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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어떤 난관이 있어도 학교폭력예방법은 교육현실에 맞게 개정돼야 합니다. 학교 밖에서 발생한 폭력은 경찰이 담당해야죠. 수사권도 없는 학교에 모든 책임을 지우면 어떡합니까. 학폭법도 속지주의(屬地主義) 원칙을 적용,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지난 4월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회장에 선출된 한상윤 교장(서울봉은초)은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에 주저 없이 학폭법 개정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학폭법이 중등 실정에 맞게 만들어지다 보니 초등학교 현실과는 맞지 않는 대목이 많다”며 초등 저학년은 학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초협 운영과 관련해서는 정책 중심 교장회,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지원하는 교장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주요 교육정책들이 현장과 괴리돼 혼란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는 교장회가 교육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 수용할 것은 수용하고 비판할 것은 따끔하게 충고하는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한 회장과 일문일답. 한국초등교장협의회 신임회장으로서 소감은. “초등학교 교장선생님들의 협의체인 한국초등교장협의회(한초협)이 설립된 것은 1956년이다. 지난 63년 동안 대한민국 교육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경제발전을 통해 선진국에 들어서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민주화의 초석을 다진 것은 교육의 힘이었다. 거기에는 교원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 하지만 지금 교장선생님들의 위상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그토록 부러워하던 한국교육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나라가 바로 서려면 교육이 바로 서야하고 교육이 바로 서려면 교장선생님이 존중받아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주어진 임기동안 교원이 존중받는 나라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어깨가 무겁다.” 책임이 막중해 보인다. 한초협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회장 선거 때 내건 슬로건이 ‘품격있는 한초협’이다. 정부의 교육정책 중 잘한 것은 품어주고 잘못한 게 있으면 격조 있는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의미에서 한글자씩 따왔다. 그러기 위해 정책 중심의 교장회를 만들고 교사들이 가르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장회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또 교장들이 교육정책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보를 펼칠 생각이다. 아울러 내부적으로는 신뢰받는(Trust)교장회, 함께하는(Together) 교장회, 투명한(Transparent) 교장회 즉, 3T 운영을 통해 스스로의 역량도 강화해 나가겠다.” 정책 중심 교장회를 표방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정부가 내놓은 정책 중 상당수는 현장 적용과정에서 문제점을 노출한 것들이 많다. 방향이나 내용은 좋을지 몰라도 교육현장과 괴리가 크다는 이야기다. 앞으로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전체 교장의 의사를 묻는 긴급설문조사 등을 실시,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생각이다. 또 1년에 두 차례 학술포럼을 열어 한국교육이 나갈 방향성도 제시해 보려 한다. 우선 오는 7월 학교통합지원센터의 진로를 탐색해보는 포럼을 예정해 놓고 있다. 하반기에는 교장의 소진 문제를 다룰 계획이다. 학교장을 힘들게 하는 원인은 무엇이고 실태와 대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가 될 것이다.” 실제로 학교통합지원센터는 당초 기대와 달리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들려온다. “학교의 행정업무 부담을 덜어준다길래 기대가 컸다. 그런데 찬찬히 살펴보니 현장의 요구와 거리가 상당하다는 것을 느꼈다. 예를 들어 학폭위를 통합지원센터로 이관한다고 하는데 어느 수준까지 할지가 명확치 않다. 궂은 일은 교사들이 다 하고 센터는 관리·감독만 하는 시스템이라면 의미가 없다. 또 호봉재획정도 교사의 자격변동만 담당하는 것인지, 아니면 휴직 후 복직한 사람들 것까지 다 할 것인지 합의가 안 된 상태다. 형식논리보다 내용이 중요한데 그런 디테일이 아쉽다.” 교사들이 가르치는데 전념할 수 지원하는 교장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이다. 학폭법 때문에 현장 교사들이 너무 힘들어한다. 방향은 우선 두 가지다. 하나는 초등 저학년은 학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1학년 학생이 장난삼아 한 행위도 학교폭력으로 신고가 들어오면 폭대위를 열어야 한다. 사소한 다툼까지 폭대위를 열어 처벌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게 바람직한 것인지 의문이다. 그보다는 선도위원회에서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학폭법이 중등에 맞춰 만들어지다 보니 초등학교에서는 현실과 맞지 않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학폭법 적용 범위다. 방과후에 학원이나 개인적으로 떠난 해외캠프에서 발생한 사건까지 학교가 떠맡고 있다. 학교 울타리 밖에서 발생한 학생 간 폭력은 경찰이나 유관기관에서 맡아야 한다. 학교에 무슨 수사권이 있다고 모든 것을 떠넘기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학교폭력 개념에 속지주의를 적용, 학교 내에서 발생한 사건만 학교가 책임지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학교자체해결제 즉, 학교장종결제 역시 학폭법 개정의 주요 쟁점인데. “일부에서 학교자체해결제가 도입되면 은폐나 축소를 우려하는 모양인데 학교시스템이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 선도위원회 등을 통해 자체해결제 적용 대상을 결정하게 하면 공정성 논란은 불식시킬 수 있다고 본다. 임기 중 학폭법 하나는 꼭 개정하고 싶다.” 그동안 주요 현안에 교장회의 목소리를 듣기 힘들었다. 앞으로 달라지는가. “어떤 정책이든 현장 적합성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현장을 제일 잘 아는 교장들의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도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국가교육회의나 출범예정인 국가교육위원회에 초등교장 대표가 참여해 정책 결정의 주체가 되도록 할 생각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3년째를 맞는다. 그간의 교육정책을 평가한다면. “이런 말씀드리기 송구하지만 정책다운 정책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다만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를 허용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은 학교가 아니면 학생들이 영어에 노출되기 어렵다. 그들에게는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떨어졌다는 소식에 국민들 걱정이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초학력은 교육의 핵심이다. 창의교육이니 인성교육이니 하지만 그런 교육도 기초학력이란 토대 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기초학력 부진의 원인은 워낙 다양해서 딱 꼬집어 말하기 조심스럽다. 다만 학교의 역할을 묻는 질문이라면 교사들이 교육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없을 정도로 교육 여건이 열악하다는 점을 들고 싶다.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도 일이 너무 많아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한마디로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교사 정원을 늘려 초등 저학년에서는 1수업 2교사제와 같은 방안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기초학력부진은 초기에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교권침해는 여전히 심각하다. 특히 학부모들 민원에 힘들어하는 교사들이 많은데 학부모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옛말에 훌륭한 부모는 자신의 지위가 아무리 높아도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님 앞에서는 무릎을 꿇고 절을 한다고 했다. 자녀는 부모의 행동을 보고 성장한다. 부모가 선생님을 무시하고 불편하게 생각한다면 자식은 그 교사로부터 지식이든 지혜든 인성이든 그 어느 것도 제대로 배우기 힘들다. 학부모들의 생각과는 달리 대부분 교사는 헌신적으로 희생한다.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존중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배 교사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우선 선배 교원의 한사람으로서 좋은 근무여건을 물려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교장회가 얼마나 많이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자신하기 어렵지만 보다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임기 2년간 최선을 다하겠다. 아울러 선생님들도 교사로 출발할 때 마음먹었던 것 처럼 본연의 직분에 매진해 주길 기대한다. 초심을 잃지 말고 헌신해 달라.”
첫 번째 만남 _ 당신의 교실에도 있는 아이 2016년은 특별한 만남이 있던 해였다. 국어시간이 되어 아이들이 책을 돌아가며 읽을 때였다. 영주의 차례가 되자 힘겹게 한 글자씩 읽는 소리가 들렸다. 중간중간 글자를 빼먹거나 이해되지 않는 소리로 읊을 때마다 아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영주를 향했다. 다른 아이들은 영주와 나를 번갈아 살피며 내 반응을 기다렸다. 5학년이나 되었는데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아이가 당황스러웠다. 그만두게 해야 할지, 천천히라도 읽어보라고 격려해야 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색한 순간들이 반복되었다. 읽지도 쓰지도 못하니 5학년이 수행해야 할 모든 과제가 영주에겐 버거웠다. 또래와 다른 모습을 가진 영주를 아이들이 따돌리거나 무시하지 않을까 늘 경계했다.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지도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이 오로지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과 열정만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쏟아부은 노력이 무색하리만큼 아이는 변하지 않았다. 열정이 가파르게 소진되는 느낌을 받을 때는 나 스스로 실망스럽기도 했다. ‘내 탓이 아니야’라는 쉬운 말로 넘겨버리고 싶은 적도 많았다. 학교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항상 분주했다. 담임교사가 혼자 책임지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그사이 바쁜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여있던 아이는 6학년이 되었고 중학생이 되었다. 아이는 떠났지만 나는 여전히 교실에 남겨져 있다. 비슷한 아이를 만날지 모르는데 ‘내 책임이 아니야’라고 피할 순 없었다. 두 번째 만남 _ 아이들은 왜 어려워할까? 필연적인 두 번째 만남이 찾아왔다. 같은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만났다. 격주로 모여 ‘아이들은 왜 읽기를 힘겨워할까?’부터 고민했다. 너무 당연해서 등한시했던 문제였다. 이 문제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학습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향해 “네가 노력을 안 해서 그렇지”라는 화살을 쏠 게 분명했다. 아이들이 왜 배움의 고통을 겪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했다. 기초학력부진의 이유는 매우 다양했다. 열악한 가정환경이나 평균보다 낮은 인지능력, 누적된 학습결손 등이다. 공부에 흥미가 없거나 공부시간과 양이 적은 것은 다른 차원이다. 그동안은 학습결과에 따라 기초학력부진학생을 가려냈다. 하지만 진짜 기초학력부진학생을 찾기 위해서는 학습결과에 드러나지 않는 학습과정에서의 맥락을 살펴야 했다. 단순 학습 소홀 학생에서부터 학습장애 학생까지 배움의 고통을 겪는 학생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기초학력부진학생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은 천편일률적인 진단과 지원만으로는 기초학력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세 번째 만남 _ 희망적이면서 불편한 이유 현장에 있으면 많은 정책을 만난다. 만남의 깊이는 교사마다 다르다. 관련 업무를 하거나 기초학력정책에 관심이 있다면 깊게 들여다보게 된다. 학습부진 지원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공문이나 가이드북 하나 툭 던져주고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기초학력정책의 효과를 입증하려는 듯 연말이면 관 주도의 각종 보고 행사와 사례 발표들이 잇달아 선보인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역시 검증된 방법이 아닌 개별 사례만을 다룰 뿐이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 부딪히는 기초학력부진학생은 원인이 다양하다. 난독증일 수도 있고 장애를 가진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 하나하나를 담임교사가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한데 현실은 정반대다. 심지어 학교에 기초학력을 총괄하는 담당자가 없거나 그마저도 매해 업무담당자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정책을 창의적으로 집행할만한 전문성과 권한이 받쳐주지 않다 보니 예산의 많은 부분을 단순히 외부 강사를 고용하는 데 쓰이곤 한다. 안전망 구축을 위한 제안 ‘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일은 사람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빠지면 일이 풀리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기초학력정책에서도 사람이 중요하다. 두드림 학교, 학습도움센터, 책임지도제 등의 정책이 있지만 안전한 기초학력지원체제가 확보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기초학력을 지원하는 학습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1단계 안전망인 교사들을 위해 실습과 슈퍼비전을 동반한 연수를 개설하는 것이다. 연수의 목적은 기초학력부진학생의 특징과 기초학력지원을 위한 효과적인 진단·보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교육지원청 단위로 슈퍼비전을 포함한 직무연수를 개설하여 지역에 있는 기초학력부진학생 지도사례를 함께 나누는 것도 필요하다. 예비 교사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 그동안 대부분의 교육대학은 다양한 학습자에 대한 이론과 해결을 실습이 아닌 강의만으로 제공하였다(특수아동의 이해, 아동발달과 학습, 생활지도와 상담 등 교육과정이 있지만 이론과 실제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실습은 꼭 필요하다). 예비 교사들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동행프로젝트, 한국장학재단 다문화 멘토링 등을 통해 다양한 학습자를 만나 지도한다. 다양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슈퍼비전을 결합하여 기초학력부진학생에 대한 사례와 경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2단계 지원을 위해 학교당 1명 이상의 기초학력 전문교사(정규교사 중 활용)를 배치하는 것이다. 전문교사의 역할은 기초학력부진학생을 검증된 도구로 직접 진단하거나 교사들이 진단하도록 돕고, 발견된 기초학력부진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협의회를 주관하며, 직접 또는 강사 관리를 통해 학생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현장 교사들이 교육대학 혹은 시도별 학습클리닉센터 등에 파견되어 기초학력지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다(이미 경인교육대학교의 예가 있다). 이런 파견 제도를 활용하면 대학·외부 자원을 활용하여 현장 교사의 전문성을 집중적으로 높일 뿐만 아니라 추후 현장 중심의 기초학력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셋째, 3단계 지원을 위해 학습클리닉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상담·심리 등의 자격증 소지자가 주로 채용되고 있어 언어치료·학습치료 분야의 역량강화도 필요하다. 보통 기초학력부진학생의 경우 3가지의 지원 즉, 학습지원·학습전략지도·심리정서지원을 필요로 한다. 학습클리닉이 지원하는 20~25회기 이내의 상담 중 심리정서지원과 학습지원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학습 측면의 지원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그마저도 기수혜자나 타 상담기관 수혜자는 지원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정서와 학습의 어려움을 동시에 겪는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 연구와 이를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이 필요하다. 더 나은 만남을 위해 위에서 3단계의 안전망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다. 기초학력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권한이 있는 교사를 거쳐야만 한다. 교사의 관심은 대부분 정책 자체이기보다는 아이들을 돕는 실제적인 방법에 있다. 정책은 이를 더 쉽게 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기초학력정책은 로빈슨(Robinson)의 말처럼 교실에서 교사와 아이가 만나서 상호작용하는 그 장면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합의된 기초학력의 개념을 만나야 한다. 현장에서는 아직도 기초학력의 개념이 모호하다. 기초학력 부진의 이유는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교육구성원 간의 기초학력의 개념이 합의되지 않는다면 핵심 과제를 가려내기는 어렵다. 현장에서 안타까운 것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발견하지 못해 중재 효과를 얻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다음으로는 학생을 개별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검증된 진단도구를 만나야 한다. 현재 사용되는 진단·보정시스템이 학교 안의 학생들을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관점으로 다시 평가해야 한다. 진단·보정시스템은 해가 지나면 누적된 정보가 초기화된다. 학급 담임과 업무 담당자가 매년 바뀌는 가운데 정교하지 않은 진단 도구로 인해 제대로 진단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마지막으로 검증된 지도방법을 만나야 한다. 한 아이도 놓치지 않으려면 마지막 한 아이를 반응하게 하는 지도 방법을 사용하면 된다. 저학년 한글교육을 예시로 들면, 찬찬한글이 있다. 모음과 자음을 입 모양과 음가로 가르쳐서 음운 인식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도 지도할 수 있다. 위의 세 가지가 기초학력부진학생을 만나기 전에 전제되어야 하는 만남이다. 아이들은 빠르게 자란다. 기초학력부진학생은 저학년부터 시작되어 학교에 다니는 전 기간에 걸쳐 배움의 고통을 겪는다. 초등학교 저학년 기초학력부진학생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지원이 강화된다면 각급 학교의 수고도 줄어들 것이다. 매년 더 나은 만남을 위해 애쓰는 교사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현장 중심의 정책과 지원체제가 절실하다.
