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70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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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기 경기도초등민속놀이교육연구회장(석우초 교감)은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 함께 26일 석우초에서 ‘제7회 화성오산 창의지성 민속축제한마당 및 민속놀이 경연대회’를 개최한다. 연구회는 경기 지역 초등교사 42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교원대상 민속놀이 연수, 지도자료 제작 등 전통 민속놀이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김은주 국립특수교육원장은 23~25일 교육원에서 올해 신규 임용된 초등 교장 97명을 대상으로 ‘2013 신규임용 초등교장 장애이해 연수’를 실시했다. ‘장애아동의 이해 및 장학지원 능력 신장’을 주제로 특수교육 정책의 방향과 통합교육 활성화 방안에 대해 모색했다.
칠보초, 녹색어머니 연합 교통 캠페인 실시 경기도칠보초(교장 김석진) 에서는24일 오전 8시부터 8시50분까지 ‘수원 서부지구 녹색 어머니 연합회’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에는 서부모범운전자회 회장 이세웅 외 20명, 서부 녹색어머니회 회장 전소영 외 32명, 칠보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원 70명 그리고 호매실 파출소에서 3명의 경찰관님들께서 동참해주셨다. 그리고 칠보초등학교 교장 김석진 선생님, 교감 권경숙 선생님을 비롯하여 담당교사 민은숙 선생님과 각 칠보초 부장 선생님들이 참석하심으로써 약 140여명가 마음을 한데 모아 이루어낸 대규모의 캠페인이었다. 사실 학교 앞 횡단보도는 전혀 위험해보이지 않는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성큼성큼 4걸음만 떼면 건널 수 아주 짧은 거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이곳에서는 철저히 신호를 지킬 수밖에 없다. 곧 지각할 것 같은 학생들은 물론, 눈앞에 서 있는 버스를 놓칠 것만 같아서 불안한 어른들까지도 발을 동동 굴리면서 신호를 기다린다. 운전자 역시 편도 1차선의 좁은 도로에서 신호를 일일이 지키고 있기가 따분한가 보다. 횡단보도 접근 시 안전선을 준수하지 못하고 자꾸 횡단보도를 침범하여 대기하는 차들도 종종 있었다. 언제든지 안전사고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이 좁은 구역에서 칠보초등학교 녹색어머니들의 노란 깃발은 모두에게 교통규칙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주는 진정한 신호등인 것이었다. 며칠 전 방과 후 퇴근길에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서 아이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고 신호를 무시하며 길을 건너는 것을 보았다. 그 아이는 길을 건너면서 나를 한 번 쳐다보았고, 나는 안타까움에 씁쓸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물론 바쁘고 급한 일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 그러나 교통안전사고의 위험 앞에선 그 어떤 융통성도 허용해선 안 된다. 내 안전과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이를 지켜줄 수 있는 법과 규칙도 진심으로 존중해야 한다. 오늘 칠보초등학교 녹색어머니들과 함께한 교통 캠페인은 본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직원, 학부모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지역사회의 모든 이들에게 교통규칙준수의 소중함을 자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학교 앞 그곳을 지나는 모든 사람들이 여유로운 웃음으로 길을 건너고 안전한 행복이 피어 샘솟는 사랑의 구역이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평범한 소재에서 거대한 이야기를 뽑아내는 힘 난 개인적으로 황석영 작가를 무척 싫어한다.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대문호 운운하는 얘기가 있지만, 그의 글 스타일이 너무도 싫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생각이나 말 자체를 크게 신뢰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 말만은 충분히 수긍이 간다. 대단한 작가다! 지옥도 같은 세상을 능청스럽고, 냉정하게 그리고 있다. 온 세계를 뒤덮은 보통 사람들의 고단하고 쓸쓸한 일상을 드러내면서, 어째서 대지에 펼쳐진 인간의 역사가 끊임없는 변화를 가져야 하는지를 생각나게 한다. - 황석영 책의 뒷표지에 실린, 이 책 『닭털같은 나날』에 대한 황석영 작가의 추천사 같은 글귀였다. 아마도 이 이상 이 작품을 명확히 규명할 말은 없는 듯 하다. 정확한 수치자체가 추산이 안 될 정도로 거대 인구 국가인 그 어마어마한 스케일을 생각해 봤을 때, 난 처음에 중국인 작가가 쓴 작품이라면 스케일 역시 매우 클 거라 생각했다.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읽을 때도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 작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읽어 보니 그 생각은 여지 없이 깨지고 말았지만, 두 작품은 내게 커다란 깨달음을 주었다. 작품의 소재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우리가) 흔히 접하기 쉽지 않은 특별한 직업의 세계를 다루어야 한다거나, 잠시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한 문장력을 바탕으로 작품을 치밀하게 구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정답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읽어 본 위화의 소설과 류진운의 소설은 모두 너무도 평범한 소재를 다루고 있었다. 얼핏 보면 '어떻게 이런 것이 소설의 소재가 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좀 더 솔직히 말하자면 지인들과 만나 시간 때우기 용으로나 가능할 법한 한담 정도의 이야깃거리들이 소재가 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정도 얘기만 들어보면 작품의 깊이도 없어 보일 수 있고, 작품이 던져주는 메시지 또한 미미할 것이라 생각하기 쉬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장에 떨어지는 몇 방울의 가랑비를 의식하지 않고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보면 옷이 흠뻑 젖는 것과 같은 이치로, 두 작품은 내게 가랑비 같은 역할을 해 준 듯 했다. 작품의 처음에서 점점 끝으로 가면서 어느새 감동과 깨달음이라는 커다란 변화가 내 온 몸을 흠뻑 적셔 주었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세 편의 중편을 들여다 보자면……. 먼저, 한 가정의 일상 생활 속에서의 작은 바람-사실 그 바람들은 조금도 과욕은 아니었다. 아이를 조금 더 괜찮은 유아원에 보내려는 부모의 마음이나 방법은 옳지 않았지만 뇌물을 써서라도 집에서 너무도 먼 직장을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옮겨 보려 한 것이나, 실패한 시장경제의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10원에 아등바등하는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너무나도 인간적이었다-과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해 벌어지는 가족 구성원들간의 자잘한 다툼들을 그린 「닭털 같은 나날」은, 작품의 제목이 주는 희화적인 느낌만큼 어쩐지 서글프기까지 한 상황을 무리없이 한 편의 코미디처럼 그리고 있었다. 읽어 보면서 어쩌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걱정들이랑 똑같은 걸 고민하고 있나 싶기도 했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정에서 보이는 사소한 다툼 역시 그들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묘한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다음으로, 한 정부(공산당) 기관에서 인사이동 사태를 두고 벌어지는 기관 구성원들간의 담합과 모반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군상들과 그들의 심리와 행동의 양태를 그린 「관리들 만세」역시 유쾌하다 못해 뼈 아픈 공감을 불러일으켜 주었던 것 같았다. 뇌물이 통하고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고, '내가 밀려나지 않으려면 저 자식을 밀어내야 하는 그런 약육강식의 세계'에 다름 아닌 모습들이 비단 그들만의 세상은 아니었기 때문이리라. 솔직히 말하자면 흡사하다 못해 너무도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 한 구석 어딘가에선 신물이 올라올 정도였다고나 할까? 마지막으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바로 세 번째 중편인「1942년을 돌아보다」이다. 제목만큼 특이한 이 중편 소설은, 1942년에서 1943년에 걸쳐 중국 하남성에 밀어닥친 대기근 사건과 연관시켜, 공산당과 국민당의 싸움으로 국내 정세에 관심을 기울일 틈이 없었던(?) 장개석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소설이다. 사실 소설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도 생소할 정도로, 대기근으로 인해 무려 300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한 사건을 취재하는 형식으로 구성한 독특한 글이었다. 작가는 여기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신문지상에 발표된 기사들을 게재하고 또 적절히 자신의 생각들을 나타냈다. 곳곳에서 사람이 죽어나가고 개가 사람 시체를 먹는 것은 물론이며 나중엔 사람이 사람까지 먹는 지경에 이르러도 오로지 체제 유지에 급급할 수밖에 없었던 장개석 정부와 지도층의 생각에 회의를 갖게 했고 그들의 잘못된 생각들이 그와 같은 대재앙을 불러 일으켰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었다. 