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48,036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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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부가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피해 응답률은 0.9%로, 2019년 1차 조사(2019.4.1∼2019.4.30) 대비 0.7%p 감소했고, 학생 천 명당 피해 응답 건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모든 유형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등교수업 일수가 대폭 감소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1차 조사 결과와 비교해 학교폭력 피해‧가해‧목격 응답률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사이버폭력(3.4%p), 집단따돌림(2.8%p)의 비중이 증가한 점에 주목해 예방교육 방향을 정해야 한다. 시대상 반영된 학폭 양상 첫째, 직접적 물리적 폭력 행위보다 집단따돌림 양상이 고착화, 일상화하고 있다. 지속적 괴롭힘과 따돌림, 익명 앱에서 뒷담화, 혐오 표현을 포함한 언어폭력 및 따돌림, 조롱, 욕설, 째려봄, 그룹으로 때리고 욕함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집단따돌림은 집단으로부터 배제, 조롱과 뒷담화 등을 수반하며, 은밀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증거가 부족하므로 정황만을 가지고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다. 현재일선 학교, 교육청 등에서 교육과정 속에 어울림 프로그램, 사이버 어울림 프로그램 등을 녹여내 개발·보급하고 있지만, 온·오프라인 상에서 만연하고 있는 집단따돌림에 대해서는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예방교육이 필요하다. 둘째, 사이버폭력 증가에 따른 관련 교육이 절실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따라 온라인은 급속도로 청소년들의 생활을 파고들었다. 온라인상에서의 익명성과 장난 등을 가장한 각종 사이버폭력과 채팅방 등에서의 따돌림(일명, 블링) 등은 온라인의 문제점으로 부각된다. 사이버폭력은 그나마 증거가 확보되기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구분된다. 청소년들은 사이버상의 예비 가해자로 둔감할 수 있기에 인터넷·스마트폰의 올바른 사용을 위한 네티켓 교육이 절실한 실정이다. 학교폭력 정의부터 바꿔야 예방교육 못지않게 학교폭력의 정의를 다시 살펴야 한다. 특별법으로 만들어진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의하는 학교폭력의 정의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업무 과중으로 학교폭력 사안이 기피 업무로 전락했는데, 학교 외부에서 발생한 사안을 학교로 가져와서 처리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예방법에서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상해, 감금, 폭행 등 여러 행위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전담 기구에서 사안 조사 시 양쪽의 입장과 목격자의 진술에 의존해 학교장 자체 해결이나 교육청으로 이관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를 진행하지만, 근거 부족, 상반된 진술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을 통해 학교폭력의 정의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 자녀를 둔 가족 간 함께 놀러 간 뒤 벌어진 자녀들 간의 싸움도 학교폭력인가. 아니면 자녀 간의 싸움일 뿐인가. 현행법의 정의로는 학교폭력으로 간주된다. 실제 이런 사건이 학폭으로 신고돼접수·처리되고 있다.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정하고 있는 학교폭력 정의를 현실에 맞게 구체적으로 재정립해야 한다.
2018년 11월 수학 수업 시간, 수행평가를 진행하던 중 한 학생이 그림을 그리면서 떠들었다. A교사는 ‘수업 중에 딴짓’했다고 판단해 해당 학생에게 꿀밤을 6~7회 때렸다. 지난해 11월 4일 대법원 1부는 A교사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벌금 150만 원을 확정 판결했다. 한국교총은 최근 사회에서 이슈가 됐던 사건·사고의 판례를 통해 시사점과 주의점을 안내했다. 흔히 수업 중 한눈을 파는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꿀밤 한 대쯤 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꿀밤도 학생 체벌인 점을 기억해야 한다. 교총은 “학생 체벌은 형사 처벌과 징계 처분이 뒤따른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어떤 이유에서건 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중학생 아들을 체벌한 아버지가 입건된 사건도 소개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말을 듣지 않아 훈육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아들을 심하게 때린 혐의(아동학대)로 아버지를 입건해 조사했다. 이후 경찰은 아버지와 다른 가족을 분리 조치했다. 부모라 할지라도 자녀를 체벌하는 것은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교총은 “체벌 및 정서적 학대 행위, 성희롱 등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인한 징계와 처벌이 강화된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성희롱 사건에 대한 판례도 안내했다. 쭈그려 앉은 여학생 치마 밑에 휴대전화를 가져다 댄 교사에 대해 교육청은 품위유지 위반으로 정직 3월 징계처분했다. 당시 해당 학생은 처벌을 원하지 않고 피해 진술도 거부해 검찰에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교육청이 징계했고 법원(1심, 2심)에서도 “정직은 정당하다”도 판결했다. 중학생에게 야동 시청을 권유한 교사에게도 1심 법원은 “해임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또 수업 중 고등학생 제자에게 “너는 아이를 잘 낳게 생겨서 며느리 삼고 싶다”는 말로 성적 수치심을 준 교사에 대해 2심 재판부는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벌금 250만 원을 선고했다. 교총은 “경찰과 검찰의 무혐의, 불기소 처분에도 교육청이 징계할 수 있고, 교육청의 해임 처분을 법원에서 정당하다고 판결했다”면서 “성희롱은 절대 안 된다는 높은 성 인지 감수성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발생하는 성폭력·성희롱 사건에 대해서도 주의를 요구했다. 직원들과의 회식 중 여직원의 머리를 감싸 당기는 일명 ‘헤드록’을 한 회사 대표에 대해 대법원은 강제추행 혐의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또 부하 여직원의 손등을 엄지로 10초간 문지른 상사에 대해서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게 하는 성적인 의도가 있는 추행으로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교총은 “회의, 회식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주의한 행동은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이 된다”면서 “깨끗한 교직 윤리를 실천하는 것이 스스로 교권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폭력과 금품수수, 성적조작, 폭력 등 4대 비위는 교권침해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교단 수기 공모전 대상의 영예는 ‘우리 교실에 동물이 산다!’를 출품한 김승일 전남 묘량중앙초 교사에게 돌아갔다. 본지가 주최한 2021 교단 수기 공모전 시상식이 3일 한국교총회관에서 열렸다. 올해 공모전에는 총 240편이 출품했고, 그중 20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코로나19 예방과 확산을 막기 위해 대상을 수상한 김승일 교사와 금상 수상자인 오성목 경기 운유초 교사, 은상 수상자 서기성 강원 사내초 교사, 동상 홍정희 서울 영락중 교사 등 네 명이 대표자로 참석해 간소하게 진행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선생님들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가 많다는 사실에 ‘만남’의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면서 “교단 수기 수상작을 읽으면서 가난했던 어린 시절, 방황하던 저를 잡아줬던 선생님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심사를 맡은 윤연모 시인은 “작품에 담긴 선생님 한 분, 한 분의 이야기가 새 희망의 봄을 기다리게 만들었다”면서 “교육자라는 소명 의식으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교사 또한 동반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바람직한 교사상(像)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교실에 동물이 산다!’는 교실에서 햄스터와 소라게, 사슴벌레를 기르면서 ‘반려동물 관리사’, ‘유튜버’라는 직업을 체험하고 생명, 존중, 배려 등 도덕적인 가치를 알아가는 과정을 한 편의 동화처럼 그려낸다. 아이들이 더 나은 선택을 결정하는 과정과 가치의 충돌이 일어났을 때 해결책을 찾아가는 모습을 통해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훈수나 조언 대신 판을 깔아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지켜봐 주고, 최선의 결정을 내린 아이들을 칭찬으로 격려한 김 교사의 배려가 인상 깊다. 김 교사는 “프로젝트 수업을 하면서 블로그에 기록했던 내용을 모아 글을 썼다”면서 “앞으로 프로젝트 수업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은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금상을 받은 오성목 교사의 ‘커피는 향기를 남기고’는 신규 교사 시절 만났던 제자 이야기다. 무단결석이 잦았던 제자. 집을 방문한 후에야 어린 나이에 집안일을 도맡아 할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웠단 걸 알게 된다. 틈틈이 제자를 챙기면서 가정방문도 자주 했는데, 그때마다 선생님을 대접한다고 내왔던 게 ‘커피 믹스’였다. 졸업식 날, 편지와 함께 내밀었던 것도 다름 아닌 커피 믹스였다. 오 교사는 “지금도 커피를 마실 때면 앳된 손으로 끓여주던 커피의 맛과 향을 잊을 수 없다”면서 “제자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고 보고싶다”라고 했다. 교단 수기 수상작은 지면에 차례로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2011년부터 진행한 교단 수기 공모전은 교단에서 경험한 희로애락과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얻은 깨우침, 보람 등 교사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존사애제(尊師愛弟)’ 문화를 되살리고 교원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매년 열린다.
