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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전국교육위원협의회, 서울교총, 전교조 등 288개 교육시민단체가 참여한 ‘교육재정살리기국민운동본부’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의 중요성을 감안해 법률안을 부결해 줄 것을 요구했다. 운동본부는 “교육세는 국민적 합의로 도입된 것으로 교육시설 개선, 과대 학교 및 학급 해소, 중학교 의무교육, 교육정보화 사업 등에 주요 재원으로 사용되며 교육의 질적·양적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교육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교육세를 세제 간소화와 재정운영의 경직성이라는 명분으로 폐지하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운동본부 측은 “교육세 폐지는 정부·여당이 국가 경쟁력의 근간인 교육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며 공교육 정상화라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규정했다. 특히 이들 단체는 “국민과 교육계 전체를 기만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 의한 교육세법 폐지 법률안의 기습 통과를 규탄 한다”며 기획재정위원회 등 국회의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는 5일 민주당 등 야당의 불참 속에 4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의 찬성만으로 교육세 폐지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고3 학생이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교과서를 싸들고 재활용 센터로 향하고 있다. 11월 13일(목) 2009학년도 수능이 모두 끝났다. 드디어 12년 동안 멍에처럼 짊어지고 살았던 시험으로부터 해방된 것이다. 이날은 학생만이 아니라 교사에게도 납덩이처럼 무거운 짐을 벗는 홀가분한 날이기도 하다. 일부 학생들의 면접시험 준비 빼고는 대부분의 일반 학생들은 입시가 마무리되는 내년 2월말까지 꿈결같은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휴식기간 동안 대부분의 고3 아이들은 손때가 묻은 교과서와 참고서들을 정리한다. 오늘 아침(12월 9일)에 벌써 작은 트럭으로 한 대 분량의 참고서와 교과서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동안 정이 들대로 들어 자신의 피부처럼 친근해져버린 교과서를 주저 없이 버린다. 다시는 이 책들을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열망을 담아 버리는 것이다. 얼마나 지긋지긋했으면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 측은해 보이기까지 한다. 결국 우리나라의 초․중․고 교육은 수능을 위해서만 존재하고 그 이후에는 교육이 부재해 버리는 상황을 증명하는 것 같아 못내 서글프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자유로운 황금기가 수능 이후의 시간일 텐데.... 이 시간에 정작 필요한 것은 바로 책들일 텐데.... 오늘 아침나절에 잠깐동안수거한 교과서와 참고서들만도그 분량이 엄청나다. 버려진 책들 중에는 10주완성, 화학1, ebs수능교재 등이 눈에 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최근 국립대학 부설학교의 공립화 전환을 입법예고한 것과 관련, 서울대 사범대 학장단(학장 조영달)은 9일 서울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립화 추진안 철회와 이를 추진한 안병만 교과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교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에서 교육 실습.실험의 장이자 연구 개발의 터전인 부설학교가 없어진다는 것은 실험.실습실 없는 이공계 대학과 마찬가지"라며 "졸속으로 추진된 개정안은 교사 교육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전적으로 무시하는 무지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전국의 국립 사범대와 교대는 초.중등교사 양성을 위한 부설학교 운영 권한을 모두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대학의 재산권과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고 공립학교의 전형적인 틀 속에 학교를 획일화하려는 것으로 초.중등교육의 성장과 대학교육의 자율화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영달 학장은 "교육의 근간이 되는 정책을 이런 식으로 추진해 온 장관은 교육 수장의 자격이 없다는 데에 사범대 교수들의 의견을 모았다"며 "이대로 국무회의에 상정할 경우 학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개정안의 위법성에 대해 법적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과부는 지난 4일 서울대 부설 초.중.고를 비롯한 각 국립대 부설학교 등 국립학교 43곳을 내년부터 공립학교로 전환하고 지도.감독 권한을 교과부에서 시.도 교육청으로 이양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국립학교 설치령 등의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일이 생겼다. 상징적으로 선정된 학자들로만 아닌 학생과 교원과 일반인의 소리를 귀울인 개정교육과정에 보건교육이 등장한것이다. 내년에는 초등5,6학년, 중학교 1개학년, 고등학교 1학년 을 대상으로 연간 17시간의 보건교육을 실시하고 2010년부터 중1은 재량교과 시간에 고등학교는 교양과목으로 선택하여 교육하는 제도이다. 생활의 습관이 형성되고 자기의 정체감이형성될 시기에 보건교과목이 적용되는것은 새삼스러운것이 아니라 이미 있었던 옛과목이 부활된 것이다. 국민으로서,민주시민으로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을 필수로 다루는 국민 공통과정의 대열에서야했으나 아쉽지만 양과 수준의 적정화라는 고시특성에도 불구하고 국민공통과정에서 배우지못한 부분을 중요한 성장과정기에 배우고 가도록 기회부여 한 사실에 다행한 일로 부활을 기뻐하고 경축할 일이다. 광복전 우리나라에서 1895년 처음으로 한성사범학교 학부령 제1호로 공포된 교육목표에 ' 신체의 건강은 성업의 기본이므로 평소위생에 유의하고 체조에 힘써 건강을 증진시킴을 요한다' 고하여 위생과체력을 강조하였었다. 교육요목의시기인 1946에 보건과목이 8교과에 포함되어 보건교육이 이루어졌고 1949년 에는 학교보건사업이 교육법으로(제49조) 제시되었고1차 교육과정인 1954년에 학교보건교육을 교과과정 시간으로 배정, 문교부령(35호)로 제정되었고 학교보건교육이 초등에는 8교과에 포함되었고 중등에는 체육보건으로 실시되었다. 2차교육과정인 1963년에 초등 보건과 중등 체육보건이 체육과목에 통합되었고1979년 문교부에 학교보건과가 탄생하여 보건과 체육이 구분되었으나 1981년 다시 체육국으로 병합되었다.1994년에 교육부에 학교보건과가 다시 만들어져 학교보건 사업이 활성화 되었다. 1997년에 고시되고 2000년부터 실시된 제7차 교육과정에는 창의적 재량교과에 보건교육을실시도록 하고 있었다. 2008년 개정교육과정에 이르러 보건교육이 교육과정안에 실시되도록 고시화 한것은 62세 정년 대신'부활' (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 2008-148호)인 것이다. 무엇을 가르칠것인가 어떻게가르칠것이가는 일상생활과 건강, 질병 예방과 관리, 약물 오․남용 예방 및 흡연․음주 예방, 성과 건강, 정신 건강, 사회와 건강, 사고 예방과 응급 처치를 다루어 학생주도적이고 잘못된 문제를 수정하여 문제해결을 유도하는 교육으로 방침을 두고있다. 자기 건강 관리 능력, 핵심 개념 이해 능력, 영향 분석 능력, 지식 활용 능력, 대인 간 의사소통 능력, 목표 설정 능력, 의사 결정 능력, 실생활 적용 능력을 평가하여 목표방법 건강증진의 자료로 활용하도록 질적 관리를하고 있다. 전통을 계승한 실생활중심의 보건교육이 우리의 자랑인 아들들 딸들로 하여금 이제는 어릴때부터 건강 습관을 들이거나 잘못된 건강 습관을 수정하며 건강의 가치를 알고질병을 미리 예방할 줄 알며, 흡연이나 음주 마약에 중독되는 일이 줄것이다.우울증이란 질병으로 자살을 유도하지 않을것이며, 스트레스가 신체화 되는 일로학업중단이없을것이며 위기에 대응할줄알고 자신과 상대방을 존중하는 의사소통의 성문화를 형성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인생은 한발작 디딜때마다 누구를 따라 붙이는 경주가 아니라 유적을 밞는 여행자인 여유를깨닫는 민주시민으로성장할 것이다.
