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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설계 과정에서 평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복잡한 절차를 포함하고 있다. 시작부터 평가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분절적으로 나누어 어느 단계가 중요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수업의 흐름에서 가장 역동성 있는 순간은 규정할 수 있다. 그 순간은 교사와 학생이 활발한 상호 작용을 할 때다. 이 활발한 순간은 교사의 발문으로 더욱 활력을 찾을 수 있다. 발문은 수업 중에 학생에게 하는 질문법이다. 이는 단순히 사실을 묻는 것이 아니라,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사고를 촉진하거나, 학생의 흥미를 자극할 목적으로 묻는 행위를 이른다. 묻는 행위는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많이 한다. 길을 모를 때, 혹은 필요한 정보를 얻고자 할 때, 묻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생긴다. 하지만 이는 질문이라고 한다. 발문은 모르는 사람은 하지 못한다. 아는 사람이 할 수 있다. 지식을 아는 사람이 학습자의 사고를 유발하도록 하기 위해 던지는 물음이다. 지식 위주의 수업 상황에서 단순히 묻는 것도 질문이다. 즉 질문은 자주적인 사고 작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발문과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학습자에게 물었다고 모두 발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물음에 의해서 학습자가 사고를 했을 때 발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내부로부터 물음이 치솟아 올랐을 때 발문이 기능을 발휘한다. 요컨대 발문이란 묻는 사람이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학습자의 사고를 유발하는 것에 초점이 있어야 한다. 학습자의 내면을 흔드는 질문이 발문이다. 교사의 발문은 특정한 답을 얻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의 마음을 움직였을 때 목적을 달성한다. 발문은 학습활동을 조성하기 위해 사고활동을 촉진한다. 따라서 적절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 학생의 흥미를 유발하는 발문이 좋다. 흥미 유발은 교과서의 사진이나 삽화를 학습 내용과 연결해야 한다. 그리고 학생의 생활 및 경험과 관련된 발문이 효과가 높다. 물론 이때도 교사의 농담 기술이 가미되면 흥미를 유발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학생의 사고를 자극해야 한다. 발문은 단순히 학생의 답을 알기 위한 것이 아니다. 발문으로 학생이 사고하고, 사고함으로써 스스로 지식을 알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던지는 물음이 하나의 답으로 끝나지 않고, 끊임없이 ‘왜’라는 의문을 갖게 해야 한다. 그렇다면 발문은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생각이 제시되어야 한다. 학생이 비교하게 발문하고, 문제의 답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도록 한다. 과제에 대해 학생이 종합하여 스스로 결론을 내리도록 유도하는 것도 사고를 자극할 수 있다. 발문에 중요한 것은 학생이 언제나 정학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려운 발문은 학생들을 지적으로 고문하는 것과 같다. 무엇을 묻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것도 잘못된 발문이다. 학생들에게 막연한 발문보다는 인지과정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수준의 발문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체계적인 발문을 위해서는 학습지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학습지에 공부할 내용을 정리하고 학생이 답변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준다. 이때도 낮은 수준의 발문부터 시작하여 어렵고 높은 수준의 발문을 배치한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이 과제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고 자신감을 갖게 된다. 자료도 학습지에 한정할 필요가 없다. 형성 평가 혹은 영상 자료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발문을 할 때 무엇을 묻는지 애매한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누가 들어도 알아들을 수 있는 표현으로 물어야 한다. 아울러 기계적으로 답이 나오는 발문도 피해야 한다. 정답을 묻기보다는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시도를 해라. 그리고 벌을 주기 위해서 발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학습 동기를 잃게 할 수도 있다. 교육적 효과도 미미하다. 삼가야 한다. 최근 수업이 부각되면서 수업 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수업 연구 대회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수업 동영상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1등급 교사의 수업 모형이 우리 교실에서도 좋은 수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교수법도 교사와 학생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습자의 수준에 맞는 교재 내용을 개발하고, 학습 목적에 맞는 수업 모형을 적용해야 한다. 특히 학생들의 다양한 사고 과정을 촉진하는 수업 경험을 통해 수업 완성도를 높여 한다. 수업은 근본적으로 변화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이라고 해도 그 과정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좋은 수업에 대한 정의를 내릴 때도 교육적 철학, 교과의 특성, 학생의 실태 등에 따라 여러 가지 관점에서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업 중 발문은 효율적인 수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수업 연구를 한다면 발문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라. 창의성을 신장시키는 발문을 개발하자.
초여름으로 들어서는 오월 말! 신록은 짙은 녹색을 두르며 유월로 향하고 있다. 섬진 강변 19번 국도. 흐르는 강물과 지리산 골짜기를 내달아 온 바람은 지난날 아픈 역사를 되새기며 국토의 소중함을 보듬게 한다. 시암재를 거쳐 성삼재로 향하는 길목. 주말을 맞아 형형색색의 등산복으로 자연을 만끽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잠깐 숨을 고르며 내려다본 지리산 자락. 그 형세는 마치 무명치마의 주름처럼 화려함도 빼어남도 아닌 수수한 모습으로 국토의 소중함을 되새김질 하게 한다. 하지만 푸른빛과 산들바람에 묻힌 지리산이지만 그 아픈 상처를 기억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요동치는 세월의 흐름에 아픔을 체험한 구세대는 한걸음 물러나고 신세대의 파고는 높기만 하다. 성산재를 넘어 도착한 뱀사골 탐방안내소. 그곳에는 이념에 의하여 엮어진 피비린내나는 우리의 현대사가 남아있었다. 안내소 2층의 전시관을 보며 초등학교 6학년이 된 둘째 녀석이 빨치산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빨치산은 프랑스어의 당원이라는 파르티에서 온 말로 유격대원, 게릴대원이라고 하자 유격대원은 뭐고 게릴라는 뭐냐고 되묻는다. 설명을 해 주었지만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리고 생명을 앗아가는 무기류를 보며 인간의 잔인성에 대해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할 수 없었다. 전시관을 둘러보며 중국 선양의 9.18기념관에 소개된 일본제국주의자들의 만행과 희생양이 된 약소민족들을 보면서 어떤 나라 어느 민족이든 힘이 없으면 주권과 인권은 유지할 수 없다는 공통사항을 발견하였다. 안내소 전시관을 나오면서 둘째에게 “사람의 목숨은 소중하다. 그 누구도 그것을 빼앗을 수 없다. 