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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정보화 혁명의 소용돌이 교직원 회의를 마치자마자,(필자의 학교는 퇴근 무렵에 회의를 한다) 혼자 학교 앞의 대모산으로 향했다. 초입에서 산에서 내려오는 두 등산객의 대화가 들린다. “학교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선생이 그런대요, 야 너 학원에도 안가냐” “그래, 학교 선생들이 이제는 두 손을 놓았나 봐요” - 학부모인 성 싶다. 아아, 결코 듣고 싶어서가 아니다. 너무도 크게 들린다. 모두가 교육에 대해 개탄하는 시대, 필자의 마음은 스산하고 더욱 답답해진다. 오후 5시, 대모산 초입이 벌써 깜깜하다. 12월이 시작되었음을 실감한다. 전날 외부 교육계의 여러 장학 위원들을 모시고, 연구부장인 필자가 교사를 대표하여 본교의 취약점에 대한 컨설팅 장학을 받았다. 교직원 회의에서 필자는 장학의 결과를 교사들에게 알려야 했다. 전달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급변하는 교육 환경에 맞추어 교사 스스로가 변화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교육 현장에서 도태될 수 있음’과 ‘능동적인 교사에게는 보상, 정체된 교사에게는 불이익’ 측면에서 ‘당근과 채찍’이라는 시스템 도입의 시급성이었다. 전달하는 필자나 이야기를 듣는 교직원이나 그 표정이 무겁기는 마찬가지이다. 장학 위원들의 공통된 요구는 ‘전문성 신장을 위한 노력, 자기 계발 의욕의 동기 부여’를 위한 계량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것이다. ‘후배 교사의 헌신적 열정과 선배 교사의 노련한 경험의 조화로움’과 같은 아날로그적 감성은 이제 뒷방 영감의 중얼거림 정도로 치부되는가 하는 회의감이 인다. 정보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세상은 격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운도 부침하며 심하게 명멸거리고 있다. 낙후 유럽국에서, 80년대의 외자 유치와 IT 혁명으로 괄목할 만한 국부를 일구었던 아일랜드와 아이슬랜드 - 그들은 다시 방만한 국가 운영과 부실한 금융 시스템으로 인해 2010년도의 현재, IMF 구제 신청 후 유럽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어찌 국가만 그러랴. 오늘날 학교 현장이 급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췌언을 요하지 않는다. 학교 행정은 정보 공시를 통해 누구에게나 공개되고 있다. 교사가 처리해야 할 문서는 거의 전자화되어 있다. 또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언제든지 촬영되어 가공할 만한 조회 수로 인터넷에 떠돌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 학교에서 독자적 앱을 만들어 주지나 않을까 기대도 한다. 학부모들은 교육 수요자로서 당당한 권리를 자랑한다. 학부모 서비스를 통해 자녀의 성적을 인터넷으로 열람하는 것은 그들 권리의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변해야 한다. 맞다. 기능적 측면으로서 교사가 지닌 전문성은 신장되어야 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교사도 변해야 하고, 학생들도 변해야 한다. 한데 문제는 변화의 방향과 시선이다. 학교 현장은 실제로 뭘 요구하지 않아도 이미 많이 변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변화의 흐름을 의식이 좇지 못하는 지체 현상이 곳곳에서 빚어진다. 부임 초기 꽃을 들고 꽃병을 갈러 교무실에 들어오던 그 수줍던 소녀들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길 없다. 학부모에게서 받았던 감사의 편지는 이미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이다. ‘우리 아이 늦어요’라는 문자만이 달랑거리며 담임교사의 시선에 머문다. 요즘 필자는 십수 권의 다양한 책을 읽으며, 새삼 독서와 사색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하루키의 소설이나 홉커크의 탐험서등 가벼운 것들도 있고, 샐린저나 겐지로의 교육 소설, 그리고 성경, 단테, 공자도 있다. 하나 재독 삼독을 통해 필자의 손에 더욱 자주 잡히는 것은 결코 변화를 위한 실용서가 아니다. 수 없이 손에 잡는 성경과 논어야 말로 필자 독서의 움직이지 않는 보편적인 정신적 원천이다. 그러니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본질적 보편 가치라는 것이 있다. ‘관대함, 예의, 사랑, 양보, 희생, 봉사’ 등등 - 공자는 사람이 파리 목숨으로 경시되던 춘추 시대에 이러한 인간성의 보편 가치와 덕목을 외치며 천하를 주유했던 것이다. 공자는 “배움에 싫증내지 않으며, 남을 가르치기에 지치지 않는다”며 교사로서의 자신을 자부하였다. 교사는 자부심으로 살아간다. 기능적 측면에 앞서, 학생들에게 이런 보편 윤리적 측면을 교육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학생들은 이미 온갖 난무하는 미디어로 인해 난독증에 빠져 버렸다. 그들을 독서와 사색의 세계로 이끌어, 보편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자들이 바로 우리 교사들일 것이다. 대모산을 거쳐 구룡산 정상에서 헌인릉 방향으로 빠져 나오니 어언 저녁 8시이다. 박경리의 토지에서 밤에 혼자 산을 쏘다니던 구천이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내일은 또 다시 다른 하루가 된다. 새로운 힘으로 학생들을 맞이하리라. ▶ 이쌤의 다시 쓰는 교사론은: 1989년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이래 22년이 흘렀다. 학계에의 어슬렁거림으로, 현장에 늦게 도착한 터이다. 80년대와 90년대 그리고 2000년대를 거쳐 다시 2010년대다. 그간 교육 현장은 너무나 많이 변했다. 그러기에 하고 싶고, 전하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다. 물론 필자의 생각도 많이 변화했다. 어떤 부분은 더 과격하게, 어떤 부분은 더욱 완고하게 보수적으로 변했음을 느낀다. 이쯤해서 스스로를 한 번 살펴보고 싶다. 외부 환경 흐름과 내면 흐름의 길항(拮抗)작용에 대해서.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지신에 대해서.
한국교총 교육가족 상조상품 ‘효플러스’가 공동관리계좌 방식을 통한 자금관리의 안전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효플러스’의 장례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주)현대종합상조 등 종합상조회사의 공금횡령 사건이 잇따르면서 상품 가입자들의 불안감이 증대되고 있다. 그러나 교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2006년 특화개발된 상품 ‘효플러스’는 한국교총과 (주)교원클럽, (주)현대종합상조가 3자 공동명의로 통장을 개설해 관리하고 있어 납입대금의 횡령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현재 장례행사가 종료된 경우를 제외한 회원들의 납입대금 총액대비 81%가 공동관리계좌에 예치돼 있고 상조공제조합에 별도로 10%가 예치돼 있어 91%의 예치금(11월 9일 기준)이 확보돼 있다. ‘효플러스’는 한국교총과 (주)교원클럽을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하다. 교총 관계자는 “최근 효플러스와 유사한 상조상품이 학교 현장에 홍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같은상품은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려우니교총장터 홈페이지(www.kftaplus.com) 교육가족상조 '효플러스'배너나 (주)교원클럽 고객센터(070-7700-0700)을 통해 가입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꽃게잡이로 유명한 연평도가 세계 뉴스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6ㆍ25 때도 포탄 하나 떨어지지 않아 피난민들이 모여들었을 정도로 평화로웠던 연평도가 북한의 무력 도발로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고 사상 최대 규모의 한미연합 합동 훈련까지 전개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 처했다. 북한의 포격 도발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뭐니뭐니해도 연평도 주민들이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처럼 떨어지는 포탄을 피해 세간을 챙길 겨를도 없이 가까스로 섬을 빠져나온 주민들은 지금도 찜질방에서 아픈 상처를 보듬고 있다. 피란에 나선 1,400여 주민 중 140명에 이르는 학생들도 사태 발생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인근 지역의 학교와 기관에 분산되어 수업을 받게 되었다. 정부에서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피해 보상 대책도 구체화되면서 점차 안정을 찾고 있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포탄이 수백발 터진 연평도를 어떤 관광객이 찾겠습니다. 살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라며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묘안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천안함 피격 이후 연평도까지 무차별 공격을 당하자 이번에는 참을 수 없다며 전국 각지에서 북한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을 비판하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흐트러진 국기(國基)를 바로 세우고 천방지축 날뛰는 북한 정권에 본때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이 남한에 대한 위협을 거두지 않을 경우 “우리도 핵무장을 하자”는 강경한 목소리도 흘러 나오고 있다. 물론 이 시점에서 감정적인 대응은 이로울 것이 전혀 없다. 부끄러운 현실을 딛고 훗날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냉철한 자기 반성과 합리적 분석을 통한 구체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정권에 계속 끌려다녔던 원인을 찾고 이를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행여 분단 상황을 이상적으로만 접근하려는 내부의 적은 없었는 지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북한의 포격 도발로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온 국민이 힘을 합해 연평도를 지켜야 한다는 명제는 절대 바뀔 수 없다. 그래서 연평도에 대한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세금 감면, 학비 면제, 파손 주택 보상 등 실질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연평도를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안보 교육의 장으로 삼는 방안도 고려해 볼 가치가 있다. 이를 위해 연평도의 포격 현장에 안보 박물관을 세워 북한의 만행을 고스란히 기록하고 연평 앞바다에서 폭침한 천암함도 옮길 것을 제안한다.
