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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지난달 29일 열린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교사 업무 부담 경감 방안이 제기됐다. 현장 교사의 요구가 있었고 국회의원, 교육부장관은 물론 총리 역시 경감 방안 모색에 공감했다고 한다.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교사의 업무가 과중하다는 의미다. 보조인력 감축으로 부담만 가중 교사는 수업과 학생지도가 주 임무여야 한다. 교사의 행정 업무를 줄이자는 이유는 힘드니까 쉬게 해주자는 게 아니라 본연의 임무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행정 업무 때문에 교실에, 학생에 소홀해지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경기도교육청 관내 대부분의 학교는 새 학년도부터 교사들의 수업 외 업무가 늘어난다. 시설관리직원이 전담하던 인쇄 업무가 교사에게 맡겨지고 기타 시설관리직원의 도움을 받던 업무도 직접 하게 돼서다. 이유는 2018학년도 학급 수에 따른 정원 조정으로 시설관리직원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이에 교육청은 시설관리직원이 담당하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시설관리지원금 예산을 편성, 지원한다는 것인데, 문제는 시설관리직원이 하던 인쇄 업무는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원금으로 용역 직원을 단기 채용할 수도 있다고 하겠지만 보안상 이유로 불가능해 보인다. 결국 과목별 담당 교사가 직접 해야 하는 상황이다. 뭐 그것 때문에 얼마나 업무가 가중되겠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교사의 행정 업무는 현재도 벅차다. 에듀파인 기안이 대표적이다. 체육대회 기안을 하고 결재가 나면, 다시 에듀파인에서 각종 물품을 구입하는 잡무를 한다. 업무 분장을 이유로 예산이 반영돼 있으면 전기 시설 공사 품의까지 해야 한다. 생소한 자재 구입부터 노무비까지 계산하는 고역을 치른다. 도교육청은 행정실무사를 채용하면서 에듀파인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즉 교사가 행사 결재를 받고, 결재 서류를 행정실무사에게 전달하면 물품 주문이 이루어지는 절차다. 그런데 이런 매뉴얼에도 불구하고 에듀파인 업무가 다시 교사에게 돌아왔다. 학교 업무는 과거에 비해 전산화되고 현대화됐지만 업무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학교생활기록부 하나만 봐도 교사의 업무를 짐작할 수 있다. 공정하고 풍요로운 학생부 기록을 위해 누가 기록을 매일한다. 수업 시간 중에 관찰한 내용도 누가 기록한다. 이 기록을 근거로 학교생활기록부를 작성하고 대입 자료로 활용하는데 사용한다. 수업·생활지도 전념 여건 조성해야 수업도 수월한 구석이 없다. 하루 종일 수업 준비, 수업, 평가에 전념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요즘은 교사의 전문성을 맹목적으로 신뢰하지 않는다. 그 어느 때보다도 교사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시대다. 교사의 전문성은 단순히 수업 기법 연수 시간 누적 등으로 높아지지 않는다. 수업을 통해 학생 교육에 헌신하고 봉사하는 열정에 의해 성장한다. 행정 전문가는 행정을 하고 교사는 수업을 해야 한다. 도교육청 교원행정업무 경감 매뉴얼에는 ‘교사 행정 업무 경감의 최종 목표는 행정 업무 제로화’라고 적시돼 있다. 행정 업무 제로화로 교사의 정신적, 육체적 상태를 최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교실에서 최고의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새내기 교사 여러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교사로 첫 발을 내디딘 데 대해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첫 발령지가 생각나네요. 군대를 마친 30세 늦깎이 교사의 초임지는 작은 시골 초등교였습니다. 전교생이 100명도 안 되는 그림 같은 학교에서 첫 학기를 맞았답니다. 불평불만이 많던 처음 교직생활은 순탄치 않았어요. 이런저런 말썽을 일으켰고 교장, 교감 선생님께 주의도 많이 받았답니다. 반바지만 입고 체육수업을 했던 일, 육상 훈련 중에 아이들을 체벌해 항의전화를 받았던 일, 사택에서 만취해 교감선생님께 실례했던 일 등 ‘문제 교사’였죠.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사유서도 여러 번 썼지요. 그 때마다 ‘난 정말 교사로서 자질이 없구나’ 생각하며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제자와 끊임없이 인연 맺는 사람 다행히 그런 내게 구세주 같은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같은 학교에 큰 형님뻘 되는 선생님은 언제나 학교에 일찍 오셔서 휴지를 줍고 아이들에게 늘 웃는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가르치셨어요. 갈등하는 제 모습이 안타까웠던지 틈만 나면 집으로 초대해 저녁식사를 같이 하면서 많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끊임없는 사랑과 정성 덕분에 일 년이 지날 때쯤 정신을 차리고 소명의식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더군요. 교직생활을 시작한 지도 벌써 27년이 지났습니다. 요즈음은 첫 발령을 받았을 때의 정열과 사랑이 많이 식은 것 같아 내심 부끄럽고 걱정입니다. 오늘도 내 곁에는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변함없이 있는데 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저처럼 어리석은 스승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좋은 교육을 통해 인재를 길러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교육입국이라 하지 않습니까. 여러분들과 제가 그런 막중한 사명을 감당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줄탁동시’라는 말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병아리 부리질과 어미 닭의 부리질이 같은 순간에 이뤄질 때 비로소 병아리가 어둠을 뚫고 밝은 세상으로 나올 수 있다는 뜻이지요. 교사와 학생도 인격적인 만남과 충분한 상호작용이 이뤄질 때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가능하리라고 믿습니다. 교사들은 끊임없는 인연을 맺으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줄탁동시는 사제지간의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비유적으로 알려주는 교훈입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면 못할 게 없습니다. 동반의 체온으로 서로를 따뜻하게 데워가면서 오래오래 함께 해야 할 소중한 인연입니다. 처음 그 사랑, 열정 변함없길 부부교사인 제게 작년에는 또 다른 교육가족이 생겼습니다. 큰 아들도 교사가 된 것입니다. 교직생활의 첫 학기를 방황과 갈등으로 시작했었기에 아들만큼은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하고 싶어 출근 첫 날부터 입이 닳도록 잔소리를 했습니다. 새내기 교사 여러분처럼 잘 해내리라 확신합니다. 교사는 동시대의 대변인이라 할 정도로 그 책임이 막중한 사람들입니다. 교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미치는 영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교직생활의 첫 학기를 앞둔 새내기 교사 여러분들이 우리 교육현장에서 맹활약 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한국교육신문 백승호 기자]교·사대 교육과정이 교과중심에서 범교과 융·복합형으로 개편되고, 교대 지역가산점을 확대한다. 또 질문·토론식 수업, 융합수업 활성화를 위한 연수를 지원하고 교원의 행정업무 경감을 위한 예산을 확대한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문화 혁신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을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보고했다. 교육부는 교육혁신의 주체로서 교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 하반기 중으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예비교원의 수업과 학생소통능력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교·사대 교육과정을 개편하기로 했다. 교사의 역할을 과목중심의 단순 지식전달자에서 범교과 융·복합 역량을 갖춘 문제해결 조력자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또 자발적 수업개선 문화를 조성하고 융합수업, 질문·토론식 수업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수업 역량 제고를 위해 다양한 연수를 지원하고 수업탐구 교사공동체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SW교육, STEAM교육, 과정중심 평가 연수 등 31개 과정에 170억원, 2033개 교사동아리를 대상으로 300만원씩 약 61억원을 지원한다. 선발, 임용과정도 수술대에 오른다.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교원 수급 방안을 위한 계획을 상반기 중으로 확정하고, 도서벽지 근무환경 개선 등 도·농간 초등 교원 수급 격차 완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현재 1차 시험에만 적용되고 있는 지역가산점을 2차 시험까지 확대하고, 임용시험 미달지역의 경우 추가 임용시험을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상반기 중으로 마련한다. 특히 교원 행정업무를 적정화 할 수 있도록 시·도별 교원 행정 경감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는 한편 교무행정인력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1억 7000만원)에 비해 3배 이상의 예산(5억 5000만원)을 편성했다. 보고회에 참석한 예현주 세종 조치원여중 교사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불필요한 행정 업무 경감에 교육부가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총리는 “교사 업무 과중 문제는 공무원도 비슷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기술을 활용해 단순 업무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경미한 학교폭력에 대해서는 학교장에게 자율적 해결권한을 부여하고, 학교폭력 사후분쟁을 줄이기 위해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전문성 강화와 가해 학생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학폭위 학부모 위원 비율을 현행 ½에서 ⅓로 줄이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교육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현안과 정책에 대해서는 30일에서 최대 6개월 동안 교육부 온라인 소통 창구인 ‘온 교육’ 이나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충분한 의견 수렴과 논의를 거쳐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수능 절대평가 확대, 유치원 방과후학교 영어 특별활동 금지, 외고/자사고 폐지 등 설익은 정책을 추진했다가 갈등을 초래한 것에 대한 일종의 보완대책이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정해진 기간에 제한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인데다 지금도 행정절차상 입법 시 40일 간의 입법예고 기간을 두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현재의 문제는 협의기구보다 다양한 의견 수렴과 조정 부족, 일방적 밀어붙이기식 추진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현재도 법적인 입법예고 제도가 있고 중장기 정책의 경우 국가교육회의가 있는 만큼 국가교육회의를 신속히 가동하고 국책연구기관이나 공청회 등을 통해 전문적 연구와 국민적 의견 수렴에 나서애 한다”고 평가했다.
교과‧교과 외 활동과 연동돼야해당 학과 세부전공 보면 도움 교사: 오늘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의 여섯 번째 항목인 진로희망사항에 대해 알아볼게요. 진로희망사항은 학생이 지망하는 진로를 가장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항목이기 때문에 학생부 전체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침 역할을 해요.학생: 매우 중요한데 얼른 정해야겠네요. 교사: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은 일찍 진로를 결정한 학생에게 유리해요. 일찍 결정할수록 연계된 교과 공부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과외 활동도 일관성 있게 펼칠 수 있기 때문이죠.학생: 그런데 아직 무엇을 하면 좋을지 결정을 못했어요. 교사: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진로설정입니다. 그래서 학교는 진로시간을 활용해 진로탐색기회를 많이 주려고 노력하죠. 커리어넷, 워크넷 등에 접속하면 직업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직업심리검사, 진로심리검사 등을 무료로 할 수 있어요.학생: 그렇군요. 진로희망을 적는 요령이 있나요? 교사: 특별한 요령은 없어요. 학생의 진로희망을 솔직하게 쓰면 돼요. 학생이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면 자연스럽게 구체화되겠죠. 학생은 뭐가 되고 싶어요?학생: 음. 연구원이 되고 싶어요. 교사: 좋아요. 그렇다면 어떤 분야의 연구원이 되고 싶은지 정해야죠. 만약 1학년이라면 연구원으로서 다양한 분야를 탐구해보다가 2학년 때 어떤 특정한 이유로 생명과학에 매력을 느껴 생명과학 연구원이 되기로 할 수 있겠죠. 그러다가 3학년 때는 분자생물학에 관심이 생겨 분자생물학자가 되고자 한다면 누가 봐도 열심히 자신의 진로를 찾기 위해 노력한 학생인 거죠.학생: 선생님. 학교 과목 중에 생명과학이 있기 때문에 생명과학 연구원까지는 정할 수 있겠는데요. 분자생물학자는 너무 정보도 부족하고 전문적인 느낌이 드는데요. 교사: 그러니까 대학교 홈페이지를 방문해야 해요. 그 학과 교수의 세부전공이 나오거든요. 예를 들어 모대학 생명공학과 홈페이지를 보면 교수 이름 밑에 전문분야가 나와요. 생물소재가공, 면역세포공학, 응용생화학, 분자바이러스학, 세포분자생물학, 나노 바이오공학 등이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면 적어도 그 학과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살펴봐야 해요.학생: 아. 세부전공을 보라는 말씀이군요. 교사: 네. 학생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진로의 성숙도를 보여야 하며 그와 함께 교과 및 교과외 활동이 서로 연동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그래야만 학생이 진로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거죠.2017학년도부터 학생부 기재 내용이 변경돼 기존의 ‘진로희망사항’에서 ‘학부모’란과 ‘특기 또는 흥미’ 부분이 삭제됐다. 학생의 특기 또는 흥미는 수시로 바뀌며 학부모의 진로희망은 대학에서 평가하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 삭제된 것은 학종에서 큰 영향이 없다.진로희망사항은 입학사정관에게 학생부 내용 중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볼 것인지를 알려주는 인덱스 역할을 하며 전공에 대한 흥미나 적합정도, 희망 사유 등을 보고 평가에 참고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 이러한 평가는 직·간접적으로 학생부의 창의적 체험활동, 독서 활동 등과 자소서 기록에서 연계 활동 내용에 대한 타당성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학생부 모든 항목에서 진로희망사항을 토대로 일관성, 관련성, 구체성이 직·간접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좋다.물론 진로희망은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진로희망이 바뀌었다고 평가에 문제나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학종을 지원하는 전략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학교 활동을 통해서 바뀐 계기가 명확해야 한다. 만약 진로희망사항이 중구난방식으로 변경된다면 전공에 대한 열정을 의심받을 수 있다.가령 고교 입학 직후부터 사회복지에 관심과 열정을 보이다가 고3때 갑자기 지리학으로 희망 전공을 변경한다면 입학사정관의 호의적인 평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학생부나 자소서를 통해 납득할만한 해명이 이뤄진다면 문제없지만 실제 많은 학생이 평가자가 공감하기 어려운 사유를 드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자신의 진로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고 결정할 때 생기는 문제이기도 하다.평가자 입장에서는 기왕이면 전공 학문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학생이 더 후한 평가를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때문에 심사숙고해서 희망진로를 결정했다면 가급적 자주 바뀌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바뀌었다 해도 진로에 대한 고민과정이 적극적이고 꾸준했으며, 또 진로 변경 과정에서 다양한 학문 분야를 접하고 독서활동도 폭넓게 전개했다면 오히려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다재다능한 융합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다만 학생이 진로가 바뀐 계기가 확실하고, 바뀌고 나서부터의 활동이 충분히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사서교사 등의 배치를 의무화한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 법률’이 의결됐다. 그동안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하면서도 여러 가지 교육 외의 여건 때문에 실현되지 못했던 학교 독서교육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돼 고무적이다. 사실 독서교육과 도서관의 역할과 그 중요성은 고래로 강조돼 왔다. 인류 역사와 문화가 책에서 기원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가 없다. 이는 온라인, 크라우드(cloud) 등 비 면대면 전자 기기 작동 시대인 오늘날에도 예외가 아니다. 디지털 시대이자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인 오늘날에도 창의력, 사고력 증진에 책과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책과 독서는 단순히 지식의 습득을 넘어 사고력 증진, 창의력, 탐구력, 문제해결력, 의사결정력, 초인지(meta cognitive) 등 고급 사고력 신장의 열쇠가 되는 것이다. 특히 독서는 건전한 인격과 인성, 지성 등을 함양하는 중요한 교육과 배움의 방법으로 동서고금을 위해서 적극 강조돼야 한다. 특히, 독서와 독서교육은 교육과정에서도 아주 중요한 핵심 활동이다. ‘창의적 핵심 융합형 인재’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등을 인간상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핵심 역량으로 자기 관리 역량, 지식 정보 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 등 여섯 가지 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네 가지 추구하는 인간상, 강조하는 여섯 가지 핵심 역량 신장의 골격에 사고력, 창의력, 탐구력, 문제해결력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는 곧 독서와 독서교육이 그 열쇠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21세기 세계화 시대, 재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배려와 나눔, 공감과 공유, 자율과 소통, 창조와 융합, 더불어 사는 삶 등 개인 및 사회의 중요한 자질과 역량이 더욱 강조되면서 책과 독서, 학교도서관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현행 법령상 초ㆍ중ㆍ고ㆍ대를 막론하고 학급(학과)수, 학생수 등에 따른 도서관 면적과 장서수를 규정하고 있다. 그만큼 학교도서관은 중요한 것이다. 학교도서관은 학교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는 학교도서관이 ‘학교’라는 카테고리, 바운더리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 정보 이용자 등에 대한 공공 서비스의 지평을 넓혀 가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개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학생들이 어릴 적부터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와 휴대전화 등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동영상 및 화상 등에 익숙해 페이퍼식 책과 글자가 불편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학생들이 이와 같은 종이 책과 전자 책(e-book) 등 디지털 기기의 도서를 함께 균형 있게 활용토록 하는 시대성 있는 독서교육이 중요하다. 현재 한국의 독서교육을 견인할 사서교사가 태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2015년 기준 879명으로 기준의 8.7%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독서교육의 최우선 관건은 사서교사 증원이다. 독서교육 및 도서관 기능을 정상화시키려면 획기적인 사서교사 확충과 사서(문헌정보) 전공 교육전문직이 보임돼야 한다. 사서교사 증원과 더불어 독서교육, 도서관 관련 예산이 증액돼야 한다. 그래야 수서, 자료 구입, 정보 관련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 예산이 수반되지 않으면 도서관이 책 창고로 전락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번 국회의 ‘학교도서관진흥법 개정 법률’이 의결은 만시지탄이지만, 참으로 필요한 입법이다. 단, 앞으로 이 법이 발효되면 학교 독서교육과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사서교사 등 인적 지원, 예산 등 물적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지원의 바탕 위에서 21세기 세계화 시대,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창의적 핵심 인재 육성을 학교 독서교육과 학교도서관 기능 강화로 지향해야 할 것이다. 다만, 우리는 입법은 국회가 하지만, 독서교육과 학교 도서관 기능 활성화는 전국의 각 단위 학교에서 이뤄진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조성철 기자]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는 선거 연령 하향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이 감지됐다. 방과후 영어 금지 등 현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야당의 작심 비판이 이어졌다. 만18세 선거권 문제는 여당이 포문을 열었다. 지난달 31일 대표연설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참정권 확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개혁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선거연령이 19세 이상인 유일한 국가이며 18세 이하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국가도 무려 220개국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참정권 보장과 확대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에 대한 정치권의 의무”라며 “국회 개헌·정개특위에서 상반기 중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대표연설에서 선거연령 하향에 동의하면서도 취학연령 하향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해 이견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선거연령 하향에 따른 ‘학교의 정치화’ 우려는 취학연령 하향으로 불식해 가도록 할 것”이라며 “조기취학은 18세 유권자가 교복 입고 투표하는 상황도 초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유아 학부모들의 보육 부담을 완화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기취학은 학제개편을 전제하는 것이어서 선거연령 하향도 당장 이번 선거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논의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우 원대대표의 ‘상반기 중 가시적 성과’ 바람과 달리 지난달 31일 열린 개헌·정개특위에서도 선거연령 하향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김 원내대표는 여당의 교육정책에 대해 날 선 비판도 쏟아냈다. 방과후 영어 금지와 관련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참사”로 규정하며 “유치원 학부모들을 사교육비 걱정에 한숨짓게 했던 유치원 영어교육 금지 등 ‘설익은 정책’, ‘아니면 말고 식의 정책’은 끝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강남 집값 잡겠다면서 자사고, 특목고 폐지로 오히려 강남 집값에 기름을 들이붓고 있다”고 말했다.
