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7,277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서령고가 6월 10일(월)부터 14일(금)까지 일주일 간 공개수업주간으로 설정하고 전 학년 교실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이번 공개수업주간 운영은 서령고 연구부가 주관하는 것으로 동료행복장학과 학부모 대상 공개수업을 위한 사전 조치이다. 따라서 전 교직원과 학부모님들은 이 기간 동안 시간과 학년에 구애됨 없이 아무 교실에나 들어가 수업을 참관할 수 있다.
순심고등학교(교장 김봉규, 이하 순심고)는 5월 22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경상북도 교육청이 주관하고 매일신문교육센터와 순심고가 주최하는 2019지역대학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경북 수시캠프」제 1차 학생부 종합전형 대비 특강을 도서관에서 실시하였다. 특강은 학생부 종합전형의 이해, 생활기록부 관리방법, 자소서 작성법 지도 등 학생들의 대입 진학활동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총 3차에 걸쳐 진행되는 캠프로 1차 자기소개서 및 학생부 종합전형 준비에 관한 특강을 시발점으로 하여 자소서 쓰는 방법을 배우고 직접 작성 한 후 2차 컨설팅에서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아 완성도 높은 자기소개서를 작성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큰 만큼 학생들의 관심도와 참여도가 높아져 가고 있으며 비교적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에게 역량을 길러주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학생부종합전형이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대도시 학생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리라 믿으며 학생과 늦은 시간 특강에 참여한 선생님들은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특히 순심고 3학년 학생 김○수 학생은 "자기소개서를 한두 번 작성해 보긴 하였지만 올바르게 작성하였는지 의문이 들었고 자신이 없었는데 특강을 통해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알게 되었다. 또 다른 학교 학생들의 정보와 대학 측의 정보도 알게 되어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 할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 또한 2학년 학생 김○주 학생은 "아직 2학년이라 입시에 대해 막막했는데 남은 시간동안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었으며 열심히 듣고 공감하는 선배들을 보며 내년에 나의 모습을 엿보는 것 같아 설레면서도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남은 2, 3차 수시 캠프를 통해 많은 학생들이 도움을 받고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더 많은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여 모든 학생들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에 해당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나라만큼은 산천이 수려하고 물이 풍부한 나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당장 동네 슈퍼마켓을 가보아도 음료수를 파는 냉장고에 온갖 종류의 물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고 캠핑을 갈 때도 따로 물을 챙겨가지 않으면 밥을 지을 수 없을 정도로 마음 놓고 먹을 물이 부족한 실정이다. 미래에는 물뿐만 아니라 산소까지도 구입해야 한다고 한다. 가끔씩 동네 목욕탕갈 때면 물을 폭포수처럼 틀어놓고 샤워를 하는 사람들이나 학교에서도 화장실이나 운동장의 수돗가에서도 물이 퀄퀄 쏟아지고 있는데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지나쳐버리는 아이들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오래 전, 물 절약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도지사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상을 받고 난 후부터는 가정에서부터 물 절약을 실천하기 위해 그렇게도 좋아했던 샤워의 횟수도 줄이고 가급적이면 물을 받아서 사용하고 있다. 2009년부터 4년간 한국상하수도협회 주최 전국초등교사 물 사랑 자문단에 참여했다. 필자는 자문단장으로서 초등학교 창의적 체험활동 교재인 물이랑 놀자란 책을 만드는데 집필 자문위원으로 참여했고 전국 초등학생들의 물 환경 의식에 관한 설문조사도 진행한 바 있다. 덕분에 환경부장관 표창도 받았지만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느낀 바가 많았다. 양질의 수돗물을 가정에 공급하지만 수돗물에 대한 불신으로 수돗물을 마시는 사람들이 지극히 적은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페트병 수돗물(아리수, 미추홀 맑은 물, 복사골 맑은 물 등)까지 만들어서 공급하고 있지만 대부분 회의나 모임 때 무료로 제공할 뿐 대중화되지 못한 점도 아쉽다. 물 아껴 쓰기 운동은 나 자신부터 일상생활에서 생활화할 때 그 파급력이 크다. 우리 몸의 70%가 물이고 물이 얼마나 인간 생활에 소중한지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점점 오염되어져 가는 물을 보존하고 21세기 물 분쟁의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늘 이 순간부터 물을 아껴 쓰고 환경을 보존하는 일에함께했으면 한다.
서산 서령고등학교(교장 한승택)는지난 6월 5일(수)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세미나실에서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청렴해야 하는 이유 네 가지'란 주제로 충청남도예산교육지원청 장학관 안성호를 강사로 초빙해 청렴연수를 실시했다. 청렴연수는 청렴의 개념과 함께 반부패, 투명성, 책무성과의 관계를 알아보고 교직공무원이 청렴해야 하는 이유 네 가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교직원은 언행에 있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므로 일반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점, 권한에 따른 책임감이 큰 점, 교직원이 받는 봉급은 국민들이 내는 세금이므로 함부로 낭비해서는 안 되는 점, 교직원들의 부패는 일반인들보다 더 큰 국가적 피해를 가져오는 점 등을 예로 들었다. 이밖에도 세종대왕시절 방촌 황희의 청렴 리더십과 정조임금 때 청백리를 실천한 대표적인 인물 다산 정약용의 일화를살펴봤다. 또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폐단인 연고주의를 반성해 보며 청렴한 교육 풍토를 만들어나가자고 다짐했다. 논어의 거처공 집사경 여인충(居處恭 執事敬 輿人忠, 집에 거처할 때 공손히 하고, 일을 집행할 때 경건히 하며, 사람을 대할 때 진실할 것)을 통해 공직자의 자세에 대해 새겨보고 교사와 학부모가 궁금해 하는 청탁금지법을 퀴즈로 풀어보며 청렴연수를 마무리했다. 신현욱 교감은 "앞으로도 부패 없는 깨끗하고 청렴한 사회 만들기를 실천하기 위한 청렴한 마인드로 깨끗한 교육 풍토를 조성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원 권선초등학교(교장 김중복)에서는 수원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8회 2019년 아름다운 바자회’를 개최하였다. 6월 4일 권선초등학교 외 교육복지 5개교 및 수원교육지원청, 그리고 아름다운가게가 힘을 모아 바자회를 진행하였다. 교직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물품과 아름다운가게 행궁점 보유 물품, 그리고 이마트 서수원점에서 기부한 물품을 판매하였다. 바자회 행사수익금은 전액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아름다운가게 수원행궁점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기부 덕분에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교육공동체의 뜨거운 관심 덕분에 아름다운가게 수원행궁점은 행사 시간 내내 학부모들과 교직원들의 발걸음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또한 바자회에 참여한 이교사는 “내가 사는 물품이 기부로 연결된다니 매우 뿌듯하다” 고 말하며 기부의 뜻에 함께 참여하고 있었다. 교직원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어 교육공동체 모두가 화합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제8회 2019년 아름다운 바자회’를 통해 교내에 기부하는 문화와 이웃을 돕는 문화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문경서중학교(교장 강석호)는 금일 오후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본교 강당에서 경상북도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시(詩)울림이 있는 학교’ 운영과, 본교의 교육 특색사업인 ‘품격 있는 예술 체험을 통한 정서 함양’을 위하여 ‘커피시인’이라 불리는 윤보영 시인을 초청하여 특강을 실시하였다. 윤보영 시인은 본교 27회 졸업생으로, 커피 관련 시만 1,300여 편을 작성하여 이른바 ‘커피 시인’이라 불리는 저명한 시인이다. SNS에서 하루에 1편씩 시를 게시하며 유명세를 탔다. 200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서 동시 ‘경운기’로 당선되어 문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비교적 짧은 시를 통해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21세기에 걸맞은 출중한 능력을 가진 시인이다. 그의 시를 받아보는 독자는 약 7만여 명, 거기에 대표작인 ‘12월의 선물’, ‘가슴에 내리는 비’ 등은 온라인에서 조회수 1,000만을 넘기기도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강의의 주제는 ‘감성 시(詩)의 10가지 공식’이었다. 학생들에게 다소 어려운 내용일 수도 있었지만, 윤 시인은 후배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내용을 쉽게 풀어 설명하였다. 또한 학생들의 참여를 유발하기 위해 문답식으로 진행하였으며, 잘 대답한 학생에게는 시가 쓰인 종이를 선물하면서 참여도를 높였다. 본교 학생들은 불타는 열의와 참여도를 바탕으로 강연에 열성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서로 경쟁하듯 시를 모으며 학교 선배인 강연자를 기쁘게 했다. 강연을 들은 2학년 학생은 “시 중에서 특히 ‘너’라는 시가 기억에 남는다. 시라고 하면 교과서에서 보는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고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짤막한 시라도 큰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소감을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육부가 국공립유치원 민간 위탁 운영 추진을 해명하면서 기존 사립 교원의 고용 승계 추진 취지를 밝혀 교육계의 반발만 커졌다. 한국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지난달 31일 국공립유치원의 민간 위탁 경영을 골자로 하는 ‘유아교육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관련 보도가 나오자 교육부는 즉시 "현재 국공립 유치원을 민간에 위탁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사립유치원을 매입해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교원 중 우수 교원이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도입을 검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존 교원 중 우수 교원이 지속적으로 근무"한다는 것은 사실상 매입형 사립유치원 교원의 실직을 방지하기 위한 고용 승계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국공립유치원의 반발은 더 커졌다. 먼저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국공립유치원의 공공성을 보장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시작된 지 하루 만에 참여 인원은 2만 명을 넘었다. 7일 오후 1시 현재 참여 인원은 4만2221명이다. 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한국유아교육행정협의회는 공동으로 5일 사립유치원 교원 고용 승계는 공개전형 임용제도 근간을 훼손하는 시도라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기준도 알 수 없는 ‘우수’ 사립유치원 교사를 국공립유치원 교원으로 근무시키겠다는 것은 임용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유아교육법 개정안이 그런 의도를 담고 있다면 더더욱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예비교사들을 무시하고 역차별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균등한 임용 기회 보장, 공개전형, 어떠한 우선권도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신규 교원 임용 원칙을 정부 스스로가 위배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용 승계 관련 내용이 이번 개정안 어디에도 없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했다. 