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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강류교 보건교사회장(서울성수초)은 18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청소년 고도비만 조기치료 및 관리를 위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학생 건강검진은 국민건강검진으로 이관해 생애주기별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강 회장은 “이는 보건교사, 의사, 교육부, 보건복지부, 국회 등 누구도 이의가 없고 한 목소리다. 모두가 찬성하는데 여전히 국회에 머물러 있다”며 “조속히 법이 통과돼 학생들이 가족과 함께 원하는 병원에 가서 건강검진을 받고, 연령대에 필요한 검진 항목이 국가차원에서 추가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학생 개별로 의심 질환에 대한 검진 항목 추가 등이 유연하게 이뤄져야 한다. 또한 생활습관병(비만)에 대한 조기발견 조기치료를 위한 가족 단위의 건강검진 및 관리가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어린 나이부터 비만 문제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학교 안팎에서 시스템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비만 문제는 초등 저학년, 유치원 과정에서 적극적인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전했다.
대한민국의 출생률은 0.78명으로 세계 최저다. 2011년 47만 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10년 만에 26만 명으로 줄었다. 2023년 3월 기준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는 전국에 145개였다. 지난 2022년 3월에는 114곳이었던 반면, 올해는 145개로 늘었다. 전국적으로 신입생이 5명 미만인 초등학교가 856개였고, 10명 미만인 초등학교는 1587개였다. 전국 초등학교가 6163개니, 올해 초등학교 4곳 중 한 군데는 신입생이 열 명이 채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체 나누는 평균값 적용 안 돼 이뿐 아니다. 2021년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공립 초·중등학교 학생 수는 2023년 대비 2027년까지 13%인 58만여 명이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2038년 초등학생 수는 88만여 명(34%)이, 중학생 수는 86만여 명(46%)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2023년 4월 12일 브리핑에서 “미래 교육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2018년에 마련한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출생률이 줄면 학령인구도 줄고, 그만큼 교원도 적게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부에서 발표한 공립 교원 신규 채용은 2023년 기준 초등 3561명이다. 4년 후인 2027년에는 2900~2600명이 될 예정이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학생이 줄어드는 만큼 교원을 함께 줄이는 게 맞다. 하지만 학급당 학생 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과밀학급은 어디에나 있다. 이건 교원이라면 누구나 아는 현실이다. 학교에서는 교원 단위가 아닌, 학급 단위로 교육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도심 지역에서는 학생이 미어터지고, 도시 외곽으로 나가면 학생이 줄어들어 교실이 텅텅 빈다. 같은 도시라도 어느 지역은 학급당 학생 수가 많고, 어느 지역은 적다. 전체를 나누는 평균값으로는 교사와 학생 어느 쪽에도 유의미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정책을 펼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언제나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선 과밀학급이겠지만, 그래도 대다수는 줄어들잖아’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학급 개별 특성과 특수성 고려해야 앞으로 미래 교육에서는 학급의 개별적인 사정과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려면 학교에 충분한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교사가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여타의 행정적인 문제들은 과감하게 축소해야 한다. 교원 수급과 채용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틀어쥐고 있을 게 아니라 시·도교육청의 특색과 학생 수 감소 상황에 맞게 과감하게 이양해야 한다. 이는 사실 교육 자치의 문제이기도 하다. 물밀듯이 인구가 밀려드는 세종의 교원 수급과 날이 갈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전북의 교원 수급을 한꺼번에 평균값으로 셈한다면 그 계산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너무나 뻔하다.
한반도문인협회(회장 권태주 경기 반석초 교장)는 11월 25일 서울 논현동 자생한방병원 강당에서 2023년 한반도 문학상 시상식과 출판기념회를 개최하였다. 문학대상은 오필선, 한천민, 문학상은 전재복, 박명영, 김태선, 김인희가 수상하였다. 한반도문인협회 수석 부회장 신민식은 공로패를 수상하였다. 이 날 자리에는 최근 다섯 번째 시집 ‘혼자가는 먼 길’을 발간한 권태주 시인이 참석하였다.신상성 문학평론가(서울문예대학 초대 총장)는이 시집에 대해 아래와 같이 평론을 하고 있다. ‘혼자가는 먼 길’의 키워드는 ‘고향, 어머니, 바다’이다. 이 키워드를 따라가면서 좀 더 구체화해 보면 권태주의 시 사상을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첫째는 진솔하고 소박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둘째는 가장 한국적이며 토속적인 시어를 고집하고 있다. 셋째는 기독교 정신을 대들보로 시의 가슴에 깊이 끌어 안고 있다.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우주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샘물로 길어 내고 있다. 그리고 그의 시는 우선 쉽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친한 친구에게 다정하게 대하는 것처럼 따뜻하다. 권태주 시인은 가장 진솔하고 긍정적이고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다. 그는 1인 5역을 하고 있다. 첫째는 시인, 둘째는 교장, 셋째는 교회 장로, 넷째는 한반도문인협회 회장, 다섯째는 가장중요한 가장의 역할이다. 지금도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일과를 시작한다.
지난해 학교폭력을 경험했다는 초·중·고 학생 비율이 최근 10년 새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언어 폭력은 줄었지만 신체폭력은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면수업이 본격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14일 교육부는 전북을 제외한 16개 시·도교청과 함께 4월 10일부터 4주간 실시한 ‘2023년 제1차 학교폭력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부터 조사 시점까지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1.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0.2%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2013년 2.2%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학교폭력피해 응답률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학습이 늘면서 2020년 0.9%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2021년 1.1%, 2022년 1.7% 등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37.1%, 신체폭력 17.3%, 집단따돌림 15.1%, 강요 7.6%, 사이버폭력 6.9%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언어폭력은 4.7%p, 사이버폭력은 2.7%p 감소했지만 신체폭력은 2.7%P 증가한 수치다. 학교급별 피해응답률은 초등학생이 3.9%로 가장 높았으며, 중학생 1.3%, 고등학생 0.4% 순이었다. 가해응답률은 1.0%로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 발표보다 0.4%p 증가했다. 가해 이유로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가 없어서’가 34.8%로 가장 많았다. 또 피해를 당한 학생 중 7.6%는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미신고 이유로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28.7%),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21.4%) 등으로 응답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총은 같은 날 논평을 내고 “학교와 교원이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학교폭력 피해를 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맞춤형 대책 마련과 예방 교육 강화를 주문했다. 교총은 “물리적 폭력은 피해 학생에게 되돌릴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긴다는 점에서 그동안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에 대한 경각심은 높인 반면 신체폭력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응이 약화된 것은 아닌지 재점검이 필요하다”며 “학교는 물론 가정 내 예방교육과 연계교육 강화를 위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 7일 발표된 학폭전담조사관제의 역할에 기대하며 교원이 예방교육과 학생 관계회복 등 교육적, 예방적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와 여건 조성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성국 교총 회장은 “학교폭력은 타인에 대한 존중 부족과 낮은 자존감, 가정환경, 폭력적 미디어 노출, 과열 입시 등 복합적 원인의 총체적 결과로 봐야 한다”며 “학교와 교원의 노력만으로 예방과 근절에 한계가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학부모, 사회 모두의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알지오매스키즈(AlgeoMath Kids)’를 15일 처음공개하고 내년 3월 13일까지 시범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정식 운영은 ‘세계 수학의 날’(매년 3월 14일)에 맞춰 시작할 예정이다. 알지오매스키즈는 지난 2017년 중·고교생용으로 개발된 ‘알지오매스’의 초등학생용 버전이다. 알지오매스 공개 이후 초등 교육과정까지 확대해달라는 학교 현장의견을 수렴한 교육부와 창의재단은 ‘알지오매스키즈’를 공동으로 개발했다. 알지오매스는 대수(Algebra), 기하(Geometry), 수학(Mathematics)의 앞 글자를 따온 것이다. 이름대로대수 및 기하 등 수학 학습용 디지털 공학 도구로 활용되면서중·고교생생의 학습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2년 한 해에만 약 93만 명이 사용했다. 알지오매스키즈는 초등 교육과정을 고려한 작도 기능, 수학 교구의 실제 조작 방식을 직관적으로 구현했다. 3차원 평면에서 쌓기나무를 쌓고 이를 움직이면서 관찰할 수 있는 점, 정다면체 전개도를 펼치거나 접으면서 탐구해 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다양한 교구와 공학 도구 등을 활용해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들거나 채울 수 있다. 교육부와 창의재단은 교사들에게 사용 안내서 보급 및 사용 설명회를 오는 18일 개최해 현장 교사들이 알지오매스키즈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어서와, 알지오매스키즈는 처음이지’ 행사를 통해 전국 초등학교 학생과 교사에게 시범운영을 알리고 사용자 의견을 수렴해 최적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자세한 홍보 행사 일정은 알지오매스키즈 홈페이지(https://www.algeomath.kr/kids)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알지오매스키즈는 지능정보화 사회를 살아갈 모든 학생들이 수학을 재미있게 배우고 수학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높혀 미래 인재로 커가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의성군 비안초(교장 이임남)가 교육부 공모전을 통해 2023학년도 ‘농어촌 참 좋은 학교’로 선정되었다. ‘농어촌 참 좋은 학교’는 2020학년도부터 시작된 지역별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농어촌 소규모 학교를 선정하는 공모전으로 매년 전국의 농어촌 초·중·고등학교 중 15개 내외 학교를 선정한다. 올해는 비안초를 포함하여 전국의 초등학교 10개교, 중학교 2개교, 고등학교 2개교 등 14개교가 선정되었고, 경북교육청에서는 비안초 외에도 청송 파천초, 상주 화북초가 선정되었다. 비안초는 ‘지방 소멸 위기 극복의 주인공, 비안(BIA-N)초’라는 주제로 공모를 신청하였다.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노력하여 폐교 위기의 학교를 6학급 적정 규모 학교로 성장시킨 스토리가 녹여져 있어 교육 가족 간의 관계 문제가 심각한 최근 학교 현장에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 있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어 보인다. 경북형 공동 교육과정, 특색있는 교육과정 및 학생 활동 중심 수업, 다양한 방과후 교육 활동, 교육 가족 간의 따뜻한 관계, 지역사회와의 연계 등 비안초등학교만의 장점이 드러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해당 내용에 대한 영상자료는 유튜브(https://m.youtube.com/watch?v=IQHU00K-kgg)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안초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작은 학교의 장점을 극대화해 ‘작지만 강한 학교’를 육성하였고, 이번 ‘농어촌 참 좋은 학교’ 선정 외에도 경상북도교육청이 매년 도내 초·중학교 중 5개 학교만을 선정하는 ‘꿈 키움 작은 학교’ 또한 2023학년도에 인증을 받았다. 의성군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대부분 학교의 학생 수가 줄고 있어 문제가 되는 반면, 비안초는 폐교 위기 이후로 최근 6년 이상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향후 몇 년간은 꾸준히 더 증가할 예정이다. 불과 6~7년 전 폐교 위기를 겪었음에도 현재 전교생이 43명(병설유치원 원아 포함)이고, 내년에는 전교생이 50명에 가까워질 예정이다. 특색있는 학교 교육과정, 열정적인 학부모,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사회가 하나 되어 따뜻한 교육공동체를 이루어 함께여서 더 따뜻한 학교를 만들어온 노력이 결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9일경기 수원상촌초(교장 전영자)에서는 2024년 교육계획 수립에 있어 주요 쟁점 사안에 대한 교육 가족 대토론회를 개최하였다. 학기말 각 학교에서는 올해의 교육과정과 활동들을 평가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고 내년도 교육과정을 내실있게 운영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평가회를 겸한 대토론회를 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후 상촌초에서는 의미 있는 대토론회가 실시되었다. 토론회에서는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학생생활규정, 체험학습 등에 대하여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는데,학부모 상담 주간의 운영, 학생생활지도 고시에 따른 학생생활규정 개정, 1일형 주제별 현장체험학습 운영 여부에 대해 교육 가족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들을 나누고 합리적이고 교육적인 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학부모 상담 주간의 운영에 대해서는 상담의 내실화와 실제적인 상담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교사와 학부모 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이전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세분화하여 운영하는 것에 공감하였으며 학생생활규정 개정에 있어서 일부 다른 의견도 있었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되었다. 