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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문제를 학교와 교사의 잘못으로만 몰고 가는 것은 대다수 교육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9일 학교폭력 문제를 방관한 혐의로 일선 교사들이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서울지방경찰청과 경찰청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이 시작도 되기 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벌어졌다”며 “경찰 지휘부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서울지방경찰청 최현락 수사부장 등과의 면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학교폭력 해결의 주체가 될 교원들과 협력적 관계를 모색해야 할 책임이 경찰에 있다”며 “학부모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고 해서 교사가 모든 책임의 주체가 돼 경찰 수사를 받는 것은 앞으로 학교폭력을 근절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들과 면담에서도 안 회장은 “교사 입건 이후 교총에는 일선 교원의 항의전화가 빗발친다. 교원의 사기가 저하되면 (학교폭력근절 종합) 대책의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 대책 발표 이전의 사안에 대해 (학부모의 고소만으로) 다 수사하면 앞으로 누가 담임을 맡고, 해결에 열의를 보이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선생님을 입건하는 것에 고심이 많았으나 학교폭력을 교사가 ‘방관’했다는 학부모의 고소에 조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이었다”며 “신중한 수사를 통해 교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찰청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안 회장은 “대통령께서도 진정성을 갖고 학교폭력 해결에 나서고 있는데, 경찰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경찰이 교육계와 협력적 관계의 모델을 만들어 이 문제 해결에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교총과 경찰청은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교총회장-경찰청장의 회동을 추진키로 했다. 또 경찰청은 유사 사건 처리과정에서 법적절차 준수와 교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청장명의의 지침을 일선 경찰에 시달해 달라는 교총의 요구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며, 교총은 학교폭력 해결을 위한 경찰과 교육 유관단체와의 협력기구 구성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양천경찰서와 강서경찰서는 최근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부모가 담임교사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로 진정서를 제출한 사건과 관련, 양천경찰서는 담임교사를 불구속 입건했으며 강서경찰서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가 알려진 8일 교총은 서울교총과의 공동성명을 통해 “사실관계가 파악되기 전에 학교와 교사의 잘못으로 몰고 가는 것은 교육자의 사기저하로 이어진다”며 “학교폭력은 학교 내에서 1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같은 날 이재완 서울교총 수석부회장 등 항의단은 관할 경찰서를 방문, “철저한 진상조사에 따른 공권력의 신중한 접근”을 요청하기도 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학교폭력을 방치한 혐의로 현직 교사가 불구속 입건된 것과 관련하여항의하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에 방문, 취재진들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입을굳게 다문채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는 안양옥 회장과 진만성 서울교총 부회장(좌), 백복순 한국교육신문 사장(우) 경찰관계자와 마주앉은 한국교총 대표단
일선 학교는 교복찢기, 밀가루 뿌리기, 계란 던지기, 알몸 뒷풀이 및 동영상 촬영 등의 불미스f럽고 폭력으로 얼룩지게 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가운데, 새로운 건전한 졸업식 문화를 가꾸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 졌다. 진위중고등학교(교장 권혁우)에서는 졸업식 전날인 8일에는 선후배 간 교복 물려주기 행사를 진행했다. 9일 졸업식을 시작하면서 '2011년의 발자취'라는 학교생활의 추억을 담은 동영상을 상영하고, 이어 졸업 축하공연으로 임가원 차지환학생의 2중창, 교사와 학생으로 이루어진 아카펠라, 졸업생 오민국외 2명의 실내악 연주, 8명으로 구성된 교사 중창 이 있었다. 행사가 끝나고 졸업생들에게 “글로벌시대의 창의력”이라는 교장선생님 권두사와 학교운영장의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람”등 각종 특집 글 및 교내백일장 수상작 등이 실린 교지인 '밀알 36호'와, 영자신문인 '진위 헤럴드(the jinwee herald)'가 제작 배포 되었고,교장선생님과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보내는 정과 몇 가지의 당부의 말을 전하는 편지 전달식이 있었다. 평택시교육지원청과 평택경찰서는 "졸업식 뒤풀이 명목으로 돈을 빼앗거나 밀가루 등을 던지는 행위, 옷을 벗게 하거나 알몸을 휴대전화 등으로 촬영해 배포하는 행위 등은 사법처리 대상이 된다"며, 적극적으로 단속 활동을 벌이기도 하였으나, 건전한 졸업식으로 마무리 되었다.
요즘 학교폭력의 심각성은 도를 넘었다. 보다 못해 정부까지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 각 부처와 여러 단체의 의견을 모아 마련한 이번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은 학교폭력을 잠재우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학교폭력 대책은 학교 내의 폭력으로만 한정했다. 학교 밖에서의 이탈학생들의 폭력은 그야말로 사각지대다. 그러므로 이들의폭력에대한 대응책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해 경찰의 붙잡힌 학교 밖의 청소년들의 폭력은 한마디로 성인들의 조직폭력 수준이다. 모자도 빼앗고,점퍼나 바지도 벗기고,신발이나 지갑도 모두 빼앗는다. 알몸이 될 때까지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학교와 학원, 쇼핑몰을 돌며 학생들을 협박해 후미진 곳으로 끌고 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몽땅 빼앗아간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대부분은 중학교를 중퇴한 가출 청소년들로또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갈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가출 청소년인 이들은 PC방, 찜질방 등에 모여 생활하면서 생활비와 유흥비 마련을 위해 스마트폰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범죄 집단'처럼 몰려다녔으며 이들 중에는 절도 등의 전과로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청소년도 있었다. 이들의 범행 대상은 주로 또래 학생들이며, 이들은 훔친 오토바이와 렌터카로 학생들이 자주 모이는 지역을 돌며 집단적으로 위협을 행사해 '무서운 동네 형들'로 불리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폭력을 휘두른 청소년 대부분이 100㎏의 거구이고 이들 대부분이 몸에 잉어, 도깨비 등의 문신을 해 또래 학생들이 겁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며 "가출 청소년들의 경우 학교와 가정의 관심에서 벗어난 상태이기 때문에 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학한 뒤 가출까지 한 청소년들이 학교 폭력의 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가출청소년(14~19세)의 수는 2006년까지 9390명으로 1만명 이하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8년 1만5000명을 넘어선 뒤, 지난해에는 2만438명으로 급증했다. 학교생활 부적응, 품행 불량 등으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 수 역시 2월 기준으로 중학생이 1만6320명, 고등학생이 3만3782명에 달한다. 문제는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퇴학하면 가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들의 행동은 교사와 부모의 통제권을 완전히 벗어나게 되어 더 위협적이고 조직이 빠르게 확산된다는점이다. 퇴학이나 가출 청소년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장 돈이 필요하며,가장 손쉽게 돈을 구하는 방법이 학교 주변을 맴돌며 학생들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것이다. 이렇게 마련한 돈도 생활비와 유흥비로 탕진하고또 다른 상대를위협하고 금품을 갈취하는 등 반복적이고 더 흉포화 된 학교폭력으로 이어진다. 가정과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난 학생들이 학교 밖 가출 청소년의 폭력이 근절되지 않은 한 학교폭력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비록 학교안의 폭력이 줄어들었다 해도 학교 밖의 또 다른 폭력이 유입되어 새로운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학교 밖의 퇴학이나 가출 청소년들의 폭력은 그 수법이나 수위가 학교 내 폭력과는 또 다른 흉포화 된 집단성 범죄로 이어지는 것이다. 학교 밖의 청소년 폭력은 학교 내의 폭력처럼 교사나 학부모의 관심을 벗어나므로 경찰이나 사법당국의 철저한 지도 없이는 근절하기가 불가능하다. 이들은 이미 학교 내의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들이므로 쉽게 순화나 교화되기는 힘든 상황이다.그러므로 학교 내 학교폭력과는 달리 강력한 지도가 필요하다. 사실 학교폭력의 근절은 학교 밖의 청소년 폭력부터 지도하고 학교 내 폭력을 근절시키는 것이 순리다. 퇴학이나 가출 청소년이 저지르는 폭력은 '생계형 학교폭력'의 성격이 강하고, 학교에 다닐 때보다 폭력의 강도가 강해지는 성향이다. 이들이 어린 나이에도 폭행, 절도, 성범죄 등 강력 범죄에 한 번 빠지면서 범죄의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폭력이 집단화되고 조직화되어 또 다른 폭력조직과 연대해 사회의 독버섯처럼자라는 것이다. 퇴학이나 가출 청소년이 저지르는 학교 밖의 폭력도 문제지만, 이들이 원조교제에 나서거나 범죄조직에 포섭되는 등 성인폭력의 대상자로 전락한다는 점에서 정부차원에서 학교 밖 폭력 대책이 필요하다. 단지 학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들 외면한다면 학교폭력의 고리는 끊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자자체 등에서 빈곤 가정을 돕고 보호가 필요한 가출 청소년 등에 대하여는 숙식제공, 의료 및 법률지원과 같은 종합적인 지원이 있어야 하며, 이들을 다시 학교나 사회교육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따뜻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젠 학교 폭력이 어떤 특정 학생만의 일이 아니다. 학교폭력을 근절하고 위기의 청소년을 구해서 이 나라 미래의 튼튼한 기둥이 되게 하려면 모든 사회 구성원의 관심과 노력이 있을 때 학교폭력 없는 건강한 청소년으로 자랄 수 있는 것이다.
