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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마주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핵심적인 교육자원이며, 교육의 질과 형평성을 좌우하는 핵심적 요인이다. 교육인적자원이 지역이나 학교에 따라 편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교육에서의 형평성 확보를 위한 필수 과제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교원순환전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순환전보제도의 운영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나라에서 특정 특성을 가진 교사들이 특정 지역이나 학교에 집중되는 ‘교사 쏠림현상(teacher sorting)’이 관찰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예컨대 교직 경력이 높은 교사는 생활 여건이 좋은 지역에 집중되고, 신규 교사나 저경력 교사는 상대적으로 근무 여건이 어려운 지역이나 학교에 배치된다는 것이다. 각 시도교육청은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다. 전산 배정을 통해 공정한 전보제도를 운영하고자 하였으며, 신규 교사의 분산 배치 정책, 특정 지역 근속 상한 설정 등의 세부 규정을 통해 교사 쏠림을 예방하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실제로 교사 쏠림현상 완화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 이에 본 고에서는 전국 단위의 교육통계 자료를 활용한 분석 결과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교사 쏠림현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교사 쏠림현상을 ① 교육지원청 간, ② 학교 간으로 구분하여 분석을 시도하였으며, 이를 통해 교사 배치의 불균형이 어떠한 양상으로 나타나는지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지난 10년간 교사 쏠림현상의 주요 양상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센터의 2014년과 2024년 유·초·중등 교육통계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대상은 국공립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전체이며, 교사 특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지표를 활용하여 교사 쏠림현상을 분석하였다. 분석은 초등·중등 학교급을 구분하여 실시하였으며, 크게 두 수준에서 이루어졌다. 첫째, 교육지원청 (지역) 간 차이를 분석하였다. 이는 같은 시도 안에서도 교육지원청에 따라 교사 특성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집단 간 차이 검정(t 검정, F 검정, Welch 검정)을 활용하였다. 둘째, 학교 간 차이를 분석하였다. 각 시도교육청 내 학교 단위에서 교사 구성에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지니계수(Gini coefficient)를 산출하였다. 분석에 활용된 주요 지표는 교사 쏠림현상을 분석한 선행연구를 근거로 선정하였으며,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 교육지원청 간 교사 쏠림현상 분석 결과, 대부분의 시도에서 교육지원청 간 교사 특성의 차이가 지난 10년 동안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보제도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역 간 교사 분포의 불균형이 크게 해소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서울·충북·전남·부산의 사례를 소개한다. 먼저 서울에서는 신규 교사 비율을 제외한 6개 지표에서 11개 교육지원청 간 차이가 초등·중등 모든 학교급에서 유의하게 나타났으며, 그 차이는 지난 10년간 지속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교육지원청별 세부 지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통 접근성이 좋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특정 지역은 저경력 교사와 기간제 교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으며, 교사의 업무 강도나 심리적 부담이 큰 특정 지역에서는 해당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충청북도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지표에서 10개 교육지원청 간 차이가 지난 10년간 지속되었다. 초등·중등 학교급 모두 기간제 교사 비율과 관련된 교사 쏠림은 1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다가 최근 형성된 양상을 나타냈다. 초등 신규교사 비율 지표에 대한 교사 쏠림은 10년 전에는 교육지원청 간 차이가 존재하였지만, 최근에는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남도의 경우 역시 대부분의 지표에서 22개 교육지원청 간 차이가 지난 10년간 유지되었다. 기간제 교사 비율 지표는 초·중등 모두 최근 그 차이가 형성되었고, 중등 석사학위 이상 비율 지표는 최근 완화된 양상을 나타냈다. 특정 교육지원청에서는 1급 정교사 비율이 높고 남교사 비율이 낮은 특성이 나타났는데, 해당 지역은 광주광역시와 인접해 광주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부산의 경우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일부 지표에서 지역 간 차이가 최근 완화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그러나 교직경력과 같은 핵심 지표에서는 여전히 교육지원청 간 차이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교사 쏠림현상이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구조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 학교 간 교사 쏠림현상 학교 수준에서도 일부 지표에서 교사 분포의 불균형이 나타났다. 특히 신규 교사, 저경력 교사, 기간제 교사 비율에서 학교 간 격차가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초등학교에서 신규 교사와 기간제 교사 비율의 학교 간 격차가 지속되었으며 실제로 신규 교사 비율이나 기간제 교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학교가 존재하였다. 충북과 전남에서는 특히 초등에서 신규 교사뿐 아니라 저경력 교사와 기간제 교사 비율에서도 학교 간 불평등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부산에서는 신규 교사 비율에서 초·중등 학교 간 격차가 지속되었으며, 일부 지표에서는 최근 격차가 완화되는 양상도 확인되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학교 간 교사 쏠림현상은 교육지원청 간 차이보다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지원청 간 쏠림보다 학교 간 교사 쏠림을 더욱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 간 쏠림현상 또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교사 쏠림현상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나타낸다. 첫째, 교육지원청 간 교사 쏠림현상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전보제도와 다양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 동안 지역 간 교사 분포의 차이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둘째, 고경력 교사는 생활 여건이 좋은 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교통, 주거환경, 교육 인프라 등 정주 여건이 좋은 지역일수록 고경력 교사가 많이 근무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셋째, 신규 교사와 저경력 교사는 상대적으로 근무 여건이 어려운 지역이나 학교에 배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신설학교나 학생 수가 많은 지역, 또는 업무 부담이 높은 지역에 신규교사가 집중되는 사례가 확인되었다. 넷째, 학교 간 격차는 주로 신규 교사, 저경력 교사, 기간제 교사 비율에서 나타났다. 이러한 지표들은 학교 현장에서 교사 쏠림현상을 체감하게 만드는 지표로 인식될 수 있다. 교사 쏠림 완화를 위한 3대 대응 과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교사 쏠림현상 완화를 위한 대응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교육인적자원 배분의 형평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전보 점수 산정 방식은 경력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고경력 교사의 선호 지역 집중을 유발할 수 있다. 일정 주기에 더해 직전 근무지를 고려하는 순환·주기형 전보 방식을 도입하는 등 전보시스템을 보다 체계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지역의 정주 여건과 근무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교사 쏠림현상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생활환경 요인이다. 주거 지원, 자녀교육 지원 등 현실적인 지원을 통해 지역 정주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비선호 지역이나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에게 수업 시수 경감, 업무 지원, 추가 인력 배치 등 근무환경 개선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사의 전문성이 지역 간에 선순환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지역 연구년제, 지역 간 전문성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교사의 전문성이 특정 지역에만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지역에서 공유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의 교사 쏠림현상은 일부 변화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지역 간 차이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지원청 간 교사 분포의 차이는 여전히 뚜렷하였으며, 학교 수준에서는 신규 교사와 저경력 교사 배치를 중심으로 격차가 나타났다. 교사 쏠림 완화를 위해서는 교원 인사 정책과 지역 여건 개선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지구사랑 빈 그릇 운동’은 학교급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식(예비식)을 폐기하지 않고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탄소중립 실천형 나눔 교육활동이다. 잔식은 배식되지 않은 깨끗한 음식으로, 학생들이 먹고 남긴 잔반과는 구별된다. 이러한 잔식을 지역사회에 기부함으로써 음식물 자원 낭비를 줄이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와 탄소 배출을 줄여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천에 기여하며, 학생들이 나눔과 환경 보호의 가치를 배우는 교육적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학교급식은 단체급식의 특성상 급식 인원의 변동 등으로 일정량의 잔식이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잔식은 조리되었지만 배식되지 않은 깨끗한 음식으로, 학생들이 먹고 남긴 잔반과는 구별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학교에서는 이러한 잔식 역시 잔반과 함께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은 증가하고 있으며, 매립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은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에 학생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2024년부터 학생자치활동 형태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57개교가 참여하며 탄소중립과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학교문화로 점차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잔식 나눔을 통한 탄소중립과 나눔 교육의 시작 지구사랑 빈 그릇 운동은 학교급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식을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활동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탄소중립 실천형 학교교육활동이다. 이 활동은 단순한 기부에 그치지 않는다. 학생들이 기후위기 대응과 나눔의 가치를 직접 실천하는 교육활동이 되도록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학생 주도형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시와 25개 자치구 주민센터와 협력해 푸드뱅크 등 지역사회 기부단체를 발굴하고, 관련 정보를 서울 관내 초·중·고등학교에 안내하고 있다. 각 학교는 인근 복지단체와 ‘학교급식 불용 식재료 및 잔식의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학교급식 과정에서 발생한 잔식을 학생들이 지역사회에 전달하는 나눔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잔식을 단순히 폐기하지 않고 지역사회와 나누는 활동은 자원순환과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새로운 학교 교육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 활동은 자원 재활용이라는 환경적 가치뿐 아니라 학생들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나눔의 가치를 직접 실천하는 교육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학교교육과정과 연계한 학생자치활동으로 운영되면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학생들은 자원 절약과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체감하며 공동체 의식과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키워 가고 있다. 