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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드디어 아들과 함께 한라산의 백록담에 오르는 날이 밝았다. 한라산(높이 1,950m)은 분출을 멈춘 휴화산으로 누구나 한 번쯤 오르고 싶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백록담뿐만 아니라 다양한 오름이 많고 봄철의 철쭉부터 겨울철의 설경과 운해까지 사계절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한 해발고도에 따라 아열대‧온대‧냉대의 고산식물이 자생하고 한라산의 상징인 노루를 곳곳에서 만나는 것도 산행의 재미다. 백록담에 오를 사람들은 이른 아침을 먹고 6시 30분경 관광버스에 올랐다. 육지와 다른 것이 많은 제주의 풍경을 구경하며 구불구불 굽잇길을 돌아 해발 750m의 성판악에 도착했다. 산행 준비를 하고 주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입구의 ‘한라산 정상 등산안내’에 성판악에서 출발해 진달래밭과 정상을 거쳐 관음사지구로 하산하는 산행코스가 자세히 그려져 있다. 몸을 풀고 7시 20분경 한라산 정상을 향해 힘차게 발을 내디뎠다. 900m‧1000m 표석을 지나 화장실이 있는 4.1㎞ 거리의 속밭대피소에서 8시 20분까지 피로회복 시간을 가졌다. 성판악 초입에서 대피소에서 가까운 1100m 표석까지는 평지에 가까운 나무데크와 돌길이 이어지는데다 수목의 싱그러움과 맑은 공기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산행하는 사람들의 얘기에 귀를 열면 집안. 직장, 모임 얘기가 들려와 남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배운다. 샘터와 1200m 표석을 지나면 사라오름 입구다. 이곳에서 사라오름 전망대까지는 왕복 40여분 거리다. 단체 산행은 시간이 문제다. 백록담 방향으로 1300m, 1400m 표석을 지나 경사가 급한 계단길이 끝나는 지점의 평지에 진달래가 한창이다. 이곳의 진달래밭대피소는 컵라면, 식수 등을 파는 매점이 있어 한라산을 찾은 사람들에게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9시 30분경 도착해 점심을 먹고 10시경 출발했다. 진달래밭을 지나면 힘든 코스가 이어진다. 산행을 시작할 때도 아주 맑은 날씨가 아니었지만 1500m, 1600m, 1700m, 1800m 표석을 지나며 위치가 높아질수록 짙은 구름이 멋진 풍경을 감춘다. 울퉁불퉁한 돌길과 앞을 가린 구름을 뚫고 1900m 표석을 만난다. 기어서라도 갈 수 있는 거리에 백록담이 있어 새로운 힘이 생긴다.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백록담을 구경하지 못했다고 실망스런 표정을 짓더니 반원형의 백록담 안내소 위쪽은 구름 속에 모습을 숨겼다. 11시 20분경 한라산 정상에 도착했다. 성판악에서 정상까지 9.6Km, 정상에서 관음사지구까지 8.7Km의 총 18.3km를 오르내리며 고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백록담을 구경하는 것이다. 하지만 짙은 구름 때문에 기대하지 않고 정상에 올랐다. 그런데 어쩌면 그렇게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살이를 닮았는지... 막 도착해 백록담으로 발길을 옮겼을 때 무대의 막이 열리듯 구름이 서서히 사라졌다. 구름이 걷히자 총 둘레 약 3㎞, 동서길이 600m, 남북길이 500m의 타원형 화구 백록담이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 목이 마를 만큼 물이 없는 백록담을 바라보며 예서제서 환호성을 지른다. 백록담은 하늘 가까이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백록담이라는 이름은 옛 선인들이 백록주를 마시고 놀았다는 전설과 흰 사슴으로 변한 신선과 선녀의 전설에서 유래했다. 사방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은 후 한라산천연보호구역 백록담 정상 표석, 한라산 동능 정상을 알리는 고사목, 대형 한라산 사진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12시 6분경 하산을 시작했다. 관음사지구로 하산하다보면 수시로 모습을 바꾸는 구름과 고사목, 멋진 바위와 북벽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이 아름답다. 1700m 표석을 지나면 주변에 모양이 특이한 무덤과 군데군데 진달래꽃이 만발한 헬기장이 있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따라가면 30여년 동안 등산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다 2007년의 폭우로 흔적 없이 사라진 추억의 산장 용진각대피소를 사진으로 만난다. 나무데크 옆에 화장실이 있어 지금도 임시휴게소 역할을 하는데 손색이 없다. 출렁다리와 샘터를 지나 편안한 산책길을 걷다보면 해발 1500m에 위치한 삼각봉대피소다. 대피소 앞 뾰족한 봉우리가 삼각봉이다. 조릿대가 많은 길을 따라가면 1000m표석을 지난다. 삼각봉대피소에서 개미등을 거쳐 탐라계곡 목교까지의 탐방로 2.8㎞는 등산하기 힘든 구간이다. 힘이 들면 언제쯤 끝이 날까를 기다리느라 산행이 지루해진다. 몸과 마음이 지친 것을 아는지 관음사지구 초입에서 ‘한라산은 여러분을 사랑합니다’라는 문구가 반긴다. 탐방로 입구에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나무들이 많다. 하늘이 잿빛으로 변하더니 제법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산에서 막 내려왔으니 이래저래 재수 좋은 날이다. 3시경 차에 올라 제주도특산품매장으로 향했다. 제주여객선터미널에서 5시에 출항할 씨스타크루즈에 승선해 뒤쪽을 바라보니 제주기상대가 가깝게 보인다. 우연만한 생활시설 다 갖춘 크루즈의 내부를 둘러본 후 저녁도 먹고 맥주도 마셨다. 로얄스타호 취항을 기념해 6시부터 7시까지 임시무대에서 외국인 가수들이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다. 흥이 난 관광객들이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이 재미있다. 목포가 가까워지자 조명을 밝힌 목포대교와 유달산의 야경이 아름답다. 9시 40분 목포에 도착해 터미널 광장으로 나오니 입구의 조형물이 비를 맞고 서있다. 10시 20분 목포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호남고속도로 이서휴게소와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에 들른 후 1시 55분경 청주에 도착했다. 비록 짧은 1박 2일의 여정이었지만 산행을 하며 부자간에 대화를 많이 나눈 유익한 시간이었다.
지난달 17일부터 이틀간 청주의 ‘사람과 산’ 회원들과 목포와 제주를 여객선으로 오가는 산행을 다녀왔다. 이번 산행은 취업 공부로 몸과 마음이 지친 둘째에게 휴식을 주고자 여행이었다. 또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유달산의 일등봉과 한라산의 백록담에서 부자간에 자유를 만끽하는데 의미를 뒀다. 출발 시간인 5시가 지나자 88명을 태운 관광버스 두 대가 목포로 향한다. 차창 밖으로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보여 여행 떠나는 사람들을 설레게 한다. 이른 시간에 떠나는 여행은 급하게 서둘러야 해 사연도 많다. 늦게 일어나 목포에서 합류하는 회원도 있다. 7시경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던 관광버스가 백양사휴게소에 도착했다. 화장실에 다녀오다 우연히 바라본 하늘에 평행선이 그려져 있다. 삶이 뭐 별건가. 때로는 여행길에 만난 멋진 풍경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 무안광주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부지런히 달리더니 푸른 바다가 보인다. 오른편 바닷가로 압해대교, 목포대교, 목포해양대를 지나쳐 8시 40분경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 앞에 도착했다. 여객선터미널 주변은 뜨내기손님이 들르는 곳이라 음식 맛이 비슷하다. 아침을 먹은 후 터미널 안팎과 우리가 제주도에서 타고 올 로얄스타호가 출항하는 모습을 구경했다. 내륙의 큰 산줄기가 바닷가에 이르러 기암괴석으로 솟아오른 유달산. 이곳에 오르지 않았으면 목포에 다녀왔다고 말하지 말라 했다. 유달산(높이 228m)은 목포의 뒷산으로 야트막하지만 목포시내와 다도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명산이다. 이순신 장군이 전술에 이용했다는 노적봉, 영혼이 심판 받는다는 일등바위(율동바위), 심판 받은 영혼이 이동한다는 이등바위(이동바위) 등 갖가지 기암괴석과 병풍처럼 솟아오른 기암절벽이 이어져 '영달산' 혹은 ‘호남의 개골’이라고도 한다. 9시 30분부터 유달산 산행을 시작했다. 노적봉은 유달산 초입에 있는 해발 60m의 큰 바위덩어리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군량미를 쌓아놓은 것처럼 노적봉을 이엉으로 덮어 멀리서 바라본 왜적들이 저렇게 군량이 많으니 군사 또한 많을 것이라며 도망치게 했다. 노적봉 옆에 밀레니엄 새천년을 앞두고 제작한 ‘새천년시민의종’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정규 기상관측을 시작한 옛 목포기상대 터를 기리는 ‘근대기상 100주년 기념’ 표석이 있다. 종각 처마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이 걸려있다. 유달산은 오르지 않고도 왜 목포를 대표하는지 알 수 있는 산이다. 노적봉에서 앞을 바라보면 멋진 분재와 수석이 가득한 산이 정원처럼 펼쳐진다. 수목과 암석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을 펼쳐놓은 것처럼 아름답다. 유달산과 유달산정기 표석을 구경하며 계단을 오르면 초입부터 멋있는 복바위(쥐바위,탕건바위)가 맞이한다. 두 번째 계단을 오르면 이순신장군동상이 서있고, 충성을 그리워하는 모충(慕忠) 표석을 지나 대학루로 가면 오포대가 있다. 원래 시민종각 위치에 있었던 오포는 1909년 1월부터 목포 시민들에게 정오를 알리기 위해 화약만 넣어 사용했는데 전쟁도구를 생활도구로 이용했다는 것이 특이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하듯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유달산에 대학루, 달성각, 유선각, 관운각, 소요정 정자가 있다. 이곳 정자에 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면 유달산의 진면목이 느껴진다. 가깝게 또는 멀리 바라보이는 바다와 도시의 풍경이 일품이다. 한 남자를 사모했던 세자매가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학이 되어 하늘로 날아간 자리에 생겼다는 삼학도가 가깝게 보인다. 목포의 눈물, 목포는 항구다, 목포의 추억... 목포가 제목에 등장하는 노래들이 국민가요로 사랑받은 이유가 있다. 목포는 인근의 여러 섬을 비롯해 제주와 일본을 연결하는 호남의 대표적인 항구도시이다. 나라 잃은 설움과 가난으로 고생하던 시절 목포는 애환의 중심지였다. 유달산 중턱에서 이난영이 노래한 목포의 눈물 노래비를 만난다. 노래비에 앉아 흘러나오는 노랫가락을 음미해본다. 천자총통이 있는 광장에서 발포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발포가 눈 깜짝할 사이에 이뤄져 포연만 카메라에 담았다. 투구와 코뿔소를 닮은 투구바위를 지나면 일제 때 목포 개항 35주년을 기념하여 만든 유선각이 있다. 정자에서 목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유달산은 거대한 수석전시장이다. 큰 고래가 입을 벌리고 있는 고래바위, 아래쪽에서 보면 서양식 종 모양인 종바위, 애기를 업은 큰 엄씨가 작은 엄씨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애기바위(두 엄씨바위),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는 손가락바위를 차례로 만난다. 관운각을 지나면 앞 끝이 살짝 위로 올라간 나막신바위와 사각기둥 모양의 입석이 길게 뻗은 입석바위가 기다린다. 마당바위에 올라서면 바로 앞에서 일등봉이 위용을 자랑하고 다도해의 경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목포 시내와 다도해, 일등바위와 목포대교, 크고 작은 선박들이 시원스레 물살을 가르는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다. 이렇게 멋진 곳에 1920년경 일본 불교를 전파하고자 홍법대사 상과 부동명왕 상을 조각해 눈엣가시다. 일등봉(일등바위)은 유달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로 사람이 죽어서 영혼의 심판을 받는다하여 율동(律動)바위로도 불린다. 해발 228m를 알리는 유달산 정상 표석을 배경으로 추억도 남긴다. 이등바위 방향으로 내려서면 거북이를 닮은 흔들바위를 만난다. 큼지막한 바위에 올라서면 사람의 무게 때문에 바위가 균형을 잃을까 조바심이 난다. 아래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포효하는 얼굴바위에서 바다 방향을 바라보면 고하도와 용머리, 목포대교 뒤편의 달리도․장좌도․외달도가 가깝게 보인다. 주변에 멋진 바위들이 많다. 이곳에 올라 소요정과 여러 개의 바위가 무리를 이룬 이등바위(이동바위)를 바라보며 휴식한다. 전설에 의하면 일등바위에서 심판 받은 영혼이 이등바위에서 대기하다 삼학도의 3마리 학이나 고하도 용머리의 용에 실려 극락세계로 떠나거나 거북섬(龜島)의 거북이 등에 실려 용궁으로 떠났다. 점심을 먹은 후 유달산과 목포해양대학교, 목포대교, 고하도와 허사도를 지나 해남의 우수영임시여객선터미널로 갔다. 터미널에서 가까운 법정스님의 생가를 찾아갔다. 강강술래길의 시골집이 평생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스님을 닮았다. 오후 2시 40분이 되자 3월 29일 첫 출항한 로얄스타호가 제주도로 향한다. 내해는 펄이 많아 바닷물이 흙탕물처럼 탁하다. 갑판에 올라 하의도, 조도, 관매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습을 구경했다. 섬의 모습이 다르듯 사람들이 감판 위에서 여행을 즐기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왕년에 전선을 호령했던 참전노인들은 조용히 소주잔을 비우는데 오랜만에 구속에서 해방된 아줌마들은 왁자지껄 맥주잔을 돌리며 자유를 만끽한다. 제주도 부근의 해상 기상 악화로 배가 많이 흔들린다. 배 멀미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도착시간이 늦어진다. 조급해 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여유를 누리며 시구를 떠올렸다. 내해는/ 바다 속 뻘 뒤집어/ 흙탕물 만들고// 외해는/ 사람들 속 뒤집어/ 갈지자 걷게 한다 6시경 제주도가 보인다. 항구에 도착하고도 땅에 발을 내딛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연동의 숙소에 짐을 푼 후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어둡다. 택시 요금 5천원 거리의 용두암으로 갔다. 아들과 산책을 하며 용두암 주변의 야경을 즐기는데 밤늦게까지 중국인 관광객들을 만난다. 용두암에서 가까운 선상횟집(064-742-5206, 011-9660-5206)에서 갈치 회를 먹었다. 주인의 인상이 선해 보여 들어갔더니 은빛갈치를 맛나게 하는 소스, 문어숙회 등 깔끔한 곁두리 음식, 진경국 사장님과 아드님의 친절한 서비스, 외부 손님에게 실내의 화장실을 선뜻 내주는 인간미 등 시간이 지날수록 이영돈의 먹거리 파일에 나오는 착한 가게를 닮았다. 문어숙회를 리필 받으며 아들과 오랫동안 얘기를 나누다 숙소로 갔다.