물론 이 과정들이 밖으로 모조리 까발려 놓고 고자질하는 형식의 그런 투정들이 아니라 여러 신문 기삿글과 당시 증인들을 통한 생생한 증언 등의 다양한 참고 자료들을 통해, 당시 대기근이 얼마나 혹독했으며 그에 못지 않게 정부가 얼마나 이 사태를 철저히 외면해 왔는지, 뿐만 아니라 이를 보다 못한 미국 언론인이 오죽했으면 미국에서 기사를 게재하여 다른 나라로부터 원조가 들어오는 지경이 되어 버린 그 현실을 통탄해마지 않고 있었다. 그처럼 장엄하고 화려한 곳에서, 말쑥하게 옷을 입고 커피를 마시며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던 소수가, 세계 대다수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짓는(210쪽) 그런 국제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소수-중국 인구에게 300만은 분명 소수는 맞는 듯 하다-의 아픔은 외면되는 것이 당연하며, 통치자가 되기만 하면, 피부색과 민족에 관계없이, 세계 일류의 의식주와 교통 수단을 누릴 수 있는(225쪽) 그런 위정자들이 그들의 아픔을 이해해 줄 리 없으며(아마도 이 점은 우리 나라의 위정자들도 조금의 예외적인 모습을 보이진 못한 것 같다)-, 1942년 중국에도 '맛있는 커피'가 있었다-장개석과 그의 참모자인 미국인 스튜어트가 다투는 것을 보며 뭘 그리 다투냐고, 그냥 잠시 앉아 맛있는 커피나 마시자며 둘을 화해시키려던 장개석의 부인 송미령의 말에서 화자가 따온 것-는 사실(227쪽)에서 그런 국제 사회의 분위기에 편승한 중국 정부와 그런 의식을 가진 위정자들이 있는 한, 한쪽에선 굶어 죽어가도 다른 한쪽에선 자신들이 뭘 먹어야 하는지를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상한 사회가 바로 그 당시의 중국이었단 사실을 일깨우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이 발벗고 나서서 자선모금공연을 벌여 거둬들인 수익금이 곧바로 이재민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단계적인 수탈과 중앙 관리들의 착복-구호금을 은행에 입금시켜 이자를 챙김-과 마지막 단계에서 17%라는 어마어마한 수수료를 낸 나머지 푼 돈들만 고스란히 쥐어지는 상황(283쪽)에서도 중국 사회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결국엔 1943년 하남성에 침공한 6만의 일본군이 30만의 중국 대군을 섬멸한 데에는 하남성 사람들의 활약(?)-일본군이 군량을 방출하여 하남성 사람들을 기근에서 구제해 줌으로써 민심을 돌리게 하고 만 셈이 되어 버렸다. 기근과 기아의 공포에서 놓여 난 그들은 기꺼이 매국노 아닌 매국노가 되어 버렸다. 작가는 말했다. 누가 손가락질할 수 있을 것인가, 라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런 반역 행위를 하게 된 그 근저에는 중국군 장교의 한 마디가 크게 작용을 했고 이 말은 바로 극심한 대기근을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해 버린 장개석 위원장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작가는 결론을 내렸다. "백성들이 죽어도, 땅은 역시 중국인 것이다. 만약 군인이 굶어 죽으면, 이 나라는 일본군에게 접수되어 관리될 것이다." (292쪽) 난 황석영 작가와 같은 전문 작가가 아니다. 물론 비평가도 아니다. 그래서 더 거창하고 고상한 말로 류진운의 작품을 더 이상 그럴 듯하게 논할 순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리 가벼운 소재라도 충분히 이야기를 이끌어 갈 수 있으며 시대의 아픔과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가진 사람만이 작품 속에 오롯이 담을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해결해야 할 어려운 과제들이 참으로 많다. 그 가운데 공통적으로 한국이나 미국이나, 학부모나 학생이나 도저히 피해갈 수 없는 숙명적인 것이 '공부"가 아닌가 싶다. 공부 잘 하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공부가 좋아서 하다 보니 결과가 잘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못하는 학생들은 “공부가 어려워 죽겠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들이 “공부는 너무 어려워. 난 공부에 소질이 없나 봐”라고 자포자기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말은 좀 이상하다. 사람은 다양하다.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키가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설사 공부의 ‘소질’이라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그건 정도의 차이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아닐 것이다. 이같은 공부에 대한 경험은 성장과정에서 대부분이 누구나 해봤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로?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주눅이 들 정도로 어렵다는 아이들의 호소를 듣기도 한다. 먼저 주눅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부를 하게 되면 간단하고 쉬운 문제부터, 복잡하고 창의적인 문제까지 단계적으로 다루게 된다. 공부하면서 계속 질문은 바뀌게 되고, 그 수준이 높아지게 된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돈이란 말로 대부분 통하지만 중학교에 들어서면 화폐란 단어로 바뀌는 것처럼 단계가 높아지는 것은 단순히 다루는 정보가 양적으로 늘어나는 게 아니라 더 깊이 있고 폭넓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규칙을 다룰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아직 공부가 덜 된 상태에서 단계에 맞지 않는 문제를 푼다면 자신이 제대로 익히고 이해하지도 않은 규칙을 사용할 것을 요구받는 셈이다. 누구나 ‘어렵다’고 느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모두는 빨리 빨리 하면 성공할 것처럼 선행학습을 하게 된다. 그것이 곧 승리를 가져다 줄 것처럼… 영화 '어거스트 러쉬'를 보면, 작곡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어린 주인공이 악보 사용법을 처음 익힌 후 척척 교향곡을 만들어내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면서 “모차르트 같은 천재는 한 번 만에 뭐든 잘하지. 그런데 저 아이도 엄청난 천재야”라고 주위 사람들이 감탄한다.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모차르트도 장시간 집중적으로 단계를 밟아 음악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낼 작품을 작곡 할 수 있었다. 태어나서 곧바로 작곡을 하는 사람은 지구 역사상 존재한 적이 없다. 결국 공부란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서 새것을 배워 토대를 더 탄탄히 할수록 덜 어렵다. 속도는 교육에서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조금 느리게 배운 사람이 더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래서 훌륭한 교육 스케줄은 배우는 사람에게 흥미와 흥분을 끌어낼 정도로 조금은 어려워야 한다. 하지만 좌절이나 실망을 느낄 정도로는 어려운 것은 문제가 된다. 어린 아이에겐 죽을 먹인 후 충분히 소화가 이루어지면 밥을 먹이는 단계에 들어서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이치이다. 그런데 인간은 모두가 각자 흥미와 소질이 다르기 때문에, 배우는 분야마다 배우는 속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같은 해에 태어났다고 해서 모든 분야의 단계를 밟아나가는 속도가 같을 리 만무하다. 그런데 우리는 경제성을 무시할 수 없어 같은 연도 출생이라는 이유로 같은 공간에 몰아넣고 동일한 시간 동안, 같은 진도로 여러 과목을 배우게 하면 당연히 ‘어려워서 죽겠다’고 하는 이들이 속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라 할 것이다. 지금의 교육제도가 과연 구성원들이 잘 배우는 것에 정말 관심이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는다. 학생들을 바쁘게 쪼아대는 겉모습 때문에 학교는 반복과 훈련의 장소라고 오해받고 있다. 실제로 학교는 반복 훈련을 많이 시켜주지 않는다. 어김없이 기계처럼 진도를 나가고 있다. 왜냐하면 같은 진도를 나가야지만 ‘성적’을 매기는 중간평가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정적 편의를 위해 마련된 장치가 부과하는 어려움은 공부 본연의 어려움이 아니다. 교육은 중간 평가로 사람을 주눅 들게 하는 대신, 배움의 스케줄을 최대한 개별화시켜, 충분히 그리고 풍부하게 반복 훈련할 기회를 줘야 한다. 공부를 정말로 돕고자 한다면 이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교육부는 국민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지향하는 정부3.0 기조에 따라 중고생 학부모들이 자녀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자녀의 진로선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녀가 실시한 직업적성검사 등의 결과표를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검사종류는 커리어넷에서 직업적성검사, 직업흥미검사, 진로성숙도검사, 직업가치관검사 등 총 4종이 제공된다. 커리어넷은 교육부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위탁하여 1999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진로심리검사, 사이버 진로상담, 학과 및 직업정보 등 진로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며, ’13년 8월말 현재 가입자 수 732만 명, 연간 심리검사 294만 건을 실시하는 종합진로 정보망이다. 커리어넷의 심리검사는 이미 PC버전을 통해 연간 294만 여 건이 실시되고 있으나 그 결과를 검사 당사자인 학생들만 열람을 할 수 있어 학부모가 이를 확인하려면 자녀에게 프린터로 출력을 하도록 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고자 카카오톡, 라인, 마이피플 등 3종의 메시징 앱을 이용하여 결과를 열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열람을 위해서는 학부모와 자녀가 같은 메시징 앱을 이용하여야 한다. 