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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친구로부터 이천서씨가 쓴 '삼여'라는 좋은 글을 보내왔다. 삼여란 평생을 살면서 하루의 저녁이 여유로워야 하고, 일년은 겨울이 여유로워야 하며, 일생은 노년이 여유로워야 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그러나 이 여유로움이란 공짜가 결코 아니다. 그래서 노년을 위하여 무엇보다도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한다. 바로 행복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행복하게 사는 데 돈보다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다. 가족, 친구, 취미나 일 등등. 돈은 그저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것이지 그 이상은 될 수 없다. 문제는 우리의 욕구를 그냥 놔두게 되면 삶의 무게중심이 점점 돈에 쏠릴 수밖에 없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24시간으로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돈으로는 시간을 사지 못한다.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돈에 집중할수록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것들에는 점점 더 적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행복을 위해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잡아야 하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생활수준을 정하고, 이에 맞춰 살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따라서 자신의 생활수준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살려고 노력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욕구를 조절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자산의 규모를 목표로 하는 것보다 자신의 생활수준을 결정하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첫째, 어렵게 모은 재산을 효과적으로 지켜나갈 수 있다. 자신의 재산을 지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지출이 수입을 넘기지 않는 것이다. 매월 나오는 현금 흐름에 맞춰 자신의 생활수준을 맞춘다면, 자신이 쌓은 부를 평생토록 지킬 수 있다. 둘째, 자신의 관심을 오로지 돈에 한정 짓지 않는다. 그 결과 보다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재산이 늘어남에 따라 지출을 늘리고, 늘어난 지출을 감안해서 더 큰 금액을 목표로 하다 보면 쳇바퀴 돌 듯 오직 돈 버는 일에만 몰두해야 하는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하기 쉽다. 처음에 부자가 되기를 원했던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돈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소비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소비는 이성과의 만남과 비슷한 면이 많다. 쉽게 사귄 이성과는 쉽게 헤어지듯 쉽게 얻은 물건에는 애착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쉽게 버릴 수 있다. 길거리를 지나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보고 바로 구입했을 때와 그것을 갖기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해가며 어렵게 손에 넣을 때를 비교해보면 아마 후자의 경우가 만족도가 높을뿐더러 그 지속 기간도 훨씬 길 것이다. 자신의 생활수준을 결정하고 그 안에서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무래도 갖고 싶은 물건이 생긴다고 바로 사기는 힘들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따를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돈 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돈은 특이하게도 쉬지 않고 일하는 특성이 있다. 사람은 열심히 일하고 난 후 휴식이 필요하지만 돈은 그렇지 않다. 은행에 넣어둔 공휴일이든 주말이든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같이 이자가 붙는다. 반대로 놀게 내버려두면 한도 끝도 없이 노는 것이 바로 돈이다. 돈 관리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하나는 노는 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쉬워야 한다는 점이다. 돈 관리를 쉽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동이체를 활용하는 것이다. 자동이체를 통해 월급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알아서 자신의 일터로 가게 만들어야 한다.한 번 자동이체를 걸어두면 더 이상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알아서 돈이 움직이다 보니 따로 시간을 내서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 너무 돈 버는데 신경쓰다 스트레스를 받고 무너지는 사람들도 많다. 이몸이 늙고 병들어 인생여정 떠나기 전에 오늘을 보람있게 사는 것이 최고의 여유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개학하자마자 아이들이 네게 준 숙제, “저희 이름 다 외우세요!”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 개학(8.22)을 하고도 이 지겨운 무더위가 꺾일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개학이 아이들에겐 그다지 달갑지만 않은 듯 보였다. 개학 첫날. 2학년 ○반 1교시. 교실 문을 열자,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은 그들만의 방학이야기로 수다를 떨고 있었다. 몇 주 만에 만난 아이들의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그러나 방학 동안,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은 듯 모든 아이가 대체로 건강해 보였다. 아이 중, 유독 얼굴을 까맣게 태운 한 아이가 눈에 띄었다. 그래서 방학 중 그 아이가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여 물었다. “○○아, 방학 동안 무엇을 했기에 얼굴을 그렇게 태웠니?” “……” 내 질문에 그 아이는 들은 척도 안 하고 옆 짝과 계속해서 수다를 떨었다. 내심 교실이 너무 시끄러워 내 말을 듣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정숙 시킨 뒤 재차 물었다. “○○아, 방학 동안 무얼 했니?” “……” 이번에도 녀석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대답을 회피했다. 녀석의 행동에 조금씩 화나기 시작했다. 참다못해 녀석의 자리로 다가가 대답을 직접 듣기로 했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녀석은 마치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일처럼 태연한 척했다. 그 태도가 나를 더 화나게 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 요∼녀석, 선생님 말에 대답도 안 하고 딴 짓을 해?” 그러자 녀석은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선생님, 제 이름은 ○○이가 아니라 ○○이인데요. 그리고 저희 반에 그런 아이가 없는데요. 선생님, 혹시 제 이름 모르시는 거 아녜요?” 녀석의 말에 순간 교실이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잠시 뒤, 아이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또 다른 아이가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 제 이름 아세요?” “네 이름 ○○○이잖아.” 그 아이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 다행이었으나 행여 그 아이 이름마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더라면 하마터면 아이들 면전에서 봉변을 당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때문일까? 녀석은 수업시간 내내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녀석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업(UP)시켜 주기 위해 수업 종료종이 나자마자 녀석의 이름을 크게 불러주며 파이팅을 외쳤다. “○○○, 파이팅!” 내 파이팅에 녀석은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표정은 그다지 밝아 보이지가 않았다. 학기 초, 아이들의 이름을 제대로 외워두지 않은 것이 후회되었다. 한편 아이들이 교과담임인 내 이름을 모르고 있다거나 잘못 알고 있으면 내 기분은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름지기 아이들 또한 나와 똑같은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무시당하는 기분. 언제부턴가 인권 운운하며 교복에 명찰을 달지 않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의 이름이 쉽게 외워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예전에는 가르치는 아이들의 이름과 심지어 번호까지 모두 외워 아이들을 놀라게 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행여 실수라도 할까 이름 대신 번호를 부를 때가 많다. 아마도 그건, 이름을 못 외워서가 아니라 외우려고 하지 않는 관심의 문제인 듯싶다. 수업시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든지 학급에서 다른 아이보다 톡톡 튀는 아이의 이름보다 내성적인 성격에 얌전히 공부만 하며 학급에서 존재감이 별로 없는 아이의 이름이 쉽게 잘 외워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선생님은 학년이 다 끝나가도 그 아이들의 이름을 모른 체 지나가는 경우도 더러 있다. 문득, 막내 녀석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이 기억난다. 평소 학교에서 돌아오면 말을 잘 하지 않았던 녀석이 모르는 선생님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준 것에 좋아하며 학교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녀석은 생각지도 않은 선생님이 자기 이름을 불러준 것에 감동한 모양이었다. 그날 퇴근 전, 내가 가르치는 학급의 출석부에 나온 아이들의 사진과 명렬표를 복사하여 집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고 또 외웠다. 번호 대신 이름을 꼭 불러줌으로써 아이들의 자존감을 살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학기 대전의 모 초교의 급식 비리 무더기 징계 등 전국적으로 부정 비리가 속출하여 국민적 원성을 사고 있다.