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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일본 정부가 학력저하에 제동을 걸기위해 학교 수업시간을 늘리고 '교사자격 갱신제'를 도입하며 대학 교수의 연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7일 전했다. '아베 총리' 직속 교육재생회의는 내년 1월 이러한 내용의 교육재생 대책 1차 보고서를 내놓는다. 보고서 원안에 따르면 학교 수업시간을 늘리고 초등학교 고학년의 산수.자연 등 과목은 전공교사를 배치한다. 또 아이들의 실력에 맞춰 우열반을 운영하고, '이지메'(집단괴롭힘) 가해 학생의 '출석금지'를 가능케하되 관계당국이 협의, 결정토록 했다. 문부과학성은 교사들이 10년마다 30시간의 수업을 받아야 교사자격을 갱신하는 제도를 도입한다는 복안이나 보고서는 이 정도로는 불충분하다고 보고 실력 향상을 위한 연수를 우선시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면허를 취소토록 제안했다. 또 문부과학성은 모든 대학과 전문대학 교수의 실력향상을 위한 연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교수의 해외연수와 일부 대학이 소유한 교수 교육시설의 개방 등에 재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환경자원공사는 겨울방학을 맞아 2007년 1월 15일∼26일 마포 자원순환테마전시관에서 폐품 재활용 기법 등을 배우는 초등학생 환경체험 교실인 '에코스쿨'(ecoplaza.envico.or.kr)을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재활용 애니메이션 관람과 수질 측정실험, 폐품을 활용한 공예품 만들기, 자연식물로 동물 모형을 만드는 토피어리(topiary)체험, 분리배출 등 각종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수강료와 재료비는 전액 무료다. 에코스쿨은 1일 1회(오후 1시∼4시10분)씩 운영되고 1회 교육 정원은 선착순 30명으로 제한되며 참여 희망자는 전화(02-302-0167∼8)로 신청하면 된다.
◀ 현수의 가출 ▶ A선생이 막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내와 함께 산책을 나서려는데 손에는 책가방을 들고 등에는 작은 배낭을 멘 현수가 노크도 없이 현관 안으로 들어선다. 인사도 건너뛴 채 다짜고짜 “선생님 나 가출해야겠어요.”하며 가방들을 거실바닥에 내동댕이치는 게 아닌가. “아니 가출을 하다니 너 그게 무슨 소리니?” 무엇보다 1학년 어린아이 입에서 나온 ‘가출’이란 말이 놀라웠고, 왜 그런 결심을 했는지를 도무지 알 수가 없어 우선 현수를 붙잡아 앉히고 저녁상을 다시 차려 먹이면서 자초지종을 물었다. 현수는 학교에 입학하기 전해에 어머니가 집을 나가 소식이 없었기 때문에 아버지와 단 두식구가 살고 있었다. 다행이 폐가처럼 허물어져 마당과 지붕에 잡초가 무성할망정 내 집이 있어 셋방살이는 면하고 있었지만 세간 살이 하나 제대로 갖춘 것이 없고 작동도 제대로 안되는 휴대용 가스버너와 냄비와 양재기 그리고 수저 몇 개에 넝마처럼 낡고 더러운 이부자리, 다 벗겨지고 문짝도 제대로 붙어있지 않은 장농 하나가 전부였으며 그밖에 냉난방 시설이나 취사 세탁시설 같은 것은 아예 있지도 않았는데, 설령 있다고 하여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 뻔한 것일테니, 현수 아버지는 현수에게 한번 도 밥을 지어 먹인다든지 빨래 목욕을 시켜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고물에 가까운 용달차 한대를 몰고 아침 일찍 나가면 저녁 늦게서야 들어오는 아버지가 어디 가서 무엇을 하는지, 용달차는 단지 교통수단으로만 쓰고 있는 건지 아니면 장사나 배달이라도 하는 건지 현수는 알지 못했고 묻지도 않고 있었다. 매일 아침에 현수에게 버스비도 하고 식사와 군것질을 하라고 돈 몇 푼을 주고 나가는 것이 아버지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걸로 알고 있었다. 때문에 현수는 하루에 단 한 끼 학교 급식 때라야 식사라는 걸 해보는 그런 일상생활이었으며 따라서 제시간에 등교를 해 본적이 없고 사흘이 멀다 하고 결석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A선생은 현수가 1학년에 입학할 무렵에 이곳 W학교로 부임해오면서 현수네 동네로 이사를 와서 살고 있었고 현수를 담임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엔 현수의 가정형편을 자세히 모르고 있던 터였다. 현수는 이제는 정말로 아버지가 미워서 더 이상 같이 살 수가 없고 더구나 오늘 아침엔 현수를 때리며 학교에도 못 가게 했기 때문에 가출을 결심했다고 한다. 현수의 이야기를 듣던 A선생의 아내가 하도 기가 막혀 물었다. “그래 가출을 하면 어디로 갈 생각이니?” “큰아버지 집에 갈래요. 거기가면 큰어머니가 잘해주고 형도 있고 누나도 있어요.” 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현수를 보살펴 주겠다고 데려 간적은 여러 번 있었다고 한다. 현수를 잘 돌봐주고 그 동네에 있는 S초등학교에 전학까지 시키려고 했는데 어쩐 일인지 그때마다 아버지는 현수를 억지로 도루 데려오곤 했다고 한다. A선생 내외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현수를 큰댁에 위탁하는 것이 현수로 보나 현수 아버지의 처지로 보나 여러 면에서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큰댁의 전화번호를 물었으나 기억이 안 나고 주소 역시 모르지만 찾아가는 길은 알고 있으니 선생님이 큰댁에 데려다 달라고 매달린다. 현수 아버지와 상의해보고 싶지만 지금 어디 있는지 언제 들어올른지도 모르니 내일이라도 만나 이야기하기로 하고 우선 현수를 큰댁으로 데려다 주기로 하였다. 아홉시가 가까운 봄 밤. 현수를 태운 A선생 내외의 승용차가 깜깜한 밤길 이십리 길을 이리 저리 더듬어 현수의 큰 아버지 댁을 가까스로 찾을 때는 밤 아홉시가 훨씬 넘은 시각이었는데 큰아버지는 ‘내 이럴 줄 알았다’ 면서 현수를 데려다 준 A선생내외에게 백배사죄하며 이제 현수는 자기 집에서 책임질 테니 안심하고 돌아가시라고 한다. “부끄럽습니다. 제 동생이지만 현수 애비는 너무도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이예요. 요즘에는 병적인 증상도 보이는 것 같고 도무지 제 말을 듣지 않는 군요. 현수를 여기서 보살피려 해도 금방 데려가 버리곤 했지요. 이번엔 제가 현수애비를 단단히 타이르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현수의 위탁 보육문제가 일단 해결 되었다고 한숨을 돌리며 A선생내외는 집으로 돌아왔다. 이튿날 출근한 A선생이 현수 담임 여교사 L선생을 만나 어젯밤 일을 큰 공이나 세운 듯이 이야기했더니 "담임도 아니면서 선생님 정말 수고 많이 하셨군요. 그런데 그게 헛수고가 되고 말았으니 어떡하면 좋아요." “네? 헛수고가 되다니요?” “현수 아버지가 오늘 아침에 현수를 다시 데려왔어요.” 다음날부터 A선생의 부인이 옷소매를 걷고 나섰다. 현수를 저대로 내버려두고 보고만 있을 순 없다고 하면서 당분간 현수를 맡아 엄마 노릇을 하기로 하였다. 현수를 하교와 동시에 A선생 집으로 데려다가 우선 목욕부터 말끔히 시키고 새 옷을 갈아입히고 식사를 제때 제대로 차려주고 숙제지도를, 아니 숙제는 둘째 문제이고 한글 깨치기와 기본 셈 부터 본격적으로 지도하기 시작하였는데 정해진 시간외에는 TV까지 과감히 꺼버림으로서 주의집중을 유도하기도 하였다. 한편으로는 역시 학부모인 동네 미장원 아줌마에게 부탁하여 현수의 이발을 정기적으로 해주도록 하였고 현수가 자주 가는 PC게임방에도 찾아가 현수가 학교를 거르고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드는 걸 막아달라고 당부하는 등 현수가 안정된 환경 속에서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의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제 멋대로 생활하던 현수에게 매일 목욕을 시키는 일, 제시간에 식사하는 일, 한번 빠지면 헤어 날 줄 모르는 TV시청을 통제하는 일, 식구끼리도 예의를 지키고 대화를 회피하지 않기 등 새로운 규칙생활에 처음에는 도무지 적응하려 하지 않던 현수도 점차 태도의 변화를 보이며 다른 사람은 몰라도 A선생 부인의 말이라면 ‘네 알았어요 사모님’ 하면서 고분 고분 믿고 따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모님’ 의 헌신적인 봉사도 현수 아버지에게는 오히려 반감을 일으킬 징조가 보이자 현수 아버지가 집에 돌아와 있는 시간에는 어김없이 현수를 집으로 보내주어 그가 화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현수를 그렇게 보살핀지 한달 쯤 지났을까, 드디어 현수 아버지가 현수를 A선생 집에 보내기를 거부한 것이다. 자기도 일을 나가지 않은 채 현수 붙잡아 놓고 학교도 보내지 않으며 밥도 제대로 먹이지 않고 라면이나 과자 등으로 끼니를 잇게 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니 현수 아버지와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A선생 사모님의 현수 엄마 노릇은 잠시 중단 될 수밖에 없었다. 그해의 제헌절 날은 며칠 전부터 시작된 장마가 최고조에 달하여 집중호우로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홍수 피해가 연일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이 고장에도 아침부터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일직 근무를 하던 A선생이 무심코 창밖을 내다보다가 머리를 갸웃거린다. 백오십 미터쯤 떨어진 큰길에서 버스를 내려 학교로 진입하는 길을 향하여 우산도 없이 폭우를 맞으며 터벅터벅 걸어오는 아이가 아무리 보아도 현수가 틀림없는 게 아닌가. 