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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공무원 보수 인상 등의 사항을 담은 「공무원 보수 규정」,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은 1월 초에 개정됩니다. 또한 지난해 교원휴직과 관련해 「교육공무원법」이 개정되면서 올해부터 시행되는 사항이 있습니다. 교원의 보수나 복무 등 올해 달라지는 사항에 대해 미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공무원 보수 1.7% 인상 「공무원 보수 규정」 제5조(공무원의 봉급) 개정에 따라 1.7% 인상된 호봉별 봉급월액이 명시된 봉급표를 기준으로 봉급이 지급됩니다. 다만 4급 상당 이상의 직위에 보직된 교원에 대해서는 보수가 동결돼 2022년 봉급표를 적용하게 됩니다. 근속가봉은 소폭 인상됐습니다. 유·초·중·고 교원은 지난해보다 1,200원이 인상돼 7만 4,100원, 국립대 교원에 대해서는 1,300원 오른 7만 5,800원을 근속가봉으로 지급합니다. 또한 교육부장관에서 교육감에게 임용권이 위임된 교감·원감·수석교사 및 교사에 대해 특별승급을 시키는 경우에 특별승급심사위원회를 교육감별로 둘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존에는 소속장관별로 두도록 돼 있는 조항만 있어, 교육공무원에 대한 특별승급의 절차를 보완하는 특례조항이 신설됐습니다. 자녀수당 1만 원씩 인상 자녀의 출산·양육 장려를 위해 자녀를 가진 교원에게 지급하는 가족수당을 월 1만 원씩 인상합니다. 이에 따라 가족수당이 첫째 자녀는 3만 원, 둘째 자녀는 7만 원, 셋째 이후 자녀는 1명당 11만 원이 됩니다. 배우자 4만 원, 배우자와 자녀를 제외한 부양가족 1명당 2만 원은 기존과 동일합니다. 장학사·교육연구사에게 지급되는 직급보조비도 1만 원 인상돼 월 18만 5,000원이 됩니다. 성과상여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는 사항에 ‘지급받은 성과상여금을 다시 배분하는 행위’를 명시했습니다. 성과상여금 부정 수령 시 지급받은 성과상여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고 1년의 범위에서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게 됩니다. 가사휴직 사유 확대 기존에는 가족을 돌보기 위한 가사휴직의 사유에 사고나 질병 등으로 장기간 요양이 필요한 조부모·부모 등을 간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교육공무원법」 개정으로 올해 4월 19일부터는 조부모·부모 등을 부양하거나 돌보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도 휴직할 수 있도록 사유가 확대됩니다. 공무상질병휴직기간도 확대됩니다. 기존에는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른 공무상 부상이나 질병으로 인한 휴직기간이 3년 이내였습니다. 이번 「교육공무원법」 개정으로 의학적 소견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2년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로써 국가공무원과 동일하게 휴직기간이 적용되게 됩니다. 다만 2021년 11월 「공무원임용령」 개정으로 인해 공무상요양·재요양승인이나 요양급여·재요양결정을 받은 기간이 끝난 후에는 그 사유와 같은 사유로 공무상질병휴직을 새로 명하거나 연장할 수는 없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또한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법」에 교사의 결격사유로 마약·대마 또는 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가 포함돼 있어, 「교육공무원법」에도 교육공무원의 결격사유에 이를 추가해 시행하게 됩니다. 직무상 비밀이나 미공개 정보 부당 사용을 징계대상 추가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이 지난해 12월 개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직무상 비밀 또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등의 부당행위를 한 경우가 징계대상이 되는 비위행위 유형에 추가됐습니다. 이 비위행위에 대해서는 공적이 있더라도 징계를 감경할 수 없게 했습니다. 통신매체를 이용해 음란행위를 한 경우도 비위행위 유형에 추가됐습니다. 공연음란행위·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또는 불법촬영물 유포에 대해서는 징계기준을 상향 조정해 비위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도 감봉부터 징계가 시작됩니다.
어느 교육전문직원이 성희롱의 징계시효1를 물었다. 그리고 자신의 징계시효가 지난 것을 확인하고는 안심하며 말을 이어갔다. 그가 말하길 “지금의 성희롱 판단기준을 수십 년 전 학교에 적용하면 문제 될 교원이 무수히 많을 것이고, 자신부터도 문제가 될 것”이라 했다. 덧붙여 당시에는 학교 교직원 사이에 성적농담·유희가 매우 흔한 일이었다며 시대가 변한 것을 느낀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과거에는 성희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피해자도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 수년 전 벌어진 ‘미투 운동’은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현재는 성인지 감수성에 기반한 판단과 2차 피해방지가 매우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잘 순응하는 것은 수범자의 몫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성희롱 사안절차의 오용이 많아지고 있는 점도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 어느 일방이 성적수치심·굴욕감을 느꼈다고 하는데 성희롱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기란 쉽지 않다. 자칫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다거나 2차 가해라고 비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학교폭력·아동학대·교권침해의 과도하고 지나친 적용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대응 강화와 적용 확대 과정에서 나타난 악용·남용사례들이 그 본래 의미와 취지를 퇴색시키는 것을 보았다. 성희롱에서도 “서로 좋지 않은 관계에 있는 상대방이 이를 무기로 이용하면 그냥 당할 수밖에 없다”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성희롱에 대한 보다 명확한 해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호에서는 사법기관은 성희롱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성희롱 개념 및 사법적 판단기준 성희롱 개념은 「국가인권위원회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양성평등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세 법률 모두 공통적으로 성희롱 개념의 중심에 ‘성적 언동’을 두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양성평등기본법」이 규정하고 있는 성희롱 개념 성희롱이란 업무·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각급학교·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법원은 ‘성적 언동’을 판단하며 ‘피해자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하되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춰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는 기준을 줄곧 제시해 왔다. 대법원 2017두74702 판결, 2007두22498판결 등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언어적·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에 의하면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성적 행위, 즉 ‘성적 언동’ 여부는 실제 피해자의 주관적인 느낌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객관적(일반상식과 관행)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당사자 관계, 행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반응, 행위 내용 및 정도, 일회적·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과 같은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여기서 일반적·평균적 사람이란 사회 전체의 일반적·평균적 사람이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평균적 사람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피해자가 16세 학생이라면 일반적·평균적인 16세 학생을 기준으로 ‘성적 언동’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법원의 판단 #01 _ 지난 1월, 인천지법은 교사가 여고생 제자에게 속옷 패션쇼 영상을 휴대전화로 보내 직위해제된 사안에서 교사의 손을 들어줬다. “해당 영상은 쉽게 검색되는 것으로서 유튜브 조회수가 4천900만 회에 이르고, 가수의 공연과 패션쇼가 결합한 것이어서 미성년자에게 검색이 제한된 영상이 아니므로 음란물로 볼 수 없다”라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교사는 성폭력 범죄행위로 수사받기도 했는데, 검사 또한 “영상 속 속옷 모델들의 노출 정도가 심하지 않고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하지 않았다”라며 성적 학대(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불기소 처분했다. 학생이 교사에게 해당 가수의 노래 영상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02 _ 작년 11월 인천지법은 “학생 생활지도 중 불량한 복장 부위를 손으로 건드리다가 의도치 않게 학생의 주요 부위를 접촉한 것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결했다. 재판 전 학교 성고충심의위원회와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성희롱 여부에 대해 각기 다른 판단을 해 주목받았는데 법원은 성희롱이 아니라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판단을 지지한 것이다. 대법원은 ‘가해자의 성적인 동기나 의도가 없어도 성희롱이 성립할 수 있다’라는 입장에 있다. 따라서 성희롱 판단에서 가해자의 성적인 동기나 의도의 유무는 결정적 요소가 아니고, 성적인 의도 없는 신체 접촉도 성희롱이 될 수 있다. 반면 신체 접촉 자체에 의도(고의)가 없는 경우는 다르다고 봐야 할 것이다. 위 인천지법의 판단은 과실에 의한 성희롱은 성립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의도치 않은 신체 접촉을 성희롱으로 보지 않은 것이다. 해당 교원의 징계는 최초 정직 1월이었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거치며 감봉 3월로 낮아졌고, 이조차도 법원에서 취소됐다. #03 _ 학교 관리자(상급자)와 교직원(하급자) 관계에서 성희롱 사안 발생이 잦다. 2021년 9월, 법원은 교감이 회식 후 인사를 하며 화해의 의미로 남교사에게 포옹을 제안하였고, 이를 거부하는 남교사에게 재차 포옹을 요구한 것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또한 회식 중 좁은 자리를 비집고 들어와 피해자를 움츠러들게 하고 그 위에서 여러 차례 건배사를 하거나 동의 없이 피해자의 손을 잡고 술을 따른 것 역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성희롱은 동성 간에도 성립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성희롱 피해자 구제 절차 성희롱 피해자가 성인인 경우와 아동(학생)인 경우로 나눠 보면 성인에 대한 성희롱은 일반적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 예외적으로 신체적 성희롱을 넘어 강제추행 행위로 볼 수 있는 경우, 통신매체를 이용한 성희롱인 경우, 피해자가 장애인인 경우 등에만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성인에 대한 성희롱은 보통 성희롱·성폭력고충심의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학교교권보호위원회(교원의 교육활동 침해행위로서 성희롱인 경우), 민사소송 등의 구제 절차가 진행된다. 이에 대한 교원 징계기준은 아래와 같이 최하 견책서부터 최고 파면까지 규정되어 있다.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만 18세 미만의 아동에 대한 성희롱은 「아동복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성적 학대행위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미성년자에 대한 성희롱에 대한 교원 징계기준은 아래와 같이 최하 정직이므로 중징계를 피하기 어렵다. 성희롱 무혐의자 구제 무혐의를 받은 자도 조사와 수사과정을 거치며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한다.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을까? 무고나 명예훼손으로 고소인(신고인)에 대한 형사고소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이나 무죄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무고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고소(신고)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고소·고발사건에 관해 경찰관이나 검사가 ‘혐의없음’으로 결정하는 경우 해당 경찰관이나 검사는 고소·고발인의 무고혐의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경찰수사규칙」 제111조, 「검찰사건사무규칙」 제117조). 그렇다면 무혐의자는 일차적으로 「경찰수사규칙」, 「검찰사건사무규칙」에 규정된 경찰관·검사의 무고혐의 유무에 관한 판단을 독촉·환기함으로써 별도의 형사고소 없이 고소인에 대한 수사를 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수사 중인 사안이 언론보도가 되어 개인의 명예가 훼손된 경우는 어떨까? 