교총 등은 "위탁 시 고용 승계든, 매입형 유치원 전환 시 고용 승계든 아무런 내용이 없다"며 "그런 민감하고 중차대한 문제를 법 조항도 없이 추진하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아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망각하고, 공공성과 전문성을 훼손하며, 임용제도의 근간을 흔들어 제2의 기간제교사 정규직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법안은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엄미선 연합회 회장은 "전국에서 회원들이 이 내용을 보고 몹시 흥분한 상태"라며 "박찬대 의원의 지역구 항의 방문, 국회 앞 농성 등 강력 저지 운동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7일에는 지난해 유치원 임용절벽 사태에 이어 또다시 예비교사들이 거리로 나왔다. 유아교육 임용시험 준비생들을 중심으로구성된 집회인원은 이날 국회 앞에서 위탁반대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약 1800여 명이 검은 옷을 입고 참석해 ‘유아 교육 공공성 보장’ 구호를 외쳤다 교총도 향후 법안 저지를 위해 유아교육계와 함께 입장 전달, 항의 방문, 집회, 서명운동 등 총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회장 선거 투표 기간을 눈앞에 두고 한국교총 회계를 왜곡해 분식회계로 음해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는 등 악의적 명예훼손이 도를 넘고 있다. 이에 시·도교총 전·현직 회장들과 사무총장들은 이의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교총은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 성명과 소속을 밝히지 않은 청원인은 5일 “한국교총의 2018년 회계 결산서가 심의용과 공시용 두 개가 있으며, 두 결산서의 순 손실액이 19억 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원인이 심의용 결산서로 지칭한 것은 한국교총 결산서이며, 홈페이지에는 독립경영체제로 별도의 의사결정기구와 회계를 운영하는 한국교육신문사의 결산서를 함께 공시한 것이다. 교총 임원감사가 의견서를 통해 이미 설명한 바 있는 내용이다. 정체불명의 세력이 퇴직자들은 생업을 잃고, 현직자들은 보수와 퇴직금을 삭감하는 희생을 감수하면서 단행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해 지속해서 악의적으로 조작된 주장을 하자 전·현직 시·도교총 회장과 사무총장들이 나섰다. 전국 시·도교총 전직 회장과 14개 시·도 현직 회장, 전현직 사무총장들은 7일 성명을 내고 “회장선거를 틈타 72년간 대한민국 교육 발전을 견인해 온 한국교총을 음해하며 와해시키려는 세력에게 2018년 결산 결과를 자의적으로 조작해 확산시키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교총의 재무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임원감사와 회계법인이 공동으로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 사실을 부정하고, 악의적으로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도발을 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교총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상황에 대해 더 이상의 포용의 태도를 가질 수 없다”며 한국교총이 이들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앞서 한국교총의 경영 및 재산 상황 전반을 감시·감독하는 이동형 감사(한밭대 교수), 양석환(천안구성초 교장), 조인영(광주수피아여중 교사), 김태진(삼화회계법인 공인회계사) 감사는 “교총 인력의 효율성과 재정의 견실성을 다지는데 기여한 구조조정과 이를 통해 발생한 비용을 손실로 폄훼하는 것은 감사의 의견과 배치된다”는 내용의 공동입장문을 내놓은 바 있다. 교총 선거분과위원회도 5일 교총 공신력 훼손 및 선거방해업무에 대해 엄중 경고하기로 결의했다. 교총은 왜곡과 조작으로 조직과 회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반교총 행위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묻는 등 강력히 대응키로 하고, 고소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민원 관련 업무를 보기 위해 공공기관을 찾은 이후에 추가적인 의문이 생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시간이 담당 공무원의 근무시간을 훌쩍 넘겼다면 다음날 업무 개시 이후에나 일을 볼 수 있다. 금융 업무를 위해 근무시간 이후 콜센터에 전화를 하면 업무시간이 종료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물론 긴급한 사항에 대해서는 통화가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불편함이 있지만 공공기관 등에서는 담당자의 전화번호를 민원인에게 공개하는 일은 드물다. 해당 직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문의해도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알려주지 않는다. 최소한의 사생활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방안인 것이다. 학부모의 의식과 교육청 대책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일선학교에 배포한 교육활동보호 매뉴얼 개정판에서 교사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거나 늦은 시간에 교사에게 자녀의 학교생활과 무관한 전화와 문자를 보내는 행위를 ‘교사의 사생활 침해’로 규정했다. 이를 어기면 교육활동 침해로 보고,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해당 학부모의 전화를 차단할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올 2학기부터 교사들에게 담임교사 중심으로 업무용 휴대전화를 보급하기로 했다. 업무 중에는 보급된 업무용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퇴근할 때는 업무용 휴대전화를 학교에 놓고 퇴근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시범운영 성과가 좋으면 확대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교육청도 개인정보보호법과 관련 판례 등을 들어 학부모에게 교사들의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휴대전화번호 공개가 의무사항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시·도에서도 비슷한 대책을 내놓았거나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조치에 대해서 교사들은 쉽게 공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지극히 당연한 개인정보보호를 굳이 들먹인다고 해서 사생활 보호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관계가 칼로 무 베듯이 간단히 선을 긋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기도 하다. 더구나 학부모들의 인식이 이런 조치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교육청이 내놓은 조치는 결국은 교사 개인이 해결하도록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는 비난도 들려온다. 학부모나 학생에게 교사의 휴대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아도 된다거나, 근무시간에만 통화가 가능한 휴대전화를 교사들에게 소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정책으로 보기 어렵다. 학교에 근무 중일 때는 업무용 휴대전화가 아니더라도 담임교사와의 유선통화나 방문상담이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안 알려주고의 문제가 아니다. 선심 쓰듯이 업무용 휴대전화를 보급한다고 해서 교사들의 휴대전화 번호 공개 요구가 줄어들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이런 요구가 들어왔을 때 거절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본질인 것이다. 교사들의 입장은 간단하다. 교사는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학부모와의 상담은 필수적임을 잘 알고 있다. 다만 교사도 가정이 있고 사생활이 있어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상담을 다음 날에 했으면 하는 매우 소박한 바람을 이해해 주고 실천해 달라는 것이다. 긴박하지 않은 사소한 상담이라면 밤늦은 시간에 하는 것이나, 다음날 근무시간에 하는 것에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교사들의 소박한 바람 이해를 교육청에서 이런 교사들의 바람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구조적인 문제에서 오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 안내 차원이 아닌 제도적인 장치 마련을 원하는 것이다.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된다고 해서 학생과 학부모를 외면할 교사는 없다. 다만 최소한의 권리가 확보된다면 주어진 의무는 끝까지 다하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교사와 학부모들의 입장 차에 대해 여러 상황이 실타래처럼 얽혀있어 쉽게 풀 수 없겠지만 보편타당한 방안은 반드시 필요하다. 당장에 내려지는 일시적인 땜질 처방을 하지 말고 근본에 충실한 방안이 필요다. 여기에 당사자인 학부모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최근 설문 조사에서 ‘학부모 민원’이 선생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일로 조사됐다. 주변에서도 악성 민원으로 고생하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교사의 본령은 가르치는 일에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일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선생님들이 많아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러한 민원은 많은 부분 사안의 초기 대응 실패에서 시작된다. 어떤 사안이 생겨 학부모님들께 알려야 할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좋은 일을 전하기도 쉽지 않은데, 좋지 않은 일을 알려야 하는 담임의 입장은 난처할 수밖에 없다. 많은 경험이 있는 교사들도 어려워하는 부분인데, 미숙한 교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사안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 객관화시켜야 한다. CCTV가 없고, 교사가 직접 목격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아이들의 말에 의존해 상황을 유추하고 정리할 수밖에 없다. 사안의 당사자뿐 아니라 이를 목격한 아이들의 말을 빨리 확보해야 한다. 사람의 기억은 시간에 반비례하여 변형-왜곡되기 때문에 신속한 조사가 객관성을 담보한다. 다음으로 주변의 자문이 필요하다. 담당 부장교사나 선배 교사로부터 조언을 받고, 사안이 중대한 경우는 교감-교장 선생님에게 보고 후 입장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경험적 요소가 중요하므로 단독으로 판단해 오류에 빠질 가능성을 줄여준다. 될 수 있으면 아이가 부모님께 이야기하기 전 아이가 옆에서 듣고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연락한다. (사안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음)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아이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고 사안에 대한 선입견을 품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교사의 안내와 설명은 변명과 회피로밖에 들리지 않는 것이다. 학부모에게 연락할 때 중요한 것은 우선 학부모님에게 위로와 유감을 전하는 것이다. 잘못을 한 학생의 경우에도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심리적 타격이 큰 상태이기 때문에 진정이 될 수 있도록 적절한 화술을 구사해야 한다. 적절한 말투와 공감적 화법을 짧은 시간에 배우기는 쉽지 않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런 응대를 잘 하는 선배 교사의 화법을 보고 따라 해보는 것이다. 사안과 관련한 내용을 전달할 때는 주관적 평가하고 확인된 사실만을 전달하고,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절차를 중심으로 안내한다. 아이들의 문제에는 ‘가해’와 ‘피해’라는 용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원만한 해결과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가정과 학교가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임을 설명한다. 칼로 자르듯이 이루어지지 않는 만큼 이해와 협조를 당부할 필요가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예단이나 추측은 철저히 주의해야 한다. 가급적으로 모든 통화 내용은 가능하다면 녹음을 하거나, 통화 내용을 생활기록부 누가기록에 통화 일시와 내용을 기록하도록 한다. 이러한 방법을 알고 있음에도 막상 전화기로 학부모님들과 통화를 할 때는 긴장이 되게 마련이다. 앞서 이야기한 내용을 항목별로 만들어 놓고,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어려운 이야기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 어린 ‘공감(共感)’이다. 힘들겠지만 상황을 이해하고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봐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민원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국 교육의 중심에 교사가 있지만 교권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고 교사 또한 전문가로서의 위상을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인기 직종 1위라는 부동의 위치를 지키고 있지만 정작 교사들은 교단을 떠나려 한다. 