늘 잊지 않고 소식을 전해주는 은사님이 인터넷에서 발췌한 글이라며 ‘장수의 비결은 친구의 수’라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단명한 사람과 장수하는 사람들의 차이점을 연구한 내용인데 미국인 7,000명을 9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가 흥미롭다. 담배나 술이 인간의 수명을 좌우한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흡연횟수, 음주량, 일하는 스타일, 사회적 지위, 경제 상황, 인간관계에 이르기까지 세밀하고 철저하게 조사를 해봤더니 그게 아니더란다. 연구팀이 내린 결론이 뜻밖이다. 인간의 수명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게 친구의 수라는 것이다. 장수하는 사람들은 친구의 수가 많고, 쉽게 병에 걸리거나 일찍 죽는 사람들은 친구의 수가 적더란다. 친구 중에는 오래 사귄 사람도 있고 손위나 손아랫사람도 있다. 한 마을에서 자란 고향의 소꿉친구도 있고, 수학여행을 함께 다녀온 학창시절의 친구도 있다. 유오성과 장동건이 먼저 떠오르는 곽경택 감독의 친구라는 영화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사랑을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괴로울 때 찾아가 속마음을 풀어놓기도 하고, 실수하고도 거꾸로 큰소리치면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게 친구사이다. 그러니 친구의 수가 인간의 수명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올 만도 하다. 인생살이 자체가 친구를 사귀는 일이다. 수시로 만나는 친구들도 많다. 그런데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친구를 꼽아보면 몇 되지 않는다. 이메일을 읽으며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친구들을 자주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12월 5일자 경향닷컴에서 임영주 기자가 쓴 ‘행복도 전염된다…즐거운 이웃 옆에 살면 행복감 34%’를 읽었다. 내용인즉 하버드 대학의 니컬러스 크리스타키스 교수와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울러 교수가 1971년부터 2003년까지 21∼70세의 성인 5124명을 조사한 결과 행복감을 느끼는 친구가 1.6㎞(1마일) 안에 살면 25%, 행복감을 느끼는 이웃이 옆에 살면 34%, 행복감을 느끼는 형제자매가 근처에 살면 14% 행복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단다.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한 상태가 행복(幸福)이다. 행복은 개인이나 가정부터 고장과 나라까지 어우를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행복하다는 말 한마디면 모든 것을 다 포용할 수 있어 행복보다 좋은 말도 드물다. 행복이 전염된다는 표현도 연구 결과만큼이나 재미있다. 미국에서 불어온 경제 불황 때문에 더 추운 겨울이다. 이런 때 마음마저 움츠러들면 더 힘이 든다. 그래서 인간의 수명에 친구의 수가 영향을 주고, 행복감을 느끼는 이웃이 옆에 살면 행복감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신뢰한다.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며 친구나 친척,내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이나 이웃에게 행복감을 높여주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 형편이 어려워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행복이 전염되는 겨울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본다.
내년부터 전국의 모든 대학은 교육 여건, 시설, 교육 과정 등에 대한 자체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인터넷에 공개해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고등교육기관의 자체평가에 관한 규칙이 최근 확정돼 자체평가 실시 대학을 내년부터 전국의 모든 고등 교육기관으로 확대한다고 9일 밝혔다. 현재 공주대, 부산대, 서울대, 전북대, 동국대, 아주대, 중앙대, 한국외대, 인하공전 등 9개 대학이 시범대학으로 선정돼 자체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확정된 규칙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이들 9개 시범대학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대학이 2년에 한번씩 자체 평가를 실시해야 하며 대학 정보공시제에 따라 평가 결과를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다만 평가에 대한 대학별 여건 차를 고려해 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원격대학은 내년 12월31일까지, 전문대학, 기술대학, 그 외 각종학교는 2010년 12월31일까지 평가를 실시하도록 했다. 평가 내용은 학생 및 교수 충원, 취업률, 교육 시설, 교육과정 등 교육 내용과 교육 여건에 대한 것으로 구체적인 평가 항목과 기준, 절차, 방법 등은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대학들은 이를 위해 학내에 자체평가위원회와 자체평가를 전담하는 조직을 둬야 한다. 교과부는 대학 자체평가 시행에 앞서 9개 시범대학의 사례를 토대로 우수 평가 모델을 개발, 각 대학에 대해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고등교육기관의 평가ㆍ인증 등에 관한 규정도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해 내년부터는 외부의 민간 평가기관들도 정부 인증을 받아 대학 평가를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정부 인증을 받고자 하는 평가기관들이 정부에 인증 신청을 하면 정부는 교원, 평가 관련 전문가, 공무원 등 9인 이내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인증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대학들은 자체 평가와는 별도로 정부 인증을 받은 외부 평가 기관을 통해서도 평가를 받을 수 있으며 외부 기관에 평가를 위탁할 경우 자체 평가는 하지 않아도 된다.