2018년 우리나라 초·중·고생 희망 직업 순위 10위권 내에 새로 등장한 직업이 있다. 바로 인터넷 방송 진행자(유튜버)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20위권 밖이었지만 1년 새 순위가 급등한 것이다. 이는 1인 미디어에 대한 관심과 함께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 등으로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을 보고 자란 요즘 초등학생들의 모습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튜브를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세대를 일컬어 ‘유튜브 네이티브(Youtube Native)’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이다. 이제 유튜브는 단순히 한 종류의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넘어 우리 생활 속에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로서 깊숙이 파고들었다. 교사의 유튜버 활동은 겸직 금지 위반일까? 이러한 변화는 비단 학생들만의 모습이 아니다.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고 알리고자 하는 교사들도 앞다퉈 유튜브 방송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 4월 교육부에서 실시한 ‘교원 유튜브 활동 관련 실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전국 934명의 교사가 유튜브 계정 976개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자 수에 있어서는 1천 명 미만이 879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만 명 이상도 1명으로 집계되었다. 유튜브를 통한 광고 수익이 있는 교사는 24명으로 17명이 월 10만원 미만이고 월 100만원 이상인 경우도 1명이 있었다. 이와 같은 교사의 유튜브 활동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교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하다’, ‘겸직 금지에 따른 공무원 복무에 위배된다’는 부정적인 시각과 함께 반대로 ‘유튜브 활동의 목적이 수익창출보다는 개인의 취미생활이다’, ‘학생들과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하거나 교육 콘텐츠 제작과 공유를 가능하게 한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사들의 교육적 활동에 대해서는 장려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이와 관련한 복무지침을 마련 중에 있다. 교사 유투버의 목적은 수익창출이 아니다 ‘유튜브 네이티브’라고 불리는 세대를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어찌 보면 유튜브라는 미디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더 나아가 직접 유튜버로서 활동하려는 노력은 필연적인 시대적 변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에 대해서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학생들은 “담임선생님이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리시는데,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찾아보게 돼요. 선생님이 직접 올린 영상을 보며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 편리하고 좋아요”라고 말한다. 이처럼 교사가 참여하는 유튜브 채널을 살펴보면 학생들에게 또는 그 외의 대상들에게까지 도움이 되는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음은 대표적인 교사 유튜버의 채널이다. 이와 같은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꿈선(아이들에게 꿈을 선물하는 현직 교사들의 모임)’에서 운영하는 ‘초등 3분 과학’ 채널은 학생들에게 지역에 따른 교육인프라 불균형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오픈 플랫폼인 유튜브를 선택하여 초등 과학 관련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여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유튜브 채널 운영을 통한 수익창출에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학생들을 생각하는 선생님들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을 장려하기로 한 교육부의 결정과도 맞아떨어진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이 시대의 필연적 교육 그렇다면 학생들의 유튜브 활용, 또는 활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학생들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하는 유튜브에는 사실 교사들이 올린 유익한 콘텐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불건전하고 비교육적인 콘텐츠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학생들에게는 유튜브의 활용을 제한해야 할까? 또한 자극적인 영상으로 단순히 조회 수 올리기에 급급한 초보 유튜버들을 규제해야 할까? 그에 대한 대답은 단순히 ‘YES or NO’ 의 문제는 아니다. 이에 대한 대답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Media Literacy Education)’에서 찾을 수 있다. 일찍이 해외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공교육에 반영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일례로 유네스코에서는 ‘미디어/정보 리터러시(Media and Information Literacy: MIL)’의 개념을 정립하고 ‘선생님을 위한 미디어/정보 리터러시 교육과정’ 문서를 발간한 바 있다. 또한 교사와 학생들에게 미디어/정보에 대한 리터러시 교육 시행을 당부하고 있다. 이 문서에서는 ‘미디어 기기를 다루는 방법, 청중이란?, MIL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기법, 광고, 미디어의 언어와 표현’ 등 실제 학교현장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영국 BCS(British Computer Society, 영국컴퓨터협회)에서도 ‘컴퓨팅 기초 다지기’라는 교재 보급을 통해 코딩 교육뿐만 아니라 컴퓨터와 인터넷 다루기, 저작권, 정보 검색, 미디어 정보의 제작 공유 평가 등을 학습하여 디지털 사회에서 미디어 정보에 대한 바람직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초·중등학교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필수화하였지만,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고력과 소양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유튜브로 대표되는 미디어 정보에 대한 학생들의 비판적인 사고, 제작과 활용 등에 대한 교육은 제한적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필수가 될 소프트웨어 교육과 함께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 또한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초등 실과나 중등의 정보교과 이외 모든 교과교육의 내용에서 포함돼야 하지만 보다 명확한 시수 확보를 통한 집중적인 교육도 필요하다. 유튜브 바람,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다시 유튜브 이야기로 돌아오자. 과연 학생들의 유튜브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이제 대답은 명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아니다!’ 열려 있는 유튜브 세상을 교육적 측면에서만 제한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 보다 실제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보다 건전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활용하고 만들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미래 직업으로 유튜버와 같은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희망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필요성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점 즉, 컴퓨팅 사고력의 중심도 단순한 코딩 능력이 아닌 무언가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나 피지컬 컴퓨팅 도구 등으로도 소프트웨어적 역량을 기를 수 있지만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어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도 넓은 의미에서 미래 사회 역량으로서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르는데 밑바탕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교육현장에 부는 유튜브 바람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제언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우선 교사들의 유튜버 활동을 지원함과 동시에 앞으로 희망하는 교사들에 대하여 관련 교육 연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주로 20∼30대 교사들이 활동하는 미디어 정보 콘텐츠 세상에서 교사라면 세대를 초월하여 활동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교사들에게 미디어 정보는 영상 친화력이 높은 우리의 초·중등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교육적으로 지도하는 방법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교사와 학생들의 미디어 정보 콘텐츠 제작 및 공유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논의하여야 한다. 교사 유튜버의 경우 이미 교육청 차원에서 이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여 올 하반기 적용하기로 한 것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미디어 정보 콘텐츠를 제작, 공유, 활동하는 학생에게 있어서도 적절한 정도의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여야 한다. 이것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보급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모든 교과 교육의 기반에서 미디어 리터러시를 함양할 수 있게 함은 물론 현재 실과와 정보교과에 편제된 시수 이외에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실질적이고 집중적인 교육 시수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옛말에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다. 우리 생활 속 유튜브 바람도 어찌 보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므로 이를 즐길 수 있도록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미래 세대를 위한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년부터는 학생 선수라고 해도 수업 시간에 훈련이나 대회 참가를 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특히 최저학력을 갖추지 못한 학생은 아예 대회 참가가 금지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는 4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학교스포츠 정상화를 위한 선수육성시스템 혁신 및 일반학생의 스포츠 참여 활성화 권고’안을 발표했다. 혁신위가 지난달 7일 내놓은 스포츠 인권분야 권고안에 이어 두 번째 권고안이다. 이번 권고안은 학생 선수들이 학습을 도외시하고 일반 학생은 운동이 부족한 학교체육 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6가지 권고사항을 담고 있다. 혁신위는 학생 선수도 어떤 경우에든 정규 수업에 참여시켜야 한다는 기조로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첫째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학기 중 주중에는 대회를 참가할 수도, 열 수도 없도록 했다. 올해 5월 기준으로 학기 중 평일에 개최되는 대회가 총 233개(38%)로 과다해 수업 결손과 학습권 침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주말대회 전환이 어려운 경우는 2021년 말까지 방과 후 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 ▲최저학력제 도달 학생만 대회 참가 허용 ▲학생선수의 대회참가·훈련시간·전지훈련 등에 대한 1년 계획을 학교교육계획안에 포함 ▲경력전환 학생선수 대상 학습지원 프로그램 마련 ▲국가대표 학생선수의 국제대회 참가 시 학습 지원 방안 마련 등을 권고했다. 체육 특기자 제도와 학교운동부도 개선하기로 했다. 기존의 경기실적 중심의 체육 특기자 진학시스템을 경기력, 내신 성적, 출결, 면접 등을 반영한 종합 선발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시해엥 앞서 3년 6개월의 사전예고 기간을 두기로 했다. 또 고교 진학 시에는 최저학력제 기준 미달 선수는 체육특기자 선발에서 제외하고, 사전 스카우트제도 금지 등 지침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학교 운동부의 무리한 훈련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규 수업 시간에는 훈련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학생 선수의 휴식 보장하기로 했다. 그동안 인권사각지대가 돼온 합숙소는 전면 폐지하고 원거리 학생만 제한적으로 기숙사를 허용하도록 권고했다. 또 학부모의 비공식적 비용 갹출과 운동부 지도자에 대한 불법 찬조금을 금지했다. 대신 운동부 지도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고용불안정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예산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반 학생의 스포츠 참여 활성화를 위한 권고도 포함됐다. 우선 스포츠클럽과 운동부 종목별 통합대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전문적이고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매년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참여 학생의 비율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결과를 발표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학교 스포츠클럽 전담교사 수당도 현실화하기로 했다. 전국소년체전 등의 대회가 교육적 목적보다 우수 선수 조기 발굴에 치중하고 승리지상주의로 흐르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초등부는 권역별 학생스포츠 축전으로 전환하고, 체전은 중등부와 고등부로 학교운동부와 학교스포츠클럽이 모두 참여하는 통합 학생스포츠 축전으로 개편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혁신위의 권고를 존중해 구체적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그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남자가 왜 울어!” 우리 사회는 지나칠 정도로 ‘남자답게’를 요구해왔다. 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남자이기 때문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게 가르쳤고, 마음을 보듬거나 속내를 헤아리려는 노력도 소극적이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정서적인 결핍을 경험하고, 때론 문제 행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진혁 경기 창현초 교사는 학부모 상담을 하면서 요즘도 이런 상황에 놓인 남자아이가 많다는 걸 알게 됐다. 16년 차 교사이자, 연년생 아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속상하고 아쉬웠다. ‘남자아이들의 발달 특성을 이해하고 마음을 헤아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블로그(wlsgur705.blog.me)와 책을 통해 아들 잘 키우는 방법과 학부모들의 고민 상담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한 이유다. 이 교사의 글은 같은 부모의 마음으로 다가가는 친근함과 꾸미지 않는 솔직함이 특징. 덕분에 자녀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 교사는 최근 ‘아들이 초등학교에 갑니다’를 펴냈다. 전작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에 이은 자녀교육서다. 전작이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아들 마음 육아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에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겪는 일들과 학교생활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특히 관계와 부모의 마음가짐에 초점을 맞춘다. 이 교사는 “아이가 1학년에 입학하고 나서야, 다시 한번 1학년 담임을 맡고 나서야 고개를 숙인 채 상담하러 오는 어머니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아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부모로서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들을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에 입학하면서 남자아이들의 성향과 행동이 문제로 인식되곤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상담하다 보면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안 그랬는데…’라고 말씀하세요. 학교에선 책상에 얌전하게 앉아서 글씨를 예쁘게 쓰고 선생님 말씀 잘 듣는 걸 요구하니까요. 남자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어요. 아마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체육만 한다면 남자아이들 모두 모범생이 될 텐데요. 모자란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학교가 요구하는 것들이 남자아이들에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부모가 조금만 이해한다면 우리 아이들이 마음을 다치지 않고 자랄 수 있으니까요.”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 이야기도 솔직하게 담았다. 그는 “교사와 학부모는 1학년이라는 같은 배를 항해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학교생활이 처음인 아이들을 지켜보는 학부모도 걱정이 많겠지만, 1학년 교사들도 아이들의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를 존중할 때 교사 또한 수업과 생활 지도에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고 했다. 상황과 감정을 분리해 대화하고 교사의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지켜달라는 당부였다. “제가 먼저 겪었던 일들을 미리 살피면서 아이와 학교생활에 대한 근심과 걱정이 조금은 줄어들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어요. 아이와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다른 학부모와의 관계 등에서 비롯되는 여러 문제를 미리 고민해봐야 유연하게 대처하고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남학생 다루기를 어려워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다고 해요. 그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답니다.”