자녀는 메시징 앱 외에 커리어넷 검사 앱을 설치해야 한다.커리어넷 검사 앱은 구글 Play 스토어(안드로이드폰) 또는 애플 앱스토어(아이폰)에서 ‘커리어넷’으로 검색을 하면 설치할 수 있다. 교육부는 현재 학부모와 자녀가 모두 스마트폰을 이용하여야 하고, 동일한 앱을 설치하여야 하는 등의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2014년 하반기부터는 카카오톡 등의 메시징 앱을 포함하는 “전용 스마트폰 앱”을 개발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활용하면 학생은 PC로 커리어넷에서 검사만 하면 그 결과를 학부모의 스마트폰이나 PC에서 검사결과를 공유할 수 있으며, 결과도 누적 관리 및 열람이 가능해 진다. 향후에는 자녀의 적성심리검사 결과조회 서비스 뿐만 아니라 자녀의 관심직업, 관심학과, 학부모용 콘텐츠(드림레터), 정부의 진로교육 주요 정책에 대한 홍보 등 다양하게 용도를 확장하여 활용 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번 서비스가 스마트폰을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로서 검사 결과를 소재로 부모와 자녀가 가정 내에서 진로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먼저 스마트폰 3500만시대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많이 활용하는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진로관련 검사를 제공하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메시징앱이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용어가 아니고 그냥 카카오톡, 라인, 마이피플이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으며 그중에서카카오톡은 많이 사용하지만 라인이나 마이피플은 많이 이용하지 않아 활용도가 얼마나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한 자녀와 아버지, 어머니가 카카오 친구가 되어야 하는데 관련 어느 정도나 카카오 친구가 되고 있는지 분석해 볼 필요가 없다. 아버지 보다는 어머니가 친구로 될 가능성이 높지만 말이다. 오히려 부모님들이 많이 사용하는 공인인증서를 활용한 학부모서비스를 통하여 자녀의 진로검사를 종합적으로 보는 것이 더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고 본다. 각각의 심리검사를 스마트폰으로 보여져좁은 상태에서 단편적으로보는 것보다는 학부모서비스를 통하여 종합적으로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본다.학부모서비스를 통한 진로심리검사 확인은 결과 코드번호를 교사가 입력만하면 학부모들이 언제든지 어디서든 학생의 의사과 관계없이 볼수 있다. 또한 초등학생들이 많이 검사하는 아로 주니어와 아로주니어 플러스 결과도 학부모들이 스마트폰을 통하여 확인하게 하는 것도 검토해보아야 하겠다. 초등학생때부터 진로에 대한 관심이 주어지고 있으니까.
광양여중 2학년 김연희 학생이 지난전라남도교육청에서 주관한 ‘중학생 봉사활동 우수사례 대회’에서 중학생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연희 학생은 2009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온 가족과 함께 토요일을 이용해 순천 별량면에 있는 ‘섬돌요양원’에서 지금까지 7년 남짓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 양은 섬돌요양원에서 유리창 닦는 것은 기본, 방 청소와 할머니, 할아버지 안마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양현숙 섬돌요양원장은 “연희의 아름답게 살아가는 모습이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며 “예쁘게 성장해 어두운 곳을 환하게 밝혀주는 그런 사람으로 성장하고 정이 메마른 곳에 웃음과 행복을 전했으면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연희 학생은 지난해 광양여중 봉사왕에 뽑히기도 했다. 김광섭 교장은 “생활 속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김연희 학생은 학교 생활도 성실하고 교우관계가 원만해 누구나 호감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요즈음 같이 우리 사회의 인성교육 부재에 안타까워하고, 요즘 청소년들의 생활 태도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들에게 우리 청소년들에게 희망이 있음을 기대 해도 좋다는 귀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
13일, 청주팔백리 회원들이 경주의 파도소리길로 생태문화답사를 다녀왔다. 오전 7시 17분 흥덕구청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휴게소와 경부고속도로 평사휴게소에 들리며 바닷가로 향하는 사이 송태호 대표의 인사말, 김춘곤 대장의 일정소개, 강태재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고문의 삼남의 길목에서 신중한 선택을 해야 했던 충청인의 기질과 역사와 문화를 다양한 시각에서 민중과 지역중심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1천℃ 이상의 뜨거운 용암이 빠르게 식으며 부피가 수축하면 가뭄으로 갈라진 논바닥처럼 표면에 틈이 생긴다. 절리로 불리는 이 틈이 오랜 시간 풍화작용을 받으면 단면의 모양이 4~6각형 기둥모양의 주상절리로 발달한다. 제주도에만 있는 줄 아는 주상절리가 남동해안에도 많다. 31번 국도를 달리다보면 울산 북구 산하동의 강동화암주상절리(울산기념물 제42호)를 비롯해 경주시 양남면 바닷가에서 주상절리를 연달아 만난다. 하서항에서 읍천항까지의 양남주상절리(천연기념물 제536호)를 이은 바닷가 산책로가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이다. 11시가 넘어 하서항이 있는 바닷가에 도착했다. 읍천항을 시발점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읍천항을 목적지로 하면 오른쪽 풍경을 바라보며 걷고, 읍천항에 도착해 벽화를 감상하며 여유를 누릴 수 있어 좋다. 파도소리길 안내도를 보고 방파제 앞으로 가면 지역의 특산물을 파는 할머니들이 있다. 이곳 할머니들의 순박한 인정에 이끌려 두 번이나 문어를 사갔다. 벽화를 구경하며 하서항을 돌아서면 바로 해파랑길의 10코스와 겹치는 양남주상절리가 시작된다. 기울어진주상절리부터 누워있는주상절리, 위로솟은주상절리, 부채꼴주상절리 등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길가에 솟아오른 바닷가에 대해 자세히 공부할 수 있는 현장도 있다. 이곳은 2009년까지 군부대의 해안작전경계지역에 위치해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었다. 그런 까닭에 1.7㎞의 파도소리길에 초소 등 군인들이 경비를 서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고, 기암괴석과 해안선이 멋들어진 이색적인 풍경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바닷가의 주상절리군을 따라 소나무가 늘어선 산책길이 천혜의 절경을 자랑한다. 경치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산책하는 내내 바닷바람과 파도소리가 들려오고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이 마음을 포근하게 한다. 작은 언덕위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양남주상절리를 대표하는 길이 10여m의 ‘부채꼴 주상절리’를 만난다. 돌기둥이 장작처럼 차곡차곡 쌓여 구부정하게 석축을 이룬 오른쪽 끝에 육각형 모양의 주상절리 수백 개가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부채꼴주상절리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었을 만큼 희귀하다. 바위는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다르다. 부채꼴주상절리도 보는 사람에 따라 백두산 천지, 꽃을 피운 해국, 여인의 주름치마를 연상시키며 ‘동해의 꽃’으로 불린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중앙의 움푹 팬 웅덩이로 파도가 하얗게 부서져 흘러드는 모습이 제일 아름답다. ‘느린 우체통’이 입구에서 맞이하는 전망대가 가까운 곳에 있다. 이곳에서 읍천항 방향의 아름다운 바다풍경, 흰색과 빨간색의 등대가 가깝게 보인다. 파도가 밀려오는 바닷가를 걷거나 하얀 건물과 해송사이로 나무 데크 길을 따라가면 산책로의 끝부분에 출렁다리가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몽돌과 갈매기들이 화음을 연주하는 몽돌해변과 벽화마을로 조성된 읍천항을 만난다. 물 위로 올라온 배(읍천갤러리호), 등대사이를 한가롭게 오가는 어선이 읍천항의 풍경을 여유롭게 만든다. 읍천항 150여 동 건물의 담벼락에 그린 벽화가 세상을 너그럽게 만들며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시멘트 위에 그린 그림이지만 옛날 학생들이 걸상으로 사용했던 의자에 앉아 여유를 누린다. 활어직판장에서 구입한 회를 안주로 소주도 취하지 않을 만큼 마신다. 읍천항을 나와 감포 방향으로 달린다. 여행의 여유를 누리며 차창 밖 풍경을 감상한다. 월성원자력발전소를 지나면 오른쪽 바다의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과 왼쪽 산기슭의 감은사지(사적 제31호)가 가까이에 있다. 문무대왕릉은 삼국통일의 위대한 업적을 완수하고 죽어서도 용이 되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겠다고 유언한 문무왕의 수중릉으로 대왕암(大王岩)이라고도 불린다. 갈매기들의 쉼터인 문무대왕릉 앞 바닷가에서 왼편의 감포 방향을 바라보면 이견대(사적 제159호)가 희미하게 보인다. 이견대는 감은사지를 완공시키고 바다의 용이 된 아버지가 절에 출입할 수 있도록 금당의 뜰아래에다 동쪽 바닷가로 구멍을 뚫은 신문왕이 용을 만나 옥대(玉帶)와 만파식적(萬波息笛)을 만들 대나무를 얻은 곳이다. 감은사지(感恩寺址)는 왜병을 진압하고자 사찰을 건축하던 문무왕이 죽자 아들 신문왕이 682년에 완공시켰는데 삼층석탑과 금당터가 잘 보존되고 있다. 감은사지삼층석탑(국보 제112호)은 2중의 기단에 사각형의 동·서 두 탑을 같은 규모와 구조로 쌓아올렸다. 석탑이 만든 그늘에 앉아 강태재 고문으로부터 탑의 층수가 9층·7층·5층·3층으로 변화하는 과정, 단순하지만 강한 모습을 보이는 감은사지석탑과 작지만 균형미를 갖춘 석가탑에 대한 설명을 듣고 예정보다 늦은 시간에 청주로 향했다.