네가 사람을 죽이면 그것은 한 생명을 훔치는 것이고 그의 자식들에게서 아버지를 훔치는 것이다. 네가 거짓말을 하면 그것은 진실을 알아야 할 다른 사람의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네가 속임수를 쓰면 그것은 공정함에 대한 권리를 훔치는 것이다. 도둑질 보다 더 나쁜 것은 없다.”는 아프카니스탄의 질곡의 역사를 소설화 한 ‘연을 쫒는 아이’란 책의 주인공 아미르의 아버지 바바의 말을 들려주며 소중한 생명도 나라가 있을 때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대인에게 행한 나찌의 만행을 봐라. 힘을 가진 나라의 울타리가 있었다면 그런 일이 일어났겠는가? 그런 면에서 나라란 얼마나 소중하며 꼭 지켜야 함을 되새겨야 한다고 하였다. 오늘 우리가족이 단란하게 가족의 소중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위급할 때 마다 나라를 위해 주저함 없이 몸을 던진 그 분들 희생의 대가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되새겨 주었다. 파란 바람이 분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지리산은 그 당시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모습이다. 문득 이 소중한 산하를 보며 고향의 의미를 떠올려 본다. 고향은 내가 태어난 곳으로 수구초심이라 하여 죽으면 내 몸을 묻을 곳이다. 하지만 먼 이국땅에서 나라를 위해 한 몸을 희생 하였지만 아직 고국땅을 밟지 못한 호국의 혼들이 있다. 지난해 찾은 중국 대련의 여순감옥과 건너지 못한 단둥시의 압록강, 중국령 백두산 천지를 찾은 아픔이 되살아났다. 여순감옥! 그곳은 안중근 의사가 나라 잃은 민족으로 국권을 수호하기 위해 혈혈단신으로 의거를 한 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약소민족의 비애와 독립의 의지가 숨쉬는 곳이었다. 일본제국주의는 안의사 형을 집행 후 순국으로 끓어오를 민족애의 후한이 두려워 그 시신조차 수습을 못하도록 비밀리에 매장해 버렸다. 뿐만 아니라 그 곳은 신채호, 이회영 등 700여명의 항일독립투사가 투옥 및 순국한 곳이었다. 그분들의 희생과 온 국민의 독립의지가 근간이 되어 오늘의 대한민국이 탄생되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그냥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다음날 찾은 압록강변 단둥시에서 본 국경도시 신의주. 밤이지만 전력부족으로 인해 암흑에 휩싸여 정적만 감돌았다. 언제쯤 천사의 손길이 저곳에도 스며들지 안타까움만 숨죽여 흘렀다. 무심히 흐르는 압록강. 그 발원지는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의 금강대협곡이다. 우리 국토이지만 온전한 주인이 되지 못해 중국령에서 천지를 봐야 되는 아픔이 휴화산처럼 꿈틀 되었다. 지울 수 없는 전쟁의 흔적. 되돌리기 힘든 이념으로 말미암아 잉태된 피조물은 6.25였다. 유난히 폭염이 기성을 부린 올해 여름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자유와 나라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에 그것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내던지는 무명의 학도병! 그 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 모 방송사 뉴스에서 만약 우리나라에 전쟁이 발발하면 참여하여 싸울 것이라 한 사람의 비율이 20퍼센트도 못 된다는 뉴스를 접하고 위기 아닌 절망감을 느꼈다. 지금 세대의 국가관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었다. 6.25당시 포로수용소! 이념, 전쟁, 죽음, 지옥, 천국이 혼재했던 곳. 이 세상에 제일 무서운 악마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념으로 세뇌된 사람이 제일 무서운 것이라고 하고 싶다. 유적관 곳곳에는 호모사피엔스라 불리는 만물의 영장이 서로를 다치게 하고 죽이는 무기 만드는데 창조력을 발휘하고 있음이 그 증거였다. 끓어오르는 분노와 허탈을 잠재우며 전시관을 나서는 순간 한 아이가 ‘선생님 반공이 뭐예요?’묻는다. 반공! 어떻게 설명할까?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하자 이번에는 ‘공산주의가 뭐예요?’묻는다. 바야흐로 지금은 세계화시대이다. 이런 추세에 맞게 국가정체성 교육과 더불어 개인이기주의가 아닌 공동체 의식이 필요함을 실감케 된다. 이 아이들은 앞으로 우리나라와 세계의 중심으로 살아갈 것이다. 현재는 과거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미래는 현재에 의하여 창조되어진다. 그런면애서 지금의 대한민국은 지난날 나라를 위해 아낌없이 목숨을 버린 그 분들의 얼이 모여 이루어졌으며, 그 얼이 열매를 맺어 다시 꽃피울 때가 미래인 것이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오늘 두 다리 뻗고 잠을 청할 수 있고 지리산의 녹음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오직 이 나라를 위해 목숨바쳐 먼저가신 님들 그 희생의 대가인 것이다. 이렇게 피 흘려 지켜 이룩한 대한민국의 발전! 그 이면에는 먼저가신 님들의 선홍빛 같은 희생이 있었음을 항상 기억해야 하겠다.
충북 괴산군 청안면 부흥리에 위치하고 있는 백봉초등학교(교장 조항운)는 9월 6일 오전에 전교생과 교직원이 영동군 금강모치마을(영동군 학산면 모리)에서 식습관체험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친환경 농촌 마을 체험과 전통 놀이 문화 체험활동을 통한 환경․건강․배려의 식습관 형성 및 이를 통해 곱고 바른 인성을 키우고자 추진이 되었다. 식습관교육프로그램 연구학교를 운영하면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식습관관련 활동이기도 하다. 사전에 준비된 교육내용으로 포도따기, 두부만들기, 전통놀이(활쏘기, 구르마타기)등이었으며 전교생이 온몸으로 체험하였다. 맷돌을 이용하여 콩을 갈고, 나중에 응고되면서 두부가 되는 과정을 직접 실습해보면서 어린 학생들이 모두 호기심 가득 찬 눈으로 지켜보기도 하였다. 백봉초등학교는 그동안 전교생이 요리체험 중심의 식생활교육활동을 통하여 올바른 식습관 문화의 중요성을 알도록 하고 있으며, 식습관 개선을 위한 인식 고취와 바람직한 식습관을 형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금강 모리마을에서 직접 친환경 농산물 급식과 농산물수확을 체험함으로써 친환경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게 되었다. 우리 어린이들이 우리의 먹거리를 아끼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 바람직한 식습관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본다.
어릴 적 우리 집 논은 큰 논배미와 더불어 작은 달갱이논이 여러 개였다. 모내기 철이 되면 작은 달갱이는 쟁기도 꽂을 수 없어 손으로 논을 만들었다. 또한, 천수답인 관계로 하지를 넘겨 모내기 한 기억도 여러 번이었다. 산 아래 들녘 논은 만들어진 수로가 있어 일찍 물을 잡아 경운기로 갈고 써레질하니 정말 부럽기도 하였다. 그리고 논두렁은 뱀처럼 구불구불하고 얼마나 긴지 한 술 더 그 높이는 얼마나 높은지 양은주전자에 막걸리 들고 윗논에서 아랫논을 보면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논두렁이 긴 덕분에 콩을 심어 간장을 담고 남을 수확을 하였다. 어렵사리 모내기를 마치고 나면 아버지는 아침저녁으로 발이 닳도록 논물을 보러 다니셨다. 그리고 가을 추수가 끝나 찬바람이 일면 보리를 파종한다. 다른 논은 경운기로 골을 만들어 갈아엎으니 흙덩이를 깰 필요도 없이 보리 갈이를 끝낸다. 우리도 경운기로 논을 갈면 편할 것인데 하는 푸념도 하였다. 그러나 경운기 삯도 삯이지만 지게나 다닐 수 있는 논에 경운기가 온다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서 소로 논을 갈지만, 흙덩이를 깨서 보리 씨앗을 덮는 일은 온 가족의 몫이었다. 그런 날은 손에 물집이 잡혔고 밤새 부모님의 앓는 소리가 안방 문을 비집고 나와 어둠을 가르곤 하였다. 그런데 이런 몇 개의 달갱이 논이 언제부터인가 두 배미로 합배미가 되었다. 중장비를 빌어서 경지정리를 한 것도 아니었다. 천수답인 골짜기 논에 누가 비용을 투자하여 경지정리를 하겠는가? 그것은 오로지 아버지 혼자 겨우내 바지게와 괭이를 이용하여 개울에서 돌을 주워 언덕을 쌓고 작은 자갈을 채워 돋우고 흙으로 메워 만든 것이었다. 그렇게 두 번의 겨울을 지나 아버지의 땀방울로 탄생한 논은 합배미 두 마지기로 아버지의 노고를 그대로 담아 지금에 있다. 남해 하면 유명세를 탄 것이 2005년 국가명승으로 지정된 가천 다랑논이다. 남해는 섬인 만큼 비단 가천마을만이 아니더라도 올망졸망한 다랑논들이 산비탈에 산재해 있다. 이 산비탈의 다랑논은 처음에는 산이나 밭이었다. 