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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 운정관에서 열린 코로나 방역 대책 관련 학교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교총은 1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과 관련해 “교육부 존치가 분명해졌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교총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1일 인수위가 교총과의 정책협의회에서 ‘교육 중시’를 밝힌 데 이어 이번 인선으로 교육부는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이끄는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교총의 줄기찬 교육부 존치 요구를 인수위, 새 정부가 반영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 존치는 교육 중시 국정 운영을 실현하고, 교원 지방직화를 막는 단초로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서는 “국가경쟁력과 지역균형 발전을 담보하고 초‧중등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고등교육 혁신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청문회를 통해 이에 대한 철학, 비전을 밝혀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총은 인수위 출범 전부터 불거진 교육부 폐지 가능성에 대해 즉각 반대 입장을 밝히고 교육부 존치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이와 함께 인수위 대상 성명 발표, 박성중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 방문 활동, ‘새 정부 교육 개선 촉구’ 기자회견, 과학기술교육분과 정책협의회 개최 등 전방위 활동을 펼쳤다. 교육감 이념에 따른 지역 간 교육 격차, 불평등을 조정‧해소하고 교육재정, 교원수급, 교육과정 등 안정적인 교육여건 마련을 위해서는 독립부처로서 교육부가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유‧초‧중등 교육을 무분별하게 시도교육청에 넘기는 방식의 교육부 축소 논의는 ‘교육감 자치’만 강화해 학교 자율을 훼손하고 나아가 교원 지방직화와 교단 정치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일부 교육감이 유‧초‧중등 교육의 전면 시도 이양과 교원 지방직화를 거론하며, 신규 교사 임용 권한을 교육감에게 이양하는 규칙 개정을 요구한 과거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권택환 회장 직무대행은 “교육부 존치는 끝이 아니라 새 교육, 새 시대의 시작이어야 한다”며 “궤도이탈 한 지금의 교육을 바로 잡고 학생의 미래를 여는 교육 실현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중민 기자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윤석열 당선인이 13일 김인철 전 한국외대 총장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이 같은 내용의 2차 조각 인선안을 발표했다. 윤 당선인은 김인철 후보자 발탁 배경에 대해 “교육부 개혁과 고등 교육의 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년 세대에게 공정한 교육의 기회와 교육의 다양성을 설계해 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대입 정시확대에 대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온당하다”고 밝힌 데 이어 자사고에 대해서는 “유지하거나 존속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부에서 당장 해야 할 것이 학부모, 대학생, 교수, 교사, 교직원들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라며 “초중등 교육계와 대학의 성장 진흥이 결국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균형 발전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균형 발전을 향한 추가적인 노력을 통해 지역 소멸이라는 탄식 섞인 부정적 표현들이 등장하지 않도록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1957년생 경남 마산 출신으로 한국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 미국 델라웨어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한국외대 행정학과 교수로 부임해 기획처장, 대외부총장, 총장 등을 지냈다. 또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김 후보자는 대교협 회장이었던 2020년 6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의 학과나 학부, 단과 등에서 강점을 찾아 키우는 게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매년 새 학년도가 되면 초·중·고교사는 물론 관리자인 교감, 교장을 대상으로 하는 성인지감수성 교육이 실시된다. 이는 연례적인 법정 의무연수의 일환이다. 현실적으로 성인지감수성 교육의 필요성이 요즘에 부각된 것은 아니다. 과거 전국으로 번지던 ‘미투(Me, too)’운동이 가져다준 경각심과 직장에서의 힘의 차이, 위력에 의한 성범죄가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성희롱, 성폭력 문제 등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은 날로 강화되고 있다. 이는 우리의 뿌리 깊은 남녀 성(性)에 따른 편견과 차별에서 양성 평등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우리 사회의 강력한 요구이며 모든 이에게 필요한 의식 혁명이기도 하다. 지난 4월 초,인천시교육청에서는 전(前)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이혜현 교수 초청 강의가 있었다. 초중등학교교감을 대상으로 하는 성인지감수성 강의였다. 그는 ‘경계존중교육’이란 자신이 창안한 개념을 강조하며 상호존중에 따른 성인지감수성 의식을 강조했다. 강의의 핵심은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의 경계(boundary)를 존중하는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아동의 성인지감수성을 발달시킬 뿐만 아니라 나아가 인간관계 맺기에도 매우 중요함을 역설했다. 다소 생소한 용어였지만 일상에서 ‘경계 침해’를 통한 성범죄가 만연하는 가운데 이를 예방하는 중요한 교육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2년 전부터 필자는 미국에서 살면서 아들을 둔 딸과 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자주 받고 있다. 손자의 다양한 사진 속에는 목욕탕에서 신나게 노는 모습도 함께 보내왔다. 그러면서 전신 노출의 사진은 가급적 가까운 가족만 보고 타인에게는 금지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이 말을 듣고 처음에는 어릴 적에 자주 맨몸으로 우람한? 풍채를 자랑하던 필자의 아기 사진이 오버랩되면서 그저 별 생각없이 받아들였다. 그 당시만 해도 그것은 일반적인 사진찍기의 연출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에 이어지는 말이었다. “아기도 인권을 존중받아야 하니까요…”라는 첨언은 친한 관계라고 모든 것이 수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인권 의식을 일깨웠다. 필자처럼 기성세대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진 속의 모습까지도 세밀하게 신경을 쓰는 요즘 젊은 세대의 인권 의식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어느 딸 바보 이웃의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그는 딸 사진을 찍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그의 스마트폰 갤러리에는 각종 딸 사진이 즐비하다. 때로는 사진을 공개하면서 다양한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런데 어느 날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이 “아빠, 앞으로 사진을 찍을 때는 나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물어보세요!”라며 거부의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그에게는 다소 충격이었다. 딸 사진도 자기 마음대로 찍을 수 없고 또 승낙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매우 어색하다는 것이었다. 이는 기성세대와 청소년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인식차이를 대변한다. 이처럼 가정에서부터 성인지감수성은 길러지고 교육의 필요성 또한 대두된다. 가족조차 부모 마음대로가 아닌 개인의 인권과 개인정보에 기초하는 성인지감수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다시 이 교수 이야기다. 영국에서는 성인지감수성 교육이 철저하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영국을 양성평등과 성인지 연수의 장소로 추천받아 철저한 탐구와 연구를 했다고 한다. 그곳에서는 아동(18세 미만)을 대상으로 하는 불미스러운 성희롱이나 성폭력 관련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 아동이 즉시 성인 누구에게나 도움을 요청하거나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아동을 만나는 모든 어른은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을 슬로건으로 의식화할 정도라 한다. 반면에 우리는 어떤가? “(남자)어른을 조심해야 한다. 모르는 어른을 조심해라...” 등 어려서부터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나 경계심을 유발하는 우리의 아동 교육과는 차원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성차별적 요소의 유무를 판단하는 능력인 성인지감수성은 아동을 만나는 모든 성인, 그중에서도 특히 교사에게 매우 필요한 것이다. 이는 상대가 아무리 어리더라도 상호존중에 기반한 인권 의식의 강화와 함께 아동 교육에서부터 철저하게 실행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더 이상의 불미스러운 ‘미투’ 사건이 없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성숙한 동료 교직원 간에도 경계하고 삼가는 차원 높은 의식으로 발전해야 한다. 이제 학교는 보다 성숙한 성인지감수성의 교육의 장(場)으로 새롭게 탈바꿈하기를 기대해 본다.