부산지역 초.중.고교가 연계수업을 통해 진학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고, 상급학교 학습방법과 진로지도 등을 미리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부산시 교육청은 중.고교 교사들이 자신들의 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이 많은 인근 초등학교와 중학교와 연계해 초등학교 6학년생과 중학교 3학년생 등 예비 중.고교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연계수업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연계수업은 상급학교 교사가 인근 초.중학교를 방문해 국어와 수학, 영어를 상급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내용으로 1시간씩 강의하며 학습방법도 지도한다. 또 진학담당 교사가 나서 예비 중학생들에게는 겨울방학과 입학 전 시기를 보람있게 보내는 방법 등에 대해 지도하고, 예비 고교생들에게는 진로 및 진학지도를 실시한다. 수업시기는 10일부터 겨울방학 이전까지로 학교별로 협의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 이번 연계수업에는 부산지역 중학교 교사 510명과 고등학교 교사 356명 등 모두 866명의 교사가 강의료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시 교육청에서 보급한 학습자료를 바탕으로 강의하게 된다. 부산지역 전체 학교를 망라해 실시되는 이번 연계수업은 전국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부산시 교육청은 연계수업의 효과를 분석한 뒤 앞으로 강의 과목과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부산 연제고의 경우 지난달 17일부터 인근 중학교를 찾아가 영어와 수학과목에 한해 연계수업을 이미 실시하고 있으며, 서부교육청도 지난해부터 겨울방학을 이용해 중 3학생을 대상으로 고교 논술교사가 16시간씩 논술지도를 하는 등 부분적인 연계수업이 일부 이뤄져 왔다. 부산시 교육청 관계자는 "초.중.고 연계수업을 통해 예비 중.고교생과 학부모들이 상급학교 진학에 따른 올바른 학습방법과 진학지도를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진학 불안감으로 무분별한 사교육과 엉터리 진학정보에 현혹되는 사례를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겨울방학부터 부산지역 대부분의 중.고등학교가 1월 초에 방학에 들어간다. 또 개학 이후에도 일주일 간격으로 학년말 방학을 이어가 1월 말과 2월 중 수업결손을 최소화한다. 부산시 교육청은 신입생 모집과 졸업식 등 학교행사로 1월 말과 2월 중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중.고교의 겨울방학을 1월로 늦추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대부분의 중.고교는 내년 1월 7일 겨울방학에 들어가 2월 6일까지 31일 가량 겨울방학을 보낸 뒤 개학하고, 다시 일주일 뒤인 2월 12일부터 2월 말까지 학년말 방학에 들어갈 예정이다. 부산에서 이처럼 해를 넘겨 겨울방학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초등학교는 대부분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달 24일부터 겨울방학에 들어간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해마다 1, 2월은 잦은 행사 등으로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학년이 바뀌는 과정에서 어수선한 수업분위기를 개선하고 학생 스스로 시간을 활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겨울방학을 늦추고 학년말 방학을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낙점할 교육부 장관을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민주당에서 강한 목소리를 내는 교사노조는 대통령 정권인수팀 간사인 린다 달링-해먼드 스탠퍼드대 교수 또는 남가주 교육감 출신인 이네스 테넨바움 등에 대해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달링-해먼드 교수는 2002년 지진아의 학업 향상을 위해 도입한 '낙제학생방지법(NCLB:No Child Left Behind)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여 교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또 공립학교에서 2년간 한시적으로 교사생활을 할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인 '미국을 위한 교육(TFA)'을 폄하하는 발언을 내놓아 진통을 겪기도 했다. 오바마와 절친한 아르네 덩컨 시카고 교육감도 다크호스로 부상한 상태다. 하버드대학 동창인 덩컨은 가끔 오바마와 함께 농구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고 오바마의 학교 순방을 수행할 정도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덩컨은 최근 워싱턴을 방문해 퇴임을 앞둔 마거릿 스펠링스 장관과 면담해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덩컨은 이번 방문은 오바마 정권 인수작업과는 무관하다고 서둘러 진화작업에 나섰다. 덩컨은 시카고에서 단행한 개혁조치들로 진보단체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확보한 상태다. 더욱이 조엘 클라인 뉴욕시 교육감과 미셸 리 워싱턴 교육감과 달리 교원단체들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왔다. 개혁 진영은 학생들의 교사가 학업 성과에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클라인 뉴욕시 교육감이 교육 수장에 올라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교원단체들은 오바마가 전직 주지사를 선택하는 방안에 대해 지지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조지주 주지사 출신인 전 로이 바니스, 캔사스 주지사인 캐슬린 시벨리우스, 미시시피 주지사를 역임한 레이 마부스와 론니 무스그로브 등도 교육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중도 성향의 민주당 상원의원 에반 베이는 "오바마가 상당히 실용주의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그는 이념에 치우치거나 편향된 인사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오는 26일 오후 5시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결식아동을 위한 ‘2008사랑의 매직콘서트’가 열린다. 한국마술교육협회는 결식아동들에게 마술과 서커스, 버블 공연을 통해 희망을 주기 위해 콘서트를 마련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쌀이나 라면 등의 현물과 후원금을 받아 국제기아대책기구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교육마술협회는 지난 2005년부터 ‘라면 매직콘서트’ 등을 통해 불우이웃 자선공연을 펼치고 있다. 문의=02-6403-5614
EBS는 수능성적 발표 당일인 10일 오후 10시 40분부터 90분간 ‘선택 2009대학진학가이드’를 방송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입시전문가들의 진학정보와 함께 전화(02-571-1380)·인터넷(www.ebsi.co.kr) 참여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험생별 지원가능한 대학과 학과 정보를 제공한다. 1부 ‘정시합격 대작전’에서는 2009수능 점수 분포와 정시모집요강, 전형 유형·계열별 지원전략을 살펴본다. 미래의 유망직업과 학과를 알아보고 개인의 적성에 맞는 학과 선택 방법도 안내한다. 2부 ‘대학별 합격전략’에서는 주요 대학의 입학처장이 출연,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 고사의 특징과 준비전략, 유의사항을 짚어준다.