아무리 좋은 교사에게 잘 배워도 학생 본인이 배운 것을 스스로 익혀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제대로 공부했다고 하기 힘들다. 부산 석포초(교장 강형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전교생이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습 콘텐츠의 변화를 중요하게 여긴 석포초는 2009년부터 석포초만의 장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맞벌이 가정이 많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이 성장하는데 ‘자기주도학습’ 만큼 필요한 것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것을 중점 과제로 삼아 교육과정을 새로 짰다. 2011년 교과부의 자율형 창의경영학교로 지정·운영되면서 방과 후 학습 매니저의 지도하에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장소인 ‘꿈나래방’을 만들어 자기주도학습법을 학교 교육에 접목시켰다. 이런 성과로 ‘전국 100대 인성교육실천 우수학교’로 선정되면서 자신감을 얻은 석포초는 2012년, 모든 수업에 자기주도학습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수업 모델을 도입했다. 올해는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하는 등 가정에서도 스스로 공부하고 성취하는 능동적 학생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스스로 공부‧내실 있는 수업 자기주도학습이란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업을 듣고 그것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모든 과정을 본인의 계획 아래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올바른 자기주도학습이다. 석포초는 학생들이 효과적으로 배우고 익히는 ‘학습방법’을 학기 초부터 익히도록 한 결과, 지금은 많은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 수업 및 학습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숙제를 따로 내지 않아도 수업 시간에 배울 내용을 예습해 오고, 수업이 시작되면 배울 내용의 핵심 낱말을 찾아 개념 학습을 하고, 모둠 활동을 통해 학습 목표를 달성해 발표하며, 본인 스스로 그날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꿈나래방’에서 스스로 복습 하고 자신이 계획 한 공부를 보충한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공부 방법을 찾아 학습에 임하게 되자 블록타임제나 교과집중이수제 등 학교에서 추진하는 수업방식 역시 훨씬 좋은 효과를 거두게 됐다. 교사들의 노력과 열정도 돋보인다. 전 교원이 30시간짜리 ‘학습상담사과정’ 연수를 받고, 심화 과정을 배우고 싶은 교사들은 60시간 연수를 더 받는다. 이와 함께 ‘학습력 향상의 비밀’이라는 연수도 전 교원이 받고 있다. 연수 후에는 학생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교재를 직접 만들어 수업에 활용한다. 공부하는 습관 쑥쑥, ‘꿈나래방’ 자기주도학습 시스템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은 ‘꿈나래방’이다. 방과 후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개인 독서대 및 의자가 구비돼 있어 독립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3~6학년 중 희망하는 학생은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다. 학교 일과 시간 이후인 오후 2시부터 7시 사이에 자신이 원하는 때, 원하는 요일에, 원하는 시간만큼 공부하면 되는데, 자율적으로 운영되지만 그 안에서의 규칙만은 철저하다. 일단 꿈나래방에 입실하면 출석체크 후 좌석을 배정받는다. 메모지에 오늘의 학습 목표와 학습 계획을 적어 학습 매니저와 상의한다. 꿈나래방의 운영을 위해 따로 채용된 학습 매니저는 이곳에 상주하며 학생들을 도와준다. 계획을 세운대로 공부하다가 질문할 부분이 생기면 학습 매니저의 도움을 받는다. 공부가 끝나면 매니저와 학습한 부분을 확인하고 퇴실한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부족한 부분은 코칭을 받는 공부 습관이 반복되면서 꿈나래방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성적이 평균 5점 이상 올랐고, 공부에 흥미도 갖게 됐다. 공감‧배려 배우는 ‘MAGIC-AI’ 인성 및 창의 교육을 확인할 수 있는 활동 중 하나가 매직아이(MAGIC-AI) 활동이다. 반마다 급훈처럼 ‘학급헌법’을 정해 교실 입구에 걸어두고 이를 지키도록 격려하는 약속의 M(Manifesto), 매월 8일을 ‘효(孝) 데이’로 정해 가족 사랑을 느끼는 예절의 A(Adoration), 폭력을 쓰지 않고 먼저 인사 하며 공감대화를 나누는 좋은 습관의G(Good habit), ‘꿈 자람 인증제’를 통해 자신의 재능을 확인하는 꿈과 재능의 I(Idea), 자발적으로 실내 생활을 지도하고 교실을 정리하는 ‘자율봉사대’와 자신의 재능으로 또래 친구들을 가르치고 이끌어 주는 ‘또래 도우미제’를 시행하는 배려의 C(Consideration)가 그것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서로에 대해 공감하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올바른 인성을 키운다. 1년 과정 한눈에…‘평가 알리미’ 성적표는 시험 결과를 알려 주는 것이지만 1년간의 성적표를 모아 비교해보면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석포초는 개인별로 ‘평가 알리미’라는 파일을 만들었다. 기초학습 및 교과학습 진단평가 결과를 시작으로 1, 2학기 중간고사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클리어 파일에 차곡차곡 모은다. 학기 중에 실시하는 표준화 심리검사 결과까지 첨부해 학생의 재능과 심리 상태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1년간 학생의 활동 결과를 한데 모은 평가 알리미를 보면 그 학생이 얼마나 변화하고 발전했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나타난다. 성장포트폴리오=진로 길잡이 ‘나의 스토리’는 초등학교 생활에 대한 자신의 성장 기록 포트폴리오다. 초등학교 시절에 꾸었던 꿈, 진로와 연계한 체험학습, 그룹별 프로젝트학습․자유탐구 결과물뿐만 아니라 비교과활동으로 문화예술체험, 자연관찰, 탐구활동, 직업체험, 상장, 자격증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한 후 결과물을 차곡차곡 스크랩한다. ‘나의 스토리’는 혼자만의 활동이나 잘하는 점이 아닌 여러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내 역할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사회문화적인 가치와 올바른 인성을 기르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 주5일제의 주말, 방학을 유의미하게 보낼 수 있도록 유도한 ‘나의 스토리’는 향후 아이들이 청소년이 됐을 때 자신의 진로를 설정할 때 방향을 잡는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교육 목표는 STAR입니다” 우리 학교의 교육 목표는 ‘STAR’라는 단어 로 집약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는 자존감(Self-esteem)을 갖고 서로를 배려(Tolerance)하며, 학습능력(Ability)을 기르고 친구와 부모님, 교사를 존중(Respect)하는 학생이 되는 것입니다. 자존감을 갖고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상대도 나와 같은 존재임을 깨닫고 배려하고 존중하며, 공부도 열심히 하는 학생으로 크는 석포초 학생들을 기대해주십시오. -강형렬 교장 “자기주도학습장, 좋아요” 우리학교에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집중해 공부할 수 있는 꿈나래방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하루에 1시간씩 꿈나래방에 들러 그날 공부한 내용을 복습하고 학습매니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공부하다 보니 나만의 방법도 터득하게 됐어요. 그리고 ‘석포 자기주도학습장’에는 공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안내돼 있어 공부한 내용을 내가 알고 있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리를 하다 보니 성적도 많이 올랐어요. 처음에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는데 이제는 매일 아침 학습플래너에 오늘의 학습계획을 세우고 꿈나래방에서 복습하고 자기주도학습장을 꼼꼼히 정리하는 것이 습관이 돼 부모님께도 칭찬해 주셔서 저절로 신이 나고 공부가 재미있어요. -최지윤 6학년 “적게 가르치고 많이 학습” 자율형 창의경영학교 운영 3년째인 올해는 학교 밖에서도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는 ‘적게 가르치고 많이 학습하는 활동’을 전개합니다. 학생들이 학교 주변에 있는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해 프로젝트학습을 통한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것입니다. 주변에 부산 박물관, 대연 수목전시관, 부산문화회관, 유엔기념공원, 대학, 일제강제동원 역사기념관(건립 중) 등 부산의 대표적인 교육적 문화적 공간을 가까이 하고 있는 우리학교는 학생들이 스스로 프로젝트학습 주제를 정해 친구들과 함께 방과 후나 주말, 방학에 걸어서도 다양한 체험과 공부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친구들끼리 한데 모여 평소에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즐겁게 계획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또한 무한한 설렘과 기대를 갖게 됩니다. -장성옥 교사
꿈ㆍ사랑ㆍ재능을 키우는 격포초(교장 김윤배)는 지난달 29일 부안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정보소외계층 정보화교육’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부안군과 MOU 협약 사업으로, 지역사회 다문화 가정 컴퓨터교실을 12월까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15:00-17:00에 본교 컴퓨터실에서 변산면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운영한다. 정보화 교육은 인터넷 기초반 ․ 인터넷 활용반 ․ 컴퓨터 자격증반 등을 통해 정보교육의 사각지대 해소 및 결혼이주여성의 정보 활용 능력을 향상시키고, 정보화 교육 관련 자격증 취득 지원을 통한 취업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처음은 10여명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확대해 변산지역 다문화 가정과 지역주민 및 학부모의 한글, 인터넷 검색 등 다얀한 프로그램을 내실있게 운영해 우리나라에 빨리 적응하고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하고 있다. 학교장은 개강식에서 정보소외계층 정보화교육의 필요성과 6월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이해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나라사랑하는 마음도 강조했다. 한편 격포초는 정보화 교육을 비롯한 다양한 체험학습을 통해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하며 꿈ㆍ사랑ㆍ재능을 키우는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육공동체가 한마음이돼 노력하고 있다.
‘브랜드와 홍보’ 주제로 특강 ○…한국교총은 3일 사무국 직원을 대상으로 방형린 전 제일기획 상무 초청 특강을 실시했다. ‘브랜드와 홍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특강에서 방 전 상무는 “홍보의 단계가 기능(Function)-편의성(Convenience)-가치(Value)로 발전해 나간다”고 설명하고 “현재 기능단계에 머물러 있는 교총이 그 이름만으로도 만족감을 주는 ‘가치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단체․교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선거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지층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던 사례를 들며 “교총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을 활용해 다양한 계층과의 소통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대구교총 교원체육대회 개최 ○…대구교총(회장 신경식)은 스승의 날을 기념해 지난달 13일부터 5일까지 ‘제11회 대구교총회장배 교원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유‧초‧중등 및 대학교원들의 친목과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실시된 이번 교원체육대회는 유․초등 배구, 중등 배드민턴, 대학 테니스 등 학교 급별에 따라 종목을 나눠 경기를 치렀다. 각 종목별 본선 결과 우승은 화원초(배구), 경원고(배드민턴), 대구교대(테니스)가 차지했다. 경기교총 배드민턴대회 열어 ○…경기교총(회장 장병문)은 1일 경기 예당초, 예원초에서 ‘2013 제1회 경기교총회장배 교원배드민턴대회’를 개최했다. 39세 이하, 40세 이상 등 연령별로 나눠 남․녀복식, 혼합복식 등 6개 부문으로 치러진 이 대회는 초․중․고 교원 150여명이 참가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팀을 결정했다. 다음은 우승자 명단이다. △남자복식 고재형 고란중-양권호 산본중 교사, 김현문․윤용덕 홍익디자인고 교사 △여자복식 유인옥 용호중-손미숙 당동초 교사, 문영미 용인정보고-이지영 가온고 교사 △혼합복식 박정철․나채영 고잔고 교사, 이성훈 퇴계원고-최순월 강선초 교사 울산교총 환경보호 캠페인 ○…울산교총(회장 김종욱)은 1일 26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울산대공원과 남산 솔마루길 일대에서 ‘자기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을 펼쳤다. 울산교총은 학생들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는 교원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취지로 매년 울산 시민이 자주 찾는 등산로 및 둘레길 일대를 청소하고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여 왔다. 전북교총 시군교총회장협의회 ○…전북교총(회장 이승우) 31일 무주군 무주읍 천지가든에서 시군교총회장협의회를 열고 교총 활동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회원 확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지난달 27일에는 제139회 이사회를 개최, 2013년도 상반기 사업 보고를 받고 제108회 임시대의원회 의안 작성 등을 심의했다. 경북교총 한마음등반대회 개최 ○…경북교총(회장 유병훈)은 1일 안동 천등산에서 회원 300여명과 함께 ‘한마음 등반대회’ 시간을 갖고 회원과의 단합과 회세 확장 의지를 다졌다.
한국교총은 3일 초․중등수석교사회 회장단과 간담회를 갖고 수석교사 발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수석교사 법제화 2년째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그동안 교총에서 추진해온 수석교사 관련 정책들을 설명하고 수석교사들이 겪는 고충 공유를 통해 제도의 정착을 위한 양 단체 간 협력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수석교사의 핵심은 교과전문성에 있는 만큼 수석교사회가 앞장서서 발표대회, 연구회 등의 활동을 활발히 해야 한다”며 “시범운영 당시의 초심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안 회장은 또 “교장․교감 등 전체 교원과의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긴 호흡을 갖고 노력하자”며 “교총 또한 제도의 적극적인 보완을 정부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효순 초등수석교사회 수석부회장(서울증산초)은 “법제화 이후 성과에 대한 압박 등으로 많은 수석교사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교총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덕희 중등수석교사회 서울지회장(광희중)도 “전문성 향상, 학습조직화 등에 힘써 가르치는 본연의 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수석교사 본연의 역할이 현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교총과 협력적 파트너십을 지속해나자”고 말했다.
