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98,723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상세검색우리 반 아이들과 가을 소풍을 갔던 가을 동산에서 모과를 주워 왔다. 바닥에 떨어져서 귀퉁이가 깨진 모과 한 알, 설익은 꼭지가 약해서 어미나무에서 버티지 못한 꼬마 모과두 알을 귀한 보물처럼 데리고 오면서 모과의 향기에 푹 빠진 것이다. 과일 열매임은 분명하건만 과일 대접을 받긴 어려운 외모를 지닌 모과는 슬픔을 안으로 삭여서 오래 가는 향기로 살고 싶었던 걸까. 사람이건 과일이건 꽃이건 간에 겉모습이 첫 인상을 좌우하는 세상 속에서 모과 같은 사람은 그 진정성을 인정 받으려면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모과는 M을 닮았다. M은 30여 년 전 학교의 후배이다. 그는 내 인생의 멘토이기도 하다. 가난을 딛고 홀로 서서 사막 같은 배움의 길 위에서 앎에 목말라하던 내 갈증을 기꺼이 풀어준 은인이기도 한 M. 배고픈 사람만이 배고픈 자를 알아주듯, 가난했던 그는 내 설움의 깊이를 침묵으로 이해해 주었고 가르침을 마다하지 않았다. 가난한 학생이라는 공통점과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젊은이였다는 점에서 마음이 통했던 내 영적인 친구였다. 그러나 그의 외모는 세상의 눈으로 보기에는 모과의 얼굴에 가까웠다. 어쩌면 그의 깨끗하고 맑은 영혼을 감추지 않으면 상처로 버틸 수 없었기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가끔 천사의 얼굴은 모과를 닮았을 거라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 두꺼비 등처럼 울퉁불퉁한 몸, 거북이 등처럼 단단한 껍질, 비바람에 찢기고 할퀸 상처를 안고 가을문 지방에서 어미에게 떨어져 나온 어느 가을 아침. 마침내 땅에 곤두박질치던 순간 찢어진 입술을 했건만 향기로 말하는 모과. 모과는 마음으로 보아야 보이는 열매이다. 세상의 잣대로 보아서는 과일 축에도 끼지 못한다. 반질반질하고 때깔 곱고 예쁜 과일에 익숙한 눈에는 결코 눈에 차지 않지만 그가 가진 장점은 99가지를 넘는다고 한다. 모과의 몸에서는 백합꽃의 향기가 난다. 꽃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백합꽃의 향기를 지닌 모과 같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저 같은 공간에서 숨 쉬는 것만으로도 콧구멍이 커지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천연의 향수를 지닌 사람 말이다. 상처가 많을수록, 찍힌 자국이 클수록 모과에게선 향이 더 진하다. 세월에 부대낀 흔적마다 범접할 수 없는 고매한 인품을 지닌 모과는 눈을 겸손하게 하고 코를 안심시켜 평온을 선물하는 귀한 재주를 가졌다. 모과는 침묵으로 나를 부르고 향긋한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내 영혼을 씻겨주며 겉모습에 시간을 빼앗기는 나를 부끄럽게 한다. 그저 같은 하늘 그 어딘 가에서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위안을 주는 검박하고 못 생긴 내 친구 M을 너무 많이 닮은, 영혼이 맑고 아름다운 모과 세 알이 이 가을 내내 우리 반 교실 창가에 앉아서 그리운 옛 친구를 생각할 것 같다. 오랜 시간 동안 잊혀진 이름으로 서로 다른 공간에서 교직의 길을 걷고 있는 친구가 그리운 계절이다. 아픔을 공유한 사람들에게서는 모과 향기가 난다. 아니, 서로의 향기를 멀리서도 느낄 수 있다. 아침마다 교실에 들어서는 우리 반 아이들은, "선생님, 모과 향기가 참 좋아요!" "그래, 너희들에게서도 그렇게 좋은 향기가 난단다. 우리 모두 모과처럼 아름다운 마음씨를 갖도록 오늘도 좋은 책부터 읽어볼까?" 이제는 열매맺기에 들어간 나팔꽃 아래에서 접시 위에 누워서 향기로 말하는 모과 세 알이 마지막 가는 가을 님을 붙잡고 긴 겨울잠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내 9개 외국어고의 2009학년도 신입생 모집 경쟁률이 평균 6.7대 1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은 11일 도내 9개 외고의 내년도 전형원서 집수를 마감한 결과 총 2천953명 모집에 1만9천776명이 지원해 2008학년도의 평균 경쟁률 8.6대 1보다 낮아졌다고 밝혔다. 학교별로는 지난해 시험지 유출로 홍역을 치른 김포외고가 15.6대 1로 가장 높고 외대부속 외고(7.7대1), 수원외고(7.3대1), 안양외고(7.2대1), 과천외고(6.3대1), 동두천외고(5.3대1), 명지외고(5.1대1), 고양외고(4.9대1), 성남외고(3.8대1) 순이다. 함께 원서를 접수한 청심국제고는 1.2대 1로 전년도의 3.3대 1보다 크게 낮아졌고 경기과학고와 경기북과학고는 각각 2.5대 1과 3.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 특목고는 15일 학업적성검사로 전형을 실시한 뒤 19일 이전에 학교별로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사장님, 지난번 주문한 책이 왔습니까?" 퇴근 후,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 듯 습관적으로 가는 곳은 시골 읍내의 작은 서점입니다. 인터넷 주문도 가능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아직도 나는 내 발로 걸어가서 책 냄새를 맡으며 책을 고르고 주문하는 내밀한 기쁨을 사랑합니다. 이제는 돋보기를 써야 편안하게 눈에 들어오는 활자들이지만 책을 볼 수 있다는 기쁨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지천명을 넘어 삶의 이치를 터득하며 완급을 조절하며 살아갈 수 있는 자세를 얻게 해 주는 것은 책입니다. 그러니 책이 없는 세상은 암흑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즈음 즐겨보는 책은 고전에서 발견한 삶의 지혜입니다. 한꺼번에 읽기보다는 소금처럼 꼭 필요한 분량만 섭취하는 책입니다. 다른 책을 읽기 전에 마음가짐을 준비하는 책입니다.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촌철살인의 명문장들이 잠든 영혼을 일깨우기 때문입니다. 남편의 저녁식사를 위해 부지런히 부엌일을 마치고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다음, 도서관 전용 책가방을 메고 강진도서관에 들어가면 나의 행복한 시간이 시작됩니다. 독서노트에 읽기 시작한 시각, 쪽수를 적고 인상적인부분을 꼼꼼하게 메모로 남기는 일도 잊지 않습니다. 가난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독학할 수 있었던 힘도 책 덕분입니다. 주경야독하며 통신강의록 한 권에 의지해서 고등학교 졸업자격 검정고시를 합격하며 나를 일어서게 했던 스승은 곧 책이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참고서를 혼자 배우던 절박함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나에게 책은 내 인생의 스승이자 지침서입니다. 한 끼 밥은 먹지 않아도 견딜 수 있지만 하루 독서를 하지 않으면 금세 빛을 잃고 시들해지는 정신을 만나기 때문입니다. 이제 나는 비무장지대에서 군 생활을 마치고 대학에 복학한 아들이 멀리 서울에서,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마음의 눈으로 지켜보며 나도 함께 책을 읽으며 마음을 보탭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몸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도서관이라는 공간에서 지혜를 닦는 아들과 마음으로 만나는 퇴근 후 도서실에서 만나는 책 한 권.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 수학 문제와 홀로 싸워야 했던 책 읽기가 아니라 읽고 싶은 책을 사서 읽는 행복한 책 읽기. 하루 세 끼 식사를 하듯 3 권을 읽지는 못하고 한 권씩 읽어내면 밤하늘의 별님과 달님을 친구삼아 집으로 돌아가는 밤길도 행복한 가을밤입니다. 직업전선에서 은퇴하는 그날부터 가장 하고 싶은 일은 하루 3권 책 읽기입니다. 책을 내 인생의 반려자로 삼아 부모 노릇, 선생 노릇하느라 수십 년간 무디어진 영혼을 닦으며 살 수 있는 그 날을 즐겁게 기다리며 살고 싶습니다. 가을에는 온 세상이 책입니다. 단풍잎은 나무의 책이요, 드높은 가을 하늘은 창조주의 책입니다. 하늘과 땅의 책들이 넘치고 위대한 영혼들이 남긴 책들이 풍성한 가을은 힘든 세상을 이겨낼 피난처이자 최고의 친구입니다. 나도 나무들처럼 빈 가지로 돌아갈 날을 재며 내 인생의 책장에 남길 단어를 고르며 오늘 하루를 엮어야겠습니다.
