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5,93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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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학원에 10시간씩 갇혀 있다. 우리는 어른들을 UN에 고발합니다!" ‘한국아동보고서’를 준비해 스위스 제네바로 달려간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그들의 부모이자 어른인 우리 모두를 고발했다. 그렇게 한국의 어른은 UN의 피고소인이 되었다.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성인이 일하는 시간보다 많은 ‘하루 10시간’이라는 숫자는 한창 혈기왕성한 시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온종일 답답한 교실과 학원에 갇혀 있는 크기를 알려준다. 교실과 학원에만 갇힌 현실 강산이 3번 가까이 바뀌는 시간 동안 나는 학생들의 가장 가까이에서 그들의 변화를 지켜봤다. 우리는 세상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체감하지만, 교실 안의 우리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변화에 대한 시선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혹시 한동안 세상이 집중한 방송드라마 ‘스카이캐슬’처럼 최고의 목표만을 위해 등 떠밀고 있는 불도저로 인식돼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기다리는 부모, 다가가 만나고 싶은 교사가 되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더 늦기 전에 세상과 교육의 변화 속도를 맞추려는 대전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현재의 교육과정과 내용에 대한 과감한 수술이 필요하다. 사물인터넷 IoT,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세상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연결과 공유의 테마로 움직이는 세상을 바라보고 나아갈 새로운 능력을 갖추도록 수업 전환은 반드시 재검토돼야 한다. 또한, 수업과 학생 평가방식을 새롭게 도출해야 한다. 위에서 제기한 것처럼 교육과정 변화가 이루어지면 기존 지필평가를 위한 문제 풀이, 정답 찾기 형태의 평가는 자연스레 바뀌게 될 것이다. 연극, 논술, 독서, 비주얼씽킹, 디자인씽킹, 주제 발표 등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형태의 수업과 특성을 평가한다면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은 ‘사교육 쏠림’을 해결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이 같은 프로젝트 학습 및 새로운 형태의 수업을 도입하면 지필 평가 축소가 가능하며 성장 중심 평가로의 전환이 매우 용이하다. 고질적인 줄 세우기식 상대평가는 우리 시대에서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 상대평가는 인간을 절대 행복하게 할 수 없다. 학생들은 내게 말한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관심 분야가 무엇인지, 자신의 진로에 대해 희망이 가득한 그들이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계획과 방향도 세우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대학진학에 내몰리다 보니 스스로 내면을 들여다볼 시간, 좋아하는 일은 순서에서 밀려서임을 학생도 나도 안다. 우리는 그렇게 평행선 위에 있고 교차점이 많지 않은 눈물겨운 관계다. 미안하게도….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결단 나는 우리 아이들이 신뢰하며 도움받을 수 있는 ‘능력 있는 진로교사’가 되고 싶다. 그들에게 삶의 롤모델을 만나게 해주거나, 새로운 경험을 시도할 수 있게 실제로 돕는 그런 미래가이드 말이다. 앞으로 강산이 또 바뀐 미래 어느 날, 변화 없는 교육 현실을 이처럼 글로 또 쓰지 않는 세상이 되기를 꿈꾼다. 미래 교육의 핵심은 ‘사람’이며 사람은 사람으로서 사람이 된다. 미래세상을 읽은 우리 교사가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결단하고 함께 변화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머리를 맞대었으면 한다. 나의 제자를 위해 더는 UN에 고발당해서는 안 된다.
고교무상교육 방안 구체화 교원소청심사위 확대 구성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고교 무상교육의 시행을 위한 ‘초‧중등교육법’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비롯한 교육부 소관 12개 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들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초‧중등교육법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초‧중등교육법에 고등학교 무상교육 조항을 신설해 대상학교, 지원항목, 연도별 시행 방안 등을 명시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고교 무상교육 총 소요액의 47.5%를 국가가 증액교부하고 일반 지자체는 기존에 부담하던 고교 학비 지원 금액(총 소요액의 5%)을 지속 부담하도록 했다. 고교 무상교육의 안정적 시행을 통해 학생‧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고 초‧중‧고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해 모든 국민의 교육권이 보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소청심사 건수가 2013년 487건에서 지난해 776건으로 증가함에 따라 소청 위원의 심사 부담을 경감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9명으로 구성된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최대 12명까지 확대해 구성한다. 또 심사의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해 ‘교원 또는 교원이었던 위원’은 전체 위원의 50% 이내로 임명하도록 했다. ■교육시설 등의 안전 및 유지관리 등에 관한 법률안(제정)=그간 교육시설은 고유의 법령이 없이 타 법령에 따라 관리돼 교육시설의 75.4%가 법적 안전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사각지대가 발생했다. 또 지진, 건물붕괴 및 외벽 마감재 탈락 등 재난‧사고와 노후학교의 증가로 교육시설 환경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고조돼 왔다. 이 법은 교육시설의 안전 및 유지관리 기준‧체계 정립과 안정성 확보 등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환경 조성에 기여하려는 목적으로 제정됐다. 국가차원의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을 설립하고 최소 환경 기준, 안전‧유지관리 기준 등 교육시설의 단계별 설치 및 관리기준을 마련했으며 안전인증제, 안전성 평가 등 새로운 안전점검‧관리 제도를 도입했다. 또 국가와 지자체의 안전사고 예방, 교육시설 안전 등에 필요한 시책의 수립‧시행과 행‧재정적 근거를 마련했다. ■고등교육법=정부와 대학이 합의해 추진 중인 대학 입학금 폐지와 관련한 근거를 마련, 법적 안정성을 확보했다. 입학금 전면 폐지는 2023학년도 입학자부터 적용되며 대학원은 제외된다. 또 대학이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등록금을 연 2회 이상 분할 납부 할 수 있도록 했다.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누리과정 재원과 관련해 2016년 12월 제정된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이 다음 달 31일 효력이 종료됨에 따라 재원과 관련한 갈등을 방지하고 유아교육 정책의 일괄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2022년 12월 31일까지 법의 효력을 연장했다. ■사립학교법=사립특수학교의 장도 국‧공립초‧중등‧특수학교, 사립초‧중등학교의 장과 동일하게 1회에 한해 중임하도록 개정됐다. 다만 기득권자의 신뢰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개정 규정을 최초로 임용되는 특수학교장부터 적용하도록 했고 법 시행 이전에 특수학교의 장이었던 사람은 1회에 한해 중임할 수 있으며 현재 재임중인 경우 임기만료 후 1회에 한해 재임할 수 있다.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가스 관련 시설의 경우 동일 건축물 내에 설치되는 각각의 시설 용량의 총량이 신고 또는 허가 규모 이상이 되는 시설인 경우도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설치를 금지하도록 했다. ■재외국민의 교육지원 등에 관한 법률=재외국민 교육지원 예산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국가의 책무 및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수업료 및 입학금 지원 근거 규정을 명시하고 교과용 도서 등 무상공급은 예산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지원하되 지원대상과 범위는 교육부 장관이 정하도록 했다. 재외한국학교 학생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좀 더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한국교직원공제회 회원자격을 개인회원이 소속된 법인까지 확대하는 한국교직원공제회법, 평사교육사 자격증의 대여와 알선을 금지하는 내용의 평생교육법이 통과됐다.
글로벌 클래스룸이란 세계시민교육, 상호문화교육, 국제이해교육, 민주시민교육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지는 교육을 묶는 개념으로 아직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클래스룸은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문제와 현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다름과 다양성을 존중하며, 책임감 있는 행동을 통해 지구촌 공동체에 적극 기여할 수 있는 세계시민을 양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세계시민 양성과 우리의 목표 이런 확장된 범위의 교육은 2012년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의 ‘글로벌 교육 우선 구상(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에 의해 주창되고 UN이 제시한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중 세부목표로 포함되면서 교육의 핵심 이슈가 되었다. 글로벌 클래스룸을 구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교사라는 인적 자원이다. 교사들을 재교육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비 교사들에게 글로벌 역량과 함께 글로벌 클래스룸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을 교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예비 교사들의 유연성은 글로벌 클래스룸을 구현하는데 큰 원동력이 될 것이고, 교원양성대에서 이뤄지는 토론과 논의를 통해 더 발전시키고 정교화시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원양성과정에서 글로벌 클래스룸 요소를 찾을 수 있는 부분은 우선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 평가에 있다. 1998년부터 주기별로 교원양성기관에 대한 종합평가를 실시하는데 특히 미래 교육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항목을 점검한다. 실제로 교원대에는 ‘국제화와 다문화교육’ ‘다문화 관점으로 바라본 세계 가족’ 등의 강좌가 개설되기도 했다. 다음으로는 글로벌 교원양성 거점대학 프로그램(Global Teacher’s University; GTU)에서 찾을 수 있다.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글로벌 역량을 갖춘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 교원대, 경북대, 제주대, 경인교대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는 국내 교원양성기관 학생들이 해외 대학에서 복수학위를 취득하고 더 나아가 해외 교사자격증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과정과 그와 병행하여 한국 교원들을 해외에 파견하여 교육 공적개발원조 역할을 담당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방학을 이용하여 예비교사들이 해외 학교에서 교육실습 또는 교육봉사를 실시하거나 다문화 학생을 도와주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글로벌 클래스룸이 학교 현장에 정착되기 위해서 몇 가지 필요한 것이 있다. 먼저 글로벌 클래스룸에 대한 개념 정의가 없기에 때문에 글로벌 교육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접근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교육 차원에서의 글로벌 클래스룸의 개념을 정의하고 교육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쳬계적 교육으로 역량 키워야 비용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글로벌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경우 해외 교류를 자주 하는 탓에 항공료, 체재비 등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해 소수의 학생만 기회를 갖게된다. 모바일 기술을 활용하면 비용과 지역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다양한 변화로 인한 글로벌 클래스룸의 실현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교원양성기관에서 예비 교사들의 글로벌 역량을 길러주는 것은 앞으로 교육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가 세계와 공감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학생들을 양성하길 기대한다.
사교육을 시키면 최소한 손해는 안 본다는 이른바 사교육 불패론에 많은 학부모가 공감하고 있다. 이런 속설이 대물림되면서 그 어떤 정부도 사교육을 잡는 데는 실패를 거듭하였다. 많은 예산을 투입한 후 가시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발표도 있었으나, 이 역시 검증된 결과는 아니라고 본다. 사교육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며 근본 처방 없이는 같은 논란이 지속될 것이다. 심야교습 금지도 실효성 의문 10여 년 전에 제정된 심야교습 금지 조례라는 것이 있다. 밤늦은 시간에는 학원교습을 금하는 조례다. 시·도별로 차이는 있지만 학원교습이 자정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조례의 주 내용이다.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위헌 소송까지 거쳤지만 합헌 판결을 받았다. 조례는 살아있지만 심야교습이 중지되지는 않았다. 도리어 음성적으로 심야교습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주기적인 단속도 있지만,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학생들의 수면권과 건강권을 위해 학원 일요휴무제를 추진하고 있다. 공론화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한다. 정책 추진에서 공론화가 만능의 길로 가고 있어 우려스럽긴 하지만 일요일 학원교습 휴무에 대한 종착지는 쉽게 점쳐지지 않는다. 이미 공론화를 위한 공청회가 열렸지만 찬반입장이 팽팽하여 일요휴무제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반복되는 이야기이지만 학부모들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한다는 의무이자 욕망을 갖고 있다. 자신의 삶의 질과 관계없이 오로지 자녀들 교육에 올인한다. 일요휴무제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서 주 6일만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더 많은 공부를 해야 일류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학원 심야교습을 금지하니, 교묘히 단속을 피해 가는 음성적 심야교습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은 규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 어떤 불법·탈법도 대학입시 앞에서는 멈추지 않는 구조다. 그 어떤 처방도 먹히지 않는 심야교습 금지에서 보듯이 일요휴무제 역시 하나의 힘없는 규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찬반이 팽팽하지만 학부모와 학생의 주장으로 나누어 보면 그 차이는 매우 크다. 학생들은 하루는 쉴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겠지만, 학부모는 일요일을 그대로 놔 둘리 없다. 강제로 규제를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런 정황으로 미루어 볼 때 근본적인 해결책은 이미 정해져 있다. 학원, 과외 등 어떤 수단도 종착지는 일류대학이다. 일류대학을 어떻게 보냈느냐가 최대의 화두가 되는데, 대학입시에 대한 근본개선 없이는 해결되기 어렵다. 몸통을 그대로 두고 가지만 쳐내는 정책으로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더 많은 잔가지는 계속해서 자란다. 대입제도 개선에서 답 찾아야 규제를 앞세우기보다 현재의 일류대학에 대한 과열된 열기를 식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학원의 일요 휴무제를 강제한다고 해서 건강권과 수면권이 확보될 것으로 믿기 어렵다.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학원을 규제하는 것은 공감하기 어렵다. 학부모들의 인식전환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입시경쟁이 치열하면 치열할수록 사교육은 더 기승을 부려왔다. 입시경쟁은 학생들의 건강권, 수면권보다 더 우위에 있다. 진정한 건강권과 수면권 확보는 대입제도 개선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정시 확대 등을 포함한 입시 개편을 공식 거론한 것은 당‧정‧청 간 엇박자를 드러낸 것이자, 학생‧학부모 등 교육현장의 혼란과 혼선만 초래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교총은 22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대통령의 정시 확대 입장으로 또다시 급선회하는 것은 교육에 대한 정치 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교총은 “수시‧정시 비율이 지나치게 한쪽에 쏠리는 문제를 해소하고,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시 확대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해 왔다”며 “하지만 이번 발언이 30% 이상을 뛰어넘는 비율을 각 대학, 특히 학종 실태조사를 진행 중인 특정 대학에 강제하겠다는 의미라면 새로운 논의의 장을 마련해 바람직한 방향을 설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총은 특히 “대입제도 개편은 국민적 관심사이자 국가 사무라는 점에서 교육부가 책임을 지고 논의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정치적 요구나 예단에 의해 일방적‧졸속적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정시 확대 여부를 비롯한 대입제도 개편은 △고교 교육의 정상화 △사교육 경감 등 학생‧학부모 부담 완화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성 보장 △미래사회 대비 인재 육성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장교원과 학생, 학부모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전문적‧교육적 논의‧결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교총은 그간 대입제도를 비롯한 교육정책의 일관성, 안정성, 예측 가능성을 위해 교육법정주의를 강조해 왔다”며 “대입제도 개편이 더이상 정치적 수사로 흔들리거나 목소리 큰 소수의 주장에 좌우되지 않도록 교육부가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총이 이런 주장을 한 것은 교육부가 기존에 추가적인 정시 확대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느닷없이 다른 메시지를 전했기 때문이다. 