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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국민의힘 국회교육위원회 간사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교총 '2023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되고 있다. 왼쪽부터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 이주호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정성국 한국교총 회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환영 인사를 하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겸 교육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3년 교육계 신년교례회'에서 교육감을 대표해 축사를 하고 있다.
나는 퇴직 전 여러 해 동안1학년 담임을 했다. 순수하고 호기심이 많은 1학년 아이들은 '젊어지는 샘물'을 마시게 하는 순간들을 안겨주었다. 그럼에도 가장 힘들고 마음을 졸였던일은 안전사고 예방이었다. 무엇보다 오전 내내 화장실을 거의 가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특히 3월이 제일 힘들었다. 한 순간도 자리를 비울 수 없을 만큼 1학년 입학생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이었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문제였다. 학기 초에는 직원협의회가 잦았는데 그 때마다 신경이 곤두섰다. 직원회의로 1분만 자리를 비워도 어느 사이 피아노 위로 올라가 뛰는 아이, 친구와 싸우는 아이, 복도를 달리다 다치는 아이가 발생하는 게 1학년 아이들의 특징이었으니,학과 공부는 그 다음이었다. 내 반 아이가 다치지 않는 게 최우선이었다. 아이들끼리 놓아두는 일은 늘 위험천만한 일이었다.학생 수가 15명이 넘으면 더욱 위험했다. 20명이 넘으면 초비상이 걸릴 정도로 예민했다. 그러니 20명을 데리고 운동장에 나가서 즐거운 생활을 공부하는 날은 목이 쉬곤 했다. 병아리들처럼 금방 뿔뿔이 흩어져서 뛰고 숨어버리는 3월에는 지쳐서 혼절하여 응급실까지 간 적도 있었다. 집에서는 한 아이도 힘들어하는 세상인데 혼자서 15명이 넘는 학급 아이들을 맡는 초등학교 선생님이나 유치원 선생님은 존경스럽다. 요즘은 그래도 유치원은 보조 선생님이 따라 붙으니 좀 나을까. 나이가 더 어려서 돌볼일이 더 많은 어린이집은 오죽 할까! 특히 요즘 아이들은 주의산만형 아이가 더 많은 듯하다. 저 혼자만 돌봐주는 환경에서 귀하게 자라다보니 사회성이나 인내심이 예전만 못한 것도 있으리라. 1980년대에는 매달 전교생이 학력평가를 실시했다. 그것도 공정하게 한다면서 담임을 교체하고 때로는 학생들도 다른 학년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게했다. 이 때 저학년 교실에 들어가는 고학년 담임선생님들은 시험을 치르고 나면 기진맥진했다. 단 5분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1, 2학년 학생들에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혹 1학년 담임선생님에게 일이 생겨서 갑자기 학교를 못 나오는 날은 부득이 다른 선생님들이 1학년 임시 담임을 맡는다. 그 시절에는 1학년은 오전수업이므로 고학년보다 수업시수가 적어 4교시 후 수업이 없는 날도 있었다. 하루 6시간 수업하는 6학년 선생님은 1학년 수업 1시간이 4시간보다 더 힘들다고, 어떻게 1학년 담임을 하느냐고 혀를 내두르곤 했다. 그때 1학년 학생 수는 대부분 40명에 가까웠으니,5분 집중도 어려운 천방지축 아이들이 다치기만 안 해도 감사하던 시절이었다. 퇴직 전 부임했던 학교는 방과후학교로 학교 시설이 부족해서 교실을 활용하고 있었다. 내 반 교실은 오후 2시가 되면 피아노 교실이 되어 퇴근 전 까지 3시간 동안 전교생이 피아노 수업을 받느라 들락거렸다. 내 교실에 커다란 피아노가 6대가 있었다. 그 소음을 들으며 일을 하다 보니 나중에는 난청이 와서 병원을 다녀야 했다. 지금도 그때 발병한 난청으로 조용한 상태에서는 늘 귀에서 소리가 난다. 의사도 완치가 어렵다며 적응하며 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서 잠을 잘 때도 음악을 틀어놓고 자는 습관이 생겼다. 어찌 보면 직업병이 생긴 셈이다. 내가 아픈 것보다우리 반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되었다. 호기심이 많고 늘 움직이고 놀기를 좋아하며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1학년의 발달 특징을 생각하지 못하고 음악실이나 강당 쪽에 피아노실을 만들 생각을못한 탓이었다. 그것은 예산 문제일 수도 있고 충분한 협의 과정이 없이 결정된 시행착오였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주의를 주어도 부잡한 아이는 꼭 있었다. 피아노가 옮겨질 때까지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을 많이 겪어야 했으니아이들 키보다 더 큰 피아노는 늘 사고 위험 요소였다. 모퉁이에 다치거나 올라가서 뛰지 못하도록 교실을 지켜야 했던 시간들.가끔 피아노 소리를 피해 도서실로 가기도 했지만 업무 때문에 교실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결국 피아노 소리에 오랜 시간 노출돼 심한 난청으로 병원에 다녀야했던 나는 결국 교장 선생님에게 건의했다. 피아노실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내 반을 비롯해서 다른 교실에서도 피아노 소음으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일주일 내내 오후 3시간씩 들리는 피아노 소리는 내 반과 옆 반, 유치원 교실, 위층에 이르기까지 온통 소음이었다. 몇 년 동안 그렇게 살아왔던 전임 선생님들, 나 역시 1년 이상 그렇게 살다가 난청이 생기고 말았으니 누군가는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산 문제가 걸려 있어교육청 관리과 담당자가파악을 위해 1학년 교실을 찾아왔다. 나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따로 피아노 교실이 필요함을 충분히 설명했다.결국 숙직실 옆방을 수리하여 피아노실로 만들게 되었다. 교육청에 요구하여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렇게 해서 피아노실이 따로 나간 후 나도 아이들도 훨씬 안정적인 교실을 갖게 되었다. 그 때 만약 나서서 말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그대로일지 모른다. 또 한 번은 새로 부임한 교장선생님이 학년말쯤에 갑자기 1층에 있는 1학년 교실을 2층으로 올리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사전에 충분히 직원협의를 거치지도않은 채 일방적으로 내려진 결정이었다.1학년만 1층에 있으니 2층에 있는 보육교실을 1학년으로 내리고 1학년을 올리면 전교생이 2층에 있게 된다는 논리였다. 1학년이 올라가면 전 학년이 쓰던 교실을 한 칸씩 옆으로 이동하며 전체 교실이이사를 하는 일이 벌어진다. 교구나 자료가 모두 학년 수준에 맞게 들어가 있으니 다 옮겨야 할 판이었다. 겨울방학을 앞둔 시기라 학년말 사무로 바쁜데 갑자기 교실 집기들을 옮겨야 하는 일이 발생하자 다른 선생님들 분위기도 뒤숭숭했다. 아무도 반대를 못하는 데 또 다시 내가 나섰다. 교사 중에서 가장 연장자라는 책임도 있으니 누군가 말을 해야 한다면 그건 내 몫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용기를 내서 1학년 교실을 옮기면 안 되는 이유를 직접 말씀드렸다. 첫째 이유는 1학년 아이들의 안전 문제였다. 2층에서 살면 1층 계단을 내려다보면서 언제 장난칠지 모르는 겁 없는 시기라는 점. 둘째 이유는 쉬는시간이면 전교생이 2층 화장실을 함께 써야 하니 혼잡하다는 점. 특히 1학년 1학기는 학교생활 적응기라 수시로 용변을 보기도 하고 복도통행에도 익숙하지않아서 뛰면 다른 반에 지장을 준다는 점. 무엇보다 계단 옆 교실을 이용해야 하는 2층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말씀드렸다. 퇴직 1년을 남겨둔 교장선생님은 무엇보다 안전사고에 민감했으므로 내 의견은 수렴되었다. 그리하여 전 학년교실이 이사하는 대이동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 추운 겨울에 손을 불며 이사하느라 학습에도 지장을 주었을 게 분명하다. 