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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봄볕이 따사롭다. 거리에는 야채를 파는 할머니들의 숫자가 늘어가고 있다. 차가운 겨울을 이겨낸 봄동이 싱싱하게 보인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활동하는 모습에서 예전 아이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활달함은 보기 어렵다. 우리 아이들은 두터운 털옷을 입고 추위를 방어하면서 최고의 문명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자연속에서 노는 모습은 찾기 어려우며 휴대폰을 비롯한 게임 기기 등 문명의 기기들이 넘쳐난다. 여러 가지 물건들이 많아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피해를 준 것들도 보인다. 대표적 물건이 가습기가 아닌가생각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아픈 상처의 기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이처럼 우리는 검증되지 않은 다양한 유해물질 때문에 불안감을 느끼곤 한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유해물질의 노출은 많은 데 배출은 적은 것이 현대인의 식생활이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등에 들어있는 합성첨가물의 섭취는 늘어가고 있다. 결국 이러한 유해물질이 몸 속에 쌓이면 각종 질병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특히 어린이, 임산부, 여성은 유해물질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는 학습장애를 일으키기 쉽고 엄마의 유해물질은 아기에게 대물림 될 것이다. 한편, 최근 원인 모를 불임, 난임, 극심한 생리통, 뇌하수체 종양 등이급증하고 있는데, 그원인이 태아시기의 내부비교란 물질이나 오랫동안 축적된 유해 물질 때문이라고 예방의학자, 환경보건학자들은 밝히고 있다. 이를 해결할 좋은 방법을 대부분의 국민들은 알고 있다. 그러나 실천이 문제다. 건강식품은 이미 나와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기업들은 생존을 위하여 새로운 건강식품이라는 것을 만들어 유혹하고 있기에 손쉽고 편한 쪽을 택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머리는 무엇을 보고 느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면 몸은 무엇을 먹었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얼마 전 한 고등학교에서 수업을 하면서 아침밥을 먹고 온 학생을 알아봤는데 상당수의 학생들이 밥을 굶고 있었다. 우선 안 먹고 오는 것이 바쁜 아침 시간에 가장 쉬운 방법이다. 그러다 보니 공부를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부족하게 된다. 요즘 외국에서는 식사를 올바르게 하면 학생들의 등교거부라든가 가정 내에서의 폭력행위를 방지할 수도 있고 공부도 잘 할 수 있다는 사례가 발표된 바 있다. 내 아이의 장래 건강을 생각한다면 이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모의 중요한 임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일본은 학생들에게 아침 밥 먹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자라나는 청소년기에는 음식이 몸과 마음의 발육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우선 먹기 좋아한다고 가공식품이나 당분을 많이 먹고 야채나 칼슘의 섭취를 소홀히 하면 결국 아이들의 성격마저도 비정상으로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기억해 둘 만하다. 뇌 신경의 원할한 활동을 위해서는 비타민 C와 칼슘이 절대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금치, 쑥갓, 양배추, 토마토, 미역 등을 많이 먹는 요리를 할 필요가 있다. 장수촌 사람들의 음식을 조사한 결과 미역, 김 등해조류를 많이 먹고, 뼈채 먹을 수 있는 잔 생선을 많이 먹으며, 잡곡과 채소를 많이 먹는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의 기호를 맞추다 보니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급식에는 굽고 튀기는 조리가 늘어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특별히 화학용매가 없는 압착유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리고 유기농 채소와 과일, 친환경 신선식품 등은 우리 아이들이 금보다 더 중요시 해야 할 재료들이다. 이 좋은 계절을 맞이해 자연에서 나온 식품들을 많이 섭취하는 음식을 먹고 건강한 봄을 보냈으면 좋겠다.
마침내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됐다. 국회가 국회의원 234명 찬성으로 탄핵소추안을 가결해 헌법재판소에 낸지 92일 만의 현직 대통령 파면 선고다. 그럴망정 박근혜 대통령 파면은 지난해 10월 29일 1차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19차까지 연인원 1500만 명의 국민이 참여해 이뤄낸 시민혁명이라 할 수 있다. 쾌거의 국민 승리라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정미 재판관은 선고에 앞서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 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비로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가 그저 법조문이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 듬직하게 자리잡고 있음이 실감난다. 사실 필자는 이미 ‘아무리 생각해도 참 이상한 나라’(한겨레, 2012. 12. 27.)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지난 대선에서 득표율 51.6%, 1577만 3128표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된 걸 보고 쓴 글이다.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나라가, 그에게 표를 준 절반 넘는 국민이 이상하기만 했던 것이다. 물론 그때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을 예상한 건 아니지만, 지금도 대한민국이 참 이상한 나라인 건 마찬가지다. 소위 탄기국 사람들의 죽기를 각오한 맹목적이고도 무조건적인 박근혜 탄핵반대를 대하는 기분이 그렇다. 그들은 “무효다. 무효!”, “나라가 망했다”, “대한민국이 작전세력에 넘어가 이 날로 정의와 진실은 사라졌다” 따위 망발을 뇌까리며 절규했다. 실제로 탄핵반대 시위현장에서 3명이 죽는 불상사로 이어졌지만, “법치가 죽었다”며 목청을 높이는 친박 국회의원이나 “올바른 재판이 아니다”라는 대통령측 대리인단 어느 변호사도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심지어 탄핵인용에 대해 “김일성의 주체사상으로 대한민국의 국시를 바꾸려는 반역세력들의 대한민국 국시에 대한 도전”이라는 대통령측 대리인단 변호사도 있었다. 자다 봉창 두드리는, 그래서 황당하기 그지 없는 소리를 많은 돈 들여가며 일간신문 광고까지 내고 있는 그가 과연 온전한 정신이고 상식적 사고(思考)의 국민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기자회견까지 열어 “박영수 특검은 온 국민을 90일간 공포에 떨게 만드는 공포 검찰을 연출했다”고 말한 바로 그 변호사다. 또한 그들은 탄핵심판이 있기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게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가 뿌려질 것이다. 어마어마한 참극을 보게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별검사 집 앞에서 야구방망이를 든 채 시위하며 “이제는 말로 안됩니다. 몽둥이맛을 봐야 합니다”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빨갱이들은 죽여도 된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70여 년 전 해방정국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갖게 했다. 그뿐이 아니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58명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각하 또는 기각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탄핵은 내란이다. 내란은 진압해야 한다. 내란에 가담한 기자⋅검사⋅판사⋅특검⋅국회의원 들은 반역세력이다. 핵심적인 주모자는 교수대로 보내야 한다” 따위 정신병자이거나 또라이가 아니고선 도저히 할 수 없는 주장을 쏟아내기도 했다. 일개 민간인에 휘둘려 대통령으로서 해선 안 될 잘못을 많이 저질렀는데, 그들에겐 그것이 범죄는커녕 아무 문제도 아니란 말인가. 탄핵반대 그것은 대선에서 어느 후보를 지지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법과 원칙이 통하지 않는 그들은 사이비종교의 교주에 맹신하고 복종하는 신도들의 광기(狂氣)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파면당한지 56시간이 지나서야 사저로 옮겨간 박 전 대통령의 작태는 또 어떤가. 승복과 함께 지지자들에게 자제 요청을 간절하게 당부하긴커녕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는 대독 메시지는 결국 탄핵인용 불복을 의미하는게 아닌가. 1차 담화문부터 끝까지 대통령다운 국가 지도자의 모습은 아니다. 그렇다면 누적 인원 1600만 명이나 되는 국민이 그 혹한 추위에 떠는 등 20차례나 모여 ‘뻘짓’을 했단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하긴 박 전 대통령은 박사모에 “고맙고 감사드린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적어도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 대통령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해선 안 되는 노골적 부추김이 아니고 무엇인가.