전영자 상촌초교장은 “2023년 교권이 회복하는 원년의 해로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학부모님들이 교사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으며 공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도 교육 가족이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자주 가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교육은 한 축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모두 하나가 되어 소통하며 협력해야만 교육의 본질인 바른 사람을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이런 의미에서 상촌초의 대토론회는 이런 교육가족이 하나되어 교육의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의미있는 행사가 되었다.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생각의 토대 위에 교육 가족이 하나가 되는 2024년 상촌초등학교 교육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전국적으로 소멸 위기에 놓인 농어촌 지역이 적지 않다. 인구 유입은커녕, 터를 잡고 살던 주민들도 인근 대도시로 거주지를 옮기곤 한다. 농어촌 지역의 인구가 감소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교육. 젊은 부모들은 더 나은 교육환경에서 자녀를 키우기 위해 이사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교육부는 ‘2023 농어촌 참 좋은 학교’를 발표했다. 농어촌 지역의 소규모 학교지만, 지역 특성에 맞는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지속 가능한 농어촌 학교를 구현해 학생, 학부모가 선호하는 학교로 재탄생한 곳들이다. ‘작지만 경쟁력 있는 농어촌 학교’ 이야기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경북 비안초 가장 작은 학교에서 군내 6번째로… 유치원부터 다시 열고 교육 기반 닦아 교원-학부모 함께 학교 문화 만들어 ‘존중’ ‘신뢰’ ‘소통’ ‘지원’이 원동력 경북 비안초(교장 이임남)는 소멸 위기 1위 지방자치단체, 노인 인구 비율 1위인 의성군에서도 학생 수가 가장 적은 학교였다. 폐교의 위기도 겪었다. 하지만 이제는 옛날이야기다. 현재 의성군 16개 초등학교 중 여섯 번째로 크다. 인근 학교와 통폐합하고도 전교생이 10명 남짓이었던 학교에 44명이 재학 중이다. 장민우 교사는 “학교가 살아나려고 하니, 여러 번 기회가 찾아왔다”고 했다. 지역 주민들의 요구로 가까이에 있던 쌍호초가 비안초 분교장으로 편입되고, 기숙형 중학교인 경북중부중이 학교 옆에 들어서면서 교육 기반이 갖춰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건 다른 문제였다. 장 교사는 “학생 수가 늘려면 유치원부터 다시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모였고 학교, 지역 주민, 학부모가 나서서 닫았던 병설 유치원의 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유치원 교사가 부임했는데, 지역에서 ‘페스탈로치’라고 불릴 만큼 열정 있는 분이었어요. 사설 어린이집과 경쟁하려면 유치원이 바뀌어야 한다면서 방학 기간도 줄이면서 아이들을 가르쳤죠.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주변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였어요. 학교에 대한 평가가 좋아졌습니다. 다른 초등학교에 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퍼졌고요. 작은 학교가 살아나려면 학생 유입보다는 유출을 줄여야 해요. 최근 몇 년간, 집이 멀어서 어쩔 수 없이 학교를 옮긴 한 명을 제외하면 전학 간 학생이 없습니다.” 유아 교육으로 인식을 바꾸고 나니, 학생 수가 안정적으로 늘었다. 2021년 이임남 교장이 부임하고 나선 본격적으로 교육 환경 개선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복병도 있었다. 학생이 늘면서 교실이 부족해진 것. 교실 증축은 큰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때 학부모들과 지역사회가 나섰고, 증축 허가를 받아냈다. 장 교사는 “학교에 필요한 일이라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학부모님들과 지역 주민들, 지자체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돌봄 문제도 함께 해결했다. 보통 오후 4시까지 학교에 머물면서 교육을 받지만, 농사철에는 한창 일할 시간이다 보니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돌보기 어려웠다. 돌봄 시간을 연장해달라는 요구에 학교는 학부모들을 설득했다. 경쟁력 있는 학교가 되려면, 아이들과 학부모뿐 아니라 교사에게도 ‘오고 싶은 학교’가 돼야 한다고. 업무가 과중해지면 교육에 집중할 수 없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야기에 공감한 학부모들은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한국농어촌공사 의성·군위지사의 지원을 받아 학교 밖 지역돌봄센터 ‘비안만세센터’를 건립했다. 장 교사는 “존중과 신뢰, 소통, 아낌없는 지원을 바탕으로 우리 학교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학교에서 운영하는 대부분 프로그램에 학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발적으로 학교 홍보도 나선다”고 귀띔했다. 비안초는 지난해 경북교육청의 학부모 교육 참여 사례 공모전에서 우수 학교로 선정됐다. 장 교사는 이어 “학부모들이 고민 없이 학교를 믿고 보낼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학교’로 만들고 싶다”면서 “주변 학교에 학생들을 뺏기지 않겠다”고 웃었다. “연륜 있는 교사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그런데 교사 대부분이 MZ세대예요. 예전에는 우리 학교로 발령받고 울었다는 신규 교사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오고 싶은 교사는 많은데, 자리가 안 납니다. 올해도 내신을 낸 분이 없어요. 내신 희망 1순위 학교가 됐습니다.” 비안초 외에도 총 9곳이 농어촌 참 좋은 학교(초등)로 선정됐다. 강원 금병초는 마을의 특색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과 학년별 교육과정과 연계한 생태환경교육으로 폐교 위기에서 벗어났다. 경기 상수초는 도시와 농촌이 함께 상생하는 ‘큰 꿈을 가꾸는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표방한다. 공동학구제를 유지하면서 이곳만의 특색 교육을 주변 학교와 공유, 함께 발전을 도모한다. 경남 거제에 있는 숭덕초는 교직원들의 노력에 학부모들의 지지가 더해져 학교가 달라졌다고 평가받는다. 지·체·미·인으로 대표되는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생각이 자라는 독서교육, 자기주도적 학습 교육, 오감만족 놀이문화 활성화 등이 특징이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경남 벽방초는 농어촌 지역의 생태환경 자원을 활용한 생태전환교육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또 경북 화북초는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과정, 체험 중심의 문화·예술·인문 소양 교육, 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마을 중심 교육과정 운영으로 농어촌 학교의 성공 모델을 제하고 있다. 경북 파천초는 ‘우리가 고르는 배움’, ‘우리가 만드는 배움’이라는 미래교육과정을 개발, 적용해 1년 만에 학생 수가 28.2%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전남 금성초는 문화시설이나 사설 교육기관이 전무한 농촌 마을에 위치하지만, 학교 주변 인프라를 활용해 자전거 4대강 투어, 스포츠 승마, 드론 교육 등 특색 있는 교육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충남 천북초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전 학년 학부모 교육 기부 수업, 학생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찻집 운영 등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는 학교 교육과정을 실현하고 있다. 충북 문광초는 오케스트라 창단을 시작으로 예술교육 거점학교로 변화를 시도, 창의예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긴 겨울방학 동안 자녀의 생활 습관이 흐트러질까, 고민하는 부모가 적지 않다. 학기 중에 어렵게 잡아 놓은 루틴이 깨져 되돌리기 어려울까봐 걱정하는 것이다. 특히 공부 습관을 우려한다. 겨울방학 기간, 초등학생들의 공부 습관을 잡아줄 수 있는 ‘EBS 초등 겨울 방학생활(이하 방학생활)’이 출간됐다. 재미있는 콘텐츠와 체험활동 등으로 구성해 학습 부담은 줄이고 흥미는 높였다. 무엇보다 현직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고려해 직접 주제를 선별하고 내용을 구성했다. 방학생활은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방학을 책임진 대표 학습 교재다. 매년 내용을 업그레이드해 현장성을 높이고, 실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학년별로 구성, 알아갈 수 있게 했다.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만화와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된 내용,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실험, 만들기, 글쓰기 등 체험활동을 곁들여 관련 주제에 대해 재미있게 접근하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학생의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다. 스케줄에 맞춰 방송을 시청하고 배운 내용을 스스로 정리할 수 있게 ‘방송학습 기록장’을 곁들였다. 간단한 퀴즈를 풀면서 복습하는 습관도 기를 수 있다. 방학생활을 활용해 본 학부모들은 “강의를 무료로 보면서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방송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책으로 한번 더 학습하니 좋다”. “계획 없던 아이가 즐겁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자유 탐구 숙제 아이디어도 얻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평소 관심 있던 주제에 관해 깊이 탐구하고 싶은 초등학생이라면, ‘EBS 창의체험 탐구생활(이하 탐구생활)’을 추천한다. 동물 캐릭터들이 탐험을 떠나면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주제별 학습만화로 풀어냈다. ▲잘 먹고 잘 싸는 법 ▲어쩌다 동물탐험 ▲우리는 집에 산다 ▲환경을 부탁해 ▲이것도 타고 저것도 타요 ▲궁금한 이야기, 안전! ▲접속! 미디어 월드 ▲슬기로운 의복 생활 ▲스포츠 빅리그 ▲한국사를 알고 싶다 ▲우주에서 온 그대 ▲응답하라 전통생활문화 등 총 12권이다. 학생의 흥미에 따라 골라 읽고, 다양한 활동까지 즐길 수 있다. 방송을 보면서 자기주도학습도 가능하다. 방학생활과 탐구생활은 2024년 1월 1일부터 EBS 2TV와 EBS 플러스2에서 방송된다. 모든 방송은 EBS 초등 홈페이지(primary.ebs.co.kr)와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주삼환 충남대 명예교수가 신간 ‘주삼환 학문여정, 교육행정 공부’를 출간했다. 교육행정 학도로서 어떻게 교육행정을 접하고, 공부를 시작했는지부터 교육행정의 여러 분야를 공부해 온 역사를 기록으로 남겼다. 주 명예교수는 “역사는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이어지는만큼 한국 교육행정도 과거가 있기에 오늘이 있다”며 “그동안 교육행정을 공부해온 여정을 밝혀 후배들이 공부하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 명예교수는 서울교대 및 동대학원 석사, 美 미네소타대 교육행정 박사 후 초등교사 17년, 충남대 교수 25년, 한국교육행정학회장을 역임했다. 교육과학사 펴냄
대한민국 2023년 2분기 출산율(6월 기준)은 OECD 평균 출생률 1.59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0.70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초저출생 현상으로 인구소멸 위기론까지 나오는 요즘,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지난 7월 한 강연에서 “저출산으로 인해 나라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게 될 것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입국 이민정책’에서 답을 찾아야 하며, 이 길 이외에 다른 길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거와 별개로 이미 우리나라는 어업·농업과 일부 제조업 분야의 인력 상당 부분을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심화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다인종·다민족·다종족 사회로 무난히 넘어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서 다문화학생이 밀집해 있는 필자의 학교 사례를 중심으로 다문화교육의 실천방안과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말해 보고자 한다. 서로가 불만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 마을’ 인근 지역에 위치한 하남중앙초등학교는 10월 현재 300명의 재학생 중 180명인 60%가 다문화학생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모 출신국은 11개국이고, 다문화학생 중 30명은 국내 출생으로 언어소통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나 150명은 고려인 후손으로 중도입국한 외국인이다. 사용하는 언어는 러시아어다. 이들은 어린 나이에 부모를 따라 이주해왔기 때문에 낯선 타국에서 생활해 나가는 것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라서 태어난 나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학교시스템이 너무 달라 적응하기 어렵고, 한국 친구들을 사귀고 싶지만,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힘들다고 한다. 반면에 한국인 학생들은 말이 안 통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 답답하고, 외국인들만 지원(체험학습·방과후학교 수강료 등)해 주는 경우가 많아 억울하다고 불평한다. 학교공동체 일원인 학부모들도 이런저런 불만이 많다. 외국인 학부모들은 일하느라 바빠 한국어를 배울 시간이 없는데 학교에서 자꾸 연락해서 힘들다고 했고, 한국인 학부모는 공부 수준이 낮아 전학을 가고 싶고 함께 놀 친구가 줄어들어 불안하다고 하소연한다. 선생님들은 언어권별로 양분된 또래집단 문화가 존재하여 싸움이 잦아 생활지도가 힘들고, 학생과의 정서적 교감이 어려우며, 기초학습능력이 저하되어 있어 수업하는데 애로사항이 많다고 한다. 세계화·지구촌 현상은 많은 나라에서 이주배경학생의 증가를 초래하였고, 이에 따른 여러 가지 교육문제를 야기했다. 그로장(F. Grosjean, 1982)은 40년 전에 이미 ‘이주배경학생 증가에 따른 이중언어 교육문제는 세계의 모든 나라에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캐나다·독일 등 선진국들도 이민자 자녀들의 교육적 성공을 위해 많은 예산을 투여하고 교육과정을 연구하지만 현재까지 완벽한 성공을 말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고 한다. 본교에서도 앞에서 말한 이러저러한 불만을 최소화하고 성공적인 교육을 위해 지난 5년 동안 ‘다문화정책 학교’ 및 ‘한국어 학급’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다문화교육을 위한 예산도 매년 증액시키고 있다. 하지만 다문화학생 비율이 계속 늘다 보니 중도입국 학생의 한국어 능력 향상이나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시간이 갈수록 지연되고 성과가 미미했다. 이에 2023학년도에는 러시아어와 한국어로 양분된 학생들을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가치를 ‘공존’으로 정했다. 