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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3년 간 지옥에서 살았습니다. 가슴에 대못이 수도 없이 박혔습니다. 앞길은 막막했습니다. 다행히 인사혁신처가 올바른 판단을 내려 이제 한 숨 돌립니다. 모든 것이 전국에서 관심을 가져준 여러분 덕분입니다.” 故송경진 교사의 유족대표 강하정 여사는 7일 전북교육청에서 열린 ‘전북 부안 상서중 故 송경진 선생님 명예회복 촉구 기자회견’에서 울분을 토해 참가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강 여사는 15년 간 ‘상세불명 근골격계 류마티스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 희귀병 환자다. 송 교사 생전부터 거동이 힘든 상태였다. 때문에 집안일도 송 교사가 거의 도맡았다. 그런 강 여사는 남편의 누명을 벗게 한다는 일념 하에 성치 않은 몸을 끌고 수년 간 전국을 다녔다. 애끊는 슬픔을 안은 채. 병은 더욱 악화됐다. 그나마 인사혁신처의 항소 포기로 한 숨을 돌리게 돼 다행이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나는 몸이 아픈 환자다. 3년 동안 이를 악물고 버텼다. 어느 누구도 신경써주지 않고 관심 가져주지 않는 이 전북에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로 버텨왔다. 다행히도 타 지역에서 많은 분들이 제 뜻을 알아주고 도움을 주고 버티는데 힘을 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승환 전북교육감에 대해 비판을 이어갔다. 강 여사는 “교육과정 속에서 발생한 일이라면 일단 교사를 보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업권은 교사의 권한이라고 말 할 수 없다. 누가 한 말일까요. 김 교육감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자격으로 광주광역시에서 특정노조 교사가 성교육 도중 아이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 사건에 대해 옹호한 말”이라며 “그러나 자신의 휘하의 교사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김 교육감은 무슨 일인지 모르고 징계하라고만 했고, 일이 커지니 조직 보위 논리로 들어가 계속해서 잘못이 없다고 했다”고 성토했다. 울부짖는 목소리는 이어졌다. 그는 “사람이면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을 시인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감으로 인정하지 않고 사람으로도 인정할 수 없다. 지금 내 앞에서 눈물 흘리고 무릎 꿇고 빌어도 용서할 마음이 없다. 사람이라면 그럴 수 없다”고 분노했다. 이날 송 교사 사건 당시부터 백방으로 도움을 줬던 온영두 전 전북교총 회장도 참석했다. 3년 전 송 교사 유족을 위해 뛰어다닌 일이 머릿속에서 주마등처럼 지나간듯했다. 인계받은 이기종 현 회장도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온영두 전 회장은 “사필귀정이다. 교육감의 잘못된 판단이 무고한 교사의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했고, 이기종 회장은 “오늘 모인 모두의 힘으로 열매가 열렸다”고 전했다. 1일 출범한 한국교총 교권수호 기동대 진만성 기동대장도 이번 기자회견 참석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진 기동대장은 “너무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런 일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교권사건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재발방지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날 오후 학부모·교육시민단체들이 나서 2차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김 교육감 대한 사퇴 요구 및 재발방지책에 대해 강하게 촉구했다. 그러면서 김 교육감 이외 전국의 진보교육감들이 학생 인권 위주의 정책을 펴느라 교권침해를 겪는 교사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항ㅇ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의 공범 사회복무요원 강 모씨에게 지속적인 살해 협박을 받아온 경기지역 교사 A씨가 교총을 찾아 도움을 호소했다. 경기교총(회장 백정한)은 A씨를 도와 국가 상대 손해배상청구소송, 스토킹 처벌법·병역법 등 관련법령 제·개정에 대한 활동을 전개해나가기로 했다. A씨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강 모씨로부터 9년 간 스토킹을 당했고 딸이 살해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려 52만 명에 육박하는 동의를 얻었다. 그러나 정부는 원론적 답변을 되풀이 할 뿐 실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어 교총에 손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교총에 따르면 A씨의 어머니는 지난 3월말 한국교총과 경기교총이 공동으로 발표한 ‘엽기적 교권침해 텔레그램 n전방 공범 처벌’ 성명서를 접하고 용기를 내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교총 역시 성명서 발표 후 A씨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해 실질적 도움을 주지 못하던 중 연락을 받고 곧바로 상담을 진행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A씨는 언론에 대대적으로 노출돼 국민적 공분을 크게 샀던 이번 건조차 이 같이 미온적으로 처리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깊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과 같은 구조라면 앞으로도 제2·제3의 피해자가 계속 양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에 힘겨워 하고 있다. 가해자 강 씨에 대한 신상공개는 이뤄지지 않았고, 김진표 의원이 발의한 병역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답보상태다. 스토킹처벌법은 아직 국회에 제출조차 되지 않고 있다. A씨는 “50만 명이 넘는 국민들의 공분에도 정부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내 삶에서 실제로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교총은 A씨 사건을 단순히 교원 한 명의 아픔이 아니라, 타 교원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 가능성까지 염두하고 진행하기로 했다. A씨에 대한 국가 상대 손해배상청구소송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스토킹 처벌법, 병역법 등 재·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경기교총 백정한 회장은 “이번 사건을 교권의 범주를 넘어선 선생님 인권의 유린에 대한 국가기관의 허술함과 제도적 모순을 보여준 전형적인 사건으로 판단한다”며 “국가가 강 씨에 대한 관리감독을 잘못해 A선생님과 그 가족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막대한 정신적·물질적 피해가 발생한 만큼 국가가 적극적으로 손해를 배상하고 관계법령 정비 등 즉각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교육부와 도교육청은 학교현장의 선생님들이 이와 유사한 부당한 인권유린으로 고통 받는 선생님이 없는지 전수조사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교원의 개인정보보호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총 등 교육·시민단체가성추행 누명으로 인한 故 송경진 교사의 억울한 죽음에 분노하며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의 사퇴를 요구했다. 인사혁신처는 교육계의 요구대로 항소를 포기하기로 했다. 교총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전국학부모단체연합,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등 80여 개 교육·시민·사회단체는 7일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전북 부안 상서중 故 송경진 선생님 명예회복 촉구 기자회견’을 공동 개최했다. 송 교사는 경찰에서 성추행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해 내사 종결했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성추행이 없다고 탄원했음에도 도교육청 학생인권센터에서 중징계에 착수하자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하윤수 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달 19일 법원의 순직 인정 판결로 고인의 명예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그러나 김 교육감은 진심 어린 사과는커녕 오히려 항소 참여 의사를 밝혀 사자명예훼손은 물론 유족의 마음을 또다시 아픔에 빠뜨렸다”고 했다. 이어 “그토록 인권과 인간 존엄을 주장하면서 어찌 억울한 죽음에 이리 비정할 수 있으며, 법원 판결마저 외면하느냐”고 비판했다. 법원 판결을 접한 김 교육감이 2일 “형사 문제에서 성추행 혐의가 없다 하더라도 징계법상 징계 사유는 똑같이 존재한다”면서 “항소에 참여할 것”이라고 한 발언했기 때문이다. 하 회장은 또 “국민과 교육자가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내 교사의 억울한 죽음을 외면하고 자기 생각과 다른 판결은 부정하는 교육감이자 헌법학자의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다시는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김승환 교육감의 즉각 사퇴 △법원의 순직 인정 판결 즉각 수용 △학생인권옹호관 철폐를 촉구했다. 이어 “고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끝까지 연대 투쟁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참석자들은 내달 5일인 고 송 교사의 3주기를 앞두고 추모의 묵념 시간을 가졌다. 기자회견문 낭독 후에는 故 송 교사의 부인인 강하정 여사와 현직 교사가 된 제자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참석자 대표단은 도교육청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규탄 집회를 이어갔다. 한편, 유족이 순직유족 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을 낸 당사자인 인사혁신처는 교총 등의 요구대로 항소를 포기했다. 인사혁신처는 이날 “송 교사의 죽음을 순직으로 인정한 법원 판단을 존중해 전날 오후 ‘항소를 포기한다’는 의사를 서울고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순한 학교 교실 중심 교육방식에 획기적 전환이 요구되는 운데, 스마트 원격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수준과 특성에 맞춘 1대1 맞춤형 수업을 지원하는 법률안이 발의됐다. 최형두 미래통합당 의원이7일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 법률안’에 따르면, 국가는 기존의 학교 교실 중심의 교육방식에서 원격교육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도록 우선 학생들의 교과과정에서부터 디지털학습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지원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또, 지방도시의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폐교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대면 교육기술을 활용한 원격교육을 도입,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폐교를 막고 교사들의 교육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개정 법률안이 담고 있는 ‘스마트 원격교육 시스템’이란 원격교육을 통해 1:1 맞춤형 교육과 학생들의 재능과 소질, 과목별 진도에 따라 교육하는 교육방식을 말한다. 