영상으로 시작하는 봄이다. 완연한 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늘은 흠도 티도 없이 맑고 깨끗하다. 하늘만 쳐다보아도 마음이 상쾌해진다. 아침 출근길이 바빠도 선생님들의 마음을 기쁨을 안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생님들은 한 번쯤은 인기 있는 선생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품게 된다. 인기 있는 배우처럼 인기를 얻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가슴에 품고 또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기가 많으면 기분이 좋다. 인기가 많으면 사람들이 몰려든다. 관심을 가진다. 영화배우가 있기가 있으면 값이 올라간다. 선생님들도 어떻게 하면 인기가 많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좋은 현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기만 얻으려고 하다가 보면 선생님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다. 선생님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르침이다. 교과의 내용을 가르쳐야 하는데 교과 외적인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그것으로 인기를 얻으려고 하면 안 된다. 그러면 본말이 전도되고 만다. 선생님은 가장 기본이 되는 가르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집중을 해야 한다. 인기도 가르치는 것에서 얻어야 진짜 인기다. 그래서 낮이고 밤이고 어떻게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요리연구가는 평생을 밤낮 가리지 않고 좋은 요리를 위해 연구하고 또 연구한다. 이러한 자세가 되면 음식을 먹는 이들에게 유익이 되고 기쁨이 된다. 우리 선생님들도 어떻게 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교과서를 가지고 잘 가르칠 수 있을까?를 연구하고 또 연구하면 이미 인기의 서열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잘 이해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 할수록 잘 이해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은 이해를 함으로 마음에 기쁨이 가득차게 된다. 선생님이 또 기다려지는 것이다. 선생님이 하는 일이 많아지면 기본적인 가르침을 소홀히 하게 된다. 하는 일이 많고 너무나 바쁘면 가르침을 놓치게 된다. 그래서 선생님들에게 학교 업무를 많이 시키면 안 된다. 그렇게 되면 교사의 사명을 잃게 만들고 만다. 선생님이 가르치는 일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에 바쁘고 이 일에 전념해야지 다른 기타 업무로 바쁘면 이것 또한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일 잘한다고 좋아하면 안 된다. 선생님은 일하러, 업무 보러 학교에 오는 것이 아닌 것이다. 수업과학생 생활지도, 진로지도를 잘하는 선생님을 좋아해야 하는 것이다. 선생님들이 모두 잘할 수가 없다. 그 중에 가르치는 것을 잘하면 최고의 선생님이라 할 수 있다. 교장, 교감선생님들은 선생님의 고유 사명인 가르치는 일을 최우선하도록 배려하고, 어떤 경우에도 학생들을 지도하는 일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를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동물 왕국에 새 명문 학교가 생겼죠. 달리기와 나무타기, 수영, 하늘 날기 등을 골고루 가르치는 게 자랑이었습니다. 오리는 수영을 잘했지만 학교에서는 달리기 수업을 받으면 지적‧ 정서적으로 좋다고 했습니다. 오리 부모는 수영에 재능을 지녔으니 다른 과목까지 배우면 더 뛰어난 학생이 될 것이라 기대했죠. 그러나 며칠 안 돼 선생님은 그가 달리기를 전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선생님은 오리 엄마와 상담을 했고 엄마는 그날로 과외선생님을 구해 날마다 운동장에서 달리기 수업을 시켰어요. 결국 오리는 너무 많이 달린 나머지 발이 흙에 마모돼 수영에도 적당치 않은 발을 갖게 됐죠. 학기말 시험에서는 가까스로 수영과목에서 평균점을 받았어요. 다행히 학교에서는 어느 과목이든 보통만 넘으면 됐죠.한편 토끼는 달리기를 제일 잘했어요.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할 수 없는 수영을 잘하려고 과외에 시달리다가 신경쇠약에 걸리고 말았죠. 나무 기어오르기에 특출한 재능을 가진 다람쥐는 참새처럼 하늘 날기 연습에 매달리다가 지친 나머지 기어오르기조차 간신히 통과했고요. 학기가 끝나고 우등상은 어느 과목이든 그럭저럭 잘했던 뱀장어가 받았답니다.우리들과 많이 닮아있지 않나요? 올림픽경기를 보면 이해가 안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2등을 한 우리나라 선수들은 대부분 운다는 거죠. 1등이 아니면 꼴찌 취급을 받는 나라의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가 반에서든 학교에서든 1등 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가 되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우리는 결국 아이들을 모든 과목을 다 잘해 우등상을 탄 만능 뱀장어처럼 만들기 위해 무작정 달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작년 3학년 담임을 맡았었죠. 우리 반 26명 아이들의 재능과 흥미는 각양각색이었습니다. 달리기를 잘하는 준범이, 줄넘기를 잘하는 준석이, 그림을 잘 그리는 소율이, 늘 밝은 얼굴로 선생님의 맘을 살피는 소연이, 힘이 세서 교실 내 어려운 일을 잘 해결해 주는 하율이, 든든한 반장 찬민이, 춤추는 모습이 예쁜 은서, 공기를 잘하는 주성이, 엉뚱해서 늘 우리 반을 웃게 하는 승우 등 모두 각자의 향기를 내뿜었죠.그런데 이 아이들이 성적이라는 틀 안에서 힘들어 해요. 달리기 잘하는 준범이가 그림 잘 그리는 소율이를 따라 가느라 힘들고, 묵묵히 우리 반 기둥역할을 하는 찬민이는 수학을 못한다는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는 거예요. 아이들의 자존감은 점점 떨어지고 자신감조차 없어지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죠.누구도 모든 분야의 지식과 기술을 두루 통달할 수는 없어요. 그러면서도 우리는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다 잘하라고 엄청난 압력을 가하죠. 국‧영‧수에 운동과 그림까지…. 어떤 아이도 이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을 거예요.아이들은 이제 3학년, 초등생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10살이 국어도 잘하고 영어도 잘하고 수학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성격도 좋다면 그건 이미 아이가 아니고 괴물일 거예요. 10살! 서툴러도 좋은 나이라는 진실을 인정하세요. 그래서 수영 잘하는 오리를 달리기 시키느라, 달리기 잘하는 토끼를 수영 과외 시키느라 그들의 재능과 시간과 열정을 빼앗는 오류를 범하지는 맙시다.교육심리학자 알피콘은 ‘자녀교육에 사랑을 이용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아이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부모가 준 사랑이 아닌 아이가 받은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조건 없는 사랑은 아이가 실수하거나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받아 줄 것이라는 절대적인 믿음이라는 것이죠. 우리는 아이를 믿고 진정한 관계 맺기를 통해 각자의 재능을 살려 ‘나는 나답게 너는 너답게’ 빛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주고 아이들 스스로 성장하도록 기다릴 줄 아는 교사가 됩시다. 그래서 수영을 잘하는 오리와 달리기를 좋아하는 토끼가 자존감을 갖고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치는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이 녀석 정말 힘들다. 학교에 제일 먼저 와서 책상 위를 붕붕 날아다닌다. 녀석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놓으니 늘 난장판이 된다. 수업을 시작하려는데 “나 수학책 안 가져왔다” 자랑하고 빙글빙글 웃기까지 하기에 결국 폭발했다. 그랬더니 이 녀석이 날 빤히 쳐다보더니 주르륵 우는 게 아닌가. 아이의 소리 없는 눈물은 너무 아프다.또 한 녀석, 눈매도 날카로운 것이 3월 한기가 남아있는 날씨에도 맨발로 등교한다. 키도 몸집도 작은데 힘은 얼마나 센지 하루에 한 명은 꼭 피를 본다. 거기에다 입만 열면 나오는 게 육두문자. 3학년이나 됐지만 아직 책도 제대로 못 읽는다. 협박도 회유도 안통하고 그 순간만 넘기면 된다는 식의 반응이 나를 무기력하게 한다. 교육복지투자지역에 위치한 우리 학교는 이외에도 수많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28년차 나름 베테랑 교사라고 자부하던 저도 결국 6월 말 경 귀가 안 들렸어요. 병원에 가니 돌발성 난청이 왔다고 합니다. 극도의 소음이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아이들을 자세히, 오래 보다 보니 다 사연이 있었어요. 키가 멀대 같이 크고 비쩍 마른 정훈(가명)이는 7살, 6살 남동생과 그리고 4살 여동생이 있는 집의 맏형입니다. 지난해 아버지의 암 발병으로 간병인조차 쓸 수 없는 가정형편 탓에 엄마가 병원에서 지내고 있었죠. 아이는 동생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밥을 챙겨주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키만 컸지 마음은 여린 정훈이는 장난 같은 말로 친구들을 웃기면서, 선생님 꾸중에도 실실 웃는 것으로 자신의 힘겨운 마음을 표현했던 거예요.우진(가명)이는 엄마가 4살 때 가출했고 밤늦게까지 일하는 아빠, 5살 동생과 살고 있어요. 이 녀석도 아침에 5살 동생을 챙겨 유치원에 보내죠. 방과 후에 동생과 저녁을 먹고 자다보면 아빠가 들어오는 상황입니다. 작은 설문지 하나조차 못 갖고 오는 게 이해가 됩니다.이렇게 보니 예쁘지 않은 아이가 없어요. 사랑스럽지 않은 아이가 없고요.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문제 행동을 할 때는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몸짓인거죠. 아이들이 왜 저러는지 자세히 보면 보인답니다.문제는 늘 어른이었어요. 스스로 문제아가 되는 아이는 없어요. 문제를 가진 아이로 만드는 문제 부모, 문제교사, 문제학교, 문제사회가 있을 뿐이죠. 잘못했다고 꾸짖기보다 옆에서 “할 수 있다, 도와주겠다, 잘하고 있다”고 얘기해주는 단 한 사람, 그 한 사람만 있다면 아이들이 막무가내 문제아는 되지 않을 것입니다.공동기획