그 덕분에 우리 1학년 아이들은 계단을 이용하지 않는 1층 교실에서 1층 화장실도 예전처럼 여유 있게 사용할 수 있었다. 혹시 옷에 실수를 하는 일이 생겨도 보는 눈이 적으니 몰래 처리하기 쉬었다. 2층이었다면 선배들에게 들켜서 난감했을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학부모에게 연락하여 다른 아이들조차 모르게 뒤처리를 하거나 화장실에서 씻겨서 대처를 할 수 있었다. 학교에 입학했지만 자신의 용변 처리를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아이는 옷에 실수를 하고도 말을 하지 않아서 애를 먹곤 했다. 부끄러워서 그랬을 것이다. 때로는 남자 아이가 실수로 옷에 묻힌 채 교실에 있으면 고약한 냄새가 난다. 그러면 개인지도를 하는 것처럼 아이들 한 명 한 명 곁에 가서 냄새의 근원지를 찾는 탐정이 되기도 했다. 다른 아이들 몰래 먼저 찾는 게 중요하니,찾아낸 다음에는 남자 선생님의도움을 받아 뒤처리를 하기도 했다. 아무리 담임선생님이지만 여자이니 남자 아이를 씻기거나 옷을 벗겨 처리하는 데는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여학생은 내 몫이지만,할머니뻘의 선생님이지만 조심해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눈치 빠른 아이들은 쪼르르 쫓아와서 묻곤 했다. "선생님, 00는 어디 갔어요? 00엄마가 왜 학교에 오셨어요? 00는 왜 집에 갔다 와요? 00는 밥 먹다가 화장실에 갔는데 안 보여요. 왜 옷이 바뀌었어요? "등등. 그때마다 거짓말을 그럴 듯하게, 아무렇지 않게 해주던 나도 매우 창의적인(?)담임이 분명했다. 어쩌면 아이들은 알면서도 속아주었을지도 모른다. 친구의 비밀을 지켜주고 싶은 선생님을 봐준 것은 아닐까. 교실에서 냄새가 난다며 친구들 엉덩이에 코를 대고 킁킁대던 풍경이 눈에 선하다. 서로 아니라고 우기던 아이들. 정작 냄새의 당사자임에도 모른 척 아니라고 우기던 그 얼굴도 눈에 선하다. 아무리 어려도 자존심만은 끝까지 지키려는 안쓰러운 모습에 함께 변명해주던 내 모습도 이젠 그리운 풍경이 되었다. 벌써 중학생이 되었을 아이들이 보고 싶다! 그래도 그때가 행복했으니! 안전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그 조건을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 안전사고가 나면 아이에게도 학부모에게도 학교 측이나 선생님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아이들보다 항상 한 발 앞서는 준비와 예민한 감각이 중요하다. 6학년이라고 더 안전한 것도 아니었다. 한 겨울 아침에 복도에서 뛰어오다가 넘어져서 다리에 깁스를 했던 아이는 가을 대운동회 때는 달리기 경주에서 넘어져서 또 깁스를 해서 아직도 그 이름을 잊지 않았다. 그때 너무 놀라서 장기기억에 깊이 저장된 탓이다. 지금은 40대 중반이 되었을 재주 많고 날렵하던 그 모습도 보고 싶다. 10.29 참사가 불러온 국가적 안전사고로 국내외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안전욕구는 가장 기본적인 생존욕구라는 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다른 모든 것을 가진들 생명을 위협 받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곳이 가정이건 학교건 어느 곳이든 안전만큼 귀한 가치는 없다. 현직을 떠난 후 마음이 편해서 좋았다. 무엇보다 내 반 아이들의 안전문제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컸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심지어 방학 중에도 마음을 놓지 못했던 일은 안전문제였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그 아이의 이름. 30대 초반 그해 여름방학에 가족과 함께 물놀이를 갔다가 목숨을 잃었던 아이는 교단에서 겪은 영원히 잊히지 않는 아픔이다. 황망했던 그날의 기억 속에 그 아인 아직도 웃는 얼굴로 각인된 채 기억 속에 살아있으니. 여름방학 중에 일어난 사고라서 학교나 담임인 나에게 책임을 묻지는 않았지만 지키지 못한 아픔으로 도의적인 책임에 괴로웠다. 30여 년 넘은 시간이 흘렀건만 그 아이의 얼굴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러니 이태원 참사로 자식과 지인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은 그 어떤 것으로도 위로할 수 없으리라. 발령 받은 첫해 맡은 업무 중에는 양호 업무가 있었다. 12학급에 600명이 넘는 학생이 있는 시골 학교였지만 그 당시에는 보건교사가 없었다. 그러니 다치는 학생이 있으면 내 교실로 찾아오는 일이 빈번했다. 그럴 때마다 내 반 수업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학생 수가 많으니 자잘한 사고도 많아서 늘 긴장했다. 가장 잊히지 않는 사고는 지금도 끔찍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때는 실내화를 신는 일이 드물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복도나 교실 바닥이 거칠어서 학생들이발바닥을 다치곤 했다. 어느 겨울날이었는데 울부짖으며 내 교실로 뛰어온 학생은 자지러지게 울었다. 놀라서 보니 발바닥에 3cm쯤 되는 나뭇결이 길게 박혀있었다. 손으로 뺄 수도 없고 핀셋으로도 꿈쩍하지 않았다. 시골학교라 병원은커녕 보건지소도 멀었던 그 시절, 나는 숙직실에서 소독용 물을 끓였다. 그리고 약간 뜨거울 정도로 찬물을 타서 아픈 아이의 발을 소독하고 깨끗이 씻겼다. 발을 불려 나무가시를 뺄 요량이었다. 손과 입을 사용하여 나무가시를 빼내던 순간 아이의 울음이 그쳤다. 상처 부위를 다시 소독하고 약을 바른 후 붕대를 감아주었다. 보건교육은 받은 적도 없는 엉터리 양호교사였지만 다친 아이는 내 반 아이들 수업보다 먼저였던 초보시절이었다. 보건일지를 쓰지 않고 지나는 날이 좋았다. 언제 내 교실로 달려올지 모르는 다친 아이들 때문에 마음 졸였던 날들. 나는 그 후로도 오랜 동안 보건담당 교사를 했다. 때로는 다친 아이를 안고 병원으로 보건소로 달리기도 했다.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았던 시절, 가는 학교마다 보건업무를 맡았던 덕분에 안전문제는 학습보다 우선순위였다. 체험학습을 가거나 수학여행을 갈 때도, 체육시간에도 과도할 정도로 집착했다. 이태원 참사를 접하며 잊힌 줄 알았던 아픈 순간들이 다시 재생되어 마음이 아팠다. 4학년 여름방학에 잃은 아이를 생각하며 명복을 빌었다. 그 아이를 잃고 얼마나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을 그 가족들을 생각했다. 영원히 아픈 손가락으로 남은 그 아이는 아직도 해맑은 모습으로 4학년 때의 모습으로 사진처럼 저장된 아이의 명복을 빈다.기뻤던 순간은 날아가도 뼈아픈 슬픔은 결코 잊히지 않는다. 황망한 죽음으로 세상을 등진 10.29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가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렸다. 교육계 등 각계각층의 주요 인사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생긴 교육 공백을 메우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의지를 모았다. 한국교총(회장 정성국)은 12일 서울 중구에 있는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2023년 대한민국 교육계 신년교례회’를 개최했다.(사진) ‘교육을 교육답게! 학교를 학교답게!’를 주제로 열린 신년교례회에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 등 각계 2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신년교례회가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열린 대면 행사라는 점에서 뜻깊게 다가왔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 만큼 시련을 함께 극복해 온 교육계와 사회 각계가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자리였다. 아이를 기르는 일에는 사회 전체가 ‘교육동반자’라는 의미에서 교육계뿐만 아니라 정·관계, 언·론계, 시민사회단체가 교육 발전을 다짐했다. 정성국 회장은 환영 인사를 통해 이날 행사가 위기를 극복한 축하 자리이자, 교육 현안을 함께 공유하는 자리임을 알렸다. 