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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한국교총은 22일 ‘2020년도 상·하반기 단체교섭’을 교육부에 요구했다. 교총이 제시한 주요 교섭과제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및 교원 증원 ▲과중한 교원 업무 경감 등 총 51개 조 99개 항이다. 하윤수 교총 회장은 “이번 교섭과제에는 오로지 학생 교육에 전념하고자 하는 현장 교원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면서 “교사의 열정을 되살리고 학교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도록 교섭타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교총은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1순위 과제로 요구했다. 학교 구성원 간 갈등의 소지가 되는 학교 노무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1학교 1노무사제’, ‘지역교육청별 고문 노무사제 마련’, ‘학교순회 노무 상담 실시’ 등을 제시했다. 또 노무 분쟁이 발생했을 때 교원에 대한 법률 상담과 소송비 지원시스템 구축도 주문했다. 교총에 따르면, 학교 내 비정규직 공무직만 50여 직종에 달한다. 교총은 “교원들이 노무관리와 민원, 분쟁에서 벗어나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지원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5점 척도 방식으로 이뤄지는 교원 능력개발평가의 개선도 촉구했다. 교총은 “단순 점수 매기기식 평가는 교원들의 교육활동 개선을 위해 활용되지 못하고 사기만 떨어뜨릴 뿐”이라며 “교원의 전문성 향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제도를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시급을 다투는 교육 현안으로 떠오른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교원 증원’도 주요 교섭과제로 포함했다. 올해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 학습의 10%인 2만 3000개 학급이 학생 수 31명 이상인 과밀학습으로 나타났다. 교총은 “감염병 예방을 위한 교실 내 밀집도 개선, 대면·원격수업의 효과성 제고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육을 준비하려면 과밀학급을 적극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교원 업무 경감’도 촉구했다. 새로운 업무를 부여할 때는 업무량에 대한 평가와 함께 불필요한 업무를 없애는 ‘업무 총량제’ 도입을 제안했다. 또 방과후 학교 강사풀을 교육청 단위에서 구축해 교사의 업무 부담을 덜어줄 것도 요구했다. 이밖에 ▲특수·보건·영양·사서교사의 법정 정원 확보와 근무여건 개선 ▲장애인 교원에 대한 장애 유형별 지원계획 수립 ▲유치원 명칭의 ‘유아학교’ 변경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및 대학 교원 처우 개선 등도 교섭과제로 제시했다. 한편 교총은 1991년 제정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지난 1992년부터 교육부와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사태로 인해 학생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사이버 학교폭력이 예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사이버 학교폭력은 사이버 공간에서 따돌림, 집단따돌림, 욕설, 비방 등의 언어폭력이 학생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의 매체를 타고 발생한다. 온라인상에서 확대 및 재생산, 공유되면서 피해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학교폭력은 특정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물리적 폭력, 언어적 폭력, 따돌림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원격수업의 장기화로 사이버 학교폭력도 증가하고 있다. 시간·장소 제약 없고 교묘해져 교육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학교폭력 2차 실태조사’에 의하면, 언어폭력(39%), 집단 따돌림(19.5%), 스토킹(10.6%), 사이버 괴롭힘(8.2%), 신체 폭행(7.7%), 성추행·성폭행(5.7%), 강제 심부름(4.8%), 금품 갈취(4.5%)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사이버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사이버 괴롭힘은 8.2%로 네 번째를 차지했다. 문제는 사이버 학교폭력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 24시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있으며, 점점 교묘하고 은둔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가해자는 장난이나 호기심에 접근하지만, 피해자가 감내하는 고통은 가해자가 고통을 확인할 수 없어 가해자는 더욱 가열차게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사이버 학교폭력에 대한 신고가 접수됐을 때 피해 측에서 관련 증빙자료를 가져오지 못하는 경우, 가해 학생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 사이버 공간에서 사안을 해결할 목격자가 없는 경우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학생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익명’ 뒤에 숨는 경향이 있다. 담임교사나 교과 교사가 개설한 채팅창이나 플랫폼상에서는 꼭 필요한 이야기만 올리지만, 학생들만의 은밀한 공간이나 익명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공간에서는 학생들이 장난이나 호기심이 발동하여 자제력을 쉽게 잃어버린다. 사이버 학폭 대책 마련해야 우리 학생들이 사이버 학교폭력 관련 당사자가 되지 않도록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충분하게 진행해야 한다. 일회성으로 그치는 교육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가정에서도 자녀가 사이버 학교폭력에 노출되지 않도록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이버 학교폭력 사안은 보호자가 뒤늦게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극으로 치달아 학교폭력으로 처리된 후에야 보호자 의견서를 작성하면서 상황을 인지하고 괴로워한다. 학교폭력으로 신고됐다고 해도 모든 사안이 학교폭력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피해자 보호조치, 가해자 선도조치를 받는 것은 아니다. 개정된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학교장 자체 해결로 갈등이 조정되고 관계회복이 이뤄지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앞으로 사이버 학교폭력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는 사이버상에서 이뤄지는 학교폭력에 관한 연구와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익명성을 가장해 기승을 부리는 학교폭력의 그늘에서 학생들을 구출해야 한다. 사이버 학교폭력이 이뤄지는 공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강원도교육청(교육감 민병희)이 올해 시행되는 2021학년도 초등교사 임용시험을 사실상 논술과 면접으로만 뽑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를 양성기관과 협의 없이 교육청이 단독으로 제도를 바꿔 시험의 객관성이 훼손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현직교사 94%, 예비교사 98%가 반대하고 나선 ‘교육감 교사 선발권’이 사실상 더 확대 적용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2021학년도 강원 초등임용시험은 제1차시험에서 교육과정이 면제되고 교직논술만 시행된다. 제2차시험에는 교직적성 심층면접 점수가 50점에서 70점으로 늘고 수업실연 배점은 30점에서 10점으로 하향 조정됐다. 영어면접과 영어수업실연은 10점씩으로 그대로다. 1차에서 선발예정인원의 2배수를 선정한 뒤 최종합격자는 1·2차 점수를 합산해 총점이 높은 사람 순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양성기관과 협의과정을 거치지 않고 교육청이 임의로 논술과 면접으로만 뽑게 돼 시험의 객관성, 공정성, 신뢰성 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논술과 면접은 주관적 평가가 나올 가능성이 다분하다. 특히 기존 60점에서 80점으로 늘어난 면접이 당락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동점자 처리순서에서도 2차시험 성적이 거의 최우선순위다. 탈락자들은 자신이 왜 떨어졌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어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는 지역 내 임용시험 경쟁률이 매년 미달되거나 1대1을 겨우 맞추는 수준을 개선 차원에서 도육청이 변경한 것이다. 현재 시험규칙에는 ‘응시자가 선발예정인원에 미달되거나 시험실시기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시험의 일부를 면제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있다. 이 같은 변화에 경쟁률은 대폭 늘었다. 2012학년도 이후 최대인 2.53대1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1.1대1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152명 선발에 384명이 몰렸다. 이중 춘천교대 졸업생은 100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며, 나머지는 타 시·도에서 대거 지원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위 초등교사자격증 보유자 중 임용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이른바 ‘장롱면허’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교육청은 2차시험 배점에서 수업실연을 줄인 이유에 대해 “변별력이 없어서”라고 해명했다. 강삼영 교원정책과장은 “수업실연을 해보면 다들 비슷하다. 그리고 면접을 잘 하는 친구가 수업실연도 잘 한다. 면접에서 돌발질문으로 변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경우 국가공무원을 면접관 취향대로 뽑는다는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대학, 대학원 면접시험도 사전에 질문 문항을 개발하고 개인적 경험이나 가치관 등 예민한 질문은 금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춘천교대 교수·학생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현직·예비교사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는 ‘교육감 교사 선발권’과 다를 것이 없다는 이유다. 국가공무원제도를 지역에서 임의로 변경한 것은 공정성, 객관성, 신뢰성, 평등성에 위배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헌법소원 제기 방안까지 거론되는 중이다. 윤지현 춘천교대 실과교육과 교수는 “초등교육에 필요한 학과와 수업실연 등을 지역에서 협의 없이 폐지·축소해버리면 4년간 우리가 가르치고 학생이 배운 것은 그저 아무 것도 아닌 게 된다”며 “교원 양성기관의 존립의미와 학생 학습동기가 동시에 사라진다. 사실상 면접 준비만 하면 된다는 것인데, 우리는 면접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파격 변화’에 대해 양성기관과 협의가 없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춘천교대 교수와 학생 모두 모르고 있었다. 윤 교수는 “우리도 뉴스보고 알았다. 전 교직원, 학생 모두 황당해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교육계에서는 초등교사가 부족하면 다른 유인책을 고안해야지 임용시험을 건드려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강원도의 사례가 자칫 좋은 선례로 남을 경우 전국으로 확산될 우려 또한 깊다. 시험규칙의 단서조항이 악용될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수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단서조항을 갖고 교육감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도록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단체에 가입하고 활동하는 게 필수였던 시절이 있었다. 친구들과 어떤 활동을 할지 기대하면서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단원들의 자부심은 ‘단복’에서 나왔다. 단체 활동을 하는 날이면, 단복을 차려입고 ‘우리 단복이 더 멋있다’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청소년단체 활동의 묘미는 야영에 있었다. 자연 속에서 단체생활을 하면서 호연지기와 바른 인성, 리더십을 길렀다. 우리나라 청소년단체를 선두에서 이끌었던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오는 2022년, 100주년을 맞는다. 2023년에는 전북 새만금에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개최한다. 굵직한 행사를 앞둔 지난 3월 14일,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새로운 리더를 선출했다. 강태선 총재는 비와이엔블랙야크를 이끄는 기업인이다. 1973년 동진레저를 설립해 아웃도어를 개척한 1세대 기업인으로 꼽힌다. 자연과 사람 중심의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삶을 지향점으로 삼는다. 최근에는 UN 글로벌 지속 가능 리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9일 한국스카우트연맹회관에서 강 총재를 만났다. -2022년은 한국스카우트연맹 100주년이다 -2022년은 한국스카우트연맹이 보이스카우트로 시작해 100년을 맞이하는 해다. 새로운 100년을 위한 도약의 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스카우트 운동은 1922년에 시작됐다. 일제 치하에서 청소년들에게 애국심과 민족혼을 고취하고 호연지기 등을 함양해 조국광복의 역군으로 육성하기 위해 조직됐다. 소년 인권운동과 계몽 사업으로 소년들을 이끈 청소년 독립운동이었다. 스카우트 운동의 정신과 가치는 스카우트 선서와 규율 속에 담겨있다. 청소년들의 변화와 사회적 트렌드를 고려해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100주년을 앞두고 어떤 사업을 구상 중인가 -‘한국스카우트운동 100년사’ 편찬, 100주년 역사관 건립과 관련 행사, 창립 100주년 기념 슬로건과 비전, 엠블럼 공보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2023년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주요 사업에 창립 100주년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어떤 행사인가 -지구촌 최대 청소년운동인 스카우트의 야영대회를 말한다. 