"커피 한 잔 어떠세요?" 특별히 바쁜 날이 아니면 점심시간에 함께 차를 마시는 물리 선생님이 있다. 그 날은 우리나라 젊은 여성이 페이퍼 배터리를 만들어 클라우드 펀딩으로 많은 자금을 모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과거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본이 없으면 실현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변화를 학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고민도 조심스럽게 꺼내 놓았다. 그래서 우리는 에너지 관련 첨단 기술, 스타트업 사례를 함께 찾아보며 지식을 활용해 유용한 것을 만들고, 한 단계 더 나아가 펀딩으로까지 이어지는 문제해결학습을 계획했다. 6차시로 진행된 문제해결학습에 ‘펀딩’이 들어오면서 학생들은 실용적이고 정교한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 관련 기술 외에 법, 환경, 경제, 건축, 재료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어떤 모둠은 ‘경제성’이라는 벽에 부딪혀 열심히 구상한 아이디어를 마지막 단계에서 버리기도 했다. 반면 어떤 모둠은 활동 내내 아이디어를 찾는데 힘들어하다가 마지막에 매우 실용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해 자신 있게 발표하기도 했다. 나는 이 모둠이 어떻게 이렇게 변화될 수 있었는지 궁금해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은 약간 흥분된 어조로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몰랐는데 계속해서 ‘펀딩’과 ‘에너지’라는 것에 집중해 정보를 검색하고 토론하다보니 점점 문제해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대화 마지막에 "선생님이 얘기하셨던, 지식을 활용해 뭔가 유용한 것을 만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말했듯이 모든 학생들이 활동을 제대로 해낸 것은 아니었다. 아이디어를 만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끝까지 모르고 끝낸 학생들도 꽤 있었다. 왜 이런 수업을 어렵게 하냐고 불만을 터뜨리는 학생도 있었다. 결과만 본다면 학습자를 고려하지 않은 수업이다. 그런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미래형 수업은 현재의 결과가 아니라 미래에 부딪히게 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업시간 내내 학생들은 필요한 근거를 찾아 아이디어를 만들고 구체화시키는 결코 쉽지 않은 활동에 도전했다. 선생님은 매 수업마다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들이 끊임없이 쏟아내는 질문, 때론 터무니없는 질문에도 대답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교과서의 이론이 구체적인 사례 속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조언했다. 지식전달 수업보다 훨씬 더 힘 든 수업이었다. 3·4차시 수업 참관이 끝났을 때, 나는 "선생님, 쓰러지시겠어요" 하고 위로를 해 드려야 했다. 그 말에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답변하던 물리 선생님의 표정이 지금도 짠하다. 그런데 힘들기만 했을까? 그만큼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교과서에 활자로만 존재하던 공식과 개념들을 일상생활과 연결하고, 살아있는 지식으로 다가서게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의미 있는 성장을 했을 것이다. 미래를 좀 더 가까이 그리고 생생하게 만났을 것이다. 수업에는 교사의 삶과 생각이 오롯이 드러난다. 물리 선생님의 수업은 수능 때문에 지식전달 수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자괴감이 아니라 수업 시수, 이해 부족 등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학생들이 세상을 향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그리고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끊임없이 학생들의 배움을 촉진하는 퍼실리테이터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교사 또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는 강한 신념을 표현한 것이기도 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등 과학 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폭발적인 지식 증가 현상은 교육 방법의 변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지식전달만으로는 더 이상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준비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학교와 교실은 곧 쓸모없어질 지식을 암기하는 곳이 아니라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역량을 기르는 공간이 돼야 한다. 그렇다면 수업 속에서 학생들은 어떤 경험을 해야 할까? 어느 누구든 낯선 것에 대한 도전은 힘겨울 뿐 아니라 두렵기도 하다. 잘 이해를 못하는 학생을 설득해야하고 때론 동료 교사도 설득해야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리 선생님이 이런 수업에 도전한 것은 학생들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역만리 대한민국에서 온 수학선생님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학습에 흥미를 가져주니 열정이 샘솟네요. 우리나라 문화를 알리는 기쁨에 더욱 보람됩니다." 지난해 한국교총 주도로 대폭 확대된 개발도상국 파견교사에 선발, 올해 1월 신학기부터 피지 현지에 투입된 송윤정(34) 수학교사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국제교육연수원에서 4주간 봉사하는 자세, 현지 문화, 간단한 현지 언어 등 교육을 받은 뒤 올해 1월 신학기부터 피지 수도 수바에 위치한 공립학교 ‘가스펠 하이스쿨(Gospel highschool)에 파견돼 9·10·12학년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중3·고1·고3에 해당된다. 피지는 학기체제가 우리나라와 달라 연 3학기 운영에 신학기는 1월 중순에 시작된다. 이 때문에 그는 지난해 12월 겨울방학을 앞두고 짐을 싸야 했다. 조금의 쉴 틈도 없이 곧바로 교육에 들어가야 했고,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만큼 수업도 새롭게 준비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교사가 부족하다보니 한 학급에서 50명 내외의 많은 학생들을 상대해야 했다.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진 채 설 명절을 맞고, 우리나라 음식이 그리워 힘들지만 날마다 새롭게 만나는 값진 경험으로 여겨 하루하루가 알차고 뿌듯하다. 송 교사는 "겨울방학 연수 대신 곧바로 실전과 적응을 동시에 해야 하니 더욱 바쁜 느낌이었다"며 "한편으로는 새로움에 대한 설렘이 더 컸고 하루빨리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쉬워할 틈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우리나라와 판이하게 다른 학교운영 체제에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학기가 시작된 뒤에도 선생님이 교체되는 일이 생기고 시간표와 담당 학급도 계속 바뀌었다. 교과서조차 제공되지 않고 빌려주면 반납하는 식이다 보니 다양한 수업교구와 시설 구비를 바라는 건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송 교사는 재촉하지 않고 여유를 중시하는 그들의 문화에 점차 적응하고 존중하게 됐다. 그는 "우리나라 같았으면 어이없을 만한 상황이 종종 생기는데 피지에서는 ‘그럴 수도 있는 일, 문제없는 일’ 이라고 웃어넘기는 문화"라면서 "‘만루무 만다’(천천히 서두르지 말라)라는 의미의 현지어가 이해될 즈음이면 피지가 좋아질 것이라는 현지 교포의 조언에 금방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송 교사가 가장 힘을 낼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자신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주기 위해 멀리서 온 선생님에게 존경과 함께 관심을 보여준 학생들 덕분이다. 한국어 인사말 등 간단한 표현을 알려주면 무척 좋아하고, 본인의 이름을 한국어로 써달라는 요청도 매일같이 밀려든다. 그러나 수학을 너무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건 큰 고민이다. 기초 연산도 제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기본 원리를 설명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럴수록 송 교사는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와 어느 분야에 응용되는지 등 흥미를 유발하면서 기초 다지기를 위한 수업에 노력하고 있다. 송 교사는 "아이들에게는 내 존재 자체가 신기한 일"이라면서 "틈틈이 한국말, 한국문화를 알려주면 매우 신기해하고 좋아해줘 수업 참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한류’ 전파에 힘쓰는 지금은 물론, 이 경험을 토대로 나중에 우리 아이들에게 더 큰 세상을 알려줄 수 있다는 자부심은 큰 자산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는 "열정은 가득하지만 서툴렀던 경력을 지나, 노하우를 갖췄지만 조금 나태해질 수 있을 때 쯤 찾아온 소중한 시간"이라면서 "교사로서 한 뼘 더 성장하고 돌아가 우리 아이들에게 더 넓은 시야를 심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오늘 아침은 봄이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왔음을 느끼게 한다. 큰 추위는 사라지고 따뜻한 봄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은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고도 남는다. 어제 어느 티비에서 메콩강의 국수 할머니에 대한 프로를 보았다. 이 프로그램을 볼 때 우리나라의 ‘국수집 할머니’가 떠올랐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이게 바로 우리 선생님들이 받아들여야 할 자세가 아닌가 싶다. 이 두 할머니는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메콩강의 국수 할머니는 몸이 불편한데도 연세가 많으신데도 자신의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국수 장사가 쉽지 않았다. 통통배 같은 조그만한 배에서 국수를 팔고 있었다. 위험을 무릅쓰고 했다. 목적은 분명했다. 오직 어머니의 봉양을 위한 것이었다. 목적이 분명하니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국수집 할머니는 국수를 팔면서 양이 모자라는 손님에게 국수를 더 주었다. 그러면도 돈을 더 받지는 않았다. 국수값도 각자가 알아서 통에 넣게 했다. 자신의 이익을 염두에 두지 않고 오직 국수집을 찾는 손님들을 최대한 우선순위에 뒀다. 이런 점이 보통 사람들과 달라 감동을 줬다. 우리 선생님들도 감동의 선생님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감동의 선생님은 자신을 내려놓을 때 가능하다. 자신의 유익을 생각하면 감동을 주지 못한다. 남을 우선 생각해야 감동을 주는 것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위해 가정보다 더 우선시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밤늦게까지 학생들과 함께 학교에서 생활을 한다. 이건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자신의 유익을 우선시하면 학생들이 학교에 있어도 신경쓰지 않고 집으로 갈 것이다. 그렇다고 잘못된 것이 아니다. 오직 감동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목적이 분명했다. 그래서 비가 와도, 장사가 잘 돼도 배를 타고 강으로 나갔다. 우리 선생님들도 교육의 목적이 분명하면 하는 일이 재미있다. 힘들어도 참는다. 학생들을 바로 세우기 위해 교육하는 것이 분명하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지혜롭게 잘 극복한다. 요즘은 속도를 참 중요시한다. 어느 회사에서 ‘빠름 빠름 빠름’이라는 광고를 해 최고의 광고로 인정받기도 했다. 그만큼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게 방향이다. 방향이 바르지 않으면 속도 때문에 오히려 낭패를 본다. 방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방향이 잘 잡히면 해야 할 일이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방향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그게 관계다. 관계의 단절은 외로움을 낳는다. 학교에서 학생들의 소통 단절은 문제를 일으킨다.반면, 선생님과 학생들의 의사소통은 학생들과 학부모님에게 감동을 주게 된다. 우리 선생님들이 두 국수 할머니처럼 감동을 주는 선생님이 되면 좋을 것 같다.