개정안에서는 통상적인 ‘지식 축적용’ 수업은 원격교육으로 대체가 가능하도록 하고 국가는 원격교육이 가능하도록 체계를 구축하는 등 원격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지원 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법안을 발의한 최형두 의원은 “전쟁 때도 멈추지 않았던 교육이 코로나19 때문에 멈췄었다”며 “이제는 교육현장 패러다임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사 한 명이 20~30명씩 한 교실에서 획일적으로 가르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인구 감소로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재능과 소질이 더욱 중요해졌고 교실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영상수업‧협업기술도 발달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의 수준에 맞춘 맞춤형 ‘스마트 교육’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현장의 고민을 공유하고 향후 과제와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코로나19 이후, 우리 교육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 토론회가 7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개최됐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교육 희망을 여는 공모 교장 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박찬대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철민·권인숙·서동용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최교진(세종시교육감)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 등이 참석했다. ‘원격수업이 우리에게 남긴 과제와 해결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 1부에서는 이성호 선행초 교장과 정현숙 호평중 교장의 발제가 진행됐다. 이성호 교장은 선행초 사례를 중심으로 원격수업의 난제와 해결 노력 과정을 제시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우리 교육에 남긴 시사점은 학생들 개개인의 고유성을 존중하며 공동체 안에서 협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정현숙 교장은 현장 교사들이 직접 겪고 느낀 원격수업의 경험을 중심으로 원격수업의 가능성과 어려움에 대해 발표했다. 정 교장은 “코로나19 이후 학교 교육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학교의 자율권 확대와 지역 생태계를 활용한 학습복지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발제자의 발제에 이어 이충일 다온초 교사와 이종섭 성사고 교사가 토론자로 나서 현장 교사로서 원격수업에 대한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교육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2부에서는 황영동 둔대초 교장이 발제를 진행했다. 황 교장은 코로나로 인해 학교의 존재 이유가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학교와 교육이 변화하기 위한 과제로 새로운 학교의 역할 모색과 격차 문제 해소를 강조했다. 발제 이후 한만중 서울시교육감 비서실장과 서용선 경기도교육청 장학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교육의 과제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강득구 의원은 “코로나19가 바꾸어놓은 일상이 낯설지만 그 속에서 교육의 진정한 가치를 찾으려고 애써오신 현장 선생님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눈 뜻깊은 자리”라며 “오늘 토론회를 통해 논의된 여러 과제들이 더 나은 교육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필요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원천초(교장 김성신) 학생 600여 명과 교직원, 학부모는 지난 달 하순 일제히 환성을 질렀다. 4년간 애써 기울인 학교의 숙원사업인 다목적체육관 및 급식실 건립 첫발을 내딛는 공사를 시작하였기 때문. 이 학교에 신축되는 다목적체육관 및 급식소는 3층 건물 총면적 약 2,045.7㎡. 1층 주차장, 2층 급식소, 3층 체육관으로 건축될 예정이며, 총 사업비 56억7530만원을 확보하여 현재 기초공사 중에 있다. 다목적체육관 및 급식소는 8개월간의 공사를 거쳐 내년 4월 18일 준공될 예정이다. 공사가 준공되면 전 학년 체육 수업이 체육관에서 이루어지고 전교생은 급식실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된다. 수원시 영통구 매영로 103에 위치한 원천초는 1993년도에 개교. 올해 27년의 역사를 지닌 학교로 졸업생 5800 여명을 배출하였다. 현재 특수학급 포함 26학급, 학생수 638명이 학업에 전념하고 있다. 또한 2020년 현재 소프트위어 선도학교, 음악 특성화 학교, 혁신 공감학교, 원격수업 선도학교 지정 학교이다. 그 동안 학생들과 교사들은 다목적 체육관이 없어 우천시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학급에서 실내 체육으로 대체하는 등 교육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많은 불편을 겪었다. 또한 조리실만 있고 학생들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식당이 없어 배식차를 이용한 교실배식으로 인해 학급 내 쾌적한 학습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학생 급식 만족도가 떨어지는 등 급식소 건립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원천초는 「다목적 체육관 및 급식소」 건립추진을 위해 2017년부터 이 지역 박광온 국회의원과 장현국 도위원을 비롯하여 경기도교육청 및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과 수원시청의 담당 부서 관계자가 참석하여 수차례 간담회와 건축설명회를 열었다. 원천초의 숙원 사업인 다목적 체육관 및 급식소 건립은 전교생과 학부모, 지역사회의 기대 속에 시작된 것이다. 이 학교 신유진 학생회장은 “비록 6학년 학생들은 체육관 건립을 지켜보지만 앞으로 우리 학교에 입학할 친구들이나 현재 1학년에서 5학년 후배들이 체육관에서 땀 흘려 운동하고 점심시간에 급식실을 편리하게 쓸 수 있게 된 것을 축하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며"체육관과 급식실 건립을 애써 주신 관계기관 담당자님과 공사 담당자분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김성신 교장선생님은 “원천초 교육공동체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간절히 원했던 체육관 및 급식실 신축공사의 첫 삽을 뜨게 되었다”며 “기상악화 시 교육활동의 어려움, 교실배식으로 인한 불편한 급식 등 시급했던 열악한 교육환경이 개선뿐 아니라 다목적 복합 공간으로서 학생 교육활동 및 마을 공동체 복지에도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무더위에 공사장에 피어오르는 열기를 보며 일년 뒤 깨끗하고 아름다운 식당에서 원천초 학생들이 맛있게 급식을 즐기는 학생들의 해맑은 모습과 튼튼하고 멋지게 완공된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며 뛰노는 학생들의 열기가 막 느껴지는 듯하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다. 자연스럽게 컴퓨터 앞에 있는 시간도 많아진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목요대화를 봤다. 정세균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서 강의를 듣고 있다. 그중에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의 강는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도 했지만, 질문도 많이 남았다. 우리 교육을 반교육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 입시 폐지, 대학 서열 폐지, 특권 고등학교 폐지, 등록금 폐지를 주장한다. 극심한 경쟁 교육은 야만적이라는 말도 한다. 극복의 대안으로 유학 경험을 토대로 독일 교육을 모델로 제시했다. 독일 교육은 경쟁적 입시가 없어 누구나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했다. 대학도 서열 없는 국공립대학 네트워크로 재편하자고 했다. 문제점 지적에 공감이 간다. 우리 교육에서는 경쟁이 지나치다. 인기 학과 인기 있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의 노예가 된다. 공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 그 과정에서 끊임없이 석차에 집착한다. 석차 경쟁은 개인의 역량을 가리고, 어린아이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다. 자연스럽게 사교육에 의존하고, 공교육은 입시 준비 기관이 된다. 특권 교육에 대한 언급도 공감이 간다. 이 부분은 최근 교육 당국에서 노력하는 부분과 맞닿아 있는 측면이 있다. 강의를 들으면서 다소 과격한 부분도 있지만 우리 교육의 본질을 회복할 수만 있다면 실천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했다. 아쉬운 것은 김 교수는 한국 교육에 대해 인색한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교육도 분명히 성과는 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짧은 기간 내에 선진국에 안착한 것도 우리 교육의 성과다. 맨땅에서 시작해 역동적인 성장과 민주주의 구현이라는 대한민국의 건설하는데 초석이 됐다. 학교에서 지식 교육 못지않게 인성교육을 위해 노력했다. 경쟁이라는 것도 학교 사회에서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제한된 교육 현장에 학령인구는 넘쳤다. 학생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선발과 경쟁의 중요한 가치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부작용이 발생했다. 우리 교육에 비난을 퍼부을 때는 외국의 경우와 다르다는 사례를 든다. 그때는 외국은 좋은데, 우리는 그르다는 결론이 대부분이다. 우리 교육이 프랑스, 독일 그리고 미국까지 자주 비교되지만, 그 또한 위험한 측면이 있다. 역사적 배경과 과정이 배제된 상태에서 일부 영역만 취해서 비교하는 것은 경게해야 한다. 교육의 장면을 극히 제한적으로 보는 것은 결국 많은 것을 왜곡하게 된다. 최근 핀란드와 비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핀란드는 조그만 나라다. 우리와 평면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그리고 핀란드와 비교하는 이유는 그 나라가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우수한 순위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정작 경쟁이 비교육적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이미 모순을 안고 있는 것이다. 우리보다 순위가 1, 2단계 앞선다고(우리도 여기서는 이미 성적이 우수한 국가에 속한다.) 그 나라를 닮아야 한다는 논리 자체가 이해가 설득력이 없다. 대학 서열 폐지도 전제에 동의할 수 없다. 대학 서열은 실체가 없다. 문제는 대학 서열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서열로 노동시장 등에서 불평등을 조장하는 것이다. 이는 대학이 해결할 일이 아니라, 지속적인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불평등을 해소하는 정책으로 견인해야 한다. 그 대안으로 국공립대학 네트워크 구축 문제를 들었지만,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한국의 국공립대학 비율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사립대학은 그대로다. 네트워크를 구축해봤자, 사립대학 서열은 그대로 남는다. 한국 교육은 문제점이 많지만 나름대로 극복하려고 노력해 왔다. 대학입시 제도의 잦은 변화도 그 흐름의 하나다. 대학과 학과 선택의 개인적 선호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 과정에 경쟁은 필연적이고 이는 존중받아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야만적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지나치다. 학교에서는 성장 단계에 맞는 인지적 학습과 함께 진로 교육을 하고 있다. 장차 건강한 사회인이 되도록 교양 함양과 민주적 시민을 키우는 데 노력하고 있다.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교육은 특히 좋고 나쁨이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떨어져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큰 위험할 수 있다. 그리고 교육의 논리는 누구든 독점할 수 없다. 일방적 주장은 사회의 활력을 죽일 수 있다. 전문가들이 열린 생각을 나누어야 한다. 김 교수는 대학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중등학교 경험이 부족하다.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야말로 수업과 학생지도에 경험과 훈련으로 완성된 최고의 전문가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만날 때, 다양한 출구가 생기고 바람직한 세상으로 안전하게 간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교육을 복잡한 문제로 보는 것과 동시에 그 문제를 직접 짊어져야 할 책임감을 느끼는 것이 절실하다. 우리 사회는 그 책임을 실천하고 있고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 소홀히 하지 않았나. 성찰이 필요하다.