스카우트의 창시자인 베이든 포우엘경이 1920년 런던 올림피아 스타디움에서 제1회 세계잼버리를 개최하면서 이 대회에 ‘Jamboree’라는 이름을 붙인 데서 시작됐다. 세계적인 규모의 야영대회로 만들자는 취지로 올림픽처럼 4년마다 연다. 잼버리는 북아메리카 인디언이 사용하는 ‘시바리’라는 말이 전해진 것으로 본다.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를 의미한다. 2023년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전북 새만금에서 12일간 펼쳐진다. 170개 회원국에서 청소년 5만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참가 청소년들은 나라별 전통민속공연과 생태탐사, 등반 등 프로그램을 통해서 국가·민족·종교·언어를 초월해 교류한다. 우리나라는 1991년 제17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개최한 이래 두 번째로 개최국에 선정됐다. -이번 행사를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개최하는 건 청소년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데 상징적인 이벤트가 될 거다. 청소년활동이 청소년 발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사회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세계 각국에서 온 청소년들과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받고, 또 생각을 나누면서 글로벌 시티즌십과 바른 직업권, 올바른 인성, 호연지기 등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올해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로 선출됐다 -스카우트 운동을 한 지 40년이 넘었다. 총재까지 맡을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 없다. 산과 야영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해서 시작했다. 서울남부연맹장을 끝으로 조직활동은 그만하려고 했다. 한국스카우트연맹 100주년을 앞두고 기념사업을 의논하다가 세계잼버리를 유치하자고 뜻이 모였다. 유치위원장을 맡은 분이 중도에 그만두게 돼 이어서 맡았다. 2017년 8월에 열린 제41회 세계스카우트총회에서 우리나라 유치를 확정했다. 유치를 성공시켰으니 이제 편안하게 있자 했는데, 잼버리 개최까지 맡게 됐다. -기업인으로서 스카우트연맹을 이끄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제주도 시골에서 자란 제주도 촌놈이다. 어느 날, 제주 시내로 나왔는데 사거리에서 교통정리 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단복이 예뻤다. 당시에는 그게 뭔지 몰라 물었더니 스카우트 단복이라고 하더라. 당시 제주에는 신호등도 없을 때였다. 단복을 입고 교통정리 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이후 서울로 와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우연히 스카우트 대장을 만났고 어렸을 때 생각이 났다. 1979년부터 스카우트 지도자로 활동했다. 70년대까지는 스카우트 활동을 관에서 주도했다. 학교에서 활성화할 수 있었던 이유다. 80년대 이후 민간으로 이양하면서 기업인들이 총재를 맡기도 했다. 청소년운동을 하는 사회단체를 맡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짊어질 청소년들을 위한 일에 바쁘다고 다 팽개치면 누가 하겠는가. 그런 마음으로 맡았다. -임기가 4년이다. 특히 어떤 부분에 집중할 계획인가 -청소년들이 국가관과 사회성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훈육의 장을 만드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특히 스카우트의 단세 확장을 통해 스카우트 운동을 극대화하고, 지방·특수연맹의 안정적인 재정 자립 기반을 조성할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자연에서 마음껏 뛰놀며 즐기는 스카우트 본연의 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다. 새로운 패러다임 준비를 위해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또 디지털 환경에 맞는 온라인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 플랫폼이라면 -지난 15일부터 ‘2020 세계디지털야영대회’를 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하는 야영활동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기다릴 수가 없다. 과거 100년이 아날로그였다면, 앞으로 100년은 디지털로 가야 한다. 학교에서도 온라인 수업을 하지 않나. 디지털 스카우트 활동을 하자, 했다. 가상의 공간에 모여 미션을 수행하고 결과를 게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스카우트 가입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게 개발 중이다. 요즘 해외여행도 못 간다. 가족 단위로 국내 여행을 많이 간다. 가족과 함께 하는 스카우트 활동을 준비 중이다. 부모도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시대가 바뀌는데 청소년운동도 환경과 시대에 맞추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제는 사람이 모이면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를 스카우트에서 제공하자, 하고 있다. 학교 중심 활동에서 그 영역을 확장한 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스카우트나 RCY, 아람단 등 청소년단 활동에 열심이었다. 최근에는 예전만 못한듯하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재난사태까지 더해져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다. 현재 많은 청소년단체가 휴업과 휴직을 시행하고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활동이 거의 중단된 상태다. 최근 시·도교육청의 지도자 가산점제 축소와 점진적인 폐지가 확대되고 있다. 청소년단체 활동을 위해 봉사하는 지도교사에 대한 최소한의 인센티브 제도를 폐지하고 있는 거다. ‘청소년단체의 탈학교화’가 진행되고 있다. 지도자의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청소년단체의 탈학교화가 가져올 결과는 -전국에서 청소년 약 100만 명이 청소년단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창의적 체험 활동, 자유학기제, 인성교육 등과 연계할 수 있는 활동이다. 청소년단체 탈학교화가 확대되면, 청소년들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참여 기회를 박탈당한다. 선택권 없는 청소년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스카우트 활동 등 청소년단체 활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졌다.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활동의 부재가 안타깝다. 청소년은 미완성이다.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나’를 중심으로만 생각하면 자기밖에 모르게 된다. 생각의 폭이 좁아지는 거다. 미완성인 청소년 시기에 배워야 하는 건 집단생활을 통한 배려와 도전, 인내심, 단합, 협동 등이다. 어른이 돼서 이것을 배울 수는 없다. 어른은 이미 완성이니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도전하는 것이 스카우트 정신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배워야 하는 ‘주체성’이다. 스카우트 활동이 청소년의 역량과 인성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한 결과도 있다. 스카우트 활동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학교생활에 즐거움을 느끼고 일상생활에서 행복감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효능감도 현격히 향상됐고, 우울과 문제행동이 크게 감소했다. -청소년단체 활동에 대한 학교 현장의 인식도 중요할 것 같다 -교과서를 통한 교육은 이론이다. 교육은 이론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그런 맥락에서 스카우트 운동은 체험, 실기다. 이론과 실기가 합쳐졌을 때 교육이 완성된다. 교육자는 애국자다. 청소년을 완성하게 하는 사람은 애국자라고 볼 수 있다. 기업가는 돈 많이 벌어서 세금 많이 내는 게 애국하는 길이다. 그런 마음으로 청소년들을 이끌어줬으면 한다. 스카우트연맹 차원에서도 교사들의 업무 경감을 위한 지원책과 학교 교육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소년단체 활동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길 부탁한다. ◆강태선 총재 ▲1949년 출생 ▲제주대 경영학 석좌교수 ▲동진레저 회장 ▲BYN블랙야크 회장 ▲UN SDGs 협회 자문위원 ▲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 회장 등
나 전 의원 아들 “논문에 고교생이 서울대 소속으로 기재” 조 전 장관 “직위해제 상태서 강의 않고 4400만 원 받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22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서울대 국정감사는 지난해 최대 이슈였던 조국·나경원 자녀 특혜 공방이 재현됐다. 여당은 나경원 전 의원의 아들 특혜 의혹을, 야당은 조국 전 장관 자녀의 입시 의혹으로 맞서면서 또다시 ‘공정성’ 논란을 빚었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은 “나 전 의원 아들의 연구 발표에 국비가 사용된 것 아니냐”며 “얼마 전 한 택배 노동자가 안타깝게 사망했는데 만약 이 노동자가 아들이 서울대 연구실을 사용하고 싶다고 했다면 도움을 받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그동안 연구실 사용은 교수가 전적으로 판단해왔지만, 사고와 보험문제도 있는 만큼 앞으로는 외부인 사용에 신고를 하도록 하겠다”며 “나 전 의원 아들 문제의 경우, 그런 기회를 다른 사람이 가질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 다른 사람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 전 의원 아들이 이름을 올린 2건의 포스터에 소속을 서울대 대학원으로 표기했는데 당시 고등학생이 서울대 소속으로 성과물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가능한 일이냐”고 질의했다. 오 총장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소속을 잘못 기재한 것은 명백한 교수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정청래 의원도 나 전 의원 아들이 소속을 잘못 표기한 것은 공문서 위조에 해당하며 이는 허위공문서 작성으로 현행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잘못 표기한 담당 교수에 대해 형사고발을 할 생각이 있냐고 추궁했다. 이에 오 총장은 “논문이 공문서에 해당하는지는 법적인 해석이 필요한 것 같다”며 “해당 교수에 대해서는 주의를 주고 유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반면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자신의 아들 대입과 관련해 신욱희 서울대 교수에게 서울대와 연세대에 이야기를 해 달라고 청탁을 한 사실과 관련 녹취록 등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곽 의원은 “신 교수가 아들의 합격 여부를 미리 파악하고 전달해 합격자 발표를 일주일 이상 앞두고 조국 가족 채팅방에 축하 대화가 오고 갔다”며 “이런 모습을 본 어떤 국민들이 공정한 입시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하겠느냐”고 질타했다. 오 총장은 “청탁을 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곽 의원은 “형사 처벌까지는 안 가더라도 학생들 요구가 있었던 만큼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면 징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오 총장은 “징계 요건이 되는지 조금 더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직위해제된 상태에서 9개월 동안 급여 4400만 원을 받은 것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조 전 장관이 1월 29일 직위 해제된 상태에서 9월까지 봉급 3500만 원과 정근수당 414만 원, 명절휴가비 425만 원, 성과상여금 60만 원 등을 받았다”며 “단 1분도 강의하지 않고 수천만 원의 봉급을 받아가는 것은 국민의 시각에서 결코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오 총장은 “교육공무원법 규정상 그렇게 처리된 것”이라며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전북교육청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약 18억 원을 투입해 직접 구매·보급한 ‘열화상 카메라’ 총 279대 중 과반인 157대가 체온 측정에 부적합한 ‘산업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경희 국민의 힘 의원에 따르면 전북교육청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열화상 카메라’ 지원을 목적으로 올해 총 5차례에 걸쳐 42억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했다. 도내 학교 및 기관에 예산을 지원한 4차와 5차를 제외한 1차, 2차, 3차 지원은 도교육청이 직접 물품을 구매해 지원했다. 문제는 1인 수의계약을 맺은 1차 구매에서 발생했다. 전북교육청이 1차 지원 당시 10억 원 규모로 구매 계약한 제품은 ‘산업용’으로 구분되는 기기로 설명서에는 ‘건물, 전기계통, 기계설비 등의 고장 진단용’이라고 기재돼 있으며 제품 사양 및 측정 자료에 따르면 해당 모델의 ‘정확도’ 즉, 오차범위는 ‘±2℃ 또는 ±2%’라는 것이다. 또 1차 지원에서 수의계약을 따낸 ‘주식회사 열화상 시스템’은 3월 사업자등록을 마친 회사로 종업원 2인에, 업태는 ‘도소매업’으로 분류돼 있는 업체다. 해당 업체는 3월 12일 조달청 나라장터 사이트에 처음으로 판매제품을 등록했고, 전북교육청은 ‘수의계약’으로 이 업체가 사업등록을 마친지 일주일 만인 18일 계약을 완료했다. 그러나 업체는 납품기한을 지키지 못했고, 마감 당일이 돼서야 도교육청에 계약변경(납품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정 의원은 “코로나19 방역 목적을 위해서 반드시 ‘의료용’ 제품을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의료용에서 쓰이는 것에 버금가는 오차범위 수준을 갖춘 기기를 사용해야 ‘방역’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학교에 이런 부적합 제품을 보급한 것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역에 쓸모가 없는 물품을 10억 원 어치나 구매해 혈세를 낭비한 것도 충격이지만, 더욱 수상한 것은 사업자등록을 마친지 일주일 밖에 안 된, 제품 조달 능력조차 검증되지 않은 신생업체에 무려 10억 원에 달하는 ‘수의계약’을 맺어줬다는 사실에 합리적 의심이 간다”며 “교육청 감사 수준이 아니라, 반드시 감사원 감사를 요구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도교육청이 올해부터 임용시험 지원자를 늘리기 위해 논술과 면접만으로 뽑기로 해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강원도는 2017학년도 교사임용경쟁률이 0.58대1에 불과했다. 2020학년도에는 1.1: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초등교사 수급에 애를 먹은 것은 사실이다. 