공존의 개념을 평화롭고 행복한 정적상태가 아니라 갈등하고, 경쟁하며, 협동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며 선의의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학교운영의 기조로 삼았다. 다문화학생과의 공존을 위한 첫 번째 중점 사업은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통해 공존의 의미를 체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활동 중심으로 재구성하였다. 그 결과 광주광역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여자 초등부 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여 전국대회 출전 기회를 거머쥐었다. 외국인 학생과 한국인 학생들이 함께 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친구가 되었다고 좋아하는 모습, 졸업하지 않고 내년에도 초등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6학년 외국인 학생, 우리 학교가 너무 좋다고 교장실로 와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학생 등 언어 때문에 양분되었던 아이들이 하나로 모아지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공존을 위한 두 번째 방안은 인공지능 선도학교를 운영하여 언어중심의 수업보다 도구를 활용하고 체득하는 수업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창의·융합형 AI 정보교육실을 구축하고, 다양한 교구를 확보하였으며, AI 정보교육실에서 학생들이 인공지능 소양을 기르며 함께 조작하는 모습에서 언어장벽을 느낄 수 없었다. 또한 AI 학생 자율동아리를 운영하여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이 번역기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서로 토론하는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세 번째는 다양한 교사 동아리활동을 통해 이를 극복해 보고자 했다. 이주배경학생들이 학교 안팎에서 겪고 있는 의사소통문제·학습부진·정체성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기 위해 본교에서는 다양한 교사 동아리를 조직하여 운영하고 있다. 먼저 ‘K-Story 역사동아리’는 지역 국립대학인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 연구소와 함께 수업연구 및 세미나 활동을 통해 교사의 역할과 고려인 청소년의 정체성에 대해 매월 정기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경기도 지역의 외국인 밀집학교와 같이 교육과정 운영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있다. 또한 ‘HAJA 다바이’ 동아리는 고려인 학생 생활지도방안을 모색하고, 학생 정체성 이해 등을 위해 여름방학을 이용해 고려인 거주 국가인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교육현장을 탐방하였다. 중앙아시아 탐방을 통해 외국인 학생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으며, 다문화 교육정책 학교로서 교육의 방향을 정립해 나가는 데 큰 활력이 되고 있다. 이러한 학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는 계속 진행 중이다. 가장 큰 고민은 이주민 학생들의 한국어 능력이다. 학습에 필요한 학습용어는 물론이고, 의사소통조차 되지 않아 학생의 성장과 발달이 더디다. 이주민 밀집지역 소재 학교의 외국인은 한국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하루에 한두 시간 한국어 학급에서 수업하고 나면 한국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에 습득하고자 하는 동기가 부족하다. 같은 언어권 학생끼리만 어울려서 생활하고, 가정에서도 모어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다문화학생이 집중적으로 밀집해 있는 학교가 여러 군데 생겨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외국인 학생을 분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또한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 학생들의 개인차에 따른 언어능력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지금처럼 언어가 통하지 않는 학생들을 25명씩 한 교실에 두고 수업하게 하는 것은 고려해 봐야 할 문제이다. 다음은 중도입국 학생들과 학부모를 위한 한국어 예비교실 운영 및 학부모교육이 확대되었으면 한다. 학교에 편·입학하면 바로 학습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국어 예비교실에서 기초수준의 한국어 학습 및 생활 한국어를 일정 수준 습득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인 학생들의 이탈 문제도 큰 과제이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서로 어울려서 학교생활을 해야 한국에 적응하기도 쉽고 한국어도 빨리 배울 수 있는데 한국인들이 전학을 가버리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 비율이 90%가 넘는 학교가 생겨나고 있다. 이는 외국인들과 함께 생활하면 수업의 질이 낮아지고 역차별 받을 수 있다는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주배경학생들의 비율이 일정 수준 넘어가는 학교에 재학하는 한국인 학생들에게 방과후학교 수강권이나 체험학습비 등의 지원을 통해 역차별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살펴줘야 할 것이다. 용광로(Melting Pot)·샐러드볼(Salad Bowl)·모자이크(Mosaic)·대위법적 공존(Contrapuntal Coexistence) 등 다문화 사회를 설명하는 상징은 다양하다. 용광로에서 완전한 용해가 일어날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의 특성이다. 완전하게 동화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목소리가 어울리며 나의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는 대위법적 공존을 위한 다문화교육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나아가야 할 것이다.
최근 대한민국이 직면한 인구감소 문제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로 이민정책이 논의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이주배경아동·청소년이 더욱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추진되어 오던 교육부의 다문화학생에 대한 정책 역시 중장기적 관점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이민자 체류자격이나 지역적 특성에 맞게 세밀하게 추진될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 글은 이주배경아동·청소년 교육정책의 쟁점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정책적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정책 쟁점으로는 이주배경을 가진 아동·청소년에 대한 용어의 문제이다. 이주배경아동·청소년이란 본인 또는 부모가 국제이주 배경을 가진 아동(18세 미만)·청소년(9세 이상 24세 미만)이다. 이주란 국내이주와 국제이주를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최근 이주배경주민의 줄임말로 이주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으므로, 아동·청소년도 같은 맥락에서 이주배경아동·청소년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대두된다. 이러한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도 이미 이주배경청소년이라는 용어는 사용되고 있다. 「청소년복지지원법」 제18조(이주배경청소년에 대한 지원)에서 ① 「다문화가족지원법」 제2조 제1호1에 따른 다문화가족의 청소년, 즉 부모가 결혼이민자나 귀화한 가정의 청소년 ② 그밖에 국내로 이주하여 사회적응 및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청소년복지지원법」에서의 이주배경청소년은 「다문화가족지원법」의 대상 이외의 국내이주 청소년을 포함하고 있으나, 이주배경을 가진 청소년 중 사회적응이나 학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만을 대상으로 하는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교육부는 ‘다문화학생’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나, 다문화학생은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19조에 규정되어 있듯이, ‘「다문화가족지원법」 제2조 1호에 따른 다문화가족의 구성원인 아동이나 학생’을 의미한다. 「다문화가족지원법」 제2조 1호에 해당하는 이민자는 귀화자와 결혼이민자에 한정되고 있으므로, 그 외 대부분의 외국인은 다문화가족에 해당하지 않는다. 즉 이주배경아동·청소년에 대한 법적 정의조차 현재 일부 귀화자 및 결혼이민자의 자녀만 포함하는 개념으로 규정한 채 다문화교육 혹은 다문화학생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그 정책의 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둘째 정책 대상인 이주배경아동·청소년에 대한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행정통계가 부재하다. 이주배경아동·청소년 관련 통계는 교육부에서 매년 4월에 발간하는 ‘교육기본통계’ 중 다문화학생 현황이 있고, 행정안전부에서 매년 11월에 발간하는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 중 외국인주민 자녀 현황 자료가 있으며,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 중 등록외국인과 거소신고자의 연령별 통계를 참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세 가지 통계의 시점이 모두 다르고, 각 대상 및 연령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상호 비교는 불가하다. 교육부 통계는 취학 아동·청소년 통계이기 때문에 미취학 아동·청소년은 배제되어있다. 또한 국내 출생 학생의 경우는 한국 국적자이기 때문에 정확한 행정통계가 아닌 담임교사의 보고를 기준으로 하여 정확성이 떨어지는 통계이다. 행정안전부 통계의 경우는 한국 국적을 취득한 자의 미성년 자녀 및 한국인과 결혼한 한국 국적을 가지지 않은 자의 미성년 자녀를 포함하고 있으나, 11월에 전년도 통계를 발표하고 있어 발표 시점이 매우 늦은 편이다. 법무부 통계는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국적 취득자의 국내 출생 자녀는 제외되어 있다. 또한 5세 단위로 발표하고 있어 교육부나 행정안전부와는 연령기준이 다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세 가지 통계를 비교하면 상당한 이주배경아동·청소년이 미취학 혹은 중도탈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외국인으로 간주될 수 있는 교육부의 중도입국자녀와 외국인가정자녀가 4만 2,616명인 반면, 법무부 체류외국인(미등록 포함)의 5세~19세의 규모는 9만 5,662명이다. 5·6·19세가 포함되어 있고 약 4개월의 시점 차이가 있음을 고려하더라도 약 2만 명의 차이를 나타낸다. 한편 교육부 통계의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규모를 보면 상급학교의 이행에도 분명 문제가 있음이 명백하지만, 이에 대한 뾰족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 않다. 셋째, 한국의 이민정책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반영한 교육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한국은 2007년 체류외국인 100만 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노동인력정책 시기에서 사회통합정책 시기로 정책적 관점이 전환되었다. 즉 노동인력정책 시기는 단기순환인력 중심의 시기였다면 2007년 이후는 정주형 이민자가 증가하면서 이민자를 사회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표 3과 같이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취업이민자, 특히 단기순환 이민자라고 할 수 있는 단순기능인력 이민자의 규모가 많았으나, 2021년에는 정주형 이민자가 취업이민자 규모의 2배를 넘고 있다. 단순기능인력 이민자 중 계절근로(E8)·비전문취업(E9)·선원취업(E10)의 경우는 가족 동반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가족 동반이 가능하고 취업에 제한이 없는 정주형 이민자의 증가는 이주배경아동·청소년 증가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작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지역특화형 비자사업은 인구감소 지역의 이민자의 정착 및 정주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고, 가족 이민을 지향한다. 2022년에는 28개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으나 올해 본 사업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수요가 높아 그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지역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가족 동반 숙련기능인력(E-7-4)의 규모도 올해 초 5,000명 쿼터를 이미 완료하였고 하반기 3만 5천 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즉 과거 한국 이민정책이 1인 이민자 중심에서 정책을 세웠다면 앞으로는 가족 이민을 고려한 정책들이 세워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주배경아동·청소년 정책 역시 이러한 정책적 관점의 변화를 반영하여 보다 다양화되고 정교하게 세워질 필요가 있겠다. 이를 근거로 몇 가지 정책과제를 제안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우선 정책을 수립하는데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정책 대상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규모를 추정할 수 있는 행정통계를 추출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이민정책의 동향을 반영하여 보다 다양한 이민자 자녀를 포괄할 수 있는 정책적 관점의 확대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재외동포의 자녀가 많은 서울시와 유학생 자녀가 많은 대전시와 외국인노동자 자녀가 많은 경상북도가 동일한 교육정책을 실시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대상을 나누어서 교육하자는 것이 아니라 교육대상자의 수요를 반영한 교육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까지 교육부의 다문화정책 기본계획은 이민자의 자녀를 이미 취약계층이라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지원 중심의 정책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정책적 판단에 의해 이미 가족 동반이 가능한 전문인력이나 유학생의 경우는 한국에 체류하게 되더라도 가족을 동반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원자료 분석 결과 참조). 최근 우수 인재에 대한 유치 및 정착에 심혈을 기울이는 만큼 이들의 자녀가 한국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은 매우 중요한 정책 중 하나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이민자는 정보나 언어 부분에서 취약성을 내재하고 있는 집단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민자에 대한 이민정책적 관점이 ‘지원’에서 ‘자립과 역량 강화’의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처럼 이주배경아동·청소년에 대한 교육정책도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이주배경아동·청소년을 포함한 이민자에 대한 사회적 포용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은 심화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은 대표적 국제지표인 이민통합정책지수(MIPEX)의 8개 영역 중 반차별 영역은 52개 국가 중 41위로 상당히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교사나 학생을 대상으로 세계시민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주요국 사례를 참조하여 다양한 교육콘텐츠 개발이나 참여형 체험교육 등 보다 다양한 교육이 실시되어야 할 것이다.
