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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신고할 거예요 (신서희·김유미 지음, 카시오페아 펴냄, 292쪽, 1만 8,000원) ‘신고’가 일상이 된 학교 현장의 현실을 교육전문가와 변호사의 시선으로 분석한다. 사소한 다툼조차 학교폭력으로 비화하고, 교육활동이 법적 분쟁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법의 언어와 교육의 언어 사이 균형점을 모색한다. 특히 ‘법률 중심 해결’이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를 조목조목 짚는다. 저자들은 처벌과 퇴출이 아닌 책임과 회복을 강조하며, 교실이 다시 배움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을 제안한다. 질문하는 방법, 어떻게 가르칠까? (김현주 등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펴냄, 188쪽, 1만 9,000원) 정답 찾는 방법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스스로 질문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수업 가이드. 5명의 교사가 학생들의 호기심을 질문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탐구로 연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질문 수업 과정을 ‘질문 생성(Spark)’, ‘질문 확장(Grow)’, ‘질문 정교화(Focus)’의 3단계로 설계하고, 각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질문 도구를 제시한다. 교실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생생한 사례를 통해 질문이 넘치는 교실을 만드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교실의 언어 (전현욱 지음, 창비교육 펴냄, 296쪽, 1만 9,000원) 교육현장에서 자주 쓰이는 14가지 중요한 교육용어를 통해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현직 초등교사이자 교육인류학자인 저자가 흥미, 교육철학, 학습자 중심 교육, 교실 민주주의 등 익숙한 단어들 속에 숨겨진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추상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고, 이론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교실 언어가 지닌 실천적 가치를 탐구하며 교사들에게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정립하도록 이끈다. 실전 교실 (이연옥·이혜령·김해련 지음, 한울 펴냄, 208쪽, 2만 원) 도합 70년 경력의 현직 초등교사 세 명이 펴낸 학급경영 실전 매뉴얼이다. 교대에서 배운 이론과 현실의 괴리에 당황한 초임 교사, 학급운영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교사들을 위해 썼다. 학부모상담부터 학교폭력예방·생활지도·인성교육까지 교실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법과 노하우를 담아냈다. 부록으로 ‘학급경영마인드 10’과 ‘학부모 민원 대처 요령 10’을 넣었다. 왜 중독에 빠지는 걸까? (오승현 지음, 뜨인돌 펴냄, 176쪽, 1만 5,000원) SNS·영상·게임·약물·음식 등 청소년의 일상을 파고든 다섯 가지 중독의 비밀을 해부한다. 뇌의 보상 회로와 도파민의 작용 원리를 통해 중독의 메커니즘을 쉽게 설명하고, 사회와 기업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중독의 길로 끌어들이는 교묘한 방식을 흥미롭게 파헤친다. 자가진단 테스트와 실천 팁으로 청소년들이 스스로 중독 상태를 점검하고 건강한 주도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청소년을 위한 금융 에세이 (한진수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 312쪽, 1만 7,800원) 청소년의 ‘금융 문맹’ 탈출을 돕는 금융 입문서. 2026년부터 고등학교 정규 과목으로 신설되는 금융과 경제생활의 핵심 내용을 연계해 용돈 관리와 예산 설계, 저축, 투자, 대출, 위험 관리에 이르기까지 실생활에 필요한 금융 지식을 체계적으로 소개한다. 복잡한 금융의 세계를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내며,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돈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설계하는 올바른 금융 습관을 길러준다. 무역하는 학교 (이선아 글, 정진희 그림, 초록비책공방 펴냄, 192쪽, 1만 5,000원) 교실 속 경제활동을 통해 시장경제의 원리와 기업가정신을 배워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다룬 경제동화. 5학년 다섯 개 반이 무역 배틀을 벌이며 겪는 경쟁과 협력,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단순한 용돈 관리를 넘어, 아이디어를 사업계획서로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 거래하는 모습을 통해 경제 순환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5학년 사회교과의 ‘고려시대 국제 무역’과 연계할 수 있다. 나는 로봇 캣, 로캣! (효남 글, 박현주 그림, 이지북 펴냄, 108쪽, 1만 5,000원) 바다별 식당의 서빙 로봇 ‘로캣’이 처음으로 식당 밖 세상에 나가 배달 임무를 수행하며 겪는 모험을 그렸다. 낡고 오래된 로봇 로캣이 친구 햇살이와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과정을 통해,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용기와 진정한 우정의 의미를 따뜻하게 전한다.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다가오는 두려움 또는 설렘을 마주할 용기를 불어넣는다.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의 세계에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함께 산다. 토끼 경찰 주디 홉스와 여우 닉 와일드는 ‘다르지만, 함께 살 수 있다’는 도시의 이상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 도시 역시 편견과 낙인, 두려움과 혐오가 촘촘히 스며 있다. 특히 육식동물과 초식동물, 즉 포유류끼리의 ‘차별’을 다룬 주토피아1과 다르게 주토피아2는 은신처 ‘습지 마켓’에 사는 파충류와 반수생동물을 등장시키면서 차별을 넘어선 ‘혐오’의 문제를 드러낸다. 그들은 노골적으로 배제되지 않는다. ‘위생 문제’, ‘안전을 위한 관리’, ‘합리적인 예방’이라는 말로 포장된다.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가 말한 ‘신성-오염 가치체계’가 작동하는 순간이다.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우리가 사는 사회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혐오를 합리화해 왔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에나 혐오는 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유난히 혐오에 취약하다고 평가된다. 왜일까? 그 이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구조에 있다. 이번 호에서는 우리 사회 구조 속에 숨어 있는 혐오의 심리학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 사회는 왜 혐오에 취약할까? ● ‘빨리빨리’ 문화 위에 세워진, ‘공감’에 인색한 사회 한국 사회는 공감에 인색하다. 심리학에서 공감은 단순히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타인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이 왜 생겼는지를 이해하며, 그 사람의 옆에서 잠시 머무를 수 있는 매우 느린 감정이다. 하지만 ‘빨리빨리’ 문화 위에 세워진 우리 사회는 이 느린 감정을 연습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빠른 사회에선 감정 역시 ‘빠르게’ 반응해야 한다. 그 결과 우리는 감정을 충분히 숙성시키는 법보다 타인을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빠르게 분류하는 법에 익숙해졌다. 설명이 길어지면 답답해하고, 상대의 사정을 끝까지 듣기보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를 먼저 묻는다. 공감이 끼어들 틈이 없는 것이다. 속도가 중요한 사회에서 가장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는 누구일까. 느린 사람, 설명이 필요한 사람, 예외적인 상황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시스템을 멈추게 하는 방해꾼으로 인식된다. 혐오는 이때 작동한다. 집단에 손해를 끼친 그들을 공감의 대상이 아니라 제거의 대상으로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정당성이기 때문이다. 공감이 사라진 사회는 겉보기에는 매우 효율적인 듯 보이지만, 그 내부는 서서히 무너진다. 갈등을 ‘말로 다룰 수 있는’ 기회, 즉 회복 타이밍을 놓치기 때문이다. 결국 공감이 사라지면 상황이 설명되지 않고, 억울함이 풀리지 않으면서 분노·혐오와 같은 더 큰 충돌로 돌아온다. ● 압축성장과 경쟁 사회가 만든, ‘실패에 가혹한’ 사회 한국 사회는 ‘실패’에 가혹하다. 압축성장을 한 우리 사회는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야 했고, 경쟁에서 뒤처지면 살아남지 못했다. 성공과 실패, 정상과 낙오, 유능함과 무능함이라는 이분법적 사회에서는 아직 배우는 중이라는 ‘과정’, 실패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여유’는 끼어들 틈이 없었다. 경쟁과 속도가 일상화된 사회에서는 누가 더 낫고, 누가 뒤처졌는지 빠르게 가려내야 한다.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순간, 나는 상대적으로 안전해지기 때문이다. 혐오는 이때 작동한다. 실패를 과정이나 경험이 아닌 개인의 결함, ‘정체성’으로 바꿔버린다. 실패한 개인은 ‘집단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 능력이 부족한 사람, 함께 가기 어려운 사람’으로 재정의한다. 시험·승진·결혼 등에서의 실수·실패에 대해 “이번에만 못한 거야”가 아니라 “그럴 줄 알았어. 쟤는 원래 그래”라는 말로 변화와 회복의 가능성은 차단되고, 한 번 씌워진 평가는 좀처럼 갱신되지 않는다. ● 집단 정체성이 강한, ‘어느 편’이 중요한 사회 한국 사회는 유독 집단 소속감이 강하다. 자신을 설명할 때 개인의 취향이나 생각보다 어느 학교, 어느 지역, 어느 세대, 어느 조직에 속해 있는지를 먼저 말한다. ‘나’가 아니라 ‘우리’가 앞서고, ‘우리’가 분명해질수록 ‘우리 아닌 존재(그들)’와의 경계는 뚜렷해진다. 문화심리학자 미셸 글래드웰은 위협이 잦은 사회일수록 집단 규범을 엄격하게 유지하고, 타인에 대한 적대감 수준이 강해진다고 설명한다. 일제강점기·전쟁·분단 그리고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어느 편’에 서야 살아남고, ‘다른 편’이었을 때 어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지를 반복적으로 경험한 우리 사회가 집단 결속력과 집단 정체성이 강한 이유이다. 이런 구조는 경제적 불안과 사회적 위기감이 높아질수록 ‘우리’ 집단은 결속하고, ‘우리 아닌’ 집단은 배척하는 도구로 작동한다. 오늘날 노동시장에서 ‘기성세대 때문에 기회가 없다’는 청년층과 ‘요즘 젊은것들은 사회 시스템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중장년층의 세대 갈등, ‘젠더 정책 때문에 역차별받는다’는 남성층과 ‘사회구조는 여전히 불평등한데 왜 이를 부정하느냐’는 성별 갈등, 보수와 진보의 정치적 대립 역시 개인의 악의라기보다 ‘우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집단적 불안의 표현에 가깝다. 이때 불안을 배출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우리 집단이 똘똘 뭉쳐 다른 집단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 비교와 서열에 익숙한 교육, 혐오를 연습하는 사회 이런 낙인 구조는 성인이 된 후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성취와 경쟁 중심으로 설계된 학교에서 아이들은 시험 성적이 낮으면 ‘공부 못하는 아이’, 한 번 문제행동을 보이면 ‘원래 그런 아이’, 또래관계에 어려움을 보이면 ‘사회성 없는 아이’가 된다. 한부모가정·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아, 어쩐지’라는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성적표는 아이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요약본이 되고, 생활기록부의 한 문장은 아이의 1년, 혹은 그 이상을 규정한다. 아이들은 혐오를 ‘가르침’으로 배우지 않는다. 환경으로 학습한다. 실수한 아이를 어른들이 어떻게 대하는지, 실수한 친구가 또래에게 어떻게 취급되는지, 한 번 문제를 일으킨 학생이 얼마나 오래 그 이름으로 불리는지, 댓글이 어떤 언어로 채워지는지, 사과한 사람이 다시 설 자리가 있는지를 보며 배운다. 