경북 경산동부초등학교(교장 양화숙)는 4월 11일부터 1~2학년 학생 10명을 대상으로 총 10회기에 걸쳐 ‘생각이 쑥쑥! 창의가 반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놀이를 통해 여러 가지 상황이나 사물을 자연스럽게 인식하도록 하여 문제해결력과 사고력을향상하고, 학습에 대한 자신감과 학교 적응력을 신장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모든 활동은 개별 교구로 운영된다. 다양한 교구를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활동으로 도형과 공간 개념을 형성해수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놀이 활동으로 또래 관계 향상 및 의사소통 기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양화숙 교장은 “이번 프로그램이 교육현장의 창의 인성교육 활동을 더욱 활성화하는 든든한 발판이 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창의 인성교육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EDU교원연합(위원장 박용현)이 11일 ‘어른을 찾습니다’ 설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과 사고로 어른들의 민낯이 드러나는 가운데 우리 아이들은 어떤 어른의 모습을 기대하는지 알아보려는 취지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 2종으로 나눈 ‘어른을 찾습니다’ 설문조사는 K-EDU교원연합 홈페이지(www.k-edu.or.kr)에서 참여할 수 있다. 대구강림초 6학년 6반 학생들과 함께 설문조사에 참여한 김재민 교사는 “아이들에게 민주적인 토론 자세를 가르치기 이전에 삶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인성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라며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이 기대하는 어른의 덕목을 묻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삶의 가치를 배운다”면서 “동시에 그 질문을 마주한 어른들 역시 성찰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EDU교원연합은 인성교육으로 교원의 지위 향상과 자긍심 회복을 기치로 지난 2월 15일 출범했다.
앞산 뒷산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작은 활화산처럼 번지는 꽃의 향연이 사월을 물들인다. 벚꽃은 바람이 불 때마다 분분히 꽃비를 뿌리고, 연분홍 복사꽃은 새색시 얼굴처럼 담장 낮은 집 봄 마당을 훔친다. 사월의 봄,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시기가 계절의 화양연화라 할 수 있겠다. 깊어가는 봄, 오늘도 봄날 하루는 저만치 걸음을 옮기며 침묵으로 일관한다. 그 침묵의 의미는 무엇일까? 봄바람의 살랑거림을 볼 터치로 마주했던 며칠 전이었다. 같이 걷던 아내가 갑자기 당신의 삶에서 제일 행복한 때가 언제였는지 물었다. 대답으로 제일 행복할 때가 당신과 연애할 때였지만 불안한 두근거림이 있었고 곰솥을 데우는 은은한 행복은 지금이라 했다.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인생에서 꽃처럼 빛나는 순간'이라는 뜻이다. 봄꽃의 향연을 보며 내 인생에 있어서 화양연화는 언제였던가 의문을 던진다. 삶에 있어 좋은 날들은 잃어버린 주홍 머리핀처럼 물러서고 저녁 바다처럼 흘러간다. 덧없다 속절없다는 말처럼 머리카락은 희끗해지고 짓궂은 시간은 눈꺼풀에 내려앉아 잡아당긴다. 어느덧 유리창엔 먼지가 앉아 돋보기가 필요하고 사물을 살피려면 눈을 부릅떠야 한다. 어디를 가도 누구도 반겨주거나 빛나는 눈으로 바라봐주지 않는다. 과연 내 삶에 있어서 화양연화는 있기나 한 것인가? 지난날을 반추해 본다. 행복의 절정을 이루고 별이 반짝반짝 빛났던 시기도 있었을까? 젊은 날의 꿈과 희망이 불꽃처럼 타오르던 열정의 20대와 설익은 자신감과 포기로 갈등이 함께 교차했던 30대는 어떻게 지났는지 모른다. 그리고 인생은 마음먹은 대로 전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40대를 뒤로, 세상사 모든 것에는 하늘의 뜻과 시기가 있음을 깨닫고 겸허함으로 앞을 보는 50대를 지나고 있다. 흔히 요즘을 100세 시대라 한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것 또한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삶의 여정 그 어디에도 봄날 같은 기억보다는 결핍과 아쉬움만으로 세월을 낚으며 그저 앞만 보고 겁 없이 무작정 달려온 아픈 기억만 있을 뿐이다. 사람마다 인생의 봄날은 다르다.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자기 인생의 화양연화일까? 우리 삶에 있어 화양연화는 자신이 서 있는 곳 지금의 행복이라고 해야 한다. 이 지금의 중요성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자신의 시집에서 언급한 '카르페 디엠'(지금을 소중히 여기며 살자)과 ‘메멘토모리’(죽음을 기억하라)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사람은 평범한 일상적인 삶에 물들어 있다가도 죽음과 종말을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더 진지하고 소중해진다고 한다. 이 사실을 로마인들은 이미 이천 년 전에 알고 있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의 파국을 상상해보는 일은 지금의 삶을 더 각별하게 만들어 준다. 그렇다면 메멘토모리와 카르페디엠은 결합 되어 있는 것으로 지금이 중요함을 말한다. 이는 다르게 사람의 욕망과 집착을 경계하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는 삶에 있어서 모든 희로애락을 지고 갈 수는 없다. 지난 2월 새로움으로 마음을 다잡자고 세간살이 정리를 했다. 유행에 뒤진 먼지 쌓인 사용하지 않은 물건들은 미련 없이 버렸다. 왜 쌓아 놓을 줄 만 알았지 버릴 줄은 몰랐을까? 집 좁다고 불평 말고 정리하는 게 우선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소용치 않은 것들을 과감히 버려야 새로운 것들로 채울 수 있다.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의 가슴에 있는 해묵은 상흔을 비우고 이해와 너그러움, 관용으로 채울 때 인생도 어느덧 성숙이란 봄날에 가까이 다가서는 것이다. 우리는 계절이 지나고 해가 바뀌면 세월이 간다 늙어간다 하며 한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월은 가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이다. 때가 오고 또 새로운 계절이 자리하면 사람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과일처럼 익어간다고 할 수 있겠다.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삶의 단계를 거쳐오면서 일궈낸 것을 어떻게 한껏 지고 가느냐가 아니다. 지금까지 내재 된 욕망과 아쉬움, 버려야 할 것들을 어떻게 훌훌 털어내느냐가 가장 큰 숙제다. 마음속 소용없는 것을 덜어내면 지금이 더 빛나고 소중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그렇다면 내가 그리는 인생의 화양연화는 어떤 모습일까? 마치 날아가는 새처럼 지난 세월을 뒤돌아보지 않고, 자유롭게 창공을 날아다니는 나이 든 젊은 청년으로 오늘을 소중히 여기며 사는 모습일 것이다. 우리 인생의 화양연화는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계절상의 봄처럼 젊은 날의 화창함이 반드시 인생의 봄날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인생의 봄날이다. 긴 시간이 지나고 나서 아득했던 지난 순간을 아쉬워하지 말고 지금을 소중하게 맞아야 한다.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되어도 그 순간 행복하고 마음이 편안하고 열정이 있다면 그게 삶의 화양연화다.