교육현장의 분위기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한 탓이다. 실제로 교권 추락으로 더 이상 교사로서의 자부심이나 긍지를 갖지 못하게 된 것은 물론, 학교폭력이나 안전사고 등에 대한 책임이 오롯이 교사에게 전가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010년 학생인권을 강조하면서 상대적으로 교권이 약화된 점도 한몫하고 있다. 급기야 정부와 정치권이 교권을 정책의 주요 아젠다로 삼고 교원지위법과 아동복지법, 학교폭력예방법 등 일명 교권 3법 개정에 착수, 교원지위법과 아동복지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학교장종결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학교폭력예방법도 국회 교육위원회 의결을 거친 상태다. 한국교총의 피나는 노력이 견인차가 됐음은 물론이다. 교권 3법 완성을 앞둔 지금, 교권침해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과 함께 교권보호의 안전하고 튼튼한 방어벽은 일단 설치된 셈이다. 이번 호에서는 교권 3법이 지닌 의미와 내용을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살펴본다. 아울러 이 법들이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는 데 있어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또 앞으로 교육현장에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지 진단해 본다. 교육의 질을 제고할 수 없는 현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교사들은 그러한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교육 외적인 사건에 휘말려 왔다. 학교폭력에 대한 준사법적 판단은 물론이고 학생·학부모로부터의 교육활동 방해 및 교권침해 예방과 대처라는 무거운 짐을 진 채 교직생활을 해 오고 있다. 교육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올해 4월 16일자로「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약칭 ‘교원지위법’)이 개정되어 올해 10월 1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늦었지만 다행히도 교권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보완되었다. 이번 개정의 골자를 보면 첫째로 교육활동 침해로부터 교원을 보호함으로써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원에 대한 법률상담, 특별휴가, 심리상담 및 조언 등의 보호조치를 마련했다. 둘째로 교육활동 침해 시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해서는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전학·퇴학 등을 포함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로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에 참여할 의무가 있는 보호자가 참여하지 아니한 경우에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교원지위법 개정은 기존의 추상적이고 선언적이었던 법과 달리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 조항들이 많이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교원지위 향상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심지어 특별교육 거부자에 대해서는 과태료 처분과 같은 벌칙 규정까지 둔 것은 법적 실효성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야 할 교원지위법 그러나 아직 과제는 남아 있다. 한 가지씩 개정 내용을 살펴보고 교육부가 마련할 시행령으로 보완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첫째로, 학교폭력이나 교육활동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한 경우 교원에게 법률상담이 제공될 수 있도록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이 법률지원단을 구성·운영하도록 하였다. 이미 많은 교육청에서 전속 변호사를 채용하여 현장 교원들의 법률 자문을 해오고 있는 것에 더해 중앙과 지방 수준에서 법적 근거를 갖고 법률지원단을 구성하도록 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이다. 다만, 이러한 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지원단의 구성과 운영이 현장 교원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률지원단이 민원이나 상담 의뢰에 대해 단순히 답변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법적 대응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역할을 끌어 올려야 한다. 아울러 민원이나 상담사례들을 체계적으로 DB화하여 교원들이 유사 사건을 접할 때 선행 사례들을 유형별로 쉽게 찾아보고, 법적으로 판단하여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피해를 본 교원은 특별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며칠 휴가를 다녀온 것만으로 피해가 해소될 것으로 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미 많은 사람이 해당 학교에서 사건을 목격하거나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해교원이 희망한다면 우선 전보를 수용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셋째로, 교육활동 침해행위 및 보호조치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피해교원이 요청하는 경우 교육활동 침해행위가 형사처벌 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면 관할청(국립학교는 교육부 장관, 공·사립학교는 교육감)이 수사기관에 고발하도록 강제규정을 만든 것은 이번 개정에서 가장 의미 있는 내용이다. 아울러 교원의 보호조치에 필요한 비용은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한 학생의 보호자 등이 부담하도록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명문화한 것도 의미가 있다. 관할청의 고발 의무화는 교원들이 피해를 보고도 심적·금전적 부담으로 고발을 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환영할 만한 조치이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피해교원의 희망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일종의 친고죄처럼 피해교원이 고발해 달라고 하면 고발을 대행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피해교원들이 다시 회유나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교원의 희망과 상관없이 보호조치가 필요한 정도의 중대한 교원침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직권으로 고발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넷째로, 개정 교원지위법에서는 교육활동 침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세분화하여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 외에도 봉사·출석정지·학급교체·전학 또는 퇴학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 사항과 유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서면사과와 접근금지 규정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이 중에서 ‘전학’ 조치는 매우 신중하게 내려져야 한다. 강제전학은 소위 ‘폭탄 돌리기’와 같다. 전출을 가게 되는 학교에 또 다른 부담을 주는 것이다. 학생에게도 교정의 효과보다는 반감이나 이탈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따라서 전학보다는 대안교육기관에 장기위탁교육 하는 등의 조치가 교육적이라 생각된다. 다섯째로,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에 학생과 함께 참여할 의무가 있는 보호자가 참여하지 아니한 경우에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관할청이 부과·징수한다’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해방 이후 지금까지 의무교육 위반자에 대해서 과태료 처분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관할청은 언제까지 과태료를 부과해야 하고, 학부모가 징수를 거부하는 경우에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서까지 분명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 법적 처벌과 함께 회복적 관계 개선 모색해야 앞서 말했듯이 진일보한 교원지위법 개정이다. 교권침해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렇게 강화된 법이 자칫 학생과 교원, 학부모와 교원을 적대적인 관계로 구도화하는 시발점이 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도 있다. 학교폭력 사안처리와 관련하여 많은 사건들이 재심과 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면, 교권을 보호하고 교원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만든 법이 자칫 교원을 송사에 휘말리게 하는 법이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된다. 근본적으로는 이러한 법적 처벌을 능사로 여기기보다는 과거의 ‘학교교육분쟁조정위원회’와 같은 기구를 교육청 수준에 부활시켜 ‘관계회복적 화해문화’를 통해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01 오래된 일이다. 회식 자리에 부하 직원들과 술잔을 나누던 나의 부장님은 약간 취기가 오르는 듯했다. 더러는 진지한 톤으로, 더러는 유머러스한 어조로 말을 했다. “다들 알잖아. 우리 부서는 단결이 잘 되는 부서야. 오늘 기분이 좋다. 나, 여러분 인간적으로 좋아한다. 야, 박 선생, 너 내 마음 알지? 말 안 해도 알지 응? 좀 잘해 봐. 잘해 보자고!” 평소의 쫀쫀함을 버리고 부장님은 대화의 분위기를 끌어 올린다. 회식 자리의 대화처럼 대화의 현재성 즉, ‘지금 여기’의 현재성이 절절하게 드러나는 대화 장면이 있을까. 현재성? 그게 무슨 말인가.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지금 내가 무언가 진행하고 있다는 것’, 바로 그 점 때문에, 지금이 더더욱 중요해지는 느낌, 그것이 바로 현재성의 실체이다. 현재이므로 느낄 수밖에 없는 각별함이야말로 현재성의 요체이다. 부장님은 부원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계속했다. 우리는 대화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불만 담긴 건의를 하기도 했다. 부장님은 해명성 답변 속에 자신의 불만도 피력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부장님은 미안하지만 먼저 자리를 뜨겠다고 했다. 누군가 부장님을 택시 태워서 보내 드리고 들어왔다. 해방의 분위기가 되었다. 업무에 대한 불만도 이야기하고, 부장님의 지도력(leadership)을 비판도 했다. 회식 뒷자리가 원래 그런 자리 아닌가.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부장님이 다시 돌아왔다. 그렇게 먼저 일어섰던 그가 30분쯤 뒤 다시 부하들의 회식 자리로 돌아왔다. 왜 다시 오셨냐고 묻자, 그는 씩 웃으며 농담처럼 말했다. “자네들 말이야, 나 없으면 내 욕하려고 그랬지? 그럴 거 같아서 다시 왔지. 하하 농담이야.” 우리는 박장대소했지만, 속을 들킨 거 같아서 찜찜했다. 나는 여기서 부장님의 성격이 어떻다는 둥, 그의 본심은 무엇이라는 등, 그런 걸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대화의 현재성’을 말하려는 것이다. ‘현재 대화 중인 대화’가 발휘하는 힘을 말하려는 것이다. ‘현재 대화 중인 대화’는 기묘한 힘을 가진다. 이 힘은 합리적 추론도 무너트린다. 친목회 회장 뽑을 때, 참석하지 않은 사람 중에서 뽑자고 제안하여, 그대로 결정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현재 대화 중인 사람들만이 결정한 그 나름의 불합리한 합리성이다. 더러는 도덕적 판단도 잠시 밀어내는 힘을 발휘한다. ‘대화의 현재성’이 만드는 사랑의 언약이야말로 허술함을 타고난다. 그 맹세가 훗날 배신이 되는 것은 현재성이 지닌 취약함 탓이다. 심청전에서 심봉사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감당도 할 수 없는 약속 즉, 공양미 삼백 석을 시주하겠다고 한 것도 ‘대화의 현재성’에 빠져 있었기 때문일 수 있다. 대화의 현재성은 ‘참여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을 강화하기도 한다. 부장님이 회식 자리로 되돌아온 것도 ‘대화의 현재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해가 된다. 부장님은 회식 자리 대화를 벗어나는 순간 미묘한 소외감을 느낀다. 그의 마음은 ‘현재의 대화(조금 전까지 행했던 대화)’에 아직 머물러 있는데, 몸이 그 현재를 떠난다. 순간, 그는 자기 존재의 단절이라고나 할까, 정서의 허전함을 느낀다. 대화의 현재성이 가지는 강한 구심력에 끌려 이내 다시 회식 장소로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대화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02 그날 회식을 마치고 나는 합승 택시(가는 방향이 같은 승객을 여럿 태우던 택시)를 탔다. 차 안에는 세 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다들 나처럼 모임을 마치고 늦게 귀가하는 듯했다. 승객 중 누군가 내게 행선지를 물었다. 내가 가장 멀리 가는 승객인 줄 알게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서로가 행선지를 묻고, 말문을 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누군가 택시 기사의 나이를 묻자, 금방 나이들이 오간다. 