오는 8월 고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재정부담을 느낀 대학의 시간강사 대량해고가 현실화되고 있다. 올해 1학기에만 전국 대학에선 강좌 수를 전년 대비 6655개 줄였고, 시간강사 일자리 1만여 개를 없앴다. 시간강사의 처우를 개선하려다 대량해고 사태를 불러오자, 교육부는 4일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대학 강사제도 안착 방안’도 내놨다. 일명 ‘강사법’이라고 불리는 고등교육법은 대학 강사의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성 보장을 규정한다. 대학 강사를 1년 이상 임용하되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3년 임용을 보장하고 방학 중에도 보수 지급, 4대 보험과 퇴직금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2011년 개정 이후 7년간 4차례에 걸쳐 시행이 유예될 만큼 대학 사회에 첨예한 논쟁을 불러왔다.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강사제도 안착 방안의 핵심은 시간강사들의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을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고, 각종 재정지원사업과 대학 평가에 강사 고용현황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강사를 많이 줄인 대학은 재정지원을 줄이는 등 불이익을 주겠다는 초강수를 꺼내든 셈이다. 등록금 동결과 학생 수 감소 등으로 재정 어려움을 호소하는 대학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강사법이 본래의 취지대로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교육부는 대학의 강사 고용 실태 조사부터 시작한다. 오는 2학기 강사 임용계획에서 시간강사의 감소 수, 비전임 교원 중 강사의 비중 등을 살펴 이미 확보된 2학기 방학 중 임금 288억 원을 대학별로 차등 지원할 계획이다. 확보된 방학 중 임금은 강의 준비와 성적처리 업무에 필요한 기간을 각각 일주일로 보고 총 2주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대학 구조조정의 기준으로 삼는 ‘대학 기본역량 진단’에 ‘강의 규모의 적절성’ 지표도 강화한다. 소규모 강의는 없애고 과목을 통합해 강사 수를 줄이려는 시도를 막겠다는 의미다. ‘대학 혁신지원사업’과 ‘두뇌한국(BK)21 사업’ 선정 평가 시에도 ‘총 강좌 수’와 ‘시간강사 담당 학점’ 등 강사 고용 관련 지표를 반영한다. 시간강사의 퇴직금 문제도 논란의 여지는 있다. 퇴직금 지급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고, 예산 확보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현행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선 한 직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하고 주당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만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명시돼 있다. 최대 9시간 강의하는 시간강사의 경우 지급 대상이 아니다. 교육부는 고용노동부와 협의를 거쳐 지급 기준을 만들고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학들은 교육부의 방안이 대학 통제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냐고 반발한다. 수도권 A대 교수는 “강사 고용 관련 지표를 재정지원에 반영해 대학을 독려할 수는 있어도 결과적으로 시간강사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것이냐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교육과정에 맞는 다양한 강의 개설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강의를 그때그때 개설하고 적합한 강사를 채용하고 싶어도 부담을 느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동석 한국교총 정책본부장은 “7년간 표류하던 강사법 시행으로 대학 강사의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대학이 호소하는 행·재정적 부담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빠져 있다”면서 “예산을 빌미로 정부의 정책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간강사 대량해고 현실화, 제2의 최저임금제 효과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중등교육법 “비리 엄벌하되 자율성 주고 일반고 문제점 개선해 나가야” 학교복합시설법 “학교시설 교직원 운영은 한계 국가나 자치단체가 관리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교육감이 평가를 통해 자사고를 임의로 지정 취소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자사고를 존치하되 예외적으로 법령위반 행위가 있을 시 지정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정권이 바뀌어도 자사고 정책을 변동 없이 운영하자는 취지다. 김 의원은 5일 한국교육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육기회의 불평등,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침해, 교육의 획일화 등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자사고 확대가 이뤄진 만큼 이제는 존치를 전제로 내실 있는 운영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안 제안의 배경은. “현재 문재인 정부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자사고‧외고 폐지 공약을 시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31조 제1항에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돼 있다. 사실 평준화 정책은 균등 교육에는 부합하지만 능력에 따른 교육에는 부합하지 않아 자사고를 비롯한 여러 교육목적을 가진 학교들이 생겨나게 된 배경이 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6곳을 지정 취소한 것은 위법이라고 본 대법원 판시(2014추33)에서도 볼 수 있듯, 앞으로도 자사고를 정권과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운영 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전북 상산고와 안산 동산고 학부모 비대위가 시위를 벌이는 등 자사고 재지정 문제로 논란이 컸다. 학부모들이 왜 거리로 나섰다고 생각하나. “이들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생활권 그리고 학부모의 자유로운 참여를 통한 문제 해결 등 수요자 중심이라는 장점을 보고 자사고를 선택했을 것이다. 반면 일반고는 공급자 중심의 교육이 이뤄지기 때문에 다양하고 다각적인 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차이가 있다. 때문에 자사고 학생․학부모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현재의 학교가 일반고로 전환될 경우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자사고를 흔들 것이 아니라, 일반고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과 대입제도의 틀 변화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는 자사고를 귀족학교 프레임을 씌워 끌어내릴 것이 아니라 인기가 있는 이유를 고민해봐야 한다. 교육의 수월성이라는 장점을 일반고에도 접목 시키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자사고는 수요자가 학비를 부담하는 반면, 일반고는 학생 1인당 180여 만 원의 세금이 지원 되고 있다. 국민의 세금이 학생들의 능력과 자기개발에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는지부터 점검해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만족할 만한 공교육을 만드는데 신경 써야 한다.” -현재 자사고 지정 취소와 관련해 이뤄지는 시도교육감들의 평가, 무엇이 가장 문제인가. “평가지표의 기준을 60%에서 70%~80%로 상향한 것이다. 특히 정량평가는 65점에서 43점으로 줄이고 정성평가(주관적 기준)는 늘려 평가자 주관이 늘어났으며 2015년 대비 올해 평가지표 수가 증가해 평가대상자의 부담이 증가했다. 자사고의 목적은 고교 교육의 다양화‧특성화, 학생의 적성과 창의성 개발이며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보장, 수월성 교육 등이다. 때문에 평가 또한 자사고의 지정목적 취지에서 달성이 가능한지 여부를 봐야 하는데 이번 평가지표는 그 목적과 무관하거나 관련성이 미약한 경우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평소 자사고 등 사학 정책에 대한 소신은. “‘사립학교법’ 제1조(목적)는 ‘사립학교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학의 현실은 어떠한가.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자사고는 그나마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정부 지원을 받는 일반 사학들은 과연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현 정부의 공공성 강화를 통한 균등한 교육기회 보장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학은 나름의 건학이념을 가지고 그 이념에 따라 학생들을 교육하고 배출하기 위해 생겼다. 때문에 사학에 공공성만을 강조 할 것이 아니라, 특수성에 비추어 자주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각 사학마다 건학이념과 목적에 맞는 인재를 배출 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줘야 한다. 더불어 교비횡령, 인사부정 등의 비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강하게 처벌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병행한다면 사학에 대한 불신은 사라질 것이고 공공성이 강화될 것이다.” -학교복합시설의 설치와 운영에 있어 교직원을 제외해야 한다는 ‘학교복합시설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도’ 발의했다. 실제 학교현장에서 부작용을 호소하는지. “학교 현장의 부작용은 당연하다.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교사들의 업무는 조직운영, 교육활동, 행정업무, 상담 등 가르치는 일 외에도 상당수를 차지고 하고 있다. 공문서 처리로 하루를 보내다 보니 학업 준비를 할 시간도 없다 할 정도로 업무가 과중하다. 이런 상황에 학교복합시설 관리‧운영까지 맡긴다면 당초 법안의 취지대로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겠는가. 특히, 학교복합시설의 경우 학생 및 교직원이 아닌 일반 지역주민이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단순 학교시설과 달리 관리‧운영에 상당한 전문성이 요구되는데 교직원이 관리‧운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에 운영의 주체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규정한 것이다.(안 제3조제3항) -이번 법안 발의는 ‘가고 싶은 학교 만들기 1탄’이라고 설명했다. 취지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계획들이 준비돼 있나. “지난해 국정감사 테마를 ‘안전한 학교’로 정해 교육부를 비롯한 각 지방교육청, 그리고 산하‧유관기관에 이르기까지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들을 제시했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가 학교에서 다치거나 혹은 그보다 심하게 사망에 이르러 돌아온다면, 어찌 안심하고 학교를 보낼 수 있겠는가.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니는 것은 물론 건강하게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다. 이에 안전한 학교는 가고 싶은 학교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국회교육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노력하겠다. 그 첫째가 학교복합시설을 통해 방과후에도 학부모 또는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보다 안전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이었다. 둘째로는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 길 만들기’를 위한 법안을 준비 하고 있다. 이밖에도 학부모와 교직원들을 만나며 현장의 요구를 취합해 개선해야 할 정책들을 준비하겠다.