결국, 고육책을 썼는데, 공정과 신뢰성을 크게 상실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차 객관식 시험을 폐지하고, 오로지 교직논술과 면접으로만 치르겠다는 것이다. 1차는 교직논술만, 2차는 교직 적성 심층 면접·영어면접으로 하되 면접 배점을 기존 60점에서 80점으로 높였다. 이같이 변경이 가능했던 건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시험규칙 제7조에서 ‘응시자가 선발예정인원에 미달되거나 시험실시기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시험의 일부를 면제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 때문이다. 당장은 효과를 보이는 듯하다. 2021학년도 초등교사 경쟁률은 2.53대1로 9년 만에 최고치에 이른 것이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겠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논술, 그리고 80점 비중의 면접이라는, 사실상 주관적·정서적 판단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공정성 시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이다. 가뜩이나 공공의대 선발에 시민단체에서 추천한 자를 포함토록 해 파문이 일었고, 교육감에게 교사선발권을 주겠다고 해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에 기름 붓는 격이 됐다. 교육대학 교수들 사이에선 당장 예비교사들이 예전보다 임용시험 공부를 덜 한다는 말도 나온다. 소위 ‘장롱면허’ 교사자격증 소지자의 지원도 우려한다. 임용 문턱이 낮아 타 시도에서도 많이 지원했다면 이들은 결국 다시 대도시로 전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지적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국가공무원 선발제도의 공정과 신뢰를 크게 훼손한다는 데 있다. 강원도교육청과 같은 선발 방식은 국가공무원을 대단위로 뽑는 시험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이제는 이 땅의 예비교사가 4년간 기울인 노력이 면접이라는 주관적 잣대에 의해 자칫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교육청 정책에 대한 호응이 당락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순간의 임기응변과 연출로 당락이 결정된다면 누가 열과 성을 다해 예비교사 시절을 보내겠는가. 강원도교육청은 일순간 경쟁률이 높아졌다고 보도자료까지 내며 자화자찬할 게 아니다. 교사선발에 있어 사회적 정의의 둑마저 무너뜨린 데 대한 응당한 책무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영어독서가 영어 실력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초등부모들 사이에서 영어원서 읽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영어독서는 보통 초등 저학년 때 파닉스를 익히고 영어원서 읽기훈련용 책인 얇은 리더스를 단계별로 읽으면서 시작된다. 뒤늦게 영어원서 읽기의 효과를 알게 되어 자녀에게도 이를 시도해 보고 싶지만, 자녀가 이미 초등 고학년이거나 중학생이어서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있다. 그러나 영어원서 읽기는 어느 단계, 어느 연령대에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어원서 읽기를 초등생뿐 아니라 중·고교생에게도 권하는 이유는 영어독서야말로 영어 문해력을 높이는 최고의 방법이며, 자신의 수준에 맞는 영어원서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읽어나간다면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30분 읽기의 효과 2001년 미국 오클랜드에 있는 Langford중학교에서 8주간 읽기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한 적이 있었다. 이 학교에서 만12세에서 14세 학생 중 읽기 수준이 자기 학년의 평균 수준보다 3~4년 뒤처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8주간 매일 30분씩 책을 소리 내어 읽게 했다. 이 프로그램을 마친 후, 학생들의 읽기 이해도와 어휘력을 측정해 본 결과, 아주 놀라운 성과를 얻었다. 이 학생들의 읽기 실력 중 이해력이 평균 1.2년이나 상승했고 어휘력도 9.7개월 상승한 성과를 거뒀던 것이다. 더 놀라운 점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들 상당수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민가정 출신이었고 학업 성취도도 낮은 학생들이었다는 점이다. 매일 30분씩 두 달 정도 영어책을 읽었을 뿐인데 이토록 높은 학습효과를 내다니, 새삼 독서의 힘, 특히 영어원서 낭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깨달을 수 있다. 위 실험 결과가 우리 영어교육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우리처럼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환경에서는 영어독서가 절실히 필요한 훈련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영어를 10년 이상 배워도 말 몇 마디, 문장 몇 줄 구사하지 못하는 이유는 영어를 과목으로 공부했을 뿐, 영어 말의 쓰임을 실제 상황 속에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어원서를 읽으면 원어민의 생생한 말과 글을 상황과 문맥 속에서 배울 수 있다. 영어독서 하기 좋은 가을 일반적으로 중학생들과 고교생들은 영어 단어를 맥락 없이 단어장으로 수십 개씩, 한꺼번에 암기한다. 또 문법책을 학습하고 호흡이 짧은 단문으로 구성된 독해 책으로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그런데 영어원서를 읽으면서 스토리와 상황 속에서 단어의 실제적 쓰임과 뜻을 배운다면? 영어원서 읽기를 통해 생생한 영어식 표현과 어순에 익숙해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배우고 익힌 단어는 머리에 쏙쏙 들어와서 아이들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단어들이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체득한 영어식 표현은 필요한 순간에 입으로도 글로도 나올 것이다. 그런데, 영어원서 읽기가 우리 아이들의 영어 문해력 향상에 좋은 방법인 것을 안다고 해도, 문제는 아이마다 읽기 수준과 연령대가 제각각인 상황에서 영어독서를 어떻게 시작하고 지도하느냐이다. 핵심은 아이가 자기 수준에 맞는 영어원서를 골라서 지금부터 매일 30분이라도 꾸준히 읽게 하는 것이다. 영어원서를 읽으면서 어휘력, 이해력, 문법 실력 등을 기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재미난 스토리와 사건들이 전개되므로 읽는 즐거움 또한 만끽할 수 있다. 영어원서를 즐기면서 읽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 영어독서를 적극 권한다.
(1. 그해 봄) 신을 믿지 않는 나에게 축복을 생각하게 한 사람이 있다. 3월, 봄이 왔건만 때늦은 추위로 따스함이 그리워지던 어느 날 교실에서 그 아이를 처음 보았다. 첫 수업 자기소개 시간에 해맑은 웃음을 지닌 소녀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 “A중학교에 와서 가장 기뻤던 일은 선생님을 만난 것입니다, 그런데 가장 슬픈 일은 제가 졸업하면 선생님을 못 볼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기간제 교사였으며 처음으로 담임을 맡았던 2011년 그해, 낯선 환경과 부담스러운 사람들의 시선에 잔뜩 위축되어 있던 나였다. S.A의 그 말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S.A는 나에게 학교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첫 학생이었다. 언제나 밝고, 자신감이 넘치는 아이, 교대를 가서 고등학교 남자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엉뚱한 꿈을 지닌 아이였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보름이 약간 지났을까 S.A와 같은 반에 있는 Y.B가 우울한 얼굴로 나를 찾아왔다. 친구를 사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Y.B의 고민은 미술시간에 조별 활동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학교 예술문화교육을 하러 온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면서 앞으로 뛰쳐나가 아기처럼 폴짝폴짝 뛰어다닐 때 만 해도 초등학교 졸업한 지 얼마 안 되어 아직 철이 없는 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가도 Y.B는 좀처럼 같은 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과자 빼앗아 먹기, 머리카락 잡아당기기 등 문제행동으로 인해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도 가까이 가려는 아이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은 1학년 1학기 초 아직은 늦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더 늦기 전에 친구 한, 둘 정도는 만들어 주어야 Y.B가 학교를 즐겁게 다닐 수 있을 터였다. 어떻게 Y.B를 도와주면 될까? 마침 교무실로 찾아온 S.A에게 은밀히 부탁했다. “대인배, S.A씨 부탁하나 해도 될까? Y.B가 힘들 때 한 번씩 같이 과자도 먹고 이야기도 좀 들어주었으면 좋겠는데 가능할까?” “네, 선생님, 그게 뭐 어렵겠어요. 걱정마세요.” S.A의 주위에는 언제나 여자아이들이 구름 떼처럼 몰려 있었으니 거기에 Y.B가 있기만 해도 학교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없으리라는 짧은 계산에서였다. 그런데 얼마 후 세상 걱정 없어 보였던 S.A가 찾아와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이 아닌가. “죄송해요, 선생님 도저히 안 되겠어요.” 모든게 나의 착각이었다. 웃음이 끊이지 않던 행복캐릭터 S.A가 울고 있지 않은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더 이상 14살짜리 소녀에게 부담을 줄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생각해 낸 것이 이른바 ‘미소분식’프로젝트였다. Y.B가 그나마 마음 편하게 생각하는 친구들과 학교 앞 분식집에 가서 맛있는 떡볶이도 먹고 튀김도 먹으면서 마음속 이야기를 해보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이런 나의 제안에 S.A도 어려울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흔쾌히 승락했다. 드디어 토요일 휴업이 있는 주의 금요일 오후 ‘미소분식’으로 예슬이, 소영이, 은영이 등이 Y.B와 함께 웃으며 들어갔다. 그때 마침 나는 일이 밀려있어 아이들과 함께 갈 수가 없었다. 회의가 끝나고 걱정이 돼, 일이 어떻게 되어가는가 싶어 연락을 해보니 S.A의 목소리가 밝았다. “S.A야, 어디에 있어?” “학교 뒤 주차장 쪽 등나무에서 애들이랑 있어요.” 안심한 나는 아이들이 있는 학교 뒤 등나무 벤치로 갔다. 그때부터 Y.B에게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하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 너를 좋아하고 있어, 그러니까 Y.B 너도 우리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해.” “너 가끔 실수를 하는데 조금만 조심해 주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우리도 마음이 편할 것 같애.” 훈훈한 분위기에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그렇게 그날의 일은 흘러갔다. 그런데 얼마 후 학교가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일어났다. Y.B 엄마가 교장실로 찾아와 학교가 떠나가라 소리쳤다. “김S.A가 누굽니까! 왜 우리 아이를 그렇게 못살게 구냐구요.”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미소분식’사건 이후로도 Y.B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수업시간, S.A가 마을시장에서 수박화채를 팔겠다는 아이디어를 내어놓자, 같은 모둠 아이들이 의기투합했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던 Y.B가 자기도 끼워달라고 했지만 다른 모둠원들이 반대하자 Y.B는 앙심을 품었다. 문제는 말을 거칠게 하는 도연이나 다영이가 아니라 무슨 말을 해도 받아주는 S.A에게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었다. 견디다 못한 S.A가 단체 카톡방에서 Y.B를 공개적으로 비난하자 가스통에 점화 라이터 불을 켠 격이 되고 말았다. “Y.B야, 너 그만해, 사람 너무 힘들게 한다. 나도 더는 못 참아.” 다음 날 카톡메시지를 캡쳐한 Y.B 엄마가 학교로 달려왔다. 알고 보니 카톡방에서 메시지를 계속 주고 받았던 Y.B는 사실 Y.B어머니였다. “S.A가 아이들을 선동질해서 우리 Y.B를 왕따시킨거였어요!” “뭔가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요, 어머니 진정하십시오. S.A 이 친구는 제가 보장합니다. 정말 착한 아이입니다. 누구를 괴롭히거나 할 아이가 절대 아닙니다.” “아니, 교감선생님까지 편을 드시면 어떻게 합니까? 이렇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준 증거물이 있지 않습니까? 전 사과를 받아야겠습니다. 당장 사과해.” S.A는 교감선생님 앞에서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고, 억울해서 며칠 동안 시무룩해 있었다. 문제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S.A라는 바람막이가 사라지자 그동안 참고 있던 아이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비난과 따돌림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졌고 Y.B는 학교를 나오지 않았다. 이후 무차별적인 집단 고소 사건이 그해 여름을 강타했다. (2. 그해 여름) 무시무시한 비바람은 살벌했다. 1학년 학생 12명과 담임을 비롯한 5명의 교사가 그 살생부에 이름이 올랐다. 욕을 많이 했다는 남자아이, 모둠에 끼워주지 않았다는 이유, 심지어 내성적인 성격으로 말을 걸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담임 선생님을 비롯하여, 부담임, 도덕선생님, 상담선생님, 학생부장님, 모두 아이들을 뒤에서 조종했다는 이유로 끌려왔다. 학교는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어수선했다. 사건에 연루된 아이들은 매일매일 지옥 구경을 했고, 정상적인 수업을 도저히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상황이 악화되었을 무렵 방학은 찾아왔다. 그리고 길고 지루한 학교폭력 위원회가 열렸다. 쌍방 모두 대리인 및 전문가를 대동하고 고성과 욕설까지 난무하는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었다. 