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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마리 앙투아네트의 다이아몬드목걸이사건은 없었고, 따라서 프랑스혁명도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목걸이사건도 있었고 혁명도 일어났다.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아래에서 보듯이 혁명은 거의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고, 따라서 목걸이사건 아니라도 프랑스혁명은 일어났을 것이다. 사가들이 산업혁명과 함께 ‘이중적 혁명’으로 부르는 프랑스혁명. 19세기의 프랑스 사가 줄미쉴레는 프랑스혁명을 평등의 재생이자 영원한 정의의 출현으로, 미국의 저명한 현대사가 C.브린턴은 ‘심지어 오늘날에도 사람들로 하여금 공포심을 가지게 하는 근대사의 드문 사건’으로 평가했다. 좀 지루하지만 혁명의 전말부터 개괄해보자. 혁명의 불씨 제공한 겁 없는 왕비 1789년 5월에 170여 년간 개점휴업 중이던 ‘삼부회’가 소집되면서 혁명의 막이 올랐다. 1788, 1789년의 흉작으로 곡가가 앙등(昻騰)하고 실업자가 급증해 정치·사회적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열린 삼부회는 투표방식을 놓고 대립했다. 평민대표는 1, 2신분의 승리를 보장하는 신분별 투표 대신에 1인 1표 방식을 주장했다. 삼부회가 3신분 610명, 1신분 291명, 2신분 300명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므로 1인 1표제로 할 경우 3신분이 유리했다. ‘국민의회’를 선포해(6월 17일) 의회에서 축출된 3신분 대표들이 따로 테니스코트에 모여 헌법이 제정될 때까지 저항할 것을 결의하자, 국왕 루이 16세도 1, 2신분 대표의 국민의회 참가를 허가했다. 하지만 왕이 질서유지와 의회보호 구실로 군대를 파견하고 국민의 신망이 두텁던 넥케르를 재정고문에서 해임하자 폭동이 일어났다. 7월 14일에는 독재정치의 상징이던 바스티유 감옥이 파괴되고 전국에서 제2, 제3의 바스티유 사건이 빈발했다. 그런 와중에 빵가게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일단의 여인들이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혁명을 모독했다는 소문에 분노해 베르사유의 국왕 처소로 쇄도했고, 국왕은 그들의 압력에 굴복해 파리로 이주해야 했다. 결국 앙상 레짐(구체제)은 그해 8월에 무너졌다. 면세특권, 매관매직, 노예제 등을 폐지한 국민의회는 8월 27일에 주권재민, 천부인권, 자유와 평등, 재산권의 불가침 등을 담은 ‘인권선언’을 발표했다. 단원제 의회와 사법부의 독립을 규정한 헌법도 제정되었다. 이후 국민의회는 헌법에 따라 해산되고 새로운 선거로 구성된 ‘입법의회’가 1791년 10월 1일에 열렸다. 입헌군주제를 지향한 온건 지롱드당의 세력이 점차 약해진 대신 과격 공화파인 자코뱅당(산악당)과 그 지도자 마라, 당통, 로베스피에르 등이 혁명을 주도했다. 이에 혁명의 전파를 우려한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이 프랑스에 선전포고를 하고 아시냐화(貨)가 폭등했다. 마르세유를 비롯해 전국에서 의용병이 파리에 집결해(마르세유 출신 의용병들이 부른 ‘라 마르세예즈’는 프랑스 국가(國歌)가 되었다) 무능한 정부를 비판하는 중에 자코뱅당이 정부를 접수했다. 그리고 새로 구성된 ‘국민공회’에서 중간파를 끌어들여 다수당이 된 자코뱅당의 공포정치가 막을 올렸다. 1793년 1월 국민공회에서 100시간의 논의 끝에 루이 16세에게 반역죄가 선고되었다. 하지만 출석 의원 721명 중 361명만이 왕의 처형에 찬성했기에 1월 19일 다시 투표해 380대310으로 가결했고, 루이 16세는 “국민들이여 나는 죄 없이 죽는다”는 말을 남긴 채 단두대(기요틴, guillotine)에서 목이 잘렸다. 프랑스는 이제 공화국(제1공화국)이 됐다. 자코뱅당은 로베스피에르, 당통 등을 중심으로 공안위원회와 혁명재판소를 설치하고 집단재판을 통해 반혁명 세력, 외국인 혐의자, 망명귀족 등을 가차 없이 처형했다. 자신들이 판 무덤 앞에서 기총소사로 처형된 자들이 있었는가 하면 낭트에서는 2천명 이상을 르와르강에 익사시켰다. 마리 앙투아네트도 처형되었다. 국민의 심판으로 처형당한 왕과 왕비 공안위원회는 또한 혁명적 개혁을 단행했다. 빈농에 토지소유의 길을 열어주는가 하면 생필품 최고가격제와 임금을 포함한 일반 최고가격제를 시행했으며 망명귀족의 재산을 몰수해 농민에게 분배하고 초등교육을 의무화했다. 노트르담사원 같은 교회들이 행정사무소로 바뀌고 성직자들은 교회를 떠나야 했다. 또 국민총동원령을 내려 18~26세의 미혼 남자 모두를 징집했다. 하지만 공포정치는 오히려 사회적 불안과 경제적 침체를 격화시켰다. 자코뱅당이 지향한 도덕공화국은 국민에게 초인간적 헌신을 요구하며 비인간적 잔인성을 발휘했을 뿐이었다. 그리하여 반혁명세력이 집결하는 가운데 내분에 빠진 국민공회는 결국 로베스피에르를 버렸다. 1794년 7월 27일 군중들이 “폭군을 타도하라”고 외치는 가운데 로베스피에르와 그의 추종자들이 체포되고 다음날 기요틴에서 처형됐다. 국민공회도 해산되고 ‘5인 집정정부’가 수립되었다. 하지만 백색테러 난무, 물가 앙등, 실업 증대 등 혁명의 후유증에 시달리던 집정정부는 결국 나폴레옹의 쿠데타로 무너졌다. 정치, 경제, 사상 등으로 분류되는 혁명의 원인 또한 복잡했다. 정치적 원인은 바로 절대주의 구체제의 모순이었다. 군주들은 ‘왕권신수설’을 신봉하면서 권력을 휘둘렀다. 그들은 한 장의 밀서로 백성들을 체포·투옥했으며, 언론자유를 제한해 국왕의 정책에 대한 어떤 비판도 막을 수 있었다. 독재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정부의 무능과 불합리성이었다. 정부기구들의 기능이 중복되는가 하면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예·결산제도, 왕실-정부재정의 구분, 공평조세 등이 확립되지 않았다. 토지의 대부분을 소유한 귀족과 성직자는 면세특권을 누렸다. 사법제도도 정비되지 않아 일부 지역에서는 처벌대상이 되는 행위가 다른 곳에서는 범죄행위가 되지 않기도 했다. 경제적 원인은 구체제의 계급적 착취구조에서 비롯했다. 국민의 1%도 안 되면서 20% 이상의 토지와 많은 재산을 소유한 고위 성직자들은 흔히 국민의 영혼을 구제하는 일을 제쳐두고 정치에 간여하거나 여타의 부도덕하고 사치스러운 일에 몰두했다. 국민의 6, 7%에 불과한 귀족 역시 정치적, 경제적 특혜를 누리면서 국민 위에 군림한 기생적 존재였다. 반면 국민의 94% 정도였던 3신분은 대체로 가난과 압박에 시달렸다. 하지만 사가들은 3신분의 가난과 고통을 강조하지 않는다. 빈민이 아니라 부유한 자본가들이 혁명을 일으킨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자본가들은 국가경제의 주역이면서 과도한 세금을 물어야 했을 뿐 경제적 공헌에 걸맞은 정치적, 사회적 대우를 받지 못했다. 특히 중세적 길드와 중상주의로 인해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방해받자 산업자본들은 혁명세력으로 변해갔다. 때마침 계몽사상가들이 전제체제를 비판하고 나섰다. 합리와 자연주의를 강조하고 인간세계의 무한한 진보를 믿은 계몽사상가들은 자유와 평등을 주장했다. 그 중에서도 로크와 몽테스키외 등은 자유주의를 강조했고 루소는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그들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이론은 그처럼 대조적이면서도 공통의 요소를 가졌다. 두 이론 다 필요악인 국가는 계약에 토대해야 한다는 전제 위에 인민주권을 주장했다. 두 이론 다 기본적으로 개인의 권리를 중시했다. 결국 혁명의 도화선 역할을 한 것은 재정악화였다. 프랑스는 재정궁핍에 시달리면서도 함대를 파견해 독립전쟁을 벌리던 미국을 도왔다. 그로 인해 프랑스는 재정이 파산상태에 이르는 심각한 상황에 빠졌다. 몇몇 정책이 실패한 후 국왕은 증세를 통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삼부회를 소집했고, 프랑스는 바로 혁명으로 빠져들어 갔다. 사기극 부른 왕비의 끝없는 사치 드디어 목걸이사건 이야기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궁중의 여인들이 국정을 어지럽히거나 양귀비처럼 나라를 멸망으로 이끈 경우가 없지 않다. 남편 루이16세에 뒤이어 기요틴에서 목이 잘린 마리앙투아네트도 현명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사치스럽고 탐욕스러웠다. 그녀의 끝없는 사치는 프랑스가 역사적 대혁명에 빠져들게 하는데 적지 않게 이바지했다. 그녀는 화려하고 사치한 궁정생활로 그렇지 않아도 재정적자에 허덕이던 국가의 살림살이를 어렵게 했을 뿐만 아니라, 루이 16세의 재무장관이나 재정고문들이 파산에 이른 재정 상태를 치유하기 위해 어렵사리 입안한 정책들을 그 때마다 귀족들과 결탁하여 반대하는 등 국왕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른바 ‘다이아몬드목걸이사건’(1785~1786)도 그녀의 역사적 역할에 걸맞게 널리 회자되는 일화이다. 오스트리아의 빈 주재 프랑스 대사로 일하다 오스트리아 여황제 마리아 테레지아와 그녀의 딸이자 루이 16세의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미움을 산 추기경 드 로앙이 라 모트 백작부인의 사기극에 말려들면서 목걸이사건은 시작된다. 백작부인은 추기경에게 왕비가 문제의 목걸이를 갖고 싶어 하니 목걸이를 사주면 자신이 왕비에게 전해 화해시켜 주겠노라고 했다. 추기경은 가짜의 왕비 메모를 읽고 왕비로 변장한 창녀를 베르사유궁 정원에서 만난 뒤 대금을 분납키로 하고 구입한 목걸이를 백작부인에게 넘겼다. 