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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승진보다 워라밸, 소명의식보다 직장을 말하는 교사, 90년대생 교사가 온다. 전통적·보수적 가치관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는 90년대생 교사들이 교직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학교 안과 학교 밖 경계가 분명한 이들은 교사로서의 삶과 개인으로서의 삶 모두를 소중하게 여긴다. 간섭하는 것도, 간섭받는 것도 싫어한다. 동료교사와의 관계보다 학교 밖 온라인 공동체활동에 더 열심이다. 또 교원업무의 합리적 분담과 성과의 공정한 배분을 중시하는 특징의 소유자들이다. 사제 간인 박상완(부산대)·박소영(숙명여대·사진)교수가 공동으로 펴낸 90년대생, 교사가 되다는 17명의 현장교사 인터뷰를 통해 소위 MZ세대 교사들의 교직특성과 의식의 흐름을 깊이 있게 조명했다. 90년대생 교사를 주제로 삼은 이유는. “교직사회에서 90년생이 가지는 의미를 부각시켜보고 싶었다. 보수적 교직문화가 새로운 세대와 어떻게 부딪히고 있는지, 또 이들은 어떻게 적응해 가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들이 지나가면 또 다른 세대가 몰려올 것이다. 그 전에 90년대생이 갖는 특성을 정리해 보고 싶었다.” 세대를 정리한다는 게 매우 어려운 일인데. “세대론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려 많이 노력했다. 개개인의 성향을 무시한 채 하나로 뭉뚱그려 설명하다 보면 사실을 왜곡할 수 있어 이 점을 가장 경계했다. 세대 간 차이나 갈등을 과장하거나 교사 간 차이를 세대차이로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90년대생 교사의 특성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자기만의 경계가 뚜렷하고, 일과 삶을 분리시키는 경향이 강한 세대이다. 근무시간 이후에는 학교와 단절하고 싶어 한다. 또 교사가 할 수 있는 업무나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선을 그어두려는 성향도 있다. 공교육 기관에 근무하지만 공교육의 부족한 부분은 사교육의 장점을 활용, 보완하는 것에 비교적 거부감이 적다.” 90년대생 교사들은 ‘교사라는 직업’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지 궁금하다. “대체로 교직을 헌신이나 소명 관점이 아니라 직업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학교는 직장이고 언제든 이직이나 전직이 가능하다고 여긴다. 정년까지 근무하겠다는 의식도 강하지 않다. 이들은 또 수업을 매우 중시한다. 수업을 잘하고자 하는 욕망이 매우 강하다. 학생과의 관계는 대체로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반면 경계는 분명히 한다. 학생들을 대할 때 싫고 좋다는 표현을 정확하게 하는 것 같다.” 일부에서는 교직에 대한 공동체의식이나 사명감 등은 기성세대보다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단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 그보다는 자신의 세계관이 뚜렷한 세대이다 보니 기성세대 눈에는 그렇게 비칠 수도 있다고 본다. 예컨대 다른 동료교사보다 일을 적게 하거나 게으름을 피우지 않지만, 내가 남의 일을 더 해주거나 남이 내 일을 더 해주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 선배 일을 으레 후배가 도와주던 기성세대의 관행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세대 간의 벽은 언제나 존재한다. 90년대 교사들은 정도가 더 심하다고 봐야 하나. “이들은 학교에서 나이가 많고 적음을 불문하고 모두 동등한 동료교사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동등하지 않은 현실에 불편함을 느낀다. 그래서 선배교사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정보를 얻기보다는 외부 커뮤니티에 의존하려 한다. 동료와의 교류도 자신의 의지나 의사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학교 내 모임이나 회식, 사적인 시간까지 침해하는 업무지시, 생산성이 떨어지는 각종 지침 등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우리 때는 참고 살았는데 너희들은 왜 안 하려드느냐’는 윗 세대의 불만을 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승진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승진이 가져다주는 메리트가 없다고 여기는 데 있다. 당장 부장교사만 보더라도 업무부담은 많은데 보상은 적다. 학교에서 모두가 기피한다. 교감도 마찬가지다. 각종 민원에 시달리고 학부모와 갈등 때문에 애를 먹는 경우를 종종 지켜보면서 굳이 힘들게 승진할 필요가 있을까 회의적으로 보는 것이다. 교장·교감 등 관리직에 대한 기대나 희망이 없으니 당연히 승진에도 관심이 없다. 또 다른 요인으로 이들은 자기 삶과 여유를 즐기는 것을 중요시한다. 이들이 교직을 선택한 이유로 직업 안정성을 가장 많이 꼽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전에는 생계형 교사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워라밸 교사들이 많아졌다는 점이 차이다. 승진에 관심을 두게 되면, 승진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여기기 때문에 절실하지 않다.” 상대적으로 일찌감치 승진을 준비하는 교사들도 있다던데. “눈치 보지 않고 판단이 빠르다. 그래서 초기에 교직경력 행로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워라밸로 갈 것인지, 관리직으로 진출할 것인지 일찍 결정하고 준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90년대생 교사들의 강점은 무엇인가. “스마트기기와 멀티미디어 자료제작 및 활용능력이 뛰어나고 이를 수업에 잘 활용한다. 유튜브 등 새로운 매체활용도 자연스럽고 익숙하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학습환경이 조성되면서 90년대생 교사들이 선배교사의 수업을 지원하는 역멘토링이 이뤄지고 있다. 또 하나 이들은 매우 성실하고 스마트한 인재들이다. 이처럼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교육의 큰 자산이다. 이들을 어떻게 동기화시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느냐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본다.” 이들이 교직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신선함을 첫손에 꼽고 싶다. 당연하고 관례적으로 해왔던 일에 대해 “이걸 왜 해야 하죠?”라며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려 한다.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말하고 고정관념의 틀을 깨려는 시도는 교직사회에 신선한 자극을 준다. 반면 교사들 간 협력적 문제해결에는 소극적이다. 이들은 자신의 업무나 수업 외에는 다소 무관심한 경향을 보인다.” 90년대생 교사들의 고민이 궁금하다. 학교생활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단연 ‘학생지도’이다. 어려서부터 매우 우수한 학생들이다 보니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이나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지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게다가 다문화학생도 늘어나고, 학교폭력 증가와 학부모상담 등 업무부담이 많아 힘들어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아울러 효율성과 정확성을 중요시하는 탓에 100을 투자하면 100이 나와야 한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지만, 교육은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좌절감을 느끼는 교사들도 있다.” 최근 젊은 교사 중에는 고시를 준비하거나 타 직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교사라는 외형만 보고 교·사대에 진학했다가 교육실습을 다녀온 뒤 교직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실습하는 과정에서 ‘거친(?)’ 학교 실상을 보고선 두 손 들어버리는 경우다. 또 교사라는 직업은 공감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이어야 하는데 도전의식은 강한 반면 상대적으로 공감능력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이 책을 통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학교관리자는 물론 학부모들이 한 번쯤 읽었으면 한다. 우리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 소통하는 방법을 알아야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엄마는 말씀하셨다. 초등교사가 여자에게 좋은 직업이고, 1등 신붓감이라고. 그때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제대로 안 해본 상태라 엄마의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 와 닿지 않았다. 그래도 꼴등보단 1등이 좋겠거니 싶어서 덜컥 교대에 갔다. 이전까지는 교사가 되겠다는 생각을 꿈에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야말로 등 떠밀려서 교대에 갔고 어쩌다 보니 교사가 되었다. 10년째 이 직업을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여자한테 하기 좋은 직업이라는 건 여자라는 성별이 하기 좋은 직업이 아니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기 유리하다는 말이었다. “애 아빠가 학교에 쫓아간다는 걸 말렸어요” 육아휴직을 비교적 편하게 할 수 있고, 정년이 보장되어 안정적이라는 유리한 점보다 여자교사라서 교직에서 불리한 점이 아직은 더 크게 느껴진다. 학교에 민원을 넣을 때 담당교사 성별에 따라서 강도가 달라진다는 건 교사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학부모와 상담하다가 들었던 당황스러웠던 멘트 중 하나가 “우리 애 아빠가 화가 많이 났어요”라는 말이었다. 의도가 무엇인지 여러 번 곱씹게 되는 말이었다. 얼핏 들으면 아무 문제없어 보이는 대사지만, 여자교사에게 남자 보호자를 앞세워 압박하려는 듯한 느낌이었다. 너무 예민하게 느끼나 싶을 즈음 인터넷 커뮤니티에 나와 같은 일을 겪었다는 사람의 글을 읽었다. 다른 교사들의 반응을 보니 여자교사들은 종종 학부모와 상담하면서 듣는 이야기인 듯했다. 비슷한 말로 “애 아빠가 학교에 쫓아간다는 걸 말렸어요”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실제로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서 교사에게 폭언이나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이런 말조차 예사롭게 넘길 수 없게 된다. 교원평가 속에 담긴 음담패설 여자교사는 여자이기 때문에 성적 대상화가 되는 상황도 겪는다. 예전 학교에서 5학년 아이들이 방과후에 모여서 담임선생님 가슴 크기를 놓고 음담패설을 했다. 거기서 끝났으면 좋으련만 이 사실을 알게 된 다른 아이가 담임교사에게 모든 내용을 신고했다. 그냥 욕이라면 모를까, 가르치는 남자아이들이 자신을 대상으로 음담패설했다는 사실은 젊은 선생님에게 충격이었다. 원칙대로라면 아이들에게 적절한 성교육을 하고 처벌이 이뤄져야 했지만, 피해자였던 교사는 자신이 피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다시 거론하고 싶지 않아 했다. 