또한 잔식 처리 방식을 개선함으로써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 절감과 탄소 배출 감소에도 기여하고 있다. 잔식 나눔을 통해 취약계층 식사 지원 확대라는 사회적 가치도 함께 실현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천으로 생태 감수성 높여 이 활동은 단순한 음식물 쓰레기 감축을 넘어 다양한 교육적 가치를 창출하는 의미 있는 교육활동으로 평가된다. 첫째, 민주시민교육의 실천 경험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잔식 줄이기 실천 방법을 스스로 토의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참여와 책임의 가치를 배우게 된다. 또한 학교급식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할 공동의 과제로 인식하게 된다. 둘째, 학교급식 탄소중립 실천을 통해 생태 감수성을 높인다. 먹거리의 생산·유통·소비·폐기 과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음식물 쓰레기 감축과 온실가스 저감의 중요성을 체감한다. 이를 통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셋째,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인성교육 효과가 있다. 잔식 기부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취약계층의 식량문제를 이해하고 지역사회 나눔에 참여하면서 공감 능력과 사회적 책임의식을 자연스럽게 기르게 된다. 넷째, 학교급식 문화 개선에 기여한다. 교사·학생·급식실이 함께 협력해 음식물 쓰레기 감축과 탄소 배출 저감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나눔 문화 확산에도 기여한다. 이는 학생들의 생태·환경 감수성 함양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교육실천이 되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의 잔식·잉여식품 나눔 사례 잔식이나 잉여식품을 필요한 이웃과 나누는 활동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푸드 리커버리 네트워크(Food Recovery Network)’는 대학 급식 등에서 남은 음식을 수거해 지역사회에 전달하는 학생 주도 네트워크다. 미국 전역 230여 개 대학과 기관이 참여하며 음식물 쓰레기 감소와 취약계층 식량 지원에 기여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테스코의 ‘커뮤니티 푸드 커넥션(Community Food Connection)’ 프로그램을 통해 대형 슈퍼마켓의 잉여식품을 지역 자선단체와 커뮤니티에 기부하는 식품 재분배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에서는 ‘푸드셰어링(Foodsharing.de)’ 플랫폼을 통해 식료품점, 소매업체, 개인이 폐기될 식품을 무료로 나누는 온라인 기반 공유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고도모 쇼쿠도(Kodomo Shokudō, 어린이 식당)’ 활동이 확산되며 지역사회 기부 식품을 활용해 어린이와 취약계층에게 저렴하거나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잔식과 잉여식품을 사회적 자원으로 활용해 음식물 쓰레기 감축과 지역사회 나눔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서울의 ‘지구사랑 빈 그릇 운동’이 지향하는 가치와도 맥을 같이한다. 지속 가능한 확산을 위한 정책적 과제 지구사랑 빈 그릇 운동이 안정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보완이 필요하다. 첫째, 법·제도적 기반 강화이다. 잔식 기부의 법적 기준을 명확히 하고 참여 학교와 교직원을 보호할 수 있는 선의의 기부자 면책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위생·안전 관리 기준의 표준화이다. 잔식의 온도 관리, 보관 및 이송 기준을 포함한 표준 매뉴얼을 마련하고 사고 대응 프로토콜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 셋째, 효율적인 연계 시스템 구축이다. 학교 잔식과 수요 기관을 신속히 연결할 수 있도록 ‘서울형 잔식 매칭 플랫폼’을 구축하고 권역별 공동 집하·관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불과 전기였다면 이제는 인공지능(AI)의 시대입니다. 지식이 클릭 한 번에 쏟아지는 ‘클릭어웨이(Click-away)’ 시대에 과거의 지식 전달형 교육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습니다.” 국내 최고 산학협력 전문가로 꼽히는 김우승 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전 한양대 총장)은 새교육 인터뷰에서 “AI가 일상의 모든 영역을 파괴적으로 변화시키는 지금, 교육은 ‘지식의 양이 아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과 ‘사회적 연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AI 프라임 시대, 왜 ‘사람 중심의 팀워크’인가 김 원장은 먼저 최근의 AI 열풍을 문명사적 전환점으로 보았다. “과거에는 정보를 얻기 위해 도서관을 뒤지거나 전문가의 문전성시를 이뤄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하나로 충분합니다. 그렇다면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요?”라는 질문으로 말문을 열었다. “AI는 데이터에 기반한 매우 드라이(dry)한 존재입니다. 감정이 없죠. 결국 인간이 AI보다 잘할 수 있는 영역, 즉 창의성·협동·공감과 같은 능력을 극대화해야 합니다.” 김 원장은 이를 위해 ‘팀워크’를 통한 교육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노베이터의 감각은 혼자 책상 앞에 앉아 기르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의 치열한 협업을 통해서만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러한 철학을 실현할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PBL, 즉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제시했다. PBL은 단순히 이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특정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 스스로 길을 찾는 방식이다. “AI시대에선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나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문제해결 능력이 선행돼야 좋은 질문도 나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평생교육에 이르기까지 각 수준에 맞는 PBL이 이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동료끼리 서로의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피어 리뷰(Peer Review)’를 거치며 실질적인 팀워크를 길러야 합니다.” 김 원장이 제안하는 PBL의 가장 큰 특징은 ‘사회와의 연계성’이다. 그는 강의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교육의 한계를 매섭게 꼬집었다. “사회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AI 프라임을 넘어 AI 더블 플러스 시대가 올지도 모릅니다. 교육은 이러한 사회의 변화를 인지하고 소통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강조하는 것이 바로 ‘리얼 월드 프로젝트(Real World Project)’입니다.” 김 원장은 학생들이 졸업하고 나가는 곳은 결국 진짜 세상(Real World)이라며, 현장을 모르고 이론만 파고든다면 그들의 사회 진출 경쟁력은 처참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학의 16주 강의 중 단 한두 과목이라도 산업 현장과 연계된 프로젝트를 실제 팀워크로 풀어보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한 학습을 넘어 ‘창업 활성화의 인프라’가 된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내 전공 지식이 실제로 작동(working)하는지 확인해 본 학생은 문제의식을 갖게 됩니다. ‘아, 이 아이템은 시장에서 통하겠다’는 감각이 생기죠. 이런 경험을 가진 학생이 창업을 하면 실패율이 비약적으로 줄어듭니다. 질 좋은 취업, 대학원 진학, 소셜 이노베이터로의 성장 등 모든 진로의 핵심 경쟁력이 여기서 나옵니다. 교수자가 강의를 혁신하지 않으면서 교육 혁신을 논하는 것은 너무 먼 나라 이야기일 뿐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김 원장은 강의 혁신은 곧 교수자의 헌신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지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보다 학생들이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수업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며, 그럴수록 교수자들은 지금보다 훨씬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렇게 설명했다. “선생님들은 이미 산 정상에 도달해 본 분들입니다. 그분들이 학생들에게 더 넓은 ‘뷰(View)’를 보여주며 ‘나도 저 정상에 가고 싶다’는 호기심을 유발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도덕이나 과학 교과가 실제 사회의 어떤 변화와 연결되는지 링키지(Linkage)해 주는 역할이 중요한 것이죠. 그리고 정책 당국은 교사들의 내적 동력을 끌어내는 방안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김 원장은 또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한국공학교육인증원에서 시행하는 ‘공학교육 인증(ABEEK)’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우리가 아무리 운전을 잘해도 도로에 나가려면 운전면허증(Driver’s License)이 있어야 하듯 공학도가 산업계라는 글로벌 도로에 나서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 바로 공학교육 인증입니다. 그런 점에서 공학교육 인증은 단순한 대학 평가의 수단이 아닌 ‘국제적 통용성(International Mobility)’을 확보하는 필수 장치인 셈이죠.” 공학교육 인증의 핵심 키워드가 되는 ‘워싱턴 어코드(Washington Accord)’는 미국·영국·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26개국이 맺은 국가 간 협정으로 각국에서 인증받은 공학교육 프로그램이 서로 동등한 수준임을 상호 인정하는 제도다. 대학 재정과 의대 쏠림, 본질적인 ‘욕구’를 읽어야 김 원장은 또 ‘대학 재정난’과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소신을 피력했다. 먼저 대학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과감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하버드대의 기부금 운용 자금이 82조 원에 달합니다. 상위 50개 대학의 기부금 총액은 931조 원이나 되죠. 하지만 국내에서는 조 단위 기부금을 가진 대학이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대학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낌없은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김 원장은 대학 재정 지원은 대학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충분조건은 아닐지 몰라도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라며 정부의 과감한 재정 지원을 촉구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욕구(Desire)’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대에 가려는 부모와 학생의 마음은 결국 수익과 직업적 안정성이라는 인간의 원초적 욕구에서 비롯됩니다. 이를 억지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해결책은 이공계에 대한 강력한 보상 체계뿐입니다.” 김 원장은 최근 ‘하이닉스 임팩트’ 사례를 예로 들며 공정 혁신이나 제품 개발에 공을 세운 엔지니어에게 기업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고, 정부가 이를 매칭 지원하는 등의 실질적 메커니즘이 작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공계로 가라는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공계를 선택할 ‘명분’과 ‘욕구 충족’의 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주문이다. “공학도는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진정한 엔진” 인터뷰를 마칠 무렵 김 원장은 미래의 공학도들을 위한 조언을 건넸다. 그는 “엔지니어라는 단어의 본질에 집중해 달라”며 “엔지니어는 단순히 기계를 만지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사회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엔진’을 실제로 움직이게 만드는 핵심 동력원”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현대 문명의 거대한 흐름은 사실 이름 모를 수많은 공학자가 땀 흘려 일궈 낸 결실”이라며 “작은 반도체 조각 하나가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키고, 인공지능 시대를 열어젖힌 것처럼 공학도 한 명 한 명이 인류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드는 실질적인 기여자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프롤로그 인생을 크게 두 시기로 나눈다면, 아이가 태어나기 전과 태어난 후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고 아직 인생을 끝까지 산 것도 아니라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의 삶은 그렇다. 삶의 모든 중심이 태양을 바라보는 해바라기처럼 아이에게로 향해 버렸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나의 여행은 한 번 갔을 때 최대한 많은 곳을 둘러보는 것이 주요 목적이었다. 세계의 다양한 지역을 가르치는 지리교사에게, 직접 여행을 통해 경험한 지역을 소개하는 것만큼 생생한 수업이 어디 있겠는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지리를 전공하다 보니 각 지역의 고유한 자연환경과 문화를 바라보는 안목이 생겨 더욱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자, 이전에는 쉽게 훌훌 떠났던 여행이 마치 아기가 처음 발걸음을 내딛는 것처럼 크고 두려운 모험으로 변해 버렸다. 