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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27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서울시 교육행정에 관한 국정감사에서는 교육위 소속 의원들의 교육격차에 대한 문제제기가 집중됐다.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은 “서울 교육여건이 전국 하위권 수준인데 서울지역 내에서도 기초자치단체간 교육여건, 재정에 격차가 많다”고 포문을 열였다. 이 의원은 “학교발전기금의 경우 송파구는 강북구의 8.7배나 되고 교육경비보조금도 강남구는 58억여원으로 금천구(4억9천여만원)의 11.9배나 이른다”며 “이같은 현실은 펜티엄4급 컴퓨터, 체육관 설치율, 등 교육여건에도 비슷한 처지”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도 “서울지역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 배치 격차가 7.4배나 나고 있다”며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정책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교육격차 문제는 자치구 경제자립도와 관계있다”며 “자치단체 지원 등을 고려해 교육형평성이 유지할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또 국정감사에서는 서울지역 외국어고 정책과 관리감독의 허술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은 “모 외고에서는 사설학원장을 학교에 모아 입시설명회를 하는 등 불법행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교육청은 무엇을 했냐”고 지적했다. 이어 안 의원은 “외고 입학 학생들을 분석해 보니 서울지역 외고 67.5%가 특목고 대비 학원을 다녔고 해외연수 경험도 34.6%나 됐다”며 “이처럼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으면 입학할 수 없는 외고 입시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유기홍 의원은 “서울지역 외고 입시의 학생부 실질반영율이 9%밖에 되지 않는데 이는 결국 영어 듣기, 에세이 등 본고사 형태로 선발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특히 유 의원은 최근 외고 입시에서 나타난 불법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까지 제시하며 외고 입시에 대한 총체적 부실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어진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공 교육감은 “입시와 관련한 총체적인 시스템을 조사해 시정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 등은 현행 서울지역 학군제 운영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현재 도심 공동학군제 고교의 경우 지원율 격차가 16.6배나 이른다”며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서라도 공동학군제 지원율을 공개하고 학교가 학생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라”고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은 “현행 학군제는 교육불균형 해소와 교육여건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전제하고 “행정구역 중심의 편의적 발상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의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언론보도로 관심이 높아진 학교 교육환경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2002년부터 3년간 지어진 학교를 대상으로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총부유세균 발생 기준치 이상인 학교가 109개교로 전체 대상의71.2%나 됐고 발암성 포름알데히드 기준치 초과학교도 55.3%에 달했다”며 “이같은 여건에도 교육청에서는 ‘창문을 자주 열라는 식’의 원론적 사후조치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치원의 환경을 조사한 이주호 의원도 “바닥재를 포름알데히드를 유발할 수 있는 본드 접착식으로 시공한 유치원이 68.9%나 됐다”며 “이는 2006년 서울시교육청이 조사한 새학교증후군 조사에서 유치원(42개) 중 65.2%가 포름알데히드 기준치 초과를 보인 것과 무관치 않다”고 설명했다. 또 안민석 의원은 “서울지역 25개 학교가 1천세대 이상 공사현장과 100미터 이내에 위치하고 있어 분진, 소음, 진동 등 학생들의 정서적 피해가 크다”며 “학습권 침해에 대한 대책과 보상 등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주호영 의원은 공 교육감에게 “전국 초중고 조기 유학생이 2만400명에 달하는 현실을 볼 때 국제중 설립은 필요하다”며 “교육감이 의지를 갖고 적극 추진해달라”고 당부했으며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급식사고로 중단된 47개 학교 중 4개 학교만 직영 전환해 전국 최저 수준”이라며 교육청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울산시 교육청은 2007학년도 초등교사 및 유치원, 특수학교, 영양교사 등 모두 149명을 공개 채용한다고 27일 밝혔다. 모집 인원은 초등학교 교사 100명, 특수학교(초등) 교사 6명, 특수치료교육 교사 3명, 영양교사 30명, 유치원 교사 10명 등이다. 모집 원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시 교육청 4층 초등교육과에서 접수하고, 시험은 다음달 19일 1차 필기, 12월 16일과 17일 이틀간 실기와 면접시험을 실시한 뒤 내년 1월 12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27일 오후 전국 분회장 '조퇴투쟁'을 강행하자 교육인적자원부가 조퇴 참여 교원을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나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다행히 분회장들이 대부분 사전에 시간을 조정해 수업을 마친 뒤 참석해 조퇴투쟁으로 인한 수업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전교조 수도권 지역 분회장(단위학교 대표) 1천여명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차등성과급ㆍ교원평가제ㆍ연금법 개악 저지와 한미 FTA 저지를 위한 전국 분회장 조퇴투쟁'을 강행했다. 참석자들은 수도권 지역 분회장들을 중심으로 1차 결의대회를 연 뒤 오후 10시께 지방 분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교사문화제를 열고 노숙에 들어간다. 전교조는 28일 오전 10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분회장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교조는 이번 조퇴투쟁에 모두 3천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교육당국은 참석자 규모를 수도권 분회장 1천여명, 지방 분회장 1천여명 등 모두 2천여명으로 추정했다. 전교조는 결의대회에서 교원평가제 법제화 중단, 구속된 전교조 회원 석방, 차등성과급 폐지 등을 요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22일 전국적인 '연가 투쟁'을 강행키로 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전교조에 공문을 보내 교사들의 자제를 당부하고 참여하는 교원은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전교조에 보낸 공문에서 "조퇴투쟁은 국가공무원법에 규정된 공무원의 성실 의무, 복종 의무, 직장이탈 금지 의무, 품위유지 의무, 집단행위 금지 의무 등을 위반하는 불법적인 것"이라며 "이를 강행하면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징계처분은 물론 집단행위 금지 위반으로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에 "조퇴투쟁은 학교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교육의 공공성과 학교의 정상적인 운영을 침해해 교단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며 "학교별 복무관리를 철저히 하고 집회 참석을 이유로 조퇴 및 연가를 신청하면 불허하라"고 지시했다. 교육부는 특히 '가사' 등을 이유로 조퇴한 뒤 집회에 참석하더라도 불법으로 간주, 다음달 22일 계획된 연가 투쟁의 참여 여부를 고려해 엄정 처리할 방침이다. 연가투쟁에 대한 처벌은 단순 가담자의 경우 1회 주의, 2회 일괄경고, 3회 서면경고, 4회 징계 등 가담정도와 가담횟수에 따라 결정된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은 성명서를 통해 "조퇴투쟁으로 학교 무단 이탈사태가 발생하고 혼란을 가져온다면 교육 관계자 책임을 물을 것이며 당사자 또한 용납될 수 없다"며 "교육부는 공청회 방해 혐의로 구속된 교사를 석방해 교단의 화해를 꾀하고 전교조는 불법 탈법을 지양하라"고 촉구했다. 자유교원조합도 성명에서 "전교조는 투쟁 일변도의 활동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음을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며 "정부는 전교조의 힘 앞에서 무기력함을 보이지 말고 공권력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시위할 경우 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금전」과「아까전」 모두 같은 의미로 혼용하고 있지만 말 자체가 필요 없는 중복사용을 함으로서 틀리는 말이 되고 있다. “방금 전 까지 여기 있었는데 요” “수업이 아까 전에 끝났는데 요” 「방금」은“말하고 있는 시점 보다 바로 조금 전”을 뜻하며 「아까」는“조금 전”을 뜻한다. 둘 다 모두 말하고 있는 시점보다 전을 나타내지만, 굳이 비교 한다면 「방금」이「아까」보다는 더 가까운 시각이라 하겠는 데 거기에 “-전”을 또 붙여 “조금 전”을 중복 사용하는 격이 되었고, 더구나“아까 전”이란 말은 사용되지 않는 말인데 최근에 슬그머니 나타난 말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방금까지 여기 있었는데 요” “수업이 아까 끝났는데 요”로 말해야 한다. ▶「-체」와「-채」 “옷도 벗지 않은 체 물속으로 뛰어들었지” “내막도 모르면서 아는 채를 하더군” 「체」는 어미‘-은’‘-는’뒤에 쓰여‘-척’과 같은 뜻의 의존 명사이며 「-채」는 어떤 상태 그 대로 미처 변동이 없는 상황을 뜻한다. 그러므로 여기서도 두 문장은 다음과 같이 「-체」와「-채」를 바꾸어 써야 마땅하다. “옷도 벗지 않은 채 물속으로 뛰어들었지” “내막도 모르면서 아는 체를 하더군”
