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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학교폭력 조치 내용을 대입에 반영한다고 하는 데 이는 처벌이라기보다 복수에 가깝다. 엄벌주의는 피해자 입장에서 속 시원할지 모르지만, 행정소송 증가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할 것이다.” 국내 최고의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 그는 정부의 학교폭력 종합대책이 학교에 무한 책임만 강요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사법권이 없는 학교와 교사에게 학폭사건을 담당하게 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그보다는 학교전담경찰(SPO)을 확대 배치해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 처벌에 필요한 조치를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래야 교사들도 행정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교육 본연의 활동에 충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정순신 변호사 아들 사건처럼 기숙사 등 폐쇄적인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언어폭력은 신체적 폭력 이상으로 피해자에게 고통을 준다고 했다. 절대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절망감에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또 많은 범죄자를 만나보면 중학교 중퇴자가 특히 많았다면서 준법의식을 습득하고 도덕적인 판단을 체화시키는 중학교 시기의 교육 단절이 특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이 교수는 초등학교 시절 사투리를 쓴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해 말을 더듬는 버릇이 생기는 등 아픔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때의 학폭 경험이 훗날 자신을 범죄심리학자의 길을 걷는 데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순신 아들 사건이 우리 사회에 준 시사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이 사건의 핵심은 행정소송이다.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가 학부모 대 학교, 학부모 대 학부모의 싸움으로 번지면서 소송으로 징계를 지연시킨 사건이다. 사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몇 해 전 학폭사건 항소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학부모들끼리 고소와 맞고소로 부딪히면서 2년을 끌었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졸업할 때가 됐는데 남은 건 변호사들끼리 치고받는 소송밖에 없더라.” 실제 인터넷을 검색하면 학폭전문 변호사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제법 수익성이 된다고 들었다. “학폭전문 변호사라는 것 자체가 너무 비교육적이다. 승소율이 높다고 광고하는 것을 봤는데 그게 무슨 자랑거리인가. 애들 다툼 쫓아다니면서 소송이나 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 한마디로 찌질하다.” 학폭은 처리절차도 복잡해 까딱 잘못하면 교사들도 소송에 휘말리기 쉽다. “학교폭력을 행정사건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폭력은 형사사건이다.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가 있다. 피해자가 신고하면 가해자를 대상으로 수사하고, 죄가 있으면 처벌하면 된다. 그런데 학폭은 이런 수순이 아니다. 사건을 인지하면 학교장에게 신고하고, 교육청에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학교건 교육청이건 사법권이 없는 조직이다. 그러니 교사들이 어떻게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있으며, 학교가 이를 책임질 수 있겠나. 「학교폭력예방법」을 보면 내가 가진 법률상식이 모두 깨지는 느낌이 든다.”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경찰에 신고하고 형사사건으로 처리하는 게 맞는다는 말인가. “그렇다. 영미권 국가들처럼 학교전담경찰(SPO)을 배치하고, 폭력사건이 발생하면 경찰이 조사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가해학생의 핸드폰이라도 한번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는 어떤가. 교사가 가해학생의 핸드폰을 보고 싶어도 무슨 권한으로 그러느냐고 따지면 할 말이 없다. 그러니 사건조사가 제대로 안 돼 행정소송에 휘말리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어린 학생들의 한때 잘못을 형사처벌 하는 것은 교육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교육계는 학폭의 교육적 해법을 주문하고 있는데. “경찰에서 처분한다고 해서 모두 엄벌하는 게 아니지 않나. 훈방도 있고 보호처분도 있다. 오히려 지금 징계제도가 더 징벌적이다. 학폭 조치내용을 학생부에 기록하고 장기간 보유하고 또 대학입시에 반영해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다. 이처럼 가혹한 징벌이 어디 있나. 한국사회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 보면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이것은 처벌이 아니라 복수에 가깝다. 학교를 괴롭히는 소송만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학교에서 시행하는 9개의 처분도 따지고 보면 아이들이 갱생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출석정지처럼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속 시원할지 모르지만, 훗날 부메랑이 돼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중학생들의 학업중단이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했는데 이유는. “범죄자들을 많이 만나는 직업이다 보니 느낀 점인데 범죄자 중에는 중학교 중퇴자가 유독 많았다. 중학교가 아이들 성장에 있어 준법의식을 습득하고, 도덕적인 판단을 체화시키는 매우 중요한 시기여서 이때 학업중단은 치명적이다. 특히 소년원 등을 다녀와서 재범하는 사람들을 추적해 보면 대부분 중학교 중퇴자이다.” 정부가 그동안 학폭예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도 갈수록 연소화·흉포화 경향을 보인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학령인구가 줄어 소년범죄도 줄고 있다. 다만 사건의 질은 더 나빠진다. 예전에는 상상하기 힘들었던 성폭행사건이 초등학교에서도 발생한다. 심지어 그루밍사건도 많고 금품갈취와 온라인 사기도박, 다단계 같은 것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지금은 앱만 켜면 수많은 범죄에 어린 학생들이 쉽게 노출된다. 학폭도 진화한다.” 언어폭력이 크게 늘었다. 정순신 아들 사건도 언어폭력이다.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만큼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 같으면 주먹다짐 정도는 돼야 학폭으로 여겼다. 아마 정 변호사도 처음엔 신체적 폭행도 아닌데 심한 말 했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것이 지나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피해학생이 다니는 학교는 일반 도심학교와 달리 폐쇄적 환경이다.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로부터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하는 언어적·심리적인 괴롭힘은 신체적인 폭력 못지않게 굉장히 큰 트라우마로 남는다. 이 때문에 피해학생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자살시도까지 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무한테도 도움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의 언어폭력은 신체적 폭력보다 훨씬 고통스럽다.” ‘묵은 폭력’이 정신적 상해가 가장 심하다는 말도 있던데. “아동학대나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자살에 이르는 이유는 단순히 맞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관계에 의한 폭력,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돌이킬 수 없는 폭력, 그 관계가 절대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란 절망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라는 게 일단 형성이 되면 강자가 약자를 강하게 착취하는 구조가 된다. 이게 폭력의 본질이다.” 바람직한 방안이 있다면. “앞서도 말했지만, 학교전담경찰(SPO)을 확대하고 적극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적으로 각 학교에 1명씩 SPO를 배치했으면 한다. 학폭사건이 발생하면 피해자를 보호하는 누군가 있어야 한다. 예컨대 왕따를 당한 학생이 있다면 그에게 도움을 주고 호소를 들어주는 사람, 누군가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SPO이다. 경찰이 주는 오서러티(authority)가 있어 방관하던 아이들도 피해자 편에 서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월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인 초등 전일제학교를 시행하면서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20시까지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와 경제위기 이후 심화된 저출산과 돌봄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는 전일제학교 명칭을 늘봄학교로 수정했다. 저출산과 돌봄공백 문제의 국가적 해결방안 교육부는 늘봄학교 추진을 통해 모든 초등학생이 방과후교육과 돌봄을 희망할 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초등 1학년 조기하교와 돌봄공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을 비롯 놀이와 체험, 체육과 예술, 코딩 등 미래형·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밝혔다. 또 돌봄유형 다양화(아침돌봄, 20시까지 저녁돌봄 확대 등)와 내실화(돌봄교실 석·간식 지원확대, 돌봄인력 지원강화) 등도 새 정부 교육개혁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교육부는 이러한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통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특별교부금 3,402억 원과 지방비 4.2조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간 9천억에서 1조 원 정도를 순차적으로 투입하여 2025년에는 늘봄학교를 전국에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는 미래형·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 제공, 돌봄유형 다양화 및 서비스 확대, 시범운영 교육청 지원예산 등이 있다. 늘봄학교 시범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상황 이와 더불어 교육부는 지난 1월 말에 늘봄학교 시범운영 시·도교육청 5개(인천·대전·경기·전남·경북)를 선정했고, 2월 말에 늘봄학교 시범운영 초등학교 214개를 발표했다. 3월에 시작되는 신학기 일정에 맞추어 두 달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시범운영 시·도교육청과 시범운영 초등학교를 공모하여 선정하였다. 대구교육청의 경우, 교육청 자체사업으로 늘봄학교 4개를 선정하여 운영하게 되었다. 그러나 시범운영 초기, 늘봄학교는 곳곳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첫째, 시범운영 초등학교 공모과정에서 발생한 교직원 의견수렴 부재와 내부갈등 발생이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교 학부모와 교사 절반(50%) 이상이 동의해야 혁신학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혁신학교 신청요건을 강화하였다. 이는 혁신학교 지정과정에서 민주적인 의견수렴 과정을 중요시한 것이다. 하지만 늘봄학교의 경우, 시범운영 공모신청 과정에서 학교구성원들의 충분한 동의 없이 추진되는 등 비민주적인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한 교원단체가 실시한 경기도교육청 늘봄학교 시범운영 학교실태조사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늘봄학교 신청과정에서 학교 내부협의가 없었다는 응답이 58.7%로 나타났다. 이처럼 학교 구성원들의 충분한 동의 없이 추진된다면 늘봄학교 전국 확대 과정에서 더 많은 갈등이 생겨날 것이다. 둘째, 교육부 특별교부금 예산지원 지연에 따른 시범운영 교육청과 학교별 자체예산 편성이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3월 23일 현재 교육부 늘봄학교 특별교부금 재수정 작업으로 특별교부금 예산이 시·도교육청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범운영 교육청과 단위학교들은 자체예산을 우선 편성하여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 방과후학교 다양화(아침돌봄, 20시까지 저녁돌봄 시간 확대 등) 등을 운영하게 되었다. 이러한 혼란은 두 달이라는 비교적 짧은 준비기간과 무리한 사업추진에 따른 것이다. 셋째, 돌봄유형 다양화(아침돌봄·저녁돌봄 등) 과정에서 재직교원 및 비정규직 인력 활용 문제이다. 늘봄학교 시범운영 과정에서 교사의 수업부담과 업무부담 경감을 위해 시범운영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한시적 정원 외 기간제교사 또는 비정규직 행정인력 중 하나를 택하여 계약하도록 안내한 경북교육청의 사례가 있었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살펴본 결과, 경북지역(2023.03.17. 기준)은 늘봄학교 인력으로 외부강사(62명), 기간제교사(35명), 자원봉사자(35명) 등을 활용하였다. 아침돌봄과 저녁돌봄 운영을 위해 재직교원(해당 학교 교사)을 활용한 경우도 있었다. 이는 고스란히 학교와 교사의 업무가중으로 이어졌다. 이뿐 아니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급박한 사업추진으로 담당 인력을 구하지 못해 정교사가 투입되는 경우가 발생했다는 전언이다. 새 학기를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인 3월, 교사들은 본연의 업무인 학생 관리와 수업준비를 하지 못하고 대신 돌봄 대체 인력으로 투입되어 교육활동의 근간을 흔드는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다른 교육청에서는 유휴공간이 없어 대부분 1학년 교실에서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한다. 공간뿐 아니라 프로그램 운영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워서 학교의 방과후 강사들에게 부탁해 채용하거나 교감·교장까지 강사로 투입됐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아프리카 속담에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지속적인 출산율 감소로 인한 저출산 문제와 돌봄교실 부족으로 인한 초등학교 저학년 돌봄공백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안정적인 늘봄학교 시범운영을 위해서는 정규직 전담인력(돌봄전담사·초등교사·행정직원 등)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초1 담임교사 수업시수 감축, 방과후·늘봄학교 업무분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부가 발표한 늘봄학교 추진방안에서 인건비 예산을 살펴보면 돌봄유형 다양화를 위한 돌봄인력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00명 증가하는 것에 그친다. 교육현장에서는 또 저녁돌봄을 20시까지 확대하는 것보다 내실있는 방과후·늘봄학교 프로그램 운영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를 늘봄학교와 연계하는 방안(시설 공유 등)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늘봄학교는 윤석열 정부가 핵심 개혁과제로 추진하는 만큼 시범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희망한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을 맞이했다. 이제는 이 정부의 교육정책을 한번 짚고 넘어갈 때가 되지 않았을까? 지난 1월 5일 교육부는 연두 업무보고를 통해 ‘교육개혁, 대한민국 재도약의 시작’이라는 비전 아래, 부처 4대 핵심 추진과제로 학생맞춤(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개별 맞춤형 교육), 가정맞춤(출발선부터 공정하게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돌봄), 지역맞춤(규제없는 과감한 지원으로 지역을 살리는 교육), 산업·사회맞춤(사회에 필요한 인재양성에 신속히 대응하는 교육)이라는 4대 개혁분야별 과제를 제시하였다. 10대 핵심정책으로는 ① 디지털기반 교육혁신② 학교교육력 제고 ③ 교사혁신 지원체제 마련 ④ 유보통합 추진 ⑤ 늘봄학교 추진 ⑥ 과감한 규제혁신·권한이양 및 대학 구조개혁 ⑦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구축 ⑧ 학교시설 복합화 지원 ⑨ 핵심 첨단분야 인재 육성 및 인재양성 전략회의 출범 ⑩ 「러닝메이트법」·「교육자유특구법」·「고등교육법」·「사립학교법」 등 4대 교육개혁 입법추진 등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사실 교육부의 교육정책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더 나아가서는 대선공약에 기반한 것이다. 대선이든 총선이든 선거철이 되면 각 정당과 후보캠프에서는 각종 공약을 만들어낸다. 백년지대계인 교육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교육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교육열이 높기 때문에, 교육관련 공약에 대한 비중은 적지 않다. 때로는 포퓰리즘 교육공약의 유혹에 넘어가기도 한다. 대선 공약은 공적 약속 대선 공약은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제시하는 공적 약속이다. 공약은 당선 후 실행하고자 하는 정책을 보여주어 국민들의 판단과 지지를 결정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국민들이 공약만으로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건 아니지만, 중요 요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해당 후보가 당선된 후, 공약은 인수위원회와 취임 후 행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되어 정책 결정과 집행 방향 및 내용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내용을 공약으로 채택할까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백년지대계인 교육과 관련된 공약은 더욱 그러하다. 사람은 신이 아닌 이상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다수의 집단지성을 능가할 수 없다. 따라서 가장 위험한 것이 후보 혹은 당선자가 신뢰하는 뛰어난 한두 전문가의 지나친 확신이다. 사실 공약을 만드는 작업에는 집단지성이 참여하기보다는 소수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념적으로 편향된 그룹이 참여하기도 한다. 간혹 이념적으로 편향된 집단이 만든 공약이 국정과제로 채택될 경우 공공성을 지녀야 하는 교육에는 커다란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꽤 오래전부터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여야 모두 ‘공약’을 만들지 말고, 국민을 위한 집단지성에 의한 교육정책을 펼치겠다는 공약 정도만 제시하자는 주장을 해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교육에 관심을 갖지 않는 국민은 거의 없기 때문에, 후보들은 좋은 ‘교육공약’을 제시하고자 하는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대선과 총선에서 포퓰리즘 교육공약을 가려내고, 제대로 된 교육공약을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선거철만의 단골 공약, 실현 불가능한 공약,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포퓰리즘 공약을 걸러내고, 학교현장을 중심으로 삼고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와 정당을 선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육문제는 단기간에 개선하거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든 단번에 해결하겠다는 교육공약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교육정책을 그런데 이 정부에서 이미 공약은 제시되었고, 이제는 공약에 따라 제시된 국정과제에 기반하여 제시되는 각종 교육정책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추진할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 교육부가 연두 업무보고를 통해 제시한 10대 핵심정책 중 쟁점이 되거나 중요한 정책을 몇 가지 꼽는다면, 2번 정책과 연계된 고교학점제, 3번 정책과 연계된 교육전문대학원 도입, 4번 유보통합 추진, 7번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와 글로컬대학, 10번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교육자유특구 도입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정책이 바람직한 것인지, 잘 추진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 관점에 따라 판이하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을 보기 위한 관점을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해 볼 수는 있다. 첫째는 정책의 가치성 또는 개혁성이다. 해당 정책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가,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 국민의 참여와 권익을 강화하는 정책인가, 정책이 국가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담고 있는가 등이다. 둘째는 정책의 구체성이다. 