경기도 여주시 금당초등학교(교장 김경순)는 세종의 얼을 계승하여 내 마음의 행복나침반을 그려가는 생생지락 집현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세종의 얼을 계승하기 위한 활동으로 2009년부터 ‘전통마상무예 24반 선생님들’의 지도하에 ‘말타기’와 ‘활쏘기’를 실시해오고 있다. 올해는 ‘활쏘기’와 ‘말타기’를 1년 동안 학기별 2회씩 총 4회 실시할 예정이다. ‘말타기’는 금당초등학교에서 11년 동안 꾸준히 실시하여 어느새 우리 학교의 전통활동이 되었다. 6월 16일에는 전교생이 학교 운동장에서 올해 첫 번째 ‘말타기’를 실시하였다. 1~2교시에는 1,2,6학년, 중간놀이시간에는 유치원, 3~4교시에는 3,4,5학년으로 시간을 나누어 학생 개개인이 10분 이상 말을 타는 활동을 했다. 말타기를 할 때 먼저 말과 친밀해질 수 있는 시간과 안전교육을 받는다. 그 이후 승마와 하마 방법, 승마 기본 동작 익히기, 말 먹이 주기 시간을 가졌다. 처음 말을 타는 학생들은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무예선생님의 안내와 도움을 받아 말타기 신고식을 무사히 치러냈다. 여러 번 말을 탄 경험이 있는 선배들은 승마 동작을 정확하게 알고 능숙하게 말을 탔다. 학생들이 말에 앉아서 몸의 균형을 잡고 말을 타는 모습은 영국 신사의 모습을 닮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하며 말의 자연스러운 상하 움직임에 맞춰 경속보를 하는 모습은 용감무쌍한 고구려인을 닮았다. 학생들의 말타기 활동이 끝난 뒤 무예선생님들께서 말타기 묘기를 보여주셨다. 뛰는 말과 함께 뛰다가 말에 올라탄 후 자리 바꿔가며 타기 등 다양한 묘기로 학생들의 박수와 탄성을 이끌어냈다. 학교에서 수확한 완두콩 껍질을 주면서 말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고, 매년 오는 말들(번개,타이거, 천둥)의 이름을 부르며 자연스럽게 말의 머리를 쓰다듬는 활동도 하였다. ‘활쏘기’는 활을 실에 끼운 후 잡아당겨 과녁을 맞히는 활동이다. 처음에는 전통 활을 잡는 방법과 활을 당기는 방법을 배운다. 이후 과녁 거리를 점점 멀리하여 활을 쏘게 된다. 과녁 거리가 멀어질수록 화살이 맞아 내는 소리는 커지고 성취감도 높아진다. 과녁을 맞히기 위해 학생들은 놀라울 정도의 몰입감을 보이고, 과녁을 맞힐 때마다 친구들의 환호소리가 높아진다. 과녁을 맞히지 못해도 점점 실력이 향상되는 모습에 자부심을 가지게 된다고 금당 친구들은 말한다. 5월에 계획되었던 ‘말타기’와 ‘활쏘기’는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지 못해 7월로 연기되었다. 금당초등학교 학생들은 6월 16일 아쉬운 마음을 담아 말들을 보내며 7월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였다. 모르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호기심을 갖지 못한다. 호기심이 생긴다 해도 깊이가 낮다. 많이 접하고 알아갈수록 우리는 새로운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2020년 금당초등학교 학생들이 말을 타고 활을 쏘면서 어떤 호기심이 생길지 궁금해진다.
7일 오전 전북도교육청 앞에서 한국교총을 비롯한 17개시도교총 및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전국학부모단체연합,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자유연대,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한국교육삼락회총연합회, 학교바로세우기전국연합, 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국민노동조합 등 80개 단체가 전북교육청 규탄기자회견을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제자 성추행 의혹이 해소됐음에도 불구하고 교사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은 김승환 도 교육감의 즉각 사퇴를 촉구 했다. 오른쪽부터 류세기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 회장, 조영종 한국교총 수석부회장, 강하정 여사(고 송경진 교사 부인),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김인철), 한국교육학술정보원(원장 박혜자)은 ‘제2회 교육 공공데이터 활용대회’를 개최한다. 이 대회는 교육 공공데이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교사와 학생들의 데이터 해석 및 문제해결 능력 향상을 높이기 위해 개최하는 것으로, 작년에 시작해올해 2회차를 맞이한다. 대회 주제는‘교육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창의적 아이디어’로 6일부터 9월 25일까지 접수한다.참가대상은‘데이터 리터러시 분야’에는 전국 초등4~6학년생,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며, 학생 수 3명 이내로 팀을 구성해참가할 수 있다.‘창업아이디어 분야’는 대학생·대학원생·일반인을 대상으로 한다. 개인 또는 3명 이내의 팀으로 참가할 수 있다.접수는전자우편(open@kcue.or.kr)으로 할 수 있다. ‘최우수상’은 분야별로 2차 심사를 통과한 3팀에 대한 최종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최종시상은 11월 27일 할 계획이다.특히, 이번 대회부터는 ‘아이디어상’을 새로 만들어 대국민 온라인 투표를 통해분야별로 2차 심사 통과팀중 한 팀을 선정하며, 최종심사 결과와 상관없이 상을수여한다. 한편, 2019년 제1회 대회에서는 14개팀(초·중·고 9팀, 대학 5팀)을 선정해 상장과 상금을 수여했다. 올해에는 전년 대비 4팀을 더 추가해총 18개팀(분야별 9팀)을 선정할 계획이다. 문의=02-6919-3882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7일 오후 3시,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교사들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코로나19 이후, 우리 교육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다. 코로나 19 이후, 학교 현장의 고민과 해결해야 할 교육적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토론회는 강득구 국회의원과 함께 교육 희망을 여는 공모 교장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토론회 1부에서는 원격수업이 남긴 과제 및 해결방안을 주제로 이성호 선행초등학교 교장, 정현숙 호평중학교 교장이 발제하고, 이충일 다온초등학교 교사, 이종섭 성사고등학교 교사가 현장에서 직접 겪고 느낀 사례를 바탕으로 토론에 나선다. 이어 2부에서는 코로나 19 이후 우리 교육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주제로 황영동 둔대초등학교 교장이 발제를, 한만중 서울시교육감 비서실장과 서용선 경기도교육청 장학사가 토론을 진행한다. 강득구 의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현장의 본질적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청취하는 토론의 장이 필요하다”며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실천해온 선생님들의 사례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우리 교육의 방향과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이번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저는 특수학교 교사입니다. 지체장애가 있는 장애인이기도 하고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보통의 방법으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하기도 하지요. 예를 들어 아기를 씻길 때 허벅지에 아기를 올리고 머리를 감깁니다. 그 모습이 불안해 보이지만 익숙해 지면 가장 안전한 엄마 품이 됩니다. 그런데 학교는 기다려 주질 않습니다. 업무를 받으면 저는 고민을 합니다. 일반적인 방법을 조금 비틀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학교는 바쁩니다. 정신없이 맞춰지는 정형화된 틀 안에서는 장애인의 특별한 상황을 생각하기보다 다른 사람이 대신해주는 것을 선택하니까요. 특수학급·학교에는 교사 외 인력이 있습니다. 교사가 혼자 하기 어려운 모든 것을 보조해 주죠. 참 감사한 분들입니다. 그런데 가끔은 제가 교사인 것을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하지만 제가 부족해 보이나 봅니다. 저는 이런 상황이 매우 불만입니다. 장애 학생도 장애 교사도 한 박자 느리게 걸을 수 있지만 일부 교사와 보조인력들은 장애를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습니다. 그저 더 많은 인력을 넣거나 제외시켜 해결합니다. 그들은 어느 날부터 학생의 보조가 아닌 교사의 시어머니가 됐습니다. 학생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을 시작으로 교사의 외모를 품평하고 비장애인인 자신의 우월감을 뽐내기도 합니다. 전 이럴 때마다 특수교사의 전문성을 무시당하는 것 같아 속상합니다. 어떤 사회복무요원에게 ‘그 수업을 꼭 하셔야 해요? 그냥 대충 보내죠’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전문가란 소리를 지르는 아이를 조용하게 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아이를 자리에 앉히는 사람입니다. 저는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학생에 대해 같이 고민해주고 위로해주는 동료가 필요하지 주종관계에 대해 논하는 의미 없는 감정싸움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나친 도움에 선을 그은 적이 있습니다. 다음날 저는 갑질 교사가 돼 있었습니다. 관리자들에게 아무리 말해도 들어주질 않았습니다. 결국 제 사과로 마무리 됐지만 상처는 아직 낫질 않았습니다. 억울하고 분합니다. 그저 자리나 채우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저도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저를 장애인이 아닌 교사로 인정해 줄까요?(42세·여) 저는 비장애인 심리학자입니다. 부족하고 모자란 것은 참 많은 사람이지만, 장애인은 아닙니다. 