형뻘이 된다는 둥, 동생뻘이라는 둥 하면서,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직업에 불만을 말하는 사람도 있고, 하는 일을 자랑하는 사람도 있다. 사는 일의 고단함을 말하면, 공감의 맞장구가 이어진다. 한때 잘 나가다가 망한 이야기, 새로운 시도를 희망 섞어 말하는 이야기도 나눈다. 마치 오래된 친구들끼리 만나 우정이 살아나는 듯한 분위기이다. ‘대화의 현재성’ 때문일까. 나도 대화에 잘 끼어든다. 아주 짧지만, 역동적인 대화 공동체가 만들어진 셈이다. 첫 번째 승객이 내렸다. 주말에 복권 사보는 재미로 지낸다고 했던 사람이다. 남은 승객 중 누군가가 그를 가볍게 비난한다. 그런 요행수나 바라고 이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려나. 뭐 그런 비판이다. 나머지 두 승객도 조심스레 그 비난에 동조한다. 나도 그중 하나이다. 저 사람 가족들 진짜 힘들겠다는 둥, 톤을 높여 그를 욕한다. 우리는 ‘대화의 현재성’에 깊숙이 참여한다. 대화의 주체임을 과시한다. 두 번째 승객이 내렸다. 누군가 그의 흉을 본다. “돈이 많은지 모르겠지만 너무 잘난 척한다. 남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고, 자기 잘난 줄만 아는 사람은 정말 밥맛없다.” 기사가 슬쩍 동조하며 끼어든다. 아는 사람 중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나도 그냥 있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유식하다는 듯이 말한다. “과도하게 잘난 척하는 사람은 마음에 열등감이 있어서 그러는 거예요.” 우리는 지금 ‘대화의 현재성’ 안에서 의기투합(意氣投合)이다. 세 번째 승객이 내렸다. 택시 안은 기사와 나, 둘만 남았다. 기사가 나를 돌아보며 동의를 구하듯 말한다. 잘난 척하기는 지금 내린 양반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하겠네요. ‘대화의 현재성’이 나를 대화에 가담하도록 부추긴다. 내가 말한다. “잘난 척하는 사람을 조금도 못 봐주는 마음, 그게 바로 더 잘난 척하는 마음인데, 참 고약한 거지요.” 이러는 나야말로 잘난 척하는 거 아닌가. 물론 이건 나중에 든 판단이다. ‘대화의 현재성’이 이런 판단을 밀려나게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내렸다. 하늘을 바라보았다. 별들이 총총했다. 무언지 설명할 수 없는 후회가 밀려왔다. 지금쯤 택시 기사가 나를 흉보고 있을 것 같았다. ‘대화의 현재성’은 그 뒤에 오는 다른 대화의 현재성에 의해서 금방 대상화되어 밀려난다. 나는 택시 안 대화에서 무슨 말들을 지껄였던가. 무엇에 홀린 듯했다. 03 ‘지금 진행되고 있는 대화’는 은연중에 사람을 빨려들게 한다. 마력이다. 그것은 물의 소용돌이와도 같다. 아예 참여를 안 하면 모르지만, 참여하게 되는 순간, 그 대화를 역동하게 하는 한 축으로서 구실을 아니 할 수 없다. 만나서 대화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동의해 주지 않았을 일인데, 어찌 이야기하다 보니, 반승낙을 해 주게 되는 경우를 경험해 보지 않았던가. 헤어져 돌아오면서 후회하지만 이미 늦은 후회이다, 마치 귀신에 홀린 듯하다. 현재의 대화 상황에서는 ‘지금 나와 이야기하고 있는 상대방’이 가장 중요하다. 상대방보다 더 중요한 사람도, 지금의 대화 장면에서는 나와 상대방에 의해서 대상화된다. 예컨대 소개팅에서 만난 상대와 내 부모님 이야기를 어떻게 나누었는지 생각해 보라. 누군지도 잘 모르는 상대에게(그러나 왠지 마음이 끌리는 상대에게), 부모님이라는 존재를 약간은 흉보는 식으로 말하지 않았던가. 물론 부모님이 소중하지 않아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지금 대화 상황에서는 나와 상대방만이 주체이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것은 아무리 소중해도, ‘대화 주체인 우리’가 대화에서 다루는 대상에 불과하다. 현재는 언제나 절박하고, 손에 잡힐 듯 가깝다. 그래서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우리끼리니까 하는 말인데’ 하고 옆에서 소곤거리면 귀가 그리로 쏠린다. 시공간적으로 가까우면 같은 편이라는 착각을 한다. 그래서 현재성으로만 매몰되는 것은 위험하다. 어떤 일을 함께 모의했다가, 다시 뒤에 누구를 만나, 그 모의를 번복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현재의 밖’을 보지 못한다면, 지혜롭다고 할 수 없다. ‘대화의 현재성’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 교육적으로 유용한 시사를 주기도 한다. 아이들과 대화할 때, 친화력 있게 다가갈 수 있다. 선생님과 나, 둘이서 ‘우리’가 되는 경험을 갖는 것이다. 학부모와도 ‘대화의 현재성’을 최대한 살려 본다.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우리’가 되어, 칭찬하거나 비판하고 싶은 대상을 공유하여, ‘대화의 현재성’ 안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다. 유사시에 대비하여 친밀과 신뢰를 미리 벌어두면, 이보다 더한 소통의 지혜도 없다. 협상에 능한 사람은, ‘대회의 현재성’이 주는 효과를 잘 살리는 사람이다.
2018년 우리나라 초·중·고생 희망 직업 순위 10위권 내에 새로 등장한 직업이 있다. 바로 인터넷 방송 진행자(유튜버)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20위권 밖이었지만 1년 새 순위가 급등한 것이다. 이는 1인 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함께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등으로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을 보고 자란 요즘 초등학생들의 모습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튜브를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세대를 일컬어 ‘유튜브 네이티브(Youtube Native)’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이다. 이제 유튜브는 단순히 한 종류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넘어 우리 생활 속에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로서 깊숙이 파고들었다. 교사의 유튜버 활동은 겸직 금지 위반일까? 이러한 변화는 비단 학생들만의 모습이 아니다.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고 알리고자 하는 교사들도 앞다퉈 유튜브 방송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 4월 교육부에서 실시한 ‘교원 유튜브 활동 관련 실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전국 934명의 교사가 유튜브 계정 976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자 수에 있어서는 1천 명 미만이 879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만 명 이상도 1명으로 집계되었다. 유튜브를 통한 광고 수익이 있는 교사는 24명으로 17명이 월 10만원 미만이고 월 100만원 이상인 경우도 1명이 있었다. 이와 같은 교사의 유튜브 활동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교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다’, ‘겸직 금지에 따른 공무원 복무에 위배된다’는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반대로 ‘유튜브 활동의 목적이 수익창출보다는 개인의 취미생활이다’, ‘학생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하거나 교육 콘텐츠 제작과 공유를 가능하게 한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사들의 교육적 활동에 대해서는 장려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이와 관련한 복무지침을 마련 중에 있다. 교사 유투버의 목적은 수익창출이 아니다 ‘유튜브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세대를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어찌 보면 유튜브라는 미디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더 나아가 직접 유튜버로서 활동하려는 노력은 필연적인 시대적 변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에 대해서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학생들은 “담임선생님이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리시는데,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찾아보게 돼요. 선생님이 직접 올린 영상을 보며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 편리하고 좋아요”라고 말한다. 이처럼 교사가 참여하는 유튜브 채널을 살펴보면 학생들에게 또는 그 외의 대상들에게까지 도움이 되는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음은 대표적인 교사 유튜버의 채널이다. 이와 같은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꿈선(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하는 현직 교사들의 모임)’에서 운영하는 ‘초등 3분 과학’ 채널은 학생들에게 지역에 따른 교육인프라 불균형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픈 플랫폼인 유튜브를 선택하여 초등 과학 관련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여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유튜브 채널 운영을 통한 수익창출에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학생들을 생각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을 장려하기로 한 교육부의 결정과도 맞아떨어진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이 시대의 필연적 교육 그렇다면 학생들의 유튜브 활용, 또는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학생들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하는 유튜브에는 사실 교사들이 올린 유익한 콘텐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불건전하고 비교육적인 콘텐츠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학생들에게는 유튜브의 활용을 제한해야 할까? 또한 자극적인 영상으로 단순히 조회 수 올리기에 급급한 초보 유튜버들을 규제해야 할까? 그에 대한 대답은 단순히 ‘YES or NO’ 의 문제는 아니다. 이에 대한 대답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Media Literacy Education)’에서 찾을 수 있다. 일찍이 해외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공교육에 반영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일례로 유네스코에서는 ‘미디어/정보 리터러시(Media and Information Literacy: MIL)’의 개념을 정립하고 ‘선생님을 위한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교육과정’ 문서를 발간한 바 있다. 또한 교사와 학생들에게 미디어/정보에 대한 리터러시 교육 시행을 당부하고 있다. 이 문서에서는 ‘미디어 기기를 다루는 방법, 청중이란?, MIL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기법, 광고, 미디어의 언어와 표현’ 등 실제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영국 BCS(British Computer Society, 영국컴퓨터협회)에서도 ‘컴퓨팅 기초 다지기’라는 교재 보급을 통해 코딩 교육뿐만 아니라 컴퓨터와 인터넷 다루기, 저작권, 정보 검색, 미디어 정보의 제작 공유 평가 등을 학습하여 디지털 사회에서 미디어 정보에 대한 바람직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초·중등학교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화하였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고력과 소양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유튜브로 대표되는 미디어 정보에 대한 학생들의 비판적인 사고, 제작과 활용 등에 대한 교육은 제한적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필수가 될 소프트웨어 교육과 함께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 또한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초등 실과나 중등의 정보교과 이외 모든 교과교육의 내용에서 포함돼야 하지만 보다 명확한 시수 확보를 통한 집중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유튜브 바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다시 유튜브 이야기로 돌아오자. 과연 학생들의 유튜브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이제 대답은 명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아니다!’ 