흔히 뛰어난 연기를 펼치는 배우에게는 ‘천의 얼굴’이라는 수식어가 붙곤 한다. 그러나 재주 많은 배우는 캐릭터 변신뿐 아니라 장르의 경계도, 뮤지션이라는 경계도 훌쩍 뛰어넘곤 한다. 4월에는 이 재주꾼들의 끼를 만날 수 있는 극장으로 향해보자. 연극 돌아온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열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했던 감초배우들. 연극 돌아온다 그들의 연기를 무대 위에서 생생한 라이브로 감상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공연은 ‘돌아온다’는 이름을 가진 허름하고 작은 식당을 배경으로 진행된다. 욕쟁이 할머니, 군대 간 아들을 기다리는 초등학교 여교사, 집 나간 아내를 기다리는 청년, 작은 절의 주지 스님 등 갖가지 사연을 가진 손님들이 이곳을 스쳐 지나간다. 이들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가족에 대한 진한 그리움과 향수를 전한다. 무엇보다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화려한 캐스팅.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돌아온다' 식당의 손님으로 등장한다. 배우 강성진과 박정철이 식당 주인 역을 맡아 무대 위를 든든하게 지키고, 김수로가 청년 역을, 홍은희·이아현이 여선생 역을 맡아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최근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빈센조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치며 얼굴을 각인시킨 최영준은 스님 역을 맡아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2015년 제36회 서울연극제에서 우수상과 연출상을 받았던 돌아온다는 2017년에는 영화로 제작돼 제41회 몬트리올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금까지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된 작품이지만, 이번 프로덕션은 1000석 규모의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5월 7일~6월 5일 |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뮤지컬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뮤지컬 미드나잇: 액터뮤지션에는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단어가 등장한다. 바로 ‘액터뮤지션’이다. 액터와 뮤지션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뮤지컬의 필수 요소인 음악을 배우들이 연주해서 붙인 이름이다. 배우들은 기타, 바이올린, 콘트라베이스, 퍼커션, 피아노까지 5인조 밴드를 구성해 음악을 라이브로 들려준다. 이야기는 12월 31일 자정 직전의 한 부부에게서 시작된다. 매일 밤마다 사람들이 어딘가로 끌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공포의 시대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어려운 시절을 견뎌온 부부. 그러나 이들에게 갑자기 불길한 손님 ‘비지터’가 찾아온다. 두 사람의 치욕스러운 비밀을 하나씩 밝히며 부부를 두려움과 경멸에 떨게 만든다. 감당하기 힘든 진실에 괴로워하는 부부 앞에서 손님은 마침내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최후의 선택을 강요한다. 미드나잇은 아제르바이잔의 국민 작가 ‘엘친’의 희곡 지옥의 시민(Citizen of Hell)을 원작으로 한다. 영국의 극작가 티모시 납맨과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 쓰루 더 도어의 작곡가 로렌스 마크 위스가 협업해 뮤지컬로 각색했다. 작품은 밀도 높은 심리 묘사로 인간 본연의 깊고도 어두운 욕망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낸다. 몰입도를 더하는 것은 역시 음악.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고혹적인 선율의 음악은 독재 권력이 지배하는 암흑 시대로 관객들을 단숨에 데려간다. 1월 19일~5월 23일 | 대학로 예그린시어터
코로나19 팬데믹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교육 가족들은 우리나라의 미래와 학생들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나 지자체의 경우 조직개편을 통해 코로나 담당 부서 인원을 증원하고 있으며, 학교 역시 보건 보조교사, 방역 인력 등 인력증원이 이뤄지고 있다. 업무량 폭증…가장 힘든 자리 학교 중간관리자인 교감 역시 교육과정 운영과 방역의 중심에서 업무량이 갈수록 폭증해 학교에서 가장 힘든 자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증원되는 인원 관리도 오롯이 교장, 교감의 업무다. 이런 어려움으로 교감뿐만 아니라 교장 역시 교육과정 운영과 인력관리 업무가 많은 과대 학교를 부담스러워한다. 6학급 학교와 43학급 학교의 교감 업무를 단순히 비교해도 알 수 있다. 업무량은 물론이고 관리해야 할 인력 차이가 실로 엄청나다. 학급 수가 많은 과대 학교의 학교 교육과정 운영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가 교감을 두 명 배치하는 복수교감제도다. 그런데 '학교 규모가 43학급 이상인 경우 복수 교감을 둘 수 있다'고 명시한 초·중등교육법시행령 36조 1항이 2013년 2월 13일 폐지된 이후 복수교감제도는 시·도교육청별로 다르게 시행되고 있다. 2022년 현재 제주는 42학급, 서울·인천·광주·대전·세종·경기·강원·전북·전남·경남은 43학급, 충북·충남 45학급, 대구 46학급, 부산 47학급, 울산은 50학급 이상인 경우 복수 교감을 배치하고, 경북은 없다. 이 중 대구시교육청의 복수 교감 운영사례를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전체 233개 초등학교 중 43학급 이상인 20개 학교 중 16개 학교에는 복수 교감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학급 수가 44학급, 45학급, 46학급인 4개 학교는 배치하지 않은 상태다. 이 역시 4개 교육지원청에 권한이 위임돼 있어 운영 상황이 다르다. 남부교육지원청에 속한 45학급 규모의 A학교에는 복수 교감이 배치된 반면, 동부교육지원청의 B학교(45학급)와 서부교육지원청의 C학교(46학급)에는 복수 교감이 미배치돼 같은 지역 내에서도 불평등이 나타나고 있다. 학교 운영 전반에 효율적 교원들은 학급당 인원이 60명 넘던 시절보다 학급당 인원이 20명 남짓인 현재 학생 교육이 더 힘들다고 한다. 교원의 학급경영과 업무 피로도가 나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를 지원할 전문인력이 절실하다. 과대 학교의 경우 2명의 교감이 있는 것이 학생 지도, 교내 장학, 학급경영 컨설팅, 업무지원, 상담 및 심리지원 등 학교 운영 전반에 효율적이며 이는 교육의 질과도 연결된다. 학교 현장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인력 지원보다 복수 교감 배치가 필요하다. 관련 법령을 신설해 전국의 모든 36학급 이상 학교에 복수 교감을 배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최근 5년간 사립학교 교원 채용과 관련한 시도교육청의 감사 결과를 살펴보면 사학재단 친인척 관련자의 부적절한 채용, 금품 수수 및 불공정한 채용 절차 등이 적발되는 등 사학의 채용 비리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동안 사학재단의 비리를 개선하기 위한 개정 절차는 여러 차례 이루어졌지만, 일부 사안만 국회에서 처리되고 나머지 교직원 채용 등과 관련된 핵심 사립학교법은 사학을 통제한다는 이유로 번번이 법률로 채택되지 않았다. 알다시피 현행법에서는 사립학교 교원이나 교직원의 신규 채용을 위한 공개 전형을 교육감에게 위탁‧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립학교는 자체적인 공개 전형 절차를 거쳐 자율적으로 교사나 교직원들을 채용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이사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사람들이 대부분 채용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는 사학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사실 6.25 전쟁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정부가 할 수 없는 일을 사립학교가 개인 재산을 투자하여 교육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 그 결과 아직도 전국의 초·중·고·대학교 중 사립학교 비율은 중학교 22.9%, 고등학교 45.1%, 전문대를 포함한 4년제 종합대학은 74.9%의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초·중·고교의 경우에 국·공립학교처럼 교원이나 교직원의 보수, 사립학교교직원연금도 정부의 예산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엄연하게 국민의 세금, 국가의 예산이 지원되는 사립학교에 사학의 민주성을 침해한다는 주장은 과도한 지적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사립학교를 좀 더 투명하고 공공성 있게 개혁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를 도입해야 할까? 우선은 전국의 모든 사립학교 중에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인건비를 지원받는 학교의 경우에는 교원이나 교직원 신규 채용을 위한 공개 전형의 제1차 시험을 교육감에게 위탁하도록 하고, 교직원 신규 채용 시 임원 또는 교원이 해임 또는 징계 등의 처분을 받으면 일정 기간 공개 전형을 위탁해 실시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교원 채용 절차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사학의 공공성을 높이는 방안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공립학교와 똑같이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도 교직원 인사와 징계 등의 권한은 모두 재단 이사장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현행법상으로는 사립학교 내에 인사 문제가 발생해도 시정이나 처벌에 관해 권유만 할 수 있고 이를 강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사립학교법 개정 방향과 관련해 이사장의 친·인척은 학교장임명 금지, 공익 이사제도 도입, 국·공립학교와 같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및 의결기구 의무화, 교직원 채용제도의 투명한 공개화, 사립학교 설립인가에 대한 기준 강화, 부패 당사자의 학교 복귀를 원칙적으로 금지, 사립학교에 문제가 발생 시 조속한 임시이사 파견, 내부 비리 고발자에 대한 법적 보호 규정 명문화, 비리 당사자 처벌 강화로 부정부패 발생의 악순환구조 개선 등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총은 코로나19 확진 학생의 중간고사 응시 허용 여부를 논하기에 앞서 정부가 감염확산 방지를 위한 실질적 대안과 지원방안부터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이 제시한 ‘격리 중 외출 허용’ 방안에 대해서는 “이것이 과연 학교에 무슨 지원이 되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교총은 8일 보도자료에서 “확진학생들이 불이익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학교로서는 10만 명 내외에 달할 확진 학생으로부터 추가 감염 확산을 막을 방법이 없고, 시험 관리가 힘든 여러 한계와 현실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또다시 학교에 각자도생으로 책임만 떠넘길 게 아니라 방역당국, 교육당국이 이를 해소할 대안과 기준, 지원대책을 먼저 제시하고 시행 여부를 논의하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시험을 치르는 4~5일간 전국적으로 10만 명 내외의 확진 학생들이 등하교하는 과정에서 민원이 상당할 것으로 봤다. 