그러나 밭에서 나오는 산출만으로 대식구가 먹고살기에는 어려워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많고 영양가가 높은 쌀이 필요하였다. 그래서 사람의 힘을 빌려 오랜 세월을 다듬어 논으로 만든 것이다. 송기숙이 지은 녹두장군에 ‘한 달 보름 동안 돌과 흙을 천 번이 넘게 져 날라야 다섯 평짜리 논바닥 하나를 만들 수 있고 벼랑 끝 30평짜리 공중배미는 아버지와 아들 두 사람이 일을 했대도 2년은 실히 걸렸을 법하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만큼 다랑논은 인고의 세월과 피눈물 나는 고통으로 탄생한 것이었다. 다랑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등고선 모양의 논둑은 차라리 사람의 목숨줄이라 해야 그 표현이 맞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천마을이 아닌 유명한 다랑논이 있는 곳이 지리산 피아골 당치마을이다. 이 마을의 다랑논을 어떤 이는 공중배미라고 표현한 일도 있다. 합매미를 만들면서 아랫논을 적게 잡아먹기 위해 언덕을 수직에 가까이 쌓아 올려서 지게를 지고 가는 모습이 공중에 떠서 가는 모습과 흡사한데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그리고 국외로 눈을 돌리면 1995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필리핀의 코르디에사스 산맥 일대의 계단식 논이 유명하다. 이 계단식 논의 논둑 총 길이가 2만 2천4백 킬로미터라 하니 지구둘레의 반 이상의 길이라고 하면 상상이 될 것이다. 가천 다랑논! 척박한 환경에서 남해사람들만이 끈질긴 인내와 근면 성실성으로 자연을 밀고 당기며 빚어낸 조화의 결정체이다. 또한 내려다보는 곡선과 올려다보는 직선의 중첩 집체예술품인 것이다. 이렇게 애써 만든 다랑논 합매미도 세월의 변화와 농촌인구의 고령화로 점차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아버지 대에서 농사를 짓지요. 누가 농사를 지어요. 노쇠하여 기력이 달리는 아버지를 모시고 그 논 옆을 지나칠 때마다 지난날의 회한이 물밀 듯이 솟아오르는지 퀭한 눈에 물기만 어린다. 세월 앞에서 장사가 웬 말일까? 천수답 다랑논 애써 일군 전답도 돌보지 않으면 잡초와 풀이 지배하여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작은 논배미들도 물을 담고 농부의 손이 닿아야 논으로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묵혀 놓으면 얼마 있지 않아 언덕이 무너지고 원래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그런 모습은 아흔을 목전에 두고 노쇠해지는 아버지의 모습과 같다. 지금 우리는 편리를 쫓아 삶을 따라 도시생활에 익숙해지고 있지만, 남해사람 하면 그 끈기와 생명력 어떤 어려움이라도 헤쳐 나간다는 다랑논과 달갱이 논을 합매미로 만들었다는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성공의 열쇠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은 폴란드가 사랑한 낭만파 피아니스트이다. 루빈스타인은 다른 위대한 음악가들처럼 타고 난 천재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천재라는 사실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천재라는 재능조차도 언젠가는 바닥이 나는 것이며 끊임없는 연습과 자기 충전을 통해서 심화된 재능만이 그 천재성을 유지시켜준다고 믿으며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사람이다. 그리고 그 노력이 루빈스타인이란 이름을 만들어 주었다. 보통 사람들은 천재를 부러워한다. 그리고 내가 천재의 능력을 가지지 못했음을 한탄한다. 하지만 루빈스타인은 그 천재성도 노력에 의해 유지되어야 함을 몸소 보여준 사람이다. 신사만 품격이 있는 것이 아니다. 노력에도 격이 있다면 창의적인 노력이 가장 최상의 자리에 위치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것을 그대로 고수하는 노력, 그리고 누군가 가르쳐주는 방법을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서 기울이는 노력은 하수의 노력이다. 그것은 이미 세상에 보여 진 결과를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기술을 잘 시연하는 숙련가일 뿐이다. 잘 숙련된 전문가는 공업화 시대에 적합한 인물일지 몰라도 지금 현재 그리고 미래의 창의성의 시대에 부응하는 인물은 아니다. 내가 가진 나의 인식의 틀을 벗어던지고 변화하되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대다. 바로 그러한 노력이 나의 경쟁력이 되고 나의 경쟁력이 내게 삶을 살아갈 용기를 준다. 노력하라. 내 삶의 목표를 창의적인 노력으로 완성시켜가는 그 곳에 결코 공허하지 않을 내 인생이 있다. 타고난 천재도 노력만이 그 천재성을 유지시켜 주었다. 하물며 보통 유전자를 가진 나라면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 지금 여기 대한민국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창의적인 노력의 아이콘이 있다. 바로 가수 싸이다. 그는 한 발 늦게 케이 팝 스타의 대열로 진출했다. 하지만 그의 인기는 앞서간 그들을 뛰어 넘는다. 지금까지 케이 팝 열풍을 일으켰던 가수들은 한 사람이 춤을 추는 듯한 완벽한 군무와 세련된 의상과 조각 같은 외모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리 출중한 외모도 완벽한 근육질의 몸도 아닌 싸이는 자유로운 그의 영혼에서 탄생된 코믹하다 못해 재치까지 느껴지는 춤사위로 유튜브 1억뷰라는 기록을 세워나가고 있다. 싸이의 콘서트는 늘 새로운 시도로 가득하다고 한다. 싸이에게 있어 새로움은 대중을 어떻게 즐겁게 해줄까하는 그의 고민과 노력들로 만들어진 부산물이다. 매 콘서트마다 남자인 싸이가 여자 가수로 여장을 하며 노래를 부른다고 하는데 이는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치열한 노력중의 대표적인 예이다. 답습에서는 새로움이 탄생하지 않는다. 또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기 위해 고민하는 곳에서 세상의 귀와 눈을 집중시키는 새로움이 탄생된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싸이의 꾸미지 않은 자유로운 춤사위는 머물음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으로 발전을 추구하는 그의 정신 세계에서 나온 것이다. 그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싸이만의 독창적인 노력이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가 새로운 대한민국 문화 수출의 효자 아이콘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의 노래 강남 스타일을 자세히 들어보면 혹 노래 가사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분들은 가사를 찬찬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이다. 동방예의지국 한국의 정서로 받아들이기 힘든 과감한 표현이 있다. 그의 노래를 향해 점잖은 이들이 던지는 야유조차도 싸이는 당당함과 솔직함으로 그의 노래를 통해 멋지게 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강남 스타일이 핫 트랜드를 반영하는 럭셔리 제품들로 꾸며 차린 최고의 멋스러움을 말하는 것이라면 싸이야말로 진정한 강남스타일이다. 외모보다는 사상이 멋진 사람이 진짜 멋쟁이 이기 때문이기에. 근육이 멋스러운 몸매를 만들어주는 필수요소라면 싸이는 솔직함과 당당함이라는 울퉁불퉁한 사상의 근육으로 똘똘 뭉쳐진 가수다. 그리고 지금 남과 다른 내 사상을 노래를 통해 당당하게 외치고 있고 이젠 한국을 넘어 세계가 그의 사상에 열광하고 있다. 울퉁불퉁한 사상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싸이는 울퉁불퉁한 사상이 위력을 발휘할 시대를 예견하고 미리 준비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춤과 노래를 즐겼을 뿐이다. 그를 바라보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 그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그는 끝없이 남과 다른 새로움을 추구했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가 지금 그의 이름이 되었다. 그렇다. 싸이는 뛰는 놈과 나는 놈을 넘어서 뭘 좀 아는 놈이다. 외모보다는 사상이 멋진 진짜 멋쟁이다. 그리고 사상이 그의 자유스러움이 그의 외모를 더욱 빛나게 만든다. 그래서 그는 모든 사람의 강남 오빠이다.