시정연설 전날인 21일까지만 해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확인 국정감사에서 정시 확대 요구에 답변하지 않고 “학종 공정성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하는 등 언급을 피했다. 교총을 비롯한 교육현장의 반발이 일고 청와대의 ‘교육부 패싱’ 논란까지 일자 교육부가 진화에 나섰다. 교육부는 이날 시정연설 관련 자료를 배포해 “그동안에도 수도권 일부 대학에 대해 정시 수능 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방안을 당정청이 협의해 왔다”면서 확대 비율에 대해서는 “2022년도부터는 30퍼센트 이상을 정시 수능으로 선발하도록 작년에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23일 서유미 차관보도 오찬기자간담회를 통해 “분명한 것은 2022년부터는 30퍼센트 이상으로 한다는 것”이라면서 “40퍼센트로 하겠다거나 하는 부분들은 섣부른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나라뿐 아니라 개인의 역사도 수많은 도전과 응전으로 전개된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숱한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고심하여 마련한 해법이나 기발해 보이는 발상이 참담한 실패로 끝나는 일이 수없이 많다. 기발해 보여도 실패하기 십상 인도에서는 코브라에게 물려 죽는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코브라를 잡아 오면 상금을 주는 정책을 폈다. 사람들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위험을 무릅쓰고 코브라를 잡아 상금을 받았다. 정책은 성공적이어서 인명피해가 줄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코브라가 줄어들었는데도 코브라를 잡아 와 상금을 받아가는 사람은 오히려 늘어났다. 어처구니없게도 사람들은 곳곳에 코브라농장을 만들어 자신이 기른 코브라로 상금을 받은 것이다.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 문제를 더 악화하는 결과를 낳는 현상을 경제용어로 ‘코브라 효과’라고 한다. ‘들쥐 꼬리 효과’라는 것도 있다. 프랑스가 베트남을 지배하던 때, 하노이의 하수구에서 활개 치는 들쥐를 박멸하기 위해 들쥐의 꼬리를 잘라오는 사람들에게 현상금을 주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꼬리가 잘린 들쥐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꼬리를 자른 후에 들쥐를 죽이는 대신 하수구에 놓아준 것이다. 꼬리가 잘린 쥐들이 살아남아 새끼를 낳으면 더 많은 현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웨덴에서는 헌혈한 사람에게 금전적으로 보상하면 더 많은 사람이 헌혈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헌혈보상금 제도를 시행했으나 헌혈하는 사람이 오히려 크게 줄었다. 헌혈은 이타적 동기에서 하는데, 보상금을 받게 되면 자기의 헌혈이 보상을 받기 위한 불순한 행동이 돼 버려 헌혈하기 싫어진 것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국가의 정책은 실질적 합리성을 지녀야 한다.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더욱 그렇다. 교육부가 지금 대학입시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장관 임명을 위한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대학입시 의혹으로 인한 대통령의 지시가 발단이었다. 불확실한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의 관점에서 출발하여 전문적 수준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할 중대한 사안이 장관 임명 과정에서의 의혹으로 불쑥 시작된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왕 논의를 시작했으니 장기적인 시각으로 심사숙고하여 신중하게 결정돼야 할 것이다. 대학입시는 대학교육뿐 아니라 초·중등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며, 잘못 결정될 경우 그 부작용이 엄청나다. 지금은 혁명의 시대라기보다는 혁신의 시대이다. 혁명적인 입시개혁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주기보다는 혁신적이고 융합적인 아이디어로 합리적이고 모든 학생에게 기회 균등한 입시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무조건적 당위론에만 집착하기보다는 관련 변수들이나 예상되는 부작용을 폭넓게 면밀하게 살피고, 지속가능성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교육정책 혁명적 추진은 불안 공교육 활성화·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선순환 체제가 구축되고, 희망의 사다리가 되어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학생과 학부모의 심리적 측면을 올바로 읽으려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인재를 양성하고 사람을 키우는 일을 계량적으로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 판단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결과를 예상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반대의 결과가 일어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새롭게 선보일 대학입시 정책은 ‘코브라 효과’의 악순환이 없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정시 확대 등을 포함한 입시 개편을 공식 거론한 것은 당‧정‧청 간 엇박자를 드러낸 것이자, 학생‧학부모 등 교육현장의 혼란과 혼선만 초래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교총은 22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대입제도 개편 논의가 대통령의 정시 확대 입장으로 또다시 급선회하는 것은 교육에 대한 정치 개입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교총은 “수시‧정시 비율이 지나치게 한쪽에 쏠리는 문제를 해소하고,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시 확대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해 왔다”며 “하지만 이번 발언이 30% 이상을 뛰어넘는 비율을 각 대학, 특히 학종 실태조사를 진행 중인 특정 대학에 강제하겠다는 의미라면 새로운 논의의 장을 마련해 바람직한 방향을 설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총은 특히 “대입제도 개편은 국민적 관심사이자 국가 사무라는 점에서 교육부가 책임을 지고 논의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정치적 요구나 예단에 의해 일방적‧졸속적으로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정시 확대 여부를 비롯한 대입제도 개편은 △고교 교육의 정상화 △사교육 경감 등 학생‧학부모 부담 완화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성 보장 △미래사회 대비 인재 육성 등 다양한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장교원과 학생, 학부모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전문적‧교육적 논의‧결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성철 교총 대변인은 “교총은 그간 대입제도를 비롯한 교육정책의 일관성, 안정성, 예측 가능성을 위해 교육법정주의를 강조해 왔다”며 “대입제도 개편이 더이상 정치적 수사로 흔들리거나 목소리 큰 소수의 주장에 좌우되지 않도록 교육부가 중심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에 시작된 강원도 고교 평준화가 시행된 지 7년째에 접어들었다. 지난 9월 2일 강원도교육청은 2020학년도 강원도 교육감 입학전형 고등학교 신입생 전형 요강을 발표했다. 그런데 배정방식의 변경(무작위 추첨에서 선지원 후추첨)으로 입학전형을 앞둔 일선 학교는 벌써 술렁이고 있다. 고교 평준화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산재한데, 배정방식을 두고 학부모와 학생 나아가 교사들 사이 의견이 분분하다.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일단 시행 후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면 된다는 의견 또한 만만치 않다. 아이들에게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에는 반대하지 않으나 무엇보다 평준화 본래의 취지가 퇴색해질까 염려스럽다. 선지원 후추첨의 도입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고교서열화이다. 평준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에게 고교 선택권(2개 학교)을 준다면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평준화 실시 이전처럼 명문고를 지원하는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은 뻔한 이치이다.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비선호 하는 고등학교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특정 학교로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서 내신성적을 기준으로 지역별 전체 신입생 정원만큼 학생을 선발한 후, 그 합격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해 학교를 배정하면 된다는 식의 도 교육청의 해결책이 얼마나 큰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사실 강원도 3개 지역(강릉, 춘천, 원주)의 평준화 시행 이후, 가장 시급한 문제는 원거리 교통 해소라고 생각한다. 원활한 교통편이 마련되지 않아 주소지에서 멀리 떨어진 고교에 배정된 학생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웬만하면 성적이 아닌 ‘주소지 우선 배정 원칙’을 정해 학생들이 등·하교하는 데 불편함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평준화 선지원 후추첨 배정방식에 대해 아이들의 의견을 들었다. 아이들 대부분은 이 방식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본인들이 평준화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며 이 제도의 도입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고등학교 입시경쟁의 완화, 중학교 교육의 정상화, 학교 서열화 방지,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 등의 취지로 시작된 강원도 고교 평준화가 완전히 정착될 때까지 도 교육청은 귀를 활짝 열어놓고 어떤 여론도 수용할 수 있는 마음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평준화 시행 이후의 문제점을 직접 들어보고 거기에 따른 개선책을 도 교육청에 건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무엇보다 ‘선지원 후추첨제’ 도입으로 고교 평준화가 학생과 학부모, 일선 학교 교사들에게 불신을 심어준다면 여기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결국 그 피해자는 누가 될 것인지 한 번쯤 곱씹어 보아야 할 것이다. 2020학년도 고입 전형 일정은 다음과 같다. 2019년 11월 26일 내신성적 산출 2019년 12월 9일~12월 13일 12시까지 원서 작성 및 접수 2020년 1월 8일 합격자 발표 2020년 1월 17일 학교 배정 발표
우리가 쓰는 말에 ‘똥오줌도 가릴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 무엇이 무엇인지를 구분할 줄 모르고 분별력이 떨어지는 유아적인 행태를 지칭할 때 낮춤말로 쓰기에 적격이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나이만 먹었지 생각의 수준은 한심하기 짝이 없는 행위들이 거침없이 자행되고 있다. 특히 정치판은 단연 압도적이다. 따지고 보면 정치인 한 사람 한 사람은 우수한 재원이고 사회적으로 성공에 가까운 입지를 쌓은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 정치판에만 들어서면 그 행태가 그야말로 유치찬란하기만 하다. 심지어는 자신의 배설물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확증편향 증상을 보여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없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중한지도 모르면서…” 2016년 5월 개봉해 7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화제의 영화 ‘곡성’에서 귀신 들린 딸 효진(배우 김환희)이가 주인공인 아빠 중구(배우 곽도원)에게 눈을 흘기면서 내뱉은 대사이다. 몇 년이 지났지만 김환희의 명연기가 지금도 생생하다. 이 대사는 억양이 거센 전라도 사투리로써 표준어로는 “무엇이 중요한데! 무엇이 중요하냐고?” 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 대사가 관객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명확하다. “당신은 과연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아느냐”고 꼬집는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 촛불정부는 평등, 정의, 공정을 국정운영의 기저로 삼고 있다. 이는 모두 사람이 존중받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지향점이다. 하지만 지금 여기저기서 삶의 고통과 애환으로 절규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야말로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다’는 곡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삶의 모든 영역,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교육의 어느 곳 하나 성한 곳 없이 생채기를 감싸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환자처럼 보인다. 오죽하면 이민을 가고 싶다는 국민이 나올까. 교육 분야만 해도 합법적 불공정이 교묘하게 이 사회를 가리는 장막이 되고 어떤 것이 상대적으로 ‘못난 부모’인지를 선명하게 구별 짓는 행동지침만이 난무하고 있다. 힘없고 가난한 국민들은 자녀교육을 포기하고 삶의 희망의 끈마저 놓아야 할 판이다. 그저 목구멍에 풀칠하고 생명만을 유지한 채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는 분명 아니지 않는가. 다시금 위정자들에게 묻고 싶다. 이 땅의 국민들에게 과연 ‘뭣이 중헌디’ 말이다. 이권과 파당적 기득권만을 유지하기 위해 직무태만, 직무유기로 정작 국민들의 피눈물은 보이지 않는 것인가. 보릿고개가 사라진 지금에도 굶어 죽어가는 국민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하루 종일 폐휴지를 모아 몇 천원을 손에 쥐는 노인들이 이 땅에 얼마나 있는지 알고는 있는가. 생사를 가르는 시간을 생계유지에 투자하며 목숨 걸고 공부하여 스펙을 쌓아도 취업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헬조선’을 벗어나게 할 수는 없는가. 사교육에 등골이 휘는 학부모들에게 이마의 주름살만이라도 펴줄 수는 없는가. 0.9에 머무른 자녀출산으로 미래에 국가의 운명이 꺼져가는 불안에 희망을 주는 정책은 없는가. 가진 자와 없는 자가 서로 공존하며 따뜻하게 나누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사회는 그저 허상에 불과한 것인가. 누구나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동력이 되는 희망이다. 한때의 고난과 역경도 희망 속에서는 인내할 수 있다. 그러나 앞이 보이지 않는 무희망과 절망이 가득한 곳에서는 모든 것이 의미 없는 행진일 뿐이다. 현실은 영화가 아니다. 단지 영화 속 대사로 끝나는 물음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항상 ‘뭣이 중헌디?’를 물으며 살아가자. 여기엔 사람은 사람을 존중할 의무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음을 교육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지켜나가는 지속적인 가치관과 행동만이 중요할 뿐이다.
마산초등학교는 6학급 규모의 전교생 42명 소규모 학교다. 이 아이들의 가정을 세어보면 총 열 가구는 넘을까. 먼 거리에도 자녀들을 보낼 만큼 학교에 애착을 가진 분들이 형제자매들을 통째로 보내는 통에 학교가 마치 형제들로 이루어진 대가족 같다. 그 중 한 가족이 이사 간다 싶으면 학생 수가 크게 줄어 복식학급을 꾸리거나 폐교가 될까봐 학교가 뒤집어질 정도다.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통로 그런 작은 학교지만 마산초에는 원어민 강사가 있다. 학교버스를 타고 멀리멀리 돌아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도 많지만 학원을 전혀 다니지 않는 아이들도 많다. 순박한 시골 아이들은 원어민 선생님을 따라 낯선 영어 발음을 흉내 내고 저 멀리 있는 나라의 신기한 풍속과 역사에 대해 듣는다. 옆의 영어전담 선생님은 원어민 선생님의 말을 아이들이 알아듣기 좋게 해석해준다. 마산초 어학실은 전담 선생님과 원어민 선생님이 함께 수업을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문화가 교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전담 선생님은 경력이 많은 원어민 선생님으로부터 교수법이나 게임을 배우고 원어민 선생님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해 배우기도 한다. 서로 배우는 활발한 대화 속에 교육철학을 공유하기도 한다. 원어민 강사는 주한미군 출신으로 한국 역사와 문화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됐다. 전역 후 고향에서 학부를 마치고 런던대 동양아프리카연구 대학에서 동아시아에 대해 공부한 다음 한국에 정착했다. 고교를 졸업하자 바로 입대해 이라크 전쟁을 겪은 그에게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였다. 그는 평화로운 고향 위스콘신에서 자신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를 향해 자원입대했고, 역사를 좋아했지만 많은 전투를 거치고 여러 나라를 여행한 후에야 공부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삶에서 배운 것을 학생들이 배울 수 있기를 원했고, 학생들이 강하게 성장하기를 원했다. 먼 이방에서 온 선생님의 이야기는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고, 학생들의 예의 없는 행동이나 일탈을 대충 넘어가곤 했던 본인도 엄격한 원어민 선생님의 교육 철학에 큰 감화를 받기도 했다. 어떤 지역에서는 아이들이 어린 나이 때부터 해외에서 자라고 조기 스펙을 쌓으며 경쟁한다는데 우리 학교 아이들은 정규 교육과정을 따라가기에도 버거울 때가 있다. 종종 그럴 때마다 많은 과제를 부여하거나 많이 가르치고 싶은 욕심에 속상해 할 때, 원어민 선생님은 한 번에 모든 것을 배울 수 없다며 위로하기도 했다. 이미 충분히 많은 해외 경험의 혜택을 누리는 아이들에게 원어민 선생님과 함께 하는 기초 영어 시간은 대수로울 것이 없겠지만 마산초와 같은 작은 시골 학교의 아이들에게 좋은 원어민 선생님은 더 넓은 세계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일지도 모른다. 해외가 아니라 국내 프랜차이즈도 몇 번 못 가 본 아이들에게 영어는 자기들과 관계없는 남의 나라 말일 뿐이니 말이다. 그런데 갑자기 시에서 원어민 사업을 축소한다고 해서 시내 원어민 강사들은 전부 비상이 걸렸다. 갑자기 일자리를 모두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원어민 선생님도 급하게 전화를 걸어 계속 우리 학교에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냐고 물어왔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가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자라는데 반드시 필요한 교육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밖에 없었다. 소중한 기회빼앗아선 안 돼 모든 것이 갖추어진 곳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때론 대수롭지 않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그러나 작은 마을에 덩그러니 놓인 학교에서 충분히 많은 보조와 지원을 받지 않는 아이들에겐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있다. 나는 그 중에 원어민 선생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사교육을 통하지 않고 실제 원어민이 쓰는 영어 음운과 표현들을 익히며 실제적인 의사소통을 함과 동시에 더 넓은 세계를 살아갈 시민으로 키우게 하는 원어민 선생님을, 우리가 쉽게 필요 없다 단정 지어 아이들로부터 빼앗아서는 안 되지 않을까.