학생 진로지도를 위해 필요한 경우 학생생활기록부(학생부)를 상급학교에 제공할 수 법적근거가 마련된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에는 학생부와 건강검사기록 등은 제한된 경우를 제외하고 학생이나 학부모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학생부 제3자 제공 허용범위 조항에 ‘학생 생활기록 중 진로지도에 활용하기 위해 교육부령이 정하는 사항을 상급학교(중학교, 고등학교를 말한다)에 제공하는 경우’를 추가했다. 현행법에서 학생부를 제공할 수 있는 사항은 ▲학교에 대한 감독․감사의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이 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상급학교의 학생 선발에 이용하기 위해 제공하는 경우 ▲통계작성 및 학술연구 등의 목적을 위해 자료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제공하는 경우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에 필요한 경우 ▲법원이 재판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등으로 제한돼 있다. 교육부는 법 개정을 통해 학생의 인적 및 학적사항, 출결사항, 자격증 및 인증사항, 교과학습 발달사항,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을 초등부터 고교까지 지속‧심층적으로 진로지도를 관리함으로써 학생의 꿈과 끼를 키우는 개인 맞춤형 지도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무성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사가 학생 개개인의 재능을 발견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초․중․고 교육전반 연계가 가능해지면 진로지도에 큰 도움을 얻게 될 것”이라며 기대했다. 하지만 김 대변인은 “다만 정보공개 범위를 정할 때 민감한 정보 등 학생이나 학부모가 원치 않는 사안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개인정보 유출 등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에 입법 예고된 개정 법률안은 다음달 10일까지 우편, 팩스, e-mail 등으로 의견접수를 받으며 자세한 사항은 교육부 홈페이지(www.moe.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1학년 아이들의 담임을 맡았다. 올해도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소중한 체험과 추억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아이들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학교에 등교하고 교과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뿐만 아니라 중학교에 입학해 올해 한 가지 이상 실천을 할 수 있는 꿈이나 목표 혹은 선생님에게 바라는 것 등을 아이들에게 적어 보게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직은 초등학생의 티를 벗어나지 못해 그런지 ‘키가 크고 싶다’, ‘축구를 잘하고 싶다’ 등의 답변이 대다수였는데, 유독 한 아이의 글귀가 필자의 눈에 크게 들어왔다. ‘선생님과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작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반 아이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이나 가정에 연탄배달을 한 후 아이들이 무척이나 만족하고 뿌듯해 하는 것을 느꼈던 기억이 떠올라, 생각할 여유도 없이 봉사활동을 가자는 마음을 갖게 됐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봉사를 찾던 중 대전에 위치한 국립현충원봉사가 눈에 들어왔다. 국립 현충원 봉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학교를 비롯해 사회전체가 주5일제가 되면서 여가활동이 많아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현충일과 같은 국경일이나 각종 기념일을 그냥 여가 시간을 갖는 휴일로만 여기게 된 상황을 조금이나마 바꾸고 싶은 생각에서였다. 국가를 위해 몸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존경과 추모의 분위기가 필자가 학교를 다녔던 학창시절보다 많이 약화됐음을 새삼 느낀 것이다. 이런 이유로 국경일이나 현충일에 꼭 필요한 나라사랑의 가치관을 형성시키고, 현충일을 추모할 수 있는 엄숙함을 경험시켜 아이들이 나라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13명의 아이들과 함께 청주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국립묘지가 있는 대전으로 향했다. 청주를 출발해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대전 유성에 도착한 후 그곳에서 다시 일반버스를 이용해 대전국립현충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시간은 점심 무렵이었다. 미리 준비한 점심도시락을 아이들과 함께 먹고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아이들에게 11만평의 넓은 현충원 묘역에 대한 첫 인상은 놀라움 그 자체였을 것이다. 이 생소한 묘역을 바라보며 아직 중학교 1학년인지라 확실한 역사관이 확립되지 않은 한 녀석이 “선생님 왜 이렇게 비석과 묘지가 많아요? 왜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지?”라는 엉뚱한 질문을 했다. 그때부터 이렇게 넓게 국립묘지가 조성된 목적과 우리 역사의 흐름에 대해 10분정도 설명을 해줬다. 때마침 현충일 바로 전이어서 참배객들로 현충원은 북적였고, 많은 행사가 이어져 있어 아이들이 현충일 맞이하는 국립현충원의 분위기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봉사를 시작하기 전에 현충원에 온 목적을 다시 한 번 알려주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참배객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조심히 묘비사이를 다니라는 것과 장난치지 말고 경건한 마음으로 버려진 꽃 쓰레기를 담으라고 알려줬고, 아이들은 스스로 깨닫고 봉사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봉사를 하면서 묘비에 새겨진 내용을 읽어보기도 하고, 묘비를 닦고 계신 참배객에게 도움을 드리고 인사도 하면서 아이들 스스로 여기에 온 목적을 잊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애국지사묘역과 한국전쟁전사자 묘역을 지나 현충원 상부 쪽으로 이동하면서 봉사활동을 계속하다 3년 전에 발생했던 천안함 사건에 희생당한 46 용사가 모셔져 있는 묘역을 참배하는 것을 끝으로 봉사를 마쳤다. 6월은 대한민국 국민의 누구나 가슴속에 새기는 호국 보훈의 달이다. 그리고 이번 6월 6일은 벌써 58돌을 맞는 현충일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후 지난 반세기 넘는 기간 동안에 걸쳐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었고,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 대열에 합류했다. 이렇게 우리가 휴식할 수 있는 가정, 우리 아이들이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학교 등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누리는 편안함을 베풀어주는 국가의 소중함을 아이들이 잠시 잊은 적은 없는지 교사로서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조국이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유유히 이어온 것도 숭고한 애국정신으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번 국립 현충원 봉사를 통해 아이들에게 이런 조상의 얼과 정신을 가슴에 간직하게 하고, 그분들의 애국심을 본받아 나라를 사랑하고 숭고한 민족정신을 가르치는 것이 교사의 사명임을 이번 기회에 다시 되짚어 본다.
시‧도별 종전 수준으로 소급 적용 45차례 방문·건의활동, 2차례 집회·기자회견, 교원 17만5000명 서명동참…. 6개월 넘게 끌어 온 중학교 교원연구비 관련 교총의 대장정이 드디어 종지부를 찍었다.(일지 참조) 교육부가 5일 17개 시‧도교육청에 연구비를 조속히 지급하도록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고 알려온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학교 교원에 한해 임시로 시‧도 교육규칙(학교회계)을 개정, 연구비를 지급하라고 지침을 내렸다”며 “이는 4일 서남수 교육부장관과 시‧도교육감 회동에서 합의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중학교 교원들은 지난 3월(일부 시‧도는 1월)부터 중단됐던 교원연구비를 종전 수준으로 소급해 받게 된다. 다만, 예산 편성여부에 따라 시‧도별 지급 시기는 편차가 생길 수도 있다. 경기를 비롯한 예산이 확정된 시‧도는 교육규칙을 개정, 집행하면 되지만 서울‧인천‧충북‧세종 등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시‧도의 경우는 규칙 개정과 함께 추경 절차(시‧도의회 합의)를 밟아야 한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3월 21일 광주에서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로 의견을 모은바 있다. 교총은 “서 장관이 지난 4월 교총을 방문해 교원들과 한 약속을 이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환영했다. 또 교총은 “이제 남은 것은 안정성 담보를 위해 힘을 모으는 일”이라며 “교육부와 계속 협력해 나가겠다”고 논평했다. 교육부와 안행부는 연말 공무원 수당규정 개정 시 유‧초등교원(현재 보전수당으로 지급)과의 형평성 등 복잡한 실타래를 풀어갈 계획이다.
김홍원 한국방과후학교학회 회장은 15일 ‘세계 여러 나라의 방과후 활동 동향과 시사점-초등 방과후활동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서울교대 에듀웰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독일, 스웨덴, 미국의 방과후 활동이 소개되고 초등돌봄교실 운영 방향이 논의된다.
‘매일 5교시 인성교육 정규과목으로!’ 한국교육신문 6월 3일 8면에 게재된 헤드라인이다. 인천송도고(교장 오성삼)의 ‘인성교육인증 프로그램’은 1학년 학생들에게 매주 화~금요일 5교시에 인성교육을 1주일 단위로 실시한다고 한다. 한 회당 일주일에 네 시간 씩 총 25회 100여 시간을 진행하고 주제는 ‘금연’, ‘준법정신’, ‘학교폭력 예방’, ‘생명존중’, 등 다양한 주제를 포함하고 있단다. 초 중학교도 아닌 고교에서 그것도 정규 수업시간에 매일같이 인성교육을 한다면 ‘국, 영, 수를 한 시간씩 더 늘리라’는 반발도 있을 법 한데, 이 학교는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한다. 이유는 토론과 글쓰기를 통해 ‘인성교육’과 ‘논술 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기 때문이라며 어느 학교에 적용해도 운영 가능한 인성교육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다가오는 사회는 지식․정보화 사회와 세계화가 심화되고, 국민의 문화적․도덕적 수준의 정도가 국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가치관의 혼란과 사회의 비도덕화 현상이 점차 더 심화되어 이대로 가다가는 장차 도덕적 위기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다. 더군다나 여러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우리 학생들의 도덕성 발달 실태는 전체적으로 볼 때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며, 특히 연령이 높아지거나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도덕적 태도나 행동이 기대하는 만큼 잘 발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국민의 건전한 가치관 형성과 민주적이고도 도덕적인 생활양식을 한층 튼튼하게 정착시켜 가기 위한 학교의 도덕 교육적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오늘날 핵가족화 현상과 여성들의 취업 등으로 가정의 도덕 교육적 기능이 매우 약화돼 가고 있으며, 산업화와 도시화, 빠른 사회 변동 등으로 말미암아 지역 공동체는 심리적․공간적으로 거의 해체 상태에 있다. 제5차 교육과정 시기까지만 하여도 초등학교 도덕교육을 일주일에 2시간씩 배정을 하여 지도를 했다. 대체적으로 월요일 1교시와 수요일 1교시는 도덕 교과를 배정해 기본적인 질서생활에서부터 기본학습훈련과 가정생활, 학교생활, 지역사회, 국가 등에 대한 애향심과 애국생활에 따른 예절생활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지도를 했다. 그러나 제6차 교육과정 즉, 1992년부터는 초등학교 도덕과 수업 시간을 종전의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축소하는 대신 모든 교과에서 도덕 교육을 강화하고, 도덕교과에서는 그러한 교육의 결과를 통합하고 보완하도록 했다. 나는 이 부분을 가장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 이전에도 모든 교과시간에 도덕교육을 하면서도 2시간씩 지도를 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아이들의 인성지도가 많이 소홀하게 됐다고 본다. 인성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다. 나는 광역시에서 주관하는 수업연구대회에 10여 년간을 도전한 일이 있다. 짧지 않은 기간이다. 학생을 위한 특별지도는 범위도 넓기도 하지만 영역 또한 다양하다. 각종 경연대회가 수도 없이 많이 있지만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열정을 바쳤던 분야가 수업연구대회다. 왜냐하면 다른 것은 학급의 소인수를 대상으로 하지만 수업만은 학급의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학년 초에서부터 학년말까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서 오래도록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누가 뭐라고 하여도 인성교육을 철저히 했기 때문이다. 학년초부터 기본질서훈련과 학습훈련을 통해 아이들이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며 생활하는 예절생활을 통해 학습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하기까지에는 지도 교사의 엄청난 노력과 열정을 바쳐야만 이룰 수 있다. 매일 매시간 아이들의 학습활동과 생활을 반복적으로 꾸준히 확인을 해야 한다. 서로 돕고 배려하는 학습활동에 상찬으로 이끌어 가면 어느 순간에 아이들도 서로 돕고 배려하는 것이 모두에게 덕이 된다는 것을 터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수업연구대회 최종 수업을 평가하는 분들도 나의 교수․학습활동 지도 능력 보다는 아이들이 서로 도와주며 배려하는 활동을 보면서 감동을 받게 된다고 한다. 나는 아이들의학업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인성교육을 철저히 해야 성공한다는 것을 굳게 믿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인천송도고에서 실시하는 인성교육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이다. 인성교육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 오로지 수업지도로 성과를 올린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진배없다. 퇴직을 하고 학습부진아 지도를 부탁해 4개월을 지도한 적이 있다. 아이들 지도하는 시간보다는 아이들이 학습에 참여하지 않아 더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일로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체험했기에 인성교육 늘려야 한다 것을 강력히 제언하는 것이다.