교실에서 아이들 얼굴을 보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넘어갔다. 그 뒤로 남은 학기 동안 해당 교사는 남모를 고통 속에 지옥같은 나날들을 보내야 했다. 여교사들이 모여서 학교생활에 대해 말할 때 학생에게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는 일화는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선생님의 속옷을 봤다며 웃는 학생들이 있었다는 이야기, 수업시간에 손을 들고 섹스는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묻거나, 선생님은 성관계해 본 적이 있냐고 묻는 등 가지각색의 성희롱 사례들이 있다. 아이들이 뒤에 모여서 교사를 대상으로 음담패설을 하는 게 옛날 방식이라면 교원평가에서 익명성을 활용해 대놓고 교사에게 욕을 하는 건 요즘 방식이다. 교사는 매일 아침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학생이 익명으로 남겨놓은 성희롱성 댓글들을 무방비로 읽어야 한다. 최근 교원단체들이 공개한 교원평가에서 성희롱 피해사례에는 ‘몸매가 지린다’, ‘정액이 어떻게 여자 짬X 안으로 들어가는지 가르쳐 주세요’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들이 나온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 중 30.8%는 교원평가를 통해 성희롱·외모비하·욕설·인격모독 등의 피해를 직접 경험한 적이 있었고, 응답자의 38.6%는 동료교사의 사례를 본 적이 있었다. 작년 설문조사에는 구체적인 성 관련 피해사실들이 나와 있다. 최근 3년간 성희롱·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여성교사의 비율은 41.3%였고, 성폭력 행위를 한 사람이 학생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피해교사의 98.7%는 ‘그냥 참고 넘어갔다’ 충격적인 건 피해교사의 대처 답변이었다. 피해교사의 98.7%는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대답했다. 현실이든 온라인이든 교사가 성적 대상화가 되었을 경우 제대로 피해가 복구되고 넘어가는 경우가 드물다. 보수적인 교직사회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문제를 공론화하기보다는 쉬쉬하며 덮으려는 분위기가 많다. 성 사안을 문제 삼는 행위 자체가 피해자 본인에게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고, 주변에서 그냥 넘어가는 게 좋은 거라고 말하는 보수적인 학교분위기도 피해를 숨기는 데 영향을 준다. 최근 세종시에 소재한 고등학교에서 다수의 여교사를 대상으로 일어난 교원평가 성희롱 모욕 사건도 교육계의 경직된 모습의 전형을 보여준다. 학생이 교원평가 서술형 문항에서 교사를 향해 이름과 신체 부위를 언급하며 ‘찌찌 크더라. 짜면 모유 나오는 부분이냐?‘ ‘○○이 그냥 김정은 기쁨조나 해라’라는 등 모욕적인 성희롱 발언을 한 사건이 있었다. 해당 사건에 대해 제보한 교사에게 학교·교육청·교육부는 모두 ‘익명이 원칙이므로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해당 고등학교의 피해교원은 한 명이 아닌 다수였으며, 대부분 젊은 여교사들이었다. 피해교원들이 학생 계도를 위해 발생 사실을 공론화하고 자수할 기회를 주자고 학교에 건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익명성 때문에 작성한 학생을 특정할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결국 사이버수사대에 신고를 접수했지만, 여전히 누가 나에게 이런 모욕적인 성희롱을 했는지 알지 못한 채 수업해야 한다. 가해학생이 누구인지 알 수도 없는 상황에서는 학생을 분리할 수도, 처벌할 수도, 피해자를 보호할 수도 없다. 평생 트라우마로 남는 한마디의 인신모독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은 보장되지만, 피해교원의 인권은 보장되지 않는다. 교원평가에 백 마디 건설적인 제안과 긍정적 평가가 있어도 한마디 인신모독과 비난이 교원의 가슴에는 평생 트라우마가 남는다. 세종시 고등학교 피해교원들은 “월요일에 출근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하고 있다. 학교에서 일어난 일이 기사로 보도되고 나서는 2차 가해까지 이어졌다. 언론사 기사 댓글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피해교원들을 향한 입에 담기 힘든 성희롱과 조롱이 난무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뒤, 용기를 낸 피해교원 앞에 돌아온 교육부 답변은 ‘교원평가 필터링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다였다. 이번 사건을 통해 서술형 답변에 금칙어를 변형하며 저장하는 경우 필터링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이를 재점검하고 개선해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필터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건이 발생한 것인데, 필터링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말로 지나가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교육부의 피드백에서 피해자에 대한 언급은 ‘깊은 유감’이라는 표현이 전부였다. 교사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해당 사안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교육부의 조치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수 없다. 시간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여교사로서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 적어도 내가 하는 행동이 아이들에게 성적 피해를 주진 않을까 걱정하면서 행동 하나하나를 돌아볼 필요는 없다.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과 신체접촉을 못 하게 되었지만, 그전까지는 아이들이 울 때 쓰다듬거나 안아서 달래주는 것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고, 신체를 이용한 장난도 부담 없이 할 수 있었다. 여자교사가 성 사안으로 신고당한 경우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다만 ‘여자’교사라서 어려운 점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어려운 점이 더욱 심해지는 상황이 우려스럽다. 적어도 교사가 성적 피해를 받아도 그냥 넘어가야 하는 일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아야 한다. 피해자가 쉬쉬해야 하고, 용기 내서 신고해도 방법이 없다는 식의 분위기가 바뀌려면 시간이 얼마나 필요할지 잘 모르겠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사상 초유의 온라인개학과 전면적인 원격수업으로 인해 디지털역량이 부족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 간의 교육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지난 2021년 학부모와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표 1 참조), 응답 교원 중 78.9%, 학부모 중 62.8%가 학생들의 교육격차가 커졌다고 응답하였다. 교육격차 문제는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 대전환시대를 맞이하여 더욱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교육부는 2022 개정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디지털소양을 강조하였다. 디지털소양은 여러 교과를 학습하는 데 기반이 되는 기초소양으로서 디지털지식과 기술에 대한 이해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생산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천재지변이나 감염병으로 인해 원격수업이 시행되어 교육격차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으므로,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교육격차 해소방안이 시급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디지털기술로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필요한 정책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육격차 원인별 구체적인 해소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격차는 인지적 능력이나 학습경험 부족, 학습부진의 누적, 정서적 안정 부족과 같이 개인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가정환경·학교환경·지역환경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교육격차를 해소하려면 학생 개인뿐만 아니라 부모·교사·지자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최근 대면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교수·학습활동에 디지털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기술을 활용하면 학생은 언제 어디서든 학습할 수 있고,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상태를 보다 자세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교육격차 해소는 디지털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나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1대1 맞춤형 교육이 민간교육기관에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공공기관에서도 ‘똑똑! 수학탐험대’, ‘AI 펭톡’, ‘EBS 단추 시스템’ 등이 운영되고 있다. AI는 학습데이터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학습현황을 진단·예측·처방할 수 있다. 이러한 AI를 활용한다면 교사는 학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질 높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AI는 데이터로 표현하기 어려운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이나 감정적 변화를 분석하기 어렵기 때문에 교사의 적극적인 개입과 지도가 필요하다. 셋째, 에듀테크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민간교육기관은 인공지능과 같은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개별화교육을 유료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공공교육기관에서도 이러한 디지털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적용함으로써 공교육과 사교육 간의 교육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 그러나 국가 주도의 디지털기술 개발은 예산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급변하는 디지털기술에 발맞춰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에듀테크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교육격차를 줄일 수 있는 교육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특히 교육적인 효과가 입증된 에듀테크 실증학교나 소프트랩을 우선적으로 저소득층 자녀나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적용함으로써 교육격차를 줄여나가야 한다. 