누군가를 책임지며 떠나는 여행은 이전의 여행과는 아예 다른 차원이었다. 아이가 비행기는 잘 탈 수 있을까? 여행지에서 아프면 어떡하지? 먹는 것은 괜찮을까? 결국 아이와 함께하는 첫 여행을 미루고 미루다, 아이가 두 돌이 지났을 무렵 그나마 가까워서 부담이 적고 음식 문화도 비슷한 일본의 후쿠오카로 향했다. 여행 일정 또한 많은 점에서 변화가 있었다. 식당도 아이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매운 음식은 피해야 했고, 이동을 고려하여 가까운 지역을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돌아다녔다. 또한 아이가 좋아하는 동물을 실컷 볼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하다 보니, ‘후쿠오카 동물 여행’이라는 테마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후쿠오카가 성장한 이유 후쿠오카는 규슈섬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이다. 일본 도시 중 한반도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한국·중국과 교류하는 외교 및 무역 창구로 발달할 수 있었다. 특히 후쿠오카는 항구 입지에 최적인 큰 만과 배후의 넓은 평야가 있어, 도시 발달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춘 곳이기도 하다. 보다 지리적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파도는 항상 육지로 밀려오기 때문에 해안가는 물이 지속적으로 모이게 된다. 이렇게 모인 물이 빠져나가야 하는데, 계속 파도가 몰려오는 해안 방향으로는 물이 빠져나갈 수 없기에 자연스럽게 해안선과 평행하게 흐르는 물의 흐름이 발생한다. 이를 ‘연안류’라고 한다. 연안류의 흐름에 따라 모래들이 퇴적되면서, 결국 만의 입구에 조금씩 모래 퇴적물들이 쌓인 ‘사취(沙嘴)’가 형성된다. 이러한 사취가 점차 만을 막게 되면서, 거센 파도로부터 배들을 보호할 수 있는 이상적인 천연 항구가 되는 것이다. 후쿠오카 또한 연안류의 흐름으로 하카타만의 입구 쪽에 계속 모래가 퇴적되었고, 이로 인해 만의 내부는 매우 잔잔한 특성을 보여 자연스럽게 규슈의 중심 항구가 될 수 있었다. 동물원과 수족관은 바람직한 것일까? 후쿠오카의 천혜 자연환경을 이용한 곳이 바로 마린월드 우미노나카미치이다. 마린월드는 후쿠오카 하카타만의 외곽, 우미노나카미치 해변공원 인근에 위치하며, 만을 가로막는 사취에 입지한 대형 해양수족관이다. 규슈 주변의 바다 생태계를 중심으로 전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 동물원과 수족관은 오랫동안 논쟁이 되어왔다. 자연에서 자유롭게 살아야 할 동물을 우리에 가두는 것이 동물권 보호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좁은 공간에 제한되어 생활하는 동물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하며, 인간의 오락을 위해 동물의 특성에 맞지 않는 행동 훈련을 유발하기도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동물원과 수족관이 멸종 위기종을 보전한다는 점, 야생동물을 직접 관찰하며 생태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야생동물의 행동을 연구하고 다친 야생동물을 구조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점 등을 통해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비판을 반영하여, 최근의 동물원은 많은 부분에서 변화하고 있다. 동물이 실제 살아가던 환경을 최대한 재현한 자연형 서식지를 만들고, 동물이 자연에서 하던 행동을 동물원에서도 할 수 있도록 물놀이 공간을 제공하거나 나무와 밧줄 설치로 등반 행동을 유도하는 등의 풍부한 환경을 설계한다. 또한 멸종위기종을 적극적으로 보전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단순한 동물 전시 공간에서 나아가 동물 복지를 실현하고 종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린월드 또한 규슈 지역의 해양생물 연구를 통해 지역 생태계를 보존한다는 점, 다친 해양생물을 구조 및 치료한다는 점, 다양한 해양 환경보호 교육을 실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동물이 자연에서 동물답게 살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생태계 보전과 도움이 필요한 동물을 치료하고 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동물원과 수족관의 필요성도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아이가 동물과 교감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한 생태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동물원과 수족관의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도시에 거주하게 되면서, 우리는 동물과 분리된 삶을 살게 되었다. 아마도 이러한 점이 우리가 인간 위주의 사고를 하게 되고, 공존보다는 우리의 이익을 위한 삶을 살게 되면서 여러 환경 파괴가 죄책감 없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도시에 살면서 동물과 분리되어 버린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환경을 지키고 공존하는 태도를 배웠으면 한다. 규슈의 바다를 대표하는 해양박물관, 마린월드 우미노나카미치 후쿠오카 교통의 중심인 하카타역을 기준으로, 마린월드까지는 전철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하카타 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를 타면 하카타만을 가로지르며 약 20분 만에 마린월드에 도착할 수 있다. 마침 마린월드를 지나 시카노섬까지 가는 배를 타게 되었는데, 시카노섬으로 나들이를 가는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마린월드에는 거대한 수족관을 비롯하여, 평소 보기 힘든 수많은 해양생물이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그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단연 돌고래 공연이다. 바다와 공연장이 이어져 있어 마치 바다 위 쇼와 같은 느낌을 주는 돌고래 공연은 아이와 함께 온 일본 현지인들도 많아 가족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바다사자와 돌고래들이 사육사와 친근하게 교감하며 펼치는 공연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외에도 심해 생물과 펭귄, 다양한 물고기들이 어우러져 눈을 뗄 수 없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 아무래도 외딴곳에 있다 보니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식당으로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식사하기가 어려웠는데,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다양한 현지식 도시락을 판매할 뿐 아니라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장소까지 마련하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들을 배려하는 점이 돋보였다. 일본에서 사파리 관광을? 오이타현의 아프리칸 사파리 사실 후쿠오카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아프리칸 사파리 방문이었다. 일본에서 웬 아프리카 사파리인가 싶겠지만, 온천으로 유명한 유후인과 벳푸 사이에 매우 큰 규모의 대형 사파리형 동물원이 있다. 이곳은 일반적인 동물원과 달리 넓은 자연 공간에서 동물이 자유롭게 생활하며, 관람객들은 차량을 타고 이동하며 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동물원에서 준비한 사파리 버스를 탈 수도 있지만, 개인 차량을 타고 직접 이동하며 동물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사파리 관광으로 유명한 곳은 케냐와 탄자니아이다. 이곳은 열대 사바나 기후로, 긴 우기와 건기가 반복되며 드문드문 분포하는 나무 사이로 긴 풀이 자라는 열대 초원이 드넓게 펼쳐진다. 동물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그야말로 동물의 왕국이다. 열대 초원을 지프로 누비며 다양한 야생동물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사파리 투어는 많은 이들의 여행 버킷리스트일 것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여행은 현실적인 장벽이 많기에, 직접 차를 운전하며 자연 속 동물을 살펴볼 수 있는 오이타현의 ‘아프리칸 사파리’는 가성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아프리칸 사파리 또한 단순히 동물 전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동물복지 정책을 실현하고 있다. 무엇보다 115만㎡에 달하는 넓은 방목형 서식지를 제공하여, 자연 속에서 동물들이 사회적 무리를 이루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조성되어 있다. 동물 안전을 위해 관람객은 차량 밖으로 나갈 수 없으며, 곳곳에 사육사가 대기하고 있어 혹시 모를 위험을 사전에 예방한다. 동물의 번식 및 종 보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후쿠오카에서 차를 렌트하여 2시간을 달려 아프리칸 사파리에 도착했다. 운전석과 차선이 반대이기 때문에 적응이 쉽지 않았지만, 앞차를 따라 가면 되기에 역주행을 2번 정도 할 뻔한 것을 제외하고는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하면 바로 티켓을 끊고 차에서 내릴 필요도 없이 사파리로 바로 입장할 수 있다. 사파리 버스를 타고 가면 동물에게 먹이를 줄 수 있어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파리 버스는 인기가 많아 오전 일찍 도착하지 않으면 매진되기 때문에 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개인 차량을 타고 사파리를 돌다가, 사파리 버스가 보이면 그 뒤를 졸졸 쫓아가는 방법으로 동물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아프리칸 사파리는 동물별로 구획이 나뉘어져 있지만, 원하는 만큼 여러 번 코스를 돌 수 있기에 한 번 지나치더라도 얼마든지 다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특정 동물을 오랫동안 보고 싶다면 눈치 볼 필요 없이 동물이 잘 보이는 도로 옆에 차를 세워두고 동물을 관찰할 수 있어, 아이뿐 아니라 어른인 나 또한 신기한 경험이었다. 보통 유후인과 벳푸로 온천만 둘러보는 관광객들이 많은데,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아프리칸 사파리 또한 강력히 추천한다. 에필로그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여러 어려움이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인기 여행지 중 하나인 일본에서, 아이를 보살피며 헌신하는 부모들을 위해 아이와 즐길 수 있는 여행을 소개하고 싶었다. 도시라는 감옥에 갇혀 자연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동물과 교감하고 자연을 느끼며 공존하는 삶을 깨달았으면 한다.
조용한 붕괴 (신선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152쪽, 2만 2,000원) 문제없이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이미 무너지고 있는 ‘정상군’ 학생들의 위기에 주목한 현장 보고서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하는 학생 중 정상군 비율이 폭증하는 충격적 통계를 바탕으로, 무기력과 불안이 깊어지는 교실 다수의 비명을 조명한다. 나아가 낡은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며, 가정과 학교, 지역 병원이 협력해 아이들의 심리적 면역력을 기르는 회복탄력적 학교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역설한다. 개미들의 행성 (주잔네 포이트지크·올라프 프리체 지음, 남기철 옮김, 북스힐 펴냄, 328쪽, 2만 2,000원) 작지만 거대한 제국을 일구는 놀라운 생명체, 개미의 모든 것을 담은 생태 교양서다. 저자는 실험실은 물론 전 세계의 열대우림과 사막을 직접 탐사하며 관찰한 개미들의 놀라운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아주 작은 체구로 훌륭한 도로망을 구축하고, 버섯 농사를 지으며, 때로는 전쟁과 노예 사육까지 서슴지 않는 개미들의 기발한 군체 생존 전략을 흥미롭게 풀었다. 신규교사 생활백서 (신규교사생활백서팀 등 지음, 에듀니티교육연구소 펴냄, 436쪽, 2만 5,000원) 신규교사를 위한 학교생활 밀착형 안내서. 나이스 인증서 발급이나 학부모 상담 전화 요령 등 책과 연수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현실적인 팁을 담았다. 직접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발령 직후 집 구하기부터 3월 첫 만남, 학기 말 생활기록부 작성까지 1년의 흐름을 4단계(준비·담임·수업·행정)로 나누어 보여준다. “우리는 이만큼 헤맸다. 그러니 당신도 헤매도 괜찮다”라는 따뜻한 위로도 담았다. 습관은 나의 힘 (홋타 슈고 지음, 정지영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1만 8,500원) 야심 찬 계획이 번번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은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우리 ‘뇌의 구조’ 때문이다. 이 책은 심리학·뇌과학·행동경제학 최신 이론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원하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습관화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억지 노력이나 강한 정신력에 기대지 않고도 업무·공부·소통·멘탈 관리 등 일상 곳곳에서 좋은 습관을 내 것으로 만드는 112가지 과학적인 기술을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함께 소개한다. 팝콘 인문학 수업 (이진희 지음, 책이라는신화 펴냄, 212쪽, 1만 7,000원) 인문학을 영화로 쉽게 풀어낸 청소년 교양서. 세 얼간이, 모노노케 히메, 미션 임파서블, 호텔 르완다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매개로 외모지상주의, 환경문제, AI시대의 위기, 정치 양극화 등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쉽게 풀어냈다. 