- 산업폐기물 레드머드를 이용해 다공체를 제조한 창의성 인정받아 - 지난 9월 5일(화), 충남 서산 서령고등학교(교장 김동민) 과학동아리 '하늘아이'가 제58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특상(지식경제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총 299개 팀이 참가했으며, 지난 8월 24일 국립중앙과학관 특별전시관에서 개최되었다. '하늘아이(지도교사 이승택)' 동아리는 2학년 정구일, 엄태훈 군과 1학년 이희창 군이 회원으로 '산업폐기물 레드머드 다공체 제조'라는 주제로 6개월 간의 끈기 있는 노력을 통해 값진 성과를 거두었다. '특상'은 상위 35%의 질 높은 연구주제에 주어지는 상으로 그 아래로 '우수상', '장려상'이 있다. 정구일 학생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신소재 분야에 눈을 뜨게 되었으며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과학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이승택 교사는 훌륭한 지도능력을 인정받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하게 되었으며, '하늘아이' 동아리는 내년 1월에 있을 '한국청소년과학창의대전(KISEF)'에 참가하여 또 한번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오늘 아침에 소나기가 한 줄기 내렸다. 평소에는 달갑게 느껴지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다. 학교 옹벽공사가 한창인데 비가 오면 공사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뜻대로 되는 게 많지 않지만 낙심하지 않는다. 순조롭게 공사가 잘 진행되어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불편함이 없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논어 위정편 제4장을 보면 공자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공자는 나이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고 하였다. 15세면 우리로 치면 중1 정도의 나이다. 언젠가 청소하는 세 학생에게 숙제를 하나 던졌다. 자기의 꿈을 영어로 말하기였다. 한 학생은 심리학 교수가 되어 정을 받지 학생들에게 따뜻한 정을 나누어 주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고 보듬어주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서 심리학 동아리를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1학년 때까지는 뜻을 정하지 못했는데 지금 2학년이 되어서야 뜻을 두게 되었다고 하였다. 한 학생은 어릴 때부터 경찰관이 되는 게 꿈이라고 하였다. 고1학년 때 목표를 세웠다고 하였다. 경찰관이 멋있어 보였고 경찰관이 되어 범죄를 치유하고 사랑을 베풀고 싶다고 하였다. 학생들의 꿈은 순수하고 천진난만했다. 희망이 있는 꿈이었고 사랑을 베푸는 꿈이었다. 우리 선생님들은 꿈을 심어주는 농부와 같다. 목표를 세우도록 안내하는 길잡이와 같다. 꿈이 있으면 방향이 잡힌다. 방향이 잡히고 목표가 세워지면 그 꿈과 목표를 향해 달릴 수가 있다. 아무런 꿈도 없이 목표도 없이 달려가면 허사가 된다. 교육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다. 방향이 정해지고 목표가 정해지면 그 때부터 제 속도로 달리면 된다. 방향이 정해지지 않으면 우왕좌왕하게 된다. 흔들리게 된다.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이런 학생들에게 공자와 같이 뜻을 두도록 이끄는 역할이 우리들에게 주어져 있다. 목표가 정해지면 공부를 해도 능률이 오른다. 지치고 힘들어도 다시 힘을 얻는다. 뭔가 알 듯 말 듯 하다가 어느 정도 감이 잡히면 더욱 매진하게 된다. 자신을 얻는다. 지칠 줄 모른다. 쉬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다. 앞만 바라본다. 목표를 이룰 때까지 달린다. 공자께서는 학문의 기초를 닦는 일에 15년이나 걸렸다. 학문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10년이나 20년을 내다보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 된다. 학문의 기초를 닦을 때까지 배우고 또 배우도록 이끄는 것이 우리 선생님의 사명이다. 우리 선생님들은 가르치는 일에 뜻을 두고 기초를 다 닦았다. 공자처럼 15년이 넘도록 기초 확립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것도 만족하지 못해 계속해서 노력에 노력을 더한다. 공자는 10년을 더 공부해서 사물의 이치에 대해서 의문 나는 것이 없었다고 하였다. 우리 선생님들도 15년에 또 10년을 더해 전공적인 지식을 쌓아나간다. 의문 나는 것이 없을 정도로. 그것도 만족하지 못해 공자는 또 10년을 더 공부하였다. 하늘의 뜻이 무엇이 알 수 있도록, 학문의 깊이를 위해 나이 50이 될 때까지 공부하였다. 우리 선생님들도 공자처럼 50이 되도록 공부를 한다. 아니 교직에 몸담고 있을 때까지 배우고 또 배운다. 공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또 10년을 더 공부했다. 말하는 것마다 다 알아 듣고 이해가 될 정도로 열심히 하였다. 우리 선생님들도 나이 60이 되도록 배워야 한다. 내 전공과목에 대해서는 무슨 말이든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것도 만족하지 못해 공자는 또 10년을 더 공부했다. 70이 되도록 아니 평생 동안 공부했다. 그리고는 배운 바를 실천하며 가르치며 살았다. 우리 선생님들도 60이 넘어도 또 10년을 더 연구하고 배운다. 아니 평생토록 배우며 가르친다. 그리고는 실천에 옮긴다. 전공과목에 대한 자신이 생길 때까지. 학문의 깊이를 깨달아 그것으로 인해 기쁨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러기에 선생님들은 평생 배우는 자다. 평생 가르치는 자다. 평생 실천하는 자다.
우리 학교 율전중학교다.이고장이 역사적으로 워낙 밤나무가 많아 학교 이름도 밤밭 이름을 땄다. 교목도 밤나무다. 그래서 교정에 밤나무 몇 그루가 있다. 등하교길에 학생들이 그 나무를 바라다 보면서 지나가고 울타리쪽에도 커다란 밤나무 두 그루가 있다. 교장은 이 밤나무 보는 즐거움이 크다. 밤꽃이 피면 디카로 접사촬영하고밤송이를 가까이 넣어 학교전경을 촬영해 홈페이지에 탑재하고. 최근엔 밤송이가 떡 벌어진 모습을 촬영했다.결실의 계절, 가을을 알려준다. 물론 이 사진 홈피에도있다. 그런데 헉, 월요일 출근하니 밤나무가 휑하다. 매달렸던 그 많던 밤송이가 없어졌다. 외부인 손을 탄 것이다. 왜 그리 기분이 착 가라앉는지? 마치 자식을 잃은 것 같다. 작년엔 교내 순시 중 밤알 한 두 개 줍는 즐거움도 있었는데. 아쉽기만 하다. 우리 학교. 교화는 매화다. 작년 부임하여 들은 이야기 하나. 열매가 열렸는데 동네에 매화를 사랑(?)하는 분이 몽땅 가져가 내년에는 손타기 전에 학교에서 따 두어야겠다고. 그래서인가 올핸 주무관이 미리 손을 썼다. 그런데 밤은? 어느 부지런한 욕심 많은 사람이 먼저 손을 댔다. 지역주민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학교에 밤송이 보는, 밤 줍는 낭만을 남겨 달라는 것이다. 학생들이 청명한 하늘을 배경으로 밤송이 벌어진 것을보면서 자연의 섭리를 생각하게 하고 또 떨어진 밤송이에서 밤알을 꺼내면서 손에 가시가 찔리는 경험도 해보고. 날밤을 까서 먹는 즐거움도 주고. 이게 다 아름다운 소년기의 추억이다. 필자의 중학교 시절, 교정에 질경이가 그렇게 많았다. 점심시간 친구들과 함께 나물을 뜯어 어머니를 갖다드린 적이 있다.어떤 나물이 먹기 좋은 것인지도 모르고 아마도 억센 질경이도 뜯었을 것이다. 어머니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고 바쁘신 가운데 나물을 해주셨다.그런 작은 추억이 남아 있다. 교정의 유실수만이 아니라 모든 수목, 심지어 이름 모를 야생화, 곤충까지도 교육적 환경으로 보고 있다. 학생들에게 보이지 않게 정서적으로 큰 역할을 한다. 이것을 어른들이 지켜주자는 것이다. 매실과 밤에 대한탐욕을 교육을 위해 참자는 것이다. 오늘도 필자는 교정을 돌아보다가 울타리 밤나무 밑에서 밤송이 하나를 발견했다.발로 눌러 알맹이 세 알을 꺼냈다. 교장실 책상위에 놓고 그것을 바라본다.마음이 순화된다. 이런 것을우리 학생들도 체험하게 했으면 한다.도둑 맞은 밤을 하도 아쉬워 하니 주무관 한 분이 당직자가 모은 것이라며 밤을 한 봉투 건네준다. 이 밤을 삶아 우리 교직원(학생 대표)들이 맛보았으면 한다. 아, 밤송이가 떨어진 휑하니 빈 밤나무. 내 마음도 허전하다. 그렇지만 내년을 기약해야겠다. 내년엔교육적 의미를 살린 경구를 내걸어 밤송이를 보호하고 낭만 분위기를 만들어야겠다. 이런 문구는 어떤가? "학생들이 밤송이 보는 낭만, 밤 줍는 낭만즐길 수 있게밤송이 억지로 따지 마세요!"