올해는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이 되는 해다. 고려인 동포들은 구한말부터 경제적 이유나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위해 구소련지역으로 이주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재외동포 역사상 유래 없는 강제 이주의 폭압 속에서도 중앙아시아에서 우리 민족의 혼과 정신을 꿋꿋히 지켜내는 등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구소련 해체 이후 거주국의 심각한 경제문제로 인근 국가나 국내에서 이주노동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국내에는 5만여 명 되는 고려인 동포들이 체류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가족과 함께 이주하는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중도입국고려인 자녀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 고려인의 법적·사회적 위치는 외국인 노동자로 체류비자만 동포로서 인정해주고, 4세 자녀들은 성년이 되면 떠나야만 하는 상황이다. 고려인 동포 자녀들은 대부분 부모의 이주 노동 환경 탓에 장기간 별거에 따른 심리적 상처를 갖고 있고, 가정이 해체돼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중도 입국 자녀들은 언어소통의 문제로 학습지체 현상이 누적되고 있다. 부모 역시 언어소통이 안돼 학습조력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장시간 노동과 늦은 귀가로 아이들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고려인 자녀들에 대한 정책도 정부의 다문화 학생 지원과 동일하게 적용해 보육, 교육, 문화, 의료 복지에서 소외와 차별됨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재학 중인 중등 이상의 고려인 청소년들에게 전문 기술교육, 청소년 멘토링 등 차세대 직업 능력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진로 정보 제공과 상담 지원이 필요하다. 3세 이후도 재외동포로 인정될 수 있게 법을 개정하거나 영주권 기준을 완화해 고려인 4세들이 체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내 중도 입국 고려인 자녀들은 성장기에 거주국과 모국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으며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이제는 고려인 차세대가 조국인 대한민국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법·제도적인 정비에 나서야 한다.
정유년 붉은 닭의 해 삼월 햇살 두꺼운 날 한데서 모이를 찾는 닭들은 본다. 긴 겨울을 보낸 털은 윤기를 더하고 볏은 더 붉어져 있다. 닭을 보며 사자성어 계유오덕(鷄有五德)의 의미를 새겨본다. 이 말은 닭이 머리에 쓴 관은 문(文), 발의 갈퀴는 무(武), 적에 맞서서 감투하는 것은 용(勇), 먹을 것을 보고 서로 부르는 것은 인(仁), 밤을 지켜 때를 잃지 않고 알림은 신(信)을 의미한다. 이 다섯 가지 덕을 유교에서는 오상(五常)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이는 인간의 조화로운 삶을 살라는 가르침과 더불어 긴 적막과 추위로 깃든 밤도 닭 울음소리에 새날이 열린다는 희망을 내포하고 있다. 새로운 시작과 희망이 아지랑이처럼 비상하는 삼월의 봄. 매년 맞는 삼월이지만 올봄은 조금 더 특별한 출발과 희망의 알림으로 열어야 한다. 언제가 모 방송의 앵커 브리핑에서 던진 ‘삶에 희망이 있다는 말은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지난 시간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 깊게 베어온다. 지난 시간 긴 겨울의 한파를 이겨낸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기에 봄은 새싹의 자람 새순의 움틈이란 희망의 메시지로 답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해 참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새봄의 창을 열고 있다. 교육, 정치, 경제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머물러 모두에게 아픈 날들이었다. 탄핵정국으로 인해 건국 이래 최대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국민의 의견이 갈리고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해가 바뀌어 봄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걱정스럽기만 하다. 누구는 촛불을 들고 누구는 태극기를 들고 서로의 입장을 내세우며 깊어진 갈등의 골은 치유가 급한 실정이다. 게다기 패권 국가의 세력다툼과 사드 배치로 인한 혼란에 고개도 못 돌리고, 부산소녀상 문제는 해결의 돌파구도 찾지 못한 채 안팎으로 답답한 지경에 있다. 이런 갈등을 보며 서로의 명분 싸움으로 외침을 당한 후 탄식한 조선 시대 인조임금이 남긴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기운 뒤에야 외적이 와 무너뜨린다’는 선뜻한 말을 되새겨봐야 한다. 그리고 패권 국가의 이권 싸움에 외마디 말도 못하는 형국에서 역사는 항상 반복된다는 교훈을 새겨 대처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봄이다. 외적과의 싸움에서 등신이고 우리끼리 싸움에는 귀신인 지금의 모습을 뒤로하고 모두 하나로 뭉쳐야 할 때가 지금의 우선 과제이다. 그래서 이번 봄을 더 새롭게 하나란 희망으로 보듬어야 한다. 아무리 어려워도 자신의 오늘을 긍정하는 사람은 삶에 희망을 품을 수 있다. 추운 겨울 촛불과 태극기를 들고 모였던 마음으로 나라가 잘되고 경제도 풀릴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서로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봄을 맞아야 한다. 그리고 그 소중한 마음을 원천으로 나누어진 이성을 하나로 묶고 나라의 기운이 도약 상승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이제 더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지금까지 구경만 하고 걱정만 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힘을 모아 행동하는 대한국인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금 당장 불어 닥친 1300조의 국가부채와 중국과 러시아의 사드 보복과 부산소녀상 문제도 ‘극복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나아가 새봄에 모든 사물이 새로워지듯 힘든 상황에 있지만 가야 할 길이 아직 먼 올 한 해,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그러면 정치와 교육이 바로 서고 경제도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 좋아질 것이다. 북은 친 만큼 울리고 뭉침은 발버둥이 있어야 한다. 몸짓이 크고 하려는 의지만 강하면 가능하다. 안도현은 연어가 아름다운 것은 떼를 지어 거슬러 오를 줄 알기 때문이며 거슬러 오른다는 것은 지금 보이지 않는 것을 찾아간다는 뜻으로 꿈이랄까 희망이랄까 힘겹지만 찾아가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라고 했다. 사람에게 행복이나 사랑의 모양은 정해져 있지 않다. 이제 우리는 희망과 더불어 행복과 사랑을 원한다. 안으로 받은 깊은 상처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하나로 묶는 간절함의 숙제가 정유년 봄의 희망이다. 모두 하나 되는 것 지극함에 이를 수는 없겠지만 누구를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우리의 삶으로 돌아와 정착해 자신의 삶을 만들어야 한다. 상대방이나 내가 가진 것이 조금 흠이 있다고 전체를 버리지 않고 때로는 그 흠까지 포용하는 자세가 새봄이 주는 의미이다. 자연의 봄이 주는 희망은 광대하고 보편적이다. 그러나 그 본체는 미미하여 파악하기가 어렵다. 새봄 마다 찾아오는 심술궂은 추위지만 꽃샘추위라서 희망의 메시지를 담을 수 있다. 주변의 평범한 변화를 보며 지극함에 이르면 성인도 알지 못하는 바를 누구나 행할 수 있다. 닭의 힘찬 울음과 함께 밝아온 정유년 새봄. 이제 새로움과 희망의 노래만 부르며 할 수 있다. 잘 될 것이라고 믿자. 우리에게 자리한 반목과 갈등, 질시의 어둠을 물리치고, 진눈깨비도 마다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광장을 밝혔던 촛불처럼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환희의 희망과 열정이 가득하기를 모아보자.