그러면서 정부, 국회 등 각계에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 회장은 "우리는 코로나의 긴 터널을 함께 극복해왔다"며 "그러나 날로 심각해지는 교권침해, 돌봄·방과후학교 등 사회적 요구의 학교 유입, 잦은 정책 변경과 첨예한 교육 갈등, 위기학생 증가 등 교육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올 한해 교육 발전을 위해 각계각층의 협력이 필요하다고도 역설했다. 그는 "우리의 협력적 노력이 세계 유례없는 교육 발전을 이뤄냈다"며 "오늘 이 자리가 정부와 정치권, 사회 각계가 협력하는 상생의 교육 거버넌스를 다시 일으키고 교육 문제의 실타래를 푸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연일 발표되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에 대해 일선 학교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만큼, 교육개혁은 학교 현장을 바탕으로 추진돼야 성공할 수 있다고도 주문했다. 정 회장은 "그간 역대 정부는 일방적 하향식 교육개혁으로 학교 현장의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개혁은 학교로부터, 선생님 개개인으로부터 시작해야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룰 수 있다"면서 "속도가 느리더라도 학교 현장과 함께하는 교육개혁, 현장 선생님들이 공감하고 주도하는 교육개혁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교권침해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잘못한 학생에게 반성문을 쓰게 했다고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선생님이 열심히 하려고 해도 열심히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교육당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교원이 소신 있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줘야 교육부의 국정철학을 이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는 설명이다. 각계 내빈들은 교원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협력을 다짐하는 축사로 화답했다. 현장교원 대표로 이승오 교총 2030청년위원회 위원장(청주혜화학교 교사)의 신년 건배 제의를 한 데 이어, 전국의 유·초·중·고 학생과 교원들이 신년 인사나 소망 등을 담은 영상메시지가 상영되자 분위기는 고조됐다. 교총은 교육계, 정부, 정치권, 학부모·시민사회단체 등과 대한민국 교육 발전을 위한 지향점을 공유하고 협력의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매년 초 신년교례회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은 사교육 기관을 제외한 교육기관 대부분이 수업목적을 위한 저작물 이용이 허용되고 복사, 배포, 공연, 전시뿐만 아니라 온라인 수업을 위한 공중 송신까지 가능하다. 공익성이 높은 학교 교육을 위한 배려다. 그러나 이는 ‘공표’된 저작물이어야 한다. 아무리 수업이 목적이라도 공개되지 않은 개인, 기관, 기업 등이 제작한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저작물 분량 역시 ‘일부분’으로 제한된다. 단서 조항으로 ‘해당 저작물의 전부를 복제하는 것이 부득이한 경우에는 허용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는 일부만 사용하기 어려운 짧은 시나 사진, 그림에 한정된다. 하지만 학교 수업에서는 기사, 에세이, 짧은 영상이나 음원, 악보와 같이 전부 이용이 불가피한 저작물이 많다. 그런데도 저작권법과 가이드라인에는 명확한 답변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용자인 교사가 이용 범위를 알아서 판단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격수업도 ‘일부’ 원칙 적용돼 교과서 복사, 탑재하면 법 위반 그렇다면 수업목적을 위한 정당한 이용으로 보지 않는 경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교사 또는 학생들이 구입, 또는 빌려서 이용할 것을 상정해 시장에 제공되는 것을 대체할 목적으로 참고서나 문제집, 보조교재 등을 복제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또 원격수업에 이용할 목적으로 판매되는 저작물을 허락 없이 복제, 전송하는 행위, 교실이나 학교 벽면에 미술 저작물을 게시하는 등 본래의 수업목적을 넘어서는 이용은 불가하다. 이밖에 학생 1인당 1부를 초과해 복제하는 경우, 복제 후 제본까지 해 시판 책과 동일하게 만들거나 미술, 사진 등 저작물을 감상용이 될 정도의 화질로 인쇄하는 경우도 수업목적을 위한 정당한 이용으로 보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시행되면서 가장 많았던 문의는 교과서 이용에 관한 상담이었다.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 교과서를 나눠주지 못하자 온라인 학급방에 복사해서 탑재해도 되느냐는 문의였다. 이 경우 ‘저작물의 일부’ 원칙이 그대로 적용돼 위반에 해당한다. 당시 교육부와 문체부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교과서 발행기관에 협조를 요청해 코로나 기간에 한정해 교과서 ‘전부’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학교 수업에서의 저작물 이용 범위가 저작권자의 일방적 은혜 관점으로 정해지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원격수업을 위한 저작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방적 허용 기준인 ‘일부’를 교사의 수업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한도’로 바꾸거나 시, 사진뿐만 아니라 전체 이용이 필요한 교과서, 분량이 많지 않은 짧은 영상, 기사, 악보 등은 ‘전부’ 이용을 허용하도록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료 공유 안 돼 폐기되는 자료들 교육청도 중복제작으로 낭비 발생 교사 간 교육자료 공유문제도 지적된다. 현재는 저작권법상 수업자료에 타인의 저작물이 포함돼 있다면 본인이 제작한 수업자료라도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 외 동료 교사 간 공유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런 법리적 한계로 원격수업을 위해 교사들이 힘들게 제작한 수업자료들은 다른 동료 교사들이 활용할 기회 없이 폐기될 우려가 크다. 교육청별로도 저작권 부담으로 수업자료를 공유하지 못하고 개별 콘텐츠를 중복·제작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이 역시 저작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업자료에 사용된 저작물 대부분은 1% 이내의 어문 저작물로 인용과 공정이용 범위 내의 이용에 해당한다. 즉, 동료 교사 간 공유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인용 또는 공정이용 내에서 사용한 수업 자료는 공유 가능함을 고시하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시·도교육청들은 저작물 이용을 위해 보상금 수령단체와 협약을 맺고 전국 초·중등학생 수에 비례해 매년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따라서 전국의 교사와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청 간 수업자료를 공유하는 것은 국제협약에도 위배되지 않는 만큼 문체부의 가이드라인 개정을 요청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복제방지’ 학교서 실현 불가능해 저작권법 개정, 문체부 지침 필요 원격수업을 위한 과도한 기술적 조치도 문제다. 현행 저작권법은 수업목적으로 저작물을 공중 송신하는 경우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복제방지 조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필요한 조치’를 요구한다. 