“선생님, 참고 참고 또 참으려고 했는데,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민호는 한바탕의 광풍이 지나간 평온한 눈을 들어 교사인 나를 쳐다보았다.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연신 가슴을 움켜쥔 승찬이의 셔츠를 살짝 들쳐 보니 줄넘기 자국이 빨랫줄 마냥 선명히 박혀 있다. ‘아이고, 얼마나 아플까?’ 상처를 본 순간 애처로운 마음과 함께 승찬이 어머니의 얼굴이 날카로운 바람처럼 머릿속을 스쳐 갔다. “승찬이가 얼마나 아프겠니? 좀 더 참지 그랬어?” 상처를 보더니, 미안한 듯 눈물이 살짝 고인 민호의 눈에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있다. 그나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이 막무가내였던 이전과 다르게 공동체 생활방식에 다가서는 성장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누가 저 맑은 눈에 그토록 사나운 포효가 숨어 있으리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잠깐 사이 양과 사자의 상반된 두 이미지가 뇌리를 스쳐 갔다. 3월 입학식 다음 날부터 한 시간이 멀다고 찾아오는 아이들의 울음 섞인 하소연 뒤엔 늘 민호의 이름이 처분을 기다리는 옷가지의 상표처럼 붙어 있다. 이제 갓 초등학교에 올라와 적응해야 할 1학년 아이들에게는 화장실 사용법, 학용품 사용법, 자리에 앉는 방법, 복도와 계단을 이동하는 방법 등 익혀주어야 할 기본 생활수칙들이 얼마나 많은데 무심한 민호는 속수무책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교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수업을 방해하기 일쑤였다. 교사의 설득이나 훈계도 좀처럼 먹히지 않았다. 참다못한 교사가 강하게 말하면 오히려 화를 내며 교실 문을 박차고 나가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난폭한 데다가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이 아이와 1년을 보낼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29명이나 되는 다인수 학급에서 한 아이가 눌러대는 무게는 커다란 바윗덩이와 같았다. 매일 피가 거꾸로 솟구칠 것만 같은 스트레스가 찾아들었다. 민호의 지도를 위해 3월 2주 첫날 일차적으로 민호 아버지에게 학교 방문을 요청했다. 면담을 통해 엄마와 이혼 후, 아버지 혼자서 3살 때부터 누나와 함께 민호를 양육해온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민호 아버지와 민호의 심각한 학교 부적응 상황을 공유하면서 가정에서도 관심과 칭찬을 통한 지도를 당부했다. 아버지의 태도는 매우 긍정적이었고 아버지와 상담 후 민호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다소 안도하였다. 그러나 상담 약효는 단 이틀이 못 갔다. 방법을 더 고민해야 했다. 그 아이가 다녔던 유치원, 아동센터, 복지관 선생님들과 상담을 통해 민호의 폭력성, 과잉 행동성, 분노 조절의 어려움 등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혼자서는 답을 찾을 수 없어 오랜 친분이 있는 선배 선생님께 조언을 요청했다. 선배 선생님의 조언대로 민호에게 반드시 지켜야 할 몇 가지 규칙을 다짐을 말하게 하고 교사가 받아 적어 매일 반복하여 말하게 하였으나 그것도 별 효과가 없었다. 더 난감한 것은 아버지의 태도였다. 자식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애써보겠다던 아버지의 태도는 되풀이되는 아이의 폭력성에 대한 담임교사의 상담 전화에 금 새 바닥을 드러냈다. “선생님, 제대로 알아보고 전화하신 겁니까? 저는 제 아들만 믿습니다.” 민호를 두둔하며 점점 억지를 부리는 민호 아버지의 태도는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기준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제멋대로 굳어버린 구도심의 오래된 콘크리트 벽 같았다. ‘어떻게 자신의 아이가 돈을 내놓으라고 친구를 협박한 일을 두고 아버지라는 사람이 저런 뻔뻔한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 상담 전화를 걸 때마다 민호 아버지의 고지식한 태도에 대한 실망감만 커져갔다. 무조건 윽박지르면 상대가 겁먹어서 더 이상 잘못을 추궁하지 못할 것이라는 식의 태도였다. 아버지의 이러한 약육강식의 잘못된 논리가 아이에게도 그대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하면 민호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아이로 자라게 할 수 있을까, 아버지가 올바른 사고를 가지고 아이를 교육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에 아들러 심리학을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적용한‘긍정 훈육법’ 관련된 책들에서 희망을 찾아보기로 했다. 단호함과 부드러움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침착하고 담대한 태도가 중요했다. 민호가 화를 내며 교실을 박차고 나갈 때도 허둥대며 쫓아가지 않고, 침착하고 단호하게‘민호야 나가지 말고 들어와 앉으렴.’ 한마디만 하고 기다렸다. 화를 내며 씩씩대고 나간 민호가 한참 후 교실 근처에 배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로 나가지 않고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혹시나 다시 뛰쳐나가면 어쩌지? 불안한 마음도 찾아들지만 좀 더 가까이 오기를 기다린다.’ 교사는 이러한 심리적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이런 인고의 시간이 째깍째깍 분침을 돌리는 사이, 어느새 교실 출입문 근처까지 와 있는 민호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 다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민호, 저 자리로 가서 앉아.”라고 말한다. 민호는 멋쩍은 듯 “선생님이 아까 화냈잖아요?”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지만, 대답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면서 민호는 조금씩 교사의 팔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민호가 친구를 때려 울린 일들이 발생했을 때도 상대 친구를 진정시키고 먼저 민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방법을 택했다. ‘선생님은 네 편이야, 이해할 수 있어.’ 어머니와 같은 전폭적인 신뢰를 실어주는 교사의 태도에 민호는 안도를 하면서 이성을 찾아간다. 민호의 격한 감정을 자극하지 않는 상태에서‘그 순간 그런 마음이 들 수도 있었겠다’라는 이해의 관점으로 마음을 받아주고 나서 그 상황에서 ‘네가 상대 친구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민호는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는 태도를 학습해 나가기 시작했다. 색종이로 ‘팽이 접기, 꽃 접기’ 등을 접어 선물로 주기도 하고, 곁에 와서 어릴 적 이야기며 주말에 있었던 일 등을 들려주기도 했다. “민호의 예쁜 손을 친구들에게 예쁘게 쓰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가 부정적 행동을 했을 때, ‘선생님은 여전히 너를 신뢰하고 있다’는 교사의 이해 어린 말 한마디가 안심 장치가 되어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는 기초가 되는 것을 보게 된다, 어느 날, 민호가 교직원 차에 흠집을 내는 일이 발생하였다. 담임과의 전화 통화에서 민호 아버지는 ‘아이의 실수를 가지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 아니냐, 작은 것을 가지고 크게 확대하는 거 아니냐?’는 식의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학교로 찾아온 민호 아버지는 비장한 각오를 한 듯 차량 주에게 변상해주는 대신 수리는 자신의 직장에서(카센터 근무하시므로) 편의대로 하겠다는 식의 거친 태도를 보였다. 그 자리를 지켜보던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나지막이 설득을 했다. “민호 아버님, 민호는 아빠를 너무나 좋아해요,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용감하다고 생각해요. 실수에 대해 인정하는 것은 진정한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아요, 민호에게 자신의 실수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를 가르쳐 준다면 민호는 더 멋진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거예요.” 이 말을 들은 민호 아빠는 거친 자세를 거두었다. 역시 아버지에게도 다른 사람의 이해와 격려가 필요했던 모양이었다. 그 후 가끔씩 민호의 긍정적인 변화를 칭찬하고 아버지의 노고를 위로해 주는 통화를 하면서 민호 아버지의 태도도 점점 우호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을 운동회에서 민호 아버지는 우리 반 대표로서 여러 경기에서 활약을 해주었고, 반 친구들이 민호에게 ‘민호 아빠는 운동을 잘하니까 짱 부럽다’는 칭찬의 말을 해줌으로써 민호는 아빠에 대한 자부심이 한층 더 높아졌다. 지금도 가끔은‘민호가 내 줄넘기를 함부로 쓰고 아무 대나 던져놔요’라는 말이 들리곤 하지만, 민호에게서 ‘다음부터는 허락받고 쓸게요’, ‘미안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폭력성이나 분조조절의 어려움은 하루아침에 고쳐질 수 없는 오랜 세월과 경험 속에 굳어진 성품과 같은 것이기에 변화를 위해서는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더 늦기 전에 야생마들에게 긍정의 마약을 써보자, 긍정의 힘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의 사랑의 마법을 이 세상에 선물할 것이다. ------------------------------------------------------------------------------------------------------------------ 2020 교단수기 공모 - 동상 수상 소감 적잖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 코로나19는 2020년 한 해의 3분의 2를 넘어서는 현시점에까지 온 사회를 멈춰 세웠다.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개학을 몇 달간 미루다가 겨우 온라인 개학으로 시작해서 온라인 수업과 등교수업을 번갈아 가면서 학교는 겨우겨우 명맥만 유지해가고 있다. 이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폭력성과 분노 조절로 인한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보이는 아이들과 교사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좀 줄었다. 그러나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인성 지도와 사회성 신장에 어려움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학력 저하라는 목전의 부정적 현상에 대해 교사로서 무거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누구를 탓할 수도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그저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1, 2학년이 한 건물을 쓰고 있기에 민호와 서너 번 마주 추기는 했지만,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리고 있기에 표정을 읽을 수는 없다. 그러나 만날 때마다 민호는 정다움이 느껴지게 큰 소리로 반갑게 인사하곤 한다. 수상소감을 정리하면서 민호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함께 씨름했던 지난 1년의 시간들이 신기루처럼 피어올라 미소를 짓게 한다.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분노 조절이 안 되어 학급 친구들을 당황케 했던 민호를 이해하기까지 우리 반 28명의 친구들에게도 적잖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했다. 다행히 우리 반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협조를 잘해주었고, 그러한 따뜻한 배려 속에서 민호는 나름 잘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교단에서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흘리는 교사들의 땀방울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자양분이 되어 한 사람의 인생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건강하게 세워 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교육 현장에 숨겨진 진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발굴되어 코로나 이후 시대에도 교단에 등불이 되어 주기를 바라면서 수상소감을 마무리한다.