그러나 로앙 추기경은 첫 분납금을 내지 않았고, 보석상이 왕비에게 대금지불을 요청하면서 사기극은 들통이 났다. 160만 루블이나 하는(당시 노동자 월급은 3, 40루블이었다) 다이아몬드목걸이는 이미 런던에서 조각조각 나뉘어 팔린 다음이었다. 추기경이 감히 목걸이 건을 발설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한 백작부인이 런던에서 팔아버린 것이다. 바스티유 감옥에 갇힌 추기경은 법정에서 목걸이 사취혐의는 벗었으나 공직에서 해임되었고 라 모트백작부인은 태형과 낙인형에다 종신형을 선고받아 투옥되었다. 이후 영국으로 도망간 그녀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방하는 회고록을 썼다. 부정적인 왕실 이미지 구축에 일조 다이아몬드목걸이사건 어디에도 마리 앙투아네트가 직접 개입한 부분은 없다. 하지만 그 사건은 ‘사치만 추구하는 왕비’라는 이미지와 상승 작용하여 그녀를 못된 왕비로 회자되게 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목걸이사건 소문은 꼬리를 물고 퍼졌고 국민은 무능하고 부패한 왕실과 정부에 더욱 분노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흉년으로 백성들이 빵이 없어 굶주린다니까 “빵 없으면 케이크 먹으라고 그래”라고 말했다나. “보리쌀이 떨어졌으면 쇠고기 먹으라고 그래”라와 다를 바 없는 말 아닌가. 다이아몬드목걸이사건이 없었을 경우 프랑스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상술한데로 루이 16세 때의 프랑스는 정치·경제·사회·이념 모두에서 혁명의 불길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역사에서 ‘불가피한’ 사건은 없겠지만 목걸이사건도 비록 주역은 아니었으되 프랑스를 혁명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데 일조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일본의 미소녀 배우 아오이 유우. 청순한 그녀가 꽃목걸이를 두르고 훌라춤을 추는 장면이 너무도 눈부셨던 영화 훌라걸스는 거짓말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1960년대 중반, 쇠락해가는 탄광촌에 하와이안 센터가 건립되면서 관광도시로 변모한 일본 후쿠야마 현의 실화는 청춘영화에 묵직한 무게의 감동을 남긴다. 석탄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얼굴에 검댕을 가득 묻힌 한 소녀가 전단지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하와이안 댄서’ 모집. 순간 소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져간다. 빠듯한 살림에 동생들을 돌보며, 틈틈이 광산 일까지 도와야 했던 소녀 사나에(토쿠나가 에리)는 처음으로 부푼 꿈에 마음이 설레 온다. 마을에 전단지가 나붙게 된 사연은 이렇다. 석유에 밀려 석탄 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자, 탄광이 폐쇄되고 직원들은 정리해고 된다. 마을을 살릴 대책으로 마련한 안이 온천 관광지를 개발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온천 ‘하와이안 센터’를 홍보하는 댄서를 모집하게 된 것이다. 사나에는 잿빛 마을의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서 친구 기미코(아오이 유우)에게 희망에 들떠 자신의 꿈을 고백한다. 비누로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검댕을 묻히고 평생을 살아가는 대신 춤을 추겠노라고. 항상 손톱 밑에 낀 석탄 때가 불만이었던 여고생 사나에는 키미코에게 함께 춤을 배우자고 조른다. 이들에게 춤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쇠퇴해가는 탄광촌을 벗어날 수 있는 출구이다. 그러나 ‘온천이 정리해고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당연히 딸들이 댄서가 되는 것을 반대한다. 회사에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고 관광수입도 올릴 수 있다고 설득하지만 대대로 탄광 일에 종사하며 살아온 주민들은 선뜻 찬성할 수 없다. 이런 시골에 최신식 온천이 들어온다니, 가당키나 한 일인가. 하지만 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던 탄광이 폐쇄될 거라는 흉흉한 소문은 현실로 나타난다. 평생 광산 일만 바라보고 뼈 빠지게 일한 이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 바야흐로 ‘석탄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는 것이다. 문화충격이 가져온 험난한 출발 하와이안 센터에 대한 설명회가 열리던 날. 앞자리에 옹기종기 앉은 몇 명의 여자들의 호기심에 찬 눈이 반짝인다. 울긋불긋한 꽃무늬 훌라티를 입은 센터 부장(키시베 이토쿠)은 “가족과 탄광을 구하기 위해 우리가 나서자”며 훌라춤에 관한 영상물을 튼다. 하지만 엉덩이를 흔들고 배꼽을 내놓은 댄서들을 보자마자 마을사람들은 얼굴이 발개져서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난 엉덩이 못 흔들어.” “배꼽도 다 보이잖아.” 이곳은 훌라춤이라는 이색 문화를 받아들이기엔 봉건적인 문화가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시골 마을이었던 것이다. 사양 산업이 된 석탄을 대신해 생계를 유지할 일을 찾아야 한다는 현실이 그들 앞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꼽을 내밀고 엉덩이를 흔드는 훌라춤은 천박한기 그지없는 짓이었다. 얼마 후 세련되고 아름다운 춤 선생 마도카(마쓰유키 야스코)가 도쿄에서 내려왔을 때, 남은 지원자는 달랑 4명의 여성뿐이다. 바로 검댕 소녀 사나에와 친구 기미코, 골격이 우람하고 뚱뚱해 남자 같다 놀림 받는 사유리(야마자키 시즈요), 어린 아들을 둔 센터 직원. 마도카의 화려한 춤사위에 흠뻑 빠져버린 이들은 훌라댄서가 되기로 굳게 결심하고 맹연습에 돌입한다. 하지만 이들이 훌라춤을 배우고 하와이안 센터를 건립하는 과정이 쉬울 리 만무하다. 기미코가 훌라댄스를 배운다는 사실에 엄마(후지 스미코)는 불같이 화를 내고, 기미코는 집을 뛰쳐나와 댄스 교습소에서 힘든 생활을 감수한다. 소녀들의 꿈이 된 훌라댄스 하늘과 대화하기 위해 손짓과 몸짓으로 달, 별, 사랑, 눈물 등의 언어를 만들어낸다는 하와이 전통춤 훌라댄스는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늘 교복 아니면 후줄근한 평상복 차림에 머리를 질끈 묶고 다니는 탄광촌 소녀들에게 하늘하늘한 하와이언 전통의상을 입고 곱게 화장한 자신의 모습은 낯설지만 행복하다. 그녀들의 부모들처럼 시커먼 갱도에서 인생을 보내는 것이 당연한 미래였던 아이들에게 훌라댄스는 달콤한 꿈을 선사한다. 부모의 눈을 피해서, 돌봐야 할 동생들과 손에 묻혀야 할 탄가루를 외면한 채 그녀들은 매일 매일 열심히 연습에 몰두하며 구슬땀을 흘린다. 훌라걸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은 두말 할 것 없이 소녀들이 훌라댄스를 추는 장면이다. 그중에서도 미소녀 아오이 유우의 춤추는 모습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그가 밤마다 혼자서 연습을 하다 넘어지고 일어서길 반복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하면서도 대견하다. 남모를 상처를 갖고 있는 선생님에게 보내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같은 몸짓들은 애틋한 울림을 준다. 결국 마을을 구하기 위해 소녀들이 댄스 교습소로 다시 몰려들면서 훌라댄스 팀이 정식으로 꾸려진다. 피나는 노력 끝에 드디어 댄스 팀은 전국 각지로 홍보를 위한 순회공연을 떠난다. 이제 마을과 가족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소중한 꿈을 위해 훌라춤을 추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감동을 배가시킨 실화의 힘 영화는 훌라댄스 팀의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산재한 현실의 갈등들을 놓치지 않는다. 세대 간, 사제 간의 갈등, 현실과 이상의 갈등 등에 부딪히면서 마을주민들은 힘을 모으고, 서서히 성장해간다. 훌라댄스는 세대 간 갈등의 주범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 컴컴한 굴에서 흙을 파고 돌 깨는 것만이 일이라고 생각했던 키미코의 엄마(후지 준코)는 열정적으로 춤추는 딸의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꾼다. “평생 어두운 탄광에서 일하는 게 전부인줄 알았는데 이제야 춤춰서 남 기쁘게 하는 일도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아이들이라면 웃으면서 일하는 새 시대를 만들 수 있을지 몰라요.” 영화 훌라걸스는 변화하는 시대의 조류에 밀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연민과 새로운 희망에 대한 믿음을 탄광촌과 훌라춤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통해 보여준다. 시대와 청춘을 고루 담아낸 이야기 구조는 탄탄하지만, 실패한 무용수라는 자괴감에 빠져있는 춤 선생과 재능 없는 댄서들이 역경을 이겨내고 만들어낸 눈물겨운 성공 스토리는 다소 상투적이긴 하다. 또 갱도에서의 아버지의 죽음, 가족의 반대와 같은 갈등 요소들이 너무 익숙한 것도 흠이다. 