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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치러진 서울교총 회장 선거에서 김성일 회장(사진)은 이변을 연출했다. 선거하면 으레 떠오르는 상대 후보 비방이나 인신공격과 같은 네거티브를 일체 하지않고 당선됐다. 선거와 관계없는 내용까지 들먹였지만 대응하지 않았다. 인지상정, 서운하고 속상한 마음이 없을 수 없었다. 우리도 상대를 공격하자는 주변의 건의가 많았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적어도 교육계 선거만큼은 아이들 앞에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소신에서였다. 김 회장은 사립교원 출신이다. 현재 서울창문여고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친은 서울교총 중흥기를 이끌었던 故 김귀년 선생. 사립교원이 서울교총 회장에 오른 것은 선친에 이어 두 번째, 햇수로 27년 만이다. 인터뷰는 지난 8월 14일 서울교총 집무실에서 진행됐다. 선생님을 위한 강한 교총을 만들겠다는 선거 공약은 어떻게 지켜낼까? 취임 3달 만에 확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 서울교총 모습이 궁금했다. 버스와 승용차, 그리고 서울교총 지난 7월 1일 서울지역 시내버스에 서울교총 광고가 등장했다. 기간은 한 달. 동서남북 각 지역별로 가장 이용객이 많은 버스 노선 10여 곳을 선택해 ‘최소비용, 최대효과’를 노렸다. 버스 옆면에 ‘함께 하는 서울교총, 학생과 선생님의 미래는 서울교총’ 이란 문구와 함께 큼지막한 교총 로고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울교총이 옥외 광고를 시도한 것은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 김 회장은 “서울교총을 적극적으로 알려 교원단체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회원들에게 교총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신선하다, 과감하다”는 평가가 가장 많았다. “출근길에 서울교총 광고를 본 순간 가슴이 뜨거웠다”는 회원도 있었다. 버스광고 경비는 김 회장이 선거 기탁금 2000만 원을 전액 기부한 것으로 충당했다. 통 큰 기부는 이뿐 아니다. 교권 침해에 시달리는 회원들을 돕기 위해 업무용 차량(1600만 원 상당)을 기부했다. 업무용 차량은 주로 교권 사건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활용된다. 김 회장은 신문로 서울교총 회관 인테리어에도 사비를 쾌척했다. 교권상담실과 회원휴게실 등을 중심으로 산뜻하게 새 단장했다. 칙칙한 외관 조경도 이참에 깔끔하게 정돈했다. 교총회관을 방문하는 회원들에게 좀 더 쾌적하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 찾아오고 싶은 서울교총을 만들겠다는 목적에서였다. 한 직원은 “어림잡아 1억 원가량 사비를 들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서울교총이 굵직한 현안에 얽매여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건 아니다 싶어 대대적인 개선에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교총회관은 회원들의 손길이 닿아야 비로소 완성된다. 찾아오는 교총을 만드는 첫걸음이 이제 시작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안 산적, 어깨가 무겁다 김 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교육부가 학생수 감소를 이유로 교원 정원을 감축한 것은 발등의 불이다. 그는 “학생수가 줄었다는 이유로 교원수를 줄인다는 논리는 교육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무식한 발상”이라고 개탄했다. “인공지능이 수업에 등장하고 온라인 수업을 확대되면 될수록 교사의 역할을 더 중시돼야 한다”며 “한국교총과 힘을 모아 충분한 교원이 확보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의 경우 과밀학급이나 과대학교 해소가 시급한데도 정부가 이 같은 특수성을 외면한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자사고와 국제중 폐지로 이어지는 사학정책에 대해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교육당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단 사학을 부정한 집단, 비리집단 등 적폐로 매도해 놓고 시작하는 게 문젭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으니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오겠어요. 게다가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교육감들조차 덩달아 동조하고 있으니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김 회장은 모든 사학 관계자를 범법자로 만든 사학법부터 뜯어고치겠다고 했다. 실제 그는 사학의 건학이념을 무시하고 자율성과 다양성을 옥죄는 사학법 개정을 위해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다. “멀쩡한 자사고와 국제중을 왜 폐지합니까. 그런 결정을 내린 사람들도 자녀는 사립학교에 보내고 있잖아요. 부동산도 모자라 교육도 ‘내로남불’인가요?” 지난 3년간 서울교총을 힘들게 했던 상조회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김 회장은 “서울시교육청과 대화가 잘되고 있다. 이른 시일 내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믿고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당당한 교총, 거침없이 간다 깍듯하면서도 거침없다. 한 시간 남짓 인터뷰하면서 김 회장에게서 받은 인상이다. 그는 만능 스포츠맨. 수영, 핸드볼 등 웬만한 스포츠는 다 섭렵했다. 특히 한국중고펜싱협회장과 서울펜싱협회장을 맡아 펜싱 저변 확대와 질적 수준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펜싱은 예(禮)와 도(道)의 스포츠입니다. 칼끝이 날카로운 만큼 절제와 배려가 중시되죠. 그러다 보니 펜싱선수들은 인성이 좋아요. 싸움을 잘 안 하죠(웃음).” 상대의 빈틈을 찾아 송곳처럼 찌르지만 함부로 휘두르지 않는 게 펜싱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6월 당선 직후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할 말은 하는’ 거침없는 언행으로 화제가 됐다. 코로나19로 교사들이 힘겨워하던 때였다. 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방역과 환자 발생 책임을 학교에 전가하지 말라. 교육청이 학교안전망 확충에 좀 더 노력해야한다.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수업과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교육감에게 주문했다. 그러면서 “난 교육청 눈치 보지 않겠다. 그럴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교육을 위해 교총 회원을 위해 필요하다면 손해 보는 일이 있다하더라도 언제든 할 말은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박재열 수석부회장(백석초 교장)은 조 교육감에게 교총 회원인지 전교조 조합원인지를 물은 뒤 어느 단체에도 가입하지 않았다고 대답하자 “그럼 지금 서울교총 회원에 가입하시죠”라고 말하는 강단을 보였다. 2030 젊은 서울교총... 회원 늘려 교총 영향력 강화 김 회장이 추구하는 키워드는 젊은 교총과 뉴노멀이다. 2030 교사들에게 매력 있는 교총으로 변신, 회원 수를 늘리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지금도 서울지역 교원단체 중 가장 많은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정도론 성에 안 찬다. 지금보다 더 젊은 교총, 열정 가득한 교원단체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온라인 수업대회를 준비하고 서울교총 앱을 만들어 보급하려는 것도 젊은 교사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다. 온라인 수업대회는 원격수업 역량을 높일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입상자에게는 ‘깜짝 선물’도 준비 중이다. 9월에는 스마트폰 앱을 보급,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서울교총을 만날 수 있게 된다. “2030교사들의 패기와 5060교사들의 경험이 조화를 이뤄 서울교총이 명실공히 서울교육의 변화를 주도하는 교원단체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 회장은 주어진 임기 동안 회원확보와 회원복지 증진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한국교총과도 역할 분담을 통해 서로 중앙과 지역교총이 윈윈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국교총은 말 그대로 중요한 교육정책에 대응하고 서울 등 시도교총은 회원 수를 늘려 베이스를 갖추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교총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줘야 회원들의 의사가 정부정책에 반영되고 교단 경시와 같은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논리다. 김 회장은 “그동안 중앙인 한국교총과 시도교총의 역할이 혼재되면서 회원확보도 권익신장도 이뤄내지 못했다”며 “이제라도 협력과 상생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끝 무렵, 오는 2022년 치러질 교육감선거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교육에 보수, 진보가 어딨습니까. 조희연 서울교육감에게도 진보교육감이란 말 쓰지 말라고 했어요. 교육엔 교육이 전부이지 거기에 진보니 보수니 정치 이데올로기를 붙이면 안 됩니다.” 김 회장은 자신 역시 보수나 진보로 분류되기보다는 교육개혁을 실천하는 개척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나라 곳간, 재정은 늘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세금을 더 걷기도 어렵습니다. 정부지갑은 늘 빈털터리입니다. 그런 정부가 언제든 화폐를 더 찍어내고 싶습니다. 100여 년 전부터 중앙은행의 독립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만약 돈이 필요한데 중앙은행이 마음껏 찍어낼 수 있다면 어떨까요? 경제는 조폐창 윤전기를 많이 돌릴수록 좋아지겠죠? 그런데 그런 시절이 왔습니다. 혹시 돈 필요하세요? 중앙은행이 찍어드립니다. 미연방준비제도(FED)가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의 회사채를 사들이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위기의 기업들에게 직접 돈을 꿔주는 겁니다. 일단 4억 달러가 넘는 회사채를 사들였습니다. 월마트, 필립모리스, 코카콜라도 포함됐네요. 중앙은행이 동네 새마을 금고도 아니고...‘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가요?’ 연준(Fed)은 지난 양적완화(2008~2014) 때 4,500조 원의 돈을 풀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민간 기업의 채권을 인수한 적은 없었습니다. 연준의 무제한 돈풀기가 ‘민간기업에 돈 빌려주기’까지 이어지는 겁니다. 연준의 무제한 돈 풀기는 그야말로 끝이 없습니다. 지난 석 달 만에 우리 돈 대략 3천 조 원 정도(M2 기준)를 더 풀었습니다. 돈의 범람 시대. 이러다 보니 초유의 코로나 위기에 오히려 집값이 오르고 주가가 오릅니다. 희한한 세상입니다. 위기 때마다 으레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췄습니다. 시중에 돈이 더 돌게 만듭니다. 그렇게 곶감 빼먹듯 금리를 낮추다, 더 이상 낮출 금리가 없습니다. ZERO 금리 시대. 연준은 하다 하다 2022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백화점이 때마다 세일을 하다, ‘이번 세일 앞으로 2년간 계속할께요’라고 하는 것 같다). 그러자 중앙은행은 이제 외계인들이 상상도 못할 만큼 돈을 찍어내고 있습니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자 제국은 힘을 잃었다 로마시대부터 왕이 화폐를 초과발행하면 늘 돈의 가치가 떨어졌습니다. 모든 왕은 돈을 더 발행하고 싶어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갖고 있는 금이나 은만큼만 화폐를 발행하는 금, 은본위제가 수천 년 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90%가량이던 로마화폐의 은의 함량은 기원후 200년에는 5%까지 떨어집니다(화폐를 20배가량 더 발행한 것이다). 화폐가치가 1/20로 떨어지고 인플레가 극심해집니다. 그러자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세금을 화폐 대신 현물로 받기 시작합니다. 화폐의 용도가 끝난 것입니다. 화폐가 시들어지면서 제국의 힘도 시들어졌습니다. (금이나 은의 함유량이 줄어든 화폐가 발행되면 시민들은 스스로 함유량이 높은 화폐를 집안에 보관하고, 함유량이 낮은 화폐를 먼저 사용한다. 결국 시장에는 금은의 함유량이 낮은 화폐만 유통된다. 이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라고 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 money’) 그런데 연준이 이렇게 돈을 풀어도 좀처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돈의 유통 속도가 늦어졌고, 또 그렇게 풀린 돈이 자꾸만 돈이 넘치는 곳으로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1) 저금리로 돈을 빌린 넉넉한 기업들은 공장을 짓기보다 자사주를 사서 주가를 올리거나, 다른 자산투자를 합니다. 그러니 툭하면 증시나 부동산시장만 뜨거워집니다. 2)돈이 풀리면 근로자의 임금도 올라가야 합니다. 그런데 실업률이 높아서 임금 협상력이 약하고 그래서 임금도 잘 안 오릅니다. 인플레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돈을 풀어도 돈이 잘 돌지 않고, 그래서 돈을 더 풀어야 합니다. 고전적인 화폐의 유통 체인이 망가집니다. 게다가 DOLLAR는 지구인들이 모두 사용합니다. 3)미국 안에서 아무리 달러를 발행해도 좀처럼 미국 내 물가를 자극하지 않습니다. 이를 ‘미국이 인플레를 수출한다’라고 표현합니다. 심지어 달러가치도 잘 안 떨어집니다. 참 희한합니다. 이렇게 풀린 돈은 주로 금융권에 머물거나, 국경을 넘어가는데 갑자기 제3세계의 자산시장에 투자되거나 (또는 갑자기 회수돼) 그 나라 경제를 흔들어 버립니다. (물론 윤전기를 돌려 실제 달러를 찍어내는 것은 아니다. 연준이 채권을 매입하면 시중 은행 장부에 수치만 바뀔 뿐이다. 연준이 채권을 자꾸 사들이면 채권 값이 올라가고 채권 수익률이 떨어진다. 은행과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내려가게 되고, 기업들이 돈을 구하기가 쉬워진다. 사들인 채권이 연준의 곳간에 차곡차곡 쌓이지만 이 역시 모니터상의 숫자일 뿐이다) 세금걷어 나라살림하던 시대는 지났다 중앙은행은 원래 ‘최후의 대부자(The lender of last resort)’입니다. 경제위기가 오고 실물경제가 시중은행으로 전염돼 은행이 망해갈 때를 대비해 중앙은행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위기 시작부터 마운드에 오릅니다. ‘최초의 대부자’가 돼갑니다. 자꾸 돈을 찍어냅니다. 위기가 반복됩니다. ‘그깟’ 세금 거둬서 늘 재정이 부족한 재무부는 이제 중앙은행만 바라봅니다. 정부가 세금 거둬 나라살림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 중앙은행이 마구 찍어냅니다. 한도는? 없습니다. 생각해볼 문제가 몇 개 있습니다. 선출된 권력도 아닌데, 연준(FED)이 위기 기업을 선별할 권한을 누가 줬을까? 갈수록 많은 채권이 연준의 곳간에 쌓입니다. 그 많은 채권의 이자는 누가 가져갈까? (연준은 남는 이익의 상당 부분을 재무부에 반환하고 그래도 남는 이익은 지역 연준의 주주들에게 배당한다. 결국 양적완화의 이익 상당부분이 민간투자자에게 돌아간다) 그 아픈 기업들이 만기가 돌아오면 빚을 갚을 수는 있을까? 그렇게 위기의 기업들이 살아남으면 시장경제에 결국 득이 될까? 한국은행도 결국 사실상의 양적완화(QE)를 시작합니다. 시중은행으로부터 RP(환매조건부채권)를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 대신 현금이 시중은행으로 들어갑니다. 적용 이자율은 0.8%, 사실상 공짜입니다. 이 돈을 시중은행은 약간의 이자만 받고 이 다시 기업들에게 빌려줄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돈을 조달할 수 있는 이자율을 낮추는 것입니다. 한도는? 없습니다. 물론 한국은행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돈 필요하면 중앙은행이 찍어내면 되는 시대가 열립니다(당백전을 마구 발행한 대원군은 얼마나 억울한가... 무턱대고 발행했다가 급격한 인플레가 터졌다). 하나만 더. 그 돈이 돌고 돌아 마지막엔 어디로 가는지도 좀 지켜봐야겠습니다. 늘 그랬듯이 우리 지갑에는 잠깐 들어왔다 나가거든요.