수시합격생 수능 응시료 환급해줘야 마땅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3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일선학교 고3 교실은 마지막까지 한 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아이들은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매년 느끼는바, 수시 합격자의 수능 응시 여부가 문제시되고 있다. 사실 수시모집 1차에 합격한 학생들은 수능 원서 접수 이전에 당락이 결정되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수시모집 2-1에 지원한 학생의 경우, 합격자 발표일이 수능 응시원서 접수 마감일(9.1~9.17) 이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만에 하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능 원서를 써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본교의 경우,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대부분의 학생이 수시모집에 합격하여 올해 3학년 재적 학생(293명) 중 최종 원서를 접수한 학생이 205명(재수생 포함)으로 집계되었다. 그러나 이들 학생 중 많은 학생이 수시 모집 2차에 합격하여 실질적으로 수능시험을 치러야 할 학생 수는 불과 몇십 명 정도이다. 이에 2학기 수시모집 2차에 최종 합격한 일부 학생들은 수능을 포기하겠다며 수능 응시료에 대한 부당성을 꼬집었다. 그리고 가끔 응시료 환급 건에 대한 질문에 뚜렷하게 내세울 만한 답변을 주지 못하는 것을 보면, 나 또한 이 문제에서 아이들과 생각을 같이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더군다나 학생 개개인이 부담해야 할 수능 응시수수료(3개 영역 이하 3만 7000원, 4개 영역 4만 2000원, 5개 영역 4만 7000원)가 터무니없이 비싸 학부모의 가계에 부담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응시생이 줄고 국고지원이 없다는 이유로 응시료를 비싸게 받을 수밖에 없다는 교육과정평가원의 진술은 구차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전국적으로 수시모집 2차에 최종 합격한 학생들이 결시를 했을 경우, 국고에 환수될 응시료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곧 국가가 학생을 상대로 장사하겠다는 심보가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수시모집 전형에서도 1단계에 떨어진 학생들에게 전형료 몇 퍼센트를 환불해 주는 것을 고려해 볼 때, 국가가 정한 입시 전형일자에 치러진 수시모집에 합격하여 수능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명분이 있는데도 응시료를 환급해 주지 않는 처사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수능 응시료를 환불해 주지 않으려면 아예 수시모집 자체를 폐지하거나 전형일자를 수능원서 접수 이전으로 앞당겨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국가는 전액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응시료 일부라도 환불해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런 부작용을 알면서도 밀어붙이기식의 제도에 피해를 보는 당사자는 결국 수험생과 학부모이라는 사실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 장ㆍ차관을 비롯한 전 직원이 공직사회의 부패를 몰아내기 위한 '청렴서약'에 동참했다. 교과부는 11일 오후 세종로 정부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안병만 장관을 비롯한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청렴서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은 '청렴하고 투명한 업무자세로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국가교육 및 과학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요소임을 인식한다'는 내용의 청렴서약서에 서명하고 이를 장관에게 제출했다. 교과부는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친절ㆍ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한다 ▲창의와 성실로 직무에 임하며 작은 부분에도 최선을 다한다 ▲직위를 이용한 권한 남용, 이권 개입, 알선ㆍ청탁을 하지 않는다 ▲직무수행으로 알게 된 정보로 부당 이익을 도모하지 않는다 ▲청렴한 공직자로서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킨다는 내용의 '클린 MEST(교과부의 영어약칭)인 5대 행동수칙'도 마련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장관 명의로 된 청렴서한문을 교과부 본부 및 산하기관에 전달하고 연말연시를 맞아 교육청 등 각급기관에서 공직기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11일 경기도 성남시 대한교과서를 출발한 문제지가 인천광역시교육청에 도착 관할 경찰서에서 파견된 경찰관 입회 아래 시 교육청 직원들로 구성된 시험지 운반요원들에 의해 고사본부로 옮겨지고 있다. 한편 인천광역시교육청의 경우 수학능력시험 응시생은 재학생 26,837명을 비롯한 졸업생 6,784명과 검정고시 및 기타 711명 등 총 3만4천332명이며 연수고등학교를 비롯한 46개 고사장에서 치러진다.