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의 먹거리를 갖고 농간을 부리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식중독 등 갖가지 문제점도 비일비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말로는 누구나 먹거리 안전, 급식 안전을 외치지만, 실제는 그 반대로 가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급식 비리와 부정은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생명과 직결된 위험한 문제인데, 근절되지 않는 우리 사회의 관행적 비이이자 부정인 것이다. 학교급식의 납품 과정을 보면 생산부터 유통, 소비단계까지 '총체적 부실' 그 자체였다. 위생불량 식재료가 버젓이 유통이 됐고, 업체들은 입찰담합을 통해 급식 사업권을 따냈다. 또 학교 측은 식재료 업체로부터 상품권 등의 리베이트를 받는 등 학교와 업체 간의 유착비리도 드러났다.가슴아프지만, 학교 급식이 종합적 비리 온상이라는 것이 우리나라 급식의 현주소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제6차 법질서 안전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학교급식 실태점검 결과 및 개선방안’을 보고했다. 이 보고에 따르면, 2017학년도 상반기부터 전국 학생들의 학교급식 전반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전용 사이트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올해 4월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과 교육부, 농식품부, 공정위, 식약처 등 정부 합동점검단이 학교 급식 식재료의 생산부터 유통, 소비 등 전 과정을 점검한 결과, 677건의 위반사실을 적발한 바 있다. 지난 조사와 점검에서 점검 대상인 전국 학교급식 생산ㆍ유통업체 2415개 중 13개 시ㆍ도 129개 업체에서 202건의 위반사항이 발견됐다. 이중 일반 제품을 친환경 농산물이나 무항생제 제품으로 속이는 등 식재료 품질 기준을 위반한 경우가 118건으로 가장 많았다. 공급업체들이 품질ㆍ등급ㆍ원산지 등을 속여 납품해도 식재료 검수 과정에서 육안으로 진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탓이다. 제1차로 식재료를 손질하는 전처리 업체들의 위생관리도 미흡하는 등 위생 관리 역시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업체들은 유령업체를 설립하거나 업체 간 담당지역을 나누는 등 입찰담합도 많이 드러났다. 현실적으로 드러나고 보도되고 있는 것처럼 교육 현장에서도 급식 비리는 여전했다. 정부 합동점검단이 전국 1만2000여개 학교 중 법령위반이 의심되는 초ㆍ중ㆍ고교 274개교를 조사한 결과 471건을 적발해 관련자 382명에 대해 징계 등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결국 우리 학생들이 안전한 급식이 아니라, 위험한 급식에 노출돼 있다는 반증이다. 조사 결과 영양사나 영양교사가 임의로 식단을 변경해 식재료 납품 가격을 올리는가 하면, 수의계약이나 지명 경쟁계약 등을 발주해 업체 간 담합 기회를 제공했다. 심지어 학교 식자재 유통 상위 업체인 4개사는 최근 2년6개월 간 3000여개 학교 영양사 및 영양교사 등에게 16억원 상당의 상품권이나 캐시백 포인트, 영화관람권 등을 제공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들 회사는 식용류 등 학교급식 가공품을 제조ㆍ공급하는 주문자상표부착(OEM) 제조사의 위생 관리도 부실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학교 급식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학교급식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자 내년 상반기께 학교급식 전용 사이트를 만들어 학교별 급식 만족도 평가 결과와 위생ㆍ안전점검 결과, 급식비리 등 급식 운영실태를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또 입찰비리 관제시스템을 구축해 비리 의심 정보를 관계기관과 공유키로 했다. 각 지역별로 학교급식 센터와 지원단도 속속 결성되고 있어서 학교 급식의 투명성과 공정성 담보가 강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올해 말까지는 학생건강식단을 개발해 전 학교에 보급하고, 식재료의 품질ㆍ위생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수앱도 개발ㆍ보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전국 학부모 급식 모니터단 170명을 구성해 급식 현장을 직접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 논쟁 속에서도 무상 급식은 시행되고 있다. 이제 학교 급식은 교육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학교 급식은 유ㆍ무상을 떠나서 투명성, 공정성, 완전성을 반드시 담보해야 한다. 단 0.001%라도 혹시 우려되는 상황은 용납될 수 없는 게 먹거리이고 학교 급식이다. 그러므로 학교 급식은 완벽하게 안전을 담보해야 하고, 그 과정 역시 투명하고 공정하게 유지돼야 한다. 거기에 비리적 밀착과 부정적 유착이 개입돼선 절대 안 된다. 학생들의 먹거리와 급식을 갖고 이권과 결부시키거나 장난을 쳐서는 절대 안 된다. 아무쪼록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학교급식 운영실태 전용사이트 공개가 우리나라 학교 급식의 투명성, 공정성, 안전성 담보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모든 국민들이 안심하고 신뢰하는 학교 급식 안착의 한 계기가 되도록 시행 세칙을 현실에 맞도록 가다듬어 현장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학교 급식에는 '만약'이나 '혹시'가 용납되지 않는다. 오로지 '안전'과 '완전'이 있을 뿐이다.
한국교총은 23일 정부가 발표한 학교급식 개선대책에 대해 “학교에 대한 감독을 중심으로 한 대책은 한계가 있다”며 “식재료 생산·유통 등에 대한 정부, 시도교육청, 지자체의 관리감독 시스템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6회 법질서·안전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학교급식 전용 사이트 개설을 통한 학교급식 정보 공개‧공유 △학교급식 비리 실시간 감시체계 구축(입찰비리관제시스템) △식재료 위생 상태 실시간 확인 위한 검수 애플리케이션 개발‧보급 등을 골자로 한 ‘학교급식 개선방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교총은 성명을 내고 “그간 ‘농약급식’, ‘고름급식’ 사태에서 보듯 친환경농수산물 등에 대한 국가 또는 지자체의 부실 인증·검수 과정이 더 큰 문제였다”며 “학교 관리감독만 강화하는 것은 책임 떠넘기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식자재 위생 관리와 적정한 계약은 당연히 학교에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납품된 식자재의 원산지, 등급, 친환경 여부 등은 학교가 이를 인증해준 정부와 지자체를 전적으로 믿고 구매하는 것이므로 학교에만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대책에는 영양교사 업무경감 대책이나 학교급식시설 개선 지원 등 근원적인 지원책이 미비하다”며 “학교급식시스템 개선을 위한 재원 확충 및 전문 인력 보강, 영양교사 업무부담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권침해 가중처벌에 공감” 학교에 노무사 지원 확대 요청 하윤수 교총회장과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교권침해 가중처벌 법제화와 교권보호 강화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하 회장은 23일 서울교육청을 방문해 조 교육감과 가진 간담회에서 “교육에 좌우가 없고 조교육감께서도 그런 교육철학을 견지하려는 것으로 안다”며 “그런 측면에서 서울 교육현안 등 여러 교육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하 회장은 ‘숙제 없는 학교’, ‘초등학교 객관식 시험문제 폐지’ 등에 대한 문제도 교육감이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의견을 내는 것보다 현장 교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신충하게 접근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비판하실 것은 비판해 주시면서 협력할 부분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교총이 추진하는 교권보호, 가중처벌 법제화 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 “교권보호는 교총과 교육청의 공통분모로 가장 협치해야 할 사항”이라고 공감했다. 또한 “교육청 차원에서 변호사를 두고 교권보호에 나서고 있는데 이를 좀 더 발전시켜 법률 지원과 교원 고충 지원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도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초등 숙제 금지에 대해서는 “숙제를 없애자고 말한 부분은 다소 오해가 있다”며 “교사가 교육적으로 내 주는 숙제는 허용하고 사교육 유발 숙제나 학부모 숙제는 보완하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하 회장은 조 교육감의 답변에 “가중처벌 법제화는 이번 정기국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며 “교단이 안정되고 교원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진만성 교총 수석부회장은 최근 학교가 겪고 있는 교육공무직과의 갈등 해소를 위해 교육청 차원의 노무사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 진 수석부회장은 “갈수록 첨예해지는 공무직과의 대립으로 여러 학교가 예산 편성까지 해 직접 노무사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2명뿐인 교육청 노무사로는 현장 지원이 불충분한 만큼 이를 확대하고 교장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 교육감은 “공무직과 관련한 현장 고충을 잘 알았다”며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서울 초·중·고 교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교육지원팀’ 문제와 ‘교장공모 시행 및 혁신학교 신청 시 교원 의견 배제’ 등에 대한 개선 요청도 제기됐다. 특히 서울교육청이 내년부터 전면 실시하려는 교육지원팀은 △행정업무만 하는 교육지원팀에 지원하는 교사 부족 △수업교사와 행정교사 간 위화감 조성 △교육지원팀 교사에 대한 평가 불이익 등의 문제로 폐지 요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선종복 서울교총 수석부회장은 “서울교총과 별도의 현안협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조 교육감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가을을 알리는 처서가 내일인데도 살인적인 더위는 식을 줄 모른다. 연일 34-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특보는 숨을 멋게할 정도로 온 나라가 찜통으로 106년만의 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런 더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교는 금주부터 개학을 했다. 아침부터 푹푹 찌는 열기는 창문을 열어도 소용이 없다. 전기요금 폭탄에 아침부터 에어컨을 틀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폭염은 금주 말이 되어서야 서서히 물러날 기미다. 여름방학이 끝나 개학인데도 날씨는 한 여름 못지 않게 여전히 무덥다. 방학을 다시 할 수도 연장할 수도 없는 현실이 더 난감할 뿐이다. 