하얀 찔레꽃이 밭 언덕을 수놓은 유월이 시작됐다. 유년의 기억에 자리한 유월은 짙어지는 초록빛, 누런 보리밭, 탈곡 후 뒤끝을 태우는 자욱한 연기 가득한 들판으로 남아있다. 요즘은 봄이 실종된 것 같다. 송홧가루 날리는 사월과 신록의 계절인 오월이 언제 곁에 있었는지도 아른한 채 열기를 머금은 여름이 벌써 손을 내민다. 일곱 명이 주인인 교실, 더워지는 날씨로 창문을 자주 연다. 정오를 지나면 먼바다와 섬 이야기를 머금은 해풍이 아이들 곁으로 다가온다. 책상 위 종이가 날리고 환경게시물이 펄럭이고 이름 모르는 새소리가 교실을 머물다 금산 자락으로 빠져나간다. “두껍아 두껍아 헌집줄께 새집 다오.” 음악 시간 전래동요를 익히다 두꺼비가 어떻게 가냐고 묻자 개구리처럼 뛴다는 아이, 엉금엉금 기어간다는 아이 등 의견이 분부하다. 그리고 두꺼비 집 짓는 놀이는 어디서 하냐고 묻자 모두 모래밭에서 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5분 거리에 있는 바닷가 모래사장을 찾는다. 비둘기도 울고 까치도 날고 조그만 텃밭에 갈무리 되고 있는 마늘은 매콤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툭 튄 바다와 넓은 모래사장을 보자 약속이나 한 듯 내달린다. 어제까지 비바람과 천둥을 동반한 오월의 여름비가 지나간 해변엔 군소, 바다 우렁이, 미역, 고둥 해초들이 밀려와 있다. 제한된 공간 속 붙박이에서 자유로 바뀐 시간 아이들의 눈빛은 초롱초롱 빛난다. 두꺼비 집을 짓자는 말에 모두 모여 앉는다. 물기를 머금은 곳에 앉은 녀석은 잘 된다고 웃고 그보다 위쪽에 앉은 아이는 잘 안된다고 투덜 된다. 그래서 두꺼비 집을 지을 때 황새가 왜 물을 길으러 갔는지 생각해 보라고 하자 준비한 비닐봉지에 바닷물을 떠와서 모래를 적신다. 그제야 모래가 잘 뭉쳐져 집이 잘 만들어진다며 얼굴이 환해진다. 그리고 왜 물이 모래에 섞이면 단단해지는지 질문을 한다. 물은 모래 알갱이들 하나하나를 손을 잡게 하는 사랑의 힘이 있다고 하자 고개를 갸우뚱한다. 조잘거림이 파도소리에 합창이 되고 시간은 물흐르듯이 돌아갈 시각을 가리킨다. 아이들은 모래사장에 가면 무한한 상상력이 다양한 형태로 살아나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음에 다시 오기로 하며 일어서는 순간 “손에 묻은 모래를 어떻게 해요” 한다. “자 팔을 날개처럼 뻗고 손가락을 벌려서 저기 솔숲까지 가서 손뼉을 치면 된다” 며 걷는다. 물기가 증발하자 모래는 쉽게 떨어진다. 그렇지만 손이 끈끈하고 짠맛이 난다고 싫어한다. 그건 오늘 우리가 여기 온 흔적을 바다가 전해주는 편지라고 하자 짠맛 편지도 있다며 웃는다. 솔숲을 벗어나자 밭 언저리에 강아지풀이 자라고 있다. 이 강아지풀 꽃으로 쏙 잡을 때 쏙을 꼬이는 데 이용하였고, 잎은 두 주먹 엄지손가락 사이에 끼워 넣고 불면 풀피리가 된다며 소리를 내자 신기해한다. 요즘의 아이들! 발달하는 디지털 문화에 매료되어 여유도 사라지고 체험도 의도적으로 해야 한다. 이런 현상은 시골아이나 도시아이나 마찬가지이다. 너무 세게 불면 고음을 내며 찢어져 버리는 풀피리. 내 유년시절 학교 가는 논두렁 밭두렁 길 옆에 보리가 피면 뽑아서 피리도 불고 깜부기를 뽑아 수염도 그리곤 했다. 어쩌다 깜부기 보리 뽑는 주인이 있는 것도 모르고 보리를 뽑다가 들켜 줄달음을 치던 일, 전교 애향반 모임 시 주제가 농작물을 해치지 말자고 한 기억이 새롭다. 허리가 구부러져 마늘을 갈무리하는 노인들에게 “삐” 소리는 사라진 기억을 감아올까? 바다가 불어주는 바람을 뒤로 받으며 금산을 쳐다본다. 기암괴석과 짙은 푸름으로 뒤덮인 금산은 두 팔 벌려 포근한 품으로 녹색의 비단 저고리 풀어 보듬어 준다. 풀피리를 불며 한하운 시인이 쓴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 어린 때 그리워 피-ㄹ 닐니리…”떠올린다 . 그리움은 언제나 살아 움직인다. 두꺼비 집 짓기 놀이, 동심을 그리워하며 꿈을 키우는 눈부처가 된 나도 다시 한 번 눈을 비비며 맑고 투명한 눈으로 사물을 볼 수 있기를 소망해 본다. 그리고 놀거리가 없어도 넉넉했던 유년을 떠올리며 이 아이들에게 성장하여 되새김할 작은 그리움과 소망을 진한 잉크로 기록해 주고 싶다.
[PART VIEW]예비고사기(1945~1981학년도) 예비고사와 대학별 고사가 주로 행해진 시기다. 1955년 이후 처음으로 고교내신제가 도입됐는데 필수사항이 아닌 권장사항이었다. 비리와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가 대입시험에 관여하기도 하고, 대학 자율권 침해라는 비판에 다시 대학별 고사를 채택하는가 하면 이의 병행도 함께 이뤄진 시기다. 1_ 1945~1953학년도 : 대학별 단독고사 대학이 자체적으로 입학시험을 출제해 진행했던 시기로 대학 신입생 선발에 있어서 국가가 관여하지 않고 대학에 100% 자율권을 줬다. 이 시기는 광복과 6.25전쟁으로 사회가 어수선한 때로, 대학 진학희망자보다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신입 정원이 더 많아 자격을 갖추지 않은 학생들도 대학에 입학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2_ 1954학년도 : 국가연합고사, 대학별 고사 학사부조리 예방을 위해 연합고사를 도입했다. 대학별 고사에 앞서 국가에서 주관하는 연합고사를 먼저 치르는 것이다. 대학 모집 정원의 140%를 선발해 대학별 고사를 치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연합고사와 대학별 고사라는 수험생들의 이중 부담 문제가 제기되는 등 연합고사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1년밖에 시행되지 못했다. 3_ 1955~1961학년도 : 대학별 고사 위주, 고교내신 다시 한 번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기 위해 대학별 단독고사가 부활했다. 사상 최초로 고교내신 성적을 대입제도에 반영해 이를 반영한 무시험 전형도 생겨났다. 이는 고교교육 정상화에는 기여했으나 내신을 통한 무시험 전형으로 대학서열화의 문제점을 야기했고 부정과 비리도 증가했다. 또 학생을 정원 외로 초과모집해 대학생의 질 저하 문제도 제기됐다. 4_ 1962학년도 : 대학입학자격 국가고사 부정입학과 무능력자의 입학을 막고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대학입학자격 국가고사를 도입했다. 그러나 수험생이 인기 대학으로 몰리면서 성적우수자가 탈락하는가 하면 비인기 대학에서는 정원미달사태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고 대학의 입학허가권을 국가가 관장해 대학의 자율성과 특성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생겨났다. 5_ 1963학년도 : 대학입학자격 국가고사, 대학별 본고사 대학의 자율성 침해 비판이 생겨나자 기존 대학입학자격 국가고사제와 대학별 본고사를 병행했다. 대입자격 국가고사 성적과 대학에서 실시하는 실기검사, 신체검사, 면접 등의 결과를 합산해 신입생들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대학에 자율성은 부여했으나 대학, 학과 간 격차가 심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초래했다. 6_ 1964~1968학년도 : 대학별 단독고사 1945년부터 근 10년간 시행하던 대학별 단독고사제가 다시 부활했다. 대학입시자격 국가고사의 실패요인을 시정하기 위해 이를 폐지하고, 신입생 선발에 대한 대학 자율권을 확대한 것이다. 그러나 일류대학교나 인기 대학 집중현상이 발생했고 입시위주 교육으로 인한 교육의 질적 저하, 학사부조리에 대한 문제 또한 근절하지 못했다. 7_ 1969~1972학년도 : 대입예비고사, 대학별 본고사 대학입시의 부정행위를 바로잡고, 대학의 신입생 선발 자율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에서 주관하는 국가대입예비고사에 합격한 학생만 대학에서 주관하는 대학별 본고사에 응시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당시 본고사는 국·영·수 위주의 매우 수준 높은 문제가 출제돼 이를 위한 과외가 성행했다. 또 입시 위주 교육으로 인해 고교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됐다. 특히 돈 있는 집안 자식들은 고액 과외를 통해 상위 대학 본고사를 준비하다보니 그렇지 못한 학생들과의 사회적 위화감이 조성됐다. 8_ 1973~1980학년도 : 대입예비고사, 대학별 본고사, 고교내신 고교 교육과정의 파행 운영 문제가 불거지자 내신제도를 다시 도입해 병행했다. 이를 통해 교육 효율성을 높이고 자격시험의 성격을 갖는 대입예비고사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수험생들의 입시 이중부담과 과열과외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9_ 1981학년도 : 대입예비고사, 고교내신 1980년 7.30 교육개혁 조치가 취해진다.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하고 과외를 부추겼던 대학별 고사를 폐지하고 고교내신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 과외도 전면 금지하고 대입예비고사와 고교내신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입예비고사가 단편적 암기위주의 지식 측정이라는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1981년을 끝으로 대입예비고사는 12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학력고사기 (1982~1993학년도) 12년 동안 대입고사의 주역을 맡았던 대입예비고사가 폐지된 후 학력고사가 도입된 시기다. 학력고사는 대학에서 학업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고등학교에서 이수한 과목 중심으로 치르는 시험이다. 기존 예비고사가 본고사를 치르기 위한 자격시험의 성격을 가졌다면 학력고사는 사실상 대학입학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주로 학력고사와 고교내신을 병행했다. 10_ 1982~1985학년도 : 대입학력고사, 고교내신 대학입학 학력고사를 치른 후 그 성적을 가지고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응시하는 방식이다. 대학에서는 고교내신과 학력고사 성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다. 그러나 학력고사가 예비고사와 마찬가지로 단편적인 암기 위주의 평가라는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또 고교내신제 역시 성적에 따른 학생 서열화, 지역과 학교 차이를 무시한 획일적 내신 산출 등과 같은 문제가 제기됐다. 또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눈치작전을 통해 적성보다는 경쟁률이 약한 학과에 응시하거나 배짱 지원하는 문제점 등이 생겨났다. 11_ 1986~1987학년도 : 대입학력고사, 고교내신, 논술고사 단순한 암기위주의 단편적 평가라는 학력고사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고차원적 사고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논술고사를 도입했다. 이는 창의력과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를 출제해 수험생들의 고차원적 사고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평가는 받았지만 실제로 대학입시에서 논술고사의 반영비율은 10% 이내로 매우 적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2년 동안만 대입제도로 활용됐다. 12_ 1988~1993학년도 : 대입학력고사, 고교내신, 면접고사 대입에서 반영비율이 높지 않았던 논술고사 대신에 대학별 면접고사를 병행한 시기다. 특히 이 시기에는 ‘선시험, 후지원’이 아니라 ‘선지원, 후시험’ 방식을 채택했다. 학력고사 전에 대학과 학과에 응시원서를 접수하고 시험 당일은 해당 대학에서 시험을 보는 방식을 택해 극심한 눈치작전 등 선시험 제도의 부작용을 해소하고자 했다. 면접고사는 대학의 신입생 선발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이 역시 대학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지 않아 대학의 신입생 선발권 보장이란 취지에 부합하지는 못했다. 수능 이후기(1994~2013학년도) 학력고사가 암기위주의 단편적 지식 측정이라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라는 새 형태의 국가고사가 도입된 시기다. 수능은 통합 교과서적 소재를 바탕으로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 위주로 출제했는데, 수험생의 선택권은 넓히고, 출제 과목 수는 줄여 입시부담을 덜어주는 데 역점을 뒀다. 응시과목은 언어·수리·외국어·사회/과학/직업탐구·제2외국어/한문영역에서 선택토록 했다. 이 시기 선발방법은 주로 수능과 고교내신, 대학별 전형을 병행하는 양상이었다. 13_ 1994~1996학년도 : 대학수학능력시험, 고교내신, 본고사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과 14년 만에 본고사가 부활했다. 그러나 애초 본고사가 가졌던 문제가 다시 부각돼 학교교육 황폐화와 사교육 확대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1995년 5월31일, ‘1997년부터 국공립대 본고사를 폐지하고 사립대 입시를 전면 자율화한다’는 교육개혁안을 발표했다. 때문에 본고사는 1996년까지만 치러지고 다시 폐지됐다. 1996년에는 대학별 모집단위를 학과별 모집단위에서 학부제 방식으로 변경해 이때부터 대학 1, 2학년은 학부 소속으로 다니고 3학년에 올라가면서 세부전공을 정하도록 했다.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14_ 1997~2001학년도 : 대학수학능력시험, 학교생활기록부 1995년 5월31일 교육개혁안으로 본고사가 전면 폐지됐다. 고교내신도 학교생활기록부로 대체됐으며 전ㆍ후기 2회로 제한했던 수험생 지원 기회는 4~5회까지 가능토록 했다. 또 1998년 1월 4일 ‘2000년부터 교과과정을 30%로 축소한다’는 7차 교육과정을 발표, 초등학교에서부터 고교 1학년까지는 기본 소양교육을, 고교 2학년부터는 진로에 맞춰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수험생은 다양한 수능과목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고 대학은 학과 특성에 맞는 과목 영역 우수자를 선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고교 교육과정과 동떨어진 통합교과, 고차원적인 수능시험문제 출제로 인해 고교교육의 파행 운행, 사교육 문제는 여전했다. 15_ 2002~2007학년도 : 대학수학능력시험, 학교생활기록부, 대학별 자율결정 이때의 대입제도는 ‘대입시험’에서 ‘대입전형’으로 운영의 틀이 변화했다. 특차모집을 폐지하고 특별전형 확대, 무시험 전형제 도입, 수시모집을 허용했다. 선발 방법도 수능과 학생부, 논술에 추천서, 심층면접 등이 추가돼 대학의 자율권을 확대했다. 또 모집 방법과 시기도 특별전형ㆍ수시모집ㆍ정시모집 등으로 다양화했다. 2005년에는 7차 교육과정이 수능시험에 처음 적용돼 완전 선택형으로 바뀌었다. 분할모집이 증가하고 학생부의 반영비율이 높아진 것도 2005년 대입제도의 특징이다. 2007년 2월28일 7차 교육과정을 개정해 2009년부터 고등학교에서 원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16_ 2008~2013학년도 : 수능등급제, 내신등급제, 대학별 자율결정 2008년도 대입 개편안은 수능등급제 전격도입, 내신 강화를 통한 고교교육 정상화, 학생선발권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했다. 2004년 10월 예고돼 3년여의 유예기간을 거쳤으나 불확실성을 담보로 한 사교육 시장의 팽창은 가라앉지 않았다. 대학에서는 입학사정관제 확대, 적성검사 전형, 다양한 외국어 성적을 요구하는 전형,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전형 등 우수 인재 선발을 위한 수많은 전형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능성적 의존도는 여전히 높고 사교육 만연, 내신성적 부풀리기, 고교교육의 파행적 운영, 고교등급제 문제 등은 여전히 제기됐다. 17_ 2014학년도 : 국·영·수 난이도 선택, 과목수 축소 2014학년도는 국어와 영어, 수학의 난이도를 선택하는등 수준별 시험이 치러질 예정이다.(다음 면에 ‘달라진 2014학년도 수능제도’ 이어짐)