이른 새벽. 찬 새벽 공기가 상큼하다.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을 어찌할 수 없다. 아내를 졸라 간단한 산행준비를 하고 천황산을 향해 가을소풍을 떠난다. 도심을 벗어나 능동산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지만 어둑어둑 아직 등산로가 보이지 않는다. 동이 틀 때까지 차안에서 잠시 심호흡을 하면서, 문득“앞으로 이 가을을 몇 번 더 맞이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잠긴다. 그리고 지나온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빛바랜 흑백사진이다. 옛날의 흑백 영상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만큼 여기 이 자리에 함께한 순간에 감사하며 절로 고개 숙인다. 가을이 넘어가는 길목에서 마음껏 이 가을을 누리며 오늘 하루도 삶의 보람을 만끽해야지. 어느새 주위가 밝아지면서 옆에 위치한 연수원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학생들의 기상시간이다. 아이들의 카랑카랑한 함성이 정겹다. 덩달아 힘이 솟는다. 동이 트고 희망이 솟는다. 타박타박 가을을 밟으며 우리의 산행도 시작이다. 맑은 가을바람에 밝은 가을 달까지 우릴 반긴다. 발끝에 전해오는 감촉 또한 포근하다. 밤새 놀다간 노루, 토끼 발자국을 밟으며 물씬 산내음에 취한다. 그리고 산정기를 흠뻑 받는다. 마음이 울적하고 세상이 하수상할 땐 무작정 집을 떠나 자연과 소통하며 산길을 걷노라면 세상이 환해지고 가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 가쁘게 쉰 호흡 몇 번을 멈추며 걷다보니 어느새 능동산 정상이다. 한자리 포근하게 앉아 땀방울을 훔치며 배를 깎아 한입 가득 달콤한 향이 온 몸에 잔잔히 퍼진다. 올여름 혹심했던 더위가 이렇게 과일을 맛있게 영글게 했구나. 하지만 자연의 열기만은 아니다. 농민들의 정성과 땀의 결실이다. 황금 들판은 땀의 들판이다. 우린 아무 생각 없이 먹기만 한다. 배 값이 폭락하여 농심을 울리고 있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노동의 열매라야 안락이 참되다는 것을 새삼 되새겨야 할 것이다. 한부분도 버리지 말고 맛있게 먹어야지. 어느새 광활한 억새평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가슴깊이 몰려든다. 그러나 왠지 쓸쓸한 계절의 맛이다. 무언가 허전하고 외로움이 몰려온다. 가을은 남자들에겐 외로움의 계절. 그러나 남자를 슬프게 하는 자연의 이치를 따라야 한다. 뭐든 어떠랴. 고독도 즐기면 약이 되지 않겠는가. 도심에선 가을이라지만 여기 천황산 정상에선 초겨울 바람이 매섭다. 옷이 얇아 냉기가 엄습한다. 서둘러 하산이다. 연수원 가까이 이르니 어린 아이와 손을 잡고서 힘겹게 한 가족이 올라온다. ‘저 아이는 부모를 잘 만나 참 행복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등산은 어른이 됐을 때 인생의 거름이다. 혼자 걷고 뛸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 스스로 한발씩 헤치고 나가며 정상에 오르는 법을 깨우쳐 준다. 자연은 마음의 문을 열게 만들고 아이를 진실하게 만든다. 아이 스스로 길을 찾게 하고, 길을 잘못 들었을 때 돌아오는 법을 배운다. 산을 통해 사는 법을 깨우친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는 어른이든 아이든 모두가 다 배우는 학생이다. 일상이 나날에 푹 빠지다 보면 삶이 뭔지도 모르면서 떠들어 대기만 하지 않는가. 가는 가을의 언저리에 서서, 곱게 물든 잎새하나 고이 주워 윗호주머니에 넣으며 나를 한번 되돌아보는 좋은 선물을 제대로 받을 수 있어 하산길이 가뿐하다. 우리도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한 번 만산홍엽에 파묻히고 싶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각 시도 교육청을 통해 일선 학교에 내려보내던 각종 학교운영 관련 지침 가운데 300여건이 올 연말 한꺼번에 폐지되고 유사 지침과 통합되는 등 대폭 정비된다. 교과부는 불필요한 지침을 정비하고 시도 교육청과 일선 학교의 자율성을 높여준다는 취지로 총 515건의 지침 중 188건을 제외한 327건을 12월31일자로 폐지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번에 폐지되는 지침 327건은 대부분 사업기간 종료, 관련법령 개정, 새 지침 시행 등으로 효력이 없어졌거나 중복된 내용의 지침, 시도 교육청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사무 관련 지침 등이다. 특히 327건 가운데 68%인 224건은 사업기간 종료, 관련법령 개정, 새 지침 시행 등으로 이미 효력이 사라졌음에도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인식돼 불필요한 규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들이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이 중에는 국유재산 결산지침, 학교 정보공개 확대 지침, 공무국외여행 준수지침, 학기 자율화에 따른 교원 인사업무운영 지침, 학교 도서관 활성화 지침, 하절기 공무원 복장 자율화 지침 등이 포함돼 있다. 또 327건 가운데 64건(20%)은 내용이 서로 중복돼 통합할 필요가 있는 지침들이며 나머지 39건(12%)은 폐교재산 활용지침, 안전한 학교만들기 추진계획 등 지방 이양사업 도는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는 업무에 관련된 것들이다. 반면 교과부는 국가수준 기초학력진단 및 학업성취도 평가 기본계획, 특목고 운영 및 입시관련 지침, 자립형 사립고 운영 지침, 초등학교 취학업무 추진계획, 학교 성폭력 예방 대책, 주5일 수업제 시행계획, 교과서 제도개선 및 인정도서 질 관리 방안, 교원정원 관리방안, 교원능력개발평가 관련 지침, 교원 성과급 지급 지침,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지침 등 주요 지침 188건은 존치시키기로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폐지 대상으로 거론되던 것들 가운데 중요한 지침들은 이미 4월에 학교 자율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폐지한 바 있기 때문에 이번 일괄 정비로 학교 현장에 큰 파장이 있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88개 존치 지침은 교과부 홈페이지(www.mest.go.kr)의 행정규칙 게시판에서 볼 수 있으며 12월31일 이후에는 각 시도 교육청 홈페이지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인천지역의 전직 초등학교 교장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지도하기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11일 인천시 남부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교육청 대회의실에서 배상만 교육장과 인천지역 초등학교 교장 출신들의 모임인 '인천시 초등학교 원로회'(이하 원로회) 김종호(前 남부교육장) 회장이 '부적응 학생 선도 멘토링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지역내 중학생 가운데 폭력이나 가족 해체, 낮은 학구열, 친구 문제 등으로 학교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118명의 중학생을 전직 교장 선생님과 1대1 또는 1대2로 만나도록 곧 원로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원로회 100여명의 회원은 이들 부적응 학생을 장소와 시간에 관계없이 편안하게 만나 학교에서 가족, 친구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지도하게 된다. 또 식당에서 만나 식사를 하거나 가까운 문화 유적지로 여행을 하는 등 때로는 엄격한 교육자나 다정다감한 할아버지.할머니로, 또 한편으론 친구가 돼 이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게 된다. 남부교육청은 일선 학교에서 많은 학생들로 인해 이들 학생을 일일이 지도하는데 한계가 있음에 따라 수십년간의 교육 경험이 있으면서 할아버지로서 자상함이 있는 전직 교장들이 이들 학생을 1대1로 만나 지도하면 교육 효과가 훨씬 높을 것으로 판단, '전직 교장-부적응 학생 멘토링'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원로회 김종호 회장은 "어린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데 이들을 경험이 많은 전직 교장 선생님들이 돌보면 좋지 않겠느냐는 교육청의 제안을 받아들여 나세게 됐다"면서 "손자와 소녀로 생각해 자주 만나고 고민을 함께 나눠 가능한 한 빨리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마음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배상만 남부교육장은 "생활빈곤이나 부모이혼, 폭력 등의 문제로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그러나 이들을 학교에서 모두 지도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마침 교육에 풍부한 경험이 있는 전직 교장 선생님들이 이들에 대한 교육을 흔쾌히 받아주셔서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전직 교장 선생님들의 경험과 지혜가 이들 학생이 학교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교과부 “주 1~2시간으론 부족” 내달 개정여부 확정 교총 “수업부담 완화, 교사수급 대책 연계 실시해야” 이르면 2010년부터 초등학생들의 영어 수업시간이 주당 1, 2시간 늘어나고 배워야 할 영어 어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강당에서 이런 내용은 담은 ‘초등학교 영어과 교육과정 개정안 공청회’를 열고 두 가지 확대 방안을 공개했다. 