하나고등학교의 영문약자는 HNS다. 사전적으로 풀면 하나스쿨(HANA SCHOOL). 하지만 여기에는 화합(harmony)과 전진(advance)을 통해 건학이념을 성공적(successful)으로 구현한다는 교육목표가 담겨있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라는 격랑을 뚫고 명문 사학으로 위치를 굳건히 한 하나고등학교. 공동체적 덕목과 협업을 강조하고 학생중심교육과정 운영과 體·德·智를 중시하는 학풍은 한국교육이 지향하는 선진교육 모델이라는 점에서 많은 학교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조계성 교장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하나고의 특징으로 4가지를 꼽았다. ▲사교육 없는 학교, ▲입시에 매몰되지 않는 교육, ▲학생중심 맞춤형 교육과정, ▲어려운 환경의 인재육성이 그것이다. 탈입시 교육 · 사교육 없는 학교가 1번 가치 사교육 없는 학교는 하나고가 추구하는 1번 가치다. 지난 2008년 설립 당시부터 ‘학생들이 학원에 다닐 필요가 없는 학교를 만든다’는 것은 일관된 원칙이었다. 방법은 하나, 학교 공부만 충실히 하면 모든 게 해결될 수 있게 해줘야 학생들이 학원을 기웃거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완전개방형 선택교육과정이다. 하나고는 사실상 무학년·무계열제로 운영된다. 대학처럼 수강신청을 통해 각각 스스로 시간표를 짠다. 교과목은 기초단계부터 고급 심화과정까지 다양하게 편성돼 있다. 수학에 흥미가 있다면 선형대수학이나 심화미적분학을 공부할 수 있고 경영이나 경제학과로 진로를 정했다면 경제수학을 선택하면 된다.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개설해준다. 단, 겉만 번지르르하고 운영이 부실하면 과감하게 퇴출한다. 법의학 입문과목은 대표적 케이스. 학생들이 원해서 개설했으나 내용이 너무 어려운 데다 형식적으로 치우치자 폐지해 버렸다고 한다. 선택형교육과정은 학생들에게 책임감을 심어준다. 스스로 진로를 설정하고, 계획하고, 도전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력을 기르는 게 본질이다. 이는 또 하나고가 추구하는 인재상과도 맥을 같이한다.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 보다 대학 졸업 이후 삶을 중시한다. ‘누가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 갈 것인가.’ 하나고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다. 조 교장은 문제풀이·정답찍기 교육으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기를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하나고가 수능 문제풀이보다 토론식·발표식·프로젝트·수행평가 위주 수업을 고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누가 새로운 세상을 이끌어 갈 것인가” 하나고에는 대학 진학 실적을 알리는 플래카드 한 장 걸리지 않는다. 여느 고등학교들은 ‘○○대 ○명’ 하는 식으로 실적을 자랑하지만, 이 학교는 정반대다. 오히려 입학설명회 때 “SKY대학 가고 싶은 학생은 우리 학교에 오면 힘들어집니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점수 올리는 교육이 아니다. 학생들이 행복한 교육, 창의력을 신장시키는 교육, 미래를 이끌 역량을 기르는 교육이다”라고 정확하게 설명해 준다. 그래서일까? 하나고 교사와 학생 만족도 조사는 일반 학교와 정반대 경향을 보인다. 대체로 일반 학교는 학교평가 때 교사 만족도가 높고 학생만족도가 낮지만, 하나고는 학생만족도가 교사보다 깜짝 놀랄 정도로 높다. 국제정치를 전공하고 싶다는 3학년 박진 양은 “관심 있는 국제경제·미시경제·거시경제 과목들을 배울 수 있어 정말 좋았다”며 “공부하는 게 재밌다는 것을 하나고에서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사실 하나고는 전국형 자사고다 보니 최상위권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다. 자칫 이기적 성향이 강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론 정반대. 학생들은 경쟁보다 협력을, 혼자보다 함께하는 데 더 익숙하다. 조 교장은 학생들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공동체의식을 꼽았다. 세계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공동체적 덕성을 함양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학생들 간 교육활동에서도 공동 프로젝트 수업과 같은 협업능력을 강조한다. 조 교장은 “앞으로는 지식을 흡수하는 역량이 아니라 지식을 생산하는 역량이 필요한 시대가 됩니다. 문제는 이것을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것이죠. 각자 잘하는 능력을 모아 부가가치 높은 지식을 생산해 내야 하는데 그러려면 협업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해집니다.” 신입생 선발 때 체력장 실시... ‘1인 2기’ 교육 생활화 하나고 또 체육과 예술교육을 매우 강조한다. 대표적인 게 ‘1人 2技 교육’이다. 학생들은 3년간 스포츠 한 종목과 악기 하나는 반드시 마스터해야 한다. 소위 1인 1체육, 1악기 운동이다. 특히 체육은 가장 중요한 교육과정 중 하나다. 조 교장은 체·덕·지가 하나고의 모토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고는 신입생 선발 때 체력장을 실시한다. 기준 점수에 미달하면 학업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불합격이다. 매년 입시에서 10% 정도의 학생이 체력장을 통과하지 못해 탈락한다. 어렵사리 합격해도 체육 활동은 계속된다. 수영은 전교생의 필수과목이다. 학교 측이 정한 목표는 200m 수영이다. 영법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은 200m를 헤엄칠 수 있어야 졸업한다. 체육과 예술의 조화는 하나고의 또 다른 키워드. 학교 건물 곳곳에 조그만 연주실들이 마련돼 있다. 학생들은 틈만 나면 이곳에서 피아노·바이올린·플롯 등 자가가 좋아하는 악기를 연주한다. 종종 두 명 이상 협주하는 경우도 많다. 스트레스도 풀고 머리도 식힐 요량으로 많은 학생이 찾는다고 한다. 쉬는시간을 이용해서 피아노를 연주하던 3학년 김세원 군은 “3년 동안 클래식 피아노·플롯·수영·농구·탁구 등을 제대로 배웠다”면서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수학을 마음껏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진로를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 교장은 “튼튼한 체력과 풍성한 예술적 경험은 자신감과 창의성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체와 덕이 조화를 이룰 때 지적 능력도 그만큼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하나고 학생들은 매년 국제학술대회를 열어 인문·사회·과학·예술 등 각 분야에 관한 토론과 연구활동을 한다. 순전히 학생들 힘만으로 모든 것을 진행한다. 지난 8월 열린 올해 대회에서는 인공지능의 윤리성을 주제로 다뤘다. 학생들이 매년 펴내는 논문집엔 형사소송법부터 가짜뉴스 대응, 물리학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고교생 저작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준이다. 도서실에서 만난 1학년 학생들의 손엔 노벨문학상 수상작인 토니 모리슨의 BELOVED와 정치학 이론서 마르크르라면 어떻게 할까? 등 영문원서가 들려있었다. 이번 학기 수업교재라고 했다. “어렵지만 재밌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세계적인 명문고를 만들고 싶어요. 좋은 대학 많이 가는 학교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는 인재, 명실상부 글로벌리더를 배출하는 학교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 교장은 “한국의 이튼스쿨이란 별칭이 부끄럽지 않게 한국교육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나고 속 하나고는… 한아름학당과 코딩스쿨 _ 한아름학당은 삶의 의미와 감성을 일깨우는 인문학교 과정,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과학학교 과정, 사회적 이슈가 되는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는 마스터클래스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과정은 학점제로 운영된다. 코딩스쿨은 아두이노 분야를 알아보고 복합적 학습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창의적·미래지향적 인재를 양성하고자 개설한 프로그램이다. 이론수업에 머물지 않고 반드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커리큘럼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매경디플로마 _ 경제·경영분야에 열정을 가진 학생들에게 심도 있는 탐구활동을 제공하기 위해 개설됐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산업체 현장체험과 경제경영전략위크숍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 생생한 직업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하나고와 매일경제가 지난 2011년부터 운영하는 고교생 경제·경영프리미엄 교육활동이다. 자치법정과 공연활동 _ 하나고의 학생자치영역은 교육과정뿐 아니라 자치법정에서의 벌점 소명, 공공장소 사용예절, 학교 주변 야생동물 살리기와 같은 자발적 프로젝트까지 광범위하다. 학생자치 프로그램이 학생생활 전반에 걸쳐 있는 것이다. 또 학생들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칠 기회를 주는 학교다. 3학년 학생들은 수능이 끝난 뒤 3년간 갈고 닦은 1인 2기를 바탕으로 체육대회·요리대회·졸업공연·지방 봉사활동·자선공연 등을 진행한다. 학생이 주인 되는 학교 _ 학교축제·체육대회·수학여행·나가자 캠프 및 공연활동은 모든 학생이 주인공이 돼 즐기며 상호작용하는 활동이다. 평소 준비한 창작물이나 예술적 지식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자리로 모두가 역할을 갖고 주인공이 된다. 단체생활을 통해 자아를 찾고 즐김의 가치를 아는 인재로 육성한다는 교육목표를 구현하고 있다. 명사특강과 하나愛세이 _ 저명인사를 초청, 강연을 듣는 프로그램이다. 사회 각 분야 대가들과 만남을 통해 진로에 대한 강한 동기를 부여받으며, 학생들은 사회에 대한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갖게 된다. 특히 하나애세이의 경우 강연자와 학생이 멘토와 멘티로 인연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학생특강 프로그램도 있다. 재학생이 직접 학생과 선생님들 앞에서 강연하는 프로그램으로 학생강사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엄격하고 치열한 선발과정을 거쳐야 한다. 학생 서로가 배우고 성장한다는 교학상장의 교육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사회통합전형 _ 하나고는 가정형편에 상관없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다. 사회적배려대상자로 선발된 학생들이 각종 장학혜택으로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학교 측은 선발뿐만 아니라 재학 중 교육프로그램에서 사회적배려대상자 학생들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활동 지원공간 _ 하나고는 서울 시내 자사고 중 가장 우수한 시설을 자랑한다. 한때 우수시설학교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미세먼지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학교 곳곳에 233대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 교장실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공간을 학생시설로 개방, 자율활동공간으로 지원하는 등 유연한 학교문화를 자랑한다. 공부하는 선생님들 _ 하나고가 최고의 명문고로 성장하는 데에는 교사들의 치열한 노력이 밑거름됐다. 교사들 스스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수업혁신을 위한 현장연구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또 교사아카데미를 통해 학생참여중심의 교육활동과 수업개선 및 교사들 간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하나고 교사들은 학생 맞춤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미래사회 변화와 교육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서울대 입학자의 지역별 편중이 우려할만한 수준이며 이는 수시보다는 정시에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경미(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17~2019학년도 서울대학교 최종등록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3개년도(2017학년도~2019학년도) 입학생(최종등록자 기준)의 시군구별 인원 평균은 14.31명이었고, 그 중앙값은 4.00명이었다. 중앙값은 시군구별 입학생 수에 따라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오는 값이므로, 평균이 중앙값보다 크다는 것은 입학생 수가 적은 시군구가 다수이고 몇 개의 시군구가 입학생을 많이 내는 편향된 분포라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230개 시군구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가장 많은 서울대 입학생을 배출한 곳은 강남구였으며 이어 종로구, 서초구, 용인시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상위 20개 시군구의 누적 입학생이 전체 입학생의 절반이 넘는 51.8%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구와 서초구의 입학생이 서울대 전체 입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에 이른다. 그런데 이는 학교의 소재지를 기준으로 한 통계로, 실제 학생의 거주지를 감안한다면 강남·서초 집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입학전형별로 보면, ‘정시’의 경우 역시 강남구의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서울 서초구, 경기 용인시, 서울 양천구 순으로 사교육 과열지구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개 지역의 누적 비율은 63.2%로 더 높아진다. 즉 230개의 시군구 중에서 상위 20개 시군구가 서울대 입학생의 2/3 정도를 배출하고 있는 것이다. ‘수시(일반전형)’의 경우 종로구, 강남구, 수원시, 광진구, 은평구, 유성구 순으로 특목고와 자사고가 위치한 지역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위 20개 지역의 비중은 전체 입학자의 절반을 넘는 58.7%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수시 지역균형선발의 경우 전체적으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상위 20개 지역이 입학자 전체의 37.1%를 차지했다. 정시나 수시 일반전형은 지역별 편중이 심한 반면, 수시지역균형선발은 지역적으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로렌츠 곡선은 어떤 분포의 편중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널리 사용되는데, 대표적인 예가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지니계수다. 