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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주는 이름, 선생님 사람은 주는 것으로 어른이 된다. 나이가 들어도 누군가에게 내가 가진 뭔가를 줄 수 있다면 여전히 청년이다. 갓난아기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인간은 오직 받는다. 생기 넘치는 만년의 생활자들은 하나같이 베풂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다. 베풂을 잊지 않는 한, 그가 몇 살이든, 몸이 불편하든 마음만은 건강한 장년이다. - 소노 아야코의《간소한 삶 아름다운 나이듦》중에서 - 구구단의 원리를 아는 것이 '학(學')이라면, 구구단을 외워서 실용성을 높이는 것은 '습(習)'이다. 오늘날 교육의 문제점은 바로 습의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몰라서 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연습과 훈련 부족으로 내면화되지 않아서 생기는 '學'이 '習'으로 발현되지 못하는 탓이다. '學'에 치우친 교육 방법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바로 잡으며 학생들을 희망의 길로 인도하는 역할이 곧 교사의 사명이다. 나폴레옹은 '지도자는 희망을 심는 사람'이라 했다. 선생님은 어린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는 지도자다. 한 아이 인생의 네비게이션이자 진정한 어른 노릇을 감당하며 희망을 심는 사람이 분명하다. 행복한 교실을 향한 아카펠라 연수 8.10.~8.14.광주교육대학교교육연수원에서 허기택, 김혜일 강사님과 함께 음악으로 시작하여 음악으로 끝나는 연수, 행복한 5일 동안 나들이 덕분에 행복한 여름방학을 보냈다. 중학교에 처음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에 아카펠라 교육을 하고 싶어서 온 선생님, 합창 지도를 더 잘하고 싶어서, 필자처럼 노래 자체가 좋아서 전국적으로 모인 초, 중, 고 선생님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경기도와 전라북도에서 온 선생님을 비롯해 강사진도 강원도와 충청북도,부산에서 아카펠라 교육 활동을 하고 계신 현직 선생님의 지도 방법은 구체적이고 실제적이어서 정말 좋았다. 방학이 아니고서는 만날 수 없는 훌륭한 강사님, 여러 선생님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함께 하는 시간은 꿈처럼 흘러갔다.어린 날, 성악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갖게 했던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말 없는 소녀가 음악 시간만 되면 눈빛을 반짝이며 친구들 앞에 나와서 기꺼이 노래를 불렀으니. 김신석 선생님은 나의 소질을 살려주시려고 700원 하던 피아노 레슨비를 절반 부담해 줄 테니 배워서 합창단 반주를 시키고 싶어하셨다. 그때 만약 우리 집이 넉넉해서 피아노를 배웠더라면 내 인생은 더 행복했으리라! 하고 싶은 일을 좋아서 하는 것은 결코 일이 아니니.이루지 못한꿈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간절해는 모양이다. 배움의 道에 몰입한 여름방학 연수 마지막 날 초등아키펠라 교육의 선구자 한승모 선생님과 함께 아카펠라의 장점은 악기가 없어도 소리와 손가락 신호만으로도 화음을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다양한 효과음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상대방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듣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적극적 경청과 공감하는 능력, 기다려주는 배려가 바탕이 되어야 하니 감성 교육, 인성 교육에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음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듣기만으로도 행복함을 만끽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소리의 어울림을, 아름다운 조화를 가르치고 싶었다. 세 사람만 모여도 실음 중심으로 합창을 할 수 있게 한다면 아이들의 삶이 더 행복해지리라. 음악은 3초 안에 몰입시키는 힘을 지닌 인간 본성에 가장 가까운 영역이 분명하다. 일찍이 공자는 "시(詩)로써 일어나서 예(禮)로써 서며 음악으로 완성한다."(興於詩 立於禮 成於樂·)라고 말할 만큼 음악을 사랑했다. 좋은 음악을 들으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고 할 정도로 음악애호가였다. 음악이 구체적으로 문제시하는 영역은 인간의 성정(性情) 가운데서도 특히 감성을 다스리는 데 있다. 감성은 사물에 쉽게 흔들리고 유혹을 받기 때문이다. 실존철학자 니체도 "간단히 말해서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며, 피곤한 삶이며, 유배당한 삶이기도 하다"며 음악을 찬미했다. 세상이 이렇게 힘든 까닭은 우리 아이들이 아름다운 음악을 배우고 즐기지 못하게 된 탓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연수였다. 처음 만난 선생님들끼리 모둠을 만들어 주어진 곡을 어떻게 부를지 머리를 맞대고 파트를 나누며 서로 격려하고 다독이며 배우고 익혔다. 마지막 날은 모둠 별로 공연까지 했다. 몸으로 익힌 것만 살아남는다는 한승모 선생님의 교육철학은 진리였다! 그 긴장과 떨림, 설렘, 해냈다는 자신감! 악기는 하나도 들어가지 않고 오직 목소리로만으로 악기 소리를, 동물 소리를, 각 파트를 맞춰가며 연습했던 그 순간,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했다.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힘들게 배우고 있었구나! 젊은 선생님들에게 미안할 만큼 최고령자인 내가 단지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겁 없이 연수 신청을 하면서 모둠 선생님들께 민폐를 끼칠까 걱정했었다. 짝으로 만난 선생님은 그런 내 마음을 알고 마지막 날까지 짝을 해주어서 마음 깊이 감사했다. 앞으로 계속 만날 생각을 하니 더욱 행복하다. 우리는 연수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아카펠라 연수와 공연을 위한 동아리를 만들었다. 즉석에서 밴드를 만들고 회원 가입을 하여 정보까지 공유하기 시작했다. 왜 가르쳐야 하는지 아는 선생님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가르침을 포기하지 않는다. 과학자 겸 철학자인 로렌츠오킨이 "눈은 우리를 바깥세계로 데려가고 귀는 세계를 인간에게로 가져온다."고 말한 것처럼 음악 교육은, 특히 아카펠라 교육은 귀를 열게 하는 교육이 분명하다. 내 말만 앞세우고 듣지 않아서 불통이 문제인 이 시대에 교실 속 소통 교육으로 아카펠라 교육을 실천할 다짐으로 깊은 숨 몰아쉬며 개학날을 기다린다.
올해 광복절은 '광복 70주년'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지녀 남달랐다. 정부에서는 광복절 전날인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고, 각급 기관과 기업에서는 고속도로 무료 통행, 고궁 및 박물관 무료 개방 등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내놓으며 경제 살리기에 동참했다. 대통령들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청남대도 14일부터 3일간 무료 입장에 동참했다. 특히 승용차로 입장하려면 전날까지 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하지만 이날만은 누구나 승용차 입장이 가능해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청남대를 찾을 수 있었다. 익히 알고 있듯이 청남대는 대청호의 담수가 시작된 1980년 전두환 대통령의 지시로 착공돼 3년 만에 준공되었고, 단 하룻밤만 묵은 고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2003년 4월 18일 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역사는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전두환 대통령이 스케이트를 탔던 양어장, 노태우 대통령이 골프를 치고 노무현 대통령이 자전거를 탔던 골프장, 김영삼 대통령이 조깅을 하던 호반의 마사로, 김대중 대통령 내외가 사색을 즐기던 초가정 등 당시의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들도 역사의 한 페이지다. 철옹성이었던 대통령 별장이 민간인에게 개방되리라는 것을 누가 알았을까? 여행 삼아 인근을 기웃거렸던 내게는 갑자기 개방된 청남대가 보물단지였다. 눈감아도 훤할 만큼 자주 찾았고 글도 여러 편 썼지만 한동안 뜸했는데 지난 14일 아내와 무료로 개방한 청남대를 돌아보고 왔다. 승용차 입장, 야간개장 등이 안내되어 있는 홈페이지(http://chnam.cb21.net)와 당일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청남대를 자세히 소개한다. 주차장을 지나 처음 만나는 대통령기념관은 청남대와 역대 대통령을 소개하는 코너, 대통령의 외교선물, 청남대에서 사용한 물품, 청남대 이관 합의서, 도장 대신에 자필로 쓴 글자(수결), 338경비대 물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옥상의 하늘정원은 망원경으로 구룡산의 현암사, 양성산의 팔각정 등을 구경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본관 입구의 돌탑은 청남대 개방 기념탑으로 문의면 주민수와 같은 5800개의 돌로 쌓았으며 문의면 32개 마을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멋진 반송들이 맞이하는 지상 2층, 지하 1층의 본관은 다섯 분의 대통령이 이용한 휴양시설로 회의실, 접견실, 식당, 침실, 서재, 거실 등을 둘러볼 수 있고 밖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멋지다. 무궁화 모양의 정자 오각정은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에게 가장 사랑받아온 산책코스로 본관에서 350m 거리의 물가에 있어 낮에는 호수, 밤에는 달을 구경할 수 있는 청남대 제1경이다. 본관 입구의 헬기장은 2대의 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잔디밭으로 축구, 국궁, 양궁, 야구장으로 이용하였고 잔디밭 한편에 정크아트에서 생활폐기물로 만든 봉황 조형물이 우뚝 서있다. 전두환 대통령이 스케이트장으로 이용했던 양어장의 나무 계단을 따라가면 유영하는 물고기, 분수의 물줄기, 최근에 개관한 대통령기념관, 수질을 정화하기 위해 심은 메타세콰이어숲이 어우러지며 멋진 풍경을 만든다. 입구의 대통령기념관(별관)이 역대 대통령들의 업적을 기리고 일상을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라면 최근 양어장 앞에 청와대 본관의 60% 크기로 신축한 대통령기념관에는 시대별 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대통령 역사기록화가 전시되어 있고 체험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대통령기념관 주변과 대통령길 입구에서 새롭게 제작된 역대 대통령들의 동상도 만난다. 야외에서 각종 행사와 공연을 할 수 있는 어울림마당을 지나면 제법 풍치가 아름다운 메타세콰이어 길이 이어지는데 그 좌우에 골프장과 그늘집이 있다. 40여년 된 낙우송, 단풍나무 등 조경수가 아름다운 골프장은 5·6공 시절에 많이 이용했을 뿐 문민·국민정부 때는 산책코스로 이용되었다. 그늘집은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골프, 조깅, 산책 시 이용하던 휴게실이다. 행운의샘은 정적이 감돌던 청남대에서 유일하게 물소리를 내며 활력소 역할을 하던 작은 연못이다. 초가정 쪽으로 길가에 느티나무와 솟대가 서있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호수의 풍경이 일품이다. 어린이들에게 꿈을 키워주는 대통령광장은 역대 대통령들의 동상이 서있고 벽면에 청와대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통령궁을 타일벽화로 표현했다. 광장 앞 선박전시장에는 가족들과 대청호를 둘러보는데 이용했던 대통령 전용선박으로 청남대의 옛 이름 영춘재에서 이름을 따온 영춘1호와 영춘2호를 전시하고 있다. 제일 끝에서 만나는 건물이 김대중 대통령과 이휘호 여사가 호수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겼던 초가정으로 주변 경관이 빼어난 청남대 제2경이다. 호숫가에 솟대가 서있고 김대중 대통령 생가 하의도에서 가져온 어구와 문의지역에서 수집된 전통 생활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초가정은 막힐 것이 없는 공간이라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그대로 맞이한다. 이외에도 6곳의 대통령길, 리더십길, 등산로, 1·2전망대 등 천천히 걸으며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 다양하다. 찾을 때마다 청남대가 나날이 변모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역대 대통령들이 국정운영의 중대한 고비마다 찾아와 정국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던 사색의 쉼터 청남대가 지금 이 순간에도 일반인들의 편안한 쉼터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
오늘은 교육행정직 중견 관리자 대상 역량강화 과정 연수생들에게 강의를 2시간 하고 왔다. 평생교육을 주제로 한 강의로 '평생에 걸쳐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마지막 시간에는 앞으로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실천을 할 것인가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범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 가운데는 자신이 부교육감의 역할을 해 보겠다는 꿈을 발표하였다. 아이들에만 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어른에게도 꿈은 필요한 것이다. 꿈이 없는 삶은 목표가 없는 삶과 같다. 광주에서 서울을 갈 것인가, 인천을 갈 것인가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버스에 올라탄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성인이 되었다고 꿈을 포기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평생 봉직한 대학에서 명예교수가 된 김 교수는 어린 시절의 꿈이 소설가였다. 그래서 주변 어른들에게 작가가 되는 길을 물었다. 집안 어른들은 일단 신문기자가 되라고 권했다고 한다. 기자가 되면 여기저기 세상 구경을 많이 하는 데다 기사를 쓰면서 글쓰기 훈련이 되니까 나중에 훌륭한 소설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권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퇴직 후에야 소설 한 권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는 사람들이 사준 덕분에 4쇄까지 찍었다”고 하면서 젊은 날에 일찍 소설가가 되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요즘 그분은 즐거운 기다림이 생겼다고 말했다. 외손녀의 글재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게다가 더 희망적인 것은 그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는 거예요.”라고 이야기 했다. 더 희망적이라는 대목에서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러면서도 평생을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낸 노(老)교수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아마 중학생인 그 아이가 학교 성적이 최상위라면 미래가 불투명한 작가보다는 부와 권력이 보장되는 유명 대학이나 특정 학과 진학을 강요받게 될지 모른다. 최근 취업 전선은 어마어마한 스펙을 쌓은 젊은이들도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데 부모들은 여전히 공부만 열심히 하면 미래가 보장된다고 믿고 있다.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을 두고 있다는 한 엄마는 한숨을 내쉬며 “엄마들이 참 이상해요. 잘사는 동네도 아닌데 학원을 대여섯 개씩 보내요. 어떻게 다 감당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푸념을 한다. 손녀를 둘 키우면서 힘들어 하는 내 딸은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는데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정마 요즘 주위 엄마들이이상하다."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다수의 엄마들은 자녀의 소질을 찾기 위해 이거저거 다 시켜 본다고 하지만 아이의 소질은 오히려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내버려둘 때 발견하기가 쉽다. 아이들은 심심하게 놓아두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생각해 낸다.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오랫동안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공부에 매이다보니 뭐 하나 진득하게 하는 것을 찾아 볼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닐런지! 돌이켜 보면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정규 수업을 빼먹고 고전읽기를 한 적이 있다. 지금 되돌아 보니 그때 지속적으로 했던 책 읽기와 글쓰기가 오늘의 나를 만들어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인간은 누구든지 무언가를 열심히 하던 때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때 그 가치를 충분히 이해할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것이 바로 비료가 되었음을 느끼는 시간이 온다. 지금은 나에게 어떤놀이보다도 글 쓰고 책 읽는 시간이 좋다.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므로 늘 행복했던 것은 결코 아니지만 적어도 후회는 없다. 다른 재주가 없었으므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이 없기 때문이다. ‘공부를 못해서 다행’이란 말이 지나치다면 ‘공부를 못해도 다행’인 사회라면 좋겠다. 인간은 모두가 공부만 잘 하는 것으로 행복한 것은 결코 아니다. 나보다 훨씬 더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 했지만 지금 그 친구의 소식조차 듣지 못한 것이 아쉽다. 큰 길만이 길인가. 오히려 앞이 훤히 보이지 않아 그 끝이 더 궁금한 숱한 샛길이 많다.인생은 다채롭고 풍성한 길이 얼마든지 많이 있다. 나에게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이오직 한 길 공부만 잘 하는 것이 아닌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고 지금 이 시간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찾아 가기를 기대한다.