무츠시 오쿠나이의 시립중학교에서 25일, 대학교수를 강사로 「생활과 기업」을 주제로 한 수업이 열려 중학교3학년생 25명이 경제와 금융 구조를 배웠다. 이 활동은 경제 교육의 보급에 임하고 있는 「경제 교육 네트워크」(사무국·도쿄도)이 실시하고 있다. 이번 강사를 맡게 된 것은 동네트워크 이사장 시노하라 도시샤 대학 교수(61살) 외 3명의 대학교수이다. 시노하라 교수 등은 주식회사 구조를 프로야구 구단에 비교하여 주주를 구단의 소유자에게 해당한다면, 실제로 야구를 하는 감독과 선수가 경영자와 종업원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분식결산 등, 기업을 둘러싼 부정이 증가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주식의 배당만을 늘리면 좋다고 하는 시대는 끝났다. 취직할 때는 환경을 배려하고 있는가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세요」라고 기업 윤리에 관한 문제 의식을 일깨웠다. 학생들은, 「주식은 몇 살부터 살 수 있는 것인가?」나 「내부자 거래란 무엇인가?」 등과 같은 것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등, 경제나 금융에 흥미를 가진 모습이었다. 이같은 수업은 오늘 30일, 히라나이마치립 코미나토 중학교에서도 행해진다고 한다. 일본의 교육현장에서는 이처럼 대학교수가 교육현장에서 강의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분야 가운데 이론과 실제가 합치하지 않는 분야가 많지만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경우도 이론을 중심으로 다루는 전문가들이 교육현장에 나가 직접 학생들과 접하면서 교육현장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가를 제대로 파악하여 해결하여 나가는 장이 되기를 기대하여 본다.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가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내신비중을 높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당초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들의 인기가 시들해 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경기도내 특목고들의 경쟁률은 오히려 매년 높아지고 있다. 특목고 및 입시학원 관계자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내신성적 면에서는 불리할 지 몰라도 각 대학들이 논술과 구술면접 등의 비중을 갈수록 높이고 다양한 형태의 전형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측면에서 볼때 특목고가 대학입시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목고의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목고 경쟁률 '상승' 27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도내 9개 외고들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수원외고가 10.2대 1일, 동두천외고가 9.1대 1 등 평균 6.8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일반전형 평균 경쟁률 4.2대 1, 2004년 3.5대 1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지난 18일 마감한 외고들의 특별전형 경쟁률도 평균 5.8대 1을 기록, 역시 지난해 3.6대 1보다 크게 상승했다. 최근 내년도 신입생 100명씩을 선발하기 위한 원서접수를 마감한 도내 2개 과학고등학교 가운데 수원 경기과학고의 경쟁률은 2.2대 1로 지난해 3.0대 1에 비해 다소 낮아졌으나 의정부과학고의 경쟁률은 지난해 2.6대 1에서 올해 4.7대 1로 크게 높아졌다. 역시 최근 내년도 입시전형 합격자 발표를 한 가평 청심국제고교도 105명 모집에 239명이 원서를 접수, 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 경쟁률 1.8대 1보다 높아진 것이다. 특히 올 도내 특목고 입시전형에서는 수업료 등이 상대적으로 싼 공립학교들의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두드러지게 상승, 지난해 경쟁률이 2.1대 1이었던 수원외고가 올해 10.2대 1로 높아졌으며 성남외고도 지난해 2.3대 1에서 올해 7.2대 1로 올랐다. ◇경쟁률 상승 원인 각 특목고와 입시학원 관계자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 특목고 경쟁률이 상승한 것은 교육부의 내신비중 강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각 대학이 입시에서 논술.구술고사 등의 비중을 높이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이 내신성적면에서는 불리할 지 몰라도 전체적인 면에서는 특목고가 일반고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고양외고 관계자는 "학생들은 대학 입학을 위해 내신준비는 물론 수능준비, 독서, 논술준비 등을 함께 해야 한다"며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런 여러가지 준비를 하는데 특목고가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에 있는 영재사관학원 영통캠퍼스 이동호 부원장은 "학부모.학생들이 앞으로 대학들이 다양한 전형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 특목고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학부모들은 외국어우수자 전형 등 다양한 대입전형에서 일반고보다 특목고의 교육과정이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원장은 이어 "현재 중학교 학생 및 학부모들 사이에 특목고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며 "당분간 특목고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울과 경기지역 외고들이 같은날 전형을 실시하면서 도내 일부 학생들이 서울지역 우수학생들이 지원하지 못하는 점을 고려, 예년보다 많이 지원한 것도 경쟁률 상승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지역 외고와 전형날짜가 같아지면서 도내 외고들의 입시 경쟁률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자 당초 외고 지원을 계획하지 않았던 학생들도 이번에 많이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이 도내 외고들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현재 도내 일부 시.군이 추진하고 있는 특목고 추가 설립 움직임이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요즈음 일선 지자체들마다 수많은 축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거기에는 일선 지역 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문화적인 여러 행사를 통해 그 지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하는 지자체의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축제들이 지역의 경제적인 활성화와 이미지 개선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활동들로 일선 학교 학생들이 엉뚱하게 피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대부분 주말을 이용해 축제의 주요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학생들을 동원해 달라는 지자체의 요구가 많다. 학교가 지역단체의 요구를 묵살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쉽사리 거절하지 못하고 지자체의 요구를 억지스레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선생님, 축제 좀 하지 말자고 그래요! 이런 지자체의 요구는 일선 학교 평교사들에게 직접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위의 관리자들을 거쳐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교사들로서는 더더욱 거절하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물론 학교의 관리자들도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알면서도 그런 지자체 기관장들의 요구를 쉽사리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고 만다. “선생님, 우리가 왜 일요일 날 그런 축제 행사에 가야 되나요?” “이 놈아, 우리 살고 있는 지역의 주요 문화 행사인데, 문화의 주인인 우리가 빠져서 되겠니.” “선생님, 우리 주인 안 해도 좋으니, 제발 그런 축제 좀 하지 말자고 그래요.” “무슨 이런 조그마한 고장에 축제가 그리 많은지….” “왜 하필이면 일요일에 행사를 해요, 다른 날을 두고!” “맞아요, 축제 행사 참여도 봉사 활동이나 여타 다른 활동으로 간주할 수 있는데, 일요일 날 하면 봉사 활동 이외에는 해당이 안 되잖아요?”“우리가 무슨 노역군인가요!” 많은 아이들은 축제 행사에 반 강제로 불려 나가서 참가해야 하는 것에 대해 이런 저런 불만들을 쏟아낸다. 특히 주말에 불려 나가서 원치 않는 행사에 억지로 참가해야 하는데 대한 불만이 대단하다. 한참을 아이들과 설왕설래해야 달랠 수 있다. 대다수 아이들은 가기 싫은 행사에 억지로 끌어가다시피 해서 참석을 하게 된다. 교사로서도 정말 할 일이 아니다. 진정 지자체의 행사가 학생들에게 무슨 큰 의미 있는 일임을 설득하기가 힘들고, 자칫 성인들의 가식적이고 표피적인 위선을 우리 아이들이 배울까 두려운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학생 동원, 구시대적 발상 아닌가! 특히 최근에 지자체마다 수많은 축제 행사를 벌이는 통에 일선 학교에서는 위와 같은 상황이 자주 일어난다. 특히 도우미로 많은 학생들을 원하는 경우에는 학교마다 아이들을 차출하느라 골머리를 꽤나 앓는다. 물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원해서 참여하는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아이들에게나 교사들에게 큰 고충거리가 된다. “이거 원 학교가 마치 지자체의 예속 기관이 되는 꼴이야!” “그래, 교육자치제를 실현시켜 가는 마당에 학교가 일선 기관단체에 예속되는 꼴이 되어서야…” “지자체가 여러 행사를 통해 지역의 부흥을 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학생들을 무작위로 동원해 일을 하는 것은 지난 군사 독재 시절의 잔재지 뭐야.” 오늘도 역시 지자체의 문화 행사 때문에 여러 선생님들이 옥신각신 하다 결국 학생들을 동원해 주어야 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말았다. 학생들에게 밥 한 끼 주고, 하루 종일 부대행사에 불려 다녀야 하는 고충을 또 한 번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물론 해당 선생님도 함께 주말을 반납해야 한다. “행사도 무엇이 그렇게나 많아!” “아이들 동원하는 것도 이거 원 한 두 번이지…” “교감 선생님 제발 그런 부탁 들어오면 거절 좀 하세요.” “선생님들 생각을 어찌 저라고 모르겠어요. 저도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하지만 이 지역의 발전과 부흥을 위해 축제를 주관하고 기획하는 이들을 돕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우리가 나서지 못할 이유도 없잖아요. 아이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래도, 주말에 아이들과 선생님들은 동원한다는 것은 좀 문제가 되지 싶어요. 혹시라도 사고라도 나면 당장에 누가 책임질 겁니까?” “맞아요, ○ 선생님 걱정도 이해가 되요. 저로서도 방과 이후에 선생님과 학생들을 동원하는 행사는 지양해야 된다고 봐요, 그런 문제도 있고 해서…” 관리자들 역시 대부분 지자체의 무언의 압력과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 사이에서 눈치를 보아야 하는 처지에 있기에 편안한 입장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시골의 조그마한 학교로 올수록 심화된다. 군이나 면 지역 학교에서는 학교수가 적은 관계로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모든 학교들이 동원되는 경우도 허다하게 생긴다. 대도시의 큰 학교들이야 일부의 학생들만 동원해도 괜찮지만 군단위나 그 이하의 지역 단위 학교에서는 일부 행사에 학생들 대다수가 동원되어야 할 정도로 주축이 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21세기가 문화의 시대고, 그런 시대의 흐름에 각 지역단체들이 제각각 지역들을 위해 축제를 한 판 벌이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하고픈 마음은 전혀 없다. 하지만 진정 우리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이 아닌 행사 그 자체 혹은 지자체의 행정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축제나 행사에 우리 아이들을 동원하는 그런 일들은 앞으로 사라져야 할 것이다.