열심히 쓴 글이 많아 즐겁게 읽었다. 그런데 많은 작품들에서 어떤 한 유형의 수필을 지향하는 경향이 눈에 띠었다. 한국 근대문학사에서 다소 기형적으로 형성된 수필 개념 탓이기는 하나, 개인적인 내면 체험을 시적으로 표현하려는 작품들이 유독 많았다. 그런 작품들은 매우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지만 생각의 선이 가늘고 플라스틱 꽃처럼 향기가 없어 보였다. ‘겨울, 나는 행복을 굽는다’와 ‘석양’의 경우, 너무 미문주의에 흘러서 체험의 진실성이 약해지고 내용도 빈약해진 듯하였다. 그리고 ‘소쇄원’은 이미 관습적으로 굳어진 제재와 정서를 익숙한 태도로 다루어서, 독자의 감흥을 일으키기 어려웠다. 이렇게 수필을 경수필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은 응모자의 거의 대부분이 지닌 고정관념 같았다. 그래서 탈개인적이고 비판적인 제재를 감성보다 이성, 느낌보다 논리 중심으로 다루려는 시도를 찾기 어려웠다. 가작과 당선작으로 뽑힌 글들 역시 같은 경향이고, 앞에서 언급한 작품들이 지닌 문제점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응암골 황조롱이’는 사물과 만나는 필자의 삶을 진솔하게 표현해, 그것이 다시 독자의 삶과 만나 공명하는 수필 특유의 소통을 이뤄내고 있다. ‘아들의 신앙’ 역시 그런 장점이 있는데, 앞의 작품보다 짜임새가 있고, 지금 사라져가는 한 세대의 문화를 세밀하게 그려낸 점을 높이 사서 당선작으로 뽑았다. 수필은 규범적 형식이 없이, 필자의 체험과 사색을 직접 제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굳이 어떤 형식을 지키거나 본뜨려 하기보다는, 체험을 심화하고 사색의 밀도를 강화하는 노력이 바람직하다. 응모작들 가운데는 내용의 섬세함과 강인함이 형식을 뚫고나오는 그런 수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았다. 그 가능성을 살리시기 바란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야한다. 글을 쓰는 사람도 행복해야하고, 글을 읽는 사람도 행복해야한다. 수필 역시 마찬가지이다. 수필을 쓰는 사람도 그리고 수필을 읽는 사람도 모두 행복해야한다. 사람을 행복하게 할 때 수필은 빛난다. 수필이 주는 행복은 오락이나 재미일 수 없다. 수필의 행복은 삶에 대한 무한한 긍정과 깊은 사랑을 원천으로 한다. 수필의 행복은 근원과 본질에 대한 순수한 성찰을 통해 자기를 창조하는 과정 속에 있으며, 미적 사유를 통해서 삶의 가치를 고양하는 가운데 존재한다. 수필의 행복은 사람으로 살아가야하는 버거운 운명 앞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고 그리고 따뜻하게 품어주는 마음속에 자리한다. 나는 수필 쓰는 일이 행복하지만은 않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수필 쓰는 일이 고통스럽기 조차하다. 그래도 쓴다. 그래도 써야한다. 쓰지 않으면 더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수필을 쓰기 위해 태어났다는 거창한 말이 아니다. 그것은 내 존재를 확인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다. 붓 가는 대로 써도 수필다운 수필이 되는 날이 오면 참 좋겠다. 그 날이 오면, 내 글을 읽는 사람도 그 만큼 더 행복해질 것이다. 당선 소식을 듣고 먼저 거울을 보았다. 내 모습이 제법 괜찮아보였다. 턱을 한번 쓰다듬으니 멋져 보이기까지 했다. 밖으로 나오니 늦가을 안개에 젖은 말간 해가 어둡고 축축한 오후를 지키고 있었다. 아버지가 몹시 보고 싶었다. 나는 무작정 걸었다. 빈 마음으로 돌아올 줄 뻔히 알면서 삭막한 도시의 시멘트 길을 오래도록 헤매고 다녔다. 수필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그리고 효령초등학교 교직원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 교육신문사와 심사를 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이 모든 영광을 나의 아버지께 바친다.
마당에도 안 계신다. 마루에도 안 계신다. 서둘러 사랑방 문을 여니 한겨울 오후의 옅은 햇살이 냉기 가득한 빈방을 지키고 있다. 가슴이 미어지더니 뜨거운 눈물이 펑펑 솟는다. 돌아가신지 25년이 지났건만 고향집에만 오면 아이처럼 아버지가 보고 싶다. 아내가 흉볼까봐 서둘러 눈물을 닦고 새로 지은 안채로 건너간다. 현관을 들어서니 형님 두 분과 형수님 두 분 그리고 제수씨가 이미 제사 음식을 장만하시느라 분주하다. 형제를 만나는 반가움이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회한을 밀어낸다. 나는 세상의 모든 직함을 버리고 그저 계산댁 셋째 아들이 된다. 작은 방으로 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거실로 나온다. 깨끗이 씻은 문어, 돔베기, 쇠고기 그리고 고등어 등이 소반에 담겨있고, 널찍한 도마에 놓인 큰 칼은 새파랗게 날이 서 있다. 손을 씻고 무릎을 꿇어 조심스럽게 도마 앞에 앉아 어육을 장만하기 시작한다. 어육을 장만하는 특별한 일은 의례히 두 분 형님께서 맡아하셨다. 어육을 다루는 절제된 손길과 경건한 표정을 바라보면서 형님들의 아버지에 대한 흠모의 지순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영모의 숭고가 열락으로 승화하는 아름다움을 보았다. 몇 해 전에 어육 장만하는 일을 물러 받고 몹시도 두려웠던 것은 내 거친 성정과 서투른 솜씨에 대한 내 불신 때문이었다. 나는 오늘도 여전히 두렵다. 문어 다리 하나를 잘라 도마 위에 올린다. 허물거리는 검붉은 껍데기를 말끔하게 벗겨내고 한 치 반 정도의 길이로 도막을 낸다. 도막난 문어를 다시 세로로 서너 조각 나누어 꼬치에 꿸 수 있도록 저름(점)을 만든다. 아버지는 문어를 참 좋아하셨지만 비싸서 자주 드시지 못했다. 문어를 사 오시면 한꺼번에 드시지 않았다. 한겨울에는 사랑채 석가래 끝에 꽁꽁 얼도록 매달아놓고 조금씩 잘라 드셨다. 돌아가시기 몇 해 전부터 내가 가끔 문어를 사드린 까닭으로 제사상에 올릴 문어 사는 일은 내 몫이 되었다. 문어 저름이 만들어지면 속살이 위로 올라오도록 꼬치에 꿴다. 전에는 산에서 베어 온 싸리나무로 만든 꼬치를 썼는데, 요즈음은 시장에서 파는 대나무 꼬치를 사서 쓴다. 저름 사이가 너무 빽빽하면 융통성이 없어 격이 낮아 보이고, 너무 헐렁하면 실속이 없어 보인다. 꼬치가 다 꿰어지면 뾰족한 끝을 칼로 다듬어 마무리 한다. 제사에 관한 모든 결정은 큰형님께서 하신다. 문어를 미리 맛보는 일도 큰형님의 일이다. 큰형님께서 문어를 잘 샀다고 고개를 끄덕이신다. 다행이다.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은 언제나 최고여야 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큰형님은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신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아버지 곁에 계시면서 부모님 봉양과 동생들 치다꺼리로 힘든 삶을 사시면서 섭섭해도 화내지 않으시고, 앙탈을 부려도 나무라지 않으셨다. 형제들이 모이면 고향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전해주시는 일이 커다란 즐거움이다. 우리는 오늘도 형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각자의 유년시절로 돌아간다. 거기에서 때 묻지 않은 삶의 원형을 만난다. 큰형님을 통해 아버지를 만난다. 문어 다음에는 돔베기를 꿴다. 돔베기 장보기는 여간 힘 드는 일이 아니다. 어떤 때는 살이 희고 졸깃졸깃하여 감칠맛이 나는데, 어떤 때는 윤기가 없고 터벅터벅하여 나무껍질을 씹는 것 같다. 익혀서 먹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으니 안타깝다. 