최근 나주의 초등생 납치 성폭행, 연이은 ‘묻지 마 폭행’ 등 끔찍한 범죄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자랑스러운 ‘동방예의지국’의 자긍심은 사라지고 “왜 이런 지경까지 왔는가”라는 자조 섞인 탄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물론 나름대로 원인과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경찰청이 성폭력 등 강력범죄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응도 이어지고 있다. 모범 보이는 인성교육 절실 현재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사회상을 바라보면서 교육이 가진 힘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이유환 대구 동문고 교장은 인사와 성적의 상관관계에 확신을 갖고 있다. 부임하는 학교마다 ‘먼저 인사하기 운동’을 펼치는 이 교장은 “인사하기 운동은 교사와 학생의 친밀감과 수업집중도를 높여 성적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이 교장은 전임지에서 인사하기 운동을 펼친 후 한 해 30여명의 학생을 소위 명문대에 입학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교장이 등교시간에 맞춰 학생들을 마중 나가 고개 숙여 인사를 하자 처음에는 어색해하던 학생들이 나중에는 큰 소리로 답례하고, 학교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충남 서산에 위치한 인지초도 인사 잘하기로 유명하다. 학생들에게 늘 먼저 인사를 한다는 김수원 교장은 “인사 잘하기 대회가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세계에서 일등일 것”이라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면(面) 단위의 작은 학교지만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기초학력 부진학생이 없었다고 한다. 두 학교장이 몸소 실천하는 인성교육은 현재의 사회악을 해결하는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성장과정을 살펴보면 인성교육을 받지 못하는 가정환경과 교육 중도포기라는 공통점이 확인된다. 교육을 통해 인성을 배우지 못한 내면의 문제가 범죄로 이어진 것이다. 인성 교육이 절실한 이 시점에 최근 일부 교육감들이 학교폭력 가해사실의 학생부기재를 거부해 교육현장의 혼란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은 안타깝기 그지없다.심각한 학교폭력을 근절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는 피해자들의 자살 사건이 터진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사라지고 교육계의 수장들이 인사권이라는 무기를 휘두르는 폭력의 모범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본 우리 아이들의 내면이 비뚤어져 폭력을 당연시하는 사회가 되고 나면 그 때 후회할 것인가? 그간 우리 사회가 온정주의적 대처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키워왔고, 피해학생의 고통을 귀담아 듣지 못했다는 자성을 갖고 접근해야 할 사안을 두고 가해학생의 인권이라는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하는 접근을 해서는 결코 학교폭력 근절의 답을 찾기 어렵다. 낙인효과의 우려만 지나치게 부각한다면 가해학생들에게 내려지는 봉사활동, 정학 등의 징계도 낙인효과의 우려 때문에 내릴 수 없게 된다. 책임·공감 배울 권리도 인권이다 무엇보다 죄의식을 갖지 않고 친구들을 괴롭히는 학생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려주고 피해를 당하는 입장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가해학생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 가해학생이 책임과 공감을 배워 사회적 역량을 갖추는 길을 막는 것이,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모두의 교육받을 기회를 뺏는 것이 진정 가해학생의 인권을 위한 일인지 자문해봐야 할 일이다. 연이어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악의 가장 확실한 치유책을 묻는다면 역시 인성교육이라는 해답 밖에 없다. 학교폭력, 묻지 마 범죄, 성범죄 등 사회악의 어두운 그림자가 한껏 드리워진 우리 사회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성이 우리 교육의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하고, 어른들이 이를 실천해 모범을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교총 등 213개 단체가 함께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 총회와 비전선포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인성교육 실천주간을 선포하고 각 학교의 인성교육 사례를 발굴하고 전파하는 데 노력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실천하는 이런 노력들이 어두운 우리 현실을 풀어갈 빛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학교, 가정, 사회가 모두 한 마음으로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을 성취중심에서 인성과 감성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바꾸게 될 때 사회악도 점차 사라질 것이다.
학교 폭력 가해사실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학교 현장에서는 참 혼란스럽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지, 일부 교육청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지, 어느 쪽을 따르든 간에 한쪽에서는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교과부와 일부 교육청이 다투는 바람에 학교 현장은 혼란스럽다. 도대체 학교는 누구를 따라야 하는가? 현장의 교사들을 혼란스럽게 한 책임은 누가 지며, 상급 관청의 다툼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누구에게 하소연을 하고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가해자 대접받는 사회 미래 없다 인권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다. 모든 사람에게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해줘야 함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지극히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것이 과연 인권에 위배되는 일인가? 학교폭력은 흔히 가해자에게는 장난이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평생토록 남는 상처다. 피해자들이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해 자신의 목숨을 던지는 일이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의 인권이 중요하다고 학생부 기록을 못하면 피해자 인권은 어떻게 되겠는가. 피해자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병원에 다니며 치료받고 있는데 자기를 괴롭힌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나 불이익을 받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의 길을 가고 있다면, 피해자의 마음은 어떻겠는가? 나아가 이를 용인하는 나라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는가? 성실하고 정직하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사람이 대접받고,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편법을 쓰거나 남에게 피해를 준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될 때 우리 사회의 정의가 바르게 자리 잡게 되고, 국가의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교과부의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는 학교폭력을 근절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지난해,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목숨을 끊은 일에 우리 모두는 가해자에게 분개했었다. 그래서 가해자를 어떻게 선도할 것인지,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지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듣고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안을 내어놓은 것이다. 내놓은 지 6개월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일부 시·도에서는 교과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겠다고 해 시·도간의 형평성 문제와 학교 현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것은 당시 국민 모두가 느꼈던 분노를 무시하는 일이다. 더구나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교육청과 교과부가 다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에게 타협, 토론, 화합 등을 가르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아이들이 배우는 내용과 실제 눈으로 보는 모습이 다를 때 혼란을 겪고 정상적인 성장을 못할 것은 명약관화다. 학교교육을 바로 세우고 학생들을 미래의 인재로 육성해야할 교과부와 교육청에서 다투고 있으니, 우리나라 교육의 미래가 어찌될 것인지 암울하기까지 하다. 거부보다는 대안 찾아 개선해야 새로운 제도나 지침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시행과정에서 오류가 있으면 개선해갈 방법을 찾으면 될 것이다. 그런데, 요즘의 상황은 오류를 개선하고 보완해 나가기보다는 기재 거부를 선언하고 상급 관청의 지침을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다. 개선책을 논의하고 토론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거나 타협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하지는 않고, 서로 대립하고 갈등을 조장해 학생과 학부모, 현장 교사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교과부에서는 입시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루빨리 개선 방안을 내놓고, 교육청에서는 기재거부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보다는 개선을 기다리는 여유를 가져주기를 바란다.