이 방법 차용해 ‘지역별 편중도’를 구할 수 있는데, 각 시군구가 학생수에 비례해서 서울대 입학생을 배출했다면 편중도는 0이 되고, 하나의 특정 시군구에서만 입학생을 냈다면 편중도는 1이 된다. ‘지역별 편중도’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가지며, 0에 가까워질수록 균등한 분포이고, 1에 가까워질수록 편포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최근 3년간 230개 시군구의 입학생을 일렬로 배열했을 때 만들어지는 곡선과 완전 균등 분포일 때의 직선 사이에 만들어지는 영역을 기준으로 ‘지역별 편중도’를 구한 결과, 2017학년도 0.488, 2018학년도 0.477, 2019학년도 0.476로 3년간 ‘지역별 편중도’가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지만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정시와 수시 중 어떤 전형이 더 균등 선발의 성격이 강한지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는 가운데, 지역별 편중도는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석결과, 정시의 지역별 편중도가 수시의 지역별 편중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시 일반전형의 편중도는 정시보다 약간 낮으며, 수시 지역균형은 편중도가 0.3대로 매우 낮아 지역균형을 맞추기 위한 전형의 본질에 충실하게 운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박경미 의원은 “대학의 책무 중의 하나는 다양한 지역,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선발해서 계층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사회 통합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역별 편중도’를 완화할 수 있도록 지역균형과 기회균형 선발이 지금보다 확대되거나 적어도 그 비중은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 폐지를 놓고 한국사회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학교는 이념 전쟁터로 전락했다. 자사고를 폐지해야겠다는 좌파 진보진영의 밀어붙이기 행정이 빚은 결과다. 특권교육 · 귀족학교 · 입시중심학교라는 프레임을 씌워 몰아붙였다. '평등주의 교육'을 주창하는 이들은 일반고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사고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사고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측은 교육을 이념 대결의 장으로 몰고 가 정권의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려는 의도가 담긴 정치적 판단이라고 반박한다. 자사고 폐지는 학생의 선택권을 무시하고 수월성·다양성 교육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외면한 처사라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목소리는 더 높다. "진보 교육감들은 자기 자녀는 자사고 · 특목고 보내면서 왜 남의 자식 앞길은 가로막느냐"며 ‘내로남불’이라고 쏘아붙인다. 이번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둘러싼 갈등에서 눈여겨볼 점은 대략 세 가지. 우선 지금처럼 행정적·인위적 폐지가 온당한 것인가 하는 문제다. 또 좌파진보진영이 왜 이토록 무리하게 자사고 폐지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이 같은 결과가 한국의 수월성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점이다. 이번 호에서는 자사고 폐지 정책의 교육적·사회적·법적인 문제점을 짚어보고 좌파진보진영이 자사고 폐지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속내를 들여다본다. 아울러 자사고 폐지 정책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은 한국 수월성 교육의 현주소와 극복방안을 모색한다. 자사고 재학생 좌담을 통해 갈등과 혼란의 한 가운데 놓인 학생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담았다. 예측불허의 혼돈으로 빠져드는 한국교육, 교육이 정치와 이념에 매몰된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분하고, 억울하고, 슬프다.” 서울시교육청이 9개 자사고를 지정취소한 데 이어 교육부 동의절차까지 마무리된 날, 자사고 학생들이 가장 먼저 보인 반응은 이 세 가지였다. 재지정 평가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된 데 대한 박탈감과 어른들의 정치놀음에 희생됐다는 자괴감, 그리고 불투명한 미래와 불안이 교차하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번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가장 큰 희생자는 학생들이다. 그들은 기성세대가 만든 제도의 틀에서 이리저리 휘둘렸다. “우리는 실험용 쥐가 아니다”라는 절규는 그래서 더욱더 아프게 들린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최종 탈락까지 모든 과정을 지켜봤던 학생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자사고 측의 협조를 받아 박준혁(세화고 2), 소은서(한대부고 2), 최승훈(숭문고 2) 등 3명의 학생으로부터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학교를 대표하는 학생회장을 맡고있는 3명의 학생은 좌담회에서 “즐겁고 평범했던 우리 학교를 다시 돌려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서울교육청이 9개 자사고를 지정취소했고, 교육부도 여기에 동의했다. 법적 소송이 남아있지만 일단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하게 됐다. 지금 심경은. 최승훈(숭문고) _ 어른들은 입버릇처럼 학생이 교육의 주체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과정을 보면 학생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됐다. 그것이 가장 슬프다. 또 자사고 폐지가 목적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한편으로는 법을 바꿔서라도 자사고를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한다. 속내를 드러내는 것 같아 어이가 없다. 교육당국의 치사한 처사에 우리 학교가 속절없이 무너진 것이 너무 억울하다. 소은서(한대부고) _ 한마디로 참담하다. 밖에서 말하는 것처럼 입시 준비만 하는 학교가 아니다. 모든 학생이 즐겁게 생활하는 학교다. 그런 실상도 모른 채 어른들의 잣대로 학교를 평가하다니. 저를 포함한 모든 학생이 이번 결정에 분노하고 있다. 박준혁(세화고) _ 저 역시 같은 생각이다. 자사고는 입시 위주 교육만 하는 학교가 아니다. 교육과정도 다양하고 학생들이 선택하고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많다. 교육청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 서울교육청이 자사고를 왜 지정취소 했다고 생각하나. 소은서 _ 조희연 교육감의 선거공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교서열화니, 사교육 유발이니 하는 명분을 내세워 지정취소했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교육감의 그런 판단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가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게 설명해 줬으면 좋겠다. 최승훈 _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자사고를 이용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귀족학교니, 입시학원이니 하는 근거 없는 말로 공격하는 것도 지지를 유지하려는 수단으로 보인다. 자사고 측이 법적소송을 제기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강행한 데에는 고도로 치밀한 계산이 깔려있다고 여겨진다. 소송이 시작되면 자사고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불안과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입학하는 학생이 줄고, 자사고 경영은 어려워질 것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만족도가 떨어져 기피하게 되고, 결국엔 문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걸 노린 거 아닌가.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 이후 친구들 반응은. 박준혁 _ 자사고 지정취소에 무관심한 친구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 학교가 어떤 이유에서 탈락했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 억울하다는 말을 제일 많이 한다. 소은서 _ 학생들이 가장 분노하는 것은 우리들의 의견이 철저히 배제됐다는 사실이다. 아예 들어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정책 결정이 너무 정치적이었다는 의견이 많다. 교육부와 교육청의 일방통행에 맞서 학생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승훈 _ 학생들의 의견이 소중하다면서 마치 모든 것을 들어줄 것처럼 하더니 막상 자신들의 이해가 걸리니까 철저하게 외면했다. 교육청은 자기들 마음대로 결정했고, 교육부는 교육개혁을 명분으로 학생들을 모르모트 취급한다. 이런 현실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슬프다. 우리가 선택한 교육감도 아닌데 우리가 왜 그의 실험대에 올라야 하는가. 무책임한 어른들의 결정에 아무런 말도 못 하고 점점 더 가혹한 상황에 놓이게만 되는 현실에 회의감을 느낀다. 우리에게 선거권을 준다면 꼭 심판하고 싶다. 고입을 준비하는 동생이 이제는 내가 선택해서 갈 수 있는 학교가 없어지고, 집 앞에 있는 학교에 무조건 가게 됐다고 불만을 터트리더라. 자사고가 유지될지 말지의 여부가 확실치 않아 자신의 선택을 접게 되는 학생들이 생겨나는 거 같다.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들도 매우 속상하셨을 거 같다. 기억에 남는 말이 있나. 박준혁 _ 부모님은 현 정부의 고교체제 개편 방향이 ‘자사고 폐지’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청 평가는 ‘명분 쌓기’용 구실에 불과하다고 하셨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평가 직전에 기준 점수를 높이고 지표를 자사고에 불리하게 변경한 것은 적법하지 않다는 선생님도 계셨다. 소은서 _ 교육부가 너무 정치적으로 나온다며 비판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자사고 측이 공개 청문회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공개로 진행했으며, 이전보다 기준 점수를 높이는 등 불합리한 처사가 많았다고 했다. 일부 선생님들은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학생들이 의견을 밝힌 데 대해 용기 있고 자랑스럽다며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는 공정했다고 보나? 박준혁 _ 우리 학교는 학생자치활동 영역 9개 항목 중 8개 항목을 만족시켰지만, 점수는 매우 낮게 나왔다고 한다.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평가는 학생들이 제일 잘 안다. 교육청의 평가결과를 믿을 수 없다. 최승훈 _ 정말로 교육부가 무조건적인 교육평등을 추구한다면 일반고부터 살려서 일반고를 가고 싶은 학교로, 우리가 원하는 학교로 만들면 된다. 그러면 굳이 비싼 돈 들여 집에서 먼 곳까지 갈 이유가 없다. 교육부나 교육청은 황폐해진 일반고 문제도 해결 못 하면서 교육평등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고 교육을 퇴보시키고 있다. 교육부가 해야 하는 일은 교육의 발전이지 정치는 아니다. 과거에 사로잡혀 공정하지 못한 억지평가를 강요하는 처사가 서글프다. 자사고에 대해 귀족학교란 지적이 있다. 박준혁 _ 우수한 교육시설과 탁월한 학습분위기, 선생님들의 열정이 좋아 자사고를 선택했다. 그런데 마치 돈이 많아서, 또 학교서열화 때문에 선택한 것처럼 매도한다. 너무 속상하고 불쾌하다. 소은서 _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비판 중 하나다. 주변 친구들만 하더라도 부모님이 모두 평범한 직장인이다. 우리 부모님도 맞벌이한다. 훌륭한 교육과정과 열정적인 선생님들, 그리고 적극적인 친구들로부터 더 많은 걸 깨닫고 느끼기 위해 자사고를 선택했다. 자사고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근거 없는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드라마가 만들어낸 허황된 이미지 때문에 모든 자사고 학생들이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존재로 매도되고 있어 참담한 기분이다. 최승훈 _ 자사고를 귀족학교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 (자사고가) 돈 많은 집안 아이들만 가는 학교라는 교육청 주장에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실제로 자사고에는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열심히 공부하고 학교생활 잘하는 친구들이 많다. 정말 다양한 계층의 학생들이 학교의 지원을 받으면서 다니고 있다. 교육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사고의 노력은 깡그리 무시되고 오해만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조희연 교육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최승훈 _ 지난 2014년 재지정 평가 때 지적받은 사항들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을 정해놓고 밀어붙인 교육청의 태도는 우리 교육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솔직히 자사고는 일반고와 달리 교육청 간섭이 거의 없다 보니 학생들에게는 피난처나 다름없는 곳이다. 그런데 이런 학교를 입시학원이라고 매도하면서 학생들에게 고통과 혼란을 주는 평가를 했다. 굳이 학교를 평가해야 한다면 직접 경험하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박준혁 _ 자사고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직접 보여주고 싶어 조희연 교육감을 지난 7월 광화문 가족문화축제에 초청했는데 결국 오지 않았다. 우리가 혁신학교 학생들이었더라도 그렇게 외면했을까. 몹시 실망스러웠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며, 교육의 주체는 학생이다. 입장을 바꿔 교육감 자제분이 다니는 학교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여쭤보고 싶다. 소은서 _ 교육감께 다시 한 번 간곡히 말씀드린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교육감과 함께 멀리 가고 싶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걸어가고 싶다. 그러니 제발 학생들과 소통하고 학생들의 간절한 마음을, 진실된 열정을 짓밟지 말아 달라. 우리가 평소처럼 학교에 가고,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 자사고는 입시 위주의 학교가 아니다. 쉬는시간이면 재잘대고 야간자율학습도 열심히 하는 평범한 학생들이다. 진정한 교육적 평등을 이루고자 한다면 모두의 의견을 듣고 조율해 나가는 것이 옳은 길 아닌가. 학생들이 훌륭한 민주시민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진정한 민주 교육감의 자세를 보여 달라. 최승훈 _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자사고가 폐지됐을 때 자사고를 희망했던 학생들이 감수해야 할 상대적 박탈감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는 실험용 쥐가 아니다. 무조건적인 변화가 발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셨으면 한다. 가장 민주적인 교육감이라고 하지만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학교의 자유를 박탈하고 획일화하려는 분으로 보인다. 자유가 없는 곳에서 학생들이 자율적이고, 주체적이고, 행복한 모습을 원하고 있다. 메마른 땅에서 물고기가 자유롭고 즐겁게 헤엄치는 모습을 꿈꾸는 것은 아닌지 황당할 따름이다.