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 (로스 W. 그린 지음, 허성심 옮김, 한문화 펴냄, 352쪽, 1만5000원) 버지니아 공대 심리학과 겸인교수인 저자는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로 20년 넘게 재직한 아동 심리학자다. 부모로서 역할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아이와 갈등 없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실제 적용 과정을 통해 공감능력, 수용적 문제해결력, 협동심 같은 인간의 바람직한 특성도 길러준다.
시가 나에게 툭툭 말을 건넨다 (장인수 지음, 문학세계사 펴냄, 244쪽, 1만4000원) 기존의 교과서나 참고서가 지니고 있는 문학 작품에 대한 해석의 문제점을 수용론적 관점에서 살펴본 책. 밥 딜런과 황이지에서 백석과 김종해까지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을 학생들의 새로운 생각틀로 두루 살폈다. 학생들의 엉뚱하고 발칙한 질문이 곧 문학의 창의성이라고 강조한다.
사람들이 불만으로 가득 찬 것은 무더운 날씨 때문만은 아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삶이 내가 생각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의 삶에 지쳐버렸다면, 이 모든 것을 일거에 해결해 줄 메시아를 기대해봄 직하다. 세상에 숨어있던 현자 중에 대중의 관심을 끄는 사람이 나타난다. 백성의 절대적인 성원에 힘입어 당선된 지도자는 지지 세력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할 부채를 안고 있다. 기대를 채워준 지도자는 인기에 힘입어 장기집권의 채비를 시작하는 반면 기대를 저버린 지도자는 철저하게 버림받는다. 아테네인들은 어리석음으로 인해 위대한 도시를 돈 욕심에 망쳐 놓으려 한다. 도시를 이끄는 자들의 마음도 불의하여, 저들은 커다란 오만으로 많은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충만함에 족한 줄 모르고, 음식의 즐거움, 손에 쥔 행복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중략 그들은 신성한 재산이건 공동체의 재산이건 아끼지 않으며, 각자가 사방에서 훔치고 앗아간다. 그들은 디케 여신의 경건한 질서를 존중치 않는데, 디케 여신은 오늘 일과 일어난 일을 침묵으로써 알고 언젠가 이런 죄를 벌하시러 반드시 오신다. 이미 피할 수 없는 상처가 공동체 전체에 퍼졌다. 도시는 급격하고 빠르게 노예로 전락하고 시민들의 불화 가운데 잠자던 전쟁은 깨어나 수많은 피 흘린 삶을 잔인하게 파괴할 것이다. 부자들과 빈자들의 대립은 갈수록 심해지고 시민 중 누구도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 내부의 불만을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부의 적을 만드는 법이다. 다른 사람, 다른 나라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자들이 나타나고 새로운 정의로 포장된다. 결국 사람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은 사회의 불화와 내분, 그리고 살육으로 이어진다. 그 피해를 보는 것은 가장 힘없고 약한 사회의 하층민들이다. 아테네의 개혁을 이끌었던 지도자 솔론(Solon)은 원래 시인이었다. 시인은 사람들의 불만을 대신 전달할 줄 안다. 내가 왜 기분 나쁜지, 내가 느끼는 불만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드러내는 것은 보통의 재주로는 할 수 없다. 형식적으로는 ‘뮤즈’ 여신의 이름을 빌어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실제로는 소시민들이 아고라에서 토로하는 격정을 반영했을 것이다. 불안한 삶에 대한 고민,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갈수록 움츠러 들어가는 소시민들의 처지, 가진 자들의 끝없는 전횡은 언제나 그렇듯이 백성들의 불만이었을 것이다. 아테네 시민들은 새로운 지도자로 솔론을 선출한다. 시인은 철학자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지혜로운 자(sophoi)로 인정받아왔다. 시인의 지혜와 경륜을 통해 모든 아테네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국가가 완성되기를 희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라를 ‘잘 다스린다’는 기준을 물어본다면, 그것은 오직 ‘나’를 위한 편익이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은 훔치러 오고, 그들의 기대는 높이 오른다. 왜냐하면 그들은 커다란 재산이 생기리라 믿으며 내가 달콤한 미끼를 던진 후 진의를 드러내리라 믿는다. 그들은 그렇게 헛되이 생각하였다. 이제 커다란 분노로 마치 나를 적으로 대하듯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본다. 신들의 가호로 나는 내가 약속한 바를 이행하였으니 이유 없이 과도하게 하는 것은 잘못이며, 내 보기에 독재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똑같이 선과 악이 비옥한 고향의 땅을 나누는 것도 옳지 않다. 책임을 맡은 지도자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자리이다. 그리고 공공의 이익이란 폴리스 내 특정 개인의 이익이 아닌 폴리스 전체의 이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시사한다. 폴리스에 있어 가장 최선의 이익은 폴리스의 존속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폴리스의 존속이 개인의 이익과 충돌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공직자는 폴리스 전체의 생존을 위해 때로는 개인의 권리나 혜택을 제한하기도 한다. 지도자의 권력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도자의 권력이 무한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권력이 아닌 권한이며, 그 권한의 사용은 어디까지나 공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솔론을 선출한 시민들의 기대는 이와 많이 다르다. 부자는 부자대로 자신들의 삶이 유지되기를 바라고, 빈자들은 빈자들대로 삶이 혁명적으로 바뀌기를 바란다. 하지만 공공의 이익을 고려한다면 그 어느 것도 쉽게 이루어질 수 없다. 공동체의 유지와 번영이 그들에게 가장 큰 토대가 되지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시민들은 공동체 전체를 인식하기에는 근시안적이고 자신의 이익에 충실하다. 다주택자는 폭등을, 무주택자는 폭락을 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법이다. 지도자가 추구해야 할 공익은 시민 개개인이 욕망하는 편익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백성을 공공연히 비난해야 하겠다. 그들은 꿈에서조차 볼 수 없었을 것을, 나의 조치가 있어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땅에 사는 커다란 부자 권력자들은 나를 칭찬하고 친구로 여겨야 할 것인바, 만일 다른 사람이 지금 내가 맡고 있는 관직을 수행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알아야 한다. 그는 백성을 다스리지 않고 끊임없이 뒤엎어 자신이 이익을 얻을 때까지 멈추지 않았으리다. 하지만 나는 나의 자리를 양쪽 당파의 가운데 자리 잡았다. 교사들은 외로운 존재다. 학생들은 권리의 주체로 간주되어 보호받는 문화가 정착되었다. 좋은 변화다. 시기의 문제지 이루어질 일이었다. 하지만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상황 속에서 모든 판단의 책임은 교사들에게 돌아온다. 책임 없이 누리는 권리는 내가 얻지 못한 수익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다. 기회비용은 객관적으로 측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얻지 못한 권리와 혜택에 대한 책임을 교사가 져야 한다면 그것은 공익의 사유화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학교 아노미 시대에 교사들은 자기 일이 아닌 일을 자기 일로 생각해야 하는 무한책임을 강요받고 있다.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것이 가능한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바람직한 교육이라는 견지에서 본다면 적절한 일인가?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면, 왜 우리는 학생과 학부모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일까. 교육학은 현장의 모든 문제를 ‘즉시 한 번에’ 해결하는 데에만 활용되어야 하는가? 학문은 일상생활에서 효용성을 지닐 때 좋은 성과를 거둔다. 하지만 그 성과가 과연 적절한 성과인가. 어쩌면 우리는 지나치게 사람들을 그때 그때 만족시켜야 한다는 단기적 목표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것을 또 다른 의미의 성과주의라고 부른다면 지나친 것일까? 공교육의 최일선에서 헌신하는 교사가 견지해야 할 공공성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너희는 차분히 생각하며 가슴속의 마음을 다스려라. 너희는 이미 좋은 것을 실컷 즐겼다. 너희는 적당한 만큼만 마음에 두어라. 왜냐하면 우리는 굴하지 않고 너희에게 전부는 좀처럼 쉽지 않으니 역사에서 모든 것을 가지려고 하다 모두 잃어버린 사례는 적지 않다. ‘중용이 미덕(Metron Ariston)이다’와 ‘돈이 곧 사람(Chremat’ Aner)이다‘는 두 가지 속담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화폐경제에 기초한 아테네 사회는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동시에 인간 삶에서 나타나는 많은 사회문제와 부조리는 결국 중용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임을 시사한다. 솔론은 극단을 경계하고 중용을 추구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빈자들이 지고 있던 부채를 청산해 줬다. 대신 빈자들이 요구했던 토지의 무상분배는 거절했다. 부자들은 막대한 이자수익을 포기해야 해서 불만이었고, 빈자들은 자영농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좌절되어 불만이었다. 사람들은 과거 자신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지도자를 비난하고 모욕하기 시작했다. 나는 백성들에게 넉넉할 만큼의 권한을 주었다. 나는 그들 권한의 일부를 빼앗지도 보태지도 않았다. 사람들이 보기에 부유하기까지 한 권력자들에게 나는 그들에게 마땅한 것만을 주었다. 일찍부터 화폐경제와 시장을 발달시켜왔던 아테네에서는 재화의 분배를 두고 주기적인 혼란과 반목이 있었다. 솔론은 시민들의 반발에도 휘둘리지 않은 채 자신의 정책을 고수했지만, 백성들이 지도자의 말을 따르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들의 힘으로 지도자를 선출했다고 믿는 자들이 현자의 말에 납득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었다. 백성들이 지도자들을 따르게 하매 이것이 최선이다. 그들을 너무 풀어줄 일도 너무 단속할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너무 많은 행복이 최선의 현명함을 갖추지 못한 인간들을 따를 때 그 풍족함은 무도함을 낳으니 솔론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점유하지 않고 독재자의 길을 거부했다. 하지만 솔론의 개혁에 만족하지 않았던 아테네는 독재자 페이시스트라토스의 집권을 허락한다. 페이시스트라토스는 민중들의 이익을 최우선하는 선동가였고 그가 시도했던 많은 정책은 사실상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솔론은 페이시스트라토스의 속내를 알아차리고 그를 비판했지만, 아테네인들을 위해 다시 봉사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희생에는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다. 성과는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반면 공익을 위한 사익의 희생은 직접적인 피해로 나타난다. 배움을 주도하는 학생들은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이익과 혜택이 주어지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그 이익이 과연 제대로 된 이익인지, 자신에게 돌아올 더 큰 만족을 포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어볼 수 있는 여유는 사라지고 있다. 깊은 고민 대신 재빠른 실천이 부각되는 요즘이다.