그 과정에서 회복되기 힘든 수많은 상처들이 생겨났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건이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는게 아닌가. 어찌 된 일인지 아이들이 하나, 둘씩 교무실로 찾아와 이 사건에 관해 더 이상 법적 대응을 하고 싶지 않다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나를 비롯한 교사들 입장에서야 다행이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일이 파국으로 치닫자 위기의식을 느낀 Y.B 엄마 측에서 여기서 그만 끝내자는 뜻을 먼저 꺼냈고, 지칠대로 지친 학부모들도 어차피 Y.B가 다른 학교로 전학갈모양인데 더 이상 싸워봐야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그 정도 선에서 Y.B사건은 마무리되는 듯했다, 정말 길고 힘겨운 여름방학이었다. 2학기가 시작되는 개학 날,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왔을 때 이게 어찌 된 일인가, Y.B가 교실에 나타났다. 울음바다가 된 교실, 기운 빠진 아이들.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Y.B는 돌아왔다. 나도 어리둥절한 이 상황에 S.A가 입을 열었다. “선생님 그래도 Y.B가 돌아와서 다행이에요, 다른 학교에 가면 더 상처받을 것 아니에요. 솔직히 그동안 저도 가책을 많이 느꼈거든요.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무서웠을까?” 멘붕에 빠진 14살 소녀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렇게 말했다. 그 후 곧 2학기 반장 선거가 있었다.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당선된 S.A는 한번 더 Y.B의 방패를 자처하고 나섰다. 여전히 아이들은 Y.B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Y.B도 혼자가 아니었다. 어떠한 경우에도 Y.B이의 손을 놓지 않으려는 소녀가 옆에 있었으니까. (3. 그해 가을) 가을이 되어서도 S.A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가끔 나를 찾아 왔다. Y.B가 남자아이 하나랑 시비가 붙었고, 1대 5의 일방적인 전투가 벌어졌다. 반장이라는 책임감으로 변호인을 자처한 S.A가 처음부터 상황은 무시하고 무조건 Y.B의 편을 들었다. 남자아이들의 고함과 거친 욕설에도 굴하지 않는 S.A가 끝내 Y.B를 지켜내고 장열하게 전사했다. 류시화 시인의 책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가 생각났다. 매일 조금씩 ‘대인배 S.A’로 성장해 가는 작은 소녀를 보면서 나는 그해 가을 많이 웃었으며, 많이도 울었다. 또한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것이 이런 것 이구나 라는 걸 깨달았다. (4. 올해 가을) 시간이 참 많이 흘렀다.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으니 말이다. 지금쯤 S.A는 건강하고 열정이 넘치는 대학생활을 하고 있겠지, 그 때 S.A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교사로 잘 성장하지 못했으리라. 가끔씩 판서를 하다 교실을 둘러보면 제일 앞자리에 너가 앉아서 배시시 웃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곤한다. 항상 건강하고,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맙다. ------------------------------------------------------------------------------------------------------------------ 2020 교단수기 공모 - 동상 수상 소감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사 교직에 계시는 모든 선생님이 매일같이 경험하고 있는 평범한 이야기인데 제가 당선되었다고 하니 조금 부끄럽습니다. 짧은 교직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정리하다 쓴 소소한 이야기인데 상까지 받게되니 너무 감사합니다. 수많은 아이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 저는 참된 교육의 의미를 다시 깨달았으며, 가르치는 입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아이들에게서 배우는 입장이 될 수 있었습니다. 담임을 하면서 성실하고 조금 어른스런 아이가 있으면 스스로도 모르게 기대게 된다. 그러는 과정에서 아이의 잠재력을 확인하게 되고, 그 무한한 가능성은 담임의 능력 이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면 어른들은 생각할 수 없는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가 참 초라하고 아이들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 담임은 참 매력적인 직업이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것 자체가 행복이요. 높은 보수와 지위는 없지만 매 순간순간 보람과 배움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한국교육신문 교단수기 공모 입상 소식은 그동안 바쁜 교직 생활로 나를 잊고 살았던 차에 다시 한 번 삶의 원동력을 제공 해준 행복한 사건이다. 더불어 더욱 열심히 교직에 정진하라는 메시지로 이 상을 주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잘 것 없는 글을 선택해 수상의 기회를 준 한국교육신문에 거듭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교사가 되리라 다짐을 해 봅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기준으로 관내 학교현장을 대상으로 학교급식 위생점검 및 운영평가에 나서 비판을 받고 있다. 교육부가 ‘규제심의 및 적극행정위원회 심의’를 통해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학교급식 운영평가를 기존의 학교 방문평가에서 학교 자체평가 방법으로 변경한 것에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일선학교에 따르면 서울의 각 교육지원청은 변경된 ‘학교급식 위생·점검 및 운영평가 실시방법과 기준’을 무시한 채 정상등교 때의 기준을 적용해 점검 대상 표본 70%의 학교를 직접 방문하는 운영평가 방침을 세워 공문을 하달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상급식 상황에서 교육부가 정한 영양기준량 평가척도와 평가기준을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학교 자체 영양량’은 전교생 모두가 동시 급식했을 때를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다. 올해 서울의 각급 학교들은 학생보다 교직원 중심으로 급식이 제공되는 상황이었기에 전교생 산출 영양량 기준을 삼는 평가는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갑작스러운 등교일정 번복으로 우유를 뺄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됐지만 일부 교육지원청은 ‘칼슘 영양기준량 미준수’를 지적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서울영양교사회는 시교육청에게‘학교급식 운영평가’ 점검기준 관련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건의서에는 2020학년도 학교급식은 전교생 급식이 아닌, 부분 급식 또는 극히 소수의 긴급돌봄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비상운영’ 방식이었기에 정상적인 학교급식 운영이라고 보기 어렵기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상급식이 단 하루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시로 변경되는 학사일정에 맞춰 긴급하게 식단 작성 및 식재료 발주 변경 등에 집중해온 영양교사들의 업무 피로감이 극에 달한 만큼 변경된 기준으로 비대면 점검 등을 통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는 건의도 포함됐다. 정상적 피드백이 어렵고 학교 구성원들의 정신적 피로감을 줄여주기 위해 2020학년도 교원평가가 유예된 것을 참고해달라고 하소연했다. 권수현 서울영양교사회 회장은 “급식·영양교육 전문가가 제대로 점검하도록 하는 개선방안이요구된다”며 “코로나19로 학교급식 현장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으나 이를 반영하지 못한 이전의 잣대 그대로 평가하는 것은 점검을 위한 점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학교급식 안정화를 위해 지원해줘야 할 상황에서 강압적인 자세로 학교를 평가하려고만 하는 교육청의 태도는 아직도 구태 관료적 행정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선생님께서 어려운 사람 도와주라 가르치셨다 아임니꺼~!” 전화선 너머의 그 녀석은 37살의 아저씨 목소리로 익살스럽게 말했다. 서울살이가 1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나랑 통화할 때는 여전히 거제의 13살 퉁명스러운 남자아이가 된다. “그래, 그랬었지, 그걸 기억하고 실천하는 네 녀석이 기특하다~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 춥다, 밥 잘 챙기묵고~” 언제나처럼 엄마 같은 잔소리를 하며 전화를 끊고선 나도 모르게 절로 미소가 한가득이다. 자칭 자랑스러운 1호 제자인 재완이(가명), 어느새 같이 늙어가는 38살의 제자 녀석…. 그때는 살벌하고 무서웠던 기억이 돌이켜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버린 26년 전 12살 재완이의 이야기를, 오늘이 살벌하고 무서운 13살 재훈이에게 들려주며 새록새록 그때를 추억해 보았다. 23살, 거제 시골 6학급의 유일한 여선생님이었던 나는 5학년 42명의 담임이 되었다. 반농반어 가정에 조손가정이 절반을 넘던 93년 즈음의 우리 학교에서 5학년임에도 6학년 선배들을 제치고 ‘우리들의 일그러운 영웅’의 ‘엄석대’ 같은 존재감을 뽐내는 녀석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재완이였다. 그 당시, 체육진흥회란 이름의 학부모회가 지금의 운영위원회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그 체육진흥회장의 늦둥이 유일한 아들이었으며, 조그만 면내에 있는 가장 큰 식당의 아들이었을 뿐 아니라 아이들 사이에 유일한 스포츠였던 축구에 두각을 드러내던 깡 있는 녀석이었다.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은 녀석은 정말 우리 학교 엄석대였다. 두려운 게 없었고 거칠 것이 없었다. 녀석의 말이 곧 학급 규칙이 되었고, 그 누구도 녀석의 말에 토를 달지 않는,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없이 평화로운 그런 학급이 유지되어 담임이 할 일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니 알만했다. 23살의 새내기 교사였던 나는 그 상황을 견딜 수가 없었다. 3월 중순, 학급 반장선거를 할 무렵, 일주일 전부터 학급 반장의 역할과 책무성에 대해 맘먹고 특별활동 시간에 수업을 진행했다. 민주주의의 토대는 지금 너희들이 만나게 될 학급 반장선거에서부터 비롯됨을 이해시키고, 모의 선거를 통해 상황을 미리 체험해 보게 했다. 드디어 학급 반장선거일! 모두의 당연한 예상을 깨고 재완이가 아닌 다른 녀석이 학급 반장으로 선출되었다. 학습의 결과로 변화한 아이들의 모습에 내심 뿌듯한 나와는 달리, 아이들은 스스로의 선택에 따른 결과에 다소 놀라고 다소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화가 난 녀석은 앞문을 꽝 하고 닫으며 나가버렸고, 곧 나는 교무실로 호출하는 방송을 들어야 했다. 아이들에게 공부할 거리를 주고 후다닥 달려간 교무실에는 체육진흥회장님, 그러니까 재완이의 아버님께서 어쩌지 못하고 당황하시는 교감 선생님 앞에 떠억 앉아 계셨다. 정말 떠억-하니! 체육진흥회장님이자 녀석의 아버님께서는 그냥 말 그대로 떠억 하니 앉아만 계시는데 우리 교감 선생님께서 알아서 야단을 치셨다. 교사가 아이들의 선거에 개입하면 안 된다, 분위기를 조성하여 선거를 일방적으로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다시 학급 반장선거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등등…. 어디서 그런 오기에 가까운 용기가 났는지, 그런 교감 선생님께 나는 따박따박 말대답을 했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우리 반 아이들 재적 42명이 복수 기명으로 선거에 참여했고, 거기에는 어떠한 개입도 없었습니다. 선거관리위원 선출에서부터 아이들의 힘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는 여기에 있습니다.”라고 학급경영록을 내밀었다. 거기엔 일주일 전부터 실시된 수업 과정 안과 아이들의 반응, 그리고 선거관리위원의 활동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분명 교감 선생님께 드린 말씀인데 학급경영록은 재완이의 아버님께서 받아 읽어보셨다. 그리곤 말씀하셨다, “우리 학교에 물건 선생님이 오셨네예! 잘 부탁드립니다, 우리 아들!” 그때부터 나는 ‘물건 선생님’이 되었고, 재완이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뜻을 접으시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았던 녀석은 엄석대 몇 배의 불만과 화남, 사고를 치기 시작했다. 모든 것에 화가 나 있었고, 모든 것을 견딜 수 없어 했다. 달라진 것은 녀석을 대하는 우리 반 아이들의 대응이었다. 미미하긴 하지만, 축구 시합의 선수를 왜 네 맘대로 하느냐는 대꾸로 시작하여 급식순서도 돌아가며 하자는 의견도 학급회의에 상정하는 변화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녀석이 설 곳은 점점 줄어들었고, 이전의 박제된 평화로움 대신 시끌벅적한 다양함과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우리 반이 되어가던 어느 날, 녀석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었다. 우리 반에는 미정이(가명)라는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문자 미해득 친구였다, 5학년임에도…. 그때만 해도 모내기 방학, 추수 방학이 있던 시절이었는데 미정이는 그 방학이 아니어도 집안일을 돕느라 결석이 부지기수였을 정도였으며, 대소변 가리는 것도 힘든 특수아였던 남동생을 챙기고 돌보는 것까지 모두 미정이의 몫이었던 안타까운 친구였다. 제대로 씻지도 않아 새까맣고 깡마른 남매는 우리 학교 교직원 모두의 채무 같은 존재였었다고나 할까…. 그런 미정이를 나의 자취방으로 데리고 와 씻기고, 라면을 끓여 먹이고, 저녁마다 한글 공부를 하며 조금씩 달라지는 기쁨을 느끼고 있었는데, 문제는 그 남동생이었다. 대소변 처리가 되지 않아 냄새에 더 지저분하긴 한데, 23살 아가씨 선생님이 그 남자아이를 씻기고 돌보기엔 조금은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맘의 짐을 느끼며 해결책을 고민하던 어느 날, 미정이의 남동생이 말끔한 모습으로 학교를 왔다. 모두 다 놀랄 정도로 깔끔하게 머리를 깎고 감았으며, 늘 훈장처럼 붙어 다니던 팔꿈치, 무릎의 때딱지들이 떨어진 자리에는 깨끗한 티셔츠와 다소 헐렁하긴 하지만 바지가 얌전하게 입혀져 있었다. 선택적 함묵증조차 앓고 있어서 학교의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녀석을 대신해 미정이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고…. 그 녀석이었다, 우리 반의 힘 빠진 엄석대 재완이! 선생님 집에 간 누나를 기다리며 운동장을 배회하던 녀석을 재완이가 집에 데리고 가 같이 샤워를 하며 씻기고, 자신에게 작아진 옷을 갈아입혔다는 것이다. 