넷째,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기 위한 공유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기초학력 관련 사이트들은 여러 정보시스템으로 분산되어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하고, 각각의 정보시스템에 저장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정보시스템 간에 학습데이터를 공유하고 활용하려면 데이터 표준과 함께 관련 지침이나 가이드라인 개발이 필요하다. 다섯째, 시·도교육청에서 추진하는 1인 1기기 정책과 연계한 교육격차 해소방안이 필요하다. 최근 여러 시·도교육청에서 학생 개개인에게 디지털기기를 제공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로 학습한다. 개인의 학습데이터가 수집되어야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별화된 교육서비스가 가능하다. 따라서 1인 1기기 정책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개별화학습을 제공함으로써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여섯째, 보급된 디지털기기를 교수·학습활동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교원과 학생들의 디지털역량을 향상시켜야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정보교육은 실과와 학교 재량시간을 통해 34시간 추진될 계획이다. 그러나 34시간만으로 학생들의 디지털역량을 기르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학교 재량시간을 통해 정보교육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디지털 대전환시대에는 디지털기술의 격차가 곧 교육격차로 이어지고, 교육격차는 곧 삶의 질 격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 역사적인 실험으로 인하여 엄청난 비밀 하나가 드디어 밝혀졌습니다.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세계 교육계는 의도치 않게 대규모 실험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한때 전 세계 82% 초·중·고 학교와 대학이 동시에 문을 닫고 교육이 중단되었지요. 무척 당황스럽고 힘들었지만, 한국은 역시 우수한 교육자와 IT 인프라 덕분으로 잘 대처해 냈습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밝혀진 비밀은 학교가 문을 닫아도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2023년도 교육혁신 최우선 과제 물론 학교가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니지요. 팬데믹이 종료되어 학교가 정상화되어도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가지 말고 혁신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2023년도 교육혁신의 최우선 과제는 두 가지 잘못을 교정하는 것입니다. 첫째 잘못은 교육이 여전히 학생들의 ‘장기 성장’보다 ‘코앞 성공’을 위한다는 점입니다. 취약성은 외면하고 잠재력을 키우는 데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잠재력과 취약성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한쪽이 커지면 양쪽 다 커집니다. 예를 들어 큰 잠재력을 지닌 영재아들이 불안증과 우울증 같은 취약성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고, 한국의 평균 학생은 세계 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최고 수준이지만 자살률도 세계 최고입니다. 학생들이 올곧은 정신력을 갖추어야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둘째 잘못은 그마저도 엉뚱한 잠재력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인지영역의 능력을 최대로 계발해주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리 많이 알고, 분석 잘하고, 계산 잘해도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을 따라갈 수 없는 세상입니다.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의사와 변호사마저 로봇으로 대체되는 처지입니다. 이제 집중해야 하는 중요한 잠재력은 IQ(인지적 지능)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MQ(마음지능)입니다. 너무 흔해서 두루뭉술하게 사용되어온 단어지만 이제는 정신과 마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건강한 정신은 학생들의 안녕만이 아니라 창의력과 직결되어 있고, 마음은 4차 산업혁명시대 성장의 핵심요소라는 사실도 알아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성장의 핵심요소, 마음 정신건강의 중요함은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우리 속담에도 나타나 있지요. 요즘 세상의 호랑이는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입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변화무쌍한 세상에는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이 피폐해지기 쉽지요. 그러나 남이 만든 세상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사람의 경우일 때 그렇습니다. 창의적인 인재한테는 오히려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정말 신나는 세상입니다. 창의력은 정신 차린 상태에서 발휘됩니다. 정신을 집중하면 시야가 좁아지는 ‘터널비전’ 상태가 되고, 정신차림은 시야가 확 트이는 정반대 상태입니다. 보이지 않던 해결방안들을 볼 수 있는 혜안이 생긴 상태입니다. 기존 생각의 틀을 뛰어넘는 직관과 영감을 만날 수 있는 창의적인 상태입니다. 정신차림은 정신을 어디에 집중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게임이나 SNS에 정신을 집중하면 정신을 팔아넘긴 상태가 됩니다. 소비적인 활동을 하기 위해 너무 큰 값을 치르는 셈입니다. 반면 성공(돈과 명예와 권력)에 정신을 집중하면 ‘얼이 썩은’ 상태가 됩니다. 돈은 벌수록 더 벌고 싶고, 높은 곳에 올라가면 정상에서 영원히 있고 싶어지는 ‘어리석은’ 상태입니다. 그럼 정신을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요? 당연히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지요. 무엇이 소중한지에 대한 알아차림이 있어야 정신 차린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하찮은 것에 정신을 집중하면 정신 나간 상태가 됩니다. 창의력이 아니라 잔꾀와 계략이 판치고, 결국 본인의 삶을 망가트리고 사회를 어지럽히고 국가를 위태롭게 합니다. 우리는 소중한 것에 정신을 집중하는, 올바른 시각과 비전을 지닌 인재와 리더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세계 최고 명문대 하버드가 추구하는 홍익인간 정신 소중한 것은 높은 가치가 있다는 뜻이며, 순수한 우리말은 ‘고마’입니다. 무엇이 고마운 것인지 알아야 그 베풂에 감사(사례)하기 위해 기여하는 삶을 추구하게 됩니다. 하버드와 프린스턴 대학은 ‘기여할 줄 아는 인재를 선발하고 세상에 더 이롭게 기여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교육을 실시한다’고 학교목표를 매우 간단명료하게 제시하였습니다. 세계 최고 명문대는 우리 고유의 홍익인간 정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마음지능은 인지지능(IQ)과 정서지능(EQ)을 연결시키고 조화를 이루게 하는 능력입니다. 생각을 다스리는 논리와 감정을 다스리는 심리가 합쳐진 합리적인 마음상태를 이루는 능력입니다. 사려 깊고 창의적인 활동을 할 때는 생각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와 감정을 관리하는 변연계 사이가 연결되어 함께 작동한다고 뇌과학 연구가 최근에 밝혀냈습니다. 그러니 마음은 학습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생각(정보와 사건) 중에 무엇을 기억해 둘까를 결정하는 판단기준이 바로 감정입니다. 구구단 같은 무미건조한 내용은 수백 번 반복해야만 간신히 머리에 기억되는 반면 강한 감정을 유발하는 내용은 자동으로 마음에 기억됩니다. 부정 감정은 더 멀어지고 긍정 감정은 더 다가가고 싶은 동기를 유발합니다. 아마 그래서 공자님께서도 논어 첫마디를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學而時習之不亦說乎兒)’라고 학습의 즐거움을 피력하였나 봅니다. 그렇다고 교육자가 학생들에게 공부가 쉽고 재미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뜻이 전혀 아닙니다. 공부는 어차피 어렵고 힘든 것입니다. 하지만 공부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성장에 도움이 되면 하루하루가 뿌듯하고 즐겁습니다. 성공전략을 내려놓고 성장전략을 세우자 성공하기 위해서 행복을 미루면 행복은 요원합니다. 행복은 성공의 결과나 대가가 아닙니다. 성공을 위한 교육이 우리 학생들을 세계에서 가장 큰 불행감을 느끼게 하고 취약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성장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합니다. 성장이란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가게 하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나게 하는 창의적인 과정입니다. 그게 행복을 위한 교육이고, 성공적인 삶을 위한 교육입니다.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에 이어 정보화사회마저 훌륭하게 이루어냈습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유일한 성공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사이에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성공전략을 내려놓고 성장전략을 세우고 실시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맑은 정신과 푸근한 마음을 지니는 2023년도가 되길 바랍니다.