폭염에 대한 교육청의 지시나 대책은 아직 없다. 우리 학교만이 아니라 많은 학교가 오늘부터 개학을 한 것인데, 답답하다. 이러할 때 교육청의 도움이 절실한 것이다. 교육청은 현장지원 중심의 정책을 편다고 강조하면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 폭염 속 수업은 당장 학부모의 민원이 나올께 뻔하다. 당장 실외는 수업은 못한다 하더라도 교실수업만이라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더 어렵고 막막하다. 이같은 비상상황에서는 교육청의 지침이나 대책이 절싷하다. 그것도 발바빠르게 말이다. '폭염특보제 발령에 따른 조치상황 조사 보고'가 고작 오늘 관련공문이다. 특보에 따라 휴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단축수업을 하는가에 대한 조사다. 이것으론 폭염의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폭염은 천제지변과 같은 재해다. 그래서 수업일수나 시수를 10% 줄일 수 있다. 단축수업이나 휴업은 부족한 수업일수나 시수에 대해 반드시 보충수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적으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교육법 시행령의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상황은 지난 메르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때도 모든 권한을 학교장에 미루어 힘들었다. 폭염대책에 대해 암침부터 부장선생님들과 협의를 했다. 금주만이라도 단축수업보다는 아침시간을 앞당기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소 시원할 때 수업을 하자는 것이다. 9시 등교보다 8시 40분부터 첫 수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이다. 학교운영위원장과 어머니회장과도 사전 협의를 마치고 안내장과 문자를 발송했다. 정말 비상상황에 내린 궁여지책이다. 그러나 문제는 에어컨 사용시간이다. 현행 전기요금 누진제를 대비하여 최고전력 제어장치를 달아 순환적으로 운용되기에 학생들이 어느 정도는 더위를 견뎌야 한다. 사실 요즘과 같은 더위는 어른도 참기 어렵다. 모두가 이 고통을 함게 이겨야 하기에 더 걱정이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교육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논의도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완화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참에 교육용 전기요금 전반에 걸쳐 완화책이 하루바삐 해결되었으며 한다. 그래야 학생들의 학습의욕도 다시 살아 수 있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의 교육정책은 후순로 밀렸다 흐지부지 사라자곤 하지만, 이번엔 확실히 바꾸어지길 기대한다. 그래야 교육 선진국다운 교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20년 이상 피운 담배를 끊은 지 십 년이 지났다. 그래서일까? 그 이후, 매년 건강 검진을 받을 때마다 모든 항목이 정상수치이다. 운동이라고는 말 그대로 숨쉬기 운동만 하는 내가 이렇게까지 건강하다는 사실에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건강에 이상 징후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갑자기 체중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심지어 퇴근하면 바로 쓰려져 자는 일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하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해 건강 검진 결과, 검사 항목의 모든 수치가 정상인보다 높게 나와 건강에 빨간 불이 켜졌다. 그리고 2차 검진 대상자로 분류되어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의사 소견서를 받았다. 특히 혈당수치가 높아 당뇨가 의심된다는 말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검진 결과지를 들고 정밀검사를 위해 종합병원을 찾아갔다. 문제는 과로와 스트레스였다. 그리고 당뇨는 이미 많이 진행되어 약을 먹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이 나왔다. 우선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 의사는 꾸준한 운동을 추천해 주었으며 가능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 것을 조언하였다. 운동과 스트레스? 평소 운동 그 자체를 좋아하지 않고 웬만한 일에 스트레스를 잘 받는 내가 의사의 조언을 잘 따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 건강에 신경을 쓸 나이인 만큼 의사의 말을 그냥 무시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운동계획을 잘 세워 실천해 보려고 하였으나 매번 작심삼일(作心三日)이었다. 사소한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워낙 예민한 성격이라 쉽지 않았다. 아내가 헬스장에 다닐 것을 여러 번 권유했으나 시간이 없다며 방학 때 한다며 미뤘다. 그러나 그것 또한 지켜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근 들어, 혈당 수치가 떨어지지 않아 걱정하는 내게 아내가 제안했다. 그건 바로 운동이었다. 당뇨에는 운동만큼 좋은 것이 없다며 저녁을 먹고 난 뒤,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 20바퀴를 함께 뛸 것을 아내는 제안했다. 그리고 며칠 운동을 한 뒤, 효과가 없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며 나를 설득시켰다. 이 무더위에 운동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절했다.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나서기는 했지만 그다지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다. 사실 이곳에 산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래로 이곳 초등학교에 와 본 지도 오래된 것 같았다. 그 사이에 학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로 지어진 체육관에 운동장은 잔디가 깔려 있었고 트랙 또한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운동장에는 열대야에도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뒤, 천천히 운동장을 뛰기 시작했다. 날씨가 워낙 더워 계속해서 뛰는 것은 무리였다. 몇 바퀴 돌지 않아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이마에서는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그래서 걷고 뛰기를 반복했다. 운동한 지 약 15분쯤 지났을까? 아내는 무리하지 말라며 쉬엄쉬엄할 것을 주문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 않은 내게 행여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 된 모양이었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운동인 만큼 아내에게 이런 일로 부담을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내 아내와 약속한 운동장 20바퀴를 돌았다. 그런데 지치고 힘들었지만, 기분은 그 이상이었다. 이제야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 같았다. 마지막 몸풀기를 한 뒤 집으로 돌아가려는 순간,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여학생 여럿이 스마트 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운동장 쪽으로 걸어왔다. 내심 열대야를 피하고자 이곳을 찾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은 운동장 중앙 계단에 앉아 깔깔거리며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뒤, 2명의 남학생이 담배를 입에 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심지어 두 남·여학생은 주위 사람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스킨십까지 하는 낯 뜨거운 장면을 연출하였다. 아이들의 이런 행동에 그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아이들이 모여 있는 그 자리를 피하기까지 했다. 하물며 하던 운동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마도 그건, 괜한 일에 나서 학생들로부터 봉변을 당하고 싶지 않은 마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아이들의 무질서한 행동으로 학교가 타락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에 교사로서 화가 났다. 그래서 다가가서 일침(一針)을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옆에 있던 아내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 이와 같은 학생들의 불량행동을 보고 내가 그냥 지나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내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내는 이런 일로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 시작한 운동을 그만둘까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었다. 아내는 자신이 직접 해결하겠다며 나를 뒤로 밀치며 아이들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아내가 너무 자신 있어 하기에 아내의 말을 믿어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돌발 상황을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아이들이 있는 쪽을 계속해서 응시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끄러웠던 소리가 잠잠해졌고 담뱃불 또한 보이지가 않았다. 아이들은 하나둘씩 그 자리를 떠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떠나는 아이마다 아내에게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어슴푸레 비춰졌다. 아이들을 해체시키고 난 뒤, 돌아온 아내는 마치 큰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개선 여장군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에 대한 내 질문에 아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웃기만 하였다. 대답 대신 아내는 앞으로 내가 꾸준히 운동을 열심히 한다면 자연스럽게 그 답을 알게 될 거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 이후, 아내로부터 답을 듣지 못했다. 그리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남편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특히 운동을 싫어하는 남편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일도 마다치 않는 아내의 진심 어린 마음을 알게 되었다.