[문제] 다음은 신문 기사의 일부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율형 사립고 문제와 공교육 개혁 방안’이라는 주제로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갖추어 고교평준화의 근거, 자사고의 교육과정 평가, 공교육개혁방안, 교사의 전문성 신장 방안을 논하시오.【총 20점】 [제시문] ○○신문 2019년 ○○월 ○○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재단은 ‘자율형 사립고와 일반고의 비교분석을 통해 현 고교체제로 인한 교육격차를 살핀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자사고가 전반적인 고교 교육의 다양화와 내실화를 선도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일반고와의 격차를 확대하며 고교 서열화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01 배점 ● 논술의 체계 [총 15점] - A토론자가 제시한 고교평준화 제도의 평등관(허용·조건) [4점] - B토론자가 주장하는 자사고 교육과정을 탈목표모형에 따라3가지 관점의 평가 [3점] - C토론자가 주장하는 공교육 개혁 방안(SBM·차터스쿨·마그넷스쿨) [4점] -D토론자가 주장하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 방안 [4점] ● 논술의 구성 표현 [총 5점] - 논술의 내용과 '자율형 사립고 문제와 공교육 개혁 방안'의 연계 및 논리 형식 [3점] - 표현의 적절성 [2점][PART VIEW] 02 모범답안 1. 서론 교사의 차이가 학급의 차이를 낳는다. 교사의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과 평가능력이 학생의 성장발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시문과 같이 자사고 교육과정 평가의 문제로 인해 자사고의 교육과정 운영상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이로 인해 학교 간의 격차와 교육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공교육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교사는 공교육 체제하에서 자신의 전문성 신장을 통해 학생의 수월성교육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2. 본론 1) A 토론자가 제시한 고교평준화 제도의 평등관(허용, 조건) [4점] A 토론자가 제시한 고교평준화 제도와 관련된 평등관은 제도적인 차별을 철폐하여 누구나 능력에 따라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학교의 조건을 동일하게 하는 것이다. 첫째, 허용적 평등은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관점이다. 즉 신분·성·종교·지역·인종 등을 이유로 차별해오던 것을 철폐함으로써 누구나 원하고 또 능력이 미치는 데까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것이다. 둘째, 조건의 평등은 취학의 평등만이 아니라 평등하게 효과적인 취학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학교의 시설·교사의 자질·교육과정 등에 있어서 학교 간의 차이가 없어야 평등관이다. 2) B 토론자가 주장하는 자사고 교육과정을 탈목표모형에 따라 3가지 관점의 평가 [3점] B 토론자가 주장하는 탈목표모형에 의한 탈목표평가(goal free evaluation)는 프로그램이 의도했던 효과뿐만 아니라 부수효과까지 포함하여 실제 효과를 평가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에 근거하여 자사고 정책과 프로그램을 평가한다면 첫째, 본래 의도한 자사고의 목표달성을 소홀히 했다. 학교의 특성에 따라 교육수요자들의?다양한?요구를?충족시키는 교육적 시도를 통해 교육수요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었는데, 학교의 특성을 망각하고 교육의 외재적 목적추구에 치중하였다. 둘째, 부수적 효과 중 긍정적 효과는 표적집단인 학부모의 요구(SKY 대학 입학)에 부응하여 대부분의 학생들을 명문대학에 입학시켰을지 모르나 부정적 효과로는 학교서열화와 일반고 위기, 교육불평등 심화라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따라서 자사고의 종합적 평가를 통해 의도한 목적 달성이 미흡하고 부정적 효과가 크다면 지정을 취소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3) C 토론자가 주장하는 공교육 개혁 방안(SBM·차터스쿨·마그넷스쿨) [4점] C 토론자가 주장하는 공교육개혁 방안으로 첫째, 단위학교 책임경영제는 교육 재구조화의 하나로서 학교 간 경쟁을 통해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다. 단위학교 운영위원회에 학교재정·교육과정·인사문제 등에 관해 일정 부분의 의사결정 권한이 주어지는 것을 전제로 하는 교육개혁운동이다. 둘째, 차터스쿨(헌장학교)은 공립학교의 규정과 규칙을 면제받고 학교헌장에 의하여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공립학교인데, 헌장은 학교와 지방교육위원회 간의 협약서와 같은 것으로 학교가 교육위원회에 책임질 교육성과를 상세화한 것이다. 헌장에는 교육과정·교수방법·운영체제·인사방침 및 학교경영 기능 등을 기술한다. 셋째, 마그넷스쿨은 특성화된 독특한 프로그램을 제시하여 학부모가 학교를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전 지역에서 학생들을 끌어들이고자 만들어진 학교로서 주로 지역사회의 필요나 이익에 기초를 두어 프로그램을 특성화한다. 4) D 토론자가 주장하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 방안 [4점] D 토론자가 주장하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서는 첫째, 장학을 활성화해야 한다. 자기장학·동료장학·임상장학·컨설팅장학을 통해 자신의 수업능력과 학습경영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둘째, 전문학습공동체를 결성하여 전문성을 신장해야 한다. 자신의 필요에 따라 각종 동아리나 교과연구회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셋째, 학교 전체 구성원이 학습조직이 되어야 한다. 학습조직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숙련·팀학습·비전공유·시스템적 사고·상호배려와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3. 결론 학생은 교사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학생들은 교사의 전문적 지도에 따라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하고 실천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학교 교육 경쟁력 저하가 학교 조직상의 특징과 학벌주의 교육풍토에 있는 만큼 교사는 전문성 신장을 통해 학생의 잠재력 개발과 진로발달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장학과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통해 교육역량 배양과 실천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1. 자립형 사립고와 자율형 사립고의 차이점 1) 모두 자사고이지만 자립형 사립고의 특징은 첫째, 학교의 재정에서 정부지원금이 0%로 경제적으로 독립되어 있다. 둘째, 학교 자체의 재단 예산과 등록금(일반고의 약 3배)으로 운영한다. 셋째, 교과과정과 학생 선발에 있어 현행 교육법과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다. 반면 자율형 사립고의 특징은 첫째, 자립형 사립고와 같이 정부지원금이 0%이나 학생들에게 더 많은 장학금을 지원(등록금이 일반고의 3배)한다. 둘째, 학사 운영 방식은 현행 2학기 대신 3학기, 4학기 등 자율적 편성하는 실험적 제도이다. 셋째, 교과 과목 편성 및 교육방식도 학교 자체적으로 결정한다(※2019년 인가취소로 바뀔 수 있음). 2)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학교현황은 하나고, 민족사관학교,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 광양제철고, 상산고 등이다. 자립형 사립고의 교과과정과 학생선발은 일반고등학교와 달리 학교 재량에 따라 자유롭다. 학교가 정부지원금을 전혀 받지 않으며 학생들의 등록금과 재단 전입금으로 운영된다. 등록금으로 재정을 조달하게 되므로 일반고등학교 대비 3배가량 등록금이 비싸다. 학교의 재량권이 많으므로 학생의 선발에도 학교의 재량에 따라 까다롭게 학생들의 선발하며, 전국단위로 모집한다. 시험 전형 방법은 학교별 자율이지만, 국영수 위주의 지필고사는 금지사항이다. 선발방식은 내신성적·심층면접·학업적성검사·영재판별 검사 등 학교마다 다양한 선발 기준을 적용한다. 3)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해운대고, 안산동산고, 김천고, 천안북일고, 송원고, 한양대학교사범대부속고, 계성고, 동래여자고, 경희고, 한가람고, 중앙고, 중동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우신고, 이화여자고, 이화여대사법대부속 이화금란고 등이다. 자율형 사립고는 자립형 사립고보다 설립과 운영에 자율성 측면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크다. 자립형 사립고와 마찬가지로 일반고보다 3배 정도까지 높은 등록금을 받을 수 있고, 학사운영 방식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으며, 교과 편성도 학교가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을 자율이수(50%)해야 한다. 전형방법은 중학교 내신성적석차백분율 50% 이상자만 지원 할 수 있다. 2. 미국의 마그넷스쿨과 차터스쿨 1) 미국에는 다양한 종류의 학교가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본인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학교지만, 미국 내에서는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학교가 마그넷스쿨과 차터스쿨이다. 2) 마그넷스쿨(Magnet School) 마그넷스쿨은 지난 1970년대 등장한 차터스쿨과 함께 전통주의 교육방식을 개혁하자는 움직임에서 등장한 학교이다. 마그넷스쿨은 같은 공교육 행정시스템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차터스쿨과 분리되는 특별학교라고 정의된다. 과학·외국어·예술 등 특성화한 교육과정으로 관심 있는 학생들을 ‘자석(magnet)’처럼 끌어당기는 학교다. 즉, 여느 공립학교처럼 학군에 따라 배정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지원을 받는 형태다. 흑백 인종 간 거주지 분리에 따른 학교 격차 해소 방안으로 도입돼 이제는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정착됐다. 마그넷스쿨은 특정한 분야에 재능을 보이는 영재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한 특수목적 학교로 한인 학부모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석을 뜻하는 마그넷스쿨은 공교육 시스템의 일환이지만, 전통적인 공교육 시스템을 벗어나 특별한 교육을 받고 싶은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이다. 일반적으로 마그넷스쿨은 컴퓨터·수학·예술·커뮤니케이션·과학 등의 특정 분야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발굴·육성하는 전문학교라고 보면 된다. 일반학교와 다른 마그넷스쿨을 선택할 때 가장 유의할 점은 자녀의 재능이 한쪽으로만 성장하는 현상이다. 마그넷스쿨이라고 꼭 공교육보다 우수한 학교라고 단정 지을 수는?없지만, 해마다 발표되는 뉴스위크지 선정 ‘전국 100대 우수 고등학교’에는 상당수 마그넷스쿨들이 선전하고 있다. 3) 차터스쿨(Charter School) 학부모나 지역사회가 정부와 협약(charter)을 맺고 직접 운영하는 학교 형태다.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공립학교지만 교과과정·예산집행 등을 교육청의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에서 사립학교의 장점을 접목했다. 1991년 미네소타주에서 처음 시작된 이래 현재 미국 내 30여 개 주에서 시행될 정도로 빠른 호응을 얻고 있다. 차터스쿨(Charter School)은 공립학교 시스템을 활용한 일종의 대안학교다. 학생들의 학업능력 향상, 혁신적인 교수방법 도입, 학생과 부모들을 위한 폭넓은 교육기회 부여 등을 목적으로 한다. 대부분의 차터스쿨은 외국어나 공연 및 순수예술 등 특정 분야를 중점으로 가르친다. 학생들의 취업경험을 중시하는 중학교도 있으며 일부학교는 몬테소리와 월도프 교육법 같은 대체 교습방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또 중퇴생이나 퇴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안교육을 실시하는 차터스쿨도 있다.
‘공동체’와 ‘공교육’의 관계 공교육 최일선에서 땀 흘리고 있는 초·중등 교사들이라면 자신이 속해 있는 국가 공동체와 공교육의 역할에 대해 한 번쯤은 진지하게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관점에 따라 교육을 지극히 기능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보거나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의 주장처럼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의 하나로 간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적 입장을 논외로 하면 국가는 사회 운영의 기본원칙인 헌법에 따라 공동체의 유지와 발전, 그리고 구성원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공공의 비용으로 설립된 교육기관인 학교는 공동체의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화국의 새로운 시민을 양육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오늘날 교사 교육과정은 주어진 교과를 잘 가르치는 것에 치중하고 그것을 전문성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그것 못지않게 더욱 중요한 것은 국가가 수행해야 하는 교육의 공공성과 그 과정에서 교사에게 요구되는 공공성 및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성찰일 지도 모른다. 사실 이와 같은 고민은 근대 시민혁명 과정에서 탄생한 공화정 혹은 법치의 보편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많은 공동체와 교육에 대한 논의들은 폴리스(polis)로 대표되는 고대사회의 공동체에서부터 진행되어왔다. 고대 그리스의 주요 철학자들 역시 이 같은 맥락 속에서 국가와 교육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해왔다. 정치적으로는 가장 대립했을 페리클레스와 플라톤이 ‘국가 유공자 자녀의 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데 동의했던 것을 보면 공동체와 교육에 대한 고찰은 정치적 견해 차이를 떠나 동서고금 전반에서 공통적 측면이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현실 속에서 가장 타당한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서로 스승과 제자의 관계였다. 이들은 스승의 문제의식과 과제를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해왔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의 상대적 사유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절대적 진리와 가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덕과 덕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았다. 플라톤은 변론, 크리톤, 파이돈을 통해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기록했고, 스승이 남긴 과제를 이데아론으로 대표되는 독창적 사유방식으로 제안한다. 이데아론과 상기설, 그리고 국가, 법률 등의 정치철학적 저작 속에서 공교육에 대한 시각을 정립해왔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절대적 진리와 가치체계를 인정했다는 점에서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을 계승하고 있지만, 이데아론은 너무 추상적이고 관념적이라며 스승의 한계를 비판한다. 국가에 등장하는 플라톤의 교육론이 정교하지 못하고 다양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문제 제기 역시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적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는 오늘날 그리스 북부 테살로니키에서 55km 떨어진 스타게이라에서 태어났다. 아리스토텔레스 집안은 마케도니아 왕가의 의사 집안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연스럽게 아리스토텔레스는 마케도니아 상류계층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근대 자연과학적 탐구방법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테네의 명문 귀족 출신이었던 플라톤과는 달리 그리스 변방 마케도니아라는 출신 배경은 역으로 아테네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관찰자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라파엘로의 그림 아테네학당에 묘사된 플라톤이 우주론을 다룬 티마이오스를 들고 하늘을 가리킨다면,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든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을 가리키며 인간의 윤리를 강조하는듯하다. 이처럼 어떤 문제 해결을 위해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접근했던 방식은 사뭇 달랐다. 플라톤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가장 이상적인 것을 모범(paradeigma)으로 생각해왔다면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현실 속에서 가장 타당하고 훌륭한 것을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플라톤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고방식이 그래도 조금은 더 친숙하고 이해할만하다. 인간교육의 핵심요소 이성(logos)·감정(pathos)·윤리(ethos) 아리스토텔레스는 17살 때부터 20년간 아카데메이아(Akademeia)에서 플라톤을 사사한다. ‘나는 플라톤을 사랑하지만, 진리를 더 사랑한다(Amicus Plato, sed magis amica veritas)’는 말처럼 그의 아카데메이아 생활은 매우 도전적이었고 ‘재갈이 필요한 준마’라는 스승의 평처럼 논쟁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영혼에 대한 강의를 유일하게 이해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에게 ‘아카데메이아의 정신’으로 인정받았고, 플라톤의 뒤를 이을 아카데메이아 원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기원전 347년 플라톤 서거 후 플라톤의 조카이자 제자였던 스페우시포스가 아카데메이아를 맡게 되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12년간 아테네를 떠나게 된다. 이후 그는 뤼케이온(Lykeion)에서 과거 플라톤이 그랬던 것처럼 학문과 교육을 병행하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교육론은 여러 저술에서 확인되지만 정치학, 니코마코스윤리학, 시학 등에서 핵심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다. 통상적인 철학사 서술에서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해설은 논리학, 범주론부터 시작해서 영혼론, 자연학, 형이상학, 윤리학, 정치학 등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백과사전식 구성에 방대한 서술을 남긴 아리스토텔레스의 강의록을 순차적으로 읽어가기보다는 교육과 관련된 저술을 탐독해도 무방하다. 플라톤의 저술이 몇몇 편지글을 제외하면 대화편만 남아있는 반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은 강의록만 전해지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적으로는 여러모로 차이가 있지만, 교육만을 놓고 본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과 플라톤의 법률은 서로 결합하는 지점을 여러 가지고 있다. 