손 많이 가는 ‘무단지각’ 사실 교직 29년 중 담임하던 3년 전까지 가장 큰 고민은 지각지도였다. 카리스마 폴폴 넘치면 이까짓 것 할 수 있으련만 온갖 착한 척(?)은 다하니 점잖게 이 일을 해결하기 쉽지 않았다. 나이스(Neis) 도입 당시에는 수기 출석부를 해도 됐고 전산처리를 해도 됐다. 그런데 그 해 우리 반 지각, 결석이 얼마나 많았던지 나는 통계 내기가 너무 힘들어 결국 2월 봄방학 때 출근했다. 그리고 전년도 3월부터 전산입력을 해서 겨우 통계를 맞춘 적이 있다. 아무도 출근하지 않는 교무실에 이틀이나 출근해 지각, 결석을 체크하며 입력할 때 그 자괴감에 ‘내가 이렇게 어려운 길을 자초하며 교사 생활을 해야 하나’ 하며 마음속으로 울컥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둘째 날 오후 입력이 다 되어갈 즈음 늘 그랬듯이 내게 지금의 이 고통이 다음 학기에 무언가 지혜를 주겠지 하는 위안이 서서히 마음속에 생겨났다. 살아갈수록 횡재도 헛수고도 없다는 믿음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 어려움이 결코 헛수고가 아닐 것이라는 믿음은 늘 힘들 때 나를 지탱해 준다. 다음 학기에도 우리 제자들에게 매와 욕 없이도 학급이 운영될 수 있음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다잡았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군대에서 매 안 맞고도, 사회에 나가서 뒷담 듣지 않고도 살아나갈 수 있겠지’ 하는 믿음을 갖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곰곰 생각해 보았다. 폭력 없는 세상에 대해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갖고 미래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영원히 후진국으로 전락할 것이니까 말이다. ‘지각’ 규칙 합의하기 그래서 우선 지각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아이들과 협의해 학급규칙으로 통과시켰다. 먼저 학교장상 모범상 추천규정에 1인 1역 5점과 주번활동 동료평가 5점에 이어 출결점수규정을 아래처럼 만들어 학급회의 안건으로 부쳤다. 규칙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공표하지 않고 담임의 안이라고 해서 3월 첫 날 발표하고 다음 학급회의 시간에 질의응답 → 토론 → 표결의 절차를 거친 것이다. 그 결과 80% 정도 찬성을 얻어 통과됐다. [PART VIEW] 그런데 1인 1역 지각을 체크하던 검찰팀장이 아이들과 자꾸 마찰을 빚었다. 궁리 끝에 늦게 오는 애들 말고 일찍 오는 애들 체크하라고 하고 이름도 ‘지각 기록부’에서 ‘Early bird 기록부’로 바꾸었다. 그러니까 참 신통하게도 단박에 검찰팀장과 아이들 사이가 좋아졌다. 검찰팀장과 눈을 맞추는 순간 자신은 일찍 교실에 온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침 자습에 80% 이상 자율적으로 참여한 학생의 생활기록부에는 월별로 ‘○월 아침에 일찍 등교해 자기주도학습에 임함’이라고 입력해 줬다. -- 출결규정 1) 질병 및 기타결로 인한 결석, 지각, 조퇴, 결과와 출석으로 인정하는 경우(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의 사유, 학교를 대표한 경기, 경연대회 참가 및 훈련참가, 경조사 등으로 인한 결석 등)는 결석일수에 포함하지 않는다. 2) 무단지각, 조퇴, 결과는 이를 합산해 3회를 결석 1일로 계산한다. 질병에 따른 것은 이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3) 점수산출표 결석일수 0일-5점 결석일수 1일(지각 1~3회)-4점 결석일수 2일(지각 4~6회)-3점 결석일수 3일(지각 7~9회)-2점 결석일수 4일(지각 10~12회)-1점 결석일수 5일(지각 13~15회)-0점 4) 질병지각, 외출, 조퇴의 절차 외출이나 조퇴는 보건선생님께 일차 진료 › 병원진료 필요 시 부모님께 통지 › 담임교사 조퇴증 발급 › 교실에 가서 교과선생님께 제출. --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먹네! 그렇게 학급을 운영하던 중 어느 날 갑자기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에게는 ‘벌레’를 먹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집에서 먹지 않고 남은 여분의 음식을 종이가방에 담아 등교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교무실에 가기 전에 교실에 먼저 들러 교탁에 놓아두고는 ‘1인당 몇 개’라고 칠판에 써두었다. 초등교사인 아내가 아이들이 먹지 않아 가져온 우유도 효자노릇을 했다. 학교에서 돌린 떡을 비롯해 먹을거리들을 모두 다 아침에 나누어 주는 데 주력했다. 먹을 것이 떨어지면 가끔씩은 제과점에 ‘마감빵’이라고 해서 싸게 파는 빵도 구입했다. 한 번은 어느 선생님이 김 상자를 선물해서 1000원에 세 봉지하는 보리건빵을 사서 김에 싸서 먹으라고 하니 애들이 정말 맛있어 했다. 이런 방법이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진짜로 지각이 없어졌을까? 확실히 지각이 줄어들었고 일찍 오는 애들은 더 일찍 오게 되는 효과가 났다. 늦게 오면 교실 안의 맛있는, 요상한 향기만 맡게 되니 모두들 일찍 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각하지 않는 반 분위기가 조성되자 점점 지각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유혹(?)에도 요지부동인 학생들은 꼭 있다. ‘무단결과’하는 아이들 바른생활교실(특별교육) 학생들과 오전 11시쯤 학교 밖으로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학교 앞에 맛있는 백반집이 있어 가끔 가는데 가고 있는 중에 눈에 익숙한 아이로 보이는 애들이 걸어가고 있었다. 옆 골목으로 가기에 서둘러 쫓아가며 이름을 불렀는데 마침 그 아이들이 입에 담배를 꺼내 무는 순간에 마주치게 됐다. 학생들은 무안해 어쩔 줄 몰라했다. 그냥 별말 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백반집으로 가 함께 점심을 먹었다. 담배 피우려고 땡땡이를 치던 중이었다고 했다. 점심을 먹고 수첩에 ‘두 아이가 바른생활교실 입소 중인데 마침 오늘 오전 공개수업에 와서 열심히 해줘 함께 점심을 먹으려고 데리고 나왔습니다. 출석에 참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적어 서명한 다음 애들에게 주고 교실로 들어가라고 했다. 그런데 점심시간 끝날 무렵 그 중 한 애가 생활지도부의 ‘사실보고서’ 양식을 가지고 서명해 달라며 왔다. 다른 반에 가서 동전 따먹기를 하다가 시비가 붙어 다른 학생을 때렸다는 것이다. 이 정도 되면 부모님께 연락을 드려야겠다 싶어 그 학생 앞에서 바로 전화를 드렸다. 나는 안 좋은 일로 전화할 때는 항상 학생 앞에서 한다. 학생들과 미리 약속한 것이 있어서 그렇지 않으면 뒷담이 돼 애들에게 내가 벌금으로 만 원 ‘문상(문화상품권)’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학부모총회 때 오셨던 분이라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는 분이었다. “○○이가 흡연으로 징계 받고 있는데 알고 계시냐?”고 여쭈니 “모른다”고 했다. “바른생활교실 부모확인서에 도장이 찍혀있던데요”했더니 “그냥 도장을 내줘서 찍어가라고 했다”고 한다. “이 애가 징계 받고 있는 중에 또 다른 반에 가서 폭행사고를 내고 담임확인서를 받으러 와서 전화를 드리게 됐고, 사안이 반복되면 강제 전학조치 등이 있을지도 몰라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아 전화 드린다”고 했다. 강제 전학 운운은 일부러 애 들으라고 하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사실보고서를 복사한 다음 “담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안아줄 수 있지만 생활지도부 사안은 담임이 어쩔 도리가 없다. 이해하겠지?”라고 말했다. 학생은 잔뜩 ‘쫄아서’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늘 학생들 생활지도부 관련 사안은 반드시 해당 학생이 보는 앞에서 복사해서 철해두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음날 어머니께서 전화를 했다. 그 학생이 아버님께 많이 혼나고 머리도 스포츠로 깎였다고 전했다. 애들이 뭐 다 그런 것 아니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어른이지 않을까? ‘전두엽으로 말하고 행동은 후두엽으로’, 훈육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관행과 절차의 수립과 집행이다. 그래서 담임은 돌볼 수 있는 만큼은 최대한 돌보지만 영역을 넘어 갈 경우 자신이 선택한 행동의 결과를 단호하게 보여줄 뿐이다. 학생들 인생은 학생 자신의 것이지 않는가. -- 송형호 2012년 서울시교육청 파견교사로서 비폭력 평화교육을 전담, 200여 개교를 순회하며 학생, 학부모, 교사 연수를 진행했다. 교과부 학교폭력 QA 공동연구, 교과부 문제행동의 이해 및 대응 매뉴얼 개발 연구원으로 참여했고 교사 리더십을 다룬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를 집필했다. 현재 네이버 카페 ‘돌봄치유교실(http://cafe.naver.com/ket21)’을 통해 새로운 생활교육 시스템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2 학교폭력 예방 유공자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가정이나 학교, 단체 등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우수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연재한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선 욕을 빼면 대화가 안 된다고 할 정도로 청소년들의 언어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청소년들의 인성에도 문제가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언어문화는 인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번 공모전에 ‘바른 말 고운 말 쓰기’ 분야를 둔 것도 학생들의 언어문화를 개선함으로써 인성함양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창의인성교육과 말결다듬기를 통한 말 빛-마음 빛 찾기 대구시교육청에서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언어문화 개선을 통한 배려와 나눔의 인성함양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교과 학습, 창의적 체험활동, 그 외의 교실활동 등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지침서와 워크시트 등을 만들었다.[PART VIEW] 우선 3~6학년의 관련 교과나 단원을 분석해 학습내용과 요소를 추출, 이를 바탕으로 29개의 언어개선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관련 교과마다 ‘언어오염 대면하기-개선방법 탐색하기-개선 및 체득하기-활용 및 확장’의 단계로 이뤄지는 언어순화 수업 모형을 개발·적용해 교사들이 효율적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들은 일방적인 설명만 듣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실제적인 산출물을 만들어 볼 수 있다. -- ■ 3학년 관련 교과 교육과정 분석 예시 ■ 학년 교과 단원 (학년-학기-단원-단원명) 학습 내용 영역 3학년 국어 3-1-4. 마음을 전해요 ■ 알맞은 예절을 지키며 전화로 대화하기 모바일 국어 3-1-4. 마음을 전해요 ■ 알맞은 낱말을 사용해 고마운 마음을 전해야 하는 이유 알기 ■ 알맞은 낱말을 사용해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글쓰기 학교생활 인터넷 국어 3-1-6. 좋은 생각이 있어요 ■ 사실과 의견 쓰기 학교생활 도덕 3-1-4. 너희가 있어 행복해 ■ 친구 사이에 일어나는 문제 바르게 판단하기 ■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을 찾아보고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하기 학교생활 도덕 3-1-5.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에 대한 예절 알기 ■ 나라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을 알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학교생활 도덕 3-2-2. 감사하는 생활 ■ 감사의 의미와 중요성 알고 감사하는 마음 표현하는 방법 알기 학교생활 -- 또 학교나 학급의 특성에 맞게 운영되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과 그 외의 교실 활동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언어개선 프로그램과 교육자료를 개발해 학교 현장에서 바로 적용시킬 수 있도록 했다. -- ■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 소개 ■ 순 주제 학습목표 학습내용 1 친구 사랑 고운 말로 시작해요 프로그램의 목적을 이해하고, 친구들 간에 친밀감을 형성한다. ■나의 고운 말 점수 체크하기 ■프로그램 소개하기 ■친구들에게 자기 소개하기 2 욕이 그렇게 나쁜 뜻인지 몰랐어요 욕설의 어원과 사회문화적 의미를 알고, 바른 언어 습관을 기르려는 마음을 갖는다. ■욕설 경험 이야기하기 ■욕설의 어원과 사회문화적 의미 알아보기 ■욕설 모욕감 평정도 만들기 3 좋은 말은 성공으로 이끄는 씨앗 말의 힘에 대해 알고, 바른 언어 습관을 기르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다. ■언어폭력이 미치는 영향 알기 ■긍정적인 말이 미치는 영향 알기 ■힘이 되는 말 생각하기 4 나를 망치는 나쁜 언어 습관을 버려요 자기의 언어 습관을 반성해보고 나쁜 언어 습관을 고치려는 마음을 갖는다. ■습관적으로 나쁜 말을 하는 상황을 보고 문제점 알기 ■나의 언어 습관 반성하기 ■부정적인 말을 긍정적인 말로 바꾸기 5 친구를 나쁘게 말하지 않아요 남을 비난하는 말 대신 바르게 의사소통할 수 있다. ■주어진 상황을 보고 문제점 찾기 ■문제점을 고쳐 역할극으로 바르게 표현해보기 ■흉을 보거나 나쁘게 말했던 친구에게 편지쓰기 6 명령과 협박의 말을 들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명령과 협박의 말을 들었을 때 대처방법을 알고 실천할 수 있다. ■명령과 협박의 말을 들었을 때 대처방법 토의하기 ■I-message로 표현하기 -- ■ 학급단위 프로그램 소개 ■ 주 제 활 동 내 용 욕을 해도 될까요? ■EBS에서 방영된 언어문화에 대한 동영상 시청하기 (1~3학년은 저학년용, 4~6학년은 고학년용 시청) ■시청소감 및 새롭게 알게 된 점 이야기하기 ■욕을 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기 ■욕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토의하기 비교체험 극과 극 1 (욕하는 나, 바른 말 쓰는 나) ■욕설을 하게 되는 상황 이야기해 보기 ■욕설을 하는 모습을 짝과 함께 서로 촬영하기 ■촬영한 동영상 보기 ■같은 상황에서 바꿔 쓸 바른 말 찾아보기 ■바른 말로 바꿔 쓰는 내 모습 촬영하기 ■촬영한 동영상 비교해 보며 소감문 쓰기 비교체험 극과 극 2 (예쁜 말, 나쁜 말 옷 입히기) ■예쁜 말과 나쁜 말 브레인스토밍하기 ■예쁜 말과 나쁜 말 분류하기 ■예쁜 말과 나쁜 말 중 한 단어씩 고르기 ■선택한 예쁜 말과 나쁜 말에 어울리는 문자 디자인하기 ■디자인한 문자를 보고 느낌 발표하기 -- 인천작전초등학교 까치골 언어문화 개선프로그램 인천 작전초에서는 교사들부터 먼저 올바른 언어사용으로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고 구성원들에게 언어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바른 언어 습관을 형성하도록 했다. 작전초 프로그램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1. 윗물·아랫물 프로그램 교사들에게는 올바른 언어사용에 대한 매뉴얼을 보급하고 가정 내에서도 바른 언어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학부모연수, 가족다짐시간 등을 시행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학급에서 바른 언어를 사용한 학생을 선발해 ‘바른 언어 사용 어린이’라는 캐릭터를 가방에 달아주며 다른 학생들에게도 본보기가 되도록 했다. 식물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말의 힘에 대한 실험을 한 동영상을 보여주며 학생들 스스로 올바른 언어사용에 대해 자각하도록 하고, 매주 수요일을 ‘Apple Day’로 정해 ‘선플달기운동’을 펼쳤다. 2. 가는 말 오는 말 프로그램과 고운 말 마중물 프로그램 학생들이 비속어에 대해서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파악하고 학생들에게 욕의 뜻을 알려주고 수업시간에도 욕과 관련된 책을 활용함으로써 잘못된 지식을 고쳐줬다. 한글날 주간을 맞아 올바른 언어사용에 대한 노래 만들기, UCC만들기, 캠페인 활동 등도 진행했다. 3. 작전 ‘시나브로’ 운동 전개 학교에서 실시해 온 다양한 언어개선 프로그램을 인근의 다른 학교들에 전하면서 이 프로그램의 효과를 확대하기도 했다. 바른 말 쓰기 UCC 우수작을 인근 학교에 보내고, 언어개선 프로그램을 활용한 수업을 공개했다. 한국성품협회 바른 말 고운 말을 사용하는 유아인성 프로그램 한국성품협회에서는 이영숙 박사의 ‘한국형 12성품론’ 중 ‘긍정적인 태도’에서 다루는 ‘긍정적인 말’에 근거해 10차시의 언어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12성품론은 한국의 문화의 한국인의 정신적, 심리적, 행동적 요소들을 고려해 태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지원하도록 고안된 인성교육과정이다. 유아의 특성에 맞게 ‘바름이’와 ‘고움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각종 노래를 활용함으로써 유아들이 흥미를 갖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STOP! 잠깐만 멈춰요 / THINK! 그리고 생각해요 / CHOOSE! 가장 좋은 방법을 선택해요 / 힘들고 어려운 일들 모두모두 던져버리고 / 기쁘고 즐거운 일들 하나하나 생각해요.” 노래를 만들어 유아들이 바르고 고운 말을 선택하기로 다짐하는 시간을 갖게 하면서 주제에 맞춰 게임과 각종 실험, 상황극 등을 통해 올바른 언어 습관을 습득하도록 했다. 더불어 이 같은 수업이 유아 교육기관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도 진행하고 있다. -- 유아인성 프로그램 수업(10차시) 1. 바른 말 고운 말의 의미 2. 바른 말 고운 말의 중요성 3. 바른 말 고운 말의 유익 4. 바른 말 고운 말을 사용할 수 있는 법칙 5. 바른 말 고운 말을 위한 태도 6. 나에게 바르고 고운 말 사용하기 7. 친구에게 바르고 고운 말 사용하기 8. 어른에게 바르고 고운 말 사용하기 9. 상황에 따라 바르고 고운 말 사용하기 10. 바른말 고운 말을 사용하는 어린이가 되기로 결심하기 --