이 경우에는 추후보도청구·정정보도청구·반론보도청구와 언론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대법원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관한 보도는 보도하기 전 혐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 충분한 취재를 하여야 하고, 독자들이 사실을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기사내용이나 표현방법 등에서도 주의해야 한다”라고 판시하였고, “만약 언론사가 이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보도내용 중에 타인의 피의사실이 명백하게 적시되어 있고 그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이상 언론매체로서는 명예훼손으로 인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판시했다2. 끝으로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보상으로는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구금 여부를 불문하고 비용(변호인 선임료, 여비·일당·숙박료)을 보상받을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194조의 2내지 5), 교도소 또는 구치소에 구금되었던 자가 수사기관의 ‘혐의없음’ 결정이나 확정 무죄판결을 받으면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금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마치며 모든 제재와 처벌에서 수범자에게 예측가능성을 주고, 법해석·집행기관의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을 배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교원의 성희롱 행위는 4대 비위 중 하나인 성비위에 해당하여 여러 가지 불이익(교장 중임 제한, 승진제한기간 가중, 징계감경 제한 등)이 뒤따르게 되므로 이를 명확히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 이를 통해 성희롱 사안에서 현장의 혼란이 줄어들고 피해자 보호제도가 잘 정착되기를 희망한다.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Z세대 특성을 반영, 어플과 메타버스 등을 이용해 실천하며, 학습하는 도덕과 교육자료가 나와 화제다. 경남지역 현직 초등교사 4명이 개발한 ‘챌린지 기반 실천중심 도덕교육자료 Let′s덕’이 주인공. 교사가 제시한 학습목표를 학생들이 ‘도장 깨기’ 하듯 하나하나 실천해가며 자연스레 몸에 익히고 마음에 새기는 교육자료다. 지난해 한국교총이 주관한 전국교육자료전에서 참신성, 교육적 효과성, 일반화 가능성을 인정받아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함께 실천하자” 챌린지 기반 도덕교육자료 Let′s덕 Let′s덕을 개발한 김호정(창원 대합초), 손지연(창원 남산초), 왕상균(창녕 성산초), 허연서(창녕 화양초) 교사 등 4명은 이번이 전국교육자료전 네 번째 도전. 그동안 경남지역 예선 문턱을 넘지 못해 전국대회 출품조차 못 했지만,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꼬박 1년, 휴일과 방학도 잊은 채 하루 5~6시간씩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3전 4기의 꿈을 이뤘다. 이들은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게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Let′s덕은 도덕과 교수·학습자료다. ‘함께하자’라는 의미가 있는 Let′s와 도덕성의 원리에 따른 올바른 행동 습관을 뜻하는 덕의 합성어이다. 교육자료는 실천어플·실천익힘책·실물자료세트 등 3종의 주재료와 메타버스 클래스, 실천 ON 배움터 등 2개의 보조자료로 구성돼 있다. 먼저 가장 눈길을 끈 것은 Let′s덕 실천어플. 스마트폰에 3~6학년 도덕교과서의 각 단원별 핵심 덕육과 연계한 144개 챌린지를 탑재, 학생들이 스스로 도덕적 문제와 해결방안을 찾아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어플에 들어가 학년 선택→ 단원선택→ 챌린지 선택→ 챌린지 안내→ 챌린지 기록 등의 순으로 진행하면 된다. 예컨대 6학년 ‘함께 살아가는 지구촌’ 단원에는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노워 챌린지와 용기내 챌린지 등이 담겨있다. 5학년 ‘바르고 떳떳하게’ 단원에는 하얀 거짓말 챌린지, 정직 가치사전 챌린지, 용서해줘 챌린지 등이 어플에 탑재돼 있다. 챌린지에 도전한 학생들은 실천결과를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찍어 업로드하면 된다. 챌린지란 다수의 사람이 하나의 의미와 목적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학생이 실제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 나서는 학습자 중심 수업방법이다. 챌린지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김호정 교사는 “자신이 실천한 동영상을 올리는데 부끄러워하기보다 오히려 흥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았고, 소심했던 학생들조차 의욕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144개 챌린지를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교사들은 털어놨다. 학생들의 도전과 실천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 교육효과를 올리기 위해 챌린지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스마트폰 어플 이용, 교실 밖 도덕교육 실현 두 번째 주자료인 Let′s덕 실천익힘책은 일종의 워크북으로 어플과 오프라인 교과서를 잇는 중간 가교 역할을 한다. 학년별로 표지 색깔을 달리해 각 학년의 도덕교과서 단원 순서에 맞게 배울 주요 덕목과 실천과제를 목록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챌린지라는 단어가 생소한 학생들에게 개념·목적·방법 등을 제시해 주고 실천적 동기를 부여하는 데 목적을 뒀다. 세 번째 주자료 Let′s덕 실물자료세트는 도덕수업에 챌린지를 어떻게 잘 연계할까를 고민하다 만들어졌다. 빙고놀이·보드게임·큐브 맞추기 등 재미있는 놀이를 수업에 활용했다. 보조자료로는 Let′s덕 메타버스 클래스가 있다. 원격수업을 통해 익숙해진 학생들의 특성을 반영, 메타버스 속에서 아바타를 활용해 도덕적 판단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교사들은 메타버스를 도입하기로 했을 때 학생들이 어려워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 있었으나, 이미 화상수업에 익숙해져 있어 캐릭터를 움직이며 하는 수업에 높은 몰입도를 보였다고 귀띔했다. 실천중심 도덕교육자료 Let′s덕의 교육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교사들이 교육자료를 개발해 실제 수업에 적용한 뒤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 학생의 81%가 ‘수업 중 배운 내용이 생활 속에서 실천과 연결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답했다. 교과서만 가지고 수업했을 때 18%였던 응답과 비교하면 괄목할 성과다. 학생들의 의식변화도 이끌어냈다. ‘나는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질문에는 Let′s덕 시행 전 31%에 불과했던 응답이 이후에 81%로 올랐다. ‘도덕수업이 재미있느냐’는 질문에도 79%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올해 교직 6년 차인 허연지 교사는 “학생들에게 익숙한 어플을 이용, 도덕교과 배움의 범위를 교실에서 일상생활까지 확장한 것이 큰 의미”라며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도덕을 공부하는 게 유용하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긍정적 변화를 끌어낸 것 같다”고 풀이했다. 도덕수업이 재미있다 79% … 지식과 실천의 간극 좁혀 도덕적 배움이 학생의 삶에서 도덕적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된 Let′s덕 교육자료. 인성 등 도덕교육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수업이 학생들의 도덕적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교사들의 열정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왕상균 교사는 “교육자료전을 준비하면서 교사가 아닌 학생의 관점에서 접근하려 노력했다”며 “가르치는 것의 어려움이 아닌 학생들이 배울 때 어렵거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밝혔다. 문제는 자료의 활용.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교육현장에 널리 일반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실제 Let′s덕 어플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다. 모든 자료가 홈페이지에 공유돼 있어 프린트로 출력하면 교실에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만큼 보급성이 매우 높다. 다만 이들 몇몇 교사들의 힘만으로 널리 보급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 손지연 교사는 “우리가 만든 Let′s덕은 수업의 질을 높이는데 가장 유용한 자료이지만 단순히 자료에만 머문다면 아쉬움이 클 것 같다”며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데 필요한 서버 사용료 지원 등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OECD 문장이해력 하락 폭 1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아이들이 독서를 멀리하게 되자 글을 읽어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학교에 속출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국제학업성취도 평가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은 읽기능력의 성취도가 낮고, 특히 장문 읽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2009년 대비 2018년 조사에서는 5개 국가 중에서 ‘축자적 의미 표상(단어와 문장의 의미를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정답률이 무려 15% 이상 떨어져 가장 크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초등학생 어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중학생, 10명 중 1명꼴 수업시간에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기본적인 단어 뜻을 몰라 수업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금일(今日)’을 금요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고, ‘고지식하다’를 높은(高) 지식이 있는 사람으로 오인하는 사례도 있었다. 단어 뜻을 모르다 보니 교과서를 올바르게 읽지 못하고, 시험 도중에 단어의 뜻을 질문하는 경우가 많아 시험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의 뜻도 모르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학기 초에 학습·정서행동검사 도중에 한 학생이 “선생님, 여기 질문에서 사교육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사교육이 무슨 뜻이에요?”라고 질문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래서 사교육은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학원 혹은 과외수업을 말한다고 이야기해준 기억이 떠오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의 장기화로 인해 아이들이 디지털기기에 익숙해져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글을 읽어도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 결과 요즘 사설 학원가에서는 학생들의 문해력을 높여주는 학원이 성행하고 있다. 최근 EBS 특별기획 ‘당신의 문해력’이란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 청소년의 심각해진 문해력 실태를 보고 학부모들은 깜짝 놀랐다. 자기 자녀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설문조사는 전국 중학교 3학년 학생 2,405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는데, 문해력 조사 결과에서 문해력 미달 학생비율이 27%로 나타났고, 그중에서도 초등학생의 어휘 수준에도 못 미치는 학생비율이 무려 11%에 달했다.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인 디지털 문해력 알다시피 문해력(文解力; Literacy)은 가장 기초적인 학습능력이자 모든 학습을 수행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이는 글자 그대로 글이나 책을 읽고 이해하는 필수능력을 뜻한다. 특히 문해력은 학습이나 독서에 있어서 아주 필수적인 능력이다. 하지만 EBS 방송프로그램의 실태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듯이 최근 학생들의 문해력이 심각해져 기본적인 교과서도 스스로 읽지 못하고, 처음부터 읽기를 어려워하는 학생이 점점 늘어나 가장 기초적인 과목인 읽기와 국어공부를 쉽게 포기하거나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학생들도 점점 늘고 있다. 한국교총이 최근 전국의 초·중·고 교사 1,1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문해력 수준이 D등급 이하로 아주 형편없다고 응답했다. 교사들이 생각하는 문해력 하락의 원인은 ‘유튜브 등 영상매체에 익숙해져서’(73%), ‘독서를 소홀히 해서’(54.3%), ‘한자교육을 소홀히 해서’(16.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1년 5월에 발표한 ‘PISA 21세기 독자: 디지털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만 15살 학생(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1학년 해당)들의 디지털 문해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기초학력미달학생 큰 폭으로 증가 더 큰 문제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국어(읽기)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어에서 교육과정의 채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기초학력미달학생 비율이 중학교 3학년의 경우에는 2017년 2.6%에서 2020년 6.4%로 두 배 이상 늘었고, 고등학교 2학년의 경우에는 2017년 5.0%에서 2020년 6.8%로 증가하는 등 아이들의 문해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정말 심각한 상황에 도달했다. 