요즘 대졸자의 취업난이 어느 때보다 어렵다. 그래서 3포가 아니라 7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은 우리 사회를 더욱 암울케 하고 있다. 정부나 국회는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 실효성은 없다. 정말 답답하다. 일이 있어야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기를 수 있다. 생계가 보장이 안 되니 무슨 희망과 꿈이 있는가? 이러한 답답함과 막막함을 이기지 못하고 목숨까지 스스로 끊은 사람도 있다. 문제의 근원은 모든 학교나 학생들이 대학입학으로 집중되어 있는 데 문제가 크다. 물론 교육 수요자인 학부모의 요구도 문제이지만 국가차원의 인력배치를 위한 교육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먼저 대부분의 선진국을 보면, 우리나라처럼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다. 그만큼 대학 졸업자에 대한 매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이나 승진의 차는 엄청나다. 그래서 좋은 대학에 가야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고, 좋은 배우자와 결혼할 수도 있다. 한 마디로 대학이 곧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목을 매는 것이다. 얼마 전 교육부 관료의 “민중은 개 · 돼지와 같다”는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지식인까지 그렇게 인식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말 잘못된 우리의 교육제도다. 이젠 손을 봐야 한다. 전체적인 틀을 고쳐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교육부는 조기 취업을 위한 특성화 고등학교를 실무중심 교육으로 개혁안을 내놓아 관심이 높다. 소위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학교다. 학생들은 2학년 때부터 일주일에 3일은 학교, 2일은 기업에서 교육을 받으며 이론과 현장실무를 배우는 방식이다. 현장교육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능력 있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어서 좋을 뿐 아니라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다시 가르쳐 하는 연수 비 까지 줄일 수 있다. 또한 학교는 졸업생들의 취업난에 도움이 된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지난해 9개교, 503명의 학생이 참여했던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현재 전국 60개교, 2674명의 학생으로 확대됐다. 정부는 내년에는 참여 규모를 200개교, 70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는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좋은 직장을 얻고 당당히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부러울 때가 많다. 굳이 대학진학을 고집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래야 교육에서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원하는 진정한 진로교육이고 이러한 사회적 기반을 하루빨리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폭염 속에 개학한 학교들이 찜통교실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전기료 폭탄을 맞을까봐 교실마다 층마다 에어컨을 번갈아 돌리는가 하면 점심시간에는 아예 가동을 멈추는 등 고육책을 동원하고 있다. 30도를 넘나드는 교실에서 교사, 학생들의 수업이 제대로 될 리 없고 무기력증, 두통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찜통교실 문제는 불합리한 교육용 전기요금체계에 기인한다. 현행 교육용 전기요금은 1년 중 전력 사용이 가장 많은 날 하루의 사용량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을 매긴다. 이 때문에 연간 사용량이 고른 산업용보다 교육용 전기료가 17%나 비싸고 심지어 누진제가 적용되는 주택용보다도 높다. 그래서 많은 학교들은 최대전력관리장치를 설치해 기준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본요금이 더 높아져 전기료 폭탄을 면하기 어려워서다. 일부 학교는 교실마다 에어컨 당번까지 정해 스위치 단속까지 한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땀을 줄줄 흘리는 학생들에게 절약만 강조하는 꼴이다. 여름만 문제가 아니다. 이런 요금체계로는 다가올 겨울 ‘냉장고교실’ 또한 재연될 게 뻔하다. 지난 4월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4년 찜통교실을 운영한 학교가 2910개교, 냉장고교실은 4685개교에 달했다. 교육용 전기료 부과체계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우선 과도한 기본요금 부과방식부터 개선해야 한다. 또한 교육의 공공성을 감안하면 산업용 이하, 농사용 전기요금 수준으로 단가도 낮춰야 한다. 전기사업법 개정 등에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이유다. 세계 11위 경제대국, 복지예산 100조원의 대한민국에 찜통·냉장고 교실은 부끄러운 민낯이다. 가장 기본적인 수업 환경조차 제공하지 못하면서 무상 교육복지를 외치는 건 모순이다. 이번에야말로 학교의 과도한 전기료 부담을 해소하는 특단의 인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 정부의 교육정책 중 ‘선취업, 후진학’ 제도가 있다. 이를 통해 고교 취업을 활성화하고 평생교육에 물꼬를 트려는 취지다. 그 일환의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최근 갈등을 빚고 있는 평생교육단과대학 신설이다.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한 이들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이 사업을 놓고 대학 사회에서 찬반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재직자 전형 홀대하는 주요 대학들 사실 세계적인 명문대학들은 선취업, 후진학 학생을 위한 평생교육에 일찌감치 앞장선 상태다. 그러나 서울대, 이화여대 등 국내 주요 대학은 현재 마련돼 있는 재직자 특별전형(정원 외 선발)제도조차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이는 전문계고를 졸업한 뒤 직장을 다니다 직무능력 향상 등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려는 이들에게 기회균형이란 취지에서 2009년 도입됐다. 문제는 상위권 대학일수록 이 제도를 활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교육부가 최근 2017학년도 대학별 재직자 전형 모집 인원을 조사한 결과, 서울 지역 주요대학 34곳 중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9곳은 재직자 전형 인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SKY’ 대학 중에서는 고려대가 유일하게 10명을 뽑기로 해 체면을 유지했다. 서울대는 학부 정원이 3136명으로 묶여 있어 정원 외 입학을 늘리려고 안간힘을 쓰면서도 재직자 전형으로는 제도 시행 이후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이화여대도 지금까지 재직자 전형으로 선발한 인원이 없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평생단과대학 신설이었지만 논란만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주요 대학이 기득권을 버리고 100세 시대에 맞게 평생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노르웨이는 대학 신입생 중 25세 미만 비율이 노르웨이는 38%에 불과한 데 비해 한국은 89%(2013∼2015년)에 달한다. 55∼6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 기준으로도 한국은 17%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사실상 평생교육 후진국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그것도 단순히 순서적 개념의 4차 산업혁명이 아니다. 변화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다중 변화의 시대’가 될 거란 전망이다. 기업도 개인도 극도의 불확실성에 직면할 게 뻔하다. 유연한 교육, 유연한 재교육 말고 다른 방도가 없다. 그래서 교육에서 혁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대학이 평생교육의 문호를 여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하버드대와 옥스퍼드대도 익스텐션스쿨과 해리스맨체스터대라는 평생교육 성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유연한 교육체제로 미래사회 대비를 세계는 이미 교육의 질적 수월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기회의 평등을 드라마틱하게 확대시키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학위’의 치맛자락만 부여잡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대학의 권위는 ‘학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에서 나와야 한다. 평생교육 서비스는 대학의 본교육과 담장을 쌓고 차별하는 방식이 아니라 대학 교육의 모든 것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규 입학생뿐만 아니라 졸업생, 고교생, 직장인, 은퇴자 등 다양한 비정규학생들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학교에서 부장교사는 관리자와 평교사의 연결고리로서 각종 업무 추진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학부모들이 관리자나 담임교사에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을 듣고 의논하는 소통 창구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부장교사가 업무 처리를 잘 하고 교육 공동체 간 관계를 원만하게 만들면 학교는 한결 편하고 부드러워진다. 반대로 부장교사가 업무 파악을 잘 못한다거나 심지어 일을 어렵게 만든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관리자, 학생, 교사,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에까지 미치게 된다. 나보다 우리, 학교를 생각하는 자리 학교의 허리로 중책을 맡고 있는 부장교사들은 그만큼 교직생활이 녹록치 않다. 아침에 먼저 출근하고, 저녁에는 늦게까지 하루 일과를 정리하느라 늦은 퇴근이 잦다. 일과 중에는 관리자와 누구보다 많이 의논을 하고, 크고 작은 협의회에 수시로 참여해야 한다. 