교육부가 국공립유치원 민간 위탁 운영 추진을 해명하면서 기존 사립 교원의 고용 승계 추진 취지를 밝혀 교육계의 반발만 커졌다. 한국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지난달 31일 국공립유치원의 민간 위탁 경영을 골자로 하는 ‘유아교육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관련 보도가 나오자 교육부는 즉시 “현재 국공립 유치원을 민간에 위탁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사립유치원을 매입해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교원 중 우수 교원이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도입을 검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존 교원 중 우수 교원이 지속적으로 근무”한다는 것은 사실상 매입형 사립유치원 교원의 실직을 방지하기 위한 고용 승계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국공립유치원의 반발은 더 커졌다. 교총과 연합회, 한국유아교육행정협의회는 5일 사립유치원 교원 고용 승계는 공개전형 임용제도 근간을 훼손하는 시도라는 내용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기준도 알 수 없는 ‘우수’ 사립유치원 교사를 국공립유치원 교원으로 근무시키겠다는 것은 임용제도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유아교육법 개정안이 그런 의도를 담고 있다면 더더욱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예비교사들을 무시하고 역차별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균등한 임용 기회 보장, 공개전형, 어떠한 우선권도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신규 교원 임용 원칙을 정부 스스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용 승계 관련 내용이 이번 개정안 어디에도 없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했다. 교총 등은 “위탁 시 고용 승계든, 매입형 유치원 전환 시 고용 승계든 아무런 내용이 없다”며 “그런 민감하고 중차대한 문제를 법 조항도 없이 추진하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아교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망각하고, 공공성과 전문성을 훼손하며, 임용제도의 근간을 흔들어 예비교사들을 거리로 내몰았던 제2의 기간제교사 정규직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법안은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교총은 향후 법안 저지를 위해 유아교육계와 함께 입장 전달, 항의 방문, 집회, 서명운동 등 총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난독인이 지닌 보물 찾기 태어나서 책은 한 권도 읽지 못했다. 난독증이라고 하는데, 책을 읽으면 반 페이지만 읽어도 춤추기 시작한다. IQ 질문지에 나오는 질문도 이해하지 못했다. 내 IQ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돌고래가 70이라면 난 그 이하다. 정확히는 기억 안 나지만 아마도 두 자리였을 것이다" 2014년 12월 1일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의 고백이다. SBS 예능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하여 난독증으로 끝까지 읽은 책이 단 한 권도 없다는 그는 사업가로서 성공했으니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는 난독증의 강점 중 하나인 역동적 추론능력을 현실에서 발현시켜 성공한 사례다. 이 책의 저자는역동적 추론능력으로 창의적인 예측능력으로 백만장자가 된 난독인들의삶을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난독증 관련 서적들이 난독증의 단점만 제시한 것과 상반된 시각이라는 점에서 난독인과 교사, 난독인의 부모에게 희망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저자 Brock L. Eide, Fernette F. Eide는 의사이며 신경학습 전문가이다. 이 책의 원제목은 Dyslexia Advantage'난독증의 이점'이라고 해야 맞다. 이것은 역자 정재석 교수가 몇 년 전 '난독증의 재능'이라는 유사한 제목의 책을 발간했기 때문에 '난독증의 심리학'으로 낸 책이다. 난독증이 주는 읽기, 쓰기의 어려움 대신 난독증이 주는 이점을 강조하면서 Eide 부부는 난독증을 극복한 성공한 난독인의 조언과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였다. 난독증을 최초로 완벽히 묘사한 이 책은 난독증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일부이며 강점으로 키울 수 있다는 증거로 백만장자 중에 난독증이많음을소개하고 있다. 2004년, 영국의 최고 경영자 대학원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식 발표를 했다. "사업가들 중에서 일반인에 비해 난독증이 5배 정도 더 많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질문도 던졌다. "리처드 브랜슨 경, 앨런 슈거 경, 노먼 포스터 경을 특별하게 만든 점은 무엇인가?" 그 대답은 공식 발표문에서도 밝혔듯이, 성공한 기업가들은 모두 '난독증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학교의 한 연구원은 난독증 성향이 사업의 성공에 크게 기여한다고 밝혔다. -저자 서문에서 필자도 2012년 난독증을 주제로 1년간 학습연구년을 마치고 부임한 학교에서 3학년이었던 제자가 난독증이었음을 발견하고 그에게 해준 말이 바로 그거였다. "운동도 잘하고 수학 시간에 도형을 이용하여 설계도를 제작하는 모습을 보니 너는 커서 훌륭한 건축설계사가 되어 멋진집을 지어큰 부자가 될 거야! "라고. 그 아이의 빛나던 눈빛! 자신의 강점을 찾아준 선생님에게 감사하던 눈빛. 00이는 글을 잘 읽지 못해 자존감도 자부심도 낮아 늘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 발표할 때도 자신감이 없어 주저주저했고 자신은 뭐든 못한다고 뒤로 빼고 수줍어했다. 무엇보다 그 아인 꾀를 부리거나 다른 친구를 괴롭힐 줄 모르는 착함까지 갖추어서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았다. 단지 책 읽기, 쓰기만 어려워했다. 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00이는 글자 읽기를 어려워하니 시험을 볼 때는 시간을 더 주어야 한다는 것, 시험을 볼 때 혼자서 소리 내어 시험 문제를 읽어야 이해하고 쓸 수 있다는 것, 등 난독증을 지닌 학생에게 배려해 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이해를 구했다. 그리고 그 학생의 어머니와 상담을 하여 난독증이므로 집에서 공부할 때 소리 내어 책을 읽게 하고 어머니도 책을 읽어주기를 당부하여 함께 돕도록 하였다.그 고비만 넘기면 크게 성공할 아이라는 것,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는 것을 상상하고 표현하는 대단한 자녀임을 자랑으로 아시라고. 남들보다 조금 늦게 따라가더라도 초조해하지 마시라고 설득했었다. 지금 그 학생은 중학생이 되었고 사춘기도 잘 보내서 책을 좋아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감사해한다. 공간지능이 발달하여 수학 시간에 다른 친구들을 깜짝 놀라게 한건물 설계도를 그려 놀라게 한 00이가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는 분야로 성공하여 꿈을 이루기를! 이 책에서는 난독인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네 가지 강점 패턴을 소개한다. 물리적 추론능력, 상호관련성 추로능력, 서사적 추론능력, 역동적 추론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더불어 난독증이라는 장애를 넘어 난독증을 이점으로 발전시킨 인물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난독증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장애만큼 이점도 크다는 것을 네 가지 강점 별로 설득적인 자료와 연구를 바탕으로 실제 인물들이 겪은 고통을 승화시킨 삶을 이룬다. 물리적 추론능력은 물리적 세계, 즉 물질세계에 관해 추론하는 능력이다. 다시 말하면 물리적 사물이 보여주는 모양, 크기, 움직임, 위치, 방향과 그 사물들이 작용하는 방식에 대해 3차원적으로 사고하는 추론능력이다. 아인슈타인은 물리적 추론능력이 뛰어난 반면에 난독증과 연관된 많은 약점들, 이를테면 말이 느리고, 읽기를 배우는 데 더디고, 연산 결과 값을 암기하는 것이 어렵고, 일생 동안 철자법에서 힘든 모습을 보였다.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자신의 공간 이미지 형태에 대하여 묘사했다. "언어로는(그것이 문자이든 말이든지 간에)내 생각의 작동방식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내 모리에 떠오르는 것들은 일종의 느낌이나 저절로 생겨나고 합쳐지는 생생한 이미지이다. 내 생각의 재료인 물리적 실체는 어떤 기호나 분명한 이미지인데, 이것들은 저절로 생성되고 합쳐진다." -64쪽 난독인의 강점을 찾아서 키우기 난독증은 신경학적 원인에 대한 특정 학습 장애이다. 난독증이 있으면 단어를 정확하고 유창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철자를 잘 못 쓰고, 문자해독을 어려워한다. 이러한 어려움은 음소인식능력의 부족 때문에 생긴 것으로, 다른 인지능력의 문제나 효과적인 교육이 제공되었는지 여부와는 연관성이 없다고 여겨진다. 2차적으로 독해력의 문제와 독서 경험이 적어서 생기는 어휘력이나 배경지식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9쪽 (국제난독증협회) 난독인들이 일반인에 비해 어떤 우수한 재능이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면, 많은 일반인의 뇌가 잘하는 기능으로는정밀함, 정확성, 효율성, 속도, 자동화, 확실성, 재연성, 집중, 간결함, 세부항목처리 등을 들 수 있다. 난독인의 뇌가 잘하는 기능으로는 사물의 요점이나 본질 파악하기, 주어진 상황이나 사고 이면에 있는 큰 맥락 파악하기, 다양한 관점 취하기, 새롭고 독특하거나 거리가먼 연관관계 찾아내기, 사물을 새로운 방식으로 혹은 독창적인 방식으로 재결합하기, 다른 사람들은 당연하게 여기는 과제들을 정성을 많이 쏟아 의식적으로 수행하기 등이다. 일반인의 뇌는 전문가 되기 그리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규칙이나 절차들을 적용하는 데 뛰어나다. 난독인들의 뇌는 '가장 적당한 것'을 찾거나 일반화하기 힘든 문제를 해결할 때 뛰어나다. 일반인의 뇌는 일차적인 의미와 정확한 답을 찾는 데 뛰어나다. 난독인의 뇌는 흥미로운 연관성이나 관계를 찾는 데 뛰어나다. 일반인의 뇌는 사물들 간의 차이점과 구별점을 찾는 데 뛰어나다. 난독인의 뇌는 유시성을 찾아내는 데 뛰어나다. 일반인의 뇌는 기찻길 같은 순서, 안정성, 효율성을 보여주며 정리정돈이 잘된 캐비닛처럼 보이며 순차적인 해설, 추론의 논리적인 전개 등도 보여준다. 난독인의 뇌는 벽화 혹은 스테인드글라스와 같이 정보들을 저장하고 거미줄이나 하이퍼링크 같이 생각들을 연결하며, 연못에서 잔물결이 일어나듯 한 가지 생각에서 다른 생각으로 올며가기를 잘한다. 요약하면, 난독인의 뇌는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다른 종류의 강점을 가지도록 조직화되었기 때문에 일반인의 뇌와 다르게 기능을 한다.. 이러한 강점들은 어떤 세부 종보처리에서는 상대적인 약점을 가지는 대가로 이어진다. 만약 당신이 난독증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만 갖고 있다면 난독인의 모습이 세부사항처리를 힘들어하는 모습으로만 그려질 것이다. -47~48쪽 난독증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가? 필자가 난독증을 주제로 학습연구년 연수를 했던 2012년에는 난독증과 관련된 연구단체도, 국내 연구도 찾아보기 힘들어서 애를 먹었다. 심지어 학습연구년 계획서를 제출하고 심사를 받는 현장에서 필자에게 난독증이 무엇이냐는 도장학사의질문을 받고 오히려 답변을 하며 가르쳐줘야 했던 웃지 못 할 상황이 있을 정도로 교육현장에서 난독증은 불모지대였다. 한글이 쉬우니 우리나라에서는 난독증이 없을 거라는 안이한 태도가 불러온 읽기 장애와 독해력 부진 학생 문제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학력 부진의 밑바닥에는 공부를 하고 싶어도, 책을 읽고 싶어도 읽을 수 없는 양현석과 같은 학생들이 수없이 있었음을 간과한 교육계는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이제라도 난독증을 지닌 아프고 힘든 아이들을 위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난독증을 연구하는 단체도 난립하여 난독증을 지닌 자녀를 둔 학부모를 우롱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검증도 안 된 의료기기를 사용한다는 명분으로 고가의 치료비를 부담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 속히 국가적으로 공인된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우왕좌왕 하고 있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난독 속에 숨겨진 보석 다행히 최근 들어 읽기 부진 학생을 돕기 위한 적극적인 시도와 노력을 하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기초학력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들여다보고 원인을 찾아 처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남도교육청만 하더라도 2019년부터는 1,2학년 학생의 기초학력 부진 발생 조기 예방을 위해 첫째, 1,2학년 담임교사 전체를 대상으로 30시간 의무연수 실시, 둘째, 1,2학년 희망교사 20명을 전남교육과학원에서 1년 간 읽기 따라잡기 프로젝트 진행, 셋째, 2명의 교사를 청주교대 초기 문해력 전공과정에 2년간 파견,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원 전문성 강화 정책에 전폭적으로 투입 난독증은 질병이 아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고칠 수도 없다. 글자를 해석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A로 태어난 사람을 B로 만들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A로 태어난 사람의 장점과 강점을 찾아 A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격려하여 자부심과 자존감을 키우는 일이 교육의 몫이고 선생님이 할 일이다. 일반인은 문자를 볼 때 그들은 이미지로 상상하는 사람들이다. 이제는 기업에서도 난독증을 지닌 사람을 일부러 채용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책이나 교과서 시험지 내용이 녹음된 CD와 녹음기, 책의 내용을 녹음으로 들을 수 있는 도서관 시설, 시험 보는 시간 늘려주기 등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정책적 배려가 그것이다. 난독인은 청각으로 책을 읽는 것이다. 최소한 교과서만이라도 녹음된 파일을 들으며 책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난독증을 지닌 톰 크루즈는 다른 배우가 대본을 읽으며 일주일이면 외울 수 있는 대사를 다른 사람이 읽어주는 대사를 듣고 6개월 동안 외웠다고 하니 그 어려움이 오죽 할까. 그 의지의 대단함은 난독증을 가진 아이들의 보여주는 성실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내가 가르친 제자도 모두 그러했다. 매우 성실함, 공부를 좋아함, 바른 인성에다 학구열도 높았다. 여기에 소개한 이 책은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책이다. 지역 도서관에서 대출해서나 읽을 수 있을 만큼 찾는 사람이 드문 책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난독증은 갈 길이 먼 곳이다. 난독증을 학생이 어렵게 글자를 배웠다고 해도 유창성과 독해력에서 한참 뒤지기 때문에 다시 학습 부진의 늪에 빠지게 된다. 그들을 구제하는 배려가 절실하다. 국내 연구가 미진한 상태에서 해외 연구 서적이라도 절판되지 않고 보급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소개해 올린다.