인간은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교육은 올바른 양육이며, 아이의 마음이 쾌락과 고통을 잘 다스리는 방향으로 이어져 덕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성(logos)·감정(pathos)·윤리(ethos)를 인간교육의 핵심요소로 평가한다. 그런 점에서 정치학의 교육론은 플라톤이 법률에서 가지고 있었던 문제의식을 계승한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교육론이 가장 두드러지는 정치학은 총 8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치학을 간단히 요약하면, 가장 이상적인 정치공동체와 그 구성원에 대한 논의이다. 교육론에 관한 서술은 7~8권에 집중되어 있다. 8권 후반부는 소실되어 현재까지는 그 개괄적인 얼개만을 파악할 수 있지만, 공교육에 대한 그의 기본적인 아이디어들을 확인하고 검토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다. 정치학은 어떤 정치체제가 가장 이상적인 체제인지, 그리고 그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훌륭한 시민은 어떻게 교육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의견을 담고 있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z?on politikon)이라는 그의 언명은 정치학에서 가장 두드러지는데, 폴리스(polis)를 어원으로 하는 폴리티케(politike)라는 단어가 ‘인간에 관한 철학’, ‘인간적인 선’과 동일한 의미를 갖고 사용되는 용어라는 점은 정치학의 주요 내용을 가늠하게 한다. 플라톤이 그랬듯 국가 운영자들에게 젊은이들의 교육은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Politika, 1337a11). 폴리스는 각각의 정치체제 성격에 부합하는 시민을 길러 내려 한다. 만약 정치체제와 시민의 성격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 그 정치체제는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정치를 지향했던 아테네는 민주주의적 인간을 필요로 했고, 군국주의를 지향했던 스파르타는 용맹한 군인을 필요로 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교육방식이 차이가 있었던 것은 시민의 본성 차이가 아닌 두 국가가 추구했던 시민상의 차이 때문이었다. 모든 폴리스는 좋음을 추구하고(Politika, 1251a1) 그 목적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교육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해야 한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주장한다(Politika, 1337a23). 나아가 교육이 전적으로 사적 개인의 것만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공공의 것들에 대한 훈련은 반드시 공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따라서 교육은 현재 이루어지는 사적인 방식 대신 공적인 방식이 되어야 한다(Politika, 1337a26). 폴리스가 좋음을 추구한다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이상적이고 낙관적인 사고방식처럼 보이지만, 현대 민주정치에서도 선거를 통해 시민은 최선의 통치자를 선출하려고 하는 것은 동일하다. 아울러 인간은 본성·습관·이성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훌륭해질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을 갖고 태어난 사람이 적절한 습관을 통해 덕과 중용을 내면화하고 교육을 통해 다양한 지식과 교양을 습득한다면 공동체의 시민으로서 손색없을 것이다. 공교육의 목적은 ‘좋은 대학’이 아닌 ‘공동체적 시민’을 만드는 것 하지만 각 정치체제에 맞는 인간형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각 개인이 갖고 있는 기술과 능력은 오랜 시간의 교육과 습관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동체는 국가의 이념에 부합하는 이상적 인간형에 대해 고민하고 그 인간을 양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구체적인 실천 가능한 덕목에 대해서도 미리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Politika, 1337a20). 교과지도와 생활지도, 그리고 과중한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교사들에게 이러한 통찰은 사실 부담스럽다. 하지만 교사들의 현장 적응력 강화가 모든 교사교육의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지금, 현장에서 만신창이가 되고 소진돼버린 교사들에게는 ‘내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화두가 필요한 시점인지도 모른다. 오늘날의 학교 교육은 분명 헌법과 교육기본법에 따른 원칙을 중심으로 의무교육과 무상교육이라는 공교육적 원리에 입각해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의무교육과 무상교육이라는 기본원칙은 시민에게 일종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도입된 것만은 아니다. 시민은 교육의 의무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학교에 보내는 것만으로 종결되지 않는다.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시민의 공공성과 교양을 익혀야 하고, 이는 사적 개인인 부모들이 쉽게 가르칠 수 없는 것들이다. 오늘날 교육목표처럼 여겨지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성취일 뿐 공교육기관의 교육목적과는 무관하다. 일선학교에서 교사들이 여러모로 시달리는 이유는 어쩌면 그들의 전문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요구되는 공공성에 대해 사회가 너무나 무지하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이 공동체적 동물임을 전제한다면, 공교육은 공동체적 시민을 만드는 교육이 되어야 하며, 그 출발점은 다른 사람과 공존하기 위한 인성교육과 도덕교육일 것이다. 2부에서 계속
“선생님들은 더 편해지실 겁니다. 학생과 학부모는 더 많은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됩니다. 교사들이 가르치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교육행정의 자동화·간소화를 통해 편의성을 높여나갈 생각입니다.” 박혜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KERIS)은 새교육과 가진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현재 개발 중인 4세대 나이스와 에듀파인을 설명하면서 ‘분명 달라진 세상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세대 나이스가 현장에 적용되는 2022년 3월부터는 간단한 출결상황은 모바일로 입력이 가능하도록 해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우리 교육이 변환기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능형학습분석, 빅데이터 분석기반 교육현안 지원, 에듀테크 RD 등에 중점을 두고 미래인재양성의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을 통해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학생들의 학습지원은 물론 정서적 어려움까지 고민을 해결해 주는 시스템 개발에 나설 계획도 덧붙였다. AI에 의존한 교육으로 교사의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AI의 도움을 받아 교사는 지식촉진자가 아닌 진정한 교육촉진자로 거듭날 것임을 강조했다. 행정가·정치인·교수 등 각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해온 박 원장은 한국 교육이 발전하는데 KERIS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박 원장과 일문일답이다. 취임 100일이 지났다. 소감은? “과학기술이 교육 속으로 들어오면서 우리 교육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 이상 교육이 전통적 관념에 머물러 있을 수 없게 됐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점에서 KERIS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느끼고 있다. 4세대 나이스 개발·보급과 에듀파인 유치원 확대, AI 맞춤형 학습플랫폼 구축 등 정말 해야 할 일이 많다.” 4세대 나이스가 2022년부터 적용된다. 교사 중에는 “또 바꾸냐”는 지적이 있다. “그런 말씀 하실 수 있다. 그러나 막상 4세대 나이스가 적용되면 교사들의 행정업무가 줄어들고 편의성은 더욱 향상됐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필요한 정보만 입력하면 쉽게 보고서나 도표 등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국정감사 등 외부기관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한 업무부담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PC로만 나이스 입력이 가능했는데 앞으로는 출결과 같은 간단한 정보는 모바일 입력이 가능해진다. 클라우딩·빅데이터·블록체인에 이르기까지 신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교사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의 활용 편의성을 극대화하려 한다. 무엇보다 사용자인 교사들의 의견을 최대한 많이 반영하기 위해 교원단체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에듀파인도 새롭게 보강되는 거 같은데. “사실 우리가 가장 긴장하는 업무는 에듀파인이다. 당초 차세대 에듀파인 개발에 유치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사립유치원 사태를 겪으면서 유치원까지 에듀파인을 확대하게 됐다. 유치원에는 처음 시행하는 것이니만큼 실수가 없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KERIS의 강점은 우리 교육에 대한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데이터를 교육적으로 활용하면 굉장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매우 중요한 문제다. KERIS는 많은 데이터 가지고 있는데 그걸 제대로 쓸 수가 없다. 학생에 대한 각종 정보는 법적으로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 또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비식별화 조치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러다 보니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노후 기자재 교체 시기 및 소요비용을 예측, 교육재정 효율화에 기여하고 교육정책이 데이터에 기반해 수립·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 아울러 기존의 EDS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 축적된 데이터를 이용해 AI 지능형 맞춤형 학습플랫폼 구축을 준비 중이다. 내년 3~4월에는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소위 'AI 교사'가 등장하면 기존 교사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는 건 아닌지. “교사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가르치는 존재’였다면 앞으로는 촉진자 역할이 더 중요하게 된다.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어도 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는 말처럼 교사는 학생을 컨설팅해주고, 학생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촉진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티처’에서 ‘에듀케이터’로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적응해야 한다.” 디지털교과서는 어떻게 되는가? “디지털교과서 개발에 들어간 지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디지털교과서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많다. 지금은 디지털교과서의 진로에 대해 냉정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디지털교과서에 다양한 콘텐츠를 붙이고 AR·VR 같은 시스템을 접합시켜줘야 하는데 아직 그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한 거 같다. 연내 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보급을 확대시켜 나갈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릴 생각이다. 무조건 밀어붙이기보다 한 발짝 물러서서 다양한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할 때가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학생 수가 줄어 위기라고 하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령인구 감소는 ‘개별화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KERIS가 운영하는 e학습터·위두랑 서비스 연계를 통해 학습활동 데이터를 수집·분석·결과를 제공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의 교과별 내용 체계·성취기준 등을 분석해 수준별 학습 지원 및 개인별 처방을 위한 디지털학습자원지도(learning map)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에듀테크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현재 에듀테크 시장은 사교육 분야에 집중돼 있다. 앞으로 민관산학 협력을 기반으로 교사 수업지원·업무경감·교수학습지원 등 지속가능한 생태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국내 에듀테크 관계자들이 학교현장과 소통하는 기회를 확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에듀테크 기업들의 규제 개선을 위한 법령 검토와 함께 에듀테크 스타트업 발굴, 지원을 위한 해커톤 등의 행사를 연내 추진할 예정이다.” 임기가 끝난 3년 뒤 어떤 원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원장에 취임한 뒤 놀란 게 하나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이스는 알아도 그것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KERIS는 모르더라. 누구는 학술원으로 부르고 어떤 이는 국정원처럼 정보원장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임기를 마칠 때쯤이면 모든 국민들에게 KERIS란 이름을 확실히 기억할 수 있게 하고 싶다. 올해가 KERIS 출범 20년이다. 우리 기관의 정체성과 비전도 새롭게 정립해 나갈 생각이다.”
최근 정치공약 실현을 위해 학생과 학부모 의견은 무시한 채 무조건 자사고 폐지만 외치고 있는 교육부와 교육감들의 행태가 한심하다. 현실은 고교 무상급식에 지원할 예산이 없어 교육청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고, 당장 2학기에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 약속도 지켜야 하고, 5년간 절반 부담하기로 한 고교무상교육 재원도 예산부족으로 불투명하다면서 말이다. 일반고로 전환하는 자사고에 400억 가량이 들어가는데 이건 지원해주겠다고 난리다. 눈 감고 귀도 막은 교육감들 학부모들은 국민의 소중한 혈세는 좀 더 필요한 곳에 쓰고 우리에게는 자율과 자유를 좀 달라고 했다. 아니, 있던 것을 가져가지 말라고 하는데 절대 안 된다고 돈 줄 테니 내 말대로 내 생각대로 하라고 너희의 자율은 시대적 사명을 다 했으니 나를 따르라고 한다. 우리의 생각은 나와 다른 것이 아니라 틀렸다고 한다. 그래서 대화도 필요 없고, 청문회도 필요 없고, 협의나 소통도 필요 없다. 네가 변해야 한단다. 대화는 끊임없이 거부당한다. 우리 교육은 눈감고 귀 막고 입 닫은 정치인에 의해 산으로 가고 있다. 요즘 시대에 대학이 필수는 아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성공 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적이어서 많은 이들이 대학을 원한다. 그런데도 사회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고등학교를 바꾸는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감히 틀렸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 하나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 공부 잘 하고 돈 많은 재벌 자제들, 즉 최상위권 아이들이 갈 수 있는 학교는 건재하다. 학비 비싸고 학생 우선 선발권이 있으며 자율성이 있는 학교들 말이다. 광역형자사고의 무더기 탈락 이유는 비싼 학비, 우수 학생 선발로 인한 차별이라 했다. 대학입시 사관학교라고 비판하는 이 두 가지 이유에 정확히 부합하는 전국형자사고는 모두 살아남았다. 문제는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다른 잣대를 적용 하고 남의 자녀들은 자신의 이상 실현을 위해 희생양을 삼는 교육감들의 태도에 있다. 모든 학생을 평준화 시키면 나라가 위태로워 질 것 같으니 전국형자사고는 그대로 두고 남은 아이들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 아이 실험대상 원치 않아 이 실험이라는 것은 혁신학교를 통한 사교육 없는 전인교육 인듯하다. 모든 국민이 대학을 갈 필요는 없으니 대학 갈 애들은 전국형자사고에 보내고 나머지 아이들은 혁신학교에 보내고 싶어 한다. 광역형자사고는 상대적으로 그 문이 넓다. 그들도 분명 알고 있다. 혁신학교를 확대 할수록 대학을 가고 싶은 아이들은 광역형자사고로 향할 것이고 결국 그들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혁신학교 정책은 실패 할 것이다. 학부모로서 제안을 하고 싶다. 일반고든 혁신고든 제대로 투자를 하라. 그래서 이상으로 생각하는 평준화 교육, 혁신교육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면 된다. 그러면 자사고는 자연히 일반고, 혁신고로 전환할 것이다. 자사고를 없애야만 성공 하는 정책이라면 이미 절반의 실패를 감수 하는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아이를 데리고 모험하지 마시라. 나는 학부모로서 그 누구의 아이도 모험하길 원하지 않는다. 모험은 개인이 자율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것이지 제도를 바꾸고 선택지를 없애면서 강제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이 부분만은 내가 옳고 당신들이 틀렸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다.전수아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장