학교는 지금 입시철이다. 중학교는 전문계고, 특목고, 특성화고 입시가 끝났다. 합격자 발표가 끝난 것이다. 중학교 3학년의 경우, 12월 15일 고입연합고사를 앞두고 있다. 대입의 경우,1차 수시는 이미 끝났고 지금은 2차 수시가 진행 중이다. 입시처럼 냉엄한 것이 없다. 합격 아니면 불합격이다. 합격자는 기쁨에 넘치고 불합격자는 눈물을 삼켜야 한다. 입시 뿐 아니다.체험수기 공개 모집이라는 것이 있다. 필자는 교육 리포터 활동을 하고 있어 글쓰기 공모에 관심이 많다. 얼마 전, 자동차 보험회사 에듀카로 알려진 '더 케이 손해보험' 고객 감동 서비스 체험 수기 공모에 응모하였다. 작년 6월 주차장에서의 접촉사고 당시의 심적 갈등을 소개하고 보험회사 직원이 믿음직스럽게 처리해 준 내용을 수기에 담은 것이다. 결과는보기 좋게 떨어졌다. 독자들이 감동을 받게끔 써야 하는데 리포터 활동을 많이해 문체가 딱딱한 것이그 원인이 아닌가 싶다. 아니다. 국어 교사 출신이라고 수기를 너무 만만히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사실은 응모한 다른 분들의 글솜씨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수상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이 괜찮다. 그 이유는 글쓰기에 대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반성의 기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글쓰기 실력이 다른 사럼보다는 낫다고 자위해 왔는데 그게 아닌 것이었다. 글쓰기 연마를 더 하라는 뜻으로 겸허히 받아 들였다. 또 한가지 이유는 손해보험 회사대표(송면섭)가 보낸 한 통의 편지와 작은 선물이 마음을 위로해 주었기 때문이다. 내용인즉 응모해 준 고객님의 관심과 애정에 큰 감동을 받았다는 이야기와 고객의사랑과 믿음이 있었기에 오늘날손해보험이 있다는 것이었다.아울러 감사의 뜻으로 작은 정성(선물)을 보낸다는 내용이다. 선물을 보니 샴푸 2병이다. 여행용 작은 샴푸도 2개 들어 있다. 대개의 경우, 합격자만 상대한다. 떨어진 사람에게는 연락조차 주지 않는다. 회사 입사 시험의 경우도 대개 그렇다. 비로 이게 문제다. 불합격자도 알고 보면 소중한 고객이다. 그들을 붙잡는 것이제대로 된 회사 경영의 마인드 아닐까? 입사 시험에 떨어진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 자기 회사 발전에 도움을 주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학교도 마찬가지 아닐까? 불합격자에게도 좋은 학교의 이미지를 남겨야 한다. 체험수기 공모도 마찬가지다. 당선권에 들지 않은 응모자에게 사장이 정성스런 편지와 함께 보내는 작은 선물은 고객을 감동시킨다. 감동을 받은 고객은 보험회사를 바꾸지 않는다. 오히려 해당 보험회사를 다른 사람에게소개한다. 이 얼마나 고마운 홍보대사인가? 필자는 자가용 2대가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5년 전부터 이 회사에 가입하였는데 불편함이 없다. 지난 번 접촉사고 처리를 보고 신뢰가 깊어졌다. 앞으로 보험회사를 바꿀 계획이 전혀 없다.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고객은 작은 것에 감동한다. 친절과 세심한 일처리,그리고 고객의 마음 어루만져주기가 이 회사의 강점인 것으로 생각된다. 학생과 학부모도 교사의 말 한마디에 감동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 나라도 경제적 성장은 물론 의료 등 사회적 환경이 좋아져 이제 장수 국가가 되었다. 지금 중학교에 다니는 우리의 자녀들은 평균수명이 90을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같은 장수시대를 대비하여 삶의 기본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첫째가 건강이다. 건강의 기본은 매끼 식사를 거르지 않고 먹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보면 아침 식사를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를 보다 못해 학교 근처 가까운 교회의 나이 드신 분들이 이른 아침부터 김밥을 만들어 요구르트와 함께 아이들을 챙기는 것을 보면서 따스한 사랑이 아직도 우리 지역사회에 남아 있음을 느끼면서 감사하기 그지없다. 우리 부모들은 내 자녀가 학교에 가 공부를 잘 하려면 식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깊이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못내 아쉽다. 우리 부모님들의 한결같은 소원은 자녀가 공부 잘 하는 것이다. 공부에 올인하게 하려면 아침 식사부터 챙겨주는 부모의 모습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웃 일본에서도 지금 “아침밥 먹기 운동”이 한창이다. 왜 그럴까? 우리 자녀들의 건강 정도에 따라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학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아침 밥이 성적을 올려주는 이유는 자동차가 휘발유의 힘으로 움직이듯이 두뇌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공급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침을 먹지 않으면 두뇌활동이 느려져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의 집중도는 물론 기억력이 떨어진다. 지난 해 미국에서도 학교 아침 급식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학 성적과 읽기 능력, 기억력과 인지 속도가 향상되고 시험 성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나라 일본 카와사키시 교육위원회가 실시한 학습 진단 테스트와 학력 상황 조사의 상호 분석에 따르면 모든 교과에서 아침식사를 ‘반드시 먹는다’는 학생의 정답률이 ‘먹지 않는다’는 학생의 정답률을 웃돌았고, 특히 수학과 영어에서는 차이가 현저했다는 것이다. 아침을 굶은 중학생의 수학 학력은 식사를 빠뜨리지 않고 먹는 중학생의 6할 정도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학력 상황 조사는 생활 습관이나 학습 의식을 앙케이트 형식으로 응답하는 것으로 시교육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시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학력 진단 테스트와 동시에 실시했다.중학생의 아침 식사 섭취 상황과 각 교과의 정답률 비교에서, 수학은 ‘반드시 먹는다’라고 대답한 학생의 평균 정답률이 61%, ‘먹지 않는다’는 38%로 격차가 컸다. 또 영어는 ‘반드시 먹는다’가 61%, ‘먹지 않는다’가 43%였다. 성적 차이가 작았던 것은 국어로 각각 66%, 55%였다. 가정에서의 공부 실태는 수학은 ‘숙제 외에도 매일 공부한다’는 학생의 정답률이 70%,‘숙제가 있어도 별로 공부하지 않는다’는 학생은 38%로 가장 차이가 벌어졌다. 또한, 아침 식사를 제대로 취하는 등 생활 습관을 확실히 하고 있는 학생은 학습 의욕도 높다고 하는 결과가 나왔다. 시교육위원회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조사 결과를 자세하게 분석해 학생들의 학습지도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같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거울로 삼아 우리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공부 잘 하기를 원한다면 아침밥부터 잘 챙겨주는 어머니의 정성이 필요하다. 보다 멀리 세상을 보면서 아이들의 기초가 되는 건강 챙기기에 우리 부모님들이 앞장 서 주기를 바랄 뿐이다.
