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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어린이들을 교통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인 '스쿨 존'에 신호기, 안전표지, 과속방지턱, 보호구역 도로표지, 속도제한 표지 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한나라당 박성범(朴成範) 의원은 17일 "어린이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여야 의원 18명의 서명을 받아 이같은 내용의 법안을 제출했다"면서 "지난 200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인구 10만명당 4.7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제주시가 경기도 광명시에서 개최되는 제4회 전국평생학습축제에 조랑말을 파견, 제주 문화를 홍보한다. 제주시는 오는 23∼26일 '미래를 향한 약속, 사람 중심의 평생학습 축제'를 주제로 열리는 이 행사에서 제주의 다양하고 독특한 문화와 역사, 관광을 소개하는 홍보관과 체험 행사장을 운영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광명실내체육관 야외에 마련되는 홍보관(25㎡)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제주시 전경이 실사된 현수막과 제주시 평생학습센터 운영 관련 영상홍보물, 제주도 관광안내책자 등이 비치된다. 또 주 행사장에 제주 조랑말 2마리를 수송해 무료 승마체험 행사를 가지며, 광명시 고속철 역사전시관에서는 제주갈옷 등 25점의 수공예품을 전시한다. 24일에는 제주시 교육문화회관 소속 '기타지기' 동아리 회원 8명이 특설무대에서 공연하며, 제주참여환경연대 '한라생태 길라잡이' 동아리는 광명문화원 세미나실에서 '아름다운 삶 자원활동'을 주제로 한 발표회도 갖는다.
광주시교육청은 17일 광주지역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재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제10회 사이버 독후감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오는 11월까지 계속되는 사이버 독후감 대회는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독후감을 광주시교육청 홈페이지(www.gen.go.kr)의 '광주독서교육-사이버독후감' 코너에 올리면 된다. 광주시교육청은 홈페이지에 오른 글을 심사해 학생 125명과 학부모 43명에 대해 교육감 상장과 도서상품권을 수여할 계획이다. 한편 사이버 독후감 대회는 지난해 모두 1만1천400여명이 참가하는 등 학생과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수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독서의 생활화 교육의 성과를 점검하고 독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해 독서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제4부’로 일컬어지는 언론, 작년도 아시아에서 겨우 베트남을 제치고 7위를 차지한 바 있는 우리나라 언론 수준의 취재윤리는 과연 몇 점이나 될까. J일보의 9월 14일자 '최고의 대우, 최악의 공교육'이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우리나라 교원 봉급이 OECD 국가 중 중학교와 일반계 고교 교원 15년 경력자의 봉급 순위는 3위였으나 최고 호봉자의 경우 중학교는 1위, 일반계 고교는 2위로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보도하는 등 봉급은 많이 받고 수업은 적게 한다는 논지의 보도를 했다. 그러나 이는 일반인이 잘 모르는 PPP(Purchasing Power Parity), 즉 국가의 물가수준에 따른 구매력지수를 기준으로 환산하여 실제 보수 비율과는 큰 차이가 있는 자료를 인용했거나 국가별 보수체계의 특징이나 각종 수당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통계 분석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기자들의 분석이다. 더욱이 그 통계는 주당 20시간 기준으로 책정된 봉급으로서 우리나라 교원은 수업 외에 생활지도, 상담활동 등 모든 잡무를 담당하는 현실에 비해 선진국은 우리의 봉급 산출액 외에 법정 초과수업 수당, 관리업무 수당, 원거리 및 고물가지역 근무지 수당, 특별분야 수업 수당 등이 별도로 지급되므로 단순한 수평 비교는 의미가 없다. 공무원보수규정에 따르면, 90년대 초까지 상대적으로 뒤졌던 군인, 경찰, 행정직 등의 공무원 봉급이 꾸준히 개선되어 현실화된 반면 교원은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저조하여 지금은 여타 공무원에 비해 오히려 적은 게 현실이다. 더 자세히 분석해 보면 2004년 보수기준으로 교사 초임이 총액기준 213만1000원으로 일반직공무원 176만원, 군인 170만8000원보다 높았으나 경찰 214만8000원보다 낮았으며, 10년차 교사는 301만6000원으로 일반직 274만2000원보다 높았으나 경찰 315만3000원, 군인 309만8000원보다 낮아 군인공무원과 역전되며 30년차에는 교사가 486만6000원으로 일반직(481만8000원)과 비슷해진 반면 경찰(510만7000원), 군인(607만원)과는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05.05.14) 언론은 OECD 국가의 교원의 봉급 수준을 말하기 전에 자신들의 경우부터 말했어야 했다. 방만한 광고 수익이나 왜곡된 판매·유통시장의 이윤으로 배를 불리는 언론사와는 비교가 안 되니까 말이다. 실제로 임금·복지수준이 국내 신문사 최고인 것으로 알려진 C일보의 예를 들면, 군필자 기준으로 입사 1년이 지나면 연 3400∼3700만원의 급여를 받으며, 이외에 기준에 따라 취재비(월 60여 만 원)·철야연근비,·간식비 등이 지급된다. 또 경영실적에 따라 연말 특별격려금이 나오며 취재기자의 경우 회사법인카드가 제공된다. 이뿐인가, 자녀학자금, 입원진료비, 건강검진비, 단체보험, 사내복지기금, 경조금 지원 등 복지혜택 사항을 상세히 알아보면 실질 봉급은 억대가 족히 넘을 것이다.(참조 : 미디어오늘 2002-12-02) 그리고 언론은 논리성이 부족한 수평적 단순비교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비해 열악한 교육환경도 언급했어야 마땅하다. OECD 통계에 의하면 한국 교원의 연간 순수업시간은 초등 809시간, 중학 560시간, 일반계 고교 544시간으로 평균(초등 795시간, 중학 701시간, 일반고 661시간)보다 초등학교는 약간 많지만 중, 고교는 적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여타의 간접적인 교육활동 시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시간으로 상담, 생활지도, 기타 일반 공문 등 행정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선진국과의 수평비교는 타당하지 않다. 학생 1000명당 교원수는 43.8명으로 30개 국 중 멕시코, 터키에 이에 끝에서 세 번째로 포르투갈 105.1명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교원 1인당 학생수는 꼴찌에서 두 번째, 학급당 학생수는 터키를 제치고 당당히 세계 꼴찌를 차지한 것은 여전히 교육여건이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한 언론은 우리나라 교원은 초봉은 적어도 경력 기간이 늘어날수록 급여 순위가 올라간다고 분석했지만 실제로는 우리나라 교원이 최고 급여에 이르는 데 걸리는 기간은 37년으로 OECD 30개 회원국 평균 24년보다 큰 차이가 있고 헝가리(40년), 스페인(39년)에 이어 꼴찌에서 세 번째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2005년 공무원 봉급이 동결된 가운데, 교원의 임금수준은 7급 공무원 입직 일반직에 비해 약간 높고, 경찰(경위)에 비해 약간 낮은 등 우리나라 평균 공무원 보수수준과 비교하여 오히려 낮으며, 100인 이상 고용기업은 물론 삼성·LG·SK·현대기아차 등 국내 4대 그룹의 평균 임금을 100으로 할 때 80.3에 불과하며 금융, 통신업체와 비교하면 75.1에 불과한 수준인데도 언론이 ‘교원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알 길이 없다.