하지만 1960년대 쇠락해가는 탄광촌에서 관광도시로 변모한 일본 후쿠시마의 유명 휴양지 ‘조반 하와이안즈’의 실화는 영화에 리얼리티를 덧입힌다. 탄광촌을 생생하게 재현한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은 실화라는 강점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감동을 배가시킨다. 부모님의 눈가 주름이 빚는 삶의 땀내와 가족애, 삶의 애환과 끈끈한 연대가 묻어나는 공동체의 정서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소박한 공동체에 대한 판타지 훌라걸스는 공동체의 유대를 강조하는 휴머니즘에 초점을 맞춘 영화이다. 단일한 공동체가 어떻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을 꿈꾼다. 착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공동체. 훌라걸스는 그 이룰 수 없는 판타지를 향해 나아간다. 화해와 연대에 대한 그 소박한 판타지는 개인주의가 득세한 21세기의 사람들에게는 너무 순진하고 무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그 시절만의 판타지이기에 오히려 보는 이의 마음에 애틋함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사람들이 함께 뭔가를 하는 게 의미 있었던 시절, 각박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그 시절은 돌아갈 순 없지만 늘 마음 한쪽에 품고 있는 이상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훌라걸스는 추억과 아쉬움에만 매달려 있는 영화가 아니다.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현실의 무게를 춤과 웃음으로 녹여내고 새로운 변화를 꿈꾼다. 그 춤과 웃음은 시각적 즐거움과 몸의 쾌감을 선사하며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춤과 웃음으로 활기를 되찾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기꺼이 훌라춤의 매력에 취하게 하는 것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 훌라걸스는 자신의 틀을 깨고 새로운 비상을 위해 집을 나서는 소녀들을 격려하는 영화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갈 때 현실의 벽은 견고하지만, 성장통을 이겨내고 꿈을 포기하지 않을 때 잿빛 현실은 화려한 미래를 선사할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함께 힘을 모아간다면 한층 더 의미 있을 것이다. 아무리 시대가 제멋대로 변해버린다고 해도, 세상을 살만하게 만드는 것은 사람들의 소박한 진심이라는 사실을 아직은 믿기 때문이다. *영화정보* 제목 : 훌라걸스 감독 : 이상일 출연 : 아오이 유우, 마츠유키 야스코 제작년도 : 2006년 관람등급 : 전체관람가 (사진설명) 포스터 010 - 011 - 012 -
길거리 인터뷰란 것이 있다. 길가나 골목 입구에 카메라를 대기해 놓고 지나가는 행인을 카메라 앞으로 데리고 와서 짧고 간략한 반응을 말해 보게 하는 식의 인터뷰이다. 제야의 종이 울리는 종각 앞에 몰린 군중들을 배경으로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시민의 소망을 인터뷰한다든지, 정부 당국에서 중요한 정치적 결단 같은 것이 내려졌을 때, 각계각층 시민들의 반응을 알아본다든지 할 때, 등장하는 인터뷰 방식이다. 일반 시청자들이야 이런 인터뷰 장면을 보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것이다. 그저 아무나 나와서 자기 생각들을 잘들 말하고 가는구나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인터뷰를 직접 진행해 보면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필자는 30대 초반 잠시 방송국 프로듀서로 근무한 적이 있다. 기생충 박멸 운동과 관련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일을 맡았는데, 시민들의 길거리 인터뷰 장면을 찍어야 했다. 길가는 사람을 데리고 와서 기생충 박멸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길을 막고 물어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카메라 앞으로 자진하여 나와서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사람이 없다. 인터뷰할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운 것이다. 왜 갈 길 바쁜 사람 붙잡고 귀찮게 하느냐 하는 짜증을 보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천신만고 끝에 인터뷰 의사가 있다는 사람을 찾아서 카메라 앞으로 데리고 오면, 그런 사람들은 물음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텔레비전에 자기 얼굴 나오는 것만 정신이 빠진다. 그런 사람일수록 엉뚱한 대답을 쏟아 놓기 일쑤여서, 이후 편집에서 잘라내는 경우가 많았다. 사정이 이러하니 만약 생방송에서 길거리 인터뷰를 하기로 한다면, 어쩔 수 없이 PD는 미리 인터뷰할 사람을 약속하여 정해 놓고 대기시켰다가, 순서대로 출연을 시켜야 할 판이다. 인터뷰의 진정성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이다. 모여든 사람 중에는 속내가 깊고 분별 있는 사람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들은 망설이거나 참는다. 굳이 이렇게 사람들에 둘러싸여서 무슨 대단한 구경거리의 대상이라도 되는 듯한 분위기에서 말을 하기에는 적절치 않는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또 방송 화면으로 나가면 온갖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인데, 그것이야말로 번거롭고 요란스러운 작태라고 생각한다. 무슨 대단한 메시지도 아니고, 고작 물어보는 사람 구미에 대충 맞게 응해 주는 단순 역할이니, 그야말로 방송국 PD 좋으라고 해주는 인터뷰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길을 막고 물어보는 일이나, 길을 막고 물어보자는 사람에게 대꾸를 해 주는 일이나 만만치가 않음을 알 수 있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관용어구 가운데, ‘길을 막고 물어봐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실제로 우리 한국 사람들이 많이 쓰는 말이다. 뻔한 이치를 외면하고 말도 안 되는 주장을 늘어놓는 사람에게 해 주는 말이 바로 ‘길을 막고 물어봐라’ 쯤에 해당할 것이다. 이렇게 상식 수준에서 이 말을 인정하고 나면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길을 막고 물어 본다’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면 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떠오른다. 생각과 상상이 여기에 이르면, 길을 막고 물어본다는 말의 저변에 깔려 있는 한국 사람들의 말하기 기질이랄까 말하기 문화랄까 하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된다. 길을 막고 물어보라는 말 속에는 ‘내가 전적으로 옳고 너는 전적으로 그르다’는 절대적 확신이 들어 있다. 그런데 이 절대적 확신은 때때로 주관적일 수 있다. 본인만, 당사자만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정말 절대적 정당함이 있는 것이라면, 길을 막고 물어보지 않더라도 이미 상대방이 승복하게 되어 있다. 단지 시간이 좀더 필요할 뿐이다. 왜 굳이 길을 막고 지나가는 제 삼자들에게 물어 본다는 말인가. 그것도 길을 막아가면서까지 말이다. 그때 물음과 판단을 요구 받는 길 가던 사람들은 얼마나 타당하게, 얼마나 진지하게 물음에 답할 것인가. 그 제 삼자들은 절대로 선하고 절대로 믿을 만한 사람들인가. 절대적 확신이란 자기 최면에 불과할 때가 많다. 대화적 상황에서의 ‘나’는 상대에 의해서 상대화 되는 것이다. 그 점을 인정해야만 문제를 바로 보게 된다. 길을 막고 물어보라는 마인드 속에는 상대를 100대 0으로 완전 제압하겠다는 일종의 증오 기제가 있다. 네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만천하에 확인시켜 주겠다. 앞으로 낯을 들고 다니지 못하게 하겠다는 심정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세상의 모순과 부조리의 장본인 가운데는 확실한 제압을 해서 만천하에 알리고 모멸감을 주어 사회에서 매장을 시킬 사람이 혹시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들 일상의 자질구레한 논쟁거리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 논쟁이나 토론도 다 잘 살아가기 위한 방편들인데, 이번 논쟁 한 번하고 다시는 너와는 상종조차 하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살기로 한다면, 그건 정말 본말(本末)이 뒤바뀐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세상 이치라는 것이 그렇다. 내가 상대를 100대 0으로 완전 제압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 이제는 내가 허물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내가 이긴 것도 있고, 상대가 이긴 것도 있고, 그런 모양새로 살아가는 것이 균형을 이룬 사람살이의 모습이다. 