“슝~ 슝~ 슝~ 슝~”교실 한 켠에서 들리는 쳇바퀴 소리에 모두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띄워진다.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부모가 된다. 녀석들이 좋아하는 젤리며 견과류를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새로운 모습을 스마트폰에 담으며 키득키득 웃는 소리가 그야말로 딸을 키우는 내 모습이다. 2020년 5월, 우리 반에는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귀여운 햄스터 밤이, 부끄러움이 많은 소라게 고마와 구마, 젤리를 좋아하는 사슴벌레 사슴이까지…. 올해 실과시간에는 동물기르기 단원을 재구성해서 직접 동물을 길러보고, 이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해서 유튜브에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개 관심있는 동물들을 조사하고 정리해서 발표하게 했지만 이번엔 조금 색다른 도전을 하기로 했다. 솔직히 교실에서 동물을 기르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다. 아무래도 관리가 어렵고, 동물을 키우기에 좋은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배우는데 이렇게 좋은 공부가 있을까? 세상에는 글로 배울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다. 단순히 동물을 기르기만 한다면 교육과정과 큰 교차점이 없는 것 같아 국어, 실과, 미술교과를 묶기로 했다. "반려동물관리사, 유튜버"라는 두 가지 직업을 직접 체험해보고 거기에서 생기는 문제와 보람에 대해서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다. 드디어 맞은 실과시간, 모둠별로 정해진 예산(학급 운영비) 안에서 키우고 싶은 동물과 준비물들을 정하고 직접 주문을 했다. 다만 동물을 고를 때는 몇 가지 주의 사항이 필요했다. 1. 실내에서 키우더라도 냄새와 소음이 심하지 않는 동물 2. 쉽게 죽지 않고,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동물 3. 관찰을 하거나 촬영이 쉬운 동물 4. 방학 때 한 사람이 책임질 수 있는 동물 한참을 고심한 끝에 아이들이 선택한 동물은 햄스터, 소라게, 사슴벌레였다. 처음에 닥터피쉬를 이야기 한 모둠도 있었는데 저녁이 되면 교실 전기가 차단된다는 점과 방학 때 한 아이가 집까지 가져가기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준비물이 하나씩 도착하자 집을 꾸미는데 한참 열을 올리는 아이들이었다. 동물을 키우는 모습을 올리는‘유튜버’가 되어 보기로 했기에 ‘언박싱’영상이 아이들의 첫 영상이 되었다. 동물들을 맞을 준비가 끝나고 햄스터는 직접 대형마트에서, 소라게와 사슴벌레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분양을 받았다. 그렇게 새로운 가족이 우리 교실로 찾아왔다. 유난히 소란스러운 아침이었다. “이름은 뭐라고 지을까?” “진짜 소라 안에 게가 들어있어.” “햄스터가 톱밥을 파고 들어갔는데 무서워서 그런가?” 여기저기서 조잘조잘 수다가 끝이 없었다. 아이들은 한참을 모여 고민하다 햄스터에게는 ‘밤이’, 소라게에게는 ‘고마’와 ‘구마’, 사슴벌레는 ‘사슴이’로 이름을 지었다. 그날부터 너나 할 것 없이 쉬는 시간이 되면 녀석들의 집을 둘러싸고 앉아 마치 부모나 된 것처럼 훈수가 계속 되었다. “만지면 스트레스 받아.” “소라게는 촉촉한 환경이 좋으니까 분무기로 물을 자주 뿌려줘야 해.” 스마트폰을 고정 해놓고 하루 종일 타임랩스를 찍기도 하고, 야행성인 녀석들이 밤에는 어떻게 활동하는지 궁금해서 촬영을 누르고 집에 가는 아이도 있었다. 그렇게 모은 영상을 편집해서 다시 새로운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에 올렸다. 어설프지만 의미있는 도전, 그렇게 우리 반 아이들은 유튜버가 되었다. 그 후로 녀석들과 우리의 동거는 계속되었다. 처음에는 모두들 꽤나 적극적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관심과 책임감의 차이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책임지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배워가는 것이리라. 그 사이 햄스터는 무럭무럭 자라 꽤 덩치가 커졌고, 소라게는 여기저기 쉘을 바꿔 다녔다. 애벌레는 어느덧 귀여운 아기 사슴벌레가 되었다. 그리고 어느덧 11월...... 그동안 사랑과 정성으로 기른 동물들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계절이 되었다. 국어 토의 단원에서 그 고민을 해결해보기로 했다. 원래 처음부터 생각했던 프로젝트였지만 전혀 생각도 못했다는 듯이 아이들에게 툭! 화제를 던졌다. “토의 주제는 밤이(햄스터), 고구마(소라게), 사슴이(사슴벌레)를 어떻게 할까? ” 간단하게 각자의 의견을 포스트잇에 써서 붙이고 비슷한 것끼리 분류한 후 모둠으로 만들어 토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 결과 대안은 세 가지, 1. 학교에 미니 동물원을 만든다. 2. 6학년 교실로 데려간다. 3. 모둠원 중 한 명이 집으로 데려간다. 방안을 정한 후에 우리와 비슷한 상황을 영화로 만든 'P짱은 내친구'를 보여주었다. 일본 오사카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음식의 소중함'을 가르쳐주고 싶었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돼지를 길러 졸업할 때 잡아먹자는 제의를 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영화다. 아이들의 관심은 폭발했다. 그동안 수많은 영상자료를 봤지만 이렇게 열심히 집중해서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진짜 우리 상황이랑 똑같아” “저러다 진짜 잡아먹는 거 아냐?” “그렇다고 졸업하는데 계속 키울 수도 없잖아.” 영화는 동물을 안고 오신 선생님에서부터 시작해 이름을 지어주고 집을 만들어주며 열심히 돼지를 키우는 아이들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그리고 드디어 한 해가 끝나가는 마지막 쯤 P짱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토의가 시작된다. 영화 중간부터 P짱을 먹느냐, 아니면 먹지 않느냐를 두고 셀 수 없이 많은 토의를 나눈다. 돼지고기 자체를 먹지 않겠다는 아이들도 생겨나고, 토의를 하다가 감정이 상해 싸우기도 했다.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었고, 그 과정이 우리 반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컸다. ‘모든 회의가 다 깔끔하고 아름답게만 끝날 수는 없지. 어려서부터 많이 연습해야 어른이 되었을 때 진짜 토의를 할 수 있어.’ 비슷한 대안별로 모둠을 구성하고 자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저마다 자신감에 가득찬 표정으로 발표 준비를 했다. 근거를 들어 상대방을 설득하고자 애쓰는 모습이 기특했다. 발표를 들으며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근거들을 칠판에 정리해 주었다. 그런 다음 대안이 실행되었을 때 일어나는 문제나 결과 등을 예측해보고 궁금하거나 반박하고 싶은 내용을 포스트잇에 썼다. 정리한 포스트잇은 칠판에 붙이고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는데 꽤 많은 의견들이 나왔다. 우리 학급은 바로 의견을 말하는 것보다 이렇게 생각할 시간을 조금 주고 써서 정리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각 대안별로 쪽지들을 정리를 해봤는데 따로 썼음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내용들이 많이 나왔다. 모두들 문제점들이나 결과를 잘 예측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경제적인 면이나 책임감, 6학년 선생님의 수용 여부 등등 본인들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산재해 있다는 것을 배워가는 과정일 것이다. 친구들의 의견을 가져와 모둠별로 답을 찾는 과정을 거쳤는데 생각보다 열심히 해서 깜짝 놀랐다. '이래서 토의 주제가 중요하구나’ 어느 정도 모둠별 의견이 종합되고 드디어 자유토의를 시작했다. 서로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서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나 결과, 해결방안들을 나눴다.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하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모습도 있었지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니까...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다보면 목소리가 커지고 화를 내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차분하고 여유롭게 말할 때 더 설득력이 있고, 그 사람의 인품이 느껴진다는 것을 이런 기회를 통해 배운다고 생각한다. 결국 토의의 결론은 '6학년 교실로 데려간다'로 결정되었다. 만약 6학년 선생님이 반대할 경우에는 최대한 설득을 위해 노력하고, 안 될 경우에는 모둠별로 정해진 사람이 데려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결국 방안 중 2안과 3안이 절충된 결론이 나온 것이다. 문제점, 실현 가능성, 결과 예측까지 수많은 의견 조정 과정이 있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결론이라 칭찬을 많이 해주었다. 프로젝트는 지금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좋은 수업이자 경험이었기를 바란다. ------------------------------------------------------------------------------------------------------------------ 2021 교단수기 공모 - 대상 수상 소감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배울 기회로… 처음 이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가 떠오른다. 주제를 정해놓고, 어떻게 재구성을 하면 좋을지 참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 또 조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아이들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아무리 세상이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중요한 가치들이 있다. 생명, 존중, 배려, 공동체 등등.. 세상은 참 빨리 변해가고, 그 속에서 적응해야 하는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한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와 가치가 교차하고 역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경험과 시간을 걸어온 우리도 가끔 숨이 턱턱 막힐 때가 있는데 하물며 아이들은 어떨까? 도덕교과에서 말하는 당연히 지켜야 할 덕목과 가치들을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아이들 스스로 자연스럽게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면 교사로서 꽤 행복할 것 같다. 