어제 가을 단비로 인해 너무 깨끗해졌습니다. 출근길에 하늘을 쳐다보니 어느 때보다 더욱 맑고 푸릅니다. 높고 깨끗합니다. 미세한 먼지로 가득찬 가을안개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도 오늘처럼 공기가 맑고 온 천지가 깨끗해 출근길을 상쾌하게 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번 주는 1학년 수학여행과 2학년 수련활동이 있는 주입니다. 학생들은 마음이 벌써부터 들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선생님도 혹시 마음이 들떠 수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까지, 수련활동을 하러 가기 전까지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평소와 같이 수업하는 일, 자습하는 일, 자기의 계획대로 해야 할 일을 차근히 했으면 합니다. 지난주에 1학년 학부형으로부터 편지 하나를 받았습니다. A4용지 한 장에 깨알같이 썼습니다. 요지는 수학여행을 갈 때 사복을 입지 말고 교복을 입고 가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저는 그 편지를 1학년 부장선생님과 관계되는 선생님께 드리면서 사복을 입지 말고 교복을 입고 가도록 하고 사복이 꼭 필요한 학생들은 가지고 가도록 하면 어떨까 하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수학여행을 갈 때면 종종 사복을 입고 가도록 할지 교복을 입고 가도록 할지에 대한 문제를 두고 논의가 되곤 합니다. 사복을 입고 가면 편리합니다. 그 동안 학교생활에서 교복에서 벗어나는 자유를 누리고 싶어 하는 마음도 생깁니다. 불편한 교복 입기보다 편안한 사복차림으로 마음껏 멋도 부리고 실컷 놀고 싶어 하는 마음도 생깁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건의를 합니다. 하지만 사복을 입고 갔을 때의 부작용도 생각해야 합니다. 사복을 입고 가면 가정형편이 넉넉한 학생들과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학생들이 차이가 납니다. 안 그래도 평소에 부한 학생들처럼 누리지 못해 기가 죽어 있고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오는데 고교시절 한 번 있는 수학여행을 가면서 사복을 입게 하면 있는 학생들은 때를 만난 듯이 유명 매장에 가서 비싼 사복을 입고 폼을 내지 않겠습니까? 반면에 가난한 학생들은 입고 갈 옷이 없이 망설이지 않겠습니까? 있는 애들처럼 비싼 유명브랜드를 입지 못할 것이고 싸구려 옷을 입고 가서 즐거워야 할 수학여행이 사복으로 인해 내내 스트레스 받을 것 아닙니까? 평소 때보다 더 많이 위축될 것 아닙니까? 수학여행도 형편이 어려워 겨우 가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 학생들의 심정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저도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습니다. 제주도에 수학여행을 갔는데 저와 같이 제주도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은 별도로 거제도에 통통배를 타고 간 기억이 납니다. 공납금을 못내고 남에게 꾸려 갈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판단해서 억지로 부모님에게 졸라 제주도 수학여행을 가고 싶지 않아 가지 않았지만 그 때 마음은 어떠했겠습니까?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형편이 좋은 학생들끼리 제주도 간 학생들은 신나게 재미있게 여행을 즐겼을 것입니다. 그래도 거제도를 간 학생들도 기죽지 않고 내색하지 않고 나름대로 노래하며 즐겁게 보내려고 애를 쓴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형편이 어려운데도 겨우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런 학생들을 우리는 배려해야 합니다. 10명 중 한 명이 있다 하더라도 이런 학생들의 심정을 헤아려야 합니다. 이들 부모님들의 심정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학교 안에도 환경의 차이가 천차만별입니다. 환경의 차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고통을 안으며 살아가는 학생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사업실패로 인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도 있습니다. 가정파괴로 인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있습니다. 부모의 부재로 인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있습니다. 변변치 않은 직장으로 인해 겨우 먹고 사는데 급급한 형편에 있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아직도 경제사정이 어려워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학비의 지원을 원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학생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눈을 돌려야 합니다. 선생님이 어렸을 때 부하게 살았다고 가난한 형편에 있는 학생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안 됩니다. 그들의 형편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학생들이 기죽지 않고 떳떳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교육은 공평해야 합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있는 자와 없는 자, 부한 자와 가난한 자가 함께 부담 없이 학교생활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형편의 차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 주어야죠. 형편의 차이로 인해 고통을 안고 살아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형편의 차이로 인해 열 받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형편의 차이로 인해 괴로워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들에게 배려하는 마음, 따뜻한 마음이 항상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도 마음을 채워가며 따뜻하게 살아갈 것입니다.
오늘은 9월의 마지막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입니다. 높고 청명한 하늘은 전형적인 가을날씨임을 예고하는 듯합니다. 연휴로 인해 에너지도 어느 정도 충전되었고 좋은 날씨가 펼쳐지고 있으니 이번 주는 기분좋게 활기차게 한 주가 펼쳐지리라 봅니다. 오늘 아침에 ‘성격 화통하세요?’라는 글을 읽어 보았습니다. 보통 성격이 화통하다 하면 좋은 성격인 줄만 알았는데 오늘은 생각이 그러하지 않습니다. 말 한 마디로 인해 남에게 주는 상처가 엄청나다는 것을 생각해 봅니다. 그러기에 우리들은 언제나 뒤끝 없는 성격이니, 화통한 성격이니 하면서 말을 함부로 내뱉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성격 화통하세요?'라고 하는 글을 옮겨보니 읽어보시고 이 글에 나오는 선배님이 과연 성격이 좋은 건지 그렇지 않은지 한번 생각해 봄 직합니다. 그리고 나 자신은 어떠한지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네요. “자신이 화통하다고 자랑하는 선배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은 마음에 들지 않은 거 있으면 상대방에게 그 자리에서 쏟아 붓는답니다. 대신 뒤끝이 없어 그 일을 다시 생각지도 않고 문제 삼지도 않으니 얼마나 깨끗하냐 하시더군요. 게다가 그런 일로 두고두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정신건강에도 이롭다 합니다. 저도 그 선배님의 성격이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분과 마주한 상대방을 고려치 않을 수만 있다면서요. 이미 상대방의 가슴엔 못을 박았는데 내 손에 피 한 방울 안 묻혔으니 나는 얼마나 깨끗한 사람인가 하고 자랑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은 세상입니다. 성격 좋지요...” 그렇습니다. 저 자신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상대방에 쏟아 붓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도 금년에는 그런 일이 없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한두 번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뒤끝 없는 성격이라 하면서 좋은 사람으로 착각하고 살아 왔습니다. 선생님께서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잘못한다 싶으면 쏟아 붓습니다. 큰 소리로 말입니다. 눈물을 보일 때까지 말입니다. 그렇게 모질게 합니다. 그러고는 저는 뒤끝이 없다 하면서 잊어버리고 편안하게 지냅니다. 상대방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고서 말입니다. 정말 못된 인간입니다. 반성합니다. 뉘우칩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화가 나서 부부싸움이 일어나면 그 다음에 적당하게 그럴 듯한 말로 포장하고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가 아닌가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잘 잊어버리고 넘어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사소한 일로 이루어지는 부부싸움 속에 던져진 화염의 불씨는 상대방에게 엄청나게 상처를 입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반성하게 됩니다. 어느 분께서 상대방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고서도 뒤끝까지 있다면 어찌 인간이겠느냐고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우리 선생님들께서는 학생들에게 동료 선생님들에게 알게 모르게 자기 마음에 맞지 않다고 잘 못한다고 마음에 상처를 준 일이 없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가까이 있다는 것 때문에 아내에게 화염의 상처를 주는 일도 없어야 하겠지만 학교에서는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학생들에게 선생님들에게 화염의 상처를 준다는 것은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이제 내가 몸담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학생들에게 화염의 상처를 주는 말을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상대방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자가 아니라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학생들도 친구들에게 상처주는 말을 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말조심하도록 철저히 교육시켜야 합니다. 한때 무지와 오만과 불손의 소치로 화염의 상처를 준 일이 있다면 이제는 기쁨을 안겨주는 선생님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평생을 한번도 싸우지 않고 상처주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그분들 본받아 말을 조심조심하면서 나 자신을 세워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뒤끝 없는 성격이다 하면서 쏟아 붓는 것은 원자폭탄과 같다고 합니다. 그냥 가슴에 불을 질러 화염의 상처를 주는 정도가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뒤끝 없는 성격, 화통한 성격이니 하면서 동료 선생님들에게, 학생들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도록 해야죠. 말조심은 사람을 살리는 길입니다. 그래서 말조심 교육을 자주 시켜야 합니다. 불조심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말조심을 해야 합니다. 자기만 살고 남을 죽이는 말은 삼가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도 살고 남도 삽니다.
