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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촛불 집회를 중요하게 다뤘던 언론사에서 골치거리가 참가인원 집계였다. 경찰측 추산집계와 집회측 추산집계의 차이가 현격히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손쉽게 풀 수 있는 열쇠는 집회가 열리는 근처의 편의점의 카드 결재내역을 확인하거나 통신사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집회에 참가한 인원수를 집계하는 방법이 매우 정확하게 집계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무엇보다 빅데이터의 가치를 드높인 사건은 구글이 독감 유행을 예측하는 이벤트였는데, 구글 사용자들의 ‘독감’ 검색량 추이를 분석해 독감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북미지역에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곧 독감유행이 닥칠 것이라는 예측을 밝혔다. 특정한 단어의 검색량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대한 한계는 존재하지만 빅데이터를 통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에까지 나아갔다는데에 큰 의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 유튜브, 이메일 외에도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들과 SNS에서 수많은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이처럼, 데이터 속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빅데이터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 넘쳐나는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데이터의 확보와 분석이 필요한 시대에 인간은 사회활동에서 끊임없이 디지털 흔적을 남기면서 움직이고 있다. 빅데이터는 데이터의 크기, 다양성, 속도, 정확성, 가치 등의 속성을 가지고 설명할 수 있다. 요즘은 보편화되어 수많은 인터넷쇼핑몰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시장의 흐름을 예견하고 구매자의 선택과 결정을 정확한 데이터로 만들고,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제품을 추천한다. 물론, 구매자의 패턴을 분석하여 빠른 배송이 되도록 구매예측 상품을 소비자와 가까운 물류창고에 충분히 준비해둔다. 해외직구를 하면 통상 1주일 이상이 소요되지만, 구매패턴을 분석한 해외쇼핑몰에서는 한국 물류센터에 인기 추천 상품의 상당부분을 미리 선적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빅데이터 속성을 충분히 발휘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이 상존하고 있다. 빅데이터라는 것이 태생적으로 위험을 지니고 있으며, 개인정보의 노출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다가오고 있다. 특히, 인터넷 SNS 상에 본인이 아닌 사진을 걸어 놓은 계정들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다. 본인의 데이터는 숨기고 타인의 데이터를 탐하는 세력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를 감시하는 CCTV는 24시간 인간을 디지털 장비로 저장하고 있으며, 늘상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GPS(위치) 사용으로 인간이 움직이는 모든 동선을 업체에서는 다 알고 있으며,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결재한 신용카드 내역, 검색한 내용 등은 빅데이터로 누적됨과 동시에 ‘빅브라더’라는 특정한 조직에 노출이 된다. 한마디로 인간의 디지털 족적이 낱낱이 남기게 되는 것이며 불특정다수의 불순분자들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있다. 이에 따라 빅데이터의 소유권과 저작권 분쟁이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개인의 일상적인 이야기, 사진이나 동영상 등의 개인 저작물이 공유하기와 퍼나르기 기능에 의해 배포되는 경우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로 변모할 수 있다. 이때, “과연 빅데이터의 소유권과 저작권 분쟁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가 또 다른 이슈로 다가오고 있다. 성큼 다가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빅데이터의 올바른 분석을 위해 사용되는 통계가 무척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의 오류(평균치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되며,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간에게 유용한 혁명으로 다가온 빅데이터가 순기능을 보장하고 역기능은 제거되는 방향으로 간다면 인간에게 큰 행복과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한 역기능을 순기능으로 바꿀 수 있는 빅데이터 활용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한국의 초·중·고 교육에서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뿌려진 활자화된 데이터만을 학습하는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다양한 빅데이터를 디지털 도구를 가지고 충분히 활용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아직도 일선학교에서는 수학의 ‘미분과 적분’, ‘방정식과 부등식’ 등을 교육과정에 맞게 공식을 통해 문제를 풀어보는 교육에 머물고 있다. 교실 수업에서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면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를 손쉽게 풀 수 있는 경험을 획득할 수 있으며, 문제풀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연계하여 창의적인 인재로 키울 수 있다. 빅데이터 활용 교육은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이 아니라 현재 이뤄지는 교육과정 속에 녹여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와 교육부는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플랫폼을 만들어야 하며, 교육청은 단위학교에서 디지털을 활용할 수 있는 기자재의 보급과 더불어 최첨단 기술을 학생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교사 연수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술과 장비가 있더라도 교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말장 도루묵이다. 급속한 변화를 거듭하는 미래사회 속에 IT 기술보다 빅데이터가 인간의 감성을 인지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가길 기대해 본다.
법안소위 이끌며 ‘교권 3법’ 처리 주도 “학폭법 개정은교육계 신뢰회복 계기 ‘경미한 사안’ 여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이번 법 개정으로 선생님들이 교육 본연의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교육자의 시선으로 학교폭력을 보는 것이 중요한데 사실상 심판자로서 봐야 했던 선생님들의 입장도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부담이 줄어든 만큼 가르치는 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인성 함양에도 힘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한국교육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권3법 개정이 교육현장의 신뢰를 회복하교 교원의 업무 부담을 경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으로서 학교폭력예방법과 교원지위법 통과를 이끌었다. -이번 법안 통과가 학교 현장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지. “우선 학폭법의 경우 자체해결제 도입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신뢰에 기반을 두고 교육적으로 해결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점이 의미 있다. 사실 그동안 학교 자체 해결에 대해 부모의 지위나 재력에 따라 불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다는 불신이 있었다. 사안 처리 절차가 복잡해졌지만 피해자, 가해자 어느 쪽도 만족하기 어려운 결론을 내왔다. 취지와 다르게 현장의 업무만 업무대로 늘어난 셈이었다. 앞으로 경미한 사안은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나머지 사안은 교육지원청 학폭심의위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처리하게 될 것이다.” -법안심사소위원장으로서 합의에 이르도록 어떤 노력을 했나. 우려 의견도 있었는데. “소위 논의 과정에서 법안개정의 취지에 대해서는 동의하나 과거로 회귀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학폭 처리 주체를 학교단위로 다시 옮기는 것처럼 보여서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경미한 사안에 대해 엄격한 요건을 적용하고 또 몇 단계의 절차를 거치도록 한다는 점에서 과거로 회귀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피해자가 요구하거나 또는 요구가 없더라도 은폐‧축소가 의심되는 경우에 심의위가 직권으로 회의를 소집하도록 하는 등 구제 절차도 함께 마련될 것이다.” -진일보한 측면은. “경미한 사안, 중대한 사안 구분 없이 다루다보니 학교 내에서의 행정적인 낭비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또 정말 경미한 사안은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데도 그런 기회가 원천적으로 박탈되는 부분이 있었다. 중대한 사안은 학폭위를 교육지원청으로 상향 이관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처분하고, 이원화 돼 운영 중인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재심기구를 행정심판으로 일원화해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였다.” -앞으로 법이 적용되면 학교현장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경미한 사안에 대한 판단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경미한 사안에 대한 규정을 or가 아니고 and로 엄격한 조건을 걸어놓은 것이다. 피해자와 피해 학부모의 동의를 반드시 얻게 돼 있고 그 과정도 심의를 거치도록 안전장치를 만들어 놨지만 전혀 우려가 없을 수는 없다. 현장에서는 그런 요건들을 눈여겨보고 잘 파악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또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정말로 경미한 것인지,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에 제기해야 할 사안인지 학교가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아동복지법=종전에는 아동학대 범죄로 확정판결을 받으면 일률적으로 10년 간 취업이 제한됐지만 앞으로는 형의 경중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주요 내용은 취업제한 명령 선고, 취업제한 제외 요건 명시, 취업제한 기간 상한선 신설 등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법원은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 아동관련 기관에 취업 또는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는 명령을 사건 판결과 동시에 선고해야 한다. 다만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거나 그밖에 취업을 제한해서는 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제외된다. 또 취업제한 기간은 10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법 개정 이전에 취업제한 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구제하고 이에 불복할 수 있는 절차도 생겼다. 3년 초과의 징역 또는 금고형이나 치료감호를 선고받은 경우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유예‧면제된 날로부터 5년, 3년 이하를 받은 사람은 3년,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1년으로 구분해 제한 기간을 받는다. 그러나 이마저도 현저히 부당하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취업제한기간의 변경 또는 면제를 신청할 수 있다. ■교원지위법=법률에 교육활동 침해 행위 유형 및 조치 유형을 세분화하고 교원에게 적절한 치유와 교권 회복의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교사가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온 법안이다. 주요 내용은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한 교육감 고발조치 의무 부과 △특별교육 미이수 학부모에 과태료 부과 △‘법률지원단’ 구성․운영 의무화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징계 조치 세분화(학급교체, 전학 추가) 등이다. 이밖에도 △피해교원을 위한 특별휴가 △전학조치 전 특별교육 또는 심리치료 제공 의무화 △징계조치 전 가해학생․보호자의 의견진술권 및 재심청구권 부여 △보호조치 비용 가해학생 학부모가 부담, 관할청 부담 후 구상권 청구 가능 등이 포함됐다. ■학교폭력예방법=일정 조건에 부합하는 경미한 학교폭력은 학교장이 자체적으로 종결하는 ‘학교 자체 해결제’ 도입이 핵심. 2주 미만의 신체‧정신상의 피해 등 4가지 조건을 갖춘 경미한 학교폭력은 피해학생과 보호자의 심의위원회 개최 요구 의사를 서면으로 확인하고 폭력의 경중에 대한 전담기구의 서면 확인과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자체 해결하도록 했다. 또 경미한 사안 이상의 사건은 현재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상향 이관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심의‧처분 받도록 해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교육지원청 심의위 내 학부모 위원 수는 현행 과반수에서 1/3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밖에 현재 이원화 돼 운영 중인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재심기구를 ‘행정심판법’에 따른 행정심판으로 일원화 하는 규정도 마련됐다. ■교총 주요 활동=교총은 교권 3법을 규정한 이후 꾸준히 교원의견 수렴 및 법안 마련 활동을 펼쳤다. 교원지위법과 관련해 2016년 8월 교원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개정안을 마련했다. 10월에는 대한변협과 공동으로 ‘교육활동 보호제도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2017년 4월에는 아동복지법 개정안 마련을 위한 정책협의회를 시작으로 7월까지 헌법재판소, 교육부,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위헌성 해소 건의서 전달 및 방문활동을 이어갔다. 학교폭력예방법과 관련해서는 2017년 10월 법 개정을 위한 교원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같은 해 12월까지 개정안 확정 및 국회의원 대상 입법발의 요청 활동을 전개했다. 법 개정을 촉구하는 활동도 이어졌다. 2018년 5월 ‘교권3법 개정을 위한 국회 토론회’ 개최를 시작으로 10월에는 교권3법 개정 촉구 국회 앞 기자회견, 1인 시위, 청와대 국민청원, 입법청원 서명운동 등에 나서며 전방위 활동을 펼친바 있다. ■남은 과제는=교원지위법 중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학급교체, 전학과 같은 징계 조치는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수민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는 “자칫 남발할 경우 학교가 문제 학생 퇴출용으로 해당 법안을 활용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전학과 같은 징계조치는 학교 구성원 모두의 공감대를 얻는 경우에 한해 극히 예외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폭법에 대해서는 “학교폭력 사건이 교육지원청 심의위원회로 넘어가는 경우 판단의 기초가 되는 학교의 1차 사안조사 자료가 매우 중요하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자칫 문구 하나, 표현 하나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윤수 회장 “취임이후 집념 갖고 추진 교권확립 전기 마련에 보람”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교육계 숙원과제 ‘교권 3법(교원지위법‧아동복지법‧학폭법)’이 마지막 과제 ‘학교폭력예방법’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통과만을 앞두면서 완수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교총 등 교육계는 교권침해 예방 및 교권강화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며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학폭법이 최종 개정되면 5만원 벌금형만 받아도 교직에서 퇴출됐던 ‘아동복지법’(지난해 11월)과 교권침해에 대한 교육감 고발조치 등을 담은 ‘교원지위법’(지난달 28일) 개정에 이어 교총 등 교육계가 이뤄낸 세 번째 성과가 된다. 학교폭력예방법은 지난달 26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만장일치로 통과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넘어가 있으며 다음 국회 때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게 교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윤수 회장을 비롯한 제36대 회장단은 취임 직후부터 ‘교권 3법’을 강조하고 관련법 개정을 위한 입법 활동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선생님들이 교권에 대한 걱정 없이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는 법‧제도적 보호 장치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하 회장은 취임 후 교권 3법을 ‘제1호 결재안’으로 처리하고 지난 2년간 교단의 안정과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청와대와 국회, 정당 방문과 교육부 교섭 등 전방위 활동을 펼쳐왔다. 이를 위해 국회 앞 기자회견 및 1인 시위, 청와대 국민청원, 50만 교원 청원 서명운동도 전개했다. 학교 현장은 크게 환영하고 있다. 교총 2030청년위원회 위원장인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 교사는 “세 법안 모두 중요한 법이고 교총이 끝까지 활동해 준 데 감사한 마음이 크다”며 “그중에서도 가장 피부로 체감하는 법률은 학폭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크든 작든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현장에서는 그 일을 처리하는 과정이 너무나 큰 고통이었고 처분에 대해서도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불만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교육청 이관을 통해 보다 공정한 처리가 가능하리라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도 유의미한 변화라는 분위기다. 전수민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는 “교총에서 처음 교권 3법을 이야기할 때는 과연 가능할까 싶었는데 이렇게 빨리 통과가 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관철 활동을 열심히 한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교육관련 법 개정을 해도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이번 법 개정은 실제 제도상의 변화가 따르는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개정된 법을 교육적인 방향으로 잘 활용하면서 문제가 나타나는 부분을 소통으로 잘 바꿔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총 교권옹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남기송 법무법인천지인 변호사는 “그동안 교권침해 사건을 상담하면서 피해 교사들이 직접 대응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교육감 등 상급기관이 나서 고발해주면 부담이 덜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피해 교사와 가해 학생이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 학급교체나 전학 등의 징계조치는 반드시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전교생 510명 가운데 139명이 외국인인 학교, 경북 흥무초등학교. 외국인 학생의 대부분은 러시아계다. 다문화 교육 연구학교인 흥무초는 학교의 특성을 반영해 다문화 예비학교 한국어교실과 한국어 학급을 운영하는 한편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학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올해는 새 학기를 맞아 처음으로 외국인 학부모 대상 통역 지원 상담을 시도했다. 자녀의 학교생활을 궁금해 할 외국인 학부모들을 위해서다. 신청자를 대상으로 지난달 26일부터 8일 동안 진행했다. 다문화 교육을 담당하는 심재영 교사는 “3월 초 외국인 학부모와의 간담 자리에서 상담 요청이 있었다”면서 “학교와 가정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통역 지원 상담 주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통역은 흥무초에서 근무하는 이중 언어 강사 3명이 맡았다. 상담 시간도 학부모들의 업무 시간을 고려해 오후 6시 이후로 정했다. 상담 내용은 여느 학부모들과 다르지 않았다. 학업, 수업 태도, 교우 관계 등 학교생활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주영 교사는 “자녀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도 시간에 쫓겨 쉬는 시간 틈틈이 상담하곤 했다”며 “여유 있게 상담을 진행할 수 있어서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했다”고 전했다. 통역 지원 상담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교원 입장에서는 외국인 학부모의 의견을 학교 운영에 반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문화적인 차이에서 비롯되는 오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 학부모는 언어에 구애 없이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고 한국 학교와 교육 활동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다. 흥무초는 앞으로 외국인 학부모 대상 통역 지원 상담을 활성화 한다는 계획이다. 학부모가 요청할 경우 학교에 상주하고 있는 이중 언어 강사의 도움을 받아 언제든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심재영 교사는 “학교 행사에 대한 안내문과 가정통신문 등도 러시아어로 번역해 배부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학부모가 의사소통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학교에서 먼저 다가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올해 1학기 무자격 교장공모에서 100% 특정노조 출신 교사만을 교장으로 임용한 시·도가 5개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43명 중에서는 22명 이상이 특정노조 출신이었다. 한국교총은 2일 이 같은 내용의 무자격 교장공모 임용 현황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에 이어 올 1학기에도 5개 시·도교육청이 모든 무자격 교장공모학교에서 특정노조 출신 교사만을 교장으로 임용했다. 광주, 강원, 충북, 충남, 전남 등 5곳이다. 지난해에는 광주, 충남, 경북, 경남, 제주였다. 올해는 서울에서도 8명의 무자격 교장 중 7명(87.5%)이 해당 노조 수석부위원장, 초등위원장, 서울지부 수석부지부장 등의 전력을 가진 교사였다. 전국 43명의 무자격 공모교장 중 절반이 넘는 22명이 해당 노조 출신으로 확인됐다. 분석 대상에서 제외된 교감 중에도 해당 노조 출신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력이 확인되지 않은 인원까지 포함해 이보다는 더 많은 인원이 해당 노조 출신일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도 임용된 교장의 자기소개서 중 상당수가 특정노조 활동이나 교육감과의 친분을 노골적으로 기재하고 있었다. 무자격 교장공모제가 여전히 교육감의 코드·보은인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올해는 경기 구리 A초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 진행 과정에서 교사가 투표용지를 조작해 검찰에 송치된 사건이 발생하면서 ‘특정노조 밀어주기’의 정황이 실제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교총은 이에 대해 “임용방식 다양화로 승진 중심의 교직문화를 개선하고, 구성원이 원하는 유능한 교장을 뽑는 제도로 포장됐지만 실상은 학부모 투표까지 조작이 가능한 범법의 온상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학교는 물론 나머지 학교도 위법 사실이 있는지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 도입 당시 표방했던 ‘모든 교원에게 열려 있는 공정한 제도’가 아닌 특정노조 출신 교사들의 승진 통로임을 다시 한 번 노골적으로 드러낸 결과”라며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대폭 축소하고 자격을 강화하는 등 제도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총은 특히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의 통과도 촉구했다. 해당 법안의 주요 내용은 ▲공모 교장 비율 20% 이내로 제한(승진형 80%, 공모형 20%) ▲무자격 공모교장 비율을 공모 신청 자율학교의 15%로 제한 ▲무자격 공모교장 자격 기준을 교감 자격 소지자로 강화 등이다.