틀려보고, 다시 시도하면서배워가는 ‘실패를 연습해야 하는 공간’인 학교가 ‘낙인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시키는 공간이 되어버린 셈이다. 그 결과 아이들은 공감보다 거리 두기를 먼저 선택한다.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라며 연민보다 안도감을 느낀다. 동시에 ‘내가 되지 않기 위해’ 남보다 먼저 낙인찍는 법을 배우고, 이기는 편에 서려 한다. 아이들에게 혐오는 자기 보호의 전략이 된다. 공감보다 안전하고, 이해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디지털 환경을 만나며 완성된 ‘빠른 혐오’, 중단 버튼이 없다 이 모든 조건 위에 인터넷과 SNS 알고리즘이 얹히면서 혐오는 개인의 감정을 넘어 사회적 시스템이 되었다. 짧은 영상, 자극적인 제목, 즉각적인 분노와 조롱은 클릭과 ‘좋아요’라는 보상을 받으며 폭발적으로 증폭되고, ‘멈출 수 없는 감정’이 된다. SNS 알고리즘의 핵심은 반응이다. 이 시스템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다. 혐오 표현이 사실인지, 차별적인지,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직 사람들의 반응만이 기준이다. 오래 머무르고 많이 반응할수록 유사한 콘텐츠를 반복 노출한다. 그 결과 SNS와 플랫폼 알고리즘은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만든다. 비슷한 분노와 대상을 공유하는 사람끼리 모여 ‘다들 이렇게 생각하잖아’, ‘우리가 틀린 게 아니라, 저들이 문제지’라며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상식’이나 ‘다수의 판단’처럼 굳어진다. 여기에 확증편향1이 결합하면 혐오의 범위는 개인에서 점차 집단 전체로 일반화되고, 나의 확신은 ‘내가 속한 집단의 정체성’이 된다. 그래서 누군가 내 생각·믿음·판단과 반대되는 근거를 제시하면, 그것은 단순한 반대의견이 아니라 우리 집단 정체성에 대한 공격처럼 인식된다. 그 결과 믿음을 수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하게 확신하면서 저항하는 ‘역반동 효과(backfire effect)’가 나타난다. 상대방에 대한 혐오는 ‘용기 있는 발언’으로 재포장되어 집단의 힘을 업고, 경쟁하듯 과격해진다. 자신을 피해자로 인식하는 순간, 상대는 자동으로 가해자가 되고 혐오는 더 대담해진다. 디지털 환경은 확증편향을 시스템적으로 증폭시킨다. SNS와 플랫폼 알고리즘은 역반동 효과를 강화한다. 반대 의견은 공격적으로 보이도록 노출되고, 내 생각과 같은 의견은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그 결과 사람들은 ‘내 생각을 반박하는 사람은 소수’이고 ‘우리는 깨어 있고, 저들은 틀렸다’는 인식을 강화한다. 이 구조 안에서 설득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대립과 갈등만 불거질 뿐이다. 혐오를 감정이 아닌 기술로 배우는 아이들 문제는 이 시스템을 아이들이 너무 이른 나이에 접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혐오를 ‘잘못된 감정’으로 배우기 전에, 반응을 얻는 기술로 먼저 학습한다. 댓글, 밈, 숏폼 영상, 단톡방 농담, 게임 채팅에서 왜 웃긴지, 왜 싫은지, 왜 배제되는지, 왜 상처가 되는지 설명받을 기회 없이 따라 한다. 조롱하면 웃음이 나오고, 혐오하면 조회수가 오르며, 누군가를 깎아내리면 주목받는 환경에서 아이들은 중요한 착각 하나를 배운다. ‘이건 잘못된 행동이 아니라, 인기 있는 행동이다.’ 혐오는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가 된다. 어떻게 말해야 주목받는지, 누구를 공격해야 안전한지, 어느 선까지 가야 웃음을 얻는지를 놀이처럼 익힌다. 반복되는 혐오 노출은 감정을 무디게 만든다. 처음에는 불편했던 표현이 어느 순간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고, 타인의 고통은 스크롤 한 번으로 지나간다. 너무 많은 자극 속에서 아이들의 뇌는 가장 강한 감정만을 선택하고, 그 자리는 혐오가 차지한다. 내가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 너무나 끔찍한 일이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어쩔수가 없다의 만수처럼 내가 살기 위해 상대방을 제거하는 것은 생존전략이 된다. 정리하며 _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이들은 우리가 만드는 사회에서 자란다. 빠른 속도, 실패에 가혹한 문화, 비교 중심의 교육, 강한 집단 정체성, 그리고 이를 증폭시키는 SNS 환경이 겹치며 혐오는 일상이 되었다. 한국 사회가 혐오에 취약한 이유는 사람들이 유난히 나빠서가 아니다. 혐오를 가장 빠르고 쉬운 감정으로 선택하게 만드는 구조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주토피아〉가 보여주었듯, 문제는 ‘누가 나쁜가’가 아니라 ‘어떤 구조가 두려움을 키우는가’이다. 그리고 그 구조를 바꾸는 일은 아이들보다 어른의 몫이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하다. 아이들을 혐오로부터 지키는 일은 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기다려도 되는 수업, 실패해도 관계가 끊어지지 않는 경험, 설명이 필요한 갈등, 서사를 끝까지 들어주는 어른…. “천천히 해도 괜찮아,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거야.” “넌 생각이 많아서 로딩속도가 걸릴 뿐, 시작하면 끝을 보잖니?”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혐오 예방 교육은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조금 느려도, 덜 공격적이어도,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회를 어른들이 먼저 보여주는 일일지 모른다. 혐오의 반대는 단순한 선의가 아니다. 시간과 여유, 그리고 다시 이해하려는 태도다. 빨리빨리 사회가 만든 감정의 습관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아이들만큼은, 누군가를 빠르게 판단하지 않아도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은 혐오가 자라기 쉬운 환경이 아니라 혐오를 딛고 함께 어우러지는 사회에서 살 수 있다. 혐오는 빠르다. 교육은 느리다. 그러나 아이들을 지키는 일은 언제나 느린 쪽의 몫이었다.
최근 학교에서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저마다의 이유로 ‘견디기 힘들다’고 외치고 있다. 학부모들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교육개혁을 명분으로 대학입시 제도가 바뀌지만, 사교육비는 좀처럼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한다며 아우성친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이러한 국민의 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치권은 교육문제를 국민의 관심이 높고 이해관계가 무척 복잡한 뜨거운 감자로만 바라보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개혁을 보면 그 방향이 과연 올바른지, 추구하는 가치가 타당한지 의구심이 든다. 진정성을 가진 미래지향적 교육개혁이 아닌 변죽만 울리는 개혁에 그치고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교육영역은 사회의 문제가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라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그런데도 갈등이 심각해진 학교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은 가장 늦게 마련되고 시행된다. 이는 학교라는 공간이 사회에서 가장 약한 곳 중 하나라는 사실을 오히려 웅변한다. 정치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대한민국에서 목소리가 큰 집단, 정치적 영향력이 큰 집단을 먼저 신경 쓰는 현실은 어쩌면 당연한 정치의 논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하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교육이 중요하다는 정치인의 말을 믿고, 학교 현장에서 고통을 감내하며 성실하게 교육에 임해 온 사람들에게 이러한 상황은 깊은 소외감과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학교는 교수와 학습, 배움과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잃고 구성원 모두에게 힘든 공간, 버티는 공간으로 점차 변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사들은 고통을 호소하며 “교육부의 정책은 받아쓰기 정책이다”, “교육청은 교사의 고통을 외면하는 무능의 표본이다”, “학교 행정가들은 교사의 삶을 지키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교사의 삶을 존중하지 않고 악다구니를 쓰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이런 현상들이 거대한 깔때기처럼 작동해 우리 사회에 스며 있는 수많은 어둠이 교사의 삶에 고이게 만들었다”고1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로 외친다. 학교공간이 이렇게 변질될수록 학교장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책임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 학교장은 교사들이 어떤 이유로 힘들어하는지, 그 양상은 경력과 역할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피고, 그에 맞는 대책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 직관에 기대기보다 과학적 분석을 통해 원인을 진단하고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여기서는 지면 관계상 학교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교사를 중심으로, 교사들이 겪는 힘듦의 양상을 살펴보고자 한다. 교사들이 힘들어하는 유형을 보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과도한 업무로 타오르다 재처럼 꺼지는 번아웃(burn-out), 무의미한 업무 속에서 서서히 녹슬어가는 보어아웃(bore-out), 그리고 ‘내가 해 봐야 무엇이 변화되겠어’라는 생각으로 의욕이 점점 줄어드는 브라운아웃(brown-out)이다. 이 세 단어는 모두 ‘전력’의 은유를 빌린다. 인간의 에너지도 전기처럼 과부하가 되거나, 공급이 줄어들거나, 사용처를 잃으면 결국 꺼져버린다. 교사 고통의 유형별 발생 원인 ● 번아웃(burn-out) 번아웃은 일반적으로 정신적 과부하로 인한 소진을 말한다. 불꽃이 꺼지듯,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가 몰아치는 끝에 찾아온다. 특히 직무수행이 개인과 사회의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자신이 원하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성취감을 얻지 못할 때 나타난다. 또한 실패 경험이 장기간 누적되어, 직무를 통해 얻는 성취감보다 좌절감이 더 클 때 심화된다. 결국 번아웃은 과로나 스트레스가 지속되면서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생리적 수준의 반응이라는 점에서 건강심리학자들은 번아웃을 신체적 자원의 소진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쏟아부어 짧은 기간 버티며 수행 수준을 더 높인다고 한다. 그러나 인간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어 신체적으로 견디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면 ‘제 살 깎아 먹기’식 버티기는 어렵다. 결국 극한 상황이 이어질수록 몸과 마음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끝내 항복해 버린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대개 부장교사들이다. 특히 학교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교무부장·연구부장·생활지도부장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이들은 교사의 본업인 가르치는 일과 함께 학교의 주요 행정업무까지 동시에 수행해야 하기에 소진이 누적되기 쉽다. 그 결과 가르치는 열정이 크게 떨어지며, 탈진으로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 무기력 상태에 빠지게 된다. 다만 번아웃도 신체적 소진이라는 점에서 에너지 소모가 크고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교사라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모든 교사를 대상으로 번아웃 예방에 힘써야 한다. ● 보어아웃(bore-out) 보어아웃은 일 자체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할 일이 적거나 의미 없는 업무를 반복하는 상태를 뜻한다. 