게다가 중간고사 기간 중 매일 1만 명 안팎의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어, 확진자 체크와 추가 시험 공간 마련, 감독교사 확보 등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확진 학생이 개인 유불리에 따라 하루는 시험을 보고, 다른 날은 인정점을 받기 위해 결시하는 등 편법적 행태도 발생할 수 있어 시험관리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봤다. 확진자가 적은 학교만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학교마다 시험방식을 달리하면 형평성 문제 등으로 혼란과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교총은 해외 파견교사에 지급되는 수당을 여타 공무원과 같은 수준으로 조정할 것을 8일 인사혁신처에 건의했다. 현행 공무원수당 규정에 따르면 국외 파견공무원의 수당은 재외공무원 수당 규정을 준용한다. 단, 해외 파견교사에 대해서는 교육부 장관이 지급대상과 범위를 조정할 수 있다. 문제는 교육부가 조정 권한을 위임한 한국학교 운영위원회의 조정 과정에서 해외 파견교사의 수당을 적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일례로 2016년부터 3년간 러시아로 파견된 교사가 재외공무원수당, 가족수당, 주택수당, 항공운임, 가족여비, 이전비, 의료비 등의 명목으로 받은 총 수령액은 동일 호봉의 재외공무원보다 1억2300여만 원이나 적었다. 교총은 해외 파견교사가 재외공무원과 마찬가지로 국외 파견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보상에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가공무원에게 지급하는 각종 수당은 법령이나 구체적 위임을 받은 하위 규칙에 따라 액수를 정해야 하는데, 명확한 근거 없이 조정하는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요즘. 학교마다 대체 강사를 구하느라 많이들 힘든 시기에요. 전담 과목으로 비는 시간이 있어서 쉬는 시간에는 교무실에서 전화가 오는 일도 빈번해요. “선생님, 보결 좀 부탁해요.” 하는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리지요. 다들 힘들고 바쁜 시기. 선생님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빈 자리를 메우고 있어요. 우리만 힘든 건 아니니까요. 교사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빈자리가 속출하고 있는 요즘. 학교로 온 지침을 보다가 놀랐어요. 그래서 눈을 비비고 다시 들여다봤지요. 눈이 이상한 것인지, 지침이 이상한 것인지 한참을 보다가 허탈해졌어요.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면 교원자격증이 없어도 대체 강사가 될 수 있다는 한 줄의 지침. ‘교사자격증은 아무것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교사자격증이 없는데 어떻게 강사가 될 수 있는 것일까요? 좋지 않은 상황이라 한 시간이라도 빈 시간이 생기면 보결을 하는 선생님들. 보결 수업에 여념이 없으신 교감, 교장 선생님들. 거기에 명예퇴직을 하시고도 강사 구하기가 힘들다는 말씀에 학교에 나와 주시는 선배 선생님들. 자격을 가진 교사들로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이 혼란을 틈타서 스리슬쩍 교사자격증 없는 무자격자를 대체 강사로 채용할 수 있다는 공문은 교사들을 답답하게 만들어요. 솔직히 이야기하면 자괴감이 들게 만들지요. 교사자격증은 교육부도 인정해주지 않는 쓸모없는 종이 같아서 말이지요. 운전면허증 없는 사람이 버스 운전을 하는 것 가능할까요? 의사면허증이 없는 사람이 병원에서 사람들을 치료하는 게 가능할까요? 말만 잘하면 변호사 자격증이 없어도 법정에서 사람들을 변호할 수 있을까요? 자격이 필요 없는 직업도 있지만, 자격이 있어야만 가능한 직업도 있어요. 교직도 그중 하나지요. 법조문에도 명시되어 있어요. 교육공무원법 제32조 1항에 따르면 기간제 교원을 임용할 때는 교원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교원으로 임용할 수 있어요. 초·중등교육법 제21조 2항에도 교사는 교사자격증을 받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지요. 시행령이나 조례 등에서 지침의 근거를 찾을 수도 있겠지만, 억지로 끼워 맞춘 근거로 미자격자들을 대체 강사로 채용하려는 시도는 교육의 근간을 무너뜨리겠다는 의도로 비쳐질 수도 있어요. 대체 강사를 구하기가 어려우면 기존 65세에서 70세까지로 연령 제한을 한시적으로 풀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어요. 굳이 자격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교직을 개방하면서 교육의 질을 떨어뜨릴 필요는 없는 것이지요. 만약, 자격 없는 사람들이 대체 강사가 되어도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이 땅의 교사들을 무시하는 어처구니없는 처사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교원 단체들도, 현직에 있는 관리자분들도 이런 지침에 대해서 항의를 많이 하는 상황이에요. 각 학교에서도 자격증 없는 대체 강사를 구하는 일을 삼가고 있어요. 교사자격증이라는 마지막 보루는 지키기 위해서 말이지요. 그것마저 무너지면 교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전문성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니까요. 학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관이 아니에요. 미래의 일꾼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이지요. 대체 강사라지만 교사 자격 없는 사람들을 교사로 세우는 것은 어쩌면 교직을 무력화시키려는 포석이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해요. 지금까지 현장의 목소리와는 다른 많은 시도가 있었으니까요. 2017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기간제 교사를 임용고사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시도. 지난 1월에는 정규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따라서 초등교사가 체육 수업을 충실히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스포츠 강사를 의무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학교체육진흥법을 개정하려고 했었지요.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봤을 때, 학교는 이미 교육이 아니라 일자리 확충을 위한 텃밭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어요. 요즘 학교 상황이 힘들더라도 대체 강사는 자격을 가진 분들이 해주시면 좋겠어요. 바쁘시겠지만 선생님들도 보결 수업에 잘 협조해주시고, 관리자분들도 힘을 보태주셔서 교사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교직은 전문성 없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수원특례시는 ’제3기 수원화성문화제 추진위원회 출범식‘을 지난 3월 31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가졌다. 이 자리에는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를 비롯해 위촉직 추진위원 92명이 참석해 수원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위촉장을 받았다. 추진위원의 임기는 2년이다. 추진위원회는 수원화성의 가치와 정조대왕의 애민정신을 알리고, 시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설치 구성한 단체다. 이날 출범식은 식전 공연, 추진위 활동 및 수원화성문화제 영상 시청, 단체 기념사진 촬영이 있었다. 이어 수원화성문화제 및 위원 설명, 공동위원장 선임, 임원 인사 말씀, 분과 편성 및 분과위원장 선임, 폐회가 있었다. 분과위원회는 기획운영, 홍보지원, 지역참여. 모니터링, 자원봉사 등 5개 분과로 편성했다. 올해 축제는 제59회 수원화성문화제인데 10월 7일부터 화성광장과 화성행궁 일원에서 3일간 개최한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정조대왕의 효심과 부국강병의 꿈을 바탕으로 축성된 수원화성에서 매년 펼쳐지는 역사 깊은 문화관광 축제로 자리 잡았다. 필자는 추진위원으로 참석했다. 그렇다면 수원화성문화제와 평범한 시민인 나와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그동안 어떤 인연을 맺어 왔을까? 지자체 문화축제가 시민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그냥 일회성 행사로 끝나고 마는것일까? 아니면 시민의 삶에 보이지 않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을까?참가했던 문화제 추억을 떠올리니 오늘 출범식 감회가 새롭다. 수원화성문화제는 1964년 10월 15일 수원시민의 날을 기념하여 창설되었다. 초창기 명칭은 화홍문화제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행사에 참가했다. 백일장인데 광교저수지 둑에서 열렸다. 입선엔 들지 못했지만 글짓기의 꿈을 갖게 해주었다. 그 영향이었을까? 중학교 졸업 때에는 교지에 수필이 실리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에는 학보 기자로 활동했다. 교육대학에서는 방송실 보도부장으로 활동했다. 초교 교사가 되어선 축제장인 공설운동장에 학생들을 직접 인솔하기도 했다. 교육 관련 신문과 잡지에 교육에 관한 글을 투고했다.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면서 중등학교 국어교사가 되었다. 교감 때에는 한교닷컴 리포터가 되었으며교장 때에는 e수원뉴스 시민기자가 되었고 전교생 명예기자제를 운영해 글쓰기를 생활화하도록 하였다.덕분에 지방신문 오피니언, 교육 칼럼리스트가되었다. 은퇴 후에는 수원화성문화제를 직접 취재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16년 서울 창덕궁에서부터 노들섬까지 현장 취재를 한 일이다. 인근 지자체장의 협조를 받아 정조대왕 능행차를 재현했는데 배다리를 건너는 장관을 보았다. 취재 후 집에 와서 보니 새 양말에 구멍이 나 있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포크댄스 강사로서 지도한 동아리가 조선백성환희마당에 연속 출연해 우수상, 참가상, 인기상을 수상했다. 방송대에서는 축제·이벤트관광, 관광행동론 등 전공과목을 공부했다. 지역축제에 관련한 이론적 배경이 되는 학문적 공부를 한 것이다. 2020년과 2021년엔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지침에 의거 축소되거나 비대면 온택트 프로그램으로 변경 운영되어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누구보다도 컸다. 올해엔 코로나가 잠잠해져 다시 성황기에 개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수원특례시 원년이 되는 올해 해당부서인 관광과에선 추진위원 공개모집이 있었다. 