융합과학기술은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과학, 수학, 기술 및 인문 사회 과학이 융합되는 것을 말한다. 2002년 미국 국립과학재단은 나노과학기술(NT), 생명과학기술(BT), 정보과학기술(IT), 인지과학기술(CS)이 융합되는 NBIC 수렴과학기술을 제시하였으며, 서로 다른 네 가지 과학 기술의 상호작용과 융합으로 인간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 과학 기술의 궁극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았다. 융합과학기술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정보과학기술, 그중에서도 소프트웨어는 과학기술을 융합하는 중심에 있다. 공학에 예술과 인문학 등의 이질적인 학문을 접목시키고 있는 세계적인 연구 기관인 MIT 미디어랩은 실제로 기술을 통해 상상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폴더처럼 접을 수 있어 1대의 주차 공간에 3대까지 주차할 수 있는 폴더블카, 전기 자극을 주면 마음대로 모양을 변하게 할 수 있는 콘크리트 등 인간이 상상한 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MIT 미디어랩이 상징하는 인간 상상의 실현에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무궁 무진한 소프트웨어의 세계 이런 시대적 변화에 말미암아 우리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되었다. 하지만 정보교과가 아닌 실과의 한 단원으로, 초등학교 6년 교육기간 중 단 17시간이라는 수업 시수는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력을 키워주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코딩의 방법을 익히는 기능 위주의 수업으로 흐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교육부에서 제시한 소프트웨어 교육의 목표가 단순히 컴퓨팅 사고력(Conputatinal Thinking, 이하 CT)의 신장이라면, 기존의 독립 교과들처럼 소프트웨어 교과도 타 교과와의 융합보다는 개별적으로 분리되어 운영될 우려가 있다. 또한 미래사회에 대비해 학습자 역량을 신장시키기 위한 목표에 도달하기도 어렵다. 소프트웨어 교육에서 컴퓨터 과학(프로그래밍, 알고리즘 등)의 지식과 원리를 이용하여 수학과 과학의 지식·개념을 연계한 CT는 문제 해결 과정에서 분석적 사고, 논리적 사고, 절차적 사고를 포함하는 수렴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 이를 통해 인문 영역의 응용을 통합한 정교한 소프트웨어 산출물(창의적 문제 해결의 결과, 실제 물건이 아닌 추상적인 것 포함)을 이끌어낼 수 있다. 특히 기술과 공학 등 타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실생활에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융합적 산출물을 만들고, 이를 통해 융합적 창의력을 발현할 수 있다. 말로는 이해가 어려우니 수업을 들여다보며 좀 더 깊이 알아보도록 하자. 다음 수업 예시는 Novel Engineering 수업방법을 적용해 인문학과 소프트웨어 교육의 융합을 시도한 프로젝트 수업이다. Novel은 문학작품을 말하며, Engineering은 기존의 것을 새로운 것으로 변화시키는 공학을 의미한다. 미국 Tufts 대학의 CEEO(Center for Engineering Education and Outreach)에서 다년간 연구해 온 프로젝트로 독서교육과 STEM교육, 소프트웨어 교육을 융합한 새로운 교육 방법의 하나이다. Novel Engineering은 도서 선택-문제 제기-해결책 설계-해결책 구현-피드백-업그레이드-이야기 재구성과 같이 7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 도서 선택에서는 모둠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문제, 우리가 표현하고 싶은 세상과 관련해 원하는 도서를 선택한다. 모둠별로 정한 도서는 온책 읽기 시간 등과 연계를 통해 모두 다 읽도록 한다. 다음은 2단계 문제 제기이다. 이 단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아이들이 선정하는 ‘문제’이다. 문제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되면 좋겠다(should be)라는 이상적인 모습이 존재하는데, 실제 현실은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두 상태 사이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다. 따라서 이 차이를 없애주는 것이 ‘문제 해결’이라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그 책 속 주인공 또는 주변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찾는다. 예를 들어, 한 모둠에서 선정한 주제인 Her story! 그녀의 삶에 들어가다!에서 관련된 책인 유관순의 태극기를 읽었다면 책 속에 있는 많은 사건들 중에서 가장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면, 또는 해결하고 싶거나 표현하고 싶은 장면을 문제로 선정해야 한다. 3단계는 해결책 설계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알고리즘을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앞에서 예시를 든 모둠에서는 가장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면으로 유관순이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 운동을 하던 그날을 선정하였다. 이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서 먼저 어떤 인물의 등장이 필요한지, 배경은 어떻게 꾸밀 것인지, 유관순의 움직임과 이를 잡으려 하는 일본 순사는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 가능한 형태로 분해하고, 각각의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나름의 아이디어와 해결 전략을 정했다면 4단계 해결책 구현으로 넘어간다. 교실에서 준비 가능한 다양한 재료와 로봇 등을 토대로 실제 몇 모둠의 결과물을 살펴보면 다음 그림과 같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들을 5단계에서는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각 모둠에서 어떤 주제를 어떻게 표현하였는지를 살펴보는 이 시간은 4단계 해결책 구현 단계만큼이나 중요하다.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친구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아이들의 학습 동기를 자극할 뿐 아니라 사고의 확장을 이끌어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6단계 피드백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친구들의 작품에 칭찬도 아끼지 않아야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바꿔도 좋을 것 같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도록 한다. 때로는 교사의 피드백보다 친구 간의 피드백이 더 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교사와 친구의 피드백을 반영해 작품을 개선하는 시간을 가진다. 위대한 아이디어는 날개뿐만 아니라 착륙 장치도 필요하다. -C.D 잭슨(작가) 거창한 사회문제를 처음부터 융합적인 사고로 해결하는 경험은 초등학생에게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공학 등 타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실생활에서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융합적 산출물을 발견하고, 그러한 융합적 창의력을 경험해 보는 기회는 중요하다. 기초 단계이기는 하지만 Novel Engineering을 접목한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책 속에 담긴 사회의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자신의 수준에서 해결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 과정을 하나씩 밟아가며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 문제를 해결하는 힘, 함께 생각하고 협력하는 방법을 익혀갈 수 있다. 인문학적 상상력을 현실로 만드는 힘, 세상의 문제를 올곧이 바라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신만의 아이디어 착륙 장치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보면 어떨까. 복잡다단한 문제를 파헤치고, 다시 얼기설기 엮어 이를 재탄생시키는 과정에 필요한 융합적 사고를 현실화하는 도구이자 방법으로써 소프트웨어 교육은 참 매력적인 무기라는 생각이 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 불리는 첨단 지능정보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만한 무기를 갖추도록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소프트웨어 교육의 현장 안착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2030 교사들이 전체 교사 인구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2019 학교 기본통계 기준 초등학교 48%, 중학교 39%). 밀레니얼 세대라 불리는 1980년대생 중반~2000년생의 2030 교사들에게는 ‘세상의 변화에 참여하고 리드하는 파워’가 있다. 그런 그들을 이해하고 성공적인 소통을 지속하는 건 학교를 움직이는 힘의 절반을 얻는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그들의 가능성과 능력을 따져보자면, 절반 이상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학교는 2030 교사들의 변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들의 생각·행동·선택과 문화·심리·환경의 변화 말이다. 교사가 학생을 이해하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는데, 교사가 교사를 이해하는 문화는 아직 낯설다. 그래서 준비했다. 학생들의 변화 이전에 이미 교직사회 내부에서부터 일어나고 있는, 2030 교사들의 새로운 움직임에 대한 이야기를 말이다. 다시 교직에 대해 고민하는, 방황하는 청춘 2030 교사 2030 교사들의 교직경력은 1~15년 차까지 다양하다. 교직생애발달단계로 따지면, 처음 교직에 들어선 혼란스러운 입문기부터, 어느 정도의 적응을 마친 뒤 성장을 추구하는 성장발달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보인다. 교사생애발달단계에 대한 동서양의 연구를 살펴보면 단계를 나누는 기준이나 명칭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15년 차쯤을 일종의 전환점으로 바라본다. 앞으로 교직생활을 이어나갈 것인가, 말 것인가. 이어갈 것이라면 어떤 교사로 살아갈 것인가 등 진로를 결정하는 시기로 본다. 5년 차쯤 1급 정교사 자격을 받은 이후 부장을 달기 시작하고, 10~15년 차 사이에는 학교의 중책을 맡으며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꿰뚫는다. 그렇게 맞이한 안정 후, 회의와 고민을 겪는 시기가 15년 차쯤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2030 교사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교직에 대해 알아간 후, 두 번째 진로 결정을 앞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이 젊은 교사들은 선배교사들의 교직생활 뒤의 그늘을 익히 보아왔다. ‘언제 퇴직을 할까’ 고민하는 선배교사의 모습을 보며 ‘나는 얼마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갈수록 행복한 교직생활이 가능할까 싶은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행복한 교사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고 방황하는 청춘인 것이다. 그들은 존경받고 존재감 있는 교사로서 미래를 그리며 자신의 브랜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브랜드란 더 이상 기업에만 통하는 말이 아니다. ‘퍼스널 브랜드’라는 말이 보여주듯이, 살아남아야 할 모든 존재는 브랜드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학창시절부터 선택에 익숙한 사람들 모든 2030 교사가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알게 모르게 브랜딩의 압박을 느낀다. 자신들부터가 브랜드를 추구해온 세대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학창시절부터 선택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스스로 믿을 만한 것을 평가하고 선택해서 취하는 데 익숙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인강’이다. 인터넷강의의 준말인 ‘인강’은 2000년경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0년에 설립된 인터넷강의 교육업체 ‘○○스터디’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때쯤 유명 입시학원이 줄줄이 온라인기반 강의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지금 30대 중후반인 교사들은 중·고등학생 때부터 자신이 믿고 들을 만한 강사들을 선택해서 배우기 시작했다. 인터넷강의의 시작은 단순히 통신발달에 따른 사교육시장의 변화 현상이 아니다. 학생이 선택권을 가진 최초의 혁명적 경험이기도 하다. 특히나 부모의 결정이 절대적인 사교육시장에서 말이다. 그런 경험이 있는 2030 교사들이기에, 교사가 된 후에 자신이 선택해서 배우는 원격교원연수의 이름과 질은 중요했다. 그저 연수시간을 채워야 하는 의무를 넘어, 이왕이면 듣기에 재미있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 그 과정 속에서 2030 교사들은 자기도 모르게 어떤 선생님의 브랜드를 클릭하고 있다. 교사들 사이에서 ‘그림책은 ○○○선생님’, ‘놀이 학급경영은 ○○○선생님’이라고 통하는 입소문 자체가 교사 브랜드의 존재를 증명한다. 브랜드 있는 선배교사들의 등장 ‘○○쌤의 학급경영’, ‘○○선생님의 놀이수업’, ‘○쌤학교’ 등 자기만의 브랜드를 구축한 교사들은 꽤 많다. 대부분 저서가 있고 신규교사 연수부터 1급 정교사 자격연수 등 후배교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연수에도 자주 초빙된다. 브랜드 있는 선배교사들의 등장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학생과의 즐거운 수업, 학급 경영을 위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다 보니 전문가로 발전하여 자연스럽게 알려진 경우도 있고, 승진과 별개로 진로를 결정하며 스스로 브랜딩을 선택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유능한 교사’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길이 승진 또는 수업 연구대회 등 제도에 한정되었던 과거와 달리 2000년대 이후에는 블로그·SNS·유튜브 등으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경로가 많아졌다. 그만큼 제도가 증명해 주는 직위나 인증장보다는 콘텐츠가 중요해졌다. 어려서부터 인터넷과 앱 사용이 익숙한 사람들이라는 의미에서 웹제너레이션과 앱제너레이션으로 불리는 2030 교사들은 브랜드 구축의 필수 요소인 앱과 인터넷으로 소문 내기에 특출난 능력도 가지고 있다. 브랜드 있는 선배교사의 탄생 경로가 무엇이든 2030 후배교사들의 ‘스스로 선택하고, 좋은 건 소문 내는 성향’이 큰 바탕이 된 것은 분명하다. 초등교사 대표 커뮤니티인 ‘○○스쿨’과 같은 교사 커뮤니티가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시기도 2000년 이후이다. 커뮤니티와 SNS는 입소문의 주 무대다. 브랜딩을 압박하는 환경 신규교사들은 생애 첫 연수에서부터 브랜드 있는 선배교사들을 만난다. 정확히 말하면 선배교사의 브랜드와 그 브랜드의 힘을 만난다. 브랜드의 힘이란 그 선배교사가 유명세를 업고 학교를 좌지우지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선배교사의 ‘독보적인 노하우’로 운영되는 아름다운 학급경영이나 분야의 전문성에 감명받은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자신도 매료된다는 의미이다. 전문적인 데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존경까지 받는 선배교사를 보며 저 경력 후배교사들은 ‘저도 선생님 같은 교사가 되고 싶어요’라는 마음을 새기며 연수를 마치고, 그 후에도 그 선배교사의 책을 사보고, 연수를 챙겨 듣는다. 그리고 그런 일련의 행위는 연차가 더해질수록 자신에게는 그런 브랜드가 있는지 자문하게 만든다. 모든 2030 교사들이 유명인으로서의 브랜딩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마트’의 자체브랜드인 ‘NO브랜드’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인 무인양품(無印良品)처럼 ‘품질만 있고 이름은 없다(no brand, 無印)’는 의미의 ‘無브랜드’들조차도 제품 그 자체는 좋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시대에, 교사로서의 내실을 스스로 따져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 카페 같은 학부모 커뮤니티가 발전하고, 앱과 인터넷을 통한 밀착 소통이 가능한 시대가 되어 ‘교사인 나’를 만나는 다양한 교육 주체들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환경도 2030 교사들에게는 무거운 압박이다. 2030 교사들의 브랜딩, 자유로운 성장 유명하지 않아도 내공은 있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2030 교사들에게 브랜딩이란, 자신만의 학급운영방식이나 수업노하우가 있어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학생이나 학부모가 신뢰를 느낄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실제로 브랜딩에는 ‘이미지화를 통해 마음속에 편안함·신뢰감·충성도 등의 감정을 심어줌’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학생과 학부모가 자신을 편안하고, 믿을 만하고, 충성도 있게 바라볼 수 있는가가 2030 교사들이 생각하는 브랜딩의 핵심이다. 이런 브랜딩의 성격은 2030 교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과도 어울린다. ‘○○스쿨’의 ‘밀레니얼 교사 연구 프로젝트’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교사들은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며, 자신의 취향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디지털을 능숙하게 다룬다는 특성이 있다. 실제로 2030 교사들 중 상당수가 억지스러운 브랜딩을 추구하기보다는 이런 자신들의 능력적 바탕을 충분히 활용하며 자연스럽게 내공을 축적해나가는 경향을 보인다. 블로그·인스타그램·유튜브 등에 교사로서, 성장을 추구하는 인간으로서 자신의 독서·여행·어학·예술·학술적 탐구 이력을 기록하고 있는 2030 교사들이 많다. 