우산을 들고 황급히 뛰어나간 A선생이 “너 현수 아니냐? 오늘은 쉬는 날인데 학교엔 왜 오는 거야. 이비를 다 맞고” “네? 오늘 학교에 안 오는 날인가요?” 요 며칠 새 결석을 했으니 제헌절이 뭔지도 모르는 현수로서는 당연한 등교였다. 아버지 때문에 못나오던 학교를 마침 아버지가 외출한 틈을 타서 제 깐엔 큰 용기를 내어 등교한 것이다. ◀주인 없는 돈다발▶ 그럭저럭 2학년이 된 현수. 여름방학이 가까워 올 무렵 현수는 상상치도 못할 사고를 저지르고 말았다. 어디서 난 돈인지 만원권 지폐 한 다발을 들고 다니며 상급생 동급생을 막론하고 자기와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는 아이들에게 인심 좋게 나누어주고 그것도 모자라 과자 사탕 장난감 등을 사서 나누어주는 선심 베풀기 대작전을 벌인 것이다. 제일 먼저 이 사실을 알게 된 A선생은 담임 L선생과 함께 진상조사에 나서는 한편, 현수가 뿌린 백만원으로 추정되는 현금을 회수하는 일을 서둘렀다. 일부는 현수의 가방 속에 남아있었고. “현수야. 절대로 야단치지 않을 테니 그 돈 어디서 난건지 그것만 말해봐.” “돈이요? 우리 아버지가 준 돈 이예요.” “아버지가 그 많은 돈이 어디 있으며 그렇게 많이 너를 줄 리가 있니? 바른대로 말을 해라.” 현수는 막무가내 처음과 같은 대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현수가 말썽쟁이 이기는 해도 도벽은 보인 적이 없다는 걸 잘 아는 담임 L선생과 A선생은 “그래도 혹시 모르니 현수 친구들 중 부모님이 장사를 하거나 해서 돈을 많이 취급하는 집에 연락해서 잃어버린 돈이 없는지 알아봅시다.” 그러나 구멍가게를 하는 섭이네 집, 주유소를 하는 현이네 집, 식당을 하는 근이네 집 등 모두 알아보았지만 현수가 더러 들린 적은 있지만 도둑맞은 돈은 없다는 것이었다. 또 현수가 가끔 나가는 C교회에 주일날엔 헌금한 돈이 아주 많은 데 교회 사람들은 그돈을 챙기는 데에 별로 주의를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교회에도 알아보았으나 잃어버린 돈은 없다고 했다. 생각다 못한 A선생과 L선생은 교감선생님을 동행하여 현수 아버지를 찾아갔다. 돼지우리 같이 어지럽혀진 방구석에서 현수 아버지는 술에 취한건지 잠에 취한건지 몽롱한 눈빛으로 일어나 앉는다. “현수는 그 많은 돈을 아버지가 주셨다고 하는데 정말이세요?” “보시다시피 제가 이 모양 이 꼴로 사는 처지에 돈은 무?돈이 있겠습니까?” “글쎄, 그래서 더욱 이상하다는 겁니다.” “애들 공부나 잘 가르치지 뭣 땜에 남의 집에 찾아와 간섭을 하십니까? 현수가 돈을 어디서 나서 얼마를 썼건 나는 모르는 일이니 참견 말고 돌아들 가세요.” “아버지께서 준돈이 아니라면 문제가 큽니다. 그렇게 되면 남의 돈을...” “내참, 선생이란 사람들이 현수를 도둑으로 만들 참이요?” 대화를 더 이상 나눌 상황이 아님을 알고 선생님들은 돌아오고 말았으며, 다행이도 회수된 돈은 칠십여 만원임을 보아 아마도 현수가 들고 다니며 뿌렸던 돈 다발은 백만원이 아니였나 추정을 하면서 주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회수된 전액을 현수의 저금통장에 넣어두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을 지었다. 그런 저런 우여곡절이 연속되는 가운데 어느덧 해가 바뀌어 현수는 3학년이 되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초가을로 접어들면서 학교에서는 가을 운동회 연습이 한창이었다. 그 날은 모처럼 현수도 등교를 하여 운동회 연습에 참가한 걸 보면 아버지가 아마도 어디에 나가고 부재중이었나 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잠시들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현수가 어디서 났는지 커다란 로봇 장난감을 가지고 신나게 A선생과 L선생이 있는 교실로 들어오면서 “선생님! 우리 엄마가 왔어요.” 하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어쩔 줄 모른다. 정말로 현수 엄마라는 분이 교실로 들어섰다. 그 뒤에는 먼 친척 오라버니라고 소개하는 남자 한사람이 따르고 있었고. “정말로 반갑습니다. 무엇보다도 현수를 위해서 잘 돌아오셨어요. 현수야 넌 정말 좋겠다.” 어쩌면 현수와 현수 아버지보다 A선생과 L선생이 더 현수 어머니의 귀가를 환영하는 듯하였다. “그리고 A선생님 사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 대신 현수 엄마노릇을 단단히 해주셨다니...” “아 뭘요. 그저 제 아내는 늘 내 자식이나 남의 자식이 귀한 건 마찬가지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한 가지 해결을 못해드린 게 있는데, 참고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돈 다발 선심 사건내용을 대충 듣고 나자 현수 어머니는 의외로 놀라는 기색도 없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 돈은 집안에서 난걸 거예요. 현수 아빠는 전에도 제볍 큰돈을 곧잘 집안 구석 같은데다가 몰래 감춰두는 버릇이 있었거든요.” ◀어머니 선생님▶ 다음날. 현수가 어제 엄마가 사 입힌 깨끗한 옷차림에 그 커다란 장난감 로봇을 들고 늦으막히 등교했는데 웬 일지 그 표정은 시무룩하기만 하여 까닭을 물으니 “우리 엄마는 또 가버렸어요. 이번에도 재결합이 안 되는가 봐요.” 하는 게 아닌가. 어린 아이가‘재결합’운운하는 것이 어이없기도 하면서도 설마 어디 볼일로 나갔겠지 하였더니 “우리 아빠는 어제 들어오지도 않았는 걸요," "그래? 왜 그러셨을까?" "몰라요. 엄마가 미운가 봐요. 그런데 엄마는 장롱 속만 죄다 뒤져놓고 그냥 가버렸어요.”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종잡을 수 없어 A선생과 L선생은 어안이 벙벙하여 한참을 골똘히 생각에 잠기다가 급기야 동시에 두 사람이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하고 말았다. ‘현수 엄마는 아빠와 현수의 표현처럼 재결합을 위해서 온 게 아니고 뭔가를 요구하러 왔던 게 틀림없다. 같이 왔던 그 남자는 분명 동거하는 사람이고, 그런데 현수 아빠는 그날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현수의 돈다발 사건에서 힌트를 얻은 그녀는 혹시나 감추어 둔 돈다발이 또 있나 하여 장롱 속을 샅샅이 뒤졌으나 실패하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린 것’이라고... A선생 부인은 이제 현수 아버지가 뭐라고 하던 개의치 않고 현수를 다시 불러들여 전처럼 뒷바라지를 계속하였다. 현수 아버지가 찾아와서 항의 비슷하게 투덜대면 “현수 아버지. 아무리 형편이 어렵더라도 아이만큼은 돌봐야 할 것 아니예요? 현수에게는 누구보다도 엄마가 필요해요. 엄마가 돌아올 때까지 제가 잘 돌볼 테니 안심하고 하루 빨리 마음 정리하고 일이나 열심히 하세요.” 하고 냉정히 충고하니까 비실비실 물러나곤 하는 것 이였다. 담임 L선생은 멀리 외지에서 통근을 하기 때문에 하교 이후의 지도는 못할망정 현수의 학교생활에는 각별한 관심을 쏟아 온힘을 기울였고 다른 모든 교직원들도 현수를 동정하며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현수는 3학년이 되었다. 이제는 제법 말귀도 알아듣고 사람을 보면 인사도 건넨 줄 알며 지지부진한 기초학력에 다소의 진전을 보이기도 했다. 그 대신 용돈 씀씀이가 헤퍼지고 외출이 잦으며 특히 PC방 출입이 다시 시작되다보니 인근에서 배회하는 불량 선배들의 유혹에 빠질 위험이 많아져서 모든 선생님들과 사모님들은 늘 세심한 눈으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큰 탈 없이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었고 현수 아버지도 다소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는지 학교에 찾아와 그 동안 학부모 노릇 제대로 못한 점을 사과하면서 앞으로는 현수를 학교에 잘 보내겠노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 무렵 그는 제법 안정된 직장도 얻게 되어 레미컨 트럭 기사일을 하게 됐다며 아침 일찍이 출근길에 현수를 등교 시키는 성의를 보이기도 하였다. 어느 날 학교에 찾아온 현수 아버지는 현수엄마와의 재결합은 절대로 없을 것이고 오로지 현수 하나만을 잘 양육하면서 살아가겠으며 머지않아 자리가 잡히면 현수와 함께 K시로 이사를 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만하면 큰 다행이고 현수네 가족의 암담하고 절망적인 위기는 극복한 것 같아 비로소 한숨을 돌리며 학년도를 마치고 현수가 4학년에 올라가는 걸 보면서 A선생과 L선생은 S시로 전근 발령을 받고 W학교를 떠나게 되었다. 그 후로도 해마다 현수를 담임하는 선생님들이 현수를 이해하고 관심 있게 보살펴 주었을 것이고 현수 자신도 철이 들어갈 나이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거니 생각해보면서... 이제 곧 중3이 될 현수는 여전히 어머니의 사랑스런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아버지와 두식구가 살고 있는지, 아버지는 요즘 상태가 어떠하며, 현수는 혹시 나쁜 친구들 꼬임에 빠져 비뚤어진 생활을 하고 있지나 않은지... 아무튼 지금도 현수에게는 누군가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할 사람이 필요하며, 그 역할을 대신 할 사람이 그와 제일 가까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그리고 그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선생님’ 말고 누가 있을 것인가. 스승은 불우한 제자의 어버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거듭 거듭하게 된다.
