 것이다. 또한 증가 추세에 있는 취업모의 유아들을 교육하기 위해 종일반 확대운영이 시급히 요청됨에 따라 종일반 전담교사를 배치하는 한편 종일반에 맞는 시설환경을 갖추고 유아도 초등생처럼 급식비를 면제받도록 급식법 개정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립유치원도 교육환경이 열악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무엇보다 교사들이 아르바이트 학생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있어 사명감과 긍지를 잃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부산의 경우 공립의 평균 교사급여가 220만원 내외인데 반해 사립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8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구지역 사립유치원은 보조교사를 채용한 147곳 중 48.3%인 71곳이 매월 최저임금인 47만4000원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인적자원부 이정권 유아교육지원과장은 "이런 대우를 받는 교사에게 양질의 교육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향후 사립유치원들을 법인화 하도록 유도해 사립유치원 교사에게 인건비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혜손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은 "결론적으로 도시와 지방, 국공립과 사립,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따라 차이가 있는 교사의 자격, 임금 격차, 시설 수준 등 교육적 불평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기관을 평가하고 행재정적 지원대책을 세우는 유아교육기관 평가 시스템이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 사교육 조장하는 학원법 미술·음악학원 등 유아대상 학원의 만5세아에게도 국고를 지원하도록 하는 `학원의 설립 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분쟁의 불씨로 살아 있다. 지난해 11월 12일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에 대해 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학원에서 유사 유치원 교육을 하는 행위는 초중등교육법상 위법인데다 국가가 혈세로 사교육비를 지불하는 꼴"이라며 철회 성명을 냈었다. 실제로 지난해 유치원생 1인당 월 평균 교육비는 12만 6000원이며 30만원 이상도 11.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학원법까지 개정되면 사교육만 비대해질 것이란 예측이다. 서울 M초등교 병설유치원감은 "공교육조차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마당에 국가가 사교육비를 지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2월 1일 동신(5학년)이와 은정(3학년)이네 집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 교장선생님이 직접 가정을 방문하는, 시골에서는 제법 거창한(?) 행사였다. 다름아닌 ‘효행의 집’ 문패달아주기. 이날 박영철 교장은 손수 문패를 달아주고, 남매의 어깨를 두드리며 효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마산초등학교는 효의 생활화를 교육목표의 첫 번째 덕목으로 삼고 있다. 이를위해 한 가지씩 효행실천하기, 효행독서, 조상들의 뿌리알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운영한다. 이러한 과정의 마지막 단계로서 매년 2학기 말미에 문패달아주기 행사를 갖는다. 그 문패를 통해 효의 의미를 내면화하자는 것이다. 이학교가 새삼스럽게 효를 강조하는 것은 효교육이 인성교육에 더없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다. “부모와 윗사람을 존경할 줄 알면 다른 사람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됩니다. 효 교육은 인성교육의 출발입니다.” 박 교장의 설명이다. 가정과 함께 하는 교육 이러다 보니 교육의 장이 가정으로까지 자연스럽게 확대된다. 이른바 가정과 함께 하는 교육이다. 그렇다고 전 가족이 동원돼야 하는 어려운 문제를 내주고 풀어오게 하는 것이 아니다. 가족 구성원간에 대화의 자리를 많이 가지게 하고 서로에 게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먼저 매월 한 번씩 ‘우리 가족 토론의 날’을 가지도록 지도하고 있다.한 주제를 놓고 전 가족이 모여 토론을 하고 그 결과를 학교에서 보고하게 한다. 가족끼리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토의하며 합리적으로 해결해 가는 과정을 통해 부모는 아이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리고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와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매달 한 번씩 부모님께 편지쓰기와 자녀에게 편지쓰기도 한다. 이때 아이는 부모에게, 부모는 아이에게 말 하지 못했던 속내를 털어놓으며 이해심과 사랑을 키워간다. 가족신문만들기도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매우 쑥스러워 했지만 횟수를 거듭하면서 익숙해졌습니다.” 최은식 교감의 말이다. 교사들도 전교생과 학부모들에게 생일 축하카드를 보내준다. 병설유치원에서는 유아들을 전일제로 돌보며 학부모들의 생업을 지원하고 있다. [PAGE BREAK]눈높이 교육과정 운영 마산초교의 전교생은 분교를 포함해 66명밖에 안 된다. 한 학년이 10명 내외로개별학습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점을 살린 것이 맞춤형교육과정이다.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주간별 학습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이때 교사는 아이들의 능력과 수준에 맞도록 3단계로 구분하여 지도한다. 기초·기본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과제도 능력별로 제시하여 점검한다. 물론 다양한 상장제도를 활용하여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토의·토론 학습도 다양하게 전개한다. “만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시골 아이들에게 사고력과 발표력을 키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 교과에 한정시키지 않고 교과 활동에서 공동 작업,협의, 토론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박 교장은 토론식수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교사들이 직접 특기·적성교육 농어촌 소규모 학교들이 소홀해지기 쉬운 것이 특기·적성교육이다. 지역적·재정적 취약성 때문이다. 하지만 마산초교는 교사들의 적극성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한 교사가 한 프로그램씩 맡아 지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분교장 교사들까지 참여한다. 여느 도시학교처럼 프로그램이 다양하지는 못하지만 컴퓨터, 판소리, 미술, 무용, 합창, 수학, 군고 등 제법 알찬 편이다. 교사들도 학생들에게 질높은 교육을 하기 위해 자기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퇴근 후에는 학원에서 연수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프로그램에 임하는 학생들의 자세도 남다르다.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3학년 동훈이가 기자 앞에서 보여준 판소리 솜씨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교사들 스스로 자신들의 전공과 특기를 살려 특기·적성교육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올 2월 정년퇴직을 앞둔 박 교장은 교사들의 열의를 고마워했다. 통학버스로 등하교 시내에서 차로 15여 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마산면은 해남에서 제법 큰 면으로 통했다. 초등학교만도 분교장 1개를 포함해 5개교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마산초등학교와 학생수가 12명이 전부인 분교장이 하나 있을 뿐이다. 급격한 도시화의 물결과 농어촌 경제의 구조변화 속에 마산초등학교의 학생수도 급감했다. 넓은지역에 흩어져 있는 학생들은 학교통학버스로 등하교 한다. 1978년 졸업생으로 학생운송을 담당하는 민관홍 씨는 “당시 학생수가 600명을 넘어섰는데, 지금은 1/10 이하로 줄어들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11월경이면 학생수가 특히 많이 줄 어든다. ‘중학교는 읍내에 있는 큰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학부모들이 6학년말경에는 해남시내 학교로 아이들을 전학시키기 때문이다. 지난 11월에도 10명이 학교를 옮겼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6학년 학생수는 2명뿐이다. “교통편의 발달과 함께 농어촌 소규모 학교에 대한 편향된 시각 때문인 것 같다.”는 6학년 담임 김용호 교사는 학생수 감소를 걱정했다. 노력하는 만큼 학교는 변한다 불과 2년여 전까지 마산초교도 폐교의 위기에 직면한 적이 있다. 당시 부임한 박 교장은 외부의 재정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백방을 뛰어다녔고, 교사들은 교육내용의 내실화에 힘을 쏟았다. 이러한 학교의 노력에 학교운영위원회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위원장으로 학교지원에 앞장서온 이순배 마산우체국장은“학교 시설과 환경이 새롭게 바뀌었고, 학부모들도 교육내용에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작년초 이 학교는 도교육청으로부터 새학교문화창조 연구학교로 지정됐다. 그리고 지난 10월 22일부터 25일까지는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학교평가를 받았다. 평가위원들이 방문하여, 관찰과 면담을 통해 이루어진 평가에서 교육활동, 교육지원활동, 학교교육목표 및 발전 노력 등 전 부문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영규(서울고 교사) 선진 문물을 배워서 국가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뜻있는 청년들이 선진국에 유학하는 일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던 것으로, 해외 유학은 저 멀리 고대 신라의 숙위학생(宿衛學生)으로부터 최근의 국비 유학생에 이르기까지 국가적 교육 사업의 일환으로도 이루어져 온 바가 있다. 더욱이 오늘날과 같이 세계화의 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 해외 유학은 권장하여야 할 사항일 수도 있다. 그리하여 최근에는 국내의 많은 대학들이 국제화, 세계화를 표방하며 외국의 유수한 대학들과 자매 결연을 맺고, 우수 학생들의 외국 대학에서의 수강과 학점 이수를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며 행정적,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가 교육이민이니 조기유학이니 하는 해외 유학의 한 형태를 사회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이유는, 그것들이 오늘날 우리 나라 내부의 교육 문제, 나아가서는 사회 문제와도 깊이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중등교육의 현장에서 진학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한 교사의 입장에서 이들 기형적인 해외 유학에 대하여 언급해 보고자 한다. 교육이민의 실태 최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교육이민이나 물의를 빚고 있는 조기유학 등은 그 형태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우리 나라의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자녀들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데 공통점이 있다. 즉,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과 개성을 충분히 계발 육성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나라 중등교육의 구조적인 취약성, 과도한 대학입시 경쟁과 그로 인한 막대한 사교육비(私敎育費) 부담 등이 그 주요 원인이다. 그리고 이는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최근의 구제 금융 시대의 사회·경제적 불안이나, 혹은 반대로 일부 계층의 경제력 향상과 맞물려 더욱 촉진되어 왔다. 그런데 사실 교육이민은 일선의 단위 학교 입장에서 보면 극히 드문 현상이었다. 그리고 교육이민은 대체로 구제 금융 시대를 겪으면서 사회적,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불안감을 느낀 중산층 가정을 중심으로 일부에서 나타난 현상이며, 따라서 거기에는 순수하게 자녀의 교육 문제만 개재되었다고 보기는 힘든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이 교육의 문제가 되는 이유는,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우리 나라의 국민적 정서로 볼 때, 가정의 경제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있다면 얼마든지 자제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점 때문이다. 초등학교부터 과외 공부로 밤늦게까지 시달려야 하는 아이들, 가계(家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막대한 사교육비 부담, 천편일률적인 학교의 교육과정과 학교 폭력, 무상하게 변하여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교육 제도, 입시지옥으로까지 표현되는 대학입시 경쟁, 그리고도 보장되지 않는 자녀들의 장래, 이런 것들로부터 자신의 자녀들을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인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학부모 및 학생들과 진학 상담을 해 보면,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자녀가 학업과 재능면에서 우수성을 보이는, 그리하여 잘만하면 자녀가 얼마든지 안정된 직업과 지위를 획득할 가망성이 높은 경우에도, 능력이 있고 여건만 된다면 언제라도 교육이민을 감행할 각오가 되어 있는, 말하자면 잠재적(潛在的) 교육이민 가정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사태의 심각성은 어느 교사도 그런 부모들을 말리고 싶지 않을 만큼 우리의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에 있다. [PAGE BREAK]조기유학의 실태 그런데 지금 현재 교육이민보다 더 심각한 것은 조기유학의 문제이다. 조기유학은 이른바 세계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초등학교에서도 영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조기 영어 교육의 붐이 일면서 보다 더 심화되었는데, 이는 최근 서울의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성행하고 있으며 갈수록 도를 더해 가도 있다. 조기유학뿐만 아니라, 방학 때만 되면 밀물처럼 미국, 호주 등지로 나가는 초등학생들의 영어 연수 행렬도 도를 지나치고 있다. 미국 등이 재정적으로 부담스러운 가정에서는 필리핀 등지로 보내는 경우도 있는데, 얼마전에는 필리핀 마닐라에 신학교를 설립 운영하고 있는 한 목회자가 한국에 있는 그 대학(이 대학에는 현재 173명의 학생 중 28명이 한국 학생이다.)의 학부모들과의 면담 겸 신입생 모집을 위하여 내한한 일도 있다. 작년에는 조기유학으로 미국의 명문 H대에 입학하여 뛰어난 학업 성적을 거둔 왕년의 명배우 N씨의 아들이 그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한 때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일이 있었다. 최근에는 유명 개그맨 S씨의 두 자녀가 조기유학하여 뛰어난 학업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여 세인(世人)의 부러움을 사기도 하였다. 이제 한국의 부모들에게 있어서는 그러한 자녀가 가장 이상적인 자녀상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그리고 그러한 자녀의 성공이 부모들에게 있어서도 인생 최고의 성공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리하여 오늘날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웬만한 중류층 가정에서는 연수든 여행이든 자녀들을 해외에 내보내서 경험을 쌓게 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으며, 마치 그것이 마치 필수 교육과정인 양 여겨지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의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 중에는 방학중 해외 연수를 못 가서 열등감을 느껴 본 적이 있다는 학생이 상당히 있다고 한다. 아동들의 해외 어학 연수는 종종 조기유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문제는 무분별한 부모들의 과욕으로 인하여 자녀들의 능력과 소질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국가관이나 가치관도 채 정립되지 아니한 어린 자녀들이 조기유학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기유학의 근본 원인은 물론 중등교육의 정체성(停滯性)과 비효율성 등 우리 사회 내부에 있다. 그러나 작금의 조기유학은 반드시 공교육(公敎育)에 대한 불신에만 원인이 있는 것도 아니다. 기성 세대의 출세 지향적 가치관과 물질 만능주의, 이기주의 등 국민적 의식에도 커다란 원인이 있는 것이며, 경제적 부가 일부 계층에 편중되면서 심화 확대되고 있는 우리 사회 상류층의 병리 현상이기도 하다.
이현청(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근자에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조기유학의 붐이 일고 있고, 이에 따른 한시적 가족 해체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는 자녀교육 목적으로 교육이민을 떠나는 가정도 늘고 있다. 이러한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한마디로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한 실패론자들은 한국의 교육현장을 ‘학교붕괴’ ‘교실붕괴’ ‘교단붕괴’ 등으로 표현하면서 공교육의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와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는 실제적으로 외국 교육제도하에서 자녀들의 교육을 시키겠다는 부모들의 ‘탈한국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기유학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교육인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 나라 총 유학생 15만7천여 명 중 ’97년 이후 2001년까지 약 55,222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지나친 조기유학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서나 우리 나라 교육의 미래를 위해서 결코 바람직한 일만은 아니다. 조기유학을 통해 교육기회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획일화된 입시위주 교육 때문에 신장시킬 수 없었던 잠재 가능성을 개발하는 장점도 없지는 않으나 지나친 조기유학이나 무분별한 교육이민은 결국 우리 나라 공교육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21세기는 ‘보내는 유학’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받아들이는 유학’이 더 중요시되는 ‘교육이동의 세기’(century of educational mobility)이다. 이 점에서 볼 때 교육이민과 조기유학의 원인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결코 방관할 일도 아니며 대책이 시급한 사회문제라 볼 수 있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원인 흔히 우리 나라 교육현실을 가리켜 ‘교육포기’와 ‘공교육 탈출’이 극도로 팽배한 교육일탈의 장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현실은 올바른 교육활동의 저해를 의미하며 학생들의 경우 학습의욕을 상실하거나 학교체계에 부적응한 상태이고 교사들 또한 학생들과의 문화적 세대격차와 함께 신인류적 사고를 지닌 학생들에게 전통적 교육 방법을 적용할 수 없어 교육 포기상태에 빠져있는 현실이 오늘의 교육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공교육의 현실은 결국 공교육의 신뢰를 떨어뜨려 사교육 기관에 의존하거나 이것도 부족한 경우 조기유학을 택하게 된다. 물론 조기유학이 해법이 아니라는 일부 학부모들의 경우는 아예 교육이민을 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원인은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공교육 부실 현상과 사교육비 증가 우선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의 첫 번째 원인으로서 초·중등 교육의 위기와 교실붕괴 현상을 들 수 있다. 특히 대입준비에 치중하는 중등교육에 대한 신뢰 실추를 들 수 있다. 암기식 입시 위주교육으로 비판을 받아왔던 우리 나라 중등교육은 이제 수업자체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교실붕괴’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러한 교실붕괴 현상은 일부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등교육 전반에 걸친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실버만(Silberman, 1970)은 이러한 교육의 위기를 구조적 정책적 문제로 진단하면서 학생들에게 순종과 침묵을 강요하므로써 자발성과 창의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평등 기제로서의 공교육의 위기는 교실과 학교의 현실을 무시한 교육개혁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또한 스티븐슨(Stevenson)과 스티글러(Stigler, 1994) 역시 미국교육의 위기는 훈육의 부재와 학부모 등 가정 역할의 붕괴, 학교체제의 비효율성, 그리고 교사들의 동기 부족 등 구조적 틀 속에서 기인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교실위기의 문제는 효율적인 수업활동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으로 총칭할 수 있으며 학생의 동기부족과 교실 내 행동상의 일탈, 교사의 의욕상실, 교과 내용이나 방법상의 결함 등 제반요인들이 복합적으로 문제상황을 야기한 경우라 볼 수 있다. 흔히 우리에 앞서 서구사회나 일본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왕따, 원조교제, 교사폭행, 교실 내 무질서 등이 모두 교실붕괴론의 제현상이라 볼 수 있다. 흔히 21세기를 ‘지식기반사회’ ‘지식정보화 사회’ ‘사이버 사회’ 그리고 ‘학습자중심 사회’ 등으로 지칭되는 것만 보아도 경직된 교과내용과 폐쇄적인 학교체제로서는 시대적 요구와 다양한 교육욕구를 충족할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구조적 측면에서의 교실붕괴 요인을 지적해보면 다음과 같다. *지식양의 폭발적 증가 *지식 전달체계의 변화 *열린 교육시스템의 확산 *급속한 국제화의 확산 *교육이동의 가능성 증대 *교수방법의 변혁 *급격한 문화이식과 문화접변의 증대 *탈캠퍼스화의 증가 *재택학습 등 대체학습의 확대 *자율화 경향의 증대 *시장경쟁원리의 확산 *학부모의 인식 변화 *사이버체제의 대확산 [PAGE BREAK] 또한 학습참여자의 측면에서 교실붕괴 요인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교사사기의 저하 *교사 역할의 변화 *교수방법 및 절차 기법의 변화 *교사의 경쟁력 저하 *학생특성의 변화(의식, 태도, 가치) *학생의 N세대적 행동특성의 심화 *학생의 세속화 현상 확산 *교사-학생의 세대간 격차 *사교육/입시 지향적 사고의 심화 또한 교육내용의 측면에서는 교육내용 자체가 삶과 직결되지 못한 입시준비형 교육내용으로 변모됨으로써 인성교육은 물론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적 의미를 담고 있지 않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교육내용의 측면에서 교실붕괴의 요인을 지적해본다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비실용적 교육내용 *암기위주 교육내용 *쓸모없는 지식내용 *시대변화에 맞지 않는 내용 한편 교사들의 인식을 볼 때 교실붕괴 요인은 아래와 같다.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 어렵다. *교사권위가 실추되었다. *공교육체제의 위기구조가 있다. *학교 교육기능의 마비로 보고 있다. 따라서 교사의 측면에서는 권위가 실추된 점, 책임감과 긍지가 상실된 점, 사랑과 헌신이 부족한 점 때문에 교실붕괴 현상에 일조하고 있고, 학생은 학습동기가 낮고 교사에 대한 존경과 학생으로서의 순종적이고 배우는 자세가 부족하며 인내와 노력이 없어서 교실붕괴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의 직·간접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교실붕괴의 구조는 초등에서 대학까지 상호연계고리를 지니면서 구조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에서 교실붕괴의 구조를 나타낸 것처럼 교실붕괴의 현상이 있다면 중등교육에서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라기보다는 유치원, 초등교육과정에서의 예비적 과정을 거쳐 심화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부모의 교육 의식적 측면과 ‘恨풀이 교육’ 우리 나라 교육에서 먼저 논의되어야 할 사항이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하는 문제이다. 과연 우리 나라 교육에서 교육이 이토록 과열되어 있는 원인이 어디에 있으며, 이렇게 과열된 교육현상이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부차적 질문에 대한 논의도우리 나라의 교육구조와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관건이다. 과연 자녀를 위해서 교육에 헌신적으로 기여하는 부모들의 교육소원(educational wish)은 무엇이며 이 교육소원을 통해 자녀를 어떠한 방향으로 양육하고자 하는가 하는 논의가 곧 한국교육문화를 이해하는 첩경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과열교육현상은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교육의 본질적인 관점에서 볼 때에는 비정상적인 현상임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 나라 교육현실을 감안해 볼 때 ‘부모 자신들을 위한 교육인가?’ 그렇지 않으면 진정 ‘자녀를 위한 교육인가?’를 냉철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입시가 인간자격 내지는 성패의 관문이 되어 있고 학교는 ‘입시인간’ 이라는 상품의 생산장소이며 ‘입시’와 ‘공부’는 고등학교 청소년들의 삶을 가장 심각하게 지배한다. 따라서 대학입학까지의 삶은 한 가지 목적과 한 형태의 ‘강압적 정형화(定型化)’의 유형을 탈피하지 못하게 된다. 이 점에서 학생들의 경우는 성적에 대한 한(恨)이 지배되는 성적문화권에서 탈피할 수 없고 부모들 역시 자기 스스로의 교육적 소원 때문에 자식들을 통해 교육적 소망을 성취하려는 한풀이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부모의 교육소원 → 자녀의 교육소원 → 부모의 제2교육소원 → 2세 자녀의 제2의 교육소원 형태로 순환되기 마련이다. 이 점에서 우리 나라의 교육구조는 교육의 본질을 벗어난 ‘입시문화 교육사슬’의 구조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입시문화 교육사슬이 함축된 교육구조는 ‘한풀이’ 교육구조이다. 부모의 교육소원이 스스로의 교육적 ‘恨’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자녀를 통해 교육적 대리보상을 받고자하는 경향이 짙다. 이러한 부모의 교육적 ‘恨’은 소위 4과현상이라 할 수 있는 과잉교육, 과열교육, 과잉경쟁교육, 그리고 과잉보호교육으로 나타나게 되고 이러한 과도한 형태의 교육열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됨으로써 온통 대학입시에 모든 교육활동이 집중되는 왜곡된 교육문화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물론 대학입시의 성공과 실패는 인생의 실패와 성공의 도식으로 지나치게 해석되게 되고, 많은 경우 직업선택이 적성과 흥미를 본위로 한 자기성취의 의미로서가 아니라 교육실패의 결과로 인식되기도 하는 왜곡된 직업관과 연관되게 된다. 한마디로 교육학대(educational abuse)와 교육방임(educational neglect)의 양면적 교육문화를 공유해왔다. 물론 이러한 과정을 거침으로써 자녀 스스로 제2의 교육적 ‘한’을 지니게 되고 구조적 교육문화로 정착되게 된다. 우리 나라의 ‘한풀이’ 교육의 구조가 지니는 과도한 현상은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입시지옥, 입시가족, 입시문화, 입시학원 등의 기현상을 유발시키면서 결국 온 사회가 ‘교육에 취한 사회’ (educohoic society)를 면치 못하게 만든다. 