1월 31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모니터 워크숍이 서울 문정역 테라타워 빌딩 한국소비자원에서 열렸다. 이 날은 2017 하반기 활동실적 보고와 우수모니터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또한 안전실태조사 사업과제 대국민 공모 안내와 위해정보 수집 기준과 그 방법에 대한 사례 공유와 아이디어 교환의 시간도 가졌다. 한국소비자원에서는 어린이의 시각, 촉각 발달과 창의력 향상을 위해 가정이나 유아 교육기관에서 놀이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일부 핑거페인트(Finger paints)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어린이가 안전한 세상 포스터 공모전' 수상작을 안전교육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초등학교, 유치원 및 지자체 등에 배포한 바 있다. 어린이 안전사고는 2014년부터 최근 3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전 연령층 안전사고 중 매년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사전 예방 노력이 필요하지만, 교통·재난 안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의식이 낮아 생활안전 분야 어린이 교육 콘텐츠는 부족한 실정이다. 소비자안전 모니터 활동으로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데 일조하길 기대해본다.
3일에 1명꼴로 연쇄살인이 일어난다면? 아마도 나라가 난리가 났을 것이다. 알다시피 우리 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0년 이상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다. 학업 및 입시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학생의 숫자는 20여 년 전부터 3일에 1명꼴을 웃돈다. 자살예방교육을 위해 가정· 학교· 사회가 관심 가져야 학생들이 3일에 1명꼴로 자살을 한다면 이는 분명히 초대형 사건임이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죽음준비교육이나 대책은 예나 지금이나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2015년 현재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무려 6조 5천억 원 정도이다. 그런데 정부의 자살 방지 관련 예산은 50 억 원도 되지 않는다. 사회경제적 비용을 따지자면 차라리 자살예방을 위한 죽음교육(death education)을 학교 내외에서 체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영국 속담에 ‘예방의 1온스는 치료의 1파운드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다. 개인적 문제로 인 한 자살이든 사회적 문제로 인한 자살이든 관계없이 자살은 예방이 가능하다. 국가가 자살방지를 위한 적극적 의지만 있다면, 행·재정적 지원을 충분히 한다면 확실히 자살률을 줄일 수 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자살예방사업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지원금이 너무 적다는 사실이다. 10년 전부터 국가적 차원의 자살예방시스템을 갖춰 온 일본은 자살예방사업이 안정 화된 지금에도 한 해 3천억 원 이상을 지원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자살국가임 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살방지 관련 정부지원금이 지극히 형식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자살에 대한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자료 또한 태부족이다. 때문에 자살 원인의 80%가 우울증이라고 추론할 뿐, 제대로 된 원인도 모르는 실정이다. 20여 년 전, 한 해 자살률이 유럽에서 가장 높았던 핀란드 정부는 자살과 관련된 전국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한 결과,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 다. 우리도 전국적 규모의 자살 관련 통계조사를 정밀하게 실시하고, 사회적 손실을 막기 위한 자살예방관련 예산을 대폭 늘려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한다면 분명히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리 사회를 앞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청소년들의 자살로 인한 사회 적 손실은 막대하다. 가정·학교·사회가 더욱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자살예방교육을 해 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죽음에 관해 가르치는 것은 곧 산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 법정 스님은 청소년층의 자살에 대해 “자살하는 당사자에게는 죽을 만한 이유가 있겠지요. 허락받은 세월을 반납하고 도중에서 뛰어내릴 만한 이유가 그 당사자한테는 있을 겁니다. 그 러나 목숨을 끊는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살은 혼자서 죽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과 친지들과 이웃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깁니다. 현대인들 특히 젊은이들은 무엇이든지 그 자리에서 해결해 보려고 합니다. 참고 기다릴 줄을 모릅니다. 사각 컴퓨터와 인터넷 앞에서 모든 것을 즉석에서 확인하는 조급한 습관 때문에 이런 현상이 오지 않는가 생각이 됩니다”라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분석을 한 바 있다. 많은 죽음 학자들은 ‘죽음에 관해 가르치는 것은 곧 산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며, 죽음에 관한 교육은 죽음의 막연한 공포를 제거함으로써 삶에 대한 인간의 존경심과 환희를 고양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더 이상 죽음의 문제를 교육 영역에서 소외시키지 말아야 한다. 더군다나 우리의 사회 및 교육제도 속에서 자살하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죽음에 관한 교육은 일종의 예방교육적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죽음에 대해 관심을 두는 실존주의자들은 죽음을 삶 속에 있는 하나의 사건으로 파악한다. 따라서 죽음 없는 실존은 없으며, 죽음의식이 없는 실존이해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죽음의 의식이 있기에 삶의 긴장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삶에의 열정도 그만큼 강렬해질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러기에 삶에 대한 의미가 더욱 새로워지고 강렬해지기 위해서는 삶 속에서 죽 음을 의식화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특히 ‘죽음이란 나와는 무관한 남의 일’인 양 도외시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죽음에 대한 의식화 교육이 예방교육적 차원에서 더욱더 필요하다고 본다.
야생화 좋아하는 것을 아는 주위 사람들이 가끔 “겨울에는 무슨 꽃을 보러 다녀?”라고 묻는다. 그럴 때마다 “겨우살이”라고 말하고 있다. 겨울 산에서 긴 망원렌즈를 갖고 나무 위를 향해 셔터를 누르는 사람이 있으면 겨우살이 보러 온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특히 눈이 내린 직후이고 하늘도 파란 날에 겨우살이를 담는 것은 꽃쟁이 들의 로망 중 하나다. 겨우살이는 엽록소를 갖고 광합성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숙주 나무에서 물이나 양분을 일부 빼앗는 반(半)기생식물이다. 기본적으로 얌체 같은 식물이다. 겨우살이의 이같이 얄미운 점을 잘 드러낸 소설이 방현석 소설집 랍스터를 먹는 시간에 있는 겨우살이(1996년 작)다. 주인공 서 선생은 전교조 탈퇴각서를 쓰고 복직한 고3 교사다. 그런데 가난한 제자의 진학지도 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누이가 운전자 과실로 교통사 고를 당해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런데 가해자는 사죄도 하지 않고 ‘법대로’ 만을 외치는 뻔뻔함을 보인다. 가해자 아파트에 찾아가는 길에 주인공은 얼핏 까치둥지를 겨우살이로 착각하는데, 어린 시절 누이와 겨우살이에 얽힌 추억이 있었다. 겨울 산기슭은 군락 하는 참나무와 상수리나무들로 온통 갈회색이었다. 그 갈회색 앙상한 가지 사이에 작은 광주리만한 크기로 피어난 황록색 잎과 노란 열매를 보고 나는 누이에게 물었다. “저 까치집은 왜 파랗고 노래?”“저건 까치집이 아니고 나무줄기와 잎사귀, 열매야.”“왜 다른 상수리나무는 잎이 달리지 않았는데 저것만 달렸어?”“저건 상수리나무 잎이 아냐. 겨우살이야.”(…중략…)”예쁘니?”“응.”“그렇지만 겨우살이는 나쁜 나무야.” “왜?”“겨우살이는 다른 나무들처럼 땅에서 물을 빨아 먹지 않고 다른 나무에 뿌리를 내려서 저 나무들의 물과 양분을 빼앗아 먹고 살거든. 봐라. 저 상수리나무가 얼마나 아프겠니?”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런 겨우살이에 꽃쟁이들은 왜 열광하는 것일까. 겨우살이는 상록성이라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달고 있지만 다른 계절엔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숙주 나무의 잎이 모두 떨어지는 겨울에야 제 모습을 드러낸다. 겨우살이라는 이름도 겨울에 돋보 이는 나무여서 생겼을 것이다. 꽃이 없는 겨울에 겨우살이가 유일하게 주목할 만한 식물인 셈이다. 겨우살이는 항암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마구 채취해 웬만한 산에서는 흔적도 찾기 힘들다. 국립공원이나 높은 산이나 가야 겨우 볼 수 있다. 심지어 겨우살 이를 따기 위해 참나무를 베는 경우까지 있다고 하니 일부 사람들의 몰지각함은 한이 없는 것 같다. 국립공원에서도 눈높이에서는 볼 수 없고 높은 나뭇가지에만 남아 있다. 그래서 겨우살이를 보려면 망원경이나 망원렌즈가 필요하다. 이처럼 보기 어렵지만, 초점 이 제대로 맞아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열매 사진을 보면 숨이 멎을 듯 기쁘다. 겨우살이는 사람들에게 좀처럼 거리를 주지 않지만,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겨울 식물계의 팜파탈(femme fatale)이다. 겨울 식물계 팜파탈 ‘겨우살이’정읍 내장산은 지리산, 덕유산과 함께 겨우살이가 많은 곳이다. 내장산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나뭇가지에 새 둥지 같은 겨우살이가 달린 나무들을 볼 수 있다. 한 나무에 10여 개 있는 경우도 있다. 내장사에서 갈라지는 백련암 코스든 금선계곡 코스든 겨우살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특히 내장산엔 겨우살이와 함께 열매가 빨간 붉은겨우살이(추천명은 붉은겨울살이)도 살고 있다. 좀 붉은 기가 있다 싶은 겨우살이를 망원렌즈로 당겨보면 어김없이 붉은겨우살이였다. 붉은겨우살이는 주로 내장산 이남에서 볼 수 있다. 겨우살이와 붉은겨우살이가 함께 살고 있는 나무도 많았다. 1982년 발표한 윤후명 소설 둔황의 사랑에 조선시대 탈춤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금옥’이라는 기생과 그녀를 사랑한 한 사내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야기 중 ‘그녀(금옥)의 어머니는 두 눈이 겨우살이 열매처럼 빨갛게 익어 있었는데…’라는 대목이 있다. ‘(남편이 죽어) 지나치게 울어서 그렇게 되었는지 독기가 뻗쳐 그렇게 되었는지 아무도 알 길이 없었다’로 이어진다. 윤후명은 야생화에 조예가 깊은 작가로 유명하다. 1982년에 나온 소설에 붉은겨우살이에 대한 묘사가 나오는 것을 보면 작가는 일찍이 1980년대 남쪽에서 붉은겨우살이 열매를 관찰했음이 분명하다. 높은 산에 가면 꼬리겨우살이도 볼 수 있다. 어느 해 겨울 태백산에 갔을 때였다. 산 입구에서 500m 정도 올라갔을 때 같이 간 일행이 갑자기 “와~” 하는 탄성을 터트렸다. 고개를 들어보니 초봄 생강나무 꽃이 핀 듯 꼬리겨우살이 열매가 노랗게 노랗게 무리 지어 달려 있었다. 꼬리겨우살이는 낙엽성이라 겨울에는 잎이 다 떨어지고 열매만 남아 있다. 겨우살이 열매는 연한 노란색이고 대개 1~3개씩 모여 달리지만, 꼬리겨우살이 열매는 샛노랗고 열매가 꼬리처럼 길게 늘어져 있는 점이 다르다. 꼬리겨우살이는 겨우살이에 비해 드문 편이다. 동백나무·감탕나무 등에 기생하는 동백나무겨우살이, 참나무는 물론 동백나무·후박나무 등에도 기생하는 참나무겨우살이도 꼭 한번 보고 싶다. 땅에 떨어진 겨우살이 열매를 먹어보니 달짝지근했다. 열매는 끈적끈적한 과육으로 채워져 있는데, 겨우살이 번식과 관련이 있다. 달콤한 겨우살이 열매는 새들이 좋아하는 먹이다. 새가 열매를 먹고 배설할 때도 끈끈한 성분이 남아 있다. 이 성분 때문에 씨앗이 나뭇가지에 달라붙을 수 있다. 나무와는 기생하는 악연이지만, 새와는 먹이를 주고 번식에서 도움을 받는 공생관계인 셈이다. 서양에는 크리스마스 때 초록색 잎과 하얀 열매가 달린 겨우살이(미슬토)를 현관 안쪽 문 위에 걸어 놓는 풍습이 있다. 이 겨우살이 아래 서 있는 이성에게는 키스를 해도 된다고 한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도 이와 관련한 얘기가 나온다. 겨우살이는 겨울 산의 보석일까, 얌체인 ‘나쁜 나무’일까? 야생화 전문가인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한 기고에서 “겨우살이는 착한 식물인지 나쁜 식물인지 모르겠다”며 “다만 식물을 아주 조금 알면서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다섯 살의 아이가 아침부터 할머니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아이가 읽어달라는 책은 라푼젤. 그날따라 몸이 아픈 할머니는 모로 돌아누워 “그려 나중에 하자”, “그만 하면 됐다” 얘기하는데 아이는 계속해서 책을 읽어달라고 조른다. 이혼 후 집을 나간 어 머니와 돈 벌러 집을 떠난 아버지. 아버지는 한 달에 한 번쯤 집을 찾아 아이를 잠시 보고 다시 떠나기를 반복하고, 늙은 몸으로 그나마 아이를 돌보던 할머니는 요즘 들어 자꾸 몸 이 아프다며 드러눕고…. 그런 상황에서 아이는 오늘도 라푼젤을 읽어달라고 조르고 또 조른다. 그리고 그 책은 어제도 여러 번 읽어주었던 바로 그 책이다. 왜 이 아이는 같은 동화책을 계속 읽어달라고 조를까? 왜 이 아이는 같은 동화책을 계속 읽어달라고 조르고 있을까? 왜 할머니가 아플 때는 더 절박하게 이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걸까? 어느 아동 분석사례에서 나온 이 이야기는 동화가 아이들에게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아이들이 동화 속에서 어떤 환상을 보고 싶어 하는지, 어떤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후에 분석결과를 통해 아이가 가지고 있는 공포가 전형적인 ‘유기공포’이며, 누군가 자신을 구원해 줄 구원자를 너무도 애절하게 찾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실제로 아이는 엄마와 아빠를 모두 잃고 난 뒤(아이의 심리 속에서 아버지는 더 이상 보호자가 아니었다) 오로지 할머니 한 분을 의지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할머니가 아플 때마다 또 다시 버려질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고, 그 순간 그 공포를 이겨내는 방편 으로 라푼젤을 선택한 것이다. 빛이 들지 않는 높은 첨탑(아이는 지하 단칸방에 살고 있었다)에 갇혀 있는 라푼젤, 그 라푼젤에게 다가와 밝은 세상으로 구해내는 왕자. 그리고 행복해지는 라푼젤…. 아이는 자신에게도 이렇게 ‘영원히’ 구해줄 누군가가 다가오기를 기다렸고, 그것을 확신하고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책을 주문처럼 읽는 것이었다. 물론 글을 읽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계속해서 읽어달라고 조르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주문이다. ‘좋아질 거야’, ‘괜찮아질 거야’, ‘행복해질 거야’ 라고 외우듯 같은 동화를 반복해 선택함으로써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불안을 달래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너무 가슴 아픈 사례지만 왜 학령기 이전의 아이들이 특히 같은 동화책을 반복해서 보는지, 반복해서 찾는지를 알려주는 매우 좋은 근거가 되는 케이스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동화는 이런 기능을 갖는다. 무엇보다 언어로 자기를 완전히 표현할 수 없는 어린 나이일수록 드러낼 수 없는 무의식, ‘말해질 수 없는’ 트라우마, 깊은 소망 등을 이렇게 동화를 ‘선택함으로써’ 표현하는 것이다. 그럼 어른들은 어떨까? 그럼 어른들은 무엇으로 자신의 무의식, 트라우마, 소망 등을 드러낼까? 그것은 바로 ‘꿈’이다. 물론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특정한 동화에 반응하고 그 속에서 자극을 깨워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어른이 자신의 무의식을 드러내는 첫 번째 방편은 ‘꿈’이다. 우리가 프로이트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도 바로 이 ‘꿈’인데, 그 이유는 사람의 꿈을 해석한다는 것, 분석한다는 것이 마치 동굴 속에 숨겨진 암호를 풀어내는 것처럼 설레고 매력적인 일이어서 누구나 관심을 두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다만 피분석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꿈이 해석 ‘당한다’ 싶으면 약간은 두려움까지 느끼는 게 사실인데 이는 자신도 모르는 자신이 ‘얘기된다’, ‘드러난다’는 것에 대한 일차적 불안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꿈’ 분석을 통해서는 바로 그런 개인의 깊이 숨겨진 것, 억압된 것, 오래된 소망 등이 드러나는 게 사실이다. 이게 무의식이다. 그럼 꿈을 분석하는 중요한 ‘틀’은 무엇일까? 