지난 2010년 EBS 수능 연계 정책이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찬성과 반대 의견이 맞서고 있다. EBS 수능 연계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은 수능 연계 정책이 학교 공교육을 망치고 있고, 일반가정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데 기대만큼 기여하지 못했으며,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런 주장은 과연 사실일까? 먼저 EBS 수능 연계 정책이 학교 공교육을 망치고 학교수업을 설명식과 암기식으로 변질시켰다는 주장부터 논해보자. 그런데 학교 공교육 수업은 EBS 수능 연계 정책이 도입되기 이전에도 설명식, 암기식으로 진행돼 왔다. EBS 수능 연계 정책이 시행되기 이전의 수능 시대와 학력고사 시대, 그리고 본고사와 예비고사 시대에도 학교 공교육은 설명식, 암기식이었다. 수능이 개선되면 방송도 바뀔 것학교 공교육이 설명식, 암기식 수업으로 진행돼 온 원인은 우리나라 대학입시 정책이 암기식, 설명식 교육을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원인을 EBS 수능 연계 정책에 돌리는 것은 과도하다. 만약 대학 입학시험의 형태가 창의력과 독창적인 사고력을 평가하는 내용으로 바뀌었다면 EBS 수능 연계 강의도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높이는 내용으로 제작됐을 것이다.이와 함께 EBS 수능 연계 정책을 반대하는 입장은 EBS 수능 연계 정책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데 기대만큼 기여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EBS와 교육부가 외부 전문가에게 의뢰해 매년 실시하고 있는 ‘수능강의 사업성과 분석 및 개선 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EBS 수능 연계 정책의 2016년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무려 1조 117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산 투입 대비 46배 효과라고 할 수 있다.뿐만 아니라 EBS가 매년 외부 전문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하는 ‘수능강의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도 학생과 교사, 학부모 가운데 만족도와 활용률, 수능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매년 90%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EBS 수능 연계 정책을 반대하는 입장은 EBS 수능 연계 정책이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하지만 이는 앞서 지적했듯이 암기식, 설명식 교육을 기반으로 한 평가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수능 입시제도의 한계로 인해 EBS 수능 연계 방송에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지 EBS 수능방송이 의도적으로 암기식, 설명식 교육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사교육 경감 효과…연계 지속해야오히려 EBS가 제작해 방송하는 수능방송 이외의 프로그램들에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미래 지능정보화 사회와 창의융합형 해결 능력을 겸비한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들이 많다.EBS 수능 연계 정책은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사교육비 경감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지역격차와 소득격차 해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현상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학력에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을 타파하고 ‘개천에서도 용이 나올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EBS 수능 연계 정책은 반드시 지속돼야 할 것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타 지역으로 발령을 받아 이사한 교원에 대한 이전비와 가족여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현행 '공무원 여비 규정'은 업무 특성상 전보가 잦은 공무원들의 원활한 공무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다른 시·군이나 섬으로 발령을 받아 거주지를 이전한 공무원에게 이전비와 가족여비를 지급토록 규정하고 있다.이전비는 발령 받은 다음날로부터 1년 내 신임지로 이사한 경우 이사일 다음날부터 6개월 내에 신청하면 된다. 가족여비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이 발령 다음날부터 6개월 이내에 이전할 경우 지급 대상이 되며, 신청 기간은 이전비와 동일하다.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이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해 신청 기한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제때 신청해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감액 지급받거나 아예 수령하지 못하는 교원이 많은 실정이다.지난해 이전비를 신청했던 경기 A초 교사는 "관련 학교 예산이 100만원 밖에 없는데 전입자는 두 명이라 이사 비용의 절반도 받지 못했다"며 "인사 발령에 따라 거주지를 옮기는 비용을 학교 사정에 따라 달리 지급하고 해당 교원에게 부담을 주는 건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경기 B초 교사는 “지난 정기 인사 때 처음 지역 간 전보를 했는데 학교 사정이 어려워서인지 이전비를 누구도 안내해주지 않더라"며 "나중에 제도를 알았지만, 쉬쉬하는 분위기에 눈치가 보여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이전비를 학교운영비가 아닌 교육청 예산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대구, 인천, 경기 등 상당수 지역에서는 이전비를 학교 예산으로 지급하는데, 학교 형편상 충분한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학교 예산 편성이 인사 발령 이전에 이뤄지므로 정확한 이전비 책정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그러나 교육청 측은 교육청이 이전비를 직접 지급한다고 해서 사정이 크게 달라지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전비를 직접 지급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 예산은 시·도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며 "전보 규모에 맞춰 예산을 잡아도 삭감되는 경우가 많아 이전비가 더 적게 지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의 경우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시의회에서 교육청 전체 예산이 크게 줄어 이전비가 일괄 삭감됐다"며 "학교 예산으로 편성하는 게 교원입장에서는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현장에서는 '공무원 여비 규정' 보칙 조항이 지나치게 남용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예산 부족 등 사유가 있을 경우 여비를 감액하거나 여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한 이 조항이 빌미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이와 관련해 최근 교총 조사에서는 부산·광주·경남 교육청은 별도 지침을 통해 아예 이전비 지급 상한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시교육청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신규 임용자에게는 이전비를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C초 교사는 "불가피한 상황을 대비해 조정의 여지를 둔 것인데, 교육청 자체부터 예산을 적게 편성해놓고 그에 맞춰 감액 지급하는 건 스스로 규정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공약 예산은 어떻게든 확보하려는 반면 교원 관련 예산부터 깎는 행정"이라고 지적했다.경기 D초 교장은 "이전비를 규정대로 지급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학교 살림이 너무 빠듯하다"며 "각종 정책에 따른 목적성 경비를 줄이고 실질적 학교운영비만 확충해도 이전비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든 학교에 ‘방과후교장’을 임명해 학교시설 개방, 이용에 관한 업무를 관리·감독토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학교시설의 개방 및 이용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설 의원은 “학교장이 면학 분위기 저해와 시설 훼손 등의 이유로 학교 시설 개방에 소극적”이라며 “별도의 법률로 제정해 많은 예산이 투자된 학교시설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초·중등교육법 제11조에서는 학교시설에 대해 국립학교는 학교장의 결정에 따라, 공·사립 학교는 시·도 교육규칙에 따라 이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특히 법안은 교원이나 교육전문직원으로 10년 이상 근무한 퇴직자를 ‘방과후교장’으로 공모·선발해 학교시설의 개방과 이용에 관한 업무를 관리, 감독하도록 했다. 