학생들도 ‘시험에 취한 학생’(testholic student)이 됨은 물론 학부모 역시도 ‘과외에 취한 학부모’(tutorholic parent)의 모습을 나타내어 인격양성과는 거리가 먼 맹목적인 입시위주의 교육문화에 몰입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미성숙된 교육의식은 결국 조기유학계를 조직하는 형태로까지 발전되어 유학 도미노현상을 촉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PAGE BREAK]사교육비 부담 조기유학을 택하는 학부모들의 조기유학선택의 이유를 보면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해서라거나 입시위주의 교육탈피를 위한 이유 외에도 사교육비 부담 때문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2001년의 경우 직·간접 사교육비 규모는 16조~20조로 추정하고 있을 정도이기 때문에 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분명 조기유학이나 교육이민의 직·간접적 동기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것은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로써, 공교육의 부실과 입시위주교육구조가 엇물려 있는 데 기인한다. 이것은 결국 우리 나라 교육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부모들의 의식을 자극했을 것이며 오늘날과 같은 교육이민이나 조기유학 등의 돌파구를 찾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교육정책의 일관성 결여 우리 나라 공교육과 교육 전체를 외면하게 만든 중요한 요인들은 낮은 교사의 질, 열악한 교육여건, 입시위주 교육 등 많은 이유가 있으나 그 중에 한 요인은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일관성이 결여된 조령모개식 교육정책은 교육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로 하여금 학교교육을 불신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예측할 수 없는 교육은 자녀교육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게 만들고 결국은 도구적 수단적 준비교육에 집착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해방 이후 입시정책만 해도 크게는 14번, 세부적으로는 35번이나 바뀌었다는 사실만 보아도 학부모들이 이 나라 교육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한다고 볼 수 있다. 대학 경쟁력의 부족과 취업구조 조기유학을 보내게 되는 또 다른 원인 중의 하나는 대학경쟁력의 부족과 졸업해도 제대로 취업이 되지 않는 취업구조를 들 수 있다. 일부 부모들의 경우 우리 나라 대학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대학이나 대학원은 외국으로 유학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더구나 일류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러한 제요인들은 결국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을 택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게 된다. 외국어교육 열풍과 세계화 또 다른 요인 중의 하나는 조기 영어교육 등 외국어교육 열풍과 세계화 추세를 들 수 있다. 조기유학을 보내는 부모들의 경우, 외국어 하나라도 제대로 하도록 하기 위해 조기유학을 보낸다는 주장이 많다. 특히 우리 나라의 외국어교육열은 지나치다 못해 외국어 중독증 현상에까지 갈 정도로 확산되어 있다. 이러한 외국어교육을 위해서는 필시 사교육비가 필요하고 원어민 등 양질의 외국어교육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현실 속에서 앞서 제시한 여러 이유들과 복합되어 외국행을 택했을 것이다. 우리 나라 일부 학부모들의 외국어교육 열풍은 ‘yes 엄마’, ‘no 자녀’로 지칭될 정도로 부모와 자녀 모두 영어에 집착되어 있다는 비판이 일 정도이다. 이러한 현상은 교육이민이나 조기유학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대책 교육이민과 조기유학의 원인은 우리 나라 교육구조와 문화, 그리고 부모의 교육의식에 이르기까지 교육사회의 총체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합당한 대책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인이 있으면 어느 정도의 대책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외국교육과의 경쟁력을 배양하는 일로부터 교사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제, 그리고 부모의 교육의식의 재정립 등 총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교육이민과 조기유학의 대책은 우리 나라 교육 정상화를 위해 절실한 과제이기 때문에 단순한 논리로 해결할 수 없겠지만 공교육에 대한 신뢰회복과 학력 및 학벌 풍토개선, 그리고 대학경쟁력 강화 등 초등에서부터 대학교육에 이르는 교육시스템의 정상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교육이민, 조기유학의 대책으로서는 다음 몇 가지를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회복을 들 수 있다.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의 질을 제고하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강구되어야 한다. 교사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재교육프로그램의 내실화, 교수방법의 개선, 교과내용의 합리화, 교육환경과 여건의 개선 등 전체적인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공교육이 제기능을 할 수 있고 충분히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정비를 하여야 한다. 학급당 인원수의 감소와 교사의 충원 등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교사의 사기진작과 교사를 존중하는 풍토, 그리고 시대에 맞는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수방법의 혁신적 개혁 등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둘째는 국제화와 세계화에 부응하는 유학대체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교과과정을 국제화하는 과제와 교사의 어학 능력 배양, 외국어교육의 강화와 내실화, 국제화와 세계화에 부합되는 학교와 프로그램의 신설 등 과감한 국제화와 세계화 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 이때 유의할 점은 우리 것을 존중하고 토대로 하되 선별적으로 전략적 국제화를 추진하는 지혜라 볼 수 있다. 즉 자국화와 세계화의 슬기로운 접목을 통한 조기유학과 교육이민의 대체효과를 얻도록 해야 한다. 21세기는 교육쇄국주의도, 교육식민지주의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입시위주 교육의 탈피와 학력 및 학벌 풍토개선을 들 수 있다. 우리 나라 사회에서의 고질적인 병폐 중의 하나는 능력보다는 학벌, 학력 중시 풍토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문화 현상은 결국 일류대학과 비일류대학의 이분법적 사고를 갖게 만들어 교육자체가 도구적 수단이 되고 그 방법이 사교육을 통한 입시과열 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학력 및 학벌 풍토개선이 시급한 대책 중의 하나라 볼 수 있다. 네 번째는 대학경쟁력의 제고이다. 모든 대학의 국제경쟁력 제고 문제는 입시위주교육을 해결하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의 국제경쟁력은 결코 바람직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대학경쟁력을 제고하여 세계 유수대학들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이 되었을 때 자연 교육이민과 조기유학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정책의 일관성 유지, 국제화의 촉진을 통해 유학대체 정책의 정착, 대학 국제경쟁력의 제고, 그리고 학부모들의 의식 재정립 등의 총체적 노력이 있을 때 교육이민과 조기교육 현상은 진정될 것이다. 더 나아가 ‘보내는 유학국가’(sending country)에서 ‘받아들이는 유학국가’(receiving country)로 바뀌어질 것이다.
강석운(한겨레신문 기자) 자녀 교육 때문에 한국을 떠났거나 떠나려고 마음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 초 미국 는 서울발 특집기사에서 “자녀 교육 등을 위해 외국으로 이주하는 한국인이 크게 늘고 있다. 과거에는 가난하고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찾기 위해 해외이주를 했으나 최근에는 한국의 미래를 움직일 것으로 기대되는, 부유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해외이주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민이 아니더라도, 자녀를 선진국의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도록 조기유학을 보내는 가정도 늘고 있다. 4~5년 전만 해도 자녀 혼자 유학을 보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자녀의 뒷바라지를 위해 어머니가 대개 동행한다. 자녀 혼자 유학 보냈다가 탈선을 해 오히려 자녀를 ‘버리는’ 사례가 집중적으로 보도된 탓이다. 자녀의 장래를 위해 ‘이산가족’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 미시사가의 한 치과병원에서 일하는 김아무개(39)씨는 “1년 사이에 주변에만 이산가족 이민을 온 집이 4가구나 된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교육환경이 좋아 한국인이 선호하는 지역, 가령 캐나다 밴쿠버의 버나비나 랭리, 미국 로스앤젤레스 얼바인, 플러튼 등은 엄마와 아이들만 있는 가정이 몰려 있어 동포사회에서 흔히 ‘과부촌’으로 불리기도 한다. 성공 확률은 20~30%에 그쳐 교육이민이나 조기유학 뒷바라지를 위해 한국을 떠나든, 자녀의 장래에 대한 기대와 함께 한국 교육에 대한 실망감이 그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에서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하던 이아무개(40)씨는 2001년 초 초등학교 1학년과 5학년에 다니던 두 딸을 데리고 캐나다 밴쿠버로 건너왔다. 이씨가 보기에 학교는 그가 다니던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고, 그 실망감 때문에 이민을 선택했다. 캐나다 밴쿠버로 온 지 반년이 지나고 그 선택에 대한 불안이 없지는 않다. 아이들은 아직 영어가 익숙하지 못해 수업시간에 발표를 잘 하지 못한다. 게다가 친구도 사귀지 못해 풀이 죽어 있다. 낯선 땅에서 이씨는 아직 일을 찾지 못했다. 두 딸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려오는 일 외는 소일거리가 없다. 문득 ‘한국에서는 주류였는데, 비주류로 밀려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 이민을 결심했을 때 품었던 기대를 버리지는 않는다. “한국에서는 여자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해 사회에서 자리 잡기는 더욱 힘들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이 곳은 기회가 한국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영어 하나라도 잘 하면 아이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이런 기대를 이뤄낸 사람들도 많다. 캐나다 토론토에 사는 장재숙(55)씨는 지역 동포사회에서 교육이민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경제적으로 여유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좋은 대학을 나와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장씨는 30년 전 캐나다로 이민 왔다. 세탁소를 운영하고 주방기구 판매를 하는 등 온갖 어려움 끝에 경제적 기반을 닦았다. 큰딸은 미국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고 두 아들 가운데 한 명은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활동한다. 또 다른 아들은 토론토 대학을 다니고 있다. 장씨는 “생계를 꾸리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바쁜 와중에서도 아이들과 가능하면 식사를 함께 하면서 얘기를 나누려고 노력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일을 찾아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았는데, 그 배경에는 이런 노력이 어느 정도 일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성공보다는 실패 확률이 훨씬 높다. 7 대 3 또는 8 대 2로 실패 확률이 높다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초등학교 교장으로 일하는 수지 오씨는 “많은 사람들이 교육여건이 좋은 미국이나 캐나다에 오면 다 성공하는 줄 알고 있는데, 한국의 교육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도피하듯 온 아이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개인적 경험으로 본다면 교육 때문에 미국으로 온 아이 10명 가운데 2~3명 정도가 성공을 한다면 나머지 7~8명은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생계 몰두하다 자녀교육에는 무관심 좋은 교육환경에서 아이들이 자라도록 한다고 해서 부모의 역할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캐나다든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든 우리 나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선진국의 교육환경은 부모의 역할을 강조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 있는 세이트 맬즈 초등학교 엘리자베스 오캐리건 교장은 “교육환경이 좋다고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은 아니다. 좋은 교육환경은 학교와 학부모의 동반자 관계를 토대로 마련되는데, 한국 학부모들은 높은 교육열에도 불구하고 그런 교육철학에 무관심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PAGE BREAK] 자녀 교육을 위해 이민을 왔다고 하지만 고단한 이민생활을 헤쳐가다 보면 정작 자녀 교육에 신경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캐나다나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의 70~80%는 식당, 잡화점, 세탁소 등 자영업을 하며 생계를 꾸려간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청소일은 한국인이 한다는 말이 퍼질 정도다. 한국에서는 전문직에 종사했다 해도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그 자격을 인정받기는 힘들다. 결국 높은 수입이 보장되는 안정된 일자리를 얻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한국에서 일정한 돈이 송금돼 오거나 뭉칫돈을 가지고 나온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부모가 맞벌이를 해야 생계를 꾸릴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연히 자녀 교육은 소홀해지기 쉽다. 캐나다 밴쿠버로 3년 전 이민 와 식당을 하고 있는 김아무개(52)씨 부부는 오후 2~3시에 출근해 5시쯤 가게 문을 열면 다음날 새벽까지 장사를 한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아침 시간에는 몸이 언제나 물 먹은 솜처럼 된다. 그래서 아이들 얼굴도 제대로 보기 어렵다. 김씨는 “아이만은 잘 키워보자고 이민을 왔는데, 이래도 되는가 하는 회의가 들 때가 많다.”고 했다. 그래도 김씨의 큰 아들은 토론토 대학에 들어갔다. 그런 아들이 너무 고맙다고 김씨는 말했다.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학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사립학교는 등록금만 800만 원 정도 하고, 이것저것 합하면 일년에 학비만 1400만 원을 넘어선다. 시드니 부자동네에서 청소일을 하는 한 이민자는 부부가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일하며 1년에 3500만 원 정도를 벌어 아들을 사립학교에 보내고 있다. 이렇게 정착을 위해 맞벌이를 하는 가정일수록 아이들이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들 나라들은 우리 나라보다 아이들한테 자유와 자율을 강조한다. 그만큼 유혹은 도처에 깔려있다. 캐나다 할리팩스의 달후지 대학에 들어간 최윤영(19)씨는 “자유분방한 환경에서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해 대마초를 피우고 있는 후배들이 많다.”며 “이런 후배들 가운데는 마약에 손을 대 파멸의 길을 걷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회의 참석하는 한국인은 전무(全無) 특히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은 아이들한테 신경을 못쓰는 미안한 마음을 대개 돈으로 보상려하고 한다. 하지만 더욱 아이들을 망치는 결과를 빚기 일쑤다.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 생활을 하는 박아무개(46)씨는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일수록 아이한테 용돈을 많이 준다. 미국인 가정보다 5배나 많은 용돈을 주기도 한다. 이 돈으로 끼리끼리 모여 유흥가를 기웃거리는데, 부모들은 늦게 집에 들어오다 보니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모른다. 뒤늦게 아이들한테 문제가 생기고 땅을 치며 후회하기도 하는 부모들도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만난 김아무개(20)씨는 부모와 의절을 하고 산다고 했다. 그는 2001년 초에 고등학교를 그만뒀다. 공부를 게을리하다 학점을 못 따 졸업하기가 힘들게 되자 학교쪽은 대학 진학보다 직업교육을 권유했다. 이를 계기로 부모가 김씨의 생활을 알게 됐고, 서로 거리가 멀어졌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고 집을 나오고 말았다. “학교 생활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맞벌이를 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제가 필요할 때 항상 곁에 없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어렵게 대화를 하려고 해도 부모님이 더 이상 제 고민을 해결해 주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제가 학교 생활을 잘 못한 것도 있지만, 부모님은 항상 ‘너 때문에 우리가 이런 고생을 한다’며 부담만 주었습니다.” 이 정도 되면 자녀 교육 때문에 이민을 왔다고 하지만, 이민생활의 고단함 때문에 자식농사는 ‘절반의 실패’를 한 꼴이 되고 만다. 이민 정착과 자녀 교육을 양립하기가 쉽지 않음은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브레아-올린다 통합교육구(우리 나라 지역교육청)의 교육상담사 원선(38)씨의 경험담이다. 그가 근무하는 교육구에서 학부모회의를 연 적이 있다. 9개 학교에 한국 아이가 240명이나 되었는데, 이 회의에 참석한 한국인 학부모는 거의 없었다. “학교에 한국인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말썽이 생기거나 공부를 놓고 부모와 얘기할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인 학부모를 만나기는 힘듭니다. 영어에 자신이 없어 학교 선생님들과 만나기를 꺼려하는 측면도 있지만, 일에 쫓기는 게 더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학교에 아이들을 맡겨 놓는다고 교육이 되는 것은 아닌데, 안타깝습니다.” 사정은 오스트레일리아도 마찬가지다. 한국 학생이 전교생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시드니 콩코드 초등학교 앨런 던컨 교장은 한국인 학부모의 학교 참여 부족을 아쉬워했다. 그래서 2001년부터는 한국인 학부모와 따로 모임을 열었다. 혹시 언어 문제 때문이 아닌가 싶어 통역도 준비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인 학부모들의 참여가 교장의 기대에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그는 “교육 때문에 이민을 왔거나 유학을 보냈다면 교사를 자주 만나 자녀 교육을 위해 서로를 돕는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데도 왜 그러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PAGE BREAK]공부 압박감 없는 학교생활에는 만족 이민이나 유학을 온 아이들은 대체로 학교 생활에 만족하는 편이다. 시드니의 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경학(10, 가명)이한테 학교 생활을 물어봤다. “재미있어요. 한국에 있을 때에는 학교 가기 싫었는데, 여기에서는 학교 생활이 너무 재미있어요.” 시드니로 건너온 지 반 년밖에 안돼 수업시간에 발표할 때는 영어가 입안에서 맴돌아 어려움도 많지만, 학교 생활은 즐겁다고 했다. 캐나다나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도 대답은 비슷하다. 캐나다 토론토의 공립학교를 다니는 김아무개(15, 중3)양은 “한국에서는 필요없는 과목도 배워야 했고 시험 때는 성적을 올리기 위해 달달 암기를 해야 했지만,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시험 부담도 없고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골라 하면 된다. 한국에서 고생할 친구들이 안쓰럽다.”고 했다. 좋은 교육환경에서 아이가 즐겁게 성장하는 게 이민이나 유학을 선택한 동기라면 이런 아이들의 반응에 비춰 부모가 더 이상 바랄 것은 없다. 하지만 자녀가 성공을 하기를 원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흔히 ‘영어 하나라도 건지겠지’ 하는 마음에 선택한 이민이나 유학이지만 정작 그 영어가 아이들을 두고두고 괴롭힌다. 아이들은 수학에서는 앞서 나가는 경우도 많지만, 에세이(작문)나 역사 등 영어로 생각을 표현해야 하는 과목에서는 괴로움을 겪는다. 캐나다 토론토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강아무개(18)군은 영어 때문에 낙제를 한 경험이 있다. 이민온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영어에 자신이 없다. 강군은 “교사가 말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옆에 있는 친구한테 물어보면 따라는 가게 되기 때문에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영어가 잘 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일년 정도 하면 영어를 어느 정도 따라가겠지 하고 생각했던 부모들은 그런 자녀들을 보면 실망하기도 한다. 특히 조기유학 뒷바라지를 위해 함께 온 학부모일수록 실망을 많이 하게 된다. 남편이 대기업에 다니는 박아무개(38)씨는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해 오스트레일리아가 상대적으로 경제적 부담이 적으면서 자녀한테 영어 하나는 건지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1999년 말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던 아들과 시드니로 건너왔다. 애초 계획은 1년 정도 체류였다. 그 정도면 말하고 듣는 것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한국에 왔을 때 아이 영어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영어학원에 데려갔는데, 원장은 아이가 영어권 나라 학교에 다니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박씨는 체류기간을 연장했다. 그리고 시드니의 유명학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다. 아이가 학원숙제나 학교에서 내주는 수학, 수필 등의 과제를 혼자 해내기 벅차해 개인교사를 붙이기도 했다. 박씨는 “학부모 가운데 아이의 영어 실력이 빨리 안는다고 닦달하는 경우가 있다. 영어와 부모의 압력 양쪽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원형탈모증에 걸린 아이도 있다.”고 말했다. 높아지는 영어 장벽에 탈락률 높아 영어 장벽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경우 2001년 10월 10학년(고1)부터 교육부가 주관하는 작문시험을 통과해야 졸업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지에서 만난 많은 한국인 학생들은 이 시험을 걱정했다. 다행이 어느 정도 영어에 익숙해졌다 해도 문제는 영어의 수준이다. 2001년 4월 캐나다 토론토의 한 도서관에서 한국인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자녀교육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인재개발원 김기태 원장은 “한국인 학생들이 대학에서 한계에 부딪혀 중도탈락하는 일이 많다. 토론토 대학의 경우 한국이 학생의 탈락률이 70%에 이른다.”고 밝혀 동포사회에 충격을 줬다. 이런 결과는 능력이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부모의 기대에 따라 무조건 대학에 들어갔다 공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그만큼 많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이때 능력에는 영어도 포함된다. 시드니 대학에서 만난 한 한국인 학생은 “초등학교 때 이민이나 유학을 와서 개인교수를 받는 등 열심히 공부를 하면 그나마 대학에서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영어가 된다. 나도 그렇게 했는데 아직까지 내 생각을 완벽하게 영어로 표현하는 데는 한계를 느껴 세미나 등을 할 때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중학교 이상 돼 이민이나 유학을 오면 그만큼 힘들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 시드니로 이민 온 이 학생의 친구는 전문대에서 호텔경영을 전공한 뒤 한국에서 호텔 신입사원 모집에 지원했다가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 그런데 낙방 이유가 영어였다. 한국에서 영어를 공부한 지원자들의 실력이 훨씬 좋았다는 것이다. 백인 주류사회 진입은 하늘의 별따기 이민이나 유학와 이런 장벽들을 뚫고 대학을 마치면 말 그대로 ‘기회’는 보장되는 것일까? 만약 이민이나 유학 뒷바지를 위해 함께 온 부모가 자녀의 성공을 ‘경쟁에 시달리지 않고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미국 캐나다 또는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그 정도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 현지 사회에서 ‘안정된’ 직장을 얻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를 부모가 원한다면, 자녀가 대학을 졸업했다 해도 부모의 그런 기대를 실현하기는 무척 어렵다. 백인 주류 사회에 진입하기가 만만치 않는 탓이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한 한국인 학생이 전해준 얘기다. 법대 졸업을 앞둔 중국 학생들이 좋은 법률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 차례 머리를 맞댔다고 한다. 그 결과 백인과 똑같이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인과 똑같이 흉내내기가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인가? 결국 주류 문턱에서 주저앉기 일쑤다. 캐나다에서 장례관련 사업을 하는 김아무개(43)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취직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의 희망도 있고 해 노동을 하는 일을 쉽게 선택할 수도 없었다. 실패를 거듭하다 ‘내 인생은 내가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전문대에 들어가 장례관련 공부를 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는 안정된 삶을 살고 있다. 그는 “누구네 아이가 대학에 들어갔다는 얘기는 자주 듣는데 그 아이가 대학을 졸업해 어느 직장에 들어갔다는 얘기는 듣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드니에서 만난 한 의대생의 얘기도 백인 주류사회 진입의 어려움이 낳는 현실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의대를 졸업한 선배가 시드니에서 개원을 하려고 했는데, 먼저 개원한 선배들이 말렸습니다. 교민들을 상대로 하는 의원들이 많아 힘이 드니 다른 곳에서 개원을 하거나 대학에 남으라고 은근히 권한 것이죠.” 의대나 법대를 나와 의사나 변호사가 돼도 교민들을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는 현실인 것이다.