길을 막고 물어보라는 마인드 속에는, 여차하면 사람들이 공공의 공간으로 사용하는 길마저도 막겠다는 발상이 들어 있다. 나의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수단으로 길을 막는 조치까지도 서슴지 않겠다는 것이니, 이 지나친 몰입이 두려울 뿐이다. 길이란 무엇인가. 개인 간의 사소한 논쟁 가치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중요한 공공의 가치물이다. ‘길’이 추상적 의미로 승화되면 천명(天命)의 경지에 이르는 것인데, 그 까짓 길쯤이야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발상이 들어 있으니, 감정이 문제를 다루는 수단을 어떻게 악화시키는지를 잘 보여 준다. 길을 막고 물어본다는 발상 속에는 이처럼 다소 간의 억지가 전제되어 있다. 이 말을 즐겨 사용하는 우리네로서는 우리의 말하기 기질이 이처럼 잘 표현된 것도 없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언쟁의 당사자는 자기들의 문제를 자기들 수준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동네 사람들 전체의 문제로 끌고 들어온다. 그래서 조용히 자기네들끼리 해결하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내가 옳으면 그 옳다는 것을(상대가 잘못이면 상대가 잘못이라는 것을) 상대에게 차분하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하기보다는 동네방네에 알려, 어떤 위세의 분위기로 제압하려는 발상이 들어 있는 것이다. 얼핏 사람들의 보증을 받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객관성이 보장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무책임한 선동의 힘을 믿는 측면이 없다 하지 못할 것이다. 사실 한국 사람들의 언쟁 장면은 예측하기 힘들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정의 면모를 가지는 것이다. 좋게 시작한 대화가 중간에 무슨 연유인지 거친 싸움으로 비화되는 경우를 흔하게 본다. 부부싸움을 해 본 사람들은 다 절감할 것이다. 싸운 뒤 화해를 하기 위해 시작한 대화인데, 도대체 대화를 어떻게 전개하였기에 대화하기 이전보다 더 고약한 싸움의 경지로 되돌아가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이 모두가 감성이 과잉된 데서 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감성 과잉으로는 갈등과 논쟁을 당사자들이 책임 있게 해결하지 못하게 한다. 감성은 신명을 창출하는 데는 뛰어난 효력이 있지만, 감성이 갈등을 만나면 파국을 부른다. 길을 막고 물어보라는 감성의 마인드로는 나도 이기고 너도 이기는, 윈-윈(win-win)의 경지를 추구할 수 없게 한다. 문제를 차분하고 냉정하게 머리로써 생각할 때 ‘윈-윈’의 지혜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논쟁이 심화될 때는 감정의 불길에 휩싸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지혜를 발휘하는 셈이 된다. 논쟁이 거친 싸움의 파국으로 가는 것을 유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길을 막고 물어보라고 꾸짖는 톤으로 호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절대 신뢰의 효과보다는 선동의 분위기를 먼저 느끼게 되는 것은 이 말이 이미 감정의 상투성이라는 맥락에 강하게 기대어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나는 오늘도 그 어떤 상대를 향하여 ‘길을 막고 물어봐’를 남발하고 있지는 않은가. 지난 가을 김남조 시인이 주신 시집 한 장을 읽으면서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진검을 지닌 이 진검 그것 외엔 가진 거 없는 이는 좀체 칼을 뽑지 않는다 한 남자와 한 여자도 사랑한다는 마음의 진검을 평생 동안 아껴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날에 서로 알고 있었다. 진검·1, 김남조 나는 마음 속 진검은 고사하고 자주 가짜 검을 뽑아들며, 그 때마다 불쌍한 상대를 향하여 ‘길을 막고 물어봐’를 외쳐대며 살아 왔다는 생각이 든다. 아름답고 성숙한 소통은 언제나 나의 것이 될 것인가. 그것은 정녕 신기루인가.
창 너머 빼곡한 숲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에 잠겼다. 옛날에는 겨울이 다가올 때 쯤 되면 책보를 들고 뒷산에 올라 썩은 그루터기와 솔잎을 주워 모아 교실 마루 밑에 쌓아두었다가 추운 겨울에 난로용 땔감으로 사용했고, 땔감이 모자라면 초등학생의 어깨에 지고 온 두서너 개비씩의 장작으로 교실을 따뜻하게 했다. 그 자욱한 연기 속에서도 학교는 즐거웠고, 행복한 배움터였다. 난로에 올려놓은 도시락의 김치 반찬과 뒤섞인 보리볶음밥을 생각하면 지금도 행복하다. 물론 가정형편이 어려워 점심도 못 싸와 맹물로 허기진 배를 채우던 학생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학교가 행복했고 교육에 희망을 걸었었다. 지나간 일이기에 추억은 아름다운 것이라고들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사교육은커녕 교과서도 없어 헌책 물려주기 운동도 벌이고, 앞뒤장이 떨어져 나간 전과를 삼사년씩 대물림했지만 그런 전과라도 있는 친구가 그저 부럽기만 했다. 호롱불을 켜고 공부를 하면 “낮에는 머하고 비싼 세기지름만 딸구능겨”하며 일찍 자라던 그 말씀도 그립다. 삐걱거리는 책상에서 몽당연필로 공부하며 선생님의 풍금 반주에 맞춰 부르던 노래가 바로 희망의 노래였고, 그런 희망을 주는 선생님이 있었기에 학교 가는 일이 정말 즐거웠다. 전교생이 가창오리 떼처럼 주먹만 한 고무공을 쫓아 해지는 줄도 모르고 운동장을 뛰어다니던 그 날의 그 행복을 우리 아이들은 알까 모를까? 그런 행복한 학교와 희망교육이 위대한 힘을 발휘해 개천에서 용이 날 수도 있었다. DMB, WiBro가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는 등 세계가 부러워하는 국민소득 2만 불시대의 IT강국이 되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행복보다는 허전함에, 만족보다는 불평불만, 그리고 모두 함께가 아닌 ‘나’만, ‘내 자식만’이라는 생각으로 고액의 사교육에 매달리고 심지어는 교육을 찾아 해외로 유학을 가거나 교육이민의 길을 떠나고들 있다. 학교교육 무엇이 문제이고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가? ‘행복과 희망’은 어디로 간 것인가? 그 ‘행복과 희망’이 사교육에 있고, 또 다른 나라에 있는 것일까? “학원에 가야 되니까 빨리 끝내 달라”는 말에 “학원에 먼저 갔다가 시간이 나면 학교에 와라”고 했던 나의 모습과 학교의 모습이 정말 부끄러웠다. 2003년 학교장이 되면서 ‘21세기 행복한 배움터’를 만들어 학교교육과 한국교육에서 희망을 찾아보자고, 2004년부터 밤 10시까지 개방하는 ‘밤에도 열린 학교’에서 하루 14시간의 보육과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보은군 장학회와 함께하는 숙식 영어캠프, 다문화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우리가 밥을 먹을 때 숟가락이 필요하듯,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국제화시대는 외국어가 숟가락이다’라는 생각으로, 원어민 강사를 활용한 영어 교육, 조선족을 활용한 중국어 교육과 학교장이 지도하는 일본어 교육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그밖에 지난해 12월 11일에는 농산어촌형 모델학교인 ‘21세기 행복한 배움터’ 선포식도 가졌다. 도시 학교에서 체험을 오는 학교, 세계 각국에서 유학을 오는 학교가 되는 것이 우리 학교의 희망이다. 교육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서울에 있으면 대단한 존재이고 시골에 있으면 보잘 것 없는 존재인가? 내가 어디에 있든 소중하고 귀한 존재이다. 소외된 곳에서 태어나고, 농산어촌에 산다는 이유로 문화 혜택도 누리지 못하는데, 학교도 통폐합돼 유치원 때부터 한두 시간씩 통학을 해야 하는 서러움을 생각해 보자. 그들이 행복하고, 희망을 찾을 곳이 학교가 아니고 그 어디겠는가? 이명박 대통령당선자께 농산어촌의 한 초등학교 교장으로서 평소의 바람을 말씀드리고 싶다. 초·중등교육에 자율권을 주시겠다는 첫 말씀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경제와 함께 교육도 확실하게 살려줬으면 한다. 흔히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고 한다. 선생님들이 소신을 갖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어야 한다. 선생님들이 존경을 받지 않고서야 어찌 교육이 바로 설 수 있겠는가? 선생님들이 소신과 철학을 갖고 사명감에 불타 신명나게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교권을 살려 주기를 바란다. 대선 교육공약으로 발표한 학교의 자율성 강화, 대입 자율화, 자율형·기능형·특성화고교, 국립대 법인화, 영어공교육 강화, 평생학습 사회 구현 등에 정말 기대가 크다. 이들 교육공약이 잘 실천되어 공교육으로 ‘국민성공 시대’가 열리기를 바란다.