지난 5월 22일 교육인적자원부(이하 교육부)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운영될 ‘초등 영어교육 연구학교’ 50개교를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인구와 학교수가 많은 서울과 경기도는 4개교, 나머지 14개 시,도는 3개교씩 지정되어 2008년 8월까지 2년간 운영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초등1,2학년에게로 초등 영어교육을 확대함으로써, 조기 영어교육 효과성 및 초등학교 1,2학년 영어 교육 도입 타당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 지정의 목적이라 밝혔으며, 다양한 영어 교수,학습 자료 및 방법 구안,적용 등을 통한 초등영어 교육의 효율적 운영 방안을 도출하기 위함이라고도 하였다. 이러한 교육부의 입장에 대하여 시민단체와 전교조등에서는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 운영이 2008년 초등영어교육을 모든 학교에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과연 초등학교 영어교육이 효과가 있느냐?’ 등의 우려를 표시했다. 그러나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가 ‘시범’학교가 아니라, ‘연구’학교라는 점에 주목하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 운영 목적은 앞으로 2년간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를 운영하여, 곧바로 초등 1,2학년에게까지 영어교육을 확대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위에서 밝혔듯이 조기 영어교육의 효과성을 밝히고, 가능성을 진단하기 위함이다. 모든 교육과정이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비로소 온전히 도입된다는 점을 미루어보아도,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 운영이 하나의 가능성 판단 과정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영어가 세계화시대를 맞은 모든 국가에서 무한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여겨지면서, 영어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무섭게 세계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은 우리와 같이 초등3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상해,북경,청도 등의 핵심도시에서는 초등 1학년부터 영어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심지어 택시 운전자에게도 일정수준의 영어회화능력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혹자는 일본의 영어교육이 공립 초등학교 50%정도만이 3학년에서 시행되고 있다고 우리의 영어교육이 너무 이른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허나, 우리가 언제까지고 교육에 있어 일본의 것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만약 우리의 국력이 그네들의 그것보다 강하다면 영어교육을 경시해도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당장이라도 영어권나라에 가보면, 우리를 한국인으로 똑바로 봐주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동양인들을 보고 일본인인지 중국인이지를 고민하는 그네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인식은 없다. 그네들에게 우리를 인식시켜주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언어에 능통하여, 우리를 알리는 길 밖에 없음을 말하고 싶다. 물론, 초등 1,2학년부터의 영어교육 실시로 인하여 우리국민의 영어 수준이 월등히 높아질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초등 1,2학년의 영어 수업은 지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영어에 좀더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하고, 원어민 교사와의 수업을 통해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을 누그러뜨리는 것에 그 목적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영어를 조금 더 친숙하게 받아들이는 것만이라도 훗날의 영어교육을 위한 초등 영어교육이 교두보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까 조심히 기대해 본다. 아직 영어교육이 확실하게 전국 초등학교 1,2학년에서 정식으로 시행되지 않고 있고,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 조차 9월에 비로소 운영되기 시작하였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도조차 꺾으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왕 시작된 것 인만큼 대책 없는 질책보다는 따뜻한 시선과 격려어린 조언으로 조금 더 내실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것이 어떨까.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로 경남에서는 3개의 학교가 선정되었다. 김해 부곡초등학교, 양산 오봉초등학교, 창원 용남초등학교이다. 3곳의 학교 중 양산 오봉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의 운영에 대해 들어보았다. Q.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가 언제부터 운영되었나요? -지난 5월에 연구학교로 선정되었고, 9월 1일부터 초등1,2학년에게도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달도 채 수업을 하지 않은 상황인 거죠. Q.어떤 방식으로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를 진행하실 예정인가? -경남 3학교의 교사들이 모여 연구하고, 의논하고 있습니다. 이런 학교와 교사간의 협의로 교재개발도 이루어졌습니다.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 운영의 목적이 초등영어교육의 효과성과 가능성을 점쳐보는 ‘연구’학교인 만큼 세 학교가 각기 다른 소목표를 가지고 각 학교가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첫 걸음마 단계라, 세 학교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Q.영어수업의 경우, 학생들 간의 수준차이가 크게 존재하는데, 어떤가요? -아직 초등1,2학년들이라 학급 내에서 큰 수준차이가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초등1,2학년의 영어교육이 기존 7차 교육과정에서의 초등3학년부터의 영어교육의 맥과 크게 다르지 않고, 다만 그 수준이 조금 낮다보니 수준차이가 날만큼은 아니라고 봅니다. Q.학생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학생들은 이제 겨우 2차시 수업밖에 받아보지 않았고, 주당 1시간 재량시간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큰 반응은 없지만, 원어민 교사가 수업에 함께 해서 그런지 신기해하고, 신나합니다. 그리고 영어수업이 활동위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활동량이 많은 초등 1,2학년 학생들은 좋아하죠. Q.처음으로 초등1,2학년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실시하는데, 이에 대해 교사들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처음으로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이 실시되고, 영어전담교사가 아닌 담임교사가 영어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노력을 많이 합니다.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 운영을 위해 방학동안 따로 연수를 받기도 했고, 지금 학기 중에도 꾸준히 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외부강사 등을 초빙하여 강의도 듣고, 원어민 교사에게 주 2시간씩 연수도 받습니다. 그리고 초등1,2학년 담임교사는 영어수업 후에, 수업에 대한 보고서를 쓰고, 매주 별도의 회의를 통해서 의견을 교환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로 선정된 양산 오봉초등학교를 방문하여 교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 시행에 대한 걱정이 너무 크지 않았나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 시행에 대한 우려를 하는 이들이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의 목적(초등영어교육의 효과성 및 가능성 가늠)을 다시 한번 상기해보고, 무조건적으로 비판하기보다 끊임없는 관심과 조언으로 성공적인 초등영어교육 연구학교가 되기를 도와주기를 바란다.
2006년 10월 13일 한겨레 신문에 발표한 “ ‘2006 논술교육현장’ 풍경 ”이란 기사에서 논술을 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다는 조사는 정봉주 열린 우리당 의원실에서 공개한 내용이다. 결과를 보면 고교생 51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다. 여기서 71.5%가 불가능이라고 대답했고, 어느 정도 가능은 26.5%에 지나지 않고, 충분히 가능하다는 1.1%에 지나지 않았다. 김흥교 열린 우리당 의원실에서 초·중·고 학생과 학부모 1670명을 전화로 설문 조사한 결과 논술은 학원에서 한다가 49.9%이고, 집에서 방문 교사에게 14.6%이고, 논술 사교육 안하다는 29.7%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는 인터넷이나 잡지를 통해 할 뿐이라고 나타나 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한다면 공교육에 있어 사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일선 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은 논술에 능력이 없거나, 교육부가 논술 교육에 대한 대비책도 없이 일부 대학에서 논술 평가로 신입생을 선발하게 한 것은 교육부가 사교육을 부채질 하고 있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공교육에 대한 허상을 풍자하는 양상이 되고 있다. 작문 교육의 어제와 오늘 작문 과목은 학생들로 하여금 글쓰기 연습을 하는 시간이다. 써 놓은 글을 보면 글의 형식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문장은 비문으로 얼룩지고, 글의 구성과 초안 작성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글은 어릴 때부터 써 보는 습관에서부터 나타난다. 옛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방학 숙제로 일기를 써 오라고 한 것은 바로 논술의 기초를 다지는 토대였다. 그것이 현재는 학생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고 아우성이라 그것도 없어지고 말았다. 심지어는 방학책 조차도 없애자고 하여 방학책이 없는 지역도 있다. 부모에게 편지를 써 보는 일도 없이 전화나 메일로 의사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편리하기는 하지만 그것에 따라 나오는 다양한 인간의 EQ는 어느 사이엔가 사라지고, 학교에서 제시한 논술 과제는 학원에서 배운 기계같은 글씨가 천편일률적이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할 지 모르는 것도 4지 선다형과 5지 선다형 중심으로 시험을 치룬 결과인지도 모른다. 알아야만 쓸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몰라도 알아도 답을 쓸 수 있는 한국 교육의 현주소를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대학입학시험에서 소위 명문대라고 하는 곳에서만 논술 과목을 도입하고 있어 일선학교에서는 논술 지도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큰 학교에서는 진학반이 학생의 수준에 따라 만들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학교에서는 소수의 학생을 위해 논술을 지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고, 또 이들을 지도할 뚜렷한 명분이 다른 학생들에게는 차별 대우로 비춰질 수 있어 학내 갈등조차 유발하곤 한다. 2009학년도부터 논술이 대학마다 도입되고 있어 논술에 대한 사교육 붐이 물결처럼 일어날 전망이다. 명문대를 가야 하기보다는 이제는 필수로 등장하게 되는 2009학년도 수험생을 둔 학부모는 학원으로, 개인 과외로 자녀 교육에 관심을 쏟을 것이 당연지사가 될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일선 학교에서는 논술을 지도할 교사들이 뚜렷하게 나타나 있는 것도 아니다. 통합논술의 경우는 특히 더하다. 하지만 통합 논술 과목은 나누어서 지도할 수 있기에 오히려 일선 학교에서는 편한 느낌이다. 논술을 고등학교에서 지도할 능력 있는 교사가 없다고 한 의도는 어떤 의도에서 조사되었는지 의심스럽다. 논술은 소위 서울 명문대에 나오는 문제를 추리해 내어 가르쳐야 하는 그런 논술을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배우는 것도 아니다. 다만 대학에서 요구하는 답을 쓸 정도의 기초적인 글쓰기를 다지게 되면 논술이란 학생의 추리력과 판단력에 의해서 글을 작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학부모들의 의사에서, 학생들의 의사에서 나타났다고 하는 “학교에서 논술을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은 학교 교사의 능력을 과소평가한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 논술 교사 따로 없다 논술은 누구나 할 수 있어야 한다. 말 그대로 글을 쓰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어 교사는 글을 잘 쓰고 예체능 교사는 글을 못 쓰는 것이라고 하는 발상은 잘못된 것이다. 통합논술이 나온 것도 인문사회계열에만 해당하는 글이 논술이 아니고, 자연이공계열에 해당하는 것도 논술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과목에 상관없이 논술을 가르쳐야 하고 논술을 가르치는 교사도 정해져 있어야 하는 생각은 바뀌어져야 한다.