장사꾼을 믿거나 운을 따를 수밖에 없다. 돔베기는 길이가 어정쩡하여 저름 만들기가 어렵다, 두 도막을 내면 너무 길고, 세 도막을 내면 너무 짧다. 올 해는 큰 맘 먹고 두 도막을 내어서 저름을 큼직큼직하게 만든다. 형제들의 살림살이가 큼직한 돔베기 저름처럼 더 넉넉하고 더 풍족해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주차하는 소리가 나더니 동생이 현관을 들어선다. 짧게 깎은 머리와 굳게 다문 입술이 강단해 보인다. 동생은 공부를 많이 못했다. 공부를 잘했지만 집안 형편이 여의치 못해서 중간에 그만 둬야 했다. 배운 것이 적은 동생의 삶은 평탄하지 못했다. 아버지께서 두고두고 가슴 아파하셨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셔도 동생은 그저 덤덤할 뿐 슬퍼하지 않았다. 외롭게 하늘만 쳐다보았다.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야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삭이고, 세상을 향하여 마음을 열었다. 이제 웃는 얼굴로 형님들 곁에 앉는다. 동생이 합세하자 집안 분위기가 한층 더 화기애애하다. 고향 이야기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 영역으로 번져간다. 차분하던 큰형님의 목소리는 점점 커진다. 작은 형님도 이에 질세라 목청을 돋우고, 동생도 있는 힘을 다해 거든다. 말 주변 없는 나도 있는 말 없는 말을 보탠다. 형제간에 불화를 많이 겪으셨던 아버지는 아홉 남매가 정 있게 사는 것이 소원이었다. 그래서 우리에게 형제는 진위, 선악 그리고 미추를 초월하여 존재한다. 돔베기를 다 꿰면 쇠고기를 잘라 저름을 만든다. 쇠고기는 시내에 사시는 작은 형님께서 식육점을 하는 친구에게 특별히 부탁하여 사 오신다. 선명한 붉은색에 하얀 기름이 고르게 퍼져있는 최고급 쇠고기이다. 쇠고기에는 아버지의 속을 가장 많이 썩혀 드린 작은 형님의 속죄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쇠고기는 결을 잘 살펴서 저름을 만들어야 꿰기가 쉽고 모양도 좋다. 다 꿴 쇠고기는 다져야 한다. 꼬치 위에 굵은 소금을 뿌리고 칼등으로 정성을 다하여 자근자근 두드린다. 너무 세게 두드려서 고기가 해지면 정성이 부족해 보이고, 약하게 두드리면 소금이 배지 않아 맛이 적다. 중용은 어려운 것이다. 동생도 같이 다진다. 고기 다지는 소리가 장단이 된다. 이야기 소리와 쇠고기 다지는 소리로 떠들썩해지자, 전을 부치시던 작은 형수님이 살짝 나선다. 형제간에 모여 대통령처럼 말하고, 국회의원처럼 행세하고, 판사처럼 시비를 가리고, 의사처럼 처방하는 모습이 가관이라고 꼬집는다. 형제간에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면 며느리들은 무엇 하느냐고 익살을 떤다. 모두가 배꼽을 잡고 한바탕 웃는다. 배추전을 다 부쳤으니 이제 다시마전과 북어전을 부쳐야한다. 비린내가 나는 고등어는 제일 나중에 꿴다. 먼저 대가리를 잘라내고 몸통을 뼈째로 세 도막낸 다음 세로로 잘라 저름을 만든다. 여간 조심해서 다루지 않으면 살점이 흩어진다. 저름을 내고 남은 고등어 꼬리는 어탕을 만드는 데 쓰고, 대가리는 따로 보관했다가 나중에 구워서 반찬으로 먹는다. 인근 동네에 살고 계시는 큰누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다른 누님 세 분이 멀리 살고 계시니 제사에는 큰누님이 혼자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 큰형님은 전화에 대고 늦게 오신다고 나무라신다. 그만큼 보고 싶다는 말씀이다. 걸어오겠다고 했지만 동생이 후다닥 일어나서 차를 몰아 누님을 모시러 간다. 꼬치를 다 꿰고 나니 기분 좋은 피로감이 몰려온다. 등이 당기고 어깨가 뻐근하다. 부엌에서 숙주나물을 장만하시던 큰형수님이 얼른 달려와서 어깨를 주물러 주신다. 고기를 꿰느라 수고한 시동생이 고맙다는 표시이다. 부모님을 모신 큰형수님의 손길은 소박하고 진실하여 믿음직하다. 대구에 사는 막내 동생 부부만 오면 형제가 다 모인다. 막내는 어른이 되도 항상 막내이다. 늦게 와도 되고, 일을 안 해도 탓하는 사람이 없다. 막내는 시루떡을 맡아서 해 온다. 시루떡은 항상 따끈따끈하다. 출발한지 한 시간쯤 지났으니 곧 도착할 것이다. 도마를 씻으러 마당으로 나온다. 마당은 보름달 푸른빛으로 가득한데, 사랑방 문에는 불빛이 보이지 않는다. ‘아버지께서 오늘 저녁 일찍 주무시나 보다. 우리 형제 웃음소리 들으시며 기쁜 마음으로 편히 잠드셨나 보다. 아무 걱정 없이 고이 잠드셨나보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형언할 수 없이 찬란한 기쁨이 등줄기를 타고 전신으로 번져나간다. 아버지는 돌아가셔도 언제나 내 속에 계신다. 아버지의 기운과 내 기운이 서로 감응하여 아버지의 기쁨이 내 기쁨이 되고, 내 기쁨이 다시 아버지의 기쁨이 된다. 아버지는 아들의 영원한 신앙이다. 나는 찬물에 도마를 씻으면서도 손이 시린 줄을 모른다.끝
눈에 띄는 수작이 없는 가운데 예심을 통과한 6편의 작품을, 이야기의 새로움과 작가로서의 가능성 등에 주안점을 두고 다시 읽어 보았다. 여기에서 ‘내 이름은 캐빈’, ‘로봇과 나’, ‘멋진 누군가’ 3편이 최종심에 오르게 되었다. ‘내 이름은 캐빈’은 영어가 상용화된 미래의 이야기로 문장이 안정되어 있고 이야기도 거침이 없었지만 미래를 나타내는 여러 가지 사회 현실의 묘사가 어색하여 이야기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미래라는, 사회적 배경에 대한 준비가 치밀했더라면 더 빛났을 작품이다. ‘로봇과 나’는 형과의 갈등과 화해를 무난히 그려냈고 과학과 종교의 만남도 상투적이지만 무난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잘 읽히는 대신 새로운 맛이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기도 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도 작의적이었다. ‘멋진 누군가’는 작품을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고 이야기도 참신해서 쉽게 앞의 두 작품을 밀어냈다. 그림책 속의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흔치 않은 작품으로 상상력이 풍부하고 문장도 안정되어 있어서 투고작 중 가장 돋보인 작품이었다. 그러나 이작품은 잘 읽히지 않는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다. 동화의 1차 독자는 어린이이고 읽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이 작품만으로도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많은 습작의 향기 같은 것도 여기저기서 느낄 수 있었다. 분명하고 선명한 줄거리에 동화의 옷을 입히는 훈련만 하면 얼마든지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거란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어렵지 않게 당선작으로 합의할 수 있었다. 여기에 안주하지 말고 더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한국 동화 문단의 빛나는 이름이 되기 바란다. 끝으로 교원문학상 응모를 준비하는 동화작가 지망생들에게 질 높은 창작동화를 읽는 공부부터 하라고 권하고 싶다. 투고된 작품의 전체 경향을 살펴보면 학교 주변의 이야기에 머물고만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학교 주변의 이야기도 얼마든지 좋은 동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좋은 동화가 갖추어야 할 것들을 제대로 알고 창작에 임한다면 훨씬 수준 높은 동화를 쓸 수 있을 것이다.