영국의 대학이 이슬람 과격파를 포함한 극단주의 단체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입수해 16일 보도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의 대학에서는 약 30개 극단주의 단체들이 왕성하게 활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실시한 브룬넬 대학의 정보보안연구센터는 이들 30개 단체를 "극단주의 또는 테러 단체"로 분류했다. 극단주의 단체가 활동 중인 대학에는 영국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런던정경대 등도 포함됐다. 가디언은 지난 7월 런던 연쇄폭탄테러 이후 불법단체로 규정된 이슬람 과격파 단체인 하지브 우트-타흐리르가 여전히 영국의 대학들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미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던 또다른 이슬람 불법단체 알-무하지룬을 비롯해 극단적인 이슬람 사상을 전파하고 있는 다수의 단체들도 지하에서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영국의 극우정당인 영국국민당(BNP)도 대학 내에서 기반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를 주관한 브룬넬 대학의 앤서니 슬리스 정보보안연구센터 소장은 "대학 당국이 학내에서 과격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미래 세대를 극단주의에 빠지도록 방치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루스 켈리 교육부 장관은 대학 당국이 불법 또는 극단주의 단체의 존재를 경찰에 신고하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대학 댱국은 학생이나 교직원이 '용납할 수 없는 행위'를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관련 법규를 개정해 대학 당국에 극단주의 단체 신고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성적부풀리기 대책으로 교육청 평가 때 '성적관리항목' 최우선으로 하고 학업성적 관리를 못하면 특별교부금을 삭감하고 학업성적 신뢰제고를 교육부 장학행정의 최우선 중점 과제로 삼는다고 한다. 성적관리에 따른 행·재정적 제재를 강화, 병행하여 해당하는 교육청은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도 교육청은 교육부 대책에 이은 학교에 대한 후속조치가 빨리 나와야 한다고 본다. 예컨대 학교평가에서 성적부풀리기 등 성적관리 항목의 비중을 높이고 성적관리를 부실하게 하는 담당자에 대한 조치가 나와야 한다고 본다. 공교육의 정상화를 꾀하기 위하여, 학업성적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하여, 2008 대입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대학들의 학교생활기록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성적 부풀리기 현상이 근절되어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교육부의 방향이 옳다고 본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성적관리와 관련하여 웃지 못할, 대외적으로 부끄러운 일이 발생하여 해당 교사 본인도 어이없어 하고 교장과 교감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출제의 전문성 부족으로 복수 정답 및 정답 없음이 발생하여 담당교사가 고개를 못 들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교감과 교장에게 애원을 하는 것이다. 복수 정답을 인정하여 주고 정답 없음 문제는 모두 정답처리로 하게 해달라고…. 그런 교사들은 성적부풀리기의 의도는 없었지만 본인의 출제 잘못으로 다수 학생들이 불이익이 받는 것을 원하지 않고 또 학생들이 정답 처리를 원하고 교사로서 자존심이 상하지만 인심쓰기 차원에서 그렇게 처리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교과협의회,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과정을 거친다. 그렇다고 담당자와 관리자가 이에 대한 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다. 성적 감사시 지적사항이 되는 것이고 이에 따른 신분상의 주의나 경고 등의 조치가 따른다. 이를 예방하고자 학교에서는 여러 조치를 강구한다. 평가문항 작성에 관한 연수, 출제시 유의 사항 강조, 공동 출제와 공동 편집, 연구부장과 교감의 검토로 문제 교체, 보완 수정 지시 등…. 심지어 교감은 이런 말까지 한다. “출제 문제는 결재 후라도 교체가 가능하니 오류 문항은 시험보기 전에 반드시 발견하여 사후에 고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학교장은 한 술 더 떠 “사후 복수 정답 및 정답 없음의 교사는 물론 출제를 잘못한 교사는 사유서를 제출하라”고 한다. 출제를 대강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검토에 검토를 거쳐 오류가 생기지 않도록 하라는 강력한 메시지이자 출제에 대한 일종의 정신적 압력인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오류가 나온다. 좋은 말로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실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용납할 수 없는 변명,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문항의 변별도가 없어지고 자연히 성적부풀리기가 되며 정답자와 오답자가 동일하게 취급되어 정답자는 내신에 있어 불이익 받게 된다. 이것은 곧바로 대입 합격과도 직결이 되니 교사는 ‘작은 실수’가 아니라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 결과가 되는 것이다. 성적부풀리기가 교사의 전문성 부족에서 나온다면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이렇게 된다면 교직을 전문직이라고 내세울 수가 없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개를 들 수 없는 일이다. 학교에선 10월 중간고사를 앞두고 출제가 한창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출제를 하는 교사들의 얼굴 표정이 진지하다. “선생님들, 이번 중간고사에는 제발 출제 오류 없게 해 주세요.” 교감의 간절한 바람이다.