교육부에서 교원평가 공청회를 통해 2008년도부터 교원평가를 전면 시행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미 수차례 제기 되었던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지만 교원평가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가 끝나기 전에 밀어 붙인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이번의 발표가 원래 안에서는 다소 후퇴한 느낌이 없지 않으나 일단 시작해 놓고 보자는 심산이 아닌가 싶다. 2008학년도에 실시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입법화가 되어야 한다. 최소한 2007년내에 그것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모든 것은 늦어도 2007년도 상반기에는 마무리 되어야 한다. 실제로 교육부는 올해 12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하고 내년 2월 임시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세부적인 시행방법은 나중에 결정된다고 해도 입법화가 이루어지면 그것에 맞추어야 할 것인데도 그렇게 빨리 입법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년도에 시범학교 수를 500곳 더 지정해서 운영한다고 하는데, 그 운영결과는 입법화는 물론 세부 시행방법에 별다른 영향을 주기 어렵다. 이미 방향을 정해놓고 시범운영을 더 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본다. 결국은 금년에 시범운영한 결과가 절대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2008년도 부터 전면시행에 들어가기 위한 입법화는 졸속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떤 정책을 추진하려고 하면 그 정책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렇게 충분히 검증이 되었더라도 막상 시행하고 나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교원평가제 도입을 충분한 검토 없이 급히 서두르는 것은 또다른 졸속을 만들어내는 결과가 될 것이다. 평가자체보다는 이러한 점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더 반대를 하는 것이다.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진 다음에 실시해도 결코 늦지 않다는 것을 왜 인정하지 않는지 알수 없는 대목이다. 이번의 평가안 발표에도 문제가 많다. 평가안의 각론에 들어가면, 이런 내용이 있다. 초등학교 교사는 수업평가를 받는다. 중고교는 담임만 학급경영만족도를 평가받으며 비담임 교사는 수업만족도를 평가받는다는 것인데, 중,고등학교의 현실을 보자. 현재도 담임을 기피하는 현상이 뚜렷한데, 담임교사의 경우는 3년 주기로 수업만족도 평가와 학급경영만족도를 동시에 받기 때문에 평가가 있는 해에는 담임을 기피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다. 비담임 교사와도 형평에 어긋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담임교사에 대한 특별한 우대책이 없는 현실로 볼 때 이것은 확실히 잘못된 방향이다. 평가를 위한 전담 부서를 두는 것도 문제이다. 교원평가를 한다고 해서 학교에서 해야 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인원변동없이 업무만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고 전담부서를 두면 해결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단위학교 조직의 인원은 그대로 인데, 부서를 하나 늘리게 되면 결국은 그동안 기존부서에서 맡아 왔던 업무를 나머지 부서에서 더 떠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신설되는 부서에 인원이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전담부서를 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와같이 교원평가의 각론은 더욱더 문제를 키우고 있다. 이런 것들에 대한 대안을 내놓아야 함은 물론, 그 대안을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 대안의 검증없이 그래도 추진한다면 결국은 교사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졸속'이 되고 말 것이다. 또 한가지 실망스러운 것은 예산을 투입하여 학교여건이나 근무여건을 개선시킨다는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현재와 똑같은 시스템으로 교원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어떻게 줄것은 주지도 않고 받을 것만 받겠다는 심산인지 이해할 수 없다. 최소한의 여건개선이 필요하다. 결국 교원평가제 도입에 있어서 졸속은 절대 안된다. 즉 좀더 시범운영기간을 연장함은 물론 입법화도 연장하여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교원평가방법의 각론도 학교현실에 맞게 만들어져야 한다. 여기에 교육예산을 적극적으로 확보하여 학교여건개선을 이루고 난 다음에 교원평가제를 논의해야 할 것이다.
지난 9월 13일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따른 원서 접수 결과 지원자 수(58만8890명)가 지난해(59만3806명)보다 많이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어쩌면 이것은 각 대학별로 수시 모집 정원이 늘어나 많은 학생들이 수시 모집에서 합격을 한 탓인지도 모른다. 수시모집 1차에 합격한 학생들은 수능 원서 접수 이전에 당락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구태여 수능원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수시모집 2차에 지원한 학생들은 합격자 발표일이 수능 응시원서 접수 마감일 뒤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만의 하나라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수능 원서를 써야만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경우,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시모집에 합격하여 올해 수능 원서를 최종 접수한 학생이 144명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이들 학생 중 약 70여명의 학생들이 수시 모집 2차에 합격하여 실질적으로 수능시험을 치르는 학생은 80여명 정도(수시 모집 2차 합격자 중 수능시험에 응시하는 학생도 있다). 이에 수능원서 접수 후 대학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아 구태여 수능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학생들한테서 수능 응시료 환불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가끔 수시 모집 2차에 합격한 학생들한테 수능 응시료 환불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답변을 주지 못하는 것을 보면, 나 또한 이 문제에서 아이들과 생각을 같이 한다는 이야기다. 더군다나 학생 개개인이 부담해야 할 수능 응시수수료(3개 영역 이하 3만7000원, 4개 영역 4만2000원, 5개 영역 4만7000원)가 터무니없이 비싸 가계에 부담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매년 비싸지는 수능 응시료에 이의를 제기하면 '응시생이 줄고 국고지원이 전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밝히는 교육과정평가원의 진술은 구차한 변명이다. 하물며 전국적으로 수능원서 접수 이후 수시모집 2차에 최종 합격하여 수능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속출한다고 할 때, 거기에 따른 응시료는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곧 학생을 상대로 장사를 하겠다는 심보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수시모집 전형에서도 1단계에 떨어진 학생들에게 전형료 몇 퍼센트를 환불해 주는 것을 고려해 볼 때, 국가가 정한 입시 전형일자에 치러진 수시모집에 합격하여 수능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명분이 있는데도 응시료를 환불해 주지 않는 처사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문득 수시모집에 합격한 어떤 아이가 우스갯소리로 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선생님, 수능 응시료 환불해주지 않으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거예요." 수능 응시료를 환불해 주지 않으려면 아예 수시모집 자체를 폐지하거나 전형일자를 수능시험 이후로 미루어야 하지 않은가. 무엇보다 국가는 전액까진 아니더라도 응시료 일부라도 환불해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런 부작용을 알면서도 정부의 밀어붙이기식의 제도에 우리 국민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11월 16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일선 고등학교 3학년 교실은 1점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 수능 준비를 마무리하는 고3 학생들의 향학열로 뜨겁기만 하다. 무엇보다 불합리한 제도에 우리 아이들이 멍들어 가지 않을까 걱정된다.