풍요로움이 넘치는 천고마비의 계절에 청명한 날씨가 이어지니 유명 관광지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럴 때 자연풍경과 함께 주변의 문화재까지 찾아보면 일석이조다. 잠깐만 시간을 내면 찾아볼 수 있는 문화재가 청주순치명석불입상(淸州順治銘石佛立像)이다. 순치명석불(충북유형문화재 제150호)은 시민들의 쉼터인 김수녕 양궁장과 가깝고, 이정골 저수지나 신항서원에 가려면 지나쳐야하는 용정동 선돌골마을 입구의 작은 개울 옆 논가에 서있다. 도심 가까이에 있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지만 안내 부족으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적은 게 아쉽다. 석장승 모습을 하고 있는 높이 316㎝, 머리높이 70㎝의 석불 입상은 네모난 돌기둥을 깎아 선으로 얼굴과 상체를 조각했다. 마을 수호신의 기능을 겸했던 민간의 불상이 청주의 미소로 불리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언뜻 보면 공을 들이거나 신경 쓰지 않고 대충 돌에 선을 만들어 얼굴 모양을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양쪽의 귀가 없고 목이 짧아 균형이 맞지 않는데도 큼지막한 이마, 긴 눈썹, 내려뜬 눈, 도드라진 눈두덩이, 짤막한 코, 반달모양의 입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정감이 느껴진다. 소리 없이 빙긋이 웃는 그런 웃음이 미소다. 순치명석불의 꾸밈이 없는, 그래서 순수하고 아름다운 미소가 찾아온 사람들을 빙그레 웃게 한다. 조성연대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으나 석불의 몸통부분 아래에 '순치9년11월16일입(順治十一月十六日立)'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조선 효종 3년(1652년)에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주민들은 원래 이 근처 마을이 장승배기였고, 석불이 2개였는데 홍수에 멀리 떠내려간 것을 찾아와 지금의 자리에 세웠다고 얘기한다. 순치명석불에서 600여m 거리의 이정골마을 북쪽 끝에 신항서원(莘巷書院)이 있다. 신항서원(충북기념물 제42호)은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정치가인 율곡 이이와 고려 후기의 학자로 성리학 발전에 공헌한 목은 이색을 비롯한 아홉 선현을 추모하는 서원이다. 선조 3년(1570년)에 유정서원으로 세워졌고, 1660년에 신항이라는 이름을 받아 사액서원이 되었으며.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폐쇄되었다가 1957년 복원하였다. 조선시대의 사액서원은 왕으로부터 편액, 서적, 토지, 노비 등을 하사받으며 권위를 인정받은 서원이다. 묘정비는 신항서원의 건립경위와 제향 인물에 대해 기록한 비석으로 우암 송시열이 비문을 지었다. 계개당은 평소에는 선비들이 공부하는 강학의 기능을 담당하고 제향 때는 선비들의 숙소로 사용하던 강당으로 좌우에 온돌방이 있는 정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신항서원의 사당인 구현사에는 중앙의 율곡 이이를 중심으로 목은 이색, 남계 경연, 강수 박훈, 충암 김정, 규암 송인수, 송재 한충, 천곡 송상현, 서계 이득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내년부터 초등 1·2학년 희망자 전원에게 방과 후 무상 돌봄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교육부 발표가 나왔다. 이에 일선 교육현장은 “학교‧교원의 관리부담이 너무 커져 수업, 생활지도 등 본연의 역할에 소홀해질 수 있다”며 “돌봄교실의 운영주체는 교육청과 지자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6일 발표된 ‘초등 방과 후 돌봄기능 강화 계획’에 따르면 내년 초등 1·2학년 중 희망 학생 모두에게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후 돌봄은 방과 후부터 오후 5시까지며,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 학생 중 추가 돌봄이 필요할 경우는 오후 10시까지 저녁 돌봄 서비스가 제공된다. 2015년에는 4학년까지, 2016년에는 6학년에게로 확대된다. 교육부 수요조사에 따르면 내년 돌봄교실 참여 학생은 오후돌봄 33만명, 저녁돌봄 12만명 등 약 45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소요예산도 올해 2918억여원에서 내년에는 610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다. 교육부는 소요 예산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반영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에 학생 안전, 시설 및 인력관리 책임을 져야 할 교육현장은 걱정이다. 경기 A초 교장은 “초등 돌봄교실은 돌봄강사가 운영하더라도 학생의 안전을 위해선 저녁 돌봄 종료 시까지 교장 및 책임 교사가 함께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상당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전남 B초 교사는 “농어촌 지역은 돌봄강사를 구할 수 없어 교원이 직접 운영할 수밖에 없어 돌봄 시간이 늘어날수록 고유 업무인 수업 준비와 생활지도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교총은 “돌봄서비스의 급격한 확대로 적절한 지도나 돌봄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인력 등 학교의 준비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저녁 돌봄은 학생 안전문제까지 신경 써야 하는만큼 운영주체가 교육청와 지자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방재정 부담도 문제다. 내년 교부금 예산 증액 규모가 2300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누리과정에 이어 무상돌봄 예산까지 교부금에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총은 “초등 돌봄교실은 복지부, 여가부의 다른 돌봄서비스와 같이 보육․복지 성격이 강한 사업이므로 국가차원의 별도 재원 마련 계획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건강관리 프로그램으로 ‘365일 운동회 교실’ 운영 - 성환초(학교장 안병순)는 지난1일부터 2학기 지속 교육프로그램으로 건강관리가 필요한 학생 147명을 선정, 5개반으로 조직 아침 8시부터 30분간씩 ‘365일 운동회 교실(이하 운동회 교실)’을 운영하여 대상 학생 및 학부모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성환초의 운동회 교실은 전체 1,118명의 학생 중 집중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3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 147명을 선정하여 학교장을 비롯한 5명의 체육교과담임교사가 아침마다 학생들의 흥미도와 참여도가 높은 ‘점프트위스트’ 등 15개 종목을 학생과 함께 40분간씩 운동장에서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우천시에는 체육관을 이용하는 등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영되고 있는 운동회 교실은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불참자가 하루 2~3명에 불과할 정도로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학생들 비만 예방, PAPS(학생건강체력평가제)의 체력급수향상 등 건강관리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인근 학교들이 벤치마킹해 갈 정도로 우수 교육프로그램으로 지역에서 인정받고 있다. ‘운동회 교실’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주관하고 있는 안병순교장은 “세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처럼 날마다 운동회를 한다는 생각으로 아침 운동을 하는 습관을 초등학교 시절부터 몸에 익히게 하여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교육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며 운동회 교실 운영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 체육교담교사들과 참여 학생들을 격려하였다.