2011 대입수능시험 후에 ‘난이도’가 관심거리였다. 그리고 채점을 앞두고 언론에서도 이와 관련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 비문학 제재(바탕글) 문제가 문학 제재(바탕글) 문제에 비해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비문학 문제가 득점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2010년 11월 19일). ○ 수능 실채점 성적이 12월 8일 발표된다. 지난해에 비해 비교적 난이도가 높았던 올해의 경우 정시모집에서 많은 수험생들의 하향지원이 예상된다(조선일보, 2010년 12월 1일). ○ 수능 성적 발표(12월 8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해에 비해 비교적 난이도가 높았던 올해의 경우 정시모집에서 많은 수험생들의 하향지원이 예상된다(서울경제, 2010년 12월 1일). 수험생들은 늘 좋은 점수를 받기 원하기 때문에 만족한 점수가 안 나오면 어렵게 출제되었다고 느낀다. 실제로 수능시험은 전국 단위의 수험생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러한 보도를 하면서 자주 표현하는 것이 ‘난이도가 높다’ 혹은 ‘난이도가 낮다’라고 한다. 전자는 어려웠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후자는 쉬었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이 말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사전을 보면 ‘난이도’ 어려움과 쉬움의 정도. - 난이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교육하다. - 시험 문제의 난이도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 사전의 풀이에서 보듯, 난이도(難易度)는 ‘어려울 난(難)+쉬울 이(易)’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단어다. 다시 말해서 난도(難度)와 이도(易度)를 결합한 대립관계의 병렬합성어다. 그렇다면 ‘난이도가 높다’는 말은 ‘난도가 높다’와 ‘이도가 높다’를 동시에 나타내기에 모순을 안고 있는 단어다. 난이도는 ○ 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작년 수능의 난이도 조절의 실패로 특히 재수생이 증가한 올해는 약 70만명의 수험생들이 수능에 응시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한국경제, 2010년 11월 26일). ○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역별 난이도 조절을 두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수능출제위원회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능출제위원회는 과학 탐구·수리 영역의 난이도 조절에 신경을 가장 많이 썼다고 밝혔다(파이낸셜뉴스, 2010년 11월 18일). ○ 연 2회 시행과 난이도에 따라 A, B형을 선택할 수 있게 한 수능 개정안은 지금처럼 난이도 관리에 실패할 경우 극심한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세계일보, 2010년 8월 19일). 예문처럼 ‘난이도는 조절’하거나 ‘난이도에 따라’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혹 의심이 가면 시험이 ‘어려운 정도’와 ‘쉬운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난이도’를 ‘높다’와 ‘낮다’로 구분하려는 속성은 최근 우리의 사고가 흑백논리로흐르고 있다는 증거다. 즉 다양한 사고보다는 ‘좋고 나쁘고’, ‘옳고 그르고’, ‘낮고 높고’, ‘작고 크고’ 등 분석하고 평가하려고 경향이 단어로 나타난 것이다. ‘난이도가 높다’는 말은 ‘시험이 어렵다’는 것인지 ‘시험이 쉽다’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된다. ‘어렵고 쉬운 정도차가 심하다’라 해야 할 말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려운 정도가 높다’는 뜻으로 쓰고 있다. ‘난이도가 높다’라는 표현보다는 ‘매우 어렵다/조금 어렵다/어렵다’나 ‘매우 쉽다/조금 쉽다/쉽다’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의미도 구체적이고 어법도 자연스럽다. 그리고 ‘난이도’는 일본어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따지면 국어에서 버려야 할 말이 너무 많다. 현재 국어사전에 등재해 쓰고 있는 상황에서 바르게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연평도 피해 학생들이 휴교령 선포 2주 만에 인천운남초에서 정상수업에 들어가게 된다. 인천시교육청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대책협의를 통해 교실이 남아있는 영종도 운남초에서 6일부터 수업을 실시하도록 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당초 시교육청은 연평도 주민들의 임시숙소인 찜질방 인근의 학교에 학생들을 분산 배치해 등교하도록 했다. 그러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연평 초·중·고 학생들이 포격 이전처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주민들의 건의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초등학생 83명, 중학생 26명, 고등학생 19명 등 128명의 학생들이 모두 운남초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개교한 운남초에는 현재 20여개의 빈 교실이 있고 임시 숙소에서 30분 이내에 통학이 가능해서다. 학생들에게는 교재와 학습준비물, 급식, 통학버스 3대 등이 무료로 제공된다. 유치원생 12명은 모두 임시숙소 인근에 있는 신선초교 병설 유치원에 다니게 됐다. 시교육청은 또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이동도서관을 지원하고 인천남부Wee센터를 중심으로 전문상담교사를 통해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예방을 위한 상담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스트레스 및 불안검사, 미술치료 등을 통해 갑작스러운 포격에 충격을 받은 학생들의 심리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부터 일주일 동안 운남초에서의 정상수업에 필요한 시설, 학습기자재 마련을 위해 유치원생, 다른 시도로 배치된 학생 등을 제외한 100여명을 인천 영어마을에 입소해 기숙사 생활을 하며 원어민 강사와의 영어교육을 실시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영어마을을 방문해 학생들의 수업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학생들의 학비와 급식비, 학습준비물, 통학버스 등 교육에 필요한 경비 전액과 포격으로 손상된 연평도 학교의 피해 복구를 위해 특별교부금 7억5000만원을 시교육청에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북한의 포격으로 연평초중고 교사동 두 곳은 상당수 창문이 깨져 있고 교직원과 가족 20여 세대가 거주하는 관사동 세 곳은 군부대와 인접해 포격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아 가스배관, 유리창, 벽체가 파손돼있는 등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현장에서 영어를 영어로 가르칠 수 있는 교원을 양성하겠다며 시작한 교육대학 영어 심화과정 지원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1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교과부는 국립 초․중․고등학교 40개교에 대한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 지원, 전국 교대 11개교 및 국립 사범대 14개교에 대한 원어민 영어강사 배치, 초등교사 양성기관의 영어 교육과정 개선을 지원하는 실용영어 교육지원사업에 37억 1800만원을 계상했다. 국립학교 및 교․사대 실용영어 교육지원 사업은 지난해까지 국립학교 원어민 영어보조교사 배치 사업, 교․사대 원어민강사 배치 사업, 교육대학 영어 심화과정 지원의 3개 사업으로 나누어 지원하던 것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그러나 이 예산은 전년도에 비해 8억4200만원이 감액된 것으로 지난해까지 지원했던 교육대학 영어 심화과정 지원 사업(교육대학 실용영어 강화지원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교육대학 실용영어 강화 지원 사업은 2009년부터 초등학교 교원 양성기관인 11개 교육대학 및 한국교원대의 영어 교육과정 개선을 지원하여 학교 현장에서 영어를 영어로 가르칠(TEE: Teaching English in English) 수 있는 교원을 양성하기 위한 사업. 영어 수업시수 확대․수준별 반편성 운영 등 교대의 영어 교육과정 개선, 특별강좌 개설, 교재 개발, 영어능력 졸업 인증제 실시를 위한 도구개발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2009년에는 사업계획에 대한 평가를 통한 차등지원 방식으로 12개 대학에 1개교당 6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까지 총 12억원을 지원했고 지난해에는 4개 대학에는 각 1억원을, 5개 대학에는 각 4000만원을 지원했다. 내년도 예산에서 실용영어 강화 지원 사업이 제외된 이유는 이 사업이 교․사대 원어민강사 배치 지원 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의 교·사대 원어민강사 배치 지원 사업은 단순히 원어민 영어강사 102명을 25개 대학(11개 교대 및 14개 국립대학)에 지원하는 사업임에 반해, 교육대학 실용영어 강화 지원 사업은 영어 교육과정 개선과 다양한 영어 프로그램을 개발․도입하기 위한 것으로서 두 사업은 독자적인 필요성이 인정되고 상호 연계 운영됨으로써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회 교과위도 예산안 검토보고를 통해 “회화중심의 초등 영어교육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초등교원을 양성하는 교육대의 영어교육과정이 실용영어 중심으로 개편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지적하고 “2년째 시행 중인 이 사업에 대한 지원이 중단될 경우 대학 자체 예산 부족 등으로 교육대학의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동력은 상실되고 교육현장의 혼란도 가중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따라서 지난해 예산과 같이 매년 6억원 정도의 국고 지원을 최소 5년 이상 지속해 초등교사 양성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인 실용영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경인교대 영어교육과 관계자는 “실용영어 강화 사업은 특별강좌 등의 형태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만약 예산지원이 중단된다면 정책 일관성 측면이나 현장 친화적인 교육 운영에서 큰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11월 마지막 날 어두움을 뚫고 대전수석교사들의 환한 웃음을 보면서 모처럼 의미 있고 보람된 시간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는 대전시 의회 회기 중 임에도 바쁜 일정을 뒤로 접으시고 네 분씩이나 함께 해주신 존경하는 의원님과 만나 뵐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함께 해 주신 영광된 자리에 대전수석교사를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 또한 의원님을 모시고 수석교사제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으로 말씀은 드렸지만 제대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 한편에는 아쉬운 마음만 남아 있습니다. 