인천시교육청은 2008학년도 특수교육여건 개선 일환으로 유치부 1학급과 초등학교 19학급, 중학교 7학급, 고등학교 10학급 등 총 37개 특수학급을 신·증설한다. 따라서 유·초·중·고등학교에 총 383개 특수학급을 운영하게 되며 특수학교의 급당 학생수는 유치원 4명, 초등학교 7명, 중학교 8명, 고등학교 8명으로 하향 조정하여 특수교육 대상학생의 개별화교육 내실화와 특수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각장애 대상학교인 인천혜광학교에 안마 침술을 배우는 3년 과정의 전공과 1학급을 추가 설치하는 한편 특수학교에서 고등학교 전공과정을 마친 후에도 직업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 있는 교육지원체제로서 인혜학교와 연일학교에 조리포장, 과·제빵,세차 등 2년 과정을 신설 운영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교육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특수학급 급당 학생수를 하향 조정해 특수학급의 신증설을 적극 추진 할 것이며, 근거리 통학 및 희망학교에 배치되어 교육받을 수 있도록 특수교육 여건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도 특수학급 신증설 현황으로 덕적초(1)신흥여중(1)금마초(1)부일중(1)옥련초(1), 축현초(1), 청학초(1)담방초(1), 동막초(1), 장도초(1) 석천초(증1), 조동초(증1)중연수중(증1), 성리중(1)해서초병설(1)병방초(1). 작전초(1), 효성남초(1)당산초(1), 경서초(1), 왕길초(1) 부평초(증1), 안남초(증1)가현중(1), 효성중(1), 양촌중(1)하점초(1) 효성고(1), 만수고(1), 은봉고(1),작전고(1), 부흥고(1), 검단고(1), 부광여고(1), 석정여고(1)작전여고(1), 계산여고(1) 등 이다.
-드림 팩토리와 왁자지껄 노래방에서 일상의 놀이문화를 탈피해 보자-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에서 오는 2.1일부터 청소년들의 자유이용실인 드림팩토리와 왁자지껄 노래방을 새로이 운영한다. 학생문화회관에 따르면 드림팩토리는 청소년들이 모여 수다를 떨고, 그림보고, 책보다 무료해지면 음악이나 영화까지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가능’한 문화카페이다. 책, 음악, 영화, 이야기를 테마로 하는 신 개념의 청소년 문화휴식공간으로 북갤러리, 뮤직갤러리, 디비디갤러리, 인터넷갤러리, 미플 등 5개의 섹션으로 구분하고 다양한 쟝르의 문화, 예술에 대한 전문서적, 음반, 뮤지컬, 오페라, 영화, 검색, 동아리모임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왁자지껄 노래방은 7개실로 청소년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친구들과 어우러져 신명나게 노래 부를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기존의 부정적인 노래방을 탈피하여 고급스런 실내인테리어와 함께 최신식 노래방기기 및 영상녹화장치 등을 갖추어 청소년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드림팩토리와 왁자지껄 노래방은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회원카드를 소지한 중·고교생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방학기간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기 중에는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운영한다.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최종설관장은 “청소년들에게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 생활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일상의 놀이문화를 바꾸어 보고자 드림팩토리와 왁자지껄 노래방을 구성하였다며 이곳에서 청소년들의 삶에 활력을 주고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자유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 3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영어 공교육 완성 실천방안을 발표했다. 영어를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전용 교사를 2013년까지 2만3000명을 선발해 6개월의 연수를 통해 계약직 교원으로 채용하고, 현직 영어교사를 매년 3000명씩 심화연수하며, 영어능통 대학생·주부 등 영어전용 보조교사 확대, 2010년부터 초등 3~6학년생의 영어수업을 주당 3시간으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5년간 약 4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영어 사교육비가 연간 15조원에 달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인수위의 영어 공교육 강화와 사교육비 경감 목표에 공감한다. 그러나 세부 추진방안들은 내용과 속도를 대폭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본다. 우선, 영어전용교사제는 기존의 영어교사와 다른 별도의 자격과 역할을 지니기 때문에 영어교사 자격증제도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 또 학교현장에서 두 유형의 영어교사간의 역할갈등과 학생들의 비교로 인해 영어수업의 효과가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별도의 전용교사보다는 현재의 예비·현직 영어교사의 능력향상을 꾀하는 것이 보다 실효적이다. 초등 영어교과전담교사의 인원과 능력 향상, 중등의 미임용 영어자격증 소지자의 입직 확대, 현직 영어교사의 심화연수 규모와 프로그램 내실화, 원어민 등 우수 영어강사와 무료 수강의 방과후 학교 운영 등의 방안이 보다 실효성이 높은 방법이다. 회화 등 영어소통능력이 중요하지만 그것이 영어교육의 전부가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사교육비 경감이나 글로벌 리더 양성도 중요하지만 영어 공교육 완성을 통해 도달하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교육적 좌표 설정이 필요하다. 인수위는 5년 내에 모든 것을 완성하려는 과욕을 버리기 바란다. 무엇보다 영어교사의 교육적 동력 향상,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멀티미디어실 등 영어교과실의 확보, 영어 관련 인프라 구축 등 현장의 여건 개선을 우선시하길 바란다. 영어강국을 만들려다 영어망국으로 전락되지 않도록 인수위의 보다 정교하고 현실적인 계획 수립을 기대한다.
단테 [Alighieri Dante, 1265~1321] 13세기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시인. 예언자, 신앙인으로서, 이탈리아뿐 아니라 전인류에게 영원불멸의 거작 《신곡》을 남겼다. 중세의 정신을 종합하여 문예부흥의 선구자가 되어 인류문화가 지향할 목표를 제시하였다. 주요작품은《신생》,《농경시》,《향연》등이 있다. 피렌체에 단테가 살던 건물이 그대로 보존 되어 있었고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집앞 마당에 단테의 얼굴부조상(맨 위의 사진)을 만들어 놓아 호기심을 끌었다.
“학교혁신의 밑거름은 교실 수업의 질 향상에서부터” 강화교육청(교육장 진익천)은 지난 29-30일 양일간 관내 학급학교 학교교육계획 작성 담당자 연수 및 후반기 초등 교실수업개선 연수회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있었다. 이번 연수는 학교 교육계획서 작성에 관한 교원들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좋은 수업을 만들기 위한 수업분석을 통해 교사들의 능력을 신장시키며, 교원의 전문성 확보와 교육과정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마련되었는데. 29일에는 관내 교무부장을 대상으로 삼성초 정종숙 교감이『2008 학교 교육과정』작성에 대해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 갈 학교 교육과정 운영 계획 작성의 실제’라는 주제를 가지고 3시간에 걸쳐 연수하였고, 30일에는 각급학교 교감(인천인동초 김인길, 인천안산초 김윤주, 인천석정초 윤성한)들이 수업 분석의 기본이해와 좋은 수업을 만들 수 있는 대안, '교육과정 편성 운영'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연수를 실시 참가자들로 부토 좋은 호응을 얻었다.