이에 따라 원격수업에서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접근제한’, ‘복제방지’, ‘경고문구 표시’, ‘출처 표시’ 등 이중 삼중의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가이드라인에는 수업이 종료되면 공정이용 범위에 해당하는 저작물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상의 수업자료를 모두 삭제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자료의 보존과 안정적 이용까지 어렵게 한다. 원격수업을 위해 부담해야 하는 보호조치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접근제한’은 온라인 회원관리를 통해, 경고문구는 온라인 학급방 게시판에 설명문구를 달아, 출처 표기는 수업자료에 일일이 표기해 할 수는 있다 치더라도 ‘복제방지 조치’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다. 문무상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연구위원은 “복제방지 기술은 DRM(Digital Rights Management)이 유일하지만, 학교의 운영 관리 부담과 예산 과다 집행 등의 문제로 사실상 구현이 불가능하다”며 “실제 원격수업을 위해 복제방지 조치까지 요구하는 국가는 사례를 찾기 어렵고 학교가 이런 환경을 구축하기에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체부는 코로나19 기간에 한해 ‘접근제한’만으로도 ‘복제방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본다는 모호한 답변만 내놨다”며 “저작권법을 개정해 ‘복제방지 조치’를 삭제하는 한편 수업자료를 선별 없이 모두 삭제하도록 하는 행위 또한 제외될 수 있도록 문체부 협의와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조사 결과에서 정부 대책 중 사교육 경감효과가 큰 정책 1위로 ‘수능·교육방송(EBS) 연계 정책’(25.7%)이 꼽혔다. ‘EBS 강의가 사교육 경감에 도움된다’는 의견도 14.6%로 2위를 차지했다. 이 둘을 합치면 40%가 넘는다. 이번 결과는 지난 12월,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행한 ‘세대별로 살펴본 교육에 대한 인식 변화’ 보고서에 담긴 내용으로,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여론조사(KEDI POLL 2021)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10년 전 조사에서는 ‘방과 후 학교가 사교육 경감이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31.2%로 1위를, ‘EBS 강의’가 31.1%로 2위를 차지했었다.자녀의 사교육비가 부담된다는 응답은 2001년 81.5%에서 2020년 94.3%로 12.8%p 증가했다.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에 대해서는 2001년에는 ‘남들이 하니까 심리적으로 불안하기 때문(30.5%)’이란 응답이 많았던 반면 2021년에는 ‘남들보다 앞서 나가게 하기 위해서(26%)’란 응답이 1위를 차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사회보장인식조사에서 정부가 교육 분야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정책으로 ‘사교육비 지출 부담 감소’(29.9%)를 1순위로 꼽았다. 또 이번 보고서에서, ‘정부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교육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으며, 이 중 방과후학교(초등돌봄교실 포함) 운영과 EBS(강의+수능연계)를 통한 사교육비 경감 효과에 대해 일관되게 긍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그 집 며느리가 초등 교사라며? 일찍 퇴근하지, 방학 있지. 교육에 종사하니까 애들은 오죽 잘 키워~!” 오랜 기간 지켜온 신붓감 1위 초등 여교사. 애들도 잘 키울 거고 전문직 남편 뒷바라지도 잘 할 거라는 기대. 어떠신가요. 저는 때로는 버거운데 말이지요. 일과 가정 사이에서 수없이 고민하며 나의 자아실현과 가정의 행복 속에서 뒤뚱뒤뚱 균형을 잡느라 힘들거든요. ‘육아휴직 쓰면 되잖아’라는 말에 마음 편히 아이 한 명당 3년씩 쉴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평생 쉴 수 없으니 언젠가는 복직해야 할 텐데 쓸 수 있는 범위에서 휴가와 휴직을 최대한 활용한 후 복직하는 그 시기는 누구나 참 힘들거든요. 우는 아이를 떼어놓고 도망치듯 학교로 향하는 그 발걸음에는 “내가 내 애도 못 챙기면서, 지금 다른 애들을 챙기러 가는 건가?”라는 수많은 의문과 고민이 겹칩니다.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잡기 최근 젊은 부부들은 번갈아 육아휴직을 쓰기도 하고 육아시간을 쓰며 육아를 함께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라떼’ 같지만, 예전 선배님들은 딱 한 달 쉬고 나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으세요. 저 역시 학교에 피해 주지 않겠다며 휴일에 결혼하고 단기방학 맞춰 신혼여행을 가고 아이도 방학 맞춰 낳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했느냐는 생각이듭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큰일인지 알게 됐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일은 너무나 큰 용기가 필요하고 너무나 큰 인내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까요. 첫째, 우선순위를 정하는 거예요. 내 인생의 우선순위 말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인생을 5년 단위로 나누어봅니다. 저의 경우는 발령받고 5년간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배웠습니다. 학교 업무, 연수, 교육지원청 업무를 열심히 하면서 스스로 전문성을 높이던 시기였지요. 그리고 마음껏 제 삶을 즐기는, 인생에서 가장 꽃핀 시기를 보냈습니다. 여행도, 배움도, 학교 안에서 온전히 누렸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 40살까지, 5년은 큰아이, 또 5년은 작은 아이가 최우선이었습니다. 그다음이 일이었지요. 결혼 후 10년은 아이들을 안정적으로 키워내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자아실현도, 경제적인 부분도 어느 정도 양보했지요. 최우선 과제를 위해 손해 보는 부분도 있겠지만, 나중에 돌아보면 가장 잘한 일이 될 거라 믿었습니다. 주어진 일들을 구멍 없이 열심히 하면서도 가정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저는 엄마니까요. 둘째 아이가 크면서 자아실현의 욕구를 다시 충족해내고 있습니다. 우선순위에 변동이 생긴 것이죠. 둘째, 도움이 필요합니다. 일하면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애 키울래, 일할래? 하면 일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일하면서 애도 키워내야 하니 그 힘듦이 오죽할까 싶습니다. 엄마 직업이 교사라고 하면 그 자체로 엄마들 모임에 끼기 어렵다는 분도 많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움받을 곳을 만들어둬야 합니다. 친정 부모님, 시부모님, 아니면 친척, 돌봄교실. 태권도장, 블록방, 그것도 안 되면 애들 친구 엄마라도 사귀어 두세요. 급할 때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이 한, 두 군데는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가 아프거나 급한 일이 생길 때 뛰어가지 못하는 죄책감으로 버티기가 힘들어질 수 있거든요. 셋째, 닮고 싶은 멘토를 찾으세요. 주변에 분명 아이를 키우고 일을 하면서도 균형을 맞춰가며 살아가는 멋진 멘토들이 있을 거예요. 선배 교사 중에 말이지요. 주변의 또래들과 경쟁하듯 아이를 키워내지 마시고 나보다 10년 정도, 최소한 5년 정도는 앞서서 아이들을 키워내신 분들의 지혜를 담아보세요. 나와 비슷한 시기에 가졌던 고민과 그걸 이겨냈던 방법들을 듣는 것은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인생의 우선순위 먼저 정해야 저 역시 워킹맘으로서 수많은 고민과 함께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갖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더라고요. 