이문열의 소설 사람의 아들(제5판, 2020)을 다시 읽고 있다. 젊어서 읽었던 작품이다. 여러 평가가 있겠지만, 나는 ‘단독자(單獨者)로서의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존재론적) 주제를 이렇듯 깊이 있게 다룬 작품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즉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는 문학의 영원한 주제이다. 작가는 허다한 ‘종교적 교의’를 섭렵하면서, ‘신(神)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체험하려는 인물을 내세워 이야기를 만든다. 이야기는 어딘가에 있을 ‘이상적 선신(善神)’을 찾아 나서는 인간의 행로를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다. 인간 존재를 탐구한다면서, 인간 자체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인간과 대척의 자리에 있는 신을 이야기한다. 너무 우회적인 수법인가? 아니다. 그만큼 인간의 존재론적 고통과 운명을 드러낼 수 있는 이야기로서 ‘신의 이야기(신을 추구하는 이야기)’가 적실하다는 것이리라. 실제로 이 소설은 ‘신(神)을 향하는(또는 다루는) 인간의 본성과 태도’를 다양하게 접근한다. 작가는 고대 지중해와 페르시아·인도·로마 등 각 지역의 문화적 배경과 연관하여 여러 신과 교의(敎義)를 지적 긴장을 수반한 스토리텔링으로 조명한다. 이 소설의 묘미는 ‘이상적 선신(善神)’을 찾아 나서는 인간의 행로가 파국에 이른다는 데에 있다. 그 파국은 ‘이상적 선신’을 찾을 수 없다는 것, 그래서 그 선신의 자리에, 선신과 맞섰던 악신(惡神)을 데려와 그의 의미를 새롭게 구축하려 하는 인간의 마음이 암시되어 있다. 그때 인간은, 그 일을 개벽 같은 새로움으로 굳게 믿으면서, 그것을 또 하나의 종교처럼 확신하려 하는 내면의 내달음을 보여준다. 이 ‘내달음’이 파국으로의 내달음이 된다. 나는 이를 ‘인간의 파국’으로 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인본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 인간은 이렇게까지라도 해서 신의 영토에 닿아 있어야 하는가. 절대적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서, 인간은 자연의 위험과 생의 고통을 벗어나기가 이리도 어려운가. 절대적 존재와의 교섭 없이, 인간은 스스로 자유의지의 단독자가 되기 어려운가. 이 작품에서 인간을 해명하는 숨은 전제는 ‘신의 코드로부터 연계된 인간’인듯싶다. 인간의 의식계와 무의식계에 인간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관여하는 그 어떤 초월적 존재(신)가 있다고 믿는 인간이 바로 ‘신의 코드에 연계된 인간’이다. 인간이 신과 교섭하는, 그 구체적인 증거는 ‘기도’이다. 그 허다한 종교의 교의에 기도는 필수 불가결이다. 기도가 생략된 종교적 교의는 없었다. 그러므로 이런 명령은 불가하다. 기도 없이 절대자와 영적으로 소통하라. 기도를 배제하고 신을 향하라. 기도하지 말고 너의 신앙을 정련하라. 요컨대 인간이 신과 닿아 있는 코드는 ‘기도’이다. 사람의 아들의 작중 인물 아하스 페르츠는 신의 세계에 침잠한 인간의 선한 기원조차도 욕망과 무관하지 않은 어리석음으로 암시하기도 하지만(심지어 해탈의 추구까지도), 기도의 순기능은 종교와 문화의 현상을 통해서 인류학적으로도 잘 설명된다. 기도의 본질을 구명하기란 쉽지 않지만, 기도는 두렵고 약한 인간에게 위로와 구원을 접하게 하는 현상적 실존이다. 88올림픽이 있던 해, 그해 새해 벽두에 좀 암담한 선고를 받았다. 나는 세 살 딸아이의 건강이 부실하여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최종적으로 한 대학종합병원에 입원하여 여러 검사를 받았다. 예감이란 게 있다고 하지 않는가. 무언가 막연하고 막막했다. 아마도 내 안의 불안감이 그렇게 차올랐다는 것이리라. 의사선생으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의사선생은 내게 담담하게 말했다. 환자의 조혈기능에 큰 문제가 있다고 한다. 나는 치료법을 묻는다. 의사는 그 대답 대신 아이는 3개월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듣는 나는 오금이 접히며 주저앉을 것만 같다. 선생님, 내 아이를 살려주세요. 선생님, 어떡하면 살리나요? 의사가 무어라 답을 한다. 그의 말을 듣는 동안, 머릿속에서는 현실과 현실 아닌 것이 어지럽게 교차한다. 의사는 말한다. 골수이식이 유일한 방법인데, 골수를 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주는 사람과 환자의 형질이 같아야 한다. 맞을 확률이 부모와 자식 간에는 1/125이고, 형제간에는 1/4이란다. 또 그렇게 맞아떨어진다 해도 수술과 치료의 과정이 길고 까다롭다. 수술을 마쳐도 족히 4~5개월은 병원 무균실에서 아주 취약하게 지내야 한다. 답을 들었지만 나는 더욱 막막해졌다. 울고 싶었다. 나는 오래도록 밀쳐 두었던 나의 신(神)을 찾았다. 그리고 다급하게 기도했다. ‘신이시여, 우선 제 아이를 살려 주시고, 그 대신 제가 감당할 다른 곤경을 주소서!’ 나는 이 유치한 기도를 입에 우물거리고 다녔다. 절실한 기도일수록 내용은 유치하다. 기도의 인간다움을 나는 절절히 체험한다. 암울함과 불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기도에 매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나를 진정시키는 방도라고 생각하니, 기도 안에 내 이기심이 있단 말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비관 앞에서 나는 너무도 간절하다. 나는 기도원으로 갔다. 오로지 기도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 며칠 낮과 밤을 금식하며 기도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나도 모른다. 기도는 간단하고 명료했다. 내 아이를 제발 살려주세요! 기도가 진할수록 반복이 점철된다. 나는 몇 가지 밝음의 기운을 내 안에 불러들일 수 있었다. 오래 밀쳐 두고 있던 내 집안의 신앙전통도 새롭게 환기되었다. 그 과정에서 비관과 불안을 걷어내는 자아가 살아나는 듯했다. 기도의 형식이 관여한 것인지, 기도에 매달린 나의 심적태도가 작용한 것인지, 나는 모르겠다. 기도의 모든 프로세스를 이성적으로만 설명하기에는 기도는 쉽게 분해되지 않았다. 나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 전보다는 소망의 기운으로 임할 수 있었다. 부모님과 가족들의 걱정을 내가 밝게 달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아이의 병상에서 수시로 기도하는 나를 내가 발견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딸아이는 다행히도 오빠의 골수를 이식받았다. 내가 근무했던 한국교육개발원 동료들이 혈소판 헌혈로 도와주었다. 모든 직종의 직원들이 그 많은 치료비를 갹출해 나를 울렸다. 나는 직장에서 누구에게나 머리를 수그렸다. 이런 선한 일들이 나의 금식기도와 어떤 인과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모른다. 그거야말로 신의 영역이 아닐까. 아무튼 내가 체험한 기도의 한 장면은 그러했다. 주관적 체험으로서 나의 기도현상을 말하였다. 그러나 세상에는 나보다 더 절실하게 매달린 기도였음에도 보람을 이루지 못한 기도현상도 수두룩하다. 그런 면에서도 기도란 불가사의이다. 나의 체험을 기도의 결론으로 삼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아들이 인류가 만든 종교적 교의에 ‘인간의 바람’이 박제되는 바를 암시하듯이, 그 교의 안에 있는 기도에만 갇힐 일은 아님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신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 기도는 무의미한가. 무신론자에게는 아예 기도 자체가 없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특정 인격신의 교의에 갇힌 기도가 없을 뿐이다. 인간은 누구나 생의 고난과 위기 속에서 어떤 절절한 바람을 품는다. 동시에 위안 받고 싶어 한다. 그것이 기도의 본질이다. 이를 승인한다면 특정의 종교적 신앙과 관계없이 인간은 ‘기도하는 인간’이다. 세상 만물이 신령의 자질을 지닌 것으로 믿는, 범신론자의 기도도 자연스럽고 더 자유로운 기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자연 자체를 신으로 상정한 스피노자도 그렇게 함으로써 유대교의 교의에서 해방된 기도로써 자신의 세계관을 향해서 나아갔다. 기도는 유신론자·범신론자·무신론자 등의 구분과 무관하게 인간의 의식·무의식 안에 들어와 있는 자연(본성, nature)의 작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시인은 말한다.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고,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고,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고, 촛불 한 자루 밝혀 놓기만 해도, 갓난아기와 눈을 맞추기만 해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이문재, ‘오래된 기도’). 나의 잠언을 더해 본다. ‘어지러운 나’가 ‘정돈된 나’를 향하는 것이 기도이다. 기도는 실천을 이끌고 가는 마차이다. 기도는 ‘반성’을 고양한다. 기도는 나를 돌아보게 하고, 그런 다음에 남을 살펴보게 한다. 기도는 분노와 혐오를 품어서 잠재운다. 눈을 감을 때 우리는 두 가지를 행한다. 하나는 잠드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도하는 것이다. 눈을 감고 잠을 자면, 이는 육신의 안식에 이르고, 눈을 감고 기도를 하면, 이는 영혼의 안식에 이른다. 새해를 맞는다. 그대, 어떤 기도를 준비하는가.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독립문초(교장 나수연)에서 2023학년도 입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학교생활 안내자료를 받고 있다.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4일 오후 서울독립문초 입학생들이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 하고 있다. 신입생 예비소집일인 4일 오후 서울독립문초 입학생이 부모님과 함께 예비소집 참석 확인을 하고 있다.
교육부가 ‘영유아 교육‧보육통합’(유보통합) 추진을 위한 ‘영유아교육‧보육통합추진위원회 및 추진단의 설치‧운영에 관한 규정안’을 행정예고한 것에 대해 한국교총은 ‘일방적 강행’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행정예고를 통해 추진단 설치에 대한 주요 내용을 밝혔다. 하지만 행정예고 기간을 일주일도 안 되는 3일까지로 해 반발을 사고 있다. 교총은 “유보통합은 출발점 교육을 정립하는 중차대한 문제이며, 따라서 이를 실질적으로 추진할 추진단의 설치‧운영은 교원단체, 학회, 학부모 등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연말‧연시 연휴를 끼고 예고기간을 설치한 것은 유보통합추진위와 추진단 구성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겠다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유보통합을 실질적‧실무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영유아교육‧보육통합 추진단을 설치하고, 추진단장은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맡도록 했다. 추진단의 주요 업무는 ▲유보통합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 ▲유아교육‧보육 관리체계 일원화 ▲유아교육‧보육 격차 해소 ▲유치원 교원 및 어린이집 보육교사 양성‧자격체계 정비, 처우 개선 등이다. 추진위원회는 위원장(교육부 장관) 1명을 포함해 25명으로 구성하며, 당연직으로 교육부 차관, 복지부 1차관,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 기획재정부 2차관, 행정안전부 차관이 참여한다. 이외 유아교육, 보육 기관 연합체, 교직원 단체 대표, 관련 전문가와 연구기관 종사자, 학부모 대표 등을 위촉한다. 교총은 추진단장을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맡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유보통합 실행부처를 교육부로 일원화했을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법령, 정책을 만들고 양성‧자격체계 정비까지 수행할 추진단장은 복지부가 아니라 교육부 공무원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곤 교총 정책본부장은 “교육기본법에 따른 유아학교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도 교육부 공무원이 추진단장을 맡아 교육격차 해소와 행‧재정적 지원방안 등을 일관되게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교육부로 부처를 통합한 의의를 찾고, 유아학교로서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 양천구신서중(교장 손기서) 학생들이 3일 교정에 설치된 학생회 선정 미래 희망직업과 롤모델 TOP10 꿈길을 지나가고 있다.