질문을 통해 개념을 정립해 나가는 구성으로 독자들이 진짜 ‘나다움’을 찾고 자신만의 생각과 취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빅 아틀라스 (올리비에 고다르 지음, 주명철 옮김, 여문책 펴냄, 168쪽, 3만 원) 200여 장의 지도와 인포그래픽으로 인류 역사의 궤적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프랑스에서 중등 교육과정 필수 지도책으로 꼽히는 이 책은 활자뿐 아니라 다채로운 시각 자료를 통해 역사의 전체 맥락을 파악하고 지정학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오랫동안 예비 교원을 양성해 온 주명철 한국교원대 명예교수가 번역을 맡아 한국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상세한 해설을 더했다. 구파이와 검은 사제들의 비밀 (윤주형 지음, 한동현 그림, 이을출판사 펴냄, 176쪽, 1만 3,000원) 초등학교 4~6학년을 위한 판타지 수학 동화. 주인공 구파이와 친구들이 대수학 중학교 입학을 위한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 피타고라스학파가 지배하는 세상으로 넘어가 펼치는 모험을 그렸다. 이야기를 통해 실생활에 숨겨진 수학 원리를 이해하도록 돕는 한편, 피타고라스의 삶과 사상을 통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해 보도록 한다. 혼자가 좋은 토끼 하나 (신은경 지음, 김주현 그림, 북스그라운드 펴냄, 88쪽, 1만 4,000원) 친구를 피해 이사 다니는 토끼 ‘하나’를 통해 관계의 의미를 알려주는 창작 동화다. 숲속으로 이사한 하나가 아끼던 당근 쿠키를 잃어버리며 겪는 소동을 그렸다. 이 과정에서 다정한 이웃들을 만나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깨달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친구 사귀기를 강요하지 않고, ‘혼자가 좋은 마음’과 ‘함께여서 좋은 마음’을 모두 존중하며 관계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세상에 사기꾼이 넘쳐난다. 수십억대의 투자사기부터 아이들의 푼돈을 노리는 중고거래 사기까지, 그야말로 ‘눈 뜨고 코 베이는’ 세상이다. 문자에 연결된 링크 하나만 잘못 눌러도 개인정보는 물론 삶의 기반까지 송두리째 흔들린다. 최근엔 AI 기술까지 더해져 자녀 목소리나 공식기관까지 감쪽같이 흉내 내니, 사기는 이제 바보라서 당하는 것이 아니라 속을 수밖에 없도록 설계된 함정이 되었다. “왜 그렇게 뻔한 거짓말에 속았어?”, “조금만 생각했으면 알 수 있었잖아”라고 피해자에게 묻곤 하지만, 사기는 단순히 정보 부족이나 판단력 결핍의 문제가 아니다. 평소 뉴스를 챙겨 보며 사기 수법을 알고 있고,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자부하는 이들조차 막상 상황에 걸려들면 무력해진다. 사기는 결코 우연히 발생하는, 재수가 없어서 걸려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들은 사기를 ‘인간 마음의 기본 작동 원리를 정교하게 이용한 범죄’라고 설명한다. 사기꾼은 새로운 심리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이미 우리 안에 있는 믿음·기대·두려움을 정확히 건드릴 뿐이다. 그래서 사기의 대상은 언제든 내가 될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사기 심리학의 삼중주, 즉 진실 편향(Truth Bias), 매몰 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 포모(FOMO) 증후군을 살펴보려고 한다. 사기의 1단계 _ 일단 믿고 보는 ‘진실 편향(Truth Bias)’ 사기의 첫 번째 문을 여는 열쇠는 역설적이게도 신뢰이다. 사기꾼은 우리가 타인을 향해 마음의 빗장을 어느 정도 열어둔 채 살아간다는 사실을 노린다. 심리학자 티모시 러바인(Timothy Levine)은 이를 ‘진실 편향(Truth Bias)’이라 설명한다. 인간은 특별한 의심 신호가 없는 한 타인의 말을 기본적으로 사실이라 믿으려는 본능적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 왜 인간은 의심보다 신뢰를 기본값으로 삼았는가? 진화 심리학적으로 볼 때, 인간의 뇌는 ‘의심’보다 ‘신뢰’를 선호하도록 설계되었다. 원시 사회에서 매번 의심하는 것은 생존에 치명적인 에너지 낭비였다. 만약 “저기 사자가 있다”는 말에 “증거를 대봐. 진짜인지 확인해 보자”라고 따졌다면 인류는 멸종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 뇌는 일단 믿는 쪽을 시스템의 기본값으로 설정했고, 사기꾼은 수만 년간 축적된 생존 본능을 교묘히 역이용하는 셈이다. ● 시스템의 틈새를 파고드는 ‘사기’ 기술 사기꾼들은 우리의 방어막을 해제하기 위해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처럼 꾸민다. 검찰·금융기관 등 공공기관을 사칭하고, 전문가의 언어를 사용하거나, 공식적인 절차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심하는 순간, 치명적인 거짓말을 그 틈새에 슬쩍 끼워 넣는다. 예를 들어 학교 행정실을 사칭한 사기꾼은 학부모에게 “자녀가 이번 학기 교육지원금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가정통신문이 발송되었는데 신청을 안 해서 전화했다. 마감 기한이 임박했다”며 긴급함을 가장하며 ‘본인 인증 전용 앱’ 설치가 필요하다고 안내한다. 사기꾼이 던진 미끼가 교육지원금·가정통신문이라는 신뢰할 만한 단어들과 결합하는 순간, 학부모의 뇌는 의심을 멈추고 ‘진실 편향’ 모드로 돌입한다.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앱 설치’나 ‘비밀번호 입력’ 같은 위험한 요구도 이때만큼은 필요한 절차로 둔갑한다. 신뢰라는 방어막이 해제된 상태에서 우리는 어느새 사기꾼의 설계대로, 하라는 대로 움직이게 된다. ● 생각하기 전에 반응하는 뇌 _ 편도체 하이재킹 뒤늦게 생각해 보면 논리적으로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요구임에도 그 순간 머리가 하얘지는 이유는 ‘편도체 하이재킹(Amygdala Hijacking)’ 때문이다. 사기꾼이 가장 애용하는 무기는 공포와 탐욕이다. “지금 바로 입금 안 하면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다”라는 공포, 혹은 “오늘 신청하면 2배를 돌려준다”라는 탐욕을 자극한다. 이 강렬한 감정 신호는 뇌의 이성 센터인 전전두엽을 건너뛰고, 본능의 센터인 편도체로 직행한다. 편도체가 뇌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편도체 하이재킹이 일어나면 우리는 사실상 생각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진다. 머리가 하얘지고 판단이 멈춘 채, 지금 당장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는 압도적인 감정에 짓눌리게 된다. 사기꾼은 바로 이 짧은 순간을 노린다. 전전두엽이 다시 가동되어 논리적 모순을 발견하기 전에, 공포와 탐욕을 앞세워 밀어붙이는 것이다. 사기의 2단계 _ 그동안 쏟은 게 아까워서 멈출 수 없는 ‘매몰 비용 오류’ 사기꾼들은 우리를 서서히, 그러나 아주 깊숙이 늪으로 끌어당긴다. 어느 순간 ‘어, 이상하다’라는 낌새를 알아차리더라도 즉시 손을 떼지 못한다. 왜일까? 바로 두 번째 함정인 ‘매몰 비용 오류(Sunk Cost Fallacy)’ 때문이다. ‘매몰 비용’이란 이미 지불하여 다시는 회수할 수 없는 시간·돈·노력을 의미한다. ● 매몰 비용 오류의 심리학: ‘손실 혐오’와 뇌의 고통 우리는 이미 쏟아부은 시간·노력·돈을 아까워 하는 심리적 기제를 가지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손실 혐오(Loss Aversion)’로 설명한다. 중간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껴도 지금까지 한 게 아까워서, 혹은 내가 틀렸음을 인정하기 싫어서 끝까지 밀어붙이는 심리이다. ‘지금 멈추면 지금까지 들인 노력이 헛수고가 된다’는 무의식이 이성적인 판단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매몰 비용을 포기하기로 하는 순간, 우리 뇌는 신체적 통증을 느낄 때와 유사한 부위(전방 대상 피질)가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즉 잘못된 선택임을 인정하고 지금까지의 노력과 ‘손절’하는 것은 뇌에게 실제 물리적 고통과 다름없다. 그래서 뇌는 이 고통을 회피하려고 ‘조금만 더 버티면 본전을 찾을 수 있다’는 자기합리화 방어기제를 즉각 가동한다. ● 왜 우리는 끝까지 ‘투자’하는가? 인간은 같은 양의 이익보다 손실에서 훨씬 더 큰 고통을 느낀다. 아너와 아를렌의 ‘스키 여행’ 실험은 손실 혐오를 잘 설명한다. 한 그룹은 100달러짜리 스키 여행권을, 다른 한 그룹은 50달러짜리 여행권을 샀다. 여행 당일, 참가자들은 두 여행지 모두 눈 상태가 최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100달러짜리 여행권을 산 사람들이 더 많이 여행을 강행했다. 그들은 스키 여행을 즐기지 못할 것이라는 미래의 손해보다, 이미 지불한 100달러를 버릴 수 없다는 과거의 비용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사기꾼은 이 원리를 교묘하게 이용한다. 처음부터 큰 요구를 하지 않고 “확인을 위해 작은 돈을 송금해 보라”는 식의 작은 선택을 반복하게 만든다. 그렇게 쌓인 선택들은 어느새 빠져나오기 어려운 족쇄가 된다. 이것이 바로 투자 사기의 전형적인 덫이다. 이익이 나면 더 큰 이익을 위해, 손해가 나면 이미 들인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버티게 된다. 사기의 마지막 단계 _ 놓칠까 봐 더 급해지는 마음, ‘포모(FOMO) 증후군’ 사기의 마지막 결정타는 언제나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 즉 ‘놓칠까 봐 두려운 마음’이다. 2013년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될 만큼 현대인의 보편적 심리가 된 이 개념은 단순히 무언가를 못 하는 아쉬움이 아니라 ‘나만 빼고 다른 사람들은 지금 더 좋은 기회를 얻고 있다’는 확신에 가까운 불안이다. 포모는 단순히 무언가를 못 하는 아쉬움이 아니다. ‘나를 제외한 타인들은 지금 내가 모르는 즐겁고 유익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확신 섞인 불안이다. 이는 인류가 진화 과정에서 집단으로부터 따돌림당하지 않기 위해 발전시킨 사회적 연결 유지 본능과 맞닿아 있다. 원시 시대에 부족에서 소외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기에, 우리는 본능적으로 주변의 흐름을 살피고 그 안에 머물고자 한다. 사기꾼은 바로 이 본능을 이용해 ‘지금 놓치면 끝난다’는 압박을 만들고, 그 순간 우리의 이성적 판단을 막아버린다. ● 사기꾼의 언어와 포모 증후군의 작동 원리 _ 희소성, 사회적 증거, 배타성 사기꾼들은 결코 시간을 넉넉히 주지 않는다. 시간이 주어지면 우리 뇌의 전전두엽이 다시 가동되어 논리적 모순을 찾아낼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포모를 극대화하기 위해 희소성 메시지, 사회적 증거 조작, 배타적 정보 제공이라는 심리적 무기를 사용한다. ‘선착순 10명’, ‘오늘 밤 12시 종료’와 같은 희소성 메시지는 기회를 놓칠 것 같은 불안을 자극한다. ‘벌써 5,000명이 수익을 인증했습니다’, ‘이미 다 하고 있어요’라는 사회적 증거 조작 또한 ‘남들이 다 한다면 안전하겠지’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당신에게만 특별히 알려주는 고급 정보’라는 배타적 정보 제공 프레임이 더해지면,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남들보다 앞서 나갈 기회를 잃을 것 같은 압박이 커진다. 이제 판단 기준은 ‘이 선택이 옳은가’가 아니라 ‘지금 하지 않으면 손해인가’로 바뀐다. 판단의 축이 옳고 그름에서 속도와 타이밍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 도파민과 옥시토신의 역습 사기꾼은 우리 뇌의 호르몬 체계까지 알뜰하게 이용한다. ‘당신은 곧 엄청난 이득을 얻을 것’이라는 사기꾼의 속삭임에 도파민이 분출하면 보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기대감이 불안을 덮어버리는 것이다. 여기에 과도한 친절로 가짜 유대감을 형성하면 친밀감 호르몬인 옥시토신마저 활성화된다. 이 사람은 내 편이라는 착각으로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낮아지고, 우리는 사기꾼이 설계한 정교한 톱니바퀴 속으로 속절없이 빨려 들어간다. 우리가 사기꾼을 이기는 방법 사기는 어리석은 사람을 노리는 범죄가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감정과 본능을 정밀하게 겨냥한 심리적 설계다. 우리는 타인을 믿으며 살아가도록 진화해 왔다. 관계를 맺고 협력하며 공동체를 이루는 능력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그러니 순진하게 사람을 믿었다고 스스로 탓하거나 타인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잘못은 인간의 아름다운 본능인 신뢰를 교묘하게 악용하는 사기꾼에게 있다. 진실 편향으로 마음의 문을 열고, 매몰 비용으로 발을 묶고, 포모로 등을 떠미는 사기꾼의 심리 삼중주에 빠지지 않는 첫 단계는 우리 뇌가 보내는 ‘기대감’과 ‘친절’이 실은 정교하게 조작된 화학적 유혹일 수 있음을 의심하는 것이다. 사기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크게 흔들리는 순간 잠시 멈추는 것이다. 급하게 결정을 요구받을수록 한 번 더 확인하고, 주변에 상황을 설명하며, 시간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뇌는 다시 이성적 판단을 되찾는다. 우리는 완벽하게 속지 않는 사람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흔들리는지를 알고 있다면, 적어도 사기꾼이 설계한 함정 속으로 너무 쉽게 걸어 들어가는 일은 줄일 수 있다. 결국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더 빠른 판단이 아니라, 한 걸음 물러서는 용기이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단 하나의 질문이다. “지금 나는 사실(Fact)을 보고 있는가, 아니면 감정(Emotion)에 휘둘리고 있는가?”