이는 정책이 구체적이고 적절하고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는가, 연도별 추진계획이 적절한가, 정책의 실행에 따른 재정계획 및 재원 확보방법이 적절한가, 국민들이 동의하고 이해하며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정책인가 등이다. 셋째는, 정책의 적실성 또는 실현가능성이다. 이는 국민들의 욕구와 열망을 잘 담아내고 있는가, 국가현황 및 정책환경과 잘 부합하는가, 국민들의 관심이 많고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과제인가 등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 1년간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의 성과, 나아가 앞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교육개혁을 들여다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먼저 고교학점제는 이미 지난 정부부터 추진이 예고된 것이다. 정책의 가치성과 적실성 측면에서 계속 전면실시를 미루다가 이제는 정말로 추진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 교육정책의 적실성과 준비도의 측면에서 정말로 적절한 것인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3번 정책과 연계된 교육전문대학원의 도입은 이미 1990년대 말 다양한 논의를 거쳐 잠시 유보된 정책으로서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 역시 정책의 가치성·구체성·적실성의 측면에서 근본적인 검토 후 추진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4번 유보통합 추진과제의 경우 원칙론에 있어 이해당사자들은 대부분 동의한다. 과거 20년 동안 논의 및 추진해온 유보통합 방식은 관련된 환경 정비를 우선하고, 관리부처 일원화를 마지막 단계로 미룸으로써 결국 추진되지 못하였다. 올 1월 30일 사회부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유보통합추진위원회가 발표한 ‘출생부터 국민안심 책임교육과 돌봄: 유보통합 추진방안’에 따르면 관리체계 일원화를 1차적 과제로 추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정책의 가치성 측면에서도 타당하며, 관리체계의 일원화부터 추진한다는 점에서 지난 20년 동안의 노력과는 달리 실현가능성 역시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 7번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와 글로컬대학 추진의 경우 현 정부 국정과제의 하나인 ‘이제는 지방대학시대’에 따른 것이다.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끼는 수도권대학의 문제와 함께 지방자치단체가 대학을 관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책이 잘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10번 교육감 러닝메이트제는 교육자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으므로 역시 그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지면 관계상 상세한 언급을 하지 못하지만, 중·장기 교원수급·늘봄학교·디지털교과서 등 에듀테크 교육활성화, 교육자유특구, 학교시설복합화, 교원인사제도 개편, 대입개편과 같은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할 때 위에서와 같은 세 가지 관점에서 신중한 검토와 논의 후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공약과 국정과제에 따른 정책이라 하더라도 곧바로 실행에 옮기기보다는 한 단계를 더 거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쟁점이 될 만한 중요한 정책의 경우 이제 전문위원 체제를 통하여 어느 정도 틀을 갖추고 있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의 합의를 도출할 수 없는 정책이나 제도라면 교육부가 해당 정책을 채택하는 것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국가의 백년지대계를 결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교육위원회의 심의과정을 거친다면 교육정책 집행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갈등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3조(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조정 등)에서도 다양한 사유에 따라 ‘교육정책에 대하여 국민의견을 수렴·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법적근거도 충분하다. 정부 출범 1주년을 맞는 올해는 교육부가 올 초 업무보고에서 밝힌 업무추진 방향으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춘 교육개혁의 원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5월 스승의 날을 맞아 우리 시대에 바람직한 스승상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본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대의 말이 되어 버렸다. 요즘 교실에서 선생님을 폭행하고, 선생님을 희롱하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선생님을 고발하는 일이 뉴스에서 전해질 때마다 걱정과 안타까운 마음을 억제할 수 없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일찍 교직을 떠나는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마저 종종 듣는다. 과연 우리 시대에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왜 이렇게 되었고 디지털시대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없는지 고민하게 된다. 20세기 산업화시대의 교육은 정형화된 전문지식의 습득이 제일 중요했다. 전문지식을 습득하여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처럼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심화되어 공부 잘하는 것이 인생 최고의 목적이 되었고, 학부모들은 유치원부터 선행학습 등으로 경쟁에서 뒤떨어지지 않고 다른 친구들에게 지지 않는 것을 자식교육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도 지식을 더 잘 전수받기 위한 계약관계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한 교육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이나 지덕체(智德體)의 교육은 사라졌다. 도덕이나 가치, 팀 스포츠 등과 같은 신체발달, 미술·음악 등 예술교육보다도 지식만이 최고의 가치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으로 공교육에서 스승의 위치는 설자리를 잃고 사교육에서 지식전수만을 효율적으로 잘하는 일타강사 같은 사람들이 존경받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중학교 1학년 때 일이다. 새로 생긴 중학교라서 다른 여러 중학교에서 선생님들을 모셔왔다. 우리 반 담임선생님은 영어선생님이셨는데 기독교인으로서 인품이 뛰어나신 분이었다. 영어도 잘 가르쳐 주셨지만, 아이들의 품성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다. 어느 날 감기로 몸이 아파 책상에 엎드려 있는 나를 보건실로 직접 데리고 가셔서 보건선생님에게 “우리 아들인데 많이 아프네요. 잘 돌봐주세요”하시며 친히 부탁하셨다. 선생님은 돌아가셨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우리 중학교는 미션스쿨이었고 새로 생긴 학교라서 교목실이 있었다. 교장선생님 다음에 교감선생님이 아니고 교목선생님이 학교를 지도하던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 처음 생긴 학교라서 말썽꾸러기도 많았다. 주말에 영화관에 가거나 담배를 길에서 피우다가 적발되면 무조건 퇴학시키거나 전학시키는 엄격한 교칙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교목선생님은 이런 방침에 크게 반발하셨다. 졸업한 다음에 들은 이야기인데 교목선생님은 퇴학시키려는 학생부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께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고 한다. “조금 잘못했다고 퇴학이나 전학을 시키는 것은 반대입니다. 교육이 그처럼 쉬운 것이면 누군들 교육자가 되지 못하겠습니까?” 사실 스승과 제자 사이에는 인격적 만남이 있어야 하고 선생님은 인생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하는 데 그런 관계가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마 가정에서 학부모들이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없어지고 지식 전달자로서만 대접하는 책임이 클 것이다. 이처럼 선생과 학생 사이에 신뢰가 깨지게 되면 어린 시절 인생의 푯대를 상실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제 지식 전달은 인터넷강의나 비디오를 통해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디지털시대에는 원격교육이나 인터넷강의가 공부하는데 더 잘 맞을 수 있다. 학교현장에서만 인성교육이나 지덕체를 골고루 갖추는 전인교육이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 그리고 선·후배들을 통해서만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학교현장인 것이다. 노르웨이에 가면 난센학교(Nansen School)라는 곳이 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가는 학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더 배운다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재수학원을 떠올리겠지만, 노르웨이의 난센학교는 삶의 목적과 자신의 가치, 그리고 자신의 장단점을 알아가는 갭이어(gap year)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이다. 노르웨이의 유명한 탐험가 난센이 설립한 학교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발견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미술·철학·역사·연극·음악 등 다양한 체험을 일 년간 선생님과 함께 기숙하며, 스스로 찾아가며 배우는 학교이다. 처음에는 한두 군데에서 시작되었는데 이제는 노르웨이 고등학교 졸업생의 20%가 졸업 후 대학을 직접 가는 것이 아니라 일 년간 난센학교에 진학한다고 한다. 정부도 이런 취지에 공감해서 난센학교를 지원하기 시작해서 이제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보편적으로 진학하는 학교가 되었다. 이곳을 졸업한 학생들은 유럽의 명문대학에 더 많이 진학한다고 한다. 교육은 지식만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배우는 것이다. 이제 디지털시대의 선생님은 지식전수는 디지털화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배우도록 하고, 디지털이 할 수 없는 인간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 백세시대를 맞아 고등학교까지 배우는 얄팍한 지식의 공부가 평생의 삶을 좌우하지 않는다. 21세기 디지털시대에 정말 필요한 선생님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삶의 롤 모델이 되는 참 스승일 것이다.
01내 고향 김천 황악산(黃嶽山)에는 직지사(直指川)가 있다. 418년 신라 눌지왕 2년 아도(阿道)가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황악산에서 발원하여 김천 시내로 흐르는 직지천, 여기서 바라보는 해발 1,111m의 황악산은 너그럽고 후덕하다. 산이 거느린 자락이 넓고 넉넉하다. 그 넉넉한 자락이 직지사를 품고 있다. 명산에 대찰 명소이었으므로 학창시절 직지사는 단골 소풍 장소이었다. “이번 소풍은 직지사로 간다!” 선생님이 발표하면 우리는 실망의 억양을 가득 실어서 “아휴! 또 직지사!” 하며 단체로 한숨을 내쉬었다. 인물이든 자연이든 제 고향에서는 알아줌을 얻기 어렵다고 했던가. 늘 가까이 있으면, 대단한 것도 만만해지고 범상해진다. 만만해진다는 것은 내 안에 자만이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므로, 위험이 끼어든다. 나도 목을 빼고 먼 바깥만 향하며, 내 주변의 가까운 것을 만만히 여기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가 특별한 반성을 했다기보다는 시간의 섭리에 따라 그리된 것이라 할 수밖에 없다. 시간이란 위대하다. 어떤 완강한 것도 누그러뜨린다. 그런 점에서 나는 나의 나이 듦이 감사하다. 경솔하여 만만했던 것들을 소중한 것으로 다시 보이게 한다. 나이 듦에 대한 감사는 꼭 은퇴 무렵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2·30대는 그때대로, 40대는 또 그때대로 각기 고유한 ‘나이 듦의 감사’가 찾아오는 지점이 있다. 어쨌든 나는 이전에 가까이 있어 만만하고 상투적으로 보이던 것이, 어느 사이에 원대한 이데아처럼 승천하여, 하늘에 걸릴 수도 있음을 내 안에서 경험한다. 직지사도 그렇다. 나이 들어가는 나에게 고향의 황악산과 직지사는 서정주 시인의 구절을 빌려서야 비로소 내 앞에 바로 선다. 아니 내가 그들 앞에 바로 선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이 익숙한 시어를 고향의 황악산과 직지사로 불러오면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황악산과 직지사를 나는 본다. 그 산과 그 절이 누님처럼 돌아왔다기보다는, 그 산과 그 절을 무연(憮然)히 여기며 떠났던 내가 인제는 돌아와 그 앞에 새롭게 선다. 이렇게 말함이 맞다. 그래서 나는 ‘황악산’과 ‘직지사’라는 기호(記號)를 내 안에서 다시 일으켜 세운다. 내 인생이 터득한 의미와 정서를 담아서, 이 산과 절을 내 안에서 다시 일으켜 세운다. 그러면서 나이 듦이란 하늘이 베푸는 은혜의 일종임을 깨닫는다. 요즘 고향 갈 때면, 나는 틈을 만들어 직지사에 들른다. 시간이 있으면, 왕복 두 시간 운수암까지 다녀오고, 자투리 시간일 때는 그저 대웅전 마당에 잠시 머물다가 오기도 한다. 그 발길에 ‘소풍의 추억’이 따라오고, 절 입구 식당에 들면 옛정으로 어울렸던 옛 친구들을 떠올린다. 그때 소리 높여 기원을 담았던 그 건배사들은 어떤 윤회의 길을 가고 있을까. 카페의 넓은 창으로 황악산 능선과 산마루를 대하면, 마음에 고이는 위안이 깊고 담백하다. 이곳으로 왔던 수많은 소풍을 연대기처럼 가지런히 머릿속에서 챙겨보는 일은 얼마나 마음을 유정하게 이끄는지, 그것으로도 작은 수행(修行)에 드는 듯하다. 그런데 그때, 그 선생님들은 지금은 아니 계시는구나. 그걸 대웅전 마당에서 문득 깨닫는다. 02 올해 연초에 외우(畏友) 우한용 교수가 탁상달력 하나를 선물로 주었다. 우편물 부치러 자주 가는 동네 우체국에서 구한 달력이라 했다. 달력의 그림이 소박하고도 예뻤다. 우 교수는 내게도 줄 요량으로, 구하는 김에 한 부를 더 구했다 한다. 우리 두 사람은 ‘우체국 친화의 정서’가 있다. 둘이 국내외를 여행하는 동안 낯선 타관 도시의 우체국을 찾아서 함께 편지를 쓰고 부치던 일들이 많았다. 우 교수는 우리의 이런 기억을 소중하게 떠올리며 우체국 달력을 내 선물로 챙겼을지도 모르겠다. 올 한 해는 이 우체국 달력을 서로 간의 신표(信標)로 삼고 지내자는 뜻으로도 여겨졌다. 나는 우 교수의 그 마음이 고마웠다. 그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박 교수, 올해는 정든 사람들에게 편지 많이 쓰게나. 더러는 내게도 좀 쓰고….” 실제로 우리는 SNS로 소통하는 것이 대세가 되기 전까지는, 편지로 마음을 주고받던 시절이 한참 있었다. 제법 긴 서간으로 서로의 사유와 정서를 문답처럼 나누기도 했었다. 지금도 내 서랍에는 우 교수에게서 받은, 짙은 청색 만년필로 쓴 편지 수십 통이 쌓여 있다. 달력의 그림들이 한결같이 예뻤다. 열두 분의 화가들이 열두 달마다 예쁜 우체국 그림을 채색화로 그려 넣은 달력이었다. 달력에는 전국 방방곡곡 동네 우체국들이 호젓하고 화평한 표정으로 모여 있었다. 강원도 삼척 정리우체국도 있고, 경남 산청군 생초우체국도, 전남 홍도우체국도 있었다. 서울에 있는 구로1동 우체국도 들어 있었다. 4월 삼척 정리우체국은 문 앞에 늘어선 벚꽃나무가 등불처럼 환했다. 5월 산청 생초우체국은 활엽수 신록에 둘러싸여 싱그럽고 입구 화단에는 꽃들이 봄을 피우고 있다. 내게는 다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저 우체국 창가에서 누구에겐가 엽서 한 장을 쓰고 싶었다. 여기서 자랐던 사람들은 이 달력을 보면, 그런 마음이 더 하겠지. 객지로 나가 나이를 먹고 인생을 겪어내는 사이, 고향 공간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하리라. 그렇게 변전하여 원숙해 가는 인생이니 말이다. 나는 문득 혹시 이 달력에 직지사 우체국 그림은 없을까 하여, 정월에서 12월까지 달력을 넘겨보았다. 그러나 거기에 직지사 우체국은 없었다. 살짝 아쉬웠다. 달력 속 우체국 건물들은 조촐하면서도 단아하다. 저 지붕 아래 저 문 안으로, 수많은 사연이 떠나고 도착하여, 보내고 받는 마음과 주고받는 까닭들이 조용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우체국은 넉넉하게 이타적(利他的)이고 위대해 보였다. 그런 기품이 우체국 달력 그림에도 잘 드러나 있는 듯했다. 나는 우 교수가 준 이 탁상달력을 내 서재 책상 컴퓨터 옆에 두고, 올 한 해의 시간을 사랑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우체국과 친해지기로 생각하였다. 03 봄날, 다시 직지사에 왔다. 만세교(萬世橋) 건너고 일주문(一柱門) 지나고, 대웅전 거쳐, 천불전(千佛殿) 마당에서 황악(黃嶽)의 이마를 본다. 황사 먼지 낀 날이지만 부드러운 연두의 봄기운이 산록에 퍼져나간다. 절 뒤편으로 올라가서 계곡에 잠시 앉아 물소리를 듣는다. 물소리에 몰입하면, 내가 물소리를 듣는지, 물소리가 나를 듣는지 모르는 데에 이른다. 그런 시간을 누리고 다시 직지사 입구로 돌아온다. 좁은 개울을 건너니 직지사 우체국이 보인다. 반갑다. 우체국에서 엽서 몇 장을 사서 우체국 창가에 앉는다. 내가 배우는 학생으로 다녔던, 내 일생의 학교들을 호명해 본다. 경산 다문초등학교, 문경 갈평 용흥초등학교, 김천 아포초등학교, 김천중·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그리고 육군보병학교, 그때 그 학교에서 나를 가르치고 훈육하며, 나를 ‘사람’으로 길러내었던 나의 스승들을 떠올려 본다. 학교가 아무리 근대 생산 시스템의 일부로 수단화되었다고 해도, 그래도 나를 ‘사람’으로 길러 준 곳의 첫 자리에 학교와 스승이 있었다. 나는 다시 내가 선생으로 다가갔던 학교들을 호명해 본다. 연서중학교, 장충여자중학교, 관악고등학교, 청주교육대학교, 경인교육대학교, 그리고 이런저런 사연으로 학생들과 인연 쌓으며 출강했던 서울대, 동국대, 한양대, 이화여대, 그때 그 학교에서 나를 선생 되게 했던 제자들, 선생의 열정을 품게 했던 제자들을 떠올려 본다. 선생이 있고 제자가 있다는 말도 맞지만, 그 말이 맞기 위해서는 ‘제자가 있고 선생이 있다’라는 말도 나란히 있어야 한다. 어디로, 누구에게로 엽서를 쓸까. 그러나 막상 이 오월에 편지를 올려야 할 나의 스승들은 이제는 계시지 않는다. 안타깝다. 나는 마침 수첩에 주소가 있는 박난경에게 엽서를 쓴다. 1975년 장충여중 제자이다. 졸업 이후 아직 그녀를 만나지 못했지만, 간간 편지로 열심히 사는 생활인의 안부를 전해오는 제자이다. 엽서를 쓰는 동안, 평일 오전 직지사 우체국은 적막이 깃든다. 그 적막에 내 육필 글씨들이 조용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오월이다. 곧 스승의 날이 돌아온다. 그 옛날의 제자들 이름을 조용히 적어 본다. 직지사 우체국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역량은 자기관리역량, 지식정보처리역량, 창의적사고역량, 심미적감성역량, 협력적소통역량, 공동체역량이다. 이러한 역량 중 기본이며, 가장 중요한 역량은 자신의 삶과 진로를 스스로 설계하며 이에 필요한 기초 능력과 자질을 갖추어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기관리역량이다. 그림책 수업을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의 관점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가운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며 상호협력적인 소통을 하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수업의 준비과정 초등 저학년 대상의 수업이라 그림책을 활용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의 선정이다. 내용이 간단하며 이해하기 쉽지만 생각할 거리를 줄 수 있는 책으로 선정하였다. 또한 학생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어야 한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교사 본인이 흥미가 없거나 감동이 없으면 수업자료로 부적합하다. 무엇보다 교사가 관심이 가고, 학생들과 즐겁게 놀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성공적인 수업을 할 수 있다. 책 선정이 끝나면 각 책의 내용에 맞는 독후활동을 구상한다. 수업대상이 초등 저학년임을 고려하여 글쓰기를 지양하고 그림·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지도했다. 또한 생각을 나눌 때는 단순 발표보다 게임 등 놀이수업을 통해 모두가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수업의 실제 수업진행 ● 1차시 1차시는 말하면 힘이 세지는 말을 활용하여 우선 자존감 키우는 수업을 진행했다. 배려눈치게임을 통해 서로 배려하는 것을 배우고 말하면 힘이 세지는 말과 약해지는 말을 각각 알아보았다. 친구와 가족들에게 힘이 되는 말을 실천하기로 다짐했다.[PART VIEW] ● 2차시 2차시는 내가 잘하는 건 뭘까라는 책을 소재로 자신의 장점, 좋아하는 것 등을 나누었다. 학생들이 잘하는 것은 대부분 축구·피아노·그림그리기 등으로 비슷한 답변이 나왔다. 중복되는 경우 같은 특기를 가진 친구들끼리 ‘반가워’ 인사를 하며 친밀감을 가질 수 있게 하였다. ● 3차시 3차시는 마음먹기 책을 통해 무슨 일이든 어떻게 마음을 먹는냐가 중요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마음요리를 직접 이름 붙여보기도 하고, 메뉴판을 완성하고 홍보용 문구도 직접 만들어 보았다. ● 4차시 4차시는 빨간안경 책을 통해 편견 없이 세상을 보는 법을 배웠다. 빨간안경을 직접 만들어 그 안경을 쓰고 책을 본 후, 다시 안경을 벗고 보며 책의 내용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였다. 늑대 주변에 언제나 있는 친구가 안경을 쓰면 보이지 않는 것을 통해 언제나 우리 주변에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5차시 5차시는 토끼뻥튀기 책을 통해 덩치가 작거나 힘이 약한 친구를 괴롭히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친구들의 말에 상처받은 토끼마음도 생각해 보았다. 옥수수 뻥튀기과자와 이쑤시개를 활용해 책 속 주인공도 직접 만들어 보고 친구에게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 6차시 6차시는 나는 기다립니다를 통해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미리 고려해야 할 것을 알아보았다. 애완동물과 반려동물의 차이를 알아보고 생명의 소중함도 깨달았다. 유기된 동물의 입장에서 역할극도 실시했다. 주인공이 유기견 보호소에서 강아지를 찾아 온 후의 모습을 상상해서 그림책으로 표현해 보았다. 과연 잘 살았을까? 잘 살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등을 토론하였다. 