서산 서령고등학교(교장 한승택)는 4월 3일(수) 7교시에 전교생과 교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학교폭력예방교육 및 실천 서약식을 가졌다. 이번 학교폭력예방교육 및 실천 서약식은 학생들의 원활한 학교생활을 돕고, 학교폭력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서령고등학교만의 연례행사이다. 학생회장의 학교폭력 추방 결의문 낭독을 시작으로 전교생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학교폭력, 음주, 흡연, 약물중독, 성폭력 추방’ 등 다양한 구호를 외쳤으며, 서령고 교육가족 일동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건전하고, 행복한 학교를 만들자고 약속하였다. 서약식이 끝난 뒤에는 학교폭력과관련된 동영상을 시청했다. 한승택 서령고 교장은 “이번 학교폭력예방교육 및 실천 서약식을통해 학생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더불어 “학교를 사랑하고 선생님을 존경하며 부모님께 효도하는 학생들은 절대로 문제 행동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검찰에 송치된 경기 구리시 A초 교장공모 투표조작 사건에 대해 경기교총에서도 성명을 내고 재직교원의 공모지원 원천 차단을 요구했다. 경기교총은 3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가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학교에만 당해 재직교원의 공모교장 지원 자격을 부여한 특혜 규정을 악용하려다 발생한 사안으로 판단한다”면서 “도교육청은 무자격 교장공모제 도입 찬반 결과 조작 사건에 대하여 관련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교장공모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이와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데에는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바라보는 경기도교육청의 안일한 인식도 한몫을 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기교총은 당해 학교 재직교원의 지원이 가능한 무자격 교장공모제도의 문제를 개선할 것을 수차례 도교육청에 요구한 바 있기 때문이다. 경기교총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 관내 무자격 교장공모 신청 초등학교 7곳 모두 당해 학교 재직교원이 교장으로 선발됐다. 중등의 경우도 6곳 중 5곳에서 당해 학교 교원이 교장이 됐다. 초·중등 합쳐 92%의 비율로 사실상 대다수 무자격 교장공모학교에서 당해 재직 교원이 교장으로 선발되는 현실이다. 도교육청은 이에 대해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하지만, 해당 학교 현장 등에서는 사전 내정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타 시·도의 경우도 형편이 비슷하다. 일부 시·도에서는 내정되지 않은 지원자에 대한 도교육청의 지원 철회 압박이 있었다는 얘기까지 돌았을 정도다. 교장공모제는 심사과정에 대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당해 학교 재직교원 뿐만 아니라 최근 2년간 재직했던 교원까지도 지원할 수 없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일부 시·도에서만 무자격 교자공모에 대한 예외규정을 두고 이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교총은 “유독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학교만 예외규정을 둬 당해 학교 재직교원 지원을 허용하고 있는 것은 분명 상식에 어긋난 일”이라며 “이는 심사자체의 신뢰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장공모제의 취지가 제대로 학교현장에서 구현되기 위해서는 선발과정의 투명성과 형평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 “해당 규정을 정비해 반드시 당해 학교 재직교원은 공모에 지원할 수 없도록 하는 대원칙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올해부터 민주시민의식을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민주시민학교'가 생긴다. 이를 위해 교원들의 민주시민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연수를 실시하고 학생들의 자치활동 권한을 늘려 시민 의식을 키운다. 중·장기적으로는 시민교과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민주시민 활성화 계획은 크게 △학교 민주시민교육 강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교육 활동 지원 △민주주의를 경험하는 학교문화 조성 △학생자치 활성화 지원 등이 핵심이다. "주체적인 시민이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학교는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지적, 정의적 자질과 덕목을 직접 가르침으로써 효과적으로 시민성을 육성하기에 적합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공동체적 시민 생활을 실천하고 참여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국교총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과목 신설에 반대했다. 민주시민교육의 이념적 편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종전의 '인성교육'이 내용 변화 없이 민주시민교육으로 간판만 바뀐것 아니냐는 낮은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시민교과를 만드는 것은 자칫 학교 정치화와 교육 편향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현장에서 ‘민주시민학교와 비시민학교’로 나뉘어 차별이 발생하고 학생들에게 권리만 강조, 책임은 외면하게 만들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선택한 민주시민교육의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기대와 우려를 담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싣는다. 민주시민교육의 도입에 관하여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교육부의 발표가 있기 이전에도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정책적 무게는 이미 여러 곳에서 감지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의 조직 개편에도 민주시민교육 관련 부서가 편성되었으며, 관련 토론회와 설명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교육부의 발표가 갑작스럽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민주시민교육의 기본적 가치와 방향은 당연히 타당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시민으로 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가치를 부정하거나 거부하고 싶은 생각은 당연히 없다. 우리 아이들이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건전한 사고를 갖춘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도 공감한다. 그러나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민주시민교육 정책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민주시민교육에서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를 생각해볼 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이 함께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민해야 할 문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우선 다양한 층위에서 비판적 검토가 필요하다. 교육부가 추진 중인 민주시민교육 방안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첫째, 당위적 개념을 굳이 새롭게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문제이다. 앞서 밝혔지만 민주시민으로서의 가치는 당위적 개념이다. 최상위법인 헌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고, 이미 민주시민으로서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시민교육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전에는 제대로 민주시민교육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식으로 정책을 펴는 것은 옳지 않다. 정권의 부정을 시민의 힘으로 바꿀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간의 성장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지금까지의 교육이 민주시민을 길러내지 못했다는 반성은 자성의 차원을 넘어 그간의 가치에 대한 부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둘째, 교육과정과 평가의 문제에 대한 체계적 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초 교육부는 ‘시민 교과’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정책 흐름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민주시민’이 교과목의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맞는지는 의문이다.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과 가치에 대해서는 이미 사회·도덕 교과에서 핵심적인 내용으로 다루고 있었으며, 필자가 가르치고 있는 국어교과에서도 토론과 의사소통 등의 내용을 통해 민주시민적 가치를 충분히 구현해왔다. 교육과정 속에서 교과로 가르친다는 것은 교수·학습과 평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정신적 가치이자 삶의 태도인 ‘민주시민’ 교과는 모호한 위치에 놓인다. 셋째, 교육의 주체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다. 앞에서 지적한 부분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느냐와 관련된 것이었다면, ‘누가’ 가르치는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준비와 고민이 필요하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교사가 아닌 일부 단체를 민주시민교육으로 끌어들인다는 움직임은 구체적 대안이 될 수 없다. 게다가 분명한 지식적 차원의 문제를 전문가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정의적 태도의 영역을 특정한 시각을 가진 단체에서 가르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또 민주시민교육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이 개발되고, 교사가 양성되어야 하는 것인데 현재의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의 학과 체계의 개편과 보완이 선행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땜질식으로 기존 타 교과 교사들의 보수교육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기적인 비전의 설정과 합리적인 판단이 없어 아쉬울 따름이다. 넷째, 편향성의 문제이다. 앞서도 지적했다시피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편향적 성격은 가장 결정적인 장애요인으로 남을 우려가 크다. 정권이 교체되고 교육감의 정치적 성격에 따라 시작된 민주시민교육은 상당수의 사람들에게는 프레임처럼 다가간다. 마치 혁신교육처럼 근본 취지와 다르게 진보의 프레임 속에 갇혀 본질이 왜곡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1곳 내외로 운영될 ‘민주시민학교’에 대해 혁신학교의 또 다른 버전이라는 우려가 단순히 기우는 아니라고 본다. 다섯째, 민주시민의 가치 요소를 치우쳐 담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의 상당 부분은 ‘권리’와 관련되어 있다. 일부 시도에서 적용 중인 각종 조례들과 맥이 닿아 있다. 권리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비중으로 ‘책임’에 대해서도 가르쳐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무력감과 박탈감의 문제가 이러한 부분과 관련이 있다. 책임감 있는 민주시민의 양성으로 방향이 잡혀야 할 것이다. 바람직한 민주시민교육의 정착을 위한 제언 민주시민교육의 가치는 반드시 가르쳐야 할 중요한 대상이고, 학교현장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적지 않은 문제를 갖고 있어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민주시민사회의 정책 결정은 서로 다른 소리에 귀 기울이고, 차이와 우려를 줄여가는 합리적 방법이어야 한다. 민주시민교육을 주장하면서 정작 민주시민사회의 기본 원리를 무시하고 비슷한 성향의 단체들과 구성원끼리 모여 또 다른 교육정책을 양산하는 것은 자기모순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지적한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서로 다른 소리에 귀 기울이며 오롯이 우리 아이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노력할 때 민주시민의 가치는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을 것이다. 시범학교의 운영과 일방적 정책 지원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민주시민교육 자문위원회의 평등한 재구성과 운영을 기대해본다.