퇴근 후나 주말에도 학교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장교사들은 직원 협의회에서 교사들의 업무 처리와 헌신에 대해 존중하고 배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노력한다.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힘을 북돋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장의 무명교사들이 묵묵히 교단을 지키듯 부장교사들도 누가 알아주기를 기대해서 소임을 다하는 것은 아니다. 선배 교사로서 좀 더 학교 전체를 바라보며 문제점을 보완하거나 업무 처리에 솔선하려는 사명감과 자발성의 발로일 뿐이다. 경력 20년이 되다 되니 내 문제보다는 학교 문제, 개인의 문제보다는 우리의 문제를 고민하고 나눔에 앞장서야 함을 절감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장교사로서 이런 경험과 생각을 다른 부장교사에게 강요하거나 후배들에게 무용담처럼 들려주고 싶지는 않다. 단지 나의 부장관(觀)일 뿐, 매뉴얼이 될 필요는 없다. 살다보니 내 자랑을 하거나 남을 깎아내리기보다는 동료, 후배 교사들의 모습을 본받고 칭찬하며 고마워하는 것이 교사로서 성장하고 유대를 강화하는 길임을 깨닫게 됐다. 부장교사는 중견 교사로서 축구경기로 따지면 미드필더라는 생각이다. 가장 많이 뛰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골을 넣으려는 욕심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공격수가 득점을 하도록 돕고, 득점이 되면 가장 먼저 달려가 축하를 해주는 자리여야 한다. 실점을 하지 않도록 수비에도 적극 가담해야 하고, 실점이 되면 수비를 위로하고 자신의 실책은 없는 지 반성해야 한다. 학교의 ‘미드필더’로 긍지 살려줘야 그리고 기회가 되면 팀의 승리를 위해 골을 넣되, 그 골은 팀플레이로 만들어 낸 것으로 돌리고 팀의 승리를 동료들과 나눠야 한다. 무명교사처럼 부장교사 역시 맡은 바 책무를 잘 수행한다고 해서 특별히 알아주는 이는 없다. 그저 묵묵히 일하며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육 구성원을 존중하고, 아이들을 믿고 아끼며 가르치는 순간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낄 뿐이다. 무명교사와 더불어 전국의 무명 부장교사들이 학교를 지탱하고 있는 한 우리 교육은 조금씩 발전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길로 나아가리라 믿는다. 갈수록 교단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지만 그럴수록 긍지만큼은 잃지 않도록 뜨거운 격려를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폭염 속 비싼 요금에 제한 냉방, 단축수업 전전긍긍 교총, 각 정당에 인하 촉구…여야 ‘인하’ 모처럼 한목소리 “오늘 개학했는데 내일까지 이틀 연속 단축수업입니다.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이미 30도를 찍는 폭염에서 온종일 냉방하기에 예산이 부족하거든요.” 18일 오후 1시 쯤 서울 강남 소재 A고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행정실 직원은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학생들은 단축수업을 하고 교실은 텅 비어 있었다. 대입 준비를 위해 자율학습을 신청한 일부 고3 교실에만 냉방이 정상가동돼 26~28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시원한 교실보다 정상수업을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보였다. 김 모 군은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시간을 낭비할 수 없어 자습에 남았다”며 “텅 빈 학교에 일부 학생만 남아 자습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분일초가 아까운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행정실 관계자는 “서울 중심지 학교에서 냉방을 제대로 못한다는 게 의외일 수 있지만 대입 준비를 위한 수업보다 월 1000만원까지 부담하는 전기요금 폭탄이 더 두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물론 냉방이 잘 이뤄지는 학교들도 있지만 그 곳 역시 기본운영비만으로는 쉽지 않고, 다른 사업을 줄이거나 체육관 주민대여 등 수익을 통해 겨우 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 B중은 개학 일을 다음 주로 맞추기 위해 다른 학교보다 방학을 늦게 한 경우다. 전기요금을 걱정 하느니 차라리 더위가 한 풀 꺾인 뒤 개학하는 게 낫다는 교장의 ‘심리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B중 교장은 “거의 매일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상황 속에서 전기요금을 걱정하고, 또 학생들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길까 고민하느니 아예 속 편하게 개학을 늦추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며 “하루빨리 교육용 전기요금이 인하돼 쾌적한 환경 속에서 교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중순 속속 개학에 들어간 일선 학교는 냉방으로 인한 전기요금 걱정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학교들은 순차적 냉방, 점심시간 에어컨 가동 중단 등 온갖 고육책을 다 동원하고 있지만 학교운영비 내에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사정이 이런 데는 전기요금 산정체계 상 교육용 전기료가 산업용, 주택용보다 기본요금이 높게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중 최대 전력을 사용한 날을 기준으로 기본요금이 정해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매우 불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회 교문위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교육용 전기료 단가는 kW당 129.1원으로 산업용 106.8원보다 21%나 비쌌다. 게다가 교육용 전기요금은 꾸준히 인상돼 최근 7년간 45.6%나 올라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불합리한 요금으로 인한 찜통교실 문제는 16일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여야 의원들은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교육용 전기요금의 획기적 인하를 거듭 주문했다. 특히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전기요금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18일 1차 회의에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비롯해 산업용, 상업용, 교육용 전기요금 전반에 대해 문제점을 살펴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주형환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주무장관 입장에서 많은 국민들이 전기요금 부담 걱정을 안고 있는 것에 매우 송구스럽다”며 전기요금체계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개편을 마련하겠다“고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야권도 전기요금 체계의 전반적인 개혁을 주문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전기요금개선TF를 발족했고, 국민의당은 주택용 전기요금 외에 교육용 전기요금 체계까지 개편할 것을 요청했다. 한국교총은 이미 지난 6월 각 정당에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를 건의한 바 있다. 당시 교총은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한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 집중 가동기 요금 인하율(15%) 및 인하 기간 확대 등을 요구했다. 교총은 “학교가 가장 더운 곳이어서야 공교육이 살아나기 힘들다”며 “교육용 전기료를 인하해 학교는 가장 덥거나 추운 곳이라는 오명을 벗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직도 무더위가 한창이다. 보성에 위치한 용정중학교(교장 정안)는 교직원을 대상으로 8월 19일 오전 10시 40분부터 2시간 동안 '나라 사랑'연수를 실시하였다. 필자는 강사로 '아버지의 나라, 재일동포의 선택'을 주제로 2시간 강의를 하였다.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하여 참전한 군인과, 학도병, 그리고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이 있었다. 그러나 재일동포 청년들의 참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1950년 한국에서 전쟁이 나자 나라를 구하겠가도 재일동포 청년들은 앞다퉈 전쟁에 자원했다. 642명의 청년이 청춘과 바꿔 선택한 것은 지옥과도 같은 전쟁터였다. 한번도 가본 적도 없는 '아버지의 나라'였다. 이들 대부분은 윤택한 삶을 살 수 있던 명문대 재학생들로 엘리트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안정된 현재와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애국심 하나로 '아버지의 나라'를 택한 것이다. 그 선택은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일본의 미군기지에서 군번도, 계급도 없이 단 사흘간의 훈련을 받고 참전하였지만 청년들에게는 그야말로 전쟁터는 지옥이었다. 특히 일본에서 나고 자란 그들에게 언어의 문제는 생존의 문제였다. 퇴각명령을 알아듣지 못하고 전투에 임하다가 죽어간 청년도 있었으니 말이다. 결국 153명의 청년이 '아버지의 나라'에서 전사했다.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또 다른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1952년 4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발효로 주권을 회복한 일본이 허가 없이 떠난 청년들의 재입국을 거부한 것이다. 이로 인해 242명의 청년이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한국에 남게 됐다. 김운태 씨도 이들 중 한 명이었다. 일본을 떠나올 때 그에게는 세 살배기의 어린 딸과 만삭의 일본인 아내가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도 가족의 행방을 알지 못한 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살아남은 것은 다행이었지만 돌아갈 수 없는 것은 불행이었다. 이같은 아픔 위에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존재한다. 강의를 들은 박경선 교무부장은 이같은 사실을 처음 알게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바르게 가르쳐야 할 사명이 오늘의 어른들에게 있지 않을까.