수업결과 이러한 수업의 가장 큰 성과는 책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도 책과 도서관에 관심을 갖게 해 주었다는 것이다. 수업을 통한 만남은 사서교사의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 효과를 준다. 초등학교에서 사서교사의 역할이 한정적인 것이 현실이다. 독서수업을 통해 사서교사의 수업을 경험하고 가장 만족하는 사람은 담임교사이다. 수업을 통해 책 읽기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다양성을 이해하고 서로 존중하며 세계와 소통하는 민주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협력을 실천하며 더불어 사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이 아닌 것에 게임적 사고와 게임기법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를 몰입시키는 과정이다. 지난 호에서는 게임규칙과 채점기준표 등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이번 호에서는 소설 종탑 아래에서 문학감상수업의 실제를 살펴본다. 소설 종탑 아래에서 감상활동 학습게임을 활용한 수업에서 학습자들이 게임방법을 숙지하지 못한다면 수업이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규칙이 복잡한 학습게임의 경우에는 게임방법 안내에 1차시를 온전히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에 활용한 게임은 게임방식이 간단한 편이고 게임 자체를 통해서 특정 기능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게임을 완전하게 수행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었다. 따라서 1차시 이내에 교사 안내에 따른 학습게임 실습과 학습자들끼리의 학습게임 실습을 모두 진행했다. ● 선생님과 함께 명은이를 만나자! 문제 1) - 교사 발화❶ 여러분 첫 번째 문장을 잘 봐주세요. 157쪽입니다. 우리 식구들은 서울에서 피란 내려온 막내 이모의 전도 덕분에 수복 직후부터 신광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 교사 발화❷ 두 번째 문장입니다. 157쪽입니다. 교회 사찰인 딸고만이 아버지가 힘차게 울려 대는 종소리에 이끌려 나는 주일 아침에 신광교회로 향했다. 두 개의 문장에서 공통으로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면 학습지에 메모해 봅시다.[PART VIEW] - 교사 발화❸ 마지막 문장입니다. 160쪽입니다. 종소리가 들려오는 신광교회 쪽을 향해 명은이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 교사 발화❹ 자, 여러분들 답은 무엇일까요? 그렇군요. 대부분 ‘신광교회’라고 작성했네요? 선생님이 뽑은 이 단어의 힌트를 확인해 보면 ‘장소’이기 때문에 ‘신광교회’가 답입니다. 게임방법을 이해했나요? 문제 2) - 교사 발화❶ 여러분 첫 번째 문장을 잘 봐주세요. 153쪽입니다. 얼룩 고양이 한 마리가 정원수 가지에서 잔디밭 위로 햇솜뭉치처럼 사뿐히 내려앉더니만 공을 향해 달려왔다. - 교사 발화❷ 두 번째 문장입니다. 153쪽입니다. 녀석은 노란 눈동자에 잔뜩 경계의 빛을 담아 나를 노려보았다. 두 개의 문장에서 공통으로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면 학습지에 메모해 봅시다. - 교사 발화❸ 마지막 문장입니다. 155쪽입니다. 아마도 철책 너머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 때문인 듯 나비란 놈은 정원수 가지들 사이에 몸을 숨긴 채 꼼짝도 않고 야옹야옹 울어 대기만 했다. - 교사 발화❹ 자, 여러분들 답은 무엇일까요? 그렇군요. 대부분 ‘고양이’라고 작성했네요? 그런데 선생님이 뽑은 이 단어의 힌트는 ‘장소’입니다. 만약 ‘고양이’가 답이라면 힌트는 ‘사물’이었겠지요? 이제 여러분들 머릿속의 답이 바뀌었을 것입니다. 답은 무엇입니까? 맞습니다. ‘관사 정원’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들도 출제 문장을 뽑을 때 누구나 답을 맞힐 수 있는 세 개의 문장 조합이 아니라 친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추리력을 발휘해야 하는 문장 세 개를 찾기 바랍니다. 또 친구가 제시하는 문장들 사이에 함정은 없는지 긴장하고 적극적으로 추리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문제 3) - 교사 발화❶ 여러분 첫 번째 문장을 잘 봐주세요. 156쪽입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파가 유리창 안쪽에서 무시무시한 눈초리로 나를 쏘아보는 중이었다. - 교사 발화❷ 두 번째 문장입니다. 158쪽입니다. 명은이 외할머니가 손짓으로 나를 불렀다. - 교사 발화❸ 마지막 문장입니다. 167쪽입니다. 앞 못 보는 외손녀를 걱정하는 백발 노파의 마음이 신광교회까지 줄곧 우리와 동행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 교사 발화❹ 자, 여러분들 답은 무엇일까요? 이제는 다들 조금은 신중하게 답을 쓰고 있군요. 학습지에 답 후보가 여러 개 적혀 있네요. 선생님이 뽑은 이 단어의 힌트는 ‘인물’입니다. 여러분이 쓴 답이 맞나요? 이렇게 출제 전략과 답 찾기 전략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이번 수업시간의 핵심입니다. 게임을 통해 소설을 더욱 섬세하게 읽어 봅시다. 제일 처음 하는 연습게임은 기록하지 않는 대신 게임방법을 차근히 설명하면서 진행했다. 두 번째 게임부터는 활동지에 기록하게 했으며, 문제를 맞춘 학생들은 보상을 획득한 것으로 본인이 기록하도록 안내했다. 원래는 스티커를 붙여주면서 학습자의 몰입도를 더욱 높일 예정이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수업진행이 느려질 수도 있고 교사의 수업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남학생들이다 보니 소녀 명은이를 보상으로 획득하면 여자친구가 생기냐고 질문을 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별무리 없이 교사의 안내에 따른 게임연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 친구들과 함께 교회종을 울리자! 소설 종탑 아래에서는 교회종을 울리는 행동이 상당히 중요한 내용요소이다. 따라서 학습게임에 성공한 결과가 교회종을 울리는 행동과 연결될 수 있도록 이야기 흐름을 설계함으로써 학습자들이 한 번이라도 더 소설의 중요한 부분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였다. 또 제시어 자체도 소설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인물·사건·배경으로만 제시어 카드를 제작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내용에 학습자가 집중하지 않도록 학습게임을 설계했다. 학습자들끼리 활동을 하기에 앞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안내했다. 왼쪽은 교구관리를 위해서 학습자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 안내한 내용이었으며, 오른쪽의 안내는 활동의 의의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약속함으로써 학습동기를 유지하기 위한 내용이었다. 학습자들끼리 활동하는 동안 교사는 교실을 순회하며 학습자들의 활동 진행과정을 관찰하거나, 교실 앞쪽에서 전체 진행상황을 살펴 수업종료 시점 안내를 준비하였다. 수업의 문 닫기: 학습게임을 활용한 소설 감상활동 후기 ● 수업 참여 학생 감상 - 주요 단어와 문장의 흐름을 통해 학습하기 때문에 기억에 잘 남는 학습방법이었습니다. 물론 답이 중복되어서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출제를 정확히 해야 하지만 친구들이 게임에 익숙하지 않아서 소설학습에 도움이 덜 된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다음에 게임을 한다면 전략적으로 힌트를 사용해서 더 좋은 결과를 얻고 싶습니다. - 문학은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고 해석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분위기를 묻는 문제가 아닌 이상은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서 푸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이 활동을 하면서 문학적 독해력을 높일 수 있어서 좋았다. 결국 맞춰야 하는 답이 소설의 배경이나 인물 같은 명확한 대상이므로 제시된 문장에서 등장한 카드들을 걸러내고 공통적으로 지시하는 단어가 무엇일지를 신중하게 고르면서 어떻게 하면 게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고민할 수 있었다. 이 수업을 통해서 복습도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 작품 내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어 생각해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 친구들이 문장을 선택한 이유를 분석하면서 프로파일러식으로 접근하니 점차 게임에서 성공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 카드게임을 활용한 방법으로도 복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 재미있고 익숙한 게임이라는 방법으로 친구들과 복습을 하니 더욱 좋았다. 하지만 친구들이 제시어를 잘 이해하지 못할 경우에는 출제 문장 자체가 헷갈리게 출제되어 게임을 어렵게 만들 뿐이어서 힘들 때도 있었다. 소설을 그냥 읽기만 하기보다는 문제로 출제하면서 더욱 깊이 소설을 읽은 느낌이고,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해 보면서 앞으로 시험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 수업나눔 교사의 감상 및 제언 게이미피케이션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은 성북구에 있던 전임교에서부터였다.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거나 수동적인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학교가 교육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던 때였다. 수업시간에는 무기력하던 아이들도 게임을 할 때면 생생하게 살아나는 모습에 “수업을 게임처럼 재미있게 할 수 없을까?”라는 질문을 떠올린 것이 게이미피케이션과의 첫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학생들에게 학습에 몰입할 수 있는 귀한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전략과 속도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배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잘 설계된 게이미피케이션 수업은 교실에서 기능하는 교사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해 교사 스스로 학생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는 효능감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이번 수업을 준비하며 교구 준비와 학습지 개발 등 힘든 일이 무척 많았다. 그러나 이런 사례들이 모여 교육자산으로 축적이 된다면 동료교사들은 조금 더 수월하게 이 길을 걷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아낀 에너지로 우리 아이들을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보고 조금이라도 더 도울 수 있다면, 한 시간 수업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끼고 교직생활 내내 자양분으로 삼을 수 있는 추억을 쌓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수업을 준비했다. 교수·학습지도안 작성 ● 소단원명: 4. 문학의 갈래와 구조 / (2) 종탑 아래에서 ● 주제: 학습게임을 활용한 작품의 주체적 감상 ● 목표: •게임 ‘코드북’을 활용한 학습게임을 통해 작품의 중요 부분을 주체적으로 감상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의 요소 중 ‘전략적 사고’를 활용해 작품을 능동적으로 감상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의 요소 중 ‘경쟁’과 ‘협력’을 활용해 작품을 능동적으로 감상한다. ● 학습모형: 모둠활동, 개인학습 ● 평가방법: 자기평가·상호평가·교사평가 / 단, 학기 말 성적에는 반영하지 않음. ● 학습자료: 교사 개발 학습게임 도구, 개인 학습지
미래교육은 혁신과 빠른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인공지능·가상현실·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과 평가, 가상현실을 이용한 체험학습 등의 교육방법도 변화하고 있다. 또한 학습자 중심의 교육방식이 강조되면서 지식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습자가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해졌다. 위 문단은 놀랍게도 챗GPT가가 작성한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교육에 대한 글’이다. 질문 하나를 입력했을 뿐인데 사람처럼, 때론 사람보다 더 정교하게 글을 써주는 대화형 AI 챗봇이자 생성형 AI인 ‘챗GPT’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화두이다. 지난 2월 충남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2023 대화형 AI 챗봇(ChatGPT) 활용 도움자료를 개발하여 한글파일 원본을 모든 학교에 보급하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충남형 AI 융합교육과정 이끎학교’를 운영하여 충남형 인공지능교육 기반 지능정보기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가장 최신이자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뜨거운 챗GPT를 활용한 도움자료는 내게 신선한 교수·학습 자극을 주었다. 2023 대화형 AI 챗봇(ChatGPT) 활용 도움자료는 충남형 인공지능교육을 기반으로 가장 최신의 지능정보기술 활용에 따른 역기능을 예방하고 순기능을 교육적으로 강화하여 올바르게 지능정보 융합수업을 지원하는 교사용 도움자료이다. 챗GPT는 지난 3월 14일 이용 약관이 업데이트되어 보호자 동의를 받은 13세 이상 18세 미만 학생들도 학생 참여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교사용 수업지원 자료로 챗GPT를 활용하는 초등학교 수업을 구상하였다. 2023 대화형 AI 챗봇(ChatGPT) 활용 도움자료에는 ▲교과 연계 42주제, ▲창의적체험활동 연계 6주제, ▲학급운영 5주제, ▲기타 활동(전문적학습공동체, 보호자 연수, 업무활용) 4주제로 총 57가지 교육사례가 수록되어 있어 처음 챗GPT를 활용한 수업을 구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어 도움자료에 수록된 초등학교 5학년 국어수업 ‘인공지능과 비교하며 내가 읽은 책 내용을 요약해요’를 재구성하여 수업을 진행하였다.[PART VIEW] 활동❶ ‘한 학기 한 권 읽기’ 연계 환경도서 읽기 ‘한 학기 한 권 읽기’ 활동과 연계하여 환경도서 지구를 위한 한 시간을 우리 반 학생들이 함께 읽을 책으로 선정하였다. 우리가 체감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에 따른 환경보호가 더욱 중요할 뿐만 아니라 수업을 진행하는 시기가 3월 말이어서 매년 3월 마지막 토요일 1시간 동안 전등을 끄는 ‘지구 불끄기 환경캠페인(Earth Hour, 어스 아워)’과의 시의성이 잘 맞았다. ‘지구 불끄기 환경캠페인’ 배경지식을 활성화하기 위해, 먼저 환경을 보호했던 경험을 나누었다. 수도꼭지 잠그기, 쓰레기통에 쓰레기 버리기, 계단 이용하기 등 학생들은 생활 속에서 실천했던 경험을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함께 1시간 소등하는 ‘지구 불끄기 환경캠페인’ 모습을 담은 뉴스를 시청하며 이해를 넓혔다. 다행히 학교도서관에는 지구를 위한 한 시간 도서가 30권이 비치되어 학생들은 오롯이 각자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활동❷ _ 책 내용을 요약하고 인공지능의 요약과 비교해보기 ● ‘질문놀이’하기 질문놀이 단계 1. 책의 내용으로 질문 2가지 만들기 2. 짝꿍에게 질문하고 짝꿍의 대답 듣기 3. 인공지능(ChatGPT)이 만든 질문 2가지 살펴보기 4. 인공지능(ChatGPT)이 만든 질문에 나의 대답 쓰기 책을 읽고 나서 학생들은 활동지를 통해 ‘질문놀이’를 하였다. 먼저 책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질문 2가지를 만들고, 짝꿍에게 질문을 하며, 짝꿍의 대답을 들었다. 짝꿍의 대답이 잘못되었다면 해당 책의 쪽수를 다시 살펴보며 올바르게 알려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의 2가지 질문(활동지 일부 발췌) 질문1 사람들은 왜 불을 끄기 시작했나요? 답변1 지구가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질문2 지구 불끄기 운동은 어느 나라에서 시작되었나요? 답변2 호주(시드니) 그리고 나는 챗GPT에게 우리가 읽은 책에 대해 물어보았다. 챗GPT에게 책의 제목만 물었을 때는 대답을 잘 못했지만, 추가질문으로 지은이와 출판사를 알려주니 바로 책에 대해 알려주는 챗GPT를 보며 학생들은 많이 놀라워했다. 이어서 나는 책의 내용으로 질문 2가지를 만들어달라고 하였다. 1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학생들이 만든 비슷한 질문을 만드는 챗GPT는 교사인 나도 정말 신기했다. 학생들은 챗GPT의 질문에 대답을 적었다. 챗GPT가 만든 책의 내용에 대한 질문 2가지는 다음과 같다. 1. 2007년 3월 31일 호주 시드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2. 왜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여 전등을 끄는 ‘지구시간’을 만들게 된 것인가? ● 요약놀이 요약놀이 단계 1. 책의 내용을 5문장으로 요약하기 2. 모둠 친구들과 요약한 5문장을 서로 이야기 나누기 3. 5문장으로 요약한 내용을 2문장으로 요약하기 4. 모둠 친구들과 요약한 2문장을 서로 이야기 나누기 5. 인공지능(ChatGPT)이 요약한 5문장(2문장) 살펴보기 6. 인공지능(ChatGPT)의 요약과 나의 요약 비교하기 ① 공통점 ② 차이점 ③ 인공지능의 요약을 보며 느낀 점 7. 핵심단어(키워드) 3가지로 요약하기 ‘질문놀이’에 이어 ‘요약놀이’를 진행하였다. 먼저 책의 내용을 5문장으로 요약하였다. 중요하지 않은 내용은 지우고 세부내용은 대표하는 말로 바꾸어 중심내용을 정리하도록 안내하였다. 그리고 모둠 친구들과 요약한 5문장을 서로 이야기 나누며, 서로 문장을 어떻게 요약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요약한 5문장에서 더 중요한 문장과 표현을 찾아 2문장으로 요약하는 활동을 가졌다. 모둠 친구들과 다시 요약한 2문장을 이야기 나누며, 친구들이 생각하는 더 중요한 표현을 함께 알아볼 수 있었다. 이어서 나는 챗GPT에게 책의 내용을 5문장으로 요약하도록 질문을 하였다. 처음에는 4문장으로 요약을 하여 5문장으로 다시 요약해달라고 추가질문을 하자 다시 5문장으로 요약하였다. 학생들의 5문장 요약(활동지 일부 발췌) - 이날은 정전이 된 것이 아닌 지구를 위해 불을 끄는 날이야. - 석탄과 석유, 전기를 발견하며 지구는 뜨거워졌지. - 1년에 딱 하루라도 지구를 위해 불을 끄자. - 겨우 우리 집 전등 몇 개라고 생각해도 작은 행동이 모여 지구를 편안하게 해주지. - 모두가 함께한다면 말이야. 챗GPT가 책의 내용을 요약한 5문장 2007년 호주에서 시작된 ‘어스 어워’는 일 년에 한 시간 전기를 끄는 환경캠페인이다. 책은 인류가 사용하는 전기와 그로 인한 환경파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강조하며, 지구를 위한 작은 행동이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알린다. 이 작은 행동으로 지구의 환경을 지키며, 가족과 함께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지구를 위한 작은 일이지만 모여서 하면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전달하며, 지구를 위한 작은 일을 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음을 알려준다. 4문장이잖아. 5문장으로 요약을 다시 해줘. 이 책은 지구 환경보호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어스 어워’ 캠페인을 주제로 하고 있다. 책은 지구에 대한 역사를 소개하면서, 석탄·석유·전기 등의 발전으로 지구가 얼마나 힘들어졌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어스 어워’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작은 일이라도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 모여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책은 전등을 끄는 한 시간 동안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무엇을 하며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소개하며, 작은 일이라도 모여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가치를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가 지구를 위해 작은 일부터 시작하여 함께 노력하면서 지구를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학생들과 챗GPT가 요약한 5문장을 함께 읽어보며 책의 내용이 잘 반영되었는지 살펴보았다. 이어 챗GPT에게 책의 내용을 2문장으로 요약하도록 하여 더 중요한 표현으로 요약하는 모습을 살펴보았다.챗GPT가 책의 내용을 요약한 2문장은 다음과 같다. - 책은 지구의 생태계를 위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다루며, 일 년에 한 시간 전등을 끄는 ‘어스 어워’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이 지구를 돕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 이를 통해 지구 생태계 보호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작은 노력이 모여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어 챗GPT의 요약과 나의 요약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공통점과 차이점, 그리고 인공지능의 요약을 보며 느낀 점을 작성하였다. 학생들의 챗GPT 요약과 나의 요약 비교(활동지 일부 발췌) 공통점 • 나와 비슷한 책의 내용을 썼다. • 지구 불끄기 운동은 지구에 큰 도움이 된다. 차이점 • 인공지능은 한 문장을 2줄 정도로 길고 자세히 썼다. • 인공지능은 나와 다르게 바로 요약을 한다(인공지능은 바로 요약하는데 나는 잠시 생각을 하거나 책을 보았다). 인공지능의 요약을 보며 느낀 점 • 정말 대단하다. • 클릭 한 번으로 나보다 빨리, 정확하게 요약해서 신기했다. • 인공지능이 많이 발전했다(똑똑하다). • 앞으로 인공지능에게 일을 맡겨도 될 것 같다. • 이제 상상만 했던 일들이 현실이 될 것 같다. • 나도 인공지능처럼 쓸 거다. • 나한테 그런 인공지능 능력이 있으면 좋겠다. • 나중에는 글 쓰는 일이 사라질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의 내용을 핵심단어 3가지로 표현하는 요약활동을 가졌다. 학생들은 ‘지구/ 절약 노력/ 지구를 위한 시간’, ‘호주, 전등/ 1시간, 지구, 전등’ 등 다양한 핵심표현으로 가장 중요한 표현을 찾아볼 수 있었다.