“나도 딸이 있지만 내 딸도 그럴까봐 걱정이 돼요.” “왜요. 무슨 일 있었나요?” “지난 일요일 우리 집 가게에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밥 먹으로 왔는데 어찌나 입이 걸던지 듣기가 민망했거든요.” 몸이 안 좋아 자주 가는 한의원에 치료 받으러 갔을 때 간호사가 날 보고 한 말이다. 그 간호사의 남편은 식당을 운영하는데 쉬는 날이면 남편의 가게에서 일을 도와준다고 했다. 그날 삼십여 명쯤의 여고생들이 밥을 먹으러 와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들을 주고받았는데 그 간호사에겐 무척 거북할 정도로 듣기 싫었다 한다. 요즘 아이들의 언어행태를 보면 두세 마디에 한 마디씩의 욕설 비슷한 게 들어간다. 아이들 세계에선 그저 단순한 대화의 형태이지만 나이가 좀 든 어른들의 입장에서 보면 얼굴 뜨거운 말들도 많다. 학교에서 얌전히 공부만 한 아이들도 저희들끼리 만나 대화를 하는 걸 보면 욕설이 다반사로 흘러나오는 걸 볼 수 있다. 그런 아일 보고 ‘너도 그런 욕 하니?’ 하고 물으면 옆에 있는 아이들은 무에 그리 신나는지 ‘얘, 엄청 잘해요. 안 하는 척 하는 거예요.’ 하고 일러바친다. 요즘 부모들은 자신의 아들 딸은 행동이 바르고 욕설 같은 건 안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눈앞에선 욕설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의 눈 밖에만 벗어나면 무의식적인 언어들이 튀어나온다. 언어뿐만이 아니다. 점심시간 무렵이면 교실의 복도는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다. 매점에서 과자나 아이스크림, 빵 등을 사먹고 교실에 들어오면서 훌쩍 아무데나 던져버린다. 매일 주의를 주고, 훈계를 해도 그때뿐일 때가 많다. 단속이 심하다 싶으면 눈에 잘 뜨지 않는데 쑤셔 놓기 십상이다. 창틀 귀퉁이나 텔레비전 밑 틈새에 꼬깃꼬깃 접어서 쑤셔 박아 놓기도 한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지식 교육은 물론 생활교육,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특히 자기가 먹고 남은 것들을 버리는 습관은 어릴 때부터의 습관이기 때문에 쉽게 바로잡히지 않는다. 그건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른들 또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아이들한테 무조건 뭐라고 하기도 부끄럽다.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곤 차 밖으로 공초를 휙휙 던지는 경우를 종종 목격할 것이다. 차에서뿐만 아니라 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가끔 그런 모습을 아이와 함께 가다가 보면 아이는 내게 이렇게 말한다. “아빠, 저 아저씨 쓰레기 버렸다. 그럼 나쁜 사람이지? 근데 아빠는 안 버려?” “으응. 안 안 버려….” 어물쩍 안 버린다고 말하며 넘어가지만 양심은 뜨끔하다. 나 또한 무심결에 버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눈은 무섭다. 가끔 아이에게 ‘너 이 녀석.’ 하면 아들 녀석은 ‘아빤 왜 욕해. 우리 보곤 욕 하지 말라고 하면서.’ 하고 따진다. ‘그건 욕이 아니야.’ 하는 궁색한 변명을 하기도 하지만 ‘녀석’이란 말이 아이에겐 욕으로 들리고 아빠라는 사람은 스스로의 말을 어긴 사람으로 비쳐지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아이들의 욕은 우리 어른들로부터 배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른들이 만든 영화, 드라마나 무심결에 일상에서 하는 욕들로부터 어릴 때부터 노출된 우리 아이들은 부지불식간에 욕을 체득하며 산다고 볼 수 있다. 언어는 그 사회를 반영한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이 입에 달고 다니는 비속어들과 된소리 거센소리의 언어들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거칠고 팍팍함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내 딸도 그럴까봐 걱정된다고 하는 그 간호사의 말은 우리 모두의 말이기도 하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은 비속어에 노출되어 있고 비속어를 다반사로 일상화하고 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언어가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반영한다고 보면 그냥 넘길만한 것도 아니다. 이제라도 아이들의 언어교육에 우리 모두가 신경을 써야 하리라 본다. 어른들의 언어교육도.
전국의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사이버 가정학습 사이트의 가입자는 급증했지만 실제로 이용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학생들에게 재택학습을 통한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이용률이 극히 저조하다면 이에대한 개선책이 당연히 필요하다 하겠다. 사이버 가정학습이 학교수업의 보충에 효과가 탁월해야 함에도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이트의 자료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학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춰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것에 기인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꿀맛닷컴'의 경우 일반 학습사이트와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에 학생들의 이용이 저조한 것이다. 이들 사이트 구축의 목적 중 하나가 바로 사교육비 경감이다. 그러나 일반학원을 더 선호하고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인식이 이용률을 떨어뜨리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입자가 급증한 것은 일선학교를 통해 학생들의 가입을 권유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운영하는 사이버 가정학습 사이트가 학생들에게 외면받으면 더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이들 사이트에 비해 학생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는 사이트들이 많다는 것은 주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바로 학교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운영하는 사이트이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학교홈페이지는 일반 사이트에 비해 용량등에서 부실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도 학생들의 이용률은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학교의 정규고사를 앞두고는 이용률이 더욱더 높아진다. 이렇듯 학생들이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사이버가정학습 사이트보다 학교 홈페이지를 선호하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해당학교 교사가 직접 강의를 하거나 자료를 제작하여 사이트에 업로드 하기 때문에 친근감과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다. 즉 일반 사이트의 강의를 접할 경우 학생들에게 생소하게 다가오고 해당학교 교사가 강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정규고사 등에서 도움을 받기 어려운데, 학교 홈페이지는 이런 문제를 쉽게 해결해 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이버 가정학습 사이트 구축은 시·도교육청에서 직접 구축할 이유가 별로 없다. 각급 학교에 예산을 지원하여 해당학교 교사들이 직접 자료를 제작하여 해당학교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실제로 우리학교의 경우 학습자료를 올리면 바로 바로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수업시간에 강의를 하는 교사와 인터넷에 올려진 자료의 강의를 한 교사가 일치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이용이 더욱더 많다.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에 학생들의 이용이 많지 않다면 각급학교별로 사이버가정학습 사이트를 활성화 하도록 하면 이용학생들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구입을 지원해주고 학교 홈페이지를 활성화시키도록 이에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현재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에 들어가는 예산을 재분배하면 될 것이다. 새로운 예산이 비교적 적게 확보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본다. 안되는 것을 억지로 되도록 하는 것 보다는 잘되고 있는 곳에 예산지원을 한다면 훨씬 더 활성화 될 것이다.
농산어촌 지역에 학생 수가 감소하여 소규모학교가 되면 폐교되기 전에 분교장으로 격하시킨다. 분교장으로 격하되면 교장, 교감, 행정직원이 없어지게 되어 예산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분교장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받는 교육의 질은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두 학년을 한분 선생님이 가르치는 복식수업을 하는 학급이 생긴다. 가까운 본교에서 모든 업무를 관장하게 되지만 분교장의 회계업무는 분교부장교사가 관리하고 있다. 학교관리 전체는 본교의 교장 책임 하에 운영되고 있지만 두 학교를 관리하려면 관리상에 한계가 있어 분교장 부장교사에게 상당부분 위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분교부장교사는 담임을 맡으며 분교장업무까지 처리하니까 너무 바쁜 것 같다. 대부분의 분교는 복식수업을 하고 있고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랴 본교에서 요구하는 공문관련 업무에 협조하다보니 수업에 결손을 가져오는 경우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본교였던 학교시설을 1명의 조무원이 관리하자니 힘들다고 분교장 근무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세가 약한 충북에만도 28개의 분교장이 있다. 리포터가 근무하는 학교도 5학급 40명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분교장이 있다. 