그들이 유튜브·블로그·SNS에 올리는 콘텐츠는 단순히 교사로서의 삶에 한정하지 않는다. 초등교사이자 래퍼로도 활동하는 달지샘처럼 음악·문학·미술·마술·요리 등 자신의 취미나 특기를 즐기는 모습을 공유한다. 학생들이 나의 취미생활을 보는 게 쑥스럽다는 생각보다는 자기가 좋은 것을 표현하고 경험치를 쌓아간다는 가치가 더 중요한 세대이다. 학생들은 그런 선생님의 모습에서 자유로운 성장을 즐기는 인간의 모습을 배운다. ‘유능한 교사로 살아남기 위한 브랜딩’을 넘어 스스로의 만족을 추구하는 자유인으로서 성찰하고 배우는 2030 교사들. 그들은 선배들과는 또 다른 전문성을 개척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교육공무원징계령과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이 지난 7월 28일 개정·시행됐다. 이에 따라 포상 공적이 있더라도 징계를 감경할 수 없게 제한하는 비위유형에 부정청탁 등이 추가됐다. 징계의결 시 참작사유에 비위와 관련 없는 근무성적은 삭제됐다. 징계시 근무성적 고려 배제 비위 정도에 따라 징계가 결정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취지에서 징계 자체와 무관한 근무성적에 대해서는 제외하고, 직급과 비위행위가 교직 내외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하게 됐다. 성희롱 정의 확대 비위 유형 중 성희롱에 대한 정의가「양성평등기본법」을 기준으로 하도록 개정됐다. 기존의「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른 성희롱은 협소한 범위로 정의하고 있고 국가공무원에 적용되는 성희롱 기준과 달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가공무원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이같이 변경됐다. ※ 성희롱 정의 비교 (기존) 국가인권위원회법 -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공공기관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그 직위를 이용하여 또는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 (개정) 양성평등기본법 -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단체(이하 “국가기관 등”이라 한다)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나.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 중징계 사건 징계의결 요구기관 참석 의무화 등 징계 심의 시 징계의결 요구기관의 참석을 의무화했다. 기존에는 혐의자의 출석과 진술권은 보장됐으나 징계의결 요구기관의 출석은 임의 규정으로 정하고 있어 사실 확인에 한계가 존재했다는 것이 개정 이유다. 성폭력과 성희롱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징계 심의가 이뤄지도록 일반징계위원회 회의 구성 시 피해자와 같은 성별의 위원이 1/3 이상 포함될 수 있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부득이한 경우에는 징계위원회 회의를 영상회의로 진행할 수 있는 규정도 신설됐다. 징계 감경 불가 사유에 부정청탁 추가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의 제4조(징계의 감경)에서 공적이 있는 경우에도 징계를 감경할 수 없도록 하는 비위의 범위에 소극행정, 부정청탁, 부정청탁에 따른 직무수행이 추가됐다. ※ 징계 감경 제한 비위 유형 금품 수수 비위, 시험문제 유출 및 성적 조작 등 학생 성적 관련 비위, 학교생활기록부 관련 비위, 성비위 및 성비위 은폐·무대응·2차 가해, 음주운전 및 음주측정 불응, 학생 신체적·정신적·정서적 폭력, 학교폭력 고의 은폐 및 무대응, 재산등록 의무 위반, 부작위·직무태만, 채용 및 승진 등 인사 관련 비위, 소극행정, 부정청탁, 부정청탁에 따른 직무수행, 공직선거법상 처벌 대상 행위
‘교육부 잘났다. 긴급돌봄교실에 어쩔 수 없이 보내는 부모 심정은 모르는 거냐.’ 지난달 25일 전면 원격수업 결정 후 올라온 어느 글의 요지이다. 코로나19의 위급한 상황과 관련해 교육과 정부 당국에게 교육 제도와 사회 기반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래의 중요한 갈림길 앞에 선 고3은 사면초가다. 전면 원격수업에도 고3만은 매일 등교하며 기숙사 학교는 기숙사 생활을 한다. 수시 및 수능 등 준비된 일정이 즐비하다. 생명의 문제에도 예외를 둘만큼 중요하고 절박한 문제라고 위로할 뿐이다. 수험생 추가 지원 방안 유무에 대한 교육부와 대교협 간의 해프닝은 대입 일정 진행에 대한 어려움과 예민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갑작스러운 전면 원격수업 시행처럼 불가피한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필요 인력 및 적절한 운영, 갑작스러운 격리 시험 대상자의 출현 등에 대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안전만이 아니라 일정 진행의 적절성과 공정함 등까지 고려해야 한다. 현 상황의 준비도 어렵지만 돌발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미리 준비해서 발생과 동시에, 혹은 한 발 빠르게 대처하고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입과 무관한 고3들이 있다. 이들에 대한 언급과 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미안한 말이지만 사회가 무관심해도 교육부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부니까.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는 더욱 중요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은 임시방편적이거나 단절되어 운영되기 쉽다. 중복된 콘텐츠가 지역이나 모임별로 개발되고 있다. 학습의 책임은 이전보다 더욱 학생의 책임으로 맡겨져 가정 환경 영역으로 더욱 부가되고 학습 위기가 거론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방안, 학생 주도학습과 학교의 역량 강화를 위한 통합적 플랫폼 개발과 제공, 가정의 배움 지원을 위한 환경 등을 위한 시스템과 제도가 절실하다. 대입은 교육 결과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후유증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정노조 출신 편향성, 교육감 측근 인사 임명, 원직 복귀 무시 등의 문제가 교육계 비판을 사고 있다. 인천교총은 1일 인천시교육청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 2학기 결과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특정노조 출신 인사 편향성, 원직 복귀를 무시하고 교육청 간부로 발탁한 사례 등을 비판했다. 인천교총은 “내부형 무자격 공모제 교장은 특정 노조 출신 교사들만을 위한 등용문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도 거의 대부분의 내부형 무자격 공모제 교장은 특정 노동조합 출신의 인사들로 선발됐다”며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는 코드에 맞는 무자격 인사들에게 더 큰 혜택을 부여하는 ‘교육청판 음서제’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교총에 따르면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 4곳 중 3곳이 특정단체 출신의 인사가 임명됐다. 또한 지난 8월 무자격 교장공모제 임기가 끝난 일부 인사가 교육청 간부로 발탁됐다. 이들은 “내부형 무자격 공모제 교장의 임기를 마친 교사가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다. 자격도 없는 교장의 직을 수행했다는 이유 하나로 전문직인 장학관 대우의 보직으로 교육청에 입성했다. 내부형 무자격 공모제 교장은 전문직 입성의 통로로 전락했다. 시교육청의 올해 2학기 내부형 무자격 교장공모제에서 그 폐해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가 해밀초 공모교장으로 임명된 것에 대해서도 특혜인사 의혹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모과정에서 지원자 서류를 마감한 다음 날 인터넷에 탑재하기로 했던 원칙을 무시하고 5일이나 지연되는 절차상 하자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 그 의혹은 더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지연 탑재가 이미 지원한 지원자의 이익을 무시하고 새로이 공모절차를 진행할 정도로 절차적 하자가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려웠다”며 “서류 탑재 지연은 모든 지원자에게 공통적으로 발생해 특정인에 대한 공정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지원자 A씨가 이에 대한 부당성을 시교육청은 물론 교육부, 국민신문고, 국민권익위원회 등 여러 경로로 제기한 사실 또한 밝혀졌다. 이는 지연탑재에 대해 A씨가 자신의 이익에 침해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교육청은 재공고 없이 강행한 것이다. 복수의 지역 교사들은 “임명된 인사는 최교진 교육감 선거 때 휴직해서 도왔다는 말이 나오고, 당선 후에도 사적인 자리에서 동석하는 등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힌 인사의 내정설은 워낙 유력했다”고 말했다. 최 교육감의 2014년 선거과정에서 해당 인사가 휴직했다는 부분에 대해 시교육청은 “개인정보이므로 동의 과정 없이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김명교 기자]코로나19가 갑작스레 열어젖힌 2020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버텼던 1학기에 이어 2학기가 시작됐지만 달라진 건 없다. 코로나19가 재확산으로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면서 교사들의 고충과 피로감은 날로 누적되고 있다. 온라인 출석 점검, 수업 동영상 제작, 등교 학생 발열 체크부터 거리 두기, 급식관리, 위생 점검 등 수시로 변경돼 내려오는 지침과 요구사항들로 혼란스러운 일상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여전히 ‘뒷북 공문’에 신음한다. 뉴스나 ‘맘 카페’를 통해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이 문의를 하면 ‘아직 공문이 내려오지 않았다’고 답변할 수 밖에 없어 불신은 커져만 간다. 교사들은 궁금하다. 현장의 어려움과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교육당국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돌봄과 방역. 교사들에게는 무한한 책임만 지어질 뿐 울타리가 돼 줄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생각에 허탈해진다. 이에 본지가 2일 현장 교원 9명을 초청해 교사들의 애환을 나누고 학교현장의 요구사항을 교육당국에 전달하기 위한 ‘긴급 화상 좌담회’를 개최했다.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Zoom)’으로진행했으며 한국교총 유튜브 채널 ‘샘TV’에서 생중계 됐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으며 유치원 교원을 대표해 신영진(경기 파주 천현초병설유치원) 교사가, 초등을 대표해 오준영(전북 설천초)·김민중(대구 서재초)·주우철(인천 원당초) 교사가 참여했다. 중학교에서는 박정현(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정수진(인천 만수북중) 교사가, 고교에서는 윤성호(충북상업정보고)·이민우(경기 안양여상) 교사가 참여했고 보건교사를 대표해 차미향(서울 신남중) 전국보건교사회 회장이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했다. 돌봄·원격·보육까지 ‘삼중고’ 하윤수=선생님들도 가르치는 교사이면서 동시에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다. 학생, 학부모, 선생님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교사이자 학부모로서 지금 상황의 방역, 돌봄, 원격학습 등 정부 대책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듯하다. 특히, 초등 선생님들은 돌봄교실, 원격수업, 자녀 보육까지 교사들의 ‘삼중고’라는 말이 나온다. 신영진=현재도 원격수업 기간 동안 돌봄 등교 유아가 가장 많은데도 불구하고 원격수업을 위한 지원이 전무한 상황이다. 열화상 카메라 지원, 원격수업을 위한 기자재 대여 지원, 돌봄을 위한 별도 인력이나 방역 인력 확보 등에서 유치원은 열외였다. 놀이꾸러미 준비나 원격수업 활동 준비를 하느라 집에 가서까지 일을 하고 있다. 교과서 없이 교육과정을 만들어 나가야 해서 본인 자녀들까지 어린 선생님들의 고초와 마음고생이 너무나 크다. 오준영=초등 1학년 자녀가 있는데 교사의 재택근무가 허용되지 않아 아이 홀로 원격수업 및 과제를 수행하며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절반의 학생을 등교수업, 절반의 학생을 온라인 수업을 하며 일 평균 8~10시간 씩 평상시 두 배의 수업량을 맡고 있으며 7월 방역전문 인력 지원사업의 종료로 교과전담교사 대부분이 방역업무에 배정돼 담임교사의 수업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이다. 김민중=교육청은 일방적으로 지시만 내릴 뿐 현장의 의견 수렴과 소통이 많이 부족하다. 실제로 원격수업을 하면 출석 확인 이후로는 집중이 어렵고 학습이 잘 안 되는 상황인데 가정에서 할 것은 아무런 안내나 협조 없이 학교가 다 책임지고 학력을 올려놓으라고 하니 사실 실현이 어렵다. 교사 자녀 대부분이 가정에서 돌봄 없이 혼자 있는 경우가 많다. 남의 아이 돌보기 위해 정작 내 애는 버려두는 형편이 원망스러울 때가 많다. 대구는 하루에 학급당 8~9명 정도 오는데 두 반을 한 교사가 관리하고 교대로 재택근무하면 교사도 자녀를 돌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스크 수업 호흡곤란·두통 호소 하윤수=오랜 시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하는 데 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 수업 중 마스크 착용으로 호흡곤란, 가슴 통증까지 호소하는 교사가 늘어나고 있다. 천식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세균성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위험성도 커져 있다. 실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하루 종일 수업했을 때 심신의 피로도나 체력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박정현=한 마디로 너무 힘들다. 우선,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소리가 나가기 어렵고, 선생님의 표정이 전달되기 어렵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표정을 살피기 어려운데, 수업에서 학생과의 호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된다. 마치 벽에다 대고 수업을 하는 기분이다. 건강에도 많은 문제가 생겨 걱정이다. 정수진=초기 마스크가 품귀를 겪었던 때에 비하면 수급 상황은 원활해진 것 같다. 학교와 교육청에서 80~90장의 마스크를 지급 받기도 했고, 교사들이 자부담으로라도 마스크를 구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 어려움은 여전하다. 빈혈, 저혈압인 경우가 많아 큰 숨을 필요로하는 수업에서 두통, 속 메스꺼움 등의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화장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을 겪는 경우도 많다. 기자재 부족, 고3 혼란 ‘여전’ 하윤수=원격수업 초기 교실에 와이파이도 없고, 비축해둔 태블릿 PC를 학생들에게 나눠주다 보니, 막상 교사들은 구할 수 없어 자비로 부담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지금은 어떠한가. 상반기에 비해 원격수업 제반 여건은 나아졌는지와 고3 학생들의 상황도 알고 싶다. 주우철=초기에는 마스크 못지않게 원격수업 장비 가격은 폭등하고 교사조차도 원격수업 장비를 구입하기 힘든 상황이었고 학교예산을 탄력적으로 전용해 쓸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교사들이 자부담으로 장비를 구입했다. 현재는 차근차근 구색이 갖춰지고 있지만,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는 선생님들이 늘어나면서 사진이나 영상 등 저작권이 문제가 될 상황이 염려된다. 무료 배포 콘텐츠 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앞으로 사진이나 영상 자료 등의 저작물을 정당한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수업 자료의 허브를 구축해 교육청이나 단위학교에서 저작권료를 일괄 정산할 수 있는 선진화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윤성호=기자재가 부족하며 예산을 맞춰서 구매하다 보니 저가의 물품을 구입하게 돼 쉽게 고장 나고 성능에 문제가 있어 활용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전문계고교에서는 소프트웨어의 활용도 많은데 기본적인 것만 지원돼 실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실습수업은 온라인 쌍방향 수업이 거의 불가능하다.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에 나이스를 연동해 출결관리 시스템을 간소화하는 등 중복되는 일을 줄여야 한다. 이민우=취업지도 중 면접지도는 대면 지도가 효율성이 높다. 학생의 표정과 태도의 교육이 필요한데, 이런 지도가 매우 어렵다. 최근 대기업들이 AI 면접을 도입했다. 지도 방법에 대한 정보가 없고 생소하다보니 여러 애로사항이 있다. 고3 학생들은 계속 등교수업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불만이 많으며 학업 능률과 의지가 많이 저하돼 있는 상태다. ‘학력저하’ 체감… 교사역할 중요 하윤수=말씀을 들어보니 많이 안타깝다. 최근 초유의 상황으로 학력저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지난 모의평가에서도 예년에 비해 성적이 저조하게 나온 것도 사실이다. 현장에서 학력저하를 느끼고 있는지. 뾰족한 수가 없지만 어떤 방식으로 지금의 부족한 학습량을 보충해야 할지 모르겠다. 주우철=초등에서는 학력저하를 확인할 수 있는 정량화된 데이터가 없다. 학생의 학업 성취도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원격수업 진도나 출석률을 체크하고 과제를 점검하지만 학급 당 학생 수가 많고 온라인에서는 소통의 어려움도 크기에 개별화된 피드백을 제공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기초학력 보장 방안을 봐도 과거 재탕, 삼탕 정책들이고, 학습안전망도 앞으로 도입 예정이라는 계획만 발표되었을 뿐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 정수진=중학교에서는 학력저하를 체감한다. 정확히는 학력 편차의 쌍봉 분포다. 자기주도학습능력을 갖춘 학생들은 오히려 원격수업을 선호하고 성적이 높아졌다. 반면 중간층의 많은 아이들이 무너졌다. 학력저하는 자기 효능감, 자기 조절 능력을 갖추지 않은 학생들에게서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대면 교육과 학습 조력자로서의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2학기에 기초학습부진 학생의 방과 후 등교수업을 추진하는 학교를 보며 이런 노력이 학력저하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해본다. 