인문계 고교의 학기 초 학생 면담은 대부분 장래희망이나 학업에 대한 고충, 희망 대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그 뒤 가볍게 고민이나 학교폭력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20여분 정도면 끝나곤 한다. 5년 전 4월 면담 마지막 날, 내겐 한 학생과의 잊지 못할 만남이 있었다. 7교시 마지막 자율학습 시간, 미영(가명)이와 시작한 면담은 특별했다. 작은 키에 마련 몸매, 얌전한 성격의 미영이는 그저 평범한 아이였다. 머리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어서 수업시간에 졸기도 하고 가끔 이해가 되면 필기도 했지만 잘하는 과목은 별로 없었다. 장래희망은 공예가였는데 막상 물어보니 공예가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눈치였다. 중학교 미술시간에 했던 색종이 바구니 짜기가 재미있었기 때문에 공예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예술적 재능이 커 보이진 않았다. 성적에 대해서도 별반 할 말이 없었다. 대학 진학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고 했다. 딱히 싫어하는 것도 딱히 좋아하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민이 있냐고 물어봤다. 그때 마지막 차례인 다른 학생이 재촉하며 교무실 문을 빼꼼히 열었다. 그렇게 면담은 끝나가는 듯했다. 적어도 미영이가 불쑥 충격적인 말을 던지기 전까지는. “참, 저 죽고 싶어요. 작년에 칼로 손목도 그었어요.” 그 말은 처음에는 잘 들리지도 않았다. 단순히 오늘 날씨가 덥다느니, 사과가 제법 익었다는 정도의 시답잖은 말처럼 내뱉었다. 나는 못들은 척 하며 자세를 바꿔 앉았다. 그러나 내 속은 미친 듯이 쿵쿵 뛰었다. 그 전에 우리학교 1학년 학생이 지하철에서 투신자살한 사건이 떠올랐다. 당시 자살 이유는 찾지 못했다. 학생들은 그렇게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떠나가 슬픔만 남기곤 했다. 그 찰나에 수십 가지 생각을 했다. 뭐라고 말해야 할까? 엄청 심각하게 대해주어야 하나? 못들은 척 해야 하나? 상담 선생님께 인터폰을 돌려 보았다. 인터폰 부저음만 길게 울렸다. 섣불리 말하면 안 된다. 아이 상황을 충분히 알아야 자살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저것 자살하면 안 되는 이유를 읊어 댔다가 울어버리거나 이 자리에서 뛰쳐나가면 정말 죽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일 아침까지는 살려 놓아야 한다. 내일 아침 일찍 상담실에 가서 검사를 받아 보게 해야 한다. 이런 생각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머릿속을 채워서였을까? 나는 기껏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저기 건너편 파리 바게트 샌드위치, 안 먹어 봤지? 죽더라도 그건 먹고 죽어야지. 선생님이 내일 사올게. 7시 반에 꼭 와.” 죽고 싶다는 사람 앞에서 빵 이야기나 하고 있다니. 죽기 전에 빵을 먹어야 한다니. 내가 말해놓고도 뜨거운 것이 얼굴에 끼얹어지는 느낌이었다. 난 당황했다. 의외로 그 여학생은 순순히 내일 온다고 말하고 일어섰다. 여학생이 교무실에서 나가자마자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지만, 우리 아이는 별 문제가 없다는 대답이었다. 그날은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갔다. 저녁은 느릿느릿 밤이 돼 갔고 밤은 그대로 멈춘 채 새벽이 오지 않았던 날이었다. 나는 자신이 없었다. 딱히 면담을 공부한 적도 없었고 죽음에 대해서 깊게 고민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 나는 뭐라고 말 하고 그 아이를 자살 충동에서 건져내야 하는 걸까? 평범하다 못해 조금은 평균 이하인 그 여학생만의 장점을 찾아내지도 못했다. 행복한 미래를 제시할 자신도 없었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명쾌하게 이끌어 줄 자신이 없었다. 행복해질 수 있다고 무책임하게 말할 수도 없었다. 나는 죽고 싶은 그 여학생이 살아야 할 간절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다음날 아침 7시 반 교무실에서 나는 내 마음 어딘가에서 미세하지만 끊임없이 들려오는 장송곡 소리를 애써 무시해가며 여학생을 기다렸다. 부모님께 신신당부했으니 하룻밤 사이에 별 일은 없겠지 마음 졸인 시간이었다. 다행히 미영이는 나타났다. 상담실과 연락이 될 때까지 나는 준비해간 샌드위치를 나눠 먹었다. 샌드위치가 맛있어서 어제의 고민을 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상담결과는 다음 날 나온다고 했다. 어떤 결과든 전문 상담교사가 아이의 자살을 막아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손을 뗄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무언가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내가 해야만 할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왜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이 하루 종일 내 마음 속에 슬그머니 자리를 잡고는 깊게 깊게 굴을 파기 시작했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적어도 나는 오늘은 살아야 한다. 오늘 아침 그 아이와 함께 아침을 먹으며 무언가 눈빛이라도 마주쳐야 하기 때문에 살아야 했다. 나는 지금부터는 왜 살아야 하는가? 그 아이는 지금부터는 왜 살아야 하는가? 나는 그 이틀 동안 아이가 살아 있나 심경의 변화는 없나 유심히 살펴봤다. 검사결과는 다행히도 자살 위험군이 아니라고 했다. 상담실로부터 그저 관심을 끌고 싶은 학생이라는 소견서를 받았다. 자살 증후군이 아니었다면 그 아이는 왜 죽고 싶다고 말한 것일까? 내 마음속에서 깊은 고민이 똬리를 틀기 시작했다. 나는 계속해서 미영이와 아침을 먹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내일 먹을 음식 종류를 고르거나 새로 나온 피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도, 삶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다. 죽고 사는 문제를 피한 채 계속해서 먹는 이야기만 해댔다. 2주 후 자연스럽게 중간고사 출제 기간이 돼 미영이는 더 이상 교무실에 들어 올 수 없게 됐고 우리의 아침 식사는 끝을 맞았다. 다시 평범한 날들이 지나갔다. 그 다음해에도 자살 위험군 명단에 미영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무사히 졸업했고 대학 진학은 하지 않은 채 집에서 부모님 일을 돕겠다고 말했다. 그 후로 나는 일 년에 서 너번 ‘혹시 죽고 싶다면’이라는 말을 수업시간에, 종례시간에 슬쩍 꺼낸다. 심각하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가볍지도 않게, 그리고 잘 들리게. 그리고는 새로 나온 치킨은 나랑 먹고 죽어야 하지 않을까? 정말 죽고 싶다면 마지막 식사는 선생님과 해야 하는 거라고 재미없는 농담을 한다. 죽음이 고귀하다고 여기는 일본 작가 나쓰메 소세키에게 죽고 싶다는 여자가 찾아왔다. 그 여자의 일생은 너무도 기구했다. 죽음을 말릴 수도 없었다. 작가는 사연을 털어놓고 돌아가는 여자를 배웅해 줬다. 길모퉁이에서 헤어질 때 여자가 “선생님께 배웅을 받다니 영광입니다”라고 말하자 작가는 “제 배웅이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죽지 말고 살아 주십시오”라고 말했다고 한다. 혹시나 마지막 식사를 청하는 학생이 있다면 그 이유가 정말 자살을 하고 싶어서이건, 정말 치킨을 사 주는가 궁금해서이건, 미영이처럼 관심을 끌고 싶어서이건 상관없다. 식사를 하면서 죽고 싶은 그 아이의 인생을 나눌 참이다. 5년 전 아침, 미영이와 샌드위치를 먹으며 그저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눴던 것처럼 나눌 수 있으면 아무것이든 상관없지 않은가. 그것이 물질이든, 정이든, 서먹함이든, 기구한 인생이든 무엇이든 나눌 수 있는 것이면 다 좋다. 나누는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혹시나 식사를 마쳤으면 나는 맛있었냐고 물어 볼 것이다. 누군가가 맛있었다고 대답한다면 너는 나를 도와줘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이후로 영원히 소식을 몰라도 상관없다. 졸업 후 영원히 얼굴을 보지 않아도 좋다. 다만, 너도 궁지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우리 서로 그렇게 죽지 말고 늙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할 것이다.