2021년 기출문제 교직경력 5년인 여교사가 금년도에 출산을 계획하고 관련된 휴가에 관하여 문의하였다. 해당 여교사에게 출산과 육아에 관한 휴가제도에 관하여 출산 전과 출산 후로 나누어 설명하시오.(20점) 채점기준표 예시 답안❶ 여교사에게 출산과 육아를 위한 다양한 특별휴가제도가 있습니다. 우선 출산 전에는 다음과 같은 휴가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PART VIEW] 또한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등의 난임치료를 받는 경우는 난임치료시술휴가를 1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체외수정 시술의 경우 여성교원은 난자체취일에 1일의 휴가를 더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임신검진휴가는 임신검진을 위해 임신기간 동안 10일의 범위 내에서 반일 또는 하루 단위로 사용할 수 있으며, 유산·사산될 경우 임신기간에 따라 10일~90일의 유산사산휴가를 쓸 수 있습니다. 임신 중 심한 입덧이나 부작용으로 인하여 안정의 필요성이 있을 경우 일반병가도 가능합니다. 출산 후에는 아래와 같은 휴가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산 후 보장된 45일간의 출산휴가도 가능합니다. 예시 답안❷ 여교사의 출산, 육아와 관련된 휴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출산 전 가능한 휴가 가. 출산휴가: 출산 전후 90(120)일(출산 후 휴가기간이 45일(60일)이상 확보) 나. 난임치료시술휴가: 시술 당일 1일 여성공무원 난자체취일 1일 추가 가능 다. 임신검진휴가: 임신검진을 위해 임신기간 동안 10일 범위 내(반일, 또는 하루 단위)로 사용 가능함. 라. 병가: 임신 중 심한 입덧이나 부작용으로 인하여 안정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일반병가 허가가 가능함. 일반병가는 연간 60일 이내임. 마. 유산사산휴가: 임신 중 유산 또는 사산한 경우 임신기간에 따라 다음 같이 사용 가능함. - 15주 이상: 10일 - 16~21주: 30일 - 22주~27주: 60일 - 28주 이상: 90일까지(단, 인공임신중절수술은 제외) 바. 모성보호시간: 임신 중인 여성교원 1일 2시간(1일 최소 근무시간이 4시간 이상일 경우 사용 가능) 육아시간과 중복 사용 불가 2. 출산 후 휴가 가. 출산휴가: 출산 후 45일 이상 확보 나. 육아시간: 만 5세 이하(생후 72개월 이전까지)의 자녀가 있는 경우 24개월 범위 내에서 1일 최대 2시간 사용 가능(일 최소 근무시간이 4시간 이상일 경우 사용 가능). 모성보호시간과 중복 사용 불가. 다. 가족돌봄휴가: 연간 3일 범위(24시간, 한 자녀는 2일, 시간 단위 사용 가능).
칭찬받는 기획안의 특징 이호철은 맥킨지식 문서력에서 상사가 문서에 불만족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주장하는 결론이 명확하지 않다. 둘째, 문제-원인-결과의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 셋째, 상사의 의도나 취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넷째, 기본적 틀이 갖춰져 있지 않다. 더불어 내용이 장황하고 초점이 없거나, 읽을수록 오히려 궁금증이 더 생기며,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안 보이는 경우 상사가 기획안이나 보고서에 불만족한다고 보았다. 존 와이트(John Wight)는 ‘문서는 배려의 산물이다. 독자의 눈높이를 생각하고, 그의 마음을 읽어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기획안을 잘 쓴다고 인정받는 것은 기획력을 인정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획안을 작성할 때 존 와이트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기획안이나 보고서가 독자인 타겟에게 매우 훌륭하게 작성되었다고 칭찬받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충족시켜야 할까? 첫째, 기획 목적의 적합성이다. 기획하려는 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나면서도 전체 내용이 목적과 취지에 잘 부합해야 한다. 기획안을 읽으면서 ‘왜 이런 기획을 한 것인지,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게 해선 안 된다. 기획의 목적과 주제에 공감하고 가치 있는 기획안이라고 인정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획안을 작성하기 전에 목적과 주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토의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둘째, 기획 내용의 정확성이다. 훌륭한 보고서(기획안)는 신뢰할 수 있는 자료로서 정확한 내용을 담고 있어야 신뢰와 믿음을 받게 된다. 데이터를 인용하였다면 그 출처를 분명히 밝혀야 하며, 사실과 의견을 구분해 혼돈을 주지 말아야 한다. 주관적이고 특정적 관점이 아니라 거시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의 의견을 균형 있게 담아야 한다. 셋째, 기획안 정리의 간결성이다. 기획하려는 내용과 취지가 분명하게 드러난 기획안이 좋게 평가받을 수 있다. 보고서나 기획안의 내용과 구성이 산만하지 않도록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많은 내용을 담기보다 하나의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가급적 불필요한 미사여구나 수식어 사용은 피해야 한다. 헨리 워드 비처(Henry Ward Beecher)는 ‘형용사는 회초리로 쓸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나뭇잎과 같이, 보기에는 좋으나 쓰기에는 거추장스럽다’고 강조하였다. 비처의 주장대로, 형용사는 꾸미는 말로서 화려하지만 의미를 복잡하게 만들어 설득이나 정보 전달의 목적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짧고 간략하면서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목적을 충실히 담은 기획안은 칭찬받기 쉽다. 넷째, 기획안 이해 수준의 난이도이다. 가장 훌륭한 보고서나 기획안은 설명을 따로 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작성된, 다시 말해 읽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작성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획안을 작성한 사람이 해당 주제에 대해 가장 잘 안다. 기획안 작성자는 기획안을 작성하면서 많은 정보검색을 하고 다방면으로 검토를 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나 기획안은 도표나 그래프를 활용하면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작성자가 보고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소화하고 있어야 기획안을 쉽게 쓸 수 있다.[PART VIEW] 다섯째, 기획안의 완결성 및 보고 시점의 적절성이다. 기획안에 있어 완결성이란 작성자를 불러 묻지 않아도 외부전송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보고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의문사항을 체크해 보고, 기획안이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적절한 타이밍에 보고되어야 좋은 기획안이다. 아무리 가치 있는 정보와 좋은 내용을 담고 있더라고 때를 놓치면 효용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TIP _ 기획안(보고서) 작성 원칙 • 청와대 비서실 1) 기획(보고)하고자 하는 내용 중에서 가장 비중있는 사안을 앞에 부각시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뒤쪽에 배열한다. 중요한 사안을 뒤쪽에 배열할 경우, 통일성과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한다. 2) 최대한 객관성과 정확성이 있는 문장을 사용하여 기획안(보고서) 흐름이 끊어지지 않고, 글의 리듬과 탄력이 있도록 간결하면서 명료하게 작성한다. 본문에 해당되는 관련 사항(실태 및 현황 내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제시한다. 3) 보고받는 사람이 쉽고 편안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하여 어려운 문장은 가급적 피하면서 평이하게 풀어서 표기한다. 딱딱한 문어체보다 구어체를 쓰되, 지나치게 길지 않도록 하고 문단의 길이는 가급적 2~3줄을 넘지 않도록 유의한다. • 미국 CIA 정보 보고서 1) 결론을 먼저 서술하라(put big picture, conclusion first). 2) 판단을 먼저 제시하고 뒤에 보충할 수 있는 사항을 기술하라. 정보 사용자는 시간이 촉박하여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를 빨리 알고 싶어 한다. 3) 정보의 조직화·체계화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입수된 정보를 논리적으로 체계화하여 불필요한 반복을 피하고 요점을 정리하라. 4) 작성자와 보고받는 자가 똑같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적합한 언어를 구사하라. 5) 단어의 경제성을 고려하라. 짧은 문장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해도를 제고시키므로 두 줄 정도가 적절하다. 6) 생각한 것을 분명하게 표현하라. 표현이 불분명하면 내용도 불분명해지므로 작성 전에 생각하는 바를 미리 정리한다. 7) 가급적 능동태 문장을 표현하라. 능동적 문장은 직접적이고 확실하고 적극적인 의미를 전달한다. 8) 정보 사용자의 수요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정보 사용자가 무엇을 알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생각한다. 9) 동료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라. 동료들의 통찰력과 지식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기획자의 생각법, 김희영, 갈라북스, 2020. 밑그림부터 그리는 기획안 작성 펩시코 최고경영자 인드라 누이는 “메시지를 단순하게 만들어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없다면 대중이 따르도록 만들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어려운 내용을 설명할 때 ‘짧고 쉬운 문장’을 사용하는 것도 메시지를 단순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대니얼 카너먼은 그의 책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신뢰감 있고 지적인 인상을 주고 싶다면 간단한 말을 복잡하게 하지 말라’고 하였다. 기획안을 작성할 때 어려운 단어나 용어를 사용하기보다는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쉽고 단순하게, 그리고 간단하게 서술하는 방식을 택할 필요가 있다. 기획안을 작성할 때, 가장 먼저 ‘누구를 대상으로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도출하는 것이 좋다. 정보전달(제공)인지, 의사결정을 위한 것인지 기획안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를 분명히 세워야 한다. 기획안 작성 과정에서 목표를 변경할 수도 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쓰고 지우는 과정을 반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방향을 분명히 제대로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목표 설정 이후 어떤 내용을 풀어나갈 것인지 대략적으로 구상한다. 전체 목차를 설정하고 목차별로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뼈대를 세우고 살을 붙이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기획안 작성의 큰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이때 어떤 식으로 주제를 다루고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지, 분량은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도 생각해 둔다. 셋째, 준비한 내용을 논리적으로 구조화한다. 사실을 전달하거나 정보를 보고하는 형식이라면 내용이 상대방에게 쉽게 전달되도록 간결하게 정리한다. 무엇을 기획하거나 설득하기 위한 경우,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위해 각각의 핵심내용이 논리적인 유기성을 갖도록 정리해야 한다. 주어진 과제 유형에 맞는 구조화의 단계를 거쳐 문서의 핵심내용을 써야 한다. 넷째, 보고 대상이 누구인지에 따라 기획안의 내용과 형식, 구체성의 정도, 분량 등을 적절하게 조절한다. 기획안의 초안을 작성하는 것은 기획안의 전체 모습(조감도)을 그리는 것과 같다. 조감도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봤을 때의 모양으로 그린 그림이므로, 초안이 있으면 건물을 한 눈에 볼 수 있듯이 완성될 보고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초안은 개요를 수기식으로 구성하는 경우도 있고, 마인드맵의 형식으로 작성할 수도 있다. 미국 대통령 링컨은 ‘나무 베는데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끼를 가는데 45분을 사용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가령 기획안 작성에 1시간이 소요된다면, 구상하는 시간은 45분 정도 할애해도 15분이면 작성하기에 시간은 충분하다. 기획안 작성에 앞서 신중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과정이 익숙해지면 더 이상 기획안 작성이 두렵지 않게 될 것이다. TIP _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 • 몽테뉴의 수상록 _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잘 생각하는 것이다. 글쓰기 위한 정보는 널려 있고 글감은 많다. 구슬을 꿰는 ‘실’이 필요하다. 그 ‘실’은 바로 ‘생각’이다. 생각이 글쓰기의 기본이다.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은 글을 잘 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글의 주제에 대해 흠뻑 빠져야 하고, 빠져있는 기간이 길수록 좋은 글이 나올 확률이 높다. 와인이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기 위해서는 숙성기간이 필요하듯이, 글도 생각의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 바버라 베이그(Barbara Baig) _ 하버드 글쓰기 강의 독자를 의식하는 글을 쓰자. 독자의 관심을 어떻게 끌어모을지, 글의 시작부터 끝까지 독자의 관심을 어떻게 붙잡아둘지, 자신이 말해야 할 것을 어떻게 독자에게 분명히 밝힐지, 독자에게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하여 그들을 웃고 울거나 생각하게 할지 헤아려야 한다. 출처 _ 강원국(2017), 대통령의 글쓰기, 메디치미디어 기획의 실제: 정책기획안 분석·적용 이번 호에서는 ‘공존과 상생’의 2022 평화·세계시민교육 기본계획(서울특별시교육청)에 초점을 맞춰, 정책기획안 작성의 시사점을 생각해 보기로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공존과 상생’의 평화·세계시민교육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비전’으로 지구촌 공동체, 더불어 함께 사는 세계시민 양성을 제시했다. 그에 기초한 ‘추진목표’로 공존과 상생의 글로벌 역량을 갖춘 민주시민 육성, 평화·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전문성 및 책무성 강화, 평화·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및 실천역량 증대로 정리하고 있다. 이상의 비전과 추진목표를 통해 ‘공존·상생’을 더불어 함께 사는 세계시민의 기본역량으로 설정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공존과 상생은 글로벌 역량, 민주시민 역량의 핵심 기저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평화·세계시민교육에는 기본적으로 공존·상생의 키워드를 밀접하게 연결시켜야 함을 유의해야 한다. ‘전문성·책무성 강화’, ‘사회적 인식, 실천 역량 증대(강화를 앞에 사용하였기에 중복을 피하기 위해)’ 등의 키워드가 기획안 작성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비전과 추진목표와 연계하여 핵심과제를 3가지로 우산살(?)을 펼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핵심과제❶ 학교별 평화·세계시민교육 자율시행 지원 확대 핵심과제❷ 평화·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개발 핵심과제❸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 실천역량 신장 이상의 핵심과제를 분석해 보면 단위학교별 자율시행에 역점을 두고 지원확대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미이다. 학교에서 운영해야 할 프로그램 개발과 그를 실제로 적용할 교원들의 실천역량 신장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정책방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면 핵심과제별 세부추진과제는 어떻게 제시하고 있는가? 그에 대한 내용을 세부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핵심과제❶ _ 학교별 평화·세계시민교육 자율시행 지원확대 - 추진과제 ① 학교교육계획에 따른 평화‧세계시민 교육실시 지원 - 추진과제 ②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 운영 및 세계시민혁신학교 운영 - 추진과제 ③ 자율적 학습동아리 운영 지원확대 • 핵심과제❷ _ 평화·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개발 - 추진과제 ①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재 개발 - 추진과제 ② 평화·세계시민교육협의체 구성 및 운영 - 추진과제 ③ 세계시민교육 국제수업 교류 • 핵심과제❸ _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 실천역량 신장 - 추진과제 ① 교원직무연수 운영 - 추진과제 ② 선도교사단 및 교사연구회 운영 - 추진과제 ③ 교원학습공동체 운영 - 추진과제 ④ 평화·세계시민교육 네트워크 구축 지금부터 핵심과제별로 어떻게 세부추진내용으로 기획안을 작성할 것인지 생각해보기로 한다. 핵심과제❶ 학교별 평화·세계시민교육 자율시행 지원확대를 위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일단 단위학교에서 자율시행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하고, 다음 단계로 학교별 연계할 수 있는 네트워크화, 그리고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학습동아리 활성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에 기초하여 서울시교육청은 1) 학교현장의 자체 교육계획 수립을 통해 평화·세계시민교육 자율운영 지원, 2) 교육과정과 연계한 특색 있는 평화·세계시민교육 운영 결과 공유 및 학교 간 네트워크 구축, 3) 자율적인 학습동아리 운영을 통한 학교별 평화·세계시민교육 실천으로 정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추진과제 ①’인 학교현장의 자체 교육계획 수립을 통해 평화·세계시민교육 자율운영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학교교육계획에 따른 평화·세계시민교육 실시 지원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추진방향은 단위학교의 교육계획에 따른 평화감수성·세계시민성·문화다양성 교육실천 지원으로 설정하고, 세부추진계획안으로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 학교의 교육과정 전반에 편성, 범교과 학습주제로 제시 • 교과협의회를 통한 교육과정 재구성 및 교과 간 융합 교수·학습자료 활용 • 교과 및 창의적체험활동 운영 시 평화·세계시민교육 전문기관 연계 활용 • 계기교육, 교과수업, 학급 훈화, 관련 자료 탑재: 서울특별시교육청 홈페이지 세계시민교육(GCED) 자료실 • 평화·세계시민교육 컨설팅을 위한 인력풀 구축 및 지원 • 평화·세계시민교육 연수과정 개발 및 학교 안내 추진과제② 교육과정과 연계한 특색 있는 평화·세계시민교육 운영 결과 공유 및 학교 간 네트워크 구축 방안’은 세계시민교육 실천학교와 세계시민혁신학교 운영을 통해 학교별 교육활동을 중심학교별로 통합 네트워크화한다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고, ‘추진과제③ 자율적인 학습동아리 운영을 통한 학교별 평화·세계시민교육 실천방안’은 추진과제② 운영 결과 공유 및 네트워크 구축의 일환으로 동아리활동을 어떻게 연계하여 활성화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육정책기획안은 이상과 같이 어떤 목적과 문제의식에 기초하여 작성하고자 하였는지를 ‘비전→ 목표→ 추진전략→ 세부추진계획(과제)→ 기대효과’ 등의 체제를 구분하여 분석해 보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면, 기획안 작성의 역량과 내공을 쌓은 데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됨을 알게 될 것이다. 문제는 여러분들의 관심과 분석 안목, 꾸준한 작성 연습이다. 비유하건대, 어떤 우산을 펼치고자 하는지, 어떤 우산살을 몇 개 설정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개념과 아이디어·메시지·단어 등을 통해 우산의 색깔과 모양을 갖출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개요를 짜보고, 세부적으로 과제별 추진내용을 정리해 보는 연습을 꾸준하게 해보자. 특히 교육청의 핵심 전문용어와 개념, 아이디어들이 기획안을 작성하는 데 중요한 탄환(구슬)이 될 수 있으므로 눈에 익숙할 정도로 숙지할 필요가 있다. 다음 호에서는 핵심과제❷ 평화·세계시민교육 프로그램 개발·보급과 핵심과제❸ 평화·세계시민교육 교원 실천역량 신장에 대해 정리해 보기로 한다.