교육행정학회 특별세미나 간섭보다 교사 지원정책 필요 “소규모학교 통폐합은 근시안” 광복 70주년을 맞아 교육계 원로들이 지난 교육정책을 재조명하고 향후 교직 전문직화와 교육자치 수호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교육행정학회(회장 김성열 경남대 교수)는 11일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광복 70주년 특별세미나 ‘광복 70년, 한국의 교육정책 : 후학이 묻고 원로가 답하다’를 개최했다. 원로들은 광복 이후 눈부신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교육정책의 성공을 평가하면서도 최근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교육자치와 일반자치 통합, 소규모학교 통폐합, 사학 규제 등을 비판했다. 아울러 교직 전문직화, 입시교육 탈피 등 대안을 논의하는 장도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돈희 미래교육포럼 이사장(전 교육부장관), 김신복 가천대 이사장(전 교육부차관), 윤정일 민족사관고 교장(전 한국교육학회장), 주삼환 충남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행정학회장), 이종재 서울대 명예교수(전 한국교육개발원장) 등 원로들이 기조강연과 주제발표에 나섰다. 이들은 우리나라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데에는 “교육의 역할이 컸다”는데 공감했다. 특히 GNP 100달러 시절 초등교육 투자부터 시작해 GNP 1000달러 시대엔 중등, GNP 3000달러 시대부터 고등교육을 활성화시키는 등 교육기회를 단계적으로 실현해 경제성장에 알맞은 인재를 적기에 배출한 것이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교육을 중요시하는 국가정책에 따라 교육자치가 실현되고 교육재원 조달을 위한 교육세법 제정은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여전히 관주도 교육정책이 주를 이루며 불합리한 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부작용으로 지적됐다. 특히 최근에 와서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재정을 손보려는 정부의 움직임, 교사를 지나치게 간섭하는 관료사회가 교육발전을 저해한다는 우려도 내비쳤다. 이돈희 이사장은 기조강연에서 “광복 후 우리가 초등교육부터 투자한 반면 인도는 고등교육 투자부터 시작했고, 우리가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했다면 인도는 물적 자원에 투자해 서로 대조됐다”며 “결국 우리나라 정책이 경제성장에 적합했고, 투자정책이 거꾸로 된 인도는 발전하기 힘들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교육학회장을 지낸 윤정일 교장은 정부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도농 균형발전을 위해 농어촌 소규모학교는 유지돼야 한다”며 “농어촌에서 학교는 단지 교육기관이 아니라 지역의 센터역할을 하기 때문에 학생이 단 한명 뿐인 학교라도 보존해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정치권에서 교육감직선제 폐해 대안으로 주장하는 러닝메이트제 선출 주장도 일반자치와 교육자치 통합의 시도로 내다봤다. 윤 교장은 “러닝메이트제는 교육감을 시·도지사의 부시장이나 부지사로 격하시키고 교육자치를 일반자치와 통합하려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선출직인 시·도지사는 당장 표를 얻기 위해 눈에 보이는 투자에만 매달리고, 당장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교육은 등한시할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초등교사 출신으로 한국교육행정학회장을 지낸 주삼환 충남대 명예교수는 “우수한 교사를 뽑아 놓고도 제대로 활용할 생각을 못하는 정부가 미련하다”고 날을 세웠다. 주 교수는 “원로교사 1명을 줄여 신규교사 3명을 뽑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현재 기간제교사가 늘어나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문제로 연결됐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처럼 교사가 의사 못지않게 전문직으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교사들은 교육당국이 내려 보내는 일에 치여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정책을 적극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미국처럼 ‘시작신분 교사’, ‘전문교사’, ‘멘토교사’, ‘수석교사’로 이어지는 전문성의 경력사다리를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한국교총 새교육개혁포럼과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주최하는 현장교원중심 국가교육과정 4차 포럼이 12일 광주교대 교육매체관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단위학교 교육과정 운영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를 주제로 초·중·고등학교에서의 편성·운영 방안이 논의됐다. 세션Ⅰ에서는 지은경 부산 망미초 교사(초등)와 박혜은 서울 신목중 교감(중학교)이, 세션Ⅱ에서는 홍원표 연세대 교수(일반고)와 한혜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부연구위원(특목고)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토론자로 나선 교사들은 자유학기제에 대한 부담, 통합사회·통합과학의 수능연계 필요성, 창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학교여건 개선 및 교원 증원 필요성 등 학교현장의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마지막 5차 포럼 ‘새 교육과정의 현장 안착 방안, 이제부터 시작이다’는 10월 셋째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현장교원 주요 토론내용 초등-1, 2학년 수업시수 확대 교과전담 확충 등 뒷받침 돼야 ◇ 김유신 광주 산정초 교사 = 2009년 개정교육과정의 특징인 학년군제와 교과군제는 학교현장에서 사실상 무력화 된 상태다. 학년군제와 교과군제가 현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위해서는 먼저 교과군 내에서 통합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성취기준의 연계방법을 모색해야 하며, 교과교육과정 개발과정에서 공동협의를 통해 질적 통합을 위한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년 자체 교과군 통합이 질적으로 이루어지고, 교과군 교육과정이 학년군 통합으로 연계돼야 실질적으로 편성·운영될 수 있다. 학습량 적정화 역시 단순한 양의 축소보다는 소수의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교과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는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교사는 학습내용을 재구성하기 위해 교과 전체 구조를 관통하는 핵심개념을 결정하고 이들 핵심개념들이 어떻게 연결돼 전체 교과를 이루는가를 보여줄 원리를 찾아야 한다. 수업자율권 확대가 수업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교사의 전문성을 높일 방안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 집중이수제의 경우 의미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집중이수를 한 학기 또는 학년 단위로 이해하고 교과를 편성·운영하다보니 전출생의 미이수 문제 등 현실적인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집중이수제 대신 집중운영제 개념을 도입해 월별, 분기별 등으로 보다 집중의 개념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 장현옥 광주 하남초 교사 = 범교과 학습은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꾸준히 늘어났지만 범교과로 분류하기 마땅치 않은 과목이나 연간 시수를 정해주는 과목으로 인해 학교현장에서는 연간 시수 운영표에 별도 표기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범교과 주제를 크게 축소하거나 과감하게 없애 창의적 체험활동의 운영 내실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초등 1, 2학년의 수업시수 논의는 학습 경험의 질 개선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학생 발달단계와 교사의 근무부담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1, 2학년에는 전담교사가 배치되지 않으므로 수입시수가 늘면 교과 전담인력의 확충이 필요하다. 인성교육 실현을 위해 연극교육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만큼 체육, 음악, 미술의 각 교과 교실처럼 장기적으로 연극을 위한 공간마련이 필요하며, 일반 교사가 교과 단위로서 교육연극 지도 자료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중학교-교재분량 대폭 축소해 핵심개념 중심 참여형 수업해야 ◇ 이영희 경기 원곡중 수석교사 = 중학교는 고등학교에 비해 자유학기제에 대한 부담, 창의적 체험활동과 학교스포츠클럽 운영, 입시로서의 진로가 아닌 중학교 진로교육의 문제 등 어려움이 크다. 특히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에서 인지적 측면은 최상위권이지만 자신감, 즐거움 인식, 가치인식, 효능감 등 정의적 측면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시수에 비해 지나치게 내용이 많아 토의와 토론, 프로젝트 등 새로운 수업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중학교 과정에서는 실생활 관련 통합사고를 길러주어야 하며 단원의 기본 개념은 초-중학 과정을 연계해 학생들의 논리적 사고를 통한 각종 개념 이해를 돕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또한 창의적 맞춤형 학생 중심수업과 통합교과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 역량 강화 연수가 절실히 필요하다. 자유학기제와 관련해 현재의 학습량과 성취요소는 조정이 필요하며 이는 단순히 개수의 조정이 아니라 핵심원리 중심의 학습량 적정화와 교과 교육과정의 유기적인 연계강화를 통해 보완해야 할 사항이다. ◇ 박영각 경북 문성중 수석교사 =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일반적인 핵심역량 6가지를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과 교육과정에서도 교과별 핵심역량을 제시하고 있으나, 실제 교실수업에서 핵심역량을 길러줄 구체적인 방법을 교육과정의 방향으로 제시해줘야 한다. 다양한 학생 활동 중심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위해서는 현재의 교재 분량을 대폭 축소할 필요가 있다. 현행 교재는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한 학생 활동 중심의 참여형 수업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자유학기제에서 자율과정의 비중이 높아졌는데 전공을 벗어난 자율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지도로 인해 교사들의 부담이 큰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교실 수업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있어왔음에도 각종 평가와 입시가 발목을 잡았고, 여기에 공문까지 과다하게 쏟아지면서 현장 선생님들이 학생의 사고를 열어줄 다양한 수업을 전개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교육과정에 도입되는 자유학기제에서는 학생 활동에 대한 평가를 문장 형태로 간략하게 하도록 하고 있어 교사들의 업무부담은 있지만 적어도 학생을 서열화 시키는 평가는 아니다. 이를 확대한다면 학교교육에 대한 사회의 인식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일반고- 통합사회·통합과학 수능 연계 안되면 안착 못해 ◇ 봉병탁 광주 서강고 수석교사 = 일반고는 특목고나 자사고 등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어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수 학생 선택과목 개설을 위해 강사비나 특별교실을 지원하거나, 중심 학교를 지정해 소수 선택과목 수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수능과 연계성이 없는 과목은 부실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위해 수능과 연계하고 이수단위 지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수능과 연계되면 수능 준비만을 위한 문제풀이 중심 수업이 진행될 우려도 있다. 학생 중심의 참여·토론 수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업을 위한 준비 시간을 확대하고 학습량도 줄일 필요가 있다. ◇ 송상섭 경기 창조고 교감 = 공통과목의 이수시기가 학교 자율로 결정될 경우 전입생들의 이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공통과목의 이수시기를 고정하면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방학 중 이수나 사이버강의 운영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 공통사회와 공통과학은 교사들의 기피 과목이다. 하나의 전공을 가진 교사가 2~4개 교과가 합쳐진 과목을 지도하기는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고에서는 소수의 공통사회, 공통과학 자격증 소지 교사를 제외하고는 전공 교과를 우선 배정하고 부족한 시수를 공통과목에 배정하고 있다. 연수강화, 사범대 교육과정 및 임용 선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선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과 지도교사의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현재 일반고 교원수요는 학급당 1.95명으로 돼 있는데, 2015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다양한 선택과목을 운영하려면 더 많은 교사가 요구된다. 