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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그림책 놀이수업으로 부리는 마법 (저자 김혜림, 율도국 펴냄, 248쪽, 1만5,000원) 학생에게 책을 어떻게 친숙하게 접근하게 할까 고민하던 현직 교사가 그림책을 통한 독서교육으로 효과를 거둔 비결을 공개한다. 주제에 맞는 책 선정부터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는 노하우·체험 등을 전달하고 있다. 교사나 학부모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독서지도안 35개와 놀이활동 140개가 수록됐다.
명화를 시로 읽다 (저자 천보숙, 출판사 마음시회 펴냄, 140쪽, 1만5,000원) 현직 초등교장이자 시인인 저자가 북송시대 소동파의 ‘화중유시, 시중유화’의 현실판을 그려냈다. 그는 한 학급에서 학생들이 명화 감상 후 시를 짓는, 융합교육 현장을 목격하고서 곧바로 ‘명화시’를 착안해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쌓아올린 작품 중 몇 편은 시전문지 마음시에서 특집으로 발표돼 호평을 받았다.
한글의 최전선, 지구촌 한글학교 스토리 (저자 박인기, 푸른사상 펴냄, 384쪽, 3만2,000원)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한글학교 교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국어교육학자인 박인기 경인교대 교수와 재외동포재단 전문위원 김봉섭 박사가 25명 한글학교 교장들의 이야기를 엮었다. 낯선 곳에서 오직 한국문화를 전파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임하는 교사들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보고, 듣고, 느끼고, 만지고, 만들고, 온몸으로 공예를 경험하는 공간이 탄생했다. 일상을 여미던 보자기, 환생을 염원하는 연꽃 방석, 소중한 물건을 담던 화각함에서, 길상의 마음을 담아 색동으로 지어 입힌 까치두루마기까지. 흩어지고 숨어있던 전국의 작품 2만여 점이 모셔진 곳. 낡은 유물함의 봉인이 해제되고 그들이 살아낸 과거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곳, ‘서울공예박물관’이다. 시간과 공간을 엮는 플랫폼, 공예박물관 박물관 자리는 예로부터 안동별궁이라 칭해지며 왕가의 저택과 왕실의 혼례공간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이곳은 세종이, 아들 영응대군을 위해 집을 짓고, 성종이 월산대군에게 하사하였으며, 1910년에는 환관들의 주거공간으로 사용되는 등 부침을 거듭하였다. 이후 1944년 개교한 풍문여고가 70년 역사를 뒤로하고 자곡동으로 이전을 결정하면서 이곳의 쓸모에 대한 치열한 논쟁은 점차 박물관으로 가닥을 잡게 되었다. 안국역 인근은 경복궁과 더불어 인사동 북촌 등에 인접해 있어 다양한 전통문화의 허브로 기능할 수 있는 곳이고, 가까운 종로일대는 조선시대에 수공예품을 만들어 관에 납품하던 ‘경공장’들이 즐비했었기에 역사적 가치 또한 엄연한 곳이다. 박물관 건립을 고민하던 서울시는 이곳 풍문여고 자리가 박물관의 정체성에 매우 적합하다 판단하였다. 5년간의 공사 끝에 2021년 한국 최초의 공립 공예박물관이자 시간과 공간을 엮는 플랫폼 ‘서울공예박물관’이 탄생한 것이다. 당신이 이곳의 주인입니다. 서울공예박물관에는 문과 담장이 없다. 안국동 대로 건너편에서 바라보기에도 입구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안국역 1번 출구 또는 감고당 길에서도 입장이 가능한 이곳은 담이 없는 까닭에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더라도 산책이 가능하며, 시민들의 들고남이 자유롭다. 골목길의 폐쇄성을 순화하여 시야를 확보하고 진입장벽을 없애 공예박물관이 갖는 도시재생의 의미를 배가시켰다. 마치 ‘당신이 이곳의 주인이랍니다’라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관람객의 동선을 통제하지 않는 자유로움에도 불구하고 작품 훼손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다. 이와 같은 결정은 시민들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자리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물관은 풍문여고의 기존 5개동에 안내동과 한옥공간을 포함 총 7개 동에 이르는 모든 건물이 400년 된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사전가직물관·아트리움·본관·교육관·동관·관리동 등 각기 다른 형태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마당 안에 들어서면 스툴 하나가 45kg에 달하는 이강효 작가의 ‘휴식, 사유, 소통의 분청의자’ 세트가 먼저 눈에 띈다. 아직은 수줍은 어린나무 아래 무심한 듯 놓인 분청들은 감상품이자 실용품이다. “작품을 두려워하지 말고 시민들이 앉아 쉬면서 감상해 주면 좋겠다”는 작가의 바람을 아이들은 아는가 보다. 시키지 않는데 누구라도 관람 후 이곳에 앉아본다. 창작의욕에 불 지피는 체험활동 가능한 어린이 공예마을 학생들과 함께 체험활동이 가능한 교육동은 외벽을 테라코타의 띠줄로 마감한 원통형 건물로, 2·3층에는 어린이 ‘공예마을’이 있다. 2층에서는 철물·그릇·가구 공방체험이, 3층에서는 옷과 모두(모든 것이라는 뜻) 공방체험이 이루어진다. 특히 우리 교육현장 여건상 부족한 노작활동이 다양한 형태로 가능하여 이곳에 들어서는 아이들은 작은 작품부터 예술성 가득 담긴 작품까지 무엇이든 완성해 낸다.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고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보호자나 선생님과 함께(12세 이하) 입장해야 활동이 가능하다. 공예체험은 만드는 과정도 물론이거니와 안전하게 활동하며 공예도구를 제자리에 정리하는 습관, 친구들과 어울리며 배려하는 마음, 도구와 작품을 소중히 다루는 태도까지 함께 배울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수 있다. 교육동 옥상의 전망대에서는 안국동·종로·송현동과 그 뒤를 두르는 인왕산·안산, 덕성여고 뒤 북악산·북한산까지 두루 둘러볼 수 있다. 한평생 공예와 살고 지고 이제 박물관 관람의 본편을 시작해 보자. 박물관 상설전시의 2개 콘셉트는 역사와 직물이다. 고대부터 근대까지 광석·흙·나무·전복껍질 등이 장인의 손에서 금속공예와 도자기·나전칠기로 새롭게 탄생하는 과정과 더불어 독창성과 예술미, 치열한 장인정신이 만나 쌓아 올린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조선시대 장인들은 어린 시절 도제를 거쳐 한평생을 공예와 함께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는 양자를 들이거나 제자를 자식으로 받아들여 업을 잇기도 하였다. 목공·도자·농기구에서 신발·갓에 이르기까지, 국중 연회에서 서민제사까지 그들의 손길이 안 미치는 곳이 없었다. 3동 3층의 상설전시는 ‘보자기, 일상을 감싸다’이다. 보자기는 삼국시대 육가야 시조설화에 등장한 홍폭(紅幅)에서 지금까지 무려 1,700여 년 이상 활약하였다. 보자기·포대기·보자 등의 이름으로 전국팔도 궁중과 귀족·평민 등 그 일상적 활약이 팔방미인이었다. 보자기는 청·홍·오색의 다양한 색상과 예술성에, 조형적 배치와 독보적인 컬러감으로 두루두루 일상을 감싸 안았다. 그러나 지금은 쇼핑백과 캐리어에 밀려 거의 소멸에 이르러 있다. 최근 나이키 제품 중 신발의 뒤축과 안쪽, 밑창에 귀여운 원앙 캐릭터가 프린트 되어 있는 제품이 출시되어 화제가 된 바 있다. 깜찍하게도 운동화를 감싸고 있는 속지가 한국의 청·홍색 보자기와 같은 모습이었다. 자긍심과 부끄러움이 동시에 밀려드는 대목이었다. 보따리 할배가 모은 자수, 꽃이 피다 서울공예박물관에는 평생 ‘보따리 할배’라 불리던 어떤 이의 일생이 담겨 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전쟁에 참전, 공훈 화랑무공훈장도 받았다. 이후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며 도자기를 보러 다니다 보자기와 자수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남들이 내팽개친 것도 내 눈에는 참 예쁘게 보였다”니 일상에서 예술을 보는 심미안을 타고났을지 모른다. 그는해외로 반출되는 우리 것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이후 자수는 물론 자수를 싼 보자기에 주목하기 시작해 치과의사인 아내와 함께 40년 수집가의 인생이 시작되었다. 그의 이름은 ‘보따리 할배’라 불리우는 허동화 선생. 구운몽 병풍 하나를 구하는 데는 10년 동안 정성을 들였다고 한다. 이렇게 쌓여간 그들의 수집활동은 보자기와 흉배·꽃신·수저집에서 방석과 꽃버선 등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그의 소장품 5,129점은 서울시에 기증되어 2021년 서울공예박물관 직물관이 탄생하였다. ‘자수, 꽃이 피다’는 상설전시관 2층의 콘셉트다. ‘~이 피다’, ‘~을 감싸다’와 같은 표현에서는 언어의 우아함이 배어난다. 모국어 사용자만이 감지할 수 있는 따뜻함과 배려가 묻어나는 문장이다. 이곳에서는 화려한 색실과 솜씨의 향연이 펼쳐진다. ‘자황색·담자색·치자색·흑록색·추향색·옥색·소색’ 색깔 못지않게 이름이 어여쁘다. 이제 치자로 물을 들여 염색하지 않으니 치자색이라 이름하지 않고, 가을 분위기는 추향이라 표현하지 않는다. 물건과 풍습이 사라지니 언어도 사라져 간다. 색색가지 수실의 아름다움과 이름은 여기 남겨진 이곳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조선여인의 여문 손끝으로 만들어낸 색색가지 작품들에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어린아이가 입었을 법한 두루마기, 색동 자투리 천의 소매가 어찌나 앙증맞고 예쁜지 관람 학생들의 수다가 한창이다. 섣달그믐에 아이들에게 입혀 ‘까치두루마기’란 이름을 갖게 되었단다. ‘우주 삼라만상이 가진 아름다운 색으로, 길하고 상서로운 기를 받고, 장수와 영화를 기원하며’ 아기들에게 지어 입혔다 하니 그 마음만으로도 아기는 무병장수하리라. 과거를 넘나드는 시간여행의 문, 아이들의 미래를 꿈꾸게 하다. 전시3동 4층의 ‘보이는 수장고’와 ‘보존 과학실’은 학생들에게 미래의 직업 중 하나를 보여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보이는 수장고에는 자수품·보자기 같은 작품들과 이름을 대면 알만한 1세대 패션 디자이너들의 의상작품 6,000여 점이 보관되어 있다. 보존과학실은 손상된 작품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거나 보존 처리작업을 수행하는 곳이다. 창 너머로 학예연구사들의 작업하는 모습을 볼수 있다. 서울공예박물관을 돌아보는 시간은 감동의 연속이다. 무엇보다 공예박물관은 민속박물관임에도 옛것에 침잠하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있다. 일단 아날로그적 정서를 진심에 담아낸 뛰어난 솜씨의 큐레이팅은 박수를 보내고 싶을 만큼 탁월하다. 자수코너에서는 자수의 본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고, 수를 놓는 순서는 어린 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으로 설명해 놓았다. 곳곳에 자리한 디지털 미디어 교육자료와 함께 전시해설·유물탐색·동선을 안내하는 스마트기기인 ‘크래프트 아이’는 사뭇 미래적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체험코너와 음성안내 기기는 재미있고, 교육적이며, 편리하게 꾸며져 있어 전시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리면서도 관람자에 대한 배려가 가득하다. 역사와 전통을 배우고, 조상들이 아로새긴 미감을 체험하며, 우리 것을 바탕으로 세계와 미래를 꿈꾸게 할 수 있는 곳, 소녀들의 웃음소리 가득하던 교문이 사라진 자리는,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현재로 누구나 무시로 넘나드는 시간여행의 문이 되었다.
몰디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푸른 바다 위 신기루처럼 떠 있는 섬. 그리고 그 섬 하나를 온전히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리조트. 우리가 생각하는 낙원의 풍경에 가장 가까운 곳. 하지만 멀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거쳐 몰디브 말레공항에 도착하기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 말레공항에 도착하기도 쉽지 않았다. 활주로에 착륙하기 직전 비행기는 급상승했다. 폭우와 거센 바람으로 복행 지시를 받은 것. 할 수 없이 하늘을 약 1시간 30분 동안 맴돌아야 했다. 말레공항 대기실에 발이 묶여 기다리길 또 두 시간. 마침내 우여곡절 끝에 리조트로 가는 수상비행기가 출발했다. 몰디브는 대부분 섬 하나를 리조트 하나가 통째로 차지하는데 여행자들은 스피드보트와 수상비행기 등을 이용해 목적지 리조트로 간다. 이번 일정에 머무르기로 한 리조트는 수상비행기로 약 25분 거리에 떨어진 콘스탄스호텔 체인의 ‘할라베리’와 ‘무푸시’ 두 곳이다. 몰디브는 엄격한 이슬람 국가다. 인구의 99%가 무슬림이다. 「헌법」은 ‘무슬림이 아니면 몰디브 시민이 안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몰디브인은 성경책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극형에 처해질 수 있다. 관광객 역시 성경책을 갖고 다닐 수 없다. 돼지고기와 술은 당연히 금지. 수영복을 입을 수도 없다. 하지만 리조트 내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수영복을 입고 돼지고기 요리에 와인을 마셔도 된다. 여행자를 압도하는 아름다운 풍경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도착한 콘스탄스 할라베리 리조트는 그간의 수고를 모두 날려 버릴 만큼 압도적인 풍광을 자랑했다. 너무나 찬란해서 눈 뜨기가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는 지금까지의 지독한 20시간 여정을 2초 만에 포맷시켜 버렸다. 배에서 내려 에메랄드빛 라군 위로 지어진 워터빌라로 가는 나무 데크 길을 걷고 있으니, 몰디브에 왜 진작 오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세상에는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 많은데 나는 서울에서 단지 살기 위해 아등바등 애쓰고 있었구나. 역시 인생의 목적은 일이 아니라 놀기 위한 데 있다. 일찍이 아시아를 탐험했던 마르코 폴로는 몰디브를 ‘인도양의 꽃’이라고 칭했다. 그냥 흔한 섬나라가 아니다. 해마다 백만 명이 코발트블루의 지상낙원을 경험하기 위해 몰려든다. 몰디브는 스리랑카 남서쪽으로 650km 지점 인도양 한가운데 뿌려진 산호섬 1,192개로 이루어져 있다. 몰디브를 ‘꽃의 섬’이라고 하는데 이는 몰디브 구역을 나누는 ‘아톨(Atol)’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고리모양의 산호초 때문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반지 고리모양의 산호초 섬을 상상하면 된다. 이 거대한 산호초를 이정표 삼아 몰디브는 총 26개, 행정구역상으로는 19개 지역으로 구분한다. 몰디브는 섬 하나를 하나의 리조트로 개발하는 ‘1 아일랜드 1 리조트’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모두 100여 개의 섬에 리조트가 들어서 있다. 콘스탄스 할라베리 리조트도 그중 하나다. 리조트에서는 오직 ‘놀고, 먹고, 쉬는 일’ 외에는 할 일이 없다. 마을도 없고 시장도 없다. 여행객과 리조트 직원 딱 두 종류의 사람만이 있다. 하루 세끼 모두를 리조트에서 먹고, 리조트 내에서 놀아야 한다. 스노클링과 윈드서핑 등 해양레포츠를 즐기거나, 온종일 백사장에 누워 책을 읽어도 좋다.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 돌고래 워칭을 해도 된다. 와인 테이스팅을 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다. 시간이 가는 게 아까울 정도다. 하루만 더 있고 싶다는 마음이 날이 갈수록 커진다. 가장 즐거운 경험은 스노클링이다. 굳이 배를 타고 나갈 필요가 없다. 방문을 열고 나무 계단 몇 개를 내려가면 된다. 워터빌라 앞에서 조금만 헤엄쳐 나가면 라군이 끝나고 리프가 시작되는 경계점. 리프는 해저 지면이 낭떠러지처럼 급격히 깊어지는 곳을 일컫는다. 멀리서 보면 갑자기 바다색이 짙푸르게 변하는 곳이 바로 리프가 시작되는 곳이다. 이곳에 접어들면 산호 군락 속에 숨어 사는 작은 열대어와 리프 너머에 모여 있는 물고기 떼가 다가온다. 바다거북과 직접 눈을 맞출 수도 있다. 지켜야 할 수칙들도 있다. 산호초 밟기, 침전물 휘젓기, 해양생물 만지거나 뒤쫓기, 물고기 먹이 등이 금지된다. 모두 한글로 안내된다. 리조트에서 무료로 빌릴 수 있는 스노클링 장비를 갖추고 있다. 가서 방 번호와 이름만 대면 아무 때나 빌릴 수 있다. 그마저도 귀찮으면 방 앞에 위치한 테라스에 있는 프라이빗 인피니티 풀에 들어가면 된다. 혼자서도 넉넉하게 즐길 만큼 넓어 굳이 리조트 메인 수영장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시간이 가는 게 아깝게 느껴지는 곳 콘스탄스 무푸시에서 스피드보트로 약 20분 떨어진 ‘콘스탄스 무푸시’는 ‘올 인클루시브’(all-inclusive)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조트다. 술을 포함해 각종 음료·스낵·음식이 무료로 제공된다. 콘스탄스 할라베리와 같은 호텔사이지만, 조금은 젊고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선착장에 내리면 입구의 작은 팻말이 시선을 잡아끈다. ‘No News, No Shoes’라고 적혀있다. 천국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으로 이보다 적합한 말은 없는 것 같다. 리셉션에 도착하면 직원들이 신발 담을 주머니와 슬리퍼를 갖다 준다. 리조트 매니저는 슬리퍼도 번거롭다고 말한다. “맨발로 다니는 것이 제일 편하고 자유로워요. 천국은 신발을 신지 않아도 되는 곳이죠.” 실제로 몇 시간만 맨발로 다니다 보면 신발이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발에 밟히는 것은 모래의 감각이 오히려 편하다. 뛸 일도 빨리 걸을 일도 없다. 햇살에 달궈진 길바닥이 뜨겁다면 곳곳에 놓인 물대야에서 바가지로 발에 물을 뿌리면 된다. 객실은 할라베리와 크게 다를 것 없다. 바다 위 떠 있는 수상 방갈로 형태의 워터빌라다. 할라베리보다는 작지만 그만큼 아늑하다. 테라스에 딸린 계단으로 내려가면 바로 바다로 이어진다. 할라베리와는 또 다른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오후 6시면 해변에 자리한 바에서 칵테일 클래스가 열린다. 바텐더가 자리를 세팅하면 누구나 가서 칵테일을 만들어 마실 수 있다. ‘명예 바텐더 증명서’까지 발급해 준다. 각각 만든 칵테일을 비교하며 마시는 재미가 있다. 밤에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파티가 열린다. 아찔한 불쇼도 볼거리. 무푸시 리조트에서는 한층 더 짜릿한 스노클링을 해볼 수 있다. 리조트에서 배를 타고 약 20분가량 떨어진 섬으로 간다. 배가 멈추면 참여객들은 일제히 스노클링 장비를 갖춰 입고, 깊이가 가늠 안 되는 바닷속으로 뛰어든다. 눈앞에는 영화 니모를 찾아서보다 더한 장면이 펼쳐진다. 산호초 사이를 다니는 니모(흰동가리)와 도리(블루 탱)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물고기. 어느새 바다거북이 눈앞에 다가온다. 1m 가까이 되는 거북이 헤엄치는 모습은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하지만 거북에 손을 대는 것은 금물이다. 돌고래 워칭도 해볼 수 있다. 돌고래는 몰디브에선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이지만, 서울의 콘크리트 숲에서 온 여행자들에겐 탄성을 불러일으키는 신비한 존재다. 배 옆구리를 따라 함께 달리는 돌고래를 보며 여행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른다. 몰디브에서의 하루 일과는 이랬다. 새벽 6시 30분 일어난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붉은 아침빛이 눈을 뜨게 만든다. 차가운 생수를 마시고 발코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발코니 앞은 바다. 발코니 끝에 바다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에 앉아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해가 뜨는 걸 지켜본다. 이마가 붉게 물들 때쯤이면 작은 상어 몇 마리가 다가와 놀다 간다. 그리고 다시 침대로 돌아와 잔다. 아침 아홉 시면 아침을 먹고 오전 내내 스노클링을 한다. 점심을 먹고 낮잠. 오후에는 다시 스노클링을 하든지 마사지를 받는다. 늦은 오후에는 잘 구워진 오징어와 참치를 먹으며 샴페인을 마신다. 그러다 보면 해가 진다. 저녁이 와서 해변이 보랏빛으로 물들고, 차가운 맥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살면서 이런 날도 며칠쯤은 있어야지. 어쩌면 여행은 생을 잊는 그리고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지도 모른다.