지난달 28일 교과부가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교권침해 사례가 2009년 1570건에서 2010년 2226건, 2011년 4801건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총이 현장 교원 여론을 수렴해 끊임없이 교권보호 대책을 요구한 결과다. 발표된 대책의 주요 내용을 보면, 교권 침해 시 학생과 함께 학부모가 특별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어긴 학부모에게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 또 학부모가 교내에서 교사를 폭행하면 일반 폭행 범죄 형량의 50%를 가중 처벌키로 했다. 교권 보호에 앞장선 교장은 평가 시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는 안도 포함됐다. 교권침해 심각성 왜곡 말아야 교육단체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교총은 “역대 대책 중 가장 실효적이고 강력한 교권 보호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현장의 교사들도 무너져 가는 교권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정책을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정책이 실제로 언제부터 실시될지는 미지수다. 가중 처벌이나 소환교육 의무화는 국회에서 법률이 개정돼야 시행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발표와 관련해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일부 언론에서 ‘아들이 선생님 폭행하면 엄마도 함께 교육 받는다’는 식의 표제를 뽑았다. 이 표현에는 학생이 교사를 때리거나 욕을 하면 학부모도 함께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의도가 있지만, 자칫 교권침해 현상에 대한 잘못된 인상을 줄 우려가 있다. 표제만 읽으면 마치 남자아이들이 선생님을 때리는 경우가 대표적인 교권사건인 것처럼 전달된다. 그런데 광범위한 작금의 교권 침해 현상을 생각한다면 교권침해 중 일부 사례를 전부인양 느끼게 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지금 교권침해 양상은 학교 내에서 사랑으로 해결할 수준이 아니다. 어린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하기도 하지만,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교사를 폭행하기도 한다. 정당한 지도에도 학부모가 찾아와 막말을 하고, 행패를 부리는 일은 예사다. 고질적인 악성 민원 제기와 항의로 학교의 정상적인 교육 활동이 방해받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학생들이 여교사 스커트 속을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하는 일도 있다. 이런 행동들은 교권의 문제를 넘어 중대 범죄 행위다. 당연히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교사들은 가해자가 직접 가르치는 제자나 학부모이기 때문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학교도 학생과 학부모에 의해서 발생한 문제가 공개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 게다가 교사나 학교는 형사 사건 처리를 위해 시간과 힘을 쏟을 심리적, 물리적 여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교권 침해의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한다. 사회질서 바로 세울 안전장치 이런 현실 앞에서 교권보호 대책은 환영할만한 조치다. 이 대책을 교원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다. 사회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다. 법질서를 어긴 사람을 처벌하는 것을 편파적이라고 하는 일부의 주장은 궁색하기 그지없다. 다수를 위해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질서를 바로 잡는 것이 공권력의 역할이다. 우리 교육을 바로 잡고, 어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다. 문제는 이 대책이 하루 빨리 법적 효력을 얻을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권의 본질을 검토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교권은 가르치는 권리다. 전문가인 교사가 교실에서 어떠한 외부의 압력도 받지 않고 학생을 안전하게 가르치는 권리다. 여기에는 교실에서 다수의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습권 보장도 포함돼 있다. 이 기회에 학교 질서를 어지럽히는 학생과 학부모를 온정주의로 감싸기보다는 엄벌해야 한다. 그래서 다수의 권리를 보호해 줘야 한다. 이번 대책의 핵심을 여기에 두면 모든 문제가 쉽게 풀린다.
2010년 12월 국제학력평가기구(PISA)는 상하이(上海)가 읽기, 수학, 과학 등 모든 영역에서 1등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 결과를 분석해보니 최상위 5% 학생의 평균점수는 한국 최상위 학생보다 21~68점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에 있는 중국국제유럽공상학원(CEIBS)은 그 수준이 선진국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다. 또 베이징대, 칭와대 등은 세계대학평가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 중국교육의 전체수준이 높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국교육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중국교육의 발전과 비례해 중국의 경제·사회발전에서 우수인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금융위기를 예측한 화폐전쟁의 저자인 쑹훙빙((宋鴻兵), 달탐사 프로젝트의 총 설계사인 쑨자둥(孫家棟) 등은 모두 중국내에서 공부한 사람들로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이런 인재 양성이 가능한 것은 바로 중국정부가 추진해온 교육발전전략 때문이다. 중국의 교육발전 키워드는 크게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번째 키워드는 커쟈오싱궈(科敎興國)다. 이는 과학과 교육을 통해서 국가를 발전시키자는 전략이다. 커자오싱궈는 개혁개방이후 중국을 발전시키려면 과학발전이 필요하고, 과학을 발전시키려면 교육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논리로 출발했다. 이 전략에 따라 중국정부는 교육을 우선 발전시키는 정책을 펴왔다. 그리고 천문학적 예산의 투입은 교육 분야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 두 번째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이다. 필요한 곳에 인력과 금력을 집중시켜 먼저 발전시키자는 전략이다. 211공정과 985공정은 중국정부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표현된 대표적인 정책이다. 211공정은 100개 정도의 대학을 세계선진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211공정을 위한 총 투자금액은 135억2300만 위안으로 한화 약 2조4천억 원에 달한다. 단순한 수치로만 보면 한 학교당 약 240억 원을 투입한 것이다. 중국의 물가수준을 감안할 때 천문학적 예산이다. 그러나 100개 대학을 모두 세계선진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루 예산을 배분해 지원하다보니 어느 대학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소수정예 원칙 아래 집중투자를 하기 위해 211공정과는 별도로 일류대학 육성사업을 추진했는데 그것이 바로 985공정이다. 985공정은 세계수준대학육성을 위한 중국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표출된 프로젝트다. 국내 국내총생산의 4%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으로 현재 38개 대학이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 세 번째 키워드는 인재강국이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인구대국에서 인재강국으로 나아가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2003년에는 인재의 개념을 과거 직급이나 학력 등에 의해 구분되던 인재에서 발전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외국인재 영입을 통해 내부인재 부족문제를 해소하고자 했다. 외국인재 영입은 한편으로는 내부인재의 수준을 높이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또 더 나아가 2010년 중국교육중장기발전계획을 발표하고 인재강국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을 만천하에 천명했다. 2020년까지 전인구의 50%를 교육시키고, 과학기술인재양성에 국가차원의 노력을 기울여 혁신형국가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앞의 세 가지 키워드는 중국교육을 움직이는 요체이자, 살아 숨 쉬는 생명체이다. 중앙, 지방,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성공가능성이 높은 협동작전이다. 아직 중국의 교육은 세계의 선진수준과는 격차가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 수준에 머물러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미 한 단계 뛰는 모습이 목격됐으니 말이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있는 한국이 분발해야만 하는 이유다.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이 돼 이뤄진 5세 누리과정 시행으로 전국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5세 유아 모두에게 수업료지원이 이뤄졌고 방과후 과정을 희망하는 유아들에게도 지원이 시행됐다. 이로 인해 만5세 유아의 실질적인 의무교육이 이루어졌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가계부담의 큰 몫을 차지하던 교육비 절감효과까지 뒤따라 누리과정은 유아교육 수요자들로부터 적극적인 환영을 받았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는 2013년부터 유아교육법에 명시된 유치원 취원 대상인 만3, 4세의 유아에게도 누리과정을 시행하기로 했고, 지난 7월10일 드디어 연령별 누리과정을 고시했다. 그동안의 교육수요자로부터 3, 4세반의 신·증설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가 있어왔으나 대부분의 공립유치원이 만5세를 중심으로 편성돼 있고 학교에 병설돼 있는 형편이라 거의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2013년 3, 4세 누리과정의 전면 시행과 맞물려 공립유치원의 신·증설이 예년에 비해 적극적으로 이뤄졌고 그로 인해 학급운영에 필요한 교원이 1927명이 됐다. 물론 이 수요도 교육수요자의 요구에 비하면 형편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런데 정원에 대한 결정권을 쥔 행정안전부는 단설유치원에 필요한 182명만 증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전체 필요 인원의 9.4%에 불과한 인원이다. 국가가 유치원 학급을 증설해놓고 필요한 교사를 증원하지 않는 것은 3, 4세 누리과정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는 처사다. 교육과정 운영 관리 부실을 우려한 학부모들과 유아교육 현장 곳곳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부정할 것인가? 누리과정의 시행에 대해 공립유치원 현장의 교사나 학부모가 이구동성으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현재 혼합연령으로 운영하고 있는 복식학급이 문제다. 3, 4세 누리과정의 시행과 함께 문제가 다소나마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복식학급 문제 해결은 요원해 보인다. 또 기간제 교사가 담임을 대신해도 된다는 식으로 유아교육을 바라보는 행안부의 시각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예산이나 숫자를 구실 삼아 정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은 전혀 납득하기 어려운 답변이며 기간제 교사를 채용할 경우 예산은 오히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기간제 교사를 채용할 경우 신규교사 보다는 경력교사를 채용하게 돼 호봉에 따라 지급하는 현행 규정대로라면 당연히 기간제 교사 인건비가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물론 182명의 교사 정원을 배정한 어려운 속내는 분명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하는 유아교육의 중요성과 유아, 학부모, 유치원 교사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진정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인 교사정원 문제를 놓고 예산이나 숫자만을 앞세워 182명을 고집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 상식적인 국민 모두의 생각일 것이다. 유치원에서부터 모든 교육이 시작되고 있는데, 창의·인성교육, 전인교육, 도덕성 교육, 백날 외쳐 본들 아이를 가르칠 교사를 안주는데 어쩌란 말인가? 정부는 유치원 교원 정원을 확보해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이행해 주길 강력하게 촉구한다.
