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24,46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교육부가 2016학년도부터 전면 시행된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손보기로 했다. 중학교 진로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해 개선 방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최근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서 중학교 자유학기제 효과성에 의문부호가 달린 결과가 나온 것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5학년도 도입 목표로 자유학기제를 손보고 있다. 일부 시·도교육청이 제도 활성화 차원에서 자유학년제로 확대한 것을 다시 자유학기제로 전환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실제로 최근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서 ‘희망직업이 있다’고 답한 학교급의 비율 가운데 중학교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희망직업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은 초등생 79.3%, 중학생 59.0%, 고교생 74.5%이었다. 중학생의 경우 2018년을 기점으로 ‘희망직업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공교롭게 자유학기제 시작 직후다. 희망 직업이 없다고 응답한 학생들에게 그 이유를 조사한 결과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몰라서’에 가장 많은 답변이 몰렸다. 학교급에서는 중학생이 가장 높은 54.6%였다. 초등학생은 43.9%, 고교생은 40.2%다. 희망 직업이 없는 이유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이 답변한 ‘내 강점과 약점을 몰라서’ 답변 역시 중학생의 비율이 가장 저조한 19.8%였다. 초등학생은 20.9%, 고교생 29.7%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지난 2013년에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이후 10년간의 자유학기제와 자유학년제 운영이 중학생의 진로교육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자유학기제의 효과가 없다기보다, 오히려 그 영향으로 희망직업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을 거듭하는 경우가 나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운영된 내용을 고려해 2025학년도 도입 목표로 자유학기제를 손보겠다"고 말했다.
어린이가 쓴 최초의 손바닥 동시집 직접 쓴 시에 삽화까지 곁들여 지난27일 출간 기념회도 지난27일 전북 대덕초 강당에서 특별한 출간 기념회가 열렸다. 책을 지은 저자만 56명, 모두 초등학생이다. 전교생이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손바닥 동시’를 쓰고 삽화까지 곁들였다. ‘손바닥 동시’라는 새로운 형식의 정형동시를 만든 유강희 시인이 직접 아이들의 작품을 엮었다. 그렇게 탄생한 유강희 시인과 함께하는 어린이 동시의 출간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어린이가 쓴 최초의 손바닥 동시집이다. 한 어린이 저자의 출간 소감이다. “시를 쓰다 보니, 많은 걸 관찰하게 됐어요. 지나치지 않고 유심히 보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이 시가 나왔어요.” 대덕초는 ‘아이들이 만들어 가는 신나는 학교’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박경숙 교장은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경험은 인생을 풍요롭게 가꾸어 가는 자양분이 된다”면서 “아이들이 만들어 가는 신나는 학교가 되려면 아이들의 마음을 먼저 보듬어줘야 한다”고 했다. 인문학적 소양과 감수성을 키워주는 교육을 지향하는 이유다. 학교 곳곳에 시를 게시하고, 언제든 읽고 감상할 수 있게 한다. 대부분의 아이가 게시된 시를 외울 정도다. 점심시간이면 ‘북(book) 수다’가 펼쳐진다. 학교 도서관에 모여 앉아 자기가 읽은 책에 대해 교장 선생님과 수다를 떠는 아이가 적지 않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한 달에 한 번, ‘우리들이’ 시간도 마련한다. ‘우리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의미다. 김주희 교감은 “우리들이 시간에는 꿈도 발표하고 시도 낭송하고 춤도 추고,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현장 체험을 다녀온 소감을 말하기도 한다”면서 “어떤 주제든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간”이라고 귀띔했다. ‘손바닥 동시’와의 인연은 지난 6월 시작됐다. 손바닥 동시를 만든 유강희 시인을 초대해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한 게 계기였다. 이후 손바닥 동시의 형식에 맞춰 시를 썼다. 손바닥 동시에 대해 유 시인은 이렇게 설명한다. “글자 수가 시조의 앞 첫 구만으로 짜인 형식의 시다. 단, 3행의 이 시는 기본 자수에서 2~3자를 넘지 않아야 한다. 그 대신 글자 수를 줄이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처음 손바닥 동시를 쓸 때는 녹록하지 않았다. 시 쓰기가 어려운 마음을 시로 표현하기도 했다. ‘시를 쓰라는데/생각이 안 난다/왜일까?’ 5학년 안시하 학생의 ‘생각’ 김 교감은 “교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시를 쓰고 초안을 시인님에게 보내 조언을 구한 후 더 나은 표현을 고민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아이들이 충분히 느끼고 표현할 수 있게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작은 학교라 가능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을 지도한 교사들은 “함께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김미정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관찰하고 곱씹었더니 표현이 더 좋아지는 걸 보면서, 그리고 동시집을 들고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로서 배운 게 많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고 선한 영향력을 끼친 ‘어른’이 된 것 같아 좋은 경험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교장도 “아이들의 마음에 심어진 책 출간이란 ‘황금 씨앗’이 자신의 꿈을 자신 있게 가꿔갈 수 있는 자양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가 담임교사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수업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교총은 23일 ‘서울 ○○초 담임교사 불법도청 및 아동학대 신고 사건에 대한 입장’을 내고 불법 녹취와 도청에 대한 엄격한 법 적용으로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교총은 “해당 학부모는 학기 첫날부터 자녀의 하교지도나 자리배치, 교실 시설, 수업 참여 유도 미비 등을 이유로 약 16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했으며, 본인 자녀에 대한 1:1 맞춤형 교육과 에어컨 가동 등 무리한 요구를 지속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관련 요구가 거절될 경우 교실 무단침입, 욕설과 협박, 학생 앞에서 폭언 등 극심한 모욕감으로 교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또 2학기 들어서는 수업 중 관리자에게 “지금 담임교사가 막말을 하고 있으니 당장 교실로 가서 확인해달라”고 민원을 넣는 등 학생의 휴대전화를 통해 교사의 언행을 실시간으로 도청하고 있음을 사실상 자인하는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0월 발표된 교육부 학생생활지도 고시해설서에 따르면 학부모의 비밀녹음 또는 실시간 청취행위는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보고받은 관할 청은 관련 법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도 있다. 해당 학부모는 지난달 수업 중 잠든 자녀를 깨우지 않았고 담임 교사가 자신의 자녀를 다른 학생과 차별했다고 주장하며 방임 및 정서학대로 고소했으나 조사가 시작되자 경고차원에서 고소를 한 것이라며 이를 취하하는 헤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교총은 “교권보호 4법의 통과 이후에도 학교 현장에서는 변화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고소 고발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명백한 불법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이 미온적 조치로 일관하거나 법적 고발 등을 회피한다면 교총 차원에서 해당 학부모에 대한 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과 생명공학 분야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중·고생들이 늘고 있다. 학교 진로교육 활성화 노력에 따라 학생의 업무 이해 수준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직능연)은 27일 ‘2023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와 직능연은 올해 6월 5일부터 7월 18일까지 초·중·고 1200곳의 학생·학부모·교원 총 3만8302명을 대상으로 학교 진로교육 환경, 프로그램, 학생·학부모·교사의 인식 및 요구사항 등 268개 항목을 온라인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초·중·고 희망직업의 상위권 순위는 교사·의사·간호사·운동선수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그러나 고교의 경우 생명과학자·연구원을 희망하는 순위가 지난해 9위에서 올해 3위로 6계단 상승했다. 중학교와 고교에서는 컴퓨터공학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신산업 분야 관련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느었다. 이는 디지털 전환, 고령화 등 사회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학교에서 창업가정신 함양 교육 증가로 고교 졸업 후 창업을 진로계획으로 세운 비율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졸업 후 창업을 꿈꾸는 고교생의 비율은 2015년 1.0%에서 2019년 1.9%, 올해 5.2%로 올랐다. 학생들의 희망직업 관련 업무 내용에 대한 이해 수준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2015년 ‘진로교육법’ 제정 이후 교원들의 진로교육 활성화 노력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중학교는 2015년 46.3%에서 2019년 60.0%, 2023년 62.9%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고교에서는 2015년 45.7%에서 2019년 54.2%, 2023년 71.4%로 높아졌다. 진로교육 현황을 살펴보면 대다수 학교에서 진로교육 담당부서 운영, 연간계획 수립 및 예산 편성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초등학교의 경우 중·고교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학교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초·중·고등학교 관리자와 진로전담교사는 ‘다양한 진로체험 기회 제공’, ‘학생 특성을 고려한 진로활동’ 등을 꼽았다. 학부모가 가장 필요하다고 보는 진로교육은 초등의 경우 ‘학생의 적성·흥미 파악’, 중·고는 ‘진로·진학 등 상담’으로 파악됐다. 교육부와 직능연은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국가통계포털(http://www.kosis.kr)과 진로정보망 홈페이지 ‘커리어넷’(http://www.career.go.kr)에 게재한다.