부산교총(회장 강재철)과 부산시교육청(교육감 하윤수)는 지난달 29일 ‘2022년 교섭‧협의 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에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 ▲학교 현장의 교원이 함께 교육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내용의 총 19개 조 41개 항으로 구성됐다. 주요 내용은 ▲교권 침해 예방 및 사안처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 ▲학교노무문제 지원대책 마련 ▲보직교사‧유치원 교사‧비교과교사‧관리자‧특수교육 및 통합학급교사 등을 위한 처우 개선에 노력 ▲학교 내 복지시설 및 프로그램 확대 ▲교육청 대상 보고 공문의 간소화 및 사적 연락금지 ▲교원 직무연수비 및 프로그램 확대 ▲기간제 교사 확보 방안 마련 ▲교총 연구대회 및 각종 교육행사 지원 등이다. 강재철 회장은 “부산교육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부산교육청이 합의된 안건을 성실히 이행해 교원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교총(회장 김성일)과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은 지난달 28일 ‘2022 교섭‧협의 합의 체결식’을 가졌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합의에 이른 이번 교섭‧협의 합의서는 교권 보호를 핵심으로 교원의 교육활동 지원‧보장 및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총 32개 조 58개 항으로 구성됐다. 서울교총은 ▲교권보호 6개항 ▲교원의 교육활동 지원‧보장 13개항 ▲교원의 근무여건 개선 23개항 ▲전문직 교원단체 활동 보장 8개항 등을 제안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교육활동 보호 전담 조직 설치를 통해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업무 일원화 노력 ▲교원치유센터 ‘공‧감’의 확대 운영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 대해 민사‧형사상 소송 비용 지원 확대를 통한 교원의 부담 최소화 ▲교육활동 중에 일어난 각종 민‧형사사건에 연루된 교원이 무혐의로 입증될 경우 해당 교원의 치료와 휴식 지원 등이다. 또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법령 제정을 위한 협조 ▲학교 내 파업 발생 시 법령이 정한 범위 내에서 학교 고충 최소화 노력 ▲교감의 업무 경감, 직책급 업무추진비 신설 노력 ▲단설유치원 설립 노력 ▲특수학교(급) 교원의 심적 피로감 회복 연수 운영 ▲특성화고 학급당 학생 수 18명 이하 조정 노력 ▲보건교육센터 설치 노력 ▲근무여건 개선과 전문적이고 효율성 높은 영양교육을 위한 의견 적극 수렴 ▲사서교사 근무 여건을 위해 사서교사 정원 확보 노력 등에 합의했다. 김성일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합의는 교원의 교권을 보호하고, 교원이 가르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환경 및 근무여건 개선에 집중했다”며 “교섭합의를 통해 서울교육의 바른 길잡이가 되고, 학교가 학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에 제대로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오직 연필과 샤프심 닳는 소리와 간간이 종이 뒤집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아이 셋 챙기느라 출근 시간이 늦어 날마다 불안했는데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 1995년 6학년을 담임했다. 순천에 처음으로 분양한 아파트에 당첨되어 이사했고, 집 가까운 학교로 옮겼다. 아홉 개 반으로 잘사는 사람이 많았고 학부모 교육열 또한 높았다. 매달 월말고사를 봤고, 학생은 물론 선생님과 학부모도 시험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엄마들도 시험공부에 열을 올렸고 문제 한두 개 맞고 틀리고에 민감했다. 심지어 집으로 전화해 자기 아이가 몇 등인지 물어보기도 했다. 알려 주지 않아도 몇 반, 누가, 몇 점으로 전교 일등을 했는지 벌써 소문이 났다. 점수가 낮은 반은 교장이 따로 담임을 불러 꾸중하기도 했다. 공부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려면 할 수 없이 애들을 들들 볶는 수밖에 없었다. 자존심 문제였다. 6학년 담임은 중학교 반별 배치 고사 성적까지 신경 써야 했다. 시험 날짜와 범위가 정해지면 그때부터는 매일 복사물을 풀고, 외우기를 반복했다. 아이들도 지겨웠겠지만 선생님도 입에 침이 마른다. 시험이 끝나면 아홉 명 선생님이 교실에 모여 한 과목씩 채점했다. 이곳저곳에서 한숨과 혀 차는 소리가 들린다. 몇 번을 가르쳤는데 틀렸다며 가만두지 않겠다고 씩씩거리며 시험지에 화풀이한다.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 몇 반이 잘했는지 비교하며 더 강조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자책하기도 했다. 과목마다 최하 점수를 받은 학생이 없어야 반 등수가 중간이라도 되기에 쉬운 문제를 틀린 학생이 누군지 확인한다. 채점하는 교실은 선생님들 중얼거리는 소리로 가득하다. 그나마 주관식 채점 시간이 돼야만 웃는 소리가 들린다. 문제 답을 쓰지 못하고 빈칸으로 둔 학생은 시험 끝나고 교사의 화풀이 대상이 됐다. 무슨 말이라도 꼭 채우라는 담임의 잔소리에 얼토당토않은 답을 쓴 학생 답안지를 보고 배꼽 잡으며 부글부글 끓는 속을 가라앉히기도 했다. ‘문방사우(文房四友)’를 쓰라는 문제에 동아 문구사, 장군 문구사 등학교 주변 문방구 이름 네 개를 쓴 학생도 있었다. 조금이라도 일찍 출근하려고 노력했지만 애들이 어려 씻고 밥 먹여 학교 도착하면 여덟 시 사십 분이다. 담임인 내가 없는 사이 교장이 돌아다니다 떠든 걸 볼까 봐 조마조마했다. 그 시절 초등학교 교장은 학교 왕이었다. 개인 사정이 어쨌든 조금도 이해해 주지 않았다. 반장에게 자습 시간 아이들 조용히 시키라고 누누이 말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아침 시간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고등학교 때 썼던 깜지가 떠올랐다. 반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떠들어 교장에게 불려 갔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깜지를 써야겠다고 했다. 교탁에 갱지를 두면 암기 과목(사회, 과학, 실과, 음악, 미술, 도덕)을 읽고 그 내용을 앞뒤로 채우라고 했다. “글씨는 깨알같이 작게 쓰고, 일일이 검사해서 책에 없는 내용이면 남아서 다시 쓰게 할 테니 알아서 해!”라며 엄포를 놨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 하는 탄식 소리가 들렸다. 본인들 때문에 다른 반에 피해가 갔고, 선생님이 교장실까지 불려 갔다니 아이들도 더 이상 어쩌지 못했다. 어떤 이유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학생들 등교 시간이 빨라졌다. 교실에 들어서면 교탁에 놓인 갱지 한 장을 들고 자리에 앉아 책을 펼치며 손이 바빠진다. 말소리가 없어진 교실은 고요 그 자체다. “휴! 다 썼다” 안도의 한숨이 들린다. 아침에 쓰지 못한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쓰느라 놀지도 못했다. 매일 일기장과 깜지를 검사했다. 힘들어 죽겠다는 불평과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묻는 내용이 많았다. 미안한 생각에 갈등도 많았지만 쉬운 인상을 줄 것 같아 그만두지 않았다. 선생님들은 담임이 없는데도 교실이 조용하다며 자율 학습을 잘하는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부작용이 생겼다. 글씨가 점점 커지고 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쓰며 요령을 피우기 시작했다. 심지어 연필 두 개를 겹쳐 한꺼번에 쓰기도 했다. 기발한 생각에 웃음도 났지만 꾹 참고 내색하지 않았다. 아침밥을 먹지 않고 오는 애들이 하나씩 늘어났다. 급기야는 학부모 항의까지 받았다.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도 아닌데 새벽에 일어나 밥도 먹지 않고 아침 일찍 나가는 게 말이 되냐며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예상했던 일이다. 힘들어하는 애들에게 미안해서 언제 그만둘까 고민했는데 잘됐다. 종례 시간 애들에게 눈을 감으라고 했다. “그동안 깜지 쓰느라 고생했다. 이제는 선생님이 없어도 잘하니 그만해도 되겠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교실이 떠나가도록 소리 지르며 좋아한다. 하지만 또 떠들면 다시 시작한다는 협박 아닌 협박은 빼지 않았다. 고등학생 때 숙제로 깜지를 썼다. 고통스러웠고, 효과도 없는데 왜 시키는지 선생님을 원망했다. 좋지 않은 경험이었는데 초등학생에게 떠든다는 이유로 똑같이 시켰다. 학급 관리 잘한다는 동료 선생님 칭찬에 어깨 으쓱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디에도 말하기 부끄러운 일이다. 2022년 4월, 학교에 도착하니 여덟 시 오 분이다. 선생님과 학생들은 자유롭다. 일찍 온 학생들이 복도에서 뛰고 난리다. 몇몇은 남, 여 탈의실에 들어가 문을 발로 차며 소리 지른다. 어떤 반은 운동장에서 달리기하고, 어느 반은 조용하게 책 읽고, 또 다른 반은 보드게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출근 시간만 지키면 아무도 간섭하지 않고 조마조마하지 않아도 된다. 사십 대 엄마 아빠가 된 제자들은 체벌이 없어진 시대에 사는 자식을 키우며 숨 막히게 깜지를 썼던 6학년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계묘년 새해 아침이다. 이른 아침, 아내는 일월호수에서 해맞이를 했다. 새해 힘찬 첫출발이다. 우리 부부는 어제 칠보산을 찾았다. 산행을 하면서 일년을 마무리짓고 새해 맞이 마음가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칠보산의 전설유형적인 일곱가지 보물(산삼 황금수탉 맷돌 잣나무 등) 대신 무형적인 보물을 생각해 보았다. 우리 부부가 생각한 것은 건강, 인내, 배려, 사랑, 순리, 조화, 치유다. 우리가 지향하는삶의 덕목이다. 아침 식사와집안 정리를 마치고11시 광교산을 향해 출발이다. 교통수단은 시내버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은 환경보전에 의미가 두었다. 또 산행과 하산 코스 선택에 자유로움이 있다. 주차장으로 다시 올 필요가 없다.경기대 입구에서반딧불이 화장실 옆길로 오른다. 이 코스는 광교산 능선으로 곧바로 이어지는데 등산객들의 애용 코스다. 능선 따라 가다보면 형제봉으로 이어진다. 이 코스는 광교산을 처음 찾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 교통편 접근이 좋기 때문이다. 또 길이 넓고안전하다. 초행길 등산객도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필자도 젊었던 시절 자주 이용한 코스다. 다만 너무 자주 이용했기에 요즘엔 뜸했던 것이다. 사실 광교산을 오르는 방법은수 십 가지다. 자신의 능력에 맞게, 기호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그러니까 이 길은 20년 만에 다시 찾은 것이다. 새해 첫날이라 그런지 남녀노소 등산객이 줄을 잇는다. 아마도 새해 첫출발을 수원의 명산인 광교산과 함께하는 것이리라. 오늘은 특히 대학생들이 눈에 많이 띈다. 아마도 수원에 대학교가 여러 개이기 때문일까?수원팔경 중 제1경이 광교적설(光敎積雪)이다. 눈이 얼어등산로가 미끄럽다. 그래도 우리의 힘찬 발걸음은 막을 수 없다. 새해 새출발 발걸음이 힘차다. 한참을 가다보니 길가 양쪽 두 곳에 태극기 여러 개가 꽂혀있다.못 보던 풍경이다. 표지석에는 이렇게 써 있다. "이곳은 6.25 당시 군사 작전 중 조국을 위해 산화하신 국군장병의 유해와 유품이 발견된 역사의 현장입니다."등산객들이 추모하면서 갖다 놓은 배와 귤 등 과일이 보인다. 우리의 조국이 있기까지 선열들의 희생이 있었던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백년수 위 정상길에 이르니 목탁소리가 들린다. 스님 한 분이 목탁을 두드리면 불경을 외운다. 오늘이 새해 첫날일요일인데 휴일 없이 나온 것이다. 시주함에는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고 씌여 있다. 우리 부부가 한 10분 정도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하다보니 모녀로 보이는 여성 두 분이 시주를 한다. 스님은 감사 표시를 하며 새해 덕담을 건넨다. 형제 능선계단을 쉬어가며 오른다. 계단 438개를 오르니형제봉이 보인다. 옛날부터 있었던 바위에오르는 두 개의 밧줄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계단이 설치되었다. 담당 관청에서 등산객의 낭만 대신 안전과 편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형제봉 정상 표지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겼다. 사진촬영하려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이곳을목표로 하는 등산객이 많다. 등산객끼리 서로 스마트폰으로 주고 받으며 추억을 남긴다. 필자는 고향이 수원이다. 초·중·고를 나온 완전 수원 토박이다. 1960년대 유년시절엔 광교산에서 칡뿌리를 캐어 배고픔을 달랬다. 당시 어른들은 땔감용 나무를 지게에 지고 내려왔다. 중학생 때에는 학교에서 단체로 송충이잡이를 했다. 교직에 있을 때에는 해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여기서 예비군 훈련을 받았다. 중매로 만난 아내와는 데이트 코스였다. 결혼을 해서는 자식들과함께 가족산행을 했다. 백년수(百年水) 약수터에서약수터 이름 유래를 듣고 우리 아들이 약수 세 컵을 먹는 것도 웃으며 보았다. 고교동창들 가족 하이킹 모임을 여기서 가졌다. 필자는 스카우트 지도자 경험을 발휘하여 코스를 선정하고 추적기호를 달고 지시서를 남겼다. 가족간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려는 의도였다. 또한 우리 부부만이 아는 족도리풀 코스도 발견해 해마다 봄이면 야생화에 문안인사를 드리기도 하였다. 신년 해맞이 등산도 하면서 한해의 소원을 드렸다. 광교산이 좋아 다양한 여러 코스를 자주 섭렵했다. 등반기록을 보니 연 10회정도 광교산을 찾았다. 광교산은 우리 가족뿐 아니라 수원시민, 용인시민, 의왕시민들의 정신문화공간이다. 필자는피톤치드 마시며 건강 증진은 물론 체력을 단련한다. 부부대화로 삶을 재충전한다. 자식들과는 교원단체 행사에 동참하여 시루봉까지 오른 적도있다. 유년시절, 학창시절의 추억이 오롯이남아 있다. 교육계에서 퇴직한 선배들과 월 1회 등산하기도 하였다. 광교산은 사시사철 시민들을 반겨준다. 광교산이 있기에 시민들은 행복하다. "수원시민들이 아름답기에 광교산은 아름답다" 형제봉 등산로에 붙은표찰이다. 오늘따라 창공이 더욱 푸르다.