늘 사냥개처럼 으르렁거리며 싸움을 걸어오는 녀석의 내면에는 세련되진 않지만, 정 많고 여린 12살 아이가 있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다음날, 싫다는 재완이를 데리고 동네에 딱 하나 있는 구멍가게 분식점에서 떡볶이를 먹었다. 많은 이야기를 하진 않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화해를 했고 녀석이 잘하는, 잘 할 수 있는 축구에의 의지를 응원하는 나의 설득에 무조건 공부만을 주장하시던 체육진흥회장님, 그러니까 재완이 아버님께서 동의해 주시며 녀석은 우리 학교 축구부 주장으로 활약을 하게 되었다. 끊임없는 칭찬과 응원, 그리고 일관성 있는 지도로 녀석은 내가 가르치는 풍물부 특별활동도 즐겁게 함께 하며 그렇게 졸업을 했고, 계속 축구와 유도 등을 공부해서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뒤, 지금은 우리나라 유수의 축구선수들을 관리하고 챙기는 FC 네트워크의 과장으로 국내외를 오가고 있다. 딱 26년 전의 재완이를 교감으로 첫 발령을 받은 지금의 학교에서 다시 만났다.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은 지배력은 강하지만,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싸움과 욕설이었던, 급기야 담임선생님에게까지 폭행을 휘두르는 그런 녀석, 재훈이…. 한 부모 가정의 가장 같은 아들, 작년 이맘때 누나를 병으로 먼저 하늘로 떠나보낸 상처가 가득한 아들, 그래서 늘 눈물짓는 엄마 앞에서는 자신도 힘듦을 표현 못 하고 그 모든 스트레스와 고통을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풀어버리는 분노스러운 녀석…. 1년 가까이 배려하고 지도하던 담임선생님도 너무 힘겨워 교감인 내게 상담을 부탁한 녀석과의 얘기에서 내가 알게 된 것은, 형제처럼 돌림자까지 같은 재훈이도 제일 좋아하고 제일 관심 있어 하며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이 축구라는 것이었다. “야, 너는 그러면 선생님 꺼를 먼저 챙겨야지, 섭섭하다, 야~” 재훈이 얘기를 전하며, 재훈이가 좋아하는 축구선수들의 싸인볼을 좀 챙겨 보내 달라는 내 부탁에 재훈이 축구화와 유니폼을 함께 보낼 거며, 12월에 이강인 선수 만나면 재훈이 이름으로 응원 싸인 받아 보내겠다고 얘기를 하는 녀석에게 내가 건넨 얘기였다. “선생님께서 어려운 사람 도와주라 가르치셨다 아임니꺼~!” 그렇게 26년 전 재훈이를 닮은 재완이의 얘기를 재훈이에게 들려주며, 녀석이 보내준 축구공, 축구화, 유니폼을 건넸다. 재훈이가 좋아하는 축구선수들의 응원 메시지까지 가득 적혀 있는 축구공을 보물처럼 안아 든 녀석, 매일 내가 빌려놓은 축구 관련 책들을 한 권씩 가져가, 공부 시간 전교실을 방황하는 대신 축구책을 읽게 된 재훈이의 26년 후를 그려본다. “선생님께서 어려운 사람 도와주라 가르치셨다 아임니꺼~!” 그런 대답을 되돌려주는 녀석의 환한 미래를 말이다. ------------------------------------------------------------------------------------------------------------------ 2020 교단수기 공모 - 동상 수상 소감 뜨거운 열정 여유로운 기다림의 미학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은 한결같이 물었다. “왜 개명 안했어?” 그 말에 나는 또 한결같이 대답했다. “내 이름이 어때서?” 아이들도 그랬다, 선생님의 이름이 촌스럽다고! 그런 녀석들에게 난 늘 당당하게 말했었다, 신의 경지에 오른 자, 줄여서 신경자라고! 수업에서, 생활지도에서, 학급경영에서 나는 정말 신의 경지에 오르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좋게 말하면 열정적으로, 나쁘게 말하면 징글징글 꼼꼼하게 볶아댔었다.^^ 그게 신의 경지에 오르는 길이라고 착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젠 안다. 뜨거운 열정에 보태어 여유로운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함을 말이다. 그 깨달음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어설프긴 하지만 쪼매 더 자란 교사로의 성장에 함께했던 모든 재완, 모든 재훈이들에게 이 기회를 빌려 진심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실비실 늘 아프고 바쁘고 그래서 부실 엄마였던 나를 교사로 존재할 수 있게 해 준 신랑과 민주화에게 진심진심 고마움을 전하며, 신뢰롭고 늘 경청하는 자세를 지닌, 그 신경자로서의 오늘 하루, 자아, 이제 다시 시작이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충북교총(회장 서강석)은 19일 “최근 다수 언론사의 ‘충북의 서울대 입학생 전국 꼴찌’ 보도에 충북의 대학입시 시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며 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충북교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충북도교육청이 지난 2015년 청주지역 일반계 고교 입학전형 개선안 마련 당시 학력 하향평준화, 학생 학교 선택권, 인재 유출 등 문제점을 지적했으나 밀어붙이기식 행정으로 서울대 입학생 전국 꼴찌의 결과가 나왔다”는 주장을 폈다. 이들은 김병우 도교육감이 이 같은 문제로 2020학년도 도내 대입 현황 발표를 일부러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고 대입 시책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충북교총은 “김병우 교육감은 개선안 시행에 대한 첫 결과가 나타나는 2020학년도 도내 학생들의 대입 현황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기로 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발표를 하지 않아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이는 학부모, 학생을 포함한 도민의 관심사이다. 도민의 알 권리충족의 차원이나 시행된 정책에 대한 중요한 피드백 자료이기에 2021학년도 입학 결과가 나오기 전 조속히 발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발표된 서울대 최근 5년간 그리고 2020학년도 입시 결과 통계 내용이 우리 도의 대입 성적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라 할지라도, 사회적으로는 이런 통계들이 적극 수용되고 용인되고 있는 점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교육감은 이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앞으로 충북교육에 책임을 다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8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이 서울대에서 받은 ‘2020학년도 신입생 출신 고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3 학생 1000명당 서울대 입학생 수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충북과 울산이최저(3.1명)로나타났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서울(14.0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저는 30년 교육경력에 교무부장으로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지난해 10월 동료 교사가 병 휴직을 냈는데 이후 해당 반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기간제 교사들로 담임이 계속 바뀌었습니다. 규정 상 제 차례가 아니었지만 모두가 거부했기에 교무부장으로서의 책임감으로 어쩔 수 없이 담임을 맡게 됐습니다. 첫날 학급 분위기 하나만 봐도 왜 교사들이 여러 번 바뀌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문제 아동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존중의 약속 실천 서약 등 회복적 생활교육을 했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바깥 놀이도 해봤지만 행동은 수정되지 않았습니다. 마구잡이로 날뛰는 아이를 제재할 방법이 없어 어깨를 잡아 달래보기도 하고 큰소리도 내봤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이 교실은 점점 난장판이 돼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학부모가 제 훈육방식에 문제를 제기했고 그동안 아동보호기관과 경찰 검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간들을 보내야 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문제가 일파만파로 확산돼 이제는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참담하고 억울해 학교의 위센터 상담원에게 상담도 받아보고 정신과를 방문해 상담도 받아보고 싶었지만 혹시 이력이 남을까 걱정이 돼 주저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고통의 시간이었고 산에 올라가면 모든 게 자살도구로 보이고 심리적으로 우울해서 살맛이 안 납니다. 버티려고 이것저것 음식을 마구 먹어보고 주변 지인들에게 하소연도 해보지만 그것도 잠시입니다. 다행히도 신앙이 있어 매일 기도하고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께 의지하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어떨 때는 이 세상을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들어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시간을 보낼 때가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도 아이들과 함께 신체 놀이도 많이 하고 라포 형성을 잘하는 편입니다. 코로나 19로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볼 때마다 죄인이라도 된 듯 아이들의 얼굴을 보기가 민망합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재판이 있습니다. 교직 생활 중 단 한 번도 이러한 일이 없었기에 더욱 당황스럽고 고통스럽습니다. 이 긴 터널을 하루빨리 지나서 예전과 같이 아이들과 함께 자연에서 뛰놀며 해맑은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55세·남) 30년의 교육경력과 노하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은 답답하고 암울한 심경을 겪고 계시리라 짐작됩니다. 제가 교권과 관련해 만난 대부분의 교사들은 최소 10년에서 많게는 20~30년의 경력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당연히 그간의 경력과 노하우에 나름의 자신감과 만족이 있었던 분들이었겠지요. 그런 분들이 선생님과 같이 오랜 교직생활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 같은 사건들을 겪게 되니 얼마나 당혹스럽고, 억울하고, 무력했겠습니까. 충분히 짐작이 됩니다. 그들 대부분은 지금껏 믿고 있었던 자신들의 교육철학과 능력에 회의를 갖거나 의심하고 급기야 다시는 교단에 서지 못할 것 같은 불안을 경험했습니다. 선생님께서 겪은 일은 경력이 부족해서도, 자질이 부족해서도, 전적으로 선생님 자신 때문에 일어난 일도 아닙니다. 기억하기 싫은 순간에 압도되지 마세요 나름의 방식대로 최선을 다해 학생들을 위해 해 왔던 일들이 어느 한순간에 원하지 않았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다른 결과물을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그간의 노력들이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선생님의 노력과 헌신의 과정에서 느꼈던 보람과 기쁨, 그리고 만족감이 보상이 되기도 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각고로 노력했던 경험과 관련한 기억들은 영원히 남아 있습니다. 자신만의 의미와 만족감을 경험하고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면 지금 겪고 있는 사건은 꼭 고통만은 아니며, 전체 인생의 실패는 더욱더 아닙니다. 선생님과 라포가 잘 형성됐고, 선생님에게 해맑은 모습을 보여 줬던 아이들, 그리고 선생님의 훈육방식에 신뢰를 갖고 기꺼이 따라 줬던 학부모들이 존재했습니다. 그들의 존재를 떠올리고 감사함을 누려보시면 어떨까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순간에만 압도되지 마시고, 기억해야 했지만 잊고 있었던, 이제 와 돌아보니 감사했던 그간의 순간들을 떠올려보는 것입니다. 또 학부모의 문제 제기를 지나치게 개인적인 것으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세상에는 내가 아무리 좋은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더라도 나를 싫어하고, 나를 비난하며, 나를 오해하고, 결국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그런 일들은 꼭 나의 잘못 만으로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때로 자신의 삶이 뜻대로 되지 않고,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서, 또 자신의 목소리가 수용되지 않는 세상이 원망스러워 그 화를 타인에게 돌리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십시오. 그렇게 더 밝은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한 인간으로서 나’에게 집중해보세요 그렇다면 이 사건은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와 해맑은 모습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그 사건을 통해 점검할 것을 점검하고, 배울 것이 있다면 배워 더 성장하시면 좋겠습니다. 배워서 개선할 것과 흔들리지 말고 변함없이 지켜나가야 할 것을 명확하게 붙잡으셔야 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선생님만의 깨달음과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그 어떤 것보다 단단한 정금이 돼 교단에 서게 될 것입니다. 선생님의 훈육방식을 누군가는 인정하지 못하고, 비난하는 것이어도 상처받지 말고, 그 훈육을 통해 선생님 자신의 인간 됨이 분명히 드러나는 일인지 돌아보십시오. 누군가의 평가와 결과에 집중하기보다, ‘나의 행동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드러내는가’에 관한 물음에 스스로 답을 하고, 그 답이 내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의 모습이었다면 인정받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억울한 일이 발생해도 견딜 수 있습니다. 한 인간으로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분명하고, 분명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었다면 어떤 오해도, 비난도, 거절도 상관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어떤 일이 나의 의도대로 되지 않고, 타인이 나를 오해하며, 나의 선의를 몰라준다고 할지라도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분명히 붙잡으십시오. 그렇게만 된다면, 앞으로는 그 어떤 터널도 나에게는 더 이상 고통이 되지 못합니다. 주저하지 말고 용기를 내세요 지금, 선생님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재판? 오명? 다시 교단에서 당당히 아이들을 마주하는 것일까요? 아마 내 뜻과 달리 벌어지는 모든 것들이 힘들지도 모릅니다. 