이런 소개로 화두를 여는 것은 장애인으로서의 삶이 어떨지 당사자가 돼 본 적인 없으므로 선생님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폭에 한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지독한 심리적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함몰돼 속이 문드러진(좋아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굳이 표현하자면) 심적 장애인들을 많이 경험했다는 사실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과연, 장애인의 삶과 비장애인의 삶 중 누구의 삶이 더 힘들까요? 그렇다면,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 누가 더 힘들까요? 당연히 말도 안 되고, 의미도 없는 가름이죠.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모두 힘들 수도 있고, 반대로 모두 편안할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신체와 마음은 매우 긴밀한 연결성이 있습니다. 마음의 연약함과 신체의 연약함이 함께 가기도 하지요. 그러나 우리는 인간이기에 마음의 단단함으로 신체적인 연약함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그런 지혜의 선물을 소유할 수 있지요. ‘교사’는 그냥… 교사입니다 교사를 장애인 교사와 비장애인 교사로 나눌 수 있습니까? 그 누구도 그렇게 나눌 수 없습니다. 그렇게 나누지도 않습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눈에 띄는 장애가 있는 사람을 만나면 장애가 먼저 눈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단히 자기소개를 나누든,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든, 또 다른 어떤 행위를 하든 그다음 절차에 따라 만나게 되는 사람이 보이기 마련이지요. ‘장애인이구나…’ 하는 편견에 갇혀 왜곡된 시선으로 대하는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그 또한 일반인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는 것이지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이름 붙임에 메이지 말고, 한 개인으로 들어가 보아야 합니다. 개인의 삶으로 들어가야 한 사람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이제 선생님의 이야기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어느 날 사회복무요원이 선생님께 ‘그 수업 꼭 하셔야 해요? 그냥 대충 보내죠’라고 한 말은 무슨 뜻이었을까요? 선생님은 그 말을 어떤 뜻으로 받아들이셨나요? 당시 사회복무요원에게 무슨 의미로 한 말인지 물어보고 답을 듣지 않았다면, 아마도 선생님은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감정에 따라 해석하고 추측해 받아들이셨을 것입니다. 의미는 그 말을 한 사회복무요원만이 알고 있겠지요. ‘몸도 힘든데 굳이 왜 이렇게까지…’라는 의중이었을 수도 있고, ‘아…귀찮다. 그냥 대충하지’였을 수도 있죠. 또 다른 속내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지면의 한계가 있으므로 두 가지만 놓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장애인의 한계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한 말이거나 혹은 안타까운 마음에 나름대로 배려하고자 한 말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후자의 경우라면 사회복무요원 자신이 쉽게 일하고 싶은 자기 욕구가 그 이유였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만 따져 봐도 선생님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상황에 대한 해석과 받아들임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회복무요원의 시선이 아니라 선생님의 자기 시선입니다. 본질을 보면, 별로 다를 게 없습니다 지금까지 기고한 제 글을 읽어보셨다면 다른 교사들도 학교 내 관계자들과의 갈등, 갑질 논란 등 유사한 고충들로 힘들어한다는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꼭 그렇게 하셔야 해요? 그냥 대충 하시죠’와 같은 말들은 다른 교사들도 학부모나 학교 관계자들에게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학교와 교사 집단을 떠나 평범한 회사원들도 다른 동료나 상사들에게 쉽게 들을 수 있고요. 즉, 장애 교사이기 때문에 듣는 말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타인의 방식을 수용하지 않고, 속도를 기다려 주지 않으며, 자기주장으로 밀어붙이거나, 무례하게 경계를 넘는 사람들도 어디에나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듣고, 겪었던 일들은 다른 누구에게도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선생님께서 장애인이기 때문에 겪었다기보다 제각기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아등바등 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지요. 장애와 비장애의 문제를 떠나 대인관계라는 것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서로에게 비수를 꽂기도, 꽂히기도 하며 살아갑니다. 모두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고, 말과 행동의 표현이 다르기 때문이죠. 그중 특히 인격적으로 미숙한 사람들은 더 도드라지기 마련이고요.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아닌, ‘다름’일 뿐입니다. 그 ‘다름’이라는 것은 장애와 비장애로 단순히 묶일 수 있는 차원이 아니라 성격, 외형, 강점, 약점, 인격, 성품, 지위, 직업, 살아온 배경 등이 모두 다른, 있는 그대로의 ‘다름’입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존재들일 뿐입니다. 선생님께 조심스럽게 여쭤봅니다. 선생님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십니까? 어떤 어려움이 닥치거나, 불합리한 일을 겪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내가 장애인이라서…?’라는 생각이 불쑥불쑥 침투하지는 않는지요. 원치 않는 특정 사건이 일어난 이유의 원인을 가장 먼저 ‘장애와 비장애’의 틀에서 해석한다면 선생님께서 먼저 습관적인 실수를 하고 계신 것입니다. 당신은 누구의 교사입니까 누구에게 교사로 인정받고 싶으신가요? 동료 교사? 학교 관계자들? 아니면 학생들입니까? 선생님은 누구의 교사입니까. 학생들은 선생님을 어떤 교사로 바라볼까요. 선생님의 교육철학을 적용하고 실천할 대상, 즉 교육의 주체는 학생과 선생님이지요. 그 과정에서 선생님을 교사로 인정해야 할 사람은 가장 먼저 선생님 자신이어야 하고, 그리고 학생들이어야 합니다. 그것이 충만하게 이뤄진다면 선생님의 절망, 갈망, 두려움도 가벼워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사 외 인력이 교사 자리를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또 교사 외 인력들이 교사로 인정한다고 누구든 교사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선생님의 교육철학은 선생님 자신과 학생들의 하모니로 온전히 실현될 수 있습니다. 선생님의 글에서 선생님의 귀한 강점을 찾았습니다. ‘익숙한 것이 아닌, 조금 비틀어 볼 수 있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시선’이 바로 그것입니다. 학교 관계자들과의 관계에서 이런 강점을 발휘해보셨으면 합니다. 보통의 방법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을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선생님만의 특별한(unique) 역할들을 효능감 있게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교사로서 자신과 학생들에게 오롯이 집중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완전한 교육의 현장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김민녀 임상심리전문가·교권침해 교사상담
「교육공무원 호봉획정 시 경력환산율표의 적용 등에 관한 예규」가 5월 15일 개정, 시행됐다. 이에 따라 전문상담교사도 임용 전 산업체 등 근무경력에 대해 9∼10할로 상향 인정되고, 학점은행제 학위취득자에 대해서도 정규대학 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으로 인정된다. 1. 임용 전 산업체 등 근무경력 상향인정 대상에 전문상담교사 신설 예규 [별표2] 1호 2) 세부 적용 기준의 합산대상교원에 ‘전문상담교사’가 추가됐다. 이에 따라 고등교육과정 이수에 상응하는 상담관련 국가기술자격증(전문상담교사, 청소년상담사, 임상심리사, 정신보건 임상심리사) 취득 후 또는 대학(전문대학) 졸업 후 교원자격증 표시과목과 동일한 분야의 업무에 상근 상담사로 근무한 경우 9∼10할로 경력환산율이 상향됐다. 또한 실업(전문)계 교과 및 기술·가정, 기술, 가정을 담당하는 교사에 대한 인정대상경력에 ‘고등교육과정 이수에 상응하는 국가기술자격증 취득 후의 경력’을 인정하는 사항을 포함했다. 기존에는 대학(전문대학) 졸업 후의 경력에 대해서만 인정했다. 이는 실업(전문)계 교원의 임용 전 산업체 경력 상향 인정의 본래 취지를 고려할 때 대학(전문대학) 졸업 후의 경력만 인정하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 권고에 따른 것이다. 인정대상경력을 한정적으로 해석하도록 의미하는 내용도 삭제했다. 2. 학점은행제 학위취득자 학령 인정 학점은행제의 경우 학위취득을 위한 구체적인 수학연한이 존재하지 않고 개인별로 학위취득에 소요되는 기간이 상이하지만, 정규대학 졸업자와 동등한 학력으로 인정토록 개정됐다. 고졸 또는 이와 동등한 학력소지자가 학점은행제 학사학위를 취득한 경우에는 학령을 4년,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한 경우에는 해당 학위에 따라 2년 또는 3년으로 인정한다. 전문대학 졸업 또는 이와 동등한 학력소지자가 학점은행제 학사학위를 취득한 경우에는 법정 수학연한 4년의 범위 내에서 학령 1~2년을 추가 인정한다. 법정 수학연한 4년을 인정받은 사람이 학점은행제 학위를 취득한 경우에는 학령을 인정하지 않는다. 3. 공무원보수규정 개정사항 예규에 반영 이미 공무원보수규정에서는 개정된 사항이 해당 예규에는 반영되지 않아 학교현장에서 혼란이 있던 부분을 이번에 정비했다. 특수교육지원센터에 근무하는 교원에 대한 가산연수를 명시(2017.1.6부터 적용)하고, 교원자격증과 근무한 학교급이 다른 기간제교원 및 강사의 경력인정비율을 8할(2015.1.6부터 적용)로 공무원보수규정과 동일하게 개정했다.