들어가며 최근 우리 사회는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학생자치회 강화 등으로 학생의 인권은 신장하였지만, 이에 반해 교육활동 침해사안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급변하는 교육환경 적응에 대한 어려움으로 교원의 사기 또한 저하되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교원지위법」이 제정되었으며,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시·도교육청별 교권보호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는 「헌법」 제31조 제4항, 「교육기본법」 제14조,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을 근거로 하여 각 시·도교육청의 교육정책으로 추진 및 운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권과 학생인권의 균형에 대한 교육주체들의 인식이 부족하며, 제도적 지원의 부족으로 교육활동 침해사안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학생을 가르칠 권리인 교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늘고있는 상황에서 교육활동이 보장되는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민 할 수밖에 없다. 교원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 때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될 뿐 아니라 보다 나은 수업과 생활지도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인간의 존엄을 바탕으로 한 교육활동 보호의 의미와 정책 및 제도 그리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균형을 이루는 교육활동 보호 실천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교권과 교육활동 보호의 의미 가. 교권의 의미 현재 법령에서는 교권의 개념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자별로 교권의 개념이 다양하게 논의된 바 있다. 이차영(2016)에 의하면 교권은 교원의 권위 혹은 권리를 가리키는데 전문적 권위는 교원이 갖는 전문적 능력이나 인격에서 나오며, 제도적 권위는 전문적 권위를 바탕으로 학교사회의 질서 유지를 위해 교원에게 부여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명주(2017)는 ‘교육할 권리, 신분상의 권리, 재산상의 권리’를 법규적 측면의 권리로, ‘전문적 권위, 도덕적 권위’를 규범적 측면의 권위로 규정하고 있다. 여러 법령에서 교원의 권리 및 권위와 관련되어 명시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나. 교육활동 보호의 의미[PART VIEW]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약칭: 「교원지위법」) 제15조 제1항에서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규정하기 전에는 ‘교권침해’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 이에 「교원지위법」에서는 교원보호의 목적이 ‘교육활동 보호’에 있음을 밝히기 위해 ‘교권침해 행위’ 대신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명명한 바 있다(교육부, 2022). ‘교육활동’은 교원·학생·학부모 등 모든 교육주체를 포함하고 있으며 ‘교육활동 보호’는 ‘교권’을 확대하여 교원의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보호함으로써 학생의 학습권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전국 시·도교육청에서는 지역 교원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교원이 존중되는 문화조성을 위해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교권’을 포괄하면서 교육활동이란 ‘소속 학교의 학생 또는 그 보호자 등이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하여 상해·폭행·협박·모욕, 성폭력 범죄 및 불법정보 유통, 교육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제한하는 행위 등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교육활동의 침해행위의 주체는 ‘소속 학교의 학생 또는 보호자 등’이며,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객체 또한 ‘교육활동 중인 교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교원의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항은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교육활동 보호정책 2012년 사회적 문제로 부각한 교권침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부는 ‘교권보호 종합대책(2012.8.28.)’을 수립하였다. 여기에서는 교권침해 학생과 학부모 조치 강화, 피해교원 치료 및 상담 지원, 교권침해 은폐 방지 및 예방 강화, 시·도교권보호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교육부, 2012). 이후 2016년 ‘교육활동 보호’를 추가한 명칭과 내용으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개정되었고, 교권치유지원센터를 각 시·도에 지정·운영하는 지원방안이 제시되었다. 2019년에는 교육활동과 관련하여 발생한 분쟁에 대해서 교원을 지원하기 위한 ‘법률지원단의 구성 및 운영(제14조의2)’,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피해를 입은 교원을 위한 ‘특별휴가(제14조의3)’, 교육활동 침해유형과 보호조치에 관한 규정을 명료화한 제15조를 신설하였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 증가 및 대응제도가 미흡하다는 여론을 반영하여 교육부에서는 2022년 9월 학교의 교육력 회복을 위한 교육활동 침해예방 및 대응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활동 보호제도 「교원지위법」 제15조 제1항에서는 교육활동 침해행위란 ‘소속 학교의 학생 또는 그 보호자 등이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하여 상해·폭행·협박·모욕, 성폭력 범죄 및 불법정보 유통, 교육활동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제한하는 행위 등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행위’라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주체는 ‘소속 학교의 학생 또는 보호자 등’이며, 교육활동 침해행위의 객체 또한 ‘교육활동 중인 교원’으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교원의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항은 교육활동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대한 보호제도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교육활동 보호 구현방안 학생의 인권과 교권의 관계가 대립이 아닌 상호 인격적 보완관계라는 점을 학술적 논의에서 찾을 수 있다. 김철(2012)은 독일의 교육학자 놀(Nohl)의 교사-학생의 ‘교육적 관계이론’을 통해 교육적 관계의 본질이 상호 신뢰에 기초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교권은 학생에 대한 헌신과 권위로 나타난다. 학생의 대응은 교사의 헌신에 대해서는 신뢰로, 교사의 권위에 대해서는 복종으로 나타나는데, 헌신에 대한 신뢰는 학생으로 하여금 더욱더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고전(2021)은 교권과 학생인권의 관계가 상호보완관계로 설정되어야 하며 교권과 인권의 균형과 조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가. 교권과 학생인권의 균형에 대한 교육주체들의 인식 전환 교사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가 결국 학생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로 이어진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학교현장에서 발생하는 교권과 학생인권의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교육주체들의 인식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주체 간 상호존중의 문화 및 공동체성 형성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모든 교육주체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학교생활 약속(배움 약속, 공동체생활 약속, 놀이약속 등)을 정하고 함께 실천할 수 있도록 전자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아고라광장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서 소통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교육공동체로서의 연대의식을 강화하는 학교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활동 침해와 관련된 제도의 정확한 취지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교사·학부모·학생 교육 3주체와 교육행정직이나 교육공무직을 비롯한 교육주체들이 학교의 비전과 철학을 공유해야 한다. 또 교육공동체가 인간의 존엄성을 내면화하고 성찰할 수 있는 학교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나. 교육주체별 역량 강화와 실천 학교구성원들의 갈등관리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서는 다양한 갈등상황을 관리하고 극복할 수 있는 교육주체들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첫째, 학생 성장단계별 교육활동 보호교육을 실천한다.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예방교육을 폭력이나 침해관련 예방교육과 통폐합하여 운영하고, 학교급별로 교육내용과 교육방법을 위계화하여 진행한다. 또한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학교폭력예방교육과 같이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학생들의 성장단계에 맞는 인권감수성교육을 확대 시행한다. 둘째, 학부모 대상 역량강화는 교육활동 보호교육 및 홍보를 중심으로 실시한다. 교육활동 보호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담은 법령 이해 교육을 우선 실시하고, 교육활동 보호와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학부모의 눈높이에 맞게 체계적으로 구성하여 교육하도록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 학부모교육을 전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지역 내 교육기관과 연계하여 학부모교육을 확대하고 내실화하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셋째, 교사들의 교육활동에서 나타나는 침해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성장주기에 따른 맞춤형 연수가 필요하다. 침해유형 및 대응역량과 대응방식 그리고 회복탄력성도 교사 개인별로 다르기 때문에 교사 스스로 자신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우선시하고 회복탄력성에 대한 역량을 갖도록 교육한다. 또한 학생을 이해하고 다양한 정서적 특성을 가지는 학생 유형을 이해하는 내용의 연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나가며 학생과 교사의 관계는 결코 대항적 관계가 아니다. 학생인권과 교권의 관계 역시 매우 상보적 관계이다. 구정화(2014)는 교사의 교육권은 그 자체로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기에 교사의 교육권과 학생의 학습권은 대립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따라서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다. 학생인권은 민주적이며 전문적인 교권과 상호 안정을 이루어야 하고, 모든 인간의 존엄과 가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될 때 학교교육은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교육은 공동체를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고, 공동체성을 길러주는 주요한 통로로 기능해왔다. 교사와 학생, 가르침과 배움이 균형을 이루는 관계에 기초한 공동체를 위해 교사를 존경하고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고, 교육공동체가 인간의 존엄을 존중하는 학교문화가 회복되길 기대해본다.
지난 호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2022년에 각 시·도교육감 선거로 인해 전문직 전형이 대부분 하반기에 실시되었다면 2023년에는 5~6월에 걸쳐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 각 시·도교육청의 전형요강에 따르면 면접은 선발인원의 2~3배수로 합격한 1차 시험 합격생을 대상으로 별도로 실시된다. 2차 면접 결과를 1차 시험성적과 합산하는 경우도 있지만, 1차 성적과 무관하게 2차 면접점수로 당락을 결정하는 시·도도 있다. 면접전형의 경쟁률이 상당하기에 결코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되며, 1차 결과 발표 후 시작하기보다는 1차 시험과 동시에 준비하는 것이 좋다. 준비하고 공부해야 할 내용은 같고, 글로 표현하는지 말로 표현하는지의 차이만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전문직 시험을 앞두고 준비생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번 호에서는 전문직 면접 대비 학습법과 면접유형 및 대응방법을 소개한다. 면접자료,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공부하나 1. 무엇을 준비하나 면접문항은 각 시·도교육청의 기본계획에서 상당 부분 출제된다. 또한 교육감 공약집, 백서, 신년사, 교육연수원의 연구논문, 교육연구원의 연수자료, 교육청 장학자료, 교장회의자료도 출제원이 된다. 거의 비슷한 내용이 중복되거나 연결되기 때문에 기본계획을 꼼꼼하게 익혀두면 한결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거나 교육부에서 발표하는 정부 정책안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2. 어떻게 공부하나 지난 호에서 방대한 양을 공부하는 방법으로 전습법과 요약하기 및 목차학습법을 소개한 바 있다. 전습법은 제본된 자료를 처음부터 끝까지 편하게 읽어나가되, 각 페이지마다 중요 내용을 밑줄을 치며 읽는 방식이다. 이렇게 20회독 이상을 하면 암기하려 하지 않아도 각 페이지마다 그어진 밑줄만 보면 내용이 금방 떠올려지는 내 책 만들기 방식이다. 요약하기는 보통 기본계획 하나의 양이 거의 15~40쪽에 달하는데, 이를 3~4쪽 이내로 줄이는 방법이다. 기획안 작성이나 면접 답변에 큰 도움이 된다. 목차학습법은 목차만 보면서 내용을 떠올려보고 생각나지 않으면 내용을 찾아보면서 다시 확인하는 장기기억방법이다. 20~30회독을 하면 목차만 봐도 내용이 금방 떠오르는 학습법이므로 휴대폰에 목차를 저장해 수시로 내용을 상기하면서 시간을 할애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전문직 면접유형 1. 면접방식의 변화[PART VIEW] 면접 형태가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단순 문답형에서 여러 가상적인 상황을 제시해 놓는 형식으로 바뀌고, 각 시·도교육청이 원하는 인재의 요구 형태에 따라 면접방법을 달리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뛰어난 업무능력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질·소양·교육관 등 선발 분야의 전문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접에 앞서 지원자의 품성·소통·공감능력을 알아보기 위한 온라인 동료평가를 실시하고, 심층면접이나 토의·토론면접을 통해 정책이해력·문제해결력·설득력·교육관 등을 살피며 촘촘하게 개인의 역량을 살피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역량평가시스템을 활용하여 응시자에 대한 직무적합성을 다차원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서울교육청은 점수에 반영하지 않으나 경기도교육청은 2023년부터 점수에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도교육청은 2023년 공개전형부터 필기시험과목은 컴퓨터를 활용하여 작성(CBT: Computer Based Test)하는 방식을 예고했다. 2. 각 시·도교육청 전문직 면접의 유형(가나다순) 전문직 면접유형의 특징과 대응방법 다양한 면접유형 중 각 시·도교육청의 전문직 전형은 대부분 심층면접, 토의·토론 및 AI 면접으로 구성된다. 1. 심층면접 지원자가 입실하며 “관리번호 ○번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한 후, 안내를 받아 대기석에서 기다린다. 시작종이 울리면 평가위원이 “답변석으로 이동하여 구상형 ○문항과 즉답형 ○문항을 ○○분 이내에 차례대로 답변하시오”라고 말하면 답변을 시작한다. 심층면접은 구상형과 즉답형 문항으로 구성된다. 구상형은 면접 직전 주어진 질문의 답변을 구상하여 대답하는 형식이고, 즉답형은 구상형 문항 답변 후 책상 위의 질문지를 읽고 즉시 답하는 형식이다. 면접 평가위원은 5명으로 구성되며, 평가위원과 지원자 간에는 안내하는 내용 외에 상호 질의응답은 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복합 상황으로 된 문제가 주어지므로 출제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간파하고 조건에 맞게 답해야 한다. 짧은 시간 내에 답변을 생각하고 정리해야 하기에 창의력·순발력이 요구되며, 문항 수에 따른 답변시간 안배를 적절히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평가위원들은 당일 공정한 평가를 위한 연수를 받게 되며 경쟁률이 2:1인 경우 보통 4명의 면접을 마친 후 위원 상호 간 협의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평가의 오차도 줄이고 합격자와 탈락자를 구분하기 위함이다. 5명 평가위원의 항목별 점수에서 최고점과 최저점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점수로 확정된다. 선발시험은 상대평가이므로 내가 답변을 아무리 잘해도 상대가 더 잘했다면 좋은 결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연습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자세는 어떤지, 옷매무새는 어떠한지, 표정은 밝고 자신감이 있는지, 목소리는 명확하고 크거나 작지 않은지, 시간 내에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구상하여 표현하는지 등을 보고 많은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모범답안을 외우라는 것이 아니라 답변의 다양한 기술을 익히고, 사고의 유연성과 표현력을 높이는 연습을 하라는 것이다. 가능하면 실전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 심층면접의 흐름(대전시교육청 절차 예시, 시·도별로 다를 수 있음) 1) 심층면접은 상호 토의·토론 종료 후 관리번호 순으로 진행함. 2) 심층면접은 4문항을 총 9분 이내에 구술로 답변함. 3) 면접 직전에 즉답 1문항을 제외한 3문항에 대해 구상시간 6분이 부여됨(메모할 수 없음). 4) 입실하여 3개의 구상문항에 대해 답변 후 즉답문제를 확인 후 답변함. 5) 심층면접 종료 후 관리번호 명찰을 반납하고 개인물품을 반환받아 귀가함. 2. 토의·토론 토의·토론면접은 일정한 주제나 내용이 제시되고 이에 대한 토의·토론을 보고 면접위원들이 평가하는 방식이다. 토의·토론면접은 개별면접이 가지는 단점을 보완하고 주어진 짧은 시간 동안 가급적 많은 요소를 파악하는 데 가장 효율적이며, 제시된 토론주제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에서 지원자의 역량과 토론 멤버들 간의 상호작용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직무와 관련된 주제에 대한 핵심을 얼마나 잘 이끌어내는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토의·토론면접은 다(多)대다 찬반형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모두가 한 팀이 되어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두 가지 대안을 도출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면접위원은 진행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를 하지 않고 지원자들이 어떻게 토론을 이끌어 가는가를 주의 깊게 관찰할 뿐이다. • 상호 토의·토론능력평가 진행 절차(대전시교육청 예시) 발열체크 → 등록 → 응시자 유의사항 안내 → 토의·토론 조 및 관리번호 추첨 → (1조) 상호 토의·토론 실시 / (2조) 대기 → (1조) 심층면접 실시 / (2조) 상호 토의·토론 실시 → (2조) 심층면접 실시 / (3조) 상호 토의·토론 실시 → (3조) 심층면접 실시 1) 토의·토론 주제는 1문항임. 2) 토의·토론조는 당일 추첨을 통해 결정하며 4개 조를 운영함. 3) 토의·토론조의 순서(1조·2조·3조·4조)에 맞추어 관리번호를 추첨함. 4) 토의·토론실 입실 전 구상실에 입실하여 주제에 대하여 구상함. 5) 토의·토론실에 입실하여 관리번호 지정석에 앉아 토의·토론을 실시함. 6) 토의·토론 순서는 기조발언 → 상호 토의·토론 → 정리 → 최종발언 순으로 진행됨. 7) 토론자에게 필기도구(플러스펜·구상지·메모지)가 제공되고, 제공된 필기도구 외에는 사용을 금지함(개인물품 소지 금지). 8) 개인별 기조발언 2분, 최종발언 2분이 주어지고, 전체 대상 정리 1분, 상호 토의·토론 4인조 23분, 5인조 29분 주어짐(상호 토론은 자유롭게 진행됨). 9) 기조발언은 관리번호 순(1 → 2 → 3 → 4순)으로 하며, 최종발언은 역순(4 → 3 → 2 → 1순)으로 함. 10) 상호 토의·토론 후 정리시간이 부여되고 정리시간 종료 후 최종발언 진행함. 11) 평가 종료 이후에는 문제지·구상지·메모지 등을 모두 회수함. 12) 토론 시 개인정보(학교명 포함)를 노출하거나, 인격침해 발언을 하는 경우에는 해당 토론자에 대하여 감점 처리함. TIP _ 호감 받는 토론자세(취업성공과 진로 디자인, 오성환저, 두남, 2017) 1) 토론과정에서 승패 여부에 집착하지 마라. 어느 주장이 이기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면접위원들은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눈여겨본다. 특히 팽팽하게 맞서는 의견을 조정해가는 리더십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준다. 2) 치밀하고 개성이 있는 논리를 전개하라. 암기한 듯한 단편적인 이야기보다 독창적인 논리를 신선하게 받아들인다. 현실성 있는 대안을 도출하고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신경 써야 한다. 3)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제시하라. 결론을 제시한 뒤 부연설명을 들이는 연역적인 논리의 전개가 좋다. 그리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로 마무리를 해주는 게 좋다. 4) 다른 지원자의 말을 경청하라.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다른 지원자의 의견을 들을 때 눈을 맞춰 주고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제스처를 적당히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출처: 강원국(2017), 대통령의 글쓰기, 메디치미디어. 3. AI 면접 최근 면접과 관련한 가장 혁신적인 변화는 AI 면접관의 출현일 것이다. 이제 지원자들은 인간뿐만 아니라 컴퓨터와도 면접을 진행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공기업·사기업 관계없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AI 직무적합성평가(10점)를 2023년 전문직 전형에 전격 도입하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역량평가 시스템을 활용하여 응시자에 대한 직무적합성을 다차원적으로 평가한다’고 하고 있다. AI 면접을 도입하는 이유는 채용과정에서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진행하는 오프라인 면접과 달리 AI 면접은 노트북이나 PC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면접이 가능하다. 그래서 면접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인간면접의 오차나 오류를 줄일 수 있기에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경기도교육청의 시행 성과를 보며 타 시·도교육청에서도 도입 시기를 저울질할 가능성이 크다. ● AI 면접유형 AI 면접은 AI를 이용한 영상면접으로 지원자의 음색, 단어의 선택(성향), 표정, 보디랭귀지 등을 분석해서 지원자를 평가하는 면접유형이다. AI 면접은 구술면접·심층면접·게임면접 등으로 구성된다. 구술면접에서는 자기소개와 지원동기, 성격의 장단점 등을 묻는다. 생각할 시간은 30초를 주며 이후 90초 동안 답변할 수 있다. 이때 지원자의 표정 변화와 눈동자 움직임, 목소리, 사용하는 단어들을 분석한다. 심층면접은 AI가 특정 상황을 제시하고 지원자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마지막은 게임면접이다. 다양한 게임을 하면서 지원자의 집중력, 의사결정 방식, 게임 수행 과정에서의 반응 등을 측정한다. 사람의 표정을 보고 감정 맞추기, 무게 비교하기 등의 게임이 있다. 하지만 AI 면접의 한계도 분명히 존재한다. AI 면접이라고 하지만 지원자의 답변을 심층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단계에서 사전에 입력된 제한된 정보를 활용할 뿐이다. 또한 AI에 입력된 정보가 편향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대부분 AI 면접을 인·적성검사에서 활용한다. 전문가들은 빅데이터가 축적되면 AI의 신뢰도가 높아지리라 전망하고 있다. AI 인·적성검사는 요구되는 역량들을 직무분야별로 세분화해서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각 시·도교육청 전문직 전형요강에 나타난 인·적성역량들을 열거해보면 논리력, 창의력, 발표력, 자질과 품성, 국가관 및 교육관, 인성적 자질, 공감 및 소통능력, 문제점 진단과 문제해결을 위한 합리적 조정 및 현장지원역량, 정책추진 능력, 민주적 의사소통 능력 등이다. AI 면접관은 이런 역량들을 중심으로 문답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므로 전문직 준비생들은 관련된 본인 경험이나 사례를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우선 검토해야 할 것은 지원자의 응답 신뢰 가능성과 직군 적합도, 그리고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점과 약점 요인이다. 