박남기(광주교대 교수) 들어가는 말 우리는 칭찬에 인색하고, 스스로에게 만족하기 어려운 민족인 것 같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우리 민족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여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놀라운 민족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나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는 내일이라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릴 것처럼 참담한 것들뿐이다. 이는 교육 분야에도 예외가 아니다. 물론 우리 나라 교육이 우리의 기대만큼 잘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의 교육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잘 되어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늘 우리는 남의 손에 들린 떡을 더 크게 생각하며 살아오고 있다. 이 글에서는 다른 나라의 교육 현실과 우리의 교육 현실을 간단히 비교함으로써 우리 교육의 상대적 위치를 파악하고, 우리 교육의 강점을 살리면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가를 모색해보고자 한다. 선진국 교육과 우리 교육 지난해 봄 온 나라가 교육이 붕괴되고 있다고 난리법석을 떨고 있던 때 선진국은 한국을 부러워하고 있었다. 우리 나라 초·중등 학생이 국제 수학 및 과학 경시대회(TIMMS)에서 1995년에 이어 2000년에도 좋은 성적을 냈다. 1995년의 경우 참여한 40개국 중 과학(3학년 1위, 4학년 1위, 7학년 2위, 8학년 4위)과 수학(3학년 1위, 4학년 2위, 7학년 2위, 8학년 2위) 모두 상위의 성적을 거두었으며, 1999년에도 검사 대상인 7학년이 최종 38개국 중에서 과학 5위, 수학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이 결과가 좋지 않게 나오자 정부와 언론이 함께 향후 대책 모색에 나섰다. 심지어 이 발표가 있은 후 미국 교육부 장관은 지금까지 진행해온 점진적 교육개혁이 실패했다고 말하고 교사 교육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자 하는 부시 정부의 교육개혁을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국제 비교 결과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주 무의미한 자료 또한 아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동경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미국은 초·중등 학생 1인당 7천 달러 정도를 쓰면서도 학생들의 학력이 향상되지 않아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는 상태이다. 그리고 많은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무관심, 아이들의 낮은 성취욕구, 지역간·학교간의 커다란 학력 격차, 집단 폭력 및 총기 문제로 인한 안전 문제, 그리고 성(性)과 마약 등등의 문제로 앓고 있다. 미국은 자신들의 대학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초·중등 교육은 실패했다고 인정하면서 우리 나라를 포함한 싱가포르, 일본, 대만 등등의 초·중등 교육에서 시사점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 교육에 대해 알고 있는 미국교수나 학부모들에게 한국에 불고 있는 미국 등을 향한 조기 유학 열풍을 이야기하면 이들은 대부분이 깜짝 놀란다. 학교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마약이나 섹스 문제 등에 대해 미국만큼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아도 되며,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고, 교사들의 질이 높은 나라에서 왜 미국으로 오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에 광양에 있는 모 사립 초등학교 요청으로 미국의 모 사립학교에 자매결연을 맺어주기 위해 연락을 했더니 미국 사립학교가 상당히 좋아했다. 자기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이 한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표명했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는 수업이 시작되어도 아이들이 교실이나 복도를 걸어다니고, 경우에 따라서는 집단적으로 교실을 뛰쳐나간다든지 갑자기 괴성을 지르면서 물건을 던지는 등의 난폭한 행위를 계속하는 교실붕괴 현상이 초등학교에까지 널리 퍼져 있다. 이는 가정 교육 부재 등을 비롯한 교육 주변 상황이 학교의 대처 능력 범위를 넘어선 결과로 알려지고 있다. [PAGE BREAK]또한 유럽의 주요 선진국과 미국은 교사 부족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아이들이 거칠어져 교직이 과거보다 더욱 힘든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교직에 대한 사회적 대우나 인식은 힘든 정도에 비추어 크게 향상되지 않는 것이 주원인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비추어보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에는 제품 가격이 올라가게 되어 있는데 요즈음 이러한 나라는 교사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대신 외국 교사를 수입함으로써 부족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 경제학자가 30여 년의 시계열 연구를 한 결과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교사의 질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이러한 나라들은 구조적으로 교사에 대한 처우를 대폭적으로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 학급당 학생수, 교사 1인당 학생수가 적은 상황에서 교사의 급여를 인상시키면 학생 1인당 교육비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게 되는데 이미 학생 1인당 교육비가 높은 상황이어서 그렇게 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교사의 질은 갈수록 떨어지고, 이는 결국 교육의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 나라는 교사의 질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아주 높은 편에 속한다. 그리고 교사를 하고자 하는 사람도 상당히 많다. 특히 중등학교 여학생들이 선호하는 인기 직종 3위 안에 교직이 들어 있다. 이미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교대 3학년 편입생을 뽑는데, 거기도 경쟁률이 거의 20 대 1이 될 정도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학부모의 자녀를 향한 교육열이 살아 있고, 아이들의 성취욕구가 강하며, 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질 또한 높아서 우리 나라의 교육은 다른 나라에 비해 미래가 밝다. 여기에 국가와 사회가 학교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투자를 늘린다면 그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물론 중등학교에 교실붕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다른 선진국과 비교하면 아주 양호한 편이고 다른 나라에 비해 극복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점을 깨닫기 바란다. 우리 사회 일부에서 우리 교육이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고 연일 떠들어대지만 이들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공교육이 위기에 빠지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교육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도 공교육 개선을 위해 돈을 더 투자하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 그들은 공교육이 위기에 빠져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특별 지원이나 대책은 제시하지 않고 이를 이유로 들어 자신들만의 학교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진정한 위기는 공교육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면서 그를 빌미로 공교육을 무력화시키고자 할 때 올 것이다. 만일 그러한 상황이 오면 우리도 오늘의 미국 교육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그대로 떠안게 될 것이고 오늘날 우리가 떠들고 있는 중등학교의 교실붕괴 현상은 실은 그렇게 심각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사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며, 이는 초등학교에까지 퍼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나라 학교 교육은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살려가야 하며, 안고 있는 문제점을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범국가적 노력을 기울이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충족되지 않은 하나의 교육 욕구 현재 우리 나라에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학부모의 교육 욕구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돈은 있으나 자녀들이 특수목적고등학교나 극소수밖에 없는 거창고등학교, 민족사관고등학교와 같은 우수 명문 사립학교에 들어갈 실력은 되지 않는 학부모들의 자녀 교육 욕구이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도가 바로 자립형사립고 제도와 내국인도 입학할 수 있는 외국인학교 (*최근 제주도에 이를 허용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음) 등이다. 일반 공립학교를 통해서 이들의 욕구를 일부 수용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국내의 특수목적고등학교(외국어고등학교, 과학고등학교 등) 이외에 민족사관고등학교, 거창고등학교 등등은 외국의 명문 사학 못지 않은 우수한 프로그램, 교사진, 그리고 시설을 갖추고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부모들이 비싼 학비를 들여 자녀를 비종교계 사립학교에 보내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러한 학교들이 대학 진학 준비를 시켜주고 이 학교 졸업생들의 명문 대학 진학률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 공립학교는 대학 진학 여부는 학생 개인의 선택이고 학교는 민주시민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학 진학 준비를 시킨다는 관점에서 보면 특수목적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고등학교는 모두 비싼 등록금을 받는 미국의 비종교계 사립학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 학부모들이 많은 돈을 들여 자녀를 조기유학 보내려고 하는 이유는 자녀가 어느 정도 수준에 있고 부모가 돈만 있으면 자녀를 외국의 명문 사립학교에 보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영어 교육을 시킬 목적으로 일반 공립학교로 보내는 부모도 있으나 부유한 지역이 아닐 경우에는 앞에서 밝힌 것처럼 우리 나라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에 노출되게 된다. 한국어와 외국어를 동시에 유창하게 구사하고 한국적 문화와 가치관을 충분히 습득한 후에 그 위에 외국의 문화를 소화시켜 폭을 넓히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정체성 위기 문제, 어느 나라에도 적응하기 어려운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PAGE BREAK]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바 사회에서 크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따르다보면 오히려 교육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는 묻히고 사회적 강자의 목소리만 크게 부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크게 들려오는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해서도 안되지만 그 목소리에 휩쓸려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게 될 때 교육은 헤어나기 어려운 상태로 빠지게 될 것이다. 미국 공교육의 전반적인 실패 원인 중에는 소규모 교육 자치를 통한 지역간 교육격차 심화, 사립학교를 통한 중상층 이상 분리 교육 등이 포함되고 있다. 부유층이 모여 사는 공립학교가 아닌 경우 공립학교에는 앞에서 언급한 많은 문제가 있어서 자녀 교육에 관심이 높은 학부모는 자녀를 사립으로 옮겨가고 그러다 보니 공립학교는 더욱 피폐되는 빈곤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향후 우리 교육의 문제도 부유한 계층 사람들의 교육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간·계층간의 학력 격차 심화, 자립형사립고 확대 등을 통한 부모의 배경에 따른 학생 분리, 공교육에 대한 불충분한 투자 등에서 비롯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살리면서 문제점을 줄이기 위해 우리 교육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첫째, 교육 제도 면에서는 국내의 학교만은 다양한 사회계층이 섞여서 교육을 받도록 유지해주어야 한다. 공립학교가 자립형 사립학교에 버금가는 교육 여건을 갖춘다면 사람들이 굳이 자립형 사립학교에 보내려 하지 않을 것이고, 자녀를 사립에 보내는 사람들을 크게 부러워하지도 않을 것이다. 물론 교육 여건을 크게 개선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이나 자립형사립고와 교육 여건이 너무 차이가 나도록 공립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이것이 가능하게 하려면 지역간 격차가 벌어질 것이지만 지역 사회와 학부모들이 나서서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 학교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지난 가을 이집트에 갔더니 공립 고등학교인데도 그 지역 학부모들의 요청에 의해 그 학교는 주요 과목을 영어로 강의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부모들의 교육열이 학교를 통해서 분출될 수 있도록 각 학교에 어느 정도 재량권을 주고, 학부모가 그리할 수 없는 지역에 대해서는 국가가 어느 정도 추가 지원을 해주는 방식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학교 차원에서는 국민, 학부모, 학생들의 교육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단위 학교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각 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는 자기 학교 학부모와 학생들의 교육만족도,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교와 교사에 대한 기대를 매년 조사하여 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추출하고, 이의 해결을 위해 학교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현재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불만이 무척 높은데 이는 학부모 집단과 교사 집단의 인식차이에 기인한다. 학부모 집단은 적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높은 만족도를 기대하는 것은 아닌지를 되돌아보고 학교 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거기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교사 집단 또한 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는데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그렇게 낮은지를 살피고 이를 높이기 위해 교사 집단이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상황 탓만 하기에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너무 높다. 이와 함께 교사들을 대상으로 학교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기대 및 문제점을 조사하여 학생과 가정의 역할 정립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사회가 교육열이 높은 학부모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동안 자녀 교육에 무관심한 학부모가 급증하고 있다. 소외된 계층의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한 충분한 배려가 주어지지 않으면 공교육 전체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가치관 교육을 시켜야 할 것 같다. 지금 우리 나라 사람들이 겪는 고통의 대부분은 높은 기대에서 비롯된다. 과불급(過不及)이라는 말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기대 심리가 너무 낮으면 성취 욕구가 너무 낮아지고, 지금처럼 너무 높으면 만사가 불만스러워진다. 따라서 사람들이 자신을 객관화시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가진 것에 감사하며 적절한 기대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도록 하는 역할을 이제는 학교가 맡아야 할 것 같다. 맺는 말 이상으로 우리 교육을 다른 나라 교육과 비교하는 속에서 우리를 살펴보았다. 우리 교육을 너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으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을 너무 간과하는 것 같아 일부러 부각시켰다. 우리 스스로 우리 교육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가지고 강점을 살려가고 부족한 점을 고치기 위해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한춘배(부산과학고 교장)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주요 대학들이 2002년 대학 입시 제도에서 고교등급제의 부분적인 적용과 관련된 발표를 한 이후 이에 대한 많은 의견들이 있다. 이러한 제도 적용에 찬성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주장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의 성적 비교를 기준으로 하여 주장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전국의 고등학교를 볼 때 재학생 가운데 단 1명도 수능시험 성적이 전국 상위 10% 이내에 들지 못하는 학교가 있는 반면에 재학생 전원이 그 속에 드는 학교가 있으며, 2000여 개의 고등학교 중 전자에 해당하는 학교가 절반이 넘는 반면 20여 개의 상위권 학교의 재학생 80% 이상이 전국 상위 10% 이내에 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둘째, 현재의 성적 부풀리기와 관련된 고등학교 내신 관리의 문제점을 그 근거로 하여 주장하는 입장이다. 즉, 현재 고등학교는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실제 내신만으로 우수성을 판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국일보 2001년 6월 20일자에 의하면 학생부 성적에서 3등(일반계)을 한 학생이 수시모집 심층면접 이후 21등으로 떨어지고 오히려 학생부 성적 꼴찌(과학고 출신)가 반대로 심층면접을 잘 치러 2등으로 뛰어올랐다는 기사가 있다. 셋째, 대학에 입학 한 이후 대학에서의 수행과정에서 나타난 출신 학교별 수준 차이를 그 근거로 하여 주장하는 입장이다. 넷째, 국가 경쟁력 제고의 차원에서 주장하는 입장이다. 사교육비 절감, 지나친 경쟁 완화 등을 목표로 자주 변화된 대학 입시 제도에 따라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견해이다. 즉, 평준화 정책이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력 하향 평준화를 초래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고등학교를 차별화해서 영재를 키우고, 자유 경쟁에 의해 자질을 마음껏 발휘하고 능력에 따라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현시키기는 것이 교육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의 지름길이다. 그러므로 차별화된 학교에 대해 그만큼의 업적을 대학입시에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능력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학력 중심주의 사회’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염려를 하여 고교등급제 적용에 대해 반대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도 있다. 즉, 오늘날 대학교육은 소수의 정예를 선발하는 ‘능력주의’ 이념보다는 능력과 교육의 기회 균등을 동시에 주장하는 ‘절충주의’적 이념, 그리고 대학 교육 기회의 형평성과 평등성을 중시하는 ‘평등주의’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현실이므로 대학입시에서 고교간 학력차를 인정한다는 것은 현재의 대학 교육 이념을 무시하고 엘리트 위주의 능력 사회, 학력 중심주의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의 논의들은 의견 제시에 있어 주장하는 논거들이 서로 다르다. 찬성하는 입장은 현재에 나타나고 있는 결과적 사실에 비추어 그 주장을 전개하고 있으며, 반대의 입장은 교육에 대한 근본 이념적 관점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본 글에서는 이 두 입장을 다 고려하면서 그 주장을 전개하고자 한다. 오늘날 교육은 다양성을 중시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점에서 교등학교 간의 비교 내지는 평가 등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현재의 각 고등학교가 어떤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다양한 교육활동을 하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고등학교는 크게 일반계, 실업계 및 기타계 학교로 분류된다. 이 중 기타계 고등학교는 과학계열, 외국어계열, 체육계열, 예술계열, 국제계열 등인데, 이 학교들도 수월 교육에 관심을 갖는 과학, 외국어, 국제고와 특기·적성의 계발에 관심을 가지는 체육계 및 예술계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수월 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학교의 하나인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은 고등학교 입학 당시 다른 계열의 학생들보다는 학력 면에서 우수하다(대체로 이들은 중학교 3년을 종합한 내신 성적이 상위 1∼4%에 분포함). 또 중요한 것은 입학 이후 이 학생들이 이수하는 교육과정은 일반계와 다르다. 즉, 다른 계열의 학생들이 공부하지 않는 과목들, 예를 들면 고급수학, 고급물리, 고급화학, 고급생물, 고급지구과학, 각 과학 과목별 실험수업 등은 내용의 깊이와 요구되는 능력 등에 있어 그 차원이 다르다. 이러한 연구 활동의 결과로 학생들은 각종 과학 전람회와 경시대회 등에서 그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이 중 소수이지만 몇몇의 학생들은 국제 수학·과학 올림피아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국가의 명예를 더 높이고 있다. 또 과학고 출신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여서도 과학 실험 등과 관련된 수업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대학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으며, 실제 이들의 대학 성적도 우수한 편이다. 과학고등학교 학생들을 수능에서의 성적 분포, 또는 이들이 만들어낸 결과에 의해 평가하기 이전에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은 첫째, 이들은 국가 과학·기술·산업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 선발된 학생들이고, 둘째,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이 일반 학교와는 그 차원이 다르게 수학 및 과학 관련 교과를 폭넓고 다양하게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다시 정리하면 고교등급제는 단순히 결과적 사실이나 교육 이념적 관점에서 논할 문제이기보다는 다양성의 원리에 입각하여 현재의 여러 고등학교 학생들이 고등학교 수학 과정에서 무엇을 공부하고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가를 먼저 살펴보고 평가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 입장에서 본다면 모든 고등학교 학생들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조은상(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21세기 사회의 특징은 세계화·지식정보화 및 디지털 경제로 집약될 수 있으며 앞으로는 자본 대신지식의 창출 및 혁신을 산출하는 지적재산, 무형자산이 경제 성장의 동인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다른 사람 또는 다른 조직과의 네트워킹 및 파트너십 등을 통한 지식과 정보의 창조·공유·활용이 국가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으며, 문화·예술 활동 등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고학력 인적자원이 풍부한 한국의 경우 입시위주의 학교교육, 사교육의 이상 비대 현상, 학벌중심의 채용 등 잘못된 노동시장의 고용관행 등이 인적자원의 질 저하 및 자원 배분의 왜곡 및 낭비를 초래하고 있으며 전체 인적자원개발 시스템의 효율적 활용을 방해하고 있다. 핵심역량 위주의 인적자원개발에 초점을 둔 기업 내 인적자원개발 관행은 실업자·노인·장애자 등의 취약 계층에 대한 투자의 빈곤과 더불어 양극화 현상을 부채질하여 사회 전반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노동시장에서는 여성·고령 근로자·외국인 노동자의 부상으로 인적자원구조의 특성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청년층의 경제활동인구로의 유입 감소 및 조기 퇴직자의 증가로 직업훈련 수요가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정부는 인적자원의 질 제고, 인적자원개발 기회의 확대 및 공정성 제고, 인적자원개발 인프라의 강화 및 정비, 인적자원개발의 저비용·고효율화 및 북한과의 인적자원 교류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인적자원개발을 바라보는 시각 및 인적자원개발 방향이 정부 각 부처별 및 학문적 배경에 따라 다르고 그에 따른 정책과제와 추진 방법 등도 각각 다르다.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각 학문 분야별 연구가 일천한 우리의 경우 ‘인적자원개발:다학문적 접근’이란 대명제에 접근하기 위하여 위의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면서 미시적인 관점의 교육학 및 경영학, 거시적인 관점의 경제학, 문화인류학 및 사회학의 시각에서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다학문적 특성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인적자원개발 정책의 핵심 요소를 검토하고자 한다. 그리고 학교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들과 행정가를 대상으로 이러한 인적자원개발의 다학문적 특성이 학교 현장에 갖고 있는 시사점을 제시하면서 마무리짓고자 한다.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접근은 크게 보아 문화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시스템 이론의 거시적인 접근 및 경영학, 교육학, 과학기술학, 심리학 등의 미시적인 접근으로 나눌 수 있으나 이 글에서는 문화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경영학 및 교육학의 관점만을 살펴보고자 한다. 