명품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 프랑스혁명이 벌어지자 군중들은 왕과 가족들을 단두대로 끌고 가 처형했다. 왕이라는 계급이 사라지는 거대한 사건이었지만, 왕의 자리를 대신하는 권력자들은 계속 등장했다. 돈을 가진 새로운 계급들은 권력을 갈망했다. 왕을 영어로 ‘Royal’이라고 표현하는데, 프랑스어로는 ‘완벽한’, ‘위엄 있는’ 뜻도 가지고 있다. 신흥부자들은 왕을 끌어내린 시민계급만큼 교양이나 가문의 전통이 부족하다는 열등감을 가졌다. 그래서 이들은 남들이 나를 존경해주고, 위엄을 갖기를 바랬다. 그것을 돈으로 말이다. 과거 왕실 가문에 납품하던 보석상 까르띠에, 마구상 에르메스, 가방 루이뷔통 등은 이제 왕실에 납품하는 대신 그들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판다. 왕실과 귀족이 쓰던 그 물건, 서민들은 가질 수 없었던 그 비싼 물건을 사서 몸에 두르면 나를 위엄 있게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심리가 명품시장을 만들었다. 결국 이들은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브랜드를 사는 것이다. 과거 미국광고에서 ‘사랑하는 연인에게 다이아몬드를’이라는 문구 하나로 다이아몬드는 엄청난 가격상승을 이뤘고, 이 회사는 돈방석에 올라앉았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라면 비싼 다이아몬드를 사야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다는 공식을 적용한 것이다. 우리가 남들에게 존경받고, 위엄을 갖추고, 사랑하는 연인과 결혼하는 것에는 이런 제품과 연관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런 마케팅 비법은 돈을 쓸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게 만들었다. 그래서 지금도 명품시장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스토리가 명품이 될 수도 있다. 샤넬이라는 브랜드는 ‘Royal’을 가지지 않은 명품 브랜드다. 가브리엘 샤넬은 미천한 출신으로 시작해 사교모임에서 패션능력을 인정받으며 의류브랜드를 론칭했고, 이후에는 그녀의 스토리가 브랜드를 명품으로 이끌었다. 스타처럼 대중에게 인기를 얻는 CEO가 스토리로 브랜드를 만드는 기업은 그만큼 CEO 리스크도 크지만, 광고비를 아끼고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항상 검은 티에 청바지와 운동화를 신고 대중에게 나타난 스티브 잡스와 톡톡 튀는 행동으로 대중의 이목을 받는 일론 머스크 등은 샤넬의 기법을 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짝퉁은 왜 탄생하는 것일까? 명품이 유행하면 모조품 시장도 같이 유행한다. 돈은 없지만 명품을 갖고 싶다는 욕망과 일반 제품보다 가격을 더 받을 수 있다는 판매자의 욕망이 만나서 모조품 시장을 이룬다. 500만 원짜리 가방의 S급 가품은 200만 원에 육박함에도 불구하고 팔리고 있다. 이런 것과 별개로 경제학 관점에서 보는 모조품 시장은 그 나라 주식투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모조품 시장이 가장 먼저 유행한 곳은 미국이었다. 세계 1차 대전 이후 번영하는 미국경제로 인해 유럽의 명품제품들이 미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하고, 모조품도 같이 유행을 했다. 그다음은 6·25전쟁과 베트남전쟁 이후 경제가 급성장한 일본에서 모조품 시장이 크게 유행했고, 그다음은 한국, 지금은 중국에서 모조품 시장이 유행하고 있다. 즉 그 나라의 경제가 급성장할 때, 명품 시장과 모조품 시장이 같이 성장한다. 그만큼 사람들이 명품구입에 돈을 지불할 능력이 생긴다는 것으로 그 나라 GDP 성장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모조품 시장이 유행할 국가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명품은 변신한다. 이탈리아 브랜드 중 구찌(GUCCI)라는 브랜드가 있다. 위기가 올 때마다 총괄 디자이너를 영입하면서 위기를 탈출한 브랜드다. 첫 위기에는 미국 냄새 물씬 나는 톰 포드를 영입해서 브랜드를 대중화시켰다. 이때는 미국경제가 좋던 시절로 미국 스타일로 만들어 매출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색채를 많이 잃어버렸다. 그 후 영입한 디자이너는 액세서리 라인을 맡았던 프리다 지아니니다. 이탈리아 색으로 돌아왔지만, 세계 시장에서 성장을 잃었다. 2015년 새로운 총괄 디자이너로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등장했다. 그는 기존의 구찌 패턴에 동물과 화려한 꽃무늬를 입혔다. 지금은 흔히 볼 수 있지만, 명품 고유의 패턴에 새로운 그림들을 입힌다는 것은 굉장한 모험이었다. 그리고 구찌를 보유한 프랑스 주식 케링은 2016년부터 5년간 주가가 7배나 오른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 패턴은 기존 패턴의 올드함을 지웠다. 생동감·열정·귀여움을 선사하며 좀 더 젊은 층의 사랑을 받게 되고, 젊은 명품으로 도약한다. 그리고 이 디자인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었다. 이 당시 중국 관광객 수가 급성장하고, 중국의 GDP도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에 맞춰서 브랜드를 변신시키자 신흥부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중국에서 히트를 치게 된 것이다. 톰 포드가 당시 미국의 경제성장을 보고 미국을 타깃으로 했다면, 미켈레는 중국을 타깃으로 잡아 브랜드를 성장시킨 것이다. 두 번째 변신은 미키마우스처럼 10대가 좋아할 만한 캐릭터·브랜드와 콜라보를 한 것이다.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구찌 반팔 티셔츠는 200만 원이 넘는다. 이것을 입고 다니는 10대가 한 명 존재하게 되면 또래 친구들에게 구찌를 광고하는 효과를 낳는다. 그리고 20대가 되고 30대가 되어도 그 브랜드를 사랑하는 충성고객으로 만들게 된다. 이렇게 미래 고객에 대한 투자도 확실히 하면서 성장성을 확보한다. 명품 주식은 한국·미국에 없다? 명품브랜드는 우리가 줄줄이 외우고 있지만, 주변에 명품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 이유가 명품은 유럽에서 탄생했고, 유럽 증시에 상장했기 때문이다. 유럽은 자존심이 강하다. 특히 유럽의 명품은 더 자존심이 강하고, 미국 증시에 상장하지 않은 이유가 됐다. LVMH라는 그룹은 명품브랜드를 하나씩 사 모으면서 루이비통을 포함해 다양한 명품을 보유한 그룹이 되었다. 케어링(Kering)이라는 그룹은 구찌를 포함해 다양한 명품브랜드를 보유하며 양대산맥을 이뤘다. 가방을 사려면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도 LVMH·케어링 그룹과 같이 프랑스 증시에 상장해 있다.
까마중이 익어가고 있다. 푸른 잎 사이에서 작은 꽃들이 꽃잎을 날렵하게 뒤로 제치며 노란 꽃술을 내밀고 있고, 한쪽에서는 열매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벌써 따 먹고 싶을 만큼 검게 익은 열매들도 많다. 어린 시절 좀 산다는 집도 세끼 밥 외에는 아이들에게 간식거리를 줄 형편이 아니었다. 방학 때는 점심을 따로 준비하지 않는 집들이 많았다. 요즘 아이들이 먹는 피자나 치킨 같은 것은 구경조차 못 했다. 어쩌다 어머니가 감자·고구마·옥수수를 쪄주면 허겁지겁 먹었다. 그 시절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먹을거리 중 하나가 까마중이었다. 집 뒤안이나 밭가에 흔했던 까마중은 한여름 까만 열매를 달고 있었고, 그런대로 달콤한 것이 먹을 만했다. 어릴 적 우리 동네에서는 ‘먹때왈’이라고 불렀다. 산딸기를 ‘때왈’이라고 했는데, 먹때왈은 검은 딸기라는 뜻인 것 같다. 익은 것을 다 따먹어도 며칠 후면 다시 까만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봄에는 아카시아꽃과 삘기(여러해살이풀인 띠의 어린 꽃이삭이 밖으로 나오기 전에 연한 상태인 것)를 따먹었다. 언덕이나 밭가에 많은 삘기를 까서 먹으면 향긋하고 달짝지근했다. 삘기는 쇠면 먹지 못하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잠깐이었다. 뽕나무밭에 들어가 오디(뽕나무 열매)를 따먹기도 했다. 그러나 뽕밭 주인에게 들키면 혼났기 때문에 항상 주위를 경계하면서 따먹어야 했다. 여름에 산에 가면 산딸기가 지천으로 있었다. 우리 집 남매들은 여름에 밭에서 일하다 쉴 때 모두 산으로 들어가 산딸기를 따 먹었다. 우리 밭 옆에는 제법 우거진 산이 있었고, 오솔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여름 내내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산딸기밭이 있었다. 황석영의 단편 아우를 위하여에서 어린 시절 추억의 먹을거리인 까마중을 발견하고 반가웠다. 서울 영등포의 먼지 나는 공장 뒷길을 배경으로 한 단편인데도 까마중이 나왔다. 너, 영등포의 먼지 나는 공장 뒷길들이 생각나니. 생각날 거야, 너두 그 학교를 다녔으니까. 아침마다 군복이나 물 빠진 푸른 작업복 상의를 걸친 아저씨들이 한쪽 손에 반찬 국물의 얼룩이 밴 도시락 보자기를 들고 공장 담 아래를 줄이어 밀려가곤 했지. 우리 아버지두 그 틈에 있었을 거야. 참, 그땔 생각하면 제일 먼저 까마중 열매가 떠오른다. 폭격에 부서져 철길 옆에 넘어진 기차 화통의 은밀한 구석에 잡초가 물풀처럼 총총히 얽혀서 자라구 있었잖아. 그 틈에서 우리는 곧잘 까마중을 찾아내곤 했었다. 먼지를 닥지닥지 쓰고 열린 까마중 열매가 제법 달콤한 맛으로 유혹해서는 한 시간씩이나 지각하게 만들었다. 작가도 어린 시절 까마중을 따 먹은 추억이 있는 모양이다. 아우를 위하여는 군에 입대한 아우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취한다. 화자는 편지에서 19년 전 자신이 열한 살 때 교실에서 벌어진 일을 회상하고 있다. 수복된 지 수년이 지나 ‘나’는 피난지 부산에서 서울로 전학을 온다. 그 반 담임 메뚜기 선생은 늘 교실을 비우는 등 학생들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 와중에 이영래라는 학생이 전학을 와서 반을 장악하고 횡포를 부린다. 요즘 말로 하면 영래는 ‘일진’이다. 그런데 사범학교 졸업반 여자 교생은 영래의 횡포를 눈치 채고 “한 사람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면 여럿이서 고쳐줘야 해요. 그냥 모른 체하면 모두 다 함께 나쁜 사람들입니다”라고 은근히 학생들을 책망한다. 영래 패거리는 교생을 미워하면서 수업 중에 교생을 모욕하는 쪽지를 돌리지만, 나는 이를 거부하고 반 아이들과 합세해 그들을 제압하는 것이 소설의 줄거리다. 우리들이 학교 다닐 때 남학생 교실에서 힘센 아이가 교실을 장악하고 횡포를 부리는 일은 흔했다. 그런 흔한 이야기로 독재가 부당한 권력을 휘두르는 현실을 풍자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향까지 제시한 작가의 역량이 놀랍고도 부럽다. 짧은 단편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아우를 위하여를 읽으면 자연스럽게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 떠오른다. 문제 많은 초등학교 고학년 교실에 젊은 교사가 부임해 민주주의를 가르치면서 문제를 해소하는 과정이 유사하다. 그러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한병태는 엄석대에게 저항하다 굴복해 엄석대 왕국에서 권력의 단맛을 즐기지만, 아우를 위하여 주인공은 굴복하는 과정 없이 아이들과 함께 스스로 영래 패거리를 제압하는 점이 다르다. 승려의 머리를 닮은 까만 열매, 까마중 까마중은 가지과 식물로, 까맣게 익은 열매가 승려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까마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산이나 집 주변, 밭·개울가, 아파트 화단 등 사람이 사는 곳 주변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시골은 물론 도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전 세계의 온대와 열대에 널리 분포하고, 우리나라에는 벼와 함께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높이 20∼90cm로 자라고, 가지가 옆으로 많이 퍼져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를 이룬다. 꽃은 5~10월 마디와 마디 사이에서 3~8송이씩 하얗게 핀다. 탱글탱글한 검은 열매는 흑진주처럼 생겨 예쁘다. 7월쯤부터 검고 둥글게 익는데, 단맛이 나지만 약간 독성이 있으니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풀 전체를 캐서 말린 것을 ‘용규’라고 하여 감기·만성기관지염·신장염·고혈압·황달·종기·암 등에 처방한다. 까마중과 비슷한 미국까마중도 있다. 꽃이 2~5개 정도로 적게 달리고 꽃이 연한 자주색으로 피고, 열매에 광택이 있는 것이 다르다. 미국까마중은 이름처럼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미국까마중만 아니라 감자·가지·토마토·배풍등 등도 까마중과 같은 속(Solanum)인 것이 놀랍다. 어릴 때는 까마중이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다. 동네 애들이 보이는 대로 따 먹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동네 외진 곳에 있는 까마중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몰래 따 먹곤 했다. 먹다 보면 입과 손 주변에 검은 얼룩이 생기곤 했다. 그런데 요즘엔 도심 공터나 화단에도 까마중이 잡초처럼 흔하지만 따먹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매연 등에 찌들어 먹을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 고향집에 갔을 때 딸들에게 그 맛을 알려주려고 까마중을 따서 먹어보라고 했다. 그런데 한 번 입에 넣더니 인상을 찡그리고 다시는 먹으려 하지 않았다. 나도 다시 먹어보니 밍밍한 것이 예전 맛은 아니었다. 내 입맛도 변해버린 모양이다.