따라서 AI 인·적성검사에서 조직 부적응성이나 부적합성이 높다면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요소가 있다. ● AI 면접 시 주의점 5가지 첫째, 표절은 금물이다. 다른 사람의 자기소개서를 베끼거나 인터넷이 돌아다니는 이력서를 모방해선 안 된다. 둘째, 어법에 맞게 사실만 쓴다. 맞춤법 오류, 문맥과 맞지 않은 문장, 자신의 경험과 맞지 않은 내용을 쓰지 않는다. 셋째, 시·도교육청이 원하는 인재상에 자신이 부합하는지 생각해본다. 시·도교육청의 인재상을 숙지하고 적합한 인재가 되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 넷째,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구체적으로 그린다.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숙지하고 자신이 그 일을 어떻게 잘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그려보아야 한다. 다섯째, 모의면접을 해본다. 자신의 표정·자세·시선·목소리 등을 미리 동영상으로 찍어 확인한다. AI 면접에서는 뇌과학에 근거한 사람들의 표정·시선·목소리·떨림 등과 관련된 감정 데이터에 높은 점수를 주므로 평소에 이 부분을 연습해야 한다.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 기술이 교육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교과서가 2025년 도입된다. 영어·수학·정보교과부터 시작이다. 과목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서 학생들에게 개인의 역량, 학생들의 배움 속도에 맞는 맞춤 교육을 제공한다는 게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한 인재로 키우고, 교사들은 학생과의 인간적 연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인성·창의성·비판적사고력 같은 이런 디지털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작됐다. 영국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교원의 업무경감, 학생의 학습성과 향상, 학교의 효율적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도 2019년부터 전국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디지털팍트(DigitalPakt Schule)’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확산 속도가 우리보다 한참 앞서 있다. 현재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의 경우, 수학은 AI 튜터링이라는 맞춤형 학습 제공 기능으로 학생들의 맞춤 학습을 지원한다. 영어는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서 듣기 뿐만 아니라 말하기 교육을 강화한다. 또한 정보과목에서는 학부모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코딩 교육을 교육과정 내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먼저 일선 학교들이 제대로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학교 유무선 통신망 등 인프라와 교사들의 역량이다. 교사들이 능숙하게 다루고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도록 연수를 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기술만 있고 철학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속도보다 방향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AI 교육시대,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다. 교사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다. AI를 활용한 학생 개별지도는 물론 학생들이 유해 사이트나 앱에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안전장치 구축과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교육도 교사 몫이다. 이번 호는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으로 꼽히는 디지털교과서를 다룬다. 새롭게 선보일 디지털교과서는 어떤 모습이며, 어떤 방식으로 수업에 활용되는지 알아본다. 디지털교과서에 담기는 AI 기술 수준도 함께 다룬다. 이어 우리보다 앞선 일본의 사례와 함께 미국·영국·호주 등 각국의 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보급 현황을 살펴본다. 아울러 디지털교과서 등장과 함께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교사들은 어떤 역량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모아 본다. 코로나19 이후 학교에서 디지털 융합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분필과 흑칠판 대신 전자칠판을 사용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학습지와 비닐파일 대신 온라인 플랫폼에 학생들의 포트폴리오가 쌓여간다. 2025년부터는 전통적인 종이교과서 대신 디지털교과서가 전면 도입되어 학생들은 모니터를 보며 교과내용을 접하고, AI 튜터가 학생들의 학습을 지원하는 상황이 일상화될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누구보다도 밀접하게 엮인 집단은 바로 이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하여 직접 수업을 이끌고 나갈 교사들이다. 교육변화에 따라 교사의 역할도 주도적인 변화를 거쳐야 한다. 디지털교과서 시대, 교사의 역할은 학습동기 디자이너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면 교사는 수업준비, 수업진행, 피드백 제공의 측면에서 기존과는 상이한 방식을 채택해야 할 것이다. 교과서의 내용에 부연 설명을 덧붙여 PPT 파일 또는 학습지를 제작했던 기존의 지식전달형 수업준비 방식과 달리, 디지털교과서의 등장과 함께 교사는 풍부한 상호작용형 멀티미디어 자료를 탐색하며 숙지하게 될 것이다. 자료의 바닷속에서 교사는 ‘학습동기 디자이너’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수업자료를 제작하는 시간이 단축되므로 교사는 학생들에게 최선의 동기부여 방안을 고민하여 자료 제시의 순서 및 중요도를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다음으로 실제 수업을 진행할 때는 AI 튜터가 개별 학생들의 특징에 적합한 자료를 추천하며 학생들에게 하나의 내용을 다각도로 학습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AI 튜터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하여 교사는 ‘퍼스널 데이터 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학생들의 개별적인 특성을 수집하고 선별하여 해당 데이터를 AI 튜터에게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교사는 유의미한 데이터 항목을 수집하여야 한다. 예컨대 다중지능검사 결과, 성격유형검사 결과, 진로 희망사항, 관심사 등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피드백 제공 단계에서는 AI 튜터가 학생들의 학습속도 및 정확도 등에 대한 정량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줄 것이다. 이때 교사는 학생들이 피드백을 잘 이해했는지 점검하고 정성적인 피드백을 추가로 제공해 학생들의 정의적인 측면을 자극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학생들의 ‘감정 디자이너’ 역할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감정이 긍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여 다음 학습에 대한 열의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교사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지식전달자가 아닌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그것은 창의성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의 발전은 마치 인류에게 불의 발견과 같다. 불이라는 것이 처음에는 인류에게 굉장히 두려운 존재였겠지만, 불의 다양한 용도를 알고 활용하는 사람이 결국 힘을 얻게 됐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고기를 익히기 위해’, ‘맹수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와 같은 불의 다양한 용도를 직접 시도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이다. ‘AI will not replace you. A person using AI will(인공지능은 당신을 대체하지 않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사람이 대신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창의적인 교사는 도전적으로 새로운 도구의 범위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 교사는 인공지능이 어디에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한계를 정해놓지 않고 확산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 한다. 유연하고 도전적으로 새로운 도구를 기존의 수업에 융합할 수 있는 교사야말로 미래교육이 필요로 하는 교사상일 것이다. 디지털시대를 앞둔 교육의 현실 …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필요 하지만 디지털시대를 앞둔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학교현장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이 존재한다. 지난 수십 년간 교육경력을 거치며 교사들이 축적해온 노하우의 대부분은 디지털 기반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같은 학교 및 같은 교과 내에서도 디지털기기를 환영하는 의견과 디지털기기를 낯설어하는 의견이 맞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디지털기기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교육의 질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으며, 디지털 네이티브인 학생들의 배경을 반영한 교육이라고 해서 꼭 좋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대전환과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교육현장에서 크고 작은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교육현장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첫째, 장기적으로 계획을 수립하여 교사들이 자연스럽게 디지털교과서 및 인공지능교육의 장점을 체화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다양한 주제의 교사연수, AI 융합교육 사례집 배포, 학교별 선도교사 시스템 운영 등을 통해 이룰 수 있다. 디지털교육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며 개별 교사들이 자신의 교육관에 맞게 디지털교과서의 이점을 점진적으로 적용해나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둘째, 모든 교사가 전문가 수준으로 기술적인 부분을 해결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수업시간에 기술적 문제가 생겼을 때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다는 이유로 디지털교육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있는 교사들도 있다. 에러 발생 시 조치를 하더라도 해당 시간 동안 수업진행에는 공백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정된 무선 네트워크망 및 충분한 교육용 기기를 확보하고, 일과 시간 내에 기술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이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학교별로 배치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셋째, 디지털교과서의 가능성과 한계를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교육현장에서는 종이교과서로 학습하는 것을 선호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며, 과도한 디지털기기 사용으로 인해 성장기 학생들의 눈과 척추 건강에 우려를 나타내는 학부모도 있다. 디지털교과서 도입에 따른 장점 및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것과 더불어 현실적인 부작용에 관해서도 토론하여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미래교육의 방향성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 영어수업시간에 챗GPT를 체험해본 학생들이 질문했다. ‘선생님 어차피 챗GPT가 다 번역해주는데 영어는 왜 배워요?’ 이 질문에 아이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명쾌한 대답을 하기에는 아직 교육의 새로운 방향성이 수업과 평가에 충분히 녹아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수업시간에는 문법 개념을 설명한 후 예제 문제를 푸는 수업, 그리고 본문과 단어를 가장 잘 암기한 학생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는 평가가 존재한다. 아이들의 이러한 질문은 그들이 앞으로의 미래자원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삶에는 인공지능이라는 도구가 항상 존재할 것이고, 학생들 입장에서는 ‘배워야 한다는 정당성이 부여되지 않은 학습방법과 내용을 고수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식 조각들을 암기하는 방식보다는 해당 교과의 기본원리를 파악하여 인공지능에게 질문하는 방식을 학생들이 연습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을 비판적으로 처리하고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 더 이상 우리는 디지털교육이라는 파도를 막을 수 없다. 결국 우리는 파도를 타고 그 흐름을 느끼며 함께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융합하여 인공지능이 교육과 학생들의 발달에 줄 수 있는 강점을 취하고,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 기술이 교육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교과서가 2025년 도입된다. 영어·수학·정보교과부터 시작이다. 과목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서 학생들에게 개인의 역량, 학생들의 배움 속도에 맞는 맞춤 교육을 제공한다는 게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한 인재로 키우고, 교사들은 학생과의 인간적 연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인성·창의성·비판적사고력 같은 이런 디지털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작됐다. 영국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교원의 업무경감, 학생의 학습성과 향상, 학교의 효율적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도 2019년부터 전국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디지털팍트(DigitalPakt Schule)’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확산 속도가 우리보다 한참 앞서 있다. 현재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의 경우, 수학은 AI 튜터링이라는 맞춤형 학습 제공 기능으로 학생들의 맞춤 학습을 지원한다. 영어는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서 듣기 뿐만 아니라 말하기 교육을 강화한다. 또한 정보과목에서는 학부모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코딩 교육을 교육과정 내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먼저 일선 학교들이 제대로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학교 유무선 통신망 등 인프라와 교사들의 역량이다. 교사들이 능숙하게 다루고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도록 연수를 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기술만 있고 철학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속도보다 방향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AI 교육시대,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다. 교사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다. AI를 활용한 학생 개별지도는 물론 학생들이 유해 사이트나 앱에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안전장치 구축과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교육도 교사 몫이다. 이번 호는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으로 꼽히는 디지털교과서를 다룬다. 새롭게 선보일 디지털교과서는 어떤 모습이며, 어떤 방식으로 수업에 활용되는지 알아본다. 디지털교과서에 담기는 AI 기술 수준도 함께 다룬다. 이어 우리보다 앞선 일본의 사례와 함께 미국·영국·호주 등 각국의 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보급 현황을 살펴본다. 아울러 디지털교과서 등장과 함께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교사들은 어떤 역량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모아 본다. 해외 여러 국가의 교육부에서도 디지털교과서와 이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물론 모든 국가가 다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디지털교과서보다 학생진단과 학습분석 등의 성능이 더 우수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줌(Zoom)으로 대표되는 화상회의기능을 대부분의 교사와 학생이 배워 온·오프라인에서 사용하게 되었듯이 GPT로 대표되는 생성 AI 확산으로 인해서 AI 디지털교과서도 학교에서 서책형교과서와 함께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교무와 수업 등에 접목하여 사용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배경 아래 해외의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와 어떤 유사한 점과 다른 점이 있는지 비교해 보고자 한다. 먼저 다른 점 세 가지를 꼽아보면 아래와 같다. 우리나라는 교과서, 해외에선 보조교재 첫째, ‘디지털교과서’의 의미가 다르다. ‘교과서’ 자체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과서는 국가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발행사에서 교과전문가들과 함께 제작한 후, 교육부가 정한 심사기준을 통과하면(검인정) 교육청 혹은 학교의 선택을 거쳐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서구 대부분의 국가는 이러한 국가교육과정과 검인정제도 등이 아예 없거나 자유롭다. 그 선택도 개별 교사의 재량에 맡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국가주도형에 가깝고, 미국과 유럽 등은 민간주도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서구 대부분 국가에서의 디지털교과서는 우리들의 관점으로는 ‘교사가 수업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디지털교재’와 같은 개념이다. 둘째,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의 주요 콘텐츠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에 교과서 외에도 일부 문제와 참고자료가 포함된다. 교과서(디지털교과서)가 핵심의 주요 콘텐츠가 되지만 해외는 반드시 그렇지 않다. 디지털교과서는 여러 콘텐츠 중에 한 개다. 심지어 교사가 플랫폼 안의 콘텐츠를 재구조화해서 별도의 교재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1학기 수업의 코스웨어를 만들기도 한다(그림 1 참고). 셋째, 교재와 학생들이 산출하는 다양한 교수·학습기록을 수합 처리하여 일부는 인공지능의 텍스트 마이닝 기술 등을 활용하여 그 결과를 교사와 학생에게 제시하거나 평가(CBT, 대학입학시험 포함)에 연결한다. 또 그 플랫폼은 전체적으로 웹페이지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는 별도의 뷰어를 통해서 교과서의 틀과 내용 배치를 그대로 유지하지만(그림 2 참조), 그렇지 않은 국가들이 더 많다. 웹기반의 경우 별도의 다운로드 등이 필요 없이 바로 보고, 그 안의 텍스트 등을 복사하기가 용이한 특징이 있다(그림 3·4 참조). 디지털교과서 개발은 국가주도가 대세 반면에 우리나라와 공통적인 부분도 있다. 첫째, 교육부에서 직접 개발하거나 주관 및 지원하는 점이다. 민간주도형의 교과서 제도를 가지는 대부분의 서구 국가에서도 국가(교육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형세다. 코로나19와 인공지능 발전이 그 배경이 되었다고 판단되지만, 해외 교육부가 자세를 전환한 이유로 세 가지를 더 지적하고 싶다. 즉 가르치는 내용(교과서·교재 등)과 교수·학습(수업)을 통해 산출되는 콘텐츠들이 수합되어 통합적으로 관리 및 분석되어 재활용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기준(표준)이 필요한 점, 대학입시로도 연계되어 활용될 수 있는 점, 일부 발행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과 기술이 들어가는 점이다(이외에도 교육평등과 교원양성 그리고 디지털 격차 완화 등의 목적도 생각할 수 있겠다). 둘째, 포함하는 기능들의 유사성이다. 사전진단과 사후평가 기능과 원로그인(SSO), 교사의 저작도구, 학생들이 산출하는 학습텍스트 분석, 일정관리, 콘텐츠 공유 등이다(표 1 참조). 이러한 기능들을 통해 교사의 학생 맞춤형 교수(Teaching)와 학생의 자기 수준과 적성 등에 맞는 학습을 지원하는 점이다. 다만 이러한 기능 각각에는 기술과 정도의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학습텍스트 분석에는 밑줄이나 마커펜으로 표시된 텍스트를 수합하고 분류 및 요약해서 교사에게 전달하는 기능이 구현된 경우도 있고, 진단 및 평가기능에는 학습진척도와 성취도 및 질문 등의 기록을 통해 학생의 학습유형을 자동으로 분류해 주는 기능도 있다. 또한 일정관리기능에는 학교와 교사 및 학생의 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 및 공유하면서 학생이 보다 자기주도적인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디자인도 있다. 셋째, 국가교육과정이 있는 국가에서는 플랫폼 안의 교수·학습내용에 대한 표준을 국가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서 접근하는 점이다. 디지털교과서 플랫폼 개발에 필요한표준에는 기술 표준과 내용 표준 등이 있는데 그 중 내용 표준은 여러 디지털교과서와 교재의 내용을 통일된 기준으로 분류함으로써 설령 발행사가 다르더라도 통합적으로 처리 및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내용 표준을 위해 교과서 내용을 세밀하게 분류하는 기준(학습요소 혹은 기본단위)을 가진 국가들은 국가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활용하고 있는데, 싱가폴과 호주 그리고 일본에서도 이러한 특성을 볼 수 있다. 디지털교과서를 위해 고려할 점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디지털교과서를 위해 고려할 점 세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개별맞춤형 학습촉진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단점 극복이다. AI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개별맞춤형 교수·학습이 촉진됨에 따라 교사에게는 보조교사로서, 학생에게는 튜터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반면에 학생이 수업에서 고립될 우려도 있다. 같은 교실 공간에 여러 명이 함께 협력하면서 끈기와 공감 등의 비인지능력을 높일 수 있는 교수·학습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 챗GPT로 대표되는 초거대 인공지능이 가지는 대화형과 질문 중심 및 텍스트기반이 주는 장점 뒤에 발생할 수 있는 단점 극복이다. 가장 먼저 과의존이 될 수 있고, 정보 편향성 및 반복적 질의응답으로 천천히 음미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소홀해 질 수도 있다.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챗GPT에 대한 교육적 가능성과 위험성을 고려한 수업 모색뿐만 아니라 교원연수 및 교원양성과정에서의 정책적 고민도 요구된다. 셋째, 디지털교과서는 교사와 학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사와 학생 및 보호자(학부모)뿐만 아니라 학교관리자(교장·교감·교육청 등)와 정책입안자(교육부) 및 연구자(대학교수) 등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디지털교과서 플랫폼을 통해 교수·학습 데이터와 콘텐츠가 선순환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재가공 및 활용할 수 있다. 에듀테크의 기술 개발 및 해외수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표 2 참조). 물론 이를 위해서는 개인정보와 저작권 등에 대한 주의와 관련 법제도 정비 등이 수반되어져야 할 것이다.