알다시피 문해력은 학습에 있어서 글을 읽고 이해하는 필수능력이다. 하지만 갈수록 읽는 것을 기피하고,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의 문해력은 왜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을까? 문해력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대중화된 스마트폰 때문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유튜브·카톡·문자 등 짧은 스마트폰 영상과 콘텐츠에 매우 익숙해져 있어 글을 읽거나, 제대로 써 볼 기회조차 많지 않고, 굳이 써 보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기초학력 전담교사 증원과 초등 교과서에 한자 병행 표기 필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문자의 학습과 관련해 독해능력이 충분히 습득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또래와의 문해력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교사의 꾸준한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전문성이 있는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증원하여 교사가 학습지원에 전문적인 연수를 받고 학습진단·학습보정, 체계적인 기초학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또한 학생들의 심각해진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과서에 한자어를 병행 표기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현재 한글의 약 70% 이상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초등 교과서에 한자어 병행 표기가 필요하다는 학계 의견이 다수였지만, 한자가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병행 표기에서 제외되어 유감스러웠다. 따라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 교과서에 한자어 병행 표기가 꼭 필요하다. 2015년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노동시장이 급변함에 따라 모든 개인은 기초 문해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21세기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능력에는 기초 문해력이 포함되어 있고, 기초 문해력은 수학(修學)능력과 학업성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며, 수리·과학·정보통신기술(ICT)·문화·생활영역까지 모두 포함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부터 기초적인 읽기능력과 독서역량을 키워주는 문해력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2022년 12월 22일, 새로운 국가교육과정인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국민과 함께 만드는 교육과정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교육주체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소통창구를 개설하여 이를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수정·보완해나가는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새교육에서는 초·중·고 학교급별 교육과정의 핵심내용을 중심으로 3회에 걸쳐 연재를 시작한다. 이번 호에서는 교사들이 미리 알고 준비하면 유익할 초등 교육과정의 주요사항을 정리해본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최근 사회변화(디지털 전환, 기후·생태환경 및 인구구조 변화, 사회의 복잡성과 다양성 확대) 및 시대적 요구(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진로에 맞는 학습을 지원해 주는 맞춤형 교육 필요, 교육과정 자율화 및 분권화)를 반영하여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을 교육과정 개정방향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하여 다음의 인간상과 핵심역량, 미래사회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들을 설정하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비교해보았을 때, 핵심역량 중 의사소통역량이 협력적 소통 역량으로 좀 더 넓은 범위의 역량으로 변화되었고, 기초소양이 도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초소양은 여러 교과를 학습하는 데 기반이 되는 언어·수리·디지털 소양을 의미한다. 특히 디지털 소양 함양을 위해서 디지털 SW·AI 관련 교육시간이 현행 17시간에서 34시간으로 증배되었고, 교과 교육과정에서도 디지털·AI를 교수·학습과 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학교자율시간 도입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지역과 학생의 특성을 반영한 학교 단위의 교육과정 개발이 필요하다는 현장의견을 반영하여 학교자율시간을 총론에 제시하였다. 이 시간을 활용하여 학교는 국가교육과정에 제시되어 있는 교과목 외에 새로운 과목이나 활동을 개설할 수 있게 되었다. 학교자율시간은 3~6학년 교과별 연간 34주를 기준으로 학기별 1주 분량의 수업시간을 확보(16+1)하여 편성할 수 있다(예: 국어 204시간 중 12시간을 자율시간으로 편성가능). 교과별로 확보된 이 시간을 활용하여 학교나 지역의 특색 혹은 학생 실태와 요구 등을 반영한 다양한 과목·활동을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다. 이와 연계하여 기존 교과(군) 내에서만 가능했던 20% 시수 증감 기준에서 교과(군) 및 창의적체험활동 20% 내에서 시수 증감이 가능하도록 변경하였다. 이는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 간 시수 넘나들이가 가능한 기준으로, 창의적체험활동이 각종 범교과교육과 안전교육 고정적 행사 등으로 창의적인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현장의견을 반영하여 창의적체험활동시간을 학교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국가교육과정에서 지원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진로연계교육 도입 진로연계교육은 학교급 전환기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으로 학습활동 연속성 보장, 학년 간 교과 교육과정 내용 연계를 강화하는 교육을 의미한다. 이를 통하여 유치원 누리과정과 중학교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학년 간 교과 교육과정 내용 연계를 강화하여 학교급 및 학년 전환기 학생들의 학습활동 연속성을 보장하였다. 구체적으로 6학년 시기 중학교 생활에 대한 이해(자유학기제 이해 등)와 학습 습관 및 학업 자존감 형성, 교과학습과 연계한 다양한 진로탐색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입학 초기 1학년 시기에는 초등학교 생활에 대한 이해와 정서지원으로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외 전 학년에 걸쳐 교과 교육과정의 내용 연계 강화를 위하여 역량 개발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교육과정 운영이 필요하다. 1~2 학년군 교육과정 개선 초등 저학년 시기 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더욱 적합한 교육과정을 위하여 첫째, 저학년 학생들 신체활동을 위해 즐거운 생활의 놀이 및 신체활동이 강화되었다. 둘째, 한글 해득 강화를 위해 국어시간이 34시간 증배되었다. 셋째, 안전교육을 개선하였다. 기존 안전한 생활 교과서를 통한 개별화된 안전수업이 아닌 통합교과와 연계하여 실생활과 연계할 수 있는 안전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안전교육은 3학년 이후에도 교과와 연계하여 실습과 체험 중심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이 밖에 기존 통합교과(학교)와 창의적체험활동, 입학 초기 적응활동 간 내용 중복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통합교과에서는 학교적응을 위한 활동 중심으로, 창의적체험활동에서는 심리정서와 또래관계 형성 활동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창의적체험활동 개선 창의적체험활동은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과 자율성에 보다 초점을 두고, 학생의 자기주도성과 학생 선택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자율·자치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의 세 영역으로 재구조화하였다. 새롭게 신설된 ‘자율·자치활동’은 공동체 중심의 학교(학급) 단위 활동 중심으로, ‘동아리활동’과 ‘진로활동’은 학생 주도성 및 선택 중심의 개별활동으로 내용을 체계화하였고, 기존 봉사활동은 동아리활동 영역으로 재편되었다.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교과 교육과정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처음 도입된 역량 함양을 위한 교과 교육과정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더욱 구체화되고 체계화되었다.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서 깊이 있는 학습이라는 교수·학습방향을 제시하였다.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해서 교과 간 연계와 통합, 삶과 연계한 학습, 학습과정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지는 교수·학습방향이 제시되었으며, 각 교과의 핵심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학습량을 적정화하여, 지식뿐만 아니라 학습의 과정과 학습에 대한 가치·태도를 함께 강조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반영하여 각 교과의 내용체계표는 영역별 핵심 아이디어1를 중심으로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의 3차원으로 구성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교사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2022 개정 교육과정은 학생주도성 그리고 학교 분권화와 자율화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학교자율시간을 확보했다. ‘자율’이라는 달콤한 권리 뒤에는 ‘책임’이라는 무거운 의무가 뒤따른다. 자율시간이라는 새로운 공간은 교사들에게 교육과정 재구성을 뛰어넘어 교육과정 생성 능력을 필요로 한다. 교사에게 주어진 ‘자율’이라는 새로운 공간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교육주제를 도출하여, 이를 위한 내용체계와 성취기준들을 설정하고, 학년별 위계와 통일성을 갖춘 체계적인 교사 주도 교육과정 설계 능력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아담과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 스티브잡스의 사과…. 수많은 열매 중 사과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인류 역사를 뒤바꾼 순간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림검사 속 사과 역시 목표·애정·성취 등 인간의 욕구를 나타낸다. 이번 호에서는 사과 따는 행동으로 ‘내가 성취하고 싶은 것(목적)을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알아보는 ‘사과나무에서 사과 따는 사람(PPAT)’ 그림검사를 소개한다. 특히 이 검사는 진로상담에 유용하다. 목표가 설정되어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목표에 도달하고자 하는지, 진로계획 설정과 노력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지를 점검해보며 자연스럽게 정서상태까지 체크해볼 수 있다. ‘사과나무에서 사과 따는 사람’ 그림검사 실시방법 - 준비물: A4 용지 또는 도화지, 색연필 또는 사인펜(마카) - 실시방법 ① A4 용지와 색연필 또는 사인펜(마카)1을 제시하고, 다음의 지시문에 따라 그림을 그리게 한다.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따는 사람을 그려보세요. 사람을 그릴 때는 쫄라맨처럼 막대기 모양의 사람이 아닌,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한 사람을 그려주세요.” ※ 주의해야 할 점 - 학생들의 다양한 질문에 “정해진 건 없어요. 그냥 마음대로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리면 됩니다”라고 답한다. 그림에 대한 어떠한 단서도 주면 안 된다. - 만약 색칠하기 싫다고 하면 강요하지 않는다. ② 그림을 다 그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림에 대해 질문하고 기록한다. 질문은 그림을 보고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면 되지만, 다음의 질문을 필수적으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사과의 크기는 어떠니? 얼마나 달려있니? 맛은?” “이 사람은 누구니? 사과는 얼마나 땄니? 기분은 어때 보이니?” “지금 이 사람은 무엇을(혹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니?” 사과와 사과 따는 행동이 주는 의미 ‘사과나무에서 사과 따는 사람’ 그림검사의 포인트는 ‘사과의 상태’와 ‘사과를 어떻게 따느냐’이다. 사과는 성취·해결하고자 하는 목표(해결과제)이다. 사과가 큰가, 작은가, 많은가, 적은가, 맛있나, 썩었나, 땅에 떨어졌느냐, 바구니에 사과가 담겨 있느냐 등을 통해 목표치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나무에 사과가 많이 달렸다면 성취하고 싶은 것이 많은 것이며, 수확한 사과는 이미 달성한 목표를 의미한다. 