윤성호=수업의 질도 많이 떨어졌지만 보충수업 및 방과 후 교육의 부재 또한 학업능력 저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학습시간 자체가 줄어들게 됐다. 온라인 수업 일지라도 보충수업 및 방과 후 교육 등을 실시해 학습시간 자체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 여전히 계속되는 관치행정들 하윤수=학생들이 자택에서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을 입력하고 등교를 하고 있다. 실효성이나 운영상의 문제점은 없는가. 주우철=원칙적으로 모든 학생이 자택에서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을 입력하고 등교해야 하지만, 현실은 아니다. 매일 정해진 시각에 일일 상황 보고를 해야 한다. 미응답 학부모들에게 개별 연락을 취해야 하는데, 등교 시간, 학생 맞이 시간과 겹쳐 수업 준비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보고 이후 교육청에서 조치하는 경우는 없다. 이상 응답이 있으면 행정 처리는 결국 교사의 몫이다. 교육청에서 자가진단 시스템을 통해 입력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이상 응답이나 미응답 학생에게 일괄 안내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교사가 수업 준비와 등교 학생 안전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하윤수=중학교 상황은 어떤가. 업무를 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박정현=불필요한 행정업무를 내려보내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말이 무색하다. 단적인 예가 교복 만족도 조사다. 1학기 때 신입생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하라는 건데, 실제 교복 입은 날은 일주일이 채 안 되는데, 등교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만족도를 조사하라고 한다. 교육청에 항의했지만, 늘 하던 일이라 해야 한다고 하더라. 관치행정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감염병 관리 전문인력배치 필요 하윤수=보건교사들이 상당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든가. 차미향=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긴장감이 느슨해진 점이 힘들다. 혹시라도 건강상태 자가진단에서 구멍이 뚫릴까, 늘 긴장 상태다. 장기적으로 보면 불필요한 행정업무에 힘을 소모하지 않아야 한다. 가령 마스크 개수를 보고할 때 KF 수치·크기별로, 덴탈, 비말 등을 구분해 보고하는데, 불필요하다고 본다. 방역물품을 지원할 때도 공문으로 학생 수와 교사 수를 묻는다. 정보공시를 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말이다. 교육지원청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별진료소 확인서가 없으면 병결 처리해야 한다고 안내해 증상이 있어도 속이고 학교에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하윤수= 정부의 방역지침이 교육현장의 인력, 행정적 구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건 전문가로서 무엇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차미향=지침에 따라 학생에게 선별진료소에 가도록 안내하면, ‘선별진료소에 갔다가 감염되면 어떻게 하느냐’며 항의하는 학부모도 있다. 학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게 ‘학교 전용 콜센터’를 마련하고, ‘학생 전용 안심 선별진료소’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교보건 관련 조직 개선도 필요하다. 감염병이 5년 주기로 발생하는 것을 볼 때,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지역교육청, 교육부에 보건교사나 보건전문직을 포함한 감염병 대응 전문인력배치가 필요하다. 뒷북 공문·지침에 학교 불신만 커져 하윤수=상반기에 이어 지금까지도 소위 ‘뒷북 공문’이 여전하다고 한다. 각종 지침을 언론이나 학부모들을 통해 먼저 알게 된다는데. 주우철=소식 빠른 학부모나 방송을 통해 먼저 듣고 추후 공문으로 접할 때 교사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상당하다. 학부모의 질문에 적절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아직 공문으로 시행되지 않아 결정된 바가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하게 된다. 뉴스 보도로 관련 정보를 접하고도 교육청에서 공문을 시행할 때까지 기다리는 소극 행정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학부모들이 교사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박정현=실제로 그렇다. 언론으로 보고 2~3일 지나면 공문으로 시행된다. 교육청이 주도적으로 무엇인가를 한다기보다 언론으로 발표된 정책을 전달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학교와 교사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긴급돌봄 확대로 각종 민원 증가 하윤수=초등 긴급돌봄 확대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장에서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 신영진=등교 개학 초기에는 유아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잘 지키는 것을 보면서 기특했다. 반면 학부모는 ‘종일 마스크 착용하는 건 아동학대가 아니냐’고 한다. 3분의 1만 등교하라는 지침이 내려왔을 땐 역차별이 아니냐, 우리 아이도 매일 보내고 싶다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 출석체크, 놀이꾸러미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가장 어려운 건, 등교도 못 할 바에야 가정 양육하고 양육수당을 받겠다고 아예 유치원을 떠나는 경우다. 민원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다양하다. 김민중=현재 긴급돌봄은 거리두기로 인해 제대로 된 프로그램 구현이 어렵다. 그냥 안전하게 관리하는 수준이다. 공간에 제약이 있고 거리두기 지도도 지속적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감염에 취약한 건 사실이다. 코로나19 안전지역은 없다 하윤수=지난 상반기, 대구지역이 코로나19 확산의 중심에 있었다. 당시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궁금하다. 2차 확산을 겪고 있는 수도권 소재 학교에 도움이 될 듯하다. 김민중=당시의 상황은 말 그대로 비상 상태였다. 모두 공포를 느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시민들의 단결력이 대단했다. 무엇보다 약속을 잘 지켰다. 책임감으로 손 씻기, 외출자제, 마스크 착용을 철저하게 했다. 그때는 이 어둠이 빨리 지나가기를 간절히 빌었다. 온 시민이 한마음, 한 뜻이었다. 해가 지면 거리에 아무도 없었다. 학교 방역은 필수 인원만 빼고 학교를 닫아걸었다. 학교를 닫는 것이 제일 안전했다. 그게 최선이었다. 출근하는 날은 매일 교실과 동선을 따라 소독하고 학생들의 책상을 일일이 닦았다. 등교 시작하고 하루 두 번 체온 재고, 쉬는 시간에는 손 씻기를 필수로 하는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켰다. 하윤수=농촌 소규모학교의 상황은 어떤가. 오준영=전북 무주에서 근무한다. 이곳을 두고 코로나19 청정지역이라고 표현하더라. 사실 코로나19 안전지역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그 청정함을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방역하고 사투를 벌이고 있다. 최근 인근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자가격리 지침을 받은 이후 13일 동안 단 한 명의 접촉자도 없었고,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소에 입소해 지역사회에서 귀감이 됐다. 도내 농어촌 지역 학교 중에 학생 수가 200명이 안 되는 곳은 정상 등교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 수 200명이면 학년 당 학생 수가 30명 내외이고, 학급에 따라 25명 이상의 과밀 학습이 있을 수 있다.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90명이라 등교수업 실시한다. 방역활동에 민원처리, 행정업무까지 동시에 하느라 교사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교사다 하윤수=지금과 같은 역경에도 우리 50만 교사는 교육 강국, 대한민국의 미래교육을 이끌어갈 책무가 있다. 국가 차원의 표준 플랫폼인 K-클래스와 교사의 교육콘텐츠 제작 지원 등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교보건 안전 시스템도 재정비해야 할 때다. 우리 교육,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신영진=유아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우리 사회나 교육계 인식은 유아교육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교육 행정적인 측면에서 유·초·중등을 나란히 놓고, 유치원을 학교 시스템 안에서 지원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공·사립 할 것 없이 유치원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도와줬으면 한다. 오준영=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교사의 역할, 지도 방법 등 모든 게 바뀌고 있다. 학교 안전교육도 실효성 있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 김민중=교사에게 원격수업을 요구하기 전에 국가 차원의 플랫폼, 시스템이 먼저 구축돼야 한다. 교사의 역량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 있게 K-온라인 학습 시스템이 필요하다. 학교와 교사들의 노력을 알아줬으면 한다. 학교가 무너지지 않는 것은 교사, 교직원들의 피, 땀, 눈물이 있기 때문임을 알아주면 좋겠다. 주우철=현재 원격수업의 혼란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온전하게 정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과거의 교과목과 교육과정이 그대로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K-클래스에 활용할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 원격수업에 맞게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것이 미래 교사의 역량이다. 차미향=코로나19 발생 이후, 등교수업 이후 많은 일을 해왔다.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문제점은 많다. 학교 현장의 효율적인 감염병 관리를 위해 조직을 개선하고 교육부, 교육청에 보건 전문 인력을 배치해 협업 체제가 구축되길 바란다. 박정현=교육 당국의 고생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같다. 탁상행정 때문이다. 학교 현장에서 고3은 이미 성적 입력이 마감돼 등교가 의미 없다고 말한다. 고2 학생들을 등교하게 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도 묵살된다. 이 점이 가장 안타깝다. 정수진=코로나19를 겪는 동안 학생들과 함께 지지고 볶던 시간의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교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기존의 교육 시스템이 가진 장점이 조화를 이뤄 운영될 수 있길 기대한다. 윤성호=배움과 교과의 본질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사는 지식의 전달보다 학생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새로운 교사상을 정립하고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이민우=주변에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 교사들이 편하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학생들이 안 나오는데, 월급을 받느냐면서. 교사들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방식의 비대면 수업과 등교수업 준비, 방역까지 하고 있다. 책임은 더 막중해졌다. 열심히 하는 교사들이 기운 나게 응원 부탁한다. 하윤수=소중한 말씀 감사하다. 교육 당국은 교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학교 현장이 원활하게 운영되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 건 상상 이상의 고충이다. 한 시간 수업에도 땀과 침으로 젖어 마스크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교사들의 애환을 누가 알아주겠나. 교사들이 수업할 때만이라도 마스크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학교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지방교육재정 악화를 이유로 교수·학습과 교육활동 등에 필요한 예산을 감축하고 학교 교육력이 저하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교사들을 위해 교육재정 확충을 요구하겠다.
매일매일 사력 다해 일하지만 기약 없는 대응에 지쳐만 가 "마스크 수업 너무 힘들어… 불필요한 행정 낭비 줄여야” 하윤수 교총 회장 “교육당국에 전달, 관철시킬 것”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언제까지 뒷북 공문에 허탈감을 느껴야 하나요”, “마스크 쓰고 한 시간만 수업해도 푹 젖고 호흡이 힘듭니다”, “학교와 교사에게는 책임만 있고 보상이 없는 것 같아요” 2학기에는 좀 나아질 줄 알았건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원격수업 장기화로 교사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발열 체크, 거리 두기 급식, 위생 점검에 긴급돌봄까지 종일 사력을 다해 묵묵히 일해보지만 이런 노고를 알아주는 곳은 많지 않다. 교육 당국은 언제까지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교사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할 것인가…. 한국교총은 2일 학교현장의 고충과 애환을 나누는 ‘긴급 화상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은 교사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교육당국에 전달하고 코로나19 대응정책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했다.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줌(Zoom)’을 통해 진행된 이번 좌담에는 유·초·중·고·보건교사 9명이 참여했다. 교사들은 마스크 수업의 어려움, 원격수업 장비 부족, 학력 격차, 긴급돌봄, 고3 학생들의 당면 문제,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 보건 업무의 과부하, 학부모 민원 등 코로나19를 둘러싼 다양한 학교현장의 문제들에 대해 여과 없는 직언들을 쏟아냈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2학기 때는 상황이 나아져 면대면 수업이 가능할 줄 알았는데 계속되는 상황에 선생님들의 피로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으로 안다”며 “수업과 방역, 생활지도 등 고군분투의 연속이지만 과연 교육부가 선생님들의 심리적·신체적 고통에 대해 얼마나 관심 갖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좌담을 통해 그동안의 문제들을 진단하고 대책 마련을 위한 의견을 모아 교육부에 전달하고자 한다”며 “교육당국이 선생님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솔직한 이야기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치원을 대표해 참석한 신영진 경기 파주천현초병설유치원 교사는 “열화상 카메라 지원, 원격수업을 위한 기자재 대여, 돌봄이나 방역 인력 확보 등에서 유치원은 예외라 모든 것을 직접 해결하는 상황에서 교사들의 고초와 마음고생이 너무나 크다”며 “유아교육도 학교 체제 안에서 함께 고민하고 지원해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오랜 시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업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호흡곤란, 가슴 통증은 물론 천식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세균성 호흡기 질환에 대한 위험성도 크다.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박정현 한국교육정책연구소 부소장은 “한 마디로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마스크를 쓰면 소리가 나가기 어렵고 교사의 표정이 전달되지 않아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상호 간의 교류작용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벽에다 대고 수업하는 기분”이라며 “건강상에 많은 문제가 생기는 것도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민중 대구 서재초 교사는 “원격수업을 교사 역량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업이 이뤄질 수 있게 K-온라인 학습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학교가 무너지지 않는 것은 교사, 교직원들의 피, 땀, 눈물이 있기 때문임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차미향 보건교사회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긴장감이 느슨해진 점이 힘들고 혹시라도 건강상태 자가진단에 구멍이 뚫릴까 늘 긴장상태”라며 “감염병이 5년 주기로 발생하는 것을 볼 때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보건교사, 보건전문직 인력배치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회장은 “전국 선생님들을 대표해 전해준 소중한 말씀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선생님들을 위해 교수·학습 지원, 방역 예산 등 관련 행·재정 지원을 대폭 확충해 달라는 현장의 요구사항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이밖에도 오준영 전북 설천초 교사, 주우철 인천원당초 교사, 정수진 인천 만수북중 교사, 윤성호 충북상업정보고 교사, 이민우 경기 안양여상 교사가 참여했다. 좌담은 한국교총 유튜브 채널 ‘샘TV’로 생중계 됐다.