며칠 전의 일이다. 어느 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장학사님, 꼭 이런 조사를 해야 하나요? 이거 애들 편 가르자는 이야기입니까? 아니면 따돌림을 하자는 것입니까?” 무슨 말인지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속으로 ‘또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구나.’ 생각하면서 내가 보낸 많은 공문들을 떠올려 보았다. 날마다 여러 건의 공문을 이첩시키고 있기 때문에 그 전부를 기억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선생님, 무슨 말씀이세요? 어떤 공문에 관한 내용인지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며칠 전에 교우관계를 조사하라는 공문을 보내지 않았나요? 그게 교육적이냐는 것입니다.” 12월 초에 우리교육청에서는 집단따돌림 및 학교폭력 없는 만들기 운동의 일환으로 교우관계 조사를 통한 문제 발견 및 지도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아, 예 선생님 생각나는군요. 그런데 교우관계 조사에 무슨 문제가 있나요?” “장학사님, 설문지 한 번 읽어 보셨나요? 설문지의 내용을 읽어보면 섬뜩해요. 그게 어디 교육적 배려가 담겨 있는 설문인가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교육적 배려가 없는 설문지라. 도대체 무슨 내용이기에 현장 선생님의 반발을 불러일으킬까 궁금했다. 허겁지겁 전자문서를 열어 그 설문지를 다시 읽었다. 설문지의 머릿글로 학생들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글이 씌어져 있었다. 밝고 명랑한 학교풍토를 만들기 위한 자료로 활용한다는 점과 설문조사 결과는 담임선생님만 참고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바로 그 문제의 설문은 다음과 같다. A. 여러분의 학교에서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인가요? 가령 생일에 초대하고 싶거나 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사람을 생각하세요. 먼저 떠오르는 순서대로 세 명까지 적을 수 있습니다. B. 여러분의 학교에서 가장 꺼려지는 친구는 누구인가요. 가령, 자리를 바꿀 경우 짝이 되지 않았으면 하거나, 여행을 할 때 따로 가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을 생각하세요. 먼저 떠오르는 순서대로 세 명까지 쓸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맑고 순수한 아이들에게 친구들을 선생님에게 고자질하게 하는 내용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래서 그 선생님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설문자체의 특수성에 비추어 본다면 보다 긍정적 측면에서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설문조사는 공개된 장소에서 특정한 정보를 얻기 위하야 실시하는 것이 아닌가. 가끔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경찰관서에서 설문조사를 하는데 그 내용은 이보다는 훨씬 직설적이고 학생들에게 친구나 선배를 경찰에 신고하도록 강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음 내용을 보자. C 1. 친구나 후배들을 때린 선배를 본 일은 있는가? (있다. 없다) 2. 주로 이런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장소는 어디인가(교실, 운동장, 화장실 등등) 3. 만약 본 일이 있다면 친구나 후배를 때린 사람의 이름을 쓰시오 A,B나 C의 설문이 거의 비슷한 구조와 내용으로 되어 있다. 어찌됐든 설문조사는 문제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여 한다. 처음에는 범위를 크게 하다가 점점 좁혀 구체적으로 답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문제는 설문조사를 주관하는 교사의 접근 태도이다. 우선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게 된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해 주어 학생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 집단따돌림 또는 학교폭력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어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예방 및 근절의 필요성을 지도하여야 한다. 그러면서 이 설문조사는 처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예방을 위한 것이므로 솔직하게 답변하게 하여야 한다. 그리고 더욱 분명하게 할 일은 기록사항은 담임만 알고 일체를 비밀로 하겠다는 약속이다. 또한 학생들도 응답내용을 공개하지 않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선생님, 옳은 지적입니다. 선생님에 따라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선생님의 교육적 소신에 따라 활용 여부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사전에 적절한 지도와 안내만 이루어진다면 문제 발견 및 예방에 도움이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만약 설문조사 전에 지도가 소홀하면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는 이 정도로 궁색한(?) 답변을 했다. 그러자 그 선생님은 의기양양한 목소리고 “그럼 안 해도 되지요?” 이렇게 되묻는 것이다. 나는 뭐라고 달리 대답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은 학급을 맡으시면 교우조사는 한 번도 안 하신가요?”하고 묻자, 그는 “나는 교우조사 r같은 것 안 해도 교우관계를 다 파악하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오전에 이런 논쟁을 하였는데, 오후에는 교우조사와 관련한 일이 실제로 터지고 말았다.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어머니라고 했다. 몹시 화가 난 말투였고 또한 울먹이고 있어서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 긴 한숨을 몰아쉬면서 우리나라 교육을 매도하고 그와 같은 지시를 내린 우리 교육당국을 원망하고 질타했다. 그 어머니가 한 말은 대충 이러하였다. 학교에서 아들이 돌아오자마자 오늘 학교에서 교우관계 설문조사를 했는데 자기반 친구들이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설문에 대하여 자기 아들의 이름을 썼다고 말하면서 놀려댔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는 이제 창피해서 학교에 못 다닌다고 하면서 전학시켜 달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지금은 자기 방에 처박혀 울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 소극적이어서 아이들과 잘 어울려 생활하지 못한 점을 늘 걱정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학교에서 그따위 설문조사로 자기 아들을 다시 따돌림 시키는 그런 엉터리 같은 설문조사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쯤 되면 학부모로서 화가 나고 분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담임선생님과 상의하셨나요?” 하고 조심스럽게 묻자, 담임선생님도 화를 내면서 이 따위 쓸데없는 일을 교육청에서 지시하여 선생님들만 골탕을 먹인다고 하면서 교육청을 비난했다고 한다. 정말 선생님을 골탕 먹이기 위해서 한 일일까? 나는 침착하게 설문조사의 취지를 이해시키려 했지만 막무가내로 교육청을 몰아세웠다. 담임선생님이 설문조사를 하면서 뭐라고 했는지를 묻자 설문지를 나눠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너희들 거기 나온 대로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을 세 명씩 써라. 오늘 중으로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야 한다.”라고 했다고 한다. 정말 이렇게 말한 담임선생님도 있을까? 학부모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설문조사를 하기 전에 충분한 지도와 안내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학생들이 설문의 응답내용을 서로 공개하면서 장난쳤을 것이다. 화가 난 그 엄마는 계속해서 나를 다그쳤다. 무엇 때문에 그와 같은 일을 지시하였으며, 왜 인터넷에 싫어하는 친구를 공개하느냐는 것이다. 정말 기가 찰 노릇이었다. 담임이 어떤 분인가 알고 싶었다. 그냥 둘러대는 것도 유분수지 상식적으로, 교육적으로 맞지 않은 이야기를 왜 했을까? 아무래도 오늘 일은 공교롭게 돌아가고 있다. 안 해도 된다고 했던 선생님이 이 대목에서 왜 떠오르는 것일까. 교육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고 적당히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이왕에 할 것이라면 좀 더 교육적인 배려를 했어야 했다. 혹시 "야, 이것 교육청에서 하라고 한다. 빨리 해서 내라.“ 정도로 가볍게 처리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지금도 그 어머니의 절규에 가까운 원망이 들리는 듯하다. 집단따돌림 및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설문조사한다면서 자기 아들을 오히려 따돌림 시키는 이 한심한 교육현장(?)을 얼마나 원망하고 있을까. 또한 귀찮은 일이라고 교육적인 배려 없이 안이하게 대응한 선생님은 도대체 어떤 분일까. 이번 일을 통하여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우리가 하는 하나하나의 일이 학생이나 학부모에게는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서 늘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늘 교육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교육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오늘 새교육(2007년 1월호)에서 읽은 한 구절이 더욱 선명하게 떠오른다. 교사의 존재를 확인하는 곳은 ”교실“이고, 교사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교육의 질“이고, 교사의 존재를 지켜주는 것은 ”전문성“이라고 한다. 과연 우리가 전문성을 가지고 학생 지도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교실 현장에서 얼마나 노력하는지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동아일보 주말 판에 실린 「교단괴담…‘학생 무섬증’」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소개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이 기사에 의하면 동아일보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교원 705명을 대상으로 교권 침해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생에게 심한 욕설을 듣거나 지나친 반항을 겪은 일이 있는 교원이 응답자의 39.4%, 직접 폭행을 당한 교원이 1.3%, 동료교원이 학생에게 폭행당하거나 욕설 듣는 것을 봤다는 교원이 62.3%에 이르렀다. 아이들이 교권을 침해하는 사례도 여러 가지 소개되었다. 잘못을 나무라면 면전에서 교사의 머리를 때리는 시늉을 하고, 뒤에서 학생들이 옷에 침을 뱉고, ‘입 닥쳐’라고 말하며 반항하고, 먼 산을 바라보며 무시하고, 소리 나지 않게 입 모양으로 욕을 한다. 