이 증상의 핵심은 하는 일의 양이 아니라 하는 일의 질에 있다. ‘꼭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이어질 때, 사람은 심리적으로 마모된다. 번아웃이 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신체적·정신적으로 소진되어 열정과 성취감을 잃은 상태라면, 보어아웃은 지루하고 단조롭거나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일상이 장기간 반복되면서 의욕을 잃고 심한 무기력감과 환멸감에 빠지는 상태다. 비유하자면 번아웃은 ‘너무 불태운 나머지 재밖에 남지 않게 된 것’이라면, 보어아웃은 ‘애초에 불이 붙어 보지도 못한 채 삶의 동력이 꺼져버린 것’이다. 학교에서 이런 증상은 신규교사 혹은 저경력교사에게 자주 나타난다. 많은 사람이 선망하는 직업인 교사가 되기 위해 국제중·외고·과고 등을 거쳐 교원양성대학을 졸업하고, 그 어려운 임용고시를 통과해 교사가 되었지만,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자신이 꿈꾸던 교직과 너무 다르다. 가르치는 일보다 행정업무와 공문처리가 중심이 되는 학교, 적응 중인 신규교사에게 힘든 학년의 담임을 떠넘기는 관행 등은 초임교사와 저경력교사들을 너무나 힘들게 한다. ‘이런 일 하려고 밤잠을 줄이며 공부를 열심히 했나’라는 회의가 생기고, 출근 전날 밤마다 깊은 번민에 빠지기도 한다. ● 브라운아웃(brown-out) 브라운아웃은 전력 용어에서 빌린 표현이다. 전등이 꺼지지는 않았으나 빛이 희미해진 상태, 즉 전력 공급이 불안정하거나 줄어든 상태를 말한다. 이 증상은 ‘완전한 소진’도, ‘완전한 무기력’도 아니다. 다만 일에 대한 의욕과 집중력이 서서히 식어가며 일을 하는 상태다. 그 결과 일의 효율과 성과는 점점 떨어지며, 장기간 방치하면 번아웃이나 보어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증상은 일종의 정신적 무기력 상태로, 일에 대한 열정·흥미·몰입이 저하되는 상태다. 이때 업무에 대해 무관심해지거나 피로를 느낄 가능성이 높아 제대로 일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증상의 원인은 업무의 환경과 특성, 개인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는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단조로운 업무의 반복, 업무와 개인생활 간 균형이 무너진 ‘불안정한 워라밸’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학교에서 이런 증상은 중견교사나 고경력교사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때로는 교장·교감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누가 뭐라 하든 박봉에도 불구하고 나름 대한민국 교육을 위해 열심히 가르쳐 왔고, 우리나라 산업화와 민주화에도 일정 부분 공헌해 왔다고 자부해 왔다. 그런데 국가와 사회의 대우를 보면 존경은커녕 존중조차 체감하기 어려운 현실과 마주하며 좌절하고, 결국 무너진다. ‘내가 열심히 한들 누가 알아주며, 우리 교육이 바뀌겠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교사 고통의 유형별 맞춤형 대책 ● 번아웃 대책 번아웃에 빠지는 큰 이유 중 하나는 해야 한다고 믿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학교 차원에서는 해당 교사에게 과중하게 부과된 업무를 경감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고 실행해야 한다. 또한 번아웃에 처한 교사들에게 적합한 연수과정을 별도로 개설하여 운영해야 한다. 연수 내용에는 스스로 번아웃을 예방하고 극복하는 방안이 포함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수면시간 확보하기, 내 몸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휴식 취하기, 내 몸에 맞는 취미 생활하기, 믿을 수 있는 사람과 깊이 소통하기 등이다. 다만 근본적으로 인간은 일에 쏟는 에너지와 일을 통해 얻는 의미가 균형을 이룰 때 그 일이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등이 오래 빛을 내기 위해서는 전력이 일정해야 하듯, 인간도 자신의 에너지를 적절히 쓰고 채우는 법을 스스로 탐구하여 찾도록 해야 한다. ● 보어아웃 대책 보어아웃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일의 의미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데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중요한 역할을 하는 T/F 위원 등으로 위촉하여 참여를 보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의견을 자주 묻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교육계에서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진로에 대해 외부강사를 초청한 연수를 통해 안내하고, 본인들이 관심 있는 영역에서 재직 중인 사람들을 소개하여 멘토를 맺도록 주선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를 통해 교사 스스로 가르침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 그리고 희망을 다시 찾고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브라운아웃 대책 학교장들이 번아웃은 대체로 잘 알고 있어 관심을 기울인다. 반면 브라운아웃에는 관심이 적다. 그 이유는 이 증상은 의욕과 집중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상태로 업무를 하기에 쉽게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운아웃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 증상은 번아웃이나 보어아웃보다 덜 극단적이지만, 조직 관점에서는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장이 이를 가볍게 여기다가는 크게 후회할 수 있다. 이 증상은 고경력교사, 소위 ‘왕언니’ 등 학교 내에서 영향력이 큰 교사들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영향력으로 인해 서서히 주변 교사와 학교 전체로 전이될 수 있다. ‘적당히 해’, ‘너무 튀지 마!’ 등의 언어로 대표되는 분위기가 정착되면 많은 교사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결국 학교 전체의 교육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학교장은 이러한 신호를 미리 알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교사들이 업무 몰입으로 교육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장을 비롯한 학교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교사들의 상태 등을 모니터링하고 잘 관리하여 이 증상의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동기 회복과 환경 재설계가 필요하다. 보어아웃과 브라운아웃의 공통적인 원인은 교사들이 스스로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하는 환경과 업무이다. 따라서 교육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개선하면서 교사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조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대화를 통해 소통하며, 소외되지 않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업무에 몰입하고, 학교와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동기가 되살아난다. 우리나라에서 교육에 관한 관심은 세계적 수준이다. 이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학교가 가장 원초적인 생존 본능이 처절하게 부딪치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이로 인해 교사들이 받는 압박감도 클 수밖에 없다. 서울의 이른바 ‘대문자 강남’4 지역은 교사의 무덤이 된 지 오래다. 최근에는 ‘소문자 강남’5 지역마저 점차 증가하고 있어, 학부모 민원 측면에서 보면 서울 전역이 점점 평평해지고 있다. 학교장은 이러한 변화를 감안하여 교사들의 고통에 눈과 귀를 열고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적인 학교경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물론 학교장은 매우 힘들다.그러나 어찌하랴, 우리 교육은 결국 학교장 손에 상당 부분 매달려 있는 것을.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자리한 서울양천초등학교는 올해로 개교 126주년을 맞은 유서 깊은 학교다. 1900년 문을 연 이 학교는 한 세기를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지역의 삶과 함께 호흡해 왔다. “엄마 아빠는 물론 할머니·할아버지까지 이 학교 졸업생”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인근 상가 곳곳에서도 양천초 졸업생을 쉽게 만날 수 있을 만큼 학교는 지역의 역사 그 자체다. 이 오랜 전통의 학교가 최근 ‘밝고 안정된 학교’, ‘학부모 신뢰가 두터운 학교’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심에는 2024년 9월 부임한 배현정 교장이 있다. 교장실 벽면의 모니터, 253명의 얼굴 양천초 교장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책상 옆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모니터다. 화면에는 전교생 253명의 얼굴과 이름이 슬라이드처럼 끊임없이 떠오른다. 배 교장은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다 보니 학생의 얼굴과 이름을 자주 익혀야 한다”면서 “휴대전화에도 PPT로 저장해 틈나는 대로 보고 있다”고 했다. 아침 등교 맞이 때 아이들 한 명 한 명 이름을 꼭 불러주고 싶어 열심히 외우고 익힌다는 것이다. 등교 맞이 때면 그는 매일 다른 문구가 적힌 이름표를 달고 교문에 선다. 이름과 직함만 적힌 딱딱한 명찰 대신, 아이들에게 먼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적기 위해서다. 이름표에는 ‘행복한 교장’, ‘호기심 교장’, ‘우리는 정말 사랑합니다’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아이들이 교장을 ‘권위의 상징’이 아니라, 언제든 내 편이 되어 줄 친근한 선생님으로 여겼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사실 그는 교감 시절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등교 맞이를 해왔다. 그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등교 맞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먼저 학교에 들어서는 순간 아이들이 환영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또 어른이 먼저 인사하는 모습을 통해 관계의 태도를 배우게 하려는 뜻도 담겨 있다. 아울러 아이들의 표정과 몸 상태를 살피며 작은 이상 신호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교문에 선 교장의 비밀 … 교장실은 아이들 민원센터 양천초에서는 교장실도 ‘닫힌 공간’이 아니다. 아이들은 수시로 교장실 문을 두드린다. 부탁도 하고, 불만도 털어놓고, 때로는 “이건 너무 좋아요”라는 칭찬을 전하러 오기도 한다. 배 교장은 이를 두고 “교장실은 아이들 민원센터”라고 말한다. 그는 아이의 옷차림을 보고 “오늘 옷 참 잘 어울린다”고 말을 건넨다. “아빠가 코디해 줬어요”라는 답이 돌아오면 “그럼 아빠한테 최고라고 꼭 전해줘”라고 덧붙인다. 이런 사소한 대화는 아이를 통해 가정으로 전해지고, 가정은 다시 학교를 신뢰하게 된다. 무엇보다 양천초는 학부모들과 두터운 신뢰를 형성하면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탄탄했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배 교장이 양천초에 부임하자마자 마주한 것은 학부모들의 민원성 방문이었다. 그때만 해도 서이초 사건 이후여서 학교와 학부모 사이의 거리는 쉽게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는 피하지 않았다. 되는 것은 된다고, 안 되는 것은 왜 안 되는지 차분히 설명했다. 학부모와의 신뢰는 소통과 공유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으로 성심을 다했다. 이뿐 아니다. 배 교장은 공식 행사든 비공식 모임이든, 학부모가 있는 곳이라면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행사에 가기 전에는 참석자 명단을 미리 확인해 아이와 학부모를 연결한 대화를 준비한다. 이처럼 ‘먼저 다가서는 태도’가 학부모의 마음을 열었다. 그 결과 양천초에서는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아버지들 참여가 활발하다. 텃밭 체험, 가족캠핑데이, 궁산 숲 체험, 아나바다 마켓, 가족 음악회 등 가족 단위 행사가 자연스럽게 아빠들을 학교로 불러들였다. 신뢰가 만든 변화, 민원은 줄고 교육은 깊어졌다 학부모와의 신뢰가 쌓이자, 가장 먼저 줄어든 것은 민원이었다. 