무엇을 통해 꿈 분석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바로 ‘상징’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 ‘상징’의 영어표현이 명사로서의 ‘symbol’이 아 니라(일대일 대응방식이 아니라) 형용사인 ‘symbolic’이라는 것. ‘상징의, 상징하는, 기호적인’ 즉, 상징적인 ‘방식’으로 꿈 분석이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접근해 볼 한 가지가 있다. 아이들이 읽는 전래동화 역시 대체로 이 무수한 ‘상징’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앞서 여러 경우에서 살핀 것처럼 동화 속에는 각 시대와 문화를 반영한 그리고 때로는 모든 문화권에서 통용될 만한(집단무의식) 상징들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꿈과 동화는 묘한 상동성을 갖는다. 그리고 ‘꿈의 아버지’ 프로이트는 일찍이 이 부분에 주목한다. 의사이기도 했던 프로이트는 처음엔 최면술 등을 통해 사람의 무의식에 접근해 보려고 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부족함을 느끼면서 이후 본격적인 꿈 분석에 들어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만난 환자들의 많은 수가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데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를 하나의 상징처럼 사용하는 것을 알아챈다. 결국 오랜 시간 사람들의 의식과 무의식이 버무려지고, 첨삭되고, 갈무리되면서 만들어진 전래동화 속의 상징들이 사람의 꿈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덕분에 동화를 분석하는 것은 또 하나의 꿈을 분석하는 것과 같은 효과와 결과를 낳는다. 그럼 창작동화는 읽히지 말아야 할까? 그러나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통상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림동화나 한국의 전래동화처럼 ‘전래돼 온’ 동화와 창작동화는 다르다는 것. 오랜 시간 일종의 퇴적물처럼 쌓이고 쌓여온 전래동화는 사람들의 풍습과 관습, 집단무의식 등이 깊이 새겨져 있지만 창작동화는 작가 1인에 의해 창작되다 보니(간혹 여러 명이 함께 작업하는 집단 창작물도 있다) 이런 상징성을 찾는 문제에서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예로 들 수 있는 동화가 ‘안데르센 동화’다. 덴마크 출신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미운 오리 새끼, 눈 의 여왕, 엄지 아가씨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많은 동화를 ‘창작’한 작가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의 작품들은 유난히 ‘슬픈 결말’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성냥팔이 소녀와 인어공주이다. 유난히 어렵고 불우했던 그의 어린 시절을 투영하는 동화들 이라는 뒷얘기가 나오고 있을 만큼 안데르센 몇몇 동화는 매우 비극적이다. 그런데 1800년대 비슷한 시기에 민담에 구전되던 이야기를 채록해 어린이와 가정을 위한 옛날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나온 그림동화는 비극적인 결말의 이야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구전과 창작의 차이다. 물론 동화로 옮겨지지 못한 더 많은 구전 민담들 가운데 슬픈 결말을 갖는 것도 상당수있겠지만 최소한 ‘아이들을 위한’ 동화에서는 그런 비극적 결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정신분석적 측면에서 보면 이것이 옳다. 실제로 그림동화를 보면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던 주인공이 ‘반드시’ 그 어려움을 극복해 결국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는 결말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의도적인 모호한 시대성(옛날 옛적에~), 구체화되지 않는 지명(어떤 마을에~) 그리고 늘 행복한 결말은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고민과 ‘언어화되지 못하는’ 아이들의 무의식 속 상처를 받쳐주는 일종의 안전매트와 같은 것이다. 그런 동화를 읽고 들으며 아이들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앞서 라푼젤을 듣고 또 들으며 어머니와 아버지의 귀가를 꿈꿨던 아이처럼 말이다. 그럼 창작동화는 읽히지 말아야 할까? 물론 잘 구분해서 읽히면 된다. 다만 가능하면 6세 이전까지는(오이디푸스 기간) 더 신중을 기해 아이들의 동화를 고를 필요는 있다.
교원의 일을 줄여주기 위한 일본정부의 시도 1월 6일자 도쿄신문(東京新聞)은 기후(岐阜)시 교육위원회가 교원의 장시간 근무를 시정하기 위해 초·중학교 교원의 여름휴가를 16일 연속해서 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에는 학교의 문을 닫고 일직은 물론 교원대상 회의나 연수 개최도 못하게 하고 학부모가 긴급연락을 원할 때도 시교육위원회 직원이 전용 휴대전화로 대응한다. 방과 후 클럽(부)별 특별활동을 의미하는 부카츠(部活, 부활동)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시교육위원회는 “교원을 확실하게 쉬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일본이 교원의 장시간 근무 해소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우리의 교육부격인 문부과학성이 2017년 6월 중앙교육심의회에 「새로운 시대의 교육에 적합한 지속가능한 학교지 도·운영체제의 구축을 위한 학교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관한 종합적인 방책에 대하여」 라는 긴 이름의 자문을 요청했고 그 중간결과를 바탕으로 2017년 12월 26일, 「학교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관한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업무의 역할분담과 적정화, 수업준비, 학습평가나 성적처리 등 여러 내용이 담긴 이 대책에서는 교원이 연차로 장기휴가를 갈 수 있게 일정기간 학교의 문을 닫으라(學校閉廳日)는 것도 있다. 기후시 교육위원회는 문부 과학성의 긴급대책에 맞춰 장기휴업기간을 설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장의 반응은 방학에 학교 문을 닫는다해도 2학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일상화된 장시간 근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변화의 물고를 튼 것은 사실인 듯하다. 이렇게 일본정부가 일하는 방식개혁을 들고 나온 이유는 교원의 업무를 줄여주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일본의 교원은 업무를 얼마나 많이 하고 있으며 그렇게 많아진 원인은 무엇인가. 또한 일본교원이 가진 업무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을 바탕으로 이번 정부대책 에 대한 학교현장의 반응을 알아보기로 하겠다. 일본교원의 업무가 늘어난 이유 문부과학성의 「교원근무 실태조사(2016)」에는 일본 초등교원의 57.8%, 중학교 교원 의 74.1%가 주 60시간 이상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집에서 하는 주 5시간의 잔업 포함). 「노동력조사(2016)」에 의하면 주 60시간 이상 근무가 국가공무원이 8.7%, 제조업이 8.3%, 비교적 근무시간이 많은 음식점도 28.4% 정도인 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다. 주 80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비율도 초등교원이 2.7%, 중학교 교원은 15.8%로 나타났는데, 주 80시간 근무는 한 달 동안 잔업을 평균 160시간 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일본의 교원이 장시간 근무가 많은 것에 대해 교육연구가인 세노오 마사토시 (妹尾昌俊)는 ‘어째서 일본의 교사는 바쁜 것인가’ 라는 그의 글에서 “지난 10여 년간 IT는 발달했고 정부나 교육위원회 등도 학교현장의 부담경함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근무시간은 오히려 악화되었다”고 진단하면서 이렇게된 원인에는 많은 실타래가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대표적인 3가지를 원인으로 제시했다. 일본교원이 장시간 근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첫 번째 이유는 ‘그렇게 하면 학생들에게 좋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일을 하기 때문이다. 「교원근무 실태조사」 에 따르면 많은 수의 일본교원은 평일의 시간외와 토·일요일 근무를 통해 학생들의 숙제 체크와 의견달기, 보충학습, 모의시험 감독, 부카츠 지도, 학교행사 참여 등은 물론 수업준비, 급식이나 청소지도 등과 같은 일상적인 학생지도에도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교원들은 이러 한 일들이 학생에게 좋고 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만 두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초· 중등 교원의 97∼98%가 자신의 업무가 학생들의 성장에 관계가 있다고 대답했는데, 이런 이유로 교원은 일의 양과 종류도 늘려온 것이다. 교원의 생각이 이렇다 보니 정부나 교육위원회 등이 아무리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주창해도 좀처럼 개선이 안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학교와 교원이 ‘전에부터 해 온 것은 안전하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어서다. 학교교육은 기업과 같은 조직체와는 달리 아이들인 학생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하고 있던 업무를 그만두거나 바꿀 경우 그들에게 악영향을 주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례와 전통을 깨려하지 않고, 새로운 실험도 쉽지 않다. 그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전에서부터 해오던 일을 그대 로 따라서 하는 편이 무난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다. 세 번째 이유는 ‘교원 스스로의 분발’이다. 앞에 열거한 두 가지는 넓게 해석하면 학교와 교원의 의식과 관행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면 세 번째는 교원 스스로가 어쩔 수 없이 분발 하는 것이라고도 해석될 수 있다. 학부모나 지역사회가 학교와 교원이 더 많은 것을 해주길 기대하면서 헌신과 희생을 은근히 요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불필요하다고 생각 되는 교육활동이나 부카츠를 폐지하려고 하면 “한 명의 아이라도 원하는 것이라면 해야 하지 않나요” 라든가, “그럼 그 아이는 앞으로 어떻게 하나요, 가련하지 않나요” 등등의 하소연과 선처를 바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이런 연유로 교원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교원 의 분발로 이런저런 교육활동을 늘리거나 유지해온 것이다. 교육당국도 일정부분 학교나 교원의 희생과 헌신을 전제로 한 분발에 기대여 왔다고 할 수도 있다. 수업과 업무의 연속인 일본의 학교 일본의 초· 중학교는 빠듯한 교원 수로 운영되고 지원인력도 적기 때문에 수업시수가 많다. 초등학교는 자신의 수업이 26코마(コマ)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의 비율이 40.9%다. 26코마라면 4일은 5시간, 1일은 6시간 수업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코마와 코마 사이에 수업이 비는 시간이 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빠듯하며 설령 나온다 하더라도 수업준비, 숙제검사와 의견쓰기 등과 같은 각종 업무를 해야 하거나 회의에 들 어가게 된다. 수업이 전부 끝나도 부카츠 등이 남아있다. 일상의 업무중에도 교재구입이나 발주, 사무처리, 웹사이트 등을 통한 학교홍보, 학교 납입금의 징수, 학내순시와 안전 점검, 건강보건지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한 조사·통계에 대한 회신을 해야 하며 전입·전출 학생 처리와 가정방문 등도 업무로 남아있다. 한편 대외적인 일도 있는데, 지역의 이런저다 보니 교원이 업무를 더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일본의 공립학교는 평일에 하는 잔업에 대해서는 수당이 나오지 않는다. 교육당국으로서는 교원이 평일에 잔업을 해도 예산의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학부모와 교육당국의 이해관계와 학교와 교원이 처한 상황이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혀 교원의 업무만 가중되어 왔던 것이다. 업무를 줄인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인가 문부과학성이 발표한 「학교의 일하는 방식 개혁에 관한 긴급대책」 은 교원의 업무경감을 위한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를 위한 세부내용을 제시하는 한편 예산반영 내역도 함께 내놓았다. 큰 방향은 학교나 교원이 맡은 업무의 명확화를 통해 업무를 적정하게 분담시키고 현재 관행처럼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서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마무리되면 학교의 조직운영체제를 효율적인 업무를 해나갈 수 있는 쪽으로 바꾸어 나가겠다는 밑그림도 제시했다. 이번 긴급대책 중에 교원들이 직접 피부에 와 닿는 것이 바로 근무시간에 대한 조치다. 교원의 근무시간은 후생노동성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이 시작하는 시각(始業)과 끝나는 시각(終業)을 철저히 했다. 등하교 시각의 설정이나 부카츠, 학교의 여러 행사나 회 의를 할 때도 교원에게 적정한 휴식시간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시간외 근무의 한도를 원 칙적으로 월 45시간, 연간 360시간으로 제시하면서 이의 준수를 위해 시간외 근무를 명할 수 있는 요건도 엄격히 했다. 피치 못해 이른 새벽이나 늦은 저녁에 근무를 하게 할 경우에도 정규근무시간에서 휴식시간을 주어 보충하게 했다. 그러나 정부가 아무리 좋은 조치를 내놓는다 해도 이것이 교원업무 경감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교원의 의식변화도 같이 가 줘야 한다. 세노오 마사토시(妹尾昌俊)는 당사자인 교원이 변하지 않으면 장시간 근무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학생에게 좋으니까, 앞에서 했던 것이니까 라고만 하지 말라”고 했다. 대신 진짜 학교에 필요한 업무를 나열하고 그중에서 어느 업무를 우선할 것인가를 취사선택해야 하며 학 교교육에서 그동안 해왔던 업무라 할지라도 그것을 교원이 꼭 해야 하는가도 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일본의 교원은 지나치게 열심히 하는 습성이 있는데, 너무 열심히만 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일을 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변하는 않는 교원의 의식 - 꿈을 이뤘다 필자가 한일교육연구발표회에서 만난 일본의 어느 초등학교 교장은 자신은 교직에 만족하지만 자녀들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업무가 많아 너무 힘들기 때문”이라고 해서 많이 놀랐다. 그렇다면 일본의 교원은 많은 수업과 업무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는가를 물었더니 의외의 답변을 했다. 일본의 교원들은 선생님이 된 것을 어릴 때부터 소망했던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꿈을 실현한다는 마음가 짐으로 교직에 임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간절히 소망했던 꿈이 선생님이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 묵묵히, 그리고 열심히 한다는 뜻으로 들렸다. 같은 교단에 선 선생님이지만 단순히 교사로 취직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꿈을 이뤘다고 느끼는 것의 차이는 클 것이다. 문부과학성의 이번 긴급조치는 일본이라는 국가의 성격상 발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부나 지역 교육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제도화하고 점검하면서 하나하나 실행해 나갈 것이다. 그렇지만 교원의 의식도 변할지는 의문이다. 오랫동안 소망했던, 선생님이 되고자 했던 꿈을 이뤘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의식이 정부가 하라고 한다고 해서 바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부모와 일반인들이 교원의 장시간 근무를 ‘당연하다’고 보는 시각은 상당히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교육부는 카터 대통령에 의해 창설(1979)된 이래 지금까지 연방정부 수준의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주무 부서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교육부의 주요 임무는 교육 기회의 평등성을 보장하고 학교에서 학생들이 학업성취 수준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 교육부의 연간 예산은 약 680억 달러 정도 되는데 이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68조 원 정도로 연방정부 예산 규모 면에서 네 번째로 많은 부서다(Fiscal Year 2018 Budget of the U.S. Government, 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 2017.5.23.). 그런데 지난 40여 년 동안 공화당과 민주당정권이 교체되는 과정에서도 교육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면서 종단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오고 있다. 