과학탐구실험 과목의 평가 방법 개선도 요구된다. 기존에는 과학 교과 내 수행평가의 일환으로 탐구실험보고서평가를 하고 한 줄 세우기 식으로 진행됐는데, 학생들의 탐구실험 과정이나 태도 등 정성적인 부분의 서술형 평가를 해주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일반고에 적용되기 1년 전에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수능·대입제도의 고시가 이뤄져야 한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내신·수능 반영여부에 따라 학교현장에서 선택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 특목고-전문교과 필수 단위 "축소" VS "유지" 이견 팽팽 ◇김정호 경기북과학고 교사 = 주제발표에서 대부분의 특목고에서 전문교과 필수이수 단위 축소 요구가 많다고 했는데, 다른 조사와 상이해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예술, 생활·교양교과가 창의인재 양성에 반드시 필요하긴 하지만, 각각 10단위, 16단위를 필수로 하면 학교 교육과정 편성에 어려움을 주고 학생 학습 부담도 커질 것이다. 2009 교육과정과 동일하게 각각 5, 12단위로 하면 전문교과(80단위)를 축소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과학고의 경우 보통 주당 3시간 정도의 RE(Research Education)활동을 하는데, 정규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아 방과 후에 이뤄지고 있다. RE활동은 학생 중심 교육에 해당하므로 교육과정에 포함시키면 내실 있는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과학고 조기졸업자가 대폭 감소함에 따라 3년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2학년에 전문교과가 집중 배치돼야 하며, 3학년에는 대학과정과 연계된 AP(Advanced Placement)제도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김진숙 경기 수원외고 교사 = 외고 설립 목적은 단순히 외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외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인문·사회·과학에 기초 소양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있다. 그러나 외고의 교육과정은 다른 특목고에 비해서도 심각히 편협하다. 현행 교육과정에 따르면 특목고는 교과 총 이수 단위인 180 단위 중 80단위 이상을 전문교과로 편성해야 한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도 유지될 경우, 필수인 한국사 6단위, 체육 10단위, 예술 10단위, 생활·교양 16단위를 제외하면 국·영·수·사·과는 58단위 밖에 편성할 수 없다. 특히 외고는 외국어가 전문교과로 80단위 편성돼 있는데 공통과목에도 영어가 있어 외국어 관련 교과가 전체 이수단위의 절반인 90단위에 이른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많이 줄어든 전문과목수를 확대해야 한다. 외고는 보통교과 심화과목 80단위 중 60%(48단위) 이상을 전공 외국어 과목으로 편성해야 하는데, 영어 이외의 외국어는 6개뿐이어서 필수 이수단위를 채우려면 전 과목을 8단위로 편성·운영해야 하는 실정이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삭제된 전공외국어 기초 과목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다시 개설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정부가 7일 초등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담임교사 승진가산점 신설 방안을 내놨지만 일선 교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초등교사 대다수가 담임을 맡고 있어 별 효용이 없는데다 일부 비담임교사 등에 대한 차별 논란만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다. 경기 A초 교사는 "초등학교에서 담임을 맡지 않는 교사는 일부 고경력 교사나 기간제교사 등 아주 소수 밖에 없다"며 "승진은 점수 순서대로 하는데 거의 전체에 똑같이 가산점을 주면서 혜택이라고 하는 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서울 B초 교사는 "담임이나 부장이나 수고스럽긴 마찬가진데, 담임만 가산점을 주면 누가 부장을 하려 하겠느냐"며 "가산점을 둘러싼 갈등만 커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기존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 제도와의 중복문제도 지적된다. 201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제도는 학교교원 40%(±10%) 범위 내에서 대상자의 80%를 반드시 담임교사와 생활지도교사로 해 연간 0.1점씩 최대 2점까지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교총은 "담임교사 사기진작 취지는 이해하나 현행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제도도 모호한 선정기준으로 부작용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중복되는 가산점 신설로 또 다른 혼란이 발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의 부실한 정책 검증 정황도 포착됐다. 소수점 몇 자리에서 교감승진 여부가 갈리는 교직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 0.1점, 최대 1점의 가산점 신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담당부서의 제대로 된 검토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2년에도 '담임교사 운영제도 선진화 방안'에 담임교사 사기진작 방안으로 연 0.1점, 총합계 2점 한도의 가산점 신설을 내놓은 바 있어 재탕 비판도 나온다. 이번 대책 발표에 참여한 한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 학폭 가산점 대상자 비율과 점수한도를 낮추는 대신 담임가산점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자세한 내용은 담당부서에 문의 바란다"며 공을 넘겼고, 담당부서 관계자는 "발표 전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산점 신설을 추진한다는 계획만 있을 뿐 세부사항은 이제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혹스러워 했다. 교총은 "승진가산점 부여 등 손쉬운 방법으로 담임교사의 사기를 진작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12년째 동결되고 있는 담임교사수당 인상, 안식년 기회 부여 등 실질적인 담임교사 사기진작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영월은 강원남부 내륙의 박물관 고을로 비운의 왕 단종의 애사가 서려있는 장릉과 청령포, 전국을 떠돌며 해학과 풍자를 즐겼던 김삿갓의 유적지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이다. 8월 11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과 조선 후기의 방랑시인 김삿갓 유적지를 둘러보는 마대산 산행을 다녀왔다. 김삿갓생가, 김삿갓묘, 성황당, 김삿갓문학관 등 난고 김병연을 기념하는 유적지와 부대시설이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 노루목에 조성되어 있다. 김삿갓의 유명세는 2009년 10월 하동면이 김삿갓면으로 명칭을 변경한데서 확인할 수 있다. 산행을 하며 김삿갓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높이 1052m의 마대산(馬垈山)은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과 충북 단양군 영춘면에 걸쳐 있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해 회원들을 태운 후 영월로 향한다. 일기예보대로 아침부터 잔뜩 찌푸린 날씨에 휴가시즌이지만 많은 회원들이 참여했다. 입이 즐거우면 더 행복하다. 늘 그렇듯 홀로 자유를 즐기는데 떡과 커피가 자리로 배달된다. 평택제천고속도로 천등산휴게소에 들렀던 관광버스가 제천을 지날 즈음 달콤 회장님의 ‘오랜만에 얼굴 보는 회원들 반갑고 매주 산행에 참석하는 회원들은 더 반갑다’는 인사말에 이어 석진 산행대장님이 마대산 산행 안내와 다음 산행 일정을 소개한다. 38번 국도를 달려 영월로 가는데 차창 밖으로 둥근 해가 보여 기분이 좋다. 도로변에는 ‘하늘이 내린 숨 쉬는 땅 강원도, 국제슬로시티 김삿갓면‘ 안내판이 서있다. 고씨동굴과 김삿갓면사무소를 지난 후 오른쪽 김삿갓계곡으로 들어서 묵산미술박물관과 조선민화박물관을 거쳐 9시 50분경 김삿갓묘역 아래편에 도착했다. 김삿갓유적지가 있는 노루목은 노루가 엎드려 있는 형상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강원도 영월군, 충청북도 단양군, 경상북도 영주시가 경계를 이루는 3도 접경지역이다. 차에서 내려 짐을 꾸린 후 김삿갓묘역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곳에 김삿갓묘를 처음 찾아낸 박영국선생공적비를 시작으로 땔나무가 없다는 핑계로 길손을 내쫓는 개성의 인심을 비꼬거나 한자의 운을 빌어서 세상사의 흐름을 재미있게 나타낸 시구 등 김삿갓의 뛰어난 재치를 엿볼 수 있는 시들이 여러 개의 자연석에 적혀있다. 발길을 옮기며 시어를 음미하는 재미가 쏠쏠한데 산행하기 전 물 한 모금 마시고 차분히 소원을 빌 수 있는 성황당도 있다. 초입에서 왼쪽 성황당 방향의 산길로 들어서며 김삿갓생가, 안부, 마대산 정상, 전망대, 처녀봉, 선낙골, 김삿갓 유적지로 이어지는 9㎞ 거리의 산행이 시작된다. 물길을 따라가며 좌우에 서있는 단양군 영춘면과 영월군 김삿갓면 팻말이 이곳이 접도구역임을 알려준다. 복원한 김삿갓생가의 마루에 걸터앉아 1807년 경기도 양주의 세도명문가 집안에서 출생했지만 모반대역죄로 참수 당한 조부의 행적을 지우기 위해 여러 곳을 전전하며 이곳으로 숨어들 수밖에 없었던 김삿갓(난고 김병연)의 기구한 운명을 떠올렸다. 마대산은 산행하는 내내 조망이 없어 답답하고 전날 텃밭 정리하느라 땀을 많이 흘렸는데 습도마저 높은 날씨라 더 힘이 든다. 두 개의 철계단을 올라서는 등 제법 오르막도 길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은 남들과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 주인공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에 맞는 멋진 사람과 가정을 이뤄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이다. 답답한 산길을 힘들게 오르다보면 마대산 산행이 꼭 겉모습과 달리 출구가 없어 암울했던 김삿갓의 일생을 닮았다. 마대산 정상도 잡목이 주변을 가려 보이는 것이 없다. 정상 아래편 평평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꿀맛 같은 점심을 먹었다. 니들이 산에서 먹는 밥맛을 알아! 늘 그렇듯 땀 흘린 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밥이 최고의 보약이다. 산행은 평지를 걷는 산책과 차원이 다르다. ‘당신의 산행은 안녕하십니까?’ 높이에 관계없이 산행은 위험을 동반한 돌발 상황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어 늘 안전이 최고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행인구가 유난히 많고 산행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도 크다. 사고는 방심하는 순간에 일어난다. 산행 중 회원 한 분이 경사가 급한 낭떠러지 아래로 굴렀지만 가벼운 찰과상이라 모두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두고두고 되새기며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사건이었다. 바위봉우리에 멋진 소나무가 서있는 전망대에서 방금 지나온 마대산 정상을 바라보고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가 여러 그루 서있는 처녀봉을 거쳐 경사가 급한 선낙골을 한참동안 걸어 2시 55분경 성황당 앞에 도착했다. 산행을 시작하며 답사를 뒤로 미룬 김삿갓묘로 갔다. 난고 김병연은 방랑시인이었던 탓에 주거지에서 먼 전남 화순군 동북면에서 생을 마감했고, 아버지를 찾아 전국을 떠돌던 둘째 아들 익균이 초분지를 찾아 이곳 노루목 기슭으로 이장했으며, 30여 년 전 영월의 향토사학자에 의해 묘지가 발견되었다. 김삿갓의 묘는 낮은 언덕의 양지바른 곳에 있는데 삿갓을 쓰고 유람한 김병연의 일생처럼 상석이나 비석을 모나지 않은 자연석으로 만들었다. 하나라도 더 움켜지려고 손에 힘을 주는 게 인간의 본성이지만 후세까지 존경받는 인물은 뭔가 남다른 게 있다. 김삿갓은 권력과 재물을 훌훌 털어내고 세상을 내 집처럼 유람하며 해학과 재치로 풍류를 읊었다. 짐이 무거우면훌훌 벗어놓고 싶을 때가 있다. 배낭을 벗어 차에 놓고 물길 건너편에서 김삿갓묘와 마주보고 있는 김삿갓문학관으로 갔다. 난고 김병연의 생애와 문학 세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곳으로 외부에는 김병연의 시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있고, 내부에는 김병연의 생애와 발자취를 좇아 일생을 바친 정암 박영국선생의 연구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아뿔싸! 입장권을 구입하려다 차에 두고 온 배낭에 지갑이 들어있다는 걸 알았다. 문학관의 겉만 돌아보며 단돈 1000원이라도 손에 쥐고 있어야 내 것이라는 걸 실감했으니 인생살이는 참 아이러니하다. 문학관을 구경하고 관광버스로 가며 노루목교에서 옛 추억 하나를 떠올렸다. 노루목교의 남쪽은 대부분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에 속한다. 의풍리 앞 계곡물이 와석리의 김삿갓 계곡으로 흘러오고, 오토캠핑장인 의풍분교장이 폐교되기 전에는 와석리 아이들이 의풍초등학교를 다넜다. 5년 전, 직원들과 의풍분교장에서 하룻밤 묵던 날 의풍 사람인 최병철씨가 초등학교 동창생 집이라며 저녁식사 장소로 이곳 식당을 소개했었다. 두루치기 안주로 뒤풀이를 하고 3시 40분 김삿갓유적지를 출발하여 38번 국도 동강휴게소와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청주로 달려온 관광버스가 6시 50분경 최종 목적지인 임광아파트 옆에 도착한다. 김삿갓은 스스로 하늘을 볼 수 없는 죄인이라며 늘 큰 삿갓을 쓰고 다녔다. 요즘 우리 주변에 이렇게 양심적인 인물이 몇이나 될까? 눈곱만한 허물이라도 감춰야 빛나는 세상을 살고 있는데... 석진 산행대장님의 이야기처럼 자연 앞에서 겸손을 배운 하루였다.