핸드볼 공처럼 생긴 형형색색 드론이 하늘을 난다. 스카이킥이라 불리는 드론이 공간을 수놓는가 싶더니 10m쯤 떨어진 둥근 골대를 자유자재로 들락거린다. 여기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공업고등학교 드론실습실. 방학을 맞아 공동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인근 특성화고 학생 13여 명이 드론수업을 받고 있다. 제대로 된 드론수업을 학원에서 받으려면 수강료만 60~200만 원 가량이 들지만, 이곳에선 서울시교육청 지원으로 전액 무료다. 게다가 서울공고는 전국에 단 6개뿐인 드론비행장을 갖추고 있다. 교사들 역시 드론지도자(교관) 자격증을 취득, 직접 가르치고 있어 교육효과 또한 탁월하다. 학생들이 몰려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드론실습장에서 만난 박형모 교사는 “신기술 육성정책에 공을 들이는 서울시교육청과 이를 위한 학교장의 적극적인 교육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전문적 역량을 갖춘 교사들이 삼위일체를 이룬 미래교육의 현장”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한국 직업교육 발상지 … 국내 최대 규모 특성화고로 우뚝 시대를 앞서가는 서울공고는 지난 1899년 대한제국 고종황제의 칙령에 의해 관립 상공학교로 설립됐다. 올해로 12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직업교육의 발상지이다. 명성에 걸맞게 지난 2016년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로 지정된 데 이어 2019년부터 고교학점제 교육과정연구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개설된 학과만 12개. 공업고등학교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나노시대의 초정밀부품을 생산하는 전문기술인을 양성하는 정밀기계과, 자동차·건설기계·수입자동차 정비 분야 베스트 인재를 기르는 자동차과, 바이오기술 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바이오공학과, 사출금형분야 현장 실무능력을 갖추는 신소재금형과 등이 있다. 또 천재 테슬라를 꿈꾸는 전기전자과, 텍스타일 디자인분야 전문가를 기르는 섬유디자인과, 플랜트산업의 혁신적 메이커 산업설비과, 미래 녹색산업을 이끄는 신재생에너지과, 21세기 그래픽 융합시대를 선도하는 그래픽아트과 등도 주목받는다. 이와 더불어 자동제어 전문가를 양성하는 스마트자동차과, 건설·기술인력을 양성하는 토목건축과, 세라믹 재료를 이용한 도자제품 전문가를 양성하는 세라믹아트과도 서울공고를 이끄는 주역들이다. 미래기술교육센터 운영, 스마트팩토리 등 신산업 인재 양성 인공지능시대를 맞아 첨단 신산업 분야 인재양성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은 서울공고는 올해부터 미래기술교육센터를 중심으로 특화된 교육에 더욱 힘을 쏟는다. 최첨단 기자재를 갖춘 미래기술교육센터(이하 센터)는 미래로 가는 서울공고의 전진기지나 다름없다. 이곳에서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및 드론 등에 특화된 교육이 체계적이고 내실 있게 진행된다. 교육과정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스마트팩토리·lot 자동화·AI 자율주행·3D프린팅 메이어교육 등 모두 4개. 스마트팩토리는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생산공정에서 최종판매까지 네트워크와 lot·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생산효율을 최대화하는 생산공정시스템을 의미한다. 기업 생산현장 변화에 맞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이해하고 체득하는데 교육의 중점을 두고 있다. lot 자동화과정은 사물인터넷에 대한 기본개념을 학습하고 나아가 자동화시스템 프로그래밍 기술을 익힌다. PCL 언어 등 기술을 활용, 간단한 자동화시스템 프로그래밍 정도는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AI 자율주행 과정은 4차 산업에 활용되는 인공지능·기계학습·딥러닝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 수집처리 등 정보처리능력을 갖추도록 한다. 3D 프린팅메이커 과정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품을 출력하고 메이커기기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능력을 기른다. 서울공고는 또 산학일체형도제학교로 지정돼 있다. 일반 도제학교와 달리 학교 단일형으로 운영돼 학생들이 이리저리 실습장을 옮겨 다닐 필요가 없다. 이 학교와 계약을 맺고 도제학교에 참여한 기업만 10여 곳이 넘는다. 학생들은 전원 취업이다. 공무원·공기업·강소기업에 수백 명 취업 … 동문기업 후원도 큰 힘 학교 측의 전폭적인 뒷받침과 최적의 교육여건은 높은 취업률로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실제 서울공고 학생들의 기능사 자격증 취득률은 95% 이상이다. 3개 이상 취득한 학생도 많다. 방과후학교와 전공 동아리반 운영을 통한 적극적인 지원과 방학이나 휴일도 반납한 채 학생들에게 매달린 교사들의 열정이 원동력이 됐다. 탄탄한 실력을 갖춘 학생들은 올해 서울시기능경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발군의 역량을 발휘했다. 서울공고는 또 취업 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로 명성이 높다. 지난 2021년의 취업실적은 놀라운 수준이다. 먼저 공무원 임용만 37명이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경기도지방공무원에 대거 합격한 것을 비롯 한국철도공사·서울교통공사·한국전력기술·한국전기안전공사·국가철도공단·서울성동구도시관리공단 등 공기업에 13명이 합격했다. 이뿐 아니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클라쎄오토·만트럭버스코리아·더클라스효성 등 대기업과 강소기업에 무려 170명이 합격했다. 취업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100% 취업하는 놀라운 실적이다. 교사·학생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낸 값진 성과다. 특히 취업반 운영을 통한 맞춤형 방과후 교육활동 등 서울공고만의 노하우가 담긴 교육과정이 밑거름이 됐다. 대표적으로 취업특성화부에서는 약 90개 업체와 MOU를 체결하고 217개의 취업처를 발굴, 학생과 기업체 간 연계 관리에 정성을 쏟았다. 최창수 취업부장은 “올 한해만 100개 기업을 찾아다니며 학생들의 취업처를 발굴했다”고 말했다. 교사들 헌신, 학교 측 지원 밑거름 … 기술강국 선도하는 학교 높은 취업률은 또 기업에 대한 철저한 직무분석으로 맞춤형 인재를 길러낸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예컨대 A라는 회사가 요구하는 직무가 있다면 무려 100시간 동안 완벽하게 교육해 취업시켰다. 학교교육과 회사업무와의 미스매칭을 줄이기 위한 것인데 기업체의 만족도가 높아 매년 서울공고생을 찾는다고 한다. 특히 7만여 명에 육박하는 동문들의 지원도 큰 힘이다. 동문기업들은 앞다퉈 서울공고생들을 데려간다는 게 학교 측의 귀띔이다. 또 이 학교 인성상담부는 학생과 학부모 포함 644회의 개별상담을 실시했고, 글로벌진로부는 3,000여명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직업체험·직무실무체험·현장견학을 실시하는 등 헌신적으로 뒷받침한다. 직업교육 분야에서만 20년이 넘도록 활동한 이조복 교장. 그는 말보다 실천을 중시하는 교육자다.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면 주저 없이 행동에 옮긴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기보다 일단 부딪히면서 노하우를 축적, 최선의 교육을 하자는 게 이 교장의 소신이다. 그는 교사들에게 “한번 해 봅시다”란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다. 이조복 교장, “성장 동력 원천은 특성화고 … 선취업후진학 적극 지원을” 그는 새교육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 성장 동력의 원천은 직업교육”이라며 강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이 교장은 “우수한 기술인재를 양성하는 특성화고 교육이 제자리를 잡을 때 기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진학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지만 전공과 직업의 매칭률은 30%에 불과한 것이 우리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낸 뒤 “일찌감치 진로를 설정하고 이후 직무와 관계된 학업을 이어가는 선취업후진학 제도가 뿌리를 내리도록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지만 비지땀을 흘리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서울공고. 빛나는 전통을 이어 미래를 열어가는 그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교육부가 2025년 새로운 고교체제개편을 예고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시안을 마련한 뒤 오는 2024년 시범운영을 거쳐 이듬해 전면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지난 7월 29일 교육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외고 폐지 방침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느닷없는 폐지 방침 언급은 외고에 큰 충격을 줬다. 외고 교장단은 격한 어조의 성명을 발표하며 철회를 촉구했고, 학부모들 역시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정부가 충분한 의견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데다 신뢰성마저 저버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국외국어고등학교 교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향근 안양외고 교장은 지난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와 달리 새 정부에선 공정하고 상식적인 교육정책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지금은 허탈감과 분노가 앞선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1984년 외고가 도입된 이래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또다시 폄훼와 폐지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한 서운함이 물씬 묻어났다. 교육부가 미래지향적 관점을 폐지 이유로 든것에 대해서는 “교육부엔 미래가 있느냐”는 말로 쏘아붙였다. 이 교장은 서명운동과 집회, 법적 대응 등 철회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수월성 교육의 중요성과 교육정책의 신뢰성을 강조한 뒤, “교육을 제발 정치적 논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교육부가 외고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 이유가 뭐라고 보나. “교육부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외고를 폐지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 그동안 전국의 외고들은 많은 노력을 통해 외국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리더를 키워냈고, 사회통합에 헌신적 기여를 해 왔다. 이 같은 교육적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었는지 의문이다.” - 교육부는 외고가 미래사회에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어 폐지하려 한다는 입장인데. “도대체 교육부가 생각하는 미래 사회에 무엇인가? 미래 사회에 적합한 교육은 무엇인가? 그리고 과연 교육부는 미래 사회에 적합한가? 미래교육을 말하려면 적어도 10년, 20년은 내다보고 교육의 방향을 잡은 뒤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닌가. 오히려 우리 아이들을 한곳으로 몰아 당장 입맛에 맞는 교육만을 한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미래지향적인 국가가 아니다. 교육은 포퓰리즘과 정치적인 논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더라도 교육은 지속가능해야 한다.” - 학부모들은 외고 폐지가 정치적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번 결정의 배경이 교육적 관점인지, 정치적 관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한민국은 「헌법」에서 보장한 여러 권리와 의무에 책임을 다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기본적으로 이번 외고 폐지 정책은 「헌법」에서 보장한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정치적 관점에서 결정되었다면 더 큰 문제이다.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선거를 통해 선출된 사람들이 국민의 기본권리를 무시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공정과 상식,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교육의 다양성과 학생·학부모의 교육선택권을 확대하겠다고 했던 대통령의 선거공약과 인수위원회의 공약은 다 어디로 갔는가.” -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만 5세 입학처럼 외고 폐지 역시 공론화 과정이 생략된 채 일방적으로 발표됐는데. “집에서 가구를 하나 버릴 때도 가족들과 상의해서 버린다. 또한 학교현장에서 수학여행 장소를 변경하거나 진행 여부가 불가피하게 번복이 될 때도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과 협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 결정을 한다. 하물며 국가의 중요 정책을 발표하는데 공청회나 토론회 한번 없이, 그것도 업무보고에서는 하지도 않고 기자들과의 사전 브리핑에서만 언급했다는 것은 평소 교육주체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는 교육의 비전과 전략,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소통하는 시스템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 외고 폐지를 철회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 “지금은 중학교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러한 때에 외고 폐지를 운운하며 학교 선택에 혼란을 주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모두 분노와 허탈감을 느낀다. 전국외고교장협의회와 학부모협의회가 철회를 요구하며 성명을 발표하고 거리로 나간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학생들의 교육선택권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이다. 또 자유로운 고교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외고 폐지 철회 서명운동과 집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후 진행은 교육부의 결정을 지켜보며 대처해 나갈 것이다. 필요하다면 소송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할 각오다.” - 실제 외고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이러다 폐지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외고의 위기는 예전부터 계속되어왔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기회로 만들어 지금도 우리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번 위기도 기회로 만들 것이다. 항상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께 하는 말이 있다. “믿고 맡겨 주신 만큼, 또 믿고 지원해 주신 만큼 신뢰와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좋은 선택은 좋은 결과를 낳게 합니다”라고 한다. 모든 외국어고등학교 교육공동체는 외고의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외고가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모든 국민에게 심어줄 것이다. 경쟁력 있는 학교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런 의미에서 세 가지를 주문하고 싶다. 첫째, 교육적인 측면에서 수월성 교육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학생·학부모의 교육선택권을 보장했으면 한다. 사회계층의 편 가르기나 평등교육을 앞세워 잘하는 학교를 끌어내리는 정책은 교육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둘째, 백년지대계인 교육은 교육정책의 일관성과 정부·교육당국의 신뢰성이 제일 중요하다. 셋째, 교육이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육을 개혁의 대상으로 삼아 실패하는 예전의 전철을 밟기보다 교육의 주체들이 주도적으로 교육을 혁신할 수 있도록 보다 더 많은 자율권과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 지금 많은 외고 가족들은 불안과 허탈, 분노의 감정을 감출 수 없다. 대통령께서 우리들의 진심을 이해하고 교육수요자와 교육주체들의 입장에서 (외고 폐지를) 재고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
초등학교는 만 6세부터 만 11세의 아이들이 동일한 시간표에 따라 생활한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든 아이는 8시 40분~9시 등교, 40분 수업, 10분 쉬는 시간이라는 표준화된 학교생활에 자신을 맞춰야 한다. 초등학교 생활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운영되던 놀이중심 감각통합 수업방식과 다르다. 20명 전후의 아이들이 한 교실에서 책상과 의자에 40분 동안 앉아 공부하는 것은 만 6세 아동들에게도 쉽지 않다. 그래서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휴직하는 부모들이 많고, 아이의 학교적응을 최우선 과제로 두는 것이다. 정부는 저출산의 주된 원인으로 사교육비와 경력단절의 부담이 크다는 조사를 근거로 입학연령을 1년 낮추면 사교육과 돌봄문제가 해소되어 출생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지만, 교육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생각은 다르다. 조기 사교육 가능성은 왜 몰랐을까 초등학교 1학년은 오후 1시 전후에 하교한다. 유치원·어린이집이 오후 3시~5시 사이에 하교하는 점을 고려하면 학부모가 느끼는 돌봄 부담은 크다. 연간 수업일수도 초등은 약 190일인데 유치원·어린이집은 210일~240일이어서 학부모가 체감하는 돌봄 부담은 더 무겁다. 맞벌이 가정은 학교 안에 있는 초등돌봄교실과 지역의 돌봄기관을 이용하는데, 현재 돌봄기관은 신청자 전부를 수용하지 못해 추첨이나 선착순으로 일부만 수용할 수 있다. 돌봄에 탈락한 아이들은 이 학원, 저 학원을 전전하며 부모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일명 ‘뺑뺑이’를 돌아야 한다. 충분한 돌봄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 5세 입학연령 하향은 맞벌이 학부모에게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 현재 초등학교 아동들의 돌봄 수요도 충족하지 못하는 형편에서 만 5세 아동의 입학으로 늘어나는 돌봄 수요 학생들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돌봄교실은 학교수업만큼 관리되고 있지 않다. 만 5세 아동이 수업을 마치고 돌봄교실로 가면 그저 아이들을 붙잡아두고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 학부모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만 5세 입학은 사교육의 진입연령도 함께 낮추게 될 것이고, 이른 나이에 경쟁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학부모들은 우려한다. 2017년 조사된 영·유아 사교육비는 연간 3조 7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배를 뛰어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만 5세 아동의 초등입학은 더욱 가파른 사교육비 폭증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1. 실제로 지난 7월 29일 교육부의 입학연령 하향 발표에 발맞춰 스마트러닝 업체, 교육콘텐츠 제작 및 컨설팅 업체 등 교육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만 5세와 만 6세는 13~24개월의 차이가 난다 전교생이 같은 규격의 급식판과 의자를 사용하는 급식환경은 초1 학생들만을 위한 배려가 없다.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동일한 음식을 먹는 학교급식에 적응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힘든 일이다. 초등학교 1학년은 유치가 빠지기 시작해 앞니가 없는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깍두기나 단단한 과일을 못 씹어서 급식시간마다 매번 어려움을 겪는다. 교사는 아이가 알레르기 때문에 못 먹는 음식을 챙겨야 하고, 편식하는 아이들을 달래고 타일러야 한다. 만 5세 아동의 개인차는 만 6세보다 커서 급식시간이 지금보다 2배 더 소요될 것이다. 게다가 1월생과 12월생의 차이는 현격하다. 그래서 1·2월에 자녀를 출산하려고 임신을 계획하기도 한다. 그만큼 같은 출생연도 안에서도 신체적·정신적 발달에 차이가 있는데 만 5세를 만 6세와 같은 학급에서 생활하게 한다면, 13~24개월 차이로 인한 당연한 학습결과와 또래관계 형성의 차이를 자신의 능력부족으로 여겨 자존감이 낮아지고, 학교활동에 소극적일 수 있다. 만 5세 아동과 만 6세가 함께 다니는 과도기도 문제지만, 그 이후 만 5세끼리 초등학교 1학년을 시작할 때도 문제는 여전하다. 1년 일찍 입학시키는 것은 학생으로 하여금 학습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할 수 있고, 자발성·창의성을 저해할 수 있으며, 조기 한글교육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자교육은 일찍 시작할수록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사실은 뇌과학 및 소아정신과 연구로 밝혀졌다. 문법과 철자를 익히는 데 사용되는 좌뇌는 7세 이후에 본격적으로 발달한다. 그 전에 글자를 배우면 창의력·상상력을 키울 기회를 크게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우뇌는 7세 이후 퇴보하기 시작하므로 영·유아기 아이들은 읽기교육보다 감각을 자극하는 활동이 적절하다. 우뇌 발달시기를 놓치면 비언어적 의사소통능력은 물론 창의적·직관적인 문제해결능력이 충분히 성장할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독일 발도르프학교에서는 유아기에 문자교육과 같은 인지학습을 강요하면 아동의 신체발달을 해친다는 이유로 조기입학을 허용하지 않는다. 발달상 학습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학습을 시작하는 것은 ‘공부란 억지로 하는 것’이란 고정관념을 줄 수 있고, 아이들은 불안과 우울감, 자존감 하락 등 심리·정서적 문제를 겪을 수 있다. 해외연구들에서도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문자교육을 하면 부작용이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에서는 5~6세에 읽기를 시작한 아동이 7세에 시작한 아동보다 읽기 성취도가 떨어진다는 연구보고가 있었고, 미국에서는 조기교육을 경험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학습부진이 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핀란드·독일·영국·이스라엘 등 많은 교육 선진국들은 7~8세 이전 아이들의 문자교육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EBS 극한직업에서 취재한 초등 1학년 교사 아이들은 공간지각력 발달이 완성되지 않아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학교 안에서 길을 헤맨다. 학교건물은 대부분 1970년대에 지어져 증축을 거치다 보니 구조가 복잡한 곳이 많다. 만 6세 아동들도 보건실과 방과후교실 위치를 찾기 힘들고, 친절하지 않은 학교구조에 적응하기 어렵다. 리모델링 없이 이대로 만 5세가 입학한다면 학교환경은 두려운 공간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교하는 일도 첩첩산중이다. 교사는 아이들의 방과후 스케줄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학교 후문으로 다니는 아이가 정문으로 나가게 되면 어떻게 집으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만 6세 아동에게도 학교에서 집에 가는 길을 익히는 것이 힘들다. 더군다나 아이들마다, 요일마다, 방과후 스케줄이 각양각색이다. 교사가 아이들을 하나하나 확인해서 후문으로 가는 아이들, 정문으로 가는 아이들, 방과후교실로 가는 아이들, 학원으로 가는 아이들, 지역아동센터로 가는 아이들, 돌봄교실로 가는 아이들 따로따로 구분해서 순차적으로 데려다주는 훈련이 거의 1년 내내 이뤄진다. 왜 초등 1학년 교사를 EBS 극한직업 프로그램에서 취재했는지 알만한 대목이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원격수업으로 전환될 때마다 1학년 아이들을 집으로 보내는 일로 학교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아이는 혼자 집에 갈 수 없는데 학부모님은 회사에 있거나 곧장 자녀를 데리러 오지 못해 난감했던 일이 많았다. 만 5세 아동이 입학한다면 난처한 상황들은 더 많이 벌어질 것이다. 초1 학생들 가운데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있다. 만 5세라면 분리불안을 더 많이 느낄 것이고, 복통·두통을 호소하며 집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를 달래야 하는 일이 자주 생길 것이다. 만 6세 아동 중에는 배변훈련이 안 된 아이들도 더러 있다. 교사는 여분 옷을 미리 교실에 준비해두어야 한다. 학생이 배변 실수를 하면 교사는 샤워기도 없는 화장실에서 서둘러 뒤처리를 한 후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히고 부모에게 연락해야 한다. 교사가 자리를 비운 교실에서 나머지 아이들은 기다려야 한다. 만 5세 아동이 입학한다면 이런 상황이 빈번할 것이다. 만 5세가 입학하는 영국은 한 학급에 담당교사가 3명이고, 식사지도 및 운동장 안전지도를 하는 관리안전요원이 따로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만 5세 입학에 대한 교원 수를 고려하기는커녕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올해 1천여 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교원감축에 나섰다. 또한 입학연령 하향정책과 함께 발표된 첨단분야, 특히 반도체 관련 인력을 늘린다는 교육부 정책은 경제성장에 교육을 종속시키고, 학생을 민주시민으로 기른다는 교육 본연의 목표는 보이지 않는다. 만 5세 입학연령 하향은 학생을 산업시장에서 판매되고 거래되는 미래 노동력으로 바라보는 시장만능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도출된 정책으로 읽혀진다. ‘교육청 패싱’으로 이뤄진 만 5세 입학연령 하향정책 단체생활의 교육효과와 아동발달단계를 고려할 때 만 5세가 적절하다고 보는 입장도 있다. 문제는 신중한 검토와 현장 조사, 공론화 없이 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국가 책임제로 교육의 출발선부터 격차를 해소한다는 의도를 실현하려면 만 5세의 발달단계를 고려한 교육과정에 대한 논의가 먼저 이뤄졌어야 했다. 만 3세~5세 누리과정에서 만 5세를 분리하여 유아학교로 운영하거나, 국·공립유치원 수가 부족하다면 초등학교 공간을 활용하는 방안도 타진해볼 수 있었다. 또는 현재의 6-3-3-4 학제개편을 축소하고 그에 맞춰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문제도 함께 논의 선상에 올렸어야 했다. 물론 학생들이 대학 4년을 보내고 바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느라 학교에 적을 두고 오래 머무는 현실을 보면 학제개편은 다양한 영역의 사회문제와 보조를 맞추어 진행되어야 한다. 이번 발표를 두고 시·도교육감들은 ‘교육청 패싱’이라고 비판했지만, 교육의 최전선에서 만 5세를 마주할 일선의 교사들이야말로 철저히 무시되었다. 교육부는 과거에 비해 요즘 만 5세 아동은 신체적·정신적으로 발달이 빨라져서 1학년에 입학해도 괜찮을 것이라 했지만, 이에 대해 실제 연구로 입증된 근거가 없다. 겉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신체발달이나 학습능력은 향상되었을지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 사회성·도덕성 발달이 학교에 다닐 만큼 준비가 되었는지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조기입학생은 2011년 4,089명에서 점점 줄어 2021년 537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만 5세 아이들이 수업을 따라가지 못했거나, 학교적응이 어려웠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들을 추적 조사한 근거자료 없이 1년 일찍 보내 1년 일찍 졸업시키겠다는 정책에 한숨이 나온다. 더욱 염려되는 문제는 따로 있다. 2025년부터 입학하는 만 5세 아동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19년에 태어난 코로나 베이비들이다. 뇌 발달은 영·유아기에 급속도로 성장하여 생애 초기 경험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는 출생부터 3세까지 부모와 애착관계를 건강하게 맺고 안정적인 돌봄을 받아야 성장하며 만나는 사람들과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고, 스트레스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회복탄력성이 만들어진다. 2025년 만 5세가 되는 아이들은 생후 3년을 오롯이 코로나19 펜데믹과 함께 보냈다. 따라서 아이들이 인지적·심리적·정서적인 면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을지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아이들을 중심에 두지 않은 교육정책은 환영받을 수 없다.