챗GPT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공지능 기술이 교육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교과서가 2025년 도입된다. 영어·수학·정보교과부터 시작이다. 과목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서 학생들에게 개인의 역량, 학생들의 배움 속도에 맞는 맞춤 교육을 제공한다는 게 디지털교과서 도입의 가장 큰 목적이다.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한 인재로 키우고, 교사들은 학생과의 인간적 연결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인성·창의성·비판적사고력 같은 이런 디지털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작됐다. 영국의 경우에는 학교에서 교원의 업무경감, 학생의 학습성과 향상, 학교의 효율적 경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도 2019년부터 전국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디지털팍트(DigitalPakt Schule)’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확산 속도가 우리보다 한참 앞서 있다. 현재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교과서의 경우, 수학은 AI 튜터링이라는 맞춤형 학습 제공 기능으로 학생들의 맞춤 학습을 지원한다. 영어는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서 듣기 뿐만 아니라 말하기 교육을 강화한다. 또한 정보과목에서는 학부모들이 부담을 많이 느끼는 코딩 교육을 교육과정 내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먼저 일선 학교들이 제대로 준비가 돼 있느냐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학교 유무선 통신망 등 인프라와 교사들의 역량이다. 교사들이 능숙하게 다루고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도록 연수를 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기술만 있고 철학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속도보다 방향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AI 교육시대,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다. 교사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다. AI를 활용한 학생 개별지도는 물론 학생들이 유해 사이트나 앱에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안전장치 구축과 인공지능 윤리에 대한 교육도 교사 몫이다. 이번 호는 윤석열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으로 꼽히는 디지털교과서를 다룬다. 새롭게 선보일 디지털교과서는 어떤 모습이며, 어떤 방식으로 수업에 활용되는지 알아본다. 디지털교과서에 담기는 AI 기술 수준도 함께 다룬다. 이어 우리보다 앞선 일본의 사례와 함께 미국·영국·호주 등 각국의 디지털교과서 개발 및 보급 현황을 살펴본다. 아울러 디지털교과서 등장과 함께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교사들은 어떤 역량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모아 본다. AI가 가져오는 변화 챗GPT와 같은 AI 기능을 가진 디지털교과서가 교실에 들어오게 되면 우리 교육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교사는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일까? SF 영화에서 보았을 법한 AI가 도입된다면 교육에는 분명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AI 기술 수준이 아직 거기까지는 미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2025년에 도입된다는 AI 디지털교과서는 어느 정도 수준이 될 수 있을까? 이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는 현재 적용 가능한 AI 기술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AI를 교과서라는 체제 속에 어느 정도 담을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AI 코칭의 원리와 교과서 AI, 즉 인공지능은 사람을 모델로 문제해결방법을 찾아내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사람처럼 판단하고자 사람의 신경구조를 본떠서 판단하고 추론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딥러닝 알고리즘은 사람의 신경망을 그대로 흉내 낸 인공신경망을 활용하여 판단과 추론을 수행한다. 그리고 이러한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학습코칭을 해주는 방법의 하나가 DKT(Deep Knowledge Tracing)이다. DKT는 학생의 학습능력을 예측한다. 그래서 학생이 알 수 있는 내용과 모를 수 있는 내용을 판단할 수 있다. DKT를 통해 학생의 학습능력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학생의 학습이력을 분석함으로써 가능하다. 최근 토플이나 토익시험을 보지 않고도 학습자의 점수를 예측해 틀릴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영어학습을 집중시켜 주는 AI 영어서비스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는 한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학습자가 실제 토익이나 토플시험을 치르지 않았지만, 학습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사전평가나 학습과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학습자의 학습능력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데 그런 데이터는 사전평가나 학습과정을 통해 모아지기 때문이다. 결국은 실제 토익이나 토플시험 점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관련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다음과 같은 수학 시험지가 있다고 가정하자. 1번은 자연수 개념에 관한 문제이고, 2번은 사칙연산에 관한 문제이며, 3번은 분수의 개념에 관한 문제, 4번은 분수의 덧셈에 관한 문제이다. A라는 학생이 4번 문제를 맞힐 수 있는지 DKT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DKT를 통해 예측하는 방법은 학생 A가 1번·2번·3번 문제를 먼저 풀어야만 가능하다. 분수의 덧셈은 자연수 개념과 사칙연산 그리고 분수의 개념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중 하나라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학생 A가 4번 분수의 덧셈 문제를 맞힐 확률은 낮아지게 된다. 즉 ‘1번·2번·3번 각각의 문제들이 4번 문제와 어느 정도의 연관성을 가지는가?’에 따라 4번 문제의 정답률을 예측하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각 1번·2번·3번 문제들의 정·오답률에 기반해 4번 문제의 정·오답률이 계산되는 것이다. 아주 쉽게 단순화하여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자. 분수의 덧셈 문제를 풀기 전에 학생 A가 사전에 학습한 1번 자연수 개념, 2번 사칙연산, 3번 분수 개념의 정답률이 80%, 50%, 60%라고 각각 가정해 보면 이때 학생 A가 4번 분수의 덧셈 문제를 맞힐 수 있는 정답률은 0.8×0.5×0.6=0.24, 즉 24%가 되는 것으로 계산할 수 있다(물론 DKT는 이보다 훨씬 더 복잡한 알고리즘을 통해 정답률을 계산한다). 그리고 여기에 1번·2번·3번 각각의 문제 개념과 4번 문제의 개념 간 연관성이 고려된다. 즉 1번 자연수의 개념이 4번 분수의 덧셈과 어느 정도의 연관성이 있는지 수치가 결정되면, 1번 문제의 정답률에 따라 4번 문제의 정답률을 예측하는 정확도가 더 높아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두 문제 간의 연관성은 이론적으로 명확히 정의된 것들이 거의 없어 처음부터 완벽하게 설정할 수 없다. 따라서 처음에는 임의의 값으로 설정한 후 학생들이 문제를 푼 경험치를 적용해 두 문제의 개념 간 연관성을 수정해 가게 된다. 결국 새로운 학생들이 문제를 풀 때마다 정확도는 조금씩 높아지도록 조정되므로 문제를 푸는 학생들이 많아질수록 연관성의 정확도는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상의 복잡한 설명을 결론적으로 요약한다면 A 학생의 4번 문제 정답률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1번·2번·3번 문제와 4번 문제 간의 연관성을 분석할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와 A 학생의 1번·2번·3번 문제의 정답률을 계산할 수 있는 학습이력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1번·2번·3번 문제와 관련된 A 학생의 학습이력 데이터가 많을수록 4번 문제의 정답률 예측은 정확해진다. 또한 이러한 DKT 방법을 통한 학습능력 예측은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 단위로도 가능하다. 특정 학급뿐만 아니라 특정 학교, 특정 지역의 학생들에 대한 학습능력도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단순 예측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학습패턴을 모델링하고, 이 모델을 근거로 가장 효과적인 학습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으며, 찾아낸 학습방법을 통해 교육효과를 높일 수 있다. 결국 DKT는 사전학습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 있다면 이 데이터 분석을 기초로 학생들에게 매우 효과적인 학습방법을 안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DKT가 디지털교과서에 접목되기 위해서는 사전학습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 있어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학습을 코칭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학습 데이터는 짧은 시간 내에 충분히 축적하기는 매우 어렵다. 교과서는 신뢰성이 높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이 오랜 기간 사용을 통해 쌓은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도입 초기에는 사전 데이터가 부족하여 코칭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해명은 교과서로써 용인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에 비추어본다면 2025년에 도입될 수 있는 AI 디지털교과서는 충분한 사전학습 데이터가 갖추어진 교과목만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런 교과목은 민간 교육기업에서 지난 몇 년 동안 AI 서비스가 이루어진 수학과 영어에 불과하다. 그리고 프로그램 개발자 양성과 평가과정에서 AI 코칭이 적용되고 있는 코딩교육 분야를 추가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난 2월에 교육부가 2025년에 도입될 AI 디지털교과서의 교과로 수학·영어·정보를 발표한 것은 매우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교과들은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불가능한 것일까? 하지만 교과 나름대로의 특성을 찾아 수학·영어·정보와 같은 학습능력의 예측에 의한 코칭이 아닌 다른 기술들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챗GPT와 같은 생성 AI를 교과내용만으로 한정지어 학생의 질의에 대한 응답을 생성해 코칭하는 방법도 가능하고, 학습활동 과정별로 학생의 학습이력 데이터가 수집되어 학습과정을 분석하여 코칭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예들도 모두 사전에 충분한 시범 적용을 통해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어야 더 의미 있는 AI 코칭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마무리 2025년에 도입될 AI 디지털교과서의 모습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재의 기술 및 시장 상황과 교과서의 특성을 고려할 때 모든 교과에 적용하기는 어려움이 있고 지금까지 민간이 주도해 온 교육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험치와 데이터가 확보된 분야만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어떤 과목은 학습내용 전체에 AI 코칭을 적용할 수 있겠지만, 어떤 과목은 일부의 학습내용에만 AI 코칭이 적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2025년 도입 초기에는 AI 코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을 느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AI 코칭은 학습이력 데이터가 많이 쌓여갈수록 의미 있는 다양한 분석이 가능해지므로 점점 효과성이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교육정책적 관점에서 학폭은 매우 다루기 힘든 이슈다. 다른 어떤 교육적 이슈보다 단기간에 특정한 사건에 의해 사회적 관심을 받지만 대책 발표 이후 급격하게 관심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언제든 예측하지 못한 측면에서 문제가 터질 수 있어 교육정책당국의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슈라는 특성을 가진다. 학폭에 대해 정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정책을 수립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중반부터다. 이 시기 이후 대략 2013년 초까지는 학폭을 범죄로 인식하고 가해행위에 대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도입 등 강력한 정책을 편 시기라 평가된다. 이후에는 예방 프로그램 적용, 가해학생 조치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완화, 학교장 자체해결제 도입 등을 통해 학폭의 교육적 해결을 위한 시기로 전환됐다. 정도 넘는 학폭은 지원 강화해야 최근 몇 년간 학폭 대책을 논의할 때 ‘교육적 해결’ 방안이 강조되고 있다. 교육적 해결은 학교 외부 힘보다는 학교 노력을 강조하는 것이며, 사건이 발생한 후의 대책보다는 예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다. 어울림 프로그램과 같이 학폭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학급운영이나 수업과정 갈등관리, 학생간 교우관계를 든든하게 할 수 있는 교육방안들을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사안이 발생하면 무조건 학교 밖의 학폭대책심의위원회에 피·가해학생 조치를 요청하기보다는 학교 내에서 전담 기구 등을 활용해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의 역량과 협력으로 화해와 중재를 얻기 위한 노력을 강조하는 것 등이 해당된다. ‘학폭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좀 더 보완하고 필요한 전제조건 등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우선 이 주장은 모든 학폭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 초 1학년 학생 간의 티격태격이나 단어의 뜻을 모른 상태에서 상처 주는 언어표현부터 중등학교 일진그룹에 의한 특수폭행까지를 다 포함한다. 교육적 해결은 예방적 차원에서 모든 학생이 서로를 존중하고 학생 개인의 인권을 인정하는 학교풍토 및 교우관계를 형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나 정도를 넘어서는 폭력적 행위에 대해서는 학교 밖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학교전담경찰관의 개입(사안조사 및 대응과정)을 허용해야 한다. 특히 사이버 폭력 등 최근 확산되는 유형은 학교나 교사의 예방 및 대응역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경우에는 학교 밖 네트워킹을 통해 그 분야에 강점을 갖는 조직이나 인력의 지원이 필요하다. 학교 대응역량 키울 여건 필요해 다음으로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학폭에 대한 초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초등 저학년에서 발생하는 학생간 갈등을 학폭 제도를 통해 해결하려는 관행도 바꿀 필요가 있다. 적어도 초 1, 2학년 사안의 경우 학폭 대상이 아닌 교우관계 회복적 측면에서 담임교사가 다루는 것이 타당하다. 매우 사소한 혹은 교사의 개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학부모가 개입하는 과정에서 교사는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무력감은 차후에 학폭을 생활지도의 관점이 아닌 법적, 제도적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교 혹은 교원에게 학폭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룰 권한과 여력이 주어져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학교에서 가장 기피업무는 학폭 담당이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학폭 전담교사는 매년 바뀌고 교육경력이 적거나 기간제인 교사가 담당하고 있는 현실도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됐다. 전문성이 누적되지 않고 일하는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 상황은 여전하다. 학교의 대응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담당교사에게 생활지도 수석교사라는 지위를 부여해서라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8일 정의당 이은주 의원실은 교육부에서 받은 '2022년 초등돌봄교실 만족도 조사결과'에서 초등돌봄교실을 이용한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지난해 11월 1~16일 자녀가 초등돌봄교실을 이용하는 학부모 22만2406명(전체 돌봄 학생의 76%)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초등돌봄교실 만족도 조사에서 전반적인 만족도(5점 척도)에 대한 질문에는 긍정 응답(그렇다·매우 그렇다)이 96.1%로 전년 대비 1.3%포인트(p) 높아졌다. 특히 돌봄교실이 '학부모의 사회 진출에 도움이 된다'는 문항에는 긍정 응답이 96.8%를 기록해 1.9%p 올랐다. 돌봄교실이 학생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문항에는 긍정 응답이 93.9%로 2021년 조사 당시보다 3.9%p 높아졌다. '만족하는 서비스 영역'에 대한 질문(2개 복수응답)에 '학생 관리'라는 응답이 34.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프로그램 운영'(31.2%)이 뒤를 이었다. '돌봄교실 환경'과 '급·간식 서비스'라는 응답은 각각 19.1%, 15.6%였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학생 관리에 가장 만족한다는 답변은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자녀에 대한 학부모의 걱정과 불안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추첨에서 떨어진 돌봄교실 대기인원이 지난해 1만5000명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돌봄의 양적·질적 확대가 모두 필요하다"고 전했다.