요즘 장학은 과거에 비하면 너무나 조용하여 존재조차 느끼기 어렵다. 과거 교육청 장학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평소와 다르게 친절하신 선생님 모습을 보고 일기장에 ‘장학이’가 매일 왔으면 좋겠다고 쓸 정도로 떠들썩했다. 그때는 모든 학교가 연 2회 교육청 장학을 받았는데, 당시에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은 장학사를 맞이하기 위해 대청소를 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일제 강점기 장학은 일본 신민 육성을 위해 학교 대상으로 지시하고, 감독한다는 의미의 시학·교학 등을 사용했다. 광복 이후 미국 영향으로 배움을 장려한다는 의미의 장학을 사용하여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정치와 행정의 변화로 지도·조언과 같은 긍정적 의미가 더해져 사용하고 있다. 최근 장학은 행정의 민주화, 학교 자율화 시대 등의 시대 흐름에 따른 거듭된 변화로 모두가 합의하는 정의는 없다. 다만 다양한 정의 속에서 공통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교육활동의 개선을 위한 지도·조언 활동’이다. 그동안 장학은 시대 변화와 함께 역할과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학교에서는 교육청 장학에 부담을 느끼며 불만을 제기하곤 했다. 이처럼 교육청 장학은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저해하고, 학교의 본질적 과업인 수업보다는 행정사무를 중시하게 만든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 결과 2010년부터 전국 모든 학교에서 교육청 장학이 폐지되었고, 학교가 요구를 한 경우에만 자문 위주의 컨설팅 장학체제로 전환됐다. 교육청 명칭도 교육지원청으로 변경하여 교육청의 성격이 지도·감독보다는 지원 중심 기관임을 명확히 했다. 이는 학교가 본질적인 교육력 제고에 집중하도록 추진된 자율화 조치의 결과였다. 이러한 학교 자율화 조치는 학교 민주성과 학교 자율성을 제고시키는 등의 긍정적 영향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면에서는 학교장의 책임경영과 책무성의 약화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민주적 학교경영을 표방한 포퓰리즘이 많은 학교로 퍼지며 학교 장학이 무력화되고 있다. 정치 분야에서도 그렇듯 포퓰리즘은 한번 유행하기 시작하면 그 흐름을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 이제는 교육청 장학의 효과성 논란은 차지하고, 단위학교 내에 학교 장학이 존재하고 있는지, 존재한다고 하면 본래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과 논의가 시급하다. 학교 자율화 정책과 학교 장학의 중요성 증대 ● 단위학교 자율경영의 강화 1980년대부터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유행하던 신자유주의 물결과 기업가 출신 대통령의 등장으로 우리나라에도 신자유주의적 정책인 ‘학교 자율화 정책’이 도입되었다. 학교 자율화 정책의 도입 목적은 단위학교에 자율성과 책임성을 부여함으로써 교육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이때 단위학교 자율경영제, 단위학교 책임경영제의 핵심 요소 중의 하나로 학교장의 역량이 강조되었다. 단위학교 자율책임경영제가 학교장의 역할을 중시한다는 점은 학교장 임용제도의 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2년 법제화된 교장공모제를 통해 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를 자율적으로 책임지고 경영할 교장을 초빙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교장공모제는 변화를 통해 내부형 B형 교장공모제(소위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비롯한 다양한 유형이 도입되었다. ● 교장공모제와 학교 책임경영, 학교 장학의 쇠퇴 인류 역사를 보면 이 지구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단위학교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의 실현이라는 취지에서 도입된 교장공모제 역시 마찬가지다. 도입 초기에는 긍정적인 면이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이 제도에서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은 동시에 추구해야만 하는 양대 가치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책임경영’에는 눈을 감고 ‘자율경영’에만 방점을 둔다. 그 결과 많은 학교에서 인기 위주 학교경영, 방임형 학교경영을 하기도 한다. 과거 EBS에서 ‘민주적 학교경영’의 사례를 소개한 바가 있다. 그런데 소개된 학교장은 중요한 결정을 하는 회의가 교장실에서 개최가 되면 슬그머니 자리를 비운다. 심지어 교사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회의에 참석해서도 의견을 내지 않고 해태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는 언제나 불편함을 동반한다. 설령 교직원이 불편해하더라도 학교장은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교직원이 감당해야 할 책임도 일깨워 주어야 한다. 그 과정이 경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학교에서는 ‘너에게 좋은 것이, 나에게도 좋은 것’이라는 포퓰리즘 경영을 자율경영·민주경영이라는 말로 포장하고 있다. 이런 포풀리즘으로 인해 학교에서는 학교 장학을 위한 원칙을 세우는 학교장의 단호한 언어와 좋은 갈등, 교사에게 부담을 주는 학교 장학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학생을 중심에 두는 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학교는 경영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되어 종국에는 교육 불가능 시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학교 교실을 지배하는 교육철학들 ● 지나친 학생 중심 교육의 폐해 다수의 교육전문가는 20세기 후반 이후 나타난 포스트모던 시대의 특징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기술 혁신과 AI의 등장, 교육의 시장화, 사회의 다문화화, 가족 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학교에서는 다양한 갈등과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변화는 교원들에게 새로운 역량을 요구하기에 교원 전문성도 미래지향적·종합적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오늘날 우리 교실에는 학생 중심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학교교육 현실과 정합성이 떨어지는 해체주의적 철학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것은 루소의 자연주의 교육, 자크 랑시에르의 ‘무지한 스승’에서 언급하고 있는 가르침이 없는 교사와 비슷한 상황이다. 결국 학생 뜻에만 크게 의존하는 교육, 학생이 자유스러운(자유방임) 교실, 무위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해체주의 철학자 들뢰즈 배움론, 우리 상황에 맞게 적용하기 소위 해체주의 철학자인 질 들뢰즈는 배우기 위해 따라야 할 방법은 없다1라고 주장한다. 이런 그의 생각은 우리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그의 사상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배움에는 아무런 방법도 필요 없다’라는 식의 회의론에 매몰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오히려 그의 문제의식을 출발점으로 삼아 학생의 배움을 위해 단순한 재현이 아닌 차이 생성을 위한 교수 방법 등을 구안하는 등 교수에 대해서 보다 근원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질 들뢰즈는 배움이 학습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외부의 강요로 발생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그는 배움은 학습자가 대상과의 우연한 낯선 마주침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이때 대상이 강렬한 기호를 방출하여 그 기호가 학습자를 사유로 이끌게 되며 이 이끌림이 학습자의 삶에 의미를 줄 수 있을 때 학습자는 어떤 어려움과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탐구한다는 것이다.2 마주침의 대상이 지닌 강제성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강제성은 학습자가 무수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헤쳐나가게 만드는 강렬한 힘이다. 또한 어떤 것의 의미를 탐구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도록 만드는 매혹적인 이끌림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장은 교육과정 리더십을 발휘하여 교사들에게 학생이 진정한 자발성으로 학습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교육적 상황을 어떻게 구성하게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게 해야 한다. 즉 교사 편에서 미리 설정한 특정한 방법이 아닌 학습자가 자발적으로 탐구하게 하는 학습의 방법과 절차가 무엇인가에 대해 숙고하게 해야 한다. 학생 개개인의 관심과 흥미, 학습 과정을 면밀하게 추적하고 학생이 진정으로 자발성을 발휘하는 순간은 어떤 경우인지 파악해서 이를 수업 설계에 활용함으로써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눈으로 본 교육권위 찾기와 진정한 가르침의 정립 ● 교육에서 권위 찾기 한나 아렌트는 교사에게 두 가지 책임이 있다고 보았다. 하나는 학생이 생명의 안전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책임이고, 다른 하나는 학생들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책임이다. 그런데 이 두 책임은 때론 서로 상충한다는 점에서 교육의 어려움이 발생한다. 그녀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보편적 질서와 진리의 담지자로서 세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생각의 중심축이 외부 세계에서 자아로 옮겨가면서 전통이나 권위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그녀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탄생성을 사랑하고 동시에 학생들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일을 지속해야 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다만 절대적 가치와 규범이 붕괴한 시대에도 과거로 대변되는 세계는 여전히 우리에게 보물이자 유산으로 남아 있기에 과거를 새로운 눈으로, 어떠한 규범에도 제약받지 않으면서 성찰할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강조한다. 한나 아렌트가 인식하는 권위는 전통과 관련된 권위다. 그녀는 전통이 약화·해체되면서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의 중간적 성격을 지닌 학교에서도 교육권위가 약해지고 있다고 본다. 그녀가 밝힌 교육에서의 보수주의는 새로운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전통을 보존하고 동시에 미래 세대의 새로움을 지키려는 태도를 의미한다. 그녀는 교사에게 양육과 기존 세계의 전수라는 교육의 본래적 특성에 기반하여 교육이 가능할 수 있는 권위를 바탕으로 세계에 대한, 학생에 대한 실존적 책임을 갖고 교육 본질적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학교에서 교육적 권위가 사라진 우리의 현실을 돌아볼 때 그녀가 말하는 이런 권위 개념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런 관점에서 학교장은 교사들이 권위를 바탕으로 학생에 대한 실존적 책임을 갖고 교육 본질적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인간이 만들어낸 세계가 미래 세대를 거쳐 전승되고 그들의 새로움을 지킬 수 있게 교사·학부모·학생 모두 교육적 권위의 의미를 이해하게 해야 한다. 또한 교육행위가 가능하도록 서로의 역할과 관계를 정립하고 이에 대한 이해와 합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진정한 가르침의 정립 정치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조건’과 ‘교육의 위기’ 등에서 교육을 인간적 삶의 조건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진단한다. 그녀는 보수·진보와 같은 이론적 프레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육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을 중심에 두고, ‘왜 지금 가르침인가?’라는 질문에서 답을 찾는다. 그녀는 인간은 저마다 고유하게 시작하는 탄생성의 존재이며, 교육 본질은 재탄생성에 있기에 교육은 반드시 가르침과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본다. 고로 교육은 새로움이 훼손되지 않게 돌보며 타인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최근 AI시대 교육의 위기를 맞아 한나 아렌트의 철학이 학교장들에 주는 시사점은 크다. 한 인간의 생명 탄생은 부모의 몫이며, 인간의 재탄생은 학교의 몫이다. 그러기에 학교는 본질적 기능인 가르침의 역할을 회복하고 재정립해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진정한 가르침은 학교와 교사의 책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는 단지 돌봄의 장소, 학원을 대체하는 방과후교육 공간이 아닌 ‘가르치고 싶다’는 교사들의 절규를 담아 교육의 책무성과 책임성을 구현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학교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왜 학교에 있으며, 왜 있어야만 하는가’를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학교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임을 학교장은 분명히 인식하고 구성원 모두에게 이를 일깨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장의 최고 책무이자 존재 가치인 교육과정 리더십은 누가 확보해 주지 않는다. 어쩌면 오늘날의 학교장에게 교육과정 리더십 찾기는 ‘불가능성 속에서 가능성 찾기’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길은 학교장 자신이 부단히 노력해서 반드시 만들어가고 창조해 가야만 하는 ‘좋은 갈등의 길’이자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원도심의 정겨운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유난히 현대적인 감각의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성남 지역에서 유일한 공립 여자고등학교인 성남여고다. 최근 278억 원 규모의 그린스마트 스쿨 사업을 통해 새롭게 단장한 학교는 친환경 설비와 첨단 교육 환경을 갖춘 미래형 캠퍼스로 거듭났다. 여기에 AI 중점학교 선정과 학생 주도형 교육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면서 공교육 혁신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학생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학부모와 교직원이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교육공동체. 그린스마트 캠퍼스 구축, AI교육 강화, 교사들이 직접 설계한 스마트인재융합 프로그램 등과 함께 학생들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해 나가고 있다. 태양광 발전과 스마트팜, 자연을 품은 학교 공원 올해로 개교 55주년을 맞은 성남여고는 그린스마트 스쿨 준공을 기념하는 행사를 4월 중 가질 예정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캠퍼스 환경이다. 