교사의 임무 중 인성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런데 수업을 진행하기도 어려울 만큼 교육이 붕괴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언어폭력이 초등학교에까지 일상화 되고, 교권 침해를 당한 교사들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면 결국 우리 모두가 피해자다. 젊은 교원이 욕설을 듣거나 반항을 경험한 비율이 높았다는데, 20대 교원은 100%ㆍ30대 교원은 99.1%가 앞으로 교권이 더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한데 관심을 둬야 한다. 의욕이 넘치는 젊은 교원일수록 아이들의 잘못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 하고, 학교나 사회에서는 학생과 마찰을 일으킨 교사만 죄인 취급을 하니 당연한 결과다. 학생의 자율성이 교사의 가르치는 권리 위에 있으니 못 본 체 넘어가는 게 편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교육이 제대로 되겠는가? 누가 잘못을 저지른 아이의 인성교육을 책임지겠다고 나서겠는가? 더 이상의 교권 추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행정 당국이 나서야 한다.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 만큼이라도 정책적으로 교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 학생이든, 교원이든 잘못된 행동에는 반듯이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조성되어야 한다. 요즘 나도 교권을 지키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점심을 먹으러 가다 담임의 등 뒤에서 손가락질 하는 아이를 발견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않은가?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며 잘못을 지적했다. ‘다음에는 그러지 않겠습니다.’라고만 말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친구들이 여러 명 보고 있었는데도 잘못이 없다며 오히려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느라 일을 키우고 있는 아이가 미웠다. 평소 그 아이가 담임을 대하는 불성실한 태도를 알고 있기에 따끔하게 혼내줘야 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하며 ‘참아야 한다.’를 되뇌었다. 담임이 아닌 교사의 가르침은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작금의 현실이 참는 게, 모르는 게, 보지 않는 게 약인 세상을 만들고 있는데 어쩌란 말인가. 설문조사에 나타났듯 흥행을 앞세우는 무분별한 청소년 영화나 드라마, 학부모의 과잉보호,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교사의 권위를 무너뜨렸다. 또 ‘열린 교육’이 강조하는 자유를 아이들이나 학부모들이 방임으로 받아들이게 만든 사회의 분위기도 한몫을 했다. 이렇게 된 잘못이 ‘한 가지만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며 학교를 폄훼하던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의 잘못이냐,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학교의 책임이냐, 내 자식만 최고라고 생각하는 학부모의 잘못된 인식이냐’를 이제 따지지 말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하지 않던가. 늦었지만 '교권이 이래서는 안 된다. 이 상태에서 무엇을 제대로 하느냐. 이러다가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는 자성의 소리가 여러 곳에서 들려오니 다행이다. 누구의 잘못이냐를 따지는데 힘 빼지 말고 교육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교육이 정상화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자. 교원들을 위한 교권만 얘기하는 게 아니다. 선량한 대대수의 아이들을 지켜주기 위한 교권, 즉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 만큼이라도 교사들에게 교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수원제일중학교(www.suwonjeil.ms.kr 교장 김영호)의 특기적성교육발표회가 12월 16일(토) 09:00 학교 체육관에서 전교생 930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경기도수원교육청에서 선정한 특기적성부서인 가야금반과 힙합댄스반의 공연에 이어 개인별, 반별 장기자랑으로 노래, 댄스, 합창, 연극 등의 프로그램이 선보였는데 무용 특기자(1-4 유서영, 창작무용 '매화꽃 향기' / 3-2 임새솔. 한국무용 '태평무')가 특별출연하여 우리 전통무용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었다. 이 날 1학년 3반 학생들은 고깔과 넥타이 소품을 착용, 리코더 합주로[사진 참조], 1학년 7반 학생들은 캐롤송으로 반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어 큰 박수를 받았다. 찬조출연으로는 삼일상고 응원부가 나와 재학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김 교장은 인사말에서 "각자가 지니고 있는 다양한 재능과 소질을 찾아내어 그것을 즐길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이발표회가 자기의 개성과 끼를 발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됨과 동시에 학창시절의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에 도착한 날 밤 한밤중의 만찬과 정다운 친구와의 왕수다를 마친 후 호텔로 들어왔다. 호텔에는 침대가 두개 있었다. 안쪽에 하나 그리고 바깥쪽에 하나. 세 아줌마가 머리를 맞대고 두 침대에 세 아줌마가 어떠한 배열로 잠을 자면 좋을까를 의논하였다. 우리 셋 중에 나이가 가장 많고 몸집이 큰 쥬디가 안쪽방에서 잠을 청하고, 아줌마들인 까닭에 몸매가 날렵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날씬한 매리앤과 필자가 바깥쪽 침대에서 정다운 체 (*^^*) 함께 자기로 하였다. 이튿날 아침에 근처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 가서 조선시대의 왕실 역사와 문화를 감상하였다. 황실에서 쓰던 인장들, 의상과 악세사리들, 각종 서신들을 통해 당시의 사회상과 가치관, 기호를 알 수 있었다. 쥬디와 필자는 고미술품과 귀금속, 서신 속에 들어있는 그림의 상징, 인장의 역할 등에 관심이 많아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매리앤은 컴퓨터 전문가이며 회계학 분야 전공자이라서인지 인문학적 관심은 크게 없다고 하였다. 고궁박물관을 나와 근처의 은행에 가서 환전을 하였다. 비교적 영어로 진행이 잘되어서 필자는 두 사람이 은행원과 일을 보도록 두고 뒤편 의자에 앉아서 필자가 미국에서 통장을 개설하고 여행자 수표를 통장에 맡기던 일을 회상하였다. 한국의 이 은행은 한적하고 직원이 적은 세인트루이스의 은행보다 크고 직원도 많으며 버글버글하였다, 사람 냄새가 더 많이 배어있다. 미국은 신용카드 사용과 수표사용, 인터넷을 활용한 은행업무가 꽤 발달한 탓인지 은행에서 직접 직원이 처리할 일이 적은 듯하다. 낯선 곳에 있다는 중압감과 생경한 용어들에 주눅이 들어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으면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요즈음의 한국 아이들은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영어마을에 가서 부닥쳐가며 현장 영어를 배운다고 하니 영어라는 언어뿐 아니라 이국의 은행 분위기와 전문 용어에 익숙해질 것이다. 필자는 1000$이 잘못 계산되었다고 전화를 하고 찾아가서 담당자를 만나고 확인을 요청했던 일이 있었다. 필자의 착각으로 밝혀졌지만 그 과정에서 외국인을 위한 통역시스템 등과 마주할 수 있었다. 이웃의 도움도 받았다. 통역하는 과정에서 통역자가 영어를 얼마나 잘하고 전달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역할 즉 도움을 요청하는 이의 문제를 해결하려 돕는 것이 본분임을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인성이 고와야 한다는 것인데 딱딱거리는 말투에 화가 나서 차라리 본인 스스로가 글로 써서 보내겠다고 생각하고 이메일을 보냈더니 회신이 왔다. 은행업무에 이상은 없다고 확인해주는 답신이었다. 필자의 잘못임에도 당시에는 알지 못하였으므로 몇 번을 찾아가서 어눌한 영어로 은행 직원들과 다투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미안한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베트남인이나 중국인, 동남아인이나 인도인 등 외국인들이 와서 앞뒤 틀리는 말로 자기 주장을 계속 펴면 직원들은 어떻게 대할까? 어찌되었든 필자는 잘못을 알고난후 한국 인형을 들고 가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였다. 그리고 한인회에 혹시 이러한 어려움이 있는 재미교포나 연수자, 방문자를 도와주는 제도가 있는가? 하고 생각을 하였다. 영어권에 파견되는 사람들을 위한 영어학습에는 은행을 이용하는 데에 있어서 자주 발생하는 사고의 유형과 해결하는 과정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곳, 질문하여야 할 사항과 준비하고 꼭 챙겨야 할 것 등에 대한 훈련과정도 있으면 현실에서 맞부닥칠 때 실제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외국인들이 은행업무를 보는 데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사례를 듣고 해결해주려는 진지한 자세가 중요하지 딱딱거리며 몇 마디 해놓고 일을 했다고 하면 분노만 더 살 것이다. 필자의 경우 몹시 화가 났었다. 육두문자가 입언저리에서 맴돌았었다. ‘당신이 무엇 때문에 돈을 받습니까?’ 한국에서 살고 있는 재한 필리핀회, 혹은 베트남인회 등 소속인들 중 인성검사를 하고, 선발을 하여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강도 높게 한 후에 필요한 도움을 주면 ‘살기좋은 한국, 가고 싶은 한국’ 등 한국의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국인과 결혼을 한 친절하고도 교육받은 아줌마들이나 2세들은 어떨까? 재외 은행들도 현지의 교포나 현지인을 잘 교육하면 은행자체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친절하게 해줘서 싫다는 사람은 없다. 오후에 일이 있어 4H 본부를 방문하였다. 비가 주룩주룩 오는데 택시에 네 사람의 아줌마가 꾸깃꾸깃 포개어 들어앉아 열심히 왕수다를 떨며 짧지 않은 거리를 차를 타고 갔다. 우리 일행이 아닌 미국 사람이 한 사람 합류하였다. 필자는 친한 사람과 격의 없이 수다 떠는 것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필자의 미국 친구들이 필자처럼 수다를 좋아하면서도 타인의 감정을 고려하여 좋은 말투와 말씨를 유지하며, 같은 기호를 가진 내용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참 다행으로 여긴다. 그렇지 않다면 친구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조그만 일에도 어깨에 힘을 주며 으르는 사람들을 보면 필자는 당장 달려가서 ‘머리털을 몽땅~~~’ 하는 험한 생각이 든다. 호텔로 돌아올 때에는 전철을 이용하였다. 호텔에서 거리가 제법 멀고, 교통이 혼잡하며, 해당 전철역에서 호텔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며, 한국의 전철문화도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였다. 각자 900원을 준비하여 매표소에 줄을 서서 표를 샀다. 전철에서 장애인 학교에 다니는 남녀중학생들과 마주하고 앉았다. 여학생들은 수줍어하며 외면하고 앉아있는데 남학생 한 녀석이 ‘Hello~'하고 입을 비뚜르하게 움직이며 말했다. 