열려 있는 유튜브 세상을 교육적 측면에서만 제한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 보다 실제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보다 건전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활용하고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미래 직업으로 유튜버와 같은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희망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요성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점 즉, 컴퓨팅 사고력의 중심도 단순한 코딩 능력이 아닌 무언가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나 피지컬 컴퓨팅 도구 등으로도 소프트웨어적 역량을 기를 수 있지만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어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도 넓은 의미에서 미래 사회 역량으로서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르는데 밑바탕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현장에 부는 유튜브 바람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제언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우선 교사들의 유튜버 활동을 지원함과 동시에 앞으로 희망하는 교사들에 대하여 관련 교육 연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주로 20∼30대 교사들이 활동하는 미디어 정보 콘텐츠 세상에서 교사라면 세대를 초월하여 활동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교사들에게 미디어 정보는 영상 친화력이 높은 우리의 초·중등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방법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교사와 학생들의 미디어 정보 콘텐츠 제작 및 공유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논의하여야 한다. 교사 유튜버의 경우 이미 교육청 차원에서 이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여 올 하반기 적용하기로 한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미디어 정보 콘텐츠를 제작, 공유, 활동하는 학생에게 있어서도 적절한 정도의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여야 한다. 이것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보급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모든 교과 교육의 기반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함양할 수 있게 함은 물론 현재 실과와 정보교과에 편제된 시수 이외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실질적이고 집중적인 교육 시수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옛말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우리 생활 속 유튜브 바람도 어찌 보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므로 이를 즐길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미래 세대를 위한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첫 번째 만남 _ 당신의 교실에도 있는 아이 2016년은 특별한 만남이 있던 해였다. 국어시간이 되어 아이들이 책을 돌아가며 읽을 때였다. 영주의 차례가 되자 힘겹게 한 글자씩 읽는 소리가 들렸다. 중간중간 글자를 빼먹거나 이해되지 않는 소리로 읊을 때마다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영주를 향했다. 다른 아이들은 영주와 나를 번갈아 살피며 내 반응을 기다렸다. 5학년이나 되었는데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아이가 당황스러웠다. 그만두게 해야 할지, 천천히라도 읽어보라고 격려해야 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색한 순간들이 반복되었다. 읽지도 쓰지도 못하니 5학년이 수행해야 할 모든 과제가 영주에겐 버거웠다. 또래와 다른 모습을 가진 영주를 아이들이 따돌리거나 무시하지 않을까 늘 경계했다.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지도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이 오로지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열정만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쏟아부은 노력이 무색하리만큼 아이는 변하지 않았다. 열정이 가파르게 소진되는 느낌을 받을 때는 나 스스로 실망스럽기도 했다. ‘내 탓이 아니야’라는 쉬운 말로 넘겨버리고 싶은 적도 많았다. 학교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항상 분주했다. 담임교사가 혼자 책임지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그사이 바쁜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여있던 아이는 6학년이 되었고 중학생이 되었다. 아이는 떠났지만 나는 여전히 교실에 남겨져 있다. 비슷한 아이를 만날지 모르는데 ‘내 책임이 아니야’라고 피할 순 없었다. 두 번째 만남 _ 아이들은 왜 어려워할까? 필연적인 두 번째 만남이 찾아왔다.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만났다. 격주로 모여 ‘아이들은 왜 읽기를 힘겨워할까?’부터 고민했다. 너무 당연해서 등한시했던 문제였다. 이 문제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학습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향해 “네가 노력을 안 해서 그렇지”라는 화살을 쏠 게 분명했다. 아이들이 왜 배움의 고통을 겪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했다. 기초학력부진의 이유는 매우 다양했다. 열악한 가정환경이나 평균보다 낮은 인지능력, 누적된 학습결손 등이다. 공부에 흥미가 없거나 공부시간과 양이 적은 것은 다른 차원이다. 그동안은 학습결과에 따라 기초학력부진학생을 가려냈다. 하지만 진짜 기초학력부진학생을 찾기 위해서는 학습결과에 드러나지 않는 학습과정에서의 맥락을 살펴야 했다. 단순 학습 소홀 학생에서부터 학습장애 학생까지 배움의 고통을 겪는 학생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기초학력부진학생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은 천편일률적인 진단과 지원만으로는 기초학력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세 번째 만남 _ 희망적이면서 불편한 이유 현장에 있으면 많은 정책을 만난다. 만남의 깊이는 교사마다 다르다. 관련 업무를 하거나 기초학력정책에 관심이 있다면 깊게 들여다보게 된다. 학습부진 지원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공문이나 가이드북 하나 툭 던져주고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기초학력정책의 효과를 입증하려는 듯 연말이면 관 주도의 각종 보고 행사와 사례 발표들이 잇달아 선보인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역시 검증된 방법이 아닌 개별 사례만을 다룰 뿐이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부딪히는 기초학력부진학생은 원인이 다양하다. 난독증일 수도 있고 장애를 가진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 하나하나를 담임교사가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한데 현실은 정반대다. 심지어 학교에 기초학력을 총괄하는 담당자가 없거나 그마저도 매해 업무담당자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정책을 창의적으로 집행할만한 전문성과 권한이 받쳐주지 않다 보니 예산의 많은 부분을 단순히 외부 강사를 고용하는 데 쓰이곤 한다.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제안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은 사람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빠지면 일이 풀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기초학력정책에서도 사람이 중요하다. 두드림 학교, 학습도움센터, 책임지도제 등의 정책이 있지만 안전한 기초학력지원체제가 확보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기초학력을 지원하는 학습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1단계 안전망인 교사들을 위해 실습과 슈퍼비전을 동반한 연수를 개설하는 것이다. 연수의 목적은 기초학력부진학생의 특징과 기초학력지원을 위한 효과적인 진단·보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교육지원청 단위로 슈퍼비전을 포함한 직무연수를 개설하여 지역에 있는 기초학력부진학생 지도사례를 함께 나누는 것도 필요하다. 예비 교사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교육대학은 다양한 학습자에 대한 이론과 해결을 실습이 아닌 강의만으로 제공하였다(특수아동의 이해, 아동발달과 학습, 생활지도와 상담 등 교육과정이 있지만 이론과 실제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실습은 꼭 필요하다). 예비 교사들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동행프로젝트, 한국장학재단 다문화 멘토링 등을 통해 다양한 학습자를 만나 지도한다. 다양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슈퍼비전을 결합하여 기초학력부진학생에 대한 사례와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2단계 지원을 위해 학교당 1명 이상의 기초학력 전문교사(정규교사 중 활용)를 배치하는 것이다. 전문교사의 역할은 기초학력부진학생을 검증된 도구로 직접 진단하거나 교사들이 진단하도록 돕고, 발견된 기초학력부진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협의회를 주관하며, 직접 또는 강사 관리를 통해 학생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현장 교사들이 교육대학 혹은 시도별 학습클리닉센터 등에 파견되어 기초학력지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다(이미 경인교육대학교의 예가 있다). 이런 파견 제도를 활용하면 대학·외부 자원을 활용하여 현장 교사의 전문성을 집중적으로 높일 뿐만 아니라 추후 현장 중심의 기초학력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셋째, 3단계 지원을 위해 학습클리닉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상담·심리 등의 자격증 소지자가 주로 채용되고 있어 언어치료·학습치료 분야의 역량강화도 필요하다. 보통 기초학력부진학생의 경우 3가지의 지원 즉, 학습지원·학습전략지도·심리정서지원을 필요로 한다. 학습클리닉이 지원하는 20~25회기 이내의 상담 중 심리정서지원과 학습지원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학습 측면의 지원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그마저도 기수혜자나 타 상담기관 수혜자는 지원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정서와 학습의 어려움을 동시에 겪는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 연구와 이를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이 필요하다. 더 나은 만남을 위해 위에서 3단계의 안전망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다. 기초학력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권한이 있는 교사를 거쳐야만 한다. 교사의 관심은 대부분 정책 자체이기보다는 아이들을 돕는 실제적인 방법에 있다. 정책은 이를 더 쉽게 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기초학력정책은 로빈슨(Robinson)의 말처럼 교실에서 교사와 아이가 만나서 상호작용하는 그 장면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합의된 기초학력의 개념을 만나야 한다. 현장에서는 아직도 기초학력의 개념이 모호하다. 기초학력 부진의 이유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교육구성원 간의 기초학력의 개념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핵심 과제를 가려내기는 어렵다. 현장에서 안타까운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발견하지 못해 중재 효과를 얻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다음으로는 학생을 개별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검증된 진단도구를 만나야 한다. 현재 사용되는 진단·보정시스템이 학교 안의 학생들을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관점으로 다시 평가해야 한다. 진단·보정시스템은 해가 지나면 누적된 정보가 초기화된다. 학급 담임과 업무 담당자가 매년 바뀌는 가운데 정교하지 않은 진단 도구로 인해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검증된 지도방법을 만나야 한다. 한 아이도 놓치지 않으려면 마지막 한 아이를 반응하게 하는 지도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저학년 한글교육을 예시로 들면, 찬찬한글이 있다. 모음과 자음을 입 모양과 음가로 가르쳐서 음운 인식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도 지도할 수 있다. 위의 세 가지가 기초학력부진학생을 만나기 전에 전제되어야 하는 만남이다. 아이들은 빠르게 자란다. 기초학력부진학생은 저학년부터 시작되어 학교에 다니는 전 기간에 걸쳐 배움의 고통을 겪는다. 초등학교 저학년 기초학력부진학생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지원이 강화된다면 각급 학교의 수고도 줄어들 것이다. 매년 더 나은 만남을 위해 애쓰는 교사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현장 중심의 정책과 지원체제가 절실하다.