부연설명하자면 현 트럼프 행정부의 교육정책은 오바마 행정부가 기획하고 그에 따른 예산을 확보하였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 대통령이 추진하고 집행하게 될 교육정책과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교육정책은 특별히 문제가 있지 않은 한 반대 정당이 집권하더라도 그 기조가 유지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원점으로 돌아간다.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되어 기획되고 추진된 교육정책들이 5년 주기로 지어졌다 사라지는 바닷가 모래성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 정부 예산에서 교육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1위까지 올라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그 주된 원인이 마치 ‘교장승진제도’에 있는 것처럼 최근의 교육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정권따라 교육정책 뒤죽박죽 어떠한 정책이나 제도도 이해 당사자들이나 국민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때문에 중요한 정책을 수립하거나 의사결정을 할 때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다수결을 적용하여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교총에서 전국 초·중·고 재직 교원 1,6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1.1%가 교장공모제 확대를 반대한다고 조사되었다. 만일 표본의 대표성과 표준오차를 신뢰할 수 있다면 ‘교장공모제의 확대 적용 정책’은 원점에서부터 신중하게 다시 검토해보거나 이해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방식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어떤 문제가 있어 개선안이 등장하게 되었는지 알아보자. 이 정책을 환영하는 단체와 반대하는 단체의 의견을 비교 분석해보면 [표 1]과 같다. 찬성하는 단체가 주장하는 내용의 핵심은 ‘15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소지한 교사는 누구나 교장 후보가 될 수 있다’와 ‘자격보다는 실력 있는 교사에게 교장직을 개방할 필요가 있다’로 요약할 수 있다. 반면 반대하는 단체는 ‘국민들의 교육권 훼손’, ‘검증 절차의 불합리성과 비민주성’, ‘학교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그리고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베이스의 훼손’ 등으로 요약된다. [표 1] 무자격교장공모제 확대에 대한 찬반 의견 이 대립하는 단체들의 의견을 비교 분석해보면 몇 가지 쟁점이 형성된다. 첫 번째로는 제도와 의식의 대립이며, 다음으로는 자격과 실력의 대립이다. 기존 제도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제왕적 교장을 양산하였기 때문에 학교 현장이 피폐하게 되었는지, 아니면 학교 구성원들의 의식 수준 등과 같은 다른 요인은 없었는지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장으로서의 실력과 자격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명확하면서도 구체적인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고 있다. [표 1]에 제시된 찬성하는 단체의 주장대로라면 ‘자격’과 ‘실력’은 모두 ‘15년 이상의 근무 경력’으로 정의되는 모순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반면 반대하는 단체가 주장하는 ‘교육감 눈치만 살피는 교직풍토 조성’이나 ‘코드·보은·낙하산 인사’ 등과 같은 문제는 그동안 없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전면확대를 바라보는 의심의 눈길 두 번째 쟁점인 교장 후보자의 ‘자격’과 ‘실력’의 개념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교육공무원승진규정’을 살펴보면, 경기도가 시행하고 있는 교감승진후보자 규정의 경우 20년 이상의 경력(70점), 다면평가에 의한 근무성적(100점), 연수참여성적(27점), 연구실적(3점), 그리고 ‘도서벽지 및 농·어촌 학교 근무경력’ 등과 같은 가산점(14점)으로 가중치가 주어져 합산된다. 그리고 교감에서 교장으로 승진하는 규정은 위의 항목들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 제도는 지난 60여 년 동안 다양한 시행착오와 문제점들을 개선하면서 지역의 특성에 맞도록 개선해왔다. 따라서 자격에 명시된 이러한 항목들을 ‘자격’이라 정의할 수 있으며, 이 항목들에서 후보자들이 획득한 점수를 ‘실력’이라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찬성하는 단체들의 주장에 따르면 경력을 제외한 다른 모든 항목의 가중치를 제로(0)로 하겠다는 논리인데, 이것이 개선의 명분을 약화시키는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찬성하는 단체들의 입장에서 15년 이상의 근무경력을 핵심적인 실력으로 정의하고자 할 경우, 기존 제도에서 경력 가중치를 높이고 다른 항목들의 가중치를 낮추는 방향으로 개선을 추진한다면 예기치 않은 시행 착오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년 이상의 교육경력이라는 단일 항목을 자격과 실력으로 동일시하여 밀어붙이는 정책은 그 이면에 ‘불합리한 의도가 숨겨져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국민들의 의혹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표 2]는 제도와 의식 수준을 각각 상·중·하로 구분하여 분할표를 만든 것으로 원문자는 수준의 서열척도 성격을 갖는다. 독일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상’ 수준의 훌륭한 제도가 아닐지라도 교육이나 경제 시스템들이 ‘신뢰’라는 높은 의식 수준(①, ②, ③)에 의해 잘 굴러가고 있는 반면, 우수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일지라도 의식 수준이 낮을 경우(⑦)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우며, 설령 작동하더라도 그 효과의 크기에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표 3]은 위에 언급한 첫 번째 쟁점인 자격과 실력의 분할표이다. 2개 이상의 항목들로 구성된 자격과 각 항목에서 획득한 점수에 해당하는 실력을 각각 상·중·하로 구분하였다. 대한민국 교육을 위한 최선의 시나리오는 자격과 실력 모두에서 적어도 중 이상의 조합(①, ②)이 이루어지는 것이며, 최악의 시나리오는 자격과 실력 중에서 적어도 하나 이상이 하인 것들의 조합(④, ⑤)이다. 후자의 경우 ‘자격’과 ‘실력’이 없으면서 ‘실천’도 없이 ‘말’만 많은 교장이 탄생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교육현장은 더욱더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교원 정책의 핵심은 신뢰… 모두 공감할 교장 임용제 마련을 미국의 플로리다와 위스콘신주, 그리고 초·중·고등학교 교장 협의회(NASSP NAESP)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장의 리더십 기준’을 요약해보면 실천성과 효율성을 전제로 ‘미래지향적인 통찰력’, ‘학습지도 능력’, ‘학습 공동체의 운영 능력’, ‘조직 활성화 역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합리적이고 협력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의 운영능력’으로 압축된다. 따라서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반대 단체들이 주장하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검증절차나 제도의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를 통해 현행 제도의 가중치를 조절해나가는 합리성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을 미래지향적으로 이끌어가는 길임을 다시 한 번 신중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미래사회와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미래학적 통찰력과 대응능력, 경험치가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어진 여건 하에서 최선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 등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교장의 자격·실력·리더십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병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본 경험이 있다면 자리가 날 듯한 곳에 자리했지만, 끝까지 자리에 앉지 못하고 목적지에 도착하고 말았던 경험을 한두 번쯤은 했을 것이다. 어떤 때는 마침 자리가 났나 싶었는데, 옆에 서 있던 사람이 슬그머니 앉아 버리는 바람에 스스로 아무 말도 못 하고 좌절에 빠진 경험도 있을 것이다. 옆에 서 있던 사람과의 무언의 약속이 깨지면서 그 이후로는 옆 사람을 계속 경계하게 된다. 최근의 무자격교장공모제 확대 추진은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불씨가 될 수 있다. 30여 년을 기다렸는데, 무자격자에게 자리를 빼앗기는 상상을 해보라. 좌절과 반감은 어떤 위로로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무자격자를 교장으로 임용함으로써 교장 임용 방식을 다양화하고 공교육 정상화에 이바지하겠다고 하지만 속내는 다른 곳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것은 진영논리를 교장임용에도 적용하여 입맛에 맞는 교장들을 대거 임용하겠다는 것이다. 보은·코드 인사로 교육계를 뒤흔드는 사상 초유의 정책을 그 흔한 의견수렴조차 없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진영논리로 무자격교장을 임용하는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교장 자격에 대해서는 자격증은 물론이고 자격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젊은 교장을 임용하더라도 그 자격과 절차가 엄격하여 우리처럼 교육경력 15년만을 요구하는 무자격교장공모제와는 확연히 다르다. 학교경영자인 교장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행정지식 및 능력 등 모든 조건을 따진다. 사전에 철저한 교육과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들도 잘 갖추어져 있다. 이런 자격요건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교장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교장 권한 무력화를 바라나? 무자격교장공모제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은 첫째, 단위학교 책임경영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교장 임용이다. 둘째, 권한과 책임을 가진 학교장을 임용하여 학교 여건에 맞는 교육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단위학교 교육력 향상이다. 셋째,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자를 당해 학교 교장으로 임용함으로써 수요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공교육 활성화 토대 마련 등이다(2018.3.1. 교장공모제 시행계획, 서울시교육청). 과연 그런 목적에 부합하는지 기존의 교장임용제도를 통해 임용된 교장들과 교장공모제의 목적과의 관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단위학교 책임경영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교장 임용’에서 단위학교 책임경영은 학교장의 문제라기보다는 교육부나 교육청의 문제이다. 교장 역량이 부족하여 단위학교 책임경영이 안 되는 것이 아니 다. 특히 오랜 경험과 식견을 가진 교장들의 전문성이 부족해서라는 것은 억지일 뿐이다. 규제와 제재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은 교원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음 목적은 ‘권한과 책임을 가진 학교장을 임용하여 학교 여건에 맞는 교육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단위학교 교육력 향상’인데 공모제 교장들의 공통점은 권한도, 책임도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 그런 것은 아니더라도 공모제 교장이 임용된 학교의 이야기를 인용하면 민주화를 외치면서 교장의 권한을 무력화시키고, 교직원회의나 각종 위원회에서 정해진 것을 무조건 따르라고 강요하는 일들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학교장의 권한과 책임을 무력화시키는 형태의 학교운영 모습이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 역시 현재의 교장임용제도로 임용된 교장들의 문제는 아니다. 도리어 공모제로 임용된 교장들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 목적으로 제시된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자를 당해 학교 교장으로 임용함으로써 수요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공교육 활성화 토대 마련’도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현재의 교장임용제도 아래서도 학부모나 학생 등 교육수요자가 원하는 교육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의견수렴 방법 등을 조금 더 정비한다면 이는 쉬운 일에 해당한다. 인기투표, 소신 경영할 수 있을까? 무자격교장공모제는 이런 현실을 모두 무시하고 자격 없는 교장을 임용한다는 것인데, 자격도 없는 교장이 무슨 일을 얼마나 할 수 있겠는가. 여기에 학부모와 학생, 지역사회에 눈도장을 찍어야 교장으로 임용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학교 교육보다는 인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행 승진제도 하에서의 교장은 오랫동안 경험을 쌓고 학교장으로서 다양한 지식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임용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자격교장을 임용한다고 공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다. 또한 해당 학교 구성원들이 선택해 준 교장이 자신의 소신 있는 교육철학을 펼칠 수 있을까 우려스럽다. 위에 제시된 목적달성보다는 교장의 권한을 무력화하여 입맛에 맞는 교장을 임용하겠다는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본다. 진영논리를 앞세워서 특정 노조 출신의 교장을 양산하여 학교 교육도 이념의 장으로 무장시키기 위함일 것이다.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교육대학·사범대학이나 교직과정이 설치된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 무사히 졸업해야 교사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이것이 1차 관문이다. 교사자격증을 취득했다고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임용시험을 통과해야 비로소 교사가 되는 것이다. 이런 과정과 절차 중 하나라도 거치지 않으면 교단에 설수 없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교사 임용제도이다. 이렇게 교사로 임용되어도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부단한 연구와 경험, 그리고 노력이 따라야 비로소 존경받는 교사가 될 수 있다. 만일 일부 교사들의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자격증없는 교사를 다른 루트를 통해 임용할 수는 없다. 법을 바꾸면 된다는 주장을 할 수 도 있지만 이미 교원자격증을 소지한 수많은 교·사대 출신 예비교사들과 재학생들의 반발에 직면할 것이다. 자격증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교사를 임용할 수 없는 이유이다. 이렇듯 교사도 안 되는데 교장은 된다는 논리는 더욱더 설득력이 없다. 이미 임용루트가 있어 수요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음에도, 공급루트에만 무자격교장공모제를 끼워 넣는 것은 기존 교장들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것으로 의구심만 더할 뿐 공감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교감은 경력 20년, 교장은 경력 15년 교직에 입직하여 15년 정도 지나면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낄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승진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교사들이 더 많다. 오로지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치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여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가르칠 수 있을까에 전념하게 되어 교사로서 신나는 시기이다. 다시 말해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하여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완성해 가는 시기이다. 보통 5년까지는 수업을 재미로 하고, 그 후 5년은 교직에 대한 회의를 느끼며 또 그 후 5년은 근근이 버티는 시기라고 한다. 15년이 지나면 교직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어느 정도 쌓았기 때문에 완성의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매진할 때이다. 