학교에서도 자리 잡으며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되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일도 가정도 놓치고 싶지 않은 워킹맘! 인생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궁극적으로 닮고픈 멘토를 만드는 것. 이 3가지를 잘 지키면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덜 흔들릴 수 있을 거예요. 우리나라의 모든 엄마 교사를 응원합니다.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서울 사랑의열매)는 매년 연말연시에 교육복지 취약계층 학생 지원을 위한 ‘학교모금 캠페인’을 펼친다. 이번 캠페인은 이달 31일까지 진행한다. 모금된 성금은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의 성장과 심리 안정을 돕는 데 쓰인다. 캠페인의 의미와 필요성에 공감한 교육 가족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캠페인 참여를 통해 나눔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 현장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1년 나눔 프로젝트 기획한 문지원 교사=지난해 12월 2일 오후 1시. 서울신림초에 어른 키만 한 열매둥이 인형이 찾아왔다. 열매둥이는 사랑의열매를 상징하는 열매 모양으로 만든 캐릭터다. 이날 6학년 학생들은 열매둥이와 함께 성금 전달식을 가졌다. 지난 1년 동안 진행한 나눔 프로젝트의 마지막 여정이었다. 서울신림초는 2년간 나눔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문지원 교사의 제안에 같은 학년 교사들이 동참하면서 학년 행사로 마련했다. 문 교사는 “직접 나눔을 해봤더니 주는 것보다 얻는 게 많았다”면서 “다른 데서는 얻을 수 없는 기쁨을 느꼈고, 학생들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첫해에는 수업하면서 만든 공예품을 전시, 판매한 금액을 반별로 기부했고, 지난해에는 판을 키웠다. ‘기부 바자회’를 연 것이다. 수업과의 연계도 고려했다. 동료 교사들과 함께 환경, 진로, 인성(나눔) 등을 주제로 수업을 재구성하고, 1년에 걸쳐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사와 재능을 살폈고, 판매할 물건을 직접 만들었다. 문 교사는 “재능 기부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던 아이들도 직접 만든 물건을 다른 사람이 돈을 주고 사 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재능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느꼈다”고 귀띔했다. 바자회가 끝나고 학생들은 “물건이 다 팔려서 기분 좋았고, 내가 만든 물건이 가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친구들이 내 물건을 사줄 때 더 잘 만들걸, 아쉬웠다” “솔직히 나눔 프로젝트를 하면서 돈이 얼마나 모인다고, 기부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는데 20만 원 가까이 모여서 놀랐다” “바자회를 준비하고 마무리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워서 뿌듯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판매 금액을 전달하는 성금 전달식도 마련했다. 손쉽게 온라인으로 기부하는 방법도 있지만, 직접 모은 성금을 전달하는 경험을 학생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서다. 서울 사랑의열매에 도움을 요청했고, 지난달 2일 학교에서 전달식이 열렸다. 아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문 교사는 “예상하지 못했던 아이들의 반응에 놀랐다”고 했다.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같은 학년 선생님들이 무척 고생하셨어요. 동료들과 함께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만들어줬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낍니다. 교사들에게도 의미 있는 교육 경험이었고요. 더 많은 학생과 선생님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2004년부터모금캠페인 진행하는 서울 성내중=서울 성내중은 2004년부터 사랑의열매 학교모금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학교에서 지향하는 교육 목표인 ‘창의적 역량과 협력적 인성을 갖춘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서다. 교실마다 교탁에 모금함을 놓아두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게 한다. 학교모금 캠페인이 시작되면 고화영 교육실무사(교무)의 마음이 분주해진다. 고 실무사는 5년째 학교모금 캠페인을 담당하면서 학교 구성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는 “어떤 교육보다 가장 교육적인 활동이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다. “흔히 나눔이라고 하면 ‘대가 없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주는 것보다 나에게 오는 행복이 더 큽니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나눔을 배웠습니다. 콩 한 쪽도 나눠 먹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눔은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죠. 나눔을 공유하고 함께 누리고 즐기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결국 모두가 행복해지죠.” 성내중 학생들은 용돈을 쪼개 참여한다. 오랫동안 모았던 돼지저금통을 통째로 가져오는 학생도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나눔 활동에 동참하도록 힘을 보탰다. 이번에는 전교생에게 사랑의열매 배지를 나눠줬다. 배지를 보면서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나눔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고 실무사는 “나누고 싶은 마음만 있다면 금액은 상관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금에 참여하면서 금액이 너무 적다고 움츠러드는 학생을 봤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더 많이 내고 싶은데, 그러질 못했다는 거죠. 그 마음을 느껴보는 것, 돕고 싶은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해줍니다. 한 1학년 학생이 어떻게 모금에 참여하면 되냐고 묻더니 집에서 돼지저금통을 가져왔어요. 용돈을 쪼개 5만 원 남짓을 모아온 2학년 학생도 있었죠. 학생으로서는 큰돈인데, 기부해도 괜찮으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대답하더군요. 따뜻함이 묻어난 말 덕분에 저도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이 올해부터 학교 업무경감을 위해 가정통신문 발송 방법을 개선한다. 학부모에게 공통 안내 가능한 가정통신문은 학교를 거치지 않고 교육청에서 일괄 안내하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교육청은 9일 다음 달부터 가정통신문 발송 방법을 이같이 개선한다고 밝혔다. 기존까지는 교육청이 가정통신문을 교육지원청에 보내면 다시 학교로 전달하고, 내부 결재를 거친 후에 학교 홈페이지와 알리미 앱에 등록하면 학부모가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교육청은 “각종 안내 사항을 학부모에게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학교의 업무부담을 최소화해 학교가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업무경감 차원에서 오는 3월부터는 교육기관 전용 인터넷망인 ‘스쿨넷’ 요금도 교육청에서 일괄 집행할 예정이다. 