중학교부터 속성·보통·기술 과정 3가지로 분류 다양한 인종·문화 혼재…시민성 함양 교육 강화 일반 대학 거쳐 국립교육원에서 교사 양성·채용 싱가포르는 말레이 반도 남쪽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다. 면적은 우리나라 서울(605.21km2)보다 조금 크다(약 697km2). 인구는 약 550만 명이지만 그 중 200만 명 정도는 국내외 이주가 잦은 유동인구다.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말라카 해협에 위치한 입지적 특징과 아시아와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 간 중간 기점으로 해상·항공교통의 요지로서 입지적 장점을 누리고 있다.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했지만 큰 산지가 없기 때문에 지하자원이 빈약하고 물 획득도 어렵다. 게다가 열대기후 지역이라 사람들의 노동력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정도로 환경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작은 독립국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의 교육에 대한 투자와 열정은 특별하다. 학제는 예비초등교육 3년(4세~6세), 의무교육인 기본 초등교육 6년(Foundation stage 4년·Orientation stage 2년), 중등 교육 4~5년, 중등 후 교육(주니어 칼리지 2년, 직업훈련원 3년, 폴리테크닉 3년), 대학교육 4년으로 이뤄져 있다. 약 356개교(예비 초등 포함해 초등 175개교, 중등 154개교, 중등후교육 13개교, 대학 4개교 포함)의 초·중·고등교육기관에서 3만1000여명의 교사가 교육하고 있다. 정부는 예비초등학교 과정에 엄청난 노력을 쏟는다. 국가에서 유아교육 기관 운영비와 교육비 대부분을 지원하며 교육 내용을 철저히 관리한다. 어린이들의 전인적 인격형성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예비초등교육 기관은 대부분 사립이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주거지 인근이나 초등학교 내에 있다. 초등교육 기간에 어느 정도 학생 개인의 진로가 결정된다. 초등 1~4년의 교육을 받으면서 획득한 개인의 학업능력을 토대로 4학년 말에 5학년에서 배울 과목을 일부 선정한다. 이를 Subject-based banding education이라고도 한다. 학교 성적에 기반해 심화 교과나 보충이 필요한 과목을 선택해 배운다. 6학년 말에는 졸업시험으로 PSLE(Primary School Leaving Examination)을 본다. 일정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졸업을 하지 못하고 유급을 하게 된다. 초등 2년을 더 다닌 후 졸업시험에 합격하면 중등학교에 진학하며, 불합격자는 직업훈련원에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다. 졸업시험 성적에 따라 중등의 속성과정(Express)과 보통과정(Normal)으로 나눠 진학한다. 속성과정은 4년제 과정으로 주로 PSLE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진학하는 과정이다. 그 외 학생들은 주로 5년제 과정인 보통과정에 진학한다. 이는 다시 보통 아카데믹(Normal Academic)과정과 보통 기술(Normal Technical)과정으로 나뉜다. 속성과정 학생들의 경우 4년째 때 GCE’O’레벨 시험을 보고 중등 후기 과정에 진학할 수 있으나 보통과정의 경우 4년째 말에 GCE’N’레벨 시험을 합격한 후 1년 후 다시 GCE’O’레벨 시험에 합격해야 중등 후기 과정에 진학할 수 있다. 이외에 예술, 스포츠, 수학, 과학 등 특정 분야의 심화학습을 필요로 하는 학생을 위한 특별과정도 별도로 있다. 중등학교를 졸업한 후 학생들의 진학은 다양하게 이뤄진다. 4년제 대학 진학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2년제 대학인 Junior College와 3년제인 Centralized Institute가 있다. 이 과정을 거쳐 GCE ‘A’ 레벨 시험을 보고 시험결과 상위권 학생들은 국립싱가포르 대학이나 난양공대 등 4년제 우수 대학에 진학한다. 대학 진학보다는 사회진출을 위한 교육기관으로는 폴리테크(Polytechnic)와 ITE(Institute Technical Education)가 있다. 이같이 학생 성적에 따라 등급화된 교육과정이 초등부터 대학교육까지 연계되는 교육 체제에 대해 지나치게 경쟁을 자극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학생이 자신의 수준에서 역량을 키워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고루 양성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과정은 초·중등 모두 크게 언어영역, 수학과 과학 영역, 인문학과 예술 영역, 그리고 그외 CCA(Co-Curricular Acitivities), CCE(Character&Citizenship Education), NE(National Education), PAL(Program for Active Learning), PE(Physical Education), PW(Project Work), VIA(Values in Action)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에는 다음의 네 가지 특징이 담겨 있다. 첫째, 비교과 영역 교육을 통한 시민성 함양 교육이다. 특히 CCE, NE, VIA 시간에 이뤄지는 것은 주로 ‘싱가포르인으로 살아가기’ 교육이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독특한 다문화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다양한 인종·문화 속에서 국가적 통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무엇보다 싱가포르인으로서의 공동체 의식 함양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의 영향인지 학생들의 놀이문화에는 인종 간 배제가 없었다. 학생들은 그 비결을 교육에서 배운 ‘타인(타문화)존중’이라고 말한다. 둘째, 교실 이외 수업의 활성화다. 학생들은 거의 매월 1회 현장체험학습을 한다. 주로 박물관, 미술관, 기타 국가 상징물 체험을 하면서 역사, 문화 등을 학습하기도하지만 동시에 탐구학습의 방법을 익힌다. 최근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의 현장체험과 탐구학습의 양을 더 늘리고 있다. CCA, PAL, PW은 주제 중심 교과 간 융합 학습으로 이뤄지는데 특별히 협업과 자기주도적 문제해결력을 길러주는 데 역점을 둔다. 셋째, 교육과정 교과영역에서 언어·수학·과학이 강조된다. 싱가포르 교육과정을 보면, 초등 4학년의 경우 주간 전체 수업 중 언어(영어, 모국어 포함) 60%, 수학 20%, 과학 8%, 그 외 체육, 사회, 미술, 음악 시간을 합해 12% 시수가 부여된다. 또한 초등 언어, 수학, 과학은 기초레벨 수업과 심화레벨 수업이 있으며, 6학년 말에 졸업 시험 대상교과목이다. 다른 교과들에 비해 언어, 수학, 과학 교육에 부여되는 시수와 교육부의 성취결과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진다. 넷째, 철저한 이중 언어 교육이다. 공용어로서의 영어와 모국어교육을 동시에 함으로써 학생들의 문화적 정체성 함양 뿐 아니라 싱가포르인으로서의 정체성 함양, 글로벌 사회에서의 역량 계발을 꾀한다. 교원 양성과 임용은 국립교육원(NIE)에서 이뤄진다. NIE가 초등·중등 교사를 모집해 일정 시험을 거쳐 예비교사로 채용한 뒤 연수를 실시하고 학교 현장에 배치시키는 방식이다. 4년제 일반대학 졸업자는 NIE에서 1년, 2~3년제 대학 졸업자는 2~3년의 연수를 받는다. 예비교사일 때도 월급이 제공되고 연수과정을 마치고 학교에 발령을 받으면 정식 국가공무원 신분을 갖게 된다. 교육과정 설계부터 교사 연수까지 교육부 주도하에 이뤄진다. 국가 예산의 3.5%이상을 교육에 투자할 정도다. 싱가포르 교육은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1997년 ‘Thinking Schools, Learning Nation’이라는 교육 비전을 제시해 사고력과 창의력 함양에 집중하는 교육을 지향하며 학생과 교사, 지역사회, 국가를 모두 포함하는 학습공동체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 이를 통해 평생교육 차원에서 학습자 맞춤형 능력 중심의 인재 양성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 2004년에는 ‘Teach Less, Learn more’ 교육을 제시해 주입식 교실 수업을 줄이고 대신 토론이나 프로젝트 학습 등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활동 중심 수업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지식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창의적으로 실생활에 적용하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했다. 이같은 노력이 싱가포르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나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세계인재보고서에서 문제해결력에 탁월한 성과를 보인 것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높다.
중국 등 제3국에서 출생한 탈북 청소년이 급증하는 가운데 언어장벽에 부딪힌 이들의 학습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북한 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 지원사업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은 2011년 608명에서 2015년 1249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탈북 청소년 2475명 중 50.5%를 차지할 정도다. 문제는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들은 기본적인 한국어 구사 능력조차 없고 습득 기회도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대부분 수업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탈북 청소년들은 경기 삼죽초(3개월)나 한겨레중고교(6개월~1년) 등에서 적응 교육을 받고 일반 학교로 편입된다. 그러나 이들 적응기관에서조차 한국어 교육에 대한 지원은 열악한 상태다. 삼죽초에 배치된 이중 언어 강사는 현재 유치원 1명, 초등 1명뿐이다. 이곳에서도 역사나 수학 등 교과교육이 이뤄지지만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수업은 무용지물이다. 그러다보니 오전 두 시간 정도만 일반 학급에 배치되고 3교시부터는 이중 언어 강사가 한국어 교육을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금희 교장은 “유치원·초등생 40여 명 중 3분의 2이상이 중국 출생인데 대부분 한국어를 모르는 상태”라며 “이곳에서 3개월 한국어 교육을 받은 것만으로 일반학교에 편입해 수업을 듣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한겨레중고교도 같은 상황이다. 학생 70명 중 40여 명이 중국 출생 탈북 청소년이다. 그러나 중·고교에 배치된 이중 언어 강사는 각각 2명뿐이다. 학교는 한국어 소통이 전혀 안되는 학생이 늘다보니 6개월의 한국어 교육과정을 만들어 한국어능력시험 3급 자격을 취득하게 하고 있다. 윤도화 한겨레중 교감은 “2명의 이중 언어 강사만으로 중국 출생 학생들을 모두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갈수록 제3국 출생 학생이 늘고 있어 이중 언어 강사나 한국어 교육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곳에서는 부족하나마 언어 교육 지원이 있지만 일반 학교에서는 사실상 수업을 알아듣지도 못한 채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학교로 편입되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교육부 차원의 지원은 심리 상담이나 기초학력 신장을 위한 멘토링, 직업교육 수강료 지원 정도에 그쳐 있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희망자가 적어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이 탈북 청소년이라고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멘토링 지원자는 절반 정도”라고 말했다. 시도교육청별로 이중 언어 강사를 지원하지만 한계가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제3국 출생 탈북 청소년은 법적으로 북한이탈주민에 해당되지 않아 다문화 학생의 범주로 지원된다”며 “다문화언어강사, 이중언어교실 강사로 103명이 학교에 배치되지만 그 지원대상이 탈북 청소년인지 여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과 학습 부진 완화를 위해서는 법적 지원 근거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현선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보는 “제3국 탈북 청소년의 경우 법적으로는 ‘북한이탈주민’에도 ‘다문화가정’에도 속하지 못하는 애매한 위치에 있어 교육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비한 상태”라며 “갈수록 대상자가 급증하는 만큼 장기적인 계획과 대비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학교 부문에서는 충북 경덕중 ‘O.K(One Korea)’가 ‘청소년의 생각을 바꿔야 통일의 문이 열린다’는 탐구 주제로 대상을 차지했다.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특히 통일의 필요성을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측면으로 분석해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지도를 맡은 전숙향 교사는 “중학생이라면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3학년 백수정 양은 “설문 조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통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SNS를 활용한 홍보, 통일 동아리 활동, 이산가족의 날 참여 등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대 안했던 큰상을 받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등학교 부문 대상을 받은 경북외국어고 ‘월화수목금통일’의 2학년 정다현 양은 “지난해 이 대회에 참가했던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대회에 나섰다”며 “친구들과 시간을 정해 토론 연습을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학년 진현우 군은“그동안 통일은 해야 한다고만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현재 우리가 직면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청소년들의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활동을 실천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초등도덕교육학회(회장 김태훈)는 11일 공주교대 청목관 정화홀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 도덕과 교육의 학제적 접근’을 주제로 학술발표대회를 개최했다. ‘도덕·인성교육의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한 조강모 광주교대 교수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8가지 주제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2015 초등도덕과 교육과정의 내실화 방안 △초등도덕과 교수·학습의 심층 전략 탐색 △한국윤리 및 동양윤리에 기초한 초등도덕과의 교육내용 탐색 △서양윤리에 기초한 초등도덕과의 교육내용 탐색 △ 초등도덕과에서의 다문화교육의 내용 및 방향 모색 △초등도덕과에서의 평화통일교육의 내용 및 방향 모색 △초등도덕과에서의 인권, 사회정의, 사회문제의 내용 및 방향 모색 △외국 및 최신 연구사례 탐색 등에 대해 논의했다.