인천서부교육청(교육장 주영갑)은 30일 오전 대회의실에서 관내 신규임용공무원 25명(멘티)과 일반직 5급 6명, 6급 6명(멘토)을 대상으로 멘토링 결연식을 가졌다. 멘토링은 행정업무에 대하여 풍부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갖고 있는 자가 구성원(멘티)을 지도·조언하면서 실력과 잠재능력을 계발·성장시키는 활동으로 작년에 이어 2:4 방식으로 이루어 졌다. 특히 서부관내 검단고등학교 행정실장 서경희외 5명은 멘토로 선발된 것에 대하여 뜻깊게 생각하며 결연식에 참석해 앞으로 진행될 멘토활동에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후배들에게 조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8년 멘토링은 신규임용공무원의 직무능력, 조직적응능력, 선배공무원들과의 학습을 통한 인재육성 등 세가지 중점사항(The Three Point)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3개월(2~4월)간 운영될 예정이며. 앞으로 멘토와 멘티는 장소와 시간에 제약없이 꾸준한 모임을 통하여 멘토에게 자기학습기회를, 멘티에게는 조직 적응능력 향상으로 교육행정실무경험이 축척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연식에서 주영갑 교육장은 “멘토링을 계기로 서부관내의 신규임용자가 많은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극복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교육위 전체회의에서는 인수위가 마련해 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정부 조직법 개편안을 두고 대통합민주신당과 민노당 의원들의 공격이 거셌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이경숙 의원은, 국민의 정부 출범에 앞서 현재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안상수 의원이 “불과 한 달만에 (정부조직을) 똑딱똑딱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여론 수렴해야한다”는 발언을 되짚으며, 정부조직 개편 과정의 졸속성을 지적했다. 민노당의 최순영 의원은, 한나라당의 교육정책안은 자율성 강화가 아니라 불평등 강화, 등록금 폭등을 유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김신일 교육부총리는 “지방 이양의 큰 틀은 맞지만 재정, 전문적 영역에서 감담할 능력 있느냐”며 “무조건 지방으로 갈수록 좋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또 “대교협은 대학총장들의 협의체다. 당사자인 대교협에 대학입시 업무를 맡기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자율성도 좋지만 책임 있는 기구가 담당하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한 교육위 의견을 마련하는 자리에서는, 권철현(위원장)·임해규(한나라당 교육위 간사)외 한나라당 위원들이 모두 자리를 지키지 않아, 신당 측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당했다.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30일 “영어를 잘하는 30대 주부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이들을)교사로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장벽을 새 정부에서 제거할 것”이라며 ‘영어전용교사’ 도입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영어공교육완성’ 공청회에서 이 위원장은 “대학을 나와 박사가 돼도 영어 의시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게 현실”이라며 “2만 3000명의 초중등 영어전용교사를 추가로 배치하는 것 외에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대화 위주로 개편하는 한편 친영어환경을 구축해 고교만 나와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교사 수급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그중 영어전용교사에 대한 각별한 기대를 내비친 셈이다. 인수위는 2008년 영어전용교사 자격제도 도입을 위한 정책연구를 실시하고 2009년부터 임용고사와는 별도의 선발방식을 거쳐 2013년까지 초등 1만명, 중등 1만 3000명을 배치하겠다는 복안이다. 연도별로는 2010년 6500명(초3500, 중등3000), 2011년 6500명(초3500, 중등3000), 2012년 5500명(초1500, 중등4000), 2013년 4500명(초1500, 중등3000)이다. 이 위원장은 “이에 따라 영어교사 선발․임용방식만 두 트랙으로 분리된다”고 말했다. ‘영어로 영어수업’이 초등교는 2011년까지, 중․고교는 2012년까지 완전히 구현되려면 기존 영어교사 양성․연수로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공청회에서 인수위 안을 발표한 사회교육문화분과 천세영 상임자문위원(충남대 교수)는 “2010년부터 초등 영어수업을 주당 3시간으로 늘리고, 중등 영어수업은 학급규모를 현재 35명 선에서 23명으로 감축하려면 영어교사가 절대 부족하다”며 전용교사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중등 영어수업 시, 기존 2반을 3개 반으로 분리한다는 것이다. 임용고사 트랙이 위축되지 않겠냐는 질문에 이경숙 위원장은 “기존 영어교사 선발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영어전용교사는 순수히 추가인원이라는 것이다. 이주호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도 “수업시수도 늘고 교사도 더 뽑는 거다. 교육계로서는 나쁠 게 없다. 4조원을 투자해 환경도 개선하고 연수도 시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영어전용교사 트랙이 다음 정권 이후까지 계속 유지될 경우, 교사대 영어교육과정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전가된다. 물론 인수위는 2013년 배치를 끝으로 하는 로드맵을 내놔 대규모 충원에 대해서는 ‘한시성’을 암시했다. 그러나 이주호 간사는 “학교 영어교육환경이 그때 어떻게 변할 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이경숙 위원장은 “영어전용교사는 국내외 영어교육과정(TESOL 등) 이수자 등을 심층면접해 선발하고 6개월 교직연수를 거쳐 배치해 수업이 잘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TESOL이수자 외에 영어권 석사 이상 취득자, 교사자격증 소지자, 전직 외교관․상사주재원 등 영어수업 가능자도 선발대상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들은 3~5년 주기로 재계약을 하거나 자격을 5~10년 주기로 갱신하며 전문성을 체크 받는 계약직 교육공무원으로 채용된다. 이와 관련 이경숙 위원장은 “갱신이나 재계약을 하는 것만 다를 뿐 기존 영어교사와 대우, 지위 등은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일선 교장, 교사들은 “영어가 유창하다는 것과 잘 가르친다는 건 많이 다른데 무리하게 전용교사를 뽑아야 하는가” “벌써부터 교사 자질론으로 초점이 모아지는 듯하다”며 전용교사 진출이 과거 ‘중초임용’과 같은 사기저하, 갈등을 초래할까 우려했다. 이에 이경숙 위원장은 “기존 영어교사들을 퇴출시키거나 재계약, 갱신제를 적용해야 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해 본적도 없다. 불안할 필요 없다. 교사들이 안정적으로 행복하게 수업을 해야 제도가 잘 착근된다. 그간 영어교육에 고생해 온 교사들의 기득권은 인정해 줘야 한다”며 “오히려 영어실력을 한 단계 높일 양질의 심화연수 기회가 왔다고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현직 영어교사 심화연수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3000명(초중고 각 1000명)을 대상으로 국내외에서 6개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인수위는 국내․국외 연수를 각각 1500명씩 할당해 교사가 선택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사의 개인적 성향, 여건이 모두 다르므로 국내․국외 연수 규모를 못 박지 말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시도가 자율로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이에 이주호 간사는 “시도 권한 이양에 따라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초등 영어수업 증가가 타 교과 수업, 교사 감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천세영 교수는 “초등 영어시수를 주당 1, 2시간 늘리기 위해 타 교과 수업을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들의 주당 수업시수가 1, 2시간 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총 부설 영재교육원이 12일 오후 2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개원식을 갖는다.개원 행사에는 이스라엘과 미국 최고의 영재교육 전문가 초청 강연도 열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 날 이스라엘 교육부 영재교육위원회 위원인 바루흐 네보(Baruch Nevo) 하이파대 교수는 ‘21세기 국가 전략으로서의 영재교육’을, 미국 국립영재연구센터 소장 조셉 렌줄리(Joseph Renzulli) 코네티컷대 석좌교수는 ‘영재교육과 학교교육의 연계를 위한 조언’을 주제로 강연한다. 한국교총 영재교육원은 앞으로 공교육 기반의 영재교육 활성화를 위한 교사 연수, 영재교육 및 학교 심화교육 프로그램 개발, 학교현장 지원 서비스 등의 활동을 펼치게 된다. 개원행사에 참석하려면 인터넷(http://itek.re.kr), 전화(02-6050-2376, 2140) 또는 팩스(02-6050-2390)로 사전 등록을 해야 한다.