요즘 아이들은 ‘힘들다’, ‘귀찮다’, ‘짜증난다’, ‘모르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라며 ‘리셋(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조차도 거부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대박자(대가리 박고 자살하자)송’을 흥얼거릴 정도로 삶의 만족도는 낮다. 도대체 배고픔도 없고, 사달라는 것 다 사주고, 하고 싶은 것 맘껏 누리며 살면서 뭔 불만이 그렇게 많은지 어른들은 이해하기 힘들다. ‘나는 돈이 없어서…’, ‘나는 형제자매가 많아서…’ 양보하고 포기하며 살았는데, 요즘 아이들은 고생 없이 커서 어려움을 모른다고, 악바리 정신과 간절함이 없으니 정신력이 저렇게 약해 빠진 거라며 혀를 찬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외롭고, 무섭고, 불안해한다. 정신력이 약해서가 아니다. 어른 세대가 경험했던 고단함과는 질적으로 다른, 그들만의 ‘힘듦’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중간고사 성적표’ ‘행복감’은 ‘배부름(물질적 풍요로움)’에만 있지 않다.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것이 ‘중간고사 성적표’라며 마스크를 끼고 카페에 앉아, 전쟁 치르듯 공부하는 아이들에겐 ‘배고픔’보다 더 고통스러운 ‘정서적 결핍’ 즉, 심리적 배고픔이 존재한다. # ‘정서적 관계’에 배고픈 아이들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학교를 다녔고, 공부를 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유난스럽게 고단해한다. 이유가 뭘까? 너무 빨리 ‘경쟁’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교육 시작 평균 연령은 만 4세가 되기도 전인 평균 39.2개월이다. 말을 시작하면서부터 영어조기교육이 시작되고, 어딘가 숨어있을지 모를 ‘영재끼’를 발굴하기 위해 각종 예체능 학원을 다니며, 엄마가 가장 받고 싶은 선물 1위인 ‘전교 1등 성적표’를 가져가기 위해 쉼 없이 공부한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님을 만족시킬 수 없음에 좌절하며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지만, 자신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느라 밤낮없이 일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차마 입이 안 떨어진다. 있는 힘껏 용기 내어 “힘들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는 고민을 털어놓으면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지 그렇게 정신머리가 약해빠져서 사회생활은 어떻게 할 거냐”, “너만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런 생각할 시간에 공부를 더 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학교생활은 어떤지’ 보다 ‘성적’을, ‘내가 원하는 것’ 보다 ‘사회적 잣대’를, ‘힘들다는 고백’에 공감하기보다 ‘참고 버티라’는 질책과 독려를 쏟아내는 어른들 앞에서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닫는다. 그렇게 부모와의 정서적 관계, 교사와의 정서적 관계는 단절된다. 자식에게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해주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종거리며 일하고, 부족한 것 없이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지만, 정서적으로는 더 멀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다. # ‘꿈 고문’과 함께 무너지는 자신감 ‘자신이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모르겠다’며 상담실에서 소리죽여 우는 아이들을 자주 만난다. 공부도 못하고, 잘하는 것도 없는 자신을 한없이 깎아내린다. 우리나라에서 공부를 포기하려면 ‘빼어나게’ 잘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야속하게도 대부분의 아이는 평범하기 짝이 없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발견되지 않은 영재끼’는 아이들을 끝없이 무너뜨린다. 가뜩이나 불안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향해 어른들은 ‘꿈이 뭐냐’고 자꾸 묻는다. 우물쭈물 거리면 회심의 일격을 날린다. ‘아직까지 꿈도 없어서, 뭘 해 먹고 살 거냐?’고. 어른들의 ‘꿈 고문’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아직 사회생활을 해본 적도 없고, 전문적인 기술을 배워본 적도 없으며, 다양한 경험을 해본 적도 없는 아이들을 현실의 벽 앞에서 주저앉게 한다. 청소년 시기는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시기이지, 완성된 자신을 발견하는 시기가 아니다. 어쩌면 아직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자신의 미래가 두렵고, 혼란스럽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런 아이들을 향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지도 않고 포기부터 한다’며 혼내면 아이들은 할 말이 없다. 그냥 답답할 뿐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다 큰 척하지만, 사실 아직 어리다. 모르는 것 투성이다. 충분한 잠재력은 있지만, 아직 능력 밖의 일이다. 그래서 어른들의 힘이 필요하다. # 사라진 정서적 쉼터, 어디 하나 마음 둘 곳이 없는 아이들 과거에는 대부분 집에 엄마가 있었다. 학교생활은 어땠는지 묻고, 혼내고, 잔소리해댔다. 친구 같지는 않았지만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각오가 되어있는 아빠도 있었다. ‘나’를 기억하고, ‘나의 안부’를 묻던 이웃집 아줌마와 동네 슈퍼 아저씨, 학교 앞 문방구와 분식집 등 일상생활 곳곳에 ‘의미 있는 공간’이 존재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적 관계맺음’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정서적 쉼터’였다.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전문매장이 들어찬 요즘, 아이들의 오프라인 세상은 한없이 작아졌다. 아이들이 갈 곳이라고는 기껏해야 코인노래방과 PC방, 편의점뿐. 그나마도 정서적으로 기댈 공간은 아니다. 마음 둘 곳이 사라진 아이들은 스마트폰 속에 정서적 쉼터를 마련하기 시작했다. 일상생활을 업로드하자마자 달리는 댓글에 위로받고, ‘좋아요’ 숫자와 리트윗 횟수로 존재감을 확인한다. 다양한 SNS로 친구들과 소통하며 일상의 소소함을 즐긴다. 그러니 손에서 스마트폰을 뗄 수 없다. 아이들에게서 스마트폰을 빼앗는다는 것은 ‘세상 전부’를 빼앗는다는 것과 같다. 온라인 속 관계마저도 단절되면, 마음 붙일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정서적 쉼터의 상실보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 속 세상의 관계맺음이다. 본인과 비슷한 생각을 지닌 사람들로 이루어진, 어쩌면 다양한 사람들의 모임이라기보다 자신의 복제판일 수도 있는 ‘유유상종의 집단’ 속에서 아이들은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는 인지구조가 형성된다. 사고체계는 점점 협소해지고, 편협해지며, 혐오감정으로 치닫는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배제한다. 친구의 상황을 공감하려 하기보다 자신의 상황을 강요한다. 공감, 이해, 배려, 나눔… 등을 머리로는 아는데, 정서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감정을 제어해줄 어른다운 어른이 그 세계엔 없다. 심지어 ‘신조어’로 소통하는 그들의 언어조차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다. 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이해받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 슬프고 절망적인 일이다. ‘누군가 한 명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상담실을 찾아왔다는 아이들의 얼굴에선 간절함이 느껴진다. 아이의 고단함을 공감해준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먹고 사는 일’이 우선순위였던 어른 세대는 마음을 챙기며 살지 못했다. 성과·성공·결과물이 중요할 뿐 개인의 감정이나 욕구, 의미 따위는 ‘사치스러운’ 감정으로 여겼다. 하지만 기본적인 욕구가 부족해 본 적이 없는 요즘 아이들은 감정에 민감하고 예민하다. 마음을 알아주지 않으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인정욕구’와 ‘동기부여’가 그 어느 세대보다 중요하다. 집도, 학교도 모두 마음 둘 곳이 없다는 아이들의 고백을 그저 철없는 어리광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자세히 들여다보려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 ”뭐가 힘드냐?”가 아니라 “지금도 잘하고 있다” 인정은 아이들을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결과가 아닌 과정을 인정해주는 것은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와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준다. 힘들다고 말하는 아이에게 “네가 뭐가 힘드니?” 대신 “지금도 잘하고 있다”라고 말해주자. 무엇하나 확실한 것 없는 이 세상에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지 불안해하는 지금, “괜찮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어른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는 자신이 틀리지 않았음을 인정받는 최고의 위로이다. # “넌 틀리지 않았어. 노력도 때론 배신할 수 있단다” 열심히 했지만 성과가 없을 때 우리는 힘이 빠진다. 실패 경험이 반복되면 시작하는 것조차 겁이나 쉽게 포기하게 된다. 트라우마는 삶을 뒤흔들 만큼의 큰 사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반복되는 부정적 경험은 고스란히 아이들이 마음속에 엉겨 붙어 ‘스몰 트라우마’로 남는다. 자신감은 떨어지고, 무기력해지며, 현재의 삶을 불만족스럽게 한다.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결과에 실망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네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니까”라고 말하는 대신 “노력도 배신할 때가 있다”고 얘기해주자. 어른들보다 더 상심이 클 아이들의 마음을 챙겨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그래야 지금이 노력이 ‘다음’을 준비하는 밑거름으로 사용될 수 있다. 더불어 노력하는 과정 자체를 인정해주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는지 깨닫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알려준다면 아이들은 더 성숙해질 수 있다. 그 어떤 행동도 의미 없는 행동은 없기 때문이다. 마음을 빨리 알아채야 하는 직업임에도 가끔 벅찰 때가 많다. 그만큼 아이들의 ‘힘듦’은 아이들 숫자만큼 많고, 고단하다. 우리학교 아이들을 만나면서 ‘딸내미’에게 한 말과 행동을 반성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키다리 아줌마’가 되길 소망하지만, 여전히 ‘잔소리 대마왕 아줌마’인 듯싶다.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