학교폭력예방법에 의하면 학교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교사,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기별 1회씩 진행한다. 같은 예방 교육이라고 하더라도 대상에 따라 약간의 결을 달리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춘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할 때는 포인트가 다르다. 자녀를 관찰하고 학폭 발견 즉시 학교에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생은 다른 친구와 생각이 다를 수 있음을 안내한다. 이처럼 같은 듯 다른 학폭 예방교육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교육 대상별 맞춤형으로 진행해야 모든 사안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최대한 빠른 시기에 진행해야 한다. 학년 초 또는 학기 초에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매 학년 초에는 진학한 학교나 학급에서 약간의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성향이 다른 학생들이 만나서 같은 공간에 있다 보니 서로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학생 간 서로 다름을 인정할 수 있도록 안내해줄 필요가 있다. 학생들과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는 것이 좋다. 서로의 입장을 알 수 있도록 해준다. 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려줘야 한다. 소통 창구를 만들어주면 학생끼리 의사소통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놀이를 통한 방법도 좋다. 요즘은 초등뿐만 아니라 중등에서도 놀이를 활용한 교육이 보급되는 추세다. 학부모는 학생들을 가정에서 관찰할 수 있다. 교사의 시각이 아닌 보호자의 시각에서 학생을 확인할 수 있다.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파악할 수 있다. 학폭 징후를 안내하고 자녀 반응을 살필 수 있도록 한다. 사안이 발생하면 학교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하는지 전체적인 흐름을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학폭 사안 처리방식은 매년 조금씩 변동되고 있다. 양식도 조금씩 바뀐다. 학부모에 따라서는 잘못 알고 있거나 이전의 처리방식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바뀐 내용에 대해 정확히 안내하는 것이 좋다. 이는 나중에 민원을 방지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사안을 처리하는데 객관적인 시각에서 매뉴얼에 따라 진행하고 있음을 안내해야 한다. 학교에서 처리하는 과정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맞춤형으로 안내하는 것이 좋다. 교사(교직원)에게 예방 교육을 진행할 때는 학생, 학부모 대상과는 방향이 다르다. 처리 방법과 수업이나 학교생활과 연계해 진행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예방 교육을 형식적으로만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도움이 되지도 않지만 불필요한 행정력을 낭비하게 된다. 수업 중에 진행하거나 학교생활을 하면서 교육활동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자료 도움받을 수 있어 학폭 예방교육지원센터 홈페이지(www.stopbullying.re.kr)를 안내하는 것도 좋다. 수업 중 예방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모듈을 제공하고 있다. 학교별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학년 초 공문으로 제공된다. 수업지도안과 PPT, 학생들의 활동지까지도 볼 수 있다. 다양하게 활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학폭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사, 학생, 학부모가 서로 협력해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부가 ‘함께학교’ 디지털 소통 플랫폼을 개통하자 수업 준비 등 교원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학부모 글이 올라왔다. 교육부는 20일 14시 교육 3주체(학생‧학부모‧교사)가 교육정책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온라인 소통 공간인 ‘함께학교(https://www.togetherschool.go.kr)’를 개통했다. ‘함께학교’는 PC·모바일을 통해 접속할 수 있다. 국민 누구나 회원가입 및 간단한 실명 인증 후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모바일 앱의 경우 안드로이드는 11월 말, IOS는 12월 말 각각 공개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교육정책 제안 기능을 먼저 공개했다. 개통 3일째인 23일 14시 기준으로 총 88건(교사 63건, 학부모 10건, 학생 5건, 일반 10건)의 제안이 이어졌다. 교사들은 비본질적인 행정업무는 경감하고, 본질적인 학생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견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학생 징계 전담 인력 배치 ▲각종 지역 조례안으로 인한 예산 낭비와 교육의 질 저하 해소 ▲초등학교 우유급식 폐지 ▲유치원 수업 전담교사 일괄 배치 등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학부모에게서도 나타났다. ‘기숙사 1실당 정원 규정 신설’과 ‘시외 학생 문제 해결’ 등 자녀를 위한 제도 개선 의견을 내면서, ‘교육력 개선을 위한 교원 지원 의견’도 함께 냈다. 교육 본질 회복이 자녀를 위해 필요하다고 공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교육공무직 채용 최소화 ▲교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아동 학대 문제 해결을 통한 교사 지원 등 의견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수능 영어 상대평가화 ▲n수생 정시 및 수시 유입 비율 해결책 ▲학폭 근절을 위한 안전한 공간 만들기 등을 제안했다. 교육부는 소통 플랫폼에서 다수의 구성원이 동의하고 지지하는 제안에 대해 답하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20일 1차 개통에 이어 조만간 교사를 위한 정보 및 소통 공간을 2차로 오픈한다. 추후 2024년 2월 말까지 교사‧학부모‧학생을 위한 정보 나눔, 상담, 토론 등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학교 소통 플랫폼은 전국에서 선발된 365명의 현장 교사지원단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현장교원 대화’에서 제안된 정책과제와 추진 상황 등도 투명한 공개를 원칙으로 진행될예정이다.
교장·교감 등 관리직 처우에 대한 박탈감이 심해지면서 교직 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교원 처우 개선을 위해 담임·보직 수당 인상을 추진하면서 교감의 경우 교사와의 임금 역전 현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교총이 인사혁신처 및 교육부에 전달한 관리직 교원 처우 개선 자료에 따르면 보직교사를 겸임하고 있는 담임교사가 교감으로 승진했을 시, 승진에 따른 보수인상 효과는 월 1만9000 원에 불과하다.(2022년 중등 기준) 교감 승진 시 직급보조비 25만 원이 발생하지만, 담임·보직 수당, 교직수당 가산금 등이 없어지면서 보수 인상 효과가 미비해지는 것이다. 교감 처우에 대한 불만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교총이 2017년 서울지역 초등교감 58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88%가 ‘교감 업무가 과중하다’고 했으며, 교감으로서 자존감 하락과 피로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교감 승진 후 호봉을 포함한 처우개선이 없어서’라고 대답한 바 있다. 이에 교총은 관리직 교원 처우개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 3월 인사혁신처·교육부와 교원 보수·수당 인상을 위한 협의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3차례(3·6·10월)에 걸쳐 교원수당 조정 요구서를 인사혁신처 및 교육부에 전달했다. 정성국 교총 회장도 교육부 장관 및 차관 면담 시마다 관리직 수당 인상을 요청했다. 이달 2일에는 인사혁신처 성과급여과와 수당 인상과 관련한 실무자 협의회를 가졌다. 9월에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교총 요구를 수용해 교육부에 교감 중요직무급 인상을 요구한 바 있다. 교총은 ▲교감(원감) 직급보조비 35만 원으로 인상 ▲직책수행경비 20만 원 신설 ▲교감(원감) 승진 시 기산호봉 1호봉 상향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단위학교 중간관리자로서 막중한 책임감만 부과될 뿐 보상 기제는 미비해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실제 교감의 역할과 업무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교사 업무 경감을 위한 정책이 강화되면서 교감에게 업무가 몰리고, 심지어 교감이 당연직 위원(장)으로 참석하는 학교내 각종위원회만 해도 약 30개에 달하는 실정이다. 서울 A중 교감은 “매번 반복되는 회의로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연수에 참가하기도 버거운 실정”이라며 “주변 동료 교감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너무 한다’는 상실감이 퍼져 있다”고 전했다. 이재곤 교총 정책본부장은 “교감의 과도한 업무 부담에 비해 보상책은 전무하다”며 “본봉 역전 현상을 막는 근본적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교직 사회 내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교총은 7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교총 회관에서 2023년도 경기교총 직능조직 총회를 개최하고 임원을 선출했다. 2년간 경기교총 직능조직을 이끌 임원으로는 도기환 초등교감회장(안산해솔초), 김성한 초등교사회장(수원증촌초), 최봉희 중등교감회장(장성중), 백찬수 중등교사회장(삼일공고), 전영로 유치원교원회장(한누리유치원), 주혜진 영양교사회장(위례초), 권은숙 보건교사회장(성신초)이 각각 선출됐다. 주훈지 경기교총 회장은 “최근 교권 추락 문제로 인해 교육계가 많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기교총의 회세확장과 조직활성화를 위해 열정적으로 참여와 관심을 보여준 운영위원께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활동과 교육정책의 소통이 이뤄지는 장으로 꾸려나가자”고 강조했다.