“어떤 난관이 있어도 학교폭력예방법은 교육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합니다. 학교 밖에서 발생한 폭력은 경찰이 담당해야죠. 수사권도 없는 학교에 모든 책임을 지우면 어떡합니까. 학폭법도 속지주의(屬地主義) 원칙을 적용,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지난 4월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회장에 선출된 한상윤 교장(서울봉은초)은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학폭법 개정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학폭법이 중등 실정에 맞게 만들어지다 보니 초등학교 현실과는 맞지 않는 대목이 많다”며 초등 저학년은 학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초협 운영과 관련해서는 정책 중심 교장회,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지원하는 교장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주요 교육정책들이 현장과 괴리돼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는 교장회가 교육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비판할 것은 따끔하게 충고하는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한 회장과 일문일답. 한국초등교장협의회 신임회장으로서 소감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들의 협의체인 한국초등교장협의회(한초협)이 설립된 것은 1956년이다. 지난 63년 동안 대한민국 교육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경제발전을 통해 선진국에 들어서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화의 초석을 다진 것은 교육의 힘이었다. 거기에는 교원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 하지만 지금 교장선생님들의 위상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그토록 부러워하던 한국교육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교육이 바로 서야하고 교육이 바로 서려면 교장선생님이 존중받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주어진 임기동안 교원이 존중받는 나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깨가 무겁다.” 책임이 막중해 보인다. 한초협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회장 선거 때 내건 슬로건이 ‘품격있는 한초협’이다. 정부의 교육정책 중 잘한 것은 품어주고 잘못한 게 있으면 격조 있는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의미에서 한글자씩 따왔다. 그러기 위해 정책 중심의 교장회를 만들고 교사들이 가르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장회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교장들이 교육정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보를 펼칠 생각이다. 아울러 내부적으로는 신뢰받는(Trust)교장회, 함께하는(Together) 교장회, 투명한(Transparent) 교장회 즉, 3T 운영을 통해 스스로의 역량도 강화해 나가겠다.” 정책 중심 교장회를 표방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정부가 내놓은 정책 중 상당수는 현장 적용과정에서 문제점을 노출한 것들이 많다. 방향이나 내용은 좋을지 몰라도 교육현장과 괴리가 크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전체 교장의 의사를 묻는 긴급설문조사 등을 실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생각이다. 또 1년에 두 차례 학술포럼을 열어 한국교육이 나갈 방향성도 제시해 보려 한다. 우선 오는 7월 학교통합지원센터의 진로를 탐색해보는 포럼을 예정해 놓고 있다. 하반기에는 교장의 소진 문제를 다룰 계획이다. 학교장을 힘들게 하는 원인은 무엇이고 실태와 대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실제로 학교통합지원센터는 당초 기대와 달리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들려온다. “학교의 행정업무 부담을 덜어준다길래 기대가 컸다. 그런데 찬찬히 살펴보니 현장의 요구와 거리가 상당하다는 것을 느꼈다. 예를 들어 학폭위를 통합지원센터로 이관한다고 하는데 어느 수준까지 할지가 명확치 않다. 궂은 일은 교사들이 다 하고 센터는 관리·감독만 하는 시스템이라면 의미가 없다. 또 호봉재획정도 교사의 자격변동만 담당하는 것인지, 아니면 휴직 후 복직한 사람들 것까지 다 할 것인지 합의가 안 된 상태다. 형식논리보다 내용이 중요한데 그런 디테일이 아쉽다.” 교사들이 가르치는데 전념할 수 지원하는 교장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이다. 학폭법 때문에 현장 교사들이 너무 힘들어한다. 방향은 우선 두 가지다. 하나는 초등 저학년은 학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1학년 학생이 장난삼아 한 행위도 학교폭력으로 신고가 들어오면 폭대위를 열어야 한다. 사소한 다툼까지 폭대위를 열어 처벌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게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다. 그보다는 선도위원회에서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학폭법이 중등에 맞춰 만들어지다 보니 초등학교에서는 현실과 맞지 않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학폭법 적용 범위다. 방과후에 학원이나 개인적으로 떠난 해외캠프에서 발생한 사건까지 학교가 떠맡고 있다. 학교 울타리 밖에서 발생한 학생 간 폭력은 경찰이나 유관기관에서 맡아야 한다. 학교에 무슨 수사권이 있다고 모든 것을 떠넘기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학교폭력 개념에 속지주의를 적용, 학교 내에서 발생한 사건만 학교가 책임지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학교자체해결제 즉, 학교장종결제 역시 학폭법 개정의 주요 쟁점인데. “일부에서 학교자체해결제가 도입되면 은폐나 축소를 우려하는 모양인데 학교시스템이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선도위원회 등을 통해 자체해결제 적용 대상을 결정하게 하면 공정성 논란은 불식시킬 수 있다고 본다. 임기 중 학폭법 하나는 꼭 개정하고 싶다.” 그동안 주요 현안에 교장회의 목소리를 듣기 힘들었다. 앞으로 달라지는가. “어떤 정책이든 현장 적합성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현장을 제일 잘 아는 교장들의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도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국가교육회의나 출범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에 초등교장 대표가 참여해 정책 결정의 주체가 되도록 할 생각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째를 맞는다. 그간의 교육정책을 평가한다면. “이런 말씀드리기 송구하지만 정책다운 정책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다만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를 허용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은 학교가 아니면 학생들이 영어에 노출되기 어렵다. 그들에게는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국민들 걱정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초학력은 교육의 핵심이다. 창의교육이니 인성교육이니 하지만 그런 교육도 기초학력이란 토대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기초학력 부진의 원인은 워낙 다양해서 딱 꼬집어 말하기 조심스럽다. 다만 학교의 역할을 묻는 질문이라면 교사들이 교육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없을 정도로 교육 여건이 열악하다는 점을 들고 싶다.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도 일이 너무 많아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한마디로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교사 정원을 늘려 초등 저학년에서는 1수업 2교사제와 같은 방안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기초학력부진은 초기에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교권침해는 여전히 심각하다. 특히 학부모들 민원에 힘들어하는 교사들이 많은데 학부모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옛말에 훌륭한 부모는 자신의 지위가 아무리 높아도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님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절을 한다고 했다. 자녀는 부모의 행동을 보고 성장한다. 부모가 선생님을 무시하고 불편하게 생각한다면 자식은 그 교사로부터 지식이든 지혜든 인성이든 그 어느 것도 제대로 배우기 힘들다. 학부모들의 생각과는 달리 대부분 교사는 헌신적으로 희생한다.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존중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배 교사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우선 선배 교원의 한사람으로서 좋은 근무여건을 물려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교장회가 얼마나 많이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자신하기 어렵지만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임기 2년간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선생님들도 교사로 출발할 때 마음먹었던 것 처럼 본연의 직분에 매진해 주길 기대한다. 초심을 잃지 말고 헌신해 달라.”
거리도 멀고, 그렇다고 안전을 보장받지도 못하는 그곳. 여행 조금 다녀봤다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남겨두는 그 선택지. 바로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함께 간직한 동화 같은 대륙 아프리카다. 아프리카 여행을 결정하곤 뒤늦게 후회가 밀려왔다. 쉽지 않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인터넷을 수소문해 봐도 서점에 가서 책을 읽어봐도 내가 원하는 정보는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아프리카 여행을 포기한다면, 비단 여행뿐만 아니라 삶의 여러 부분에서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프리카는 여행이 아닌 도전으로 생각하며 준비를 시작했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방법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방법은 모든 여행이 그렇듯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모든 것이 각본처럼 짜여 있는 패키지로 가느냐, 스스로 각본을 만들어내는 자유여행으로 가느냐. 하지만 아프리카 여행의 특징 중 하나는 ‘일정이 정해져 있고 투어를 이끄는 투어리더도 있지만,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여행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나를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 줄 드라이버도 있고, 세계 곳곳에서 참여하는 여행객들과 밤새도록 다양한 의제로 비공식적인 정상회담까지 나눌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이 독특한 방법은 바로 ‘트럭킹’이다. 트럭킹은 25톤 트럭을 개조해서 만든 ‘만능 여행기지’이다. 트럭 짐칸을 사람들이 탈 수 있는 공간과 수하물 보관용 락커로 개조했고, 그 밑으로 텐트·각종 취사도구·식재료 등을 모두 실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트럭 안에 여기저기에서 온 여행객들과 함께 먹고, 자고, 이야기하며 여행을 한다는 건 지금까지 내가 경험하지 못한 ‘낭만의 결정판’이었다. 매일 아침 투어가이드는 우리 모두를 불러놓고 오늘 일정을 브리핑 한 다음, 의견이 있으면 자유롭게 말해보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우리나라 사람 같았으면 ‘좋습니다!’라고 끝내겠지만, 외국 사람들 특히 서양 사람들은 이기적이다 싶을 정도로 자기 의견을 마구마구 분출해냈다. 차라리 저렇게 내 뜻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것이 ‘세상을 더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어쨌든 이동부터 투어까지 모든 과정은 민주적으로 진행되었고, 그 과정에선 어느 누구도 불평불만을 하진 않았다. 여행 기간 동안 우리의 숙박 장소는 정해져 있었지만, 식사 장소만큼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었다. 식사시간이 될 때 쯤, 밥 먹기 좋은 곳을 발견하면 ‘오늘 점심은 여기서!’라고 소리 지르면 차가 멈춘다. 그러면 우리는 일사분란하게 트럭에서 취사도구와 의자를 꺼내 식사 준비를 한다.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레스토랑은 화려한 조명과 유려한 음악이 흐르는 곳이 아닌, 대자연 속 어딘가 상상도 못 했던 곳에서 바닥에 퍼질러 앉아 먹는 것이라는 것을 그때서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내가 먹는 밥이 단돈 천 원짜리라 할지라도 말이다. 아프리카의 트럭킹 업체는 크게 세 군데이다. 업체별로 특징과 코스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곳을 선택하면 된다. 캠핑을 통한 여행도 중요하지만, 옵션으로 쾌적한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잠자리에 민감한 사람이라도 어렵지 않게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투어 일정은 짧게는 4일, 길게는 70일 가까이 진행되기 때문에 트럭킹에 참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또 다른 여행의 방법, 여행의 기술을 체득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대자연의 장엄함 ‘사막 속으로’ 아프리카 남서부에 위치한 나미비아는 과거 독일의 식민 지배를 받아 지금도 독일인들의 생활양식이 여기저기 묻어있다. 