적어도 1주일에 한번정도는 분교장을 방문하여 교육과정 운영과 방과 후 학교 운영, 학교 시설 및 환경관리 상태 점검 등을 하고 있다. 1개의 학교를 더 관리운영 하는데 대한 부담이 크며 모든 책임은 학교장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분교장 관리운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교감도 본교업무를 관리는 데도 바쁜 것이 현실인데다 관리수당도 없는 병설유치원업무도 신경 써야 하는데다가 분교장까지 관리해야 하는데 대한 고충이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분교장은 예상되는 학생수감소로 시설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학교시설의 노후로 인하여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어울리지 않게 흉물로 변해가고 있어 안타깝다. 대부분의 분교장이 소풍이나 운동회와 같은 행사를 별도로 실시하고 있다. 동문회 같은 행사는 비교적 크게 치러진다. 분교장으로 운영하는 학교의 학부모와 동문들은 소외감은 물론 피해의식에 젖어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가끔 있다. 모든 것이 본교 위주로 이루어지고 분교는 더부살이를 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본교와 분교가 가까우면 덜한데 먼 거리에 있는 분교장은 더 소외감을 받는 것 같다. 학부모들은 분교장에서 복식수업을 받는데 대한 불만이 많다. 여건만 되면 도시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시키고 있다. 친척집에 유학을 시키거나 다른 방법으로 전학을 시켜 학생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고 소외감에서 오는 피해 의식을 가지고 있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분교의 학부모들은 폐교를 시키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분교를 운영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본교에서 분교장으로 격하시키면서 분교장에 보조 인력이 갑자기 줄어 기능직 조무원 1명만 남으니 우선 관리상에 문제가 있고 분교부장교사에게 학교관리 업무를 맡김으로써 잦은 수업결손도 문제이다. 분교장에 남아 공부하는 어린이들에게도 그들의 꿈을 키우며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교육권 보호차원의 소외지역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3학급 이상 분교장에는 교감을 배치하여 교육과정운영이나 학교관리 전반을 책임지게 하는 것이 좋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교무 보조 인력이라도 한명 배치하여야 한다. 소외지역의 분교장에서 외롭게 공부하는 어린이들의 교육이 알차게 이뤄지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분의 선생님이 출장이나 연가, 특별휴가로 출근을 못할 때는 복식수업을 하는 선생님이 다른 반 보결수업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럴 때 교감이 배치되어 있으면 보결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고 학교관리도 부장교사가 하는 것보다 더 잘될 것이라 보며 분교장의 운영과 교육의 질이 크게 향상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충북도내 학교 가운데 지난 주말과 이어진 2일, 개천절과 추석연휴 사이의 4일 등 징검다리(샌드위치 데이) 이틀을 모두 포함하여 최장 8일간 휴업하는 곳은 초등학교의 경우 39%,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18%, 8%로 집계됐다. 그 외 학교의 91%는 4일부터 학교장 재량으로 효경방학이나 명절방학 등으로 정하여 휴업에 들어간다. 한편 징검다리 4일에 휴업하는 대학이 도내 11개 중 1개 교뿐인 것으로 나타나 대체로 초등학교에 비해 중, 고, 대학으로 갈수록 연휴 기간이 짧은 추세다. 우리 학교(원봉중, 교장 홍진삼)는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당초 추석 이후에 계획되었던 중간고사를 9.30(토), 10.2(월)로 변경하여 치르고 3일부터 6일간 휴업에 들어갔다. 어제 저녁에는 여러 직업을 가진 친구들 내외가 함께하는 만남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예년보다 긴 올 추석연휴가 화제로 올랐다. 직업은 다르지만 대개가 학부모이다보니 좌중에 샌드위치 데이인 2일과 4일을 학교마다 다르게 운영하는 것을 두고 의견들이 분분했다. 거기에다 징검다리 사이에 낀 날에 휴업은커녕 이 날을 중간고사일로 정하거나 어떤 학교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시험을 치르는 학교를 두고 성토하는 목소리도 꽤나 높았다. 너무 '잔인'하지 않냐는 것. 징검다리를 묶은 연속 휴업에 찬성하는 의견은 등교하더라도 어차피 정상수업 분위기가 잡히겠냐며 차라리 방학을 줄여 이 기회에 가족과 함께 하는 체험학습이나 효경실천의 기회로 삼는 것이 교육적으로 효과적이라는 일반론을 주장한다. 반면에 반대하는 편에서는 맞벌이 부모를 가진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학생들은 그러잖아도 연휴 기간에 도서관, 박물관 등의 공공 시설도 쉬는 마당에 학교마저 문을 닫아 자칫 오락실이나 극장 등을 전전하도록 조장해 오히려 학생 지도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한편 서울지역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많은 학교에서는 연휴 일수에 관계없이 중간고사를 아예 추석명절 뒤로 잡아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러다보니 연휴 기간 중에 가족들과 어울리지도 못할 뿐더러 그렇다고 시험공부에 전념할 분위기도 못되어 이래저래 괴롭기는 마찬가지라고 푸념할 만도 하다. 논리적으로 한 마디도 틀린 말이 없다. 학교에서의 어떤 결정이든 나름대로 의도하는 바가 있을 터이지만 학교측이나 학부모, 하물며 학원들까지 휴업 기간에 얽힌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논쟁은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열띤 토론은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그러다 유럽에 유학중인 자녀를 둔 한 친구의 말을 듣고서야 찬반 양론의 대화가 대략 정리되고 마무리되었다. 여러 해 동안 교환교수로도 외국에 머물렀던 그 친구 왈, 이런 경우 유럽 등 많은 선진국에서는 철저히 학생의 교육적 입장에서 판단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올 추석과 같이 논쟁이 생길만한 때는 정부에서 학년 초에 아예 관련 지침을 못 박아 ‘시험 볼 수 없는 날'을 둔다는 것. 학생을 위하여 학교에서 이 날짜에는 절대로 시험을 볼 수 없으며, 이를 어기면 학교장에게 책임을 추궁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적어도 학사 일정을 짤 때 일부러 '샌드위치' 휴업 기간 중이나 3일이 넘는 연휴 뒤로 시험을 잡는 잔인한(?) 일은 없다는 것이다. 연휴 기간 중에 중간고사나 수능고사를 앞두고 조용히 '실력을 향상시켜라'는 '현실적' 판단도 일리가 있고, 이 기간만이라도 학생들에게 육체적, 정신적 '부담을 주지말아야 한다'는 교육선진국의 '인간적' 배려도 본받을만하다. 옳고 그름을 쉽게 판단하기 여려운 문제라고 본다. 징검다리 휴업일 운영, 긴 연휴를 낀 기간 전후의 시험일 등 학사일정 결정은 일정한 규정 내에서 학교장 재량권이 주어져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이해관계에 따라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는 늘 '작아 보이지만 학생들에게는 결코 작지 않은' 세심한 부분까지 배려해야 됨은 물론 '어느 것이 보다 교육적인가'라는 문제를 고민하는 '현명한' 교육적 판단이 아닐까 한다.
윤미는 제가 햇병아리 교사시절 어느 산골마을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담임했던 소녀입니다 . 당시 3학년이었던 윤미는 자그마한 키에 깜잡잡한 얼굴로 크고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늘 말없이 앉아서 수업을 그저 구경만 하는 편이었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였지요. 학년초 가정방문을 통해서 안 일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머니는 서울에 남의 집 살이를 떠나 있었고 아버지는 날 품팔이로 전전하는 처지여서 할머니가 윤미를 돌보고 있었습니다. 윤미는 한글 해득이 아직도 시원치 않아 읽고 쓰기가 아주 부진했고 따라서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일기쓰기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저는 교사가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일기쓰기 지도에 열을 올려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고 있었는데, 일기쓰기란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이 부담스러워 하고 더구나 매일 빼먹지 않고 쓰게 한다는 것은 오히려 일기쓰기 지도에 역효과를 나타내기에 십상이지요. 그래서 저는 아무 때고 좋으니 꼭 쓰고 싶은 일이 있을 때만 써도 좋고 정이나 쓰기 싫은 아이에게는 쓰기를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문화실조의 환경 속에서 너무도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는 그들에게 이렇다 할 글감도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 두번 씩 동화를 들려주고 느낀 점을 쓰게 한다던지 아니면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동네 어디서 던지 보고 듣고 체험하고 느낀 특별한 일이 있거나 또는 자랑할 만한 일이 있으면 그걸 써도 좋은데 다만 검사는 써온 사람에 한해서 발표를 희망할 때 앞에 나와서 낭독하도록 지도를 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차츰 급우들이 자랑삼아 발표를 하고 박수를 받는 것을 보고는 경쟁심이 유발되어 발표하는 아이가 조금씩 늘어나더군요. 그러던 어느 월요일 시업 전, 매주처럼 잠시 틈을 내어 일기를 발표하는 시간이 되어 오늘도 대여섯 아이들이 일기 발표를 하였습니다. “오늘은 우리 삼촌이 결혼식을 하였는데 읍내 예식장이 참 멋 지고 신부가 공주님 같이 예뻤다.” “오늘 우리 옆집 아저씨네 어미소가 쌍둥이 송아지를 나았는데 송아지가 참 귀엽고 신기했다.” 이런 식의 내용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어쨌던 발표하는 아이는 용기를 내어 발표하고 급우들은 늘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다섯 번째로 경덕(가명)이 차례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내 생일이어서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나 이렇게 네 식구가 읍내에 나갔다. 자장면을 맛있게 먹고 나서 아버지가 운동화랑 크레파스를 선물로 사주셨다. 최고 기분 좋은 날이다.” 바로 이때였습니다. 잠자코 듣기만 하고 있던 윤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제 일기장을 들고 교단에 올라서는 게 아닌가요. 그러더니 심호흡을 한번 하고 나서 떨리는 목소리로 그러나 또박또박 일기를 읽기 시작하였지요. “오늘 우리 엄마가 서울에서 오셨다. 나는 너무도 반가워서 엄마 품에 안겨 훌쩍훌쩍 울었다.” 