배움의 열망 강해…로제타홀 도우며 의사로서 꿈 키워 최초의 여자 미국유학생이자 서양 의학 공부한 인텔리 매년 3000여명 환자 돌보며 봉사하다 폐결핵으로 사망 “여성‧아이에 대한 돌봄과 계몽은 민족독립 선결 조건” 구한말 애국계몽기를 대표하는 여성들 중 한 사람인 박에스더는 1877년 3월 16일 서울 정동에서 광산 김씨 김홍택(金弘澤)과 연안 이씨의 4녀 중 셋째 딸로 태어났다. 흔히 박에스더라고 불리지만, 이는 결혼 이후 남편의 성과 세례명을 딴 것으로 본명은 김점동(金點童)이다. 그의 아버지는 미국 선교사 아펜젤라(Henry Gerhard Appenzeller) 목사의 집에서 고용돼 일했던 인연으로 일찍부터 서양 문명을 접할 수 있었다. 1886년 이화학당에서 새로 모집한 여아 3명이 공부를 하고 있을 때 그는 그것이 부러워 어른들 몰래 며칠을 빠져나와 공부하다가 할머니에게 들켜 야단을 맞을 정도로 배움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고용주인 목사의 권유도 있었지만 아들이 없으니 딸이라도 교육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 아버지는 딸의 소원을 들어 줬다. 그는 그해 11월 이화학당에서 그토록 원하던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배움의 열망이 강했던 만큼 김점동은 학교에서 매우 뛰어난 학생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특히 영어와 오르간 연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887년 한국 최초 여성병원으로 정동에 설립된 보구여관(保救女館)에 부임한 로제타 셔우드(Rosetta Sherwood)와의 만남은 그의 삶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과 여성차별에 유난한 감수성을 가진 로제타 홀은 ‘아무도 가려 하지 않는 곳에 가서 아무도 하려 하지 않는 일을 하고자’ 해외 선교의 오지로 알려진 한국에 와서 가난한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의료 선교를 했다. 내외의 법도가 여전히 엄격했던 당시 현실을 배경으로 로제타는 ‘여성을 위한 의료사업은 여성의 손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조선의 소녀들을 대상으로 의학훈련반을 조직해 기초 의학 교육을 시작했다. 김점동과 오와가로 불린 일본인 소녀 1명을 포함한 이화학당 5명의 소녀들은 로제타 홀을 도와 일을 하면서 그에게 생리학과 약리학 수업을 들었다. 여성은 낮에 돌아다닐 수가 없었기 때문에 낮에는 재조 일본인의 딸로서 이화학당의 친구인 오와가가 로제타 홀을 수행했지만, 로제타 홀이 밤에 왕진을 갈 때는 김점동이 통역 겸 진료 보조로 중심 역할을 했다. 김점동이 의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이 일을 하면서부터다. 통역이나 공부는 좋지만 수술을 돕는 일은 싫어했던 그는 로제타 홀이 언청이를 수술로 고치는 것을 보고 감탄해 스스로 의사가 돼 가난한 조선의 여성들을 돌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의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포기할 마음을 가질 수 없으며 지금 이것을 포기하면 다른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고, 최선을 다한 후에도 배울 수 없다면 그때 포기 하겠다”는 강인한 의지를 보였다. 1891년 1월 올링거(F. Ohlinger)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고 에스더라는 이름을 얻은 그는 미국 유학 이후 의사가 돼 귀국한 이후에도 로제타 홀의 친동생과 의료 선교의 길을 걸었다. 부모처럼 한국에서 의료 선교를 한 로제타 홀의 아들 셔우드 홀(Sherwood Hall)이 해주에 한국 최초의 폐결핵 요양원을 세우고 크리스마스 씰을 발행하는 등 폐결핵 전문가로서 활동한 것은 자신이 이모처럼 따르던 박에스더가 이 병으로 죽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한국 크리스마스 씰의 유래는 그로부터 기원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김에스더가 미국 유학을 가기 위해서는 결혼을 서둘러야 했다. 당시의 관행이 그러했지만 과년한 딸을 미혼으로 낯설고 머나먼 미국으로 보낼 수는 없다는 강력한 부모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개된 사람이 로제타의 남편 윌리엄 제임스 홀(William James Hall)의 일을 돕던 박여선(Park Yusan)이었다. 김에스더의 어머니는 미천한 집안 출신과 나이가 많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박여선을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1893년 5월 초 김에스더는 9살 연상인 박여선과 약혼했다. 로제타 홀에게 보낸 편지에서 김에스더는 ‘남자를 결코 좋아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바느질도 잘 못하는’ 자신이 관습에 따라 결혼을 해야 하는 현실의 고민을 토로하면서도, ‘부자거나 가난하거나 지체가 높고 낮음을 개의치 않는다’고 적었다. 같은 달 하순 정동교회에서 두 사람은 한국인 최초로 서양식 결혼을 했다. 1894년 12월 16일 박에스더는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리버티의 공립학교에서 고등학교 과정을 밟았다. 같은 해 9월에는 뉴욕의 유아병원(Nursery and Child’s Hospital)에서 1년 남짓 일하면서 생활비를 버는 한편 개인 교습으로 의과대학 입학을 준비했다. 1896년 10월 1일 그는 볼티모어 여자의과대학(현 메릴랜드 의과대학)에 최연소 학생으로 입학해 의학과 천문학을 공부했다. 박에스더가 유학 생활을 할 때 박여선은 헌신적으로 그를 뒷바라지함으로써 아내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왔다. 미국에 와서도 상투를 자르지 않았던 그는 자신의 영어 실력이 학업을 수행하기에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해 자신보다는 아내가 꿈을 이루는 것을 돕는 길을 택했다. 뉴욕의 농장과 볼티모어의 식당 등지에서 막일을 하면서 아내의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던 박여선은 아내의 졸업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1900년 4월 28일 폐결핵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불과 32세의 젊은 나이에 볼티모어 서부 로레인 파크 공동묘지에 안장된 그는 이 지역에 묻힌 최초의 한국인이 됐다. 박에스더는 “내가 나그네였을 때 나를 맞아들였고”라는 ‘마태복음’ 25장 35절의 구절을 남편의 묘비에 새겨 남겼다. 조선 최초의 여자 미국유학생이자 서양 의학을 공부한 여의사로 1900년 11월에 귀국한 박에스더는 남편을 잃은 비통함을 달랠 여유도 없이 평양에서 로제타 홀과 의료 활동을 시작했다. 일찍이 청일전쟁 직후인 1894년 11월 하순 발진티푸스에 걸려 평양에서 남편을 잃고, 4년 후인 1898년 5월 유복자로 낳은 딸 이디스마저 이질로 떠나보낸 로제타 홀과 동병상련의 아픔과 공감에 근거한 연대감이 강했다. 1901년에 보구여관의 의료 선교사로 임명된 박에스더는 1903년 3월 20일까지 여기에서 일했다. 1903년 3월에는 평양의 의료 선교사로 임명돼 1909년까지 광혜여원(廣惠女院)을 근거지로 의료 및 선교 활동을 했다. 평양에서 일하면서 그는 로제타 홀과 함께 맹아학교와 간호학교를 설립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황해도와 평안도 일대의 농촌 지대에서 무료 순회 진료를 하면서 위생 강연과 여성을 위한 교육과 계몽에도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본령인 의사로서의 역할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감리교 한국 선교단이 감리교단에 보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보구병원에서 그가 돌본 환자는 기록한 횟수만으로도 매년 3000여 명을 넘었으며, 평양에서 일하던 첫해 로제타 홀과 함께 돌본 환자 수는 무려 8000여 명에 달했다. 여성은 말할 것도 없고 전문직 남성조차 거의 없었던 시대 상황에서 낯선 서양인 선교 의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남성 의사들의 진료를 꺼린 당시의 여성들은 ‘우리들의 의사’라는 이름으로 그의 헌신적인 봉사를 오랫동안 기억했다. 1906년 그는 과로로 병을 얻어 2달 동안 쉬어야 했으며, 한때 중국 남경으로 전지 요양을 가기도 했다. 병고에 시달리면서도 환자를 돌보고 선교에 열중하다가 누적된 과로와 폐결핵으로 그는 1910년 4월 13일 서른셋의 꽃다운 나이에 둘째 언니인 신마리아의 집에서 세상을 떠났다. 한 달 남짓 지난 5월 27일 청년회관에서는 박에스더를 추모하기 위한 추도회가 열렸다. 의사라는 전문직업인으로서 격동의 시기를 보낸 그에게는 윤정원을 비롯한 애국계몽기의 여성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민족의 독립과 애국주의에 대한 관심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다소 뒤로 물러나 있으며, 여성주의의 문제의식 또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에스더의 삶에서 민족과 여성이라는 두 주제가 주요한 모티브로 작용한 것은 분명하다. 빈곤, 무지와 질병이 지배하던 사회 상황에서 특히 하층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관심은 곧 애국계몽이라는 시대 과제로 연결되는 것이었다. 높은 유아사망률과 남아 선호사상, 남녀 간의 내외 구별, 위생의 결여와 맹목적 미신 습속 등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여성과 아이에 대한 돌봄과 계몽은 민족독립을 위한 선결 조건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박에스더가 한국인 여성 의사로서 활동한 사실은 성과 인종의 두 변수에 저촉되지 않는 불가피한 시대적 선택을 반영한 측면이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배움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박에스더는 강인한 의지를 통해 의사라는 자신의 꿈을 이뤘다. 한국 최초의 여의사로서 그는 하층 여성과 어린이, 고아와 시각장애인에게 의술을 실천하면서 농촌의 위생 교육과 여성의 계몽, 기독교 전도 등에서 선구자의 역할을 했다. 그는 “손에 든 청진기 하나를 벗 삼아 동분서주하면서 더러운 피고름을 짜내고 신음하는 환자들의 하소연 소리에 지친” 하루의 일상을 마치 “기쁨 있는 새 천지에 들어선 듯 한 위안이 되었다”고 술회했다. 빈곤과 무지가 지배하던 근대 이행기의 사회 현실에서 일찍이 이효재가 지적했듯 “혜성과 같은 존재”로서 박에스더는 한국 여성사에 비약적인 새로운 여성상을 남긴 삶을 살았다. 애국계몽운동기 전문직 직업여성의 선구자로서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는 헌신과 봉사를 통해 한국 의료와 여성, 기독교 역사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고 34년간의 짧은 생애를 마친 것이다. 김경일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언제부터인가 학교에서 피곤한 학생이 자기 책걸상에 엎드려 잠을 청하지 않고, 빈 책상을 몇 개 모아서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 나름 편안하게 자세를 취하고 쪽 잠을 자곤 한다. 학생들이 좀 더 편하게 휴식을 취할 공간이 있어야 된다는 소리로 들린다. 사람은 주어진 삶의 공간에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고시원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닿을까 말까한 길쭉하고 좁은 사각형 모양의 공간에서 힘든 삶을 살아간다. 이처럼, 사람은 주어진 공간 환경에 엄청난 영향을 받고 지낸다. 최근, 교육현장에서 공간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정부와 교육부의 전폭적인 지원 대책으로 각 시‧도 교육청은 눈에 띄게 사업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필자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12년 동안 다녔던 학교 모습과 현재의 학교 모습이 대동소이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 소름이 쫙 끼치곤 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학교 공간에 대한 교육공동체의 인식 개선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왜 바꿔야 되지?”, “교실에 아이들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할까?”, “교실에 의자가 있는데, 굳이 복도에 의자가 필요할까?” 등의 교육주체들의 의견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다양한 학습, 놀이, 휴식 등을 하고 싶은데 현실 속에서는 교실, 복도, 현관, 계단, 특별실, 강당, 체육관, 시청각실 등으로 고정된 공간으로 밖에 활용되지 않는 점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육 환경은 제3의 선생님이라고 한다. 모든 공간은 독점되지 않는 유연한 공간을 지향해야 하며, 실질적으로 사용해야 교육적인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한 행사나 수업이 있을 때만 사용하는 공간은 공간으로서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공간이 된다. 이제 교육주체들에게 교육 공간에 대한 공간 주권을 되돌려줘야 한다. 신설학교나 리모델링 학교, 부분적인 개선이 필요한 학교 공간은 시작점에서부터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개방과 소통이 활발한 공간으로 탈바꿈을 해야 한다. 교육 공간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틀에 박힌 지점을 없애야 한다. 학교에서 공간 활용도가 제일 높은 공간은 교실, 복도, 계단, 화장실, 급식실, 음악실, 미술실, 과학실, 체육관, 시청각실 등이 꼽힌다. 이외 다른 공간들은 간헐적으로 사용이 되고, 나머지 시간에서는 굳게 닫혀진 채로 방치되는 곳이 허다하다. 공간만 있다고 공간 혁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말한다. “선생님, 학생들이 편히 쉬거나 놀거나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교실에는 딱딱한 물건들 밖에 없어요”, “학생들이 소통하고 대화 나눌 공간을 만들어주세요”라고 말한다. 학교 공간의 주인공은 학생이 되어야 한다. 학생이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공간의 시설들이 변형이 되기도 하여,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집과 같은 삶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얼마전 필자는 한국에 있는 구글코리아에 방문한 적이 있다. 들어가자마자 누구나 편히 이용할 수 있는 카페풍의 인테리어는 잊혀지지가 않는다. 사람들이 편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안락한 소파와 먹거리 등이 존재하는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줬다. 일부 학교 선생님들이 교무실에 학생들이 와서 서서 이야기하고, 서서 이야기 듣는 것을 바꿀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사용하지 않는 소파를 가져다 놓았다고 한다. 갖다 놓은 소파는 학생들이 선생님들과 소통하는 창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교무실이 따뜻하고 포근함을 느끼는 것이 있다면, 서슴없이 찾아올 수 있다. 공간뿐만아니라 공간 속에 있는 시설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학교 공간을 활용해 학생들이 영화도 보고, 연극도 하고, 전시회도 하면서 주인공이 되는 삶을 만들어주자. 학생들은 여전히 공간 속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어한다.