추석 명절이 다가오자 연일 졸업한 제자들로부터 안부 전화가 걸러와 기쁨의 비명을 지른다. 어떤 제자는 문자 메시지로 온갖 문구를 써서 보내기도 하며 또 어떤 때는 온갖 아바타가 그려진 이메일을 보내는 제자가 있어 가끔은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가끔은 이름은 알겠는데 얼굴이 기억나지 않을 때면 지나간 졸업 앨범 사진을 뒤척이며 얼굴을 확인하곤 한다. 제자들은 애교 섞인 말로 찾아뵙지 못함을 죄송하다며 전화를 끊기 전에 다음에 꼭 찾아뵙겠다는 말을 덧붙인다. 사실 전화를 하지 않는 제자들도 많은데 그나마 전화라도 해주는 제자가 더할 나위 없이 고맙기만 하다. 이 모든 것들이 교사이기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닐까? 그런데 문안을 하는 제자의 공통점이 있다. 학창 시절, 공부도 잘 하고 행동 또한 모범생인 학생들로부터 안부 전화나 편지를 받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그나마 연락을 취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말썽을 많이 피워 학생과를 자주 드나들던 학생들이다. 선생님 또한 그런 제자들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한다. 저녁 퇴근 무렵. 주머니 있던 휴대전화의 벨이 울렸다. 발신 전화번호가 낯설었다. 전화를 받자 굵직한 남자 목소리가 울러 나왔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몇 O회 졸업생 OOO입니다. 기억나십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름과 얼굴 생김새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특히 졸업을 한 지 십 년이 넘어 제자의 얼굴을 떠올리기까지는 한참이나 걸렸다. “맞다. 너였구나. 정말 오랜만이구나. 그래, 잘 지냈니?” 그제야 제자는 내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안심이 되었는지 말을 계속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제야 전화를 드려서 말입니다. 건강하시죠? 저 때문에 병이라도 나지 않았을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원, 별 소리를 다하는 구나. 그래, 요즘 뭐 하고 있니?” “예, 서울에서 자그마한 벤처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 네가 성공을 했구나.” “선생님, 조만간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난 뒤, 사물함 깊숙이 묻어 둔 10년 전의 교무수첩을 꺼내 보았다. 누렇게 퇴색된 종이 위에 제자의 흑백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당시의 일을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교사로서 노하우가 없었던 초임시절 오직 왕성한 혈기만 가지고 아이들을 다루었다. 유난히 문제가 많았던 우리 반은 모든 선생님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루라도 사건이 나지 않은 적이 거의 없었다. 온갖 방법으로 아이들을 다루어 보았지만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아이들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제일 내 말을 듣지 않은 녀석이 오늘 전화를 한 제자였다. 지각 내지는 결석, 싸움질, 금품갈취, 흡연 등 학생으로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을 떠 맡아서 하는 녀석이었다. 그래서 나로부터 매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심한 말까지 들어야만 했다. 하물며 교사로서 입에 담지 말아야 할 말까지 했으니 말이다. “네가 졸업하여 성공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그래도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어야 하기에 간신히 졸업은 시켰다. 졸업을 한 후, 이 녀석은 연락 한 번 하지 않았으며 나 또한 이 녀석에게 질려 머릿속에서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전화를 한 제자는 내 생각과 정반대의 상황이 되어 나타난 것이 아닌가? 문제아가 사회에 나가서도 문제아가 된다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학창 시절 일그러진 영웅이었던 그 녀석이 당당하게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한가위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떠나는 등 정겨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학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고3 교실은 오히려 정적만이 감돌 뿐입니다. 정규수업이 끝나자 평소와는 다르게 1, 2학년 학생들은 곧바로 집으로 귀가하고 3학년 학생들 가운데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은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하여 자율학습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학생들이 교실에 가득 찼으나 귀향길에 나선 학생들로 인하여 중간중간에 빈자리가 눈에 띄었습니다. 집이 가까운 학생들은 가족과 함께 한가위 명절의 흥겨운 분위기도 즐길 여유가 없는 듯 공부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가장 큰 한가위 선물은 바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제일이겠지요. 지금 이 시간에도 공부삼매경에 빠져있는 전국의 모든 고3 학생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고3 화이팅!!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의 수시 2학기 원서접수가 이번주를 고비로 대부분 마무리되었다. 그동안 내신성적과 각종 실적을 토대로 담임교사와 함께 상담을 거쳐 맞춤식 지원 전략을 수립한 수험생들은 이젠 대학별 고사라는 관문을 남겨놓게 되었다. 대학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웬만하면 수십 대 일에 달하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기 위해서는 지원 대학의 전형 방법과 일정을 참고하여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특히 1학기 수시모집에 지원하여 실패의 쓴 맛을 경험했던 학생들은 이번 만큼은 반드시 합격한다는 자세로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 고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교시를 끝내고 우유를 가지러 가던 6학년 재성이가 급하게 나를 불렀습니다. "선생님, 새가 죽었는데 어떻게 하죠?" "그래? 안 됐구나. 어떻게 하면 좋겠니?" "글쎄요~~~"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하지?" "예, 땅에 묻어요." "땅에 묻어주면 참 좋겠는데, 네 생각은 어떠니?" 그렇게 해서 재성이는 화단을 파고 새를 묻어주기로 했습니다. 날마다 학교의 교정에서 울던 새일 것입니다. 아마 가족인 새들과 함께 날다가 유리창에 부딪쳐서 죽은 것 같습니다. 죽은 지 얼마 안 되었는지 새의 눈이 감겨져 있지 않았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이 보고 슬퍼할까봐 재성이와 둘이서 화단을 파고 묻어준 뒤 아이들이 밟지 않도록 떨어진 꽃무릇을 주워다가 하트 모양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꼬마들이 달려와서 죽어서라도 행복하라며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해 줍니다. 사람이든 한 마리 새이든지 그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측은지심을 갖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죽은 새이니 함부로 하거나 그냥 버리는 것은 아이들의 감성을 상하게 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매 순간 어떻게 하는 것이 교육적인 지를 늘 생각해야 하는 선생님의 자리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예쁜 돌을 주워다 새 무덤을 만들어 줄 것입니다. 슬픈 추억이지만 어렴풋이나마 죽음의 의미까지 간접 체험을 할 것입니다. 한 마리 새의 죽음을 통해 한층 성숙해졌을 재성이와 앞으로도 계속 아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철따라 피어난 꽃들이 새 무덤을 방문할 것을 생각하니, 내 가슴에 따스한 기운이 지나갑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결코 커다란 것이 아닌 작은 것들임을 생각하며 추석을 앞두고 만들어 준 새 무덤을 어른이 된 뒤에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별 관심없이 지나칠 수도 있는 일을 그렇게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여 고민해 주는 재성이의 따스한 마음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같은 장소를 1년 열두 달을 다녀도 똑같은 장면은 볼 수 없지요. 변화무쌍한 날씨와 산(산맥)과 마을과 들판이 시시때때로 멋진 풍경화를 보여줍니다. '조금 있다 찍어야지' 하다가 맘에 드는 풍경을 놓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요. 요즘 비가 오고 난후 청명한 가을날씨 덕분에 일찍 출근하는 맛이 납니다.청양에서 대천 쪽으로 구봉산의 여주재를 넘다보면 산 저쪽과 이쪽의 날씨가 확실히 다른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여주재를 넘자 마자 이름없는 산맥과 산맥 사이에 하얀 구름이 학이 춤을 추듯 느리게 움직이며 깔려 있습니다. 1년중 몇 번밖에 볼 수 없는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발아래 익어가는 들판과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출근일랑 하지 말고 오른쪽으로 길게 난 마을길로 따라 들어갈까요? 아담한 동네를 뚫고 나아가면 하얀 구름에 파묻힌 또 다른 마을이 있을텐데······.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이른 아침의 멋진 풍경에 나그네는 넋을 잃었습니다.