학령인구 감소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위기다. 학생수가 감소했다는 것은 미래 한국 사회를 짊어지고 나갈 생산가능인력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장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 걸쳐 속속들이 파고들 전망이다. 교육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하고 곧이어 초·중·고교에도 여파가 몰아쳐 구조개혁과 같은 격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교육재정, 교육과정, 교원정책 등 전방위적 도전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지금 우리는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체제를 요구받고 있다. 초중등 교육체제가 미래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할 때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또 어떤 정책적 노력이 필요한지를 탐구하고 성찰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구감소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의 힘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구감소라는 위기를 긍정적인 기회로 전환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은 교육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 시대, 우리가 맞이해야 할 미래에 대한 교육적 대응 전략을 탐색해 본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현실적 위기에 직면한 농어촌 지역 소규모학교의 자구노력은 어떻게 구사되고 있는지, 그리고 교육의 핵심인 교원정책은 어떻게 재편돼야 하는지 집중 조명해 본다. 아울러 학령인구 감소라는 새로운 변화에 맞춰 교육을 더욱 교육답게 하는 미래교육의 새로운 모습도 그려보고자 한다. 교육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학령인구 급감, 양극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인구학적, 사회경제적, 과학기술적 거대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밀레니얼 세대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도 심상치 않다. 사람을 살리고 키워내야 할 우리 교육은 이러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나름대로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 새롭게 등장한 밀레니얼 세대들은 이미 첨단의 스마트 기기로 무장한 채 가상의 공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는데, 교실 속 수업 풍경은 20세기 초·중반 그대로다. 자부심과 보람으로 충만해야 할 교사들은 늘어나는 사무처리와 소위 ‘문제아’에 대한 생활지도로 바쁘고, 행정가들은 관료적 시스템 속에서 주어진 과업만을 충실히 실행하는데 골몰한다. 교육 연구를 업으로 삼는 전문가들마저도 전공(discipline) 영역이라는 좁은 시야에 갇힌 채 제각각 토막 쳐서 요리조리 재단한다. 무엇부터 어떻게 변해야 할까?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관점에서 인재 육성 전략을 도출하자’라던가, ‘교육의 패러다임을 전환하자’, 또는 ‘전체 교육시스템을 재설계하자’ 등등 거친 주장들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논의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우리 교육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 개인의 흥미와 소질, 적성에 따른 교육보다 공급자 위주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많은 학생들은 학교교육을 통해 학습을 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정제영, 2016). 특히,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과제로서 산업화 시대가 갖는 이른바 팩토리 모델(공장식 학교모형)의 특징들, 즉, 1)규격화된 학교 시설, 2)표준화된 교육과정 운영, 3)일방적 강의 위주의 수업, 4)엄격한 수업 시간 준수, 4)주어진 답지 중 정답을 고르는 형태의 총합적 평가 등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도 강조된다. 이를 위해 학생의 다양성과 개성을 인정하지 않는 획일적인 교육시스템, 학생들의 교육적 필요, 흥미, 동기, 수준, 속도를 반영하기 어려운 표준화된 교육과정,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며 실패자를 양산하는 상대평가 제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강태중 외, 2016).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는 한국의 교육시스템 이상의 문제들은 우리 교육체제가 여전히 산업화 시대 표준화 패러다임에 몰각되어 인구감소와 지식기반 시대 개별화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데서 유래한다. 산업화 시대 우리 교육은 매우 효율적으로 작동하였고, 그 성과도 훌륭했다. 그 결과, 다중에게 적절한 교육 기회 제공과 그 성과로서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국제적으로 칭송받는 높은 학업성취를 이루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화 패러다임은 여러 측면에서 실패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수위 자리를 경쟁국들에게 내주고 있으며, 학업 흥미도를 비롯한 정서심미적 성과는 하위권 수준으로 추락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세계 교육전문가들이 더는 한국을 우수한 교육시스템의 나라로 주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저 한국은 ‘압력밥솥 속에서 아동들이 철인경기를 펼치는 형국’의 나라이거나(아만다 리플리, 2013), ‘세상에서 가장 경쟁적이고 고통스러운 교육의 나라'(르몽드지, 2013.12.4일자)로 비치고 있다. 미국 교육개혁 전문가인 Marc Turc(2019)는 핀란드,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교육시스템에 대한 광범위한 비교 검토를 거쳐 세계 수준의 교육시스템을 가진 나라들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9가지로 정리한 바 있다. 1)취학하기 이전에 아이와 가정에 강력한 지원을 제공한다. 2)위기를 겪고 있거나 그럴 징후가 있는 아이들에게 더 많은 교육적 관심과 배려를 한다. 3)수준 높고, 하위 요소들(즉, 높은 성취기준, 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 평가)이 잘 조화된 교수-학습시스템을 개발하여 제공한다. 4)학생이 구사할 수 있는 역량이 글로벌 수준의 능력치가 될 수 있도록 개별화된 교육으로 학생들을 인도한다. 5)전문성 있는 교사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공급한다. 6)학교를 교사들이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끊임없이 전문성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곳으로 만든다. 7)효과적인 진로 및 직업교육 시스템을 만든다. 8)교육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교육 리더(교장, 교감, 장학진 등) 양성제도를 구축한다. 9)일관되고 강력한 개혁 정책을 주도할 수 있도록 높은 권위와 정당성이 확보된 교육개혁 체제를 창출한다. 포퓰리즘과 이념에서 벗어난 근본적 교육개혁을 어쩌면 제대로 된 국가의 공교육체제라면 의당 갖추어야 할 필수요건이 아닌가? 우리 교육시스템의 새 출발은 산업화 패러다임에 경도된 국가 공교육체제를 새로운 사회가 요구하는 근본 위에 다시 올려놓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첫째, 무엇보다 좋은 교육개혁 거버넌스를 만들어야 한다. 거버넌스는 여러 용도로 쓰이지만 협치의 의미가 강하다.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교를 위해 무엇이 중요하고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부족한 바를 충분하게 제공하는 협치의 구조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우선 교육 당국이 공허한 이념 대결을 거두고 학생, 교사, 학교를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교육문제의 상당수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인들이 복잡하게 뒤엉켜있다. 교육계가 힘을 합쳐 그 밖의 섹터들이 그려놓은 불합리하고 비교육적인 관행들에 맞서기에도 힘겨운 형국이다. 그럼에도 교육계의 사분오열은 과연 무엇을 위해 우리 교육계 리더들이 존재하는지를 근본적으로 묻게 한다. 학벌 위주의 고용관행, 대학의 서열화, 과도한 사회경제적 양극화, 급속한 다문화 사회 속에서 차별 등 교육의 본령을 위협하는 교육 외적 요인들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서로 지혜와 힘을 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순서이다. 세상이 급변하는데 표와 인기를 의식한 채 언제까지 늘 공허한 몇 가지 지향 이념을 놓고 갈등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둘째는 협치의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근본적인 교육개혁에 나서야 한다. 1995년 5.31 교육개혁은 우리 교육체제를 보다 선진화시키는 일대 조치였다. 우리는 다시금 5.31 교육개혁에 버금가는 근본적 교육개혁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동안 소수에 의한 단발적, 대증적 조치에만 몰두하다 보니, 교육은 제도 변화의 과정 속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는 세력들 간의 무한 경쟁의 장이 되었다. 선의와 공동체의 힘이 절실한 상황에서 각 주체들은 저급한 눈앞의 이익만 좇는 존재로 격하되고 말았다. 학벌사회, 사교육비, 위기학생, 지역/계층 간 불균형, 학교 간 격차 등의 문제는 어느 한두 개를 여기저기 땜질식으로 고쳐서 될 바가 아니라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거대하고 담대한 결단, 치밀하고 전략적인 기획, 그리고 교육당사자들을 포함한 제 주체들을 설득하고 개혁의 과정에 동참시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셋째, 일차적으로 학교에서 희망을 찾는다면 그 시작은 교사들이 신명 나게 가르칠 수 있도록 해주는 데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의 행정 수권형 교육과정 수권체계를 교사 중심, 교실 중심으로 전환하여야 한다. 현재 일반학교 교실수업을 보면 중앙정부-교육감-학교장 등 위계적 행정구조 속 최일선 작업계층(front-line worker)의 일원인 교사가 국가교육과정이 규정한 ‘진도’를 실행하는 수업과 이를 확인하기 위한 규격화, 표준화된 평가를 수행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교사는 정해진 진도만 나가면 된다. 이제 개별화된 맞춤형 수업이 중요하다고 한다. 또한 이제 그러한 여건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바로 그 교육과정체계가 집행되는 틀을 바꾸는 것이다. 그 바탕 위에서 교사들로 하여금 모든 아이들이 날마다 성장하도록 자극하여야 한다. 물론 자율성에 기반한 긍정적 자극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시행하는 것처럼 교사에게 국가가 교육과정 문서를 직접 교부하고 그 교육과정 문서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학습자료와 방법들을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제는 4차 산업혁명기 그리고 학령인구 급감 시대에 거의 유일한 대안이 되다시피한 ‘개별화된 교육과정’ 또는 ‘개별화된 맞춤형 수업’도 바로 이러한 교육과정 수권체계의 근원적 전환 위에서 가능하다. 넷째, 교육제도는 우리 교육계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관치 또는 관료주의를 혁파하고, 교육당사자주의에 입각한 실질적 법치의 모습을 가져야 할 것이다. 현행 「교육기본법」은 제2장에서 교육당사자의 법적 지위를 일일이 열거하고 있다. 즉, 학습자(제12조), 보호자(제13조), 교원(제14조), 교원단체(제15조), 학교 등의 설립·경영자(제16조), 제17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권리 및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개별 법령이「교육기본법」의 취지를 받들어 얼마나 법적 지위의 보호와 인정을 위해 그 권리와 의무를 구체화 시켜 왔는지는 의문스럽다. 예를 들어,「초·중등교육법」은 교육행정 제도와 체계를 앞세운 관료적 규제 위주로 편제되어 있고,「교육기본법」보다 더욱 진전되고 구체화된 형태로 학생, 교사, 학부모,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교육당사자로서의 권리와 책임은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이 법이 학생의 법적 지위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 것은 자치활동(제17조), 징계(제18조)에 관한 사항뿐이라는 점도 놀랍다. 또한 이러한 규제와 제도 위주의 입법 관행은 각급 학교 운영의 기본 규범이라고 할 수 있는「학칙」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결국 우리 교육법규범에는 교육당사자 사이의 구체적인 권리 및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러한 미비에 대한 대응으로서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인권을 비롯한 각종 조례들을 제정하고, 이로 인해 법률의 제·개정권을 가진 중앙행정부처와 조례를 제정한 자치단체들 사이의 갈등도 자주 보아왔다. 이러한 미비된 입법체계와 관행 속에서 실질적 법치주의의 정신은 훼손되고 말았고, 교육당사자의 권한과 책임은 등한시되어 왔으며, 당국자들은 교육의 발전을 손쉽게 관료적 수단에 의존한 프로젝트의 남발로 치환해버리고 말았다. 이 미비된 틈새를 파고든 관치행정의 광범위한 확산은 어쩌면 우리 입법체계의 한계가 노정한 자연스러운 결과물인지도 모른다. 교육위기 돌파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부터 오늘날의 학령인구가 급속히 감소하는 교육 위기 속에서 이를 돌파하는 지름길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가장 교육적이고 가장 기본에 충실한 교육시스템을 만들고, 이 시스템에 참여하는 주체들을 전문가들로 채우는 일이다. 우리 교육에 깊숙이 들어와버린 관료적 형식주의, 사업성 성과만능주의, 얼치기 아마추어리즘은 철저히 전문가주의(professionalism)로 대체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상을 설정하고, 그 실천의 방법을 추구하는 길은 쉽지 않다. 그만큼 협치가 중요한 것이고, 교육계를 비롯한 각계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러나 미래를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에게 더 나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하는 교육의 중차대함을 생각할 때 변화를 위한 논의는 많을수록 좋을 것이고, 한시라도 서두를 수 있다면 그 혜택은 빨리 아이들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수업은 언제나 어렵다. 4년째 세계시민교육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지만, 가르치는 학년이 달라지기도 했고, 같은 학년도 매해마다 다른 내용으로 수업을 채우게 되어 늘 첫 해 같은 마음으로 수업을 고민하게 된다. 세계시민교육 프로젝트를 고민하게 된 것은 세계화가 급속도로 빨라지고 상호의존성이 심화되면서 우리의 삶이 단일 국가의 경계를 넘어 긴밀하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이 전 지구적 차원의 협력 없이 는 해결하기 어려우므로 개별 국가의 이해관계를 넘어 인류가 전 지구적 공동체로서 온전히 기능하도록 개인과 사회의 관점을 변화시키고 필요한 소양과 역량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세계시민교육의 수업목표는 나와 타인에 대한 이해, 다름의 인정과 존중에서 출발하여 빈곤·인권·환경·평화 등의 글로벌 이슈에 관해 배우고, 이를 통해 세계시민으로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며,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 가기 위한 역할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게 하는 것으로 설정하였다.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으로 구성된 학급에서 한 학기동안 진행한 ‘세계시민교육 교과 융·복합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이번 호에서는 수업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다음 호에서는 본 수업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PART VIEW] 2019년 상반기 수업 이야기 올해 1학기 전반부 수업주제는 ‘정체성·자아존중감 → 타인에 대한 이해, 다름의 인정, 상호존중’ 이었다(표 1 참조). 첫 시간에 자신의 영어실력·만족도·필요성 등에 대한 자각 정도와 간단한 모의고사 유형의 지필평가를 활용하여 진단평가를 해보니 우리 학교 학생들은 영어 실력이 높은 학생들도 자신감이 매우 낮고, 영어 공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해외거주 경험이 많은 극상위권 학생들을 주변에서 보고 자라온 강남권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유창하지 못한 자신에 대해 기가 죽고, 자신감을 잃으면서 오히려 학습의욕이 꺾이는 경우가 많아서 타지역이라면 중간은 할 텐데 오히려 일찍부터 영어를 포기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 첫 수업의 교재는 영어라는 것이 시험성적대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례를 알려주는 TED Talk를 준비했다. ● 수업교재 ① _ TED Talk(테드 토크) 영어 레벨이 높아도 자신감이 없고 틀리지 않게 말하는 것에만 신경 쓰는 사람보다 레벨이 낮아도 자기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감 있게 소통하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내용의 연설이며, 다양하고 재미있는 여러 상황이 제시되어 있다. 이 연설을 배우는 학생들이 학교 영어시험에서 따지는 정확성에 대한 두려움으로 영어공부를 포기하지 않기를, 영어학습자로서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영어학습자의 자존감을 찾을 수 있기를, 영어성적이 부족한 친구를 무시하지 않기를, 그리고 언어가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라는 사실을 느끼기를 바라며 교재를 만들었다. 그런데 중간고사를 마치고 쓰게 한 성찰록에 바로 이 내용을 적은 학생이 있었다. 영상에 등장하는 ‘영어 레벨은 낮아도 자신감 있게 소통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는 인물’이 Faizal인데 ‘Faizal과는 달리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던 예전과는 다르게 이제는 자신감과 흥미가 생겨서 스스로 영어공부를 찾아서 할 정도가 되었다’라며 ‘수업 외적으로, 수업시간에 다룬 지문들이 제 생각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는 학생의 소감이었다. 영어라는 교과가 영어라는 언어 지식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교과를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도구이길 바라는 수업의도를 알아준 말이라 참으로 기특하고 고마웠다. ● 수업교재 ② _ The Rabbit and The Turtle, New Version(토끼와 거북이 새로운 버전) 두 번째 다룬 수업교재는 ‘The Rabbit and The Turtle, New Version’이다. 다들 알고 있는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의 새로운 버전으로, 자만한 토끼를 이긴 거북이를 보며 꾸준히 성실한 사람이 이긴다는 교훈을 얻는다는 원래 이야기에 뒤 이어 세 번의 경주를 더 하게 되는 내용이다. 경주에서 진 토끼는 자신이 재능이 있음에도 졌다는 사실이 분해서 다시 경주를 제안하고, 이번에는 잠들지 않아 당연히 이기게 된다. 그러자 이번에는 거북이가 곰곰이 생각한다. 지금의 경주 포맷에서는 자신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토끼에게 다른 루트로 경주해보자고 제안한다. 달리다 보니 결승점이 강 건너편이어서 토끼는 망연자실, 더 이상 진행을 못하고 느리게 오던 거북이는 유유히 강물을 쌩하니 헤엄쳐 건너가 이번에는 거북이가 이기게 된다. 이 경주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자기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알고, 자기에게 유리한 경주를 제안할 수 있어야 이긴다는 것이다.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토끼와 거북이는 여러 번의 경주를 하면서 각자가 잘하는 영역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마지막 경주를 하게 되는데, 육지에서는 토끼가 거북이를 업고 달리고 강물에서는 거북이가 토끼를 업고 헤엄쳐 갔더니 결과는 놀라웠다. 그 어떤 때보다 놀라운 성과, 신기록이 나왔고 둘은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이 부분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나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이든 모든 영역에서 우수할 수는 없으니 다른 사람의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도 알아서 함께 협업하는 팀워크가 바로 성공의 열쇠라는 것이다. 