태어나서 입학 전까지의 개별 학생 문해 환경의 차이는 ‘문해력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낳고 이후 아이들의 학습을 지배한다. 초등 1학년 시기는 체계적인 문자 학습이 이뤄지는 초기 문해력 발달의 결정적 시기다. 이렇게 중요한 초등 1학년 시기에 같은 출발선에서 배움을 시작하도록 ‘새내기 문해력의 돋움판’을 마련해 주고 싶었다. 1학년 담임으로서의 고민을 담아 새내기 문해력 신장을 위한 노력했던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생 맞춤 교육과정 필요해 우선 우리 반 맞춤 교육과정 판을 새롭게 마련해보자. 교과서는 우리 반 아이 맞춤 교육과정이 되어주지 못한다. 여백 있는 교육과정 판이 마련돼야 적합한 새내기 문해력 수업을 펼쳐낼 수 있다. 입학 때부터 한글 해득 수준차가 극과 극이다. 2015개정교육과정에서 시작하여 2022개정교육과정까지 이어지는 공교육 한글 책임 지도의 큰 흐름 속에서 1학년 문해력의 바탕이 되는 한글 해득의 출발선을 어떻게 맞춰 줄 것인가? 발음의 원리를 탐구하는 ‘한글의 비밀 탐구학습’ 프로젝트를 교육과정에 담기로 했다. ‘ㄹ받침의 특징은 무엇일까?’ 알쏭달쏭 핵심질문을 던지며 받침의 특성을 함께 공부한다. 한글을 이미 잘 쓰는 아이에게도 답을 찾는 탐구 과정 자체가 또 다른 학습이다. ‘갈, 날, 달, 랄’ 발음을 해보던 아이들이 “ㄹ받침을 넣어서 발음하면 혓바닥이 입천장에 올라가서 닿아요!”라고 답을 찾는다. 탐구수업 이후 아이들에겐 ㄹ받침이 있는 낱말을 읽고 쓰는 일이 식은 죽 먹기다. 교과서 진도 수업만으로는 한글 학습의 전이 효과를 이끌기 어렵다.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알게 되는 ‘한글의 비밀 탐구학습’을 통해 알 수 없는 글자를 만들어 내던 아이도 글자를 쓰고 읽는데 자신감을 찾아간다. 여백이 있는 교육과정 속에 학생들의 삶을 관통하는 텍스트(text)를 담아보자.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긴 텍스트는 컨텍스트(context)로 연결된다. 한글 해득 학습이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최소 문해력’이라면 사회적 맥락 안에서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기능적 문해력’에 대한 접근도 함께 필요하다. 어느 날 교실 곤충채집통 속 곤충이 모두 죽어버렸다. 국어 교과 학습과 우리 반 사건을 연결하기 위해 그림책을 찾았다. ‘몽땅 잡아도 돼’라는 그림책을 발견했다. 아이들과 책을 함께 읽은 뒤 그림책 속 문제 상황과 우리 반 사건을 연결해 문제를 토의했다. 그리고 학교 주변을 산책하며 지구 가족들의 소중함과 가치를 깨닫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그림책을 ‘몽땅 사랑해야 해’라는 이야기로 바꿔 써 보았다. 문장 쓰기 학습 과정으로 교과서에 실려있는 그림일기 수업만이 정답은 아니다. 나의 삶과 관련한 텍스트는 아이들에게 생각할 거리, 쓸 거리를 제공한다. 텍스트를 내 삶의 맥락 속에서 생각하고 읽게 되며, 단 한 문장이라도 진정한 글쓰기가 이뤄진다. 문해력의 바탕이 되는 독해력은 어떻게 길러줄까? 글을 꼼꼼하게 읽고 중요한 내용을 파악하는 것도 새내기들의 필수 문해력이다. 수학 시간. 철수와 영희 중 누가 사과를 많이 먹었는지 묻는 문제에 아이들은 ‘7개’라고 답한다. 끝까지 읽지 않거나 중요한 키워드를 찾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목적 있는 읽기 활동으로 절실함을 설계해보기로 했다. 맥락 없이 교과서 지문을 읽고 내용을 파악할 때 아이에게 절실함은 없지만, 아이들에게 놀이는 절실함 그 자체다. 일상 경험 적용하면 효과 높아져 쪽지를 읽고 내용을 정확히 파악해야만 미션을 통과하는 ‘쪽지미션 놀이’로 아이들의 읽기 습관을 길러보기로 하였다. 아이들은 노는 줄 알지만 독해력 공부를 하는 중이다. 꼼꼼히 읽으라고 주문하기보다, 꼼꼼히 읽고 싶고, 읽어야만 하는 장면을 설계해보자는 것이다. 읽으라고만 했지, 무엇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놀이에서 실패했던 경험은 이후 읽기 활동의 자양분이 됐다. 각양각색, 천차만별인 1학년 아이들의 문해력을 각자도생의 정글 속에 방치할 순 없다. 또 보편타당한 교과서이지만 우리 아이들을 교과서에 맞출 수는 없다. 1학년 때 문해력 돋움판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삶을 ‘낯설게 보는’ 시인들의 시선처럼, 우리 1학년 담임들도 교육과정과 교과서, 배움의 장면을 ‘낯설게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수원시를 대표하는 전국적인 축제,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하는 축제인 ‘2023 수원화성 힐링폴링’이막을 내렸다. 수원화성 일대에서 시민의 호응과 참여 아래 수원특례시의 가을을 화려하게 장식한 ‘2023 수원화성 힐링폴링’의 4개 축제가 성과보고회를 끝으로 43일 대장정을 마쳤다. 수원시는 지난 4일 오후 3시 수원시청 별관 1층 중회의실에서 2023 힐링폴링 수원화성 성공적 축제를 기념하는 수원화성 성과보고회 ‘축제의 기록, 시민의 기억’ 행사를 가졌다.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는 축제에 직접 참가하거나 출연했던 단체와 시민 등 15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었다. 수원시는 ‘2023 수원화성 힐링폴링’ 축제로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9.23∼10.14). 제60회 수원화성문화제(10.7∼10.9),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10.8∼10.9), 수원화성 미디어아트(10.6∼11.4) 등을 43일간 진행했다. 필자는 10월 9일 정조대왕 능행차 시민퍼레이드에 신중년 동아리 포즐사(포크댄스를 즐기는 사람들) 회원을 인솔, 장안문에서 화성행궁까지 거리행진과 댄스를 선보였다. 성과보고회는 오프닝 공연으로 ‘거리에서 놀장’ 출연팀인 3개 팀이 나왔다. 전통예술로 퓨전 국악을 선보인 3인조 국악그룹 한강공장, 클래식 성악곡을 불러준 디오니 뮤직팀,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 2명으로 구성된 엘사크루는 댄스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재준 수원시장은 45일간 진행되었던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호명하면서 “직접 참가한 시민들의 수고가 많았다. 시민들이 주인공이어서 축제가 더욱 빛났다”고 했다. “이제 우리의 축제는 대한민국의 문화, 예술을 보여주는 국가축제가 되었다. 재미와 세련미를 추가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제60회 수원화성문화제 주제공연에 시민배우로 참가한 시민과 공연단,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재현행렬에 참여한 시민과 시민퍼레이드 참여 단체,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의 중심축 역할을 한 주민 등 대표자는 시민참여 증서를 받았다. 이 시장은 화성문화제 추진위원회 위원 중 활동이 활발했던 위원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이어 축제 하일라이트 영상을 감상했다. 영상을 보니 축제 별로는 수원화성문화제 약 19만여 명,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약 17만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17개 프로그램과 창룡문을 빛으로 물들인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에도 일평균 1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힐링폴링 수원화성 4개 축제 모두가 시민이 참여하는 것을 넘어 시민이 기획하는 축제로 발전하면서 풍성함이 더해졌다는 평가다. 2300여 명이 참여한 시민퍼레이드, 1000여 명의 추억을 담은 그레이트월, 시민들이 힘을 모아 그린 초대형 바닥화 시민도화서 등을그 예로 들었다. 또 축제는 음식문화박람회와 국제자매도시 공연, 남문시장 축제, 수원시민의 날 기념식 등 다채로운 연계 행사들을 추진했다. 축제 프로그램별 시민 참여 소감 청취시간도 가졌다. ○○동 통장은 “축제 주관처의 세심한 배려로 부상자를 대비한 119의 응급조치 사항을 보았다”며 “축제 기간 내내 행복했고 수원시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졌다. 다만 홍보 강화에 더욱 신경 썼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안구에 거주하며 혜경궁 홍씨 역할을 한 시민(60)은 “축제에 참가하면서 가슴 벅참을 느꼈다”며 “수원시 공직자의 수고로움에 크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수원시 발전을 위해 시민으로서 일조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성과보고회 참석자들은 ‘수원판타지-자궁가교’에 출연했던 정조대왕과 혜경궁홍씨 역 주연배우들의 주제공연을 보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 내년도 축제의 성공도기원했다.