수원토박이로서 그동안 지역문화제에 관심과 애정, 경험을 바탕으로 응모했다. 드디어 추진위원이 되었다. 발대식에 참가해 보니 축제의 주체가 시민이다. 지역 연계를 통해 지역에 도움이 되는 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재청 공모사업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과 연계 추진한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지자체 주도 행사가 아니다. 지자체는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한다. 수원문화재단은 축제 기획과 전문적 영역을 담당한다. 추진위원회는 시민참여 기획과 운영을 담당한다.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아니다. 시민의 삶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축제에 참여했던 잠재적 교육과정이 필자의 경우처럼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축제는 참여하는 시민의 열정이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다. 추진위원들의 아이디어 창의성과 책임감, 시민의 참여도가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봄바람에 느티나무 연둣빛 새잎이 나풀거린다. 그 바람 속에는 아직 떠나지 않은 겨울 숨결이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간간이 바람이 불 때마다 우리 시대의 훈장처럼 겨울 강풍에 날아와 가지에 걸린 마스크가 벌렁거린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으로 인한 자가격리 사흘째이다. 방역지침과 거리두기 개편으로 연일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아져 걱정이다. 그래도 딴에는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며 생활하였는데 ‘열 사람이 한 도둑을 못 막는다’는 말처럼 그 불똥이 내게 오리라고 어찌 상상이나 하였을까? 처음 당해보는 자가격리라 평소 생활이 더 소중하게 여겨진다. 마치 군중 속의 섬사람이 된 느낌이다. 더구나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을 어린 철부지들을 생각하니 애간장이 탄다. 하지만 이 코로나보다 더한, 교직에 있는 모든 선생님이 힘들다는 3월도 대상포진과 싸우면서도 출근하였는데, 지금 주저앉은 이 모습이 믿기질 않는다. 그리고 사월의 시작과 함께 아이들과 같이 교정 화단에 솟아나는 새싹과 민들레꽃, 할미꽃, 고사리 같은 새잎을 관찰하며 봄을 맞이하려는데 어찌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자신에게 원망을 던진다. 아이들이 눈에 밟힌다. 이곳은 시골 학교 만큼 순수한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의 믿음이 넘친다. 출근하는 모습을 복도 창문으로 지켜보고 있다가 뛰어나와 서로 손을 잡고 바짓가랑이도 잡는 아이들. “거리 두기야, 떨어지자.”라고 해도 언제 그랬냐 듯이 우르르 몰려든다. 그 아이들의 눈빛과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가? 지난 삼월이었다. 대상포진을 앓을 때 어떤 이는 한 며칠 병가를 내고 푹 쉬면 좋을 텐데 참 고지식하다고 하였다. 낸들 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에게 용납이 되지 않았다. 지금껏 선생님이란 특수한 직업에 대한 사명감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교직에 있어 가르침에 있어 사명감이란 퇴색된 지 오래다. 하지만 나는 아직 버리고 싶지 않다. 삼십 년을 넘게 그렇게 걸어왔고 이 소임이 끝나는 날까지 그 초심을 잃지 않는 그런 선생님의 자세로 살고 싶을 뿐이다. 머무는 방의 환기도 시키고 햇볕도 한 번 쬘 겸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다. 가까운 산, 먼 산은 아래로부터 번져가는 봄꽃의 작은 활화산 번짐이 군무처럼 화려하다. 인근 나지막한 밭 언덕엔 연분홍 복사꽃이 새색시 같은 환한 웃음으로 주위를 밝힌다. 지금쯤 1교시를 마쳤겠지? 낯가림이 심한 통합 반에 가는 아이도 잘 있을까? 우유 급식은 제대로 했을까? 열다섯 명의 아이 얼굴이 하나하나 스친다. 마음은 여전히 좌불안석이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몇 번의 기침과 가래를 뱉고 한 모금의 물로 자지러짐을 넘긴다. 그리고 있을 때 잘하란 말을 펼치며 평소에 누렸던 모든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표현하지 못한 자신의 모순을 생각한다. 자가격리 중 제일 고마운 사람이 아내다. 자신도 출근과 집안일 하며 힘들 텐데 아침, 점심, 저녁 따스한 밥 한 공기를 쟁반에 담아 2층 방문 앞에 살며시 두고 내려간다. 밥이 뭐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가 그런 잘못된 생각을 고쳐준다. 하지만 원래대로 되면 내가 언제 그랬냐 듯이 머리를 치켜들 것이다. 이게 원래 사람의 본모습일까? 이제 자가격리 기간의 반을 넘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아이 하나하나 작은 마음 구석까지 쓰다듬고 좋은 선생님이 되어야겠다. 그리고 항상 옆에서 같이 숨 쉬는 가족에게 말 한마디 손짓 하나라도 생각하는 느긋함이 있는 걸음으로 같이 걷고 싶다. 봄이 한창이다. 화무십일홍이라 했다. 화려했던 자목련 꽃잎의 멍들은 하얀 속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축축 처진다. 씁쓸한 마음이지만 그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가만히 살펴보면 꽃진 자리에는 연둣빛 새잎이 돋아나서 더 예쁘다. 꽃은 떨어진다. 떨어져야 열매를 맺는다. 그리고 변화무쌍한 날씨를 견뎌야 영근다.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가 지금은 아프지만 살아가는 동안 더 큰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집이 그 사람의 신분이 되었다. 주住야말로 의衣와 식食을 능가하는 위치로 등극했다. 그러다보니 현대인들은 집의 노예가 되었다. 죽기 살기로 돈을 모아서 집을 산다. 생존을 충족시키기 위한 집으로부터 출발하여, 신분을 나타내는 집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이 실로 다양하다. 집은 볼 만한 구경거리이다. 필가가 백가기행百家紀行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여기에 있다. /저자 서문 중에서 이 책에는 ‘돈으로서의 집, 신분으로서의 집’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장성 축령산 자락에 있는 한 평의 집부터 경주 최 부잣집과 같은 명부(名富)의 집, 경남 지수면의 의부(義富)의 집, 차를 마시는 다실(茶室) 등이 작가의 지론인 ‘가내구원(家內救援)]의 의미로 소개되어 있다. 동양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청운 조용헌 선생의 글을 무척 좋아한다. 매주 월요일이면 신문에 연재되는 그의 칼럼을 읽는 것이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사주, 풍수, 한의약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여 읽는 이를 즐겁게 한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당호는 다문재(茶文齋)이다. 십여 년 전 이사하면서 이름을 지었다. 차를 마시며 글을 쓰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멀리 합포만이 보이고 집을 나와 오 분 정도만 걸으면 무학산 학봉과 마주할 수 있고, 고운 최치원이 거닐었던 산책길이라는 점을 생각하였다. 여기에서 공부를 하고 싶었다. 사람의 마음이 참 중요한가 보다. 집 이름을 짓고 엽서나 편지 끝에 ‘다문재(茶文齋)에서 보냄’이라고 열심히 사용하다가 사는 일에 바빠 잊고 있었다. 그러다 후두둑 벚꽃비가 내리는 오후 베란다에서 봄 풍경을 바라보다 순간 깨달음이 일었다. ‘아, 이 집 이름이 다문재(茶文齋)였지!’ 몇 권의 책을 출간하고,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를 계속하였고, 작은 독서모임을 만들어 책읽기의 즐거움을 함께하고 있다. 나를 공부하도록 도움을 주신 것이 집이 아닐까? 당호의 의미조차 모르면서 작은 아파트를 향해 꿈을 이야기한 것을 성주께서 들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내곁에서 따듯하게 힘든 나를 일깨워 주셨으리라. 도서관에서 바라보는 강마을은 분홍 복사꽃과 흰 자두꽃이 눈부신 봄 풍경을 보여준다. 봄이 농익어 있다. 『조용헌의 백가기행』, 조용헌 지음, 디자인하우스, 2010
교육부 존치 논란이 계속되자, 교육계 일각에서는 초·중등교육의 지방 이양과 함께 교원 지방직화가 가속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교원 지방직화는 교육에 대한 국가적 책무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위기감을 내보이는 교원도 적지 않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원 지방직화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도간 상황에 따라 교원의 신분, 처우, 근무 여건 등에 차이가 생겨 특정 지역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는 지역 간 교육격차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교총이 지난 2020년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57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90.5%가 국가공무원인 교원의 신분이 지방공무원으로 전환되는 것에 ‘반대’했다. 교총은 “교원 지방직화는 단순히 교원의 신분 변화 그 자체를 넘어 교육격차와 질 저하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반대한다”면서 “국가공무원으로 전환된 소방공무원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소방공무원은 2020년 4월 1일부터 국가직으로 전환됐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에 따른 소방·구조 역량 격차를 줄여 각종 재난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교총은 “지방직이었던 소방공무원은 지역에 따라 처우가 다르고 인력 운용과 소방 장비 등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어 근무 여건에 편차가 컸다”면서 “교원이 지방직화되면 똑같은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원의 사기와 교육력이 떨어지고 결국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지방재정자립도가 낮아 지방교육재정을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현재 상황에선 교원 충원, 비정규직 교원 임용 확대 등으로 인해 지역 간 교육환경 격차가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교총은 “교원의 지방직화는 교원의 신분과 지위에 격차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헌법 제31조에 명시한 ‘교원 지위 법정주의’ 정신을 크게 훼손한다. 또 교육법 및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우대 및 신분 보장 정신에도 반한다”고 강조했다.