조선일보와 교육부가 공동주최해온 올해의 스승상 연구실적평정점이 폐지된다. 또, 전국규모연구대회에 대한 실태조사도 이뤄진다. 교육부는 3일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에게 부여해오던 연구실적평정점을 금년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001년 올해의 스승상 제정 당시 상의 영예를 제고하기 위해 연구실적평정점을 부여하고, 2002년부터 조선일보, 방일영문화재단과 공동주최하면서 수상자에게 상금 1천만원을 수여해왔다. 올해의 스승상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교육에 헌신하는 참스승을 발굴해 격려한다는 취지로 운영되어 왔으나수상자에게 연구실적평정점을 부여하는 것이 스승상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타 포상과 비교해 과도한 혜택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실적평정점은 폐지하되 사회적인 귀감이 되고 미래교육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선도적인 교사를 대상으로 포상과 상금을 수여해 우수사례 확산을 도모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올해의 스승상에 연구실적평정점을 부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인사상 특전을 폐지한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한편, 교육부는 6월 중 시·도교육청 인사담당자 협의회 등을 개최해 교육현장의 의견을 수렴한 후 교육공무원 승진규정과 연구대회 관리에 관한 훈령 개정 등을 추진할계획이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4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2053개 고등학교(교육청 포함)와 425개 지정학원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이번 6월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54만 183명으로, 재학생은 46만 2085명, 졸업생 등 수험생은 78만 98명이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 지원자 수보다 5만 2191명이 감소했다. 재학생은 5만 4326명이 감소했고 졸업생 등 수험생은 2135명 증가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성기선)은 “이번 6월 모의평가는 오는 11월 14일에 실시되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준비 시험으로, 수험생에게 수능 준비도 진단 및 보충, 그리고 문항 수준 및 유형에 대한 적응 기회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모의평가 결과는 오는 25일까지 수험생에게 통보된다.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접수는 4일부터 7일까지 할 수 있고, 이의 심사를 거쳐 17일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
"선생님! 하필이면 선생님 반에 골치 덩이 △△가 들어갔어요. 미안해요." △△의 전 담임은 미안함 반, 걱정 반 섞인 얼굴로 마치 자신이 골치 덩이 △△를 내게 떠넘긴 양 위로의 말을 건넸다. "나와 인연이 있는 아이인가 보지. 사람 만들라고 내게 맡겨졌나 봐." 나는 아무걱정 말라고 대꾸를 해 주었다. △△는 유치원도 들어가기 전부터 부모의 이혼으로 조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이러한 가정환경이 나이 어린 △△에게 커다란 상처가 되어 일그러진 행동과 말투에 분노가 자라고 있었다. 그래서 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욕설과 폭력을 일삼고 심지어는 1학년 때 담임을 발로 차고 때리는 일까지 서슴치 않아 결국에는 신규 담임 선생님을 휴직에 이르게까지 하였다. 1학년 입학 후부터 이런 △△를 달래가며 의무교육을 시키기 위해 친할머니가 매일 학교로 출근을 하셨고, 다른 아이들과 다툼이 생기거나 일이 벌어지면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가는 게 전부이고 최선이었다. 친구들의 부모도 △△와는 가까이 하지 않도록 언질을 하였고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같은 반이 되지 않기를 소원하였다. 심지어는 다른 학교로 전학 가는 아이까지 생겼다. 드디어 이런 아이와 첫 만남이 이뤄졌다. 인사도 나누고 첫 시간을 옛날 이야기로 시작하였다.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들어온 △△가 엎드려 있다가 옛날 이야기가 나오자 고개를 들더니 귀를 쫑긋하고 듣는 것이었다. 재미있었는지 히죽이며 웃기도 하고 나와 눈을 마주치며 바라보기도 하였다. 1교시를 끝내고 교실에 들어와 보니 덩치와 키가 커서 맨 뒤에 앉아있던 △△가 엎드려 있었다. "엎드려 있지 말고 책을 꺼내야지."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참견 마."△△의 혀 짧은 반쪽짜리 말투에 나는 깜짝 놀랐다. 그래서 난 더 힘을 주어 말했다. "선생님한테 말투가 그게 뭐야. 빨리 책 꺼내야지. 책 안가지고 왔니?" 그 순간 △△의 눈이 분노로 가득찬 채 이글거리며 나를 향해 째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과 행동이 더욱 대단한 충격과 놀람이었다. "공부하기 싫다고~~~!!!" 외침과 동시에 책상을 손으로 치고 발로 차며 소리를 질렀다. 놀라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또 시작이야!’ 외면하는 친구들도 여기 저기 보였다. 그러자 △△는 가방을 들고 일어났다. 아직 2교시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집에 가겠다고 할머니에게 전화해 달란다. 초등학교 입학 후 2년간을 이렇게 가방만 들고 왔다 갔다 학교 출입을 하며 하루 한두 시간도 채 공부를 못하고 집에 가기가 일쑤였던 것이다. "내 허락 없이는 네 맘대로 집에 못 가" 나는 단호하게 제지했다. "공부하기 싫다고!~~" 소리를 지르며 △△는 다시 책상을 발로 차기 시작했다. 나는 △△에게 가까이 가서 말했다. "공부하기 싫어서 책상을 발로 차는 거야? 그러면 더 세게 차 봐. 책상은 네가 아무리 세게 차도 아프다고 안 해. 네 발만 아프지. 차고 싶으면 발가락이 부러지도록 차. 그래야 발이 부러져서 학교에 안 다닐 거 아냐? 공부하기 싫은데…." 이 소리에 자신의 발이 아팠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책상에 발길질하는 것을 멈추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책(수학)을 꺼내서 찢기 시작했다. 칼날 같이 꼿꼿한 새 책의 표지가 쉽게 찢어지질 않자 용을 쓰며 겉과 속을 찢다가 책을 내 팽개쳤다. "책은 또 사면 되니까 네 맘대로 찢고 싶으면 더 찢어도 돼"하는 내 말에 "다 죽여 버릴 테야~~! 나 공부하기 싫다구~!" △△는 책상에 엎드려 엉엉 울기 시작했다. "네가 지금 집에 가면 동네 사람들이 널 보고 뭐라고 할까? ‘지금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어야 할 아이가 왜 학교에 안 있고 맨날 집에 오냐?… 이상하다. 어디 아픈 앤가 … 바보라 공부를 못 따라해서 학교에 다니기 싫어하나?라고 할지도 몰라." 이 말을 들은 척 만 척 △△는 가방을 들고 일어섰다. "가고 싶으면 가. 네가 1, 2학년 때는 여태껏 네 맘대로 가고 싶으면 집에 그냥 갔는가 본데 나는 절대 그렇게 놔두지 않을 거야. 10번 100번이라도 너희 집에 가서 끌고라도 올 거야. 공부하기 싫으면 가만히 앉아 있기만이라도 해. 넌 수업을 받아야 할 의무가 있으니 내가 6교시 끝난 후 집에 보낼 거야. 넌 네 할머니가 불쌍하지도 않니? 3학년 되었으니 2학년 때하고는 달라져야 할 거 아니야?" 그러자 △△가 소리쳤다. "내가 공부 열심히 한다고 이혼한 엄마가 돌아올 것도 아니잖아요!" 부모의 이혼이 어린아이 가슴에 못을 박아놓은 것이었다. "3학년을 잘 끝내야 4학년에 진급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갈 수 있는 거 거든. 너 이렇게 학교도 제대로 안 다니면 이 다음에 커서 뭐가 될 거 같아? 돈도 못 벌 거고 할머니는 돌아가셔서 없을 거고… 생각해 봐. 네가 지금 학교를 잘 다녀야 하는지 안 다녀야 하는지를…." 나의 의기양양한 기세에 △△는 가방을 내려놓고 자리에 앉아 엎드렸다. 조금 진정되도록 시간을 주고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엎드려 있는 △△가 찢어놓은 수학책을 테이프로 붙여 주었다. 그리고 떨어져 나간 쪽은 다른 책을 복사해서 슬그머니 △△의 책상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의 옆에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집에 갈 거야? 여기 선생님이 찢어진 거 붙여놨는데. 이제 공부 할 거지? " 나의 소리에 △△는 고개를 들고 "공부 할게요" 말하고는 복사해 준 종이와 연필을 집어 들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얘들아! △△가 집에 안 가고 공부 하겠다고한다. 우리 다 같이 박수 쳐 주자!" 그 동안 친구들에게 불안감만 주고 잘못된 아이로 인식됐던 △△이다. 이런 △△에게 아이들은 처음으로 관심과 사랑의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엉터리로 학교를 다녔더라도 마음잡고 지금부터 새 마음으로 공부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거야." 이렇게 하루 수업이 끝나고 알림장 검사 시간이 되었다. △△가 알림장 검사를 받으러 다가왔다."선생님! 고맙습니다." 커다란 눈으로 내 눈치를 살피며 말하는 생각지 못했던 인사에 난 깜짝 놀라 내 귀를 의심했다. "다시 말해 봐."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래, 고마운 거 알았으면 됐어. 앞으로 잘 하면 되는 거야." 그 후 여러 가지 일로 말썽을 부리는 일이 생겼지만 점차 횟수가 줄어 들었고 친구들과도 팽이돌리기와 다양한 게임을 함께 하기도 하고 집에 가겠다는 소리도 거의 하지 않았다. 수업도 6교시까지 모두 끝내고 집에 갔다. △△와 이렇게 밀고 당기기를 하며 몇 달을 보냈다. 70세가 넘은 △△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다. "1, 2학년 때에는 학교를 보내놓고는 언제 담임 선생님이 부를지를 몰라서 목욕 한 번을 제대로 못 가고 항상 대기했었는데 3학년이 되어서는 선생님 덕분에 맘 놓고 목욕도 갑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셨다. 한 학기를 끝낼 무렵 이런저런 이유로 아이가 전학을 가게 되었다. 일부 학부모들의 안도의 한숨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마음에 상처가 커서 모나고 힘들게 생활하는 아이. 한 마디로 문제 아동이 전학을 간다고 무조건 기뻐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세상에 나온 지 10년밖에 되지 않은 아이인데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변화시키려고 모두가 노력 한다면 아이는 정성들여 만드는 질그릇처럼 다듬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만 더 나와 함께 있었더라면 더 좋아질 수 있을 지도 모르는데, 하는 내 되지 못한 자신만만한 마음에 아쉬움이 더했다. 요즘 참지 못하는 아이들의 도발적인 행동을 지도하는 것이 어려워서 교직에 몸 담는 일 조차도 쉽게 포기하고 싶어 한다. 교직에 몸 담은 지 5년차 조카 녀석이 자기 친구가 하는 말을 전해 준다. 민원과 학폭 등 여러 가지 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 학교 가기가 싫다고 한단다. "학교 그만 두면 뭐할 거 인데?" 물어보자 , "부모님이 도배 일 하시는데 도배 일이나 하러 다닐까 봐." 이제는 교사가 학교 가기 싫다는 소리를 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체벌도 못하고 세워 두지도 못하고 아이들 앞에서 야단치면 학생인권법에 저촉된다고 하여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다. 공부가 부족하고 이해력이 떨어져 나머지를 시켜보려 해도 학원 보내야 한다고 다른 아이들에게 망신스럽다고 부모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함께 학습지를 풀고 문제풀이를 해도 짝과 주위 친구들이 점수를 보면 자기 아이가 기 죽으니 짝과 친구들 보지 않도록 해달라 하고, 단체로 체험학습 가는 날 지각해 많은 사람을 기다리게 해 놓고는 아이들 앞에서 지각한 이유를 물어 본 교사에게 자기 아이 인권을 모독했다 하고, 알림장에 시간 맞춰 약 먹여달라고 하는 등 터무니없는 소리들을 한다. 젊은 세대 학부모들의 교육 방법과 요구사항은 무조건적인 사랑과 관심, 이해다. 이런 시대에 우리 교사들의 인권과 존중은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살리고 지켜 나가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하루 속히 해결되어야 할 시급한 과제라는 생각이다. 지금도 전학 간 △△의 할머니와 가끔씩 소식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전하고 있다. 많은 상처를 끌어안고 있는 △△가 나이를 먹으면서 세상의 원망보다는 반듯하고 의젓한 모습으로 늙어가는 할머니의 주름살을 환하게 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은상 수상자 수상 소감 -교사들의 위로와 희망이 되길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 것이 ‘인간관계’라고 한다. 평생 모든 사람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기가 어렵기에 나온 말이다. 이런 인간관계는 요즘 교단에서도 충분히 드러나는 현실이다. "이제 자식 낳아서 교사는 만들지 않겠다"고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교육은 어찌되라고? 걱정이 앞선다. 이러한 걱정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 교사의 양심이다. 교사는 매일 일일재판관으로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저울질해줘야 하고, 때론 부모가 되어 다독여줘야 하고, 눈높이를 낮춰 친구가 되어주어야 한다. 모든 교사에게 하루하루 생기는 이런저런 일들을 수기로 쓰라고 과제를 준다면 기가 막혀 입을 다물지 못할 일들이 구구절절 많을 것이다. 교단 수기는 우리 교사에게 상을 받는 기쁨 이전에 생활의 일부이고, 일기이고, 교직에 몸 담고 있는 교사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시대적 기록물이라는 생각이다. 수기 속에는 그 시대의 교육적 상황과 환경이 모두 묻어나 있는 자료로서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다사다난한 일들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며 보람으로 승화시키는 다른 교사들의 슬기와 지혜로움, 사랑과 인내가 숨어 있다. 급변하는 시대의 학교에서 여러 가지 역경을 슬기롭게 이겨내며 꿋꿋하게 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분들의 더 많은 수기가 응모되어 다른 교사들에게 참교사다워지기 위한 위로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 서로의 현실 공감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생각과 방법을 나눠 가지는 숨터로써 수기의 창이 교육신문에 더 크게 자리하기를 기대한다. 또한 모든 교사가 교직에 몸담고 있음에 자부심을 가지고 감사하며 굳건하게 끝까지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내년이면 퇴직이다. 평생 잊지 못할 제자와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한 것인데 상까지 받게 되어 잊지 못할 추억도 가지게 되었다. 상을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남해를 향해 달리는 고속도로 위 차창 밖 스치는 골짜기 하얀 눈은 온 산을 덮었습니다. 역동적인 골격의 산맥이 움직이는 듯,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다가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의 생명을 느끼게 합니다. 힘찬 모습의 자연을 보니 세계 속으로 나날이 뻗어 가는 우리 한국의 뜨거운 심장처럼 느껴져 나태함에 빠지며 흐트러져가던 마음을 다시 다잡아봅니다.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고,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는 따뜻함을 선물하고 고귀한 꿈을 꾸게 하는, 신비한 행복 마일리지를 샘솟게 하라는 가르침과 배움을 마음에 새기고 성스러운 교직 생활의 첫 발을 내딛던 날을 떠올립니다. 함부로 속단하지 말고 늘 살피고 배려하며 가능성을 보라는 아버지의 말씀과 약속을 지키겠다고 오늘도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오래된 봄날 다문화 가족과의 만남을 떠올려봅니다. 무심천 자락 흐드러지게 흩날리던 벚꽃도 연초록 새 잎에 자리를 내주고 떠나며 일렁이는 봄바람 따라 수수 꽃 다리 향기만 살금살금 코끝을 간질이던 4월 중순. 