제5회 2충1효 전국학생백일장대회가19일 태안군 남면 숭의사 일원에서 실시되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실시된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모두 600여명의 초․중․고학생이 참가했으며 서산 서령고(교장 김동민)에서는 25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문재를 겨뤘다. 초등부 밥 또는 밥상에 대한 생각, 중등부 음식문화에 대한 사랑, 고등부 기초산업에 대한 생각(농업, 목축업, 임업, 수산업 중 택일), 일반부 미풍양속에 대한 생각이란 글제로 진행된 이번 대회는 적돌문학회가 주최하고 충청신문사 서산․태안취재본부 주관으로 진행되었으며 올해로 5회째를 맞는다. 참고로 ‘2충1효 전국학생백일장대회’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지원군을 이끌고 온 명나라 가유약 장군의 3대에 걸친 ‘2충1효’ 정신을 기리고 청소년의 건전한 가치관 형성을 목적으로 해마다 실시되는 수준 높은 대회이다.
농어촌 학교의 교육력 제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농어촌 학교 육성을 위하여 약 9,978억원을 투자하는 등 꾸준한 지원을 하고 있으나, 중학교 지원은 초등학교나 고등학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소홀한 편이다. 농어촌 고등학교에 대하여는 농어촌 우수고(’04∼’09, 86교, 1,619억원), 기숙형 공립고(‘08∼‘13, 150교, 6,200억원) 지원을 하였으며 농어촌 초등학교에 대하여는 농어촌 전원학교 육성(‘09∼‘13, 585개교, 2,159억원)등이 이루어졌으나 중학교에 대하여는 최근 10년간 지원액의 4.6% 수준(455.7억원, 75교)에 불과하였다. 중학교 단계에서 도·농간 학력 격차가 크게 발생하고, 농어촌 중학교에 대한 낮은 신뢰로 교육 이농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정영수외 지역발전을 위한 교육의 과제와 발전방향(2009)에 의하면 농어촌 학부모 학교급별 만족도 : 초등학교 3.48점 > 고등학교 3.22점 > 중학교 2.76점에 불과하다. 2012년 시행 국가단위학력평가 결과(수학)를 보면 중3학생의 기초미달이 대도시 3.5%인데 읍면지역은 3.9%이고 보통이상은 대도시 69.8%, 읍면지역 59.1%로 각각 나타났다. 농어촌 지역 중3학생들의 수학학력이 대도시에 비하여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중학교 교육에 대하여 더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하겠다. 특히 농어촌중학생의 학력저하는 고등학교 진학에 있어서도 문제가 된다. 최근 교육부는 1개군에 최소 1개의 기숙형 거점 중학교를 육성하는 것을 중장기적 목표로 하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지원 대상은 ‘면 지역에 소재한 재학생 60명 이상 중학교’로, 선정된 학교는 자유학기제, 학교진로교육프로그램(SCEP), 학교 스포츠클럽, 학생 오케스트라, ICT 활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영어 등 외국어 집중 교육, 국내외 진로 체험 등 학교별로 특색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도시의 학생들이 찾아올 수 있는 특성화된 농어촌 학교로 육성한다. 이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몇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면단위에서 기숙형 중학교는 너무 빠른 면도 있는 것 같다. 이를 위하여 기숙사 보다는 충분한 통학시설 지원이 더 급하다고 본다. 이번에 투자비의거의 대부분이 기숙사 건립에 투입될 것(학교당 최대 10억원원)는데 이런 하드웨어적 발상보다는 소프트웨어적인 발상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둘째, 60명 이하 학교에 대한 관심이 더욱 소홀해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된다. 60명이상 중학교 수인 435교(130개 시·군)중 2017년까지 80개만이 혜택을 본다는 것이다. 도시 학생 유치보다는 농어촌 거점 중학교가 아닌 중학교 학생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셋째,이미 배치된 진로진학상담교사와 학교진로교육프로그램(SCEP)프로그램 적용등을유인책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미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넷째, 외국으로 진로체험을 한다는 것은 너무 의욕적인 발상이라 본다. 면단위 농어촌 중학생을 이 사업을 통해 해외 진로체험시키는 것보다 더 의미있는 교육활동이 많이 있다고 본다. 다섯째, 현재 교육부에서추구하는 1군 1거점의 대규모 중학교 보다는 3개면당 1개의 중규모의 거점 중학교를 만드는 것이 더 적절한 정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을이 되면 종종 혼자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시월중순 아침의 원천마을 바닷가. 앵강만 너머 호구산 정상은 가을 색이 묻어난다. 며칠 반짝 차가운 날씨로 대기가 불안정해서 인지 바람에 일렁이는 잔물결이 방파제에 부서진다. 아침 8시를 지난 수협원천위판장 방파제 안쪽에 방금 닻을 내린 고깃배들이 물결에 심하게 요동친다. 평소 같으면 잘 보이지 않던 갈매기의 울음소리가 시퍼런 하늘을 가른다. 방파제 덕분에 앵강만 깊숙이 걸음을 옮겨본다. 그 안쪽에는 정박한 뱃전에 남정네들이 앉아 아침을 먹고 있다. 흔들림도 개의치 않고 몇 가지 안 되는 반찬에 삶을 나누는 모습이 풋풋하다. 시간의 기다림은 변화를 가져온다. 금산 줄기 위로 솟아오른 아침 햇살이 양털 구름 사이에서 푸른 하늘을 빛나게 하고 바다를 조명한다. 햇살 따라 푸른 잉크가 에메랄드빛 바다를 한 붓 그린 것 같다. 가을 그 결실의 끝자락 시월의 하루는 참 짧다. 마늘을 심고 비닐을 씌우고 시금치를 뿌리고 싹을 틔운 마늘밭에 비닐을 덮고 구멍을 뚫는 촌부의 손끝은 바쁘기만 하다. 찬 바람이 옷깃을 한 번 더 스칠 때마다 자꾸 고개를 들어 서산으로 떨어지는 해를 살펴본다. 이렇게 땅의 가을은 바다에도 찾아온다. 바다색이 짙은 가을 하늘을 닮아 갈 때면 어부의 손도 바빠진다. 약간 높은 물결이지만 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엔진 소리를 높여 두어 척의 배가 선착장으로 들어온다. 이미 들어온 고깃배는 물 칸을 열고 경매준비를 한다. 바닷물로 뱃전을 씻는 어부에게 몇 시에 바다에 나갔느냐고 묻자 새벽 서너 시에 어장을 돌아보고 경매시간에 맞추어 들어왔다고 한다. 바람결에 라면 냄새가 나는 것을 보니 막 아침 먹을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해풍에 그은 얼굴에 어부의 삶이 드러난다. 숙인 허리를 보며 요즘 무엇이 많이 잡혀요 묻자 이상하게 지난해 이맘때 잡히는 고기는 별로 없고 철없는 문어와 산 새우가 많고 횟감으로 쓸만한 고기는 적다고 한다. 아무래도 수온의 변화 때문에 아닌가 하며 걱정스럼을 내 비춘다. 한술 더 생뚱스럽게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누출로 인한 남해 수산물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묻자 없어서 못 잡고 못 판다고 한다. 그리 넓지 않은 경매장에는 바닷물을 담은 그릇들이 즐비하다. 곧 경매가 이루어질 모양이다. 털털한 남해 말투가 오가며 준비를 하는 모습이 정겹다. 물정 모르는 나그네가 말끔히 정리한 배에 다가가 언제 바다에 나가자 묻자 “와요” 한다. 말쑥한 옷차림에 사진기를 든 모습이 아무래도 살갑지 않았는가 본다. 이미 들어온 배의 물칸에서 고기를 내리는 어부와 외지 말을 사용하는 경매사인 듯한 사람의 대화가 정겹다. “아이고 연세도 많은 양반이 대단하십니다.” 저 배 주인은 올해 연세가 일흔여섯이라고 한다. 정말 믿기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 바다에 나가는 사람 중 칠십을 넘기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저렇게 힘을 쓰는 것은 공기 좋고 물 좋고 마음 편해서 그렇고 아무래도 농사일보다 조금 수월하다고 한다. 경매장으로 어물을 내리는 모습을 보고 어르신 정말 젊어 보이세요 하자 웃음을 짓는다. 또 한줄기 세찬 바람이 지나간다. 갈매기 울음소리가 더 시끄러워진다. 들어오는 배가 많아지자 먹을 것이 있을까 더 살피는 모양이다. 바다와 인접한 남해의 가을은 정겨운 듯하면서도 시리다. 바람 없고 맑은 날이면 따스한 남국의 한가운데 있는 듯하고 북쪽에서 내려온 한기가 힘을 높이면 바다도 사나워지고 찬바람을 억새를 흔들며 이산 저산을 넘는다. 도로변을 따라 늘어선 벚나무의 물듦이 더해지고 몇 장 남기지 않는 감나무의 감이 붉어진다. 아직 푸른빛이 남은 모과는 결실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제 막 마늘과 시금치를 심은 논밭은 황톳빛이고 가을걷이를 끝낸 논은 벼 그루터기에서 돋아난 새순으로 파릇파릇하다. 하루가 다르게 가을은 깊어만가고 해는 짧아진다. 아쉬운 가을 하루를 보며 릴케의 ‘가을날’을 떠올려 본다.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을 익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하십시오……. 가을날 가는 시간이 아쉬워진다. 바다에서도 땅에서도 깊어지는 가을을 함께하며 삶을 일구는 남해 사람들. 그 여문 남해의 가을이 앵강만을 낀 원천마을에 깊어만 간다.