수석교사들이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그 어려움을 인정해 달라는 것 보다는 해방이후 우리의 교육시스템이 승진을 위한 시스템에서 학생교육을 위해 학교풍토가 조성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훌륭한 선배님들이 교육열정을 가지고 평생을 2세 교육에 사랑과 정성으로 최선을 다 하곤 죄인인양 쓸쓸히 물러나는 것을 숱하게 보아 왔습니다. 단지 승진을 못하였다는 것 때문이지요. 이제 학생교육을 위해 혼신을 다하여 노력하신 훌륭한 분들이 예우를 받으면서 교단에서 퇴직할 때까지 후배 교사들의 멘토로 교실수업 개선을 위해 교육열정을 다할 때 우리의 교육이 바로 선다는 신념으로 수석교사제 법제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생활해 왔습니다. 지구상에 우리나라만큼 교육에 관심이 많은 나라도 없습니다.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열화와 같은 열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학교조직 풍토가 학생교육을 위한 풍토로 전환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원의 인사제도가 관리직렬(교감-교장)과 교수직렬(선임교사-수석교사)로 시급히 2원화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즉, 젊고 유능한 교사들이 학생교육을 위해 열정을 바칠 수 있는 교수직렬인 수석교사제야 말로 우리의 교육이 세계 최고의 교육에 이르는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석교사 선발은 내년에 2000명을 선발을 토대로 하여 5년 동안 해마다 1000여 명씩 선발이 되면 각 학교에 실질적인 수업장학을 할 수 있도록 수석교사가 1명씩 배정이 되리라 보고 교과부에서 시도교육청으로 선발규정을 보냈지만, 각 시도에서는 교과부에서 의도하는 수석교사의 선발 인원수 보다 지역에 따라 최하 30% 정도로 선발하는 시․도 지역을 보면서, 아직도 수석교사제가 현장에 정착하기에는 너무나 기존의 벽이 높고 요원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교과부 시범운영에서 법제화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미 4년차 하고 있는 전국수석교사들은 기존의 선발을 인정하지 않고 해마다 되풀이 되는 지원절차로 무모함을 느끼게 되며, 우수한 재능을 지닌 교사의 선발도 지금과 같은 상황 하에서 얼마나 응모를 하게 되려는지 불안하기만 상황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도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토록 오랜 기간 수석교사에 대하여 시범운영만 1년 단위로 계속 지속한다면 유명무실한 시범운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교과부 수석교사제 법제화 TF팀을 조직하여 4회에 걸친 협의회와 청와대에서 실시한 제1차 교육개혁대책회의 시만 하더라도 금년에는 틀림없이 법제화가 분명히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추진하였는데, 법제화의 길은 보이지 않고 수석교사 선발 또한 시도별로 교과부 안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실정으로 상실감이 큽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석교사의 수가 대폭 확대가 되면 각 시도에서 관리 및 운영이 되리라 예상되는 이 때 교육을 사랑하는 대전시교육의원님과 함께하는 수석교사연찬회는 더욱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연차적으로 선발이 되는 수석교사는 교과부의 안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에서 적정인원의 선발, 직전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 배치, 업무활동에 이르기 까지 제반 활동의 관리 및운영이 되리라 봅니다. 이때 수석교사들이 역량을 발휘하여 신규교사 지도와 현직연수 및 교실수업 개선을 위한 장학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려면 시도교육청에서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운영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따라서 이 중차대한 수석교사제도의 시도 교육청에서의 운영에 대한 성공여부는 시도 교육의원님들의 관심이 곧 수석교사제가 교육현장 정착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이에 존경하는 교육의원님의 수석교사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으로 대전광역시교육청이 전국 제일의 수석교사제 운영 및 정착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소망하며, 다시 한 번 귀한 시간에 참석해 주신 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을 바라보며 경인년에도 의원님이 하시는 모들 일이 뜻과 같이 이루어지시길 소망하며,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충만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원리·심화 설명 도입, 교원 투입 강의 질 높여 교육과정 개발에 수석교사 등 적극 참여 유도 “올 수능의 EBS 연계율은 사실상 70%가 넘었습니다. 사탐과 과탐의 경우 100%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 출제위원과 EBS 강사진들의 분석입니다. 그럼에도 학생들이 어렵게 느낀 것은 EBS 연계에 대한 오해 때문입니다. 내년에도 EBS 연계는 교재에서 다룬 개념과 원리, 지문·그래프·그림·표 등 활용(핵심 제재나 논지 포함), 문제를 축소·확대·결합·수정해 출제할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김성열 교육과정평가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EBS 곽덕훈 사장 등과의 간담회를 통해 내년 수능 연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모의수능이 문제풀이 중심이어서 학생들이 이번 수능을 어렵게 느낀 것 같다”며 “내년에는 기본 개념과 원리·문항의 심도 있는 설명을 도입하는 등 현장 교원 강사를 더 많이 투입하고 강의의 질을 높여 EBS와 수능 간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EBS 연계는 광범위한 수능시험의 범위를 정해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외형상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원리와 심화학습을 하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EBS 연계가 사교육을 더 부추긴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학교 수업을 충실히 받고 EBS 수능 교재와 강의로 보충하면 별도의 사교육 없이도 수능 준비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뷰 내내 김 원장은 현장 교원의 교육과정 및 평가에 대한 적극적 참여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원장은 “교과서뿐 아니라 교육과정 개발에도 교원들의 참여가 활발해져야 한다"며 “수업의 실질적 근본이 되는 교육과정 연구에 학생을 우선하는 교육과정을 개발할 수 있는 우수 교사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한국교총과의 MOU체결도 그 때문"이라며 그는“수석교사, 교육자료전, 현장교육연구대회 등을 통해 발굴된 교총의 우수한 교사들이 앞으로 평가원의 교육과정 개발에 다양한아이디어를 주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수능시험 출제 기간 보다 시험 당일, 시험 날보다 이의신청 5일 동안 긴장의 강도는 점점 더 세진다”는 김성열 원장은 “세 번째 수능을 별 탈 없이 무사히 치른 것에 감사한다"면서도 "아직 발표가 며칠 남은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며 웃었다.
한국교총(회장 안양옥)과 한국교육방송공사(사장 곽덕훈)가 교원연수, 학교 미담 사례 전파 등 교육 관련 방송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제작하기로 합의했다.(사진) 두 기관은 1일 전략적 협약(MOU)을 체결하고 ▲학교현장과 연계된 교육사업 공동개발 ▲교육자료 공유·협력 ▲업무 적극 홍보·지원 등을 위해 상호 노력하기로 했다. 특히 시청각 자료의 활용이 중시되는 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학교현장과 연계된 방송프로그램을 공동 기획·제작하고, EBS 영상자료를 학생들의 시청각 교육에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곽덕훈 사장은 “대한민국의 원동력이 바로 교육”이라며 “한국교총과의 협력이 EBS의 프로그램을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그동안 EBS 방학생활 등 교재 출판에만 교류가 있어 아쉬웠다”며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현장 교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서울 광문고(교장 김한섭) 학생, 학부모, 교사 등 60여명은 11월26일 육군 제1사단 헌병대(경기도 파주 소재)를 방문해 성금 227만원을 전달했다.(사진) 이번 성금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발생 후 학생회에서 자발적으로 모금 운동을 펼쳐 마련한 것이다. 군부대를 처음 방문했다는고희윤 학생(고2)은 “학교에만 있을 땐 몰랐는데 추운 날씨에 고생하는 군인 아저씨들을 보니 열심히 공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생 인솔을 맡은 황정익 교사는 “모금 운동과 부대 방문을 통해 학생들의 안보의식이 높아졌을 것”이라며 “연평도 포격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연평도 주민을 돕는 2차 성금 또한 진행하고 있는 학생들이 기특하다”고 밝혔다. 광문고는 올해 탈북 새터민 청소년과의 토론대회, 국립현충원 봉사활동, 전적지 견학 등 꾸준한 안보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Q.2009년에 변경된 승진규정 중 공통가산점의 ‘직무연수' 이수실적 가산점이 1학점당 0.01에서 0.02로 상향조정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경우 상향되는 가산점 부여 시점이 2009년도 이후에 이수하는 연수에만 해당되나요? A.직무연수 학점과 관련하여 1학점당 0.02점의 가산점은 그동안 직무연수를 받은 모든 것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입니다. 경과규정을 두어 제한을 가하지 않았으므로 모든 직무연수에 평등하게 적용받게 됩니다. Q.명예퇴직 신청자 수가 교육청의 선발인원 보다 많을 경우 우선순위가 어떻게 되나요? A.「교육공무원명예퇴직수당지급에관한 특례규정」제5조 제3항에 따르면, 명예퇴직 교사 선정 시 원로교사를 우선 고려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국가공무원명예퇴직수당등 지급규정」 제7조 제3항에 따르면, 상위직 공무원과 장기근속공무원을 우선 고려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다만, 명예퇴직수당 지급 등에 관해서는 시도교육감이 예산의 범위 내 에서 결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원로교사 및 장기근속공무원, 과원 등으로 불가피하게 퇴직하는 교사 등을 고려하여 시도별로 명예퇴직 수당 지급에 관한 사항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최운실 아주대 교수는 11월 30일 평생교육진흥원 제2대 원장으로 취임했다. 최 신임원장은 이화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대통령자문교육혁신위원, 사단법인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 이사장 겸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현청 상명대 총장은 11월 30일 사단법인 한국대학총장협회 이사회에서 제8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4년. 한국대학총장협회는 400여명의 전·현직 총장으로 구성돼 지난 15년 동안 고등교육 경쟁력 제고에 힘써왔다.