올해부터 민주시민의식을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민주시민학교'가 생긴다. 이를 위해 교원들의 민주시민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연수를 실시하고 학생들의 자치활동 권한을 늘려 시민 의식을 키운다. 중·장기적으로는 시민교과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민주시민 활성화 계획은 크게 △학교 민주시민교육 강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교육 활동 지원 △민주주의를 경험하는 학교문화 조성 △학생자치 활성화 지원 등이 핵심이다. "주체적인 시민이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학교는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지적, 정의적 자질과 덕목을 직접 가르침으로써 효과적으로 시민성을 육성하기에 적합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공동체적 시민 생활을 실천하고 참여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국교총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과목 신설에 반대했다. 민주시민교육의 이념적 편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종전의 '인성교육'이 내용 변화 없이 민주시민교육으로 간판만 바뀐것 아니냐는 낮은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시민교과를 만드는 것은 자칫 학교 정치화와 교육 편향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현장에서 ‘민주시민학교와 비시민학교’로 나뉘어 차별이 발생하고 학생들에게 권리만 강조, 책임은 외면하게 만들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선택한 민주시민교육의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기대와 우려를 담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싣는다. 시민교육의 필요성 한국인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보다 똑똑함을 자랑한다. 세계 올림피아드 등 각종 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IT와 문화 등 한류 상품은 세계를 선도한다. 전쟁이 끝나고 한 세기가 지나기 전에 놀라운 기적을 이뤘다. 그러나 물질의 풍요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 소중한 뭔가를 잊고 살았다. 공동체 안에서 남과 더불어 사는 품성과 역량, 바로 시민성이다.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은 유럽의 나라들과 다르다. 일제 식민의 역사가 청산되기도 전에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고 급속한 근대화로 많은 혼란이 있었다. 1980년대 운동으로서의 민주화가 끝나고 2000년대 이후 제도로서의 민주주의가 정착됐지만 정작 제도를 운영하는 주체인 시민의 의식과 역량은 그만큼 자라나지 못했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도 운영자인 시민의 성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제도는 무용지물이다. 4차 혁명으로 회자되는 기술문명의 전환 시대에 시민교육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민교육의 핵심인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행동하는 공적 책임의식과 실행력, 사물과 이슈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이성적 비판능력, 연대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성과 협업능력 등은 미래 사회의 핵심역량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시민교육의 방향이 어떤 것이어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참고가 될 만한 외국의 사례를 소개하는데 집중하려고 한다. 각기 서로 다른 문화에서 비슷하지만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시민교육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시민교육의 모델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영국 영국은 프랑스와 함께 근대 시민의 개념을 발명한 나라다. 우리에게 익숙한 의회민주주의의 전형을 만든 국가다. 그렇기 때문에 영국의 시민교육은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과 그 궤를 같이한다. 그중에서도 영국 시민교육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을 꼽자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노블레스에 걸맞은 품격과 매너, 예의를 존중한다. 마치 영국 첩보원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킹스맨’의 대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처럼 말이다. 영국의 시민교육을 이해하기 위해선 민주주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빠르다. ‘마그나 카르타’에서 시작된 민주주의 발전의 긴 여정은 강력한 왕권으로부터 부르주아의 권리를 확대해 나가는 과정과 일맥상통한다. 소위 ‘명예혁명’으로 불리는 영국의 민주주의 발전사는 에드먼드 버크로 대표되는 ‘보수의 정체성’으로 요약된다. 오랜 전통과 문화유산은 “어느 한순간, 한 개인에 의해 만들어질 수 없다”(로저 스크러튼, 합리적 보수를 찾습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역사·문화적 배경은 영국의 시민교육 목표를 다소 보수적인 성격을 띠게 만들었다. 전통과 유산을 강조하며, 그 안에서 파생된 예절과 매너·관습 등을 중시한다. ‘신사의 나라’라는 별칭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종종 접하는 이튼스쿨과 같은 여러 명문학교들은 규율이 엄격하다. 식사를 하러 가거나 쉬는 시간에도 소란스럽게 이동하지 않으며 교실에선 미리 정해진 자기 책상에만 앉아야 할 정도로 형식적 예의를 강조한다. 요약하면 영국의 시민교육은 보수의 교육철학을 강조한다는 관점에서 인성교육의 측면이 강하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시민교육(civic education)이라는 새로운 교과목이 생기면서 현대 사회에 필요한 시민역량을 키우는 것에도 방점을 찍고 있다. 2002년부터 중등학교(Secondary Schools)에서는 필수 교과로, 초등학교(Primary Schools)에서는 선택교과로 시민교육이 포함됐다. 시민교육 교과에서는 법적·인간적 권리와 사회적 책임감, 다양성과 상호존중의 필요성 등을 가르친다. 또 의회제도와 정부 형태, 선거를 통한 참여의 중요성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특히 수업시간에는 토론활동이 주를 이루는데, 특정 정당의 정책과 이념을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 모든 밑바탕에는 상호존중과 배려, 매너와 예의 등이 깔려 있다. 영국의 시민교육에서 특별한 점 한 가지는 지역사회·지방정부가 주축이 돼 2000년대 초부터 전 국민 대상으로 시민의식을 조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원봉사 경험, 지역 이슈에 대한 참여 등 광범위한 의식조사를 통해 시민의식을 진단하고 이를 높이기 위한 정책을 입안하는데 반영한다. ‘자유와 주체성’ 프랑스 영국과 함께 시민이란 개념을 발명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또 다른 나라는 프랑스다. 하지만 프랑스의 민주주의 발전과정은 영국과는 사뭇 다르다. 오랜 시간 점진적 개선을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켜온 영국과 달리, 프랑스는 혁명을 통해 급진적으로 세상을 통째로 바꾸려는 시도가 많았다. 즉, 영국을 보수정치의 원조라고 부를 수 있다면, 프랑스는 진보정치의 요람이었다고 볼 수 있다. 오랜 시간 점진적 개선을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영국과 달리 프랑스는 1789년 바스티유 감옥 습격으로 민주주의 시계를 한 번에 앞당겼다. 그 안에는 무엇보다 자유의 정신이 깊게 배어 있다. 신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예술의 자유 등 다양한 가치와 문화가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프랑스혁명의 제1 정신이었다. 이런 전통 아래 프랑스는 다양한 개성을 인정받고 서로가 조화를 이루는 문화가 뿌리를 내린다. 그러나 프랑스혁명 이후 시민들은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 나폴레옹의 황제정치 등을 겪으며 내란과 혁명을 수없이 겪었다. 그러면서 지식인들의 고민은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를 확실히 뿌리내림으로써 구체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막는 것으로 수렴됐다. 그 방식은 바로 건전한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었다. 그 덕분에 프랑스는 아주 이른 시기인 1882년 초등교과에 ‘시민·도덕교육’이 생겼다. 민주주의의 원리, 자유의 개념, 다양성의 철학 등을 가르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이 교과는 1960년대 이후 잠시 사라졌다. ‘금하는 것을 금하노라’와 같은 6·8 운동의 물결 속에서 시민교육 또한 지배층의 이데올로기를 확산하는 도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역시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나라다운 결정이었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학교폭력과 왕따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자 1985년 다시 정식 교과목으로 편입됐다. 프랑스 시민교육 교과서는 공화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을 질문과 토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구성돼 있다. 자유·연대·인권·노동·공동선 등이 주요 가치다. ‘시민교육’ 시간엔 역사적 사건과 다양한 사회 이슈를 놓고 토론한다. 교과서도 구체적인 사례와 사진·그래픽 등이 많고 각 주제마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는 질문들이 제시돼 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3학년이 배우는 ‘시민교육’ 교과서 ‘자유’ 단원에는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그림이 제시돼 있다. 그 밑에는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인물의 행동을 찾고 무엇이 잘못인지 생각하도록 했다. 교실에서 떠들거나 놀이터에서 놀이기구를 독점하는 등 구체적 상황을 그림으로 제시하고 자연스러운 토론을 유도하는 교육 방식이다. 초·중학교에서는 ‘시민교육(Education Civique)’으로, 고등학교에서는 ‘시민·법률·사회교육(Education Civique Juridique Sociale)’으로 불린다. ‘깨어 있는 시민’ 독일 영국·프랑스와 달리 독일은 민주주의를 수입한 나라다. 스스로 시민의 개념을 발명하고 발전시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주주의를 이식받은 한국과 비슷하다. 독일에선 시민교육을 ‘정치교육(Politische Bildung)’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바로 히틀러 때문이다. 히틀러는 총통이 됐을 때 90%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권력을 잡은 방식이다. ‘선거’라는 매우 민주적인 제도를 통해 권력을 획득했다. 우리가 민주주의 꽃이라고 말하는 선거를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히틀러는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고 독일 국민은 그로 인해 막대한 책임을 짊어져야 했다. 이런 반성의 의미에서 독일은 전후 국가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깊었다. “어떻게 하면 이 같은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까”라는 고민 끝에 나온 것이 정치교육이다. 깨어 있는 시민을 만드는 교육, 그것을 민주주의 핵심과제라고 봤다. 그런 고민 끝에 독일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시민교육을 국가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이끌어 가기로 했다. 정치교육은 1976년 제정된 ‘보이텔스바흐 합의’(Beutelsbacher Konsens)의 원칙 아래 진행된다. 그 내용은 △교화나 주입식 교육을 금지한다 △학문과 정치에서 논쟁적인 것은 수업에서도 역시 논쟁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학생은 어떤 정치적 상황과 그 자신의 이익이나 이해관계를 고려할 수 있고 또한 그에 따라 당면한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교육의 핵심목표는 ‘선입견이 없는 (사람)’이란 뜻을 가진 ‘Unvoreingenommen’이란 단어로 압축된다.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교 졸업 때까지 정치교육을 의무로 하고 있다. 과목명에 ‘정치’가 들어가는 이유는 ‘시민이야말로 정치의 주체’라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핵심은 엘리트의 통치가 아니라 능동적 시민들의 ‘협치’이기 때문이다. 독일은 이런 원칙을 바탕으로 독일이 추구하는 가치, 자유민주주의와 정치질서·인간의 존엄성·개인적 자유 등을 구체적으로 학습한다. 또 독일 시민교육의 큰 특징은 ‘평생교육’ 형식으로 꾸준히 이뤄진다는 점이다. 학교 밖에서는 연방정치교육센터(Bundeszentrale fur politische Bildung)와 지방정치교육센터(Landeszentrale fur politische Bildung), 시민대학(Volkshochschule) 등을 통해 정치교육이 이뤄진다. 독일의 이 같은 시민교육은 90년대 이전까지는 깨어 있는 시민을 만드는 교육으로, 90년대 이후에는 통일 독일의 출범과 함께 다문화와 다원성을 강조하는 교육으로 성격이 변화했다. 2015년 난민 사태 때 독일 시민들이 난민의 유입을 감정적으로는 꺼려하면서도 정책적으로는 받아들여야 한다며 메르켈 총리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도 이 같은 오랜 시민교육의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다.
올해부터 민주시민의식을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민주시민학교'가 생긴다. 이를 위해 교원들의 민주시민교육 역량을 강화하는 연수를 실시하고 학생들의 자치활동 권한을 늘려 시민 의식을 키운다. 중·장기적으로는 시민교과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민주시민 활성화 계획은 크게 △학교 민주시민교육 강화 △교원의 전문성 신장과 교육 활동 지원 △민주주의를 경험하는 학교문화 조성 △학생자치 활성화 지원 등이 핵심이다. "주체적인 시민이 민주주의를 존중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라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학교는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지적, 정의적 자질과 덕목을 직접 가르침으로써 효과적으로 시민성을 육성하기에 적합하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생활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공동체적 시민 생활을 실천하고 참여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다. 한국교총은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과목 신설에 반대했다. 민주시민교육의 이념적 편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종전의 '인성교육'이 내용 변화 없이 민주시민교육으로 간판만 바뀐것 아니냐는 낮은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시민교과를 만드는 것은 자칫 학교 정치화와 교육 편향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현장에서 ‘민주시민학교와 비시민학교’로 나뉘어 차별이 발생하고 학생들에게 권리만 강조, 책임은 외면하게 만들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번 호에서는 교육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선택한 민주시민교육의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기대와 우려를 담은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싣는다. # 1 _ ‘엄마’를 욕하며 노는 아이들, 교실이 ‘혐오의 배양지’가 되었다. 서울의 한 중학교 앞. (…) 엄마를 비하하는 말인 ‘니애미’는 교실에서 가장 ‘핫’한 욕이다. (…) 특별취재팀이 만난 초·중·고등학생들은 모두 이런 표현이 익숙하다고 했다. # 2 _ PISA(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의 2015년 평가 2012년도에 비해 떨어진 2015년 PISA 성적과 순위가 논란의 중심이 됐다. 순위 하락의 주요 원인은 첫째 ‘하위권 학생들이 15.4%까지 늘어났다’는 사실이고, 두 번째는 ‘남학생의 성적 부진으로 수학·과학과목에서 여학생보다 낮은 성적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설문조사 결과 ‘공부에 대한 흥미도’라는 질문에서 70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에 있다. 왜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이 필요할까? 우선 국제 지표인 PISA의 평가결과를 보면 안타깝게도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학생들의 삶이 분리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PISA 2015 평가부터 ‘협력적 문제해결력’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나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라는 질문에서 우리나라 학생의 95%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우리나라 학생의 84%는 “나는 팀워크가 나의 효율성을 높인다고 생각한다”라고 인식하여, OECD 평균보다 14%p 높은 값을 나타냈다. 고무적인 일이다. 결과적으로 세계는 협업을 중시하는 데 가치를 두고 있으며, 이는 시민성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므로 우리 학생들의 인식은 시민성의 발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앞서 신문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학생들의 언어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여성과 남성의 상호 비하 용어뿐만 아니라 외모나 인종, 특정 직업에 관한 무분별한 혐오 표현은 현실에서 ‘시민’이 되지 못하는 아이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또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더더욱 미디어교육을 포함한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지난 2018년 11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종합계획」(이하 민주시민교육 종합계획)의 추진 배경에도 현 사회변화와 교육혁신에 대한 문제의식이 녹아 있다. ‘포용적 민주주의를 실현할 성숙한 민주시민 양성’, ‘민주시민 양성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념의 회복’과 ‘교육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를 통한 교육혁신 필요’를 통해 미래 세대가 당면한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원칙과 목표 그리고 학교 민주시민교육의 방향을 제안하고 있다. 제안의 핵심은 바로 ‘더불어 살아가는 것’ 즉,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학교 민주시민교육, 어떻게 할까? 민주시민교육은 우리나라 교육기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육의 목적이자 목표이다. 하지만 민주시민교육은 역사적·사회적 상황과 정권의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어 왔다. 특히 정부의 간섭으로 인해 파행적인 형태로 이뤄지기도 했다. 최근 들어 민주시민교육의 내용 및 방법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면서 이에 대한 전반적 검토가 요구되었으며, 다방면에서 민주시민교육 강화에 대한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민주시민교육 종합계획에서는 우리 사회가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고 보고 시민교육의 목표와 기본 원칙 등에 대한 사회적인 공론화와 합의과정 선행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민주시민교육을 위하여 교육과정을 통한 민주시민교육 내실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으며, 교사와 학생이 서로 협력하고 경쟁과 서열화 중심의 평가에서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평가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시작하는 민주시민교육은 어떻게 추진되어야 할까? 민주시민교육은 그 어떤 학습보다도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민주적으로 추진하는 것일까? 우선 학교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원칙과 실천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학교민주시민교육이 교육 주체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적정한 수준의 수업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초등은 본연의 고유기능인 ‘통합교육’을, 중등에서는 자유학기제나 고등학교 통합사회가 운영되는 방식 등을 참고할 수 있다. 둘째, 학교 시민교육의 방법과 내용은 경기도교육청의 창의지성 교과서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이하 민주시민) 콘텐츠 활용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으므로 이를 중심으로 실천방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 콘텐츠 활용 ‘민주시민’ 교과서는 초등 3~4학년, 5~6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4권으로 집필되어 2019년부터 내용 및 디자인의 수정·보완이 완료됐다. 이 교과서는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하여 총 10개 시·도교육청이 협약을 맺어 전국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민으로서의 가치를 체득하기 위한 활동 위주의 초등학교 교과서, 초등의 내용을 좀 더 심화한 중학교 교과서 그리고 그 가치를 실제 사회 이슈에서 찾아보고 논쟁을 위한 토론 활동과 글쓰기로 생각을 정리하는 고등학교 교과서 등 단계적으로 구성돼 있다. 주제 중심의 교과내용의 구성을 바탕으로 문학작품, 삽화, 시사성 있는 자료, 광고, 뉴스, 포스터, 신문기사, 법과 선언문 등 인문학 콘텐츠를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 민주시민교육중심 교육과정 운영 학교 교육과정 속에 시민교육 내용을 재구성하여 운영할 수 있다. 우선 주제 통합으로 재구성하여 기존 교과를 민주시민 교과서와 융합하여 진행할 수 있으며 창체 및 계기교육과 연계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민주시민교육을 위해 별도의 시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모든 교과와 교육과정에서 어우러지게 통합하여 교육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민주시민교육을 꿈꾸며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학교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 학교 구성원이 민주시민교육의 철학을 공유하고 방향성을 고민하여 합의와 이행 과정을 거치면서 학교는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으로, 학생은 학교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이해하고 일상의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학습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학부모와 지역사회와 함께 행복한 교육생태계를 만드는 이야기가 쌓여갈 것이다. 이러한 교육주체들의 성장에 힘입어 지속 가능한 민주사회와 학교 시민교육을 희망해 본다.