하지만 그들이 간직해온 유구한 역사의 뿌리가 깊게 박혀있어 아프리카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나미비아 여행의 시작점인 수도 빈트후크는 수많은 배낭여행객들이 ‘도전’을 시작하는 곳이다. 나미비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사막이다. 아열대고압대의 영향이 아닌 한류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나미브 사막을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은 빈트후크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는 스와코프문드이다. 눈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 하지만 등 뒤로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사막. 물과 사막의 부자연스러운 조화는 그곳을 떠나는 순간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상식을 깨뜨리기에 충분했다. 어디 시각만이겠는가! 부서지는 파도소리에 눈을 감고 있으면 저 멀리 모래바람이 부는 소리까지 들리니 청각을 자극하고, 짜디짠 바다내음과 함께 건조한 모래의 냄새까지 맡고 있자니 후각까지 혼란스러워하는 그곳! 독일인들이 즐겨 찾는다는 이 휴양지에서 이색적인 사막을 뒤로하고 태양처럼 붉은 사막의 심장으로 점점 들어간다. 이곳에서 시작한 트럭킹은 아르헨티나, 캐나다, 독일, 뉴질랜드, 호주 등에서 온 친구들과 함께했다. 덜컹거리는 트럭 안에서 책을 펴놓고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모래바람을 그대로 맞이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여행은 결국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인문학이 아닐까하는 사념에 빠져보기도 했다. DUNE45. 사막에 있는 모래 언덕에 숫자를 붙인, 우리 식으로 표현한다면 마흔다섯 번째 모래사막이다. 그 높이가 엄청나 정상까지 오르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내려올 때 능선이 아닌 가파른 경사로 달려 내려오니 고생해서 올라간 보람이 무색해질 정도였다. 붉은 모래로 만들어진 높은 언덕 그리고 저 멀리 떠오르는 붉은 태양은 누가 더 붉게 타오르는지 내기라도 하듯 빛과 색으로 경쟁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바라본 사막의 일출은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라는 용기까지 불어 넣을 만큼 장엄했다. 차로 2시간 거리를 더 이동해서 도착한 곳은 Deadvlei(데드블레이)이다. 완벽한 화각과 적당한 보정이 합쳐지면 이곳이 지구인지 아니면 또 다른 행성인지 헷갈릴 정도로 신비로웠다. 붉음으로 경쟁하던 Dune45와는 달리 바닥은 석회암질의 회백색, 이를 둘러쌓고 있는 모래는 붉은색을 나타내니 시각이 혼란스러워 감각의 마비증상까지 느낄 정도였다. 호기심 가득안고 도착한 아프리카에서 색깔의 향연에 심취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건조하다 못해 모든 것이 말라 비틀어져 가는 이곳에서 색깔을 통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아프리카가 주는 특별함 중에 하나였다. 화려함과 초라함, 동전의 양면과 같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 전 세계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인종차별정책을 시행한 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직 깨끗하게 청산되지 않은 아픈 역사가 곳곳에 스며있어, ‘여행이 아닌 삶에 대한 깊은 고찰’을 해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되었다. 나미비아 스와코프문트에서 시작된 트럭킹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도착해서야 완전히 끝이 났다. 그간 매일 열띤 토론과 뜨거운 파티를 함께 했던 친구들과의 헤어짐이 아쉬웠는지 우린 차를 렌트해 우리만의 투어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국제면허증 소지자가 나밖에 없어 운전은 온전히 나의 몫이었지만 점심식사와 저녁식사, 기름 값으로 그럴듯한 역할을 나누어서 그런지 어느 하나 불공평해 보이진 않았다. 화려함과 세련된 도시는 아니었지만, 그간의 사막생활이 문명과 단절된 상태였던지라 케이프타운에서의 여행은 작은 움직임마저 역동적으로 느껴졌다.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 야생동물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드넓은 사파리, 지중해성 기후에서 자란 포도로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 비현실적인 절벽 아래에 펼쳐진 화려한 도시까지 케이프타운은 무지개와 같이 다양한 색깔을 가진, 한시도 지겨울 틈이 없는 곳이었다. 케이프타운을 상징하는 테이블마운틴은 말 그대로 넓은 탁자처럼 정상부가 평평하게 만들어진 산이다. 케이블카로 정상까지 올라갈 수도 있지만, 체력과 시간만 허락한다면 직접 등산을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등 뒤로 보이는 에메랄드빛 바다와 화려한 도시의 조화를 각도를 높여가며 마주하다보면 마치 새가 되어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케이프타운 도심을 보고 있으면 탁자 같은 이 산이 케이프타운의 모든 아픔을 감싸고 있는 느낌이 든다. 넬슨 만델라가 27년 동안 수감되어 있던 섬 로벤 아일랜드는 해변가에 있는 워터프론트의 작은 선착장에서 출발한다. 약 20~30분가량 배를 타고가면 섬에 도착하는데, 그 느낌이 마치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와 사뭇 비슷했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이 섬에 누군가 억울하게 갇혀 오랜 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에 두려움과 초조함이 밀려오더니 이 섬을 떠나는 순간까지 나를 괴롭게 했다. 넬슨 만델라가 갇혀있던 감옥의 손바닥만 한 창문에 서있노라니 자욱한 안개 사이로 희미하게 케이프타운이 보였다. 그리고 케이프타운을 감싸고 있는 테이블마운틴도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넬슨 만델라는 27년 동안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를 생각하니 울컥 감정이 올라왔다. 그리고 잠시 아름답지만 우울한 그 도시에 대한 깊은 고찰에 빠져들었다. 케이프타운 중심에서 출발해 약 40분가량을 차로 달리다 보면 희망봉에 도착한다. 폭풍의 곶(Cape of Storms)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이곳은 인도로 가는 항로로 개척되면서 희망봉(Cape of Good Hope)으로 개칭되었다. 무엇보다 대서양과 인도양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을 가진 곳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남단을 향해 끝없이 걸음걸이를 옮기고 있으면 마치 대륙을 정복한 탐험가의 삶을 살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한 나라의 땅 끝을 밟는 것도 의미가 있는데, 한 대륙의 끝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딘다는 것은 가히 정복자들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선사해주었다. 이러한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산과 바다의 경계에 있는 도심은 서구의 화려함과 아프리카의 열정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환상적인 여행지였다. 음악만 흘러나오면 누군가 어깨를 들썩이다 못해 온몸을 내던지고 있으니 여행에 대한 권태가 느껴질 때쯤 과감하게 도전해봄직한 장소로 추천한다. 에필로그 25톤 안의 작은 세계. 세계를 떠도는 것은 인생을 알아가는 것이라고 했지만 25톤 안의 일주일은 자아를 발견해가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상대방의 표정은 나를 비추는 거울 같았고, 하루의 시작은 인생의 시작, 하루의 끝은 인생의 마지막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만약 내게 박사과정을 밟는 것과 일주일의 트럭킹을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 주어진다면, 난 차라리 일주일의 트럭킹을 선택하리라. 내가 나를 먼저 아는 것이 우선이지, 자신을 모른 채 세상을 알아가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나를 알아가는 것, 주변사람과 어울리는 것, 내 생각을 또렷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 이 과정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그토록 찾던 유토피아가 아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아프리카 여행은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선택 중 하나 일 것이라 자부한다. 그리고 어렵지만 용기를 내어 내 모습 그대로를 바라 볼 수 있었다.
다 함께 놀자 그림놀이터 (참쌤스쿨 그림놀이터 지음, 에듀니티 펴냄, 240쪽, 1만7000) 현직 교사들이 실제 교실에서 실천해본 그림놀이 50가지를 소개한다. 경쟁·창의·추리·친교·협동 등 5개 사회적 역량별로 학년과 교과에 따라 해보면 좋은 놀이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구성했다. 각 놀이마다 준비물부터 참여 인원, 소요시간, 방법과 규칙이 상세히 소개돼 있어 쉽게 보고 따라 할 수 있다.
초등 온작품 읽기 (로고독서교육연구소 지음 | 맘에드림 펴냄, 368쪽, 1만5500원) 두루 넓게 배우며, 자세히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며, 명백하게 분별하고, 성실히 실천하며 책을 읽어야 함을 강조한 정약용의 ‘일권오행’ 독서법을 실제 학교 수업에 적용한 교사들의 경험을 담았다. 작품 선정부터 연극 등 종합 활동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실천 방법을 제시한다.
혼란한 시대를 살고 있다. 과거에는 당연하다고 믿었던 것이 사실이 아닌 듯 되었고, 성역은 아니었지만 최소한의 교육기관으로 존중받았던 학교는 이제 누구도 보호해주지 않는 샌드백처럼 느껴진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한국교육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지만, 그 변화가 어느 방향으로 향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 중이다. 전통적인 가치는 설 자리를 잃었고 새로운 가치관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과연 그에 따른 삶의 모습이 타당한 것인지 새로운 가치 규범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구름에 등장하는 젊은 청년이 떠오른다. 부친의 강권으로 소피스트에게 궤변술을 배운 청년은 “아이보다 어리석은 어른은 맞아도 싸다”며 부모를 때리고도 당당하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교직과목 교육철학 및 교육사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교육사상가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다. 아쉽게도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너무나 위대한 철학자였던 탓에, 우리는 그들이 어떤 배경과 문제의식에서 자신들의 철학사상을 생성하게 되었는지 탐색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역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사회적 일탈과 혼란에 문제제기를 했던 사람들이었다. 아테네인들은 우리가 배워온 것보다 훨씬 잔인했고, 비이성적·비민주적이었으며 주요한 의사결정과정에서 감정과 이익에 따라 움직였을 뿐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았다. 선동가들은 탐욕스러웠지만, 지혜를 갖추지 못했고, 민중들은 선동가들의 탐욕을 알아챌 만큼의 식견이 없었다. 아테네인들의 일탈과 만행에 대한 반성은 고스란히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몫이었다. 선동가와 민중은 ‘국가가 믿는 신을 믿지 않고 젊은이를 타락시켰다(Apologia, 24a)’며 소크라테스를 기소했지만 실제 아테네를 타락시킨 것은 이들이었다. 소크라테스의 재판과정이 다루어지는 변론에서 그는 변명 대신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며 ‘캐묻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역설한다. 소크라테스는 국가가 정해놓은 악법도 법이라서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 것이 아니다. 탐욕과 오만이라는 육체적 쾌락에 집착했던 아테네인들에게 정신적 가치를 강조했고, 당연한 진리로 인정되었던 것들에 이의 제기를 했을 뿐이었다. 소크라테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국가가 믿는 신을 믿지 않는다고 기소되었지만 죽음의 위협 속에서도 법(nomos)과 정의(to dikaion)의 편에 서서 법률과 법률 제정자인 국가 신을 믿는다. 그런 면에서 소크라테스가 들었다는 신들의 음성(daimonion)은 사실 양심의 목소리였을 것이다. 잘못된 일이 일어나면 소리가 들려 행동을 바로잡도록 도와줬다는 음성은 소크라테스의 사형 선고 때는 다행스럽게도(?) 침묵한다. 죽음이 인간에게 최선인지 최악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Apologia, 29b) 사람들은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버린다고 생각하며 두려워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부와 명예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이 가장 훌륭해지도록 하는 것(Apologia, 29d)에 있다. 소크라테스가 민중들의 불편한 진실을 헤집어놓았지만, 그를 죽인다고 해서 불편한 마음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민중들은 소크라테스가 알량한 자존심을 내려놓고 처자식을 데려와 눈물로 호소하며 자신의 죄를 고백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민중들의 비뚤어진 오만에 대해 ‘가르치고 설득할 것’을 선언한다. 