기획과 기획안 기획은 기획 대상자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해결에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기획자는 철저하게 기획 대상자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아이디어가 뛰어나고 훌륭하게 기획했더라도 기획 대상자의 고민이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기획 대상자에게 의미와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그 기획은 존재 가치가 떨어진다. 이때 기획 대상자가 가진 고민이나 문제는 그가 원하는 것, 바라는 것, 기대하는 것과 무언가 다른 것을 의미한다. 기획 대상자의 요구 수준, 기대 수준과 현재 수준의 차이, 현재 수준과 미래 기대 수준과의 차이 등이 바로 문제이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가 기획을 하는 이유(핵심)이며, 기획의 시작점이 된다. 따라서 현재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변화나 새로운 목표설정에 부응하기 위한 미래 기대 수준에 대한 인식이 문제의 단초가 된다. 대체로 현상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그에 대한 문제를 정의하는 순간 그에 상응하는 해결책도 마련하게 된다. 과제는 문제해결을 위해 실질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의 목록(list)으로 궁극적으로 기획자가 실행해 나가야 하는 것들이다. 기획은 현상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정의하여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기획은 ‘현상 파악→ 문제 정의→ 해결책 마련’의 프로세스(process)를 거친다. 기획이 일련의 과정을 통하는 사고의 영역이라면, 기획안은 손으로 작업하여 생각을 표현하는 꾸미기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이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사고의 과정이라면, 기획안은 문서 작성의 영역에 해당한다. 기획과정은 기록·정리·구조화를 통하여 ‘문제-해결책-실행’체계를 문서로 표현된다. 기획을 잘하는 능력은 관찰과 질문에서 나오며, 기획 능력의 핵심은 다양한 현상과 사람들의 요구를 파악하여 그 속에서 문제나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데 있다. 기획안 작성 능력은 이러한 기획적 사고가 바탕이 되어 그 생각을 문서로 정리하는 능력이다. 기획안을 잘 쓰는 능력은 생각을 구조화하고, 그것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이때 구조화 능력이란 각각 흩어져 있는 정보들을 관계있는 것끼리 하나로 묶고, 정보 간의 관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설득력 있는 흐름을 만들어 내는 능력과 함께 시각적으로 좀 더 세련되게 꾸미는 기술이 겸비되면 좋은 기획안이 생산될 수 있다. 심플하면서 완벽한 기획안 작성 요령 머릿속의 생각과 정보들은 어떤 기준에 의해 체계적으로 정리되기 전까지는 하나의 독립되고 파편화된 개체에 불과하여 논리적이지도 설득적이지도 못하다. 생각과 정보들이 특정한 목적을 가진 체계 속에서 정리될 때, 일정한 관계 속에서 질서 있고 논리 정연하게 배열되어 설득력이 있게 된다. 기획안을 작성하는 이유이면서 기획안 작성의 방법과 요령이 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일정한 기준과 체계를 갖추는 데 있다. 기획안을 작성하는 방법과 체계는 기획의 주제에 따라 달라지고, 그 시작점이 어딘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기획안을 처음 작성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머릿속에 있는 생각과 정보를 먼저 꺼내지 않는 데 있다. 기획의 목적과 문제를 고민하는 대신, 무턱대고 기획 주제와 관련된 키워드를 먼저 검색하는 경우가 많다.[PART VIEW] 그러나 기획안 작성에 있어서 정보수집과정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니다. 정보수집을 시작하기 전에 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기획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은 무엇인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정보들은 무엇인지 먼저 꺼내 놓고 정리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본격적인 기획안 작성에 앞서 떠오른 정보·생각과 함께, 그와 관련하여 추가로 수집한 정보를 정리·분류해야 한다. 분류의 틀로는 ‘Why→ What→ How’의 형식이 좋다. 문제를 떠올리게 된 배경·이유·근거 등의 내용은 Why의 틀로, 해결책·과제·목표·기대효과 등의 내용은 What의 틀로, 실행 계획에 대한 예산·스케줄·인적자원·물적자원 등은 How의 틀에 담는다. ‘다양한 현상들 속에서 이런 문제 또는 기획의 목적을 생각하게 되었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이런 것들을 해야 하지 않을까?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이런 것들도 해야겠지, 이런 목표를 달성하다 보면 이런 기대효과가 예상되는데, 시행하기 위해서는 이런 사람도, 돈과 예산도, 이런 절차와 스케줄에 따라서 해야겠네…등’ 대충 이런 순서로 체계화를 잡고 기획안을 작성하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토대로 기획안 작성의 단계를 정리해 보면, ‘기획의 목적을 확인하고 문제를 정의한다→ 내가 가진 생각을 전부 꺼내고 부족한 정보를 수집한다→ 정보를 분류하고 논리를 설정한다→ 기획안의 전체적인 흐름을 결정한다→ 기획안의 초안을 완성한다→ 기획안을 디자인한다→ 기획안을 검토한다’의 단계별 순서로 간략화할 수 있다. 좋은 기획을 구상하고자 한다면 기존 방식이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Why라는 질문을 통해 문제를 발견하며, 정의하는 습관을 체득해야 한다.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왜 이렇게 해야 하지? 다른 관점은 없을까?’ 등의 질문을 주기적으로 자신에게 던지는 습관은 기획역량을 증진시킨다. ‘왜’라고 묻는 습관을 통해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다시 보고, 본질에 가까이 접근하다 보면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보이게 되면서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문제를 새롭게 보는 방법으로는 차별화 요인을 찾거나, 문제의 외연을 넓히거나, 문제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방식도 활용할 만하다. 기존의 관행이나 늘 해오던 방식과의 단절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른바 ‘선 긋기’ 방법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문제를 잘 찾고 정의하는 사람은 평소에 문제의식이 많은 사람이다. 문제의식은 관심에서 시작해야 질문으로 싹튼다. ‘무엇이 잘못되어 있나? 더 나은 것은 없을까?’라는 문제의식 속에서 창의적이고 좋은 기획안의 자료 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된다. 일단 객관적이고 타당한 문제의식에 기초해 문제를 발견하고 조작적으로 정의하였다면, 그에 적합한 정보와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좋은 정보와 자료의 기준으로 적시성·정확성·신뢰성 등을 제시할 수 있다. 적시성은 ‘최근 변화나 트렌드를 반영한 최신 정보인가?’에 역점을 둔다면, 정확성은 ‘정확한 근거와 사실에 기반한 정보인가?’에 기초한다. 신뢰성은 ‘믿을 만한 기관·사람이 작성한 정보인가?’와 관계있다. 정보·자료는 최대한 수집하면서도 최대한 덜어내는 슬림화를 동시에 거치는 것이 좋다. ‘압축’과 ‘그룹화’를 통해 정보와 자료를 정리하고 핵심만 제시해야 한다. 정보와 자료는 설득이 목적이므로 정제되어야 하고, 정제과정을 통한 기획안은 간결하고 핵심적인 정보와 자료로 구성되어야 한다. 정보와 자료는 일단 분류하고, 정보와 자료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재정리하는 과정을 진행한다. 정보와 자료를 정리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정보와 자료의 핵심이며, 기본 기술은 ‘그룹화’이다. 그룹화는 유사한 정보와 자료를 묶어주는 기능이다. 비슷한 정보와 자료는 모으고, 중복되는 정보와 자료는 제거하는 등 일련의 그룹화 과정을 통해 간결해지고, 단단해지며, 의미가 강화된다. 정보와 자료 간의 관계는 포함관계와 인과관계가 있다. 포함관계는 상위정보가 하위정보를 포함하는 것으로 사람(A)과 남자·여자(B)의 관계처럼 포함되는 관계를 의미한다. 인과관계는 하위정보가 상위정보의 원인이 되고 상위정보는 결과가 된다. 좋은 기획안의 품격 좋은 기획안의 필요충분조건은 매력과 공감 유발이며, 이는 간결함을 통해 가능하다. 기획안의 심플함을 위해서는 첫째, 중요한 부분은 큰 글자로 표시한다. 되도록 짧은 단어로, 단정적인 표현으로 쓴다. 이것만 지켜도 지면 전체에 리듬감이 살아난다. 너저분하게 쓰면 요점이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친절한 마음에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해 봤자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기획안 작성의 프로일수록 폰트와 글자 크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데, 디자인 면에서 호소력 있는 작품이 된다. 둘째, 임팩트 있는 단어를 사용한다. 감각적이면서도 특징을 정확하게 드러내는 단어를 사용한다. 짧은 단어로 직관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셋째, 지면 전체의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 완급 조절을 잘해야 한다. 핵심문구를 크고 굵은 고딕체로 표기했다면, 밑에 나오는 설명문은 그보다 작은 크기의 명조체로 지정하여 순간적으로 스쳐보더라도 강조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의 강약이 확실하게 드러나도록 작성한다. TIP _ 좋은 기획안 체크 포인트 1) 논리성 점검 - 기획안 전반부와 후반부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일치하는가? - 기획안이 목적에 들어맞는가? 가설에서 이끌어낸 해결방향과 기획안은 합치하는가? - 제시한 해결책은 목적이나 문제해결에 합치하는가? 2) 이해도 점검 - 설명 순서는 좋은가? 문장만으로 이해가 되는가? - 설명이 난해한 부분은 없는가? - 그래프·차트·표는 적정하게 사용하고 있는가? 글자 크기는 적당한가? 3) 리듬감 점검 - 강조하고자 한 부분이 눈에 띄는가?(크기·색·서체 변경) - 글자·그래프·숫자표의 위치가 적당하고 보기에 편한가? - 도표로 만드는 것이 타당한가? 도표에 개선할 부분은 없는가?(형태·색·명암 처리) 4) 최종 확인사항 - 오탈자는 없는가? 마침표와 쉼표가 잘 정리되고 통일되어 있는가? - 단어의 정의가 명료한가? - 그래프와 통계치는 정확한가? 