지난 7월 실시된 초·중·고교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지난달 30일부터 학교알리미 사이트(www.schoolinfo.go.kr)를 통해 학교별로 공시됐다. 국·영·수·사·과 과목별로 보통 이상-기초-기초미달 학생비율이 공개됐으며, 2011년부터는 교과별 학력향상도도 공시된다. 교과부 이주호 장관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어찌 보면 성취도 평가는 기초학력 미달학생이 없도록 잘 관리해달라는 의미에서 우리 학교와 교육청에 대해 치르는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력향상 중점학교 운영 등을 통해 초중고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초 미달 비율이 초등 6학년의 경우, 2008년 2.3%에서 2009년 1.6%, 2010년 1.5%로 줄었고, 중3은 같은 기간 10.2%에서 7.2%, 5.6%로 크게 감소했다. 고교(2008·2009년 1학년, 2010년 2학년)도 8.9%에서 5.9%, 4.05로 낮아졌다. 하지만 부진학교 성취도 제고와 교육격차 해소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학교별 성취 수준 공시로 자칫 선호-기피학교가 생기고, 학교 간 과열경쟁이 촉발될까 우려도 제기된다. 시도별 평균 비율과 지역교육청별 평균 비율이 함께 제공돼 각 학교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데다 인근 학교와의 비교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한 중학 교장은 “보통 이상이나 기초 미달 비율로도 비교와 서열화가 가능하다”며 “학교간 경쟁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교과부도 성취도 평가 결과를 시도교육청 평가와 교부금 지원에 연계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기초미달비율을 60점 반영하는 등 교육청 평가항목에도 있고, 그 결과에 따라 재정도 차등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총은 “저소득층 밀집지역 등 학교의 특성을 무시한 채, 그 결과를 학교평가나 재정지원, 인사에 무리하게 연계해선 안 된다”며 “과열경쟁을 초래해 교육파행을 초래하기보다는 미달학생, 부진학교에 대한 맞춤형 연수와 지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 성취도평가 결과, 서울 지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체 성적에서 바닥권을 맴돌았다. 학교급별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초등 6학년은 16개 시·도 중 11위(1.6%), 중학 3학년은 15위(7.0%), 고교 2학년은 16위(6.3%)를 기록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2008년부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초6, 중3, 고2(2009년까지는 고1)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평가다. 올해는 7월13~14일 이틀간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5개 교과(고2는 국어, 수학, 영어 3개)에 대해 실시됐다.
군산기계공업고등학교(교장 김동호)는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11월 26일(금)에 1학년 학생과 담임선생님들이 내 고장의 이해를 위한 군산 근대문화인 구불길 체험활동을 진행 하였다. 마이스터인 구불길 체험은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지역의 역사,지리,사회,문화등을 보다 쉽게 접하고 느끼게 할 수 있는 현장학습이다. 구불길 체험 코스는 본교에서 출발해 가을의 정기를 느낄 수 있는 구슬뫼길을 거쳐 구수한 느낌의 우동마을을 지나 진귀한 볼거리들로 가득해 눈이 즐거운 진도해양테마공원을 체험한후 비단강길을 지나 금강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한뒤 본교로 돌아오게 된다. 캠프에 참여하게 될 오석준(1학년) 학생은 "평소 오래 걷지를 못했는데 걷기 운동도 하고 끈기도 배우고 친구들과도 함께 걸으면서 우정을 쌓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김동호 학교장은 "이번 체험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마이스터인의 자부심을 가지고 열정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지도해 달라"고당부했다.
11월 21일, 청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순천만자연생태공원, 벌교, 태백산맥문학관, 낙안읍성 민속마을로 생태문화탐방을 다녀왔다. 청주삼백리가 진행한 이번 행사는 청주의 젖줄인 무심천의 생태보존과 청주의 사라진 문화재 복원방법에 대한 방안을 찾아보기 위해 계획되었다. 이른 시간이었고 날씨마저 추웠지만 45인승 관광버스를 가득 채우는 뜨거운 열정으로 7시 15분경 흥덕구청 앞을 출발했다. 처음만나 서먹서먹하거나 얼굴과 이름만 알뿐 대화를 나누지 못한 사람들을 고려하여 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가 개인별로 참석자들을 소개했다. 면면이 말을 앞세우기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청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라 충북을 앞에서 이끌어가는 사람부터 사창동의 진범령 어른과 초등학생인 명종이 형제까지 참석한 사람들이 다양하다. 부지런히 달리던 관광버스가 잠시 덕유산 휴게소에 들렀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1시간 30여분이면 이렇게 먼 곳에 와있을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이다. 이곳에서 대전-통영 고속도로 준공기념탑인 '창조의 빛'이 하늘을 향해 비상한다.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드는 창조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본다. 차가 다시 출발하자 무심천생태조사 팀장인 연규방 충청대교수가 추석 전 서울지역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대비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연 교수에 의하면 인공의 저수지인 유수지나 배수로를 통해 모여드는 물을 주위에 모아 두는 저류지를 만들어 집중호우시 하천의 수량을 조절하고 있으며 내덕동, 모충동 등 지대가 낮은 지역은 물 저장 탱크인 저류지를 많이 만들 계획이란다. 송 대표는 청주읍성을 해체하던 일제강점기에 무심천을 직강하천으로 정비하며 모래톱. 습지, 소가 사라진 것을 지적했다. 또 육거리 시장 앞에 커다란 모래톱, 4집이 살던 월교리, 남석교가 옛 지도에 그려져 있다며 아이들이 발가벗고 목욕하던 깨끗한 수질을 부러워했다. 도심지에 공원을 많이 만들고 무심천에 물이 많이 흐르게 해 폭염을 대비하는 것도 얘기했다. 저울로 재듯 어느 것이 더 소중한지 단정하기 어려운 개발과 보존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김춘곤 안내대장이 습지와 바다, 내륙습지와 연안습지를 설명했다. 내륙습지는 육지 또는 섬 안에 있는 호 또는 소와 하구이고, 연안습지는 만조시에 수위선과 지면이 접하는 경계선으로부터 간조시에 수위선과 지면이 접하는 경계선까지의 지역이다. 같은 곳을 순천만과 여자만으로 부르는 이유도 생각해봤다. 꼬막, 피조개, 장어 산지로 유명한 순천만은 보성군ㆍ순천시ㆍ여수시ㆍ고흥군으로 둘러싸여 있는 내해이다. 순천만은 만의 북쪽에 위치한 순천지역, 여자만은 만의 중앙에 위치한 여수시 화정면 여자도를 중심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일본의 공습으로 미국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하와이의 진주만과 이름이 같은 진주만이 여수 건너편에 있다. 무심천에 자생하는 가시박 퇴치 작업 등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청주시자연보호협의회 박종천 회장이 자연보호의 필요성을 얘기했다. 박 회장은 청주삼백리의 지역사랑 활동을 열심히 후원하는 청솔관광 사장이다. 섬진강의 두꺼비 섬(蟾)자를 얘기하며 섬진강 휴게소에 들렸다. 세 쌍의 부부를 돌로 쌓아 형상화한 조형물 '화합의 상' 같이 개발과 보존이 화기애애하게 맞물려 돌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다냄새가 물씬 풍겨오자 '철새도래지 순천만'이 써있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11시 18분경 우리 일행을 태운 관광버스가 순천만자연생태공원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어린아이 키만큼 큰 강아지의 주인이 왜 출입을 막느냐며 화를 내고 있다. 어느 사회이든 공동의 이익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제다. 