쥬디와 매리앤이 열심히 ’Hi~. Nice to meet you'하고 받아주자 고개를 떨구고 있던 여학생들도 배시시 웃으며 입을 오물거렸다. ‘Where did you come from?' 매리앤이 미국에서부터 열심히 연습한 한국말로 ’나는~ 매리앤 입니다. 미국에서 왔~쎄요‘하고 답하자 까르르 웃고 야단이었다. 종착역에서 내리면서 아이들은 예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저녁 7시에 ‘난타’ 공연을 관람하기로 약속을 하였는데 전철을 타고 호텔까지 오는 동안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 옷을 갈아입고 밥도 못먹고 급히 택시를 잡아타고 난타 전용극장으로 날아갔다. 빵과 우유를 사들고 극장 안으로 들어가서 지정된 좌석에 앉았는데 좌석이 좋은 곳이라 입장권이 꽤 비쌌다. 10% 할인권을 호텔에서 받았는데 객실에 두고 와서 이용을 하지 못해 속이 무척 아팠으나 매리앤과 쥬디에겐 내색하지 않았다. 머릿속으로 계속 ‘아~~얼마나 손해인가’를 헤아리다가 극이 시작되어 잡념을 털어버리기로 하였다.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고, 관객과 더불어 하는 행사도 있고 배우 모두 어찌나 열심하던지 쥬디는 배우들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리앤은 관객 중 뽑혀서 무대까지 올라가서 만두를 빚었으므로 입이 귀밑까지 올라붙었다. 서구사람 한 쌍, 일본사람 한 쌍이 선발되었는데 공연을 보는 일본 관광객들이 매우 많았다. 한국 사람들도 일본에 관광을 많이 간다고 하던데 이웃 간에 서로 볼거리를 많이 개발하여 손익계산을 하는 중에라도 조금씩 양측 간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온통 벌거벗고 씨름하는 스모를 이해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스모를 대하는 일본인들의 마음을 분석하면 그나마 한 조각 걸친 천마저 걷어낸다고 해도 이해가 가능할지 모른다. 어찌되었든 그러한 운동은 그 환경과 문화, 의식과 역사에서 나왔을테니까. 옛적 그리이스인들도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경기에 방해가 되므로 옷을 걸치지 않았다고 들었다. 남성들만 운동경기를 할 수 있고 여성들은 철저히 출입이 통제되었다. 일본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우리의 태도와 스포츠, 행사는 어떤 것이 있을까? 나오는 길에 배우들에게 싸인을 받으러 갔다가 우리들은 ‘아이가 아니라고’ 배우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방해를 받았다. 할머니들은 배우 싸인을 받으면 안되는 것일까? 근처에 뒹구는 색색의 공들이나 두 세개 더 주워가지고 왔다. 공연 중 배우들이 던진 것이다. 수집하기를 좋아하는 쥬디는 딸 죠디에게 준다고 꼭꼭 챙겼다. 호텔로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햇반, 김치 작은 것, 동그랑땡 갈비, 우동을 샀다. 편의점 근처 전화부스에서 매리앤이 미국의 아버님에게 전화를 걸자 토네이도가 와서 아버님댁 정원의 나무가 파손되고 정전이 되어 오빠댁으로 가셨다고 하였다. 매리앤의 집도 일부 파손되었단다. 쥬디는 딸 죠디가 걱정되어 계속 전화를 하였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호텔로 와서 이메일을 보냈더니 죠디도 다른 곳으로 가서 안전하다는 답변이 왔다. 마음이 편해진 쥬디는 ‘죠디의 장례식을 준비하며 아이없이 어찌 살아야 하나’하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수시로 집에 전화를 하는 필자 역시 평안하기 그지없는 집안 사람들의 엄마가 있으나 없으나 모두 다 같다는 투의 심드렁한 목소리에 다소 실망하면서도 별일없는 일상에 감사하였다. 집은 조금 상했다지만 다친 사람도 없고 하여 마음이 편해진 세 아줌마는 거실에 앉아 내일의 일정을 의논하다 각자 정해진 잠자리로 가서 더러는 코를 골며 잠을 잤다.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 자주 집 근처에 있는 시립 도서관을 이용한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공기도 좋고 산책하기도 좋아 자주 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신간에서부터 고전에 이르기까지 볼만한 책들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먼 거리에 있는 대학 도서관에 가기 보다는 인근의 시립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게 된다. 최근 TV에서도 도서관 세우기와 관련된 프로가 방영되어 좋은 호응을 얻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는 우리의 문화 수준이나 삶의 질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방학을 맞아 더 자주 도서관을 가게 되었다. 진주에 위치하고 있는 이 도서관은 제법 오래된 곳으로, 모 대기업의 창업주가 자신의 고향을 위해 기증한 도서관으로 '연암도서관'으로 부르고 있다. 학위 관련 공부 때문에 자주 도서관에 오다 보니 주변의 사람들이 제법 눈에 들어왔다. 이 도서관은 3개의 열람실을 개방하고 있는데, 한 곳은 성인들을 위한 열람실, 그리고 남녀를 구별해서 각각 열람실을 갖추고 있다. 주로 남녀를 구별해 놓은 열람실에는 중·고등학생들이 많이 이용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많은 이들이 도서관을 이용, 거의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물론 중·고등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열람실도 마찬가지였다. 공부하다 지치면 밖에 나와 컵 차기를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여러 명이 모여 수다를 떠는 아이들도 여기저기 눈에 들어왔다. '방학을 이용해 평소에 읽지 못했던 좋은 책들도 읽고, 친구들과 토론도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충분히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르자, 며칠 동안 안면을 익혀 왔던 몇몇 아이들에게 도서관에서 주로 무슨 책들을 읽고 있는지 직접 물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고, 특히 아이들의 읽기와 쓰기에 대해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지라 거기에 대한 의문점도 있었으며 시민기자라는 나름의 직업의식도 발동했던 것이다. 먼저 몇몇의 아이들과 상호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그들에게 간단히 소개를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이끌어 내고자 했다. 인터뷰에 응해 준 몇몇의 아이들은 중학교 2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주를 이루었다. 나는 중학생 여자 아이들과의 대화에서 도서관에 오는 목적을 비교적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무슨 책을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의 거의 없어요. 거의 다 영어나 수학 공부를 하거나 아님 방학 숙제를 하러 도서관에 와요." "그럼 여기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 경우는 거의 없나요?" "있죠. 학교 수행평가나 숙제를 위해 책을 빌리거나 혹은 아주 인기 있는 인터넷 소설 같은 경우는 빌려 봐요. 공짜니까…." 그리고 인문계에 다니는 남자 고등학생에게도 동일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책 같은 건 대학에 가서나 읽지. 공부하는 것도 머리 아픈데 어떻게 책까지 읽어요." "그럼, 혹시 너희들 대학 논술이나 면접 같은 것 대비해서 학교에서 유명한 고전이나 여타 베스트셀러 종류의 책들은 읽지 않니?" "면접, 논술 대비하기 위해 여유롭게 책 읽을 시간에 차라리 학원가면 정리해서 잘 가르쳐 주는데, 굳이 시간 내서 어려운 책들을 읽을 필요 있나요?" 아이들의 직설적인 표현에 더 이상 질문을 할 수 없었다. 물론 방학 중 시립 도서관에서 학교 교과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좋은 책들을 통해 내면의 성숙을 다질 수 있는 여유로운 방학조차 학교 교과 공부에 매달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내심 우리 아이들을 저렇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나를 포함한 어른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떨쳐낼 수 없었다. 이런저런 씁쓸한 생각으로 자리로 돌아와, '그렇다면 성인 열람실은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넓지 않은 열람실을 조용조용히 다니면서 책상 위에 놓인 책들을 훑어보게 되었다. '토익 서적, 공무원 시험 준비 서적, 자격증 대비 서적…' 거의가 실용 서적 대부분이었다. '대학도서관도 아닌데, 어떻게 교양서적 한권 읽는 이를 발견하기가 이렇게 힘들까'라는 생각이 자꾸만 도서관 풍경을 삭막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도서관 수를 늘리고 책 수를 늘려가는 것도 분명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말로 내면의 성숙과 정신적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좋은 책들을 많이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며칠 동안 조그마한 시립 도서관에 다니면서 내가 읽어낸 풍경은 그런 책들과의 만남 보다는 취업을 위해서 혹은 성적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책을 읽어야만 하는 그런 살벌하고 삭막한 풍경이었다.
첫째 주와 셋째 주 토요일 기술·가정 시간. 학급을 번갈아 가며 남학생들이 가사실습실에 모여 요리를 하고 있다. '에이, 점잖은 남자가 요리를 하다니'라며 처음엔 소극적이었던 남학생들이 이제는 알록달록한 무늬가 수놓인 앞치마를 두르고 재미있게 실습에 임한다. 오히려 요즘은 토요일이 기다려질 정도로 익숙해지고 즐거워졌다고 한다. "자, 양파는 껍질을 벗겨서 이 쪽에 놓고, 대파는 송송 썰어서 채반에 받쳐놓으세요." 일일이 요리과정을 지도하시는 선생님 또한 나이가 지긋한 남자 선생님이시다.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하기만 하던 이런 모습들이 요즘은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또 좋아 보이기까지 한다. 제7차 교육과정이 낳은 가장 큰 선물이다. 아이들은 이 다음에 사진 속의 앞치마를 두른 모습들을 보며 아름다웠던 학창 시절의 한 장면으로 길이 추억할 것이다.
인천축현초등학교(교장 계오남)에서는 12.15일 축제문화실에서 학생과 학부모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내 영어말하기, 동화 구연대회를 실시 성황리에 마쳤다. 축현초등학교에 따르면 축현초교는 교육인적자원부 초등영어 정책연구학교로 2005년 9월부터 1, 2학년도 주당 1시간씩 영어 수업을 하고 있는 학교로 오늘 실시된 축현 초등영어 말하기, 동화 구연대회는 다른 학교에서 실시되는 전형적인 영어 대회와는 달리 1, 2학년도 참가하여 열띤 경쟁을 벌였다. 본 대회를 참관한 차윤경(1학년 1반 김은송아동의 학부모)씨는 “축현초등학교 어린이들의 영어 실력이 이렇게 대단 한 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며 그동안 지도해 주신 선생님들께 큰 감사를 드린다며 이제는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고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또 전교 어린이들이 참관하는 가운데 실시된 본 행사는 앞으로 교내 영어축제로 발전 시켜 더욱 많은 아동들이 참가 할 수 있는 대회로 활성화시켜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에게 국제 감각을 길러주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향상 시킬 계획이다.