01 ‘너무도 올바른 이야기’는 문학이나 영화가 될 수 없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도 문학이나 영화가 될 수 없다. 아무런 흠결이 없는 사람의 이야기도 그렇다. 좋은 문학이나 영화 이전에 일단 재미가 없다. 인물들은 훼손되지 않고, 인물이 겪어가는 사건은 아무런 모순이 없는, 그런 이야기는 이야기가 될 수 없다. 이런 소재로는 아무리 위대한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어도 이야기의 맛이 살아나지 않는다. 감동이 없기 때문이다. 감동 없는 이야기는 소통되지 않는다. 소통되지 않는 이야기는 죽은 이야기이다. 이야기에 도덕적 규범을 너무 강하게 담으려 하면 그렇게 되기 쉽다. 주인공 인물을 지나치게 미화하여 교훈을 주려고 하는 데만 치중한 위인전 이야기는 솔직히 재미가 없지 않은가. 가령 여기 잘 생기고, 착하고, 예절 바르고, 정의감 강하고, 규범을 잘 지키고, 이성을 사귀면 일편단심 변하지 않는 어떤 청년이 있다고 하자. 그리고 이 청년 못지않게 착하고, 인물 좋고, 마음씨 곱고, 지혜롭고, 곧은 절개의 심성을 지닌, 참으로 바람직한 아가씨가 있다고 해 보자. 이 두 남녀가 서로 사랑을 하여서, 서로에게 정성을 다하여 사귐을 이어갔다. 사랑을 방해하는 경쟁자도 없었다. 마침내 주변의 축복을 받으면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었다면(만들 작가도 없겠지만), 분명히 실패작이 될 것이다. 사람 사는 이야기라기에는 너무 밋밋하고, 너무 기복이 없는 이야기, 만사가 잘 굴러가기만 하는 이야기, 그래서 인생살이의 갈등이나 긴장이나 고뇌 같은 것이 없다. 운명이 가져다주는 모순 따위는 느껴 볼 틈도 없는 이야기이다. 이야기에 감동이 살아나지 않는 이유는 이야기에 ‘사람 같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 같은 사람’이란 훌륭한 사람 따위를 일컫는 말은 아니다. 현실의 나를 향해 말을 걸어오는 사람, 아니면 내가 그를 향해 말을 걸고 싶은 사람을 뜻한다. 그러니까 현실의 나처럼 결핍도 많고, 내면의 상처도 있고, 욕망도 있고, 좌절도 있고, 갈등도 있고, 그러면서도 지향(志向)과 포부도 있는 사람이다. 리얼(real)한 존재로서의 사람을 말한다. 독자인 내가 연민과 저항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그런 인물이 이야기 안에 있어야 한다. 연민과 저항은 이야기 속 인물에 대한 적극적인 공감(empathy)의 발로이다. 이 공감이 감동의 원천을 이루는 것임을 다시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02 세계적 명작은 ‘문제적 인물(問題的 人物)’을 보여 주는 데 성공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문제가 없어 보이는 인물로는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없다. ‘문제적 인물’을 통하지 않고서는 이 복잡하고 이해 불가한 세계를 그려낼 수 없기 때문이리라. ‘문제적 인물’에 대한 비평적 정의가 따로 있지만, 나는 ‘너무도 인간적인 인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간적’이란 말이 품고 있는 뜻은 참으로 오묘하다. ‘인간적’이라고 말했을 때, 그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가질 수밖에 없는 온갖 한계와 약점을 너그럽게 긍정하는 태도가 숨어 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그 불완전함을 아는 자는 나 아닌 타자의 인간적 불완전함을 단죄하듯 나서지 못한다. 단죄는 신의 영역인지도 모른다. 단죄하듯 나서지 못하기 때문에 그래서 다시 인간적인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라고나 할까. 오로지 아프게 공감할 뿐이다. 그 공감이 문학과 예술의 역할인지도 모른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죄를 범한) 이 여인을 돌로 쳐라”라고 말했던 예수의 말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불완전성을 깨우치며, 새로운 차원의 도덕을 발견하게 한다. 이렇듯 불완전한 인간을 단죄하지 않고, 오히려 공감으로 다가갈 때, 생의 감동이 우리 안에서 오래 울림으로 퍼져온다. 톨스토이의 소설 가운데 예술적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 ‘안나 카레니나’를 주목해 보자. 아름다운 귀족 부인이지만 부정한 사랑으로 빠져들어, 인생을 파멸로 이끌어, 마침내 자살하는 주인공 안나 카레니나의 인간적 아픔과 몰락이 안쓰럽다. 안나는 삶을 불꽃처럼 연소시키며, 자신의 욕망과 애정을 향하여, 모든 것을 버리고 브론스키 백작에게로 나아갔을 때, 우리는 그녀를 어디까지 비난할 수 있을까. 아니 어디까지 옹호할 수 있을까.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에서도 우리는 ‘문제적 인물’들을 응시할 수 있다. 도둑이었다가 자선가가 되기도 하는 장발장에 대해 어떤 간절한 염원을 품어보는 것은 작가가 독자에게 기대하는 인간 정신인지도 모른다. 문학은 어떤 인간을 쉽사리 부정하지 않도록 서서히 깨달아가게 한다. 장발장을 19년간 감옥에 살게 하고, 출소 이후에도 단죄의 자리에서 추적하는 자베르 경감이나, 장발장의 은촛대 절도를 끝까지 감싸주는 신부님이나, 대조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둘을 다 인정해 주고 싶은 마음은 어디서 오는 힘일까. 사람을 오래 응시하면 그리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좋은 작품은 인간을 결과론적으로 재단하지 않게 한다. 결과에 의한 재단은 법이나 행정의 영역에서 행해지는 것이다. 교육이나 예술의 영역에서는 인간을 과정에 기대어 살핀다. 좋은 작품은 인간의 삶에서 깊은 동기와 오랜 과정을 숙려하게 한다. 그래서 우리들의 마음 저 깊숙한 곳에서, 사람을 보는 인식, 사람의 행위를 읽어내는 지혜를 기르게 한다. 그것은 ‘인간성에 대한 넉넉한 긍정’이라 할 수 있을진대, 아이들이 항용 쓰는 쉽고 다감한 구어적 표현으로 바꾸어 보았다. 바로 이 표현이다. “그럴 수도 있지.” 03 선생님이 된 제자들이 봄 방학에 나를 찾아왔다. 선생님 노릇을 한 지 2년에서 5년 된 젊은 교사들이다. 제자 선생님들이 겪는 교단의 애환들이, 내가 데리고 간 식당 식탁의 음식들보다 훨씬 더 풍성하고 다채로웠다. 물론 좋은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힘든 학생이나 무례하기 그지없는 학부모를 만나, 험한 사태들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는 안쓰러웠다. 그러나 그보다는 밝고 활기차고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들이 더 많았다. 밝음으로 어둠을 이기자고 했다. 경기도 어느 신도시의 신설 학교로 발령을 받아간 나의 제자 선생님 L이 내게 말했다. “교수님, 우리 반 급훈이 무엇인 줄 아세요?” 나더러 정말 맞추어 보라고 하는 말이 아닌 줄은 알았지만, 그녀가 학교 다닐 때, 부지런히 책을 읽고 여행 경험을 쌓았던 것을 떠올리고는, “자네 독서와 여행 좋아했으니, ‘책을 읽자, 세상을 읽자.’ 뭐 이런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녀가 한 말은 의외로 상큼하고 산뜻하여 그야말로 내게는 참신한 충격을 주는 것이었다. “교수님, 우리 반 급훈을 ‘그럴 수도 있지’라고 지었어요. 저 혼자 정해서 일방적으로 올려놓은 것이 아니라, 학생들도 논의 과정에 충분히 참여하게 하였어요.” ‘그럴 수도 있지’, 그래 ‘그럴 수도 있지.’ 나는 그녀 학급의 급훈을 두 번 입안에서 중얼거려 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이게 범상한 급훈이 아니다. 그녀로서도 어찌 뜻한 바가 없었을까. L 선생님이 이야기를 덧붙였다. 아이들이 전부 자기 위주로 자라고 키워졌어요. 사소한 일에도 양보가 없고, 친구들을 이해하지 않으려 드는 겁니다. 부모들의 경쟁 이데올로기가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나타나요. 걸핏하면 욕하고 비난하고 싸우고, 그 싸움이 커져서 엄마들 싸움이 되고, 그러다가 어느새 감정이 거칠어져서 아무 일도 아닌 것이 학교폭력으로 제기되고, 그 과정에서 선생님들이 겪는 고초는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친구들의 결함이나 불완전함을 조금만 너그럽게 봐 주면 얼마든지 예방될 수 있는데 말이지요. ‘그럴 수도 있지’는 친구의 결점 사랑하기라고나 할까요. 교사인 저부터 학생들이 무언가 잘못을 하면, ‘그럴 수도 있지!’ 로 응대했어요. 공부가 뒤지는 아이를 무시하는 분위기가 있으면 교사인 제가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말해요. 아이들에게도 따라주기를 바랐지요. 너그럽고 이해심이 많은 자신을 스스로 대견스럽게 여기도록 하는 데까지 이르도록 했어요. 우리 반은 싸움이 없는 반이 되었어요. 자기들이 여덟 시까지 등교할 테니까 선생님도 수고스럽지만 8시까지 오셔서 재미난 이야기를 해 달라는 겁니다. 이게 잘된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 L 선생님 이야기에 나는 몇 번씩 감동이 밀려왔다. 생각해 보니 L 선생이 교대 2학년 때, 토론식으로 진행했던 나의 강좌 ‘창작과 비평’의 풍경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인간 이해의 연습’이란 부제를 달았던가.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다’라고 배웠다. 그만큼 법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내용을 규정한 것이고,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살인이나 절도·폭행 등과 같은 죄를 짓지 않아야 한다는 법을 누구나 알고 있듯이, 저작자에게 발생되는 저작권이라는 권리 또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저작권’이라는 용어를 들으면 나(또는 우리)와는 관계가 없는 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알고 보면 저작권은 우리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서점이나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여 읽는 도서도 저작권법상 보호받는 저작물에 해당하고, 이어폰이나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또한 저작물에 해당하며, 스마트폰 등을 이용하여 촬영하는 사진도 저작물에 해당할 수 있다. 우리는 쉽게 인식하고 있지 못하지만 저작권이란 우리 실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저작물’에 대하여 「저작권법」(이하 ‘법’)에서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제2조 제1호). 저작물의 예시는 법 제4조에서 어문저작물·음악저작물·연극저작물·미술저작물·건축저작물·사진저작물·영상저작물·도형저작물·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을 규정하고 있다. 다음으로 이러한 ‘저작물을 창작한 자’를 ‘저작자’로 규정하며(법 제2조 제2호), 저작자는 공표권·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인 ‘저작인격권’과 복제권·공연권·공중송신권·전시권·배포권·대여권, 2차적저작물작성권인 ‘저작재산권’을 가지게 된다(법 제10조 제1항). 저작자가 가지는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작재산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아야 하며(법 제46조) 이용허락 없이 이용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그러나 ‘저작자의 권리와 이에 인접하는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저작권법상(제1조), 이용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저작재산권 제한사유(제23조부터 제35조의 3)’를 명시하고 있다. 그중 학교현장과 관련된 저작재산권 제한사유는 ‘학교 교육목적 등에의 이용(제25조)’과 ‘시험문제로서의 복제(제32조)’ 규정일 것이다. 먼저 ‘학교 교육목적 등에의 이용’ 규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제1항에서는 ‘고등학교 및 이에 준하는 학교 이하의 학교의 교육 목적상 필요한 교과용도서에는 공표된 저작물을 게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4항에서는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저작물을 이용하려는 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에 따른 보상금을 해당 저작재산권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고등학교 및 이에 준하는 학교 이하의 학교에서 제2항에 따른 복제·배포·공연·방송 또는 전송을 하는 경우에는 보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교과서 및 지도서에는 공개되어 있는 저작물을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저작재산권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면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제2항에서는 ‘특별법에 따라 설립되었거나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또는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교육기관 및 이들 교육기관의 수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교육지원기관은 그 수업 또는 지원 목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표된 저작물의 일부분을 복제·배포·공연·전시 또는 공중 송신할 수 있다. 다만 저작물의 성질이나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에 비추어 저작물의 전부를 이용하는 것이 부득이한 경우에는 전부를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학교 및 교육기관의 범위는 법령상 이해가 쉬우나 ‘수업 또는 지원 목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무엇인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 수업의 범위에 대하여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목적 저작물 이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① 유아교육법상의 교육과정 및 원장의 지휘 및 감독 하에 이루어지는 방과후 과정, ② 초·중등교육법상의 교육과정(교과 창의적체험활동) 및 학교장의 지휘 및 감독 하에 이루어지는 교육활동(보충수업,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 범교과 학습활동, 계기교육, 방학 중 프로그램 등), ③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학교 및 교육기관의 교육과정에 따른 수업이라 명시하고 있다. 또한 수업은 교육과정에 의한 수업을 원칙으로 하나 학교장의 관리 및 감독 하에 이루어지는 야간수업이나 계절제 수업, 시간제 수업, 방송통신에 의한 수업, 정보통신 매체 등을 활용한 온라인 수업을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수업 준비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저작물의 일부가 사용된 수업자료를 시·도교육청 등의 관리 및 감독 하에 공유할 수 있다. 다음으로 수업지원 목적의 범위에 대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먼저 교육지원기관에서 시행하며 학교 및 교육기관의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지원이어야 하며, 교원(수업을 실제 담당하는 교사 또는 강사) 또는 학생에게 제공되는 수업지원이어야 한다. 타인의 저작물을 동의없이 사용 가능한 경우 다음으로 ‘시험문제로서의 복제’ 규정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저작권법」 제32조에서는 위와 같은 표제 아래 ‘학교의 입학시험 그밖에 학식 및 기능에 관한 시험 또는 검정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목적을 위하여 정당한 범위에서 공표된 저작물을 복제·배포할 수 있다. 다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에서 진행하는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에는 타인의 저작물을 별도의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으므로 시나 소설과 같은 어문저작물, 악보와 같은 음악저작물, 그림과 같은 미술저작물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하에서는 학교 선생님들이 많이 하는 질문을 위주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같은 교과의 선생님들이 수업연구활동 결과나 수업자료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연 이것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위에서 살펴본 ‘학교 교육 목적 등에의 이용’ 규정에 의해 공표된 저작물의 일부분을 이용하여 수업자료를 제작하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학생이 아닌 동료 교사나 불특정 다수(일반인)에게 수업자료를 공유하는 것은 보상금 제도의 목적과 범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저작물 이용에 대한 허락이 필요하다. 또한 교육지원기관의 관리 및 감독을 벗어난 일반 포털사이트의 모임(예를 들어 블로그·카페 등)을 통해 타인의 저작물을 포함하고 있는 수업자료를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공유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행위로써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교육청이 주관하는 수업지원 목적 사업의 경우 해당 사업을 위탁받은 사업자도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교육지원기관에 해당하는 교육청에서 수업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자료개발사업을 외부에 위탁을 준 경우라도 해당 자료가 교육지원기관(교육청) 명의로 창작되고, 해당 기관의 책임 하에 제공된다면 공표된 저작물의 일부분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이용된 저작물에 대한 수업지원 목적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학교 시험기간이 되면 수업시간에 학생들로부터 전년도 기출문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시험문제에는 타인의 저작물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복제해주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문의도 많다. 위에서 살펴본 ‘시험문제로서의 복제’ 규정에 의해 공표된 저작물을 시험에 이용하는 것은 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기출문제를 복제하여 학생들에게 배포하는 것은 위 규정이 적용되기는 힘들 것이나, ‘학교 교육목적 등에의 이용’ 규정에 따라 수업지원을 목적으로 기출문제 및 해설 자료의 일부분을 소속된 교사와 학생에게 복제·배포·공중송신 하는 것은 가능하다. 수업시간에 필요에 따라 학생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는데, 영화 전체를 보여주는 것이 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질의도 많다. ‘학교 교육목적 등에의 이용’ 규정에 따라 저작물의 일부분만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위 규정의 적용을 받기는 어렵다. 그러나 저작권법 제29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공연·방송’ 제2항에 따라 청중이나 관중(학생)으로부터 당해 공연(영화 틀어주는 행위)에 대한 반대급부(비용)를 받지 않는다면 상업적 목적으로 공표된 영상저작물을 공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요건이 충족된다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영화 한 편을 공연하는 행위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도 많이 문제가 되고 있는 ‘폰트 파일’에 대해 학교현장에서도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폰트 파일은 저작권법상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로 보호가 되고 있다. 따라서 저작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다운로드(복제) 받아 이용하는 행위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인터넷에서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는 폰트 파일을 다운로드하여 컴퓨터에 설치 후 가정통신문이나 교내 환경미화를 위해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학교 교육목적 등에의 이용’ 규정 적용이 어렵다. 해당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폰트 파일을 수업시간 내에 프로그램저작물을 설명하는 등으로 이용하여야 할 뿐이다. 또한 이러한 폰트 파일의 경우 이용 범위(라이선스)는 개인이 비영리 목적으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학교에서의 이용은 비영리 목적이지만 ‘개인’이 아니기 때문에 라이선스 책임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폰트 파일과 관련하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발간한 ‘글꼴 파일 저작권 바로 알기’ 안내서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저작권이라는 생소한 권리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사회 전반에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상담업무를 수행하면서 사전에 저작물 이용 가능 여부를 알아채고 전문기관에 자문을 구해본다면 다행이겠지만, 학교현장에서 발생되는 저작권 문제와 같이 ‘침해’가 발생된 이후라면 실질적인 도움이 어려워 안타까움이 크다. 마지막으로 학교현장에서 많은 저작물을 이용하면서 발생되는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사 및 학생들에게 더 많은 저작권 교육이 진행되어야 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는 운영 중인 ‘찾아가는 저작권 교육’을 통해 저작권 전반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저작물 이용에 있어서는 저작재산권 제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저작권 침해가 발생한다는 정확한 인지 아래 정당하게 저작물을 이용함으로써 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교육현장이 되기를 바란다.