이른바 중견교사의 대열에 합류하는 시기이긴 하지만 중책을 맡기에는 조금 부족함을 느끼는 시기인데, 이 시기에 무자격교장공모제에 너도나도 지원하게 된다면 교육력 저하라는 결정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교육공무원승진규정에 교감연수대상자로 선발되기 위한 최소한의 경력을 20년으로 제시하고 있다. 교감연수 후 교장자격연수를 받기 위해서는 그로부터 시·도마다 다소 다르긴 하겠지만 적어도 5~6년은 지나야 한다. 최종 교장으로 임용되는 시기는 거의 30년을 교직에 몸담았을 때 가능한 것이다. 겨우 15년의 경력을 가진 무자격교장이 임용된다면 오랫동안 경험을 쌓고 전문성을 길러온 교장후보자들은 좌절감과 패배감에 젖어 들 것이다. 교장임용의 다양화를 내걸고 있지만 기존의 교장임용제도에 대한 문제가 무엇이고, 현재 학교장들의 무능함이 교육을 망치고 있다는 근거가 필요하다. 근본을 무시하고 특정 논리만을 내세우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하나의 구실일 뿐이다. 논리는 없고 구실만 있다 무자격교장공모제에 명함을 내밀기 위해서는 특정 노조의 협조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 실제로 지난 국정감사에서 나타났듯이 진영논리에 의한 특정 노조 출신의 무자격교장 임용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 현실로 나타났다. 일부 시·도에서는 특정 노조 출신이 100%였다. 결국 무자격교장공모제의 확대는 교사들 간의 이념 논쟁은 물론 학교 교육을 뿌리째 흔들 수 있다. 교장 임용을 두고 불신과 갈등이 조장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무자격교장공모제를 통해 교장으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능력보다는 불필요한 인기관리를 통해 이미지를 쇄신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철학이나 신념을 살릴 수 없게 된다. 학교가 정치판이 되어 진영논리에 휘말릴 뿐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외면할 수 있다. 현재 교장임용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력과 근무성적평정 점수가 절대적으로 승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등 본인의 노력만으로는 교장으로 임용되기 어려운 구조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가 있다면 문제를 바로잡을 개선안이 필요한 것이다. 현재 교사들의 지지를 받는 개선안은 중임평가를 내실화하자는 것이다. 평가를 해서 중임을 허가한다고는 하지만 형식적인 평가결과를 믿는 교사들은 많지 않다. 만일 8년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중임평가에 대한 다양한 기준을 설정하여 믿을 수 있게 하면 된다. 현재의 교장임용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검증되지 않은 무자격교장공모제를 확대하는 것은 이미 교장공모제 도입으로 교사들의 교장 승진이 더욱더 묘연해진 상황에서 최상의 대안은 아니다. 임기연장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행 교장공모제의 결정적인 결함이라고 본다면 자격이 있는 교장공모제도 폐지되어야 한다. 이를 유지한다면 공모교장으로 재직한 기간도 교장임기(4년+4년)에 넣어야 한다. 이 방안은 이미 많은 논의가 있었음에도 답보상태에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이렇게 하면 교장 승진자들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더 다양한 교장들의 임용이 가능하게 되어 굳이 무자격교장공모제를 확대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무자격교장공모제 확대만이 다양한 교장의 임용이 가능한 것이 아니다. 무자격교장공모제를 확대한다고 해도 결국은 특정 노조에 몸담은 교사 중 극히 일부만이 무자격교장이 될 수 있을 뿐이다. 특정 노조 교사들 사이에 또 다른 위화감이 조성될 수도 있다. 목적 달성도 못 하고 교육계를 뒤흔드는 오류를 범할 뿐이다. 공모 교장 재직 기간 교장 임기 반영 검토해 볼 만 교장임용제도를 한꺼번에 바꾼다는 것은 교육계의 판을 바꾸는 것이다. 다른 분야라면 혁신적인 제도 도입으로 위기를 탈출할 수도 있지만 교육 분야에서의 혁신적인 제도 도입은 학생이라는 특수한 집단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안길 수 있어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 단순히 젊고 유능한 교장, 교장임용의 다양화를 위한 것이라면 설득력은 더욱 떨어진다. 도리어 누군가 혹은 특정 집단을 위한 제도라는 의구심만 키울 뿐이다. 교육제도는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검증된 제도만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무자격교장공모제 확대는 무조건 철회되어야 한다. 항공기의 기장은 자격이 없고, 부기장만 자격이 있다면 그 비행이 제대로 될 리 없는 것과 같은 단순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부가 교장공모제 확대 개선안을 발표해 조용하던 학교현장이 술렁이고 있다. 현행 교장공모제는 교장 결원이 있는 학교에서 공모교장을 희망할 때 학교운영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시·도교육청에 신청하고 이들 학교 중에서 시·도교육감이 지정하게 되어있다. 그중에서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평교사가 교장이 될 수 있는 제도로서 대상을 자율학교의 15%로 재한해 왔다. 이번 교장공모제 개선안의 주요 핵심은 15%로 제한했던 내부형 교장 비율의 전면 폐지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현행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2조6항에 제시된 ‘교육감은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신청한 학교 중 15%의 범위에서 학교를 정해야 한다’ 는 규정을 완전히 삭제하자는 안이다. 한 마디로 ‘평교사 교장’ 임용을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현장의 많은 교원은 한결같이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그간 성실히 학생들을 교육하면서 자기 성장을 위해 연구해온 교사, 학교의 궂은일이나 힘든 일을 도맡아온 교사, 벽지나 낙도 같은 열악한 환경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온 교사들에겐 하루아침에 승진 기회를 박탈하는 청천벽력 같은 불공정한 처사이다. 뿐만 아니라 결원학교 교장의 1/3 ~ 2/3 범위 내에서 지정하던 공모교장 비율도 시·도교육감의 재량에 맡긴다는 것도 있다. 결국 앞으로는 초빙형과 내부형으로만 교장 임용이 가능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교장 임용은 교육감 의지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것이 된다. 특정 노조 보은인사…논란 불 보듯 교장공모제는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에 도입되어, 교장 임용의 다양화 차원에서 능력있는 교장을 공모함으로써 학교의 자율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실시한다는 것이 취지였다. 그러나 도입 취지와는 달리 교장 임기 연장의 수단이 되거나 무자격공모제는 특정 노조 출신에 대한 보은 인사로 활용되는 등 많은 문제를 드러낸 것도 사실이다. 이번 개선안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보완이나 개선이 아니라 객관성과 공정성을 잃은 특정 노조를 위한 정치색 짙은 교육개악이라는 느낌이 든다. 또한 무자격교장의 양산으로 교육의 중대성을 잊은 무책임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교육의 중대성에 비추어 볼 때, 하나의 교육정책이나 제도는 성급한 혁신적 변화보다는 신중한 점진적 개선이 이루어져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교원승진 규정은 모든 교원에게 공정하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이번 개선안은 현장 교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교육부의 일방적인 정책발표여서 학교 현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교장에게는 교원들로 하여금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도록 그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기본적이고 중요한 책무가 있다. 이러한 교육철학은 오랜 교육 경험과 높은 도덕성, 그리고 미래사회를 예견할 수 있는 예지력과 판단력에서 나오므로 교장 자격에는 엄격한 자질과 교육적인 소양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무리 젊고 유능한 교사라 하더라도 교육경력과 경험이 부족하면, 학교경영에 더 많은 오류나 과오를 범하기 쉽다. 학교장의 학교경영에서의 과오나 실수는 일반 행정과는 달리 곧바로 교육 대상인 학생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학교구성원인 교원들에게 미치는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이고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의 삶까지 장기간에 걸쳐 깊고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장은 일반 CEO와는 달리 국가가 인정하는 교장자격증으로 검증하고 교육적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교육부 개선안을 보면 내부형 교장의 공모 자격은 교직경력 15년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교장공모 신청 시의 제출된 서류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방법이 없어 그야말로 학부모 학교운영위원들에겐 깜깜히 인기투표에 지나지 않는다. 교원위원 또한 개인적 소신보다는 같은 학교나 동문 등 정실에 이끌리기 쉬워 공모 후 교원 간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요인으로 내부형 공모교장은 대개 당해 학교 교사가 교장으로 선정되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교장이 되기위해 사전 물밑 작업과 같은 학교구성원 간의 보이지 않은 알력이나 경쟁으로 자칫 선거판이 되기 쉽고, 교장 승진 후에도 같은 평교사에서 ‘교장’이라는 상승된 호칭에 대한 거부감과 어색함, 그리고 교감과의 갈등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수십 년 노력이 한순간 배신감으로 이번 개선안의 직접적인 피해는 바로 승진을 앞둔 수많은 ‘예비교장’들이다. 이들의 실망감과 허탈감은 너무나 크다. 그간 승진을 위해 수년간 차근차근 준비해 온 많은 노력과 희생들이 한순간에 배신감과 상실감으로 바뀐 것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교원승진규정 개정안은 일정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적용하는 유예기간이 있었으나 이번 개선안은 단 6개월이다 보니 이에 대한 반발감도 크다. 한 교사가 교장으로 승진하기까지는 수십 년의 교직경력과 보직 경험, 연수, 그리고 교원 간의 원만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자격연수를 받게 된다. 그만큼 교육의 중대성을 고려한 과정이고 절차다. 그래서 이들은 다년간 교직 생활의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견디어 내며, 학교 교육을 위해 헌신해 오고 있다. 만약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교육부 안이 시행되면 산간벽지, 농·산·어촌 교육은 누가 하겠으며, 학교의 온갖 힘든 일에 누가 희생하고 봉사하겠는가? 뿐만이 아니다. 무자격교장의 확산은 보직교사의 기피는 물론 인기영합주의 교사, 교육감 눈치만 살피는 교사로 확산되어 특정 노조에 앞 다투어 줄을 서는 등 학교조직 와해와 함께 정상적 학교운영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교원은 타 공무원보다 직위가 단순하다. 교사가 교감으로 승진하기까지 대략 교직경력 25년 이상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다시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각종 승진 가산점 준비를 위해 몇 년씩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가능하다.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이렇게 오랫동안 승진을 준비하고 기다려온 교원들이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쓸쓸하게 교단을 떠나는 안타까운 모습들이다. 무자격교장공모제의 전면 확대는 교단안정과 학교조직의 근간을 완전히 무너뜨려 무력화하는 행위이다. 교직은 전문직이다. 반드시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정부는 무자격교장으로 영혼 없는 교육을 하겠다는 말인가? 무자격교장은 경험과 자질 부족으로 정상적으로 학교경영을 할 수 없는 무면허 운전자와 같은 사람이다. 면허 없는 운전은 불법인 동시에 운전을 하면 범법자가 된다. 진정으로 미래 교육을 생각하고 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행복을 간절히 원한다면 무자격교장에게 학교경영을 맡길 수 없지 않 은가? 무자격교장으로 학교갈등 만들어선 안돼 무자격교장을 앞장서 막아야 할 정부가 오히려 앞 다투어 이를 양산하겠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선량한 학생들의 피해는 누가 어떻게 보상한단 말인가? 교육부는 이 제도가 가져올 폐해를 보다 신중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 학교는 무자격교장의 훈련장이 되어서는 안 되며, 더 이상 학교갈등을 만들어도 안 되는 것이다.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이미 진보 교육감의 코드·보은인사, 특정 노조 출신 교장 만들기로 전락한 불공정한 제도가 되었다. 지금까지 시행해온 내부형 공모교장의 71%가 특정노조 출신이라는 점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래서 일선 학교에서는 이미 교육청에서 ‘내정된 교장 자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내부형 교장은 모두 특정 노조 출신들로 채워지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특정 노조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하루아침에 교감경력도 없이 교사에서 교장 자리로 오르는 것은 우리 교원 정서에도 맞지 않는 일이다. 내부형 교장공모는 별다른 노력과 준비 없이 공모교장으로 승진할 수 있는 ‘로또’와 다름없다. 이런 승진 대박을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마는 지금처럼 특정 노조 출신이 아닌 교사들이 승진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니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교장공모제 개선안은 특정 노조를 위한 정치적 정책이고, 학교 현장을 흔드는 교육 적폐라는 인식도 많다. 뿐만아니라 이번 개선안은 행정적으로 중시해야 할 절차마저도 무시한 탁상행정으로 학교 현장은 혼란해 하고 있다. 개선안의 출발이 졸속이다 보니 현장교사들의 생각과 너무 다르다. 사전에 현장교사의 충분한 의견수렴이나 공청회 한 번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행되는 정책이나 제도라는 점에서 현장교사들의 반발이 크다. 더 한심한 일은 이번 시안 역시 언론에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나서, 몇 주가 지난 뒤에서야 학교 현장의 의견을 뒤늦게 서둘러 묻고, 공문을 받은 즉시 보고하라는 졸속 관료 행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정말 절차적 행정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부인지 묻고 싶다. 좋은 학교는 교원들이 상호존중하고 학교업무에 솔선수범하는 분위기에서 형성된다. 그래야 좋은 학교, 효율적인 학교경영이 가능하다. 이러한 학교문화 형성에는 교장의 교육적 경험과 실천적 교육철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교사들은 교장의 직위와 권한에 의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교장의 다양한 교육경험과 경륜에서 배우고 닮아가는 것이다. 학생 역시도 교장의 모습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보고 배운다. 교육적 경험이나 경력만큼 큰 울림을 주는 교훈은 없다. 교육정책과 제도는 교원 누구에게나 공정성과 공평함을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좋은 교육제도나 행정은 학교 현장을 중시하고 교원들의 의견을 기초로 만들어진 후 시행될 때 지지나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좋은 제도의 결과도 얻을 수 있다. 아무나 교장을 할 수는 없다. 자격 없는 교장은 더욱 그렇다. 교장은 학생들로부터의 존경뿐만 아니라 교직원의 지지와 구성원 간의 존중감이 함께 어우러져야 좋은 학교를 만들 수 있고 좋은 교육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그래서 무자격이 아니라 오랜 경륜을 갖춘 학교경영자의 자질을 갖출 때 보다 좋은 ‘교육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21세기 미래교실의 패러다임 인공지능 시대의 주인공이 될 아이들을 길러내는 교사는 세상을, 학교를, 교실을 어떤 눈으로 봐야 할까? 오랫동안 유지해오던 암기식 학습방법은 과연 계속 유효한 것일까? 미래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능력은 과연 무엇일까? 미래학자들은 하나같이 이전의 학습방식인 지식전달중심의 학습을 탈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학습방법은 객관적 지식을 외워서 정답 중심의 일제식 시험을 치르는 ‘자기 생각은 필요가 없는 공부’ 였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실제 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능력과 태도이다. 