일전에 모 일간지에서 다음과 같은 칼럼을 보았다. "어느 교장 선생님은 '요즘 아이들은 빗자루를 거꾸로 들고 할 만큼 청소하는 법을 모른다'는 실상을 털어놓았고, 교육 당국은 '젊은 교사들도 집에서 안 해 봐서 그런지 청소를 잘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예산 지원의 불가피성을 호소했다고 한다. 실제로 대도시 상당수의 학교가 교실이나 복도 정리 등 ‘간단한 청소’는 학생들에게 시키지만 화장실과 급식시설 등 ‘궂은 청소’는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커 아줌마나 용역업체에 맡기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 소위원회에서 교육인적자원부의 ‘깨끗한 학교 만들기’ 예산이 논란이 됐다고 한다. 정부가 5876개 초중고교에 학교당 1명의 청소인력 비용을 지원해 학생들 대신 용역업체에 청소를 맡길 수 있도록 238억여 원을 지원해 달라고 해 일부 의원이 이의를 제기했다는 내용이었다. ‘청소도 교육의 일종’이라는 주장과 ‘학생들이 집에서도 청소를 안 해 봐서 청소할 줄을 모른다’는 현실론이 맞섰다는 것인데... 옛날 초등학교시절에는 주번의 권한이 대단했다. 주번에게 걸리면 꼼짝없이 기합을 받기도 했으며, 때로는 선생님에게 매를 맞기도 했다. 6학년이 되어서 주번장이라는 직책을 맡으면 그 권위는 하늘을 찌를만큼 높아졌다. 전교생들이 다 알아볼 정도였다. 매주 주훈을 발표하고 교사를 대신해서 교내 순시를 했다. 그 당시에 초등학교는 주번과 당번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주번은 중, 고등학교의 선도부역할과 같은 것이었다. 그것이 중학생이 되면서 각 학급의 주번이라는 것으로 바뀌었다. 알고보니 초등학교때의 주번역할이 아니고 그냥 학급의 뒷일을 모두 맡아서 하는 것이었다. 매일같이 주번교사가 학급의 청소상태를 점검하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끝까지 완료해야 귀가할 수 있었다. 세월이 흘러 교직에 들어섰을때도 여전히 주번은 존재했다. 매일같이 주번조회와 주번종례를 실시했던 것이 그리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는 주번교사라는 것은 사라졌지만 학급의 주번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명칭은 변하지 않았지만 실로 주번의 역할은 너무많이 변했다. 예전과는 비교하기 어렵더라도 최소한 주번교사제도가 없어지던 때(약 7-8년전)에 비해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자발적으로 책임을 완수하는 모습은 정말 찾기 어렵다. 억지로 하는척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청소가 끝날때까지 남아서 뒷정리를 하는 경우가 서서히 감소하고 있다. 청소당번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 청소를 지도할려면 정말이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시간은 시간대로 소비하고 청소는 청소대로 부실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지적된 것처럼 요즈음 학생들은 청소하는 법을 모르기도 하지만 할려는 의지가 정말 부족한 것 같다.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육부에서 궁여지책으로 청소용역을 들고나왔다는 생각이다. 현재도 많은 학교에서 화장실청소는 용역을 주고 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매주 2-3회의 청소를 용역업체에 맡기고 있다. 이런 사정때문에 학생들은 청결에 대한 의식이 점점더 부족해지는 것 같다. 또한 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반 아이들에게 물었더니, 자기방을 자기가 직접청소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특히 남학생들의 경우가 더 심했는데, '엄마가 청소해야 하니까 나가있어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잘 안되니 학교에서 잘 될리 없다. 청소하는 방법을 몰라서 시간만 보내는 것이라는 지적도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청소는 매우 훌륭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사정이 어려워도 최소한 자기교실청소는 학생들 스스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서로돕고 협동하면서 청소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학급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하기 어렵다는 것을 느낄때 스스로 청결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했기에 예전처럼 솔선하여 청소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해도 최소한의 교육적인 측면에서의 청소는 필요하다고 본다. 학교는 공동체이다. 혼자만 잘하면 되는 가정과는 다르다. 청소는 주변을 정리하고 공동체의식을 갖도록 하는 매우 좋은 수단이다. 최소한의 기본은 학교에서 갖추도록 해야 한다. 학생들이 성장하여 성인이 되었을때에 청소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것을 실천하는 것이 교육의 궁극적 목표가 될 수도 있다고 믿고 있다.
교육에 관심이 많은 나라에서는 교육 개혁을 추진하고 그 가운데 교원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원 평가제 도입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일본의 효고현 교육위원회와 코오베시 교육위원회는 금년도부터, 전 공립학교의 교직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평가 제도를 도입한다. 지금까지의 근무 평정은 3단계의 전체평가 뿐이었지만, 신제도에서는 8개 항목을 실정하여, 각각 5단계로 평가한다. 세심하고 세밀한 평가에 의해 관리직이 지도하여, 교직원의 자질향상을 꾀하는 것이 목적이다. 평가 결과는 당장은 봉급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평가하는 측도 평가를 받는 측에도, 「교사의 하는 일을 점수로는 나타내기가 어렵다」라는 것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평가제도의 대상은 공립의 초 ․ 중 ․ 고와 특수학교의 교직원이다. 교원의 평가는 10월 1일자로 각 학교의 교감과 교장이 했다. 평가하는 것은 초 ․ 중 ․ 고에서는 ① 학습지도 등 ② 학생지도 ․ 진로지도 등 ③ 학급경영 등 ④ 학교운영 ․ 교무처리 ⑤사명감 ․ 사회성 ⑥ 협조성 ․ 조정력 ⑦ 기획력 ․ 행동력 ⑧ 연구심의 8항목이다. 각 항목을 a~e의 5단계로 평가하고 나서, 종합평가의 A~E로 평정한다. 평가가 낮은 교직원에 대해서는 교장이 본인에게 평가 결과를 전한 후에 개선해 나가도록 지도한다. 평가 결과를 알고자 하는 교직원에게는 결과를 알린다. 교장에 대한 평가에는 「목표관리방식」을 도입하여 각 교장이 연초에 세운 자기목표에 의하여 교장 자신의 자기평가를 기초로 교육차장과 교육장 등이 A~E의 5단계로 종합평가한다. 종래의 근무평정제도는 1945년 이후부터 크게 변함이 없고, 항목별로가 아니고, 업무 전체를 「우량」「양호」「노력을 필요로 함」의 3단계로 평가했었다. 그러나 2002년도에 현내의 공립학교의 2개 학교에서 교내의 교원 평가가 전부 똑같이 되어있는 것이 발각되는 등, 일부에서 종래의 근무평정제도의 유명무실화가 지적되었다. 평가의 결과는 당장, 승급에는 반영하지 않는다. 현교육위원회는 지금까지「지도력 부족」이라고 판정하여 연수를 받거나, 장기간 쉰 것을 제외하고는 교직원의 승급에 차이는 두지 않았다. 신제도의 평가도 「객관적인 제도로써 의견의 일치를 얻을 때까지, 성숙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 교육위원회 교직원과는 7~8월에 공립학교의 교장과 교감을 대상으로 연수회를 개최, 제도의 취지를 설명했다. 연수회에서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실제로 평가를 하게하여, 다른 연수 참가자의 채점과 바꿔 봄으로써 학교에 따라 평가가 「엄하지 않다」,「엄하다」라는 격차가 나오지 않도록 조정도 해보았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망설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학교의 교직원 수가 초 ․ 중등학교에서는 50명, 고등학교에서 100명을 넘는 학교도 있어서, 구체적인 평가는 관리직에게 있어서는 어려운 문제이다. 어느 현립 고등학교의 교장은 「회의 등으로 학교를 비우는 일도 많고, 사실 수업참관도 면담도 거의 못하고 있다. 학생을 평가하는 것과는 달라서 시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가 많아서 정말로 머리가 아프다」라고 토로한다. 현 고교교직원조합 간부는 「관리직이 메기는 점수에만 신경을 쓰게 되어서, 학생중심으로 생각할 수 없게 되지는 않을까. 교육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점수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나 학부모와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비판하는 소리도 있다.