“앞으로 연가투쟁 등 교단과 학생을 외면하는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등 전향적 자세를 보여 강제 전보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다.”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연가 투쟁에 참가한 전교조 조합원들에 대해교육당국이 실시하기로 했던 비정기 전보 방침이 철회됐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28일 성명서를 통해 “전보 방침을 철회해 달라는 전교조의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비정기 전보 대상자는 2006년 11월 연가투쟁에 참여한 171명. 75명으로 가장 많은 전보 대상자가 포함돼 있던 전교조 서울지부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전보저지 농성을 펼치기도 했다. 교육감협의회는 이번 전보 철회에 대해 “교육감협의회가 법정기구로 새롭게 출범하는 시기에 모든 교육가족이 화합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연가투쟁은 합법적인 만큼 앞으로 연가투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교육감협의회가 전교조의 전향적 자세 근거로 제시한 것은 한 일간지에 실린 전교조 정진화 위원장의 인터뷰 기사였다. 이 기사에서 정 위원장은 연가투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처럼 돼 있지만, 전교조는 이를 오보라며 정정 보도를 요청한 상태다. 여기에 16개 시·도교육감 모두가 ‘전보 철회’에 대해 같은 입장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서울 등 일부 교육감이 올해 교육감 선거에 재출마하기 위해 전교조와의 마찰을 피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교육계 일각에서도 “징계 차원에서 전보를 실시하겠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교육감들이 없었던 일로 하자고 나서면 교육당국만 우스운 꼴이 되는 것 아니냐”며 “법정기구로 전환해 교육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게 됐다고 자평하더니 벌써부터 눈앞의 이익 때문에 원칙을 버린다면 뭘 더 기대하겠는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위원장 권철현)는 30일 오후 전체 회의를 열어 교원단체에 교원을 무급 휴직으로 파견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안 내용을 사립학교법과 교육공무원법에 담아 법사위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이 법안이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면 정부는 파견할 수 있는 교원단체를 관련 법 시행령에 명시해, 2009년부터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주호 의원은 2006년 5월, 노조가 아닌 교원단체들도 그 목적이 교원의 전문성 향상과 권익 보호 등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임자로서 단체 업무에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것은 형평성 차원에 문제가 있다며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다만 무분별한 휴직이나 남용을 방지하면서 교직 사회의 도덕적 전문적 실천 운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법률적으로 무급 휴직으로 지원하고 단체가 자발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 이유서에서 밝혔다. 같은 날 오전, 교육위는 법안심사소위원회(위원장 유기홍 의원)를 열어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원평가 ▲교감직 폐지 ▲교장공모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초중등교육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주호 의원 대표 발의)을 심의하지 않고 2월 15일 다시 소위원회를 열어 다루기로 했다. 하지만 30일 열린 교육위가 2월 임시국회의 마지막 전체회의가 될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어서, ‘교감직 폐지 법안’은 17대 국회서는 통과되기 어려워 자동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위는 30일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동주
교육자치가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지난달 22일 열린 이명박 당선인과의 첫 만남에서 이례적으로 교육자치의 일반자치로의 흡수 통합을 건의했다. 이 날 시도지사들은 ‘실질적 자치권 보장’이란 제하의 건의문을 제출하면서 ‘장기적으로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감 선출방식도 주민직선에서 ‘시도지사 러닝메이트’나 ‘교육담당 부지사제’로 전환하고 국가직 공무원인 부교육감을 지방직 공무원으로 하며, 교육위원회 의결사항 중 일부를 시도의회 본회의 의결로 갈음하는 특례제도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에 흡수통합 하자는 주장이다. 이 당선인은 구체적 언급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 교육 분야 핵심인사인 이주호 의원이 평소 교육위원회를 시도의회에 통합하고 교육감 선출은 러닝메이트제나 임명제, 직선제 중 시도 실정에 따라 조례로 결정하는 개선안을 주창해 왔던 사실로 미뤄볼 때, 그 심각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시도지사들의 주장이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정치중립성-자주성-독립성을 침해하는 위헌적 처사라고 규정한다. 정당의 당적을 갖고 있는 정치인인 시도지사의 러닝메이트가 되면 불문가지 교육감의 신분이나 역할도 정치 변수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재정 자립도가 열악한 상황에서 통합되면 교육재정이 좋아질 것이라는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 오히려 중앙정부가 자치단체에 골치 아픈 교육재정 문제를 떠넘기려는 속셈으로까지 비춰진다. 지난 60년간의 한국 현대사에서 교육이 정치로부터의 악영향을 받은 사례를 허다하게 보아왔다. 교육감 선거율이 낮다는 것이나 열악한 교육재정 문제 등은 그것대로 푸는 정당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문제를 빌미로 교육자치의 싹을 자르겠다는 처사는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교총을 비롯한 전 교육계는 시도지사들의 주장을 엄중 경고하고 불퇴전의 각오로 교육자치를 수호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2001년에 봤던 영화중에서 지금까지도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는 것이 있다. 러셀 크로우 주연의 ‘뷰티풀 마인드(beautiful mind)다. 주인공 러세 크로우의 호연에 힘입어 흥행에도 성공했고 아카데미상을 수상한데다, 론 하워드 감독 또한 최고의 권위 있는 영화감독조합상을 수상해서 그 가치를 인정받기도 하였다. 줄거리를 대충 보면 1940년대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프린스턴 대학원에 천재 수학자 장학생으로 입학한 존 내쉬(John F. Nash)가 있다. 너무나 내성적이라 무뚝뚝해 보이고, 오만하게 보일 정도로 자기 확신에 찬 수학과 신입생인 그는 친구들과 술집에서 금발 미녀를 상대로 놀다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유명한 내쉬이론의 기틀을 생각해 낸다. 이후에 순수한 사람을 만나 사랑하게 되고, 젊은 나이에 MIT의 교수까지 되어 승승장구하게 된다. 하지만 얄궂은 운명이랄까. 이러한 천재를 괴롭히는 정신분열증이 생겨서 본인이 비밀요원이 되어서 소련 암호체계를 풀어간다고 믿게 된다. 이후에 알리샤와 결혼하게 되었으나 피해망상증과 정신분열증으로 인해 평탄하지 않은 결혼생활이 그들을 괴롭혔으나 아내의 헌신과 자기극복으로경제학에 기념비적인 이론인 내쉬이론을 만들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워낙 내용과 연기자의 연기력이 좋은 훌륭한 영화라서 한 번쯤은 본 영화이겠지만 그 내용 중에서 내쉬이론을 교육현장에 한 번 접목해 봤으면 한다. 내쉬이론은 앞에 잠깐 언급한 것처럼 내쉬와 그의 친구들이 술집에 놀러갔을 때 아름다운 금발 아가씨와 놀려고 하는데서 비롯되었다. 이론상으로는 아담 스미스나 밀이 주장한 것처럼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실현되어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즉 여러 명 중에서 한 명만이 금발 아가씨를 차지하게 되고 나머지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금발에게 차인 남자들이 다른 아가씨들에게 접근하면 그 아가씨들의 자존심 때문에 또 한 번 차이게 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여기에서 내쉬는 처음부터 금발에게 모두 몰려 갈 것이 아니라 다른 그저 그런 아가씨들에게 골고루 몰려간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최선의 결과인 금발을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모두에게 최악의 상황인 어떤 아가씨와도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내쉬 균형의 토대가 되는 개념이다. 이러한 내쉬이론과 비슷한 전략적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게임 상황에서 경기자의 전략이 초래하게 될 결과에 대한 모형을 세우고 그렇게 모형화된 상황에서 경기자의 전략선택과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는 게임이론이 응용된 대표적인 예가 3인의 결투이다. A, B, C 세 사람이 결투를 하게 되었다. 세 사람이 모두 총을 한 자루씩 들고 세 사람 중 한 사람만 살아남을 때까지 돌아가며 총을 쏘기로 하였다. 그런데 C는 총을 매우 잘 쏘아 명중률이 100%였다. B는 C보다는 못 쏘지만 그래도 2/3의 명중률을 갖고 있었다. A는 세 사람 중에 총을 제일 못 쏜다. 그의 명중률은 1/3이었다. 공정한 결투를 위해 명중률이 낮은 사람부터 먼저 한발씩 쏘기로 하였다. 먼저 A가 쏘고, 다음으로 B가 쏘고 마지막으로 C가 쏘기로 하였다. 단 한 사람만이 살아남을 때까지 이런 순서로 계속 돌아가며 쏘기로 한 것이다. 그렇다면 제일 먼저 쏘기로 한 A는 과연 어떤 전술로써 이 결투에 임해야 하는가? 명중률이 제일 낮은 그는 누구를 먼저 쏘아야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이러하다. 1) A가 B를 쏘아 명중시킨다면 그는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다. 다음 쏘게 될 C는 명중률 100%를 자랑하며 A를 겨누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2) A가 C를 쏘아 명중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그는 2/3의 명중률을 가진 B의 총구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3) 명중률이 제일 낮은 A로서 최선의 선택은 누구도 명중시키지 않는 것이다. 확실하게 명중시키지 않으려면 허공에 대고 쏘면 된다. 이렇게 했을 때 결과를 따져보자. 다음 차례인 B는 C를 쏘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A를 쏘아 명중시킨다면 그 역시 100% 명중률을 가진 C의 총구를 맞이하게 되기 때문이다. B가 C를 쏘아 명중시켰다면 다음은 A차례이다. 그는 이제 명중률은 낮지만 그가 쏘는 위치에 있게 된다. B가 C를 쏘았지만 맞추지 못할 경우에 C의 차례이다. 그에게는 A보다 B가 더 위험한 존재이기 때문에 B를 쏘게 된다. C는 100% 명중률이기 때문에 B는 죽은 목숨이다. 이제 다시 A에게 C를 쏠 기회가 주어진다. A가 허공에 쏜다면 그는 어떤 경우라도 그에게는 총구를 맞이하는 것이 아닌 총구를 겨눌 위치에 서기 때문에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이러한 내쉬의 균형이론과 게임이론은 선거 전략이나, 정당들의 전략, 전쟁이 일어나게 되는 원인, 냉전시대의 미소간 핵대결, 독과점 기업의 행동, 이해집단들의 행동, 노사관계에 이르기까지 광범한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요즘 정권 이양기를 맞아 교육계에도 여러 가지 정책의 변화들이 생기고 있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의 중학교별 성적공개를 필두로 울산시교육청의 개인별 성적공개 추진까지 성적에 따른 학생 줄 세우기 정책이 교육감들의 입을 통해 나오고 있다. 물론 학력 부진학생을 줄이고 전반적인 학력향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학업성적 추이를 측정해 학교별·학생별로 공개할 필요성이 있긴 하지만, 이러한 공개로 인해 생기는 학력증진의 이익이 다른 모든 교육적 가치의 함의를 묻어버리고 가지 않나 해서다. 특히, 지금처럼 초중고 교육이 대학 입학이라는 하나의 관문을 향해 죽음의 질주를 하도록 만드는 학벌만능주의가 횡행하는 때에 성적공개라는 극약 처방이 과연 성적향상과 인성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결과로 나타날지에 대해 장담할 수 있을까. 영어 하나만 잘 하면 군대도 면제해 주고, 대학까지 그냥 갈 수 있게 만들며,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영어교사로 채용되는 구조를 만들어서 이민교육과 사교육 엑서더스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은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일까. 과연 해외로 조기유학 보내는 사람들의 생각에 영어 하나만 바라보고 보냈다고 생각을 하는지. 인성교육같은 것도 영어로 모두 다 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지. 여러 가지를 두루 살펴볼 필요가 있기에 하는 말이다. 성적에 따른 줄 세우기만이 능사는 아니다. 너와 내가 이기는 윈윈게임을 강구해야지 순서만 세워서 지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도태시키는 잔인한 게임은 하지 말아야 한다. 건강한 긴장감 있는 경쟁은 필요하지만 상대를 쓰러뜨려야만 하는 죽음의 질주를 부추기는 잘못된 교육정책은 재고해야 할 것이다.