외부 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자치구별로 수시로 안내하던 학교 지원 사업도 연초에 교육지원청에서 학교에 일괄 안내하는 ‘자치구의 학교 관련 연간 사업 사전 일괄 안내제’도 올해 시범 운영한다. 학교 현장에서 자치구의 학교 지원 사업을 미리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연간 교육계획을 세울 때 반영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희연 교육감은 “가정통신문 교육청 일괄 발송 등 학교 업무경감 효과는 서울의 전체 학교는 물론 전국 시·도교육청에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학교 공문서 감축 방안 등 학교 업무경감 및 효율화를 위한 정책 추진으로 선생님이 학생들의 교육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선순환으로 이어지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교원 연구실적 평정 총점을 하향 조정하는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재입법예고한 것에 대해 한국교총은 10일 “연구점수 축소는 절대 반대하며,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5일 “연구실적 평정점 확보를 위한 부담 경감으로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해 연구실적 평정 총점을 3점에서 2점으로 조정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학위 취득실적에 대한 평정점도 조정한다. 개정안에 대한 의견제출 기한은 2월 14일까지다. 이에 대해 교총은 “교사의 연구는 교실에서 마주한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여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연구 과정 자체가 전문성 신장을 의미한다”며 “오히려 교원의 자기계발 노력과 연구 의욕을 떨어뜨려 교원의 전문성 약화와 학교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2020년부터 교감의 연구대회 점수를 인정하지 않으면서부터 교감의 연구대회 참여가 급격히 감소했다.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한다는 개정 취지에 대해서도 “교사의 현장연구는 교육활동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교육과 연구가 별개로 이뤄질 수 없다”며 “학교 현장에서 실천을 통해 이론과 지식을 직접 생성하고 만들어가는 연구자로서의 교사에 대한 인식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구점수 축소로 관리자 선발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승진평정이 경력, 근평, 교육, 가산점으로 재편되면서 전문적 역량을 갖춘 관리자가 아닌 상급기관에 순종적인 관료형 교사와 관리자 양산을 더욱 고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교총은 “연구점수 총점을 2점으로 하향하면서 석사학위는 1.5점으로 유지해 석사학위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연구점수는 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연구점수의 영향력이 축소되면 연구대회 자체를 고사시킬 뿐만 아니라 결국 연구점수의 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이 상급 학교 진학을 앞둔 초6과 중3 학생 중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집중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올해부터 시행한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10일 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초학력 보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학교나 교육청에 ‘채움 학기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초6과 중3 학생 중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의 경우 보호자의 동의 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현재 시행 중인 기초학력 진단검사에 초6과 중3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기초학력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평가는 교육청이 현재 활용하고 있는 기초학력진단보정프로그램이나 별도로 개발 중이 진단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초6의 경우 3월부터, 중3은 6~7월에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지원 대상이 된 학생이 신청을 할 경우 초6은 9월부터 내년 2월까지, 중3은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학습지원을 받게 된다. 초6의 경우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맞춤형 보정을 강화하는 ‘학습지원 튜터’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방과후와 주말, 방학 등에 학습결손과 관계성 회복을 위한 키다리샘을 통해 1:1 보충 지도를 받을 수 있다. 또 중3은 인공지능(AI) 튜터링 보충학습(e-스쿨), 키다리샘 멘토링, 진로의식 고취를 위한 도약캠프(방학 중 개최) 등 3개 프로그램 중 1개 이상에 필수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기초학력도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학생들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종합적인 기초학력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며 “의무교육 과정인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전환하는 시기에 최저학력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적 논의 및 법·제도적 보완을 위한 사회적 숙의 공론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하영제 국민의힘 국회의원(경남 사천·남해·하동)은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산림교육을 활성화하고, 성범죄자의 산림교육전문가 자격증 취득을 제한하는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최근 발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기후 위기 대응 차원에서의 탄소중립 실현이 전 세계인들의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산림(숲) 역할에 대한 주목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산림교육의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산림교육의 법적 근거는 미비하고 성폭력 범죄자가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숲길등산지도사 등 산림교육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 하 의원은 현행 제도를 운용하면서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한 내용의 ‘산림교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 의원은 유아·청소년·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산림교육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성범죄자가 산림교육전문가가 될 수 없도록 할 것을 제안했다. 어린이가 숲을 체험하고 그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매년 6월 9일을 ‘어린이 숲날’로 정하자는 내용도 법 개정안에 담겼다. 