책을 잘 읽어주려면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마음가짐에 따라 책을 읽어주는 사람의 행동도 달라지고,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우선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조급한 마음입니다. ‘할 일도 많고 시간도 없는데 왜 책을 읽어줘야 하지? 아이들은 커가는데 도대체 책을 언제까지 읽어줘야 하는 거지? 책을 스스로 읽는 게 좋은 거 아닌가? 자꾸 읽어 달라고 하는데 오늘은 몇 권을 읽어줘야 하는 거지?’ 마음이 조급해지기 쉽습니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책을 읽어줘야 하지? 가르칠 것도 많고, 할 일도 많고, 목도 아픈데…’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책을 읽어주는 일은 아주 ‘긴 호흡을 가진 동행’입니다. 단기간에 끝나는 일이 아니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결과가 나타나는 일입니다. 조급한 마음 경계해야 조급한 마음을 갖고 있으면 행동으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가장 먼저 읽어줄 때 표정이나 태도가 편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기보다는 빨리 해치우듯이 서둘러서 읽어주기도 하고, 이야기 내용과 관련한 아이들의 반응을 가로막기도 하고, 아이가 책 속의 그림을 더 자세히 보려고 하는 것도 막는가 하면, 앞에 읽어준 부분을 다시 보려고 하는 것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책을 읽어주는 것은 ‘책을 매개로 하는 놀이이며, 마음의 교류’입니다. 자칫 책의 글자만 읽어주는 걸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아닙니다. 아이들의 감정이나 느낌의 변화, 반응을 살필 수 있어야 하고, 그 반응을 인정해 주고 또 다른 반응을 이끌어 주는 게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책 읽어주기가 재밌고, 좋은 활동이라는 마음이 생기고, 다음에도 책을 읽어줄 때 좋아하게 됩니다. 좋아해야 지속됩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생님이 이야기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걸 계속하다 보면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되고, 다음에도 또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읽어주는 요령, 기술도 조금은 필요합니다. 듣는 사람의 수준에 맞게 읽어줘야 합니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을 만한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고, 아이들이 즐기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속도로 책을 읽어주며, 나이와 발달 정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시선을 그림으로 이끌어 주며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책을 읽어주는 일, 때론 목소리와 표정으로 이야기의 고저장단을 적당히 바꿔가며 읽어주는 일도 중요합니다. 물론 초등학교 중학년 이상은 굳이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흔히 목소리가 더 중요한 것처럼 착각하기 쉽습니다. 성우와 같은 목소리로 변화무쌍하게, 능수능란하게 책을 읽어주어야 할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목소리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편안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요란하지 않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이 부담스러워합니다. 낯설어합니다. 진지하고, 덤덤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덤덤하고 편안한 목소리로 아이 한 명에게 읽어줄 때 왼쪽 무릎에 앉히고 책을 함께 보면서 읽어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누운 아이의 머리맡에서 읽어주는 것도 매우 좋습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쓸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잠자리 책 읽어주기’, ‘베드사이드 스토리’라고 합니다. 누워계신 어르신들에게도 쓰는 방법입니다. 책상 위에 책을 놓고 읽어줘도 좋고, 함께 엎드린 채로 읽어줘도 좋습니다. 책 읽는 것,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게 느껴질 수 있다면 자세나 방법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영유아기 때는 그림이 중요합니다. 그림을 짚어가며 글과 관련이 있는 내용을 이야기해 주듯 읽어주면 좋습니다. 아이들은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그림을 봅니다. 그러면서 책을 가깝게, 친숙하게 여기게 됩니다. 조금씩 더 자라면서 글이 길어지고, 글의 비중이 늘어납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1~2학년 시기까지 그림책을 많이 보게 되는데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둘 다 중요한 좋은 장르입니다. 이때 긴 글을 읽을 수 있는 준비를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3~4학년 때까지 계속되며, 이때까지도 책을 읽어주는 것은 필요합니다. 3·4학년이 갈림길입니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는 큰 고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고학년이 저학년에게 책을 읽어줍니다. 4학년이 1학년에게, 5학년이 2학년에게, 6학년이 3학년에게 읽어줍니다. ‘읽어주면서 읽게 하자’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최근 광주·전북교총의 신임 회장이 당선됐다. 본지는 당선자들에게 앞으로 활동 계획과 비전을 들었다. Q1. 주력 활동 Q2. 지역 교육 현안과 해결 방안 Q3. 당선자로서 비전과 계획 등 공통 질문을 했다. 이들의 임기는 2024년 1월부터 시작된다. A1. "학교 현장은 교실 붕괴, 악성 민원, 학폭 증가, 무고성 아동학대로 인한 고통, 학생생활지도 곤란 등 교권의 끝없는 추락과 교육 현장의 황폐화로 고통을 호소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교직을 선택한 것은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겠다는 순수한 열정 하나였다. 교권을 수호할 보호막을 튼튼히 하고 행정 업무에 시달리는 교사들을 교육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비본질적 업무를 줄이는 데 노력할 것이다. 또 교원 복지를 증진할 방안을 마련해 사기를 진작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려고 한다." A2. "지도하기 힘든 금쪽이 학생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담임을 기피하는 현상이 늘고, 기간제 교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졌다. 특히 공교육 멈춤의 날 이후 관리자와 교사 간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등 정상적인 교육활동의 어려움과 교육공동체 내 불신의 벽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큰 문제 중 하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교직원 간의 신뢰 회복을 위한 소통 창구를 마련해 추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또 교육활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게 하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는 정서행동특성검사를 입학 초기부터 의무화하고, 교육활동을 따라가기 어려운 학생을 돕는 학습 보조교사 확대를 지원하는 예산이 필요하다." A3.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처벌법의 개정, 학부모 민원 해결 교권전담반 운영 등을 통해 안정된 교권을 확립하도록 노력하겠다. 또 유·초등, 중등, 대학 등 교육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 맞춤형 직무 연수 확대, 국내 및 국외 문화 체험 연수 기회 확대, 광주교총 회원 동호회 적극 지원 등 선생님의 전문성 신장과 교원복지 증진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광주교총을 만들어 가겠다."
교육전문직을 준비하는 동안에는 항상 시간이 부족함을 느낀다. 수업·생활지도·업무 등을 하다 보면 학교에서는 준비할 시간이 없다. 그렇다고 퇴근 후에 본격적으로 하려고 하면 마음처럼 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한 가지를 하더라도 다른 것과 연계하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논술 대비를 위해 자료를 모으고, 공부를 하면서 집단면접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이다. 먼저 논술과 집단면접의 토의·토론을 간단히 비교하면, 논술이 어떤 주제에 대해 글로 표현하는 것이라면 토의·토론은 말로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논술은 글이 기본이고 서론·본론·결론의 형태로 작성한다. 교육학적 지식과 교육 용어를 사용한다. 주제에 맞는 정확한 논지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논거를 가지고 짧고 분명하게 작성해야 한다. 자신의 의견 없이 다른 사람의 생각만을 나열해서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또한 창의적인 대안을 자신의 주장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한 번에 논술을 잘하기는 어렵고 반복적인 논술 연습을 통하여 능력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 토의·토론은 말이 기본이고 여러 방법이 있지만 보통 주장(서론)·논거(본론)·종합정리(결론)로 표현한다. 논술이 자신만의 논지로 논거를 바탕으로 주장을 끌고 나가는 개인 작업이라고 한다면, 토의·토론은 소통과 경청의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가는 협동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토의·토론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주장이 분명히 드러나게 두괄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주장에 대한 논거도 2~3개 정도 제시하면서 창의적이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종합정리하는 결론 부분에서는 앞에서 말한 논거들을 종합·분석하여 간단히 제시하고, 감동적인 말과 명언 등으로 마무리하면 효과적이다. 토의·토론 메모카드 작성하기 이제 본격적으로 논술 준비를 위해 모은 자료를 가지고 토의·토론 메모카드를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특정 주제에 대한 논술자료를 모으고 공부하면서 알게 된 핵심 키워드를 표 1처럼 간단하게 적는다. 이렇게 여러 기획과 논술 연습에서 다루었던 주제에 따라 핵심 키워드를 정리하면 기획안 작성, 정책 논술, 집단면접, 개인심층면접에서 어떤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사항들을 누락시키지 않고 답변하는 데 도움이 된다.[PART VIEW] 그리고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토의·토론 메모카드 형식(주제·문제·답변)에 맞게 정리하면 토의·토론을 준비하는 매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기획·논술주제가 ‘AI와 디지털 기반 교육 강화에 따른 인성교육 지원방안’이라고 하자. 먼저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인성교육 지원방안’으로 작성할 수 있다. 다음으로 문제는 ‘AI와 디지털 기반 교육 강화에 따른 교육청의 인성교육 지원방안’이라고 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답변을 작성하는 칸에는 A(Argument, 주장)·B(Body, 논거·방안)·C(Closing, 결론)를 써야 한다. ■ A(주장): AI와 디지털 활용 교육을 강화할수록 인간다움을 키워줄 수 있는 인성교육 지원이 중요합니다. ■ B(논거·방안): 인간다움을 키워줄 수 있도록 교육청에서는 첫째 ~, 둘째 ~, 셋째 ~한 지원을 해야 합니다. ■ C(결론): 인간다움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청의 체계적인 인성교육 지원을 통해 AI와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고, 다양한 소통과 협업능력을 키워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토의를 할 때에는 A(주장)를 O(Opening)로 바꾸어 토의 주제에 대한 중요성 및 의미에 대한 여는 말로 시작해도 좋다. 배운 것을 내 실력으로 만드는 것은 실습이다. 앞에서 배운 토의·토론 메모카드 작성 방법에 따라 아래의 양식에 직접 써보자. 앞의 표 1 논술 주제에 따른 토의·토론 핵심 키워드를 참고하면서 표 2 토의·토론 메모카드를 반복하여 작성한다면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집단면접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출문제로 준비하기 효과적인 집단면접 준비 방법 두 번째는 ‘기출문제로 준비하기’이다.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의 기출문제로 집단면접의 다양한 주제와 유형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특히 기출문제를 풀어 보면서 교육정책과 현안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최근 교육 이슈와 관련해서도 생각해 볼 내용들이 기출문제 속에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자세하게 살펴보고 중요한 내용들은 따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출제 본부에 들어가 본 경험으로는 출제자 그룹에게 최근 3~5년 정도의 기출문제를 제공해 준다. 