너무도 가벼운 교육부장관의 업무보고 교육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향후 교육개혁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공개했다가 교육부장관이 사퇴하는 미증유의 드라마를 연출하고 말았다.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한 해 낮추는 학제개편과 관련해 사회적 양극화의 초기 원인이 교육격차이므로 취학연령을 1년 앞당겨 사회적 약자계층이 빨리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교육정책이 기본적으로 사회정책이라는 점, 그리고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공론화를 통한 숙의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교훈으로 남겼다. 학제개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학계와 교육기관 등에서 충분한 찬반논의와 논거 축적이 있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6년의 기간은 저학년과 고학년 아이들을 같은 단위로 교육하기에는 발달상태가 너무도 차이가 난다. 저학년은 보육개념과 교육개념이 같이 존재하고, 고학년은 보육보다는 교육이 중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1949년 최초 제정한 「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만 6세의 입학연령이 73년 동안 유지되어 이제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되어버렸다는 반성도 분명히 설득력이 있다. 1960년 1인당 국민소득이 채 100달러도 되지 않던 시절과 3만 5천 달러인 지금의 초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은 분명히 달라져야 한다. 그리고 유치원 교육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던 그 시절과 만 5세 어린이의 94%가 유치원·어린이집에서 누리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현재의 교육환경 간에는 상전벽해의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 교육개혁위원회의 5.31 교육개혁안에서도 초등학교 입학연령의 탄력적 운영, 초·중등학교 통합운영, 9월 신학기제로의 전환 등을 통한 세계화 및 입직연령 단축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학교급간 연계나 초·중등 통합운영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는 점도 감안되어야 한다. 학제개편은 제19대 대선공약으로도 등장했다. 핵심내용은 만 3세부터 유치원 2년, 초등 5년, 중·고등 5년, 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 대학교 4년 또는 직장으로 이어지도록 학제를 바꾸자는 것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창의교육을 가능케 하고, 대학입시로 왜곡된 보통교육을 정상화해 사교육을 줄이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교육계와 학부모의 인식은 혼란을 회피하고자 하는 쪽이 여전히 우세하다. 유치원의 핵심 연령인 만 5세를 초등학교에서 흡수하게 되면 유치원과정은 어찌되는지, 새로이 설계되는 만 5세아 초등학교 1학년 교육과정은 현재와 어떻게 달라지는지, 방과후 돌봄의 획기적 확충을 통해 학부모 부담을 어떻게 덜어줄 수 있는지 등 함께 고민해야 하는 환경적 변수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 5세 취학 의제는 유보통합과 함께 유아교육·초등교육을 담당하는 시·도교육청이 관할하는 교육과정에 관한 개혁방안임에도 전혀 협의가 없었다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학제개편 논의의 본질 교육은 백년대계가 필요하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생애주기 인력정책을 담당하는 교육당국의 고심이 깊을 것이다. 특히 이번 학제개편정책은 지지여부가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인 만큼 집행과정을 스마트하게 관리했어야 했다. 곧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를 중립적인 인사로 구성하고, 치열한 논의를 거쳐 우리나라 현실과 미래에 적절한 대학입시제도와 교육과정 개편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했다. 이미 인구감소가 시작되었다. 우리와 같이 부존자원이 빈약한 경우 미래인재 육성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교육의 보편적 기회를 보다 촘촘히 보장할 수 있는 대안마련은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필요조건이라는 점에서 다른 어떠한 정책보다 우선순위가 높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학제개편이 세계적 추세라는 점을 강조했다. 취학연령 하향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추진했고, 영미권 중심의 다수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여러 장점을 갖춘 개혁방안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런가? 대부분 나라의 입학시기가 9월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OECD 교육지표 2021’에 따르면 2019년 기준 38개 회원국 중 한국을 포함한 27개국 초등학교 입학연령은 만 6세다. 만 5세부터 취학하는 국가는 영국·아일랜드·호주·뉴질랜드 등 영연방 4개국뿐이다. 핀란드·스웨덴 등 7개국은 우리보다 한 살 늦은 7세부터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한국의 초등학교 입학연령이나 의무교육 시작연령이 다른 국가에 견줘 특별히 늦은 것은 아닌 셈이다. 특히 호주·아일랜드 등은 초등학교 입학연령이 5세지만, 의무교육은 6세부터 시작하기도 한다. 나라마다 여건과 역사, 그리고 문화에 따라 다양하게 유아교육과 초등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는 사회적 양극화의 초기 원인으로 ‘교육격차’를 지목하며, 취학연령을 1년 앞당겨 사회적 약자 계층이 빨리 의무교육을 받음으로써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보았다. 입학연령은 부모입장에서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서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학제개편은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하나로 검토됐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로 추진되지 않았다. 입직 연령을 앞당기기 위해 학제개편 논의가 오랜 기간 유지되어왔고, 인력이 사회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대학졸업 연령을 만 22세에서 만 21세로 앞당겨 이 문제를 해소하자는 논리도 충분히 논의할 만한 개혁방안이다. 의무교육 1년을 유치원에서 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지만, 유치원 반편성 문제·교사 처우 문제·순환근무 문제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으므로 교육부가 K학년을 영국과 같이 초등학교에서 만 5세 교육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결국 과정관리의 미흡으로 중요한 개혁의제의 추진동력이 상실되게 된 것이다. 만 5세 취학 논란의 시사점 주지하는바와 같이 학제는 단순한 학년단계의 숫자 나열이 아니며, 초등학교 입학연령에 국한되는 주제가 아니다. 교육의 목적·내용·평가기준은 물론 학습자와 교사의 역할, 시설과 재정의 문제 등 교육시스템 전반을 포괄적으로 담은 것이다. 학제는 학습자의 발달단계·신체조건 변화에 따라 교육내용이 달라져야 하고, 유치원 누리과정과 초등학교 교육내용이 중복되는 부분에 대한 가르마도 분명히 필요하다. 출산율 하락과 평균수명 연장으로 인한 인구구조의 고령화도 학제개편을 필요로 한다. 학령인구의 절대적 감소는 학생수 변화에 따라 교육의 대응이 달라져야 하고, 전체인구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듦에 따라 노동의 양적감소를 보충할 노동의 질적 개선이 요구되므로 교육시스템 또한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현재의 학제가 산업화시대의 모형이라고 할 때,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제 교육철학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 노동시장과 교육시장의 연계, 지역사회와 학교의 연계 강화, 우리 아이의 생애주기 개발 차원에서 인력수요에 대응하는 학제개편 방안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만 5세 취학을 포함한 학제개편에 대한 향후 논의는 열린 마음으로 충분한 공론화과정을 거쳐야 한다. 숙의과정이 더디고 소비적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장점과 단점, 기대할 수 있는 사회적 편익과 비용, 그리고 환경을 교육전문가와 교육행정 담당자는 물론 일반 국민과 학부모까지 충분히 소통하고 합의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어야만 현장 착근이 가능할 수 있다. 의제의 타당성과 함께 주변 환경변수를 충분히 감안한 과정관리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리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담긴 보다 나은 학제로의 개편을 위한 생산적인 토론이 앞으로도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오늘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 앞은 여전히 다양한 요구를 담은 형형색색의 현수막들로 채워져 있었다. 그중 ‘공교육 강화를 위한 정규교원 증원과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 요구’에 대한 내용이 눈길을 끌었다. 내년도 초등교사 선발인원을 대폭 감축한 교육부의 결정은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일견 타당한 결정으로 여겨진다. 또한 교원은 신분과 처우가 보장된 국가공무원이기에 국가예산의 효율성 측면에서 교원정원은 어느 정도 경직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수업과 생활지도에 더하여 방역과 학생들의 정서 및 사회성 회복 등 교육회복사업을 감당해야 하는 학교로서는 교사정원이 줄어든다는 소식에 힘이 빠지고 걱정이 앞선다. ‘내년도 우리 학교 교원정원은 얼마나 줄어들고, 교육여건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라는 걱정은 이 소식을 접한 모든 교장·교감·교사들의 같은 고민이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의 근거는 무엇이며, 초등교사 임용 절벽 문제가 앞으로의 우리 학교 교육여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함께 고민해야 할 중요한 문제인 것이다. 학급당 20명은 언제 하겠다는 건지 먼저 내년에는 학급당 학생수가 더 늘어나고, 교과전담교사는 줄어들게 되어 교사들의 수업과 생활지도 및 수업 외 업무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학교는 학생수가 1,490명, 학급당 학생수는 평균 28.7명인 과밀학교이다(2022.4.1.자 교육통계 기준). 물론 학년별로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4학년과 5학년은 학급당 학생수가 무려 각각 31명, 31.6명에 이른다. 과밀학교의 특성상 학급 내 학생 간 갈등과 생활지도의 문제가 거의 매일 불거지다시피 하기에 교사들은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학생·학부모를 상담하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학생 개개인의 필요에 맞는 촘촘하며 질 높은 공교육 제공이라는 목표를 위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이어가고 있다. 물론 학급규모에 따른 교육효과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겠지만, 국내외 많은 연구가 공통으로 적정 학급규모가 교육의 질에 긍정적 영향을 가져온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실제로 학급규모를 결정하는 학급당 학생수 감축은 여러 선진국 교육정책의 핵심과제가 된 지 오래다. 김영철·한유경(2004)의 연구에 따르면 학급규모가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큰 영향을 미치며, 소규모학급에서 교사와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이 증가하고,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래스와 스미스(Glass Smith, 1978)의 ‘학급규모와 성취도 간의 관계에 관한 연구의 메타분석(Meta-analysis of research on the relationship of class size and achievement)’에 따르면, 학급규모의 축소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가져오며, 학급규모를 20명 이하로 축소할 때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얻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미스와 글래스의 ‘학급규모와 교실 수업과정, 교사 만족 및 학생 영향 간의 관계: 메타분석(Relationship of class-size to classroom processes, teacher satisfaction and pupil affect: A meta-analysis)’ 연구에서는 학급규모의 축소는 양질의 교육, 학생의 인지적·정의적 영역, 교사의 교수과정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특히 12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더 큰 효과를 보였다. 미국의 테네시주에서 1980년대에 5년간 수행된 실험연구인 STAR(Student-Teacher Achievement Ratio) 프로젝트에서도 유치원에서 3학년까지 학생을 소규모학급(13∼17명)과 대규모학급(22∼26명)에 무선배정하고 이들의 학업성취도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 소규모학급 학생들이 대규모학급 학생들보다 표준화검사(Stanford Achievement Tests)와 교육과정에 기초한 시험(Basic Skills First)에서 모두 높은 성취를 나타냈다. 특히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의 인종과 상관없이 모두에게서, 또 도시·농촌학교와 같은 지역 차이와 관계없이 공통으로 ‘소규모학급’ 학생들의 성적이 우수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학령인구 자연 감소를 내세워 교원정원을 감축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교원 임용정책에 중요한 함의를 던져 준다. 둘째, 신규교사 선발 축소에 따른 정규교사 고령화의 문제는 장기적으로 교원의 질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새로 선발하는 신규교사의 수가 매년 줄어든다는 것은 새로운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을 지닌 젊은 세대 교원의 유입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교육을 준비하는 학교에는 영어와 소프트웨어교육 등의 새로운 교육내용에 익숙한 젊은 교사들의 유입이 계속될 필요가 있다. 앞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면 미래교육에 대한 요구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기에 새로운 교육내용과 방법을 견인할 수 있는 교원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물론 초등교사의 신규 선발인원이 제한되는 상황에 대비하여 단기적으로는 보조교사 채용 등을 통해 교원의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교원의 재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위학교의 고민을 모두 해소하기에는 난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정규교사 정원 대신 기간제교사와 시간강사를 양산하는 각종 땜질식 교육정책들로 인해 학교교육의 불안정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많은 교원이 의아해하는 것이 있다.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서 20명 이하로 만드는 것을 교육정책의 출발선으로 삼아, 학교에서 촘촘하고 질 높은 공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학생들을 위한 최선의 복지인데, 왜 이런저런 땜질식 교육정책을 적용하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각종 기간제교사와 시간강사를 양산하고 학교교육의 불안정성을 더욱 심화시키는 교원정책을 왜 고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이 그저 구호에 불과하다는 것을 방증해 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어서 많은 교원은 좌절한다. 올해 우리 학교는 한시적 정원외 기간제교사, 기초학력 협력강사, 수업시수경감 강사, 교육회복지원 사업비, 방과후학교 정서·사회성 교육비, 키다리샘 강사비 등으로 각종 기간제교사와 시간강사를 활용하였다. 물론 이분들로 인해 학교교육활동에 큰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교감과 교사들은 기간제교사와 각종 강사를 채용하고, 관리하는 일에 별도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게 된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초학력 부족과 학생들의 정서·사회성 저하 문제로 향후 몇 년간은 이를 회복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육정책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학교는 다시 이들을 채용하고 관리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악순환도 계속될 것이다. 물론 교원 수급·배치·정원관리 등의 정책은 비단 교육부 단독으로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행정안전부·기획재정부 등 타 부처는 물론, 각 시·도교육청 등과도 긴밀하게 협의하고 조정해야 하는 사안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교육에 정치논리와 경제논리로만 접근해 교원정원을 줄이는 정부의 정책은 분명히 잘못됐다. 질 높은 공교육 실현은 교원정원을 확보하여 학급당 학생수를 낮추는 일이 가장 우선적인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학급당 학생수를 낮추기 위해 정규교사를 충원하는 일은 ‘교사 복지’가 아닌 ‘학생 복지’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핀란드의 종합적인 학생지원체제는 우리 교육에도 많은 시사점을 전해 준다. 핀란드 종합학교에서는 먼저 일반교사들이 학생들을 세심하게 살피고 교육한다. 학급당 학생수가 많은 경우에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필요에 맞는 교육하기 어렵기에 보조교사제를 도입하는데, 보조교사제도는 우리보다 학생당 학생수가 더 적은 핀란드(2019 기준 초등 19.0명)에서 도입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제도이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정신적·신체적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위한 특수교육뿐만 아니라, 학습부진이나 생활 부적응문제 등을 지닌 일반학생들을 위한 특수교육 역시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학교에서는 일반교사들이 담당하기 어려운 가정이나 사회와 관련된 문제는 상담교사·사회복지사·학교 의사·심리치료사 등으로 구성된 학생복지지원팀에서 맡아 문제를 해결하고 지원한다. 이러한 노력은 궁극적으로 일반교사들이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 더욱 집중하도록 함으로써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해준다. 교사를 위한 「생활지도법」 제정 요구가 커지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된다. 학생과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는 질 높은 공교육을 보장하기 위해서 교원 확보 및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능력과 사명감을 갖춘 교원이 모든 학교에 적정 규모로 배치될 때 비로소 각종 교육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그 결과 공교육의 질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대부분의 초등학교 교사정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미래를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이 과연 학교에서 행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선생님, 우리 연우 것은 없나요?” “어머, 어머니 너무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를 했네요. 