출처: 이토쿠 쇼고, 좋은 기획서 나쁜 기획서 기획의 실제: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의 2023 AI·과학·메이커·영재·정보·수학교육 주요업무계획 중 마지막에 해당하는 ‘인공지능 시대, 학습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가는 융합교육’에 초점을 맞춰 정책기획안 작성의 시사점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소개하는 기획안 중 밑줄 친 단어는 기획안 작성 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친숙해지면 좋다. Ⅰ. 학생의 자기주도적 융합교육 참여 확대 1. 학생중심 융합교육 체계 확립 ▶ 목적 •교육과정 연계 지속적·체계적 융합교육 지원 ▶ 내용 •교육과정 내 융합교육 운영 권장 - 초등: 관련교과 10% 내외에서 융합교육 실시 - 중등: 학교교육계획 수립 시 융합교육 반영 •인공지능 기반 교과 간 융합 활성화, 프로젝트수업 활성화 •미래형 융합교육(STEAM) 선도학교 운영 - 교육인프라 구축, 교육과정 재구성 및 시수 확보·운영, 학생 주도적 융합형(STEAM) 프로젝트학습 및 평가, 교원 융합교육 전문성 강화, 학습공동체·동아리 운영 •융합교육(STEAM) 선도교사단 운영: 융합교육과정 운영 관련 컨설팅 및 연수 지원 2. 학생 참여 및 체험중심 융합교육(STEAM) 활성화 ▶ 목적 •자율적으로 구성한 동아리활동을 지원하여 학생들의 탐구력 함양 •창의성을 계발하고, 지역의 자연적·인적·물적자원을 효과적으로 접하고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적용 ▶ 내용 •미래형 융합교육(STEAM) 선도학교 내 정규 및 자율동아리 연계 운영 - 학교(팀)별 동아리 프로그램을 특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 •융합형 연구과제(STEAM RE) 지원 - 고등학교 교사와 학생(5인 내외)으로 구성된 연구팀 지원 Ⅱ. 융합교육 교사전문성 강화 1. 융합교육 교원역량 강화 ▶ 목적 •융합교육 교수·학습 전문성 신장 ▶ 내용 •맞춤형 융합교육(STEAM) 교사연수 체계 구축 - 연수과정: 원격입문과정, 기초과정, 심화과정 운영 2. 교사전문성 제고를 위한 환경 조성 ▶ 목적 •융합교육(STEAM) 프로그램 연구·개발 및 적용을 통한 교원 연구 역량 제고 및 활성화 ▶ 내용 •융합교육(STEAM) 교사연구회 운영
진도 나가기도 어려운데 교육과정 재구성 가능할까? 프로젝트학습 어떻게 시작하지? 이제 교육과정 재구성, 프로젝트학습은 더 이상 낯선 교육용어가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부담감, 프로젝트학습 구성의 어려움을 느끼는 교사들이 많다. 특히 범교과수업·평가, 다양한 지역연계 교육활동, 학교의 특색교육활동 등으로 인해 진도 나가기도 허덕이는데 교육과정 재구성이나 프로젝트학습을 언제 하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런데 오히려 우리가 해야 할 많은 교과의 내용과 교육활동을 주제중심으로 묶어서 재구성하고 프로젝트학습을 하면 벅찬 진도 나가기도 훨씬 수월해진다. 차근히 한 번 ‘교육과정 재구성, 프로젝트학습으로 도전하다’를 따라가 보자. 단계1_ 1년 동안 우리 학급에서 강조하여 지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담임이 결정되고 3월이 시작되기 전, 해당 학년 교육과정을 공부하면서 학교의 특색교육활동 및 교육청 사업과 연계하여 프로젝트학습 주제를 잡으면 학교에서 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한꺼번에 현재 학년의 수업과 연계하여 보다 수월하게 재구성할 수 있다. 2023년 올해는 학교의 특색활동인 ‘독서’를 우리가 꿈꾸는 교실의 핵심 키워드로 잡아서 ‘독서 연계 프로젝트학습’으로 계획서를 작성하고 예산을 받았다. 이렇게 되면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독서활동(학급 맞춤형 독서활동, 따뜻한 북소리, 작가와의 만남 등)과 국어 관련 단원을 학교 독서활동 시기와 연계하는 계획을 사전에 세울 수 있다. 국어 진도를 맞추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관련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단계2_ 주제에 맞는 중심교과 및 그 교과의 성취기준을 분석하고 관련 단원 찾기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해서는 중심교과를 선정하고 그 교과의 성취기준을 분석하는 것이 가장 우선되어야 할 일이다. 성취기준이 분석되면 그 성취기준에 해당되는 관련 단원의 내용을 살핀다. 1) 독서 연계 3~4학년군 국어과 성취기준 추출 ‘독서 연계 프로젝트학습’을 주제로 했기에 우선 중심교과를 국어로 잡고, 현재 담당하고 있는 3학년 국어과 성취기준(3~4학년군 국어과) 중에서 독서와 연계될 수 있는 성취기준을 나름대로 추출해 보았다. [PART VIEW] 2) 국어과 관련 단원 분석 국어과 성취기준 중 독서와 관련된 성취기준을 토대로 그 성취기준을 포함하고 있는 3학년 1학기 국어과 단원의 내용을 분석해 보았다. 단계3_ 관련 단원 및 다른 교과를 통합할 수 있는 프로젝트학습 주제 선정하기 독서 연계 국어과 성취기준이 들어간 단원의 내용을 검토하다보면 ‘아, 이번에는 이 단원을 토대로 프로젝트학습을 해봐야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또는 반대로 원하는 프로젝트학습 주제를 먼저 생각한 후, 그 주제와 어울리는 단원을 선택해도 좋다. 교사에게는 프로젝트학습 구상을 시작하는 이 단계가 매우 중요하면서도 제일 어려운 부분일 수 있다. 주제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현재 시점에서 수업하고 있는 다른 교과내용을 훑어보면서 관련지을 수 있는 주제를 고민해보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1) 주제 결정: ‘문화유산 해설사 체험’ 3학년 국어과 학습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인 ‘중심 내용 간추리기’가 포함되어 있는 5단원을 이번 프로젝트학습의 주된 활동으로 잡고, 현재 수업하고 있는 사회과의 문화유산을 내용으로 ‘문화유산 해설사 체험’ 프로젝트학습을 구상하였다. ‘문화유산 해설사 체험’ 프로젝트학습은 학생들이 우리 마을의 여러 문화유산을 직접 탐방하고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검색하여 그 내용 중에 제일 중요한 내용을 간추려서 해설사 역할을 해보는 프로젝트학습이다. 2) 프로젝트학습 관련 교과활동 내용 분석 ‘문화유산 해설사 체험’ 프로젝트학습의 세부계획을 구상하기에 앞서 관련 단원의 내용을 분석하고 그 내용 안에서 프로젝트의 얼개를 짜 보았다. 3) ‘문화유산 해설사 체험’ 프로젝트학습 단원 재구성 계획 단계❹ _ 평가계획 함께 세우기 관련 교과에서 평가해야 할 내용도 함께 계획을 세워서 프로젝트학습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평가를 진행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문화유산 해설사 체험’ 프로젝트학습에서는 문화유산에 대한 글을 읽고 중요한 내용을 잘 간추리는 국어과의 평가와 친구들 앞에서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활동을 하면서 고장에 대한 자긍심을 기르는 사회과 영역을 평가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단계4_ ‘프로젝트학습’ 실행하기 프로젝트학습의 구상은 일단 교사가 하지만 실제 실행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학생들과 수없이 의논하면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내용을 한 차시씩 실행한다. 아래 내용은 ‘문화유산 해설사 체험’의 프로젝트학습에서 중요한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1) 주제 선정의 이유 본 프로젝트는 독서 기반의 국어과를 중심으로 중요한 내용을 간추리는 방법을 익힌 후, 실제 사회수업에서 우리 고장의 다양한 장소들을 직접 탐방하고 발표한 경험을 살려서 우리 고장의 문화유산을 직접 조사하여 소개하는 ‘문화유산 해설사 체험’을 주제로 구성하였다. 실제 우리 고장의 소개를 옆 반 친구들 앞에서 개별로 했던 경험치를 가지고 이번에는 2명씩 팀이 되어 고장의 문화유산을 조사하고, 중요한 내용을 간추린 후 짝과 함께 대화하는 형식으로 대본을 작성하고 발표를 해보고자 한다. 2) 활동 주제 정하기 문화유산 해설사 체험(국어+사회 프로젝트학습) 3) 마을탐방 관련 그림책 소개 4) 마을탐방(학년 체험학습, 살곶이다리 체험) 5) 재구성 세부계획 6) 우리 고장에서 소개할 만한 장소 발표하기(1차 활동) 7) 우리 고장의 문화유산 팀 확정 및 팀별 주제 선정 8) 문화유산 조사 및 중요 내용 간추려서 (문화유산 소개, 볼거리, 위치 및 교통편) 발표자료 제작하기(샘플 3작품만 제시) 9) 문화유산 발표자료 대본 만들기(샘플 2작품만 제시) 행당동 아기씨당 ○현: 안녕하세요? 3-1 임○현입니다. ○혜: 김○혜입니다. 저희가 소개할 장소는 행당동 아기씨당입니다. 먼저 영상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 아기씨당은 먼 옛날 나라가 망하여 머무르던 공주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세워진 사당입니다. 약 400년 전에 지어진 것으로 추측됩니다. ○혜: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던데요? ○현: 예, 맞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현재는 재개발로 모두 사라졌습니다. ○혜: 너무 아쉽네요. 그렇지만 유트브에 다양한 영상들이 남아 있습니다. ○현: 직접 아기씨당을 찾아가 본 저로서는 우리의 문화유산이 사라져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꼭 영상을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같이: 감사합니다. 마장 축산물 시장 ○아: 안녕하세요? 3-1반 정○아입니다. 오늘은 ○휘님과 함께 마장 축산물시장을 소개하겠습니다. ○휘: 마장 축산물시장은 서울과 경기도의 축산물의 60~70%를 담당하고 있는 대표적인 시장인데요. 이용객수가 200만 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아: 200만 명이요? 어마어마하네요.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큰 시장이군요. ○휘: 마장 축산물시장은 아침 4시에 문을 열어 저녁 7시에 문을 닫습니다. ○아 님이 직접 찍은 영상을 보면서 설명해 주실래요? ○아: 여기 보시면 마장 축산물시장의 큰 간판이 보이고 그다음은 계속 정육점이 있습니다. ○휘: 여기도 정육점, 저기도 정육점, 역시 축산물시장 맞네요. 배가 고파지네요. ○아: 축산물시장 뒤쪽에는 돼지·소 동상도 있어요. ○휘님이 찍은 사진처럼요. ○휘: 현재는 문화유산이 아니지만 미래의 문화유산이 될 마장 축산물시장 많이 방문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10) 문화유산 발표하기(공개수업 교수·학습과정안) 교육과정 재구성, 프로젝트학습으로 도전해보자 프로젝트학습은 첫 시도가 어렵지, 일단 한 번 도전하고 나면 그 이후로는 쉽게, 수시로 운영할 수 있다. 정말 딱 한 번만 위에서 제시한 절차대로 도전해보자. 여러 교과내용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서 진행하면 무엇보다도 진도의 부담감, 평가의 번거로움 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학교의 특색 교육활동, 월별 중점 지도내용, 수업나눔과 맞물려서 사전에 미리 준비하면 한 번에 유기적으로 수업을 구상하고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교육과정 재구성과 프로젝트학습으로 꼭 한번 도전해 보자.