오후 3시, 정규수업은 모두 끝났지만 오천초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일과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방과후 교실과 엄마품 돌봄교실이 열리기 때문이다. 산골 오지에 위치한 오천초는 지역 여건상 사교육을 받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맞벌이 가정이 많아 하교 후에도 아이들만 집에 남겨지는 경우가 대부분.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은 ‘공부 잘하는 학교, 특기·적성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를 원했다.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정규수업이 끝난 후부터 오후 5시까지는 방과후 교실을, 오후 5시부터 밤 9시까지는 엄마품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 한자 등 기초교과를 중심으로 한 학력신장 프로그램과 바이올린, 미술, 서예, 외발자전거, 음악줄넘기 등과 같은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개설했습니다. 학교에서 밤 9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니 학부모들은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고, 아이들은 다양한 영역을 배울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죠.” 권병규 교장은 “교육과정을 독창적으로 운영한 뒤로 인근 지역은 물론, 외부에도 입소문이 나면서 입학이나 전학 관련 문의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기주도학습법으로 ‘학습부진아 제로’ 오천초 방과후 교실에서는 조금 특별한 수업이 열린다. 이른바 ‘사다리 학습’. 권 교장은 이에 대해 “학습자의 긍정성을 증진시키는 교육법”이라고 설명했다. “학습수준이나 능력이 각기 다른 학생을 한 장소에서 동일한 방법과 시간을 투여해 가르친다고 가정해 봅시다. 최정상에 있는 한두 명 이외에 나머지 다른 학생들은 부정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정성이 생긴 아이는 흥미를 잃게 되고, 결국 학습을 포기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죠.” 권 교장은 아이들이 학습에 대해 긍정성을 갖고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사다리 학습을 개발, 적용했다. 먼저 저학년 수준의 기초단계에서부터 고학년 수준에 해당하는 고급단계까지 수준별·단계별 자료를 한 권에 담아 전교생에게 제공했다. 아이들은 이 교재를 활용해 자기 수준에 맞는 단계를 찾아 스스로 학습하고 채점하며 점차 실력을 쌓아간다. 학습부진아나 학습우수자 모두 하나의 학습 자료를 활용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상처받거나 자존심 상하는 일이 없다는 게 권 교장의 설명이다. 또한 아이들이 성취감을 느끼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난이도별 급수를 정하기도 했다. “가령 수학과목의 도형 단원을 1학년 수준에서 6학년 수준까지 한 줄로 세우면 80여 개의 급수가 나옵니다. 아이들이 각 급수마다 무리 없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학습 난이도의 급간을 고르게 편성했습니다.” 지금까지 개발한 사다리 학습 자료만도 40여 권. 사다리 학습의 효과는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됐다. 2006년 순창 옥천초 교감 재직 시절, 사다리 학습으로 학습부진아 18명 전원을 구제했고, 순창 쌍치초 교감으로 근무하면서는 학습부진아뿐만 아니라 전교생의 학력을 크게 신장시키기도 했다. 2011년 9월 오천초 교장 부임 이후에도 사다리 학습을 통해 학습부진아 없는 학교를 만들어냈다. 그밖에도 오천초는 영어 단어 2000개와 문장 700개 익히기, 영어로 의사소통하기, 한자 2000자 익히기, 국가공인 한자능력검정시험 3급 획득하기, 인문도서 100권 읽기, 독해 및 논술교육 강화하기, 수학 무학년제 운영 등 독창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아이들의 학력향상에 힘쓰고 있다. 특기·적성, 인성교육 효과 톡톡 지난 4월 오천초 5학년 김가영 양이 소방방재청에서 주관하는 초등학생 대상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포스터 공모전에 참여, 최우수작에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김 양은 공모전에서 ‘함께하는 재난예방 행복웃음 안전한국’이라는 표어를 담아 단 1명에게 주어지는 안전행정부장관상을 받았다. 김 양은 “미술학원에 다닌 적은 없지만 학교에서 특기·적성시간에 배운 미술수업이 그림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천초는 미술, 서예, 바이올린, 사진, 외발자전거, 음악줄넘기 등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선택 수업이 아닌 전 영역에 걸쳐 전교생 모두가 참여하고 있는 것이 특징. 교육에 필요한 악기나 도구는 학교 예산으로 일괄 구입해 아이들에게 제공한다. 이는 학생 수가 많지 않은 소규모 학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액 무료로 진행되는 수업이지만 실력 있는 외부 강사를 초빙해 수준 높은 수업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학교 뒤편에 700제곱미터 규모의 생태학습장을 조성해 인성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아이들은 텃밭에 상추, 오이, 가지, 배추, 토마토, 옥수수 등을 직접 심고 키우며 생명의 소중함은 물론, 나눔과 배려를 배운다. 친환경으로 재배해 수확한 채소는 매일 점심 아이들의 식탁에 오른다. 때로는 전교생이 비빔밥을 만들어 나눠 먹는 체험행사나 삼겹살 파티를 열기도 한다. 지난 겨울에는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김치를 담가 마을 어르신들께 전달하기도 했다. 권 교장은 “그동안 편식했던 아이들이 직접 채소를 키우고 수확하며 음식을 골고루 먹기 시작했다”며 “주변 사람들과 채소를 나눠 먹으며 남을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이 생겨났고, 자연에 대한 소중함도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폐교 위기에서 전학 오고 싶은 학교로 오천초의 특별한 학습법과 특기·적성교육, 인성교육 등이 점차 외부에 알려지게 되자 한때 폐교 위기에 놓였던 학교는 이제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서울, 전주 등 대도시에서 아이들이 전학을 오기 시작한 것. 그 결과 2011년 학생 수 18명, 3학급에서 2013년 현재 학생 수 45명, 6학급으로 크게 늘었다. 오천초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교사들도 많아져 전체 교사 수도 3명에서 7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교육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진안교육청과 전라북도교육청, 진안군청, 한국수자원공사, 봉사단체인 풍패라이온스 등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노후한 학교 곳곳을 보수했으며 오는 2015년에는 학교 신축 계획도 세워놓았다. 또한 진안군에서도 전입학생 가족을 위한 임대주택 사업 등 여러 가지 시책을 구상 중이다. 학교의 이러한 변화를 가장 반기는 건 역시 아이들이다. 6학년 구경모 군은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도시에 있는 친구들보다 더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4학년 송유근 군도 “친구들이 많아져 학교에 오는 게 즐겁다”며 활짝 웃었다. -- 권병규 진안 오천초 교장 “인성·학력보다 긍정성 교육이 먼저” 학교교육은 인성교육과 학력교육을 큰 축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인성교육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인성이나 학력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긍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에 긍정적 자아관이 확립되면 인성함양과 학력신장은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인성과 학력을 논하기 이전에 우리 학생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자존감이나 가치, 자긍심, 자신감 등을 일깨워주는 긍정성 교육이 선행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학생 개개인의 지능과 정서, 학습에 대한 흥미 등을 고려한 자기주도적 개별화 학습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
학생 꿈 밝혀주는 작지만 큰 모임 “결론부터 말하면 꿈이에요. 공부도 꿈이 있어야 할 수 있거든요.” 융합인재교육교사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김석희 교사의 말이다. 2011년부터 시작한 이 모임은 융합인재교육의 핵심에 ‘꿈’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조벽 교수의 책에서 이런 문구를 읽었어요. 가장 먼저는 관심이 생겨야 창의력이 생기고, 창의력이 생기면 그게 꿈으로 연결된다고요. 자신만의 꿈이 생기면 그걸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다는 거죠. 이게 바로 융합인재교육의 키워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교사의 역할은 학생들이 꿈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죠.” 오랫동안 학교 현장에 있으면서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했던 김 교사는 그 원인을 꿈의 부재에서 찾았다. 이후 아이들이 관심과 흥미를 느끼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면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융합인재교육교사연구회는 호암초등학교 교사 4명으로 구성, 운영되고 있다. 소규모 모임이지만 이들이 하는 일은 결코 작지 않다. 지혜정 교사는 “같은 학교 교사들의 모임이다보니 수시로 모여서 교과안 자료 개발, 융합인재교육 프로그램 개발, 교수-학습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융합인재교육은 4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로 3년차이지만 주목할 만한 성과를 많이 냈다”며 융합인재교육의 효과를 덧붙여 설명했다. 지 교사가 말하는 융합인재교육의 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과거 영재교육, 특성화교육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우수한 프로그램들을 일반 학생들도 만날 수 있게 됐다. 일반 학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흥미와 교육적 효과를 모두 갖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평소 과학에 관심 없던 학생들도 자연스럽게 흥미를 느끼면서 자신의 관심분야와 적성, 꿈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뜻 깊은 기회를 얻게 됐다. 둘째, 모든 수업을 2인 1조로 진행하면서 협동과 배려, 의사소통 등 인간관계에 대한 교육도 병행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생활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실제로 호암초등학교는 2012년 11월 실시한 ‘청소년 인성검사’에서 인근 학교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높고, 공격적인 말 사용이 감소했다는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자신감, 인간관계, 생활태도 달라져! 융합인재교육의 효과를 절감하는 것은 다름 아닌 학생들이다. 호암초 4학년 이은지 학생은 “과학이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수업이 끝날 때가 되면 실험의 결과와 함께 뭔가 해낸 듯한 기분까지 든다”고 말하는가 하면 정현정 학생은 “친구들과의 사이가 전보다 더 좋아졌다. 2인 1조로 수업하니까 몰랐던 친구를 알아가는 즐거움도 있고 서로 도우면서 실험하니까 우정도 깊어지는 것 같다”면서 융합인재교육에 대한 높은 만족을 표했다. 공교육이라고 하면 때마다 시험을 보고 그에 따른 평가를 받아야하므로 목적이 있는 공부가 주를 이룬다고 생각하기 쉽다. 지난해 신규발령을 받고 호암초에 부임한 김나연 교사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김 교사는 모임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진도를 나가고 시험문제를 내고 평가하는 일련의 업무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그런데 융합인재교육교사연구회에 참여하면서 교육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됐어요.” 학생들이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아이들의 호기심을 일깨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며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할 이가 바로 교사임을 마음에 깊이 새기게 됐다. 뿐만 아니라 과목 간 융합으로 아울러서 가르칠 때 흥미와 교육 효과가 높은 부분을 사전에 파악하고 수업에 적용하는 안목도 생겼다. 이 모임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내가 만든 자동차로 물체의 속력 알아보기’를 비롯해 ‘화석으로 공룡의 모습을 예측하고 로봇공룡 만들기’, ‘전기회로를 이용해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증강현실을 이용해 계절에 따른 별자리 알아보기’ 등 호기심은 자극하고, 창의성은 키우고, 교과 간 담은 허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다. 한 예로 고구마, 감자, 계란 등을 쪄서 물의 순환, 수증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설명하는 과학 수업이 있다. 여기서 끝나면 과학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서 그친다. 