크고, 맛있고, 탐스러울수록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과도하게 큰 사과와 너무 많이 달린 사과는 오히려 내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로 본다. 사과를 따는 행위는 목표에 대한 태도와 반응이다. 얼마나 적극적으로 따고 있는가, 쳐다만 보고 있는가, 땅에 떨어진 것을 줍고 있는가, 이미 따서 먹고 있는가 등 목표를 성취하고자 하는 의지·방법·해결력 등을 알 수 있다. 사과를 따기 위해 사용하는 사다리·막대기·의자·사다리차 등의 도구는 문제상황을 인식한 후, 문제해결을 위해 사용하는 효율적 방법·수단이다. 간혹 도와주는 사람이 도구로 등장하기도 한다. 도구 활용은 효율적인지, 과도한지, 의존적인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안전하고 적당한 높이의 사다리는 도움이 되지만, 사다리차는 좀 과하다. 막대기 역시 효과적이지 않다. 사과에 상처가 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 장의 그림에는 풍부한 ‘문제해결방식’이 들어 있다. 따라서 사과는 맛있는지, 사람은 어떤 상태인지, 도구는 어떻게 활용하는지, 사과를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등 그림의 전체적인 이야기를 풀어가다 보면 단회기 상담으로도 자기성찰이 가능하다. 실제 사례로 알아보기 ● 손으로 사과를 따는 사람 대부분 아이는 (1)·(2)번 그림처럼 손을 뻗어 사과를 따는 그림을 그린다. 크고 작은 성취와 실패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학생들이다. 격려와 조언, 성장을 위한 쓴소리, 적절한 타이밍에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충분히 성장할 것이다.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목표(진로)를 구체화하고, 다음 계획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 손이 안 닿는 저 위에 있는 사과는 어떻게 딸 생각이니?” 사다리 등 도구를 이용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지만, 간혹 손닿는 곳에 있는 사과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안 딴다는 학생이 있다. 삶의 가치관은 모두 다르고, 만족의 크기 역시 다르다. 따라서 높은 곳의 사과를 따지 않는다고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귀찮아서’, ‘위험하니까’, ‘힘들어서’ 등의 답변은 더 큰 목표달성에 필요한 자신감 결여의 표현일 수 있다. 무엇이 목표달성에 방해가 되고 있는지, 즉 부모님과의 의견차이인지, 능력 부족인지, 사회적 인식 때문인지 등을 살피는 것이 도움이 된다. (3)번 그림은 안정적으로 사과를 따고 있고, 바구니에도 사과가 담겨있지만, 조금 느낌이 다르다. 사과나무에 잎사귀는 없고, 사과의 크기도 작다. 힘들어서 색은 칠하기 싫다고 했다. 상담과정에서 원인이 드러났다. 자기만 믿고 기대하는 엄마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지만, 늘 실망만 시켜드리는 자신이 혐오스럽다고 했다. 즉시 부모상담이 진행되었고, 엄마의 진심이 딸에게 전달되었다. 오해가 풀리고 부담감을 덜어낸 학생의 정서상태는 좋아졌다. ● 사다리 등 도구를 사용해서 사과를 따는 사람 사다리에 올라가 사과를 따는 그림도 자주 등장한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사과를 따는 것이니 더 큰 목표를 갖고 있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만약 손닿는 곳의 사과는 놔두고 높은 곳의 사과를 따는 것이라면 오히려 더 허황된 행동일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사다리에 올라가는 것은 성취과정에서 약간의 긴장감을 동반한다고 본다. 사다리 위에 있을 때 우리는 편안함보다 아슬아슬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당한 스트레스와 긴장감이 있어야 성취동기가 생기고 수행능력이 높아진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추가 질문으로 학생의 정서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사다리가 흔들거리거나 위험하지는 않니?” “사다리가 필요한 이유가 뭐니? 손으로 딸 수는 없니?” 사다리가 그려진 그림의 포인트는 사다리의 안전성과 따는 사람의 표정이다. (4)번 그림을 그린 학생은 “안전해요. 낮은 곳의 사과는 이미 따서 바구니에 담았고, 높은 곳의 사과를 따기 위해 사다리에 올랐어요”라고 답한 반면, (5)번 그림을 그린 학생은 “조금 흔들리고 무서워요. 아직 수확한 사과는 없고, 사과나무가 너무 커서 사다리에 올라가야만 사과를 딸 수 있어요”라고 했다. 표정 역시 한 명은 자신만만하고 즐거운 얼굴이고, 다른 한 명은 표정을 알 수 없는 뒷모습이다. 같은 도구(사다리)를 사용했지만, 목표·과제에 대한 태도와 감정이 매우 다름을 짐작할 수 있다. (5)번 그림처럼 그린 학생이 있다면 현재 자신의 감정을 체크해보고,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이며,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함께 이야기해보자. 분절되어 있던 감정들이 통합되면서 문제해결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가끔 막대기와 사다리차처럼 비효율적인 도구가 등장할 때도 있다. 일반적으로 비효율적인 도구 사용은 의존성이 있다고 본다. 때문에 자신의 문제해결방법이 효율적인지 점검해보고, 목표달성을 위해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탐색해보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 사과를 따지 않고 쳐다보고 있는 사람 사과를 따지 않고 쳐다보고 있는 사람을 그리기도 한다. 목표가 없거나 회피할 때,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이런 그림이 나올 수 있다. “정말 사과를 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6)번 그림을 그린 학생은 폴짝 뛰어요, 주변에서 딛고 올라갈 것을 찾아와요, 사다리를 갖고 와요, 잠자리채로 따요 등 다양한 방법을 말했다. ‘좋은 곳에 취업하고 싶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지금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고 있던 이 학생은 상담을 통해 ‘좋은 곳’의 기준을 설정하고, 취업에 필요한 것을 탐색했으며,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학기별 목표를 설정했다. ● 다른 사람과 함께 사과를 딴다는 사람 “왜 직접 안 따고 다른 사람에게 따라고 하는 거니?” “사과를 딴 후에는 어떻게 생각이니?” “혼자 딸 수도 있을까?” 다른 사람에게 사과를 따달라고 부탁하는 학생도 있다. 사과 따기에 훨씬 유리한 키 큰 사람이 사과를 따고, 자신은 사과를 받아 바구니에 담은 후, 다양한 음식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작은 사과의 맛은 크게 기대되지 않으며, 익은 것도 있고 아직 안 익은 것도 있다고 답했다. 그림의 위치도 유의미하다. 일반적으로 그림 위치가 왼쪽에 치우쳐있으면 미래의 도전적 성취에 집중하기보다 내면의 불안정한 현재에 집중하고자 하는 심리가 반영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그림은 왜 본인이 직접 따지 않는지 명확하게 탐색할 필요가 있다. 사람을 사다리처럼 도구로 활용(자신보다 수행능력이 뛰어난 사람과 멘티-멘토가 되어 더 좋은 결과물(크게 기대되지 않는 사과를 다양한 음식으로 가공)을 만드는)하는 것인지, 귀찮아서 혹은 위험해서 타인에게 떠넘기는 것인지가 중요하다. 만약 의존적인 성향과 불안감이 관찰된다면 현재 정서상태를 확인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지금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탐색할 필요가 있다. ● 사과나무에 기대앉아 있는 사람 “왜 사과를 따지 않고 기대어 있나요?” “언제 다시 사과를 딸 계획인가요?” 사과나무에 기대있는 사람을 그리는 경우도 있다. (8)번 그림을 그린 학생은 사과나무가 자기 집 마당에 있어서 먹고 싶으면 언제든지 와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한 개를 따서 먹으며 나무에 기대어 쉬고 있다고 했다. (9)번 그림을 그린 학생은 사과를 딴 후 책을 읽으며 휴식 중이라고 했다. 이미 충분히 땄기 때문에 사과를 다시 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이런 학생은 현재 어떤 목표를 세워서 달성했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얻고 성장했는지, 그다음 목표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칫 현재에 만족하며, 머물러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그림 (10)번 그림은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다. 사과는 썩은 채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목표를 달성할 의지도 힘도 없어 보인다. 아주 작게 그려진 (11)번 그림은 사과나무 옆 자동차 안에 사람을 그려 넣었다. 현재 상황이 힘들어 어디론가 도망쳐버리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두 그림 모두 딱 봐도 뭔가 힘든 상황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이런 학생은 현재 직면한 정서적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 마음이 편해야 목표가 생기고,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가 차오른다. ‘왜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하려고 하지 않느냐’고 묻기 전에, ‘왜 무기력한 상태에 이르렀는지’를 함께 이야기해보자. 어떻게 하면 그 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지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 분명 길이 있을 것이다. 나는 (12)번 그림을 그린 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동차를 타고 빨리 이곳을 벗어나자. 그런데 운전면허는 있니? 면허를 따야 이 공간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차는 준비됐어. 면허를 따는 건 너의 몫이야. 어때, 도전해 볼래?”
(예세 휘센스 지음, 마리케 텐 베르헤 그림, 정신재 번역, 노란코끼리 펴냄, 88쪽, 1만8,000원) 북극 주변에 사는 여러 동물의 일상을 그림과 함께 담은 동화책. 북극고래·극제비갈매기·스바루순록·해달 등 동물 35종의 목소리로 아이들에게 북극이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 있는 곳인지를 알려주고, 그곳에 사는 동물들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전한다. 2022년 프레미오 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김선우 등 지음, 행북 펴냄, 216쪽, 1만5,800원) 아이들이 담임선생님에게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잔소리 47가지를 모아 소개한다. 잔소리를 덜 하고 덜 듣는 교실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다. 왜 이렇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잔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는지 상황별로 설명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소리’라는 점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정상수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276쪽, 1만5,800원) 하루 3천 번 이상 접할 정도로 일상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콘텐츠가 바로 광고다. 장점은 부풀리고 단점은 감추기 위해 오랫동안 연구해온 문법에 녹아 있어 넋 놓고 보다가는 현혹되기 십상이다. 속뜻을 읽어낼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광고의 문법을 재밌는 사례로 풀어냈다.
(배정원 지음, 김영사 펴냄, 324쪽, 1만6,000원) 자기 몸을 잘 알고 돌보는 일은 자존감을 키우는 첫걸음이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몸과 마음을 주도적으로 관리하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사춘기에 생길 여러 몸의 변화를 알려주고 건강한 상태를 스스로 유지하게 돕는다. 성형·피부 등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이 자신의 ‘바디 이미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도 담았다.
(진향숙 지음, 유아이북스 펴냄, 280쪽, 1만7,000원) 2022 개정 교육과정에 ‘고교학점제’가 포함되면서 앞으로의 입시는 교과 성적만큼이나 진로에 대한 확고한 생각이 중요하다. 그래서 비교적 시간 여유가 있는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자기 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아이들의 관심사와 연계한 구체적 집공부 방법과 일상에서 자기주도성을 기르는 법을 소개한다.
(박세당·박세호 지음, 다산스마트에듀 펴냄, 256쪽, 1만8,000원) 문해력은 인간이 진리에 접근하기 위한 가장 기본 능력이다. 그런데 디지털기기에 의한 문해력 붕괴는 전 세계적인 교육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은 ‘난독’이라고 불리는 후천성 독서장애의 개념과 원인을 분석하고, 학교교육의 한계를 지적한다. 독서장애의 판단과 치료방법을 과학적 근거로 제시한다.
(백설아 지음, 걷는사람 펴냄, 448쪽, 1만5,000원) 34년 차 초등교사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쓴 교육에세이. 교사의 1년은 쳇바퀴처럼 돌아간다. 자꾸 다투는 아이, 배움이 느린 아이, 거짓말을 일삼는 아이 등 풀어나가야 할 난제의 반복이다. 저자는 접근 프레임을 쓰느냐 회피 프레임을 쓰느냐에 따라 삶을 대하는 열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으며, 오랜 경험의 결과를 이 책에 담았다.
(최승복 지음, 메디치 펴냄, 304쪽, 1만8,000원) 포노사피엔스는 스마트폰과 호모사피엔스의 합성어로 휴대폰을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세대를 뜻한다. 이들은 배우고 나서 실행하는 방식으로 살아온 부모세대와 달리 즉시 실행하면서 그 과정에서 배운다. 지엽말단에서 출발해 근본으로 파고들고, 뒤에서 시작해 앞으로 배워가는 세대다. 이들을 이해하고 행복한 관계를 만들어갈 방법을 제안한다.