경영학 관점 조직 혹은 개인이라는 보다 미시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는 경영학에서는 조직의 효율화 향상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 기계화로 인한 대량 생산이 주도하던 시대에는 작업 공정의 세분화 및 직무의 과학적 관리로 인간노동의 효율화를 추구하였으나 인간노동의 소외 및 근로의욕의 저하에 직면하여 점점 인간관계를 중시하기 시작하였고 종업원의 참여, 동료 및 감독자와의 관계, 직무 및 조직 목표에 대한 이해에 관심을 두며 직무와 인간 모두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처럼 인간관계학파의 견해는 인간관계가 조직의 효율을 증진시킨다는 소극적인 인간관을 가지고 있는 반면, 오늘날의 인적자원학파는 조직원들이 자아 성취를 위하여 자율과 자치를 희망하며 창의적이며 자율적으로 과업을 수행함과 동시에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의 의사가 반영된 경우 조직의 목표 달성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견해를 지니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인간을 조직의 효과성 증진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원 그 자체로 본다는 적극적인 인간관이 반영되어 있다. 21세기 환경의 변화 및 조직의 변화를 고려할 때 21세기에 요구되는 인간상의 특징은 창의적인 자기관리 및 개발 능력과 의사결정능력의 개발, 자기 학습과 다양한 가치표현, 다양한 경력개발에 대한 관심, 외부와의 네트워크 관계에 대한 관심 및 투자, 기업내 재구조화 및 다운사이징의 영향으로 인한 기술, 지식 및 노하우 등에 대한 교육훈련투자라고 할 수 있다. [PAGE BREAK]교육학 관점 한편, 인간이 생존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교육학적 관점의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인간의 삶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배움의 과정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교육학에서 보는 인간은 ‘학습하는 인간’(Homo Eruditio)으로서 학습하는 자를 말하고 있다. 원래 호모 에루디티오는 로마의 철학자들에 의해 사용되던 용어로서 ‘스스로 익히기를 좋아하고, 서로 배우며, 서로 가르치며, 서로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배움이나 토론, 공동체에로의 참여 혹은 향연’을 지칭하였으며 학습의지와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를 실현하기 위해 배움에 의지하는 인간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적자원개발과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기업교육, 성인교육 및 학교교육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흐르고 있는 기저는 학습중심의 패러다임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즉, 기업교육에서는 훈련위주의 활동에서 학습조직을 통하여 지속적인 학습을 하여 학습자로서의 습관을 체질화하고, 이를 통하여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동시에 그것을 조직내로 전파시켜 조직전체가 학습하는 문화환경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인교육의 경우 대화중심, 수요자 중심, 자기주도적 성인 학습, 비판적 성찰과 의식을 강조하는 전환이론의 성인교육에 초점을 맞춘 다양성, 복잡성, 경계 허물기, 탈중심성, 다원성에 대한 요구가 구체화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학교교육의 경우 역시 학습자 개개인의 가치, 경험, 지식 및 목소리를 존중하며 그들의 시각과 경험에서 의미 형성, 대화 참여 및 지식 창출을 통한 협력적 학습자로서의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화인류학 관점 위의 미시적 관점에 비하여 문화인류학 및 사회학적 접근은 경제적인 논리를 벗어난 인간 사회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공통적인 관심사로서 인간 사회 및 규범에 초점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문화인류학은 개인 및 사회의 가치에 관심을 두며 개개인 문화의 수용 능력을 고양하며 사회적인 문화의 질과 양을 극대화하는 일에 초점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문화인류학은 사회 전체적인 행위규범으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또 그러한 성격을 지닌 문화가 사회적으로 보편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사회는 경제적인 수준의 향상에 따라 문화적인 인식이 깊어지고 넓어지면서 문화의 향유권에 대한 인식도 진작되어 문화의 교육적인 측면과 즐기기 위한 측면에 있어서의 사회적인 수요가 신장되고 있다. 또한 한국사회의 세계화가 급진전됨에 따라 세계 각지의 사회와 문화정보에 대한 수요가 폭증할 것이며 정보화의 결과 사회의 규격화 및 개인주의의 극대화로 대변되는 새로운 문화 현상이 등장할 것인 바 인류학적인 연구와 결과의 응용학적인 적용에 의해 이러한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에는 남북한의 문화적인 격차 해소가 당면 과제로 등장할 것이며 지방화시대에 지방의 문화적인 격차 역시 문화인류학의 입장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 사회의 문화를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당장 시급하게 확대되어야 할 영역은 전통문화보존을 위한 인력의 확보라고 할 수 있다. 전통문화 자원은 우리 사회의 자산으로서 국민의 정서교육 및 함양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원이며 이를 위한 고고학, 미술가 등의 인력양성이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문화창조를 위한 인력으로서 문화기획 전문가들이나 사이버 공간 내에서 문화를 창조하고 보급할 수 있는 인력이 한국 사회 내의 문화확대를 위하여 필요한 인적자원이다. 더불어 세계화 시대에 타문화와의 갈등, 그리고 한민족 집단 내에서 이민자와 국내집단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필요한 인적자원도 우리 사회가 개발해야 할 인적자원이다. 사회학 관점 인적자원개발 전략을 사회학의 관점에서 접근할 때는 인적자원을 어떻게 개발하고 교육·훈련시키며 학습시킬 것인가의 문제에 귀착되는 만큼 사회화(socialization)의 개념을 중심으로 논의하지 않을 수 없다. 이때 사회화란 사회구성원들이 개인적 성장 과정을 통해 복합적인 사회적 관계 속에서 다양한 상호작용에 의하여 자아와 인성을 형성하며 그 사회의 규범과 가치를 내면화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광복과 남북분단, 그리고 자본주의적 근대국가 체제의 성립 이후 우리 사회는 산업화, 도시화, 대중소비사회화 및 서구문화 유입으로 급격한 사회변동을 겪어 왔다. 우리 사회의 압축적인 근대화는 한편으로는 경제적인 양적 팽창과 더불어 물질적 생활 수준 향상이라는 성과를 가져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건축물 붕괴사고, 화재사고, 항공기 추락 및 산업재해 사고 등의 안전사고의 급증, 수돗물 오염사고, 생활폐수, 산업폐수 등의 환경오염의 문제, 정치인, 공무원, 경제계, 교육계 및 경찰 등을 포함한 사회 전체의 비리, 산업화 과정을 통한 지역간 불균형 발전의 결과로서의 지역감정의 문제, 청소년의 비행과 범죄행위의 폭증 등의 문제를 심각하게 노출시키고 있다. 이처럼 사회학적 관점에서 본 인적자원개발은 사회화로 인한 사회 현상 및 사회 규범의 왜곡에 초점을 두며 새로운 사회변동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는 사회 가치 규범, 도덕적 성찰성, 공동체적 성찰성, 비판적 성찰성, 민주적 성찰성 및 미학적 성찰성의 회복과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PAGE BREAK]경제학 관점 인적자본개발과 관련된 경제학적 논의의 경우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의 전환에 따른 패러다임의 변모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효율적 기계 사용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가장 중요한 성장 요인인 반면, 정보화 사회의 경우는 기계를 이용한 생산성 향상보다는 지식 및 정보 그 자체의 부가가치가 매우 높으며 정보통신 관련 기계 및 기술생산 부문의 부가가치가 높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경제성장을 위한 인적자원개발의 주안점도 산업인력 양성을 위한 평균 노동력의 숙련도 향상보다는 지식, 정보 그 자체의 높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인력개발 및 정보통신 관련 기술 및 기계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인적자원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위의 주장이 실현되는 경우 소수의 정예 인력만이 경제성장을 향유하는 사회가 성립된다고 볼 수 있으며 국민 대다수의 산업기반 인력에 대한 형평성의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된다. 한편, 지식기반 정보화사회에서는 과거보다 생산성이 매우 높아지므로 노동시간이 단축되고 생계비 수준 역시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낮아진다. 그 결과 문화 및 레저 산업을 위시한 정신적·영적인 분야의 수요가 급증하게 되므로 대부분의 국민이 자신의 문화적·정신적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요구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소수의 정예인력을 부가가치가 큰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동시에 대다수의 인력은 지식 정보화에 발맞추어 다양한 교육훈련의 내용과 질을 제공하는 교육훈련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효율성과 형평성의 균형을 맞추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인적자원개발에 대한 다학문적 접근은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다양한 학문적 인간관, 문제의식 및 접근방법이 있음을 보았다. 경영학 및 교육학은 각각 종업원 및 학습자에 초점을 맞춘 미시적인 접근방법을 취하고 있다. 즉, 경영학은 경영학 이론 중 과학적 경영, 인간관계론 및 인적 자원론과 관련된 인간관을 기초로 직무, 인간관계 및 자기개발의 차원에 초점을 둔 21세기형의 인간형을 제시한 반면, 교육학은 학습의 측면에서 기업교육, 평생교육 및 학교교육의 연계성을 각각 살펴봄으로써 인적자원개발의 교육학적 측면을 강조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하여 다소 거시적인 분석을 취하고 있는 인류학적 접근은 보편적 인간성의 개발에 초점을 맞추되 타문화에 개방적이고 코스모폴리탄적인 공동체의식을 높일 수 있는 도덕적인 인간형을 강조하고 있으며 사회학적 접근은 사회화의 이론적 논의를 통하여 현재의 사회문제를 실패한 사회화 및 사회규범의 왜곡으로 파악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자기 성찰성의 회복과 강화를 제시하고 있다. 경제학적 접근은 전통적인 산업경제 및 정보화 사회와의 대비를 통하여 효율성과 공평성의 관점에서 인적자원개발의 방향 및 쟁점을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논의를 인적자원개발의 초점 및 주요 이론을 중심으로 하여 정리하여 보면 앞의 표와 같다. 즉, 경영학 및 교육학은 미시적인 관점에서 인적자원개발 전략 개발 및 프로그램의 실행에 필요한 방법론 및 노하우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는 반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문화인류학, 사회학 및 경제학은 인적자원개발 정책의 방향을 정립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현장 교육에 대한 시사점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적자원개발의 다학문적인 성격은 교육 및 인적자원개발이 교육학의 범주에만 머물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오늘날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력, 비판력, 문화이해능력, 협동능력, 문제해결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등을 배양하는 프로그램을 다양한 학문적 배경과 경험을 지닌 교사들이 함께 학습하며 개발하여 학습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때 인적자원개발의 다학문적 접근에 대한 전망이 학교에서 구체화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교육훈련을 등 다양한 재교육과 재충전의 기회와 행·재정적 지원이 따라야 할 것이다. 둘째, 환경의 변화 및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인적자원개발정책은 더 이상 학교의 교육이 학교란 장에만 머물러 있기를 용납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학교가 교육의 장으로서 큰 기능을 담당하였지만 이제는 노동시장의 변화에 따른 기초 학습 능력과 더불어 기능, 기술을 학습하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중시됨에 따라 다양한 교육훈련기관에서 다양한 교육방법을 통하여 다양한 능력을 배양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하면 급변하는 작업환경의 변화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적응력, 기존의 틀이나 사고를 비판하며 창의적으로 새로운 것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 사회와 유리된 지식보다는 직업사회에 유용한 교육으로의 개편 등이 요구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학교 경영이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학교란 장이 행정가 및 교사들에게 학습의 장이 될 때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며 학습을 통해 획득되는 지식의 공유 및 확산이 이뤄지는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학교현장 교육에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명제하에 우리의 문화적인 정체성을 구현하는 다양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그 전제조건으로 교육 인적자원개발의 다학문적 특성 및 다학문적 프로그램 개발의 중요성이 행정가 및 교사들에게 수용되도록 연수 교육 등을 통하여 교육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의 문화적인 정체성 및 특성에 맞춘 프로그램의 개발은 교육효과를 극대화시킴으로써 공급자 위주의 교육에서 수요자 위주의 교육으로의 전환을 유도할 수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노하우 전수 및 공유를 통하여 세계화 시대에 문화적 정체성이 있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문화적인 우위를 확보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이윤의 사회 환원이란 차원에서, 국가는 국가 인적자원의 개발이란 관점에서 교육인적자원개발의 다학문적 특성을 이해하고 심화하려는 교사, 학생, 학부모 및 지역의 네트워크를 지원함으로써 변화하는 세계의 조류 및 사회변화에 학교 사회가 적응하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위에서 제시한 일련의 과제를 우리가 성공적으로 수행할 때 교육 인적자원개발의 다학문적 특성이 지향하는 목표가 교육현장에서도 효과적으로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20세기말의 심각한 경제위기를 넘어 21세기에 있어 국가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서 지식기반경제로의 급속한 이행을 강조하는 정책 담론이 정부와 기업 그리고 다수 언론에 의해 폭넓게 공유·설파되어 왔다. 지식기반경제론은 그동안 자본주의경제의 기본적인 생산요소였던 자본과 노동을 대신하여 새로운 중심적 생산요소로서 지식이 강조되는 디지털경제로의 시대적인 전환을 주장하며,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국가경제와 기업경영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는 지식-정보화의 기반 구축을 핵심 국정과제의 하나로서 제기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지식기반경제의 정책담론은 비단 우리 나라에서만 한정되어 나타는 게 아니고 서구 선진국 대부분에서뿐아니라 후발개도국들에 있어 공통적으로 추구되고 있는 21세기 국가발전전략으로서 부각되고 있다. 국민의 정부는 정보화-세계화의 시대적인 변화 여건 속에서 선진경제로의 도약과 국민생활의 물질적 향상을 위해서는 핵심적인 경쟁력 원천으로서 인적자원의 지적능력개발이 중요하다는 점을 들어 지식기반경제로의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한 종합적인 인적자원개발(HRD)전략의 수립을 강구해오고 있다. 정부는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하는 ‘신지식인’의 육성에 정책적으로 역점을 두는 한편, 디지털경제에 의해 요구되는 지식인력의 수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인적자원개발체계의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까지 논의되고 있는 인적자원개발전략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국가 및 기업경영 차원에 있어 향후 지식집약 부문 중심의 산업구조개편을 실현하기 위해 지식노동의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력의 원활한 공급을 도모함과 동시에 국민 개개인에 있어서 정보사회화의 여건 속에서 풍족한 경제적 생활수준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서 지식·정보 활용능력의 개발을 통해 경제활동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데에 정책적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더불어, 관련 정부부처들과 국책연구기관들은 직업훈련과 일반교육의 종합적인 개선을 통한 평생직업교육시스템의 확립과 지식인력의 수급 균형을 실현하기 위한 노동시장체계의 정비, 그리고 ‘일과 인간개발을 연계시키는 생산적 복지인프라’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방안들을 준비해오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소위 국가인적자원개발(NHRD)전략을 수립함과 동시에 기존의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로 개칭·승격하고, 또한 인적자원개발위원회를 대통령 자문기구로 설치·운영하고 있다. 다른 사회문제는 소홀 그런데 그동안 논의되어진 HRD전략은 지식기반사회에로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한 지식인력의 공급과 지적 능력의 개발이라는 국가차원 및 사회구성원의 경제적인 필요에 주되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우리 사회의 여타 문제들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에 진입하여 경제선진국에로의 도약이 국가차원의 중차대한 과제임에는 이론이 없겠으나, 이에 못지않게 우리 사회의 선진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중대한 사회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PAGE BREAK]우리 사회는 지난 40년 동안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통해 물질적인 풍요의 생활여건을 일정하게 확보할 수 있었으나, 그 이면에는 인명 경시의 사고 빈발, 환경오염 및 공해, 구조적인 빈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범죄와 청소년비행, 성차별 및 성폭력, 고질적인 지역감정, 정치계와 관료층의 되풀이되는 부정비리, 탈법의 집단·개인이기적인 행태 만연 등과 같이 무수히 많은 사회문제들로 얼룩져 있다. 이처럼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어지는 화려한 경제적 치적의 뒷자리에는 ‘사고공화국’, ‘복합위험사회’, ‘지역분절사회’, ‘부패국가’ 등의 지우기 어려운 오명들이 아로새겨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문제들은 우리 사회전반의 급속한 변동을 그동안 재촉해온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 정책논리가 단선적으로 추구됨에 따라 빚어진 사회 규범의 왜곡현상을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와 더불어, 21세기에 진입하여 전지구적 차원에서 근대적인 사회경제 패러다임의 재편을 의미하는 탈근대적인 사회변동이 진행됨에 따라 우리 사회는 새로운 도전들에 당면하고 있다. 탈근대적 사회변동의 핵심 내용은 세계화와 정보화로 집약될 수 있다. 세계화와 이에 동반하고 있는 시장화는 무한경쟁이라는 경제적 요구에 따라 자유경쟁논리로 사회구성원들의 일상생활을 철저히 규율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화의 신자유주의적 경향성과 시장화의 공세적인 논리가 우리 사회에 있어 인간관계의 해체를 보다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바우만(Bauman)과 벡(Beck)에 의해 지적되듯이 정보화는 그동안 근대화시대의 담론적 기저에 숙성되어온 양분법적인 가치체계를 대체하여 다원적 애매성(multi-ambivalence)의 가치관이 침투·확산됨으로써 사회구성원들의 가치 혼돈과 공동체적 유대 상실을 초래함과 동시에 이들의 이기주의를 더욱 급진화할 수 있는 조건을 부여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세계화와 정보화로 대변되어지는 탈근대적인 사회변동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치체계의 공유와 공동체성의 강화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21세기의 국가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인적자원개발전략의 수립에 있어서 과거의 개발시대에서와 같이 속도효율성의 경제논리만이 일방적으로 또는 협애하게 관철되어질 경우에는 그 결과로서 심화되는 사회 규범의 왜곡을 통해 야기되어질 사회문제 비용(costs of social problems)의 증가, 그리고 우리 사회의 위험성 확대와 삶의 질 악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정보화-세계화로 대변되는 탈근대화(post-modernization)의 세계적인 흐름을 맞이하여 공동체적인 도덕률을 견실하게 확립하지 못할 경우 우리 사회공동체의 해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오늘날 우리 사회는 지난 과거로부터의 업보(압축적 근대화·compressed modernization가 배태한 사회규범의 왜곡)와 현재 진행중인 사회변동으로부터의 도전(탈근대적 사회변동에 따른 사회 해체 위기 및 남북통일의 완수)을 동시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이중적인 과제를 떠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비추어 볼 때, 지식정보화시대의 새로운 경제발전논리에 근거하고 있는 기존 인적자원개발의 전략의제에 있어 그 외연을 확장하여 사회적 차원의 과제, 즉 사회구성원들의 자기성찰성을 재정립하는 과제를 도모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 국가 인적자원개발전략을 기획·추진함에 있어 경제적인 필요에 따른 사회구성원들의 지적 능력 향상에 못지 않게 사회적 차원의 인성개발이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인적자원개발전략의 수립에 있어 경제 논리와 사회 가치(성찰성)가 균형잡힌 조화를 이뤄야만 우리 사회의 ‘병든 외형성장’이 아니라 ‘도덕적인 번영’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압축적 근대화과정을 통해 왜곡되어진 사회 가치규범(물신주의, 경쟁주의, 권위주의 등)이 다양한 고질적인 사회문제들을 결과하여 왔다는 점을 고려하거나, 현재 전개되고 있는 탈근대적 사회변동의 도전들(세계화와 정보화 등)을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 인적자원개발전략의 추진방향에 있어 ‘사회구성원들의 가치규범 재확립’이라는 사회적 차원의 과제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겠다. [PAGE BREAK]선진 사회로의 발돋움을 뒷받침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인적자원개발전략에 있어서 우리 사회구성원들의 지적 능력 함양 못지 않게 이들의 가치규범을 재정립하는 정책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21세기의 인적자원개발을 추구하려는 정부는 우리 사회공동체의 규범적 성숙을 구현하기 위해 사회구성원들의 자아 성찰성을 고취·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균형 잡힌 정책접근을 해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우리 사회가 떠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들과 당면한 탈근대적 변동의 도전들을 해결·대처해 나감에 있어 사회구성원들의 인성개발을 위해 다음과 같은 세부적인 성찰성의 덕목들에 대한 적절한 훈육과정이 정부의 교육 및 인적자원개발정책에 포괄되어져야 하겠다. 인성개발의 필요성 ▶ 도덕적 성찰성의 재정립: 과도한 물신주의에 따른 인명 천시 풍조와 경쟁주의에 편승된 개인·집단이기주의, 그리고 편법·탈법적인 부정비리의 행태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인간 존엄과 사회적 책무, 그리고 사회보편적 도덕률을 우선시하는 공공윤리의식의 함양이 요구되고 있다. ▶ 공동체적 성찰성의 회복: 압축적 근대화를 통해서, 그리고 탈근대적 사회변동에 의해서 우리의 사회적 인간관계가 심각한 해체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바, 우선 개별적 차원에서는 다양한 인격체에 대한 포용과 이웃사랑-인간존중-신뢰문화의 가치관이 정립되어야 하겠다. 국가 차원에서는 지역감정 극복과 민족 이질감의 해소를 위한 사회공동체의식의 확립이 요구된다. 또한, 세계화시대를 맞이하여 세계시민으로서의 개방적인 태도와 가치관 역시 필요한 공동체적인 가치규범의 하나라고 하겠다. 더불어, 정보사회화와 관련해서는 개별 경제주체들의 행위효율성을 중시하던 산업화시대의 경제적 합리성에서 탈피하여 지식 공유와 교환의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사회(관계)적 합리성이 보다 중요시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비판적 성찰성의 강화: 지난 압축적 근대화에서 비롯되어진 사회문제들과 앞으로의 사회변동에 의해 낳아질 수 있는 위험·소외·해체의 문제들에 대해서 사회 구성원 스스로가 그 발생 원인을 비판적으로 진단하고 해결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겠다. 특히, 사회문제의 피상적인 현상 인식에 그치기보다는 국가 실패와 시장 실패 등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요인들을 천착할 수 있는 비판적인 상상력의 의식 개발이 더불어 요구된다. ▶ 민주적 성찰성의 제고: 사회구성원들은 공공영역을 통해 발생된, 또는 발생되어질 사회문제에 대한 시민사회 차원의 공론화를 조직하고 그 문제의 해결 및 예방을 위해 집단화된 대응을 실천할 수 있는 정치적 권리의식의 계발이 필요하다. ▶ 미학적 성찰성의 증진:보다 치열해지는 경쟁사회와 물질적인 풍요의 생활조건 속에서 쾌락적 소비문화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건강한 생활문화의 향유능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예술적 감수성과 인문학적인 지혜를 추구하는 생활태도와 문화기획 능력을 적극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환경의 중요성이 갈수록 중요시되는 만큼 사회구성원들의 생태친화적인 가치관을 확립해 나가야 하겠다. 요컨대, 지식정보화시대의 새로운 시장경쟁논리에 기반하는 정부의 국가인적자원개발전략의제에 있어 누락되어 있는 사회적 차원의 과제, 즉 사회구성원들의 자아 성찰성을 함양하기 위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발전을 위한 ‘자원’으로서 사회구성원들의 지적 능력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재의 국가인적자원개발(NHRD)정책은 우리 사회공동체의 도덕적 성숙을 동시에 구현해 나갈 수 있도록 그 추진 방향을 인간 개발로 확대하여 새롭게 재정립되어야 할 것이다.