배 교장은 “민원이 줄어들면 교사들이 행정 소모 없이 교육활동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학부모교육의 결실도 눈에 띈다. 독서교육 연수에 참여한 학부모 8명은 자녀를 키우며 겪은 경험과 성찰을 글로 엮어 책을 펴냈다. 학교와 지역 서점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는 배 교장도 직접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들은 풍선아트 연수를 받아 졸업식과 입학식을 직접 꾸민다. 양천초의 또 하나의 자랑은 학생자치회다. 별도의 임원 없이 6학년 학급 대표들이 중심이 돼 운영되는 학생자치회는 양심우산, 학교폭력예방 캠페인, 버스킹 공연, 감사 편지 쓰기 등 활동을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한다. 교문 옆 쉼터는 이들의 활동 무대다. 개축이 보류돼 수년간 시설 투자를 받지 못했지만, 배 교장은 현관 옆 공간을 정리해 아이들을 위한 쉼터를 만들었다. 장난이 과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그는 “없애기보다 지켜보자”고 했고, 아이들은 스스로 규칙을 만들어 교장기대에 부응했다. 쉼터는 아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의 하나가 됐다. 교사들의 연구활동 역시 활발하다. 연구대회에 도전한 교사 중 두 명이 전국대회 1등급을 받았다. 교장실 냉장고에는 ‘1등급 사관학교 초미녀 배현정’이라는 문구가 적힌 케이크 받침대가 아직도 남아 있다. 후배 교사들이 감사의 뜻으로 전한 것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학교를 잇는 다리 양천초는 학교 울타리를 안쪽으로 좁히기보다, 지역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먼저 학교 시설을 개방해 서울형 키즈카페를 운영한다. 방과 후와 주말에는 지역 영유아와 학부모들이 자연스럽게 학교 공간을 찾는다. ‘학교는 학생만의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을 허물고, 지역 공동체의 거점으로 기능하도록 한 것이다. 교육과정 역시 지역 자원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서울식물원에서는 생태·환경수업을, 에코롱롱에서는 에너지 전환과 기후교육을 체험 중심으로 진행한다. 겨울철에는 목동 아이스링크와 연계한 체육활동이 이뤄지고, 양천향교에서는 전통 예절과 인성교육이 수업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단순한 현장학습이 아니라, 사전·사후 수업을 포함한 교육과정 속 체험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배 교장은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아이를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배움이 다시 교실로 돌아와 수업으로 이어질 때, 아이들은 학교와 지역을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 인식하게 된다고 했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의 진심과 열정이 한데 모여 미래교육의 튼튼한 초석을 쌓아가고 있는 서울양천초. 100년을 훌쩍 넘긴 역사는 병오년 새해를 맞아 또 다른 10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교사는 학생을 교육하게 되므로 가장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다. 그러나 교사 역시 사람이기에 실수나 의도치 않은 일들로 수사의 대상이 되는 일들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공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교사라는 신분으로 인해 처벌 외에도 징계라는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평가가 익숙한 대다수 교원은 이때 매우 혼란을 느끼는 일들이 많은 것 같다. 이번 호를 통해서 교원의 범죄와 처벌, 그리고 징계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자. 형사처벌과 징계는 이중처벌인가? 「헌법」은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는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헌법」 제13조). 그런데, 교원의 경우 범죄에 대한 형사처벌 외에 법에서 별도로 징계에 관한 규정을 정하고 있고, 징계에 따른 다양한 불이익이 있기에 사실상 두 번의 처벌을 받게 된다는 생각도 들 수 있다. 그러나 「헌법」에서 말하는 ‘처벌’은 신체를 구속하거나 벌금을 부과하는 것과 같은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의미하는 것인데, 징계란 공무원과 같은 특정한 신분을 가지는 자의 의무위반 행위에 대하여 부과하는 행정상 제재에 해당하므로 이를 ‘처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애초에 범죄에 대한 처벌과 교원에 대한 징계는 그 법적 성격에서 차이가 있어 이중처벌이 아니다. 형사 사건 판결은 무죄인데 징계는 유효하다고? 범죄에 대한 수사나 처벌에 관한 형사 절차와 교원의 징계는 완전히 별개로 진행된다. 그렇기에 심지어 수사기관에서 범죄의 혐의가 없다고 하거나,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징계 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징계처분이 가능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최근의 사례를 보자. 한 교원이 피해아동(초등학교 3학년)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라는 등의 발언을 하여 정서적 학대를 했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또 그와 함께 형사 사건이 진행되어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되었다. 교원의 문제 된 발언에 대한 가장 주요한 증거는 학부모가 몰래 녹음한 녹음 파일이다. 형사 재판에서 대법원은 위 학부모의 녹음 파일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로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0도1538 판결 참조), 법원은 이런 녹음 파일에 기반한 교원의 문제 된 발언은 사실인정이나 피해아동 측의 진술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하여 교원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2. 12. 선고 2024노115 판결 참조). 이렇게 무죄 판결을 받았으니 당연히 교원이 받은 정직 3개월의 징계 역시 취소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교원은 징계에 대해서 별도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징계 절차에서 교원에 대한 녹음 파일이 제출된 사실은 없었다. 교원은 수사 과정에서의 녹음 파일을 듣고 징계 절차 중 문제 된 발언을 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던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징계 절차 중에는 녹음 파일이 사용되지 않았고, 형사 재판과 징계는 별도의 과정이라는 점에 근거하여 교원에 대한 정직 3개월의 징계는 정당하다고 했다(서울고등법원 2025. 4. 3. 선고 2024누47359 판결 참조, 다만 이에 대해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연관 깊은 형사처벌과 징계의 관계 이렇게 형사처벌과 징계는 완전히 분리된 절차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지만 그럼에도 둘 사이의 연관성은 매우 크다. 먼저 「국가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은 수사기관이 교원에 대한 조사나 수사를 시작한 때와 마친 때에는 10일 이내에 소속 기관의 장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수사가 진행 중인 때에는 징계에 관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수 있다(「국가공무원법」 제83조, 「사립학교법」 제66조의3). 한편 형사처벌에 관한 결과가 금고 이상의 실형이라면 설령 집행유예가 있다고 하더라도 당연퇴직이 되어 공무원 신분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국가공무원법」 제69조, 「사립학교법」 제57조). 이때는 애초에 공무원 신분의 보유를 전제로 한 징계가 의미가 없다. 따라서 교원에 대한 형사 사건에서는 벌금 등으로 끝내서 신분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된다. 더욱이 수사의 결과가 어떤지에 따라 처리의 절차와 수위도 크게 달라진다. 수사를 담당한 검사는 범죄에 대한 여러 가지 결론을 낼 수 있는데, ‘구공판’, ‘구약식’, ‘기소유예’, ‘혐의없음’, ‘공소권 없음’ 등이 있다. ‘구공판’은 범죄혐의가 충분하고 중대하여 형사 재판으로 넘기는 것이 합당한 경우, ‘구약식’은 범죄의 혐의가 충분하나 벌금으로 결정하는 경우, ‘기소유예’는 범죄의 혐의는 충분하나 여러 사정을 고려해서 기소하지는 않는 경우, ‘혐의없음’은 범죄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 ‘공소권 없음’은 대표적으로 공소시효가 완료되었거나 폭행과 같은 반의사불벌죄에서 합의가 있는 경우 등을 말한다. 각 시도교육청은 「법률위반공무원 처리 기준」을 별도로 두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검사의 처분이 무엇인지에 따라 중징계를 요구할지, 경징계를 요구할지 등을 결정한다. 중징계가 요구되면 파면·해임·강등의 징계가 가능하고, 경징계가 요구되면 정직·감봉·견책의 징계가 가능하다. 당연히 중징계가 요구되는가 경징계가 요구되는가는 징계의 수위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고, 이와 더불어 진행되는 징계의 절차도 달라진다. 공립 유치원, 초·중학교 교사의 경우 경징계가 요구될 때는 교육지원청의 일반징계위원회가, 중징계가 요구될 때는 시도교육청의 일반징계위원회가 징계를 결정하게 된다(다만, 공립 각급학교 교장·교감, 고등학교 교사의 경우 경징계와 중징계 모두 시도교육청이 담당). 결국 형사사건 수사의 결과가 징계의 수위와 절차를 크게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교원에 대한 징계의 절차와 불복 방법은? 교원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 심각한 비위행위이거나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실무상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징계에 관한 절차를 멈추게 되는 일이 많다. 그리고 앞서 보았듯 수사의 결과는 징계의 수위와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교원은 유리한 수사의 결과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집중해야 한다. 수사 결과가 교육청 등에 통보되면 징계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교육청의 감사팀 등 징계요구권자는 징계혐의자인 교원에게 수사와 관련한 자료를 요청하거나 의견을 청취하고 학교장의 의견이나 인사기록을 확인하는 등의 방식으로 조사를 한다(「교육공무원 징계령」 제6조). 이때 수사에 관한 내용을 징계혐의자인 교원에게 요구할 수도 있으므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아 신문조서 등이 작성되었다면 사전에 이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 경징계·중징계 요구에 따라 징계위원회가 결정되고 징계 의결이 요구되면, 이와 동시에 교육공무원 징계 의결서 등이 징계혐의자인 교원에게 송부되고, 징계위원회는 징계위원회 개최 3일 전에 징계 등 혐의자에게 출석을 통지해야 하며, 접수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성 관련 비위의 경우에는 30일 이내)에 의결하게 된다(「교육공무원 징계령」 제7조). 이렇게 처리해야 하는 기간이 명확히 정해져 있기에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이 걸리는 수사와 달리 너무 빠르게 진행된다고 여길 가능성이 크다. 이후 징계위원회가 개최되고 이를 통해 징계의 수위가 결정되면 징계권자는 15일 이내에 처분을 해야 하며, 이때 징계처분 사유설명서도 징계대상 교원에게 교부되어야 한다(「교육공무원 징계령」 제17조). 징계처분을 받은 교원은 징계처분이 있은 것을 안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교원소청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9조 제1항). 징계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국·공립학교 교원의 경우 「국가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교원소청위원회의 심사·결정을 거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수는 없다(「국가공무원법」 제16조 제1항, 「교육공무원법」 제53조 제1항). 즉 반드시 소청을 먼저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소청을 제기할 수 있는 30일은 생각보다 매우 짧은 시간이므로 징계에 대한 불복절차를 위해서는 서둘러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다. 