하 의원은 “산림교육은 산림교육전문가가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탐방·학습시킴으로써 산림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산림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게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체계적·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산림교육의 활성화와 아동 성범죄자로부터 안전한 산림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이번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교총은 교육부가 발표한 ‘늘봄학교’ 추진방안과 관련해 “학교 현장의 수용 가능성은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교총은 “기존 단위학교 중심에서 교육(지원)청 중심으로 돌봄·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되, 행정전담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현행보다 개선된 방안”이라며 “교원들이 온전히 수업과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근원적인 행정업무 경감 방안으로는 미흡하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현재 돌봄업무 담당교사는 ▲연간계획 수립 ▲외부강사 선발 ▲간식업체 선정 ▲학교운영위원회(학운위) 심의 ▲학생 모집 공고 ▲신청서 수합, 대상자 선정 ▲월 간식비 지출 ▲월 강사비 지출 ▲평가(공개수업) ▲교구 구입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학교 내에 보육기관 하나를 운영하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다양한 돌봄 및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이 도입되면 관련 업무도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 학운위 심의, 예기치 못한 강사 결원, 연례화된 교육공무직의 파업 대응, 특히 교원이 없는 시간대에 벌어질 각종 안전사고 등에 대한 대응과 책임·민원 등의 몫은 고스란히 학교에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교총은 “교육부는 제도 추진과 관련해 학교현장의 공감대 형성을 강조한 만큼, 양적 확대보다 현장 적용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먼저 해야 한다”면서 “늘봄학교의 질 높은 프로그램의 운영, 특히 지자체 등 지역사회의 역할과 교육(지원)청의 역할, 학교의 역할도 명료하게 확립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늘봄학교’가 학교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교육부오석환 ▲기획조정실장 전담 직무대리 신문규 ▲인재정책실장 전담 직무대리 최은희
정부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원하는 시간대를 최대한 맞춘 초등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교원 업무 부담을 우려해 공무원을 증원하겠다고 하지만,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교육부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초등학생 방과 후 활동 지원을 통해 교육과 돌봄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늘봄학교는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4개 내외 시·도교육청을 시범교육청으로 선정하고 인력과 재정을 지원해 우수모델을 발굴할 예정이다. 시범교육청에서는 약 200개 학교를 대상으로 ▲지역 중심의 전담 운영체제 구축 ▲초1 입학초기 에듀케어 집중지원 ▲미래형·맞춤형 프로그램 확대 ▲돌봄유형 다양화 등 과제를 운영한다. 아침부터 저녁 8시까지 틈새 없이, 각 학년에 맞는 돌봄의 완성을 목표로 잡았다. 저학년에게 기초학력 지원과 예체능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맞벌이 가정을 위한 아침·저녁돌봄 운영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저녁 돌봄 학생에게는 석·간식과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신입생에게는 입학 초(3월 1~3주) 조기 하교로 인한 돌봄공백 해소를 위해 방과 후 에듀케어 집중 지원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다. 고학년을 대상으로는 인공지능(AI)·코딩·빅데이터, 소규모·수준별 강좌 등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등 틈새돌봄을 강화한다. 교육부는 교원 업무 경감 차원에서기존 시·도교육청 방과후학교 지원센터를 방과후·늘봄지원센터로 개편하고 전담 인력 120명을 증원할 계획이다. 현재 각 교육청에서 돌봄·방과후 업무를 담당하는 인원 260명 정도의 50% 가까이 늘리는 것이다. 돌봄 전담인력은 단위학교에서 처리하던 강사·업체 선정과 계약 체결, 수강 신청, 회계 처리 등을 맡게 된다. 이 같은 개선방안이 나왔음에도학교 현장에서는 업무 부담 감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다. 일단 외부 인원이 오랜 기간 학교에 머무는 자체가 부담이기 때문이다. 학생 수요조사, 학교폭력, 안전사고, 강사가 추가되면서 발생하는 출·퇴근 등 인사관리, 강사의 갑작스러운 부재(코로나19 등)에 대한 대처 등 업무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저녁돌봄까지 이어질 경우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한다. 교육부의 담당 공무원 충원 숫자도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의 한 초등교사는 “이미 학교에는 주 14시간 이내로 근무하는 초단기 근로자가 상당히 많은데 더 늘리겠다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강사 관련 업무를 일부 도와주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근본적 업무 자체가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교육부도 수긍했다. 공무원이 증원된다고 해서 교원의 업무 자체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교육청에서 교원 업무 경감이 이뤄지고 있는 사례를 일반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나현주 교육부 방과후돌봄정책과 과장은 “교원 업무 경감은 이번 정책 추진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라면서 “교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업 중 휴대전화를 무단 사용하고 교사 지시에 따르지 않은 학생에게 교내 봉사 2시간 징계처분을 내리고 교사에 대한 사과편지를 작성하도록 한 학교의 결정이 적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학교 내의 봉사’ 내용에 ‘사과 편지 작성’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초 이 같은 판결을 내리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은 2019년 중학교 3학년인 A양이 수업 중 화장실을 간다고 교실을 빠져나와 복도에서 휴대전화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생활지도 담당 교사에게 적발되면서 시작됐다. 교사는 휴대전화 제출을 요구했지만 A양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결국 학교는 ‘수업 중 핸드폰 사용, 지시 불이행 및 지도 불응’ 등을 이유로 교내 봉사 2시간 징계를 내렸다. 징계 내용에는 교내 환경정화 활동 1시간, 교사에 대한 사과 편지 작성 1시간이 포함됐다. 원심은 원고의 행위가 ‘학교 내 봉사’를 명하는 징계 사유에 해당하고 ‘학교 내 봉사’에 ‘심성교육’이 포함된 이상 ‘사과 편지 작성’도 징계 내용에 포함되므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은 달랐다. 