학교가 학생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징계는 퇴학이다. 퇴학은 의무교육과정인 초·중학교는 허용되지 않고 고등학교에서만 허용된다. 하지만 퇴학처분을 받은 학생이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은 “학생의 신분관계를 소멸시키는 퇴학처분은 징계의 종류 중 가장 가혹한 처분으로서 학생의 학습권 및 직업선택의 가능성을 제한할 수 있는 중대한 처분이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학생 신분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교육상 필요와 학내질서 유지라는 징계목적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합리하다고 인정될 수 있을 정도로 중한 징계 사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이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행실을 고칠 가능성이 없어 다른 징계 수단으로는 징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판시하면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대부분 취소를 한다. 이에 학교가 학생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높은 징계는 현실적으로는 전학이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제17조 제1항 제8호,「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제18조 제1항 제6호에는 처분의 이름이 ‘전학’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학생이나 학부모는 징계로 받는 전학을 ‘강제 전학’, ‘강전’이라고 부른다. 징계 전학이 아닌 일반적인 전학은 거주지 이전을 할 때 학생 측이 관련서류(등본 등)를 제출하면서 신청하여 절차가 진행된다. 징계 전학이 도입되고 나서 초창기에는 징계 전학이 이행되는 과정에서 학생이 등본을 제출하고 서류에 서명을 해야 배정이 되고 전학이 이루어졌다. 이러다 보니 징계 전학을 거부하는 학생 측에서는 등본을 제출하지 않거나 서명을 하지 않아 전학이 집행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다. 이에 징계로 인한 전학은 강제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등본 등 별도 서류를 받지 말고 자동으로 학적을 옮기라는 교육부 지침이 나왔고, 이것을 언론에서 ‘강제 전학’이라고 표현하면서 징계 전학은 통상적으로 ‘강제 전학’으로 불리게 됐다. 1. 징계 전학의 형식적 요건 징계 전학을 할 수 있는 형식적(법적인) 요건은 학교폭력은「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 고시」별표에 따른 누적 점수가 16점 이상이 되거나 심의위원회 과반수가 찬성하는 경우이다. 위 별표는 ①학교폭력의 심각성, ②학교폭력의 지속성, ③학교폭력의 고성의, ④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⑤화해 정도를 0점부터 4점까지 점수를 주게 되어 있다. 누적 점수는 최대 20점까지인데 16점 이상이면 전학 또는 퇴학처분이 가능하다. 또는 점수는 16점이 되지 않더라도 심의원회회가 선도 가능성 및 피해학생 보호를 고려하여 출석위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전학이 가능하다. 교육활동 침해행위(통상 ‘교권침해’라고 함)로 인한 징계 전학은 요건이 조금 복잡하다. 「교육활동 침해행위 고시」별표에 따른 누적 점수가 17점 이상이면 전학이 가능한데, 피해교원이 임신하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1단계 가중하여 전학을 할 수 있다. 또한 전학은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출석정지 또는 학급교체 처분을 받은 학생이 재발하는 경우에만 가능한데, 예외적으로 상해와 폭행, 성폭력 범죄의 경우에는 최초 발생한 사안이라도 전학을 할 수 있다. 2. 징계 전학의 실질적 요건 징계 전학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법에서 정한 요건 이외에 불가피한 사유가 인정되어야 한다. 불가피한 사유는 ①교육환경 변화 필요성, ② 피해학생(교원)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이다. 교육환경 변화 필요성은 학교가 해당 학생을 선도하기 위하여 모든 노력을 다하였으나 학생이 개전의 가능성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제31조 제2항은 ‘학교의장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징계를 할 때에는 학생의 인격이 존중되는 교육적인 방법으로 하여야 하며, 그 사유의 경중에 따라 징계의 종류를 단계별로 적용하여 학생에게 개전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라는 규정이 있다. 이는 학교가 처음부터 센 징계를 하지 말고 약한 징계를 하여 개전의 기회를 주라는 의미이다. 「학교폭력예방법」이나 「교육활동보호법」에는 징계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라는 위와 같은 명시적인 규정은 없으나 징계는 교육적인 목적 즉, 선도를 위하여 하는 것이므로 단계적 징계는 학생징계의 대원칙이다. 따라서 학교가 학생을 선도하고 지도하기 위하여 단계적 징계를 포함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였으나, 학생 선도가 되지 않으면 그때는 징계 전학이 정당화될 수 있다. 하지만 학교가 문제학생을 지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손쉽게 다른 학교로 보내려고 징계 전학을 한다면 이는 선도가 아닌 ‘폭탄 돌리기’이므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취소될 수 있다. 두 번째 피해학생(교원)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는 학교폭력 또는 교육활동 침해의 정도가 매우 심하고, 서로 화해가 되지 않아 피해학생(피해교원)의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가해학생의 전학이 불가피한 경우를 말한다. 이는 단순히 피해학생(피해교원)이 함께 있기 싫다거나, 화해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고, 침해의 정도가 매우 심해 누가 보더라도 가해자가 옮기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단순히 피해학생이나 피해교원이 원한다고 하여 경미한 수준의 학교폭력 또는 교육활동 침해행위인데 전학을 한다면 이 역시 소송이 제기됐을 때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취소될 수 있다. 3. 징계 전학 판례 가. 수원지방법원 2019구합69842 전학처분 등 취소 사실관계 ● 2019. 6. 10. 월요일 점심시간 13시경 원고와 피해학생이 학교 본관과 별관 사이 주차장에서 이야기하다가 원고가 피해학생에게 겁을 주면서 벽으로 밀쳤고 피해학생의 뺨을 때린 듯한 모습을 보임. ● 이를 보고 주변에 있던 학생들이 달려와 둘을 말렸고 학교 3층 매점 쪽 창가에 있던 학생들과 본교 교사가 이를 목격하여 두 학생을 학생인권안전부로 가게 함. ● 피해학생의 얼굴 왼쪽 구레나룻 쪽에 0.5cm 정도 긁힌 상처와 목덜미에 붉은 자국이 군데군데 부어올라 있는 것이 발견되었고 사안 조사를 하였으나 서로 장난이었을 뿐 때리거나 맞지 않았다고 끝까지 진술함. ● 하지만 CCTV 영상 확인 결과 원고가 세 차례 정도 피해학생을 때리는 장면이 포착되었고, 관련 학생 모두 지속적인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남에 따라 학교폭력임이 인정되어 전학 조치를 내리게 됨. 판단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 중 전학처분은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 및 교육 등의 공익 목적에 비하여 원고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과도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부분 전학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① 원고는 피해학생과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이로 이 사건 당시 화를 주체하지 못한 채 우발적으로 피해학생을 때린 측면이 커 보인다. 원고가 피해학생이나 다른 학생들에게 계속적·반복적으로 학교폭력이나 괴롭힘을 가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피해학생 역시 그동안 원고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② 원고와 피해학생은 사건 발생 당일 서로 화해하였고, 피해학생과 그 어머니는 지금까지도 원고에 대하여 악감정이 없음을 강조하며 원고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 이러한 피해학생과 그 어머니의 의사는 진정한 것으로 보인다. ③ 세부기준 고시 [별표]에 따라 이 사건 학교폭력의 심각성과 고의성을 ‘높음’ 또는 ‘매우 높음’으로 판정하고, 전학처분 당시의 원고의 반성 정도 역시 ‘없음’ 또는 ‘낮음’으로 판정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학교폭력의 지속성이 인정되지 않고 당사자 사이의 화해 역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위 [별표]에 따른 원고에 대한 판정 점수 합계가 전학처분의 기준이 되는 16점 이상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다(이 사건 자치위원회는 구체적인 판정 점수 부여 내역과 그 합산 점수를 밝히지는 않았다). 