경기도 수원 소재의 칠보초등학교(교장 양원기)에서는 오는 2월 14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졸업식을 시행한다. 약 160명의 학생이 6년의 추억을 뒤로한 채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는 뜻 깊은 날이니만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건전한 졸업식 문화를 조성하기 위하여 칠보의 교육주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1주일 후 칠보초등학교 강당에 그려질 감동의 현장을 미리 찾아가 본다면 어떠할까? 교장선생님과 모든 졸업생과의 짧고 굵은 만남 수원 칠보초등학교의 졸업식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진정한 주인공이 된다. 각종 대외상이나 성적 우수자들만이 단상 위에 올라가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식상한 졸업식은 가라! 물론 학교의 이름을 빛낸 친구들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그 친구들만의 졸업식이 되는 것 또한 다른 친구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칠보초 졸업식의 가장 중요한 순서는 ‘모든 졸업생들이 단상위에 올라가 교장선생님의 축하를 받으며 졸업장을 수여’하는 것이다. 이 때 각 졸업생이 올라올 때마다 단상 뒷 배경의 커다란 스크린에 해당 졸업생의 사진, 장래희망, 좌우명 등을 띄워준다. 졸업이라는 단어가 단순히 끝맺음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고 했을 때, 교장 선생님의 축하와 함께 졸업장을 받는 동시에 커다란 스크린에 띄워진 스스로를 보면서 새로운 포부와 다짐을 하게 될 것이 아닌가. 교장선생님과 모든 졸업생들 간의 짧지만 굵은 만남! 졸업생들의 미래에 미치게 될 파급효과는 생각보다 크다. 담임선생님과 모든 졸업생들의 눈물 섞인 스킨쉽 졸업장을 받고 아쉬움을 달래며 내려가는 졸업생에게 또 하나의 이벤트가 있다. 단상 끝에는 1년 동안 6학년 학생들을 보살펴주시고 사랑해주신 담임선생님이 계시는데, 두 팔을 번쩍 벌리고 졸업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에서 무한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를 본 아이들이 전력질주로 담임선생님 품에 안길 때 그 감동의 물살은 졸업식장 전체로 퍼져나간다. 1년이 되도록 따뜻하게 한 번 안아주지 못해서 아쉬웠던 담임선생님의 마음과 항상 짖궂은 장난과 말썽 때문에 칭찬보다는 꾸중에 익숙했던 졸업생들도 오늘만큼은 그 누구보다 담임선생님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추억을 만들고픈 마음, 이 두 가지를 충족시켜주는 이벤트라고 할 수 있겠다. 20년 뒤의 나에게 보내는 타임캡슐 칠보초 졸업생들은 스스로에게도 귀중한 미션을 선물한다. 졸업식 전 날 20년 후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작성하여 졸업식 날 타임캡슐에 넣는 것이다. 이 타임캡슐은 20년간 ‘칠보 역사관’에 보관된다. 20년 후에 2012년도 칠보 졸업생들이 찾아와 봉인된 타임캡슐을 여는 그 날은 2032년 5월 5일 10시에 칠보초등학교에서 졸업생들과 현재 담임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열게 된다. 이 함을 여는 순간, 160명의 어린이들의 꿈이 영글어 그날 현실에 실현되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아! 미래의 그날~ 이 아이들은 얼마나 성숙되고 그들의 꿈이 얼만큼 실현되어 나타나게 될까? 너무나 기대된다. 5학년 동생들의 정성이 담긴 선물 칠보초 졸업생들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은 5학년 동생들이 준비한다. 돈을 모아서 학용품을 산다?! 꽃다발을 준다?! 그렇지 않다. 5학년 동생들은 졸업식 며칠 전부터 6학년 언니오빠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그림솜씨를 뽐낸다. 1년간의 추억 혹은 다가올 졸업식에 대한 추억을 도화지 속에 담아 졸업식장 여기저기 전시해놓는 것이다. 실로 뛰어난 그림솜씨는 아니지만 부족한 솜씨를 커버할 수 있는 정성이 담겨있기에 졸업식장을 더욱 빛나게 해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안녕이란 말이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졸업생들에게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은 ‘우리들의 1년을 돌아보는 동영상’을 상영하는 것이다. 3월 2일 첫 만남부터 오늘 졸업하는 그 순간까지의 추억과 칠보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더욱 넓은 세상으로 뻗어나가는 아이들에게 해주고픈 메시지가 담긴 뜻 깊은 동영상이다. ‘안녕이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영상 뒤편에 깔린 배경음악처럼 지금의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이 아니라 한층 더 성숙하게 변화된 내가 되어 ‘재회’를 꿈꿀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긴다면, 더 이상 졸업식은 아쉬움과 슬픔이 아닌 기쁨과 희망의 시간이 될 것이다. 최근 다소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졸업식 문화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칠보초등학교의 따뜻한 졸업식 현장은 졸업생들에게 건전한 인성과 순수한 동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6년간 신나고 행복한 배움터였던 칠보초등학교. 이제는 160명의 가슴 한 구석에 ‘모교’라는 추억으로 자리 잡아 또 하나의 꿈나무를 심어 가꾸는데 충분한 자양분이 되길 기대해본다.
자살학생의 부모심정은 교사의 한사람으로 110%이해한다. 학교도 원망스럽고, 사회도 원망스럽고 당해보지 않은 사람이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어떤 위로로도 다할 수 없는 것이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학교폭력의 피해학생에 대해 교사들 역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이런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이야기들을 자주 나누곤 한다. 부모마음에 비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누구보다도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하는 것은 모든 교사들의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학교폭력에 대한 뾰족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미 답습했던 대책들을 조금 바꿔서 다시 내놓고 있을 뿐이다. 학생들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대책을 내세우는 것은 그만큼 학교폭력이 다양하고 교묘해지기 때문이라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학생들의 폭력수법이 계속해서 발전해 가고 있고, 여러가지 대책으로 학교폭력이 음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내에서의 폭력보다는 학교밖의 폭력이 학생들을 더 괴롭히고 자살까지 몰아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여러 가지 대책이 나오면서 엉뚱하게 교사들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되고 있다. 교사들에게 전혀 책임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참고인의 자격으로 경찰에 나갔다가 하루아침에 피의자가 될 수 있다는 경찰측의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아스럽고 당혹스럽다. 더구나 직무유기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교사를 입건했다. 과연 그 교사가 정말로 직무유기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교사라면 누구나 학생지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해당교사도 학생과 여러번 대화를 나누고 학교규정대로 처리하려 했지만 학생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교사도 나름대로 노력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고 있었지만 이 부분이 직무유기라는 것은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제자가 자살까지 한 마당에 무슨 할 이야기가 있느냐는 듯이 체념한 것으로 보였다. 문제는이 부분들이 경찰의 자의적 해석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교사들의 직무분석에 대한 연구가 여러번 있었으나 명확하게 결론이 내려진 적은 없다. 직무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폭력문제와 관련해 직무유기라는 명분으로 교사를 입건한다면 앞으로 학교교육이 어떻게 될까 우려스럽다. 그것이 직무유기라면 교사들은 다른 일을 뒤로 하고 학교폭력관련 업무에만 매달리게 될 것이다. 최소한 직무유기를 면하기 위함일 것이다. 교사의 본래 직무가 학교폭력관련 업무만있는 것일까. 여러 가지 직무중의 하나일 뿐이다. 당연히 학습지도가 가장 큰 업무이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업무에만 매달려서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면 이 역시 직무유기가 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교내에서 부상을 당하면 이 역시 직무유기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경찰이 직무유기를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경찰이 나서서 해결한다는 것은 결국은 처벌을 한다는 것으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 학생들 지도에서 충분히 상담도 하고 절차에 따라 해결해도 경찰이 직무유기라고 하면 직무유기가 되는 것이다. 교사들에게 너무나 큰 짐을 지도록 몰아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책임을 지라면 지겠지만경찰력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명확한 근거없이 조사과정에서 나타나는 정황만으로 직무유기로 몰아가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이다. 자의적인 해석으로 직무유기를 적용한다면 이는 교권침해에도 해당된다. 경찰의 직권을 이용하여 교사들을 입건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면 해당교사가 정상적인 학생지도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찰력을 동원하여 교사들을 입건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다. 그 이전에 교사들이 정말로 직무에만 매달릴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되었는지 또다른 선행조건은 없는지 살펴보고 먼저 대책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싶다.