코로나 사피엔스를 읽고, 코로나 이후를 생각한다 코로나가 다시 확산세가 되니 우리는 그냥 '위드 코로나(with CORONA)'로 살아야 하는 모양이라고 다들 자조해요. 분명한 것은 코로나 이전으로는 돌아가기 힘들겠다,라고 다들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그까짓 바이러스 하나에 전 세계 인간이 이리도 전전긍긍하고 있으니, 우리는 그동안 참 허세 떨면서 살았어요. 인간 위에 신이 있다면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어떤 신이, 어쩌면 우리 인간을 아주 호되게 혼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발 빠르게 관련 책들도 참 많이 쏟아졌어요. 저는 여기에서 코로나 사피엔스를 소개하려고 해요. 시중에 나온 코로나 관련 책을 대부분 읽었으나 이 책을 소개하는 이유는 평소 많이 고민했던 자기 분야에 대한 담론이라 두루 읽으면 좋겠다는 사심을 담았어요. 코로나 사피엔스 CBS 정관용의 시사자키 기획 방송물 책으로 엮어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 석학 6인들이 신인류의 미래를 말한다 코로나 사피엔스는 애초 책보다 방송으로 먼저 나온 기획물이었어요. CBS 정관용의 시사자키에서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 석학 6인들이 신인류의 미래를 말한다'라는 부제를 달고 방송을 했었어요. 각 분야마다 각각 고유의 주장들이 있었으나 공통분모도 있었지요. 자연에 대한 예의,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자각, 결국은 인간이 교만해진 그 환경 안에 바이러스는 침투했다. 이제는 환경과 경제, 우리들 일상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에 차리리 숙연했어요. 때로는 메모도 하면서, 때로는 유튜브에 댓글도 달아가면서 참 진지하게 들었던 방송이었지요. 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6인의 석학들의 답변과 시사자키 정관용의 질문으로 이어지는 기획 방송이었어요. 그러다 책이 나왔다는 것을 알았어요. 엄청 반가웠어요. 방송에서 못다 들은 이야기들을 책으로 다시 재편집했을 것이니, 저 책은 소장이 각이다,라는 주문을 하면서 정말 주문했어요. 아, 그런데 세상에, 이 책은 문어체로 재편성된 글이 아니라 방송에서 했던 구어체 말투 그대로 되어 있는 거예요, 책이라서 더 내용이 보충된 것이 아니라 그냥 방송에서 했던 내용을 그대로 편집해 두어서 1초간 실망했어요. 그럼에도 다시 정독했어요. 방송 들으면서 놓쳤던 부분을 다시 정리하는 의미도 있었고, 그렇지, 그렇구나,로 다시 고개 끄덕이는 그런 힘을 문장에서 다시 느꼈어요. 최재천교수는 진짜 자연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라고 이화여대 에코학부 석좌 교수 평생 자연을 관찰해 온 생태학자인 최재천(이화여대 에코학부 석좌 교수) 교수님은역시나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이야기하죠. 바이러스 주기가 5년, 3년으로 짧아지고 있는데 어쩌면 앞으로는 1면 단위로 신종 바이러스가 창궐할 수 있다는 말에 간담이 서늘해졌어요. "생태 백신, 행동 백신이 궁극적인 답이라"라고 강조해요. "코로나 바이러스 원인은 결국 인간"이라고. "진짜 자연을 건드리지 않는 게 더 좋다"라고 최재천 교수는 강조해요. 저는 정말 공감 되었어요. 정말 자연을 건드리지 않고, 인간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대재앙에 휘둘릴 수는 없어요"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그 방점을 책에서 다시 또 보게 되었을 때, 차라리 슬펐어요. 장하준 교수, 2008년 금융위기 보다 더 큰 위기 올 수 있다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저에게는 경제학자의 교수 면면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로 더 기억하고 있는 장하준(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교수의 경제론은 "1929년 대공황과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라고 하는데요, 요즘의 2차 확산을 보면서 2008년 보다 더 한 위기인 것은 사실이겠다 싶어요. 사실 2008년 금융 위기는 미국의 모기지론을 중심으로 한 금융 위기라 저는 그렇게 큰 위험지수를 못 느꼈어거든 요. 그런데 지금의 경제 위기론은 피부에 착착 감기지요. 이러다 정말 굶어 죽을 수도 있겠다, 하는 그런 압박감이 와요. 여러 경제적인 담론은 여기 제 글 읽는 분들이 직접 책으로 접하시라고 여백을 남기고요, 실제로 산업 구조가 바뀔 것이다는 것, 정말 또 공감해요. 최근에 100년 비즈니스가 무너질 것이다,라고 하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그만큼 산업이 통째로 위치 이동하고 있다 거죠. 교육, 유통이 제일 크게 바뀌는 산업구조인데 그 덕분에 배달 앱과 집에서 영화 보기 플랫폼이 연일 대박을 치고 있어요. 어느 한 쪽에서는 죽는다, 죽는다 하고. 어느 한 쪽에서는 잘 살고 있거나 더 큰 기회를 보고 있는 것이죠. 이 역시도 무섭게 변하고 있지요. 최재붕 교수, 새로운 문명을 통하여 새로운 일자리 만들어야 성균관대학교 서비스 융합디자인학과 교수 '문명을 읽는 공학자'로 알려진 최재붕(성균관대학교 서비스 융합디자인학과 교수) 교수도 역시 유통의 변화를 이야기하지만 "새로운 문명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낸다"라고 이야기해요. 그 사례로 아마존은 직원을 더 뽑아서 교육하고 있다. 인공지능이니 4차 산업으로 일자리가 자꾸 없어진다고 하는데"없어지는 일자리를 걱정할 일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새로운 문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야 수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거죠"라고 강조해요. 그렇지요. 언제나 일자리는 또 그 사회 변화에 맞추어서 만들어지기 마련이겠지요. 다만 그 환경의 변화 속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챙겨야 하느냐, 그것이 숙제라고 저도 생각했어요. 홍기빈 소장, 어떤 가치를 중시할 것인가,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가 칼 폴라니 사회경제 연구소 소장 칼 폴라니 사회경제 연구소 홍기빈 소장이 전하는 메시지는 가치예요.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가 미래를 대하는 방식은 '결단'이라" 말해요."어떤 가치를 중시할 것인가,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가,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던 대안적 질서와 체제를 제대로 구현할 기회인지도 모른"라고 해요. 참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지요. 우리가 그동안 너무 정신없이 살아왔는데, 이제는 제대로 돌아보고 둘러보아야 할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지요. "무한 경제 성장이 아닌 인간과 자연과 사회 모두가 좋은 삶. 이러한 방향으로 경제를 전환하자는 거"라고 조목조목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저는 울컥했어요. 제가 이런 삶의 방향이나 가치에 유달리 마음을 담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김누리 교수, 야수 자본주의에 안녕을 고하라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요즘 독일통 교육으로 각광받는 김누리(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 교수도 "야수 자본주의에 안녕을 고하라"라고이야기해요. 야수 자본주의, 참 섬찟한 단어예요. "이번에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가장 충격적으로 생각하는 게 미국에 대한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는 사실상 미국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랬지요, 그러나 이 또한 또 바뀌고 있어요. 선진국이든 어디든 부의 편중으로 바이러스가 이름표 달고 다니지 않는다는 반증이지요. 김누리 교수는 "우리의 저력이 대단하다는 것, 상황은 희망적이라는 요지에는 변함 없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한국은 전환적 사고의 계기를 맞았"고, "그만큼 세계관과 사고가 넓고 깊어졌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해요. 희망적인 메시지이지요. 김경일, 혼자만의 시간이 주는 힘. BTS와 기생충의 힘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분노가 아니라 불안이다"라고 김경일(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의 감정을 이야기해요. "코로나 때문에 '불안'한 거"라고 이야기해요. 어, 그런데요 교수님, 저는 불안보다는 분노가 요즘은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는데 어쩌죠?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우리는 이것도 가져야지, 저것도 가져야지 하면서 끝없는 만족감의 사이클을 돌았어요. 그러다 이번 사태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된 사람들이 자기만의 라이크가 생긴 거예요"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벌떡 기립 박수를 보낼 뻔했어요. 분명한 것은 혼자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부자가 된 것은 사실이지요. 덕분에 저는 미친 듯이 책만 읽었어요. 덕분에 다시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여백이 생긴 것은 사실이에요. 코로나 사피엔스 6인 석학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시 책으로 읽으면서 정말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구나를 다시 실감하고 인정해야 하는구나를 느껴요. 그 실감과 인정을 누가 빨리, 누가 건강하게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들 미래는 또 달라지겠다 생각해요. 사는 것은 언제나 종이 한 장 차이인데 그 차이 안에 자신이 느끼는 체감의 변화를 잘 버티고 뛰어넘느냐가 관건이다는 진부한 논리를 또 쓰게 되네요. 아무리 'with 코로나'라고 해도 이제는 확진자 문자가 그만 오면 좋겠어요. 조금씩 추이가 내려가서 완전한 예전 같은 날들은 아니더라도 숨 쉬고, 호흡할 수 있는 일상 가까이에 가고 싶네요. 모두들 같은 마음 일 것입니다. 저는 이 코로나 정국에 열심히 읽고 메모로 남기려 합니다. 다음에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어떤지 '제이슨 성 커'의 미래예측으로 또 봬요. 글쓴이 / 나우리 읽고, 쓰고, 보는 일로 강의를 만들고, 문화를 만드는 기획자입니다. 세상에 태어나 싫증을 내지 않고, 꾸준히 지속이 행하고 있는 유일한 것은, 책 읽기입니다. 코로나 정국 6개월 동안 180여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읽은 책을 정리하고 요약하면서 미래와 문화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대신 읽었습니다
최근 각 시·도교육청별로 올해 9월 1일자 교장·교육전문직 인사가 단행됐다. 그런데 각 지역에서 인사 비리 의문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를 풍미하는 교장 공모제 비리에 대한 논란과 비난이 많다. 차제에 교장 공모제 특히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과감히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다. 무자격 내부형 교장공모제는 ‘교육청판 음서제’라고 비난하는 여론이 주류인 실정이다. 이번 인사 비리 의혹은 인천, 세종, 충남을 비롯한 전국 각 시·도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했다. 특정노조 출신 인사 편향성, 원직 복귀를 무시하고 교육청 간부로 발탁했고, 교사 경력 15년 평교사가 교육전문성을 인정받는 현직 교장을 따돌렸다. 인사 내정설이 공공연히 떠돌던 인사도 교장으로 임용됐다. 근본 문제는 대부분의 시·도에서 내부형 공모제에 의한 교장 임용자들이 특정노조 경력자들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다른 교육적 전문성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공통성이다.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를 맞아 이른바 무자격 교장 공모제가 특정노조 출신의 교장 진입로로 전락한 것이다. 오죽하면 일선 학교 교원들은 내부형 교장에 임용되려면 특정 노조부터 가입해야 한다는 개탄스런 자조를 보이고 있겠는가. 현행 교장 공모제 인사 제도에는 초빙형, 개방형, 내부형 등 세 유형이 있다. 초빙형은 교장 자격 소지자가 대상이고, 개방형은 3년 이상 해당 관련 기관 종사자로 한정돼 있다. 흔히 무자격 교장 공모제라 일컫는 내부형은 15년 이상 교육경력만 있으면 응모할 수 있다. 이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부터 시범 운영되다가 2012년 법제화된 후 지속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진보 교육감들이 선거 공신들에게 보은인사·코드인사를 남발하여 빈축을 사왔다. 얼마 전 교육부는 내부형 교장 공모 학교 비율을 이전 15%에서 100%까지 확대하려다가 한국교총과 일선 교원들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해 결국 현행 50%로 절충된 바 있다. 한국교총과 회원들의 노력으로 특정 노조 출신자들의 교장 독식을 막아낸 것이다. 현재 교육계에는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특정노조 간부들의 출세 코스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비도덕적, 비윤리적으로 숭고한 학교의 교장직이 매도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교원의 꽃인 교장직을 오염물로 뒤집어 씌워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속적으로 진보 교감 재직 교육청에서는 내부형 공모 교장을 임기 후 과장, 장학관, 교육연구관, 교육장 등으로 앉혔다. ‘평교사 출신의 교육전문직 5년 경력 시 일반 교장 임용 가능’ 조항을 악용해 일반 교장으로 발령 내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모름지기 자고로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그 만사가 망사로 전락하고 있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의 취지는 젊은 교원들을 임용해 학교를 혁신하고 교육에 새바람을 불어넣어 교육행정의 공정성,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있다. 교육 혁신의 기제인 교장 공모제가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이다. 애당초의 이러한 좋은 취지가 전혀 구실을 못하고 진보 교육감들의 ‘선거 빚 갚기’ 인사 전횡으로 전락했다. 정말로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앞으로도 ‘눈 가리고 아웅’하면서 진보 교육감들의 선거 공신 출세의 길로 오도된다면 과감히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 안타까운 점은 신성한 교직에서 인사 비리가 남발되고 보은인사·코드인사·진영인사가 횡행하는 현실에서 진보 교육감들의 자성과 제도 개혁이 절실하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진보 교육감들의 논공행상 도구로 전락한 현실에서 오히려 이제 ‘내부형 교장 공모제 혁신’이 급선무 과제라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내부형 교장 공모 비율 감축, 응모 자격 교감 이상으로 개정하는 내용이 골자인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고려해야 한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가 교육 혁신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충실하려면 우선임용 과정이 오롯이 명하고 공정하게 바로 서야 한다. 그래야 국민적 성원도 받고 정당성을 담보받을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한편, 친정부 성향의 교사조직을 교육기본법 시행령상의 교원단체로 만들기 위해 교육부, 친노조 교육감, 그리고 관련 교사조직이 야합하고 있는 교원단체 관련 규정 개정도 중단돼야 한다.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우리 교육을 흔들면 안 된다. 적어도 교육을 이념진영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미래 교육은 공정과 정의의 초석 아래 함께 가는 포용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 지록위마(指鹿爲馬)같은 술수로 교육을 오도하고 꾸민들을 속이려고 해서는 절대 안된다.