내년부터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 1·2학년의 놀이를 통한 학습에 강조점을 두고 있으며, 실내·외 놀이 및 신체활동 기회 확대를 주요 사항으로 제시하였다. 초등학교 놀이시간 확대는 1·2학년의 학습자 주도성 발현과 신체적 발달의 측면에서 새롭게 보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초등학교 놀이시간 확대의 현장 안착을 도모하고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왜 ‘놀이’에 집중하는가? 2018년에 발표된 대한민국 아동 보고서에 ‘놀고 싶을 때 놀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세상’을 원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담겼다. 우리나라의 ‘포용국가 아동정책’은 이러한 연구결과를 반영하여 ‘창의적 놀이를 통해 아동의 잠재력을 키우는 학교를 운영할 것’을 주요 정책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제2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2024~2028)에서는 장기간 코로나로 인한 저체력 어린이들의 증가로 우려되는 현실을 반영하여 초등학교 1·2학년의 신체활동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발표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충분한 놀이 및 신체활동 기회 제공을 초등학교 1·2학년 개정 교육과정 운영의 강조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한편 ‘학습자 주도성(agency)’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구성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학습자 주도성의 강조와 함께 학생을 보는 관점도 변화하고 있는데, 학생을 수동적인 존재로 바라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스스로 배우고 지식을 구성하는 능동적인 배움의 주체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초등학교 1·2학년을 학습에 몰입시키고, 배움의 주체로 세우기 위한 효과적 방안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버드(Harvard)의 Project Zero 연구팀에서 내놓은 연구보고서 ‘놀이를 통한 배움(Learning through play)’에서는 어린이의 자발적 놀이가 더 깊은 배움을 이끌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즉 학습자 주도성을 발휘하는 학습의 맥락으로 놀이가 강조되고 있다.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의 교육과정에서 놀이시간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학교 내 놀이공간 확보, ▲놀이수업 운영을 위한 교사의 인식 제고 및 역량 강화, ▲교사가 활용할 수 있는 관련 자원과 자료 개발 및 보급 등이 필요하다. ● 학교 내 놀이공간 확보 및 재구조화 먼저 초등학교 1·2학년 놀이공간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교내 공간활용(체육관·운동장·다목적 강당 등)과 관련하여 1·2학년을 우선 고려하여 배정하는 등의 놀이공간 확보를 위한 학교구성원들의 협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의 유휴교실을 활용하여 아이들이 쉽게 활동하고 놀 수 있는 장소로 전환하는 것도 학교 내 놀이공간 확보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놀이전용교실을 조성하여 저학년의 통합교과 운영과 학생들의 신체활동 강화를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에 활용할 수 있다. 교내 유휴교실 확보가 어려운 경우 학교 안 자투리 공간, 틈새 공간, 기존 학교놀이터 등을 저학년 신체활동 강화를 위한 놀이공간으로 재구조화하는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 각 시·도교육청에서 공모하는 공간 재구조화 사업에 참여하여 교문 주변의 바닥 공간에 놀이판을 그리거나 놀이를 통한 배움이 가능하도록 교실을 리모델링하는 방법 등으로 학교공간을 놀이가 가능한 배움의 공간으로 깨울 수 있다. ● 놀이와 신체활동 관련 수업운영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의 발달을 위해서는 대근육을 활용한 신체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움직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하여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즐거운 생활 교과가 표현과 놀이활동 중심으로 재구조화되었으며, 입학 초기 적응활동에서도 통합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 속 놀이를 통해 학생들의 학교적응을 돕고, 또래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제시하였다. 즐거운 생활의 성취기준에서는 ‘놀이’를 일정한 규칙이나 방법에 따라 노는 좁은 의미의 놀이활동뿐만 아니라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몰입함으로써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교사가 체계적으로 놀이활동을 짜서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지만, 학생들이 배움 주제와 관련하여 직접 놀이를 만들어 내도록 유도하고, 교사와 함께 놀이를 만들어 보는 시간 등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 학생들이 놀이 만들어 내는 것을 어려워한다면 교사가 제시한 놀이를 학생들이 방법이나 내용을 조금씩 바꿔 가며 단계적으로 놀이를 만들어 볼 수 있다. 놀이시간은 학습자 주도성을 발현하는 배움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체활동 지도 및 놀이를 통한 실습중심의 교사연수와 워크숍을 개발하여 지원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학교 내외 교원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 동료교사와 함께 놀이중심의 교수·학습활동을 구안하고 수업자료를 개발하는 등의 자발적인 교사 노력도 요구된다. ● 활용할 수 있는 자원 및 자료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의 신체활동 강화와 놀이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장학자료와 지원자료들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먼저 개발된 자료들을 학급 아이들의 상황에 맞게 재가공해 놀이수업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교육부에서 추가로 2024학년도에 적용할 수 있는 1~2학년용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할 예정이다. 지역사회의 자원을 활용하여 놀이시간을 풍부하게 할 수도 있다. 학교 주변의 숲·공원 등을 활용하여 생태감수성을 함양하기 위한 놀이수업을 운영할 수 있고, 지역의 전통을 반영한 전통놀이 등도 학생들의 삶과 맞닿은 놀이시간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마을 강사를 활용하여 저학년의 신체활동과 놀이수업을 협력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 학교를 둘러싼 지역자원을 놀이시간 확대와 연결하여 활용하면 교육적인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초등학교 1·2학년에서는 변화된 내용으로 인한 혼란이 어느 정도 예상된다. 놀이시간 확대는 결국 교육과정 안에서 구현되기 때문에 현장의 성공적인 안착은 교육과정 운영주체인 교사에 의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놀이를 통한 학습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부터 강조되어 왔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변화로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들의 놀이시간 확대에 대한 인식 제고와 공감대 조성이 우선 요구된다. 또한 놀이시간 운영 및 효과에 대한 학부모들의 오해도 놀이시간 운영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초등학교 놀이시간 확대’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 전달 및 홍보를 통해 학부모들의 이해도를 제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교육공동체의 공감을 바탕으로 놀이공간 조성과 놀이중심 교육과정 운영에 학교와 교사가 집중한다면 초등학교 놀이시간의 확대는 ‘놀이를 통한 배움’으로 현장에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여름은 교원들에게 가혹한 시간이었고, 뜨거운 외침의 시간이었다. 광장에 모인 교원들이 밀알이 되어 마침내 교권 4법을 개정해 냈다. 하지만 교원들의 교육활동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은 지난 11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아동학대 및 학교폭력 관련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성국 회장 “교권 4법은 응급처치 … 교권보호 근원적 처방 필요” 정 회장은 먼저 교권 4법으로 교육활동 보호의 토대가 마련됐지만, 온전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급우를 때리는 학생의 팔을 잡았다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하고, 대변 실수를 한 학생의 엉덩이를 고무장갑을 끼고 씻겼더니 맨손으로 안 했다고 항의 민원을 받은 교사들의 하소연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권 4법이 교권보호 종합방안의 응급처치라면 이제는 병을 완쾌시킬 근원적 처방을 내릴 때라고 의지를 밝혔다. 이어 「아동복지법」 개정,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악성민원 처벌 강화법」 마련,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등 4대 입법과제를 제시하고 국회가 법 개정에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정 회장은 또 교총이 11월 2일부터 전개한 「아동복지법」 등 4대 입법과제 청원내용도 공개했다. 교총은 불과 열흘 남짓한 13일 현재 전국에서 7만 4,613명이 서명했다며 단위학교별 서명까지 포함하면 10만 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열기는 교총이 전국 교원 5,4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권 실태 설문조사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에 따르면 「아동복지법」 개정 99.4%, 「아동학대 처벌법」 개정 95.6%, 악성민원 가해자 처벌 강화 99.6%,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92.1% 등 압도적 찬성율을 보였다. 정 회장은 이를 두고 “현장교원들의 염원이고, 간절한 호소이며, 절박한 외침”이라고 했다. 정부와 국회가 아동학대 및 학교폭력 관련법 개정을 미루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대형 “아동학대 억울한 교원 없어야” 김성일 “악성민원 가해자 처벌 강화”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도교총회장들도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대형 인천교총 회장은 연대 발언에서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유아교육법」과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됐다”며 “법령 개정의 취지를 살려 이러한 내용이 「아동복지법」에도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동복지법」이 개정돼야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를 실효적으로 예방할 수 있어 교권 강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동학대에 대한 조사나 수사를 할 때 교육감 의견서를 반드시 반영토록 해 억울한 교원이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도록 해 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호소했다. 김성일 서울교총 회장은 악성민원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를 주문했다. 김 회장은 “교권 4법이 통과됐지만,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자체를 막을 수도 없고 되레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골탕 먹이기식 아동학대 신고 때문에 수사를 받은 교사가 무혐의 처분과 무죄가 돼도 신고자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그에 비해 교사는 지자체·경찰·교육청 조사를 이중삼중으로 받느라 심신이 황폐해질 지경”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 회장은 “악의적 아동학대 신고를 근절하기 위해 무혐의 및 무죄로 종결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해서는 업무방해나 무고죄 등으로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훈지 “「아동복지법」 개정 교총이 앞장” 김영식 “교원 기본권조차 보장 안 돼” 주훈지 경기교총 회장은 “악성민원과 불법행위로 교사들의 교육활동이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국교총과 시·도교총회장단이 기자회견 자리에 모였다”며 “「아동복지법」등 관련법 개정에 교총이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식 충북교총 회장은 “교육이 대한민국의 근간을 이루는 것임에도 교원의 기본권조차 보장이 안 돼 거리에서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하는 현실이 수치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부와 국회가 「아동복지법」 개정 등에 미온적인 점을 들어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은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고 나라의 동량이 되길 바라는 마음일 텐데 정작 학교의 기능과 선생님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토록 이율배반적일 수 있느냐”고 싸잡아 비판했다. 이기종 “교사들 수업 전념 여건 조성을” 조재범 “학폭 경찰 이관 미룰 일 아냐” 이기종 전북교총 회장은 “교권 4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교육현장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실망감을 표시한 뒤 “교사들이 마음 놓고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동복지법」, 「아동학대처벌법」, 「학교폭력예방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조재범 한국교총 정책자문위원(경기 보라초 교사)은 학교폭력 업무의 경찰 이관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수사권은커녕 준사법권도 없는 교사가 학교 밖에서 일어난 학생 다툼까지 조사하고 학부모 불만 없이 처리하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이 학교폭력 사안조사와 처리 주체가 된다면 그 자체로 학생들의 경각심을 고취하고 예방효과도 커 교사들이 수업과 학생교육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교총이 지난 10월 전국 유·초·중·고 교원 등 5,4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5.3%가 교권 4법 통과와 학생생활지도 고시 시행 이후 학교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무분별한 아동학대 고소·고발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28.4%)하다는 점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인력·예산·공간 등 교육부·교육청 지원 부족’(16.4%), ‘학교규칙이 아직 개정되지 않아 세부 생활지도 적용 한계’(15.8%) 등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긍정적 변화가 있다’는 답변은 27.0%였다. 긍정적 변화 내용으로는 ‘학부모 민원 또는 연락 감소’(29.7%), ‘학생의 문제행동이 줄거나 조심하는 분위기’(27.4%) 등이 가장 많이 꼽혔다.