‘무언가를 쓰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글이나 글을 쓰는 사람들의 아름다움 같은 것들은 마주칠 때마다 제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쓰고 싶다는 마음만 앞서서 문창과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는 ‘나도 다른 이의 마음을 흔드는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다.’는 기분으로만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런 오만한 마음 탓으로 언제나, 어떤 쓰기에서도 그 욕심을 한껏 채워내지 못하였습니다. 제 그릇의 모자람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덜 차면 덜 찬 그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그대로 저는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글에는 만족함이란 것이 없다지만, 게다가 제 글이 만족할만한 것일 리가 없지만, 글의 완성도와는 전혀 관계없이 언제나 제 자신이 글을 쓰는 지금이, 그 순간들이 참으로 만족스럽습니다. 저는 정말이지 바보같이도 잘 쓰지도 못하는 게 쓰는 것만은 참 좋은가 봅니다. 동화를 쓰는 내내 아이의 마음을 담고 싶었고, 아이의 마음을 닮고 싶었습니다. 과장되거나 얕보지 않고 천진하고 진지한 그런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글을 쓰도록 배우고, 익히고, 외우고, 살겠습니다. 부족하고 또 모자란 제 글을 추어주신 심사위원님들과 한국교육신문사에 감사드립니다. 마음만 앞서는 제 글들을 차근차근히 짚어주시고 가르쳐주신 계대 문창과 최정원선생님, 김원우선생님, 여러 선배님과 동기, 후배님들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신규교사 주제에 주간일반대학원을 연가 써 가며 다닌다고 설치는데도 한 마디 불평도 않으시고 항상 격려해주신 따뜻한 대구동부초의 선생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글을 쓰고 싶었던 첫 째 이유였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우신 어머니, 이제는 언제나 제 가까이 계신 어머니께 큰 칭찬을 받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는 틀림없이 ‘멋진 누군가’인 당신을. 꼭 끌어안아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일요일 오후예요. 바람이 들판의 풀꽃들을 잔잔히 흔들고 있어요. 햇살은 강물을 탱글탱글 윤나게 부풀려주고 강가에는 부들이 한껏 자라 올랐지요. 도요새 가족이 먹이를 찾아 거니는 들판에 우리 가족은 자리를 펴고 앉았어요. 우리 가족은 다섯이예요. 엄마, 아빠, 오빠, 언니 그리고 나. 여기는 그림책 속, 24쪽의 그림틀 안이에요. 그래요. 우리 식구는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이랍니다. 사실 나는 책의 내용도, 제목도 잘 몰라요. 이웃의 글씨 가족이 앞 쪽에 바글바글 살고 있지만, 그 이웃은 아주 무뚝뚝해요. 나는 글씨를 잘 모르는 어린아이고요. 항상 책을 보는 사람들이 어린 친구들인 것을 보니, 아마 이 책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책인가 봐요. 친구들은 나들이 나온 우리 가족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놀러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부러워하곤 하지요. 그렇지만 말예요. 항상 매일같이 이렇게 놀기만 하는 저는 사실, 공부도 해 보고 싶고, 집 안에서 쉬고 싶을 때도 있어요. 책이 덮여지면 우리 가족은 23쪽 이웃과 마주치게 된답니다. 어느 날이었어요. 평소 말없던 이웃가족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옆 쪽 가족은 오늘도 여행만 하고 있다지? 저희들이 나들이 나왔다는 걸 알기나 할까?” “허허, 그림들이 원래 다 그런 것 아니겠어? 그에 비해 우리 글자들은 모든 것을 낱낱이 알고 있지.” “그런데 지호는 정말 공부를 잘 해. 저것 봐, 늘 책만 읽고 있지.” “지은이는 참 예쁘지? 동생을 잘 돌보는 것 같아.” “막내 말이지?” 나는 깜짝 놀랐어요. ‘형의 이름이 지호이고, 누나 이름이 지은이로구나!’ 우리는 형제지만 서로 이름도 몰랐지요. “참, 막내 이름이 뭐였지? 23 쪽에는 막내 이름이 안 나오더라고.” “다른 쪽에도 막내는 이름이 없어. 그냥 막내라고 하더라고.” 이제까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요. 나는 그림틀의 한 귀퉁이에 뒷모습만 그려져 있어요. 사실 막내라기보다 이름이 없다고 해야 정답이지요. 나는 고개를 푹 숙였어요. 다음날, 형과 누나에게 자기들의 이름을 알려주니까 깡충깡충 뛰며 좋아했지요. “당장 그렇게 부르자꾸나. 이웃 글씨 가족에게 감사인사라도 해야겠는 걸?” 엄마, 아빠는 내 속도 모른 채 크게 웃으시면서 말씀하셨죠. “그런데 우리 막내는 이름이 뭐라니?” 엄마가 물어보자마자 나는 얼른 ‘난 그냥 막내래요.’ 했어요. 머뭇거리면 내가 속상해하는 마음이 들킬까 봐서였어요. 아빠는 ‘오 그래, 막내는 아주 귀엽다는 뜻도 되지.’ 하셨죠. 내 기분은 생각도 않고요. 나를 좋아하는 누나 아니, 지은 누나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지만, 누나도 내 기분은 잘 모를 거예요. 생각해 볼수록 나는 너무나 속상했어요. 우리 가족은 이렇게 매일 글씨들이 시키는 대로 나들이를 나가지만, 서로 자기의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니 얼마나 우스운 일이에요? 우리 가족은 언제까지나 글씨들이 하라는 대로 이렇게 놀아야하는 걸까요? 우리 가족이 나들이 여행 왔다는 것도 어쩌면 나 혼자만 알고 있는 일인지도 몰라요. 나만 빼고 모두 마음껏 들뜬 마음으로 나들이를 했어요. 매일 매일 그렇지만 말예요. 반쪽만 나온 뒷모습이 그날만큼은 다행이었어요. 속상한 표정을 지어도 아무도 모르니까 말예요. 나는 그림틀을 발로 탁탁 쳤어요. 오늘만큼은 아름다운 들판도, 변함없이 맛있는 엄마의 도시락도 보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그림틀 한 쪽으로 반쪽이 걸쳐진 내 몸이 쏙 들어가는 게 아니겠어요? 나는 살짝 그림틀을 빠져나왔어요. 뒤돌아보았지만 내가 없는데도 여전히 아름다운 가족 나들이 그림이었어요. 어차피 이름도 없고, 앞모습도 없는 나는 아무 것도 아닌 거겠죠. 