1. 휴직 대상 : 「공무원연금법」제25조에 따른 재직기간 10년 이상인 교원 2. 휴직 사유 가. 교원이 자기개발을 위하여 학습·연구 등이 필요한 때 나. 수업 및 생활지도 등을 위해 신체적·정신적 회복이 필요할 때 3. 휴직 기간: 1년 이내(학기단위 허가) ※ 1년의 범위 내에서 휴직 기간을 단절 없이 연장한 경우 1회로 봄 4. 휴직의 횟수 : 교원으로 재직하는 기간 중 1회 5. 휴직 신청 서류: 공통 _ 휴직원 1부, 자율연수계획서 1부 ※ 추가적인 서류는 각 시·도교육청마다 다르므로 해당 교육청의 지침 참고 6. 휴직 기간의 재직경력 인정 여부 가. 경력평정: 미산입 나. 호봉승급: 호봉승급기간에서 제외 7. 유의사항 가. 휴직대체는 가급적 정규교원으로 임용하여 기간제교원이 증가하지 않도록 유의 나. 학생의 학습권 보호와 안정적 학교운영, 학교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 학기단위로 기간을 정하여 실시 다. 학교급별 교원 수급 상황 등 시·도의 여건을 고려하여 허가 8. 업무의 처리 절차 ① 휴직 사유 발생 → ② 본인 신청 → ③ 서류 구비 → ④ 교육지원청에 휴직 신청 → ⑤ 교육지원청 휴직 허가 여부 판단 → ⑥ 교육장 휴직 발령 → ⑦ 휴직 개시 9. 복직절차 : 휴직 기간이 만료되는 경우 또는 휴직 기간 중 그 사유가 소멸되는 경우 복직원을 제출하여 신고해야 하고, 임용권자는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함 선생님들의 QA Q. 육아휴직 기간(2년)과 학교 실근무 경력 8년인 교사입니다. 육아휴직 기간을 포함하면 재직기간이 10년 이상이 되는데, 육아휴직도 재직기간에 포함이 되나요? A. 자율연수휴직의 재직기간 기준은 「공무원연금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공무원연금법」 제25조 5항 5호 ‘자녀의 양육 또는 여성공무원의 이민이나 출산으로 인한 휴직’에 의거하여 육아휴직 기간은 재직기간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재직기간의 확인은 「공무원연금공단」의 공무원 연금가입내역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사립학교 교원일 경우 자율연수휴직이 불가한가요? A. 「사립학교법」 제59조에 따르면 12.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 제31조에 따라 계산한 재직기간이 10년 이상인 교원이 자기개발을 위하여 학습ㆍ연구 등을 하게 된 때 자율연수휴직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사립학교법」에 따라 소속 학교의 정관 등에 자율연수휴직에 대해 기간과 신분, 처우 등에 명시된 바대로 따르도록 하고 있으므로 선생님의 소속 학교에 자율연수휴직이 명시돼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자율연수휴직은 무조건 승인되는 것은 아닌가요? A. 자율연수휴직의 경우 학교관리자의 허가가 아니라 학교인사자문위원회를 거쳐 학교장이 추천해 임용권자(교육감 또는 교육장)가 허가토록 하고 있습니다. 임용권자가 교원수급 현황 등을 고려해 허가 여부를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신청자가 과다하게 증가할 경우에는 제한될 수 있는 여지는 있습니다. Q. 2월 28일이 되어야 10년 근무일 경우 자율연수휴직을 낼 수 있나요? A. 각 시ㆍ도교육청마다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사안으로 해당 지역교육청 인사지침을 따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도의 경우 자율연수휴직을 휴직예정일 30일 전까지 신청하게 되어있습니다. 이런 경우 2월 28일에 재직기간 10년이 되신다면 3월 1일 휴직은 어려우실 것입니다. Q. 자율연수휴직 중 급여는 어떻게 되나요? A. 자율연수휴직은 무급으로 보수와 수당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단, 휴직한 날이 속하는 달의 봉급과 수당은 일할 계산하여 지급합니다.