초등생이 학교 휴업일에 방과 후 수업을 받기 위해 등교하다 운동장에서 낯선 남자에게 납치돼 성폭행을 당했다. 2년 전 발생한 ‘김수철 사건’이다. 이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달 30일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 의무’ 위반의 책임을 물어 지방자치단체에 89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학교뿐 아니라 지자체도 학생 안전에 책임이 있음을 인정했지만 학교 책임도 인정돼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법원은 교사가 수상한 옷차림을 한 사람을 봤음에도 건물에서 내보내기만 했을 뿐 아직 등교하지 않은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학교가 학생들의 등·하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으며, 운동장을 주민한테 개방해야 하는 동시에 외부인으로부터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다 따르기 어려운 요구다. 사건 발생 당일은 정상등교시간도 아니고 휴업일이었고, 운동장은 지역주민을 위한다는 이유로 개방돼 있는 상황이었다. 해당 교사는 김수철이 딸을 만나러 왔다고 해서 학부모로 생각했다. 사실상 학교현장에서 학부모가 학교를 방문하는데 그 진위여부를 확인한다는 것은 어렵다. 또 다른 민원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학교공원화사업과 주민 복지 등을 위해 학교 시설을 개방해 놓은 상태에서 주민 출입을 개별적으로 허가해서 들여보내기도 곤란했고 휴업일에 많은 예산을 편성해 경비인력을 투입하기도 어려웠다. 일선 학교의 입장에서는 학교에 과도한 책임만 요구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학교공원화사업을 한다고 학교를 개방하도록 해 놓고, 개방했으니 더 높은 주의 의무를 학교에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물론 교장과 교사는 민법 제755조에 따라 학생의 대리감독자로서 학생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쟁점은 교장과 교사의 보호·감독 의무의 범위와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기준이다. 대법원은 2002년 판례에서 교사는 학교에서의 교육활동 또는 이에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에 한하고, 그 의무범위 내의 생활관계라고 하더라도 교육활동의 때, 장소, 가해자의 성행, 기타 여러 사정을 참작해 사고가 학교생활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될 수 있는 경우에만 보호·감독 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진다고 했다. 당직 교사가 김수철을 학교 밖으로 내보냈으며 운동장의 외부인 관리를 교육활동과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보기도 쉽지 않고, 사회 평균인이 봐서는 예견할 수 없는 김수철의 개인적인 성행을 미리 알고 예방하기도 어렵고,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되는 사건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 학교의 현실적인 여건이이 전혀 참작되지 않은 아쉬운 판결이다. 이 판결 이전에도 대부분의 초·중·고교 교사들은 교육활동 전반에 걸쳐 긴장하고 불안해하고 있었다. 학교폭력을 방치했다는 이유로 사법당국은 교사를 형법상 직무유기죄로 처벌하고 교무실도 압수 수색하며, 학부모는 교사에게 형사책임은 물론 이번처럼 민사책임까지 묻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교사가 학생을 보호·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학생교육을 주된 임무로 삼고 제자들의 바람직한 인격형성을 위하여 소임을 다하는 모든 교사들이 민·형사 책임으로 고뇌하느라 교육의 진정한 목적이 위축되지 않도록 사법당국이 교육현실과 교육활동 당사자의 입장도 고려해 법리해석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 한국유아교육학회(회장 이정욱)는 22, 23일 덕성여대 학생회관에서 ‘유아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 연구의 방향’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수잔 데남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가 ‘21세기 유아교육에 있어서의 연구 경향’에 대해, 로리 카츠 미국 오하이오대 교수가 ‘유아교육에 있어 질적 연구에 대한 재고찰’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 한국교육심리학회(회장 박승호)는 21일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학습컨설팅의 역할과 전망’을 주제로 연차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고려대 두뇌동기연구소의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성태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사회로 진행되며 △학습컨설팅과 교원양성 및 교사교육 △학습컨설팅을 활용한 방과후 학교 활성화 방안 △학습컨설팅과 교수학습지원센터 등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 한국사회과학자료원(이사장 석현호)이 10월6일부터 11월24일까지 대학원생과 연구자를 위한 추계 방법론 단기강좌를 한국사회과학자료원 세미나실에서 연다. A, B 강좌 등 총 00개로 진행되는 이번 강좌는(보충) 4시간씩 매주 토요일(4회)에 강의와 실습을 병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등록은 선착순이며 자세한 내용은 한국사회과학자료원 홈페이지(www.kossd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1교 1변호사제’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교총과 대한변호사협회가 학교폭력 근절 및 교권침해 문제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공동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4일 신영무 대한변협 회장을 만나 간담회(사진)를 갖고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 등 최근 잇따라 교원과 학교에 책임을 묻는 사법부의 판결에 대해 논의했다. 안 회장은 “학교장, 담임교사에게 직무유기나 배상책임을 묻는다면 학교교육을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안 회장은 “교사는 학생·학부모와 소송을 해도 항소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1심 판결이 판례로 굳혀지지 않도록 변협에서 도와달라”고 말했다. 또 그는 “국·공립교원과는 다른 사립교원의 배상책임 등 교권보호를 위해 법안발의를 준비 중”이라며 “대한변협도 함께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신영무 회장은 “학교폭력, 교권침해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며 “공동 세미나를 개최해 이 문제에 대한 올바른 해법을 찾아보자”고 제안했다. 또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교총이 사명감을 가지고 나서달라”고 했다.