또한 원고가 평소 학교폭력이나 그 밖에 비행을 저지른 적이 있는 등 선도 가능성이 낮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원고와 피해학생이 이미 화해한 상태였다는 점에서 위[별표]의 부가적 판단요소에 따라 선도 가능성 및 피해학생의 보호를 고려하여 원고에 대한 조치를 가중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서울행정법원 2017구합1803 전학처분취소 사실관계 ① A, B는 2016. 9. 20. 점심시간에 교실에서 피해학생의 어깨 부위를 주먹으로 폭행하였고, 그중 A가 피해학생을 가격하는 장면을 C가 촬영하여 D, E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하였으며, D는 그 후 다른 곳에 있는 친구 2명에게 위 동영상을 전송함. ② 원고는 2016. 9. 22. 남산과학관 학급체험활동 중 점심시간에 피해학생의 머리에 라면을 뿌리고 폭언과 욕설을 동반하여 주먹과 발로 폭행하였고, 이 상황을 C가 중계하듯 촬영하여 E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함. ③ 위 학교폭력을 행사하였다는 이유로 원고 등 5인에 대하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었고, 원고는 전학처분을 받음 판단 이 사건 처분은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 및 교육 등 공익 목적에 비하여 원고의 불이익이 지나치게 과도하여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교육전문가인 학교의 장이 교육목적과 내부질서 유지를 위하여 징계조치한 것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하나, 징계사유와 징계조치 사이에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적절한 균형이 요구되므로 피고의 징계조치도 그 한도에서 재량권의 한계가 있다. 피고는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모두를 지도 · 교육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피해학생을 보호하여 더 이상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가해학생을 선도 · 교육하여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와 같은 가해학생에 대해서도 인격적으로 성숙해 가는 과정에 있는 학생임을 감안하여 최대한 교육적인 방법으로 선도할 책무가 있다. ② 원고가 행한 학교폭력과 피해학생이 입은 신체적 · 정신적 피해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으나, 당시 원고가 아직 사리분별이 미숙한 중학교 1학년 학생이었는바 원고가 교정이 불가능한 학생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가 적절한 방법으로 원고를 교육하고 선도해 나간다면 원고가 성숙한 인격을 갖춘 학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③ 원고도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고, 원고의 부모도 원고를 잘 지도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으며, 피해학생의 부모도 원고가 피해학생과 친구로서 학교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④ 이 사건 처분은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이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로 규정하고 있는 9가지 조치 중 두 번째로 무거운 조치로서 의무교육과정에서는 가장 무거운 조치인데, 위 조항은 그보다 가벼운 조치로 제7호의 학급교체 등을 규정하고 있으며, 위와 같은 조치를 하더라도 가해학생인 원고를 선도하고 교육하고자 하는 「학교폭력예방법」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원고는 출석정지 5일의 조치를 받았고 그에 따라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3항 소정의 교육감이 정한 기관에서 특별교육 40시간도 이수하였다. ⑤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 고시에 의한 판단 점수에 관하여 원고는 18점, A는 17점, B는 19점이었는데, 원고와 위 점수가 비슷하거나 원고보다 위 점수가 더 높은 A, B는 최초 이 사건 자치위원회에서 전학 조치를 받았다가 재심절차에서 학급교체 조치로 감경되었는바, A, B와의 조치상의 형평이 고려되어야 한다. 다. 서울행정법원 2015구합76957 전학처분취소청구의 소 사실관계 ① 원고는 A, B와 함께 2015. 7. 4. 20:45경 ○○고등학교 2층 식당 앞 파라솔에 앉아 있었고, 피해학생은 그 옆에서 줄넘기를 하고 있었다. 피해학생이 자신들 옆에서 줄넘기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원고는 ‘줄넘기 잘한다’며 비꼬듯 말했고, 이에 피해학생은 원고에게 ‘왜 지랄이야. 돼지새끼’라고 욕설을 하였다. 그 후 원고가 피해학생의 팔을 붙잡자 피해학생이 팔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서로 넘어졌고, 원고가 넘어진 피해학생의 몸 위로 올라가 주먹으로 피해학생의 얼굴을 폭행하여 피해학생에게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폐쇄성 비골 골절, 기타 머리 부분의 열린 상처 등을 가하였다. ② 주위에 있던 학생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였고, 원고와 피해학생은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원고 측은 피해학생 측과 합의를 시도했으나 잘 되지 않자 피해학생을 모욕・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다. ③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은 2015. 9. 30. 피해학생이 ‘양손으로 원고를 밀어 바닥으로 넘어뜨려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좌측 슬관절부 타박상 및 열상 등을 가하였다’는 혐의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하여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나, “왜 지랄이야, 돼지새끼”라고 욕설하여 원고를 공연히 모욕하였다는 피의사실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고, 원고가 피해학생에게 상해를 가하였다는 피의사실에 대하여 서울가정법원에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하였다. ④ 이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어 원고에게 전학처분이 내려졌다. 판단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교육 및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을 통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하려는 「학교폭력예방법」의 입법취지 등을 고려할 때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정한 대처가 불가피하다. ② 이 사건 학교폭력은 줄넘기를 하고 있던 피해학생에게 원고가 시비를 건 것이 발단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말싸움에 그치지 않고 폭력으로 나아갔으며, 쓰러져 있는 피해학생의 얼굴을 발로 가격하여 피해학생의 코뼈가 부러지고, 얼굴이 찢어져 흉터가 남게 되는 중한 결과를 낳았다. 그럼에도 원고와 원고의 부모는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거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아니라 목격학생에게 유리한 진술을 부탁하고 피해자를 고소하는 등 현명하지 못한 비교육적 · 감정적 대처로 사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③ 더욱이 원고는 이 사건 학교폭력 직전에도 체육관 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하였다가 선도위원회로부터 사회봉사 5일의 처분을 받아 그 처분이행이 예정된 상태였음에도 근신하지 않고 이 사건 학교폭력을 일으켰다. ④ 이 사건 학교폭력 이후에도 원고와 피해자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서로 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져 있는 상태이고, ○○고등학교의 건물구조 상 같은 학년의 교실이 한 층에 배치되어 있어 원고와 피해자를 격리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불상사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전학 조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징계 전학은 문제학생을 다른 학교로 보냄으로써 본교의 내부질서 유지, 면학분위기 조성, 엄격한 생활지도를 위한 손쉬운 수단이다. 하지만 해당 학생을 받는 학교는 전혀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며, 새로운 학교에서 조금이라도 문제를 일으키면 다시 전학이 반복되는 폐단을 낳는다. 징계 전학은 결국 학교 전체로 볼 때는 제로섬 게임이며 대증적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따라서 학교는 학생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고 선도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1, 징계 전학은 최후의 수단으로 불기피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징계 전학이 ‘전가의 보도’처럼 남발된다면 결국 그 피해는 학교에 돌아갈 것이다.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모든 사람이 같아 보이지만 남자와 여자, 어른과 아이는 다르다. 동양인과 서양인은 다르고, 부자와 빈자의 삶은 디킨스의 표현처럼 믿을 수 없이 다르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윤리적 정초에도 흑인과 백인의 갈등은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COVID-19 시대를 맞아 21세기 경제의 패러다임으로 간주되었던 아웃소싱, 공유경제, 경제블록 등의 사회체제 대신 각자도생의 시대가 다시 열린 것처럼 보인다. 