마음을 추스리고, 나를 힘들게 하는 요소들을 구분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들 중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을 명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이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본다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보입니다. 몇 가지 생각해보면 좋을 질문들을 드려봅니다. 모두가 거부하는 담임 교사 자리를 교무부장으로서의 책임감으로 어쩔 수 없이 맡게 됐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과도한 책임감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을까요? 책임감을 벗어버릴 수 있었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문제 아동을 잘 교육하기 위해 회복적 생활교육을 적용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바깥 놀이를 시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 아동에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른 학부모의 문제 제기가 있었지요. 선생님께 해당 아이를 다룰 만한 능력이 없었을까요? 아니면 좋은 교육방법이었지만 적용한 타이밍의 문제였을까요? 문제 아동의 부모와의 상호작용과 협력이 부족했을까요? 문제 아동을 교육하는 것에 몰두하느라 다른 아이들과 학부모의 요구에 민감하지 못했던 것일까요? 사건을 통해 무엇을 재고해봐야 할까요. 이 모든 질문에 속 시원한 답을 찾지 못하겠으니 앞으로는 교직을 비즈니스처럼 해야할까요? 혹시 그런 유혹이 들지는 않나요. 그런 유혹에 빠져 배우고, 개선하고 성장하는 일을 회피하는 것은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자아의 방어적 태도일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상담을 받고 싶지만 주저하는 것도 이 때문일 수 있습니다. 상처받고 싶지 않은 자아의 저항이지요. 인생의 어려움으로 고통과 우울감을 겪을 수는 있지만 그 감정의 깊이가 세상을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으로까지 이어진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 신앙이 있지만 신앙으로 극복할 수 없다면, 분명 현재 과도한 감정에 빠져있으며, 그 감정은 이미 통제 범위를 넘어섰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정신과 혹은 전문 상담 기관에서의 상담은 기록을 남기지 않고도 충분히 가능하니 걱정하지 마시고, 주저 없이 전문기관을 찾아 내면의 상처받은 나와 진정한 나를 만나는 기회를 가져보세요. 고통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사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통해 밝은 빛을 대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김민녀 임상심리전문가·교권침해 교사상담
‘유동성’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을 뿐더러 쉽게 접하기 어려운 단어다. 유동성을 글자 뜻 그대로 풀이하면 ‘흘러 움직이는 성질’이라는 뜻으로 ‘흘러 움직여(고정되지 않는)’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유동적’이란 단어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유동성은 글자 그대로의 뜻보다는 경제학적인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경제학적으로 유동성이란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 유동성이 높다는 것은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하기 쉽다는 것이고 반대로 유동성이 낮다는 것은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현금은 동전이나 지폐같은 화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급이 가능한 돈’이다. 경제에서 현금은 마치 인체에 흐르는 피와 같은 것으로,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경제적인 빈혈상태라고 비유할 수 있다. 유동성 위험이란 투자자산의 유동성이 낮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의미한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자산을 현금으로 전환하기 어려우면 발생하는 위험이다. 일반적으로는 기업이나 금융기관 등이 유동성 부족으로 자금인출 요청이나 결제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돼 발생하는 위험을 말하는데 여기서 자금인출이나 결제를 요청한 개인이나 기업 등은 위험의 당사자가 된다. 따라서 투자를 하거나 돈을 빌려줄 때는 상대방의 유동성 위험을 잘 파악해야 한다. 유동성 위험에 대해 알고 대처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경제적 빈혈상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다. 투자상품의 유동성 위험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원할 때 회수하지 못하게 되면 투자금을 활용하려고 세웠던 계획까지 어긋나면서 연쇄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투자금으로 대출을 갚으려고 했다면 연체가 발생해 신용문제까지 이어질 수도 있고 주택을 구입하려고 했다면 매매계약이 취소돼 내 집 마련의 꿈이 무산될 수도 있다. 유동성 위험은 특정 상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투자상품에서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여기서는 대표적인 투자상품인 주식과 채권, 펀드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주식·채권·펀드의 유동성 위험 ■ 주식의 유동성 위험=투자자가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직접투자와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로 나눌 수 있는데 펀드는 따로 이야기할 것이므로 먼저 직접투자 시의 유동성 위험에 대해 알아보자. 일반 투자자들이 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는 일반적으로 증권사를 통해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거래한다. 이 경우 매수·매도 시의 주가 차이로 손실을 볼 수는 있지만 거래가 아예 이뤄지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유동성 위험은 낮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거래정지나 상장폐지 등 특수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식도 유동성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말하긴 어렵다. 또,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는 경우 원하는 때에 거래가 이뤄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비상장주식은 유동성 위험이 다소 높다고 생각할 수 있다. ■ 채권의 유동성 위험=채권은 만기와 이자율이 미리 정해져 있는 상품으로 채권 발행처가 채권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손실을 볼 수 있다. 다만, 이는 채권의 신용위험으로 유동성과 관련된 위험은 아니다. 유동성 위험은 채권을 쉽게 거래할 수 있는가에 따라 정해질 수 있는데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채권은 매수는 쉬워도 매도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채권은 과거 최소 수천만 원 이상 단위로 거래돼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매우 어려웠으나 최근에는 증권사들이 소액으로도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일반 투자자들도 투자하기가 용이해졌다. 채권은 구매 후 거래가 가능하긴 하지만 장내 거래는 주식만큼 활발하지 않고 장외 거래도 쉽지 않기 때문에 채권 투자 시에는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기간에 알맞은 만기의 채권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다. ■ 펀드의 유동성 위험=펀드는 투자하는 자산에 따라 주식형펀드, 채권형펀드, 혼합형펀드, 대체투자펀드 등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또 펀드는 투자자가 원하는 경우 언제든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펀드와 사전에 정한 금액만큼을 모집하고 만기까지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펀드로도 구분할 수 있으며 모집방법에 따라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로도 구분할 수 있다. 사모펀드란 49인 이하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구성하는 펀드로 최소투자금액 1억 원 이상이며, 최소투자금액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3억 원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펀드의 유동성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펀드가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지, 개방형인지 폐쇄형인지 여부 등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현금화가 쉬운 자산에 투자할수록 펀드의 유동성 위험은 낮아진다. 개방형펀드는 언제나 환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위험이 없다고 오해할 수 있으나 오히려 폐쇄형펀드보다 개방형펀드의 유동성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폐쇄형펀드는 공모펀드일 경우 거래소에 상장되기 때문에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고 사모펀드라도 만기까지 보유하면 되므로 채권처럼 투자 시 투자자 자신에게 맞는 만기의 펀드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개방형펀드는 환매요청이 있다면 언제든 환매를 해줘야 하기 때문에 투자자산의 유동성이 낮으면 낮을수록 환매하지 않고 계속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유동성 위험이 커진다. 환매요청이 급증하면 남아 있는 투자자들도 커지는 유동성 위험과 불안감에 환매요청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산 유형에 따른 유동성 위험을 보면 주식형펀드는 주식의 유동성이 크기 때문에 유동성 위험이 낮지만 채권형펀드의 경우는 언제나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로 설정된 경우 채권 만기와 불일치가 발생해 유동성 위험이 높을 수 있다. 채권형펀드가 투자하는 채권이 국채처럼 비교적 거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채권인 경우 유동성 위험이 낮겠지만 회사채라면 원하는 때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유동성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채권형펀드도 어떤 채권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유동성 위험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부동산펀드나 선박펀드 등 대체투자펀드는 비유동성 자산에 투자해 자산의 매각이 쉽지 않기 때문에 개방형펀드로 설정된 경우 주식형펀드나 채권형펀드보다 유동성 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작년과 올해 라임자산운용과 알펜루트자산운용을 비롯해 많은 개방형 사모펀드에서 환매중단이 발생했는데 여러 사례 중에서도 알펜루트자산운용의 사례는 유동성 위험으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8월 기준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규모는 약 3686억 원으로 환매 중단된 다른 사모펀드들에 비해서는 규모가 비교적 작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개방형 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례 대표적인 유동성 위험 사례로 언급한 알펜루트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의 경우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펀드’이면서도 유동성이 부족한 대체투자자산(주식이나 채권같은 전통적 투자상품이 아닌 다른 대상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투자대상은 부동산, 원자재, 선박 등 다양)에 투자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환매요청이 몰리면서 환매자금 지급이 불가능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라임자산운용과 알펜루트자산운용의 사례를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두 펀드 모두 개방형으로 설정된 사모펀드로 사모사채 등 비유동성 자산에 투자하고 있었다. 그런데 작년 말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기초자산이 부실하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환매요청을 했고 이를 감당할 수 없었던 라임자산운용이 환매중단을 선언한다. 그러자 비슷한 자산에 투자하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불안감이 커지면서 환매요청이 많아졌고 총수익스왑(TRS·Total Return Swap)을 체결한 증권사들도 라임자산운용과의 TRS에서 손실을 입자 위험관리 차원에서 알펜루트자산운용과의 TRS도 조기에 종료한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은 TRS 조기 종료로 레버리지 효과를 잃고 환매요청을 감당하지 못하게 되면서 펀드 환매를 중단한다.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실제로 운용상의 부실이 드러났으나 알펜루트자산운용은 특별한 부실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만기불일치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환매중단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금융당국도 비상계획 마련 나서 해외에서는 벌써 수년 전부터 펀드 등 금융상품 투자 시의 유동성 위험을 관리할 필요성을 제기해왔으나 우리나라는 그동안 펀드의 유동성 위험 관련 규제가 부재해 최근 잇따른 환매중단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 작년과 올해 개방형 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에서도 개방형 펀드에 대한 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및 테스트 시나리오별 유동성 위험 비상계획 마련을 의무화하는 등 대책에 나섰다. 규제도 물론 유동성위험을 낮추는데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 투자자들이 투자 전에 상품을 잘 살피고 투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투자 시 유동성 위험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투자자 자신의 유동성까지 위기에 빠져 연쇄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위험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투자하다가 혹시 문제가 발생하면 투자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하면서 대출금 상환이나 주택 구입 등 사전에 투자금을 활용하려고 계획했던 것들이 모두 어그러질 수 있음을 반드시 명심하자.