인천시교육청은 송도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 유입과 계속해서 늘어가는 행정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방공무원을 공개 채용한다. 1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2007년까지 28개의 학교가 신설되고 평생학습관 개관에 따른 정원 소요 등 계속적인 행정수요 증가가 예상되므로 2003년 이후 2년만에 공개채용하는 것으로 채용인원은 지방공무원은 교육행정 9급 260명(장애인13명포함)과 사서 9급 12명(장애인1명포함), 전산 9급 15명(장애인1인포함), 기계 9급 4명 등 총 291명이다. 시험과목은 교육행정직의 경우 국어, 영어, 한국사, 교육학개론, 행정법총론 등 5과목이며, 사서직은 사회, 자료조직개론 등 2과목, 전산직은 수학, 컴퓨터일반, 프로그래밍언어론 등 3과목, 기계직은 물리, 기계일반, 기계설계 등 3과목이다. 응시연령은 교육행정직과, 사서직은 18세부터 28세, 전산직과 기계직은 18세부터 40세까지 이며 거주지는 인천광역시로 제한된다. 응시원서 교부 및 접수는 오는 10월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하며 시험은 11월 6일 치러지고, 12월 12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한다.
어제도 지정 녹색학교 시범학교인 수일여중 운영보고회에 참석하였다. 눈에 익은 많은 선생님들이 눈에 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덕담이 오고 간다. 학교 현장의 애로 사항도 주된 화제거리다. 교감 강습 동기들은 더욱 반갑게 만나고 이야기 꽃을 피운다. 수원의 G교감, 화성의 H교감 두 분을 뵈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때론 가족 이야기도 나온다. 먼저 그 분들이 덕담을 건넨다. "이 교감 선생님, 이젠 더 큰데(?)로 가셔야죠?" "네, 아직 교장 강습도 받지 않은 걸요. 아직 덕이 부족하고 이미지 관리를 못해서…." "이미지 관리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아, 아닙니다. 우리 형님처럼 덕을 베풀고 인자해야 하는데 저는 아직 날카로움이 남아 있어서요." "형님도 날카로움이 있어요. 다만 그것을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거나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부드럽게 표현하는 것이죠." "저의 형님의 성격을 어떻게 잘 아시죠? "몇 년간 같이 근무했는데 왜 모르겠어요?" 그러고 보니 교직사회, 참으로 좁다. 어느 한 지역을 중심으로 근무하다보니, 그 주변에서 맴돌다보니 어떤 선생님은 세 번씩이나 함께 근무하였다고 한다. 한 학교 5년이면 15년 가까이 된다. 성격뿐 아니라 집안 내막 속속까지 꿰차고 있을 정도다. 그 두 분의 교감도 우리 형님(A시 모 고등학교 교장)과 몇 차례 함께 근무한 것이었다. 형만한 아우 없다고 한다. 나의 모난 성격, 형님과 주위의 좋은 분들이 많이도 감싸주었다. 그리고 이끌어 주셨다. 주위의 분들이 오늘의 이 자리를 만들어 주셨다. 새삼 그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교직사회는 참으로 좁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그리고 선생님들에게 더 잘해주고 행복한 직장 만들기에 작은 힘이지만 일조를 해보리라 다짐해 본다. 때론 나의 본래 성격이 나올 지도 모르지만 의도적으로 노력하면 습관화할 수도 있지 않을까? 교직사회, 정말 좁다. 오늘 우리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 2∼3일 내에 경기도 전역에 퍼진다. 좋은 이야기, 아름다운 이야기, 눈물이 감도는 이야기, 교육사랑에 대한 이야기, 화기애애한 이야기가 멀리멀리 퍼졌으면 한다.