깜빡했어요. 죄송합니다.” 코로나19로 등교를 못하던 시절, 학생들이 가정에서 학습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교에서 준비물을 마련했다. 당연히 내 아이 것도 있을 줄 알았다.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스러웠고, 무안했다. 이내 서운함이 밀려왔다. 하지만 미안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이는 담임선생님에게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실수로 잊으셨군요. 다음부터는 우리 연우도 꼭 챙겨주세요. 제가 열심히 시키겠습니다.” “어머니, 사실 준비물이 뭐 별게 있는 건 아니에요. 점토랑 색종이랑 만들기 재료 몇 개….” 선생님은 나의 맘을 달래려고 애쓰고 있었지만, 나는 더욱 속이 상했다. ‘아니 별것도 아니라면서 왜 우리 아이만 안 챙겨주신 거야?’ 서운한 마음을 안고 돌아오는 길에 나는 이것이 비단 우리 아이만의 일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특수교육대상자가 한 번쯤은 학교에서 겪어봤을 일이다. 사실 나는 장애가 있는 자녀가 둘이다 보니 여러 번 겪었다. 이를테면 내 아이만 쏙 뺀 학급 단체사진, 내 아이의 작품만 없는 전시회, 현장체험학습이나 발표회 등의 행사에 참여시킬 건지 거듭 물어보는 전화 등이 그것이다. 그들은 통합교육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을까? 물론 내 아이가 미워서 선생님이 일부러 배제시킨 것은 아니다. 평소 선생님의 모습을 봤을 때, 인품이 훌륭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 아이가 장애가 있다고 해서 콕 집어 미워하거나 차별할 선생님이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 아이를 예뻐하고 격려하는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났다고 나는 흡족해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선생님은 왜 우리 아이의 학습준비물만 잊었을까? 정말 실수였을까?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하지 않아서다. 나는 이것이 우리 통합교육의 현실이라고 본다. 특수교육대상자는 으레 특수반에서 학습할 것이라고 여긴다. 특수교육대상자는 특수반 소속이고 특수교사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뿌리 깊다. 담임선생님도 아마 우리 아이의 학습은 특수교사의 몫이라 여겼을 것이다. 학습준비물은 특수교사가 챙기거나 특수반에서 받아 갈 것이라 여겼는데, 내가 나타나서 당황했을지도 모른다. 그간 학교에서 보내는 통신문이나 주요 알림사항은 담임선생님께 직접 듣기보다는 특수교사를 통해서 전달받곤 했으니 말이다. 일반학교에 다니는 발달장애학생들은 국어와 수학시간에는 특수반에서 공부하고, 나머지 과목은 통합반에서 수업받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이의 학습준비물을 챙기지 않은 담임선생님을 보니 과연 내 아이가 통합반에서 수업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가 궁금해졌다. 물론 다른 아이들처럼 수업을 원만하게 따라가지는 못하겠지만, 우리 아이의 수준에 맞추어 무엇인가 준비해 줄 것이라 믿었다면 내가 지나친 욕심을 부린 걸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겪고 있는 자폐스펙트럼 며칠 전 어느 매체와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관한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기자가 개인적으로 자폐스펙트럼에 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며 내게 질문을 했다. “학창시절 저희 반에도 자폐성 장애가 있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수업시간에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누군가를 때리는 폭력성 때문에 수업에 방해가 됐어요. 그 친구는 폭력적인 성격 때문에 우영우처럼 친구를 사귀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의 이런 폭력성 문제는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나는 기자에게 되물었다. “기자님, 지금부터 아무것도 하지 말고 이 자리에 40분 동안 앉아만 있어 보실래요? 견딜 수 있으시겠어요? 그것도 하루에 한 번이 아니고 여러 번, 매일 반복해서요.” “아…, 힘들 것 같네요.” “힘든 정도가 아니지요. 게다가 언어 이해도 안 되고, 감각 문제까지 있으면 더 견디기 힘들죠.” “감각 문제요? 그게 뭔가요?” “자폐성 장애인은 감각처리기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지요. 예를 들면 특정한 청각자극에 예민한 경우요. 어떤 아이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웃는 소리에 경기하기도 하고, 비장애인들이 지각 못 하는 특정한 소리에 자극을 느껴 괴로워하기도 하지요. 교실에서 그런 자극에 노출될 경우 참고 참다가 힘들어서 폭발하기도 하는 거예요. 드라마에서도 자폐인이 감각 방어를 위해 헤드폰을 끼고 다니는 모습이 나오잖아요. 그게 멋 부리는 게 아니고 자기보호라니까요.” 기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내 얘기를 경청했다. 그리고 같은 반에서 생활하는 장애인 친구가 그런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고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40분 이상 매일 한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성인도 힘든 일이다. 하물며 장애가 있는 어린 학생은 얼마나 힘들까? 힘들어서 소리를 내거나 수업에 방해되는 행동을 하면 소위 ‘문제행동’을 하는 것으로 취급된다. 이 행동이 계속되면 특수반으로 쫓겨나거나, 심한 경우 집으로 돌려보내지기도 한다. 우영우가 쏘아 올린 통합교육을 위한 고민 내 아이도 같은 일을 겪었다. 초등학교 1학년이 되어 학교에 적응하는 것은 비장애 아이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아이는 자폐성 장애에 ADHD를 동반하여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힘들었다. 그런 아이에게 학교에 왔으니 착석이 가장 중요하다며 가장 큰 문제행동으로 ‘수업시간(40분) 착석이 안 됨’을 지속적으로 지적받았다. 아이의 적응을 위해 중간에 산책이나 간단한 움직임으로 전환시켜 줄 것을 학교에 요구했지만, 지원인력부족과 학교규칙 준수의 필요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묵살당했다. 나는 내 아이가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예상했고, 아이에게 맞는 도움을 받고 싶어서 특수교육대상자 신청을 했다. 비장애 아이들과 똑같이 40분 내내 자리에 앉아서 교육받을 수 있는 아이라면 애초에 장애 등록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학교는 아이의 장애적 특성은 고려하지 않고, 학교에 왔으면 ‘착석’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똑같이 적용했다. 결국 얼마 가지 않아 아이는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고 폭발했다. 울음, 소리 지르기, 뛰쳐나가기, 자해 행동, 옷에 소변보기 등 집에서는 하지 않는 각종 문제행동이 수업시간에 나타났다. 보조교사가 옆에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문제행동이 나타나면 학교에서는 학생에게 치료를 권한다. 내 아이도 약물치료를 권유받았다. 발달장애학생들이 학교로부터 심리치료나 약물치료를 권유받는 경우는 허다하다. 그러나 이것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행동은 ‘해결’하는 것이 아닌 ‘예방’되어야 하는 것이다. 각종 문제행동이 나타나기 전에 아이가 천천히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착석시간을 조금씩 늘려갔으면 어땠을까? 아이의 수준을 파악하고 교수 수정을 통해 조금이라도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으면 어땠을까? 아직 1학년인 점을 고려하고, 장애의 특성과 아이의 흥미를 파악해 수업 중 움직이며 할 수 있는 것들을 다양하게 제공해 주었으면 어땠을까? 나는 문제행동의 대부분이 예방 가능했을 것이라 확신한다. 특수교육대상자의 원만한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좀 더 촘촘한 지원이 필요하다. 단순히 특수반과 통합반을 왔다 갔다 하며 수업받기 위해 특수교육대상을 지정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로 인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지원을 받아 학교생활을 잘하고자 특수교육대상이 되는 것이다. 입학 전, 또는 학년이 바뀌기 전에 개별화교육지원팀은 협의를 통해 학생의 특성과 지원방안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학생이 보내는 비언어적 신호에 귀 기울이고, 참고 견디다 문제행동이 폭발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해야 한다. 사실 수업시간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기회만 주어도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그것이 장애가 있는 학생뿐 아니라 비장애학생과 교사를 돕는 길이다. 단순히 착석만 시키는 물리적 통합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통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우리 아이의 학습준비물을 잊은 선생님은 아마도 통합반에서 아이의 학습에 대해 고민을 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교실에서 수업이든, 원격수업이든 한 번이라도 아이가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면 실수로 잊어버리는 대신 아이에게 딱 맞는 준비물을 주었을 것이다. 나는 단순히 내 아이를 빠뜨려서 서운한 것이 아니라, 물리적 통합 외에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학교가 아쉬웠던 것이다. 특수교육대상자를 더 이상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아로 보지 말고, 적응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고 제대로 지원하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
01 대학 입학 동기 친구들 몇몇이 모여서 강원도를 걷는다. 우리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에 모여서, 남한강의 역사적 시원지(始原地)라는 오대산 우통수(于筒水)에 오르는 것으로 이 걷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다음 두 번째 회동에서는 우통수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길을 걷고, 또 그다음에는 상원사에서 월정사에 이르는 길을 걷는다. 이렇듯 모일 때마다 조금씩 오대천·평창강·동강 등을 끼고 걸어서 남쪽으로 내려갈 것이다. 그래서 늦가을 어느 날에는 마침내 영월 동강을 걸을 것이다. 그러니까 올해 중에 이런 걷기 모임을 열 번 이상 해야 한다. 우리 일행은 전공이 각기 다르다. 그래서일까. 사물을 보는 관점이 다르고, 문제를 진단하고 그 솔루션을 구하는 방식도 다르다. 나만 문과 출신이고, 다른 친구들은 물리·화학·지구과학·환경 등의 전공자들이다. 걷는 동안 학창 시절 이야기를 비롯하여, 옛 은사님들 에피소드, 군대 갔다 온 이야기, 시리고 아픈 첫사랑 이야기 등등을 한다. 이야기 중에도 서로의 다름을 의미 있게 발견해 가는 일도 재미의 일종이다.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나누면서도 나는 내가 걷고 있는 이 길 위에서 자연의 모습에 감응한다. 산과 계곡, 나무와 풀, 꽃과 새, 냇물과 돌, 하늘과 바람, 흙과 길, 그리고 그 자연의 일부로 어울려 있는 인공의 것들을 만나고 교감한다. 이들이 나를 스쳐 간다. 교감을 한다고 했지만 길 위에서는 맞닥뜨릴 뿐이다. 나의 감관(感官)이 그걸 포착하여 나의 뇌수 어디엔가 두었겠지만, 그때 내가 무슨 깊은 생각을 했을까? 별로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상원사에서 월정사 가는 길은 오대천 내를 끼고 걷는다. 길 위에서 내가 마주친, 그래서 휴대 전화에 찍어 둔 풍경은 주로 이런 것들이다. 푸른 잎 풍성히 거느린 아름드리 기둥의 전나무 숲과 풀꽃, 고목의 거대한 뿌리 잔해들, 큰 나무 칭칭 감고 올라간 넝쿨의 모습, 보행로 옆으로 동반하듯 흐르는 오대천 물길, 나무 그늘에 가려진 사찰의 입구 문. 그렇다. 나는 이런 정경을 오대천 걷는 길 위에서 본다. 그리고 그냥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달리 깊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모든 느낌과 생각은 그저 ‘참 좋구나’ 한마디에 다 들어 있다. 길 위에서는 거기까지가 나의 생각이었다. 더도 덜도 말고, 꼭 그러했다. 02 서울로 돌아왔다. 나는 서재에 앉아서 ‘오대천 걷기 체험’을 글쓰기로 재생한다. 생각의 깊음을 더 모색하고 묘사의 공교로움을 살려보려고 한다. 그리고 SNS에 올렸다. 내 글은 시처럼 되어버렸지만, 내용이나 발상은 오히려 수필이나 일기에 가까운 글이다. 오대천에서 월정사까지 오대천 따라 걷습니다 곧은 전나무 행렬들 장려하여 화엄의 우주에 올바름을 진설하는 사이 야생의 들꽃들 하늘에서 내려온 별인 양 내 걷는 길 위에 총총합니다. 오대천 물소리에 눈을 씻으며 걷습니다. 산 능선 오르내리는 바람 소리에 귀를 씻으며 걷습니다 소리로 눈을 씻고 바람으로 귀를 씻자 이렇게 생각하는 나의 무의식은 내 청년의 시절 읽었음 직한 어떤 인문의 경전에서 발원하였을까. 그리하여 그것이 무슨 속죄 의식인 양 내 안으로 흘러 이렇듯 나를 서늘하게 검열하며 스며드는지, 산 깊고, 물 맑은 곳에 들어 호젓하기만 하면 그 어떤 정신이 따라붙습니다. 아! 함께 걷는 동무들이 없었더라면 나는 여기 어디쯤서 증발하고 말았습니다. 같이 걸어서 세상 이야기 이어주는 동무들이 동행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기 지금 걷는 길 버리고 나를 기꺼이 길 밖의 길로 추방했습니다. 산과 물과 길이 내 마음 안으로 들어와 내 변변한 세상 의지들이 어디론가 가 버렸습니다. 돌아갈 곳을 잠시 잃어버렸습니다. 이 글을 SNS로 받아 읽었던 친구들이 묻는다. “야, 너는 지난번 오대천 길 걸을 때 실제로 그런 생각과 느낌을 다 했던 거야? 어떻게 길 위에서 그런 깊은 생각과 초월적 상상을 다 할 수 있어?” 나는 좀 궁색하게 대답한다. “뭐 오대천 걸은 뒤에 생각한 것도 있고….” 친구가 논리적으로 따진다. “그 글의 제목이 ‘오대천에서’라고 되어 있잖아. 그러면 오대천에서 걸었을 때의 생각과 느낌이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말했다. “제목의 범주나 의미를 좀 넉넉하게 허용해 주면 글 쓰는 이는 생각을 더 풍성하고 창의적으로 생성할 수 있다네.” 03 나는 내 글을 곰곰이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구분해 보았다. ‘오대천을 걷고 있을 때 생겨난 생각’과 ‘뒤에 글쓰기를 하면서 생겨난 생각’을 구분해 보았다. 대략 3대7 정도로 나누어졌다. 만약 내가 오대천 걷기를 하고서 앞의 글을 쓰지 않았다면, 내가 앞의 글에서 생성한 70%의 내용을 나는 내 것으로 소유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70%의 내용’은 내 ‘생각의 우물(Thinking Well)’로 고여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오대천 걷기 체험 없이 그냥 생각만 골똘하게 한다고 해서 ‘70%의 내용’은 생성될 수 있을까. 단언컨대 그럴 수 없다. ‘70%의 내용’을 생성하는 원천은 30%의 오대천 걷기 체험이다. 그래서 ‘30% 체험 내용’과 ‘70% 생성 내용’ 사이의 상보적 관계는 참으로 오묘하다. 어떤 체험을 한 뒤 이제껏 없던 생각이 머릿속으로 고여 드는 것이 바람직한 융합교육의 모습이다. 나는 융합적 사고의 내적과정을 드러내는 동사로 ‘고이다’, ‘고여 든다’, ‘생각이 고여 든다’라는 말처럼 적절한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생각이 고여 들도록 하는 행위가 글쓰기이다. 글쓰기를 함으로써 이제껏 없던 생각이 글쓰기의 주제나 목적 안으로 불려 와서 다른 요소들과 합쳐진다. 글쓰기는 그 자체가 융합적 사고의 프로세스이다. 모든 경험은 글쓰기로 완성된다. 어떤 경험이 글쓰기를 동반하지 않으면, 그것은 미완성 경험이다. 지식 경험만 그러한 게 아니다. 사회성과 도덕성의 경험도 그러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 및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많은 고등학교에서 과제연구교과를 개설하고 있다. 과제연구교과는 학생들의 심화학습에 있어 주제 선택의 자율권을 전제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적성 분야를 비롯한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갖고, 주변 현상을 관찰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또한 연구문제가 결정되면 그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분석·종합하고, 자신의 관점을 덧붙여 보고서를 작성한 후, 그것을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제해결력과 창의·융합능력을 배양할 수 있다. 필자가 수업을 진행한 학교에서는 1학년 공통과정에 과제연구기초과목을 개설하고, 2·3학년 진로선택과목으로 각 교과별 과제연구과목을 개설하여 학생들이 자기 진로분야에 대한 탐구과정을 구체화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은 건축·전염병·간호사 등과 같은 덩어리 수준의 관심사를 연구문제 형태로 구체화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많은 자료를 찾아 공부해야 한다. 이때의 ‘자료’는 그 형태와 상관없이 본인의 관심사와 관련한 여러 사회현상을 다양한 관점과 지식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자료는 형식적·학술적 글쓰기로 표현하는데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학습자 스스로 다양한 학습자원을 이용하여 자신의 과제에 대한 해결점을 찾고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정보 리터러시 향상으로 이어진다. 과제연구기초 수업의 관점 및 계획 수립 전체적인 수업방향은 정보 리터러시 모형인 Big6 skill(Eisenberg, 1987)을 바탕으로 했다. Big6 skill이란 학습자가 정보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활동을 하는 6개의 주요 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표 1과 같다.[PART VIEW] 과제연구의 의미와 대상, 수행 절차 등을 이해하는 것을 우선으로 연구계획을 수립하고(과제 정의), 연구문제 설정, 적절한 연구방법 선정(정보탐색전략 세우기) 및 관련 자료를 수집·분석·종합(검색과 접근, 정보 이용)하여 실제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형식에 맞춘 결과 보고서로 표현하는 것(통합·평가)까지 수행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과제연구기초 수업의 실제 가. 수업설계도 1학년 공통교육과정에 편성된 과제연구기초교과는 1학년 전 학급에 주 1차시로 진행되었다. 구체적인 내용은 표 2와 같다. 학생들은 본인의 진로 및 적성 분야를 기본으로 평소의 관심사에 집중하여 연구과제를 정의하고, 연구문제를 구체화시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탐색전략을 세운다. 이 과정에서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의 소장자료 및 전문자료 DB, 학술자료 검색 서비스 등 주제별 참고정보원을 제공하고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무엇보다 연구 제재가 해결 가능한 수준으로 구체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피드백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활동의 성격을 파악하고 연구문제를 설정하여 연구계획을 세운 이후에는, 본인의 연구에 필요한 자료의 형태가 수량적 자료인지, 수량으로 표현할 수 없는 자료인지 구분하고 자료의 수집방법을 결정하는 활동을 한다. 기존의 연구자료나 공식문건을 파악하는 것을 기본으로 설문조사나 인터뷰의 방법으로 확장하는 법을 배운다. 연구결과는 형식적·학술적 글쓰기의 형태로 표현한다. 산출물의 구성 및 형태를 제한하고, 문장을 다듬어 글을 완성한다. 교사평가와 학생 상호평가를 통해 우수한 학생을 선정하고 프레젠테이션의 기회를 부여한다. 동료의 발표를 듣고 질의·응답하면서 주체적인 학습경험을 넓힐 수 있다. 본 내용은 사서교사의 단독 수업사례이긴 하지만, 해당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은 2·3학년으로 진학하면서 사회·과학·수학 등의 과제탐구과목을 통해 본인의 관심사를 심화시킬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교과융합 및 연속성이 있다. 학교도서관은 교육과정에 기반하여 교수·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구성하는 것이 우선인 특수한 목적, 즉 교육적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과제연구를 진행하기 아주 적합한 장소이다. 그리고 사서교사는 이용자인 학생들의 학습목적에 적합한 자료를 안내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하는 지금, 자신의 과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미래 인재가 자라나는 곳에, 학교도서관이 있다.