‘컴퓨터음악 프로그램’ 연구 작곡지식 없어도 활용 가능 “필요한 곳 연수봉사 갈 것”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 음악 교육과정에서는 ‘작곡’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작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시창(視唱)과 청음(聽音)인데 수업시간에 반주를 하고 악기를 다루는 것이 쉽지 않아 녹음파일을 재생하거나 교과서에 의존하는 피상적인 수업에 그치는 거죠. 저는 이런 현실을 ‘컴퓨터 음악’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송택동 서울마포초 교감이 최근 ‘송택동의 컴퓨터음악 따라하기’를 출간했다. 평소 음악수업에서 작곡활동이 잘 안 되는 데 문제의식을 느꼈던 그가 컴퓨터를 활용해 재미있는 작곡수업을 할 수 있음을 발견하고 연구한 것이다. 내친김에 활용법을 널리 알리자는 생각으로 10일부터 서울공덕초에서 30시간짜리 ‘컴퓨터 음악’ 직무연수에도 나섰다. 송 교감이 소개한 프로그램은 ‘시벨리우스7(Sibelius7)’과 ‘뮤즈스코어2(MuseScore2)’다. 그는 “이 두 작곡 프로그램은 악보입력 등의 기능이 유사해 둘 중 하나만 알면 두 가지를 어느 정도 다룰 수 있게 된다”며 “작곡 지식이 없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작곡과 편곡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벨리우스7은 30일 체험판을, 뮤즈스코어2는 기간에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로 내려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마디나 음을 선택하고 재생을 누르면 자동으로 연주가 돼 자연스러운 시창과 청음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송 교감은 “요즘 아이들은 즉석에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원하는 음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며 “작곡은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어려운 것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실제 1~2시간 정도 간단한 사용법만 배워도 기본적인 기능을 다루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로 손쉽게 제작됐다. 또 학생 수준에 맞게 악보를 편곡하거나 파트별로 악보를 분리해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악보를 다운받고 자신이 쓴 악보를 올릴 수도 있다. 현재 뮤즈스코어 악보 공유 페이지에는 12만3000여 건의 악보가 공유되고 있으며 회원가입만 하면 다운받아 볼 수 있다. 연수에 참석한 정유선 서울 진관고 교사는 “기존 악보들은 음이 너무 높거나 낮아 적용이 어려운 경우가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니 아이들 수준에 맞게 손쉬운 편곡이 가능해져 정말 편리하다”며 “앞으로 작곡수업은 물론 방과 후 오케스트라 지도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송 교감이 컴퓨터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7년 교직생활 시작과 함께 꾸준히 이어온 동요 작곡활동 덕이 크다. 그는 지금까지 500여 곡의 동요를 작곡했으며 이 중 ‘우주자전거’, ‘이슬열매’, ‘고운꿈’ 등 7곡은 초등 음악교과서에 수록됐다. 송 교감은 “새로운 음악을 창작했을 때의 희열과 내가 만든 곡을 다른 사람이 불러줄 때 느끼는 기쁨은 무엇보다 크다”며 “앞으로도 컴퓨터음악을 활용하고자 하는 곳이 있다면 전국 어디든지 찾아가 봉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1. 제작사 홈페이지 http://musescore.org/ko에 접속 2. 메인페이지에서 ‘무료 다운로드’ 클릭 3. [Ctrl+N(신규작성)]을 눌러 ‘Treble Clef’를 선택, 새악보를 열고 타이틀, 작곡자 입력. 4. 음표를 입력하기 위해 왼쪽 상단의 N을 누르고 원하는 음표를 선택 5. 음표를 입력한 후 ‘스페이스바’를 눌러 재생 / 각 음표를 클릭, 개별 음정 청취 가능 *뮤즈스코어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악보를 검색, 다운받으면 악보를 보고 들을 수 있다 *완성된 악보 저장 시 ‘Save Online’을 클릭하면 자신의 악보를 공유할 수 있다 *File/Import PDF를 클릭하면 악보를 PDF 파일로 변환해 저장할 수 있다
학부모님, 얼마나 답답하시면 교장인 저에게 상담을 요청하셨는지요? 많은 학부모님들의 고민이 중학교에 들어와서 성적이 점점 떨어지더니 이제는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초등학교 학력 수준을 회복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 잘하던 아이가 학년이 올라갈수록 뒤처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초등학교 때는 부모가 자녀의 학습상당 부분을 통제하며 공부를 시키면 웬만큼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에서는 차원이 달라집니다. 중학교에 올라가서 초등학교 때만 못하다는 생각에 조급해져서 자녀를 붙들고 공부를 시키려는 욕심이 앞서지만 부모의 간섭은 곧 한계에 달하게 됩니다. 그렇게 공부를 시켜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결국 학생은 하위권으로 처지고 부모는 자녀의 하락한 성적에 우울감만 짙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그러다 보니 공부를 하는 모습보다 공부를 안 하는 모습이 더 많이 눈에 띄게 됩니다. 그래서 공부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지만 그러면 자녀는 자녀대로 온종일 따라다니는 잔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공부의 주인은 학생 자신입니다. 부모는 결국 자녀의 코치밖에 될 수 없습니다. 삶이라는 운동장에서도 직접 플레이를 하는 것은 자녀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자녀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동기 부여를 해주기 위해 간섭을 버리고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자기주도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습 지원 패턴을 바꾸어야 합니다. 만일 혼자서 그 습관이 바뀌지 않는다면 학원 강사나 자기주도 학습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데 이럴 때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사교육이 꼭 필요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늦어도 중학생이 되면 학습의 주도권은 학부모에서 학생 자신에게로 넘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공부하라는 소리는 더 이상 학생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 합니다. 자녀는 점점 스스로 자아를 찾아가며 예민해지고, 부모는 ‘그동안 투자한 게 얼만데’, ‘그동안 공들인 게 얼만데’하는 생각에 갈등은 커지고 서로에게 스트레스만 쌓이게 됩니다. 정말 함께 공부하기를 원한다면 자녀가 도서관에 갈 때 함께 가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럴 때에는 공부하라는 말만하고 감시하는 부모가 아니라, 말없이 함께 책상에 앉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함께 뛰고 있는 부모의 모습이 상위 5% 학생을 만드는 부모다운 모습입니다. 선생님도 부모님도 아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하여야 할 것은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습관이 고착되기 전에, 공부는 학생 자신의 몫임을 깨닫게 하는 일일 것입니다. 공부는 학생이 스스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각성의 단계에 이를 때까지 조금 기다려 주는 인내가 필요합니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성장합니다. 부모와 자녀, 선생님과 제자라는 ‘너와 나’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축적되지 않았을 때 지시하는 소리는 간섭이거나 스트레스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실력있는 선생님 앞에 절대로 아이들이 제멋대로 구는 법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으로 아이들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모님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부모 앞에 반항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 아이들의 살아있는 교과서는 학부모요, 선생님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최근 정부는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을 발표했다. 이 대책의 골자는 스쿨닥터(School Doctor) 확대를 통한 위기학생 조기 감지, 유해정보차단 소프트웨어 보급 확대, 초등학생을 위한 가정형 Wee 센터 운영, 담임교사 승진 가산점 부여 등이다. 사실 최근 학교폭력의 연령대와 학교급이 갈수록 낮아지는 점을 감안할 때 초등학교부터 초기 예방적 대응과 맞춤형 대책 마련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초등학생의 학교폭력 피·가해 응답률이 중·고학생에 비교하면 상당히 높다는 점에서 이번 정부의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 가시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정부의 후속 지원과 보완, 학교현장의 적극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담임교사 승진 가산점 부여 문제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학교 현장의 실정을 고려하여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첫째, 초등학교 학급 담임교사 학교폭력 가산점 부여(1점, 0.1점)는 담임교사의 사기진작을 위한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나, 기존 초・중・고교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제도와 중복문제가 발생되는 바, 이에 대한 명확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초・중・고교 학교폭력 유공교원 가산점제도는 모호한 선정기준으로 인해 교원 간 갈등발생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중복되는 가산점 신설로 또 다른 학교현장 혼란이 발생될 우려가 없지 않다. 둘째, 이번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에 따라서 초등학교 학급 담임 교사에게만 학교 폭력 가산점을 부여하면 상대적으로 중・고교 학급 담임 교사들에게 불리하고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상대적 박탈감으로 교육계와 교단에 혼란이 올 수 있다. 물론 학령기의 초기 단계의 중요함에 따라 초등학교 담임 교사들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려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중・고교 담임 교사들이 제외시키는데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의 업무 가중은 중고교로 올라갈수록 더 무겁다는 반론에 직면할 우려도 있다. 셋째,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 폭력 예방과 대책에 대한 공헌자들이 학급 담임 교사만이 아니다. 전 교직원들이 학교 폭력 예방과 대책 수립, 실행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학급 담임 교사 외에도 전문 상담 교사, 상담 업무 담당 교사, 생활지도 담당 교사, 윤리부장(담당 교사) 등 다양한 교사군(敎師群)이 학교 폭력 예방과 대책에 공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등 학교 학급 담임 교사에게만 가산점이라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다른 교사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어 교사의 사기 진작이 아니라, 오히려 사기 저하를 초래할 수 있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초등학교 담임 교사들에게 '담임교사 승진 가산점 부여'에 대책에 즈음하여 참고해야 할 점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초・중・고교 학교 폭력 유공 교원 가산점 부여 제도이다. 담임 교사 위주로 선정되어 가산점을 부여하는 이 제도 역시 아직도 학교 현장에 안착되지 못한 상태이다. 즉 이번 대책에서 제시된. 담임교사 학교폭력 가산점 (1점,0.1점) 추진은 2013년부터 시행중인 학교폭력 유공가산점 제도(2점,0.1점, 학교교원 40%범위 내 ±10%, 대상 교원 중 80%는 담임교사와 생활지도교사 반드시 포함)와 중복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의 초・중・고교 학교폭력예방 유공 교원 가산점과 이번 대책에 제시된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승진 가산점 부여에 대한 기준의 타당성과 기존 유공교원 가산점과의 상관관계를 보다 명확히 하지 않으면 또 다시 학교현장의 불만과 오해가 발생될 소지가 있다. 학교 현장에 큰 혼란과 갈등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물론 원론적으로 학생 인성교육과 학교폭력 예방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담임교사에 대한 사기 진작책 마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는 현재 사기가 극도록 저하돼 있는 교사들에게는 다다익선의 제도다. 그러나 승진가산점 부여를 통한 손쉬운 방법으로 담임교사의 사기진작에는 한계가 있는 바, 학교폭력 유공교원에 대한 포상, 연수, 별도 성과상여금 지급 및 안식년제 기회 등 실질적인 담임교사 사기진작책 등 대안을 둘 모색하여 확정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담임 교사들만이 대상이 아니라, 중・고교 담임 교사 내지 학교 폭력 예방과 대책에 공헌하는 교원 모두를 포함시켜서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모색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초등학생 맞춤형 학교폭력 대책'의 최종안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교육정책 입안자, 교육전문가, 학교 현장 교원, 학부모 등 교육공도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공청회, 포럼, 세미나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서 우리 교육 현장에 적합한 현장 친화적 맞춤형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8월 2일, 청주직지산악회원들이 ‘천상의 화원’이라 불리는 곰배령으로 야생화 산행을 다녀왔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 위치한 곰배령(높이 1164m)은 점봉산(높이 1424m)의 남쪽에 자리한 능선으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멀리서 보면 곰이 하늘로 배를 드러내고 누운 형상이다. 이곳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야생화를 만나려면 사전에 산림청 홈페이지(http://www.forest.go.kr)에서 인터넷으로 예약하거나, 인제국유림관리소 또는 진동리 민박협회를 통해 탐방신청을 하여야 한다. 탐방 구간이 조성된 강선계곡부터 곰배령까지 약 5km 거리를 왕복해야 하는데다 탐방 인원을 하루 300명 이내로 제한하고, 오전 9시·10시·11시 약속된 시간에 입장해서 오후 2시까지 탐방을 마치고 하산하려면 세밀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소 불편해도 점봉산의 아름다운 숲을 오랫동안 보존하려면 이 정도 수고는 감수해야 한다. 아침시간은 왠지 시계바늘이 더 빠르게 움직인다. 출발시간이 1시간 앞당겨져 승용차로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할 때까지 부산을 떨었다. 지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버스에 오르니 낯모르는 여자 회원과 같은 자리다. 6시 10분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회원들을 태우기 위해 진천IC로 향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 입장시간에 맞추느라 속도를 내는 차안에서 크로바 총무님의 사회로 코지 회장님의 인사와 산행안내가 이어졌다. 지름길인 중부고속도로, 평택제천고속도로, 19번 국도,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홍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여자들이 화장실 앞에 길게 줄을 만든 화양강랜드 휴게소에 잠깐 들른 후 한참동안 내린천의 물줄기와 산봉우리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멋진 풍경을 보여주며 10시 5분경 점봉산생태관리센터 주차장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는데 우비를 입어야하나 고민할 만큼 가랑비가 내린다. 불현듯 날씨가 흐려 야생화를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던 8일 전의 금대봉 산행이 생각났다. 주차장에서 곰배령 방향의 산줄기를 바라보고 점봉산생태관리센터로 가다보면 길가에 수령 250년의 돌배나무 보호수가 있다. 생태관리센터로 가면 신분증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입산허가증을 준다. 허가증을 배낭에 걸고 서쪽방향으로 탐방을 시작한다. 정상 부근의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산길이 비교적 완만하다. 정해진 탐방로를 따라가면 옆으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과 울창한 숲이 이어진다. 신선이 내려와 놀고 간다는 강선계곡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을 만큼 수량이 풍부하다. 이곳은 차가 오가지 못하는 아름다운 숲길로 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간간이 물건을 운반하는 4륜바이크를 만나는 것도 이채롭다. 길가에서 모양이 이상한 나무와 철모르는 단풍잎이 눈길을 끈다. 제법 모습이 그럴듯하지만 이름도 없고 수량에 비해 소리가 작게 들리는 폭포도 만난다. 생태관리센터에서 2㎞ 거리의 강선마을까지는 길이 완만하고 넓어 오르막이 느껴지지 않는다. 계곡 주변에서 시기를 달리하며 피고 지는 야생화들을 만나 발걸음이 느려진다. 강선산방과 곰배령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접어들어 빨간 우체통과 돌바둑판을 지나면 예전에는 제법 규모가 큰 화전민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몇 가구 남지 않은 강선마을의 끝집에서 파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펜션이 모여 있는 강선마을을 지나면 수령 210년의 쪽버들나무 보호수가 물가에 서있다. 곰배령에 가려면 돌계단으로 계곡을 건너 입산허가증을 확인받아야 한다. 이때부터 계곡은 좁아지고 숲은 더 울창해진다. 산길에 작은 돌이 많아 미끄러운데 Y자 모양의 나무, 작은 정원을 만든 돌무더기, 물줄기가 긴 폭포가 눈요기 거리다. 곰배령이 가까워질수록 양치식물이 군락을 이루며 초록바다를 만들고, 원시림처럼 오랜 풍파를 견딘 고목과 비바람에 쓰러진 나무들이 눈에 띈다. 자욱한 안개가 깊은 계곡에서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물줄기를 더 싱그럽게 하고, 원시의 자연 속으로 자신의 모습을 감추는 나무들이 한결 더 신비롭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정상 못미처의 빈터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점심을 먹었다. 바람소리와 함께 귀둔리 곰배골마을에서 진동리 설피마을로 넘어가는 곰배령 정상에 오르면 하늘이 열리듯 넓은 평원에 온갖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한반도에 자생하는 식물의 북방 한계선과 남방 한계선이 만나는 지점이라 다양한 식물이 서식한다. 날씨가 맑은 날은 축구장만한 초원에서 백두대간 너머로 설악산의 대청봉과 중청봉이 보인다. 나무 데크로 연결된 탐방로 외에는 사람의 발길이 허락되지 않는데다 안개가 가려 허리를 숙여도 꽃을 제대로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안개가 만든 이국적인 풍경이 멋졌다. 하산은 새로 만든 길보다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게 편하다. 궂은 날씨 때문에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야생화를 구경하며 천천히 걸어 3시경 생태관리센터 주차장에 도착했다. 3시 20분 출발한 관광버스가 44번 국도변의 두촌관광타운휴게소에 들르며 동충주IC에서 가까운 장수밥상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된장찌개와 맛있는 반찬으로 식사를 겸한 뒤풀이를 했다. 어떤 일이든 책임을 맡으면 노심초사 고생하게 되어 있다. 야생화 산행을 추진하느라 고생한 코지 회장님이 ‘사람이 하는 일은 최선을 다했지만 하늘이 하는 일은 어쩔 수 없었다’며 하루 종일 날씨가 흐렸던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관광버스가 중부고속도로 오창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릴 때도 소나기가 한 줄금 내리며 날씨가 오락가락했다. 8시 55분경 청주종합운동장 앞에 도착하여 운영진과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야생화 산행을 마무리했다.