교원자격증을 소지한 교육 전문가들로 구성된 ‘재미씨’가 펴낸 한글 학습 만화책, ‘마법한글딱지’ 3권이 나왔다. 자음과 모음 편에 이은 받침 없는 글자 편이다. 소리글자인 한글은 자음과 모음의 모양과 소리를 정확하게 알고, 두 소리가 합쳐지는 원리를 이해하면 쉽게 익힐 수 있는데, 최근 한글을 어렵게, 힘들게 배우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이런 아이들을 위해 마법한글딱지는 이미지 연상법을 적용해 한글의 원리를 쉽게 익힐 수 있게 구성했다. 최신 초등 1~2학년 국어 교과서 속 단어를 수록했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한글 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들을 위해 하루에 5분, 일주일만 읽어주면 받침 없는 글자를 뗄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할 필요 없이 스토리를 따라가며 읽어주기만 하면 된다. 글자 결합 원리는 애니메이션으로 생생하게 구현했다. 책 속 QR코드를 스캔하면 글자를 읽는 방법과 소리를 반복 학습할 수 있다. 배운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퀴즈도 실었다.
교육부는 ‘2022년도 대한민국 우수 교육시설 공모전’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이 공모전은 학교 공간을 창의적으로 조성하고, 공간구성‧디자인 등이 우수한 교육시설을 발굴‧확산하기 위해 1998년부터 20년 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88개 교육시설이 선정됐다. 교육부는 이번 공모전에서 최근 2년 이내에 신·증·개축 등을 진행한 교육시설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합계점수 상위 3개(최우수 1개, 우수 2개)를 선정했다. 최우수상은 대구예아람학교(사진)에 돌아갔다. 학생과 지역주민이 공유하는 문화‧예술 공간 조성이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우수작인 부산명지꿈자람유치원은 내‧외부 공간의 적극적인 연계, 우수작인 서울 경희여고 본관동은 사용자 의견수렴을 통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공간 조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선정된 3개 작품에 대해서는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이 수여되며(업무담당자, 설계‧시공업체 등), 우수 교육시설임을 알리는 현판도 제공된다. 박성민 교육자치협력안전국장은 “기존의 교육환경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나 변화하는 교육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교육시설이 필요하다”며 “안전‧쾌적하면서도 학생들의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우수한 사례들이 발굴·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가교육위원회(이하 국교위)와 교육부 간 기능 중복을 피하기 위한 추가 입법과 국교위의 교육 전문성 확보를 위한 조직·정원 확대가 요구된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분석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조사연구보고서 ‘국교위 출범의 의미와 과제’를 최근 발행하고, 국교위의 법적 위상과 역할이 국민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이 같은 보완점이 따른다고 밝혔다. 국회입법조사처 이덕난·유지연 입법조사관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국교위 관련 주요 쟁점으로 ▲교육계획 등의 수립 시 교육부와의 기능 중복 ▲조직·정원의 부족 ▲교육 전문성 부족 ▲지방교육 자치분권에 대한 역할 수행 미흡 등을 들었다. 우선 국회입법조사처는 교육부와의 기능 중복 부분이 불가피해 추가 입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국교위법에 따르면 국교위는 10년마다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교육부와 시·도교육감 등은 이 발전계획에 따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 이를 들어 국교위는 교육계획과 그에 따른 주요 교육정책에 대한 심의·의결기관이고, 교육부 등은 국교위의 결정에 따른 집행기관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그러나 교육부 역시 여전히 의결기관인 동시에 집행기관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 ‘기초학력 보장법’ 등은 국가 또는 교육부장관 등이 기본(종합)계획 또는 시책을 수립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법조사관들은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교육부가 계획수립 시 국교위 발전계획에 따르도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들은 “국교위의 발전계획이 있을 경우 이에 따라 주요한 교육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교위법’ 입법 취지에 부합한다”며 “또 교육부장관 등이 수립한 3~5년 단위의 기본계획 또는 종합계획 등이 국교위가 수립한 발전계획에 현저히 배치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국교위는 해당 계획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교육전문가 채용 및 정원·조직 확충을 위한 직제 개편도 제기됐다. 행정기관으로 설치되는 위원회인 국교위는 소관 사무의 업무량이 상당하고 업무 범위와 교육·사회적 영향의 확장성이 광범위하며, 집행기능까지 갖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정원과 조직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입법조사관들은 “현재의 정원 31명은 자문기구인 국가균형발전위(60명 이내)보다 적고, 중앙행정기관으로 설치되는 개인정보보호위(163명)이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국교위 내의 교육전문직 확충 및 외부 교육전문가 채용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필요도 있어 직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교위는 국가의 교육사무 중 일부를 시·도교육청 자치사무로의 이양에 대한 발전계획 수립을 해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기능 분담 체계도 명확하게 정립해 교육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입법조사관들은 “국교위와 교육행정기관 간의 기능과 사무가 서로 중복되거나 권한 다툼이 발생할 경우, 전체적인 교육 거버넌스와 학교 현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법률 정비 방안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미로 읽는 과학의 세계 이 책은 과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들이 쓴 책이다. 과학의 대중화를 꿈꾸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책이지만 성인들에게도 충분히 어필되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과학지식이 가득하다. 우리는 모두 게놈의 자식입니다! 게놈은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복합어로, 한 생명체의 특징을 결정하는 모든 정보,즉모든 유전정보를 뜻합니다. 생명의 설계도인 게놈은 DNA가 유전정보를 포함한 채 염색체로 응축되어 전달됨으로써 작성되는 거예요. -34~35쪽 생명공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에 우리가 SF 영화나 소설, 게임에서만 상상했던 멋진 일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여러분이 자라나는 세상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 기술이 등장할 거예요.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논리는 당신을 A에서 B로 이끌 것이다. 그러나 상상력은 당신을 어느 곳이든 데려가 줄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상상력이 우리를 과학이라는 넓은 우주 어느 곳이든 데려가 줄 거예요. -48쪽 있는 그대로 존재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자기 존재를 증명하며 살고자 하는 욕망이 인간의 불행이 아닐까. 그럼에도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존재가 얼마나 신비한지 과학으로 증명해 보인 위대한 과학자들의 책을 알기 쉽게 번역하고 풀어 쓴 친절한 책이다. 이제 막 교양 수준의 과학을 넘어 전문가 그룹에 입성한 젊은 과학도들이쓴 이 책은 상큼발랄한 표현과 익살로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어쩌면 인간은 그다지 의미가 없는 세상의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고의미를 부여하며 사는 고달픈 생명체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느 한 순간, 어떤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거나 잃어버리게 되면 무서운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 존재에서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은 삶을 향한 끝없는 구도의 길이다. 존재의 꽃을 찾아 떠나는 여행 반대로 하잘 것 없는, 아주 사소한 일에서 의미를 찾고 발견하는 순간, 세상이 달라 보이기도 한다. 김춘수의 시 꽃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그 무엇이 되고 싶어서 자기 존재를 증명하고 싶은 인간, 그 욕망은 때로 소유하는 인간을 낳고, 폭주하는 인간을 만들며,무서운 인간을 만들기도 한다. 반대로 선한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역경을 이기고 고난의 행진을 멈추지 않으면서 선한 빛을 남기는 이들은 세상의 물줄기가되고 꽃으로 피어 역사에 이름을 남겨 존재하지 않음에도 영원히 잊히지 않고 살아남는다. 과학은 자연의 섭리를 숫자로 증명하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상상 속에서 끌어내어 보이는 물질로 형상화 시킨 위대한 사람들이 남긴 발자국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 과학의 발달로 인류는 보다 편리하고 좀 더 재미있으며 더 오래 사는 존재로 남았으니 과학자들에게 진 빚이 크다. 