협업해야 한다. 서로 도우면서 살아야 한다는 백 마디 말보다 이런 교재로 수업을 하는 것이 훨씬 학생들에게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수업을 진행하면서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늘 토끼에게 유리한 경주장을 세팅해 두었으며, “토끼는 빠르다, 거북이는 느리다”라고 선언하지 않았는지 반성하였다. 거북이는 느린 것이 아니라 ‘물에서 빠른 것’인데 말이다. 우리가 학교에서 하고 있는 교육과 평가가 일방적으로 일부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었는지, 다양한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평가는 무엇인지 많이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 수업교재 ③ _ Multiple Intelligence(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 이어서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배운 후, 자신의 강점 지능 테스트를 하고 각각의 다른 강점지능에 따라 어떤 학습법이 도움이 되는지도 공부했다. 수업 평가하기 ● 평가 ① _ 초안 작성하기 이번 평가과정에서 새롭게 적용한 것은 초안 작성의 틀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예전에는 말로 설명하고, 학생들이 알아서 쓰게 했다면 이번에는 아예 문단을 네 부분으로 나누어 주고 서론과 본론, 결론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충분히 학습을 한 후 공간을 분할해 주었더니 학생들의 글이 좀 더 에세이 형식을 갖춘 글이 되었다. 학생들 글의 서론에서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질문들이 많이 등장하고 마무리에 자신들이 배운 내용을 요약·정리하는 등 결론다운 결론을 작성한 완성된 형태의 글이 예년보다 많아졌다. 학생들의 초안은 교사와 동료들의 피드백을 받은 후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다음 차시에 최종안을 다시 작성하게 되고, 최종 결과물뿐만 아니라 각 단계가 평가에 반영된다. 교사의 피드백은 상세하고 구체적인 것이 이상적이겠으나 너무 깊숙이 개입하는 것이 최종 결과물에 대한 형평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서 필자는 핵심적인 내용이 누락되어 있거나 크게 눈에 띄는 내용에 대해서만 글로 남겨주고 수정사항이 많은 경우는 직접 불러 이야기하기도 한다. 시간절약과 업무절감을 위해 잘한 학생들은 교사의 글 대신 칭찬스티커를 활용하기도 한다. ● 평가 ② _ 동료 평가(상호피드백) 동료의 글을 채점 기준표에 대입해서 읽어보며 평가해보고, 피드백을 주는 것은 본인의 역량 신장에 매우 도움이 되는 방법이므로 교육적 평가에서 꼭 필요한 단계이다. 하지만 항상 시간이 부족해서 제대로 하기 어렵고, 본교처럼 학생들의 학력격차가 큰 경우 상호피드백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글쓰기를 동일한 시간 내에 끝낸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끼리라도 교차점검 해보도록 하였다. 초안 작성과 피드백 점검 후 역시 수업시간 내에 최종안을 작성하고 대본 점검이 끝나면 내용을 외워 일주일 후 청중 앞에서 발표하는 말하기 평가를 하게 되는데, 이때 한 번 더 내용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본교는 학생들이 외부의 손길을 탈 가능성이 유난히 많은 지역이라 모든 평가는 수업 시간 중에 진행하려 하고 있어서 수업 시간 중에 작성한 대본과 똑같지 않으면 남이 수정해 줄 수 있는 여지가 있으므로 아예 수정 없이 그대로 외우게 하는게 어떨까 하는 논의도 있었다. 하지만 평가의 공정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평가과정을 통한 학생의 배움과 성장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말하기가 그대로 외우는 것보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대본의 원래 내용과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 조금씩 달리 표현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이번 수행평가를 하면서 같은 내용이어도 글로 만나는 학생과 말로 만나는 학생이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것도 느꼈다. 수업시간에 늘 떠들어서 수업을 방해하고 말대답을 해서 참 미웠던 학생인데 발표할 때 유창한 영어가 아니어도 생글생글 웃으며 적절한 손동작으로 청중의 주의를 모으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매력을 발산하니 글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장점이 보여서 흥미로웠다. ● 실제 학생 작품 소개 다음은 영어 성적이 중하위권인 학생의 글이다. 간혹 적절하지 않은 어휘의 선택이나 어색한 표현들이 보이지만, 네 문단의 글을 구조적으로 잘 써내려갔다. 도입부에서 “여러분, 똑똑해지고 싶은가요? 당신은 똑똑하고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똑똑합니다. 지능은 우리를 고유한 존재로 만드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유합니다. 그것이 이 발표에서 저와 제 파트너의 특별한 능력을 소개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라고 적었다. 매끄럽지 않지만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지가 잘 드러나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긍정적이고 예뻐서 다음에 이어질 글이 궁금해졌다. 서론에 인사만 한 줄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역시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가르치는 친절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성찰록 작성하기 중간고사 지필평가와 수행평가를 마치면서 학생들에게 성찰록을 작성하게 했다. 존 듀이가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대한 성찰을 통해 배운다고 말했듯이, 자기가 틀린 문항을 분석해보고 앞으로의 공부 방법, 현재까지 하고 있는 수행평가 준비도 등을 점검해 보도록 하는 것은 학습자의 메타인지역량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습현황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내가 학부모가 되어보니 내 아이의 학교생활이 매우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어떤 내용을 배우고 있는지, 아이의 수업태도는 어떤지, 어떤 것들을 평가하고 있고, 그런 것들을 꾸준히 성실하게 잘 준비하고는 있는지…. 아마 아들 가진 부모님들은 더 궁금하실 것 같았다. 그리고 사교육 비중이 워낙 높은 지역이라 수업시간에는 태도가 매우 안 좋고 열심히 하지 않는데 시험 성적은 좋은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 학생들의 경우 부모님들이 더더욱 아이가 잘하고 있으리라 믿고 학교생활기록부도 당연히 잘 적히리라 기대하고 있을 것 같아 상황을 미리 알려드리고 가정에서 함께 지도하여 아이의 학습태도를 조속히 개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예 다 포기한 학생들은 성찰록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고, 부모님 확인도 당연히 받아오지 않았고, 부모님 사인을 위조해 낸 학생들도 많았지만, 단 몇 명이라도 긍정적인 기회가 된다면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위로해본다. 세계시민교육 프로젝트 영어과 수업의 연간계획 막상 1학기 융합수업을 운영해보니 여러 교과가 서로 수업시기를 절묘하게 맞추기 어려웠고, 자아성찰이라는 주제를 짝과 공유하기 힘들었던 점 등 매끄럽게 서로 맞물려 진행되지 못했다. 하지만 같은 주제를 각 교과 방식으로 다루면서 학생들은 좀 더 깊이 있는 학습이 되었으리라 기대해본다. 1학기에 아쉬웠던 점들을 보완해서 2학기 수행평가는 여러 교과가 서로 도움이 되도록 구상하려고 한다. 올해 세계시민교육 프로젝트 영어과 수업의 연간계획은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은 학원 공화국이다. 그중에서도 대세는 역시 입시학원이다. 서울의 대치동, 목동, 중계동 등 대표적인 학원 밀집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도처에 입시학원들이 성시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학원들은 과연 언제부터 성행하게 되었을까? 사실 이에 대한 해답을 추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이러한 학원들이 성행하게 된 배경이 입시라는 점에 착안한다면, 결국 시험이 도입된 시대와 학원의 등장이 맞물릴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답은 바로 과거시험이 도입되었던 고려시대이다. 혹자는 고려시대에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학교가 있었을 것이고, 그곳을 중심으로 과거 준비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을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려시대에도 물론 학교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학교가 바로 국자감이다(국자감은 조선시대의 성균관과 같은 곳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최고 수준의 공교육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국자감에 학생들이 몰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려 성종 때 기록 중에는 학생들이 국자감에 적만 걸어두고 실제로 다니지 않는다는 탄식이 나온다. 문종 때는 국자감 학생들이 학업을 전폐하게 된 것은 교관에게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발견된다. 이처럼 국자감은 학생들의 기피로 인해 공동화(空洞化)되다시피 하였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렇다면 당시 학생들은 어디서 과거 공부를 했을까? 그곳은 바로 사설 교육기관이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12도(徒)였다. 여기서 ‘도’는 교습을 위해 사적으로 맺어진 교사와 학생들의 무리를 의미한다. 그런데 도는 일정한 공간에서 교습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결국 오늘날 학원과 같은 곳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이와 같은 무리가 12개가 있다고 하여 으레 ‘12도’로 불렸던 것이다(처음부터 12개의 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애초에는 한 개의 도로 출발했던 것이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자 앞을 다투어 도를 만들게 되어 나중에는 그 수가 12개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중에서 12도의 시초이자 가장 인기가 있었던 도는 최충(崔沖)이 만든 ‘문헌공도(文憲公徒)’였다. 당시 학생들이 12도에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12도가 과거 준비를 하는 데 유리했기 때문이었을 것임을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영하였길래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과거시험 대비 '12도'의 출현 기본적으로 12도의 정규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과거 합격을 목표로 수업을 운영하였다.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라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특별 행사들을 실시하였는데, 그중에서도 주목할만한 것은 바로 ‘하과(夏課)’였다. 하과란 매년 무더운 여름철이 되면 12도마다 시원한 절간에서 개최하였던 강습회로서, 오늘날 ‘썸머 특강’ 정도의 의미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하과 행사로는 먼저 특강 개최를 들 수가 있는데, 이 특강에 초빙된 강사는 바로 최근에 과거에 합격한 학생이었다. 이처럼 최근 합격생을 초빙하였던 이유는 이들의 시험 준비 경험이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당시 학생들이 선호했던 강사는 과거시험 출제 위원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 가능한데, 12도의 설립자들이 대체로 과거 시험관 출신이었기 때문에 평소 수업 때 이들로부터 지도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하과에서 이뤄졌던 행사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각촉부시(刻燭賦詩)’였다. 이것은 양초의 아랫부분에 금을 그어놓고 심지에 불을 붙여 양초가 그 금에 타들어 갈 때까지 부(賦)와 시(詩)를 짓게 했던 행사로서, 여기서 우수한 글을 지은 학생들 순서대로 방을 붙이고 잔치를 베풀어 주었다. 양초는 오늘날 시계의 역할을 한 것이고, 부와 시는 당시 과거시험 과목으로서, 쉽게 말해 각촉부시는 ‘모의고사’였던 것이다. 이처럼 12도에서는 과거시험에 최적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였음을 알 수가 있다. 이에 비해 당시 공교육을 대표하였던 국자감은 오직 과거시험 합격에 관심이 있었던 당시 학생들의 기대 수준에 못 미쳤다. 이 때문에 당시 국자감은 12도와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하였던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생들이 국자감에는 이름만 걸어 놓고 실제로는 12도에서 수학하려 했던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고려시대의 사교육 기관은 12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이것을 뒷받침하는 기록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고려도경(高麗圖經)」이다. 이 문헌은 당시 중국에서 사신으로 파견된 서긍이 고려에서 지내는 동안 보고 들었던 일들을 기록한 것으로서, 그중 고려의 사교육 기관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아래로는 민간 마을에 경관(經館)과 서사(書舍)가 두 셋씩 늘어서 있다. 그리하여 백성들의 자제로서 결혼하지 않은 자들이 무리 지어 지내면서 스승으로부터 경서를 배우고, 장성해서는 벗을 택해 각각 그 부류에 따라 절간에서 강습하고, 아래로 어린아이들에 이르기까지 마을 선생에게 글을 배운다. 아, 훌륭하도다. 서긍의 눈에 비친 당시 교육공간의 정체는 무엇인가? 먼저 민간 마을에 있었던 ‘경관’과 ‘서사’는 누가 보더라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학교가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사교육 기관이었음을 쉽게 유추할 수가 있다(‘경관’과 ‘서사’는 그 기관의 일반적인 명칭이라기보다는 단순히 교습기관의 의미로서 서긍이 임의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기관들이 앞서 살펴본 12도와 별개의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절간에서 강습한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12도를 다른 명칭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마을 선생에게 글을 배웠다는 기관은 12도와는 다른 별도의 교습기관이었을 것으로 판단이 된다. 이처럼 당시에는 어린아이부터 청년층까지의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사설 교육기관에서 과거 준비를 하였던 것임을 알 수가 있다. 중국이 아닌 조그만 변방 국가에서 이렇게 사설 교육기관들이 성황을 이뤘다는 사실은 서긍에게 충격을 넘어 감동으로 다가올 정도로 특별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고려시대에 과거 준비 교육이 사교육 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은 곧 당시의 공교육이 땅에 떨어진 상황이었음을 유감없이 드러내 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공교육이 침체되었던 것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관학(官學)의 경우 국가의 통치이념이었던 유교의 가치관을 학생들에게 내면화 한다는 명분으로 인해 학교에서 과거시험 합격을 위한 요령 위주의 교육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학교를 다니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 바로 과거 합격이었기 때문에 여기에 별 도움이 안 되는 관학은 기피될 수밖에 없었고, 그 대신 과거 합격을 목표로 교육을 운영하였던 사교육 기관으로 발길을 돌렸던 것이다. 이처럼 과거시험이 있는 한 공교육의 퇴락은 불가피한 것이었음을 알 수가 있다. 그 후 고려시대의 사교육 기관들은 조선시대로 들어서서도 그 명맥을 이어갔다. 고려시대의 관학과 마찬가지로 조선시대의 성균관, 사부학당, 향교와 같은 관학들 역시 과거시험과 관련하여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수험생들은 관학을 외면하고 사교육 기관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조선시대 사교육의 형태를 일률적으로 규정하기는 무리가 있겠지만, 대체로 강습자가 여러 학생들을 모아 놓고 가르치는 서당과 같은 형태가 일반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학설상으로는 서당을 조선 후기에 등장한 서민 교육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이전부터 보편적인 사교육의 형식으로 존재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앞서 살펴본 고려시대의 12도나 여타의 사교육 기관들 역시 이러한 서당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을 고려시대의 서당이라고 규정해도 크게 무리가 있을 것 같지 않으며, 오히려 이것이 고려시대 사교육 기관들의 성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도 든다(연구에 따르면 고려시대에도 ‘서당’이라는 명칭이 있었다). 조선시대 사설 사교육 기관은 '서당' 그렇다면 오늘날 서당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학원’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전제로 하여 반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지금의 학원의 전신은 조선시대 서당이며, 조선시대 서당의 전신은 고려시대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오늘날 학원의 원조는 바로 고려시대 서당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교육 기관의 흐름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고려시대 교육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사교육이고, 조선시대 역시 이와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오늘날은 어떤가?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입장에서는 공교육보다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결국 옛날이나 지금이나 우리의 교육은 사교육에 의존해 왔다는 얘기다. 그리고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교육도 사교육에 지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도 사교육은 수많은 교육문제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를 촉발시키는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의 우리 자녀들에게만큼은 사교육으로 인한 폐해로부터 자유롭게 해주어야 하겠다고 생각한다면, 이처럼 사교육이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닌 무려 1,000년 동안 누적되어온 문제였다는 엄중한 인식을 바탕으로 좀 더 절실한 마음가짐으로 이 문제에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