장마의 막바지 칠월 말 자비를 들여 삼십여 년간 교직 생활의 손때와 추억이 묻은 자료들을 허름한 농가에 전시해 놓은 박연묵교육박물관을 찾았다. 장마의 눅눅함과 곰팡내가 촌집의 이곳저곳에서 피어나고 이끼긴 슬레이트 지붕과 솟아오른 텔레비전 안테나가 시선을 앗아간다. 그 박물관의 주인공은 퇴임한 지 이십 년이 지나서인지 교직에 몸담았던 분이라기보다 촌 할아버지란 인상이 더 진하게 묻어난다. 반가운 인사 끝에 여러 말이 오가다 인성교육에 관하여 묻자 “요즘세상 엄마는 있어도 어머니는 없어요.” 탄식하며 옛날의 농촌 일상을 반추하신다. 못 먹고 가난한 시절, 며느리가 젖먹이를 두고 밭일을 나가 일하다 보면 젖이 불어난다. 분유가 귀했던 시절 보채는 아기를 업고 시어머니가 밭 가에 오면 엄마는 아기를 얼른 넘겨받아 젖을 물린다. 젖을 빠는 아기는 한 손으로는 엄마 젖을 만지며 심장 소리를 들으며 안정감을 찾는다. 그리고 배가 어느 정도 차면 옹알이도 하고 엄마와 눈웃음도 나눈다. 이렇게 엄마와의 교감으로 인성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는데 돈이면 최고라는 황금만능의 신자유주의와 개인주의는 인성교육의 부재를 부채질하고 있다 한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9일 국회에서 통과된 인성교육진흥법을 들먹거린다. 이 법안은 이미 7월 21부터 시행되기 시작했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에 인성교육 의무가 주어져 있다고 하는데 무슨 인성교육을 법으로 만들어 한단 말인가? 개탄할 일이라고 혀를 찬다. 그러면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든 목적은 뭘까? 그것은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을 갖춘 시민 육성으로 주요 골자를 보면 ‘2015년 7월부터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인성교육 교과목 수업시간이 법으로 정해지고 학교는 총예산의 일정 비율을 인성교육에 써야 한다. 교육감은 기본계획에 따라 자체 세부계획을 세우고, 학교장은 매년 학기 초 인성교육 계획을 교육감에게 보고한 뒤 이를 연말에 평가받도록 한다. 교사들은 인성교육 연수를 의무화해서 관련 연수를 강화하고, 교원 양성 기관에서는 인성교육 필수과목을 개선한 뒤 임용시험에서 검증을 강화하도록 한다.’ 이다. 그런데 가장 혁신적인 점은 미국처럼 인성교육 예산을 정부정책과 예산으로 뒷받침되도록 의무화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인성교육은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심을 기르는 게 그 핵심적 가치로 학습자가 태어나면서 지니고 있는 본성을 실현 촉진하는 활동 또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는 학습자가 ‘지속적인 행동의 변화, 나아가 습관의 변화를 불러오게 하는 가치 내면화 차원의 교육’이 인성교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여기서 인성교육의 법제화를 불러온 것은 무엇인지 고개를 돌려봐야 한다. 몇 년 전 학교에 있었던 일이다. 아이들은 모두 귀하고 소중한 만큼 부모의 관심과 목소리도 크다. 그런데 손자를 귀엽다 하면 할아버지 상투를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지나친 관심은 논란을 가져온다. 학교에서 아이들끼리 사소한 다툼이 있어 학부모가 교무실에서 서로 언쟁과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한 치의 양보도 배려도 없는 험악한 상황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정년을 얼마 안 둔 어느 선생님은 걸레질 한 번 안 해보고 손빨래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이 부모가 되어 제 아이만 두둔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큰 일이라고 했다. 남의 눈 티는 잘 봐도 내 눈의 티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인성의 부재는 학교폭력, 집단따돌림, 자살 등 수많은 사건․사고를 양산하고 있다. 이런 인성피폐의 원인은 어디에 찾을 수 있을까? 모두 잘 알고 있는 입시 위주, 경쟁교육,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 라는 승자독식 우월주의의 사회 국가적 현상에 찾을 수 있다. 어느 고등학교의 학년도 말 모습이다. 수학능력고사가 끝나면 교문 앞에 ‘축! 000, 서울대 00학과 합격’이라는 현수막과 지역신문에는 축하광고가 등장한다. 그리고 졸업식이 되면 명문대와 4년제 대학에 몇 명 입학했다는 학사보고와 학교장의 회고사에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내고 그 대열에 낀 졸업생은 장학금과 주위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그네들만의 축제의 장이 된다. 또한, 학교는 이제 명실상부한 명문고임을 애써 힘을 준다. 이런 ‘학력지상주의’, ‘일등지상주의’가 뒤흔드는 현실 상황에서 어떻게 바른 인성교육이 가능해질까? 진정한 인성교육은 무엇인가? 그것은 생활에서 감성과 감동으로 사랑과 인연, 추억을 소중히 여기며 다른 사람과 공감하고 가슴으로 배우는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는 것이다. “내 교직 생활에서 가슴 아픈 일이 딱 한 가지 있네. 새 학년 담임을 하였지만 몇 달째 학교에 오지 않아 여름방학을 앞두고 가정방문을 가보니 수술비가 없어 심장병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는 아이가 있었지. 그래서 준비한 몇 권의 책을 주며 방학 후에 만나자고 했는데 개학 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억장이 무너졌지!” 구릿빛 주름이 말린 얼굴에 묻어나는 원로 은사님의 회한이 인성교육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게 한다.
지난 7월 28일, 지인 부부와 강원도 동쪽에 위치한 봉평의 허브나라농원과 이효석 문학관, 주문진의 아들바위공원에 다녀왔다. 차가 막히는 여름휴가 기간인데다 영서지방과 영동지방을 하루에 돌아보는 여행이라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었다. 7시 30분 청주 용암동에서 자가용 한 대로 출발해 중부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를 달렸다. 아침을 먹으려고 들른 금왕휴게소에서 치악산으로 산행 가는 산악회원들을 만났다. 경부고속도로나 중부고속도로의 상행선에서 평택제천고속도로로 영동고속도로의 상습 지정체 구간을 우회할 수 있어 강원도 여행길이 편해졌다. 영동고속도로 면온IC를 빠져나가 휘닉스파크와 평창무이예술관을 지나면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맑은 물이 흐르는 흥정계곡을 만난다. 흥정계곡은 평창군 봉평면 흥정리에서 용평면 백옥포리까지 이어지는 계곡으로 송어, 산천어 등이 서식할 만큼 물이 맑은 곳이다. 흥정계곡 중 가장 깊고 물 흐름이 세다는 구유소까지 계곡 주변에 늘어선 펜션과 물놀이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간다. 계곡물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이 장관인 구유소 옆에 허브 전문식물원으로 이름난 허브나라농원(http://herbnara.com)이 자리하고 있다. 1993년 흥정계곡에 문을 연 허브나라농원은 1만여 평의 밭에 100여종의 허브를 재배하고 있는 자연생태관광지이다. 허브나라농원의 주차장은 구유소 가기 전 왼쪽 길가에 있고 관람은 입장권 구입 후 흥정계곡의 기다란 물줄기를 구경하며 청향교(淸香橋)를 건너야 시작된다. 허브나라농원(033-335-2902)은 아름다운 자연과 허브향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누구나 가볍게 돌아보며 행복을 만끽할 수 있는 가족 휴양지이다. 농원에서 가꾸고 있는 갖가지 허브를 팔레트가든, 유리온실, 셰익스피어가든, 코티지가든, 락가든, 나비가든, 중세가든 등 13개의 테마공원에 관람객들이 자신의 눈높이에 맞춰 관람할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배치하였다. 허브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허브차를 즐길 수 있는 찻집, 허브로 만든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전시실도 있다. 농원 내에 먹거리가 골고루 갖춰져 있지만 아기자기한 쉼터가 많아 본인이 음료수 등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하면 오랜 시간 허브의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봉평에 왔으면 당연히 들러야하는 곳이 이효석 문학관(http://www.hyoseok.org)이다. 허브나라농원에서 6㎞ 거리의 이효석 문학관으로 가며 흥정계곡과 봉평면소재지를 지난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고구마와 함께 구황작물로 많이 심었던 농작물이 메밀이다. 봉평면에는 메밀막국수, 메밀전병, 메밀부침 등 메밀로 만든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많다. 흥정천을 가로지른 남안교를 건너 물가에 있는 거기막국수(033-334-3002)에서 메밀 음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이효석 문학관(033-330-2700)은 이효석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창동리 주차장 뒤편의 낮은 언덕 위에 있다. 메밀꽃이 산자락을 하얗게 물들이면 그제야 가을 문턱에 들어섰다는 것을 느낀다는 곳이 봉평이다. 봉평면은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자 작가의 생가가 있는 곳이다. 문학관은 이효석의 문학세계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는 문학전시실을 비롯하여 문학교실과 학예연구실이 있고, 훈장과 잡지 등 귀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입구의 전망대에서 물레방앗간과 봉평면소재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문학 정원, 메밀 꽃길, 오솔길이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다. 문학관 서쪽의 이효석 생가는 이효석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원래의 생가가 매매와 개량에 의해 본래의 모습이 사라진 것을 지역 원로들의 고증을 토대로 600여m 아래쪽에 초가집으로 다시 조성하였다. 2015 평창 “메밀꽃 필 무렵” 효석문화제가 열리는 기간(9.4~9.14)에 찾아가면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는 소설 속의 한 장면처럼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봉평에서 장터를 떠돌던 장돌뱅이 허생원, 조선달, 동이 그리고 동이의 어머니이자 허생원과 하룻밤 인연을 맺은 성서방네 처녀의 고단한 삶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이효석 생가에서 나와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를 달리면 80여㎞ 거리에 아들바위공원이 있다. 주문진항에서 북쪽으로 2㎞ 거리에 위치한 아들바위공원은 바닷가에서 소돌해변, 주문진해변, 향호해변과 이웃하고 있는 이색 여행지이다. 아들바위공원이 위치한 마을의 전체적인 모습이 소처럼 생겼다하여 소돌(牛岩)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소돌의 상징인 아들바위(소바위)는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데 크고 각진 바위의 모양이 힘이 센 수소를 닮았다. 옛날 노부부가 이 바위 앞에서 백일기도하여 아들을 얻은 후 자식이 없는 부부들이 기도를 하면 소원을 성취하는 바위로 알려져 신혼부부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기도에 의해 태어나는 아기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 동자상은 아들바위 앞 물속에 있어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 아들바위, 코끼리바위 등 바람과 파도에 깎여 절묘하게 생긴 기암괴석들이 가득한데 그 모습이 쥬라기 공원에 온 듯 신비스럽다. 바위와 바위 사이를 다리로 연결해 바위를 건너다니며 공원과 바닷가의 풍경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공원 바닥에 바닷물이 들어왔을 때와 물이 빠져나갔을 때의 느낌도 다르다. 공원 입구의 조형물에 500원짜리 동전을 넣으면 1960년대 가요계를 풍미하다 요절한 가수 배호의 히트곡 '파도'가 바닷가에 울려 퍼진다. 여행지에서 돈 500원 아까워할 사람 없다. 아무리 좋은 것이더라도 이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곳에 들를 때마다 왜 500원짜리 동전을 넣어야 하는지,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등을 안내하는 문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시원한 바닷가에서 밀려오는 파도와 오가는 배들을 바라보며 먹는 회 맛이 최고다. 주문진항이나 식당가 뒤편의 소돌항에 가면 바다에서 갓 잡아온 싱싱한 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아들바위공원에서 바닷바람과 함께 자유를 누리다 해가 넘어갈 무렵 청주로 향했다.