살면서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한 번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어릴 때부터 청소년들은 이 질문을 들으면서 살고 있다. 학교현장에서도 이런 질문을 하면 학생들은 저마다 “제 꿈은 선생님입니다”, “제 꿈은 의사입니다”라고 대답한다. 학생들에 따라 아직 꿈이 없다고 대답하기도 하지만, 보통 “제 꿈은 ○○(직업)입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선생님들은 매년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 ‘진로’란에 교사·의사·공무원 등 정말 다양한 희망직업들로 ‘진로’란을 채워준다. 청소년기의 꿈은 자신의 가치를 정립하는 가장 소중한 일인데 ‘꿈’이라는 주제 속에는 학생들이 살아갈 미래 세대의 변화가 얼마나 포함되었는지 정말 고민되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이며, 미래 직업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고, 기술 발전에 따라 일자리의 종류와 형태도 바뀌고 있다. 학생들에게 30년 후, 자신의 미래를 상상·고민하게 하고, 이를 위하여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 미래 사회를 생각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자신의 꿈을 포스터로 그려보게 하였다. 이를 위하여 학교 진로교사의 도움을 받았으며, 한국고용정보원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유망직업을 찾아 미래의 다양한 직업 종류와 특징을 이해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미술 교육과정 중 ‘체험’과 ‘표현’영역을 재구성하였는데, 체험부분에서는 ‘미술과 소통하는 시각 문화’를, 표현부분에서 ‘발상과 주제를 찾아서’를 재구성하여 나의 미래 직업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그릴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2022학년도부터 서울의 중학교 신입생과 중학교 교원은 1인 1스마트기기를 지원받게 되었는데 이는 ‘서울형 BYOD(Bring Your Own Device) 가방 쏙’ 정책으로 향후 3년간 지속돼 2025년도에는 서울의 모든 중학생이 1인 1스마트기기를 소지하게 된다. ‘서울형 BYOD 가방 쏙’ 정책은 학생 개개인에 최적화된 맞춤형 교육지원으로 학업능력이 향상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유연한 교육환경이 조성됐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 심사숙고하여 정해진 스마트 휴대학습기기 ‘디벗’(Digital+벗)을 활용하여 교수·학습을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진행하고 학생들이 친근하게 디벗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일반화하는 수업전략을 계획하였다.[PART VIEW] 미래 직업 홍보포스터 만들기 수업설계 ● 차시별 수업설계 및 블랜디드러닝 계획 ● 평가계획 변화하는 미래 사회를 조사하고, 청소년들이 관심 있거나 어른이 되어서 갖고 싶은 직업을 생각하며, 나의 미래 직업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만들고자 하였다. 사진은 미술영역에서 갈수록 중요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시각의 단편을 보여주는 사진은 장면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기능뿐만 아니라 여기에 생각을 입혀 즐겁게 또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넣을 수도 있다. 2022년 1학년에 새롭게 적용하는 디지털 디바이스(BYOD: Bring Your Own Device)인 ‘디벗’을 활용하여 홍보계획(목적·개념)에 따라 창의적인 콘셉트를 기획하고, 사진·문안(카피)·캐릭터·상호명 등을 미리캔버스를 이용하여 포스터로 제작하고자 하였다. 시각 이미지의 다양한 전달방식을 이해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홍보포스터를 제작하면서, 표현과정과 점검을 통해 시각적 소통능력·자기주도적 미술학습능력·문제해결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더 나아가 수업의 확장을 통해 디지털 드로잉을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1) 미술 교과역량 및 성취기준 2) 평가요소 및 유의사항 3) 세부평가 기준표 4) 수행평가 루브릭 교수·학습과정안(본시 5~6차시) ● 단원: ‘나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서는 미래 직업을 찾아서…’ 홍보포스터 ● 대상: 중학교 1학년 학생 ● 학습목표: 1) 미래의 다양한 직업 종류와 특징을 이해하고 조사하여 비교하여 설명할 수 있다. 2) 시각 문화(기호·상징·포스터·영상·모바일 앱 등) 속에서 이미지의 다양한 전달방식을 알고 홍보포스터를 제작할 수 있다.
학생의 배움과 성장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며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이 더디다는 생각이 들었고, 같은 생각을 한 교사들이 모여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교육활동 중심 학교문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온라인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배움이 일어나며 학생들의 미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주제, 그리고 젊은 교사들의 역량과 관심사를 살펴 선택된 주제는 ‘미래교육-AI(Artificial Intelligence)’였다. 4차 산업혁명·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조금은 낯선 분야의 연구이기에 정해진 답을 적용하기보다는 떠오른 물음들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교원학습공동체를 일 년 동안 장기 프로젝트로 이끌어가며 목표로 한 것은 교육과정 중심의 협력적 학습공동체문화를 정착시키는 것과 활동과정 및 결과를 나눠 배움을 확산시키는 것이었다. 미래교육, 함께 하는 성장이라는 큰 틀을 가지고 교원학습공동체호는 닻을 올렸다. ● ‘미래교육-AI’ 교원학습공동체의 목적 1) 공동연구·공동실천·나눔을 통한 교육과정·수업·평가의 질적 개선 2) 교육과정 중심의 협력적 학습공동체 문화 정착 3) 현장맞춤형 교원학습공동체 운영으로 학교자율운영체제 역량 강화 4) ‘학생의 배움과 성장 지원’을 위한 교육활동 중심 학교문화 시스템 구축 5) 교원학습공동체 활동과정과 결과 나눔을 통한 배움의 확산 ● ‘미래교육-AI’ 교원학습공동체의 개요 1) 비전 공유를 통한 공동체 구성: 학생의 배움과 성장에 초점을 두는 교원학습공동체 조직 2) 정기적·지속적 만남, 학교 내 나눔을 통한 성장 3) 교원학습공동체 구성원들의 협의를 통한 비전 수립 및 공유[PART VIEW] 4) 함께 공부하고 적용하는 경험을 공유하며 전문가로서 더불어 성장하기 5) 공동연구-공동실천-나눔의 과정을 담아 계획 세우고 운영하기 6) 활동결과를 성찰 및 반성하여 나눔 및 공유하기 AI(artificial intelligence)를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을까? 첫째는 AI 수업형태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온라인수업에만 활용하기보다 현재의 수업형태를 고려하여 오프라인 블렌디드수업(BL)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하였다. 두 번째 물음은 ‘수많은 AI 프로그램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였다. 접근성이 보장되어야 학교시스템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고, 학생들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학생과 교사 모두 사용하기 쉬워야 한다는 기준을 세우게 되었다. 셋째, 함께 연구기초를 설정한 후 전체 연구 총괄, 교육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 탐색, 교육과정·수업·평가분석의 역할을 나누어 맡았다. 우리도 AI 기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까? 정기적인 협의회를 월 2회, 그 외 필요한 경우 협의회를 수시로 가졌다. 협의회를 통해 각자가 알고 있는 AI 기반 프로그램들을 나누고, 어떻게 수업에 적용하면 좋을지 이야기하였다. 이후 수업적용 및 피드백을 통해 프로그램을 수정·보완해 나갔다. 현장 워크숍 및 협의회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온라인 워크숍을 통해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고, 교장·교감선생님과의 컨설팅을 진행함으로써 교원학습공동체가 지속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기존에 알고 있는 AI 기반 프로그램 외 인공지능시대의 미래교육, 디지털 리터러시 등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연수를 찾아서 함께 듣고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하였다. 우리가 AI 기반 프로그램을 만들다! 본격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은 총 11차시로 국어·사회·도덕·미술·창의적체험활동을 통합하여 다양하게 적용·운영하였다. 이를 위해서 교육과정을 분석하여 미래교육 관련 교육요소를 추출하고 오토드로우(Auto Draw), 페탈리카 페인트(Petalica Paint), 유레카(Eureka) 통계, 워드클라우드(Wordcloud) 등을 활용하여 블렌디드러닝을 통한 프로젝트 교수·학습방법을 개발하였다. 또한 많은 시간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 학생들이 줌피로(Zoom Fatigue)를 호소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컴퓨터 속 세계가 단순히 가상현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보완 및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려 주기 위해 메타버스(Metabus)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고, 다양한 플랫폼 중 비교적 교육에 적용하기 쉬운 게더타운(Gather Town)을 사용하였다. 세부운영사례 ● 주제: AI 기반 디지털 교수·학습자료를 활용한 창의·융합교육 프로그램 개발 ● 운영일정: 2021년 2월~2021년 11월(10개월) ● 연구절차 및 내용 ● 교육과정 분석을 통한 성취기준 추출 1) 교육과정에 기초한 초등학교 관련 교과 내 미래시민교육 요소 추출 2) 민주시민교육의 교육과정 내 방향성 및 학교 과제 이해와 탐구 3) 사회과 및 도덕교과를 포함한 전 교과를 대상으로 교육요소 추출 및 지도방안 마련 4) 미래시민교육 덕목 추출 및 구성 ● 교원학습공동체 역량강화 프로그램 및 활동내용 ● AI 기반 미래교육 교수·학습 프로그램 1) 학교 교과수업 및 학교활동 운영을 위한 실질적 교육방안 탐구 2) AI 기반 교수·학습자료를 활용한 블렌디드러닝 프로그램 개발 3) 학생중심·주제중심·문제해결 메이커 프로젝트 교수·학습을 적용한 교육자료 개발 기대효과 AI 기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며 생기는 문제점과 필요한 개선사항은 교원학습공동체 모임을 통해 끊임없이 수정·보완되어 나아갔다. 단순히 교수·학습 프로그램을 공동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먼저 AI 기반 프로그램을 적용해본 후 나타나는 학생들의 반응·어려움 등을 수시로 나누었다. 또한 수업을 함께하는 코티칭(Co-Teaching) 형태도 시험적으로 운영하는 등 협력수업도 병행, 프로그램 수업적용 및 환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휴가란 학교의 장이 일정한 사유가 있는 교원의 신청 등에 의하여 일정 기간 출근의 의무를 면제해 주는 것으로 연가·병가·공가·특별휴가로 구분한다. 「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24조의2에 따라 교원의 휴가에 관한 사항은 학사일정 등을 고려하여 교육부장관이 따로 정할 수 있으므로, 고등학교 이하 각급 국·공립학교 교원의 휴가에 관한 특례로서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교육부 예규)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교원의 휴가는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를 우선 적용하되, 교원에게 특별히 적용되는 사항 외의 다른 사항은 「국가공무원복무규정」 및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를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에서 「국가공무원복무규정」의 제16조(연가계획 및 승인) 제1항(연가계획 수립), 제4항, 제5항, 제16조의2(연가 사용의 권장), 제16조의3(연가의 저축), 제16조의4(10일 이상 연속된 연가 사용의 보장), 제19조(공가)는 적용하지 않는다. 또한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에서 규정되지 않은 교원의 휴가(연가보상비 부분 제외)에 관하여는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를 적용한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교직원의 임무)의 제1항에 따라 학교장은 소속 교직원을 지도·감독하며,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3조(휴가의 정의)에 따라 교원의 휴가는 교직원의 복무지도·감독권자인 학교장의 승인(허가)을 거친다. 학교장은 교원의 휴가를 승인함에 있어 법령에 따른 휴가 사용 보장과 학교교육과정의 원활한 운영이라는 두 부분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 이 점이 교원과 다른 일반공무원의 휴가 사용에 있어서 크게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교원의 휴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교원휴가의 운영 교원휴가는 개인의 근무 능률과 휴식과 관련된 연가, 질병 및 부상과 관련된 병가, 국가기관의 업무수행 및 법령 상의 의무 이행과 관련된 공가, 그리고 사회통념 및 경조사 등과 관련된 특별휴가의 4가지로 구분된다. 교원휴가의 실시 원칙과 절차, 휴가일수 계산 등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 휴가 실시 원칙 및 절차(「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4조) 1) 학교장은 휴가를 승인함에 있어 소속 교원이 원하는 시기에 법정휴가일수를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되, 연가는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하여 실시하도록 한다. 2) 학교장은 휴가로 인한 수업 결손 및 학교교육과정 운영 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PART VIEW] 3) 교원의 근무상황부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에 의하여 개인별로 관리하되,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에 의해 운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별도로 근무상황부를 비치·관리할 수 있다. 4) 교원이 휴가 및 지각·조퇴·외출을 하고자 하는 때에는 허가권자에게 미리 신청하여 사유 발생 전까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병가·특별휴가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당일 정오까지 필요한 절차를 취하여야 하며, 이 경우 다른 교원으로 하여금 이를 대행하게 할 수 있다. 5) 교원이 정해진 시간까지 출근할 수 없을 때에는 소속 기관에 미리 신고하여야 한다. 6) 휴가 중에는 학교와 긴밀한 연락이 유지되도록 하여 학교 교육활동이나 교육관련 민원 처리 등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한다. 7) 휴가를 실시할 때는 수업 및 담당 사무 등을 학교장이 정한 자에게 인계하여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도록 한다. 8) 복무 허가권자는 연가 사유의 고의적 병가처리, 진단서 제출 없이 연간 6일을 초과한 병가일수의 연가 미공제 등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무상황을 수시로 확인한다. 9) 학교장의 휴가는 직근 상급기관의 장(교육장·교육감 등)의 허가를 받아 실시한다. 나. 휴가일수의 계산 1) 연가·병가·공가 및 특별휴가는 별개의 요건에 따라 운영되므로 그 휴가일수의 계산은 휴가 종류별로 따로 계산한다. 2) 휴가기간 중의 토요일 또는 공휴일은 그 휴가일수에 산입하지 않는다. 다만 같은 연도 내에 연가를 제외한 각 휴가별(병가·유산휴가 사산휴가 등) 휴가기간의 사용 일수(토요일·공휴일 포함)의 합산이 30일 이상인 경우에는 그 휴가일수에 토요일 또는 공휴일을 산입한다(「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2조, 2021.12.31. 개정). 3) 퇴직 후 당해 연도에 재임용된 공무원의 휴가일수 산정 시 퇴직 전 근무기관에서 사용한 휴가일수를 공제한다. 4) 법정휴가일수를 초과한 휴가는 결근으로 처리한다. 휴가 종류별 세부내용 가. 연가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제8장(휴가) 및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3조(휴가의 정의) 제1호에 따르면, ‘연가’는 정신적·신체적 휴식을 취함으로써 근무능률을 유지하고 개인생활의 편의를 위하여 사용하는 휴가를 말한다. 연가일수는 재직기간별로 다르며, 1년간 성실하게 근무한 데 대한 보상의 의미로 해당 조건을 충족할 경우 연간 2일의 범위 내에서 연가일수가 가산된다. 1) 재직기간*별 연가일수(「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5조) * 재직기간 산정방법 • 재직기간은 「공무원연금법」 제25조 제1항 내지 제3항에서 규정한 재직기간의 연월일수를 적용하며, 휴직·정직·직위해제 기간 및 강등처분에 따라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기간은 재직기간에 산입하지 않는다. • 다만 육아휴직(「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5조 제2항 제1호에서 정한 기간) 및 법령에 의한 의무수행이나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휴직은 재직기간에 산입한다. • 시간선택제로 전환하여 근무한 경력도 재직기간에 합산하여 산정하며, 이 경우 근무시간에 비례하지 않고 근무기간 전체를 산입한다. • 재직기간은 연가 사용 직전일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 연가일수의 가산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5조(연가) 제5항에 따르면 연도 중 결근·휴직(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한 휴직은 제외)·정직·강등 및 직위해제된 사실이 없는 교원으로 아래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재직기간별 연가일수에 각각 1일(총 2일 이내)을 가산한다. ① 연간 병가일수가 1일 미만인 교원(단, 공무상병가만을 사용한 경우 연가 가산 대상에 해당) → 단서조항(‘공무상병가만을 사용한 경우 연가 가산 대상에 해당’)은 2023.1.1.