현재 초등 영어 수업시간은 3·4학년의 경우 주당 1시간씩, 1년 동안 총 34시간이다. 5·6학년은 주당 2시간씩, 1년 동안 총 68시간 영어를 배우고 있다. 교과부가 마련한 개정안은 △3·4학년과 5·6학년 모두 주당 3시간으로 늘리는 방안(1안:3-3-3-3안) △3·4학년은 주당 2시간, 5·6학년은 주당 3시간으로 늘리는 2안(2-2-3-3안) 등 두 가지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완기(영어교육) 서울교대 교수는 “지금 학교 영어수업만으론 영어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현장의 요구가 많다”며 “주 1시간 수업으로는 전 시간에 배운 내용을 쉽게 잊어버릴 수 있어 학습 효과가 누적되지 않기 때문에 교사는 지난 학습 내용을 복습하는 데 수업 초반부를 많이 할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16개 초등학교를 연구학교로 운영한 결과 영어 수업을 주당 1시간 늘린 학교보다 주당 2시간 늘린 학교의 평균 점수가 훨씬 높았다”면서 “영어 수업시간을 늘려도 다른 과목의 수업시간을 줄이지 않고 3∼6학년의 총 수업시간을 주당 1∼2시간씩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초등 교원 1377명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부모는 71%, 교원은 55.2%가 영어수업 시간 확대에 찬성했다”며 “학부모 10명 중 7명이 원하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영어 수업 적용 시기는 1안의 경우 3∼4학년 2010년, 5∼6학년 2011년, 2안은 3∼4학년 2011년, 5∼6학년 2012년으로 연차적으로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 사이의 영어 수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영어 어휘 및 수준을 높여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의갑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임연구위원은 “초등 6학년과 중1 사이의 영어 수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초등 영어 어휘 및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현재 3∼6학년에 걸쳐 500개 내외인 신규 어휘 수를 520∼540개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한준 서울 동신초 교사는 “초등 영어수업을 늘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교사 수요를 늘리지 않는 한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며 “교사증원 문제 해결 방안이 반드시 제시되고 나서 안의 실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근 한국교원대 교수는 “1년에 68시간 학습하고 영어교슈학습의 효과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미래지향적으로는 1안이 적당하지만 현실적으로 2안이 교사의 수업시수 부담과 학생의 학습 부담을 고려했을 때 안정적 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교총도 논평을 통해 “영어교육 기회보장과 효과성 제고를 위해 수업시수 확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교총 역시 “2안이 현실적으로 타당하다”며 “주당 수업시수의 증대로 인한 교사수업부담 완화 대책과 교사 수급계획의 연계 속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정책위원은 “초등 3ㆍ4학년 영어 수업은 폐지하고, 대신 5ㆍ6학년에서 주 3시간의 수업을 하자”고 제안했으며, 천희완 전교조 참교육실장은 “초등학교는 모국어 교육이 중심이 돼야 하며 영어 학습은 중등 과정에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등 반대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교과부는 교사와 학부모,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12월 정부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격려하는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 북인천중학교(교장 이선상)는 최근 악플의 폐해가 늘고 있어, 학생들이 악플의 심각성을 깨닫고, 사이버 공간에서 건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주인의식을 고취시키고자 정보통신 윤리교육의 하나로 바람직한 통신언어문화 정착을 위해 선플 달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11월10일 등교시간에 교내 출입로에서 1, 2학년 자원봉사 학생 26명이 참여하여 올바른 인터넷 사용을 다짐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악플 OUT, 선플 OK, 아름다운 네티즌이 됩시다.”라는 구호를 외쳤는데. 캠페인 활동에 참여한 한 학생은 “악플은 많이 들어보았지만 선플은 처음 들어본다. 그동안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친구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하여 관련 동영상을 시청하고 소감문을 쓰는 시간도 갖고, 우수활동자는 시상과 더불어 11월 말부터 12월 31일까지 (사)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의 지원으로 학교 홈페이지에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선플방을 설치하고 학생들이 선플을 달도록 할 예정으로 이러한 선플 달기 캠페인 활동을 통하여 악플을 물리치고 사이버 공간에서도 상대방을 존중하고 격려하는 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토요휴업일 점심시간, 필자가 살고 있는 일월공원에서 유모차를 밀고 오는 할머니 세 분을 만났다. 그 모습이 새롭게 보인다. 새댁이 유모차 미는 것은 익숙하지만 할머니가? 그 동안 할머니들은 손주를 포대기에 업고 다니는 것을 주로 보았기 때문일까? 세 분을 가까이에서 뵈니50대 후반이다. 얼굴 피부는 40대로 보인다.손주를 보아서 할머니이지 50대 아줌마다. 인사를 건네니 이웃 아파트에서 가을 나들이 나왔는데 그 동안 성균관대 캠퍼스만 돌았는데 저수지를 보니 가슴이 탁 트일 정도로 시원하다고 말씀하신다. 유모차 아이들은친손주 2명, 외손주 1명이란다.아이들은 걸음마를 할 정도이니 두 세살 전후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런 말씀을 들려 준다. "손주들 보는 순간부터 늙기 시작하지만 이게 낙이예요." "남들은 손주를 남 몰라라하고 자기 세상 즐기는데 손주들 재롱보는 맛에 삽니다." "그러나아이 돌 본 공은 없다고 아이들 보기가 무척 힘들어요." 건전한 정신과 상식을 가진 우리의 할머니들이다. 이런 분들만 있다면 저출산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지금 우리나라는 저출산에다가 노인 인구는 늘어나 고령화 사회에 접어 들었다.국가적으로 볼 때 젊은이들은 돈 벌어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것이다. 저출산은 국가 발전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국가의 성장 동력이 되는 인적 자원의 고갈을 가져오니 이래 가지고는 강대국이 될 수 없다. 부족한 인적자원은 교육에도 악영향을 준다. 교육을 받은 인재가 나라를 이끌어야 하는데 사람이 부족한 것이다. 국가에서는 출산 장려금을 비롯해 여러 유인책으로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한 편이다. 대가족에게, 손주를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 노인 일자리 창출도중요하지만 가정에서 손주 돌보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여성이 맘 놓고 출산하고 직장생활하도록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문득 10여년전에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가 생각난다.부부 교사인 우리 딸과 아들을 잘 돌보아 주셨는데 봉급날 용돈 몇 십만원 드리는 것으로 대신한 불효가 후회된다. 지금 생각하여 보니100만-200만원이상의, 아니 돈으로 계산할 수없는 중요한역할을 하신 것이다. 할머니 삼총사님께 한 말씀 드리고 싶다. "할머니, 손주들 즐겁게 돌보아 보시고 지금처럼 공원에 종종 나오셔서 운동하시면서 건강하게 사세요. 만수무강하세요!"