순천만은 순천만자연생태공원 홈페이지(http://www.suncheonbay.go.kr)에 나와 있듯 우리나라에서 자취를 감춘 해안하구의 자연생태계가 원형에 가깝게 보전된 습지보존지역이다. 물새의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고, 고밀도로 단일 군락을 이룬 갈대가 자연정화 역할을 하며 새들에게 은신처와 먹이를 제공하는 희귀 조류의 월동지이다. 자연생태관, 천문대, 갈대열차, 선상투어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자연생태관 앞에 모여 기념촬영을 한 후 11 30분에 갈대밭으로 향했다. 순천만은 광활한 갈대밭과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갯벌이 조화를 이루는 자연광장이다. 색 바랜 흑백사진처럼 단색의 갈대밭에서 쓸쓸함이 묻어나지만 들녘을 가로지르는 나무 데크 길을 따라 거닐며 갯벌 속에서 게, 짱뚱어 등 생명체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바라보며 인생을 되돌아보고, 갈대밭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오감을 일깨우는 것도 좋다. 관광객들이 넘쳐나지만 갈대밭에 휴지한 장 떨어져 있지 않은 것도 우리에게는 희망이다. 힘이 들어도 용산 전망대(해발 95m)에 올라야 순천만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높이가 낮아도 다리 아픈 길과 명상의 길로 나눠질 만큼 한참을 걸어야 사람들이 많은 정상을 만난다. 조망이 좋지 않은 날씨였지만 S자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 순천만의 모습이 아름답다. 시간상 사진작가들이 으뜸으로 꼽는 순천만의 낙조를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며 전망대를 뒤로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야외에서 오순도순 둘러앉아 점심 먹는 시간이 제일 즐겁다. 각자 집에서 싸온 음식을 펴놓으니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서로 자기가 싸온 음식을 먹어보라며 정을 돈독히 나눴다. 주고받는 소주잔에도 정이 철철 넘쳤다. 점심시간은 입뿐만 아니라 귀도 즐겁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충청도에서 서울로 올라간 교사가 학생들에게 '베름빡(벽)에 먼데기(먼지)를 없애'라고 했더니 못 알아들었다는 지역별 사투리에 관한 얘기부터 힘이 센 것이 자기들 영역에 들어오면 날개로 열을 내 데워 죽일 만큼 생태가 오묘한 벌들이 떼죽음을 당한 생태환경 걱정까지 대화의 폭이 넓다. 세상에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돌고 돌은 이야기의 결론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관광버스에 올라 소설의 첫 장면처럼 현부네집과 소화의 집이 있는 제석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태백산맥문학관으로 향했다. 문학관이 위치한 벌교는 1948년 10월부터 1953년 10월까지 5년에 걸친 격동기를 ·'제1부 한(恨)의 모닥불, 제2부 민중의 불꽃, 제3부 분단과 전쟁, 제4부 전쟁과 분단'으로 구성한 조정래의 장편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이다. 소설 태백산맥은 문학관 홈페이지(http://tbsm.boseong.go.kr)에 나와 있듯 우리 민족이 겪었던 역사적 수난과 아픔을 쓰고자 했던 작가의 염원에 의해 탄생했다. 문학관을 돌아보며 해방 직후에 발생한 좌우의 대립을 단순한 이념이 아니라 지배와 피지배(지주와 소작농) 관계의 착취 제도에서 비롯된 대립으로 그려낸 작가의 예리한 통찰력, 4년의 준비과정과 6년의 집필과정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거치며 대하소설을 탄생시킨 열정과 작가정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벌교의 장터풍경을 구경하기 위해 시장으로 갔다. '현부자네 꼬막정식, 외서댁 꼬막나라' 큼지막한 상호에서 알 수 있듯 지금도 벌교는 태백산맥과 꼬막의 무대였다. 늘어선 가게마다 망에 담긴 꼬막과 석굴이 수북이 쌓여 있다. 꼬막을 직접 맛볼 수 있는 가게들은 시장 외곽도로변에 있다. 꼬막은 추울 때가 제철이라 해마다 11월 초에 벌교에서 꼬막축제가 열린다. 마지막 탐방지는 순천시 낙안면의 사적 302호 낙안읍성 민속마을(http://www.nagan.or.kr)이다. 넓은 평야지대에 쌓은 읍성 안의 민속마을은 우리 선조들이 살던 모습 그대로 280여동의 초가집에서 120세대 220여명의 주민들이 농사를 지으며 오순도순 살고 있는 생활형 마을이라 더 정이 간다. 민속마을은 유ㆍ무형의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고, 읍성군악놀이ㆍ판소리ㆍ가야금병창ㆍ대장간을 구경하며, 전통 민속놀이ㆍ소달구지ㆍ떡메치기ㆍ새끼 꼬기ㆍ초가 이엉 잇기를 체험할 수 있어 사람냄새가 난다. 주 출입구이자 동문에 해당하는 낙풍루에 들어서면 초가집과 함께 대장간, 옛날장터, 임경업군수비각, 객사, 동헌 및 내아, 낙민루, 낙안읍성자료관, 서문, 전시가옥(짚물), 전시가옥(길쌈), 남문, 쌍청루, 옥사, 연지를 성안에서 만난다. 산책을 하듯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돌아본 후 성 안으로 내려가 옛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성곽과 9채의 가옥은 국가지정문화재, 객사ㆍ임경업군수비각ㆍ노거수는 도지정문화재이다. 낙안읍성에 들릴 때마다 임경업군수비각을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아쉬워한다. 충북 충주 출생의 임경업은 조선 중기의 명장이다. 충민공 임경업은 지금부터 400여 년 전인 33세에 낙안군수로 부임해 읍성을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하고 군민들에게 선정을 베풀었다. 군수 임경업 선정비(郡守林慶業善政碑)가 새겨진 비각은 선정을 베푼 것을 기리는 선정비라 그가 얼마나 훌륭한 인물이었는지를 알게 한다. 농협 뒤편 쌍암식당(061-754-6767)에서 갈비탕으로 저녁을 먹었다. 맛깔스런 반찬만큼이나 아주머니의 인심이 후덕해 막걸리를 대여섯 잔 마셨지만 취기가 오르지 않았다. 감동을 주는 게 정이다. 작으나마 베풀며 살면 좋은데 그걸 못하고 아등바등 몸부림치는 날이 많다. 5시 20분경 탐방을 마친 버스가 청주로 향했다. 이제부터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청주사랑으로 연결하는 시간이다. 오가는 차안에서 공부하는 자세에 감탄했다는 진범령 어른의 말씀처럼 무심천 생태계를 보존하고 사라진 문화를 복원하기 위한 새싹을 키워야 한다. 먼 길을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청주의 발전방안을 찾아내느라 열기가 뜨겁다. 습지를 매립하지 않고 자연습지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인 순천만과 같이 청주시를 가로지르는 무심천을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 문학사에 획을 그은 소설 태백산맥이 벌교라는 작은 지역이 무대가 되었듯 벽초 홍명희, 단재 신채호 등 역사적 인물부터 인기 드라마작가 김수현까지 지역의 인물들을 제대로 대우하고 활용하자. 낙안읍성을 보면 상당산성과 함께 청주의 자부심이었을 청주읍성이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것이 아쉽다. 청주문화사랑에서 겉모습이 사라지고 땅속에 터만 남아있는 청주읍성의 문터에 표석을 세웠으나 재개발을 막을 방법이 없으므로 상징적인 문이라도 하나 복원하되, 청주시나 충북도청의 힘으로 할 수 없다면 모금운동이라도 벌여 시민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참여하게하자. 고기 잡고, 조개 줍고, 수영하던 추억속의 무심천으로 되돌리려면 예산이 많이 수반되는 사업이지만 시와 도, 정부에서 관심을 갖고 시민들이 힘을 모아 무심천 생태관을 건축하자. 잘잘못을 따지기 어려운 개발과 보존의 당위성에 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초가 세 칸 집에 살며 민박을 하는 90살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고 오신 분은10년 전 살기 싫다고 아우성치던 낙안읍성의 초가집에 상상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은 현실, 사람이 살기 편하도록 1자 정도 기둥을 덧대는 바람에 높아진 집의 모양과 군불을 사용하지 않는 아궁이 등 구조적인 변형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원형보존 여부로 세계문화유산을 지정하고 하회마을, 양동마을, 외암민속마을은 변질되지 않았다는데 눈길을 돌려야 한다. 곡성, 여산휴게소에 들러 휴식을 취한 차가 청주에 도착할 때까지 좋은 이야기만 나누는 알찬 시간이 이어졌다. 종합적으로 침묵하지 않아야 발전한다는 게 결론이었다.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가 함께하면 좋아지고 알차지며, 작은 변화가 큰 발전의 디딤돌이 되듯 작은 사안이라도 의견이나 내용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찾아보는 만큼 알게 되고 바라보는 만큼 사랑하게 되듯 지역사랑 운동에 같이 참여하며 청주를 발전시키자는 것이었다.