부터 시행 ② 연간 연가 실시 일수가 3일 미만인 교원 ※ 시간선택제 전환교사의 연가일수는 다음의 계산식에 따라 근무시간에 비례하여 시간 단위로 실시한다. 2) 연가 세부운영 내용 가) 연가는 수업 및 교육활동 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수업일을 제외하여 실시하도록 한다. 다만 수업일 중 연가를 사용하고자 하는 교원은 다음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학교업무 및 학교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시할 수 있다. 수업일 중 연가 사유(「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5조, 2022.2.15. 개정) (제①호)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속의 생일 (제②호)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속의 기일 (제③호)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 직계존비속 또는 형제·자매의 질병, 부상 등으로 일시적인 간호 또는 위로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제④호) 병가를 모두 사용한 후에도 직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계속 요양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제⑤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석 수업 및 일반대학원 시험에 참석하는 경우 (제⑥호) 본인 및 배우자 부모의 형제·자매 장례식 (제⑦호) 본인 및 배우자 형제·자매의 배우자 장례식 (제⑧호) 본인 자녀의 입영일 (제⑨호) 기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소속 학교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 나)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5조 제1항 제9호(기타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소속 학교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에 따른 연가는 같은 예규 제4조(휴가 실시의 원칙)와 제5조(연가)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연가 사용의 필요성이 있고, 수업 및 교육과정 등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경우 승인할 수 있다. 다) 휴업일 중 연가(반일연가 포함)를 신청할 때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근무상황부)에 사유를 기재하지 않으며, 수업일 중 연가를 신청할 때는 연가 사유(제①호~제⑨호)를 기재한 후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는 소속 교원이 수업일 중에 연가를 사용할 불가피한(특별한) 사유가 있는지를 학교장이 판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보를 요구하는 취지라고 할 수 있다. ※ 제⑨호 사유의 경우는 ‘기타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사유 및 비고란에 ‘제⑨호’를 선택한 후 해당되는 사유를 기재한다. 라) 지각·조퇴·외출은 연가와는 다르며, 근무를 전제로 한 날에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여 정상 근무를 할 수 없게 된 경우이므로, 그 사유를 기재하여 학교장에게 승인을 받아야 한다. ※ 근무사항에 해당되는 지각·조퇴·외출은 연가에 해당되지 않으나, 지각·조퇴·외출은 종별 구분 없이 시간을 합산한 후 8시간을 1일로 환산하여 연가일수에서 공제하므로, 나이스 개인근무상황의 대분류(연가·병가·공가 등)에는 연가에 포함되어 있다. 마) 수업일 중 연가 및 지각·조퇴·외출 신청과 관련하여 사유 기재 시 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할 경우 개인의 민감 정보유출이 우려될 때는 학교장에게 구두 등의 방법으로 사유를 전달하고, 사유를 ‘개인용무’ 등으로 기재할 수 있다. 3) 연가일수의 공제(「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17조, 2018.7.2. 개정) 가) 결근·정직·직위해제 일수 및 강등 처분에 따라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일수는 연가일수에서 뺀다. 나) 연도 중 임용되거나 휴직 또는 퇴직하는 등의 사유로 사실상 직무에 종사하지 않은 기간이 있는 경우의 연가일수는 다음의 계산식에 따라 산정한다. ※ 해당연도 중 사실상 직무에 종사한 기간은 개월 수로 환산하여 계산하되, 15일 이상은 1개월로 계산하고 15일 미만은 산입하지 않으며, 계산식에 따라 산출된 소수점 이하의 일수는 반올림한다. ※ 사실상 직무에 종사하지 아니한 기간: 퇴직자의 경우 근무하지 않은 기간, 연도 중 임용자의 경우 근무하지 않은 기간, 1개월 이상 연속된 교육파견 기간, 연간통산 병가(공무상병가 제외), 연도 중 군입대한 경우 입대 후의 미근무 기간과 복직 시 군에서 근무했던 기간 등 4) 다음 연도 연가 미리 사용(「국가공무원복무규정」 제16조,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5조) 가)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5조(연가) 제6항에 따르면 교원에게 연가일수가 없는 경우 또는 당해 재직기간의 잔여 연가일수를 초과하는 휴가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다음 재직기간의 연가일수를 다음 표에 따라 미리 사용하게 할 수 있다. 나) 당해 재직기간의 잔여 연가일수를 모두 사용하거나 또는 사용 신청한 후에 다음 재직기간의 연가일수를 사용 신청할 수 있다. 다) 다음 재직기간의 연가를 미리 사용하는 것은 해당 교원이 실제로 다음 재직기간의 전 기간을 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하며, 연도 중 휴직·퇴직예정자는 제외한다. 라) 연가 미리 사용은 별도의 사전 결재를 받은 후 나이스에서 신청을 해야 한다. 마) 미리 사용한 연가일수는 다음 재직기간의 연가일수에서 빼므로, 다음 연도 연가를 미리 사용하였다는 근거를 남겨두어야 한다. ※ 교원 외의 일반 국가공무원의 다음 연도 연가 미리 사용 가능일수(참고사항) 나. 병가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제8장(휴가) 및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3조(휴가의 정의) 제2호에 따르면, ‘연가’는 질병 또는 부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또는 감염병에 걸려 그 교원의 출근이 다른 교직원·학생 등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 부여받는 휴가를 의미한다. 복무 허가권자는 병가 사용이 질병 치료와 감염 위험의 차단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연가 사유의 고의적 병가처리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1) 병가의 종류 가) 일반병가는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나 감염병에 걸려 다른 교직원이나 학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때 연간 60일의 범위 안에서 허가한다. 나) 공무상병가는 공무상질병 또는 부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거나 요양이 필요할 경우에 연 180일의 범위 안에서 허가한다. 다만 병가사유가 동일한 경우에는 연도의 구분 없이 180일의 범위 안에서 허가한다. 여기에서 ‘동일한 사유’라 함은 동일한 사고·사안을 말하며, 최초의 질병·부상으로 인해 추가 질병이 발생한 경우 동일 사안으로 처리한다. 2) 병가 세부운영 내용 가) 병가일수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단위로 계산하며, 전년도 병가 사용 일수에 관계없이 연도가 바뀌면 새로 시작한다. 다만 공무상병가에 있어서 병가사유에는 그러하지 않는다. 나)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한 지각·조퇴·외출은 각각의 종별 구분 없이 누계시간으로 계산하여 누계 8시간을 병가 1일로 계산한다. 다) 2개년에 걸쳐 30일을 초과하는 병가의 경우에는 연도별로 구분하여 각각 30일 이상인 경우에만 토요일과 공휴일을 휴가일수에 산입한다. 각각 다른 사유의 병가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연간 각 병가기간의 총합이 주말을 포함해 30일 이상인 경우에는 일반병가 사용기간에 토요일과 공휴일을 휴가일수에 산입한다. 【사례1】 A질병으로 4일간(화~금) 병가를 쓰고, 다음 주 월요일 1일 출근한 후 화요일부터 B질병으로 25일(토요일·공휴일 합산 시 36일)의 병가를 사용한 경우 ⇒ 각 병가의 시작일부터 종료일까지의 병가기간(토요일·공휴일 포함)으로 합산하였을 때 총 병가기간은 40일이 된다. 이 경우 ‘각 병가기간의 총합’이 30일 이상 되므로 토요일·공휴일을 포함하여 총 40일의 병가를 사용한 것이 된다. 【사례2】 연간 사용한 각각의 병가일수 합산이 30일을 초과할 경우(토요일·공휴일도 포함하여 계산) ① 병가 3일(월·화·수) 사용 ② 병가 5일 사용(수·목·금·토·일·월·화) ③ 병가 15일 사용(월·화·수·목·금·토·일·월·화·수·목·금·토·일·월·화·수·목·금) ④ 병가 10일 사용(월·화·수·목·금·토·일·월·화·수·목·금) ⇒ 연간 병가일수는 총 41일이 된다(① 3일 + ② 7일 + ③ 19일 + ④ 12일). 라) 진단서를 제출하여야 함에도 제출하지 못한 병가일수는 이를 연가일수에서 공제하고 병가일수에는 산입하지 않는다. 마) 연간 누계 6일까지는 진단서 제출 없이도 병가를 사용할 수 있으나, 7일 이상 연속되는 병가와 병가의 연간누계가 6일을 초과하는 경우하는(병지각·병조퇴·병외출 등 시간단위 포함) 「의료법」 제17조에 의하여 교부된 진단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동일한 사유의 병가는 최초 제출한 진단서로 갈음할 수 있으며, 동일 사유 질병으로 연도를 달리하여 병가를 연속하여 사용하는 경우에도 이전 연도에 제출한 진단서로 갈음할 수 있다. 【사례1】 A질병으로 최초 6일간 병가 사용(진단서 미제출) 후 A질병으로 병가를 추가 사용하는 경우 ⇒ A질병에 대한 진단서 제출 【사례2】 A질병으로 최초 6일간 병가 사용 후 B질병으로 병가를 추가 사용하는 경우 ⇒ B질병에 대한 진단서 제출 【사례3】 A질병으로 최초 6일간 병가 사용(진단서 제출) 후 A질병으로 병가를 추가 사용하는 경우 ⇒ 최초 제출한 진단서로 갈음할 수 있으나, 동일한 사유 여부는 승인권자(학교장)가 진단서 등의 내용을 감안하여 결정 바) 일반병가와 공무상병가의 사용 가능 일수는 각각 별도로 운영한다. 공무상병가 기간 만료 후에도 직무수행이 어렵거나 계속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반병가를 허가할 수 있으며, 공무상병가와 일반병가를 연속하여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 질병휴직은 질병·부상의 완쾌 등 휴직사유의 소멸 시에 복직할 수 있으므로, 질병휴직 기간 만료 시 동일한 사유로 연속하여 일반병가를 허가할 수 없다. 다만 휴직기간 만료 후 복직하여 정상근무 중 동일 사유의 질병 또는 부상이 재발된 때에는 복직 후의 근무가 정상적인 상태로 상당기간 지속된 경우에만 일반병가를 승인할 수 있다. 3) 공무상병가 운영 상의 유의사항 가) 공무상병가를 허가하고자 할 때 공무상질병·부상 사실 여부는 「공무원재해보상법」에 의한 요양 승인 결정에 따른다. 가해자에 의한 손해배상 등의 사유로 공무상요양비가 지급되지 않는 경우에도 공무상요양 승인을 받아야 한다. 나) 공무상병가기간은 기관장이 진단서와 직무수행 가능 여부 등을 감안하여 결정할 수 있다. 단, 6일 이내의 단순 안정만을 요하는 경미한 질병·부상의 경우에는 승인권자(학교장)가 공무상질병·부상 여부를 판단하여 공무상병가를 승인할 수 있다. 다) 공무상요양 승인기간 중이라도 공무상병가일수 180일이 만료된 후에는 동일한 사유로 재차 공무상병가를 허가할 수 없다. 다만 공무상병가기간 만료 후에도 직무수행이 어렵거나 계속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반병가를 허가할 수 있다. 라)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공무상요양 승인을 신청하여 심의 중에 있으면 그 결정서를 통보받을 때까지는 일반병가 또는 연가를 허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공무상질병 또는 부상으로 결정된 때에는 소급하여 공무상병가로 처리할 수 있다. 이는 공무원(교원)에 대한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본인의 희망에 따라 공무상병가로 소급처리하지 않거나 일반병가·연가의 일부만 소급처리할 수도 있다. 마) 일반병가 및 연가를 사용한 후에도 공무상요양 승인이 결정되지 않아 질병휴직 중인 경우 휴직기간 중에 공무상질병 또는 부상으로 결정된 때에는 당초의 휴직처분(일반병가·연가 포함)을 취소하고 공무상병가로 처리할 수 있다. 다. 공가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 제8장(휴가) 및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3조(휴가의 정의) 제3호에 따르면 ‘공가’는 교원이 일반 국민의 자격으로 국가기관의 업무수행에 협조하거나 법령상 의무의 이행일 경우에 부여받는 휴가를 의미한다. 1) 공가의 사유(「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7조) 1. 「병역법」이나 그 밖의 다른 법령에 따른 병역판정검사·소집·검열점호 등에 응하거나 동원 또는 훈련에 참가할 때 2. 공무와 관련하여 국회·법원·검찰 또는 그 밖의 국가기관에 소환되었을 때 3. 법률에 따라 투표에 참가할 때 4. 승진시험·전직시험에 응시할 때 5. 원격지로 전보 발령을 받고 부임할 때 6. 「산업안전보건법」 제129조부터 제131조까지의 규정에 따른 건강진단,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에 따른 건강검진, 「초·중등교육법」 제21조의2 제1호 및 「유아교육법」 제22조의2 제1호에 따른 마약류 중독 검사 또는 「결핵예방법」 제11조 제1항에 따른 결핵검진 등을 받을 때 7. 「혈액관리법」에 따라 헌혈에 참가할 때 8. 「교원 등의 연수에 관한 규정」 제13조에 따른 외국어 능력에 관한 시험에 응시할 때 9. 올림픽·전국체전 등 국가적인 행사에 참가할 때 10. 천재지변·교통차단 또는 그 밖의 사유로 출근이 불가능할 때 11.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른 교섭위원으로 선임되어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에 참석할 때,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 제3항에 의한 교섭 관련 협의를 위하여 지명된 자로 참석할 때, 같은 법 제14조 및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7조에 따른 대의원회(「교원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교원노동조합의 대의원회를 말하며, 연 1회로 한정한다)에 참석할 때 12.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11조 및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교섭·협의에 관한 규정」 제2조의 교섭·협의당사자로 교섭·협의에 참석할 때, 「교육기본법」 제15조에 의한 교원단체의 대의원회(「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교원단체의 대의원회를 말하며, 연 1회로 한정한다)에 참석할 때 13. 공무국외출장 등을 위하여 「검역법」 제5조 제1항에 따른 검역관리지역 또는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가기 전에 같은 법에 따른 검역감염병의 예방접종을 할 때 14.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의 제1급 감염병에 대하여 같은 법 제24조 및 제25조에 따라 예방접종을 받는 경우 또는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행정기관의 장의 조치·명령에 따라 같은 법 제42조 제2항 제3호의 감염 여부 검사를 받는 경우 2) 공가 세부운영 내용 가)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7조 제6호에 따라 교원은 건강검진 시 공가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수검 의무가 없는 검진(재검진, 2차 검진, 건강검진의 확진검사, 결핵검진의 확진검사 등 포함)은 공가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산업안전보건법」 제129조부터 제131조까지의 규정에 따른 건강진단 중 의무사항으로 규정된 확진검사는 공가 대상이 된다. 나) 「교원휴가에 관한 예규」 제7조 제14호에 따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의 제1급 감염병에 대하여 예방접종을 받는 경우에도 공가 대상이 된다. 공가시간은 접종기관까지의 이동·복귀시간, 접종소요시간 등 예방접종에 직접 필요한 시간만큼만 부여하여야 한다. 다) 공가의 승인대상인 ‘직접 필요한 기간(시간)’에는 검사일·소환일·투표일·시험일 등의 당일에 왕복 소요일수(시간)를 가산할 수 있다. 라) 원격지간* 전보 시 이사 등에 소요되는 최소한의 일수를 포함하되, 부임일의 다음 정상 근무일까지 공가를 사용할 수 있다. * 원격지간: 원 소속기관 등으로부터 전보 발령지로 이동할 때 가장 빠른 교통수단으로 편도 4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등 인사발령을 받은 당일에 부임에 관한 일을 모두 처리하기 곤란한 경우 마) 행사 참가는 각급 기관의 장이 선수·심판 등 공가 활용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바)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기술자격취득자의 경우 자격의 유지를 위한 개별 법령에 따른 보수교육에 대하여는 공가 처리할 수 있다. 사) 구속된 경우 기소 전까지는 공가로 처리한다. 이는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되는 헌법정신을 감안하고, 불기소·기소유예 등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아) 징계·소청·행정소송 등에 있어서 업무담당 공무원의 출석은 출장 처리하고, 당사자 및 참고인은 공가 처리한다.