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을 원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유인답지 못한 행위를 거부한다. 무엇이 진리인지 고민하며 끊임없이 자기반성을 시도하는 모습은 결국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임을 상기시킨다. ‘가장 쉽고 훌륭한 삶의 방식은 바른말 하는 남들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최대한 훌륭해지는 데에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어떤 희극작품이 가장 훌륭했는지 결정하는 것은 ‘관객들의 박수소리가 아니라 전문가들의 이성적인 판단’이 되어야 한다는 플라톤의 말은 혼란스러웠던 젊은 시절에 대한 회고였을 것이다. 지도자의 전문성과 공공성을 강조한 플라톤 플라톤의 교육론이 오늘날에 많은 비판을 받는 것은 그 주장의 실현 가능성 외에도 민주주의에 대한 그의 부정적인 시각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플라톤은 귀족 출신이었음에도 아리스토텔레스와는 달리 귀족들의 정치참여를 옹호하지 않는다. 그를 납득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왕이 철학자가 되거나 철학자가 왕이 되는 것(Epistolai, 326e)’이다. 가장 지혜롭고 공평무사한 사람이 지도자가 되었을 때 민주파와 귀족파로 나뉘어 목숨을 걸고 정쟁을 벌였던 아테네 사회가 혼란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출발점이었다. ‘돈만 밝히는 부자들에게 나라를 맡기면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화되어 사회갈등이 폭발하게 되고, 민중의 지지로 집권하게 된 선동가는 독재자가 되어 민중들을 노예로 만들 것’이라는 통찰은 그가 왜 서양철학에서 가장 위대한 철학자인지를 보여준다. 계급론자라며 엄청난 비난을 받는, ‘민주사회의 적’인 것처럼 여겨지는 플라톤의 주장은 사실 그가 겪어야 했던 역사적 경험에서 출발한 것이다. 오히려 플라톤이 강조하는 것은 지도자의 전문성과 공공성에 있다. 교사를 포함해 모든 공직자와 지도자는 전문성과 공공성을 지녀야 한다. 전문성은 그가 지녀야 하는 재능(physis)이 최대 상태로 발휘된 것이라면, 공공성은 그가 공익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공평무사함의 완성에 있다. 그런 점에서 공공성은 오늘날 일부에서 제기되는 전문가에 대한 맹목적인 적대감과는 구분된다. 더 높은 지위일수록 더 큰 책임이 부여되고 전문성과 공공성의 기준도 까다롭게 적용된다. 철학자가 되기 위해 수십 년의 교육과 경험을 요구하고서는 어떠한 부귀영화도 제도적으로 방지하기 위해 사유재산과 처자식도 허용하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현실 속에서 구체화할 수 있을지는 늘 의문이다. 하지만 ‘이데아(IDEA)는 모범의 기능을 한다’는 플라톤의 말을 곱씹어보면, 가혹하다 싶을 정도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습관의 변화 없이는 철학자의 완성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하루 두 끼씩 배불리 먹고, 여자 없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회에서 철학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은 철학자에게 요구하는 삶의 방식이 보통사람들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하며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수도자의 모습임을 확인하게 한다. 자유보다 자율을 강조 비트겐슈타인과의 논쟁으로도 유명한 과학철학자 칼 포퍼는 열린사회와 적들에서 플라톤의 주장에 전체주의적 획일화와 인종주의, 우생학의 공포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플라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대체로 포퍼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국가에 등장하는 인간에 대한 금·은·동의 구분방식, 경제활동에 종사하는 생산자 집단에 대한 무관심 등은 플라톤이 대다수의 시민을 마치 노예처럼 취급했던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로 이어진다. 어쩌면 이러한 문제제기는 플라톤이 보기에는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그에게 정의는 ‘각자 자신의 일을 잘하는 것’이었다. 국가는 ‘정의란 무엇이냐’는 질문에서 출발한 저작이었고 이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상국가의 모형과 그 국가의 유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공공성을 지닌 수호자와 지도자의 양성을 추구했다. 국가에서 생산자 교육이 다루어지지 않는 이유도 과거 농사일이 그렇듯 대를 이어 아버지가 자식에게 전수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철학자 플라톤이 정의와 직접 관련 없는 주제에 대해 서술해야 할 이유도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필요하다면 농사비법을 다루었던 헤시오도스의 일과 날을 기억하면 그만이었다. 플라톤의 교육을 엘리트 교육으로 볼 수 있지만, 그가 시민교육을 도외시한 것은 아니었다. 소크라테스가 그랬듯 시민들이 철학자의 말을 이해하고 납득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철학자는 현명한 시민들 속에서 탄생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그에게 시민교육은 철학자 교육만큼이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금과옥조로 여겨지는 자유 대신 자율(autonomia/autokratia)을 제안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나친 자유는 책임지지 않아도 될 권리를 낳게 되고 그것은 모든 사회적 권위의 붕괴와 혼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었다. 선택의 자유가 주어진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마음대로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선택이라는 이데올로기의 저자 레나타 살레츨의 지적처럼 오히려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서 결정 장애에 빠지거나, ‘아무거나’ 선택하거나 선택권을 넘기며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자유를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자유를 제대로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선택과 책임을 지는 자세가 요구되며 이를 위해서는 소크라테스를 현자로 알아볼 수준의 지혜가 시민들에게 강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플라톤은 시민들의 충분한 교양을 위해 다양한 방향에서의 교육을 제안하고 지혜를 갖춘 원로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획한다. 머뭇거리는 원로들에게 술을 먹여서라도 젊은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모범을 보일 것을 제안하는 법률의 한 구절은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플라톤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다도해 푸른 바다, 하얀 등대가 어우러진 조그만 섬. 포말처럼 하얀 바위가 햇살에 유난히 눈부신 곳. 뱃길을 따라 오가던 사람들은 그곳을 백야도라고 불렀다. 교실 창문을 열면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여수안일초등학교 백야분교장. 오래되고 낡은 섬마을 학교가 아이들의 꿈을 담은 아름다운 벽화로 채색되면서 재탄생했다. 바다를 닮은 아이들 1932년 세워진 백야분교장. 한때는 여수시 화정면의 중심지로 바닷가 아이들의 재잘댐이 가득했지만 급속한 산업화와 이촌현상으로 지금은 전교생이 8명에 불과한 아주 작은 분교장이다. “학교가 많이 낡았어요. 지어진 지 오래되고 거센 바닷바람을 견디다 보니 별수 없었죠.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보금자리인데 뭔가 변화를 주고 싶어 선생님들과 아이디어를 모으다 벽화를 생각해 냈습니다.” 이 학교 이경애 교장은 헐벗은 외관을 새롭게 단장하고 아이들의 예술적 소양과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벽화 그리기를 시작했다. 바다를 닮은 아이들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이 교장은 그래서 벽화 주제를 ‘등대와 바다와 배’로 정했다. 학교가 위치한 백야도는 하얀 바위와 등대로 유명한 곳. 섬 주위에 파도가 거세 등대는 어부들에게 생명의 불꽃같은 존재였다. 다도해 수많은 섬들이 있지만 여행 전문가들 사이에선 유난히 아름다운 이곳을 첫손에 꼽는다. 벽화 작업에는 분교장 전교생 8명과 4명의 교사와 강사가 참여했다. 지난 4월 15일 드디어 한 달간의 작업 과정을 거쳐 한 폭의 벽화가 완성됐다. 바람이 불때마다 파르르 떨던 외벽은 말끔히 사라지고 파란 하늘, 넘실대는 파도와 하얀 종이배, 그곳에서 펄떡이는 물고기들과 어우러진 아이들이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그뿐 아니다. 바닷길을 따라 오르던 교실 앞 계단은 무지개로 변신했다. 빨주노초파남보, 곱게 칠해진 무지개 계단. 일곱색깔 줄기 따라 꽃과 별이 수 놓였다. 계단을 건너면 꿈과 상상이 금방이라도 현실로 나타날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이 교장은 백지 상태로 비어있는 다른 쪽 외벽도 이번 학기 중 벽화로 꾸밀 계획이다. 바다와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 그들에게 ‘백야’에서의 삶이 참으로 아름다웠다는 것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해주고 싶어서다. 작은 학교 큰 교육 사실 백야분교장은 한때 폐교 위기에 몰릴 정도로 학생수가 줄었었다. 하지만 여수시와 연결된 연륙교가 생겨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여기에 규모는 작지만 내실 있는 교육이 돋보이는 알찬 학교라는 입소문이 퍼지자 학생들이 찾아왔다. 지난 2017년 부임한 이 교장은 ‘작은 학교 큰 교육’이란 슬로건으로 학교에 새바람을 불어 넣었다. “아이들이 세상을 살면서 늘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어려운 일에 부딪혔을 때 당당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자기회복능력을 길러주고 싶어요.” 농어촌지역 소인수 학교다 보니 아이들이 협동학습에 취약하고 자존감이 다소 낮은 경향을 보였다. 한없이 순박하지만 어딘가 움츠려 있는 아이들이 안타까웠던 이 교장은 스스로 도전하고 꿈을 향해 매진하는 힘을 길러주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을 했다. 먼저 자기주도력을 갖추도록 하는 게 급선무였다. 이를 위해 학예회와 같은 학교행사나 프로젝트 수업을 할 때 아이들이 생각하고 계획한 것을 최대한 반영하고 표현할 수 있게 했다. 매년 한 차례씩 갖는 시낭송 대회도 학생들이 주관하고 교사들은 에스코트 역할만 한다. 얼마쯤 지났을까. 교실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어났다. 수업시간에 발표하는 아이들 한마디 한마디가 또렷해진 것이다. 이 교장은 아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전개했다. 학생수가 적다 보니 여럿이 함께하는 학습 활동에선 구조적인 취약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예감 365’로 이름 붙여진 예술감성교육을 통해 사물놀이·바이올린·피아노와 같은 하모니를 중시한 예술교육에 힘을 쏟았다. 이번처럼 학생들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제작한 벽화도 협동교육의 일환이었다. 지역사회의 지원도 끌어들였다. ‘마을이 학교다’라는 말처럼 지역사회기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 지역특성을 살린 교육활동을 전개했다. 해양수산연구소의 도움으로 실시한 ‘바다생태프로그램’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지역이 살려면 학교가 살아나야 한다 학생들의 학력은 어떨까? 최근 우리나라 초·중고생들의 기초학력 저하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지만 백야분교장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학생수가 적다 보니 오히려 1대1 맞춤학습이 내실 있게 운영되고 하브루타 학습, 거꾸로수업 등이 활발하게 진행된다. 학생들 간 서로 묻고 답하면서 발표력도 좋아지고, 흔히 3R로 설명되는 말하기·읽기·쓰기 중심의 학력도 쑥쑥 올라갔다. 이 교장은 학교가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말처럼 지역이 살려면 학교가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귀촌과 귀어가 젊은 부부들 사이에 인기지만, 그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교육이다. 새로운 삶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믿고 맡길만한 학교가 있어야 하는 데 이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 이 교장은 그래서 농어촌 지역일수록 학교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역설했다. 학교 교육여건이 개선되고, 믿을 만 하다는 신뢰가 주어지면 젊은 층이 몰려 인구 감소 현상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조건을 갖추려면 양질의 소프트웨어와 함께 교육시설과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백야분교장의 경우 학생수가 적다 보니 체육관 등 다양한 교육시설이 부족하다. 체험학습과 같은 놀면서 배움을 즐길만한 공간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는 학교장으로서 미안할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아이들의 통학 불편을 덜어줄 ‘에듀버스’와 같은 지원 시스템도 하루속히 시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록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1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들에게 이곳은 행복한 요람이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보듬어주는 교사들이 있고 그들은 그림자놀이 하듯 졸졸 따르는 아이들이 있어서다. 방과후 텅빈 교정에 5월의 남풍이 살며시 불었다. 햇살을 받은 잔물결이 인어의 비늘처럼 사르르 일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