최근 한류의 물결을 타고 한국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늘어났다. 그들은 한국문화를 직접 경험하고 싶은 마음에 직접 한국을 찾는다. 경복궁 주변에서는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다. 그들의 발걸음은 한국적 정서가 짙게 남아있는 곳, 서촌이나 북촌으로 향한다. 지하철 경복궁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에 안국역이 있다. 이 근방을 일컬어 북촌(삼청동·가회동·재동 일대)으로 불렀다. 청계천과 종각의 북쪽에 있는 동네라는 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했다. 북촌은 조선시대 왕족이나 권세 있는 양반들이 주로 모여 살았다. 많은 사적과 문화재가 남아있어 이곳을 거닐다 보면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된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미술관 안국역 3번 출구에서 빠져나와 중앙고등학교 방향으로 걷다 보면, 옛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작은 상점들을 만나볼 수 있다. 대구참기름집·믿음미용실…, 상호에서부터 삶의 정취가 느껴진다. 이곳에 독특한 공간이 생겨 주목을 끌었다. 오래된 목욕탕을 개조한 미술관이 생긴 것이다. ‘중앙탕’은 1960년대에 영업을 개시하여 2010년 중반까지 영업을 했던 대중목욕탕이다. 이곳 계동에 살던 사람들은 모두 이곳을 기억할 정도로 지역의 랜드마크이자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한 공간이다. 3층 높이의 건물은 푸른색 타일로 둘러싸여 있고, 내부에는 목욕탕 타일과 온수를 데웠던 대형 보일러가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에 살았던 주민들은 그 시절이 떠오른 듯 “어쩜 그대로네요” 하고 말한다. 간판이나 샤워시설, 욕조가 떨어져 나간 자리에는 지금 후지시로 세이지의 작품들이 걸려있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2021년 예술의전당에서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展을 통해 대중들과 만났다. 이전에 롯데 애비뉴엘 개관전으로 한국에 소개된 적이 있지만, 대형전시를 통해 본격적으로 만난 것은 2021년이 처음이다. 일본에서는 팬클럽도 있을 만큼 인기 있는 작가인데 한국에 알려진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그의 미술관이 북촌에 들어선 것이다. 사랑과 공생으로 빚어낸 ‘빛과 그림자의 세계’ 후지시로 세이지는 일본과 해외에서 100회 이상의 전시를 개최한 바 있으며 해외 언론으로부터 동양의 디즈니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는 10대에 이미 일본의 독립미술협회전·국화회전·춘양회전·신제작파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른 나이에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그는 홀로 걷는 길을 택한다. 그는 ‘카게에’에 전념하며 그 방면에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카게에 거장이라는 수식이 붙는다. 카게에란 그림자 회화를 뜻한다. 그의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디지털 프린트가 아니냐는 오해를 하기도 한다. 그만큼 정교하고 화려하기 때문이다. 밑그림을 잘라낸 곳에 셀로판지나 컬러 필름지 등을 붙여 완성한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 뒷면에 조명을 비추어 색감과 그림자로 원근감과 색채를 표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두운 빛과 밝은 빛의 밸런스, 또 재료의 질감이나 투과율까지 정확하게 계산해야 완성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그의 카게에는 오늘날 버스 정류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라이팅 간판광고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의 작은 미술관인 북촌스페이스는 3층짜리 건물이다. 1층 라운지, 2층 전시실, 3층 아카이브 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양이 뉴욕에 가다 카게에 원화, 스케치, 잡지·사진·영상 자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그의 작품세계는 넓은 범주에 걸쳐져 있기 때문에 소개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작가이다. 여기에는 한 개인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있다. 북촌스페이스의 강혜숙 관장은 그의 작품세계를 오랜 기간 주목해오며, 한국에 소개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고민해왔다. 그와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의 인연은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0년대 일본에서 우연히 후지시로 작가의 카게에를 본 강 관장은 큰 감동을 받았다. 지금도 그의 작품을 보면 입 밖으로 말하지 않아도 작가가 평생의 주제로 다루어온 사랑·평화·공생의 메시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재작년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展 이후에 그의 팬이 되었다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으며, 그때 방문했던 사람들이 그 감동을 다시 느끼기 위해 이 공간을 찾는다. 고양이 뉴욕에 가다 후지시로의 작품에는 고양이·새·강아지 같은 동물들이 모티브로 자주 등장한다. 말을 하지 않아도 새와 개와 고양이는 귀여워해 주면 기뻐하며 다가온다. 그는 인간과 동물의 마음 교류가 인생에서 가장 멋진 행복 중 하나이며, 인간의 사귐과는 달리 이해관계의 의도가 전혀 없는 순수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고양이 뉴욕에 가다 작품에는 이런 작가의 사랑스러운 시선이 잘 녹아있다. 다섯 마리의 고양이들은 바다를 건너 뉴욕으로 건너간다. 거기서 하얀 건물에 도착하는데 그곳은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는 한 소녀의 병실이다. 고양이들은 꽃밭이 보고 싶다는 소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빌딩의 창마다 꽃 그림을 그려 넣는다. 창밖을 보고 싶은 마음에 소녀는 다리를 내려 천천히 창 쪽으로 다가가며 이야기는 끝난다. 후지시로 작가가 처음 카게에를 만들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였다. 그는 초토화된 도쿄에서 어디에서라도 구할 수 있는 골판지 조각과 전구를 사용해 카게에 작품을 만들었다.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일본은 자주 전기가 끊겼다. 자주 어둠이 내리는 상황 속에서 후지시로는 카게에를 만들며 한 줄기 빛을 찾고, 아름다움을 만났으며, 마침내 평화를 만났다. 그의 작품이 동화적 모티브를 다루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것은 작가가 힘든 상황에서 피워낸 메시지 때문일 것이다. 소통과 재생의 공간 북촌스페이스 북촌은 경복궁·창덕궁을 비롯한 미술관·박물관과 최근 개방한 청와대와 함께 즐길 거리가 많은 곳이다. 또한 한국 고유의 풍경과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어 다양한 스토리텔링도 가능하다. 한국 최초로 서양화를 개척한 고희동 미술관과 근대를 대표하는 화가 청전 이상범을 사사한 배렴의 가옥이 북촌스페이스 가까이에 있다. 바로 옆에는 만해 한용운이 유심이라는 잡지를 창간한 곳이자, 그 유명한 ‘님의 침묵’을 탈고한 유심당이 위치하고 있다. 이외에도 3.1 운동의 발원지인 중앙고등학교, 최초의 외국인 주문모 신부가 세례를 주었다던 석정보름우물도 북촌스페이스에서 모두 도보로 이동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서울의 옛 기억을 떠올릴 수 있다. 북촌을 걷다 보면 교과서 속 인물들이 살던 곳이나 역사적 장소들과 만나게 된다. 북촌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북촌을 찾는다. 젊은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은 식당들이 있고, 옛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는 한옥을 직접 보기 위해서다. 이곳 북촌에 예술로 마음을 씻어내는 공간이 있다니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가?
겨울 끝자락 노르웨이 북부지역을 여행했다. 오슬로에서 출발해 알타와 키르케네스, 트롬쇠로 이어지는 여정이었다. 개썰매를 탔고, 대게잡이를 했고, 북극의 유목민인 사미족의 텐트에서 하룻밤을 청했다. 혹등고래의 꼬리를 쫓아 노르웨이해를 항해하기도 했다. 허스키 썰매로 질주하는 눈부신 설원 터키 이스탄불을 거쳐 오슬로가르데르모엔공항에 도착. 그리고 2시간 동안의 대기를 거친 후 다시 비행기에 올라 알타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해는 이미 지평선 너머로 숨어버린 뒤였다. 트랩에 내려서니 그제야 북국에 왔다는 실감이 들었다. 한국과는 다른 질감의 냉기가 몸을 덮쳐왔다. 공항 안으로 들어서는, 1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순간에도 얼굴은 따끔거리듯 아팠다. 영하 17도였다. 바람에 가시가 돋아있는 듯했다. 이튿날 첫 일정은 허스키 썰매 타기. 노르웨이에서 즐길 수 있는 겨울 액티비티로는 허스키 사파리와 순록 썰매, 스노모빌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최고 인기는 허스키 사파리다. 시베리안허스키 여섯 마리가 끄는 썰매를 타고 설원을 달리는 프로그램으로 참가자가 직접 드라이버로 나서 개썰매를 운전해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허스키 사파리를 시작하는 장소에 도착하자 그곳에 있던 50여 마리의 썰매 개들이 여행자를 반기기라도 하는 듯 일제히 짖어대기 시작했다. 사파리를 안내해 줄 리더인 터키 출신의 머셔 밀라는 썰매 개 하나하나를 소개해 주었다. 리더인 파슈는 보기에도 듬직했다. 그 뒤로 쫑긋한 귀가 예쁜 어셔, 장난꾸러기 매튜, 검은색 털이 매력적인 브라키, 푸른 눈의 디키, 약간은 수줍어하는 리바이 등이 서 있었다. 개들은 생각보다 작았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매운 법. 밀라는 파슈팀이 노르웨이 개썰매 대회에서 3연속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베테랑 중에서도 베테랑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한 손은 반드시 썰매 위에 얹어두고 있어야 한다”, “속도를 늦추고 싶을 때는 썰매 바닥에 달린 브레이크를 지그시 누르면 된다”, “정지할 때는 브레이크 위에 두 발을 딛고 체중을 실으면 된다” 등 썰매 운전을 위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출발. 나무에 묶어 놓은 견인줄을 푼 후 눈 위에 깊숙이 박아 놓은 앵커를 뽑아내자 썰매는 빠른 속도로 튕겨 나갔다. 미끄러지듯 설원을 질주하는 썰매. 시속 15~20km의 속도로 달리지만 체감속도는 제법 빠르다. 눈 덮인 숲속 나무 사이를 달릴 때는 손잡이를 잡은 두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두 사람을 태운 썰매는 무게만 해도 150kg 가까이 나가지만, 오르막길에도 속도가 전혀 줄지 않는다. 자작나무로 만들어진 썰매 날과 몸통은 나무 특유의 탄성 덕분에 울퉁불퉁한 노면의 굴곡과 충격을 흡수했다. 10여 분이 지나자 썰매 몰기에 익숙해졌다. 앞 썰매와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한눈을 팔면 이내 썰매가 기우뚱했다. 밀라는 가끔 뒤돌아보며 “Attention!(집중)”이라고 주의를 줬다. 허스키들은 달리는 동안에도 목이 마르면 머리를 숙여 노면의 눈을 입과 혓바닥으로 핥아 먹으며 목을 축였다.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숲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자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인 들판이 나타났다.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원, 그 위로 펼쳐지는 푸르고 푸른 하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내달리는 기분은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좋았다. 감동이었다. 키르케네스의 대게잡이 알타에서 나와 찾아간 도시는 키르케네스였다. 러시아 국경과 마주한 노르웨이 동북부의 항구도시. 오슬로에서 약 2,414km 떨어져 있다. 