형사처벌과 무관한 징계도 있다? 형사처벌과 일체 무관한 징계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복무와 관련된 의무위반일 것이다. 국가공무원은 소속 상관의 허가 또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직장을 이탈하지 못한다(「국가공무원법」 제58조 제1항). 그리고 ‘국가공무원 복무규칙’에서 근무상황부나 근무상황카드의 관리·휴가·지각·조퇴·외출·출장 등에서는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하고, 불가피한 경우라면 사후에 지체 없이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도 두고 있다(「국가공무원 복무규칙」 제8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복무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위와 같이 명백히 법령으로 정해진 의무라는 점을 꼭 염두에 두고 소홀히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또 최근에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교원들의 온라인 활동이 징계와 관련되는 일도 많다. 특히 공무원으로서의 품위유지 의무나 겸직금지 의무 위반이 자주 문제가 된다. 교원은 근무시간 중 직무에 전념해야 하므로 설령 개인의 일상에 대한 것일지라도 그 시간 중 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수익이 창출된다면 사전에 겸직허가를 받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행동들은 범죄가 되는 행동은 아니지만, 명백히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법률적 근거 교육경력 규정 교육경력은 「교원자격검정령」 제8조 제1항에서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① 「유아교육법」 제22조 제3항, [별표 1] 및 [별표 2], 「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3항, [별표 1] 및 [별표 2]와 이 영에서 ‘교육경력’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력을 말한다. 1. 「유아교육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유치원과 「초·중등교육법」 제2조 각 호의 어느 하나 또는 「고등교육법」 제2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학교에서 교원(「교육공무원법」 제22조의2에 따라 둘 이상의 인근 학교를 순회하면서 학생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를 포함한다)으로서 전임으로 근무한 경력. 다만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교원의 경력은 근무시간에 비례하여 산정한다. 가. 「공무원임용령」 제57조의3 또는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9조의5에 따라 통상적인 근무시간보다 짧은 시간을 근무한 교원 나. 「교육공무원임용령」 제13조 제2항에 따라 1주당 6시간 이상 35시간 이하의 범위에서 시간제로 근무한 기간제교원 2. 유치원 교원의 자격이 있는 자로서 「영·유아보육법」에 의한 어린이집의 원장 또는 보육교사로서 전임으로 근무한 경력 - 2의2. 유치원 교원 자격이 있는 사람이 「유아교육법 시행령」 제2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유아교육을 실시하도록 지정받은 기관에서 기관의 장 또는 강사로서 전임으로 근무한 경력(해당 기관이 유아교육을 실시하는 기관으로 지정되기 전의 경력은 제외) - 2의3. 「장애아동 복지지원법 시행령」 제5조 제1항에 따른 특수교사의 자격을 갖춘 사람이 그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 「장애아동 복지지원법」 제32조 제2항에 따라 지정된 장애영·유아를 위한 어린이집의 특수교사로서 전임으로 근무한 경력(해당 어린이집이 장애영·유아를 위한 어린이집으로 지정되기 전에 근무한 경력은 제외) 3. 중등학교 교원의 자격이 있는 사람이 「평생교육법」 제31조 제2항에 따라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이 인정되는 평생교육과정의 교원으로서 학습자를 전임으로 교육한 경력 4.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적합한 외국의 교육기관에서 근무한 경력(「유아교육법」 [별표 1]에 의한 원장 및 「초·중등교육법」 [별표 1]에 의한 교장의 자격인정의 경우에 한함) ② 제1항의 경력이 학교의 졸업 또는 자격증의 취득을 조건으로 하는 것일 때에는 그 졸업 또는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의 경력이어야 한다. 교육경력 인정 여부 교육경력 QA Q. 학교에서 ‘강사’로 근무한 경력이 교원자격검정을 위한 교육경력으로 인정될 수 있나요? A. ‘학교에서 교원으로서 전임으로 근무한 경력’일 경우 인정되며,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포함한 교원 외 산학겸임교사 등의 경력은 자격검정을 위한 교육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Q. 교육경력 산정 시 육아휴직기간이 포함되나요? A. 「교원자격검정령」 제8조에서 명시하고 있는바, 실제 학생을 가르치지 않은 육아휴직기간은 교육경력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Q. 2024년 3월 12일에 55세가 되고, 교육경력은 이미 30년 이상인 교사의 경우 교직수당가산금(1)의 지급 시기는 언제인가요? A. 교직수당가산금(1)은 매월 1일 현재를 기준으로 30년 이상의 교육경력이 있고 55세 이상인 교사에게 지급하는바, 위의 경우 2024년 3월에 지급 요건이 충족되었다면, 2024년 4월부터 지급합니다.
국가장학금 예산 편성을 둘러싸고 야당 의원이 문제제기를 하자 교육부가 즉각 해명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국민의힘)은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2025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서 맞춤형 국가장학금 예산을 4400억원 감액 편성했다고 밝혔다. 조 간사에 따르면 이번 감액에는 대학생 근로장학금 예산 1000억원이 포함돼 있다. 그는 이를 두고 “청년의 미래 예산을 깎아 오늘을 메우는 방식은 가장 쉬운 정치이자 가장 위험한 국가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조 간사는 정부가 예산 조정 사유로 ‘수요가 예상보다 적었다’는 점을 들고 있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정치가 숫자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근로장학금은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라 일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성장하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는 청년에게 단기적인 소비를 위한 현금보다, 스스로 올라설 수 있는 길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 간사는 등록금과 주거비, 교통비 등으로 대표되는 청년층의 생활 여건을 언급하며 “요즘 청년들의 일상은 버티는 데 맞춰져 있다”며 “국가가 청년에게 제공해야 할 것은 잠깐의 위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기회”라고 밝혔다. 그는 “청년의 손에 쥐여줘야 할 것은 쿠폰이 아니라 일하고 성장할 시간과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 간사의 주장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교육부는 같은 날 밤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반박에 나섰다. 교육부는 “맞춤형 국가장학금 예산 감액이 청년의 미래 예산을 깎아 오늘을 메우는 국가 운영 방식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025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에서 맞춤형 국가장학금 예산이 본예산 대비 4400억원 감액 편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2025학년도 1학기 지원 실적과 2학기 신청 현황, 교내외 근로지 운영 여건 조사 등을 토대로 장학금 유형별 실제 수요를 반영해 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5년 맞춤형 국가장학금 전체 예산은 본예산 5조3050억여원에서 제2회 추경 기준 4조9807억여원으로 조정됐다. 이 가운데 국가장학금은 3300억원, 대학생 근로장학금은 1000억원, 주거안정장학금은 100억원 각각 감액됐다. 국가장학금 세부 유형별로는 1유형, 다자녀, 2유형 모두 신청·집행 여건을 반영해 조정됐다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특히 근로장학금과 관련해 “교내외 근로지 운영 여건과 실제 참여 규모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며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거나 지원을 축소하려는 목적의 감액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교육부는 중장기적으로 국가장학금 예산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6년 국가장학금 예산은 5조1161억원으로, 2025년 확정 예산 4조9807억원 대비 1354억원 증액 편성됐다. 이는 국가장학금 지원 단가와 지원 대상을 2025년에 인상·확대된 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교육부는 “이번 예산 조정은 재정 여건 속에서 실수요를 반영한 합리적 편성”이라며 “청년 지원을 축소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학생과 교사가 직접 쓴 책의 출간을 축하하는 자리가 교육청 주도로 마련됐다. 대구교육청은 3일 대구 수성구 교육청 행복관에서 학생과 교직원 저자를 위한 ‘2026 학생·교직원 저자 출판기념회’를 열고 학교 현장에서 탄생한 책 50편의 출간을 함께 기념했다. 행사에는 학생 저자와 교직원 저자를 비롯해 학부모 학교와 출판 관계자 등 41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읽고 쓰는 배움을 실천해 온 학생과 교사들이 저자로 성장한 과정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교육청의 출판 지원을 받아 발간된 도서는 학생 저자 41편 교직원 저자 9편 등 모두 50편이다. 이날 학생과 교직원 저자들은 자신이 집필한 책을 직접 소개하고 교육감에게 전달하며 집필 과정에서의 경험과 소감을 나눴다. 교실과 일상에서 시작된 생각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는 순간을 함께 나누는 자리로 현장에는 따뜻한 응원의 분위기가 이어졌다. 올해는 가족이 함께 참여한 책쓰기가 처음으로 지원돼 세대가 함께 쓴 시집 가족의 기억을 담은 여행 이야기 가족 공동 창작 그림책 등도 출간됐다. 학교를 넘어 가정과 지역으로 확장된 책쓰기 경험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또한 창의융합교육원 문예영재반 학생 작품집 교육지원청 글쓰기 프로그램 결과물 공공도서관 가족 창작 프로그램 출판물 전자책 제작 사업 등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나온 책들이 함께 소개되며 대구 독서인문교육의 저변을 보여줬다. 출간 도서는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판매되며 교육청은 개학 시기에 맞춰 학교와 공공도서관에 홍보 자료를 배포하고 저자와의 만남 등 후속 프로그램도 이어갈 계획이다. 대구교육청은 2009년부터 학생과 교원을 대상으로 책쓰기 사업을 운영해 오며 올해까지 총 578편의 도서 출판을 지원했다. 읽는 교육을 넘어 쓰는 배움으로 확장하려는 현장 중심 정책이다.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빠르게 소비되는 콘텐츠 속에서도 끝까지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완성해 낸 학생과 교직원들의 시간이 참으로 소중하다”며 “책을 쓰는 경험이 자신을 믿는 힘이 되고 또 다른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따뜻하게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숙희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을 마주한 날은 유난히 추웠다. 마산의 구도심 창동의 곰탕집에하얀 연기가 오르고 갈치를 굽는 냄새가 났다. 처음 본 시집에는 그녀가 직접 그렸다는 붉은 양귀비꽃 한 송이가 처연히 웃고 있다. 양귀비는 잠, 망각, 죽음 뒤의 안식이라는 원형적 의미를 지닌다.저승의 신 하데스에게 딸 페르세포네를 납치당한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는 깊은 시름에 빠져 대지를 돌보지 않았다고 한다. 잠의 신 히프노스가 고통을 잊게 해주는 양귀비꽃을 주었고, 그녀는 그 꽃의 향기를 맡고 잠시나마 슬픔을 잊고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고 한다. 