이웃 가족이 사는 23쪽으로 가면 소문이 날 것 같아 얼른 뒤쪽으로 돌아나갔어요. 그러자 비가 막 쏟아지고, 그 잔잔했던 강물이 출렁출렁 넘쳐나 있지 않겠어요? 돌아가 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나는 용기를 내어 다가갔어요. 꼬마이긴 하지만 나는 겁쟁이가 아니거든요. “큰 홍수로구나! 얼른 대피합시다!” 사람들은 아우성치면서 부지런히 어디론가 피하고 있었어요. 움직일 수 없는 이 사람들이 말은 그렇게 했지만 더 이상 피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들자 안타까워졌어요. 우리 가족은 이미 피한 뒤인 것 같아요. 벌써 걷었는지 돗자리가 안 보였지요. 성난 강물은 따뜻한 햇살도, 살랑거리는 들꽃들도 온데간데없이 집어삼켰지요. 그런데 어디선가 조그마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그건 바로 도요새 가족이었어요. 너른 강 가운데 도요새 부부가 아가들을 꼭 그러안은 채 강물에 휩쓸리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 아니겠어요? “도요새님! 빨리 헤엄쳐서 나오세요!” “움직일 수가 없어. 매일 물결에 시달리느라 지쳐서 도망갈 힘도 남아있지 않아.” 도요새 부부는 힘없이 말했어요. 아기 도요새들은 계속해서 울음만 터뜨리고 있고요. 이런 건 말도 안 돼! 힘도 없는 작은 새들이 왜 매일 이렇게 시달려야 하는 거죠? 그 때 좋은 생각이 반짝 떠올랐어요. ‘맞아! 다른 쪽으로 나가서 도요새를 구할 걸 가져와야겠다!’ 나는 뒤 페이지로 얼른 넘어갔어요. 도요새를 구할 수 있는 그림을 찾아서요. “도와주세요! 앞 쪽에서 물난리가 났어요!” “우릴 보고 어쩌라는 거지?” 그림들은 나를 보면서 수군거렸어요. 아기 도요새들의 울음소리가 귓가에 쟁쟁했어요. 어느새 내 발걸음에도 힘이 빠졌어요. 바로 그 때, 책상 위에 그려진 연필을 발견했어요. 주인한테 말할 새도 없이 얼른 달려가 연필을 들고 나왔어요. 도요새를 구하는 것이 더 바빴기 때문이에요. 돌아오는 길은 너무도 먼 것 같았어요. 몇 번을 넘어졌는지 몰라요. 오로지 도요새 가족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서둘러 돌아오자 도요새 부부가 발을 동동 구르는 내게 말했어요. “우리는 이런 모습으로 그려져 있으니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지 말아라.” 아빠 도요새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나는 서둘러 연필을 잡았어요. 가슴이 쿵쾅거리고 손이 떨렸어요. 나는 도요새 가족 주위에 배를 그리기 시작했어요. 물에 휩쓸리지 않는 튼튼한 배를 빨리 그리느라 손이 아팠어요. 물이 넘쳐 들어오지 않게 뱃머리를 아주 높고 안전하게 그렸지요. 찢어지지 않는 튼튼한 돛도 달았어요. 드디어 완성! “자! 이제 눈을 떠 보세요.” 벌벌 떨던 도요새 가족들이 눈을 떴어요. 도요새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힘이 빠져서 털썩 주저앉았어요. “고마워요. 우리를 구해 준 은인이신데 이름이라도 알고 싶어요.” 도요새 엄마와 아빠가 나를 보고 말했어요. 이름이야기가 나오자 나는 또 풀이 죽고 말았어요. “난 아무것도 아니예요. 이름도 없답니다.” 내 말을 듣고는, 도요새 엄마가 말했어요. “당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니요. 우리 모두는 누구나, ‘멋진 누구인가’랍니다. 당신 이름도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당신이 찾지 못할 뿐이지요.” “정말, 그럴까요?” “물론이지요.” “고마워요. 그럼, 이만 가 볼게요.” 나는 얼른 다음 쪽으로 넘어갔답니다. 내가 ‘멋진 누군가’라는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어쩌면 내가 도요새 가족들에게 굉장한 선물을 받은 셈이 아니겠어요? 다음 쪽으로 넘어가자마자 가득한 글씨들이 눈앞에 펼쳐졌어요. 나는 너무나 피곤해서 앉을 채로 잠이 들었어요. 소곤거리는 소리에 눈을 떴어요. 벌써 주위는 어두워졌지요. “갑자기 책 내용이 바뀌었다던데, 그게 사실이야?” “앞 쪽에 배가 한 척 생겨났다더군. 그 바람에 다른 이야기로 바뀌었다더군.” “대체 누가 그런 짓을 한 게지?” “‘멋진 누군가’라는 괴상스런 이름의 사람이 그랬대. 그렇지만 이 책 어디에도 그런 등장인물은 없었다고.” 나는 숨을 죽인 채 화가 난 글자들의 이야기를 모조리 들었지요. 내가 그림책 속의 세상을 바꾼 것이었어요! 아까 그린 작은 배 한척으로 말이지요. 난 정말 ‘멋진 누군가’가 되어 있었어요! 글자들 사이에서 살짝 빠져나와 24쪽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뿌듯하고 신나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 날 이후로 나는 그림책을 돌아다니면서 그림들이 원하는 대로 바꿔주기 시작했어요. “가만 놔 둬! 우린 책이 내용대로 그려져야 해!” 이웃 그림들은 참견을 했어요. 주위가 달라지자 울음을 터뜨리는 그림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자 우리가 새로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그림책 속 식구들은 모두 신이 났지요. 새로운 그림친구들이 자 꾸 자꾸 생기기도 했어요. “늘 똑같은 자리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만드니 정말 따분하다. 우리도 그림들과 함께 이야기를 바꿔 써 볼까?” 글자들도 발 벗고 나서서 이야기를 고치는 일을 도왔어요. 답답했던 건, 그림뿐만이 아니었던 거예요. 우린 글자들과 함께 의논해서 매일 매일 새로운 이야기를 써댔어요. 글자끼리 자리를 바꿔가면서 그림이 변하는 것에 따라 춤추듯 같이 변해갔지요. 그러다보니 매일 밤 그림과 글자들의 회의가 열리게 되었지요. 그림책 세상에 사는 모두가 행복하고 신이 났어요. 새로 변한 그림책을 어린 친구 하나가 처음으로 보게 된 그 날은, 우리 가족이 강가에서 물난리가 나기 전에 모든 동물 친구들을 대피시키는 이야기를 꾸민 날이었어요. 우리는 모두 숨을 죽이고 어린 친구 표정을 살폈어요. 아이는 곧 깔깔 웃더니 손뼉을 치면서 말했어요. “아, 재미있다! 내가 꼭 원하던 대로 이야기가 바뀌었네?” 친구가 좋아하는 모습에 모두가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요. 우리가 만든 이야기는 이렇게나 멋진 것이었어요! 너무나 행복해서 엄마는 어느 샌가 손수건을 꺼내셔서 눈가를 훔치셨지요. 도요새들도 짹짹거리며 신나했어요. 글자들도 뿌듯함에 으쓱거렸죠. 비밀이지만, 나도 왠지 뭉클해져서 눈물이 찔끔 났고요. 이제 ‘멋진 누군가’는 내 이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름이 되었어요. 지금도 우리는 모두 ‘멋진 누군가’가 되어서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 떠나고 있어요. 혹시 읽었던 책을 다시 들추어보세요! 전에 보지 못하였던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을지도 몰라요. 그건 분명 글자와 그림이 함께 새로 꾸며낸 이야기일 거예요! 끝