대법원은 “학생의 본심에 반해 사죄의 의사표시를 강제하는 ‘사과 편지 작성’이 언제나 작성자의 심성에 유익할 것이라거나 교육의 목적에 부합할 것이라고 추단할 수 없다”며 “명시적 근거 없이 처분의 범위를 넓혀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학교생활 규정에 ‘심성교육’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기는 하나 그 내용과 취지에 비춰보면 이는 교내 봉사 내용을 규정한 것이 아니라 이는 봉사에 관한 지도 활동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교육적 목표를 나타낸 것이 타당하다”며 “‘학교 내의 봉사’ 내용에 사과 편지 작성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김동석 한국교총 교권본부장은 “사과 편지 작성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법 판결이 나온 만큼 조례나 학칙에 의존해 징계를 내리는 부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생활지도권과 관련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학생징계와 관련된 부분을 구체화해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신현석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가 1일 한국교육학회 제46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신현석 신임 회장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위스콘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사범대학장 및 교육대학원장, 기획예산처장 등을 역임했다. 또 교육부 대학발전기획단장, 정책숙려제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한국교육학회는 1953년 설립해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이했다. 대학교수를 포함한 교육학자 및 교사, 교육 관련기관 종사자 등 6000여 명이 참여하고, 26개 분과학회와 10개 지회로 구성됐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굳이 철학자 데카르트를 소환하지 않고도 이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존재하기 위한 인간의 특권이다. 문제는 그것이 때로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을 추구하고자 대책 없는 철없는 아이처럼 될 수 있음을 염려한다. 명분상으로는 자기의 삶을 성찰하는 것이든 가족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든, 아니면 사회의 안정과 평화를 갈망하는 것이든 무한 상념으로 돌입함을 제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 정초에 잠시 해답 없는 넋두리를 펼치고자 한다. 인간의 무한 상념은 그것이 과연 세상에 얼마나 의미 있는가로 귀착될 수 있다. 좁게는 개인과 국가의 성장과 행복을 구가하고자 하며 넓게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망의 표출이기도 하다. 그럴수록 요즘 잠 못 드는 밤이 늘고 있다. 왜냐면 세상살이가 온통 갈수록 거칠고 투박해지며 동시대 타인들과 일상에서의 행복조차 감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이 시대의 교육자로서 피할 수 없는 직업적 자문인가 한다. 이 시대의 비애! 누군들 비에 젖지 않고,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삶이 있으랴. 무한 상념은 시작된다. 순탄한 삶과 평화로운 삶은 어디서 구가할 수 있으랴. 일상에서 마음의 안정과 행복을 체험하며 살 수 없으랴. 눈 앞에 펼쳐지는 온갖 군상들을 초월하여 한결같은 자세로 균형을 잡고 살 수 없으랴. 지금, 이 순간 삶의 쾌락에만 탐닉하기보다 미래 지향의 희망의 행진으로 나아갈 수 없으랴. 도시가 아닌 자연에서조차 상처 없는 순결한 삶을 영위할 수는 없으랴. 쏟아지는 정보와 뉴스의 홍수 속에서 여백을 추구하며 의연하게 자기를 지키며 살 수 없으랴. 현세(現世)를 사는 현명한 지혜는 무엇인가. 흔들리지 않는 양심과 정의로운 삶은 무엇인가. ‘자기 사랑’을 넘어 ‘지구 사랑’으로 승화되어 세상을 살만한 가치가 있는 곳으로 만들 수는 없는가. 과연 그러한 용기와 행동을 우리 내면의 어디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작게 가진 것에 만족하고 ‘Simplicity is beautiful’의 미니멀주의(Minimalism)를 펼치는 삶은 이 시대엔 고통스럽기만 한 것인가. 지나친 물질적, 출세 지향적 욕망을 억제하며 절제된 삶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것인가. 무한 상념은 어린아이 응석처럼 계속된다. 태양은 내일도 다시 떠오르리라는 기대와 희망으로 오늘의 온갖 상처와 궤적을 잊을 수 없으랴. 갈등의 이 시대에 내 이웃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포용하고 화해하는 삶은 불가능한 것인가. 결과에 감사하고 그것이 자신의 역량에 합당함으로 만족하고 살 수는 없으랴. 인권이 무너지고 차별받고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고 달래며 그들의 부서진 마음(heartbroken)을 온전하게 하는 세상은 누가 만들 것인가. 평소 여백과 사색의 시간으로 삶이 아름다움을 느낄 수는 없는가. 무한 상념은 대책 없이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현상(現狀)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적인가, 동지인가, 이분법적 사고만으로 세상의 가치를 판별하고 보복하며 그들만의 삶의 잔치로 전락한 좁쌀 정치를 멈출 수는 없는 것인가. 즐겁고 행복하게, 사회적 통합의 울타리 안에서 모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없는가.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고 미움과 불신, 혐오를 드러내며 오만하게 살아가는 강자들을 어떻게 함께 할 것인가. 분노한 사람들, 상처받은 사람들, 삶의 희망을 상실하고 살아가는 밑바닥 사람들, 그들과 살만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갈 수는 없는 것인가. 권위와 기득권을 내세워 자신들의 이권만을 추구하고 약자들을 탈취하며 지배하려는 자들에게 나눔과 배려, 협력의 공동체를 세우자고 설득하는 것은 도를 넘는 것인가. 지도층의 독단과 아집, 일상적인 거짓말을 어떻게 멈출 것인가. 민주시민의 집단지성의 힘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물질적 풍요 아래서 일상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와 낭비로부터 우리가 사는 세상을 구할 수는 없는가. 성소수자, 독거노인, 학교 밖 청소년 등 인권 사각지대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고통을 멈추게 할 수는 없는 것인가…… 세상은 나날이 불확실한 모습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온다. 불안과 두려움에 떨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지금 우리의 세상살이라면 그저 슬프고 참담할 뿐이다. 우리 세상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인가. 미래의 우리 삶은 보다 가치 지향적이고 평화롭게,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꿈꾸어야 한다. 하지만 가랑비에도 쉽게 흠뻑 젖어 옷이 무거운 사람들, 바람에 흔들려 줄기와 가지가 앙상한 사람들을 관심과 사랑의 손길로 보듬는 것은 이제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 2023년은 약자를 우선하는 사회로 전환하자. 그들이 개개인의 역량을 드러내고 나아가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우리가 사는 세상을 그만큼 더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꾸고 키워가는 공동체를 만들자. 새해 정초에 편안하게 잠을 이루지 못하며 철없는 아이가 졸라대고 떼를 쓰듯 해답 없는 무한 상념(想念)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