‘21년 전 체벌했다고… 스승 살해’ 교육계 전체가 경악할 만한 일이 벌어졌다. 기사의 제목만 봐도 섬뜩하고 충격적이다. 어른과 스승에 대한 존경을 근본도리로 배우는 우리나라의 정서와 너무나도 동떨어진 사건이라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오죽하면 경향닷컴에서 이 기사의 제목만 봤을 때는 해외토픽을 인용한 글이려니 했다. 기사의 내용대로라면 지난 8일 오후 9시40분쯤 옛 제자가 스승의 집 근처에 숨어서 기다리다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사망케 했다. 그것도 21년 전인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시험시간에 감독 교사에게 커닝을 했다는 지적과 체벌 받은데 앙심을 품고 벌인 일이다. 경찰조사에서 전화를 하거나 근무 중인 학교로 찾아가 협박하고, 모교의 복도 및 화장실에 스프레이로 비방하는 글을 쓰고, 마트에서 등산용 과도를 구입하고, 일주일에 두세 차례씩 3개월간이나 집 앞에서 범행 기회를 노린 것도 밝혀졌다. '커닝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의 진위여부나 '누구의 잘잘못이냐'를 따질 필요가 없다. 피해자와 가해자는 분명 스승과 제자 사이다. 스승과 제자는 좋은 인연으로 맺어진 관계다. 그런데 비뚤어진 자기 인생이 커닝 사건 때문이라는 망상에 시달리며 '나는 커닝을 하지 않았다. 그 일을 도저히 잊을 수 없다. 사과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절규하던 제자나 제자의 협박을 피해 지방의 노모 집에 머물러야 했던 스승이나 다 같이 불행했다. 성격이나 사는 환경이 다른 아이들이 같은 공동체에서 생활하는 게 학교다. 그런 아이들을 지도하다보면 온갖 일을 다 경험한다. 가르치는 아이나 부모에게 상처준 것을 뒤늦게 알고 무지를 탓하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 원망을 들으며 속을 끓이는 경우도 있다. 나라고 예외일 수 있겠는가. 비극적인 이번 사건을 지켜보며 내 자신을 반성한다. 젊은 시절에는 화도 내고 매도 많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하나라도 더 머릿속에 넣어주거나 바른 길을 가르치는 게 최선의 방법인줄 알았다. 넘치는 사명감 때문에 이성보다 혈기를 앞세우는 일이 많았다. 그러니 30년이 넘는 교직생활 동안 나를 원망하고 손가락질한 아이나 학부모도 많았을 것이다. 평생을 배워야 하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그걸 늦게 깨우쳤다. 스승과 제자 사이는 사랑과 존경의 고리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마음속에 앙금이 남아있지 않도록 대화로 소통을 이루고,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추며 서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오랫동안 응어리를 풀지 못한 채 옛 스승을 원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교사와 학생만 있고 스승과 제자는 사라졌다'고 한다. 종종 듣는 말이지만 굳이 부인하기도 어렵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교사의 체벌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선생님 소리도 듣기가 쉽지 않다. 자유분방한 요즘 아이들이 이번 사건을 잘못 받아들일까 걱정된다. 또한 해외토픽에서라도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악연으로 결말 맺는 기사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올해 울산 강북교육청 역점 ․ 특색사업 중의 하나가 독서 ․ 논술교육의 강화이다. 독서 ․ 논술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여건을 조성하고 31개 중학교에서는 1인 1독서기록장 쓰기 지도를 실천하도록 하며 단위학교별 독서 ․ 논술지도팀을 구성하도록 하고 강북교육청에서도 독서 ․ 논술교육의 지원팀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에는 진장중학에서 학교별 2-3명의 학생들이 참가하여 논설문쓰기대회를 개최하였고 11월 중에는 독서토론대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되어 있다. 독서 ․ 논술교육 실천 우수학교로 선정되면 지도교사 교육장 표창을 줄 계획도 세워 놓고 있고 독서 ․ 논술교육을 잘 실천한 최우수 및 우수학교에 도서구입비를 지원할 계획도 세워 놓고 추진할 것이다. 이렇게 독서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독서 ․ 논술교육을 역점사업으로 선정하여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강북 관내 31개 중학교에서는 학교별로 다양한 독서 ․ 논술교육을 위한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침 독서 10분 운동, 독서 인증제,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한 독서교육, 도서관 자료 활용, 독서회 동아리 조직, 독서기록장 활용, 도서실 개방, 도서실 활용 수업, 독서감상문공모전, 전학급 학급 문고 설치, 다독학생, 다독학급 표창 실시, 독서토론반 운영, 독서순환인증제,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내 생각을 키워라’, 책 나누기, 시낭송, 다독상, 독서퀴즈대회, 슬기롭게 피어나는 ‘글꽃’ 활용 논술지도, 권장도서목록 배부, 독서의 날 운영, 독서스피드퀴즈, 독서골든벨, 독서토론반 등 각종 독서에 관한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책을 읽도록 이끌고 있다. 신임 교육장님을 모시고 학교방문을 하면서 학력향상, 인성교육을 비롯하여 각종 교육, 특히 독서교육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교장, 교감선생님의 말씀을 듣고서 이제 강북교육이 순풍에 돛을 단 느낌을 받게 되었다. 교장선생님 나름대로 특유의 교육에 대한 경영방침으로 학생들의 학력향상과 인성교육을 비롯하여 독서 ․ 논술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에 기쁨을 감출 수가 없다. 학력향상과 인성교육의 밑거름이 독서교육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학력향상을 위해 애써야 할 것 중의 하나가 독서교육이다. 독서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읽기가 제대로 될 수가 없어 이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말하기도, 쓰기도, 듣기도 마찬가지다. 모든 과목의 기초, 기본능력도 독서에서 비롯되고 있기에 독서교육은 하루도 멈춰서는 안 된다. 한시도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레미콘을 보라. 멈추면 그 때부터 그 속에 있는 시멘트는 굳어져 못쓰게 되지 않는가? 사람의 머리도 마찬가지다. 자꾸만 머리를 돌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 하루도 쉬지 말고 책을 읽어야 한다.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 그래야 머리가 굳어지지 않는다. 머리가 텅 비지 않는다. 머리가 녹슬지 않는다. 학력 향상의 밑바탕을 쌓게 된다. 인성교육의 밑거름도 독서교육에서 시작된다. 욕설 잘하는 학생, 다툼 잘하는 학생, 남을 괴롭히는 학생, 인사 못하는 학생, 인성의 기본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책을 읽게 함으로 변화를 가져오게 해야 한다. 책을 통해 성품이 고귀한 벗, 참다운 벗, 남을 배려하고 남에게 사랑을 보이는 벗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는 그들로 인해 감동을 받고 감화를 받아야 한다. 독서의 계절이 다 가기 전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자기 물음이 있으면 한다. 책을 읽을 것인가, 말 것인가? 답은 전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몸에 보배가 되고 세상에 보배가 된다. 옥(玉)도 갈고 다듬어야 그릇이 되듯이 사람도 책을 읽음으로 배워야 옥 같은 그릇이 된다.