행복도 가지가지다. 내게 행복은 글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다. 특히 동시쓰기에 몰두하고 있는 시간만큼은 모든 잡념을 잊을 수 있어 좋다. 살아가는 일에 어깨가 늘어질 때에도 자판기를 두드릴 때면 저절로 신이 났다. 사람들은 동시가 글의 장르 중에서 가장 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동시야말로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호락호락한 게 아니다. 그것은 진정으로 어린이들이 눈높이와 어린이 마음을 잘 알아야 동시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야말로 어린이들을 이해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휴머니즘 문학이기 때문이다. 아무나 동시를 쓸 수는 있지만 그 글들이 모두 동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하고 동시를 시작하라던 어느 선배의 말을 오랫동안 기억했다. 어린이들과 생활한지도 벌써 4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곧 끝종이 울리면 교단을 내려가야 한다. 돌아보니 참으로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왔다. 기뻤던 일 속상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간다. 어린이들에게 동시를 읽히고 가르치고 내가 동시를 쓰면서 그 순간만큼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어쭙잖은 내 동시를 뽑아주신 한국교육신문사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한다. 등단이나 수상이 모든 것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일들을 통해서 동시쓰기를 새롭게 하고자 한다. 어린이들에게는 꿈을 심어주고 어른들에게는 진심으로 어린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동심을 잃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옹달샘 물 같은 글을 쓰고 싶다. 어린이들에게서 늘 감동을 받은 나야말로 어린이들이 감동할 수 있는 동시를 많이많이 써야겠다. 함께 참여하고 선에 들지 못한 동료교사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아픔 없는 상처는 없다. 그 상처가 있기에 새살이 돋아날 수 있고 겨울 뒤에는 꽃피는 봄이 있기 때문이다. 하늘을 보니 함박눈이라도 쏟아질 것 같다.
철구가 손가락으로 콧구멍을 판다. 더럽다 철구야 소리치자 씩~ 웃더니 눈 깜짝할 사이 코딱지를 내 손에 쥐어주고는 도망을 간다. 화가 나서 뒤쫓아 갔다. 갑자기 철구가 휙 돌아서더니 인마, 넌 콧구멍 파는 재미를 모르지? 친구가 없는 철구는 콧구멍이 친구다.
이번 교원문학상 심사를 시작하면서 실은 기대감보다 불안감이 더 컸다. 혹시 좋은 작품이 없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하는 마음이 자꾸 앞섰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치면서 늘 시에 대해 관심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시를 가르치는 일과 직접 쓰는 일은 전혀 다르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런 불안감은 기우에 불과했다. 의외로 좋은 작품을 쓰는 분들이 많았다. 작품 수준도 고르고 다소 높은 편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비교적 상식적이고 상투적이고 보편적인 작품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기만의 생각을 드러내는 개성 있는 목소리가 크게 아쉬웠다. 시 부문에서 가장 개성이 두드러진 작품은 가작 ‘매미 울음을 볶다’이다. 이 시는 ‘울음’이라는 청각적 이미지를 ‘볶는다’라는 시각적 이미지와 결부시킨 점이 놀라웠다. 어머니 첫 기일 날 ‘재수생, 대학생’과 ‘큰어머님, 작은어머님, 고모님, 누님들’로 표현된 식구들이 모여 제사음식을 마련하는 과정을 퍽 활달하고 진솔하고 해학적으로 그려졌다. 그렇지만 이 작품을 가작으로 선정한 것은 당선작에 비해 작품의 완결성이 좀 떨어진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당선작 ‘꿈꾸는 장롱’은 시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었다. 시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완결돼야 문학성이 높아지는가를 나름대로 알고 있다고 하겠다. ‘장롱 속에 처박힌’ 옷에 대해 ‘나프탈렌 냄새나는 것일망정/ 바람을 쐬어 주어야 해/ 그래야 수의로 입을 수 있는 거야’라고 표현한 부분이 이 시의 백미다. 입지 않고 장롱에 처박아 둔 평범한 일상의 옷을 ‘수의’의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림으로써 죽음을 성찰하게 하는 은유의 힘이 크게 돋보였다. 동시 부문은 눈에 확 띄는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다. 교사들이 아이들보다 동시를 못 쓰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일었다. 어른이 동심을 지닌다는 것, 또 그 동심을 동시의 그릇에 담아 표현한다는 것이 그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당선작 ‘콧구멍 파는 아이’는 아이의 시선으로 아이의 마음으로 쓴 점을 높이 샀다. 코딱지를 친구 손에 쥐어주고 도망간 아이나, 그게 화가 나서 뒤쫓아 가는 아이의 모습이 눈앞에 그대로 환하게 그려져 웃음을 자아내는 퍽 재미있는 동시라고 여겨졌다. 가작 ‘시계에 대한 나의 생각’은 어른의 생각을 아이의 생각답게 쓰려고 노력한 시라고 할 수 있다. 어른의 심상이 느껴지지 않도록 보다 심사숙고했더라면 보다 더 좋은 동시가 될 뻔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