아인슈타인에 버금갈 정도로 유명한 과학자인 리처드 파인만은 "만일 모든 과학지식을 사라지게 만드는 재앙으로 후대에 남겨줄 과학지식이 단 한 문장밖에 남아 있지 않다면 그 문장은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All things are made of atoms)'가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원자론이 세상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인만의 이야기에 따르면 우리의 뇌, 귀여운 강아지, 지금 읽고 있는 책, 달콤한 초콜릿을 포함한 모든 물질이 원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44쪽 이 대목을 읽다가 나를 과학적인 한 문장으로 표현하고 싶어졌다. '나는 변화를 갈구하며 한 송이 꽃이 되고 싶은 원자의 집합체이다.' 내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내 존재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남기고 갈 한 문장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파인만에 따르면 원자로 이루어진 '나'라는 몸과 정신은 과학적인 진술이다. 산소를 포함한 몇 가지 원소의 집합체인 '나'라는 존재를 단 한 문장으로 남길 그 무언가를 위해 고민하게 한 책이다. 과학지식이 가득한 한 권의 책에서한 인간에 대한 정의를 고민하게 되었으니 책의 위대함과 대단함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나의 존재를 증명하듯 살아왔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어둠 속을 헤매며한 줄기 빛을 기다리듯 구원을 갈망하듯 책을 읽는 행위도 어쭙잖은 글쓰기를 계속하는 것도, 모두 존재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아무도 돌아봐 주지 않아도, 그저 이렇게 사는 일이 최선이며 좋아하는 일이기에 새해 첫날 도서관에서 마스크에 돋보기까지 쓰고 2023년을 시작했다. 이 책은 일상의 과학적 지식을 알기 쉽게 풀이해주는 친절함을 겸비하여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과학에 대한 최소한의 교양을 갖추기 위한 도구로서 지식의 힘은 매우 크다. 지식은 곧 나를 지켜주는 무기가 아니던가. 그러니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은 진리다. 여기서 힘이란 누군가를 지배하거나 위해를 가하기 위한 폭력적인 힘이 아닌, 존재로서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전략적 힘으로서의 지식이다. 시간을 먹고 자란돈이라는 불랙홀, 음식에 대한 과도한 집착, 몇 벌이면 충분한 옷, 내면의 부족함을 채우려는 사치품에서 헤어 나오는 순간 홀가분해진다. 인생은 여행이다. 그 여행길에 짐가방이 너무 무거우면 출발하기 전에 지친다. 목적지에 갈 수도 없지 않은가. 여유 시간이 나면 사람들의 로망은 여행이 대부분이다. 새로운 풍경을 만나고 맛난 음식을 먹으며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여행의 즐거움을 선망한다. 2023년 나의 인생 설계 주제는 '여행'이다. 몇 년 동안 불성실했던 '책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책 속에 안주하여 정신의 풍요로움을 만끽하고 싶다. 지식을 얻기 위한 교양으로서의 독서를 넘어, 새로운 언어를 만나고 작가들의 풍경을 함께 누리며 단순하고 소박한 일상의 행복을 만들고 싶다. 복을 받으려는 이기심을 버리고 복을 짓는 삶을 위한 소소한 즐거움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조용한 일상을 누리리라. 행복은 자기 존재를 증명하려는 고달픈삶을 내려놓는 일에서 출발한다고 가르쳐주는 책,보여지는 삶에 연연하지 않으며 순간순간 존재하라는 철학자와 구도자의 언어가 숲을 이룬 도서관의 쌀가마니를 부지런히 뒤지는 생쥐가 되리라. 그 생쥐 여행자의 등가방을 즐거운 마음으로 꾸렸다. 독서록, 일기장, 필통, 돋보기가 전부라서 가볍다. 도서관에는 존재의 꽃들이 내뿜는 향기가 가득하다. 그 향기를 찾아내 인생의 소원인 '책만 읽는 바보'의 여행이 무사히 끝나는 2023년이기를!
“너는 관리자들이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다.” 불과 십 년여 전에 소속 학교장으로부터 면전에서 직접 들은 불만 섞인 코멘트였다. 이 말의 진심이 무엇이든지 간에 이는 필자에게 쇼킹한 말이었다. 원래 음주가무를 좋아하지 않는 성격에 함께 어울림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것이 대인관계의 약점일 수 있다. 특히 우리 조직문화에 그러한 시기가 분명히 존재했기에 내심 짐작은 했다. 하지만 마치 선천적인 증상처럼 교직 초기 단계부터 알코올을 몸이 이겨내지 못하고 또 학생 시절 내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에 깨어 공부하던 생활 방식은 야간에 친교의 시간을 갖지 못하기에 두고두고 타인과의 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필자에겐 교직의 입문부터 지론(持論)이 있다. 이는 '배우면서 가르친다'는 것을 삶의 모토(motto)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성격적으로도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사교를 중시하기보다는 조용히 홀로 침잠(沈潛)하여 책을 읽고 사색을 즐기는 내향적인 기질이 압도적이다. 그러니 젊은 날 또래들과 어울려 당구를 치며 우정을 쌓는 시간을 비롯해 소위 잡기(雜技)를 즐기는 놀이문화에는 젬병이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술을 즐기는 모임에서는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객기를 부려 어쩌다 마시는 한 잔의 술에도 온몸에 반점이 돋고 세상의 술은 혼자 다 먹은 것처럼 얼굴이 완전 홍당무가 되고 정신이 혼몽하여 그야말로 촌티가 물씬 난다. 오죽하면 학교장이라는 성숙한 인격체를 가진 분이 대놓고 그런 말을 할 정도였을까. 꿩 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대신에 필자는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교사로서의 행정업무를 잘 해내기 위해 남다른 고뇌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래서 엘리트주의를 쫓던 비교적 젊은 시절에는 좋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은 욕망에 40대에는 바다 건너 섬에 위치한 과학고에 온갖 출퇴근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자원하여 근무하기도 했다. 그곳에서 20세기 최후의 로맨티스트란 학생들의 호칭을 들으며 즐겁고 행복한 교사 생활을 했다. 그곳 근무 중에 국가 대학수학능력시험 검토 교사로 추천되어 1달에 가까운 기간 동안 출제 본부에 입소하기도 했다. 여기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당당하게 공교육에 전념해 왔다. 돌이켜보면 대부분의 교직 생활을 고3 대학 입시지도에 전념해 왔다. 매년 3학년 부장과 담임교사로 동고동락한 학생들이 지금은 사회에서 각자 성공적인 비중있는 역할을 하면서 사제지간의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고 있다. 필자는 이제 학교장으로 모든 학생을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에의 철학을 펼치고자 한다. 몇 년 전일이다. 지금은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다국적 대기업에서 이사로 근무하는 한 제자는 이사 승진과 함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니 오늘의 순간이 있기까지 가장 잊을 수 없는 은인으로 필자를 수소문하여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학교를 방문하여 반가운 만남을 가졌다. 현직 교사인 또 다른 제자는 지극 정성으로 스승의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하며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고3 시절, 매일 함께 신문을 읽고 논술 준비를 하던 제자는 명문대 입학에서 과 수석을 유지하며 대학 방송사 기자로 활동 후 지금은 유명 신문사에서 기자로 근무하고 있다. 공교육에 입직하지는 않았지만 사교육 기관에서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제자는 잊을만하면 안부를전하고 명절에는 특별한 예를 갖추어 정성껏 선물을 보내주고 있다. 이 모든 것의 원천은 무엇일까? 묵묵히 가르침을 운명으로 알고 그 속에서 얻는 보람과 자긍심을 지킨 결과다. 그래서 관리자의 길에 나선 시기가 동료들에 비해 훨씬 늦어졌지만 이는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란 생각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삶의 동력이 되었다. 가르침과 사색의 시간이 축적된 결과는 교육 칼럼니스트가 되어 우리 교육에 대한 애증을 맘껏 쏟아내고 있으며 미래 교육에의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의 곳곳에 지나치게 물든 물질주의와 출세주의에의 욕망을 극복하는 것은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맡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만사는 사필귀정이라 믿는다. 진실하고 성실한 삶으로 솔선수범하며 사랑으로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의 삶은 '덕불고(德不孤) 필유린(必有隣)'의 삶을 지탱하는 자세라 믿는다.
(사)한국환경교육협회(회장 이진종)는 한국다우(대표이사 유우종)의 지원으로 충청북도 지역 소외계층 청소년 대상의 '미래를 준비하는 환경과학교실'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충청북도 관내 지역아동센터 등 기관을 이용하는 초등학생 3~6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에는 총 10개 기관을 모집할 예정이며 경력단절 여성 강사를 양성·파견하여 교육이 진행된다. 본 프로그램에 강사로 참여를 원할 경우 지정된 양식의 참가신청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여 2023년 1월 16일까지 접수하면 되며 전문대학 이상 학력의 충청북도 인근 지역아동센터 등 출강 가능한 50세 미만 경력단절여성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강사양성과정은 1월 30일(월)부터 2월 2일(목) 13:00~18:00 4일간 실시되며 양성과정 수료한 강사들은 2~3월 각 기관에 파견되어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 본 프로그램에 참여한 강사들에게는 수료증 발급 및 강사비가 지원되며 우수활동자를 대상으로는 (사)한국환경교육협회에서 운영중인 환경교육 강사은행제에 등록하여 지속적인 강사 활동도 지원할 예정이다. 참가신청서 양식 등 강사 양성과정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사)한국환경교육협회 홈페이지(www.환경교육.kr)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확인 가능하다.