참여정부 실세의 고교 후배로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으켰던 교직원공제회 소피아그린 골프장 한도철(53․수감 중) 전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직원들에게 비자금 조성을 독려했다는 검찰 수사결과를 7일 각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아울러 그렇게 조성된 비자금 중 3000여 만원을 김평수 교직원공제회 전 이사장에게 건넨 단서를 잡은 것으로 전했다. 언론에 따르면 2005년 2월 교직원공제회의 자회사로 경기 소피아그린 골프장을 조성ㆍ운영하는 교원나라레저개발 대표로 취임한 한 씨는 “대표가 사사로이 쓸 돈이 부족하다”며 “비자금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직원들은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비자금을 조성했다. 2005년 8월 한 전 대표는 골프장 공사비 증액을 요청한 S건설사 대표를 만나 “공사비를 증액해줄 테니 증가액의 10%를 사례비로 달라”고 요구했고, 부하 직원을 통해 1억원이 든 현금가방을 받았다. 또 회사 간부의 사촌형이 운영하는 D엔지니어링에 골프장 조성 용역을 맡기면서 2억 3000만원이면 되는 용역비를 6억 4000만원으로 부풀려 계약한 뒤, 차액 중 2억 2000만원을 돌려받았다. 이중 6000만원은 외상 술값을 갚는데 사용했다. 취임 1년도 안 돼 수억원의 비자금을 만든 한 씨는 “인사할 곳이 많은데 쓸 돈이 없다”며 부하 직원들을 또 채근해 예비비로 팀장급 이상 간부들에게 수백만원 씩의 성과급을 준 것처럼 분식회계를 한 뒤 이들로부터 돈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1565만원을 추가로 조성했다. 한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비자금을 개인적으로 쓴 게 아니라 골프장을 찾아온 손님들을 위한 접대비로 썼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 조사결과 한 전 대표는 김평수 교직원공제회 전 이사장에게 3000여만 원을 건넨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골프장 임직원 등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한 씨가 골프장 사장으로 재직했던 2006, 2007년 “교직원공제회 이사장에게 전달할 돈이 필요하다”면서 비자금 조성을 지시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것이다. 검찰은 한 씨가 자신을 교직원공제회가 운영하는 골프장 사장으로 임명해 준 데 대한 답례 차원에서 김 전 이사장에게 이 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한편 검찰은 김 전 이사장이 한 전 대표에게서 받은 돈과는 별도로 2006년 교직원공제회 직원들에게 지급한 성과급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6000여만 원을 상납 받은 정황을 추가로 확인하고 수사 중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143개의 신생 독립국 가운데 국민소득 2만불 수준의 경제발전을 이룬 유일한 나라. 지독한 가난 속에서 교육 하나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기적의 국가’를 이룬 나라, 대한민국!” 건국 60년. 우리가 만든 교육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생각해보는 대토론회가 열린다. 한국교총은 오는 26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교대 Eduwell Center 건물 2층 컨벤션홀에서 ‘한국교육 60년의 성과와 과제 교육공동체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는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교육학회가 공동주최하고, 교과부·평생교육진흥원·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좋은학교 바른교육 학부모회·동아일보·EBS 등이 후원한다. 현승종 건국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공동위원장, 안병만 교과부장관, 김부겸 국회교과위원장 등의 축사에 이어 곽병선 경인여대 학장이 기조강연을 한다. 이날 토론회는 1, 2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 ‘학교교육 60년 진단 토론’에서는 강무섭 강남대 평생교육원장이 ‘유·초·중등교육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김영철 한국교육정책연구원장이 ‘고등교육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제한다. 2부 ‘교원과 교육환경 진단 토론’에서는 정영수 충북대 교수가 ‘교원의 역할 및 전문성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최준렬 공주대 교수가 ‘교육환경 및 행·재정 지원체제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각각 발제를 갖는다. 토론회에 참석을 원하는 기관의 인사나 개인은 ‘한국교육 60년의 상과와 과제 교육공동체 대토론회 추진 사무국’(한국교총 미래교육전략팀=02-570-5642)으로 연락하면 된다.
내년도 유·초·중등 교육 예산이 정부가 10월에 국회에 제출한 안보다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교과부가 3일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교육 부분 수정 예산안에 따르면, 유초중등 교육 예산에 사용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당초안보다 4477억 원 줄어든 33조 1067억 원이다. 경기 악화로 내국세가 덜 걷힐 것으로 예상됨에 따른 내국세 교부금 감소분 5856억 원에다가 1379억 원 정도 더 징수될 것으로 보이는 국세 교육세분을 합한 규모다. 반면 대학 예산은 4386억 원 증액돼, 전체 교육예산안은 당초안보다 35억 원 늘어난 45조 5932억 원이다. ◆대학 예산 4386억 원 확대=대학생 기초 수급자 장학금이 1090억 원에서 2223억 원으로 1133억 원 늘었다. 대학 1,2학년 2만 5300명에게 431만원씩 지급될 기초수급 장학금 대상자가 1~4학년 5만 1578명으로 늘었다. 올해 신설된 대학생 근로 장학금은 당초안보다 775억 원 늘어, 2만 7500명에게 300만원씩 지급될 전망이다. 전문대생 근로 장학금도 190억 원 증액돼, 9000명에게 300만원씩 모두 270억 원이 지급된다. 학자금 대출 신용보증기금 지원액도 873억 원이 늘어난 4107억 원으로 제출됐다. ▲군입대자 학자금 이자 유예 지원금이 400억 원 늘어나 509억 원 ▲대학생 학자금 이자보전액이 1447억서 1520억 원으로 73억 증액 ▲학자금 대출 기본 재산 출연금이 1677억 원서 2077억 원으로 400억 원 확충됐다. 아울러 국립대학 시설비가 2923억 원서 3923억 원으로 1천 억 원 늘었고, 그린바이오 첨단연구단지 조성비가 200억 원서 550억 원으로 350억 원 늘었다. 사학진흥기금도 995억 원서 1121억 원으로 126억 원 확충됐다. ◆교총 “서명운동으로 교육세 폐지 철회해야”=교총은 “내년도 유초중등 교육에 직접 투입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4477억 원을 감소하는 것에 반대하며, 정부와 국회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삭감은 OECD 국가 중 최하우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우리의 교육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또 내년도 국세분 교육세 징수액은 증가하지만 내국세 교부금이 줄어들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감축되는 점과 관련, ‘2010년부터 교육세를 폐지하고 그만큼 내국세 교부율을 상항 조정해 보전하겠다’는 기획재정부의 주장이 맞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교총은 주장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십년간 내국세 교부금은 늘었지만 국세 교육세는 줄었다’며 ‘교육세를 폐지하고 내국세 교부금을 상향 조정하면 교육재정이 악화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교총은 지난달 27일부터 전국 교원 및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정부의 교육세 폐지 방침 철회 등에 관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강원도 지역 초등학교 교장선생님들의 초등학교 진로교육 활성화를 위한 연수가 실시되었다. 필자는 특강과 분임토의 지도위원으로 참석하였다. 강원도 교육감님께서 초등학교 교장님들을 위한 특강을 하여 관심을 보여 주었다. 4개조로 나누어진 분임에서 다루어진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연수를 마치고 학교에서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알아보는 질문지에서는 적성검사, 흥미검사 등 실시, 학부모 연수프로그램 운영, 교직원 진로연수, 반편성, 진로교육협의체구성, 등이 거론되었으나 무엇보다 교직원의 마인드 구축을 위하여 진로교육 연수를 꼭 실시해야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두번째, 현재의 진로교육 실태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상, 중, 하로 알아보았는데 하수준이 대부분으로 진로인식단계에서 수업시 적극 도입해야하나 피상적인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실정이며, 생활기록부의 장래희망을 기록하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진로교육의 내실을 기하기 위한 장애요소로는 시간부족에가장 많은 문제점으로 나타났으며, 연수욕구충족, 업무과중, 초청강사 활용 경비 확보 등이 제기되었으나 없다도 일부 나타났다. 참고로 이번 연수를 마치고 진로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하여 오느 교장선생님은 나부터 지금부터 작은 일부터 한다는 접근방식을 선택하였으며, 각종 사이트를 다시한번 더 확인하고 실습으로 확인한 다음, 교직원 연수를 통하여 교직원들에게 사이트 정보를 알려주며, 학부모들에게 사이트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마음먹게 하고, 학생들에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여 주겠다. 다른 교장선생님은평생학습사회로 일컬어지는 현 시점에서 누구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인간이라는 가정하에 잠재능력 발현을 위하여 다양한 교육활동을 통하여 의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하고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넘치도록 칭찬과 격려를 통하여 자신이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자아탐색의 기회를 제공하여 꿈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였으면 좋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강원도 교육연수원의 체계적 구성과 강원도 교육청의 본격적인 지원이 이루어져 성공적인 연수라고 생각되었다.