이것이 곧 미래핵심역량이다. 20여 년 전, OECD에서 처음 발표한 미래핵심역량은 도구사용능력· 이질집단과의 상 호작용·자율적 행동능력이다. 또한 미국 기업가들이 선정한 네 가지 핵심역량 즉, 21세 기 사회적 기술이라 불리는 4C는 의사소통(Communication)·협업(Collaboration)·창의력 (Creativity)·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이다. 이미 미국 이외 유럽 등 많은 선진국에 서는 4C를 기르는 역량기반중심의 교육이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는 2012년 교육청 및 학교 단위에서 자유롭게 핵심역량을 선정하도록 했으나 2015 개정 교육 과정에서는 처음으로 국가 수준의 핵심역량 여섯 가지를 선정하여 제시했다([표] 참조). 21세기 미래교실에서는 정답이 없는 문제를 다뤄야 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융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문제상황에 대한 도전, 인내심과 자기조절력, 다른 사람을 공감하고 도와주며,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능력을 발휘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이다. 이러한 능력들은 기존의 지식중심수업만으로는 기를 수 없으며, 실생활과 유사한 문제상황을 학생들이 직접 해결하면서 스스로 익혀야 한다. 따라서 우리 교실은 이제 학생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교실로 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교사의 가르침에 대한 철학이 바뀌고, 수업의 방향과 방법이 바뀌어야 가능할 것이다. 거꾸로 교실의 철학, 비움과 채움 4차 산업혁명 시대, 학생들에게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교실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바꾸어야 할 것은 교사의 가르침에 대한 철학이다. 과거의 학교 교육은 사회를 살아가면 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지식을 융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와 사람들과 공감·소통·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기르는 교실’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사는 기존의 강의식 수업을 조금은 바꿀 필요가 있다. 강의식 수업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은 교사이다. 학생들은 수동적인 자세
2018학년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전면적으로 적용된다. 제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학생 교육을 위해서다. 왜 이러한 교육과정의 변화가 필요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미래사회 인재상이 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탈산업사회·지식정보화사회에 걸맞은 인재 즉, ‘많은 것을 아는’ 지식 축적을 위한 인재가 아닌 ‘새로운 상황에 지식을 활용할 줄 아는’ 창의적 인재가 필요한 시대이다. 따라서 미래사회를 선도할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 요소는 과감히 축소하고, 자기 삶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 주도록 국가수준의 개정 교육과정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학교도 변해야 한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의 대비나 준비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교육과정 형식만 바꾸거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사회를 준비해야 할 교육 변화의 중심은 교사와 학생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지원하고 지지해야 할 학부모의 인식 변화 역시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져야 할 교육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이제까지 학생들의 학습은 진도 나가기 식의 학습, 배움과 삶이 연계되지 못한 학습으로 인해 눈치 보는 공부, 자존감이 낮은 공부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교육은 진도에 급급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의 ‘진정한 이해’를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역량을 길러줄 수 있는 수행과제를 제시하며, 미래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재상을 기르기 위한 수업을 위해 어떻게 교육과정 재구성을 해야 할까?’, ‘사회과 교사로서 학생들의 진정한 배움과 이해를 위해 어떤 역량과제를 던져 주어야 하는가?’를 고민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연간 지도계획을 수립하면서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비판적 사고력과 의사소통능력 그리고 민주시민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고전을 읽고 그 독서 내용을 바탕으로 ‘쟁점 중심의 법정 토론’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다. 먼저 셰익스피어의 작품 베니스의 상인을 읽고, 학생들과 ‘포셔의 재판은 정당한가?’를 주제로 원고와 피고로 나눠 토론 수업을 진행해 봤다. 재판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피고 측이 당연히 유리할 줄 알았지만, 깊은 독서를 바탕으로 자신이 읽은 부분을 인용하면서 책을 들고 재판의 부당성을 주장하던 학생의 모습에서 놀랄 만한 열정과 배움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었고 모두가 감동하는 수업으로 남게 되었다. 또한 학생들이 스스로주제를 정해서 자기주도적역량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해결하는 모습 속에서 우리 교육의 나아가야 할 가능성을 바라볼 수 있는 귀한 계기가 되었다. 물론 ‘수능’이라는 한계로 매시간 이러한 수업 진행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수능시험도 서술형으로 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최근 주요 상위권 대학의 수시면접에서 토론을 통해 학생 역량을 평가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수업의 확산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PART VIEW] ‘법과 정치’ 교육과정 재구성 사례다음은 호손의 주홍글씨 작품을 읽고 ‘여주인공 헤스터가 받은 형벌은 정당한가?’ 라는 법정 주제로 토론 수업을 진행한 ‘법과 정치’ 교육과정 재구성 사례이다. ▶ 법정 토론 수업 과정① 개인별로 법적 쟁점 중 토론하고 싶은 주제 하나를 선택② 같은 주제를 선택한 학생끼리 모여 민사사건의 원고나 피고의 역할, 형사사건의 검사, 변호사 역할 배정③ 각자 맡은 사건을 교과서, 참고자료를 활용하여 원고/검사, 피고/변호사 변론문(토론 개요표) 작성④ 법정 토론 순서대로 짝끼리 전체 학생 앞에서 상호 주장 및 질의응답 진행⑤ 1:1 법정 토론 후 전체 배심원 학생과 토론(질의응답-토론평가표 활용)⑥ 배심원 학생의 토론평가(소크라티브 앱 사용), 교사의 피드백과 정리 ▶ 연간지도계획에 따른 개인별 법정토론 주제 ▶ 교과서에 근거한 법정 발표 토론 주제 ▶ 수업공개 지도안 ▶ 수업과정안 ※ 소크라티브 앱을 통한 동료 평가(http://www.socrative.com/)• 소크라티브 사이트 접속하여 PC 사용 가능. 스마트폰·태블릿 등 각종 디바이스 사용 가능• 객관식, 참·거짓, 주관식 문항 작성 가능• 참가자는 룸넘버를 치고 입장, 이름은 필요 없음. 그래서 숫자만 체크됨(무기명투표 가능)• 문제가 직접 주어지고, 객관식 번호만 있는 게 아니라 문항을 적어 넣을 수 있음• 형성평가 가능. 각종 테스트 가능. 문항 제출 및 저장·관리 가능• 전체적 틀은 영어로만 가능하지만, 문항은 한글로 출제 가능• 평가 및 평가 후 확인, 결과 및 통계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또한 이러한 평가 및 결과 확인을 한눈에 그리고 편하고 쉽게 확인할 수 있음
하브루타는 유대인의 오래된 학습법이다. 난해한 ‘토라 와 토라에 대한 해설서이자 토론집인 ‘탈무드’를 사람들이 익히고 학습하는 토의·토론형 학습법이다. 지금도 이스라엘 도서관인 ‘예시바’에서는 1,000명 정도가 한꺼번에 하브루타 방법으로 토론을 한다. 또한 유대인의 가정교육법이기도 하다. 하브루타 학습법의 핵심은 두 사람, 많게는 서너 사람이 서로 질문하고 대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학습자가 주체적으로 짝과 함께 찾아 나가고, 자기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숙고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1:1 방식으로 진행되는 ‘짝 대화’는 하브루타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단체로 이루어지는 토의나 토론에서는 발언 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참여자가 얼마든지 침묵할 수 있지만, ‘짝 대화’는 두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진행하는 것이기에 누구도 소외될 수 없는 학습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브루타 수업을 적용한다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모든 학생이 수업 내용을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학습하는 ‘배움중심수업’이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필자가 수업에 알맞게 변형하여 적용한 ‘나의 하브루타 수업’은 매 차시 수업의 도입·전개·정리 등 모든 과정에 서 진행된다. 배움과 나눔의 과정은? ▶ 수업 전 활동 일단 전체 교육과정을 살펴보면서 ‘어떻게 수업디자인을 할 것인가’를 계획해야 한다. 교육내용에 따라 개별형 자기주도학습형으로 짤 것인지, 하브루타형으로 짝끼리 질문하 면서 대답하도록 할 것인지, 모둠활동형으로 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 고민의 중심에는 언제나 학생중심, 활동중심이 있어야 한다. 즉,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무엇을 활동하게 할지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학생들이 활동을 하는 중간중간 교사가 어떻게 학습지원을 할 것인지 세밀하게 계획을 짜야 한다. 실험할 때는 어떤 준비물이 필요한지, 교사가 질문을 준비해 줄 것인지, 학생이 직접 질문을 만들고 서로 대답하게 할지 등 교육내용을 보고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 학생들이 작성하게 될 활동지는 전시학습 확인·하브루타 활동·모둠활동·인터뷰카드 (수업정리방법)를 포함시켜 1차시에 한 장의 분량이 되도록 제작한다. 하브루타 활동은 A·B 학생이 질문에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다. 교과서만으로도 짝과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해당 학습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도록 활동지 구성을 꼼꼼히 해야 한다. 짝 편성·모둠편성은 교사가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며 공들여 짜 놓아야 일 년 내내 효율적인 수업을 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 포트폴리오 평가와 논술평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미리 알려주고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 [PART VIEW] ▶ 수업의 도입 하브루타 • 1단계 _ 전시학습 확인 : 핵심 키워드로 전시학습 확인 전시학습 확인은 ‘하브루타’로 시작한다. “여러분, 지난 시간에 배운 광합성작용이 어떻게 일어난다고 했지요?”라는 지식확인형 질문이 아닌 “지난 시간에 무엇을 배웠는지 짝과 함께 1분간 대화 후에 발표를 해보도록 해요”라고 질문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기억해 내도록 유도하면서, 단어 수준의 키워드라도 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1분 후 손을 드는 5명 정도의 학생에게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의 키워 드를 떠오르는 대로 말하도록 한다. 처음에는 ‘광합성’, ‘호흡’ 등 한 단어로 시작하지만 교 사가 그 단어를 기본으로 퀴즈형식의 질문으로 구체화해서 다시 던지면 점차 단어에 살 을 붙여 완성된 긴 문장으로 전시학습 내용을 말하게 된다. 교사는 이를 통해 학생들이 전시학습 내용 중 어떤 내용을 선택적으로 강렬하게 인식 했는지, 어떤 구조로 머릿속에 자리 잡았는지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전시학습 내용 중 중요한 부분임에도 학생들 머릿속에서 각인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교사는 추가 설 명을 통해 이를 보완한다. 그렇게 학습자의 스키마(Schema)를 중심에 두고 학습내용을 보완하면 학습내용이 기억에 남을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 2단계 _ 동기유발 : 발표 없이 궁금증만 남겨놓자 동기유발은 사진 자료나 동영상으로 짧게 하거나 e-Book에 있는 플래시 자료를 열어 서 보여준다. 교사는 “장대를 사용하면 더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요?”라 며 핵심질문만 한다. 이때 학생은 생각만 하게 하고 발표를 시키지는 않는다. 자칫 학원 에서 미리 배워온 학생의 독무대가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는 학생들에 게 궁금증만 남겨놓으면 된다. “수업을 진행한 후에는 대답할 수 있어야 해요”라고 하면 서 말이다. • 3단계 _ 학습목표 제시 : 초성게임으로 학습목표 제시 학습목표를 제시할 때 역시 하브루타 방식을 사용한다. 학습목표를 확인하고 인지하 는 과정에 모든 학생이 참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오늘 수업 목표는 ○○○입니다”라 고 일방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참여형 질문으로 학생들이 직접 교과서에서 찾아 대답하 게 한다. 예를 들어 ‘(ㄱㅎㅅ)과 (ㅎㅎ)의 관계를 알 수 있다(답 : 광합성과 호흡의 관계를 알 수 있다)’와 같이 초성게임으로 판서를 해 놓는다. 필자의 경우에는 학생들이 교과서 에서 퀴즈의 정답을 찾을 때, 학생들의 번호가 적힌 룰렛을 돌려서 발표할 학생을 지정한 다. 의외로 학생들은 긍정적인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적극적인 참여가 일어난다. 학습목표를 찾은 뒤에는 그것과 관련된 세 가지 질문, ‘광합성이란 무엇일까요?’, ‘호흡 이란 무엇일까요?’, ‘광합성과 호흡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를 판서한다. 또한 1분의 시간을 주고 포스트잇에 질문을 만들어보게 하고, 모둠별로 4절지 종이에 붙이게 하는 방 법도 학습내용에 대해 학생의 관심을 끌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 수업의 전개 하브루타의 방법 5가지 ▶ 하브루타 수업모형 ❶ _ 질문제시형 학생들이 짝을 지어 교과서 등의 학습자료를 스스로 탐색하면서 활동지를 스스로 해 결해 나가는 방법이다. 교사가 교과 내용에 대한 설명 없이 바로 학생들이 짝을 지어 활 동할 수도 있고, 약간의 설명을 한 후 하브루타를 시작할 수도 있다. 수업내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조절하면 된다. 학생들은 활동지에 적혀있는 5~7문제 정도를 서로 대화하며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습 내용을 파악하고, 토의와 토론을 하며 이해를 깊이 할 수 있다. 활동지 안에는 아이들이 자기 생각만 적는 게 아니라, 함께 학습한 짝의 생각도 적을 수 있도록 공간을 구분해 줘 야 한다. 자기 생각만 적게 하면 토의와 토론을 하지 않고 자기 답만 적는 개인별 자기주 도학습형 수업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활동지 뒷면에는 마치 문제집처럼 학습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식· 단답식· 서술 식· 논술식 등 다양한 방식의 문항을 제시한다. 학생들은 짝과 함께 토의와 토론을 한 것 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하는 자신들에게 놀라기도 한다. 그러나 질문을 교사가 제시하기 때문에 진정한 하브루타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하브루타는 학습자가 직접 질문을 만 들어 대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 가르치기 하브루타 수업모형’ 과 ‘모둠 하브루타 수업모형’을 만들게 되었다. ▶ 하브루타 수업모형❷ _ 친구 가르치기 짝과 함께 교과서를 먼저 읽은 후, 학습내용을 두 부분으로 나눈다. 3분 정도 각자 자 신이 정한 부분만 공부하고,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짝에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활동지에 는 간단하게 메모할 수 있도록 하여 설명하면서 핵심단어를 적어 보도록 한다. 설명이 끝나면 서로에게 잘 설명했는지, 친구의 설명을 잘 들었는지 질문을 만들어 보게 하고, 대화하면서 해결하도록 한다. ▶ 하브루타 수업모형 4 ❸ _ 모둠활동형 가장 좋은 수업모형은 ‘학생이 질문하고 학생이 답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따른 수업모 형이다. 질문이 제시되지 않은 활동지를 배부하고, 교과서나 텍스트를 읽으면서 직접 질 문을 만들어 적어보도록 한다. 먼저 각자 개인별 질문을 하나씩 만들어서 활동지에 적는다. 다음으로 모둠원들의 질문을 보고 토의를 통해 가장 좋은 질문을 ‘모둠별 BEST 질문’을 선정하여 적는다. 