저는 놀라움을 감추고 슬그머니 윤미의 등뒤로 돌아가 윤미가 들고 있는 일기장을 건너다 보았습니다. 아 놀라운 일이였습니다. 윤미의 일기장은 글씨 한 자 적히지 않은 하얀 백지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엄마는 선물을 많이도 사오셨다. 예쁜 내 원피스, 빨간구두, 동화책, 헝겊으로 만든 필통과 색연필 그리고 또..., 나는 너무 좋아 선물을 안고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하였다. 그리고 정말 그보다 더 기쁜 일은 엄마가 이제는 서울에 가지고 않고 우리 식구가 함께 살 거라고 말했다. 나는 오늘이 제일 기쁜 날이다.” 글씨가 아주 서툴러 도저히 일기를 쓸 수도 없으려니와 지금까지 일기란 걸 써 본 적이 없는 윤미의 즉흥적 일기. 그것은 일기라기 보다도 마음속에 응어리졌던 윤미의 애절한 소망이었습니다. 방과 후 조용히 부른 윤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다른 말 일체 하지 않고 일기를 어쩌면 그렇게 잘 썼느냐고 칭찬을 해 주었더니 윤미는 눈물 맺힌 얼굴을 숙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 잘못했어요. 제가 엄마 꿈을 꾼 거예요” “네 꿈은 꼭 이루어질 거야, 그리고 윤미는 진짜로 일기를 잘 쓸 수 있을거라고 선생님은 믿는다.” 그런 윤미에게 얼마후 엄마가 정말로 돌아왔으며 며칠 있다가 온 가족이 서울로 이사를 갔고 우리는 그렇게 헤어진 후 지금까지 소식도 없이 삼십여 년 세월이 흘렀지요. 윤미야! 지금쯤 윤미는 사십대의 중년 엄마가 되어 어디선가 행복하게 살고 있겠지. 참 자녀는 몇이나 두었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너의 아들 딸들은 다른 건 몰라도 일기를 아주 잘 쓰는 착하고 똑한 청소년으로 성장하고 있겠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하던가? 추석날, 가족과 함께 오대산 비로봉 산행을 마치고 귀가길에 진부초등학교 월정분교장을 잠시 들렸다. 우편물 몇 개가 중앙 현관 앞에 떨어져 있고 운동장에는 농구공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적막하기 그지 없다. 교실 창문을 보니 3개 교실에서 복식 수업이 이루어짐을 알겠다. 인근 가게 주인 말씀에 의하면 재학생이 모두 14명이라고 한다. 평상 시엔 쓸쓸하더라도 추석 때만큼은 운동장이 시끌시끌했으면 한다. 학교에는 사람 모습이 보여야 한다. 운동장에는 어린이들이 뛰어 놀아야 한다. 교육부에서는 경제 논리를 내세워 소규모 학교는 통폐합 한다고 하던데…. 지역사회의 문화센터 구실을 하는 학교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교육에 경제 논리를 잘못 적용시켜 실패한 정년단축 사례를 다시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 교육은 어디까지나 교육이다. 교육백년지대계는 아니더라도 최소 20-30년 앞을 내다 보았으면 한다. 추석에도 쓸쓸한 월정분교장 교문을 나오는 우리 가족마저도 쓸쓸한 기분이다. 다음 방문 땐, 운동장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활기차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휴대폰의 자판을 보자. 휴대 전화에서 모음은 천(ㆍ), 지(ㅡ), 인(ㅣ) 석자로 수십 가지의 모음을 다 적을 수 있고, 자음은 동일한 자판을 한 번씩 누를 때 마다 ㄱ(예삿소리), ㅋ(거센소리), ㄲ(된소리)의 순으로 바뀌게 된다. 모음은 천(ㆍ), 지(ㅡ), 인(ㅣ) 의 조합으로 나타내고 자음은 발음기관 모습을 형상해서 기본자를 만들고 다시 가획의 원리로 다양한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과학적인 문자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한글날이 돌아온다. 올해부터는 국경일로 지정이 되었다고 한다. 1443년(조선 세종25년)에 세종대왕께서는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훈민정음 28자를 창제하셨다. 그 이후 언문, 언서, 암클, 가갸글, 조선글 등의 명칭으로 불리다 근대화 과정에서 한글이라는 이름으로 통일 되었다. 한글이라는 자체의 뜻은 ‘한(韓)나라의 글’, ‘큰 글’, ‘세상에서 가장 으뜸이 되는 글’이란 뜻이다. 한글날은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의 연구, 보급을 장려하기 위하여 국경일로 정하였다. 한글날 기념식을 처음으로 거행한 것은 1926년이다. 이 해는 1446년 한글이 반포된 이후 8회갑(480돌)이 되는 해였다. 10월 9일에 공개적으로 기념식을 거행하게 된 것은 일제 강점기 이후인 1945년부터이다. 공휴일로 지정된 것도 이 무렵인데, 1991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다가오는 10월 9일은 국경일로 다시 지정된 후 처음 맞이하는 한글창제 560회 생일을 맞는 한글날이다. 오늘날 이 지구상에서는 3,000여 개의 서로 다른 언어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중 문자가 있는 언어는 겨우 100여 개 정도의 글자가 쓰이고 있지만, 이러한 여러 글자 가운데에서 한글만이 만든 때와 목적이 뚜렷하고 만든 사람이 분명한 글자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예는 매우 드문 일로써 새 글자 훈민정음은 세종대왕께서 친히 만드셨고, 이를 만든 목적이 훈민정음은 한국어와 일치하지 않는데서 오는 여러 가지 모순과 불합리를 제거하고, 우리나라 사람이 쓰고 배우기 쉽게 만들어져 모든 백성에게 문자 이용의 혜택이 고루 돌아가게 하였다는 점이다. 문자는 소리로 전해지는 말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적기 위한 기호의 체계를 뜻 한다. 문자는 크게 그 유형에 따라 회화문자(繪畵文字:pictogram:그림글자), 표의문자(表意文字:ideogram:뜻글자), 표음문자(表音文字:phonogram:소리글자) 등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회화문자는 그림으로써 언어의 내용을 뭉뚱그려 나타내는 문자를 말하고, 표의문자는 단어의 뜻을 다소 상징적인 방법의 기호로 표시한 문자를 말하며, 표음문자는 아파벳 문자와 같이 단어의 요소나 소리를 추상적인 기호로 나타내는 문자를 말한다. 이 셋은 지구상의 문자를 개괄적으로 분류한 것으로 문자의 역사상 이러한 순서대로 발달했다고 볼 수 있으며, 따라서 소리글자가 가장 발달한 단계의 문자이다. 몇 년 전 프랑스에서 세계 언어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학술회의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학자들은 참가하지 않았는데, 그 회의에서 한국어를 세계 공통어로 쓰면 좋겠다는 토론이 있었다고 한다(KBS1, 96.10.9).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작 우리 자신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1986년 5월, 서울대학 이현복 교수는 영국의 리스대학의 음성언어학과를 방문하였다. 그때 리스대학의 제푸리 샘슨(Geoffrey Sampson) 교수는 한글이 발음기관을 상형하여 글자를 만들었다는 것도 독특하지만 기본 글자에 획을 더하여 음성학적으로 동일계열의 글자를 파생해내는 방법(ㄱ-ㅋ-ㄲ)은 대단히 체계적이고 훌륭하다고 극찬하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글을 표음문자이지만 새로운 차원의 자질문자(feature system)로 분류하였다. 샘슨 교수의 이러한 분류방법은 세계최초의 일이며 한글이 세계 유일의 자질문자로서 가장 우수한 문자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마침내 지난 1997년 10월1일, 유네스코에서 우리 나라 훈민정음을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언어 연구학으로는 세계 최고인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언어학 대학에서 세계 모든 문자를 순위를 매겨(합리성, 과학성, 독창성...등의 기준으로) 진열해놓았는데 그 1위는 자랑스럽게도 한글이라고 한다. 한글은 가장 풍부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 한글 문화권에 사는 우리가 외국어를 배우기는 쉽다. 영어 발음을 90%이상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소리의 표현을 우리말은 8,800개를 낼 수 있다. 이에 비해 일본어는 300개, 중국어는 400개라고 하니 우리말의 표현력이 무려 20배가 넘는다. 세계 언어 중에 단연 독보적인 존재인 것이다.(조선일보, ‘96. 10. 7. 재미동포 박춘양의 발표기사) 외국인이 말을 할 때 흔히 제스처를 많이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언어의 표현력이 부족하여 생기는 습관이다. 우리는 말로써 충분히 표현되기 때문에 제스처를 굳이 쓸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제스처를 쓰는 것이 세련된 문화인 것처럼 인식되어 한 때는 흉내 내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고 과학적인 음소문자의 이러한 한글의 형성 원리가 이제 정보기술과 접목되어 그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어는 한자를 모방한 문자이기 때문에 한자 없이 독자적인 문자 수행이 어렵고, 또 한자는 너무나 배우기 어렵다. 중국은 한자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문맹 율이 높고 그것이 국가 경쟁력 약화를 초래한다고 하여 알파벳 화를 연구한 적이 있다고도 한다.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낼 때 한글로 5초면 되는 문장을 중국어로는 대략 40초, 일본어로는 대략 35초가 걸린다고 한다. 짧은 시간 내에 정보화 컨텐츠를 일본이나 중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축적 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한글의 탁월한 조합능력 때문이다. 한글이 부 창출의 원천이며, 국가 발전의 원동력인 셈이다. 21세기는 정보화 사회다. 즉 정확한 정보의 양과 질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한 때 미국의 클린턴 대통력이 국가적 목표로 내세웠던 것도 문맹의 퇴치이었다. 현재 읽고 쓸 줄 아는 미국인은 고작 79%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도 20세기 초 90%가 넘는 문맹률을 최근에 가까스로 50%까지 줄여왔는데도 문맹률은 아프리카와 비슷하다. 아직도 세계최고 수준의 문맹률이다. 그것도 옛 한자만을 써왔으면 50%는커녕 그 절반이나 가능할지 생각나게 한다. 그러나 한국은 쉽고 간결한 한글 덕분에 문맹률 0%라는 경이적인 기록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나라 휴대전화 보급률과 우수 IT기술의 축적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한글의 우수성과 효율성 및 독창성에 있음을 알고, 자긍심과 함께 아름다운 우리의 말과 글을 더욱 소중히 깨닫고 바르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한글 창제 560회 한글날을 맞이하여 국경일 제정을 축하하며, 사랑하는 임께 보내는 마음으로 세종대왕님께 ‘문화민족의 자랑 한글, 세계 속으로’ 문자를 삼가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