내가 중학교 들어가던 무렵, 마을에서 있었던 일이다. 너나없이 가난하던 시절이었다. 중년의 농부 김 씨, 종일 텃밭 일을 하는 날, 학교에서 돌아 온 열 살짜리 딸아이를 철길 뚝 건너 아랫마을 방앗간 옆 주막으로 보내서 막걸리 한 되를 받아오게 했다. 김 씨의 딸 끝분이는 마을 앞 솔뫼 언덕을 지나, 찌그러진 양은주전자를 흔들면서 주막으로 간다. 아버지의 막걸리 심부름을 해보았던 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막걸리를 받아 집으로 돌아오면서 슬슬 생겨나는 호기심이다. ‘이 놈의 막걸리란 놈이 도대체 무슨 맛이기에, 어른들은 이토록 이것을 즐기는가.’ 처음에는 주전자 뚜껑을 열고 손가락으로 찍어서 막걸리 맛을 본다. 그것으로는 흡족치 않다. 주전자 주둥이에 입을 대고 한 모금을 넘겨본다. 특별한 맛이 있다기보다는 금지된 것을 건드려 보았다는 영웅심이 먼저 머리를 쳐든다. 친구들한테 자랑해야지! 이러기를 여러 차례, 막걸리 심부름이 거듭되면서 마침내는 겁도 없이 여러 모금을 술술 넘기게 된다. 배도 고프던 때이다. 한 주전자 가득이던 막걸리가 표 나게 줄어들면, 그때서야 ‘아차! 이걸 어쩌나’ 하고 당황한다. 주전자가 출렁거려 술이 쏟아졌다고 둘러대기도 하지만, 매번 쏟았다고 할 수는 없다. 조심성 없다는 불호령이 더 무섭다. 끝분이도 오늘 이런 상황이다. 마신 막걸리 덕분에 오늘은 더욱 대담해진 것일까. 서슴없이 막걸리 주전자에 물을 타서, 없어진 만큼의 분량을 채워 아버지께 갖다 드린다. 요즘 들어 이상하게 싱거워진 막걸리에 아버지 김 씨는 도무지 성이 차지 않는다. 막걸리 맛이 예전 같지 않다. 아무래도 물 탄 막걸리이다. 김 씨는 주막 주모에게 혐의를 두고 추리한다. 어린아이에게 막걸리 심부름을 시키니 만만하게 보고 물을 타서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주모에게 괘씸한 마음이 아니 들 수 없다. 그 길로 김 씨는 주전자를 들고 주막으로 간다. 그리고는 이렇게 장사를 해도 되느냐고 고함을 질러 항의를 하고, 가져 간 막걸리를 주모에게 마셔보게 하며 소동을 피웠다. 주모는 왜 사태가 이렇게 되었는지 얼른 간파하지 못했다. 성품 좋은 주모는 김 씨에게 경위야 어찌되었든 물탄 막걸리에 대해서 사과를 했다. 김 씨는 주모에게 차후 그런 일이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다짐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주모는 일이 이렇게 된 정황을 여러모로 생각해 보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침내 그녀 나름의 해결책을 마련했다. 이후 주모는 김 씨의 딸 끝분이가 막걸리 심부름을 오면, 미리 부엌에서 막걸리 한 잔을 주고 주전자에 있는 술은 절대로 축내지 말고 아버지 갖다 드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참으로 1960년대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삽화이다. 아이들의 일상에 호기심과 허기가 나란히 함께 피어오르던 시절 아니었던가. 사람들 사이에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이니 그대로 다 믿기는 어렵다 해도, 옛날에는 이런 종류의 심부름이 낯설지 않았다. 심부름 정경에는 고색창연한 가부장적 권위가 드리워 있다. 심부름 시키는 농촌 어른들의 세계는 또 얼마나 질박하다 못해 무교양에 가까운가. 그 가난했던 시절 아비와 딸과 막걸리의 모습이 흐린 흑백사진과도 같은 정경으로 가슴에 박힌다. 이 삽화를 그냥 ‘몹쓸 심부름’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에는 이 삽화에 담긴 심부름의 의미가 간단치 않다. 무엇보다도 이 이야기에는 심부름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드러난다. 새삼 심부름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이 삽화에서 보듯 심부름에는 언제나 그 나름의 유혹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이 암시된다. 물론 그것을 이겨야 심부름을 제대로 인정받는다. 그런 면에서 심부름은 본질적으로 이중의 기회이다. 심부름을 하는 동안, 선택과 인정의 기회가 오기도 하고, 심부름으로 인해 배제와 소외를 겪을 수도 있다. 그래서 심부름에는 유혹과 위험이 잠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부름은 당사자가 원하든 안 원하든 시험의 기제를 운명적으로 달고 다닌다. 예로부터 어른들은 아이들이야말로 정녕 심부름하면서 자란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정말 그러하다. 자라며 겪는 일 중에 심부름으로 인해 빚어지는 사단들은 얼마나 다채로웠으며, 심부름 속에서 만나고 소통한 사람들은 오죽 많았으며, 심부름에서 체득한 교과서 밖의 지식들은 얼마나 많았던가. 심부름을 못하겠다고 버티던 때는 언제였던가. 반항의 시기를 겪어내는 성장의 한 고비임을 그때는 정말 철이 없어 몰랐다. 이런 심부름의 성장 과업을 하나도 겪지 않고서 어찌 온전한 인격으로 자랄 수 있었을까. 이쯤 되면 심부름 또한 하나의 교육적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심부름 하는 자는 심부름 시키는 자 못지않은 고민을 해야 한다. 그 고민은 언제나 현재형이다. 이렇듯 심부름 하는 자의 지식과 기능과 도덕이 작동해야 비로소 심부름이 이루어진다. 연애편지 전달 심부름을 맡은 사람이 있다. 사랑 당사자 양쪽의 애정 코드가 잘 맞지 않을 경우, 심부름하기가 만만치 않다. 잘해야 본전이고, 양쪽으로부터 모두 잘했다는 칭찬을 듣기 어려운 심부름이다. 그걸 모면하려고 꾀를 내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심부름 내용을 마음대로 바꾸거나 꾸며내기 쉽다. 이 어찌 연애편지 쓴 사람보다 심부름꾼의 고민이 적다 할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 출판만화대상을 받은 작품 아홉 살 인생(이희재 지음)에는 여민이라는 아이가 나온다. 여민은 심부름 값을 주며 연애편지를 전해 달라는 골방철학자 아저씨의 부탁에 망설임 없이 편지를 들고 윤희라는 누나를 찾아간다. 윤희 누나를 만나 편지를 전해주지만 편지를 받은 윤희는 매우 화를 낸다. 러브레터의 발신자가 누구인지를 아는 윤희는 심부름 값을 주겠으니 자신의 말도 전해 달라는 부탁을 한다. 하지만 여민은 그 부탁을 거절한다. 왜냐하면 윤희의 부탁을 들어주면 그로 인해 골방철학자 아저씨의 기분이 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수동적인 심부름꾼으로 개입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조정자 내지는 주도적 진행자처럼 변화한다. 심부름이라고 매양 수동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심부름이란 일종의 과업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발달 과업(Development tasks)’이다. 심부름을 통해 아이들은 창의 마인드를 기르고 창의를 체험한다. 성공한 심부름에는 반드시 창의성의 발현이 있다. 그런 심부름은 과업 수행에서 발휘한 창의성 때문에 더 크게 칭찬받아야 한다. 또 그렇게 칭찬해주는 것이 심부름 시키는 어른들의 교육적 지혜이다. 또한 심부름은 ‘문제해결학습’이 일어나는 리얼한 현장이다. 어떤 심부름이든지 가장 직접적인 ‘문제해결’의 미션이 구체적으로 부과되어 있다. 잘 계획된 교실 학습 상황에서도 좀체 제공해주기 어려운 문제해결학습의 살아 있는 마당(場)이 곧 심부름이다. 심부름의 도덕적 바탕은 그것이 원래 ‘봉사’의 일종이라는 데에 있다. 아버지를 도와드리는 일, 엄마의 일을 대신 해 드리는 일 등, 심부름은 친지나 육친의 개인적 신뢰와 정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가나 보수를 받지 않는다. 심부름에 약간의 대가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특함’에 대한 칭찬의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도덕성이 숨어 있기도 하다. 심부름을 성공적으로 부과하기가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심부름을 해내는 아이들 쪽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심부름 시키는 사람은 심부름 하는 사람을 탓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든 실패한 심부름은 심부름 시키는 사람의 잘못이 더 크다. 요컨대 심부름의 교육적 가치는 그것이 ‘발달 과업’이고, ‘봉사’라는 데에 있다. 그러면서도 심부름을 유별나게 봉사라고 인지하지 않으면서 봉사에 입문하는 데에 묘미가 있다. 요즘 아이들 중에는 사회봉사에 대해서는 적극적 인지(내가 봉사를 한다는 사실을 인지)를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도, 막상 자기 집안의 심부름이나 가사 일을 돕는 데에는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 모순이라고 해야 할지, 사회화 발달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해야 할지 판정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서 심부름이 사라져 가고 있다. 공부하라고 부모들이 심부름을 안 시킨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심부름이 얼마나 넉넉하고 종합적인 인생 공부의 공간인데. 심부름이 사라져 가는 가정의 생활문화에 나는 씁쓸하고 어두운 그림자를 읽는다. 그런가 하면 심부름센터는 성황이다. ‘심부름’과 ‘심부름센터’는 ‘심부름’이란 말이 들어가 있다는 것 이외에는 엄청나게 다르다. ‘전통적 심부름’이 따뜻한 가족애의 믿음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심부름센터’는 냉정한 계약과 거래로 이루어지는, 약간은 음습한 모의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심부름’을 시킬 때는 아무런 의심 없이 “너를 믿고 시킨다”하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고, ‘심부름센터’에 일을 부탁할 때는 이중 삼중으로 단서를 붙이고 계약을 하면서도 “이 사람들을 도대체 어디까지 믿을 것인가” 하면서 불안스러워 한다. 자라는 자녀들에게 ‘성공하는 심부름’을 일부러라도 만들어 경험하게 해주라. 그리고 칭찬하라. 이렇듯 자명한 교육적 지혜가 있는데도, 우리는 가끔 옆집 ‘엄친아’를 빠른 시일 내에 따라 잡으라는, ‘성공할 수 없는모호한 심부름’을 주저 없이 맡기고, 그걸 못 해낸다고 아프게 야단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나쁜 심부름도 있다. 담배심부름, 술심부름 따위를 좋은 심부름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심부름 안에 들어 있는 ‘교육과정의 잠재성(Latent curriculum)’을 어떻게 내면화하느냐에 따라 심부름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학습의 과정이 될 수 있다. 심부름으로 아이들은 소통을 배운다. 심부름으로 아이들은 집밖의 사회를 와 닿게 배운다. 그리고 자신의 과업에 대해서 스스로 긍정의 강화를 한다. 심부름을 자청하는 아이들은 학습이 자기주도적임을 깨달아 나간다. 