학교 건물 옥상에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돼 학교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40%를 충당한다. 에너지 자립을 지향하는 친환경 설계는 학생들에게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한다. 건물 내부 역시 자연채광을 극대화해 인공조명 없이도 밝은 학습 환경을 유지한다. 특히 건물 중심부에 조성된 넓은 중정은 탁 트인 개방감을 주며 학생들의 소통과 휴식 공간으로 활용된다. 교실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모든 교실에는 전자칠판이 설치됐고 학생들은 1인 1태블릿을 활용해 수업에 참여한다. 학생들은 인공지능과 연동된 자료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자칠판에 바로 띄워 토론한다. 교사 중심 강의가 아니라 학생 참여형 수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구조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복도에 설치된 ‘스마트팜’이다. 식물이 자동으로 온도·습도·수분을 조절 받으며 자라는 이 장치는 도시 아이들에게 데이터 기반의 생태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 산뜻한 새건물 뒤편으로는 성남여고가 자랑하는 드넓은 ‘학교 공원’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야트막한 동산을 품고 있는 학교 공원, 봄이면 파란 잔디에 목련꽃 흐드러지고, 여고생들의 깔깔거림이 넘쳐날 것만 같다. 성남 지역에서 이 정도 규모의 공원을 품은 학교는 드물다. 학생들은 “학교가 너무 예뻐서 매일 오고 싶다”며 등굣길의 즐거움을 전한다. ‘포노 사피엔스’ 세대를 위한 피지컬 AI교육 성남여고 혁신의 또 다른 축은 인공지능 교육이다. 이 학교는 올해부터 AI 중점학교(2유형)로 운영되며 3년 동안 약 1억 8,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이인숙 교장은 “지금의 학생들은 스마트폰이 신체의 일부처럼 익숙한 ‘포노 사피엔스’ 세대”라며 “이들의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따라 성남여고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든 학기에 정보와 인공지능 관련 교과목을 편성했다. 단순한 프로그래밍 학습을 넘어 코딩 결과가 실제 장치나 센서로 작동하는 ‘피지컬 AI’ 교육을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생들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실제 환경에서 작동시키며 원리를 체험한다. 이 과정에서 외부기관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게임기업 웹젠과 연계한 발명대회에서 학생들이 우수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AI 기술 교육에 그치지 않고 AI 윤리와 리터러시 교육을 모든 교과에 반영해 기술을 책임 있게 활용하는 태도를 함께 가르치고 있다. 성남여고 교육의 핵심 철학은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이다. 학교의 다양한 교육활동은 학생들이 수동적인 피교육자가 아니라 자신의 학습을 설계하는 주체가 되도록 하는 데 맞춰져 있다. 학생 스스로 학습을 설계하는 ‘배움 공작소’와 창업가 정신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맞게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으며, 고교학점제 운영 과정에서 마련된 ‘공강 시간’과 ‘학교 주도 활동 시간’ 역시 단순한 자습시간이 아니라 학생 주도 활동으로 채워진다. 동아리활동에서도 학생들은 주제 선정부터 회원 모집, 지도교사 섭외까지 직접 수행하며 공동체 리더십을 경험한다. 교사의 역할은 학생들이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무대를 마련해 주는 조력자에 가깝다. 특히 ‘배움 공작소’ 프로그램은 학생 주도 학습의 대표적인 사례다. 특정 분야에 강점이 있는 학생이 직접 친구들을 가르치는 방식이다. 배우는 학생은 물론 가르치는 학생도 학습의 깊이를 더할수 있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이다. 창업가정신 교육도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다. 성남여고는 1학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17주 동안 ‘Entrepreneurship’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단순히 사업 아이디어를 만드는 교육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는 역량을 기르는 과정이다. 스페인 몬드라곤 대학의 서울 캠퍼스인 ‘레인 서울’과 협력해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 프로세스를 실제 프로젝트로 실습하며 학생들은 불확실한 시대에 대응하는 사고방식을 배운다. 교사들의 열정과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 이러한 프로그램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다. 성남여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진로를 글로벌 인문, AI 디지털, 수학·과학, 생명 보건, 사회과학, 경영, 예술·스포츠 등 7개 분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연간 약 40개의 특색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다. 원도심 지역 학생들의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학교는 ‘마라톤 학술 활동’, ‘질문의 밤’, ‘부모님 자서전 쓰기’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는다. 특히 진로 전담 교사를 중심으로 3개년 진로 로드맵을 구축하고 담임교사들이 이를 학습공동체를 통해 수업과 생활지도에 반영하는 시스템은 학교 운영의 핵심 축이 되고 있다. 36년째 교육현장에 몸담고 있는 이인숙 교장은 자신을 “평생 학습자”라고 소개한다. 그는 “교육에는 끝이 없다”며 “교장이 끊임없이 공부하고 실천해야 학교가 변화한다”고 말한다. 초임교사 때부터 교육전문직 시절을 거쳐 이어온 이러한 실천적 태도는 교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다시 학생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오늘도 성남여고의 학교 공원에서는 학생들의 토론과 웃음소리가 이어진다. 친환경 그린스마트 환경과 인공지능 교육, 그리고 학생을 자신의 삶의 주인으로 세우려는 교육공동체의 노력이 어우러진 이 학교는 공교육이 지향해야 할 ‘학생 주도형 미래 학교’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국가 최고의 권력을 가진 주권자 국민.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자기의 생각과 정책을 실현할 사람을 대리자로 선출한다. 그런 대리자 선출 과정이 선거이고, 그렇기에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미래의 유권자인 학생들도 학교에서 이런 선거를 직접 경험한다. 반장(회장)과 같은 학급, 전교 학생회장과 같은 임원 선거가 그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학생들의 선거 과정이 지나치게 과열되는 일이 많아 보인다. 정해진 방법 외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물품이 오고 가기도 한다. 회장 선거에 쓰이는 포스터를 대신 만들어 주는 업체도 있다. 선거에 학부모가 개입하여 이의제기하거나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 등이 극심한 민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하다. 반장·학생회장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가? 학교에는 학급의 반장이나 학생회장이 꼭 있어야 할까? 또 반장이나 학생회장을 뽑는 방법이 선거라는 방식이어야 할까? 「초·중등교육법」 제17조는 ‘학생의 자치활동은 권장·보장되며, 그 조직과 운영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학칙으로 정한다’라고 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30조는 ‘학교의 장은 법 제17조의 규정에 의한 학생의 자치활동을 권장·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여야 한다’라고 한다. 한편 시행령 제9조에서는 학교규칙 내에 학생자치활동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보다시피 법령에서는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보장이나 구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을 뿐, 학생회장과 같은 임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은 없다. 또한 설령 임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선출의 방법이 반드시 선거여야 한다는 내용도 없다. 그렇기에 학교규칙에 따라 반장·학생회장이 없는 학생자치활동의 구조를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 사실 이런 반장·학생회장·임원·일반 학생과 같은 수직적인 구조는 어른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든다. 물론 전통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유형의 학생자치활동을 구상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고, 학교규칙의 전면적인 수정이라는 별도의 행정과 의견수렴 절차 등 수반하는 과정들을 거쳐야 하므로 번거로움과 어려움이 수반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아예 통념을 깨버리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하고 실제 그와 같이 운영되고 있는 학교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징계 이력 등 입후보 자격 제한은? 학급·학생회의 임원은 다른 학생들의 모범이 될 위치에 있다. 그 때문에 많은 학교가 학교폭력, 교육활동 침해, 생활교육위원회 등 징계를 받은 이력이 있는 학생들에게 입후보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반대로 몇몇 시의 학생인권 조례에서는 징계 이력을 이유로 학생자치기구 구성원 자격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거나, 징계 이력으로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넣어두기도 했다. 그렇다면 입후보 자격에 제한을 두는 방법은 법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안타깝지만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사안의 특징 혹은 특히 교칙의 구성과 내용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인다. 예를 들어 한 학교의 교칙에 ‘생활교육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은 학생은 학급 임원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다’라는 규정이 있다고 해보자. 그래서 교내봉사 징계를 받은 학생이 임원 선거에 나갈 수 없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은 학교장이 학생에게 할 수 있는 징계의 종류를 여럿 두고 있는데 그중 교내봉사 조치는 가장 경한 수준의 징계이다. 그런데 입후보 제한 규정의 구성은 징계의 경중을 고려하지 않고 있고, 단지 징계를 받았다는 이유로 입후보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위 학교의 규정은 과도한 제한이라는 판단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 반면 똑같은 교내봉사라는 징계라고 할지라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교내봉사 이상의 처분을 받은 학생은 입후보할 수 없다’라는 규정은 달리 판단될 수도 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1항에서는 서면사과라는 더 낮은 수위의 징계도 가능하기에 교내봉사를 단순히 경한 징계라고 할 수 없는 점, 다른 학생에게 학교폭력을 행사한 행동은 교칙을 위반한 행동보다 비난 정도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는 점,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임원이 된다면 피해학생의 학생자치활동 참여가 위축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입후보 제한이 정당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정리하자면 학교폭력, 교육활동 침해, 생활교육위원회라는 비행 행위 유형의 차이, 학생이 받은 징계의 수위 등을 고려하여 입후보 제한에 대한 학교의 교칙이 지나치게 과도하지 않은 수준으로 정해져야 한다. 또 이러한 입후보 제한에 관한 교칙을 정함에 있어서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것이라면 더욱 정당성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러한 입후보 제한에 관한 변형 사례도 있었다. 교원의 추천서를 받아야만 입후보할 수 있게 제한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사실상 교사가 입후보에 관한 허가 권한을 가지게 되어 학생자치라는 기본적인 틀에서 벗어난다는 취지로 과도한 것이라고 봤다. 선거 관련 규정 위반 등과 그에 따른 조치는? 금품을 주고 표를 요구하는 매표 행위, 과열된 선거유세로 인한 무분별한 상대 후보 비방, 선거운동 방법(예를 들어 온라인 선거운동을 제한, 포스터의 규격 제한) 위반, 실현할 수 없는 무리한 공약의 발표 등 선거 과정에서는 미처 생각지 못한 다양한 문제와 이에 대한 이의제기들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이러한 학생들의 행동 외에도 전자투표 과정에서의 오류로 재개표를 하게 되는 등 기술적인 문제나 관리상의 하자가 발생하는 일도 있다. 그래도 당선자가 결정되기 이전이면 수습이라도 해보겠건만, 선거 결과가 모두 공지된 이후에야 문제가 확인된다면 그야말로 난감할 수밖에 없다. 당선의 무효, 다시 선거를 진행해야 하는 등 혼란이 불가피하고 당선되거나 입후보 한 학생들의 신분도 불확실해진다. 당연하게도 관련된 학생의 보호자 역시 혼란스러울 것이고 이는 학교에 대한 민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학교에서 선거 등 임원을 선출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이 학생자치활동에 참여하여 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을 경험하고 배우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역시 이러한 학생자치활동의 목적에 부합되도록 교사가 아닌 학생들이 논의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규칙을 마련하는 것, 규칙을 위반하였을 때의 제재 방법, 발생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 등 모두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내려진 결론은 학생자치라는 목적에 부합한 학생들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정당성을 얻게 된다. 그렇기에 특히 전교 학생회장 선거와 같은 굵직한 선거를 준비할 때는 독립된 기구인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런 내용들을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학교 선거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도움을 받는 방법은? 학생자치나 선거에 관한 학교 규정을 바꾸거나, 혹은 다가올 선거를 대비하기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것도 무려 대한민국 헌법에서 정한 선거관리 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는 별도로 학교선거도우미라는 코너를 운영한다. 학교급의 특성에 맞춰 ‘초등학교 어린이회 임원선거 규정’, ‘중·고등학교 학생회 임원선거 규정’으로 나누어 예시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현재 학교의 규정과 비교하며 미흡한 부분을 점검해 보는 것이 좋겠다. 더 구체적인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학교 선거규정에 관한 자문이나 규칙 개정에 대한 지원, 선거관리 절차에 대한 자문, 나아가 투표함과 기표대 등 선거 장비를 대여해주는 지원사업도 있다. 홈페이지에 시도선거관리위원회의 연락처가 나와 있으니 학교 선거 과정에 대한 정보나 도움을 얻어보도록 하자.