러시아와 인접한 스토르스코그 국경은 넘기만 하면 스칸디나비아 반도로 이민이 가능해 난민이 자전거를 타고 심심찮게 넘어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도시의 표지판과 상점 간판도 러시아어와 함께 표기되어 있다. 키르케네스를 찾은 이유는 킹크랩 사파리 때문이다. 얼어붙은 피요르드에 구멍을 내고 킹크랩을 잡아 올리는 일종의 얼음낚시다. 낚시포인트까지는 30~40분 정도 스노모빌을 타고 나가야 한다. 여행사 사무실에 도착하면 우선 든든한 방한복·방한장화·방한장갑·털모자로 중무장한다. 사파리라고는 하지만 물속으로 직접 들어가 킹크랩을 잡는 것은 아니다. 얼음 구덩이 속에 가둬놓은 킹크랩 그물을 걷어 올려 직접 만져보고 맛보는 체험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킹크랩이라고 해서 영덕대게쯤으로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친다. 직접 보는 킹크랩은 크기가 엄청나다. 다리 하나가 닭다리보다 더 크다. 조금 과장하자면 거의 돼지족발 크기다. 우리나라 마트에서 보는 킹크랩은 꽃게라고 보면 된다. 가이드는 얼음을 깨고 킹크랩을 꺼낸 후 킹크랩의 생태를 간단히 설명해 주고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킹크랩 해체 쇼’를 보여준다. 사파리의 하이라이트는 킹크랩 시식. 잡은 킹크랩을 스노모빌에 싣고 먹을 수 있는 산장으로 이동하는데, 약 20분 정도의 짧은 거리이긴 하지만 스노모빌을 타고 북극의 얼어붙은 바다 위를 질주하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것이 아니다. 통나무로 지어진 산장은 얇은 옷만 입고 있어도 충분할 정도로 따뜻하다. 준비된 커피와 차를 마시고 있다 보면 킹크랩이 등장한다. 아이 팔뚝만한 다리가 접시 위에 수북하게 쌓여있다. 가위로 껍질을 잘라내면 담백하면서도 짭짤한 맛의 게살이 가득 차 있다. 한국에서는 젓가락으로 조심조심 발라먹던 게살을 이곳에서는 닭다리 뜯듯 베어 먹는다. 킹크랩으로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얼어붙은 바다 위로 노을이 번져 온다. 헬멧을 써서 추위가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어느덧 해가 지고 앞장서 가던 가이드가 스노모빌을 멈춘다. 라이트를 끄니 칠흑 같은 어둠이 일행을 둘러싸고 있다. 하늘 위에는 별들이 쌀알을 뿌려놓은 것처럼 빼곡하다. 참가자들 모두가 푹신한 눈밭에 누워 한참 동안 별을 바라본다. 이 모두가 지금 이곳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키르케네스의 또 다른 명소는 얼음호텔이다. 오직 겨울에만 만날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다. 외관·로비·방까지 모두 진짜 눈과 진짜 얼음으로만 지어진 호텔이다. 외부 기온이 영하 25도 이하로 내려가더라도, 실내 온도는 나름 따뜻한 영하 5도 정도로 항상 유지된다. 키르케네스 스노우호텔은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세계 25가지 어드벤처로 선정되기도 했다. 방에는 얼음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침대가 놓여 있고, 그 위에는 순록 가죽이 깔려 있다. 방 안의 온도가 영하 5도라지만 침낭 안에서 취침을 한다면 그렇게 춥지 않다는 것이 호텔 호스트의 설명이다. 화장실·세면장·욕실 등은 식당이 있는 쪽의 나무로 지어진 건물 안에 있다. 얼음호텔에 물이 흐르면 안 되기 때문이다. 트롬소의 대구낚시 노르웨이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북유럽의 파리라고 불리는 트롬소였다. 노르웨이에서 일곱 번째로 큰 도시이며, 북위 66.5도에 위치한 지구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도시기도 하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노르웨이 정부가 대피해 임시정부를 꾸렸던 곳이다. 트롬소에서는 사미족의 생활을 체험했고, 대구낚시를 나갔다. 사미족은 북극권 지역에서 살아온 유목부족으로 노르웨이와 스웨덴·핀란드·러시아에 걸쳐 거주하고 있다. 노르웨이에 거주하는 사미족은 약 6만~10만 명 정도인데, 아직도 순록 사육과 어업 등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고 한다. 영화 겨울왕국에 등장하는 크리스토프가 사미족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순록 ‘스벤’ 역시 사미족의 전통을 반영한 것이며,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의상에서도 사미족 전통의상을 반영했다고 한다. 대구낚시는 요트를 타고 해볼 수 있다. 낚싯대를 드리우면 5분도 안 있어 5kg이 넘는 대구가 올라온다. 그 자리에서 대가리는 잘라 버리고 몸통만으로 수프를 만들어 먹는다. 트롬소는 혹등고래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한데, 낚시를 하다보면 심심찮게 혹등고래를 만날 수도 있다. 대구낚시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미니밴 운전사가 ‘노던 라이트’하며 손가락으로 바다 너머를 가리켰다. 오로라였다. 초록의 희미한 빛이 수평선 위로 길게 펼쳐지고 있었다. 공터에 차를 세우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사진에서 보던 현란하고 화려한 모양으로 너울거리는 오로라는 아니었지만,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했다. 오로라는 살아있는 생물처럼 이리저리 움직였다. 동쪽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번져갔고 수평선 위에서 나타났다가 어느새 머리 꼭대기 위로 올라가 있곤 했다. 나는 오로라 아래에서 브라질 이구아수 폭포의 굉음을 떠올렸고, 벌룬을 타고 항해한 터키 카파도키아의 새벽과 모래바람 속에서 신비롭게 서 있었던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생각했다. 자연이 펼쳐 보이는 압도적인 풍경 앞에서 나는 숨이 턱 막혔고 소름이 돋곤 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숨이 막힐 만큼 거대한 ‘자연의 규모’ 앞에 서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경험은 분명, 좁디좁은 생활의 틈바구니에서 우리의 내부에 무(無)의 공간을 마련해줄 테니까. 어쨌든 오늘은 오로라 아래에 섰고, 세월이 지나도 오늘의 풍경만은 기억 속에 퇴색하지 않고 남아 쓸쓸하고 공허한 생을 위로해줄 것이라 믿으니 마음 한쪽이 약간은 편해졌다.
달러와 금의 역관계, 그 슬픈 역사 최근 달러가 강세에서 약세로 전환되었다. 달러의 가치가 약해졌다는 뜻은 금리인상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전쟁의 끝이 보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제위기가 오면 돈은 자산에서 달러로 이동한다. 모두가 현금만 원하고 자산을 팔려고 하니 달러의 가치가 급등한다. 반대로 경제가 다시 회복되는 국면에서는 달러를 팔아 자산을 사려고 하다 보니 달러의 가치가 약해진다. 아직 금리인상이 끝나지 않았고, 전쟁도 종전된 것은 아니지만, 돈은 기대감을 가지고 먼저 움직인다. 금은 달러의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달러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1온스에 1,600달러였던 금 가격이 2달 만에 1,800달러를 훌쩍 넘었다. 그런데 왜 금과 달러는 반대로 움직일까? 거기에는 슬픈 역사가 담겨 있다. 지금은 다른 나라와 거래할 때, 달러를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그 역사는 100년도 안 될 정도로 매우 짧다. 전 세계가 달러로 거래하는, 즉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이유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때문이다. 전쟁이 벌어지면 국가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서 전쟁에 투입한다. 이겨야 다음이 있기 때문에 국가는 화폐를 남발해서 발행하고,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또한 전쟁에 투입해야 하는 무기를 외국으로부터 사와야 하는데, 해외거래는 금으로 해야 했다. 수천 년 동안 금은 현재 달러가 하던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금은 미국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은 유럽에 무기를 팔았고, 거래는 금으로 했다. 결국 유럽이 식민지로부터 거둬들였던 황금은 두 번의 큰 전쟁으로 다 사라졌고, 유럽의 금은 미국으로 이동해 있었다. 그리고 이 전쟁을 종식시킨 것도 미국의 역할이 주도적이었다. 게다가 냉전시대였다. 미국의 힘을 보여줘서 사회주의 진영을 압박할 필요도 있었다. 그래서 금 1온스를 35달러로 교환해주는 금태환제도를 유지하고, 달러를 기축통화로 거래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다른 나라들은 금이 없기 때문에 무역이 어려우므로 달러로 거래하자는 제안이다. 그렇게 달러가 기축통화가 됐다. 물론 유럽의 불만은 가득했지만, 이미 식민지를 잃어 패권이 사라졌고, 소련의 핵위협 때문에 미국의 우산으로 들어가야 했다. 1960년대에 벌어진 베트남전쟁과 미국의 참전은 미국을 심각한 재정적자로 몰았다. 미국은 보유한 금보다 더 많은 달러를 발행했고, 이를 눈치 챈 다른 국가들은 달러를 주고 금을 달라는 상환요청을 했다. 금이 부족한 미국은 1971년 금태환제도를 폐기한다는 발언을 했다. 이를 닉슨쇼크라고 부른다. 이제 달러를 가져와도 금과 교환되지 않지만, 달러는 계속 기축통화로 쓰겠다는 뜻이다. 당연히 달러의 가치는 급락한다. 그리고 2년 뒤 중동에서 제1차 석유파동이 일어난다. 중동에서 전쟁이 난 후, 원유가격이 4배가 올라간다. 미국은 사우디와 석유거래를 달러로만 하는 ‘페트로달러 합의’를 하고, 미군을 배치하여 사우디를 보호해준다. 이렇게 되면 미국이 찍어낸 달러가 아시아 공산품을 사는데 들어가고, 아시아는 공산품을 만들 원자재와 석유를 사기 위해 중동국가로 달러를 보낸다. 석유를 팔아 달러를 쌓아둔 사우디는 영국과 미국은행에 달러를 예치하고, 무기를 사거나 건설에 투자를 한다. 이렇게 세상에 달러가 회전을 한다. 달러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달러가 기축통화로 유지되고 있다. 여전히 금은 가장 매력적인 기축통화이다 전쟁이나 금융위기가 발생해서 달러시스템의 붕괴 가능성이 예상되면 달러의 가치는 급락하기 시작한다. 달러의 대안으로 엔화·위안화·유로화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셋 다 모두 기축통화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수천 년간 기축통화 역할을 했던 금이 가장 매력적이다. 또한 미국은 지속적으로 달러를 발행하고 있다. 전 세계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필요한 달러가 늘어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발행해서 전 세계로 공급하고 있다. 즉 달러를 수출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서 따라오는 대가는 인플레다. 자산가격이 장기 우상향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달러 인플레다. 만약 금이 기축통화였다면 인플레가 훨씬 낮은 속도로 성장했을 것이다. 달러의 양은 빠르게 늘어나지만, 채굴을 통해 늘어나는 금의 양은 그에 비해 현격히 느리다. 그러다 보니 달러 인플레만큼 금의 가격도 상승한다. 금도 자산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의 가격상승분은 장기적으로 인플레율과 비례한 모습을 보여준다. 은과 금의 관계는? 귀금속과 중앙은행 보유용으로 쓰이는 금과는 다르게 은은 귀금속용과 산업용으로 수요가 반반씩 나뉜다. 은은 전류를 보내는 도체로서 구리보다 더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반도체·통신·태양광 등의 핵심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은을 투자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 ‘반드시’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개 금 가격이 1% 오를 때, 은 가격은 2% 오른다. 그래서 금 가격 상승기에 은의 투자수익률이 더 높고, 반대로 금 가격 하락기에는 은 투자 손실이 더 커진다. 실물로 투자해야 할까? 실물로 투자하면 거래비용도 6% 정도 발생하고, 부가세 10%가 더 붙는다. 대신 팔 때 양도세가 없다. 내 손에 있어야만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실물수령도 해볼 만한 선택이다. 일반적으로는 증권사 어플리케이션에 있는 KRX한국거래소를 통해 금 현물을 구입하고 실물수령만 하지 않으면 수수료도 낮고, 부가세·양도소득세 없이 투자가 가능하다. 금 ETF에 투자하면 수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연 2,000만 원이 넘으면 종합소득세에 포함된다. 따라서 금 투자는 세금 계산을 하면서 투자계획을 잡아야 한다.