송영섭(북서울중 교장) 국가인적자원 비전 2005 우리는 좋든 싫든 지식정보화·네트워크화 사회가 상당히 진행되어 국가간의 국경선이 없어지고 지식, 자본, 기술 등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는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는 지식이 가장 중요한 부가가치의 원천이자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시대적 변화를 미리 깨닫고 이런 변화에 대비하여 국가적 차원의 전략을 수립·시행한 미국, 핀란드, 아일랜드 등이 세계시장에서 약진하는 현상을 보더라도 현대사회에서 지식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 얼마 전 영국의 BBC에서 보도한 내용을 보면, 이제까지 가난한 나라로 알려져 있었고, 미국과 영국으로 이민을 보내는 대표적인 나라였던 아일랜드가 이제는 지식강국으로 변하여 오히려 이들 나라로부터 역이민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이런 단적인 예만 보더라도 우리는 국가차원의 인적개발 전략의 수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국가 차원의 인적개발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기 위한 시안을 발표한 것은 대단히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이번에 정책연구팀이 발표한 「중장기 국가 인적자원 개발 기본계획(안)」을 보면, “국민 개개인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의 신뢰회복과 결속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여 2005년까지 인적자원 부문 국가 경쟁력 세계 10위권 도약”을 정책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그에 대한 과제로서 ‘국민 기초 역량 강화, 성장을 위한 지식·인력개발, 국가인적자원 활용 및 관리 고도화, 인적자원 인프라 구축’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중점 추진 전략으로 ‘개방화·네트워크화, 정보화, 탈규제화·자율화, 여성활용 극대화’를 들고 있다. 여기에서는 ‘국민기초역량 강화’를 위한 주요 과제 중, 초·중등학교 교육에 관련된 사항을 중점적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시안에 나타난 초·중등교육 강화 방안 이번에 발표한 「중장기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안)」에서는 국민기초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중등학교를 통한 국민 기초교육의 보장’, ‘초·중등교육 체제의 자율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초·중등학교를 통한 국민기초교육의 보장 시안에서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모든 초·중등 학생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능력이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정보화능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등임을 밝히고, 이런 기본적인 능력의 최소 수준 보장을 초·중등학교의 핵심적 사명으로 규정하고, 이를 ‘초·중등교육법’에 명시하자고 제언하고 있다. 또, 모든 개별 학생이 국가가 정한 최소 성취 기준을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 국가는 기본능력의 최소 수준을 정하여 국가단위의 객관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모든 학생이 최소 성취 기준에 도달한 후 상급 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며, 단위학교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위한 지도방안을 강구하도록 학교의 책임을 강화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단위학교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학교에 대한 장학활동을 강화하되, 장학을 지원과 조언 중심으로 혁신하고, 이를 위한 지원 체제로서 가칭 ‘국가장학지원센터’의 설립을 제언하고 있다. 국가장학지원센터는 국가 수준의 학교평가 및 장학지원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단위학교 수준에서의 기초학력 성취 기준 미달 원인을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성취 수준 향상을 위한 실제적인 조언과 자문을 수행하는 것을 그 임무로 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시안에서는 지식정보화 시대에서 특히 중요한 능력으로 외국어·정보화 능력을 들고, 모든 학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도록 하는 학교 책임을 강화하고 국가 지원을 확대하자고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에서는 모든 학생에 대한 외국어·정보화 능력 기준을 설정하여 평가도구를 개발하고, 학생의 출신 사회계층 차이에서 오는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저소득층 지역 학생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초·중등교육 체제의 자율화 방안 교육의 질은 교원의 역할과 헌신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보고, 교원의 자발적인 헌신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학교와 교원의 자율과 재량권의 확대 방안을 들고 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 및 시·도교육청은 정책기획 기능 및 국민기초교육 성취 기준 마련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단위학교는 국가가 제시한 기초교육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교육계획을 수립·추진하도록 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또 학교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초·중등 국·공립학교에서는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자율적으로 교육과정, 학사, 인사, 재정을 운영하도록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PAGE BREAK]시안에 대한 논의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교육은 학교교육으로 끝나지 않는다. 급속하게 증가하는 지식의 양으로 말미암아 평생교육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모든 국민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평생학습 사회에서 뒤쳐지지 않고 살아가게 하려면 기초교육을 충실히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본 방향에 공감하며, 추진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과 유의할 점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기본 능력의 최소 수준 보장’ 방안 21세기에 필요한 기본능력이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창의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모든 학생이 이들 능력에 대한 최소 수준에 도달하도록 학교가 노력해야 한다는 데도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이를 실제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중등교육법에 명문화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는데, 국민의 최소 기본 능력 보장이라는 과업이 초·중등교육법에 이를 명문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보다는 현재의 초·중등교육을 왜곡시키고 있는 ‘대학입시의 합리적 개선 방안’이 우선 제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와 같이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가 입시의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면, 학교에서 아무리 좋은 교육계획을 세워서 수행한다 하더라도 또 하나의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되고,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정책에 대한 불신만 더 받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 틀림없으며, 이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만 더 키우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정책 중에서 도입 취지는 옳았으나, 현실에 맞지 않아 성공하지 못한 정책의 대표적인 예로 초등학교에서의 열린교육, 중·고등학교에서의 보충·자율학습의 폐지 등을 들 수가 있다. 초등학교에서 열린교육을 실시하면서, 주입식·암기식 교육을 폐단을 없애기 위해 평가에서 일제고사를 없애고 수행평가 중심으로 나가고, 결과도 점수가 아닌 문장으로 표현하게 하는 것 등은 이론상으로는 학생의 창의력을 개발하고 학습의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등, 시대의 요청에 맞는 교육방침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이로 인해 자녀의 상대적 위치를 알 수 없게 되었고, 불안한 나머지 학교교육을 불신하고 주입식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사교육 기관으로 자녀를 내몰고 있는 것이다. 중·고등학교에서 보충·자율학습을 폐지함으로써 입시위주 교육의 폐단을 없애고,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며, 학생이 자신의 특기·적성을 계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주자는 기본 취지는 좋았으나, 우리의 중·고교교육이 여전히 대학입시에 예속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등한히 한 조치였다. 결국 일부 학교에서는 숨어서 보충·자율학습을 시행하게 되고 교육부는 이를 단속하는 등 행정력을 낭비하게 되었고, 일부 교직단체와 학부모간의 갈등을 야기하는 등 문제점을 낳게 되었다. 위와 같은 사례를 볼 때, 초·중등학교에서의 사명을 국민의 기초교육 보장이라고 법에 명시하는 것 못지 않게 이를 현실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제반 여건 및 교육풍토 조성 등 사전 정지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고 본다. 국가 차원의 학교 평가 실시 국가가 기초학력에 대한 최소 성취 수준을 정하고, 국가 수준에서 객관적인 평가도구를 사용하여 학생의 성취 수준을 정기적으로 알아보는 것은 교육의 투자 효과를 가늠해 본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것이다. [PAGE BREAK]그러나 이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교육주체의 하나인 일선 교사의 동의 내지는 협조를 먼저 얻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학생의 성취도 평가는 자칫 학교나 교사의 평가와 연계되는 느낌을 주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일선 학교의 교사들은 본능적으로 이에 반발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교육 성취의 상당한 부분을 공교육보다는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우리의 현실에서는 특히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사교육이 거의 없는 외국의 경우, 평가결과가 그대로 학교교육의 성과일 수가 있어서 잘하는 학교는 격려해주고 못하는 학교는 그에 대한 처방과 지원을 해주되, 계속 못하는 학교는 폐교까지 시키는 등의 조치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지역적으로 경제적, 사회문화적 편차가 심하고 이에 비례해서 사교육에 의존하는 편차도 심하다. 따라서, 국가에서 평가를 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학교교육만의 결과라고 보기가 힘든 실정이다. 더욱이 그 결과에 따라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재정적 지원에 차이를 둔다면, 공교육에서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결과를 자져오게 될 것이다. 오히려 성취가 낮은 학교에 국가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이러한 평가를 실시한다는 것을 명백히 밝히고 교사들의 협조를 받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새로운 제도(기구)의 설립 우리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으면서 이를 수행할 새로운 제도나 기구의 설치를 동시에 주장하는 예가 많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나 기구를 설치하기 전에 기존의 제도나 기구로는 이 정책을 수행할 수 없는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이 정책이 외국의 예에서 빌어온 것이고,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검중되지 않은 것일 때는 더욱 그렇다. 이번 시안에서도 ‘(가칭)국가장학지원센터’를 설립·운영함으로써 평가 등을 전담하고 전문적인 장학진을 두어 성취가 낮은 학교에 대하여 지도·조언하도록 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 또한 외국의 예에서 빌어온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우리의 현실에서 영국의 OFsted(Office for Standard in Education. 학교와 지방교육행정기관을 감찰하는 정부기구)나 뉴질랜드의 Ero(Education Review Office. 유아원 학생들의 생활과 교육에 관한 보고서) 같은 기구가 꼭 필요한 것이냐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런 기구의 성격이 반민반관의 어정쩡한 기구일 때는 더욱 그렇다. 반민반관 기관에서는 정책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예를 우리는 자주 보아왔기 때문이다. 차라리 현재의 교육인적자원부 학교정책실의 인원을 원상으로 회복하고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우리의 행정풍조에 맞는 더 낳은 방책이 될 수도 있으리라고 본다. 아니면, 현재의 교육인적자원부나 시·도교육청의 장학기능과 인력을 떼어내어 교육인적자원부의 외청으로서 국가장학청을 세우고 여기서 초·중등교육을 전담하게 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공립학교의 자율성 확대 시안에서는 교육의 질이 이를 담당하는 교원에 달려있다고 보고, 여건이 성숙된 학교에 교육과정 편성 운영, 학사 운영, 인사, 재정의 자율권 등 학교의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 같다. 교원의 자발적 참여와 학교의 자율성 신장은 대단히 필요하다. 그러나 이 제도 역시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학사 운영면에서는 현재 방학을 학교별로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함으로써 어느 정도 자율성이 주어졌고, 7차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특별활동과 재량활동 시간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실질적인 주5일 수업도 운영할 수 있다. 재정의 자율권은 금년부터 학교회계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자율권이 학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인사권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이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우리 나라는 교육감이 인사권을 가지고 4년 내지 5년을 주기로 해서 학교를 이동해서 근무하도록 하는 교원 순환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다. 교원 순환 근무제는 학교장이 학교실정에 알맞은 사람을 골라서 채용하지 못함으로써 학교의 특색에 맞는 교육의 효과를 거두기 힘든 단점이 있다. 교사는 자신이 근무하고 싶은 학교에서 근무하지 못함으로써 먼 거리를 통근하거나, 학교에 대한 애착심을 가지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이러한 단점 못지 않게 장점이 많은데, 그 첫째가 열악한 지역 소재 학교에도 교사 충원이 비교적 쉽게 된다는 점이다. 만약 학교별로 교사 채용제도가 시행된다면, 일부 농어촌 학교에서 보듯이 교사 부족난은 심화될 것이다. [PAGE BREAK]둘째, 같은 학교에서 너무 오래 근무하는 데서 오는 매너리즘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예는 설립한 지 오래된 사립학교에서 교사들이 흔히 빠지는 현상을 보아도 알 수가 있다. 셋째, 이 제도는 자칫하면 교육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다. 왜냐하면, 자율 운영 공립학교는 학교 평가 결과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교를 지정할 경우가 많은데, 학교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는 학교는 학교 자체의 교육력만이 아닌 외부 요인(지역, 학부모의 교육력 등)에 의해서 그러한 성적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시행하더라도 시범·운영을 거쳐서 추진하되, 여건이 열악한 지역의 학교부터 자율권을 주는 등 문제점을 개선한 다음 점진적으로 시행을 확대해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수과목의 축소’ 방안 포함 필요 21세기에 필요한 문제해결능력, 창의력, 의사소통능력, 정보화능력을 학교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몇 가지 선행 조건 중에는 이수과목의 축소방안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본다.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현행처럼 13∼14과목인 상태로는 우리가 바라는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배양 교육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2005년까지는 안되더라도, 장기적인 비전으로서 이수과목수의 축소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 즉, 교과목을 과감하게 통합하여 필수교과는 5∼6과목으로 하고 선택교과를 확대해서 학생이 한 번에 배우는 과목의 수가 8개 과목을 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는 교사의 복수과목 전공제도가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예비조치로서 현직교사의 재교육을 위한 방안 제시가 필요하다. 현재의 1교사 1담당교과목 제도로는 학생이 배우고자 하는 과목을 다양하게 개설할 수가 없고, 현재 근무중인 교사를 배제하고 다른 교사를 채용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교육부에서는 현직교사의 재교육방안을 수립·시행하고, 교사는 다양화되는 시대의 요청에 순응하여 기꺼이 재교육을 받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현직교사를 재교육할 때는 교과전문성을 저하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현재 일부 제2외국어 교사를 재교육하는 방안을 들 수 있다. 재교육 대상의 교사를 수업에서 면해주고 일정기간 동안 재교육에만 전념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 현실성이 없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교육대학원과 각 시·도교육청이 협약을 맺어서 교육내용을 전문 교과교육에 한정하고 충분한 교육이 이행되도록 상호 협조하되, 야간제로 운영하며, 교육 성과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는 경우에만 등록금 등을 교육청이 부담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결론 및 제언 교육의 성과가 장기적이고, 불가시적이라고 볼 때, 교육정책은 활동이 두드러지는 가시적인 정책 제시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교육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를 설득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초·중등교육 정책에 있어서 단기적 정책수행의 목표치 제시 등은 되도록 삼가고 인내심을 가지고 차근차근히 정책을 추진하려는 지혜가 필요하리라고 본다. 그다음 중요한 것은, 학교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교육부에서는 어떤 정책을 수립하여 시행할 경우, 우선 이를 직접 시행할 당사자인 교사의 동의를 먼저 구해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교사는 누구보다도 간섭받기를 싫어하는 자존심이 강한 집단이다. 이들은 누군가의 간섭을 받는다 싶으면 잘하던 일도 중단해 버리는 특성이 있다. 즉, 교사는 자발적으로 일하는 집단이지, 상급기관에서 지시한다고 해서 움직이는 집단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상급기관에서 정책을 수립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할 점은 교사 집단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설득해서 이들의 동의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 기초교육의 강화 못지 않게 수월성 교육도 강화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이번 계획에서 영재아를 위한 영재교육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기초교육 과정에서 일정 수준에 도달한 일반 학생에 대한 수월성 교육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 일반 학교에서도 학생의 능력에 맞는 수월성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면, 국가인적자원개발에도 도움이 되고, 공교육이 신뢰성을 회복할 기회도 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성취 수준에 따라 배우는 과목의 수준을 달리하는 트랙(track)형 교육과정의 도입 등도 장기과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발표한 「중장기 국가인적자원개발 계획(안)」이 단순히 좋은 정책(안)이 아닌 교육발전의 구심점으로 작용해 나가기 위해서는, 교육주체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현재의 교육 실정을 잘 고려하여 그에 대한 지원과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석열(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선임연구원) 머리말 21세기는 정보화·세계화를 특징으로 하는 지식기반사회이다. 정보화 사회는 지식 및 정보의 생성과 소멸의 주기가 짧아짐에 따라 사회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진다. 디지털 혁명으로 정보통신기술도 더욱 놀라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5천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라디오는 38년, TV는 13년이 소요되었으나 인터넷은 불과 5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또한 세계는 점차 ‘국경 없는’ 하나의 지구촌 사회로 가고 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과 교통의 발달, 그리고 이데올로기 장벽의 붕괴로 전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국경이라는 보호막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국경을 넘어선 국가·기업·개인간의 경쟁은 물론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향후 비(非)OECD 국가 및 모든 서비스 시장에 대한 개방화·세계화가 점차 확대되면서 세계시장통합의 비중도 2010년 전후로 약 50%수준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학자들에 의하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식과 정보의 양이 4∼5년마다 2배씩 증가하고 있지만 2020년이 되면 지식의 양이 73일마다 2배씩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더욱이 2050년 경이 되면 지식이 급증하여 현재의 지식은 1%밖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지식기반사회에서 정보와 지식이 국가경쟁력의 핵심 원천인 동시에 경제활동의 중심이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정보와 지식을 창출·획득·분배·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인적자원개발은 국가발전의 핵심전략이다. 이미 OECD 회원국들은 지난 세기말부터 지식기반사회로 이행하기 위한 국가발전의 핵심전략으로 인적자원개발에 초점을 두고 국가 차원의 교육개혁을 추진하였다. 우리 나라도 인적자원의 관리가 핵심과제라고 보고 이를 제도화하여 교육부총리제를 도입하고 관련 부처 장관들로 구성된 인적자원개발회의를 설치하여 운영하면서 교육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인적자원개발이 우리 사회 주요 관심사가 된 이유는 인적자원개발이 갖는 내용과 의미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종전의 산업사회에서는 대량생산체제에 필요한 표준기술과 분화된 특정기술을 개발하고 교육하는데 열중하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지식기반사회는 지식이 새로운 가치 창출과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이 되는 사회로 보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정보의 생산·공유·분배·활용이 중요시되고 있다.