‘한 학부모가 소크라테스에게 찾아와 학교에 불을 질러버리겠다고 한다. 사람 되라고 자녀를 학교에 보냈더니, 오히려 부모인 자신을 폭행했다는 게 이유다. 학교에서 뭘 가르쳤길래 애가 이 모양이 됐느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놀란 소크라테스는 줄행랑을 쳤다.’ 물론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고대 아테네 소피스트들이 만든 학교의 폐해를 비꼰 희곡의 한 대목이다. 실제로 당시 소피스트 학교는 화려한 언변으로 대중을 선동, 정치·경제적 이익을 얻거나 유죄를 무죄로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학부모들이 이 같은 행태에 분통을 터뜨린 셈이다. 지난 2월부터 교육부 자문기구인 미래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헌 서울대 교수. 국내 손꼽히는 서양고전학자이다. 김 교수는 소크라테스를 주인공으로 한 이 희곡은 오늘날 우리 교육현실과도 맥을 같이한다고 했다. “교육의 기본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인데 학교 교육이 인성은 뒷전인 채 좋은 대학을 나와 사회·경제적 특권을 누리는 수단으로 내몰리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물론 학교보다 사회의 책임이 더 크죠. 돈이 많아야 대접을 받고 돈을 벌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을 나와야 유리합니다. 결국 입시와 돈이 직결돼 있으니 정부가 아무리 대책을 내놔도 미봉이고 효과가 없는 것입니다.” 기본으로 돌아가 인본교육 충실해야 김 교수는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기능만 익히면 인간적인 대접을 받는 사회적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우리는 소수의 기득권층이 너무 많은 특권을 누리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교육이 기본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인본교육을 실시해야 우리가 원하는 미래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이란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교사는 지금까지 인류가 소중하고 가치 있게 여겼던 것들을 새로운 세대에게 잘 전달하고, 이를 토대로 그들이 원하는 세계를 개척해 나가도록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죠. 전통적 가치와 미래가 공존하는 현장, 그곳이 학교인 셈입니다.” 김 교수는 이 과정에서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이들이 열어갈 세상은 누구도 가늠할 수 없기에 미래를 예단하고 자의적으로 방향을 설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분들이 자기 아집에 사로잡혀 섣불리 미래를 재단하고 전망하는 데서 자꾸만 오류가 나는 것 같아요. 학생들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게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 놓는 게 중요한데 말이죠. 기성세대가 여기까지 끌고 왔으니 이제부터는 너희의 세계를 만들어가라는 메시지를 주는 게 교육 아닐까 싶습니다.” 김 교수는 그리스신화에도 이 같은 정신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했다. “신들의 권력 계승 스토리를 보면 잔혹하고 일견 패륜적이기까지 해요. 심지어 플라톤 같은 철학자는 아이들에게 호메로스나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를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예컨대 가이아부터 우라노스, 크로노스, 제우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신들이 아버지를 축출하고 권력을 잡습니다. 못된 자식들이죠. 그런데 저는 플라톤과 달리 여기에 그리스 교육의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신들의 권력투쟁사는 ‘기성세대를 넘어서지 않으면 너희들의 세계는 오지 않는다’는 주문이 담긴 신화라고 해석했다. “이건 대단한 자신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물러날 때가 되면 물러날 테니 새로운 시대는 너희들 스스로 만들어 보라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교육은 기성세대가 쌓아놓은 것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는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역할을 하지만 ‘이것대로 하라’든가 아니면 ‘너의 앞길은 이런 식이 돼야 한다’고 제시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론이다. 그렇다면 학교 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김 교수는 문제풀이식 교육과 심오한 사고력을 기르는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는 문답식·암기식·찍기식 교육을 무조건 비판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일제 36년과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민주화와 경제적 성공을 이룬 데에는 교육의 힘이 결정적입니다. 흔히 우리 교육을 주입식 교육이라고 비판하지만 급변하는 상황에 즉각 대응하는 능력이 길러진 데에는 문제의 의도를 빨리 파악하고 적절한 답을 찾아내는 우리식 교육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현대는 자신의 생각을 신속하고 독창적으로 제시할 줄 아는 능력이 매우 중요한 데 여기에 인문학을 통해 깊이 숙고하고 찬찬히 따져보는 능력을 결합한다면 우리 교육은 세계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입식 교육 비판만 해선 곤란 … 한국의 압축성장은 ‘교육의 힘’ 그래서일까? 김 교수는 요즘 고대 그리스 철학자 중 이소크라테스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이 분은 플라톤과 동시대를 살면서 쌍벽을 이룬 인물이에요. 플라톤이 변화무쌍한 시대에 변하지 않는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추구했다면, 이소크라테스는 변화하는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적절하고 좋은 것인지를 찾아내는 능력을 중시했습니다. 극히 대조적인 관점을 가진 이 두 사람의 교육관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고등학교에서 불어 교사로 10여 년 근무하다 서울대로 자리를 옮긴 김 교수. 그래서인지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보면 먹먹할 때가 많다고 했다. “가르침이라는 소박한 일념으로 교직에 계신 선생님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얼마나 많은 갈등과 자괴감에 시달리는지 짐작하고 남습니다. 솔직히 서울대생을 가르치는 저조차도 무력감을 느낄 때가 많거든요. 하지만 우리 모두 이겨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 교수는 “‘태양은 어둠 속에서 빛을 내지만 결코 어둠에 의해 빛을 잃지 않는다’했던 디오게네스 말처럼 선생님들의 헌신과 사랑은 학생들 마음속에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마 전 여성가족부가 이른바 ‘외모 규제’를 하려 한다며 큰 반발이 일었다. 여성가족부가 2017년에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놨는데, 2019년 개정판에 부록으로 딸린 ‘다양한 외모 재현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문제가 된 것이다.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 핵심이다. 대부분 출연자들이 아이돌로 음악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외모 또한 다양하지 못하다며 음악방송 출연자들의 외모 획일성이 심각하다고 안내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정부가 왜 아이돌 외모까지 규제하느냐, 아이돌 외모를 팬한테 맞춰야지 정부한테 맞춰야 하느냐, 아이돌도 각각 차별성을 확보하려 노력하는데 정부가 구분 못하면 획일적인 거냐”고 비난을 퍼부었다. “여성가족부가 완장을 찼다”며 과도한 권력행사를 비판하는 말도 나왔다. 심각한 오해다. 정부가 아이돌의 외모를 규제하거나 지침을 내리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아이돌이 비슷한 외형인데 그런 아이돌들이 출연을 독식하니 결과적으로 외모 획일성이 심각하다고 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 가이드라인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아이돌 출연 독점을 줄여라’가 된다. 이것은 타당한 문제 제기다. 음악 순위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모두 아이돌인 현상은 극히 비정상적인 것으로, 우리 대중음악계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아이돌 분량을 줄여야 하는 게 맞다. 이것을 사람들이 아이돌 외모 규제라고 오해했던 것이다. 정치적 갈등으로 확대된 아이돌 외모 논란 정치권까지 나서서 일이 더 커졌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음악방송에 마른 몸매·하얀 피부·예쁜 아이돌 동시 출연은 안 된다는 데 군사독재 시대 때 두발 단속·스커트 단속과 뭐가 다른가. 외모에 객관적인 기준이 있나. 닮았든 안 닮았든 그건 정부가 평가할 문제가 아니고 국민들 주관적 취향이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능인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부가 이제는 국민 외모까지 간섭하고 통제하려 하는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국가가 회수하는데 급급하고 있다. 국민은 정부의 외모 통제가 무서워 어디 얼굴이나 들고 다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정말 황당한 반발이다. 2019년 여성가족부의 가이드라인을 군사정권하고 비교하는 것이 말이다. 물론 여성가족부 가이드라인도 이상하기는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연구소의 토론회에서 발제로 나올 법한 이야기를 여성가족부가 부처 이름을 걸고 발표한 것은 지나쳤다. 과도한 ‘오지랖’의 돌출행동이라 할 만하다. 그러니까 여성가족부도 잘못은 했는데, 그에 대한 반발과 정치권의 파장은 어이없는 수준으로 황당했다. 독재정권의 지침과 검열은 정말 서슬 퍼런 것이었고, 어길 시 정보부에 끌려가기까지 했다. 반면에 여성가족부의 지침은 제작현장에서 아무 의미도 없다.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가 2017년부터 배포됐지만 어느 제작진도 그 지침에 구애받지 않았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그만인, 그저 구속력 없는 문서에 불과하다. 그것을 대단한 국가의 폭압이나 되는 것처럼 선동한 정치권도 놀랍고, 그런 선동에 호응해 여성가족부를 향해 ‘국가권력의 남용’을 질타한 누리꾼들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여성가족부 산하 기관인 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낸 방송에서의 여성차별적 표현에 대한 보고서까지 질타의 대상이 됐다. 국가가 방송 내용 하나하나까지 검열하고 지침을 내린다는 것이다. 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원래 그런 방송 내용에 대해 분석하고 문제를 지적하는 역할을 맡은 기관이다. 당연히 할 일을 하는 것이고, 이곳에서 문제 제기해도 현장 제작진에게 별 영향이 없는 데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조차 국가의 과도한 개입이라고 했다. '위험한 먹방' 정부는 침묵해야 하는가 처음 있는 논란이 아니다. 2018년에 이른바 ‘먹방 규제’ 논란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가 비만 관리 종합대책(2018∼2022)’ 보도자료에 ‘폭식’의 진단 기준을 마련하고, 폭식 조장 미디어(TV, 인터넷방송 등)·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 개발 및 모니터링 체계 구축(2019년)이라는 부분이 있었다. 별첨자료엔 ‘먹방과 같은 폭식 조장 미디어로 인한 폐해가 우려됨에도 모니터링과 신뢰할 만한 정보제공 미흡’이라는 부분이 있다. 이것을 두고 수많은 매체들이 ‘정부가 먹방을 규제한다’고 보도하면서 누리꾼들이 강력히 반발했다. 폭식 조장 미디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든다고 했을 뿐 먹방을 규제한다는 말이 없는데도 매체들이 침소봉대식 보도를 했다. 같은 문서엔 ‘음주가이드라인’을 만든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이에 대해선 매체들이 ‘술 규제’라고 보도하지 않아서 문제가 안 됐다. 가이드라인 자체가 크게 구속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고, 또 폭식 조장 미디어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도 일반적인 먹방과는 상관이 없다. 보건복지부도 ‘먹방과 같은’이라는 표현을 집어넣어서 오해를 자초한 측면이 있지만, 핵심은 먹방이 아닌 폭식 조장 미디어였다. 유튜브 등에서 나타나는 개인방송 플랫폼의 일부 먹방은 너무나 극단적이고 엽기적이어서 방송하는 당사자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시청자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어린 시청자가 먹방 개인방송을 하겠다면서 그런 행동을 모방할 경우 큰 폐해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 것을 두고 정부의 ‘국가주의’가 문제라며 국가권력이 과도하게 국민의 삶을 통제한다고 공격했다. 여성가족부 ‘외모 규제’ 논란 때와 똑같은 논리가 펼쳐졌던 것이다. 많은 누리꾼들도 이런 논리에 공감을 표시했다. 민주주의가 잘못 이해되고 있어서 이런 일들이 반복된다. 정부가 아무 일도 안 하고 모든 것을 자유방임으로 놔두는 게 민주주의가 아니다. 정부가 다양한 일에 개입한다고 해서 무조건 독재가 되는 것도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도 아주 많은 영역에 개입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자유, 자율’만을 내세우면서 국가의 개입을 독재라고 오인한다. 여성가족부가 ‘성평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를 만들고, 보건복지부가 ‘폭식 조장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정도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다. 어차피 이런 것들을 만들어도 군사정권 시절처럼 어긴 사람을 잡아가거나 방송프로그램을 폐지하지 않는다. 그저 문제를 제기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정도의 수준이다. 이런 일조차 국가주의라면서 반발하는 것은 정부에게, 국가에게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 것과 같다. 민주주의가 정부와 국가 역할의 축소라고 오인한 사람들에 의해 우리의 민주주의는 자유방임주의 즉, 시장주의로 진행됐고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양극화 약육강식 생존경쟁, 정글 같은 사회가 됐다. 이젠 정부의 역할, 국가의 역할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이것에 반대하고 자유방임주의로 가자는 사람들이 정부의 일에 대해 ‘국가주의’라고 딱지를 붙이면서 정부를 옥죄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먹방 규제, 외모 규제 등의 구실로 선동을 하면서 정부를 공격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선동에 대중과 언론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정부의 개입은 기본적으로 불쾌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국가주의 선동에 넘어가 공분하는 일이 반복된다. 정부가 아무것도 안 해야 민주주의라는 오해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선입견에서 벗어나 냉정히 따져보면 먹방 규제, 외모 규제 모두 그렇게 분노할 일이 아니었다. 보다 성숙한 인식과 대응이 필요하다.