한겨울 집을 나서자 갈색 단풍잎을 거의 온전히 달고 있는 가로수 무리가 눈에 들어온다. 근래 가로수와 조경수로 각광받고 있는 대왕참나무다. 요즘 전국 어디서든 이 나무를 볼 수 있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뒤쪽 등 도심 곳곳에서 이 나무 무리를 만날 수 있고, 서울숲에는 대왕참나무숲이 따로 있다. 이 숲에서 책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지방을 다니다 보면 가로수로 대왕참나무를 심어놓은 길도 적지 않다. 대왕참나무는 북아메리카 원산인 도입나무로, ‘상굴·졸갈·신떡’ 등 우리나라 참나무들과 같은 참나무속(Quercus)이다. 그래서 늦가을 이 나무 아래에 작은 도토리들이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나무는 수형이 단정한데다 진한 붉은색 계열로 드는 단풍도 독특하면서도 참 아름답다. 그래서 가을이면 다시 보는 나무 중 하나다. 요즘 곳곳에 이 나무가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대왕참나무 잎은 길쭉한 잎 가장자리가 여러 번 깊이 패어 들어가 마치 ‘임금 왕(王)’ 자 같다. 이 때문에 이 나무를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잎 뒷면에는 흰색 털이 있고 꽃은 암수한그루로 4~5월에 아래로 늘어진 꽃줄기에 황록색으로 피지만, 꽃잎이 없어서 눈에 거의 띄지 않는다. 대왕참나무가 각광받는 이유 중에는 이 나무가 공해에 강하다는 점도 있다. 그래서 도심에 심어도 잘 자라고, 나아가 도로변에 심어 자동차 매연이나 소음 등을 차단하는 용도로도 이 나무를 심고 있다. 손기정참나무는 월계수가 아닌 대왕참나무 이 대왕참나무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서울 중구 만리동 손기정기념공원에 있다. 이곳은 손기정 선수 모교인 양정고 자리인데, 손기정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했을 때 히틀러에게 부상으로 받은 묘목을 심은 것이다. 오랫동안 이 나무를 월계수로 알고 있었지만, 자란 것을 보니 대왕참나무였다. 오랫동안 이 나무를 월계수로 안 것은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에게는 월계관과 월계수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나무 옆에는 월계수라는 표지석이 남아 있다. 얼마 전 겨울에 손기정기념공원에 가보니 이 나무가 상당한 크기로 자라 있었다. 한쪽으로 살짝 기운 것은 원래 저 나무 옆에 건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손기정 선수는 시상식 때 일본국가 ‘기미가요’가 나오자 고개를 푹 숙이고 이 나무가 심어 있는 화분으로 일장기가 박힌 가슴을 가렸다고 한다. 인근 만리동광장(서울역 옆 서울로 7017 만리동쪽 끝) 일대에도 대왕참나무를 많이 심어 놓았는데, 역시 손기정기념공원 때문에 일부러 심은 것이다. 일부에서는 1936년 시상식 때 들고 있는 화분 속 묘목, 그리고 손기정기념관에 보관 중인 월계관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왕참나무가 아니라 루브라참나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루브라참나무는 대왕참나무와 비슷하지만, 열매가 좀 더 길고 잎 결각이 덜 깊은 나무다. 그래서 독일이 루브라참나무로 월계관을 만들고, 묘목은 모양이 비슷한 대왕참나무로 잘못 준 것은 아닐까, 루브라참나무 묘목을 받았는데 중간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같은 다양한 궁금증이 나오고 있다. 손기정 선수가 시상식에서 묘목을 받은 것은 8월이었고, 40여일에 걸쳐 10월에 귀국했고, 이 묘목을 양정고 교정에 심은 것은 이듬해 봄이었다고 한다.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나름대로 근거를 갖고 하는 얘기들이니 체육계 등에서 연구해 속 시원하게 밝혀주면 좋겠다. 이 나무의 잎 꼭짓점에는 날카로운 바늘이 있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핀오크(Pin Oak·바늘참나무)’라고 부른다. 이 참나무를 1990년 중반 조달청에 우리말 등재를 하면서 ‘참나무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뜻으로 대왕참나무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박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책 우리나무 이름 사전에서 “대왕참나무가 이름에 특별히 대왕이란 접두어를 붙일 만큼 다른 참나무보다 뛰어난 나무는 아니다”고 썼다. 1990년대에야 이름을 등록한 나무치고는 빠른 시간에 국내에 대표적인 가로수·조경수 중 하나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일부에서는 이 나무와 손기정의 인연을 고려해 대왕참나무보다는 ‘손기정참나무’나 ‘손참나무’ 등으로 바꾸는 것이 어떠냐는 주장이 있다. 공감할 수 있는 주장이다. 손기정참나무 또는 손참나무로 바꾸면 손기정 선수를 기념하면서 이 나무도 보다 쉽게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나무 이름에 사람 이름을 딴 나무가 이미 있다. 현사시나무는 수원사시나무와 은백양나무를 교잡시켜 만든 나무다. 이 나무를 만든 현신규 박사의 성을 따서 붙인 이름이다. 한겨울에도 잎을 온전히 달고 있는 감태나무 대왕참나무를 얘기하면서 또 한 가지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대왕참나무 잎이 겨우내 오래 달린다는 것이다. 이 나무가 복자기 등 다른 나무보다 살짝 늦게 단풍이 들지만 늦은 겨울까지도 잎을 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겨울에 대왕참나무 주변에는 낙엽이 뒹구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거리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이 제일 싫어하는 가로수라는 얘기가 있다. 대체로 참나무 종류들이 겨울에 잎을 오래 달고 있는 편이다. 숲에서 늦게까지 잎을 달고 있는 나무를 보면 참나무 종류가 대부분인 것을 볼 수 있다. 길거리에서 겨우내 잎을 달고 있는 나무가 대왕참나무라면 숲에서 한겨울에도 잎을 온전히 달고 있는 나무가 감태나무다. 대왕참나무보다도 늦게까지, 늦으면 다른 나무들은 꽃이 피는 4월 초까지 잎을 달고 있다. 대왕참나무 잎은 겨우내 조금씩 떨어지지만, 감태나무는 겨우내 잎을 온전하게 달고 있는 점도 특이하다. 감태나무는 왜 묵은잎을 매달고 겨울을 견디는 걸까. 감태나무 모성애가 강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새순의 추위를 조금이라도 막아보려고 겨우내 묵은 잎으로 감싸고 견딘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는 조상이 상록수여서 잎자루와 가지 사이에 떨켜가 잘 생기지 않는 데서 원인을 찾는다. ‘상록수 본능’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칼바람 속에서 단단히 잎을 매달고 있는 것이 어미 나무가 새끼를 보호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처럼 보였다. 대왕참나무도 마찬가지다. 상술이 뛰어난 일본인들은 입시철에 감태나무 잎을 포장해 수험생들에게 주는 선물로 판다고 한다. 떨어지지 말고 꼭 합격하라는 의미다.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와 디지털기술의 발달에 따른 사회적 변화는 교육현장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1에서 제시한 교육과정 개정의 방향 네 가지 중 두 가지는 AI·디지털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 함양은 디지털 기초소양 강화를 제시하였고, 디지털·인공지능 교육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 구축은 실생활 맥락과 연계된 수업 등을 표방하였다. 교육과정 개정방향은 공교육에서 AI·디지털로 인한 교육변화와 AI 시대를 살아갈 학생이 준비해야 할 역량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맥을 같이하여 학교현장에서의 AI 기술 사용, AI 혹은 AI 기반 기술이 교사를 지원하거나, 교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놀랍지 않은 상황이 되었다. 특히 AI 튜터의 경우, 학습자 맞춤형 교육 지원, 교사의 교수 지원 등을 위해 활용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필자는 교육현장 변화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AI 기술과 AI 튜터 등의 활용과 관련하여 교육현장에서 직시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을 논의하고자 한다. ‘우리는 AI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학생들에게 AI와 관련하여 어떤 역량을 기르려 하는가’, 그리고 ‘AI 튜터 활용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 AI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가: AI+Thing 일상에서 AI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가 되었고, 더 이상 생소한 단어도 아니다. 생활의 모든 것이 AI로 바뀌어 갈 것 같은 상황에서 우리가 주변에 AI+Thing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한번 둘러볼 필요가 있다. 먼저 AI 스피커, AI 에어컨, AI 세탁기, AI 냉장고 등 수많은 Thing에 AI라는 용어가 접두어처럼 사용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AI+Thing을 구매할 때, 그 제품이 AI라는 것을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AI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그 제품이 왜 AI를 표방하는지에 대한 판단기준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AI 스피커가 어떤 점에서 일반 스피커와 다른지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기능이 있어서 혹은 내가 알지 못하는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서 AI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AI에 대한 광의의 정의와 협의의 정의가 조금 다르게 사용될 수 있으나, AI는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학습된 것을 기반으로 추론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공통점을 갖는다. 즉 AI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데이터이며, ‘데이터’를 통한 ‘학습’이 더 강한 성능의 AI를 가능하게 한다는 말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AI+Thing은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고, 학습을 기반으로 성장해서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이유로 AI+Thing을 선택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AI+Thing과 Thing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나에게 없다면, 나는 AI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AI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생들에게 AI와 관련하여 어떤 역량을 기르려 하는가: AI+α 교육 교육에서 AI 혹은 AI 기술은 다양한 관점으로 사용될 수 있다. AI와 관련하여 어떤 목적을 갖고 교육을 진행하는가의 관점이다. AI+α 교육으로 구분해 보면 AI 기반교육, AI 개념·원리교육, AI 융합교육 등이 해당된다. 첫째, AI 기반교육은 교수·학습에 도움을 주려는 목적으로 AI 기술이 사용되는 경우이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수학·과학·영어 등 교과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한 측면으로 AI가 탑재된 플랫폼, AI 학습도구 등이 그것이다. 수학과의 사례로 카네기멜론대학 AI 연구자들이 개발한 메시아(MATHia)와 EBS의 단추를 비교해 보자. 두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이점은 데이터이다. MATHia는 교육평가의 중요한 이론인 IRT(Item Response Theory: 문항반응이론)를 차용하고, 인지모델링 방법을 사용한다. 다양한 수준의 평가문항을 기반으로 학생의 수학실력을 진단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처방을 내리는 형태이다. 반면 단추는 평가문항의 다양성이 다소 부족하여 평가를 통해 직접적으로 학생의 수준을 진단하는 데 한계를 드러낸다. 즉 문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준 측정에서 두 시스템은 차이가 있다. 영어과의 경우 영국의 ‘Third Space Learning(서드 스페이스 러닝)2을 살펴보자. Third Space Learning에서 AI는 교사 혹은 튜터라기보다 교사를 위해 학생의 데이터를 분석해주는 학습분석 AI에 가깝다. 학생을 직접적으로 지도하는 것은 교사이며, 교사가 학생을 잘 지도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교사에게 전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둘째, AI 개념·원리교육은 AI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나 원리를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이 AI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AI가 무엇인지, AI를 어떻게 구현하는 것인지 등에 대한 지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022 개정 정보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바와 같이 중학교 정보에서의 인공지능 영역, 고등학교 정보에서 인공지능 영역, 그리고 고등학교의 진로선택과목인 인공지능기초 등을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AI 융합교육은 AI 기반교육을 통해 AI와 관련된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즉 특정교과의 과목에서 AI 기술이 들어간 도구를 활용하거나, AI 플랫폼을 활용하여 교수·학습을 진행하였다면, AI 융합교육이 아닌 AI 활용교육 혹은 AI 기반교육이다. ‘AI 융합교육’은 AI에 대한 기본개념이나 원리를 습득하고, AI의 개념을 바탕으로 타 교과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면 AI 융합교육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학과에서 알지오메스 등의 공학도구를 활용하는 것은 AI·SW 융합교육이 아닌 AI·SW 활용교육으로 AI·SW 기반교육의 범주이다. AI+α 교육 중, AI 개념·원리교육의 수준은 각 학교급에 따라 인공지능교육의 목표3를 통해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먼저 AI·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갖추어야 기초역량은 ‘소양교육’ 수준에서 논의될 수 있다. 즉 AI 기술이 포함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서비스에 적용된 개념이나 원리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를 바탕으로 사회생활을 위해 필요한 수준의 AI에 대한 지식을 갖춘 정도를 말한다. 