설훈 의원실 관계자는 “학교장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 공공 부문의 일자리를 마련한다는 차원도 있다”며 “학교 업무를 잘 아는 퇴직 교원을 대상으로 하고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게 한 것도 교육 현장이라는 점을 감안해 다소 까다로운 기준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원들은 학교 현실을 파악하지 않은 채 지역 주민의 표만 얻으려는 선심성 법안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초중등교육법이 학교 시설 이용에 대해 명시하고 있고 16개 시·도가 교육규칙, 서울은 조례로 세부 사항을 정해 운영하고 있어 별도 법률이 또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충남 A초 교장은 “현재도 전국적으로 학교 시설 개방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일부 학교가 학생 보호, 안전 대책 차원에서 엄정하게 관리하는 것을 개방에 소극적이라고 단정하고 법안을 발의한 것은 타당치 않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기준, 서울 지역 학교 운동장의 90%, 체육관의 70%가 지역 주민에게 개방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교총 관계자는 “일부 학교의 경우 체육관이 교실을 통해야 갈 수 있는 등 구조적 문제를 고려해 제한하고 있을 뿐 대다수가 개방하고 있다”며 “교육기관이라는 본래 목적을 도외시한 채, 학교 시설을 장기간 이용하는 특정 모임이나 단체 등의 민원을 해결해 표심을 얻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방과후교장을 두는 것은 교장과의 업무 혼선으로 학교에 혼란을 주고 예산만 낭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A초 교장은 “일반인들은 교장과 방과후교장을 같은 지위로 오해할 소지가 있고 현행 법령상 교장이 해야 할 업무를 방과후교장의 역할로 해놓은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교장이나 행정실장이 관리, 감독하거나 교직원 중에 업무 담당자를 임명해도 되는데 방과후교장을 따로 두겠다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설훈 의원실 측은 8일 현재 방과후교장 근무 시간이나 급여 등 구체적인 비용은 아직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주 40시간 근무하고 있는 학교보안관의 월 급여가 최소 130여 만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모든 학교에 방과후교장을 배치할 경우 연간 17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B초 교장도 “현재 교장들이 학교시설 개방에 소극적이라는 생각에 별도의 관리자를 둘테니 이 업무에서 손을 떼라는 식의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학교장의 업무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서울 C중 교장은 “방과후교장이 학교시설에 대한 사무 관리나 이용자에 대한 지도 감독을 한다해도 결국 사고나 문제가 생기면 교장한테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교장에게는 오히려 관리해야 할 인력이 더 늘어 업무가 증대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9일 올 첫 전국 연합 학력평가(서울특별시교육청주관)가 실시됐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학력평가도 1교시 국어영역, 2교시 수학, 3교시 영어, 4교시 탐구영역(한국사 포함) 총 4개 영역이 치러졌다. 지난해 불수능 탓일까. 시험에 임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예전과 남달랐다. 특히 2교시 수학시간, 시험지 여백에 문제를 푸는 아이들의 표정이 워낙 진지해 교실은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그리고 긴장한 탓에 시험도중 화장실을 가겠다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다. 물론 학력평가가 대학입시에 중요한 반영 요소는 아니지만, 정기적(1,2학년 4회, 3학년 6회)으로 치러지는 학력평가를 통해 자신의 평소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난해 9월 학교를 옮긴 한 사립학교 교원은 지난 1월 급여명세서를 살피다가 평소보다 정근수당이 적게 들어온 것을 발견했다. 이 교원은 행정 착오라고 판단해 행정실에 정정을 요구했지만, 사립에 근무하다 학교를 옮기면 근로계약자가 변경돼 때문에 정근수당 6개월치(7~12월) 중 전임교에서 근무한 기간(7~8월)분은 지급이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사립학교 교원이 다른 재단 사립학교나 국·공립학교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 전임교 근무 기간에 대한 정근수당을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불만이 제기된다. 이는 사립학교 교원의 보수를 국·공립학교 교원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한 교원지위법과 사립학교법, 사학연금법 등 관계법의 취지에 어긋나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근수당은 업무수행의 노고를 보상하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예산의 범위 안에서 근무연수에 따라 매년 1월(전년도 7월~12월 근무분)과 7월(당해 연도 1월~6월 근무분) 보수 지급일에 지급되며, 보수월액에 포함된다.따라서 사립교원이 계속 교원으로 봉직한다면 근무지를 옮기더라도 정근수당을 감액하지 않고 지급해야 한다는 게 일선 교원들의 주장이다.하지만 현재는 사립학교 교원이 다른 재단의 사립학교로 전직하거나, 공개채용을 통해 국·공립학교 교원으로 신규 임용되는 경우 전임지 근무분을 제외하고 정근수당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아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국·공립 간 이동 시에는 정근수당이 감액되지 않아 불만을 더 키우고 있다. 이는 국·공립학교 간 전보 때는 임용자가 달라지지 않지만, 사립교원은 전직 시 임용자가 달라지기 때문에, 6개월 치 중 새로 계약이 채결된 시점부터만 반영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는 사립 교원이 국·공립학교에 특별채용되는 경우 전액 지급하도록 한 것 이외의 상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돼있지 않아 당국 관계자들의 해석조차 엇갈리는 상황이다.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계약 주체가 달라지므로 새로 임용된 시기부터 산정해야 한다"며 "동일법인 내 학교로 옮길 때만 전액 반영된다"고 말했다. 반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가 바뀌더라도 교원 신분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전 기간에 대해 지급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냈다. 이어 "교육청이 사립학교에 주는 재정결함보조금은 교육감 재량사항이므로 교육청 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앙부처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사립학교 교원이 공무원은 아니기 때문에 인사혁신처가 직접 관여하고 있진 않다"면서도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처우는 국·공립에 준하도록 돼 있으므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동일하게 지급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립교원의 경우 정근수당이 일부 감액되는 경우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왔는데, 얼마나 많은 학교가 어떤 이유로 그렇게 하고 있는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교총은 8일 사립 교원에 대한 불합리한 정근수당 차별을 해소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마련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교육부와 인사혁신처, 국민권익위원회에 전달했다.하석진 교총 교권국장은 "공교육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사립학교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립학교 교원들은 정근수당 외에도 학교안전사고 등에 관한 책임범위, 직위해제 요건, 복무 여건 등에서 불리한 점이 많고, 고충심사청구권도 부여받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차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칩이 지났는데도 꽃샘추위는 물러날 줄 모른다. 정말 질기다. 결국은 손을 들고 물러날 것인데 우리를 왜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이럴 때 중요한 것 인내다. 얇은 봄옷보다 두터운 겨울옷으로 갈아입어 감기에 들지 않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정신적인 감기는 더 우리를 위협하는데 그것이 바로 우울증이다. 학교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보면 우울해지고 답답해지고 불안해진다. 정신적인 감기를 예방하는 것도 정신적인 운동을 하는 것밖에 없다. 열심히 책을 잃고 열심히 가르치면 정신적 감기도 물러나게 될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외우내환(外憂內患)의 위기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밖에서는 우리를 괴롭히는 나라들이 있고 안에서는 국민들이 하나되지 못하고 나뉘어 있다. 누구를 탓할 것도 못된다. 나부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우리나라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정직한 지도자를 길러내지 못한 교육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아침이다. 정직의 교육에 몰두했더라면, 진실의 교육에 매진했더라면, 인성교육에 혼신의 힘을 다했더라면 하는 생각으로 가득찬다. 지금부터라도 차세대의 지도자를 길러내기 위해 정직의 교육을 시켜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 속에 빠져든다. 먼저 우리 선생님들이 정직의 선생님이 되어야 정직교육을 시킬 수가 있다. 사람은 연약하기 때문에 거짓의 말을 하게 되고 약속을 어기게 되기도 한다. 이게 습관화되고 일반화되면 낭패난다. 학생들은 선생님을 본받게 되어 있다. 먼저 선생님이 정직의 선생님이 되어 정직을 외치면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있다. 하지만 그 반대가 되면 정직의 교육은 기대할 수가 없다. 말만 하면 거짓말을 내뱉는 학생들이 제법 많다. 이들을 보고 그냥 넘어가면 안 되는 것이다. 공부를 조금 못하는 것은 괜찮지만 거짓이 자신의 간판이 되고 아이콘이 된다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되고 불신사회를 만들어가는 이가 되고 말 것이다. 좋은 것이 학생들 사이에 번져나가야지, 좋지 않은 것들이 학생들 사이에 번져나가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이다. 어느 나라 왕이 정직한 자를 자기 곁에 두고 싶었다. 신하들을 불러놓고 씨앗을 하나씩 주고 이 씨앗이 아름다운 꽃씨이니 잘 키워 정해진 시간에 가져오라고 하였다. 제일 아름다운 꽃을 키운 신하에게 상을 내리겠다고 했다. 모든 신하가 꽃씨를 화분에 심고 애지중지 잘 키웠다. 정한 날에 왕 앞에 왔다. 모두가 예쁜 꽃을 키워 왔다. 그런데 한 신하는 빈 화분을 가지고 왔다. "왜 빈 화분을 가져왔느냐?" "꽃씨를 심었는데 처음부터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전하" 왕은 빈 화분을 가져온 신하에게 상을 내렸다. 모두가 어리둥절했다. 그 때 왕께서 내가 신하들에게 준 씨앗은삶은 씨앗이었다. 빈 화분을 가져온 신하가 정직한 신하다, 하고 칭찬을 하고 상을 내리고 높여주었다. 정직의 선생님은 정직한 제자를 길러내게 되고 나라의 위인을 길러낼 수 있다. 선생님의 위치는 너무나 엄중하다. 차세대 정직한 지도자, 신실한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 정직의 지도자를 많이 길러보자.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보조교재 활용에 대한 일선 학교의 신청 현황을 발표했다. 