교육삼락회(이하 삼락회)라는 단체가 있다.퇴직교원들의 모임인데 사단법인 전국단위 조직이다.중앙에 한국교육삼락회가 있고 시도삼락회가 있고 지역삼락회가 있다.여기서 삼락이란 배우는 즐거움,가르치는 즐거움,봉사하는 즐거움이다.캐치프레이즈에 추구하는 목표와 활동내용이 드러나 있다. 얼마 전 도단위 삼락회장 선거가 있었다.두 명의 후보가 나와 경선을 했다.당선 윤곽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한 기세에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필자는 도 임원인데 여기서 선관위원을 맡아 경선과정과 결과를 시종일관 지켜볼 수 있었다.대신 필자에게는 선거의 중립과 공정성 유지를 위해 투표권이 부여되지 않았다. 삼락회장을 투표로 뽑는다?삼락회 사정을 아는 사람에게는 기이한 일이다.중앙회장은 경선사례를 몇 차례 보았다.그러나 시도회장과 지역회장 투표는 못 보았다.대개 유능한 후임자를 지명하든가 아니면 추대형식으로 하든가 그래도 없으면 억지로 떠넘기는 것이 관례였다. 회장 자리를 자진해 맡으려는 사람이 드물고 자리를 탐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권한이나 이득이 있는 자리도 아니고 회원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그리하여 지역회장 후임을 못 구해 수 년 째 맡는 경우도 흔하다. 필자도 교직은퇴 후 삼락회 지역국장으로 또 도삼락회 임원으로 총7년간 활동했다.우리 도의 경우,삼락회 정관에 회장은 초등과 중등 교대로 하게 되어 있다.현 회장이 초등인 관계로 후임엔 중등 출신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헌데 마땅한 후임이 없나 보다.현 회장이 나에게 회장을 권유한다.아무리 생각해도 필자가 적임자고 다른 사람은 없다는 말까지 한다.과연 내가 회장 자격이 있을까?회장으로 침체된 삼락회를 바로 세울 수 있을까?몇 달을 고민했다. 필자가 내린 결론은'아니다'였다.개인적으로 인생 멘토 역할을 하는 회장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이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그러나 냉철하게 거부하였다.거부 명분은 올해 코로나 확진으로 시력이 급격히 감퇴하였다.신문이나 스마트폰 글자가 보이지 않는다.평상 시 주5일 문화교실 강사다.강의와 삼락회 일을 병행할 수 없다.리더십이 부족하다.기울어져 가는 단체를 일으키기엔 역량이 부족하다. 나의인적 네트워크가 불비하다.따라서 회장이 되면 책임감에 홀로 뛰어야 한다.신입회원을 영입할 묘책이 없다.사멸하는 조직을 애처롭게 쳐다만 보아야 한다.이 모든 것이 어깨를 짓눌렀다. 결국12월5일,회장 선거 공고가 떴다.지역회장 한 분이 주위 추천으로 후보로 나왔다.나이64세이니 소장파다.현직 때 경력이 화려하다.장학관 경력에 전국단위 고등학교장 회장도 맡았었다.보수교육감 만들기에 큰 역할을 했다.젊음의 패기와 의욕이 넘친다.다만 아쉬운 것은 삼락회 경력이 짧다는 것.또 한 후보가 나타났다. 79세로삼락회원 경력도 있고 퇴직 후 문화원장,지역장학회 이사장 경력도 있다.마지막 봉사 기회를 달라는 호소에 의지가강하게 보인다. 출마 서류를 제출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선관위 설명회를 가졌다.깜깜이 선거를 막고자 아이디어를 냈다.마치 대통령 선거처럼 제대로 치르기로 했다.후보자에게4가지 홍보자료를 주문했다.벽보 포스터,홍보물,후보자 영상물,찬조자3인 영상물.한 가지는 선관위에서 준비하는 후보자 토론회 녹화 영상물이다.이 정도라면 유권자 알 권리가 존중되고 후보자도 본인 알리는데 충분하다고 보았다. 선거인단 단체카톡방을 만들어 선거 관련 공지사항을 알리고 후보자가 제출하는 홍보물을 탑재했다.선거인 요구에 따라 한 후보는 이력서를 올렸다.다른 후보도 올렸다.한 후보 벽보 포스터는 대선후보 같았다.찬조 동영상도 프로급으로 만들었다.아마추어가 만든 홍보자료는 내용은 좋았지만 전달에 한계가 있었다.삼락회 단체방인 사랑방과 업무방에는 후보자가 추천하는 회원이 입장하여 지원사격 경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필자의 관심은 누가 되느냐가 아니었다.누가 삼락회를 살릴 후보이며 그 후보가 과연 유권자의 선택을 받느냐였다.리포터이기에 설명회 때 기호를 뽑은 후보를 촬영해 선거 홍보를 하였다.희망교육사랑 카페에도 탑재하니 회원들의 조회 수가500회를 넘었다.이번 경선이 삼락회 홍보의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교직에 있는 아내는 처음엔 나이만 보고 후보자 성패를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고는 깜짝 놀란다.막상막하라는 것이다. 선거 기간 중 회원들의 지지 댓글에 따라 몇 차례 후보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경우도 있었다.후보토론회 영상 녹화에서는 어깨띠까지 준비했다.공통질문4가지를 사전에 배부하였건만 처음이라 그런지 후보자가 답변을 소화하지 못해 원고를 보고 읽는 경우도 있었다.해프닝도 있었다.상호토론 때에는 상대방 질문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해 녹화가 중단된 경우도 있었다.질문에 상대방의 허를 찔러야 하는데 맨탕질문이거나 반복질문을 하여 토론회를 지리하게 만들었다. 사랑방과 업무방에서는 지지자들의 연이은 지지 선언으로 선거에 열기를 더하였다.때론 감정이 섞인 거친 언사가 탑재되기도 하고 이에 따른 반격도 있어 긴장이 조성되기도 했다.그러나 역시 지성인답게 정해진 선을 넘지는 않았다.상대방의 공격도 지지자들은 후보자를 대신해 부드럽게 넘기는 지혜를 발휘했다.역시 한평생 교육에 몸담은 교육자다웠다. 드디어12월27일 투표일이다.이사회 회의장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유권자에 대한 소개 방법을 두고 후보자간 신경전도 있었다.한수 이북에서 온 투표자, 80이 넘어 몸이 불편한 분은 지팡이를 짚고 왔다. 60대 유권자는 소수였고 대부분70대, 80대가 유권자다.지역회장과 사무국장,본부임원 등 선거인단39명 중26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투표장은 옆방에 설치했다.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여한 기표소,투표함을 준비했다.후보자가 추천한 참관인은 투표와 개표상황을 지켜보았다.필자는 선거인 명부 대조를 맡았는데 신분증을 확인하고 투표용지를 교부하였다.투표는12시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드디어 개표.누가 도삼락회의 수장이 될 것인가?참관인과 함께 개표장면을 숨죽이고 지켜보았다.처음엔 노장이 앞섰다.소장 참관인의 실망 기색이 역력했다.그러다가 나중엔 엇비슷해졌다.계수를 하니 노장11표,소장15표.아슬아슬하게 소장의 승리다. 도삼락회장은 회의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선거결과를 발표했다.그러면서 승자는 패자에게 명예회장으로 추대할 것을 권유했다.같은 삼락회원으로서 화합으로 함께 가자는 것이다.당선소감 발표도 있었다.선배 교육자님 잘 모시겠다는 다짐과 함께 엎드려 큰절을 올리기도 하였다.단톡방에는 두 후보자의 감사 인사말이 탑재되었다.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다. 후보자는 당선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본인이 내세운 공약을 실천해야 한다.무엇보다 기울어져 가는 삼락회 조직을 살려야 한다.당선자는 운영 예산 확보,도삼락회 사무실 및 시군 조직 정비,교육봉사 역할 강화,회원 조직 확대와 활성화,활동영역 확대 강화,카페 활동 활성화 등을 약속했다. 이번 선거를 지켜보면서 삶을 성찰하게 한다.출마 동기는 과연 순수했는가?욕심(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상대방이 나를 거칠게 밀어 붙일 땐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좋은가?감정이 폭발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어떻게 해야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가?나는 평상 시 인간관계를 잘 맺고 있는가?진정한 동료애를 발휘할 친구를 몇 명이나 갖고 있는가?나는 타인에게 얼마나 베풀며 살고 있는가?나는 자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여러 가지 깨달음을 갖게 해 준 선거다.
제28대 경기도교육삼락회장에 김유성 후보가 당선됐다. 전 죽전고 교장인 기호2번 김유성 후보(64)는 27일 오전 수원 하한정에서 열린 회장 선거에서 유권자 39명 중 26명이 투표에 참가(투표율 67%)한 가운데 15표(57.6%)를 얻어 경쟁자 기호 1번 박기준(79) 후보를 누르고 회장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도삼락회 창립 이래 첫 선거로 경기도교육삼락회(회장 전근배)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했다. 선관위에서는 후보자의 알 권리를 확보하고 후보자를 홍보를 위해 선거인단 단체 카톡방을 활용하였다. 이 카톡방에 후보자 벽보 포스터, 홍보물(A4 1매), 후보자 영상(6분), 찬조자 3명 영상(5분), 후보자 토론회 녹화 영상(22분)을 공유해 후보자 선택에 도움을 주었다. 투표권은 정관에 따라 지역삼락회 회장과 사무국장, 도삼락회 임원 등 총 39명에게 주어졌다. 김유성 당선인은당선소감에서 "저를 선택해 주신 회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삼락회 활성화를 우선과제로 선정해 배우는 즐거움, 가르치는 즐거움, 봉사하는 즐거움과보람을 느끼는 회원 활동공간과 무대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회원의 외연확보로 교사, 교감, 원감, 원장, 교수 등을 영입해 우수한 재능 자원을 활용,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기도교육청과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지원체제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당선자는도교육청 장학관과 지역교육청 장학관 경력이 있고 동백고, 청덕고, 죽전고 교장,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 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