물론 같은 활동을 진행했다 하더라도 각자의 생각과 느낌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1년 동안 함께 키운 ‘밤이, 고구마, 사슴이’의 미래에 대한 토의를 할 때 아이들의 눈빛은 진심이었다. 아이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는 것, 그 판이 적어도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고 깨달음을 주었다면 나는 행복한 교사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 난 이 맛에 교사한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이 ‘에듀테크 선도교사 모집’에 이어 ‘2021년 온라인 콘텐츠 활용 교과서 선도학교 모집(이하 온라인 교과서 선도학교)’에서도 불공정성 논란이 제기됐다. 마감 기한이 다 된 시점에서 운영계획서 평가배점이 새롭게 제시됐기 때문이다. 최근 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30일 마감이었던 ‘온라인 교과서 선도학교 모집’을 1월 15일로 연장하면서 종전 신청 때 없었던 운영계획서평가기준배점이 제시됐다. 사업의 평가기준의 배점이 갑작스럽게 공개되자지원한 학교들 측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배점을 공개하려면모집 초기부터 했어야지, 뒤늦게 알려주면 그에 맞춰 다시 작성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그 기간은 15일 가량이었다. 이에 대해 현장 교원 대부분이 불공정성을 호소하고 있다. ‘사전내정 아니냐’는 의혹까지 돌고 있다. 한 교사는 “사전내정 학교에 미리 운영계획서의 평가배점을 알려주고, 기간을 연장하면서 배점을 전체에게 공개했는지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의 이 같은 ‘평가기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학교 현장의 불신이 불거진 면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해 12월 ‘에듀테크 선도교사’ 발표 때도 실적보다 지원동기를 높게 평가하면서 검증된 교사들이 탈락되고 신규교사 위주로 선정돼 상식에 맞지 않는 결과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공교롭게 이번에 온라인 교과서 선도학교 역시 에듀테크 선도교사를 진행한‘원격교육’ 부서에서 맡았다. 시교육청 담당자는“운영계획서 평가배점은 늦게 공지됐지만, 처음 모집 때부터 평가는 하기로 돼있었다. 모든 학교에 동등하게 공지된 사안인 만큼 불공정성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온라인 교과서 선도학교는 5일 발표될 예정이다.
앞으로는 교원자격증을 받으려면 성인지 교육을 4번 이상 받아야 한다. 국무회의는2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교원자격검정령’ 개정안을심의‧의결했다. 개정안은 그동안 권고를 통해 실시되던 예비교원 대상의 성인지 교육을 법제화해교원자격을 취득하려는 모든 사람은 교원양성과정을 이수하는 동안 교원양성기관의 장이 실시하는 성인지 교육을 4회 이상 받아야 한다. 성인지 교육 법제화는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 중 2학기 이상 남은 학생들에게도 적용된다. 다만, 재학생들에게 적용하는횟수는 4회가 아닌 2회로 하기로 경과규정을 뒀다. 이번 개정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공직자의 성범죄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교원의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국민의 요구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이뤄졌다. 한편, 개정안에는 현직교사의 부전공 학점 이수 기준을 기존 38학점에서 교육대학원에서의 학점 이수 기준인 30학점으로 낮추는 내용도포함됐다.고교학점제 준비 과정에서 현직교사에게 필요한 다(多)교과 지도 역량 함양을 위한 부전공 연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또한 유아 특수교사 자격이 있는 사람이장애 영유아를 위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한 교육경력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도마련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대구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한국어로 운영되는 ‘IB 월드스쿨(IB인증학교)’이 탄생했다. 경북대 사범대 부설초(이하 사대부초)와 부설중(이하 사대부중)이 IB(International Baccalaureat, 국제공통대학입학자격시험) 후보학교운영약 18개월 만에 IB본부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다. 시교육청과 학교는 IB 월드스쿨 탄생 기념을 위해 1일 사대부초·중에서 현판식 등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에는 강은희 교육감, 전경원 시의회 교육위원장, 박종석 경북대 사범대학장, 학교 구성원들이 참여했다. 공식 인증일은 사대부초가 지난달 21일, 사대부중이 지난달 22일이었다. 이로써 두 학교는 전 세계 161개국 5464교(올해 1월 기준) IB학교 중 최초로 한국어로 운영하는 IB 월드스쿨이 됐다. IB본부는 후보학교들에 대해 원격, 방문 등을통해 자신들이 세운 기준을 토대로 꼼꼼하게평가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국공립학교의 IB 월드스쿨 인증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IB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는 면에서의의를 둘 수 있다는 평이다. 그동안 IB 프로그램은 한국어 과정이 없어 국제학교, 외국인학교 등 등록금이 비싼 소수의 학교에서만 운영되는 귀족학교용 프로그램으로 인식돼왔다. 영어권 국가에서 시작된IB 프로그램은언어적 한계로비영어권 국가의 일반학교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비영어권 지역의일반학교가자국어화 노력을 기울이면서까지 운영하는일은 전 세계적으로 흔치 않다. 두 학교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IB 월드스쿨’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두 학교 모두 도입 전부터 시교육청의 교실수업개선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이 학교들은그 일환으로 프로젝트 학습 등을 통해 창의융합적 학생 중심 수업·평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들 외에도 사대부고, 대구외고, 포산고가 올해 3월내로 인증학교 신청서를 제출해 상반기에 IB 월드스쿨 인증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이들 학교는 고2∼3학년 과정으로 진행되는 IBDP(고교 프로그램)의 원활한 이수를 위해 신입생을 대상으로 영어활용능력, 글쓰기 활동, 논문 활용법 등의 IB형 프로그램을 최대한 제공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IBDP프로그램을 이수한 고교생들의 대입 지원을 위해 부서 간 협업을 통한 대입연계지원단 운영, 대학별·학과별 맞춤형 지원 방안 도출을 위해 대학과의 교류활동도 꾸준히 강화해 나가고 있다. 강은희 교육감은 “사대부초‧사대부중은 국제학교, 외국인학교를 제외한 초·중학교로는 대한민국 최초의 IB 월드스쿨이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배움과 성장을 지원하는 교사들의 협력이 학교 문화로 자리 잡는 부분은 IB 교육의 장점이다. 이제 최초의 인증학교 이후 학교 시스템으로 더욱 체계화 되며 일선 학교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군대에 간 아들 이름으로 택배가 도착하였다. 상자에 책이 가득하였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는 데 전화가 왔다. ‘병 자기개발 지원금’ 복지제도가 있는데 책을 사면 지원이 되어 주문했는데, 실수로 집 주소로 보냈다고 한다. 다시 군대로 보내 달라고 한다. 알겠다고 하고 무엇을 주문했는지 살펴보니 유시민 작가의 책과 김영하 작가의 소설, 전경일 작가의 『조선 남자』와 인문학 관련 책 몇 권이 보인다. 그중 김영하 작가의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읽기 시작하였다. 책이 얇아 일요일 오후에 읽기 적당해 보였다.^^ 이 책의 제목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법정에서 마약 혐의로 기소되었을 때 말한 변론에서 따온 것이라 김영하 작가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말했다고 한다. 첫 장면에 다비드의 유화 마라의 죽음에 대해 서술되어 있다. 그래서 얼른 인터넷 검색하여 그림을 찾아보고 그 내용도 살펴보았다. 그림이 중요한 모티프인 듯하여 소설을 읽으며 그림도 읽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의 자살을 도와주는 일을 한다. 그는 마치 화집에서 죽음에 관련된 그림을 바라보는 것처럼 죽음을 바라볼 뿐이고, 그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삶에 지친 이들을 잠시 도와주는 것뿐이다. 다비드의 그림은 작품의 정조를 아우르며, ‘세연’에게 투영된 크림트의 유디트는 판타지 서사로 변형되어 나타나며, 들라크루아의 사르다나팔의 죽음은 이 모든 것을 완결 짓는다. (현진현, 평론, 대중문화의 소설적 교란 참고) 죽음의 이미지로 가득한 소설이다. 죽음을 주재하는 자, 죽음으로 다가가는 자, 죽음을 즐기는 자 등의 회화적 이미지와 소설은 교차하면서 죽음을 일상적인 모습으로 다룬다. 권영민 교수는 “정교하고도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죽음이 어둡고 음습하게 격리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의 일상에 가까이 있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죽음은 삶의 문제로 곧바로 치환된다. 죽음 그 자체는 삶과 분리되지 않는 또 다른 삶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살아있음과 죽음이 삶 속에서 씨실과 날실처럼 교차하여 서술된 김영하 작가의 소설은 다분히 몽환적이고 매력적이다.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탁월하게 가볍고 일상적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엿보인다. 책들을 군대로 다시 보내기 위해 상자에 책과 편지도 넣었다. 눈이 많이 내린 그곳에서 눈 치우기를 했다는 녀석은 감기에 걸려 병원에 다녀왔다고 한다. 어두운 소설을 주문해서 걱정했더니 과자가 먹고 싶단다고 했다. 아들이 좋아하는 과자도 같이 보내야겠다.^^ 코로나로 휴가를 못하는 군대에 있는 대한민국의 아들들이 건강하기를 기도한다. 