기출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출제하는 것을 방지하고 출제자들이 논리적 오류가 없는 문항을 명확하게 기술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수년간의 기출문제를 살펴보니 교육현안에 대한 접근방식이 비슷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교육환경이 변화하고, 교육정책이 바뀌어도 핵심 가치와 정책의 흐름은 유사한 경우가 많다. 교육청 정책이나 업무추진방향은 해마다 바뀌는 것이 아니라 확대·심화되거나, 국가 전체 방향과 보폭을 맞추어 추진하므로 기출문제 답안을 작성해 보고 예상문제를 만들어 연습하는 것은 효과적이다. 최근 집단면접 평가방법을 보면 시·도별로 조금씩 바뀌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년도와 2년 전 문제로 연습해 본다면 평가방법이 다른 방법으로 변형되더라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기출문제의 중요성도 알고, 기출문제를 통해 문제 출제의 경향성과 유형도 파악했다면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할까? 바로 예상문제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예상문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소속 교육청의 교육방향과 교육정책을 확실히 암기하고 있어야 한다. 교육청-교육지원청-직속기관 등 모든 교육기관 사업의 기본 철학과 사업 방향성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교육정책별 핵심 사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책연구소와 같은 직속기관에서 작성한 새해 교육정책에 대한 특집기사, 교육감의 신년사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은 서울·인천·경기도교육청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교육 비전과 정책방향이다. 교육전문직이 될 사람으로서 소속 교육청과 다른 교육청의 핵심 비전과 교육정책에 대한 분명한 이해와 소속 교육청의 특징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좋은 예상문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준비 좋은 예상문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1~2월 또는 학기 초에 학교로 온 시·도교육청의 주요업무계획 관련 공문을 검색한다. 그중에서 시·도교육청의 핵심 정책에 대한 추진계획 공문을 찾는다. 그리고 그 계획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그 정책으로 인한 학교현장의 변화와 학교에서 시행하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여 해결방안을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두 번째, 주요 정책 관련 직속기관이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나 연수에 참여하거나 교육청 관련 소식지와 책자에 게재된 기사 등을 검색하여 읽는다. 주요 정책에 관련된 법이나 규정, 교육청 지침이나 행정사항 등도 같이 찾아보면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하다. 이러한 준비는 집단면접뿐만 아니라 논술과 기획안 작성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주로 논술과 면접에서는 그 시·도교육청에서 하고 있는 정책이 무엇인지를 묻지 않는다. 대신 교육전문직 또는 교육청의 입장에서 정책 추진에 따른 문제점, 효율적인 추진 및 학교현장 적용 방안 등을 창의적으로 제시하기를 원한다. 따라서 정책의 효과성과 개선방안을 학교현장에서 찾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세 번째, 토의·토론을 할 때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타 시·도교육청과 비교하여 논거를 제시하면 유리하다. 따라서 홈페이지나 다른 교육자료 등을 통해서 소속 교육청과 비슷한 정책이 다른 교육청에서는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추진하고 있는지 찾아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네 번째, 보도자료(언론기사)를 자주 검색하여 교육현안 이슈와 문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교육전문직은 현장에서 발생한 사안에 대해 잘 대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집단면접 관련 많은 기출문제가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안에 대한 대처방안을 질문하고 있다. 최근 학부모·학생 민원, 학교폭력·안전사고, 개인정보보호, 교권·학생인권, 교사 간 갈등 관련 사건·사고가 많아지면서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있다. 그래서 최근 이슈가 되어 보도된 내용을 관심 있게 보고, 관련 내용을 간단하게라도 정리해야 한다. ※ 2020년 서울 초등: 서울시교육청 조직개편 관련 내용으로 출제 ※ 2019년 서울 중등: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언론 보도가 많았을 때 학생인권과 교원 충돌 관련 문제 교육현장의 문제를 보도하는 언론기사 속에는 해결을 위한 제안들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슈가 된 사안이나 우리 교육청 관내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 사건·사고 관련 법 개정과 관련된 관심 사항, 제도 및 사업 변경 등에 대한 문제를 언론매체에서 어떻게 바라보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청 홈페이지 교육소식 게시판과 포털 사이트 교육 관련 뉴스를 꾸준히 살펴볼 것을 권장한다. 다음 호에서는 기출문제와 주제별 예상문제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문제 이해도를 높이고, 출제자 마인드를 갖추어 집단면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교육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는 것은 외롭고 힘든 싸움이다. 준비하는 기간 동안 ‘내가 교육전문직이 될 수 있을까?’, ‘공부하고 준비할 것이 많은데 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와 질문을 계속해서 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교총의 전문직 길라잡이 내용을 통해 함께 준비해 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감정은 왜 중요할까? 감정은 우리의 삶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정은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영향을 미치고, 대인관계에서 원활한 소통을 도모하며, 건강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한다. 만약 감정이 조절되지 않거나 부적절한 감정이 지속되면 스트레스·우울감·불안감 등의 정신적인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요즘 뉴스를 보면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고, 이로 인한 부작용들이 사회 전체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사람들을 공포로 몰고 간 ‘묻지마 범죄’도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방법이 잘못되어 생긴 범죄라고 볼 수 있다.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관리하는 능력은 정서적 성장과 사회적 관계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정을 바르게 알고 표현하는 능력은 타인을 배려할 뿐만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소양이다. 과거의 감정교육은 부정적 감정을 최대한 억누르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특히 슬픔·화·두려움 등의 부정적 감정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불편하게 하고, 스스로 미성숙하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에 밖으로 표현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과연 부정적 감정은 마음 밖으로 드러내면 안 되는 나쁜 것일까? 인간은 긍정적 감정만으로 살 수 없다. 인간은 정해진 게 없이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기 때문에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은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준다. 부정적 감정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인간의 모든 감정은 옳고 그름이 없기 때문에 살면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을 그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부끄러움·외로움·질투·수치심 등’과 같이 속으로 감추고 싶은 감정들을 들여다보며, 내 안의 여러 감정 중 하나임을 받아들이고, 적절히 표출하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 모든 학년 국어교육과정에서는 한 학기에 1~2개 단원을 ‘감정’에 할애하고 있다. 시와 이야기 속 인물의 마음을 짐작하고, 공감하며, 나와 타인의 마음을 헤아려 대화하거나 마음을 전하는 글을 쓰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만큼 자기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고, 상대방의 감정도 공감하여 배려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번 수업은 국어교육과정만으로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관계’를 이야기하는 도덕교육과정과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미술교육과정을 통합하여 계획하였다.[PART VIEW] 그림책으로 ‘감정’을 다룬 이유 처음 학생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던 건 첫 6학년 담임을 하던 해였다. 옆 반 동료교사는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 10분 동안 학생들에게 그림책·동화를 읽어주었다. 커다란 덩치의 6학년 아이들이 뛰어노는 것도 포기한 채 모두 자리에 앉아 선생님이 읽어주는 이야기를 잘 듣고 있는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어쩔 수 없이 앉아 있는 거겠지’, ‘딴 생각을 하고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야기가 끊기는 그 순간을 엄청 아쉬워했고, 다음을 궁금해했다. 차츰 나의 생각도 바뀌었고, 책을 읽어주는 선배교사를 따라 우리 반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 귀를 기울이는데, 처음에는 이야기를 듣기만 하던 아이들이 어느새 그림책을 통해 나에게 말을 걸어 왔다. 그리고 글과 그림 사이의 공백을 자신들의 이야기로 채워 나갔다. 책 속 상황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며 자기 이야기를 하고, 등장인물의 감정에 공감하며 함께 화를 내기도 하였으며,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도 점차 꺼내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놀랍고 감동적이었던 것은 무기력하게 앉아 수업시간에 아무것도 안 하던 아이가 발표하기 시작했고, 종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리만 조용히 지키고 앉아 있던 아이가 한마디씩 말을 걸어 왔다는 것이다.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생긴 변화였다. 이후 나는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고, 일주일에 최소 2~3권씩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올바른 감정표현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감정과 관련된 좋은 그림책이 많이 출판되고 있다. 그림책은 학생들의 생활이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재나 주제로 삼기 때문에 이야기를 통해 독자의 경험과 연결되어 감동·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림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짧은 시간 안에 학생들이 책의 상황에 몰입하는 점이다. 그림책에서 주인공이 겪는 상황에 몰입하여 어떤 상황에 무슨 감정이 생기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말을 많이 하지 않던 아이가 그림책을 함께 읽고 나누며 자기 이야기를 한마디씩 꺼내었던 것과 같이 그림책으로 감정과 관련된 수업을 진행하면 아이들은 이야기 속 주인공과 소통하면서 공감하고 자신의 감정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이것이 내가 그림책으로 감정수업을 하는 이유다. 프로젝트 수업 만들기 사람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세상 사는 맛이 달라진다. 컵에 물이 반쯤 채워져 있는 상황에서 “물이 반이나 있네”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물이 반밖에 없네”라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부정적인 마음보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된다. 