감정은 학습 스위치 뇌(신경과학) 연구결과가 축적되면서 감정이 학습에 방해가 된다는 기존의 관점이 깨지게 되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학습과 문제해결능력에 정서적 요소가 중요하다. 이몰디노 양(Immordino-Yang, 2016)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감정 없이는 기억을 만들거나 복잡한 생각을 하거나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신경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찬승, 2023.09에서 재인용). 감정은 주의를 작동시키고, 주의는 인지기능을 작동시키며, 인지작용은 기억의 회로를 만든다. 이렇게 학습과 기억작용에 긍정적 감정과 정서는 필수적이다. 학습자의 감정상태가 부정적일 때(예: 두려움·분노·슬픔 등)는 학습의 뇌로 가는 경로 스위치가 꺼지고 학습이 저하되거나 완전히 중단된다. 반면에 학습자의 감정상태가 긍정적일 때(예: 즐거움·행복·만족 등)는 학습의 뇌로 가는 경로 스위치가 켜지고 학습을 위한 길이 열린다. 그래서 교육신경과학계에서는 감정을 ‘학습을 위한 온·오프 스위치’에 비유하기도 한다”(이찬승, 2024.09). 감정 연구 분야의 저명한 심리학자 에크만(Ekman, 2016)은 감정 중에서 생존을 위해 태어날 때부터 갖추고 있는 것은 슬픔·기쁨·역겨움·분노·공포·놀라움·경멸 등 7가지이고, 나머지 감정(겸손·관대함·공감능력·낙관주의·열정·수치심·협동심·감사 등)은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이찬승, 2023.09). 관련 연구를 통해 밝힌 것이라고는 하지만 후천적으로 습득되는 감정이라는 것도 타고난 감정을 기반으로 학습되고 개발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아무튼 에크만 주장의 핵심은 감정이라는 것이 단순한 반응이 아닌 학습과 개발이 필요한 일종의 기술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뇌학습과학(교육신경과학)계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직접 가르치면서 학습과 감정의 관계를 깨닫고, 자신의 실천을 널리 공유한 교육자가 있다. 그의 이야기는 뇌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감동시키는 프로 기노시타 하루히로라는 일본의 유명한 학원강사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책 강요하는 초보, 감동시키는 프로라는 책이 있다. 그는 학원강사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강사로 나섰지만, 학생들이 자기 강의를 좋아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한 달이 멀다하고 학원에서 쫓겨나게 되자 유명한 학원강사들을 찾아다니며 직접 수강을 하고, 그들을 만나 교수법에 대한 가르침을 청하기도 했다. 그가 만난 학원강사 중 한 명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해주었다. “수업은 처음 1분으로 결정된다네. 그 1분 동안 자네는 학생의 마음을 잡지 못했던 거야. 영혼을 흔들지 못했다는 말이지. 그래서 지루한 시간이 된 거고.” _ 기노시타 하루히로, 2006: 26 이날을 기점으로 그는 영혼을 흔든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자신만의 기법을 발전시킨 결과, 드디어 자신이 일본 최고의 학원강사가 되었다. 그는 ‘수업은 마음’이란 기치를 내걸고 학력만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수법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큰 반응을 얻어냈다. 이를 토대로 능력 훈련 회사(Ability Training Co.)를 설립하여 일본 교사들의 수업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세미나·강연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가 깨달은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야단을 맞는 당사자도 사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수업이 시작되었으므로 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것, 일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것,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한다. 도대체 왜 그럴까? 어느 날 갑자기 깨달았다. 그것은 마음이 이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행동할 수 없는 생명체다! 그날부터 곰곰이 생각했다. ‘마음으로 이해해서 행동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리고 마침내 키워드를 찾아냈다. ‘감동!’ _ 기노시타 하루히로, 2006: 9 감(感: 느낄 감), 동(動: 움직일 동). 감동이라는 말의 글자를 풀면 ‘마음으로 느끼어 행동한다’는 뜻이다. 기노시타 하루히로는 감동이란 느끼고 움직이는 것인데, 여기서 느끼는 것은 사람이고, 움직이는 것은 마음이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깨달음은 ‘동기란 감정을 행동에 연결시키는 과정이다’라고 한 뇌과학자 앨리스터 스미스(Alistair Smith, 2005. 정영진, 2016:165에서 재인용)의 말과 일치한다. ‘동기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때 유발되는 일종의 감정 반응’이므로 학생을 감동시키면 강한 동기가 유발될 것이다. 조나단 헤이트(Haidt, 2006)는 행복의 가설이란 책에서 우리의 감성적 측면을 코끼리로, 이성적 측면을 코끼리에 올라탄 기수로 비유한다. 기수가 고삐를 쥐고 있기 때문에 코끼리가 가는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기수가 코끼리에 비해 너무 작아 기수의 통제력은 크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진행 방향과 관련해 코끼리와 기수가 의견이 불일치할 때면 언제나 코끼리가 이긴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비유에 따르면 강요하는 초보는 기수(이성)에게만 호소하는 사람이고, 감동시키는 프로는 기수와 함께 코끼리(감성)까지 움직이도록 하는 사람이다. 기수에게만 호소한다고 하여 코끼리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수는 없다. 따라서 최고의 교사가 되고자 한다면 강의 기술을 고민하기에 앞서 먼저 학생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마음을 사로잡아 흔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고 이를 위한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기노시타 하루히로는 오랜 경험을 통해 “학생은 감동을 받은 후 선생님이 좋아지거나 그 과목이 좋아지게 된다. 억지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무언가에 마음이 흔들려서 ‘공부해야 겠다’고 다짐해야 좀 더 의욕이 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가 사용한 하나의 방법은 수업하기 전에 감동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들려준 이야기에 감동받은 학생들이 마음의 변화를 보이고, 그 감동을 가지고 학습의욕도 보였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모아놓은 감동노트 마련 이외에 학생과 돈독한 정 쌓기를 포함하여 학생을 감동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감동은 목마른 말이 시냇가를 찾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같다. 진한 감동을 받으면 우리는 그 감동을 가지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그러나 감동의 효과는 감동의 크기나 종류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가령 영화를 보면서 받은 감동은 때로 영화관을 나서면서 사라져버리기도 한다. 이와는 정반대로 이성간의 사랑은 한 번의 감동을 가지고 평생을 버티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의 감동은 하루에서 일주일 정도가면 그 효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만든 말이 하나 있다. ‘밥은 한나절, 감동은 한주일’이 그것이다. 밥을 먹고 나면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 한나절만 지나면 다시 배가 고파진다. 진한 감동을 받고 나면 마음이 움직여 실행에 옮기게 되는데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보여주듯이 한 삼일 지나면 그 감동이 옅어지기 시작해서 일주일쯤 지나면 거의 효력이 사라지는 것 같다. 조금 억지 같지만, 어쩌면 교회나 절에서 신자들에게 일주일 한 번씩은 예배에 참석하여 설교(설법)을 들으라고 하는 이유도 감동의 효력이 길어야 일주일정도여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초등학교 선생님은 하루에 한 번 정도,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수는 수업시간마다 감동을 줄 수 있는 강의기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재미있는 수업, 감동을 주는 수업을 하고자 할 때 유의할 점이 하나있다. 어떤 선생님들은 재미있는 수업을 위해 농담을 준비해간다. 그런데 농담을 해줄 때에는 학생들이 웃고 교실이 떠들썩하다가도 정작 본 수업으로 들어가면 다시 숨죽은 배추같이 변한다면 이런 수업은 재미있는 수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업시간에는 웃고 떠들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나서 학생들이 “뭘 배웠는지 모르겠다. 농담은 재미있지만 수업은 지루하다”라고 말한다면 그 시간은 재미있는 놀이시간이었을 뿐 수업시간은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수업의 재미와 농담의 재미는 완전히 다르다. 양쪽 사이에는 하나의 선이 그어져 있다. 농담의 재미는 계속되지 못한다. 강의시간에 농담만 하고 있으면 결국 학생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만다.’ _ 기노시타 하루히로, 2004: 93 감동적인 수업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과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제자들로부터 중·고등학교 시절에 선생님 때문에 어떤 과목을 좋아하거나 반대로 그 과목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학생들은 자기가 존경하는 선생님 과목에는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그 선생님의 인정을 받고 싶은 경향을 보인다. 장학사로 근무하고 있는 제자를 최근에 만났는데 대학 2학년 때 내 강의와 다른 한 교수의 강의에서만큼은 꼭 A를 받고 싶어서 두 강좌에 올인한 결과 원하는 학점을 받아 참으로 기뻤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교사는 학생의 성적을 올리고 싶으면 먼저 자신이 담당하는 과목을 좋아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과목을 좋아하게 하려면 교사, 즉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시작은 교사 자신이 학생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먼저 학생을 좋아하는 것이다.” _ 기노시타 하루히로, 2004: 208 학생을 이해하고 좋아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담당한 학생 개개인이 처한 상황, 특성과 장단점, 그들이 기대하는 것 등을 파악해야 한다. 가르치는 학생이 너무 많은 중·고등학교 선생님이나 대학교수의 경우에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이다. 하지만 학생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이들이 내 수업에 감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영화 중간 한 대목만을 보고 등장인물에 감동하기를 바라는 것과 유사하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방법의 하나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도록 하는 설문지를 만들어 강의 첫 시간에 배포하고 이를 자료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조사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다. 성장배경의 특성, 좌우명, 성격적 특성, 당면한 어려움이나 도움이 필요한 사항, 미래 계획, 친한 친구 연락처 등. 이중에서 가르치는 사람이 생각할 때 학생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수집하면 되는데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배되지 않도록 유의하며 꼭 활용하고자 하는 최소한의 정보에 국한하여 수집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나와 내 강의를 좋아하도록 하기 위해 사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칭찬이다. 하지만 아무리 쳐다보아도 예쁜 구석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농담처럼 늘 하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수업 중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라도 떠들다가 지쳐서 잠시 멈추고 차분하게 앉아 있는 시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아이에게 다가가서 어깨라도 쓰다듬으며 ‘어쩌면 너는 숨을 그렇게 예쁘게 쉬니?’