바야흐로 ‘잔인한 4월’이다. 3월의 적응기와 탐색기를 거쳐, 중간고사까지 끝나면 교실분위기가 미세하게 달라져 있다. 몇 개의 그룹이 형성되고, 교실 주도권을 잡느라 신경전이 일어나며, 크고 작은 사건들이 하나둘씩 터지기 시작한다. 신학기 담임교사와의 첫 상담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시기도 이즈음이다. 아이들은 새로운 담임교사와의 첫 상담을 기대하고, 설레며 기다린다. 겉으로는 싫은 척, ‘그딴 건 왜 해’라며 투덜거리지만, 속으로는 ‘내 차례는 언제 올까? 이런 말을 해야지’ 하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대부분 첫 상담 후 오히려 신뢰가 깨졌다고 말한다. 왜일까? 간단하다. 기대만큼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기대가 너무 높았을까? 아니다. 교사의 초기상담 활동이 미흡했을 가능성이 높다. 초기상담에도 전략이 있다. 교사들의 흔한 오해 두 가지를 통해 신뢰관계를 쌓는 초기상담을 살펴보도록 하자. 초기상담, 교사와 학생의 신뢰관계를 결정짓는 첫걸음 상담도 타이밍이다. 특히 첫 번째 상담, 즉 초기상담은 학생뿐만 아니라 일 년 동안 담임교사의 ‘삶의 질’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초기상담 과정에서 학생은 교사에게 ‘신뢰’가 생기고, 교사는 학생을 ‘이해’하는 계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 즉 교사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학생에 대한 오해가 생기면서 일 년 동안 감정소모로 지쳐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음을 깨닫는 순간은 맨 마지막 단춧구멍 하나가 텅 비었을 때이다. 하지만 괜찮다. 다시 풀고 처음부터 다시 끼우면 된다. 초기상담도 마찬가지이다. 첫 시작이 매끄럽지 못했다고 해서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초기상담 성공전략’으로 시행착오를 줄여보고자 할 뿐이다. 흔한 오해 ❶ _ ‘초기상담이니까 가볍게, 친해지는 것’에 초점을 두자! 가장 흔한 오해가 바로 ‘초기상담이니까 가볍게, 친해지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이다. 초기상담을 통해서 학생과 친해지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친하다’는 것이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친한 친구지만 신뢰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친하지는 않지만 신뢰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교사와 학생 관계는 후자가 더 적절하다. 친구 같은 교사보다 존경할 수 있는 교사가 더 바람직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물론 친하면서 신뢰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초기상담 목적을 친해지기에 맞추면, 상담은 일상생활 혹은 농담 식의 가벼운 대화수준에 머무르게 된다. 또한 형식적인 절차로 인식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들은 학기 초, 담임교사와의 첫 상담을 기다리며, 어떤 말을 할지까지 생각해놓을 정도로 기대감이 크다. 따라서 일상적인 대화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야 신뢰관계를 쌓을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아, 오늘 우리는 10~20분 정도 상담할 예정이야. 새로운 학년의 시작(혹은 중·고등학생 첫 시작)이라서 너도 많은 다짐과 계획, 생각을 해봤을 텐데, 오늘 상담이 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이는 오늘 선생님이랑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니? 맨땅에 헤딩하기보다 ‘초기상담 면접지’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초기상담 면접지의 정해진 형식은 없다. ‘지금 가장 큰 고민’이나 ‘상담 때 이야기하고 싶은 것’ 등이 포함되어 있으면 된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면접지에 솔직하게 답변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누군가 진지하게 듣고, 함께 고민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따라서 초기상담에서 아이들의 진짜 이야기를 묻고 듣는 것은 신뢰관계 형성의 첫걸음이다. 초기상담 면접지에 적힌 아이들의 고민을 첫 질문으로 던져보자. “친구관계가 가장 고민이라고 적어놓았네. 구체적으로 어떤 고민인지 설명해줄 수 있겠니?” “성격 때문에 고민이구나. ○○이는 성격이 어떻기에 고민까지 할 정도인 거야? 성격 때문에 오해받거나, 힘들었던 적이 있었니?” “오, 성적이 고민이네. 이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무엇 때문에 힘들까? 열심히 노력해도 성적이 잘 안 오르니? 아니면 혹시 부모님의 기대가 커서 힘드니?” 물론 ‘딱히 고민 없음’이라고 적어 놓은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런 표현 역시 유의미하다. 진짜 고민이 없을 수도 있지만, ‘그게 무슨 고민이야’라는 비난을 듣기 싫어서일 수도 있고, 말해봤자 소용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이럴 때, “고민이 없다고? 그래도 뭔가 하나는 있을 거 아냐?”라며 답변을 강요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아이들이든 어른이든, 주관식으로 된 물음에 답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개방형 질문이 폐쇄적 질문보다 좋지만, 아이들인 경우에는 대답하기 편한 선택형으로 제시해주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딱히 고민 없음’이라고 적어놨네. 지금 현재 고민이 없는 거야, 아니면 지금 말하기가 싫은 거야? (한참을 기다려도 대답이 없다면)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단다. 나중에라도 말하고 싶은 순간이 오면 언제든지 찾아오렴. 그럼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해볼까? 어차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니까, 조금이라도 너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으면 하거든. (만약 별로 할 말이 없다고 한다면) 친구들은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고, 친구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싶다는 친구도 있고, 소극적인 성격을 좀 고쳐보고 싶다는 친구들도 있고, 부모님과 갈등을 어떻게 하면 풀어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친구들도 있단다. 또 공부를 하고 싶은데 집중이 안 된다는 친구들도 있고. ○○이는 어때? (만약 끝까지 할 말이 없다고 한다면) 그래.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하자꾸나. 대신 나중에라도 말하고 싶은 순간이 오면 언제든지 찾아오렴. 흔한 오해 ❷ _ 초기상담이니까, 최대한 정보를 많이 수집하자! 두 번째는 초기상담 목적을 정보수집에 두는 경우이다. 하지만 아직 친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취조하듯 이뤄지는 정보수집형 질문은 오히려 신뢰관계 형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소개팅 자리에서 처음 본 사람이 ‘회사 동료들이랑은 친하냐, 돈은 좀 모아놨냐, 부모님은 뭐 하시냐,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느냐’ 등을 물어보면 기분이 좀 애매해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학생의 정보수집은 초기상담 면접지에 적힌 것으로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상담과정에서는 초기상담 면접지에서 궁금한 것들을 추가적으로 질문하면서 학생의 정서적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현재 이렇게 살고 있네. 이 중에서 고민이 생겼을 때, 누구와 가장 많이 이야기를 하는 편이니?(정서적 지지자 찾기) 엄마랑 이야기를 많이 하는구나. 어때? 속상하고, 힘든 감정까지도 좀 전달하는 편이니?(사건 중심 대화형인지, 감정소통 대화형인지 탐색) 왜? 그런 것들은 말 안 해? 서운했던 기억이 있나 보구나?” “공부를 하고 싶은데, 집중이 안 된다고 했잖아. 집중이 안 되는 데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 의지도 중요하지만, 환경적인 문제도 무시 못 하거든. ○○이가 생각해 본 원인은 어떤 것들이었니?” 초기상담 성공해서 꽃길만 걷기 결국 초기상담 성공전략 첫 번째는 아이들이 준비한 말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다. 교사는 개방형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을 시작하도록 유도하고, 구체화된 연관질문과 선택형 질문으로 좀 더 명확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게 하면 된다. 두 번째 전략은 아이들이 준비한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다. 다 듣고 나서 한마디 거들면 된다. 아이들이 상담을 통해 기대하는 수준은 높지 않다. 그저 자기 계획을 확인받고, 자기 결심을 격려받고, 불안감을 위로받고, 의심되는 문제해결방법에 도움받기를 기대한다. 그럼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첫째, 아이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보자 왜 이런 고민이 생겼는지, 자기 입장에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하자. 교사와 부모는 아이들의 힘듦에 꽤 인색하다. 아이들이 힘들다고 하면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뭐가 그렇게 힘드니? 너만 힘드니? 너보다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 때는 말이야….” 하지만 나보다 힘든 사람이 많다고 해서, 부모님이 더 힘든 삶을 살았다고 해서, 나의 힘듦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힘듦과 나의 힘듦은 별개이다. 내 손톱 밑 가시가 가장 아프다고 하지 않던가. 아이들이 힘들다고 할 때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합리적이지 못한 이유일지라도 아이의 말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 어렵지 않다. “아, 그렇구나. 힘들었겠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놀라워한다(물론 진심이어야 한다). 이것이 끝은 아니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후속작업이 필요하다(이 부분은 앞으로 ‘꼰대수첩’에서 차근차근 풀어나가 보자). “선생님, 학교 오는 게 너무 힘들고, 교실에 있는 건 더 힘들어요.” - 일반적인 예) (표정으로 이미 때리고 있지만, 눌러 참으며) “뭐가 그렇게 힘든데?” - 나쁜 예) “뭐? 학교 나오는 게 힘들다고? 그걸 말이라고 하냐?” - 좋은 예)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볼래? 친구랑 무슨 일이 있었니? 아니면 수업 따라가기가 힘드니?” 둘째, 나의 모든 말과 행동은 너를 돕기 위한 거야 아이들은 생각보다 ‘사고체계’가 정교하지 못하다. 특히 말에 담긴 속뜻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아이들에게 ‘정신 차리라’며 내뱉은 ‘거친 말’은 그냥 상처로 남아 버린다. 예를 들어 담임선생님의 “그렇게 나약해서야, 어디 사회생활이나 제대로 할 수 있겠니?”라는 말은 어떻게 해석될까? 과연 ‘그러니까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해보자’라는 선생님의 속뜻은 전달되었을까? 아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아, 짜증 나. 뭐야,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도 안 했는데, 지금 나한테 저주를 퍼붓는 거야, 뭐야!” 어쩌면 거친 말과 상처 주는 말로 아이들을 정신 차리게 하는 것은 그것이 쉽고 편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고, 좋은 말로 정신 차리게 하는 일은 몹시 어렵다. 