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과 대학교육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12일 열린 “중장기 국가인적자원개발기본계획-비전 2005 공청회”에서 인적자원 분야 국가경쟁력을 2005년까지 세계 10위권으로 도약시킨다는 목표와 함께 주요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대학교육과 관련된 주요 정책내용은 대학정원 국가관리제 폐지, 국가전략분야 인력 양성, 대학의 연구개발 활성화, 문화산업 선도인력 양성, 취약 계층 능력개발 지원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 중에서 대표적으로 대학정원 국가관리제 폐지와 국가전략분야 인력 양성에 대해서 살펴본다. 대학정원 국가관리제 폐지 2005년까지 대학 정원을 현재의 ‘학생수’ 개념에서 대학에서 가르칠 수 있는 교육능력총량 즉 ‘학점 총수’ 개념으로 바꿔 교육 시설과 교수 확보 수준에 따라 정원을 신축적으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정원이 4천명인 대학은 졸업 학점이 130학점이라고 할 때 520만 학점을 가르칠 능력이 있으면 된다. 이렇게 되면 2005년 이후에는 정부가 대학별 정원을 책정하지 않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원을 책정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수도권 지역은 인구집중 방지를 위해 2005년 이후에도 당분간 교육부가 계속 정원을 규제한다는 것이다. 이번 계획안은 정원자율화를 통해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하던 양적 지표 대신에 앞으로 교육여건이나 능력에 따른 질적인 지표로 판단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 나라 대학의 경우는 전임교원 1인당 학생수가 30명으로 미국 15명, 일본이 19명 등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실정이다. 실제로 대학이 커지면 그만큼 교육의 부실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대의 정원이 현재 2만 5천명인데 비해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도쿄대학은 9천명으로 서울대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현상은 선진국의 유명 대학들에서 대동소이하게 나타났다. 이번 대학정원자율화가 오히려 양적 팽창을 부추켜서는 안된다. 2005년부터 정원자율화를 실시하는 본질이 대학의 교육 여건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느냐에 더욱 초점이 두어야 한다. 현재 교육부에서 교수·교육시설 확보율에 따라 교육 능력을 결정하기 위한 판단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강의실과 교수 확보율 등 정원 자율화의 기준을 엄격히 정하고 이를 철저히 지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PAGE BREAK]국가전략 분야 인력 양성 정보통신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문화기술(CT), 나노기술(NT), 항공우주기술(ST), 환경기술(ET) 등 6개를 국가전략 분야로 정해 전문인력을 육성하면서 병역특례를 확대하고 외국 명문대학에 유학과 파견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이 기초학문 분야를 지금보다 더 소홀히 하는 쪽으로 작용할까 우려가 된다. 많은 대학들이 국가전략 분야 인력 양성 분야만 관심을 기울일 경우 기초학문의 위기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이미 심각한 학생 부족을 겪고 있는 기초학문 분야의 학부나 학과는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책 추진과정에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한 가지 방법으로 현재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간의 역할 분담을 해서 국가의 지원을 받는 국공립대학은 기초학문 분야의 발전에 주력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우려는 우리 대학교육이 점차 경영합리화와 실용주의 관점에서 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을 교육적 시각에서 상품 시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여 경제적 가치가 높은 지식의 생산이나 실용적이고 효율적인 인력 양성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교육소비자인 학생들도 학문의 생산성을 상품화의 가능성과 같은 경제적 가치에 따라 소비자의 교육선택권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 얼마나 가치가 있는 지식을 습득하여 신속하게 경제적으로 이윤을 증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관심되는 것이다. 앞으로 정보기술이나 생명기술과 같이 현재에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들과 마찬가지로 기초학문에 대한 지원 방안도 강구되어야 한다. 기초학문 분야 스스로의 개혁 못지 않게 정부도 기초학문이 모든 학문의 기초이기 때문에 지원해야 한다는 식이 아니라 21세기에 적응할 수 있는 기초학문적 토대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규명하고, 이에 맞추어 구조개선 차원에서 기초학문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21세기 대학교육의 방향 인적자원개발이 추진됨에 따라 21세기 대학교육의 방향은 크게 세 가지 관점에서 변화가 요구된다. 첫째, 인적자원개발을 위해서 대학교육이 추구해야 할 방향으로 개방성이다. 개방성은 곧 평생교육체제의 확립을 의미한다. 둘째, 대학의 운영체제에서 대학의 자율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셋째, 대학 교육에서 효율성이 강조되어야 한다. 평생교육체제:개방성 대학교육에서 산업 및 취업구조와 노동시장의 환경 변화에 대비한 인적자원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 저생산성과 저부가가치 산업구조가 고생산성과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 바뀔 것이다. 또한 노동시장도 평생직장 개념이 퇴조하면서 비정형 고용형태의 증가와 더불어 직무형태도 다양화질 것이다. 그러면 노동의 유동성을 대비한 평생교육이 일반화되고 이에 관한 고등교육기관의 역할도 강화될 것이다. 앞으로 평생학습을 위한 사회학습망이 구축될 것이고, 그 핵심적 기능을 고등교육기관이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번 계획안에서 정원 자율화와 함께 대학을 지역사회에 개방해 직장인, 주부, 근로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시간제 등록제(학기당 9학점 이내)를 활성화하고, 학점당 등록제를 고교 졸업자 이하에도 시행한다는 취지도 평생교육체제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또한 교육에 대한 산업현장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적극적이 되면서, 교육도 산학협동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의 실용화를 추구하게 될 것이다. 이제 산업현장의 요구가 직접 교육과정에 현실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과 학습의 경계 해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지금까지 교육과정의 경직성·획일성을 깨고 유연성·다양성·자발성을 크게 높이는 교육이 이루어 질 것이다. 대학 운영체제:자율성 교육은 그 속성상 자율에 바탕을 둘 때 다양성과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된다. 대학의 본질적인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학운영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개별대학의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 대학의 운영과 관련된 제반 사항을 사전에 규제하고 간섭하던 종래의 정책으로는 지식기반사회의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울 수 없다. 대학정원자율화, 수업연한과 학위 종류 자율화 등 학사자율화로 대학 스스로의 자율적 구조개혁을 유도하고 학사제도 및 운영에 대한 자율권을 최대한 부여해야 한다. 이번 발표된 계획안에도 대학정원자율화가 있다. 하지만 대학의 자율성은 아직도 멀리 있다. 정부는 매년 적어도 서너 차례씩 차등적 재정지원을 전제로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대학평가가 대학들간의 선의의 경쟁을 유발시켜서 대학발전을 촉진시킨다면 이때의 경쟁은 매우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대학개혁 프로그램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대학을 정부주도의 정책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서 평가를 이용하고 있다. 이제는 자율성에 대한 대학사회의 강력한 요구에 밀려 정부의 ‘힘에 의한 통제’ 대신에 ‘돈에 의한 통제’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부제를 비롯해서 교육부에서 권장하는 제도를 도입한 대학이 평가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 대학들이 재정지원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정부의 통제에 어쩔 수 없이 따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 계획안에서도 대학 자율성 신장을 정책목표로 설정한 교육부의 의지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야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교육부의 자율화를 구실로 한 대학에 대한 과도한 통제와 지도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교육부의 대학정책에 대하여 대학의 자발적 동의보다는 강제로 이끌려 간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서는 대학의 자율성이 정착될 수 없다. 교육부는 단지 제도를 바꾸는 일에 힘쓸 것이 아니라 대학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키우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PAGE BREAK]대학의 교육체제:효율성 인적자원개발을 위해서 대학교육은 비효율적인 과잉투자와 인력수급의 양적·질적 불균형을 줄여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그 방법으로 하나는 대학의 다양화와 특성화이고, 다른 하나는 다양한 노동구조와 유연한 노동력을 갖춘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것이다. 한 개인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듯이 한 대학이 모든 분야를 다 잘할 수 없다. 따라서 각 대학은 교육목적, 학생선발방법, 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 학사운영체제 등에 따라 다양한 모형으로 대학 또는 학부(과)의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학의 다양화·특성화는 소비자 중심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동시에 지식기반사회에서 대학이 살아 남을 수 있는 전략이다. 각 대학들은 무조건적인 대학원의 신설 및 확장 요구를 자제하고 그 건학이념 및 여건에 따라 교육중심대학과 연구중심대학 등으로 특성있게 발전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학부중심대학은 연구보다는 교육의 내실화를 기할 수 있도록 하고, 대학원중심대학은 연구기능의 수행에 초점을 두면서 대학 스스로 학부학생의 증원을 억제하고 기존의 학부학생 정원을 일정수준까지 대학원정원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또한 기존의 학과중심체제로는 급변하는 사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보편·통합적인 다학문적 능력을 지닌 인재 육성에 한계가 있다. 학과간 장벽이 두터워 학점 및 학과교수 교류가 불가능하여 효율적인 학사운영이 어렵다. 학과 중심 체제에서는 기초교과목의 경우 유사학과의 중복개설, 교육기자재에 대한 중복 투자, 적성에 맞는 전공 선택의 기회 제약, 학제간 공동연구 및 협동연구의 제약 등에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광역단위 모집화를 통한 학부제를 도입하면서 최소학점인정제와 복수전공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 그 이유는 결국 노동력의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 학생들은 한가지 전공만 이수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여러 전공을 이수하여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유연한 노동력을 확보하는데 또 하나의 방법이 소수의 다기능 핵심인력을 양성하고자 하는 엘리트주의이다. 그 대표적인 정책이 바로 두뇌한국21(BK21)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해당대학은 소수 엘리트 중심의 대학원 교육을 통해 핵심인력을 양성을 시도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서 지면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학부제나 BK21에서 나타난 부작용과 문제점이 심각하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맺으면서 지난번 IMD(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가 49개국을 대상으로 경쟁력 순위를 발표한 2001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경쟁력은 비교 대상국 가운데 28위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교육부분의 경쟁력은 32위에 그치고 있었다. 특히 질적인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인 대학교육의 효율성은 47위로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2005년까지 4년 남짓 남았다. 그 기간 동안에 인적자원개발 국가경쟁력을 10위권 안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이번에 발표된 계획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개발이라는 국가목표와의 관계 속에서 대학 교육을 종합적 체계적으로 이해하려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현재 당면하고 있는 필요인력의 공급부족이나 고학력 실업자의 양산과 같은 문제는 대학교육 정책이 국가적 차원에서 인적자원개발이라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큰 비전과 그림 없이 추진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교육정책과 노동(고용) 정책, 과학기술정책, 산업무역정책의 연계성을 강화하여 부처간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또 하나 이번 계획안의 성공여부는 바로 재정 확보이다. 그 동안 정부에서 많은 계획을 발표했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이유는 그 계획을 실천할 수 있는 재정확보가 안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계획도 일관성 있게 추진하게 위해서는 재정확보가 중요한 관건인 만큼 차후 구체적인 시행 계획에서는 재정확보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기를 바란다.
귀머거리 천재화가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1914-2001).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운보 김기창과 ‘바보산수'로 표현되는 그의 화풍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만큼 운보는 설명이 필요 없는 ‘국민화가'이며, 한번쯤 ‘운보의 작품을 구경이라도 해봤으면' 하는 생각을 했음직 하다. 그러나 놀라지 마라. 누구나 운보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고, 수도 없이 만져봤다. 아무리 가난하기로서니 만 원 한 장 가지지 못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그 지폐에 그려진 세종대왕상이 바로 운보의 작품(1975)이다. 그만큼 운보는 우리의 생활 가까이 있다. 그러 나 운보는 2001년 1월 23일자로 우리 곁을 떠나버렸다. 만원짜리 지폐의 세종대왕상은 운보의 작품 이른 겨울의 토요일 오후. 운보의 체취를 찾아 차를 몰았다. 중부고속도로 증평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와 511번 도로를 따라 초정약수 방향으로 향하다가 주성대학 쪽으로 우회전해서 2킬로미터쯤 가다보면 ‘운보의 집'이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운보의 집이 있는 청원군 내수면 형동리는 운보의 외가가 있던 청주와 가까운 곳으로, 풍수가 지세(地勢)를 살펴 선정한 곳이다. 외할머니처럼 푸근한 다섯 겹의 산이 운보의 집을 감싸고 있고, 청원의 넓은 들과 촌락을 고즈넉히 내려다 보는 양지바른 산기슭이다. 3만여 평의 넓은 공간에는 운보가 생활하고 그림 그리던 운보의 집과, 운보미술관, 운보공방, 도예교실, 레스토랑, 야외수석공원, 운보와 부인 우향(雨鄕) 박래현(朴崍賢)을 합장(合葬)한 묘소가 있다. 운보의 집은 학교 단위로 방문하는 학생들도 많다. 미리 예약할 경우 도예체험을 할 수 있고, 김형태 학예실장을 찾으면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김실장의 이메일 주소 첫머리는 ‘woonbee10'이다. ‘운보를 10년 동안 모신 비서라는 의미'라고 한다. 청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운보가 김실장을 불러놓고 한 말이다. “너는 힘들더라도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네 느낌을 그대로 기록만 해도 나중에 큰 힘이 될거야". 이때부터 김실장은 운보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는 운보를 모시면서 실소를 금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운보를 안다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거니와 그 사람들의 말이 대부분 틀리기 때문이었다. “운보가 친아들이 없어서 양자를 들였다, 만나서 술을 함께 마셨다, 전화를 했더니 한번 놀러 오라 했다, 둘째 부인이 있다"는 말들이 그런 예라며, “선생님의 아들은 젊을 때의 선생님과 너무 닮아서 구별하지 못할 정도예요. 술은 입에 대지도 않으셨고, 전화는 당연히 받지 못했어요. 선생님은 돌아가시기 몇 해 전까지도 부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가에 이슬이 맺히신 분인데 둘째 부인을 들였겠습니까?" 김실장은 연못 옆의 정자를 오르면서 말했다. “운보는 이곳에 앉아 미술관 뒷쪽의 부인의 묘소를 즐겨 보곤 했어요. 지금이야 이장(移葬)해서 운보와 합장했지만." 운보의 부인에 대한 그리움은 운보미술관을 들어서면 왼쪽 벽에 걸려있는 운보의 어록(語錄)한 구절에서도 잘 표현된다. ‘나는 귀가 들리지 않는 것을 불행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고인이 된 아내의 목소리를 한번이라도 들어보지 못한 게 유감스럽고… 날더러 마지막 소원을 말하라면 도인(道人)이 되어 선(禪)의 삼매경(三昧境)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아내를 잃은 운보는 서울 성북동에서 도를 닦는 심정으로 살고자 하여 한동안 작품에 운보라는 아호 대신 ‘한성도인’이라고 썼다. “나의 어머니고 선생이고 애인인 우향이 죽었어요. 세상을 살맛이 다 없어져요. 그런 여자는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어요. 그래서 우향의 사진을 걸어놓고 그 앞에 있으려니까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있어요. 그게 바로 바보산수예요. 훌륭한 아내를 잃어버린 바보라는 것과 하나님의 뜻을 저버린 바로라는 뜻이예요.…" 76년 1월 우향이 타계하고 실의에 빠져있던 운보가 민화풍의 작품을 개발하여 ‘바보산수’라는 이름을 지었던 것이다. [PAGE BREAK] 부인 우향은 애인이며 동료이자 어머니같은 존재 부인 우향은 7세 때 장티푸스를 앓아 귀머거리· 벙어리가 된 운보의 말문을 틔어준 어머니 같은 존재이자 애인이며 동료화가였다. 운보와 우향은 생전에 몇번이나 개인전을 함께 열기도 했고, 운보미술관에는 운보의 작품 100여점과 함께 우향의 작품 150여점과 소장품들이 함께 전시돼 있다. 운보미술관은 의형제를 맺은 김흥배 이사장(한국외대)이 운보와 우향의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서 1985년에 세운 운향미술관을 증축한 것이다. 여기에는 운보의 셋째 동생인 월북화가 김기만 교수(평양미대)의 작품 ‘태양을 따르는 한마음'도 전시돼 있다. 운보미술관 안에는 운보의 오리지널 판화와 도자와 아트상품, 서적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아트숍이 있다. “마지막 소원은 도인이 되어 禪의 三昧境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 전통 한옥인 운보의 집은 국립박물관장을 지낸 최순우 선생과 문화재연구소 김동현씨가 구상하고 설계를 했고, 남대문 중수에 참여한 대목수가 건축했다. 운보는 이곳에 기거하면서 그림을 그렸다. 작업실을 겸한 거실에는 운보의 화구(畵具)들이 늘려있고, 거실벽 운보의 큰 사진 밑에는 우향이 사용하던 거문고와 가야금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안방에는 나무침대와 옷장이, 옷장 속에는 운보가 입던 청바지와 빨간목도리, ‘雲甫'라는 낙관이 새겨진 빨간 양말이 차곡히 정리돼 있어 금방이라도 방문을 열고 운보가 들어올 것만 같았다. 거실 방문 곁의 서랍장 위에는 작은 예수상이 놓여 있었다. “운보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기독교 감리교를 믿었어요. 그러다 이당 김은호 화백의 제자로 들어가서는 장로교로 바꾸었다가 김수환 추기경을 만나서 베드로라는 세례명을 받은 뒤로는 천주교로 개종했지요." “우리들 가슴에 박힌 못을 뽑아 주세요" 김 실장은 운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동심(童心)이라고 했다. “다섯명의 식대로 고작 5천원을 내시는가 하면, 2,700원짜리 잡지 한 권을 2만 원 주고 사시는 모습에서 청량감을 느끼곤 했어요." 운보는 “어린이들은 부어넣는 대로 담을 수 있는 그릇을 갖고 있다"고 하면서 어린이들을 무척 좋아했다. 한번은 역전을 지나다가 모금함을 들고 구걸하는 농아를 보고는 “정당한 방법으로 일을 할 수 있는데 구걸을 한다"고 혼을 내고는 “스스로 바보 취급을 받는다"면서 내내 슬퍼하기도 했다. 운보가 청원으로 낙향한 데에도 장애인을 위한 마음이 크게 작용했다. 청각장애라는 이유로 우수한 실력을 가진 박재권 군이 서울대 미대에 탈락하자, 장애학생 1백여 명이 한국 구화학교에 모여 “제발 우리를 가슴에 박힌 못을 뽑아 주세요"라는 구호와 함께 ‘베토벤' ‘김기창'이 적힌 피켓을 들고 말없는 농성을 벌인 일이 있었다. 이들과 격려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운보는 학비 무료의 순수미술대학을 구상하고 농아복지사업을 시작했다. 미술대학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운보는 장애인들을 위해 활발한 사회복지사업을 전개했다. 운보원을 만들어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훈련교육을 실시하고, 한국농아복지회(1979), 한국청각장애인복지회(1983), 장애자복지대책위원회(1998), 장애인먼저운동 상임고문, 세계농아연맹 문화예술분과 부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운보는 우향과의 사이에 1남 3녀의 자녀를 두고 1만 5천여점의 작품을 남기면서 우리 화단에 큰 획을 그었다. 그리고 장애인들의 가슴에 박힌 큰 못을 빼어주고 그 자리에 ‘가능성'이라는 희망을 심어주고는 아내곁으로 갔다. 아마 그는 어린아이 같이 천진한 웃음을 머금은 구름 위의 道人이 되어 우리를 내려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 서해안에서는 새만금이라는 / 세계 최대의 관(棺)을 짜고 있습니다./ 그 캄캄한 관으로 들어갈 / 갯지렁이와 아무르불가사리, / 갯가재, 가시닻해삼, 달랑게, / 범게, 밤게, 서해비단고둥, 동죽, / 큰구슬우렁이, 쏙붙이들이 / 죽음의 날을 기다리며 / 아무 말도 못하고 있습니다.(이하 줄임) 지난 봄 새만금 시국선언 때 낭송된 최승호의 라는 시의 첫 연이다. ‘단군이래 최대 민족사업'이라는 화려한 찬사와 함께 새만금 간척사업은 반만년 민족사에 가장 곤혹스러운 환경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이 화두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온 나라와 만백성이 몸살을 앓고 있다. 겨울이 오고 있는 새만금으로 뭇 생명들의 안부를 물으러 생태기행 첫걸음을 떠난다. 새만금 가는 길은 어제나 오늘이나 서해안의 임종을 보러 가는 기분이 든다. 인간들이 뚝딱거리며 죽음의 관을 짜고 있는 동안에도 철따라 뭇꽃들이 피고지고, 새들이 뜨고 내리는 것을 보면 차라리 눈물겹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김제로 빠지면 드넓은 ‘징개맹개 외배미들'이 펼쳐진다. 이 너른 들을 가로질러 동진강과 만경강이 흐르고 있다. 노을을 실루엣으로 하고 몇 척의 고깃배들이 물 빠진 하구 갯벌 위에 일 없이 얹혀 있다. 최근에 나온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는 우리 나라 최대의 도요새 도래지로 나와 있다. 도요새 종류는 월동과 번식을 위해 시베리아에서 남태평양까지 오간다. 우리 나라 서해안은 그들의 여로에 없어서는 안 될 중간 급유지이다. 서해안을 찾는 도요새의 개체수는 약 1백만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새만금이 아시아 최대의 도래지라는 붉은어깨도요새를 비롯하여 흑꼬리도요, 큰 뒷부리도요, 쇠청다리도요사촌, 송곳부리도요, 넓적부리도요, 꺅도요, 꼬마도요, 중부리도요, 민물도요, 깝짝도요, 붉은발도요, 알락도요, 검은머리물떼새, 흰물떼새, 장다리물떼새…. 이들이 이처럼 새만금을 많이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먹이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척사업으로 새만금 갯벌이 사라지면 그들도 함께 사라질 것이다. 동진강을 건너면 부안읍 못 미쳐 계화도로 가는 길이 나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금창고가 있었던 염창을 지나면 계화들녘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바둑판처럼 짜여진 계화논뜰 오른쪽 멀리로는 아까 지나온 동진강 하구이다. 지금은 계화 북단 방조제가 가로질러 달리고 있지만, 새만금공사가 끝나면 육지가 될 지역이다. 