흔히들 기억은 망각 속에 사라지지만 사진은 오래 간다고 한다. 학창시절의 아름다운 추억, 사진으로 남기고 앨범에 정리하면 두고두고 추억을 기릴 수 있다. 성장사가 정리 된다. 우리 학교 졸업 포토존을 설치한 이유다. 우리 학교 제11회 졸업식, 다목적실을 리모델링 하여 식장으로 꾸미고 각 교실에 생중계로 방송한다. 3학년교실도 풍선 장식과 졸업 축하 글씨를 플로터로 뽑아 붙여 분위기를 살렸다. 1부(09:30)는 시상식과 장학금 전달이다. 이것은 생중계하지 않고 다목적실에서 이루어졌다. 2부 본행사의 시간을 줄이려는 의도이다. 또 학교 운영위원과 학부모회 임원 중 3학년 학부모는 학교장 감사장과 소정의 상품권을 드렸다. 그 분들의 학교 발전을 위한 노고에 감사드리는 것이다. 2부(10:30) 졸업식 본 행사. 교장이 학생들에게 수여하는 것은 졸업장 하나다. 학교장 회고사는 영상으로 하니 분위기가 새롭다. 학교운영위원장 축사도 간결하며 의미심장하다.졸업생들에게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를 되새기게 했다. 한국예술가곡연주회에서 출연한 축가 '우리들의 푸른 마음'은 주목을 받았다. 가사의 내용도 그렇거니와 72세의 출연자 김조자님은우리에게 인생을 가르쳐 주었다. 이어진 3부(11:00), 반별 작은 졸업식. 담임이 주관한다. 1년간 추억의 영상자료도 보여주고 중학교 생활의 추억을 정리하게 한다. 어느 반은 앨범 하나하나를 전해 주면서 어깨를 두드리며 덕담을 건넨다. 또 어느 반은 졸업장을 전달하면서 학생의 장점을 추켜 세운다. 어느 반은 학생의 글을 프로젝트로 보여 주면서 미래의 꿈을 다지게 한다. 반 별로 특색이 있다. 우리 학교 중앙 현관, 졸업 포토존을 설치하였다. 대형 현수막에 학교 건물 배경을 넣고 교장, 교감, 3학년 부장과 담임교사 얼굴이 들어가 있다. 하단에는 학교 행사 사진 10여개를넣었다. 바로 이 곳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라고 홍보도 했다. 적절한 장소라서 그런지 졸업식 시작 전부터 졸업식 후 이곳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미처 담임과 사진을 찍지 못하였으면 이 곳에서 사진에 담으면 된다. 이 포토존은 전임지에서 시작한 아이디어인데 성공작으로 평가된다. 다른 학교도 시도했으면 한다. 율전중학교의 졸업식 전통, 청운의 언덕에 타임캡슐을 묻는 것이다. 1회 졸업식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데 올해 묻은 캡슐은 30년 후인 2042년 3월 1일 정오에 개봉이 된다.캡슐 속에는 2011학년도 교육계획을 비롯해 앨범, 305명의 꿈, 담임의 글, 학교장 회고사 등이 담겨져 있다. 오늘 타임캡슐 행사에는 교장, 교감, 교무부장, 3학년부장, 학생회장, 운영위원장, 율천동장 이상훈,시의회염상훈, 유철수의원이 참석하였다. 30년 후인 2042년까지 건강하게이 자리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필자는 지금 우리 학교 전용 사진사가 촬영한 졸업식 행사2백 여장을 카페에 탑재해였다.수상장면 사진을 비롯해 1부와 2부 사진을 우리 학생들이 보았으면 한다. 해당되는 좋은 사진은 내려받을 수 있다.학교장으로서 졸업생들에게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안내도 했다. 우리 학교 졸업생들, 회고사에서 밝힌 대로 '목표와 계획-기록-실천'이 있는 하루하루 성실한 삶으로 훌륭한 인생을 살았으면 한다. 그게 본인과 가문과 모교의 명예를 빛내는 길이고 나라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우리 학교 제11회 305명의 졸업을 축하한다. 건승!
충주상업고등학교(교장 최용교)는 전직원이 12월 27과 28일 1박 2일 일정으로 직원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첫날은 포항 내연사 및 내연산 산행을 한 후, 부산으로 이동해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서 전직원 간담회를 가졌다. 식사후에는 청소년기의 건강관리 중요성과 안전사고 예방이라는 주제로 부산성모병원 진단의학과 정미수 팀장으로부터 특강을 들었다. 2일차에는 대마도 체험을 위해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해 부산 해운대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대구탕 전문점에서 식사를 하고 8시에 부산국제여객터미널 2층 JR비틀 카운트 앞에서 가이드 미팅 후 출국 수속을 받고 9시 45분에 부산항을 출발했다. 고속 훼리인 비틀을 타고 1시간 50분 만에 대마도항(히타카츠항)에 도착, 입국심사를 받고 일본식 점심식사를 마친 후 대마도 직원연수를 실시했다. 일본 해군 군함의 인공운하 연결다리인 만제키바시와 아소만을 360도로 둘러볼 수 있는 에보시타케 전망대를 올랐다. 전망대에서는 맑은 날 한국이 보일 정도라고 하는데 사방으로 보이는 산과 바다는 과히 절경이었다. 건국신화에 나오는 도요타마히메의 와타즈미 신사는 해궁으로 바닷신 신사 중에서 가장 유서깊은 신사로 예로부터 용궁전설이 전해진다고 한다. 본전 정면의 5개의 문 중 2개는 바다 속에 세워져 있어 밀물과 썰물에 따라 그 모습이 변해 신화를 연상할 수 있는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한국전망대는 한국인의 자문을 구해 서울 탑골 공원의 팔각정을 모델로 만든 것으로, 한국인이친근감을 느낄수 있도록 배려한 듯했다. 팔각정의 재료는 전부 한국에서 수입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맑은 날 부산이 보이고, 야간에는 광안대교가 보인다고 한다. 일본 100대 비치로 선정된 미우다 해수욕장은 천연모래 사장과 얕은 수심, 에메랄드 그린의 아름다운 바닷물과 주변 경치가 장관이었다. 짧은 일본 대마도 직원연수였지만 전직원이 함께하는 해외 연수라 의미가 컸으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서려있는 대마도에서의 감회는 컸다.