표지에 고독하게 핀 한 송이 양귀비는 세상의 소란 속에서 내면의 정원을 지키려는 고립된 자아의 원형으로읽힌다. 그녀의 시는 아프고 슬프고 외롭다. 로그인 시의 울림은 삶을 바꿔 놓을 수 있다. 즉, 시의 주된 기능은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가스통 바슐라르는 몽상의 시학에서 말한다. 문학은 존재를 생성케 하는 힘을 포함하고 있다. 자신의 언어가 새로운 존재가 되고, 표현하는 것이다. 그것은 표현인 동시에 존재의 생성이기도 하다. 박숙희의 시는 언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생성하는 과정 있다. 시에 등장하는 섬, 시, 기억, 물의 이미지를 통해 그녀가 표현하고자 하는 절절한 삶의 언어가 생성된다. 느낄 수는 있지만 잡을 수 없는 것이 인생이기에 자신을 따뜻한 섬으로 치환하고, 손 내밀면 지나가는 바람과 악수하고, 긴 아픔을 짧은 기억으로 만들고자 한다. 마치 자신을 묶고 있는 무거운 사랑의 굴레를 아프고 슬프게 지우고 빛을 향해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는 같은 시들이다. 1. 섬이 된 그녀 '어떤 장소를 알게 되는 데는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가?'라는 질문에 이-푸-투안은 공간과 장소에서 "한 장소의 느낌을 획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매일 매일 수년에 걸쳐 반복되는 대부분의 찰나적이고 강렬하지 않은 경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 느낌은 시각과 청각과 후각의 특별한 조합으로 일몰과 일출시간, 일과 휴식의 시간처럼 자연적이거나 인공적인 리듬의 독특한 조화인 것이라고 말한다. 장소에 대한 감정은 사람의 뼈와 근육에 새겨진다. 박숙희의 시집에서 눈길이 머무는 것은 그녀의 피부와 호흡과 머릿결에 새겨진 그녀의 다른 이름인 ‘섬’이다. 「매물도」, 「모래 위의 잠」, 「오래된 섬」, 「걸어온 섬」, 「섬, 외도·2」, 「매물도 끝사랑」 등의 시편들은 그녀의 세계관이 ‘섬’과 ‘물’, 그리고 ‘기억’이라는 매질(媒質)을 통해 어떻게 변모하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가슴에 소매물도가 떠다녀서 죽것소 누구 그 매물도 가져갈 사람 없소 바닷가, 물빛 여울목에 자라는 나만의 섬 매 물 도 /「매물도」 전문 들뢰즈에게 사건은 주체의 의지와 상관없이 들이닥치는 ‘마주침’이다. 시인에게 섬은 고립된 장소가 아니라, 가슴 속에서 떠다니는역동적인 사건이다. “가슴에 소매물도가 떠다녀서 죽것소”라는 표현은 객관적 지명인 매물도가 시인의 섬세한 심상 안으로 들어와 내밀한 통증이자 사랑의 ‘사건’이 되었음을 뜻한다. 누구에게 줄 수도 없는 ‘나만의 섬’은 주체의 내면과 대상이 하나로 겹쳐지는 현장이다. 곧 그녀는 섬이고 그녀가 견디는 슬픔의 무게이다. 「모래 위의 잠」에서 시인은 모래라는 부드럽고 가변적인 질료 위에 ‘잠’과 ‘시간’을 불러들인다. 기억의 기둥은 새의 발자국을 따라 우주 밖까지 나아가는 상상력으로 비상을 꿈꾸며, 다시 “모래를 기둥으로 세워 기억을 덮는” 행위를 통해 흩어지기 쉬운 슬픔을 물질화하여 갈무리하려는 섬세한 의지이다. 별을 올려다보며 모래의 집에 눕는 행위는 우주와 자아가 합일되는 안식이다. 섬은 곧 그녀이고 우주이고 나아가 사랑의 아픔을 심어두고 우주를 향해 팔을 벌려 돌아올 수 없는 마음의 거리에서 그를 보내고 온전한 나로 서려하는 슬프고 힘찬 표상이 보인다. 별이 몸을 푸는 밤 어둠 속을 걷다가 발등 푸르러진 여자가 섬 그림자 속에 들어 캐시밀론 이불 한 채 만든다 접힌 사랑 앞에서 몸으로 바다의 아코디언*을 연주한다 그 섬이 한낮을 내려놓을 때쯤 내 몸에서 포말 냄새를 풍긴다 섬 하나가 산달이 되자 몸속의 강물 소리 들으며 그 여자 몸을 푼다 / 「오래된 섬」 부분 「오래된 섬」과 「걸어온 섬」에서 섬은 시인과 함께 나이 들고, 함께 아파하며, 마침내 함께 ‘몸을 푸는’ 존재가 된다.섬 하나가 산달이 되어 여자가 몸을 푸는 장면으로 시각화하여, 여자는 섬이 되고, 섬은 여자가 된다. 포말을 이불처럼 덮고 바다의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섬세한 심성은, 고통을 새로운 생명의 탄생으로 전환하는 배치를 보여준다. 파도 소리로 돌아오는 그대, 그대의 긴 늪에 소매물도 만나기 위하여 든 나는 발목이 단단히도 잡혔던 것 등대는 높이 날아가는 갈매기 부리에 단단한 단추를 달아 두었다 꼭꼭 감추어둔 그 집 서랍대문 앞에서 가슴에서 흘러내릴 갈매기 날갯짓 단단히 묶어두기로 한다 /「매물도 끝사랑」 부분 「매물도 끝사랑」에서 시인은 상처 입은 세계를 치유하는 구체적인 방식을 제시한다. 갈매기의 부리를 바늘 삼아 갈라진 바다를 꿰매는 이미지는 분리된 것(이별, 질병, 상처)을 다시 삶의 의지와 연결하려는 섬세한 복원이다. 슬픔의 영토에서 벗어나 파도 소리와 등대, 갈매기의 날갯짓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치유의 몸짓으로 볼 수 있다. 외과수술을 하듯 천천히 기워진 마음은 너덜너덜하지만, 그곳에 단추를 하나 달아 여미어 보고 단단히 묶어두고자 한다. 슬픈 사랑도 갈매기 부리를 바늘삼아 천천히 수를 놓으면 떠난 사람에 대한 집착과 갈망이 천천히 정화의 시간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본다. 2. 고통을 먹고 발아하는 시의 씨앗들 내 몸의 일부분이었던 갑상선 암이었던 나비와 이별을 하고 보았더니, 폐암 그 후 시월 첫날 내리는 비는 바다를 그리워한다 나의 기억 속에 아버지는 바다였을까 중략 오늘 이후 바다로 반성문을 들고 갈 무게가 작아지도록 노력해야겠다 한참을 울고 난 후, 눈물을 두 손으로 닦아 보니 눈물이 반성문이 되었다 / 「일기 2」 부분 「일기 2」에서 암과의 조우는 육체적 영토를 침범한 거대한 현실이다. 하지만 시인은 비명을 지르는 대신 "바다로 반성문을 들고 갈 무게"를 고민하며 죽음의 공포를 깊은 성찰로 승화시킨다. 그녀는 병마와 싸우며 꿈에서도 시를 썼다고 한다. 깊은 어둠이 빛을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길이 되듯이 자기 안에 숨 쉬는 시의 씨앗이 고통을 거름으로 조금씩 발아하는 것이다. 「병동에 걸린 초상화」는 병마로 인해 육체는 고통스럽게 균열하지만, 오히려 "비워둔 하늘을 향해 가는" 넋의 파편들이 솟구친다. 시인은 고립된 병실 안에서 심연의 강을 묵묵히 응시하며 영혼의 항해를 지속할 때 빛의 스펙트럼 같은 시가 그녀의 곁으로 온다고 이야기한다. 자기 속에서 넘쳐나는 시들이 병동에 걸린 초상화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문자메세지7」에 등장하는 '남천'과 '봉암 갯벌'은 새로운 공간의 변용을 보여준다. 강의 공간인 남천은 "너랑 나랑 만나서" 봄날의 갯벌로 나아가는 장소다. 갯벌은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경계의 섬'이며, 이곳에서 가슴 깊이 쌓여있는 슬픔은 비로소 구체적인 위로와 재회의 서사를 얻게 된다. 이 시집에서 인상적인 문자메세지 연작은 주절주절 누군가와 통화하는 듯하다. SNS가 일반화 돼버린 현재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사소한 이야기를 들판의 풀처럼, 하늘의 별처럼 그냥 자동기술법처럼 펼친다. 봄비가 적시듯 그렇게 시인의 입을 통해 나온다. 「약속」에서 "내 안의 우물이 되어 고인다"라는 부분은 시인이 그리워하는 띠뜻한 안식처이다. 시적 자아의 내밀한 섬(우물) 속에 머물게 함으로써, 상처받고 상실한 사랑을 치키는 작은 장소로 치환하는 모습이다. 3. 기억의 진정한 이름은 배웅하는 따뜻한 손길 실비아 슬픈 기억 지쳐있던 아스팔트에 가뭄의 혼적을 지우는 가을비가 내렸다 발이 시리다, 이 몸 詩는 창가에 매미껍질로 떠 있다 밤마다 발이 시리다, 비린 시는 살갗 냄새 촉각을 흔든다 중략 희게 피어날 구름의 시어詩語는 설명할 수 없는 부호를 남기고 용지리 387번지 기적소리 스며들면 거북등같은 마당에 나 실비아로 서서 왔다가 가는, 누군가를 배웅할 것이냐 / 「실비아」 부분 바슐라르는 물을 ‘완전한 슬픔’의 물질이라고 하였다. 박숙희의 시에서 기억은 물의 이미지(가을비, 이슬, 눈물, 강물)에 동반한다. 「실비아」에서 가을비는 아스팔트의 가뭄을 지우지만, 화자에게는 "발이 시리다"는 촉각적 통증으로 전이된다. 이는 그리운 이에게 닿지 못한 결핍이 기억이라는 액체가 되어 시인의 심층(발)으로 흘러들었음을 의미한다. 추억은 기억 속에서 박제된 것이 아니라 비로, 눈물로 이슬 등으로 치환되어 현재의 감각을 뒤흔들고 있다. 사랑은 짧은 기억에 머문다 평행선 아랫목 공간 속 자리 잡는 기침병명 커턴 사이로 비스듬히 누운 바퀴발자국 야인의 기억이라며 이탈하지 않는 헐렁한 유혹이다 사랑은 짧은 기억에 머문다 평행선 그 경이로움에 다가가 본다고 해서 뼈마디의 찬바람은 사랑을 담아내지 않는다 사랑은 짧은 기억에 머문다 평행선 동상 걸린 손금을 따라나선 사랑의 온기 젖은 신발을 말린다 알맞게 익은 짧은 울음 기억 평행이론술의 빛깔이다 사랑은 짧은 기억에 머문다 / 「사랑은 짧은 기억에 머문다」 전문 기억이 물의 형태를 띠다가도 다가가지 못하는 좌절의 순간에는 차가운 얼음으로 변모한다. 「사랑은 짧은 기억에 머문다」에서 반복되는 ‘평행선’은 결코 만날 수 없는 나와 그의 거리를 상징한다. 다가가려 노력할수록 돌아오는 것은 "뼈마디의 찬바람"과 "동상"이다. 이는 ‘물의 응고’이며, 유동적이었던 사랑의 기억이 상처로 굳어버린 상태를 의미한다. 시인의 심층 기저에는 ‘닿을 수 없음’에 대한 근원적 공포가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얼어 있다. 시인에게 긴 아픔이었던 사랑을 짧은 기억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보인다. 그가 준 깊은 아픔이 아직도 그녀의 심장에 얼음으로 남아 삶의 갈피마다 다가선다. 하지만 이 차가운 기억 속에 침잠하지만은 않는다. 「그대에게」와 「슬픈 기억」에서 등장하는 불(촛불, 노을, 태양)로 스스로 정화하고 있다. "젖은 신발을 말린다"라는 행위는 물(슬픔)과 불(온기)이 만나는 지점이다. 시인은 슬픈 기억을 불의 온기로 말리며, 고통을 "알맞게 익은 짧은 울음"으로 승화시킨다. 시인이 생각하는 기억의 진정한 이름은 ‘배웅하는 손길’이다. 시인은 용지리 387번지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강물로 흘러가는 기억들을 향해 손을 흔듭다. 그 손은 "섬섬옥수"처럼 곱지만, 동시에 "동상 걸린"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운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한 기억의 소산들은 강기슭의 물줄기가 되어 흘러가지만, 시인은 그 흐름을 막지 않고 온전히 몸으로 겪어낸다. 결국 실비아에게 기억이란 상실의 고통을 물질화하여(물과 불), 자신의 영혼을 닦아내는 가장 고독하고도 아름다운 수행인 것이다. 로그아웃 빛의 스펙트럼으로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 박숙희 시학의 중심에는 육체의 고통을 우주적 빛으로 승화시킨 위대한 헌신이 있다. 섬이 산달을 맞이하고 몸속에서 강물 소리를 듣는 그 경이로운 순간은, 아픔의 임계점을 넘어 새로운 생명을 밀어 올리는 시인의 환희를 보여준다. “몸살하는 봄을 끓였다”라는 고백은 자신의 생을 뜨겁게 달구어 낸 사랑의 증거이다. 육체의 고열(高熱)을 통과하며 슬픔의 찌꺼기는 증발하고, 그 자리에는 무지개색 빛의 정동(Affect)만이 찬란한 무늬로 남았다. 그녀의 가슴 안에서 묵묵히 발효된 시의 씨앗들은 이제 민들레 홀씨가 되어 경계를 허물고 도약한다. 시인의 방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낯선 풍경 속으로 흩어지는 그 여린 입자들은, 시인이 세상에 보내는 가장 따뜻한 초대장이다. 자신의 상처를 보편적인 빛으로 환원시켜 우리 모두를 위로하겠다는 다정한 약속이다. 바람과 악수할 수 없던 옛 안타까움은 이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환한 빛의 스펙트럼이 되어 우리 곁에 머문다. 이제 시인은 “아무 이유 없이 바람이 되어 웃는” 자유롭고 맑은 영혼으로 우리 앞에 서 있다. 침묵하는 신의 곁에서 시인은 묵묵히 ‘시 밥’을 짓는다. 누구도 정답을 일러주지 않는 고독한 삶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자신의 고통을 끓여 따뜻하고 향기로운 시의 양식으로 내어놓는 것이다. 살아가는 이유가 곧 시 밥을 짓는 일이라 말하는 시인의 뒷모습은, 지극한 평범함 속에 감춰진 거룩한 성자의 그것과 닮아있다. 시 밥을 짓는 세상의 한복판에 서 있는 박숙희 시인의 앞날에 눈부신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고통의 갯벌을 딛고 일어선 그녀의 발걸음이 앞으로 더 넓은 빛의 지도를 그려내며, 한국 시단의 귀한 밀알로 발아하기를 기대하고 기다린다.