봄이 오면 달라지기를 기대하면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김영하 지음, 문학동네, 1996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만3세 유아부터 성소수자 옹호 교육, 교권침해 여지가 있는 성인권조사관 도입 등을 담은 학생인권종합계획(이하 인권계획)을 발표해 학부모와 교사들로부터 비판을 사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토론회까지 편파적으로 개최하자 학부모·교육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30개 학부모·교육시민단체 등이 연합한 국민희망교육연대(상임대표 진만성·임헌조·김수진)는 1일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위 사진)을 열고 “만3세 아이에게 성소수자 교육, 성인권조사관 도입, 노동인권 강화 등 비교육적인 인권계획 발표에 학부모단체들이 강력한 반발하자 지난달26일 시교육청은 토론회를 급히 개최했다. 그 토론회마저 반대자를 모두 배제하고 교육청 입장을 대변하는 패널로 구성했다”며 “인권을 외치는 시교육청이 반민주적 편파적 행동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 모든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반대 의견조차 받아들이지 않는 시교육청의 인권계획안 토론회는 무효”라고 밝혔다. 앞서 시교육청은 지난달 26일 인권계획 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찬성하는 패널들만 참석시킨 반면 반대하는 패널은 불참시켰다. 코로나19 방역대책으로 참석 제한을 했다는 게 시교육청 측 해명이다. 그러면서 반대하는 발언 영상을 보내주면 토론회 당일 틀어주겠다고 약속해놓고, 토론회 당일에는 ‘성소수자 이야기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연대는 “찬반양측의 주장을 모두 경청 할 수 있도록 토론회를 다시 개최하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인권계획안에‘성소수자 학생의 인권 교육 강화’ 속의 성소수자라는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그 의미와 범위에 대해 문제 삼았다.동성애자뿐만 아니라 소아성애자,동물성애자도 볼 것인지 등 개념정립 조차 난제인데,무작정 성소수자 학생인권교육을 하겠다는 것은 교육폭거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동성애자 인권교육에 있어 동성애 찬반부터 동성결혼까지 쟁점이 매우 다양한데,어떤 내용을 어떻게 가르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전혀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연대는 이처럼 전문가의 의견이 제대로 수렴되지 않은 인권계획은 당장 철회돼야 하고,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조희연 시교육감은 면담에 응할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교육감 면담신청서를 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관계자에게 전달(아래 사진)했다. 연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교육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무리한 인권계획안을 당장 철회 하라”면서 “조 교육감은 편향되고 입맛에 맞는 학부모, 시민단체와만 소통하지 말고 대다수의 학생과 학부모가 무엇을 원하는지 경청해야 한다. 학부모와의 면담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국민희망교육연대는 미래세대 주역인 학생들이 더 이상 특정 이념교육에 휘둘리지 않도록 협력하며 국민적 신뢰를 이끌어 내기 위해 지난해 12월 설립된 단체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지난해 서울 경원중은 마을결합 혁신학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식 찬반 설문을 진행했다. 서울교육청은 학부모 69.7%, 교원 80.6%가 찬성한 결과에 근거해 2021년 3월 1일부터 혁신학교로 지정했으나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지정 취소에 이르렀다.” 특정노조·학부모단체 등이 주축이 된 서울교육단체협의회(서교협)와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서울 경원중 혁신학교 지정 취소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와 지역주민을 폭력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내놓은 의견이다. 그러나 이는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의 의견과 확연히 엇갈린다. 이들은 혁신학교 지정의 전제가 되는 학부모 동의율 조사 등 의견수렴 과정에 중대한 위법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경원중이 가정통신문 교육과정 안내에서 고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혁신학교’로 변경되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 학부모들이 다수 있었다”며 “혁신학교로의 변경을 인식한 뒤 철회요구 서명을 한 학부모들이 800명에 육박한 사실을 보면 애초 설문조사 동의율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이들은 서교협과 시교육청의 주장과 달리 설문조사 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어떤 온라인설명회 공지나 내용이 확인할 수 없으며, 투표마감을 2일 앞둔 9월 2일 학교 측이 갑자기 학교운영위원회를 소집해 가결시키는 등의 ‘꼼수’를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제삼자들의 의견 역시 엇갈리고 있지만, 대부분은 고발장을 낸 서울교육청보다 학부모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매 학기 마다 각기 다른 지역의 학부모들이 혁신학교 지정을 둘러싸고 시교육청과 학교에 맞서는 상황에 비춰 이번 경원중 사례 역시 그와 유사한 일로 보는 것이다. 사실 이는 서울뿐 아니라 경기, 강원 등 타 지역에서도 ‘혁신학교 꼼수 지정’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모두 진보교육감들이 수장인 지역이다. 이번 경원중 건에 대해 관내 교원들 사이에서 “예견된 사태”라는 말까지 나온다. 서울교육청이 수년 전 혁신학교 신청에 있어 ‘해당 학교 교원과 학부모 모두 동의율 과반을 넘겨야 가능’을 ‘교원 혹은 학부모 동의율 과반이면 가능’으로 문턱을 낮췄을 때부터 이런 일이 예상됐다는 설명이다. 이 때도 서울교총 등 교육계는 ‘반칙이나 다름없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2019년에는 경기도의 모 혁신학교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 찬반투표의 투표용지를 교사가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검찰에 송치된 일이 벌어졌다. 특정노조 소속 교사를 교장으로 추대하기 위해 일부 교사가 공모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내부형 무자격교장 공모학교에만 당해 재직교원의 공모교장 지원 자격을 부여했던 것을 악용했던 사례기도 했다. 이 사건 후 경기교총의 활동으로 무자격교장 공모학교 당해 재직교원의 지원 자격 부여를 삭제했다. 그럼에도 사전 내정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는 지적은 끊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교총 관계자는 “가장 정직해야할 교육계에서 반칙과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교육당국은 일상화된 반칙의 근원을 뿌리 뽑고 투명한 문화 정착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희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 책임연구원] 은퇴 후 뭇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업 중 하나가 교사다. 안정적인 근무환경과 정년, 만 60세 기준 평균 284만 원의 공무원연금 수령액, 20년 납입 시 연복리 3.74%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교직원공제회 저축까지 합치면, 넉넉하고 여유로운 은퇴 생활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퇴직하는 교사 다수도 정든 직장이자 가르침의 터전인 학교에서 ‘졸업’한다는 데 아쉬움과 상실감을 느낄지언정, 경제적 곤경을 문젯거리로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탄탄대로일 것 같은 은퇴 생활에도 도사리는 위험이 여럿이다.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사고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교원들조차 준비되지 않은 조기 퇴직으로 소득 공백기를 겪거나, 자녀의 교육비·결혼자금 부담에 휘청일 수 있다. 창업에 실패하거나 금융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위험의 면면을 자세히 살피면서 대응 방안을 미리 고민해보자. 위험①: 빠른 은퇴와 ‘소득 크레바스’ 크레바스(crevasse)란 빙하나 눈 골짜기에 형성된 깊은 균열을 말한다. 평생직장을 떠났지만, 아직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을 받지는 못하는 소득 공백기를 ‘소득 크레바스’라 한다. 생활비나 자녀 교육비 등의 지출은 줄지 않았는데도 뾰족한 소득원이 없다 보니, 생계 압박을 심하게 받는 때가 바로 이 시기다. 예상보다 빠른 은퇴는 소득 크레바스를 심화한다. 정년은 만 62세지만, 2019년 기준 퇴직 교사의 평균연령은 만 54~55세였다. 2021년 이전 퇴직자의 경우 만 60세부터 연금을 수령하므로, 2019년 퇴직 교원은 약 5년 정도의 소득 크레바스 시기를 겪는다고 볼 수 있다. 2033년 이후에는 연금 개시 나이가 만 65세로 늦춰지기 때문에, 정년에 퇴직하더라도 3년을 더 기다려야 연금을 받게 될 것이다. ☞2020년 기준 은퇴 가구의 월평균 최소 생활비는 205만 원이었다. 이를 5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무려 1억 2300만 원이나 된다. 소득 크레바스 위험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수단 중 하나는 조속한 ‘재취업’이다. 그러나 경기침체나 개인적 문제로 재취업이 어렵다면 지금껏 모아온 재산을 어떻게 나눠서 사용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위험②: 늦춰지는 경제활동과 부양위험 부모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2018년 기혼 여성(15~49세) 과반수(59.2%)는 대학까지 보내면 부모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렇지만 형편이 되는 한 자녀를 돕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자녀가 있는 부모의 20.7%는 성년 자녀의 결혼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가계경제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보험개발원의 ‘2020 KIDI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40·50대가 예상하는 은퇴 후 자녀 교육비는 평균 6989만 원이었고 자녀 결혼비는 1억 194만 원으로 추정됐다. 2020년 기준 신혼부부의 결혼 비용은 총 1억 5332만 원인데, 이중 신혼집 마련 비용만 1억 800만 원이었다. 