최근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통보한 ‘2016년 초중등 교원 가배정 결과’에 다르면 2016년 교원 정원은 초등 2,350명, 중등 1,417명 등 3,767명 감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6월 논란이 됐던 2300여 명 감축보다 커진 것으로 가배정 결과로 향후 교육부와 행자부, 기재부 등 관련부처 협의를 통해 조정될 수 있으나 5월 정부의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교원 정원을 학급수 중심에서 학생수 중심으로 소규모학교 통폐합과 교원 정원 축소가 검토된 바 있어, 내년 2,000~3,000여명 규모의 대규모 교원정원 감축은 정부의 일관된 기조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교원수는 OECD 평균에 훨씬 못미친다. 교육부가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등 ‘경제논리’에만 매몰돼 교원 감축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국제 환경에 맞는 인재양성, 교육여건 개선, 교육력 향상, 공교육 정상화 등 ‘교육논리’를 바탕으로 교원 정원 감축 계획을 철회하고 안정적인 교원확보에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공교육 정상화’ 공약 이행과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오히려 매년 3,000명 이상의 대폭 초‧중등 교원의 증원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교원 정원 감축을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 박 대통령의 공약에 따르면 2017년까지 주당 수업시수와 함께 교원 충원을 통해 학급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으나 우리나라 교원 1인당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는 여전히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교원 감축이 아니라 오히려 증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교원정원의 축소는 결국 신규교사 선발에도 영향을 미쳐 예비교원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고 추산이다. 이는 지난 7월 정부의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 발표 당시 윗돌인 교원 명예퇴직을 늘려 아랫돌인 신규채용을 증원한다고 공언한 것이 며칠 만에 허언이 되고 말았다. 교원 명퇴 전원 수용 등 퇴직 확대를 통해서라도 신규 교원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지 채 열흘도 지나지 않아 선발규모 축소와 맥을 같이 하는 교원 정원 감축을 추진하는 것은 정책의 비일관성 측면을 지적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가 신규교사를 예년보다 더 선발해 청년실업을 줄이겠다고 공언한 것을 금세 뒤엎은 것은 정책의 조변석개로 정책의 신뢰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청년 고용 절벽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신규 교원 증원은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역으로 교원 정원을 감축하는 것은 시대역행적인 정책이며 나아가 교육의 질 저하를 야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교원정원과 관련한 정책은 거시적인 교육 예산의 관점에서 접근해야지 미시적인 단순한 인건비 같은 단순한 행정적,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절대 안 된다. 또 정부의 다양한 교육정책을 실제적으로 운영하는 주체로서 충분한 교원확보만이 국가 교육정책의 성패를 가름하는 출발점이다.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 정책은 공허한 것이다. 결국 교육부는 교원정원 문제에 대해 정부가 학생‧학부모의 학습복지 및 학교의 교육여건 개선, 청년실업 해소, 사교육비경감 대책 등 국가 교육정책의 성공을 위해 교원증원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 최종 교원수의 증감 규모는 내년 2월 확정되는 만큼 교육부는 교원 정원 증원 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적 접근과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부디 청년 고용절벽 해소를 외치면서 실제적으로는 이 시대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청년백수들을 더 낭떠러지로 떠밀지 말아야 할 것이다.
1994학년도부터 실시하던 대학수학능력(이하 수능) 시험이 흔들리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수능 출제 오류가 있었고, 2015년 영어와 생명과학에서 출제 오류가 나오면서 교육부도 개선 방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영어는 2018학년 수능부터 절대평가 방식으로 바뀐다. 지금까지 절대시하던 등급과 석차가 의미 없게 된다는 것이다. 급기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취임 1주년 기자 회견에서 수능 시험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능 시험은 시작과 달리 대학에서도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 입시에서 정시가 없어지고 수시 전형 위주로 가고 있다. 2016 대학 입시에서 모집 인원의 67.4%를 수시 전형으로 선발한다. 이는 70%의 학생들이 수능 시험 성적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다. 서강대는 아예 정시를 폐지하고 수시 100%로 선발하면서 수능 최저를 폐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수능이 필요 없이 학생부 중심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추세에 대해 일부에서는 변별력이 떨어지는 이른바 ‘맹물 수능’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까지 떨어지는 수능 성적으로 대학이 정시 모집에서 학생을 뽑는 것이 어려워진 측면도 있다. 이것도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우수 학생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대학이 수능 시험 성적이 높은 학생이 우수하다는 편견을 버리기 시작했다. 입학사정관 전형과 학생부 종합 전형 등의 입시 경험을 통해서 정성 평가 위주로 우수 학생을 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수능 시험이 처음에는 통합 교과서적 소재를 바탕으로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 위주로 출제하면서 공교육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기를 기대했다. 단순 암기식 교육을 조장해온 학력고사의 병폐를 해소하고 학교 교육이 살아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수능 시험도 역시 선택형 시험이기 때문에 한계를 드러냈다. 그리고 수능의 등급 및 석차가 입시를 좌우하면서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사교육이 성행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특히 초등학교 1년부터 고등학교 3년까지 12년 동안 공부했던 것을 수능 하나로만 평가해 대학에 진학해야 된다는 현실은 교육적으로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수능 시험 제도 하에서는 바람직한 교육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학생들은 공부에 짓눌리고, 경쟁에 치우친 학생들은 급기야 학교 폭력이라는 모습으로 일탈을 했다. 학교는 대학 입시 준비를 한다며 많이 가르치고 있지만, 결국은 공교육이 무너졌다고 욕만 먹는다. 과외 문제가 대두되어 빈부 격차 문제는 사회 문제로 비화 된다. 이제 수능 시험을 버릴 때가 왔다는 징조다. 교육부는 연초에 수능 출제 오류에 대한 대안으로 수능 개선을 약속했는데, 이것으로는 부족하다. 개선의 초점이라는 것이 결국은 출제에 한정되어 있게 된다. 그렇다면 좋은 문항보다는 오류 없는 안전한 출제를 한다. 이러다보면 결국 수능 시험 문제를 꼬아서 내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문제 풀기만 답습하는 틀에 갇히게 된다. 수능 개선이 아니라 개혁을 해야 한다. 21세기란 단순히 세기적 전환이 온 것이 아니다. 산업 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전환한 것은 물론 가치관 지식관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두고 여전히 개인의 소질과 적성이 무시되는 획일적인 교육 내용과 평가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명분으로 EBS 방송ㆍ교재의 연계 출제를 하는 것도 국가적으로 부끄러운 정책이다. 수능을 대신할 수 있는 시험을 제안한다. 대학입학자격고사이다. 일종의 미국 수능 격인 SAT(대학입학자격시험)다. 이 시험은 수험생의 창의성, 사고력을 측정하는 방향으로 계획해야 한다. 특히 이 시험은 수험생의 분류, 선발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미래 역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교육 정책을 포함한 입시제도 등의 전환은 단순히 정책의 변화만으론 안 된다. 우리 아이들이 겪어야할 고통과 인내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고, 미래 삶에 긍정적인 기여를 해야 한다. 수능을 대신할 수 있는 대입자격고사에는 반드시 이것이 담겨야 한다. 참고로 최근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 실시를 두고 우려가 많았다. 이 기간은 공부를 중단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학생들은 긍정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자유학기제가 교육의 핵심인 자율성과 창의성을 키우기 때문에 환영 받는 것이다. 입시 제도도 마찬가지다. 수능 체제는 오히려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키우는데 위협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이를 떨쳐 내기 위해 수능을 자격고사화 하고 대학에서 학생부 종합 전형제도를 정착하는 방향으로 가기 바란다. 전제되어야 할 것은 대입 제도가 학교 문화를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학생부 종합 전형 제도 정착으로 학교 교육과정을 정상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학교 문화의 자율성을 측정하고, 학생 개개인의 미래와 꿈을 내다보는 선발 방식으로 설계해야 한다.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인 6.25전쟁이 일어 난지 65년이 지났는데도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현충일도 있어 호국보훈의 달이라 합니다. 민족의 아픔을 언제까지 이어가야 할지 가슴이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유월도 내일이면 세월의 뒤안길로 보내야 합니다. 백암산 비무장지대 양지바른 산모퉁이에 어느 이름 모를 용사의 돌무덤 나무비석에 녹슨 철모가 걸려있었습니다. 돌무덤은 이끼가 낀 채 허물어져 있는 것을 바라보던 청년장교 한명희 소위는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어 한동안 머물렀다고 합니다. 화약 냄새조차 채 안 가셨을 것 같은 그 자리에서 십자 나무만 세워진 무명용사의 돌무덤을 보고 넋을 기리기 위해 헌시 "비목(碑木)"이 쓰여 졌다고 합니다. 이 시에 장일남 선생이 곡을 부쳐 탄생한 국민 가곡이 "비목"입니다.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는 노래로 제목도 원래는 목비(木碑)인데 비목(碑木)으로 붙였습니다. 앞뒤 글자를 바꾸어 시의 맛을 살려주고 있습니다. 비목의 가사를 지은분이 충주 주덕에서 출생하셨다는 것을 충주시민들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비목(碑木)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파.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한명희 선생님은 시인, 수필가로도 유명하지만 대학시절전공은 국악이었습니다. 충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악과를 나와 대학원에서 석사를 성균관대학교에서 철학박사를 받으셨습니다. TBC 방송국 프로듀서, 제11대 국립국악원장,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 서울시립대 음악교수로 정년을 하셨습니다. 전쟁의 여운과 산골의 아름다운 자연이 모태가 된 비목은 시대적 산물이자 무명용사의 희생을 상징하는 곡으로 우리 국민의 애창곡이 되었고 고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렸다고 합니다. 1995년 화천군 동촌리 평화의 댐에 비목공원이 조성되었고, 다음해부터 비목문화제를 개최하여 한국전쟁으로 희생된 젊은 영혼들의 넋을 추모하고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염원하는 위령제를 올리고 있습니다. 시 문화 서원을 설립하여 “나라사랑 물망초 예술제”를 개최하며 6.25를 상기하고 희생자를 추념하는 평화통일의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며 유월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지난 7월 25일, 청주씨밀레산악회원들이 금대봉과 대덕산을 산행하며 야생화와 검룡소를 구경한 후 구와우마을과 황지연못에 다녀왔다. 이날 돌아본 금대봉(높이 1418m)은 강원도의 태백시, 정선군, 삼척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두산백과에 의하면 금대(金臺)는 이곳에 금이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신이 사는 곳을 뜻하는 검대에서 유래되었다. 대덕산(높이 1307m)은 태백시와 삼척시에 걸쳐 있는 산으로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가 환경부의 자연생태계 보호지역이다. 검룡소(명승 제73호)는 태백시 창죽동에 위치한 한강의 발원지로 금대봉 기슭의 물이 지하로 스며들었다 다시 솟아나는 소(沼)다. 구와우마을은 태백시 황지동의 해발 800m에서 열한 번째 태백해바라기축제를 열고 있는 산촌마을이다. 황지연못은 태백시 황지동에 있는 낙동강 발원지로 연못을 중심으로 황지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아침 7시 청주의료원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회원들을 태우고 강원도로 향한다. 평화문화탐방 가는 선배와 같이 산행길에 나선 친구를 만난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와 흰 구름이 송학산 허리를 휘감은 38번 국도변 제천휴게소에 들른다.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새미 회장님의 인사와 비가 많이 내려도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내는 여름 산행의 고충을 들으며 사랑님의 정이 식지 않아 따끈따끈한 떡을 맛있게 먹었다. 단종 유배지로 청령포와 장릉이 있는 영월, 강원랜드호텔과 하이원스키장이 산마루에서 바라보고 있는 사북을 지나 10시 10분경 두문동재(높이 1268m)에 도착했다. 올해 1월에도 함백산 눈꽃산행을 다녀가며 지나쳤던 두문동재는 싸리나무가 많아 싸리재로 불리는데 겨울철에는 차량이 출입할 수 없어 두문동삼거리에서 한참을 걸어 올라와야 한다. 고려 말 이성계의 조선 개국에 반대한 충신들이 숨어살며 '두문분출' 했던 곳이라서 '두문동'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추전역 방향의 굽잇길에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대로 보이는 도깨비도로가 있다. 금대봉은 하루 입장객이 300명 이내로 1주일 전에 태백시청 환경보호과로 예약하는 것이 원칙이나 태백시에서 7000원 이상 상품구입식당과 숙박예약 영수증이 있으면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산에 오르려면 탐방안내소에서 예약자의 신분확인과 수속을 밟은 뒤 입산 허가 표찰을 받아야 한다. 탐방안내도를 살펴보며 산행준비를 하고 해설사에게 자연생태계 보호지역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표찰을 목에 걸고 두문동재에서 금대봉, 고목나무샘, 분주령, 대덕산 정상, 검룡소,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산행을 시작했다. 두문동재에서 1.2㎞ 거리의 금대봉으로 오르는 산길에 토종식물과 야생화가 지천이다. 안내문에 의하면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 126만평을 환경부가 자연생태 보호지역으로 정해 무분별한 출입과 산림훼손을 방지하고 있다. 이 지역은 여러 종류의 한국특산식물, 희귀식물, 특수식물이 자생하는 곳으로 봄부터 가을까지 각종 식물이 꽃을 피우는 산상화원이다. 금대봉은 산행뿐 아니라 다양한 꽃과 식물을 촬영하고 검룡소를 둘러보려는 생태 탐방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금대봉에서 왼쪽 아래편의 대덕산 방향으로 향하면 각종 나무들이 원시림처럼 빽빽이 들어차 있고 길가에는 각종 야생화가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다. 