고민도 많이 해야 하고, 시간도 걸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들이 느낀다는 것이다. 선생님의 말과 행동이 자신을 위한 것임을. 그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선생님에 대한 신뢰를 쌓는다. 진심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아,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에고, 많이 힘들었겠다. 그렇다고 학교를 안 다닐 수도 없고…. 이런저런 방법을 생각해봤을 거잖아. ○○이의 생각을 한번 들어볼까?” “이런저런 방법을 다 해봤구나. 그런데 안 된 거구나. 얼마나 힘들었을까…. 음, 선생님이 이야기를 쭉 들어보니까, 아까 그 방법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싶어. 일반적으로 ~~ 할 수 있거든. 해 볼 수 있겠니?” 셋째, 연계상담을 부담스러워하지 말자 간혹 연계상담을 부담스러워하는 선생님들을 만난다. 연계상담은 내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없는 기술적인 보살핌을 위해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다. 나는 곧잘 상담을 감기에 비유하곤 한다. 초기 감기는 그저 조금 쉬거나, 대충 집에 있는 약만 먹고도 견딜 만하다. 하지만 몸살감기나 독감에 걸렸을 때는 병원에 가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다. 연계상담도 마찬가지이다. 일반적인 수준에서의 힘듦이라면(한 반 25명 기준으로 20명 정도는 일반적 수준이다) 담임교사의 상담으로도 충분하지만, 전문적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은 연계상담으로 개입할 때, 보다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오히려 담임교사가 끌어안고 있는 것이 병을 더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초기상담이나 이후 이어지는 상담과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면, 언제든지 교내 위클래스를 방문하거나 지역교육청의 위센터, 학교지원센터에 문의하자. 분명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특수교사로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에서 근무하고 있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장애가 있거나, 장애를 얻게 될 확률이 높은 아이들로 특수교육이 필요한 특수교육대상자들이다. 특수교육대상자들은 개개인이 가진 어려움의 정도에 따라 학교생활에 간헐적 또는 전반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학생이 속한 학급에서 특별한 행사를 하거나 현장체험학습 등이 있는 날이면, 통합학급 담임교사들과 함께 특수교육대상자들을 지원한다. 이런 특별한 날에는 퇴근 전에 꼭 하는 일이 있다. 통합학급 담임교사에게 ‘수고하셨다’는 말과 더불어 ‘특수교육대상자를 잘 챙겨주셔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일이다. 그러면 ‘선생님도 오늘 애쓰셨어요’라는 답장이 돌아온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교사와는 사뭇 다른 답장이 돌아왔다. 이 답장은 특수교사인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도 우리 반 학생이니 본인이 열심히 챙기고 가르치는 것이 당연하다’며 오히려 나에게 ‘○○이와 ○○이의 친구들을 살뜰히 챙겨줘서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정신을 번쩍 들게 한, 통합학급 담임교사의 쪽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생각해보니, 나도 모르게 통합학급 담임교사들에게 ‘고맙다’라는 말을 자주 했었다. 통합학급 담임교사가 특수교육대상자를 조금 더 학급구성원으로 인식하고, 긍정적으로 봐줬으면 하는 마음에, 아무도 시킨 적 없지만, 약자 아닌 약자의 자세로 행동할 때가 종종 있었다. 학년 초가 되면 특수교육대상자들이 어떤 담임교사를 만날지, 어떤 친구들과 같은 반이 될지 노심초사하곤 했다. 담임교사가 특수교육대상자를 어떤 인식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통합학급 분위기가 달라지고, 통합교육의 성공과 실패가 좌우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학년 초에 통합학급 담임교사들과 통합교육을 위한 협의회 시간을 꼭 마련하여, 각 학급에 있는 특수교육대상자들은 특수학급 학생이 아닌 해당 학년 반 학생임을 안내하고 또 안내한다. 그런데도 간혹 통합학급 담임교사가 특수교육대상자를 배제하고 학급활동을 하거나, 수업시간에 특수교육대상자를 배려하지 않을 때면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이도 우리 반 학생이니 본인이 열심히 가르치는 것이 당연하다’는 통합학급 담임교사의 답장을 받고, 특수교사인 나부터 특수교육대상자들을 해당 학년 학급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는 생각이 스치면서, 정신이 번쩍 든 것이다. 그날 이후, 나는 ‘내가 가진 통합교육에 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통합교육이란 교육현장에서 특수교육대상자와 일반학생이 함께 교육받는 것을 말하며, 특수교육대상자가 속해 있는 학급을 통합학급이라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용어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 무언가를 통합한다는 것은 그 무엇들이 애초에 분리된 상태라는 것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통합교육이란 특수교육대상자와 일반학생이 분리된 상태에서 하나가 되도록 교육한다는 것이다. 마치 일반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급에 특수교육대상자가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높아진 인권감수성, 제대로 된 장애이해교육을 위해 과거 장애인들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사회구성원으로 살지 못하고 분리된 시설에서 생활했었다. 우리 사회의 인권감수성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장애인들의 탈시설화 운동이 일어났고, 시설에서 생활하던 장애인들이 사회로 나오기 시작했다. 탈시설화 운동을 거쳐 사회로 나오기 시작한 장애인들의 사회적응을 위해 통합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분리된 생활을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통합이란 단어 사용이 적절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사회의 인권감수성이 조금 더 높아졌으니, 분리를 전제하고 있는 ‘통합’이라는 용어보다 좀 더 적절한 용어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그럼 학교에서 특수교육대상자가 또래와 함께 배우고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까? 첫째, 교육과정의 다양성 추구이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육과정이라면,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활동에서 나와 다른 존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교육부에서 고시하고 있는 교육과정은 다양성을 고려한 교육과정 재구성을 실천하는데 오롯이 교사 개인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교사의 업무 과중, 학급 당 많은 학생 수 등을 이유로 일반학교에 배치된 특수교육대상자들은 해당 학년 학급에서 개인의 교육적 요구 수준에 적합한 교육을 받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 특수교사와 일반교사가 함께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초·중등교육과정을 개정할 때 특수교사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초·중등교육과정을 만들 때 특수교사가 참여해서 특수교육대상자를 위한 교수적 수정, 수준별 학습방안 등의 큰 틀을 교육과정에 삽입하면 어떨까? 교사가 학생들의 개인성을 고려한 교육과정 재구성에 발판이 되지 않을까? 교육과정이 다양성을 추구한다면 단순히 일반학교에 배치받은 특수교육대상자뿐만 아니라 기초학력 더딤 학생이나 중도입국 학생 등 좀 더 다양한 학생이 개인의 교육적 요구수준에 적합한 교육을 제공받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둘째, 현실적인 장애이해 또는 공감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교육부 지침상 학교는 연 2회 이상 장애이해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그래서 많은 학교에서 매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 되면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한다. 현장에서 일하는 교사들이 좀 더 편리하게 교육할 수 있도록, 혹은 학생들에게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공문으로 장애이해교육 자료를 보내주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이 점이 조금 불편하다. 장애인의 날에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의 날에 장애이해교육을 일회성 행사처럼 진행하는 것, 우리 학교에 다니는 특수교육대상자의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공문으로 보내준 일반적인 특성의 자료로 일괄적인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조금 불편하다는 것이다(공문으로 보내주는 장애이해교육 자료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교사의 재량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하거나, 재구성해서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기도 한다). 일회성 행사로 장애이해교육을 진행하거나, 일반적인 특성으로 일괄적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장애’를 피상적으로밖에 다룰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나는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목 속에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장애이해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교육과정 자체가 다양성을 추구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어떨까? 장애를 피상적으로 알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장애를 가진 친구는 물론 나와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함께 더불어 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애 역시 개인이 가진 다양성의 측면 중 하나로 말이다. 몇몇 교사들은 앞서 말한 장애이해교육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교육부가 제시하는 연 2회가 아닌 교육과정 속에서 수시로 그리고 현실적인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교육부가 제시하는 연 2회 장애이해교육도 좋지만, 교육과정 교과목 속에 장애 그리고 다양성에 관한 측면을 녹여낸다면,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삶에서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사회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아이들이 만나는 제2의 사회라고도 불리는 학교에는 정말 다양한 학생들이 있다. 비슷한 것 같아도 존재 모두가 다 다르고, 소중하다. 특수교육대상자도 다양성의 측면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접하는 교육과정부터 다양성을 추구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