하지만 융합인재교육에서는 조금 더 울타리를 넓힌 수업이 진행된다. 고구마, 감자, 계란 등의 고체가 익어가는 과정을 관찰하면서 시화를 만들게 했다. 직접 보고 느낀 것을 글로 쓰고 그림으로 표현하라고 하니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생동감 넘치는 글들이 뚝딱, 너무도 쉽게 그리고 훌륭하게 나왔다. 학생들의 감성을 키우는 수업이 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순식간에 과학, 국어, 미술, 예술이 융합된 교육이 이뤄진 것이다. 또 만든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친구들과의 관계도 돈독해졌다. 이 모임이 주도하는 스팀형 현장학습도 흥미롭다. 과천과학관으로 현장학습을 나갔는데 단순히 과학관을 관람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사전에 교사들이 나눠준 미션지에 따라 주도적인 체험을 하도록 이끈다. 가령 과학관에 있는 역사적 인물과 연구 성과에 대해 알아보고 미션지에 답을 적어오도록 해 아이들 기억에 오래 남는 유의미한 현장학습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 운영은 김 교사를 포함한 모임 소속 교사들이 재미·흥미·교육 효과 그리고 마침내 학생들이 꿈을 찾는 데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우수한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신나는 STEAM Day! 이 모임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을 ‘STEAM Day’로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집중적인 융합인재교육을 실시하고 그 효과를 검증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목표 때문이다. ‘STEAM Day’는 김 교사가 융합인재교육을 담당하고 다른 세 명의 교사는 각자의 강점을 공유하는 교환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또 STEAM 교육의 효과를 확인하려면 사전 평가와 사후 평가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이 모임 회원들이 주축이 돼 지난 4월말까지 호암초 4학년 학생 100명을 포함해 인근 3개 학교 4학년 학생 각각 100명씩 총 400명에 대한 1차 사전 평가를 완료했다. 5월부터 11월까지 스팀교육을 실시한 후 교육받은 학생들의 사후 평가도 실시할 계획이다. 평가에는 과학태도·과학적 문제해결력·논리적 문제해결력·교육과정 만족도·인성검사 총 다섯 항목이 포함된다. “융합인재교육의 근거와 실천적 증거를 위해 학교 간 비교 연구는 꼭 필요해요. 그래야 융합인재교육의 효과를 통계자료로 만들고 공유할 수 있잖아요.” 올해 말 사후 평가가 완료되면 이 모임은 융합인재교육의 효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해 일반화에 기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어떻게 만화가가 됐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 그리고 이야기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중학교 다니면서도 만화를 그렸는데 그래서 고등학교도 애니메이션고등학교에 진학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실패했죠. 하는 수없이 일반계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미술공부를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대학도 시각디자인과에 진학했는데 막상 대학에서 배우는 시각디자인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르더라고요.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꽤 오랫동안 방황하다가 2008년에 이르러서야 학과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그러기 위해선 마지막으로 제가 그림을 시작한 이유, 제대로 된 만화 한 편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어린 시절의 나를 정리하는 기분으로 시작한 첫 작품이 ‘악연’이에요. 이 작품이 네이버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당선되면서 만화가로 데뷔하게 됐어요. 만화가의 하루가 궁금해요.[PART VIEW] 웹툰은 일주일에 한 번씩 올리니까 보통 일주일 단위로 스케줄을 짜요. 첫째 날은 무엇을 그릴지 스토리를 구상하고, 둘째 날은 그것을 보다 구체화시키고, 셋째 날은 글과 콘티를 짜고, 넷째 날과 다섯째 날은 스케치를 하고, 여섯째 날은 팬터치를 하고, 일곱째 날에는 컬러링과 마무리, 대략 이 정도의 틀을 가지고 작업해요. 그런데 한 회를 연재하는 게 저한테는 제 새끼를 만드는 기분이라 매번 너무 힘들고 진이 빠져요. 그래서 대학교 후배들한테는 매주 과제전을 하는 느낌이라고 말해요. 그만큼 정신적, 육체적 부담이 크거든요. 첫 작품 ‘악연’은 어떤 작품인가요? 개인적으로는 ‘로맨스’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스릴러’라고 말하더라고요. 부족한 그림실력이라 스토리를 부각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했어요. 독자를 스토리에 집중시키려면 스릴러라는 장르가 좋다고 생각했거든요. ‘악연’은 두 살인자의 미묘한 관계를 다룬 작품이에요. 어떤 살인자가 여자를 유괴했는데 알고 보니 그 여자 역시 살인자였다는 오락적 접근이었죠. 그런데 연재를 계속하면서 사건보다는 메시지를 주는 만화가 됐어요. 자료조사를 위해 사이코패스에 대해 공부했는데요, 그러면서 인간관계와 인간의 내면을 살펴보게 됐어요.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이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로맨스라고 말하는 거죠. 후속작 ‘공부하기 좋은 날’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렸는데요, 기획 의도와 제작 과정에 대해 말해주세요. 학교와 학생이 나오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좋을 거라는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했어요. ‘공부하기 좋은 날’ 역시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을 안고 갔어요. 학교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뤘는데 제대로 접근하기 위해서 사전조사와 취재를 많이 했어요. 대한민국 10대를 인터뷰하다, 학교를 넘어서, 공부를 잘해서 도덕적 인간에 이르는 길 등의 책을 깊이 팠고, 중·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주위 학생들에게 요즘 학교가 어떤지 물어보는 등 현장 취재도 병행했어요. 취재를 하면 할수록 분노가 커졌어요. 새벽에 일어나서 새벽에 자는 일과를 소화해야 하는 것도 안타깝지만 목표도 없는 학생들에게 대학진학이라는 과제를 던지고 입시를 향해 채찍질하는 어른들의 모습에 화가 많이 났어요. 입시와 경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삶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그 책임을 누구에게 돌려야 할까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국사회와 한국의 교육제도에 대한 ‘고찰’까진 아니어도 논제는 던지고 싶었어요. 입시의 끔찍한 지점들을 호러와 결합해서 더 극적으로 표현하게 됐죠. 하지만 학생들의 자살을 테마로 할 때는 논란의 소지가 있어서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했어요. ‘공부하기 좋은 날’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독자 반응은 크게 엇갈렸어요. 만나보고 싶다고 하는 학생에서부터 강의 요청, 또 팬 카페까지 만들면서 공감하고 응원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내가 교사인데 니가 뭘 알아?’하는 식으로 항의 메일이나 쪽지를 보내는 교사들도 있었어요. 반면 응원과 격려를 보내준 교사도 있었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공부하기 좋은 날’을 할 때는 제가 저널리스트로서의 힘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일종의 정의심에 취해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작품을 할 때는 프로파간다(propaganda)적 마인드로 하면 안 되는 건데…… 뒤늦은 후회죠. 세상에는 균형이 있잖아요. 지금 학생들이 느끼는 학교는 어둡지만 거기 어둠만 있는 건 아니란 거죠. 군대에 비유하면 여자들이 싫어하겠지만(웃음), 군대 처음 갔을 때 선임들이 너무 고된 훈련을 시켜서 뒤에서 욕을 많이 했는데요, 훈련을 다 받고 나니까 그게 다 나한테 필요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훈련인 걸 알았어요. 학교도 마찬가지 같아요. 입시제도를 욕해도 결국은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마침내 멋진 인생을 살라는 거잖아요. 결국 시스템의 문제이지 사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의도했던 ‘충격을 통한 인식의 변화’가 일어났다고 보세요? 총 16화와 특별편을 포함해 20화 정도를 연재했는데 잘된 에피소드는 좀 있었다고 봐요. 아이러니하게도 제 작품이 19금이거든요, 근데 중학생이 팬 카페를 만들어서 지금은 600여 명의 학생들이 응원해주고 있어요. 학교 수행평가에 저를 초대하는 걸 보면서 용기도 얻었고요. 제가 틀린 이야기를 한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작가로서 시원하지 않은 에피소드도 있어요. 하고 싶은 게 없는 것과 생각 없이 사는 건 엄연히 다르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충격 효과는 있지 않았나 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요.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는 무언가요? ‘인간의 숲’을 완결한 지 이제 3달이 됐어요. 심적으로 많이 지쳐서 지금은 도화지를 닦아내듯 제 자신을 비우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그림체를 좀 더 다양화하기 위한 자료조사도 하고 있고요. 데뷔 5년차, 앞으로 어떤 만화가가 되고 싶으세요? 대학 졸업할 때 했던 이야기인데요, 만화를 문학의 한 장르로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했으면 좋겠어요. 아트 슈피겔만의 ‘쥐’라는 만화가 있는데 홀로코스트물이에요. 그런데 이 작품이 담고 있는 내용과 메시지가 워낙 수준 높으니까 어떤 평론가가 만화가 아니라 ‘소설’이라고 말하는 거예요. 만화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하는 분위기에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만화는 글과 그림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이고, 어린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매체잖아요. 종국에는 제 작품, 또는 제 이름이 문학교과서에 실렸으면 좋겠어요. 공식적인 인정을 받는 거죠. 또 항상 약자 또는 피기득권 편에 서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만화가가 되고 싶어요.
“야! 여기 와 봐, 신기해.” 하안북초등학교에 장독대를 처음 조성한 날 아이들의 반응이 어땠을까? 등교하던 아이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장독대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서로 뭔가를 물어보면서 웃어댔다. 아이들은 학교 정원에 세워진 장독대가 마냥 신기하고 좋은 듯 연신 교실로 향하면서까지 쳐다보았다. 물론 무심히 지나가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장독대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학교에서 ‘학교의 자랑’에 관한 신문을 만드는 행사를 했다. 그 신문에는 우리 학교에 장독대가 있다는 것을 자랑삼아 소개하면서 자연스레 전통음식을 연결한 적지 않은 학생들의 기사가 실렸다. 2012년 하안북초등학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장독대 사업을 신청해 예산을 받아 운영했다. 예산을 가지고 장독대를 조성하고 항아리를 사고 장이나 기타 매실 등의 식품을 사서 직접 담갔다. 저장용 장독대 vs 교육전시용 장독대 하안북초는 광명시 관내 최초의 장독대 운영학교가 됐다. 장독대 운영학교 지정은 장독대를 저장 공간으로 사용해 조금이라도 전통의 음식 장류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준비된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이 장독대를 직접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급식실 옆에 만들어진 장독대엔 보기 좋게 간판도 달고 최대한 멋스럽게 목조로 펜스도 만들었다. 그러나 장독대가 조성된 곳이 아이들이 자주 다니는 동선은 아니었기에 학생들에게 장독대가 우리학교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차에 “학생들이 장독대에 쉽게 접근해서 장독대에 대해 이해하고 알 수 있도록 교육적 효과를 지니면 더 좋지 않겠느냐”는 본교 신평우 교장선생님의 제안이 있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우리 학교는 저장용 장독대와 교육전시용 장독대를 나눠 서로 다른 곳에 만들게 됐다.[PART VIEW] 교육전시용 장독대에는 항아리 외에 옛날 지게, 말통, 돌절구 등의 고품을 함께 놓아서 사라져 버린 우리의 생활용품을 학생들이 만나 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그리고 전시적 효과와 교육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각각의 설명을 담아 패널까지 세워 놓았다. 또한 저장용 장독대에는 매실 철에 매실을 사다가 항아리 큰 것 두 개에 가득 담아 매실액을 만들었다. 이 매실액은 수시로 급식에서 나물을 무칠 때나 기타 매실 엑기스가 필요할 때 사용해 음식을 만들었고 여름엔 시원한 매실 음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학교 축제 때는 음식 체험 부스를 만들어 전교생이 스스로 김치를 만들어 보게 했다.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축제 때 학생들이 직접 담근 김치를 항아리에 담아 몇 번에 나눠서 전교생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그리고 막장을 만들어 장이 필요한 메뉴에 사용하면서 실용도를 높였다. 저장용 장독대와 교육전시용 장독대로 자리 잡은 본교 장독대는 각자의 역할을 훌륭히 담당하고 있었다. 사랑이 익는 장독대 그리고 학교 장독대가 생긴 후에 좋아한 것은 학생들뿐만이 아니었다. 교직원도 물론 좋아했지만 가장 좋아한 것은 바로 학부모였다. 가끔 급식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서 오는 학부모들이 학교에 장독대가 있어 정말 놀랍고 자랑스럽다며 즐거워했다. 본교의 장독대 이름을 ‘사랑이 익는 장독대’라고 지어서 간판도 멋지게 만들어 세웠다. 장독대가 있어서 학교가 더 정겨워진 것 같다는 느낌은 나만의 것은 아닌 것 같다. 장독대가 있는 시골에 가면 그 장독대를 바라만 봐도 정겨운 감정이 생기듯이 학교를 매일 등교하는 학생들에게도 그리고 학부모님과 교직원에게도 뭔가 풍요롭고 고풍스러운 정감을 안겨주고 있었다. 전통음식에 대한 인식이 중요시되고 있는 지금에 또한 학생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체험교육이 중요시되는 이 시대에 전통음식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장독대가 아닌가 싶다. 그런 의미를 지닌 장독대가 학교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전통 식생활 교육이 가까이 있는 것이 아닐까? 장독대라는 것을 책에서나 혹은 가끔 시골에서나 보아야 하는 아파트 문화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에게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입으로 맛보는 것을 가능케 하는 장독대가 더 가까이 다가가면 좋겠다.