가을이 점점 깊어가는 아침에 조선(朝鮮) 중종(中宗), 선조(宣祖) 때의 문신(文臣)ㆍ학자(學者)인 이이(李珥)의 독서에 관한 말씀을 되새겨본다. 이이(李珥)는 “凡讀書(범독서)는 必熟讀一冊(필숙독일체)하여 盡曉義(진효의)하여 貫通無疑(관통무의)라야 然後(연후)에 乃改讀他書(내개독타서)라” 즉 “무릇(凡) 독서는 반드시 한 책을 익히 읽어(熟讀) 뜻을 다 깨달아(曉義) 꿰뚫어 의문이 없어진(貫通無疑) 뒤에야(然後) 이에(乃) 바꾸어(改) 다른 책을(他書) 읽어야(讀 )한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이(李珥)는 한 책을 읽을 때 반드시 필히 한 책을 익히 읽으라고 함에 유의해야 한다. 반드시는 마땅히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고 있다. 한 책을 숙독해라고 한다. 익숙할 때까지 읽으라고 한다. 책을 읽을 때 쉬운 책을 한 번 읽어 익숙이 되고 뜻을 깨닫게 되어 의문이 생기지 않아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몇 번이고 읽어야 뜻이 깨달아지고 의문이 풀린다. 그러니 몇 번이고 반복해서 또 읽고 해야 한다. 그런데 책이 좀 어렵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만 책을 덮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럴 경우 책을 덮고 다른 책으로 넘어갈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갈등에 빠지게 된다.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다른 책으로 넘어갈 것이 아니라 또 읽으라고 이이(李珥)는 가르치고 있다. 배우는 자세는 이러해야 한다.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제일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앞에서 나아가야 하고 책을 몇 번이고 읽어야 한다. 아니 깨달음이 오고 이해가 될 때까지 읽어야 한다. 아니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백 번이라도 읽어야 한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意自見: 백 번 읽으면 글의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글의 뜻이 저절로 드러날 때까지 읽어야 한다. 여기의 백(百)도 일백 번이라는 뜻보다 무한정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깨달음과 이해가 한 번만에 되면 이때의 백(百)은 한 번이라는 뜻이 되고 깨달음과 이해가 열 번만에 되면 이때의 백(百)은 열 번이라는 뜻이 되고 깨달음과 이해가 백 번만에 되면 이때의 백(百)은 백 번이라는 뜻이 된다. 그러기에 책을 읽되 이해가 될 때까지, 깨우쳐 알게 될 때까지 읽어야 하는 것이다. 삼국지(三國志)의 위략(魏略)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후한 말기에 동우(董遇)라는 사람이 있었다. 집안이 가난하여 일을 하면서 책을 손에서 떼지 않고(手不釋卷) 부지런히 공부하여 황문시랑(黃門侍郞)이란 벼슬에 올라 임금님의 글공부의 상대가 되었으나, 조조(曺操)의 의심을 받아 한직으로 쫓겨났다. 각처에서 동우의 학덕을 흠모하여 글공부를 하겠다는 사람들에게 "나에게 배우려 하기보다 집에서 그대 혼자 책을 몇 번이고 자꾸 읽어보게. 그러면 스스로 그 뜻을 알게 될 걸세." 하고 넌지시 거절하였다”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가 많다. 벼슬을 얻고 임금님의 글공부 대상이 되었다는 게 그저 된 것이 아니다. 책을 손에서 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책을 손에서 떼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글 배우러 오는 사람들에게 글공부는 사람에게 배우러 하지 말고 책 속에서 배우라는 말을 깊이 새겨야 한다. 그리고 「혼자 책을 몇 번이고 자꾸 읽어보라」는 말을 가슴속에 담아 두어야 한다. 혼자, 스스로 하라는 말씀, 선생님에게서 직접 배우려고만 하는 것보다 스스로 배워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글공부가 된다는 말씀, 책을 몇 번이고 자꾸 읽어보라는 말씀을 되새겨보면 숙독(熟讀)의 의미도 새삼스럽게 느껴질 것이고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意自見)이라는 말도 이해가 될 것이고 공부도 스스로 해야 함도 깨닫게 될 것이다. 자학자습(自學自習)의 의미도 보다 따뜻하게 다가올 것이고 타율적 자율학습이 아닌 능동적 자율학습이 왜 좋은지도 이해될 것이다.
내고장의 역사와 문화 알기를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청주삼백리 회원들이 시경계선을 답사하는 날이다. 답사 때마다 차량을 제공해주며 적극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우진교통 시내버스를 타고 상당구 정하동 입구의 정하마애비로사나좌불로 갔다. 차에서 내려 마애불 주변의 지형부터 살폈다. 왼쪽으로 상당산성 줄기에서 시작된 하천이 있고, 오른쪽으로 너른 미호평야가 시작된다. 마애불을 조성할 만큼 사람들의 통행이 잦았던 곳임이 금방 확인된다. 고려 초기의 작품인 정하마애비로사나좌불(충북 유형문화재 제113호)은 왼손의 둘째 손가락을 오른손으로 잡은 특이한 모습이다. 충북참여연대 강태재 대표가 회원들에게 '정하마애비로사나좌불'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설명했다. '정하'는 이곳의 지명이고, '마애'는 석벽에 그림이나 불상을 새긴 것이며, '좌불'은 앉아있는 불상을 말한다. 그러니 이 석불의 이름은 광명을 내비치어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 비로사나 또는 비로자나불이다. 아울러 외지 사람들이 알아보기 쉽게 정하마애비로사나좌불 앞에 청주를 넣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마애불에서 나와 무심천 제방으로 갔다. 양편으로 바라보이는 무심천과 가을들판이 아름답다. 제방 길을 걸으며 이곳에 은행나무 등 가로수를 심고 제방 주변을 잘 정비하면 명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나누었다. 하류로 내려가니 파밭 건너편 하천에서 철새들이 떼를 지어 놀고 있다. 무심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보니 이구동성으로 반가운 마음을 표현한다. 물고기가 노닐고 철새들이 찾아오는 것은 생활오폐수의 유입을 막고, 대청댐 물을 방류하면서 무심천이 맑아졌다는 증거다. 제방 양옆의 논밭에서는 농촌의 가을 풍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파와 시금치를 뽑고 콩을 터는 들녘의 풍경에서 예전에 우리네가 살았던 모습을 떠올린다. 무심천을 가로지르는 충북선 철교 위로 열차들이 달려가는 모습도 이곳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무심천과 미호천이 만나는 합수머리 부분에 도착했다. 그러고 보니 지난 번 답사 때는 물줄기를 거스르며, 이번에는 물줄기를 따라가며 이곳에 들렸다. 한 달 사이에 수량이 많이 줄어든 것을 보자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다. 회원들은 이곳을 까치내로 부르는 이유와 유래에 대해서도 궁금해 했다.