국경일인 제헌절은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는데 한글날은 올해부터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한글날이 그냥 쉬는 날이 아니라 우리의 국어생활을 점검해 보고 한글을 창제한 취지에 맞게 바르게 사용하는 날이 되어야 하는데 외국어가 우리고유어를 잠식하고 있어 우리고유어는 점점 사어(死語)가 되어가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국어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외국어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고유어는 우리조상들이 오랜 세월동안 사용해 온 언어로 정감(情感)이 있고 토속적이다. 조상의 얼이 담겨있는 고유어를 자랑하며 사용해야 하는데도 자주사용하지 않아서 무슨 말인지 모르고 사어(死語)가 되어가고 있어서 안타깝다. 둘째, 한자어는 그 어원(語源)을 연구한 학자에 의하면 요하문명권인 동이(東夷)족이 주로 만들어 황하 이남과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우리문명의 뿌리이며 조상이 만든 문자로 한글창제 이후에도 사용해 오다가 한글전용정책으로 우리국어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글로만 표기하기 때문에 그 뜻을 잘 모르기 때문에 혼동을 일으키고 있고 독해력도 저하(低下)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셋째, 외래어는 새로운 언어가 생겨날 때 우리말 화하지 않고 외국어발음을 한글로 그 대로 쓰고 있다. 뉴스, 텔레비전, 아파트, 라디오, 택시, 버스 등 외래어가 우리국어에 너무 많이 깊숙이 들어와서 사용하고 있어 우리글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넷째, 외국어는 영어를 비롯하여 외국어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새로운 외국어가 자고나면 언론매체나 인쇄, 광고에 사용하고 있어 어리둥절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외국어를 직수입하여 쓰지 말고 우리말로 번역하여 사용했으면 한다. 우리의 주체성을 찾는 국어생활을 하려면 고유어나, 한자어를 제외한 외래어나, 외국어는 그 내용을 우리말 화해서 써야 마땅한데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어 국어생활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국어를 배우는 초등학교 국어교과서부터 고등학교 국어교과서까지 고유어와 한자어, 외래어, 외국어를 똑 같은 글씨체로 쓰지 말고 각각 다른 표준글씨체로 정하여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글씨체만 보고도 바로 글자의 뿌리를 알 수 있도록 구분해 주는 것이 자라는 세대들에게 우리 국어의 소중함을 깨우쳐주는 좋은 교과서가 될 것이고 언어는 민족의 얼인데 주체성을 잃지 않는다고 생각되어 정부에 건의하는 바이다.
그렇게도 무덥던 더위는 어디로 사라지고 조석으로 선선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오후 아파트를 나섰다. 가벼운 복장으로 코스모스 꽃길을 걸어가니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함을 느끼는 가을 햇볕이 등을 쬐이니 포근함이 와 닿는다. 마음도 홀가분해 지고 머리도 맑아짐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계명산과 가까운 변두리에 위치해 있다. 4차선 외곽도로를 건너가면 시골풍경이 반겨주는 곳이라 좋다. 회원권을 끊어서 실내에서 기계에 의존하는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것 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 들판에는 누렇게 익은 벼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익어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고구마를 캐는 아낙네의 정겨운 이야기도 들린다. 사과로 유명한 곳이라 과수원에는 빨갛게 익은 사과가 먹음직스러워 달려서 가을 햇살을 받아먹고 있다. 작은 도랑 옆으로 난 구불구불한 농로를 따라 걸어 올라갔다. 맑은 물이 졸졸졸 흐르는 모습이 생명의 소리로 들린다. 웅덩이를 바라보니 피라미 몇 마리가 아이들 뛰어 노는 것처럼 헤엄을 치며 놀고 있었다. 밭둑에는 보름달처럼 둥근 호박이 이불도 안 덮고 낮잠을 자고 있다. 밭둑에 두 그루의 감나무에는 주렁주렁 달린 감이 가을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고 있었다. 농사를 지으며 밭둑이라는 공간을 이용하여 감을 수확할 수 있으니 땅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찬거리를 만들기 위해 들깻잎을 따는 여인의 손길도 분주하다. 시골길은 구불구불하여 지루하지 않고 볼거리가 많아 좋다. 갑자기 트럭이 나타나면 길을 비켜서야 한다. 대부분이 비포장도로라서 차가지나 갈 때면 먼지가 날지만 어쩌겠는가? 모퉁이를 돌아가니 밤나무아래 밤송이가 널려있다. 숲으로 눈길을 돌리니 알밤 두 개가 숨어있다. 얼른 주워서 주머니에 넣었다. 저녁에 온다고 연락이 온 외손자를 주려고 생각하니 몇 개 더 주워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밤 세 톨을 더 주웠다. 아이들은 알밤을 직접 주워야 더 재미있어 하는데 내일 밤을 주울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 한참을 올라가니 약수터가 나왔다. 약수터 옆에는 양봉을 치는 가건물이 있었다. 밀원이 좋은 곳이라 꿀을 많이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양봉을 지키는 개들이 우렁차게 짖어댄다. 농가에는 거의 개를 키운다. 애써서 키운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비탈진 밭에는 콩도 심고, 고추도 심어서 수확할 때가 된 것 같다. 배추와 무도 깨끗하게 잘 키웠다. 파도 싱싱해 보였고 시골에서 기르는 온갖 농작물을 볼 수 있어서 산책하면서 농작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산책길을 더욱 즐겁게 해 주었다. 밤이면 산짐승들이 내려와 농작물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밭둑에 울타리를 쳐 놓았다. 산짐승이 먹이가 부족해서인지 논밭은 물론 도심까지 출몰하여 사람을 해친다고 하니 산짐승의 먹이 사슬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야외의 길을 걷는 운동이 좋은 것은 맑은 공기도 마시고, 자연과 호흡을 할 수 있지만 햇볕을 받으면 몸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비타민 D를 받을 수 있어서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산 중턱까지 올라갔다가 되돌아 걸어 내려오니 서산에 걸쳐있는 햇볕이 온몸을 비춰준다. 흰 구름이 떠 있는 가을 하늘에는 고추잠자리들이 날아다니며 술래잡기를 하고 있었다.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는데도 가을 산은 아름다웠다. 산 아래 전원주택지로 개발하여 놓은 곳을 보니 자연 속에서 살고 싶은 인간의 욕심이 도리어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내 쪽을 바라보니 아파트단지가 답답한 느낌을 주었다. 예전에는 도시 근교의 농촌이었는데 도시가 확장되면서 논밭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확 트인 자연과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을 하다가 성냥 곽 같다는 아파트 속으로 들어가 잠을 자며 식사를 하고 살아야한다고 생각하니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자연이 없으면 잠시도 살아 갈 수 없는데 자연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자연이 내뿜어주는 공기를 3~5분만 마시지 못해도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우리인간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의 식재료는 어디서 얻는가? 모두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논밭에서 농사를 짓지 않으면 우리는 건강하게 살아 갈 수 없다.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처럼 우리의 몸은 자연인 흙과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자연이 주는 물이 없다면 우리는 잠시도 살아 갈 수 없다. 내 땅에서 생산되는 제철음식을 먹어야 건강한 법인데 많은 농수산물은 수만리 이국땅에서 생산한 것을 수입하여 먹는 것은 자연의 섭리에 맞지 않은 것이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든 서산을 바라보며 자연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시골길 산책이 작은 행복을 안겨주었다.