금대봉 산기슭의 나무계단을 내려서면 물구멍이 작은 고목나무샘을 만난다. 모양이 괴상한 나무들과 집단으로 서식하는 꽃들을 구경하며 쉼터를 지나 평평한 분주령으로 간다. 이곳에서 먼저 도착하여 자리를 잡은 회원들과 어울려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초면에 몇 번 소주잔을 건네며 호의를 베푸는 사람도 만났다. 분주령은 대덕산 정상과 검룡소로 하산하는 갈림길에 있어 식사 후 산행 방향이 나뉜다. 분주령에서 1.4㎞ 거리의 대덕산에 올라 정상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긴다. 정상은 야생화가 지천이고 조망이 좋아 사방을 둘러보기에 좋다. 대덕산 정상에서 2.5㎞ 거리의 검룡소 입구까지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이곳에서 목에 걸었던 표찰을 반납해야 한다. 세심교에서 600m 거리의 검룡소까지는 한적한 산길이 이어지고 가까운 곳에 생태숲이 조성되어 있을 만큼 청정지역이다. 길 끝에서 만난 검룡소(명승 제73호)는 한강의 발원지로 금대봉 기슭의 물이 지하로 스며들었다 다시 솟아나는 둘레 20여m의 작은 소(沼)다. 굴 속에 검룡이 살고 있다하여 검룡소(儉龍沼)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하루 3000여 톤의 지하수가 사계절 석회암반을 뚫고 솟아난다. 오랫동안 들여다봐도 검룡소에서 물구멍을 찾을 수 없는데 바로 아래편으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힘찬 소리를 내며 20여m의 폭포를 만드는 게 신기하다. 검룡소 입구에서 800m 아래편의 주차장에 도착해 냇가에서 땀에 젖은 몸과 흙이 잔뜩 묻은 등산화를 씻은 후 3시 30분경 차에 올라 구와우마을로 향했다. 한강발원지마을과 삼수령(피재)을 지나 마을의 풍경이 소 아홉 마리가 배불리 먹고 누워 있는 모습과 닮았다는 구와우마을에 도착한다. 해발 800m에 위치한 구와우마을에서 ‘100만 송이 해바라기 평원과 코스모스 꽃밭여행’을 테마로 태백해바라기축제가 열리고 있다.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즐겨 그렸던 해바라기는 햇볕을 피하는 사람들과 달리 뜨거운 태양을 미소로 맞이하는 꽃이다. 이상 기후와 고라니 때문이라지만 활짝 핀 꽃송이를 제대로 볼 수 없는데다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빠진 것처럼 해바라기가 없는 곳이 많아 아쉽다. 축제장을 돌아보고 차로 15분 거리의 태백시내로 갔다. 5시경 본가태백닭갈비(033-552-9996)에 도착해 옛날 광부들이 먹던 대로 육수에 닭갈비, 채소, 우동사리, 라면사리를 넣어 끓이고 밥까지 볶아먹는 물닭갈비로 식사를 겸한 뒤풀이를 하고 인근의 황지연못으로 갔다. 황지(潢池)연못은 태백시내 중심지에서 하루 5천 톤의 물이 쏟아져 나오는 낙동강의 발원지로 '하늘못'을 뜻하는 '천황(天潢)'으로 불렸다. 3개의 연못 상지, 중지. 하지를 중심으로 황지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 슬픈 황부자의 전설이 전해온다. 황부자가 시주 대신 쇠똥을 퍼주는 것을 본 며느리가 노승에게 시아버지의 잘못을 빌며 쌀 한 바가지를 시주하자 노승이 곧 큰 변고가 있을 터이니 날 따라오되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했지만 집 쪽에서 뇌성벽력이 치고 천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자 그만 뒤돌아봐 며느리는 돌이 되었고 집은 땅 속으로 꺼져 큰 연못이 되었으며 황부자는 이무기가 되었다고 한다. 황지연못을 둘러보고 6시 15분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38번 국도 마차재의 하이원휴게소와 평택제천고속도로 금왕휴게소에 들르며 9시 30분경 출발지였던 청주의료원 옆에 도착했다. 장거리를 오가며 여러 곳을 둘러보느라 피곤했지만 전날 통화를 했던 진이 산행대장님을 비롯한 회원들 모두가 처음 산행에 참여한 사람을 살갑게 대해줘 더 행복했던 하루였다.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인간에게 있어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생존을 확인하는 존재다. 즉, 인간과 사회가 제대로 숨을 쉬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기술과 통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현대인들은 온갖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의 왜곡과 무질서로 인해, 오히려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질서를 회복하고 실천하는 것은 사람들이 현대 사회를 풍요롭게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도구가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고 때로는 관계를 파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우리가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안목과 지혜를 얻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커뮤니케이션이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효율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서로의 생각과 느낌을 나누고 싶었던 인간은 부호(상징)을 이용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정보나 생각을 제공하는 ‘송신자’, 이를 전달받는 ‘수신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정보나 생각과 같은 형태로 서로 간의 의사를 주고받는 것은 ‘메시지’라 말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송신자와 수신자의 사이에 정보나 생각, 느낌 등이 상호 간에 이해되고 전달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메시지가 오해를 부르거나 잘못 전달되기도 하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메시지를 명확하게 담아내는 도구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메시지를 실어 나르는 도구인 ‘미디어’가 나타나게 된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의 방식 ① 휴먼 미디어를 활용한 의사소통(대인 커뮤니케이션) 가장 기초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사람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통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말’과 같은 언어적 요소, ‘몸짓, 표정, 손짓’ 등과 같은 비언어적 요소, ‘어조, 억양, 속도, 음색’ 등과 같은 반언어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커뮤니케이션에서 사람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직접적인 역할을 담당할 때 ‘휴먼 미디어’라고 한다. 기술과 통신이 발달하기 전 의사소통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중요한 점은 의사소통 방식이다. 송신자와 수신자의 역할 변환이 자유롭게 이뤄지며 그 안에서 다양한 상호작용과 피드백(Feed-back)이 이뤄져야만 높은 수준의 의사소통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상호 간의 언어 및 비언어, 반언어적 상징을 공통적으로 해석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개인적인 배경지식(직접적인 경험과 간접적인 학습을 통해 얻은 지식)과 삶의 문화, 학습된 언어와 표현 양식, 환경과 상황에 따른 감정 등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의사소통은 매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같은 공간, 시간,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어도 이해하는 방식과 수준이 저마다 다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협업을 해야 하는 현대 사회에의 면대 면에서의 대인 커뮤니케이션은 민주시민 의식의 중요한 토대이다. ② 매스미디어를 활용한 의사소통(매스커뮤니케이션) 휴먼 미디어를 넘어 기술과 통신이 발전하면서 등장한 책, 신문, 사진,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스마트폰 등과 같이 1대 1뿐만 아니라 1대 다, 다대 다의 의사소통이 가능토록 도와주는 미디어를 ‘매스미디어’라고 한다. 이는 통상 우리가 ‘미디어’로 일컫는다. 매스미디어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은 휴먼 미디어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보다 확장성이 넓으며 시공간을 초월하는 의사소통과 다양한 문화적 이해가 가능하다. 이는 사회의 다양한 모습과 문화적 양식, 기술의 발전과 변화가 커뮤니케이션에 총체적으로 반영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인간이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회를 구성하기 시작한 이후 직접적으로 보기 어려웠던 다른 문화권과 나라의 소식이나 정보를 미디어가 전해주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삶과 문화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문화와 생활 방식과 소통하기 시작했으며 기존의 문화와 새로운 문화를 결합한 퓨전 문화를 생산해 내기도 했다. 또한 책, 신문, TV, 영화,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들은 문자, 소리, 이미지, 영상 등을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시공간을 초월해 어느 누구에게나 전달했다. 송신자와 수신자의 개념은 점차 사라지고 정보를 생산하는 동시에 소비하는 생산소비자(prosumer)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③ 뉴미디어와 의사소통 양상의 변화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가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특히 SNS는 온라인에서 친구나 선후배, 동료 등과의 인맥을 이어주는 서비스로 또한 유무선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사람과 네트워크를 맺고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빠르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인맥 관리의 차원을 넘어 미디어 서비스의 수단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무선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유사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단순한 정보 교환이 아닌 서로의 느낌을 나누고 문화와 지식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소셜미디어는 4가지 관점에서 기존 미디어에 비해 유용한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 시간 측면에서 ‘신속성과 지속성’으로 사용자 간 관계를 활용하기 때문에 콘텐츠를 신속하게 전파할 수 있고 그 영향력도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이다. [PART VIEW]대상 측면에서 ‘다수성과 다양성’으로 트위터의 경우 평균 4명만 거치면 어떠한 사용자와도 소통이 가능하며 특정 국가나 계층의 경계를 넘기 때문에 지역적 입소문에서 지구촌 입소문으로 발전할 수 있다. 비용 측면에서 ‘경제성’인데 매스미디어에 비해 비용이 절감되고 목표 집단에 직접 전달되기 때문에 적중성도 높다. 관계 측면으로는 ‘친근감과 신뢰성’을 들을 수 있다. 일방적 소통이 아닌 관계 맺기와 상호 작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마음을 담은 인간적인 교류가 가능하며 신뢰 구축에도 용이하다. 하지만 장점이 있으면 그만큼의 단점이 존재한다. 소셜미디어가 의사소통의 방식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지만 그만큼 세대 간, 지역 간, 계층 간 커뮤니케이션의 불통은 증가했다. 또한 디지털 시민의식이 미성숙한 상태에서 급속히 발전한 통신과 기술은 많은 사람을 범죄에 노출시켰으며 누구든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놓은 셈이 되었다. 이처럼 시대와 사회, 기술의 흐름을 반영한 커뮤니케이션 양상은 뉴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초 소양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서로의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바르고 효과적인 방법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PART VIEW] 시민의식을 키우는 커뮤니케이션 수업 인간은 공동체 생활을 시작하면서 서로의 의견이나 감정, 생각으로 주고받기 위해 여러 가지 수단을 사용했다. 그런데 통신 기술과 사회가 발전하면서 다양한 현상과 문화적 방식들이 휴먼 미디어를 변화시켰다. 예를 들면 신조어나 줄임말 등이 그것이다. 인터넷의 타이핑을 활용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고 사람들은 보다 더 빠르고 많은 말을 상대방에게 보내기 위해 줄임말이나 인터넷상에서 사용하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이런 말들은 빠르게 오프라인상의 사람들의 언어 사용이나 문화에도 영향을 미쳐 생활 전반에서 사용하게 되었다. 이러한 순환 구조로 인해 매스커뮤니케이션이 발전했으며 그와 함께 의사소통의 양식과 범위가 달라졌다. 결국,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엘리트 계층의 소수의 지식 독점에서 일반 대중들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보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1) 사회 참여를 이끄는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확장은 인간의 의식과 시민 의식을 높였다. 사회구성원들의 시민 의식의 발전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는 단순히 다수를 지향하는 표준적인 대중문화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차별화된 소수의 문화를 제시했다.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새로운 문화와 삶의 양식의 공유와 소통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기술 발달과 시민 의식의 신장은 소통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 변화의 핵심은 사회 구성원들의 독특한 문화를 스스로 생산하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미디어’를 통해 바꾸었다는 것이다. 사회 각층의 구성원들이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생산?공유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사회 전반에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는 여론을 형성하며 적극적인 사회 참여로 이어질 것이다. 2) 커뮤니케이션의 노하우 어떤 사람과는 좋은 대화로 시작을 해도 항상 끝이 싸움으로 끝나는 경우가 있다. 시작은 신변잡기적이거나 유머스러운 일로 시작하지만 끝으로 갈수록 치열하게 논쟁하고 감정 섞인 말들도 오고 갈 때가 있다. 만약, 이러한 대화의 목적이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라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지만 많은 경우 서로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마음만 상한 상태로 커뮤니케이션을 마무리하곤 한다. 이는 서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혹 어떤 분야의 전문가들이 토론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전혀 듣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communication’이란 단어가 본디 ‘communis(공통, 공유)’에서 유래했다고 친다면 이러한 사람들은 의사소통을 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사람과 생각이나 감정을 나누고 있지 않은 것이다. 