그 결과 전국에서 83개교가 3982권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교육부의 국정 역사 교과서 활용 신청 현황 발표를 계기로 이제는 교육의 안정과 바른 역사교육 추진을 위해 국민 모두가 힘과 뜻을 한 곳으로 모아야 할 것이다. 이제 이 역사 교과서의 소모적 논쟁의 일단락이 필요한 시점이다.그동안 역사교과서와 연구학교 신청 등에 관련한 갈등이 증폭되고 비교육적 행동마저 나타나는 등 학교와 교육이 매몰된 수렁에서 하루빨리 헤어나야 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역사교과서와 관련해 우리는 학생과 교육을 사이에 두고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외나무다리 싸움을 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최근 연구학교 신청을 둘러싸고 학교의 신청권한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 등을 반성해야 한다. 또 이념이 다른 특정단체와 세력들이 당해 학교에 찾아와 비교육적 언행과 학교 경영을 간섭하는 등 비교육적 일탈을 한 것에 대해서 심심한 반성이 요구된다.특히, 국정 역사 교과서 활용, 역사 교과서 연구학교 문제에 대한 민주주의 철학과 민주시민교육, 민주시민 의식 등에 대한 심사숙고가 전제돼야 한다. 우리는 민주주의로 풀어야 할 역사 교과서 문제를 이념주의로 경도된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았는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 자기 생각만 옳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그르다는 사고는 매우 위험한 접근이다. 자신의 사고만이 최선이고 정당하다는 논리야말로 그른 논리이다.그 와중에 일부 교직단체와 집단의 구성원들이 당해 학교에 무단 진입해 학교장과 이사장, 교직원들을 다그치는 등 법과 교육을 훼손시키는 행동마저 서슴지 않은 것은 독단과 독선이며, 생각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민주주의의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일탈이다. 말로는 민주주의를 입에 달고 다니면서 실제 언행은 독선으로 흐른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진부한 이야기지만 민주주의 이념은 자유, 평등, 인간의 존엄성 존중이다. 그 중심에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진중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민주주의의 기본인 것이다. 사실 국정 역사 교과서 채택, 역사 교과서 보조교재 활용, 연구학교 신청 등을 학교장 책임 하에 교직원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소정의 규정과 절차를 거쳐서 수행했으면 그 결과에 따라 시행하면 된다. 그 권한과 책임은 시종일관 학교장에게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압력으로 역사 교과서 선정, 연구학교 신청이 철회되고 당해 학교 입학식이 무산되는 등 민주주의를 실천해야 하는 학교에서 비민주적 행태가 난무한 상황을 우리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와 교육당국도 소임을 다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물론 최근 소위 최순실 게이트로 나라 전체가 소용돌이에 빠진 격이었지만, 그동안 역사교과서를 둘러싸고 수많은 갈등이 증폭되고, 교육현장에서의 대립이 격화되는데도 정부와 교육당국은 무대책으로 일관했다. 제대로 된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국정 역사 교과서 연구학교는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를 믿고 신청한 것인데, 교육부가 외부의 세력으로부터 학교와 교육을 지키지 못한다면 정부를 믿고 제대로 된 교육, 소신 있는 교육은 불가능한 것이다. 정부는 정책에 대한 일관된 집행을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공권력이 마비된 국가는 제대로 된 정책을 펼칠 수가 없는 것이다. 이제 정부는 2018학년도부터 사용하게 될 국정과 검정의 혼용체제를 대비하여 교과서에 문제점이 없는 지 보완하고 보충해야 하며 다양성과 민주주의 차원에서 역사 교과서와 연사 교과서 연구학교를 교육에서 바로 세우는데 노력해야 한다. 국정 역사 교과서 채택, 역사 교과서 연구학교 신청 및 선정, 역사 교과서의 보조교재 활용 등은 이념적, 진영적 대립의 논제가 절대 아니다. 시비, 정오, 찬반의 논리가 절대 아니다.역사가 바로 선 나라가 정체성 있는 선진국이듯이. 역사 교과서가 바로 선 국가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민주주의 국가인 것이다. 역사 교과서 문제가 단위 학교와 학교장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면 이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국정 역사 교과서의 보조교재 활용 신청 학교가 83개교라고 발표하고 학교 실명을 밝히지 못한 교육부의 고뇌도 십분 이해해야 한다. 떳떳하지 못한 행정이라고 힐난하기에 앞서 우리 사회의 사회적 분위기와 포용력이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이 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적어도 우리나라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려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 집단의 사고를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성과 수용성’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6500여개의 고교 중 1개교만 역사 교과서 연구학교로 남은 현실이 우리나라 교육 민주화, 민주주의 교육의 현주소임을 부인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전국 중 유일한 역사 교과서 연구학교가 단위 학교의 자율적 민주주의에 터한 구성원들의 의사 그대로라면 그 또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은 게 사실이다. 누가 뭐래도 ‘세상에서 나와 다른 것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보듬고 함께 갈 수 있는 아량’이 민주주의의 첫걸음이다. 한 가지 꽃만 만발한 온실 화원보다 온갖 야생화가 만발한 산이 더 아름다운 이유를 음미해 봐야 할 것이다. 일찍이 철학자 하버마스는 ‘역사는 진실을 펼쳐가는 활동’이라고 갈파했고, 진보주의 교육의 태두 존 듀이는 그의 역저 ‘민주주의와 교육’에서 민주주의를 떠난 교육은 죽은 교육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혼란과 역사 교과서 문제 파행에 즈음하여 음미해 보아야 할 의제인 것이다.
얼마 전 서울신문에 행정자치부와 경찰청 이름으로 전면광고가 실렸다. “촌각을 다투는 긴급상황 도로명주소로 신고하면 신속한 출동이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광고는 또 “나와 가족을 지키는 안전 지름길”이 도로명주소 신고임을 알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와 같은 날짜 전북연합신문엔 ‘전주시의회 5분 발언’이 실렸다. 4명의 전주시의회 의원들의 발언이 인물사진과 함께 요약되어 있다. 그 중 남관우 의원은 2010년 이후 2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집행했지만, 행정기관인 전주시의 도로명주소 사용이 아직도 정착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도로명주소란 도로명과 건물번호에 의해 표기하는 새로운 주소 체계를 말한다. 종전 지번 주소와 시⋅군⋅구 및 읍⋅면까지는 동일하지만, 리(里)⋅지번⋅아파트 이름 대신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사용하는 것이 다르다. 2011년 7월 29일 도로명주소 고시 이후 지번 주소와 병행하다가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도로명주소와 함께 우편번호 역시 종전 6자리에서 5자리로 바뀌었다. 5자리 우편번호는 2015년 8월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준비 및 유예기간 1년 후인 2016년 8월 1일부터는 6자리 우편번호를 사용한 우편물은 규격 외 우편요금을 적용받는다. 보통 편지의 320원보다 70원 많은 390원을 내야 하는 것. 6자리 우편번호가 적힌 편지를 우체통에 넣은 경우 원칙적으로 발송지(자)로 반환된다. 발송자의 주소 표시가 없어 반환할 수 없는 경우에만 수취인에게 추가요금을 물린다는게 우정사업본부 설명이다. 우정사업본부가 시행 1년을 맞아 조사한 바에 따르면 5자리 우편번호 사용률은 96%이다. 그러나 학교의 사정은 다르다. 최근 필자는 전북도내 132개 고교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무슨 기간제 교사 모집공고 따위를 보려던 것이 아니다. 심심해서는 더욱 아니다. 132개 고교 홈페이지를 방문한 것은 교원문학회장으로서 고교생문학작품모집의 공문 발송을 위한 각 학교 주소를 라벨로 작성하기 위해서였다. 그 번거로움과 많은 시간 등 작성과정의 어려움을 여기서 시시콜콜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다른 행정기관도 아니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의 얼굴인 홈페이지가 그렇듯 시시각각 변하는 시대와 한참 거리가 먼 구년 묵이였음에 아연 놀라움과 함께 충격이 컸을 뿐이다. 2월 15일 기준 132개교 중 무려 50개 교가 아직도 6자리 우편번호로 학교를 소개하고 있어서다. 먼저 전주지역이다. 전북대사대부고⋅전주공고⋅영생고⋅완산고⋅완산여고⋅전일고⋅성심여고⋅기전여고⋅중앙여고⋅해성고다. 이리지역은 이리고⋅남성고⋅남성여고⋅원광여고⋅원광정보예술고⋅전북제일고다. 군산지역은 군산여상⋅영광여고⋅중앙고다. 정읍시는 정읍제일고⋅인상고⋅정주고⋅태인고⋅호남고다. 남원시는 남원여고⋅성원고⋅서진여고, 김제시는 김제여고⋅자영고⋅금산고⋅김제서고⋅지평선고다. 군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완주군의 고산고⋅삼례공고⋅한국게임과학고, 무주군의 푸른꿈고, 장수군의 장계공고⋅산서고, 순창군의 순창제일고⋅동계고⋅순창고, 고창군의 고창고⋅고창여고⋅고창북고, 부안군의 부안제일고⋅줄포자동차공고⋅부안여고 등이다. 전북의 14개 시⋅군중 진안군과 임실군 고교들만 5자리 우편번호로 정상 표기돼있을 뿐이다. 완주군 소재 전주예술고는 6자리든 5자리든 우편번호 자체가 아예 학교 홈페이지 도로명주소에 표시되지 않았다. 또한 도로명주소 개념을 모르는 듯 표기상 오류도 있었다. 예컨대 호남고는 지번주소인 ‘동’과 도로명주소 ‘로’가 나란히 표기되었다. 한국게임과학고, 세인고 역시 ‘완주군 화산면 화산로’를 ‘완주군 화산로’라 표기해놓았다. 한 가지 의문은 전라북도교육청이 도로명주소 본격 시행에 맞춰 관련 내용을 알리고 홈페이지 업데이트 등 독려하는 공문을 한 차례라도 보냈는가 하는 점이다. 만약 보냈다면 이렇게 많은 학교들이 상급 감독기관의 지시를 불이행할 수 있었을까. 위반 학교가 그렇듯 많은 것은 공문 유무와 상관없이 문제로 남는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오류가 비단 전북도내 고교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는데에 있다. 전북의 초⋅중학교, 나아가 전국의 각급 학교 홈페이지의 5자리 우편번호 표기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싶은 심정이다. 바야흐로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교육부가 적극 나서 각급 학교의 도로명주소에 따른 5자리 우편번호 정착을 독려하기 바란다.