초등학교 현장의 실천적 연구를 통해 초등교육 발전과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한국교총이 주관하는 제63회 전국초등교육연구대회 일정이 2일 공고됐다. 대회 추진 요강에 따르면 연구보고서 접수 기간은 7월 31일부터 8월 6일까지다. 이후 8~9월 예비심사 및 본심사를 거쳐 10월 초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대회 주제는 ‘행복한 학생, 존중받는 교사, 교육을 바로 세우는 미래 학교’이며, 출품 부분은 ▲학교·학급경영 아이디어 연구 ▲교수-학습지도안 개발연구 ▲평가자료 개발연구 ▲인성교육 및 창의적체험활동 자료 개발연구다. 출품 자격은 초등교원(교장, 교감, 수석교사, 전문직 포함)으로 출품신청서 1부, 제본된 연구보고서 1부와 연구보고서 HWP 파일 또는 PDF 파일을 USB 등 저장장치에 담아 제출하면 된다. 1964년 최초로 승인을 받은 전국초등교육연구대회는 시·도대회를 거치지 않는 전국규모의 연구대회로 입상 시 1등급(교육부장관상 및 푸른기장증) 1.50점, 2등급(한국교총회장상) 1.25점, 3등급(한국교총회장상) 1.00점의 연구실적 평정점이 부여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교총 홈페이지(www.kfta.or.kr) ‘연구대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AI 시대 대응, 청년 고용, 민생 회복, 복지 확대, 사법개혁 등 국정 전반에 대한 구상을 제시한 가운데 교육이 소외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정 전환기 속에서 교육의 위상과 역할이 뒷전으로 밀려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연설은 전반적으로 ‘AI 고속도로’, ‘기본사회’, ‘모두의 성장’ 등 미래 담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가져올 문명사적 전환, 청년 실업과 양극화 해소, 지역 소멸 대응, 균형발전 전략까지 폭넓게 다뤘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를 떠받칠 핵심 기반인 교육 정책, 공교육의 역할, 학교와 대학, 교원과 학습 체계에 대한 언급은 연설 전반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특히 AI 시대 적응을 강조하면서도 교육은 구체적 정책 영역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연설 말미에서 ‘모든 국민이 AI를 도구로 삼을 수 있도록 학습의 기회를 열어야 한다’는 원론적 언급은 있었지만, 공교육 체계에서의 AI 교육 방향, 교원 역량 강화, 학교 현장의 변화에 대한 설명은 빠졌다. 청년 고용 문제 역시 직업훈련과 교육 연계보다는 법·제도와 지원책 중심으로 언급됐다. 이번 정부 주요 교육공약 중 하나인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지방 균형발전의 수단으로 다뤄졌지만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가진 함의인 지역 교육 기반 강화나 지방 대학과 학교의 역할에 대한 논의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 밖에도 상당부분을 정치권 이슈에 할애하면서 교육현안을 언급할 기회는 사라졌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당 대표연설에서 교육이 이처럼 주변화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I·청년·복지·균형발전 등 거의 모든 국정 의제가 교육과 직결돼 있음에도 교육을 국정 과제의 중심 축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국정 운영의 밑바탕이 돼야 할 교육이 정책 담론에서 빠질 경우, 미래 전략 역시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조성철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AI 시대 인재 양성, 사회 이동성 회복, 청년 문제 해결, 지역 균형발전 모두 교육을 떠나서는 성립하기 어렵다”며 “국정 전반을 아우르는 여당 대표연설에서 교육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은 현 정부·여당의 국정 우선순위에서 교육이 뒤로 밀려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한동대는 2일 경북 포항시 교내 효암채플에서 제8대 박성진 총장 취임식을 개최했다. 박 총장의 임기는 2030년 1월31일까지 4년간이다. 박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크리스천 교육플랫폼 구축을 통한 크리스천 혁신세대 배출’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25년간 벤처 플랫폼의 중심에서 혁신을 주도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한동대가 가진 국내 최대의 크리스천 네트워크 강점을 활용, 크리스천 혁신교육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공과대 1회인 박 총장은 1991년 포항공과대 기계공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후 LG전자 생산기술원 선임연구원, (주)쎄타텍 연구총괄 이사, 펜실베니아 주립대 연구원, 미시시피주립대 연구교수 등을 역임하고 2009년부터 포항공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포스텍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와 포스코홀딩스 전무(산학협력실장) 등을 지냈으며, 산학협력과 기술사업화 분야에서 활동했다. 이밖에도 경상북도 정책자문위원장과 지방시대위원회 위원 등을 맡았다. 이날 취임식에는 이재훈 학교법인 한동대 이사장, 한동대 5~6대 총장을 역임한 장순흥 부산외국어대 총장,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강민석 흥해지역기독교교회연합회장, 민준호 총동문회장 등 주요 내빈과 교직원, 학생, 학부 등이 참석했다.
학교폭력 사안 심의 과정에서 장애학생의 의사와 피해 상황이 보다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절차적 권리를 강화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장애학생 또는 보호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특수교육 전문가 또는 장애인 전문가의 의견을 반드시 청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과의 분쟁조정 등을 심의하며 피해학생이나 가해학생이 장애학생인 경우 특수교육교원 등 특수교육 전문가 또는 장애인 전문가를 출석시키거나 서면 방식으로 의견을 청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학생은 의사소통 능력과 인지 이해 능력의 제약으로 인해 학교폭력 심의 과정에서 본인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거나 피해 상황이 온전히 드러나지 못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현행 규정은 전문가 의견청취가 임의규정에 그쳐 실제 운영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지 않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심의위원회가 장애학생 또는 그 보호자의 의사를 확인하고 장애학생 또는 보호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특수교육 전문가 또는 장애인 전문가의 의견을 반드시 청취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통해 장애학생이 심의 절차에서 적합한 보호와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절차적 권리를 강화하려는 취지다. 이번 개정안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6조의2제2항에 단서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며 법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기헌 의원은 이번 법안 발의를 통해 학교폭력 사안 심의 과정에서 장애학생의 권리가 보다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트남이 올해부터 한국어능력시험(TOPIK, 토픽) 성적을 대학 입학에 공식적으로 활용한다.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은 베트남 교육훈련부에 지난달 12일 장관 결정문을 통해 토픽 성적을 대입전형에 활용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허가했다고 3일 밝혔다. 베트남 대입제도는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전국 단위의 ‘고교 졸업시험’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베트남 학생들은 졸업시험 과목 중 수학과 국어(베트남어)는 필수이고, 외국어·역사 등 9개 과목 중 2개를 선택해 총 4개 과목에 응시한다. 여기서 베트남 고교 졸업시험 외국어 과목을 토픽 성적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토픽 3급 이상 취득 학생은 졸업시험 선택과목 1개를 면제받고 환산된 점수를 졸업시험 성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번 결정은 베트남 현지에서 높아진 한국어의 위상과 토픽의 공신력에 대한 높은 신뢰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2020년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후 2021년에 제1외국어와 고교 졸업시험 과목으로 채택한 바 있다. 또한 베트남 현지에서의 토픽 시험은 한국교육원(호치민 하노이)에서 파견한 중앙 관리관이 감독하고, 시험장에 현지 경찰(공안)을 배치하는 등 엄정한 부정행위 예방‧관리 체계가 구축된 상황이다. 토픽이 해외 대학 입학에 활용되는 사례는 2025년 홍콩에 이어 베트남이 2번째다. 한국어교육은 전 세계 47개국의 정규 초·중·고에서 이뤄지고 있고 이 중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정식 채택 국가는 24개국, 대입 반영 국가는 11개국이다.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은 3일 오전 9시부터 다음 달 17일 오후 6시까지 2026학년도 국가장학금 1학기 2차 통합 신청을 받는다. 국가장학금은 대학생 가구의 소득과 연계해 지원받을 수 있다. 이번 기간에는 국가장학금과 함께 주거안정장학금과 국가근로장학금도 신청 가능하다. 1학기 2차 통합 신청 대상은 신입생(고3, 재수생 등 입학예정자), 재학생, 복학생, 편입생, 재입학생 등 모든 대학생이다. 2026년 1학기 국가장학금 신청은 2차로 마무리되므로 1차 신청을 놓친 신입생, 재학생 등은 반드시 기간 내 신청해야 한다. 재학생은 1차 신청이 원칙이나, 재학 중 2회에 한해 2차에 신청할 수 있다.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http://www.kosaf.go.kr)과 모바일 앱에서 24시간 신청받는다. 국가장학금 신청에 대해 자세한 상담이 필요한 경우 전화(☎1599-2000)나 각 지역의 재단 센터(청년창업센터·지역센터)에 방문하면 된다. 2026년 국가장학금 Ⅰ유형·다자녀 장학금의 연간 지원 금액은 기초·차상위 대학생과 8구간 이하 다자녀 가구의 셋째 이상 대학생의 경우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다. 학자금 지원 구간 1~3구간은 600만 원(다자녀 첫째·둘째: 610만 원), 4~6구간은 440만 원(다자녀 첫째·둘째: 505만 원), 7~8구간은 360만 원(다자녀 첫째·둘째: 465만 원), 9구간은 100만 원(다자녀 첫째·둘째 : 135만 원, 셋째 이상 : 200만 원)이다. 한편, 2027년부터는 국가장학금 지원을 위한 학자금 지원 구간이 10개 구간에서 5구간 체계로 개편된다. 국가데이터처 ‘소득분위’와의 혼동을 줄이고, 구간 변동에 따른 수혜자 혼선 최소화를 위해서라는 것이 교육부 등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사항은 2027년 본격 적용에 앞서 올해부터 학자금 지원 구간 통지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안내될 예정이다.
한국교총은 교육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추진 방안'에 대해 “학교 중심의 돌봄 체계를 지역사회 협력 체계로 전환하려는 방향성은 긍정적이나, 세부 과제들이 여전히 학교와 교사에게 돌봄의 무한 책임을 지우고 교육 여건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고 밝혔다. 교총은 특히 초 3학년 대상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연 50만 원) 지급 계획과 관련해 “별다른 조건 없는 이용권 지원 방식은 프로그램의 내실화보다는 참여율이라는 양적 지표 확대에만 매몰될 가능성이 크다”며 “신학기를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이러한 대규모 수요 변화를 유발하는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학교 현장의 신학기 준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정책변화가 겸용교실의 확대로 이어져 교원의 수업연구·준비공간 부족 등 교육력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학생들의 귀가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교총은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인력 채용부터 사고 책임까지 지자체가 주도하는 독립적 체계 마련을 주문했다. 교총은 “정부가 노인 일자리 사업 등과 연계해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 매칭 인원은 턱없이 부족해 다수의 학교가 자체 채용과 관리 부담을 떠안고 있다”면서 “자율 귀가 동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과 모든 안전사고의 책임을 학교로 밀어넣는 정책방향 자체를 개선하지 않는 한, 이는 교원에게 돌봄의 방패막이 역할을 강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늘봄지원실장 1000명 추가 배치 계획은 초등 교원의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총은 “늘봄지원실장 배치에 따른 초등교원 감소분에 더불어 기간제교원으로 교단을 채우는 땜질식 교원 임용형태를 포기하고,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의 원칙에서 교원정원을 산정, 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사립 중·고등학교 상당수가 특수학급을 설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장애학생의 교육권 보장에 구조적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립학교와 비교해 설치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특수교육이 사실상 공립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교육위원장 김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사립 중·고등학교 가운데 80% 이상이 특수학급을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립 중학교의 특수학급 설치율은 16.6%, 사립 고등학교는 15%에 그쳤다. 