보건교사회 창립 30주년 유공교원 표창 등 기념행사 보건교사회(회장 이춘희)가 9일 서울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보건교사 63년, 보건교사회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전국 보건교사 600여 명과 교육계 및 정‧관계, 시민‧사회·학부모 단체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1부 ‘학교보건 발전을 위해 달려온 길’, 2부 ‘보건교사회 30주년 기념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춘희 회장은 기념사에서 “전국 8000여 명의 보건교사들은 학교 내 유일한 의료인이자 교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학교보건 증진과 건강한 학생, 행복한 학교를 위해 혼신을 다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보건교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식 교육부장관을 대신해 참석한 이영 차관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 때 학부모들이 자녀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었던 데에는 보건교사들의 노력이 있었다”며 “교육부의 응급처치 교육, 학생건강검사제도, 자살예방대책 등 주요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보건교사가 학교의 시설관리까지 떠안는 것은 부당하다”며 “정원 확대 및 순회근무 폐지, 수당 인상, 불합리한 직무규정 삭제 등 현안을 반드시 해결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여야 국회의원들도 국회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보건교사 배치율을 높이기 위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으로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고,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인력확충이나 업무감축 문제는 교육재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만큼 재정 확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1부 끝 순서로 참석자들은 ‘학생을 건강하게! 국민을 행복하게!’ 슬로건을 외치며 비전선포식을 가졌고 2부에서는 시도지회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경남지회는 색소폰 연주를, 서울지회는 성악을 선보였으며 경북지회의 콩트, 충북지회의 카드섹션 등 다양한 공연이 마련돼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학교보건 발전과 전문성 향상에 기여한 보건교사들에게 교육부장관, 한국교총회장, 대한간호협회장의 표창장을 수여하는 순서도 마련됐다. 또한 보건교사 슬로건, 미담사례 공모전 당선자에 보건교사회장상이 수여됐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 △교육부장관 표창=김금희 서울 상계고, 손경희 경남 야로초, 이현옥 인천 연송고 △한국교총회장 표창=양도연 경북 성산초, 황영숙 부산 건국고 △대한간호협회장 표창=김성미 광주 일동중, 김미자 충북 보은정보고 △보건교사회장상=심연식 대전 만년초, 노재숙 대전 가양중(슬로건), 안광숙 경산 장산중, 박순미 부산 동성고(미담사례).
교총 주관 학생통일탐구토론대회 시·도별 256팀, 총 1024명 참가 대상에 충북 경덕중·경북외고 12일 오후 3시 30분 서울 aT센터 3층 세계로룸. 청중들의 시선은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 16명에게 향했다. 4명씩 한 팀을 이룬 학생들은 ‘미래 통일한국을 위해 나아갈 길’을 큰 주제로 탐구 내용을 발표, 토론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한 팀이 3분간 탐구내용을 발표하면 나머지 세 팀이 각각 1분간 질의하고 발표 팀이 2분간 답변하는 방식(다자토론)으로 진행됐다.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교총이 주관한 ‘2016 전국 학생 통일 탐구토론대회’ 고등학교 부문 전국 본선 현장이다. 이날 본선에 참가한 17팀 가운데 △손에 손잡고(탈북친구와 ‘손에 손 잡고’ 통일을 희망하다) △월화수목금통일(시나브로 통일, 천천히 찬찬히) △입들 No.4(창의적 체험 활동을 중심으로 한 ‘꿈빛미래’ 통일교육) △빛나는 미래(통일 염원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사회·문화적 이념 갈등 극복 방안 탐구) 등 4팀이 대상을 두고 경쟁했다. ‘손에 손잡고’ 팀은 북한이탈주민이 친구가 되는 과정에서 겪는 문제점과 사회적 차원의 문제점을 탐구,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월화수목금통일’ 팀은 독일의 사례를 분석하고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통일 방안을 제안했다. 또 ‘입들 No.4’는 기존 통일교육이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운영된다는 점에 착안해 참여와 소통이 있는 통일교육법을 연구했다. ‘빛나는 미래’도 학교 통일교육이 내실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체험 설문조사를 통해 활동 중심의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최종 라운드답게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빛나는 미래’ 팀은 1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손에 손잡고’ 팀을 향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인원이 적은데 이를 바탕으로 결론을 내리는 건 성급한 일반화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어떤 설문조사든 한계는 존재한다”며 “전수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임을 고려해 설문 대상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입들 No.4’ 팀은 남북통일을 위해 북한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월화수목금통일’ 팀에게 “사드와 개성공단 문제 등으로 인해 동북아 지역의 대립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북한과의 교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질문했다. ‘월화수목금통일’ 팀은 독일의 사례를 소개했다. “독일이 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건 경색된 관계를 풀기 위해 서독이 먼저 손을 내민 덕분”이라며 “실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답했다. 질의·답변은 한 시간 남짓 이어졌다. 예리하고 논리 정연한 토론의 긴장감은 보는 사람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오후 5시, 심사 발표 시간이 다가왔다. 참가 학생들도, 청중들도 숨죽이고 발표를 기다렸다. 대상의 영예는 경북외고의 월화수목금통일 팀에게 돌아갔다. 학생들을 지도한 유영혁 교사는 지도교사상을 받았다. 월화수목금통일 팀은 ‘통일상사(統一商社)’라는 가상의 회사를 내세워 한 편의 콩트처럼 발표를 구성했다. △유니핸드 캠페인 △형제마을 사업 △한라에서 백두까지 프로젝트 등 인식적·경제적·인도적 측면으로 나눠 방안을 제시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유 교사는 “교내에서 학생 참여 중심 수업과 자율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져 학생들이 표현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며 “팀원들과 끊임없이 토론하고 개선점을 찾으려는 학생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올해 2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는 통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을 이끌기 위해 개최됐다. 학생 4명이 팀을 이뤄 탐구하고 도출된 결과를 발표, 팀별 토론을 통해 순위를 가렸다. 시·도별 지역 예선은 총 256팀(1024명)이 참가한 가운데 중·고등학생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11일에는 중학생 부문 결선이 치러졌다. ◇중학생 부문 △대상 충북 경덕중 O.K(One Korea) △금상 경북 장곡중 통생통사 △은상 경남 신주중 통통통, 인천초은중 지행합일(知行合一) ◇고등학생 부문 △대상 경북외국어고 월화수목금통일 △금상 인천 계산고 빛나는 미래 △은상 대전 호수돈여고 입들 NO.4, 대구계성고 손에 손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