온라인 시대를 맞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더 단절되는 것처럼 보이고, 서로를 이해하기에 물리적 공간 자체가 부족해지는 인상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의 교육은 어떻게 될 것인가. 서로를 헤아리고 이해하는 능력 없이 과연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온라인 수업이 정보전달 수준을 넘어서 진정한 교육이 되려면 무엇을 추구해야 할 것인가. 인간의 보편적 감정인 ‘사랑’을 표현한 여류시인, 사포 공감(sympathein)은 같은 것을 겪고 느낀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서로가 온전히 같은 것을 겪을 수는 없다. 남자와 여자는 인간이라는 종의 측면에서는 동일하지만, 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상이하다. 그런 면에서 남자는 온전히 여자를 이해할 수 없고, 여자는 남자를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여자가 남자보다 더 사내다움을 헤아릴 수 있다. 사포(Sappho)는 여류 시인이다. 여성들의 사회적 역할이 제한되어 있던 시대에 여성의 작품이 남아있는 것은 당대부터 대단한 재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사포는 사랑을 주제로 많은 시를 남겼다. 사랑의 감정은 누구에게나 보편적이다. 언제 어느 때나 그의 시를 읽더라도 어색하지 않다. 산속 떡갈나무를 휘몰아치는 / 폭풍처럼 사랑은 / 내 마음을 흔들어 놓네. - 사포, 사랑의 폭풍 사포의 감정에 가슴이 울리는 경험을 부정하는 것은 어색하다. 남자라고 해서 여자의 시를 읽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여자라 해서 남자의 노래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의 감정은 남자의 내면에는 여성성이 있고 여자의 내면에는 남성성이 있다.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남자가 적극적이고 여자가 소극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남자가 여자가 되고, 여자가 남자가 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사랑을 표현하는 데 생물학적 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때 나는 아름다운 처녀를 보며 말했지. 네가 늙으면 / 우리 젊어 함께 지낸 그 화려했던 많은 날들을 / 기억할 수 있을까? (중략) - 사포, 이별 사포는 레스보스(Lesbos)섬에서 살았고, 동성 여인들을 사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과 사람 간의 사랑이 성에 따라 달라질 것처럼 느껴지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음을 사포는 보여준다.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겪어봐야만 아는 것은 아니다. 대단한 통찰력과 지혜가 드러나기도 하고, 아이들의 무심함이 어른들의 복잡한 생각을 넘어서기도 한다. (중략) 키프리스여, / 고통의 늪에 빠진 저를 보시고 구해줄 수 있다면 / 제게 말하십시오. 망설이지 말고. 제가 사랑을 위해 인내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 사포, 아프로디테의 송가 사포는 서정의 방식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지혜를 보여준다. 그것은 철학의 형태와는 거리가 멀다. 칼카스나 테이레시아스와 같은 예언자의 권위에도 의존하지 않는다. 사포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의 힘으로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전한다. 사포의 시는 단순히 동성 간의 사랑을 그린 것으로 치부될 것은 아니다. 시인의 재주는 읽는 사람이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는 감정을 끄집어내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데 있다. 플라톤이 사포를 10번째 뮤즈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촌철살인의 한방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낸 아르킬로코스 사포가 사랑의 감정을 노래한다면, 아르킬로코스는 촌철살인의 한방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낸다. 평범한 군인이자 시인이었던 아르킬로코스는 귀족들의 세계관을 조롱하고, 자신에게 파혼의 모욕을 줬던 귀족 리캄베스를 시를 써서 복수한다. 아르킬로코스에게는 호메로스 헤시오도스가 보여줬던 영웅 중심의 세계관도 보이지 않는다. (중략) 잘 가져가라 해. / 다시 더 좋은 것을 구하면 되지 뭐. - 아르킬로코스, 방패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전투에서 등을 돌리고 도망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겨진다. 스파르타의 어머니들이 전투를 떠나는 아들들에게 ‘차라리 방패에 누워서 돌아오라’고 말했던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아르킬로코스는 고대인들 역시 자신들의 목숨을 소중히 생각했음을 보여준다. 고대인들의 모습이 근대인들과 의외로 다르지 않았음을 느끼게 한다. 죽고 나면, 어떤 사람도 / 주변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칭송을 얻지 못한다. 우리 모두는 살아 있는 동안 / 살아있는 다른 사람들과 호의를 주고받을 뿐이다. 죽은 자는 가장 나쁜 것을 받을 뿐이다. - 아르킬로코스, 죽음 이후 명예는 기본적으로 평판(doxa)이다. 그 평판은 평판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대대로 전승해서 내려주어야 하는 것이니, 실제로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당연하게 이 평판은 사람들이 공통의 가치관을 지속적으로 전승해야 유지된다. 하지만 그런 일이 쉽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늘 그렇듯이 평판은 내가 어떤 삶을 사느냐와는 별개로 다른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인간의 삶에서 유일하게 가능한 것은 내 마음과 감정을 컨트롤하는 것일 뿐이다. 오, 가슴이여, 나의 가슴이여, 감당할 수 없는 불행으로 심하게 상처 입었구나. 어서 일어나 너의 적들을 똑바로 보고 싸워라. 꿋꿋하게 서서 너를 둘러싼 그들을 맹렬하게 쫓아 보내라. 승리한다 해도 너무 드러내놓고 자랑하지 말고 패배한다 해도 집안에 틀어박혀 비탄에 빠지지 마라. 행운에서 얻는 기쁨, 고통에서 얻는 슬픔에 중용을 지켜라. - 아르킬로코스, 중용 인간의 삶에서 과연 중요하다고 여길 만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게 많지 않다. 부와 명예는 대표적인 기준이 되지만, 그것 또한 삶에서 결정적인 것은 아니다. 아르킬로코스는 생존을 제일 중요한 것으로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시를 봐서는 또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은 무엇을 목표로 살고 있는가. 그 판단의 기준은 무엇인가? 무엇을 가장 훌륭한 교육으로 삼아야 하는가.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우리는 쉽게 말하기 어렵다. 사람의 태도는 그가 무엇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지. - 아르킬로코스, 시선 금이 넘치는 기게스 왕의 인생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네. 신이 가진 능력을 부러워하지도 않고 / 왕이 가진 위대함을 열망하지도 않네. 그 모든 것들은 나의 시야 바깥 멀리 있네. - 아르킬로코스, 나의 관심 부와 명예가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내가 부와 명예에 연연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더 불행하게 만든다. 외적조건이 내 삶과 무관하다는 뜻이 아니다. 외적조건은 분명 내 삶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외적조건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또 다른 불행을 낳는다. 아르킬로코스의 호기로움은 돈이나 명예를 부러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나 자신의 삶에 대해 최소한의 기준과 원칙, 그리고 애정과 자존감을 가지고 있어야 함을 시사한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서 온라인에 의존하는 교육환경의 변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면수업으로의 복귀를 원하는 교사들과는 달리 학생들은 훨씬 더 빠르게 온라인에 의존하고, 오프라인의 변화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여러 이유 때문에 교사와 학생의 접점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정적 감성을 통해 우리는 심리적 거리두기를 극복하고 같은 길을 함께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온라인 매체가 교육공간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한다면, 서정시는 교육공간의 심리적 거리를 회복하는 데 유용할 것이다.
십 대를 위한 쓰담쓰담 마음 카페 (김은재 지음, 사계절 펴냄, 296쪽, 1만4800원) 현직 교사로 청소년의 ‘진로, 공부, 독서, 관계, 연애, 자존감’을 주제로 활발한 강연활동을 하고 있는 저자가 십 대라면 누구나 겪을 만한 고민과 그 고민에 대한 따뜻한 힐링과 시원한 코칭을 담았다.
지금까지 이런 수학은 없었다 (이성진 지음, 해나무 펴냄, 276쪽, 1만5000원) 한때 ‘수포자’였던 현직 수학교사가 10년에 걸쳐 발견한 중학 수학의 새로운 접근법을 소개한 책.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개념을 쉽게 설명하고, 자신만의 창의적인 풀이를 이끌어내도록 유도한다.
국제 바칼로레아 IB가 답이다 (김나윤 · 강유경 지음, 라온북 펴냄, 267쪽, 1만5000원) 최근 국내에 관심을 끌고 있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교육과정의 장점은 무엇일까? 해외 국제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가 IB 교육과정의 모든 것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