우리나라의 기본학제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 즉 6·3·3·4제이다. 지난 1951년 이후 유지되어온 기본학제이다. 이에 대해 OECD는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12년간의 교육 과정은 대학입시만을 위한 과정이라 할 만큼 경직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하여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학제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하여 뭔가 변화가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언급이 OECD의 지적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내부적으로 학제개편을 검토해 온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일단 개편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수년 전부터 학제개편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7차교육과정이 시행되면서 국민공통기본교과를 고등학교 1학년에까지 적용하면서 학제개편의 필요성은 그 강도가 더해졌다. 그러나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학제를 개편하는 문제는 간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칫하면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고 그동안 오랫동안의 관념을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개편을 한다고 해도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하고 검토하겠지만 쉽게 결론내릴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현재의 틀을 유지하고 외국처럼 학제를 좀더 다양화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직업교육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학제를 도입하여 현행 학제의 틀에서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즉, 빠른 지식사회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시대변화에 맞는 학제 개편과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OECD 전문가들도 주장하였듯이 현재의 단선형 학제를 복선형 학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어쨌든 현재의 경직된 학제의 개편은 필요하다. 그러나 전면적인 개편보다는 외국의 사례를 철저히 분석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학제의 개편에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외국에서 성공하고 있다하더라도 우리 사회의 특성에 맞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결론적으로 학제 개편은 필요하나 개편 과정에서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인천지역 초·중·고교 학생 가운데 해외유학을 떠났다가 다시 국내 학교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해외 유학을 떠났다가 인천지역 학교로 편입한 초중고교 학생은 지난 2002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초등학생1247명과, 중학생 268명, 고등학생 145명 등 166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초·중·고생의 유학 형태는 조기유학 붐에 의한 단독 유학이거나 부모의 유학, 파견근무, 이민에 따른 동행 유학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외유학 중 국내 학교 유턴 학생들은 2002년 410명, 2003년 486명, 지난해 523명으로 늘어났으며, 올 상반기에만 241명에 이르러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전체 학생의 75%에 달하는 1247명이 달하는 초등학생들이 조기 유학 후 현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되돌아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이러한 국내 학교 편입학 학생들을 위해 내년에 인천대 국제교류센터와 연계해 방과 후 국내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추석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가슴에 부는 휑한 찬바람으로 미리부터 쓸쓸해집니다. 저는 결혼 생활 23년이 넘은 주부이자 남매의 어머니이며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현직교사랍니다. 무남독녀 외동딸이었던 저는 오래 전에 돌아가신 친정 부모님 대신 명절이면 시댁으로 달려가던 21년 동안의 세월을 접었습니다. 이제는 달려가도 맞아주실 시부모님 두 분이 이 세상에 계시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퇴근이 바쁘게 두 아이들을 앞세우고 선물을 준비하고 용돈을 싸 가던 그 날들이 이젠 그리움으로 남았습니다. 바쁜 학교 생활과 집안 살림을 하며 바쁘게 사는 중에도 자식 노릇을 하려고 마음만은 열심이었던 그 때가 참 그립습니다. 돌아가시기 한 해 전, 추석 전날에 시댁에 갔을 때, 아버님의 모습이 영상으로 남아 아픔을 줍니다. 여든을 넘기시면서도 늘 정정하시고 깔끔한 성품이셨던 시아버님이 재작년 추석에 찾아뵈었을 때는 약간의 치매 증세를 보이셨던 겁니다. 두 분 노인만 사시니 추석 전날 가서 음식 장만을 거들려고 부리나케 달려가곤 했습니다. 워낙 말씀이 없으신 아버님은 갈 때마다, "에미 왔냐?" 하고 웃으시면 끝이고, 명절을 지내고 다음 날 출발하려 하면, "하룻밤만 더 자고 가면 안 되냐? 하는 말씀으로 서운함을 표시하실 뿐 말씀이 없으신 조선 시대의 선비 같은 분이셨습니다. 아마 21년 동안 아버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글로 적는다 해도 몇 장 되지 않을 만큼 조용한 분이셨지요. 이제 생각해 보니 그 무언 속에 담긴 믿음과 깊으신 사랑이 크신 분임을 이제야 그리워 합니다. 추석날 논일을 하러 가신다고 삽을 들고 나가시던 모습이 아른거려 돌아오는 추석이 벌써부터 목이 메입니다. 자식들이 아무리 말려도 돌아가시기 얼마 전까지 손때 묻은 논이며 밭고랑에 넘어지시면서도 가셔서 마음을 태우게 했던 아버님! 이 추석에 찾아뵐 어른이 계시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렇게 슬픈 일인 줄 예전에 먼저 알았더라면, 틈만 나면 시골에 가서 곁에 머무르며 그리 좋아하셨던 잡채를 자주 해드리고 딸처럼 곰살맞게 굴 걸 그랬다는 후회를 합니다. 이제는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사탕을 고르던 즐거움도, 이것저것 선물을 담던 행복함도, 빳빳한 새 돈으로 봉투가 두둑하게 챙기던 천 원짜리 지폐의 촉감을 좋아하실 그 분이 계시지 않으니, 추석은 제게 즐거운 명절이 아니랍니다. 결혼한 후 줄곧 시골로 달려가 차례를 지낸 탓에 우리 집에서는 단 한 번도 상을 차려 본적 없으니 이제야 독립을 해서 상을 차릴 준비를 해야겠지요. 부모님을 찾아 사방에서 모여든 형제들을 위해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던 추석이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를 이제야 슬프도록 그리워 합니다. 명절증후군이니, 며느리들이 고달프다며 남편에게 투정을 부렸어도 그 때가 행복했다고 추억하는 지금입니다. 세상의 며느님들! 저처럼 후회하지 마시고 부모님께 잘 해 드리는 추석이 되시길 빕니다. 돌아가신 뒤에는 잘 해 드린 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답니다. 고향은 곧 부모님이 계셔서 의미가 있지요. 자식을 염려하며 길러준 그 어버이들이 계셨기에 오늘도 우리는 그 사랑으로 다음 세대를 이어갑니다. 한가위 보름달처럼 크고 넓은 마음으로 추억을 많이 만드는 추석이 되시길 빌며, 독자 여러분께 고향에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 올립니다. 추억을 만들어 마음의 부자가 되소서!