아무리 기백만 원씩 연금을 받아도 1억 원에 육박하는 자녀 교육비와 결혼 비용은 은퇴 후 가계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뿐만아니라 코로나19 이후로 악화한 경제전망과 고용 여건은 우리 자녀들의 경제적 출발을 늦추고 부모의 부양 부담을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중·장년층 부모와 동거하는 만 19세 이상 자녀의 46.8%는 미취업 상태다. 30세 이상 자녀 중에서는 33.8%가 미취업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를 부양하는 60대 부모들은 매월 75.4만 원을 더 부담하고 있다. 이는 60대 가장 가구의 소득 332만 원에서 22.7%에 해당한다. ☞어떤 부모들은 어디까지 자녀를 부양할 것인지 선을 긋지만, 어떤 부모는 경제력이 없는 자녀를 속절없이 껴안기도 한다. 자녀 부양 계획에 맞춰 필요한 돈을 계산한 뒤, 저축과 투자를 통해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위험③: 은퇴자 골칫거리, 병원비·간병비 건강 문제는 은퇴자들에게 늘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미세먼지 같은 환경적 문제는 물론, 코로나19처럼 전례 없는 전염병까지 출몰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더 커지고 있다. 의료비 그 자체도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고령자는 거동이 어려워지며 간병비까지 지출하게 되므로,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기 십상이다. 65세 이상 노인 1인당 연간 본인 부담 의료비는 104만 6000원이다. 매월 간병비를 지출하는 비율은 만 65~69세일 경우 1.6%에 불과하지만, 만 85세 이상일 경우 18.6%로 껑충 뛰어오른다. 2020년 시세 기준 간병인 고용 비용은 일당 9만 원인데, 항암, 치매, 재활 등 특수한 요건이 붙으면 1~2만 원가량 할증된다. 질병별 비용을 따지면 필요한 의료비를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치매의 연간 총비용은 직접비용과 간접비용을 합쳐 약 2억 원으로 조사됐다. 노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질병으로는 ‘노년 백내장’, ‘추간판장애’(척추질환), ‘무릎관절증’이 1, 2, 3위로 꼽혔다. 치료비는 각각 142만 원, 153만 원, 608만 원에 달했다. ☞ 의료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대표적 금융상품은 ‘보험’이다. 이미 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만기와 보장내용이 은퇴 기간을 포괄할 만큼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노후 실손의료보험’을 통해 의료비 위험을 합리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④: 투자가 빚더미로, 창업위험 중산층이 노후에 ‘실버 파산’을 겪게 되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사업 실패’다. 우리는 퇴직금으로 상가건물에 투자하려다가 실패한 교사나, 교사 아내의 유족연금 일시금으로 사업을 벌이다 파산한 남편의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자영업자의 폐업률은 성공 창업의 길이 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8년 영세자영업자의 폐업률은 음식업 20%, 소매업 19%, 서비스업 14%였다. 창업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폐업을 경험하는 꼴이다. 폐업이유 1순위는 ‘상권 쇠퇴 또는 경쟁 과다’였다. 사업자금을 대출까지 받은 경우, 돈을 날리는 것은 물론 빚더미 위에 앉아 노년 파산을 경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래에셋 은퇴연구소는 55세에 2억 5000만 원을 모아 은퇴할 경우, 88세에 은퇴자금이 고갈되지만, 60세에 7000만 원(보유 자산 5500만 원+대출 1500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해 63세에 폐업한다면 예상 은퇴자금 고갈 시기는 83세로 5년 빨라진다고 추정한다. ☞ 창업에도 경험과 인맥이 중요하다. 전문성이 없는 새로운 업종으로 창업을 시도할 때는 남들의 두 배 이상의 공부와 준비가 필요하다. 정부나 소상공인진흥공단의 창업 컨설팅과 교육은 창업전략을 세우는 길잡이가 돼줄 것이다. 위험⑤: 금융사기 위험 ‘교사의 퇴직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퇴직으로 돈은 많지만 오랜 시간 교편을 잡느라 세상 물정에 어두운 만큼, 금융사기 피해자가 되기 쉽다는 과장이다. 그러나 이를 가볍게 웃어넘겨서는 곤란하다. 노인이 아닌 만 25~64세의 사람들조차 25.6%가 금융사기에 노출됐으며, 그중 13.6%(전체 응답자의 3.5%)는 실제 사기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금융사기는 피해를 회복하기 힘들고 반복적으로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세세한 유형을 모두 알아두기는 쉽지 않으므로 중요한 원칙 몇 가지를 익히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고수익 투자 권유를 받거나 타인·공공기관 등을 사칭한 전화를 받았을 때 거절부터 하는 것이다. 어떤 강권이나 협박을 받더라도 천천히 사실관계를 따져본 후 결정해야 내 돈을 지킬 수 있다.
교육부가 등교 확대를 골자로 한 ‘2021학년도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교총은 지난달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대상자에 교원을 포함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등교 확대와 매일 등교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안전한 교실을 만드는 가장 적극적인 조치 중 하나는 조기 백신 접종"이라면서 "교원이 우선 접종대상자에 포함되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부가 밝힌 코로나19 접종 계획에 따르면, 교원은 3분기, 7월 이후에나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신학기부터 등교가 확대되면 초등 저학년과 고3 등 일부 학생들은 매일 등교하게 된다. 교총은 "정부가 의료진, 요양병원·노인복지시설 종사자 등을 우선 접종 대상자로 삼은 것은 불특정 다수와 밀접 접촉하며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때문"이라며 "등교 확대로 매일 수백 명의 학생을 접하게 될 교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자신과 학생의 안전을 보호하는 방법은 조기 백신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가 낸 성명도 언급했다. 당시 헨리에타 포어 총재는 취약 계층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학교 개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전 세계 교사들이 의료진과 고위험군 다음으로 백신 접종 대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교원들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백신 조기 확보와 함께 안전성 검증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육부가 올해는 개학 연기 없이 탄력적인 학사와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등교수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교총은 등교 확대 방침에 공감하면서도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28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1년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올해 학사 일정은 개학 연기 없이 3월에 정상 시작하고 법정 기준수업일수를 준수해 운영한다. 수능도 연기 없이 11월 18일 시행한다. 특히 유아와 초등 1~2학년은 거리 두기 2단계까지는 밀집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거리 두기 2단계까지는 사실상 매일 등교할 수 있게 하는 조치다. 특수학교와 소규모 학교는 2.5단계까지 밀집도 적용 여부를 자율 결정하기로 했다.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방역·생활지도 인력 5만 명을 배치하고, 앞서 업무계획에서 발표한대로 학생 수 30명 이상 초등 1~3학년 과밀학급에는 기간제 교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21년 원격수업 및 등교수업 출결·평가·기록 지침’도 배포한다. 지침에 따라 최종 출결 확인 기간은 기존의 7일에서 3일로 조정하고, 학생 수행 동영상 평가를 할 수 있는 교과군은 확대하기로 했다. 원격수업 질 제고를 위해서는 모든 학교 일반교실 등 25만 2000실에 기가급 무선망을 구축하고 스마트기기 대여·수리를 지원하기로 했다. 수업자료를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도 구축하고 교원을 위한 미래교육센터는 올해 28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학교 대상 사업과 범교과 학습주제 등은 축소·조정할 방침이다. 교총은 이날 입장문을 배포하고 “학생들의 학력 격차 해소 등을 위해 등교를 확대하는 것에 공감한다”면서 “교육청‧지자체가 직접 충분하고 안정적인 방역 인력과 예산을 학교에 지원해 방역 사각지대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방역을 위한 충분한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교총은 “교원들이 오롯이 대면, 비대면 수업과 생활지도에 충실할 수 있도록 방역‧원격수업 지원인력 등을 학교가 아닌 교육청과 지자체가 책임지고 안정적으로 확보해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화장실, 복도, 급식실, 쉬는 시간 등은 자칫 방역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며 “그만큼 방역 지원인력을 충분히 배치해 촘촘히 관리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학교운영비 내에서 충당하도록 하는 것이 아닌 별도의 방역예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원격수업 지원과 관련해서는 “충분한 현장 테스팅을 통해 안정적인 원격교육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새로운 플랫폼, 학사 운영 방안이 새로운 행정 업무 부담만 초래하지 않도록 현장 교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총은 이외에도 원격 수업 시 학교급식 지원에 대해서는 도시락 지원이나 급식 꾸러미 활용 등 별도 방안을, 테크매니저 배치에 대해서도 교육청별로 외부 전문업체와 계약을 맺고 학교를 지원하는 방식 등의 대안을 제안했다.