우리 사회의 건물 중에 가장 쉽게 눈에 띄는 곳이 어디일까? 도서관? 행정 기관? 대형 마트? 병원? 교도소? ... 물론 이런 건물들이 나름대로의 특징을 가지고 우선적으로 눈에 띈다. 그러나 학교 건물은 단연코 앞선다. 왜냐면 공장과 같은 획일화된 사각형 건물로 비교적 넓은 운동장 부지를 가진 것이 눈에 확연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이는 마치 군대의 막사나 교도소, 수용소의 건물과 비교되듯 규격화되고 단편적이며 재래식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한 마디로 건물로서의 개성과 매력이 없는 일본제국시대의 건물로 다소 혐오 시설과 다름이 없다. 그런 건물이기에 내부의 교실 사정도 크게 다를 바 없다. 특히 학교의 역사가 오랜 건물일수록 그 정도는 심하다. 오죽하면 한때 그 속에서 생활하는 학생이나 교사들이 자존심을 접고 “○○공장”이라거나 “○○교도소”라고 칭했을까? 그런 학교의 모습이 이젠 변하고 있다. 정부는 노후화된 학교 건물에 대해서 ‘학교 공간 혁신 사업’이란 명목으로 새롭게 탈바꿈을 지원하고 있다. 그 배경엔 지난 7월 한국판 뉴딜 정책 발표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의 10대 핵심 과제 선정으로 학교 공간의 혁신과 디지털 및 친환경 기반 학교 전환에 추진력을 얻게 됐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국비 5조 5000억 원 및 지방비 13조 원 등 총 18조 5000억 원을 확보했다. 이 예산으로 40년 이상 경과된 노후 학교의 50%에 달하는 건물 2835개동의 개선을 계획하고 있다. 다행히도 최근에 신설된 학교라 해도 교과교실제나 미래학교, 혁신학교로 교육사업이 지정되면 공간 혁신 사업의 대상교가 되어 혁신적인 모습으로 내부 공간이 바뀌고 있다. 여기엔 적지 않은 교육예산이 투입되고 학생, 교사, 학부모, 교직원 등 교육공동체의 집단지성이 반영되어 혁신 학교의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록 외형은 재래식의 무미건조한 모습을 유지하나 내부는 교육하기에 적합한 환경친화적, 인간친화적인 모습으로 변모되고 있다. 최근의 한 사례를 들어 보자. 필자는 아침 일찍 등교하여 면학에 열중하는 한 1학년 학생과 대화를 나누었다. “안녕~ 아침에 일찍 왔네?” “예, 조용히 공부하려고요.” “그래? 여기선 공부가 잘돼?” “예, 쾌적해서 공부할 마음이 나요” “와~ 다행이네. 계속해서 열심히 할 거지?” “예, 공부 습관이 필요한 것 같아요. 코로나로 열심히 공부 안 했어요.” (……). 학교에서 지역 구청의 예산(총 6000만 원)을 지원받아 설치한 본교의 스터디 카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곳은 아침엔 면학을 위한 조기 등교 학생들의 학습 공간으로, 낮에는 교사들의 과별, 학년별 회합이나 소그룹 스터디, 연수, 기획회의를 위한 장소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야간에는 동아리 학생들이나 교과별 학술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주제 탐구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각 학년의 면학실이 별도로 있지만 그곳은 다소 시대적인 감각이 떨어지고 무거운 분위기가 압도하는 관계로 면학하기에는 그다지 즐겁지 못한 단점이 있다. 그래서 요즘은 신세대들에겐 가까이 하기엔 먼 공간으로 추락하기도 하였다. 대신에 복도나 실내의 여유 공간 곳곳에는 간편하게 설치한 테이블과 소파를 갖춘 시설 주위에서 학생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공부하거나 각종 진학 정보 책자를 읽기도 한다. 이렇게 학교 내부의 공간은 정서 순화 및 다목적용 기능을 가진 시설들이 갖추어지면서 학생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학교생활의 편의를 제공해주고 있다. 학교가 서서히 내부에서부터 변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지속적인 혁신이 이루어질 것인가이다. 학교 공간은 더욱 혁신의 모습과 기능을 갖춘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학교 공간 혁신에 필요한 조건이 있다. 첫째, 학생의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비록 좁은 공간이라도 학교는 학생들이 꿈을 꾸며 행복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 속에서 학생들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생각하고 꿈을 꾸는 데 다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과 환경, 즉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면적이 좁으면 조그만 화단이나 텃밭을 만들고 그래도 부족하면 옥상에 텃밭을 만들어 자연 생물이 자라는 것을 체험하게 해야 한다. 다행히도 일부 학교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이를 앞서 실행하고 있다. 교과서 지식만이 아닌 몸으로 체험하는 교육, 식물을 키워 정서를 순화시키며 생명의 탄생을 경험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사상을 기르게 해야 한다. 이는 학생들의 마음을 치유해 주고 여유와 넉넉함을 줄 것이다. 둘째,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낡은 시설이라도 편안하고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청소하는 방법을 지도하여 체계적으로 청결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교육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은 공공시설에 대한 의무와 민주질서의식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셋째, 예술과 체육 활동을 위한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학교의 예체능 시설은 스트레스를 풀고 피로회복을 하여 학습에 더 몰입하게 되는 동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운동장을 잘 활용하여 학생들이 운동하는 습관을 갖추도록 해주어야 한다.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 또한 평생을 사는 체력을 키울 수도 있다. 이로써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집중력이 향상되고 생각도 자유로워지며 창의력도 증대될 수 있다. 예술적 감각 육성은 이제 학습 못지않은 중요한 교육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른바 지⋅덕⋅체의 전인교육의 기반이 된다. 결국 학교는 자유롭고 즐거워야 한다는 의식의 전환이 최우선이다. 과거처럼 학생들을 통제하고 주입식 교육을 시키는 장소가 아니라 그들이 다양한 꿈을 꾸고 자유롭게 생각하며 운동하고 자신의 인격을 연마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어야 한다. 과거의 공부가 불편한 장소에서 오래 참고 견디던 것이었다면 이젠 여유롭고 편안한 정서를 유지하며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래야 학교는 학생들의 마음과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져 학습에 전념할 수 있다. 이제 교육 당국은 보다 열린 마음과 자세로 선진국 학교의 그린스마트 스쿨 운영 사례를 많이 듣고 배워서 우리 교육 현장에 맞게 혁신을 도모하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그러려면 가장 중요한 교육예산의 확보를 위해 국민적 총의(總意)를 모아 슬기롭게 실행해야 한다. 학교는 우선 하드웨어적인 혁신으로 외형적인 디자인부터 다양하고 멋진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모시켜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 오래 머물고 싶은 학교, 배움에 애착을 느껴 언제든지 찾고자 하는 곳으로 매력을 발산해야 한다. 다음으로 그 속에서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다양한 콘텐츠, 즉 소트프웨어의 개발을 통해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각종 프로그램들이 충분히 운영되도록 해야 한다. 이로써 학생들의 잠재력을 발현시키는 교육의 본질을 실현할 수 있다. 이것이 매년 4만여 명의 학교 밖 청소년을 배출하는 현재의 학교를 예방하는 일차적인 조치이며 나아가 청소년이 꿈과 끼를 가꾸며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학교의 공간 혁신, 이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의 요구이며 21세기형 융합교육, 평생교육을 위한 유연하고 창의적인 학습, 쉼, 놀이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 결국 학교의 종합적인 교육·복지 공간으로의 변신은 유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공간 및 주민의 재교육 공간 등으로 변모시켜서 학교가 또한 지역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회복하고 나아가 지역 활성화까지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에서 1단계로 내려간 요즘 대구교총이 대면 활동 채비에 들어섰다. 대구교총은 이달 23일 올해 첫 이사회를 열고, 12월 초에 예정된 대의원회도 큰 문제가 없으면 대면으로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 13일 대구교총 회관에서 만난 이용락 대구교총 회장은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했지만 표정만큼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우리는 회원 수 감소 없이 증가세로 선방하고 있다. 이제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 8500명 정도의 회원을 임기 내 ‘1만 명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초 회장에 취임한 이후 모든 행사가 취소된 상황에서 이 회장은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발휘해 퇴직으로 인한 자연감소분 만큼 젊은 회원들의 신규 가입을 유도했다. 이 회장은 “교육당국이 잘못된 부분을 하달하면 즉시 시정 요구를 한 뒤 회원들에게 바로 홍보메시지를 보낸다. 그걸 고마워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면서 “올해 취소된 행사 관련 예산을 재편성해 전 회원에게 커피 쿠폰을 보냈고, 새해 제공하는 교육수첩 대신 마스크를 선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장은 교총 가입을 자동차보험 가입과 동일시하게 여기는 홍보방법을 고안해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한 가입권유 안내문 역시 이 회장이 직접 작성해 관내 교원들에게 보내고 있다. 그는 “권유문에 ‘운전하시면서 자동차 보험가입을 하듯이 교총에 가입하시면 정년까지 안전한 교직생활을 도와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자 보다 잘 이해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자동차보험처럼 법적인 문제(악성민원인과의 소송 등 각종 개인 법률 상담)를 돕고자 고문변호사제를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부터 교권옹호기금 5000만원을 조성해 교권침해 시 적극 대처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만 여원의 회비로 연말 정산혜택, 각종 연수회 무료 참가, 문화행사, 스승의 날 기념품, 다이어리, 마스크 등 금액대비 최고의 혜택을 줄 수 있는 교원단체는 교총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형님리더십’도 젊은 회원의 증가세 원인으로 꼽힌다. 20여 년 전부터 2030청년위원회의 전신 격인 ‘교총발전연구회’ 초등회장을 지내며 후배 교사들과 교류했다. 또한 대구교총 배구대회 개최 업무, 대구교대 총동문회 체육부장을 맡으면서 얻은 인적 자산이 요즘처럼 어려운 시절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는 “젊은 교사 그룹이 탄탄해지고 있고, 무슨 문제가 생길 때마다 고 경력 교사뿐 아니라 이들에게도 자문해 다양한 피드백을 얻고 있다”며 “묻는 게 자존심 상하는 게 아니고 혼란이 생길 때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다. 혼란을 최소화하고 공감을 얻기 위해 공문 내놓을 때마다 최대한 현장성 있게 도출시키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돌봄과 의무취학 업무를 지자체로 이관시키도록 교육당국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또한 충분히 자문을 구해 얻은 결과다. 그는 “양질의 교육을 요구하면서 학교에 보육이나 복지기관의 역할까지 떠맡으라는 건 억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지금 같은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면 교육에만 전념해도 시간이 모자란다. 학교 차원에서는 이미 충분히 구조화한 만큼 이제 교육부와 시교육청이 나서서 선생님의 불필요한 일을 덜어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 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전남 장성 월평초(교장 최명심) 학생들이 전북대 전라제주권 교육기부 지역센터(센터장 박병기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와 ㈜오픈랩(대표 남기욱)으로부터 교육기부 프로그램 ‘나도 메이커’를 지원받았다. 생활 속에서 접하는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는 메이킹 활동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지난 8월 10일부터 이달 23일까지 6회 12차시로 진행됐으며 5·6학년 학생 6명이 참여했다. 코딩 및 프로그래밍 교육 등 이론을 배우고 3D 프린팅 활동과 연계해 다양한 물건들을 직접 만들어 보는 등의 체험활동이 진행됐다. 코딩교육은 학생들이 컴퓨팅 사고를 통해 논리력, 창의력, 문제해결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도입됐다. 월평초 권성훈 교사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비교과 교육 참여가 더욱 어려워진 농촌 학생들에게 양질의 프로그램이 제공돼 큰 도움이 됐다”며 “이번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창의성 개발과 컴퓨팅 사고력 신장에 좋은 효과가 있었다”고 만족했다. 