지난 1년간 여·야간 줄다리기 속에 표류해 온 사립학교법 개정의 향방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최근 사학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막판 조율을 시도하였으나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교육위에서는 여·야간 공방만 되풀이하다 결국은 조율에 실패하였다고 한다. 이제 개정안은 오는 11월초쯤 본회의에 직권 상정돼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직권상정을 해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사학법 개정안은 찬반이 팽팽한 사안이다. 개정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주장이 모두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조율에 실패한 법안을 국회의장의 직권으로 상정되어 표결처리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동안 사학에 문제가 많았음에도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기여한 역할 또한 크다. 따라서 좀더 처리가 늦어지더라도 정치권에서 여·야의 합의를 이끌어낼 때까지 보류해야 옳다고 본다. 개정의 여부를 떠나 조율이 안된 사학법 개정안이 상정된다면 그 결과에 대하여 불신을 가지는 쪽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개정 후에도 지속적인 논란이 나타날 것이 뻔하다. 사학법 개정에 찬·반 양쪽을 모두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더라도 좀더 인내를 가지고 조율을 한 다음에 개정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조율 안된 사학법의 직권상정은 교육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정치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다시, 국어 교육을 생각한다 주당 수업시수가 가장 많은 국어 시간의 의미는 그만큼 우리 언어인 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증거입니다. 우리 1, 2학년 교실에서 첫 시간을 여는 모습입니다. "1학년, 국어 공부 준비를 하면서 요즈음 외우고 있는 '은혜 갚은 꿩'을 네 사람이 소리 맞춰 외워 봅시다." "예, 선생님. 자신 있어요. " 대답과 함께 조그마한 입을 벌려 앙증맞게 합창하기 시작하는 우리 1학년 네 마리의 병아리들을 보는 행복으로 하루를 엽니다. 날마다 반복하다 보니 옆에서 같이 공부하는 2학년 나라도 자연스럽게 같이 외우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은 받아 쓰기를 합니다. 날마다 일과가 된 일입니다. 그런데 내가 내건 조건을 만족시키려면 아이들이 꽤나 고생스럽답니다. 긴 문장을 10개씩 보는 받아 쓰기에서 다 맞으면 포인트 2점, 띄어 쓰기가 완벽하면 1포인트 추가, 글씨가 교과서처럼 예쁘면 1포인트 추가해서 모두 4포인트를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1학기부터 줄곧 받아쓰기만 보면 소리나는 대로 적어서 점수가 오르지 않아 기가 죽어 있는 은혜가 최고 점수를 맞은 겁니다. 알고 보니 며칠 동안 3쪽에 달하는 내용을 외우느라 읽기 책에 온통 손때가 묻을 만큼 읽으며 어려운 글자를 관찰한 노력의 결과가 나타난 겁니다. 아! 전율할 정도로 행복한 기쁨이 오늘까지 이 자리에 서 있게 한 힘이었나 봅니다. 다른 친구들이 자신 있게 점수를 매겨 달라고 내밀 때에도 글자 한 자라도 더 맞추려고 낑낑대며 공책을 내놓지 못하던 우리 은혜가 오늘은 제일 먼저 환하게 웃으며 공책을 내밀 때부터 나는 행복했습니다. 이제야 환하게 웃으며 공부에 대한 자신감의 나무를 꽉 붙잡은 은혜의 예쁜 얼굴이 미소로 가득합니다. 내가 이렇게 국어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아직도 부족한 내 국어 실력이 첫째이고, 1학년 때의 기초가 평생을 간다는 신념 때문입니다. "요즘 신입사원, 영어보다 국어가 문제" (연합뉴스 2005.07.05) 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 인사담당자 40% 이상이 국어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신세대 신입사원들은 외국어 구사능력보다는 국어사용 능력이 더 많은 문제점으로 지적됐으며 인사담당자의 40% 가량은 입사 시험에 국어능력 평가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입니다. 국어능력 중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문으로는 쓰기나 말하기 등 표현능력을 지적한 응답이 39.7%로 가장 많았으며 창의적 언어능력(20.6%), 논리력(17.7%), 문법능력(13.0%), 이해능력(6.6%), 국어관련 교양 지식(1.9%) 등 순으로 나타났으며, 국어와 관련된 업무능력 중 가장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문은 기획안 및 보고서 작성능력이 53.2%로 과반수를 넘었고 대화 능력도 31.6%를 차지했으며 프리젠테이션 능력(12.8%), e-메일 작성 능력(1.6%)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저 역시 글 쓰기를 취미로 하고 있지만 띄어 쓰기나 문맥 구성에 자신 없어 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 자신감을 심어주는 데는 1학년 때 읽기 교과서에 나오는 재미있고 짤막하며 교훈적인 동화를 외우게 하는 것이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읽기 책은 읽기에서 시작해서 읽기로 끝나야 한다'는 평소의 지론을 한 단계 올려서 외우게 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세종대왕의 공부 방법이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책은 100번이 아니라 1000번을 읽으셨다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오늘 우리 1학년 아이들이 결과로서 증명했답니다. 좋은 글씨 쓰기를 위해서는 쓰기 숙제는 최대한 줄일 것이며(손가락 발달이 덜 되어 쓰기를 많이 시키면 연필 잡는 자세를 버림), 즐겁게 외우게 하고 그 결과를 포인트로 누적해서 좋아하는 책 선물을 안겨 주는 방식을 고수하는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재미가 없으면 공부를 싫어하는 계기가 되므로 철저하게 보상이 따르는 게 저학년에게는 매우 필요합니다. 칭찬을 쏟아 부어야 하는 것은 선물보다 더 중요하고요. 1학년 읽기 교과서만 완벽하게 입력시켜 놓으면 평생 동안 받아 쓰기나 띄어쓰기에서 곤란을 겪지 않게 되고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바른 글씨 쓰기도 가능해진다고 확신합니다. 더불어 철저한 표준어를 구사할 수 되므로 기초, 기본 학습의 토대를 확실하게 쌓는 일입니다. 우리 1학년의 추석 과제는 다음에 나올 권정생 님이 쓰신 '강아지 똥'을 외우는 거랍니다. 아마 아이들은 3일 동안 읽기 책을 들고 다니며 손때를 묻혀가며 어른들이 보는 앞에서 읽고 또 읽을 것입니다. 동화가 풍기는 그 아름다운 감성 언어를 뇌세포 깊숙이 저장하고 작가와 함께 울고 웃으며 무의식의 세계를 넓힐 것입니다. 띄어 쓰기를 틀리지 않으려고 글자 사이를 재보며 손가락을 짚어가며 읽을 것입니다. 첫 단추를 잘 끼웠으니 1학년을 마칠 때까지 교과서의 시와 이야기를 완벽하게 쓰고 외우는 50%를 마친 셈입니다. 아이들의 가능성은 상상이 불가합니다. 엄청난 가소성과 놀라운 기억력을 지닌 최첨단의 컴퓨터가 내장된 뇌의 비밀은 하나님만이 아시니까요. 벌써부터 '강아지 똥'에 등장하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대사를 생글생글 웃으며, 눈가에 이슬 방울을 달고 실감나게 외울 귀여운 모습이 그려집니다. 아마 나는 추석 3일 연휴 동안 그 모습을 상상하며 어버이가 계시지 않은 목메임도, 최전방 수색 중대를 지킬 아들의 빈자리가 주는 서글픔도 채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어 교육의 기초, 기본 교육의 선봉에 선 사람은 1학년 담임입니다. 발음 지도하기, 받아 쓰기, 띄어 쓰기, 바르게 쓰기의 책임을 질 사람은 바로 1학년 담임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저 메리골드(천수국) 만큼이나 끈질기게 예쁜 꽃을 피우도록 한 번 시작한 동화 외우기를 꾸준히 밀고 가렵니다.