하지만 살다보면 생각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도 있고, 몸과 마음이 아플 때도 생긴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는 것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이럴 때 나의 감정을 되돌아보고 나의 마음을 다독이거나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고 위로해 줄 수 있다면 어려움을 이겨내는 힘이 될 것이다. 그림책 × 공감(그림책으로 감정을 공유하다) 프로젝트 수업은 이런 취지로 계획되었다. 다양한 감정들을 살펴보고, 감정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며,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는 수업을 만들고자 하였다. 수업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활동❶ _ ‘좋아, 싫어’ 말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감정 어휘를 확장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감정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는 매우 많으며, 미묘한 차이로 다르게 표현되는 단어들도 굉장히 많다. 그럼에도 단순히 긍정적인 감정을 ‘좋아’로, 부정적인 감정을 ‘싫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림책과 함께 나의 하루를 되돌아보며 나의 감정을 떠올리고 ‘좋아’와 ‘싫어’를 대신할 표현을 찾아보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감정단어를 알고, 그 의미와 문맥을 설명함으로써 어휘력과 감정표현 능력을 함께 향상시킬 수 있었다. 초등학생 승규의 하루를 따라가며 “좋아”, “싫어”로 표현하는 감정을 다르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림일기를 보는 듯 단순한 그림으로 감정을 강조하여 표현하였고, 나의 하루를 되돌아보며 감정을 따라가기 좋다. 감정표현이 서툰 학생들과 함께 읽으며 “좋아”, “싫어”를 대신할 표현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 1단계 _ 그림책 속 감정 살펴보기 1단계에서는 자신이 작성한 글에서 ‘좋다’와 ‘싫다’라고 표현한 부분을 찾아서 다양한 감정단어로 바꾸어 표현해보도록 했다. 좋아, 싫어 대신 뭐라고 말하지? 그림책 속 주인공의 하루를 쭉 따라가며, 감정표현을 구체적으로 해야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그림책 마지막 페이지를 참고하여 좋은 감정과 싫은 감정을 다양한 느낌단어로 바꾸기 활동을 하였다. 학습지에 정리한 감정과 그림책을 활용하여 바꿀 수 있는 표현을 살펴보고, 그중에서 가장 적절한 단어를 고르게 한다(그림 1 참조). 이 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은 앞으로 말과 글로 감정을 표현할 때 ‘좋다’와 ‘싫다’라는 표현 속에 숨어있는 감정에 어울리는 감정단어를 사용하려고 노력했다. 이때 교사는 감정을 ‘좋아’와 ‘싫어’로 구분한 것은 긍정·부정의 의미가 아니라 감정의 종류를 크게 분류한 것이며, ‘불쾌감정’을 표현하는 것 또한 잘못된 것이라는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2단계 _ 하루의 감정 따라가기 2단계에서는 일주일 중 하루를 골라 일과를 정리하면서 그때의 감정을 적어보는 글쓰기를 해보았다. 이때 일기처럼 하나의 일을 자세하게 쓰는 것이 아니라 하루 동안의 감정 흐름을 중심으로 쭉 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가 끝나면 기분이 ‘좋았다’, ‘좋지 않았다’, ‘싫었다’로 표현한 것에는 보라색 형광펜으로, 그 외의 감정은 다른 색깔 형광펜으로 표시하도록 한다(그림 2 참조). ● 3단계 _ 표현 바꾸어 글 고쳐쓰기 3단계에서는 2단계에서 정리한 학습지에서 보라색 형광펜으로 표시된 좋은 감정과 싫은 감정을 다양한 느낌 단어로 바꾸는 활동을 했다(그림 3 참조). 이를 통해 새로운 감정단어를 알고,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회를 가져보았다. 활동❷ _ 감정 탐정놀이 활동❶에서는 감정을 ‘좋아’와 ‘싫어’로 나누어 감정단어를 살펴보았다면, 활동❷에서는 보다 다양한 감정들을 탐색하기 위해 감정을 나누지 않고 여러 가지 감정을 탐구해 본다. 먼저 책에서 설명하는 글을 보여주고 이 감정이 무엇인지 맞추면서 학생들과 그림책을 읽는다. 그다음 다양한 감정들을 자신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감정 탐정놀이’를 진행한다. 감정에 이름을 붙여봐 그림책을 구매하면 그림책에 등장하는 감정카드를 제공하는데(물론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감정카드를 활용하거나, 교사가 직접 만든 감정카드를 활용해도 된다), 이 감정카드를 활용한 수업이다. 놀이방법은 다음과 같다. 한 명이 나와서 뒤집어진 카드 중 한 장을 뽑은 뒤, 카드에 적힌 감정을 표정과 행동으로 표현하면(또는 상황을 말로 표현), 다른 친구들은 친구가 표현한 감정이 무엇인지 맞춰본다. 비슷한 감정들이 많으므로 감정을 추리하면서 다양한 감정이 언급된다. 감정카드를 뽑아 몸짓으로 퀴즈를 내는 활동은 수업시간이 끝나고도 또 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활동이었다. 다만 감정을 느끼는 상황은 주관적이고, 비슷한 느낌의 감정단어들이 많으면 어려워할 수 있기 때문에 정답을 맞히는 시간이 너무 길어진다면 교사나 문제 출제자가 힌트를 제공하는 등의 개입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그림책에 나오지 않는 감정을 새로운 감정카드로 만드는 활동을 추가해도 좋다(그림 4 참조). 비슷하지만 미묘한 차이를 가지고 있는 감정들이 많으므로 새로운 감정카드를 만들어 보며, 여러 가지 감정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다. 새로운 감정카드에는 표정뿐만 아니라 그 감정을 느끼는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도록 한다.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그 감정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마음을 표현하는 45가지 감정단어의 생활 속 쓰임과 뜻을 담은 그림책이다. 감정이 주는 긍정적인 의미를 되새기고, 부정적으로 느꼈던 감정에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감정의 정확한 뜻, 감정이 찾아온 이유와 하는 일, 감정이 일어날 때 내 표정과 몸짓, 몸의 변화, 생각의 변화와 함께 제대로 알아보는 내 감정이 담겨있다. 활동❸ _ 감정 단어사전 만들기 감정에 이름을 붙여봐와 아홉 살 마음사전 모두 여러 가지 감정과 그 감정을 느끼는 상황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두 그림책에 등장하는 감정들을 모두 살펴본 뒤, 나만의 감정 단어사전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진행했다(그림 5 참조). 이 수업은 2차시 분량의 수업이다. 1차시는 그림책을 읽고, 2차시는 감정 단어사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따라서 사전을 예쁘게 꾸미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하게 된다면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으며, 수업목표와도 맞지 않으므로 이를 조심해야 한다. 이 수업의 목표는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사전으로 만들며, 어떻게 감정을 선택하고 표현할지 도와주는 것에 있음을 꼭 기억하자. 감정 사전은 8쪽 스크랩북을 구매하여 사용했다. 표지를 제외하고 3~6개의 감정을 정하여 각자 감정 사전을 만들었다. 같은 감정이거나 비슷한 감정일지라도 학생마다 느끼는 게 다르고, 표현법이 달라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감정 사전을 만든 후에는 사전을 전시하고, 친구들의 사전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들은 어떤 감정을 다뤘는지, 어떤 상황에서 그 감정을 느끼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충분히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교사가 학생들의 작품을 스캔하여 그림 6과 같이 감정단어를 가린 채로 학생들과 감정단어를 맞춰보는 활동을 추가해도 좋다. 활동❹ _ 마음요리 처방전 만들기 이번 활동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고, 감정과 요리를 연결시키며, 예술적 감수성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음먹기를 통해서 상황에 따른 기발한 이름의 마음요리들을 살펴보고, 마음요리를 살펴보며 상황에 따른 다양한 요리메뉴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마음요리 메뉴판의 형식을 빌려서 요리를 먹는 상황, 요리 이름, 마음요리에 대한 설명을 적어보고 발표하는 시간에는 학생들의 기발한 표현력을 볼 수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의 감정을 get 하고 싶을 때 먹는 ‘마음너겟’, 마음이 버거울 때 먹는 ‘마음버거’, 마음을 뒤집고 싶을 때 먹는 ‘마음삼겹살’ 등 아이들은 상황과 마음요리를 찰떡같이 연관 지었다(그림 7 참조). 이 프로젝트를 마친 후 아이들은 몇 가지 단순한 감정단어로만 감정을 표현하던 것에서 벗어나 여러 가지 감정을 살펴보고 표현하는 등 감정표현을 다양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음요리 처방전 만들기 시간에는 마음요리 이름을 언어유희까지 활용하여 잘 짓는 학생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마음이 버겁다는 느낌, 마음을 뒤집는다는 설정까지 학생들은 감정을 고차원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을 잘 표현했다. 하지만 마음요리를 개발하다 보니 현실에 있는 요리가 아닌 상상의 요리를 만드는 학생들도 있었고, 상황과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 요리를 만들기도 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마음요리 그림책에 등장하는 상황과 요리의 예를 자세히 살펴보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마음먹기 _ 마음을 달걀로 비유하여 ‘마음먹다’의 의미를 재치 있게 풀어서,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나의 하루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마음요리 _ 주인공 ‘당당이’가 겪은 상황과 각각 어울리는 마음요리를 소개해 준다. 예를 들어 마음이 부끄러울 때는 ‘마음 부꾸미’를 먹는다는 상황 설정으로 재치 넘치는 요리들이 가득하다. 활동❺ _ 우리 반 마음 뷔페 열기 작품이 다 만들어지면 학생들의 결과물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엿볼 기회였다. 발표는 ‘○○○○ 마음요리’는 ‘언제 먹으면 좋을지’ 맞춰보는 퀴즈형식으로 진행했더니, 그냥 발표를 할 때보다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요리를 모두 게시하고, 자신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요리를 3가지 골라보는 우리 반 마음 뷔페를 열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현재 감정을 되돌아보고 친구들의 감정상태도 알아볼 수 있었다. 긍정적 감정상태인 학생들은 긍정이 강화되고, 부정적 감정상태인 학생들은 위로받았다고 수업소감을 밝혔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 각자의 작품을 모아서 학급책으로 묶은 뒤 학급문고에 항상 두기로 했다. 학급책의 제목은 우리 반 마음 뷔페로 정했다. 학급책 표지에는 우리 반 학생들의 모든 요리를 그려 넣었는데, 이것은 디자인을 희망한 학생 1명이 모든 친구의 요리를 정성껏 그려 넣은 것이다. 각자의 감정이 모두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 수업성찰하기 이번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이 서로의 감정을 표현할 때 이전보다 다양한 감정단어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며 프로젝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친구가 감정을 표현했을 때 반응 또한 공감과 지지로 변화한 모습을 보며 뿌듯하였다. 시·이야기를 읽고 등장인물의 마음을 짐작하는 일반적인 국어교육과정에서 벗어나 감정을 다룬 그림책으로 보다 다양하게 감정을 배우고 표현하는 학습과정을 학생들도 흥미로워했다. 교사가 수업과정에서 잠시 언급했던 다른 그림책들도 살펴보고 관심 갖는 것을 보며, 교사가 더 열심히 좋은 수업자료를 찾아 수업을 계획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만들었다. 아쉬웠던 점은 시간이 부족하여 모두 발표하지 못하고 일부 학생들의 이야기만 듣고 반응해 줬던 점이다. 처음 계획을 할 때 보다 많은 감정을 다루려고 욕심부리다 보니 시간 안배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쉽다. 학생 개개인의 현재 감정을 충분히 나누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감정을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서로 감정을 나누며, 소통하는 과정은 수업과정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처음에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던 아이들이 고심 끝에 내놓는 작품들을 보며 아이들 생각의 깊이와 반짝이는 독창성에 깜짝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이들의 잠재력을 엿보고 잘 몰랐던 아이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다. 수업을 계획·진행하는 것, 학생 작품들을 정리하는 모든 과정이 고되긴 했지만 교사인 나도 성장했음을 느낀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공감하는 내용을 넘어서 다음 수업에는 감정을 담은 다양한 종류의 글을 써 보는 것으로 확장하고 싶다. 편지글 형식에서 벗어나 라디오 사연, 감정 마니토(manito)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게 되고, 또 어떤 그림책을 활용할지 결정하기 위해 많은 새 그림책을 찾아보게 된다. 다음에는 훨씬 더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하는 이 과정 또한 학생들과 교사인 나를 한 뼘 더 성장하게 할 것이다.