모든 모 둠은 자신의 모둠이 뽑은 ‘BEST 질문’을 모둠판에 기록하여 칠판에 부착한다. 전체 학생 들은 모둠판을 보면서 각자의 활동지에 질문을 순서대로 적으면서 짝과 토의· 토론하면 서 문제를 해결한다. ▶ 하브루타 수업모형❹ _ 꼬리질문형 학생들 수준이 높은 경우에는 꼬리에 꼬리는 무는 질문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교사가 ‘지구 내부 조사를 어떻게 할까?’라는 주제를 알려주면, 짝끼리 ‘지구 내부는 어떤 상태일 까?’라는 질문을 만들고, 질문에 질문을 연결한 꼬리질문 즉, ‘어떤 상태를 알려면 지구 내 부로 들어가야 할 텐데 지구 속까지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까?’, ‘땅을 파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을까?’, ‘몇 m나 팔 수 있을까?’, ‘지구 내부를 조사하려면 뭔가 다른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등의 꼬리질문을 통해 텍스트의 핵심내용을 파악하게 하는 것이다. 활동 지는 꼬리질문을 연속적으로 만들면서 대답할 수 있는 형태로 꾸민다. 교사는 뒷장에 핵 심질문 칸을 활동지에 만들어 시간이 지난 후에 핵심질문으로 ‘지구 내부를 조사하는 직 접적인 방법과 간접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을 판서해주고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토의와 토론을 하는 형태로 진행한다. 이때 대답을 하는 학생에게는 발표점수를 준다. ▶ 하브루타 수업모형❺ _ 찬반 하브루타 찬반토론이 가능한 경우에 사용하는 모형이다. 짝과 함께 찬성-반대로 토론을 한다면 다음에는 반대-찬성으로 토론을 하는 것이다. 이때 근거를 들어 토론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짝 토론이 끝나면 두 모둠이 만나서 모둠토론을 진행한다. ▶ 수업의 정리 하브루타 수업정리 방법으로는 ‘인터뷰 카드’를 활용한다. 인터뷰 카드는 활동지의 맨 마지막에 배치한다. 짝과 함께 각자 오늘의 중요 단어 3개씩을 뽑아 적고 그 이유를 인터뷰해서 적 게 하거나, 학습내용에 대해 궁금한 질문을 적고 서로 대답하고 생각을 나눈 뒤 그 내용 을 적게 하기도 한다. 수업정리를 반드시 교사가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학생들 스스로 정리 하게 하는 것이다. 수업에서 교사의 역할 교사는 학생들이 짝활동, 모둠활동을 할 때 기존의 모둠활동 관리보다 훨씬 유심히 관 찰해야 한다. 학생들의 소통을 잘 듣고 있다가 막혀있는 부분이 생기면 즉시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짝지어 공부하다가 서로 생각이 다르거나, 사실 판별 을 해 주어야 할 때가 있다면 주저 없이 교사를 찾도록 안내해야 한다. 활동지에 ‘선생님 설명을 듣고 해결하기’라는 멘트를 넣어두면 효과적이다. 개념이나 핵심 내용이 좀 어렵 거나 복잡한 경우, 교사가 확실하고 자세히 짚어줄 필요가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활동지에 이런 멘트가 있으면, 중요내용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교사의 강의 를 기다리게 된다. ▶ 평가는 이렇게! 수업이 마무리될 때 교사가 활동지를 모두 걷어서 활동지 전체를 채점하고 돌려주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수업이 모호성으로 끝이 나서 학생들은 자신들이 적어놓은 답이 맞 는지 매우 궁금해한다. 사실 모호성으로 수업을 끝내는 것은 매우 찜찜해서 교사의 역할 을 다 하지 못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모호성이야말로 학생들의 ‘자기 생각 만 들기’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교사가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한두 명만이 답을 발표한 다면 다른 학생들은 누군가가 알려주는 답을 적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늘 수업이 끝나면 활동지를 채점하여 오개념을 파악하고 돌려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맞았는지 틀렸는지 채점을 하고, 짝과 대화하며 학습한 것을 기입 하는 부분은 질문에 대한 답이 제대로 있는지, 좋은 질문을 만들었는지 등 미리 정해 놓 은 기준에 따라 활동지를 채점한다. 이렇게 해야 학생들이 그날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 해했는지, 틀리게 알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이 점수를 수행평가에 포함시 켜 진정한 ‘과정중심평가’를 실천하려고 신경 쓰고 있다. 활동지를 보면 학습자가 수업시 간에 얼마나 참여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수업과정을 학습자 자율에 맡기더 라도 학습자가 얼마나 제대로 학습했느냐 하는 부분을 관리하고 피드백해야 하는 책임 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학교도서관 안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많지만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어린이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모습이 안타까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보자고 유도하면 대부분 같은 답을 한다. “재미없어요.” 이런 대답을 들을 때마다 책 읽기의 재미를 아직 느끼지 못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즐거움을 알게 해 줄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책 읽기를 게임처럼 즐겁게 할 수 없을까?’ 게임처럼 아이들이 책읽기에도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책 읽기 수업을 게임 수업으로 하면 책을 읽는 데 지루해하지 않고 많은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느낄 것이란 큰 기대를 하며 교실 수업으로 개인 독서 골든벨 수업을 실시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개인 서바이벌 형식의 수업을 할 경우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시작하기도 전에 포기하는 아이들이 생겨났고, 읽기의 수준 차이도 커, 책을 선정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좀 더 고민 끝에 발전시킨 것이 독서 골든벨 모둠수업이다. ▶모둠 독서 골든벨 수업 설계 모둠활동을 하게 되면 책 읽기를 잘하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가 함께 하게 되고, 같은 모둠 구성원은 서로 알려줄 수 있기 때문에 서로 도와가며 모든 아이가 끝까지 수업에 참여 할 수 있다.[PART VIEW] ▶모둠 독서 골든벨 수업 설계 2학년을 대상으로 1차시부터 3차시까지는 교과수록도서 중 3권을 선정하여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내용 요약 및 감상 그리기 등의 다양한 독후 활동을 실시했다. 4차시는 독서 퀴즈 만들기 활동지를 제시하고 아이들이 모두 독서 퀴즈를 만들도록 했다. 모둠별로 책을 3권씩 제공하여 서로 바꿔 읽어보며 개인적으로 책 1권당 1문제 이상 씩 만들도록 했다. 모둠활동을 하다보면 잘하는 친구에게 의지하여 활동을 안 하려는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문제 만들기 활동지를 개인별 1장씩 나누어 주고, 모둠 학습이지만 문제는 각자 만들도록 했다. 각자에게 책임을 부여하여 모두 다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열심히집중하여 문제를 만들고, 태도가 바른 모둠에는 문제 추첨 우선권을 주기로 했더니 더욱 아이들이 수업에 열심히 참여했다. 문제를 다 만들고 난 뒤 같은 모둠친구들과 문제를 공유하도록 했다. 다음시간, 모둠 독서 골든벨이라는 목표가 있어서인지 아이들은 책을 두 번째 읽어볼 때에도 지루해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자세히 집중하여 읽는 모습을 보였다. 5차시는 모둠 독서 골든벨을 실시했다. 모둠 독서 골든벨을 시작하기 전에 규칙을 설명해준 뒤 모든 모둠에 동등하게 10점씩 부여하고 시작했더니 아이들의 참여 의욕이 더욱 높아졌다. 문제는 아이들이 만든 문제와 선생님이 만든 문제를 PPT로 만들어 제시하 고 추첨기로 추첨하여 나온 번호의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점수는 사탕으로 대 신했다. 문제 난이도에 따라서 사탕의 개수를 1~3개로 지정해 주었고 문제를 맞힐 경우 문제에 제시된 수만큼의 사탕을 받아가거나 혹은 못 맞힐 경우는 사탕을 다시 반납하는 형태로 실시했다. 대체로 문제를 쉽게 하여 아이들이 성취감을 많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문제를 다 풀 고 난 뒤 각 모둠이 획득한 사탕은 같은 모둠 구성원들과 나누어 먹으며 모든 아이들이 즐거움을 느끼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선정도서에 따라 저학년부터 고학년 까지 모든 학년에 적용할 수 있는 수업이다. 특히 고학년은 과학, 역사, 사회 등 교과수업시간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을 독서퀴즈 수업의 도서로 선정하여 즐겁게 수업할 수 있다. 문제 의 난이도를 조절하여 쉬운 문제를 많이 제시하면 아이들의 참여도가 높아진다. 또한 문제를 만든 아이의 이름을 공개하면 아이들이 더욱 즐거워한다. 저학년 모둠 독서 골든벨 수업은 모든 아이들의 활동 참여, 책 읽는 즐거움 느끼기에 목적을 두어 실시하면 아이들이 책을 통해 즐거운 경험을 얻게 될 수 있다. 좀 더 나아가 친구와 서로 책 내용을 이야기하고 답을 의논하며 소통하고 협동심도 기를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책읽기는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의 꿈의 싹을 잘 자라게 해주는 영양분 의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은 바로 독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읽기를 즐겨 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다. 모둠 독서 골든벨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책 읽 는 재미를 느끼는 즐거운 경험의 기회를 마련해주고 싶다.
우리의 국모가 일본 자객들에 의해 처참히 살해되고 궁의 앞마당에서 불태워졌다. 능욕을 당하고도 제대로 된 항변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때 황해도에서 한 청년이 칼을 차고 다니는 일본인을 추궁하다 싸움이 벌어지고, 울분에 차 있던 청년은 맨손으로 일본인을 때려죽인다.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던 당시 조선의 법정은 청년에게 사형을 선고 한다. 인천감옥소에 수감되어 고초를 당했지만 굴하지 않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쳐주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준다. 그의 이름은 ‘김창수’, 훗날 ‘김구’로 이름을 바꾸고 죽는 날까지 민족을 위해 헌신을 한다. 김창수를 아는가? 우리는 대부분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았고, 우리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습을 통해 이름과 책의 몇 구절만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민족을 위한 김구 선생의 헌신과 노력, 어떤 국가로 거듭나야 하는가에 대한 그의 철학과 사상은 백범일지를 통해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젊은 날의 모습 속에서도 우리는 많은 가치를 배울 수 있다. 내우 외환이 클 때일수록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때 마다 백범 김구 선생의 가르침이 자주 언급되곤 한다. 백범 김구 선생의 20대 초반을 그리고 있는 영화 대장 김창수는 삶에 있어 어떠한 가치와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름은 너무도 익숙하지만 실제로는 잘 알지 못했던 백범 김구 선생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우리 아이들과 함께 따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 영화 대장 김창수 줄거리 살펴보기 1896년 황해도 치하포, 청년 김창수가 일본인을 죽이고 체포된다. 그는 재 판장에서 국모의 원수를 갚았을 뿐이라고 소리치지만 결국 사형선고를 받고 인천감옥소에 수감된다. 일본의 편에 선 감옥소장 강형식은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는 김창수를 갖은 고문으로 괴롭히고 죄수들마저 김창수에게 등을 돌린 다. 하지만 그곳은 그에게만 지옥이 아니었다. 못 배우고, 못 가졌다는 이유로 재판조차 받지 못한 채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조선인들을 보며 김창수는 조금씩 현실에 눈을 뜨게 되고, 변화를 꿈꾸기 시작한다. 천하고 평범한 청년이 대장 김창수로 거듭나기까지, 그의 모든 것을 바꿔놓은 625일의 이야기! [네이버 영화 소개] 깊이 들춰보기 ▶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 최초로 가설된 전신 체계와 경인철도를 근대화의 신식 문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가 담겨 있다. 일본의 수탈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김창수를 포함한 수많은 우리 민족의 피로 건설된다. 최초의 전보가 김창수의 사형 집행을 중지한다는 고종 황제의 칙령이었다는 사실 등은 우리 민족 역사의 한 부분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 교육의 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천감옥소에 수감된 죄수들은 죄를 지어서 왔다기보다 무지하기 때문에 자신이 지은 죄보다 더 가혹한 처벌을 받고 있다. 이들을 위해 탄원서를 대신 써주고 소장을 검토하는 등의 노력을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죄수들에게 글을 가르쳐 준다. 아무것도 아닌 일인 것 같지만 교육을 받음으로써 세상을 다르게 보고 바꾸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민족을 위한 헌신 남북으로 분열된 우리 민족의 현실에 안타까워하며 동분서주했던 백범 김구. 지금도 우리 민족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백범의 정신이 항상 언급된다. 민족의 문제는 사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제국주의와 쇼비니즘의 이유로 논의 자체를 꺼리기도 하지만 정치적·이데올로기적 관점을 떠나 우리의 미래를 위해 재조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정신을 오롯이 담고 있는 백범일지는 우리가 반드시 공부해야 할 필독서다. 수업 속으로 백범 김구 선생의 청년기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을 더 의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백범 일지를 함께 연결하여 다루는 것이 가장 좋다. 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교과서에 서도 일부가 소개된 심훈의 상록수를 연결하는 것도 좋다. 사형 직전에 사면되었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Dostoevskii)의 일화를 연결해보는 것도 가능 하다. 토론으로 확장하기 강형식은 영화 속에서 조선인이면서도 자신의 사익을 위해 일본인들과 결탁하여 죄수들을 부당하게 노동에 동원한다. 그의 비리가 밝혀져 잡혀가면서도 당당하게 ‘무너져 가는 조선에서 무엇을 기대하냐’며 반문한다. 실제로 당시의 많은 지식인과 위정자들은 이러한 생각으로 망국의 속도를 빠르게 했다. 그들의 행동에 대한 모의법정 상황을 가정하여 잘못된 점을 찾아보는 활동을 진행해보도록 한다. 상황 가정 강형식은 인천감옥소 소장으로 재직하던 조선인이다. 서울과 인천을 잇는 철도인 경인선 가설을 위한 인력 제공을 약속하고 일본 인으로부터 거액을 받는다. 강형식은 ‘어차피 망해가는 조선에 기대할 것이 없으며 그래서 근대화를 위해 자신이 먼저 나선 것’이 라고 항변한다. 김창수의 교육에 대해 비난하며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힐난한다. 이러한 강형식의 부당함을 밝혀야 하는 상황이다. 찬반으로 나누어 토론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강형식의 생각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진행한다. 현재의 관점에서는 강형식의 생각이 부당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당시의 상당수 지식인과 위정자들은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학생들은 토론과정을 통해 식민지의 합리성을 주장하는 이들의 생각이 가진 문제를 지적한다. 이러한 논의 속에서 백범 김구 선생의 활동이 얼마나 큰 가치를 가졌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논술문항지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맞게 논술하시오. (가) 백범 김구는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다. 영화 대장 김창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우리 민족을 위 한 일이라면 과격한 방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명성황후를 시해한 것으로 의심되는 일본 낭인을 맨손으로 때려죽이고 인천감옥소에 투옥된 일만 봐도 김구 선생의 기개를 알 수 있다. 감옥 안에서 끊임없이 교육 활동을 전개하며 개개인의 역량을 키워갈 수 있는 일에 힘을 기울인다. 고종의 칙령으로 사형을 면한 후 김창수는 탈옥을 감행하여 성공한다. 이 후 민족교육을 위해 힘쓰며 몇 차례의 투옥을 거친 뒤, 상해로 건너가 임시정부수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초대 대통 령에 취임한다. 임시정부를 운영하며 자주적 조국독립을 위해 윤봉길 의사 의거 등 적극적인 무장투쟁을 전개한다. (나) 나는 인도정부에 편지를 썼으나, 접수 통지 외에 아무 답도 받지 못했다. 그 뒤 챔스퍼드 경을 만나고 나서야 겨우 해 결되었다. 