9월 14일. J일보 '최고의 대우, 최악의 공교육'이라는 제하의 사설을 읽고 분노와 동시에 암담함을 느낀다. 이 나라 제4부라 하는 언론기관에 몸을 담고 있는 논자의 시각이 이렇게 편협하고 또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니 필봉이 아니라 침봉이었다. 1. 미국 중학교 교사는 1127시간 수업하는데 비해 한국 교사는 달랑 701시간 수업한다. 수업 시수를 어떻게 산출하여 비교한 것이며, 한국 교원이 좋은 대접을 받으면서 수업은 매우 적게 한다는 근거는 무엇인가? 미국의 법정 수업일수는 한국에 비해 분명하게 적은데, 어찌하여 이런 비교가 나왔는지 납득하기 어렵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2. 높은 임금을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일을 하는 게 정상인데 한국의 교사는 월급에 걸맞은 교육을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였으며, 대다수 교사는 62세 정년 때 까지 적당히 가르치고 월급이나 받겠다는 안이한 생각에 빠져 있다고 하였다.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힘들게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게으름뱅이로 매도하고, 62세까지 적당하게 학생을 가르친다니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이는 객관적 사실이 아닌데도 사실을 왜곡한 보도에 대해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 교사의 임금이 박봉이라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기업체 수준으로 임금을 올려주겠다는 약속은 거짓이었나? IMF가 터지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교사의 보수가 높아 보이고 인기가 상승된 것이다. 임금을 따지지 않고 학생 교육에 큰 보람을 느끼며 살아 가고 있는 원로교사를 모독하였으니 석고대죄 하라. 원로교사를 무시한 교원 정년단축으로 경험 많은 교사들을 몰아낸 자리에 경험이 부족한 기간제 교사를 끌어들여 얻은 결과는 무엇이었나? 양질의 교육은커녕 전 국민의 기본적 가치관을 마구 흔들어 버렸다. 말이 통하지 않으며, 되는 일도 안 되는 일도 없이 그저 그렇게 제마음대로 살아간다. 교육개혁 주체 세력들은 공교육 부실의 원인을 제공하고서도 그 책임을 느끼지 못하고 애매한 교사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시키려 하니 환장할 노릇이다. 어찌하여 나이든 경험자를 밀어내고, 투표장에도 나오지 말라는 식의 자기만의 논리가 팽배하고 있다. 늙으면 인생을 포기하라는 논리가 나오지 않을까 두렵다. 3. 논자는 교사의 능력과 실력이 부족하고,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요즈음 초·중등 교사들 중에서 석 ․ 박사를 학위를 취득한 사람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나 하는 말인가? 여름 ․ 겨울 방학이면 자비를 들여서까지 연수를 통해 전문성과 교양을 넓혀가는 것이 교사들이다. 일부 초·중등 교사들을 대학 강단에 세워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전문성과 교양을 높이 쌓아 가고 있는데 실력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니 환장할 노릇이다. 4. 학생들이 학교 교사 보다 학원 강사를 더 존경한다고 하였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학원 강사의 목표는 돈이고 점수지만, 교사의 목표는 기초 지식을 쌓게 하고, 학문의 길을 열게 하며, 바른 인간성을 만드는데 있다. 역할이 다른 사람을 단순하게 비교를 하려하는 논자의 논리가 의심스럽다. 좋아하는 것과 존경하는 것도 구분하지 못하는 주제에 무슨 논지를 펴려 하는가? 학원 교육이 이 나라 교육을 살릴 수 있다면 학원 강사를 학교에 보내고, 학교 교사를 학원에 보내면 된다. 학교 교육과정을 학원 교육과정으로 바꾸면 이 나라의 교육은 어떻게 될까? 5. 논자는 무능한 교사에 대한 불만으로 초·중등 학생들이 해외유학과 어학연수를 떠난다고 하였는데, 과연 그럴까? 이리와 사리에 밝은 요즈음 학부모가 선생님이 무능하기 때문에 엄청난 유학비용을 부담하고 자녀를 먼 해외로 보낼까? 해외유학이나 어학연수를 가는 이유는 공교육이 부실해서가 아니라 회화능력이 좋아지고, 남다른 해외 체험이 득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서 자녀를 유학 보낸다. 무능한 교사에 대한 불만으로 유학을 간다는 말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유학은 재력 있는 사람들의 장기 교육 투자이기 때문이다. 6. 수업을 등한시하는 교사일수록 노조활동이나 권익 찾기에 열심인 교사라고 하였는데 이는 엄청난 편견의 소치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교사의 권익 활동에도 적극적일 수 있기에 말이다. 시대가 변하여 교사도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고, 정당에도 가입할 수 있다. 우리도 머지않아 정당 활동이 허용될 것이라 확신한다. 오히려 전문적 지식과 교양을 갖춘 교사들의 바른 정치 참여가 민주화의 꽃을 활짝 피게 할 수 있다. 7. 논자는 무능력 교사를 가려내기 위한 교원평가제를 무능한 교사들이 결사반대하고 있다고 호도하고 있다. 전혀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양식 있는 교사, 경험 많은 교사, 미래를 걱정을 하는 뜻 깊은 교사들이 이를 더 반대하고 있다. 무능한 교사의 퇴출을 누가, 왜 막겠는가? 교원평가만 되면 공교육이 살아난다는 논리는 착각이다. 학문에 왕도가 없듯이 교육제도에 왕도가 없다. 어느 선진국 제도를 도입하여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의식 개혁이 선행되지 않는 한 제도만의 개혁은 모래 위의 누각일 뿐이다. 현재 타고 다니는 차를 잘 수리하여 타고 다녀도 되는데 왜 꼭 새 차를 구입하여야만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믿는가? 