올해 교원들의 성과급은 최고등급과 최저등급 간의 차이가 최대 145만원에 달할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성과급 비중을 당초 30%에서 20%로 낮춘 ‘2012년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 지침’을 9일 확정·발표했다. 지침에 따르면, 교원성과상여금(개인성과급+학교성과급) 가운데 학교성과급 비중을 지난해 10%에서 올해 20%로 확대된다. 당초 30%안을 밀어붙이려 했던 교과부로선 한국교총이 10% 유지를 강하게 주장하는 등 반대에 부딪치자 20%선으로 후퇴했다. 하석진 교총 정책지원국장은 “미흡하지만 30%에서 20%로 낮췄고 수석교사 불이익 해소 등은 성과”라며 “단체교섭을 통해 계속 합리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개인 및 학교성과 최고등급(SS등급)을 받는 교원은 383만8640원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최저등급(BB등급)을 받는 교원은 238만2290원의 성과급을 받아 최고등급과의 차액이 145만6350원에 달한다. 지난해 차액(117만2170원)보다 약 28만원 확대된 것이다.표 참조 이밖에 교과부는 공·사립학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국립학교 교원 성과급 차등지급비율을 지난해 50%에서 올해 70%로 확대 반영하고, 수석교사가 차별을 받지 않도록 개인성과급 중 교사 성과평가 기준에 수석교사 여부를 추가 반영했다. 그 동안 초등학교에만 적용했던 체력발달률은 내년부터 중학교도 실시하기로 했다. 교과부 최규봉 교원단체협력팀장은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중학교의 경우 체육수업도 늘고, 스포츠클럽 활동도 강화된다”며 “학생들의 기초체력 향상을 유도하고 신체적 욕구 발산의 길도 넓혀주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교원의 특수성도 고려하면서도 일반직, 경찰, 소방공무원 등과의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을 정했다”며“병‧단설 유치원, 비교과교사 등을 위한 보상기제 합리화 등 앞으로도 교총과 의견수렴을 통해 성과급제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최 팀장은 “개인성과급과 학교성과급을 따로 지급하는 시도도 많았다”며 “올해는 가능한 6월말까지 일괄 지급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에 협조를 구했다”고 덧붙였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8일 오후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 2층 베리타스홀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 대책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약자(弱者)를 보호하고 사회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만든 법이 너무 많고 복잡하여 도리어 행복을 저해하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는 착한 사람을 일컬어 “법 없이도 살 사람이다” 라는 말을 가끔하곤한다. 그리고 사람이 양심을 지키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만 있다면 많은 법이 필요없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현장에도 “배움터 지킴이”제도가 도입되더니 학교폭력이 사회문제가 되자 “스쿨폴리스”제가 생겨나 학교 안에 경찰이 들어오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현상은 그 동안 학교에서 해오던 일들을 법의 힘을 빌어 교육현장을 관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다가는 서구처럼 교실뒤에 정복을 갖춘 무장경찰관이 들어 올 날도 머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인성을 기르는 교육은 법으로 제재하기 보다는 부모나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과 감동을 주는 가르침이 교육적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면서 사회생활을 하는데는 사람의 도리를 가르쳐야 하는데 고전(古典)에 들어있는 인륜도덕은 쓸데없는 골동품으로 생각하고 버리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아침 시간에 일찍 출근하여 요일별로 전교생에게 한자를 가르쳤다. 6학년에게 '명심보감' 계선편(繼善篇)을 가르치고 나서 인사를 하고 교탁정리를 하는데 두명의 남학생이 내 앞에 와서 고개를 떨구고 서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하니까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면서 다른 학생 돈을 빼앗았다고 내놓고, 다른학생은 훔쳤다며 돈을 내놓는 것이다. 명심보감 내용을 설명할 때 양심의 가책이 되어 교장인 나에게 돈을 내놓고 용서를 비는 것이었다. 젊은 교사시절 돈을 분실한 학생이 있어서 도벽성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기 위해 수업도 못하고 온갖방법을 동원하여 누가 도벽이 있는 지를 감춰가면서 돈을 어렵게 찾아주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가 외면하는 명심보감의 문구를 바른인성을 갖도록 가르쳤을 뿐인데 효과는 너무 크다는 것을 느꼈다. 두명의 학생은 도벽성이 없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심적인 두 학생을 부끄럽지 않게 칭찬으로 지도하여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인성교육은 우리의 고전에 나오는 성현(聖賢)의 말씀이 사람으로써 알고 지켜야 할 윤리도덕을 가르치는 데 더없이 좋은 경전(經典)이기 때문이다. 퇴임후에 (사)한자교육총연합회에서 실시하는 문자학 특강을 1년동안 받고 '한자교육지도사' 자격을 받아 지난 겨울방학에는 충주 칠금초 4~5학년 학생에게 한달동안 한자를 무료로 가르쳤는데 매우 보람이 있었다. 많은 지식을 가르치며 인성교육과 거리가 있는 영어에 몰입시킬 것이 아니라 우리민족의 뿌리인 문자, 즉 한자를 통해 삶의 지혜와 역사는 물론 우리의 전통문화가 담겨있는 우리것을 가르켜 주어야 한민족(韓民族)의 맥이 이어져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한글+한자 즉 소리글과 뜻글을 모두 갖추고 있는 문화선진국인데도 한글만 가르치고 있어 읽을 줄은 알아도 어휘의 뜻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여 독해력이 떨어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국어는 어휘의 70% 이상이 뜻글자인 한자인데도 한글로만 가르치니 반쪽국어를 가르치는 격이라 할 수 있다. 별도의 한자를 가르치자는 것이 아니라 국어교과서 만이라도 기본적인 한자어휘는 괄호안에 병기(倂記)하여 이해를 돕고 스스로 배우도록 해야한다. 문자여건이 가장 좋은데도 한글전용정책이 자라는 아이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와 역사를 단절시키는 우(愚)를 범하고 있다. 최근에 학교폭력이 크게 문제되어 정부의 대책까지 발표하였다. 이러한 부작용은 고전을 가르치는 인성교육을 함께 하면 많이 줄어들것이라고 생각한다. 한자는 정작 어린나이에 가르치는 것이 인성을 형성하는데 매우 유익한 시기인데도 조기영어 교육이 성행하고 있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우리언어를 확실히 알도록 가르친 다음에 그 기본 바탕위에 외국어를 가르쳐야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유대인들은 가정에서 그들의 전통문화를 직접가르치고 체험하도록하기 때문에 세계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민족의 우수성을 이어가고 있음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교내 동급생들 간의 불화로 여중생이 자살하면서 담당 교사가 직무유기로 경찰에 입건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모 중학교 여학생이 투신자살하는 상황에 이르도록 교사로서 적절한 조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중학교 교사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자신이 담임을 맡고 있던 여중생의 부모로부터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 조치를 취해달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등 같은 해 11월초까지 5차례에 걸쳐 학생과 부모가 자신을 찾아오거나 전화를 걸어 학교 폭력을 해결해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이다. 담임교사를 직무유기로 불구속한 사례는 모든 교사들에게 충격 뿐 아니라 이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요즘 학교폭력 근절이라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무리하게 피해자의 일방적인 이야기만 듣고 진행된 경찰 수사가 너무 과잉이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학교 측의 말은 전혀 다르다. 왕따나 집단 폭력은 없었고 학생들 간 욕하고 장난치고 한 것들은 사실이지만 처벌할만한 사항이 아니었다고 했다. 담임교사도 가해 학생을 조사하기 위해서 진술서가 필요해 요청했고 그 과정에서 몇 차례 학부모와 통화했지만 아이가 안 쓰려고 했고, 이후 피해 학생과 면담하려 했지만 아이가 '바쁘다' '시간 없다'며 가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학부모가학생부에서 처리하지 말고 담임 차원에서 지도해 달라고 해 학생을 불러 면담한 적도 있으며 티 나지 않게 조심스레 해 달라는 학부모 요청대로 면담했다. 이러한 사후 대책과 지도가 있었는데도 수수방관하고 아무것도 안 했다는자의적 판단 조치가언론에 보도되고 담임교사를 구속한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회분위기에 휩쓸려 희생양이 되는 우리의 교육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모든 책임을 교사들에게만 지우려는 잘못된 관행과 여론에 따라 수사의 잣대가 흔들리는 것은 분명히 교권침해인 것이다. 이번 교사구속 사건은 교원단체가 그냥 좌시해서는 가득이나 위축된 교원들의 사기에 더 큰 상처를 주는 일이다. 정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종합대책도 학교장이 즉시 출석 정지는 물론 강제로 전학도 시킬 수 있도록 권한을 준만큼 학교의 책임을 더 무겁게 지웠다. 학교폭력을 숨긴 학교장과 교사에 대해서는 금품 수수, 성적 조작 등과 같은 4대 비위 수준으로 중징계하기로 했다. 그러나 교사들의 학생 지도권에 대한 권한은 언급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을 누르고 있는 한 학생 생활지도는 어렵다. 