성균관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재학생 수에 관한 것이다. 흔히 조선시대의 최고 학부로서 당시 수재들의 집합소이자 모든 학생들의 로망이었던 곳, 그래서 성균관은 언제나 학생들로 미어터졌던 공간으로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성균관의 실제 재학생 수는 가히 충격적이다. 성균관의 재학생 정원이 200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재학했던 학생 수는 많게는 수십 명, 적게는 한두 명에 불과하였다는 내용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심지어 재학생이 하나도 없다는 한탄들도 발견된다. 물론 여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없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이 진실일까? 이것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확인해야 할 문제가 있다. 당시 성균관은 어떤 곳이었느냐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죽어 나가다 조선시대 성균관에 관한 기록들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학생들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음의 기록은 그 상황이 어떤 것인지를 대략적이나마 가늠하게 한다. 성균관 학생들이 여러 번 부종병으로 죽게 되어 저희들이 그 까닭을 물으니 ‘… (중략)… 한 자리에 오래 앉아서 글 읽기만 힘쓰므로, 정신이 피로하고 기운이 떨어져서 병이 깊어 감을 알지 못하다가 죽기에 이른다’고 합니다.- 세종실록, 3년 8월 24일 갑인 학생들이 죽음에 이르게 된 원인은 부종병이었으며, 이러한 일이 한두 번에 그쳤던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기록을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원인에 의해 부종병을 얻었다가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이것이 점점 악화돼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학생들이 이 병에 걸렸을까? 이것은 무엇보다도 성균관의 생활여건과 관련이 있다(원래 조선 초기부터 학생들이 성균관 기숙사에 기거하면서 수학하는 것이 권장되었다). 그렇다면 당시 성균관 기숙사 시설과 식사는 어떠했을까? 기숙사에 온돌방이 없었다. 조선시대 성균관 기숙사 방은 온돌이 아니었다. 그 이유는 소목(燒木·땔감)의 부족 때문이었다. 당시에는 국가 전체가 소목의 확보가 여의치 않아 궁궐에서조차 온돌방을 최소화하였다. 그렇다 보니 학생들이 거처하는 기숙사 방에 온돌을 들이기가 쉽지 않았고, 그 대신 판방(板房), 다시 말해서 마루로 된 방을 만들었던 것이다(그렇다고 해서 기숙사에 온돌방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고, 한두 개 정도는 마련해 두었다. 이는 환자들이 생길 경우를 대비한 일종의 보건실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이나 옛날이나 일 년 중 난방을 해야 할 날들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성균관 학생들은 추운 날에도 어쩔 수 없이 마루방에서 잠을 자면서 매서운 추위를 견뎌내야만 했던 것이다. 늘 끼니가 부실하였다 오늘날 대부분 사람들은 그래도 명색이 국가의 최고학부라고 했던 성균관 학생들에게만큼은 매끼 성찬은 아니더라고 최소한의 찬거리는 제공해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식사는 다음과 같이 부실하기 이를 데 없었다. 누가 그 빠른 벼슬길을 버리고 오래도록 성균관에서 고생하며, 아침에는 나물죽을 먹고 저녁에는 소금밥을 먹는 괴로운 길을 택하려 하겠습니까?- 중종실록, 10년 윤4월 23일 경진 이처럼 성균관 학생들은 ‘나물죽’과 ‘소금밥’이라는 식단이 보여주는 것처럼, 최소한의 반찬조차 제공되지 않는 부실한 식사를 해야만 했다. 질병에 시달리다 이처럼 열악한 주거 환경과 식사 여건에서 생활하다 보면 신체적으로 무리가 따르게 되고, 이로 인해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기록을 보면 당시 성균관에서 기거했던 학생들은 다양한 질환에 걸렸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질환들은 앞서 언급한 부종병 외에 주로 풍습병(風濕病)·습질(濕疾)이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두 가지 병의 증상은 대체로 온몸의 관절이 붓고 아프며 열이 나는 것으로서 성균관 유생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던 부종병의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풍습병이나 습질 증상은 오늘날 류머티즘이나 관절염의 그것과 유사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통증은 일반인들로서는 짐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실망스러운 성균관 교관들 생활여건이 힘들었어도 만일 성균관에 실력과 열의를 가진 교관들이 있었다면 과거시험 합격을 목표로 하였던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고생을 감내하면서라도 재학하려 했을 개연성이 크다. 그런데 당시 성균관 교관들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성균관은 인재를 교육시키기 위한 곳인데, 교관들이 대부분 합당한 사람이 아니어서 늙고 병든 사람이 아니면 거의 다 인망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명종실록, 19년 2월 계축 최고학부라는 위상에 걸맞게 성균관 교관은 최고의 인재들 중에 엄선하여 임명하였을 것이라는 추측과는 달리 이처럼 자질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교관으로 배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더욱 심각한 것은 아예 교관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조선시대에 교관직이 한직으로 여겨져 모두가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어려운 여건을 견디면서까지 성균관에서 수학할 필요성을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학생들은 성균관 입학을 기피하였다. 이로 인해 성균관이 부실하게 될 수밖에 없었고 국가에서는 학생들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바로 ‘원점법(圓點法)’이었다. 이 법은 소과 합격자의 경우 원점(성균관 식당에서 아침 및 저녁식사를 하고 출석부에 서명하면 동그라미 한 개를 받도록 되어 있었음)이 300개가 있어야 대과에 응시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서, 쉽게 말해 일종의 강제입학규정이었던 셈이다. 편법으로 성균관 수학을 모면하다 그러나 성균관의 시설이나 생활조건은 그 후에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고, 이 때문에 학생들의 고충은 종전과 마찬가지였다. 그리하여 학생들은 성균관 재학을 모면하기 위한 다양한 편법을 동원하게 된다. 그 첫 번째는 부모의 병을 핑계로 성균관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다. 당시 원점법에는 예외 규정이 있었는데, 부모가 병이 생겨 학생이 간병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경우 원점을 면제해 준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이 규정을 악용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즉, 웬만큼 권세가 있는 집안에서는 부모가 병이 들었다는 증명서를 허위로 발급받아서 제출하는 경우들이 많았던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낮은 관직이라도 얻어 성균관에 기숙하지 않고 대과에 응시하려는 경우인데, 왕과 궁궐을 호위하는 직책을 얻거나 혹은 지방 교관직에 임명되면 원점 없이도 응시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 상태에서 대과에 합격하게 되면 직급이 몇 단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소과 합격자들이 이러한 방법을 선호하였다. 세 번째는 부정출석 행위로서, 다른 사람을 시켜 출석부에 대리 서명하게 하거나 출석부의 숫자를 위조하는 경우(예를 들어 ‘一’을 ‘十’으로 고치는 것) 등이 있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는 조선시대에 학생들이 성균관에 적극적으로 입학하려 했을 만한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따라서 성균관이 늘 학생들로 붐볐을 것이라는 생각은 현실성이 결여된 것으로서 환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허위 증명서를 발급받거나 낮은 관직도 얻을 만한 ‘빽’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남아 있었던 소수의 한미한 집안 출신 학생들로 명맥을 유지하였다는 것, 바로 이것이 조선시대 최고학부 성균관의 민낯이다.
지정학 : 지금 세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파스칼 보니파스 지음, 최린 옮김, 가디언 펴냄, 292쪽, 1만6000원) 세계 각국의 뉴스가 실시간으로 전달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러나 들어 보기만 했을 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단순한 소식으로만 접했던 지정학적 주요 문제들의 이면에 어떠한 사실이 숨어 있는지 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법언(法諺)이 있다. 판사는 자기가 맡은 사건에 대한 의견은 판결문에 적시하는 것만이 효력이 있으며 판결 이외의 방법으로 드러내지 말아야 하고, 설령 그 외의 방법으로 의견을 표현하더라도 이는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는 내용이다. 이 말을 학교 용어로 바꿔보면 ‘학교는 문서로 말한다’ 정도가 될 듯하다. 문서로 남아 있지 않은 말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고 그러한 말이나 사실이 있었다는 것은 추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학교 현장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학교와 교사를 지켜주는 무기는 문서이다. 특히 결재를 받은 공문서는 더욱 강력한 효과가 있다. 혹자는 적는 사람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적자생존’이라고도 한다. 교사 특히 담임교사는 업무일지에 특이사항이나 지도사항을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 사회성 부족으로 교우 관계에 문제가 있는 학생이 있으면 담임교사는 당연히 관심을 가지고 자주 상담을 하고, 보호자와 연락하며 소통한다. 이러한 담임교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또래 집단에서 소외가 되는 것이 반복되면 보호자는 담임교사의 지도 소홀을 문제 삼을 수 있다. 혹은 안타깝게 해당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면 그동안 학교는 무엇을 했고, 담임교사는 어떻게 지도를 했는지가 법적인 책임 여부를 따질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때 교사가 꼼꼼히 작성한 누가기록이나 업무일지, 상담자료를 제시한다면 학교나 담임교사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기가 어려우나, 말만 있고 문서로서 지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교사가 민·형사상의 책임을 질 수도 있다. 실제로 몇 년 전에 여중생이 따돌림으로 자살한 사안에서 담임교사가 보호자와 상담한 내용을 업무일지에 사후에 기재하여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당시 언론에서는 공문서 위조라고 보도하였으나, 담임교사의 업무일지가 공문서는 아니므로 사후에 업무일지를 작성한 것은 형사적으로 문제는 되지 않았다. 하지만 담임교사가 지도를 소홀히 한 것은 직무유기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았다. 이러한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매일 업무일지에 조·종례 시간에 지도한 사항, 사안이 발생하여 학생을 지도한 사항, 학생과 상담한 내용, 보호자와 연락을 주고받은 내용 등을 기재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조·종례 시간에 지도한 내용은 문서로 학교안전사고나 학교폭력 등 특정 사안이 발생하였는데 서로 원만히 화해되어 분쟁(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개최)이나 갈등으로 진행되지 않았더라도 관련 학생들 확인서, 지도한 담당교사 경위서, 목격 학생 확인서 등은 받아두어야 한다. 사건 직후에는 가해학생 측에서 치료비 등을 모두 부담하고 원만하게 사안을 종결하기로 했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심리상담비, 흉터제거비, 위자료 등의 문제로 분쟁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관련 학생들은 이미 졸업하거나 담당 교사는 타학교로 전출할 수도 있다. 또 비록 학교에 아직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기억이 흐릿해져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 특히 상당한 시간이 흘러서 작성한 문서(확인서, 경위서 등)는 사후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크므로 신빙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사안이 발생하면 화해 여부를 떠나서 관련 학생들 진술서, 목격 학생 진술서, 담당교사 경위서 등은 기본적으로 확보해 두어 어떻게 사건이 발생했고, 당시 교사가 사전에 안전교육을 했는지, 임장지도는 했는지를 문서로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 얼마 전 일이다. 한 학교에서 담임교사 주관으로 방과 후에 단합대회 명목으로 교실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였다. 안타깝게도 삼겹살 기름을 받는 기름통이 넘어져 여학생의 허벅지에 심한 화상을 입은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담임선생님이 잘해보자는 뜻에서 열심히 하려고 하다가 발생한 우발적인 사고이므로 보호자가 학교안전공제회에 비용을 청구하고 사건이 종결되는 듯했다. 그런데 학교안전공제회는 규정에 따라 실비와 레이저치료비 중 일부만 지급하였다. 결국 보호자의 부담으로 흉터제거 치료를 받았으나 화상 흉터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 한참 외모에 관심이 많고 감수성이 민감한 시기라 학생은 우울증까지 생기면서 결국 졸업 후 보호자가 학교와 교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런데 학교는 이에 대한 아무런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소송에서 매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므로 당장은 잘 마무리가 되었더라도 추후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으므로 사안 발생 직후에 사건의 경위에 대한 문서를 만들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좋은 게 좋다”는 교육적 지도는 위험 마지막으로 학교폭력이나 교권침해와 같은 사안이 생겼을 때 그냥 담당 교사의 지도만으로 끝내지 말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나 선도위원회를 개최하여 문서로 지도한 근거를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의 지도만으로 해당 학생이 개전의 정을 보여 그러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일반적으로 문제 학생이 변화하려면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하다. 사안이 생길 때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에서 교사의 지도만으로 종결했는데 결국 그냥 넘어갈 수 없는 큰 사안이 터졌을 때 학교는 선도위원회를 개최하여 퇴학 처분을 하거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하여 전학 처분을 한다(선도위원회는 전학 처분을 할 수 없으므로 불가피하게 퇴학처분을 하지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퇴학까지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전학 처분을 한다). 전학이나 퇴학 처분을 받으면 학부모는 재심을 청구한다. 학부모들이 재심을 청구하는 사유는 대동소이하다. 한 번만 기회를 주면 다음에는 이런 잘못을 하지 않을 것이고, 한 번의 잘못으로 전학이나 퇴학은 비교육적이며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학교는 선도위원회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비록 처음이지만 비슷한 사안이 그전에 많이 있었고 그때마다 지도했으므로 학교는 충분히 기회를 주었다고 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 제2항은 ‘사유의 경중에 따라 징계의 종류를 단계별로 적용하여 학생에게 개전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퇴학이나 전학과 같은 중징계를 할 때는 그 이전에 교내봉사나 사회봉사 등의 징계를 거치는 것이 원칙이다. 선도위원회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교사가 지도한 것은 생활지도에 해당하는 일상적인 지도이며 이는 단계적 지도로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해당 학생이 아무리 과거에 잘못을 많이 했더라도 선도위원회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조치를 받은 것이 없다면 그 학생은 공식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학생이다. 학교는 많은 학생들이 공동생활을 하는 작은 사회이므로 내부 질서 유지를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일벌백계가 필요할 수 있다. 이때 학교가 재심이나 행정심판 등에서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전학이나 퇴학과 같은 중징계를 하기 전에 사안이 발생했을 때 선도위원회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 문서로 근거를 남겨두고, 학생과 보호자에게도 말이 아닌 문서로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하여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담임교사의 지도로 끝내다가 학부모와 신뢰가 깨지면서 감정적으로 대립하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하여 전학 처분과 같은 극약처방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과거에 아무리 많은 사안이 있었더라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통한 공식적인 문서로 단계적 조치를 하지 않고 처음 개최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서 전학 처분을 한다면 이는 재심이나 행정심판 등에서 번복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학생이 문제 행동을 할 때 교육적 해결도 좋지만 공식적인 절차를 거쳐서 문서로 지도한 근거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는 교육기관이지만 행정기관이기도 하다. 행정은 문서가 원칙이며, 법적 절차에서는 백 마디의 말보다 한 장의 문서가 훨씬 강력하다. 학교가 교육 활동을 하면서 문서로 근거를 제시할 일이 없으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불미스러운 일에 대비하여 교사 개인이나 학교는 사소한 사안이라도 문서로 근거를 남겨두는 것을 추천한다. 결국 남는 것은 문서밖에 없으며 학교는 문서로 말해야 한다.