최근 교총이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권침해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 교사의 99%는 교사를 ‘감정노동자’로 인식했다.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으로는 학부모를 단연 1위(66.1%)로 꼽았고, 교직생활 중 가장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것으로는 학생 생활지도(46.5%), 민원 응대(32.3%),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두려움(14.6%)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면 교사도 이제는 관련 법률을 개정하여 감정노동자 직군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알다시피 감정노동은 미국의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Arlie Russell Hochschild)가 자신의 저서 감정노동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서, 직업상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정해진 감정표현을 연기하는 일을 말한다. 이러한 직군에는 전화상담원·백화점 직원과 마트 계산원·은행원·요양보호사·경찰·보육교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돼 있다. 지난 2021년부터는 주로 고객을 응대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객 등 제삼자의 폭언·폭행 등에 노출될 수 있는 근로자까지 보호될 수 있도록 개정되었지만, 보육교사·유치원교사·특수교사를 제외하면 아직도 교사는 감정노동자의 직군에 포함되지 않았다. 감정노동 직업군의 분류는 표 1과 같다. 지난 6년간 교사 100명 극단 선택, 주로 우울증·공황장애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의원이 2018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교사의 사망 원인을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극단적 선택이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6년간 초·중·고 교사 100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고, 학부모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가 가장 빈번한 초등교사에 집중되어 있었다. 주요 원인은 학부모 갑질과 끝없는 민원으로 인한 우울증·공황장애였다. 사망 원인별로 분석해 보면 불명으로 분류한 교사 사망자 70명을 제외하더라도 30명 중에 무려 절반이 넘는 16명(53.3%)이 과도한 ‘우울증·공황장애’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교사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교사는 지난 2018년 14명에서 2021년 22명으로 매년 꾸준하게 증가했으며,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만 11명이 사망했다. 현재 교단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고, 이제 교사는 ‘감정노동자’를 넘어 ‘극한직업’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교사노조가 전국 교사 1만 1천여 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더 충격적이다. 무려 10명 중 8명이 최근 1년 사이에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했으며, 4명 중 1명꼴(26.6%)로 최근 5년 이내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사람이 정신과 진료를 받는 비율이 10%인 점을 고려하면, 교사들의 정신과 진료 비율인 26.6%는 상당히 높은 수치이며, 많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도 교사들의 높은 정신과 진료 비율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교사들의 우울증·공황장애를 무시하고 지나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과도한 아동학대 신고로 교실붕괴 가속화 2010년 경기도교육청에서 최초로 시작된 학생인권조례가 학생 권리만 강조하고 의무와 책임을 등한시한 채 시행되어 학교현장에서는 학생을 통제할 수 없을 만큼 과도한 부작용을 불러왔다. 설상가상으로 2015년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수업시간에 잠자는 학생을 깨우는 것도, 수업시간에 떠들고 방해하여 교실 뒤로 내보는 것도 모두 아동학대에 해당되었고, 그 결과 교사의 정당한 교육과 생활지도에도 학생이 말을 듣지 않는 상태가 고착화되었다. 몇 년 전에 근무하던 학교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잘하는 학생에게 칭찬해 주었는데, 일부 다른 학생이 “선생님, 학생들이 다 보는 앞에서 칭찬하지 말고, 다음부터는 아무도 없을 때 그 학생만 따로 불러서 칭찬해 주세요”라고 건의했다. 칭찬이라는 개념이 모든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하는 것인데, 학생인권조례에서는 칭찬도 다른 사람에게 차별받는 느낌이 되어선 안 된다고 나와 있어서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또한 학부모가 교내 주차장에서 교사의 차를 긁어도 교사는 학부모에게 어떤 말도 할 수 없고, 보험처리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아주 많다. ‘별것도 아닌데 교사가 학부모에게 보상을 받았다’며 민원을 넣을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더 황당한 일도 있다. 현창체험학습 가는 날 아침, 담임교사에게 막무가내로 전화를 걸어서는 자신이 바빠서 아이의 김밥을 못 챙겨줬으니 담임교사가 김밥을 사서 꼭 챙겨달라고 요구하는 상식을 벗어난 학부모도 있었다. 현재 교직은 ‘극한직업’으로 불릴 만큼 기피 직업이 되어가고 있다. 이미 학부모는 교사에게 보육교사 수준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 학교 교육이 교육서비스로 인식됨에 따라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눈치를 봐야 하고, 학생의 잘못을 지적할 때도 상담실로 따로 불러 이야기해야 할 정도로 교직생활은 매우 민감한 환경에 처해있다. 또한 몰지각한 학생들의 폭언, 학부모들의 폭행과 욕설, 아동학대로 인한 악성민원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자기 자녀가 잘못한 것에 대한 책임의식은 전혀 없고 불평불만과 자기주장만 하는 이기적인 학부모들로 인해 우울증을 앓다 질병휴직을 하기도 하고, 한평생 몸담았던 교단을 명예퇴직으로 쓸쓸하게 떠나고 있다. 이제 교단은 학생과 학부모의 과도한 개입과 악성민원으로 인하여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는 교실붕괴 처지에 놓여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끊임없는 학부모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로 인해 매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교사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교사도 이제 ‘감정노동자’에 포함하여 심리·정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국회가 나설 차례다. 교권보호가 최우선, 근무 여건 및 처우개선도 필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교사의 행정업무, 생활지도의 어려움, 그리고 끊임없는 아동학대 신고로 인한 교권침해로 학교의 근무환경은 더욱 악화하여 현장교원들의 사기는 거의 바닥에 있다. 현재 국회에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입법 예고된 상태이다. 이번 개정안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학생인권과 학부모의 권리만 강조하면 그 피해는 모두 선량한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에 우리 교육의 장래는 밝지 않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교사들의 무한 책임과 과중한 행정업무를 덜어주고,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처벌받지 않도록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 처벌법」을 하루빨리 개정하여 교사가 교육 활동과 생활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또한 교권보호와 더불어 교사들의 근무여건 및 처우개선도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전북교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임덕만)는 제35대 전북교총 회장 선거 결과, 오준영 부남초·중 교사가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다고 2일 밝혔다. 한국교총 2030청년위원장, 전북교총 정책연구위원장을 역임한 오준영 당선인은 ‘교육자의 가치를 높이는 교사 출신 회장’을 모토로 ‘교권을 보호하고 교직원의 갈등을 해소하는 선순한 시스템 도입’을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교권 침해 사안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적극 대응 ▲세대별 맞춤형 프로그램 운영 ▲회원의 복지 프로그램 확충 ▲교육사업연구소 및 교육정책연구소 설립·운영을 공약했다. 전북교총 최초의 현직 초등 교사 회장이자 역대 최연소 회장이라는 기록을 남긴 오 당선인은 “고 서이초 선생님 사태 이후 교권 3법,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및 관련 제도의 변화 요구가 전국 교사들을 중심으로 흘러갔고,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교사 신분의 교총 회장 선출로 이어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시대의 요구는 교육 구성원 간의 갈라치거나 갈등의 유발로 해결될 수 없으며 모두가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성원 간의 행복으로 학교 교육력이 회복되는 사례를 발로 뛰어 널리 공유하고 꽃향기처럼 퍼져나갈 수 있는 자양분 역할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교총 미래직업교육특별위원회가 약 1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위원회의 시작은 2021년 정성국 교총회장과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당시 교총회장 후보자 자격이었던 정 회장은 ‘국민 직업교육’에 대한 필자의 제안에 흔쾌히 위원회 설치를 약속했었다. 그 약속이 지켜진 덕분에 설치된 위원회는 산업현장 및 직업교육 관련 연구단체 인사와 우수 직업교육 학교의 관리자, 초등 교사, 중학교 진로교육 부장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제안서 ‘학생 미래역량 강화 및 맞춤형 성장 경로 지원을 통한 직업계고 활성화 방안’을 편찬해 교육부 및 국교위에 제출했다. 이 제안서는 교육부가 8월에 발표한 ‘직업계고 활성화 방안’에 다수 반영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1년간 다수의 성과 거둬 또 교총의 주장으로 국가교육위원회에 설치된 직업·평생교육 특별위원회에도 참가해 국가 미래사회를 위한 제안과 정책 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위원장으로서 위원회가 거둔 성과에 대해 교총과 위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위원회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중등 직업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1970년대 당시 대한민국의 키워드는 경제개발 5개년 사업이었다. 정부는 사업 중 하나로 ‘기술인은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기능인력 양성을 위한 중등직업교육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했다. 