2013학년 하반기 학교 교육 설명회 및 학부모 연수 개최 경기 칠보초(교장 김석진)는18일 학교 교육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오후 2시 40분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번 학교 교육 설명회에는 약 60여명의 학부모님들이 참석해주셨고, 열정적이면서도 진지한 가운데 학교 교육 설명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식전행사로는 칠보 관현악단의 합주가 있었다. 그들은 라데츠키 행진곡과 Trepak(호두까기 인형 춤곡) 등 잘 알려진 곡을 합주하였다. 작년에 창단되어 열정을 다해 연습한 덕분인지 이제는 합주라는 단어와 느낌을 맛깔나게 표현해내는 관혁악단 덕분에 설명회 현장은 훨씬 밝고 상쾌해졌다. 이 후에는 그간 진행되었고, 앞으로 진행될 학교 교육활동에 대하여 간단명료한 설명이 이어졌다. 단순히 교육과정 내용뿐만 아니라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모두가 고민하고 있는 ‘학교 폭력’에 대해 예방하고 대처하는 방법과 곧 시행될 ‘2013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한 연수도 제공되었다. 또한 5,6학년 학부모님들이 많이 참석하신 점을 고려하여, 대상 학부모님들의 관심사인 ‘중학교 입학’에 관한 설명도 빠지지 않았다. 학교 교육활동과 관련된 설명회가 끝난 후에는, 본격적으로 학부모님들의 고민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수가 이어졌다. ‘학부모인성학습코칭’이라는 주제로 경인교육대학교평생교육원 이춘행 교수님께서 강연을 해 주셨다. 자녀의 자아 존중감을 높이는 방법을 강연하면서 학부모가 자녀의 바람직한 멘토가 되기를 강조하셨다. 또한 우선순위를 바로 알고 학습하는 학습코칭전략도 강조하셨는데 특히 “신문”과 “책” 읽기를 모든 공부의 0순위로 설정하라는 부분이 참 인상 깊었다. 신문과 책을 ‘매일, 꾸준히’ 그리고 어떻게 (사고할 수 있는 핵심 질문과 함께) 읽는 것이 좋은 것인지도 직접 연구하신 사례를 언급하시면서 강조해주시니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음 순위로는 ‘복습’을 강조하셨는데, 이는 ‘복습’보다는 ‘예습’만을 중시한 나머지 갖은 사교육을 마다하지 않는 오늘날의 학부모님들에게 많은 생각의 전향을 일으켰으리라 기대되었다. 이로써 2013학년도 하반기 칠보 학교교육 설명회는 끝이 났다. 하지만 다가오는28일부터 11월1일까지는 ‘학부모 상담 주간’을 통해 학부모들의 자녀를 향한 고충을 함께 나누는 소통과 공감의 시간을 집중적으로 마련하고자 한다. 자녀 및 학교를 향한 관심과 사랑이 칠보초 교사들에게 스승으로서의 열의를 갖게 하고, 이러한 열의가 학교 및 학급운영에 적극 반영된다면 올해 역시 칠보교육가족 모두가 행복한 학교생활을 이뤄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칠보면소재지에서 산외면 방향으로 49번 지방도를 달리면 신촌교차로에 ‘김동수 가옥’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있다. 여기서 왼쪽으로 400여m 가면 정읍시 산외면 오공리의 울창한 느티나무 숲속에 김동수 가옥(중요민속자료 제26호)이 있다. 이 가옥은 흔히 아흔아홉칸 집이라고 부르는 조선시대의 상류층 가옥으로 뒤편은 창하산이 감싸고 앞으로 동진강의 물줄기가 지나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터전에 김동수의 6대조 김명관이 1784년에 건축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보수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조선시대 양반들의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다. 하인 방과 가마 칸 등으로 구성된 열두 칸의 긴 건물이 맞이하는데 이 행랑채의 약간 좌측으로 옛 정취가 풍기는 솟을대문이 세워져 있다. 대문 앞 오른쪽으로 보이는 돌이 말을 타고내릴 때 사용했던 하마석이다. 대문에 들어서면 담장이 앞을 막는데 왼편에는 문간방과 외양간, 오른편에는 협문이 있다. 정면의 담장이 안주인의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자연스럽게 문간마당이 만들어지도록 하였다. 협문을 들어서면 가옥 안의 공간에 기와집들이 재미있게 배치되어 있다. 사랑채는 장대석으로 주춧돌을 놓은 다음 기둥을 세운 전면 다섯 칸, 측면 세 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안방, 건넌방, 대청마루를 갖춰 사대부 양반가의 안채를 연상시킨다. 서쪽의 두 칸은 대청마루, 동쪽의 두 칸은 온돌방으로 만들었으며 오른쪽 끝으로 사랑방 주인의 잔심부름을 하던 복직이 방이 딸려있다. 안채로 들어가려면 안행랑채를 거쳐야 한다. 안행랑채는 안채를 감싸 안은 형태인데 전면 10칸, 양쪽 측면 4칸으로 살림을 돕던 여자노비들이 기거하던 방, 책방, 화장실, 곳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채는 ‘ㄷ'자형 건물로 대청을 기준으로 좌우가 대칭이며 좌우의 돌출된 부분에 부엌이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창하산이 지네를 형상하고 가옥 안채의 중앙이 지네의 머리에 해당하는 명당이다. 10여 년에 걸쳐 계획적으로 이 집을 완공한 김명관은 집터가 명당이라 그 기운이 최소한 12대까지는 이어질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혹시 집이 화를 당하더라도 정확한 위치에 다시 지을 수 있도록 안채의 땅 밑에 표시를 하고 후손들에게 이곳을 떠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 바퀴 둘러보면 가옥과 주위의 환경, 마당의 크기와 위치가 조화를 이룬다. 넓은 텃밭, 정갈한 장독대, 물이 마른 우물, 마주보고 있는 처마, 안주인의 손님이 유숙하던 사랑채, 담장 밖 형제들의 가옥에서 주인의 수수한 성품이 보인다. 가옥의 동쪽에 별도의 담장으로 둘러싸인 사당이 있다. 사당은 한 칸 규모로 작지만 조선시대 선비의 규율이 느껴져 엄숙하다. 좌우에 커다란 동백나무가 있다. 가옥의 입구에 노비들이 거주했던 초가지붕의 호지집이 있다. 원래 담장 밖 좌우에 8채가 있었으나 지금은 앞뒤에 2채만 남아있다. 호지집은 평상시 주인집의 외곽을 보호하고 비상시에는 가족들의 피신처였기 때문에 담 주위에 배치했는데 안채에서 제일 가까운 호지집에 가장 믿을 수 있는 노비를 거주시켰다. 정읍시 칠보면에서 효(孝)의 ‘홍보대사’ 송현섭 전 국회의원이 세운 노래비를 만난다. 그는 1997년 당시 97세이던 어머니의 백수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으로 ‘오래오래 살아주세요’를 작사하고 직접 노래를 불렀다. 102세까지 무병장수하셨다니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실감나는데 어버이날 전후에 더 사랑받는 이 노래로 KBS가요무대에도 10번이나 출연했다. 역사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쩌면 또 하나의 아름다운 역사가 만들어진 현장이다. 노래비 앞에서 가사를 음미해본다. ‘세상살이 고달프고 괴로울 때면/ 마음은 달려가네 어머님 품속으로/ 사랑스런 눈빛으로 나를 보며 두 손으로 안아 주었죠/ 세월 따라 변해가는 어머님의 그 모습이 이 자식의 가슴속을 울려줍니다/ 어머님 어머님 오래오래 살아주세요’