오랫동안 남북관계 갈등상황이 지속하면서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공허할 때가 있었다. ‘통일포스터 그리기 지겹다. 빨리 통일해라’는 식의 작품이 나오기도 했다. 많은 학교의 통일교육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북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남남갈등과 색깔론이라는 한국전쟁 시기의 아픔이 상존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갈지라도 ‘평화와 통일’을 지향해야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다행히 2018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더니 우리나라 음악인들의 ‘봄이 온다’ 평양 공연, GP 철수, 철도 연결 사업 등 남북관계 해빙의 반가운 이슈들이 있었다. 또한 한국전쟁 이후 잦은 갈등으로 한반도를 위기상태로 몰고 가던 북미관계도 풀릴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져 한반도의 전쟁 위험을 없애고 북한도 잘살게 되어 서로 평화적으로 교류를 하고, 그러다 통일로까지 이어진다면 평화와 번영을 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2C(의사소통능력)를 활용한 다짐하는 통일역량인 기르기 ● 사례 ❶ : 남북연합 단계 상상 활동 _ 통일로 향해 가는 한국 활동 우리나라의 정부 공식 통일방안은 ‘한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한 3단계 통일방안(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다. ‘화해협력 → 남북연합 → 통일국가’ 3단계로 되어 있으며, 현재 ‘화해협력 단계’로 접어드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제 전쟁이 끝난 지 67년이 되었다면 전쟁 상태를 종식하고 평화로 전환할 때도 되지 않았는가?’ 여기에 착안하여 왠지 멀게만 느껴지는 ‘결론으로서의 통일’이 아니라 ‘과정으로서의 통일’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했다. - 프로그램 기획 의도 그래서 조심스럽게 ‘화해협력’이 진전되고 있으므로 그다음 단계인 ‘남북연합단계’에 대해 상상해 보는 ‘통일로 향해 가는 한국’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현재의 노력이 잘 되어 평화로운 상황에서 서로 왕래하고, 협력해서 민족의 공동문제를 함께 풀어가거나 국제적 대처를 하는 단계를 상상해 본다면, 학생들이 우리 민족의 문제를 현재에 기반해서 ‘함께 풀어가야 할 우리의 문제’로 생각을 하게 되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될 것이다. 남북연합단계는 유럽연합처럼 느슨한 공동체를 말한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서는 2 체제, 2정부 상태로 경제・사회공동체를 이룬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남북정상회의, 남북각료회의, 남북평의회, 공동사무처를 두어 협력해 나간다고 되어 있고, 그것의 구체화는 남북 간에 서로 협의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남북 양측 모두가 만족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협의가 필요할 것이다.[PART VIEW] 학생들 입장에서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으므로 어려워하고, 생소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교사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느 통일교육에서도 시도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참고할 자료가 없었다. 그래서 먼저 학생들에게 우리나라 같은 단일국가만이 아니라 유럽연합의 형태 및 미국 같은 연방국가 등 정치체제의 여러 형태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그 나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국가를 만들 수 있음을 설명했다. 현재의 적대관계를 해소한 후 서로 교류를 하게 되고, 신뢰가 회복되어 공동으로 서로의 발전을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게 된다면 좋지 않겠냐고 발문하였다. 친구 사이도 싸운 후 계속 불편하게 있는 것보다는 화해하고 잘 지내는 것이 더 마음 편하지 않으냐고 이야기했다. 양쪽 모두 이익이 되게 하려고 공동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했다. 학습지에 자료를 제시하여 단계적으로 상상하도록 하였다. - 수업모델 이 수업은 정치교육, 민주시민교육의 성공적 사례인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합의정신에 따라 이루어졌다. 1976년 독일의 많은 교육자・정치가・연구자 등이 보이텔스바흐에 모여서 정치교육에 대해 보이텔스바흐합의를 이뤄냈고, 그 3대 원칙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강압 금지・논쟁성의 원칙・이해관계 인지’이다. 사회문제에 대해 어떤 특정 입장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 문제들에 대해 열린 토의를 하는 것이다. 이 정신은 독일통일과 통일 후 사회통합에 매우 큰 기여를 했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참여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독일통일이 성공했고 우리에게도 이것이 필요하다. 위로부터의 무작정 통일이 된다면 사회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 하나의 모델은 지난해 여름 서울에서 열린 한-독 교원교류연수에 초청된 지빌레 라인하르트 교수(독일 할레-비텐베르크 마틴-루터대학교 정치사회교육학과 교수)의 조언이었다. 지금까지 우리의 통일 논의는 우리의 입장만을 생각한 부분이 많다. 그런 식이라면 앞으로 나아가기는 힘들다. 좀 더 대승적인 차원의 통일교육이 필요하다. 독일통일 시 동독 교사들을 위한 직업 연수 및 재교육을 담당한 지빌레 라인하르트 교수는 통일 한국을 만들 때 유의할 원칙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결과물은 아래의 형태로 모둠별로 협의하고 자료조사를 통해 만들었다. 2시간 블록수업에 자료조사를 위해 태블릿을 사용하였다. 위 표의 내용처럼 정치·경제와 무역·비무장지대·학교에서의 변화 4가지 분야로 나누어 생각하도록 했다. 학생들이 처음에는 너무 막연해했으나, 유럽연합의 화폐통합이나 독도 문제 등 우리 민족의 현안에 대한 공동 대처, 여행의 자유 등을 예로 들고 모둠별로 지도하여 생각을 이끌어내자 서로 의견을 교환하며 생각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학생들은 정치분야를 어려워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교사가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그 설명을 이해한 만큼 표현하도록 하였다. 경제분야에서는 북한의 관광지를 개발한다, 북한의 자원을 개발한다, 개성공단을 다시 운영한다, 열차 타고 유럽까지 간다 등의 일이 일어날 거라고 학생들이 스스로 상상하여 표현했다. DMZ의 변화에 대해서는 일단 철조망을 없애고 평화 혹은 생태공원을 조성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교육분야는 상대적으로 학생들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좀 더 현실적인 의견들이 나왔다. 도서관에 북한에 관한 책을 더 구입한다, 북한으로 수학여행 간다, 급식에 남북의 음식이 함께 나온다, 새로운 국어사전을 만든다, 역사를 다시 쓴다, 남북이 서로 학생을 교환해서 가르친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학생들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먼 미래를 상상하기보다 현재의 교류와 협력, 평화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으며, 매우 신기해하며 활동에 참여했다. 당장 통일은 아니더라도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평화적인 교류 및 협력 관계를 이어가서 같은 말을 쓰고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우리 민족이 공동 번영하는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새 통일이 더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다. ● 사례 ❷ : 역사는 과거와 미래의 대화 – 평화와 통일 “통일은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통일은 충실하게 준비해야 행복한 통일, 아름다운 통일이 된다”라는 말은 어떤 의미일지 쓰고, ‘아름다운 통일’이 되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어떤 것이 있을지 써 보자. 진정한 자기 생각으로 상대와 의사소통을 하려면 먼저 관심을 기울여 알고 논리적인 근거가 있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무지가 죄악이 되는 경우가 많다. 무지하여 쉽게 한 행동이 사람들을 위기에 빠뜨리고 죽이는 상황이 우리 역사에서는 많이 있고 거기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잘 모르면서 이미지로만 판단하고 그것이 대세로 작용할 때, 마녀사냥이 되는 경우는 지금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방학 과제로 평화와 통일을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 활동지는 세 가지 활동으로 구성하였는데, 첫 번째는 요즘 아이들이 익숙한 유튜브에서 통일영상 보기였다. 역사 강사로 유명한 설민석의 ‘통일 한국을 만나다’란 특강과 통일교육원에서 만든 ‘통일을 하면 무엇이 달라질까’라는 영상을 본 후 자기 생각을 쓰도록 하였다. 두 번째는 최근 북한 모습을 본 후 느낀 점을 쓰도록 하였다. 북한의 모습은 많이 변화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의 이미지는 거의 고난의 행군 시기에 멈춰져 있다. 남북이 교류와 협력을 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선입견을 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영주권자인 진천규 기자가 2017년에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해서 촬영한 영상을 방송사 뉴스에서 인터뷰한 것을 보고 활동지를 작성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영상을 본 후, 북한에 스마트폰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평양에 지하철이 있다는 것도 깜짝 놀랐다고 할 정도로 바뀐 북한의 모습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대통령 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에서 발간한 ‘평화가 답이다’라는 책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읽기자료를 읽고 생각해 보는 활동이었는데, 우리나라의 상황이 생각보다 불안정한데 우리가 무감각해져 있으며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의 출발점이라는 취지의 글이었다. 아이들은 이 글을 읽고 북미관계가 계속 대결관계일 때는 우리나라가 충분히 위험에 빠질 수 있으며 우리가 너무 익숙해져서 못 느끼고 있음에 대해 생각하는 평화감수성을 키울 수 있었다. 대부분 학생은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했으며 평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3C(협력), 4C(창의성)을 활용하여 함께 성장하는 통일역량인 기르기 평화와 통일은 함께 노력해야 만들어진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자 스스로의 작은 노력이 함께하고 합쳐지면 매우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느끼게끔 활동을 조직하였다. 또한 이 과정에서 구태의연하지 않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활동을 조직하였다. ▶ 동아리 수업 속에서의 평화·통일 ‘하나둘셋! 팀코리아’라는 이름의 통일 동아리를 2학년 학생 12명을 부원으로 운영하였는데, 남북화합을 상징하는 평창올림픽 여자 하키 남북단일팀 구호를 동아리 이름으로 정하였다. 반전에 대한 활동부터 시작하여 평화로 끝맺음하였다. 매 동아리시간에 TV 방송에 나왔던 북한 알아보기를 짧게 시청한 후 활동을 하였다. 낯선 것은 모든 것이 이상하게만 보이는 법이다. 알고 나서 비판할 일은 비판해야 하지만 무조건적 비난을 한다면 한 걸음도 나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첫 번째 시간에는 6·25전쟁 역할극을 간단히 해봄으로써 반전 평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친한 친구들을 의도적으로 나누어서 다른 편이 되어 서로 전쟁을 하도록 한 다음 분단선이 생겨서 서로 넘어갈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는 상황을 경험하게 하였다. 아이들은 재미있어하면서 괴로워하였다. 두 번째 시간에는 통일 편익에 대해 모둠이 함께 홍보자료를 만들었다. 한 학기에 2회 정도 우리 학교 수업 공유 공간인 ‘나눔과 자람’ 공간에서 작은 통일행사를 열 때의 전시자료를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보게 하였다. 먼저 통일은 비용보다는 편익이 더 많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자료 제시를 통해 아이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었다. 기본적인 생각할 거리는 제공하고 아이들 스스로 자료를 찾아서 홍보물을 만들게 하였다. 아이들이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하였고 더 진정성 있게 와닿았다. 셋째 시간에는 음식으로 통일에 대해 알아보았다. ‘음식은 분단된 적이 없습니다’를 슬로건으로 남북이 공통으로 좋아하는 음식인 만두를 시식하였다. 또한 현대의 북한 음식 맛보기 행사도 하였다. 북한 음식이라 하면 냉면이 가장 유명하나 여러 명의 아이가 만들어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아서 북한의 서민 음식이라 알려진 두부밥과 속도전떡을 만들며 북한을 체험하였다. 아이들은 의외로 두부밥을 매우 좋아하였다. 넷째 시간에는 셋째 시간에 미리 배부하여 사전에 읽은 ‘난민소녀 리도희’ 책에 대한 독서토론을 하였다. 탈북한 리도희라는 소녀가 탈북과정에서 어머니와 헤어지고 캐나다에 불법입국자가 되어 사기를 당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책으로 탈북인들의 아픔과 탈북과정의 험난함이 잘 드러나는 책이다. 탈북민에 대한 간단한 학습활동과 함께 독서토론을 진행하였는데 아이들이 깊이 이해하지는 못하였지만, 탈북민들이 매우 힘들게 탈북하였으며 우리나라로 오게 되었을 때의 힘든 점도 있어서 제3국을 택하는 경우도 많음을 알게 되었다. 이 활동과 연계하여 일곱 번째 시간에는 북한이탈주민을 초청하여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일방적인 강의의 경우 강사로 온 탈북민도 부담스럽고 아이들도 정말 궁금한 걸 질문하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하였다. 아이들은 매우 흥미 있어 하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하였다. 이러한 여러 가지 활동들이 인정을 받아서 대구시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창체동아리한마당에서 부스를 운영하고 교육감상을 받기도 하였다. 체험으로는 평화통일 1+1 손거울 및 배지 만들기를 하였다. 평화통일을 주제로 디자인을 하여 한반도 지도에 붙여서 모둠공동화를 만들고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거울을 만들어서 가지고 갈 수 있게 하였다. 또한 거울을 만든 학생들에게 ‘음식은 분단된 적이 없습니다②’ 로 약과를 선물하였다. 