교원들에게 보다 강력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이번 사건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언론의 태도는 모든 교사를 매도하는 행위며 또한 번의 교사사기를 위축시키는 심각한 일이다. 지금처럼 교사의 교권이 없는 상태에서 학생지도에는 한계가 있다. 교사들에게 권한은 없는데도 책임만 묻는 정책이서는 그 실효성이 의심스럽다. 복수담임제도 마찬가지다. 학급당 인원을 줄이고 교사의 수를 늘이지 않은 상태에서는 교사들만 부담이 커져 제대로 작동할지도 의문이다. 가해학생을 강제로 전학시킬 경우 해당 학교에서는 또 어찌해야 하는지도 마땅한 대안이 없다. 예방보다는 사후 처벌에 주안점을 둔 탓에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교폭력의 열쇠는 교사도 학부모도 아니다. 학교폭력을 일으키는 학생에게 있다. 학생들로부터 답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 것이다. 그들이 새로운 각오로 논의하고 소통하여 대안을 찾아보게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학교차원이나 학급차원에서 ‘학교폭력 근절’ 선서나 각서를 쓰게 함으로써 폭력에 대한 인식변화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학교폭력이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이 다양하지만 당사자에게서 찾아보는 해법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법에는 학생인권과 상치되는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학교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단숨에 해결되기 어렵다. 그동안 대책이 없어 폭력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대책이 있다 하더라도 학교와 교사, 학부모, 사회가 함께 협력하지 않으면 효과를 얻기 어렵다. 모든 책임을 학교나 교사에만 지울게 아니라 학교나 교사가 학생을 지도할 수 있는 힘를 실어주는 정책이나 대책이 있어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담임책임지도제 조‧종례 시 폭력예방‧생명존중교육 '모두가 참여, 어디서나, 멈춰(stop) 범시민운동' 전개 학습클리닉센터 운영, 특별연구교사제 등 추진‧지원 ‘책쓰기’ 이어 ‘디베이트’교육으로 ‘교실 변화’ 이끌 것 안양옥=그동안 가장 힘도 드셨고 마음고생도 많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6일 개학을 맞은 모든 학교에서 학교폭력 근절과 안전한 학교 조성을 위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실시하셨지요? 정부의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6일)에 앞서 대구에서는 1일 대책발표를 하셨지요. 우동기=대구교육으로선 가슴 아프고 힘들었지만 학교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과 교실문화를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학생이 목숨으로 전하고자 했던 말을 실현하는 것이 저와 우리 교육계가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는 기저를 바탕으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했습니다. 대구는 2월중 4개 지역교육청에 대구시‧경찰청ㆍ지역의료기관을 연계한 ‘학교폭력 One-Stop지원센터’를 개원할 예정입니다. ‘STOP! 학교폭력 운동’을 전개하고 범사회적 안전망 구축, 담임교사의 조‧종례 시간을 활용한 인성교육 차원의 예방교육 강화 등을 실천할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학교폭력근절위원회 위원으로서 제안한 여러 정책들이 정부 대책에 포함되어 2월중 국회에서 관계 법령 개정이나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추진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신경식=교과부와 대구교육청에서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방안에는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담고 있고,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해 뒷받침 해준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학교생활규칙을 학교별로 교원, 학부모, 학생 모두 합의해 잘 만들어 담임교사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안양옥=맞습니다. 이번 정부대책에도 교총이 제안한 복수담임제, 학교장 권한강화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선생님에게 힘이 실려야 대책도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교육감님도 ‘온 마을이 나서야 한다’고 하셨지만 이제 정말 ‘온 나라가 나서야 할 때’인 거 같습니다. 종합대책의 문제점을 따지기 보다는 앞으로 얼마나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가는 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 가정, 국가가 학교와 교사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 학교폭력 문제도 해결되고 공교육이 살아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인권조례 등으로 교권추락이 가속화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시작한 교총의 ‘학교 살리기 범국민운동’에 교육감님도 동참해 주셨으면 합니다. 교권추락 등 문제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우동기=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교권확립은 올바른 가치관 교육을 통해 학교공동체가 학생교육에 대한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지도할 때 가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합니다. 교사의 열정과 자긍심이 사라지게 되면 학생 생활지도와 교육의 약화로 연결되기에, 교육환경과 여건을 탄탄하게 조직화해 문제행동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학생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교사 스스로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신경식=교권은 세우기는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 순간입니다. 학생인권조례가 대구에서 공포되지 않았다고 해서 대구가 상관없는 것은 아닙니다. 단 한 곳에서라도 실시되고 나면 전국적으로 파장이 옵니다. 기본적으로 교권침해 문제는 우선 우리 어른들이 반성을 해야 합니다. 특히 학부모님들의 자각과 인식의 전환이 요구됩니다. 내 자식만을 너무나 사랑하는 우리 학부모님들의 이기심 때문에 교사를 불신하고 무시하는 것이 가장 문제이며, 또한 국가, 사회단체, 언론 등에서 함께 선생님을 존중해 주는 풍토를 조성해 주어야 학생들이 보고 배웁니다. 이런 차원에서 교총이 중심이 되어 ‘학교 살리기’ 범국민 운동을 펼치는 것은 시의 적절하고 매우 의미 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양옥=대통령께서도 올해는 폭력을 뿌리 뽑고 교권이 바로서야 한다고 강조하신만큼 함께 힘을 합하면 성과가 있으리라 봅니다. 교과부도 나서고 있으니 대구에서도 힘을 실어 주셨으면 합니다. ‘성적과 지식위주 교육’을 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지난 한해 대구지역의 학력향상은 눈에 띱니다. 기초학력 우수기관에 선정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가져온 비결이 있을까요. 신경식=2년 전 교육감님이 취임하실 무렵 교육청평가, 청렴도, 학력 등 대부분의 교육 지표가 매우 낮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교육감님의 의지에 따라 모든 교원이 적극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가수준 평가는 처음 실시할 때 교과부가 약속한 것처럼 기초학습 미달 학생을 찾아서 기본학습능력을 길러주는 자료로만 이용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학교평가와 학교단위 성과급 지급기준으로 삼는 것은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의 파행 등 많은 부작용을 가져 올 것입니다. 더구나 학교폭력 등으로 어린 학생들이 목숨을 잃는 이런 상황에서 성적위주 줄서기 교육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합니다. 우동기=지역 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학력융평프로젝트’ 등을 추진해 오고 있는데 학력향상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학력융평프로젝트 사업의 주요정책은 학습클리닉센터로, 초‧중학교 대상 표준화검사 실시와 해석, 학습상담, 학습 코칭 활동을 통해 기초학력보장과 학생 맞춤형 지원 실시(129교 723회), 학습동기강화 및 리더십 함양(123교 1920명), 교육격차 최우선지역학교에 진로․학습코칭 프로그램 운영(118교 1만5600명), 취약계층 중1 대상 리더십교육(123개교, 2000여명)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특별연구교사제를 통해 학습부진요소 지도자료 및 주요 평가문항자료를 개발․활용 유도, 초등 기초학력신장을 위한 수학 보조교사 배치(209개교 214명), 평가 후 신속한 피드백을 통한 추수지도가 가능하도록 전체 학교에 OMR 스캐너 보급하는 등 교육청 차원의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또 교실수업혁신을 위해 수업선도교사제, 수업연구교사제, 좋은 수업 실천 연구회, 맞춤식 교실수업개선 연수 등을 지속‧체계적으로 추진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안양옥=연구하는 교사에 대한 대구의 지원이 확실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 들었는데 지금 말씀을 듣고 보니 상당히 세밀하게 챙기시는 것 같습니다. 대구의 ‘1인1책 쓰기로 학생저자 10만 양성’ 프로젝트도 유명하지요? 최근 독서-교과 연계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인 곳이 많습니다. 우동기=책쓰기 프로젝트는 아이들이 꿈을 스스로 찾아가는 교육입니다. 