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는 물이 만나는 합류지점을 합수머리라 부르고, 산간지역의 작은 개울 이름에 까치내가 많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까치내의 지명은 합수머리 부분의 주막에 머물던 경상도 청년이 호환을 면하고 과거에 장원급제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까치에 관한 전설에서 일반화 된 것 같다. 합수머리를 지나 팔결다리 방향으로 걸으면 오른편 정하동과 정북동 사이로 넓은 들판이 펼쳐진다. 지금은 모두 네모반듯하지만 농지정리가 되기 전에는 논두렁이 제멋대로였을 것이다. 제방이 구불구불하던 시절의 '까치내는 어떤 모습이었을까?'를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합수머리와 가까운 미호천변에 정북동토성이 있다. 네모꼴로 쌓은 우리나라 유일의 토성이다. 제방에서 긴사각형을 닮은 정북동토성(사적 415호)을 내려다봤다. 역사적으로 한국 초기의 토성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듯 남문터와 북문터는 좌우의 성벽이 엇갈린 옹성이고, 4곳의 모서리 부분은 약간 높고 바깥으로 돌출된 치성이다. 토성을 새롭게 단장해 20여 호의 민가, 농로, 경작지가 있던 예전의 모습은 발견할 수 없다. 정북동토성은 역사적인 가치가 크기 때문에 복원하고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런데 복원을 하며 토성을 둘러싸고 있던 나무들이 모두 사라졌다. 나무 그루터기를 보고있노라니 몇 년 전 이곳에 들렸을 때 보았던 마을의 모습이 떠오른다. 회원들은 성안을 사방으로 연결시킨 길을 판축기법으로 조성했거나 토성안에 판축기법 체험장소가 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그래서 문화재를 복원할 때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토성위에서 참여연대 강태재 대표로부터 선사시대에서 근현대에 이르는 청주지역의 역사에 대해 들었다. 청주는 직지를 인쇄한 흥덕사지, 정북동토성, 부모산성, 상당산성, 백제 고분군 등 선사시대부터 청동기와 근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유적과 유물이 많이 남아있어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도시이다. 그래서 2~3세기에 대규모 집단생활이 이뤄졌던 정북동토성의 의미를 되새겨봐야 한다. 토성에서 나와 논길을 걸으며 들녘풍경을 만끽했다. 겨울이 코앞인데 제철을 모르는 나물들이 밭둑에 지천이다. 수확도 하지 않고 방치된 논에는 벼이삭보다 잡풀들이 많다. 풀밭이 된 논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직불제와 맞물려 인상이 찌푸려진다. 제방으로 올라서니 미호천에서 철새들이 무리지어 날아오른다. 물이 빠지며 드러난 모래톱 주위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철새들도 많다. 날아오르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셔터를 고정한 후 소리를 지르고 손뼉을 쳐도 반응이 없다. 그새 사람들과 친해졌는지, 눈앞의 먹이에 욕심을 부리는 것인지 새들만 안다. 논바닥에 있는 여러 색깔의 비닐 원통들이 들판을 새로운 풍경으로 만들어 놨다. 장비를 이용해 볏짚을 둥그렇게 말아 비닐로 감거나, 짚을 차에 옮겨 싣는 모습도 보인다. 불길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제방에서 훌쩍 키를 키운 풀과 불에 그슬린 캔을 보며 이상기온과 사람들의 이기심을 걱정했다. 미호천 건너편의 오창산업단지와 들판 건너편 공항으로 가는 길을 바라보며 걷는데 배고프다는 회원들이 많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에서 쪼르륵 소리가 나면 좋은 구경거리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배꼽시계가 얼마나 정확하면 12시 30분경이다. 교통이 발달하기 전만해도 여름이면 시내에서 천렵 온 사람들이 팔결다리 아래로 몰려들었다. 벽을 알록달록하게 색칠해 더 예쁘게 보이는 집을 구경하고 팔결다리가 바라보이는 정자 옆 잔디밭에 모여앉아 점심을 먹는다. 꿀맛 같은 막걸리를 마시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얘기를 나눈다. 모나게 살지만 않는다면 사는 모습이 비슷비슷해 얘깃거리가 많다. 이곳이 수렵을 할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의 경계지역인지 외하동 회죽교 부근에 ‘금렵구와 수렵구’의 화살표 방향이 다른 팻말이 서있다. 우측으로 들어서 만나는 물구레마을은 들판에 습지가 많아 붙여졌다는 마을 이름이 재미있다.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듯 지하수를 뽑아 올려 정수하는 취수탑이 마을 입구에 높이 서있다. 청주국제공항 주변의 답사는 청주시와 청원군의 경계지역을 넘나든다. 취수탑에 ‘대한민국 행복 1번지 푸른 청원 첨단 청원’이 써있어 이곳이 청원군임을 알게 한다. 방앗간에서 도정하는 모습이나 빨래가 잔뜩 매달려 있는 빨랫줄도 농촌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마을 바로 옆으로 지나는 충북선에 역사가 없는 청주공항역이 있다. 가까이에 청주국제공항이 들어서며 세워진 간이역이다. 공항 1층 대합실내 관광안내소에서 승차권을 발매한다는 내용이 안내판에 써있다. 누군가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작은 역이라고 표현해 한바탕 웃었다. 여자 회원들 몇은 철길을 걸으며 동심으로 돌아갔다. 공항의 정원수도 단풍으로 곱게 물들었다. 외국으로 떠나는 원정대마냥 등산배낭을 멘 채 공항으로 들어섰다. 배낭을 멘 사람들이 여럿이다보니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는 사람들도 있다. 제주로 가는 항공편이 있었지만 공항대합실이 한산하다. 2층의 직지홍보관에서 문화유산해설사 안금자님을 만났다. 아직도 갈 길이 먼데 정하마애비로사나좌불에서 이곳까지 걸어왔다는 말에 깜작 놀란다. 억지로 시키면 할 사람이 없겠지만 자기가 살고 있는 고장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는 일만큼 뜻 깊고 소중한 일도 없다. 청주삼백리의 활동을 익히 알고 있는 안금자님은 회원들 모두에게 커피를 돌린다. 청주국제공항은 우리 국토의 중앙에 있다. 하루빨리 활성화 되어 국제화시대를 이끄는 관문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공항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기는데 빨간 열매가 탐스럽게 열린 애기사과나무가 길가에서 발길을 붙든다. 공항로를 걸어 오근장역 앞 도로까지 이동했다. 철길위로 아치를 그린 육교와 그 아래를 힘차게 달리는 기차를 구경하고 외남동 새말방향으로 접어들었다. 허름한 구판장에서 막걸리 한잔으로 피로를 풀며 문패를 보니 이곳은 청주시다. 어느 곳이나 모습이 비슷하지만 우리나라 농촌 풍경은 볼수록 정이 간다. 기웃기웃 구경을 하면서 터덜터덜 걷다보니 낮은 구릉지대가 눈앞에 펼쳐진다. 그 앞으로 한남금북정맥의 산줄기가 이어지며 전망을 좋게 한다. 청주외곽을 지나는 자동차 전용도로공사 현장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농사지은 호박을 들어 나르다 손녀딸의 재롱에 함박웃음을 짓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보기 좋다. 출입문에 페인트로 크게 쓴 개조심 글자도 구경거리다. 풍요의 계절 가을에는 먹을 것만 많은 게 아니다. 집만 나서면 구경거리가 지천이다. 14㎞를 걸어 목적지인 주중동 옛 내수 구길에 도착하기까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담은 게 많아 행복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