서원은 어질고 사리에 밝았던 사람들의 위폐를 모시고 유생들을 가르치던 조선의 대표적인 사학교육기관이다. 한때 조선에는 650여개의 서원이 있었지만 혈연과 지연, 학벌과 당파 싸움으로 병폐가 많았고 서원이 면세전을 갖고 있어 조정에서는 재정확보에 어려움이 컸다. 이에 흥선대원군은 왕권의 권위를 높이고 궁핍한 국가재정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서원철폐령을 내렸다. 그렇다고 흥선대원군이 서원을 모조리 없앤 것은 아니다. 말에서 내리지 않고 하마비를 지나려다 유생들에게 봉변을 당한 우암 송시열의 화양서원부터 붕당정치를 일삼는다고 생각하거나 명나라의 황제 및 중국학자를 모신 서원은 모두 철폐하였지만 소수서원, 도산서원, 도동서원 등 선현 1명당 1개씩 사표가 될 만한 47개의 서원은 그대로 남겨놓았다.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잘 가꾸고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일도 중요하다.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전국 9개 사원, 즉 소수서원(영주), 남계서원(함양), 옥산서원(경주), 도산서원(안동), 필암서원(장성), 도동서원(달성), 병산서원(안동), 돈암서원(논산), 무성서원(정읍)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키로 잠정 결정되었다. 서원을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기억하는 또 하나의 자랑거리로 만들려면 많은 사람들이 자주 찾아야 한다. 10월 9일, 찾는 사람이 적어 유유자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무성서원에 다녀왔다. 머무는 동안 문화유산해설사의 친근한 설명이 곁들여지니 더 즐겁다. 무성서원(武城書院)은 전라북도 정읍시 칠보면 무성리에 있다. 해설사의 설명에 의하면 호남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서원으로 조선시대 수많은 선비를 길러낸 유명한 서원이다. 서원이 위치한 이곳의 옛 지명은 태인이었고, 신라 시대의 학자이자 문장가였던 최치원이 현령을 지낸 태산현이 있었다. 우리나라 유학자의 효시로 꼽히는 최치원의 위폐를 모신 곳으로 당시의 교육활동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으나 현재의 모습은 다른 서원들과 달리 입구부터 초라하다. 주차장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면 홍살문이 맞이하고 서원 앞에 여러 개의 비석이 서있다. 서원철폐령 당시 영의정으로 대원군의 사촌동생이었던 최응 불망비도 이곳에 있다. 정문 누각 현가루에 들어서면 약간 경사진 땅에 직선으로 강당인 명륜당과 사당인 태산사를 배치했다. 두 건물 주변으로 담이 둘러쳐져 있고 왼편에 있는 두 개의 비각 또한 담으로 둘러쳐져 있는 게 특이하다. 유생들이 거문고를 타며 가무를 즐겼던 누각 현가루에 오르면 서원을 둘러싸고 있는 담장과 숲을 이룬 고목, 강수재로 가는 내삼문과 담장 밖의 비각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가는 사람들이 없어 조용하고 한적한 서원의 풍경이 고즈넉하다. 무성서원의 명륜당은 정면 5칸의 마루와 온돌이 결합된 양식이다. 유생들이 공부하던 이곳의 천정에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편액들이 많이 걸려있어 서원의 오랜 역사를 짐작케 한다. 마루에 앉아 세월의 무상함과 의리와 지조를 중요시하며 인간의 도리를 지켰던 조선시대의 선비정신을 생각한다. 뒤편으로 가면 최치원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사당 태산사가 있다. 지금은 최치원 외에도 신잠, 정극인, 송세림, 정언충, 김약묵의 위폐를 모시고 있다. 사당의 출입문이 고개를 숙여야 통과할 수 있을 만큼 낮아 이곳에서는 누구나 자세를 낮추고 경건하게 행동하라는 가르침을 준다. 오른쪽으로 내삼문을 나서면 유생들이 기거하는 강수재와 서원을 관리하는 고직사가 있다. 강수재에서 학습이 부진한 학생들이 보충학습을 했다는 것과 구한말 을사조약(1905년)에 분개해 일어선 의병들의 뜻과 을사조약이 체결된 이듬해 의병장 면암 최익현을 중심으로 궐기했다가 희생된 의병 800여명의 호국정신을 기리는 병오창의기적비(丙午倡義記蹟碑)가 이곳에 있다는 게 특이하다.
贊 성적 나쁜 학생 기회 제공 채용시 사회성·근면성 판단 反 평가기준 없어 현장 혼란만 비교육적 ‘인격 검열’ 정책 독일학교에는 학생의 수업태도와 근면성, 사회성, 도덕성 등을 평가해 수치화한 ‘코프노테’라는 점수가 있다. 과거 성적표의 가장 윗줄에 기재됐기 때문에 머리를 의미하는 ‘코프(Kopf)’란 단어를 사용, 머리점수 즉 코프노테로 불리게 됐다. 코프노테는 교사의 불공정한 사적 평가기준이나 학생 인권침해 논란과 함께 서독지역은 6, 70년대에 대부분 없어졌고 동독지역은 1989년까지 존재하다 통일과 함께 사라졌다. 그런데 최근 10여 년 동안 몇몇 주에서 코프노테가 다시 부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찬반이 첨예해 순탄히 자리 잡지는 못하고 있다. 노드라인베스트팔랜 주의 경우는 지난 2005년, 초등 3학년부터 시행된 코프노테가 교육관계자들과 학부모, 학생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2010년 다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학부모와 교사, 학생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제도였던 것이다. 교사들은 충분한 준비가 없어 평가기준을 세우지 못하고 우왕좌왕했고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은 끊이지 않았다. 어떤 학교는 전 교사가 모든 학생들에게 똑 같은 점수를 줘 무의미한 코프노테에 대한 무언의 시위를 하기도 했다. 또 정확한 평가 기준 없기 때문에 학교별 교사별 차이도 심했다. 어떤 학교는 2점을 가장 많은 학생들에게 줬고 어떤 학교는 1점을 남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시작과 동시에 적지 않은 문제를 양산하던 코프노테가 결국 인격을 검열 받게 하는 비교육적 제도라는 거센 비난을 견디지 못하고 도입 몇 년 만에 폐지된 것이다. 그런가 하면 구동독 지역에 위치한 메클렌브륵-포어폼머른(Mecklenburg-Vorpommern) 주는 올해부터 코프노테를 새롭게 도입했다. 이 주의 학생들은 수학이나 영어 등 여타의 학과목과 똑같이 수업태도, 근면성, 사회성 등에 대해 1점부터 6점까지 평가받는다. 메클렌브륵 포어폼머른 주 역시 현재 찬반으로 나뉘어 설전중이다. 이처럼 문제 많은 점수가 다시 등장한 이유는 교육적인 측면보다는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서다. 코프노테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하는 것은 성적표를 기준으로 직원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산업체들이다. 성적만으로는 정작 직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사회성이나 근면성 등의 요소들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독일에서는 10학년 수료 후 시작하는 직업교육과정인 ‘아우스빌둥’이 학교가 아니라 기업의 몫이기 때문이다. 아우스빌둥은 기업이 스스로 투자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인력을 교육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아우스빌둥을 받을 아쭈비(Auszubildende, 직업학교 학생)의 선발은 신입사원 채용의 의미도 갖는다. 지난 2012년 독일 연방상공회의소 대표인 한스하인리히 드리프트만은 코프노테를 통해 성적이 나쁜 학생들에게도 좋은 아우스빌둥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입장에서도 지원자의 근면성과 책임감 등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며 코프노테의 부활을 강력히 주장했다. 이런 요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에서 코프노테는 비교육적이면서도 의미 없는 평가라는 비판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고, 기업의 경제논리는 빛을 잃어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