상대방의 상황과 지적 능력, 배경 지식에 적절하게 수준을 맞추어 효과적인 미디어를 통해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기술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경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관심을 나눠주는 것이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 경청과 상대방의 말에 언어적, 비언어적으로 공감하고 반응하는 것은 말을 하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기초적인 소양이며 예절이라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통한 시민의식 기르기 실제 수업안 1) 학습목표 :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설명할 수 있다. 2) 수업 활용의 예시 수업 단계 학습활동 및 방법 동기유발 ● 지식채널-e 적절한 기술이나 만만한 방송국 시청하기 생각쌓기 ● 다양한 상황에서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 익히기 (예, 대인커뮤니케이션 상황, 매스커뮤니케이션 상황) 생각에 날개달기 ● 의사소통을 할 때 기분이 나빴거나 좋았던 경험 나누기 ●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 정리하기 ●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경청의 기술 익히기 ● 다양한 상황 속에서 의사소통 방법 연습하기 삶과 접속하기 ● 의사소통의 기술을 이용하여 평소 불편했던 사람과 대화하기,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기술과 경청의 자세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늘 그랬듯이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 현장의 시각은 긍정과 부정이 엇갈리고 있다. 그런데 과거의 개정과는 달리 학교 현장은 참으로 조용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9월경에 고시될 예정임에도 말이다. 이는 그동안 시행되어 온 국가수준교육과정의 수시 개정 체제와 무관하지 않다. 국가수준교육과정 수시 개정 체제의 허와 실 2007 개정 교육과정 이래 국가수준교육과정은 수시 개정 체제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개정 체제는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서는 상당히 많은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이는 대체로 학교 현장보다는 개정을 주도하는 당국자들에게 제한된다는 점에서 행정 편의적인 측면이 있다. 그에 반해 수시 개정 체제가 갖는 어두운 그림자는 훨씬 광범위하고도 깊다. 현장 교사들의 국가수준교육과정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수시 개정 이후 교과서 너머로 사라져 버렸다. 수시 개정 체제이다 보니 개정할 때마다 이를 책자로 제작하여 일선 학교에 배부하는 일이 어렵게 되었고, 그 결과 교육과정에 민감하지 않은 이상 현재 운영하고 있는 교육과정이 최신의 것인지 지난 것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다 보니 역설적이게도 수시 개정 체제는 교사들을 더욱더 교과서 속으로 빠져들게 했고, 교과서에 안주하게 만들어 버렸다. 이번에 고시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그때그때 땜질식의 수시 개정과 다를 게 없다는 말을 더 이상 듣지 않았으면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쟁점 교육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드러나는 문제 중 하나는 총론이 고시되고 난 후에 각론에 대한 개정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다보니, 총론에 담긴 의미들이 각론에서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제1차 국가수준교육과정 전문가 포럼(2014.07.10)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총론과 각론이 동시에 개발되어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다행히도 현재는 그런 방향에서 각론 개발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창의융합인재양성이라는 교육과정 개정 방향의 큰 테두리를 제외하면 대체로 2009 개정 교육과정 체제를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은 창의융합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기반 마련, 학습량 감축, 재미있는 교과서 개발을 통한 역량 함양 교육 구현에 두고 있다. 학교 교육에서 길러야 할 역량으로 는 자기관리역량, 지식정보처리역량, 창의융합사고역량, 심미적감성역량, 의사소통역량, 공동체역량 등이다. 역량중심교육은 지금처럼 교사 중심의 설명식 수업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즉, 교실 수업의 획기적 변화를 그 속에 담고 있다고 하겠다. 이를 위한 학교 현장의 변화가 기대된다. 총론의 공통사항으로 개정되는 내용들은 인문학소양 함양, 소프트웨어교육 강화, 안전교육 강화, 창의적체험활동 개선, 범교과학습 주제 개선 등이다. 인문학소양 함양을 위해 제안된 것이 ‘연극 교육’ 활성화와 한자교육이다. 초등학교의 경우 연극 교육은 단원을 중심으로 제시되는바, 이는 기존의 교육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또한 한자교육은 이미 많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별문제가 없이 받아들여지리라고 본다. 안전교육 강화와 관련해서는 초등학교 1, 2학년에서 ‘안전생활’ 교과가 도입되고, 3학년 이상에서는 창의적체험활동에서 이를 다루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창의적체험활동 교육과정 개정 시안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매우 소홀하게 취급되고 있어 과연 안전교육이 제대로 실시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 문제 역시 필자가 창의적체험활동 교육과정 개발팀에 지적한 바 있다. 범교과학습 주제는 대폭 그 가짓수를 줄인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가짓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교과 또는 비교과에 어떻게 담도록 하는가이다. 그저 선언적으로 주제만 나열해서는 그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창의적체험활동은 현재의 네 가지 영역인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을 자율특색영역과 동아리영역으로 이분하였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는 자칫 과거의 학급활동, 클럽 활동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소프트웨어교육 강화는 미래 지향적인 의미에서 그 행간을 읽어낼 수 있다. 다만 현재의 실과 교육이 시수가 적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 세계를 이해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실과 본연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 현장의 기대 조금 미안한 이야기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사실 교육과정이 어떻게 바뀌던 별 관심이 없다. 그저 정권이 바뀌었으니 통과의례를 치르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좀 과하게 표현하자면 조석으로 교육과정을 바꾼다고 해도 그때마다 늘 개정 논리를 가져다 놓을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어떻든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다음의 몇 가지를 기대해 본다. 가. 학교의 특색이 드러나는 교육과정 분명한 것은 새로운 교육과정에 아무리 현란한 수사를 동원하여도 그것이 현장과 동떨어져 있다면 활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행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학년군, 교과군이 바로 그러한 경우이다. 초등학교에서 집중이수제 운영이 거의 사문화된 것은 더욱 그렇다. [PART VIEW]
우리 교육사(敎育史)에서 교총은 우리나라 교육의 정점(頂點)이었고, 교육제도와 정책 운영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특히 34대 회장단이 출범한 2010년 6월은 대한민국 교육과 교총에게 있어서 중요한 분기점이 됐다. 교원의 권익 향상이라는 전통적 이익단체 성격에서 벗어나, 전문성 촉진 활동과 책임 있는 사회단체로서의 역할 강화를 시도한 것이다. 교원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직 교직문화를 조성하면서, 국민과 시민사회의 지지를 획득해나가고자 했다. 본지는 사회 변화에 적극적으로 응전한 제34대·제35대 회장단 5년간의 활동 성과와 과제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교총 100년을 위한 교총 미래 발전방향을 모색해 본다. 안양옥 교총회장은 취임 5주년을 맞아 “앞으로 새로운 교원상 정립과 실천적 인성교육 확산에 남은 임기 동안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6월 20일 제34대 회장에 당선된 안 회장은 2013년 6월 20일 직선 회장 최초로 연임에 성공해 만 5년간 교총을 이끌어왔다. 특유의 돌파력으로 전국 단위 독도의 날 기념식 최초 개최(2010), 수석교사 법제화 및 주5일수업제 도입(2011),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창립(2012), 한국사 수능 필수화(2013), 인성교육진흥법 제정 및 ‘스승의 길’ 노래 제작(2014), 민(民)·관(官)·정(政) 대타협 공무원연금법 개정(2015) 등 교육의 변화를 주도했다. 안 회장은 취임 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남은 임기 동안 ‘새로운 교원상’을 정립해 ‘新 교권시대’를 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교권보호법 등 법, 제도로 교권을 보호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이제는 교원 스스로 실천을 통해 교육개혁 주체로 거듭나고, 사회적 신뢰를 끌어내는 교원상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양옥 회장이 발표한 ‘교총 미래 100년을 위한 지난 5년간의 평가와 발전방향’을 정리한 것이다. 제34대·제35대 회장단 활동의 성과와 과제 제34대 회장단 출범 이후 5년 동안 교총은 많은 현장 중심의 정책적 성과를 이뤄냈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라 할 수 있는 것은 수석교사제 법제화(2011), 주5일수업제 도입(2011), 교대 박사과정 설치(2012), 한국사 수능 필수화(2013), 인성교육진흥법 제정(2014) 등이다. 특히 수석교사제 법제화는 교총이 1982년부터 30년이 넘게 주장해온 숙원과제였다는 점에서 교총 정책 역사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성과였다. 2012년 교대 박사과정 설치는 1996년 교대 교육대학원 설치 이전부터 교총이 계속 요구해 온, 초등교육계와 초등교원의 염원이자 숙원과제를 이뤄낸 것이다. 이를 통해 초등교원의 전문성 촉진, 초등교원의 계속교육 기회 확장, 초등교원의 학문적 성장 욕구 충족, 세계 수준의 교원 육성 등 초등교육 발전의 초석이 마련되었다. 한편으로 초등교육의 특수성이 발현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교대의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학문적 위상 제고, 중등교원양성기관과의 차별 해소, 무엇보다 교·사대 통폐합을 사실상 무력화시켰다는 데에도 큰 의의가 있다. 한국사 교육 강화도 이 기간에 이뤄졌다. 2013년 6월, 안양옥 회장은 제35대 한국교총 회장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사의 수능 필수과목 채택을 요구했다. 주지교과 중심이 되다 보니 학생들의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인식의 부재가 심각한 상태로, 인문학적 소양의 기초가 되는 한국사 교육이 소홀히 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피력한 것이었다. 취임 기자회견 이후, 이러한 한국사 교육 강화 요구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청와대 및 정부, 국회,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관련 정책 입안이 잇따랐다. 대통령의 역사교육 강화 의지가 표명되고, 사회적으로도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국사 필수과목 지정 서명운동 등 국민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이에 2013년 8월, 교육부는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채택하겠다고 발표했다. 2014년 12월의 인성교육진흥법 제정도 중요한 성과 중의 하나이다. 교총과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이하 ‘인실련’)의 각고의 노력으로, 지난 20여 년간 계속적으로 강조해왔으나 늘 입시위주교육 등에 밀려 홀대받아왔던 인성교육이 기지개를 켤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나아가 그간의 대한민국 교육의 부정적인 면을 치유하고 극복하면서, 인성교육으로 교육 패러다임의 방향을 재설정할 수 있는 교육사적 전환점이 마련된 것이다. 그리고 교원이 이제는 학교 교육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또 단순 지식전달자 및 학업성취의 조력자에 국한된 역할이 아닌 학생의 전인적 성장에 적극적인 개입과 역할을 기할 수 있는 당위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한편으로 인성교육진흥법 제정은 정부 주도가 아니라 인실련 등 민간의 노력으로부터 정책의제가 형성·확산되고, 이를 정치권이 법률 제정으로 화답한 것이라는 점에서 여타 일반적인 법률제정과는 차별화되는 의미가 있다. 교권 수호 및 새로운 교원상 정립 교직특수성을 지키고 학교 현장의 고충과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였다. 대표적 교원 원성(怨聲) 정책인 교장공모제와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학교 현장의 여론과 요구에 부합되도록 개선을 추진했다. 한편으로 2014년 교직에 대한 노동경제적 접근으로 교원의 헌신과 열정을 약화시키는 시간선택제교사 도입에도 강력히 맞서 사실상 철회시켰다. 중학교원 연구비 지급의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2012년 8월, 학교운영지원비에서 지급되는 중학교원 연구비의 위헌판결 이후, 2013년부터 중학교원에 대한 연구비 미지급 사태가 발생했다. 교총은 교육부와 공무원 보수 전반에 대한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를 대상으로 소관 법률에 근거 마련을 요구하며, 2년 여간 투쟁 및 협의 활동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14년 5월에 교원 연구비 지급에 관한 규정(교육부 훈령) 제정을 관철시켰다. 하지만 초·중등 교원의 연구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한국교총은 2010년 6월 제1기 민선 교육감 출범부터는 직선 교육감의 이념적, 실험적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학교 현장을 대변하여 강력히 대응했다. 교장·교감 수업 제도화 및 9시 등교 정책 등 기존 교육 질서를 부정하고 학교자율성을 침해하는 정책, 자사고 폐지 및 혁신학교 확대 등 진보적 교육 이념성 확장 정책, 무상복지 등 교육 포퓰리즘 정책에 적극 맞섰다. 교육감 개인의 교육철학 및 정치이념에 따라 지역 교육정책의 방향이 급변하고, 좌지우지되고, 교육정책의 편향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정책적 선명성을 바탕으로 저지와 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교육감의 자기 사람 심기, 편향·코드인사에 대해서도 강력히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2013년 11월에 교총의 공익사단법인 한국교육정책연구소 한국교육정책연구소가 주도하면서, ‘새교육개혁포럼’을 창립했다. 교직의 연구직주의를 추구하면서, 교육현장 중심 연구운동의 구심체로서 바텀업(Bottom up) 교육과정 개편을 이뤄내기 위해서였다. 창립 당일 ‘국가교육과정과 교과 난이도 및 학습량의 상관관계’를 주제로 창립포럼을 개최한 이래, 새교육개혁포럼은 5차에 걸친 포럼을 통해 그간의 국가주도의 교육과정을 탈피하여 현장교원 중심의 바텀업 교육과정 형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조직 및 연구 역량 강화 정책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 연구 활동 또한 강화했다. 공익사단법인 한국교육정책연구소를 통해 적극적으로 연구용역을 수주하였고, 다양한 연구를 통해 현장 체감의 정책개발에 노력하였다. 2010년 6월 제34대 회장단 출범 이후 지금까지 한국교육정책연구소는 총 30개 과제, 총 12억7천2백54만 원의 연구비를 외부로부터 수탁하여 정책연구를 수행하였다. 2003년 교총이 한국교육정책연구소를 공익법인으로 설립한 이후 2010년 6월까지 외부 연구 수탁과제가 7개 과제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양적 측면에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질적 측면도 다양화되었다. 대표적인 연구과제 내용을 살펴보면, 교원사기진작방안 연구(2011), 교원양성기관 미래형 교육과정 개발(2011), 교원양성기관 학생선발 및 교원임용제도 연구(2011), 체벌대체 지도방안 현장우수실천사례 연구(2011), 중등단계 특성화중학교 도입방안(2012),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편 대응 교원정책 방향(2014), 교육현장에서 바라본 5·31 교육개혁 20년 재조명(2014) 등이 있다. [PART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