조선의 궁궐 가운데 이름을 되찾은 곳이 있다. 바로 창경궁이다. 올해로 40주년이다. 조선시대 생겨난 궁궐이 이름을 잃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창경궁이 ‘창경원’이던 시절이 있었으니 궁궐 역사의 아픈 순간이었다. 그 역사의 흐름을 한번 따라가 본다. 조선의 역사를 품은 공간 창경궁 자리에 궁궐이 처음 생겨난 것은 세종 때의 일이다. 세종은 아버지인 상왕 태종이 따로 머물 공간을 마련했으니 이때 이름은 수강궁이었다. 성종이 즉위한 뒤 왕실의 어른인 세조의 왕비 정희왕후, 예종의 왕비 안순왕후, 그리고 친모이며 추존 덕종의 왕비인 소혜왕후가 따로 머물 공간으로 수강궁을 확장하면서 지금의 창경궁이란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창경궁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탄 뒤 광해군 때 명정전을 비롯해 전각의 복구가 이루어지며 다시 궁궐의 모습을 갖췄다. 다만 창경궁은 왕실 가족이 머무르기 위해 만든 궁궐이라서 내전이 발달했으니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바로 옆에 있는 창덕궁과 함께 하나의 궁궐처럼 쓰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창덕궁과 창경궁을 함께 가리켜 ‘동궐’이라고 불렀다. 창경궁에 시련이 닥쳐온 것은 근대의 일이다. 1907년 고종이 일제에 의해 강제로 퇴위하고 순종이 대한제국의 황제로 즉위했다. 경운궁(덕수궁)에 고종이 머물면서 순종은 다른 궁궐인 창덕궁으로 옮겨 갔다. 이때 통감부는 순종 황제를 위한다는 이유로 창덕궁 옆 궁궐인 창경궁을 공원으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당시 유럽, 일본에서는 도시의 공원을 근대가 낳은 발명품으로 생각했다. 일종의 선진문물이었으니 자연의 모습으로 꾸민 공간을 도시에 만들어 산책도 하고 스포츠 활동을 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그 중심에는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었다. 아직 국권을 빼앗긴 시절은 아니었지만, 대한제국의 내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일제는 통감부를 통해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에 옮겼다. 통감 이토 히로부미의 뜻에 따라 창경궁 명정전 남쪽에는 동물원을, 임금이 농사 시범을 하던 내농포가 있던 권농장 일대에는 큰 연못과 함께 식물원을, 그리고 자경전 터에는 일본식 건물의 박물관을 세웠다. 또 명정전 앞 신하들이 조회 때 섰던 품계석을 모두 없앴으니 궁궐에서 왕과 신하가 더불어 이뤘던 정치의 의미를 희석하고자 했다. 창경궁에 조성한 공원이 완성될 즈음 일제는 공원 조성이 원래 목적과 달라졌음을 밝혔다. 당시 총리대신이었던 이완용은 ‘실물 교육기관으로서 국민의 위안 장소로서 일반인을 위해 공개한다’라고 밝힌 것이다. 처음 궁궐에 공원을 만들며 순종 황제를 위한다는 명목과 다르게 일반인에게도 공개를 시작한 것이다. 1911년에는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이름마저 바꾸었다. 공원으로 변한 창경원을 위해 창경궁의 옛 전각 60여 채가 헐려 나간 상황이었다. 나아가 일제는 창경원을 통치의 성과를 선전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창경원에서 다양한 박람회를 열어서 과거의 조선과 새로운 문물의 식민 통치를 비교하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공원이 된 창경원에 일제는 1000 그루에 이르는 벚나무를 심으며 우리나라에 벚꽃놀이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창경원은 일제강점기 당시에도 지식인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으니, 광복 이후 창경원을 창경궁으로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일어났다. 1949년 정부 공보처에서는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문화공간인 궁궐과 사찰에서 유흥이나 연회, 운동을 금한다’라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더 나아가 이승만 대통령은 창경궁을 비롯해 경복궁, 덕수궁을 원래의 모습으로 만들겠다는 담화를 발표하며 창경원, 경복궁 내 조선총독부 건물에 대해 특별한 조처를 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사라졌다. 서울에 별다른 여가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창경원 폐쇄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국전쟁이 끝나자 오히려 정부의 방침은 황폐화한 동물원과 식물원을 복구하는 쪽으로 진행됐다. 공원의 핵심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동물원을 복구하기 위해 외국과 무역하는 회사에서 일정량의 동물을 수입하도록 할당하기도 했다. 제일제당이 인도코끼리 1쌍, 조흥은행은 얼룩말 1쌍, 한국은행은 사자 1쌍을 수입해서 기증한 것이 그 사례다. 더불어 그동안 금지되었던 창경원의 밤 벚꽃놀이도 1958년 재개됐다. 정부 주도의 주요 행사와 어린이날, 어버이날 행사도 열리며 창경원은 다시 서울을 대표하는 공원이 됐다. 이러한 창경원의 모습은 1973년, 어린이대공원이 생기며 일시 분산되었지만 19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같은 영역에 있던 창덕궁(주로 ‘비원’으로 불렀다)은 궁궐, 창경궁은 공원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1981년, 정부는 창경궁의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마침 과천에 서울대공원이 생기며 계획은 탄력을 받았으니 창경원의 동물원은 자연스럽게 과천으로 옮겨갔다. 1983년 12월에 일반관람을 중지하고 ‘창경궁’이란 이름을 다시 찾은 뒤 궁궐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공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1986년 8월, 창경궁은 궁궐로서 모습을 되찾고 관람객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40년이 흐르는 동안 창경원 시절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졌고 조선을 대표하는 궁궐 가운데 한 곳으로 조선시대 역사를 살펴보는 역사 공간의 하나가 되었다. 창경궁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할 곳은 어딜까. 왕이 신하들과 정사를 논하던 편전인 문정전과 그 마당은 영조 때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이한 곳이다. 사도세자의 죽음은 지금도 그 원인에 대해서는 연구자에 따라 의견이 나뉘지만, 이를 통해 정치의 비정함을 살필 수 있으며 이후 즉위한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가 펼친 정치의 기본방향을 이해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곳이다. 반면, 내전 가운데 한 곳인 경춘전은 따뜻한 내력을 가진 곳이다. 소혜왕후, 인현왕후와 함께 혜경궁 홍씨가 머물렀다.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는 여기에 머물던 시절 정조를 낳았으니 경춘전은 정조가 태어난 건물이기도 하다. 기록에 따르면 사도세자는 정조를 낳기 전 꿈에서 봤던 용을 그려서 경춘전 벽에 걸어뒀다고 한다. 차갑기만 한 왕실에 따뜻한 가족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물론 아직 창경원 시절의 모습도 일부 남아 있다. 춘당대 앞에 만든 연못과 식물원은 옛 궁궐의 모습이 아닌 공원의 모습이다. 편한 마음으로만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창경궁에 있었던 다양한 역사의 층위 가운데 하나이다. 또 이러한 현재의 모습은 부득이한 상황이 아닌 선택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여유를 가지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궁궐의 후원이었던 함춘원 창경궁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넓은 공간, 예를 들어 홍화문 밖 함춘원 영역으로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창경궁 건너에 있는 서울대병원 일대의 지형은 건물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지만, 야트막한 언덕이다. 경치가 좋았던 이곳을 성종은 궁궐의 후원으로 운영했다. 나중에 후원 일부에 목장을 설치하기도 했으니 이 시기의 이름은 함춘원이었다. 봄을 머금은 후원! 함춘원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 변화가 일어난 것은 영조 때 일이다. 사도세자의 사당인 수은묘를 처음에는 순화방 일대에 만들었다가 함춘원 영역으로 옮겨온 것이다. 곧 함춘원에 수은묘가 들어선 것이니, 정조가 즉위한 이후 수은묘를 다시 경모궁으로 높이며 조금 더 격식을 갖췄다. 곧 경모궁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를 위한 사당이라고 할 수 있다. 1899년 고종이 사도세자를 ‘장종’으로, 그리고 다시 ‘장조’로 추존하면서 종묘에 위패를 모시게 된다. 이에 따라 경모궁은 그 역할을 다한 셈인데 이 공간에 다시 조선의 역대 왕의 어진을 모시는 영희전을 설치했다. 지금 서울대학교 병원 안쪽에는 함춘원의 흔적인 함춘문, 영희전의 중심 건물이 있던 곳에는 넓은 월대가 남아 있다. 이 영역은 경모궁이었으니 창경궁과 함께 살펴보면 좋을 것이다. 또 여기에 대한제국 시절 순종의 칙령으로 문을 연 대한의원이 들어서면서 또 다른 흐름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 역시 함춘원 역사의 일부이자, 더 크게는 창경궁 역사의 일부라고 할 것이다.
“아 지겨워 진짜. 니들은 왜 다 그걸 묻냐? 난 이래도 아무 일이 없고 넌 그래도 아무 일이 없으니까. 지금도 봐. 네가 경찰서 가서 그 지랄까지 떨었는데. 넌 또 여기 와 있고. 뭐가 달라졌니? 아무도 널 보호하지 않는다는 소리야 동은아. 그걸 다섯 글자로 말하면 뭐다? 사. 회. 적. 약. 자.” 학교 폭력의 아픔을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요리쇼 ‘정선 가득한 아침’의 진행자, 정선고등학교 이원재 선생입니다. 오늘은 학교폭력으로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배 속에 든든함과 따스함을 함께 채울 수 있는 핫도그 레시피를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함께 요리해주실 두 분을 모셨습니다. 어느 학교에 가시든 학생부에 계실 확률이 무척 높은 ‘체육’ 김윤성 선생님 나와주셨고요. 교생실습 때 교생과 지도교사로 인연을 맺었는데 신규 발령도 이곳으로 받으신 국어 임다정 선생님 나오셨습니다. 핫도그 만드는 교사들 먼저 재료를 소개해 드릴게요. 저희는 거의 이 지역 식자재 마트에서 재료를 구입해요. 학교와 지역이 함께 살아야 하니까요. 저희 전교생이 260여 명 되는데 굵은 소시지와 길쭉하고 양쪽으로 갈라지는 아메리칸 핫도그 빵을 학생 수만큼 주문합니다. 달콤한 데리야끼 소스와 풍미를 더해 줄 아일랜드 드레싱, 그걸 뿌려줄 구멍 세 개 달린 소스통도 필요합니다. 위생상 키친타올과 비닐장갑, 마스크를 준비하는 건 기본인 거 아시죠? 여기서, 우리 ‘정선 가득한 아침’ 시청자 여러분께만 살짝 귀띔해드릴 준비물이 몇 가지 더 있어요. 교직 인생에서 가장 보람 있는 일들이 될 거라고 후배 선생님들을 꾈 수 있는 당의정 2알. 잘 모르는 학생들에게도 먼저 웃으며 인사말을 건넬 수 있는 뻔뻔함 100그램. 규정을 잘 지키면서도 그럴듯하게 지출 품의를 올릴 수 있는 필력 세 스푼입니다. 교장, 교감 선생님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넉살까지 갖추셨다면 금상첨화입니다. 자! 이제 조리를 시작해 볼까요? 우선 세 사람이 학생들이 등교하는 현관 앞에 2인용 긴 책상 두 개를 놓고 나란히 섭니다. 임다정 선생님이 교무부와 학생부에서 가져온 전자레인지에 빵을 데우고, 김윤성 선생님이 집에서 가져온 캠핑용 그릴에 소시지를 굽습니다. 그러면 제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빵 속에 육즙 터지고 탱글탱글한 소시지를 끼운 뒤 소스를 골고루 뿌려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건넵니다. 아차! 중요한 걸 빼먹을 뻔했네요. 이 핫도그를 먹으려면 마법의 주문을 자기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야만 합니다. 제 옆에 서 있는 배너에 쓰인 주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SNS에는 고운 말 좋은 글만. 다툴 것 같으면 선생님께 중재를. 너도 나도 모두 귀중한 사람.” 여기서 잠시, 그날의 풍경을 담은 영상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네! 여기는 3월 16일 아침, 정선고등학교의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현장입니다.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아이돌 그룹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100여 미터 가까이 늘어선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주문을 외는 소리가 함께 뒤섞여 활기찬 아침을 만들고 있습니다. 캠페인에 참여한 정선고 2학년 김도연 학생을 만나보겠습니다. 핫도그 맛이 어떤가요?” “너무 맛있어요! 정선에서 처음 이런 거 먹어 봐요!!!!” “이런 캠페인 참여하는 느낌이 어떤가요?” “사실 처음엔 그냥 맛있다, 즐겁다 이런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선생님들이 매일 등교할 때마다 이름 불러 주시고, 머리 자르면 그것도 알아봐 주시고, 기분도 살펴 주시고 하니까 내가 정말 귀한 사람, 존중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다시 정의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러면서 우리 학교 사람들 모두가 하나의 울타리로 묶이는 느낌도 들었고요.” 교실로 올라가면 핫도그 맛을 놓고 미식회가 열립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한 교실 안에서도 멀찍이 떨어져 앉아 말 한마디 없이 각자 핸드폰 게임만 하던 아이들이었습니다. 2022년, 이러한 캠페인이 시작된 후로, 정선고에서는 다툼과 학교폭력이 드라마틱하게 사라…….” 화해·공존·어울림을 꿈꾸다 여기까지 보겠습니다. 영상 어떻게 보셨나요? 영상 끝에 취재 기자가 큰 실수를 할 뻔했네요. 대한민국에 3대 금기가 있다고 하죠. 응급실에서 환자가 없다고 말하기, 소방서에서 긴급 출동이 없다고 말하기, 그리고 학교 학생부에서 학폭 사안 없다고 말하기. 농담입니다! 하하하. 시청자 여러분 오늘 소개해 드린 레시피 어떠셨나요. 2006년에 개봉한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을 기억하십니까. 한국전쟁이 일어난 줄도 모르던 깊은 산골에 우연히 국군, 인민군, 연합군 병사들이 흘러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유쾌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서로를 죽이려고만 들던 병사들을 자연스레 화해하도록 만든 신선 같은 촌장님은 위대한 지도력의 비결을 다음과 같이 밝히시죠. “뭘 좀 마이 멕이야지 뭐.” 어깨띠와 피켓, 딱딱한 표어를 인쇄한 볼펜과 기념품으로 진행하는 캠페인 대신, 한입 가득 베어 물 수 있는 핫도그 레시피로 그 자리를 대신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레시피대로 요리해 보신 후기를 한국교육신문 독자 게시판에 올려주세요. 추첨을 통해 이 글쓴이의 연락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배제와 파국 대신, 화해와 공존, 어울림의 문화를 함께 꿈꾸실 시청자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지금까지 ‘정선 가득한 아침’ 진행자 정선고등학교 학생안전부장 이원재 선생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행복하게 미래를 꿈꾸며 살 수 있는 것은 어려운 역경을 딛고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직업계고에서 배출된 유능한 인재들이 산업현장 구석구석에서 피땀을 흘린 결과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만든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것 또한 직업계고 출신 우리 부모 세대와 선배들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 주역에서 존폐 직면 하지만 현재 직업계고는 신입생 충원 실패와 고학력 학벌사회에 따른 인기 하락, 미래산업변화 대응 부족, 학부모들의 직업계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 진로를 담당하는 교사들의 직업계고에 대한 정보 부재, 10~20%를 제외한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이 입학하는 학교 등 부정적인 측면으로 위기의식을 넘어 존폐에 직면해 있다. 이런 위기를 일찍 예견하고 농생명산업, 공업, 상업·정보, 수산·해운, 가사·실업 계열 고등직업교육 학회와 각 계열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교장단협의회 등에서 직업계고 학생 구제를 위해 사명의식을 갖고 노력해도 결과는 늘 그 자리였다.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필자는 다년간 선행문헌뿐만 아니라 관련 SNS에 달린 수천 개의 댓글을 분석했다. 또 학교현장을 찾아가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설문을 통해 질적·양적연구를 수행했다. 여기에 중학교 진학 담당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예비 고등학생을 둔 학부모들의 의견을 통합해 미래 직업계고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했다. 연구 결과, 다양한 요소와 원인이 있지만, 특히 정책적으로 그 누구도 직업계고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17개의 NCS교과군 모두를 이해하는 정책전문가가 없으며 직업계고는 학교‧지역‧계별마다 큰 차이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대한민국 경제 부흥과 산업의 중추적 핵심 역할을 한 직업계고가 여기까지 온 이유는 현장 목소리를 전할 기회조차 마련되지 않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늘 배제되고 소외됐기 때문이다. 인재 양성 위한 뒷받침 있어야 결국 직업계고에 유능한 인재 영입을 위한 공무원 채용 확대, 동일계열 진학 확대, 희소과목 교원 임용을 필요에 따라 실행할 것 등을 법제화하여 보호하는 것만이 살길이다. 법제화하여 보호될 때 직업계고는 바뀌는 정권마다 휘둘리지 않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인재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목할 수 있다.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 과거 선배들이 했던 역할을 할 수 있는 미래인재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가교육위원회 아래 특별위원회로 직업·평생교육위원회가 생겼다. 교총도 미래직업교육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직업계고를 위한 미래 대전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이 위원회에서는 이미 전문가와 현장 교원들이 직업계고 활성화를 위한 방안과 성장할 수 있는 모범답안을 손에 들고 있다. 그러니 이번 정권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직업계고에 한 줄기 빛이 되어 주길 바란다. 아울러 교총이 직업계고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학교현장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직업계고에 근무하는 교원들에게 고맙고,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풍요로운 세상에 살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