독서교육과 글쓰기 교육이 진로교육과 능동적으로 결합한 통합적인 프로그램입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1200개가 넘는 책쓰기 동아리가 운영되었고, 2만 명이 넘는 학생 저자가 탄생했습니다. 30권은 정식으로 출판되어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입학사정관제와 같은 대입제도에도 적극적으로 대응, 긍정적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책쓰기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아름다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나도록 앞으로 힘쓸 것입니다. 2011년 9월부터는 ‘디베이트 중심도시 대구 만들기’라는 이름으로 주제 탐구,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이 통합된 미래지향적 교육 프로그램인 디베이트 교육을 시작, 책쓰기 교육에 이어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신경식=디베이트 교육은 일반적인 토론학습과 달리 엄정한 룰에 따라 상대의 말을 경청하면서 자기주장을 펼치되 자료로서 근거를 제시하며, 마지막에는 주제에 대한 에세이까지 쓰게 하는 통합교육입니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학교와 사회에 올바른 토론 문화가 정착된다면, 학교폭력 사태도 해결될 것으로 생각되어 기대가 큽니다. 그러나 디베이트 교육이 현장에 빨리 정착되려면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주는 등 후속 대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안양옥=저도 개인적으로 디베이트 교육에 관심이 많습니다. 좋은 사례 공유해 주시면 교총을 통해 확산하도록 하겠습니다. 3월부터 시작되는 주5일제수업 역시 학교-가정-지역이 잘 융합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신 총장님, 현장 반응은 어떻습니까. 교육감님은 지자체 연계 프로그램에 관심을 많이 갖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만, 진행 상황이 어떤가요. 신경식=한 가지만 짚겠습니다. 요즘 선생님들은 학교가 교육기관인지 보육기관인지 모르겠다는 자조적인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교육부분은 학교가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보육부분은 보건복지부나 지자체가 맡아주면 좋겠습니다. 주5일수업제은 반드시 지자체나 사회단체, 사회교육기관 등에서 일정 부분 맡아 책임져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우동기=맞벌이와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토요돌봄교실 및 토요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할 예정이며, 교육여건이 어려운 학교 16개교를 선정해 운영비도 지원할 것입니다. 또 토요 디베이트데이, 토요 스포츠데이 등 특색 있는 토요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학교자체예산도 확보하도록 했습니다. 저렴하고 수준 높은 수익자 부담의 교과 및 창의‧인성 관련 107개 토요프로그램을 학교에 개발‧보급하고 교원연수를 실시하였으며, 토요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하는 등 안정적 연착륙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지자체․주민자치센터․복지관․청소년단체․사회적기업과 종교단체 등에도 토요일 미 등교 학생들을 위한 체험학습 프로그램 확대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안양옥=교원연수와 지원을 확실히 많이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시작 단계인 만큼 우수사례들을 널리 알려주시면 정착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실의 변화’를 위한 교육감님과 대구 교원들이 얼마나 노력해 오셨는지를 오늘 좌담을 하면서 느끼게 됩니다. 이런 노력들이 일련의 사태로 인해 위축되지는 않을까 한편으로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교원사기진작책과 더불어 대구교원, 또 대구를 넘어 전국 교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신경식=선생님들 정말 많이 힘들지만 선생님들까지 손을 놓으면 우리나라의 희망은 없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다른 일에 신경 쓰지 않고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는 여건과 분위기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인 학생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의욕적으로 힘차게 교단에 오르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우동기=교실이 되살아나야 공교육이 삽니다. 교실을 되살리는 데에는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협력과 소통으로 이루어야할 과제입니다. 더 이상 ‘공교육이 무너졌다’ ‘교실이 붕괴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모두의 역량을 모아 나가야 하겠습니다. 안양옥=대구 교원들에게 지금 어느 때보다 격려와 용기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선생님들께 힘을 실어달라는 메시지를 장관님, 대통령님께 부탁드렸습니다. 올해는 틀림없이 교권이 바로서는 해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다 같이 힘냅시다.
아침 밥상에 올라온 콩나물국. 씹을 때마다 줄기가 톡톡 터지면서 입안으로 퍼지는 물기가 싱그럽다. 버스정류장에서 본 은행나무. 나란히 서 있어도 성질 급한 놈은 벌써 노랗게 숨이 넘어가고 느긋한 놈은 아직 초록이 성성하다. 거미줄에 맺힌 이슬의 아름다움에도 눈길이 간다. 무심히 지나쳤던 모든 것에 눈길이 간다. 창의성이 요구되는 광고장이로 살아온 저자의 ‘책은 도끼다’(박광웅‧북하우스)를 읽고 나면 촉수가 예민해진다. 한 문장 한 문장을 꼭꼭 눌러서 읽는 것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카프카’를 인용해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생각이 에너지다’ 등 인문학적 깊이가 있는 카피로 유명한 광고인다운 제목이 아닐 수 없다. 꽃 보내고 보니/ 놓고 가신/ 작은 선물/ 향기로운 / 열매(본문 24쪽) 누구나 꽃이 지면 열매가 맺힌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것이 꽃이 두고 간 선물이라는 ‘이철수’의 시선. 저자는 이 판화 그림을 본 후로는 열매를 보게 되면 그냥 보아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보고 만질 수 없는 ‘사랑’을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게 하고 싶은 외로움이, 사람의 몸을 만들어낸 것인지도 모른다.(본문 32쪽) 시보다도 아름다운 이 구절은 최인훈의 ‘광장’에 나온다. 소설을 시처럼 쓰는 최인훈과 사실적 글쓰기를 추구하는 김훈의 문장을 대비하기도 한다. 저자는 “김훈이 미쳤다”고 표현한다. ‘냉이의 맛은 된장국물 속으로 모두 풀어 내놓는 평화가 이뤄지고, 그래도 냉이 건더기를 씹어보면 그 맛이 살아있어 인간에게 기쁨을 주니 셋은 삼각치정관계지만 사이가 좋다’와 같은 기막힌 표현을 미치지 않고서는 쓸 수 없다는 것이다. 냉이된장국을 먹을 때마다 강렬한 기억으로 각인되지 않을 도리가 없지 않은 가. 저자의 쉬운 설명에 따라 강렬한 감동을 주는 문장을 하나하나 따라가다 보면 어려운 고전이라고 생각해 들쳐보지 않았던 책들을 읽고 싶다는 욕망과 인생에 대한 성찰이 함께 이뤄진다. ‘책은 도끼다’에서 저자는 스물 네 명의 작가와 마흔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언급한 책을 모두 따지면 예순네 권이다. 이 많은 책들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책을 읽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읽고 나면 달라지고, 볼 수 있는 게 많아지며, 인생이 풍요로워지기 때문이라고. ‘봄이 어디 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지만 정작 봄은 우리 집 매화나무에 걸려 있었다’는 시구처럼 행복은 먼 데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노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톨스토이와 카뮈, 김훈과 조르바의 안내로 생겨났다고 덧붙인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는 게 아깝다는 게 이런 것일까. 밀레의 그림에서 치유와 감동을 받고 돌아서자, 고흐의 절절한 별빛이 덮쳐온다. 숨 막힐 듯 던져지는 인문학의 향연에 배고픈 감성은 바쁘게 글을 좇지만, 저자는 “천천히 읽어가라”며 성급한 식탐을 꾸짖는다.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가 아닌 잔디 자라는 속도로 살아가라고 가르친다. 이만큼 즐겁고 유쾌하고 행복한 ‘도끼질’이 또 있겠는가. 이 책을 읽어보라. 낙엽 굴러가는 소리가 증기기관차 소리처럼 들릴 터이니….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원장 김철균)은 7일 서울 국립중앙극장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와 ‘교육 기부·나눔 문화 조성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KERIS가 2007년부터 실시해온 ‘도서·벽지 소규모학교 졸업앨범 무상제작 지원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용자들이 도토리(사이버 머니)를 기부할 수 있도록 포털사이트에 기부 참여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기부된 금액은 졸업앨범 제작이 어려운 소규모 학교를 대상으로 한 졸업앨범제작 프로그램과 종이앨범 인쇄비를 무상 지원하는 데 쓰이게 된다. KERIS는 “지난해 818개교를 지원했지만 졸업생이 30명 이하의 소규모학교가 전국 학교의 20%인 2190개교에 달해 기부의 손길이 절실하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좀 더 많은 학생들에게 무상 졸업앨범의 혜택을 제공하고 사회적으로 나눔 문화가 확산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협약을 계기로 SK 직원 사진동아리가 직접 도서·벽지 소규모 학교에 방문해 사진 촬영을 해주고 앨범제작을 지원하는 등 재능기부를 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식에서는 올해 졸업앨범 제작 지원을 받은 대상 학교 학생, 청와대 어린이 기자단 및 학부모 70여 명이 국립중앙극장에서 어린이 연극 ‘옥신각신 토끼, 자라’를 관람했다.