마당 가득 햇살 한 아름 드리운 봄날, 어미닭 따라 나들이 나와 세상이 마냥 신기한 노란 병아리처럼 초등학교 입학의 재미를 쉴 새 없이 종알거리는 귀여운 1학년들과 우리 생활에서 10 이하의 수를 열심히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무실에서 다급한 부름이 있어 달려 가보니, 6명의 가족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고단한 삶의 무게에 눌려 주름지고 메마른 아버지는 계절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하고 있는 노인이었고, 통통하지만 작은 몸짓의 젊은 여자는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외국인 어머니셨습니다. "나와 우리 가족을 무시하시는 겁니까? 왜 입학이 안 된다는 겁니까?" 낯빛을 붉히며 노인은 강한 어조로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아니? 이 대략 난감한 상황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지친 사람에게는 휴식이고, 낙심한 사람에게는 햇빛이고,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최상의 방법이라는 미소를 무기 삼아 부딪혀보자.’ "아직까지 서 계셨네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잘 오셨어요. 우선 앉으세요. 실무사 선생님, 여기 따뜻한 차 두 잔만 주세요. 그리고 교무실 냉장고 열어 아이들이 마실 수 있는 음료수 있나 보셔서 아이들도 좀 주세요." 요즘은 다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관련 정책이 알려지는 한편 매뉴얼도 생겨서 대처가 가능하지만 오래 전 당시의 상황에서 우리 교감선생님과 실무사가 얼마나 당황했을지 상상이 갔습니다. 그래서 앉으라는 소리도 미처 못 했나 봅니다. 도대체 부부라고 하기엔 32년의 많은 나이차가 있고, 부녀지간이라고 하기엔 피부가 다른 사람들이 아이 넷을 데리고 어느 날 갑자기 교무실에 나타나 무조건 이 학교에 다니러 왔다고 떼를 쓰니 그 순간 어떠했을지 이해되었습니다. 연로한 아버지께서 자신들의 행색이 초라하다고 무시 받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자존심이 상했었는데 오해한 것 같다고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조금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자신은 취업을 희망하는 필리핀 근로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며 생활했는데 청력 이상으로 그 일을 못하게 되어 먼저 산업연수생으로 나온 아내를 따라 비행기 값만 겨우 마련하여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고 했습니다. 학용품 등 아무 것도 없으니 가능한 좀 도와주고, 급식비 낼 형편도 안 되니 오전 수업만 받고 집에 가게 해주고 운동회나 현장학습 등 학교 행사에는 돈이 없어 참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입학을 시켜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개인사가 있어 말할 수 없으니 원하는 대로만 해달라는 막무가내의 민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올망졸망 네 아이들을 입학시키기 위한 매뉴얼이 없어 난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동을 단순한 보호대상이 아닌 존엄성과 권리를 지닌 주체로 보고 이들의 생존, 발달, 보호, 참여에 관한 기본 권리를 명시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참조하여 세 아이들을 3,4,5학년에 차례로 입학시켰습니다. 아이들이 낯선 한국에서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행복한 삶을 찾을 수 있게 하려면 적극적 경청과 공감 및 공유를 통한 소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아버님을 설득하여 가정사를 솔직하게 나누는 상담시간을 가졌습니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라는 희망적 메시지는 우리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행복은 나누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커진다는 말을 마치 증명이라도 하듯이 행복마일리지가 쌓이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7살 막내는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학부모의 교육 기부를 통해 종일반에 무료로 다닐 수 있게 되었고, 동료 교직원들도 내 일처럼 학용품과 현장학습비, 어린이날 입을 옷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또한 동사무소와 사회복지관 등 행정기관 사회복지사와 끈질기게 상황을 설명하고 상담하며 해결 방안을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발품을 판 결과, 고등학교까지 기초생활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도움의 길을 열고 무료 급식과 방과 후 교육도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아니어도 상대가 필요할 때 언제나 함께 하겠다는 공감과 믿음의 마음으로 관심을 갖는 것으로 정하고, 이듬해 1학년에 입학한 넷째까지 틈틈이 시간이 날 때마다 담임 선생님들께 학교생활을 잘 하는지 물어보고 잘 돌봐달라고 부탁도 하고 오가다 아이들을 만나면 잘하고 있지? 라고 웃으며, 물어보고 격려해주며 지켜보았습니다. 가끔은 사회복지관에 찾아가 아이들이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사회 복지사님들과 이야기도 나눠보았습니다. 아이들의 아버님께서는 아내의 헤픈 씀씀이로 속상한 가정사, 67살이라는 많은 나이로 경제적 책임을 아내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가장으로서의 고민과 아픔, 다문화 가정인 자녀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며 한국 적응 및 양육 방법과 밥상머리 소통의 어려움 등의 상담도 간간이 하러 우리 교실로 오셔서 선생님들의 놀림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리아 아버님께서 선생님을 좋아하시나 봐요? " 아무래도 좋았습니다. 리아, 티아, 완니, 조니가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뭔가 큰일을 해 낸 것처럼 뿌듯했으니까요. 그리고 언제나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청렴과 믿음이라는 무기가 늘 곁에 있었으니까요. 오지랖 넓다는 주변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도 귓전에 흘려들었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제멋대로 매뉴얼로 나의 백년지대계 교육의 고객과 만나 그들의 아픔과 요구를 내 일처럼 함께 공유하고 배려하며 공감하고 소통했습니다. 언행일치하는 청백리 교사로서의 사제동행 자세를 잊지 않고 그 어느 곳, 그 어떤 상황에서도 따뜻하게 먼저 다가가고자 노력하여 믿음을 준다면 우리의 행복마일리지는 늘 마르지 않고 쌓이는 기쁨을 준다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에 감사를 더한 뒤 공감과 신뢰를 곱하면 내가 행복해질 수 있고, 지혜와 배려를 더한 뒤 솔선과 존중의 합을 곱하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 제 카카오톡 메시지의 머릿글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보이지 않는 따뜻한 섬김의 꿈을 주는 손길이고 또 다른 사랑을 만들어 전파하는 행복바이러스기 때문입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세심히 신경 써 주시면서 아이들의 현장학습비를 한발 놓쳤다며, 어린이날도 입고 현장학습 갈 때도 입을 옷을 한 벌씩 사서 선물하라고 봉투 하나를 슬며시 주시는 교장선생님의 참된 모습에 감동하여 퇴근 후 여러 곳에 발품을 팔아 100원을 1000원의 가치가 있도록 만든 옷을 사들고 복지관으로 아이들을 만나러 갔었던 날 본 리아의 작은 투정은 지금 생각해도 절로 미소가 나옵니다. 남자 아이만 키워 여자 아이 옷을 잘 못 고르는 제게 조언을 주며 그 옷을 선물 받을 아이들 상황을 알게 된 옷 가게 주인의 따뜻한 행복마일리지로 실제의 돈보다 훨씬 좋은 옷을 사서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마구 시끄럽게 들렸지만 마음 속은 배부른 행복으로 가득차서 즐거운 마음으로 신나게 복지관에 가서 아이들에게 옷이 맞나 입혀보았습니다. 그런데 사춘기에 접어 든 리아가 바지를 더 짧은 핫팬츠로 교환해달라고 손짓 발짓 섞어가며 말했습니다. 어떻게 옷가게 주인한테 교환을 말해야 할지 난감하기도 했지만 리아 뜻에 맞는 옷을 구해다주고, 남은 돈은 현장학습에 가서 쓰라고 용돈으로 챙겨주었더니 어찌나 좋아하던지 그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날 본 아이들의 행복은 오늘도 또 다른 여러 명의 리아가 있는 다문화 탈북 학생 중심학교를 여러 해 운영할 수 있는 힘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40년 전 16살 사춘기 방황하는 철부지 중학생 딸에게 세상 그 어느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깨달음을 주신 아버지의 손 편지 속에 담겼던 ‘교육만이 살길이다.’는 말씀과 실천의 중요성을 되새겨 사랑하고 보듬고 함께 동행해야 하는 많은 다문화 아이들과 나누는 행복마일리지를 만들고자 오늘도 저를 담금질합니다. -------------------------------------------------------------------- 2019 교단수기 공모 은상 수상자 수상 소감 -어울림으로 행복교육의 꽃 피우고파 환산덩굴 잎 훈장 만들어 가슴에 달고 아카시아 줄기 엮어 파마머리, 노란 꽃물 페이스페인팅, 개망초줄기 매니큐어까지 멋쟁이 어른이 된 것처럼 여기저기 왁자지껄 신이 납니다. 도토리 구하기 생태게임, 사각거울 코에 대고 두둥실 구름 위도 걸어보랴, 구멍 숭숭 나뭇잎 따다 돋보기도 만들랴, 생태 과학자 꿈을 금방이라도 이룬 듯 너무 너무 바쁘고 재미있습니다. 둥글레 뿌리의 구수함으로 출출함을 달래고, 괭이밥 한 잎 깨물며 시큼달큼 즐겁습니다. 자연과 하나가 된 생태체험학습장엔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만이 숲 속 가득 울려 퍼집니다. 참 힘들었던 지난해 성찰의 시간으로 써 보았는데, 수상을 선물해 위로가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 은행나무가 생존해올 수 있었던 것은 독자적인 자신의 삶을 가꿀 줄 알면서도 서로 마주보고 화합하며 더불어 살아가기에 영원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숲 속에서 배운 것처럼 오늘도 따뜻한 어울림으로 행복교육의 꽃을 피우고자 노력하며 새 날을 시작해봅니다. 행복마일리지를 준 많은 다문화 가족, 인생 멘토 아버지와 든든한 울타리 우리 가족과 수상의 영광을 함께 하며, 교직자의 사명감을 잃지 않고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공공‧전문성 훼손…부실 우려 폐기하고 공립 단설 확대해야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한국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최근 국‧공립유치원을 민간에 위탁 경영할 수 있도록 하는 유아교육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과 관련해 31일 “유아교육의 공공성‧전문성을 무시하고 학교로서의 유치원 체제를 부정하는 법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공립 유치원의 경영을 민간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은 “국공립 유치원의 경영 주체를 국가 또는 지자체로 한정하고 있어 개별 유치원의 특성화가 어렵고, 돌봄시간 확대, 통학버스 운영 등 학부모 수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유치원의 질적 개선을 제안 이유로 들었다. 이에 교총과 유치원연합회는 “국가 책임 강화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바람을 외면하는 정책”이라며 “유아교육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회피하게 만들고 임용고시를 통해 국가공무원이 된 교사의 신분과 전문성을 훼손하는 법안으로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유아교육의 투명성 제고와 공공성 강화를 위해 국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40%까지 확대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특기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학습 부담을 늘리거나 비교육적 요구를 무분별하게 수용해 유아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별 유치원의 특성화와 돌봄시간 확대 등은 현행 체제에서도 교육과정 개선과 운영 보완으로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지역과 학교의 여건, 특성을 감안해 교육 3주체가 자율적 협력과 실천을 통해 이룰 수 있으며 돌봄시간 확대나 통학버스 운영도 국가와 지자체가 의지를 갖고 제도 보완과 인력 확충 등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면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최근 일부 민간 위탁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적발된 부당노동행위, 부실 급식 등의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서울의 각 구(區)들이 위탁 어린이집을 직영으로 전환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국회와 정부는 유아 공교육 강화를 위해 학부모 요구가 가장 높고 교육적으로도 가장 바람직한 공립단설유치원 확대에 협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교총이 사학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에 대한 과세를 골자로 하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에 제동을 걸었다. 행정안전부는 4월 19일 ‘지방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취지는 재산세 분리과세 대상 토지가 늘면서 합산과세 원칙이 훼손되니, 분리과세 필요성이 적은 토지를 합산과세 대상으로 환원해 과세 형평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행안부가 ‘분리과세 필요성이 적은 토지’로 규정한 내용에 ‘학교 등의 교지 중 수익사업을 하는 토지’가 포함됐다는 것이다. 입법예고안대로 개정될 경우 사학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은 과세 대상이 된다. 행안부가 학교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은 학교 운영경비나 법인의 법정부담금을 위해 확보된 재원일 뿐 별도의 이익을 취하기 위한 토지가 아니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교총은 지난달 20일 입법예고안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교총은 의견서를 통해 “사학 재정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학교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은 공교육 체제하에서 사학법인이 준 국가교육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학교 운영경비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립학교는 공교육체제에서 준 국가교육기관 역할을 수행하면서 ‘교육의 공공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기에 규제적 관리가 지속됐다”며 “정부는 사학의 재정상황과 입학자원 감소 등의 여건은 고려하지 않은 채 등록금 동결, 강사법 시행, 법정부담금 범위 확대 등 과도한 부담을 부과해 사학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교총은 또 “학교 운영은 국가 사무를 위임받아 수행하는 공공성을 감안해 정부 차원의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며 “교육 주무부처인 교육부와의 정책조정, 사학 등 교육계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부족한 절차적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사립초·중·고법인협의회도 지난달 17일 “학교법인의 수익사업은 이익 창출이 아니라 수익을 학교로 전출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중학교 19.8%, 고교 40.1%, 전문대 93.4%, 일반대 81.7%를 사학에서 맡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분리과세를 적용하라”는 요지의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한편, “세금폭탄으로 대학의 목을 죄는 지방세법 개정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지난달 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진행 중이다.