썰물이 빠져 나가면 하구 갈대밭과 이곳은 게들의 마을로 변한다. [PAGE BREAK]썰물 빠진 갯벌은 게들의 놀이터 새만금 갯벌의 지질은 모래갯벌과 펄갯벌로 크게 구분된다. 모래갯벌은 주로 해수의 흐름이 빠른 해변에 나타나고, 개흙질이 많은 펄갯벌은 흐름이 완만한 강 하구에 형성되어 있다. 새만금 지역은 이렇듯 지질이 다양해서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게들을 모두 관찰할 수 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하구의 마른 갯벌이나 염생식물지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으로는 한쪽집게발이 유난히 큰 농게, 갯벌 가장자리 갈대밭을 좋아하는 갈게, 집게발이 유난히 붉은 붉은발사각게, 행동반경이 넓어서 집안까지 드나드는 도둑게 등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게들은 날씨가 추워지면 굴 속이나 바위틈에 틀어 박혀 나오지 않는다. 계화마을 앞에 조류지가 자리하고 있다. 계화들 간척 때 생긴 호수이지만, 자연성을 잘 보전하고 있다. 갈대숲을 바람막이로 하고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논병아리 등이 모여 있다. 갈매기도 저네들끼리 끼룩대며 놀고 있다. 겨울이 깊어지면 더 많은 겨울새들이 내려앉을 것이다. 철새 공부는 쉬운 것부터 해야 재미가 쉽게 붙는다. 아이들에게 조류도감 뒤적이게 하면 금새 진력이 나서 재미를 잃게 된다. 청둥오리는 이곳에서도 개체수로는 으뜸이다. 그것은 우리의 자연조건에 가장 잘 적응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수컷은 청동색 얼굴과 흰 목도리로 두르고 있어서 누구나 금방 알 수 있으나, 암컷은 수더분해서 다른 오리들과 구분이 잘 안된다. 그것은 알을 낳고 새끼를 품어야 하는 자신을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멧비둘기는 도회지에서도 어렵잖게 볼 수 있는 텃새이다. 전체는 붉은 색이 감도는 회갈색이다. 검은 가로띠 무늬가 있다. 잡식성이라지만, 곡식류를 좋아하는 편이다. 이곳의 멧비둘기는 계화산 중턱에다 둥지를 튼다. 까치둥지에 비하면 작고 엉성하다. 조류지와 새만금 간척지 사이에는 해변도로와 계화방조제가 가로 놓여 있다. 방조제 둑 위에 올라서면 마치 DMZ 철책같은 철조망이 앞을 가로 막는다. 쭈꾸미는 모래 속에서 눈만 빠끔 그 철책선 너머로 여의도의 140배나 되는 새만금간척지구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다. 변산-가력도-신시도-야미도-비응도를 잇는 33킬로미터의 새만금 방파제가 수평선 위를 가로질러 달리고, 방파제 끝으로 고군산열도의 크고 작은 섬들이 떠 있다. 이제 머지 않아 육지가 될 바다 풍경들이다. 지질에 따라 종류의 차이는 있지만, 바닷가에는 갈대, 갯쑥부쟁이, 갯메꽃, 칠면초, 나문재, 천일사초, 갯잔디, 퉁퉁마디, 갯쑥, 갯질경이, 보리사초 등등의 염생식물(halophyte)들이 자라고 있다. 바닷바람이 짭쪼롬히 넘나드는 뚝방 아래에 철늦은 갯쑥부쟁이들이 피어있다. 갯쑥부쟁이는 두해살이 풀꽃으로, 주로 바닷가에 자란다. 잎 양면에 잔털이 많다. 꽃은 초가을부터 늦게까지 가지 끝에서 피며, 꽃색깔은 연자주색이다. 양지쪽에서는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다. 계화방조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돈지마을이다. 예전에는 갯벌에서 캐낸 동죽이며 맛조개를 경운기에 산더미처럼 실어나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으나 요즘 마을사람들은 거의 손을 놓고 있다. 외지 사람들만 주인 없는 갯벌을 들락거리며 몇 줌씩 캐 가고 있다. [PAGE BREAK] 돈지를 지나면 해창천 하구를 만난다. 새만금 간척을 반대하는 이들이 설치미술 하듯 장승과 솟대들을 세워놓았다. 게중에는 게를 비롯한 갯벌생물들을 솟대 위에 올려놓은 것도 눈에 띈다. 해창천 앞 갯벌은 자갈과 모래성분이 많아서 고둥류들을 관찰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썰물 때 갯웅덩이에서 관찰되는 갯우렁이, 굴이나 따개비 등을 먹고 사는 맵사리고둥, 바위에 붙어사는 밤고둥과 눈알고둥, 비교적 깊은 곳에 사는 피뿔고둥, 죽은 물고기를 먹어치우는 왕좁쌀무늬고둥, 꽁무니 부분이 뾰죽한 총알고둥, 바위에 붙어 꼼짝을 하지 않는 테두리고둥 등은 이곳의 고둥 가족들이다. 겨울철에도 새만금 모래톱에 나가면 쭈꾸미들을 어렵잖게 발견한다. 연체동물은 몸이 햇볕과 바람에 노출되면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고, 특히 쭈꾸미는 낙지와는 달리 구멍을 파지 못하기 때문에 모래 속에 몸을 숨긴 채 눈만 빠끔 내놓는 경우가 많다. 그 밖에 낙지, 따개비, 개불, 개맛, 굴, 말미잘, 민챙이,바다선인장, 불가사리, 분지성게, 군부, 쏙, 갯가재, 망둥어, 갯지렁이... 등등도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갯벌생명들의 이름들이다. 부안 출신의 신적정 시인의 기념 비를 지나면 새만금 전시장이다. 정부는 ‘농업기반공사'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바꾸고 전시관까지 지어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생태계 파괴, 환경오염, 어민 소득감소, 어장피해, 혈세 낭비 등등으로 이미 제2의 시화호를 닮아가고 있어서 새만금을 찾는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강인수(수원대 교수) 머리말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의 교육활동 중에 아무 문제도 아닐것이라고 한 일이 결과적으로 법적 문제가 되어 시비가 다투어질 수도 있고, 예기치 않은 사고로 학생과 교사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일도 생긴다. 교육활동중에 교사는 학습목적을 달성하려고 최선의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안전사고에 대하여 주의의무를 다 하지 못했다거나 보호감독 의무를 물어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 교사는 교육활동에 대한 의욕을 잃게 되고 위험성이 있는 학습활동을 기피하게 되기도 한다. 특히 체벌이나 안전사고에서 교사와 학생(학부모)이 다툼의 당사자가 될 경우에 신속하게 서로가 양보하여 만족할 수 있는 결과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면 법적 다툼이 되고, 결국 학생-교사간에 이해와 신뢰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운 종국으로 가게 되어 교육적 관계를 상실하게 되는 불행이 된다. 교사의 교육활동이 법률문제화되거나, 학생과 교사가 법률문제로 다투게 되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과대 규모의 학교와 과밀 학급 속에서, 그리고 학교붕괴니 교실위기니 하는 오늘의 학교 문화 속에서 예기치 않은 사고가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도 기본적인 법의식을 함양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지식과 교원의 권리와 의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가져야 한다. 어떠한 일이 어떠한 사고가 되고, 어떤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하여 실제의 사건을 통해 이해함으로써 교원에게 필요한 법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목적으로 학교 교육활동중에 일어난 사건과 교원의 신분에 관한 사건에 대하여 법원의 판결과 교원징계재심위원회의 결정을 살펴보기로 한다. 수업시간에 종강파티를 허락한 담임교사의 법적 책임 문제의 소재 학기말이나 학년말이 되면 학생들은 학급단위로 종강파티를 하고 싶어한다.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종강파티를 계획하면서 담임교사나 자기반 교과담당 교사들이 참여해주기를 바란다. 이 종강파티는 한 학기나, 한 학년을 끝낸 후 옛날의 ‘책걸이’ 나 ‘책씻이’ 풍습으로 가르쳐 주신 선생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뜻과, 같이 공부한 친구들과 그간에 쌓은 정을 더욱 돈독히 하자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한 학기나 학 학년을 무사히 마치게 된 것을 자축하면서 쌓인 피로와 걱정을 덜어버리려고 재미있는 놀이를 하기도 한다. 대개 종강파티를 하는 경우 수업이 끝난 방과후에 시간을 마련하여 자기반 교실에서 선생님들을 초대하여 스스로 만든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이러한 종강파티는 학교에 따라 관행적으로 해오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종강파티를 수업이 끝난 방과후가 아니고 수업시간에 하도록 담임교사가 허락하여 실시한 것이 담임교사의 직무상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가가 문제이다. 사건의 경위 김철수(가명) 교사는 A고등학교의 2학년 4반 담임교사로 1996년 7월 12일 수업시간인 4교시에 종강파티를 하도록 담임교사로서 허락하였고, 종강파티에 그 수업시간의 교과담당교사를 비릇한 다수의 교사들이 참석하였다. 당시 1학기말에 종강파티를 한 학급은 2학년 전체 8개 학급 중에서 6개 학급이나, 4개 학급에서는 수업이 끝난 후나 자습시간에 종강파티를 하였다. 수업시간중에 종강파티를 하도록 허락하여 교사의 직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임용권자로부터 담임교사는 감봉 1월 처분을 받고, 교과담당교사는 경고처분을 받았다. 이 처분에 대하여 담임교사는 본인이 받은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여 교원징계재심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교원징계재심위 사건 97-1, 감봉1월처분취소청구). [PAGE BREAK]재심위원회의 결정 이 사건에 대한 교원징계재심위원회의 결정 요지는 다음과 같다. ‘교사는 수업시간에 마땅히 소정의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목을 교육하여야 하며, 한 학기를 마치면서 선생님에 대해 감사하고 학생들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이른바 종강파티는 수업과는 별개의 학급활동이므로 정규 수업시간외에 행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학급의 전반적인 운영과 생활지도를 총괄 담당하는 학급담임으로서 교과외 활동인 종강파티를 하는 데 있어서 그 시행여부와 시행방법 등 전반에 걸친 지도책임이 있다 할 것인데 교과목 담당 교사의 양해를 누가 받았느냐는 차치하고 수업시간에 이러한 교과수업외의 행사를 하도록 허락하고 담임교사인 자신도 다른 학급의 교사들과 함께 동 행사에 참석함으로써 자기 담임학급은 물론 다른 학급의 수업에까지 지장을 초래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담임교사에게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김교사는 직무상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한 사실은 인정되나 학교에서 종강파티를 관행적으로 해 오면서 다른 교사들도 함께 참석한 것으로 미루어 보건대 종강파티에 대한 학교의 방침이 좀 더 엄격하지 않았던 점도 이러한 문제를 초래하게 된 한 원인으로 볼 수 있고 또 담임업무를 처음 맡은데 따른 업무미숙으로 인한 점도 어느 정도 이해되므로 이러한 정황을 참작하여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견책으로 변경하여 결정한다.’ 맺는 말 교사는 법정 수업시간에 반드시 정해진 교과목의 수업을 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학급담임교사는 자기가 담임한 학급의 교과운영이 정상으로 진행되도록 성실히 노력해야 할 의무와 생활지도의 책임을 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학기말에 종강파티를 해도 수업이 끝난 방과후에 하도록 학생들을 지도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처럼 학기말이면 학생들은 수업을 지루해 하고, 수업시간이 끝나면 일찍 귀가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수업시간에 종강파티를 하게 해달라고 담임교사와 교과담당교사를 조르게 되고, 담임교사가 마지못해 허락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한 시간의 교과목 수업의 효과와 과외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종강파티의 교육적 효과를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종강파티의 교육적 의의도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학교의 일과표에 의한 교육과정대로 교사는 수업을 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는데 이를 지키지 못한 점은 분명하다. 교육부가 고시한 교육과정이나 학교의 교육과정과 일과표는 법적 효력을 갖고 있다. 결국 김교사는 ‘법령을 준수하고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를 준용한 사립학교법 제55조를 위반한 결과가 된 것이다. 교원을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는 교장, 교감 등 학교관리자 입장에서도 이를 모른 체하면 역시 성실의무를 위배한 결과가 된다. 그리고 많은 학급이 있는 학교에서 예외를 인정해서는 질서를 유지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리고 학생들이 종강파티를 하자고 학급에서 결정했다고 해도 학생들을 달래어 수업을 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특히 수업하기를 원하는 소수의 학생이 있었다면 이들의 수업받을 권리를 침해한 결과가 되고 만다. 사건화되지 않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겠지만, 소수학생이 문제를 제기했거나 학교관리자가 이를 알고 일단 문제가 되면 옳고 그름의 판단을 법령의 잣대로 보아야 하며, 성실의무 위반을 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공부에 지친 학생들의 어리광이나 요구를 차마 거절하지 못한 선생님의 가벼운 판단이 법적 의무 위반으로 징계를 자초한 결과가 되었으니, 학생을 사랑하되 엄격한 질서 속에서 교사의 본분과 직무를 다하면서 사랑해야 할 것이다.
영국 분쟁예방규정 상세화와 분쟁 방지 사전교육 철저 영국에서는 여러 가지 법률 외에도 각 사안에 따른 가이드 라인을 철저히 제시하고 이의 준수를 통한 분쟁을 미연에 예방하려는 노력이 각별하다. 학생퇴학 절차, 학생정학 처리 절차, 교직원과 교사들이 잘못할 수 있는 유형별·사례별 안내서, 학생이나 학부모를 위한 위법행위로 추정되는 사안에 관한 규정이나 조사 절차의 고시 등 쟁송이 예상되거나 이전에 자주 발생한 불만사항에 대하여 관련 규정을 상세하게 정하고 교직원 연수나 각종 훈련을 통하여 계속 반복 교육한다. 특히 영국의 학교분쟁 예방프로그램으로 주목할 것은 사전 교육를 철저히 하고자 노력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 인권법(HRA)이 1998년에 제정될 당시에는 집단따돌림(bullying)이 사회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동법이 시행되는 2000년에는 교육문제로서 이슈화되자 교육부(DFEE)에서 이것의 발생과 학교에서의 대처, 해결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바로 제정하여 각급 학교와 지역교육청(LEAS)에 보내서 학생지도의 참고로 사용하게 하고 있다. 또한 분쟁시 대응하는 방법상의 불만이나 고충처리시 문제점, 법률적 검토 사항이 피드백되어 차기 입법이나 교육부 가이드라인에 반영되도록 하고 있다. 고충처리 절차 합리화 노력 학교 교직원은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학교전반에 관한 불만사항, 고충처리, 교육문제에 대해서 제안을 받았을 때, 담당자와 어떤 절차를 밟아서 처리하여야 하는가를 결정한다. 즉, 먼저 정책 결정이나 집행에 관한 불만사항이나 제안 사유에는 정책의 개선이나 교직원의 집행과정상의 합리성을 제고함으로써 해결한다. 다음으로 입법, 정책, 적법 절차, 계약 등에서 중대한 법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는 불만사항에 대해서 때로는 협상을 시도한다. 마지막으로 조사 단계로서 고충이나 불만을 가진 자가 특정인의 행동이나 학습계약, 정책이나 입법 취지에 어긋나게 불법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 중재위원회가 조사권을 행사한다. 독립법률자문단 운영 독립법률자문단은 법에서 규정하지 못하였거나 예상하지 못한 영역을 찾아서 해결방안을 제시하거나 상담을 해 준다. 이와 더불어 지역교육청과 교사 집단, 교육부와 교사 집단 사이에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도 해결해 준다. 불만이나 고충에 관한 법원의 확정 판결과 달리, 이 자문단은 민원인이 불만사항을 제기하면 권리는 침해받는 것으로 간주하여 이것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조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적이다. 아주 사소한 문제라 할지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이것에 관여하여 해결을 시도한다. 독일 주 단위 참여 프로그램-주학교자문위원회 교육고권을 가지고 있는 각 주의 최고교육행정기관으로는 교육부(Kultusministerium)가 있으며, 주교육부장관(Kultusminister)이 대표한다. 그리고 주 차원에 주학교자문위원회(Landesschulbeirat)가 있어서, 여기에서 최고 학교행정청에서 행하는 조치와 결정들 및 입법에 대한 자문을 행한다. 이때 주학교자문위원회는 충분한 정보를 요청할 수 있는 정보요구권을 가진다. 주학교자문위원회는 학교제도와 이해관계가 있는 모든 사회집단의 대표들로 구성되는데, 교사대표, 학생 및 학부모, 경제계 및 노동조합, 교회, 지방자치단체연합, 대학, 청소년단체의 대표들과 개인자격의 구성원들로 이루어진다. 지방 단위 참여 프로그램-학교자문위원회 몇몇 주에서는 지방자치행정의 학교행정 영역을 위해 특별한 조직을 두고 있다. 바덴 주에서는 자문적 성격 또는 심의적 성격을 가진 지역 학교행정기관으로서 학교자문위원회(Schulbeirat)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것을 통해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의 중요한 모든 학교 관련 사항들(학교제도의 조직, 학교의 설립·이전·폐지, 학교의 신축 및 개축, 학교예산 등)을 청취하며, 여기에서 중요 사항을 발의하기도 한다. 학교자문위원회의 구성원으로는 시장, 지방자치단체 대표단 구성원, 여러 학교의 대표로서 학교장대표와 교사대표, 학부모대표, 종교단체대표를 들 수 있으며, 보건관청대표도 회의에 참여한다. 그 밖에도 제도적 내용은 각각 다소 다르긴 하지만 헷센, 라인랄트팔츠, 니더작센, 노르트라인-웨스트팔렌 주도 지방단위학교위원회를 두고 있다. [PAGE BREAK]학교 단위 참여 프로그램-학교협의회 등 오늘날 독일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학교 내외에서 학교교육 관련 의사형성에 그 대표를 통하여 참여하고 있다. 학생대표는 대개 5학년부터, 학부모대표는 학생의 성년기까지 참여하게 된다. 학생과 학부모 참여에 관해서는 각 주의 규정들이 다르며, 참여를 촉진하는 주가 있는 반면에 참여제도에 대해 소극적인 주도 있다. 학내에서 학부모는 정기적으로 학급 단위로(경우에 따라서는 학년 단위로) ‘클라센-엘테른바이라트(Klassen-Elternbeirat)’라고 불리는 학급학부모회를 구성하는 1인 또는 2인의 대표를 선출한다. 그리고 이들에 의해서 또는 학교의 전 학부모들에 의해서 학교학부모회(Schul-Elternbeirat)가 선출된다. 학교학부모회는 통상 다수의 학부모대표로 구성되며 학교 차원에서 참여권 및 선거권이나 대표파견권을 가진다. 소수대표권도 개별적으로 존재하여, 외국인 학생의 학부모와 학부모대표로서 여성대표를 위한 경우가 있다. 학부모회는 학급 차원에서는 직접 참여하고, 학교협의회에서는 그 대표들을 통하여 참여하게 된다. 따라서 학부모회는 학생의 이해관계와 자신들의 교육권에 근거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참여권을 통해 구현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학급 차원에서 1인 또는 2인의 학급대표를 선출하며, 이들이 모여 학교 차원의 학생회를 구성한다. 그리고 학생회는 그 구성원 중에서 학생대표 내지 학년대표를 선출한다. 학생대표기구들은 학부모대표와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참여권을 가지며, 이에 더해 다소 제한적이긴 하지만 학생자치를 향유한다. 학생자치활동에 속하는 예로는 학생행사, 학생신문, 학교문제에 관한 사회적 행동과 입장표명을 들 수 있다고 한다. 학생회에는 교사들과의 협력을 위하여 다양한 지도교사를 두고 있다. 학생대표의 참여권 행사에 관해서는 학부모대표에서 언급한 것이 역시 유효하다. 학생대표와 학부모대표 업무는 학교에 의해 지원되며, 또한 재정적 문제도 학교의 처분에 맡겨진 범위 내에서 학교가 부담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기부금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으며, 공법상의 학생회비 납부의무도 없다. 그에 반해 학부모들은 종종 사법적으로 관리되는 학부모기부금이나 지원단체를 통해 학교에서의 교육업무 개선을 위해 기여하고, 이를 통해 제한적이나마 학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결국 독일 학교의 학부모대표기구와 학생대표기구들은 학교 밖의 기관들이 아니라 학교내의 기관들이라고 할 것이다. 각종 위원회 참여 프로그램 지방교육자치기구는 아니지만 독일에서는 주와 지방자치단체의 단계별로 학생 및 학부모대표들로 구성되는 위원회들을 두어 이들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듣고 반영하기도 하고, 일부 주에서는 주교육부장관의 일반규정과 지침 발령시 주학부모위원회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참여기구들은 학내기구인 학교협의회의 발전과 맥을 같이하여 학교 차원 밖으로 확대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본 사친회와 학교평의원제 도입을 통한 사전 의견 수렴 및 사후 교육적 해결 교원과 학부모 및 지역사회 인사로 구성된 PTA(사친회)는 학교 내 의사결정과정에의 참여 기제로서 학교분쟁의 예방 및 자체 해결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학교분쟁이 발생한 경우 교육적 중재 및 조정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체벌이나 이지메와 관련하여 학교측이 PTA를 중심으로 벌인 홍보활동은 비교적 단기간에 걸쳐 교육적 공감대 형성에 비교적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분쟁의 조정권한이 없는 임의기구 및 자문기구로서는 당사자의 이해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무기력하다는 한계는 한국의 경우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2000년에 학교장의 자문기구로서 도입된 학교평의원제 역시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통로로서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PAGE BREAK]고충상담제도의 활용-인사원 및 지방공공단체 상담실 일본에서 공무원에 대한 고충처리 제도는 역시 학교분쟁에 있어서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국의 교육공무원고충심사제도와 유사한 것이다. 즉, 직원으로부터 근무조건 및 그 외 인사관리에 관한 고충을 접수받아 당사자에게 조언하거나 해당기관에 필요한 조치 및 협력을 구하는 제도이다. 이는 교원 및 직원들의 인사에 관련한 분쟁에 있어서 사전 예방적 기능을 수행하고, 행정심판 및 소송 전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국가공무원인 국립학교 교원 및 직원들은 인사원의 공평심사국 직원상담실이나 9개 지역사무국의 담당과(제1과 및 조사과)에 신청을 할 수 있고, 지방공무원인 공립학교의 교원 및 직원의 경우에는 각 지방공공단체가 정한 조례에 정한 바에 따라 설치된 상담실 및 해당 과(課)에 신청할 수 있다. 그리고 신청자가 위에서 설명한 행정적 해결제도의 하나인 ‘불이익처분 불복신청’을 하거나 ‘근무조건에 관한 조치 요구’를 하였을 경우 고충상담의 건은 종료된 것으로 간주한다. 최근 인사원은 고충상담제도를 좀더 강화한 인사원규칙(13-5, 2000.6.1)을 제정하였는데, 이직(移職)의 경우 고충상담이나 정년퇴직자의 재임용에 관한 고충상담도 받고 있다. 상담에 대하여는 비밀을 보장하며 불이익처분을 금지하고 있다. 인사원의 보고에 의하면 국가공무원의 고충상담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1999년 720건), 이지메(집단따돌림), 모욕주기(嫌からせ), 성희롱 등 인간관계에 관련된 문제가 40.4%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전임·재배치·사직 등 인사문제가 22.5%, 과중한 초과 근무, 휴가 불인정 등 복무에 관한 사항이 21.8% 등으로 보고되고 있다. 학교 내외 교육상담 체제 강화 ▶스쿨카운셀러 제도 최근 일본에서 강화되고 있는 교육상담 체제나 학교·가정·지역사회간의 연계망 구축은 학교분쟁에 대한 직접적인 해결방안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예방대책으로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앞서 살펴본 일본의 학교가 당면한 교내 폭력, 이지메, 체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1995년부터 스쿨카운셀러(학교상담원)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임상병리사나 아동심리 전문가를 중심으로 하여 2000년 현재 2,250개 교에 배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이 제도에 의해 아동·생도의 문제 행동등을 예방·발견·해소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고 있음은 물론, 보호자나 교원에게도 적절한 지도의 정보 및 조언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심성교실 상담원(心の敎室相談員) 심성교실 상담원 제도는 1998년부터 도입되었는데, 공립중학교에 교직경력자나 청소년단체 지도자 등의 지역인사를 ‘심성교실 상담원’으로 배치한 것을 말한다. 이들 상담원들은 학생들이 갖는 비교적 가벼운 고민에 응하여 상담하고 있는데, 문제행동의 예방차원에서 보면 분쟁의 원천적 예방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상담체제를 마련해 가는 데에는 재정적 뒷받침이 따라야 하는데 1995년부터는 시(市)·정(町)·촌(村) 교육위원회에 교육상담원을 배치하기 위해 필요한 경비를 지방교부세에 포함시키고 있고, 2000년부터는 이를 더욱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학교·가정·지역사회 연대 강화 최근 일본에서는 아동·생도의 문제행동에 대응하여 학교·가정·지역사회 연대가 보다 강조되고 있다. 문부성은 관계자를 중심으로 한 ‘생도지도추진회의’를 개최하거나, ‘생도지도총합연휴추진사업’(2000년도 신규)을 추진하고 있다. 각 지역에서도 여러 형태의 연휴 조직이 나타나고 있는데, 학교와 경찰 사이에 ‘학교경찰연락협의회’(전국에 약 2,400조직)를 설치하기도 하였다. 또한 학교에 경찰관을 초대하여 아동·생도에게 학교폭력의 범죄성 및 책임 등에 대해서 조언하는 ‘범죄방지교실’을 개최하기도 한다.