장차는 인생에 대해서도 자기주도적인 자세를 다져 나갈 것이다. | 경인교대 교수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은 어떻게 시작되게 됐습니까? “제가 창립멤버는 아니지만 2007년 서울과학고 동문회홈페이지에 이준석 대표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배운 것들을 사회에 나눠보자’는 글을 올린 것이 계기가 됐죠. 그렇게 뜻이 맞는 동문들이 모여서 서울 용산구청에 제의했고 오산중학교 건물을 빌려 교육봉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예비교사와 일반 대학생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구청의 지원을 받아 교육장을 마련하고 기업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추천받거나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 홍보 전단을 붙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처음 대학생들이 교육봉사를 하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믿지 않았다고 하는데. “어린 친구들이 무언가를 하겠다고 하면 과연 잘할까 하는 의심과 함께 지속성 여부 때문에 잘 신뢰를 하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봉사를 하겠다고 와서 지원금만 받고 실제적인 활동은 하지 않는 좋지 않은 사례들도 여러 번 있었다고 해요. 저희도 처음 시작은 쉽지 않았습니다. 과학고 출신들이어서 수학, 과학에는 자신이 있으니 수학교재를 직접 만들어 보여주며 설득했다고 합니다.” “참여하는 모든 봉사자들의 집 배나사”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특이했던 점이 누구든 인터뷰를 연달아 하면 안 되는 내규가 있어 이준석 대표를 제외한 다른 운영진을 인터뷰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특이한 내규는 어떻게 생긴 것인가요? “암묵적인 내규이죠.(웃음) 이준석 대표라고 부르지만 사실 내부적으로 그런 구별은 두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가 바라는 것은 참여하는 모든 교육봉사자들의 집이 배나사가 됐으면 하는 거예요. 다 같이 열심히 봉사에 참여하는 일원일 뿐 이준석 대표가 이끌어 나가는 봉사단체가 아니라는 것이죠. 단체 내부에서 한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면 단체 운영이 한 사람에 의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교육봉사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한 이유는 무엇이고, 개인적인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 어렵지는 않나요? “저 역시 동문 후배의 활동을 보고 2009년부터 교육봉사를 시작하게 됐죠. 봉사라는 의미보다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좋아해서 시작했고 보람을 느끼면서 계속하고 있습니다. 현재 방위산업체에서 대체복무를 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세 시간 정도 시간을 내고 있어 어렵지는 않습니다. 또 배나사에서는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도 봉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고 있습니다.” 시스템화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공부방은 소수의 인원이 개인 시간을 많이 투자해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끈기 있게 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어요. 배나사는 인력풀을 마련해 개인의 시간을 많이 뺏지 않으면서도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 규칙을 세우고 시스템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 상근근로자가 없어 단체 운영의 대부분을 데이터베이스화해 전산프로그램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죠. 이 부분도 공대생들 중 프로그래밍에 재능이 있는 분들이 그 재능을 기부하신 것인데 저희가 만들고 있는 교재, 홈페이지 디자인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특별히 아이들을 지도하는 일 외에도 많은 분들의 참여로 꾸려지고 있습니다.” 인력풀을 마련했어도 자원봉사 선생님들이 꾸준히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남다른 노하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체계적인 준비와 교재의 역할이 큽니다. 저희는 일단 교재 개발이 진행된 다음에 교육을 시작해요. 교재 개발 후에 진도표를 짜고, 학생들을 모집해 그만큼의 선생님 수급계획을 세우죠. 체계적으로 준비가 다 되어야 수업을 시작합니다. 자원봉사가 일상에 다른 급한 일이 생긴다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교재가 있으면 중간에 사정 때문에 못 나왔어도 이번에 나와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바로 알 수 있죠. 아이들도 교재로 공부하니 연계성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고요. 또 다른 교육장에서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됩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지난해 가을에 굉장히 힘든 반을 맡았는데 할 수 있는데도 일부러 공부를 안 하려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강소영(가명)이 전부터 골칫거리였던 아이였죠. 밤늦게까지 아이들과 씨름하며 열심히 가르쳤는데도 변화가 없는 것 같았는데 어느 날 소영이가 먼저 공부에 대한 질문을 해왔습니다. 아주 사소한 일이지만 그 순간이 저에게는 정말 값진 보람을 느끼게 하는 일이었어요.” “알면 알수록 어려운 교육” 배나사의 고민이나 어려운 점은. “지난해 내내 배나사 전체를 속 썩였던 사건이 학생 한 명이 집에서 구타를 당하는 가정환경 때문에 가출한 일이었죠. 가출한 뒤 의지하던 선생님에게 전화해 선생님에게 가 있으면 안 되느냐고 했어요. 저희는 선생님들이 젊어서 아이들에게 더 친근하게 대할 수 있어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부작용을 봤어요. 아이들이 점점 교육장, 선생님에게 의지하게 되면서 집의 대안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가출을 쉽게 생각하고, 교육장에서 받아줄 거라고 믿는 아이들도 있어요. 저희는 수학, 과학만큼은 아이들에게 쉽게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소외 계층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필연적으로 ‘상담’에 해당되는 문제들이 수반되더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저희는 중학교 3학년 2학기 학생들은 지도하지 않는데 그 이유가 바로 진로지도 때문입니다. 그쪽은 저희가 경험이 없고 전혀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책임 있게 지도할 수 없어 고민스럽습니다. 이런 문제들로 최근 ‘학생관리팀’을 만들어 현황을 파악하고 있고 다른 단체와의 연계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나사가 추구하는 목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지도하는 부분과 단체로서의 배나사의 최종 목표가 무엇입니까? “배나사가 주로 가르치는 학생들은 저소득층이거나 학습부진아가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학교에서 소외되기 쉬운 아이들이죠. 저희는 이 학생들을 잘 가르쳐서 정규교육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공교육에 복귀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또 단체로서 배나사의 목표는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서 나눔, 봉사 문화가 확산됐으면 하는 것이죠. 지금 배나사 용산 교육장이 제일 큰데 가르치는 학생 수가 70명 정도로 용산구 전체 저소득층의 10%밖에 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이나 봉사에 대해 알고 참여하고,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대학생들이 많지만 교육봉사에 참여하는 데는 제한이 없습니다. 다양한 분들이 오셔서 함께 했으면 합니다.” 나눔 문화가 사회 중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특별히 교육봉사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있다면. “배나사는 80〜90%가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생업이나 생활에 대한 압박이나 대가성 없이 순수하게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눠주려고 찾아온 만큼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순수합니다. 교육장을 찾아오는 아이들도 순수하게 배우러 오는 것이죠. 이렇게 서로에게 크게 바라는 것이 없어서 정말 아이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을 하는 곳이 됩니다. 다른 사교육 등에서는 볼 수 없는 봉사 단체로서의 매력이죠. 또 집안 사정이 어려워 사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학습이 부진한 학생, 의욕이 없는 아이들이 많은데 그런 아이들을 고집스럽게 가르쳐서 어느 날 아이들이 성장해 있는 것을 보고 난 선생님들은 봉사를 놓지 못하죠. 예비교사도 많이 오는데 한 사범대학생 선생님은 교사가 되고 싶었던 본인의 초심을 다시 깨닫게 해준 곳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봉사, 하나의 일상으로 생각했으면” 우리 사회의 봉사, 나눔 문화에서 고쳐야 할 점은. “첫 번째는 해야만 하는 봉사시간을 정해놓은 것이 문제입니다. 배나사에서도 가장 큰 폐해 중 하나인데 물론 처음 의도(?)와 달리 열심히 봉사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와서 대충 시간을 채우기 위한 봉사는 문제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다들 봉사를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은 많습니다. 쉽게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 여가시간을 활용해서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봉사가 하나의 일상이 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상미 smlee24@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