어느 나라 귀부인들이 모여서 각자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보석들을 한참 자랑하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한 검소한 차림의 부인이 안방에서 자고 있던 아이를 안고 나오며 나의 보석은 "이 아이예요"했다는 일화가 생각이 난다. 특수교사인 나에게도 이런 보석 같은 일화가 있다. 첫 발령 학교에서의 일이다. 구강 구조 이상으로 턱받이를 하고 있는 효성이(가명)와 6명이 나의 첫 제자들이었다. 그 해 수업 공개 시간 때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 내 수업을 여러 선생님과 장학사님이 참관하자 아이들은 어리둥절한 눈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자 효성이가 갑자기 의자 밑으로 기어와 내 치마 밑으로 숨는 것이 아닌가? 낯선 광경이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안아 주며 긴장감을 풀어 주었다. 그렇게 당황스럽게 만들던 아이는 졸업 후 사업하던 아버지가 감옥에 가게 되자 화장품 포장 일을 하면서 그 가정의 가장 역할을 한다고 했다. 우연히 만난 효성이의 어머니는 울먹이며 효성이를 자랑했다. 지금도 사회의 일원으로 잘 살고 있는 것이 뿌듯하기만 하다. 나의 청년 시절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때는 고만 고만한 가정에, 서로 끌어주고 책임을 나눠 가져야 하는, 지금보다는 많은 형제나 자매가 있었다. 그 중에는 맏딸과 장남의 역할을 하느라 책임감을 과묵으로 포장하며 아파도 아픈 줄 모르고 청년의 시기를 지나 왔다. ‘우리 때’라는 말은 이미 다 지난 ‘옛날 얘기’가 되어 버려 꺼내기도 어려운 단어이기도 하다. 이렇게 세대가 다르지만 아프다는 청춘들을 먼저 겪은 선생님들은 지금의 학생들과 졸업 후 사회에 나간 학생들을 걱정하고, 때로는 사회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사회가 나아지기를 기원한다. 선생님들은 한 해 한 해 가르쳤던 학생이 졸업하고 상급 학교로 진학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이나 소식을 전해들을 때 무르익는 선생님이 된다. 해마다 썰물처럼 떠나 버린 졸업생의 빈 자리 앞에서 허전한 마음을 가지고, 그 자리에 새 학년의 학생이 채워질 때 선생님은 빈 자리를 잠깐 잊는다. 특수 교사라 하면 으레 힘들겠다 라는 생각을 먼저 하는데 그것은 때로 부담이며 대화하고자 하는 내용을 곁가지로 흐르게 한다. 인사치레가 길어져 해야 할 말을 못할 때가 있다. 학교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아 힘든 것은 일반 교사나 특수교사나 매한가지다. 특수교사는 힘든 일도 많지만 또 그만큼 소소한 사연과 감동을 넘어 마음을 울리는 보물 같은 사연들도 많이 접한다. 힘든 문제와 사건도 많지만 그 속에서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무궁무진한 인간미와 원형에 가까운 자연미를 발견하곤 한다. 때 묻지 않고 유행을 따르지 않는 특수학급에서의 일들은 글감, 시의 소재로 삼지 않을 수 없다. 매일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들과 웃음짓게 하는 사연들은 나만 알고 있기엔 아깝고 소중하여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하지만, 그 소질을 갖지 못한 나의 재능을 한탄하기도 한다. 기억 너머 떠오르는 학생이 있다.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학생 이야기다. 아버지의 희귀병을 장애가 있는 두 자녀 중 큰 아이가 물려받은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학교에서의 촬영은 어려워 집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촬영하기로 한 날, 하필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추웠다. 촬영 목적이었지만, 내가 가르치는 학생이 사는 환경이 궁금했다. 가정 방문은 학생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곤 한다. 버스에서 내려 주소지를 들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을 한참 지나도 그 집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덩그러니 인삼밭 비닐하우스가 보였다. 그 비닐하우스 중 한 동이 내가 찾고 있는 집이었다. 검은 차광막이 쳐져 있는 비닐하우스 안의 방으로 들어갔다, 편치 않아 보였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반가이 맞아 주셨다. 어느새 저녁. 싱크대 위 전기밥솥의 추가 요란하게 흔들리면서 저녁밥이 끓고 있다는 걸 알렸다. 학생의 환경은 더 이상의 말이 필요 없이 절박했다. 방송에 나온 후 전국 각지에서 많은 성금이 모였다. 큰 도움을 받았다며 아버지는 내 책상 위에 새끼 손가락만 한 장뇌삼 두 뿌리를 올려놓고 가셨다. 이 일 이후 나에겐 소망이 하나 더 늘었다. 능력이 된다면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하는 교사가 되는 것. 이 소망은 아쉽게도 요원하다. 이런 에피소드도 생각난다. 주말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는 동안 한 친구가 아버지가 엄마와 큰소리로 싸운다고 불만을 말하자 다른 학생이 갑자기 큰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신 이야기를 꺼내며 울고, 또 다른 곳에서 그게 뭐 대수야? 나는 아버지가 가출해서 집에 안 들어와, 라며 사연을 털어 놓는 바람에 울컥했던 일이다. 그 눈물 바람에 수업이 상담 치료 시간으로 바뀌었다. 그 외에도 요리사가 된 학생, 의류 판매원이 된 제자, 장애인 체육대회에서 달리기 1.2.3등을 우리 학급이 차지한 일 등 학생들과 동행 하면서 얻은 보물 같은 사연들이 많다. 특히 장애로 인해 파양 당한 아이를 입양하여 가슴으로 기른 어머니의 사랑은 두고 두고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선생님도 성장한다. 더 나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고 이웃에게 따뜻한 의자 하나쯤 내미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키운다. 언제나 그랬듯 ‘지금은’ 힘든 시기라 한다. 누구나 모두가 신체적, 환경적으로 하나쯤 부족함을 가지고 산다.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자.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아직은 희망이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박찬대(교육위원회, 인천연수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영종국제도시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 의원실과 영종학부모연대가 공동 주최해 열린 이번 간담회는 최근 과밀학급이 문제가 되고 있는 영종국제도시의 학교 신설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학부모와 교원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교육환경의 어려움들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인천시교육청은 송도와 검단, 영종도 등 신도시 내 초, 중, 고교 44곳을 ‘과밀 우려 학교’로 진단했고 해당 학교에 대해 교실을 증축하거나 증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24일 시교육청은 학교 신설을 승인하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시교육청이 설립을 신청한 5곳 가운데 검단1고교(가칭)만 조건부 승인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은 과밀학급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김민영 영종학부모연대 공동위원장은 “현재 초등 4학년 아이들이 중학교로 올라갈 경우 한 학급당 40명 대의 학급이 구성된다”며 “아이들이 과밀학급으로 학교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형 영종중 학부모는 “과밀학급 뿐 아니라 영종하늘도시 소재의 학교가 주거단지와 상당히 먼 곳에 위치해 있어 아이들의 통학 여건도 매우 불편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찬대 의원은 “영종지역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발사업 완료 및 4단계 건설사업 착공 등으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공항종사자를 중심으로 젊은 층의 인구유입이 많아 다른 지역에 비해 학생 유발유이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학교 신설과 관련된 중투심사가 연기된 것은 아이들의 교육권 침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영종지역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인천시, 중구청, 인천시교육청과 함께 적극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지역과 상관없이 아이들의 쾌적하고 행복한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27일 교육활동 침해 발생 시 사안 처리 절차와 대응 요령 등을 담은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2019개정판)’을 배부했다. 이번 매뉴얼은 지난 4월 ‘교원지위법’개정 이후 시행일자(10월 17일)가 일치하지 않은데 따른 학교 현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보급됐다. 매뉴얼에는 유‧초‧중‧고교 일선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활동 침해 교원의 교권 회복을 위한 행정적 지원, 교원 치유 프로그램, 교원배상책임보험 등에 대한 신청 절차들이 안내됐다. 또 학생,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육활동 침해 예방 자료’도 담았다. 특히 상해와 폭행, 협박, 명예훼손, 모욕, 손괴, 불법정보 유통, 공무집행 방해, 업무방해 등 다양한 교육활동 침해의 유형을 구분하고 각 용어에 대한 정의를 설명한 점이 눈길을 끈다. 교권침해 상황별 예시와 대법원 판례 등을 담아 학생 학부모들의 이해를 도왔으며 휴대전화로 인한 사생활 침해 예시와 예방자료도 실어 교육활동 침해 개념을 명확히 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초등교장회는 서울시 관내 학교장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같은 날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17일부터 24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실시됐으며 ‘서울교원 교육활동 보호 정책’ 중 ‘교원 업무용 휴대전화 지원’과 ‘학교 민원처리 시스템 도입’을 중심으로 문항을 구성했다. 먼저 교원 업무용 휴대전화 지원에 대해 응답자의 54.5%가 ‘찬성한다’고 밝혔으며 그 이유로는 △업무시간 이후 교사의 사생활 보장(55.6%) △휴대폰으로 인한 교권침해 방지(31.9%) △교원의 근무 환경 및 복지 개선(6.9%)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 응답은 35.6%였으며 그 이유로는 △예산 낭비(36.2%) △긴급 상황 발생 시 대처 곤란(31.9%) △학부모와의 소통 단절 우려(12.8%)를 꼽았다. 학교 민원처리 시스템 도입에 대해서는 49.2%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찬성 이유로는 △악성 민원에 노출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46.2%) △시간적 여유를 갖고 대처할 수 있다(27.7%) △집단지성을 발휘해 대처할 수 있다(13.8%) 순으로 나타났다. 반대는 41.7% 였다. 응답자들은 반대 이유에 대해 △민원 증가 가능성이 높다(34.5%) △절차의 복잡성으로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된다(30.9%) △학교 민원의 특성상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29.1%)를 들었다. 서울초등교장회는 “현장에서는 이번 교육활동 보호 정책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시행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소통 단절이나 예산 낭비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 교육청 차원의 태스크포스(TF) 정책협의회 등을 구성해 학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장회는 또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교 자율과 자치가 더욱 보장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며 “교육감이 갖고 있는 학급 편성권 등의 행정적 권한을 학교에 위임해주고 학교회계와 교육과정의 자율권을 확대하는 등 학교자율운영체제가 완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