갯벌과 학교 사이에 우리가 있다 지난해 10월 7일 충남 태안군 신두리는 때아닌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갯벌사랑동호회 회원과 가족 25명이 우리 나라 최대 사구지역으로 ‘한국의 사막’이라 불리는 이곳을 찾은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구의 형성과정과 그곳에 사는 여러 가지 독특한 식물상을 관찰·조사하기 위한 것. 이 행사는 갯벌사랑동호회의 주요 정기사업 중의 하나로 올해 처음 열렸지만 참가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날 갯벌사랑동호회 회원들은 사구식물뿐 아니라 개미귀신이라 불리는 명주잠자리 애벌레 등 독특한 육상생물의 생활을 관찰하며 의미있는 하루를 보냈다. 갯벌보존과 전문성 향상 추구 갯벌사랑동호회는 2000년 5월 탄생됐다. 이해윤(안평초), 이혜원(원광초), 김종문(효제초) 등 서울지역 초등교사가 주축이 되어 창립했다. 생명과 조화의 땅, 갯벌을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바르게 안내하자는 것이 그 첫 번째 창립취지. 그리고 자체연수를 통해 스스로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회원들간의 정보와 경험을 서로 나누자는 취지였다. 동호회의 목적은 1년 동안 이루어지는 사업에서 잘 나타난다. 갯벌 기행, 사구관찰, 갯벌 교육자 워크숍, 해양환경교육자 훈련과정, 철새탐조, 염생식물 관찰 등 꽤 다양하다. 갯벌기행은 잘 알려져 있고 쉽게 찾아가는 갯벌 탐사를 통해 학교현장에서의 현장체험 학습에 활용하자는 것이다. 2000년에는 강화도 남단을 찾아 강화도 갯벌에 대한 지식을 얻었으며, 진흙갯벌의 생물상을 관찰했다. 2001년에는 대부도 갯벌에서 혼합갯벌의 생물상을 관찰하고 시화호를 탐방하는 기회를 가졌다. 갯벌 교육자 워크숍은 회원들의 전문적인 연수를 위한 프로그램이다. 제종길 박사(해양연구소), 민병미 교수(단국대) 등 해양학자와 전문가들을 초빙해 갯벌관련 이론, 해양환경교육, 생태관찰 실습 등에 대해 연수를 받는다. 2000년에는 충남 서천 갈목갯벌에서, 2001년에는 충남 당진의 대호만 갯벌에서 가졌다. 해양환경교육자 훈련과정도 전문적인 연수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해양연구소가 주최하는 직무연수이다. 철새탐조는 2001년에 처음 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12월 27일∼28일 전북 군산 금강유역의 철새생태마을에서 가질 예정이다. 염생식물 관찰은 염분이 많은 바닷가에서도 생존하는 독특한 식물을 관찰하는 프로그램으로 2000년에는 인천 해양생태공원에서 가졌다. 다양한 자료 제공 계획 현재 이 동호회에 가입된 회원은 100여 명이지만 실제 열성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은 30여 명 정도라고 총무를 맡고 있는 김종문 교사는 밝힌다. 2001년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산하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일한 지방 회원인 이봉재 교사(충남 보령 주산산업고)는 창립초기부터 각 프로그램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가한 열성파. 이 교사는 “갯벌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그리고 서울 지역의 선생님들과 정보도 주고받으며 동호회 활동에 푹 빠지게 됐다.”며 “다른 지역 교사들도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1년 7개월 정도의 짧은 연륜이지만 나름대로 알찬 활동이었다고 자평하는 진태원 회장(면일초 교장)은 “동호회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료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갯벌가족캠프와 갯벌체험전시회와 같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년부터 실시하겠다는 것. 진 회장은 또 “중단됐던 홈페이지도 업그레이드해 새 학기에는 다양한 자료를 탑재해 회원과 관심있는 교사들에게 서비스할 계획”이라며 많은 교사들의 관심을 당부한다.
송유재(일본 호쿠리쿠대 강사) ‘살아가는 힘’육성에 초점 맞춰 새 학습지도요령은 당초 2003년부터 실시 예정이었던 개정안이었지만, 2002년 4월부로 실시하기로 결정된 개정안의 포인트는 ‘살아가는 힘’이라고 제시되어 있다. ‘살아가는 힘’이란, 스스로 학습하고, 스스로 생각하며, 스스로 판단·행동하여 보다 올바르게 문제해결을 도모하고자 하는 ‘힘’과, 풍부한 인간성의 양성이라는 두 가지의 궁극적인 목표를 함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대책으로는 ‘종합적 학습시간’으로 주당 3시간을 신설함을 제시하고 있다. ‘살아가는 힘’을 양성하기 위한 지도내용으로는 첫째, 학교/가정/지역사회의 연계와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의 충실한 교육, 둘째, 학생들의 생활체험/자연체험 등의 기회의 증가, 셋째, ‘살아가는 힘’ 육성을 중시한 학교교육의 전개, 넷째, 학생들과 사회전체의 ‘여유’ 확보 등 네 가지 시점으로부터 전개해 나갈 것을 제시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열거하자면 ‘국제이해’, 노령화사회/장애자 교육 등과 같은 ‘복지’, 컴퓨터 학습을 통한 ‘정보교육’, 그리고 ‘환경’ 등에 대한 학습을 통해 ‘살아가는 힘’을 양성하자는 것이다. 개정안 중 또 다른 중요 사항은 주 5일간 수업으로 바뀐다는 사실이다. 위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개정안에 대해서는 찬반양론, 그 외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여기서는 찬반양론을 간단하게 알아본다. 주 5일간 수업과 종합적 학습시간의 신설은 이과/수학 등의 지도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이해도가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주로 지도한다는 면에서 개정안에 찬성하는 이들이 있다. 또한 경제계(관광업계 등)의 요청에 부응한 면이 없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 중에도 관광업계가 불황대책으로 개정안에 대해 절대적 찬성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반대하는 이들은, 시간이 줄어듦으로써 내용이 간단해질 수밖에 없으며, 타과목의 학습시간의 삭제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그로 인한 악영향으로 학력저하를 이유로 들고 있다. 중학교 교사의 자살 중학교 교사(35세 독신남)가 2001년 10월 10일 “35년간의 인생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택에서 자살했다. 학교 관계자에 의하면 2001년 봄 가나자와시(金澤市)의 I중학교에서 인접시의 K중학교로 이동한 이 교사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없었고, 일부 학생들과는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취하지 못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2학년 담임이었던 교사는 지역간 교류를 위한 인사이동이라는 명목으로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는 이동을 원하지 않는다.’고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동했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이동당했다고 해야 할까. 5월에 접어들어 학급운영방침에 대한 의견차로 일부 학생들과의 관계에 틈이 생겼고, 그 후 여러 선배 교사들의 조언을 얻으며 학급을 운영해 갔다. 하지만 2학기가 되어서도 학생들과의 관계가 회복되지 않자 이 달 1일부터 병휴가를 냈다고 한다. 시교육위원회 관계자에 의하면 “교장선생님이 상담에 응했으며, 많은 학생들과 학부형들이 교사를 신뢰했다.”고 한다. I중학교에서는 품행이 방정치 못한 학생을 바로잡기도 했으며, 졸업생들과의 적극적인 교류에도 힘을 아끼지 않았던 ‘열혈교사(熱血敎師, 일본에서는 교사의 모범이 되는 교사를 이렇게 부른다.)’였다. “학생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면 교사를 그만두겠다.”고 단언했다고 한다. 한 교육관계자는 “지금까지 순조로웠던 교사생활에 대한 자신감이 무너져 내리며 좌절감을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학교가 다른 만큼 유연하게 대처해야죠.”라고 유감스러워했다. 위의 내용이 사건 이후의 일반적인 여론이었다. ‘열혈교사 자살’에 대한 소식을 전해들은 많은 이들로부터 전화, 편지, 전자메일 등을 통한 항의가 이어졌다고 한다. 그 중에는 전임중학교인 I중학교 관계자로부터의 항의가 주를 이루었으며, 그 주된 내용은 “그렇게 훌륭하신 선생님이 간단하게 자살하실 리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I중학교 졸업생과 학부형이 보낸 항의문에 나타난 항의는 더욱 거셌다. “선생님께서 왜 죽음을 선택하셨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렇지만 전근가신 중학교의 학생들이 선생님을 집요하게 공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I중학교의 졸업생들에게 휴직하기 전의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아이들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학교측이 선생님께 어드바이스를 했다고 하지만, 사실이 그런지 의문입니다. 선생님은 아이들과의 대화를 원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인 것을 알고 교장선생님 등 관계자들께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등의 조치를 취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학생들한테 문제가 있어도 물에 물탄 듯 넘어가는 학교측과 교육현실에 몸바쳐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으셨을까요?”(학부형으로부터의 반향) [PAGE BREAK]“선생님이 무난하게 대처를 했어야 한다는 말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선생님께서 고민 끝에 내리신 결론이 죽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KEEP YOUR SMILE’이라고 하신 선생님이 죽음을 택하셨습니다.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의견이 맞지 않는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에 그 기분은 알 수 있죠. 하지만, 선생님께 상처를 주고 삶의 힘을 앗아간 원인은 어디에 있나요. 아무리 싫어도 조금은 용서해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누구든지 커다란 절망 뒤에 오는 죽음을 생각해 본 적이 있지 않을까요. 학교측의 ‘할 만큼 했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들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16세 여자 고등학생) 이 밖에도 주된 내용은 교사의 죽음에 대한 의문이었다. ‘I중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다’, ‘학생들한테 왕따 당했을 것이다’, ‘전임지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지도에 임해 학생들의 반발을 샀을 것이다’는 등의 소문으로 이어졌다. 무엇이 교사를 죽음으로 몰고 갔는가에 대한 확답은 그 누구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I중학교 관할 교육위원회 관계자중 이상과 같은 소문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이는 없다. 하지만, 위의 소문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아닌지는 접어 두고라도 교실 칠판에 교사를 비방하는 글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위의 사건에 대한 진상이 명확하지 않은 관계로 일본교직원조합이나 교육위원회는 코멘트를 피하고 있는 입장이다. 130만 명이 등교거부 통계에 의하면, 일본 전국에서 130만 명이 등교 거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본의 학교에서는 차마 입으로 전하기조차 싫은 사건들이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난 1997년 神戶市에서 발생한 중학생살인 사건이다. 이 사건은 일명 ‘소년A’로 통하는 중학교 학생이 동생과 같은 학년의 학생을 두 명이나 살해하고 다른 한 학생에게 중상을 입힌 사건이다. 학부모는 인격자로서 인정받고 있어 가정 내에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 중학생은 “나한테는 인간이 야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를 잡아 봐라.”, “나는 투명한 인간이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유 없는 살인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이 외에도 버스 납치 사건, 이케다 초등학교 사건 등은 일본내 교육계에 파문을 일으킨 사건들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학생들의 등교거부 증가’와 같은 현상이 늘어나게 했다고 할 수 있겠다. 고학력신앙이 무너지고 있다 이 외에 일본 교육계에는 다양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현상으로 ‘고학력신앙의 붕괴’를 들 수 있다. 지금까지는 도쿄대학을 입학/졸업하면 출세를 할 수 있었지만,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프리터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것은 학생들의 장래목표를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목수(그 외로는 게이머/대식가 등)가 되는 것이 1위를 차지한 예로부터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 직업이 없어도, 대학에 가지 않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고등학교 중퇴가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부모의 교육에 대한 인식의 변화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계속되는 불황으로 인한 교육비의 저하 등도 들 수 있겠다. 다음은 ‘교사의 체벌 기피’다. 교직에 23년간 근무한 한 교사의 말을 빌리자. “체벌은 절대금지입니다. 옛날에는 말 안 듣는 아이들이 있으면 따귀를 때린다든지 하는 등의 체벌을 했지만, 지금은 절대로 금지입니다. 한 중학교 교사가 자살을 했습니다만, 자살했다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도 교사를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었지 않았을 까요.” 체벌이 없어짐으로써 초래되는 교육계의 황폐화에 대해서 안타까워하는 듯해 보였다. ‘같은 학군 내에서의 학교 선택 가능’, ‘학급붕괴’ 등도 요즈음 일본 교육계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현상이다. 그 중에서도 커다란 문제로 부각되어 온 것이 ‘학급붕괴’다. 한 가지 예를 들자. 한 교사를 지도력이 없다는 이유로 괴롭히며, 학습내용을 모른다고 난폭하게 구는 등은 학급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학교를 둘러싼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유없는?)이 왜 발생했을까. 왜 ‘주 5일간 수업제도’로 개정하며, ‘살아가는 힘’을 양성하기 위해 교육계가 움직이고 있는가를 우리 교육의 현주소와 비추어 가며 ‘왜’에 대해 생각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정숙(서울 선일여상 교사 / 미국 연수중) 필자는 지난 9월 11일 캠브리지 시(찰스 강을 사이에 두고 보스턴과 나누어지는 인근 대학도시) 공립학교 4학년에 재학중인 딸아이가 학교에 간 직후, 현지 시간 8시 40분 경 CNN 방송을 통해 미국 테러 참사 소식을 접했다. 그 날 이후 필자는 모든 미국인을 엄청난 충격으로 몰아넣은 그 사건을 학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지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이곳 보스턴은 9월 11일의 테러 참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도시로서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공격한 비행기 중 한 대가 이곳 로간 공항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9월 11일, 보스턴의 로간 공항은 즉시 폐쇄되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소개되는 등 다른 어떤 곳보다도 직접적인 충격을 받았던 곳이다. 정확한 정보 제공에 주력 테러 참사가 일어난 지난 9월 11일 캠브리지 공립학교는 매우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였으며 단축 수업 등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방송을 통해 테러 참사를 전해 들은 부모들 중 수업 중간에 서둘러서 아이를 데리고 가는 경우도 없었다고 한다. 테러 참사 다음 날인 9월 12일, 모든 캠브리지 공립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중 그 전날 일어난 테러 참사를 주제로 공개 토론을 하였다. 캠브리지 시 소재 Graham and Parks alternative school의 학교 카운셀러 교사인 Charlene Desir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거의 모든 학급의 학생들이 자신들의 공포와 두려움, 슬픔 등을 말로써 표현하였으며 빌딩으로 다가가는 비행기 등을 그림으로 표현한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이 시간 동안에 교사는 먼저 학생들의 마음을 읽으면서 학생들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점을 알게 하고 여러 가지 감정을 수용하려고 했다. 그 다음 학생들이 테러 참사에 대해 궁금해 하거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말하도록 하고,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가능한 한 정확한 정보를 주고자 노력했다. 또한 우리들이 알고 있는 사실과 확실하지 않은 루머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 사건을 가능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가르쳤다. 마지막으로 수업의 마무리 과정에서 뉴욕테러 참사는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 주변의 이슬람 교도들, 중동 지역 사람들, 또는 이 지역 출신의 이민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적대의식은 절대 옳지 않다는 것을 매우 강조하였다. 이러한 공개 토론 수업이 이루어지는 동안 공포심 등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학생이 있다면 그들은 별도의 교실에서 공개 토론이 끝나기를 기다리도록 하였다. Desir는 인터뷰에서 “학생들이 매우 건강하고 씩씩해서 이러한 공포와 두려움을 잘 이겨내는 것 같다.”고 말하였다. 다양한 프로그램 활용 9월 12일 오후, 각 학교에서는 캠브리지 교육위원회의 교육감인 바비 달레산드로(Bobbie Dalessandro)의 이름으로 가정 통신문을 보냈다. 그 가정 통신문의 서문에서 교육감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저희 캠브리지 교육위원회에서는 캠브리지 건강연합회와 캠브리지 어린이상담소, 가정상담소와 연계하여 모든 학교의 학생들과 그 가족들에게 어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에 대처하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육위원회에서는 이런 서비스들이 우리 어린이들이 이번의 비극적이고 어려운 시기를 잘 겪어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가정통신문은 위의 세 기관이 만든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이 자료가 매우 의미있다고 판단되어 그 내용을 전재하고자 한다. 학부모와 가족들에게: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간단하지만 정확한 정보의 제공 :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설명해 주세요. 어제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각기 다릅니다.- 슬프고 우울하다. 분노가 일어난다. 화가 난다. 긴장된다. 안절부절한다. 주의해야 하고 조심해야 한다. 의기소침해진다. 수면으로 문제를 회피한다. 먹는 것으로 문제를 회피한다. 위의 모든 반응들은 매우 정상적인 것입니다. 물론 다른 많은 반응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귀하의 자녀들과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고 질문을 주고받으시기 바랍니다. 만약 자녀와 이것에 대해 지금 당장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다면 그렇게 하셔도 괜찮습니다. 만약 아이가 이야기하고 싶어하면 궁금한 점이 무엇인지를 물어보고 가능한 한 정확한 정보를 주십시오. 다만 자녀들의 텔레비전 시청 시간을 줄이십시오. 이 사건에 대한 뉴스를 계속 지켜보고 있으면 우리는 점점 더 큰 공포와 걱정을 할 것입니다. 가능한 한 보통 때와 다름없이 행동하십시오. 특히 저녁 식사 시간과 취침 시간을 보통 때처럼 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은 안전하다고 느낄 것입니다. 아이들을 주의깊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인간은 누구나 감정적인 반응과 함께 육체적인 반응을 같이 합니다. 만약 이상한 증세가 72시간 이상 지속되면 주치의나 학교, 어린이집, 다른 지역사회단체 등에 있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심도있는 정신 건강 치료를 위한 기관들 - 캠브리지 병원 위기 대처팀, 캠브리지 병원 외래 환자부, 캠브리지 어린이상담소, 가정 상담소 [PAGE BREAK]학부모 교육도 강화 미국 최대의 휴일인 추수감사절을 며칠 앞둔 지난 11월 19일, 캠브리지 피츠제랄드 학교 강당에서는 ‘이러한 어려운 시기 동안 당신의 자녀들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연이 열렸다. 정신적인 쇼크를 연구하는 베셀(Bessel A Van Der Kolk) 박사의 강연을 듣기 위해 교사, 학부모 등 약 20여 명이 모였다. 강연은 먼저 뉴욕 참사 당시 세계무역센터 근처의 공립학교에 있었던 한 학생의 그림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그 그림은 빌딩 옆을 나는 비행기에서 사람들이 떨어지는 장면을 매우 섬세하게 묘사한 것이었다. 베셀 박사에 따르면 이 그림을 그린 학생과 같이 매우 심각한 정신적인 쇼크를 받은 경우 여러 가지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첫째,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악몽을 꿀 수 있다. 둘째, 정신적인 쇼크를 받은 경험과 관련있는 것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테러 참사가 있던 날 아침에 먹었던 콘플레이크를 더 이상 먹지 않으려는 행동 등이다. 셋째, 정신적인 쇼크를 받은 경험 중 어떤 행동을 반복하려는 경향으로 화재 현장에 있던 아이가 불을 지르는 행동을 하는 것 등이다. 이러한 증세는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볼 수 있는데 특히 초등학교 연령의 아이들은 테러 사건에 대한 기억을 되살릴 때 매우 혼란을 느끼거나 무규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부모와 교사는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테러 사건으로 인한 정신적인 쇼크를 받은 학생들을 보살펴야 한다고 설명하였다. 1.아이들과 대화하면서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도록 격려해라. 특히 공포나 두려움 등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아이들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고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라. 3.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적인 생활을 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4.매일의 일상적인 생활에서 아이들이 이성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을 제공하라. 예를 들면 먹고 싶은 것이라든지 입고 싶은 옷을 스스로 고르게 하라. 5.무엇보다도 신체적인 단련을 해나가는 것이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면 축구를 하거나 수영 등의 스포츠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익혀 나가도록 한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베셀 박사의 강연이 끝나고 교사 학부모들은 매우 진지하고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필자는 참석한 부모들에게 9월 11일 이후 자녀들과 어떻게 대화하였는지를 질문하였다. 그들은 자녀들이 테러 참사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해 말하게 하고 자녀들이 궁금한 점에 대해 대답해 주었으며 텔레비전 시청 시간을 줄임으로써 과도한 공포심을 자극하지 않도록 배려하였다고 한다. 미국인들은 12월을 맞이하면서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 시즌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텔레비전 방송은 크리스마스 쇼핑 광고를 내보내고 있으며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흥겨운 크리스마스 캐럴 송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는 9월 11일의 테러 참사 여파가 지속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거리의 창문에서는 크고 작은 미국 국기가 걸려져 있으며 미국 국기를 부착하고 운행하는 차량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거리 곳곳에서 ‘미국 우리는 일어섰다.’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라는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필자의 딸이 다니는 캠브리지 모스(Morse)학교에서는 11월 30일 학생들의 음악회가 열린다. 모스학교는 이번 음악회를 통해서 지난 뉴욕테러 참사의 큰 피해를 입었으며 모스학교에서 전학간 2명의 학생들이 다니는 뉴욕의 초등학교를 위한 기부금을 받을 예정이다. 미국인들 사이에서 9월 11일의 엄청난 사건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필자는 현직 교사의 관점에서 9월 11일의 엄청난 테러 사건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지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우리 나라 교육 현실에서 볼 때, 미국 교사 및 학부모들의 태도와 관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지난 9월 11일의 테러 참사에 대한 미국 교사들의 태도 및 가르치는 방식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점은 결국 우리 교사들의 몫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