올 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교육시설에도 피해가 총374건이나 접수됐다. 내일도 한파가 예고되는 가운데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신속한 복구를 제공하고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나섰다. 1월 초 북극발한파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급작스레 -1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최강한파가 찾아오자, 전국 교육시설에서도 피해가총 374건(1월 26일 기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례적으로 부산·경남 지방에 한파 피해가 컸는데 총 95건의 한파 피해를 접수, 전체 한파 피해 중 25.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중 동파 건수가 가장 많이 접수됐는데, 교사동,부속건물 급수관·오배수관·냉·난방시설 등의 누수와배관 훼손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요시설인 소방시설 동파 사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소방펌프, 소화배관 등이 훼손돼 건물 피해 및 누수로 인한 건물 마감재(천정재, 바닥재 등) 훼손 등의 복합적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으로 시설관리 및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전원에서는 동파로 인한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학교 시설관리 책임자들에게 초동 대치 방법 등을 안내하고, 신속한 현장 조사와 원상복구비 지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전원은 또 전국 교육시설의 한파 피해 내역과 유형을 접수·집계하고 있으며, 사안에 따라서는 전국 6개 지부별로 긴급대응반을 파견해 현장 조사와 함께 피해 예방 조치 및 대책에 대해서도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안전원에서는 한파로 인한 난방 전열기 등의 사용이 증가, 겨울철 화재 발생 가능성도 커짐에 따라 학교 시설 관리 책임자들에게 겨울철 화재 예방을 위한 주의 및 점검 등도 함께 안내하고 있다. 한국교육시설안전원 박구병 이사장은 “올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설해, 한파 등의 피해가 증가했다. 교육시설 한파의 경우 주로 건물 외벽에 매설돼있는 배관과 필로티 구조의 상부 배관 등이 한파에 취약해 동파되는 사례가 많다”며 “안전원 홈페이지 및 유튜브에 게시된 교육자료를 통해 한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안전원은 전국에 한파 특보가 발효 중이었던 지난 12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한파 대비 안전관리 요령’과 재난안전 교육 동영상 등을 첨부해 안내를 진행했으며, 본원 홈페이지에도 관련 내용을 게시하여 교육시설 담당자들이 한파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하였다.그래픽 참조 한파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온재로 배관을 감싸거나 열선을 설치하는 등 △배관 및 밸브 보온조치에 유의하고, △출입구 창호 등을 통해 찬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기밀조치를 해야한다. 또한, △화장실의 경우 라지에이터로 보온을 유지하고, △배수관 등이 설치된 곳에 퇴수 조치를 확인해야 한다. 방학 등과 같이 장기간 수도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수돗물을 약한 수압으로 틀어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스스로 ‘초보 교장’이라고 소개했다. 보통 퇴임을 앞두고 교직 생활을 돌아보면서 책을 펴내는데, 그는 교장이 된 지 15개월 만에 교직 생활과 학교 이야기를 들려줬다. 교사로 첫발을 내딛고 장학사와 교감을 거쳐 교장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학부모들과 나누고 싶은 교육 이야기를 누구보다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풀어낸다. 최근 ‘나는 초보 교장입니다’를 펴낸 한선희 경기 원동초 교장 이야기다. ‘교직의 꽃’이라고 부르는 교장의 자리에 오르자, 주변에서는 질문이 쏟아졌다. ‘어떻게 교장이 됐어요?’ ‘학교에서는 교장이 최고라던데, 교사들이 쩔쩔매죠?’ ‘엄마가 교사니까 아이들이 공부를 잘했을 것 같아요.’ 궁금증을 한 번에 풀어주고 이해도 돕고 싶었다. 한 교장은 “자신의 학창 시절을 생각하면서 여전히 학교도 당시에 머물러있다고 생각하는 걸 느꼈다”면서 책 한 권에 ‘교직 한살이’를 생생하게 담아낸 이유를 설명했다. 대개 옛날 학교의 교장이라고 하면, 훈화를 길게 하고 권위적이고 경직된 모습을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학교 문화가 민주적으로 바뀌고 있고, 교사 세대 간 가치관도 큰 차이를 보인다. 사회가 변화하면서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한 교장은 “교장이 되고서 교장의 역할이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교장에 대한 흔한 편견은 수업을 안 하니까 편할 것 같다는 거예요. 교장 말 한마디에 교사들이 쩔쩔매지 않느냐면서요. 지금은 학교 문화가 많이 변했어요. 교장들도 달라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요. 학교 운영 결정권자의 책무성은 막중하고, 다양한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어요. 소통하는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고요. 실제로 선배들이 느끼는 만족도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죠.” ‘좋은 교장’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그는 발령을 받고 우선, 친절한 교장이 되고 싶었다고 말한다. 환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고, 누구든 다가올 수 있도록 말이다. 상대에 대한 호감이 생겨야 소통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교감 시절, 동료들과 나눴던 좋은 교장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들은 한결같이 ‘따뜻한 리더십’을 꼽았다고. 교사들을 믿어주는 교장, 의견을 들어주는 교장, 감정 기복이 없는 교장, 교육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교장을 좋은 교장이라고 생각했다. 한 교장은 “교장의 길을 걸으면서 교사들이 가진 편견은 그들이 경험하고 느낀 교장 중심의 학교 시스템과 수직적인 관계에서 오는 꽉 막힌 소통에 대한 부정적 기억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고, 나와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좋은 점을 보려고 노력합니다. 단점을 지적받으면 주눅 들기 마련이에요. 관계도 나빠지고요. 교장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학교 구성원을 따뜻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공감 능력이 중요하죠.” 긍정적인 마음으로 역할에 최선을 다했지만, 부침도 있었다. 세대가 다른 교사들의 가치관 차이에서 오는 문제, 교원과 교육행정직 공무원, 교육공무직 등 구성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업무 조정 문제 등이 그랬다. 그럴 땐 이해 당사자들이 모여 소통했다. 학교의 역할과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우리 학교만의 기준’을 만들어나갔다. 가령, 상위기관에서 온 공문은 같은 직속부서에서 업무를 처리한다. 교무실 소속인 초등교육지원과에서 온 공문은 교무실에서, 경영지원과에서 온 공문은 행정실에서 처리한 후 결과를 제출하는 식이다. 업무조정이 안 되는 공문은 담당자들이 떠넘기기보다 교감과 행정실장 등이 주도해 협의하고 결정하도록 했다. 한 교장은 “기준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결국은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면서 이견을 좁혀나갔다”면서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교장 상(像)을 정립하기까지 교사 시절 경험한 시행착오가 약이 됐다고도 고백했다. 열정 하나만 믿고 좋은 성과를 거두는 데 매몰돼 아이들을 통제하고 간섭했었다면서. 그 시절을 돌아보면, 한없이 부족한 교사, 아이들보다 자신을 드러내는 데 골몰한 주객이 전도한 교사의 삶을 살았다고 말한다. 그는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좁은 식견, 나만의 틀과 한계에 부딪혀 좌절하고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며 “‘내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하면서 공부를 시작했고, 나를 바꿔나갔다”고 전했다. “학교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기까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친구도 교장 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걸 냈느냐고 물었어요. 학교와 교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습니다. 요즘은 교사보다 옆집 언니의 말을 더 신뢰한다고 하잖아요. 안타까웠습니다. 학교와 교사를 신뢰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학교, 교사, 학부모가 한 팀이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잘 가르쳐보자, 이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더 열심히 하겠다, 더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보여드리고 싶었고요. 기꺼이 책 속 사례가 돼준 우리 학교 교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우리 속담 중에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미운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준다’. 상대방이 미우면 떡을 아예 안 주거나, 주더라도 하나라도 덜 주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도대체 왜 이런 앞뒤가 안 맞아 보이는 속담이 아직도 전해져 내려오는 것일까? 그런데 부모가 되면서, 사춘기 자녀가 한창 미운 짓을 하고 속을 썩이는 일이 잦아지면서 이 속담의 참뜻을 비로소 깨달았다. 부모가 되고 속담 참뜻 깨달아 돌이켜 보면, 사춘기 자녀의 행동에 일일이 간섭하고 훈계했던 융통성 없는 부모였기에, 그리고 교육자로서 자녀의 가정교육만큼은 반듯하게 시켜야겠다고 다짐했던 엄마였기에, 사사건건 아이와 갈등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미운 짓 하는 자식에게 떡 하나 더 준다는 심정으로 아이의 행동을 너그럽게 받아주고 포용했더라면 자식과의 갈등을 훨씬 줄일 수 있었을 텐데 하고 뒤늦게 후회한 적도 많았다. 사춘기 자녀의 달라진 행동이나 충동적 행동 등을 너그럽게 수용해 주자고 해서 아이의 잘못된 행동까지 무조건 두둔하자는 것은 아니다. 자율과 허용의 범위를 넓혀 주되, 아이가 명백하게 잘못했을 때는 강단 있게 야단쳐야 한다. 이때도 아이 자체에 대한 비난이나 공격이 아니라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훈계해야 한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일반적인 인간관계인 '그러니까'가 아니라 대단히 특별한 관계인 '그럼에도 불구하고'이다. 자녀가 부모에게 잘하니까 부모도 자식에게 잘 대해 주는 것은 지극히 계산적인 관계이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천륜이며 각별한 관계이다. 자식이 속을 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부모니까 자식을 아껴주고 사랑해 줘야 하는 것이다. 신뢰 바탕으로 긍정적 수용해야 자녀가 속을 썩일수록 아이에게 더욱 다정하게 대해 주고 아이를 감동하게 하자. '우리 엄마가 갑자기 왜 이러시지?' 하고 아이는 의아해할 것이다. '내가 엄마 말도 안 듣고 이번에도 말썽을 부렸는데 엄마가 화도 안 내고 잔소리도 안 하네. 내가 좀 너무했나?' 하고 스스로 뉘우치고 미안함마저 느낄 것이다. 아이를 일단 믿어주고 긍정적으로 수용하자. 우리 아이들은 모두 심성이 착하기 때문에 부모의 인내와 기다림에 결국 응답해 줄 것이다. 미운 자식에게 떡 하나 더 주면서 인내하고 기다려 주는 일.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어렵다. 우리 부모들이 도덕군자나 성인의 경지에 있는 사람도 아닌데 이러한 실천이 어찌 힘들지 않겠는가? 그러나 어려워도 우리는 해야 한다. 우리는 부모이기 때문이다.