“우리 스스로 변화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어떤 대책도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연일 학교폭력 근절 의지를 밝혔다. 7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김 총리는 “학교폭력 대책은 한 번의 발표로 끝나는 것이 결코 아니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매달 한번 이상 학교와 현장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이 뿌리 뽑힐 때까지 지속적으로 진행상황을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김 총리는 6일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도 직접 수정하며 학교폭력을 발본색원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담기 위해 애를 썼다. 총리실은 김 총리가 전날 밤까지 정부대책 최종안을 꼼꼼히 살피고 담화문 문구를 수차례 수정하며 국민들에게 진심을 전하기 위해 고심했다고 전했다. 김 총리는 담화문에서 교사들을 향해 “학교마다 교실마다 소위 일진들이 권력의 탑을 쌓고 다른 학생을 지속적으로 따돌림하고 있는데도 선생님들이 몰랐다는 것도, 모른 척했다는 것도 모두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아이들과 마음으로 소통하고 아이들이 끝까지 지켜줄 사람으로 믿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도 미리 녹화한 제83차 라디오 연설을 통해 “종합대책의 방향은 가해 학생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피해 학생의 안전한 보호, 그리고 교육환경 개선의 3가지로 요약된다”고 설명하는 등 정부정책에 힘을 보탰다. 이 대통령은 올해만 4차례에 걸쳐 안양옥 교총회장 등 교원을 비롯해 학생, 학부모 등을 만나 “역대 정부가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만 힘을 쏟으면서 정작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현실을 너무나 몰랐다”면서 “폭력문제는 직접 챙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종합대책발표에 앞서 5일 열린 교육과학기술부 기자 브리핑에서 이주호 장관 역시 이번 대책의 차별화는 발표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고 선을 그었다. “매주 한 번은 현장을 찾겠다”는 이 장관의 말 속엔 점검을 통해 대책을 수정하고 보완해 나갈 테니 너무 비판만 하지는 말아달라는 행간이 읽혔다. 장관의 걱정처럼 대책 발표이후 벌써 ‘맹탕, 재탕, 실효성 없는 백화점식 망라’라는 말만 무성하다. 한정된 재원에서 갑자기 교원을 무한정 늘릴 수도, 학급 당 학생 수를 줄일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책이 묘약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장관도, 총리도, 대통령도 변하겠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매주 한 번, 현장으로 달려가고 보고도 받겠다고 한다. 그들이 앞으로 약속을 지킬 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학교와 교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대책이 나온 만큼 이번엔 교원들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 경찰이 어이없는 보여주기식 행정을 하는 등 상황은 어렵지만, 대책의 묘미를 살려 힘들어도 해보겠다는 의지가 드러나야 한다. 김 총리의 말처럼 “변하지 않으면 어떤 성과도 이루어 지지 않는다.”
평가전문기관으로의 전환을 준비 중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성태제)이 초·중등교원 임용고시 출제 및 채점 관리 위탁사업에서 손을 뗀다. 지난해 한국어능력시험이 국립국제교육원으로 이관된 데 이어 초·중등교원 임용고시도 시·도교육청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평가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교육과학기술부 결재가 난 것으로 안다”며 “한국교육개발원과 시·도교육청으로의 이관이 논의되었지만 시․도로 넘기는 것으로 일단락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2008년 중등 및 초등, 2009년 중등 임용시험에서도 각각 문항 오류가 발견되고 지난해는 초등 임용시험 문제 유출 등으로 사회적 논란이 커지면서 평가원은 임용시험체계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비췄다. 평가원이 내세우는 임용시험 이관의 가장 큰 이유는 임용시험이 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시기에 치러져 업무가 분산되고 출제 및 검토 위원이 중복 되는 등 애로가 많다는 것이다. 문제는 시·도교육청이 임용고시 출제 및 채점 관리를 할 시스템을 갖추고 있느냐는 것이다. 올해도 평가원의 채점 오류로 인해 전남교육청의 합격자 명단 발표 혼선이 있었고, 대구교육청은 2차 합격자명단을 최종 합격자로 발표하는 등의 오류를 범했다. 충남교육청도 3명을 추가 선발하는 과정의 매끄럽지 못한 처리로 논란이 일고 있다. 시험의 성격상 조그마한 실수에도 민감한데 단순 합격자 처리에서도 이런 혼란이 일어나는 시·도교육청에 시험의 주관을 맡길 수 있겠냐는 것이다. 교육개발원에 이어 교육과정평가원에 임용시험이 위탁실시 된지가 이미 20년으로 축적된 경험이 전무(全無)하다는 것이다. 시·도별로 시험을 치르게 되면 지금보다 예산이 세배 이상 더 든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의 시·도교육청 이관은 교육청이나 예비교원 모두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교직 적성에 무게를 싣는 임용체제 개편을 위해서는 시험출제 및 관리를 시·도로 이관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대안이라는 해석도 있다. 객관식보다는 주관식으로, 교원으로서의 인성, 폭력상황 발생 시 문제해결능력 등 교직적성 심층면접 등을 강조하는 시험체제 변경을 위해서는 시·도 단위에서 시험을 출제하고 관리하는 것이 적당하다는 것이다. ‘초중등교사 선발체제 개선 방안 탐색’ 연구를 맡은 김명수 한국교원대 교수는 “시도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언제까지 국가에서 맡을 수는 없는 문제”라며 “시·도의 교원을 뽑는 시험인 만큼 이제는 시·도로 이관해야 할 때”라고 잘라 말했다. 교총 교육정책연구소와 함께 ‘교원양성기관 학생 선발 및 교원 임용제도의 현장적합성 제고방안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유병열 서울교대 교수는 “시도교육청 이관은 현실적 대안이지만 임용기준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숙제”라며 “시도가 연합해 공동으로 출제를 관리하는 등 이념이나 정치적 성향에 의해 경도된 교원선발 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인기가 시들했지만 70년대에서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었던 스포츠 중의 하나가 프로레슬링이었다. 특히 故 김일 씨를 대표로 하는 한국 레슬러가 일본 레슬러들을 박치기 한방으로 매트에 꽂는 것을 보면서 일제 식민지 시절의 고통과 울분, 팍팍한 삶의 무게를 일거에 날려 보낸 추억은 하나씩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프로레슬링의 인기는 우리에게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미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였었다. 80년대와 90년대 초반 레슬링은 미국 WWE (World Wrestling Entertainment)로 대표하는 레슬링 단체가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프로레슬링은 스포츠가 아니다. 그 이유는 심판에 대한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스포츠맨십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WWE에서도 그것을 과히 부인하지는 않는다. 하기야 WWE라는 단어 자체가 오락 내지 게임(entertainment)을 노골적으로 표방하기에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미국 프로레슬링을 케이블 TV에서 보면 몇 가지 특징을 보게 된다. 우선 심판이 제대로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를테면 한 선수가 상대선수에게 반칙을 하게 되면 심판이 제지를 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선수의 반응이 볼만하다. 심판 판정을 뒤늦게 따르는 것은 예사고, 심지어 판정에 불만을 품은 선수가 심판을 경기장 매트에 던져버리기도 한다. 더 가관인 것은 유명 선수가 자기와 대결할 선수의 시합에 심판으로도 참여한다는 것이다. 유명 선수는 심판으로 참여하기 위해 심판 옷으로 갈아입지만 그가 상대 선수와 싸울 것임은 시청자들은 다 안다. 자기와 대결할 선수가 유리해 보이면 시합을 중간에 중지시켜서 경기 흐름의 맥을 끊어 놓기도 하고, 자기와 싸울 선수의 맞수가 불리하면 그와 합세해서 자기와 싸울 선수를 공격하는 것도 있다. 시청자들은 이 경기 전에 짜고 할 것이라는 전후 내용을 모두 알기에 박장대소를 한다. 일상 스포츠에서는 느낄 수 없는 변칙과 반칙이 난무하지만 그것을 스포츠가 아닌 오락물로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레슬링은 스포츠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7~80년대 한창 유행하던 프로레슬링이 9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쇠락한 것은 유명 레슬러가 ‘프로레슬링은 짜고 치는’ 것이라고 폭로해서 그 인기가 급락했다. 인기를 위해서 철저히 사전 약속을 하고, 거기에 맞춰서 경기를 하다 보니 감동이 점점 덜해서 대중의 눈에서 점점 멀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어쩌면 그것은 공명정대함이 사회의 근간을 이끄는 기본이라고 생각한 한국인들의 정서에서 한참 벗어난 것이었기에 당연한 결과였는지 모른다. 스포츠도 이러한데 한 사람의 인생에서 중요함을 차지하는 대학입시는 더 그렇다. 아무리 학력의 대물림이 이루어지는 세상으로 변했다 해도 서민들의 가느다란 희망은 학력의 상승을 통해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타는 것이다. 그래서 망국적이라는 교육열과 입시열기가 면면히 그 생명력을 이어가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한 사회에서 입시부정이 이루어졌다니 서민들의 가슴이 얼마나 미어지고 통탄할 일이었겠는가. 얼마 전 감사원에서 「학사운영 및 관리실태」라는 보도 자료를 냈고 언론에서 대부분 다룬 내용이 있다. 그것은 대학들의 각종 특별전형의 허점을 악용한 대입 부정합격 추정자를 대거 적발하였고, 편입학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하였으며, 수십 억대 스카우트비를 불법 조성해서 체육특기자를 선발했다는 것이다. 모 교육청은 불합리한 고교 입학전형 관리와 과학고 조기졸업제도를 부실하게 운영한 사례도 있었다. 특히, 이러한 비리에는 제도의 허점을 이용한 학부모와 학생이 있었지만, 학교에서 묵인 내지 방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거기에다가 이를 감독하고 감시해야 할 교육당국의 태만도 한몫을 했다. 이러한 입시부정은 합격한 어느 한 두 사람의 이익을 넘어서 사회 전체에 비리 불감증을 유포시키고, 더 나아가 배우는 학생들에게 사회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부정적인 악영향을 준다. 과정이야 어떻든 간에 결론만 좋으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선례를 대학입시에서부터 차근차근 배운 그들이 만일 사회지도층 인사가 되었다면 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행동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 아찔하지 않은가. 스포츠가 각본 없는 드라마로 불리는 것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서 실력을 정정당당하게 겨뤄서 승부를 보기 때문이다. 거기에 따라서 나온 결과물에 선수들은 도취되고, 관중은 즐기면서 희열을 느끼는 것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프로레슬링이 스포츠가 아니라고 하였듯 부정입학은 정당한 노력의 대가가 아니다. 범죄를 넘어서 자기 자신을 기만한 죄, 입시 상대방을 기만하고 낙담시킨 죄, 사회에 비리라는 악성 바이러스를 유포시킨 죄가 모두 해당되기 때문이다. 입시비리, 발본색원해야할 범죄 중의 악질 범죄다.