생각해보니 그 아이 때문에 내가 지난 1년 동안 힘들었거나 교사로서 아이들 지도에 부담을 느꼈었던 기억은 전혀 없다. 누가 보더라도 그 아이로 인해서 뭔가 힘들었어야 당연할 것인데 너무나 자연스럽게 1년이 지나갔던 것 때문일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그 아이는 물론 그해 우리 반 모든 아이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3월 2일 새 학기가 시작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온 6학년 교실. 2년 전에 지도했던 아이들이 군데군데 보이고 처음 만나는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이 아이들이 4학년 때 나도 4학년 담임이었고 6학년 때 다시 6학년 담임으로 만난 것이다. 그런데 한 아이가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왠지 편안해 보이지 않았다. 그 아이에게 조금 더 눈길이 갔을 때 나는 그 아이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의자에 앉아 있기는 한데 다리가 바닥에 닿지 않고 앞으로 쭉 뻗어 있었다. 그런데 다리 길이가 워낙 짧아 의자보다 약간 나와 있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마치 유치원생이 초등학교 6학년 언니 의자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예전 4학년을 지도할 때 복도에서 종종 마주친 적은 있지만, 여느 아이와 마찬가지로 같은 반에서 만나게 될 줄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우리 반 3번 김진수.(가명) 진수로 인해 우리 반은 6학년 학급이면서도 5층에 위치하지 않고 2층에 위치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 3~4일 정도? 진수는 그 의자에 그렇게 앉아 수업을 들었던 것 같다. 한 주가 채 얼마 지나지 않아 진수 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셨다. 진수에 대한 이런저런 대화가 끝나갈 즈음 진수 어머니는 진수 의자가 따로 있을 거라고 그 의자를 가져다 앉게 해달라고 하셨다. 다음 날 나는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진수 의자 따로 있니?”, “네. 선생님 진수 의자 따로 있어요.” “아니 그럼 선생님한테 얘길 해주지 그랬어?”, “그리고 진수야! 불편하면 선생님한테 먼저 얘길 하지 그랬니?” 나는 진수 의자가 따로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는 사실에 아이들에게 원망 반 부끄러움 반이 섞인 마음으로 얼른 학생을 보내 진수 의자를 가져오게 했다. 마침 진수가 있던 전 교실에서 빼놓으려고 바깥에 내어놓은 상태였다. 가져온 의자를 보니 정말 진수에게 맞춤식으로 만들어진 의자였다. 의자 다리 부분 반 정도의 높이에 발판을 하나 덧댄 의자였다. 진수에게 의자를 바꾸어 앉게 했더니 혼자 씩씩하게 발판을 밟고 올라가 앉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진수는 자기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해 보였다. 그리고 교과서를 펴고 공부할 준비를 했다. 또래 아이들 키에서 대략 반 정도 올라오는 키에 걸음걸이도 휘청휘청 걷는 것처럼 신체적인 조건이 분명 정상적이지는 않은 아이. 말을 할 때에도 진수 어머니 말씀대로 구강 구조가 조금 문제가 있어 새는 듯한 발음에 어눌한 느낌마저 줄 수 있는 아이. 하지만 진수는 다른 정상적인 아이와 다를 바 없이축구도 하고 피구도 하고 무엇을 하든지 열심히 몸을 움직였다. 청소할 때에도 진수가 지나간 자리는 항상 깨끗했다. 읽기 시간에도 자신이 책을 읽을 차례가 되면 또박또박 읽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히 보였다. 무엇보다 학습 태도가 매우 우수했다. 진수는 여느 아이 못지않은 모범생이었다. 친구들과의 사이에도 필요하지 않은 말은 전혀 하는 법이 없었고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과묵했다. 그 나이 친구들보다 분명 성숙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친구들도 진수를 함부로 대하거나 무시하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무슨 일을 함께 해야 할 때에도 먼저 진수에게 의견을 물어보았다. ‘장애’라는 단어. 진수는 이미 장애인이 아니었다. 봄빛 가득한 5월의 첫째 날, 우리 학교에서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운동회가 있었는데 5인 1조 달리기에 진수도 참여하게 되었다. 정상적인 다른 아이들조차 서로 먼저 결승점을 통과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여 임하는 이 달리기에 진수의 의사를 물어보니 진수도 흔쾌히 뛸 수 있다고 했다. 운동회 당일, 나는 운동회를 총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조회대 앞에 나와 질서를 유지하고 운동장 이곳, 저곳을 살펴보며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느새 진수가 저만치 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보는 사람마저도 안쓰럽게 느껴질 만큼 뒤뚱뒤뚱 뛰는 모습. 하지만 멀리서 보더라도 진수의 얼굴에서는 행복한 미소가 피어나고 운동회를 나름대로 즐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과 맞추어 뛰고 싶다는 듯 열심히 뛰고 있었다. 운동장에 모인 모든 사람 역시 진수에게 연신 환호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 주었다. 이날 진수는 분명 다른 친구들보다는 늦게 결승점을 통과했지만 불리한 신체 조건을 가지고도 끝까지 운동장 한 바퀴를 완주한 진수는 그 누구보다도 오늘 달리기 부문에서 1등이었고 운동회의 MVP였다. 이와 같이 크고 작은 일들을 거치며 그렇게 1년의 세월이 지나갈 즈음 학교에서는 6학년 담임 교사들을 대상으로 졸업 사정회를 실시하였다. 졸업생들에게 주는 상을 정하고 대상자를 선별하는 회의였다. 나는 지체 없이 진수를 지역교육지원청 극기 부문상에 추천하였고 마침 다른 부문에서 적절한 대상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터라 졸업 사정회에서는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지역교육지원청 학생상은 효행, 봉사, 선행, 환경, 극기의 5가지 부문 중 학교당 1명을 선정하여 부문을 정해 추천하게 되어 있다. 이미 여러 해 6학년을 맡아 졸업을 시켜본 경험이 많았던 나는 지역교육지원청 학생상 극기 부문에 진수만큼 우리 학교에서 적합한 학생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추천할 기회가 되면 꼭 추천해서 진수가 그 상을 받게 해주고 싶었다. 비정상적으로 작은 키에 작은 다리마저 활처럼 바깥쪽으로 휘어진 아이. 말하는 것조차 발음이 새는 아이. 자신의 신체 조건을 평생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야만 하는 아이. 1년 동안 진수와 함께 같은 교실에서 생활하면서 특별한 도움을 제대로 못 준 것 같아 미안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특별한 도움을 주어야만 한다는 생각 자체가 비장애인의 편견일 수 있고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예의는 아닌 것 같다. 스스로 이미 장애를 극복하고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행동하려는 사람에게 장애인이라는 편견을 갖고 안쓰럽게 바라본다든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뭔가 도움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에 부산함을 떠는 행동 등은 어쩌면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을 오히려 불쾌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덧 11월이 되어 중입 배정원서를 쓰는 기간이 다가오자 진수 어머니께서 연락을 주셨다. 집 가까운 데에서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말씀이셨다. 중입 배정원서를 작성할 때에는 진수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학생은 사전에 근거리 배정 신청을 하여 미리 원하는 중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다. 진수의 경우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원하는 중학교가 집 가까이에 있어서 그 학교에 배정받는 것은 거의 확실하지만 학부모님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한 미리 안전하게 조치를 취하고 싶으셨던 모양이다. 만에 하나 그 학교에 배정이 안 된다면 길 건너편에 있는 이웃 중학교에 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진수가 작은 키와 불편한 다리로 유난히 교통량이 많은 대교 북단 사거리 횡단보도를 매일 아침저녁으로 건너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다행히 진수는 근거리 배정 신청이 바로 접수되어 집 앞에 있는 원하던 중학교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진수처럼 신체가 정상적인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유난히 작거나 신체의 일부분이 불편한 것만이 장애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 맡고 있는 우리 반의 영리한 어느 아이가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것을 배우는 수업 시간에 했던 “안경 쓴 사람들도 장애인이라고 할 수 있어. 너도 될 수 있고 나도 될 수 있어.” 하는 말처럼 생각하기에 따라서 어딘가 불편한 점이 있다면 누구나 장애를 갖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신체가 정상적이어도 생각과 마음이 정상적이지 않고 건강하지 않으면 그 또한 장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가 가진 신체적인 불편, 정신적인 불편 등을 이미 극복한 사람에게 “저 사람은 장애가 있는 사람이야.”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장애를 극복하고 이미 정상인이 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 필요 없이 생활로써 보여준 진수에게 담임으로써 함께 지낸 1년 동안 너무나 잘 생활해 주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진수를 다른 아이들과 다르지 않게 대하고 잘 지내주었던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수가 앞으로도 학교에서 그랬던 것처럼 꿋꿋하고 자신 있게 잘 살아나갔으면 한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전국의 유·초·중·고등학교 등굣길이 또다시 막혔다. 25일 교육부는 고3을 제외한 수도권 모든 학교를 9월 11일까지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키로 했다. 수도권 집단 감염이 시작된 이후 27일기준, 해당 지역 학생 239명, 교직원 6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국적으로 보면 셧다운 한 학교가 27일 기준 12개 시·도에서 7000여 개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할 경우, 사실상 2학기 등교수업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지난 1학기를 겪으며 나타난 학력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6월 실시한 수능 모의평가에서 중위권이 줄고 상위권과 하위권이 늘어나는 등 학력 양극화가 크게 나타났다. 전국 단위 진단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초·중학교의 경우는 아예 깜깜이 상황이 됐다. 자녀의 기초학력 수준이 얼마만큼 도달했는지, 어떤 학습 내용을 더 필요로 하는지 사실상 ‘블랙박스’ 상황에 방치되고 있다. 가뜩이나 빈부차가 학력 격차의 주요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그 격차를 더 벌려 놓고 있다.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AI 기반 학습, 교·사대 학생 및 퇴직 교원 학습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근본적이지 못한 건 자명하다.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간에 학생들의 이해도와 성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사들도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 사태를 겪으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준비되지 못한 원격수업 환경에 역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다시 시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무작위 표본을 통해 학년별 국가성취수준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학력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등교 숫자에만 매달리고 있는 사이, 우리 아이의 학력 격차는 되돌리기 어려울 만큼 커지고 있고, 직접적 피해는 저소득층 아이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교육 당국의 책임이 과거 어느 때보다 무겁다.