여러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활동이 모여 멋진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의 하나로 작은 평화통일 그림을 모여서 아름다운 한반도가 탄생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하였다. 그 외 구글 등에서 자료를 찾아서 북한 여행계획서를 짜 보게 하거나 통일이 되었을 때의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을 제작해 보게 하였다. 독일의 경우 베를린장벽 돌을 잘라서 장식품으로 만들어 팔기도 하는데 우리가 통일이 된다면 어떤 기념품이 만들어질지에 대해 상상해보기 활동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국제평화축구코리아 F4P의 지도자들을 초청하여 아이들이 좋아하는 축구 활동을 통하여 평화 가치인 공평과 포용·존중·신뢰·책임감을 배울 수 있도록 하였다.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이 축구는 협력과 평화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축구 프로그램이며 아이들 스스로 필요한 가치를 원칙으로 정하고 경기방식도 조율할 수 있다. ▶ 전교생과 함께 생각하는 통일주간 운영 통일동아리가 주축이 되어 ‘깊이 있고 신나는’ 통일주간을 내실 있게 운영하였다. 늘 비슷비슷한 빨간색과 파란색을 활용하여 포스터를 그리던 것을 벗어나서 아이들이 자료조사를 하고 실제로 생각해 볼 수 있는 활동을 하였다. 그러려면 사전 자료조사가 매우 중요하므로 가장 중요한 수상 기준이 깊이 있는 내용과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사전에 아이들에게 강조해서 안내하였으며 아이들에게 일부 자료도 사전에 제공하였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통일 굿즈를 디자인해 보게 하였고, 수상작으로는 실제로 제품을 제작하여 아이들에게 이후 통일행사에서 상품으로 제공하였다. 그리고 전시할 때는 우수한 작품만이 아니라 전교생의 작품을 전시하였는데, 전교생의 작품으로 슬로건 아래 한반도 지도를 학생들 스스로 채워 가게 함으로써 ‘모두가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하나 된 꿈이 하나의 코리아를 만듭니다’의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평화와 통일은 일부 몇 사람들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작은 노력이 함께 모여야 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외 ‘평화와 통일 나무’ 함께 꾸미기 등의 활동, 평화 명언 함께 완성해 가기 등의 활동도 하였다. 글을 마치며 - 통일이 요구하는 것은 지루하고 끝없는 대화 평화와 화해, 독일통일의 물꼬를 튼 빌리 브란트 총리는 ‘통일이 요구하는 것은 지루하고 끝없는 대화’라고 하였다. 이제 지루하고 끝없는 대화가 남았다. 남북이 만나고 북미가 만나는 것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작이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렵다. 그러나 앞으로의 길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가야 한다. 거기에는 끝없는 대화가 필요하고 양쪽이 노력해서 신뢰를 쌓아 할 것이다. 대결관계로만 흐르던 남북관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GP 철수 등의 평화로의 한걸음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로 적대관계가 아니었던 것처럼 생각보다 조용하게 일어나고 있다. 어찌 보면 이렇게 쉬운 일이었는데 그동안 왜 못했을까 싶을 정도로. 남북의 많은 사람은 더 이상의 적대관계를 원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관계로 인해 우리의 아들들이 다치고 죽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우리 모든 국민이 관심을 기울이고 알고 생각하는 통일교육이 이루어져서 수많은 말의 횡행 속에서도 방향을 잡고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다. 대승적 차원에서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평화와 통합의 과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까지 좋아야 좋은 결과가 올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은 지금의 4차산업혁`명 시기에 맞는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고의 혁신이 필요할 것이다. 올바로 볼 수 있는 비판적 사고를 키우고 의사소통능력, 협력, 창의성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대와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학교 교육, 통일 교육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교육현장에서 종종 활용되는 영상이 하나 있다. 유튜브(www.youtube.com)에 ‘오바마 대통령과 한국 기자’로 검색하면 나오는 장면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 회견장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특별히 질문할 기회를 주는데, 한국 기자들은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오바마 대통령께 질문한 사람은 한국 기자가 아니라 중국 기자였다. 질문을 좀처럼 하지 않는 것은 한국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교실에서 학생들은 선생님의 설명을 조용히 듣기만 하지 좀처럼 질문하지 않는다. 남을 의식한 탓도 있지만, 마땅히 질문할 거리를 찾지 못해 입을 열지 않는다. 아무런 생각 없이 TV 드라마나 영화에 빠져드는 것처럼 학생들은 지식을 전수받는 수동적인 교육에 길들어 있다. 질문의 부재는 사고의 결핍을 의미한다. 사고가 경직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질문할 거리를 찾지 못한다. 질문은 다양한 생각과 의문에서 시작된다. 질문은 세계와 대상을 바르게 바라보게 하는 인식의 틀로 사물에 대한 안목과 비판적 사고를 길러준다. 질문을 통해 학생들은 모르는 것을 분명하게 알게 되며 창의적 사고를 하게 된다. 또한 질문은 타인의 생각을 더듬어 보게 하며 소통과 경청, 공감의 태도를 기르게 해준다. 본 글에서는 고등학교 수업사례를 중심으로 질문 있는 배움중심수업의 전략을 제시한다. 배움중심수업은 수업의 목적이 교사의 가르침이 아니라 학생의 배움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배움은 학습자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로 모르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아는 것을 깊이 탐구하여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을 때 일어난다. 질문은 학습자의 배움을 일으키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다음은 ‘문학’ 시간과 ‘독서와 문법’ 시간에 실행한 질문수업사례이다. 사례 ❶ _ 고전수업에서 유형별로 질문 만들어보기 질문을 정교화하는 한 방법으로 사고 유형별로 질문을 생성하여 분류하는 방법이 있다. 질문을 사고 유형별로 나누면, 사실 확인 질문(사실적 이해), 추리 상상 질문(추리적 사고), 평가 질문(비판적 사고), 적용 질문(추리적 사고), 창의 질문(창의적 사고)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질문은 사실 확인 질문에서 창의 질문으로 갈수록 더 높은 사고를 필요로 한다. 여러 유형의 질문 만들기 수업은 다음의 절차로 전개된다.[PART VIEW] 1) 교사 안내 : 교사가 질문의 유형을 알려준다. 2) 학생 개별활동 ① 각자 제시된 글을 읽는다. 글을 읽을 때 궁금한 점을 메모한다. ② 각자 유형별로 질문을 하나씩 만들어보고 활동지에 기록한다. 3) 모둠 협력활동 ①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자기가 쓴 질문을 말한다. ② 사실 확인 질문부터 유형별로 괜찮은 질문을 2개씩 모둠 토의를 통해 가려낸다. ③ 모둠원 한 사람씩 질문 유형 하나 또는 두 개씩 맡아 토의를 통해 가려낸 좋은 질문을 포스트잇에 기록하고, 모둠 활동지에 붙인다. 4) 공유 활동 ① 각 모둠장이 자기 모둠에서 완성한 것을 칠판에 붙인다(작은 자석으로 게시물 고정). ② 다른 모둠의 것을 관람하고, 유형별로 좋은 질문이라 생각되는 것을 노트에 써야 한다는 것을 교사가 사전에 알려준다. ③ 모둠 한 팀 한 팀이 차례대로 나와 다른 모둠의 활동을 살펴보며 참신하고 좋은 질문이라 생각되는 질문 옆에 칭찬 스티커를 붙인다. ④ 많은 칭찬 스티커를 받은 질문을 중심으로 교사가 학생들이 가려낸 질문을 유형별로 정리해준다. ⑤ 학생들은 노트에 유형별로 다른 모둠에서 만든 좋은 질문을 2개씩 기록한다. 사례 ❷ _ 시 수업에서 짝과 함께 질문 만들어보기 질문 만들기는 모르는 것과 궁금한 것을 의문형 형식으로 만들어보는 것이다. 질문은 본인의 경험・지식・판단에 비춰 납득이 되지 않고 의문이 생길 때 만들어진다. 질문이 일어나려면 어떤 것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깊이 생각을 해야 한다. 학생들은 영상・사진・글 등의 자료에서 질문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여기서 소개하는 짝과 함께 질문 만들기는 두 편의 시를 제재로 한 것이다. 수업은 기본 학습에 해당하는 ‘발판 활동’과 심화 활동에 해당하는 ‘점프 활동’으로 전개된다. 발판 활동에서는 이미지 그림을 보고 질문 20개를 만드는 활동이 이뤄진다. 점프 활동에서는 ‘우리가 물이 되어’와 ‘겨울바다’라는 두 편의 시에 대해 짝과 협력하여 질문을 만들어보고, 좋은 질문 3개를 각 작품에서 선정한다. 그리고 마무리 단계에서 학생들의 발표를 중심으로 교사가 정리한다. 1) 발판 활동 : 고래 사진을 보며 질문 20개 만들어보기 ① 위 장면을 보고 떠오르는 질문 10가지를 노트에 써보기(5분 내) ② 스스로 보기에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세 개 정도 가려 빨간 볼펜으로 별표하기 ③ 짝이나 다른 사람의 것을 살펴보고 질문 10가지 더 노트에 써보기(5분 내) ④ 스스로 보기에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세 개 정도 가려 빨간 볼펜으로 표시하기 2) 점프 활동 : 짝 토의를 통해 좋은 질문 가려내기 작품 1 : 「우리가 물이 되어」(강은교) / 작품 2 : 「겨울바다」(김남조) ① 본인이 살핀 작품 1에 대해 질문 10개 만들어보기 ② 작품 2에 대해 짝이 만든 질문 10개를 그대로 옮겨 쓰기 ③ 짝과 의논하여 두 작품에 대해 좋은 질문 3개씩 가려내기 3) 점검 활동 ① 학생의 발표 및 교사의 정리 ② 차시 수업 안내 사례 ❸ _ 비문학 수업에서 질문카드로 질문 만들어보기 질문카드로 5지 선다형 문제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질문카드는 놀이카드의 크기로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두꺼운 종이로 만들 수 있다. 4~5명의 모둠원은 지정된 부분의 글을 읽고 질문 두 개를 두 장의 질문카드를 쓴다. 이 질문카드를 가지고 모둠별로 질문 답하기 활동을 한다. 모둠에서 5장의 질문카드를 가려내고 모둠장이 이 카드를 들고 옆 모둠으로 이동해 모둠 이동 질문 활동을 한다. 2회 이동하는데, 모둠원들의 정답 여부로 평가 점수를 매긴다. 그리고 모둠원들이 각자 만든 질문을 바탕으로 5지 선다형의 객관식 문항 하나를 완성한다. 1) 개별 질문카드(2장) 만들기 ① 모둠별 모둠원에게 문단 배정(교사 지정 또는 무작위 선택) ② 지정 문단에서 각자 두 장의 질문카드 만들기 → 한 장의 카드에 ○, × 문제, 또 다른 카드엔 단답형 문제 만들기 2) 질문 답하기 활동 ① 모둠의 각 1번부터 자신이 만든 2장의 질문카드를 모둠원에게 질문하기 • 첫 번째 질문(카드) : 모두에게 질문 → 답하기 → (질문자) 피드백 • 두 번째 질문(카드) : 특정인에게 질문 → 답하기→ (질문자) 피드백 ② 모둠 전원, 질문 답하기 활동이 끝나면 모둠 박수 ③ 완료한 모둠은 모둠원끼리 토의하여 다섯 개의 좋은 질문 선정 (한 모둠의 인원이 4명인 경우 한 사람이 한 장씩 내고, 한 장을 더 가려냄) 3) 모둠장 이동 질문 활동 ① 모둠장이 질문카드(5장)를 들고 옆 모둠으로 이동한다. • 질문카드 1 : 모두에게 질문 → 답하기 → (질문자) 피드백 • 질문카드 2~5 : 한 사람씩 개별 질문 → 답하기 → (질문자) 피드백 ② 모둠의 질문 답하기 활동이 끝나면 짝-짝-짝짝 박수 ③ 위 활동을 2회 반복 실시함 • 이동한 모둠장이나 모둠의 기록이 역할을 맡은 사람이 맞춘 개수 확인(한 개당 10점) • 한 회가 끝날 때마다 교사가 모둠별 점수를 확인하고 기재해 최선의 모둠을 선정함 ● 교사-칠판 기재 활동 4) 마무리 활동- 5지 선다형 문제 노트에 쓰기 • 모둠별로 노트에 협력하여 5지 선다형 문제를 만들어 쓰도록 함 • 모둠원들이 쓴 질문을 바탕으로 5개의 진술문을 작성하고, 하나는 틀린 진술로 작성함 사례 ❹ _ 문법 수업에서 질문카드로 질문 만들어보기 [방법 ①] 1) 모둠 구성 : 4~5명으로 모둠 구성. 모둠원 번호 지정 및 모둠장 선정 2) 학습활동 안내 ① 익혀야 할 문법 개념 안내 ② 모둠 구성원 각자 공부해야 할 문법 개념 정하기(교사 지정 또는 무작위 선택) • 한 사람이 두 개의 문법 개념을 맡아 공부함 ③ 각자 카드 두 장에서 자신이 공부한 내용과 문제 만들어 적기 • 앞면 : 설명할 내용 5줄 내외로 적기 • 뒷면 : 뒷면에 문제(단답형 또는 OX 문제) 만들어 적기 3) 모둠 내 활동 ① 카드 앞면에 기록한 내용을 돌아가며 설명하기(2개 또는 1개, 1분 내로) ② 카드 뒷면의 질문을 돌아가며 말하기(모둠원들 답하기) 4) 모둠 간 활동 ① 모둠 내에서 좋은 문제 4~5개(4~5장 카드) 가려내기 ② 모둠장이 질문카드 들고 타 모둠으로 이동 ③ 모둠장이 문제를 읽어주면 타 모둠 학생 문제 답하기 (질문 방식 : 전체 모둠원에게 묻기 → 특정인 지정해 묻기) ④ 타 모둠으로 이동하여 ③번 실시(모둠장 3회 내 타 모둠으로 이동) 5) 점검 활동 ① 친구들 문제 중 좋았던 문제 노트에 5개 이상 쓰기 ② 형성평가로 배운 내용 점검하기 [방법 ②] 1) 모둠 구성 : 4~5명으로 모둠 구성, 모둠 구성원 번호 지정, 모둠장 선정 2) 학습활동 안내 ① 모둠 구성원 각자 공부해야 할 문법 개념 정하기(교사 지정 또는 무작위 선택) ② 카드 두 장에서 자신이 공부할 것을 바탕으로 단답형 또는 OX 문제 만들기 • 한 장의 카드에 하나의 문제 만들기(앞면에 문제 적기, 뒷면에 정답 표기) 3) 모둠 내 활동 : 한 사람이 돌아가면서 2장의 질문카드 문제 모둠원들에게 묻기 ① 한 장은 전체에게, 또 다른 한 장은 특정인에게 질문하기(맞히면 칭찬을, 틀리면 맞힐 수 있도록 힌트를 주며 도와줌) ② 묻고 답하는 활동이 끝나면 모둠 박수 4) 모둠 간 활동 ① 모둠의 질문카드 8장을 옆 모둠으로 전달함(모둠원이 5명인 경우에는 2장을 빼서 8장으로 맞춘다.) ② 타 모둠의 질문카드를 모둠장이 잘 섞어 책상 중앙으로 모아 놓는다. 질문이 적혀 있는 앞면이 위로 향하도록 한다. ③ 모둠의 1번 학생은 노출되어 있는 맨 위의 카드를 카드 맨 밑으로 넣고, 그다음 카드를 가져가 질문 내용을 읽고 답을 말한 뒤, 뒷면의 정답을 확인한다. 맞히면 그 카드를 가져가고, 틀리면 카드 맨 밑으로 넣는다. 아예 모르면 ‘통과’라고 말하면 바로 카드 맨 밑으로 넣는다. ④ 이렇게 모둠 1번부터 4번(5번)까지 순서대로 질문 맞히기를 하며, 중앙에 있던 질문카드가 없어지면 모둠박수를 친다. 5) 점검 활동 ① 친구들 문제 중 좋았던 문제 노트에 5개 이상 쓰기 ② 형성평가로 배운 내용 점검하기 이상에서 소개한 질문 수업의 사례는 배움중심수업의 한 전략으로 설계하고 실천한 것이다. 질문이 있는 배움중심수업은 학습자의 사고를 활성화하고, 학습자가 주도하는 학생 참여형 수업을 가능하게 한다. 학생 참여형 수업은 교실에서는 학생이 주도하고, 교실 밖 수업설계의 장에서는 교사가 주도한다.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수업은 교사가 계속 질문하는 수업이 아니며, 학생들에게 질문을 마구 강요하는 수업이 아니다. 이 수업에서는 소외되거나 낙오되는 학생이 없어야 한다. 소외되는 학생 없이 모두가 배움에 동참하려면, 실제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질문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게 하면서 조금씩 말문을 열게 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학습자의 수준과 제재의 특성을 진단하여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수업전략이 교사에게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