남기욱 대표는 “아이들의 참여도가 정말 좋았으며 선생님과 학생들의 적극적이고 관심 있는 모습에 감명 받았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지역 간 IT 교육 격차가 줄어들고 학생들이 보다 폭넓은 학습 기회를 바탕으로 자신의 꿈을 설계하고 꿈의 실현을 위하여 나아가도록 끊임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대 지역센터 전북대 전라제주권 교육기부 지역센터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교육기부 지역센터 활성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교육 대상 기관과 단체를 발굴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기관과 학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아이들이 줄었는데 교사도 줄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흔히들 단순한 경제 논리에 의해 교육을 평가하고자 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대답은 ‘No’이다. 단도직입적으로 교사가 하루 동안 학급 아이들의 이름을 얼마나 불러줄 수 있을까? 학생은 하루에 한 번이라도 선생님과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결론은 지금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로는 불가능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통계 교육통계를 보자. 초등학교를 예로 들어본다. 2000년 기준으로 초등학교의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8.7명이었다. 지금은 서서히 줄어들어 2019년에는 14.6명이 됐다. 수치상으로 큰 변화다. 그런데 실제는 어떤가. 도서벽지 같은 특수한 환경이 아니라면 15명으로 구성된 학급은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일까. 수업을 담당하지 않는 교사 군(群)까지 포함해 작성한 통계이기 때문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OECD 국가 평균에 근접했다는 기사가 나온다. 하지만 OECD 국가들은 교원 1인당 학생 수를 계산할 때 수업을 하는 교사만 포함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OECD 교육지표라는 것을 따로 만든다. 이것을 보면 우리나라는 OECD 평균보다 더 높다. 2017년 기준 OECD 교육지표 상 우리나라 초등학교는 교원 1인당 학생수는 16명, OECD 평균은 15명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현실을 대변하지 못한다. 학교에서 교사가 만나는 학생 수는 ‘학급당 학생 수’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OECD 교육지표 2019’에 의하면 초등학교의 경우 우리나라 학급당 학생 수는 국공립 23명, 사립 27명, 전체평균 23명이지만 OECD 평균은 국공립 21명, 사립 20명, 전체평균 21명이다. 왜 이런 비유가 더 현실적일까? 그것은 교원 1인당 학생 수보다 교사들이 느끼는 체감 학생 수가 더 현실적으로 가깝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대도시, 특히 학군이 좋다는 곳에서는 40명에 육박한다. 대도시인 서울, 부산, 대구, 인천에 31명 이상인 학급이 몰려있다. 경기도는 31명 이상인 학급이 1658개다. 경기도 외 지역에서도 31명 이상 학급은 900여 개에 달한다. ‘소규모학급 아동의 사회성 관찰에 따른 적정학급 규모 분석 연구’라는 한주형(2019)의 석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학생 수가 6명부터 15명 이하일 경우 학생들의 사회성이 두드러지게 발현됐다. 현재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70퍼센트 이상이 21명 이상 학급으로 구성돼 있다. 2018년 교육부 발표에 의하면, 자연 감소하는 학생 수와 같은 비율 이상으로 신규 임용 교원을 줄이려고 한다. 2030년 신규채용 예정 규모는 3,100~3,500명으로, 2018년 4,088명에 비해 약 14~24퍼센트 감소한 인원이다. 문제는 도농 간 환경적 차이에 관한 고려를 하지 않고 전국 학생 전체 인원수라는 산술적 수치로만 계획이 세워져 있다. 결국 전국의 모든 학생을 한곳에 모아 교원 수대로 나누어 학급을 운영하라는 정책이다. 경제 논리로 접근 안 돼 학생이 주체적으로 배움을 이루는 교육을 구현하고자 한다면 교사 한 사람이 소수의 학생과 몰입해 소통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 학생에게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는 개인으로 교육해야지 전체의 일부가 되어 개성이 말살되고 소통이 획일화되는 지금의 교육은 하루라도 빨리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래에는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아니라 학생 1인당 교원 수가 몇 명인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학생 수가 너무 적으면 그 이상일 때보다 사회적 경험을 하기 힘들다. 또 모둠의 인원이나 내용의 다양화가 어렵다는 한계를 맞이할 수 있다. ‘무조건 적게’도 능사는 아니라는 말이다. 다시 한번 강조해 말하자면 저출산이 교원 감축의 이유가 될 수 없다. 학부모와 학생은 점점 더 개별화, 맞춤식의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또 학생 수는 줄지만, 다문화 학생이 느는 것은 어찌할 것인가? 이처럼 교사가 감당해야 할 다양성은 더 증가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에 맞추어 전문성, 언어능력, 문화적 감수성을 교사 한 사람이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수치를 기준으로 하는 교원수급정책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정부는 물론이고 교육을 비판하는 집단에서는 저출산이라는 시대적인 상황을 가장 간단한 경제적인 논리로 합리화해 오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재고(再考)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시기. 일선 학교에서는 매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요. 상황에 따라 바뀌는 등교 수업 일정. 온라인 수업을 보완하기 위해서 물밑에서는 여러 시도를 하고,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피드백을 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지요. 때에 따라서는 뒤처지는 아이들을 교실로 불러 따로 가르치기도 하고, 벌어지는 학력 격차를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방법을 찾고 실행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매번 방역 단계에 따라서 등교 일정을 발표하고 앞으로의 교육정책을 뉴스로 들을 때면 허탈하기도 해요. ‘이럴 줄 알았으면 뉴스를 괜히 기다렸네’하는 마음까지 들지요. ‘탄력적 운용’이라는 다섯 글자로 학교에 책임을 전가하고, ‘촘촘하게’라는 수식어로 뭔가를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요. 하지만 학교에 돌아오는 지원은 체감하기가 어렵더군요. 교육에 관해서는 최상위급 기관인데, 실질적인 방안을 듣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교육 자체보다는 다른 일들에 더 신경을 쓰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10월 중 공포 예정인 ‘교육공무원 임용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규칙 일부 개정안’ 에 따르면 교육감 재량으로 1차, 2차 성적의 반영비율을 교육감이 정할 수 있어요. 2차 시험 구성 과목과 배점도 교육감이 정할 수 있게 되지요. 이렇게 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요? 많은 분이 예상하는 것처럼 학교도 이제 정치판으로 변하게 될까요? 교사 임용시험에 교육감의 성향이 개입할 소지가 다분하니까요. 아니면, 교원 지방직화를 위한 포석일까요? 선발은 교육감이 하는데 어떻게 교사가 국가공무원이 될 수 있느냐, 라는 여론을 만들기도 좋으니까요. 어떻게 작용할지는 몰라도 현직 교사에게도 예비 교사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에요. 문제는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에요. 5월에는 초·중등 교육법을 일부 개정해서 입법 예고하기도 했지요.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학교의 고유 사무’로 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해서 말이지요. 말도 안 되는 정책들이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해요. 정신없는 코로나 시국을 틈타 스리슬쩍 법을 개정하려는 시도가 많더군요. 다행히도 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와 학부모 단체의 반발에 슬그머니 철회됐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찔해요.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보육기관이 아니니까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학교 복합화’라는 정책을 발표했다가 교사와 학부모의 반발에 슬그머니 없던 일이 되기도 했어요.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9월에 여론 조사를 실시했어요. ‘교사자격증은 없지만 현장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초중고 교사로 일정 비율 초빙하는 정책’을 말이지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화를 앞두고 교원 임용 제도를 개편하려는 속내가 아닐까 싶어요. 교총에서 반발한 이후에 교육부 관계자가 언론을 통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계획은 없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교사초빙제도 우리가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실현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요즘은 왜 이런지 모르겠지만 우리도 모르게 바뀌는 것들이 많아요. 그나마 교원단체에서 선생님들에게 알려드리면서 내부에서 공론화가 되고 반대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건 다행이지요. 그런데 우리가 아무리 반대를 하고 교육적이지 않다고 주장을 해도 거대한 권력은 꿈쩍하지 않을 때가 많아요. 마음 같아서는 파업이라도 불사하고 싶지만, 학교에 있는 이상 그렇기는 쉽지 않죠.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이 우리의 업이니까요. 대신 주변 분들에게는 많이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여론을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현안에 대해서, 교육적이지 않은 변화에 대해서, 근간을 무너뜨리는 시도에 대해서 무엇이 좋지 않고, 교육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조곤조곤 알려주세요. 그러면 다들 놀라더라고요. “정말 그런 게 있어요?” 하는 때가 많거든요. 우리들의 주변부터 움직여야 여론이 바뀌고, 여론이 바뀌어야 부당한 시도에 저항할 수 있어요. 조용한 전파자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 현안에 대해 주변 분들의 인식부터 바꿔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니까요.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질병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다. 의료의 발전으로 기대수명은 매년 늘어나고 있어 2018년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7세이나 건강수명은 오히려 64.4세로 계속 줄고 있다는 통계조사 결과가 나왔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유병기간을 제외한 기간을 말한다. 건강수명이 줄어든다는 것은 오래 살더라도 병치레 기간이 늘어난다는 말이다. ‘건강수명’ 위해 영양교육 필요 10월 14일은 ‘영양의 날’이다. 2007년 제정·공포 이후 매년 가장 시의적절한 주제를 정하여 대국민 영양캠페인을 실시해오고 있으며, 2020년의 주제는 ‘코로나시대, 면역증진을 위한 영양관리’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여러모로 힘든 시기이지만, 평소의 면역상태가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으로부터 내 몸을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어떻게 우리 몸의 면역력을 증진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무료강좌를 개최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3분의 1인 1500만 명이 매일 급식을 통해 식사를 하고 있다. 단체급식을 책임지고 있는 영양(교)사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피급식자들이 식사도 맛있게 즐기며 코로나의 감염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지가 가장 고민되는 순간이다. 영양(교)사들은 아무도 겪어보지 못했던 상황에서 새로운 급식역사를 만들어갔다. 피급식자들의 감염위험을 줄이기 위해 감염 위험성은 낮지만 여전히 균형 잡힌 영양식단을 고민하고 있다. 또한 마스크를 유일하게 벗는 식사시간을 위해 급식종사자들의 노동시간은 2~3배 늘어났다. 시차배식을 해야 했다. 급식공간은 모두 칸막이로 막고, 피급식자가 식사하고 일어서는 대로 매번 소독하기를 반복하면서 코로나19의 위험으로부터 지켜내고자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교에서 등교수업 인원이 갑자기 조정돼 하루에도 서너 차례 식단을 변경하고 발주물량을 조정하면서 급식을 이어갔고, 의료현장에서는 격리되어 있는 환자와 의료진을 위해 다양한 형태로 급식을 제공했다. 의료진 못지않게 안 보이는 곳에서 매일 매일 전쟁을 치르듯 치열함으로 급식을 이어온 보건의료전문가로서 영양(교)사들의 노고도 기억해주길 바란다. 특히 학교현장에서 전면 등교수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학력 격차, 사회성 결여와 함께 영양과잉과 영양결핍이 동시에 학령기 아동의 심각한 영양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양극화에 따른 학생들을 위한 영양관리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학력격차 못지않은 영양격차 이제는 전문가가 나서서 그 역할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시급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 상황에 방역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아직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상황이 일상이 될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국가 차원에서 차분히 중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되고, 현장에서 영양(교)사가 전문가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울러, 영양의 날도 민간 주도가 아니라 국가 기념일로 지정하여 모든 국민이 자신의 영양관리와 건강과의 연관성을 되돌아보고, 100세 시대에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는 실천방안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