최근 수학여행 기간에 일어난 돌발 사고에 대해 법원이 평소 학생 관리 및 주의, 감독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해 교사에게도 최종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사건이 교육계에서 논란거리다.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지난 2017년 경북 영주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A군이 수학여행을 떠났고, 몰래 가져온 화살을 친구에게 고의로 쐈는데 왼쪽 눈에 맞아 실명했다. 법원 재판부는 초등학교 수학여행에서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사고라고 판단, 담임교사가 주의, 지도, 감독의 의무를 소홀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판결 이유를 밝혔다. 돌발 사고에 교사 책임 물어 이번 법원의 판결은 학교와 교사에게 예측할 수 없는 돌발상황까지 무한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알다시피 교사와 학생이 같이 생활하는 수업 시간, 청소 시간, 쉬는 시간에 사고가 나면 대부분 담임교사가 책임을 지는 것이 맞는다. 학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지도하는 것은 교사의 의무이자 본분이다. 하지만 교외 활동 중 자정이 넘은 취침 시간에 교사가 학생에게 책임을 소홀히 했다고 이야기하면 이것은 상식적으로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더군다나 학생인권조례 제정으로 함부로 학생들의 소지품을 검사할 수 없다.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하고 감독할 수 없게 법을 만들어놓고 법원에서는 과도한 법 적용으로 지도나 감독 소홀을 문제 삼아 모든 책임을 교사와 학교에 지우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 앞에 설치한 횡단보도 앞에서도 교통지도를 하는 도중에 신호를 지키지 않고 무단횡단을 시도하여 사고가 발생하면 이것도 과연 교통지도를 소홀히 한 교사의 책임이 될까? 담임교사의 의무와 책임을 크게 벗어나는데도 불구하고 법원이 앞으로도 학교와 교사에게 무한책임을 요구한다면 교육 현장에서는 현장 체험학습, 수련 활동, 수학여행 등 교외 활동이 대폭 줄어들거나 위축될 수도 있다. 의무·책임 범위 분명히 해야 교사가 교육활동 중에 충분히 안전조치를 취하고 사전조치를 취했지만 예견할 수 없는 상황과 돌발상황까지 책임져야 한다면 이것은 너무나도 지나친 요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모든 책임을 학교와 교사에게 지우게 돼 무한책임론이 요구되고 그렇게 되면 학교 현장에서는 갈등과 혼란만이 남을 뿐이며 결과적으로는 학교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교사들의 사기를 무너뜨릴 뿐이다. 학교 현장이 더는 교육활동을 하는 데 위축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판결과 더불어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최근 스토킹 행위를 ‘범죄’로 규정해 최대 5년의 징역형으로 형사처벌 할 수 있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스토킹은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고 회복하기 어려운 정신적ㆍ신체적 고통을 초래하는 중대 범죄임에도, 경범죄로 분류돼 10만 원 이하의 벌금 등 미약한 처벌에 그쳤다. 그사이 참혹한 스토킹 범죄는 날로 증가하고, 학교와 교육 현장에서도 크게 확산하는 추세다. 해마다 증가하는 스토킹 범죄 국회예산정책처가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경범죄 처벌법상의 ‘지속적 괴롭힘’, 즉 스토킹 처벌 건수는 2016년 390건, 2017년 333건, 2018년 434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교육 현장의 피해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13년 짝사랑한 여교사를 스토킹하다 살해한 사건, 지난해 ‘박사방’ 피의자로부터 9년간 살해 협박을 받은 여교사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 문제는 학교폭력의 한 양상으로 학생 간의 은밀한 스토킹 피해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학생 약 13만 명을 대상으로 한 ‘2019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스토킹 피해를 봤다는 응답이 10.6%를 차지했다. 더구나 학교폭력 양상 중 SNS를 이용한 스토킹 폭력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SNS 특성상 언제든 가해 행위가 가능하다고, 걷잡을 수 없이 퍼진다는 점에서 피해 학생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사전 개입도 불가능하기에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사례에서 드러난 가해 학생과 학부모의 스토킹에 대한 안이한 인식은 더 큰 충격을 준다. 학생은 ‘장난삼아 좀 해봤을 뿐이다’, 학부모는 ‘사춘기 시절 그 정도 행동은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등 문제의 심각성과 죄의식이 크게 결여돼 있다. 상대방의 정신적 피해와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소시오패스’ 같은 성향까지 보인다. 이런 현상은 학생이 인격 장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이성에 대한 ‘집착’을 그저 ‘호감’으로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에서 기인한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격언을 우리 사회는 끝까지 구애해 내 사람으로 만들라는 뜻으로 오용한다. 상대방에 대한 좋아함의 표현이나 행동이 공격적이고 과격해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용인하는 것이다. 사회적 인식 변화도 절실해 기성세대가 학창 시절 가질 수 있는 연애 감정과 성장통 정도로 가벼이 여기며 방관해 온 사이 10대들의 스토킹 폭력과 인격 살인은 크게 증가했다. 학생 시절 장난삼아, 죄의식 없이 행한 한두 번의 스토킹이 성인이 되어서는 폭행, 납치, 살인 등의 참혹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학생 시절 스토킹에 대한 사전 예방교육과 피해 학생이 초기 대응할 수 있는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끔찍한 스토킹 범죄에 대해 경악하고 목소리 높여 강력히 처벌하라고 외치지만, 정착 우리 교육과정에는 이에 관한 내용이 전무 한 상태다. 더욱이 학교폭력 양상으로 자리 잡은 스토킹 사례를 볼 때, 스토킹 처벌법에 따라 학생들이 중범죄자로 낙인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학교에서 스토킹 예방 교육이 절실한 이유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서울 교사들이 서울시교육청의 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대한 우려로 반대활동에 나섰다. 교사가 정상적인 교육을 하더라도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만 3세의 아이에게까지 성소수자 옹호 교육을 한다는 사실에 학부모들 사이에서 시작된 거부운동의 영역이 확산되고 있다. 육진경 서울상도중 교사 등 7명은 지난달 19일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학생인권종합계획이 심각한 교권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일부 교사들이 에이즈의 주요 원인을 남성 동성애로 진단한 보건복지부의 자료를 인용해 가르쳤음에도 시교육청에서 조사가 들어왔다. 추후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따라 성인권 시민 조사관까지 도입된다면 이 같은 교권침해는 더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육 교사는 “보건복지부의 ‘제4차 국민건강증진계획(2016~2020)’에 따르면 남성 동성애자 간 성 접촉이 에이즈의 주요 전파 경로이고, 여러 전문의들의 연구에서도 사실로 확인된 바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지난 2016년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이러한 보건적 사실을 전달하는 수업을 했다는 이유로 교육청 조사를 받았다. 심각한 교권침해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며 “시교육청의 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에는 성소수자 학생 인권 보호 명목으로 ‘성인권 시민 조사관’을 두도록 돼 있는데, 교사 억압 사례 및 교권침해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동성애와 에이즈 발병의 상관관계가 청소년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청소년 에이즈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오히려 이에 대한 보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 뒤 윤여복 민주시민생활교육과장을 방문해 의견서를 전달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만 3세의 유아에게까지 성평등 교육을 펼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서울 학생인권종합계획의 거부운동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들은 공교육 기관에서 헌법에 기초한 양성평등기본법을 거스르고 ‘성평등’이란 용어를 쓰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공교육 강화 차원의 정책으로 만든 것도 모순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은희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공동대표는 “보건 전문가들이 학생의 동성애와 관련된 질병 치료 및 예방이 시급하다고 지적하는데, 되레 이를 정상이라고 가르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학생의 안전과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성인권 및 성평등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있을 뿐 특정 이념 및 성 정체성을 강요하는 반인권적 교육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며 “성인권 교육은 의무교육이 아니다. 신청학교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