서울 서일중(교장 권세화)의 학생들이 지난달 25일 아버지와 함께 충북 괴산군 자연학습원으로 1박2일 체험캠프를 떠나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 ‘독서, 인성’을 테마로 진행된 이번 캠프에는 서일중의 38가족(76명)이 참여했다. 평소 바쁜 일상으로 함께 할 시간이 없었던 학생과 아버지는 캠프를 통해 서바이벌게임, 다리 묶고 달리기, 단체줄넘기 등을 함께 뛰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사진) ‘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의 저자 이덕일작가와의 만남도 가졌으며 ‘학교장과의 대화’를 통해자녀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궁금증도 풀었다. 마지막을 장식한 캠프파이어에서는 평소에 하지 못했던 진솔한 이야기도 오갔다. 캠프를 함께한 황명성 교사는 “아버지 본인들은 아버지와 단둘이 한 번도 여행해본 경험이 없다며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학교가 너무 고맙다고 하더라”며 “아이들도 장기자랑에서 춤을 추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즐거워했다”고 전했다. 매년 ‘아버지와 함께 하는 감동캠프, 서일 Do Dream'을 개최해온 권세화 교장은 “바쁜 일상에 소원했던 관계를 친밀하게 하고, 마음나누기를 통해 가족애를 되살리고 싶었다”며 “이번 캠프로 교사도 학생들과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6학년 인성교육과정 재구성 생활규정 ‘메니페스토’ 활용 ‘교사먼저 스마일’운동 펼쳐 학부모‧지자체 참여도 활발 부산 신선초(교장 심태호)는 ‘띠앗맺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나눔의 띠로 연결된 사랑의 씨앗 맺기’ 라는 뜻으로 해외아동 1명당 신선초 학생 10명이 결연을 맺어 도움이 절실한 해외아동들을 정기적으로 후원,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기부문화 정착에 목적이 있다. 대구 경진초(교장 장명순)의 ‘행복한 대화가 있는 1교시’ 프로그램은 매주 금요일 1교시에 편지를 쓰고 월요일 1교시에는 편지를 발표, ‘사랑의 우체통’에 보관한다. 한 달에 한번은 부모가 학생에게 편지를 쓰고 실천일기 발표회를 여는 등 가정‧학교 연계에 노력하고 있다. 인천 문학초(교장 윤여성)는 6학년 인성교육 중요하게 생각해 국어, 사회, 도덕 과목을 인성교육과 연계‧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또 ‘가족 효사랑 봉사단’을 만들고 토요일마다 학생, 학부모가 함께 노인정을 방문하는 등 실천적 ‘효체험’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대전 대전중(교장 송재홍)은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행복한 학교 만들기’를 주제로 민주적 학급문화 조성에 ‘메니페스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생활규정 제․개정에 학생 스스로 참여하고 실천하면서 나눔과 배려의 학교문화를 조성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매년 초 ‘메니페스토 학교 선포식’을 개최하고 우수사례를 발굴, 사례집을 발간‧공유하기로 했다. 경기 의정부호동초(교장 임종수)는 아버지가 자녀에게 20분간 동화책 한 권 읽어주기 운동인 ‘2020 책 읽어주는 아빠’와 공감적 교류를 위한 사제동행 캠페인 ‘교사 먼저 스마일 운동’을 전개한다. 스마일 운동은 ‘안부가 담긴 문자 메시지 보내기’, ‘학생과 함께 식탁 나누기’, ‘등하교길 함께 가기’ 등 교사가 적극적으로 다가서 벽을 허물고 소통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다. 강원 명주초(교장 곽동진)의 예술‧인성융합 ‘예술, 학교로 오다!’ 프로그램은 ‘음악이 흐르는 등굣길’, ‘예술가 특강’ 등 학교 안에서 예술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월별로 화가 및 사진작가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대화하며 마음의 안정을 돕는다. 충북 옥천중(교장 한경환)은 학교폭력근절을 위해 ‘스마일 스쿨’, ‘주2회 명상시간 갖기’, ‘인사와 하이파이브로 여는 행복한 등교시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천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경환 교장은 “학생들이 조금은 쑥쓰러워 하면서도 교사와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행복해 한다”며 “웃음이 넘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충남 온양신정초(교장 김순복)는 ‘가정․학교․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참(Charm)한 학교문화 기반 다지기’를 주제로 학부모 재능기부를 활용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요리교실, 종이접기, 생활도자기, 결손가정 및 기초생활수급자 자녀 대상 사랑의 세바퀴 멘토링 제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북 원광고(교장 한은수)의 3G 프로그램은 매일아침 방송으로 전교생이 함께 인성교육을 받고 유․무념 대조표에 자신의 활동을 체크하는 ‘귀공자(Gwigongja) 인성노트’,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나눔센터(Giving center)’와 ‘동아리 활동(Group activities)’으로 구성,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친밀도를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전남 순천신흥초병설유치원(원장 양동용)은 ‘형과 아우가 함께하여 배려하고 나누는 사람 되기’를 주제로 매월 둘째 주 단일연령으로 편성됐던 반을 3, 4, 5세 혼합반으로 편성한다. 주제와 연계된 활동을 함께 한 후 4, 5세 어린이들이 동생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도록 함으로써 배려와 나누는 마음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북 포항 이동중(교장 김유곤)은 ‘한마음 한가족 교실 만들기’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1학년 전 학급이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정하고 활동, 공동체정신을 강화하고 있다. 경남 은혜학교(교장 김영현)는 지난 4월 ‘예절생활체험관’을 개관, 학교와 가정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 예절을 배우며 자립생활능력과 사회적응능력을 함양하고 있다. 이밖에 광주시교육청은 ‘인문학교육 선도학교’ 및 ‘청소년 인문학 교실’을 운영하는 등 ‘인문학’에 초점을 맞췄으며 울산시교육청은 ‘선플 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의 ‘사랑의 끈 잇기 1:1 멘토링’은 대상을 동문, 지역사회 유지, 학부모 등으로 확대, 학생들이 관계형성을 통해 올바른 품성을 지닐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세종시교육청은 ‘올리사랑 운동’을 전개, 효 교육으로 폭력 없는 학교문화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올리사랑은 부모를 향한 자녀들의 사랑을 표현한 순우리말로 사례중심 효 인정교과서 제작․활용, 올리사랑 전문교육기관 위탁연수, 1교 1효 체험활동 브랜드화 등을 추진한다.
# 학교 다녀온 딸 지영(가명)이가 TV 앞에 누워있자 엄마가 말한다. “TV 그만 보고 숙제나 해!” 지영이 “이것만 보고 할 거야! 내 일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엄마는 상관하지 마!” 엄마 “누굴 닮아서 저럴까. 옆집 서현이는 그렇게 공부도 잘하고 엄마 말도 잘 듣는데…”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엄마와 딸의 대화. 학생들이 리얼한 연기로 펼치는 역할극에 6일 창덕여중 1학년1반 교실이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인성교육 실천주간을 맞아 블록타임으로 진행된 국어과 인성교육 수업에서 학생들은 5개의 모둠으로 나눠 ‘교사-학생’, ‘친구사이’, ‘엄마-딸’, ‘언니-동생’, ‘접촉사고 가해-피해자’로 상황을 설정하고 역할극을 통해 잘못된 대화사례를 알아봤다. 수업을 진행한 조건하(25) 교사는 “갈등상황이 벌어졌을 때 다른 사람 탓하는 말을 하게 돼 갈등이 더 불거지고 오해가 생긴다”며 “같은 이야기를 해도 어떤 단어, 태도, 어조로 이야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너 때문이야’ 보다 ‘나는 니가 이렇게 해서 불편해’라는 나 전달법을 이용해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전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역할극이 끝나고 갈등 해결법을 학생들끼리 토의하는 시간. 엄마 역할을 했던 김선영(가명) 학생의 속마음이 튀어나왔다. “선생님, 엄마는 저한테 한 번도 따뜻하게 이야기해 준 적이 없어서 어떤 말로 갈등을 풀지 모르겠어요.” 김 양은 이어진 갈등 해결 상황극에서는 딸로서 나 전달법으로 대화법을 바꾼 엄마와 대화했다. 조 교사는 “부모사랑을 받아본 아이들이 남에게 줄줄도 아는데 오늘 선영이의 고백을 듣고 인성교육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누구나 겪을 실제상황에서 학생들이 직접 느끼고 대처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한빈 학생은 “오늘 수업이 너무 재미있었다”며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기분 나쁘지 않게 말을 조심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날 창덕여중에서는 ‘스스로 학급 규칙 만들기’(도덕과, 2학년), ‘인성이 실력이다-내가 기업가라면 이런 사람을 뽑겠어요’(사회과, 3학년) 수업도 함께 진행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김평원(39․사진) 박사가 최근 발표한 ‘심전도를 활용한 말하기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연구’가 국어교육학 논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SSCI급 해외 학술지에 게재되면서 화제다. 김 박사는 “불안은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호흡량과 심장박동에 영향을 끼친다”며 “심전도를 통해 말하기 불안 현상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함께 제공하니 말하기 불안 치료 및 말하기 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은 의학과 국어교육학의 융합연구라는 점과 말하기 불안 문제를 정신생리학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전문 국제학술지인 ‘응용정신생리학-바이오피드백’지 최근호에 실렸다. 말하기 불안은 주로 ‘말할 내용에 대한 확신이나 준비 정도’, ‘청중의 반응에 대한 염려’, ‘자아 개념이나 성격’, ‘청중이나 말하기 환경의 친숙도’ 등에 영향을 받는다. 김 박사는 “말하기 불안은 학생은 물론 직장인들도 겪고 있는 일상적 현상”이라며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증상을 구체적으로 분석, 긍정적 마음으로 철저한 준비와 연습을 해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