들어가기 1. 단원중심 수업디자인의 필요성 왜 우리는 차시가 아니라 단원별 수업디자인도 해야 할까? 차시별로만 수업디자인을 하면 교과나 단원의 목표보다는 인지적인 목표 도달을 위한 수업이 될 확률이 높다. 교과 목표에는 지식만이 아니라 정의적인 측면과 태도도 지도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한 시간의 수업으로는 역부족이다. 학생들을 지도해본 교사는 누구나 동감하는 일이지만 일상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토론이나 토의 또한 제대로 하려면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 또한 학년·교과·단원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단일교과보다는 통합교과로 교육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도 많다. 그래서 단원중심 수업디자인이 필요하다. 2. 단원중심 수업디자인에서 생각할 점 대단원 수업디자인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점은 목표를 추출하고 그것을 정리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일이다. 교육과정을 분석해 보면 각 교과의 지도 관점과 항목들이 나와 있다. 이들을 언제 어떤 방법으로 지도할지 교사가 수업방법을 생각하고 정리해 표로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이렇게 단원별로 표를 정리하고 나면 지금까지 지도하면서 빠진 부분과 더 지도해야 할 부분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수업디자인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고, 한 학년을 통해 지도해야 할 부분을 고르게 할 수 있게 된다. 수업방법을 결정할 때 지도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준비하면 더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인물의 특성’을 알아야 하는 수업이 있다면, 혼자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은 학급의 경우 각각의 인물들을 스스로 탐색하게 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장점을 찾아 최종 결과물을 만들게 하면 효과적이다. 반면에 활동적인 학생들이라면 각자 조사할 내용은 최소화하고 친구들과 함께 토의해 결과를 찾아보는 활동이 더 효과적이다. 만일 학생들이 중학생 이상의 고학년이라면 단원의 성격을 이야기하고 학생들과 함께 공부 방법을 정하는 것도 좋다. 학생들과 함께 학습방법을 결정하고 나면 교사 혼자 기획한 것보다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이제 단원중심 수업디자인을 어떻게 했는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단원중심 수업디자인의 절차 및 사례 [PART VIEW] 1. 목표 분석 대단원 수업디자인의 절차는 먼저 교육과정을 분석해 목표와 주요 항목을 찾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 항목을 분석해 보면 내용이 방대해 하나하나를 정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 교육과정 상에는 연간지도 목표로 나오기 때문에 한 번만 분석을 하면 그 다음 단원부터는 구체적으로 지도할 내용과 방법만 찾으면 된다. 다음 사례는 필자가 학생들을 지도했을 때 내용이다. 2012 개정교육과정과 교과서 내용으로 사례를 제시할 수 없어 아쉽지만, 내용과 목표 분석을 해본 결과 필자가 지도한 ‘근대화의 노력’ 단원과 현 교육과정의 ‘조선사회의 변동’은 거의 같은 내용과 목표를 갖고 있다. 2012 개정교육과정 5학년 사회과 역사교육의 목표와 단원의 성취기준 5학년 역사교육의 목표 단원의 성취기준 ·우리나라와 세계 역사의 주요 사실과 개념에 대한 지식을 이해한다. ·우리나라와 세계 역사에 대한 이해를 심화함으로써 그 상호 연관성을 파악하고 역사적 통찰력을 기른다. ·우리나라와 세계의 역사 문화 현장을 견학하고 체험함으로써 문화 창조 능력을 함양한다.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탐구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른다. ·오늘날의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의 역사적 배경과 상호 관련성을 파악해 현대 세계와 우리나라에 대한 이해를 확대한다. ·시간과 공간 속에서 달라지는 인간의 삶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다른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른다. ·조선 후기 정치 운영의 변화를 붕당 정치와 탕평 정치를 중심으로 이해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들이 제기한 사회 개혁 방안의 내용을 이해하고, 실학의 성격과 의의에 대해 파악한다. ·조선 후기 문화 변동의 배경을 파악하고, 문화 변동의 양상을 문학과 그림 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세도 정치 시기의 농민 봉기가 지니는 의미를 대표적 사례를 통해서 파악한다. 2. 단원의 각 항목 분석 단원의 목표와 성취기준을 분석한 후에는 교육과정에 나타난 각 항목을 분석해 단원의 수업을 설계한다. 신·구 교육과정 모두 아래의 표처럼 돼 있는 것이 아니라 조선후기 사회 모습을 통해 사회교과로서 무엇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서술식으로 기술돼 있었다. 그래서 필자는 서술된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이 표를 만들었다. 근대화의 노력 사회과 지도 관점 교육과정상의 주요 항목 연구자가 중점을 둔 지도 내용 단원 학습 지도 계획의 체계화 단원의 교재 분석, 사고과정의 고려 다양한 탐구방법의 고려 구체적 사고활동의 고려 이 단원에서는 청문회 등의 집단탐구학습으로 학생들의 탐구력과 사고력을 기른다. 성취해야 할 주요 기능 및 능력 정보의 활용 및 의사 교환 문제해결 및 사고 기능 참여 및 공동생활 능력 집단탐구와 청문회 준비를 통해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고, 정보의 활용, 의사소통, 문제해결방법을 익힌다. 학습 자료의 유형과 활용 사진, 그림, 지도, 통계, 도표, 연표, 문화재, 참고도서, 신문, 잡지, 이야기, 노래, 실물, 표본, 모형, 괘도, 웹사이트,필름 등 그림, 연표, 참고도서, 실물, 웹사이트, 지도를 활용한 지도 시사 자료의 활용 방안 신문, 잡지, 텔레비전, 라디오, 인터넷 등 기타 보도 자료 신문, 잡지, 텔레비전, 인터넷 등 기타 보도 자료의 활용 국가·사회적 요구 환경, 안전, 경제, 진로, 근로정신, 통일 전통문화의 이해 민주시민의 자질과 관련 주요능력 및 신장방안 사회 참여력, 상호협동 능력 의사소통 능력, 의사결정 능력 집단탐구학습 과정을 통해 사회 참여력과 상호협동능력 및 의사소통과 결정 능력을 기른다. 통합적 교수 방법의 강조 흥미 중심, 활동 중심, 탐구 중심, 주제 중심, 기능 중심 주제 중심·탐구 중심 학습, 국어·미술과의 통합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 시간 운영 계획 및 심화 보충 과제의 운영 계획 집단탐구학습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역할분담을 통해 수준별 운영 가능 학습자 중심의 수업 운영 교수 학습의 계획, 목표, 내용, 학습 방법의 선택·결정, 평가에 스스로 참여 탐구 주제 선정 및 발표 전 과정에 걸쳐 학습자 중심의 학습을 운영 정보화·세계화에 대비하는 교육 실물활용 교육, CIA 및 인터넷의 활용을 통한 다양한 정보 수집 처리 컴퓨터를 이용해 탐구과제 자료 수집 및 정리하기 교재의 지역화 지역특성을 고려해 교재의 재구성 현장 학습 프로그램에서 제시 영역별 특성의 고려와 통합적 지도 각 영역의 학문적 이해를 바탕으로 여러 영역과의 관련성을 고려한 통합적 지도 전 학습의 과정이 통합적 다양한 교수기법 사회과학 연구방법에 기초한 학습 : 문헌조사학습, 인물학습, 사료학습 등 가치 학습 : 자아발달모형, 도덕적 발달모형, 가치명료화 학습, 융합적 교육모형 대안선택 결정을 위한 학습 : 의사결정 모형 등 개념형성 및 지식 : 퀴즈 단원의 이해 : 이야기식 강의 집단탐구학습을 중심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인물을 선정해 청문회 형식을 빌려 인물학습, 의사결정학습, 가치명료화 학습의 효과를 얻고자 하며, 강의식 학습과 토의학습은 전 과정에서 실시 3. 수업방법과 평가에 대한 연구 어린 학생들에게 역사를 지도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필자는 수업방법과 평가에 대한 연구를 하기 전에 과연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에게 역사인식이 가능한지 살펴보았다. 역사인식에 대한 논문은 서로 다른 것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삐아제의 ‘인지발달론’에 의하면 역사인식은 16세가 되어야 가능하다고 했고, 양호환은 ‘역사 학습에서 인식 발달에 관한 몇 가지 문제’(역사 교육 제58집, 1995)에서 학년이나 개인성의 차이는 있지만 초등학생도 역사이야기를 통해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따라서 필자는 역사 수업을 디자인하기 위해 양호환의 의견을 참고해 역사이야기를 바탕으로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게 했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퀴즈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알고 기억할 수 있게 했다. 사회적인 탐구, 협동, 의사소통능력 등을 기르기 위해 집단탐구학습을, 인물학습과 토론 그리고 탐구활동을 통해 얻어진 자료들로 시대의 인물 중 대표적인 인물의 청문회를 계획했다. 평가는 모둠별 활동이 많았기에 협동학습의 원리를 이용한 모둠별 평가(과정 및 결과 평가 모두)로, 개별평가는 학습의 특성을 고려해 학습일지를 수행평가로, 퀴즈와 단원 말 평가를 인지적 영역 평가로 기획했다. 4. 단원별 수업디자인의 예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단원의 수업디자인은 크게 4가지 활동으로 계획했다. 활동1은 강의식 이야기 수업으로 단원의 내용에 대한 이해와 우리가 무엇을 학습할 것인지 안내했고, 활동2에서는 역사적인 내용에 대한 인지적인 측면을 지도한 후 ‘스피드 퀴즈’의 방법으로 각각 사건의 의미와 내용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했다. 활동3은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과 지식을 바탕으로 더 탐구하고 싶은 주제를 선택해 집단탐구학습을 계획, 학생들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탐구할 수 있게 했다. 마지막 활동은 이 시기에 이슈가 됐던 인물인 흥선대원군과 명성왕후에 대한 인물탐구를 청문회라는 형식을 빌려 집단탐구와 토론으로 학습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5. 수업의 결과 1) 교사의 수업일지 오늘은 ‘근대화의 노력’ 첫 시간! 나는 이 단원의 학습을 어린이들에게 예고한 대로 외국 문물과 만남의 과정과 새로운 사회로의 움직임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제너럴셔면호 사건으로부터 시작해 불평등조약인 강화도조약이 맺어지기까지의 과정이다. 가능하면 감정을 넣지 않고 사실 중심으로 이야기했다. 이 이야기에서 내가 하려고 한 것은 외국 문물의 도입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대응과 그로 인한 문제, 각 사건들의 원인과 경위 그리고 결과에 대한 것이었다. 각각의 사건들은 모두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을 나는 우리 자신에서 찾아보려고 했다. 내 이야기를 듣는 어린이들의 눈은 너무도 빛났다. 나는 어린이들과 침묵의 눈빛 대화를 나누며 오늘 선생님의 이야기를 역사책으로 만들어 오라고 했다. 조사해 정리할 내용은 제너럴셔먼호 사건, 병인양요, 신미양요, 운요호 사건, 강화도조약이었다. 그리고 이들 사건 사이에 생긴 국내의 문제로 프랑스의 힘을 빌려 러시아의 세력을 물리치려고 한 사실과 그것의 실패, 이로 인한 천주교 박해와 척화비 제작 설치와 쇄국정치에 관해 정리하도록 했다. 나는 이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려고 한다. (중략) 5월 13일 나는 어린이들이 낸 자료를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어린이들의 자료는 역사적 사건들의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정리하고 있었다. 약간의 오류가 생긴 부분이 있는 어린이는 평가를 한 뒤 다시 지도했다. 어린이들은 그 부분을 다시 정리해 오겠다고 했다. 2) 학생의 학습일지 다음은 김기태 학생이 쓴 학습일지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일기형식으로 쓴 창의적인 결과이다. 특별 기획 다큐멘터리 대원군의 ‘반성’ - 김기태 학생 제가 이 자리를 빌려 국민들에게 사죄하고 반성하겠습니다. 자! 그러면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OOOO년 아마 OO월쯤 이였지요. 제너럴셔먼호라는 양키들의 배가 무역을 요구하며 대동강을 거슬러 평양까지 올라왔지 뭡니까? 우리는 완강히 무역을 반대하여 그 서양 배를 불태워버렸지요. 그때 막았어야 했는데…… 이 사건은 나중에 미국의 배가 복수를 위해 강화도로 쳐들어온 신미양요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아! 참 그 전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네요. 신미양요가 일어나기 전 우리나라에는 러시아의 힘이 너무 강하게 되었어요. 나는 프랑스의 힘을 빌려 러시아의 힘을 물리치려고 하였지만 그 사건은 실패로 돌아갔지요. 난 무척 화가 났어요. 그래서 천주교를 퍼뜨리려고 온 프랑스 신부와 많은 천주교 신자들을 무참히 살해했지요. 훗날 역사가들은 이것을 천주교 박해라고 역사책에 기록했더군요. 우리가 이렇게 프랑스 신부들을 무참히 살해했으니 프랑스 사람들이 가만히 있었겠어요? 프랑스는 배를 끌고 강화도로 왔어요. 그 당시 프랑스군들을 간신히 물리치기는 했지만 강화도에 보관되어 있던 많은 문화재가 프랑스군들에게 도적질 당했습니다. 하~ 정말 후회되고 부끄럽습니다. 전쟁에서 이겼지만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본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국력이 이렇게 쇠약해져가는 것은 모른 채 두 번 연속 승리에 우쭐해지고 서양에 대한 적대심을 담은 척화비를 세우고 끝내 쇄국정책을 펴게 되었습니다. 쇄국정책이란 모든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제 생의 가장 큰 실수였지요. 제가 쇄국정책만 펴지 않았어도…… 흑흑.(중략) 개화기 사건들을 중심으로 강의식 수업을 하고 난 후 우리 반 친구들은 근대사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5월 13일 나는 어린이들에게 전날 강의식 설명을 해 주었던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농민운동’에 대해 조사해 올 것을 부탁했다. 나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각 사건의 원인, 경과, 결과와 나타나지 않은 숨은 배경들에 이르기까지. 어떤 어린이는 각 사건을 조사하고 그 사건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적기도 하고 어떤 어린이는 구식군대 전봉준, 그리고 김옥균이 돼 일기를 쓰기도 하고, 어떤 어린이는 각 사건의 문제와 답을 찾아내기도 했다. 어디서 이런 생각이 나오는 것일까? 송은지 학생의 군사일기를 소개해야겠다. 군사일기 - 송은지 학생 1882년 어느 날, 나는 개화기의 구식 군인 중의 한 사람이다. 요즈음 개화기를 맞아 나와 같은 구식 군대는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가는 일본과 청의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여 군사제도를 바꾸고 별기군이라는 신식 군대를 조직하였다. 별기군은 구식 군대에 비해 특별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구식 군대는 대우도 제대로 못할 뿐만 아니라 봉급까지도 몇 달째 밀리는 일이 많았다. 오랜만에 구식 군대에게 밀린 봉급이 지급됐다. 하지만 분량도 기준에 모자를 뿐만 아니라 겨와 모래가 섞여 있었다. 거기다 선혜청의 관리는 나누어주고 남은 곡식을 챙기려 하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차별대우에 대해 불만이 많았던 우리로서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결국 난을 일으키게 되었다.(중략) 결국 임오군란 덕분에 개화정책은 폐지되고 옛 제도가 다시 살아났다. 하지만 청나라와 일본 군대를 우리나라에 불러들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개화도 좋지만 옛것을 보존해 가면서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 더욱 지혜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같은 사람들이 설자리는 어디 있겠는가? 앞으로 더 가난하고 더 힘든 자들의 편에 서서 훗날을 바라보는 그런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다.(중략) 마치며 30여 년 교실에서 학생들을 지도했지만 수업이 만족스러웠던 경우는 많지 않다. 늘 내가 바르게 하고 있는지, 이 수업 방법은 좋은 것인지 고민했던 순간이 많았다. 그러나 수업디자인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며 한 가지 달라진 것은 내가 왜 이런 수업을 하는지, 수업이 끝난 후 무엇을 잘못했는지 조금씩 알아가게 됐다. 이번 호에 제시한 내용은 내가 현장에서 직접 계획하고 실행했던 사례들이다. 굳이 2012 개정교육과정으로 재 디자인하지 않은 것은 계획한 수업이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오는지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제시한 교사의 수업일지와 학생들의 학습일지가 내가 하고 싶은 많은 이야기를 대변하고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