"오늘 며칠이에요?""이월 스물여덟…이십팔일." 경기도 안산 선부동 고려인 1만여 명이 모여 사는 ‘땟골마을’에 위치한 고려인문화복지 지원센터 1층 강의실. 초등 입학생 14명이 수학 공부를 시작했다. 이들의 수업은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섞어가며 진행됐다. 아이들은 ‘세모’, ‘네모’, ‘더하기’ 등의 특정 단어를 제외하고는 러시아어로 대답을 이어갔다. 김영숙 고려인문화복지 지원센터 사무국장은 "많은 고려인들이 오랜 유랑 생활로 모국어를 잃다보니 아이들의 부모 또한 한국어를 모르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일반적인 다문화가정보다도 고려인 학생들은 한국어 소통이 안돼 학습 지체가 누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같은 날 센터를 찾은 초등 5학년 칸 디아나양은 한국에 온지 1년이 됐지만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 칸 양은 "학교 특별반에서도 한국어를 배워요. 다른 과목 수업은 못 알아들어요"라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다문화특별반을 운영하고, 한국어를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가정통신문도 러시아어로 제작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김 사무국장은 "센터에서 교육지원을 하지만 우리는 교육 전문가가 아니다. 공교육 내에서 일대일 수업 지원 등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야 이들이 학습 지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은 외국인 신분이라 지자체나 민간기업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제공되는 학습지 지원에서 제외되는 등 각종 복지혜택도 못 받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고려인 4세 청소년들이 외국인으로 분류된 것은 1992년에 제정된 재외동포법 때문이다. 재외동포를 ‘부모 또는 조부모 중 한 명이 대한민국 국정을 보유했던 자’로 규정하고 있다보니 고려인 4세는 재외동포로 인정되지 않는다. 미성년자일 때는 동반비자로 국내 체류가 허용되지만 성년이 되면 부모가 재외동포비자 소지자일 경우에는 만 24세, 방문취업비자 소지자면 만 19세에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 사무국장은 "일정 나이가 됐다고 무조건 추방하기보다는 영주권 기준을 완화해 고려인 4세 스스로 체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체류 고려인 대다수는 열악한 제조업체나 일용직으로 일해 경제적 수준이 낮고 한국어 소통도 어렵다. 따라서 일반 외국인처럼 대학에 입학하거나 안정적인 직장을 잡는 일이 드물다. 그런데도 현행 영주권 취득 기준은 동일업체 4년 이상 근무, 자산 3천만원 이상 보유 등 문턱이 너무 높다. 그는 "고려인 4세들이 국내에 정착하려면 결국 학업을 통해 대학, 전문직의 길로 가야하는 만큼 이들에게 교육은 희망을 넘어 생존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재외동포의 범위를 3세대로 한정한 법을 고치자는 시각도 있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행법에 따라 고려인 4세들은 일반 외국인과 동일하게 볼 수밖에 없다"며 "국내에 더 체류하려면 유학비자, 취업비자나 영주권 등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외동포의 범위를 넓히는 문제는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며 "국내 노동 시장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제19대 국회에서 3세 이후 외국 국적 동포도 재외동포로 인정하는 법개정안을 추진했지만 그 범위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국내에 정착하려는 재외 동포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2013년 고려인동포법이 시행됐지만 이 는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동포 관련 단체 지원에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김혜련 전남대 세계한상문화연구단 연구교수는 "중국은 국내에 정착하려는 화교에 대해 우선 지원 정책을 펼치는 데 반해 한국은 해외 동포에 대한 지원을 우선하고 있다"며 "시선을 돌려 국내에 거주하는 동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귀환동포지원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는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안’이 하루빨리 통과돼야 합니다. 사서자격증이 있는 도서관 전문가들이 체계적인 독서교육을 맡아야 학생들의 올바른 독서습관을 이끌어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인 성인 독서량 저하까지 막을 수 있습니다." 전국 사서교사 연구단체 ‘한국학교도서관연구회(이하 학도연)’ 회장인 오덕성(48·사진) 서울영상고 교사는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안’ 통과를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았다. ‘사서교사 수당 신설’이란 값진 결과물을 얻은 채 신학기를 맞았지만, 학생에게 수준 높은 독서교육을 위해 더 시급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현재 많은 학교도서관은 사서자격증이 없는 비전문가 또는 학부모자원봉사자로 운영되고 있다. 오 회장은 이이 대해 "학교도서관을 단순히 학생들이 ‘잠시 머무는 공간’으로 바라보는 탁상행정에서 비롯됐다"며 "학교도서관의 교육·문화 기능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의 질이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건 독서교육도 마찬가지"라며 "학생들이 올바른 독서와 정보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독서교육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경제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성인 독서량 최저 등을 거론하며 이를 극복하자는 문구는 거의 매년 가을 연례행사처럼 나온지 오래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의 ‘2015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교 등 상급 학교로 진학할수록 독서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한권의 책도 읽지 않은 초등생이 0.6%, 중학생은 5%, 고교생은 8.7%였다. 성인은 34.7%에 달했다.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이 난제를 풀 가장 좋은 해법은 어린 나이 때부터 전문가가 올바른 독서교육을 하는 것이다. 사서교사들이 전 학교에 배치돼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책 읽기가 즐거운 놀이이자 활동이라는 느낌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상황은 오히려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서울, 경기 등의 지역에서 ‘9시등교’로 아침 독서시간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스마트폰의 등장은 아이들 손에서 책을 더욱 많이 빼앗고 있다. 오 회장은 "현재 단위학교 도서관 설치가 100%에 달하는 시점에서 사서교사 배치율이 6%에 불과하다는 것은 정책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사서교사 배치를 늘리고, 규모가 큰 학교에는 사서교사와 학교사서가 함께 근무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교총이 교육부 교섭을 통해 사서교사 수당을 신설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게 오 회장의 생각이다. 그간 사서교사들은 단순히 도서관 운영에만 그치지 않고 독서상담·전략·태도·수업 등 전문성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그 노력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번 수당 신설은 사서교사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하고 전문성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되리라 보고 있다. 오 회장은 "그동안 사서교사들의 전문선 신장 노력은 한 개인의 업무적인 반성에 그쳤다"며 "이번 수당 신설로 학생들을 위해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등 기회로 연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학도연은 올해 독서·정보서비스에 대한 현장연수, 그리고 원격 연수프로그램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독서태도 수준을 측정할 도구와, 개별 학생의 특성과 수준에 따른 상담프로그램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
사교육비 지출정도가 자녀의 대학진학은 물론 급여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사교육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가를 단적으로 말해 주는 듯하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보고서(저출산 문제와 교육실태)에서 2002년 기준 월 사교육비 지출을 금액 크기별로 1∼5분위 5개 구간으로 분류한 뒤 각 구간 소속 학생의 대입과 취업 후 급여를 비교했다. 그 결과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5분위 학생은 가장 적게 지출한 1분위 학생에 비해 주요 10개 대학 진학은 2배 이상 높았고 취업 후 월급도 23만 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의 사교육비 지출에 따른 현재의 결과를 시계열적으로 분석한 이 보고서가 그동안 막연히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던 것을 증명한 셈이다. 이번 조사보고는 가뜩이나 불안한 학부모를 사교육 시장으로 더 내 몰 우려가 있다. 하지만 부모의 재력이 사교육을 통해 자녀의 미래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치한다면 이 또한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학부모의 가장 큰 소망은 자녀가 ‘번듯한 직장’을 갖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교육비를 비싸게 들여서라도 좋은 대학을 보내야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개천에서도 용이 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고 임금 격차도 없앤다면 굳이 자녀에게 막대한 사교육비를 투입하지 않을 것이다. 보고서에는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왔지만 오히려 교육방송(EBS)의 활용을 더 높여야 한다. 사교육이 남의 이야기인 도시 저소득 계층이나 읍면지역 학생에게 EBS의 최우수 강사진이 학생의 수준에 맞게 강의를 진행한다면 그들에게는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주는 것이 된다. 또한 고졸과 대졸간의 임금격차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철폐한다면 사교육과 대입에 대한 수요는 급속히 줄어들 것이다. 교육이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교육계는 물론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노력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