'2006 봉사단 발표회 및 자원봉사자의 밤'이 12월 15일(금) 18:00 수원의 마이웨딩 뷔페에서 아기자기하게 오붓이 열렸다. 경기도청소년활동지원센터(www.gysc.or.kr 센터장 최재복)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평소 봉사활동을 생활화하는 청소년, 지도자 등 80여명이 참석하였는데 우수 자원봉사자 및 지도자 시상, 감사장 수여가 있었다. 이어 각 봉사단 활동 사례발표가 있었는데 경기도청소년기자단, 무료급식 봉사단 'COACH'의 장기자랑, 대학생 청년 봉사단, 유랑단의 댄스공연 등은 송년 모임 분위기를 북돋워 주었다. 최재복 센터장은 환영사에서 "오늘, 여러분들의 희생과 봉사의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전하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센터는 청소년들의 생각과 희망을 담아 줄 수 있는 곳, 청소년들이 주인이 되는 곳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경기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는 지난 9월 경기도청소년자원봉사센터가 정부 기능 확대 개편으로 인해 명칭이 변경된 것인데, 주5일 수업제 등으로 청소년 및 가족의 여가시간 증대와 활동 참여 욕구에 적극 대응하고 새로운 청소년 활동의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대학의 2007학년도 수시 전형 조건부 합격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수능 성적 미달로 탈락했다. 서울대는 2007학년도 수시모집 선발 결과 수능시험 최저학력기준에 미달해 탈락한 학생이 지역균형 선발전형과 특기자 선발전형을 합쳐 102명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탈락한 학생은 2005학년도 181명, 2006학년도 147명, 올해 102명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으며 서울대는 탈락자 대신 차점자를 추가 합격시켜 모집 인원을 채웠다. 특기자 전형 합격자는 과학고 출신 학생이 244명, 외국어고 출신 학생이 44명이었으며 일반고교 출신 학생은 332명을 기록했다. 특기자 합격자 가운데 과학고 출신 학생의 비율이 작년에 비해 높아졌으며 일반고교 출신 학생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외국어고 출신 학생 비율은 작년과 비슷했다. 김경범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과학고 출신 학생 비율의 증가는 올해 자연대와 공대의 선발 인원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역 출신 비율이 전년 대비 0.6% 포인트 증가한 25.1%인데 반해 광역시 출신 비율은 32.3%로 작년보다 2.9% 포인트 낮아졌다. 시 단위와 군 단위 합격자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늘어난 35.4%와 7.3%를 기록했다. 합격자 배출 고교수는 665개교로 지난해 596개교에 비해 69개교가 늘어났다. 지난 3년 동안 서울대생을 배출하지 못했던 87개 고교에서 이번 수시 모집에 103명의 합격자를 냈으며 이 중 시ㆍ군 단위에서는 2개 시ㆍ6개 군에 있는 10개 고교에서 합격자가 배출됐다. 성균관대는 2007학년도 수시 일반학생 전형에 합격한 785명 가운데 29%인 229명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인문계 2개 영역 이상 2등급, 자연계 1개 영역 이상 2등급)을 만족시키지 못해 탈락했다고 이날 밝혔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작년에도 30% 정도의 합격자가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탈락해 올해와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2007학년도 수시2학기 최종합격자를 발표, 수시2-Ⅰ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약 22%(190명 내외)가 수능최저점수 미달로 탈락해 최종 합격자가 771명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수시2-Ⅰ 정원 907명에서 합격자 수를 뺀 136명에 앞으로 생길 미등록자 수를 더해 내년 초 정시 전형 정원에 더할 계획이다. 수시2학기 합격자들은 18∼19일 등록 예치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전했다. 고려대는 이날 조건부 합격자 발표 없이 수능 2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의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해 수시2학기 최종합격자 1천419명을 선발했다.
헝가리의 초.중.고교 교사 1만5천명이 15일 오전(현지시간) 정부의 처우 개선과 교육법 개정 철회를 요구하며 2시간 동안 파업을 벌였다고 MTI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정부가 최근 개정한 교육법이 교사들이 추가 수당 없이도 연장 근무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등 교사들의 전반적인 근무 여건을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며 전국 500여개 학교에서 일제히 파업을 실시했다. 이번 파업은 헝가리의 양대 교직원 노조 중 하나인 민주교사노조가 주도한 것으로, 노조 측은 정부가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경우 내년 초 대규모 전면 파업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헝가리의 일부 도시에서는 이날 오전 수백여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동시다발적으로 도로를 점거한 채 쥬르차니 페렌츠 총리를 비롯해 현재의 경제 위기와 도덕성 추락에 책임 있는 정치인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시위로 이날 아침 출근시간대 부다페스트 등 일부 대도시의 교통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어린이들에게 애국심 교육을 장려하는 내용의 일본 교육기본법 개정안이 15일 국회를 통과했다. 1947년 공포된 일본 교육기본법은 패전의 산물로 '개인의 존엄'이라는 가치를 중시한 일본 교육의 헌법으로 불려왔다. 제정된 뒤 한 차례의 개정도 없었으며 개정 시도는 '금기'의 영역에 대한 도전으로 국민들의 반감을 샀다. 하지만 '아베 정권'은 '애국심'과 '전통' 등 국가주의적 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 법의 개정을 호소했으며 정권공약으로 내걸고 집권했다. 이어 시민세력과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개정을 이뤄냈다. 개정안은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고 우리나라와 향토를 사랑하는 태도를 함양한다' '공공의 정신에 기초해 주체적인 사회의 형성에 참가하고 그 발전에 기여하는 태도를 함양한다' '교육은 부당한 지베에 굴복하지 않고 그 법률 및 다른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등 내용을 담았다. 특히 '애국심 조항'이 줄곧 논란을 빚어왔다. 시민세력들은 학생들에게 무리하게 애국심을 강조할 경우 민주의식의 함양은 뒷전으로 밀리며 결국 '국가주의 및 배타주의'를 심게될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교육은..그 법률 및 다른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는 조항의 경우 학교 현장에서 기미가요(일본 국가) 제청과 히노마루(국기) 게양시 기립을 강요하는데 악용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교육기본법 개정에 따라 학교교육법과 이에 근거한 학습지도요령에서 이를 강제하는 방향의 문구를 넣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교육기본법은 헌법이 시행된 해인 1947년 공포, 시행됐다. 침략전쟁을 일으킨 반성에서 만들어진 헌법 정신의 '평화주의'의 이념 실현을 기치로 제정, 헌법과 함께 '전후 평화주의'를 받치는 두 기둥으로 평가받았다. 총 11개조로 구성됐으며 패전 때까지 일본 교육을 지배하며 '신민(臣民)의 충효'를 국체의 정신으로 규정하며 국가.군국주의의 정신적 기반을 강화했던 메이지(明治) 일왕의 '교육칙어'(敎育勅語)를 부정하고 '개인의 존엄'이라는 민주의식을 전면 반영했다. 제정된 이래 한 차례의 개정도 없었다. 전후 보수세력들이 여러차례 법 개정을 시도했다. 하지만 전쟁의 기억을 갖고 있는 일본 국민들 다수는 이 법의 개정으로 자칫 군국주의 교육이 부활할 것을 우려 반대했었다. 아베 정권은 '강한 일본'을 겨냥한 '아름다운 국가'의 실현을 주창하며 집권하고 이를 위해서는 가정과 지역, 국가를 중시하는 '공공의식의 함양'이 요구된다며 법 개정을 주창해왔다. 개정 움직임이 여론의 지지를 받게된 것은 학력저하가 문제가 된 가운데 고이즈미(小泉) 전 정권 이후 가팔라진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보수화로 국가가 학교교육에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게됐기 때문이다. 일본 진보 언론과 시민단체들은 개정안이 그대로 가결되면 학교현장에서 '국가주의 교육'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변호사연합회도 교육내용에 권력의 개입이 강해질 수 있다며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2007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선발 결과 수능시험 최저학력기준에 미달해 탈락한 학생이 지역균형 선발전형과 특기자 선발전형을 합쳐 102명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탈락한 학생은 2005학년도 181명, 2006학년도 147명에 이어 올해 102명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으며 서울대는 탈락자 대신 차점자를 추가 합격시켜 모집 인원을 채웠다. 특기자 전형 합격자는 과학고 출신 학생이 244명, 외국어고 출신 학생이 44명이었으며 일반고교 출신 학생은 332명을 기록했다. 특기자 합격자 가운데 과학고 출신 학생의 비율이 작년에 비해 높아졌으며 일반고교 출신 학생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외국어고 출신 학생 비율은 작년과 비슷했다. 김경범 입학관리본부 연구교수는 "과학고 출신 학생 비율의 증가는 올해 자연대와 공대의 선발 인원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지역 출신 비율이 전년 대비 0.6% 포인트 증가한 25.1%인데 반해 광역시 출신 비율은 32.3%로 작년보다 2.9% 포인트 낮아졌다. 시 단위와 군 단위 합격자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늘어난 35.4%와 7.3%를 기록했다. 합격자 배출 고교수는 665개교로 지난해 596개교에 비해 69개교가 늘어났다. 지난 3년 동안 서울대생을 배출하지 못했던 87개 고교에서 이번 수시 모집에 103명의 합격자를 냈으며 이 중 시ㆍ군 단위에서는 2개 시ㆍ6개 군에 있는 10개 고교에서 합격자가 배출됐다.