온라인 교육 지원 확대 필요 한국판 뉴딜 계획 실현 위해 디지털교과서 사업 연계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원격교육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저소득층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서는 지금보다 교육급여를 더 늘리고 디지털교과서 개발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저가 발간한 교육위원회 소관 ‘2019회계연도 결산’에 따르면 교육급여가 현재 저소득층의 교육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교육급여는 빈곤층 교육비 부담을 경감하고 실질적인 교육기회 보장을 위한 기초생활 보장제도로 소득인정액이 기준중위소득 50% 이하인 초·중·고교 학생에게 부교재비, 학용품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이 사업의 2019년도 예산액 1317억 원 중 1243억 원을 집행하고 74억 원을 불용했다. 교육급여 지원 인원은 2016년~2019년 동안 15.7% 감소했으며 지출 규모는 2.7% 증가했다. 또 단가는 46.7% 인상됐으나 연 지원 단가는 2020년 기준 초등학생 20만원, 중학생 29만원, 고등학생 42만원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포함 항목이 학용품비 및 부교재비로 한정돼 있는데다 최저교육비에 포함되는 초등 가정학습지, 중학 인터넷강의 교재비, 수련회 등의 보충교육비 등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교육비 지원 사업은 교육급여와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이 있으며 교육급여에는 온라인 교육 관련 지원이 빠져 있다. 교육정보화지원의 경우 시도교육청 저소득층 교육비 지원을 통해 컴퓨터와 인터넷통신비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나 지원대상 소득 수준이 교육청별로 다르고 서울·경북·경남 등 일부 시·도는 컴퓨터 지원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원격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저소득층의 교육격차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만큼 교육급여를 확대해 교육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8년부터 시작된 디지털교과서 개발 또한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학생, 학부모, 교사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서책형교과서를 보완하는 수준의 정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017~2019년 동안 국정교과서 개발에 국고 20억 원이 투입됐으며 검정교과서 개발에는 특별교부금과 시도교육청 자체수입 311억 원이 투입됐다. 또 선도학교 운영을 위해 2018~2020년 동안 143억 원의 특별교부금을 시도교육청에 교부했다. 그러나 실제 교사의 디지털교과서 활용 경험은 28.2%에 그쳤으며 이 중 지속적인 사용 비율은 14.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활용하지 않는 이유는 주로 환경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거나 내용이 서책형교과서 등 타 자료와 차별성이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최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초중고교 교육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2022년까지 특수교실을 포함한 전체 교실에 무선망을 구축하고 온라인 교과서 선도학교 1200곳에 교육용 태블릿PC 24만대를 지원하며 다양한 교육콘텐츠·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교육 통합플랫폼’ 구축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보고서는 향후 스마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기존 디지털교과서 개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교육부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및 교육콘텐츠 확충을 효율적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제주교총과 제주교육학부모연대 등 10여개교육·학부모·시민단체는 지난달 31일 지역 교원과학부모 등 5300여명의 제주학생인권조례안 반대청원 서명을도의회에 전달한 뒤 기자회견(사진)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조례안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교육 관련 법률에서는 학생의 인권을 이미 보장 ▲학생으로서의 건전한 책임과 의무목록은 배제된 채, 비교육적이고 비윤리적인 것조차도 학생의 권리로 포함하며 과도한 학생의 인권을 강조 ▲결국, 제주학생인권조례의 가장 큰 피해는 학생과 교사 ▲이미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고 있는 경기, 광주, 서울, 전북에서 많은 문제점과 많은 피해 사례 발생 등을 꼽았다. 이날 김진선 제주교총 회장은 “학생 보호를 명목으로 과도한 권리를 부여하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어려워지고 교권은 무너진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지역 교육계와 도민들의 반발에도 도의회는 조례안 처리 수순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달 조례안을 입법예고한 뒤 정책 간담회를 열었고, 이달 열리는 임시회에서 조례안을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생명체는 끊임없이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자신의 신경계 구조를 변화시키는 활동을 해나간다. 이를 구조 접속(structural coupling)이라 부른다. 인간은 환경과의 구조 접속이 이루어지면서 자기 생성을 위한 에너지원을 얻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에너지원의 유입을 통해서 생명체로서의 고유한 특성을 생성하게 되고 결국 전반적인 생명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의 구조 변화는 일생일대의 큰 사건이며 고통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러기 때문에 살아 있는 한 계속되는 미완성의 작업이기도 하다. 구조 접속을 통해 자기를 생성하는 과정은 우리가 어떤 환경에서 상호작용을 주고받는지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는 마치 산 꼭대기에서 한 양동이의 물을 쏟는다고 가정할 때, 쏟아진 물이 어느 방향으로 어떤 흔적을 내며 흘러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왜냐면 물은 장애물이나 땅의 굴곡 상태에 따라 예측 불허의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자취를 남길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그가 만나는 인간과 시간과 공간이 남긴 얼룩과 흔적의 합작품이다. 누구와 어디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생각이 만들어지고, 그에 상응하는 개념적 사유가 생기면서 놀라운 각성이 일어난다. 이른바 ‘성장 체험’을 하는 것이다. 성장 체험은 물리적 시간과 공간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 인간이 이전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거듭나는, 방향 전환이 일어나는 각성을 일컫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각성 포인트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성찰함으로써 자신만의 신념이 잉태되고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식생태학자인 유영만 한양대 교수는 《책쓰기는 애쓰기다》를 통해서 10가지 성장 체험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기를 탄탄하게 지탱할 수 있는 10가지 구조 접속이기도 하다. 여기에 한 꼭지를 간략하게 요약하여 필자의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생태학적 구조 접속이다.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조치다. 인간의 신체 구조는 사시사철 자연환경과의 구조 접속을 통해 그에 적합하게 적용이 된다.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에서 농사를 짓고 그리고 한겨울에 산에서 땔감을 마련하는 것과 같은 노동을 통해서 야생에서 몸을 움직이는 체험은 야성과 지성의 관계, 또는 야성 없는 지성의 극단적인 폐해를 극복할 수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건강한 신체보다 똑똑한 머리를 개발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낭비하는 우리 교육의 문제점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대안을 찾아야 하는가? 정신 심리학자 칼 융은 “창의성은 지성에서 비롯되지 않고 놀이 충동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자연의 언어, 길들여지지 않는 야생의 언어를 잃어버리고 기성세대가 사용하는 언어의 그물에 걸려 틀에 박힌 사유를 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생태학적 구조 접속의 중요성은 충분히 힘이 있다. 둘째, 이질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새로운 가능성을 꿈꾸는 묘책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한다. 다양한 시도로 인한 실패는 깨달음이란 체험적 상상력을 창출하여 창조로 연결될 수 있다. 즉, 체험적 상상력은 공상으로 흐르지 않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불굴의 의지와 만나 새로운 창조를 일으킨다. 성공한 작가 조앤 롤링은 하버드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진짜 상상력은 비록 자기가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어도 타인의 처지에 자신을 놓고 그 사람의 아픔을 가슴으로 이해라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질적인 자신의 경험이 타자의 경험과 만날 때 상상력은 시공간을 넘어 공명하기 시작한다. 셋째, 우발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반복되는 일상의 익숙한 생활 속에서 무언가와의 우연한 만남이란 정말로 가슴을 뛰게 한다. 필자는 대학시절 《다시 태어난다 해도 이 길을》이라는 고시 합격자들의 수기를 읽고 공부에 대한 우발적인 구조 접속이 일어났다. 그 후 필자의 학습 방법에 관한 뇌의 구조가 바뀌었다. 그것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이는 필자의 체험과 《새로운 인생》을 쓴 오르한 파묵(Orhan Pamuk)의 말이다. 독서 전후를 비교한 명문장으로 다음에 지시하는 니체의 명언과 함께 독서의 위력을 한층 높여준다. “인간에게는 방황하는 밤이 있을 것이다. 그 하룻밤, 그 책 한 권, 그 한 줄로 혁명이 가능해질지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의 읽기는 무의미하지 않다.” 이렇게 책과의 만남은 운명을 바꾸는 만남을 남긴다. 넷째, 정신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새로운 정신을 잉태한다. 《논어》는 우리에게 남에게 보이기 위한 위인지학(爲人之學)을 버리고 자신의 성장을 위한 위기지학(爲己之學)을 가르친다. 위인지학을 위한 정신적 괴로움은 위기지학을 위한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다. 이른바 공부의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여기엔 자기의 한계를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자기를 돌보는 자기 배려의 공부가 진정한 기쁨을 주는 공부라는 엄기호의 《공부 공부》의 주요 메시지다. 다섯째, 언어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문화의 가교가 된다. 필자는 카투사(KATUSA)라는 주한 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증원군으로 복무할 때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자기와의 싸움을 했다. 낯선 문화적 충격을 경험하기도 했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영어라는 언어와의 구조 접속은 필자의 뇌력을 길러주었을 뿐만 아니라 영미문학과 철학에 대한 이해를 선물로 가져다 주었다. 여섯째, 실천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체험적 지혜를 낳는다. 체험이 없는 개념은 관념이다. 관념적 지식의 무력함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많은 책들은 생각보다 생동, 관념보다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중에 신영복 교수의 《강의》에서 “책상에서는 한 가지이지만 실제로 일해 보면 열 가지도 넘는다.... 머리는 하나지만 손가락은 열 개나 되잖아요.”라고 진술하고 있다. 일곱째, 학문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지식의 지평선을 확대한다. 이론적 지식과 실천적 지혜를 버무려 미래의 직장인이 될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래서 교육공학을 매개로 인문적 통찰력을 더 얻기 위해 다양한 책과 논문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다양한 체험과 풍부한 생각은 학문적 입지를 높여줄 수 없다. 여덟째, 융합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새로운 지식 창조의 원동력이다. 자신의 전문성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학문적 한계를 인식하고 현장성과 실천성을 높이기 위한 융복합적 접목을 부단히 시도해야 한다. 예컨대 《건반 위의 철학자》를 쓴 프랑수아 누델만은 사르트르와 니체, 그리고 롤랑 바르트를 대상으로 음악과 철학을 피아노 건반 위에서 만나게 함으로써 새로운 사유를 창조하고 독보적 세계관을 소유하게 한 것이다. 아홉째, 한계와의 구조 접속이다. 이는 경계를 뛰어넘게 한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나를 바꾸려면 내가 자주 가는 곳에서 벗어나 다른 곳에 가봐야 하고, 내가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다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험의 한계는 생각의 사고의 한계를 불러온다. 사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지금 살아가는 행동반경을 넓히길 시도해야 한다. 열 번째, 개념적 구조 접속이다. 이는 색다른 사유를 잉태한다. T.S. 엘리엇은 《훔쳐라, 아티스트처럼》에서 “세상에 오리지널은 없다. 모든 창작은 뒤섞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창작은 색다른 체험과 남다른 개념이 만날 때 일어나는 스파크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개념은 또 다른 개념과 우발적으로 접속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개념을 잉태한다. 세상을 사는 지혜는 다양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세상을 백지로 놓고 고민하면 우리의 머리도 백지가 된다. 하지만 백지 위에 흔적이 있으면 그 흔적을 배경으로 다른 흔적을 남기기가 수월하다. 왜냐면 놀라운 연상(Association)작용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낯선 생각과의 부단한 접속을 통해 우리의 생각은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밝힌 10가지 구조 접속에 의한 성장의 비결이며 우리는 이를 기반으로 풍요롭게 살아가고 성장하는 기반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미래의 삶을 건강하고 멋지게 살아가는 모두가 되고 이것이 교육의 목표와 가치를 함유하는 소중한 자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 6월 ‘코로나19가 바꾼 아동행복’을 주제로 개최한 아동복지포럼에서 발표자로 참여한 이운영 조치원대동초 교사 이야기가 마음에 꽂혔다. 개학연기와 온라인 수업으로 교사들이 한가할 것이라는 학부모 편견도 문제지만 더 강도가 높아진 행정업무, 마스크 착용 수업으로 입술에 습진이 생기는 등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닌 데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교사들에게 요구되는 역량 중 무엇이 진정한 본질인지 고민하게 됐다는 얘기였다. 중요한 것은 교사의 안목(眼目)이 아닐까. 아이들의 삶을 관찰하고 하루하루 만들어지는 서사에서 다음 장면을 함께 그리는 것이 진정한 역할이 아닐까 생각된다. 눈앞에 마주한 인격체를 향해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에 대한 전인교육의 과제는 교사의 안목이 전제되지 않으면 해답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재능있는 저소득 아이 돕는 사업 우리 재단은 인재양성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업·예술·체육 분야에 꿈이 있고 잠재력과 재능이 있지만 사회·경제적인 제약으로 포기할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재능을 제대로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기에서도 교사들의 안목은 빛난다. 숨겨진 옥석들의 사연과 재능이 빼곡히 작성된 추천서가 재단에 전달되면 아이들의 날카로운 재능이 세상을 향해 뚫고 나올 수 있는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이 완성된다. 이 사업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현재까지 총 556명의 아동에게 122억5000여 만 원을 지원했다. ‘아이리더’로 선발된 아동 중에는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사례도 있다. 2018 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종목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강민성 선수는 중3이던 2013년부터 인재양성사업의 지원을 통해 실력을 쌓았다. 2018 아시안게임 남자 펜싱 에페 부문 은메달리스트이자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금메달의 주인공인 박상영 선수는 2013년부터 5년간 지원받으면서 실력을 쌓았다. 박 선수는 현재 재단 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소질과 재능이 뛰어난 후배들이 사회적·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응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학업·예술·체육 각 분야에서 많은 ‘아이리더’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묵묵히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10기로 선정된 박경민 군(고2·동일미래과학고)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스쿼시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1년 365일 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 운동하며 자신의 꿈을 가다듬고 있다. 격렬한 운동을 견디지 못한 낡은 운동화에 구멍이 나면서 양말이 찢어지고, 발바닥의 살갗이 찢어질 때까지 말 그대로 피나는 노력을 했다. 홀로 뒷바라지하는 어머니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 숨겼지만 어머니가 세탁을 하다 피 뭍은 양말을 보고 그 자리에서 한참을 울었다고 한다. 올해 1월 박 군은 발에 딱 맞는 운동화를 선물 받아 꿈을 위한 훈련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박 군을 추천한 분은 학교 교장 선생님이었다. 교사 관심·추천 등 도움 필요 지금도 어디선가 어두운 현실 속에서 끈질기게 자신의 꿈을 키우는 아이들이 있다면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교사들의 관심과 안목의 도움을 받고 싶다. 재단은 오는 10월 초록우산 아이리더 12기를 모집한다. 총 50명을 선발해 1인당 연간 최대 1000만원을 교육, 교구 구입, 대회참가비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업을 비롯해 예술·체육 등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아동들이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애쓰시는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이리더’ 프로그램에 좀 더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