초·중등교육에서는 AI와 관련된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구현된 플랫폼 등에서 모델을 만들어보거나, 경험해보는 정도의 역량을 생각해 볼 수 있다. AI 튜터 활용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AI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를 기반으로 AI 시대의 학생을 위해 어떤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가, 그리고 그 중심에서 AI 튜터를 활용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AI 기반교육을 진행한다고 해서 AI 기술과 관련된 개념이나 기초지식에 대한 역량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AI 기술을 활용한 도구나 플랫폼을 통해 학생의 타 교과학습에 대한 효과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 있는지, 혹은 AI 자체에 대한 지식이나 역량을 향상하여 학생의 미래직업이나 진로에서 AI를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한 목적이 있는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AI의 활용은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습득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AI 기술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AI+Thing으로 AI 스피커를 활용하거나 AI 에어컨을 상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둘째, AI 튜터와 관련하여 아직까지 성과를 나타냈다는 증거가 다소 미흡하다는 점이다. AI 튜터와 관련한 사례는 현재까지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AI 튜터를 활용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제반사항이 매우 많다. OECD Education4에서 ‘인공지능과 교육: 정책입안자를 위한 지침(AI and education: Guidance for policymakers)’을 통해 정책입안자들에게 제시한 교육분야에서 AI 기술 접목에 대한 지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지침은 AI 튜터를 활용하는 것은 학생의 교수·학습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참조할 만한 연구는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음으로 AI 튜터에 대한 MATHia의 사례나 애리조나주립대학의 빅데이터·AI 기반 학습지원시스템 ‘e-Advisor’ 등도 필요한 시스템이나 데이터가 충분히 갖추어져야 AI 튜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두 사례가 성공적으로 주목받는 것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례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즉 AI 기반 기술을 활용했다고 해서 AI 튜터의 교육적 성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셋째, AI 튜터를 활용하는 목적과 함께 학교현장의 교사, 그리고 예비교사는 AI에 대한 지식과 AI를 활용할 역량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한국의 경우, 2008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시작된 2018에 이르는 10년 동안 정보교육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교육 부재로 인한 결과는 OECD PISA 2018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교사의 상당수는 정보교육을 받은 적이 없거나, 교육을 받았어도 기억의 ‘편린(片鱗)’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학교의 교사가 AI 기반교육을 진행하거나 AI 튜터를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AI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은 필요하다. 시스템이나 AI 튜터의 판단이 틀렸거나 시스템의 오류를 수정할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이다. AI에 대해 알지 못하고 AI+Thing을 선택하는 것처럼, 학교현장에서 교사는 AI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나 경험을 갖지 못한 채 도구를 사용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AI 튜터나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의 준비, 시스템의 무결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결국은 모든 책임을 교사가 떠안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AI·디지털 인재는 AI 도구활용, AI 튜터의 활용 등과 같은 AI 기반교육으로는 양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리는 AI·디지털 인재에 대한 초점이 AI에 대해 알고 활용하는 인간, AI 기술이 들어간 Thing을 조작하는 인간 중 어디에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AI 시대를 맞아 교육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2025년부터 AI 튜터를 교육에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AI 튜터의 기능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영상합성기술을 활용한 가상교사, 둘째, 학습과 학습 습관 관리를 돕는 AI 튜터, 셋째, AI 상담교사다. 구체적인 세부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정부의 계획엔 가장 기본적인 교육부터 학습 습관, 상담까지 모두 AI에게 맡기겠다는 뜻이 담겼다. 고차 사고력 교육과 교사의 역할 학교현장에 실제 적용될 경우 문제점은 없을까. 정부 발표에 담긴 기대와 현장교사들의 목소리는 사뭇 달랐다. 교사들은 대체로 ‘교육의 모든 영역을 AI 튜터에게 맡기는 것은 어렵다’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교육의 주체는 교사이며, AI 튜터는 일부 영역에서 교사를 도와주는 방향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뜻이다. 주위 동료교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먼저 교사들은 AI 튜터가 낮은 수준의 인지적 영역을 교육할 때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학생의 수준별 학습 진단, 적절한 학습콘텐츠와 피드백 제공에 있어서는 교사보다 AI 튜터가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학생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주기 어려운 경우, AI 튜터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국내 에듀테크 기업들은 인공지능 기반의 지식 추적(Knowledge Tracing)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학생의 현재 지식상태를 진단하고 적절한 문제나 콘텐츠를 추천하는 맞춤형 학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AI 튜터가 고차 사고력을 교육하는 경우에는 도움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고차 사고력 교육을 위해서는 강의식 수업이 아닌 다양한 교수·학습방법과 이론을 적용한 수업과 학습환경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를 활용한 문제해결능력 학습, 문제해결 경험에 기반해 고차 사고력을 기르는 프로젝트 기반학습, 액션러닝의 교수학습 등이 그 예시다. 고차 사고력 교육은 아직까지 AI가 아닌 교사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현장교사들이 AI 튜터에게 기대하는 것 그렇다면 현장교사들이 AI 튜터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현장교사들의 요구는 크게 학습지원·업무지원·학생심리이해지원의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었다. 교사들은 학생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학생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확인하고 도와줄 수 있는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또 학교 행정업무를 빠르게 처리해 주는 능력과 학생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다양한 요구가 있겠지만, 교사들은 AI 튜터가 직접 모든 내용을 지도하는 것보다는 교사의 교육과 업무를 보조하는 형태로 개발되길 원했다. 현장교사들의 의견을 고려하여, AI 튜터 개발방향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교사의 역할과 AI 튜터의 역할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앞선 현장교사들의 주장처럼 교사가 교육주체가 되고 AI 튜터는 낮은 수준의 인지적 영역 학습과 업무를 지원하는 보조적 역할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현재 AI 기술 수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연어 생성 분야에서 가장 최신의 기술(state-of-the-art)이라 평가받는 ChatGPT는 기사문 쓰기, 소설 쓰기, 프로그래밍, 주제에 맞는 문서 생성에서 놀라운 성능을 보이며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ChatGPT도 기존의 자연어 생성 인공지능처럼 사실이 아닌 말을 그럴듯하게 하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나 답변의 비일관성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는 높은 수준의 인지적인 영역에 대한 학습용도로 인공지능을 사용하기에는 아직까지 기술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정의적인 영역에 대한 지도는 높은 수준의 인지적 영역에 대한 교육보다 훨씬 복잡하다. 정의적 영역에 대한 지도 및 학생과의 래포 형성 및 상담 등 정서적 지원은 교사가 담당할 수밖에 없는 고유 영역이다. 둘째로 교사들은 낮은 수준의 인지적 영역은 AI 튜터가 지원하되 높은 수준의 인지적 영역은 교사가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AI 튜터는 교사들이 고차적 사고력을 지도할 때 간접 지원하는 용도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사는 AI 튜터가 제공하는 학생별 학업성취 리포트를 확인하고, 각 학생의 특성을 고려하여 적합한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다음 수업을 설계할 때 유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셋째로 AI 튜터의 개발 범위는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하여 정해야 한다. A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네이버의 딥러닝 기반 대형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인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는 총 1,024개의 그래픽카드(GPU)를 이용하여 13.4일간 학습됐다(AI타임스, 2021). 클라우드 서비스(Cloud Service)의 그래픽카드 1개의 시간당 이용금액을 평균가를 고려해 약 2,000원이라고 계산하면 총 6억 5천여만 원 이상 필요하다. 물론 이는 해당 모델을 개발하는데 들어간 인건비와 시설투자비 등의 경비를 제외한 비용이다. OpenAI의 대형 언어모델인 GPT-3도 정확한 개발 비용은 알 수 없지만, 전문가들은 GPT-3 개발을 위해 최소 1,000만 달러가량 투자됐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AI를 활용하지 않고도 적은 비용으로 교사들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앞서 교사들의 요구사항 중 하나였던 행정업무지원은 AI 개발보다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가 훨씬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RPA는 규칙기반(rule-based)의 자동화기술로, 반복적인 작업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처리하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넷째로 AI 튜터 개발과정에 민간 에듀테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2021년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0년 8월 기준으로 각 시·도교육청이 자체 개발한 공공 애플리케이션 346개 중 128개가 폐기대상이었다. 해당 애플리케이션 제작에 투입된 세금은 총 30억 원이 넘었다(경향신문, 2021). 정부 주도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경우 유지·보수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교사들의 AI 리터러시 능력 향상을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교사들은 AI를 학생의 수준에 맞게 가르치거나 AI를 활용한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AI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많은 교육청에서 교사들의 AI 리터러시 능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AI 관련 연수 프로그램은 비용 및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AI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 및 도구 사용법 정도에 머물러있어 한계가 있다. Artificial Intelligence In Education: Promises and Implications for Teaching and Learning(교육에서의 인공지능: 교수와 학습에 대한 약속과 시사점)의 저자 Fadel, Holms 그리고 Bialik(2019)는 인공지능교육을 크게 인공지능을 배우는 것(Learning with AI)과 인공지능에 대해서 배우는 것(Learning about AI)으로 분류한다. 대부분의 연구 프로그램은 인공지능 자체를 가르치는 전자에 집중한다. AI 튜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후자에 대한 연수 프로그램도 강화가 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AI 리터러시 향상을 위해 교사 대상 연수를 확대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동안 교사 대상 소프트웨어 연수가 많이 있었지만, 일부 관심 있는 교사들의 소프트웨어 교육역량만 강화하는데 그쳤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장교사들의 목소리와 수많은 연구결과가 뒷받침하는 것처럼, AI는 교사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교육핵심은 여전히 사람에게 있다. AI 튜터는 교사를 보조하는 형태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늘 ‘본질’보다는 ‘기술’에 치우친다.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교육’인지 수많은 예산을 들인 ‘신기술’의 적용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