교원의 징계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교육청 또는 사립학교 법인의 결정에 따라 이뤄집니다. 따라서 무혐의 처분이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할지라도 징계사유에 해당하면 징계받을 수 있습니다. 교원의 징계 종류 및 처리 절차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징계 종류 및 내용 징계 절차 징계 관련 QA Q. 교원의 징계 시효는 어떻게 되나요? A.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3년을 경과한 때에는 징계 시효가 완성돼 징계할 수 없습니다. 다만 금품 및 향응수수, 공금횡령, 유용의 경우에는 5년,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의 경우에는 10년이 징계시효입니다. Q. 징계처분 후 동일 건에 대해 새롭고 중대한 사실이 드러났을 경우 재징계도 가능한가요? A. 같은 사건으로 이미 징계받았다면 그 일로 다시 징계할 수는 없습니다. Q. 정직처분을 받은 경우 별도의 복직 명령이 필요한가요? A. 복직을 전제로 미리 기간을 명시해 명령한 것이기에 만료된 시점에서 복직을 판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만료일이 지나면 직무에 복귀한다고 보면 됩니다. Q. 징계를 감경받을 수도 있나요? A.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1항에 따라 대상자의 공적이나 정상을 참작해 징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상훈법에 따른 훈장이나 포장을 받은 경우, 국무총리 이상의 표창(교사는 청장 또는 교육감 이상)을 받은 경우 등입니다. 그러나 모든 징계가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성 비위, 금품·향응 수수, 공금 횡령·유용, 음주운전 등 중대 비위는 감경이 제한됩니다.
한국과 프랑스는 양국간 상대국 언어 보조교사를 상호 파견하는 등 교육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국립국제교육원(원장 한상신)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불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와 대한민국 간 어학 보조교사 교류 프로그램에 관한 협력의향서(LOI, Letter of Intent)’에 서명했다고 2일 밝혔다.(사진) 협력의향서는 기관 간 협력 의지를 공식 표명하는데 사용되며, 추가 협력을 위한 예비적 문서의 성격을 지닌다. 이번 협력의향서는 2~3일진행된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청년 간 언어·문화적 교류 및 상호 이해 증진, 양국 외국어 교육 발전을 위해 마련됐다. 협력의향서에는 프랑스 교육부와 국제교육원이 참여했다. 서명식에는 한국 측에서 하유경 교육부 국제기획관과 한상신 원장이, 프랑스 측에서는 앙리 드 로앙-세르마크 프랑스 국제교육원 원장이 대표로 참석했다. 협력의향서 서명 이후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상대국에 한국어와 프랑스어 보조교사를 각 1명씩 선발해 교류할 예정이며, 점차 인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파견된 보조교사는 우리나라의 교육 실습생 혹은 직무 실습생(인턴)처럼 정규 교사를 보조해 외국어 수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수업 운영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나 학생 평가 권한은 갖지 않는다. 프랑스에 파견되는 보조교사는 한국어반을 운영하는 현지 중·고교에 배치돼 한국어 수업을 지원한다. 현재 프랑스는 한국어를 정규학교 외국어 선택과목 및 대입시험(바칼로레아) 선택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2025년 기준으로 69개교에서 1800여 명의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프랑스어가 제2외국어 과목 및 대학수학능력시험 선택과목이다. 사업의 실질적인 운영은 한국 국립국제교육원과 프랑스 국제교육원이 담당한다. 프랑스는 현재 세계 78개국과 협력해 매년 약 4500명 규모의 보조교사를 채용하고, 해외에는 약 1500명을 파견하고 있다. 서명식 이후 참석자들은 한-불 유학생 교류 활성화, 프랑스 내 한국어교육 및 한국 내 프랑스어 교육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학교에서 보관·관리하는 휴대품의 분실·파손 피해 보상금액 및 대상이 1일부터 확대됐다. 보상 대상에는 기존 휴대전화, 테블릿PC, 노트북에 무선이어폰과 스마트워치가 추가됐다. 보상한도도 1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늘어났다. 학교규칙을 근거로 해당 휴대품을 수거·관리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지난 2014년부터 보상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는 이 사실을 모른 채 휴대전화 파손·분실 시 담당 교사에게 배상을 요구하거나 실제 변상하는 사례가 아직도 나타나고 있다. 이를 위해 피해 보상에 대한 홍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3월부터 학생의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이 제한되고,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 및 소지 금지를 학칙으로 제정할 수 있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교내 스마트폰 제한법)이 적용된 이후 학교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전전긍긍하는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진석원 한국교총 교권강화국장은 “최근에도 교총에 휴대전화 관련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교내 스마트폰 제한법 시행에 따라 학칙 등을 개정해야 하지만, 교총이 요구한 학칙 표준안이 마련되지 않아 현장에서는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보상 문제는 2013년 교총이 교육부와의 교섭에서 개선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교육부는 당시 교총 요구를 받아들여 같은 해 12월 ‘휴대전화, 태블릿PC 등 물품을 일괄 수거한 후 성실히 관리했으나, 분실된 물품에 대해 학교당 2000만 원 이내에서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학교배상책임공제 보통약관에도 ‘학교 관리 하의 휴대품 분실 및 파손피해에 대한 특별약관’이 명시돼 있다.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17개 시·도교육감도 새롭게 선출된다. 학령인구 감소와 교권 보호, 디지털 전환 등 교육 현안이 쌓인 가운데 지역 교육의 방향을 가를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충청권, 강원·호남·제주권, 영남권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선거 구도와 주요 교육 쟁점을 살펴본다. 전남광주, 양 교육감 맞대결 전망 강원, 교육감 사법리스크가 변수 전북, 4파전 속 네거티브 공방전 제주,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촉각 3월 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7월 1일 통합을 앞둔 광주광역시와 전남 지역에서는 현직 교육감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이정선 광주교육감은 지난달 30일 출마를 공식화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가운데, 김대중 전남교육감도 예비후보 등록 일정을 조율 중이다. 두 현직에 맞서 장관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김해룡 전 국가교육위원회 디지털·AI특별위원, 강숙영 김대중재단 전남지부 탄소중립위원장, 정성홍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 최대욱 전 한국교총 부회장, 고두갑 목포대 교수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이하 4월 2일 기준) 두 명의 현직에 맞서는 가운데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후보 간의 단일화, 사퇴 및 지지선언 등의 방식으로 후보군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교육감 선거는 강삼영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가 1월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확정된 가운데, 보수진영에서 단일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상이다. 강 후보 외에 박현숙 전국교수노조 강원지부장, 최광익 강원미래교육포럼 대표, 유대균 전 교육부 장학관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 외에도 조백송 전 강원교총 회장, 주국영 강원입시포럼 대표 등이 후보군에 속한다. 신경호 현 교육감도 조만간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적인 선거채비에 나설 태세다. 다만 신 교육감의 경우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사법리스크가 있어 판세에 변수가 될 보인다. 서거석 전 교육감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해 현직프리미엄없이 치러지는 전북특별자치도 교육감선거에는 유성동 좋은교육시민연대 대표, 이남호 전 전북대 총장,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황호진 전 전북교육청 부교육감이 예비후보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단일화 이슈보다는 선거 초반 예비후보 간 표절시비, 현직 교사 선거운동 동원 등이 이슈가 돼 사실검증과 네거티브공방이 한차례 오간 상태다. 최근 각 후보들이 공약을 발표하며 정책대결로 구도가 정리되는 가운데 선거가 본격화될 경우 지지율 여부에 따라 후보 간 합종연횡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송문석 전 서귀중앙여중 교장, 고의숙 전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가운데, 김광수 현 교육감과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 교육감은 최근 재선의 뜻을 밝혔다. 이달 중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 선거 채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 교육감에 맞서 송문석 후보와 고의숙 후보는 진보진영 단일화 필요성을 언급하는 글을 각각 SNS에 올려 성사여부가 관심사다. 지난 선거에서는 김광수 교육감이 보수 단일후보가 돼 현직 교육감을 꺾고 당선된 바 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정)은 1일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진학지도 경험이 풍부한 현직 교사 500명을 대입상담교사단으로 위촉했다고 7일 밝혔다. 교사단은 내년 3월까지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 학부모를 위한 1:1 대입 상담을 지원한다. 전화상담(1600-1615)은 주중(9시~22시)과 토요일(9시~13시)에 실시간으로 운영되며, 대입정보포털 ‘어디가(adiga.kr)’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연중 상담 신청 시 대입상담교사가 답변을 제공한다. 올해 대입상담 체계는 학생부종합전형 전문 상담교사와 1:1 온라인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학생부종합전형 상담(7월부터), 대화형 질문만으로 대학별 모집요강 비교·분석, 과거 합격선과 내 성적이 비교 가능한 인공지능 대입 챗봇(6월말부터)이 운영된다. 또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도 공평한 대입 출발선을 보장하기 위한 아동양육시설 대입 상담도 준비됐다. 아울러 교육부와 대교협은 대입 개편안이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입준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대입 준비에 필요한 내용과 대학별 2028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 분석 결과를 담은 자료집을 대입정보포털을 통해 11월에 안내할 예정이다.