청주의 젖줄 무심천(無心川). 이름과 같이 마음을 비운 사람처럼 시내를 가로지르며 유유히 흘러간다. 해마다 겨울이면 이 무심천 줄기의 일부를 막아 만들어진 썰매장이 어린이들의 놀이마당이 된다. 어린이들이 겨울철에 즐기는 놀이 중 썰매가 단연 인기다. 썰매는 눈이나 얼음판 위에서 타는 놀이기구로 오래 전부터 즐기던 민속놀이였다. 얼음판에서 타는 일반적인 썰매는 잘 미끄러지도록 판자 밑에 각목을 나란히 붙이고 쇠줄을 박는다. 지난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수영교 아래 무심천 썰매장에서 이색썰매타기 행사가 열려 많은 사람들이 도심 속의 얼음판을 찾았다. 이번 행사는 아빠가 만든 이색썰매경연대회, 썰매경주, 얼음판에서 팽이치기, 눈사람 만들기, 퀴즈풀기 등 여러 가지 민속놀이를 하며 문화‧전통시장 상품권과 썰매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했다. 썰매까지 무료로 대여하는 무심천 썰매장에서 눈길을 끈 것은 어린이들이 타고 놀기 좋게 각종 재활용품을 이용해 만든 이색썰매였다.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는 "추위와 생활고로 움츠러든 시민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팍팍한 세상을 훈훈하게 만들자."는 취지로 행사를 주관했다고 밝혔다. 이날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끌어주는 썰매를 타며 가족 사랑을 확인하였고, 행사장을 찾은 한범덕 청주시장은 각종 행사에 직접 참여하며 시민들에게 추억 나눔의 장이 되게 했다. 행사가 끝나는 시간을 알리자 얼음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시민들은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으로 지난달 초 개장했던 무료 썰매장은 빙질 저하와 안전사고 우려로 이색썰매타기 행사를 끝으로 폐장되었다. 얼음판을 훈훈하게 만든 이색썰매타기 행사장의 추억거리들을 사진으로 감상해보자.
생활하다 보면 오밀조밀한 소품들이 항상 우리 곁을 따라다닌다. 머리밴드, 머리핀, 휴대전화 전지 등 꼭 필요하면서도 잘 보관이 되지 않아 집안의 이곳저곳에 뒹굴게 된다. 우리 집엔 이런 자그마한 것을 담는 그릇이 있는데 그것은 그리 비싸지도 크지도 세인의 관심을 끌지도 않는 옹기로 만든 한 되들이 작은 시루다. 이 녀석은 항상 거실 한쪽 한 뼘 높이의 선반에 앉아 그저 자기 할 일만 말없이 하고 있다. 그런데 토요일 오후 현관문을 열자 너덧 조각으로 깨어진 이 녀석이 버려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아내 말인즉슨 청소하다가 선반에서 떨어졌는데 이렇게 되었다고 한다. 내심 아까운 생각이 들어 강력접착제로 붙여보기로 하였다. 깨어진 조각을 이리 저리 퍼즐 조각처럼 맞춰보니 대강은 들어맞는데 금이 간 사이를 메워 줄 미세한 조각들은 맞추지 못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아내는 궁상맞다고 당장 버리라고 하지만 맞춰 붙여 보니 그런대로 원래 모습을 갖추어 다시 제 기능을 주기로 하였다. 접착제가 마르고 나서 옹기 시루를 보니 형태는 보존하고 있지만 그 상처는 그대로 남아있다. 그것을 보면서 문득 사람과의 만남에서 보이지 않는 상처를 주고받은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무수한 만남을 한다. 얕은 만남이든 깊은 만남이든 그것을 되풀이하면서 헤어짐도 역시 반복하게 된다. 사람 사이에서 이런 만남과 헤어짐이 좋은 추억으로 남으면 참 좋을 것인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얼굴을 붉히고 돌아서는 일도 허다하다. 그것을 우리는 흔히 갈등이라고 한다. 갈등은 소설의 구성에서 꼭 필요하다. 책을 읽다 그 갈등이 해소되는 순간 카타르시스를 맛보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현실은 감정이 개입된 만큼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끝내 그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파경을 맞는다. 파경은 부부 사이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어떤 연유로 인해 백년해로의 기약이 깨어진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만나지 못해 같이 있지 못해 안달이 날 지경인 남녀가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아 파경을 맞아 등을 돌리면 사랑하던 마음은 일순간에 미움으로 돌변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서로의 가슴에 항상 치유되지 않는 아픔으로 따라다닌다. 비단 이런 예 말고도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겪는 만남과 갈등 그리고 헤어짐은 너무 많다. 그 만남의 인연들이 분홍빛으로 점철된다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갈등의 파편인 금간 흔적이나 사금파리 조각은 날카로워 손이나 발을 다치게 한다. 그 위기를 모면하려면 물리적인 힘으로 가장자리를 다듬으면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에 난 상처의 조각들은 물리적인 힘으로 치유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사람에게 있어서 좋은 일은 기억 속에 쉽게 잊히지만 아픈 감정은 언제나 멈추지 않는 메아리로 반복된다. 그리고 내가 도움을 받았던 일은 쉽게 잊히지만 내가 도움을 주었던 일은 잘 기억하고 되돌아오기를 바라는 게 우리네 욕심이다. 끄집어내 놓은 소품들을 다시 담으면서 옹기 시루의 안쪽을 본다. 단단히 붙었지만 깨진 흔적들은 선명하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아픔의 흔적을 남겼는지 돌아보게 된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 살아가며 즐거운 만남을 계속하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좋은 기억을 남기게 되면 그것은 큰 덕이란 자산으로 돌아온다. 항상 마음속의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저울로 균형을 따져 만남의 도구를 잘 다듬질 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현인의 모습이 아닐까? 우주는 광대하고 세상은 넓다. 그 중 인간이 살아야 하는 기간은 점 하나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모두가 존귀한 우리가 상처를 내고 다듬기 전에 상처를 내지 않는 만남을 이루는 게 삶을 아름답게 하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다시 한 번 안타깝고 안스러워 깨어진 옹기 시루를 만져본다. 조각끼리 붙여진 가장자리가 매끄럽지 못하다. 버리기보다 저 깨어진 흔적을 보면서 다듬고 보듬는 마음을 키워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