들어가며 요즘 학생들은 태어날 때부터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기기에 둘러싸여 자라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이다.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를 뜻하는 말로 핸드폰과 컴퓨터 등 디지털기기를 원어민(Native speaker)처럼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세대라는 의미이다. 신체 일부처럼 스마트폰을 손에 꼭 쥐고 있으며,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아주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다. 본인이 가진 스마트기기로 영상·글·이미지·하이퍼링크를 활용해 자신을 표현하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등 디지털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또한 사회적 관계망(SNS),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게임, 그리고 인터넷 매체들 속에서 새로운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탐색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에 있어서 디지털 이주민인 교사들을 능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안에서 차별·집단따돌림·인신공격 같은 사이버폭력을 겪기도 하고, 수많은 정보 중에 가짜 뉴스와 허위조작 정보 등 나쁜 정보를 접하기도 한다. 따라서 디지털 지식과 기술에 대한 이해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평가하여,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생산·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지능정보사회에서 요구하는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의 필요성과 활성화 방안을 알아보고자 한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개념 리터러시란 ‘읽기·쓰기·듣기·말하기’와 같은 텍스트 중심의 ‘문해력’을 의미한다. 즉 문자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다. 읽고 해석한다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첫째, 말이나 글이라는 것은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이나 문자는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둘째, 글이나 말에는 상징이 녹아 있다. 셋째, 시대에 따라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지고, 쓰지 않는 단어들은 사라지는 변화의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넷째, 말하거나 글 쓰는 사람의 의도를 알아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읽고 해석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의사소통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디지털 리터러시 개념 역시 디지털 미디어와 관계 속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김자영, 2020). 1992년 미국 ‘미디어 리터러시 리더십 콘퍼런스’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를 ‘시민이 정보에 접근하고, 정보를 분석하며, 특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정보를 생산하는 능력’이라고 하였으며, 2018년 미국 ‘전국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연합’에서는 ‘모든 의사소통 수단을 기반으로 분석·평가·창조, 그리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였다. 여러 연구자가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통으로 내린 정의의 특징은 ‘단순히 정보를 찾아내는 차원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그것에 근거하여 적절한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에 중점이 되어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경기도교육청(2022)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미디어를 통해 자기 생각을 소통하고 표현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사회적 의사소통능력으로 미디어를 분별 있게 접근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하며,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PART VIEW] 한상우(2018)는 ‘리터러시라는 개념이 단지 언어를 읽고 쓰고 말하는 기술만이 아닌 그 언어가 가지고 있는 문화·배경·상황을 전체적으로 이해해야 완전한 리터러시를 갖추게 된다’면서 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러터러시를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적 요소는 물론 기술을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한 인문학적 사고와 논리, 생산된 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인문학적인 배경 역시 중요하다’고 하였다(표 1 참조). 현대 사회에서 디지털 발달은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우리는 매일 다양한 디지털을 접하고 있다. 디지털에 대한 이해 없이 그냥 수용만 한다면 단순한 시청각적 자극만 일으키는 무의미한 매체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또한 수용하는 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편견에 빠지기 쉬우며, 사회 혼란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의 구성요소 디지털 리터러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살펴보면(표 2 참조), 우선 가정에서의 디지털 환경은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과 관계되는 주요 요인이다. 디지털 접근성, 즉 인터넷 연결상태와 가정에서 사용하는 디지털기기가 대표적이다. 둘째, 학생요인은 가정에서의 디지털 활동에 대한 규칙이다. 양길석 외(2020)의 연구는 가정에서 스마트폰 사용이나 인터넷 사용방법을 지도하는 것이 디지털 리터러시의 정의적 역량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학교요인은 학교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학교 규모,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 비율이다(양정호, 2012). 가정과 학교에서의 컴퓨터 활용이 높을수록 디지털 리터러시의 읽기능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디지털 리터러시는 크게 인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지적 영역은 지식·기능·전략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정의적 영역은 동기·태도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범주화한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활성화 방안 1) 학생 경험에 기반한 교육내용 구성 및 수업실천 교과연계 및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해야 한다. 해외의 디지털 미디어 교육을 살펴보면 영국은 모국어 교육을 중심으로 독립교과(GCSE와 A-level에 ‘미디어 교육’ 과목 선택 가능)와 통합교과 형태의 미디어 교육을 병행 실시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초등은 교양수업과 영어에서, 중등은 교과(미디어 연구)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도 인권·의사소통·팩트체크 등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기르는 주제중심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미디어 정보의 생산·유통 시 특정 가치관·이념을 반영하지 않고, 혐오표현을 조장하지 않는 미디어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 교육을 해야 한다. 더불어 공공 이슈와 정책에 자기 의견을 미디어로 표현하는 사회 참여 학습을 확대하고, 사회 쟁점 및 정책에 대해 미디어로 의견을 표현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등 학생의 사회 참여학습 및 디지털 리터러시 체험활동을 확대 운영한다. 이와 함께 학생자치회 활동으로 학생이 기획하여 참여하고 만들어 내는 유튜브 캠페인 등 공익적 가치를 높이는 미디어와 디지털 활용을 권장할 수 있다(표 3 참조). 2) 디지털 기반 교육환경 조성 첫째, 우선 기존 학교건물의 관점을 온라인 상황에서의 학습환경 구축으로 확장시켜야 한다. 온라인 학습환경이 구축될 수 있는 방향 및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디지털 리터러시에 핵심에 두어야 한다. 둘째, 블랜디드러닝을 비롯한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모델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들을 연결해 주는 쌍방향 플랫폼 구축을 통해 온라인 상황에서 소집단으로 토의하고, 검색엔진을 이용해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경험을 갖도록 해야 한다. 셋째, 교수·학습자료 개발 및 온라인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교과수업 및 창의적체험활동에 적용 가능한 학교급별 디지털 리터러시 수업자료 개발·보급이 이루어져야 한다. 초등단계에서는 미디어 정보 및 정보원의 의도 파악 등 디지털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디지털 자료를 개발하고, 중·고등단계에서는 다양한 교과목과 연계 가능한 디지털수업 및 평가자료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넷째, 교사들도 뉴미디어 리터러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적응 및 비판적 이해를 갖추어야 한다. 교사에게 요구되는 비판적 미디어 리터러시는 다중텍스트(multi-text), 다중양식성(multi-modality), 정보의 이동성(mobility), 교사-학생 및 학생-지식 간 관계의 상호성, 맥락적·과정적 학습의 이해 및 교수전략 등이다(Semali, 2018). 다섯째, 지역과 연계한 디지털 리터러시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마을과 학교를 연결하는 지역공동체는 공동체적 시민의식을 함양하게 되는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디지털교육과 관련된 학교와 마을 간의 공존과 상생의 특성이 반영되면 디지털 시민역량까지 확장시킬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나가며 디지털 기술이 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오면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에 관한 논의도 점차 확대되어 왔다. 2022년 3월 25일 시행된 「디지털 기반의 원격교육 활성화 기본법」 제10조(디지털 미디어 문해교육 등)가 시행되어 학생이 원격교육에 자기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디지털 미디어 문해교육을 실시해야 함을 법률적으로도 정해 두었다. 또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고 생활하는 비율이 점차 확대되면서 디지털 공간은 삶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하는 중독·사이버폭력·혐오콘텐츠·세대갈등·정보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면서 디지털 시민성 함양과 디지털 소통역량으로의 접근까지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구본권(2014)은 ‘얼굴을 마주보거나 음식을 주고받으면서 하는 대화가 인터넷을 통해 문자로 이루어지면서 일어나는 변화는 공감능력의 저하’라면서 ‘더 많은 정보와 더 자극적인 정보에 의도적으로 저항하면서 중요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한적으로 받아들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 디지털 역량교육은 디지털과 미디어의 기술을 단순히 익히는 문제가 아니라, 기술이 가져올 사회적 영향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번 호에도 교육전문직원을 준비하는 선생님들이 스스로 작성한 후, 피드백을 요청한 논술문을 살펴보려고 한다. 지금까지 학습한 것을 중심으로 체제면에서 많은 지적을 할 계획이고, 내용적인 부분은 문제 자체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언급하기 부적절하여 간과할 수 있음을 먼저 밝힌다.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스스로 문제를 출제해 보고 이에 대해 답해보는 연습방법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 물론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는 무모한 것이지만 어느 정도 준비가 된 경우는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출제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기회가 되기 때문에 실제 시험에서 제시된 문제를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 최근 아래와 같은 교육부 발표자료에 의하면, 2021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학생들의 사교육비는 사상 최대의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이의 원인을 분석하고, 사교육비 경감 대책에 대하여 정책논술을 작성하시오. 자료❶ _ 작년 총액 23조4,000억 ‘전년 대비 21% 증가’…사교육 참여율 75.5%(2021.3.11. ○○신문) 지난 11일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3조4,000억 원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전국 초·중·고 3,000개교의 학생 7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사교육비가 전년 대비 38.3% 증가해 전체 사교육비의 절반가량인 10조5,000억 원을 차지했다. 중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 대비 17.7% 증가한 약 6조3,000억 원이다.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약 6조5,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늘었다. 초등학생의 경우 코로나19로 크게 감소했던 예·체능 사교육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원격수업 자체가 집중도나 이해도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야기하고 학부모 입장에서도 관리나 통제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이런 부분이 학습결손이나 기초학력 저하에 대한 불안과 우려로 이어졌고, 그것이 사교육을 늘리는 선택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초·중·고등학생 사교육 참여율은 75.5%로 2019년(74.8%)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사교육 참여율이 67.1%로 떨어졌다. 지난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6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 32만1,000원에서 2020년 30만2,000원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뛰어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사교육 참여 목적은 학교수업 보충(50.5%), 선행학습(23.8%), 진학준비(14.2%), 보육(5.3%), 불안심리(3.8%) 순이었다. 과목별로는 영어와 수학의 비중이 높았다. 1인당 월별 영어 사교육비는 11만2,000원, 수학은 10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가율은 국어와 사회·과학과목이 높았다. 2019년에 비해 국어 사교육비는 31.5%, 사회·과학은 26.1% 증가했다. 영어와 수학은 각각 19.2%, 17.1% 증가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영어·수학과목의 사교육비가 항상 높은데 국어나 사회·과학 사교육을 안 받던 학생들도 (사교육시장에) 진입했다”며 “등교를 하지 못해 일반교과 전반에 대한 불안심리가 많이 작용해 사교육 수요가 확대되지 않았나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구 소득 수준별 사교육비 격차는 약 5.1배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59만3,000원인 반면 월평균 소득 200만 원 미만 가구는 11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월평균 52만9,000원, 중소도시 35만9,000원, 광역시 35만8,000원, 읍·면지역 24만7,000원이었다. 질문❶ 일반적으로 정책논술 문제가 이렇게 나오나요? 요즘 출제 추세는 상황과 자료가 제시되고 이에 대한 논술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오는 경향이므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만들어 연습한다면 ‘코로나로 인해 사교육비가 더 증가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여 제시하고, 이에 대한 초등학교 지원방안을 논하시오’ 식으로 구성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문제에 주어진 자료도 2개보다는 관련되어 다른 성향의 자료를 포함한 3개 정도를 제시하여 출제하는 것이 정책논술 준비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PART VIEW] 제목 더 평등한 책임교육 UP! 학습격차 및 사교육 DOWN! 서론 재난상황에서 위기는 취약계층에게 더 크고, 깊게 다가온다. 사회·경제적 격차 심화가 교육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위기는 교육격차를 심화시켰다. 가정 배경으로 인한 돌봄 및 사교육비 격차 확대는 학습결손 누적과 사교육비 증가로 이어졌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이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기초학력 향상 정책을 펴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격차는 줄고 있지 않다. 이에 사교육 증가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여 학습격차를 줄이고 사교육을 경감하는 정책방안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질문❶ 논제는 교육청 정책방향과 연계되어 있나요? 논제와 논점은 교육청 정책방향과 연계하여 설정해야 하며, 서울시교육청 정책방향과 연계하여 보면 ‘모두의 가능성을 여는 책임’과 하위영역인 ‘교육의 공공성을 지키겠습니다’와 연계하여 설정하는 것이 적절하다. 따라서 ‘모두의 가능성을 여는 책임교육 UP! 학습격차 및 사교육비 DOWN!’ 식으로 진술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질문❷ 서론으로서의 체제나 내용은 적절한가요? 서론을 시작할 때는 ‘1. 서론’ 또는 ‘1. 코로나의 휴유증, 학습격차 및 사교육비 증가 심각’ 식으로 소제목을 달아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론의 내용은 적절하나, 코로나로 인해 발생한 교육격차와 문제점의 심각성을 대표하는 문구를 먼저 인용하거나 제시하여 시작하고, 두 번째 문장으로 이를 해결해야 하는 당위성이나 필요성을 제시하며, 마지막으로는 이를 어떻게 논의할 것인지를 제시하여 논점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본론 사교육비 증가 원인 분석 첫째,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계층에서 원격학습 기회를 틈타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가 늘었다.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게 된 에듀테크 원격학습의 발달은 사교육계에도 적용되어, 보다 더 다양한 과목으로 선행학습을 하게 되어 학습격차 확대가 가속화되었다. 둘째,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학습결손에 대한 불안심리가 사교육비 증가를 초래했다. 통계에 따르면 전년 대비 21%가 증가하였다. 이는 원격수업이 학생의 집중도나 개별 피드백이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 평등한 책임교육 UP! 학습격차 및 사교육 DOWN! 공교육의 공공성과 책무성을 바탕으로 한 학습격차 및 사교육 경감을 위한 정책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행학습 유발 관행을 근절하는 선제적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모두가 동일한 출발선 상에서 출발하는 평등한 교육기회 제공을 위해서 공교육정상화법이 마련되었다. 선행학습 유발 관행이 근절될 때 소외지역 및 소외계층의 학습격차가 완화되고, 꺼지지 않는 학원 불빛의 나라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평가를 학기별로 점검하여 선행학습을 유발하고 있지 않은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를 방과후학교에도 적용하여 교육과정의 선행 여부를 연 1회 이상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선행학습 예방 및 사교육 경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 때, 선행교육을 위한 질주가 멈춰질 수 있다. 이를 위해 교원 및 학부모 대상 연수를 학기별 1회로 의무화하여, 학교와 가정의 연계로 공교육 정상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개별 맞춤형 교육지원을 통해 격차를 극복하고 교육회복을 지원한다. 가정환경의 격차는 코로나19 원격수업 기간 동안 부모의 돌봄과 관심의 격차로 이어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 대면수업에서 가능했던, 세심하고 촘촘한 개별지도와 피드백의 공백을 채우는 교육회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학생을 가장 잘 이해하는 담임교사의 세심한 지도로 학습결손을 회복하고자 한다. 점프업 프로그램과 키다리샘으로 맞춤형 교과보충 집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와 더불어 퇴직교원을 활용한 인생이모작센터의 학습지원대상학생 방과후 기초학습 지원과 지역학습도움센터 연계 맞춤형 지원을 확대한다. 다양한 에듀테크 및 AI를 통해 학습기록 누적 및 어디서든 가능한 개별화학습이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 진단·보정학습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셋째, 마을과 함께하는 더 평등한 교육으로 더 넓은 책임교육을 실천한다. 학교 뿐 아니라 방과 후와 방학 중에도 이어지는 지역사회의 보살핌으로 모두가 기본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 그대로 우리동네키움센터와 연계하여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기관 내 프로그램 내실화로 학습 및 정서적 안정을 꾀한다. 이와 더불어 도담도담 마을학교와 연계하여 방과 후에도 이어지는 기초학력 및 돌봄지원으로 학습격차를 좁힐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육후견인제를 통해 아이 한 명 한 명의 눈높이에 맞는 지원으로, 누구나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회를 넓혀준다. 질문❶ 정책논술로서 본론의 체제와 내용이 적절한가? 1) 우선 체제면에서 살펴보면, 이 경우 원인 분석과 해결방안으로 나누어 제시하고, 원인 분석의 내용 순서와 해결방안의 내용 순서대로 제시하는 것이 가독성이나 체제적인 측면에서 더 좋은 반응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작성된 내용을 보면 원인 분석은 두 가지인데, 해결방안은 세 가지이고, 내용적으로 서로 연결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소제목이 ‘2. ~원인 분석, 3. ~ 해결방안’식으로 번호와 함께 제시하는 것이 체제면에서 더 적절할 것이다. 2) 원인 분석에서 내용적으로 보면 사교육비 증가 원인에 대한 분석으로 보이는 부분이 매우 미약하다. 사교육비 증가를 일으키는 원인이 경제적 빈부격차인 것이고, 그에 따른 결과가 학습격차 확대로 나타난 점을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소제목을 ‘2. 원인 분석 및 문제점’으로 정해도 적절할 것이다. 여기서 원인 분석의 경우 주어진 자료 순서대로 하는 것이 가독성이나 체제면에서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세 번째 단락의 해결방안에서 소제목이 먼저 제시되어야 하는데 정책논술 전체의 제목, 즉 논제를 그대로 제시한 것은 매력적이 못하다. 예를 들어 ‘교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학습격차 및 사교육비 경감 방안’ 식으로 기술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4) 세 번째 단락의 첫 번째 논지와 논거에서 논지는 내용과 해결방안이 함께 제시되는 것이 적절하니 ‘선행학습 유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선제적 기반을 조성하고 인식을 공유한다’라는 식으로 기술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논거는 논지를 보완하는 것으로 대개 교육청 관련 정책 하위사업의 세부사업들을 활용하여 제시하여야 한다. 그런데 제시된 논술에서는 세부사업을 제시하면서 길게 또 하나의 부연설명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논거는 하나의 논지에 대해 세 가지 정도 다양한 형태로 보완해서 신뢰성이나 타당성을 높여 주어야 한다. 따라서 하나의 논거에 대해 길게 부차적으로 또 하나의 설명을 추가하는 것은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논지도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내용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적절하니 ‘개별 맞춤형 교육지원을 통해 격차를 극복하고 교육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한다’ 식으로 기술하는 것을 검토해 봐야 한다. 세 번째 논지도 더 넓은 책임교육을 어떻게 실천하겠다는 것이 포함되어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마을과 함께 하는 더 평등한 교육으로 더 넓은 책임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마을결합형 교육체제를 구축한다’ 식으로 기술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론 가장 깊은 밤, 밤이 깊을수록 더 빛나는 별빛처럼, 위기 속에서 발휘한 교사 한 명 한 명의 열정과 책무성이 서울교육을 빛낸다.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학생 한 명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더 넓게 맞춤형 지원을 지속·확대할 수 있도록 교육전문직으로서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하고, 유관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질문❶ 정책논술로서 결론의 체제와 내용이 적절한가? 우선 결론에 소제목이 제시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첫 번째 문장은 매우 감성적으로 제시되었으나, 이보다 관련한 사자성어·명언·속담 등을 인용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무전유죄 유전무죄라는 말이 있듯이 경제적 격차에 따라 학습결손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공교육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식으로 기술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문장은 전체적으로 종합하고 요약하는 문장으로 기술하되 논지의 내용을 잘 대표할 수 있도록 기술하여야 한다. 마지막 문장은 교육전문직원으로서의 다짐이나 각오를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하고’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여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