아침에 등교하면 서로 목례만 하고 바로 아침독서에 들어가는 우리 반 아이들이 며칠 전부터 내게 다가와서 뭔가를 속삭이려고 했습니다. 알고 보니 '아나바다 시장'을 하는데 가져온 물건들을 자랑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선생님, 오늘 아나바다 시장 해요?" "쉿! 지금은 독서 시간이야. 독서 시간 끝나고 이야기하자." "저는 오늘 10원 짜리 동전을 많이 가져왔는데요?" "응, 잘 했어. 어서 독서를 해야지?" 바른생활 시간에 쓰레기 처리를 바르게 하는 방법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재활용 문제를 얘기하면서 '아나바다 시장'을 말해 놓고 나도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 날 우리 반 꼬마 화가인 유림이가 분홍생 골판지에 타이틀을 만들어서 가지고 왔답니다. 글씨를 파서 골판지에 붙이고 꾸며온 솜씨가 아까워서 교실 뒤쪽에 붙여 두었지요. 그랬더니 그 다음날은 선영이가 또 꾸며 놓았습니다. 내가 말을 하면 평소에는 늘 그림만 그리던 유림이 귀에 '아나바다 시장'이라는 단어가 번쩍 띄였던 겁니다. 내 말은 나중에 한 번 해보자는 것이었는데 내 말의 뒷부분만 들은 아이가 준비를 해 와서 참 기특했지요. 그래서 우리는 아나바다 시장을 열기 위해 일주일 동안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을 각자의 집에서 가져와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교육 활동은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며 가치 있어야 하며 전인적 성장을 도와야 함을 생각하며 통합 수업 형태를 생각했습니다. 교육과정을 세밀히 검토한 다음, 통합 학습지를 만들고 수업을 계획했습니다. 며칠 동안 언제 하느냐며 나를 졸라대던 아이들은 날마다 낑낑대며 뭔가를 들고 오며 좋아했습니다. 생각 끝에 바른생활의 '쓰레기를 바르게 처리 해요'와 슬기로운 생활의 '시장 놀이'와 '1학년 마무리', 수학의 몇십 더하기 몇십', 그리고 국어 공부를 통합했습니다. 가장 비싼 물건은 100원을 넘지 못하게 하고 10원 단위로 가격을 매기게 했습니다. 학습지에 판매할 물건의 이름을 적는 것은 쓰기 공부요, 팔 물건을 친구들 앞에서 광고하는 일은 말하기이며 물건 값을 합하는 일은 수학 공부가 되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은 사고 발달의 수준이 아직 미분화되어 자기 중심적 사고를 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개념이나 법칙, 이론을 형성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학생들에게는 학습 과제와 활동을 세부 영역으로 구분하여 제시하는 것보다는 통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책상을 디귿자 모양으로 배열하고 물건을 전시한 아이들의 광고가 끝나고 학습지에 가져온 물건의 이름을 적는 아이들 중에는 물건의 이름을 어떻게 쓰는 지 묻는 아이에서부터 물건을 사려고 가져온 10원 짜리 동전들 구르는 소리가 연신 들려왔습니다. 1학년 아이들 중에는 수리 개념이 발달하여 백단위 이상의 계산이 가능한 아이도 있지만,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수준은 100이하의 덧셈입니다. 그래서 모든 물건은 10원 이상으로 정하여 100원 이하로 하다보니 수학 책에 나오는 계산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었습니다. 2시간에 걸친 시장이 끝나고 학습지에 판 물건의 이름과 값, 산 물건의 이름과 값을 적어서 합계를 내며 셈을 하는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에 한참이나 웃었습니다. 10원 짜리 열개가 100원이 된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고은이는 신기한 듯 셈이 끝난 돈을 자꾸 세어 보며 좋아했습니다. 친구의 바지를 20원 주고 사서 입은 서경이, 책벌레인 아영이가 가져온 책도 10원짜리 동전에 팔려 가고 선물로 받은 인형을 내놓은 세현이 인형은 서로 사려고 해서 가위 바위 보로 팔렸습니다. 작아진 옷을 몽땅 가져온 유림이는 많이 사는 친구에게는 포장까지 해준다며 쇼핑 가방에 옷을 담아 주는 어른스런 모습에 깜짝 놀랐답니다. 동생에게 준다며 작은 구두를 사간 영찬이는 보물단지처럼 까만 구두를 가장 속에 담으며 참 좋아했습니다. 아직 새 옷인 여름 반바지를 가져온 해솔이의 옷도, 유림이의 청바지를 몇십원에 산 명범이의 즐거운 모습, 엄마의 손가방을 나리에게 판 원빈이, 온통 장난감을 들고온 민혁이 주변에 남자 아이들이 빙 둘러서서 서로 사가려고 모여들었습니다. 물건을 사고 파는 것으로 끝나면 교육 효과가 미약하니 합계를 계산해 보기, 하고 난 느낌을 발표하고 문장으로 쓰게 했더니 기대 이상의 답변들이 나와서 놀랐답니다. "친구의 예쁜 옷을 아주 싸게 사 입어서 좋아요." "좋아하는 책을 사서 참 기뻐요." "이렇게 물건을 서로 나누면 쓰레기도 줄이고 재활용하니 참 좋겠다는 것을 알았어요." "10원 짜리로 하니 수학을 더 쉽게 할 수 있어요." "다음에도 또 하면 좋겠어요." 등등 학습지마다 빼곡이 들어찬 글자와 숫자를 학부모님이 보시고 이야기를 시키면 더욱 교육적이겠지요? 거기다가 4명씩 한 모둠이니 모둠장을 중심으로 서로 묻고 답하며 계산하는 것을 도와주거나 글씨까찌 서로 가르쳐 주니 협동학습의 효과까지 얻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빨리 끝낸 모둠에게는 모둠 점수와 개인 점수를 올려주어 칭찬하고 도화지를 주어서 오늘 행사를 스케치하게 했더니 참 좋은 그림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준비해 간 나의 디지털 카메라가 처음으로 고장이 나는 바람에 사진을 한 장면도 남기지 못한 것입니다. 서로의 옷과 책, 장난감을 나누며 우정을 확인하고 재미있게 공부까지 한 오늘의 이벤트는 앞으로 갑종 수업안으로 작성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름지기 학습은 유익하고 즐거워야 함을 다시금 깨달으며 나도 참 행복했답니다. 오늘은 우리 아이들의 일기 내용이 어느 때보다 풍성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기분이 참 좋습니다. 새벽부터 예감이 좋았었는데 역시 좋은 소식이 먼 곳에서 들려왔습니다. 서울대학교 수시 최종합격자가 3명이나 되었습니다. 축제 전날에 기쁜 소식이 날라온 것입니다. 내일은 축제일이라 기쁘고, 서울대 3명의 합격소식이 있으니 기쁘고, 축제가 끝나는 다음날은 원로선생님의 따님의 결혼식이 우리학교 강당에서 우리 교장선생님의 주례로 이루어지게 되니 또한 기쁩니다. 이렇게 경사가 삼겹으로 겹치는 기쁨도 세 배가 됩니다. 내일이면 제11회 ‘백합의 향’ 축제가 실시됩니다. 그래서 학생들은 동아리별로 준비가 한창입니다. 정말 보기 좋습니다. 그들의 활동모습은 생기가 돕니다. 그들이 평소에 하고 싶은 것이라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평소에 동아리별로 갈고 닦은 재능과 숨어있는 끼를 발휘하기 위해 준비에 분주합니다. 동아리별로 홍보용 포스터를 만들어 붙입니다. 안내표지를 붙입니다. 교실을 꾸밉니다. 36개 동아리에서는 동아리 특색에 맞게 교실을 꾸밉니다. 학생들의 재치가 돋보입니다. 학생들의 재능이 돋보입니다. 학생들의 잠재력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의 숨은 실력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어떤 동아리는 조례대 앞에서 준비합니다. 어떤 동아리는 식당 앞에서 준비합니다. 어떤 동아리는 교실에서 준비합니다. 어떤 동아리는 골마루에서 준비합니다. 간부 학생들은 강당에서 마이크 상태를 점검합니다. 무대를 설치합니다. 무대공연을 위한 예행연습을 합니다. 선생님들은 동아리별 특색에 맞게 조언을 합니다. 격려를 합니다. 힘을 실어줍니다. 오늘 저녁식사시간에 더 많은 선생님께서 식사를 하십니다. 내일 하루 축제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내일 하루 축제를 위해 온갖 지혜를 짜 냅니다. 내일 하루 축제를 위해 준비는 대단합니다. 비록 짧은 하루의 축제이지만 일주일 축제 못지않게 준비를 합니다. 축제준비가 바로 교육입니다. 축제준비가 바로 축제입니다. 축제준비가 바로 삶의 준비입니다. 축제준비가 바로 모든 행사의 준비입니다. 축제준비를 잘하는 학생이 삶의 준비를 잘할 수 있습니다. 축제준비에 열심인 학생은 모든 행사의 준비에도 열성적입니다. 축제준비에 적극적인 학생이 모든 일에도 적극적입니다. 축제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 공부에도 최선을 다합니다. 축제준비에 발벗고 나서는 학생이 모든 일에도 발벗고 나섭니다. 하지만 축제준비에 마음이 들떠 정신을 못 차리는 학생도 있습니다. 박스를 구하러 간다고 밖에 나가면서 실내화를 신고 그대로 나갑니다. 축제준비를 한다고 학생의 신분을 벗어나면 안 됩니다. 축제준비를 한다고 실내화 신고 나가면 지역주민들이 무어라 하겠습니까? 축제하는 날이니까 잘하고 있다고 하겠습니까? 그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학교 이미지만 손상시킵니다. 나쁜 이미지만 심어주게 되고 맙니다. 준비 자체가 교육입니다. 그러니 준비하는 과정이 알차도록 해야 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빛나야 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성실해야 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치밀해야 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이 빈틈없어야 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준비를 소홀하게 하는 동아리는 표가 납니다. 어떤 교실에 들어가면 너무 초라함을 보게 됩니다. 어떤 교실에 들어가면 너무 지혜가 번뜩입니다. 그러니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러니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그러니 함께 동참해야 합니다. 그러니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니 함께 수고해야 합니다. 그러니 함께 고생해야 합니다. 어떤 학생은 열심히 하고 어떤 학생은 적당히 놀고 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친구로부터 눈총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 친구로부터 따돌림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 친구로부터 외면을 당하게 됩니다. 축제준비가 곧 교육입니다.
- 멜리사 뮐러와 모니카 체르닌의 산문 '피카소의 이발사' 중에서 - 피카소는 살면서 사소한 일에는 결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고 한다. 집안청소도 그 중의 하나였는데, 예를 들면 집안에 더 이상 물건을 쌓아놓을 곳이 없을 정도 지저분해지면 가차없이 이사를 했다고 한다. 65세의 피카소와 만나 10년 동안 동거를 했던 '질로'라는 여인이 있는데 피카소는 이 여인에게 자신의 인생관을 이렇게 털어놓았다고 한다. "신께서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양의 에너지를 주셨다. 난 그 에너지를 오직 그림 그리는 일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에너지를 쓸데없는 것에 허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나의 그림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희생시킬 것이며 거기에는 질로 당신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 심지어는 나 자신까지도 포함이 된다." 피카소가 왜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피카소는 그림 그리는 일 외에는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무서운 집념과 고도의 집중력이다. 어떻게 보면 냉혈한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그러나 피카소의 말대로 똑같은 에너지를 갖고 남보다 뛰어나기 위해서는 자기의 에너지를 아끼며 안광이 지배를 철할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어찌 그림뿐이겠는가. 공부, 사랑, 일, 돈벌이, 놀이 등등 집중력 없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이 세상에 단 하나도 없다. 우리도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머릿속의 잡념을 깨끗이 쓸어내고 현재 하고있는 일에만 집중하자. 그럼 분명 피카소 못지 않은 이름을 후대에 남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