내가 그 사실을 그에게 말하자 그는 놀라워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그는 내 말을 다 듣고 나서 바로 전화를 걸어 비람감에 대한 공문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 당국자가 해명이나 변명을 하지 못하면 그곳 세관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그 회견을 한 지 며칠 뒤 나는 신문에서 그곳 세관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읽었다. 나는 이 사건을 인도에 돌아와서 한 최초의 진실관철투쟁이라고 생각했다. 뭄바이 당국과 만났을 때 차관이, 내가 카티아와르 바가스라 연설에서 진실관철투쟁에 대해 언급한 것을 비난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물었다. “그건 협박 아니었습니까? 게다가 당신은 강력한 정부가 그런 협박에 굴복하리라 생각합니까?” 내가 대 답했다. “그것은 협박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인민교육이었습니다. 인민에게 불평을 합법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나의 의무입니다. 자주독립에 이르고자 하는 민족은 자유에 이르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보통 그 속에는 최후의 방법으로 포함됩니다. 반면 진실관철투쟁은 절대적으로 비폭력적인 무기입니다. 나는 그 실천 과 한계를 설명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영국정부가 강력한 정부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지만 동시에 진실관철투쟁도 최고의 해결책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 마하트마 간디의 자서전 나의 진실 추구 이야기 중에서 ●논제 (가)와 (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리하여 분석해 보고, 자기 생각을 논술하시오. Tip 제시문 (가)는 백범 김구, (나)는 간디에 대한 내용이다. (가)와 (나)의 공통점은 민족을 위해 헌신했으나, 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점이다. 반면 차이점은 (가)의 경우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무장 투쟁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고, (나)의 경우 진실을 관철하기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이 둘의 차이점을 정리하여 제시하고, 자기 생각은 어떠한지 근거들을 적절히 제시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문제 다음은 교육과정에 대한 설명이다. (1) 사례 1에 제시된 교육과정 유형(㉠, ㉡)의 의미와 발생 이유를 설명하고, (2) 사례 2에 언급된 ㉢교육과정 개발모형의 의미와 절차를 설명하시오. 또 (3) 학교 교육과정 재구성의 의미와 재구성 방법을 설명하고, (4) 스터플빔(Stufflebeam)의 CIPP 모형에서의 교육과정 평가의 의미와 강점을 논하시오. 【총 20점】 [ 제시문 ] [사례 1] 교육과정은 학교 교육에서 학생은 형식적 교육과정을 통해 의도적인 사회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학생들은 이러한 의도적이고 형식적인 교육경험 이외에도 많은 비형식적인 교육경험을 하게 된다. 즉, 학교에서 수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안 교사 혹은 또래 집단과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칭찬과 격려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비난과 놀림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경험은 학생들의 성격과 가치관 형성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험들은 형식적인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교육과정을 인본주의적 심미적 관점에서 접근하려는 시도라고 한다면 학교에서 소홀히 하는 예술·철학·심미적 측면도 중시해야 한다. 이 교육과정은 공식적 교육과정의 필연적 부산물이며, 특정 계급의 이데올로기적 산물로 보기도 한다. [사례 2] 타일러(R. W. Tyler)의 합리적 교육과정 개발 모형은 논리적이면서 체계적으로 교육과정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교육기관에서 교육과정과 수업프로그램을 해석·분석하기 위한 이론적 근거로 제시한 것이다. 이 모형은 목표달성에 가장 도움이 될 만한 활동과 조직의 종류 선택하고, 선정·조직된 학습경험이 어떤 결과를 낳는가 평가함으로써 효과적인 학습이 이뤄지기 위한 단계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 모형에 대해 슈왑(Schwab)은 교육과정 연구자들이 교육과정의 근원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의 성격을 간과하고 지식산출을 목적으로 하는 이론적 탐구에 몰두함으로써 교육과정 분야가 ‘빈사 상태'에 이르렀다고 봤다. 그래서 이 ㉢교육과정 개발모형은 학교에서 발생하는 학습상황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학습자와 사회특성 및 요구분석 과정을 중시했다. 즉, 학교 현실이나 상황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므로 절차적이며 순환적인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지속적이며 역동적인 성격을 지닌다. [사례 3] 교육정책 결정권자는 기본적으로 경영적 관점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 분석· 종합할 수 있도록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의사결정의 단계는 계획 → 구조화 → 실행 → 결과 단계로 이루어진다. 의사결정 유형에 적합한 평가유형으로 첫째, 맥락평가(Context : C)는 계획 단계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평가로, 주로 구체적인 목표 수립의 배경과 상황 및 환경적 여건을 파악한다. 평가방법은 체제 분석·조사·문헌 연구·면접·진단검사·델파이 기법 등이 활용된다. 둘째, 투입평가(Input : I)는 구조화 단계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평가로, 현재 어떠한 산물이 투입되고 있고 앞으로는 어떠한 산물이 투입되어야 하는가를 파악한다. 주로 참여 관찰·토의·설문조사 등이 사용된다. 셋째, 과정평가(Process : P)는 실행 단계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평가로, 구조화 단계에서 수립한 전략이 실행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점과 발생 가능한 사건 등을 파악한다. 넷째, 산출평가(Product : P)는 결과 단계에서 활용을 위한 평가로 전체 과정을 통해 산출된 결과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수집한다. 성과 비교나 다른 유사 프로그램의 성과와 비교를 통해 평가된다. 01 배점 ◦ 논술체계(총 5점) ◦ 논술의 내용(총 15점) - 사례 1에 제시된 교육과정 유형(㉠, ㉡)의 의미와 발생 이유 [4점] - 사례 2에 언급된 ㉢교육과정 개발모형의 의미와 절차 설명 [4점] - 학교 교육과정 재구성의 의미와 재구성 방법 2가지 [3점] - 스터플빔(Stufflebeam)의 CIPP 모형에서의 교육과정 평가의 의미와 강점 3가지 [4점] 02 모범답안 1. 서론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의미형성을 위한 종합적 계획이다. 교육과정의 구성요소인 목적·내용·방법 평가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의미형성 수준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과정은 획일적이고 형식적인 운영 틀에서 크게 벗어 나지 못해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을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교사는 학교 실정에 적합한 교육과정 개발모형과 평가모형을 이해하여 학생들의 의미형성을 위한 교 육과정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2. 본론 1) 사례 1에 제시된 교육과정 유형(㉠, ㉡)의 의미와 발생 이유 [4점] 첫째, 잠재적 교육과정은 학교생활에서 계획한 바 없으나 학생이 은연중에 학습한 경험을 말한다. 이 교육과정의 발생 요인은 교사의 언행과 태도 및 사고방식, 협력이나 경쟁 등의 학교풍토나 환경, 예체능을 경시하고 주지 교과 중심의 학교교육과정 운영, 학교의 상벌체제 등에서 학생들이 배우게 되는 경험이다. 즉, 학교에서 가르치려고 의도(계획)한 바 없으나 학교의 물리적 조건·제도 및 행정조직·사회·심리적 상황을 통하여 학생들이 은연중에 가지게 되는 경험의 총체이다. 학교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갖게 되는 경험 중에서 표면적인 교육과정을 제외한 학교의 전 경험과 관련이 있으며, 학교의 전 사태와 관련이 있다. 둘째, 영교육과정은 유용하고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르쳐지지 않아 배우지 못한 경험을 말한다. 이 교육과정의 발생 원인은 표면적·명시적 교육과정의 특성(선택과 배제의 산물), 전통만을 중시하는 학교의 보수성, 교사의 무능과 학생의 무능, 정치적·사회적 요인에 따른 의도적인 배제로 학생들이 배우지 못하게 된 경험 등이다. [PART VIEW] 2) 사례 2에 언급된 ㉢교육과정 개발모형의 의미와 절차 설명 [4점] 사례 2에 언급된 ㉢교육과정은 스킬벡(Skilbeck)의 학교중심교육과정 개발모형인데, 이는 학교 수준에서 실제로 교사들이 적절한 교육과정을 개발할 수 있게끔 안내해 주 는 모형이다. 스킬벡은 전문가로서의 교사를 교육과정 개발 주체로 인정하고, 학교는 복잡한 조직체이고 같은 지역에 있는 학교라 할지라도 학교가 처한 상황이 다르므로 교육 과정의 실체는 현저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전제하에 학교중심 교육과정 개발모형을 제안했다. 스킬벡이 제시한 학교중심교육과정 구성절차는 상황분석 → 목적 설정 → 프로그램 구성 → 해석과 실행 → 모니터링·피드백, 사정· 재구성으로 이루어지는데, 특히 상황분석이 중요하다. 상황분석에서는 학교 외적 상황과 학교 내적 상황을 분석하여 학교 교육과정 목적 설정을 포함한 각 요소에 반영하게 된다. 3) 학교 교육과정 재구성의 의미와 재구성 방법 2가지 [3점] 교육과정 재구성은 국가 수준이나 지역 수준, 그리고 학교 수준 교육과정을 교사 자신 만의 교육과정으로 구성해 가는 의사결정과정이다. 따라서 재구성 방법은 첫째, 주어진 교육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교육계획 및 교과서를 재조직화·수정·보완·통합하는 활동으로 교수-학습지도안을 작성하여 실제 가르치는 활동을 지칭한다. 둘째, 교과서 내용을 상황과 맥락에 따라 재구성하는 것이다. 국가에서 재단한 교과서의 내용을 아이들의 욕구나 흥미에 맞게 확대 또는 축소하는 활동을 말한다. 셋째, 교과 내용을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교과지도안의 개발, 협동학습 방법의 적용 등과 같이 가르치는 방법을 다양화하는 방법상의 재구성을 의미한다. 재구성이 필요한 이유는 첫째, 학교실정에 적합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둘째, 학습자 중심교육을 구현함으로써 교육의 다양성과 효율성 추구할 수 있다. 셋째, 교원의 자율성과 전문성 신장에 기여한다. 넷째, 학교의 경영 책임자인 교장과 수업 실천자인 교사가 교육의 주인이 되어, 지역 및 학교의 특성·자율성·창의성을 충분히 살려서 다양하고 특색 있는 교육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스터플빔(Stufflebeam)의 CIPP 모형에서의 교육과정 평가의 의미와 강점 [4점] 스터플빔의 CIPP 모형에서 평가란 의사결정자에게 환경·투입·과정·산출 요인에 관한 유용한 정보를 총체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최선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과정이라고 본다. 스터플빔은 의사결정의 단계를 상황이나 맥락평가·투입평가·과정평가·성과평가로 구분하여 평가한다. 이 평가의 강점은 첫째, 목표가 수립된 배경과 환경 및 상황, 그리고 그러한 목표가 실현되는 과정을 모두 고려하여 목표와 결과의 관계를 해석하고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둔다. 둘째, 교육 관련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서 정책 수립 배경과 환경을 고려하여 교육목표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한다. 셋째, 교육 관련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 요소의 특성, 요소와 요소의 관계, 요소와 전체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부분과 전체를 동시에 파악하고자 하는 관점을 취한다. 넷째, 평가가 의사결정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에 대한 인식의 확장이 이루어진다. 3. 결론 교육과정은 의미형성과정이다. 그동안 교과서 중심의 교육체제 하에서 교과서로 제시된 공식적 교육과정에 치중했으나, 단위학교의 상황에 맞는 학교중심교육과정이나 의사 결정모형에 의한 교육과정평가모형에 따라 학교의 특성과 학생들의 수준에 적합한 교육 과정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사는 교육과정 개발과 평가모형을 이해하고, 교육적 감식안을 바탕으로 창의적 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03 참고자료 _ 교육과정 평가모형 1) 교육과정 평가의 개념 ① 교육과정 평가는 교육과정이 마련되는 절차에서 시작하여 그 과정·내용·운영과정·실행으로 나타나는 교육 효과의 평가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을 말한다. ② 교육과정 평가모형은 평가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특정 탐구방식을 적용하여 평가방법 및 절차를 체계화한 것이다. 2) 교육과정 평가의 모형 3) 목표달성모형 ① 목표달성모형(goal attainment model)의 특징 ㉠ 이 모형은 교육평가를 교육 프로그램의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느냐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는 입장으로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교육 프로그램의 성공과 부적합이 결정된다. ㉡ 따라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나 행동발달 상황이나 교사의 수업이나 학급경영 및 교육행정·재정을 평가할 때 미리 설정된 목표를 평가의 기준으로 한다면 그것은 목표달성 모형을 적용한 것이다. ㉢ 대표적인 목표달성 모형으로는 타일러(Tyler) 모형과 하몬드(Hammond) 모형을 들 수 있다. ② 타일러의 목표도달모형의 특징 ㉠ 의미 ⓐ 타일러모형은 교육 혹은 수업목표를 평가의 기준으로 하여 어떤 프로그램이나 수업이 종료된 후 교육목표가 달성된 정도를 확인하는 것으로 명세적으로 진술된 행동목표를 기준으로 교육 성과를 평가한다고 해서 흔히 행동목표모 형(behavioral objective model)이라고도 한다. ⓑ 타일러는 교육평가가 그것 자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전체 과정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 이 같은 맥락 속에서 교육평가의 역할과 기능을 규정하려고 했다. ㉡ 특징 ⓐ 교육목표가 평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 교육목표의 행동적 정의와 진술은 측정 및 평가를 용이하게 해주며 평가의 효율성을 증대시켜 준다. ⓒ 전반적으로 목표달성모형을 활용하면 교육목표와 학생 성취 간의 합치 여부 를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검증할 수 있으므로 학교 현장에서 널리 사용될 수 있다. 4) 의사결정모형 ① 의사결정모형의 특징 ㉠ 교육평가를 교육과 관련된 의사결정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의사 결정을 촉진하는 활동으로 규정한다. ㉡ 이 모형은 판단모형이나 목표달성모형 등과 중복되는 측면이 있으나 중요한 차이는 이 관점의 평가자는 교육 현상의 가치에 대해 개인적인 평가를 하지 않으며 이 가치를 결정할 사람은 다른 사람이고, 그들은 다만 이 가치 결정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수집하여 제시해 주려는 입장이다. ㉣ 이 모형에는 스터플빔의 CIPP 모형과 앨킨(Alkin)의 CSE 모형이 대표적이다. ② 스터플빔의 CIPP 모형 ㉠ 특징 ⓐ 스터플빔은 평가란 의사결정의 대안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정보를 획득하고 기술하고 제공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 이 입장에서 평가자는 최종적인 가치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자에게 필요한 충분한 정보와 자료를 제공해 주는 정보 관리자의 역할을 한다. ㉡ CIPP 평가 모형 ⓐ 스터플빔은 평가가 의사결정자에게 필요한 적절한 정보를 기술·획득·제공하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CIPP 평가모형을 제안했다. ⓑ 복합적 평가모형으로 C는 상황평가(Context evaluation), I는 투입평가 (Input evaluation), P는 과정평가(Process evaluation), P는 산출평가(Product evaluation)를 뜻한다. ㉢ 의사결정 유형에 적합한 평가유형 ③ 앨킨의 CSE 모형 ㉠ 의미 : 이 모형에서는 평가란 의사결정자가 여러 대안 중에서 적절한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의사결정 영역을 확인하고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선택·수집·분석하고 그 정보를 의사결정자에게 보고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 특징 : CSE 모형에서는 스터플빔이 말한 상황평가를 체제 사정 및 프로그램 계획평가로 나누고 과정평가를 프로그램 실행 평가와 프로그램 개선 평가로 구분했다. ㉢ 평가절차 : 체제 사정평가·프로그램 계획평가·프로그램 실행평가·프로그램 개선평가·프로그램 승인평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