라고 해보십시오. 아이는 얼굴이 빨개지며 더 얌전하게 행동하려고 할 것입니다.” 농담인 것 같지만 변화를 느끼게 될 것이다. 어떤 학생의 모든 행동이 미워 보일 때에는 당연히 그 학생에게 문제가 있겠지만, 어쩌면 교사가 그 학생에 대해 이미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보일 수가 있다. 특정 학생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특정 반(과)에 대해서도 이러한 편견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다. 비록 가르치는 학생이 많다고 하더라도 한번 수업할 때 3명 정도는 칭찬을 해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임하면 모든 학생이 한 학기에 적어도 한 번은 선생님의 칭찬을 받게 될 것이다. 내 강의를 수강한 지 20여 년이 흐른 제자들을 만나보면 그들이 기억하는 것은 내 수업내용이 아니라 나에게서 받은 칭찬이다. 마음에서 우러난 칭찬거리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칭찬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을 가질 때 가능해진다. 기노시타가 제안하는 방법은 호주머니 속 동전 옮기기이다. 수업을 시작할 때 오른쪽 주머니에 10원짜리 동전 열 개를 집어넣고 학생들을 칭찬할 때마다 동전을 왼쪽 주머니에 옮겨 넣는 것이다. 혹시 학생들의 문제점이 보이고 화가 나면 동전을 다시 오른쪽 주머니로 옮겨야 한다. 처음에는 10여 분도 지나지 않아 파산하겠지만, 어느 순간 10개가 오롯이 왼쪽으로 옮겨져 있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때가 드디어 내가 학생들을 좋아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그다음부터는 어렵지 않게 동전을 옮겨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주 힘들더라도 여러분을 탓하지는 말기 바란다. 우리 인간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늘 위험요인, 상대의 불완전한 부분 등 부정적인 생각을 더 많이 하도록 진화되어 왔다고 한다. 하지만 가르치는 직업을 택한 우리는 이러한 훈련을 통해 의식적으로 학생들의 밝은 점 좋은 점을 찾기 위해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기노시타( 2004: 210)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차피 이 학생은 내 아이가 아니다. 어떻게 되든(물론 잘 되는 편이 좋지만) 이 학생의 인생이다’라는 냉철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멋진 ‘방식’을 실시해도 결국 그 ‘방식’은 멋지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요즈음 학생과 학부모의 모습에 실망하여 아예 마음의 문을 닫고 최소한의 역할만 하겠다고 생각하는 선생님이 늘고 있다. 이런 선생님을 만나는 학생들만 불행한 것이 아니라 교사 자신도 불행하게 될 것이다.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직장에서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존경받지 못하고, 동료교사들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데 행복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가르치는 과목을 통해서 학생을 만나고 그 과목을 매체로 하여 학생의 성장을 도우며, 그 과정을 통해 함께 성장해 간다. 내가 가르치는 것은 과목이 아니라 학생임을 깨닫고, 가르침의 장이 학생과 교사의 소외된 만남의 장이 아니라 인간 ‘박남기’와 연이 닿아 우연히 같은 시공에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존재하게 된 인간 ‘김희엽’의 만남의 장이 되도록 하는 것이 감동시키는 프로의 첫걸음이다. “나는 학생 등 여러 사람에게 감동을 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그들에게 많은 감동을 받았다. 사람을 감동시켜서 울게 하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내 자신이 울었고 커다란 힘에 마음이 움직였다”는 기노시타의 이야기는 감동적인 수업을 넘어 감동적인 교육을 하는 사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감정 활용 효과적 수업기법 기노시타는 ‘감동’에 초점을 맞춰 효과적인 수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뇌과학의 연구를 바탕으로 한 감정 활용 효과적 수업기법은 다양하다(이찬승, 2023.09). 안전하고 긍정적 교실분위기 만들기, 열정적으로 가르치기, 학습자의 열정을 이끌어내기, 수업내용에 감정을 연결시키기, 성공에 대한 칭찬과 자축으로 기억 강화하기, 긍정적 감정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활동하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긍정적 감정을 이끌어내는 활동의 예로는 수행 전 칭찬과 격려, 음악 들려주기, 새로운 것 제시하기, 즐거웠던 사건 회상하기, 2~3분간의 짧은 휴식시간 주기, 학습내용과 연결된 놀이하기, 공상시간 갖기, 3가지 희망 말하기, 감사할 일 생각하기, 성공 스토리 회상하기, 호기심 가는 것, 궁금해하는 것을 짝과 함께 말해보게 하기, 다정한 손길과 접촉해 주기, 시각화하기, 명상하기 등등을 들 수 있다. 수업이 재미있는 반은 생활지도 문제가 적게 발생한다고 한다. 감정을 활용한 수업을 하고,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긍정적 감정을 학습하고 개발하도록 돕는다면 학습성과도 오르고 학생들의 대인관계능력·사회성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학생들을 감동시키고자 했던 기노시타의 노력에 더해 뇌과학이 제시하고 있는 기법을 다양하게 적용하여 교사와 학생이 함께 행복한 교실, 함께 성장하는 교실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한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3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협의회를 열어 내년부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 확대 시행되는 늘봄학교(방과후 교육·돌봄 사업)에 초등학교 1학년 대상 프로그램(초1 에듀케어)을 희망하는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침을 정했다. 당정은 대학·기업·공공기관 등의 참여를 활성화해 프로그램 공급처를 확대하고, 학생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할 수 있는 교육·돌봄 프로그램도 제공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 과정에서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기존 학교 업무와 늘봄학교를 분리하고 이를 위한 전담 인력을 확보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이에 정부는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런 부분들을 최대한 고려해 이달 중으로 구체적인 2024년 늘봄학교 추진 계획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업지도와 생활지도’와 ‘행정업무 처리’ 중 어떤 것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교육청은 매년 학교행정업무 경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왜 현장 교사들은 업무가 줄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실질적 업무 경감 대책 필요해 지난달 21일 한국교육정책연구소가 주최한 ‘교원의 교육전념여건 조성을 위한 학교 행정업무 경감 및 효율화 방안 연구’에 대한 현장 토론회에서 나온 주요 내용은 ‘외부 기관으로의 이관’, ‘필수불가결한 학교 행정업무는 디지털 시스템 구축’, ‘학교 밖으로부터 오는 행정업무 부담 유발 요소의 과감한 규제’, ‘교원들 간 업무수행 형평성 제고를 위한 업무 재구조화’, ‘공문발송시 업무 영역을 표시하는 등의 공문 관행 개선’, ‘교무행정 지원인력의 업무 이해도 제고를 위한 매뉴얼 개발·제공’, ‘유관기관 간, 구성원 간 실효성 있는 협업․소통 채널 확보’ 등이다. 이 중 2023년부터 각 시·도에서 조직·운영 중이거나 계획 수립단계인 ‘학교지원센터’(시·도별 명칭 상이)가 현장을 지원하는 사례를 발표할 기회가 생겼다. 지역별 상황이 모두 다르기에 모든 학교급에 일괄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학교지원센터’에서 현장을 ‘지원’한다면 현장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충북교육청의 인력풀통합시스템에서는 기간제 교사에서부터 고교학점제 강사, 학습지원튜터, 생존수영 강사, 지방공무원 및 조리종사자, 초등돌봄전담사 대체 인력 등 학교에 필요한 모든 인력 채용과 관련된 일을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여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고교의 경우 교육과정에 편제된 과목 수가 80개 과목 내외고, 이중 공통과목은 7개 과목뿐이다. 따라서 교과서 배부 업무가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다. 대구교육청은 이를 위해 ‘고등 교과서 배부’를 지원한다. 충남 공주시 학교지원센터는 2~5일 단기수업지원, 장서점검, 과학실험실 정리, 기간제교원 위탁채용, 드론촬영, 폐기물 처리, 학교 교가 오케스트라 음원 제작, 기록물 디지털화 제작 등 업무지원, 기간제 교원이나 시간강사 등 인력풀 지원, 교육용 SW 활동교구, 방송장비, 유치원 졸업가운과 같은 공유물품 대여 등 여러 사업을 지원한다. 별도의 양식을 다운받아 작성 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등의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고, 홈페이지에서 바로 날짜를 클릭하여 신청할 수 있도록 사용자 편리성을 기한 점이 눈에 띈다. 시·도별 역할 확대 기대 이 외에도 입학식, 졸업식, 교내체육, 학예발표회, 프로젝트 학습, 찾아가는 학생 체험교실 등 활동형 수업 업무 보조인력을 지원(부산)하거나, 쟁점 학교 행정업무인 불법촬영 카메라 점검, 먹는 물 수질 검사, 공기 질 점검, 어린이 놀이시설 환경 관리 등을 지원(대구)하는 등 현장에 실질적으로 와닿는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교사가 학생들의 수업지도와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교육청의 노력이 드러나는 ‘학교지원센터’가 널리 홍보되고, 점차 그 역할이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
학교에 전문상담교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사를 전문상담교사로 배치할 수 있는 법안이 추진돼 현장의 반발을 사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17일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따르면 동법 19조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전문상담교사의 배치를 전문상담교사 등의 배치로 바꾸고 조문에 학교에 전문상담교사 또는 사회복지사(학교사회복지사 자격자)를 둘 수 있도록 했다. 법이 개정되면 학교 전문상담교사 역할을 사회복지사가 할 수 있게 된다. 법에서 규정한 학교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사 1급 중 1년 이상 1000시간의 관련 수련을 한 자로서 학교 내에서 학교사회복지 실천 여건 조성, 학생 대상 활동, 지역사회 연계활동 등을 맡고 있다. 문 의원은 “학교폭력, 아동학대와 교육활동 침해 문제 등 학교 내외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환경에서 학교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증대될 필요가 있다”며 “초·중등학교에 사회복지사를 둘 수 있도록 명시함으로써 이들의 지위를 보장하고 교육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개정 추진이 알려지면서 상담교사들은 즉각 반발했다. 서울의 한 초등 전문상담교사는 “현재 임용 부족으로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이 절반에 이르지 않을 정도지만 그렇다고 역할과 전문성이 다른 사회복지사에게 학생 상담을 맡기는 것은 말이 안되는 처사”라고 말했다. 또 수도권 Wee센터에 근무한 다른 전문상담교사도 “상담교사가 되기 위해 교·사대를 졸업하고 또 상담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대학원이나 상담대학원을 다니며 노력하고 있는 일선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법개정”이라며 “임용 정원이 부족해 자격을 갖고도 현장에 배치되지 못하는 많은 예비 교원들을 생각한다면 다른 직역에서 인원을 수급할 것이 아니라 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총도 입장을 내고 “2023년 기준 전문상담교사의 법정 정원은 1만321명인데 비해 배정 인원은 4765명으로 배치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전문상담교사 확대 배치에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 같은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법개정이 추진된다면 학교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학생 교육과 상담에 매진하는 전문상담교사의 사기만 떨어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마감한 입법예고 의견 등록에는 80% 이상이 반대의견을 내는 등 법안 심사 단계부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