이는 같은 시점 공립 중학교의 특수학급 설치율 79.5%, 공립 고등학교의 72.9%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공립과 사립 간 설치율 격차는 약 5배에 달해, 특수교육 인프라가 학교 설립 주체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모습이다. 특수학급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서, 해당 지역의 특수교육대상 학생과 학부모는 원거리 통학을 감내하고 있다. 학교 선택지가 제한된 상황에서 학생들은 수십 분에서 길게는 수 시간에 이르는 이동 시간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25년 기준 특수교육대상자는 약 12만 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수용할 학교 여건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사립학교의 참여가 미흡한 가운데, 특수교육 부담은 공립학교로 집중되고 있다. 공립 특수학급 다수는 법정 정원을 초과한 과밀 상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특수교사들은 수업과 생활지도는 물론 각종 행정업무와 민원 대응까지 떠안고 있다. 특수교육 현장에서 교사 1인이 수행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과도하게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간 편차 역시 두드러진다. 울산과 강원 지역은 사립 중·고등학교를 통틀어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학교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서는 사립학교를 통한 특수교육 제공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대구와 제주 역시 사립 중학교 전체가 특수학급을 설치하지 않아, 특수교육대상 학생과 보호자의 학교 선택권이 크게 제한되고 있다. 수도권과 대도시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에는 사립 중학교가 109개교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학교는 2개교에 불과하다. 부산과 인천 역시 사립 중학교 전체에서 특수학급 설치 학교가 각각 1곳에 그쳐, 지역 규모에 비해 특수교육 기반이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특수교육이 공립학교만의 역할로 인식돼서는 안 된다”며 “장애학생의 교육권은 학교 설립 주체와 무관하게 보장돼야 할 보편적 권리이자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립학교가 특수교육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공성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통해 사립학교의 책무를 분명히 하고, 모든 아이가 차별 없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입법적으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센터가 교육정책의 현장 적용성을 높이기 위해 ‘2026년 교육현장 자문단’을 공개 모집한다. 교육현장 자문단은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 교육 관련 기관이 협력해 운영하는 교육정책네트워크센터 사업의 일환으로 교육정책에 대한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공교육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역할을 맡는다. 활동 기간은 선정일로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이며 총 70명을 선발한다. 자문단은 국정과제 기반 원탁토론회와 지역의제 토론회 참여를 비롯해 교육정책 워크숍 정책 발간물 집필과 심의 연구 협력 과제 제안 등 교육 현안 진단과 정책 피드백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사업 모니터링과 만족도 조사 평가회 참여 등도 주요 활동에 포함된다. 지원 대상은 전국 초·중·고 교원과 특수학교 각종학교 교원 그리고 시·도교육청 교육전문직이다. 교사 수석교사 교감 교장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신청은 2월 27일까지이며 네이버폼을 통해 지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선정은 심사위원회를 통해 진행되며 지원 동기와 교육 전문성 대외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선정된 자문단원에게는 한국교육개발원장 명의 위촉장이 수여되며 우수 활동자에게는 교육부장관 표창과 한국교육개발원장 표창이 주어진다. 활동에 따른 소정의 수당이나 사은품도 지급될 예정이다. 선정 결과는 개별 통보와 함께 교육정책네트워크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된다. 문의는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네트워크센터(043-530-9589)로 하면 되며 세한 내용과 지원 방법은 교육정책네트워크 홈페이지(edpolicy.kedi.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초광역 행정체제 출범을 둘러싼 광역지방자치단체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행정통합 입법 과정에서 지방교육자치의 제도적 위상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교육감 선출 방식과 초·중등교육 행정체계, 교육재정 구조와 학교·교원 특례 등이 주요 쟁점으로 제시되며, 행정 효율성 중심의 통합 논의에 교육자치 의제를 구조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한국교육행정학회는 한국교육재정경제학회,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의원 등과 함께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초광역 행정체제 전환 속 교육분권·자치의 방향과 대안’을 주제로 2026년 제1회 교육정책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는 교육부와 국회,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초광역 행정체제 전환이 교육자치와 교육행정 전반에 미칠 영향을 중심으로 발제와 토론을 진행했다. 교육감 선출 방식과 관련해 발제에 나선 나민주 충북대 교수는 해당 논의가 단순한 제도 조정 차원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나 교수는 “교육감 선출 방식 변경은 단순한 제도 조정이 아니라 권력 구조 전체를 바꾸는 헌정적 설계 변경”이라며 “주민 직선제가 흔들릴 경우 단체장 중심의 교육 통제력이 확대되고 교육의 정치적 종속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초광역 통합 법안에서 러닝메이트제나 임명제 도입 가능성이 열려 있는 점을 언급하며, “초광역 1인 교육감 체제 아래에서는 대표성과 현장성을 보완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교육감 증원과 권역별 책임 부여, 교육지원청 권한 강화를 통한 제도적 보완 방안을 제시했다. 행정통합 이후 교육재정과 법·제도 문제도 주요 논점으로 다뤄졌다.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 가능성을 짚으며, “국세·지방세 비율이 바뀔 경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단순히 통합 이전 수준의 재정 보장만으로는 통합 지역의 교육격차 해소와 인프라 구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행정통합 이후에도 안정적인 교육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교와 교원 영역에서는 초광역 행정통합 법안에 포함된 교육 특례의 방향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박수정 충남대 교수는 “초광역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 교원 인사와 관련한 특례가 다수 포함돼 있다”며 “정원 증원, 정원 외 기간제 교원 운영 허용 등은 지방정부의 재량을 크게 확대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인사 특례가 지역 교육력 강화라는 정책 목표와 명확히 연결되지 않을 경우, 지역 간·학교 간 인사 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교원 인사 특례는 단기적 인력 운용의 유연성 확보를 넘어, 장기적으로 교원 전문성과 근무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함께 검토돼야 한다”며 “행정통합이라는 틀 속에서 교원 인사가 관리 편의 중심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제도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의 좌장을 맡은 고전 제주대 교수는 종합 정리를 통해 “초광역 행정체제 논의는 행정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교육자치의 법적·제도적 위상을 함께 다루는 과정이 돼야 한다”며 “행정통합 입법 과정에서 교육자치가 구조적으로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영사에 나선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행정통합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교육행정은 어떻게 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며 “국회에서는 각 지역이 개별적으로 법안을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공통의 기준이 될 수 있는 모델에 지역의 특성을 어떻게 더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축사를 통해 행정통합 논의의 의미를 언급했다. 최 장관은 “행정통합은 국가의 생존 전략을 새롭게 세우는 과정이 될 수 있다”며 “초광역 단위로 생활 기반이 재구성되면 지역 교육이 한 걸음 더 도약하는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립특수교육원은 3일 2026년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운영 지자체를 6개 신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정은 제출된 사업계획의 실행 가능성과 추진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강원 고성군, 경기 연천군, 경남 거제시, 서울 광진구, 서울 구로구, 충북 영동군을 신규 지정했다. 계속 지원 28개, 특성화 지원 46개까지 합하면 총 80개 지자체다. 올해 신규 지정 지자체는 국고 2000만~4100만 원의 사업 운영비를 지원받아 장애인 평생학습 기반 마련, 학습자 수요 반영한 프로그램 발굴·운영 등을 통해 지역 내 장애인의 학습 참여 기회를 확대하게 된다. 계속 지원은 국고 운영 2~3년 차 지자체로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추진체계를 고도화하고, 프로그램을 개선·확대해 장애인 평생학습의 현장 안착에 주력할 전망이다. 국고 운영 3년을 초과한 지자체인 특성화 지원의 경우 신설 2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에 경쟁이 한층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선정된 지자체는 지역의 강점과 특성을 반영해 인공지능·디지털 분야 및 지역 특성화 분야를 중심으로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할 예정이다. 국립특수교육원은 지자체 현장 컨설팅, 담당자 역량 강화 연수, 성과공유회 등을 통해 사업 운영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김선미 원장은 “장애인 평생학습도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우리 동네에서 장애인이 언제 어디서나 배움에 참여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갖추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신규·계속·특성화 지원을 통해 지자체의 사업 추진 역량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우수사례 확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