학교에서 보건교육을 포함한 건강증진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교사용 지도서가 개발돼 현장에 배포된다.교육부는 제2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의 후속으로 초·중·고별 학생의 이해 수준을 고려해 학교급별 16차시 분량의 교육자료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는 효과적인 건강증진 교육 운영을 위한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돼왔다. 이번 지도서는 현장 의견을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건강증진 교육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급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 영역을 선정했다. 또 개발 과정에서 학교급별 교원이 참여해 학교급에 맞게 건강증진 주제 영역의 교육 내용이 연계·확장되도록 구성됐다. 학교급에 따른 차시별 학습주제는 건강의 이해, 개인 건강증진, 사회적 건강증진, 공동체 건강증진을 대영역으로 비만, 스마트폰 과의존, 스트레스 증가, 유해 약물 등 다양한 건강 위험 요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여기에 수업 준비와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교수·학습 활동 개관, 교수·학습 과정안, 학생 활동지, 교수·학습 도움자료(동영상, ppt)와 함께 교육 내용의 확장을 위한 웹 연결 주소와 참고문헌, 심화자료 등도 함께 제공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초·중·고 시기는 학생들이 바람직한 건강 습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로 평생에 걸쳐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나이에 맞는 건강증진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에 개발한 지도서를 활용해 학교에서 체계적이고 내실 있게 교육을 운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교총 한국교육정책연구소(소장 이종욱)는 7일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연구소 자문위원 위촉식을 가졌다. 이날 위촉된 자문위원은 유영만 한양대 교수, 장신호 서울교대 총장, 진동섭 서울대 명예교수, 한석수 세종공동캠퍼스 운영법인 이사장 등 총 4명이다. 자문위원의 임기는 1년이며, 향후 교육·교원 정책 연구과제, 연구소 장기 발전 방향, 연구소 운영 개선 및 재원 확대 방안 등에 대한 자문을 맡는다. 위촉식에서 강주호 교총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20여 년간 교육정책 개발에 매진해 온 연구소를 위해 많은 경험을 전달해주시길 바란다”며 “현장성 있는 정책 추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신호 총장은 “연구소가 교육정책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고, 교육 발전의 중요한 흐름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영성중(교장 이수영)이6일 2026학년도 학생자치회 리더십 캠프와 대의원대회를 개최했다. 학생자치회 임원과 학급자치회 회장·부회장 등 4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방과 후 본교 학생자치회실에서 약 1시간 30분에 걸쳐 진행됐다. 1부 리더십 캠프에서는 ‘우리가 만드는 학교, 함께하는 자치’를 주제로 학생자치회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특강이 이루어졌다. 특강에서는 “여러분은 친구들의 투표로 선출된 대표이며, 법률에 근거하여 학생자치 활동을 하는 리더”라는 점이 강조됐다. 이어 부서별 팀빌딩 활동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다지는 시간도 마련됐다. 2부 대의원대회에서는 총무기획부, 진로학습부, 문화홍보부, 생활자치부, 환경봉사부, 교육급식부, 체육활동부 등 7개 부서 부장들이 2026학년도 상반기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가 끝날 때마다 대의원들은 질문을 던지고, 수정 의견을 제안했으며, 최종적으로 거수 표결을 통해 활동 계획을 의결했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학생들의 발표는 다소 어색했고, 표현도 투박했다. 하지만 서툰 손짓으로 질문하고, 망설이면서도 손을 들어 의결하는 그 과정 자체가 학교 민주주의의 생생한 현장이었다. 선생님이 정해주면 편하지만, 스스로 토론하고 결정하는 ‘귀찮고 불편한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가 완성된다는 것을 학생들은 이날 몸으로 체득했다. 이종관 지도교사는 “학생자치회 활동을 통해 학급과 학교의 리더를 넘어, 자기 삶의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을 배워가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기획한 사업들을 학교가 행정적·예산적으로 힘껏 지원하겠다. 학생들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보자”고 격려했다. 학생자치회장 서지호(3학년) 학생은 “처음 대의원대회를 진행하면서 떨리기도 했지만, 각 부서의 계획을 듣고 함께 의결하는 과정이 뿌듯했다”며 “1년 동안 친구들의 목소리를 잘 담아 학교를 더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의원대회에 참석한 2학년 학급회장 정민재 학생은 “선생님이 정해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직접 손 들어서 결정하는 게 신기했다”며 “학급에서도 이렇게 회의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수영 교장은 “학생자치회가 형식적인 조직이 아니라 실제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민주적 소통의 장이 되어야 한다”며 “오늘 대의원대회에서 의결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의결된 각 부서별 활동 계획은 학생자치회 게시판을 통해 전교생에게 공유될 예정이다.
식목일인 4월 5일 오전, 수원 칠보산 층층나무 쉼터는 분홍빛 진달래와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제5회 칠보산 진달래맞이 봄소풍이 성황리에 열리며, 봄의 절정을 알리는 따뜻한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행사는 ‘칠보산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약칭 칠사모,회장 정삼훈)’이 주관했으며, 권선구청장을 비롯한 지역 인사들과 주민자치회장, 단체장, 시의원 및 예비후보자, 그리고 시민 등산객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자연 속 화합의 시간을 함께했다. 행사의 시작은 한국전통예술단 쿵따쿵(단장 김제현)의 길놀이였다. 무학사 산사에서 출발한 10∼70대까지로 구성된 풍물패 19명의 흥겨운 장단은 칠보산 자락을 타고 흐르며 봄소풍의 문을 힘차게 열었다. 층층나무 쉼터에 도착한 공연단은 신명나는 사물놀이를 선보였고, 참석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자연과 전통이 어우러진 이 장면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개회식 진행은 선영미 사무국장이 맡았다. 정삼훈 회장은 인사말에서 “칠보산을 찾아주신 시민 여러분과 칠보산을 잘 가꾸어 주신 칠사모 회원께 감사드린다"며 "오늘 정겹게 대화를 나누시고 칠사모에서 준비한 음식도 드시면서 산행의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 칠보산진달래 축제가 지역 축제로 발전했으면한다”고 했다. 고호 권선구청장도 축사를 통해 “칠보산을 아끼고 가꾸는 칠사모와 칠보산을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칠사모 활동에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장 한편에는 칠사모 회원들이 정성껏 준비한 음식들이 차려졌다. 진달래 화전을 비롯해 다양한 먹거리가 참가자들에게 제공되며 소풍의 정취를 더했다. 참석자들은 자연 속에서 음식을 나누고 담소를 나누며 봄의 여유를 만끽했다. 서로의 노고를 격려하고 웃음을 나누는 모습에서 공동체의 따뜻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특히 회원들은 15년간 칠보산의 수목을 가꾸며 흘린 땀과 노력을 서로 위로하고 자축하는 시간을 가지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의지도 다졌다. 현재 칠사모 임원진은 회장 정삼훈, 부회장 이장휘·이봉춘, 사무국장 선영미, 홍보국장 김병국, 재무국장 이상훈, 조직국장 조창순이고 60여 명의 회원이 있다. 칠보산은 이제 단순한 등산로를 넘어 진달래 군락지와 칠보산 야생화단지, 잘 가꾸어진 숲은 시민들의 휴식과 힐링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중심에는 묵묵히 산을 가꾸어 온 칠사모 회원들의 헌신이 있다. 이날 봄소풍은 단순한 계절 행사를 넘어,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 가치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진달래꽃 아래서 나눈 웃음과 정은 오래도록 기억될 봄날의 풍경으로 남았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처럼, 칠보산의 봄소풍도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운 지역 축제로 성장해가고 있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빚어낸 이 봄날의 이야기는, 내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이주배경학생 증가에 맞춰 기존 교육정책을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습권 보장과 구조적 불평등 해소를 위해 국가 차원의 통합 지원체계 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국회의원 연구단체 ‘약자의눈’(대표 강득구)은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이주배경학생 교육지원체계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강 의원을 비롯해 김예지·강경숙·김현·서영석·이정헌·최혁진 의원 등이 참여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 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에 나선 윤현희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이주배경학생이 집중된 ‘밀집학교’ 문제를 중심으로 현장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윤 연구위원은 한국어 미숙(76.9%), 교사 업무 과중(59.1%), 제도적 지원 부족(44.4%) 등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이어 이러한 문제들이 단순한 학교 운영 차원을 넘어 학습권 보장과 직결된다고 설명하며 구조적 불평등 해소 관점에서 교육체계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수연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실장은 이주배경학생들이 입학부터 진로까지 전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벽’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공교육 진입 지연, 체류자격에 따른 교육 단절, 정보 접근의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학교 단위에서 단독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토론에서는 현장 경험과 당사자 관점에서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중앙대에 재학 중인 이주배경학생 오룻 씨는 정보 격차로 인해 진로 선택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히며 멘토링 확대 필요성을 제안했다.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이 강조됐다. 김예지 의원은 “국가가 출발선의 평등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고, 강경숙 의원은 “현장의 목소리가 제도로 이어지는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득구 의원은 “학령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이주배경 아동·청소년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는 이미 다문화·다언어 사회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배경학생 교육은 시혜적 지원을 넘어 실질적 성장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국가 차원의 통합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립대학 구조개선이 전 과정 제도화로 본격 추진된다. 폐교와 청산까지 포함한 구조조정 체계를 마련해 대학 재편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교육부는 6일 ‘사립대학구조개선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사립대학 재정진단부터 경영위기대학 지정, 구조개선 이행, 폐교·해산 및 청산까지 전 과정을 규정하는 내용이다. 시행령은 먼저 재정진단과 경영위기대학 지정, 구조개선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와 절차를 명문화했다. 폐교나 해산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잔여재산 귀속 기준을 정하고 사학진흥재단을 청산인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해 청산 절차의 일관성을 확보했다.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한 유인책도 담겼다. 경영위기대학이 구조개선 이행계획을 추진할 경우 적립금 사용 제한과 자산 처분 기준을 완화하고 해산 시에는 잔여재산 일부를 해산정리금으로 지급하거나 공익법인·사회복지법인에 출연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횡령·배임 등 중대한 비위가 있는 법인이나 특수관계 법인에 대한 출연은 제한되며, 사후 위반이 확인될 경우 환수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대학 구성원 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됐다. 폐교 대학 학생에게는 편입학을 지원하고 편입을 포기할 경우 학업중단위로금을 지급한다. 교직원에게는 면직보상금 또는 퇴직위로금을 지급하고, 연구자는 학술 및 연구개발 활동에서 차별이나 제한을 받지 않도록 보호한다. 비위 행위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학교재산 횡령이나 회계 부정 등으로 처벌을 받고 시정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해산정리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함께 폐교 대학 기록관리 시스템을 통해 학적과 각종 기록을 관리하고, 졸업·경력증명서 발급을 지원하는 등 사후 관리 체계도 구축된다. 교육부는 입법예고를 거쳐 법 시행 시기인 8월 15일에 맞춰 시행령을 제정·공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