국가기능장학금을 통해 학비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또한 그 시절 산학관 협력을 통해 기능과 기술을 겸비한 우수한 기술인력을 양성하고자 직업학교 상위 30% 이내의 우수한 학생들에게 4년제 대학과 2년제 전문대학 동일계 특별전형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었다. 그 결과 우리 대한민국은 80~90년대에 세계에서 유례가 없었던 경제발전과 국가발전을 이뤘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GDP기준으로 세계 10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당시 국가가 대국민 직업교육을 강조한 덕분이다. 국민이 기술로 직업을 갖고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개인의 경제적 발전을 넘어 대한민국의 국가 경제발전을 짧은 시간에 구축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세계적으로도 유일했던 역사적인 국가발전의 시기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국가가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면밀하게 하나하나 점검하고 따져봐야 할 것이다. 직업교육 통해 재도약 이뤄야 그리고 지금은 변화가 매우 빠른 시기다. 이와 같은 변화의 시대에 우리는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위해 다시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국민 직업교육’을 도입해야 한다. 또 전 국민 인식개선을 통한 중등직업교육의 발전 방안을 국가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한 바람직한 방향의 정책 추진으로 국가 미래사회를 ‘성실한 사람들이 잘 사는 사회’로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 행복하게 함께 어우러져서 살아가는 삶을 위한 중등단계 직업교육 혁신이 이뤄지길 희망해본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11월 11일을 과자를 먹으며 보내는 기념일로 여기는 경향이 많아졌다. 반면 11월 11일이 국가기념일인 ‘보행자의 날’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청소년과 어른들은 거의 없다. 보행자의 날은 2010년 국토교통부에서 보행교통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11월 11일로 정한 이유는 숫자 11이 사람의 두 다리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매년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보행 안전과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부분 법정기념일 모르고 넘어가 최근 횡단보도를 건널 때 앞을 보지 않고 오로지 스마트폰만 보고 걷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청소년, 어른할 것 없이 모두 스마트폰만 보느라 차량을 전혀 인식하지 않고 길을 건너다보니 보행자와 차량 간 사고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 영상을 보며 횡단보도를 걷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아주 큰 문젯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해 도로교통공단에서 발표한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어린이의 교통사고 중 ‘보호자 보호의무 위반’이 무려 40.9%를 차지한다. 사고유형은 ‘도로 횡단 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초등 1~2학년 학생에게 가장 많이 발생했다. 따라서 등․하교 시 스마트폰을 응시하느라 아주 위험한 상황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발생하지 않도록 교통안전교육을 보행자 중심으로, 체험중심으로 구체적이고 철저하게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다 보면 계단에서 아무 생각 없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하교하는 경우를 아주 많이 보게 된다. 교문을 나가면서도 좌우에서 오는 차량을 보지 않고 스마트폰만 보고 가는 아이들이 많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자제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가 매우 절실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가장 효과적인 홍보를 위해서 우선 보호자인 어른들부터 도로를 건널 때 스마트폰을 보지 않도록 노력하면 어떨까?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무심코 부모의 행동을 보고 그대로 모방학습을 하기 때문이다. 보행사고 줄이기 위한 교육 필요해 대부분 보행사고는 가정으로부터 반경 1㎞ 이내의 횡단보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등하굣길, 골목길, 놀이터로 가는 길에서 위험한 장소를 미리 가르쳐 주고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한 부모는 평상시 가정에서 자녀에게 안전한 도로 횡단 요령을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고, 보행자의 안전은 스스로 지키는 노력도 중요하다. 운전자에게만 보행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보행자도 교통법규를 지키며 보행 안전 수칙을 따라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마지막으로 보행자의 날을 국민이 제대로 인식하고, 모르고 지나치지 않도록 체계적인 홍보방안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운전자는 길을 건너고 있는 사람이 항상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안전 운전을 생활화해야 할 것이다.
광주교총 제14대 회장에 손영완 신창초 교감이 당선됐다. 단독 출마해 무투표 당선된 손 당선인은 2024년 1월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3년간 광주교총을 이끈다. 손 당선인은 광주고, 광주교대, 광주교대 대학원을 마쳤다. 광주교총 제12대 수석부회장과 제38대 한국교총 회장단 정책자문 및 공약점검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광주교총 이사와 교섭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손 당선인은 ▲안정된 교권 확립 ▲회원의 목소리 경청 ▲선생님의 전문성 신장과 교원복지 향상 등 3대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교권을 지키고 복지를 확대하는 믿음직스러운 광주교총, 회원과 끝까지 함께하는 책임지는 광주교총을 만들겠다”면서 “특히 교총 회원으로서 긍지를 찾는 데 주력하고 교권 회복의 기치를 높이 들어 반드시 교원에게 교육적 권위를 되찾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부회장에는 러닝메이트로 함께 출마한 ▲최춘호 선창초등학교 교감(수석부회장) ▲문성근 광주북성중학교 교감 ▲문병찬 광주교육대학교 교수가 당선됐다.
‘혼자라 느낀다면 옆을 봐, 나는 여기 있어. 나는 너를 믿어. (…) 그토록 간절한 네 꿈과 맞닿은 곳, 그때까지 같이 뛸게….’ 지난달 23일 EBS 유튜브 채널에 특별한 영상 한 편이 공개됐다. 3분 30초 길이의 이 영상에는 노래 ‘페이스 메이커(Pace Maker)’가 흘렀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의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리듬은 영상이 끝난 후에도 여운이 길었다. 수험생을 위한 응원곡을 만든 주인공은 김재현 강원 실내초 교사. 그는 2017년 꿈장학생으로 선정된 인연을 계기로 이번 수험생 응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꿈장학생은 어려운 학습 환경 속에서도 공교육과 EBS 고교강의만으로 훌륭한 학업 성취도를 이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장학제도다. 김 교사는 “수험생 때 마음을 요동치게 했던 건 불안감이었다”고 말했다. “수능을 준비할 때, 임용고시를 준비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은 불안감이었어요. ‘잘할 수 있을까?’ ‘잘 안되면 어떡하지?’하는 불안감에 시달렸죠. 그때 누군가가 옆에서 ‘잘하고 있어’, ‘너를 믿어’라고 말해줬다면 어땠을까, 생각했어요. 자신을 믿으라고, 잘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그는 군대 전역 후 24살 때 교사의 꿈을 품었다. 학창 시절에는 래퍼를 꿈꿨다. 홍대 거리로 나가 공연하는 걸 즐겼고, 노래를 만드는 데 빠져있었다.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다. 김 교사는 “군대 전역 후 알바도 하고 음악도 하면서 지냈는데, 어느 순간 주변을 돌아보니 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뿐이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전했다. “군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즐거웠죠. 이 모든 것이 맞물려 교사가 되고 싶었어요. 교사가 돼서도 음악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니, 당장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막상 공부하려고 하니, 막막했다. 부모님에게 손을 벌려 학원에 갈 형편도 아니었다. 그때 떠오른 건 EBS였다. EBS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면서 시험을 준비했고 1년 만에 교대 합격증을 받아 들었다. 김 교사는 “매달 모의고사를 보던 때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학원에 다니지 않아서 모의고사를 치르려면 졸업한 학교에 양해를 구해야 했어요. 그곳에서 매달 후배들과 모의고사를 치렀죠. 싸 온 도시락을 먹으면서요.” 느지막이 꿈을 이룬 경험은 교사로서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줬다. 특히 학습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바라볼 때가 그렇다. 그는 “공부를 못했던 시절이 더 길었기 때문에 공부가 재미없고 하기 싫은 그 마음을 안다”면서 “이런 부분까지도 이해하고 포용하려고 노력한다”고 귀띔했다. “초등학교 때는 교과목을 체계적으로 잘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아이들의 첫 사회생활이기 때문에 친구와 감정이 상했을 때 대처하는 법, 공감하는 법, 위로하는 법 등 사회성을 기르는 게 더 중요하죠. 제가 가르친 아이들이 예의 바른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교육 열풍에 관한 생각도 전했다. 사교육 의존 현상의 저변에는 공교육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시선이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김 교사는 “공교육과 사교육은 그 역할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건 교과목이 전부가 아니다. 학교는 전인 교육을 하는 곳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교육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건 학습 능력 향상이다. 그 역할을 백 퍼센트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이 EBS다. 공교육에서 인정받는 선생님들이 자신의 강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해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꿈을 이루고 싶지만, 자기 힘으로 바꿀 수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를 물었다.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잘못된 것도 아니라고요. 남들은 제가 음악인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겠지만, 교사를 목표로 정했고, 이뤘고, 지금도 음악을 하고 있어요. 못 이룰 꿈은 없어요. 더디거나 돌아갈 수는 있지만, 멈추지만 않으면 이룰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