“일선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교원단체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강원춘 경기교총 회장(성남 태원고 교장․사진)은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는 농산어촌 및 대도시가 산재한 지역적 특성상 다른 시․도에 비해 인사문제가 복잡할 수밖에 없고, 인사권자의 고민도 큰 것으로 안다”며 “공청회와 설문․현장조사 등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회원의 고충해소와 전문성 신장, 교권 보호 등을 올 주요 사업으로 정한 강 회장은 “100점짜리 인사는 있을 수 없는 것”이라며 “원칙이 정해지면 공정하게 지켜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인사권자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회원단체 수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기교총은 1월 말 현재 도내 8만 5000여명의 교원 가운데 3만 800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매달 500여명의 회원이 신규로 가입하고 있다. 강 회장은 “올해 안에 도내 교원의 50%가 넘는 4만 3000여명이 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회세가 확장되는 만큼 책임도 커지는 것을 느낀다”는 강 회장은 “지난해 도교육청 관내에서 발생한 80여 건의 교권사건에 적절하게 대처한 것이 가입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경기교총은 지난해 소위 ‘교사평가’로 물의를 빚은 분당청솔학원 사건과 관련, 해당 학원을 명예훼손․인권 침해․업무 방해 등으로 고소하는 한편 공식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 효과적인 대응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 회장은 또 “그동안 경기교총의 숙원사업이었던 회관 신축문제가 곧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외부로부터 상당한 액수의 건축비 지원 약속을 이끌어 냈음을 시사했다. 경기교총 회관은 지은 지 30년이 넘어 증․개축이 불가능할 정도로 노후할 뿐 아니라 주차장이 협소해 찾는 이들이 큰 불편을 겪어 왔으나 신축 자금 확보가 걸림돌이었다. 강 회장은 “내년 말이면 경기교총 회관이 도내 교원들의 종합연수원이자 복지시설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회원이면 누구나, 언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재정의 투명화․안정화’를 최우선을 추진, ‘신뢰받는 경기교총’의 기틀을 마련한 강 회장은 “교총은 현장 교원을 돕고 지원하는데 존재의 이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2개월째 접어들고 있으나 연일 각 방송국에서는 뉴스와 특별프로그램에서 사고 발생시점에서부터 자원봉사활동의 이모저모, 어민들의 애환, 보상금 지급, 책임소재 등을 이슈로 다루고 있다. 가족과 함께 봉사활동을 가기로 계획했지만 연말과 연초, 방학 중 연수로 이어지면서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이러다가 개학이 되면 또 미루어 질 것 같아서 오늘 예정에 없던 자원봉사활동을 위하여 남편과 함께 서해안으로 아침 일찍 출발하였다. 차를 타고 가면서 방송을 들으니 아침 기온이 영하 3도이나 강한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10도에서 영하 5도 안팎이라고 하였다. ‘바람이 이렇게 부는데 과연 작업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오늘 마음먹은 일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었다. 지금부터 25년 전 태안초등학교에 근무한 적이 있어 이번에 사고가 난 지점은 익히 알고 있는 곳이다. 태안읍내(현재는 태안시)에서 20~30분 정도만 가면 아름다운 해안이 있고 경치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파도로 인해 갖가지 모양을 하고 있는 큰 바위 사이로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재미가 있어 당시 동료교사들과 토요일 오후면 시간을 내어 놀러가곤 하였다. 오늘 봉사활동 구역은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 해변가 황촌방조제였는데 단체로 참여하지 않고 개인으로 참여하였기 때문에 상황실에 들어가서 오늘 작업에 대해서 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덧옷과 장화를 지급받아 상황실에서 작업장소까지 10분정도 걸어갔는데 그 오염의 심각성이 매우 큰 곳이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늘 봉사활동에 이미 9개의 단체와 우리를 포함한 개인자격으로 봉사활동을 온 대표 3인이 등록이 되어 있었다.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봉사활동 하는 사람들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란 생각은 기우였다. 현장에서 봉사활동에 임하는 사람들에게서 한 숨 섞인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왔다. 누가 시킬 것도 없이 펄썩 주저앉자 무조건 자갈을 닦기 시작하였다. 헝겊이 금방 기름때로 입혀졌다. 물이 고인 곳은 기름이 떠 있었고 자갈 밑을 파면 기름 묻은 자갈이 계속 나왔다. 군데군데 있는 바위는 기름이 닿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명암이 뚜렷이 드러나 있었고 한창 굴 수확기로 인해 '굴 껍질안에 굴이 통통하게 들어 있어야 할텐데 어민들의 꿈과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간 빈 껍데기만 붙어 있었다.' 태안장로교회 여선교회 회원들은 아예 비닐하우스 안에 본부를 차려놓고 따끈한 차와 컵라면 등을 자원봉사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태안장로교회는 25년 전 다녔던 교회였다. 조금 나이가 드신 권사님이라는 분께 당시 태안초등학교 교사였던 000라고 하니 알아보시는 것이 아닌가? 그 때 교회 청년회가 매우 활성화 되어 있었는데 겨울에 불우이웃돕기 합창발표회를 하기 위하여 두 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늦은 시간까지 준비하며 당시 태안고등학교 음악교사가 지휘자로 또 명예기자가 반주자로 헨델의 ‘할렐루야’를 비롯한 대곡 다섯 곡을 20명의 청년들과 함께 연주했던 일은 일생을 두고 잊혀 지지 않는 일이 되고 있다. 잠간 동안 당시를 회상하며 기억이 나는 분들의 안부를 물었다. 많은 변화들이 있었고 모두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니 보고 싶은 마음이 더하였다. 봉사를 하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오후 4시 30분이면 물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오늘 기름때를 제거하면서 여러 단체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울 한식조리사협회 10명의 회원들은 오늘 봉사활동을 그 무엇보다도 귀한 시간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최후까지 남아 마지막 정리를 했으며 다른 사람이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버리고 간 헝겊은 깨끗이 모아 포대에 담는 모습을 보고 직업의 특색이 나타나 보였다. 사진을 찍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얼굴에 밝은 웃음을 가득 안은 사진을 한 컷 찍어 주었다. 또 천안 중부도시가스 직원들은 최신 소형가스통을 들고 와서 작업 중 여러모로 요긴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았고 계명 문화대학 학생들은 매우 성실한 태도로 기름제거작업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 하였다. 먼 곳에서 올라온 경남 김해 가야개발 회사 직원은 피곤한 기색도 없이 회사 일을 하는 것처럼 매우 열심히 작업하는 모습을 보았다. 모두 90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한 부평경찰종합학교의 생도들은 많은 작업량을 해내었다. 작업을 끝내고 언덕을 올라오던 중 한 자원봉사자가 만든 작품을 보았다. 기름헝겊을 넣은 포대로 만든 사람모양을 한 작품이었다. 하루동안 내내 작업을 하고 피곤했던 심신을 이 작품을 만들면서 풀었으리라 생각하니 씁슬 한 웃음이 나도 모르게 흘러 나왔다. 아직도 많은 기름이 묻어 있는 자갈돌과 바위 등을 뒤로 하고 집으로 향하려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늘 만났던 자원봉사자들 모두가 서해안 어민을 생각하는 마음은 한결 같았다. 이 추위에 어떻게 지내겠느냐는 것이다. 어제 일부 보상금이 지급되었다고는 하나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 생각된다. 하루아침에 막막한 어려움을 당한 서해안 어민들을 위하여 끊이지 않는 자원봉사활동으로 꿈과 희망을 다시 살려 온 국민과 함께 따뜻한 설날을 보내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