교육도 마찬가지다. 일선 교사를 교원평가라는 필터로 걸렀다 하자. 어떠한 필터로 어떻게 양질의 교사를 걸러낼 것인가? 걸러진 교사들은 또 어떻게 학부모의 의식구조를 얼마나 변화시킬 것인가 예측하기 어렵다. 일선 교사를 무능하고 게으른 사람으로 몰아붙이면 교육은 훨씬 더 어렵게 되어버린다. 제대로 된 가치관을 가진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밀어주어야 한다. 열악한 분위기 속에서 외롭게 고분 전투하며 바른 길을 걷고 있는 교사를 소외시키지 말고, 경영자와 학부모, 교육 당국은 이런 교사를 우대하고 그들이 교육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와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개혁을 하라. 그리하면 교육은 저절로 바로 된다. 잘못된 교사를 퇴출시키려 하는데 초점을 두지 말라. 착하고 성실하게 교단을 지키는 교사를 우대하는 정책에 초점을 맞추어라. 그리하면 이를 추종하려는 교사들이 많아지고 부적격 교사는 스스로 물러나 자멸하게 된다. 대다수 교사들이 교원평가를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교원평가라는 또 하나의 형식이 오히려 성실한 교사에게 피해를 주고 또 다른 요령의 교사가 생겨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교사를 도마 위에 올리면 교사의 권위는 더욱 위축되고 상대적으로 교원평가자의 권위는 올라가게 되어 교사는 눈치를 보게 되며, 소신 있는 교육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 교육개혁은 먼저 자기중심적이고도 이기적으로 움직여 가는 국민의 심성을 바로잡는 일이다. 학원 강사가 학교 선생님보다 더 존경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풍토가 있는 한 어떠한 교육개혁안도 무리수가 될 수밖에 없다. 공교육 부실의 원인을 왜곡하고 개인의 편견으로 교사를 무능한 존재, 게으른 존재로 호도한 J일보 사설에 대해 40만 교육자의 이름으로 '교사 무고죄'로 고발한다. 비록 스승이 메달은 못 따고 노벨상은 받지 못하였어도 제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지도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다면 그 제자가 메달을 딸 수 있고 노벨상도 받을 수 있다.
교정에 등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던 지난 5월, 1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주홍이가 교무실로 찾아왔다. 평소 부끄러움을 많이 타던 녀석이 어렵사리 내놓은 것은 바로 깨알 같은 글씨가 적혀있는 원고 뭉치였다. 몇 달 동안 고민해서 쓴 소설인데 선생님이 한 번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주홍이가 다녀간 다음날, 같은 반 대영이가 찾아왔다. 아이들한테는 탤런트로 통할 만큼 발랄하고 재치넘치는 녀석이다. 그런데 여느 때와는 달리 쑥스러운 듯 한참을 서성대더니 "선생님, 제가 쓴 시(詩)인데 한번 봐주세요"라며 빛바랜 누런 종이를 슬그머니 내밀었다. 주홍이의 소설은 입시 중심의 교육 현실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물이 주인공이었다. 소설의 주인공이 바로 주홍이 자신이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눈치챌 수 있었다. 평범하지 않은 문체나 박진감 넘치는 사건 전개 그리고 능란한 서술 기교로 미루어 볼 때 잘만 다듬으면 훌륭한 재목이 될 듯 싶었다. 대영이의 시는 아직은 설익은 풋고추 같았다. 시어 하나하나에 자신의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애쓴 흔적은 역력했으나 단순한 구성과 상투적인 표현이 눈에 거슬렸다. 시를 쓰겠다는 의욕은 넘쳤지만 감정을 추스르고 적절히 녹여내기까지는 아직 배울 점이 많아 보였다. 일단 자신들의 마음을 알아주는 선생이 생기자 녀석들은 교무실 문턱이 닳을 정도로 뻔질나게 드나들기 시작했다. 주홍이는 구체적인 작품보다는 소설가로서의 자질 같은 심리적인 부분의 조언을, 대영이는 자신이 직접 쓴 작품에 대한 평을 부탁했다. 그렇게 문학을 매개로 한 대화가 이어지면서 주홍이는 점차 자신의 글에 대해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으나 대영이는 점점 더 힘들어 하는 기색을 보였다. 작가 어머니를 둔 주홍이와는 달리 대영이 부모님께서는 시인이 되겠다는 아들을 달가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름방학 보충수업이 한창일 무렵, 주홍이가 찾아왔다. 지난번 문예 공모전에 응모했던 작품이 예심을 통과해 문학캠프 참가 자격이 주어졌고, 2박 3일의 캠프 기간 중에 마음속으로 존경했던 소설가를 만날 수 있었으며, 그 분이 심사한 백일장에서 상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예전보다는 뜸해졌지만 아직도 시를 들고 찾아오는 대영이는 부모님의 거센 반대 때문인지 대학에 가기 위해 여름방학 보충수업에 매달리고 있었다.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시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입시 공부를 하느라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시에 대한 열정은 버릴 수 없었던지 꾸준히 시집을 읽거나 시를 쓰고 있었다. 예년보다 뜨거운 여름, 그 뜨거운 열기를 마주하고 소설가와 시인이 되겠다고 나름대로 열심히 글을 쓰고 있는 두 녀석으로 인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적성이나 흥미와는 거리가 먼 교육 현장의 수많은 아이들을 생각할 때, 행여 그들이 입시 중심의 교육으로 인해 자신들의 소중한 꿈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무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